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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盧 “정부 자율권 위협 심각”장차관급 2차 국정토론회

    노무현 대통령은 1일 “지난 1987년 6월 항쟁 이후에는 정부가 국가방향을 주도하는 힘을 상실해 정부의 자율권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으나 아직 바로잡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정부 중앙청사 별관에서 장·차관급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차 참여정부 국정토론회에서 “87년 6월 항쟁 이전까지 적어도 정부권력은 국가권력으로서 자율권을 가져,권위적이든 민주적이든 정부가 결정하면 그 방향으로 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여러 사회갈등 문제에 대한 지역·계층·집단간의 이견으로 정부가 제대로 자율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한 것 같다. 노 대통령은 “국민선거로 선출된 국회와 정부가 국정주도의 힘과 자율성을 상실하고 타율적으로 이끌리면 선거라는 민주주의 기능이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공직사회가 먼저 혁신해야 한다.”면서 “공직사회가 혁신을 하지 않고 국가가 먼저 혁신되기를 바라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혁신을 앞장서서 이끌어 나간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우리 스스로 혁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공무원 임대아파트 인기 ‘천정부지’/대전청사 공직자들 입주경쟁

    정부가 대전시 유성구에 임대아파트 940가구를 짓겠다고 발표하면서 벌써부터 대전청사 공무원들의 치열한 입주경쟁이 예상된다.행정수도 이전 추진으로 이 지역 부동산 매매·전세가격이 급등하면서 공무원 임대아파트의 인기는 더욱 치솟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25일 대전지역 무주택공무원 과 9개 청 단위 기관들이 입주해 있는 대전청사 공무원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임대주택 940가구를 짓기로 했다고 발표했다.이달 중 착공해 2005년 신청을 받은 뒤 2006년 입주 예정이다. 행자부가 대전청사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입주 가수요 조사를 한 결과 115명이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실제 경쟁률은 훨씬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청사 공무원 4000여명 가운데 20∼30%(800∼1200명)는 자신 소유의 집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여기다 대전지역 지방공무원까지 포함하면 경쟁률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의 실수요자가 5급 이하 직원이기 때문에 기관별 할당량 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전청사 공무원직장협의회 관계자는 “공급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형평성을 고려해 각 기관별로 배정하고 있지만 신청자 가운데서도 더 시급한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청사 한 공무원은 “둔산지역 24평형 전셋값이 8000만∼9000만원이지만 임대아파트는 3000만원이면 입주가 가능하고 임대기간 4년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큰 혜택”이라며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여윳돈을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반겼다. 박승기기자 skpark@
  • 新행정수도 특별법 내용 / 충청권 투기·난개발 막는다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안)’ 입법예고를 계기로 신행정수도건설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법안은 행정수도건설의 추진 주체·개발 절차·예산 등의 문제뿐 아니라 엄격한 투기억제 대책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원주민에 주택·대체농지 우선제공 행정수도 ‘예정지역’은 토지거래계약허가구역,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등으로 묶인다.인근 지역은 ‘주변지역’으로 묶여 그린벨트 수준의 개발행위를 제한을 받는다.정부가 행정수도 부지뿐 아니라 충청권 전역으로 번지는 토지 투기와 난개발을 사전에 막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토지 수용은 2004년 말부터 시작되지만 보상가는 올해 공시지가를 적용한다고 못박았다.지금까지 정부가 수용하는 땅의 보상가는 수용 시점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했다. 지자체가 주민들이 보상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내년 공시지가를 대폭 상향조정하는 것도 막는다. 토지거래허가 신청시에는 국가 또는 사업시행자가 우선매수권을 가질 수 있도록 명시했다.대신 원주민에게는 주택이나 이주택지·대체농지 등을 유리한 조건으로 제공,적절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했다. 국가가 필요로 하는 땅에 대한 매수를 쉽게 하기 위한 ‘당근’이다. ●추진위가 주요 정책 조정·결정 신행정수도 건설 관련 주요 정부정책을 조정·결정하는 기관으로 대통령 직속의 추진위원회가 설치된다.이 기구는 국민여론 수렴,예정지역·주변지역 지정,광역도시계획 및 개발계획 승인,행정기관 이전계획 확정 등을 결정·집행한다.또 대통령 승인을 얻어 예정지역과 주변지역을 지정·고시할 수 있고,관계 기관에 투기과열지구나 투기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이전에 필요한 예산은 특별회계를 통해 충당된다.이전 대상의 정부청사 매각대금과 타회계 전입금 및 차입금,채권 발행,수익금,특별조치법 위반자에 대한 과태료 등이 특별회계의 재원이다. 이 예산은 정부기관 부지 매입,청사 건축,기반시설 설치,차입금 원리금 상환,사업시행자에 대한 융자·출자 등으로 쓰인다. 개발 주체는 경주 보문단지개발처럼 국가가 직접 추진하거나 한국토지공사 등 공기업이 맡는다.원활한 행정처리를 위해 국토계획법 등 39개 관계 법률에 의한 인·허가 사항은 의제처리된다. 국가는 도로·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설치비를 우선 지원하고 지자체는 이를 지원하며,전기·가스·통신 등은 서비스 공급자가 설치토록 의무화했다. 류찬희기자 chani@
  • 행정수도 주변지역 개발 제한 / 2010년까지 주택보수만 허용… 토지보상 올1월 공시지가로

    신행정수도 ‘예정지역’뿐 아니라 ‘주변지역’도 2010년까지 개발행위가 엄격히 제한된다. 토지보상가는 올해 1월1일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고,신도시 건설 재원 마련을 위한 특별회계가 설치된다. ▶관련기사 10면 건설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을 마련,21일 입법예고한 뒤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당론이 결정되지 않아 국회통과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내년 총선 등과도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법안에 따르면 내년 말 신행정수도 예정지역이 공개되는 동시에 주변지역에 대해서도 2010년까지 개발행위와 건축허가를 ‘시가화조정구역’수준으로 제한키로 했다.시가화조정구역은 그린벨트 수준으로 개발행위가 제한되는 곳으로 기존 거주용 주택을 보수하는 정도만 허용된다. 2004년 말부터 시작되는 신행정수도 예정지 토지 수용에는 올해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보상토록 했다.후보지 선정단계서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등으로 지정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특별회계는 정부청사 매각대금과 일반회계 전입금 및 차입금,채권 발행,수익금,과태료 등으로 조성된다. 신행정수도 관련 주요 정책사항을 수립,집행하는 민·관 합동 추진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키로 했다. 위원회는 국무총리와 민간인이 공동위원장을 맡고,관계부처 장관과 교육계·시민단체 대표 등 30명으로 구성된다. 류찬희기자 chani@
  • 창간99주년 특집2 - 지방분권시대 / 행정수도 건설 - 행정수도 건설 파급효과

    행정수도 건설의 효과를 계량적으로 분석한 공식적인 자료는 아직 나와 있지 않다. 최근 국토연구원이 ‘신행정수도 건설 파급효과에 관한 세미나’에서 중앙행정기관과 일부 소속기관만 이전하는 경우(1안)와 중앙행정기관과 수도권 소재 정부출연기관·정부투자기관을 모두 이전하는 경우(2안)로 나눠 파급효과를 분석해 내놓은 자료가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 자료는 행정수도 이전의 정치·사회적 효과가 계량화 요소에서 배제됐지만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효과를 계량화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1안에 따르면 충청권 인구는 48만명 늘고,이에 따른 수도권 인구 감소효과는 20년동안 38만명에 이른다.2안은 충청권 인구가 156만명 늘어나고,수도권 인구는 122만명 감소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됐다. 1안은 수도권 인구감소 효과가 크지 않다.반면에 2안은 수도권 거주 인구의 5% 정도를 충청권으로 이동시키는 효과가 있어 수도권 인구분산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인구 분산의 효과만 놓고 본다면 중앙부처뿐 아니라 관련 단체들도 모두 이전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수도권 일자리도 1안이 6만 4000개 줄어드는 반면 2안은 21만개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따라서 수도권 인구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면 당연히 2안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행정수도 이전으로 수도권 집값이 안정되고 교통혼잡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는 희망사항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창무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국토연구원이 발행한 월간 ‘국토’에 기고한 ‘지방분권시대에 따른 수도권 정책의 평가 및 향후 방안’ 보고서에서 최근 서울 인구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차량의 평균 주행속도도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행정수도 건설에 따른 수도권 인구 감소로는 서울 집값이 안정되고 교통혼잡이 완화되는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한 제로섬 게임의 원칙보다 정치·경제·사회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공감대를 얻고 있다. 류찬희기자 행정수도 건설 일정 ●신행정수도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가칭) 제정(2003년) 추진기구,재원조달 방안,부동산투기·난개발 방지대책,사업 추진절차 규정. ●기본 방향 설정 및 입지 선정 기준 마련(2003년 12월) 연구용역단에‘신행정수도의 기본방향’과‘입지 선정기준’에 관한 용역을 의뢰.2003년 12월까지 기본방향과 입지 선정기준 확정. ●후보지 자료수집(2003년 5월∼12월) 대상지역 위치,지형,생태환경 등에 대한 자료 조사 및 현장조사.DB화 구축. ●입지선정(2004년) 2004년 하반기 입지 최종 결정. ●개발계획 및 토지 매수(2005년 1월∼2007년 상반기) 예정지역 인구 규모,토지이용계획,환경·교통계획 등 개발계획 수립. ●도시 건설 및 청사 건축(2007년 하반기∼) 부지 조성,도로 등 도시기반시설 건설,청사·주택 건설. ●행정기관 이전 및 주민 입주(2012년) 중앙 행정기관의 단계적 이전,본격적인 주민 입주.
  • 과천 지식정보타운 건립키로

