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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치단체장 25시]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

    문화, 전통, 품위 그리고 디테일.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다. 그는 ‘잘나가는 건축 전문가’로 쌓아 온 모든 것을 뒤로하고 ‘종로의 목민관(牧民官)’으로 제2의 삶을 선택했다.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행정에 접목, 구현하기 위해서다. 김 구청장은 일 욕심이 대단하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탐심이 아닌 뜨거운 열정이기에 주민들로부터 박수를 받는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그의 열정에 감탄하며 “발품과 애정, 철학과 청사진 없이는 불가능한 행정”이라고 평했다. 김 구청장은 대학 시절 건축공학을 전공했다. 자신의 이름을 건 건축사사무소를 차리기도 했다. 그는 “돈을 벌려면 구청장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웃는다. 건축사로서의 생활은 남부러울 게 없었다. 하지만 종로에 살게 된 뒤 이 도시를 제대로 살려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근사한 건물이 아닌 ‘좋은 도시’를 설계해 보고자 구청장만큼은 꼭 하고 싶었다고 한다. 김 구청장은 공공의 영역에 자신의 전문성을 접목시켜 명품 도시를 만들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민심을 얻는 길은 쉽지 않았다. 그는 ‘삼수생’이다. 12년 동안의 도전과 기다림이 이어졌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포기했을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 시간을 기회로 삼았다. 행정과 지방자치를 공부하고, 선진국의 사례를 배우기 위해 자비로 해외 답사에도 나섰다. 구청장에 당선돼 펼친 각종 정책과 사업 구상의 발판이 됐다. 그는 2010년 7월, 드디어 제33대 종로구청장에 당선됐다. 꿈을 이룬 순간이었다. 행정에 대한 배움과 건축가로서의 전문성, 종로에 대한 애정이 합쳐져 단단한 자질을 갖춘 뒤였다. 올해로 그는 구청장 생활 6년째를 맞았다. “내가 생각한 대로 도시가 만들어지니 재밌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어디 있겠느냐는 말을 실감시켜 준다. 아내는 종종 “저 양반은 집 생각은 않고 혼자 신났다”고 서운해한단다. 매일 늦게까지 직원들과 정책 토론을 하는 탓이다. 하지만 그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 역시 아내라고 한다. 구청장에 당선된 뒤 한동안은 막상 종로에서 무엇을 할지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깔끔한 성격의 김 구청장에게 눈에 띈 게 있었다. 1400여t의 쓰레기를 치우는 일이었다. 김 구청장은 48개 마을의 공터 관리에 대한 위임권을 넘겨받아 산처럼 쌓여 있던 쓰레기를 치웠다. 악취가 심해 주민들이 산책도 못 하던 곳이었다. 그는 쓰레기를 치운 자리에 좋은 퇴비를 뿌려 총 2500여평의 텃밭을 만들었다. 거기서 직접 기른 배추로 김장을 담가 지역의 홀몸 노인들에게도 나눠 줬다. 차원이 다른 도시 관리의 시작이었다. 그는 건축사다운 꼼꼼함으로 도시를 바꾸기 시작했다. 마을경관 개선 사업이 그중 하나다. 이화동에는 ‘눈물의 계단’이 있었다. 계단의 높이가 제멋대로인 데다 경사가 심했다. 산동네에 사는 주민들이 장을 보고 올라가다 계단에 걸려 넘어져, 산산조각 난 채소와 과일을 보며 눈물 흘렸다는 데에서 이름 붙여졌다. 김 구청장은 이곳에서 눈물을 지워 냈다. 계단 때문에 넘어지는 일이 없도록 일률적인 높이로 반듯하게 재정비했다. 차가운 벽면에는 따뜻한 벽화를 그렸다. 이제 그곳은 하늘계단, 바람계단으로 불린다. 종로 곳곳에는 이처럼 김 구청장의 애정 어린 손길이 스쳐 간 장소가 많다. 많은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윤동주 문학관’도 그의 작품이다. 부지를 마련하고 건물 지을 사업추진비가 부족했던 2010년. 김 구청장은 청운가압장을 발견했다. 고지대에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사용하던 곳으로 청운아파트 철거 후 방치돼 있었다. 이를 새롭게 활용해 문학관을 짓고,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의 느낌을 재현한 영상관을 만들었다. 흉물로 방치했던 곳이 감각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김 구청장의 특기가 이 같은 발상의 전환이라면, 취미는 토론과 조언이다. 크고 작은 건축·공사 관련 조언을 듣고자 종로구청장실에는 다양한 이들이 찾아온다. 건축 전문가가 설계에 대한 조언부터 도면 수정까지 무료로 도와주니 만족도는 최고다. 김 구청장의 조언을 거쳐 간 작품들 중 그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것은 주한 일본대사관 앞의 ‘평화비 소녀상’이다. 2011년 5월,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서 수요집회 1000회를 기념해 비석을 세우겠다고 찾아왔다. 그러나 김 구청장은 소녀상을 제안했다. 일본군에 끌려갈 당시의 앳된 모습, 사과를 기다리며 평화적으로 앉아 있는 모습, 나무 걸상 등은 모두 그의 의견이었다. 제목도 ‘기다림’으로 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 우리 역사에 관심이 큰 만큼 김 구청장의 소녀상 사랑은 각별하다. 그는 얼마 전 “중앙정부의 요청이 있어도 소녀상을 철거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물론 도쿄신문 등 일본 일간지 기자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지켜야 할 것을 지키는 것. 그의 소신과 신념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올해 김 구청장과 종로구청 직원들의 목표는 ‘절문근사’(切問近思)다. 절실하게 문제를 묻고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는 뜻이다. 특히 종로의 가치를 보존하면서 발전한 도시로 나아가는 것은 김 구청장이 늘 고민하는 숙제다. 그 중심에는 도시재생 사업이 있다. 내년까지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는 창신·숭인 지역에는 봉제마을 거리박물관과 공공 작업장 등을 조성한다. 일자리 창출과 동시에 새로운 문화자원화로 관광객을 유치할 예정이다. 이미 널리 알려진 인사동, 북촌 한옥마을, 세종마을 등은 지역 특성과 전통을 잃지 않는 게 방점이다. 전통 한옥 보존을 위해 경복궁 서측 옥인동에는 ‘상촌재’를 개관할 계획이다. 내버려둔 한옥을 매입해 사랑채에 온돌을 전시하고, 안채에선 한글을 주제로 한 교육과 강좌를 연다. ‘문화 구청장’을 꿈꾸는 그가 올해 또 한 가지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자문밖(부암·평창동 일대) 창의 예술마을’ 조성이다. 북한산이 감싼 이곳에는 미술관, 갤러리 등이 밀집해 있고 많은 예술가들이 살고 있다. 김 구청장은 이곳을 세계적인 아트 밸리로 만들기 위해 복합 문화시설, 종로문학관, 국민대 예술조형대학 등을 건립, 유치할 계획이다. 자연과 문화, 이야기가 있는 예술마을을 만드는 게 목표다. 아울러 ‘청진구역 스토리텔링화 사업’도 박차를 가한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지하철 1호선 종각역까지 이어지는 지하 보행로가 현재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보행로를 완성하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이곳에 ‘책의 거리’를 조성해 이야기를 입힐 예정이다. 김 구청장의 집무실 앞에는 서예가 소헌(紹軒) 정도준 선생이 쓴 ‘도편수의 마음’이란 액자가 걸려 있다. 김 구청장의 마음가짐을 그대로 쓴 것이다. 도편수는 조선시대 건축공사의 총책임자였다. 김 구청장은 “도편수는 집을 짓고 난 뒤에도 자신이 지은 집이 괜찮은지 찾아가 다시 확인한다”면서 “‘우두머리 도(都)’자를 쓰듯 무한 책임을 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간이 한참 흐른 뒤 돌아봤을 때에도 스스로 “참 야무지게 잘했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세, 그게 우리 종로의 발전으로 이어지게 할 겁니다.” 글 사진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커지는 北核 위협…美 대선 주자들의 한반도 정책

