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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이슈] 일괄 매각 유찰… 향후 계획은

    [이슈&이슈] 일괄 매각 유찰… 향후 계획은

    “여수엑스포장이 재개장했다고 해서 지난해 인산인해였던 기억을 떠올렸는데 너무 한적해서 실망이 커요.” 지난 4일 오후 2시 여수엑스포장에는 관람객이 100여명도 채 되지 않아 스산한 분위기만 감돌았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여수엑스포장 내 해변에는 오물과 폐목재 등 각종 쓰레기가 흉물스럽게 떠다니고 있었다. 곳곳에 2m 높이의 펜스가 설치돼 있어 답답함을 느끼게 했다. 광주에서 1시간 30여분 걸려 엑스포장을 찾은 김모(43·여)씨는 “그 넓은 부지에 사용하지도 못하는 건물이 처량하게 서 있고, 사람들도 별로 없어 너무 한산하다”고 아쉬워했다. 지난해 820여만명이 찾은 여수세계박람회장이 폐막한 지 1년이 돼가지만 아직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해양 관광명소로 기대를 모은 박람회장은 부지 활용 계획이 세워져 있지 않아 임시방편으로 지난 4월 20일 다시 문을 열었지만 썰렁하기 그지없다. 정부가 지난해 8월 폐장 이후 여수엑스포장의 활용 방안을 놓고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뾰족한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해양수산부는 2조 1000억원이 투자된 여수박람회장의 부지·시설 활용 방안으로 지난해 전체 일괄 매각을 공고했지만 유찰돼 이달 중 2차 공고를 낸다. 세계적인 불경기가 이어지면서 25만㎡에 이르는 전체 부지를 한꺼번에 구입하려는 회사들이 부담을 느끼자 이번에는 일괄매각을 원칙으로 하되 부분매각을 허용할 방침이다.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는 엑스포를 준비하면서 정부로부터 4846억원을 지원받아 사용한 후 1000억원을 기획재정부에 상환했다. 나머지 3846억원을 받기 위해 정부는 엑스포부지를 매각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조직위가 해체되고 새롭게 출범한 여수세계박람회 재단은 빅오쇼와 스카이타워, 디지털갤러리 등 3개 장소를 정비해 재개장했다. 엑스포해양공원으로 이름 붙여진 박람회장은 한화가 따로 운영하는 아쿠아리움까지 4개 시설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지만 사후 활용 방안이 결정되지 않아 시설 투자도 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1993년 개최된 대전엑스포의 경우 행사 기간 1400만명이 방문해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주목받았지만 2008년 행정안전부(현 안전행정부)가 누적적자 등을 이유로 법인청산명령을 내리기도 해 여수엑스포장의 미래도 쉽게 낙관하기 힘들다. 정부가 엑스포 부지 및 시설의 활용·개발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남해안 섬 벨트를 엮는 세계적인 해양복합리조트’를 만든다는 방안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여수박람회장을 세계적인 해양리조트로 건설하겠다는 청사진도 지난해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역 민심을 얻기 위한 전시성 사업으로 계획만 요란했다가 사그라질 정도로 표류하고 있다. 여수상공회의소는 정부의 결정만 기다릴 수 없어 급기야 여수광양항만공사와 공동으로 지난달 27일 ‘해양관광 활성화를 위한 여수·광양항 발전방향 토론회’를 열고 크루즈 전용부두를 갖춘 여수박람회장이 국가지원 대상 거점형 국제 마리나 항만으로 선정된 만큼 남해안 해양관광의 중심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수상공회의소 심장섭 회장은 “크루즈와 마리나 산업이 활성화되면 박람회장 사후 활용을 이끌게 되고, 나아가 관련 기관과 지원시설의 유치를 통해 박람회장 존치 시설의 활용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백두대간 너머 ‘서울바라기’ 그만… 동해, 살 길은 크루즈다

    백두대간 너머 ‘서울바라기’ 그만… 동해, 살 길은 크루즈다

    ‘험준한 백두대간을 뒤로하고 동해를 통해 세계로 나가자.’ 높은 산맥에 둘러싸여 서울만 바라보던 강원도가 바다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동해를 낀 강원도가 크루즈 관광과 북극항로 뱃길 개척에 팔을 걷어붙였다. 항로 추진에 필수인 선박 접안시설 등 각종 인프라는 보잘것없지만 미래를 위해 과감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구온난화로 북극해가 열리며 더 없는 호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서울 등 수도권만 바라보며 살 수 없다는 자각도 컸다. 그래서 눈을 바다로 돌려 아무도 도전하지 않은 크루즈관광 모항을 추진하고 북극항로 개척에 지역의 명예을 걸었다. 대한민국 최북단에 있는 속초와 동해, 삼척 등 항구들도 10~20년 뒤를 내다보며 희망의 불씨를 피우고 있다. 설악권과 양양국제공항을 낀 속초항이 국내 첫 크루즈 관광 모항 추진에 닻을 올렸다. 인프라 시설이 다소 부족해도 발 빠르게 선점해 놓으면 낙후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는 판단에서다. 크루즈 산업은 수천 명의 관광객을 태우고 한 번 출항하면 수개월씩 바다를 다니며 관광길에 나서다 보니 모항에서 식재료 등 필요 물품을 모두 준비해야 한다. 관광객을 맞아 배 안에서 모든 서비스가 이뤄지기 때문에 크루즈 산업은 노동집약 산업이다. 1, 2, 3차 산업이 동시에 이뤄지는 산업으로 물류와 고용 효과도 막대하다. 이렇게 영향이 크지만 아직 국내에는 모항조차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1월 부산~일본 간 첫 크루즈선이 운항을 시작했지만 1년 만에 300억원의 적자를 내고 문을 닫았다. 전문가들은 크루즈 산업은 호텔, 관광이 주요 목적인데 해운산업 위주로 잘못 운영한 결과라는 진단을 내렸다. 뒤늦게 크루즈 관광 산업의 중요성을 알고 올 들어 크루즈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준비되고 있다. 강원도가 이 같은 크루즈 관광 산업의 틈새시장을 겨냥해 속초항을 중심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속초항이 크루즈 모항이 되면 크루즈 관광선을 통해 중국 다롄 등 동북 3성과 러시아 연해주 관광객들이 블라디보스토크항을 통해 속초항으로 들어오고 이들이 국내 경주~여수~제주도~중국 상하이를 넘나들며 관광할 수 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을 통해 국내로 유입되는 관광객은 지금도 한 해 4만명이 넘어 승산은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또 속초항에서 일본 오사카권의 관광객을 끌어 올 수 있는 쓰루가항이나 마이주르항, 도쿄권의 니가타항, 중부권의 사카이미나토, 규슈권의 시모노세키와 후쿠오카와도 연계할 수 있다. 수년 내 북극항로가 열리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항~러시아~베링해~속초항을 오가며 북극의 장대한 자연을 즐기는 관광도 가능하게 된다. 지금까지 유럽에서 수에즈운하를 지나 동북아시아까지 40~50일이 걸리던 운항 거리도 20일이면 가능해진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거리가 짧아진 만큼 크루즈 선박 운항비의 30%를 차지하는 연료비도 대폭 줄어 북극항로 크루즈 관광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구나 크루즈 관광객들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베리아 철길을 이용해 러시아 대륙 횡단 여행도 할 수 있고 속초항에서는 양양국제공항을 통해 서울과 인천으로 이어지는 비행기 여행도 할 수 있다. 이렇게 속초항이 크루즈관광 모항이 되면 유럽은 물론 중국, 러시아, 일본을 잇는 뱃길과 철길, 비행기길을 여는 다양한 여행상품 개발도 가능해진다. 강원도는 국회에서 관련법이 만들어질 때까지 국제 협의체를 위한 크루즈 관련 산업협회를 설립하고 인력 자원을 육성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2만 6000t급 선박 유치를 위한 물밑 작업도 한창이다. 또 내년부터 2015년까지 국비 212억원을 들여 속초항 관광선 여객부두를 조성할 청사진을 그려 놓고 대형 크루즈 유치를 위한 기반 조성에 나선다. 이동철 도 환동해본부장은 “이미 지난 4월 사업비 15억원을 들여 ‘여객부두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시작했고 연말쯤 완료될 예정”이라면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사업비 684억원을 들여 국제여객터미널도 건립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업비 1억원을 들여 ‘크루즈 및 해운산업 발전전략 연구용역’도 진행하고 있다. 속초항을 중심으로 ‘크루즈 특구’ 지정도 신청할 계획이다. 특히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기간에 크루즈를 외국인 숙박시설로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속초~일본~러시아~중국~제주도를 연결하는 구체적인 국제 크루즈 관광항로 개설도 추진한다. 지난 3월에는 ‘크루즈 산업 특성화 및 기반조성’을 위해 국내 유일의 크루즈선사인 하모니크루즈와 대경대, 속초시가 크루즈 운영 시범사업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달 중에는 중국 상하이에 있는 12~13개 크루즈 관광 전문회사를 초청해 사계절 관광이 가능한 속초와 설악권의 관광 실태를 보여 주고 크루즈 모항으로의 가능성도 타진한다. 박태욱 강원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속초항은 주변이 청정 자연관광 지역으로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바다도 수심이 깊고 조수간만의 차가 없어 크루즈 관광 산업의 모항으로 안성맞춤”이라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만 따라 준다면 낙후된 강원 동해안권의 경제를 살리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속초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정부 3.0 ‘소통’코리아, 국민이 웃는다] 열린정부가 바꾸는 국민의 삶

