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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남 시민 80% “시정 만족”

    경기 성남시민 5명 중 4명꼴로 시정에 만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성남시는 여론조사기관인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시민 3018명을 대상으로 복지, 보건, 위생·교육, 문화, 체육, 홍보, 환경, 청소, 공원, 재정, 민원, 안전, 교통, 청렴 등 204개 문항의 맞춤형 행정수요를 조사한 결과 종합만족도가 80.6%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2년 전 조사 79.9%에 비해 0.7% 포인트 높은 수치이자, 조사가 시작된 2011년 이후 최고치다. 지역별 만족도는 중원구 82.5%, 분당구 81.3%, 수정구 77.4% 순으로 나타났다. 분야별 만족도 조사에서는 민원행정서비스분야가 88.7%로 가장 높았다. 시민들은 참여기회 확대와 공무원의 신속한 업무처리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어 버스무선인터넷 85.6%, 체육시설 84.9%, 평생학습정책과 프로그램 83.2%, 체육분야사업 82.1% 등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시민 5명 중 4명 이상이 시정에 만족하고 있다는 것은 그동안 시가 시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행정을 보여 줬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1대1 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1.8%다. 성남시는 2011년부터 격년마다 시민 만족도 여론조사를 해 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뇌물 등 5대범죄·지역 토착비리 전면 단속으로 엄단

    뇌물 등 5대범죄·지역 토착비리 전면 단속으로 엄단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첫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선 반칙과 특권의 카르텔을 깨고 청렴·공정 사회를 만들기 위한 각 부처의 정책 제안이 쏟아졌다.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뇌물, 알선수뢰, 알선수재, 횡령, 배임 등 5대 중대범죄와 지역 토착비리를 엄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를 위해 전국 검찰청 반부패특별수사부를 중심으로 전면적·상시적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5대 중대 부패범죄와 지역 토착비리에 대해서는 처리기준 및 구형기준을 상향해 죄질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범죄로 얻은 불법 수익을 추적해 반드시 환수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 일가가 부정 축재한 국내외 재산을 철저히 환수하는 한편 ‘범죄로는 돈을 벌 수 없다’는 인식이 정착되도록 부정부패 행위의 동기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갑질과 담합 등 민생 분야 불공정 행위 근절대책에 초점을 맞춘 부패방지 정책을 보고했다. 김 위원장은 “하도급·유통·가맹대리점 등 갑을관계가 심각한 4개 분야를 맞춤형 대책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대기업이 중소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탈취하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전담조직을 운용하기로 했다. 프랜차이즈 본부의 갑질을 엄중히 제재하고, 가맹점주가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품목을 상세히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통 대리점 분야에는 피해액의 3배를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확대 도입하고, 민사적 구제 수단을 강화하는 등 소상공인의 협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는 “시장경제 질서 근간을 훼손하는 담합 적발과 제재도 강화하기로 했다”면서 “입찰 담합 징후 분석시스템 성능개선과 해외 경쟁 당국과의 협조 강화 등으로 담합 적발 능력을 높이고 과징금 한도 상향 등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박은정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은 부패 없는 청렴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새 정부 반부패 추진전략’을 보고했다. 박 위원장은 “지금껏 정부 주도로 이뤄지던 ‘반부패 활동’에서 벗어나 시민사회와의 협치를 통한 범정부적 반부패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부패인식지수는 국제적인 민간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가 매년 발표하는 지수다. 100점 만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청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76개국을 대상으로 조사된 부패인식지수에서 우리나라는 53점으로 176개국 중 52위를 기록했다. 한 참석자는 “민간 부문에서도 반부패가 일상화된 부분을 개혁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공무원이나 공직과 연관된 부분만 해서는 소용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감사원장이 ‘부서나 정부기관들 중에서도 (부패에 대한) 둔감함이 용납할 수 없는 수준까지 왔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방에서 ‘토착형 비리 네트워크’가 형성돼 지역 정보와 자원을 독점하는 것을 견제해야 한다”면서 “주민 참여 강화와 지방의회 구성의 다양화를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방위사업 비리가 무기 획득 절차의 전 단계에 걸쳐 광범위하고 다양한 형태로 일어나고 있다”면서 “비리 발생 요인을 제거하고 예방하기 위한 근원적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국방부는 방산업체의 ‘방위사업 컨설팅업자 신고제’를 의무화하고, 지난 7월 시행된 ‘무역대리점 중개수수료 신고제’가 잘 이행되도록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군수품 무역대리업 종사자는 200만 달러 이상인 사업에 대해 중개 또는 대리 행위를 위해 외국 기업과 수수료에 대한 계약을 체결한 경우 방사청에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퇴직군인과 방산업체의 유착을 막고자 퇴직 군인 취업제한대상을 ‘소규모 방산업체 및 무역대리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사자방·국정농단 비리척결 예외 없다…반부패 드라이브

    사자방·국정농단 비리척결 예외 없다…반부패 드라이브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출발은 부패 척결이고 부패 척결이 잘돼야 다른 국정과제도 잘 수행된다.”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반부패 컨트롤타워’에 해당하는 반부패정책협의회의 첫 회의를 주재하면서 “부패는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부정부패의 척결을 권력형 부정부패의 단계에서 시작할 것을 주문하고 “청와대도 예외가 아니다” “성역이 있을 수 없다”고 밝히는 등 전·현 정권과 정·관계를 망라한 전방위적 반부패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과거보다 부패 척결 요구가 더 높다”면서 “1, 2년 내에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반드시 성과가 나타나 국가신인도가 향상되고 경제도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권 출범 직후부터 예열된 사정 드라이브를 본격화한 배경에는 한반도 안보 위기와 저출산·고령화 등 구조적 위기를 새로운 리더십 창출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9년간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수십조원대의 4대강 예산 낭비와 ‘최순실 게이트’로 대변되는 부정부패와 민주주의 파괴, 사회적 적폐를 남겼다. 문재인 정부의 마중물이 된 촛불 민심은 극소수 비선 권력이 국정을 농단하고 다수 국민을 불행하게 만든 적폐의 청산과 ‘1%’만을 위한 기득권 사회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국민적 열망과도 같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우리는 청렴국가로 나아가기는커녕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윗물이 깨끗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국가 권력을 운영하면서 부정하고 부패한 방식으로 국민 삶을 옥죄고, 국민 세금을 자기 주머니 속의 돈인 양 탕진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 역시 같은 맥락이다. 국정농단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물론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문제 제기를 해 온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산) 비리’와 그 ‘윗물’에 해당하는 이명박 정권의 핵심 또한 부패척결 대상의 예외일 수 없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청와대는 “사회현상을 일반화해서 말씀드린 것으로 누굴 구체적으로 지칭한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전 정권을 겨냥한 정치보복은 아니라는 것이다. 반부패 드라이브는 공공부문에 국한되지 않고 민간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민간부문에 만연된 뿌리 깊은 부패구조”를 콕 짚어 언급했다. 반부패 드라이브의 강도가 예상보다 훨씬 커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회의에선 뇌물·알선수뢰·알선수재·횡령·배임 등 5대 중대범죄와 지역 토착비리 엄단(법무부), 갑질과 담합 등 불공정행위 엄단(공정거래위), 방산비리 근절대책(국방부) 등이 보고됐다. 다만, 독립성이 요구되는 검찰총장이나 정보기관장인 국정원장의 참석을 둘러싼 논란은 존재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반부패 척결은 정치적 중립과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야권에서는 북핵·미사일 해법과 개혁입법 등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현 정부가 사정으로 국정운영 동력을 회복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한다. 야권 반대로 난항을 겪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용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회의에는 황찬현 감사원장, 박상기 법무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 문무일 검찰총장, 이철성 경찰청장, 한승희 국세청장 등이 참석했다. 사정기관장이 총망라됐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文대통령 “권력 부패, 국민 옥죄고 세금탕진”

    文대통령 “권력 부패, 국민 옥죄고 세금탕진”

