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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정플러스] 관세공무원 청렴실천 캠페인

    관세 공무원들이 청렴조직문화 정착을 위한 실천 운동으로 ‘브라보(Bravo)’ 캠페인에 나섰다. 절주와 금연으로 심신을 건강하게 해, 열정적으로 일하는 생동감있는 조직을 만들자는 취지다. 19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진행된 ‘나의 아름다운 약속’ 서약식에서 허용석 관세청장과 정호창 공무원직장협의회장을 비롯한 전 직원이 스스로에게 청렴생활 실천을 다짐하는 전자 서약식을 가졌다. 앞서 관세청은 직원 스스로 공무원 행동강령 준수도 및 부패위험도 등을 진단, 평가할 수 있는 ‘다산지수’를 개발해 운영에 들어갔다. 관세청은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의 부패방지종합평가 우수기관, 청렴도 최우수기관에 선정됐다.
  • [서울광장] 젊은 수사검사에게 귀 기울여라/박재범 논설실장

    [서울광장] 젊은 수사검사에게 귀 기울여라/박재범 논설실장

    최근 검찰은 이례적으로 내부통신망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신병처리가 늦어지는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 그 내용은 ‘임채진 검찰총장이 구속, 불구속에 대해 관행에 따라 의견을 수렴했으며 추가수사하느라 신병처리 결정이 늦어지는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 사례는 임 총장이 안고 있는 고뇌의 무게를 알게 해준다. 기세 좋게 나가던 노 전 대통령 수사가 주춤하면서 정치인 등 곁가지로 흐르는 이유를 엿보게 한다. 그러나 단적으로 말해 임 총장의 숙고는 사실 무의미하다고 본다. 오히려 이른바 노무현 게이트의 종료시간을 질질 끌어 국민들만 지치게 할 뿐이다. 벌써 몇 달째인가. 박연차 회장의 수사는 반년이 넘었다. 전직 대통령의 소환조사까지 이뤄졌음에도 아무런 결정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 이 탓에 논점이 엉뚱하게 구속, 불구속이라는 시시콜콜한 대목으로 변질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임 총장의 고뇌가 두어 가지 측면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는 법원의 태도이다. 법원이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의 경우처럼 노 전 대통령의 영장청구에 대해 ‘박 회장의 진술 말고는 물증이 없으며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할 가능성이 있다. 만일 법원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임 총장이 시간을 끌고 있다면, 그건 말이 안 된다. 수사가 아직 미흡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구속은 애당초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임 총장이 의견수렴에 나선 것은 이미 법리적으로 구속을 자신하고 있음을 내비친다. 세간에서는 이런 점을 감안해 임 총장이 뭔가 다른 속내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던지는 것이다. 이런 형국은 검찰과 국가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또하나는 파장에 대한 고려일 것이다. 검찰총장은 당연히 정무적 시각을 가져야 한다. 일개 평검사처럼 ‘법대로’만 외칠 수 없다. ‘법대로’ 해서 일이 모두 잘된다는 법은 없다. 검찰권의 행사가 국가의 전반적인 안녕질서를 해칠 것인지를 조망하는 큰 시야가 필요하다. 적나라하게 말한다면 노 전 대통령을 구속할 경우 검찰청사 앞에 새카맣게 군중이 모이고, 나라가 흔들리는 게 아닐까 하고 겁낼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기우이다. 노 전 대통령을 구속하건 불구속하건 국민에겐 관심사가 아니다. 입만 열면 도덕과 청렴을 외친 노 전 대통령에게 배신감이 훨씬 크다. 나아가 검찰의 노 전 대통령 수사는 정당성을 충분히 갖고 있다. 우리 국민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가. 노무현 개인의 보호나 임채진 개인의 영달이 아니다. 일류국가의 국민이 되자는 것이다. 국민의 이런 뜻을 검찰은 이미 받들었다. 전두환·노태우에 이어 노무현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의 재임 중 부정부패에 대해 철저하게 단죄했다. 전두환과 노태우는 수천억원을 해먹었지만, 노무현은 이제까지 드러난 바로는 수십억원이다. 이후 정권은 기껏해야 수억원에도 검찰청사를 들락날락하게 될 것이다. 이제는 임 총장이 양심과 판단에 따라 책임지고 노무현 게이트의 매듭을 지어야 한다. 법원을 비롯해 어느 누구의 눈치도 살펴서는 안 된다. 정녕 찜찜하면 젊은 후배 수사검사들의 얘기만 한 번 더 들으면 된다. 뭐든지 제일 잘 아는 사람은 검정 볼펜을 직접 잡은 사람이다. 임 총장이 면도날처럼 예리하게 국면을 정리해 검찰에서 존경받는 선배로 오래 기억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재범 논설실장 jaebum@seoul.co.kr
  • [인사]

    ■지식경제부 ◇부이사관 승진 △미래생활섬유과장 장석구◇과장급 전보△신재생에너지과장 신희동△기술표준원 생활제품안전〃 박인규△표준기술기반〃 서동구 ■문화재청 ◇부이사관 승진 △기획조정관실 행정관리담당관 김승한◇서기관 승진△문화재보존국 유형문화재과 김영국 △문화재활용국 활용정책과 이길배◇기술서기관 승진△문화재보존국 유형문화재과 박왕희△문화재보존국 수리기술과 정영훈 ■국민권익위원회 ◇국장급 △고충처리국장 채형규△부패방지〃 정기창△행정심판〃 김상식△대변인 이내희△정책기획관 이연흥 △통합민원분석관 최학균△신고심사심의관 우경종△행정심판〃 김의수◇과장급△홍보담당관 김덕만△행정관리〃 임진홍△정보화〃 최상근△제도개선기획〃 임윤주△제도개선〃 강희은△국제교류〃 김인종△상담안내〃 백승수△국민신문고〃 박순홍△민간협력〃 김상년△110콜센터장 김안태△민원정보분석센터장 최경신△민원조사기획과장 이충호△행정문화교육민원 배문규△국방보훈민원 황운광△경찰민원 김영주△복지노동민원 오상석△재정세무민원 민성심△산업농림환경민원 제갈창무△주택건축민원 박용택△도시수자원민원 차태환△교통도로민원 정혜영△청렴총괄 박세기△청렴조사평가 한삼석△청렴교육 임원택△부패영향분석 곽형석△심사기획 윤성용△심사 류기진△행동강령 김종윤△보호보상 김기선△행정심판총괄 황해봉△행정교육심판 강성출△재정경제심판 김응서△국토해양심판 김승조△사회복지심판 임규홍△환경문화심판 박민주 ■세계일보 △주필 조병철 ■한국폴리텍대학교 ◇법인 △운영지원국장 김정구◇대학△한국폴리텍Ι대학 행정처장 박만균△한국폴리텍 Ⅱ대학 행정처장 남현우 ■KB투자증권 △관리본부장(전무) 김종국 ■극동건설 △건축사업본부장(전무) 한장훈
  • [CEO칼럼] 경쟁의 효과와 공기업/이성열 대한지적공사 사장

