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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계천 개통 D-1] 이명박 서울시장 인터뷰

    [청계천 개통 D-1] 이명박 서울시장 인터뷰

    청계천이 다시 흐른다. 역사적인 청계천 복원을 앞두고 이를 진두지휘한 이명박 서울시장을 29일 만나 그 애환과 의미를 들어봤다. 이 시장은 “제가 한 일은 전체 공정의 10%에 지나지 않고, 나머지 90%는 공사에 참여한 모든 이들과 시민들의 공로”라고 말했다. ▶먼저 성공적인 청계천 복원을 끝낸 소감은. -그동안 강남지역에 중심의 자리를 내줬던 4대문안 도심이 다시 서울의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되찾게 됐다. 지난 40년간 오물과 악취로 죽어 있던 청계천을 생태하천으로 되돌려 놓았다는 것은 감히 ‘기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제 능력보다는 ‘저 사람이라면 어렵더라도 해낼 것이다.’라며 지지해준 시민들의 신뢰가 가장 큰 힘이 됐다. ▶청계천 복원사업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을 든다면. -시장 선거기간 자문을 해줬던 전문가들조차도 막상 시장이 되니 복원계획만 세우다 말라고 충고할 정도로 어려운 사업이었다. 교통문제, 복잡한 이해관계 등도 어려웠지만 청계천 주변 22만명의 상인들과 1500명의 노점상들과의 갈등이 가장 어려웠다. 이들에게는 생존이 달린 문제였지만 보상 없이 구두로 약속할 수밖에 없어 합의도출이 어려웠다. 이 때문에 무려 4200회 이상 상인들을 만나 대화하고 설득했다. 지난해 베니스 국제건축비엔날레에서 청계천 복원사업이 최우수 시행자상을 수상했던 이유가 바로 사업시행 동안의 사회갈등 해소였다. ▶청계천 가운데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곳은. -청계천은 각 구간마다 특색있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전 구간을 다 돌아보는 것이 좋다. 굳이 몇 곳을 추천하자면 시점부인 청계광장과 모전교·광통교 등의 옛다리, 정조대왕 능행반차도 등을 권하고 싶다. ▶청계천 복원이 대체로 잘 됐다는 평가지만 아쉬운 점도 있을 텐데. -아무래도 수표교 등 문화유적 복원이 미흡했던 점이 아쉬운 점이다. 문화재청과 국내외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받으며 세심하게 준비를 했지만 본의 아니게 문화재가 훼손됐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다만 수표교와 오간수문을 원래 위치에 복원한다는 기본방향을 정했지만 현재 여건상 장애요인이 많아 장기적 추진이 불가피했다. 추후 관계전문가와 문화재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해 후속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강 개발계획이나 또 다른 도심하천 복원 계획도 있는가. -한강 개발은 이를 제한하는 법이 너무 많아 나무를 심거나 편의시설 설치가 어려운 실정이다. 관련법이 홍수대비에만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최신 기술정보(IT)기법을 활용하면 완벽한 홍수대비를 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반영한 법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면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이나 프랑스 센 강변처럼 멋진 한강을 만들어갈 수 있다. 또 불광천 홍제천 등 서울의 건천을 복원하는 계획도 거의 용역이 마무리 단계다. 한강∼청계천∼건천 복원 등을 연계하면 서울을 수변도시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서울을 찾는 외국 관광객도 늘고 서울의 이미지도 보다 좋아질 것이다. ▶공약했던 역점사업 대부분이 마무리되고 있다. 혹시 새롭게 펼칠 사업이 있다면. -청계천 외에도 뉴타운사업·대중교통체계 개편·서울숲 조성 등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왔다. 서울을 보다 매력적이고 쾌적한 삶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다. 남은 임기 동안에는 서울의 미래를 생각하는 차원에서 경제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방안을 마련해 보겠다. 또 잠실 제2 롯데월드와 상암동 DMC 개발을 임기내에 착공해 강·남북의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되도록 초현대식 건물을 짓도록 할 계획이다. 사회 경쟁에서 뒤처지거나 원천적으로 경쟁할 수 없는 사람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에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다. ▶청사 신축은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가. 설계공모에서 당선된 작품들이 주변 건물 및 환경과의 조화를 이루지 못한 측면이 있던데. -시청사 건립문제는 지난 80년대 이후 역대 시장들이 반복적으로 검토해오던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다. 현재 전담팀을 꾸려 관련 업무를 차질없이 추진하고 있다. 주변 건물과 문화재·환경 등과 잘 어울리면서도 역사성·상징성을 가질 수 있도록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10월중 공사를 발주해 내년 4월에 착공, 오는 2008년이면 완공될 예정이다. ▶서울시를 문화도시로 만들기로 하고 올해를 문화의 해로 선포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청사진은. -향후 10년간 ‘문화도시 서울’을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서울이 국제도시가 되려면 마지막은 문화도시로 귀착되어야만 한다. 업무공간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과 그 가족들이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문화적 분위기가 있어야만 동북아 허브가 구축될 수 있다. 현재 오페라하우스를 짓고 정명훈씨를 서울시립교향악단 지휘자로 영입했지만 싱가포르 등 다른 도시에 비해 조금 늦은 셈이다. 문화적 상징을 만들기 위한 다른 도시들의 움직임이 우리보다 한 걸음 빠른 것이 사실이다. 10월 말쯤 문화도시를 위한 10개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야간공연을 활성화하고 청소년들에게 공연관람료를 대폭 할인해준다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젊은이들과 청소년이 컴퓨터 게임에만 빠져 있지 않고 수준 높은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문화국가로 가는 초석을 만들 것이다. 아울러 건전한 야간문화 정착을 위한 ‘절주 캠페인’을 벌이면서 매주 월요일을 ‘절주의 날’로 지정해 건전한 음주문화 만들기 운동을 전국적으로 전개해 갈 계획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정부와 서울시의 부동산정책 주도권 다툼으로 부동산 대책효과가 반감된다는 지적도 있는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어느 특정지역만 규제를 하겠다고 하다 보니 나오는 부작용이다. 중앙과 지방정부가 힘을 합쳐야만 부동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현재 주택거래는 거주 목적이라기보다는 투기 목적이 강한 데다 강남의 집값 상승은 강북·강서지역의 교육생활 여건이 낙후함에 따른 반사이익적인 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수도권 신도시 추가개발 등 공급확대만으로는 부동산 시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뉴타운 사업처럼 녹지·문화·교육시설 등 종합적인 계획과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지역민들이 그 지역을 떠나지 않고 주거와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자족도시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 대중교통여건을 개선하는 것을 비롯, 강북 지역의 낡은 학교시설을 우선적으로 개선하고 뉴타운 지역에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를 유치하는 문제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다. 새로 신설되는 문화시설도 뉴타운 지역을 비롯한 강북지역에 우선적으로 확충한다. ▶청계천 복원을 계기로 대권 행보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있는데. 향후 일정은 무엇인지. -청계천 복원 자체가 워낙 큰 규모의 사업이고 성공적인 평가를 받아 그런 말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임기가 채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 서울시정에만 전념하기도 바쁜 실정이다. 서울시장으로 임기만료일까지 시정에만 충실할 생각이다. 사실 우리나라가 모든 것을 정치논리로만 따지는 경향이 심하다고 생각한다. 세계는 이제 경제·문화논리로 변하고 있다. 시장 임기를 마친 뒤라도 대선까지 1년 반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있어 임기를 마친 뒤 구체적으로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정치철학과 시정철학을 이 자리를 빌려 밝힌다면.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텐데. -세상에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과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후자다. 늘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고, 시대가 원하는 사명을 다하고자 변화를 주도하며 살아왔다. 최선을 다하면 하늘도 돕는다는 것이 곧 나의 소신이다. 정치에 대한 생각도 이런 내 생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치는 적어도 국민들에게 일자리와 잠자리는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즉 정치는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실용주의적 사고와 행동에서 비롯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진보 대 보수, 민주 대 반민주라는 식의 이분법적·대립적 구도에서 벗어나 국민이 진정 바라는 것에 매진하는 것이 정치가의 임무다. 내수침체·지역갈등·경제성장률 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 어려움을 누가,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밝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루빨리 갈등에서 벗어나 통합의 정치를 이뤄야 한다. 정리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이명박 시장 프로필 ▲ 1941 경북 포항 출생 ▲ 1960 동지상업고등학교 야간 졸업 ▲ 1964 6·3 시위로 옥고 ▲ 1965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현대건설 입사 ▲ 1977∼1992 현대건설·인천제철 등 8개사 대표이사 사장·현대건설 회장 역임 ▲ 1992 제14대 국회의원 ▲ 2002 제32대 서울시장
  • 말라붙은 아랄海 다시 살린다

    말라붙은 아랄海 다시 살린다

    ‘아랄해 구하기’가 본격화됐다.50년 만에 수량의 90%, 면적의 75%가 줄어든 ‘사라지는 내해´ 아랄해의 복원 프로그램이 탄력을 받고 있다. 28일자 인터내셔널해럴드트리뷴(IHT)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최근 1억 2000만달러 규모의 복원 프로그램을 승인, 설계작업을 거쳐 2007년부터 토목공사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사업은 주변 하천들로부터의 수량 유입을 확대해 물이 말라 사막처럼 변해가고 있는 아랄해의 상당 부분을 복원하는 것이 목표다. 관개용수 사용을 제한하고 제방을 쌓아 수량 유실을 막고 내해와 이어진 주변 수원들을 끌어들이는 토목작업도 이뤄진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2010년까지 아랄해의 수량은 기존의 2배, 면적은 320㎢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또 예전처럼 철갑상어, 잉어류 등 각종 어종들이 뛰노는 어업의 보고로 되살려 주변 지역을 내해 어업의 중심지로 부활시키겠다는 복안이다.1960년대만해도 이 지역에선 연간 5만t 이상의 어류가 잡혔다. 그러나 수량 감소로 염분 농도가 높아지고 어류가 줄면서 어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아랄해가 마르면서 아랄스크 같은 내해 항구도시들은 사막에 둘러싸인 내륙도시로 변했고, 어업 및 관련 가공산업도 중단됐다. ‘섬들의 바다’란 이름의 중앙아시아 중심에 위치한 아랄해는 지난 60년 면적 6만 8000㎢, 깊이 20∼25m였다. 그러나 87년에 이르러 면적이 40%나 줄어들었고 그후에도 지속적인 면적 및 수량 급감을 겪어왔다. 아랄해의 수량이 이처럼 급감한 것은 면화재배 등 농업을 위해 주변 하천의 물을 관개사업에 우선적으로 끌어 쓴 옛 소련의 정책 때문이다. IHT는 세계은행이 지난 2년 동안 8500만달러의 예산을 쏟아부은 ‘아랄해 살리기 프로젝트’ 결과 24종류의 어종이 돌아오고 500㎢ 지역에 수위가 2m나 높아졌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카자흐스탄의 아랄해 살리기가 전체 아랄해의 일부 복원에 불과하다면서도 환경재건 사업에 기대를 걸고있다. 아랄해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사이에 있는 거대한 바닷물 호수로 60년대만해도 내해로선 세계 4위였다.IHT는 아랄해의 더 많은 부분은 우즈베키스탄 지역에 속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월드이슈] 국가 이미지 바꾸기 사활