    경기도 과천시는 오는 2020년까지 갈현·문원동 일대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에 50만평 규모의 21세기형 지식정보타운을 조성한다. 여인국 과천시장은 17일 “그린벨트에서 조만간 해제될 가능성이 높은 갈현동 일대의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참여정부가 추진하는 행정수도 이전에 대비,자족기능을 갖춘 지식정보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천시는 우선 14억 2000만원을 들여 종합청사진 마련을 위한 용역을 국토연구원과 경기개발연구원에 발주했다.용역결과를 바탕으로 2005년쯤 개발계획,재원조달방안,투자유치전략 등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2020년까지 단계별로 사업을 추진한다. 과천시는 시장 지향적이고 현실성 있는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앞으로 외국 컨설팅회사와 협력을 추진하고,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투자설명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과천 윤상돈기자 yoonsang@
  • 비정규직 ‘차별의 벽’을 넘어 / ‘궂은 일’ 도맡아해도 월급은 절반

    우리나라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다.이들은 노동시장에서 ‘2등 근로자’ 취급을 받으며 극심한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5대 차별철폐에 비정규직을 포함시켜 놓고 있다.정규직 노조 역시 자신들의 설자리를 빼앗길까봐 비정규직 끌어안기에 소극적이다.비정규직의 실태와 차별철폐 방안 등을 3회에 걸쳐 시리즈로 연재한다. 인사이트코리아 노조위원장 지무영(36)씨.인사이트코리아는 지금은 없어졌지만 한때 SK㈜의 도급업체였다.비정규직인 지씨는 이 회사를 통해 SK에서 일하다 비정규직 노조를 설립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지씨는 복직투쟁 끝에 지난 3월 서울고법의 “불법파견도 2년후엔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판결로 승소,복직을 기다리고 있다. 지씨는 비정규직의 설움을 온몸으로 안고 살아왔다.더욱이 복직을 위해 법정투쟁까지 벌여야 했다.먹고 살 길이 막막해 부인 역시 비정규직인 백화점 계산원으로 일하다 병까지 얻었다.지씨는 “이윤추구를 위해 불법 파견 노동자를 사용하는 사업주에 대한 처벌없이비정규직에 대한 알량한 동정을 보내는 사회가 얄밉다.”고 말했다. 1967년 부산에서 태어난 지씨는 85년 해운대고교를 졸업했다.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군대에 가기 전에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막노동,웨이터,배관공,전기공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방위생활을 마친 후 가까운 울산으로 생활터전을 옮겼다.웨이터와 막노동 생활이 기다리고 있었다. 91년 어느 날.친구가 SK㈜(당시는 유공㈜)에서 직업훈련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알려왔다.직업훈련에 응시했다.10대 1의 경쟁을 뚫고 합격했다.6개월 동안 직업훈련을 받았다.훈련수당은 20만원.친구와 함께 자취를 했지만 생활이 어려웠다.집에서 용돈을 타써야 했다. 수료후 발령을 기다리며 놀고 있는데 93년 초에 SK에서 전화가 왔다.서울 본사로 면접을 보러 오라는 것이었다.기쁜 마음에 찾아갔더니 담당직원이 “본사가 아니고 계열사인 현대석유”라고 했다.지씨는 “계열사면 어때?”하며 그해 2월부터 현대석유에서 일하게 됐다.도급회사인 현대석유를 계열사라고 속였던 것이다.비정규직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연장근무를 주당 45시간 이상 해야 수당이 나올 정도로 임금착취가 심했다.지씨는 계속 따졌다.45시간 이상 일해야 주는 연장근무수당이 투쟁 끝에 15시간 이상으로 줄어들었다.보너스도 연 400%에서 600%로 늘었다.그러나 직업훈련소 동기들은 SK 정식직원이 돼 월급을 두배나 받았다. 97년이 되자 현대석유가 인사이트코리아로 사명을 바꿨다.유치원교사를 하던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SK직원이라고 속였다. 경기 안양에서 3000만원짜리 전세를 얻어 신혼살림을 시작했다.SK 작업복을 입고 출퇴근했으며 SK에서 일했기 때문에 아내는 지씨가 SK직원인 줄 알았다.그러나 지씨는 파견회사의 비정규직이었던 셈이다. 98년부터 근로자파견법이 시행됐다.당시 만연했던 파견근로가 법제화된 것이다.지씨는 그때서야 파견직임을 알게됐다.그러나 2년이 지나면 SK 정식직원이 된다는 말을 듣고 한없이 기뻤다. 지씨는 2000년에 노조를 결성했다.더 이상 차별을 감수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파견직 150명이 가입 대상이었다.처음에는 15명으로 노조를 결성했다.다음날 휴가를 내고 1박2일 일정으로 전국을 순회했다.대전,대구,부산,마산,목포,광주,전주,군산을 돌았다.잠도 못자는 강행군이었다.만나는 사람들 모두로부터 노조가입원서를 받았다.30여명이 가입했다. 곧바로 사측의 탄압이 시작됐다.3일만에 노조가 와해되고 말았다.사무장과 조합장 등 2명만 남고 모두 탈퇴하고 말았다.비정규직 노조의 한계를 실감해야 했다.인사이트코리아는 그해 겨울 파견직들을 SK 계약직으로 돌리면서 지씨와 사무장 등 2명의 조합원을 해고시켜버렸다. 지씨는 “이미 파견법 시행에 따라 2002년 7월 정식직원으로 채용돼야하기 때문에 해고는 부당하다.”고 맞섰다.그후부터 기나긴 복직투쟁이 시작됐다. 8년 동안 일하고 난 뒤 받은 퇴직금이 1000만원 남짓밖에 안됐다.생활비가 금방 바닥나 빚만 늘어났다.아내가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카드권유사원,학습지 교사 등으로 일하다 비정규직인 백화점 카운터 생활을 했다.그나마 최근에는 신장결석이라는 병을 앓아 수술후 쉬고 있다. 아내 최모(33)씨는 “남편이 복직을 위해 투쟁하는 것은 비정규직 전체를 위한 것이니까 자랑스럽다.”면서 “경제적으로 어렵긴 하지만 참을 만하다.”고 말했다. 지씨는 지난 3월 고법에서 “불법파견업체도 2년 뒤엔 직접 고용하라.”는 판결로 승소했다.현재 지씨와 SK는 복직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지씨는 아직 2세가 없다.해고자 신분이어서 아기를 키울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이윤밖에 모르는 파렴치한 사업주들에게는 아무런 돌팔매도 없습니다.단지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에 대한 동정만 있을 뿐입니다.” 지씨는 비정규직 차별이 없는 세상을 꿈꾸며 오늘도 복직을 기다리고 있다. 김용수 기자 dragon@ ■비정규직 실태 우리나라에서 비정규직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IMF 외환위기 이후부터다.특히 1998년 7월1일부터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부터 파견직 근로자가 생겨났다. 비정규직은 고용형태에 따라 크게 ▲임시직 ▲파견직 ▲단시간 노동자 ▲특수고용직 등으로 나뉜다. 임시직은 사용주와 근로자가 직접 근로기간을 계약한 형태이다.대개 계약기간은 1년 미만이다.파견직은 파견회사를 통한 비정규직으로 파견기간은 1년 단위로 최대 2년까지 가능하다.2년 이후엔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서 사용할 수 있다.비서직 운전직 전화교환원 등 단순반복업무 26개 직종으로 제한돼 있다.단시간 노동자는 편의점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르바이트이다.특수고용직은 레미콘기사,학습지교사,캐디 등이다. 비정규직 가운데 파견직만 법제화돼 있을 뿐 나머지는 아무런 제약이 없다. 비정규직은 근로현장에서 정규직 임금의 절반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또 언제 해고될지 몰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그래서 비정규직들은 노조결성에 목말라하고 있다.그러나 노조결성이 쉽지 않을 뿐더러 곧바로 와해되고 만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비정규직 노조는 2000년에 결성된 한국통신계약직노조라 할 수 있다.선로보수 등 기능직 2000명이 가입했지만 결국 해산되고 말았다.사측은 물론 정규직 노조가 인정을 안해줬기 때문이다.롯데호텔 노조처럼 비정규직도 노조원으로 받아주는 사업장도 있다. 현재 비정규직 노조는 전국에 대략 80개 정도.노조원은 6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결성후 곧바로 와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가 없는 실정이다. 비정규직 노조결성은 합법적이다.그러나 노조설립이 어려운 실정이다.노조설립 움직임을 보이면 곧바로 해고되기 때문이다.그나마 특수고용직은 사용자가 한정돼 있지 않아 노조결성이 쉬운 편이다. 비정규직은 정부 등 공공기관 내에서도 심각한 문제점을 낳고 있다.청사관리,민원서류발급,식당조리 등 정규직이 꺼리는 궂은 일을 도맡아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실태조사를 끝내고 8월 중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이와 별도로 노사정위원회에서도 비정규직 차별철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김용수기자 ■비정규직에 대한 재계 시각 재계는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을 경영자들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은 부당하다고 입을 모은다.정규직과 정부가 함께 분담하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영자총연합회 관계자는 15일 “정규직은 자신들이 받고 있는 프리미엄을 비정규직과 함께 나눠야 한다.”면서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시대에 세계 초일류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정부도 각종 지원 등을 통해 함께 부담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비정규직에게 고용보험,산재보험 등 4대 사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현재 1년으로 되어 있는 기간제 및 파견근로자 사용기간을 연장,직무 능력 습득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평생직업 및 전직지원을 위한 공적 교육훈련 투자를 확대하고,비정규직 가운데서도 사회적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계층에 대해서는 공적 부조 기능을 확대하는 등 정부도 함께 나설 것을 촉구했다. 재계는 특히 정규직 노조에 대한 부담으로 공장을 속속 해외로 이전하는 마당에 비정규직 근로자의 노동조합 결성까지 활발해져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재계는 현대차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직원들이 현대차비정규직노동조합이란 이름으로 노조 설립신고증을 받자 더욱 신경이 예민해졌다. 경총은 이에 성명을 내고 “현대차 노조와 같이 해당기업과 관련 없는 일반노조들에게 ‘기업체 노동조합과 혼동할 수 있는 노동조합명칭’의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이 교부됨으로써 대외이미지 훼손과 같은 유형·무형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하청업체 소속 직원들과도 교섭을 해야 한다면 기업이 노조문제에 끌려다니느라 경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총 관계자는 “기업의 투자를 독려하면서도 비정규직 문제는 재계가 모두 부담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정부는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한편 법에 따른 객관적인 심판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현진 기자 jhj@
  • 기업투자 15% 세액공제/5%P늘려 사상최대… 이달부터 한시적용

