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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자본 ‘징계 도미노’ 조짐

    국세청과 금융감독원이 탈세 또는 투기 혐의를 받고 있는 외국자본에 대해 징계 처벌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혐의 내용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들 외국자본들이 징계 조치를 수긍하지 않으면 외국자본에 대한 차별논란도 재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에 대한 인수·합병(M&A)설을 흘린 뒤 200억원의 주식매매 차익을 챙긴 헤르메스 펀드는 최근 금감원으로부터 혐의 내용을 통보받은 뒤 일정 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르메스는 당시 자산운용 담당직원을 전직시킨 뒤 “한국의 법과 관련 규정을 잘 지키겠으니 한국에서 계속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다음달중 헤르메스에 대해 증권거래법(188조,215조) 위반 혐의로 담당자를 검찰에 고발하고 기관 제재를 내릴 방침이다. 처벌 수위는 영국 금융감독청(FSA)과 협의하고 있다. 헤르메스 펀드가 금감원으로부터 징계를 받게 되면 외국계로는 지난 2월 LG카드에 대한 내부자거래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워버그핀커스 이후 두번째다. 국세청도 론스타와 칼라일에 대한 탈세 혐의 조사를 이달중에 마무리짓고 두 외국자본에 대해 모두 1000억원대의 세금을 추징할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타는 지난해 스타타워 빌딩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2800억원대의 시세 차익을 남기고도 소득세를 한푼도 내지 않아 700억∼800억원을 추징받을 것으로 보인다. 칼라일은 같은해 한미은행의 지분 매각을 통해 7000억원의 주식 양도차익을 남기고도 배당소득을 신고하지 않아 200억∼400억원을 부과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여고동창 4인방 동강 래프팅 체험

    여고동창 4인방 동강 래프팅 체험

    래프팅(Rafting·급류타기) 시즌이 돌아왔다. 거친 급류와 싸우는 래프팅은 여름 레포츠의 백미. 소름돋는 그 시원함이 이제 막 시작됐다. 친구, 연인이 함께 급류를 헤쳐나가며 우정과 사랑을 다질 수 있고, 자연과 호흡하며 심신도 단련할 수 있다. 푸른 물줄기를 따라 내려오며 바라 보는 풍경화같은 주변 경관은 자연속으로 절로 빠져들게 만든다. 젊음이 요동치는 스릴 만점의 래프팅. 주말매거진 WE는 스물 두 살 여고동창생 4인방의 래프팅 도전에 따라 나섰다. 바쁜 직장생활과 대학생활로 자주 만나지 못했던 이지나(강원랜드 딜러)·정연주(코디네이터)·유화정(청주대 신문방송학과 3년)·이진영(경기대 교정학과 3년)씨 등이 의기투합해 충북 단양군 양지골 동강하류(남한강 상류)의 급류 속으로 뛰어 들었다. 스릴 넘치는 래프팅의 시원한 물살 속에 빠져보자. 단양 조현석 한준규기자 hyun68@seoul.co.kr ●가자! 동강으로 가르자! 물살을 “짜·씬(자신) 있습니다!” 지난달 5월31일 오후 2시. 고씨굴 인근 가재골 다리 아래 10인승 러버보트(고무보트)가 내려지면서 여고동창 4인방의 래프팅 도전이 시작됐다. 양지골까지 7.8㎞. 사람들은 이 곳을 동강 하류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동강과 서강, 옥동천이 만나 남한강이 시작되는 남한강 상류다. 양지골에서 규모가 가장 큰 래프팅 업체인 ‘팀 542’의 5년차 가이드 노기호(24)씨의 간단한 몸풀기 체조와 장비착용, 장비설명을 들은 뒤 이들을 실은 보트가 물살을 가르며 출발한다. 