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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가 고위공직자의 귀감이라고 실명거론한 강성태 서울시립대 교수

    MB가 고위공직자의 귀감이라고 실명거론한 강성태 서울시립대 교수

    서울시립대를 무작정 찾아간 것은 21일 오후였다. “신문에 날 만한 인물이 못 된다.”는 이유로 지난주부터 몇 차례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당한 뒤 마지막으로 한번 부딪쳐 보자고 간 걸음이었다. 운 좋게도 강성태 교수의 연구실 문에는 ‘재실’ 표시가 돼 있었다. 문을 두드리고 “네.”란 응답이 있어 들어갔더니 강 교수는 학생들과 상담 중이었다. 상담이 끝나기를 기다리자 “차나 한잔 하고 가시라.”고 했다. 다음은 황성기 에디터와 강성태 교수의 일문일답 내용. 대담 황성기 에디터 marry04@seoul.co.kr →어떻게 교수가 되었나. -2009년 2월 퇴직을 하고는 공직 시절 못 했던 공부를 계속하고 싶어 시립대 세무대학원 박사과정에 등록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교회를 들렀다가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강의도 하면서 밤 12시나 돼야 집으로 돌아왔다. 50살이 넘어 하는 공부는 정말 어려웠다. 암기해도 금세 잊어버렸다. 몇 번이나 울었다. 그렇게 2년을 공부하고는 올 2월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8월에 정년 퇴직을 하시는 지도교수가 국제조세 분야의 후임자로 실무 경험이 있는 나를 학교에 천거해 줬다. 한국에서 국제조세를 가르칠 사람이 전무하다시피 해, 앞으로 2~3년은 강의를 더 해야 할 것 같다. 사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기독교) 해외 선교를 비롯한 봉사활동이며, 지금도 그 과정 중에 있다. 8월에 미얀마로 단기선교를 떠날 예정이다. →퇴직 후 오라는 데가 많았을 텐데. -6개월간 외부와의 연락을 끊었다. 휴대전화는 꺼둔 채 집에 두고 다녔다. 국세청에서는 나를 행방불명된 사람으로 취급했다. 모임에도 나가지 않았다. 그래서 욕도 먹었지만 내 뜻과 다른 이야기를 계속 들어봤자 머리만 아플 뿐이었다. 대학원 동기들과 연구하고 논문도 쓰고 강의하는 생활을 계속 이어나갔다. 아내와 두 딸도 잘 이해해 주었다. 6개월 이후부터는 연락이 안 오더라. →요즘 공직 부패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데, 어떤 심정인가. -가슴이 아프다. 종전에는 하위직 비리가 많았는데 최근엔 고위직 비리가 많이 불거져 나 역시 책임을 느낀다. →고위직은 나름대로 검증된 엘리트인데, 왜 자꾸 이런 일이 생기나. -이 말은 오프더레코드(비보도)로 해 줬으면 좋겠는데…. 그건 ‘훈련’이 안 된 거다. 자신이 모신 사람이 어땠느냐에 따라 공무원들은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행정고시에 붙으면 겸손해져야 한다. 검사, 판사 다 마찬가지다. 사무관 되면 정책 판단 기능을 하게 되는데 자기보다 계급이 낮은 사람들은 모두 못나 보이고 자기는 잘났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자기가 모른다는 걸 생각하지 않고 계급이 높기 때문에 자기 말은 다 옳고…. 결국은 ‘내 말 들어’ 이런 식이 된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무지 많이 경험했다. 이런 사람들은 100% 사고가 나게 돼 있다. 내가 직원들에게 못 하게 했다는 부분이 바로 이런 거다. 높은 계급의 직원들이 스스로 ‘바보’라는 걸 깨닫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나도 ‘바보’지만…. 어떤 문제에 있어 딱 막히면 나는 전문가인 세무서 말단 9급 공무원을 불러 과장과 같이 앉게 했다. 물론 과장 입장에선 기분이 나쁠 수 있겠지만 이렇게 얘기했다. “네가 모르면 전문가에게 물어라. 네가 계급만 높을 뿐이지 아는 게 없으면 전문가에게 물어보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계급 갖고 일하는 게 아니다. 계급은 무슨 문제가 발생했을 때 깨끗하게 책임지라고 있는 거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문제가 생기면 부하에게 미루고 본인은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 혼자 잘났다고 원맨쇼를 하고 아랫사람이 맞다, 그르다,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하게 하면 100% 사고가 난다. 하위직에도 똑똑한 사람이 많다. 그 사람들에게 배울 점이 많다. 업무의 완성도로 평가하고 승부하는 선배들을 만난 것이 내가 나쁜 길로 가지 않은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고위직 비리가 유독 많게 느껴지는데, 왜인가. -문민정부 이후 모든 과정이 투명해지니깐 그렇다. 종전에는 절차상 투명하지 못한 부분들이 많았다. 투명해지면 투명해질수록 고위직 하위직 할 거 없이 부패는 다 드러나게 돼 있다. 과거에는 고위직들이 한국의 경제성장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는 평가 속에 비리를 관용한 측면이 있었다. 이제 좀 살게 되고 탈계급화되면서 잘잘못을 분명히 가리는 사회적 잣대가 높아지고 정책 결정자인 고위직에게 청렴을 요구하는 수준이 높아진 거다. →국세청 공무원으로서 현직에 있었을 때 유혹이 많았을 텐데. -많았다. 그래서 나는 모든 업무 처리 과정을 기록으로 명확하게 남겼다. 솔직히 내가 봐준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봐준 이유를 상세히 적고 그에 대해 내가 책임을 졌다. 내가 봐준 사람들은 누가 봐도 억울한 사람들이었는데 증빙할 만한 서류가 없었다. 그런 사례들과 관련된 기록을 감사원이 다 들여다봤는데, 내 결정이 감사에 걸린 적은 없었다. →LIG 보험의 사외이사 제안을 받았다던데. -‘국세청에서 일한 경력을 이용하려면 일할 생각이 없고, 국제조세에 관련된 일이라면 받아들이겠다’고 해 수락했다. 나로 인해 LIG에서 1주일 동안 회의를 한 걸로 알고 있다. 그쪽에선 이상하게 생각한 것이다. 다들 사외이사 하려고 난리인데, 조건을 달아 하느니 마느니 하냐고. 현재 시립대에서 사외이사 겸무 여부를 심사 중이다. →사외이사 제안에 전관예우를 활용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할 수 있나. -나도 그런 걸 우려했다. 회사 측에서는 그런 의도는 전혀 없다고 한다. 하는 일이 감사위원이다. 삼성도 사내 비리가 있다는데 다른 기업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사외이사가 되면 (LIG보험을) 낱낱이 파헤칠 것이다. →2년 전에 마다하다가 지금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는. -전관예우를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아님을 확인했다. 사외이사 월급을 3년 모아 해외 봉사활동 자금으로 쓰겠다는 생각도 작용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칭찬을 많이 했는데, 주변의 반응은. -덤덤하다. 나는 누가 그런 얘기를 하면 다 덮으라고 한다. 교회에서도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내가 다 덮었다. 부담스럽다. 내가 원하지 않는 거다. 사람들에게 칭찬받는 것보다 하나님께 칭찬받기를 더 소망한다. 물론 공직에서 물러나 사람들에게 욕 안 먹는 것만으로도 감사를 드리고 있다. 정리 박홍규PD gophk@seoul.co.kr ■ 그는 이런 사람 국세청 차장 0순위로 물망에 올랐던 강성태 당시 국제조세관리관은 2008년 12월 26일 차장 인사가 발표되기 1시간 전까지 사무실에서 취임사를 쓰고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1기 후배 허병익 부산지방국세청장의 승진 인사였다. 관례에 따라 명예퇴직 신청을 했으나 국세청장의 공석 상황이라 곧바로 처리되지 않았다. 그래서 공직자 재산 신고를 한 번 더 했다. 이때 신고한 재산이 현금 자산 3712만원, 아파트 32평형 5억 4200만원과 쏘나타 승용차였다. 유일한 부동산인 아파트는 1992년 입주한 재정경제부와 감사원 등의 연합 조합주택이었다. 과천에서 전세를 살던 강성태 교수는 이 아파트를 8400만원에 분양받았는데 20년 가까이 단 1평도 늘리지 못하고 부인과 두 딸을 키우며 살고 있다. 지금 타고 있는 96년식 쏘나타 승용차는 1998년 뉴욕 총영사관 근무를 마치고 귀국해 구입한 중고차인데 아직도 타고 있다. 18만㎞를 주행했다는 이 승용차는 아직도 튼튼해 몇 년이고 더 탈 수 있다고 한다. 강 교수는 공직자 시절 비정기적으로 해오던 봉사활동을 지금은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서울 외곽에 있는 보육원에서 주 1회 서울시립대 학생 5명과 함께 초·중·고 원생들의 방과 후 교사 겸 친구 겸 부모가 되어주고 있다. 강 교수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은 지난 3일 열린 제3차 공정사회 추진 회의에서다. 총리실의 ‘강권’에 못 이겨 퇴직 공무원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한 강 교수는 뉴욕에서 만난 연방국세청장의 말을 인용해 발언했다. “(퇴임 후) 경력을 갖고 돈을 벌지만 양심은 팔지 않는다. 공직 생활 중 쌓은 전문적 지식과 경험은 내 소유가 아니므로 퇴직하면 국가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이 발언이 강 교수를 처음 본 이 대통령의 눈과 귀에 쏙 들어간 셈이다. 1954년 대구 출신으로 대건고, 경북대 법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1회로 공직에 들어섰다. 재정경제부 세제실을 거쳐 국세청 의성·김천·포항·광명 세무서장, 대구지방국세청장을 지냈다. 2009년 2월 국제조세관리관을 마지막으로 30년 9개월간의 공직 생활을 마쳤다.
  • ‘청탁 등록 시스템’ 새달 가동 내부고발자 보호위반시 징계

