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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25) 용, 연꽃과 만나다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25) 용, 연꽃과 만나다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사람들은 어려운 내용을 짧은 글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주기를 바란다. 인류가 종교를 바탕으로 이루어 놓은, 동서양의 불가사의한 초자연적인 조형예술을 2500년 전부터 괴력난신(怪力神)이라고 잘못 이해하고 기록해 왔다. 이 때문에 빙산의 일각 아래 거대한 얼음 덩어리와도 같은 신비의 세계, 비밀의 세계가 깊숙이 묻혀 있었다. 바로 그 세계가 ‘초자연적 생명 생성의 과정을 보여 주는 만물화생의 놀라운 세계’임을 필자는 이 연재를 통해 밝히고 있다. 그런데 그 방대하고 복잡한 세계를 어떻게 일목요연하게 서술할 수 있겠는가. 동서고금의 조형예술을 넘나들어야 해답을 얻을 수 있다. 3000년 전 그리스 미케네 문명의 조형이 AD 500년 한국의 백제미술에서 밝혀질 수도 있고, 고려의 조형이 2000년 전 선사시대 작품에 해답을 제시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읽어 가노라면 이 글이 체계를 지니고 있음을 알 것이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성향만 지닌 사람들은 이 불가사의한 인간행위의 더없이 중요한 본질적 세계를 생태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 인간은 두 면을 가지고 있다. 거칠게 말하면 이성과 감성이다. 이 두 가지가 균형과 조화를 이룰 때 어떤 분야든 위대한 업적을 낼 수 있다. 그동안 아무도 문자언어로 설명하지 못했던, 잘못 알고 있거나 보이지 않아 설명할 수 없었던 비논리적이며 비합리적인 조형언어를 논리적이며 합리적으로 설명하느라 잠도 이룰 수 없는 날이 많았다. 논증할 수 없는 영기화생의 세계를 논증하여 쓰려니 고충이 크다. 앞에는 아무도 없다. 항상 스스로가 앞길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이 넓은 세계에서 일어난 긴 인류의 역사에서 ‘생명 생성의 과정을 보여 주는 영기문(靈氣文)’을 논리적으로 밝히려 노력하고 있다. 그것을 논증할 수 있는 자료를 찾아 놓았고 설명과 해석이 가능하게 되었기에 연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용은 보주의 집적이므로 ‘보주에서부터 영기문이 발산한다’는 것은 용의 입에서 발산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그러므로 조형적으로 이러한 도상들을 전개한다면 용의 무한한 확산이 가능하다. 보주의 개념은 이미 문명의 발상 시기부터 정립되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어찌 하여 그렇게 일찍부터 보주의 조형이 이루어졌는지 놀랄 뿐이다. 그런데 지금 사람들은 그런 보주의 세계를 잊어버렸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잊어버렸으므로 어떻게든 상기하여 기억해 내도록 해야 한다. 용을 모르면 보주를 알 수 없으므로 용을 통하여 보주를 알게 되었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지금 생각해 보면 보주를 통하여 용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므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할 것 같다. 용은 무량한 보주의 집적이니 보주가 먼저 이루어졌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우리는 보주를 두고 평면적 원이나 축구공 같은 구체를 항상 떠올리나 사각형도 있고 육면체도 있고 타원형이나 타원체도 있다. 보주란 원래 고정된 형태가 없을뿐더러 아예 형태가 없을 수도 있다. 대우주에 가득 찬 대생명력을 나타낸 것인데 무슨 형태가 있을 것인가. 다만 둥근 태양이나 지구 등 무한한 별들이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상상했을 것이다. 중력이 크면 천체는 공 모양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보주를 나타낼 때 공 모양을 선호했던 것 같다. 앞서 용의 입에서 무엇이 나오는지 살펴보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어니 해도 보주다. 통일신라시대의 추녀마루 기와를 보면 용의 입에서 보주가 하나 나오는 것 ① , 둘 나오는 것②이 있다. 셋 나오는 것은 아직 보지 못했으나 이마에 표현한 것은 보았으며, 네 개 나오는 것③도 찾아볼 수 있다. 학계에서는 아직도 귀면이라 부르니 입에서 나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므로 네 개 보주가 모인 모양을 논문에서 사엽화문(四葉花文)이라 부른다. 꽃잎이 네 개인 꽃무늬라는 뜻이다. 네 개 이상 다섯 개를 합한 조형은 없다. 그러므로 네 개의 보주는 최대량이므로 무량보주라 불러야 한다. 실은 하나의 보주라도 무량보주이지만 그렇게 부르면 혼란이 일어나므로 일단 보류하자. 그리고 보주들이 입체적으로 겹치는 모양을 투각하는 조형이 있다. 기와에는 아직 없지만 중국 청대 청동 향로의 다리에 흔히 있는 용을 중국에서는 막연히 수면(獸面), 한국과 일본에서는 귀면이라 부르고 있다④ . 그런데 흔히 입에서 나오는 보주가 무량하게 겹친 조형을 일본과 한국 학계에서는 칠보(七寶)라 부른다. 칠보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첫째, 불교의 일곱 가지 주요 보배로 무량수경에서는 금·은·유리·파리·마노·거거·산호를 이른다. 둘째, 전륜성왕이 가지고 있는 일곱 가지 보배로 윤보, 상보, 마보, 여의주보, 여보, 장보, 주장신보(왕의 대행자로 군사를 부리는 계략이 뛰어나다고 함)를 말한다. 따라서 전륜성왕이 지닌 여의보주를 가리키는 것 같다. 그러나 용법상 틀린 용어다. 이때의 보주는 불교 팔보(八寶)나 도교 팔보의 하나를 일컫는다, 즉 불교팔보는 연화 보병 금어, 반장, 법륜, 법라, 보산, 백개, 보주 등을 말한다. 도교 팔보는 구슬, 돈, 악기인 경쇠, 상서로운 구름, 네모가 연결된 방승, 물소 뿔, 붉은 단풍잎, 쑥잎, 파초잎, 솥, 영지버섯 등이 있는데 그 가운데서 임의로 여덟 가지를 선택하면 팔보가 된다. 이름은 모두 현실적 사물을 빗대서 말하고 있지만 실은 이러므로 투각 무량보주는 칠보가 아니라 팔보 가운데 하나다. 칠보와 팔보는 개념이 다르다. 우리나라는 인도의 칠보가 아니라 중국의 팔보를 따른 것이다. 일본인이 칠보로 부르니 한국인 모두가 칠보라고 부른다. 용의 입에서 겹쳐 나오는 무량한 보주를 표현할 때는 투각하여 표현할 수밖에 없다. 바로 그 투각 무량보주를 저 유명한 고려청자 향로에서 볼 수 있다⑤ . 왜 큰 연꽃 씨방 위에 무량한 보주가 화생하고 있는가. 바로 그 자리에는 여래가 앉거나 서 있어서 화생해야 한다. 그러므로 무량보주와 여래는 하나. 극적인 장면이다. 혹은 큰 보주 하나를 올려놓기도 한다. 평생 동안 불상조각과 불상회화를 전공해 온 필자는 여래와 보살이 큰 보주임을 밝혔는데 이 작품을 보고 얼마나 놀랐으랴. 연꽃의 씨방 안의 씨앗이 화생하여 보주가 되었으니, 여기에서 비로소 용과 연화가 만나 하나가 된다. 그래서 연꽃 중에 중앙에 사면 보주가 있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⑥ . 이제 바야흐로 용은 연꽃의 본질과 만나게 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연꽃은 현실에서 보는 연꽃이 아니요, 영화된 연꽃, 곧 영기꽃이다. 보주를 무량하게 발산하는 영기꽃이다. 마치 용의 입에서 무량한 보주가 끊임없이 발산하듯이. 그런데 ‘고려청자 무량보주 투각 향로’를 ‘고려청자 칠보투각 향로’라 부르며 위대한 상징을 지워 버리니 땅을 칠 노릇이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부평 깡통야시장, 관광·경제·일자리 잡아”

    “부평 깡통야시장, 관광·경제·일자리 잡아”

    “부평동 깡통야시장은 쇠락하는 전통시장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엄마표’ 행정으로 구정을 챙기는 김은숙(70) 부산 중구청장은 23일 “깡통야시장이 부산 원도심의 대표 명소로도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최근엔 박근혜 대통령과 전국 기초자치단체장 226명 등이 참석한 청와대 오찬 자리에서 지자체 국정 우수 사례로 선정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부평 깡통야시장은 국내 첫 야시장으로 그동안 정관계 인사와 각 지자체 관계자가 방문하는 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야시장이 개장하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기존 상인들의 반발 등이 심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2013년 10월 문을 열었다. 언론의 집중 조명과 입소문을 타면서 20~30대 젊은 층이 대거 찾기 시작했다. 상가 매출도 30% 이상 늘었다. “야시장 개장으로 저소득층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다문화 가정 등 128명이 새로 일자리를 얻는 등 관광자원화, 지역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뒀습니다.“ 김 구청장은 앞으로 깡통야시장의 규모를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주말과 휴일이면 쇼핑 나온 젊은이와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시청 등 공공기관 이전과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상권이 침체됐던 중구는 김 구청장의 노력으로 전성기 못지않은 활력을 찾고 있다. 최근에는 고지대인 산복도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근린재생형 도시재생사업 추진 등 주민복지정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경제가 회복된 만큼 이젠 주민들의 애로 사항 해결에 역점을 두겠습니다.” 커뮤니티센터인 대청동 ‘금수현의 음악살롱’, 노인일자리 지원센터인 ‘밀다원 시대’, 보수동 ‘행복마을센터’ 등 주요 거점시설에 공동체를 만든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고지대 산복계단길에 지난해 6월 전국 최초로 모노레일을 설치,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보행을 돕도록 했다. 보수동에는 100억원을 투입해 복합주차타워, 가로공원, 게스트하우스를 설치하는 등 주민 편의시설을 늘릴 계획이다. 30억원을 들여 산복도로 둘레 산책길과 테마오름길을 조성하는 등 쾌적한 환경 조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원도심 중구를 부활시킨 여성구청장이란 말을 듣고 싶다”는 김 구청장은 여성 최초 3선 구청장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당·정·청 3각 편대’ 노동개혁 드라이브