    [글로벌 인사이트] 커지는 北核 위협…美 대선 주자들의 한반도 정책

    북한이 지난달 6일 4차 핵실험에 이어 지난 7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면서 국제사회의 시선이 북한으로 쏠리고 있다. 특히 미국이 북한에 대해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뒤를 이어 차기 백악관 새 주인이 되기 위해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대선 경선 후보들도 북한의 잇단 도발 이후 북한에 대한 언급을 쏟아내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 정책에 따라 미 정부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미 본토까지 위협하는 도발을 지속하면서 미 대선판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서울신문은 14일(현지시간) 민주당 경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버몬트 상원의원, 공화당 경선 후보인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 텍사스 상원의원, 마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 신경외과의사 출신 벤 카슨,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등이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최근까지 한 북한에 대한 발언을 살펴봤다. 이들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한반도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가늠해 보기 위해서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68)과 버니 샌더스(74) 후보의 가장 큰 차이점 가운데 중 하나는 그들의 외교정책에 대한 경험과 구체적 비전이다. 북한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예외는 아니다. 힐러리 클린턴 “韓·日 위해 무슨 조치든 취할 것” ●국무장관 지낸 힐러리 북과 대화 가능성도 국무장관 등을 지내며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던 클린턴에 비해 샌더스는 한반도 문제에 대해 특별한 청사진은 갖고 있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클린턴은 남편 빌 클린턴(69)의 대통령 임기 때와 자신의 국무장관 임기 중에 북한과 협상을 시도하는 등 대화에 나선 경험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된다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당장 클린턴도 북한에 대해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화당 등에서 북한의 잇단 도발이 버락 오바마(54) 대통령의 대북 정책 실패를 의미하며, 오바마 1기 때 국무장관을 지낸 클린턴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하기 때문이다. 클린턴은 지난달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 성명을 내고 “북한의 핵실험을 강하게 규탄한다. 북한의 목표는 ‘불량국가’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전 세계를 상대로 협박하는 것”이라며 “우리(미국)는 우리 스스로와 동맹인 한국, 일본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무슨 조치든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위협은 이번 대선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또 한번 일깨워 준다”며 “우리는 (대통령 취임) 첫날부터 위험한 북한을 다룰 경험과 판단력을 갖춘 총사령관이 필요하다”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클린턴은 지난 4일 TV토론에서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예고에 대해 “북한은 핵무기 능력과 탄도미사일 역량 개발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며 “역내 국가들과 협력해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협력을 강조했다. 버니 샌더스 “고립된 北, 中·러보다 위험하다” ●샌더스, 북한 인권 관심 있으나 구체적 정책없어 샌더스는 의원 시절부터 독재정권에 탄압받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인 지난 6일 한 인터뷰에서 “북한의 가장 가까운 동맹인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넣어 국제사회와의 합의를 지키도록 해야 한다”며 “북한이 수소폭탄을 갖고 있다면 그것은 중국에도 위협”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일 TV토론에서도 “북한이 러시아나 중국보다 더 위험하다.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한 독재자에 의해 운영되는 고립된 국가”라며 “중국이 북한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하도록 해야 한다”며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클린턴과 샌더스는 지난 10일 통과된 미 상원의 대북 제재 법안 표결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였다. 상원의원 100명 중 96명이 참석해 만장일치로 통과된 표결에 샌더스가 선거 캠페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하면서, 클린턴 측이 외교정책에 대한 샌더스의 무관심과 무능을 꼬집은 것이다. 클린턴 측은 “샌더스 의원이 중요한 국가안보 이슈에 대한 이해 부족을 다시 드러내 유감”이라며 “스스로 북한이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해놓고 제재 투표에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미 언론은 “힐러리 측이 샌더스가 안보 문제에 경험이 없다는 점을 겨냥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후보는 북한 문제를 비롯해 외교 경험을 둘러싼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대선 주자들의 북한에 대한 접근법은 초강경 ‘북한 때리기’로 압축된다. ‘누가 더 강경하게 발언하느냐’의 차이일 뿐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69)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한국에 대한 엇갈린 발언으로 외교적 무지를 드러냈으며, 공화당 후보들 중 유일하게 2014년 1월 한국을 방문했던 마코 루비오(44)는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 소속답게 북한에 대한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지만 구체적 내용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북한이 더욱 ‘왕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조지 W 부시(69) 전 대통령처럼 깜짝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도널드 트럼프 “北 김정은, 핵 가진 미치광이” 트럼프는 지난해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북한과 한국을 줄기차게 거론했다. 그는 같은 해 7월 “우리가 얼마나 더 오랫동안 돈을 받지 않고 한국을 북한으로부터 방어해 줘야 하느냐. 한국은 언제 우리에게 돈을 낼 거냐”며 한·미 동맹과 한반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했다. 그는 또 김 제1위원장을 “핵을 가진 미치광이”라고 비난하다가 지난 1월 유세에서는 “김정은을 칭찬해야 한다. 얼마나 많은 젊은이가 다루기 힘든 장군들을 갑자기 장악하겠나. 대단히 놀랍다”며 감탄했다. 트럼프는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이 “푼돈”이라고 비판하다가 “한국을 사랑한다”고 밝히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최근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하자 “중국이 김정은을 사라지게 만들 것”이라며 중국에 떠넘겼다. 그러나 “중국에 일자리를 다 뺏겼다”며 ‘중국 때리기’도 지속하고 있어 북한과 중국에 대한 전략이 없다는 지적을 받는다. 테드 크루즈 “北에 의한 안보 위협 점점 커져” 테드 크루즈(45)와 루비오는 트럼프보다 더욱 강경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 지난 10일 상원 대북 제재 법안 표결에 참석한 크루즈는 “북한에 의한 국가안보 위협은 심각하며 점증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계속 강해지고 있다”며 오바마 정부에 책임을 돌렸다. 그는 또 이날 제재만큼 강도 높은 대북 제재 이행과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미·중 관계 재검토, 해군력 강화 등 5개 요구사항을 담은 서한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보냈다. 그는 앞서 지난달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에는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 때문에 북한이 핵을 갖게 됐다”고 주장한 뒤 “한국과 일본, 호주 등과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루비오 “북 미사일 위협 판단 땐 격추” 역시 대북 제재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루비오는 북한의 미사일이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면 “격추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북한이 더 개발된 핵탄두를 이란에 팔려고 하는 때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13일 TV토론에서 후보들 중 유일하게 북한을 언급하며 “북한과 중국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아·태 지역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것이 미국이 당면한 첫 번째 위협”이라고 단언했다. 앞서 7일 인터뷰에서는 “북한은 거대한 위협이고, 북한 지도자는 미치광이”라며 “대선 주자라면 북한 문제를 깊이 이해하고 좋은 판단력을 지니고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나보다 더 북한 문제에 대한 경험과 판단력을 갖춘 후보는 없다”고 주장했다. 가장 많은 외교참모를 두고 합리적 외교정책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 젭 부시(62)는 “북한의 핵·미사일은 미국에 큰 위협이다. 북한을 다룰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열어둘 것”이라며 형 부시 전 대통령 때 해제됐던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을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선제타격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카슨 “경제적 힘 활용해 제재 필요” 벤 카슨(64)과 지난해 12월 TV토론에서 처음 제기된 북한에 대한 질문에 “김정은은 불안정하다”며 “북한이 심각한 재정적 궁핍 상태에 있으니 여러 방식으로 우리의 경제적 힘을 활용해야 한다”며 대북 경제제재 강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지난달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에는 “북한을 통제하려면 우리는 중국과 함께 일해야 한다”고 밝혔다. 존 케이식(63)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공화당 후보들은 북한을 중국이나 이란과 연계하거나, 오바마 정부를 때리기 위한 수단 정도로 보는 경우가 많다”며 “북한을 포함한 아시아 정책에 대한 구체적 정책은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김기동 서울 광진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김기동 서울 광진구청장

