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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용의 해」 1995년/박원순 변호사(일요일 아침에)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시가지 한 모퉁이에 위치한 「관용의 박물관」(Museum of Tolerance)을 방문한 적이 있다.이 박물관을 한번 둘러보는 것이야말로 『사람 사이의 상호이해를 증진하는 흥미있는 경험 그 자체』라고들 말한다.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간신히 탈출한 후 나치전범의 추적에 평생을 바쳐온 「시몬 비센탈」이 세운 이 박물관은 5층짜리 공간에 온갖 전시물을 통하여 「인간의 인간에 대한 가장 비인간적 형태」였던 「홀로코스트」와 인간의 편견과 인종주의가 낳은 참혹한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더구나 유네스코는 올해를 세계 「관용의 해」로 정하여 지구촌에 평화의 바람을 불어 넣기로 했다고 한다.지구상에 벌어졌던 온갖 갈등의 원천이 된 냉전의 종식은 인류에게 평화와 안식을 가져올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기에 충분하였다.그러나 그 희망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이 지구상의 곳곳에는 민족간의 갈등과 전쟁,외국인 거주자들에 대한 폭력,동족간의 내란과 기아,대량의 인권침해가 잇따랐다.이 때문에 벌어진 인류의 비극과 참화,고통과 희생은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이다.유네스코가 정한 「관용의 해」는 바로 인종,종교,영토,이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과 대립을 중지하기 위하여 상호간의 차이와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고 남의 권리와 자유를 존중하자는 것이다. 언뜻 보면 단일민족으로 구성된 우리나라에는 남의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른다.그러나 가까이보면 아웅다웅 다투는 소리가 다민족국가보다 더 크게 들린다.당장 남북의 관계가 그렇다.남북의 관계는 서로의 공통점을 하나씩 확인하고 다가가는 과정이기보다는 서로 헐뜯고 해악을 주는 관계로 악화되어 왔다.지구상에 남아 있는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오명을 듣기에 부족하지 않을 처신을 우리는 해왔다.1천만 이산가족에게 설을 고향에서 새도록 해야 할 때가 이제 오지 않았겠는가. 나라안에서도 「관용의 해」에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이 좁은 나라에 「망국병」이라고 할 지역감정은 여전히 판치고 있다.「경상도」「전라도」싸움에 이제 「충청도」「강원도」도 끼어들고 있다.이 작은 반쪽도 화합 대신 으르렁거리는 마당에 항차 남북을 어떻게 아우를 수 있을까.문제는 사소한 우리네 생활의 주변에도 도처에 불필요한 언쟁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차끼리 부닥쳐 보험처리하면 그만인 것을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고 길 한가운데서 말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지하철 속에서 전도하는 크리스천과 그것을 막는 불교신자의 싸움이 가끔씩 벌어지기도 한다. 무조건 「관용」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때로는 정확히 따지고 철저하게 시비를 가려야 할 때도 있다.법이나 규칙을 위반하는 행위를 우리는 그냥 봐넘겨서는 안된다.감시의 불침번이 있지 않으면 우리 공동체의 질서는 도둑맞고 만다.로스앤젤레스의 「관용의 박물관」은 동시에 그 잔혹한 학살에의 「기억과 감시의 센터」(A World Center for Remembrance and Vigilance)임을 표방하고 있다.그런 점에서 일본 군국주의에 희생당한 「정신대」할머니와 「광주사태」의 피해자들을 다함께 기억해야 한다. 올해는 기릴 것이 많은 한 해이다.「해방 50주년」이자 「분단 50주년」이기도 하다.「사법 1백주년」도 바로 올해이다.그리고 앞을 바라보면 21세기를 5년 앞두고 있다.우리가 진정 벌할 것을 벌하고,용서할 것을 용서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아름다울 수 없다.공동체의 약속을 배신하고 법을 어긴 자를 엄단하는 한편 상호간의 갈등과 다툼을 관용과 화해로 씻어내어 정의와 화해,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으로 만들어야 한다.그것이 사법 1백년과 해방 50년의 역사적 의미를 제대로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 미,한국군 보스니아파병 요청/지난달 합참의장에 서신

    ◎23개국에 PKO참여 타진/“유엔서 공식요청땐 검토”/국방부 미국은 최근 내전중인 보스니아지역에 한국군을 유엔평화유지군(PKO)으로 파병할 수 있는지 여부를 우리정부측에 타진해온 것으로 2일 밝혀졌다. 미 정부는 지난달 24일 레이니 주한 미국대사와 주한 국방무관 매클리대령을 통해 각각 「참고서한」형식으로 보스니아사태에 대한 유엔의 입장을 전달하면서 파병 가능성을 타진해왔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샐리 캐쉬빌리 미 합참의장 명의로 김동진합참의장에게 보내온 이 참고서한은 『이 서한은 지난 12월6일 유엔이 보스니아 PKO파병을 결의한데 따라 전세계 23개국에 발송하는 것으로 한국이 파병을 할수 있을지 여부를 검토해주기 바란다』는 내용으로 돼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서한은 한국측의 PKO파병과 관련,전투,의무,건설등 부대의 종류나 병력규모등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으나 전체 23개국에서 6천5백명 정도의 인원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앞으로 유엔이 공식으로 파병을 요청해올 경우 구체적인 참여여부를 검토키로 했다. 국방부는 이에 앞서 지난해 4월 미국측이 보스니아 PKO참가를 처음 요청해왔을때 현지에 내전이 진행중이라는 점을 들어 「참가불가」의 입장을 통보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유엔의 르완다와 아이티에 대한 PKO파병 요청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유엔의 공식요청이 있으면 파병여부를 검토하게 될 것이나 보스니아상황이 유동적이어서 파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등 12개기준 부합해야 가능/외무·국방부 “내전 유동적… 어렵다”(해설) 내전상태인 보스니아에 대해 미국이 한국군의 유엔평화유지활동(PKO)참여의사를 타진해옴에 따라 한국측의 보스니아 파병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국방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는 미국이 자신의 입장을 간접 통보한 수준으로 구체적 검토 착수 이전에 있는 한국정부로서는 「가타부타」 입장을 표명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PKO활동은 활동비의 3분의 1이상을 부담하는 미국이 「대주주」로 전체를 콘트롤하고 있어 유엔이 한국참여를 요청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주한미군측은 이날 비공식논평임을 전제,『한국측에 전달한 서한은 미국의 요청이 아니라 유엔의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혀 유엔의 공식통보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외무부와 국방부는 보스니아내부상황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유동적」상황이라고 규정하고 일단 PKO참여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특히 병력이나 장비파견에 대해 최종결심을 해야할 국방부의 경우 종전에 수립해놓은 PKO파견기준에 따라 보스니아파병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어서 보스니아 상황이 안정세로 즉각 회귀하지 않는 한 사실상 보스니아 PKO참여는 어려운 실정이다. 국방부는 PKO파견 기준으로 ▲현재 분쟁당사자 간의 정전협정 체결 여부 ▲현지 PKO 지휘계통 확립 여부 ▲파견부대의 안전성 여부등 12개 기준을 세워놓고 있다.국방부는 이 기준에 따라 지난해 소말리아 PKO파병과 서부사하라 의료부대 파병등의 결정을 내렸으나 93년 7월과 지난해 3월 유엔의 보스니아 참여요청과 아이티·르완다등지의 참여요청에 대해서는 「안전상의 이유」로 참여를 거절했었다. 한편 한국은 서부사하라에 의료지원단으로 42명,인도·파키스탄·그루지야등에 옵서버로 12명등 모두 54명의 PKO병력을 파견해 놓고 있다.
  • 미 군정체제 확립(새로 쓰는 한국현대사:5)

