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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미애, 檢 새판짜기 한 달… 윤석열과 갈등·개혁 ‘묘한 평행선’

    추미애, 檢 새판짜기 한 달… 윤석열과 갈등·개혁 ‘묘한 평행선’

    檢, 靑 겨냥 수사 마무리… 확전 자제 선거 개입 수사·감찰권 발동 여지 남아 秋 “尹, 개혁 동참 약속” 불화설 일축 지지율 2위 尹 “대선 후보군서 빼 달라”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일로 취임한 지 한 달이 됐다. 그간 인사와 직제 개편으로 검찰 조직을 확 바꾼 추 장관은 이제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법안의 후속 작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다만 검찰의 청와대와 여권을 향한 수사가 일부 남아 있는 데다 추 장관도 검찰 지휘부에 대한 감찰 가능성을 내비친 상황이어서 지난 한 달간 벌어진 추 장관과 검찰 간 갈등의 골은 쉽게 메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이 지난달 23일 단행한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로 교체된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의 차장·부장검사급 간부들이 3일부터 새로운 보직에서 업무를 시작한다. 검찰개혁과 기강 확립 등을 명분으로 추 장관이 밀어붙여 짠 진용으로 새로 출발하는 셈이다. 추 장관은 두 차례의 인사와 직제 개편을 통해 ‘윤석열 사단’을 모두 바꾸고 반부패수사(특수수사) 등 직접 수사를 대폭 줄여 형사·공판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법무부와 검찰의 충돌을 더욱 부추겼던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들도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됐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13명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고 유재수(56·구속 기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으로 백원우(54)·박형철(52) 전 청와대 비서관을 기소했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검찰과의 갈등이 다소 소강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읽히기도 했다.그러나 갈등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검찰이 임종석(54)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광철(50)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선거 개입 의혹 관련 일부 피의자의 사법 처리를 4월 총선 이후로 미뤄 총선 이후까지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과 시민단체 등이 추 장관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직권남용죄로 고발하기도 했고, 추 장관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아들 군부대 미복귀 의혹 사건도 서울동부지검에 배당됐다. 여권 핵심 인사들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우리들병원 대출 특혜 의혹(서울중앙지검), 신라젠 사건(남부지검) 등도 여전히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선거 개입, 감찰 무마 등 후속 재판에서 또 다른 신경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반면 추 장관은 감찰 카드를 쥐고 있다. 최강욱(52)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 당시 “날치기 기소”라며 수사팀 지휘부에 대한 감찰 가능성을 언급했다. 인사를 통해 감찰팀이 새로 꾸려진 만큼 감찰권을 행사해 다시 긴장감을 높일 수도 있다. 추 장관은 지난달 31일 권력기관 개혁 후속 조치 추진계획 브리핑에서 “윤석열 총장도 검찰개혁 후속 작업에 동참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윤 총장과 불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윤 총장의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윤 총장은 최근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2위를 한 것을 두고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총장을 후보군에 넣는 것은 부적절하다. 여론조사 후보에서 빼 달라”고 요청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윤석열, ‘대선주자 2위’ 여론조사에 “후보군에서 빼달라”

    윤석열, ‘대선주자 2위’ 여론조사에 “후보군에서 빼달라”

    대검, 여론조사 언론사에 후보군 제외 요청윤석열 검찰총장이 최근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2위를 한 것을 놓고 여론조사 후보군에서 자신을 제외해 달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에 뜻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은 최근 자신이 2위에 오른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받은 뒤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검찰총장을 후보군에 넣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검찰청은 해당 여론조사를 의뢰한 언론사에 의견을 보내 윤 총장을 후보군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세계일보는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6~28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 포인트·자세한 사항은 세계일보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결과 윤 총장이 10.8%의 지지율을 얻었다고 밝혔다. 10.1%를 얻어 3위에 오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5.6%), 박원순 서울시장(4.6%),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4.4%), 안철수 전 의원(4.3%)보다 앞서 주목받았다. 1위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32.2%)였다. 윤 총장은 과거에도 총선 출마를 권유받았지만 거절하는 등 정치에 뜻이 없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윤 총장은 지난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청문회에서 ‘양 원장의 총선 인재영입 과정에서 그와 인연을 맺은 것이 맞느냐’는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맞다”고 답했다. 윤 후보자는 당시 대구고검으로 좌천돼 있던 2015년 말 양 원장을 처음 만났으며, 가까운 선배가 서울에 올라오면 한번 보자고 해서 나갔더니 양 원장도 그 자리에 나와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양 원장이) 출마하라고 간곡히 얘기했는데 제가 그걸 거절했다”며 “2016년 고검 검사로 있을 때도 몇 차례 전화해서 ‘다시 생각해볼 수 없냐’고 했으나 저는 그런 생각이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청문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정치 입문 권유를 받은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 “직접 그런 적은 없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없다”고 답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법서라] 추미애-윤석열 휴전?…불씨는 아직 사그라들지 않았다

    [법서라] 추미애-윤석열 휴전?…불씨는 아직 사그라들지 않았다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 “법과 원칙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거기에 대한 저항도 있기 마련이므로 그걸 뚫고 나가는 데 큰 어려움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잘 헤쳐 나가면서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이 저희들의 사명입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31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검사 전출식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난달 23일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로 전보조치 된 검사들에게 “검사의 일이라는 것은 늘 힘들다”며 한 말입니다. 또 “어느 위치, 어느 임지에 가나 검사는 검사동일체 원칙에 입각해서 운영되는 조직”이라면서 “여러분들의 책상을 바꾼 것에 불과하고, 본질적인 책무는 바뀌는 것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나 역시 많은 인사이동을 거쳐 지방으로 또 서울로 다녔지만 모든 검사에게 새 임지에 부임하는 것은 도전”이라며 “도전을 겪어가면서 검사는 역량과 안목을 키우고 능력과 리더십도 키우게 되는 것”이라고도 강조를 했는데요.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수사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뒤 대구고검, 대전고검 등 이른바 좌천성 인사조치 된 윤 총장의 경험으로도 읽힙니다. 지난 1월 한 달은 검찰에 그야말로 혼돈의 시간이었습니다. 지난해 8월 말부터 본격화한 조국(55·불구속 기소) 전 법무부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로 계속된 혼란과 갈등이 마무리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격화됐고 연일 ‘초유의’, ‘전례없는’ 상황들이 이어졌습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뒤 첫 고위간부 인사(1월 8일)→직제 개편안 발표(1월 13일)→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1월 23일)로 검찰 조직은 그 자체로 큰 변화를 겪었는데 진행 중이던 수사를 마무리짓는 과정에서 더욱 충돌이 커진 것입니다. 고위간부 인사에서 윤 총장이 지난해 7월 앉힌 핵심 참모진들을 대거 ‘물갈이’했고 윤 총장이 집중했던 반부패수사(특수수사) 등 직접수사를 대폭 줄였죠. 이를 두고 검찰에선 “윤석열의 손발을 잘랐다”, “총장의 힘을 뺐다”는 반응이 검찰에서 나오기도 했습니다. 반면 법무부는 이전의 윤 총장이 특수수사 위주의 검사들을 자신의 측근으로 둔 인사가 ‘비정상’이었다면서 이번 인사는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직접수사 축소는 검찰개혁을 위한 방향이라고도 반박했죠. ●‘최강욱 기소’ 두고 “날치기 기소” vs “지시 불이행” 대충돌 그런데 이처럼 변화가 생긴 검찰 조직에서 또 다른 ‘전대미문’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른바 ‘패싱’ 논란인데요. 조 전 장관 가족 수사를 해온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가 지난달 23일 최강욱(52)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전격 기소했는데 이 과정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승인을 하지 않자 윤 총장의 지시와 승인으로 기소가 이뤄진 것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불구속 피의자를 기소하는 것은 차장검사에 전결 권한이 있다”고 설명해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최 비서관 기소를 결재한 것이 절차상으론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저녁 추 장관은 “날치기 기소”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하며 수사팀에 대한 감찰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송 차장검사와 고 부장검사가 일단 감찰 검토 대상이겠지만 윤 총장까지도 얼마든지 감찰 대상으로 넓어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반대로 검찰에선 수사팀의 의견을 받아들여 최 비서관을 기소하라고 윤 총장이 세 차례 지시했는데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윤 지검장에게 잘못이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감찰이라는 초강수 카드가 언급되자 추 장관과 윤 총장 측은 더욱 서로를 벼랑 끝으로 몰았습니다. 사건의 당사자인 최 비서관도 변호인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검찰총장에 의한 검사장 결재권 박탈이 이뤄진 것은 단순한 절차 위반을 넘어 불법행위”라면서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했고, “윤 총장과 관련 수사진을 고발하겠다”, “법무부와 대검의 감찰조사는 물론 향후 출범하게 될 공수처 수사를 통해 저들의 범죄 행위가 낱낱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며 충돌을 부추겼습니다. 수사 과정이 부당했다는 이유로 향후 윤 총장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여서 추 장관이 언급한 감찰 가능성과도 맥락을 같이 합니다.이런 가운데 검찰은 지난달 29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으로 백원우(54)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박형철(52)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송철호(71) 울산시장, 황운하(58)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등 13명을 무더기로 기소했습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측근들의 비위 의혹 수사에서 불거진 하명수사 의혹이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검으로 보내진 뒤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가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송 시장의 당선을 위해 선거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는 수사까지 번졌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청와대가 당시 선거에 관여했다고 결론을 내고 결국 핵심 피의자들을 재판에 넘기기로 결론을 냈는데요. 기소 전날인 지난달 28일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신봉수 2차장과 김태은 부장검사 등이 이 지검장을 찾아가 여러 차례 수사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최 비서관에 대한 기소 의견을 밝혔던 상황과 거의 비슷했죠. 이 지검장은 최 비서관 때와 마찬가지로 수사팀의 오랜 설득을 듣고도 결론을 내리지 않고 저녁 10시 30분이 다 되어서 퇴근을 했습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으로 13명 무더기 기소…말 아끼는 추 장관 그리고 다음날 윤 총장은 이 지검장과 수사팀, 대검 간부들을 다같이 불러 모아 13명에 대한 기소를 두고 논의를 벌였습니다. 이 지검장은 이 자리에서도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유일하게 기소에 반대하는 입장을 냈다고 합니다. 결국 이번에도 윤 총장의 지시로 이 지검장이 아닌 신 차장검사의 전결로 13명을 재판에 넘기게 된 것입니다. 다같이 한 자리에 모여 회의하는 자리가 있었던 것만 제외하면 대부분 최 비서관을 기소한 과정과 같았습니다. 하루 전날 추 장관은 중요사건을 처리할 때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거치라며 검찰 안팎의 기구들을 통해 의견수렴을 한 뒤 기소나 구속영장 청구 등의 결정을 하라고 당부해 윤 총장이 직접 수사팀에 지시하는 절차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검찰 인사로 다음달 3일부터 수사팀 간부들이 확 바뀌게 되니 그 전에 수사를 서둘러 마무리지으려는 수사팀의 움직임에 제동을 건 것으로도 해석됐습니다. 그런데 추 장관은 “날치기 기소”라며 화를 냈던 최 비서관 때와 달리 지난달 29일 13명을 기소한 뒤엔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백원우·박형철 전 비서관은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에서 수사했던 유재수(56·구속 기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무마 의혹 사건으로 그날 오후 또 다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런데도 추 장관은 어떤 일인지 말을 아꼈습니다. 법무부에서도 “오늘은 별도로 의견을 내진 않을 것”이라고 알렸는데요. 문득 추 장관이 13명 기소에 대한 의견을 밝히지 않고 넘어가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오늘‘은’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것인지 궁금해졌는데 일단 법무부에선 ‘오늘은’에 방점이 있지 않겠냐는 답을 들었습니다. 1월 내내 바빴던 저녁시간과 달리 여권 관계자 13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진 날 오히려 조용하게, 별일 없이 지나간 것이 어색할 정도였습니다. 추 장관은 지금까지 수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무더기 기소 이후 추 장관이 생각을 밝힌 것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권력기관 개혁 후속조치 추진계획 브리핑과 질의응답을 통해 검찰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를 했을 뿐입니다. 이날 추 장관은 “검찰의 직접수사 영역을 축소해 나가고 인권 보호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면서 취임 일성으로 밝혔던 검찰개혁의 방향들을 검찰 인사발령이 끝나는 다음달 3일 이후 본격적으로 후속작업으로 본격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질의응답에서 최근 윤 총장과 불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고 일축했고, 또 검찰개혁 작업들에 대해 윤 총장도 동참하기로 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조 전 장관 가족 수사를 시작으로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사건, 하명수사·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 청와대를 향한 수사들로 청와대와 법무부, 검찰의 갈등이 폭발했는데 이제 이 수사들은 거의 마무리가 됐습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으로 13명이 무더기 기소됐지만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지난달 30일, 29일 각각 처음 조사를 받았는데 검찰은 두 사람에 대해선 4월 총선이 지난 뒤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약간의 시간을 남겼습니다. 당장은 수사를 두고 충돌할 사건은 잦아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추 장관과 윤 총장 사이의 긴장감은 여전하고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여권 인사들이 거론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는 우리들병원 대출 특혜 의혹이나 신라젠 사건 등의 수사와 추 장관의 청문회 과정에서 추 장관의 아들 군부대 미복귀 의혹 등 여전히 여권을 향한 수사는 계속 진행이 될 전망입니다. 자유한국당이나 새로운보수당 등 정당과 시민단체들이 추 장관과 이 지검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한 사건도 있습니다. 추 장관은 그동안 진행된 수사 과정에서 항명이나 패싱 논란 등 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해 수사팀을 감찰하거나 징계할 수도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 이 불씨가 다시 커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여전히 검찰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정경심 “펀드 투자 아닌 대여” vs 檢 “고수익 투자로 강남 빌딩 노려”