    “난 정치인 아닌 행정가입니다”…“4대 생활권 계획은 발전동력” 소탈한 성격, 거침없는 입담. 때로 그 솔직함에 놀라기도 하지만, 그래서 ‘꾸밈 없는 사람’이란 인상을 준다. 김기동 서울 광진구청장은 ‘욕심부리지 말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욕심이 없어야 깨끗하고 진솔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올해로 칠순의 나이에도 아이 같은 웃음을 지닌 ‘행정 전문가’로 통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구청장은 3D 직업”… 거침없는 입담 속 진솔함 김 구청장은 자신을 정치인이 아닌 행정가라고 강조한다. 선거로 뽑혔지만 구청장이 정치에 방점을 두면 어느 한쪽에 치우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가 생각하는 구청장 직은 3D 업종이다. “위험하고, 재미없고, 권한은 중앙정부에 있다”는 게 솔직한 답변이다. 원래 그는 어릴 때 대학교수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구청장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애초에 공무원이 되는 것에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사업가였던 아버지는 김 구청장이 처음 행정고시를 본다고 했을 때 회의적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공무원은 ‘신의 한 수’라 불리는 인기 최고의 직업이지만 등을 떠밀긴커녕 뜯어말렸다. 아버지 역시 김 구청장과 같이 호탕하고 솔직한 성격이었다. “답답하게 뭐하러 공무원을 하려고 그러냐. 책임만 있고 돈은 벌지도 못하는데.” 김 구청장도 당시 그것에 공감하고 잠시 직장 생활을 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직업을 가져야 하겠다는 생각에 1978년 행정고시를 치렀다. 그리고 제22회 행시 합격자가 됐다. “그해 유난히 합격자를 많이 뽑아 운이 좋았다”고 말하지만 그만한 노력이 왜 없었겠는가. 서울대를 나왔지만 그는 학창 시절 책이나 공부를 좋아하진 않았다고 한다. 그리스 신화나 고대 철학에 대한 수업을 들을 때면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에 회의가 들었다. 공무원이 돼서도 그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자세로 임했다. 서울시 공무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나 사업에 대해선 선후배 모두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때로 오해나 미움을 사기도 했지만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의 평가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자 했다. ●중곡역 일대 부도심 거점·의료단지 조성 계획 그러던 중 광진구와 첫 인연을 맺게 됐다. 1999년 광진구 부구청장으로 발령받으면서다. 2003년 1월까지 그는 부구청장으로서 구의 특성과 현황을 살피며 자연스럽게 애정을 갖게 됐다. 그리고 2010년 7월 민선 5기 광진구청장으로 취임했다. 광진구는 1970년대 초 서울시 토지구획정리사업 방식으로 개발한 주거 중심의 신도시였다. 아파트도, 상업용지도 없이 단독 주택만 즐비했다. 상업지역이 없는 구의 특성은 재정기반을 취약하게 했다. 하지만 김 구청장은 오히려 이것을 기회로 생각했다. 다른 자치구에 비해 땅값이 비교적 저렴하고 개발 잠재력이 높다고 본 것이다. 이를 활용해 도시기반 시설 확충을 위한 청사진을 그렸다. 김 구청장은 현재 중곡, 건대, 자양, 구의·광장 등 4개 권역별로 지역생활권 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7호선 중곡역 일대는 부도심 기능을 할 전략 거점 지역으로 특화 개발해 지역 발전과 고용 창출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광진구는 이 일대에 서울시와 함께 종합의료복합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국립 정신건강연구원과 임상센터를 준공 완료했다. 2018년까지 이를 바탕으로 의료행정타운과 바이오비즈센터를 세워 첨단 의료·바이오 산업의 메카를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있다. 건대역 주변은 의료관광과 패션, 맛의 중심지로 만들 예정이다. 자양과 구의·광장은 비즈니스에 적합하도록 관광호텔, 지식정보 산업체 위주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김 구청장이 부구청장 시절부터 고민하고 추진해 온 부분은 따로 있다. 지하철 2호선 지하화다. 광진구는 지하철 2호선의 황금 노선을 갖고 있지만 한양대역에서 잠실역에 이르는 지상 구간 때문에 다양한 문제가 야기돼 왔다. 지하철 지상 구간이 주거·상업시설이 밀집한 도심 한가운데를 관통하면서 도시 미관을 해치고 소음과 분진 등 환경문제를 유발했다. 그 때문에 지역 발전을 위해 지하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게 주민 숙원이다. 김 구청장은 민선 5기 구청장에 취임하자마자 서울연구원 용역으로 2호선 지하화가 타당하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 꾸준히 서울시에 건의하고 설득한 결과 시에서도 지난해 관련 용역에 착수해 지하화 기본 구상과 검토에 들어갔다. 오는 7월 타당성 조사를 마무리하면 구에서도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추진할 예정이다. 김 구청장은 “궁극적으로 직주근접, 즉 직장과 집이 가까이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민 이탈이 없는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는 “구의 현안들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시의 간부들도 협조 의지가 있어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나도 기초자치단체장 중 행동력만큼은 제일인 사람이니 (주민들이) 믿어도 좋다”며 웃었다. ●“공감대 형성 중요… 중앙정부도 현장을 봐야” 김 구청장은 올해 내부적으로도 변화를 이끌고 있다. 바로 ‘청렴 행정’이다. 청렴 1등구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그는 지난해부터 동주민센터를 포함한 전 부서의 출입문에 목민심서에 나오는 청렴 문구를 게시했다. 공무원들이 주체가 돼 청렴 실천 캠페인을 전개하고, ‘축하 화분 안 주고 안 받기’ 운동도 하고 있다.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 성숙하고 투명한 행정을 펼치자는 취지에서다. 아랫사람들에게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자신도 생활 속에서 청렴을 실천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자신의 추진 정책과 지방자치에 대한 열정을 담아 2014년 ‘꿈 팩토리 광진’을 발간했다. 하지만 그는 출판기념회를 취소했다. 출판사에 취소하면서 생긴 비용을 물어 줘야 했지만 주민들을 귀찮게 하기 싫어서였다. 종교 조직보다도 깨끗한 구를 만들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40여년의 행정 경험을 가진 그가 생각하는 국정·구정 운영의 핵심은 무엇일까. 김 구청장은 ‘소통을 통한 공감대 형성’을 꼽았다. 모든 공적 분야에서 권력이 아닌 국민이 중심이 되는 것, 아래에서부터 위로 통하는 국정 운영이 그의 바람이다. 김 구청장은 “행정이 급하면 국민이 불안하고 그러다 보면 사고가 난다”면서 “중앙정부가 현장을 봤으면 좋겠다. 현장에 와서 보고 듣고 소통하는 정책을 펼쳤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각오도 잊지 않았다. 그는 “나부터 발전을 위한 충고와 제안을 격의 없이 받아들이고 주민 중심의 행정을 실현하겠다”면서 “어둡고 소외된 곳 없이 모든 주민이 행복을 체감하는 것에 남은 임기를 바치겠다”고 힘줘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In&Out] 한비자와 방산개혁/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In&Out] 한비자와 방산개혁/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제왕학의 성전 한비자의 ‘망징’(亡徵) 편에는 나라가 망하는 47가지 징후들이 열거되어 있다. 그중 ‘중신의 알선으로 관직이 주어지고, 뇌물을 바쳐 작록을 얻을 수 있는 나라는 망한다’라는 구절이 있다. 임금을 중심으로 한 상류계급의 부패와 타락이 나라를 망하게 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반드시 경계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얼마 전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스위스 다보스 경제포럼에서 각국 정부의 부패가 여러 가지 세계 위기의 원인이라고 역설했다. 부패로 전 세계 경제가 한 해 약 3000조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우리 사회 곳곳도 부패와 비리로 얼룩지며 몸살을 앓았다. 특히 40여년간 튼튼한 국방을 자임해 왔던 방위사업은 급성장에 따른 성장통과 부작용을 내보이며 안보에 균열을 드러냈다. 방위사업 비리는 단순히 개인 차원의 부정부패가 아니라 국가의 생존을 위협하는 안보위협이다. 우리보다 30배 이상 적은 국방비를 가진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까지 개발하는 것은 바로 방위사업의 힘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초 첫 국무회의에서 부패 척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비리·부패 척결을 새해를 여는 첫 화두로 삼았다. 이어 부패방지 4개 백신프로젝트를 발표하며 범정부적 부패 척결 의지를 드러냈다. 부패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투명한 정부를 구현함으로써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은 사후처벌이 아니라 사전예방이다. 방위사업청에 방위사업감독관을 신설해 사전에 비리·부실의 싹을 제거하겠다는 복안이다. 물론 법조인 출신의 방위사업감독관이 얼마나 국방과 사업 양면의 전문성을 가질 수 있는지 한계도 있고 보완책도 필요하다. 그러나 기존의 사후처벌을 사전예방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특히 올해는 방위사업청이 전문성과 투명성, 효율성을 목표로 개청한 지 꼭 10년이 된다. 방위사업청은 방산 비리를 타개하고 국방을 튼튼히 한다는 개청 목표를 위해 지난 10년간 노력해 왔다. 촘촘한 감사체계, 공익신고자보호제도, 청렴서약제도, 옴부즈맨을 도입하는 등 2012년에는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국방분야 청렴지수평가에서 세계 3위를 기록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통영함 사건, 전자전 훈련장비 등 잇단 비리로 인해 방위사업청은 마치 부패의 온상인 듯 비난받았다. 물론 이렇게 질타가 큰 것은 그 역할과 기대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마침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오는 19일 서울에서 방위사업 청렴성 제고를 위한 국제 콘퍼런스가 열린다고 한다. 반부패 의지 표명과 더불어 세계 반부패 전문가들, 정부 및 업체 등 방위사업 관계자가 함께 모여 방위사업의 청렴성에 관해 논의하는 자리라고 한다. 2015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에서 한국은 100점 만점에 56점으로 조사대상국 168개국 가운데 37위를 차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34개국 중에서는 체코와 함께 공동 27위로 하위권이다. 물론 한 번의 국제 콘퍼런스 개최로 청렴한 방위사업환경을 구축하고 새로운 방위사업 시대를 열 수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또한 수치만을 평가기준으로 내세우는 부패 척결 노력은 얼마나 커다란 허점이 있는지 방위사업청은 역사적 경험으로 배웠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방위사업청을 비롯한 방산업계의 자정 의지와 노력이다. 방위사업청이 중심을 잡고 현장 위주의 제도개선을 해야 하는 이유다. 단순히 부패지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부패 가능성을 줄이면서도 방위사업청 본연의 업무는 과감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비자의 경고에 방위사업청의 진실한 응답을 기대한다.
  • 놀랍도록 솔직한 김기동 광진구청장의 구정 철학은?

    놀랍도록 솔직한 김기동 광진구청장의 구정 철학은?