    ◎“일인활용 불가피”속 행정권 장악에 석달/서울 입성뒤 「북쪽 접수」 주력… 개성 첫 점령/북의 소군은 2개월 앞서 「도인민위」 설치/인천입항 미군 환영길 한국인 2명 일경에 피살 미군이 인천에 첫발을 디딘 1945년 9월8일은 미 군정 3년을 포함해 이후 반세기동안 유지돼 온 한미간 특수 역사관계의 출발점이었다.그러나 한국인과 미군의 첫 만남은 그 시대상황을 상징이라도 하듯 비극적인 사건으로 얼룩졌다.미군을 환영하러 부두로 몰린 한국인들이 일본경찰의 총에 맞아 두명이 숨지고 십여명이 부상한 것이다. 인천은 서울과 가까운 근대 해항지여서 일찍부터 일본인 거주자가 많았고 그 세도 강한 항구도시였다.반면 부두노동자들이 조직한 노동조합이 활발히 움직이는등 반일세력도 만만찮았다.따라서 해방이 되자 인천시내에는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일본경찰은 재향군인 9천명을 급하게 모아 특별경찰대를 조직,각 파출소에 배치하는등 경비를 강화했으며 한국인들도 이에 맞서 치안유지회(보안대)를 결성해 대치하는 분위기였다. 「미군이 9월8일 인천항으로 상륙한다」는 소문이 며칠전부터 떠돌자 시민들은 「해방군」을 맞는다는 기쁨에 들떴다.이에 조선총독부는 9월5일 담화를 통해 『미군은 민중환영등 의례적인 행사를 희망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이어 8일에는 인천경찰서가 의사·산파·우편배달부를 제외한 사람의 외출을 금지한다고 공시했다.그리고 『이것은 미군의 지시』라고 못박았다. 8일 아침이 되자 인천시내 곳곳에는 미군을 환영하려는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이들은 자연스레 하나의 무리를 형성했다.미군 함정이 부두에 도착한 하오2시쯤에는 거대한 물결이 되어 인천항쪽으로 나아갔다.인파가 현재의 인천우체국 자리를 지나 산업은행 앞에 이르자 일본 특별경찰대의 99식 소총이 불을 뿜었다.이 발포로 행렬에 앞장선 조선노조 인천중앙위원장 권평근(당시 45세)과 보안대원 이석우(20세 가량)등 2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권평근은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징역 3년을 사는등 일생을 조국광복에 바친 독립운동가였다. 해방된 우리땅에서 독립운동가가 일본경찰에게 공공연하게 피살된,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어떻게 일어났을까.이 사건에는 한반도에 진주한 미군의 사전정보부족과 한국에 대한 그릇된 시각,일본측 농간들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군은 진주에 앞서 한국주둔 일본군사령관 우에쓰키(상월양부)와 연락,그로부터 『무장폭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를 듣자 「미군이 인수할 때까지」라는 조건으로 일본군의 치안유지권을 인정한다.이같은 미군의 입장은 권평근·이석우의 사망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났다.장례식이 끝난 뒤 유족들이 미군에 발포경찰관등을 고발,이에 대한 군사재판이 13일 열렸다.이 자리에서 일본인인 인천경찰서장등은 『미군 지시로 환영·외출을 금지했는데 이를 어겼다』고 주장했고 법정은 이들의 행위를 「합법」이라고 판정했다.재심청구를 했지만 곧 기각됐다. 이 사건은 미국 신문에 즉시 보도돼 미국내에서도 비판여론이 크게 일었다.종군기자 리처드 E 라우터배크는 「뉴욕타임스」9월9일자 기사에서 『일본군이 환영군중에게 발포한 것은 미군사령부의 지시때문』이라고 공개했다.「뉴욕타임스」는 이어 11일자 사설에서 『우리는 일제 식민정책을 시행한 쓰레기들에게는 부드럽게 대하고 우리가 해방시킨 민중에게는 강경하게 대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심각하게 제기했다. 한국점령 임무를 맡은 미 제24군단 가운데 8일 인천을 통해 맨 먼저 들어온 부대는 7사단이었다.7사단은 인천에 17보병연대를 남겨놓고 9일 아침 서울로 향했다.당시 미국신문들은 거리풍경을 『흰옷을 입고 이상스런 검정모자(갓)를 쓴 한국인들이 길가에 죽 늘어서서 「만세」를 외치며 환호했다.「USA Army Welcome」이라고 쓴 환영아치도 가끔 눈에 띄었다』고 보도했다.한국인들은 대부분 순수한 마음에서 미군을 「해방군」으로서 환영했던 것이다. 이날 하오4시6분 서울 조선총독부 건물(현 국립중앙박물관)제1회의실에서 38선이남 일본군의 공식 항복행사가 열렸다.일본측 대표인 아베 노부유키(아부신행)조선총독,우에쓰키 주둔군사령관등이 먼저 들어왔고 이어 하지중장,킨케이드중장(제7함대사령관)등 미군대표가 자리를 잡았다.하지중장 뒤에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X자로 세워져 있었다. 다음날부터 미군은 38선이남의 영토와 행정조직을 장악하는데 본격적으로 나선다.서울에 본부를 둔 7사단은 우선 북쪽지역에 주력해 12일 개성을 점령한 다음 소련과 연락할 전신장치를 설치했다.이어 그리고 미군정은 각 도에 군정지사를 보내 행정권을 장악했다.지사 발령날짜를 보면 ▲경기도 10월2일 ▲강원도 11월26일 ▲충북 11월8일 ▲충남 10월9일 ▲경남 9월28일 ▲경북 11월3일 ▲전북 11월20일 ▲전남 10월26일등이다.초대 군정지사들은 영관급 장교가 대부분이고 경남지사인 찰스 해리스가 유일하게 준장이었다. 미군이 지방에 분산 배치된 초기에는 군정 수행에 어려움이 많았다.군단위까지 확보하기에는 병력이 부족했고 특히 훈련된 행정요원은 턱없이 모자랐다.그런가 하면 현지실정을 몰라 한동안 일본인 관리를 활용해야 했으며,일부 지역에선 「조선인민공화국」이 임명한 관리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그러나 각 도에 군정지사를 파견해 자리잡음으로써 미군정은 1945년 11월 말쯤 전국적인행정체제를 확립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한반도 진격속도가 빨랐던 북쪽의 소련군은 군정체제를 이루는데도 앞섰다.8월9일 참전한 소련군은 일부지역에서 일본군의 저항을 받긴 했지만 8월 말까지는 38선이북 지역에 대한 군사적 점령을 끝냈다.점령군은 제25군,그 사령관은 IM 치스차코프대장이었다. 치스차코프는 평양에서도 조만식이 주도하는 「평남 건국준비위」와 「공산당 평남도위원회」를 합쳐 「평남 인민정치위원회」를 구성케 했다.이 위원회는 비록 조만식을 대표로 내세웠지만 실제적으로는 공산주의자들의 수중에 들어갔다.소군은 이같은 방식으로 기존의 정치세력과 공산주의자들을 엮은 인민위원회를 9월 말까지 각 도에 구성했다. 미군이 남쪽에서 직접통치의 형태를 갖췄다면 소군은 자치적으로 보이는 「인민위원회」구성을 통해 간접통치하는 교활한 방식을 택한 셈이다. ◎해방된 내땅인데… 일경에 맞서다 피살/유족 최초 증언… 「권평근의 인천참사」/미군 의뢰 따른 일 통제에 강력 저항/20∼30년대 노조운동 통해 항일투쟁 미군이 인천에 상륙하던 날 일본경찰의 흉탄에 희생된 권평근(1900∼45년)은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였다.그는 1919년 「3·1운동」부터 45년 9월 숨질 때까지 독립운동에 앞장서 왔지만 아직 정부로부터 독립운동가로 선정되지 못했다.그에 관한 기록이 여러 문헌에 흩어져 있어 미처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러나 본사 취재팀은 일본측 기록인 ▲삼전방부의 저서 「조선 종전□ 기록」(암남당서점) ▲1936년 조선총독부 경무국 자료인 「국외□어□□용응조선인명부」 ▲경성고등법원 검사국 사상부에서 31년 9월 발행한 「사상월보」9월호들을 검토했다. 또 ▲서울경찰청이 1993년 6월9일 국가보훈처에 회신한 「권평근에 대한 지문조회」결과 ▲국가보훈처 소장 독립유공자공훈록 제5권 「대한민국임시정부와 광복군」기록 ▲조선일보 1931년 7월24일자,8월27일자,9월4일자 ▲동아일보 1931년 8월27일자,10월27일자 등 각종 자료와 가족으로부터 단독입수한 권평근의 미공개사진,증언들을 종합해 국내 언론계는 물론 학계에서도 아직 시도해 본 적이 없는 권평근의일생을 복원했다. 권평근은 경기도 강화군 양도면 능내리에서 태어났다.배재학당에 다니던 그는 「3·1운동」때 고향에서 시위대열의 선두에 섰다가 3년동안 충청도로 피신한다.이어 26∼27년에는 중국에서 독립운동에 참여했다.조선총독부 경무국이 작성한 「해외 반일조선인 명부」에는 그를 『배일사상이 농후한 요주의 인물』로 기록하고 있다. 권평근의 경력은 30년대에 빛난다.인천으로 이사해 노동조합에 투신한 그는 31년 7월 「일본인습격사건」의 주동자로 체포된다.당시 만보산사건이 일어나자 국내에서도 한국인과 중국인사이에 충돌이 잦았다.그러나 권평근 등은 일본이 한·중 양국을 이간질시키려고 사건내용을 과장한 것이라며 중국인을 공격하는 군중의 분노를 일본인에게로 돌렸다.이 사건으로 그해 10월26일 경성지법 형사제1부에서 징역3년을 선고받는다.당시 재판기록을 보면 권평근은 이해 5월1일,6월10일,7월5일 등 세차례에 걸쳐 반일시위를 벌이려고 구체적인 준비를 했던 것으로 나타난다. 복역을 마친 권평근은 노동조합을 통해 더욱 은밀하게 독립운동을 벌였고 해방당시에는 조선노조 인천중앙위원장이었다.총격 현장에서도 그는 일본경찰에게 『해방된 우리땅에서 웬 참견이냐.쏠테면 쏘라』며 가슴을 내밀었다고 한다.그의 장례식은 사회단체장(일부 기록은 시민장)으로 치러졌다. 딸 명숙씨(55·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742)는 아버지를 『6척 장신에 힘이 장사였다』고 기억했다.또 그리 어렵지 않은 살림인데도 자신은 하루 두끼만을 먹으며 어려운 이웃에게는 식량과 옷을 서슴없이 나눠줬다고 회상했다. □특별취재반 ▲황규호 문화부부국장급 ▲이용원 〃 ▲김성호 〃 ▲김경운 〃
  • 외국계학원 한국상륙 저조/미·독일계 2곳만 서울에 설립 신청

    학원시장 개방에 따른 외국계 학원들의 국내진출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각 시·도교육청이 밝힌 외국인투자 외국어학원의 설립신청 접수결과에 따르면 27일 접수를 마감한 서울과 광주·대전·경기·인천 등 5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에만 2개의 법인이 신청했을뿐 나머지 시·도교육청에는 단 한건의 신청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2월초 신청접수를 마감하는 부산과 대구 등 나머지 교육청에도 아직까지 신청문의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져 비슷한 현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외국인투자 외국어학원 설립신청을 접수한 결과 벌리츠코리아와 인링구아서울어학원 등 2개 단체가 신청해왔다』고 밝히고 『시·도별로 1개 학원만을 선정한다는 방침에 따라 다음달 10일쯤 선정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전대준비 바쁜 민자표정/“여론조사서 57%가 당명교체 반대”