    “윗물 깨끗하지 못해 청정 뒷걸음 부정부패 척결, 모든 정책의 출발 역사 앞에 평가받을 핵심 지표될 것 민간에 만연된 부패도 해결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보다 깨끗해야 할 권력이, 보다 청렴해야 할 공공부문이 고질적 부패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고, 국가 권력을 운영하면서 부정하고 부패한 방식으로 국민 삶을 옥죄고 세금을 주머니 속 돈인 양 탕진했다. 반칙과 특권이 일상화됐다”고 말했다. 또 “민간부문 부패는 우리 사회 공정성을 파괴해 국민의 삶을 무너뜨리며, 이를 해결해야 비로소 반칙과 특권 없는 공정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민간부문에 만연된 뿌리 깊은 부패구조까지 (반부패정책협의회의) 업무 영역을 넓혀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반(反)부패·사정 관련 기관장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열린 첫 번째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이렇게 말한 뒤 “지난 수년간 청렴 국가로 나아가기는커녕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윗물이 깨끗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부정부패 척결을 새 정부 모든 정책의 출발로 삼겠다”면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이 있듯 반부패 정책의 출발을 권력형 부정부패의 단계에서부터 시작해 달라. 문재인 정부가 국민과 역사 앞에 평가받을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공약집의 첫 번째 약속으로 ‘부정부패 없는 대한민국’을 내세웠던 문재인 정부의 ‘반부패 드라이브’가 본격화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부패는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동서고금 역사를 돌아보면 권력도 경제도 안보도 부정으로 힘을 잃고 부패로 무너졌다”면서 “촛불혁명 정신은 명확하다. 국민 권력을 누구도 사유화할 수 없고 사회 공정·정의를 위해 부정부패부터 척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역이 있을 수 없으며, 청와대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청와대의 청렴성을 지키는 게 반부패의 출발이라는 자세를 가지고 엄정하게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향후 반부패정책협의회의 활동과 관련, “범정부적 반부패 추진전략을 세우고, 특히 각 기관 정보를 공유해 입체적·종합적 추진전략을 강구해 달라”고 지시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청렴의 시작은 염치를 아는 것으로부터 <서울남부보훈지청 보훈과 김상희>

    청렴의 시작은 염치를 아는 것으로부터 <서울남부보훈지청 보훈과 김상희>

    시대에 따라 국가에 따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신념이 다른 경우도 많다. 하지만 ‘청렴(淸廉)’의 가치는 인류 역사 이래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지 않은 적이 없다. 건전한 사회,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청렴(淸廉)’의 덕목이야말로 특정한 영역을 가릴 것 없이 사회 모든 분야에서 필요한 덕목이지 싶다. 그리고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공직자에게는 특히나 ‘청렴(淸廉)’의 덕목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요소로 생각되는 건 이견이 없을 듯 하다. 그럼 ‘청렴(淸廉)’의 덕목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염치(廉恥)’를 아는 사람이 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염치(廉恥)’를 아는 사람이 되야 하는 중요성은 예로부터 변함없이 이어져 왔다.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삼고 있던 조선시대 선비들의 일상생활에서는 기본적으로 예의를 갖추었는지 또는 염치를 아는지 모르는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 ‘예의염치’는 ‘효제충신’과 더불어 선비나 백성들의 실천적 덕목으로 삼고 있는 부분으로서 특히 ‘염치(廉恥)’는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를 막는 근본으로 여겨지고 있었으며 염치가 없는 사람은 관료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공직자의 기초 윤리이자 성품이었다. 또한 청렴한 관리의 표본이었던 ‘청백리’에 대해서 조선왕조실록에서는 다음과 같이 얘기하고 있다. “청백리 제도란 청렴결백한 관리를 양성 및 장려할 목적으로 실시한 표창제도로, 욕심많고 탐욕스러운 풍조가 활개를 치고 있으니 청백리를 표창하고 상을 주어 관료들을 고무시킨다면 「염치를 아는 기풍」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염치’의 사전적 의미는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사전적 의미대로 염치없음은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마음에서 싹튼다. 또한 내 몫이 아닌 것을 탐내고 욕심을 내다 보면 염치없는 사람이 된다. 염치없는 사람은 자신만을 위하기 때문에, 타인의 아픔과 불편함을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으며, 배려와 포용도 없다. 이런 과정에서 지연, 학연, 혈연, 권력, 재력, 직위 등과 같은 영향이 더해지면 염치없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부정부패가 만연하며, 원칙이 설 자리가 없는 사회가 되는 것이다. 원칙과 공정한 룰이 적용되는 청렴하고 공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실력만 키우면 기회가 누구에게나 열리는 열린 사회가 되어야 한다. 이는 개개인이 살아가면서 무엇이 염치없는 행동인지를 알고 그런 행동을 경계하면서 염치없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 노력한다면 자연스럽게 상식이 통하는 사회, 청렴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 국민권익위원회 블로그에서 마음에 새겨야 하는 청렴 명언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중 맹자가 남겼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받아도 되고 받지 않아도 될 때 받는 것은 청렴을 손상시키고, 주어도 되고 주지 않아도 될 때 주는 것은 은혜를 손상시키며, 죽어도 되고 죽지 않아도 될 때 죽는 것은 용기를 손상시키는 것이다“ 가끔 맹자의 명언을 떠올리면서, 꼭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가져야 한다는 마음을 비워보자. 염치 없는 행동이며, 청렴함을 해치는 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욕심을 줄이면 마음이 가벼워지며 행동은 떳떳해질 것이다. 우리가 일상 생활을 하면서 욕심을 줄이고, 염치를 아는 사람이 되는 것부터 시작해서 행동한다면 청렴한 사회, 국가, 세상은 금새 우리 곁에 다가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문 대통령 “부정부패 척결에 성역 없다…청와대도 예외 아니다”

    문 대통령 “부정부패 척결에 성역 없다…청와대도 예외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정부패 척결을 새 정부 모든 정책의 출발로 삼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도 예외를 두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첫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이 있듯 반부패 정책의 출발을 권력형 부정부패의 단계에서부터 시작해달라”면서 “문재인 정부가 국민과 역사 앞에 평가받을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부패는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동서고금 역사를 돌아보면 권력도 경제도 안보도 부정으로 힘을 잃고 부패로 무너졌다”며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촛불 혁명 정신은 명확하다. 국민 권력을 누구도 사유화할 수 없고 사회 공정·정의를 위해 부정부패부터 척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수년간 우리는 청렴 국가로 나아가기는커녕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윗물이 깨끗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보다 깨끗해야 할 권력이, 보다 청렴해야 할 공공부문이 여전히 고질적인 부패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고, 국가 권력을 운영하면서 부정하고 부패한 방식으로 국민의 삶을 옥죄고 국민의 세금을 자기 주머니 속 돈인 양 탕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칙과 특권이 일상화돼 국가 청렴 지수가 15계단이나 하락했다”며 “이제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반부패 업무를 담당하는 모든 기관이 망라된 협의회 출범에 큰 기대를 걸면서 몇 가지 당부를 드린다”며 “개별 부정·비리·부패 범죄에 대응하는 차원을 넘어 반부패 정책을 마련하고 범정부적 반부패 추진전략을 세우고, 특히 각 기관의 정보를 공유해 입체적·종합적인 추진전략을 강구해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부정부패 척결에는 성역이 있을 수 없으며,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청렴성을 지키는 게 대한민국 반부패의 출발이라는 자세를 가지고 엄정하게 반부패 정책을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공공부문뿐 아니라 민간부문에 만연된 뿌리 깊은 부패구조까지 반부패정책협의회의 업무 영역을 넓혀주길 바란다”며 “민간부문 부패는 우리 사회 공정성을 파괴해 국민의 삶을 무너뜨리며, 민간부문의 뿌리 깊은 부패까지 해결해야 우리 사회가 비로소 반칙과 특권 없는 공정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우리 사회의 공정성이 바로 서면 그만큼 우리 경제의 잠재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확신한다”며 “우리 사회의 반부패를 넘어 청렴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까지 반부패정책협의회의 노력과 성과가 미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새롭게 출범하는 반부패정책협의회가 부패 청산의 구심점이 되어 정의를 바로 세우고 국가 청렴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시 정보] 하고싶은 업무 관련 정책 숙지를…대답은 두괄식, 태도는 겸손하게