    [CEO칼럼] 경쟁의 효과와 공기업/이성열 대한지적공사 사장

    바둑은 지금 한국이 세계 최강이다. 남자 바둑은 경쟁상대가 없는 상태고, 여자 바둑도 한국과 중국이 대등한 가운데 일본이 뒤로 좀 처진 형국을 보이고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여자 바둑은 국제대회에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다. 그런 여자바둑계가 불과 10여년 만에 비약적인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며 세계 정상권에 서게 된 것은 중국 여류기사인 루이 나이웨이(芮乃偉·46) 9단을 받아들이면서부터다. 루이 9단은 1993년 3월부터 한국기원 객원기사로 기사생활을 시작한 이후 10여년간 세계 여자바둑을 석권했던 괴력의 여걸이다. 루이 9단이 20세기가 저물어가는 시점에 한국에서 새 둥지를 틀고 활약하기 시작함으로써 한국의 여류 바둑은 세계를 제패하는 실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그는 한국에 정착하기 전까지 ‘반상의 보트 피플’ 신세였다. 1990년 남편 장주주(江鑄久) 9단과 함께 고국을 떠나 표류할 때 일본 여기사들은 루이 9단의 일본기원 입성을 거부했다. 루이 9단이 기전(棋戰) 상금을 독식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10대 여기사들은 “그와 대적해 실력을 기르자.”며 오히려 남자기사들을 설득해 루이 9단 부부를 한국기원으로 유치했다. 그로부터 2년 뒤 한국의 여류 바둑계는 여류 국수를 탈환하고 세계 최강의 대열에 서게 됐다. 비슷한 경험을 대한지적공사도 하고 있다. 2004년 대한지적공사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로 지적측량시장의 일부를 개방했다. 이 바람에 70년 가까이 국가사무인 지적측량업무를 독점적으로 대행해온 지적공사는 엄청난 혼란을 겪었다. 민간측량업체가 80여개로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과당경쟁의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적공사는 개방 이후 오히려 연속적으로 연간 업무실적을 초과달성하는 성과를 일궈냈다. 이른바 ‘개방의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경쟁시장으로 바뀌면서 고객만족의 개념이 더욱 부각되고, 기술력과 공신력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했다. 결과적으로 측량시장의 개방과 경쟁은 측량기술과 지적제도를 발전시키는 토대로 작용했다. 예컨대 기존의 아날로그 측량시스템은 첨단 디지털측량시스템(토털측량시스템)으로 바뀌었다. 이로 인해 측량의 속도가 빨라지고 정확성이 매우 높아졌다. 또 녹색성장의 새로운 동력인 공간정보산업과 시대적 과제인 지적재조사 사업을 위한 3차원 지적정보통합시스템, 디지털지적을 구축했다. 바로처리센터, 고객관계관리(CRM)시스템 등 국민 편익을 위한 여러 서비스 제도도 마련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적공사의 고객만족도는 해마다 공공기관 중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보여왔다. 청렴도는 10점 만점에 9.43점(2006년)으로 전체 304개 공공기관 중 2위를 차지해 2007년, 2008년평가를 면제받기도 했다. 한국의 여류 바둑계에 루이 9단이라는 강자가 옴으로써 경쟁을 통해 실력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급상승했듯이, 경쟁시대에 접어든 공기업들도 치열한 변화와 혁신만이 경쟁력을 유지하고 업계의 강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력으로 승부하고 질(質)로 맞서야 하는 글로벌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공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면 국가의 경쟁력은 저절로 높아지지 않겠는가. 이성열 대한지적공사 사장
  • [열린세상] 전직 대통령의 죄/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과 교수

    [열린세상] 전직 대통령의 죄/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과 교수

    “엄마 대통령할아버지 왜 저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선 모습을 TV로 본 아이들이 물었다. 8살, 6살 때였다. 순간 몹시 당황했던 난 뭐라 대답해야 할지 잘 몰랐다. “ 대통령 할아버지가 잘못을 해서 그래.” “대통령도 잘못을 해? “ 질문이 끊이지 않던 아이들은 특히 대통령이 정직하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가졌다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때 난 대통령의 권위를 땅에 떨어뜨리고 아이들에게 교육의 근간을 무너뜨린 것이 이들의 가장 큰 죄란 생각을 했다. 요즘 또 한사람의 전직 대통령 때문에 우울하다. 다른 전직대통령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마음이 착잡하다. 그에 대한 실망은 늘 언행에 관한 것이었다. 재임 중이나 퇴임 후 그는 참으로 많은 말을 했으나 대부분 나라에 보탬이 되지 않았다. 도덕성 발달에 대한 연구에서 도덕성이 잘 발달된 사람과 그러지 않은 사람들을 비교한 적이 있다. 의외로 이들 부모의 훈육방식에는 차이가 없었는데, 온화하고 자율적인 훈육방식이 체벌이나 통제적인 것보다 효과가 있다는 기존 이론과는 다른 결과였다. 도덕성이 잘 발달된 사람에게서 나타난 특징은 부모의 훈육방식과는 상관없이 부모를 신뢰하고 존경한다는 것이었다. 신뢰하고 존경하는 부모 밑에서 도덕성이 잘 형성되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자식이 신뢰하고 존경하는 부모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해당범주는 단 하나, 생활 속에서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부모였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는 부모가 ‘거짓말하지 마라.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지 마라. 열심히 살아라.’ 가르치면 효과가 컸다. 그러나 불성실하고 정직하지 못한 부모는 아무리 고운 말과 세련된 방식으로 ‘바르게 살라.’고 가르쳐도 소용없었다. 모든 지위에는 그에 맞는 역할이 있다. 부모, 교사, 성직자, 심지어 학생도 해야 할 역할이 따로 있다. 역할을 제대로 할 때 권위와 명예가 산다. 대통령은 한나라의 통치자로서 최고의 권위와 명예를 가진 만큼 누구보다도 높은 도덕성과 능력과 판단력을 요구하게 된다. 공직사회의 청렴을 부르짖던 대통령이 부적절한 돈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몹시 실망스러운 일이다. 자연채무니, 형제 같은 마음으로 주고받았다는 얘기들도 기가 찰 노릇이다. 한술 더 떠 그의 한 참모는 다른 전직대통령에 비해 액수가 적다는 것을 강조하며 생계형비리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인지 심리학자인 피아제는 인간의 도덕적 판단능력이 유아기엔 타율적이고 이성을 판단할 수 있는 단계로 가면 자율적이 된다고 하였다. 유아기엔 행동결과만을 놓고 그 양을 비교하여 잘잘못을 판단한다는 것이다. 백원을 훔친 사람과 천원을 훔친 사람 중 누가 더 나쁘냐고 물으면 어린아동들은 천원을 훔친 사람이 더 나쁘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자율적 판단단계로 가면 훔친 동기나 과정을 고려하고, 또한 액수와 상관없이 훔치는 것은 다 나쁘다는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장 큰 죄는 어쩜 ‘한나라당 불법자금의 10분의1이 넘으면 처벌을 받겠다.’고 한 예전의 그 말인지도 모른다. 그 후 우리는 잘잘못을 판단하는 데 대단한 혼란을 가져왔고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겐 이러한 기준이 스펀지에 물 스며들듯 새겨지고 말았다. 모두가 유아기적 판단을 하게끔 만들어 놓은 것이다. 지금 언론이나 심지어 검찰도 이런 맥락에서 고민하고 있지 않는가. 이러한 논리가 적용되는 한 우리는 어떤 것도 잘잘못을 가릴 수 없다. 죄를 지은 사람은 자기보다 더 많은 죄를 지은 사람을 가리키며 배짱을 부릴 것이다. 잘못을 한 아이들도 자기보다 더 잘못한 아이들 때문에 반성할 필요를 못 느낄 것이다. 결론적으로 교육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과 교수
  • [서울플러스] 청렴 온라인 해피콜 서비스