    ◎의원­지구당위장 연석회의서 절차논란/당무회의서도 일부 의원 내부불만 토로 당 이름을 「통일한국당」으로 바꾸려던 계획을 하룻밤 사이에 없었던 일로 돌린 민자당은 27일 당 안팎의 비판 속에 잇따라 회의를 열어 새로운 당헌·당규를 확정하는 당내 절차를 밟는 바쁜 하루를 보냈다. 대표직을 사퇴한 김종필씨는 이날 모든 회의에 불참한 것은 물론 저녁에 열린 청와대 만찬에도 가지 않았다. 민자당은 이날 상오 전당대회준비위 소위원장회의와 전체회의,시·도지부장회의를 가진데 이어 하오에는 지구당위원장 및 국회의원 연석회의와 당무회의를 열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연석회의에서는 김용채전의원과 이긍규의원·이치호전의원 등 공화·민정계 세의원이 차례로 나서 당헌·당규 개정과 관련된 당 지도부의 독주에 강력한 불만을 표시. 김 전의원은 최재욱·강삼재·백남치·강용식의원 등 각 소위위원장들이 당헌·당규개정안을 설명하자 곧바로 발언권을 얻어 JP(김전대표의 애칭)를 지칭하는 듯 『이 자리에 있어야 할 한사람이 보이지 않아 매우 우울한 심정』이라며 침통한 어조. 그는 『민주자유당이라는 이름이 어째서 세계화의 걸림돌이 되는지 이해도 못하고 있는데 부랴부랴 신문광고를 내고,당명을 응모하느니 법석을 떨다가 이제는 다시 지금 그대로 쓴다고 한다』고 지적하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포문. 이의원은 『국회의원 7년 만에 첫번째 의원총회 발언』이라면서 『우리당을 최고로 사랑하는 사람은 간담회에 나선 몇몇 대학교수가 아닌 우리 의원들과 지구당위원장들임에도 의원총회 한번 소집하지 않고 당헌·당규를 바꾸어버렸다』고 비판. 이의원은 또 『13대 때 신민주공화당에 31명의 의원을 당선시켜준 충청도가 14대에는 공화계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은 「왜 소파는데 개처럼 따라가 손흔드느냐」면서 2등·3등 하려면 집어치우라는 정서 때문』이라고 알듯모를 듯한 발언. 이전의원은 『당헌·당규는 옛날 민정 것도 훌륭했다』면서 『문민정부는 도덕성을 기초로 한 것인데 이런 「쇼」를 하면 안된다』고 비판. ○…민자당은 이에 앞서 「민주자유당」을 고수키로 한 배경을 납득시키느라 진땀. 강용식 홍보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실에 내려와 『여론조사 결과 대통령선거 때 많은 국민이 지지해 정권을 창출해낸 민자당이란 명칭을 바꿔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약 57%에 이르렀다』고 밝히고 『이같은 국민의 비판여론을 수렴하는 게 이 시점에서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해명. 당명 개칭에 앞장섰던 문정수 사무총장은 『우리가 언제 한번이라도 통일한국당을 당명으로 확정했다고 한 적이 있느냐』면서 『설사 그렇게 했더라도 응모작을 당명으로 채택해야 하는 법만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당명유지를 설명하는 합당한 논리를 찾느라 고심하는 표정. ○…정재철 중앙상무위의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된 당무회의에서도 일부 위원들이 전당대회 준비과정의 「졸속성」과 내부분란에 거친 불만을 토로해 한때 험악한 분위기. 강삼재기조실장의 당헌·당규안 보고가 끝나자 정석모위원은 『이번 세계화작업 과정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면서 『기본설계도 없이 목수따로 미장이 따로 마치 김대표의 퇴진이 세계화의 걸림돌인양 몰고간 셈이 됐다』고 목청.정위원은 특히 『4대 지방선거를 앞두고 화합해야 할 때에 어찌 당권정지니 하는 식으로 동지를 버리는가』라고 당지도부를 비난한 뒤 『이는 소위 차기대권주자들이 스타트라인에 서기도 전에 출판기념회를 열고(남을) 비난하고 시끄럽게 구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 구자춘위원도 『이같은 당의 위기를 만들어 놓은 사람들은 사과도 한마디 없이 당을 갉아먹고 있다』고 가세. 민주계의 김봉조의원도 나서 『지금 책임있는 당직자들이 위 아래도 없는 무질서를 보이고 있다』면서 『3년도 더 남았는데 대권 운운하고 신문에 거론되는 사람들은 조심해야 하며 누가 누구를 나가라 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고 흥분해 눈길. 문정수사무총장이 이에 『김전대표의 대구행을 만류한 것은 현지 분위기를 전달한 것 뿐』이라는 식으로 해명하는 선에서 정재철의장은 회의를 종료.
  • 귀향길/29일 밤8시∼30일 새벽에 떠나라/설연휴 교통총정리

    ◎귀경은 2월1·2일 아침에 수월할듯/상행선도 청원IC부터 버스차선제/서울∼대전 승용차 이용땐 6시간 예상/통행료중불제 죽전·정읍휴게소서 실시/고속도로 막히면 1·3·6·17·37번 국도로 우회를 올 설날 연휴에도 극심한 교통체증이 예상된다. 1월28일부터 2월2일까지 수도권에서 1백93만여대의 차량이 이동하는 등 전국적으로 모두 7백65만7천7백여대의 차량이 움직일 것이라는 게 관계당국의 추정이다.전년보다 30% 정도 늘어난 수치이다.1월28일과 31일에는 눈까지 예상돼 체증이 가중될 전망이다. 한국도로공사는 가급적 편하게 고향에 가려면 28일 새벽이나 29일 하오 10시∼30일 상오 6시에 출발하라고 권한다.올라올 때는 2월1일과 2일 아침이 좋다고 했다. 설날 교통소통 대책과 우회도로 등을 알아본다. ▷교통여건◁ 수도권 시민 3천2백94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42%가 고향에 다녀오고 이 중 72%가 고속도로를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출발일은 설 하루 전인 30일(26.2%),28일(25.5%),29일(17.3%)의 순이다.시간대는 상오 7시∼낮 12시까지가 39%로 가장 많고 하오 4시∼하오 8시(16.8%),낮 12시∼하오 4시(15.3%),상오 5시∼상오 7시(13.2%) 등이다. 귀경 예정일은 41.4%가 2월1일에 집중돼 있고 2월2일 이후 31.4%,1월31일 23.4%이다. 따라서 설 하루 전인 1월30일과 연휴 마지막 날인 2월1일이 가장 혼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수단은 승용차가 57%로 가장 많지만 작년(65.2%)보다 크게 줄었다.반면 버스와 기차 등 대중 교통수단은 43%로 늘었다.목적지는 충청도가 26.3%,호남 23.3%,경상도 21.6%,경기 15.2%,강원 9.5%로 충청 이남의 장거리가 전체의 71.2%이다. ▷주요구간예상운행시간◁ 버스전용 차선제 실시로 버스와 승용차의 운행시간이 크게 차이가 날 전망이다. 서울∼대전은 버스로는 평소와 비슷한 2시간 정도 걸릴 전망이다.반면 승용차는 평균 6시간 정도가 예상된다.서울∼부산과 서울∼광주는 버스로는 6시간,승용차로는 최대 12시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버스전용차선제◁ 올해부터 하행선 뿐 아니라 상행선에도 적용된다.대상 차량도 17인승 이상에서 9인승 이상으로 확대됐다. 하행선은 경부고속도로 양재 인터체인지∼신탄진 인터체인지간 1백35㎞ 구간이고 상행선은 청원 인터체인지∼양재 인터체인지간 1백24㎞이다.기간은 1월28일 낮 12시부터 2월1일 밤 12시까지이다▷통행료중불제◁ 상·하행선 모두 후불제이나 승용차의 경우 출구의 혼잡을 덜기 위해 하행선은 28일 낮 12시부터 30일 밤12시까지 호남고속도로 정읍휴게소에서,상행선은 31일 낮 12시부터 2월1일 밤12시까지 경부선 죽전 휴게소에서 실시한다. 휴게소에서 통행료를 미리 내고 출구에서 영수증과 통행권을 내면 된다.중도 환불은 안 되며 구간 초과시에는 초과 요금을 내야 한다. 중불제 실시 기간 동안 이용 차량이 많은 서울∼천안,서울∼광주 구간은 정액권을 판매한다.정읍휴게소와 죽전 휴게소에서 판다. ▷고속도로통제◁ 하행선은 28일 낮 12시부터 31일 낮 12시까지 경부선 잠원 인터체인지의 진출입이 금지된다.반포·서초·수원·기흥·오산·안성·천안·청원 인터체인지는 진입이 금지된다.중부선은 광주·곤지암 인터체인지는 진출입 모두,서청주인터체인지는 진입이 금지된다. 호남선은 엑스포·서대전·논산·이리·삼례·전주 인터체인지의 진입이 금지된다. 상행선은 1월31일 낮 12시부터 2월2일 낮 12시까지 경부선은 신탄진·안성·오산·기흥·수원·판교 인터체인지가,중부선은 곤지암·광주 인터체인지의 진입이 금지된다. 따라서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사람은 한남대교 남단 진입부·양재·판교·서하남·송파 인터체인지를 이용해야 한다.그러나 대중교통 수단인 고속버스와 9인승 이상 차량은 모든 곳에서 진입할 수 있다. ▷우회국도◁ 도공이 권장하는 국도·지방도의 주요 노선은 ▲서울∼안양∼수원∼오산∼평택∼천안∼행정∼공주∼논산(국도 1호선) ▲성남∼용인∼양지∼진천∼청주∼신탄진∼대전(국도 17호선) ▲서울∼성남∼판교∼신갈∼오산(지방도 393호선) ▲서울∼구리∼양평∼여주∼문막∼원주(국도 6,37호선) ▲서울∼성남∼광주∼이천∼장호원∼충주(국도 3호선) ▲공주∼화헌∼연산∼전주(지방도 697호선) 등이다. 운행 중 고속도로 지체가 심하면 ▲천안 인터체인지에서 천안을 경유해 행정∼조치원∼청주∼대전 또는 행정∼공주∼논산을 거쳐 호남 방면으로 빠지거나 ▲청원 인터체인지에서 대전으로 빠져 유성 인터체인지를 통해 호남방면,또는 대전에서 옥천 인터체인지를 거쳐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낫다. ▷차량점검및 교통정보안내◁ 자동차 메이커와 정비업체들은 고속도로와 국도의 주요 휴게소와 성묘지에서 차량 점검 서비스를 한다.소모성 부품은 무료로 바꿔주고 가까운 정비코너에 전화하면 출동 서비스도 해 준다.현대자동차서비스는 현장 정비가 불가능한 차량은 견인한 뒤 고객에게 무료로 차를 대여해 준다. 회사별 종합 상황실 전화번호는 현대 (02)703­8204,기아 (02)784­1212,대우 (02)797­8225 등이다.
  • 릴리 전주한 미대사가 본 「북한의 오늘」