    새누리당과 정부, 청와대가 22일 노동 개혁을 올해 하반기 최대 중점 과제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또 공공, 노동, 금융, 교육 등 4대 구조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새누리당에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고위급 만찬 회동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김정훈 정책위의장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고위급 회동이 열린 것은 지난 5월 15일 이후 68일 만이다. 4대 개혁 특위 가운데 노동개혁특위가 우선 발족된다. 위원장으로는 최연소 노동부 장관을 지낸 이인제 최고위원이 맡기로 했다. ‘노동 개혁→청년 일자리 확충→경제 활성화’의 선순환 구조로 가는 첫 단추로, 노동시장 구조를 개선해 청년 고용 절벽을 해소하자는 취지다. 지난 5월 마무리한 공무원연금 개혁에 이어 금융·교육 개혁으로 가는 징검다리 성격도 갖고 있다. 당·청 간 ‘순풍’이 노동 개혁의 추진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노동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새누리당은 우선 노동계와 대화 채널을 구축하고 노동계 의견부터 듣겠다”고 강조했다. 노동 개혁안의 윤곽은 오는 8~9월쯤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그동안 노동 개혁에 대한 ‘단계적 추진’ 의사를 내비쳐 왔지만 당·정·청이 뜻을 같이한 이상 ‘일괄 처리’ 가능성도 있다. 노동 개혁의 양대 축은 이른바 ‘쉬운 해고’로 불리는 고용 유연화와 임금피크제를 취업 규칙에 반영하는 임금체계 개편이다. 하지만 노동계와 야당의 반발은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날 회동에서는 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후속 방역체계 개선 종합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경제활성화 법안 등도 조속히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김 정책위의장은 “추경안은 24일까지 반드시 처리되도록 당에서 최대한 지원키로 했다”면서 “경제활성화 법안, 서비스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등이 7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연기의 희열 맛본 그녀 “예쁜 척할 필요 있나요”

    연기의 희열 맛본 그녀 “예쁜 척할 필요 있나요”

    30대에 들어서 만난 전지현(34)은 많이 변해 있었다. 7년 전 만났던 20대 후반의 수줍음 많은 소녀는 사라졌다. 오히려 “나이가 들어서…”라며 눙치는 모습에서 연륜 가득한 당당함이 느껴진다. 대중은 이런 30대 전지현의 모습에 더 열광한다. 그의 이런 자신감은 천만 영화 ‘도둑들’(2012)과 중국 한류의 물꼬를 튼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성공에 기인한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2001),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2004) 이후 10년가량 흥행에 목말라 있던 그의 갈증을 확실하게 풀어 줬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찻집에서 전지현을 만났다. 체격이 건장한 검은 양복의 경호원 두 명이 인터뷰 내내 곁을 지켰다. 그의 초절정 인기를 절감할 수 있었다. “20대 중후반에도 1년에 한 작품씩 꾸준히 연기 활동을 했지만 관객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죠. 그때는 어려서 그저 눈앞에 있는 것만 하고 잘하려고 했지, 맞는지 틀렸는지 스스로 판단하지 못했죠. 하지만 20대는 배우로서 시작이고 끝이 아니니까 조급해하지는 않았어요.” 배우보다는 ‘CF 스타’로 각인될 뻔했던 그는 서른 즈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꽉 잡았다. 기회는 바로 ‘타짜’, ‘범죄의 재구성’ 등을 만든 최동훈 감독이었다. 전지현에게 최 감독은 “배우라는 느낌을 언제든지 가능하게 해 주는 감독”이었다. ‘도둑들’을 하면서 배우와 감독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될 때 느끼는 희열을 맛봤다. 그는 ‘암살’의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출연을 결심했다. “감독님과 저는 작업할 때 스타일이 비슷해요. 강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잘 살린다는 공통점이 있죠. ‘도둑들’에서 연기할 때 감독님이 ‘지현씨, 숨도 쉬지 말고 연기하세요.’라는 말을 많이 했어요. 대사의 시작과 중간, 끝날 때 저도 모르게 어색하게 뭔가를 하고 있었나 봐요. 그런 공백을 줄였더니 연기에 군더더기가 없어지고 깔끔하게 흘러가더라고요.” 이후 업그레이드된 연기력은 영화 ‘베를린’(2013)과 드라마 ‘별그대’까지 영향을 미쳤다. ‘암살’에서는 국내 영화계에서 이례적으로 액션 대작의 주연을 맡았고,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장총을 든 암살대원 역할을 무리 없이 소화했다. “한국 영화에서 이런 캐릭터가 나오기 쉽지 않으니까 제가 역할에 흠집이 되기 싫었어요. 5㎏짜리 장총을 들고 몸으로 부딪치는 어려운 액션이 많았는데 운동을 매일 한 것이 도움이 됐죠. 액션 연기는 손끝, 발끝까지 예민해져야 하는데 운동 덕에 몸에 대한 느낌을 잘 잡게 됐어요.”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1930년대인 만큼 광택이 거의 나지 않는 민낯 메이크업으로 출연했지만 외모에 대한 욕심은 이미 ‘별그대’ 때 내려놨다. 드라마에서 그는 톱스타 천송이 역을 맡아 망가짐을 불사하는 코믹 연기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한류 스타로 거듭났다. “대중은 광고 속 제 이미지만 기억하고, 난 더이상 20대도 아닌데 보톡스를 맞아야 하나 피부과에 다녀야 되나 고민이 많았죠. 하지만 이것저것 신경 쓰니까 스트레스받아서 막 나가는 연기를 못하겠더라고요. 저 어떻게 생긴지는 사람들이 다 아는데 예쁜 척하지 말고 연기에 집중하자고 생각했어요. 그랬더니 좋은 캐릭터가 나오더군요.” 전지현은 2012년 외국계 은행에 다니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그즈음부터 주변의 시선이 부드러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얼마나 잘하나 보자’는 식의 시선이 많이 느껴졌는데 결혼 이후 많이 누그러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집에서는 평범하고 부지런한 주부라고 한다. 그가 스스로 남과 다르다고 생각할 때는 광고를 찍을 때다. 그는 “광고나 사진을 찍을 때만큼은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감정을 밑바닥부터 끌어올려 카메라 뒤까지 전달하는 작업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저는 세월을 거스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운동을 해요. 나중에 돌아봤을 때 제 나이에 맞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순수한 연기니까요. 제가 할 수 있는 것만 잘하면 되지 않을까요. 하하하.”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동위원소로 문화재 연구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3일 대전 호텔인터시티에서 ‘동위원소에 담겨 있는 문화유산 이야기’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번 심포지엄은 국립문화재연구소,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원이 지난달 문화재 분석 연구를 위해 체결한 업무협약에 따라 마련됐다. 동위원소는 양성자 수는 같으나 중성자 수가 달라 질량수에서 차이가 나는 원소로 문화유산 연대 측정, 산지 추정, 옛 환경 복원, 거주와 이동 등을 밝혀내는 연구에 사용되고 있다. 심포지엄에서는 납 동위원소비 분석을 이용한 청동기 원료 산지 연구, 한반도 납 동위원소비 광역 분포도 제작과 활용 등에 대한 주제 발표가 있고 납 동위원소비를 이용한 해외 연구를 살핀다. 또한 동위원소 연구를 통해 확인한 국내산 소나무 산지 구분, 고고학 연구에서 방사성탄소 연대의 의미와 활용 등 연구 성과가 소개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씨줄날줄] 토지주택박물관과 지역문화/서동철 수석논설위원