    소탈한 성격, 거침없는 입담. 때로 그 솔직함에 놀라기도 하지만, 그래서 ‘꾸밈 없는 사람’이란 인상을 준다. 김기동 서울 광진구청장은 ‘욕심부리지 말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욕심이 없어야 깨끗하고 진솔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올해로 칠순의 나이에도 아이 같은 웃음을 지닌 ‘행정 전문가'로 통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사구시’의 자세를 지닌 행정가 김 구청장은 자신을 정치인이 아닌 행정가라고 강조한다. 선거로 뽑혔지만 구청장이 정치에 방점을 두면 어느 한쪽에 치우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가 생각하는 구청장 직은 3D 업종이다. “위험하고, 재미없고, 권한은 중앙정부에 있다”는 게 솔직한 답변이다. 원래 그는 어릴 때 대학교수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구청장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애초에 공무원이 되는 것에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사업가였던 아버지는 김 구청장이 처음 행정고시를 본다고 했을 때 회의적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공무원은 ‘신의 한 수’라 불리는 인기 최고의 직업이지만 등을 떠밀긴커녕 뜯어말렸다. 아버지 역시 김 구청장과 같이 호탕하고 솔직한 성격이었다. “답답하게 뭐하러 공무원을 하려고 그러냐. 책임만 있고 돈은 벌지도 못하는데.” 김 구청장도 당시 그것에 공감하고 잠시 직장 생활을 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직업을 가져야 하겠다는 생각에 1978년 행정고시를 치렀다. 그리고 제22회 행시 합격자가 됐다. “그해 유난히 합격자를 많이 뽑아 운이 좋았다”고 말하지만 그만한 노력이 왜 없었겠는가. 서울대를 나왔지만 그는 학창 시절 책이나 공부를 좋아하진 않았다고 한다. 그리스 신화나 고대 철학에 대한 수업을 들을 때면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에 회의가 들었다. 공무원이 돼서도 그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자세로 임했다. 서울시 공무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나 사업에 대해선 선후배 모두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때로 오해나 미움을 사기도 했지만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의 평가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자 했다. ●도시기반시설 확충, 숙원사업 지하철 2호선 지하화 추진 그러던 중 광진구와 첫 인연을 맺게 됐다. 1999년 광진구 부구청장으로 발령받으면서다. 2003년 1월까지 그는 부구청장으로서 구의 특성과 현황을 살피며 자연스럽게 애정을 갖게 됐다. 그리고 2010년 7월 민선 5기 광진구청장으로 취임했다. 광진구는 1970년대 초 서울시 토지구획정리사업 방식으로 개발한 주거 중심의 신도시였다. 아파트도, 상업용지도 없이 단독 주택만 즐비했다. 상업지역이 없는 구의 특성은 재정기반을 취약하게 했다. 하지만 김 구청장은 오히려 이것을 기회로 생각했다. 다른 자치구에 비해 땅값이 비교적 저렴하고 개발 잠재력이 높다고 본 것이다. 이를 활용해 도시기반 시설 확충을 위한 청사진을 그렸다. 김 구청장은 현재 중곡, 건대, 자양, 구의·광장 등 4개 권역별로 지역생활권 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7호선 중곡역 일대는 부도심 기능을 할 전략 거점 지역으로 특화 개발해 지역 발전과 고용 창출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광진구는 이 일대에 서울시와 함께 종합의료복합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국립 정신건강연구원과 임상센터를 준공 완료했다. 2018년까지 이를 바탕으로 의료행정타운과 바이오비즈센터를 세워 첨단 의료·바이오 산업의 메카를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있다. 건대역 주변은 의료관광과 패션, 맛의 중심지로 만들 예정이다. 자양과 구의·광장은 비즈니스에 적합하도록 관광호텔, 지식정보 산업체 위주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김 구청장이 부구청장 시절부터 고민하고 추진해 온 부분은 따로 있다. 지하철 2호선 지하화다. 광진구는 지하철 2호선의 황금 노선을 갖고 있지만 한양대역에서 잠실역에 이르는 지상 구간 때문에 다양한 문제가 야기돼 왔다. 지하철 지상 구간이 주거·상업시설이 밀집한 도심 한가운데를 관통하면서 도시 미관을 해치고 소음과 분진 등 환경문제를 유발했다. 그 때문에 지역 발전을 위해 지하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게 주민 숙원이다. 김 구청장은 민선 5기 구청장에 취임하자마자 서울연구원 용역으로 2호선 지하화가 타당하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 꾸준히 서울시에 건의하고 설득한 결과 시에서도 지난해 관련 용역에 착수해 지하화 기본 구상과 검토에 들어갔다. 오는 7월 타당성 조사를 마무리하면 구에서도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추진할 예정이다. 김 구청장은 “궁극적으로 직주근접, 즉 직장과 집이 가까이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민 이탈이 없는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는 “구의 현안들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시의 간부들도 협조 의지가 있어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나도 기초자치단체장 중 행동력만큼은 제일인 사람이니 (주민들이) 믿어도 좋다”며 웃었다. ●바람은 깨끗한 구청, 소통하는 정부 김 구청장은 올해 내부적으로도 변화를 이끌고 있다. 바로 ‘청렴 행정’이다. 청렴 1등구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그는 지난해부터 동주민센터를 포함한 전 부서의 출입문에 목민심서에 나오는 청렴 문구를 게시했다. 공무원들이 주체가 돼 청렴 실천 캠페인을 전개하고, ‘축하 화분 안 주고 안 받기’ 운동도 하고 있다.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 성숙하고 투명한 행정을 펼치자는 취지에서다. 아랫사람들에게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자신도 생활 속에서 청렴을 실천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자신의 추진 정책과 지방자치에 대한 열정을 담아 2014년 ‘꿈 팩토리 광진’을 발간했다. 하지만 그는 출판기념회를 취소했다. 출판사에 취소하면서 생긴 비용을 물어 줘야 했지만 주민들을 귀찮게 하기 싫어서였다. 종교 조직보다도 깨끗한 구를 만들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40여년의 행정 경험을 가진 그가 생각하는 국정·구정 운영의 핵심은 무엇일까. 김 구청장은 ‘소통을 통한 공감대 형성’을 꼽았다. 모든 공적 분야에서 권력이 아닌 국민이 중심이 되는 것, 아래에서부터 위로 통하는 국정 운영이 그의 바람이다. 김 구청장은 “행정이 급하면 국민이 불안하고 그러다 보면 사고가 난다”면서 “중앙정부가 현장을 봤으면 좋겠다. 현장에 와서 보고 듣고 소통하는 정책을 펼쳤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각오도 잊지 않았다. 그는 “나부터 발전을 위한 충고와 제안을 격의 없이 받아들이고 주민 중심의 행정을 실현하겠다”면서 “어둡고 소외된 곳 없이 모든 주민이 행복을 체감하는 것에 남은 임기를 바치겠다”고 힘줘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열린세상] 정당 재편으로 승리하고 싶다면/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정당 재편으로 승리하고 싶다면/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016년 새해 벽두부터 우리나라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심상치 않다. 중국의 증시가 폭락하고 유가가 폭락하면서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이 급증하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 강행과 연이은 이슬람 테러 조직의 활동 강화로 안보상의 위협도 연일 높아져 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치권은 국제 정세의 변화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4·13 총선에서의 승리를 위한 선거판 짜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 호남 민심을 둘러싼 합종연횡이 벌어지고 있다. 안 의원은 이른바 ‘친노패권주의’에 대한 호남 지역의 불신을 등에 업고 탈당을 감행했으며, 동교동계 인사들과 천정배 의원 등 호남 지역 의원들을 규합해 기존 양당 체제의 균열을 꾀하며 독자 세력화를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응해 호남 출신 인사들을 새로이 영입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 김홍걸 박사를 영입하는 등 호남 민심 사수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권 역시 ‘친박’(親朴) 나아가 ‘진박’(眞朴)을 자처하며 영남 지역 유권자의 표심을 얻으려 하고 있다. 여야를 불문하고 향후 공천 과정에서의 당내 계파 갈등 역시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 정치사를 돌이켜보면 선거를 앞두고 탈당 및 분당은 늘 반복돼 왔다. 현재의 야권은 17대 총선을 1년여 앞둔 2003년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으로 분당했으며, 이후 주도권을 잡았던 열린우리당은 17대 대선을 앞둔 2007년 새천년민주당 출신 정치인과 열린우리당 탈당파가 주축이 된 대통합민주신당과 다시 합당했다. 여권 역시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후보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친박계 의원을 중심으로 친박연대를 만들어 당선된 뒤 다시 복당하는 우여곡절을 겪은 바 있다. 이처럼 정당 재편은 여야를 막론하고 특정 인물이나 지역을 중심으로 이합집산해 온 한국 정당의 역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현재 국민의당 창당 등으로 촉발된 정당 재편의 추진력은 한국 사회 전반에 퍼진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다. 현 정당 체제에서 국회는 저성장, 경기침체, 청년 실업의 시급한 문제에 봉착하고도 정파를 떠나 국가적 문제를 협의하고 타협하는 참된 정치를 보여 주지 못했다. 오히려 쟁점 법안에 대한 맹목적 반대, 극단적인 대립과 비판, 편법적 법안 거래로 점철돼 온 국회였다. 실제로 19대 국회를 구성해 왔던 여야 의원들은 현역 기득권을 지키며 법정 시한을 넘기고도 선거구 획정을 미루고 있다. 19대 국회에서는 1만건이 넘는 법안이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며, 그나마 통과시킨 법안 중 의원 입법안의 가결률을 보면 6%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을 보면 지난 서울시장 선거와 대선에서 드러난 제3세력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대가 우연은 아닌 것이다. 따라서 정당 구조 재편을 통해 승리를 추구하는 정치 세력이라면 정치공학적인 이합집산에 앞서 진정한 반성과 개혁 노력을 보여야 한다. 안철수 신당 역시 기성 정당에 비판적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일정 정도 확보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및 새누리당과 마찬가지로 역대 최악의 국회로 평가되는 19대 국회의 장본인이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누가 됐든 다가오는 총선에서 승리하고자 한다면 먼저 무기력한 정치 구조를 타파하고 여야와 계파를 떠나 국가적인 정책에 합의하는 정치적 역량을 보여야 할 것이다. 연일 발표하는 새로운 인물 영입이 감동을 주려면 어떤 실현 가능한 청사진을 가지고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이런 인물들이 적임자인지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대다수의 국민은 조용히 정당의 재편과 기득권을 가진 정치권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 누가 19대 국회 직무유기의 책임이 있는지, 누가 개혁을 이야기하지만 권력에 대한 야욕과 패권주의에 젖어 있는지, 누가 정파적 이익을 국민의 이름으로 포장하는지를 지켜보고 있다. 4·13 총선이 19대 국회를 구성했던 여야 의원들에게 식물국회의 책임을 묻고, 기득권 정치 세력이 안주해 있는 낡아 빠진 의회민주주의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지역에서 꽃피는 미래 먹거리] “글로벌 기업이 판키우자 중소상인 매출도 올라”

    [지역에서 꽃피는 미래 먹거리] “글로벌 기업이 판키우자 중소상인 매출도 올라”

    양기대 경기 광명시장은 27일 “상생경제로 KTX 광명역이 수도권 서남부의 물류유통과 교통지도를 바꾸고 있어 이제 광명시는 더는 베드타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명시 미래가 달린 KTX광명 역세권과 광명동굴을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게 해서 광명시가 대한민국의 경제 중심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케아 등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한다고 했을 때 반발이 적지 않았을텐데. -반대가 심했다. 폭증하는 민원에 시정이 마비될 정도였다. 반대 시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윈·윈(Win-Win)하는 방안을 찾았다. 중소업체와 상인 보호도 중요하지만,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들의 유치도 꼭 필요하다고 설득했는데, 진정성이 통했다. 한발씩 양보해 상생했다. →상생협력을 위해 재정 투입을 중소상인들에게 계속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동안 주차장 조성이나 쉼터 지원 등 중소상인들의 자체 역량 강화를 지원했다. 앞으로는 재정 부담이 적은 디자인·품질·서비스 개선 등에 주력할 것이다. 상인들의 매출이 늘어 세금을 더 내고 투자도 더 하면 결국 광명시 전체에 도움이 될 것이다. →KTX 광명 역세권 개발 계획은. -영상미디어와 제2의 한류 열풍을 일으킬 ‘광명 미디어아트밸리’가 올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면 소하동에 들어설 ‘대형 종합병원’과 ‘의료복합클러스터’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겠다. KTX 광명 역세권의 변화와 바람은 3500여명의 새로운 일자리와 연 500억원 이상의 세수 증대, 3조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돼 향후 100년간 광명의 미래를 이끌 원동력이 될 것이다. →광명동굴을 세계적 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한 각오와 일정은. -지난해 한 달 평균 10만명 이상이 방문해 100만명이 방문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외국인 단체 관광객도 1만명 이상 방문했다. 올해는 연간 관광객 150만명 이상, 고용창출 300명 이상, 수익 100억원 달성이 목표다. →광명시의 청사진을 밝힌다면. -KTX 광명 역세권을 쇼핑·의료·미디어·디자인 중심지로 도약시켜 대한민국의 경제지도를 바꾸겠다. 신안산선과 월곳~판교선이 완공되면 사통팔달 중심에 KTX 광명역이 놓이게 된다. 통일시대 유라시아 대륙철도의 출발역으로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사설] 읍·면·동 복지 허브 성공하려면