    정경심 “펀드 투자 아닌 대여” vs 檢 “고수익 투자로 강남 빌딩 노려”

    정 교수 “허위 컨설팅 계약도 모르는 일”檢 “조씨와 정 교수는 ‘공범관계’”“사모펀드로 부 대물림 하려던 것”재판부 “조 전 장관과 재판 병합 안할 것”조국(55·불구속 기소)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의혹’을 놓고 정경심(58·구속 기소) 동양대 교수와 검찰이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3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부장 송인권)의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기일에서 정 교수는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에 직접 투자한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검찰은 정 교수가 고수익을 목표로 펀드 투자에 적극 관여했다고 반박했다. 코링크PE는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38·구속 기소)씨가 실질적 소유주로 알려져 있는 사모펀드 운용사다. 앞서 검찰은 정 교수가 동생 정모씨와 함께 2016~2017년 코링크PE에 10억원을 투자한 뒤 최소 수익금을 보전받기 위한 허위 컨설팅 계약을 맺고 매달 860만원씩 받는 방식으로 총 1억 5000만원을 횡령했다며 재판에 넘겼다.그러나 정 교수 측은 10억원은 투자금이 아닌 대여금이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정 교수와 동생은 조씨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기로 한 것”이라면서 “이들은 그저 순진하게 10%의 이자수익을 받는 데만 관심을 가졌고 나머지는 조씨가 알아서 해줄 것이라고 신뢰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 측은 허위 컨설팅 계약서를 작성한 것에 대해서도 조씨에게 책임을 돌렸다. 정 교수의 변호인은 “정 교수는 해당 계약서를 요청하거나 설계한 적이 없고 조씨와 코링크PE의 주주사인 익성 측이 협의해 쓴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가 사모펀드의 실질적 주인이라는 검찰의 주장도 전면 부인했다. 앞서 검찰은 코링크PE 직원들 사이에서 정 교수가 ‘여회장’으로 불렸다는 사실을 강조했지만,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여회장이라는 표현은 여자 투자자라는 의미 이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정 교수가 10억원을 투자 성격으로 명백히 인식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조씨가 정 교수를 기만한 것이 아니라 공범 관계였다”면서 “정 교수는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조씨에게 투자했고 조씨는 백지신탁 의무를 우회할 방법을 제공하며 사업에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정 교수가 2017년 7월 동생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공개되기도 했다. 당시 조씨로부터 펀드 투자 설명을 들은 정 교수는 동생에게 이를 설명하면서 “내 목표는 강남에 건물을 사는 것” “나 따라다녀 봐” “길게 보고 앞으로 10년 벌어서 애들 독립시키고 남은 세월 잘 살고 싶다” 등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이날 재판에서는 조 전 장관이 수차례 언급됐다. 검찰이 공개한 또 다른 문자메시지에는 조 전 장관이 “이번 기회에 아들도 5천 상속하면 어때”라고 묻자 정 교수가 “그 사이에 청문회 나갈 일 없지?”라고 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조 전 장관 부부가) 사모펀드 출자를 부의 대물림 기회로 삼았다”면서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에 임명된 뒤 주식 백지신탁 의무를 이행해야 했는데도 불구하고 투자처를 찾고 고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조 전 장관의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김미리)와 논의한 결과 정 교수의 사건과 조 전 장관의 사건을 병합하지 않고 병행 심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두 사람의 공소사실이 상당 부분 겹친다며 병합을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두 피고인이 다른 내용이 많고 (조 전 장관 사건의) 재판부도 동의하지 않았다”며 병행 심리 이유를 설명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판사 추천 법원장 2명 보임…‘미스 함무라비’ 문유석 등 25명 퇴직

    판사 추천 법원장 2명 보임…‘미스 함무라비’ 문유석 등 25명 퇴직

    대법원이 31일 법원장·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 고위 법관 보임·전보 인사를 다음달 13일자로 단행했다. 김명수(61·사법연수원 15기) 대법원장 취임 이후 세 번째 진행된 고위법관 정기 인사다. 이번 인사에서는 지난해 이은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통해 윤태식(55·24기) 서울동부지법 수석부장판사가 신임 서울동부지법원장에, 최병준(56·18기) 부산지법 부장판사가 신임 대전지방법원장에 각각 임명됐다. 이로써 일선 판사들의 추천으로 임명된 법원장이 총 3명으로 늘었다. 대법원은 이날 신임 고등법원장 3명과 지법원장 8명의 인사도 진행했다. 신임 대전고등법원장에는 김광태(59·15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임명됐다. 광주고등법원장에는 황병하(58·15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특허법원장에는 이승영(58·15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보임됐다. 이런 가운데 김창보(61·14기) 서울고법원장과 민중기(61·14기) 서울중앙지법원장은 유임됐다. 2018년 2월 정기인사 때 발탁된 민 법원장은 3년째 서울중앙지법을 맡게 됐다. 2012년 법원장 순환보직제가 도입되기 이전에는 3~4년씩 유임한 선례가 있지만 최근엔 임기(2년)를 채운 법원장은 일선 재판 업무로 복귀하는 게 보통이다. 실제 김용석(57·16기) 서울행정법원장과 최규홍(58·16기) 서울동부지법원장, 윤준(59·16기) 수원지법원장, 김필곤(57·16기) 대전지법원장, 이상주(57·17기) 청주지법원장은 법원장 임기를 마치고 고등법원 재판부로 복귀했다. 대법원은 “순환보직제 시행 이래 54명의 법원장이 재판부로 복귀하는 등 순환보직제가 안정적으로 정착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해현(60·14기) 대전고법원장과 김기정(58·16기) 서울서부지법원장, 한승(57·17기) 전주지법원장 등 법원장 3명이 법원을 떠난다. 25명의 법관도 퇴직 의사를 밝혔다. 대법관 유력 후보로도 거론돼 왔던 이정석(55·22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을 비롯해 이진만(56·18기)·조용현(52·22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조용구(64·11기)·신귀섭(65·15기) 원로법관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 대법원장의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팀장을 맡았던 정재헌(53·29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미스 함무라비’ 저자로 유명한 문유석(51·26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 지법부장 13명도 퇴직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檢, 추미애 아들 ‘군 휴가 미복귀 무마’ 의혹 수사 착수