    한국토지주택공사는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2009년 통합하면서 출범했다. 토지주택공사보다는 전국 곳곳의 개발지구와 아파트 외벽에 쓰인 LH공사라는 이름이 더욱 친숙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앞서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는 1997년과 2005년 각각 개관한 토지박물관과 주택도시박물관을 운영하고 있었다. 각각 경기 분당 신도시의 옛 본사 사옥에 자리잡고 있었다. 두 기관의 통합에 따라 두 박물관이 합쳐진 것은 자연스럽다. 토지주택공사는 지역 균형 발전 정책에 따라 진주의 경남혁신도시로 이전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새 사옥 개청식이 열렸다. 이튿날인 7월 1일에는 새 사옥에서 또 하나의 이전 개관 기념식이 펼쳐졌다. 토지주택박물관이 국내 유일의 주거문화 및 토목건축 전문 박물관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넉넉한 전시 공간을 갖추고 수준 높은 전시를 보여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진주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서부 경남의 중심 도시이다. 민군(民軍)이 하나 되어 진주성을 사수한 진주대첩의 역사가 숨쉬고 있기도 하다. 임진왜란 당시 군량미를 확보하고자 호남 곡창지대를 노리던 왜군의 서진(西進)을 저지하지 못했다면 전쟁의 결과는 크게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이 도시를 휘돌아 나가는 남강변 진주성 옆에 1984년 국립진주박물관을 세우고 임진왜란 전문박물관이라는 특별한 기능을 부여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한편으로 영남의 대표적 예향(藝鄕)이라는 진주 사람들의 자부심은 하늘을 찌른다. 하지만 오늘날에도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넘쳐난다고 하기에는 그다지 자신이 없다. 문화공간만 해도 국립진주박물관과 남강댐 수몰 지역의 선사문화를 모은 진주 청동기문화박물관, 공연 및 전시시설이 있는 경남 문화예술회관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것이 없었다. 진주의 새 박물관은 설계부터 박물관으로 지은 것이다. 분당 시절 임시방편으로 사옥 한 귀퉁이를 차지했던 옛 박물관과는 차원이 다르다. 당연히 콘텐츠도 눈을 비비고 봐야 할 만큼 수준이 달라졌다. 전시 유물은 5만점 남짓한 이 박물관 소장품 가운데 정수를 엄선한 것이다. 선사시대 주거지와 고구려 안악3호분, 조선시대 양반집 사랑채와 1963~1964년 지어진 서울 마포아파트 내부 모습에 이르기까지 건축 및 토목 역사의 변화를 보여 주는 다양한 재현 전시 기법도 활용했다. 개관 기념 기획 전시의 주제는 ‘토지주택박물관의 진주(眞珠)’다. 그저 특별한 것만 있는 전문박물관이 아니라 다양한 소장품과 수준 높은 기획력을 갖춘 만큼 진주의 새로운 중심 문화공간이 될 것이라고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의미로 읽어도 좋을 것이다. 한마디로 토지주택박물관은 혁신도시 정책을 지역 균형 발전을 넘어 지역문화 균형 발전으로 승화시킨 성공 사례이다. 다른 기관들도 본보기로 삼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 감사원 근처 세워둔 차량서 불… 1명 사망

    감사원에 민원을 제기한 50대 남성이 감사원 인근에 정차한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했다. 20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27분쯤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에서 50여m 떨어진 곳에 정차된 차량에서 불이 났다. 경찰의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이모(59)씨가 운전하던 차량이 이날 해당 구역에 정차한 지 5분여 만에 운전석 쪽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는 것이 확인됐다. 경찰은 불탄 차량의 조수석에서 휘발유통이 발견됨에 따라 이씨가 스스로 불을 질렀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차량에서 발견된 시신이 이씨인 것을 확인했다. 이씨는 최근까지 강원도 춘천에서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을 운영해 왔다. 이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시설 운영권이 2007년 한국지체장애인협회로 넘어가자, 이 처분이 법에 어긋난다며 춘천시를 피감기관으로 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감사원은 춘천시의 처분에 잘못이 없다는 결론을 내고 최근 이씨에게 최종 통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씨가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불만을 품고 감사원 앞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2개월 만에… 22일 고위 당·정·청

    정부와 새누리당,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고위 당·정·청 회의가 오는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개최된다. 이번 회의는 국회법 개정안으로 인해 당·청 갈등이 고조되던 지난 5월 15일 이후 2개월여 만에 재개되는 것으로 당·청 관계 회복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고위 당·정·청 정책조정회의, 당·정 협의 등 여러 다양한 각도로 대화채널을 가동하기로 했다”며 “우선 다음주인 22일 고위 당·정·청 회의가 열린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황교안 국무총리,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고위 당·정·청 회의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임기 반환점을 맞아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핵심 협의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공공·노동·교육·금융 4대 국정 개혁과제 수행의 밑그림을 그리고 총선용 민생 공약과 정책 개발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회의는 당·정·청에서 ‘4+4+4’로 참여하는 대규모 회의다. 당에서는 대표·원내대표·정책위의장·사무총장이, 정부에서 국무총리·경제부총리·사회부총리·국무조정실장이, 청와대에서 비서실장·정책조정수석·경제수석·정무수석이 참여한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에는 첫 회의라서 고위 당·정·청 회의의 대상을 넓혔다”고 전했다. 회의 의제는 우선 당면 현안인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경제활성화 법안 등 민생 법안, 노동개혁,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방역시스템 점검 등이 유력하다. 지난 4월 19일 이후 3개월여간 중단돼 온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도 조만간 열릴 예정이다.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는 한 달에 한 차례 여는 것으로 정례화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新 국토기행] 울산 남구