    기업의 설비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임시투자세액공제율이 기존의 10%에서 15%로 5%포인트 확대,이달부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된다.부진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사상 최고 수준인 투자세액공제율은 국내외 모든 투자에 적용된다. 또 국내에 투자하는 다국적 기업은 물론 국내 기업의 외국인들에게도 총급여액에 단일세율(예 18%)을 적용하는 등 대폭적인 세제 감면이 이뤄진다.현재 내국인은 소득금액에 따라 9∼36%의 소득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부동산 실거래가액 파악을 위해 과세인프라도 2년내 구축하기로 했다.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부동산을 계약할 때 인터넷으로 시·군·구청의 부동산거래시스템(RTS)에 계약내용을 입력하고,계약이 완료되면 곧바로 검인계약서를 신청해 교부받는 방식이다.이르면 2005년부터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관련기사 3·23면 지금까지는 부동산 매매대금을 결제한 뒤 시·군·구에 검인계약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어 이중계약서를 작성할 소지가 적지 않았다. 정부는 14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경제민생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2003년 하반기 경제 운용 방향’을 확정했다. 정부는 현재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세금 감면 등을 통해 국내외 투자 촉진을 강력 유도키로 했다.기업이 기계 등을 구입하면 투자액의 일정 비율만큼 법인세를 깎아주는 임시투자세액공제율을 지난 7월1일부터 올해 말까지 15%로 한시 적용키로 했다.이럴 경우 투자 기업들에는 2000억∼4000억원가량의 세금 경감 혜택이 예상된다. 수도권 규제는 국내외 기업과 대·중소기업에 따른 차별을 시정하기로 함으로써 사실상 삼성전자 기흥공장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증설을 허용하는 쪽으로 정해졌다.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지역은 수도권의 과밀권역에서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으며,이전하는 기업에는 산업은행 등의 출자로 조성된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저리로 공급되며 보증 한도도 업체당 3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확대된다. 주병철기자 bcjoo@
  • 글자꼴도 ‘제품’ 인정… 법으로 보호

    산업재산권에서 물품의 형상과 모양,색채 등을 다루는 ‘의장법(意匠法)’의 명칭이 ‘디자인법’으로 바뀔 전망이다.또 네티즌들이 컴퓨터 등에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는 글자꼴도 법 보호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특허청은 이같은 내용의 ‘의장법 현대화를 위한 의장법령 개정안’을 마련,관계부처와 협의중이라고 13일 밝혔다. 특허청 관계자는 “의장은 디자인 가운데 산업 디자인으로 복식·환경·시각 디자인 등도 포함하고 있다.”면서 “디자인이라는 용어는 인터넷,컴퓨터 등과 같이 이미 국어화된 용어로 사용되고 있어 사회적 통용성도 높다.”고 말했다.의장이란 용어는 지난 1908년 법률 용어로 등장한 이후 95년동안 통용되고 있다. 산업자원부에서는 산업디자인진흥법이라는 법률 명칭과 디자인브랜드과라는 과(課) 명칭,디자인활성화정책이라는 정책 명칭 등 의장보다 디자인의 명칭을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추세다. 하지만 특허청의 뜻대로만 쉽게 풀릴 것 같지는 않다. 우선 문화관광부 등은 “디자인의 개념에는 물품성을전제하지 않는 그래픽·도시디자인 등이 포함돼 있는 데다 저작권법으로 보호되고 있어 충돌 문제가 있다.”면서 디자인보다는 산업디자인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또 명칭을 바꿀 경우 특허청 소관 법률(29건),시행령(24건),시행규칙(45건) 등 98건의 법령 이름을 바꿔야 하는 불편도 간단치 않다. 특허청은 이와 함께 글자꼴에 대해서는 의장법 제2조(정의) 2호에 ‘제품의 정의’ 규정을 신설해 글자꼴을 제품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관계자는 “글자꼴 개발을 위한 노력과 디자인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국제적 흐름에서 사후보호만 가능한 저작권법은 (보호)범위가 약하다.”면서 “신규성과 독창성이 인정되고 출원일 이전에 오픈된 적이 없는 글자꼴도 보호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
  • 금천구 ‘내집마련’ 부푼꿈