    최근 공직자 비리 행위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정부에서 추진 중인 반부패 관련 제도 개선, 단속 및 교육강화가 하나둘 가시화되고 있다. 20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공직자가 외부로부터 청탁을 받을 경우, 청탁 내용과 청탁자 등을 소속 기관에 신고하는 ‘청탁 등록 시스템’ 표준안을 개발 중이다. ●부패공직자 처벌 실적 청렴도 평가 반영 등록된 청탁자료는 해당 기관의 감사부서에서 관리하며 나중에 청탁으로 인한 문제가 생기더라도 신고한 공직자에게는 면책을 주게 된다. 하지만 이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청탁을 완전히 근절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청탁자가 민간인인 경우, 정부가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청탁자가 공무원인 경우, 청탁 내용에 따라서 징계를 할 수 있다는 게 권익위 입장이다. 권익위는 이 청탁 등록 시스템을 7월 중 시범운영할 방침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이 시스템은 외부 청탁으로부터 공직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라면서 “현재 일부 중앙 부처와 공공기관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관 청렴도 평가에 각 기관의 부패 공직자 처벌 실적을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청렴도 평가 대상에 재외공관도 포함할 방침이다. 국무총리실이 최근 발표한 ‘공직기강확립방안’에 따르면 총리실은 정부와 공공기관이 내부 고발자 보호 의무를 위반하면 이를 징계하는 ‘내부고발자 보호’ 방안을 신설할 방침이다. 내부 고발과 감시를 적극적으로 유도해 끊이지 않는 공직사회의 비리 관행을 뿌리뽑겠다는 뜻이다. 총리실은 이를 위해 9월 시행 예정인 ‘공익신고자 보호법’의 추가 개정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비리 공무원 징계 규정도 대폭 강화 공직비리에 대한 온정주의를 없애기 위해 공무원 징계 규정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그간 공직비리는 대부분 주의·경고 또는 경징계에 그쳐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부처 및 기관의 감사·감찰 인력을 보강해 내부 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해당 기관장의 반부패 의지까지 기관 평가에 반영하게 된다. 이 밖에 공무원들의 비리 여지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 법정처리 기간이 지나면 인허가가 끝난 것으로 간주하는 ‘자동 인허가제’를 도입, 확대하고 행정규제도 대폭 개선할 방침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사설] 국토부 청렴 행동강령으로 비리 막을 수 있나

    최근 드러난 직원들의 비리와 부적절한 향응으로 ‘비리부서’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국토해양부가 대책을 내놓았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어제 ‘청렴 실천 및 조직문화 선진화 관련 특별지시 사항’을 통해 “비리를 사전에 막기 위해 전방위적인 내부 암행감찰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직원들의 공직기강을 확립하고 비리의 사전 차단 및 근절을 위해 내부 통제장치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말 수자원정책국 직원들은 목·금요일에 한국하천협회가 제주도에서 주관한 세미나에서 향응을 받은 게 드러났다. 부동산 관련 부서의 모과장은 500만원짜리 산삼과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는 등 국토부는 현재 초상집 분위기다. 국토부가 비리로 얼룩진 것을 감안하면 행동강령이 나온 것을 이해할 수도 있지만, 행동강령으로는 미흡하다. 실천이 담보될 수 있는 대책, 비리가 없어지거나 줄어들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 부패 개연성이 높은 부서와 직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특별관리하겠다는 것도 그렇고, 간부의 청렴도 향상 노력을 인사에 반영하겠다는 것도 별로 와 닿지 않는다. 하천협회 주관의 세미나 외에 다른 협회와 공공기관이 주관한 세미나는 문제가 없는가. 최근 언론에 보도된 몇 개의 사안은 국토부 직원들의 일탈 중 빙산의 일각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비리를 없애거나 줄일 수 있는 근본요인에 대한 고민 없는 행동강령은 당장의 소나기를 피하자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국토부가 진정으로 깨끗한 부서, 신뢰받는 부서가 되려면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짚어야 한다. 현재 국토부는 인·허가권 등 모두 1600개에 육박하는 각종 규제를 갖고 있다. 정부 부처 전체 규제의 20%가 넘는다. 규제가 있으면 민원인들은 그것을 회피하기 위한 각종 편법과 부정한 방법을 찾기 마련이다. 이러한 엄청난 규제를 대폭 정비하지 않고는 국토부가 거듭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자율화가 능사는 아니다. 필요한 규제는 있어야 하지만 공무원들의 영향력을 위한 규제,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는 하루빨리 없애야 한다. 산하 협회와 공공기관에 낙하산으로 가지 않겠다는 선언도 필요하다.
  • “고공단 청렴도 평가 인사에 반영해야”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중앙부처와 공공기관이 올해 처음 실시하는 고위공무원단 청렴도 평가를 앞두고 벌써부터 실효성 논란이 나오고 있다. 청렴도 평가가 인사나 성과평가에 반영되지 않을뿐더러 평가결과는 기관장만 참고하도록 되어 있어 공무원들의 잇단 비리가 터져나오는 상황에서 강제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룸살롱 접대로 물의를 빚은 국토해양부와 공정거래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21개 중앙부처와 서울시 등 지자체, 시·도교육청, 공직유관단체 등 총 120여개 기관이 평가에 참여한다. 행안부의 경우, 다음 달 중 소속기관을 포함한 고위 공무원 40여명을 대상으로 청렴도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평가기관들조차 잡음을 우려해 쉬쉬하며 평가를 ‘물밑’에서 비공식적으로 추진하는 분위기다. 행안부 관계자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2월 새로 개발해 보급한 표준평가모형을 기본으로 하지만 피평가자나 외부에 안 좋게 비쳐질 수 있어 조용히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평가문항은 내부 설문(75%)과 외부 설문(25%)평가, 계량지표, 자기평가로 구성된다. 이 중 19개 문항인 내·외부 설문은 상사, 동료, 부하직원들에게 알선·청탁 등 공정 직무수행, 금풍 제공 등 청렴성, 건전한 사생활 등을 7점 척도로 묻게 된다. 하지만 행안부의 한 국장급 공무원은 “내·외부 평가단으로 3개월 이상 함께 일한 동료나 민원인, 산하기관 업무 상대자, 교수 등이 선정되는데 금품 수수, 알선 등 구체적 비리사실이 없는 한 객관성이 떨어지는 답변만 나오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권익위 관계자는 “고위공무원 청렴도 평가는 처벌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혹시 있을지 모를 간부급 비위·부정을 사전예방하자는 차원”이라면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30개 문항의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통해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세금 불성실 납부 등을 진단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청렴도 평가결과 자체가 기관장 참고용으로만 쓰도록 되어 있어 자칫 생색내기용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청렴도 평가가 실제로 공직자 인사평가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윤태범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현재 고공단 진입을 위한 역량평가 때 청렴도 항목은 아예 빠져 있다.”면서 “전 직원 승진·전보 등 인사평가는 물론 고공단 역량평가 때도 청렴도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식사 비용 각자 부담·골프 금지’ 실효성은 글쎄?