    [공시 정보] 하고싶은 업무 관련 정책 숙지를…대답은 두괄식, 태도는 겸손하게

    올해 국가직·지방직 공무원 채용 일정이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10월부터 연말까지 공무원 시험 채용 일정 대부분은 전형의 마지막 단계인 면접 시험으로 채워져 있다.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은 지난 8월 1일, 지방직 9급 공무원 시험은 지난 11일 최종 합격자가 확정됐고, 국가직 7급 공무원, 서울시 7·9급 공무원 시험은 마지막 단계인 면접시험을 앞두고 있다. 국가직 7급은 11월 9~11일, 서울시 7·9급 공무원은 10월 16~30일까지 면접시험이 진행된다. 서울시 7·9급 공무원과 국가직 7급 공무원뿐 아니라 지역인재 9급, 국가직 5급(행정·기술), 민간경력 5·7급 등도 면접 시험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면접 전형이 합격의 당락을 좌우하는 데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1차 필기 전형 합격생들은 면접 대비로 한창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서울신문은 이번 주부터 두 차례에 걸쳐 공무원전문학원 공단기 강사들의 도움을 받아 면접 대비법을 분석하고, 각종 시험의 면접 전형을 소개한다.# 집단토론·5분 스피치 등 작년부터 면접 강화 서울시 공무원 면접시험은 10월 16일부터 30일까지 서울시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된다. 지난해부터 서울시 공무원 면접 전형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7급과 8·9급 공통으로 영어면접이 폐지되고, 인적성검사가 인성검사로 바뀌었다. 대신 7급 면접에는 ‘집단토론’, 8·9급 면접에는 ‘5분 스피치’가 추가됐다. 면접 시간도 지난해부터 7급이 45분에서 105분, 8·9급이 20분에서 40분으로 길어졌다. 국가직 면접 시험이 2015년부터 5분 스피치와 토론면접이 추가되고 시험 시간이 늘어나는 등 공무원 시험의 면접 전형이 강화되는 추세를 따른 것이다. 공무원 면접시험은 공무원 임용령에 제시된 평정요소인 공무원으로서의 자세, 전문지식과 응용능력, 의사표현의 정확성과 논리성, 예의품행 및 성실성, 창의력·의지력 및 발전가능성 등을 평가한다. 이런 역량을 평가한 뒤 결과는 우수, 보통, 미흡으로 나뉜다. 우수를 받게 되면 필기시험 성적에 관계없이 합격이다. 보통이면 필기시험 성적으로 점수가 매겨진다. 미흡의 경우 필기시험 성적과 무관하게 불합격 처리된다. 서울시 7급의 경우 면접 당일 토론면접이 55분 동안 진행된다. 시험 당일 제시되는 토론 과제를 검토하는 데 10분이 주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응시생들과 45분간 자유토론을 하게 된다. 집단토론이 끝난 이후에는 주제발표 및 개별면접이 이어진다. 시험 당일 제시되는 주제발표 과제문을 검토하고 작성하는 데 20분이 주어지고, 이후 면접실로 이동해 10분간 주제를 발표한다. 이후 약 20분 정도는 개별면접이 진행된다. 9급의 경우에는 토론면접(집단토론)은 없고, 시험 당일 제시되는 스피치 질문지를 검토하는 데 15분의 시간이 주어지고, 이후 면접실로 입실해 5분 발표, 개별면접이 연달아 진행된다.# 新목민심서 등 서울시 별도 공직관 알아둬야 면접시험의 기초가 되는 것은 수험생이 하는 말과 답변하는 태도이다. 면접 전에 작성하는 사전조사서 등도 평가 대상이다. 이진우 공단기 면접 전문 강사는 “달변가가 되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진술하고 적극적으로 말하되 겸손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좋다”며 “특히 질문에 대한 답변은 핵심을 먼저 앞세우는 ‘두괄식’으로 전달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시의 경우 “봉사·헌신·윤리·준법의식 등 올바른 공직관을 지니고, 서울시정에 열정을 지닌 우수 인재”라고 인재상을 적시하고 있는 만큼 이에 맞는 면접 준비가 필요하다. 공무원을 뽑는 시험인 만큼 공직자와 관련된 규정, 공직가치 전반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기출문제에 대한 검토와 서울시 시험만의 특징을 숙지하는 것은 공직가치 전반에 대한 이해 이후로 미뤄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5분 스피치나 개별면접, 집단토론 등에서는 ‘공직자로서 가져야 할 청렴의 자세’, ‘공무 수행 중 접대를 권유할 때의 자세’ 등 공직가치에 대한 질문이 자주 출제된다. 공직가치로는 국가관, 공직관, 윤리관이 있다. 가치들의 개념, 중요성, 관련 규정들은 숙지하는 것이 좋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신(新)목민심서’, ‘서울특별시 공무원 행동강령’(이른바 박원순법) 등 서울시가 별도로 정리한 공직가치를 이해해야 한다. 이진우 강사는 “이외에도 공직자와 관련된 규정 등을 숙지해 공직자라면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은가, 공직자로서 겪을 수 있는 여러 상황을 가정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미리 정리해야 한다”며 “성적만으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기 때문에 과거보다 인성, 공직에 대한 사명감 등을 갖춘 인재인지 더 살펴보는 추세”라고 말했다. # 관련 정책 어설프게 대답했다간 되레 감점 공직자로서의 자세와 마음가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정리된 이후에는 하고 싶은 업무, 공직에 지원한 이유 등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하고 싶은 업무’나 ‘정책 평가’ 등을 묻는 질문에 대비해 관련 정책에 대한 준비도 이뤄져야 한다. 면접관 가운데 현직 공무원이 있기 때문에 어설픈 준비로 전혀 다른 답변을 한다면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 서울시 차원의 정책을 모두 정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자리, 관광, 문화, 복지, 안전 등 세부 분야별로 핵심적인 사업 위주로 정리를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자신의 생각이 명확히 정리된 이후에는 역대 기출문제를 살펴봐야 한다. 면접시험 문제도 역대 기출문제를 기준으로 약간의 변형을 거쳐 출제되기 때문이다. 공직관이나 하고 싶은 업무 등에 대한 정리 없이 무조건 기출문제를 외우기만 해서는 실제로 면접장에서 제대로 된 답변을 할 수 없다. 또 자신의 공직관이 아무리 투철하다고 해도 실제 면접장에서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면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이 때문에 예상 질문에 맞춰 직접 대답을 해보는 연습도 필수적이다. # 실전처럼 거울보며 예상질문 답변 연습을 이진우 강사는 “실제로 질문을 받았을 때 당황하지 않으려면 답변을 글로 써보거나 혼자 거울을 보면서 표정, 시선, 손짓 등을 체크하며 말해봐야 한다”며 “특히 공직 지원 이유, 하고 싶은 업무 등 예상 가능한 질문은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이어 “자신만의 뚜렷한 생각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태도 역시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청탁금지법 1년, 세상은 맑아졌나] 학계 “부정청탁 범위 더 명확히 규정해야”