    [월드이슈] 국가 이미지 바꾸기 사활

    미국과 중국, 중동 국가 등 세계 각국이 너나 할 것 없이 국가 이미지 제고에 나섰다. 미국과 중동 국가들은 9·11테러 이후 국제사회에서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는 국가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최고통치자의 최측근을 총책임자로 임명하는가 하면, 미국내 영향력 있는 홍보회사들을 앞다퉈 고용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공자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세계 제조업의 중심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정보기술(IT)산업과 세계적인 브랜드 육성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번 고정된 국가 이미지는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웬만한 경제적·외교적 노력으로는 바꾸기 힘든 ‘무형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 미국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은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 이후 중동을 비롯한 세계 각 지역에서 국가 이미지 실추 현상이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나자 대외적인 홍보 외교(Public Diplomacy)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좋은 사람들이다. 우리는 미국인들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조지 부시 대통령을 좀 봐라. 세상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지 않은가.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부시에 대한 신의 복수가 분명하다.” 워싱턴포스트가 25일자에서 전한 이집트의 택시운전사 파루 히켈의 이같은 말이 중동인들의 평균적인 정서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이라크전 이후 확산되는 중동의 반미·반 부시 정서를 차단하기 위해 부시 대통령은 올해초 2기 정부를 구성하면서 지난 2000년 및 2004년 대통령 선거 당시 선거본부의 홍보를 총괄했던 캐런 휴스를 대외적인 홍보업무를 담당하는 국무부 홍보담당 차관으로 임명했다. 이달 들어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 휴스 차관은 우선 미국이 ‘긍정적인 희망’의 메시지를 세계에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에 따라 휴스는 세계 각국에서 미국에 대한 여론을 수시로 파악하고 대응까지 할 수 있도록 ‘신속대응팀’을 구성했다고 한다. 휴스는 또 각국에 주재하는 미국 대사들의 발언도 그녀가 제시하는 ‘발언 요지’와 일치하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휴스 차관은 중동지역을 첫 출장지로 선택해 이번주부터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터키를 순방 중이다. 순방에는 미국과 중동지역 국가의 기자들이 대규모로 수행, 그녀와 미국의 홍보외교에 대한 관심도를 반영했다. 휴스 차관은 26일 아마드 나지프 이집트 총리와 회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더 나은 삶의 기회를 보장하려고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정책목표가 잘못 이해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휴스 차관은 이틀간의 카이로 체류 중 이슬람 교육기관 알 아즈하르를 대표하는 수니파 지도자 셰이크 탄타위와 콥틱교 교황인 셰누다 3세 등 종교계 지도자들도 만났다. 그러나 휴스 차관은 수행기자들에게 “중동인들의 마음을 바꾸는 것이 쉽지는 않다.”면서 “우선 몇몇 사람들과 대화의 끈을 계속 이어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현실적인 단기 목표치를 제시했다. 휴스 차관에게 최근 들어 새롭게 떨어진 임무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들춰낸 미국 사회의 인종, 빈곤 문제와 미 정부의 무기력한 재난대처 능력에 대한 국내외 언론의 비판적 보도에 대응하는 것이다. 휴스 차관은 일단 대외적으로는 “외국 언론이 미 정부의 노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공세적으로 반응했다. 아울러 대내적으로는 미 정부 기관과 군의 구호 지원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dawn@seoul.co.kr ■ 중국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중화민족 부흥의 기치를 치켜든 중국이 국가 이미지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전세계에 각인된 ‘중국제는 싸구려’란 통념을 벗어던지는 한편 중화민족의 강렬한 이미지를 심기 위함이다. 장기적으로 ‘팍스 시니카(중국 중심의 세계질서)’ 재편을 실현하기 위한 중국의 야심찬 청사진의 일환이다. 세계적인 브랜드 보유를 위해 세계 유명 브랜드의 구매 전략을 선택했다. 최근 중국의 레노보 그룹이 IBM에서 개인컴퓨터 브랜드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단시일 내 브랜드 인지도와 중국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전세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중국의 ‘기업사냥’과도 맥이 닿는다. 주문자 생산방식(OEM) 위주의 세계 하청 생산기지에 머물지 않고 고부가가치 위주로 자국의 경제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감지된다. 동시에 중국은 자체 디자인과 마케팅 노력으로 ‘토종 브랜드’ 개발에 전력 질주 중이다. 장시간의 노력과 자금이 소요되고 성공도 장담할 수 없지만 ‘중국산은 고가품’이란 확실한 이미지를 심겠다는 자세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중국 상무부는 내년까지 집중 육성할 ‘국가 대표 브랜드’로 하이얼 칭다오(淸島)맥주, 전통제약기업인 둥런탕(東仁堂) 등 191개 토종 기업을 선정, 발표했다. 전기·전자가 71개로 가장 많고, 의류 경공업 화공 의료 등 모두 6개 부문에 걸쳐 있다. 토종 브랜드 자동차 수출 지원을 위해 독자 브랜드를 보유한 완성차 및 부품업체 가운데 100사 선정에 착수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에 선정된 중국 브랜드에 대해 내년까지 각종 지원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중국 브랜드 육성책은 지난 2003년 당 16기 3중전회에서 통과한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 개선을 위한 결정’에서 비롯됐다. 중국 지도부가 독자 브랜드 육성을 통해 대외교역 성장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중국은 문화 브랜드로 ‘공자(孔子)학원’을 택했다. 중국 문화원의 별칭인 ‘공자학원’은 지난해 말 서울에서 문을 열었다. 프랑스, 이집트, 몰타에 이어 세계 4번째이자 아시아 최초의 개원이다. 목적은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자국 언어를 가르치고 중국 문화를 보급하는 것이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중국 제4세대 지도부는 국력 신장에 걸맞은 ‘중화사상’의 전세계 확산을 원하고 있다. 공자학원을 앞세워 평화적 부상을 강조하는 중국의 외교정책인 ‘화평굴기(和平 起)’의 문화 외교를 관철시키려는 의도가 짙다. 이를 위해 전세계에 100개의 ‘공자학원’을 설립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공자학원은 현지인에게 자국 문화는 물론 정치 이념과 각종 정책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친중파(親中派)를 육성한다는 전략적 접근법이다. oilman@seoul.co.kr ■ 중동 중동 국가들이 ‘테러리즘’ 내지는 ‘과격주의’를 연상시키는 국가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오일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쿠웨이트와 사우디 아라비아 등 오일달러가 넘쳐나는 일부 중동 국가들은 수년전부터 미국의 홍보(PR)전문회사들과 계약을 맺고 미국 내에서의 자국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수백만∼수천만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한 시리아마저 재정 사정이 넉넉하지 않음에도 불구, 사장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돈독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내 홍보회사를 고용해 국가 이미지 홍보전략에 가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국가들은 그동안 미 PR회사들을 고용, 미 의회에 대한 로비 활동을 강화하고 미국의 지도층 인사들과의 ‘연줄’을 돈독히 하는 데 주력해 왔다. 그러나 9·11테러 이후 중동 국가들의 대미 홍보전략의 우선순위가 국가 이미지 제고로 바뀌었고,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는 대미 홍보를 한층 강화했다. 특히 9·11테러 이후 미국 주도의 테러와의 전쟁에 동참하고 있으며, 테러리즘과 관련이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쿠웨이트는 뉴욕의 PR회사인 페퍼컴을 고용해 국가 이미지 제고에 전력하고 있다. 쿠웨이트 정부는 쿠웨이트 출신 감독이 제작한 9·11테러 관련 다큐멘터리의 미국내 홍보를 이 회사에 전담케 했다. 쿠웨이트 정부는 미국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한 이 다큐멘터리의 미국내 상영을 직접 지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9·11테러 직후인 2002년 한해 동안 대미 홍보전략에만 1500만달러를 쏟아부었다. 사우디는 미 버지니아주에 있는 PR회사인 코르비스 커뮤니케이션즈를 고용해 대미 홍보를 전담시켰다. 코르비스는 사우디가 테러와의 전쟁에 동참하고 있으며 중동 평화 정책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신문과 라디오 광고로 제작,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시리아의 행보다. 이라크 내 저항세력에 대한 지원 의혹과 이란과의 관계, 레바논에 대한 영향력 확대 등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울 대로 껄끄러워진 시리아가 미국내 이미지 제고에 뒤늦게 가세했다. 최근 일부 언론들은 시리아가 미국의 PR회사인 뉴브리지 스트레티지스를 고용했다고 보도했다. 주미 시리아대사관은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이 없으며 대미 홍보전략에 쓸 예산도 없다며 보도내용을 즉각 부인했다. 하지만 주미 시리아대사가 부시 대통령과 오랜 친분관계가 있는 조 올보 뉴브리지 스트레티지스 사장을 여러 차례 사적으로 만나 조언을 구했다는 사실은 확인했다. 시리아 정부가 미국내 부정적 여론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다. 미국의 언론감시단체인 미디어와 민주주의센터의 선임연구원 다이앤 파세타는 “사우디 등이 공격적으로 국가 홍보에 나섰지만 효과는 단언하기 어렵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스포츠 포커스] 무연고 현대 ‘집들이’ 해법 없나

    [스포츠 포커스] 무연고 현대 ‘집들이’ 해법 없나

    스물넷. 성년을 훌쩍 넘긴 한국프로야구는 지난 1997년(390만여명) 이후 최다관중(25일 현재 335만여명)을 기록하는 등 중흥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제2의 도약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여전히 산적해 있다. 특히 4년째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SK와 현대의 어색한 동거는 야구계가 풀어야 할 시급한 숙제다. ●‘한지붕 두 가족’ SK와 현대의 ‘동거’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00년.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월 총회에서 창단팀 SK의 연고지로 수원을 배정했지만,3월 이사회에서 SK에 인천을 내주고 연고팀인 현대가 2001년 후반기 이후 서울로 옮기도록 결정했다. 첫 출발을 좀더 좋은 조건에서 원했던 SK와 ‘빅마켓’ 입성을 꿈꾸던 현대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SK는 창단 가입금 180억원 가운데 30%인 54억원을 현대에 지급했고, 현대는 이 돈을 서울 터줏대감인 LG와 두산에 서울 입성 대가로 지불하기로 했다. 이후 현대는 2000년 수원구장으로 거처를 옮겼다. 새 아파트에 입주하기 전 잠시 전셋집에 머무르려던 셈. 하지만 모기업 사정이 악화되면서 현대는 54억원을 운영비로 써버린 데다 홈구장 후보인 목동구장 개보수 비용으로 150억∼200억원이 소요되자 서울 이전이 유야무야됐다. 결국 현대는 8개 구단 유일의 ‘무연고 구단’으로 전락했고,2002년부터 4년째 신인 1차 지명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년부터 1차지명이 2명으로 늘면서 더 이상 끌 수 없게 됐다. 이대로라면 매년 2명씩 알토란 같은 유망주를 뽑아가는 7개 구단에 비해 전력손실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조급해진 현대는 지난 7월 KBO 이사회에서 “수원에 잔류하고 싶다. 경기 일부에 대한 지명권을 달라.”고 요청했다. 물론 SK의 대답은 ‘NO’였다. 대가를 지불했고 5년간 수원구장에 대한 영업권을 포기했으며, 비로소 ‘인천야구의 적자’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현대의 결단,SK의 배려 SK 관계자는 “전세금 빼줬는데 집을 나눠 쓰자는 격”이라면서 “대승적 차원에서 수원구장 사용은 양해하더라도,1차지명권은 약속한 대로 LG와 두산에 돈을 내고 서울에서 행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현대 관계자는 “재정이 열악해 서울 이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KBO 규약에도 ‘도시연고제’가 명문화된 만큼 SK의 연고지인 인천을 뺀 경기·강원의 지명권은 협상 여지가 있지 않겠냐.”라고 반문했다. 현재 8개 구단 체제를 흔들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면 대안은 두 가지 정도다. 일부에선 SK의 양보를 전제로 현대의 숨통을 틔워 줘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현대가 SK에 납득가능한 청사진과 절반 이상의 대가를 제시하고, 일정 기간 지명권을 유보한 뒤 행사하는 것. 현재 인천·경기·강원의 고교팀은 14개(등록선수 402명)로 서울(15개교 555명)에 이어 두 번째로 자원이 풍부하다. 원안대로 서울로 옮겨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나진균 프로야구선수협 사무총장은 “SK가 지명권 분할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현대가 당장 LG와 두산에 낼 돈이 없다면,KBO가 보증을 서고 분할납부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일 KBO 사무차장은 “여러 차례 중재를 시도했지만 평행선을 긋고 있다.”면서도 “더 끌면 야구판 전체를 망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어 올해 안에 결론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의 연고지 문제는 더이상 이해 당사자들만의 일이 아니다. 오랜 침체기를 끝내고 다시 뛰려는 프로야구를 살리기 위한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청계천 새물맞이 시민축제로