    ‘식사 비용 각자 부담·골프 금지’ 실효성은 글쎄?

    국토해양부가 뇌물수수와 부적절한 술 접대 등 최근 불거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행동 준칙’을 발표했다. 다음 달 말까지 실·국별 회의를 거쳐 ‘국토해양조직문화 선진화 종합대책’도 내놓겠다고 했으나 대부분 재탕이거나 선언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토부는 정부 과천청사 4층 대회의실에서 부처와 산하 공공기관의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은 내용의 청렴실천 회의를 열었다. 장관 특별지시 형식으로 발표된 행동준칙에는 ▲공무원 행동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행동이 외부에 공개돼도 문제가 없도록 떳떳한 처신을 할 것 ▲직원 상호 간 또는 산하기관, 협회, 업계 등과 식사 또는 모임을 해야 할 경우 비용은 각자가 부담할 것 ▲골프를 금지하고 과도한 음주나 2차 술자리는 자제할 것 ▲대등한 관계에서 겸손하게 처신하고 특혜 소지가 있는 모든 행위는 하지 말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 권도엽 장관은 “취임 후 처음 여는 확대 간부회의에 앞서 이런 지시를 내려 착잡하다.”면서도 “직원들의 기강을 확립하고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내부 통제장치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내부 통제장치로는 암행감찰과 부패 개연성이 높은 부서·직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청렴도의 인사 반영, 내부고발자 보호 등이 제시됐다. 아울러 본부 실·국과 소속기관별로 조직문화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다음 달 말까지 종합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재덕 국토부 감사관은 “인력을 지원받아 50명까지 감사인력을 늘릴 것”이라며 “제주 연찬회 사건의 현장 검증을 조만간 실시해 관련자 처벌 수위도 조율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이번 조치가 여론에 떠밀려 나온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시간이 지나면 퇴색할 것이란 설명이다. 기존 공무원 윤리지침 등에도 뇌물 수수 등에 대한 규제가 있으나 여전히 공무원 비리가 끊이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이다. 박성진 경실련 국책사업팀 간사는 “골프와 과도한 음주 금지 등은 공무원 관련 비리사건이 터질 때마다 나온 재탕, 삼탕의 단골메뉴”라며 “건설업계에선 공사비의 10%가량이 로비자금이라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토부와 관련된) 잘못된 사례를 수차례 부처에 고발했으나 바뀐 게 없다.”면서 “국토부에는 이미 내부감사에 기댈 수 있을 만큼의 자정능력이 없다.”고 꼬집었다. 예컨대 국토부가 부패 개연성이 높은 부서나 직원을 대상으로 DB를 구축, 관리하기로 한 것도 국가권익위원회가 옛 부패방지위원회 시절 도입했던 대책으로 새로운 내용도 아니며 관련 평가에서 국토부가 1위를 차지하는 등 객관성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이에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은 오히려 처벌 수위를 강화하고 1600개에 육박하는 국토부의 인허가권과 관련 규제에 대한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봉투는 ‘구식’… 가족명의 카드로 억대 제공

    봉투는 ‘구식’… 가족명의 카드로 억대 제공

    접대와 사례비를 받는 경우는 규제 업무를 담당하는 간부 공무원들에게 집중된다. 건축허가나 입찰 등 사업자나 민원인의 사정이 절박한 경우 결정권을 쥐고 있는 간부에게 읍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골적으로 금품을 주고받는 것은 이미 한물간 수법이다. 한 위원회와 업무협조가 잦은 기관은 사실상 위원회의 점심·저녁 식사를 책임지고 있다. 이 기관은 매달 위원회 인근에 있는 식당에 가서 미리 일정 금액을 결제해 놓고 있다. 덕분에 위원회 직원들은 자기 돈은 한푼도 내지 않고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다. 이 기관 관계자는 “봉투를 주거나 직접 접대를 하려고 하면 ‘요새 그러면 큰일난다’며 사절하지만, 우리가 결제해놓은 식당에서 식사하는 것은 꺼려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서울 한 구청 건축국장 B씨는 지역 재개발과 관련 업계 관계자로부터 식사대접을 받고, 커피숍에 차를 마시러 갔다가 500만원이 든 돈봉투를 건네 받았다. B씨는 서류봉투에 든 돈을 들고 나오다 사정반에 적발돼 공직을 그만두고 역시 업무와 관련이 있는 건축회사로 자리를 옮겨 근무하고 있다. 최근 문제가 불거진 국토해양부의 경우 이권사업이 많다 보니 관련 업계사람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정부과천청사 주변 음식점이나 술집에서도 통 큰 손님으로 통한다. 별양동 한 음식점 주인은 얼마 전 저녁식사 후 간부들과 업계관계자들이 고스톱을 치고 나간 뒤 방석 아래서 60만원의 현금을 발견했다. 찾으러 오면 돌려주려고 놔 뒀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다며 워낙 판돈이 큰 터라 이 정도는 돈으로 알지도 않는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단란주점이나 고급 요릿집에서 접대를 받고, 귀가할 때 돈봉투를 넣어 주거나 차량에 넣어 두기도 한다. ‘반관반민’ 금융감독원도 올해 들어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받았다.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 전·현직 임원 10여명이 잇따라 사법처리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난 3월 말까지 ‘금융 검찰’을 지휘했던 김종창 전 금감원장마저 온갖 의혹에 휩싸이며 수사 대상이 됐다. 보해저축은행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 13일 구속기소된 이모 전 금감원 부국장의 행태는 그야말로 비리 백화점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 전 부국장은 보해저축은행 직원 친인척 명의의 현금카드를 받아 1억 2000여만원을 챙기기도 하고, 집값이 모자란다며 2억원을 건네 받기도 했다. 또 보해저축은행 직원 어머니 명의 신용카드 1장을 받아 노래방, 호프 등 유흥비와 생필품, 보석, 면세점 쇼핑 등에 흥청망청 사용하기도 했다. ‘한지붕 두가족’ 금융위원회는 과거 일부 직원이 재경부 소속이었을 때 산하 기관으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아 물의를 빚기도 했다. 최근엔 김광수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돼 충격을 안겼다. 금융위는 지난달 11일을 청렴의 날로 지정해 국장급 이상 고위 공무원으로부터 반부패 청렴 서약서를 받기도 했다. 유진상·홍지민·유지혜기자 jsr@seoul.co.kr
  • [사설]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 확 뜯어고치자