    ◎“북한의 대미강경정책은 계산된 전략”/외자유치 힘쓰지만 나진·선봉외 개방안해/「김일성 조문 불허」 사과요구는 협상술책/한국재벌의 보다 적극적인 대북투자 기대/지원받은 중유로 18개월 중단됐던 발전소 가동 제임스 릴리 전 주한대사(67)는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1주일간 평양을 방문,김영남 외교부장 김용순 노동당비서 등 북측 고위관리들을 만났다.한국대사에 이어 중국대사를 거친 릴리 대사는 현재 워싱턴의 유수한 싱크탱크의 하나인 미 엔터프라이즈연구소의 아시아연구소장을 맡고 있다.그는 조지 워싱턴대와 북한의 평화군축연구소간의 세미나 참석및 인적 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이 대학의 시거연구소 김영진교수,존 홉킨스대학 국제정치학부의 돈 오버도퍼 전 워싱턴포스트기자,토컬 패터슨 전 백악관안보보좌관실 동아태담당관 등과 함께 방북했다.릴리 대사는 25일(한국시간 26일 상오)서울신문과 단독회견을 갖고 자신의 평양체류시 보고 들은 것에 대해 소상하게 밝혔다. ­우선 북한에서의 자세한 체류일정은 어떠했는지. ▲지난 14일저녁 6시 북경으로부터 평양에 도착했다.공항에서 평화군축연구소 김영홍 부소장의 영접을 받았는데 통역과 조씨라고 하는 사람을 대동했다.조씨는 머리 스타일이나 몸집,생김새가 꼭 김정일을 닮아 처음에는 우리가 김정일을 만나게 되는구나고 하고 착각할 정도였다.그들은 텔레비전 카메라로 우리 일행을 촬영했고 이어 호텔에 가는 길에 김일성동상이 있으니 가보겠느냐고 묻길래 『그러자』고 말했다.우리는 차에서 내려 동상을 보고는 그냥 떠났다.절을 하거나 꽃다발을 바치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음날은 일요일인데 무엇을 했는가. ▲북한 외교부 회의실에서 북한측의 평화군축연구소 관계자들과 회의를 가졌고 저녁에는 만찬이 베풀어졌다.이날은 나의 67회 생일이었는데 그들이 먼저 알고 축배를 제의하기도 했다.그들은 나의 집안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나의 두 형님이 1934년부터 36년까지 3년동안 평양의 외국인학교에 다녔다고 말하자 그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은 물론 내가 중국의 청도에서 태어났으며 중국에서 자랐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우리 일행은 귀빈 대우를 받았는데 벤츠 승용차를 제공해 주었고 평양의 고려호텔 26층에 있는 방 3개가 있는 슈이트객실을 숙소로 제공했다.김영진교수도 27층의 방 3개짜리 객실에 머물렀다. ­16일 이후에는 무엇을 했나. ▲16일부터 20일까지는 매일 수시간씩 회의를 하거나 북측 인사들을 만났다.외교부의 이영철 미주국장에서부터 송부부장,김영남부장을 만났고 김용순노동당비서도 면담했다.김영남부장과는 3시간 동안 얘기를 나눴다.송낙안 일본국장도 만났다. ­평양 바깥지역으로 나가보았는가. ▲오직 단군릉만 가보았을 뿐이다.우리 일행은 평양 외에 원산·함흥·청진·나진·선봉·신의주·남포·개성 등 어느 곳이든 가보자고 요청했으나 그들은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우리는 군부지도자들과 김정일을 만나보자고 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김정일체제를 어떻게 평가하는가.김정일이 현재 북한을 장악하고 있다고 보는가. ▲우리가 만난 사람은 누구든지 김정일이 국정을 장악하고 있을 뿐아니라 현장지도는 물론 경제·군사부문에 관해직접 명령을 내린다고 말했다.북한의 모든 분야가 그의 책임 아래 있다는 것이다.우리 일행의 이번 북한 방문도 김정일이 개인적으로 승인을 했다고 들었다.그들은 「위대한 지도자 김일성」에 대한 애도 기간이 3년까지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3년이나 되는 긴 기간을 애도기간으로 갖는다는 것은 아무래도…. ○금년중 중대발표설 ▲그래서 그들에게 『그 말은 앞으로 김정일이 3년간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냐』고 묻자 그들은 『그 질문에 대답은 할 수 없으나 당신들은 계속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들은 이어 금년에 중대한 정치적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그들은 당신들이 원하는대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나 김정일에 대한 것으로 속단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우리는 재차 김정일이 기존의 군최고사령관직 외에 국가주석직과 당총비서직에는 왜 아직도 취임하지 않느냐고 물었으나 아직도 애도기간이고 김정일이 상중에 급히 다른 자리로 옮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군헬기 조종사 홀 준위의 석방결정 직전 북한 군부와 외교관리들간에 심각한 갈등이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평양에 머무르는 동안 그같은 흔적을 느꼈는가. ▲군부와 외교부간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는 증거를 본 적이 없다.평양을 방문했던 리처드슨 하원의원 같은 이는 그같은 갈등을 헬기 조종사 석방 교섭 과정에서 계속 얘기해왔으나 내 생각으로는 그같은 해석은 자의적인 것으로 본다.논쟁을 하려는 것은 아니나 지난 77년에는 헬기사고 이틀만에 조종사들을 송환해 주었으나 이번에는 13일이나 걸린데 대한 이유가 필요해서 갖다붙인 것이 아닌가 한다. 내가 보기로는 북한으로선 강경노선의 인식을 차제에 보여주는 것이 그들의 이해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던 때문인 것같다.이같은 수법은 과거 중국이나 여타 국가에서 구사해온 오랜 수법중의 하나다.북한 내부의 강온노선이 헬기조종사 석방 문제로 갈등을 일으켰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는 것같다. ­북한의 김정일체제는 이제 개방을 시작하고 있으며 이는 주체사상의 포기로 가는 길이라고 할 수 있는가. ▲북한의 주체사상은 밤낮은 물론 매시간마다 외쳐대는 말이다.그들은 주체사상이 성공적이라는 말을 중단해본 적이 없다.동구나 러시아가 실패를 한것은 그들은 사회주의를 제일 첫번째로 내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북한은 다만 나진·선봉지역을 사회주의 시장경제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지 이를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함흥이나 청진 등으로 확대한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사실이 아니다.그들은 나진·선봉지구를 「사회주의 시장경제지역」으로 개발하고 외국의 자본을 이곳에 끌어들이려고 하고 있다.한국의 삼성도 이곳에 통신커뮤니케이션 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줄로 믿는다.그들은 코카콜라나 독일·스웨덴 등지로부터 돈을 끌어들이려고 애쓰고 있다.그러나 북한국토의 99%는 계속 옛날과 다름이 없다. ­북한의 경제가 최근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는데 그들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마이너스성장 부인 ▲그같은 마이너스 성장을 해본 적이 없다고 대답하고 있다.지난 86년부터 93년까지의 제3차 7개년계획 동안에 약 1.5배의 생산성 향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예를 들어 전기는 1.6배,석탄은 1.4배,강철은 1.3배 등으로 수치를 제시했다. ­북한이 남북대화를 재개할 것이라는 어떤 시사를 받은 것은 없는가. ▲북한은 미국과는 관계를 증진시키고 반면 한국과는 관계를 동결하자는 입장이었다.그들은 한국을 계속 격하시키고 한·미간을 격리시키려는 전술을 펴고 있다.북한은 남북대화의 재개에 장애물을 설치,3가지의 전제조건을 달고있다.첫째는 김일성사후 한국정부가 취한 태도에 대한 사과를 해야 하고 둘째는 한국의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는 것이다.셋째는 장기수 포로(미전향 장기복역자)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것이 북한 관리들의 공식이었나. ▲하급,상급관리 할 것 없이 똑같은 소리였다.우리들은 신속한 남북대화의 재개가 핵합의의 이행 과정에서 필수적이라고 수차 강조했다.북한의 전제조건 제시에 대해 그러한 자세는 합의의 정신과는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또 우리는 지난 91년 남북한간에 합의한 「화해와 한반도 비핵화선언」을 실천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구축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이밖에 비무장지대에서의 긴장완화·신뢰구축·비방 중지 등을 촉구했다. ­북한이 남북대화 재개와 관련,그같이 전제조건을 제시하는 것은 남한이나 미국측으로부터 좀더 이득을 보기 위한 협상 카드의 성격은 아닌가. ▲대체로 협상전술용이라는 측면이 강하나 또 일면으로 북한 고위관리들의 남한에 대한 분개를 표시한 것이라는 면도 있을 수 있다.그들의 심중을 정확히 알아내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북한이 이같은 행동을 왜 취하는가를 따져보면 지난 40년 동안 북한이 취해온 전형적인 협상 기교의 하나였거나 약속의 실천을 봉쇄하기 위해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기도 한 것이다. ○한미간 격리전술 펴 ­북한이 한국형 경수로의 제공을 거부하고 있는데 이번에 그들의 속셈을 파악했는가. ▲경수로 문제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었다.그러나 우리는 남한의 협력이 핵합의의 실천에 필수불가결한 것이며 북한이 남한에 제동을 걸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전했다.또 북한의 핵투명성이 검증되어야 함을 다시 강조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주말 북한에 대한 경제·통신제재의 일부를 완화했는데 북한측의 반응을 들어보았는가. ▲북한측은 오래 전에 했어야 되는데 시간이 많이 지났다며 자신들은 모든 것을 다 풀었는데 미측은 아직 제대로 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미국의 중소기업 2개가 나진·선봉지구 입주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들은 미국이 투자를 계속 미루면 유럽이 먼저 들어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실감은 나지 않았다.우리는 북한더러 실제로 투자를 유치하려면 입주업체가 이득을 남길 수 있도록 경쟁 여건을 조성해주어야 하며 이들 업체가 막연히 북한을 도와줄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라고 충고했다. 우리가 평양에 머물고 있을 때 미북합의에 의한 중유의 첫 선적분이 들어왔는데 그들은 유류가 없어 지난 18개월간 가동을 중지했던 나진·선봉지구의 2백메가와트 발전소를 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재벌이 북한의 나진·선봉지역에 투자하기 위해 진출하는 것을 북한당국은어떻게 보고 있는가. ▲한국재벌의 참여를 환영하고는 있으나 재벌업체들이 아직 적극적이지 못하다고 말한다.그들은 나진·선봉지구에 통신정보센터를 세우려는 삼성에 대해 좋게 보고 있다.북측은 한국측에서 말은 많이 하는데 별로 기여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의 기자가 연변의 행상으로 가장,북한에 들어가 그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보도했는데 북한측이 이에 어떻게 반응했는가. ▲그들이 한마디로 사실이 아니며 영양부족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그들은 농업에 제일 첫 우선순위를 두고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2인자는 누구이며 대사가 만난 김영남·김용순·김정우 등은 실세인가. ▲우리가 만난 그들 세사람은 적어도 북한의 정책결정 그룹의 일원인 것은 분명한 것같다.특히 노동당비서이자 남북한대화의 책임을 맡고 있는 김용순은 김일성사망 직전 성사된 남북정상회담 교섭을 위한 북측 대표로 만나는 사람마다 그는 「막강한 자리」에 있다고 말했다.그는 김정일과 매우 가까운 인물로 치부되고 있다.또 대외경제위부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김정우는 김일성주석이 사망하기 바로 전날 그에게 나진·선봉지구 사업에 관해 직접 브리핑을 했다.우리는 텔레비전으로 그 광경을 보았다.본인도 그것을 시인했다. ­평양을 1주일 방문하고 온 소감은.가장 놀라운 것은 무엇이었나. ▲개인숭배의 교조주의가 만들어낸 엄청난 결과에 놀랐을 뿐이다.73년 모택동 시절 문화혁명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던 당시 중국에 있었지만 지금의 북한과 같은 일은 없었다.북한은 훨씬 더 광신도의 집단같은 것이었다.5차선의 도로에 자동차를 한대로 볼 수 없는 것이나 어마어마한 대형빌딩과 그 앞에서 조그만 비를 들고 비질을 하는 모습 등은 참으로 괴기스러운 것이었다. □약력 ▲중국출생.51년 예일대,72년 조지 워싱턴대학원 졸업 ▲75년 중국주재 미CIA책임자 ▲81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정무조정관 ▲84∼85년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고문 ▲85∼86년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86∼88년 한국주재 대사 ▲89∼91년 중국주재 대사 ▲91∼92년 국방부 차관보 ▲현재 미국 엔터프라이즈연구소 아시아연구소장
  • 「JP신당」 여전히 불투명/시선 끄는 김종필씨 귀국뒤 행보