처음 래프팅을 해보는 연주·진영씨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하다. “하나, 둘…, 셋, 넷…” 가이드의 ‘하나, 둘‘ 구령에 ‘셋, 넷‘을 외치며 함께 배를 탄 사람들과 열심히 패들링(노젓기)을 한다. 20분쯤 내려가자 첫번째 급류인 ‘가재골 급류’를 만난다.‘그르렁’ 거리는 물소리는 마치 모든 것을 빨아들일 것처럼 크다. 잠잠하던 물길을 따라 가던 파란색 보트는 급류 앞에서 잠시 주춤거리는 듯 싶더니 순식간에 ‘우당탕’ 소리와 함께 급류속으로 빨려든다. “하나, 둘…, 으∼악!, 하나, 둘…, 엄∼마야!” 조용하던 강물 위에는 구령소리와 함께 비명소리가 메아리 친다. 보트가 좌우로 심하게 요동치고, 배안으로는 물이 쏟아진다. 그러나 물결에 파묻히는 듯한 전율도 잠깐.10m의 급류를 벗어나자 물결은 거짓말처럼 고요해진다. 코스의 3개 급류 중 첫번째를 무사히 통과했다는 안도의 숨소리가 들린다. 가이드 노씨는 “이건 맛보기에 불과하다. 조금만 내려가면 엄청난 급류가 기다린다.”며 겁을 준다. 긴장감을 늦추지 말라는 신호이기도 하다. 몇 차례의 여울을 지나 물길이 잠잠한 ‘원추리 계곡’에 도착하자 가이드의 짖궂은 장난이 시작된다. ‘하나, 둘‘하던 패들링 구호가 ‘참새…, 짹짹‘‘오리…, 꽥꽥‘으로 바뀐다. 유치원생 나들이에서나 나올 법한 구호지만 래프팅에서는 자주 애용되는 구호.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짹짹’거린다. 함께 보트를 탄 50대의 한 아저씨가 노래를 시키자 지나씨는 ‘소양강 처녀’와 ‘어머나’를 부르며 흥을 돋군다. 가이드가 준비한 첫번째 게임은 ‘롤링 게임’. 보트 주변에 올라선 채 ‘바이킹’을 하듯 좌우로 보트를 흔들어 서로를 물속으로 떨어뜨리는 게임이다. 모두들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균형을 잡으며 안간힘을 써보지만 너나없이 줄줄이 물속으로 빠진다. 강물이 무서워 보트에 매달려 있던 연주씨 또한 “예외는 없다.”는 가이드의 떠밀려 물속으로 빠진다. 하염없이 물속으로 빨려들어가던 연주씨가 물을 먹고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허우적 거린다.“머리를 계곡의 상류로 하고, 다리를 하류방향으로 하고 누워보라.”는 가이드의 말을 따라하자 구명조끼의 부력으로 몸이 이내 물에 뜬다. 연주씨 등 사람들이 어느덧 물에 적응하자 서로의 어깨를 감싸며 수영을 즐긴다.“이제 그만 보트에 올라타라.”라는 가이드의 애원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강물에 누워 수영을 즐긴다. 가이드의 말을 가장 안듣는(?) 지나씨는 물에서 보트 위로 올려준다는 가이드에 속아 물에서 건져 올렸다가 다시 강물로 밀어넣는 속칭 ‘물빨래’를 당한다. 30도를 육박하는 초여름 더위도 이들에게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인 듯했다. ●거친 물살, 요동치는 젊음 아직도 2개의 급류를 더 통과해야 하지만 벌써 1시간이 훌쩍 흘렀다.“이렇게 가다보면 3∼4시간은 걸려도 모자란다.”는 가이드의 재촉에 패들링이 빨라진다. 두번째 급류인 ‘충강급류’로 이어지는 길은 한폭의 그림. 기암과 절벽이 어우러진 주변 경관이 래프팅의 맛을 한껏 더해준다. 특히 보트 위에서 본 풍경은 강물밖에서 본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다. 강물에 삐죽 솟아있는 이름모를 바위며 풀, 곤충이 손에 잡힐 듯 정겹다. 갑자기 기기묘묘한 바위산 위의 왼쪽 절벽위로 커다란 손바닥 모양의 특이한 나타난다.“바위 이름이 뭐냐”는 진영씨의 질문에 가이드는 “온달 손바닥”이라고 얼버무린다. 이름없는 바위지만 인근에 온달산성이 있는 탓에 ‘온달바위’로 급조된 것.‘장풍바위’로 부르는 가이드도 있어 이름이 그때그때 다르다. 이름이 다른들 어떠랴! 시원한 강물은 도심속의 갑갑함을 풀어주기 충분하다. 드디어 두번째 급류인 ‘충강 급류’에 도착했다. 