    [정부 3.0 ‘소통’코리아, 국민이 웃는다] 열린정부가 바꾸는 국민의 삶

    “일종의 화이트보드와 비슷하다. 새 개정안에 대해 할 말이 있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해미시 매카들 뉴질랜드 경찰청 심의관)뉴질랜드 경찰청은 2007년 경찰법을 개정하며 이른바 ‘위키피디아’ 방안을 차용했다. 제정 50년여 만에 개정하는 새 법률안에 대한 의견을 누구나 온라인 방에 올릴 수 있게 한 것이다. 뉴질랜드 경찰청은 화이트보드 위에 글을 쓰듯이 의견을 올릴 수 있게 하고 심지어 낙서 같은 글도 허용했다. 이렇게 모인 의견을 이듬해 국회에 모두 제출했다. 뉴질랜드의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추세가 된 이른바 ‘열린 정부’의 한 단면이다. ‘맞춤형’을 강조하는 ‘정부3.0’의 또 다른 지향점은 개방 및 공개다. 쏟아지는 공공 정보의 개방과 활용이 어떻게 국민의 삶을 바꿀지, 정부가 생산할 수 있는 공공 정보의 양은 과연 얼마나 거대할지에 대해 생각해 보자. 안전행정부는 최근 ‘정부3.0 비전’ 선포식에서 공공 데이터 개방이 가져올 갖가지 미래 변화상을 소개했다. 기상 정보를 민간에 제공하면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발굴하고, 교통 정보를 알려주면서 유통·물류산업의 발전을 이끈다는 등의 청사진이었다. 이러한 미래는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규모와 범위의 데이터만으로는 실현이 불가능하다. 많은 양(크기·Volume)과 정형·비정형 등의 다양한 형태(다양성·Variety), 빠른 처리 시간(속도·Velocity) 등 ‘3V’를 특징으로 하는 빅데이터의 분석과 활용에 정부3.0의 미래가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정부3.0 비전 선포식에서 소개한 다양한 사례도 이러한 빅데이터가 어떻게 민원·행정 서비스에 활용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즉 계층이나 연령, 지역 등에 따라 ‘평균’적인 정책 대상자를 가정해 적절한 정책을 생산했던 정부가 국민 개개인의 요구에 대응하는 맞춤형 정책을 만드는 데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지도자가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결정한다는 견해에 동의한다면 지난 미국 대선은 빅데이터가 한 국가의 명운을 결정한 가장 극명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재선에 성공한 지난 대선은 이른바 ‘데이터 선거’로 불릴 만큼 빅데이터가 선거 캠페인에 활용된 대표적인 예이기 때문이다. 선거운동본부장 짐 메시나가 이끈 오바마 캠프는 정보기술(IT) 전문가 300명을 영입해 2억명에 달하는 미국 국민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유권자 한명 한명에게 맞는 맞춤형 전략으로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미국 IT업계에서 ‘모셔 가기’ 바쁘다는 오바마 캠프 기술팀들과 함께 정권을 재창출한 오바마 행정부가 IT 기반의 열린 정부를 표방하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미 정부는 대선 공약의 진행 상황, 예산 집행 과정과 현황, 경기 부양 관련 현황을 모두 세부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또 171개 기관의 정보와 37만여개 원본 및 지리 정보 데이터, 137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 현 정부도 오바마 행정부처럼 공공정책 문건의 원문 공개 등을 준비하고 있다. 공급자 중심의 정보 공개 패러다임이 수용자 중심으로 바뀐다는 의미다. 공공기관의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면 연간 1억건의 문서가 생산되는 즉시 공개될 것으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320배 이상이 공개되는 것이다. 또 부처별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과제들을 준비하고 있다. 범죄 기록과 인구 통계 등 정형화된 데이터와 주민 신고 등의 비정형 데이터를 연계하려는 경찰청의 범죄 대책과 일자리 현황 및 경제·산업 동향을 분석한 고용노동부의 고용정책, 업종별·지역별·연령별 상권 정보와 대출, 임차료, 권리금 등의 정보를 연계한 중소기업청의 자영업자 대책 등이 그 사례다. 채승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치안과 복지 분야 등의 공공정책에서 빅데이터 활용이 기대된다”면서 “공공의 행정력을 무제한으로 늘릴 수 없다면 빅데이터 활용으로 효율적인 행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정책의 개방, 공개와 정책 수립 단계의 소통, 협력을 연계하는 것은 정부3.0의 또 다른 목표다. 정부3.0 계획의 하나로 추진하는 대형 국책사업의 온라인 토론 의무화도 ‘열린 정부’로 가야 한다는 방향과 일맥상통한다. 정부는 오는 10월 행정절차법 개정안을 제출할 때 입법 과정에서 국민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요 국정 과제에서 온라인 토론과 전자공청회, 전자설문조사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안행부 관계자는 “입법 과정에서 온라인을 통해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도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한 뉴질랜드의 경찰법 개정 사례도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러한 방향에 대해 기술적 요소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김철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스마트폰의 활성화와 함께 새로운 정보 격차가 부각되고 있는 문제는 온라인 직접민주주의가 직면할 수 있는 한계”라고 말했다. 그는 공공 데이터의 공개도 일종의 영리화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정보가 자본에 의해 영리화될 경우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수요자인 국민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 자체가 정부3.0의 밑바탕에 시장 논리가 깔렸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중국어로 인사말과 마무리·中 고전 인용… 칭화대 연설 ‘뜨거운 호응’

    “국가 간의 관계도 국민들 간의 신뢰와 지도자들 간의 신뢰가 두터워진다면 더욱 긴밀해질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방중 사흘째인 지난 29일 베이징의 명문 칭화대(淸華大)를 찾아 한·중 관계의 비전과 ‘새로운 한반도’를 키워드로 삼는 ‘새로운 20년을 여는 한·중 신뢰의 여정’을 주제로 연설을 했다. 박 대통령은 22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인사말과 마무리 등 10분 이상을 중국어로 말해 기립박수를 받는 등 11차례 학생들의 박수를 이끌어 냈다. 박 대통령은 중국 고전인 관자(菅子)와 중용(中庸), 제갈량(諸葛亮)의 고사 등을 인용하며 한·중 간 신뢰와 우의 구축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우선 제갈량이 아들을 훈계하기 위해 적은 계자서(誡子書)에 나오는 ‘담박영정’(淡泊寧靜·군자의 행실은 고요함으로 몸을 닦고, 검소함으로 덕을 기른다) 고사를 인용, 시련과 역경을 이겨낸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인생의 어려운 시기를 헤쳐 가면서 깨우친 게 있다면 인생이란 살고 가면 결국 한 줌의 흙이 되고 100년을 살다 가도 긴 역사의 흐름 속에서 보면 결국 한 점에 불과하다는 것”이라면서 “바르고 진실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자신이 그동안 밝혀 온 대북정책 구상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설명하면서 ‘새로운 동북아’와 ‘새로운 한반도’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중국의 젊은이 여러분이 이 원대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며 한·중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주역(周易)에서 따온 칭화대의 교훈 ‘자강불식 후덕재물’(自强不息 厚德載物·끊임없이 스스로 힘써 정진하고, 덕행을 쌓아 만물을 이끌라)도 중국어로 언급하는 등 확실한 ‘중국통(通)’임을 과시했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에서 ‘박근혜’가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기록하는 등 중국 네티즌들도 이날 연설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이 대학 출신으로 현재 중국에서 여성으로는 최고 직위에 오른 류옌둥(劉延東) 부총리를 만나 반가워하며 포옹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선물로 칭화대 교문 모형과 자신이 감명 깊게 읽은 ‘중국철학사’의 저자 펑유란(馮友蘭·1894~1990)이 쓴 당나라 한시 족자를 받았으며, 참석한 학생들에게 자신의 중국어판 자서전을 선물했다. 펑유란의 족자는 우리의 문화재청 격인 국가문물국에 등록돼 있는 ‘문화재’로 문물국 허가를 받아 박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베이징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한국전기안전공사] “내 일을 내 일처럼 하면 내일이 열려 확실한 성과보상… 신명나는 일터로 ‘비전 2022’로 중장기 전기안전 실천”

    [한국전기안전공사] “내 일을 내 일처럼 하면 내일이 열려 확실한 성과보상… 신명나는 일터로 ‘비전 2022’로 중장기 전기안전 실천”