    [新 국토기행] 울산 남구

    우리나라 산업 근대화의 상징인 울산 석유화학공단. 365일 멈추지 않는 석유화학공단의 불꽃을 품은 울산 남구. 포경산업을 살아 있는 고래생태관광산업으로 도약시키며 전국적인 관심을 끈 고래도시. 계절마다 꽃 옷을 갈아입는 울산대공원과 축구·야구·양궁장 등을 갖춘 울산체육공원이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을 잡고 있다. 남구는 산업, 생태, 관광이 공존하는 미래형 복합 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국내 최대 도심 명품 공원 ‘울산대공원’ 산업도시 울산의 삶을 풍요롭게 바꾼 남구 울산대공원. 2002년 개장 이후 도심 명품 공원으로 자리잡으면서 친환경 생태도시 울산을 이끌고 있다. 울산대공원은 국내 최대 규모(3.69㎢)로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3.4㎢)보다 넓다. 둘러보는 데만 최소 3시간 이상 소요된다. 풍부한 녹지와 쉼터, 자연환경과 시설을 갖춘 ‘도심 명품 공원’을 콘셉트로 설계됐다. 도심 숲 붐을 일으킨 주역으로서 울산의 품격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산림과 경관은 최대한 유지하면서 수용된 임야 등을 활용해 ‘용의 형상’으로 시설물을 배치했다. 랜드마크인 풍차가 있는 풍요의 못과 호랑이발 테라스는 격동저수지를 친환경적으로 단장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나비식물원과 노인들을 위한 파크골프장, 수영장, 어린이동물농장 등 89개의 다양한 시설물을 갖췄다. 국내 최고 수준인 장미원은 축제가 열리면 북새통이 된다. ●가족·연인과 함께하는 ‘고래바다여행’ 크루즈선을 타고 장생포 앞바다를 3시간여 동안 돌아보는 고래바다여행은 물살을 가르는 고래를 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고래박물관도 있다. 12.4m 길이의 브라이드고래 골격 등 고래 관련 유물 283점이 전시돼 있다. 2009년에는 일본에서 들여온 돌고래 4마리가 고래생태체험관에 보금자리를 틀었다. 남구는 고아롱, 고다롱, 장꽃분, 장두리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명예 구민으로 주민등록증까지 만들어 줬다. 고래생태체험관 옆에는 고래연구소도 있다. 지난 5월에는 고래문화마을(10만 2000㎡)도 문을 열었다. 1986년 상업포경이 금지되기 전 고래잡이로 번성했던 옛 장생포마을이 재현됐다. 고래 해체장, 고래고기를 삶아 팔던 고래막 등 23개 동의 건물을 실물 크기로 볼 수 있다. 추억의 학교와 이발소 등도 마련됐다. 고래조각공원에는 실물 크기의 귀신고래, 혹등고래, 밍크고래, 향고래, 범고래 등을 만들어 놨다. ●월드컵·세계선수권 치른 ‘울산체육공원’ 2002년 한·일월드컵 경기장인 문수축구경기장이 태양을 향해 비상하는 학처럼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울산체육공원은 스포츠와 문화가 조화를 이뤘다. 문수산과 남암산을 배경으로 자연 호수와 울창한 삼림이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연출한다. 호수의 대형 고사분수와 수생식물이 무성한 생태학습장, 인라인스케이트장, 자전거도로, 2002m 호반산책로는 도심에서 차로 10분 거리라 시민들의 여가 활동 공간과 체력단련장으로 사랑받는다. 호수와 연접한 호반광장은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되는 열린 공간이다. 울산체육공원 맞은편에는 최신 시설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문수국제양궁장이 있다. 경기가 없는 날에는 개방한다. 옆에 바비큐장이 있어 주말과 휴일이면 바비큐를 즐기려는 주민들로 넘쳐난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고 첨단 시설을 갖춘 문수야구장이 문을 열었다. 야구 불모지 울산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롯데 홈경기(일부)가 열리지 않는 날은 동호회 등 시민들에게 빌려준다. 관중석은 내야 스탠드 8088석과 외야 잔디 4000석 등 모두 1만 2088석이 있다. 주 출입구 앞에 설치된 길이 18m, 너비 3m, 높이 6m의 청동 재질 조형물인 ‘베이스 패밀리’가 관람객을 맞는다. 관중석은 메이저리그 구장처럼 그라운드와 같아 눈높이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상단 관중석에는 커플석을 마련했고, 일부 좌석에는 음료를 즐기며 야구를 관람할 수 있도록 스탠딩 테이블을 설치했다. ●365일 꺼지지 않는 산업 불꽃 ‘석유화학단지’ 울산 석유화학단지는 밤이면 휘황찬란한 빛을 발한다.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이 광경은 울산 12경 중 하나로 꼽힌다. 이를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밤에 무룡산을 오른다. 석유화학공단에는 SK, 한화, 삼성, 효성 등 국내 화학업체들이 모여 있다. 1970년대 우리나라 근대화의 상징물이다. 공장들은 24시간 쉼 없이 돌아간다. 석유화학공단의 불꽃은 365일 꺼지지 않는다. ●초미니 종교시설 갖춘 쉼터 ‘선암호수공원’ 선암호수공원은 40여년간 공업용수원으로 시민들의 접근이 금지됐던 선암댐을 2005년 63억 4000여만원을 들여 공원으로 만들었다. 지금은 남구 주민들의 쉼터가 됐다. 1구간에 길이 849m, 폭 2.5m의 산책로와 지압보도, 야생화단지, 코스모스·유채단지 등을 조성했다. 2구간에는 길이 651m, 폭 2.5m의 산책로와 1만 5000㎡ 규모의 수생 생태원, 댐 정상 전망대, 2400㎡ 규모의 연꽃 군락지를 만들었다. 연꽃 군락지는 겨울에 스케이트장으로도 활용된다. 3구간은 길이 1.4㎞, 폭 1.5~2m의 산책로 가운데 1㎞가 황토로 포장됐다. 이곳에는 폭 2m, 길이 130m의 수상 구름다리, 전망데크와 쉼터, 물레방아, 높이 4.5m의 인공 폭포가 있다. 특히 초미니 종교시설은 주민들뿐 아니라 관광객들의 사랑을 독점하고 있다. 안민사(절), 호수교회, 성베드로기도방 등이 있으며 한 명이 간신히 들어갈 수 있는 크기다. 기네스북에도 등재됐다. 이용객들이 남긴 기부금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된다. 안민사는 수험생들에게 효험이 있다는 소문이 나 매년 입시철 수험생 부모들로부터 인기를 끈다. ●도심 속 숲길을 걷는 산책로 ‘솔마루길’ ‘소나무가 많은 산등성이’이라는 뜻의 솔마루길은 울산 도심을 연결하는 산책로다. 선암호수공원~신선산~울산대공원~문수국제양궁장~삼호산~남산~태화강 둔치 십리대숲을 잇는 24㎞ 구간에 조성됐다. 도심을 벗어나지 않고도 집 주위 야산과 숲에서 흙길을 걸으며 자연 생태를 즐기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솔마루길은 산책로뿐 아니라 구름다리와 건강을 위한 108계단, 데크산책로, 육교, 야생화밭, 산림욕장, 자연학습원 등이 조성된 다목적 문화 공간이다. 울산 시가지와 태화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신선산, 삼호산, 남산 위에 쉼터로 각각 정자를 지었다. 생태계 교란을 막기 위해 낮은 위치에 20~40m 간격으로 800여개의 돌고래 모양 가로등을 설치했다. ●미식가 입맛 유혹하는 활어와 고래고기 울산을 찾는 관광객들은 장생포 일대에서 갓 잡아 올린 자연산 활어와 고래고기를 즐긴다. 가족과 연인들의 맛 여행 코스로 인기가 높다.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자연산 활어회는 다른 곳에서 쉽게 접할 수 없다. 고래고기는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껍질, 혓바닥, 내장, 꼬리 등 부위에 따라 12가지 맛을 낸다. 그중 가슴살을 최고로 친다. 꼬들꼬들한 껍질과 껍질 안쪽에 붙은 기름의 녹는 맛이 일품이다. 붉은 살코기는 육회로 먹는 게 맛있다. 배를 썰어 넣고 참기름 등의 양념으로 무쳐 고소한 맛을 낸다. 목살과 가슴살을 얇게 썰어 초장이나 겨자 간장에 찍어 먹는 ‘우네’, 꼬리지느러미를 소금에 절였다가 뜨거운 물에 데쳐 내는 ‘오배기’, 고기를 썰어 막장·고추장에 바로 찍어 먹는 ‘막찍기’ 등도 인기다. 고래고기는 고단백 저지방에 저칼로리 음식으로 칼슘과 비타민 등이 골고루 함유돼 있어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크다고 알려졌다. 동의보감에도 ‘쉽게 피로하고 활동성이 떨어지며 가벼운 운동만 해도 맥박이 빨라지는 사람에게 고래고기가 좋다’고 적혀 있다. 최근에는 고래스테이크 등 퓨전 요리도 나온다. 스테이크는 살코기에 칼집을 내고 하루 동안 올리브유에 재어 둔 뒤 버터를 둘러 구운 것이다. 구운 채소와 어린이 주먹밥을 곁들여 먹으면 좋다. ●더위야 가라… 원기 회복엔 장어구이 더위와 스트레스로 지친 몸에는 바닷장어구이가 최고다. 바닷장어는 먹장어(곰장어), 붕장어(아나고), 갯장어(하모)로 구분된다. 울산에는 붕장어 요리가 많다. 회부터 구이, 탕까지 다양하다. 구이는 소금과 양념으로 나뉜다. 소금구이는 장어에 소금만 뿌려 구운 것으로 속살이 부드럽고 고소하다. 마늘 기름장에 찍어 먹으면 좋다. 담백하면서 깔끔해 장어 본래의 맛을 볼 수 있다. 양념구이는 비릿함이 없고 새콤달콤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바닷장어는 원기 회복과 면역력 증진, 두뇌 건강, 혈액 순환, 시력 개선, 피부 노화 방지 등 여러 방면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다를 품은 대게… 된장찌개로 마무리 대게는 겨울에서 3월까지가 가장 맛있을 때다. 대게 요리는 역시 ‘찜’이다. 대게라고 해서 맛이 비슷할 것으로 생각하면 착각이다. 종류만큼 맛도 다양하다. 대게 살을 한입 먹는 순간 바다의 향기가 가득 퍼져 온다. 몸통 부분은 희고 뽀얀 살이 꽉 차 있어 수저로 퍼 먹을 정도다. 게살을 먹는 것만으로는 만족이 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대게를 이용한 음식들도 많다. 대게찜을 맛있게 먹었다면 대게 내장 볶음밥과 대게 된장찌개로 마무리한다. 게 맛이 향긋하게 느껴지는 고소한 볶음밥과 대게를 넣고 푹 삶아 진국이 우러나온 된장찌개는 배불러도 식탐을 내게 한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한국사 고2 34% 하던대로 공부하면 서울대 만점

    한국사 고2 34% 하던대로 공부하면 서울대 만점

    현재 고교 2학년 학생들이 치르는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한국사가 필수 과목이 된다. 교육부는 지난 4월 상위권 학생의 변별력을 위해 고난도 문항을 일부 출제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중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쉽게 출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고2 학생들은 여전히 궁금하다. 도대체 한국사는 얼마큼 공부해야 하고, 내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대학에 따라 만점으로 정한 등급이 달라 지원하려는 대학에 따라 공부를 더 해야 하나 생각할 수도 있다. 입시업체인 진학사와 함께 지난달 부산교육청이 출제했던 고1, 2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 한국사 결과를 분석해 봤다. 13일 부산교육청에 따르면 6월 고2 학평에서 전체 수험생의 한국사 원점수 평균은 25.05점이었다. 원점수 50점 만점에서 40점 이상인 1등급 비율은 11.05%였다. 대학들이 발표한 2017학년도 한국사 반영 방법에 따르면 서울대가 정시에서 3등급 이상은 만점, 4등급부터는 등급당 0.4점씩 감점한다. 고려대는 수시에서 수능 최저 기준으로 인문계열은 3등급 이내, 자연계열은 4등급 이내여야 지원을 할 수 있다. 정시에서는 인문계는 3등급 이상을 만점으로 하고 4등급 이하부터 등급당 0.2점씩 감점한다. 자연계는 4등급 이상이 만점이다. 연세대는 고려대와 마찬가지로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전형에서 인문계는 3등급 이내, 자연계열은 4등급 이내여야 지원할 수 있게 최저기준을 정했다. 정시에서도 고려대와 마찬가지로 인문계 3등급 이상, 자연계 4등급 이상을 만점으로 정하고 등급별로 감점한다. 이번 학평 결과를 여기에 대입해 보자. 2017학년도 서울대 정시에서 만점으로 지정한 3등급 이상 비율은 34.81%로 3명 중 1명꼴이었다. 연세대와 고려대 등 주요 사립대 자연계열이 만점으로 지정한 한국사 4등급 이상은 51.02%로 절반 이상에 이르렀다. 고1 학평에서는 한국사 원점수 평균이 26.25점이었고 3등급 이상 비율이 37.41%로 10명 중 4명꼴이었다. 4등급 이상은 54.67%로 절반을 넘었다. 쉽게 말해 현재 고1 수험생 3명 중 1명은 서울대 정시에서 한국사 과목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고 2명 중 1명은 연세대와 고려대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대학도 비슷하거나 이보다 낮은 수준의 한국사 실력을 요구한다. 성균관대는 수시에서 한국사 4등급 이내까지 지원할 수 있게 했다. 정시에서는 1~4등급까지는 10점의 가산점을 부여하고 5등급부터 1점씩 감점한다. 중앙대도 수시에서 한국사 4등급 이내를 최저로 정했다. 정시에서는 1~4등급까지 10점의 가산점을 부여하고 5등급 이하부터 차등 가산하는 방식도 성균관대와 똑같다. 경희대는 수시에서 수능 최저 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논술우수자 전형에서 한국사 5등급을 최저 기준으로 정하는 등 기준이 다소 낮았다. 다만 정시에서는 인문계 3등급 이상, 자연계는 4등급 이상이 만점이다. 한양대는 수시 모든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사에 대한 반영을 별도로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정시에서는 인문계가 3등급 이상 만점, 자연계는 4등급 이상 만점으로 서울의 주요 대학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런 결과를 종합할 때 서울의 주요 대학에 진학하려면 적어도 한국사에서 3등급 또는 4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교육부가 현재의 한국사 시험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3등급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면 지금처럼 공부하면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서울의 주요 대학을 노리고 있지만 4등급 이하로 나온다면 한국사를 별도로 공부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가 지난 4월 발표했던 ‘10가지 문항 유형으로 준비하는 한국사 공부법’을 참고하도록 하자. 지금까지 수능에서 출제됐던 세부적인 지식을 묻는 문제보다 폭넓은 지식을 요구하는 형태로 출제된다. 예컨대 ‘우리 역사의 형성과 고대 국가의 발전’ 단원에서 낸 문제에서는 선사 시대의 대표적 유물 사진을 통해 해당 시기의 모습을 묻고 있다. 제시된 사진은 모두 신석기 시대의 대표적 유물이다. 왼쪽 유물은 넓적한 돌 위에 둥근 돌을 올려놓은, 갈판과 갈돌이다. 이 돌들은 곡식을 가는 데 사용됐다. 오른쪽 유물은 바닥이 뾰족한 빗살무늬토기로, 곡식을 저장하거나 조리하는 데 사용됐다. 두 유물 모두 신석기 시대 농경 생활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정답은 2번이다. 기존 수능 출제 문항은 청동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의 생활에 대한 세부적인 지식을 평가하지만, 예시 문항은 신석기 시대의 생활에 대한 평이한 난도의 지식을 평가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신나는 인생…조각가 김경민 ‘가족’ 테마 초대전