    檢, 추미애 아들 ‘군 휴가 미복귀 무마’ 의혹 수사 착수

    서울동부지검, 해당 사건 형사 1부에 배당검찰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휴가 미복귀’ 사건을 부대에 외압을 넣어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동부지검은 30일 자유한국당이 이러한 의혹으로 추 장관을 고발한 사건을 형사1부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추 장관의 아들 A(27)씨는 추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맡고 있었던 2017년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미2사단지역대 소속 카투사로 근무했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추 장관 후보자의 국회 법제사법위 인사청문회에서 A씨가 일병 시절 휴가를 나갔다가 부대로 복귀하지 않았는데, 추 장관이 부대에 외압을 행사해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김 의원은 군 관계자들의 제보를 인용해 “A씨가 휴가 중 중대지원반장에게 휴가 이틀 연장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직 사병의 거듭된 복귀 지시에도 부대 복귀를 하지 않았다”면서 “추 후보자가 부대 쪽에 전화를 걸었고 상급부대의 모 대위를 거쳐 휴가 연장 지시가 내려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아들이 무릎이 아파서 입원하느라 군부대와 상의해 개인 휴가를 또 얻은 것”이라면서 “외압을 행사할 이유도 없고 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달 3일 대검찰청에 추 장관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근무기피 목적 위계죄의 공동정범 등 혐의로 고발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속보]檢, 추미애 아들 ‘군 휴가 미복귀 무마’ 의혹 수사 착수

    [속보]檢, 추미애 아들 ‘군 휴가 미복귀 무마’ 의혹 수사 착수

    검찰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휴가 미복귀’ 사건을 부대에 외압을 넣어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동부지검은 30일 자유한국당이 이러한 의혹으로 추 장관을 고발한 사건을 형사1부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추 장관의 아들 A(27)씨는 추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맡고 있었던 2017년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미2사단지역대 소속 카투사로 근무했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추 장관 후보자의 국회 법제사법위 인사청문회에서 A씨가 일병 시절 휴가를 나갔다가 부대로 복귀하지 않았는데, 추 장관이 부대에 외압을 행사해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군 관계자들의 제보를 인용해 “A씨가 휴가 중 중대지원반장에게 휴가 이틀 연장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직 사병의 거듭된 복귀 지시에도 부대 복귀를 하지 않았다”면서 “추 후보자가 부대 쪽에 전화를 걸었고 상급부대의 모 대위를 거쳐 휴가 연장 지시가 내려왔다”고 주장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정경심, 청문회 대응 못했다 압박”

    “정경심, 청문회 대응 못했다 압박”

    이상훈 前 코링크 대표, 조범동 재판 증언 “정 교수가 사모펀드 언론 대응 방안 지시” ‘조씨 실소유주인가’ 질문엔 “잘 모른다”조국(55·불구속 기소) 전 법무부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의 실질적 소유주로 알려진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구속 기소)씨의 재판에 이상훈 전 코링크PE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씨는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58·구속 기소) 동양대 교수로부터 의혹을 해명하도록 간섭과 압박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소병석)의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검찰과 조씨 측 변호인은 조씨가 코링크PE의 실질적 운영자인지를 두고 다퉜다. 검찰은 이씨는 명목상 대표일 뿐 신용불량자인 조씨가 코링크PE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며 회삿돈을 부정하게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코링크PE는 조 전 장관 일가가 14억여원을 투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 운용사다. 이씨는 이날 자신에겐 코링크PE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이 없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씨는 2016년 5월 무급 직원으로 코링크PE에 입사한 후 3개월 만에 정식 직원으로 전환됐고 이듬해 2월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나 취임 전후로 하는 일에 큰 차이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자신을 고용한 것이 조씨였으며 대부분의 지시도 조씨로부터 들었다고 설명했다. 조씨 측 변호인단은 지난 재판에 이어 코링크PE의 실소유주가 조씨가 아니라는 취지의 질문을 이어 갔으나 이씨는 “잘 모르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한편 이씨는 이날 지난해 조 전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정 교수로부터 사모펀드 투자와 관련한 언론 대응 방안을 지시받아 공모했고, 정 교수가 청문회 대응을 잘못했다고 다그쳐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진술하며 정 교수가 증거를 인멸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美 국방차관 “北 비핵화 협상 복귀하라”

    美 국방차관 “北 비핵화 협상 복귀하라”

    김정은 “충격적 실제 행동”에 상황 관리 “中 불법 선박 환적 제재 집행 느슨” 우려 전문가 “美 일관된 메시지… 北과 입장차”존 루드 미국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이 28일(현지시간) “북한이 경제적 고립에서 벗어날 유일한 길은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의미 있는 선의의 협상에 관여하는 것”이라며 북한의 협상 테이블 복귀를 촉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북미 대화 가능성 여지를 남겨 두면서도 “충격적 실제 행동”을 언급하며 압박한 이후 미국의 ‘상황관리’ 기조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루드 차관은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북한 전략은 다면적이고 미 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다만 협상을 강조하면서도 대북 제재에 대해 “불법적 무기 개발과 경제성장의 동시 달성 목표가 병존할 수 없음을 북한이 확실히 인식하도록 하는 데 결정적”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북한이 경제 건설을 지속하면서도 군사력 강화로 난관을 뚫겠다고 밝히면서 ‘경제·핵무력 병진 노선’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가운데 루드 차관의 발언은 병진 노선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루드 차관은 미사일 발사 시험에 대해 “북한이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우리는 그 메시지를 받았다”며 “북한은 다시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없다”고 시험 중단 필요성을 거론했다. 북한이 지난해 말 ‘비핵화 협상 시한’을 강조하며 ‘성탄 선물’을 언급했지만 도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이유를 완전히 다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대북 제재와 관련한 중국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거래의 많은 부분은 종종 중국 해안 근처에서 불법적인 선박 대 선박 환적을 통해 발생한다”며 중국의 제재 집행이 가끔 덜 강력하거나 일관적이지 않은 것은 계속된 우려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미국은 대북 제재 필요성을 강조하는 반면, 북한은 미 측의 선(先)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등 양측은 평행선은 달리고 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지난 15일 “조미(북미) 사이에 다시 대화가 성립되자면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요구 사항을 전적으로 수긍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미국이 그렇게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며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미국은 북한이 원하는 모든 것에 대해 전향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보이고 있으나 북한과 미국의 입장 차이는 뚜렷해 보인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4월부터 무급휴직”… 방위비 압박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4월부터 무급휴직”… 방위비 압박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 협상 해 넘기자 미군사령부 “韓 분담 않으면 자금 곧 소진” 작년 10월 1차 통보… 美 법 따라 2차 예고 총선 앞둔 국회 비준 불발 땐 현실화 우려 외교부 “공백 최소화… 타결 신속히 해야” 하원 군사위 “대폭 증액 요구로 동맹 위태”주한미군사령부가 한국인 근로자에게 방위비 분담금 협정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오는 4월 1일부터 무급휴직이 시행될 수 있다고 29일 통보했다.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이 지난해 말 시한을 넘긴 가운데 미국 측이 한국인 근로자 고용 문제를 볼모 삼아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이날 “2019년 방위비 분담금 협정이 타결되지 않아 추후 공백 상태가 지속할 가능성이 있음에 따라 주한미군 한국인 직원들에게 4월 1일부로 잠정적 무급휴직이 시행될 수 있다는 것을 사전 통보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인 직원들의 고용 비용을 한국이 분담하지 않는다면 주한미군사령부는 한국인 직원들의 급여와 임금을 지불하는 데 드는 자금을 곧 소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주한미군은 지난해 10월 무급휴직에 대해 한국인 노조에 사전 통보했다. 이번 통보는 무급휴직 두 달 전에 통지해야 하는 미국 법을 따른 것이다. 다음달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4월 총선을 앞두고 한국 국회에서 협정 비준이 어려울 수 있어 미 측이 예고한 무급휴직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지금까지 무급휴직 사태가 현실화된 전례는 없다. 2018년 10차 SMA 협상에선 미국 측이 무급휴직 카드를 내밀었지만 4월 이전에 협상이 타결됐다. 한미는 11차 SMA 체결을 위해 6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여전히 의견 차를 보이고 있다. 당초 지난해 분담금(1조 389억원)의 5배가 넘는 50억 달러 규모를 압박했던 미국의 요구 수준은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한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등 ‘대비태세’ 항목을 추가할 것을 고수하는 반면 한국은 기존 틀 안에서 공평하고 합리적 수준의 인상안을 찾아보자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 21일 호르무즈해협 독자 파병을 결정하면서 한국의 동맹 기여를 강조하는 상황이다. 주한미군이 무급휴직을 예고한 데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협상 과정에서 염두에 둘 수밖에 없지만 시한을 맞추기 위해 수용하기 어려운 합의를 할 수는 없다”며 “법적 공백을 최소화하고 협상 타결을 신속히 해야 한다는 원칙을 준수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 하원 군사위원회가 28일(현지시간) 한반도를 주제로 연 청문회에서 방위비 대폭 증액 요구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민주당 소속 애덤 스미스 군사위원장은 “그런 접근은 한국과의 관계를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방위비 협상 안돼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통보