    국토해양부 직원들이 지난 3월 연찬회 명목으로 제주도에 몰려가 4대강 공사 업체들로부터 온갖 향응을 받은 사실이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에 적발됐다. 이어서는 부동산산업과장이 부동산투자신탁회사 사주에게서 산삼과 현금 2000만원 등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최근 며칠 새 잇달아 공개돼 국민의 분노를 산 국토부 직원들의 ‘비리 시리즈’이다. 그런데도 그 몸체인 국토부가,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중앙정부기관 38곳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민원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외부청렴도는 ‘우수’, 직원 대상인 내부청렴도 조사에서는 ‘매우 우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해당기관에서 비리가 속출하는데 청렴도는 가장 높은 수준이라니, 이같은 조사는 왜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평가 결과가 이처럼 엉뚱하게 나온 까닭은 자명하다. 평가 방식이 부처별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 채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해 점수를 매기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토부에 대한 외부 평가 중에는 민원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있는데, 이번에 비리가 드러난 부서는 대민업무 쪽이 아니기에 평가대상에 들지 않았다. 산하기관 직원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역시 뿌리 깊은 먹이사슬 구조 탓에 정확한 평가가 내려질 수 없는 상태이다. 게다가 정부 부처 중에는 고정적인 평가 방식에 맞춰 점수 관리를 하는 인력을 따로 둔 곳까지 있다고 한다. 권익위도 현행 방식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연말 발표하는 2011년 평가부터 새 방식을 추가했다. 각 기관에서 부패로 처벌받은 공직자 현황을 뽑아 점수화하기로 했다. 비리 공직자 숫자와 그 직급, 부패 유형 등을 두루 따져 점수에 반영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런 정도로는 청렴도 평가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없으므로 외부 평가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학계·언론계 등의 전문가를 평가 과정에 활용하고 국민 인식 또한 모자람 없이 반영해야 하겠다. 현실과 동떨어진 청렴도 평가는 정부 신뢰성만 갉아먹을 뿐이다. 이참에 공공기관에 대한 청렴도 평가 방식을 확실하게 뜯어고쳐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바란다.
  • 말 바꾼 국토부…“오·만찬 없애도록 지시한 바 없었다”

    술접대와 뇌물수수로 구설에 오른 국토해양부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보다는 ‘면피성’ 해명과 대책 발표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국토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권도엽 장관이) 앞으로 기자들에게 밥도 사지 말라’는 서울신문 보도<17일자 4면>에 대해 “장관이 오·만찬 관행을 없애도록 지시한 바 없으며 회의 참석자 중 한 명이 청렴 실천방안의 하나로 제시한 것을 (장관이) 회의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언급한 것일 뿐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은 전날 밤 태스크포스(TF)가 끝난 뒤 “기자들이 들으면 난리 날 소리”라며 우려를 하거나 “‘다른 부처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결정하자’는 의견이 개진됐다.”는 국토부 관계자의 전언과는 다른 것이다. 한편 국토부는 오는 20일 확대간부회의 직후 골프·2차 술자리·식사접대 3만원 이상 금지 등이 포함된 ‘행동강령’을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 규제는 그동안 부처에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나오던 단골 메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공직비리 후폭풍] 靑 “공직사회 司正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국토해양부 연찬회사건 등 공직사회의 잇단 공직기강 해이 현상에 대해 청와대가 조만간 구체적인 재발방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16일 공직 비리 등에서 비롯된 최근 공직사회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 움직임과 관련, “지금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김 수석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구체적인 것까지 생각하고 있는데 지금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내부 컨센서스를 모으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수석은 “대대적인 사정을 하느냐고 질문하는데 흔히 사정이라는 것은 집권 4년차 이런 때 역대 정권은 해왔던 것들이니까 잘못하면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 그런 부분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한편 공직사회에서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공직사회에 일을 너무 열심히 시키는 바람에 공무원들이 어떤 면에서 사기가 저하되고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너무 긴장도 오래되고 하니까 사람들이 지치고 어느 정도 사기를 북돋워야 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이런 (공직비리 등) 사안들이 터지니까 고민스럽다. ”고 말했다. 김 수석은 “(기강도 잡고, 사기를 북돋는) 접점이 어딘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한편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보고한 청렴 확산 방안에 대해서는 “권익위에서는 열심히 만들었다고 할지 모르지만 현실성이나 기준이 명확해야 하는데 보완이 필요하다고 해서 다시 보고하라고 한 것인데 (일부 언론에서) 과잉 해석했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비리 범벅 국토부 청렴도 ‘매우 우수’

    비리 범벅 국토부 청렴도 ‘매우 우수’

    관련 업체들로부터의 연찬회 명목의 향응 접대와 산삼·현금 수수 등 소속 공무원들의 잇단 비리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국토해양부가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매우 우수’ 등급을 받은 데 대해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권익위가 지난해 711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청렴도를 측정한 결과 국토부는 10점 만점에 8.98점을 받아 38개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꼴찌를 한 대검찰청(7.95점)보다는 1점 이상 높은 점수로, 전년도(보통)에 비해 2개 등급이나 뛰어올랐다. 민원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외부청렴도는 ‘우수’(8.91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내부청렴도 조사에서는 ‘매우 우수’(9.17점)를 받았다. 이를 두고 권익위의 청렴도 평가가 실제 청렴도 및 국민들의 인식과 괴리가 크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시 국토해양부는 청렴 노력을 평가하는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도 ‘매우 우수’ 등급을 받았는데, 최근 일련의 사태로 국토부 내에 부패 관행이 여전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수박 겉핥기’식 평가로 실제와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권익위의 평가방식이 은밀하게 이뤄지는 부정부패를 측정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외부청렴도의 경우 직접 국토부에서 업무를 처리한 민원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측정했는데, 이번에 문제가 발생한 부서도 대민업무부서가 아니었다. 주로 관련 업체를 상대로 한 인허가 및 감독 업무 등이 부패 발생 소지가 큰 취약점인데, 정작 청렴도 평가항목에서는 누락된 것이다. 산하기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도 진행되지만, 뿌리 깊은 전관예우 관행과 견고한 먹이사슬 때문에 제대로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다. 상급기관에서 은퇴한 공무원이 ‘낙하산’으로 간부를 맡고 있는 하급 조직에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질 리 없다는 것이다. 각 기관의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일률적인 기준으로 점수를 매겨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익위 관계자는 “현행 청렴도 평가가 기관 사이의 서열화로 인해 실질적인 반부패 노력보다는 순위 상승에만 관심이 몰린다는 문제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취약분야 진단과 자율 개선이라는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평가방법 및 항목 개선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공직비리 후폭풍]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 공직자 처벌실적 반영