이 곳이 충청도와 강원도의 경계지역이어서 이렇게 부른다. 래프팅이 시작된 곳은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 각동마을 고씨굴이고, 래프팅이 끝나는 양지골은 충북 단양군 영춘면 오사리로 보트를 타고 도(道)를 넘게되는 셈이다. 첫번째 급류를 경험한 탓인지 패들링 솜씨가 능숙해졌고, 급류를 벗어나는 솜씨도 크게 늘었다.“으∼악” 소리도 “야호∼” 소리로 바뀌었다. 그것도 잠시.20여분쯤 더 내려가자 동강하류 래프팅의 최대 하일라이트인 ‘용탄급류’가 나타났다. 첫번째 급류를 통과할때 가이드가 겁을 주던 그 급류다. 역시나 물소리가 심상치 않다. 지나씨 얼굴에 긴장감이 감돈다. 보트가 물속으로 들어가자 “좌현, 우현!” 흔들리는 보트의 균형을 잡으려는 다급한 가이드의 목소리도 긴박감을 더한다. 급류 길이만 50∼60m에 이르는 국내 최대 길이의 급류. 물살을 가르고 빠져나오는데 걸린 시간은 5분이 채 안걸렸지만 오금이 저려올 정도로 짜릿한 순간이었다. 패들링을 하느라 팔이 저려왔지만 래프팅이 끝났다는 아쉬움이 더 컸다. “한번 더 타요.” 2시간 30분 동안 3개 급류를 무사히 통과한 여고동창 4인방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돌았다. 지나씨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함께 한 멋진 래프팅은 평생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게 웃었다. ■미리알고 가세요 래프팅이 끝나면 ‘양지골관광농원 쉼터’(www.yangjigol.com,043-423-8883)에서 멋진 음식이 기다린다. 마음씨 좋은 쉼터 사장님 박시경(53)씨가 손수 구운 돼지갈비와 안사장 이명순(51)씨가 만든 콩국수가 일품이다. 이씨가 직접 재배한 콩을 갈아만든 콩국수는 구수하고 담백해 지친 심신을 풀어주기에 그만이다. 시원한 맥주를 곁들여 먹으면 래프팅의 피로도 날릴 수 있다. 대표 음식은 여름철 보양식인 송이토종한방백숙. 토종닭에 송이버섯과 읍나무, 가시오가피, 천궁, 당귀, 대추, 밤, 녹각 등 한방재료를 넣어 만든 백숙은 영양만큼이나 담백하고 맛있다. 가격은 4만원으로 어른 4명이 먹기에 충분하다. 양지골에는 숙식을 겸할 수 있는 황토방이 있다. 수용인원은 100여명으로 15명에서 20명이 묶을 수 있는 큰방 3개와 5인실 6개가 있다.7∼8월 성수기에는 미리 예약해야 한다. 오사리의 지명을 따 만든 ‘팀 542’(www.team542.com)는 양지골에 일대에서 가장 많은 35대의 보트를 보유하고 있어 하루 1000명이 래프팅을 즐길 수 있다. 가격은 1인당 3만원이며, 오전 9시, 낮 12시30분, 오후 3시 등 하루에 3번 출발한다.(02-3432-5542,043-423-5542) 양지골에서는 래프팅과 황토박 1박, 식사 2회 등을 묶어 패키지로 3만 9000원에 판매하는데 4인 이상 예약이 가능하다. 가는 길은 중앙고속도로 북단양IC나 제천IC에서 나와 단양읍과 영월읍을 거쳐 갈 수 있다. 북단양IC에서 나오면 59번도로와 522번,595번 도로를 거쳐 고씨굴 방향으로 가다보면 남한강을 굽어보는 절벽위로 양지골을 만난다. 제천IC로 나오면 38번 국도와 88번 지방도로를 따라 고씨굴을 지나서 나온다. 제천IC로 빠지는 것이 시간이 약간 절약되지만 남한강의 경치를 즐기려면 북단양IC로 빠져 나오는 것이 좋다. ■초보자도 걱정붙들어 매GO! 래프팅은 현장에서 가이드의 간단한 장비착용 교육을 받으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장비는 8∼10인승 러버보트가 있는데 대부분 길이 4m20㎝의 420러버보트를 사용한다. 구명조끼는 80∼100㎏의 몸무게를 지탱할 수 있을 만큼 부력을 지녔으며, 안전모는 바위나 돌에 부딪혔을 때 머리를 보호한다. 기초 교육으로는 패들링(노젓기)과 래프팅 도중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에 대한 안전교육이 기본이다. 