    “방위비 협상 안돼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통보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 의도로 풀이부대내 근무하는 韓근로자 볼모 활용 비판도트럼프, 방위비 3배 늘린 6조원 요구미국 상하원 의원들도 우려 표명美상원 중진, 폼페이오에 “협상 재고 서한”美하원 정보위원장 “한국과 관계 위태롭게 해”“美분담금 대폭 증액, 북한의 강경 행보 촉발”주한미군사령부가 한미간 방위비 분담금 협정이 타결되지 않아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해 4월 1일부로 잠정적 무급휴직을 시행한다는 방침을 통보했다고 29일 밝혔다. 주한미군사령부는 “2019년 방위비 분담금 협정이 타결되지 않아 추후 공백 상태가 지속할 가능성이 있음에 따라 주한미군 한국인 직원들에게 4월 1일부로 잠정적 무급휴직이 시행될 수 있다는 것을 사전 통보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주한미군은 “60일 전에 사전 통보토록 한 것은 무급휴직 예고 두 달 전에는 미리 통지해야 하는 미국 법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위금 분담금 협정이 체결되지 않아 발생할 잠정적 무급휴직에 관하여 2019년 10월 1일, 전국주한미군 한국인 노조에 6개월 전 사전 통보했으며 이와 관련된 추가 통보 일정도 제공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미군 측이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런 사실을 알린 것은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미국 측이 방위비 협상 과정에서 주한미군에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를 볼모로 활용하려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주한미군사령부는 이날부터 30일까지 9000여명의 한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60일 전 사전 통보와 관련한 투명 정보 제공과 함께 질의응답을 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설명회를 실시한다고 전했다. 주한미군은 “모든 한국인 직원들은 1월 31일 이전에 잠정적인 무급휴직에 대한 공지문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한국인 직원들의 고용 비용을 한국이 분담하지 않는다면 주한미군사령부는 한국인 직원들의 급여와 임금을 지불하는데 드는 자금을 곧 소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행히도 방위금 분담금 협정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잠정적 무급휴직에 대비함에 있어 미국 법에 따라 무급휴직 관련 서신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주한미군사령부는 한국인 직원들과 그들의 한미 동맹에 대한 기여를 대단히 소중히 생각하고 있고, 그들이 잠정적 강제 무급휴직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최신 정보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당과 군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방위비 분담금 협정 시한이 종료되면서 이전보다 400% 인상된 50억 달러(약 6조원)를 요구했다.이에 대해 미 상·하원 의원들조차 한미동맹 약화를 우려하며 미 정부에 협상 제고를 촉구했다. 미국 상원의 민주당 중진 의원들은 제11차 주한미군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정(SMA) 협상의 장기화에 우려를 표하며 미국의 입장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9일 전했다. VOA에 따르면 상원 외교위와 군사위에서 각각 민주당 간사를 맡은 밥 메넨데즈 의원과 잭 리드 의원은 지난 28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SMA 협상에서 미국이 취한 입장을 재고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분담 개념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고정관념은 한국과 동맹이 지닌 가치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가진 전략적 위치의 중요성에 대해 근본적인 오해를 일으킨다”면서 “(이는) 거의 실패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이어 국방부의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서 한미 동맹의 이점과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현재 협상에서 미국의 입장은 이런 주요 원칙에 위배되며, 한국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약화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 한국이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한국은 지난해 협정을 통해 분담금을 1년간 약 9억 9000만 달러로 늘리기로 했고, 미 국방부는 현재 협정이 공정하고 상호 이익이 된다고 의회에 증언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도 28일(현지시간) 한반도 안보상황을 주제로 연 청문회에서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비 대폭 증액 요구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존 루드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등이 출석한 이날 청문회에서 민주당 소속 애덤 스미스 미국 하원 정보위원장은 미국 측의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 요구를 거론하면서 “그런 접근은 한국과의 관계를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스미스 위원장은 이어 “우리는 그 (한국과의) 관계에서 많은 것을 얻고 있다고 본다”면서 “우리는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서만 거기 있는 게 아니다. 그 지역에서의 우리 이해와 안정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루벤 갈레고 의원은 “한미 방위비 협상이 상호 이익이 되는 동맹의 가치가 아니라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만 초점을 맞춘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길버트 시스네로스 의원도 “미국이 한국에 방위비 대폭 증액을 요구하는 걸 북한이 지켜보고 있다”면서 “이러한 한미 간 긴장이 북한의 강경 행보를 촉발하는 부분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前 경남지사 3인, PK서 대권 노리나

    前 경남지사 3인, PK서 대권 노리나

    홍준표 “밀양에서 PK 수비대장 할 것” 김태호, 고향 거창 지역서 예비후보 등록 김두관, 문재인 사저 양산을 출마 예고 경남지사 출신 3인방이 21대 총선에서 PK(부산·경남) 출마를 나란히 공식화하면서 선거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주인공은 김태호(32·33대)·홍준표(34대)·김두관(35·36대) 전 지사로 모두 대선주자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홍준표(66) 전 지사는 2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2022년 정권 교체에 유의미한 지역 및 내가 정치를 마지막으로 정리할 곳을 지역구로 선택하기로 하고 20년 험지 정치를 떠나 수구초심의 심정으로 고향으로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2월 3일 밀양 삼문동으로 이사를 한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를 설득해 흔들리는 스윙보터 PK 지역 40석을 방어할 수비대장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향인 창녕군이 속해 있는 선거구(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를 원하고 있다. 서울에서 15·16·17·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지난 대선 때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패했다.김태호(58) 전 지사는 고향인 거창군이 속한 지역구(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에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한 뒤 지역을 훑고 있다. 경남도의원·거창군수·도지사를 거쳐 이명박 정부 시절 국무총리에 지명됐다가 청문회에서 낙마한 뒤 경남 김해을에서 재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 새누리당 후보자 선출 경선에 참여한 바 있다. 김태호·홍준표 전 지사는 고향인 선거구에서 출마한다면 승리가 확실시된다. 두 곳 모두 보수 성향이 강한 곳으로 두 후보의 출마설에 대해 이렇다 할 반응도 없다. 다만 당에서 ‘험지 출마’를 압박하고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한국당 출신 경남지사로 김태호·홍준표 전 지사가 PK 출마를 노린다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두관(61) 전 지사를 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을에 투입하기로 했다. 양산을은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장담할 수 없는 접전지역으로 김 전 지사의 출마 소식을 썩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 김 전 지사는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양산을 출마를 공식화한다. 최근 SNS에서는 “저는 당의 요청과 결정에 따라 지역구를 옮기게 됐다는 정말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고 고민이 컸음을 비쳤다. 고향인 남해에서 이장을 거쳐 남해군수를 하고 노무현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냈으며, 경남지사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뒤 2년 만에 지사직을 그만두고 2012년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그들만의 전쟁?… 시들해진 상원 트럼프 탄핵심리

    하원때보다 SNS 상호작용 절반으로 뚝 미국 상원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2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정치적 공방은 가열되고 있지만, 정작 국민의 관심은 시들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상원의 과반을 점한 공화당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새로운 증인 소환을 막으면서 사실상 상원의 탄핵 심판이 하원의 ‘재탕’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소셜 미디어 분석업체인 ‘뉴스휩’의 자료를 인용, 상원의 탄핵심판 관심도가 하원 때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26일(현지시간) 전했다. 뉴스휩은 하원의 탄핵 공개 청문회가 시작된 지난해 11월 13~15일과 상원의 탄핵심판이 본격화한 지난 21~23일 소셜 미디어의 ‘좋아요’와 게시물 공유 등을 비교 분석했다. 결과에 따르면 하원의 탄핵 청문회 때는 3520만건의 상호작용이 이뤄졌지만, 상원의 심판 때는 절반(55%) 수준인 1780만건의 상호작용이 이뤄졌다. 또 하원 청문회 때는 4만여건의 관련 기사에 대해 기사당 평균 816회의 상호작용이 일어났지만, 상원 심판 때는 3만 5000여건의 기사에 대해 건당 504회의 상호작용이 발생했다. 특히 상원의 심판 기간 대통령과 관련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뉴스 25개 중 탄핵과 연관된 것은 단 3개뿐이었다. 악시오스는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 청문회와는 달리, 공화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상원은 새로운 증거가 나올 기회를 없앰으로써 미국인의 관심을 떨어뜨렸다”면서 “탄핵 심판을 가능한 한 지루하게 만들려는 공화당의 전략이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NBC도 이날 ‘미국인 일부는 채널을 돌리고 있다’는 기사에서 “상원의 탄핵심판 과정이 TV와 인터넷으로 매일 생중계되고 연일 신문 1면을 장식하고는 있지만, 대중의 관심은 약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침부터 트위터에 하원 탄핵소추위원단을 이끄는 애덤 시프 정보위원장을 겨냥, “부패한 정치인이며 아마도 매우 병든 사람”이라고 비난을 이어 갔다. 시프 위원장도 이날 NBC에 “몹시 화가 나고 앙심을 품은 대통령”이라고 맞받았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총독인가 동반자인가’… 주한 미국대사 70년사