    “금지 대상 개념 모호·광범위, 최대 3년 징역형… 처벌 가벼워” “3·5·10 허용액 농축산업 피해” 여론 수렴 거쳐 연내 보완 움직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이 우리 사회에 청렴 문화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긍정론이 다수지만 “법 규정이 다소 모호하고 외식업과 농축산업에 큰 피해를 줬다”는 비판도 상존한다. 정치권에서는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으로 정한 청탁금지법상 허용가액(이른바 ‘3·5·10’ 규정)을 올리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학계에서는 이 법의 규제 대상인 ‘부정청탁’의 범위를 좀더 명확히 규정하는 쪽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금지 대상으로 명시한 총 14건의 ‘부정청탁’ 개념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거나 모호해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청탁금지법에서는 100만원 넘는 금품을 수수한 경우 3년 이하 징역형에 처해지는데, 이는 다른 법규인 뇌물수수죄 등과 비교해 처벌이 가벼워 논란의 여지가 있다. 뇌물수수죄에서는 100만원 이상 금품에 대해서는 5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고, 1억원이 넘으면 최대 무기징역도 가능하다. 하지만 청탁금지법은 액수가 아무리 커도 3년 이하 징역형으로 단일화돼 있다. ‘3·5·10’이 절대선은 아닌 만큼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피해를 본 업종을 고려해 수치를 조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강기홍 서울과학기술대 행정학과 교수는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 많다”면서 “법 개정으로 이 부분을 보완해 사회적 약자의 생계도 보호하는 법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길준규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뇌물 판단 기준이 10유로(약 1만 4000원)인 독일 등의 사례와 비교해 청탁금지법에서 정한 상한액수가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도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화훼 및 농축수산업계 피해 현황 등을 정확히 파악해 보완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법 적용 대상에 언론인과 사립학교 관계자가 포함된 것은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국회가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을 정할 때 언론계와 사학재단의 부패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어 포함시켰다기보다는 공영언론과 공립학교 등에 대칭되는 개념으로 다소 즉흥적으로 끼워 넣은 것이어서 법 정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랜 기간 청탁금지법을 연구한 정형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학계의 주류적 의견은 ‘법을 개선하자’는 쪽으로 모아져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일 당정협의를 하고 연말까지 청탁금지법을 보완하기로 했다. 국회에서는 이와 별개로 법을 고쳐 식사와 선물 가액을 1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중심이 돼 연말까지 보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회 역시 11월 이후 청탁금지법 개정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개정안이 2건 올라와 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제출한 개정안은 상한을 10만·10만·5만원으로 올리는 것이 골자다. 박준영 국민의당 의원은 상한 조정 대신 농축수산물과 전통주를 품목에서 제외하자는 법안을 제출했다. 법의 취지는 살리되 농축수산업계의 피해는 막아 보자는 것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사설] 김영란법 취지 살리되 보완할 부분도 살펴야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로 제정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오는 28일로 1년이 된다. 관행처럼 여겨지던 부당한 청탁과 과도한 접대문화가 줄어들면서 청렴문화 정착의 계기를 마련한 점은 성과로 꼽힌다. 그러나 농어민의 심각한 타격과 서민경제 위축 등 부작용과 미비점들이 현실로 드러나며 적지 않은 혼란을 겪은 것 또한 사실이다. 정부가 법 시행 1년을 맞아 청탁금지법의 효과와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어제 국무회의에서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청렴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건 다행이나 농축수산업계와 음식업계 등 서민경제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라고 지적하면서 “청탁금지법 시행이 공직 투명화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완해야 할 사항은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검토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전날 추석맞이 직거래장터 개장식에선 농어민들을 위로하며 “연말 안에 대안을 내겠다”고도 했다. 국민 공감대를 기반으로 한 청탁금지법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현실과의 간극을 좁힐 방안을 찾는 게 관건이다. 농어민들은 농축수산물을 청탁금지법 대상에서 아예 제외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이렇게 예외 규정을 두기 시작하면 자칫 법의 근간이 흔들릴 여지가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가 제시한 대로 선물 가액 기준을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리기만 해도 농가의 시름을 한층 덜 수 있을 것이다. 접대 식사비 3만원, 경조사비 10만원 규정을 손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소비 증대에 기여하는 식사비는 10만원으로 올리고 경조사비는 기존 공무원 행동강령과 동일하게 5만원으로 내리는 ‘10·10·5’안이 이미 국회에 발의된 만큼 전향적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법 위반 감시와 제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도 면밀히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례는 도로공사 직원이 업체로부터 현금 200만원을 받아 지난 17일 벌금 500만원형을 선고받은 사례가 유일하다. 더불어 청탁금지법에 대한 오해로 공직자가 아닌 국민들이 명절 선물 주고받기를 꺼리거나 이웃, 친구 간의 정을 나누지 못하는 분위기도 바로잡아야 한다. 다양한 의견을 들어 국민이 불편해하고, 과도하게 부담을 느끼는 부분들을 조속히 보완하길 기대한다.
  • [수요 에세이] 미 항공사 구조조정에서 트럼프 현상을 보다/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수요 에세이] 미 항공사 구조조정에서 트럼프 현상을 보다/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얼마 전 미국 워싱턴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국적기가 만석인 관계로 워싱턴에서 디트로이트까지는 델타항공의 국내선을 타고 그곳에서 다시 국제선으로 인천공항까지 오는 편을 이용했다. 이 여행에서 미국 항공산업의 큰 변화를 목격했다. 우선 미국 항공사의 재편이다. 미국을 대표하던 11개 항공사가 2014년까지 순차적인 구조조정 등을 통해 아메리칸, 델타 등 6개만 남았다. 1990년대 후반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저가 항공사들도 없어지고 대형 항공사의 자매 항공사로 재편되었다. 필자가 탄 국내선 비행기는 워싱턴에서 디트로이트까지 손님을 실어 나른 후, 디트로이트에서 다시 밀워키로 가는 소위 연결편 위주의 항공기이다. 이는 미국 보잉사 제품이 아닌 캐나다 봉바르디에사의 100석 미만 소형 단거리 항공기였다. 항공기 내 승객 승무원도 한 명뿐이었다. 디트로이트에서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는 보잉 점보기이나 우리 국적기에 비해 낡은 기종이다. 근무하는 기내 승무원 수도 우리 국적기에 비해 훨씬 적어 보였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대답은 델타항공의 기내 잡지 13페이지 ‘우리를 도와주세요. 미국의 일자리를 방어합시다’라는 광고에서 찾을 수 있었다. ‘카타르나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자국의 국적항공사에 수십억 달러의 보조금을 주어 세계 항공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습니다. 미국 항공사들은 경쟁에 밀려 국제항로 취항지를 점차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사람들이 직업을 잃고 항공사들도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광고 문구가 절절하다. 미국 항공사들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진행함과 동시에 소위 애국심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델타항공은 국내선 전용으로 자국의 보잉사 제품이 아닌 캐나다와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중소형기를 100대 넘게 주문했다고 한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응해 미국의 보잉사가 대형기보다 중소형기 제작에 주력하고, 유럽의 에어버스사도 지난해부터 초대형기인 A380 주문을 하나도 받지 못했다며 중소형기 제작에 치중하고 있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나서는 이유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아뿔싸! 그런데 이런 징조는 곰곰이 생각해 보니 몇 년 전부터 있었다. 6년 전 미국 언론에 젓가락을 만드는 공장이 소개된 적이 있었다. 조지아주에 풍부한 포플러나무를 사용해 매일 수백만개의 젓가락을 생산해 중국에 수출하고 80여개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세계 경제를 호령하던 미국이 컴퓨터와 같은 첨단제품은 중국에서 수입하고, 젓가락이나 만들어 수출하다니?’ 하고 넘어갔는데 이제 보니 그때부터 싹수가 보였다. 3년 전 중국의 부자들이 미국에서 대리모 출산하는 것이 붐을 이룬 적이 있다. 당시 중국은 산아 제한으로 아이를 하나만 가질 수 있었는데 15만 달러만 주면 미국의 백인 여성을 대리모로 해 미국 시민권을 가진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유럽을 떠나 근면과 청렴 윤리의 새로운 국가를 세운 후손들이 이제 중국의 아이를 낳는 대리모로 돈을 버는 일을 하고 있다니 자존심이 상할 만한 기사였다. 이러한 현상이 하나둘씩 쌓여 아웃사이더라고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지도자가 되었다. 이것은 한 개인의 성향에 좌우될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란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사실 미국 우선주의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19세기 말 미국이 국내적으로 국수주의, 백인 우월주의, 제국주의 등으로 정치적 리더십이 약화될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미국은 민간 경제분야에서 세계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꾼 기술혁신이 있었다. 이때 세상에 등장한 것이 20세기 수송과 통신을 바꾼 포드의 자동차와 벨의 전화기이다. 이번에도 미국은 혁신을 통해 경제 구조를 다시 재조정(reset)하고 세계시장에 다른 모습으로 나올 것이다. 세계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뀌어 가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도 정신 바짝 차리고 신발끈을 동여매야 한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 25일은 고 백남기 농민 사망 1주기…이 총리 “정부의 과오 사과드린다”

    25일은 고 백남기 농민 사망 1주기…이 총리 “정부의 과오 사과드린다”

    오는 25일은 고 백남기 농민이 박근혜 정부 집권 당시 경찰의 도를 넘은 공권력 행사로 세상을 떠난지 1주기가 되는 날이다. 고 백남기 농민은 2015년 11월 14일 서울에서 열린 민중 총궐기 집회에 참여해 경찰의 물대포를 정면으로 맞고 쓰러진 뒤 치료를 받다가 지난해 9월 25일 병원에서 눈을 감았다.고 백남기 농민 사망 1주기를 앞두고 이낙연 국무총리가 “정부를 대표해 백남기 농민과 그 가족, 국민 여러분께 정부의 과오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오는 25일은 고 백남기 농민께서 고단하지만 깨끗했던 삶을 가장 안타깝게 마감하신 지 1주기가 되는 날”이라면서 “백남기 농민은 쌀값 폭락 등 생활을 위협하는 농업과 농정의 왜곡에 항의하는 수많은 농민의 시위에 앞장서 참여하셨다가 공권력의 난폭한 사용으로 목숨을 잃으셨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리는 “백남기 농민의 사망은 국민의 생명과 생활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기본적 임무를 공권력이 배반한 사건”이라면서 “공권력의 그릇된 사용은 백남기 농민께만 저질러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잇따라 드러났다. 정부는 지난날의 이러한 잘못들을 처절히 반성하고, 다시는 이러한 과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공권력의 사용에 관한 제도와 문화를 쇄신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을 철저히 수사하고, 엄정한 사법절차를 밟아 불법을 응징함으로써 후일의 교훈으로 남겨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검찰은 지난 7일 고 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라지씨와 유족 측을 대리하는 조영선 변호사를 만나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사건을 종결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조 변호사가 전했다. 앞서 고 백남기 농민의 유족들은 2015년 11월 민중 총궐기 대회 당시 경찰 지휘부를 구성한 강신명 전 경찰청장, 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 등 7명을 살인미수 혹은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이 총리는 또 경찰에게도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의 전말을 자체 조사해 가감 없는 백서로 남기는 등 진정한 반성과 확실한 재발방지 의지를 증명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발족한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2013년 경남 밀양 송전탑 농성, 2011년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운동, 2009년 용산 참사와 쌍용자동차 파업농성 등을 비롯해 ‘고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다.이날 국무회의에서 이 총리는 ‘청탁금지법’ 시행 1주년과 관련해서도 발언했다. 오는 28일이 1주년이다. 이 총리는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부정한 청탁과 과도한 접대가 줄어들고 청렴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다행”이라면서 “그러나 농축수산업계와 음식업계 등 서민경제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는 청탁금지법 시행이 공직 투명화 등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완해야 할 사항은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검토할 시점이 됐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시진핑 오른팔 왕치산 “계속 일만 할 수 없어” 퇴임 시사