패들핑은 어깨 넓이만큼 벌린 상태에서 수면 깊이 넣어 저으며, 좌현(왼쪽에 앉은 사람만 노를 저음), 우현(오른쪽에 앉은 사람만 노를 저음), 양현(좌현과 우현이 함께 노를 저음)을 외치는 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저으면 된다. 물에 빠졌을 경우 절대 당황하지 말고 5∼10초간 호흡을 멈추면 구명조끼를 입고 있기 때문에 물위로 뜬다. 이때 머리는 계곡의 상류, 다리는 하류 방향쪽으로 향해야 한다. 앞을 보며 흘러내려가야 바위나 돌을 피해 안전지역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한탄강과 동강, 내린천, 홍천강 등 래프팅 장소가 많은데 한탄강과 내린천은 물살이 빨라 상급자들에게 알맞고, 동강은 물살의 흐름이 완만한 편이어서 초보자들에게 적당하다. 양지골은 다른 곳과 달리 수량이 풍부해 가뭄 때에도 래프팅을 즐길 수 있고, 강에 바위가 많지 않아 안전사고가 거의 없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 儒林(363)-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儒林(363)-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퇴계를 태운 말은 마침내 버들밭을 지나 죽령고개에 이르렀다. 오르막 30리의 길을 다 올라 이제 내리막 30리의 고갯마루에 이른 것이었다. 아침 일찍 떠난 길이라 산마루턱에 이르렀어도 아직 해가 많이 남아 있었다. 오르는 중간고비마다 퇴계는 산신당에 들러 보기도 하고 한때는 거대한 석굴사원이 있었던 보국사 절터를 둘러 보기도 하였다. 그러나 꼬박 하룻길 죽령을 넘으면서 퇴계는 지금까지 살아온 오십 평생의 과거를 돌이켜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숙고하고 있었으므로 마부가 이끄는 대로 말위에 앉아 줄곧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퇴계의 모습은 진흙으로 빚은 석인처럼 보였다. 퇴계는 말이 죽령고개에 이르자 마부에게 일러 말을 세우고 잠시 쉬어 가기로 하였다. 지친 말에게 물을 먹이고 짐을 들고 가는 종자도 쉬게 할 요량이었다. 이제 고갯마루를 넘으면 그대로 경상도. 그러므로 버들밭을 지난 고갯마루는 충청도와 경상도의 갈림길인 것이다. 퇴계는 종자가 가져온 찬물을 마시고 묵묵히 산 아래로 펼쳐 보이는 아득한 벌판을 바라보았다. 옛 속담에 ‘마루 넘은 수레 넘어가기’란 말이 있듯이, 이제 풍기까지는 삼십 리의 산길이라 하더라도 꼬불꼬불 내려가는 길이었으므로 지척지간인 것이다. 퇴계는 연화봉에서부터 연결된 백두대간이 도솔봉으로 이어져 산맥을 이루고 있는 소백산의 준령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 험준한 산맥 사이로 죽령의 고갯길이 아슬아슬하게 펼쳐져 있었다. 소백산. 퇴계는 단양과 풍기 사이에 있는 소백산을 특히 사랑하고 있었다. 해발 1440m의 소백산은 일찍이 한국의 노스트라다무스라 불리던 예언자, 남사고(南師古:1509∼1570)가 ‘사람이 살 만한 산’이라고 넙죽 절하고 갔다던 명산. 백두대간인 태백산 어름에서 문득 서해를 향해 말머리를 돌려 내륙으로 달리다가 한껏 가뿐 숨을 몰아 쉬는 곳이 바로 소백의 연봉들인 것이다. 퇴계가 소백산을 사랑하였다는 사실은 죽령고개를 넘어 풍기군수로 전근한 이퇴계가 당시 충청감사로 있던 형이 고향 예안으로 다니러 갈 때면 죽령에 쉼터를 마련하고 마중하고 배웅하던 두 곳의 주호자리가 남아 있었다는 것을 통해 잘 알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잔운대’와 ‘촉령대’로 불렀다는데 지금은 그곳의 위치가 어디인지는 알려진 바 없다. 퇴계가 소백산을 사랑하였다는 것은 제자 김성일이 쓴 ‘언행록’의 다음과 같은 내용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선생이 두 고을(단양과 풍기)에 있을 때에는 맑은 바람이 씻어간 듯이 조금도 사사로운 일에는 개의하지 않았다. 공무의 여가에는 책으로써 스스로 즐기고 혹은 초연히 혼자 나가서 수석(水石) 사이를 거닐기도 하였는데 들의 농부들이 이를 바라보고 마치 신선같이 생각하였다. 군(郡:풍기군·그때 선생은 풍기의 군수로 있었다.)에 소백산이 있으니 곧 남쪽 갈래의 명산이다. 선생은 일찍이 말을 타고 혼자 가서 그 봉우리에 올랐다가 여러 날 만에 돌아오시곤 하였다. 표연(飄然)히 남악(南嶽)의 흥(興)이 있었다.”