    신나는 인생…조각가 김경민 ‘가족’ 테마 초대전

    선물을 가득 싣고 2인용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가족, 야구복을 차려입고 경기 구경을 가는 가족, 피크닉에 나선 가족, 목욕탕에서 아내의 등을 밀어주며 행복해 하는 남편…. 경쾌한 몸짓, 행복한 표정의 인물 조각으로 신바람 바이러스를 전해주는 조각가 김경민(43)이 ‘가족’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서울 종로구 원서동 아트스페이스H에서 초대전을 갖고 있다. 청동에 우레탄을 입히고 색을 칠하는 방식의 조각으로 자기만의 정체성을 확보한 그는 이번 전시에서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의 모습을 담은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주부로서, 세 아이의 엄마로서 일상의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들”이라며 작품 속에 등장하는 젊은 부부와 아이들은 실제 자신의 가족을 모델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시 조각가인 남편 권치규씨와의 사이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그가 가족의 모습을 본격적으로 담기 시작한 것은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서 행복한 추억을 함께 쌓을 수 있었던 2008년부터다. 경제위기가 닥쳤던 1997년 지하철 손잡이에 지친 몸을 기댄 아버지의 모습을 표현한 ‘귀가’, MBC 한국구상조각대전 대상작인 ‘예스맨’처럼 이전에는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은 풍자적 작품을 선보였던 그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면서 점차 자신의 주변으로 관심을 옮겼다. 작가는 “일기를 쓰듯이 생활 속에서 보고 느끼는 것을 메모해 놓았다가 스케치로 옮겨 조각으로 형상화한다. 사회적 변화를 의도하는 무거운 주제는 아니지만 상처와 고통으로 마음을 열지 못하는 현대인에게 작품을 통해 따뜻함과 치유의 기쁨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업한다”고 말했다. 알록달록한 의상을 입은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마치 “인생이 이렇게 신날 수가 있다니!”라고 외치는 만화 주인공처럼 유머러스한 형상을 하고 있다. 큰 코와 넉넉한 입, 지나치게 길고 가는 다리 등 과장된 표현이 특징이다. 그는 ”기쁨, 슬픔 등의 감정을 인체의 선을 통해 표현해내려 한다”면서 “인체의 선이 길어진 것은 경쾌한 삶의 리듬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부로서, 엄마로서 소소하게 작업을 해 오면서 가족에게만 보여줬던 그의 작품들은 어느 새 국내외 곳곳에서 대형 조형물로 만날 수 있게 됐다. 올 하반기 대만, 베이징, 상하이에서 개인전이 예정돼 있는 그는 ”이제 국내를 넘어 아시아로, 또 전 세계로 나가 내 작품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시는 30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새로운 50년을 열자] 조선·일본 교역의 장 ‘초량왜관’… 日문화 유입 통로로

    [새로운 50년을 열자] 조선·일본 교역의 장 ‘초량왜관’… 日문화 유입 통로로

    일본 문화가 우리 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근·현대에 집중적으로 전해졌다. 대중목욕탕, 화투놀이, 가라오케 등등. 이 가운데 가장 우리 생활에 밀접한 것은 음식문화이다. 돈가스, 오므라이스, 스시, 우동, 소바, 라면, 샤부샤부, 덴푸라, 스키야키, 데판야키(철판구이), 쇼유, 다쿠안 등 다 거론할 수 없을 정도다. 신선하고 정갈한 맛이 특징인 일본 음식은 개운한 맛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호에도 맞아 기성세대는 물론 신세대의 외식문화에도 큰 몫을 차지한다. 일본 문화가 한국에 전해진 뿌리는 어디일까. 조선과 일본과의 무역 및 교류의 장이었던 초량왜관(1678~1876)이 들어섰던 용두산공원을 찾아가봤다. 초량왜관을 통해서도 다양한 일본 문화가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해 내려오는 것은 거의 없다. 당시 일본인과의 접촉이 금지돼 문화교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부산과 김해 일대에는 일본 부채와 일본 양산을 들고 다니고 일본 귤과 스키야키를 먹는 등 왜류(倭流) 바람이 불었다고 전해지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일본인들이 200여년간 부산에 상주한 역사 그 자체가 일본 문화의 뿌리로서 상징성을 보여준다. 부산에는 왜관의 영향으로 이름 지어진 대청동, 복병산, 고관(두모포 왜관·현 동구청 자리) 등의 지명이 남아 있다. 초량왜관에 대해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한 부산대 한국학연구소 양흥숙(45) 교수와 함께 이날 초량왜관의 발자취를 따라가봤다. 양 교수는 “초량왜관은 한·일교류의 장으로서 역할이 컸지만 일본 문화가 조선에 들어오는 통로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초량왜관은 용두산공원을 낀 동광동, 광복동, 중앙동, 신창동 일대에 있었다. 당시 모습은 하나도 없어 200여년간 왜관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다만 광복로와 용두산 공원 입구 등에 초량왜관이 있었던 곳이란 팻말이 세워져 있을 뿐이다. 용두산공원 타워전망대에서 동광동 쪽을 내려다보니 부산항 앞바다와 오륙도가 손에 잡힐 듯 눈앞에 확 들어왔다. 대마도는 부산과 직선거리로는 불과 49.5㎞로 제주도(약 92㎞)보다 훨씬 가깝다. 맑은 날씨에는 육안으로도 어렴풋이 섬이 보인다. “왜관은 동관(사신이 오면 머물었던 곳 · 동광동과 광복동 쪽)과 서관(당시 일본인이 상주했던 지역 · 신창동 쪽)으로 나뉘었는데 단순한 문물교류를 위한 무역뿐만 아니라 선린 교류의 장으로 큰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계단을 이용해 5분여쯤 걸어 동광동 쪽으로 내려오니 계단 끝 화단 옆에 ‘약조제찰비’ 팻말이 있다. 양 교수는 “동래부사와 대마도주가 왜관 운영을 위한 금제조항 다섯 가지를 제정하고 공표하기 위해 세운 비석으로 원본은 부산시립박물관에 보관돼 있다”고 말했다. 오른쪽 동광교회 쪽을 지나 5분여간 걸어가면 왜관 책임자가 상주했던 관수사 터가 나온다. “초량왜관은 용두산을 포함해 광복로와 현재의 부산데파트 자리까지 10만평 규모로 상주인구는 500여명, 건물이 150여채로 많을 때에는 1000여명에 달했습니다. 당시 대마도 인구가 1만 5000여명이었던 점에 비춰볼 때 그 규모가 매우 컸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지요.” 최근 초량왜관이 재조명을 받으면서 사학자나 지역 향토사학연구가 등의 연구 활동이 활발, 향후 한국에 전파된 일본문화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양 교수는 “일제강점기 탓에 우리나라는 무조건 국내에 있는 건물과 일본풍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며 없애거나 파괴해버렸다”며 “한류에 열광하는 일본인들이 부산을 많이 찾고 있고 초량왜관은 스토리와 규모 면에서 세계적으로 찾기 힘든 독특한 유적인 만큼 스토리텔링 등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관광상품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 사진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새로운 50년을 열자] 백제, 日과 교류 가장 활발… 아키히토 “나는 무령왕의 자손”

    [새로운 50년을 열자] 백제, 日과 교류 가장 활발… 아키히토 “나는 무령왕의 자손”