    ◎“충청도당” 비난 부담으로 회의적 시각 우세 닷새 동안의 미국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민자당 김종필 전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폭발력은 미지수이지만 그가 민자당을 탈당,신당을 만든다면 정계개편의 한 뇌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전대표가 미국에서 한 언행을 보면 탈당한 뒤 신당창당이라는 수순은 일단 굳힌 것으로 보인다.청와대 관계자들이나 민자당 당직자들도 설득이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하는 듯한 분위기다. 김전대표의 탈당 결행은 귀국직후,늦어도 다음달 7일 전당대회전까지는 이루어지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이번 달안에는 그와 관련한 선언이나 기자회견이 있을 수도 있다. 아직 변수는 있다.김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을 통해 김전대표의 당잔류문제가 극적으로 해결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회동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김전대표의 태도가 먼저 누그러져야 한다』고 말한다.절충 확률이 낮다면 만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김전대표가 다음달 전당대회 때까지 민자당을 떠나는 것은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으나 신당창당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린다.김전대표가 신당에 생각이 있더라도 마음먹은 대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여권 관계자들은 말한다. 우선 여론의 비난이 예상된다.지역당 구도를 청산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뒤엎고 다시 「충청도당」을 만든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김전대표도 그 점을 의식하는 듯 하다.김전대표는 『모든 것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빠르면 올 지방자치선거,늦으면 내년 총선의 공천과정을 지켜보면서 여권의 소외세력을 포함해 모양 있는 당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다듬은 눈치다. 「내각제 추진」을 이념으로 내세워 보수적 정치세력을 유인하고 일반 보수중산층에 어필하려는 전략도 짜고 있다.지역당 이미지의 탈색을 위해 대구·경북 출신인사들과 손잡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전대표의 일부 측근은 『시간을 늦추면 동정론이 식고 결국 당을 못 만들 것』이라는 불만도 터트린다. ○…학계에서도 김전대표의 신당추진에 회의적 견해가 나오고 있다. 건국대 최한수교수는 25일 정당연구회 주최의 세미나 주제발표를 통해 『김종필씨가 신당을 만든다 해도 기존의 양당구도를 깰 파괴력이 없다』고 전망했다.최교수는 그 이유로 ▲김전대표는 지역감정이 극심했던 지난 87년 대통령선거에서도 충남에서 38%밖에 득표하지 못했고 ▲동조의원 수가 별로 없으며 ▲대구·경북 세력과 연결될 지가 회의적이라는 점을 들었다.
  • 삼성전자/획기적 경영관리 시스템 개발/소프트웨어 「하이마스」

    삼성전자는 20일 한번의 자료입력으로 별도의 계산없이 회계와 결산이 자동으로 처리되는 경영관리 시스템을 개발,앞으로 2천여 자사 제품 대리점에 무상으로 공급한다.「하이마스」란 이름의 이 시스템은 대리점이 물건을 팔 경우 재고·총자산·재무·세무·이익 등에 생기는 모든 변화를 일일이 기록함으로써 창고에서 실물을 조사하지 않고도 컴퓨터로 1∼2분 내에 경영관리 현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국내 세법까지 고려해 개발됐기 때문에 세무나 회계,경리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아주 편리하다.이 시스템의 지료는 국세청도 그대로 인정해 준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상품으로 판매할 경우 약 5천만원하는 이 소프트웨어를 자사 대리점에 무상으로 공급하고 다른 대리점에는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원작자 오태석씨 직접 출연 화제/「백마강 달밤에」 앙코르 공연

    지난해 베세토연극제 참가작인 극단 목화레퍼토리의 「백마강 달밤에」가 21일부터 2월 5일까지 하오 3시와 7시30분 연세대 1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다시 선보인다. 특히 이번에는 이 작품의 원작자이자 연출자인 오태석씨가 직접 출연키로해 화제가 되고 있다.「태」,「비닐하우스」,「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 등 화제작을 잇따라 발표해 온 오씨는 70년대 중반 이호재씨의 모노드라마 「약장수」에 고수로 등장,무대에 오른 적은 있었지만 배우로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한 그는 모교의 1백주년기념관 무대에서 동네사람인 「구서방」으로 군중장면 등에 출연,공연 시간의 절반 가량이나 무대 위에서 배우로 참여한다. 오씨는 이작품에서 등장인물 사이에 맺힌 한풀기를 통해 바로 우리 역사의 용서와 화해를 추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백마강…」은 황산벌 전투에서 죽은 백제 병사들의 원혼을 달래주기 위해 별신굿을 올리는 충청도 어느 마을의 늙은 무당과 그 수양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한국 현대연극의 주요한 한 흐름을 대표하는 오씨의 무한한 상상력과 우리 전통의 뿌리를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93년 예술의 전당 개관기념공연으로 초연된 「백마강…」은 지난 5일 시작된 종합예술제전 「열린 문화축제」의 마지막 프로그램.이번 공연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정은표 김남숙 정원중 이상희 장진각 등 출연.공연시간 하오 3시·7시30분.문의 361­4507.
  • 지역감정 부채질 안된다(사설)

    민주 대 반민주 대결구도가 청산된 우리정치의 선진화과제는 새로운 세기에 대비하는 세대교체의 실현과 지역갈등구조의 극복이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권위주의시대의 유산인 지역갈등의 구조가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겼는지는 아직도 그 치유과정에 있는 오늘의 정치현실이 말해준다.그래서 국민통합과 국가발전의 최대걸림돌인 국론분열과 국력분산의 망국적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것은 우리정치의 비원인 동시에 우리정치인의 역사적 책무라 할 것이다. 역설적으로 요즘 여당과 야당의 지도체제개편과정에서 지역정서를 부채질하는 구태가 나온 것은 대단히 위험한 사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누구에 의해서든 지역갈등의 조장은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반국가적 행위다.그런 점에서 김종필대표가 충청지역정서를 부추키는 모습을 보인 것은 지탄을 면키 어렵다. 보도를 보면 김대표는 민자당의 퇴진방침을 통고받은 이후 신당창당의사의 시사를 충청지역의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또한 지난주말 충청지역 지방의원을 포함해 5백여명의 인사가 모인 가운데 자기당의 총재를 공개비난하고 자신의 독자행보에 대한 지지를 부탁했다고 한다.이 모임에서는 「천인공노할」 김대표퇴진움직임에 3백50만 대전·충청도민이 격분하고 있다는 결의문까지 채택했다고 전해진다.말이 격분이지 궐기하라는 선동이요,그에 반대하는 도민에 대해서는 무슨 바지저고리로 아는 사고방식이다. 정치인의 자기방어수단은 어디까지나 정제된 논리와 명분으로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어야지 세불리하면 막말까지 서슴지 않는다면 점잖은 행동이라 하기 어렵다.그렇지 않아도 무슨 TK정서다,어디 정서다 하여 정치인들이 한풀이나 사익을 위해 지역정서를 만들어 정치를 왜곡시키고 있는 터에 JP까지 가세한다면 정치판이 어떻게 될 것인가. 전국적인 국민의사는 어찌되든 특정지역감정을 기반으로 불사신처럼 지역지분의 무기한행사를 통한 지역분할정치의 악순환밖에 나올 것이 없다.정당이 아닌 지역적 파당으로 나라와 국민이 찢기고 갈라져서 국민통합과 경쟁력있는 세계화정치가 될 것인지는 자명하다. 민자당 김대표뿐아니라 민주당 이기택대표까지 독자행보에 나서면 기존의 양당체제가 지역대결에 바탕을 둔 신4당체제로 바뀌리라는 전망이다.새로운 시대에 부응하는 통합과 생산성의 지향이 아니라 멀리는 15년전,가깝게는 3당합당이전의 소모적인 낡은 틀로 되돌아가는 시대역행의 퇴보적인 흐름이다. 이런 행태로 다가오는 지방자치선거에서 지역당이 지방행정에 참여한다면 지방자치자체의 정상적 발전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김대표든 누구든 지역정서를 악용하는 정치인은 지금이라도 생각을 고쳐먹기 바란다.
  • “당명 바꾸는게 세계화 아니다”/JP,민자정책 정면비판