    용산구(구청장 박장규)부조리 발생 가능성이 높은 분야의 민원 처리 만족도와 청렴도를 평가하는 ‘청렴 온라인 해피콜 서비스’를 시작한다. 구는 위생, 세무, 건축 등 8개 분야 62개 업무관련 민원인을 대상으로 자동 음성안내 설문조사를 통해 불만사항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감사담당관실 710-3370.
  • [노무현 소환 이후] 전경환에서 ‘봉하대군’까지 주변 유혹에 무너진 패밀리

    [노무현 소환 이후] 전경환에서 ‘봉하대군’까지 주변 유혹에 무너진 패밀리

    록펠러 가문 출신으로 뉴욕 주지사를 네 번 연임했던 넬슨 록펠러는 대통령 후보로 나설 때마다 예비선거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미국인들은 그의 능력을 인정하면서도 양손에 권력과 부를 쥔 강력한 군주의 탄생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4선 대통령이었던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퇴임할 때 자신이 갖고 있던 재산과 자료를 모두 국가에 헌납했다. 국민의 세금으로 이룬 결과물이었기 때문이다. 각각 미국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인식과 미국 대통령들이 퇴임 후에도 국민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이유를 보여주는 사례다. ●권력 ‘줄대기’ 통로 인식 반면 우리나라는 초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현 이명박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가족이나 친·인척 비리가 없었던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대통령의 권위에 기댄 ‘호가호위’형 비리 형태였다. 정권 말기가 되면 비리 정도가 더욱 심해지는 것도 공통적인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가족 및 친·인척 비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를 유교 문화에서 찾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가족’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 ‘줄을 대기 위한’ 주변 사람들의 유혹(?)에 말려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반대로 대통령의 가족과 친·인척들이 남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보상까지 얻기를 바라는 한 악순환의 고리는 절대 끊어지지 않는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전 가족이 비리에 엮이다시피 했다. 맏형 기환씨는 노량진 수산시장 운영권 교체에 개입한 혐의로, 동생 경환씨는 새마을운동본부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각각 구속됐다. 사촌형 순환씨와 사촌동생 우환씨, 처남 이창석씨 역시 구속됐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동서인 금진호 전 상공부 장관은 비자금 수수 및 관리 혐의로, 사촌처남인 박철언 전 의원은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각각 구속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는 기업인들로부터 32억원을 받아 1997년에 1차 구속됐고, 불법 장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004년 다시 구속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세 아들인 홍일, 홍업, 홍걸씨는 모두 게이트에 연루되거나 로비 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전임자들의 불행한 역사를 지켜본 노무현 전 대통령은 친·인척 관리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형 건평씨와 조카사위 연철호씨, 아들 건호씨가 차례로 검찰 조사를 받았고 부인 권양숙 여사와 본인도 심판대에 오르는 처지가 됐다. 이명박 대통령만 해도 사촌처형 김옥희씨가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 청탁과 관련해 30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집권 첫해부터 골머리를 앓았다. 대통령 지근거리에 있는 사람들의 권력 남용과 비리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제도적 장치가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은 그래서 나온다. ●외부 감시 시스템 강화해야 정대화 상지대 인문사회학과 교수는 “대통령이 아무리 청렴성과 공평성을 갖췄다고 해도 주변 사람들이 인식이 부족하면 비리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청와대 내부에서 스스로 감독하도록 돼 있는 가족 감시 시스템을 좀더 강화된 제도로 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연 유대근기자 oscal@seoul.co.kr
  • [盧 전대통령 소환] “盧 정치인생 최대 타격… 한국 정경유착 되풀이”

    │도쿄 박홍기·베이징 박홍환·미국 김균미특파원│세계 외신들은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외신들은 역대 한국 대통령 중에서 가장 청렴했던 이미지의 노 전 대통령이 비리 의혹에 휩싸인 것에 초점을 맞추며 이번 소환 과정을 서울발 기사로 시시각각으로 타전했다. 특히 30여개 외신들은 경남 봉하마을과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국내 언론들과 치열한 취재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AP통신은 이번 검찰 소환이 노 전 대통령의 정치 인생에 가장 큰 타격을 줬다고 30일 보도했다. 또 봉하마을 사저를 나서며 “국민 여러분께 면목없다.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하다.”고 말했던 그의 얼굴에 감정이 교차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노 전 대통령의 혐의를 상세히 소개하며 인권운동가이자 개혁적 이미지의 과거 정치경력을 함께 보도했다. 또 역대 한국 대통령들도 비리에 연루된 것에 사과한 적은 있었지만 이것이 혐의 인정을 의미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뉴욕타임스는 노 전 대통령이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그의 사과는 친인척 비리로 얼룩졌지만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던 한국 정치인의 전형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역대 한국 대통령들의 비리 사건을 일일이 나열하며 이번 사건을 한국의 정경유착 관행이 되풀이된 또 하나의 사례로 소개했다. 일본 언론들은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를 돼지인플루엔자에 버금하는 주요 뉴스로 다뤘다. NHK는 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에서 출발, 대검찰청 청사에 도착한 장면 등을 자세히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소환과 관련,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에 이은 세번째 전직 대통령의 소환”이라며 정치적 영향을 고려, 혐의가 드러나더라도 구속할지 여부는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재직 당시 자질에 대한 비판은 있었지만 금전적으로는 청렴했다고 생각했던 국민들 사이에 실망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조사 사실을 국제면 주요 기사로 배치했다. 특히 남방일보(南方日報)는 ‘한국 노무현 전 대통령, 알고 보니 부패관리’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의혹을 상세히 보도했다. ccto@seoul.co.kr
  • [盧 전대통령 소환] “도덕성 표상 무너져… 이젠 희망 없다”

    [盧 전대통령 소환] “도덕성 표상 무너져… 이젠 희망 없다”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을 지켜본 대부분의 시민들은 깨끗함을 자신했던 노 전 대통령의 ‘도덕성’이 무너졌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대다수 시민들은 검찰에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면서도 세대별로 조금씩 엇갈리는 반응을 보였다. 중장년층에서는 옹호론과 비판론이 맞섰고, 노년층에서는 비난 여론이 많았다. 젊은층은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편이었다. 고등학교 교사인 인상욱(35·인천시 불로동)씨는 “노 전 대통령은 전·현직 대통령과 비교되면서 ‘도덕성’의 표상으로 자리매김했는데, 이것이 무너졌다.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간 뒤 홈페이지에 집필활동을 하며 목소리를 냈는데, 이제 노 전 대통령의 말을 누가 믿겠느냐.”며 안타까워했다. 직장인 최윤정(30·여·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씨는 “청렴의 대표주자마저 무너졌으니 이제 희망이 없다. 우리나라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기대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력형 비리 양산 구조 바꿔야” 대학생 곽일섭(28)씨는 “노 전 대통령이 역사상 유일하게 깨끗한 대통령의 이미지를 지켜 나가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 면서 “권력형 비리를 양산하는 정치·사회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장년층에서는 노 전 대통령을 두둔하는 의견과 비판하는 견해가 대립했다. 대학강사 송지영(42·여)씨는 “권력을 남용해 통치자금을 만든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과 같은 선상에서 생각해선 안 된다.”면서 “검찰이 포괄적 뇌물죄라는 모호한 혐의를 적용해 진보정권 10년을 통째로 들어내려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비판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안영석(50)씨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비하면 횡령 금액도 적은 데다 이마저도 받았다는 증거가 없다. 정황만으로 한 나라의 대통령을 소환 조사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잘못 시인하고 법적 심판 받아야” 반면 직장인 박한철(54·서울 강북구 미아동)씨는 “누가 받았든 노 전 대통령도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학원강사 송현규(43·서울 서초구 일원동)씨는 “민주주의에 큰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은 대통령인 만큼 국민에게 준 실망은 막대하다.”면서 “변명으로 일관하지 말고 잘못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법적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년층에서는 비난하는 목소리가 컸다. 공인중개사 곽인기(63)씨는 “노 전 대통령은 그동안 비도덕을 도덕으로 포장해 왔다. 600만 달러를 아내가 받아서 모르는 일이라고 시치미를 떼는데 이는 상식 밖의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재래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이옥자(67·여)씨는 “서민들은 단돈 100원만 훔쳐도 법적 처벌을 받는데, 수십억원을 뇌물 명목으로 받았다면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젊은층은 비교적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의견이 많았다. 대학생 박유남(23·여)씨는 “노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으로서 너무 실망스럽다.”면서 “검찰이 정치적으로 휘둘리지 말고 노 전 대통령 관련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승훈 오달란기자 hunnam@seoul.co.kr
  • [盧 전대통령 소환] ‘존경받는 前대통령’ 소박한 꿈 앗아가