    국민권익위원회가 올 연말 발표되는 2011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 각 기관의 부패 공직자 처벌 실적을 점수화해 반영하기로 했다. 이는 2005년 처음 논의가 시작된 뒤 6년여 만에 전격 도입되는 것으로, 정부가 공직사회에 대한 고강도·전방위 감찰을 예고한 가운데 나온 ‘특단의 조치’여서 더욱 주목된다. 권익위 관계자는 16일 “권익위의 청렴도 평가 결과와 국민 정서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부패와 비리를 저질러 징계나 형사처벌을 받은 공직자의 숫자와 죄질 등을 점수화해서 올해부터 반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통상 비리 발생부터 적발 및 조치까지 2년여의 기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 2009년과 2010년에 최종적으로 조치가 이뤄진 부패 사례를 올해 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권익위가 각 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행정안전부의 공무원 징계 자료, 형사사법정보시스템상의 법원 판결 기록 등 세 분야에서 자료를 수집해 교차분석하고 누락되는 부분은 권익위가 직접 기관에 요청해 받아 낼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비리를 저지른 공직자의 숫자, 직급, 부패유형 등이 항목별로 점수화된다. 직급이 높은 공직자일수록 더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 단순 알선인지, 뇌물수수인지 등 부패의 내용도 점수에 영향을 미친다. 부정한 금품의 경우 금액도 문제가 되고, 조치의 수위도 청렴도 점수에 반영될 전망이다. 또 자율적인 내부감찰 위축을 막기 위해 외부기관에 의해 적발된 부패와 비리만 대상으로 삼기로 했다. 권익위는 또 중장기적으로는 학계·언론계 등 전문가와 일반국민의 인식을 조사해 청렴도 평가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막연한 인식 조사가 실제 청렴도에 근접하기 힘들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어 보다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공직비리 후폭풍] 국토부 실장급 절반 물갈이… 대대적 조직개편 회오리

    [공직비리 후폭풍] 국토부 실장급 절반 물갈이… 대대적 조직개편 회오리

    “앞으로 기자들에게 (실·국장들이) 밥을 사 주는 이런 관행부터 없애라. 그래야 기자들도 눈을 부릅뜨고 (우리를) 감시할 수 있을 것이다.”(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수뢰사건과 연찬회 파문으로 이미지가 실추된 국토부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직원들을 업계의 ‘검은 유혹’으로부터 떼어 놓는 쇄신안이 이르면 다음 주 중 발표되고, 4대강사업본부를 포함한 8명의 실장급(1급) 인사 가운데 절반가량이 물갈이된다. ●“각종 비위 매주 보고하라” 권 장관은 16일 오후 과천청사 4층 회의실에서 긴급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간부들부터 마음가짐을 다잡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국회에 출석, 의원들의 따가운 질타를 들은 지 하루 만이다. 권 장관은 점심 도시락식사를 겸한 회의에서 “(건설)업체에서 티켓이나 이런 것을 주는 것부터 잘 관리·감독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며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일부터 챙겨야 한다.”고 다그쳤다. 그는 “(나는) 아침마다 일어나 몇 번씩 (하루를 어떻게 살지를) 되새긴다.”면서 “그렇게 몇 차례 되새기고 나면 (마음이) 가라앉는다.”고 강조했다. 권 장관은 지난 1일 취임식에서도 “청렴하면서도 매사에 분수를 지키자.”고 말했었다. 권 장관은 또 “한달에 두 차례 관련 회의를 열 것이다. 월요일 확대간부회의에는 앞으로 ‘청렴’을 담당할 국장이 꼭 참석해 한 주간의 (각종 비위 등) 관련 내용을 모두 보고하라. 의견을 자주 교환하다 보면 (언젠가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간부들이) 기자들에게 밥을 사 주는 이런 관행부터 고치라.”고도 강조했다. 회의에는 여형구 기조실장과 권병윤 대변인 외에 주요 보직의 국·과장 10여명이 참석했다. 한만희 1차관과 김희국 2차관은 각각 외부 행사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한 회의 참석자는 “장관이 무척 상기된 표정으로 1시간 30분가량 회의를 주재했다.”고 전했다. ●골프·2차 술자리 금지 국토부 TF는 오는 19일 잠정 결론을 내고 20일쯤 행동강령 형식의 자정안을 1차로 내놓을 예정이다. 강령에는 ‘골프금지’ ‘2차 술자리 금지’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또 21일쯤 향응을 받은 제주 연찬회 참석자 10여명을 대상으로 징계가 내려진다. 3개 부처가 합쳐 탄생한 국토부는 5700여명(본부)의 직원과 31개 산하공기업, 21조 5000억원의 예산을 갖고 있다. 관련 인허가권만 1590여개로 전체 부처 인허가권의 20%를 웃돈다. 이에 따라 국토부에는 추후 후폭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우선 인사폭풍이 예정돼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간부들이 첫번째 대상이다. 연찬회에 공무원 40여명을 이끌고 참석한 H국장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일부 핵심 간부를 제외한 대규모 인사가 이뤄지고, 동시에 조직개편도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기획라인이나 감독라인에 대한 교체 및 보강도 예상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교통안전공단은 물론 코레일 등으로도 이 같은 인사태풍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21일쯤 ‘제주 향응자’ 징계 국토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부처 내에선 직제개편은 물론 인사교체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직원들도 초긴장상태다.”라고 전했다. 한편 권 장관은 앞서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건설업계 간담회에선 “국토부 직원들은 정책적 측면에서 업계 사람들과 자주 접할 수밖에 없다. 국토부가 새롭게 거듭나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업계에서도 배려하고 충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인·허가 주무부서’ 국토부에 무슨 일이?