    정부는 그제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읍·면·동 주민센터를 ‘복지 허브’로 만들어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 복잡한 복지 전달 체계를 읍·면·동으로 수렴하는 원스톱 복지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보고했다. 읍·면·동 복지 허브 청사진은 정부와 광역 시·도, 광역 시·도와 기초자치단체, 시·군·구와 읍·면·동, 민간기관, 공공기관, 국민연금관리공단, 국가보훈처 등으로 분산된 복지 전달 체계를 읍·면·동만 찾아가도 충분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일원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예산 낭비 요인을 줄이고, 찾아가는 복지를 구현하겠다고 한다. 정부는 올해 읍·면·동 700곳에서 시범 사업을 실시하고, 2018년까지 전국 모든 읍·면·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초고령화 시대를 맞아 복지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당연하면서도 시의적절한 정책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시를 비롯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미 자체적으로 읍·면·동 주민센터 복지 허브사업을 시범 실시하고 있다. 서대문구 북가좌1동 주민센터는 정부 발표에서도 우수 사례로 거론되는 등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복지 업무 종사자들에 따르면 정부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경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전산망이 이원화돼 있어 동일한 정보를 두 곳에 입력해야 하는 행정의 비효율성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와 지자체는 전산망의 통합 또는 호환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 복지 관련 공무원이 많이 증가하지만, 통장이나 이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에서 통장과 이장이 복지 업무를 담당할 만큼 의무감을 느끼고 있지 않은 게 현실이다. 통장의 역할에 복지 업무를 의무적으로 부여하는 조례 개정이 선행돼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유명무실한 반장을 ‘복지 반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것을 제안한다. 예산이 수반되는 문제가 있지만 반장이 나설 경우 복지 업무 외에 아동학대나 반사회적 일탈 행위를 예방하는 데에도 큰 힘이 되리라고 본다.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는 복지 정책에는 정부와 지자체가 따로일 수 없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한마음이 돼 소외된 이웃들이 빠짐없이 복지 혜택을 누리는 상생의 복지 정책을 실현해야 한다.
  • [The Best 시티] 노원구, 창동·상계 신경제중심지 개발 박차

    [The Best 시티] 노원구, 창동·상계 신경제중심지 개발 박차

    “아파트 숲 속에 탁 트인 저 공간 보이시죠? 저곳에 창조와 상상을 채워 서울 동북권의 미래 발전의 거점으로 변신할 겁니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21일 구청사 옥상에서 지역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가 손가락으로 콕 집은 곳은 서울메트로의 창동차량기지다. 32년간 지하철 4호선 차량의 보관·정비소 역할 등을 해온 차량기지로 2019년 남양주 진접읍으로 이전한다. 노원구에 서울 강남의 코엑스 넓이만한 빈터(17만 9578㎡)가 생기는 것이다. ‘베드타운’, 말 그대로 잠만 자는 도시였던 노원구가 ‘일하는 도시’로 변신을 준비한다. 김 구청장은 서울시와 함께 이곳을 서울 동북권의 경제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노원구에는 마뜩찮은 별칭이 있다. 영문명을 비틀어 부르는 ‘No-Won’인데 돈 없는 동네라는 얘기다. 지역 사정을 살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노원구의 기초생활수급권자 수는 모두 2만 4734명(인구 대비 4.3%)으로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많다. 인구는 약 58만명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송파(67만명), 강서(59만명) 다음으로 많은데 일자리 수는 10만 4525개(2013년 기준)로 20위다. 많은 인력을 뽑는 사업장이라고는 할인매장인 세이브존(고용인원 430명)과 이마트(347명), 롯데백화점(149명) 정도가 고작이다. 주민이 많으니 복지 등 돈 쓸 곳은 넘치는데 재정은 늘 넉넉지 못하다. 세금 낼 기업이 없는 탓이 크다. 노원구의 재정자립도는 17.7%(2016년 1월 기준)로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가장 낮다. 일할 곳이 없다 보니 노원 주민 중 멀리까지 출퇴근하는 이들이 많다. 이 때문에 서울 도심이나 강남, 구로 등으로 향하는 동부간선도로는 밤낮없이 막힌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노원구민이 하루 출근 때 들이는 시간은 34.3분으로 서울 자치구 중 7번째로 길었다. 노원구민이 1년간 출퇴근하며 길에서 보내는 시간은 약 251시간인데 가장 짧은 강남(연간 205시간)과 비교하면 46시간 길다. 통근 시간이 늘어나면 삶은 피곤해질 수밖에 없다. 노원구에 사는 김재희(43)씨는 “강남에서 퇴근하고 지하철로 귀가하는데 1시간 10분이 걸린다. 집에 오면 바로 곯아떨어졌다가 눈뜨면 출근하는 게 일상”이라면서 “가족과 제때 저녁식사 한 번 하기도 어렵다” 말했다. 노원구의 어려움은 1980년대 후반 비롯됐다. 당시 인구를 빨아들이던 서울이 주택난을 겪자 이를 해결하려고 상계·중계 지역 일대에 서민층을 겨냥한 아파트를 대규모로 지었다. 3만 2000여 가구가 사는 상계 주공아파트 1~16단지 등이 모두 이때 지어졌다. 김 구청장은 “1980년대에는 노원구와 도봉구 일대에 미원, 삼표산업 등의 공장이 10만평 정도 있었는데 기업들이 ‘아파트를 지어야 돈이 된다’는 말에 공장지대를 일반주거용지로 바꿨다”고 말했다. 당시 공장지대를 없애지 않았다면 현재 아파트뿐인 이 지역에 구로처럼 첨단 벤처 단지가 들어설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게 김 구청장의 아쉬움이다. 30년 만에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창동차량기지가 이전하게 되면서 18만㎡의 공터가 생긴 것이다. 이 땅의 소유권은 서울시에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창동차량기지 터는 공공기관이 소유한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부지”라고 설명했다. 시와 노원구는 차량기지와 붙어 있는 도봉운전면허시험장(6만 7420㎡)까지 다른 곳으로 이전시켜 개발 면적을 24만 7000㎡로 넓힐 계획이다. 서울시와 노원구는 이 지역을 ‘창동·상계 신경제중심지’라고 이름 붙여 대규모 개발을 준비 중이다. 차량기지가 2019년 최종 이전하면 이듬해부터 산업·업무시설이 몰려 있는 ‘글로벌비즈니스존’으로 만든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코엑스 같은 컨벤션센터와 호텔, 업무시설 등이 입주할 전망이다. 또 광운대와 서울과학기술대 등 지역 대학의 인력이 취업할 수 있는 바이오의료산업과 첨단제조업 등 특화산업시설도 입주시킨다. 김 구청장은 “우리 화장품 산업이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데도 관련 연구개발시설과 생산시설이 한데 모여 있지 못하다”면서 “창동·상계신경제중심지에 이 시설을 모아 산기대 등 주변 대학의 연구 인력과 협업하게 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차량기지와 중랑천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있는 약 6만㎡의 터에는 2020년까지 국내 최초 아레나급(1만 5000~2만석 규모) 복합문화공연시설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계획대로 이 지역 개발이 끝나면 8만여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와 10조원의 경제적 투자 효과를 낳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지역이 서울 동북권(노원·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의 문화·경제 허브가 될 것이라는 게 시와 구의 기대다. 시는 차량기지 터에 구체적으로 어떤 산업·업무 시설을 들여야 경제적 효과가 클지 알아보기 위해 서울연구원에 외부 용역을 맡겼다. 결과는 오는 6월쯤 나온다. 또 월계동의 광운대역세권 개발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낡은 역과 주변 시설을 새로 단장하면 3~4㎞ 떨어진 창동·상계 신경제중심지와 함께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광운대역과 그 주변의 개발 가능한 대지 면적은 24만 2324㎡에 달한다. 개발 주체인 코레일 측은 서울시, 노원구 등과 협의해 광운대역 상부에 관광호텔과 백화점 등 상업·업무시설을 입주시킨다는 방침이다. 김인희 서울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서울 동북권 인구는 350만명 수준으로 프랑스 파리, 일본 오사카 등과 비슷한데 일자리와 위락 시설이 없어 도시의 재미와 역동성이 떨어졌다”면서 “노원에 창동·상계 신경제 중심지가 건설되면 다양성을 바탕으로 지역의 활성화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6개월간 3400여개 일자리 창출…올 2조 3000억 투자 유치 목표”

    “6개월간 3400여개 일자리 창출…올 2조 3000억 투자 유치 목표”

    “올해 2조 3000억원의 투자 유치를 하고 국내외 자본이 믿고 찾아오는 기업 환경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권오봉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은 세계경기 부진 등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7월 취임해 6개월의 짧은 기간에 54개 기업에서 1조 4757억원의 투자를 이끌었고, 34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과를 냈다. 권 청장은 5년 동안 흐지부지하던 지역민의 오랜 숙원사업인 세풍산단 조성 공사를 본격 착공하는 등 남다른 추진력도 선보였다. 지난해 산업부 주관 전국 7개 경제자유구역 성과평가에서 2위에 오른 것도 권 청장 덕분이다. 행정고시(26기) 출신으로 지식경제부 무역위원회 상임위원, 방위사업청 차장, 전남도 경제부지사 등으로 일하며 발휘한 추진력이 발현된 덕분이다. 그는 국내외 지리적 입지 조건이 다른 지역보다 좋은 장점을 최대한 살려 최대의 투자 지역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광양경제자유구역은 철도와 고속도로, 공항을 이용해 서울까지 1~2시간대에 접근이 가능하고, 광양제철소와 여수산단의 산업인프라, 수도권과 비교하면 3분의1 수준인 지가와 각종 세제 지원 등의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 화양지구의 복합관광단지 개발을 위한 사업자 국제공모를 오는 4월 5일까지 추진할 예정이다. 권 청장은 소규모 투자 희망자에게도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투자 방식을 도입하고, 많은 기업이 참여하도록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권 청장은 특히 경남 하동 갈사만에 해양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도 마련했다. 갈사만에 5.61㎢(170만평) 규모로 조성 중인 산업단지 유치업종은 조선소·조선기자재·해양플랜트·연구시설 등이다. 하지만 이곳에 해양플랜트산업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해양플랜트 폭발·화재 시험기술 개발 등을 하는 ‘해양플랜트종합시험연구원’ 설립을 추진한다. 또 해양플랜트 분야 세계 명문대학인 영국 애버딘대학교 한국캠퍼스 설립도 추진한다. 해양플랜트 분야 고급인력 양성과 첨단설계 엔지니어링기술의 공동 연구개발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오는 2020년까지 250억 달러 투자유치와 24만명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청장은 “교통·물류·산업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고, 정주생활 여건과 문화관광 자원이 풍부한 지역으로 미래가치가 높은 투자의 최적지이다”며 “지자체, 관계기관과 적극적인 협조 체제하에 움직이는 이곳 광양만권에서 미래를 열어가길 바란다”고 강력하게 투자를 권유했다. 광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사설] 신성장 동력 발굴에 한국의 미래가 달렸다