    그는 끝내 고개를 숙였다. 눈가가 촉촉해지나 싶더니 이내 눈을 감았다. 입술을 꾹 다물던 그는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랬다. 4월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잔인했다. 대통령 재임 때 ‘저의 집’에서 돈을 받았다고 고백하던 날, 부인 권양숙 여사가 100만달러와 3억원을 검찰에서 진술하던 날, 아들 건호씨가 500만달러의 실질 운영자라고 인정하던 날, 권 여사가 받았다는 3억원이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의 차명계좌에서 발견되던 날, 노 전 대통령의 환갑 선물이 1억원짜리 고급 시계라고 알려지던 날, 우리는 긴 한숨과 함께 실망감을 곱씹었다. 오늘 또 그랬다. 햇살이 따사로운 봄날, 검찰이 예고한 ‘잔인한 4월’의 마지막 주인공으로, 노 전 대통령을 맞이해야 해서다. 아침 8시 경남 봉하마을을 출발한 ‘피의자 노무현’은 수십대의 차량과 헬기에 에워싸인 채 고속도로를 달려와 5시간17분 만에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앞 포토라인에 섰다. 이 끔찍한 모습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다. 내 손으로 뽑은 전직 국가원수가 피의자로 검찰에 출석해 어색한 표정으로 카메라 세례를 받는 일 말이다.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14년 만에 재현된 장면은 그때와 쌍둥이처럼 닮아 있었다. 그래서 더 절망했다. 1980년 광주민중항쟁을 유혈 진압하고 체육관에서 뽑힌 대통령과 2002년 과거 정치 청산을 외치며 ‘희망돼지 저금통’으로 뽑힌 대통령이 퇴임 후 똑같은 모습으로 우리 앞에 서있으니까. 노 전 대통령의 말대로 그는 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부인과 아들이 박연차 회장한테서 돈을 받았지만, 그는 재임 때 전혀 몰랐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현행법상 형사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잊고 있는 사실이 있다. 전직 대통령은 ‘범죄자’만 아니면 족한 자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꿈이 있었다. 미국의 링컨이나 루스벨트 대통령까지는 바라지 않아도, 우리 아이들이 ‘존경한다.’고 말해도 부끄럽지 않을 전직 대통령을 갖는 꿈. 청렴해 퇴임 후에도 검소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그래서 애정과 존경을 보낼 수 있는 전직 대통령을 갖기를 꿈꿨다. 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로 낙향하고 나서 100만명의 가족 관광객이 그를 찾은 이유도 그래서였을 것이다. 그는 우리의 ‘소박한 꿈’을 수십억원의 ‘검은 돈’과 바꿔 먹었고, 아이들의 존경심을 산산조각냈다. 이것이 노 전 대통령이 고개 숙여 사죄해야 할 참 이유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견습공무원 면접시험장 가보니

    견습공무원 면접시험장 가보니

    ‘공시족’들은 필기시험 못지않게 면접에 대한 관심이 높다. 행정안전부가 전국 각 대학에서 진행 중인 ‘공직설명회’에서는 면접 요령을 묻는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면접의 비중이 높아져 필기시험 합격자 3명 중 1명은 면접에서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경기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제5기 견습공무원 선발(지역인재추천채용제도) 면접장에 가서 분위기를 살펴봤다. 견습공무원 면접은 행정고시나 7·9급과 크게 다르지 않게 진행된다. 공무원시험 면접은 아직 민간기업처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어, 면접을 마치고 나온 수험생들로부터 시험 진행과 분위기, 특징 등을 들어보았다. 면접은 수험생이 미리 주어진 과제에 대해 발표를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시간은 15분이며, 수험생 1명이 면접관 3명에게 발표한다. 나머지 수험생들은 발표 내용을 들을 수 없도록 다른 방에서 대기한다. 이날 과제는 ‘인터넷 공간의 익명성과 사이버 폭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개하는 것이었다. 수험생들은 면접 시작 30분 전 과제를 제시받고, 발표문을 작성할 시간을 가졌다. ●발표 내용보다 논지 전개 눈여겨봐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현재 인터넷 문화에 대한 문제점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형태로 발표했다. 성모(26)씨는 최진실 자살사건과 미네르바 진실 논란 등을 사례로 든 뒤, 우리사회에는 아직 사이버 폭력을 처벌하는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모(25·여)씨는 사이버 폭력에 대한 해결책을 단기적 방안과 장기적 방안으로 나눠 제시했다. 긍정적인 인터넷 문화가 형성된 사이트에 각종 인센티브를 주는 ‘그린 홈페이지’ 제도를 도입하고, 설명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올바른 인터넷 문화 정착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했다. 면접관들은 발표 내용보다는 수험생들이 조리있게 논지를 전개하는지를 눈여겨봤다. ●공무원 된 뒤 겪을 가상상황 질문도 발표가 끝나면 면접관들은 약 10분간 실무질문을 한다. 수험생들이 공무원이 되면 겪을 만한 가상상황을 설정한 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묻는 것이다. 김모(26)씨는 “지금 급히 처리해야 할 민원업무가 있는데, 갑자기 국회에서 감사자료를 요청하는 공문이 왔다. 어떤 일을 먼저 처리하겠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김씨는 잠시 생각하다가 “공복(公僕)인 만큼 민원업무 처리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답했다. 심모(25)씨에게는 “행안부가 추진 중인 ‘청년해외봉사단’ 운영을 놓고 상사와 의견 충돌이 있다.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이 주어졌다. 면접관들은 질문을 통해 수험생들의 인성과 결단력 등을 파악하려는 듯했다. 실무질문이 끝나자 수험생들이 미리 작성해 제출한 ‘사전조사서’에 대해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사전조사서’는 수험생들의 특이한 옛 경험을 묻는 질문지. ‘학창시절 본인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성과는?’ ‘사람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 과제를 수행한 경험이 있는가?’ 등 3~4가지 질문으로 구성돼 있었다. 면접관은 수험생들이 ‘사전조사서’에 적은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구체적인 질문을 하기 때문에, 거짓으로 작성하면 낭패보기 십상이다. ●지원한 직무 구체적으로 알아둬야 행안부는 면접을 잘 보려면 먼저 자신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자신이 누구고, 그동안 무슨 일을 했으며, 공직과 관련한 어떤 경험을 했는지를 정리하고 면접장에 들어가라는 것이다. 또 지원한 직무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꼼꼼히 알아두라고 했다. 의외로 많은 수험생들이 자신이 맡을 업무에 대해 잘 몰라 감점을 당한다는 것이다. 질문을 받았을 때는 무작정 답을 하기보다는 1~3분 정도로 압축해 표현하는 기술을 익히는 것이 좋다고 했다. 지원하는 부처 홈페이지를 찾아 최근 어떤 정책이 이슈가 되고 있는지도 꼭 챙기라고 했다. 박종철 행안부 인력개발기획과 승진계장은 “최근에는 수험생들이 청렴성이나 성실성, 봉사정신을 갖고 있는지 떠보는 질문을 많이 한다.”면서 “면접 기술도 중요하지만 공직에 걸맞은 올바른 마음가짐을 갖추는 게 좋은 점수를 얻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서울광장] 빈자일등 빈자일적/김성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빈자일등 빈자일적/김성호 논설위원