     다음 달 18일 개막하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최측근이자 반부패 사령탑인 왕치산(王岐山·69)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홍콩 명보는 중국 내 소식통의 전언과 여러 정황을 분석할 때 이 같은 관측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명보는 다른 중화권 매체와 달리 그동안 중국 내부의 권력 향방과 인사 소식을 비교적 정확하게 보도해 온 신문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19차 당 대회에서 왕치산이 중국 공산당의 내규를 깨고 유임할지는 당 대회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중국 공산당은 2002년에 확립된 ‘7상8하’(67세는 유임할 수 있지만 68세는 은퇴한다)라는 묵계에 따라 5년마다 열리는 당 대회 시점에 68세 이상이면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퇴임하고, 67세 이하면 한차례 임기를 다시 맡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명보에 따르면 왕치산과 가까운 훙얼다이(紅二代·혁명원로의 자녀) 중 한 명이 19차 당 대회 이후의 거취를 넌지시 묻자 왕치산은 웃으면서 “줄곧 일만 할 수만 없으며, 쉴 때가 되면 잘 쉬어야 한다”고 답했다.  당 대회 후 은퇴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은 최근 그가 참석한 전국 기율검사감찰 표창대회에서도 나왔다. 왕치산은 이 대회에서 “한 세대는 한 세대의 여정이 있고, 그 세대는 그 세대의 사명과 맡은 일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앙기율위 내부에서는 대규모 인사이동이 있었는데, 왕치산이 신임한 부하 중 반부패 사정에서 큰 공을 세운 부하들의 특별 승진이 잇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관가에서는 고위 관료가 은퇴하기 직전 자신이 신임했던 부하 중 공이 큰 사람들을 특별 승진시키는 것이 관례이다.  왕치산의 은퇴는 반부패 사정이 이미 제도화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왕치산은 중앙기율위 서기로 재직하면서 부패 관료들의 인적 청산은 물론 반부패 사정의 법적 제도화에 힘썼다. 구체적으로는 ‘중국 공산당 염결(廉潔·청렴) 자율준칙’, ‘중국 공산당 기율처분 조례’, ‘중국 공산당 문책 조례’ 등을 제정했다.  명보는 “왕치산의 유산이 ‘공성신퇴’(功成身退·공을 세운 뒤 물러나 명성을 지킨다)의 칭호를 받을만한 업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19차 당 대회 후 그가 명예롭게 은퇴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명보는 왕 서기를 대신해 시 주석의 비서실장격인 리잔수(栗戰書·66) 당 중앙판공청 주임이 정치국 상무위원에 올라 중앙기율위를 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잔수의 부모는 항일전쟁 당시 중국 공산당 허베이 지하 조직에서 활동했던 혁명열사로, 시 주석의 모친 집안과 특히 가깝다. 시 주석과 리 주임은 1980년대 허베이에서 같이 근무한 인연도 있다. 리 주임은 중앙판공청을 5년 동안 이끌며 후진타오 전 주석의 비서실장이었던 링지화 전 판공청 주임의 비리 사건을 처리하는 등 시 주석의 권력 강화에 큰 공을 세웠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이순신 전적지 스토링텔링 테마투어’ 인기

    ‘이순신 전적지 스토링텔링 테마투어’ 인기

    이순신전략연구소는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시행하고 있는 ‘이순신 전적지 스토리텔링 테마 투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순신 전적지 스토리텔링 테마 투어’는 학생들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당일 혹은 1박2일 일정으로 이순신 장군 전적지를 답사하는 프로그램이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으로부터 위탁 받아 전국의 7개 단체가 시행하는 ‘2017 톡톡 이순신 충무공탐험대’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순신전략연구소 관계자는 “학생들에게는 역사의식과 애국심을 고취하는 생생한 체험교육의 기회가 되고 있으며, 일반인들 또한 역사기행에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4월 28일 이순신 장군 탄신기념일에는 서울 상곡초등학교 학생들이 ‘톡톡 이순신 충무공 탐험대 발대식’에 참가한 후 아산현충사와 이순신 장군 묘소를 참배했다.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코레일과 협의해 ‘거북선 열차’를 띄워 인천지역 학생 및 일반인 200여 명과 함께 전남 보성의 이순신 전적지를 답사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중학생 자유학기와 관련해서도 인기를 끌어 지난 7월 27일에는 경희중학교 학생 25명이 1박2일로 전남 해남의 명량해전지와 전라우수영지를 답사하고, 거북선 승선과 활쏘기 체험 등을 경험했다. 오는 9월 22~23일에는 중평중학교 학생 28명이 경남 통영의 한산대첩 현장을 찾아갈 예정이다. 일반인들의 참여도 적극적이다. 송파구 부동산 최고위과정 멤버들은 통영과 한산도의 이순신 전적지를 다녀왔으며, 한화그룹의 전직 임원모임인 한화회는 2박3일 일정으로 남해안 이순신전적지를 답사했다. 오는 10월 24일에는 경상북도 교장선생님들이 청렴연수의 일환으로 통영과 남해 노량을 답사할 예정이다. 참여자들은 “출발하기 전 사전 교육을 실시하고, 가는 도중 버스 안에서도 임진왜란과 이순신에 대해 강의를 진행함과 더불어 현장에 가서는 재미있는 스토리텔링 역사 교육으로, 재미가 더해졌다”고 후기를 전했다. 한편 테마투어와 관련한 더 자세한 사항은 이순신전략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눈높이 교육의 원조 ‘다산의 재발견’

    눈높이 교육의 원조 ‘다산의 재발견’

    다산 증언첩/정민 지음/휴머니스트/636쪽/5만 2000원다산의 제자 교육법/정민 지음/휴머니스트/316쪽/1만 5000원 사회 각 분야에 맞춤형 교육이 유행처럼 흔하다. 수준, 상황에 꼭 맞는 처방을 통해 완성으로 이끄는 교육 말이다.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의 발자취에 천착해 온 정민 한양대 교수가 나란히 내놓은 ‘다산 증언첩’과 ‘다산의 제자 교육법’은 요즘 흔한 맞춤형 ‘눈높이 교육’의 원조를 보는 것 같아 흥미롭다. 증언(贈言)이란 주로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당부나 훈계의 내용을 적어주는 글로 통한다. 다산도 그런 증언을 많이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유배지에서 만난 다양한 제자와 자식, 벗에게까지 생활 지침과 학문적 교훈을 담은 글을 자투리 종이며 천에 적어 건넸다. ‘다산 증언첩’은 그 증언 50여종을 사진과 함께 꼼꼼하게 정리한 책이다. 증언마다 인간 사랑과 철학, 학문정신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제자가 처한 상황과 성격에 맞춰 따끔하게 야단치는가 하면 따뜻한 마음을 담아 진솔하게 위로하는 배려의 심상이 생생하다. 대부분 한 문단의 짧은 글 형식을 띤 다산의 증언들은 제자의 학습 동기를 고취시키고 공부에 대한 자세를 알려주기 위한 가르침이 주종을 이룬다. 늦깎이 제자 정수칠에 얽힌 증언을 보자.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묻는 정수칠에게 이런 말을 들려준다. “학문은 우리가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사람이 배움에 뜻을 두지 않는다면 그 법칙을 따르지 않겠다는 것이니 금수에 가깝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 말에 공부를 하려 드는 정수칠을 보고 주변 사람들이 수군거리자 이렇게 질책한다. “심지어 부모에게 효도하고 관직에 청렴한 것을 두고도 경박한 무리는 모두 명예를 구하려는 것으로 의심한다.”가장 아끼는 제자였던 황상과 주고받은 글은 제자를 향한 배려와 경책이 함께 담겨 새삼스럽다. “죽을 먹는 중에 몰래 고깃 국물을 타서 위장의 기운을 북돋워 줘야 한다.” 부친상을 당한 황상에게 이런 자상함을 보이면서도 아버지 유언에 따라 시묘(侍墓)를 생략하려 들자 따끔한 일침을 놓는다. “네가 날마다 방에서 자는 것이 편안하냐. 네가 하루에 두 끼를 먹으면서도 편안하냐. 집안일은 네가 마땅히 주장해야 한다.” 이와 함께 신혼 재미에 빠져 공부를 게을리한 황상을 꾸짖는 증언도 흥미롭다. “어떤 삶을 살기 원하는가, 추운 겨울에 갖옷을 입고 더운 여름에는 잠자리 날개 같은 고운 베로 옷을 지어 입는다. 이렇게 살면 흡족할까. 비취새와 공작새도 비단옷을 입고, 여우와 살쾡이도 갖옷을 입는다. 그게 무슨 대수인가.” 인간의 추한 탐욕을 동물의 즐거움에 빗대 제자 윤혜관을 나무라는 증언이다. ‘초의선사’로 잘 알려진 초의 의순에게 “공부에 느긋함은 없다”며 재촉하는 경책은 두 사람의 교유 관계를 볼 수 있어 흥미롭다. “인간 세상은 몹시도 바쁜데, 너는 늘 동작이 느리고 무겁다. 내가 네게 논어를 가르쳐 주겠다. 호랑이나 이무기가 핍박하는 듯이 해서 한순간도 감히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산의 친필 증언들을 원문과 함께 풀어낸 ‘증언첩’이 전문가를 위한 편이라면 ‘제자 교육법’은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가르침을 주제별로 정리했다. 다산의 증언을 두 편으로 엮어낸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제자들은 서첩이 나달나달해지도록 증언을 읽고 또 읽어 가르침을 평생 가슴에 새겼다. 그동안 학계에서 국가대표 학자인 다산의 위대성이 맥맥이 살아 있는 증언 연구를 소홀히 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현장 행정] 그림책 읽으니 인권이 들린다…양천구의 파격