    개청 이후 8년이 넘도록 청사를 마련치 못하고 있는 금천구(구청장 한인수)가 군부대 땅을 매입,청사를 건립한다.1995년 구로구에서 분리된 금천구는 여태 셋방살이를 하고 있다.과밀개발이 이뤄진 데다 그린벨트가 많아 마땅한 청사부지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구는 군부대 이전을 전제로 관내 군부대 땅에 청사를 건립하는 문제를 국방부와 협의해왔다.지난 6월 ‘시흥역 옆 사유지 3500여평을 매입한 뒤 인접한 군부대 모서리땅 1700여평을 추가 매입하는 방안’을 제시,국방부의 승인을 받아냈다. 금천구의회 김대영(金大永) 의장은 11일 “관내 군부대 이전계획이 수년째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민간부지와 인근 군부대 땅 일부를 매입해 구민의 염원인 청사신축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는 현재 ‘5200여평의 관련 부지를 공공청사 용도로 사용하겠다.’는 내용으로 도시관리계획 공람공고를 낸 상태.주민과 국방부,관련 군부대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접수한 뒤 구의회 의견청취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이어 구 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서울시의 도시계획시설 결정 통보를 받으면 토지보상 절차 등 본격적인 신축작업에 돌입하게 된다. 구는 지상 10∼15층 규모로 2개 동을 지어 구청과 구의회를 각각 입주시킬 계획이다.건축물 연면적은 총 1만 3000여평. 성은재(成殷在) 구 도시관리과장은 “관련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말이나 2005년 초쯤 청사를 완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장석기자 surono@
  • 남산 옛 안기부 건물 4~6층 청소년 정보도서관 조성

    시정개발연구원 청사 등으로 사용된 남산공원내 옛 국가안전기획부 건물에 청소년을 위한 인터넷 정보도서관이 조성된다.지상 6층 건물의 1∼3층은 시의 당초 계획대로 유스호스텔로 조성되지만,4∼6층엔 원안이었던 시 산하기관 사무실이 아닌 청소년 정보도서관이 들어선다. 서울시 천기웅(千璣雄) 예산과장은 10일 “남산 옛 안기부 본관 건물에 시 산하기관인 공원문화정보센터를 입주시키려던 계획을 철회,청소년 정보도서관을 조성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이 같은 결정은 “건물의 50%를 시 산하기관 사무실로 사용하는 것은 ‘소방본부 이전계획을 철회,시민의 공간으로 돌려준다.’는 애초 취지와도 어긋난다.”는 시민단체와 중구(구청장 김동일)의 의견을 시가 적극 수용한데 따른 것이다. 시는 인근의 시립 남산도서관과는 성격을 달리해 인터넷 등을 활용하는 정보도서관으로 꾸밀 계획이다.올해 초 시는 옛 안기부 본관에 소방본부를 이전하려 했다.하지만 시민단체 등이 “도시공원에 공공청사가 들어서는 것은 국민의 행복추구권과 주거환경권을침해하는 일”이라며 헌법재판소에 ‘입주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등 거세게 반발하자 지난 5월 이전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한편 옛 안기부 본관으로의 이전계획이 무산된 소방본부는 중구 예장동의 시 건설안전본부 건물로 입주하는 것으로 방침이 정해졌다.건안본부는 인근 기상청 부지에 건물을 신축,현 건물을 비우고 이사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내년 초쯤 건안본부가 신축한 건물로 이사하면 현재의 건안본부 건물로 소방본부가 입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하지만 100여억원을 투입,옛 안기부 본관 지하에 구축한 서울소방방재센터는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지휘부인 소방본부가 이주할 예정인 현 건안본부 건물과 상황실인 방재센터간 거리가 100여m에 불과해 업무에 지장이 없다는 판단에서다.방재센터는 별도의 출입문이 있기 때문에 건물 1∼6층에 들어서는 청소년 시설의 운영에도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했다. 황장석기자 surono@
  • 철도청 파업징계 ‘진퇴양난’

    철도파업 참가 노조원 징계를 놓고 철도청이 진퇴양난에 빠졌다.철도청은 7일 파업참가자 9888명 가운데 8648명을 징계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파업참가자의 대부분을 징계대상으로 확정한 것은 정부의 강경대응 방침에 따른 것이다. 철도노조는 이에 대해 징계가 이뤄질 경우 파국을 예고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법과 원칙’에 따른 징계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정부와 ‘대화와 타협’을 요구하고 있는 노조 사이에 철도청은 해법찾기에 고민중이다. ●징계하면 ‘돌아올 수 없는 다리’ 철도청 관계자는 이날 “파업참가원 징계문제와 관련해 철도청이 수위를 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철도청의 걱정거리는 징계절차에 엄청난 업무량이 뒤따르는 데다 오는 11일부터 징계를 내리고 나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된다는 데 있다. 8648명을 징계하는 데는 21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일주일에 2차례,1차례당 최고 50명을 징계하는 강행군을 한다는 전제 아래 나오는 계산이다. 철도청은 징계로 인한 업무차질을최소화하기 위해 기관사 150명과 차량관리 50명 등 모두 200명을 긴급 채용한다는 임시방편을 마련하고 있다.하지만 기관사 4666명 가운데 3836명이 징계대상자로 확정됐기 때문에 150명의 기관사 채용은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징계절차가 장기화되면 내년 1월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이어 7월 철도공사 설립 일정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철도청은 이런 징계의 대치국면을 해소할 수 있는 변수를 기대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 ●노조는 대화·협상 촉구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노조 집행부는 한 명의 노조원이라도 살릴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노조가 매듭을 풀 수 있는 계기를 제시해 줄 것을 기대했다.이를테면 징계완화를 요청하는 유연한 모습을 보여달라는 얘기다.그는 “노조원 징계내용이 결정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11일 이전까지는 처벌방침이 확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노조는 명분상 탄원 같은 행동에 나서지 않겠다는 반응이다. 철도노조 간부는 “정부가 대화를 거절한 채 징계만을 고수하는 것은 대결과 파국으로 가자는 의도냐.”고 반문하면서 “무리한 파업을 인정한 노조에 대해 무리한 본때를 보이는 것은 또다른 불미스러운 일을 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노조는 선 대화와 협상을 요구하면서 철도청을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
  • [사설] 지방분권이 성공하려면

    대통령 직속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는 어제 참여정부가 향후 5년동안 추진할 ‘지방분권 로드맵’을 발표했다.이 안에는 지방의 활력을 통한 분권형 선진국가의 건설이라는 비전 아래 지방교육자치제와 자치경찰제 시행과 같은 굵직굵직한 지방분권 과제들이 망라되어 있다.지난 50년동안 유지돼온 중앙집권적인 국가구조를 지방분권형으로 개조하기 위한 지방화 전략의 청사진인 셈이다. 이같이 중앙집권적 낡은 국가경영시스템을 혁파하고 분권형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대세이다.참여정부의 지방분권 의지는 과거정권 때처럼 선거를 의식한 대증요법이 아닌 구조개혁으로 보여 일단 평가할 만하다.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대구에서 정부기관과 공기업 245개를 지방으로 이전하고,이를 뒷받침할 지방분권특별법 등 3대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한 데서도 정부의 이러한 의지가 읽혀진다. 지방분권은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쉼없이 추진해왔던 국가적 과제이다.그런데도 여태껏 가시적인 성과는커녕,수도권 집중 현상만 심화된 까닭은 무엇보다 중앙집권적 시각에서 지방분권에 접근하고 다뤄온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그러다 보니 늘 예산과 인력이 뒷받침되지 못한 장밋빛 공약들로 공염불이 되어왔다. 따라서 참여정부의 지방분권 패러다임은 과거의 수도권 집중 억제라는 소극적인 시각에서 출발해서는 안 될 것이다.중앙정부와 당당히 맞서고 서로 상생 발전하는 방식으로 추진돼야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나아가 정책수행과정에서 빚어질 정책과제간 가치와 우선순위의 충돌을 조정하는 문제도 미리 염두에 둬야 한다.교원의 지방직 전환·자치경찰제 도입 등이 10여년 가까이 지지부진한 것도 이익단체간 이해관계를 조정하지 못한 결과다.또한 천문학적 재원 마련을 위해 야당과 협조체제를 구축,지방분권 특별회계와 같은 재원 확보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철저한 준비를 촉구한다.
  • [대전청사 5년](3·끝) 힘겨운 업무처리