  • [우리부처 이렇게 바뀐다] 우종균 특허청 혁신인사기획관

    [우리부처 이렇게 바뀐다] 우종균 특허청 혁신인사기획관

    “일부가 아닌 전체를 추진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데 혁신의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우종균(42) 특허청 혁신인사기획관은 혁신의 무게중심을 성과위주와 효율적인 심사·심판 시스템 구축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핵심 업무인 심사·심판을 정확하고 빠르게 처리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일 잘하는 직원이 대우받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특허심사 기간 10개월이내로 이를 위해 중앙행정기관 최초로 특허청을 ‘책임운영기관화’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기반은 갖춰져 있다. 특허청 공무원(1500여명) 가운데 900명 이상이 고시와 박사로 정부부처 가운데 인적 수준이 가장 높다. 여기에 정보기술(IT) 인프라가 구축돼 있고 심사·심판건수 등 정확한 평가도 가능하다. 특별회계로 100% 예산을 충당할 수 있다는 점도 자율 경영을 가능케 한다. 현행 21개월인 특허심사 기간을 내년 말까지 세계 최고 수준인 10개월 이내로 단축하겠다는 특허청의 계획도 이같은 자신감에서 나왔다. 부러움을 받는 특허청도 남모를 약점(?)이 있다. 전문적이고 개별적으로 뛰어나다는 자부심이 되레 혁신에 민감하지 않고 자의적 판단이 우선되기도 한다. 우 기획관이 고객만족도 제고를 최우선 현안으로 강조하는 이유도 이같은 약점 타개를 위한 차원이다. 특허청은 올해부터 분기별로 외부고객을 대상으로 심사·심판 등 7개 분야에 대한 평가를 받기로 했다. 잘못된 것은 냉정히 수용하고 철저히 개선시키겠다는 것이다. ●‘심사노트제’로 재량권 줄여 아울러 논란을 빚고 있는 심사관 재량권을 줄이기 위해 결정배경 등을 작성한 ‘심사노트제’를 도입, 공개토록 했다. 절차의 표준화(매뉴얼)도 마련해 신중한 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화할 방침이다. 우 기획관은 사업 성공의 관건은 결국 구성원의 참여도에 있다고 단언한다. 특허청의 ‘변화관리프로젝트’ 역시 전직원이 함께 이뤄야 할 과제다. 연말까지 400여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갖고 장애요인 파악에 나설 계획이다. 문제 직원에 대해서는 원인분석과 해결방안을 제시, 자연스럽게 변화에 동참시킨다는 복안이다. 그는 “혁신에는 상대성이 존재하지만 차별화하지 않으면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100% 만족은 어렵지만 100%가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행정고시 29회로 정보기획과장·심사기준과장을 거쳐 지난해 7월부터 혁신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광주 어등산개발 ‘급물살’

    광주 어등산개발 ‘급물살’