    지난 25일 찾은 한국전기안전공사의 3층 복도는 어두침침했다. 처음엔 불이 나갔나 했다. 그러나 접견실의 뱅뱅 도는 선풍기, 빼꼼하게 열린 창문을 보고서야 총리실 출입기자 시절 접했던 그 ‘유명한’ 인사가 되살아났다. 부채를 들고 반갑게 기자를 맞은 박철곤 사장은 여전히 호방함을 풍겼고, 인터뷰 내내 꾸밈 없는 열정을 쏟아냈다.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된 인터뷰의 키워드는 바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었다. →취임한 지 2년이 됐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2년 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했고 성과도 크게 냈다고 생각한다. 전기안전공사가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또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바탕도 마련했다. 새로운 회사로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제2의 창사’를 천명했다. 미래지향적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공공기업 경영평가 결과가 생각보다 낮게 나와서 속상하다. 공공기관장 평가가 B로 나왔고 기관평가는 보통으로 나왔다. 어제 아침 주간회의에서도 준비된 회의 자료는 무시하고 개선 방안 등을 토론했다. 2년 동안 열심히 했고 주위에서도 인정했는데 평가 시스템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잘못한 일은 한 건도 없었다. 지난해 지식경제부 주관 ‘2012 재난안전관리 유공자 포상 및 2013년 재난안전 결의대회’에서 재난안전관리 최우수기관 단체 표창인 ‘지식경제부 장관상’을 받았다. →어떤 성과를 냈는가. -직원들이 미래를 내다보며 일할 수 있도록 시야를 넓혀 준 것이 가장 큰 성과다. 그렇게 일할 수 있도록 시스템도 만들었다. ‘전기안전 선도기업, 행복한 고객, 신명 나는 일터’로 비전을 바꿨다.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함으로써 실천할 수 있도록 했다. 우선 비전 가운데 전기안전 선도기업은 산업을 먼저 끌고 가자는 것이다. 가령 신재생 에너지, 무선충전 방식의 버스, 전기차 등이 새로 나올 것을 예측하고 안전기준기술 만들고 표준을 제시해 산업을 선도해야 한다. 고객이 서비스와 전기안전 두 가지를 통해 행복해지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다. 고객이 바라는 것 이상의 서비스를 해야 한다. 신명 나는 일터는 스스로 신나서 일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다. 열심히 일한 사람이 평가받고 능력 있는 사람이 보상받는 주식회사형 인사 시스템을 도입했다. 취임사에서 성과에 따른 인사를 하고 성과 보상은 확실히 하겠다고 선언했다. 일심히 일하는 사람을 찾아서 보상하면 모두가 열심히 하게 된다. 그야말로 잘되는 조직의 모습이다. →아직도 국민들에게 전기안전공사는 생소하다.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전기안전공사는 한마디로 전기 분야의 의사이자 종합병원이다. 한국전력과 착각하는데 다르다. 한전은 전기를 생산해 공급하는 시장형 공기업이다. 전기안전공사는 국민들이 전기를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전기 재해에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 준다. 전기 설비를 검사·점검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전기안전을 진단해 주고 안전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일도 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전기를 안전하게 사용하고 절전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전국 13개 지역본부와 47개 지사, 직원 2700명 정도가 있다. 직원 90%가 지역본부와 지사에 나가 근무하고 있다. →고객 감동을 강조했는데 찾아가는 서비스 차원에서 현장 인력이 부족한 게 아닌가. -현장 인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전기안전공사는 준정부 기관으로 자립형 회사다. 예산 지원 없이 검사 수수료 등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점검 수수료는 전력기금에서 내준다. 수수료는 안 올려 주고 수입은 한정돼 있다. 그렇다 보니 직원을 한없이 늘릴 수 없다. 공사 중에서도 급여가 열악한 편이다. 전기안전 관리대행 업무, 전기설비 진단 사업 등 새로운 수익 사업을 하고 있다. 해외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 많이 진출해 있다. 어느 현장이든 전기설비가 없는 곳은 없다. 그런데 대부분 해외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일을 하고 있었다. 전기안전공사가 이 일을 대신할 수 있다. 국내 건설사들을 도우면서 우리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해외사업으로 쌓은 실적 덕분에 전기안전공사를 이용하려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 두바이에 지사를 설립했다. 주로 중동 지역 사업을 하고 있는데, 동남아시아를 타깃으로 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18개국에서 사업을 했고 30명 정도의 직원이 나가 있다. →나라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는 얘긴데. -지난해 1월 1일자로 미래전략본부와 미래전략실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공사에서 무슨 미래전략실, 미래전략본부냐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새 정부에서 미래전략수석을 발표하고 미래전략을 내놓았다. 전기안전공사 비전 중 하나가 행복한 고객인데 박근혜 대통령도 국민행복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해 오던 것을 새 정부가 하니까 직원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창조경제는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개선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만드는 것이다. 같은 일이라도 기술을 개발해 하는 것은 창조경제다. 예를 들어 무정전 점검이 대표적이다. 무정전 점검은 공장 가동 상태에서 점검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은 정전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비전 2022는 뭔가. -사장으로서 3년 동안 할 수 있는 것은 한정적이다. 앞으로 50년 또는 100년 뒤에도 국민 안전과 행복을 지켜 주는 전기안전공사가 되려면 토대를 확고히 해야 한다. 비전 2022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중장기 청사진이다. 전기안전공사가 내년에 40주년을 맞는다. 제2 창사 비전을 선포했지만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시스템이 필요한지 과제를 마련하기 위해 컨설팅 회사와 직원들이 합동 작업을 진행했다. 5대 분야, 10개 과제, 22개 세부과제, 28개 실행과제 등 방향을 설정했다. 2022년이 되면 완성되는 것이다. 중장기 계획의 주춧돌인 셈이다. →‘내일 경영’과 같은 맥락인가. -그렇다. 기본은 내일 경영이다. 경영 방침대로 ‘내 일(My Business)을 정말 내 일(My Work)처럼 하면 내일(Tomorrow)이 열린다’는 확신을 직원들에게 심어 줬다.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으로 있을 때 일만 했다. 행정고시 25회 출신인데 승진은 늘 선배들을 앞질렀다. 가령 5급에서 1급까지 승진할 때 17회, 10회, 11회나 앞선 기수를 뛰어넘는 인사 대상자였다. 누가 알아주길 바라지 않았고 개인 일보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다. 선배를 부하 직원으로 모시고 있었지만 갈등도 없었다. 뒤돌아봐도 부끄럼 없을 만큼 열심히 했다. →본인을 모델로 삼으라는 말로 들린다. -열심히 일하도록 만들고 열심히 하면 승진한다. 솔선수범하는 데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승진에서 밀리는 직원이 있었다. 정년을 앞두고 있다고 승진을 못 하라는 법은 없다. 그래서 승진을 시켰다. 내일 퇴임하더라도 끝까지 책임지고 열심히 일하면 보상이 있는 회사가 돼야 한다. 박지현 부사장도 공고를 졸업한 뒤 공사에 들어왔다. 부사장을 내부 출신으로 뽑은 것은 처음이다. 고졸로 입사해 꿈꾸지 못한 것이지만 내가 그렇게 했다. 자기 일처럼 하면 내일(Tomorrow)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사례다. →내년 6월이면 서울 시대를 마감하고 전북 시대가 열리는데. -창립 40주년을 맞는 내년에 전북 완주 시대를 연다. 단순히 사옥을 옮기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제2창사를 선언하고 실질적으로 실천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과거와 다른 새로운 전기안전공사의 탄생을 의미한다. 새로 짓는 사옥의 콘셉트도 미래를 향해 발전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창립 40주년을 기점으로 앞으로 50년, 100년의 미래를 향한 새로운 탄생이다. 그래서 사옥 이전 등에 힘쏟고 있다. 지금까지 안 했던 전국 직원 체육대회도 계획하고 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평생을 공직자로 살아왔다. 공직에서 얻을 수 있는 돈이나 권력은 허망한 것이고 명예만 얻고자 했다. 내가 없을 때 나를 손가락질하는 게 아니라 박수받을 수 있는 공직자가 되도록 노력해 왔다. 간부들과 해병대 캠프와 특전사 캠프에 갔을 때도 내가 앞장서서 뛰었다. 일도 하고 싶어서 하면 신나고, 신나게 하면 힘도 덜 들고 보람도 있다. 남은 시간도 열심히 해서 지금까지 해 온 실험들이 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 후임으로 누가 오든 쉽게 바꾸기 어려운 발전 방향으로, 큰 흐름으로 정착됐으면 한다. 정리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박철곤 사장은 ▲1952년 전북 진안 출생 ▲한양대 행정학과 ▲행시 25회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 총괄심의관, 기획관리조정관, 심사평가조정관, 규제개혁조정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차관급)
  • 朴대통령 中칭화대 연설 전문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방중 사흘째인 29일 베이징(北京)의 명문 칭화대(淸華大)를 찾아 ‘새로운 20년을 여는 한중 신뢰의 여정’을 제목으로 연설을 했다. 다음은 연설 전문. 안녕하세요! 존경하는 천지닝(陳吉寧) 총장님과 교직원 여러분, 그리고 칭화대 학생 여러분, 오늘 중국의 명문 칭화대학의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칭화대 학생 여러분을 보니, 곡식을 심으면 일년 후에 수확을 하고, 나무를 심으면 십년 후에 결실을 맺지만, 사람을 기르면 백년 후가 든든하다는 중국고전 관자(管子)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이곳 칭화대의 교훈이 ‘자강불식 후덕재물(自强不息 厚德載物)’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 교훈처럼 쉬지 않고 정진에 힘쓰고, 덕성을 함양한 결과 시진핑 주석을 비롯하여 수많은 정치지도자들을 배출했고, 중국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도 배출했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생각과 열정이 중국의 밝은 내일을 열게 할 것이라 믿습니다. 오늘 이렇게 여러분과 함께 한국과 중국이 열어갈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학생 여러분, 한국과 중국은 수천 년의 역사를 함께 해오면서 다양한 문물과 사상을 교류해왔습니다. 그래서 마음으로 공유하는 것이 많고, 문화적으로도 통하는 데가 많습니다. 한국과 중국이 1992년에 수교한 지 약 20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우호협력의 발전 속도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동안 교역액은 무려 40배나 늘었고, 중국과 한국을 오가는 비행기와 선박이 하루에 백편이 넘습니다. 양국 공히 약 6만명의 학생들이 서로 유학을 하고 있는데, 이곳 칭화대에도 1천400여명의 한국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많은 한국 국민들은 어려서부터 삼국지와 수호지, 초한지 같은 고전을 책이나 만화를 통해서 접해왔습니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중국에 관광 오게 되면, 마치 잘 아는 곳에 온 것처럼 친근감을 느끼곤 합니다. 저도 오래전에 소주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소주, 항주가 있다는 말이 정말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이곳저곳이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또, 역지사지(易地思之)라든가, 관포지교(管鮑之交), 삼고초려(三顧草廬)같은 중국 고사성어들은 한국 사람들도 일반 생활에서 흔히 쓰는 말입니다. 저는 양국이 불과 20년 만에 이렇게 급속도로 가까워질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렇게 문화적인 인연이 뿌리 깊게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공감대야말로 정말 소중한 것 아니겠습니까? 어제 저녁 저는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우정의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한국의 K-POP 가수들과 중국의 대중가수들이 함께 공연을 했는데, 양국 젊은이들이 문화로 하나가 되는 현장을 보면서 참 반가웠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중국 선현들의 책과 글을 많이 읽었고, 중국 노래도 좋아하는데, 이렇게 문화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야말로 진정 마음으로 가까워지고, 친구가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생 여러분, 저는 한중 관계가 이제 더욱 성숙하고, 내실있는 동반자 관계로 발전해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정치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온 것이 국민의 신뢰인데, 저는 외교 역시 ‘신뢰외교’를 기조로 삼고 있습니다. 국가 간의 관계도 국민들 간의 신뢰와 지도자들 간의 신뢰가 두터워진다면 더욱 긴밀해질 것입니다. 저와 시진핑 주석은 지난 2005년에 처음 만났습니다. 당시 저장성 당 서기였던 시 주석과 만나‘새마을 운동과 신농촌 운동’을 비롯해서 다양한 양국 현안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시주석과의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앞으로 더욱 발전적인 대화와 협력을 해 나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지난 20년의 성공적 한중관계를 넘어 새로운 20년을 여는 신뢰의 여정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이틀 전 제가 시 주석과 함께 채택한 ‘한중미래비전 공동성명’은 이러한 여정을 위한 청사진이자 로드맵입니다. 현재 두 나라 정부는 무역자유화를 목표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될 경우, 양국 경제관계는 더욱 성숙한 단계로 발전할 것이고, 새로운 경제도약을 이뤄가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나아가 동북아의 공동번영과 역내 경제통합을 위한 견인차가 될 것입니다. 또한, 기후변화와 환경 등 글로벌 상생을 위한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벌써 우리 젊은이들은 자발적인 협력사업을 펼쳐오고 있습니다. 예로, ‘한중 미래숲’이란 민간단체는 양국 젊은이들과 함께 2006년부터 네이멍구 지역 사막에 나무를 심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600만 그루를 식수했습니다. 중국 내륙의 사막화를 막아 황사를 줄이기 위한 이러한 노력은 양국의 좋은 협력사례이고, 앞으로 이런 협력 모델을 더욱 확대해 가야 할 것입니다. 양국의 뿌리 깊은 문화적 자산과 역량이 한국에서는 한풍(漢風), 중국에서는 한류(韓流)라는 새로운 문화적 교류로 양국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가깝게 만들고 있는데 앞으로 한국과 중국이 함께, 아름다운 문화의 꽃을 더 활짝 피워서 인류에게 더 큰 행복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학생 여러분, 지금 전 세계가 아시아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을 비롯해서 아시아 국가들이 다방면에서 서로 협력을 강화해 간다면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는 매우 불안정합니다. 역내 국가 간에 경제적인 상호의존은 확대되는데, 역사와 안보문제를 둘러싼 갈등과 불신으로 인해 정치, 안보 협력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이라고 부르는데, 지금 동북아에는 역내 국가간에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고 평화와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다자적 매커니즘이 없습니다. 중용에 이르기를 ‘군자의 도는 멀리 가고자 하면 가까이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고, 높이 오르고자 하면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했습니다. 국가 간에도 서로의 신뢰를 키우고, 함께 난관을 헤쳐 가며,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저는 동북아 지역도 역내 국가들이 함께 모여서 기후변화와 환경, 재난구조, 원자력안전 문제 같이 함께 할 수 있는 연성 이슈부터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점차 정치, 안보분야까지 협력의 범위를 넓혀가는 다자간 대화 프로세스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러한 신념을 담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해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논의를 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한국과 중국이 신뢰의 동반자가 되어‘새로운 동북아’를 함께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칭화대 학생 여러분, 저는 동북아에 진정한 평화와 협력을 가져오려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가 ‘새로운 한반도’ 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평화가 정착되고, 남북한 구성원이 자유롭게 왕래하고, 안정되고 풍요로운 아시아를 만드는데 기여하는 한반도가 제가 그리는 ‘새로운 한반도’의 모습입니다. 저는 한반도에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고 싶습니다. 비록 지금은 남북한이 불신과 대립의 악순환에서 못 벗어나고 있으나, 저는 새로운 남북관계를 만들고,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은 핵보유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국제사회의 일치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세계와 교류하고, 국제사회의 투자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핵개발을 하는 북한에 세계 어느 나라가 투자를 하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내건 핵무기 개발과 경제건설의 병행 노선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고, 스스로 고립만 자초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만약 북한이 핵을 버리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는 변화의 길로 들어선다면, 한국은 북한을 적극 도울 것이고, 동북아 전체가 상생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남북한 구성원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게 된다면, 동북 3성 개발을 비롯해서 중국의 번영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북한문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사라진 동북아 지역은 풍부한 노동력과 세계 최고의 자본과 기술을 결합하여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지구촌의 성장 엔진’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삶에도 보다 역동적이고 많은 성공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한국과 중국의 젊은이 여러분이 이 원대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이 자리에 계신 칭화인 여러분이 그런 ‘새로운 한반도’, ‘새로운 동북아’ 를 만드는데 동반자가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학생 여러분, 한국과 중국의 강물은 하나의 바다에서 만납니다. 중국의 강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고, 한국의 강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릅니다. 그리고 서해 바다에서 만나 하나가 됩니다. 지금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지도아래, ‘중국의 꿈’(中國夢)을 향해 힘차게 전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국도 국민 행복시대와 인류평화에 기여하는 한반도라는 한국의 꿈(韓國夢)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은 국민 행복, 인민 행복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함께 전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두 나라의 강물이 하나의 바다에서 만나듯이, 중국의 꿈(中國夢)과 한국의 꿈(韓國夢)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는 한국의 꿈과 중국의 꿈이 함께 한다면, 새로운 동북아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한국과 중국이 함께 꾸는 꿈은 아름답고, 한국과 중국이 함께하는 미래는 밝을 것입니다. 학생 여러분, 젊은 여러분의 삶에는 앞으로 많은 시련과 어려움이 있을지 모릅니다. 저에게도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젊은 시절이 있었습니다. 저의 꿈은 전자공학을 전공해서 나라의 산업역군이 되겠다는 것이었는데, 어머니를 여의면서 인생의 행로가 바뀌었고, 아버님을 여의면서 한없는 고통과 시련을 겪었습니다. 그 힘든 시간을 이겨내기 위해 저는 많은 철학서적과 고전을 읽으면서 좋은 글귀는 노트에 적어두고 늘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러면서 고통을 이겨내고 마음의 평화를 되찾을 수 있었고, 인생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가치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 기억에 남는 글귀 중 하나가 제갈량이 아들에게 보낸 배움과 수신에 관한 글입니다. 마음이 담박하지 않으면 뜻을 밝힐 수 없고, 마음이 안정되어 있지 않으면 원대한 이상을 이룰 수 없다. 그 내용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인생의 어려운 시기를 헤쳐가면서, 제가 깨우친 게 있다면 인생이란 살고 가면 결국 한줌의 흙이 되고, 100년을 살다가도 긴 역사의 흐름 속에서 보면 결국 한 점에 불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바르고 진실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시련을 겪더라도 고난을 벗 삼고, 진실을 등대삼아 나아간다면, 결국 절망도 나를 단련시킨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굴하지 말고, 하루하루를 꿈으로 채워 가면서 더 큰 미래, 더 넓은 세계를 향해 용기 있게 나아가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중국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앞으로 문화와 인문교류를 통해서 더 가까운 나라로 발전하게 되기를 바라면서, 여러분의 미래가 밝아지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DMZ 세계평화공원 내거야”