    ‘총독인가 동반자인가’… 주한 미국대사 70년사

    해리스 대사, 호르무즈파병 압박 등으로 ‘총독’ 비난받아역대 23명 대사 중 유일 직업군인 출신, 국민에게 낯설어결례 논란 전임 대사도 자유롭지 않아…현대사에 영향력미국대사 과거 막후 외교관이었지만 지금은 공공 외교관변화된 역할 조정 과정서 시행착오 겪으며 논란 불거져 ●한국민에게 낯선 미국대사, 해리스 “해리스 대사는 한국 총독처럼 행세하지 않느냐. 자기가 무슨 총독인 줄 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7일 공개된 재단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해리스 대사가 지난 7일 KBS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그곳에(호르무즈해협)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며 정부에 파병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총독 행세’라고 비판한 것이다.해리스 대사가 16일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같은 날 신년기자회견에서 남북 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하면서 당정청은 일제히 반발했다. 다음 날 “의견 표명은 좋지만 우리가 대사가 한 말대로 따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내정간섭 같은 발언은 동맹 관계에도 도움이 안 된다”(민주당 설훈 최고위원),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통일부 이상민 대변인),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부분은 대단히 부적절하다”(청와대 관계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호르무즈해협 파병과 남북 협력 사업뿐만 아니라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과 관련 미국 정부의 입장을 직설적으로 표명하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해 11월 당시 국회 정보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을 관저로 불러 방위비분담금을 50억 달러 내라는 요구만 20번 정도 반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교적 결례라는 비난을 받았다. 해리스 대사는 같은 달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데 대해 “한국이 한일 과거사 문제를 안보 영역으로 확대한 데 대해 실망했다”며 종료 결정을 번복할 것을 압박했다.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우선 대사의 개인적 성향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해리스 대사는 첫 직업군인 출신 주한 미국대사다. 1949년 부임한 1대 존 무초 대사부터 해리스 대사까지 23명 대사 중 6명을 제외하면 모두 직업 외교관 출신이다. 비외교관 출신 6명 중 해리스 대사를 제외하고는 외교를 전공한 교수이거나 한국과 인연이 깊은 목사, 외교에 익숙한 중앙정보부(CIA) 출신 요원, 국회와 국방부에서 외교를 담당한 정치인이었다. 군인 출신으로 외교적 수사보다 직설 화법에 익숙한 해리스 대사가 한국민에겐 ‘낯선 대사’라는 것이다.외교 소식통은 “한국어에 능숙한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와 한국민과 스킨십을 즐겼던 마크 리퍼트 대사에 익숙했던 한국민에게 4성 장군으로 태평양사령관을 역임한 해리스 대사의 야전군 사령관 스타일이 낯설어 보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주한 미국대사의 행보와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승만 정권 당시 윌리엄 레이시 대사는 한미 관계 현안에 대해 이승만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불만을 표출하는 등 거만한 태도를 보여 이 대통령의 반감을 샀다. 박정희 정권에 베트남 파병을 압박했던 윈스럽 브라운 대사는 카운터파트인 이동원 외무부 장관을 ‘패싱’하고 정일권 국무총리, 박정희 대통령과 직접 담판을 짓는 오만함을 보이기도 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는 진보적인 노무현 정부와 보수적인 조지 W 부시 정부가 마찰을 빚던 당시 노무현 정부의 남북 화해협력 정책과 어긋나는 발언을 해 정부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의 총독’이라는 논란은 한국 현대사에서 미국 정부와 그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한 미국대사가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불거졌다는 해석이다. 미국대사는 한국 현대사의 분기점마다 주·조연으로 등장하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데 영향을 미쳤다. 미국대사는 한국 현대사와 한국 정치에서 한복판에 서 있을 수밖에 없는 존재다. ●국가원수급 대우 받은 초대 미국대사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첫 주한 미국대사는 존 무초 대사다. 무초 대사는 1948년 8월 13일 주한 최고대표로 임명돼 사흘 후 부임했다. 미국은 이듬해 1월 1일 한국을 정부로 승인하고 4월 7일 무초 최고대표를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했다.1년 전 남북에 각각 단독정부가 수립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지원이 절실했던 이승만 대통령은 무초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을 ‘장엄하게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1949년 4월 20일 무초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에는 이 대통령과 이시영 부통령, 이범석 국무총리, 신익희 국회의장, 김병로 대법원장 등 삼부 요인이 모두 참석했고, 무초 대사는 중앙청에 육해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며 입장했다. 국가원수급 대우를 받은 무초 대사는 1950년 이 대통령과 6·25 전쟁 첫 2년을 함께 겪었다. 무초 대사는 전쟁 발발 직전인 6월 초 미국 의회에 북한의 침공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전쟁 당일인 25일 워싱턴 국무부에 “북한군의 전면 공격이 시작됐다”고 보고했고 이 대통령의 관저인 경무대로 들어갔다. 무초 대사는 피난가겠다는 이 대통령을 말렸지만, 이 대통령은 무초 대사에게 알리지 않고 27일 서울을 떠나 수원으로 갔다. 무초 대사는 이 대통령의 행동에 분노했지만 이후 한국 정부를 따라 수원·대전·대구·부산으로 피난가던 도중 이 대통령을 자신의 차에 태워 피신시키기도 했다. ●이승만 하야 작전의 선봉장? 이 대통령은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독립운동을 한 친미주의자였지만, 집권기에는 미국과 갈등을 빚었다. 이 대통령은 6·25 전쟁 기간 휴전 반대, 반공포로 석방 등으로 휴전을 원하던 미국과 틀어지기 시작했다. 전쟁 후에 미국은 냉전 전략의 일환으로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라고 요구했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뿌리쳤고, 미국의 우려에도 독재의 길을 걸어가면서 양측의 갈등은 악화됐다. 미국 정부는 이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각에서는 미국대사들이 야당 인사들과 접촉하며 최전선에서 하야 계획을 수행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당연히 미국대사와의 관계도 좋지 않았다. 1955년 5월 취임한 3대 윌리엄 레이시 대사는 재한 미국인 상사에 세금을 물리는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 정부와 충돌하자 이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불만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반감을 느껴 이례적으로 미국 정부에 대사 교체를 요청했고, 취임 다섯 달 만에 레이시 대사는 사임했다. 후임인 4대 월터 다울링 대사는 진보당 사건, 보안법 파동 등 이승만 정권의 정치 탄압을 두고 이 대통령과 부딪쳤다. 다울링 대사는 이승만 정권이 1958년 야당 진보당의 조봉암 당수 등을 간첩 혐의로 체포해 사형을 구형하자 정권 2인자인 이기붕 국회의장을 두 차례 만나 조봉암을 구명하려 했으나 조봉암은 1년 후 사형당한다. 1958년 12월에는 이승만 정권이 야당과 언론을 탄압하기 위한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일방 통과시키자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다울링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며 항의의 뜻을 표했다.1959년 12월 부임한 5대 월터 매카너기 대사는 이승만 정권의 종말에 일조했다. 매카너기 대사는 1960년 4·19 혁명 당일 “시위자들과 당국이 폭력을 자제하고 법과 질서를 되찾아 정당한 불만이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시위대에 우호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19일과 21일 경무대에 이 대통령을 찾아가 미국 정부의 우려를 전달했다. 26일 서울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리자 매카너기 대사는 “전국적으로 퍼진 정당한 국민의 불만 표시에 한국 정부는 즉각적인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미봉책을 취할 시기가 아니다”며 이 대통령의 하야 요구를 시사하는 성명을 냈다. 직후 경무대로 가 이 대통령으로부터 하야 의사를 전달 받았다. 경무대 앞에 있던 시위대는 매카너기 대사의 차가 경무대에서 나오자 그가 이 대통령의 하야를 이끌어냈다고 생각하며 ‘매카너기 만세’, ‘미국 만세’를 외쳤다고 한다. ●박정희 인정하되 미국 요구 관철시킨 대사들 박정희·전두환 독재 정권 하에서 미국대사들은 미국의 국익을 위해 반공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이들을 돕기도 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미국의 가치에 반하는 이들을 견제하기도 했으며, 국익과 가치의 딜레마에서 이들의 독재를 방관하기도 했다. 1961년 5·16 쿠데타가 발발하고 한 달여 후 취임한 6대 새뮤얼 버거 대사는 박정희의 쿠데타 세력을 사실상 인정하되 미국의 정책을 따르도록 설득하는 전략을 취했다. 쿠데타 발발 당일 마셜 그린 주한 미국대사대리와 카터 매그루더 주한미군사령관이 쿠데타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을 뒤집은 것이다. 버거 대사는 박정희에게 민정 이양을 위한 선거를 실시하고 한일 국교정상화를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박정희는 전역하고 1963년 10월 대선에서 승리했으며, 2년 후 한일 국교정상화를 위한 한일기본조약 등을 체결했다.7대 윈스럽 브라운 대사는 박정희 정권에 미국이 수행하던 베트남전 참전을 압박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4년 미국이 베트남전에 본격 개입하자 그 해 9월 베트남에 의무 요원과 태권도 교관을 파견했는데, 브라운 대사는 12월 박정희 대통령에게 증파를 요청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5년 10월부터 전투부대를 파병하기 시작했고, 브라운 대사는 이듬해 3월 한국의 추가 파병에 대한 미국의 보상을 담은 ‘브라운 각서’를 전달했다. 브라운 각서와 월남 특수로 한국은 경제·군사적 성장을 이루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지만, 국군 장병의 피를 돈을 받고 팔았다는 비난도 제기됐다. ●유신 정권과 대립했던 대사들 1970년대 미국에 닉슨·포드·카터 정부가 차례로 들어서고, 박정희 정권이 1972년 유신헌법 개정으로 독재의 길을 걸으며 양국은 충돌하기 시작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69년 냉전 완화(데탕트)를 이유로 아시아에서의 개입을 줄이고 아시아 국가들의 자력 방위를 요구하는 ‘닉슨 독트린’을 발표했다. 닉슨 독트린에 따라 8대 윌리엄 포터 대사는 1970년 박 대통령에게 주한미군을 6만 명에서 4만 명으로 감축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박 대통령이 감축에 불만을 갖고 미국의 주한미군 주둔비용 지원 요구를 거부하자 포터 대사는 “(박 대통령은) 엉클 샘(미국)의 큰 젖통에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으려 한다”며 독설을 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동맹국이 미국을 벗겨 먹는다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주한미군 감축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 셈이다.1971년 10월 취임한 9대 필립 하비브 대사는 ‘미국 당대의 가장 걸출한 전문 외교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내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을 구명한 인물로 유명하다. 하비브 대사는 1973년 8월 박정희 정권이 야권 정치인 김대중을 납치하자 조용하지만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했다. 하비브 대사는 박 대통령에게 “김대중 납치 사실을 알고 있으며 김대중이 죽는다면 미국과 한국의 관계는 끝장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CIA) 서울지부장이자 후일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하는 도널드 그레그가 회고했다. 김대중은 납치 닷새 후 서울 자택에서 풀려났다. 후임 10대 리처드 스나이더 대사는 박정희 정권이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 사실을 알아채고 박정희 정권에 경고해 핵무기 개발 계획을 무마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독재 정권의 견제자인가 방관자인가 11대 윌리엄 글라이스틴 대사는 1978년 7월 취임, 이듬해 10·26 사태와 12·12 쿠데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등 한국사의 주요 변곡점을 겪은 인물이다. 1977년 출범한 카터 정부는 도덕주의 외교 노선을 앞세우며 박정희 정권의 독재 정치를 비판하고 주한미군 철군을 추진함에 따라 한미 관계가 악화됐다. 이 과정에서 글라이스틴 대사는 카터 대통령을 설득해 주한미군 철군 계획을 철회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정희 정권이 1979년 10월 국회에서 여당 공화당과 유신정우회를 동원해 야당 신민당의 김영삼 총재를 의원직에서 제명하자 카터 정부는 항의의 뜻으로 글라이스틴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도 했다.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1979년 12·12 쿠데타를 일으키고 이듬해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탄압할 당시 글라이스틴 대사와 미국 정부는 이를 묵인하거나 최소 방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전두환과 그의 참모들을 만나 광주에서의 군사 작전을 항의하기도 했으나,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이 전남도청 진압작전을 수행하기 하루 전 글라이스틴 대사는 ‘(신군부에) 군사작전을 포기하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백악관에 보고한 것으로 기밀해제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신군부의 진압작전을 묵인했다고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1999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신군부의 행동에 미국이 공모자는 아니었으나 무력했던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12대 리처드 워커 대사는 1981년 8월부터 1989년 1월까지 약 7년 5개월간 재임해 현재까지 최장수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1대 무초 대사부터 11대 글라이스틴 대사까지 모두 직업 외교관이었으나, 워커 대사는 학자로서 첫 비외교관 출신 주한 미국대사이기도 하다. 