    불교경전 현우경에는 ‘빈자일등(貧者一燈)’이라는 애틋한 사연이 전한다. 난타라는, 먹을 것도 없을 만큼 가난한 여인에 얽힌 이야기이다. 부처님께 바칠 등(燈)을 위해 잠도 안 자고 가가호호 정성스레 구걸 끝에 결국 등을 마련, 부처님 앞에 올릴 수 있었다. 밤이 되어 모든 이들이 바친 등이 꺼졌지만 난타의 등만이 남아 세상을 환하게 밝혔다고 한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의 꿋꿋한 정성과 올곧은 뜻이 세상의 으뜸 빛이 된다는 교훈으로 불가(佛家)에서 흔히 회자된다. ‘빈자일등’의 교훈에 얹어 지금 세상의 도마에 오른 두 전·현직 대통령을 떠올림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험한 시절 인권변호사로 학생, 노동자 등 가난한 약자의 편에 섰다가 독재정권의 핵심에 정면칼날을 들이대 청문회 스타로 부각, 낡은 부패정치 청산을 외치며 대통령 자리에 올랐던 노무현 전 대통령. 그리고 천주교 사제로 가난한 빈민들과 부대끼며 헌신적인 사목활동을 펴 ‘빈자의 아버지’로 불리다가 지난해 “갱과 나치 전범의 천국을 민주국가로 만들겠다.”고 선언, 대통령이 된 파라과이의 루고이다. 양심과 인권의 대변자로 우뚝 섰다가 ‘몹쓸 인간’으로 급전직하한 두 대통령을 보면 정말 세상사는 ‘모를 일’이다. 한 사람은 측근·친인척과 연결된 뇌물수수며 공금 횡령 혐의를 받고 있고 한 사람은 주교시절과 대통령 취임 후의 여성 편력으로 낳은 ‘대통령의 아들’이 뒤늦게 줄줄이 나서는 바람에 현대판 ‘주홍글씨’로 입방아에 올랐으니. ‘빈자의 등’에서 가난한 이들의 적, ‘빈자일적(貧者一敵)’으로의 추락이 안타까울 뿐이다. 두사람 중 노 전 대통령의 몰락이 우리에게 더 큰 아픔이다. 청렴과 도덕성의 상징으로까지 통하며 ‘빈자일등’의 우상이었다가 쓰나미 같은 실망과 충격을 휘몰아다 준 옛 영웅. 드라마에서도 드물 만큼의 급반전 결말을 본 관객, 국민은 충격을 어떻게 추슬러야 할까. 퇴임 후에도 옛 영웅을 보기 위해 봉하마을을 찾아든 100만명의 인총이 위안을 찾아야 할 곳은 어디일까.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명령을 낸 전도자에 앞서, 가난하고 아픈 자들의 편에 섰던 실천적 혁명가로서의 예수는 더 빛이 난다. ‘나를 따르려거든 제 십자가를 메고 따르라.’며 제자들에게 호통쳤던 예수의 가르침은 다름아닌 자기희생과 모범의 다짐이다. “노무현 한 개인의 몰락이 노무현 가치와 이상 전부의 몰락이 아니길 바란다.”는, 그냥 평범한 이들의 마지막 애정은 그래서 당당함의 요구로 향한다. 세상의 눈총을 받는 비리와 잘못에 대한 모면식 뻣대기가 아닌 진실에의 솔직하고 당당한 처신을 바라는 것이다. 30일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운명은 지금과는 훨씬 다른 길 위에 놓이게 된다. ‘불구속 기소’와 ‘구속’을 저울질하는 세간의 앞선 설왕설래가 무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법의 칼날은 피할 수 없는 형편이다. 평생 낮은 데로 임해 살면서 가난한 자의 어머니로 통했던 성녀 테레사 수녀는 “이 세상에 가난한 이들을 위해 할 일이 이렇게 많은데 우리가 어떻게 촌음을 헛되이할 수 있느냐.”는 의미있는 말을 남겼다. 약자와 가난한 자들에 대한 쉼 없는 배려와 희생을 요구한 마지막 유언이다. 헌신적 사랑과 배려의 미담이 공허할 뿐인 지금 꺼져 가는 마지막 등불의 실낱같은 희망은 진실앞의 당당함, 그것뿐일 것이다. ‘貧者一燈 貧者一敵’. 통재라.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다산 정약용’ 희곡 공모