    “승용차 내구연한을 지킬 수 없습니다.” 정부대전청사 기관장들의 하소연이다.서울과 대전을 일주일에 3∼4일 왕복하다 보니 한 해 동안 주행거리는 5만∼7만㎞.행정자치부가 정한 승용차 내구연한 5년이 되지 않아 승용차를 바꿔야 할 판이다. 산림청장 승용차는 지난 99년에 구입했지만 주행거리는 4년여 만에 무려 28만㎞를 돌파했다.출장 공무원만큼 승용차도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간부들은 서울출장중” 간부들의 서울출장이 잦은 까닭은 업무협의도 있지만 권력의 서울집중 탓도 크다.대전청사 관계자는 “발명관련 행사는 연구소들이 집중돼 있는 대전에서 치르는 게 마땅하지만 장관 등의 수요자가 서울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서울에서 열리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예산편성철과 국회가 열릴 때면 대전청사의 실·국장 이상 간부들은 아예 서울에서 살다시피 한다.한 과장은 “국회가 열릴 때면 아예 전화로 결재를 받곤 한다.”면서 “다른 정책업무는 사실상 스톱상태”라고 말했다.차관급 외청 가운데 유일하게 차관회의(목요일)에 참석하는중소기업청의 경우에는 다른 청보다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한 국장은 지난해 12월 국장을 맡은 뒤 지금까지 두 달 이상을 아예 서울에서 내려오지 못했다. 정부대전청사의 한 간부는 “법령제정권 등 권한이 상급기관에 있고 국회나 업무를 추진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필요과정이 서울에 집중돼 있어 1년의 절반을 머무를 수밖에 없다.”면서 “왕복 5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출장이 반복되다 보면 내부 업무 차질은 물론 몸에도 이상이 오는 것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대전청사 9개 외청의 기획부서 공무원들은 지난 2001년에 절반가량을 서울에서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철도청의 경우 출장비용으로 지난 97년 한 해 동안 2억원대를 지출했지만 이전한 뒤에는 3배인 6억원대를 쓰고 있다. ●“1시간 뒤에 서울회의에 참석하라고요?” 대전청사에 근무하다 퇴직한 전직 고위간부는 “대전에 내려온 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회의 1시간 전에 참석 통보를 받은 황당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그는 “지방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에게 인센티브나 위로는못해줄망정 오히려 사기를 떨어트리는 언행을 보면 화를 참기 어려웠다.”고 ‘높은 분’들을 겨냥했다.기관장 차량을 운전하는 한 공무원은 “서울에서 열리는 회의 등의 시간을 맞추기 위해 진땀을 흘리는 경우가 수도 없이 많다.”고 털어놨다. 한 공무원은 “전자정부 구현 등의 시스템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지만 공직사회의 대면(對面)문화만큼은 바뀌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의가 요구되는 업무는 차치하더라도 대전청사 공무원들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업무도 제한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대전에 내려오면서부터는 업무 브리핑과 행사 일정마저도 서울에 맞추는 등 상부의 눈치보기가 오히려 심화됐다는 지적이다.정부의 대전청사에 대한 배려도 기대이하라는 게 정부대전청사 공무원들의 불만이다.모든 권한 위임이 안된 채 조직만 지방으로 내려와 있기 때문에 시간·경제적 손실 등 불필요한 비용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이전 5년 동안 손꼽을 정도만 내부승진으로 청장에 올랐고 국·과장에까지 상급부서의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는 외청 푸대접은 오늘까지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지난 2001년 기획예산처 담당관들이 대전청사를 방문,이례적으로 현장에서 기관 의견을 청취한 것이 주목받았던 상황은 대전청사 위상의 미약함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얘기다. ●행정수도 이전하면 나아질까 대전청사 공무원들은 행정수도 이전 추진에 기대반 우려반이다.한 국장급은 “행정수도가 충청권으로 이전하면 시어머니인 상급기관의 간섭과 잔소리가 불보듯 뻔하다.”면서 “그럼에도 많은 공무원들이 행정수도 이전을 반기는 까닭은 출장을 다니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 ■서울서 5년째 출퇴근 이정숙 특허청사무관 특허청 이정숙(사진·39) 사무관은 매일 오전 6시15분이면 서울 영등포역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대전으로 향한다.대전청사에서 열손가락 안에 꼽히는 서울∼대전 출퇴근 공무원이다. 고려대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지난 97년부터 특허청에서 근무하는 이 사무관은 벌써 5년째 하루 왕복 3시간이 넘는 출퇴근을 하고 있다.오후 6시 하루 일과가 끝났다는 안내방송에 퇴근준비를 한다.저녁 6시50분 대전발 서울행 열차에 몸을 싣고 마포구 집으로 향한다. 이 사무관은 장거리 출퇴근에도 불구하고 업무를 깔끔히 처리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회식자리는 물론이고 동료들의 애경사에도 빠지지 않는다.출퇴근 거리가 멀다고 동료들의 이해와 도움을 기대했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함께 출퇴근하던 동료들이 대전으로 이사를 하거나 서울사무소로 근무지를 옮길 때는 고민도 많이 했다. 그렇게 해보라는 주변의 권유도 있었지만 서울사무소 근무지원을 해본 적이 없다.이 사무관은 “서울사무소 근무신청이 치열할 뿐더러 주말부부들도 적지 않은데 다른 사람이 먼저 서울사무소에 근무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퇴근 후 집에서 보내는 9시간 동안 가족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1인3역’에 더욱 충실하려고 노력한다.12살과 4살짜리 두 아들을 돌봐야 하고 아이들을 돌보는 시어머니도 모셔야 한다. “아이들이 엄마랑 조금이라도 함께 있으려고 늦게 잠자리에 드는 버릇이생겼다.”는 이 사무관의 얼굴에는 안쓰러움이 배어 있다.이런 출퇴근 생활보다 이 사무관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직장이어서 그렇게까지 매달리느냐.”는 얘기를 들을 때다. 대학 선배인 남편(중소기업 근무)이 이른 시간인데도 매일 아침 역까지 데려다 주면 이 사무관은 힘이 솟는다. 이 사무관은 “오래 심사업무를 맡다 보면 피로 누적과 능률저하가 생긴다.”며 휴식 주제(週制) 같은 업무 개선책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승기 기자
  • [대전청사 5년] ①행정수도 이전 기대