    ◎충남지방의원 모임서 【대전=서동철기자】 민자당 탈당및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해 관심을 끌고 있는 김종필 민자당대표는 일요일인 15일 『내 갈길은 정해 놓았지만 아직 무엇을 어떻게 하기에는 시간적 유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표는 이날 저녁 민자당 대전·충남시도의원협의회가 대전 유성호텔에서 주최한 신년하례회에 참석,1천여명의 당원및 추종자들에게 『지금 여러 갈길을 정하고 있으나 여러 여건들을 조금 더 엮어 후회를 남기지 않는 결심을 하기 위해 잠시 상념에 잠겨있다』면서 『시간이 되면 소상히 알리겠다』고 밝혔다. 김대표는 『민자당이 당이름을 갈고 환골탈태 한다는 데 남아 있을 수 없는 으뜸 대상이 되는 사람이 나라면 물러나 주겠다』고 말하고 『그러나 민자당의 당명을 바꾸는 것이 세계화는 아니다』라고 세계화와 관련한 민자당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어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세번 죽는다는 말을 알고 있다』고 말하고 『나에게 죄가 있다면 고향 충청도에서 배운대로 예절과 신의를 지키고,가지고 있는 정성을 다하여 순수하게 대통령을 모셔온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대표는 또 『어느덧 고희가 다된 나에게 기회가 있다면 얼마나 있겠느냐』면서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고 국민들에게 봉사한 뒤 김종필이 이나라를 위해 나름대로 기여하고 세상을 하직했다는 평가를 듣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대전·충남지역 시·도의원들은 『김대표에 대한 음해를 중단하지 않으면 민자당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날 행사에는 민자당의 남재두(대전 동갑)·이재환(대전 서·유성)·정석모(전국구·공주출신)·이긍규(서천)·조부영(청양·홍성)·이상재의원(공주)등이 참석했다.
  • 김 대통령/“김종필대표 퇴진” 통보/지난10일 회동때

    ◎민자 세계화 관련 2선후퇴 결정/새자리 배려·추가회동 없어/전당대회전 자퇴여부 본인에 맡겨/청와대 관계자 민자당 총재인 김영삼대통령은 민자당의 세계화 작업과 관련,오는 2월 전당대회에서 김종필대표를 퇴진시키기로 결정했음을 지난 10일 본인에게 통보했다. 민자당 당헌에 당대표는 총재가 전당대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하는 임명직이어서 총재의 퇴임통보로 효력을 발생하도록 돼있다. 이에따라 김대통령은 김대표의 제2선 퇴진 문제와 관련해 추가 회동은 갖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12일 『김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김대표와 오찬회동을 갖는 자리에서 제2선 퇴진을 통보했다』고 밝히고 『이 문제의 추가 논의를 위한 새로운 회동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관계자는 『김대표가 전당대회까지 대표직을 수행할지 아니면 그 이전에 이를 사퇴할지는 전적으로 김대표에게 달린 문제』라고 말하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의 예우문제는 대표 퇴진과는 별개로 두사람 사이의 개인적인 문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청와대의 방침은 김대표에게 명예총재나 부총재등의 새로운 자리를 배려함이 없이 제2선으로 퇴진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10일 회동에서 사후 예우문제에 대해 김대통령이 김대표에게 어떤 언질을 주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여권핵심부는▲15대 총선에서의 전국구 1번 및▲지방선거등에서의 역할 보장▲원한다면 다음 국회에서의 국회의장직 할애등을 김대통령에게 건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자당은 그동안 세계화 추세에 맞는 당의 면모일신과 정치개혁,차세대의 역할증대등을 위해 5·16세력인 김대표의 제2선 퇴진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해왔다. 이같은 당의 분위기에 따라 여권핵심부는 김대표의 명예로운 자진퇴진을 희망해왔으나 김대표가 이를 거부함에 따라 임명권자인 김대통령이 직접 퇴진을 통보하는 수순을 밟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신당창당 시사/김 대표 민자당총재인 김영삼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로 김종필대표를 비밀리에 불러 오는 2월 전당대회를계기로 대표직 퇴진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대표가 12일 「독자적 결단」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고 나서 주목되고 있다. 김대표는 이날 이례적으로 기자들과 예정에 없던 오찬간담회를 자청,칼국수를 나누면서 『내가 언제나 소신을 죽이고 살아온 것은 아니다.나는 진시황이라도 두렵지 않으며 나름대로 국가에 이바지하는 길을 가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김대표는 이어 『5공때 정권이 당사도 마련하지 못하게 방해했지만 (나는) 창당을 해서 35명이나 국회에 내보냈다』고 회상,민자당 탈당후 신당 창당의 가능성도 비쳤다. 김대표는 오는 21일의 미국방문일정과 관련,『오래 다녀오지는 않을 것이다.내가 어떻게 되더라도 여기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자꾸 내가 대표직에 연연해 하는 것처럼 보지 말라.공화당시절의 부총재는 마땅한 자리가 없어서 만든 자리이지 (나를) 끌어내려고 만든 자리가 아니다』라고 「예우속의 퇴진」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김대표는 이에 앞서 이날 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나를 건드리지 않는것이 도와주는 것이다.내가 할 일은 내가 하겠다』고 밝히고 『선인들 가운데 나라를 위해 살신성인한 인물은 충청도에 많다.결단력이 없다는 건 잘못된 말』이라고 했다. 김대표는 이어 『공산당을 막아 건국한 이승만대통령에 이어 우리는 오늘의 경제를 건설했다』면서 『이 바탕 위에서 오늘 우리는 말로만이 아닌 진정한 대의정치를 구현해야 다음 단계인 점진적 통일로 나아갈 수 있다』고 「4단계」론을 피력했다.
  • 중경찰 청부해결사 노릇/부도내고 해외도피 한인사업가

    ◎채권자 청탁받고 불법 감금폭행 【북경 연합】 중국 경찰들이 국내에서 부도를 내고 도피중인 한국인 사업가 전상만씨(43·전 우성산업 대표)를 연행하면서 전씨를 무수히 폭행·감금하는가 하면 전씨와 함께 중국에 온 형 상룡씨(48·주식회사 장수 대표)와 이 회사 이사 정경연씨(43)도 함께 강제연행해 심하게 구타한 뒤 3일이나 불법감금했다가 풀어줘 말썽이 되고 있다. 정씨 등에 따르면 이들 3명은 구랍 26일 중국 청도공항에 내린 직후 채무변제 관계로 전상만씨와 분쟁관계에 있는 나승훈씨(38·전 안도정밀 대표)의 청탁을 받은 연길시 경찰 등 10여명으로부터 권총 등으로 위협을 받으며 손에 수갑이 채워지고 혁대·포승·넥타이 등으로 팔을 뒤로 묶인 채 강제연행돼 자동차편으로 44시간을 달려 연길시 공안국으로 끌려갔다. 정씨는 특히 『전상만씨는 국내에서 낸 부도 등으로 인터폴(국제경찰)의 지명수배를 받았다 하더라도 중국경찰이 연행,감금하는 과정에서 심한 구타를 당하고 법적으로 무관한 그의 형과 나까지 감금,구타한 것은 명백한 인권유린』이라면서 『중국경찰이 나씨와 결탁,전상만씨와 나씨간에 이미 법적으로 종결된 채무 문제에 개입,청부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 고지서 수기작성이 도세 부른다/서울 2개구청 세도들의 수법

    ◎납세자의 의뢰→법무사 대형신고→필증 교부/부과액 끝자리 위조→납부→영수증 재위조 서울에도 세금도둑은 있었다. 세금담당 공무원과 법무사가 짜고 조직적으로 등록세를 횡령한 사건이 강남·노원구청에서도 발생한 것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서울의 경우 다른 지방과는 달리 전산화가 돼 있기 때문에 조직적인 세금횡령이 어렵다고 입이 마르도록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서울시 모든 구청에서 세금횡령이 광범위하게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세도들에게 먹이를 제공한 것은 바로 손으로 쓴 납부고지서였다. 이들은 법무사가 세금납부고지서를 수기로 작성한뒤 세금을 내도 구청이 받아주도록 허용하고 있는 점을 악용해 세금을 빼돌렸다. 이는 22개 전 구청에 마찬가지로 적용된다.즉,강남·노원 이외의 다른 구청도 공무원들이 이같은 수법을 악용할 경우 얼마든지 세금을 횡령할 수 있는 것이다. 세도들이 써먹은 수법은 수기로 작성한 등록세 영수증의 끝자리 숫자를 고치는 원시적인 방법이다. 법무사들은 납세자로부터 등록세 납부대행을 의뢰받아 구청에 신고한뒤 전산으로 된 등록세영수증 5장을 발급받아 이를 수기고지서로 대체하는데 이 과정에서 세액을 조작한다.세액이 5백만원일 경우 법무사는 수기납부고지서를 원래 부과된 금액의 10%인 50만원으로 작성해 은행에 낸다. 이어 은행으로부터 영수필통지서 3장을 교부받아 50만원을 타자용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원래 세액인 5백만원으로 고친뒤 2장은 등기소에,1장은 납부자에게 보낸다. 법무사로부터 2장씩의 영수증을 받은 은행과 등기소는 1장은 보관하고 1장은 해당 구청에 보낸다. 이렇게 되면 구청은 2장의 영수증에 써있는 세액을 곧바로 확인하기 때문에 은행영수증의 세액(50만원)과 등기소보관용의 세액(5백만원)이 다를 경우 확인 과정에서 쉽게 끝자리가 다른 것을 적발할 수 있다. 따라서 법무사와 공무원이 짜지 않고서는 이같은 원시적 비리가 일어날 수 없다고 세무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러나 서울시는 지난 15일 강남구 개포동 김종오 법무사 사무실의 세금횡령 비리가 드러나자 『공무원이 법무사와 결탁하지는 않았으며 은행과 등기소에서 받은 영수증 대조작업을 소홀히 한 것뿐』이라며 발뺌했었다. 서울시내 22개 구청에서 처리하는 등록세 수납 건수는 2백여만건으로 이중 부동산 관련 세금이 80만건이다.이 가운데 전산으로 처리되지 않고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금액으로는 35%,건수로는 70%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수작업 비율만 보더라도 법무사들과 담당 공무원이 손을 잡고 세금을 빼먹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것이다.
  • 대전출토 청동기속 인물상(한국의 얼굴:11)