    서울시향이 청계천 복원의 ‘팡파르’를 울리는 음악회를 잇달아 갖는다. 청계천 물길이 열리는 날을 전후해 시청앞 광장의 야외 공연과 실내공연을 통해 청계천 새물 맞이를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청계천 새물맞이 전야 음악회 시향은 청계천의 물길이 새로 열리는 다음달 1일 바로 전날인 오는 30일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흥겨운 축제의 밤을 밝힌다. 소슬한 가을 밤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이 울려 퍼질 시청앞 광장 공연을 통해 ‘문화 서울’을 만끽할 수 있도록 꾸몄다. 지휘봉은 서울시향이 재단법인으로 출범하면서 영입한 정명훈 예술고문이 잡는다. 서울시향과 서울시합창단, 바리톤 한명원 등이 출연해 다채로운 공연 무대로 꾸며진다. 연주되는 곡들은 헨델의 수상음악과 메시아중 ‘할렐루야’, 왕궁의 불꽃놀이, 오페라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중 ‘대장간의 합창’ 등 한결같이 야외 공연에 어울리는 흥겹고 장엄한 음악들이다. 이번 공연 1만 2000여석은 일반 시민들에게 무료로, 선착순 개방된다.●정명훈과 서울시향, 새로운 출발 다음달 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음악회 역시 청계천 복원을 기리는 공연. 특히 정 고문의 지휘 아래 갖는 첫 실내공연이어서 시향으로서는 변신의 변주곡을 울린다는 목표 아래 열심히 연습 중이다. 연주곡으로 슈베르트 교향곡 제8번 ‘미완성’과 말러 교향곡 제1번 ‘거인’을 택한 것도 거인이 되고자 하는 서울시향의 뜻이 담겨 있다. 말러 교향곡의 경우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지난해 프랑스에서 공연할 때 좌석이 매진되고, 기립박수를 받을 정도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준 곡들이어서 기대가 크다. 정 고문은 26일 공연을 앞둔 리허설을 가진 후 “말러는 오케스트라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최상의 곡”이라고 말했다. 정 고문은 서울시향의 변화와 개혁에 대한 청사진도 밝혔다.“뛰어난 오케스트라는 결코 단 시간내에 이루어지지 않아요. 삼성이 소니를 이기리라 상상했겠어요?마찬가지입니다. 진행은 느릴지 모르지만 우리의 목표는 아주 높아요.” 그는 또 오케스트라가 발전을 위해 “단원들의 높은 기량, 단원들의 잠재력을 극대화 시켜줄 수 있는 지휘자, 이 두 가지를 지원해 줄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02)3700-6300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여론 앞세워 재판도전 유감”

    “여론 앞세워 재판도전 유감”

    최종영(66) 대법원장이 23일 퇴임식을 갖고 6년 동안의 임기를 마쳤다. 퇴임식에서 최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독립과 법치주의 확립을 거듭 강조했다. ●“법관 시류 영합 안된다” 최 대법원장은 퇴임사를 통해 “여론이나 단체의 이름을 내세워 재판의 권위에 도전하려는 행동이 자주 생겨나고 있어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치주의가 확립되기 위해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사법적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대법원장은 후배 법관들을 향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법관은 자의적·주관적인 가치관, 사상을 맹종해서는 안 된다.”면서 “한때의 시류에 영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깐깐한 원칙주의자 끝내 눈물 최 대법원장은 강력한 추진력을 지닌 까다로운 원칙주의자로 통한다. 법원행정처장으로 있을 때 예산을 “1원이라도 더 깎으라.”며 담당자들을 독촉하기도 했다. 재직 기간 내내 점심식사를 혼자 한 것으로 유명하다. 대법원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주변의 유혹을 멀리하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1961년 고등고시 13회로 법관의 길에 들어선 뒤 44년 동안 정들었던 법원을 떠난 최 대법원장은 배웅하러 나온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다 감정이 북받쳐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최 대법원장은 당분간 별다른 일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훈 신임대법원장의 취임식은 오는 26일 열린다. ●사법개혁 청사진 제시 최 대법원장은 제자리를 맴돌던 사법개혁을 본궤도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업적으로는 2003년 10월 출범한 사법제도개혁위원회를 손꼽을 수 있다. 사개위가 공판중심주의를 확립하고 로스쿨과 법조일원화, 군사법제도 등 광범위한 제도 개혁작업에 착수할 수 있게 된 것도 최 대법원장의 추진력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의 재직기간 동안 불구속재판 원칙이 뿌리내렸고 국선변호인 제도도 더욱 개선됐다. 그는 또 법관 서열제를 폐지하고 단일호봉제를 실시했다. 반면 폐쇄적인 인사관행을 과감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최 대법원장은 2003년 8월 대법관제청 과정에서 시민추천위원회 등의 의견을 배제하고 서열관행을 따르려다 판사 159명의 집단반발에 부딪혔다. 전효숙 헌법재판관, 김영란 대법관 등 ‘최초의 여성’ 카드로 반발을 피한 뒤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도 설치했으나 이후 인사 때마다 보혁간의 갈등이 되풀이됐다. 최 대법원장은 재임 기간 동안 전원합의체 판례 65건을 남겼다. 지난 7월 여성의 종중원 자격을 인정한 것과 지난해 검찰조서의 증거능력을 제한한 판례도 있다. 하지만 양심적 병역거부를 유죄로 본 것이나 보안관찰 통계자료를 북한의 대남공작에 이용될 국가기밀이라고 판단한 것은 보수적인 판결로 평가된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북핵 6자타결 이후] 대북 경협 청사진 어떻게

    정부는 21일 북핵 해결에 대비해 검토해 오던 포괄적 대북 경협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 구체적 정책 입안에 들어가기로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전날 “북한의 경제발전을 도울 수 있는 포괄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밝힌 데 따른 정책변화인 셈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막대한 비용 부담이 불가피해 논란이 예상된다. 또 포괄적 지원의 시점을 6자회담 등 북핵 상황과 연계시킬지, 아니면 그와 무관하게 밀어붙일지에 대해서도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일단 기존의 경제협력추진위원회와 농업협력위원회를 통해 경협을 확대시켜 나가는 동시에 별도로 포괄적 경협방안을 수립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괄적 경협은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통일시대를 대비한 개발협력의 형태를 지향해야 한다고 보고, 노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에너지, 물류, 통신 등 산업의 인프라에 중점을 둘 것으로 전해졌다. 경의선·동해선 도로와 철도가 연결되고, 한반도종단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 연결이 가시화된다면 한반도의 물류기지화가 가능해진다는 판단이다. 에너지는 대북 200만㎾ 송전계획과 경수로 제공 논의와도 맞물려 돌아갈 공산이 크다. 이와 함께 정부가 북핵 해결 이전에 검토해 온 남북경협 7대 신동력 사업도 포괄적 경협의 청사진을 그리는 밑그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돈이다. 전문가들의 추산에 따르면 대북 송전사업에는 전력변환설비 건설비 및 전력생산비를 포함해 10년간 7조 7200억∼11조 7200억원이 들어갈 전망이다. 또 에너지 지원에 약 1500억원, 경수로를 새로 건설할 경우 5개국이 분담하더라도 9200억원의 부담이 불가피하다. 물류 및 통신 인프라 건설에도 수천억원이 투입돼야 한다. 모두 합하면 최대 12조원이 넘는 셈이다. 이와 관련,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이날 “(대북송전)중대제안의 실시설계 등을 하려면 1000억원대의 돈이 들고 개성공단 건설 일정도 앞당겨지고 있어 남북경협자금의 틀을 바꿔야 한다.”며 남북관계발전법의 국회 통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9·19 공동성명 이후(1)] 합의서 이행 ‘산넘어 산’

    [9·19 공동성명 이후(1)] 합의서 이행 ‘산넘어 산’

    19일 베이징에서 타결된 ‘6자회담 공동성명’은 북핵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열면서 한반도의 평화정착, 나아가 동북아 새질서 구축의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그러나 하루도 안돼 북한이 선(先)경수로 보장을 주장하면서 합의 이행 과정이 산넘어 산임을 여실히 보여줬다.11월 초 5차회담에서 벼랑끝 전술을 예고하는, 북측의 기선잡기용 카드란 분석도 나온다. 북한의 핵포기와 경수로 제공 선후(先後)문제를 비롯,‘9·19선언’의 이행과정에서 핵심과제가 뭔지, 한반도에 새 안보지형이 태동하고 있는지 시리즈로 짚어본다. ●태생적 한계-애매한 표현 북측은 성명 타결 마지막 순간까지 ‘경수로 제공 후 핵비확산조약(NPT)복귀’주장을 거듭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북측 태도는 예견돼 있었다는 것. 다만 북측 반응이 합의문 잉크도 마르기도 전에 나왔고, 외무성 대변인의 담화 내용도 “후과는 심각할 것”이라는 식으로 강도가 셌다. 경수로 제공 문제는 북·미간 대립을 미봉하면서 만든 모호한 합의문 즉 “적당한 시점에 경수로 제공 문제를 논의한다.”고 명시한 데서 불씨를 안고 있었다. 미측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가 “애매모호한 표현은 피하려 한다.”고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와 관련, 이태식 외교부 제1차관은 “합의문에 NPT복귀는 조속히, 경수로 제공은 적당한 시점으로 돼있다.”며 선후가 분명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별도 항목으로 돼있어 연결고리가 분명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핵포기 순서와 경수로 제공 경수로 제공을 둘러싼 논란, 특히 핵포기와 경수로 제공의 순서를 놓고 북·미간 대립이 지속·격화될 경우 합의서 채택 이전과 같은 제자리돌기를 할 가능성도 있다. 일단 한국정부와 일본 러시아 중국 등 4개국은 20일 북한의 외무성 대변인 담화가 나온 뒤 짜기나 한 듯, 경수로 문제는 북한의 NPT복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협정 이행 이후의 문제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물론 NPT복귀 이후 경수로 제공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미국측과는 강도 차이는 있다. 한국은 북한이 핵폐기를 하고,NPT와 IAEA에 복귀를 한 이후 경수로 제공 절차가 시작될 것이란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협의는 그 어느 때고 적절한 시점에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원 부담방식이나, 경수로 부지, 형태 등 관련 사항을 5차회담서부터 논의할 수 있고, 설계 등 초보적 절차는 핵폐기와 함께 바로 시작할 수 있다는 안이다. 한·미간 해석차이도 있는 상황으로, 향후 우리 정부의 북·미간 중재의 절충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대제안 수정과 신포 경수로 부활? 정부는 지난 7·12 대북 중대제안에서 200만㎾ 대북 송전계획으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함남 신포 경수로 사업은 종료됐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를 다시 확인하면서도 새로운 합의가 나왔고 따라서 향후 협의를 해야 한다고 밝혀 대북 중대제안 수정 및 신포 경수로 부활의 가능성을 차단하지는 않았다. 미국은 그동안 경수로에 돈을 댈 나라가 어디 있느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왔다.6자회담 참가국 5개국이 어떻게든 재원을 내야하는데 한국이 가장 적극적이었기 때문에 결국 우리 정부가 부담을 대부분 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 당국자는 “비용은 부담이 되지만 민족경제공동체의 일원으로, 통일한국의 미래를 위해 북한지역의 열악한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투자라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북핵 6자회담 타결] “동북아 다자안보 큰 틀 구축 진일보”