    지난 3일 오전 11시쯤 충남 공주시 금성동 송산리고분군. 매표소를 지나 고분군에 들어서자 공원과 같은 풍광이 펼쳐졌다. 축구장만한 산이 구릉처럼 야트막하다. 송산(松山)이다. 포장된 길 사이로 연두색 잔디밭이 잘 가꿔졌고, 소나무 등 각종 나무가 서 있다. 중간 산자락에 높이가 약간씩 다른 6기의 커다란 묘지들이 옹기종기 붙어 있다. 멀리 시내의 아파트와 묘하게 대조됐다. 이 중 유일하게 주인을 알 수 있는 ‘무령왕릉’이 있다. 아키히토(明仁) 일왕은 2001년 12월 23일 68세 생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간무 천황(50대·737~806)의 어머니가 무령왕 자손이라고 기록돼 한국과 인연을 느끼고 있다”고 폭탄 발언을 했다. 일본 고대사 연구의 중요 사서인 ‘속일본기’에 적힌 기록을 인용한 것이지만 일왕 스스로 이를 인정한 파격적 발언이었다. 3년 뒤인 2004년 8월 3일에는 아키히토의 5촌 당숙으로 일본 왕족인 아사카노 마사히코가 친척과 함께 무령왕릉을 참배했다. 여론을 의식한 비공식 참배였지만 일본 왕족의 무령왕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무령왕은 일본에서 태어났다. 백제 한성(서울)시대 마지막 왕인 개로왕이 고구려를 견제하기 위해 일본과 교류를 돈독히 하고자 461년 4월 동생 곤지를 일본에 보내면서 임신 중인 자신의 부인을 딸려 보냈다. 부인은 그해 6월 규슈 북쪽 가카라시마 섬에서 아들을 낳았고, 이 아이가 25대 무령왕이다. 아키히토 선조인 간무 천황의 아버지는 고닌 천황이고, 그 부인이 무령왕의 10대 후손이다. 간무 천황은 어머니가 세상을 뜨자 황태 부인으로 추종하고 극진히 제사를 지냈다. 이날 현장 취재에 동행한 박재용(43) 충남도역사문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백제 중흥을 이끈 무령왕 때 일본과 교류가 매우 활발했다”며 “이 과정에서 백제의 수많은 선진 문물이 일본에 전수됐다”고 말했다. 고분군 모형전시관에 들어서자 7호분인 무령왕릉과 5·6호분 모형이 눈에 띄었다. 박 연구원은 “송산리고분군 무덤 중 무령왕릉만 지석(誌石)을 통해 주인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유물 4600여점이 발굴됐다. 발견 당시 유물이 놓인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유리관이 보였다. 박 연구원은 “왕과 왕비의 신발, 청동다리미, 수문경(거울)은 똑같은 게 일본 고분에서도 출토돼 백제 문물이 얼마나 전수됐는지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서진 널빤지만 남은 관은 일본에서만 자생하던 금송으로 만들어졌다. 주로 백제가 중국에서 들여온 ‘시경’, ‘춘추’ 등 오경과 갖가지 문물을 일본에 전파했지만 금송처럼 일본에서 넘어온 것도 있음을 보여준다. 이곳을 나와 공주와 인접한 또 다른 백제의 고도 부여로 갔다. 부여읍 동남리 정림사지는 학교 운동장만한 크기였고, 연못 위 다리를 건너자 ‘정림사지 5층석탑’이 서 있다. 박 연구원은 “돌로 만든 탑이지만 지붕 처마가 치솟고, 몸돌이 4단으로 이뤄지는 등 목조 양식을 그대로 답습한 것으로 탑이 나무에서 돌로 바뀌는 초기 형태”라고 알려줬다. 그는 “일본은 이 양식을 받아들여 나무 탑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석탑 뒤에 불상을 모시는 금당 터가 있다. 3층짜리 절이었던 금당은 잔디밭으로 흔적을 표시했다. 그 뒤로 한옥 형식의 강당 건물이 있다. 박 연구원은 “백제 가람(절)의 전통 양식은 남북 일직선상의 1탑 1금당으로 1탑 3금당인 신라나 고구려와 다르다”면서 “백제 양식이 오사카 시텐오지(四天王寺)나 나라 호류지(法隆寺) 등에 적용됐다”고 얘기했다. 무령왕이 웅진(공주)시대를 이끌었다면 성왕은 사비(부여)시대를 연다. 성왕은 노리사치계를 보내 일본에 불상과 경전 등 불교를 전파한다. 백제 기술자들은 일본에 많은 사찰을 지었고, 아스카문화를 꽃피게 했다. 제련기술, 말 사육 방법, 양잠과 의복제작 기술도 일본에 전수됐고 그 흔적이 교토, 오사카, 나라 등에 남아 있다. 선진 문물 혜택을 받은 일본은 백제가 전쟁을 벌일 때 군사를 보내 도왔다. 백제가 멸망한 뒤에는 유민 4000여명이 일본으로 망명해 여러 촌락을 이뤄 살았고, 거기서 벼슬도 많이 했다. 박 연구원은 “백제와 일본은 형제처럼 서로 도우면서 지냈다”며 “요즘 사사건건 삐걱거리는 한·일 관계를 보면 참 안타깝다”고 씁쓸해했다. 글 사진 공주·부여 이천열 기자 sky@seoul.co
  • 말의 무게감 아는 남자, 약속의 무게 전하는 영화 ‘손님’ 으로 돌아왔다… 배우 류승룡

    말의 무게감 아는 남자, 약속의 무게 전하는 영화 ‘손님’ 으로 돌아왔다… 배우 류승룡

    한국전쟁이 막 끝난 즈음 떠돌이 악사 우룡(류승룡)은 우연히 산속 외딴 마을을 찾아든다. 그리고 마을의 절대권력자인 촌장(이성민)과 약속한다. 아들과 함께 마을에 잠깐 머물 수 있도록 허락해 주는 대신 전쟁이 끝났다는 사실을 마을 사람들에게 발설하지 않는다는 약속이다. 그는 끝내 약속을 지킨다. 서로 연심을 품은 무녀 미숙(천우희)이 “전쟁이 무서워서 마을 바깥으로 나갈 수 없다”고 말하자 살짝 망설이다가 “음, (전쟁은) 잠시 쉬고 있슈”라고 답한다. 촌장과의 약속을 지키면서도 진실을 피해 가지 않은 것이다. 류승룡(45)을 만났다. 9일 개봉한 영화 ‘손님’에서 사소한 약속조차 소중히 여기고 그 믿음이 배신당하자 처절히 분노하는 인물로 분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찻집에서 만난 뭔가 거친 이미지의 이 배우는 최근 3년 남짓 동안 자기 연기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 숱한 연기 변신을 하더니 이제는 ‘믿고 보는 배우’, ‘흥행 배우’로 입지를 굳히는 중이다. ‘최종병기 활’(2011년, 741만명)의 만주족 장수를 시작으로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년, 1232만명)의 폭군과 성군 사이의 신하, ‘7번방의 선물’(2013년, 1281만명) 속 딸바보 아빠, ‘명량’(2014년, 1761만명)의 집요한 일본군 장수 등 그의 존재감은 매년 흥행 영화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그는 “물론 많은 분이 봐 줬다는 점에서 감사할 일이지만 흥행의 수치로 기억되기보다 관객과 배우 모두 마음의 치유가 되고 삶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작품으로 남기를 더욱 바란다”고 몸을 낮췄다. 심드렁해 보이지만 쉽게 몸을 들썩이기보다 가능한 한 말을 아끼는 진중한 모습이다. 다양한 역할이 많이 들어오겠다는 물음에 류승룡은 “한때는 악역, 코미디 역할만 들어온 적도 있었다”며 “제작자나 감독들 입장에서는 기존에 검증된 캐릭터에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그는 “새로운 캐릭터건 기존 캐릭터건 역할을 맡을 때마다 끝까지 파 보자는 마음으로 일종의 ‘무한도전’을 한다”며 “구태의연하거나 한계를 정해 놓고 연기하지 않고 밑바닥을 파헤치자는 마음으로 접근한다”고 말했다. 류승룡은 이준익 감독이 그에게 건넨 조언을 늘 되새긴다. “땅을 파면 팔수록 맑은 물이 나오듯 손톱이 빠지도록 샘의 바닥을 파는 것은 배우의 몫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지금의 류승룡은 그냥 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누가 알아듣건 말건 사실상 고어가 돼 버린 만주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연기하고(‘최종병기 활’), 흉내만 내도 충분할 법한 피리 연습을 100일 동안 꾸준히 해낸 모습(‘손님’) 등은 배우로서 그의 자존심이다. 최소한 대중의 인식 속에서 그는 ‘늦깎이 배우’다. 1986년 고등학교 때 연극반에서 처음 연기를 접하며 질풍노도의 삶이 구원받고 치유받았음을 인식했다. 이후 과수원, 도로포장 등 막노동을 하는 무명 배우의 삶 속에서도 한 번도 좌고우면하지 않은 채 계속 연기를 삶의 축으로 붙잡고 살았다. 이름과 얼굴이 알려진 것은 불과 최근 몇 년 사이 일이다. 2011년 이전의 배우 류승룡은 그저 아는 사람들만 아는 배우였다. 1998년부터 5년 동안 뮤지컬 ‘난타’를 했고 연극 ‘서툰 사람들’, ‘택시 드리벌’, ‘웰컴투동막골’ 등 무대에서 무한 내공을 쌓던 시간들은 제대로 노출되지 않은 탓이다. 그럼에도 최근 그에게는 ‘뜨니까 변했다’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TV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과거 뮤지컬 ‘난타’를 함께했던 동료들이 그에 대해 던진 우스갯소리가 일파만파로 번진 것이다. 녹화 당일 당사자들과는 ‘오해 아닌 오해’를 모두 풀었고 이후 다른 자리에서도 여러 번 여느 때처럼 편하게 만났지만 방송이 나간 뒤 오히려 대중 사이에서는 파장이 쉬 가라앉지 않았다. 요즘 유행하듯 예능 프로그램 같은 데 나가서 자연스럽게 풀어도 괜찮으련만 “낯도 가리고 말도 잘 못한다”면서 손사래를 친다. 류승룡은 “섣불리 해명하기보다 말을 아끼고 침묵하는 것이 더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일련의 반응들을 보면서 스스로 돌아보고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말의 무게감을 아는 배우다. 인터뷰 말미에 그나마 길게 자신의 연기 인생에 대한 짐작-계획이나 목표가 아닌-을 슬며시 내비쳤다. “따로 맡고 싶은 역할이 있는 것은 아니고요. 어차피 제가 하고 싶어 하는 역할보다 더욱 다양하고 풍부한 캐릭터를 담은 대본이 올 테니까요. 그저 신선하고 도전이 되는 작품이라면 뭐든지 하고 싶죠. 안주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못 쓰는 80년 된 10만弗 지폐 왜 1000장이나 위조했을까