워커 대사는 1980년 7월 내란음모죄로 사형 선고를 받은 김대중을 석방시키는 데 역할을 했지만, 김대중 석방 대가로 전두환 대통령의 조기 방미를 성사시켜 12·12 쿠데타와 광주 학살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에 정통성을 부여하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민주화 이행기의 CIA 출신 대사들 13대 제임스 릴리 대사와 14대 도널드 그레그 대사는 CIA 요원 출신으로, 1987년 6·10 항쟁과 대통령 직선제 개헌, 1993년 문민정부 출범까지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목격했으며 민주화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의 광주 학살 개입, 방조 의혹으로 반미 정서가 고조됐던 1980년대 말 부임했던 릴리 대사와 그레그 대사는 한국민의 거센 반감에 직면해야 했다. 릴리 대사는 반미 시위대로부터 수차례 인형 화형식을 당했으며, 그레그 대사는 시위대의 관저 침입을 겪기도 했다. 특히 릴리 대사의 후임으로 연이어 CIA 출신인 그레그 대사가 미국대사로 임명되자 야당과 언론은 ‘미국이 한국을 외교 대상이 아닌 정보·공작 대상으로 본다’며 반발하기도 했다.하지만 1987년 6·10 항쟁 당시 전두환 정권이 명동성당에 강제 진입해 학생들을 연행하려 하자 릴리 대사는 13일 최광수 외무부 장관을 만나 “전 세계가 떠들썩해질 것”이라며 진입을 저지했다. 그는 전두환 정권이 계엄령을 검토하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시위를 평화롭게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의 친서를 요청해 받았다. 릴리 대사는 전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으나 청와대는 18일 거절 의사를 밝혔다. 릴리 대사는 결국 다음 날 전 대통령을 찾아가 친서를 전달하고 “무력을 절대 사용하지 마라”고 경고했으며 전두환 정권은 계엄령 선포 계획을 백지화했다. 그레그 대사는 취임 약 4개월 후인 1990년 1월 광주를 찾아 미국의 광주 학살 개입 책임을 묻는광주민주화운동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레이건 대통령이 전 대통령을 취임 후 첫 외국 정상으로 초청한 것은 김대중을 사형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기 때문”이라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레그 대사는 노태우 정권의 남북화해정책과 북방정책을 지지했으며 미군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철수를 추진하며 1992년 남북 한반도비핵화선언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레그 대사는 1992년 남북화해를 위해 한미연합훈련인 팀스피리트 훈련을 취소하도록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한미 정부는 그레그 대사와 상의 없이 훈련을 재개하면서 북한은 준선시상태를 선언했고 핵확산방지조약(NPT)에서 탈퇴했다. 그레그 대사는 2015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내가 대사로 봉직하던 기간 중에 미국이 결정한 유일한 최악의 실수”라고 했다. ●북핵 전문 외교관 전성시대 1993년 북한의 NPT 탈퇴로 1차 북핵 위기가 촉발되자 미국의 대한국 외교는 물론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도 북핵 문제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1993년 11월 취임한 15대 제임스 레이니 대사는 목사 출신으로 직업 외교관은 아니었으나, 1947~1950년 서울에서 정보장교로 근무했고 1959~1964년 연세대에서 신학을 가르친 ‘지한파’였다. 레이니 대사는 1994년 북한이 영변의 핵연료봉 추출을 강행하고 미국은 영변 핵시설 정밀 타격을 시행하려 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오르자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나 대북 특사로 방북해 중재할 것을 요청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그 해 6월 김일성 주석을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냈으나, 7월 김 주석이 사망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은 무산됐다. 하지만 북미는 9월 제네바합의를 타결하며 1차 북핵 위기를 종식시켰다.레이니 대사의 후임인 16대 스티븐 보즈워스 대사, 17대 토머스 허버드 대사, 18대 크리스토퍼 힐 대사는 모두 북핵 전문 외교관이다. 보즈워스 대사는 1995~1997년 제네바합의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북한에 경수로를 건설하는 역할을 맡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주한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다. 보즈워스 대사는 2001년 주한 미국대사에서 퇴임한 이후에도 2009~2011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대북특별대표를 맡아 북미 협상을 총괄했다. 그는 미국 대북 협상파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허버드 대사 역시 1994년 북미 제네바협상에 실무급으로 참여한 대북 협상 전문가다. 2001년 9월 취임한 허버드 대사는 이듬해 2차 북핵 위기를 맞게 된다. 아울러 2002년 6월 주한미군 장갑차의 여중생 압사 사건, 이듬해 정부의 이라크 파병 결정, 2004년 주한미군 기지 평택 이전 반대 시위 등으로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한미 동맹의 균열 우려가 심화되자 이를 해결하는 데 임기를 보냈다.후임인 힐 대사는 2004년 9월 취임해 이듬해 2월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로 지명됐으며, 두 달 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에 취임하면서 대사직을 내려놓았다. 힐 대사는 인터넷을 통해 한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반미 감정을 누그러트리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힐 대사는 2005년 9월 6자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의 이정표로 평가받는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냈다. ●‘리코드 브레이커’ 대사들의 명과 암 19대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부터 23대 해리 해리스 대사까지 다섯 명의 대사는 주한 미국대사 역사의 ‘신기록 보유자’들이다. 버시바우 대사는 직전에 주러시아 미국대사를 역임하고 주한 미국대사 중 역대 최고위급 인사로 부임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는 최초의 여성이자 최초의 한국어 구사 대사, 성 김 대사는 최초의 한국계 대사였으며 마크 리퍼트 대사는 현재까지 최연소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해리스 대사도 최초의 직업군인 출신 대사 기록을 세웠다. 2005년 10월 취임한 버시바우 대사는 역대 주한 미국대사 중 최고위급 인사로 부임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버시바우 대사는 부임 초기 북한의 인권과 위조지폐 문제를 거론하고 김정일 정권을 ‘범죄 정권’이라고 칭하며 대북 강경 기조를 보였고 당시 노무현 정부는 버시바우 대사에게 북한 비난을 자제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버시바우 대사는 2008년 5월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에 반대하는 촛불 시위가 한창이던 때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실망스럽다”고 해 외교적 결례 논란을 빚었다. 버시바우 대사는 손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주장한 데 대해 “과학적 근거도 없이 불안을 야기한 것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했으며, 민주당 측은 이를 공개하며 반발했다. 다만 버시바우 대사는 힐 대사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을 통해 한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을 상대로 한 공공 외교를 이어나갔다. 스티븐스 대사는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 국민과 접촉면을 늘리면서 공공 외교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대사로 평가받는다. 스티븐스 대사는 미국 평화봉사단에 들어가 한국 복무를 자원, 1975~1977년 충남 예산군 예산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심은경’이라는 한국 이름을 지었다. 그는 1978년 국무부에 입부한 후 1983~1989년 한국에 다시 와 서울 대사관과 부산 영사관에서 근무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2008년 10월 취임하자마자 33년 전 봉사한 예산중학교를 방문, “예산은 내가 외교관으로 필요한 자질을 배웠던 곳”이라며 한국 국민의 마음을 샀으며, 블로그도 개설해 글을 연재하며 ‘파워 블로거’로서의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후임 성 김 대사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6자회담 특별대표를 역임하다 그 해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했다. 김 대사는 2017년 주필리핀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으나 이듬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에서 최선희 당시 외무성 부상과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실무협상을 했다. ●‘같이 갑시다’ 한미 동맹 캐치프레이즈 만든 리퍼트 리퍼트 대사는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보좌관을 지내다 2008년 오바마 정부 인수팀에 합류했다. 정부 출범 후 국방장관 수석보좌관,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국방장관 비서실장을 역임하고 2014년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했다. 이전 직업 외교관 출신 대사들이 ‘늘공’(늘 공무원)이었다면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 참모로서 관직을 맡은 ‘어공’(어쩌다 공무원)인 셈이었다.리퍼트 대사는 2015년 3월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김기종 씨에 의해 습격을 당했을 때 의연하게 대처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미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나아가 한미 동맹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습격 소식이 전해지자 리퍼트 대사의 수술은 물론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의 여론이 높아졌다. 리퍼트 대사는 사건 당일 수술을 마치고 트위터에 “한미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복귀합시다. 같이 갑시다!”라고 올리며 우려의 여론을 신속히 잠재울 수 있었다. 이후 ‘같이 갑시다’(Go together)는 한미 동맹의 캐치프레이즈가 돼 한미 동맹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인사말이나 건배사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구가 됐다. 리퍼트 대사는 대사 부임 전 한국과 인연이 별로 없었지만, 부임 후 빠르게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익히며 한국민과의 거리를 좁혀나갔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 부임 후 갖게 된 첫째 아들에게 ‘세준’이라는 한국식 이름을 미들 네임으로 줬고, 딸에게도 ‘세희’라는 미들 네임을 붙였다. 야구팀 두산 베어스의 팬으로 유명한 리퍼트 대사는 대사 재임 기간은 물론 퇴임 후에도 야구장을 찾아 두산을 응원하면서 ‘야구 외교’를 선보이고 있다. ●막후 외교서 공공 외교로 대사의 역할 변화했지만 해리스 대사는 2018년 2월 주호주 미국대사로 지명됐다가 세 달 후 주한 미국대사로 재지명된 뒤 7월 취임했다. 전임 리퍼트 대사가 퇴임하고 1년 6개월여 만에 공석을 메운 터라 기대도 높았던 반면, 그가 대북·대중 강경파라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교차했다. 하지만 해리스 대사는 2018년 6월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제 협상에 진지한지 가늠하는 차원에서 주요 (한미연합)훈련을 일시 중단할 필요가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대북 협상 기조에 보조를 맞췄다. 해리스 대사가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우려를 표하고 문 대통령의 남북 협력 사업 추진에 한미 협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개인의 신념이라기보다 트럼프 정부의 기조를 대변한 것이다. 해리스 대사뿐만 아니라 전임 대사들도 한국 정부와 이견이 있는 이슈에서 항상 미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버시바우 대사도 재임 기간 당시 조지 W 부시 정부의 기조대로 ‘남북 경제협력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해 해리스 대사처럼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을 받았다. 스티븐스 대사도 2010년 한미의 핵심 현안이자 2000년대 한국 내 반미 정서의 주요인이었던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한국의)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기를 바라지만 이 사안의 민감성을 잘 알고 있다”며 비록 정제된 톤이었지만 미국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그럼에도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트럼프 정부가 방위비분담협상 등 한미 관계의 현안에 대해 한국 정부를 전례 없이 강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공교롭게 한일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는 중에 해리스 대사가 부임하고, 그의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계속해서 밀어붙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가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해리스 대사에게는 ‘고압적인 미국 외교관’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졌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한미 관계가 과도기를 겪는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 모두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을 변화한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같은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하는 냉전 구도가 해체되고 한국의 국력이 급성장하면서 한미 관계가 상호 호혜적 관계로 재조정되는 가운데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도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닌 대국민 공공 외교를 통해 한미 관계를 증진시키는 것으로 변화할 필요가 생겼다. 하지만 과거 미국대사의 한 마디에 한국 정부의 기조가 흔들렸던 경험을 겪었던 한국민은 미국대사의 발언을 정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간주하며 의심의 눈초리로 볼 수밖에 없다. 미국대사들도 한국과 미국이 불평등한 관계에 있었던 역사와 한국민의 의심을 고려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발언함으로써 오해를 자초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1990년대 초반까지 주한 미국대사는 주한미군사령관과 함께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었지만, 냉전 이후 한국의 국력이 강화되면서 미국대사는 한미 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역할로 변화했다”고 했다. 이어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대사 개인의 성향에 기인한 것도 있겠지만, 한미 정부가 변화된 양자 관계 속에서 이견을 조율하고 자신의 입장을 정제된 톤으로 발표하는 데 서툰 모습을 보이는 탓도 있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마! 영화는 한방… 코믹이 최고여… 거, 다큐도 있소