    “DMZ 세계평화공원 내거야”

    구체적인 청사진도 마련하지 않은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을 놓고 강원도와 경기도의 접경지역 자치단체들이 벌써 유치전에 뛰어들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19일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달 초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의회 연설에서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제안한 뒤 휴전선을 접한 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유치위원회를 만들고 정부와 국회에 건의문을 발송하는 등 유치 활동에 들어갔다. 강원 고성군은 일찌감치 강원도와 지역 국회의원에게 유치 건의문을 전달한 데 이어 최근 안전행정부, 국토연구원 등 관계기관에 DMZ 세계평화공원 유치(조성) 계획 및 당위성을 담은 공문을 발송해 협조를 요청했다. 앞으로 평화공원 조성과 관련해 각계에 유치 당위성을 알려 나가는 것은 물론 대대적인 유치 활동도 전개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17일부터 온라인 홍보활동에 들어갔고 홍보 현수막 설치, 유치 서명운동 전개 등 대대적인 붐 조성에도 나섰다. 21일에는 ‘DMZ 세계평화공원 고성 유치위 구성’을 위한 준비회의도 개최한다. 군 관계자는 “고성은 세계 유일의 분단 자치단체로 평화통일 염원의 상징지대이며 금강산 관광 등으로 남북 교류 협력 및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남북 교류협력 및 평화통일의 시발점이자 중심지”라고 당위성을 주장했다. 철원지역 사회단체들도 DMZ 세계평화공원 유치의 당위성을 담은 건의문을 채택해 정부 각 부처에 발송하기로 했다. 지역 사회단체들은 최근 군청에서 유치위원회 구성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열고 철원군민 유치 서명운동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들 사회단체는 “지정학적으로 휴전선 155마일(약 249㎞) 가운데 약 30%에 해당하는 70㎞가 철원군을 통과하는 등 철원이 한반도 중앙이자 중심부이기 때문에 사업지로 최적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파주시와 연천군 등 경기도지역 접경 자치단체들도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위해 포럼과 학술대회를 여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향토기업 특선] (20) 자동차 부품업체 경창산업