    [현장 행정] 그림책 읽으니 인권이 들린다…양천구의 파격

    “내가 라면을 먹을 때 이웃나라 여자아이는 아기를 본다. 이웃나라 여자아이가 아기를 볼 때 그 이웃나라 여자아이는 물을 긷는다. 맞은편 나라 여자아이가 빵을 팔 때 맞은편 나라의 남자아이는 쓰러져 있다.”14일 오후 3시 서울 양천구 해누리타운 해누리홀에는 은은한 피아노 반주에 맞춰 그림책 읽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림책 연구자 노미숙 한국그림책문화협회 이사장이 양천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2017년 하반기 인권·청렴 교육’에서 그림책 ‘내가 라면을 먹을 때’를 낭독했다. ‘거짓말 같은 이야기’,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 ‘평화란 어떤 걸까?’를 연이어 읽었다. 모두 평화와 인권을 주제로 한 그림책들이다. 인권·청렴이라는 딱딱한 주제를 진부하게 풀어내는 강연만 접했던 터라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직원들은 무대 앞 대형 스크린에 비친 그림책 문구를 따라 읽으며 집중해서 들었다. 동석한 김수영 양천구청장도 시종 웃음을 머금으며 귀담아 들었다. 뒤를 이어 양천구 옴부즈맨인 박상융 변호사가 ‘이슈 속 청렴’을 주제로 강연했다.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화된 시사 문제 분석을 통해 청렴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2시간이 훌쩍 지났다. 한 직원은 “그림책 스토리텔링이 감성적으로 다가와 마음이 먹먹했다”며 “인권 교육에 대한 고정관점을 확 바꿔 놨다”고 했다. 김 구청장은 이날 ‘충분히 잘하고 있어, 지금처럼만 해 보자’는 문구가 적힌 마우스 패드를 들고 나왔다. 그는 “구청장 선거 때 양천구의 청렴도가 낮아 ‘깨끗한 양천’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며 “취임 이후 3년 만에 청렴도가 35단계 상승, 지난해엔 전국 12위를 기록했다. ‘충분히 잘하고 있다, 지금처럼만 해 보자’는 의미와 노력해 준 여러분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만들었다”고 했다. 양천구가 인권·청렴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기존의 딱딱하고 정형화된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식의 교육을 개발, 교육의 질을 높이고 있다. 구는 해마다 2회 이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인권·청렴 교육을 하고 있다. 2015년 9월엔 청렴페스티벌을 열었다. 구 감사담당관 직원들이 캐릭터 인형 의상을 입고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청렴 장미꽃 한 송이와 청렴 메시지를 전달했다. 지난 6월엔 청렴골든벨을 진행, 체험을 통해 학습 효과를 높였다. 김 구청장은 “청렴과 인권 의식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이해했을 때 가장 효과적으로 체득할 수 있다”며 “실효성 있는 다양한 형태의 교육을 통해 직원들의 인권 친화적 행정 마인드와 청렴한 공직문화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현장 7년 성과 ‘청바지’ 시장님, 미래는 ‘에코·스마트 화성’

    [자치단체장 25시] 현장 7년 성과 ‘청바지’ 시장님, 미래는 ‘에코·스마트 화성’