    이전초기 대부분 가족과 떨어져 생활 각종 회의·보고위해 잦은 서울출장 최근 중앙근무보다 대전잔류 희망 정부 대전청사가 다음달이면 이주 5년을 맞는다.이주 당시만 해도 공무원들은 눈물을 머금고 대전으로 옮겨가는 분위기였다.검찰·경찰·국세청 같은 권력기관을 제외한 나머지 청 단위 행정기관만 줄줄이 대전으로 내려온 무력감이 컸다. 관세·조달·통계·중소기업·특허·산림·철도·병무·문화재청과 정부기록보존소·대전청사관리소 등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은 4600여명.이들은 5년동안 정착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대전의 공무원문화를 형성했다.이제는 행정수도 이전기대와 맞물려 새로운 ‘대전 드림’을 꿈꾸고 있다. 대전청사 공무원들의 생활상과 애환,그들만의 문화 등을 3차례에 나눠 알아본다. 특허청 A과장은 최근 어깨를 짓누르던 짐을 덜었다.지난 98년 대전청사로 이주하면서 안고 왔던 빚을 대부분 갚았기 때문이다.그는 “98년 당시 경제위기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서울 집은 제값을 못받고 대전에서는 또다시 융자를 얻어 집을 구하다보니 이중 부담이 됐다.“면서 “대전청사 조성 초기 가족 전체가 이주한 공무원 대부분이 나 같은 속앓이를 겪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대전청사 공무원들을 위해 조성했던 샘머리아파트에는 점차 일반 시민들의 입주가 많아졌다.청사관리소 관계자는 “2000년 당시 청사 공무원의 약 38%가 샘머리아파트에 거주했지만 현재는 크게 감소했다.”면서 “원인은 많겠지만 빚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파트를 팔고 상대적으로 값이 싼 다른 아파트로 이주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전했다. 대전청사에서 200여m 떨어진 샘머리아파트 32평 매매가는 1억 8000만원대로 입주 당시에 비해 2배 이상 올랐다.전세가격도 5000만원에서 1억 3000만원으로 뛰었다.둔산지역 아파트 사정이 비슷한 편이다. 이주자들은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주테크의 효력을 단단히 느끼고 있다.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으로 부동산값은 최근들어 급등해 재산가치 상승의 계기가 됐다.하지만 자녀들의 교육문제나 맞벌이 등으로 대전에 혼자 내려와 있는 ‘기러기 아빠’들의 부담은 그만큼 큰셈이다. B서기관은 “그동안 월급을 쪼개 서울과 대전에서 두 집 생활을 해왔는데 대전의 전세가격이 최근 크게 올라 당황스럽다.”며 “아파트에서 원룸으로 거처를 옮기거나 서울사무실 근무도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이제 서울로 다시 올라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이주 당시에만 해도 서울이나 경기지역에 근무하려는 경쟁이 치열했으나 이제는 희망자를 물색해야 할 정도다.지난해 철도청이 고속철도본부(62명)를 서울로 이전하면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고 서울 연고 직원들을 선정,배치한 것은 대전청사 위상변화의 한 단면이다.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추진에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지만 일부 공무원들의 우려도 적지 않다.행정수도 이전을 적극 찬성하는 공무원들은 “하루라도 빨리 와야 한다.”고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행정수도가 이전하면 각종 보고나 회의 등을 위해 수시로 서울을 왕복하던 번거로움과 함께 금쪽 같은 시간을 거리에서 허비하는 비능률을 해소할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국장급 이상 간부들은 지방에서 근무한다는 ‘낙동강 오리알’이라는 불명예(?) 회복과 인사상 소외,정보 부재 등 지방 근무에 따른 상대적 손실을 한꺼번에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중소기업청 박양우 기획관리관은 “부임 7개월중 2개월 이상,6월들어 근무한 15일 가운데 12일을 서울에 머물렀다.”며 “업무협의나 회의 등 불가피한 일이지만 결재지연 등 현안 업무 처리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청사 고위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대전청사가 조성 목적에 부합하고 있는지 우선 묻고 싶다.그동안 정부는 지방에 내려 보낸 기관에 대해 인센티브는커녕 방관만 한 것이 사실이다.”면서 “권한이 전혀 위임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리상 떨어져 있다보니 오히려 불편·불안하고 눈치를 보게 되는 작금의 상황이 ‘내려와서 고생좀 해 보라.’는 이상한 논리로 비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 ■터줏대감 최종수 산림청장 정부대전청사에서 행정고시 11회로 최고참 청장인 최종수(사진·54) 산림청장은 가장 오래 대전청사 생활을 한 ‘터줏대감 청장’으로 꼽힌다.대전청사 개청과 동시에 내려온 뒤 5년동안 그는 매일 오전 7시30분이면 청사 구내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한다.혼자서 생활하는 그의 건강유지 비결은 꼬박꼬박 아침 챙겨먹기다. 강원도 강릉 출신답게 “아침은 든든하게 먹어야 한다.”는 생활습관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하지만 경기도 용인에서 약국을 하는 부인의 신신당부도 적지 않게 작용했던 것 같다.그의 ‘총각생활’도 부인의 직업 때문이다. 최 청장은 힘들고 귀찮을 것 같은 대전생활을 아주 성공적으로 지내는 케이스로 꼽힌다.물론 그도 처음에는 술과 함께 자유를 만끽했던 적도 있다.그는 “98∼99년 당시 대전청사에 처지가 비슷한 대전 총각들이 많았다.”면서 “이들과 어울려 때아닌 방황을 하면서 술 실력이 일취월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대전생활의 또다른 즐거움을 찾기 시작했다.바로 요리와 산책이다.최 청장의 저녁식단은 ‘햇반’과 ‘라면’ 그리고 ‘참치통조림’이다.비록 소찬이지만 끼니마다 외식을 하는 것보다는 훨씬 즐거움이 크다.그는 “전혀 부담스럽거나 번거롭지 않다.비슷한 처지에 있는 직원들도 배웠으면 한다.”면서 “식사후 가벼운 몸으로 잔디가 쭉 펼쳐진 갑천변을 걷는 이런 생활이 서울에서 가능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최 청장은 “생활의 질을 따진다면 서울보다 30% 이상 향상됐다고 본다.”면서 “직원들이 현 생활에 안주하기보다는 자기계발을 위한 좀더 많은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그는 “대전청사 이전 초기 공무원들의 불만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인식이 크게 변하면서 안착하고 있음을 느낀다.”며 “개인적으로 시작은 힘들었지만 5년간의 대전생활은 가장 소중한 시기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늦은 밤이나 새벽녘에 잠을 깬 뒤 쉽사리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독신생활 공무원의 공통점인 듯하다. 박승기 기자
  • 6·25 53주년과 휴전 한미동맹 / 새 역할 찾는 駐韓미군

    올해는 한국전쟁이 끝난 지 50년이 되는 해이다.53년전 6월25일 한국전쟁이 일어났다.다음달 27일은 정전협정 체결 50주년이,오는 10월1일은 한·미동맹조약 체결 50주년이 되는 날이다.최근 급격한 변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 한·미동맹의 바람직한 변화 방향과 문제점 등에 대해 알아본다. 한·미 동맹관계에 변화의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지속적인 민주화와 함께 지난해 발생한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사건과 이어진 촛불시위 등은 한·미 양국간 대등한 형태의 동맹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한·미 동맹의 가장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전시작전통제권(작통권) 환수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등을 꼽고 있다. ●전시작전통제권 韓國軍으로 전시 작통권은 불평등한 한·미관계의 상징으로 지적된다. 평시 작통권은 1994년 반환됐다.그러나 전시 작통권은 여전히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주어져 있다.연합사령관은 주한미군사령관을 겸하고 있다. 국방부는 전시 작통권이 연합사령관에게 있고 인사,작전,군수,정보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한군 지휘권은 한국의 대통령에게 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입장은 다르다.경기대 김재홍 교수는 “사실상 전시 군령권을 외국군에 넘겨준 것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SOFA불평등규정 개정 현행 SOFA는 몇 차례 개정으로 ‘형사재판권 자동 포기’ 등 이른바 ‘독소조항’은 제거됐다.하지만 여전히 우리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가해자에 대해 철저한 책임을 묻지 못한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이 대표적인 예이다. 현행 SOFA는 양국의 원칙적 수사협조만을 규정하고 있어 미군범죄에 대한 우리 수사기관의 초동·공조수사를 근본적으로 어렵게 하고 있다.공무 이외의 범죄에 대해 미군이 재판권 포기를 요구할 경우 한국은 호의적으로 검토한다고 돼 있는 조항도 문제다. ●양국정부 연말까지 협상 현재 한·미 양국은 한·미동맹의 미래 청사진을 새로 그리기 위한 공동협의를 진행중이다.지난달까지 2차례 실시된 공동협의에서는 미2사단의 한강이남 이전문제와 용산 미군기지 이전문제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한 상태이다. 3차 회의는 다음달 미국에서 열릴 예정이다.이어 연말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 정식 의제로 올린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전시 작통권환수문제와 주한미군 재배치 등 한·미 양국 군 관련 사안은 오는 연말까지의 협상을 통해 전에 없던 커다란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과천청사서 외부 이전·기구 축소 검토 / 국세심판원 직원들 불안

    “과천청사에 남고 싶어라.” 재정경제부 산하기관인 국세심판원 직원들의 바람이다.과천청사 1동 4층에 입주해 있는 국세심판원의 외부 이전이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직원들은 정든 과천청사 잔류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다. 국세심판원 이전은 두가지 측면에서 추진되고 있다.오는 9월1일 청사 1동에 경제부처 통합 기자실이 설치되는데다 경제자유구역기획단이 신설 예정이어서 사무실 공간확보를 위해서다. 1동에 재경부와 법무부가 입주해 있기 때문에 산하기관인 국세심판원이 이전 ‘0순위’로 꼽히고 있다.심판원 관계자는 19일 “국세심판원을 이전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고 이달말까지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잘못 부과된 세금을 되돌려 주는 기능을 맡는 민원기관인 국세심판원은 재경부 세제실,국세청과 함께 세제·세정의 트로이카로 불린다.세 기관간 인사교류도 꾸준히 진행돼 왔다. 하지만 과천청사에서 이전하면 재경부와 거리감이 생기는 만큼 위상도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심판원 관계자는 “과천청사에서 나가면 재경부와 인사교류도 어려워지고 심판원의 위상도 낮아질 것 같아 직원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탓에 심판원 직원들은 “청사내 어느 곳이라도 좋으니 (청사에) 남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심판원 총무과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지만 불안한 기색은 역력했다. 한술 더 떠 경제자유구역기획단 신설로 심판원은 기구축소의 수모를 겪을 가능성도 높다.기획단 신설을 위한 직제개정안은 오는 26일 차관회의와 7월1일 국무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이럴 경우 기획단은 다음달 초 모습을 드러낸다.재경부 관계자는 “기획단이 신설되면 심판원 정원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두가지 악재가 겹쳐 국세심판원이 창립 29년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심판원의 지난해 심판 청구건수는 3961건으로 지난 1999년 이후 3년간 평균 44.2%나 증가하는 등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박정현기자 jhpark@
  • [수평사회를 만들자](5)해외에서는 - 프랑스의 지방대 육성방안