    [향토기업 특선] (20) 자동차 부품업체 경창산업

    대구의 가장 대표적인 산업이 섬유라는 데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대구 섬유는 한때 서문시장을 중심으로 전국 직물 거래량의 절반 이상(52%)을 차지했을 정도였다. 서대구공단 등 도심 공단 곳곳에는 대부분 섬유공장이 자리 잡았다. 그러나 섬유가 사양산업이 되면서 이제 대구는 더 이상 섬유로 먹고살 수도 없게 됐다.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한 대구의 중심에 경창산업이 있다. 경창산업은 연륜이 상당하다. 지천명을 넘어 이순을 향해 달려간다. 1961년 중구 동인동의 한 작은 창고에서 자전거 공장으로 시작했다. 당시에는 경창공업이었고 종업원은 7명이 전부였다. 모든 공정은 손으로 이뤄졌고 밤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등불과 촛불을 켜고 작업했다.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회사로 발돋움하는 지금과 비교하면 출발은 초라했다. 경창산업은 “등불과 촛불을 켜고 직원들이 수동으로 부품을 생산했다”며 “당시 사용했던 기계는 경창의 역사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의 역사”라고 밝혔다. 경창산업은 부피가 크고 만들기도 어려워 아무도 도전하지 않았던 자전거 체인을 덮는 케이스 생산에 돌입했고 이내 생산력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1966년 북구 침산동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수동 작업에서 벗어나 전기 모터로 기계화 작업이 가능해졌다. 경창산업이 자동차 부품 회사로 전환한 것은 1972년. 손으로 자전거 부품을 만들던 시절에서 10년 만에 첨단 자동차 부품 생산에 도전할 정도로 기술력을 키웠다. 1975년엔 현대자동차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했고 이 같은 변신이 지금의 규모로 성장한 계기가 되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현대자동차 부품 협력업체 중 가장 먼저 작업환경 개선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1996년 외환위기가 오기 전 경창산업은 150억원을 들여 자동차 자동변속기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기존 자동변속기는 주물로 만든 까닭에 무거웠고 연비도 좋지 않았다. 이를 개선한 신세대 자동변속기 생산에 도전했다. 이 때문에 부도 위기를 맞았지만 이를 극복하면서 되레 신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손일호 회장은 “신규 투자했는데 외환위기를 맞아 하루에도 수십 번씩 부도를 걱정했다”며 “이때 어려움을 잘 극복한 게 보약이 됐다”고 말했다. 결국 경창산업은 비절삭 점진성형공법을 개발, 무게는 가벼우면서 내구성이 강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 제품은 현대·기아자동차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현대·기아차 6단 변속기 부품의 90% 가까이 납품한다.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1987년 경창정공을, 1988년에는 KCW를 설립해 3사 체제를 갖췄다. KCW는 와이퍼, 워셔히터(차량 앞유리 세정액 가열장치) 등을, 경창정공은 프레스와 휠을 생산한다. 이들 3사는 2006년 이후 매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 갔다. 14개 사업부와 8개 공장은 물론 중국과 미국에 4개의 현지 생산·판매법인을 두고 있다. 종업원도 2000여명에 이른다. 경창산업은 지난 50여년간 단 한 번의 노사분규도 없었다. 2001년 신노사문화 대상을 받기도 했다. 투명 경영이 그 원인이다. 생산직과 사무직의 상호교환 근무제 등으로 사내 화합 문화도 만들어 냈다. 꾸준한 기술 개발로 섀시 등 4개 분야에 219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등록도 85건에 이른다. 또 실용신안과 디자인, 상표 등의 지적재산권만 410건을 보유했고 각종 품질인증도 획득했다. 최근에는 한국수출입은행이 선정한 국내 중소·중견기업 30개 히든챔피언 육성 대상 기업에 포함됐다. 수출입은행은 선정 기업에 해외진출에 필요한 금융을 제공할 계획이다. 경창산업은 올해 매출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난 6700억원으로 예상한다. 또 2017년까지 매출액 1조원 달성이란 야심 찬 목표도 세웠다. 일본의 세계적 와이퍼 생산업체인 NWB도 뛰어넘는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출시한 워셔히터의 러시아 등지 수출을 추진한다. 올해 7만대, 내년에 10만대 계약이 목표다. 경창산업은 현재 대구테크노폴리스에 9번째 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6만 6000㎡ 부지에 건평 2만 7000㎡ 규모다. 오는 12월 준공되며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열린세상] 새 정부의 그랜드 디자인/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새 정부의 그랜드 디자인/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넉 달째로 접어들고 있다. 이제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의 진용도 갖추어지고, 바야흐로 새롭게 출범한 정부다운 면모를 다듬어 가고 있는 듯하다. 수많은 현안과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데, 그중에서도 대외정책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들이 오간다. 국내정치도 물론 쉽지 않지만 북한을 포함한 주변정세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북한의 핵실험과 국제사회의 제재, 일본의 우경화, 중국의 부상, 한·미관계의 재조정 등 새 정부 출범부터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대북관계와 주변 4강 관계는 한반도 대외정책의 핵심이다. 올 초부터 심각하게 전개된 북한의 핵실험과 유엔의 제재, 그리고 개성공단 폐쇄에 이르는 일련의 긴장국면은 새 정부의 가장 큰 시련이 되고 있다. 이와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한·미 간의 안보협력과 정책공조 역시 지난번 대통령의 방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과제였다. 이달 말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점차 중요해지는 한·중관계에 대한 비중 있는 논의가 기대된다. 한편 주변 국가들과의 감정적 대립을 불사하고 있는 일본의 우경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고민도 깊어만 간다. 그런데 이런 여러 현안들을 죽 펼쳐 놓으면 무언가 큰 그림이 떠올라야 하는데 그게 보이지 않는다. 퍼즐조각 하나하나가 다 중요하지만 이것들을 다 맞추었을 때 전체가 하나로 뭉쳐지는 그림이 안 보인다는 얘기다. 새 정부의 입장에서는 각각의 퍼즐조각을 찾기도 힘겨운데 큰 그림도 함께 그리라니 억울하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퍼즐이 맞추어지는 과정을 관람해야 하는 국민들 입장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현안들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종착점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부의 ‘그랜드 디자인’이 약하다는 데 있다. 국내정치 차원에서는 다양한 공약들이 정책화되면서 창조경제,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등의 그림들이 빠르게 그려지고 있다. 그런데 대외정책의 차원에서는 다양한 이슈들을 한데 모으는 국가전략, 큰 그림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말하자면 한반도 현안과 주변 4강에 관련된 이슈들이 결국에는 우리의 어떤 미래를 보장할 것인가에 대한 거대 담론이 없다는 것이다. 원칙을 중시하는 철학이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중요한 정책 가이드라인이지만, 어디까지나 ‘과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실무경험이 풍부한 외교안보라인이 많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이들을 한데 묶는 통합 프레임워크가 여전히 선명하지 않다. 백범 김구는 자신이 원하는 미래의 국가가 ‘아름다운 나라’로서 ‘문화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왜 그래야 하는지도 분명하게 언급했다. 우리는 스스로 풍족하게 살 수 있을 만큼의 경제력과 남의 침략을 막아낼 정도의 군사력만 가지면 족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다만 ‘문화력’만큼은 한없이 가지고 싶어 했는데, 이를 통해 우리뿐만 아니라 남까지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인류에게 필요한 것은 물질적 요소가 아니라 정신을 배양하는 일이며, 이를 위해 문화가 필수적 요소라고 보았다. 백범은 우리나라가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으로서 다른 나라의 모범이 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평화의 기틀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백범이 신생 대한민국의 정부를 맡을 기회를 가지지는 못했지만 그의 ‘문화국가’는 분명 미래의 나라 모습을 그려낸 큰 그림이었다. 매번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마다 국가적 청사진을 제시하고 이를 하나로 묶어 미래의 청사진으로 그려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런 국가전략은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는 토대로서 의미가 있지만, 정부가 얼마나 일을 잘하는가를 판단할 수 있는 궁극적인 기준점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복잡다단한 현안들을 헤쳐 나가면서 장차 우리가 도달하려는 목표가 어디인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꼭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세계무대의 ‘주연 배우’로서 우뚝 서는 문화국가를 제창했던 백범, 국가적 ‘그랜드 디자인’을 그려야 하는 지금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아야 할 선각자가 아닐까?
  • [열린세상] 신성장동력 창출과 비교우위/오영석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신성장동력 창출과 비교우위/오영석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부는 지난 5일 창조경제 청사진인 ‘창조경제 실현계획’을 발표하였다. 이 중 필자의 눈길을 끌었던 내용 중 하나는 신성장동력 창출에 관한 것이었다. 여기에는 기존 산업의 성장 활력을 제고하고, 신산업·신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전략산업 분야가 제시되어 있다. 전자에는 주력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서비스 산업의 활성화 분야가, 후자에는 소프트웨어·콘텐츠 산업·첨단기술·국가 거대전략 분야 등이 담겨 있다. 정부는 향후에도 장기적인 미래 예측을 통해 미래 유망 신산업 및 핵심 기술을 선도적으로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신성장동력의 발굴과 투자는 현재의 비교우위 구조를 넘어서는 미래에 대비한 투자를 통해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산업구조 고도화를 촉진하기 위한 산업정책의 중요한 영역 중 하나는 신성장동력 혹은 미래 비교우위 부문의 창출을 촉진하는 것이다. 예컨대 로드릭은 산업정책의 비전이란 자국이 어느 산업 분야에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고, 가지게 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민간부문과 정부부문 간 전략적 협력관계를 이끌어내는 것으로 본다. 적극적 산업정책을 지지하는 논자들뿐만 아니라 시장기능에 의한 자원배분을 중시하는 논자들의 경우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원배분의 동태성과 이를 촉진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든 정부든 자원배분에 관한 두 가지 선택을 해야 한다. 하나는 현재의 생산구조 하에서 주어진 상품을 어떻게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문제다. 여기에는 생산구조 혹은 산업구조 고도화의 개념이 없다. 다른 하나는 현재의 생산물과 미래의 잠재적 생산물 간 자원배분을 결정하는 문제다. 생산구조 혹은 산업구조 고도화의 속도를 선택하는 문제인 것이다. 비교우위는 개방경제 하에서의 자원배분 문제다. 비교우위가 폐쇄경제에서의 자원배분과 다른 점은 타 국가 경제주체들의 자원배분 양태에 영향을 받으면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현재의 기술수준과 요소부존구조에 조응하는 비교우위구조를 지속하는 경우, 현재의 산업경쟁력을 보장하기는커녕 퇴보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는 미래 유망산업에 대한 투자와 육성을 통해 ‘현재의 비교우위구조에 조응하는 산업구조’를 벗어나는 것으로서의 자원배분과 산업구조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에 대한 적정 투자는 무엇인가? 과소 투자는 혁신의 부족을 초래해 산업구조 고도화를 지체시킬 수 있다. 반면 과대 투자는 과도한 기회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미래에 대한 과도한 투자는 현재의 비교우위 부문으로의 자원배분을 축소하여 오히려 성장잠재력을 훼손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장하준 교수와 저스틴 린은 한 논문에서 흥미로운 논점을 제시한다. 저스틴 린은 혁신과 산업구조 고도화는 기본적으로 현재의 비교우위에 조응하는 수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업구조 고도화는 현재의 비교우위산업에서 창출된 부가가치를 토대로 혁신 생산요소 투자 및 신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과정을 통해 달성된다는 것이다. 현재의 비교우위구조에 도전하여 미래 신기술에 과도하게 투자하는 것은 자원배분의 왜곡을 가져오면서 신기술산업의 발전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장 교수는 현재의 비교우위구조는 하나의 베이스라인에 불과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술과 혁신은 구체적인 생산과정에서 학습되고 체화되며 획득되는 것이므로 상대적으로 광범위한 미래 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혁신 생산요소를 축적하여 비교우위를 갖춘 이후에 미래 신산업에 진입해야 한다는 것은 난센스라는 것이다. 이는 현재와 미래 간 투자 혹은 현재 비교우위산업과 미래 신산업 간 투자 배분의 적정성에 대한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또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의 효율성과 오류 가능성의 축소를 위해서는 과거 정부에서 투자해 온 분야의 활용성을 높이고 정부와 민간의 협력에 의한 신분야 발굴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 野 “창조경제 생태계 청사진 없다”