    마! 영화는 한방… 코믹이 최고여… 거, 다큐도 있소

    올 설 연휴 극장가는 어느 때보다 풍성하다. 22일 한국영화 3편과 애니메이션 2편이 개봉했다. 23일에는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영화 등도 관객을 맞는다.●한국영화 기대돼… ‘남산의 부장들’ ‘히트맨’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10월 26일 당시 중앙정보부장이었던 김재규가 궁정동 만찬회 석상에서 박정희 대통령과 차지철 경호실장을 권총으로 살해한 사건을 소재로 한다. 대통령의 충직한 부하였던 김규평(이병헌 분) 중앙정보부장이 권총을 쏜 이유를 추적하면서 사건 40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시점, 박용각(곽도원 분) 전 중앙정보부장이 미국 청문회에서 전 세계에 정권의 실체를 고발한다. 규평은 경호실장과 함께 이를 막으러 나선다. 대통령 주변 세력도 요동치기 시작한다. 114분, 15세 관람가.‘히트맨’은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국정원을 그만둔 비밀 프로젝트 ‘방패연’ 출신 암살요원 준(권상우 분)이 벌이는 코믹 액션극이다. 준은 사표를 내고 나왔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준은 술김에 그리지 말아야 할 1급 기밀을 소재로 그리고, 웹툰은 하루아침에 대박이 난다. 그러나 국정원과 테러리스트의 이중 타깃이 된다. 110분, 15세 관람가.‘미스터 주: 사라진 VIP’는 실수로 넘어진 뒤 동물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국가정보국 요원 주태주(이성민 분)가 펼치는 코믹 영화다. 국가의 VIP를 경호하다 잃어버린 태주는 군견 알리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해결한다. 태주를 의심하는 민국장(김서형 분)과 실수 연발인 만식(배정남 분)이 힘을 보탠다. 113분, 12세 관람가.●애니에 빠질래… ‘스파이 지니어스’ ‘오즈의 마법사’ 애니메이션 ‘스파이 지니어스’는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정체불명의 악당 킬리언에 맞서는 스파이 랜스와 엉뚱한 천재 월터의 이야기다. 랜스는 월터가 실험 중인 의문의 액체를 마시고 비둘기로 변한다. 102분, 전체 관람가. ‘오즈의 마법사: 요술구두와 말하는 책’은 신비로운 마법 세계 오즈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교활한 악당 어핀은 왕이 되려고 사악한 계획을 세운다. 소식을 들은 도로시와 친구들은 다시 한번 환상의 세계로 떠난다. 77분, 전체 관람가.●다양한 시선은 어때요… 다큐·독립 영화 풍성 23일 개봉하는 독립영화 ‘작은 빛’은 뇌수술을 앞둔 서른여섯 진무(곽진무 분)가 흩어진 가족을 캠코더에 담으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진무는 떠오르지 않았던 아버지에 관한 기억과 마주한다. 90분, 12세 관람가.‘사마에게’는 감독 와드 알카팁이 자신의 딸 사마 알카팁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 형태 다큐멘터리다. 민주주의 혁명과 내전으로 수많은 시민이 다치고 죽어나가는 시리아 알레포에서의 5년간을 엄마의 눈으로 담았다. 96분, 15세 관람가. 스위스 몬뇨의 산 지오반니 바티스타 교회, 중국의 나자후 모스크 사원 등을 지은 건축가 마리오 보타를 담은 다큐멘터리 ‘마리오 보타: 영혼을 위한 건축’(82분. 전체 관람가),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최초로 3번 연속 입성하고 그래미 어워드를 18번 수상한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의 인생을 그린 ‘에릭 클랩튼: 기타의 신’(134분. 15세 관람가)도 이날 개봉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대통령 내외 아닌 부부가 맞는 말” 이번 설엔 ‘성평등 단어’ 써보세요

    “대통령 내외 아닌 부부가 맞는 말” 이번 설엔 ‘성평등 단어’ 써보세요

    이강주·한과·떡국떡 등이 담긴 문재인 대통령의 설 선물에는 ‘대한민국 대통령 내외 문재인 김정숙’이라고 써 있다.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이 22일 발표한 성평등 명절 사전에 따르면 ‘내외’가 아닌, ‘부부’라고 하는 것이 맞다. 설을 맞아 발표한 사전에는 성평등 가족 용어와 성평등 명절 사례가 담겨 있다. 강경희 재단 대표이사는 “시민들이 성평등한 명절을 익숙하게 여기길 바란다”며 “성평등한 말과 행동은 필수”라고 했다. ●친할머니·외할머니, 할머니로 통일 실제로 명절 때마다 성차별적 문화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많다. 주부 최모(42)씨는 늘 남편의 본가부터 먼저 다녀오는 것이나 차례도 지내지 않는데 음식을 과도하게 하는 것이 불만이다. 최씨는 “남편에게 말해 봤자 싸우게 되고, 시어머니는 바꿀 생각을 안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회사원 조모(36·여)씨는 지난해 한 공직자의 인사청문회를 보다가 후보자와 국회의원이 배우자를 두고 안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아내’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정작 조씨도 남편의 남동생을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쉽사리 바꿀 생각은 하지 못한다. 조씨는 “아내가 아닌 배우자라고 말하는 것이 맞다는 걸 알지만 현실에서 적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재단은 친가, 외가, 친할머니, 외할머니 등 친할 친(親)과 바깥 외(外) 자를 써 구분하는 것을 아버지 본가, 어머니 본가로 풀어 쓰자고 제안했다. 친할머니와 외할머니도 할머니로 통일하고, 시댁 대신 시가라고 쓰자는 의견도 나왔다. 과거 상전을 불렀던 호칭으로 시댁 식구들을 부르는 서방님, 도련님, 아가씨 등도 적절하지 못하다고 했다. 명절에 친척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며 나오는 성차별적인 발언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재단은 지난해 9월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명절 체감 점수와 실제 사례를 조사했다. 전체 응답자 810명 중 여성이 718명(88.6%)을 차지했다. ‘2019년 추석 명절을 얼마나 성평등하다고 느꼈느냐´는 질문에 여성은 46.1점, 남성은 70.1점이라고 답했다. ●체감 성평등 사례 1위 “명절 집안일 분담” 성평등 명절 체감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3.2%는 ‘이전보다 성평등해졌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이전과 똑같다’는 답변은 39.3%였다. 향후 명절 성평등 정도에 대해서는 전체의 57.6%가 ‘성평등해질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내가 겪은 성평등 사례는 명절 집안일을 나눠서 하는 것(29.0%), 차례 준비를 간소화하는 것(24.3%), 양가 번갈아 방문하는 것(22.1%) 등의 순으로 꼽혔다. 재단은 앞으로도 꾸준히 성평등 용어를 알릴 계획이다. 설 연휴에도 재단 홈페이지에서 시민 의견조사를 진행한다. 이번 조사를 도운 정영훈 서울시 성평등 자문위원은 “성평등 단어나 사례를 제안한다고 해도 실생활에서 사용하긴 어렵겠지만, 기존에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쓰는 용어에 문제가 없는지, 다른 사람이 불편하게 생각하지는 않는지 고민해 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셀럽이라면 피할 수 없는 ‘파파라치와의 전쟁’

    셀럽이라면 피할 수 없는 ‘파파라치와의 전쟁’