    광주지역 최대 현안의 하나인 광산구 운수동 일대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 사업의 시행사가 사실상 결정되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도시내에 빛과 워터파크, 골프코스 등이 들어서 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7일 광주시에 따르면 최근 ‘어등산 빛과 예술의 테마파크’ 조성을 위한 민간 사업 시행자를 공모, 평가한 결과 4개 응모 기업군 가운데 삼능건설㈜ 컨소시엄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시는 이번에 선정된 사업자가 지역 핵심산업인 광(光)산업과 디자인산업을 연계해 빛과 예술이 조화된 세계적인 테마파크를 조성키로 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삼능건설 컨소시엄은 사업기간을 당초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키로 한 데다 총 이익금의 10%를 지역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능건설 컨소시엄에는 대표사인 삼능건설을 비롯해 송촌종합건설, 대한생명보험, 교보생명보험 등 모두 8개사가 참여했다. 기업 지분별로는 삼능건설이 25%로 가장 많고, 송촌건설 23%, 대한생명 23%, 교보 2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7%는 ㈜담양온천, 청도이중국제대주점유한공사(중국 산동),PT.Victory Java Raya(인도네시아), 퍼시픽어뮤즈먼트(서울) 등이 보유하게 된다. 삼능건설 컨소시엄은 사업비 774억원과 금융비용 등 총 320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미국 모건스탠리사를 통한 외부조달 1억달러, 금융권 등의 타인 자본 1431억원을 유치할 계획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컨소시엄의 제안서대로라면 세계에서 최초로 빛을 테마로 한 대형 테마파크가 들어설 전망”이라며 “앞으로 60일 안에 타당성 검토와 자본 조달능력 등의 검증 작업을 통해 실시협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가 개발을 구상한 어등산은 최근까지 군 포사격장으로 사용돼 정상부근이 심하게 훼손됐다. 시는 이곳 일대 84만평을 건설교통부에 그린벨트해제를 심의 요청했으며, 최근 승인을 받아냈다. 한편 삼능컨소시엄이 제출한 제안서를 보면 단지의 특성에 따라 ‘빛과 어울림’을 주제로 테마파크를 조성한다. 또 ‘LED백년생명탑’‘빛의 전망대’‘빛과 예술센터’‘워터파크와 생물원’ 등이 조성된다. 이 밖에 27홀 규모의 골프코스와 숙박시설 등이 들어선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전국 평정 ‘싸움소 투스타’

    “‘꺽쇠(1070㎏)’와 ‘범이(950㎏)’를 아십니까.” 경남 의령군 의령읍 만천리 하의효(71)·영효(66)씨 형제가 키우는 싸움소들로 전국의 소 싸움판을 평정한 ‘지존’들이다. 의효씨가 키우는 꺽쇠는 지난달 진주대회까지 8연승을 했으며, 영효씨의 범이는 지난해까지 12연승을 기록하고 있다. 오는 16일 창원대회에 출전할 예정인 범이의 우승이 예상돼 13연승 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소싸움은 체급별로 경기를 하며, 울타리를 넘거나, 꼬리를 보이며 달아나면 진다. 체급별 몸무게는 갑종이 731㎏ 이상이고, 을종이 641㎏ 이상, 병종은 570㎏ 이상이다. 하씨 형제는 4대째 싸움소를 키우는 우주(牛主). 그래서 그런지 싸움소를 보는 눈도 남다르다. 싸움소는 우선 눈이 작고, 찢어져 사나운 상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상대의 기선을 제압할 수 있다는 것. 다음은 귀가 작고, 뿔 사이 간격이 좁아야 기술을 사용하기 좋다. 그리고 목은 길고 앞 가슴이 넓어야 싸움을 잘한다. 동생 영효씨는 6년 전 경북 청도대회에 나왔던 범이에게 반해 거금(?) 