    “청렴은 목민관의 본분이자 모든 선의 근원이요, 모든 덕의 뿌리이니 청렴하지 않고서 목민관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조선 정조시대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은 전남 강진 유배 당시 집필한 저서 ‘목민심서’에서 백성을 다스리는 공직자의 마음가짐으로 청렴을 강조했다. 그 자신 평생 청렴과 근검에 기반한 삶을 살았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양건)가 청렴한 선비의 표상인 정약용을 소재로 한 창작 희곡을 공모한다고 27일 밝혔다. 다산 선생의 삶과 철학을 통해 우리 사회에 청렴문화를 확산시키자는 취지다. 양건 위원장은 “다산은 청렴한 공직자일 뿐 아니라 조선시대 뛰어난 학자로서 부각돼야 할 인물”이라고 말했다. 희곡 공모 아이디어는 양 위원장이 냈으며,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연극인들에게 자문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익에 반하지 않는 한 내용에는 제한이 없으며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공모는 9월30일까지이고 당선작 상금은 2000만원이다. 당선작은 연극으로 제작해 내년 상반기중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자세한 공모 일정과 내용은 국민권익위원회 홈페이지(www.acr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서울광장] 조기숙씨를 반박함/이목희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조기숙씨를 반박함/이목희 수석논설위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리 의혹을 둘러싸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그런 중에 조기숙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술자리 논쟁의 안줏거리 하나를 제공했다. 조 전 수석이 주장한 요지는 “노 전 대통령의 잘못은 생계형 범죄”라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얼마나 청렴했으면 주위 사람들이 안타깝게 여겨 사후에 쓸 돈을 마련해 놓았겠느냐는 논지였다. 노 전 대통령의 가족·참모들이 돈을 챙긴 게 전직 대통령의 생활이 어려울까봐 그랬을까. 전직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재임시 봉급의 95%를 받는다. 연금과 예우보조금을 합쳐 월 1300만∼1400만원 수준이다. 국가에서 봉급을 주는 1급 비서관 1명, 3급 비서관 2명을 둘 수 있다. 이 정도로 풍족하다고 하긴 어려울지 모른다. 그러나 대통령을 지낸 그늘이 얼마인가. 문제되지 않을 정도로 도움을 줄 손길은 언제라도 열려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퇴임 직후 쪼들린다는 소문이 돌자 측근들이 갹출, 몇천만원을 금세 만들어 줬다고 한다. 조 전 수석은 ‘생계형 범죄’의 반대어로 ‘조직적 범죄’를 들었다. 권력을 이용해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만든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조직적 범죄를 진두지휘한 사람”이라고 지목했다. 노무현과 전두환·노태우는 전혀 다르다고 했다. 먼저 권력을 이용했다는 부분에서는 차별성이 크게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측이 권력을 잡지 못했어도 기업인들이 그런 돈을 주었을까. 청와대 예산을 횡령하는 일은 더욱 하기 힘들었을 터이다. 노 전 대통령의 잘못 역시 권력형 비리의 테두리에 들어간다. 비리 액수에서 양측이 차이가 난다. 그래도 일반국민 처지에서는 그게 그거다. 수천억원의 도둑질이 엄청난 범죄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수십억원의 도둑질이 면책되진 않는다. 수십억원 범죄를 ‘생계형’이라고 하다니, 생활고에 허덕이는 서민들의 염장을 지르는 말이다. 1억원짜리 피아제 시계 선물을 ‘평범’으로 포장할 수 있겠는가.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이들 비리가 모두 구조적이라는 점이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재임 때도 정치자금을 물 쓰듯 썼지만, 퇴임 후 정치입지를 위해서 비자금을 만들었다. 돈이 없으면 비호세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주변이 돈을 모으고, 사업을 벌인 원인도 비슷하다고 본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국회의원에 출마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열망이 그만큼 강했다. 공직 출마까지는 아니더라도 정치적 영향력을 계속 발휘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얼마간의 정치자금을 축적하는 게 필요했던 이유가 될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의 분위기가 가족·측근들에게 전해지면서 오늘날의 사태가 벌어졌다면 이는 ‘구조적인 범죄’이다. 노 전 대통령이 정치 야망을 버렸다면 사태는 이 지경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텃밭에서 농사를 짓고, 숲 해설가로 여생을 소일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봉하마을의 집 주변도 너무 호화롭다. 잘살 수도 있는데 절제하면 멋지게 비친다. 노 전 대통령에게 바란다. 이제라도 정치를 완전히 떠나야 한다. 그는 한때 우리나라를 총체적으로 책임졌던 이였다. 그리고 그의 시대는 갔다. 여론몰이,이런 것을 잊어야 한다. 어쭙잖은 말솜씨로 동정을 사려 하지 말아야 한다. 진실을 솔직히 털어놓은 뒤, 책임질 일 있으면 지고, 정말 담담하게 여생을 사는 게 그의 행복일 것이다. 이목희 수석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시론] 하인은 주인만큼만 정직하다/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

    [시론] 하인은 주인만큼만 정직하다/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

    나라 전체가 각종 리스트에 시끄럽다. 현직 대통령의 친구, 전 정권의 장·차관, 전·현 정권의 청와대 수석비서관, 여야 국회의원, 공기업 사장, 판검사·경찰 고위 간부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이제는 전직 대통령 본인과 그 가족까지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제 일반 시민들은 웬만한 인사의 연루소식에는 놀라지도 않는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요즘 언론을 장식하는 이들 모두 대한민국에서 힘깨나 썼거나 쓰고 있는 소위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다. 이러한 사회지도층이라는 분들의 부패가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부패한 고위관료는 부하의 부패에 관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결국 사회지도층의 부패는 사회적 부패 만연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에서 공직자 비리는 적발되고도 처벌받을 가능성이 낮은데 그 이유는 고위 관료들이 부하직원의 비리행위에 대해 관대한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공직사회의 인정주의적 정(情)의 논리는 잘잘못을 따지는 것을 싫어한다. 가부장적 관료조직의 장은 부하들의 잘못도 자신의 책임으로 생각해 관대한 처벌을 원하고 “고위관료가 하위관료보다 더욱 부패했다.”는 것이 우리 한국인들의 일반적 인식이므로 “더 부패한 자가 덜 부패한 자를 원칙대로 엄격하게 처리할 수 없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우리나라는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예외 없이 제일성으로 내거는 것이 바로 부정부패의 척결이었지만 대통령이나 정부조직 최고위층 인사들 스스로가 부하들(정치인 및 행정관료)의 충성심을 담보로 이들의 부패행위를 문제시하지 않아 부패가 더욱 조장됐다. 이러한 경우 관료조직에서 인정을 받고 빠른 승진을 하려면 능력보다는 상관에게 얼마나 맹목적 충성을 하느냐가 더욱 중요한 것이다. 앞으로 고위 공직자들의 부패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맹목적 충성으로 인한 부패를 발각할 확률을 높이고 적발된 부패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처벌의 강도를 강화하는 방법 이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 그리고 고위공직자의 부패를 적발할 확률을 높이는 방법에는 플리바겐 제도(plea bargain·사전형량조정제도)의 전면적 도입과 내부비리제보를 용이하게 하고 제보자를 철저하게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통령과 공공조직의 최고 관리층이 내부비리 제보자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보일수록 공공조직의 보복은 약하므로 정당한 내부비리 제보자에 대해 대통령과 공공조직이 지원적 입장을 취할 때 내부비리제보의 가능성은 높아지고 결국 부패를 적발할 확률도 높아진다. 이명박 정부의 화두는 ‘경제회생’임을 대한민국 국민이면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런데 부정부패의 추방은 경제성장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국가의 청렴도와 경제성장률은 밀접한 정(正)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고위공직자들에게 알려드린다. 여러분들의 부하가 각종 비리에 연루되는 것을 원치 않는가? 그렇다면 꼭 드릴 말씀이 있다. 서양의 속담이지만, “하인은 꼭 주인만큼만 정직하다.”와 “생선은 머리부터 썩는다.”는 것이다. 우리 속담으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것이다. 이것만 명심해도 5년이란 정권 교체 주기와 맞물려 거듭되는 ‘리스트’ 파동에서 4년 뒤 당신만큼은 안전할 것이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
  • [서울광장] 따뜻한 맥주와 찬 샌드위치/박재범 논설실장