    여야는 국회 대정부질문 사흘째인 12일 경제 분야에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론’과 원자력발전소 부품납품 비리, 관치 금융 부활 논란 등을 거론하면서 정부를 추궁했다. 정희수 새누리당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론’과 관련, “부처 간 소통강화를 위해 국무총리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경제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이를 상시적으로 관리·모니터링할 창조경제기획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정홍원 국무총리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반면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발표한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방안에 청사진이 전혀 없다”면서 창조경제를 당장 성공시켜야 되는데 조건이 돼 있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상세 계획은 상당히 진행됐으며 7월에 발표된다”고 답했다. 원전 비리에 대해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정희수 의원이 “(원전 비리 근절대책으로) 투명한 과정 관리를 위해 정책실명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자, 정 총리는 “하나의 제도개선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원전부품 비리의 근본적 해결책을 묻는 질문에는 “전문적 기술 분야이다 보니 폐쇄적으로 운영돼 온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면서 “제도적 개선을 통해 시정해 나가는 한편 고의범이 아니더라도 비리 발생에 조금이라도 관여되면 징계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춘진 민주당 의원은 “최근 정부가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에게 사퇴를 압박했다”면서 “박근혜 정부가 출범 100여일이 지나 또다시 관치금융 본색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 지분이 1%도 없는 민간은행에까지도 관치금융이라는 칼을 휘두르며 ‘슈퍼 갑질’을 해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정부가 금융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노대래 공정위원장은 대기업 금융계열사가 보유한 비금융계열사 의결권 한도를 현행 15%에서 5%로 낮추는 ‘금산분리법’에 대해 “기업 입장에서 적대적 인수·합병(M&A)도 방어해야 하기 때문에 15%는 그대로 두되 금융, 보험 계열사의 경우 대기업의 의결권의 합을 5%로 하자는 강석훈 의원 안 정도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또한 “편의점 불공정거래에 대해 공정위에 직권조사를 요청할 의향이 있느냐”는 진보정의당 김제남 의원의 질문에 대해 정 총리는 “(공정위가)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우리금융 민영화와 관련, “이달 말 발표하겠지만 전체적으로 자회사 분리매각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면서 “우리금융지주가 보유한 지방은행 가운데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떼서 먼저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사설] 공약 저버린 광역단체장 표로 심판해야

    한 표가 아쉬운 선거 운동 기간에 내놓은 공약(公約)이 당선 이후에는 실체 없는 공약(空約)이 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사례를 우리는 숱하게 보아왔다. 현재 전국의 시·도를 이끌고 있는 민선 제5기 광역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주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데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스스로 공개한 공약 이행률은 지난해 말 현재 47.1%로 ‘반타작’에 근접한 듯하지만, 실제 예산 집행률은 34.4%에 그쳤다. 서울신문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공동으로 실시한 ‘전국 시·도 지사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를 분석한 결과이다. 문제는 세종특별자치시와 지사 재임기간이 짧은 경남도를 제외한 15개 시·도 지사의 2235개 공약 가운데 아직도 1182개는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평가단에 따르면 시·도 지사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6월에도 공약 이행률은 60%에 훨씬 못 미칠 것이라니 이만저만한 주민 기만이 아니다. 앞으로 광역 지방선거에 나설 사람들은 이번 평가 결과를 참고해야 주민 앞에 떳떳한 단체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조 단위 이상의 재원이 필요한 대형 국책 사업을 공약하는 것은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경기도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건설, 인천의 신항(新港) 동북아 중추항만 육성, 전남의 전남~제주 해저고속철도 건설, 강원의 원주~강릉 복선철도 건설 등은 장밋빛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실제 예산 집행률은 0%에서 최고 14.3%에 그쳤다. 대부분 지난해 대선 공약과 겹친 것이 사실이지만, 새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억제 방침에 따라 조기 이행 가능성은 앞으로도 높지 않을 게다. 반면 초선 지사에 재정자립도도 하위권인 충남은 최고 등급을 받으면서 새 바람을 몰고 왔다. 단체장이 연임이 되어야, 재정자립도가 높아야 공약이행도가 높을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통설을 보기 좋게 뒤집은 것이다. 이번 평가로 대형 사업이 단체장의 공약을 저버리게 하는 주범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제안한 대로 정부는 해당사업이 필요한 사업인지를 협의하는 공조를 강화하고, 어떤 형태이건 국민적 동의를 받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민들도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는 후보가 누구인지 제대로 가려내야 한다. 당장 실현될 가능성이 희박한 공약으로 눈을 흐리게 하는 후보가 발붙일 수 있는 여지를 더 이상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 어수선한 농협금융지주 ‘거물’ 임종룡 구원 등판

    어수선한 농협금융지주 ‘거물’ 임종룡 구원 등판

    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임종룡(54) 전 국무총리실장(장관급)이 내정됐다. 농협금융은 5~6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임 전 실장을 회장 후보로 내정했다고 6일 밝혔다. 회추위는 “임 내정자는 금융·경제 분야 전반의 전문지식과 폭 넓은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공직자 시절 은행·증권·금융정책 등 핵심 분야를 모두 거쳐 농협금융의 경영환경을 빠르게 이해하고 청사진을 제시하는 데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했다”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농협금융은 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임 내정자를 회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공식 임기는 신동규 회장의 퇴임식이 있는 11일부터다. 임 내정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농협금융은 수익성을 추구하는 금융기관이지만 농협중앙회 산하기관으로 공공성이 중요시된다는 점에서 다른 금융지주와는 다르다”면서 “이런 특성에 맞춰 출범한 지 얼마 안 된 농협금융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중앙회와의 갈등에 대해선 “중앙회는 농협금융 지분 100%를 가진 대주주인 만큼 권한은 마땅히 존중하고 이 원칙 하에 현안을 풀어나갈 것”이라면서 “중앙회와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운용의 묘를 찾겠다”고 했다. 전남 보성 출신의 임 내정자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옛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경제정책국장,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을 역임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벤처·中企 지원 - 아이디어가 돈 되는 창조생태계 조성