    못 쓰는 80년 된 10만弗 지폐 왜 1000장이나 위조했을까

    80여년 전 발행된 10만 달러짜리 위조 미국 지폐를 국내로 들여와 판매하려 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박모(54)씨 등 3명을 위조통화 취득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박씨 등은 2009년 11월 위조된 10만 달러짜리 1000장(약 1000억원)을 홍콩에서 국내로 몰래 들여와 골동품 수집가 등에게 판매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위조지폐를 100장씩 묶은 뒤 미국 재무성 인장이 새겨진 청동함 10개에 밀봉해 진짜 지폐인 것처럼 꾸몄다. 10만 달러 지폐는 1934년 미국 내 은행 간 거래에서 실제로 사용됐으나 개인이 사용할 수 없고, 현재는 유통되지 않고 있다. 청동함은 80여년 전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물건이다. 경찰은 지난 5월 10만 달러짜리 지폐를 팔려는 사람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해 왔다. 경찰 관계자는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과 공조해 박씨 일당으로부터 압수한 지폐는 미 연방법에 어긋나 일반인이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1년 더 멀어진 에밀레~ 아련한 종소리

    올 연말로 기대됐던 복제 ‘에밀레종’에 대한 타종이 1년 정도 늦춰지게 됐다. 7일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훼손 우려로 타종이 영구 중단된 국보 제29호 에밀레종(성덕대왕신종) 복제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총 3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신라 경덕왕이 부왕인 성덕대왕을 기리기 위해 만들기 시작해 771년 혜공왕 때 완성된 에밀레종은 2003년 개천절 때 마지막으로 33번 타종했다. 계속 타종할 경우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될 수 있다는 문화재청의 판단에 따랐다. 이번에 새롭게 제작될 종은 경주국립박물관에 보관 중인 청동 재질의 에밀레종과 같은 규모(높이 3.75m, 입지름 2.27m, 두께 11~25m, 무게 18.9t)다. 오는 11월까지 완성, 올해 제야의 행사 때 처음 타종하기로 했다. 그러나 종 제작과 종각 건립이 함께 지연되면서 타종은 내년 제야로 1년 정도 연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종은 복잡한 문양 조각 작업 등이 애초보다 6개월 이상 걸리면서 빨라도 12월쯤 완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종 제작에는 충북 진천에 있는 원광식(73·중요무형문화재 112호) 주철장을 비롯해 범종 관련 최고 권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종각 건립은 아직 장소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시는 최근까지 4차례 걸쳐 노동고분군 일대 등을 부지로 선정, 문화재청에 현상변경허가를 신청했으나 ‘사적지’라는 이유로 번번이 불허됐다. 현재 교촌한옥마을 인근 등이 대체지로 거론된다. 시 관계자는 “30만 경주 시민과 관광객들의 염원을 담아 추진하는 에밀레종 복제 사업이 예상보다 지연돼 아쉽다”면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철저를 기해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SK그룹, 中 관광객 유치 나섰다

    SK그룹이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경영진을 중국에 급파했다. SK는 6일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 등 주력 계열사 경영진이 중국을 직접 방문해 한국 세일에 나섰다”고 밝혔다. SK는 최근 국내를 찾는 중국 관광객의 숫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이하로 급감한 점 등을 고려해 중국 관광객 모시기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한 내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2조 5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민간 기업의 협조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문 사장 등은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百度)의 본사에서 최고 경영진과 잇따라 만났다. 문 사장은 이 자리에서 “2008년 쓰촨(四川) 대지진 당시 SK는 최태원 회장이 현지에서 구호 작업을 한 적이 있다”면서 “최근 한국 메르스 사태는 대부분 진정된 상태”라며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에 오도록 적극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인민일보 등 중국 측 인사들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화답했다. SK는 계열사인 SK네트웍스를 통해 서울시내 대기업 면세점 사업자 후보로 참여하고 있다.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지난해 10월 내수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중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주요 지역에 면세점을 추가로 허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 등도 최근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중국에서 관련 업계 최고경영자들을 만난 바 있다. 한편 대한항공이 메르스로 급감한 중국 관광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중국 여행사 대표와 언론인 등 300명을 한국으로 초청한다고 6일 밝혔다. 상하이와 베이징 등 중국 12개 도시에서 200명을 초청해 13일부터 15일까지 삼청동과 경복궁, 명동 등 서울 시내 주요 관광지와 신라면세점, 삼성 딜라이트체험관 등을 둘러본다. 호텔신라와 한국관광공사, 인천공항공사, 서울시 등이 참여해 민관 공동으로 수요 유치 활동을 벌인다. 창사 등 6개 도시에서 순차적으로 방한하는 100명은 8일부터 21일까지 서울과 제주 등 국내 관광지를 둘러본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명품관 된 미술관

    명품관 된 미술관

    한국의 전통미술을 얘기할 때 흔히 여백의 미, 소박함, 무기교의 기교, 무계획의 계획 등을 떠올린다. 그러나 고려시대 이래의 옛 기록들을 보면 정교하고 세련된 아름다움을 지닌 출중한 미술공예품을 극찬하는 글들이 많다. ‘공교하다’, ‘뛰어나다’,‘세밀하다’는 말을 통해 미술품들을 칭송했다는 것은 당대 우리 선조들의 미감의 기준과 인식을 보여준다.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이 기획한 ‘세밀가귀(細密可貴):한국미술의 품격’ 전은 세밀함, 정교함, 화려함을 통해 한국미술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조명한다. 한국미술의 편향된 시각을 극복하고 인식의 지평을 넓히고자 공들여 마련한 전시로 고대부터 조선까지 시대별, 장르별 최고의 명품을 망라한다. 금속공예, 회화, 나전, 불교미술 등 국보 21점, 보물 26점을 포함 140여점으로 구성된 전시는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적 흐름 속에서 면면히 이어져 온 한국미술의 품격을 보여주기에 더없이 훌륭하다. 전시 제목의 ‘세밀가귀’는 12세기 고려 미술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는 사료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1123년)에서 인용했다. 고려 인종 때 중국 송나라 사신으로 고려를 방문한 서긍은 고려 나전을 일컬어 ‘세밀함이 뛰어나 가히 귀하다 할 수 있다’고 평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공주박물관, 간송미술관, 호림박물관, 동국대박물관 등 국내 19개 주요기관의 대표작품과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보스턴미술관, 영국미술관,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도쿄국립박물관 등 해외 21개 소장처에서 대여한 국보급 작품들이 전시장을 채우고 있다. 외국 유수박물관에서 보물로 간직해 온 고려 나전, 국립부여박물관의 ‘백제금동대향로’(국보 287호) 등이 어렵사리 서울나들이를 했다. 전시작 중 청자진사 연화문 표형주자(독일 함부르크미술공예박물관), 칠보산도병(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 동경계회도(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은 국내 미술관에서 처음으로 전시한다. 전시는 세밀함과 화려함, 정교함을 드러내는 제작 기법을 중심으로 문(文), 형(形), 묘(描)의 세 부분으로 나뉜다. ‘문양:정교함의 극치, 화려함의 정수’ 부분에선 단조, 입사, 나전, 투각, 상감, 감장 등 여러 가지 장식 기법을 통해 장인들이 빚고 다듬고 두드려 만들어낸 정교한 미감을 살핀다. 금속 덩어리를 두드려 망치, 집게, 가위로 문양 혹은 입체를 만드는 단조로 만들어낸 신라시대 금관(국보 138호)과 금속표면을 파내고 다른 금속선을 박는 입사기법의 청동은입사 보상당초봉황문 합(국보 171호)이나 금선을 붙여 알집을 만들고 유리나 보석류를 박는 감장기법의 금동 수정감장 촛대(국보 174호)가 전시되고 있다. 나전은 광채가 나는 자개 조각을 박아 넣거나 붙여서 장식하는 기법으로 고려 나전은 기술적으로나 예술적으로 최고의 경지를 자랑한다. 이번 전시에는 전 세계에 17점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아 희귀한 고려 나전 중 나전 국당초문 경전함(영국박물관), 나전 국당초문 화형합(보스턴미술관) 등 8점이 공개된다. 나전 단화금수문 거울(국보 140호) 등 통일신라부터 조선시대 나전을 조망하는 특별공간은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라고 리움 측은 설명했다. ‘형태:손으로 빚어낸 섬세한 아름다움’에선 장인의 손끝에서 빚어진 치밀한 형태미를 보여주는 금속공예품과 불보살상을 보여준다. 흙으로 만든 거푸집에 녹인 금속을 부어서 굳히는 주조법은 금속공예 성형의 대표적인 기법으로 거푸집의 정교함에 따라 공예품의 완성도가 결정된다. 부여 능산리에서 출토된 백제금동대향로(국립부여박물관)는 백제미술의 뛰어난 조형성뿐 아니라 최고 경지에 도달한 주조법을 보여준다. 화려하고 섬세하게 장식된 보살상들은 입체적인 형상이 자아내는 아름다움의 정수를 드러낸다. 금동 보살 좌상(후묘지, 일본 사가현 중요문화재), 금동 대세지보살 좌상(호림박물관, 보물 1047호) 등이 출품됐다. 마지막으로 ‘묘사:붓으로 이룬 세밀함’ 부분은 붓을 통해 표현한 섬세함의 다채로운 모습을 조명했다. 고려불화의 세부묘사는 화공이 표현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치밀함을 보여준다.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보현행운품 변상도(국보 235호), 원각경 변상도(미국 보스턴미술관) 등이 전시되고 있다. 깊은 골짜기의 암자까지 세밀하게 표현한 겸재의 금강전도(국보 217호), 조선시대 동물화의 대가 이암의 가응도(보스턴미술관), 인물의 성격과 기질까지 보여주는 조선시대 초상화 등 한국미술의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전시는 9월 13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닮은 듯 다른 표정… 같은 듯 다른 깨달음