    캐나다 건너간 英 해리 왕자, 파파라치에 법적 대응 예고할리우드 스타, 정치인 등 황색언론과 고소전 등 갈등 이어져 ‘파파라치 경멸하는 인물 1위’에 트럼프 뽑히기도왕실 독립을 선언한 해리 왕자 부부가 최근 파파라치에 대한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히며 다시 한 번 황색언론과의 ‘전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아내 메건 마클 왕자비가 현재 머물고 있는 캐나다에서조차 파파라치들이 따라붙자 해리 왕자는 이들을 사생활 침해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이다. 해리 왕자 부부에 대한 파파라치들의 집요한 추적은 망원카메라를 통한 불법 촬영 같은 수준을 넘어선다. 마클과의 결혼을 계기로 이들 부부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더욱 높아졌고, 심지어 해리 왕자의 휴대전화를 해킹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결국 지난해 해리 왕자는 ‘더 선’과 ‘데일리 미러’ 등 영국 유명 타블로이드지를 상대로 휴대전화 해킹 혐의로 고소전에 나섰다. 파파라치와의 전쟁에 나선 유명인사들은 그동안 무수히 많았고, 몇 차례 사회 이슈화되기도 했다. 황색저널리즘이 심각한 영국에서는 배우 휴 그랜트가 의회청문회까지 출석해 파파라치들의 보도 행태를 진술하며 주목받았다. 할리우드 스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를 촬영하려다 충돌한 파파라치들은 결국 법원으로부터 디캐프리오에 대한 접근 금지 명령을 받기도 했다.연예인들뿐만 아니라 정치인도 파파라치의 먹잇감이 되곤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017년 파파라치들이 휴가를 보내고 있는 대통령 별장에 나타나거나 차량으로 쫓아오자 결국 이들을 사생활 침해 등의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미국 순위 사이트 ‘더 리치스트’는 지난해 말 ‘파파라치를 경멸하는 10대 인물’을 꼽으며 1위 자리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올리기도 했다. 이 사이트는 “트럼프가 매우 사교적이고 말하기를 좋아하는 인물이기는 하지만, 파파라치에게 우호적이지는 않다”면서 “그는 식사를 할 때 연출되는 우스꽝스러운 얼굴이 파파라치에게 포착되는 것을 싫어할 뿐만 아니라, 이들에게 대답하고 싶지 않은 질문을 듣는 것도 싫어한다”고 말했다. 해리 왕자의 사례를 통해 파파라치 언론의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그의 형인 윌리엄도 황색언론의 피해자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프랑스의 연예잡지 클로저 등이 그의 부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의 상반신 노출 사진을 촬영해 보도한 것에 격분한 윌리엄은 결국 거액의 위자료를 청구하기도 했다.앞서 해리 왕자의 휴대전화 해킹 관련 소송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유명인사에 대한 영국언론의 보도 관행을 바꿀 것이란 전망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동안 영국 왕실은 언론 보도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지 말고, 무대응 원칙을 고수하라는 게 언론대응 원칙이었지만, 해리 왕자는 이같은 암묵적인 가이드라인을 깬 것으로 평가받았다. 한편 지난 8일 왕실에서 독립을 선언한 해리 왕자 부부에 대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8일 성명에서 이들 부부가 앞으로 왕실 구성원 호칭을 쓰지 못하고, 공무 수행 대가로 받은 각종 재정지원도 받지 못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정경심, 회색 재킷 차림으로 재판 첫 출석…“검찰, 이 잡듯 뒤져”

    정경심, 회색 재킷 차림으로 재판 첫 출석…“검찰, 이 잡듯 뒤져”

    정 교수, 죄수복 아닌 재킷 입어…굳은 표정‘입시 비리·사모펀드 의혹’ 기소 후 첫 출석변호인 “혐의 모두 부인…검찰이 크게 부풀려”검찰 “인권 침해 최소화 위해 절제된 수사했다” 입시 비리 및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첫 재판에 출석해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기소 후 처음으로 이날 법정에 출석한 정 교수는 죄수복이 아닌 회색 재킷과 검은 바지, 갈색 안경을 쓰고 법정에 들어와 굳은 표정으로 재판 과정을 조용히 지켜봤다. 정 교수 측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송인권) 심리로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입시 비리 관련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서는 “적법한 방법을 찾아 경제활동을 한 것이 지나치게 과대 포장돼 이 사태에 이른 것 같다”고 했다. 정 교수의 변호인은 “입시 비리 사건의 공소장을 보면 ‘확증 편향’(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현상)이 생각난다”면서 “검찰은 (피고인 딸의) 자기소개서를 보면서 혹시 사실과 다른 점이 없는지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방식으로 수사한 후 피고인을 기소했는데 무리한 부분이 상당히 있다”고 말했다.이어 “입시비리 사건은 대부분 어떤 행위가 있었는지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인데 이번에는 자기소개서에 적힌 내용이 없었는지를 입증해야 한다. 증명의 대상이 10년이 넘은 오래전 이야기인데 자료나 기억하는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그런 사실이 없다’고 검찰은 주장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 내용이 모두 사실이고, 디테일에 있어 일부 과장이 있었을지 몰라도 전혀 없던 사실을 창출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라면서 “법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재판받을 정도의 위법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었고 일정한 수익을 올리기 위해 돈을 맡기고 이자를 받는 활동을 했다. 그런데 남편이 장관이 되자 주식 계좌를 매각하면서 적법하게 돈을 운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사모펀드도 하고 선물옵션도 배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거 은닉 교사 등 혐의에 대해서는 “남편의 장관 청문회를 앞두고 10년 전 입시 비리 문제가 터져 피고인이 그 내용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자기가 보기 위해 컴퓨터를 가져온 것인데 그것이 어떻게 증거 은닉이 되느냐”고 일축했다.정 교수 측은 “이번 수사에서 검찰은 압도적인 수사력을 갖고 (피고인을) 정말 이 잡듯이 뒤졌다”면서 “마치 피고인과 가족의 15년 동안의 삶을 내실에다가 CCTV를 설치해놓고 전 과정을 들여다보듯 수사했다”고 토로했다. 또 “검찰은 (행위의) 구성요건을 보고 이것이 과연 범행인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압수수색 등을 통해 사실과 맞지 않는 것을 찾은 후 ‘도덕적으로 문제가 된다’, ‘특권층이 왜 자식을 이렇게 (대학에) 보내냐’는 식으로 문제 삼아 크게 부풀렸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2012년 9월 7일자 동양대 총장 명의의 딸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혐의로 두 차례 기소된 상태다. 앞서 검찰은 모두 진술에서 “제기된 의혹 전반에 대해 규명하되 적법 절차를 지키고 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절제된 수사를 했다”고 강조했다. 또 “피고인이 관련 행위를 일체 부인하고 있어 객관적이고 명백한 증거를 통해 입증된 혐의에 대해서만 신중히 수사했다”고 설명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靑 균형인사비서관에 ‘조국 보좌관’ 김미경

    靑 균형인사비서관에 ‘조국 보좌관’ 김미경

    기후환경비서관 김제남 전 정의당 의원 재정기획관 조영철 등 비서관 5명 임명문재인 대통령은 20일 균형인사비서관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보좌관’ 출신 김미경(45·사시 43회) 변호사를 임명하는 등 비서관급 5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보수 야권은 “빚 갚기 인사”라며 비판했지만, 청와대는 “(조 전 장관을 보좌했던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균형인사비서관은 인사 혁신과 사회적 소수자 배려, 제도 개선을 주업무로 한다”며 “김 변호사는 여성의 전화, 법제처 국민법제관, 변협(대한변호사협회) 일제피해자인권위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전문성을 키워 온 여성·인권법 전문가란 점을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을 보좌한 경력은 고려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고려한 점은 업무 관련성과 전문성뿐”이라고 했다. 김 비서관은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고, 조국 민정수석 밑에서 법무행정관을 맡았다. 조 전 장관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 사표를 제출하고 인사청문회 준비단에 합류, 가족 문제 관련 의혹 등을 방어했다. 조 전 장관 취임 후에는 정책보좌관으로 호흡을 맞췄다. 그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몸담았던 법무법인 해마루에서 13년간 일하면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대리해 전범 기업들로부터 승소 판결을 끌어낸 바 있다. 야당은 문 대통령이 신년회견에서 조 전 장관에 대한 ‘마음의 빚’을 언급한 점을 거론하며 ‘보은인사’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인사 전문성도 전무한 사람을 오로지 조국 측근이었다는 이유로 임명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공직마저 빚 갚기 자리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보수당 이종철 대변인도 “‘조국 아바타’를 조 전 장관을 대신하도록 승진시키는 것”이라며 “균형 인사가 아닌 편향 인사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한편 기후환경비서관에는 정의당 소속으로 19대 의원을 지낸 김제남(57) 전 녹색연합 사무처장이 임명됐다. 그는 현재 당적을 갖고 있지 않다. 이 밖에 재정기획관에는 조영철(60)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사회적경제비서관에 김기태(51) 한국협동조합연구소장, 여성가족비서관에 김유임(55)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미래기획분과위원이 각각 임명됐다. 대변인과 춘추관장 인사는 설 연휴 이후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신임 대법관 후보에 제청된 노태악, ‘박근혜의 나쁜 사람’ 노태강 동생

    신임 대법관 후보에 제청된 노태악, ‘박근혜의 나쁜 사람’ 노태강 동생

    ‘퀄컴 갑질’ 판결서 공정위 손 들어줘오는 3월 4일 퇴임하는 조희대(63·사법연수원 13기) 대법관 후임으로 노태악(58·16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임명 제청됐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4명의 신임 대법관 후보자 중 노 부장판사를 최종 후보자로 선정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했다고 20일 대법원이 밝혔다. 노 부장판사는 경남 창녕 출신으로 계성고와 한양대 법대를 졸업했다. 한양대 출신 대법관은 박보영(59·16기) 대법관 이후 두 번째다. 1990년 수원지법 성남지원 판사로 임관한 뒤 30년간 재판 업무를 담당한 ‘정통 법관’이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특허법원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서울북부지법원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노 부장판사는 외국도산절차 대표자의 법적 지위나 중재법 제17조 권한심사규정 등과 관련해 최초로 법리를 밝혔다. 최근 다국적 통신업체 퀄컴이 휴대전화 제조업체 등에 부당한 계약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1조원대 과징금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사회적 소수자, 약자의 기본권 증진에도 앞장섰다는 평가도 받는다. 노 부장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으로 지목돼 좌천됐다가 현 정부 들어 승진한 노태강(60)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동생이다. 문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인사청문회와 국회 본회의 표결을 거쳐 대법관으로 임명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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