    [서울광장] 따뜻한 맥주와 찬 샌드위치/박재범 논설실장

    정부가 강도 높은 공직기강 바로세우기에 나섰다. 지난달 말부터 오는 7월7일까지를 ‘100일 특별감찰기간’으로 정했다. 최근 지자체 공무원들의 사회복지예산 횡령 사건에 이어 청와대 행정관의 성접대 사건 등 공직자의 탈선이 잇따르는 탓이다. 여기에 노무현 정권의 정상문 총무비서관이 청와대 예산을 가로챈 사실까지 드러나 충격을 더한다. 사정이 이렇자 이명박 대통령이 팔을 걷어붙였다. 부정부패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전쟁 선포’에 버금가는 톤이다. 청와대 일부 직원을 24시간 밀착감시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이 정도로 만연화·고질화·대형화·일상화·구조화된 공직부패가 뿌리 뽑힐까. ‘한국의 개혁은 타락한 관리들의 측정할 수 없을 정도의 술책과 간계에 의해, 그리고 모든 부문의 기만과 사기와 타락에 의해… 관직에 있는 모든 사람과 관직을 희망하는 모든 사람의 개인적인 이익 때문에… 저지되었다.’ 요즘 말이 아니다. 1897년 영국의 지리학자 이사벨라 버드 비숍이 쓴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이라는 책의 한 대목이다. 현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묘사여서 씁쓸하다. 이제는 이런 백년의 공직부패 고리를 끊어야 한다. 일회성 ‘페니실린 투여식 단속’으로는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는 제도상으로 국가청렴위원회를 흡수한 국민권익위원회가 공직비리 근절의 총책임을 맡고 있으나 실제로는 청와대 총리실 행안부 검경 지자체 등이 제각각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싱가포르의 방식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싱가포르는 검찰 말고 독립된 기구를 갖추고 있다. 검찰의 기소독점은 존중하되 공직비리 수사는 검찰이고 뭐고 간에 가능하도록 특별기구를 운영한다. 또 우리가 고발자 신원이 공개되도록 ‘방치’하는 것과 달리 철저하게 고발자의 신원을 보호한다. 심지어 판사도 법원 밖에서 비밀리에 신문해야 한다. 이런 것부터 도입해야 한다. 사실 이보다 더 손쉬우면서 효과가 뚜렷한 게 있다. 하나는 공직자 재산등록과 검증을 철저히 하는 것이다. 가장 간단하다. 대통령의 의지만 있으면 당장 시행가능하다. 또 하나는 청와대의 기록물 관리방식을 미국식으로 바꾸는 일이다. 미국은 국회소속의 국립기록물관리소 직원이 백악관 지하 사무실에 상주하면서 매일 오후 5시면 대통령의 모든 일정을 정리해 보관한다. 이런 까닭에 백악관에서는 비리가 발생하지 않는다. 정상문 전 비서관과 노 전 대통령도 이렇게만 했으면 지금처럼 나락에 떨어지지 않았을 텐데. 우리나라는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의 국가청렴도 순위가 40위에 머물렀다. 5년 전에 비해 10단계 높아졌으나 경제규모에 비해서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반면 핀란드는 수년째 1위다. 물론 핀란드가 이처럼 깨끗한 이유는 고유의 종교적 배경 덕분이기는 하다. 청교도적 문화 때문에 공직을 ‘베르푸(소명)’로 여긴다. 누가 속세의 돈 몇푼에 천국행 열쇠를 버리겠는가. 그렇다고 그들이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핀란드 공직자 윤리강령은 ‘따뜻한 맥주와 찬 샌드위치가 공직자에게 알맞다.’고 적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제도를 다지는 동시에 이렇게 의식도 고쳐나가야 한다. 공무원의 부패는 자원의 최적배분을 왜곡시켜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선진국의 선결조건으로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도려내는 일이 꼽히는 이유다. 박재범 논설실장 jaebum@seoul.co.kr
  •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盧 “몰랐다” 진실일까

    부부와 아들은 떳떳하다고 했다. 사람들은 그 말을 믿었다. 그러나 검찰은 잇따라 그들의 진술을 뒤집는 증거를 찾아내고 있다. “박연차 회장의 돈은 한 푼도 받지 않았다.”던 노건호씨의 말과 “박 회장에게서 돈을 빌려 빚을 갚았다.”던 권양숙 여사의 말이 결국엔 거짓말로 드러났다. 이제 주목되는 것은 “박 회장의 돈을 받은 것을 몰랐다.”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이 거짓으로 드러나는지 여부다. 거짓말을 한다고 사법처리되는 것은 아니지만 재임 기간 청렴성과 도덕성을 유독 강조하던 전직 대통령의 거짓말은 그 자신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가한다. 미국에 체류 중이던 건호씨가 검찰에서 처음 조사를 받은 것은 지난 12일이었다. 그때만 해도 건호씨는 “연철호씨와 함께 박 회장을 만나러 베트남에 간 적은 있지만 돈은 받지 않았다.”며 의혹을 완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14일 2차 조사에서 건호씨는 500만달러 가운데 250만달러를 엘리쉬&파트너스사에 투자했으며, 본인이 이 회사의 대주주라는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다 16일 조사부터는 검찰이 엘리쉬&파트너스사가 국내 2개 회사에 투자했고, 한 곳은 건호씨가 실질적 소유주고 다른 하나는 외삼촌인 권기문씨와 관련된 회사라는 증거를 갖고 계속 추궁하자 본인이 500만달러에 대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고 인정했다. 권 여사는 정상문 전 비서관이 영장실질심사를 받던 지난 9일 영장전담판사에게 팩스를 보내 “자신이 정 전 비서관에게 지시해 3억원을 빌려왔고, 이 돈으로 빚을 갚았다.”고 주장했다. 11일 부산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을 때도 이 진술을 고수했다. 그러나 19일 그 3억원이 권 여사가 아니라 정 전 비서관의 차명계좌에 들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권 여사의 거짓말도 덩달아 드러나게 됐다. 마지막으로 지켜볼 것은 노 전 대통령의 진술이다. 지난 7일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처음 밝힌 입장은 “박 회장이 정 전 비서관에게 건넨 돈은 저의 집(권 여사를 지칭)에서 받아 빚을 갚았다.”면서 “퇴임 직후에야 이 사실을 알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이 프레임이 정 전 비서관과 권 여사와의 ‘말맞추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노 전 대통령 주장의 신빙성에 메울 수 없는 금이 간 상태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사회복지 행정 중구난방 덫에

    사회복지 행정 중구난방 덫에

    사회복지행정 업무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종류가 많아 복지지원 시스템의 전면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에서도 보기 드물 정도로 복잡한 우리나라의 복지행정 업무는 유사한 사회복지 정책을 여러 부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쏟아낸 결과인 것으로 풀이된다. ●담당자 업무 파악에만 1년 16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국내에서 시행 중인 사회복지행정 업무는 중앙정부 100개, 광역자치단체 154개, 기초단체 10개 등 모두 264개에 이르렀다. 사회적 약자에게 지급되는 급여의 종류도 기초생활보장 7종, 장애인 6종, 아동 9종, 한부모 9종 등 10개 분야 46종이며, 세부적으로 구분하면 300종을 웃돌았다.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법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사회복지사업법, 노인복지법, 장애인차별금지법 등 12개나 된다. 사회복지행정을 다루는 중앙부처도 보건복지가족부,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다. 여기에 민선 자치단체장들도 표를 의식해 유사한 복지사업을 수두룩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복지행정 업무가 넘치는 것은 정부가 단기간에 다양한 사회복지 정책을 추진하고, 부처별로 비슷한 복지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쏟아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회복지 담당공무원들은 “관련 법규와 용어, 사업내용 등을 파악하는 데 1년이 넘게 걸린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급여 종류가 너무 많다 보니 한 사람이 기초생활급여, 노령연금, 장애수당, 의료급여를 중복 수령하는 일도 적지 않다. 실례로 전북도의 경우 전체 지원대상 60만 2000명의 23%인 13만 8000명이 2종 이상을 중복 지원받고 있다. 반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행안부의 ‘새올행정시스템’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우선 실예금주를 확인할 수 있는 연계 시스템이 없다. 담당공무원들은 매월 실제 수령자를 확인하지 않고, 계좌번호만 맞으면 습관처럼 보조금을 지급한다. 또 급여계좌 등록 때 주민등록상 전 가구원이 화면에 나타나 비보장 가구원도 수급대상자로 분류될 우려가 크다. 압류 계좌로 보조금이 입금되는 바람에 사회적 약자가 실질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보조금 지원체계 개선 시급 전북도 심정연 복지여성보건국장은 “업무가 너무 복잡해 개인별 총수급 내역을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횡령 등 공무원 비리가 발생해도 관리·감독이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 법령과 추진 부서를 단일화하고, 지원금의 종류와 지원대상을 합리적으로 처리하는 쪽으로 행정 시스템을 뜯어 고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시 신면호 복지국장은 “국가복지 행정체계를 간략화하고 공무원에 대한 청렴인식을 높이는 방안을 통해 복지관련 비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서울 이은주기자 shlim@seoul.co.kr
  • [서울플러스]