    19일 6자회담에서 북핵 해결에 대한 공통의 목표를 담은 공동성명이 채택되자 전문가들은 ‘윈·윈 게임’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경수로 제공 문제 등 향후 합의 이행 과정에서 부닥칠 난관들로 인해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과거 제네바 합의가 북·미간의 문제였다면 이번 성명은 다자틀 내에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다자안보의 큰 틀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인 북의 비핵화 검증과 경수로 제공을 놓고 구체적인 해법이 유보돼 북한의 적극적 태도 여부에 따라 합의가 성공적으로 이행될지, 그 반대로 될지 여지가 많다. 많은 목표점들이 한꺼번에 열거됨으로써 향후 논의는 패키지 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경수로 제공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파국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유호열 고려대 교수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지만 내용을 보면 각국 입장을 열거해놓은 수준에 불과하다. 경수로 제공 문제에 대해 ‘적절한 시기’라고 명기해 놓은 것은 애매한 봉합용 합의로 향후 이행해 나가는 차원에서 난관이 예상된다. 우리 정부가 ‘외교적 승리’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자화자찬이다.11월 초 5차 회담이 열리면 또다시 북한의 주장과 미국 주장이 맞붙을 것이고 북한은 경수로 논의부터 하자고 할 것이다. 국내에선 여야가 우선 합의한다고 했지만, 대북 송전비용이 3조원까지 이를 전망이고, 그리고 경수로 추가 지원까지 거론되면 국내 여론도 녹록하진 않을 전망이다. 장밋빛 청사진을 내세우기보단 하나 하나 신중하게 짚어야 할 것 같다.●제성호 중앙대 교수 합의 자체는 환영한다. 그러나 아직은 구두 합의만 이뤄진 상황이므로 북한과 미국이 해결 우선 순위 문제에서 이견을 보인다면 이행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모멘텀 유지를 위한 원칙적 합의 단계인 만큼 이걸로 북핵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고 봐서는 안 된다.●이철기 동국대 교수 북한이나 미국이 핵 문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할 의사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불만족스러운 면도 있겠지만 모두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이 이뤄져 북·미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안전보장 등에 진전을 가져올 것이다.6자회담 당사국들이 향후 행동 방향과 범위 등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했다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팡링(房寧) 중국 사회과학원 정치학연구소 부소장 이번 4차 6자회담에서 북한 핵과 관련해 참가국들이 공동성명에 합의한 것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평화 공동체제 구축을 위한 진일보적인 의미가 있다. 북한(조선)의 핵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성격이 아니고 장기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에 채택된 공동성명은 새로운 돌파구인 동시에 새로운 추동력을 갖게 했다.하지만 향후 한반도 평화 정착의 최대 관건은 미국의 대북한 적대정책의 향방이다. 앞으로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경우 보다 빠르게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체제가 달성될 가능성이 크다.●이종원 일본 릿쿄대 교수 포괄적이며 역사적인 문서로 냉전구도 해체의 큰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한반도의 평화를 목표로 하는 최초의 국제적인 합의라는 데 의의가 있다. 지금까지는 북·미간 제네바합의나 남북간 비핵화 합의 정도가 있었지만 이런 것들을 망라한 최초의 국제적인 합의이다. 합의대로 실천되면 한국전쟁 후 한반도의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변화시키는 중대 전기가 될 것이다. 휴전협정 직접 당사자라는 언급으로 유추하면, 남북한과 미국·중국이 포함되는 별도의 4자 포럼이 6자회담 틀 안에서 공식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가 된다. 문제는 구체적인 행동 단계다. 행동의 우선순위나 교환관계, 각자의 조치가 어떻게 결론나는지가 앞으로의 과제다.경수로를 포함해 구체적인 조치들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북한이) 언제, 어떻게 핵을 포기하고,(미국이) 에너지 지원을 언제 어떻게 할지 등이 앞으로 풀어야 할 난제다.김수정 이지운기자 crystal@seoul.co.kr
  • [북핵 6자회담 타결] 여야 일제히 환영… ‘성실이행’ 주문