    직원이 5700여명에 달하는 매머드 부처인 국토해양부가 직원들의 수뢰와 하도급 업체로부터의 향응 접대가 드러나면서 ‘사면초가’에 몰렸다. 지난 1일 권도엽 장관이 청렴을 강조하면서 취임한 지 보름 만이다. 특히 지난 3월 제주에서 열린 연찬회는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국토부 주최의 대규모 민·관합동 행사로 4대강 사업에 참여한 대형 건설사, 엔지니어링사 임직원들이 초청됐고, 공무원들이 특1~2급 호텔에서 숙박하는 등 호화판으로 치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연찬회에는 국토부 예산 4500만원도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4대강 관련업체에 향응 받아 15일 국토부에 따르면 부동산산업과 백모 과장이 500여만원의 산삼과 현금 등 3200여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에 긴급 체포되는 등 최근 직원과 산하공기업들의 수뢰가 잇따라 적발됐다. 국토부는 전신인 건설부, 건설교통부 시절부터 수많은 인허가 업무를 담당해 ‘검은 유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우려를 받아 왔다. 백 과장도 지난해 12월 말 골든나래리츠의 주인인 최모씨로부터 거액을 받는 등 수차례 부당한 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동산산업과는 주택토지실 산하로 부동산투자신탁회사(리츠)의 인가와 관리·감독 등을 담당한다. 리츠는 지난해 말 정부가 저축은행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요건을 강화하면서 부동산 투자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지금도 20여곳의 신규 리츠가 인가 신청을 한 상태다. 일부 리츠의 부실 운영을 알고도 눈감아 주거나, 인가 과정에서 특혜를 줬을 개연성이 농후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앞서 국토부는 17명의 직원들이 지난 3월 제주에서 열린 연찬회에서 4대강 공사업체 관계자들로부터 향응을 받은 사실이 적발되면서 혼란에 빠졌다. 총리실은 지난 3월 31일 밤 제주 서귀포시 소재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인근의 노래주점과 나이트클럽 등에서 접대를 받던 국토부 직원(5~7급) 17명을 적발, 지난 4월 국토부에 징계를 통보했으나 구두 경고 외에는 이렇다 할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권 장관 “징계 수위 재검토” 권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해당 공무원의 징계 수위를 재검토하라고 감사관실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술자리에 참석한 공무원들의 비위 수준을 다시 따져보고 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 국토부는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1일까지 제주도에서 ‘자연친화적 하천관리’를 주제로 연찬회를 개최했고, 이 자리에는 한국수자원공사, 지방자치단체, 4대강 공사업체 관계자 등 1200여명이 참석했다. 국토부 공무원 40여명도 참가비 3만~5만원을 면제받고, 특1~2급인 S, T호텔에서 묵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호텔의 하루 숙박비는 10만~14만원으로 공무원 개인출장비로 감당하기에는 벅찬 수준이다. 연찬회에 참석한 국토부 인사 가운데는 국·과장급을 비롯해 총리실에 파견 중인 서기관급 인사도 포함돼 있었다. 행사를 주관한 한국하천협회 관계자는 “협회 회장 등 이사진에 S, D 등 대형건설사와 주요 엔지니어링사 간부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지난 3~4월 부처들의 제주 연찬회가 많았다.”면서 “4대강사업 관련 업체들로부터 연찬회를 지원받은 국토부 등 4곳에 기관통보했다.”고 밝혔다. 오상도·유지혜기자 sdoh@seoul.co.kr
  • 청탁 등록시스템 全공공기관 확대… 공직부패 차단

    청탁 등록시스템 全공공기관 확대… 공직부패 차단

    국민권익위원회가 15일 제시한 청탁 근절 방안은 고위 공직자 등 공직사회가 주 대상이지만 기업체 등 민간 영역도 포함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청렴 문제에 관해서는 공직사회뿐만 아니라 모든 계층의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언급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특히 최근 잇따르고 있는 부패 사건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청탁 풍토와 결부돼 공직을 사익 추구의 수단으로 남용하는 경우가 많고, 전관예우 문제도 청탁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이 권익위의 분석이다. 권익위는 먼저 공직사회의 청탁 풍토 개선 방안을 구체화하는 데 팔을 걷었다. 공공기관별로 인허가나 계약업무 등 청탁이 잦은 업무를 선정해 개선 대책을 마련토록 주문했다. 청탁 방지 가이드라인도 마련해 전체 공공공기관에 전파키로 했다. 현재 공무원 행동 강령에는 알선·청탁을 해서는 안 된다고 되어 있을 뿐 청탁 거절 관련 내용은 없다. 모든 공공기관에 확대 실시할 청탁 등록 시스템은 조만간 시범 기관을 선정할 계획이다. 청탁 등록 시스템은 공직자가 어떤 형태의 청탁을 받았을 경우 스스로 내부 전산망에 신고, 등록함으로써 자신뿐만 아니라 동료들을 청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국토해양부(셀프케어센터)와 경찰청(청탁신문고)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토부 과장의 뇌물 수수 등 비리 사건이 터져나와 이를 보다 더 구체화하고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익위는 이와 함께 사회 전반의 청렴성 향상에 민간 영역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보고 민간 부문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오는 9월 공익신고자보호법의 시행에 맞춰 기업들이 공익 신고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는 예방적 차원에서 공익 침해 방지를 위한 교육과 홍보를 확대하고 경제단체 등과 협력해 공익 침해 빈발 분야에 대한 개선 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시민사회 주도로 레드카드제를 도입해 부패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 체질 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사회적 압박을 가하기로 했다. 또 시민사회와 함께 대선과 총선 후보자를 대상으로 청렴 서약 운동도 전개할 방침이다. 권익위는 ‘공직자의 청탁 수수 및 사익 추구 금지법’을 제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는 공무 수행 중 사적 이익 추구 행위가 예상되는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이에 해당하는 공무원은 특정 지위에 임명되지 않도록 하는 예방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직자윤리법 등 현행 공무원 복무 관련 법에는 공무원의 사익 추구를 구체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이 없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송파구, 전국 첫 개방형감사 도입 1년…경찰출신 영입 내부 투명성 개선

    지난해 8월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가장 먼저 개방형 감사 책임자를 영입한 송파구가 알찬 열매를 맺고 있다. 경찰청 감사관을 지낸 정임수(59)씨를 감사담당관에 앉힌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경찰의 꽃’ 경무관 출신인 정 담당관은 적임자를 찾지 못해 재공모한 결과 임용한 사례여서 한층 의미를 더했다. 박춘희(57) 송파구청장은 14일 “뼈를 깎는 심정으로 비리행위를 뿌리채 뽑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2월 16일 노래방 업무를 맡으면서 업주 70여명에게 부과된 과징금 수천만원을 횡령한 7급 이모(52)씨를 고발해 구속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정 담당관은 아직 1년을 채우지 못했지만 청렴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직접 직원 청렴특강에도 나섰다. 구는 외부적인 감시와 통제보다는 자체 평가와 성과관리를 통한 청렴 동기 부여, 청렴업무 프로세스 재설계와 청렴도 향상 마스터플랜 수립을 골자로 한 내부 투명성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다. 청렴사업 추진에 대한 각 부서 단위의 지속적인 제도개선 노력과 관심 유도를 위해 올해부터 본격 가동되는 성과관리(BSC) 프로그램과 연계해 청렴을 공동지표로 관리·운영한다. 여기에는 각 부서의 청렴교육 수료 정도, 제도개선과제 발굴 정도, 자체 청렴지수 개선 노력 등이 평가항목으로 포함된다. 청렴업무 프로세스 재설계(BPR) 업무 특성상 부조리 발생 개연성이 높은 업무를 중심으로 프로세스를 종합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우선 올해에는 주요 취약분야인 위생업무를 대상으로 서울시립대 반부패연구소 등 BPR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해 이달 말 결과물을 낼 계획이다. 청렴 사업계획 수립부터 시행·평가·환류에 이르는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컨트롤 하게 될 마스터플랜도 마련하고 있다. BPR 용역을 통해 나타난 문제들을 기초 자료로 활용해 투명성 시민위원회 주관으로 기초 마스터플랜을 분석·보완해 종합 청사진을 만들기로 했다. 아울러 조직의 문제는 모두 소통의 부재에서 온다고 보고 내부고발을 활성화하기 위한 시크릿 라인과, 직원 직언(直言)의 통로인 ‘진실의 소리함’을 들여놓은 점도 눈에 띈다. 내부고발제도 활성화를 위해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KBEI)의 시스템을 활용하기로 했다. 내부고발 내용을 대신 접수하고 해당기관에 통보하는 시스템으로, 신분이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신고자의 부담감을 덜어 준다는 장점을 지녔다. 지난 3월 구청 화장실에 ‘진실의 소리함’으로 불리는 작은 우체통이 설치됐다. 직원 누구나 부구청장에게 직언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한다. 개인적인 애로사항이나 고충, 근무여건, 불합리한 제도 개선 건의, 비리 제보 등 내용을 가리지 않는다. 부구청장이 직접 열어서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을 예정이다. 물론 제보자의 신분은 철저히 보장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고위공직자 부패 작년 최고조”