    닮은 듯 다른 표정… 같은 듯 다른 깨달음

    경기 용인에선 불상을 찾아가는 여정을 고려해 봄 직하다. 3000점의 이국적인 불상들이 모여 있는 와우정사, 푸근한 표정의 미평리 약사여래상,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용덕사 용굴(龍窟) 등 볼거리가 제법 많다. 해곡동에 있는 와우정사는 1970년대 중반에 실향민인 해월법사(속명 김해근)가 세웠다고 전한다. 대한불교 열반종의 총본산이다. 절집에 들면 먼저 돌탑 위에 놓인 황금빛 불두(佛頭)가 객의 시선을 잡아끈다. 높이가 무려 8m. 먼 거리에서도 확연히 보일 정도로 압도적인 자태다. 와우정사는 이국적이다. 전시된 불상이나 석탑 등의 형태가 우리 것과 사뭇 다르다. 불상의 수도 많다. 태국, 미얀마 등 세계 각지에서 들여온 크고 작은 불상들이 무려 3000여점에 이른다고 한다. 동남아 여러 불교국가의 관광객들이 한 해 30만명이나 와우정사를 찾는 이유다. 열반전에서는 저 유명한 와불(臥佛)과 만난다. 높이 3m, 길이 12m에 이르는 불상이다. 인도네시아에서 향나무를 통으로 들여와 이음매 없이 단번에 깎았다고 한다. 열반전 오르는 언덕에는 통일탑이 줄지어 서 있다. 역시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모양새다. 세계 각국의 불교 성지에서 가져온 돌로 통일을 염원하며 쌓았다고 한다. 열반전에서 언덕 하나를 더 오르면 대각전이다. 안에는 불상이 아닌 석가모니 고행상이 모셔져 있다. 갈라진 흔적 하나 없는 매끈한 옥으로 만들어졌다. ‘오백나한’ 조각들도 인상적이다. 열반전에서 오른쪽 언덕을 따라 오르면 ‘깨달음을 얻은’이란 뜻의 나한(아라한) 돌 조각 500여점이 산자락 한 면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황동으로 10년 동안 만들었다는 장육오존불, 무게가 12t에 달하는 통일의 종, 우리나라 최대의 청동미륵반가사유상 등도 절집의 ‘명물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원삼면 미평리엔 ‘의왕불’(醫王佛)이 있다. 화강암으로 만든 석불이다. 마을 사람들이 병의 치유를 기원하면 약을 준다고 해 ‘의왕불’이라 불린다. 공식 명칭은 ‘미평리 약사여래입상’(경기도 문화재자료 제44호)이다. 해마다 정월 초에 마을의 번영과 주민 건강을 기원하는 미륵고사제가 열릴 만큼 ‘영험함’을 인정받고 있다. 불상의 높이는 4.05m로, 용인 지역에서는 가장 큰 석불이라고 한다. 자연석을 이고 있는 머리, 뭉툭한 코, 위로 살짝 들린 입술 등에서 친근함이 느껴진다. 반달형 눈매도 인상적이다. 어느 방향에서 봐도 웃는 모습이다. 그 덕에 전체적으로 푸근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한데 석불의 발은 어디로 갔을까. 연화대좌 없이 바닥 위에 맨몸으로 서 있다. 양 손은 가슴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다. 왼손에는 물병을 들고 있는데, 필경 ‘만병통치의 영약’이 담겼을 터다. 불상 주변에는 돌기둥의 흔적도 남아 있다. 원래 불상을 모시던 건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동면 묵리 용덕사 미륵전엔 석조여래입상(경기도 지방문화재 111호)이 모셔져 있다. 통일신라시대 제작된 불상으로 추정된다. 오른손의 수결이 연봉(蓮峯)을 감싸고 있는 모습은 드문 경우여서, 여래불이 아닌 미륵불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절집에서 석조여래불상보다 유명한 건 용굴이다. 승천하려는 용과 효심 지극한 여인의 전설이 깃든 동굴이다. ‘용의 공덕(龍德)이 서린 절’이란 뜻의 절 이름도 이 동굴에서 비롯됐다. 인근 주민들에게는 ‘한 가지 소원은 들어주는 동굴’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용굴은 절집 뒤편의 성륜산 중턱에 있다. 가파른 산자락을 10분 남짓 발품 팔아 올라야 만날 수 있다. 용굴은 산자락 암벽 아래 자연적으로 형성된 동굴이다. 굴 양옆으로는 석간수가 흐른다. 이는 백일 동안 용이 흘리던 눈물이라고 한다. 동굴 천장엔 구멍이 뚫려 있다. 용이 승천한 흔적이다. 이 구멍으로 빛이 쏟아져 들어와 주변을 은은하게 비춘다. 용굴은 낮고 좁다. 한두 사람 들어가면 꽉 찬다. 그 안에 관세음보살이 가부좌를 틀고 있다. 글 사진 용인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잘 곳: 옛 ‘한화리조트 용인’이 9개월간의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새달 1일 ‘한화리조트 용인 베잔송’(이하 베잔송)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베잔송’은 프랑스 최초의 녹색도시에서 따온 이름이다. 푸른 숲 속에 둘러싸인 용인의 이미지를 반영했다. 처인구 남사면에 들어선 베잔송은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다. 패밀리형(5인실), 로열형(7인실) 등 총 261개의 객실을 갖췄다. 각기 다른 콘셉트의 레스토랑 세 곳과 150개의 로커를 보유한 사우나도 신설했다. 동화책으로 꾸민 객실 등 아이들 취향에 맞춘 4가지 콘셉트의 ‘뽀로로룸’도 새로 조성했다. 무엇보다 마이스(MICE) 관련 시설을 대폭 확충한 것이 눈에 띈다. 400석 규모의 아르모니실 등 크고 작은 세미나실만 총 15실에 달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베잔송 오픈을 기념해 뽀로로 친구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7월 1일부터 8월 15일까지 무료 뽀로로 페이스페인팅, 깜짝 선물 증정 이벤트 등을 진행한다. (031)332-1122.
  • [리치$경매] ‘로댕作 거푸집’으로 최근 만든 청동상, 12억원 낙찰

    [리치$경매] ‘로댕作 거푸집’으로 최근 만든 청동상, 12억원 낙찰

    프랑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1840~1917)이 만든 주형(거푸집)으로 최근 처음 청동으로 주조한 작품이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서 우리 돈으로 약 12억 7000만원에 낙찰됐다. 그리스 신화 속 미(美)의 여신인 ‘아프로디테’(Aphrodite)라는 제목이 붙은 이 작품의 주형은 1913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같은 이름의 연극을 위해 로댕이 제작한 것으로, 당시 무대에 올릴 석고상만 제작된 채 주형은 최근까지 행방불명이었다. 파리 로댕 미술관이 지난해 프랑스 정부에 기증된 로댕의 작품들을 조사하는 동안 완전한 주형을 찾아내 청동으로 주조하게 됐다. 두 팔을 우아하게 머리 위로 올리고 있는 아프로디테의 모습을 한 이 청동상은 높이 2.15m로, 이번 경매에서 114만 8053달러(약 12억 7000만원)에 팔렸다. 만일 로댕이 당시 이 주형으로 청동상을 직접 만들었다면 그 가격은 10배 이상 높았을 듯하다. 지난달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스위스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가 만든 청동상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남자’(L‘Homme au Doigt, Pointing Man)가 조각 경매 사상 최고가인 1억4130만달러(약 1549억 3545만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인상파와 현대미술’(Impressionist and Modern Art)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번 경매에서는 이외에도 파블로 피카소와 르네 마그리트, 폴 세잔, 마르크 샤갈 등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날 경매에서 최고가를 기록한 작품은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의 ‘붓꽃’(Iris Mauves)으로, 낙찰가는 1721만 6021달러(약 190억8051만원)다. 모네 작품 중 최고가 기록은 2008년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8050만달러(약 833억원)에 팔린 ‘수련연못’(Le Bassin aux Nympheas)이 가지고 있다. 한편 미술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은 파블로 피카소의 유화 ‘알제의 여인들’(Les Femmes d’Alger)로 지난달 뉴욕 경매에서 1억7936만 달러(약 1969억 원)에 팔렸다. 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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