1500만원을 주고 손에 넣었다. 당시 송아지 값이 300만∼400만원이었으니 짐작이 간다. 영효씨는 “송아지티가 남아 있는 범이가 ‘병종’에 출전, 소문난 싸움소를 1시간20분 만에 제압하는 것에 반해 소 주인이 달라는 대로 주고 샀다.”라고 털어놨다. 의효씨가 꺽쇠를 손에 넣게 된 연유는 범이에게 있다. 지난 2003년 10월 창녕대회에 출전한 꺽쇠가 예선에서 범이에게 패하자 실망한 주인이 팔려는 것을 보고 그자리에서 5000만원을 주고 샀던 것. 꺽쇠의 주특기는 ‘뿔걸어 후리기’. 체구와 달리 순발력이 뛰어나 싸움스타일은 속전속결이다. 반면 범이는 뛰어난 지구력과 근력을 이용한 지구전으로 상대를 제압한다.‘목감아 돌리기’가 특기지만 상대를 얕보는 버릇이 있어 가끔 주인의 가슴을 졸이게 한다. 이 때문에 지난해 김해대회 예선에서 진주의 ‘대웅’이에게 패할 뻔했다. 20여분간 느긋하게 여유를 부리다 갑자기 달려든 대웅이에게 밀려 넘어졌다가 가까스로 일어나 이겼다. 하씨 형제는 둘을 한 대회에 출전시키지 않는다. 둘이 4∼5차례 맞붙었지만 모두 범이가 이겼다. 이 때문에 범이의 몸값이 최근 2억원 정도로 뛰었다. 주위에서 넘기라는 제의가 있지만 영효씨는 “그동안 쌓인 정 때문에 팔 수 없다.”라며 손사래를 친다. 범이의 훈련은 매일 8㎞씩 걷는 것이며, 몸이 무거운 꺽쇠는 타이어를 끌고 4㎞를 간다. 하씨 형제는 “내 소의 공격을 받고 상대가 도망가는 것을 보면 통쾌하기 그지없다.”면서 “소싸움을 안 시켜 본 사람은 그 맛을 모른다.”라고 말했다. 의령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검은머리멧새’ 군산서 국내 첫 발견

    우리나라에서는 관찰된 기록이 없어 조류도감에도 실리지 않은 희귀조류 ‘검은머리멧새’가 발견됐다. 전북 군산시 산하 금강철새조망대는 3일 지난달 한국자연환경연구소, 호남대학교와 공동으로 어청도에서 야생조류 서식 실태를 조사하던 중 희귀조류인 ‘검은머리멧새’ 암컷 1마리를 발견해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검은머리멧새는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일부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희귀조류로 영문판 조류도감에는 ‘black headed bunting’으로 표기돼 있다. 이 새를 발견해 촬영한 금강철새조망대 강정훈(34) 학예연구사는 “우리나라에서 야생조류를 연구하는 일본과 영국의 조류학자들에게 직접 사진을 보여주고 외국의 학자들에게 전자우편을 통해 자문한 결과 검은머리멧새임을 확인했다.”며 “우리나라에는 관찰기록도 없고 이름도 없어 영문이름을 풀어서 ‘검은머리멧새’라고 일단 이름을 붙였다”고 말했다. 검은머리멧새는 참새목 멧새과에 속하는 종으로 크기와 모양이 참새와 비슷하지만 군집생활을 하지 않는 철새다. 반면 이 새의 사촌격인 붉은머리멧새(red headed bunting)는 우리나라에서 관찰된 기록이 있고 조류도감에도 실려 있다. 강 학예연구사는 “이번 조사를 통해 어청도는 검은머리멧새 등 희귀조류를 비롯해 100여종의 야생조류가 서식하거나 이동할 때 이곳을 거쳐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유전의혹’ 검찰 중간 발표] ‘이광재 개입’ 확인… 외압 규명 실패

    [‘유전의혹’ 검찰 중간 발표] ‘이광재 개입’ 확인… 외압 규명 실패