    “고위공직자 부패 작년 최고조”

    이명박 정부 3년차인 지난해 고위 공직자 부패 정도가 2000년 이후 가장 심각해졌고 법조 분야가 공직 가운데 부패가 가장 심한 분야로 꼽혔다. 이런 결과는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전국(제주도 제외) 기업인·자영업자 1000명을 심층면접해 작성한 ‘한국 공공부문 부패실태 추이 분석’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기업인·자영업자 1000명 조사 13일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 대상자 중 중앙부처 국·과장 이상 장·차관의 부패 정도가 심하다고 답한 비율이 86.5%로 김대중 정부 4년차인 2001년 85.3%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위공직자 부정부패 체감률은 노무현 정부 3년차인 2005년 76.4%으로 내려갔다가 2007년 85%로 올랐다. 또 현 정부 초기인 2009년 76.9%로 다시 떨어졌다가 급격히 올랐다. 전체 공공부문 비리가 심각하다는 응답률은 2007년 76.6%에서 2009년 55.9%로 감소했지만 지난해 조사에서 59.6%로 다시 상승했다. 반면 대기업 등 민간 분야는 2007년 63.8%에서 지난해 44.9%로 감소하고 있다. 3대 정권 가운데 경찰·교육 분야 부패 체감도는 각각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이명박 정부에서는 법조 분야 부패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현 정권에선 공직 분야 중 세무, 소방, 환경, 사회복지 분야의 부패 정도는 상당히 감소한 반면 경찰, 법조, 교육, 병무 분야는 오히려 높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법조 분야 부정부패가 심각하다고 답한 이들은 74.1%로, 심각하지 않다는 답변보다 3배가량 많았다. 보고서는 “이런 응답이 전관예우에서 비롯된 변호사, 판검사 간 비리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검찰은 그러나 기소권은 물론 수사지휘권, 형행권까지 갖고 있어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전망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엔 경찰 분야(2000년 82%), 노무현 정부 땐 교육 분야(2004년 58.2%)에서 부정부패가 가장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유흥가 업주에게 단속 정보를 흘리면서 금품을 받는 경우, 교육 분야에선 교육관련 업체, 학부모들에게 받는 촌지가 지적됐다. ●집권 3년차 부패 악화 장·차관, 국·과장 등 정부부처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에 대한 부패가 심각하다고 느끼는 민원인의 비율은 각각 76.9%에서 86.5%, 94.3%에서 94.5% 등으로 늘어나고 있어 정권 말기로 갈수록 부패의 고리를 끊기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우리나라 공직사회의 고질적인 뇌물 상납 구조와 연관이 깊어 보인다. 응답자들은 부패발생 요인 가운데 인적인 측면에 대한 질문에 ‘공직사회 내부의 상납관행’을 67.7점으로 가장 높게 평가했다. 이와 함께 정권 말기로 가면서 비리 처벌이 약화되는 점도 고위 공직자 부패가 사라지지 않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부패원인은 업무상 관행 응답자들은 부정부패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로 관행을 뽑았다. 공직자 부정부패 원인에 대해 ‘떡값, 촌지 등 업무상 관행’ 때문이라는 응답이 2000년에는 45.8%, 2007년 50.6%였으나 2010년에는 70.1%로 높아졌다. 공무원 개인의 탐욕과 윤리의식 부족이라고 응답한 이들도 갈수록 증가 추세였다. 한편 공직 내부의 자체 통제 기능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김대중 정부는 부패 척결을 위해 공공기관 청렴지수 모형을 개발했고 노무현 정부는 부패방지 종합계획을 수립했지만, 현 정부에선 부패방지법과 국가청렴위원회가 폐지됐다. 한국행정연구원 관계자는 “공직자 부정부패는 국민의 대정부 신뢰를 낮추고 도덕적 무감각을 초래한다.”면서 “부처별로 연말 대통령 업무보고 때 의무적으로 다음 해 청렴도 계획을 수립해 보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임상규총장 자살] 공직자들에 경종… 어떤 메시지 던지나

    [임상규총장 자살] 공직자들에 경종… 어떤 메시지 던지나

    임상규(전 농림부 장관) 순천대학교 총장의 자살은 공직자들에게 경종이 되기에 충분하다. 청렴하고 공정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언젠가 화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임 총장은 유서를 통해 “소중하게 여겨 온 만남에서 비롯됐다. 금전 거래는 없었다.”고 밝혔다. 임 총장에 앞서 자신의 처신 잘못으로 관가는 물론 사회 전체적으로 당혹스러운 분위기를 형성한 사례는 적지 않다. 2004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수감 중 구치소에서 목매 자살한 안상영 전 부산시장이나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재직 시 인사 및 납품비리 문제로 한강에서 투신자살한 박태영 전남지사도 자신의 명예 실추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우였다. 2005년 국정원 도청사건으로 검찰조사를 받은 이수일 전 국정원 2차장도 집에서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 지난 4월 카이스트의 전도유망한 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도 비슷한 상황이다. 연구비를 관행적으로 유용한 사실이 감사에서 드러나 징계 및 고발을 당할 처지에서 학자로서의 명예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올 초부터 국민권익위원회 권고에 따라 기관별로 고위공직자 청렴도 평가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었다. 권익위는 고위공직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부패의 늪에 빠져드는 것을 막기 위해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제공했다. 자가진단에는 정당하지 못한 재산 형성 등 주변인이 인식하기 어려운 평가항목이 들어 있다. 외부 설문평가에는 이번 임 총장의 사건처럼 자신은 친한 친구나 지인을 만난 것으로 생각하는데 주변인들은 부적절한 만남으로 보는지 등을 알 수 있도록 하는 항목도 들어 있다. 선출직의 경우 더욱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성 서울 구로구청장은 “지난해 이맘때 선거에 나서며 ‘세상에 정말 나쁜 사람들도 있구나’라고 느꼈다.”면서 “내가 하지도 않은 일을 폭로하겠다며 입막음용으로 돈을 요구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만약 협박에 굴복했거나 또는 선거 중이라는 핑계로 귀찮아서 돈을 주었다면 나도 아마 빠져나올 수 없는 덫에 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시장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 시장은 “지방자치단체장이 가진 권한이 너무 커 끊임없이 유혹에 노출돼 있다.”며 “시장실로 (돈)봉투를 들고 오는 사람이 많아 CCTV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반면 이대엽 전 성남시장은 13일 판교신도시 부동산개발과 관련, 개발업자에게 편의를 제공해 주는 대가로 5000만원을 수수하는 등 특가법상 뇌물수수혐의로 징역 7년의 중형을 선고받아 대조적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구로 청렴평가 권익위에 일임