    벤처·中企 지원 - 아이디어가 돈 되는 창조생태계 조성

    박근혜 정부가 핵심 경제 기조인 ‘창조경제’에 대한 공식 가이드라인 격으로 ‘창조경제 실현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6조 9000억원, 향후 5년간 총 40조원을 투입해 한국 경제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했다. 핵심은 벤처·중소기업 지원과 아이디어가 돈이 되는 창업 생태계의 조성이다. 하지만 각 부처가 앞다퉈 정책을 양산한 반면, 정작 실현 방안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산 조달 계획도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정부는 5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정부서울청사에서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관계부처 차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3대 목표·6대 전략·24개 추진 과제로 구성된 ‘창조경제 실현 계획’을 공개했다. 최 장관은 “지난 40여년간 우리 경제의 성장을 이끈 추격형 전략은 글로벌 경제 위기와 신흥 산업국가의 추격 등으로 한계에 봉착했다”면서 “국민의 창의성에 기반한 선도형 성장으로 전환하기 위해 전략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창조경제의 비전을 ‘창조경제를 통한 국민행복과 희망의 새 시대 실현’으로 정했다. 3대 목표로는 ▲창조와 혁신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와 시장 창출 ▲세계와 함께하는 창조경제 글로벌 리더십 강화 ▲창의성이 존중되고 마음껏 발현되는 사회 구현 등을 내세웠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6대 전략으로는 ▲창의성이 정당하게 보상받고 창업이 쉽게 되는 생태계 조성 ▲벤처·중소기업의 창조경제 주역화 및 글로벌 진출 강화 ▲신산업·신시장 개척을 위한 성장 동력 창출 ▲꿈과 끼·도전정신을 갖춘 글로벌 창의인재 양성 ▲창조경제의 기반이 되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혁신 역량 강화 ▲국민과 정부가 함께하는 창조경제문화 조성 등을 제시했다. 정부는 창조경제의 주역으로 ‘1인 창조기업’과 벤처·중소기업을 꼽았다. 대학과 정부 출연 연구소의 휴·겸직을 확대해 창업을 장려하고, 직무발명 보상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에는 제도적 인센티브를 준다. 창의적 아이디어가 시장성을 가진 특허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가 특허전략 청사진’을 마련하고, 올해 내에 특허 투자펀드 2000억원을 조성한다. 특허에 대한 평가를 기반으로 금융지원도 해 준다. 초기 판로 개척에 애로를 겪는 기술 중심 벤처·중소기업에는 ‘우수조달물품 선정’ 제도를 통해 공공조달시장에서 시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한 성과공유제를 확산하고 납품 단가 부당 인하를 방지하는 ‘원가절감형 공동협력사업’도 추진한다. ‘실패한 사람이 재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빚이 되는 ‘융자’ 대신 ‘투자’로 지원 기조도 바꾼다. 5000억원 규모의 미래창조펀드를 만들고, 재기 기업 투자, 성장 사다리 펀드 등을 통해 모두 3조 3139억원을 지원한다. 벤처 멘토링 창업 펀드에도 1000억원이 투입된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하고 오는 2017년까지 보안 부문 인력 5000명 양성도 추진한다. 콘텐츠 제작과 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디지털코리아 펀드, 위풍당당 콘텐츠코리아 펀드를 조성해 음악,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캐릭터, 뮤지컬 등 킬러콘텐츠 개발에 나선다. ‘스펙 초월 채용시스템’을 도입, 청년들이 불필요한 스펙 쌓기에 나서는 대신 직무에 꼭 필요한 공부만 골라서 할 수 있도록 사회 기반을 조성한다. 미래부 측은 “이번 발표로 정부 출범 초기부터 이어진 창조경제 개념에 대한 모호성 논란이 종식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현 계획 역시 백화점식 나열에 그칠 뿐 사회 변화로 이어지는 큰 틀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추진되는 각 부처의 정책들이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래부는 ‘비타민 프로젝트’를 통해 비타민A(농업), 비타민C(문화), 비타민F(식품), 비타민I(인프라), 비타민S(안전) 등을 주요 산업으로 발표했지만, 기존의 개념과 혼동될 우려가 크다. 또 ‘위풍당당 콘텐츠코리아’, ‘C-Korea’, ‘보안으로 먹고사는 나라’, ‘스펙 초월 멘토스쿨’, ‘K-Move 포털’, ‘R&D 비즈 파트너링’, ‘1가구 1지식재산 갖기 운동’ 등 구체적인 설명 없이는 이해하기 힘든 국적 불명의 용어들이 정책으로 대거 등장했다. 수천억원대의 펀드들을 비롯해 예산조달 계획도 아직 마련되지 않았고, 정부가 창조경제의 주체가 ‘민간’이라고 못 박았으면서 지나치게 많은 정책을 추진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우려도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경기북부 개발 MOU ‘속 빈 강정’

    김문수 경기지사와 북부지역 시장·군수들이 민간기업이나 대학과 교환했던 각종 양해각서(MOU)의 추진 실적이 전무하다시피해 ‘헛물만 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4일 경기 북부 주민들에 따르면 김 지사와 현삼식 양주시장, 이건남 ㈜건남개발 대표이사는 2011년 6월 도청 국제회의실에서 국가지원지방도 39호선 건설사업과 관련한 MOU를 교환했다. 이 MOU는 양주 백석지구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던 건남개발이 아파트 분양을 촉진하기 위해 같은 해 7월부터 2016년 말까지 4439억원을 들여 송추검문소~홍죽산업단지 간 11.5㎞를 4차선으로 시공하겠다는 내용이다. 예정대로라면 건남개발은 환경영향평가 토지보상 협상, 군부대 협의 등의 절차를 거쳐 착공했거나 착공을 목전에 둬야 한다. 그러나 건남개발은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도로 선형만 그렸을 뿐 설계는커녕 환경영향평가조차 실시하지 못해 향후 일정이 불투명하다. 국지도 건설공사를 경쟁방식이 아니라 수의계약방식으로 맡아 추진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삼식 시장은 지난해 5월에는 패션그룹 형지㈜와 양주 산북동에 패션복합타운을 건립하기로 하고 MOU를 교환했다. 현 시장은 당시 “양주시가 섬유패션산업 메카로서의 입지를 굳혔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형지는 땅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아직 토지 매입을 하지 못해 사실상 패션복합타운 건립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시장은 코레일과 역세권 개발, SK E&S와 천연가스발전소 건립, 서정대와 말산업 인재육성, 북한산국립공원과 우이령길 관광자원화 등 각종 MOU를 교환했으나 제대로 이행되는 경우가 드물다. 이밖에 김 지사는 이인재 파주시장과 이화여대 유치, 오세창 동두천시장과 침례신학대 유치, 안병용 의정부시장과 건국대 유치를 위한 MOU를 교환했으나 일부 지방대학의 제2캠퍼스 유치 이외에 수도권 내 대학의 이전은 거의 이행되지 않고 있다. 김 지사는 2007년 12월에는 롯데관광개발㈜ 등과 롯데호텔에서 포천 산정호수 일대에 3조 40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하는 포천에코디자인시티 조성사업의 MOU를 교환했지만 사실상 백지화됐다. 이같이 자치단체장들의 장밋빛 청사진만 믿고 수용 보상을 예상한 주민들이 빚을 내 대토를 마련했다가 빚더미에 오르는 등 피해가 심각하다. 경기 북부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MOU 교환은 법적인 효력이 없어 확정된 사업으로 인식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며 “자치단체장이 이를 악용해 재임 기간 실적을 위해 무리하게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취임 100일] “朴정부, 정책 우선순위·구체 내용 밝히고 속히 연착륙시켜야”

    박근혜 정부 100일을 맞아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지각 출범한 만큼 정책 우선순위, 구체적 내용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밝히고 연착륙시키는 게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책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명쾌하게 나와야 한다”면서 “새 정부가 여러 정책들을 한꺼번에 이야기하다 보니 산만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예를 들자면 창조 경제 얘기를 한창 하다가 경제 민주화 화두가 나오고, 또 부처 간 협업을 강조하면 어느 것을 우선하고 있다는 건지 국민들이 헷갈린다”면서 “일관된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김 교수는 “경제 민주화보다는 박근혜 정부의 트레이드 마크인 창조경제를 앞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창조경제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 정책의 우선 순위로,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인사 방식, 당·정·청 관계에 대해 ‘시스템 복원’, ‘투명한 결정 과정’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인사방식에 대해 “시스템이 아닌 사람에 의존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인사를 하더라도 어느 지점에서 의사결정이 일어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떤 방식으로 대처하고 책임은 누가 지는지 좀더 투명해졌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당·정·청 관계에 대해서 “사안이 발생하면 당·정·청 3자 간에 활발하게 만나서 터놓고 협의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면서 “당·정·청 간 협의 테이블을 제도화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도록 청와대 내부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개혁동력이 가장 높은 정권 초반에 기득권 반발이 큰 검찰 개혁, 세제 개편, 경제 민주화 등에 대해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실장은 “인사 실패와 윤창중 대변인 사건, 북핵 안보 위기 등에 대해 수동적으로 대응한 측면이 크다”면서 “박 대통령이 좋든 싫든 귀를 열고 들으려는 국정 운영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백종섭 대전대 행정학과 교수는 책임총리제·책임장관제 복원, 공공기관장 임기 보장제를 주문했다. 백 교수는 “대선공약이었던 책임 내각이 이른 시일 내에 정착해야 하고 대통령이 국가를 혼자 경영하려는 성향 역시 개선해야 한다”면서 “청와대 수석과 관료들에게 권한을 적절히 나눠주고 국가 운영권을 배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책 측면에서 창조경제, 경제 민주화, 갑을관계 개선 등에 대한 실체적 이해가 부처별로 미진하다고 백 교수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컨대 경제민주화를 하면 경제도 살릴 수 있는지에 대해 국민들에게 명확한 청사진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장 임기 보장에 대해 백 교수는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공기관장 임기를 법으로 보장한 취지는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말고 소신경영해서 경영 성과로 평가받으라는 의미”라면서 “공공기관 설립과 운영 취지를 대통령이 배려했으면 한다”고 제시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국가 개조가 필요한 중대한 시점임을 깨닫고 국정운영 기조를 새롭게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원전사고 문제는 에너지 체제의 대전환을 꾀해야 하고, 경제 민주화는 경제 체제 전반에 대한 대수술을 해야 풀어낼 수 있는 문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국가적 과제들은 단순한 대응 차원이 아니라 새로운 관점과 비전 속에서 재설계를 해야 한다”면서 “시급하게 대처하기 위해 미봉책을 써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복지국가·평화국가 기조도 단순히 레토릭 차원이 아니라 본질적 개념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사설] 6월 국회, 경제 회복과 갑을 상생에 목표 둬야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모레부터 열리는 6월 임시국회 의사일정과 처리할 법안 등에 대해 합의했다. 최근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른바 갑을(甲乙) 간 불공정·부당거래 관행을 시정하는 법안을 중심으로 한 경제 민주화 관련 입법과 일자리 창출 및 민생현안 관련 입법, 그리고 국회의원들의 특권을 축소·폐지하는 법안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기로 했다. 각론에 있어서 여야 간 이견이 적지 않아 진통이 예상되던 터에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어제 단 한 차례의 회동에서 전격적인 합의를 이룬 점은 평가할 일이다. 특히 미적거리던 의원 특권 폐지 입법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한 점은 이들 여야 새 원내 지도부가 펼쳐보일 국회상에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이번 6월 국회는 박근혜 정부가 취임 후 100일간 국정 청사진을 설계하던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정책 추진 단계로 들어서는 시점의 국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올바른 국정 운영을 위해 때 맞춘 입법과 초당적 입법이 이뤄져야 하며, 눈앞보다는 5년 뒤, 10년 뒤를 내다보는 입법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6월 국회에서 다룰 경제 민주화 관련 법안과 갑을 관계 공정화 법안들 역시 나라 살림 전반과 장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요구된다. 우리 경제의 체질을 튼튼히 하고 공정한 시장질서를 구축하는 차원에서 경제 민주화 법안과 갑을 관계 공정화 관련 법안들은 때를 놓쳐선 안 될 일이다. 그러나 자칫 시류에 영합하는 차원으로 흘러서는 더욱 안 될 일이다. 갑을 관계 재정립만 해도 표피적 현상만 시정하는 대증요법으론 외려 풍선효과만 낳을 공산이 크다. 시장의 약자를 보호하되 시장의 특성을 외면한 조치로 시장 전반을 위축시켜 결과적으로 갑을 모두에게 피해를 안기는 교각살우의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완급과 강약을 조절해 갑을 상생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당장 문제가 된 유통산업 부문의 갑을 관계뿐 아니라 학계, 문화예술계 등 사회 전반의 갑을 관계로 시야를 넓히는 일도 필요하다. 이는 ‘을(乙)을 위한 국회’ 운운하는 구호만 내세운다고 될 일이 아니다. 경제 민주화 입법과 더불어 일자리 창출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 등 경기 진작을 위한 입법도 시급하다. 어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반년 만에 0.5% 포인트 낮춘 2.6%로 잡은 데서 보듯 우리 경제엔 장기 저성장을 경고하는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다. 체질 강화로 지속가능한 성장구조를 갖추기 위해 경제 민주화 입법이 필요한 것 못지않게 작금의 경기 침체에 따른 민생 고통을 덜어줄 경제 회생 요법이 절실한 시점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여야는 정부에만 떠넘길 게 아니라 스스로 경제 회생을 위한 방안을 찾는 데에도 힘을 모아야 한다.
  • 박근혜 정부, 새만금정책 새로 짠다