    ◎따비 들고 밭갈이하는 늠름한 남자/흩날리는 머리카락… 사실적 묘사/발치엔 가로줄무늬… 밭고랑 상징 태초의 인류는 불을 자신들의 생활에 끌어들임으로써 가장 위대한 힘을 처음으로 얻었다.불은 인류가 문명의 새벽을 여는데 크게 공헌한 것이다.그리고 나서도 수백만년이 지난 다음에야 구리(동)를 발견했다.이 비철금속의 발견은 문명을 가속화시켰다.청동기시대는 바로 인류가 구리를 쓰기 시작한 시기다. 청동기문화를 일으킨 사람들은 처음에는 광석을 녹여서 빼낸 순수한 구리(순동)를 사용했다.그러다가 구리에 비소나 주석을 섞으면 단단한 비철금속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우리나라 청동기시대 사람들은 구리에 아연을 더 곁들여 섞었다.아연을 첨가한 경우 구리 물이 거푸집 속으로 부드럽게 흘러들어간다는 확증을 일찍 터득했기 때문이다.이같은 방법의 주조술은 시베리아 청동기에서도 나타났다. 그래서 우리나라 청동기시대의 유물은 표면처리가 매끄럽다.또 청동기 겉에 나타내고자 한 조각의 그림내용들도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그대표적 유물을 꼽을 수 있다면 대전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진 농경문청동기다.높이 7.3㎝,너비 12.8㎝의 이 청동기에는 농사짓는 모습의 오목무늬 그림이 보인다.뒷판에는 나무가지 홰를 탄 새가 들어있지만 농사일에 비중을 더 두어 농경문청도기라는 이름을 붙여놓았다. 이 청동기에 나오는 인물상 역시 남자로 되어 있다.따비로 보이는 농기구를 가지고 밭 고랑을 타고있는 남자의 모습이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다.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리기라도 하듯 머리가 오른쪽으로 길게 뻗쳤다.따비질하는 발치 아래로 여러 밭고랑을 상징하는 가로줄 여나믄을 그어놓았다.밭가리 일을 꽤 오래한 모양이다.그래도 남자 몸둥이 전체에는 힘이 가득 들어있거니와 성기까지 드러냈다. 그리고 밭고랑 밑에는 금방 땅을 내려찍을 듯 두손으로 괭이를 높이 받쳐든 인물을 배치했다.또 청동기 앞판의 왼쪽에는 상투 달린 사람이 손을 내밀고 서있다.그 가까이에 망을 씌운 그릇이 놓인 것으로 미루어 추수한 곡식을 담은 모습이 분명하다.결국 이 청동기는 밭을 갈아 씨앗을 뿌리고 가을에 거두어들이는 농경사회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유물이라 할 수 있다° 따비는 풀뿌리를 뽑거나 밭갈이를 할 때에 사용하는 농기구.쟁기와 비슷하나 좀 작고 모습이 크다.따비를 끄는데 가축의 힘을 빌렸는지,아니면 사람의 힘을 이용했는지는 그림에 생략되어 알길이 없다.확실한 농기구는 신석기시대부터 이미 나온다.평남 온천군 은하리 궁산유적 집자리에서 출토한 뿔괭이 같은 유물은 농사를 짓기에 아주 편리하게 고안되었다.돌로 만든 농기구도 물론 여러군데서 많이 나왔다. 농경문청동기 뒷판에 들어있는 두 마리의 새도 무심히 넘길 수 없다.새는 고대로부터 하늘과 땅 사이를 자유롭게 날아오르내리는 영물로 여겼다.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계적으로도 새는 영혼의 모습으로 간주되어왔다.농경문청동기 속에 들어있는 새는 독수리라는 것이다.예부터 무속에서 독수리는 무당의 영혼을 간직한 새이자,수호신이다.농경문청동기가 샤먼의 제사의식과 관련한 유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두 마리의 새는 흥미로운 존재다. 우리는 농경문청동기를 통해청동기시대에 들어와서는 농사가 보편화한 것을 알 수 있다.실제로 최근에 경기도 고양시 가와지 유적에서 BC5000년경의 숯쌀(탄화미)이 나와 밭농사 말고 벼농사도 오래되었음을 입증했다.그래서 청동기시대는 본격적 농경사회로,지배체제상으로는 족장사회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 과천관가 세대교체 바람/재경원 중심 유능신진들 대거 요직발탁

    ◎외청·출연기관·금융계도 신진돌풍 불듯 「30년만의 대지진」으로 불리는 행정조직 개편에 이어 재정경제원을 중심으로 과천 관가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이달 초 조직개편 발표 때만 해도 승진 인사가 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인사 동결령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정경제원이 27일 행정고시 4∼6회의 1급들을 본부에서 퇴진시키고 그 후배 중에서 1급 승진자 5명을 내정한 뒤 행시 10회 이후,40대 중후반의 젊은 세대들을 요직에 배치하면서 조직개편으로 주눅이 들었던 경제부처에 예상치 못한 승진바람이 일고 있다.농림수산부의 한 외청장도 용퇴,인사 숨통을 터 주었다. 옛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를 통합한 재경원은 조직개편 때 무려 3백5명이 옷을 벗거나 다른 부처로 전출되는 아픔을 겪었다.이 와중에서도 예상을 깨고 승진바람이 분 것은 홍재형 재경부총리의 용인술 덕분이다.「인사의 명수」로 불리는 홍부총리가 관료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예상치 않은 「새 자리」를 만들어 고참 국장들을 대거 1급으로 승진시켰다. 이같은 신진대사의 열풍은 과천청사에 국한되지 않고 국세청과 관세청·조달청 등 재경원의 외청과 정부투자기관·출연기관 산하 관련단체 등 외곽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조직개편 때 감원이 전혀 없었던 국세청의 경우 여전히 행시 1∼4회들이 왕고참인 「무풍지대」로 남아있어 관심의 대상이다.관세청과 조달청도 옛 재무부처럼 인사가 적체돼 있다. 따라서 홍부총리는 조만간 이들 외청장들과 만나 이석채 재경원차관이 행시 7회인만큼 원활한 업무협조를 위한 고참 인력의 정리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기관을 비롯한 외곽단체의 회장이나 고문 등 「옥상옥」 정비도 초읽기에 들어갔다.재경원은 정부기관이나 투자회사에서 일하다가 퇴직한 사람들을 위해 위인설관 식으로 자리를 만든 한국산업증권 등 12개 정부투자기관의 고위 직급을 없애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회장과 고문들은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데도 많은 월급에 비서와 운전사가 딸린 자동차까지 제공받고 있다. 금융계도 관심거리이다.재경원이 주도하는 「세대교체 태풍」이 곧바로 미치는 영향권이기 때문이다.특히 내년의 금융권 인사는 최근의 세계화와 국제화 분위기를 적극 반영,임원급에도 외부 인사의 영입 가능성과 함께 연공서열보다는 능력 위주의 발탁인사가 확산될 전망이다. 세대교체의 바람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 지는 속단하기 어렵다.다만 민간 영역인 은행장(수출·외환은행)을 두번이나 지낸 홍부총리가 과거 외환은행장 때 무려 30명의 고참 지점장급을 내보내고 대규모 연쇄 승진인사를 하는 등 경영쇄신을 꾀한 경험이 큰 바탕이 됐다는 후문이다.민간에서의 경영혁신경험이 정부의 생산성 제고로 연결될 지를 가늠하는 「행정실험」인 셈이다. 그러나 물러나는 사람들의 퇴직기준을 둘러싼 반발도 만만치 않다.또 이들 중에는 금융기관장 등 산하기관에 내려앉는 사례가 많아 낙하산 인사가 되풀이되고 있다.따라서 세대교체라는 본래의 취지와 걸맞는 과감한 정리인사의 철학과 기준이 아쉽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 PC수리중 입력자료 소멸… “일부 보상”