    구로구는 13일 5급 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청렴도 평가를 국가권익위원회에 맡겨 인사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평가 대상은 4급 국장 6명과 보건소장, 5급 과장 34명 및 동장 15명으로 모두 56명이다. 이들에 대해 직무청렴성, 사회적 책임과 솔선수범, 행동강령 위반과 준법성 분야 등 23개 항목을 평가한다. 직무 청렴성 분야가 70점, 사회적 책임과 솔선수범 분야가 30점이다. 행동강령 위반이나 준법성 미약 분야는 감점 요인으로 계산하게 된다. 평가는 권익위에서 다음 달 평가단에 전자우편을 보내 설문 방식으로 진행한다. 평가단은 피평가자인 5급 이상 간부들과 같은 부서에서 3개월 이상 근무한 직원, 상급자와 동료 하급자 등 20여명이 고르게 포함된다. 구는 결과가 나오면 점수와 내용을 피평가자에게 전달, 스스로 청렴도 관리에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서울시 감사관 출신인 이성 구청장 취임 후 청렴도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구는 구청장실 축소에 이어 구민감사옴부즈맨 도입,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 강화 등 청렴 정책을 잇달아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구청장은 “고위 공무원들에 대한 도덕성 기대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이 같은 대책을 내놓았다.”면서 “나부터 먼저 청렴을 실천해 한 사람, 한 사람이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이재오 ‘산행정치’

    이재오 ‘산행정치’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던 이재오(얼굴) 특임장관이 팬클럽 회원들과 산행에 나섰다. 7·4 전당대회 이후 한나라당에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한 가운데 모처럼 세(勢)를 과시한 셈이다. 이 장관은 지난 11일 ‘재오사랑’, ‘조이팬클럽’, ‘조이21’ 등 자신의 팬클럽 회원들과 함께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뒤에 있는 흑성산을 올랐다. ‘함박웃음 전국산행대회’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날 산행에는 당초 예상했던 3000명보다 훨씬 많은 5000여명이 참가했다. 이 장관은 산행에 앞선 특강에서 “소득 2만 달러를 넘어 3만~4만 달러 시대로 가려면 반부패 청렴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쟁력이 돼야 한다.”며 ‘청렴사회 국민운동’을 선언했다. 그는 “우리 회원들 스스로가 청렴하고 공정한 생활을 솔선하고 사회분위기를 선도하자.”고 당부했다. 부산저축은행 사태에 대해서는 “누적된 권력형 부패의 표본으로 나라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한 뒤 “우리가 모범이 돼서 국민운동을 하자. 같이 선언하자.”고 거듭 호소했다. 이 장관의 이날 산행은 정치권 안팎으로부터 적지 않은 관심을 끌었다. 4·27 재·보선 패배와 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자신이 지지하던 안경률 의원이 탈락한 이후 ‘침묵모드’를 이어 왔던 그가 지지자들이 대거 참가하는 행사를 치렀기 때문이다. 이 장관은 그동안의 다소 위축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상당한 힘을 얻은 표정이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팬클럽 회원들도 이 장관의 호소에 공감하면서 결속을 재확인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산행이 한나라당의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렸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앞선 전열 정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장관과 친한 한 의원은 “전대 이후에는 이 장관이 당권을 장악하려 한다는 오해가 풀릴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당에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의원은 “과거처럼 이 장관이 친이계의 중심으로서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려고 앞장서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단축시키려는 반대파의 시도를 그냥 두고 보지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삼성發 쇄신 회오리 재계 몰아치나

    삼성發 쇄신 회오리 재계 몰아치나

    #사례1 최근 국내 굴지의 유통업체 A사에서 ‘잘나가던’ 상품기획자(MD)가 파면됐다. 파면 직전에 우수 사원으로 사보에까지 실렸던 직원이었다. 그러나 이 MD는 지난해 말 한 중소기업으로부터 패션용품을 납품받고, 이를 다시 매장에서 중소기업이 되사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기획한 상품이 완전 판매되면 회사에서 지급받는 1억원 정도의 성과급에 눈이 멀어서였다. 결국 해당 중소기업은 억울함을 유통업체에 호소했고, MD는 결국 덜미가 잡혔다. #사례2 3년 전 대형 건설사의 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견 건설업체 B사의 한 부장급 팀장이 10억원 정도의 회사돈을 사실상 ‘횡령’한 게 들통 났다. 프로젝트를 위해 사들인 대형 부지의 기존 건물 철거 과정에서 철거업체와 짜고 비용을 부풀린 뒤, 이를 다시 철거업체로부터 받았다. 하지만 ‘비즈니스 관행’이라는 이유로 형사처벌 없이 사표를 내는 것으로 사건이 흐지부지됐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그룹 전체에 부정부패가 퍼져 있다.”고 질타하고 ‘청렴 경영’을 재차 강조하자 각 계열사가 사이버 감사팀을 강화하는 등 후속 조치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도 기존 윤리경영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등 내부 단속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10일 삼성테크윈 일부 임직원의 비위 사실이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의 감사에서 적발돼 최고경영자(CEO)가 그만두는 사태가 알려진 뒤 삼성 계열사의 사이버 감사팀에 협력업체의 부정사례 제보가 잇따르고 있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계열사는 사이버 감사팀 인원을 보강하고 윤리강령이나 행동규범을 위반했는지 철저하게 파헤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02년부터 사이버 감사팀을 운영하는 삼성전자도 감사팀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 사이버 감사팀에 지난 3년간 접수된 제보는 ▲2008년 323건 ▲2009년 417건 ▲2010년 472건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이중 임직원 부정과 관련된 사항은 13% 정도다. 한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직원들이 당분간 외부 약속을 모두 취소하고 몸을 사리는 분위기”라면서 “일탈행위를 한 임직원에 대한 각 계열사의 중징계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기업들 역시 내부 단속에 바짝 고삐를 죄고 있다. 한 재계 단체 관계자는 “이 회장의 발언을 계기로 건설, 유통 등 그동안 협력업체와의 문제가 많다고 지적됐던 업종의 기업들이 내부 감사를 더욱 철저히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건설업계도 분주하다. 대우건설 윤리감사팀 관계자는 “윤리경영을 위해서는 최고경영자(CEO)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제보자 보호를 원칙으로 한 내부고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굴지의 정보기술(IT) 기업 임원은 “지금까지 임원들이 개인 용도로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데 대해서는 암묵적으로 넘어갔던 게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이번 삼성발 감사를 계기로 국내 기업들이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삼성과 다르다.’는 반응을 보이는 기업들도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충격 요법이 아닌 그룹 및 각 계열사에서 독립성을 부여받은 진단 조직인 ‘LG 정도경영TFT’가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감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과거 공기업 시절에는 (협력사와의)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겠지만 1998년 민영화 시작 이후 명절선물 안 받기 운동, 축하란 기부 등 우리 식의 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국내 10대 기업 관계자는 “최근 삼성의 문제가 밖으로 터뜨려야 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인지 모르겠다.”면서 “내부 긴장감 조성을 통해 재계에 대한 정부의 압박을 무마하고, 후계 승계를 원활히 하기 위한 포석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산업부 종합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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