    경기 화성시에 조성된 스마트 공원. 이곳에는 태양광을 이용한 벤치가 곳곳에 마련돼 있다. 시민들은 벤치에 설치된 UBS 단자로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무료로 와이파이를 즐긴다. 공원 관리인은 방문자 수를 자동으로 파악해 청소 시간을 정하고 행사 시간 등을 계획한다. 대기질을 체크해 공기가 좋으면 공원산책이나 야구 등 운동 메시지가 시민들에게 발송된다. 이는 조만간 화성시에서 체험하게 될 스마트한 도시의 모습이다. 채인석 화성시장은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에코·스마트 도시’를 화성시의 발전모델로 삼았다고 밝혔다. “성장 우선주의에 빠져 난개발을 일삼는다면 화성시는 잿빛 콘크리트 도시가 될 것입니다. 또 당장 성장에 취해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그저 그런 도시 중 하나가 될 뿐입니다.”채 시장은 “미래는 지금 우리의 선택과 행동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환경을 보전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스마트한 도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에코도시는 풍부한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있는 화성시에 어울리는 성장모델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10년 전만 해도 화성시는 경기지역 변방의 작은 도시, 연쇄살인사건 발생으로 기피하던 도시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람이 모이고 기업이 몰려드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지난해 인구 증가율 전국 1위가 말해 주듯 10년간 인구는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인구 100만 도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질적인 면에서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기업체 증가율 1위, 수출 규모 경기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화성시의 지역 총생산액은 무려 4배가 증가한 39조원에 달한다. 예산도 10년간 3배가 늘어나 2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화성시의 놀라운 발전상은 국내외 안팎으로 인정받고 있다. 채 시장은 “세계적인 경영컨설턴트 기업 매킨지가 세계 모든 도시 중에서 앞으로 부자도시로 성장할 곳으로 화성시를 선정했다”면서 “화성시는 다음 세대가 자랑스러워하는 글로벌 도시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 시장의 이런 자신감은 그동안 일궈 낸 성과에서 비롯되고 있다. 지난 7년간 재정 건전성 확보를 통해 2387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모두 상환하고 지난해 7월 채무 제로(0) 도시가 됐다. 경기도 체육대회 및 뱃놀이 축제의 성공적인 개최, 사회적경제 육성, 궁평항 종합관광지 추진, 사통팔달 광역 교통망 확충 등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특히 지난 54년간 미 공군 폭격훈련장으로 사용돼 아픔의 땅으로 남아 있던 매향리에는 지난 6월 아시아 최대 유소년 야구장인 ‘화성드림파크’가 들어서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아시아 유소년 야구의 메카를 목표로 조성된 화성드림파크는 리틀 야구장과 주니어 야구장, 여성 야구장 등 모두 8면으로 조성됐다. 개장 한 달여 만에 ‘세계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아시아·태평양, 중동 지역 대회’를 개최하면서 전 세계에 위상을 알렸다. 채 시장은 “화성드림파크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는 곳이자 화성의 미래 성장 원동력”이라며 “지역 관광 및 체험 프로그램과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는 기세를 몰아 국립수목원과 손잡고 2020년까지 ‘매향리 평화생태공원’을 완공할 계획이다. 매향리 평화생태공원과 화성 드림파크가 지역 관광산업과 연계해 유발하는 경제효과는 6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장례문화를 바꿀 ‘함백산 메모리얼파크’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최종 승인을 받았으며 다음달에 착공해 2019년 완공할 예정이다. 매송면 숙곡리에 조성되는 함백산 메모리얼파크는 화성시를 비롯해 부천, 안산, 시흥, 광명 등 5개 지자체가 1260억원을 공동 출자해 건립하는 공동형 종합장사시설이다. 화장로 13기, 봉안시설 2만 6440기, 자연장지 3만 8200기, 장례식장 8실과 공원, 산책로 등이 조성된다. 화장시설 부족으로 충청권 시설을 이용하면서 최대 20배까지 비싼 비용을 치러야 했던 경기 서·남부권 500만 주민들의 불편과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채 시장은 “국내 처음으로 문화·예술·체육인 특화 묘역을 조성해 추모관광 콘텐츠를 도입하고 시민 누구나 언제든지 찾아오고 싶은 문화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시는 대한민국 공교육의 패러다임도 바꾸고 있다. 지난해 교육부가 전면 도입한 자유학기제보다 4년 앞선 2012년 ‘창의지성교육’을 23개교에 도입했으며 현재 145개 모든 학교에서 시행 중이다. 이제는 학교에만 머물렀던 교육을 학교 밖 마을교육 공동체까지 확장시키는 ‘이음터’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음터는 학교부지 안에 교육·문화·복지 복합시설을 건립하고 인접한 공원에 운동장을 조성하는 화성시만의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이다. 지난해 ‘동탄 중앙이음터’가 문을 열었고 지난달에는 ‘동탄 제1중 이음터’가 기공식을 가졌다. 2020년까지 20곳의 이음터를 조성할 계획이다.채 시장은 “이음터는 창의지성 교육의 집약체이자 아이와 어른, 모든 세대가 조화롭게 성장할 수 있는 신개념 평생교육 도시의 근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음터는 2015년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 공약 이행 부문에서 최우수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화성시의 ‘노노카페’도 빼놓을 수 없다. 경기도를 넘어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노인 일자리 창출 브랜드이다. 젊은이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커피를 사회적 일자리사업으로 변모시킨 노노카페는 신세대 노인층의 자립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2009년 남부노인복지관에 첫 노노카페가 문을 연 이후 현재까지 51곳의 노노카페가 운영 중이다.채 시장은 요즘 틈나는 대로 동탄2신도시에 마련된 이동시장실로 출근한다. 부실시공 문제로 물의를 빚은 부영건설을 향해 칼을 빼든 것이다. 시는 지난달 7일부터 부영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집에 현장시장실을 설치해 도시주택국장, 도시과장, 건축 분야 민간 전문가가 상주하며 주민들의 하자 민원을 받고 있다. 이 아파트는 일반 아파트보다 2∼3배 많은 7만 8000여건의 하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들의 집단민원에 따라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채 시장이 수차례 방문하고 공동 기자회견까지 열었음에도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자 특단의 조치로 현장시장실을 열게 된 것이다.채 시장은 “이런 아파트는 처음 봤다. 부영아파트의 하자 보수가 입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마무리될 때까지 이동시장실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건축, 토목, 설비 등 분야별 전문가로 특별 점검단을 구성했으며 부실 공사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고 관계 법령에 위반 사항이 있을 경우 영업정지 등 최고 수준의 행정조치를 내리겠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을 만나 부실시공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요구하기도 했다. 채 시장은 이와 관련, “사람이 먼저인 화성, 살고 싶은 화성시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으며 무엇보다 시민이 주인인 안전하고 행복한 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채 시장은 지역에서 ‘청바지 시장님’으로 통한다. ‘청바지 행정’(청렴하고 바지런하고 지속가능한 행정)을 펴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되새기기 위해 취임 이후 줄곧 청바지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은 시장이 아니라 ‘60만 화성시의 대표사원’이라며 권위도 내려놨다. 누구를 만나건, 어떤 일을 하건 청바지를 교복 삼아 현장을 누비는 채 시장의 모습은 지역 주민들에게 낯익은 풍경이 됐다. 채 시장은 “시장에 취임한 이후 ‘청바지’ 시장을 약속했다. 저의 목표는 한결같았고 화성시를 대한민국 대표 도시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운동화가 닳도록 뛰고 또 뛰었고 시민이 부르면 언제 어디든 달려갔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수요 에세이] 공무원은 ‘직업인’ 그 이상이다/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수요 에세이] 공무원은 ‘직업인’ 그 이상이다/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지난 번 서울시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86대1을 기록했다고 한다. 공무원이 되기 위해 그럴듯한 직장을 버리는 젊은이들도 있다. 직업으로서 공무원의 인기가 그만큼 좋다는 얘기다. 어떤 결혼정보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예비 신부가 가장 선호하는 신랑감으로 공무원이 부동의 1위를 10년간이나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같은 기간에 총각들이 가장 선호하는 신부감도 공무원이 1위였다. 공공기관을 포함한 공직은 편하고 안정적이어서 ‘신의 직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와서 공무원의 가치관은 많이 달라졌다. 시대도 변했고, 정권이 보수와 진보를 넘나들면서 상황도 어려워졌다. 공무원의 사명감과 적극성은 크게 위축되었다. 먹고살기 위해 자리를 지켜야 하는 직업인이 되었다. 복지부동하는 철밥통이라고 비난받고, 정권이 바뀔 때는 영혼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모욕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토록 애를 쓰며 추진했던 정책이 하루아침에 잘못되었다고 스스로 말을 해야 하고, 그토록 앞장서 막아 왔던 정책을 이제는 좋은 정책이라고 말을 바꿔야 한다. 처지가 가련하기만 하다. 생계를 사수해야 하는 직업인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조선시대 공무원들은 단순한 직업인이 아니라 신념을 실현하는 사람들이었다. 현대에 와서도 개발연대의 공무원들은 나름대로 정신적 가치를 중시했다. 위험을 무릅쓰고 선례가 없는 새로운 일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결기가 있었다. 그런 열정과 공직 문화가 국가발전의 큰 힘이 됐다. 먼저 공무원에게 호소하고 싶다. 공무원도 직업인인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특수성이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공무원은 국가의 살림꾼이다. 국가는 선거에 의해 정권이 수시로 바뀐다. 공무원이 소극적인 직업인에 머무른다면, 국가운영은 엄청난 장애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선비의 지조까지는 아니더라도 국가발전을 위한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현재 우리의 현실은 참으로 위기이다. 동북아의 국제정세와 북핵으로 인한 안보문제, 여러 사회적 갈등문제, 저성장으로 심각해지는 경제문제, 4차 산업혁명에 시급히 대응해야 하는데 수많은 규제에 묶여 허덕이고 있는 산업기술 현장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많다. 옛날의 공무원은 왕을 보좌하는 사적 조직이었다. 왕이 마음대로 임면했다. 그러나 시대가 발전하면서 점차 전문화되고 선발 절차가 제도화됐다. 이는 왕이 경쟁력 있는 인재를 구하고자 하는 필요성도 있었지만, 영주나 세력 있는 권력자들이 왕권을 제약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다. 그래서 유럽은 500여년 전부터 분업적인 전문 관료층이 형성되었다. 미국은 대통령이 바뀌면 우체국 직원에 이르기까지 수십만명이 교체되는 엽관제도를 운영하다가 제도혁신을 통해 직업공무원 제도를 이뤘다. 즉 현대 공무원 제도는 왕이나 정당이 자의로 권력을 행사하기 어렵게 견제하면서 발전됐다. 그래서 막스 베버는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진정한 관료는 무엇보다 비당파적으로 행정을 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적 중립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또 공무원은 청렴에 관해 고도의 명예심을 가질 것을 요구했다. 명예심이 없으면 ‘무서운 부패와 야비한 속물근성’에 위험이 넘쳐나고, 국가기구의 능률도 위협받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 공무원법에서도 청렴 의무와 품위유지 의무 등을 통해 명예를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입에 풀칠하려고 영혼을 버리고 우왕좌왕하는 것은 공무원의 명예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다. 공무원이 단순한 직업인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국가발전에 공헌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첫째가 인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해 청와대의 인사비서관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다. 거의 엽관주의화돼 가고 있는 이 제도는 장점보다 단점이 훨씬 많다. 시대를 거스르는 제도다. 다음으로 감사원의 정책감사 제도를 없애고, 공직에 직위분류제를 대폭 확산시키고, 평가제도를 합리화해야 한다. 국가 경쟁력의 향상을 위해 과감한 정부혁신을 기대한다.
  • 청렴 도봉… 퀴즈로 배우는 청탁금지법

    서울 도봉구가 오는 18일 구청 대강당에서 ‘도전! 청렴 골든벨 퀴즈대회’를 연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퀴즈대회는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1주년을 기념하고 청렴한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형식은 TV프로그램인 ‘도전! 골든벨’을 차용했다. 문제를 듣고 화이트보드에 답을 적어 앞을 향해 들어 올리는 방식이다. 틀린 답을 적은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응원석으로 가야 한다. 도봉구 관계자는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김영란법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서별 2인 1조로 팀을 이룬다는 점은 TV프로그램과 다르다. 이번 퀴즈대회에는 총 50개팀 100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마지막 최후의 1팀은 부서별 대항, 패자부활전을 거쳐 선정하게 된다. 응원에 나선 직원들도 퀴즈대회를 즐길 수 있도록 돌발퀴즈와 응원상 선발 등의 부대행사가 마련된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300여명의 직원이 함께하는 이번 청렴 골든벨 퀴즈대회를 통해 김영란법을 쉽고 재미있게 배우길 바란다”며 “공직사회의 부패 관행을 타파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영동대로 지하도시’ 등 트리플 개발 성사 ‘천지개벽 강남’

    [자치단체장 25시] ‘영동대로 지하도시’ 등 트리플 개발 성사 ‘천지개벽 강남’