    강서구(구청장 김재현) 지난 10일 기존 동주민센터에 설치한 주민자치센터의 명칭을 ‘자치회관’으로 변경하는 강서구 자치회관 설치 및 운영조례 일부개정조례를 공포 시행했다. 동사무소의 명칭이, 지난해 7월 17일 조례 개정으로 ‘동 주민센터’로 변경됨에 따라 기존의 ‘주민자치센터’와 비슷해 주민에게 혼돈을 주어 불편함이 있었다. 자치행정과 2600-6159. 관악구(구청장 김효겸) 지난 15일 구청강당에서 각종 지역개발 사업을 자연복원과 연계하여 에코큐벨트(Eco-Q Belt)를 조성하기 위한 ‘21세기 관악구 공원녹지 장기비전 기본계획’ 학술용역 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베를린시 환경생태계획과장인 헤인즈 브랜디의 ‘베를린 도심 환경생태’, 함부르크시 환경생태계획과장인 페트라 스토머의 ‘함부르크시 도심 환경생태’에 대한 발표도 있었다. 공원녹지과 880-3677. 구로구(구청장 양대웅) 10월까지 지역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꿈나무 환경교실을 운영한다. 지난 1일 첫 수업을 시작으로 10월까지 총 25회 진행된다. 꿈나무 환경교실은 개웅산, 매봉산 등 구로구 관내 작은 산을 찾아 숲체험을 하고, 안양천에서 생태체험도 한다. 환경과 860-2870. 마포구(구청장 신영섭) 18일 구청 2층 대강당에서 ‘2010학년도 대학입시 설명회’를 연다. 입시전문기관인 메가스터디의 이석록 소장과 서울시교육청 진학지도지원단 부위원장인 휘문고등학교 신동원 교사가 대입 전형의 변화와 특징, 수시모집 주요 점검 사항과 수능영역별 학습전략, 논술 및 면접 대비 전략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교육지원과 3153-8962. 광진구(구청장 정송학) 지난 15일 구청대강당에서 청렴광진 실현을 위한 행동강령 준수결의 및 청렴교육을 실시했다. 결의대회 후에는 청렴고객관리시스템(CCRM)에 대한 동영상을 상영했다. CCRM은 구청을 방문한 민원인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자동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시스템이다. 올 1월1일부터 25개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시행되고 있다. 감사담당관실 450-7068. 서대문구(구청장 현동훈) 이달부터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수학여행을 가지 못하는 지역내 중·고생들에게 여행 경비를 지원한다. 중앙여고, 명지중학교 등 17개 중·고생 283명에게 1인당 평균 10만원 내외로 여행비를 지급한다. 학교별 수학 여행일정에 맞춰 255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서대문구지역 사회복지협의체의 협약에 따라 이뤄졌다. 주민생활지원과 330-8633. 금천구(구청장 한인수) 18일 구청사 내 금나래아트홀 공연장에서 한미사랑의 재단과 금천청년회의소 주관으로 ‘2009 사랑의 음악회’를 연다. 구는 공연에 앞서 지역 초·중·고생 12명을 선발해 400여만원의 장학금도 전달한다. 또 매년 합창경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금천구립합창단의 특별공연도 선보인다. 문화체육과 2627-1443.
  • [오풍연 대기자 법조의 窓] 추악한, 뻔뻔한 그들

    박연차 사건의 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로까지 미쳤다. 설마했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도덕성과 청렴성을 그토록 줄기차게 부르짖던 참여정부였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의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 부부를 포함, 친인척은 물론 핵심인사 모두 ‘검은돈’을 받은 혐의가 짙어지고 있다. 그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면서 국민을 기만했다. 그래서 배신감이 더 커지고 있다. 검찰의 수사가 옥죄어 오자 노 전 대통령은 선수를 치고 나왔다. “제 집(권양숙 여사)에서 부탁했다.”고 말했다. 재임 중에는 이같은 발상이 정공법, 정면돌파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일부 언론이 앞장서 두둔한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누구도 그의 편을 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욱 심한 매질을 해대고 있다. 권력무상을 느낄 법하다. 청와대는 권부의 심장이다. 국가사정을 총괄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곳에서 뒷돈 거래가 이뤄졌다는 것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하지만 엄연한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박씨의 심복인 정승영 정산개발 사장이 돈가방을 들고 청와대로 가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에게 전달했다는 것. 청와대 안살림을 맡고 있는 총무비서관 집무실과 관저에서 돈거래가 이뤄졌다. 권 여사도 검찰에서 이를 시인했다고 한다. 이쯤되면 끝까지 갔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노 전 대통령은 교묘한 어법으로 수사의 본질을 흐리려 하고 있다. 자신의 홈페이지에 “잘못은 잘못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진실과 검찰의 프레임이 다른 것 같다. 엉뚱한 방향으로 굴러가고 있다.”라고 적어 ‘법망’을 빠져 나가려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정 전 총무비서관의 영장기각에 힘을 얻었는지 모르겠지만 “박씨에게서 빌렸다.”고 했다. 사인(私人)간의 거래로 몰고갈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그러나 검찰이 여기에 말려들 가능성은 ‘제로’라고 본다. 수사진을 믿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 측근임을 자처했던 이들의 언행 역시 볼썽사납다. “내 잘못이오.”라고 말하는 사람을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 박씨와의 연관성을 부인하면서 노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고 애쓴다. ‘리틀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들었던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의 얘기는 쓴웃음을 짓게 한다. 그는 “오죽하면 항간에서 내가 박연차 회장의 돈을 받지 않은 것을 놓고 ‘연차수당도 못 받았느냐.’라고 말하겠느냐.”고 결백을 강조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참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정도다. “전직 대통령이 스스로 인정을 했고, 일종의 대국민 사과(돈받음 시인)도 했다. 정부에서도 전직 대통령 예우에 걸맞은 배려가 있어야 한다.” 다름아닌 박지원 민주당 의원의 주장이다. 박 의원은 참여정부에서 가장 혹독한 시련을 겪은 정치인이다. 노 전 대통령에게 유감이 많을 듯한데도 용기(?)있는 제안을 했다. 그래서 박 의원에게 물어봤다. “이런 불행한 일들이 끝날 때도 됐잖아요.” 조지 워싱턴은 “잘못을 저지르는 것보다 변명하는 것이 더 나쁘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를 듣고 있는가. poongyn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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