    미래창조과학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등 정부 6개 부처가 어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통한 성장 동력 확충’이라는 슬로건으로 80조원을 ‘창조경제’에 투입하는 내용을 담은 신년 업무보고회를 가졌다. 업무보고의 핵심은 3대 추진전략 중 ‘역동적인 경제혁신’에 방점을 두고 있으며, 창조경제 구현과 미래에 대비한 투자를 위한 실행 파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국민소득 4만 달러인 나라의 공통점은 바탕에 문화·관광수입 1만 달러를 깔고 있다. 우리가 이들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산업생산력 제고만으로는 어렵다. 문화·관광 산업 분야의 소득이 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문화와 관광을 앞세운 정부 정책에 공감한다. 핵심 분야는 문화융성, 관광산업 육성, 바이오 헬스 육성, 민간투자 촉진 등 4가지다. 먼저 문화융성을 위해 올해부터 300개 기업에 1000여명의 예술가를 파견해 경영전략부터 상품기획, 조직문화 개선 등 ‘인문학적 상상력’을 기업에 접목하기로 했다. 산업과 문화가 결합한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판단된다. 두 번째는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2017년까지 관광객 2000만명을 유치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장밋빛 계획이라고 폄하하지만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라고 본다. 과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연간 600만명이던 서울시 외국인 관광객 수를 1200만명으로 늘린다고 했을 때 많은 비판을 받았으나 2014년 1142만명을 유치, 거의 목표치에 도달했다. 세 번째는 바이오 육성 방안이다. 신약개발 등 제약산업을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이는 한미약품이 가능성을 입증했다. 제2, 제3의 한미약품이 나오길 기대한다. 이를 위해 신약의 신속한 시장 진입을 돕고, 약값 책정 때 우대하는 등 규제를 완화한다. 비교 우위에 있는 국내 의료기술을 브랜드화하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네 번째는 민간투자 촉진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으면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 정부는 정부대로 연구개발비를 지원하되 신성장산업의 창출을 민간기업이 주도하도록 했다. 민간기업은 투자 여력이 충분할 만큼 사내 유보금을 쌓아 두고 있다. 민간기업이 적극적으로 호응해야 한다. 그래야만 경제성장과 양극화 및 청년 실업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청사진만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은 새삼 말할 필요도 없다. 정부 정책이 성공하려면 작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며 인내심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 단기 성과에 만족하거나 집착해서도 안 될 것이다. 가령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다. 때로는 좌절과 예산 낭비를 경험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 수십 년 후의 미래를 내다보는 사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잘못된 점이 있으면 개선해 나가야 한다.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라는 말이 있다. 허물이나 잘못을 고치는 일을 꺼려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 [사설] 경제 활력 되찾을 마지막 해란 각오 다져야

    어제부터 경제 부처를 시작으로 새해 업무보고가 시작됐다. 기획재정부 등 경제 관련 7개 부처는 합동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내수·수출 균형을 통한 경제 활성화 방안’을 보고했다. 우리 경제의 두 축인 내수와 수출 활성화를 통해 한국 경제 전체를 견인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재정·공공·민간투자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1분기 재정을 지난해보다 8조원이나 늘린 125조원 조기 집행하고 연기금 대체투자와 공공기관 투자 등 광의의 재정을 최대한 쏟아붓기로 했다. 2월 코리아 그랜드세일을 진행하고 11월에는 대규모 할인 행사를 키워 세계적인 쇼핑 축제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나 고령층이 가진 주택과 농지 등 실물자산을 유동화해 소비 여력을 확보하는 연금상품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인한 여력을 바탕으로 공공기관의 투자를 6조원 확대하고 새로운 민자 방식을 도입해 사회간접자본(SOC)을 적기에 확충하기로 했다. 수출 활성화 대책도 빠지지 않았다. 정부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라 13억 중국 내수시장을 직접 공략하고 그간 내수시장에만 머물렀던 기업들의 대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 기업의 인수·합병(M&A)과 유통망 구축 지원을 위해 4조원의 자금을 투입하고 내수 기업에 머물렀던 중소·중견 기업들을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날 합동 보고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의 경기 둔화 등으로 대외 경제 환경이 급격하게 악화되는 시점에서 내수와 수출 활성화를 통해 경제적 난국을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그럼에도 보고된 내용들이 대부분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틀 속에서 추진됐던 것으로 채워졌다는 인상이 강하다. 무엇보다 단기 대책과 성과를 중시하다 보니 중장기적인 내수 활성화 여건 개선이나 수출 구조 재편 등이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도 경청할 대목이다. 이번 대책들은 ‘유일호 경제팀’의 첫 작품이다. 경제 침체기 비상한 난국을 돌파하는 임무를 맡은 유일호 경제부총리의 추진력과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의미다. 세계 경제구조 변화로 우리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미래의 먹거리를 만들 신산업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경제개혁의 성공을 위해 백병전도 불사하겠다”는 유 부총리의 취임사 각오처럼 이번 대책들을 반드시 성공시켜 한국 경제 도약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 강감창 서울시의회 부의장, 매니페스토 최우수상

    강감창 서울시의회 부의장, 매니페스토 최우수상

    서울시의회 강감창 부의장(송파, 새누리)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선정하는 2015 지방의원 매니패스토 약속대상 광역의원부문에서 최우수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이로서 강 의원은 2008년 이후 6번이나 약속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게 됐다. 7일, 영등포아트홀에서 개최된 2015년 매니패스토 약속대상 시상식에서 광역의원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강감창 의원은 2014년 6·4지방선거 당시 선거공보물에 제시한 공약 중 임기 2년차까지 81개 공약 중에서 55개(68%)공약을 실천했고, 26개(32%)공약은 추진 중 이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부는 참다운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4년 6·4 지방선거 출마 당시 주민에게 공약한 내용에 대한 공약이행 현황과 소민소통활동 내용을 평가하였는데, 전국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을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한 후 1, 2차심사위원회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하였다. 지역의원에 대한 약속대상 선정기준은 크게 공약에 대한 완료도(70점)와 주민소통(30점)으로 평가되었다. 완료도의 경우 선거공보에 제시한 총 공약대비 이행 완료한 공약의 비율, 주민소통의 경우 공약이행과정에서 주민소통 활동, 주민참여 견인활동, 등이 평가 기준에 반영 되었다. 강감창 의원은 건축사로써의 전문성을 살린 의정활동이 돋보였는데, 공약개발과 이행은 물론, 선제적인으로 정책을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았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하철 역사를 중심으로 한 지하공간개발 제안, 잠실 지하광장 명소화 협의회 구성 및 운영, 석촌호수~석촌고분일대 관광명소화 청사진 제시 및 그 성과를 꼽을 수 있다. 최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잠실지하광장 제2시민청 유치를 긴밀하게 협의중이다. 강의원은 “시의원 혼자서 풀어갈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적이라며, 공약개발과정과 사업추진에 이르기 까지 지역주민의 동참과 관계공무원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늘 대화하고 협력하는 자세로 의정활동을 펼쳐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개혁지연 따른 잠재성장률 저하 큰 문제”