    [북핵 6자회담 타결] 여야 일제히 환영… ‘성실이행’ 주문

    6자회담에서의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성명 채택에 대해 정치권은 19일 일제히 환영을 표시했다. 다만 한나라당은 지난 1994년의 제네바 합의가 휴지조각으로 바뀐 전례를 우려한 듯 북한의 ‘성실 이행’을 특별 주문했다.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라는 공동 목표와 이성적인 실리외교의 원칙 아래에서 가능했던 결과로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공동성명문에 스스로 서명한 데 대해 국가로서 신용을 실천해야 한다.”면서 “모든 핵을 깨끗이 폐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가입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협정 준수 등 예측 가능한 국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전병헌 대변인은 “한반도 비핵화의 목표와 원칙에 대한 역사적 합의라 평가하며,7000만 겨레와 함께 환영한다.”면서 “한반도 긴장의 원인이던 북핵문제가 해결된 만큼 남북간 본격적인 경협과 균형 발전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공동성명은 최초로 합의한 동북아 평화헌장 성격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한국 외교의 승리”라고 후하게 평가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북한의 핵포기와 안전보장 문제의 일괄 타결은 국민의 정부 이후부터 일관된 우리 정부의 입장이었다.”면서 “모든 참가국들이 회담결과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정부도 한반도 영구평화 보장과 남북 교류 활성화의 청사진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혁신 공기업탐방] 진철훈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혁신 공기업탐방] 진철훈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주말마다 제주도에 진풍경이 벌어진다. 대규모 아웃렛 매장에는 세계 유명 메이커 제품과 제주도 특산품을 싸게 사려는 내·외국인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제주도 생태·신화·역사공원과 중문관광단지를 1박2일 일정으로 돌아보는 관광상품은 제주 첨단과학단지에 입주해 있는 정보기술(IT) 기업 직원들이 꼽는 최고의 주말 여행상품이다. 진철훈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이 추구하는 2011년 제주도의 청사진이다. 이를 입증하듯 얼마 전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대도시 직장인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제주도의 휴양형 주거단지에서 여생을 보내는 것이 남은 인생의 목표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진 이사장은 19일 “제주도는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잇는 요충지일 뿐 아니라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으로 국제자유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면서 “7대 선도프로젝트가 1차적으로 마무리되는 2011년에는 제주도가 꿈의 도시로 발전할 기틀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제주 출신 가운데 처음으로 JDC 이사장에 취임해 의욕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진 이사장을 만났다. ▶JDC의 설립 배경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어떻게 설립됐나. -DJ 정부 시절,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제주도를 관광·휴양 중심지로 개발하면서 비즈니스·첨단지식산업 등의 기능을 갖춘 국제자유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한 국가 프로젝트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2001년 12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을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인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이 제정됐고, 이듬해인 2002년 4월부터 이 법이 시행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국제자유도시 개발을 촉진시킬 수 있는 7개 선도프로젝트를 선정해 이 중 5개 프로젝트를 전담할 전문성과 자율성을 갖춘 기관으로 JDC가 설립된 것이다. ▶JDC가 맡고 있는 주요 업무는 무엇인가. -제주국제자유도시 선도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제주국제자유도시를 개발하기 위해 토지를 매입해 관리하는 것이다. 또 과학기술단지와 투자진흥지구를 조성·관리할 뿐만 아니라 제주국제자유도시와 관련된 국내외 투자유치와 이를 위한 마케팅 및 홍보, 제주도민의 소득 향상을 위한 지원사업도 맡고 있다. 이러한 사업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재원조달을 위해서 내국인 면세점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JDC가 주력하고 있는 5대 선도프로젝트는 무엇인가. -5대 선도프로젝트는 첨단과학기술단지 조성사업, 생태·신화·역사공원 조성, 서귀포관광미항개발, 휴양주거단지 조성사업, 쇼핑아웃렛사업 등이다. ▶5대 선도프로젝트의 사업진척도는 어떤가. -첨단과학기술단지는 지난 6월 기공식을 거행했다. 현재는 전체사업 면적 중 55% 정도의 부지를 확보했다. 휴양형주거단지 조성사업은 현재 부지 매입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 사업에는 홍콩 투자회사인 AL사가 오는 2009년까지 14억 8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국제자유도시 출범이후 최초의 외자유치 성공사례가 될 것이다. 또 생태·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은 전체 123만평 가운데 66.7%인 83만평의 부지를 이미 확보해 놓고 있다. 연말까지 투자자들의 사업계획을 반영한 마스터플랜을 완성시킴과 동시에 사업에 대한 통합영향평가 협의도 끝낼 계획이다. 쇼핑아웃렛사업은 사업자 공모를 한 결과 1개 업체가 신청을 했으나 부적격업체로 결론이 났다. 그래서 앞으로 민간사업자 공모의 평가결과를 건설교통부와 제주도, 지역상권과 긴밀히 협의한 뒤 쇼핑아웃렛 사업의 추진상황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서귀포관광미항 개발사업은 해양수산부나 문화재청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가 완료된 후에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5개 선도프로젝트에 대한 총 투자금액은 어느 정도이고 조달계획은 어떤가. -총 투자규모는 3조 2000억원이다. 공공부문에서 7900억원, 민간부문에서 2조 4000억원을 투자하도록 돼 있다. 사업의 성패는 얼마나 성공적으로 국내·외 민간자본을 유치하느냐에 달려 있다. 따라서 이러한 사업들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자금이 차질 없이 조달될 수 있도록 중·장기 재원조달 로드맵을 조속히 만들어 실행해 나갈 것이다. 로드맵에 따라 국비 및 지방비 확보, 내국인 면세점 수익확대를 위한 제도개선 등 공공부문에서의 재원조달에 힘쓰는 한편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수익모델을 제시해 민자자본 유치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사업을 진행할 때 부지 확보가 가장 중요하면서도 애로사항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 부지확보는 개발사업의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사항이다. 제주발전이라는 총론에서 보면 지주들도 사업추진에 공감을 한다. 하지만 직접적인 이해문제인 보상가 때문에 사업을 반대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사익과 공익을 조화시켜 나가는 것은 어렵고 힘든 과정이다. 그렇다고 공익을 앞세워 과거처럼 강제적으로 수용해 버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공익을 중시하면서도 사익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지주들과 대화하고 협의하며 용지보상 문제를 해결해 나갈 예정이다. ▶5대 선도프로젝트 사업이 완료되면 제주도가 어떻게 달라지나. -선도프로젝트가 1차적으로 완료되는 2011년쯤이면 제주로 향하는 국·내외 관광객은 1000만명 정도로 늘어나게 돼 일자리가 많이 창출될 것이다. 특히 청년실업 문제가 크게 해소될 것으로 본다. 결과적으로 제주도민 개인 소득이 올라가게 돼 지역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하게 될 것이다. 또 공항이나 항만 등 사회기반시설도 개선돼 제주를 기점으로 한 항공노선과 크루즈 노선이 발달돼 세계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제주도를 방문하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제주도가 명실상부한 관광·휴양의 국제자유도시로서 대한민국 경제의 한 몫을 담당해 나갈 것이다. ▶제주개발사업의 모델이 있나. -제주도는 앞으로 ‘평화의 섬’ 이미지를 구현하면서 국제자유도시의 비전을 실현시키는 특별자치도를 지향해야 한다. 이 세가지가 조화를 이뤄 발전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경쟁력이 없는 부분은 과감히 포기하고 제주도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들, 즉 관광·휴양을 중심으로 교육, 의료 등의 분야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래서 관광, 휴양, 교육, 의료분야에 대해서는 규제완화, 세제혜택, 인센티브 제공 등 다른 지역이나 외국과는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도록 관련 법이나 제도 등을 개선해 나갈 것이다.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조건들을 제시해 나가야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로서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모든 것을 종합한다면 홍콩이나 싱가포르, 아일랜드 같은 국가들이 제주도의 모델이 될 것으로 본다. 제주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진철훈 이사장은 진철훈 이사장은 도시개발전문가로 통한다. 서울시에서 25년 동안 건설·개발업무만 맡았다. 서울시 신청사 기획단장, 서울월드컵 주경기장 건설단장, 도시계획국장, 주택국장 등이 그가 맡았던 보직이다. 서울시 공무원이 선정하는 ‘가장 일 잘하는 간부’와 ‘함께 일하고 싶은 간부’로 뽑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제주지사 재선거에 나와 분루를 삼켰다. 진 이사장은 지역밀착경영을 강조한다.‘제주도민과의 공감대 형성’,‘사익과 공익의 조화’,‘친환경 정책’이 바로 그가 말하는 지역밀착경영이다.JDC 사업의 성패는 부지매입에 달려 있다.JDC가 민간인들로부터 부지를 원활하게 매입하지 못하면 사업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진 이사장은 제주도 출신이라는 점과 지역밀착경영을 최대환 활용, 부지매입을 속속 성사시키고 있다. 지주들을 ‘삼촌’이라고 친근하게 부르면서 설득한 것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진 이사장의 노력으로 JDC는 휴양형 주거단지는 54%, 생태·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은 67%의 부지매입을 끝냈다. ▲제주시(51) ▲제주오현고·한양대 건축공학과 ▲기술고시 14회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시설관리과장 ▲서울시 신청사기획단장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주택국장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첨단과학단지 사업은 첨단과학기술단지 조성사업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추진하고 있는 5대 선도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지난 6월11일 기공식을 가진 첨단과학기술단지는 제주시 아라동 33만평에 조성될 예정이다. 현재 JDC는 33만평의 55%인 17만평에 대해 토지매입을 끝냈다. 투입되는 예산은 4001억원에 달한다. 제주도의 다양한 생물자원과 청정환경을 활용해 연구·교육·주거·창업기능이 결합된 친 환경적인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이 JDC의 복안이다. 때문에 JDC가 첨단과학기술단지에 유치할 업종은 전자부품, 영상, 음향, 컴퓨터, 정보처리, 섬유제품, 식음료 제조업 등 정보기술(IT)·생명기술(BT)·환경기술(ET) 업종 등이다. 첨단과학기술단지에 입주하는 기업에는 엄청난 혜택이 뒤따른다. 우선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취득세·등록세가 면제되고, 재산세와 종합토지세는 5년 동안 50%가 감면된다. 또 국가균형발전정책에 따라 공장 및 본사를 이전한 기업에 대해서는 기존의 부동산 양도차익에 대해 특별혜택을 받는다. 법인세는 향후 5년 동안은 100%, 그 후 2년 동안은 50% 감면받는다. 산학협동 등 주변시설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첨단과학기술산업단지에 입주하는 기업은 인근 제주대와 제주정보산업대, 제주대 부속병원 등의 각종 시설을 공동으로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다음달 산업시설 용지를 분양할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상당수 기업들이 입주를 희망하고 있다. 최근까지 IT업종 29곳,BT업종 14곳, 교육 관련업종 4곳,ET업종 3곳과 국책기관 1곳 등 모두 61개 업체가 입주를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에는 국내를 대표하는 IT 업체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JDC 관계자는 “오는 11월 중순쯤에는 서울에서 사업설명회도 열 예정”이라면서 “2011년에는 국제적 수준의 관광인프라와 첨단기술이 결합된 휴양형과학기술단지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시론] 국방개혁안 보완 시급하다/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파리1대학 국제정치학 박사

    [시론] 국방개혁안 보완 시급하다/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파리1대학 국제정치학 박사

    국방부는 지난 13일 지상군위주의 군 병력을 슬림화하고 지휘구조 단순화를 비롯한 군구조 개편과 전투력 제고 등을 골자로 하는 국방개혁안을 공식 발표하였다. 이는 참여정부의 국방개혁안이자 2020년까지 미래 한국군의 청사진인 셈이다. 2020년 육군 17만 7000명, 해군 4000명 등 18만 1000여명을 감축해 총병력을 50만 수준으로 유지하고 전투력 제고를 위한 각종 조치를 준비함으로써 병력감축에 따른 전력공백을 크게 보강하게 된다. 이 개혁안이 성공하게 될 경우 2020년까지 우리의 병력은 50만 수준으로 줄어드는 대신 기동 및 타격능력이 대폭 보강된 첨단 정예군으로 재탄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참여 정부의 이 같은 국방개혁안은 우리의 군구조를 ‘양적구조’에서 미래지향적 ‘질적구조’ 즉, 정보화·과학화·경량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개혁안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 여기에서 몇 가지 짚고 넘어갈 사항이 있다. 프랑스의 경우 지난 1990년대 중반에 ‘2015년 신군사력 모델’을 제시하고 병력감축을 포함한 대대적 군사개혁을 단행한 바 있다. 프랑스의 군사개혁은 구소련 붕괴와 바르샤바조약기구 해체 이후 인접국경 지역에 상존해온 직접적인 군사위협 소멸이라는 실제적인 안보인식에 근거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향후 10년내에 북한으로부터의 직접적 군사적 위협이 소멸 또는 현저한 감소 가능성이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여러 가지 남북관계 진전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남북한의 군사적 대치양상은 크게 완화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가정에 불과하지 확실한 현실은 아니라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프랑스의 군사개혁은 핵잠수함 탑재 탄도미사일과 항공기 탑재 미사일에 기초한 핵 억지 전략이 가능한 정도의 강력한 군사력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사실에 기반하고 있는 반면 우리의 경우 이와는 반대다. 북한은 대량살상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체계를 구비하고 있고 향후 10년내에 대병력유지 군사정책을 변경할지도 의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병력감축, 전투력 강화 계획을 지나치게 강조하게 될 경우 이는 남한의 전반적인 국방력 강화라는 부정적 인식을 북한에 제공함으로써 북한의 군사력 강화라는 역작용을 낳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안정적인 전력투자비의 확보에 대해서도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전력투자비 확보가 전제되지 않는 한 이번 국방개혁안은 일방적인 병력감축으로 인한 전쟁억지력의 약화만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어렵다. 훌륭하고 튼튼한 집을 가지고 싶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금이 없다면 이러한 집을 건축한다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한 것이 된다. 따라서 전력투자비 확보를 위해서 먼저 국민을 잘 설득하고 국회, 기획예산처 등 관련 기관과의 밀접한 합의를 도출해내는 것이 급선무다. 때에 따라서는 예산확보를 위해서 특별법제정도 염두에 둘 필요도 있을 것이다. 이에 더하여 국방개혁 관련 최고 지도자의 강력한 의지 표명과 함께 이의 실천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국방개혁 추진과정에서 배태될 수 있는 피해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잊어서는 안 된다. 군 병력 슬림화에 따른 인력 조정문제가 불거지게 될 경우 군의 사기 저하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군의 분열 또는 사기 저하는 우리의 군사력 약화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군의 사기를 고양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여 군의 신뢰와 화합을 이끌어내는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파리1대학 국제정치학 박사
  • [사설] 양 노총 통합 논의에 거는 기대

    이용득 한국노총위원장과 이수호 민주노총위원장이 최근 회동에서 양대 노총의 통합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한다. 산하 조직원들의 동의를 얻어내기까지에는 적잖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지만 통합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지난 1995년 민주노총이 출범한 뒤 양 노총이 경쟁체제에 돌입하면서 ‘어용’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등 노동계의 위상이 크게 강화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양 노총의 선명성 경쟁은 ‘투쟁일변도’ 또는 ‘전투적’ 노사관계라는 소모적인 노동운동의 덫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결과를 빚기도 했다. 양 노총이 지향하는 ‘1국 1노총’은 세계 노동운동사로 볼 때도 거역할 수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도 1955년 미국노동자협회(AFL)와 산업별노동조합회의(CIO)가 통합되면서 노동 역량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사안별 협력체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상호신뢰를 쌓아가면서 동질성을 확대하는 형태로 통합의 수순을 밟아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 통합논의가 진전되지 않은 상황에서 2008년부터 단위사업장에서도 복수노조 체제가 도입되면 노동계는 사분오열의 위기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양 노총은 통합논의의 출발점을 노사관계 로드맵 저지로 잡았다고 한다. 로드맵은 10년 동안의 논의과정을 거쳐 마련된 청사진이며 우리의 노사관계가 선진화되려면 반드시 도입돼야 할 내용들이다. 그럼에도 저지로 맞서는 것은 노조전임자의 임금을 계속 사용자에게 부담시키겠다는 속셈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통합논의가 노조 간부들의 기득권지키기 투쟁으로 변질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근로자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방향에서 통합논의를 진행해 주기 바란다.
  • 예비역장성들 ‘국방개혁’ 쓴소리