    프랑스의 대학들이 변하고 있다.과거 국가의 재정 지원으로만 운영되던 대학들이 기업과 연구소,지방자치단체와 연계,특성화를 통해 홀로서기를 시도하고 있다.21세기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우리나라에서도 참여정부 들어 지방발전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특히 지방대를 중심으로 한 지역 특성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학벌사회의 최대 피해자로 전락하고 있는 지방대들은 정부의 방침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우리에 앞서 ‘지방 살리기’에 나선 프랑스를 찾았다. |글·사진 파리 김재천 특파원|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시내 전체를 내려다보면 남쪽으로 우뚝 솟은 검은 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파리 6·7대학으로 불리는 이 대학은 이공계 분야 학과가 집결돼 있는 곳.지난달 22일 오후 이 곳을 찾았을 때는 보수공사가 한창이었다.건물에서 배어나오는 석면을 제거하는 작업이었다.지난 1960년대 신축된 이 대학은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석면가루가 검출되면서 최근 대대적인 보수공사에 들어갔다.이같은 대학 보수공사는 최근 3년 동안 강의실에서 학생 식당,기숙사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전역 1000여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프랑스의 대학 시설 보수는 지난 99년 말 클로드 알레그르 교육장관이 발표한 ‘세번째 천년의 대학’(U3M·Universit du 3 Millnaire) 계획안에 따른 것이다.21세기 프랑스 대학 교육의 청사진으로 불리는 U3M의 핵심은 대학의 질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를 위해 각종 시설을 보수하고 지방대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연구소 등을 하나로 묶는 네트워크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2000∼2006년 1단계에만 모두 460억 프랑(9조 6600여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U3M은 지난 91∼99년 진행돼온 ‘2000년의 대학’계획안(U2000)의 연장선상에 있다.프랑스는 이 기간 동안 400억 프랑(8조 4000억원)을 들여 대학의 양적 팽창을 추진했다.대학 시설을 늘려 대학 교육을 원하는 학생들을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계획이었다.이에 따라 현재 프랑스 전역 에는 93개의 대학이 산재해 있다.우리의 교육인적자원부에 해당하는 교육·기술·연구부의 대학재정시설 담당관인 에릭 아플로테(52)는 “U2000이 모든 학생들에게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교육의 민주화였다면,U3M은 U2000에서 이뤄진 공공교육을 바탕으로 대학의 질을 높이고 경쟁력을 갖추는데 의미가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U3M을 시작하게 된 배경에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교육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프랑스 교육체제의 특성상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절실했던 까닭이다.아플로테는 “21세기에 다른 유럽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프랑스 대학들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U3M이 탄생했다.”고 밝혔다.유럽 통합 이후 프랑스의 과학기술 분야가 뒤처지고 있다는 내부 비판에 따른 계획이었다. 이같은 고민의 해결책으로 프랑스가 선택한 길은 지방 특성화였다.각 지역별로 특정 기술분야를 선정,대학과 지자체,기업,연구소 등이 공동으로 참여한다는 복안이다.특히 그동안 중앙정부가 전액 지원했던 재정을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공동 부담하도록 법적 근거를 만들었다.‘국가-지역계약계획’(CPER)이라 불리는 이 제도로 중앙정부와 지자체가U3M 재정의 절반 또는 비슷한 수준을 부담하고 있다. 지역별 특성화 분야는 각 지자체와 그 지역 내 대학,기업,연구소 등이 공동으로 결정한다.예를 들어 릴과 스트라스부르,툴루즈,몽펠리에 등에서는 유전공학을 특성화 분야로 추진하고 있다.중앙정부는 일절 간여하지 않고 부담액만 지원한다.각각의 역할은 분담돼 있다.대학은 인재를 배출하고,연구소와 함께 기술을 개발한다.기업은 이들과 함께 신기술 개발에 나서고 지역 인재를 채용하는 방식이다.크레테이 지역 재정담당관인 도미니크 부쟁스몽빌은 “기업과 대학을 연결시키고 여기서 얻어진 이윤을 사회로 환원시키는 체제를 만들자는 취지”라면서 “대학과 연구소,기업이 비싼 기자재를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프랑스는 U3M 계획의 성공 여부는 네트워크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각 분야별로 지방을 특성화해도 이를 서로 연결시키지 않으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이다.2단계로 2007∼2015년까지 22개의 국립기술연구센터(CNRT)를 설립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국립기술연구센터는 대학과 기업,연구소 등의 협력 연구체제의 중심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다. 크레테이 지역 학생생활담당관인 실뱅 드몽은 “예전에는 대학들이 학문 중심으로만 움직였다면 이제는 대학과 기업 모두 이대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에서 서로 손을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patrick@ ■스트라스부르 루이 파스퇴르大 베르나르 카리에르 총장 스트라스부르 루이 파스퇴르 대학의 베르나르 카리에르 총장은 중앙정부와 시·도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에 공동 참여할 수 있도록 법적 장치가 마련된 것을 U3M의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중앙과 지방,대학,기업 등의 역할이 분담되면서 모두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재정적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었다.과거에는 교육·기술 관련 예산을 국가가 전액 부담했다. 스트라스부르를 비롯한 알자스 지방이 중점 추진하고 있는 분야는 화학과 생명공학,무기공학,환경유전공학 등 4개 분야.그는 “이 지역의 기업과 대학,연구소 등을 하나의 망으로 연결하는 계획이 마무리되는 올해 말까지 1억 1300만 프랑(237억여원)을 투자한다.”고 했다.지방 기업과 대학들의 경쟁력을 본격적으로 높이는 2004∼2006년에는 1억 200만 프랑(214억여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그는 “스트라스부르만 해도 올 한해에만 최대 4000만 프랑(84억원)이 투입된다.”면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절반씩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밝혔다.루이 파스퇴르 대학은 인재를 길러내고,기업들은 연구소를 비롯한 관련 시설을 대학과 공동으로 이용하는 방식이다.알자스 지역에서는 물루즈의 섬유공장과 오베르네의 수력발전소,생루이의 기상연구소,아그노와 위상부르의 기업들이 동참하고 있다.그는 현재 지방대와 기업,연구소,지자체 사이의 정보 네트워크를 더욱 촘촘히 엮을 청사진을 준비 중이다.서로 뭉치는 것이 지방이 살아남고 경쟁력을 갖추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최근 4년간의 경험에서 확인했기 때문이다.그는 “앞으로 사이버대 설립과 대학과 기업간의 기술이전 및 연구·교육활동을 결합시키는데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지방대와 학벌 / 홍덕률 대구대교수 사회학 지방대학이 어렵다.정원을 못 채워 곧 문닫는 대학이 나올 정도다.구조조정과 퇴출도 이제 대학가에서 낯선 단어가 아니다.새 정부가 지방대를 지원하겠다고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지방대 지원이 중환자에 링거주사 꽂는 격이어서는 안된다.지방대를 지원해 위기에 빠진 지방 경제와 문화를 살려내겠다는 참여정부의 정책은 괜찮은 아이디어지만,그것으로 지방대가 살아난다는 보장은 없다.재정난과 신입생 모집난,취업난도 분명 어려운 숙제지만 그것들이 곧 지방대 위기의 본질은 아니다.문제의 핵심에 다가가지 않고서는 새 정부의 새로운 지원책들도 무위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지방대 위기의 핵심은 무엇인가.쉽게 말하면 일류대에 가지 못했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기죽는 것이다.지방대 간판으로 험한 세상을 헤쳐갈 수 있을까 걱정하면서 의기소침한 것이다.실제 자신감을 잃은 젊은이,자존심에 상처받은 대학생들은 답답할 정도로 소극적이다.서울의 명문대에 편입할 수 없을까 기웃거리면서 소중한 1∼2학년을 허송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교육 효과가 높지 못한 것은 당연한 결과다.학사 관리도 부실해지고,이는 다시 취업난으로 이어진다.무한 가능성의 존재인 젊은이가 스스로 패배자로 낙인찍는 것은 자신에게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자존심에 상처받기는 지방대 교수들도 마찬가지다.명문대 교수보다 못할 것이 없다고 자부하면서도 오직 지방대에 몸담고 있다는 이유로 3류 취급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열악한 여건 때문에 훌륭한 연구실적을 내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상처받은 자존심을 껴안고 신나게 교육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얼마 전 대학 행정에 참여하면서 교수와 학생의 자존심 회복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설정한 적이 있었다.그리고 자존심 회복이 모든 문제 해결의 시작이요 근본 처방임을 확인했다.신입생 모집난과 취업난도 교수와 학생이 자존심과 자신감을 회복하면 결코 어려운 과제가 아니라는 사실도 확인했다.상처받은 자존심과 자신감의 상실이야말로 지방대 위기의 핵심인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또 어디서 왔을까.말할 필요도 없이 대학의 서열화와 뿌리깊은 학벌문화에서 온 것이다.따라서 학벌 극복이야말로 지방대 살리기의 요체다.그것을 비켜간 어떤 재정지원책도 중환자에 링거꽂기일 뿐이다.문제는 대학 서열화와 학벌 문화를 타파하는 일이 간단치 않다는데 있다.지방대 교수와 학생들이 해낼 수 있는 범위를 크게 넘어서 있기도 하다. 기성세대가 고정관념을 깨뜨리지 않으면 안되고,관공서와 기업의 인사 관행이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언론이 낡은 보도관행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안되고,국가가 의지를 가지고 장기 과제로 추진하지 않으면 안된다.다행히 참여정부는 ‘차별시정’을 중요한 국정 과제로 설정했다.교육부 업무보고 때도 대통령은 학벌타파를 특별히 당부했다고 한다.부디 참여정부에서만큼은 학벌타파와 지방대 살리기가 작은 열매라도 맺었으면 좋겠다.
  • 문화연대등 ‘청계천 탐험대’ 동행기 / ‘개발시대’ 고단한 서민들 삶의 둥지 ‘복원’이란 또다른 개발로 역사속으로 청계천의 추억