    “개혁지연 따른 잠재성장률 저하 큰 문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11일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를 “구조개혁이 지연된 데 따른 잠재 성장률 저하”라며 “디플레이션 가능성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 금리인상으로 대표되는 ‘G2 리스크’에 대해서는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새해 벽두부터 불어닥친 ‘중국발(發) 쇼크’보다는 미국 금리인상의 영향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도덕성 논란 대신 중국 증시 폭락, 미국 금리인상, 저유가, 북한 핵실험 등 올 초부터 각종 악재를 만난 우리 경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방향을 둘러싼 논쟁이 펼쳐졌다. 유 후보자는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 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추경을 따로 편성하지 않아도 정부 전망치인 3.1%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히며 재정 조기 집행, 신성장동력 발굴, 규제개혁 등을 방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최경환 부총리가 이끈) 2기 경제팀이 특별히 새로운 것을 했다기보다는 전반적으로 박근혜 정부의 정책 기조를 이어나갔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의 경제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경환 경제팀의 핵심 정책 방향인 구조개혁과 경제활성화에 힘쓰겠다는 뜻이다. 또 “창조경제를 기반으로 새로운 산업이 만개토록 유도하고, 규제프리존 도입 등으로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하게 완화하는 한편 새로운 산업에 대한 금융·재정·세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경환 경제팀이 발표했던 올해 경제정책 방향에 담겨 있던 내용이다. 최근 거세게 불고 있는 ‘차이나 쇼크’와 관련해서는 “G2 리스크는 지금 당장 우리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주기보다 제한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미 금리인상이 누적돼 효과가 나타나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모니터링을 면밀히 하고 있다”고 답했다. 중국보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자본유출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는 “현재 외환보유액은 적정 수준 이상이지만, 자금 유출 조짐이 있다면 단계별 안정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2월 끝난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재개 등 협정 확대를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정부가 양자 간 및 다자 간 협정으로 확보한 통화스와프 규모는 1200억 달러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당장은 아니지만, 한·일 양국의 필요가 맞아떨어지면 통화스와프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후보자는 12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규모가 크지만 분할상환과 고정금리 전환 등으로 질적 구조를 많이 개선했고, 연체율도 하향 안정세”라며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 경제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재벌 지배구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순환출자를 규제하는 등 본질적인 부분에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답했다. 한편 유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던 최 부총리와는 달리 “금리 정책은 한국은행의 고유한 권한”이라면서 “한국은행과 기재부 양자 간 협의와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 공유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열린세상] 국민행복 시대와 교육개혁 청사진/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열린세상] 국민행복 시대와 교육개혁 청사진/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3년 전 박근혜 정부는 국민행복 시대를 열겠다는 약속과 함께 출발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발상이 신선했다. 대통령의 임기가 후반부를 향해 가는 지금 이 약속은 얼마나 지켜지고 있을까. 국민을 행복하게 하려면 사람들이 무엇에 웃고 우는지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지금 국정을 책임진 사람들은 일자리와 경제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먹고사는 문제이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나는 오늘 교육 문제를 논해 보고자 한다. 대한민국의 평범한 가정에서 온 가족의 희로애락을 좌우하는 것이 바로 아이의 교육 문제이기 때문이다. 고등학생이 하나라도 있으면 그야말로 온 가족이 비상 상황이다. 국민행복 시대를 열겠다는 약속은 교육 문제를 비껴 나갈 수 없다. 배우고 경험하는 교육의 과정은 행복한 여정이다. 문제는 지금의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데 있다. 학생뿐만 아니라 지켜보는 가족도 참 고단하고 피곤하다. 나는 이렇게 된 이유가 우리에게 교육에 대한 비전과 청사진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자녀들과 꿈을 얘기하고, 함께 교육 과정을 설계해 나갈 수 있다면, 그리고 어렵지만 이 과정을 거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으면 교육은 그 자체로 행복한 과정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아이들은 수능시험 날짜에 시계를 맞추고, 한 발이라도 앞서려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뛰고 있을 뿐이다. 이름 있는 대학에 입학하고, 취업 경쟁에서 낙오되지 않는 것이 모든 가정의 비전이 됐다. 학생들은 경쟁에 지치고, 안쓰러워도 벗어날 길이 없는 프레임에 모두가 갇혀 있는 상황이다. 모두가 힘들고 고단한 각자도생의 이 게임을 언제까지 할 것인가. 중앙정부와 교육청이 벌이는 누리과정 예산 다툼도 마찬가지다. 한쪽은 당신들이 공약했으니 책임지라 하고, 한쪽은 법령으로 정했으니 따르라는 식이다. 교육을 책임지는 사람들치고는 참으로 수준 낮은 싸움을 하고 있다. 국민을 대상으로 누리과정이 교육적으로 왜 중요한지 알리고, 서로를 설득하려는 시도는 찾아보기 어렵다. 교육 비전은 실종되고 정치적 다툼만 있다. 큰 틀에서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교육적 꿈과 청사진이 없으면 낱낱의 교육 정책도 효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자유학기제, 선행학습 금지, 교육과정 개정, 창의적 체험활동과 같은 많은 교육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지만, 교육적 에너지가 한데 모여 실질적인 변화로 나아가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국가 차원의 교육 발전 청사진을 만들고, 국민적 공감대를 이루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어떤 인재를 필요로 하고,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치열한 논쟁과 합의가 필요하다. 마음으로 공감하기 어려운 업무 보고용 슬로건은 냉소와 불만을 낳을 뿐이다. 국민의 마음에 와 닿는 교육 비전이 필요하다. 그래야 모두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망국적인 교육병을 치유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할 것은 다 하겠다고 했다. 구조개혁이 최우선 과제인 모양이다. 진정한 구조개혁은 현재의 판을 용기 있게 흔들어 변화시키는 것부터 시작된다. 교육 분야에서는 교육, 행복, 성공에 대해 국민이 성숙한 견해를 가지고 함께 움직이게 하는 것부터 도모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고단한 소모적 교육 경쟁의 프레임을 종식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박근혜 정부에는 국민의 마음을 읽고, 새로운 교육적 관점과 비전을 제시해 사회적 합의를 도모할 기구가 없다. 장기적 안목과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한 일을 관료적 행정 기관인 교육부가 하기는 어렵다. 교육개혁이 교사, 교육학자, 교육 관료들의 전유물도 아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와 미래에 대한 깊은 성찰을 가진 지성인들이 함께 나서야 한다. 새해가 밝았다. 국가 차원에서 교육개혁위원회를 만들고 대통령이 챙기겠다는 발표를 기대한다.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는 이미 교육부가 나서서 해결할 수준을 넘었기 때문이다. 임기 내 뭔가를 꼭 이루지 않아도 된다. 국가의 교육 청사진과 국민적 공감대를 만드는 발판만 다져도 대성공이다. 국민행복 시대를 열겠다는 약속이 교육에서부터 지켜지면 좋겠다.
  • 안전 전략 짜는 기업… ‘재난관리자’ 뜬다

    안전 전략 짜는 기업… ‘재난관리자’ 뜬다

    2001년 9월 11일 테러로 무너져 내린 미국 뉴욕 맨해튼 세계무역센터(WTC)엔 ‘월스트리트의 심장’으로 불리는 모건스탠리 본사가 있었다. 110층 쌍둥이 건물 중 하나인 ‘타워1’ 50개 층에 걸쳐 직원 3500명이 상주한 데다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금융자산까지 보유한 터였다. 그러나 다음날 모건스탠리는 세계 모든 지점에서 정상적으로 문을 열었다. 본사를 하루아침에 잃었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평온은 모의훈련을 꾸준히 받은 덕분이었다. 여객기 충돌 직후 모건스탠리 직원들은 아수라장 속에서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자산을 지킨 것은 물론 사망·실종자가 전체 3000명 가운데 15명에 그쳤다. 7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9·11테러 이후 기업 재해경감활동계획(BCMS)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기업의 잠재적 위험을 분석해 재난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업무를 연속적으로 유지하는 전략을 짜는 재난관리자의 중요성을 반영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07년 ‘재해경감을 위한 기업의 자율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재난관리자 운영의 근거가 마련됐다. 현재 재난관리자는 전국에 305명이 일하고 있다. 뒤늦게 BCMS에 첫발을 뗀 점을 감안하면 작지만 큰 의미를 띤 숫자다. 재난관리자는 모건스탠리와 같이 평소에 BCMS 실행, 관리·점검, 컨설팅, 평가 등의 업무를 맡는다. 재해경감활동계획은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소의 식별, 위험 평가 및 업무 영향 분석, 재해경감활동의 구체적인 실현을 위한 기본 방향 설정, 위험 요소의 제거·경감을 위한 중장기 활동 방향 설정 등으로 이뤄진다. 위험 요소 발생 때 신속 대처·피해 확산 방지 등에 관한 전반적인 청사진, 재난 때 주요 업무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전략, 피해 발생 이후 정상 수준으로의 복구 계획, 종사자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 및 훈련을 통한 경감활동 능력 향상도 포함된다. 특히 정부는 기업체의 재해경감 운영 실적을 평가해 우수한 곳엔 자금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준다. 안전처 관계자는 “금융권을 중심으로 대기업에서 확산 추세이긴 하지만 기업체의 9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인식·자금력 부족으로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재난엔 예고가 없기 때문에 미리 대비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서다. 재난관리자 시험은 재해경감활동 실무, 대행, 인증평가 등 3개 분야로 나뉜다. 합격률은 40%를 약간 웃돌 정도로 까다롭다. 올해의 경우 초안이라 추후 변동될 수도 있지만 실무 4회(3월 12일·6월 18일·9월 3일·11월 19일), 대행 2회(4월 30일·10월 15일), 인증 1회(6월 18일)로 예정돼 있다. 인증 분야는 처음 실시된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목동의 미래, 주민과 함께 그려요

    양천구가 2018년 이후 새롭게 변신할 목동아파트의 청사진을 지역 주민과 함께 그린다. 구는 오는 31일까지 ‘목동택지개발사업지구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수립’에 참여할 목동아파트 주민참여단을 모집한다고 5일 밝혔다. 268만㎡에 392개동, 2만 6629가구로 구성된 목동아파트 단지는 2018년 14개 단지가 모두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다. 자치단체가 지역 재건축 계획을 수립하면서 주민들을 참여시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주민들의 도시계획 참여가 사업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오히려 주민들이 합의를 통해 뜻이 모이면 오히려 갈등 요소가 줄어들어 사업이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집인원은 단지별로 4명씩 총 56명이다. 대상은 해당단지에 거주하는 입주자대표와 입주민이고, 입주민은 아파트 소유자만 참여 가능하다. 단순히 주민들의 목소리만 듣는 것은 아니다. 주민들이 도시계획에 제대로 의견을 표출할 수 있게 교육도 진행한다. 구 관계자는 “도시설계·계획이라는 것이 전문지식이 있어야 실제 참여가 가능하다”면서 “도시개발 관련 교육과 워크숍을 마련해, 주민들이 꿔다놓은 보릿자루가 되지 않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대구시, 예술로 청년 일자리 만든다

    대구시, 예술로 청년 일자리 만든다

    대구시가 예술을 통해 청년 일자리를 만든다. 시는 이를 위해 ‘문화예술로 흥하고, 흥나는 도시’ 건설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했다고 6일 밝혔다. 또 올해 순수문화예술 분야 예산을 지난해보다 22.9% 많은 961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예산은 2018년까지 2214억원으로 늘릴 방침이다. 대구시는 청년들이 문화예술을 일자리로 삼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차세대 기획자 양성 과정을 운영하고, 유망 예술가 15명에게 매달 창작지원금 80만원을 최대 2년간 지원한다. 독일 베를린 등 해외 레지던시에 지역예술가 4∼6명을 파견해 국제 감각을 키워 세계무대에 데뷔하도록 기회를 줄 방침이다. 30억원을 들여 옛 KT&G 사택 2동을 예술창작 거점으로 조성해 청년예술가에게 안정된 작업공간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대구예술발전소가 운영하는 창작공간지원프로그램 ‘텐-토픽 프로젝트’ 사업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11개월로 확대해 사업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상반기에 대구예술총연합회 10개 장르 신진예술가들이 상주할 예술창작촌 밑그림을 그리는 타당성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도 한다. 시는 10주년을 맞이하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비전선포식을 열고 뮤지컬 창작 지원을 확대해 뉴욕·런던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제뮤지컬 3대 도시 위상을 세운다는 구상이다. 국제오페라축제는 독일, 중국 등 외국팀과 합작오페라를 제작하고, 아시아·태평양지역 문화예술 소비 신흥시장을 개척할 예정이다. 특히 하반기 CT공연플렉스 파크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들어서면 무대, 조명 등 첨단 공연기술 개발이 가능해 창작뮤지컬 창조기지 역할을 선점할 것으로 시는 전망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상상력의 원천인 문화예술이 발전한 도시만이 미래를 주도할 수 있다”며 “순수문화예술 분야에 과감히 투자해 변화와 혁신이 활개치는 대구, 문화자산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로 선순환되는 대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미래車·스마트홈 발전상 한눈에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6’는 정보기술(IT) 융합 신산업의 발전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무대다. 자율주행차와 웨어러블 기기, 가상현실(VR) 기기, 드론, 로봇 등 첨단 기술의 향연이 펼쳐진다. 특히 올해는 자동차와 IT가 결합한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등 미래차의 청사진이 제시된다. GM, 포드, 폭스바겐, 기아차 등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대거 참여한 가운데 자동차 관련 전시장은 지난해보다 25% 확장됐다. GM은 전기차 ‘볼트’ 신모델을, 기아차는 전기차 ‘쏘울EV’ 신모델을 공개하며 폭스바겐은 차세대 전기 콘셉트카를 공개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자율주행 콘셉트카 ‘F015’의 업그레이드 버전과 신기술, BMW의 ‘제스처 컨트롤’에서 한 단계 진화한 동작 제어 기술인 ‘에어터치’도 베일을 벗는다. 특히 포드와 구글의 합작회사 설립이 공식 발표되는 등 자동차와 IT 간의 합종연횡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스마트홈 분야에서는 상용화 단계의 제품과 기술들이 대거 쏟아진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집 안 전체를 연결하는 IoT 솔루션을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력을 뽐낸다. 삼성전자는 최첨단 IoT 기술을 탑재한 ‘패밀리 허브’ 냉장고와 스마트폰으로 상태를 확인하고 조작할 수 있는 ‘플렉스 듀오 오븐 레인지’를 공개한다. LG전자는 일반 가전제품을 스마트기기로 탈바꿈시키는 ‘스마트싱큐 센서’에 이어 이들 기기를 통합 제어하는 ‘스마트싱큐 허브’를 내놓는다. 웨어러블과 VR기기, 인공지능(AI) 기술로 영리해진 로봇도 주목해볼 만하다. 삼성전자의 ‘기어S2’ 프리미엄 버전을 비롯해 핏빗, 화웨이, 미스핏 등이 신제품을 들고나온다. VR에서는 삼성전자와 HTC, 소니, 오큘러스,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상용화를 위한 제품들을 내놓는다. 또 200여개 로봇 관련 업체가 참가해 지난해보다 전시장이 71% 커진 가운데 청소, 감정, 주행, 운반 등 다양한 기술이 탑재된 로봇들이 관람객들을 만난다. 라스베이거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신년기획] “올 동북아 갈등 변수는 北… 핵·미사일 카드 다시 꺼낼 것”