    국방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방개혁 법제화 작업과 국방개혁안에 대해 예비역 장성들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박춘택 전 공군참모총장과 이남신 전 합참의장, 송영근 전 기무사령관 등 예비역 장성들은 ‘21세기군사연구소’ 주최로 지난 2일 열린 ‘국방개혁 법제화’ 세미나에서 개혁안이 ‘국방의 정치화’로 변질할 수도 있다며 강하게 지적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국방개혁 법제화와 관련, 이석복 예비역 육군소장은 “1990년 초 군개혁 청사진인 ‘818계획’도 1년간 각 군의 의견을 수렴해 안을 만들어 1년간 공청회, 국민설득 등의 과정을 거쳤다.”면서 “1개월가량의 짧은 기간에 중대한 문제를 법제화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이선호 예비역 해병 대령은 “법제화로 인해 자칫 국방 의사결정과정이 정치적 가치판단으로 잘못 호도되거나 군정·군령 일원화라는 헌법의 기본정신이 정치적 외압에 의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남신 전 합참의장은 “현행 68만여명의 병력을 50만명으로 줄이는데 2015년까지 우리 안보상황은 어떻게 되고 우리 경제는 얼마나 성장할까 고려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최명상 예비역 공군준장은 “육해공군 비율을 2대1대1,3대1대1로 하자는 것이 어떻게 균형이냐.”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해공군 비율도 각각 23∼25% 수준인데 우리는 10%도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울산대 조선학과 세계 최고로 육성”

    국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울산대학교 조선해양공학부가 세계 최대 조선사인 현대중공업과 손잡고 5년안에 세계 최고 학부로 발돋움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울산대학교와 현대중공업은 6일 울산대에서 ‘울산대학교 조선해양공학부 세계 일류화 공동추진 협약체결식’을 갖고 울산대 조선해양공학부를 세계최고 명문으로 육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날 협약에서 오는 2010년까지 모두 100억원을 투입해 울산대 조선해양공학부를 세계 1위 학부로 성장시키기로 했다. 현재 90명인 조선해양공학부 정원을 2009년까지 60명으로 줄여 소수 정예화한다. 또 교수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석학을 초빙, 지금보다 10명 이상 늘리고 모든 강의를 영어로 한다. 교수 1인당 학생수를 10명 아래로 낮추고 조선해양 관련 세계 최첨단 실험시설을 갖춘 단독건물을 마련하는 한편 졸업후 취업도 보장한다. 울산대는 2008년 국내 1위에 오른 뒤 2010년에는 조선분야 세계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미시간 대학교를 앞지른다는 복안이다. 당장 내년부터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비롯한 생활비 전액을 지급하는 성적우수 장학 혜택을 넓히고 인터사원제를 통해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삼호중공업에 취업을 보장하기로 했다. 울산대는 현재 서울대·부산대·인하대와 더불어 조선해양공학부 4대 명문으로 꼽힌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판교 생태마을 청사진 “외국 안부럽다”

    판교 생태마을 청사진 “외국 안부럽다”

    ‘앞마당 텃밭에 심은 농작물을 거둬 요리하고, 실개울이 흐르는 동네를 산책하다 더러는 개구리·도롱뇽이 눈에 띄는 곳에서 살 수 있다면….’ 더이상 도시의 삶을 버티지 못하고 떠나는 이들은 대개 이런 꿈을 간직하고 있을 법하다. 물론 도시에서도 생태적 삶을 영위할 수 없는 건 아니다. 되도록이면 자동차를 적게 굴리고, 쓰레기를 적게 배출하며, 한번 쓴 물을 그냥 흘려버리지 않는 등등의 환경친화적 생활을 꾸려가는 이들도 많다. ●“도시는 지구환경 파괴 주범” 하지만 도시는 사람들이 이런 선의를 끝까지 품고 살기엔 너무나 벅찬 공간이다. 도시의 속성 자체가 이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 6월 ‘세계환경의 날’을 맞아 도시를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꼽으면서 이런 자료를 내놨다.‘도시에 몰려있는 인구가 자연자원의 75%를 소비하고, 쓰레기의 75%를 배출하고 있다. 도시는 엄청난 양의 물과 식량·목재·금속·사람들을 끌어모으면서 생활쓰레기와 산업폐기물,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주는 공해 등을 마구 방출하는 진원지다.’ 현재 도시거주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1970년대 30%에 불과했지만 2030년이면 60%를 웃도는 수준으로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다. 도시에서의 생태적·환경친화적 삶이 갈수록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자연환경 파괴와 환경오염, 자연재해로부터의 피해 등을 줄이려면 도시관리와 일관된 도시정책의 계획·실천이 중요하다.”(UNEP 발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발췌)는 지적도 오래전부터 나왔다. 이를 실천에 옮겨 ‘생태도시’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세계 각국의 도시들도 없진 않다. 독일 프라이부르크와 네덜란드 에콜로니아 등은 재생가능한 에너지원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집집마다 지붕에 태양열 집전판을 얹거나 태양 방향을 단지배치 등으로 유명하다. 영국 그리니치 밀레니엄 빌리지는 아파트 단지에서 나오는 오수를 처리하기 위해 다양한 유형의 습지를 조성했고, 독일 하노버시 크론스베르크엔 빗물을 이용한 친수환경적인 주거단지가 조성돼 있다. 단지 내에 습지가 조성된 에콜로니아(네덜란드)는 물의 생태적 순환을 꾀하면서 홍수조절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외국처럼 ‘생태도시’ 가능성 열어 우리나라도 아파트나 주택단지 안에 생태연못이나 수로가 조성된 곳이 있긴 하다. 하지만 대부분 보기에 좋기만한 ‘경관적 측면’에 머무르고 있을 뿐, 외국의 경우처럼 재생가능한 에너지의 활용이나 물의 생태적 순환 등을 고려하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못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판교신도시에 지어질 ‘생태마을’의 청사진이 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건설교통부와 한국토지공사는 국내 신도시 가운데 처음으로 판교에 생태마을을 짓기로 하고, 지난해 초 서울대 환경생태계획연구실(실장 김귀곤 교수)에 관련 용역을 발주했었다. 최근 발간된 연구보고서엔 외국의 여느 생태도시에 뒤지지 않을 법한 생태마을 조성 청사진과 원칙이 제시됐다. 우선 생태마을은 단독·연립·아파트 각 한개씩,3개 마을이 조성(사진 참조)된다. 규모는 판교신도시 전체 면적(282만평)의 1.6%가량인 4만 3655평으로, 단독주택은 108가구(용적률 100%), 연립주택은 249가구(80%), 아파트는 462가구(169%)가 계획돼 있다. 생태마을의 녹지율은 연립주택 40%, 단독주택 50%, 아파트 55% 이상으로, 판교신도시 전체 평균(35%)을 크게 웃돌게 된다.1인당 녹지량은 전체 평균의 1.5배 가량인 55㎡다. 한국토지공사가 잠정 마련한 생태마을 조성 지침은 ▲녹지와 수계 등이 단지 내·외부를 연결할 것 ▲바람통로를 고려해서 단지를 배치할 것 ▲경사 등 자연적 지형을 최대한 살려서 지을 것 등 크게 7가지(오른쪽 표 참조)다. 이런 원칙은 향후 공간계획 단계에서 반영될 예정인데,“도시계획이나 설계단계에서 지금까지는 반영된 적이 없었던 내용”(서울대 김귀곤 교수)이라고 한다. ●“연말까지 생태도시 설계 지침 확정” 생태마을의 가장 큰 특징은 빗물 활용을 통한 ‘생태적 물순환 체계’가 공통적으로 도입된다는 점이다. 지붕 등에서 빗물을 모아 재활용하거나 실개천·연못 등으로 흘려보내 생물서식 공간을 유지하는 데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도로변 수로도 최대한 자연적 형태를 살리기로 했으며, 수목의 형태나 밀도·높이 등을 달리해 바람 방향을 조절하는 기법도 도입된다. 태양 등 자연에너지의 활용도 의무화했다. 단독주택단지의 경우 절반 이상, 연립주택은 30% 이상의 주택 지붕에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키로 했다. 아파트 옥상에도 태양열집열판이나 풍력 발전기 등을 설치하고, 일부 외국의 도시처럼 가로등은 태양이나 풍력에너지로 밝혀진다. 이와 함께 ▲아파트의 모든 옥상에 텃밭이나 습지·녹지·휴식공간을 만들고 ▲단지내 경사가 15도 아래일 경우 모든 부지에 폭 1.5m 이상의 자전거 도로 및 산책로를 조성하고 ▲연립주택의 바깥 벽면엔 담쟁이 등으로 벽면 전체를 녹화하는 등의 지침도 마련됐다. 시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겉흙(표토)과 돌의 재활용률을 5∼10% 이상으로 규정,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지침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김귀곤 교수는 “우리나라에도 외국인에게 보여줄 수 있는 생태마을을 한번 조성해 보는 것이 개인적 꿈이자 바람이었다.”면서 “자연자원의 소비를 최소화한 주거형태와 생태적 물순환 체계의 도입 그리고 태양열 등 자연에너지를 적극 활용한 생태마을은 지구 전체의 환경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서의 의미도 갖는다.”고 말했다. 건교부와 한국토지공사 등은 이번 연구용역에서 제시된 내용들을 지구단위계획 등에 최대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토지공사 황기현 부장은 “생태마을 조성과 관련한 세부지침을 확정하는 데는 앞으로 수개월이 더 걸릴 수도 있다.”면서 “연구용역에서 제시한 원칙이나 지침이 대부분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서울이야기 (20)] 문화 르네상스를 꿈꾼다