    청계천 일대에는 복원의 청사진과 생존의 절박함이 뒤엉켜 있었다. 문화연대와 도시건축네트워크,미술가그룹인 플라잉시티 등 민간인 전문가 25명으로 구성된 ‘청계천 탐험대’가 18일 오후 청계천 일대 실사작업에 나섰다.1주일 동안 현장을 둘러본 뒤 영세사업자와 노점상 등 서민들의 생계대책과 광교,수표교 등 주변 문화유산의 원형 복원 방안 등을 마련,서울시에 전달할 계획이다. ●수십년 세월의 뒤안길 일정 첫날인 이날 오후 청계천 골목을 누비며 생생한 현장을 기록,점검한 탐험대를 기자가 동행 취재했다.햇볕도 비켜가는 5평 남짓한 주물공장의 낡은 벽에는 수십년된 세월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흑백사진처럼 빛바랜 상가에서는 허탈감이 새어 나왔다.가업을 물려받아 30년째 주물공장을 운영하는 박순철(61)씨는 “청계천 골목은 원재료인 금속을 납품하는 곳,그 재료로 상품을 만드는 곳,완제품을 소비자에게 파는 곳이 혼연일체가 되어 살아온 일터”라면서 “공사가 시작되면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막막한 표정을 지었다. 청계천 일대 1000여개의 노점상과 3만여곳의 저소득 영세사업장에도 불안감이 감돌기는 마찬가지다.종전 ‘아세아극장’ 건물 건너편 골목 안으로 50여m쯤 들어가 보니 ‘태창금속’이라는 작은 가게가 나왔다.20년째 이곳에서 일해온 고선기(42) 부장은 “동판과 코일 등 각종 금속재료를 가공해 파는 일을 한다.”면서 “어디에서도 배우지 못한 기술을 익히면서 자랑스럽게 살아온 곳이 지저분하고 더럽다는 이유로 사라지게 된다고 생각하니 너무 서글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수만개 점포 100만명 ‘입’먹여살려 하루 10시간씩 일하면서 100만원 남짓한 돈을 받는 ‘청계천 서민’들은 땀방울과 기름냄새로 꿈을 엮으면서 소중한 터전을 지켜 왔다. 청계대로변에서 만난 ‘대원공구’ 원명학(53) 사장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원 사장은 “가게가 길가에 있어 공사가 시작되면 정말 큰 일”이라면서 “공사로 도로가 막히면 차가 못 들어와 거래선도 끊어지게 된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그는 “수만개 점포에 딸린 식구와 일꾼만 해도 줄잡아 50만명이고,이곳에서 물건을 납품받아 판매하는 사람까지 합치면 100만명의 삶이 청계천과 직간접으로 연결돼 있다.”면서 “이들의 삶이 위협받지 않도록 충분한 생계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안일한 대책에 한숨 상인들은 서울시가 송파구 장지동에 수십만평 규모의 이전 상가를 세운다고 하지만 벌써부터 ‘저질공구상 반대한다.’는 플래카드가 현지에 내걸렸다며 안일한 행정을 꼬집었다. ‘탐험대’에 사진동호회원으로 참여한 이호철(27)씨는 “아버지가 근처에서 인쇄소를 했기 때문에 남의 일 같지 않다.”면서 “이곳에 오면 북적북적 사람 사는 모습에 힘이 났는데 문화와 삶의 공간을 없앤다고 하니 속상하다.”고 말했다. 개발독재시대인 지난 1960년대 돈벌이와 일터를 찾아 상경한 젊은이들이 꾸역꾸역 몰려든 청계천은 한국 산업화의 명암이 교차되는 곳.이들의 애환은 초고속 성장의 그늘에 묻힌 채 청계천 한 구석에 서려 있다.판자촌에서 옷을 기워 가며 가내공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서민의 소중한 터전이 ‘복원’이라는 또다른 개발 앞에서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이번 작업을 기획한 문화연대 류제홍(37)씨는 “서울시는 ‘생태복원 신화’에만 집착하고 있어 이곳에 녹아든 서민의 삶을 무시하고 있다.”면서 “고가를 철거하고 복개도로를 뜯어내 물이 흐르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발상에 앞서 서민 문화부터 올곧게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혜영 박지연기자 koohy@
  • NGO / 청계천 공사 착공 시민단체가 변수?

    ‘청계천 복원 공사 착공 여부는 시민단체에 물어보라.’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청계천 복원사업 착공을 앞두고 시민단체가 ‘변수’로 등장했다. 경실련과 녹색연합,도시건축네트워크,환경정의시민연대 등 7개 시민단체들은 지난 12일 “요구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공사를 막겠다.”면서 “17일까지 답을 제시하라.”는 최후통첩으로 서울시를 ‘압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이들은 서울시에 공문을 보내 청계천 복원에 앞서 대상 구간 확대,상인 생계대책,문화재 원형복원 등의 선(先) 이행을 요구했다. 무엇보다 청계천 복원 대상구간을 상류의 인왕산·북악산까지 연결하여 도심의 생태적 흐름을 살려내야 하며,이를 위해 상류의 백운동천과 중학천 등 지천 복원이 필수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천의 유지용수로 한강물이나 중랑천 물을 인위적으로 끌어오는 것은 생태복원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만큼 반대하며 지천을 복원하고,지하수·빗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대안’도 제시했다.청계천은 원래 물이 풍족하게 흐르는 하천이 아닌간헐천인 만큼 때로 건천으로 두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문화유산도 원형 그대로를 복원하는 ‘기본원칙’에 충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광통교·수표교 등 청계천 일대 문화유산을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복원하고,전태일열사기념관도 건립해 청계천 자체가 역사문화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공사 착공 전 서울시가 근·현대사 복원대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청계천 주변 개발에 대해서는 고밀도 개발은 안되며,체계적인 개발 및 보전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한다. 먼저 이전대상 업종과 재입지 대상업종을 구분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하며,도로정비 등의 사업을 공공에서 지원하고 민간의 노후건물 재건축도 점진적으로 유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복원사업의 핵심이며 시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교통대책에 대해서는 일단 시에서 추진하는 대중교통 중심 전환에는 찬성하고 있다.그러나 앞으로 시민단체와 전문가,시,시의회,경찰청 등 관련기관이 함께 토론을 통해 구체적인 교통청사진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경실련 관계자는 “일단 17일까지 우리의 요구사항에 대한 시의 답변을 기다린 뒤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적극적으로 사업을 지원하겠지만,그렇지 않다면 7월 착공을 막기 위해 다양한 저지활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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