    “모든 게 우리 강남구청 직원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열심히 뛰어 준 덕분입니다.”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은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선 5~6기를 지내면서 메가톤급 개발 계획들을 다수 마무리 지은 데 대해 “모두 직원들의 공로”라며 낮은 자세를 보였다. 신 구청장은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수서역세권 복합개발·구룡마을 도시개발 등 강남 내 메가톤급 개발 계획들을 완성시킨 여장부다. 2010년 취임 당시 5등급 중 최저 수준이던 강남구청 청렴도를 2016년 기초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최고 수준인 1등급으로 끌어올렸고, 만년 골칫거리인 아파트 관리비 문제에서는 전국 최초로 찾아가는 컨설팅 서비스를 내놓는 등 생활정치에서도 만족도를 자랑하고 있다.신 구청장은 지난 6월 말 확정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 기본계획’을 성사시킨 주역으로 꼽힌다. 계획의 핵심은 2023년까지 영동대로 아래 철도노선 7개가 지나가는 지하 6층 규모의 복합환승센터를 짓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강남 삼성동의 코엑스와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들어설 옛 한국전력 부지 사이 영동대로 일대에 국내 최대 크기의 차 없는 광장과 함께 지하에는 통합역사가 들어선다. 강남 일대에 ‘천지개벽’ 수준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무역센터~코엑스 일대 관광특구 지정 신 구청장은 2014년 9월 현대차그룹이 옛 한국전력 부지를 매입한 지 4개월 만인 2015년 1월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이란 아이디어를 내놨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영동대로 일대에 국가철도사업인 삼성~동탄 광역급행철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A·C노선, KTX 동북부 연장 건립 등을 하고, 서울시는 위례~신사 도시철도 통과사업을 각각 진행할 계획이었다. 신 구청장은 “영동대로 밑으로 들어서는 각종 교통 개발 공사가 제각각 진행된다면 강남은 수십년간 흙먼지 날리는 공사판이 될 것”이라며 ‘원샷 개발’ 아이디어를 처음 제시한 것이다. 그는 “당시 해당 부처 쪽에선 ‘영동대로는 서울시 땅인데 도대체 왜 강남구가 나서느냐’며 핀잔을 줬지만 지금은 ‘좋은 아이디어를 내줘 고맙다’고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신 구청장의 건의를 받아들여 2015년 11월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 추진을 확정했다. 통합역사 외에도 신 구청장의 아이디어가 상당수 적용돼 있다. 그는 “통합역사 위 지상에 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외부 공기와 햇빛이 지하역사까지 유입되는 에코 스테이션 개념을 도입하고, 박물관과 같은 공공시설도 넣는 등 당시 요청한 사항들이 대부분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영동대로와 인근 무역센터~코엑스 일대는 관광특구(2014년 12월)와 국내 제1호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2016년 12월)으로 지정됐다.강남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수서·세곡 일대를 교통은 물론 업무·상업·주거 기능까지 가진 도시로 만드는 수서역세권 복합개발사업도 신 구청장의 작품이다. 그는 2009년 12월 수도권고속철도 기본계획 고시를 통해 수서가 광역교통 허브로 지정됐을 당시 “주변 개발 계획 없이 수서 역사만 나 홀로 건립된다면 유령도시가 될 것”이라며 복합개발 구상을 내놨다. 이에 따라 구는 2011년 7월부터 관계부처와 복합개발을 정식 논의하기 시작해 지난해 6월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 지정이라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 수서·세곡 일대 약 38만 6000㎡ 부지는 업무·유통·상업·공동주택 등을 모두 갖춘 서울 동남권 랜드마크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국내 최대 무허가 판자촌인 강남 구룡마을을 공영개발로 이끈 것도 신 구청장이다. 자연녹지인 구룡마을을 공영개발하면 땅 지분 없이 무허가 판자촌에 살던 주민이 그 자리에 지은 임대아파트에 살 수 있게 된다. 당초 구룡마을 지주들은 개발 이익 사유화 논란을 일으킨 민영방식을 선호했고, 서울시는 이 땅을 개발이 안 되는 자연녹지에서 개발이 가능한 대지로 바꿔 주는 대신 지주 지분율을 줄이는 환지방식 개발을 주장했다. 강남구는 환지방식도 결국 민영개발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원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빼앗긴다며 공영개발을 고수했다. 신 구청장은 재선 이후인 2014년 말 서울시로부터 공영개발 찬성 입장을 이끌어 낸 데 이어 토지주들이 제기한 공영개발 반대 소송에서도 올해 2월 최종 승소하면서 구룡마을 개발이 탄력을 받고 있다. 구룡마을은 2020년까지 분양 1585가구, 임대 1107가구의 대형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다. ●강남 성과 어려운 지역 주민과 나눔 사업 신 구청장은 고려대 법대 졸업 이후 1973년 서울시 7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서울시 행정국장, 여성국장 등을 거친 정통 행정가 출신이다. 그와 함께 시에서 일했던 공무원들은 “평소에는 온순한 분이지만 옳다고 판단한 일은 반드시 관철해 내는 리더십이 있다”고 신 구청장을 평가한다. 강남 내 숙원사업들을 완성시킬 수 있었던 것도 신 구청장 특유의 불도저 같은 추진력 덕분이라는 것이다. 올 들어서는 ‘찾아가는 아파트 관리비 절감 컨설팅 서비스’, ‘아파트 보수하자 받아주기 서비스’ 등 민원이 많은 생활행정 분야 서비스도 새롭게 실시하고 있다. 강력한 리더십과 달리 성품은 소탈한 편이다. 홀시어머니를 2006년 별세할 때까지 모시고 살았고, 직원들과 함께 지하 구내식당을 애용한다. 고용노동부에서 1급까지 지낸 남편과의 사이에 1남 1녀가 있으며, 고려대 법대 동문인 딸은 사법고시 출신 변호사다. 신 구청장은 강남 개발 이익을 위해 목청 높여 싸우기도 했지만 강남의 성과를 어려운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나눔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장 이달부터 문재인 정부의 ‘교육희망사다리 복원 정책’에 발맞춰 산간벽지 등 낙후 지역에 있는 소외계층에게 강남 인터넷 수능 강의(강남 인강)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한다. 교육 1번지인 강남구가 주도하는 강남 수능 인강은 2004년 6월 지역 사업으로 시작했다가 인기를 끌면서 전국 어디서든 연회비 5만원을 내면 볼 수 있다. 8월 현재 9만명의 회원 가운데 강남 학생 비율이 4.4%(4000명)로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을 나누는 것이다. 동시에 이달 중에는 강남 내 교육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청소년 3000여명을 겨냥한 강남교육복지센터를 개관하고 이들을 전격 지원할 계획이다. 신 구청장은 “이제 한숨을 돌렸을 뿐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 건으로 지금도 서울시 문턱이 닳도록 시 관계자들을 상대로 관련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2021년 준공되는 현대차 GBC 건립과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시기를 맞추기 위해 지하공간 통합개발 공사 시작을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며 “GBC 건립은 100만개+α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는 경제 살리기 사업인 만큼 건축 인허가 등으로 지체되고 있는 공사가 빨리 시작되도록 계속 뛰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신연희 강남구청장, 반부패·청렴 교육 및 실천 결의대회

    신연희 강남구청장, 반부패·청렴 교육 및 실천 결의대회

     서울 강남구는 5일 강남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신연희(사진) 구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직원 600여명을 대상으로 반부패·청렴 교육을 실시한다고 4일 밝혔다. 강남구는 지난 2016년 기준 국민권익위원회 공공기관 청렴도를 조사에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최고등급인 1등급을 받은 바 있다.   교육에는 성영훈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특별강사로 나와 청탁금지법, 투명사회로 도약하는 새로운 전환점을 주제로 오전 8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강의한다. 청탁금지법 시행 1년을 맞아 우리의 청렴수준과 국가경쟁력, 청탁금지법의 주요 내용과 사례,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사회 전반의 변화된 모습, 공직자의 바람직한 가치관과 청렴 마인드 함양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신연희 구청장은 이번 교육을 통해 간부공무원이 먼저 청렴을 솔선수범하고 전 직원과 함께 청렴 실천의지를 새롭게 다져 구민에게 신뢰받는 청렴 강남을 지켜나갈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구는 이번 청렴교육에 앞서 구청장과 전 직원이 한 목소리로 공직자로서 청렴한 생활을 통해 부정부패를 없애고 공정한 사회를 조성하는데 모범이 될 것을 다짐하는 청렴실천 결의문도 채택한다. 결의문에는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금지 등으로 신뢰받는 공직문화 조성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구는 이어 이달 27일과 28일에도 외부 전문 강사를 초빙해 추가 청렴교육을 진행한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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