    [서울이야기 (20)] 문화 르네상스를 꿈꾼다

    2005년 서울. 서울은 지금 문화도시를 꿈꾸고 있다.2002년 월드컵 축구에서 보여준 ‘꿈은 이루어진다.’는 신념으로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2015년이면 세계적인 문화도시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이다. 청계천복원 준공일이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시청 앞에 광장을 만들어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는 등 문화도시를 향한 꿈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씨가 서울시교향악단을 지휘하고, 노들섬에 오페라하우스를 짓겠다는 원대한 계획도 진행중이다. 뚝섬에 서울숲이 조성돼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숭례문 광장도 시민품으로 돌아왔다. 도심의 낙후지역을 뉴타운으로 만들고 있다.21세기에 세계적 수준과 어깨를 견주는 삶의 질과 시민 문화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의 문화도시를 향한 꿈은 실현 가능한 목표라 할 수 있다. ●문화는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성장동력 문화도시란 한마디로 역사적 정체성과 다양한 문화예술, 다시말해 삶의 질을 갖춘 도시를 말한다. 역사가 살아 있고 다양한 예술로 삶의 질이 높은 도시를 문화도시라 할 수 있다. 문화도시는 1985년 유럽각료회의에서 그리스 문화부장관이자 영화배우였던 멜리나 메리쿠리가 제안한 개념이다. 메리쿠리는 유럽 도시 중 역사가 잘 보존돼 있고, 인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실현된 도시를 문화도시로 선정해 발표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리스 아테네가 제1회 문화도시로 선정됐다. 이후 매년 1∼3개 도시를 문화도시로 발표해 오고 있다. 서울이 문화도시를 꿈꾸는 것은 필연적이다. 무엇보다도 서울이 처한 다급한 현실이 있기 때문이다.2005년 상반기, 서울시 산업생산율은 전년도 동기 대비 8.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주도 다음으로 높은 하락 수치다. 산업생산으로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웅변으로 보여주고 있다. 성장동력을 잃어버린 서울이 직면한 이같은 문제점은 오래 전부터 예측돼 왔다. 1990년 당시 지식·정보사회 진입과 더불어 앞으로의 산업은 문화·창의를 중심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측돼 왔다. 영국과 미국은 각각 창의 영국(Creative Britain,1998)과 창의 미국(Creative America,2002)을 선언했다. 선진국은 이미 지식·정보사회에 걸맞게 산업구조를 문화와 창의 산업 중심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문화도시로의 전환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국가적으로는 문화산업에 많은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서울시로선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한류를 관광하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서울이 아닌 드라마 촬영지를 찾아 지방으로 직행하고 있다. 아시아를 지배하는 한류가 있다지만, 그 어떤 곳에서도 한류를 체험할 수 없는 현실 역시 서울이 문화도시를 서두르는 이유다. 또한 2008년 문화산업의 시장규모가 무려 1조 7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된다. 세계 4위를 자랑하는 영국의 경제규모보다 무려 3000억 달러나 큰 규모다. 이 시장을 놓치면 희망을 찾을 수 없다. 문화산업은 현재 연평균 6.8%씩 성장하고 있고, 특히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서울이 문화도시를 선언한 것은 이 문화시장을 잡겠다는 것이다. 제조업과 공업 중심 도시에서 지식과 창의성 중심의 산업구조로 전환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문화도시=삶의 질 향상 문화도시에의 도전은 산업구조 혁신에만 있지 않다. 더욱 중요한 것은 도시의 삶, 즉 시민의 삶의 질을 높여 세계 주요도시와 경쟁할 수 있는 서울을 만들어 보자는 데 있다. 시민의 삶의 질은 형편없이 낮다.1년에 공연이나 전시를 보는 시민 수는 13% 이하이다. 그나마 보는 횟수는 연 0.12회에 지나지 않는다. 시민 중 26%가 태어나서 한번도 예술행사를 관람하지 않는 도시. 이런 도시에서 문화의 미래와 풍요로운 삶의 질을 기대할 수는 없다. 서울의 삶의 질은 세계 90위.‘머서휴먼리서치센터’가 세계 215개 도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본 도시 중에서는 도쿄(34위)와 요코하마(36위), 고베(39위)가 50위권에 포함돼 있다. 서울의 경쟁도시인 싱가포르 또한 도쿄와 더불어 34위다. 이런 현실에서는 세계와 경쟁할 수 없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과 ‘노무라경제연구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은 특급호텔 수, 외국인 학교 수, 외국인을 대하는 태도 측면에서 외국자본과 인력이 활동하기 어려운 도시로 지적되고 있다. 정보 인프라와 안전성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사회적 인프라인 문화와 삶의 질에 있어서는 매우 낮다는 것이다. 세계 주요도시는 지금 자본과 인력을 끌어들이고자 삶의 질 제고와 생활환경 개선에 매진하고 있다. 천혜의 깨끗한 환경을 가진 싱가포르는 부오나비스타 지역에 5만 6000평 규모의 바이오폴리스를 개발해 일과 생활, 연구와 놀이가 어우러진 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깨끗함뿐 아니라 문화적 다양성을 갖춘 싱가포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중국 상하이 또한 국제 금융도시로서 위상을 갖추기 위해 제2차 푸둥지역개발을 설계하면서 세계일류학교 유치, 국제학교 증설 등을 주요내용으로 한 발전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제는 시장규모만으로는 안 되고, 외국기업이나 인력이 살 수 있는 도시환경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경쟁하는 도시의 핵심은 이처럼 다양한 문화예술과 수준 높은 삶의 질을 갖추는 데 있다. 세계적인 문화예술을 유치하기 위해 싱가포르는 에스플라나드 공연장을 건립했고 상하이는 동방예술센터를, 홍콩은 구룡반도를 문화예술단지로 개발하고 있다. ●청계천·한강문화벨트 조성 등 다양한 변화 서울은 인구 1000만명이 사는 세계 10위의 거대도시다. 수도권까지 포함하면 2500만 명이 몰려 사는 도시다. 이 많은 사람이 살려면 도시는 기능을 중심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 도로를 넓히고 건물을 높이고 주택지와 산업지, 사무지역으로 나누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 서울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이러한 서울이 2002년 이후 변화하고 있다. 시민들은 더 이상 혼탁한 환경을 허용하지 않는다. 도시를 깨끗하고 쾌적하게 만드는 길이라면 참고 버틴다. 무려 3년이 넘게 걸려도 아무런 불평 없이 참아 준 청계천 복원사업, 도시 한복판 거대한 인터체인지를 없애버린 시청 앞 서울광장과 숭례문 광장 조성,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따른 버스중앙차로제 시행 등은 이제 시민이 문화를 받아들이고 문화를 우선시하고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빠른 성장을 위해 잠시 포기했던 인간 중심의 가치를 이젠 허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앞으로 서울시는 도시의 다양한 변화를 통해 문화도시로 나아갈 전망이다. 도심과 한강을 연결하는 청계천을 중심으로 도심문화벨트를 조성하고 한강의 서울숲과 노들섬, 선유도를 연결하는 한강문화벨트를 조성함으로써 미래를 열어가는 문화도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20세기 산업혁명의 진원지였던 청계천과 한강을 이젠 서울의 문화발상지와 르네상스의 기원으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 서울의 전략이다. 다른 한편으로 공장 굴뚝연기가 자욱하던 구로산업단지는 상암과 목동, 영등포를 연결하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거듭날 것이다. 산업화의 상징이었던 굴뚝공장은 문화플랜트로서 창의적인 서울 도시를 이끄는 심장이 될 것이며, 홍대주변과 대학로, 인사동은 창의적 인구와 예술이 모이는 문화터미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서울 전역이 문화공장으로 생동하게 된다. 문화도시를 만들어 가는 데 있어 서울시의 정책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시민들의 일상과 라이프사이클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음주 중심 문화에서 가족과 자기계발을 위한 여가활동, 텔레비전 시청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는 문화향수활동, 눈으로 보기보다 스스로 만들어가는 문화활동을 할 수 있어야 문화도시가 될 수 있다. 시민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문화활동이 있어야만 문화도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신문 ‘서울 이야기’를 통해 문화도시로 나아가는 이런 서울의 모습과 방향을 진단하고 전망해 볼 예정이다.▲서울의 상징인 한강 이야기 ▲도심의 다양한 열린 문화쉼터 ▲서울의 역사문화공간▲ 신명난 서울의 축제 이야기▲인사동·대학로의 실태 ▲문화로 읽는 청계천 이야기 등이 펼쳐진다. 이어 ▲시민들의 일상과 문화소비 ▲여성들의 문화활동 ▲외국인들의 문화활동 등이 이어질 것이며 ▲도시의 건축 이야기▲걷고 싶은 도시 만들기 ▲지하철 문화공간 ▲이색적인 문화공간 찾기 등 연재물을 쫓아 가면 자연스럽게 서울의 문화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문화도시는 문화중심 도시로의 전환과 창조적인 산업 육성, 시민 생활 변화 등이 있어야만 가능한 도시발전전략이기 때문에 손쉽게 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다. 얼마나 수준 높은 삶의 질과 문화적 수준을 갖췄느냐에 따라 도시 운명과 나라의 운명이 달라진다. 이제 서울은 그 운명에 도전하고 있다. 서울은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 이제 그 한강에 오페라하우스를 짓고 문화도시를 만드는 것은 시작일 뿐이다. 꿈은 꿈일 수 있지만 꿈꾸지 않는 자는 이룰 수 없는 게 꿈이다.20세기 한강의 기적을 21세기 문화의 기적으로 바꾸는 서울시의 도전과 꿈은 이뤄질 것이라 확신한다. 라도삼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사회연구부 연구위원
  • 국산 초음속 훈련기 T-50 1호기 내일 첫 출고