    ◎소보원에 접수된 이색 피해 구제 사례/세미나 참석·수료증 미끼 미대학 여행단 모집/학교 견학만 하고 “끝”… 여생사에 환불조치 한국소비자보호원(원장 민태형)은 올해 11만4천1백여건의 상담및 소비자피해 구제활동을 벌였다.이중 10만여건은 상담과 정보제공을 통해 소비자불만을 해소하고 1만5백여건은 피해구제 처리됐다.피해구제 요청 건수중에서 소비자가 주의해야 할 사례를 알아본다. ◇해외대학 초청여행건=지방대학교수인 박모교수(경남 진주시)는 지난 여름 미국대학 초청여행을 주선한 국제친선교육협회를 소보원에 고발했다.박교수에 따르면 협회는 원래 약속된 미 버클리대와 코넬대에 방문단을 데려가지 않고 조지워싱턴대에 데려가 학교견학과 슬라이드시청만 하게 했다는 것.또 세미나 참석은 고사하고 약속한 수료증도 얻어주지 않았다는 주장이다.이에 대해 협회는 슬라이드 시청도 미국에선 세미나에 속한다는등의 억지주장을 펼쳤다.양측이 책 한권 분량의 내용증명을 보내며 벌인 공방 끝에 소보원의 중재로 협회가 김교수에 대해 잔여여행경비 부담을 면제하고 이행하지 않은 옵션경비를 환불하는 등의 선에서 합의가 마무리됐다.소보원 관계자는 하는 일이 명확하지 않은 단체가 여행사와 연결해 국내학위에 컴플렉스를 갖는 일부 지방대학교수에게 접근,외국대학 수료증과 명예박사수여 등을 미끼로 엉터리초청여행단을 모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컴퓨터 입력자료 분실건=대학원생인 김모양(서울 관악구)은 대학원 석사졸업논문을 입력해놓은 컴퓨터가 고장나 수리를 위해 컴퓨터 본체를 회사에 맡겼으나 수리과정에서 입력돼있던 졸업논문이 날아가 한 학기나 졸업이 늦어졌다며 한 중소컴퓨터회사를 고발했다. 컴퓨터전문가도 동원되었지만 어느쪽 과실인지 검증하는데 실패했다.그러나 컴퓨터회사의 배려로 피해소비자 한학기 대학원 등록금과 하숙비의 일부가 보상됐다. 소보원 관계자는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관련한 소비자피해의 경우 법령 미비로 보상의 길이 막막하다면서 관계법령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대한항공/아시아나/오늘부터 북경 취항

    ◎천진·청도 24일/심양은 27일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22일부터 동시에 중국 북경노선에 취항한다. 이번 두 항공사의 북경취항은 지난 7월 한·중항공회담 이후 난항을 거듭해 오다 양국간 상무회담이 타결됨에 따라 5개월만에 이루어지게 됐다. 이에 따라 21일 상오 10시 김포공항 신청사에서 취항식을 가진 대한항공은 22일부터 북경노선에 A30­600기를 투입,주7회 매일운항한다. 대한항공은 24일에는 천진과 청도,27일에는 심양노선에 주 3∼4회의 정기운항을 시작한다. 또 22일 상오 북경·상해취항식을 갖는 아시아나항공도 22일 상오 9시 OZ331편을 시작으로 매주 5회 북경노선 정기운항에 들어가며 상해노선에도 주6회의 항공기를 투입하게 된다. 이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은 중국정기노선이 개설됨에 따라 92년9월부터 운항해오던 서울∼천진간 정기성 전세기편은 21일자로 폐지시켰다.
  • “송년회가 웬말”… 숨죽인 과천/하위직 교통정리 분주한 관가

    ◎부모·친지 안부전화 빗발… “심란하다”/“무능자 몰릴라” 전출 자원 많지 않아/고참들 바늘방석… 진로 백지위임도 과장급 이상 간부들의 정리작업을 단행한 과천 경제부처는 21일 밤늦도록 사무관(5급) 이하 하위직 변동인력의 막바지 처리작업을 벌였다. 특히 재무·농림수산·교통·노동부 등 사무실이 이전하는 부처들은 이사에 따른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리 짐을 싼 뒤 이사는 개각 직후 24시간 안에 마치도록 돼 있어,예년 같으면 망년회다,뭐다 해서 떠들썩 했을 과천 청사가 매우 썰렁한 모습. ○…경제기획원은 각 국장 별로 사무관 이하 직원들에게 국내외 연수와 공정위·국세청·총리실·정보통신부·노동부 등 5개 전출대상 부서를 제시하고 희망사항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21일 5급 이하 직원 1백60명의 감축자 명단을 최종 확정,22일 총무처에 제출할 예정. 그러나 전출 희망자는 20∼30명에 불과하다고.기획원은 이 날밤 늦게까지 방출자 선정작업을 벌였으나 대상자들의 반발을 우려해 통일된 기준 마련에 애를 먹었다. 5급 이하 공무원은 과장(4급) 이상의 고위직과 달리 해당 부처에서 유학 또는 전출지를 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총무처의 풀에 모두 흡수된 다음 재배치하게 돼 있다.따라서 희망부처를 밝혀도 어디로 갈 지 모르는 사무관들은 유학신청도 꺼리고 있다. 한 사무관은 『이만큼 노력하면 어디에 가든 더 못한 대접을 받지는 않겠지만 무능력자로 몰리는 것이 싫어서도 자원하지 않는다』고 설명. 다른 직원은 『이 기분에 망년회에 가고 싶지도 않아 약속을 대부분 취소했다』며 『시골에 계신 부모님은 물론이고 친지들로부터 안부전화가 하도 많아,가뜩이나 복잡한 심사가 더욱 엉클어지고 있다』고 한숨. ○…재무부는 전체 사무관 2백40여명 가운데 정리 대상 인원이 22∼23명으로,국세청 전출 또는 해외 유학을 보낼 예정이다.21일부터 자원자를 접수 중인데 6급에서 승진한 「특승」 출신과 국세심판소 사무관 15명이 국세청 전출을 희망해 인력 선발에는 별 어려움이 없는 편.행시 출신 사무관 7∼8명은 해외 유학이나 국제기구 파견으로 소화할 방침. 6급 이하의 정리 대상은 70명으로 국세청과 관세청 등에 일부를 방출하더라도 상당수는 명예퇴직이 불가피한 형편이다. 재무부 역시 각 국·실마다 짐을 싸는 등 파장 분위기가 완연.국·과장급들은 『재무부의 경우 지금도 경제기획원보다 승진이 평균 1∼2년 정도 늦는데 앞으로 통합되면 승진이 더욱 어려워질 것 같다』고 걱정. ○…상공자원부 김세종 전자정보공업국장이 인사 실마리가 풀리지 않자 『후진을 위해 용퇴하겠다』며 장·차관에게 진로문제를 「백지위임」했다고. 김국장은 『조직개편으로 전자정보국이 없어진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용퇴의사를 밝혔다고. 한국무역정보통신 감사로 가게 된 김국장은 『조직개편으로 이번에 옮기면 5번째』라며 『다시는 나같은 「불행한 관리」가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원자력 발전분야의 전문관료가 기술직이라는 한계 때문에 조직개편의 희생양이 돼 중도하차 했다는 게 중평. 5급 이하 하위직 감축대상 90명은 주말께 인선,내주 초까지 끝낼 게획이다.그러나 전출대상 과장급 17명 중 11명이 구 동력자원부 출신이어서 동자부 출신들의 반발이 거세다. ○…교통부는 서기관급 이상 감축 대상자 8명 중 4명을 육사 출신으로 확정.산하 기관으로 전출할 송태봉 비상계획관(3급)과 해외연수를 갈 권병조 신공항건설기획단 기획과장·이경석 시도보험과장은 90년대 초에,민병권 법무담당관은 80년대 초에 특채된 케이스. 나머지 4명은 비고시 출신으로 정년이 2∼4년 남은 고참 간부들.관광국장으로 발령,문화체육부로 가는 서정섭 감사관이 59세이며 철도청과 한국공항공단으로 각각 내정된 윤일현 해난심판원 서기과장(58)과 김종렬 항로관제업무 인수과장(57),항만청으로 확정된 백성기 수로국 부산출장소장(59) 등은 9급부터 공직 생활을 한 왕고참. ○…농림수산부는 21일 국장 4명과 과장 7명 등 최종 감축 대상자를 1백13명으로 확정하고 개별 통보.그러나 다른 부처에서 받아들이는 인원이 혹시 안올 경우 1∼2명은 구제할 수 있다고 보고 명단공개는 총무처의 최종 발표가 나올 때까지 유보. 사무관은 한 명도 줄이지 않아도 되나 16명의 수습 사무관과 8명의 승진 대상자의 보직 때문에 고민 중. 6급 이하인 하위직 1백2명 중 30여명은 동·식물 검역소에 보내고,나머지는 일단 정원 외로 유지하며 명예 퇴직토록 하는 등 단계적으로 줄일 계획. ○…건설부와 교통부는 통합 이후의 후속 인사 원칙을 두고 진통.앞으로의 승진자는 새로 정하되 부간의 순환 인사는 하지 않는다는 원론에만 의견이 일치된 상태.고시 동기생이더라도 교통부의 경우 건설부 보다 승진이 2∼3년 빨라 양부처 동기생들간의 직급 조정이 가장 골치 아픈 문제로 등장. ◎상공·교통부 전출자 ▷상공자원부◁ ◆국장급 ▲노동부=정덕영 무역국장 ▲정보통신부=강상훈 전력석탄국장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김세종 전자정보공업국장 ◆과장급 ▲정보통신부=이무윤 비상계획담당관,김경석 광업진흥과장 ▲환경부=전태봉 산업정책과 서기관 ▲노동부=한현 광업등록사무소장 ▲해외연수=김정한 마산수출지역관리소장,김상근 제철과장 ▲산하기관=임규창 이리수출지역관리소장,한재석 대체에너지과장,한윤우 서부광산보안사무소장,박중소감사담당관,장기헌 광산지도과장,권태윤 요업건재과장,서순원 산업연구원(KIET) 파견(지역난방공사 이사,석유품질검사소 이사,세일정보통신 행정실장,한성실업 강북지사장 등으로 전직 예정) ▷교통부◁ ◇국장급 ▲문화체육부=서정섭 감사관 ▲신공항건설공단=송태봉 비상계획관 ◇과장급 ▲해외연수=권병조 신공항건설기획단 기획과장,민병권 법무담당관,이경석 시도보험과장 ▲철도청=윤일현 해난심판원 서기과장 ▲한국공항공단=김종렬 항로관세업무 인수기획단장 ▲항만청=백성기 수로국 부산출장소장 ▲문화체육부=모철민 국제관광과장,황동연 국민관광과장,권경상 본부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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