    [신년기획] “올 동북아 갈등 변수는 北… 핵·미사일 카드 다시 꺼낼 것”

    지난해 아시아는 한·중·일 관계 개선의 흐름 속에서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 동남아국가의 갈등이 첨예하게 맞섰다. 하지만 새해에는 동북아 특히 한반도를 둘러싸고 숨 가쁜 변화와 움직임이 예상된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국제적 권위자인 오코노기 마사오(71) 일본 게이오대 명예교수에게 이에 대해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3일 도쿄 게이오대 미타캠퍼스에서 이뤄졌다. →2016년 새해의 국제환경, 동북아 안보환경의 변화는. -중국의 해양 진출로 인한 남중국해 갈등이 새해에는 진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성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중국도 주변 국가와의 협력과 경제에 더 집중해야 할 처지다. 정책의 우선순위도 바다에서 ‘실크로드 경제개발벨트 활성화’ 등 내륙 개발로 옮겨갈 것이다. 일본의 아베 신조 정부도 아베노믹스의 유지와 7월 참의원 선거가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관계 개선과 긴장 완화 흐름에도 동북아에서는 새로운 갈등 요소가 꿈틀거리고 있다. →새로운 갈등 요소라면. -바로 북한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외교가 재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력 안정을 다진 김정은 정권은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 목표 달성을 위한 외교수단으로서 ‘핵·미사일 카드’를 활용하는 대외 공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 ‘외부 자원’을 얻어내기 위한 보다 돌발적인 행보가 우려된다. 11월 미국 대선을 기회로 여기는 북한은 미국의 차기 행정부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길 원한다. 대미 접근 및 정상화, 나아가서는 불가침조약 수립을 위한 포석이 예상된다. 북한은 미국의 새 정권 출범 초기마다 위기를 만들어 대화 국면 조성과 고립 타개를 시도해 왔다. 이런 관점에서 북한은 올해 미사일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미국의 새 행정부가 출범하는 내년에는 핵실험 카드를 들이댈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이런 시도가 제재 국면을 더 심화시킬 것 아닌가. -제재를 강하게 하면 북한을 굴복시킬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 이뤄진 시도는 별 성과가 없었다. 북한을 비핵화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일은 이 문제를 미국에 기대려 했고, 미국은 중국에 떠넘기려 했다.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도, 능력도 부족했다. 책임을 서로 떠넘기면서 북한 비핵화에 손을 놓은 상황이 이어졌다. 과거와 달리 북한의 핵능력은 진전됐다. ‘핵 위협’이 구체적 행동으로 진전될 우려도 크다. 북한이 핵 카드를 다시 꺼내 든다면 그저 무시만 할 수도 없게 됐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지만 외부에서 얻을 것이 있다면 핵 동결에는 응했다. 북한의 핵 능력이 더한층 강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 차기 행정부가 접촉 정책을 다시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은 불가능한가. -남북한과 미·중, 일본과 러시아가 참여하는 6자회담 재개 움직임이 예상된다. 회담의 실효성에 대한 회의에도 불구하고 대안 없는 상황에서 6자회담으로 갈 수밖에 없다. 회담 의장국이던 중국도 재개를 줄곧 주장해 왔다. 어떤 식으로든 비핵화 노력을 보여 줘야 할 상황에서 관련국들이 회담 재개를 거부하기만도 어렵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 재개 요구 등 한국에 관계 개선을 압박해 올 것이다. 남측이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적이지 않을 경우 북한은 6자회담을 먼저 움직여 나가려고 할 것이다. 남북 관계와 6자회담이 동시에 진전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12월 말 한·일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합의했다. 올해 한·일 관계의 과제라면. -두 나라는 비슷한 시대적 압박과 현안에 직면해 있다. 전략적 협력의 폭을 넓혀 나가야 할 때다. 미·중 사이에서 양국의 전략적 대화 확대는 생존 공간과 선택권을 넓혀 줄 것이다. 자원개발에서 인프라 건설 등 국제무대에서 한·일의 적잖은 기업들은 이미 정보력, 자금력 등을 보완하면서 전략적 협력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해 나가고 있지 않은가. 새로운 50년을 맞는 원년인 올해, 보다 중장기적으로 서로의 발전과 전진을 위해 마음을 열었으면 한다. →위안부 문제 합의가 주는 국제정치적 함의는. -우선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가 예상된다. 미국은 이를 위해 뒤에서 합의를 뒷받침하고 영향력을 행사했다. 미국의 관심은 안보로, 중국의 해양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한·미, 미·일 동맹을 연결시켜 서태평양에서 남태평양까지 중국의 활동을 감시하고 제약할 체제를 만들려고 한다. 평택에서 오키나와를 거쳐 필리핀을 잇는 방어망의 강화다. 한·일 협력은 이를 위해 필수적이다. 중국은 그런 움직임을 자국을 견제, 포위하는 것으로 여기며 탄도미사일 공중방어시스템인 사드 협력으로 확대되는 것을 걱정한다. →한·중·일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까. -안보 분야와 달리 경제 분야의 3국 협력은 확대되고 활성화되고 있다. 경제 중심의 실용적인 협력과 발전이 기대된다. 새해 일본에서 열릴 3국 정상회담은 경제, 환경, 에너지 등 비안보 분야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일본이 먼저 가입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관련 협의도 진행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제창한 동북아평화구상도 세 나라가 심도 있게 논의해 발전시켜 나갈 수도 있다. →중국은 이런 상황 속에서 어떤 북·중 관계를 생각하고 있나. -지난 12월 북한의 모란봉악단의 베이징 철수 소동 이후 두 나라는 부정적인 여파를 최소화하려고 조심하고 있다. 한반도를 대미 관계 속에서 보고 있는 중국은 미·중 관계 속에서 ‘말판’인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고려하고 있다. 미·일 동맹 강화와 한·미·일 안보협력이 중국을 자극하고 북·중 관계의 긴밀화로 이끄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기본 틀인 미·중간 긴장이 완화되고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적대적으로만 가지는 않을 것이다. →5월 북한 노동당대회를 중요한 분수령으로 보고 있는데. -김정은 체제 정비의 완성이란 측면이 있고 이를 기점으로 중장기적인 대외정책에 돌입한다는 의미도 갖는다. 당 대회를 어떤 형식으로 열지도 대중 관계 개선에 중요하다. 해외사절을 부르고 성대하게 열려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 김정은의 중국 방문과도 연결지어 볼 수 있다. 당 대회 전후 또는 올해 안에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한숨을 돌린 북한이 중장기적인 안정을 위해 고립 탈피 및 대외관계 정상화, 생존자원 확보 등을 겨냥해 핵·미사일 카드를 흔들어댈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일본의 대북 정책은 납치 문제에 납치당했다”는 조크가 있다. “납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아베 총리의 중요한 선거 공약이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와 대북 관계 정상화를 별개의 ‘투 트랙’으로 가려는 고이즈미 정권 때와 달리 아베 정권은 이를 연결시켜서 대북 제재를 강화했다. 납치, 핵, 미사일 문제가 해결돼야 제재를 해제하고 관계 정상화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2014년 5월 일·북 스톡홀름 합의에서 보듯 아베 정권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싶어 했지만 고이즈미 때의 정책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 납치 문제 가족회와 관련 민간단체들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 조기 붕괴설’에 근거한 아베의 정책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 →올해 일본 국내 정치를 전망한다면. -7월 참의원 선거는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과 헌법 개정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헌법 개정은 국회를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국민투표를 넘기가 그리 쉽지 않다. 아베는 양적 완화 등 경제적 기대감을 주면서 경제에 대한 국민 지지를 정권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오코노기 마사오 명예교수는 1945년생으로 일본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문제에 대한 연구를 개척하고 이끌어 온 원로 정치학자다. 한·일 신시대 공동연구 프로젝트 위원장으로 양국 관계 발전의 청사진 마련을 주도했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자문기관인 ‘대외 태스크포스’ 위원,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의 자문기구인 ‘외교정책연구회’ 위원 등을 지내며 일본의 한반도 정책 결정에 관여해 왔다. 이런 연유로 한국의 전문가 집단에도 지인이 많다. ‘조선전쟁’(중앙공론사), ‘일본과 북조선’(PHP연구소)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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