    국산 초음속 훈련기 T-50 1호기 내일 첫 출고

    우리나라가 항공 자주국방에 날개를 달았다.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 1호기가 30일 경남 사천 KAI(한국항공우주산업) 본사에서 첫 출고식을 갖는다. 세계 12번째 초음속기 생산국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항공자주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13년만에 거둔 쾌거다. 그 중심축에 KAI가 있다.KAI는 지난 1999년 항공산업의 발전을 위해 대우중공업, 삼성테크원, 현대우주항공 등 3개사를 통합해 만든 국내 유일의 완제기 회사다. 정해주 KAI 사장은 28일 “초음속기 독자 생산은 해외에서 구매할 때보다 9억달러의 예산절감 효과를 가져올 뿐 아니라 국내 항공산업이 미래 수출산업으로 부상하는 계기도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정 사장을 만나 경영혁신 청사진을 들어봤다.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현주소는 어떤가. -지난 1990년대 KF-16 등 군용기 기술도입생산사업을 바탕으로 독자 항공기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현재는 KT-1과 T-50 등을 우리 손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항공기 독자개발에 착수한 지 10여년이란 짧은 기간에 초음속기 개발·생산능력을 구비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성과다. ▶항공산업을 육성해야만 하는 당위성을 설명해 달라. -항공산업은 핵심 방위산업으로서뿐만 아니라 고급 일자리 창출 등 파급효과가 큰 전략적인 산업이다. 때문에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우리나라와 인구규모가 비슷한 선진국도 항공산업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항공산업 발전의 토양인 국내총생산(GDP)과 국방예산 규모가 세계 10위권이고, 기계·전자 등 관련 요소산업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성장잠재력과 발전여건이 충분한 것이다. 때문에 항공산업을 자동차, 조선산업을 이을 차세대 제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T-50 1호기 출고 의미는. -우리 손으로 만든 최첨단 항공기다. 우리나라 영공을 수호함으로써 자주국방의 기틀을 확고히 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또 세계 12번째 초음속 항공기 개발 국가에 진입하게 됐다.T-50이 수출되면 세계 6번째 초음속기 수출국도 된다. ▶T-50 출고식을 계기로 한 KAI의 비전을 설명해 달라. -KAI는 설립된 지 5년 만에 KT-1과 T-50을 개발했고, 인도네시아에 KT-1을 수출해 완제기 수출시대를 개막했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항공산업의 발전을 선도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그러나 항공산업은 자국내 수요만으로는 발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 진출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짧은 시간에 항공기 개발능력을 구비했지만 아직까지 세계 시장에서의 인지도나 경쟁력은 미흡한 수준이다.KAI는 이를 위해 올해를 경영혁신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국제적인 수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경영혁신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으로 대형 신규사업을 발굴해 2010년까지 세계 10위권 항공업체로 진입하겠다. ▶KT-1과 T-50 등 국내 개발 항공기의 수출 진행 현황은. -지난 2001년 인도네시아로부터 KT-1 7대를 수주하여 전량 수출한데 이어 지난 5월 추가로 5대를 수주했다. 이외에도 동남아·중남미 국가들과 수출 상담을 진행중이다.T-50은 현존하거나 개발 계획 중인 어떤 훈련기보다 성능에서 우위에 있다. 훈련기시장의 주공급원이었던 유럽의 경우 차세대 고등훈련기 개발계획이 없어 미국의 항공시장 전문기관인 틸(Teal)그룹은 향후 25년 동안 3300여대의 시장 가운데 T-50이 800∼1200대 정도 판매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지난 6월 파리에어쇼에 참가했을 때 한 항공분야 전문잡지는 T-50에 대해 ‘현재의 훈련기, 미래의 전투기’라는 기사를 게재하는 등 T-50의 우수한 성능과 수출가능성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중동, 유럽과 중남미의 여러 나라들 역시 T-50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T-50 수출이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수사업 확대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올 초 미국 벨사와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429 민수 헬기사업은 계획대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고객의 반응이 아주 좋아 당초 예상했던 연간 30∼40대보다 훨씬 많은 물량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KAI가 완제기 판권을 갖고 있는 중국내 수요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활성화될 것으로 보여 독자 헬기의 판매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본사 이전에 따른 혁신성과와 지역경제에 대한 기여는 어떤가. -세계 시장에서 성장의 동력을 찾기 위한 경영혁신의 일환으로 올 초 제2창업 수준의 전면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조직을 슬림화하고,CEO의 현장밀착 경영으로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해 본사를 지난 3월 사천으로 이전했다. 본사 이전으로 연간 2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사천 지역은 항공산업이 발전할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인근에 항공고, 항공기능대, 경상대 항공학부 등 학교와 공군교육사령부, 공군훈련비행단 등이 자리잡고 있다. 계열 부품업체들까지 이전하면 항공산업 클러스터화가 촉진될 것이다. 이를 통해 항공산업의 저변 확대를 통한 사업구조의 고도화, 낙후된 서부 경남지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항공산업이 효과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조건은 무엇인가. -핵심 방위산업이자 산업적으로도 전략적인 특성이 높은 항공산업은 투자규모가 크고, 투자회수기간이 길어 정부 차원의 지원과 육성이 일반화된 산업이다. 따라서 항공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범정부 차원의 육성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특히 T-50을 통해 확보한 개발역량과 산업발전의 기반을 활용할 수 있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나아가 방산제품의 특성상 수출을 위해서는 정부간의 정치·외교적 관계가 중요하다. 때문에 선진국처럼 방산수출지원전담기구를 설치하는 등 항공산업의 수출 산업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 대담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정리 강충식 기자 chungsik@seoul.co.kr ■ 정해주 사장은 정해주 사장은 관계·학계·기업체를 두루 거친 CEO다. 보스 기질에다 결단력까지 갖췄다는 평이다. 정 사장은 행정고시 6회에 합격,1969년 경제과학심의회의 분석관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이후 상공부 수출2과장·기초공업국장·제2차관보를 거쳤다.YS 정부 때는 통상산업부 장관,DJ 정부 때는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2000년부터 4년 동안 진주산업대 총장을 역임했다. 미래에 대한 비전과 강력한 추진력으로 CEO총장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KAI 3대 사장으로 취임한 지 3개월 만에 경영혁신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본사를 경남 사천으로 이전하는 결단을 내렸다. ‘무거운 돌을 먼저 드는 사람’이 진정한 CEO라고 생각하는 정 사장은 구성원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내야만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고 보고, 모든 일에 앞장서고 있다. ▲경남 통영(62) ▲통영고·서울대 법대 ▲행정고시 6회 ▲특허청장 ▲중소기업청장 ▲통상산업부 장관 ▲국무조정실장 ▲진주산업대 총장 ■ T-50은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일명 골든 이글)은 말그대로 전투기 조종사들을 훈련하는데 쓰이는 항공기다. 기본훈련기인 KT-1이 소위로 갓 임관한 군인들을 훈련하는 기종이라면 T-50은 F15K나 F16 등 최고의 전투기 조종사를 키워내는 데 꼭 필요하다. T-50 개발에 들어간 것은 1997년 10월. 공군과 KAI(한국항공우주산업)가 공동으로 개발에 착수했다. 개발 4년 만인 2001년 10월 T-50 시제 1호기를 생산했다.2조 1000억원을 투입해 세계 12번째로 초음속기를 만들어낸 것이다. 시제 1호기는 2002년 8월부터 초도 비행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1000회 이상의 시험 비행을 했다. 시험비행 동안 나타난 문제점을 개선해 나갔다. 물론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사고도 없었다. KAI측은 T-50이 첨단 정밀산업의 결정체라고 자부한다. 자동차가 1만여개의 부품으로 이뤄진다면 T-50은 30여만개의 부품으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특히 T-50은 대부분 손으로 조립된다. 하성룡 KAI 관리본부장은 “T-50 외관을 기계가 땜질로 붙이면 실제 비행에서는 압력에 못이겨 부러지게 된다.”면서 “베테랑 엔지니어들이 일일이 나사못으로 조립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때문에 T-50 한 대가 만들어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22개월쯤 된다. T-50은 대당 가격이 2200만∼2300만달러에 달해 다른 나라의 경쟁기종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다. 세계 유일의 초음속 훈련기라 그렇다. KAI측은 앞으로 30년 동안 세계시장에서 고등훈련기의 수요가 3300여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하 본부장은 “T-50이 세계 유일한 초음속 훈련기인 만큼 3300여대의 수요 가운데 30%인 800∼1200대 가량의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T-50은 우리 공군에 납품되는 것 외에도 중동이나 남미쪽 나라와 수출 협상을 하고 있다고 하 본부장은 귀띔했다. 사천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오늘의 눈] 울산시 교육감 구속 유감/강원식 지방자치뉴스부 기자

    지난 22일 취임한 김석기 신임 울산시 교육감이 금품제공 등의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취임 하루 뒤인 23일 구속됐다. 울산교육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던 교육감이 교도소로 향하는 장면을 지켜본 학생·학부모·교직원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짐작하고도 남는다. 교육당국은 부교육감이 업무를 대신하기 때문에 큰 혼란이 없을 것이라지만 울산교육의 앞날을 걱정하는 지역주민의 목소리는 의외로 높다. 검찰은 교육감이 구속됐을 때 예상되는 교육행정 업무공백의 파장과 현행 선거제도의 불가피성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지만 위법행위가 중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관행적으로 있어온 이같은 행위가 교육감을 구속해야 할 만큼 중한 위법행위인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그럼에도 교육계가 투명하고 깨끗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 때문에 교육감에게는 더욱 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되고 있다. 교육수장에 뜻을 두었던 김 교육감이 설령 법을 위반할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는 행동을 더욱 조심했어야 옳았다. 김 교육감의 위법여부나 경중은 앞으로도 사법기관에서 가려질 것이다. 그에 앞서 김 교육감은 혐의를 살 만한 행동을 한 사실만으로도 도덕성에 적잖은 흠집을 남겼다. 교육감 선거와 관련해 그동안 전국 곳곳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교육감의 구속사태도 잇따랐다. 자연스레 현행 소수 학교운영위원이 교육감을 뽑는 선거제도를 바꾸어야 한다는 비판이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교육계를 비롯해 정부와 여·야 정당도 이에 공감해 교육감 선거 직선제 개정을 추진,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예정이었다. 이처럼 선거제도 개정안이 통과됐더라면 울산시 교육감 선거는 개정법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질 참이었다. 그러나 국회가 미적미적 처리를 다음 회기로 넘기는 바람에 서둘러 현행 간선제로 선거가 실시됐다. 결과는 우려했던 대로 불법선거 시비를 낳았고, 김 교육감이 구속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울산시 교육감 선거를 불법으로 내몬 데에는 국회의 업무태만 탓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수없이 많은 법을 처리해야 할 선량들이 곰곰 짚어봤으면 한다. 강원식 지방자치뉴스부 기자 kws@seoul.co.kr
  • 환율 의존 ‘불안한 안정’

    환율 의존 ‘불안한 안정’

    고유가로 지구촌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고유가로 세계경제 성장률이 0.8%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17일 발표했다. 물가 불안이 우려되고 기업의 원가 부담으로 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연일 치솟으면서 세계경제에 경보음이 울리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고유가에 대해 ‘착시현상’이 있는 듯하다. 물가는 의심스러울 만큼 안정적이고, 주가는 조정을 받으면서도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다. 수출업체의 타격은 과거만큼 크지 않다는 시각이다. 문제는 이같은 착시현상에 안주할 경우 유가가 더 올라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을 때 국가적 치유 능력이 있느냐는 점이다. ●환율하락 등으로 물가상승률은 2%대에서 유지 국제유가는 달러화로 결제되는데 올해 원·달러 환율은 11% 떨어졌다. 그만큼 원유의 국내 수입가가 떨어진다는 뜻이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의 값은 상반기 중 배럴당 44.57달러로, 지난해 평균 33.6달러보다 10.97달러 올랐다.30%가량 오른 셈이다. 그럼에도 휘발유 값은 지난해 ℓ당 1365원에서 올 상반기에는 1393원으로 28원 올랐다.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상승률은 2.2%에 그쳤다. 올해 두바이유 값이 평균 53달러까지 오른다고 해도 소비자들이 쓰는 휘발유 인상분은 ℓ당 100원을 넘지 않을 전망이다. 휘발유 값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가중치는 5.7%이다.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이 34%, 주택 전세값이 13%, 농·축산물이 10%인 것에 비하면 별것 아닐 수 있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폭염과 태풍 등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크게 뛰었으나 올해에는 작황이 아주 좋은 편이다. 이에 따라 올해 물가는 상반기 중 2.7% 오르는 데 그쳤다. 하지만 국내에서 자가용을 보유한 가구가 휘발유 구입에 지출하는 비용이 가처분소득의 9.2%인 점을 감안할 때 당장 물가가 안정됐다고 좋아할 게 아니다. 유가가 조금이라도 더 오르면 가계의 소비지출 부담은 커지고 그 결과 경기회복은 더 지연될 수밖에 없다. 현재의 경기 여건을 감안하면 환율이 다시 오르지 말라는 법도 없다. ●증시,“고유가는 전세계 수요증가를 반영?” 증시는 유가가 배럴당 70∼80달러대로 치솟지 않는 이상 당장은 큰 문제가 없다는 분위기다. 유가 30∼40달러대의 벽을 넘었지만 일시적 충격만 줬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고유가는 1,2차 오일쇼크 때처럼 공급 제한이 아닌 미국과 중국 등의 수요 증가 영향이 크다는 점을 중시한다. 장기적으로 글로벌 경기의 수요 확대라는 측면에서 증시에는 고유가도 호재가 아니냐는 주장이다. 제조업 중심에서 IT(정보기술)산업으로 우리 산업의 구조가 재편, 고유가를 흡수할 여력도 생겼다고 본다. 반면 설비투자 부진으로 기업의 자금수요가 많지 않아 유상증자 등 증시에서의 공급물량은 줄었지만 수요 측면에선 시중의 부동자금이 증시로 몰리면서 매수세가 일기 때문에 주가는 오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불리는 북핵 등의 지정학적 위험도 상당히 줄었다. 그러나 미국 메릴린츠 증권은 최근의 보고서를 통해 국제유가가 곧 70달러를 넘을 전망이며 따라서 주식보유 비중을 낮추고 현금을 늘리라고 추천했다.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하는 국내 증시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산업연구원(KIET)은 유가가 연평균 10달러 오를 경우 우리나라 10대 품목의 수출이 연간 4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연간 수출액 2700억달러의 1%대라는 점에서 이 역시 큰 부담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원가 부담을 전가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이나 납품업체에는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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