    박근혜 정부, 새만금정책 새로 짠다

    박근혜 정부가 새만금 정책의 틀을 새로 짜기로 했다. 토지계획, 유치산업, 인센티브 등 모든 계획을 수요자인 기업 입장에서 전면 재검토해 새만금 종합개발계획(MP) 등을 비롯한 기존 계획안을 바꿔 나간다는 방침이다. 22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새 정부는 사업 시행자가 선정되지 않은 복합도시용지, 농어촌공사가 조성하는 산업용지 등 민간개발 용지에 대해 사용 방안을 재검토한 뒤 새만금개발청에서 이 같은 검토를 바탕으로 새로운 계획을 시행해 나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새만금 종합개발계획은 토지이용계획 및 기반시설 설치 계획을 구체화한 새만금 전체의 청사진으로 2011년 이명박 정부 때 만들어졌다. 새만금개발청은 특별법에 따라 오는 9월 출범한다. 박근혜 정부가 새만금 정책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수정하기로 한 것은 2008년 세계경제 위기 이후 대내외적인 경제환경이 달라지고, 주춤한 상태인 새만금 지역의 해외 자본 유입 등 민간 투자를 활성화해 지연되고 있는 투자 및 개발을 다시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다. 김선태 새만금사업추진기획단 개발정책관은 “복합도시·배후도시·관광레저용지 및 산업용지 등으로 정해져 있는 토지용지 배치 등에 대해서도 기업 등 수요자 요구와 입장을 수용해 공공성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토지용지 계획을 수정하는 등 새만금 계획의 마스터플랜을 다시 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새만금 사업에서 정부 재정을 쏟아넣어 진행하고 있는 정부 주도의 도로 및 항만 등 기반시설 구축과 농업 및 환경용지의 조성 등은 계획대로 추진 중이다. 그러나 전체 용지의 7할을 차지하는 복합도시 건설 등 민간투자 개발 용지는 민간 투자자의 참여 저조로 사업 자체가 지연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농업용지가 3할이고, 산업 및 관광 등 비농업용지가 7할인 현재 틀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당초 1991년 방조제 공사는 100% 농지 조성을 목적으로 시작했으나, 2007년 산업 및 관광 등 비농업용지가 28%로 늘었다가 2008년 이명박 정부 때는 토지이용계획을 다시 수정해 농업용지를 30%로 줄인 형태로 계획을 추진했다. 국무조정실 산하 새만금사업기획단은 지난 3일 전북 지역 간담회를 시작으로 건설사, 금융사, 연구소 등 개발 및 금융 전문가들이 참석한 각종 간담회와 포럼을 열어 새로 짤 새만금 계획에 대한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또 전경련 등 경제단체 회원사 및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 및 대면조사 등을 통해 7월까지 심층적인 입장을 수렴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뉴욕, 청두, 파리 무역관 등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지사를 통해 해외 712개 기업체를 대상으로 기업 간담회를 열고, 주요 기업들을 방문해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2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새만금 투자 활성화 대토론회’도 기업 및 전문가 의견 수렴을 위해 국무조정실이 주최했다. 이날 주제 발표에서 서태성 국토개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기존 새만금개발 계획이 민간 수익성에 대한 고려가 미약한 일방적인 정부 주도 계획이며 변화된 국내외적인 경제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민간참여 확대를 위한 규제개선, 주변국 및 경제자유구역 등과 비교한 세제 혜택 등 차별적 인센티브 부여, 사업기간 단축 및 매립 조성 등 개발방식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유아교육기관 정보 공개해 비리 차단”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 유아교육기관 비리와 관련, “특별활동 학습비 등 유치원과 어린이집 관련 정보를 전부 공개해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며 “비리나 잘못을 바로잡는 데는 일일이 하나하나 따라다니면서 할 수 없다”며 “법도 만들고 규정도 만들어 감독하지만 그 시발점이 (정보)공개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유아교육비를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데도 학부모들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정보공개 등의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회의에서 유아교육비 문제 이외에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과 지방분권, 교원평가제도, 북극항로 개척 문제 등 국정 전반에 걸쳐 강도 높은 개선과 해법을 주문했다. ‘윤창중 블랙홀’에서 벗어나 국정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자리 창출의 포석으로는 노사 현안에 대한 노사정 대타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고용률 70% 달성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산적해 있는 노동시장과 노사관계 이슈들에 대한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져야만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를 포함한 모든 경제 주체들이 상호 신뢰와 자기 양보를 통해 노사정 대타협을 도출, 궁극적으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고용의 선순환 구도를 제시한 것이다.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노력보다는 가시적 성과를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노력은 했는데 안 된다고 하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면서 “새 정부는 성과를 내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박 대통령은 아이와 일자리를 비유해 “아이를 튼튼하고 쑥쑥 자라게 하기 위해 정성을 다했는데도 아이가 잘 자라지 못한다면 노력한 것을 자랑하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정책 실명제의 확대도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방위사업청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 실명제를 예로 든 뒤 “다른 부처에서도 이런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정책 실명제 도입을 통해 책임감을 갖고 추진하고, 나중에 어떻게 잘못됐는지 과정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공서열에서 탈피한 교원평가제도의 개선 방향도 주목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헌신적이고 능력 있는 교사가 우대받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연공서열이 아니라 학생 지도에 우수한 교사가 실질적으로 우대받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에너지, 자원개발 등 북극 정책 전반에 대한 종합 청사진을 마련토록 지시했으며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도 중앙정부와 같은 수준으로 공개할 것을 주문했다. 어린이 영어교육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어려운 집안의 어린이들도 돈 안 들이고 배울 수 있도록 TV만 켜면 얼마든지 직접 배우는 것 못지않게 습득할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통과의례” vs “모두 패망”…‘安세력 독자출마’ 민주 내부 엇갈린 반응

    “통과의례” vs “모두 패망”…‘安세력 독자출마’ 민주 내부 엇갈린 반응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오는 10월 재·보궐선거에 이른바 ‘안철수 세력’을 독자적으로 출마시키겠다고 밝힌 데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양측의 맞대결을 언젠가는 거쳐야 할 ‘통과의례’라고 받아들이고 필승을 다짐하는 측이 있는 반면, 야권연대 없이는 10월 재·보선에서 민주당과 안 의원 측 ‘모두 패망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흘러나온다. 일단 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들은 ‘예상된 수순이었다’며 자체 혁신을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10월 이후 안 의원 측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분위기다. 조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1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얼마만큼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국민들에게 만족스러울 만한 혁신과 개혁을 해내느냐에 따라 국민들이 평가해줄 것”이라면서 “안철수 신당과 민주당은 경쟁과 협력 관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10월 재·보선에서 민주당과 안철수 세력 간 “인재 영입 경쟁이 핵심이 될 것”이라면서 당 내부 인사를 마치는 대로 인재영입위원회를 가동시키겠다고 밝혔다. 반면 안 의원 측의 10월 재·보선 독자출마에 따른 비관론도 적지 않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야권 연대 없이 10월 재·보선에 민주당과 안철수 측이 동시에 출마한다면 야권 패배는 불보듯 뻔하다”면서 “새누리당에 (지역구) 당선을 바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전망했다. 이에 더해서 10월 재·보선보다는 전략적으로 내년 6월 지방선거를 부각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10월 재·보선 지역 대부분이 새누리당 선거구라는 점에서 어차피 야권의 승리가 쉽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안 의원 측은 인재 영입을 위한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안 의원 측 한 관계자는 “현재도 여러 사람들을 통해 다양한 정치 행보나 현안에 대해 의견을 듣고 있다”면서 “시스템이 갖춰지면 역할 분담에 들어갈 것이고, 안 의원이 직접 새 정치에 합류하고 싶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33주년인 오는 18일을 기점으로 민주당과 안 의원 측 간의 경쟁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측 모두 호남의 심장이라 불리는 광주를 방문, 야권 지지층 잡기에 나설 예정이다.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16일 광주를 방문, 민주당의 혁신 청사진은 담은 ‘광주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안 의원 역시 17일 부산을 찾아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18일에는 광주 5·18운동 33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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