    철도청의 유전투자사업은 코리아크루드오일(KCO) 대표 허문석씨와 하이앤드 대표 전대월씨의 ‘사기극’에 건설교통부 전 차관 김세호씨의 ‘공명심’이 더해져 빚어진 사건이었다. 여기에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과 이 의원의 후원회장 이기명씨의 ‘잘못된 지원’도 한몫을 했다. ●드러난 거짓 해명들 이 의원이 전씨를 ‘얼굴만 아는 사이’라고 말한 것은 거짓이었다. 전씨는 4·15총선 전인 지난해 3월부터 이 의원과 친분을 가졌다. 그는 총선을 전후해 이 의원의 평창지역 관리책인 지광선씨에게 불법정치자금 8000만원을 전달하고 이 의원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4월 말 이 의원에게 용인 동백지구 아파트 건설사업의 시공사 참여를 청탁했다. 이 의원은 유전사업에 대해 “11월8일 철도공사 전 사장 신광순씨의 방문으로 알았다.”는 해명과 달리 깊숙이 개입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10월8일 의원회관 사무실로 찾아온 전씨에게 “유전사업은 어떻게 되었나.”며 진행상황을 물었다. 이 의원은 전씨가 KCO 주식을 84억원에 양도했다고 하자 “돈 벌었으면 잘 됐네.”라는 말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의원 사무실에서 허씨가 지난해 8∼9월쯤 민·관합작 석유개발회사의 설립을 제안한 ‘비전문가로 운영되는 국영공사의 경영이 국제경쟁에서 뒤지는 사례’라는 문건을 찾아냈다. ●김 전 차관의 ‘공명심’ 유전사업을 실질적으로 지휘한 김 전 차관도 지난해 7월 중순 왕씨가 “유전사업은 이 의원이 전씨를 허씨에게 소개해 추진하는 사업인데 실제 이 의원이 유전사업을 지원하는지 확인해달라.”고 건의하자 “이 의원은 내가 잘 알고 있으니 직접 확인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결국 왕씨는 이후 김 전 차관이 계속 사업을 진행하자 이 의원이 유전사업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사업을 추진했다. ●부실한 감사원 감사 유전사업의 전모를 밝힐 수 있는 또 한번의 기회였던 감사원의 감사도 부실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인 허씨를 조사하면서 허씨의 진술서 한장만 받고 출국금지 신청도 안 해 결국 허씨는 인도네시아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또한 감사기간에 감사자료를 방치해 유출된 자료를 통해 관련자들이 거짓 해명을 하는 빌미를 주기도 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21) 숨은 키워드‘궁궁을을’(弓弓乙乙)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21) 숨은 키워드‘궁궁을을’(弓弓乙乙)

    1894년 4월27일, 전주성 함락을 눈앞에 두고 전봉준은 휘하 장수들을 모아놓고 특명을 내렸다. 궁을(弓乙)이란 부적을 불살라 동학농민군들에게 먹이라는 것이었다.“궁을부는 신통력이 있다. 비 오듯 쏟아지는 관군의 총탄과 화살도 무력하게 만드는 게 궁을부다. 그 효력은 이미 큰 스승 최제우 선생께서 밝히신 바다. 궁을은 이미 너희가 잘 아는 ‘정감록’에도 나와 있다.” 그 명령대로 동학군은 모두 궁을부를 태워 나눠마셨다. 그 다음날 동학군은 호남제일성인 전주성을 함락시켰다. 궁을부란 “시천주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侍天主造化定 永世不忘萬事知) 13자를 쓴 종이 쪽지로, 본주(本呪)라 한다. 이 글귀의 뜻은 한울님을 모시면 조화가 이뤄진다, 이 진리를 항상 염두에 두고 살면 세상만사를 다 알게 된다는 것이었다. 동학의 근본 교리를 압축해서 표현한 것인데, 신기하게도 궁을부엔 궁을이란 용어가 보이지 않는다. 왜 동학에선 이 부적을 궁을부라 했을까? ‘궁궁을을’(弓弓乙乙) 또는 ‘궁을’이 정감록의 가장 중요한 핵심어였다는 사실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수많은 민중이 그 참뜻을 알고 싶어했기 때문에 민중 종교의 지도자들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일반적으로는 정감록의 핵심어라면 ‘진인’과 ‘십승지’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정감록을 꿰뚫고 지나가는 숨은 키워드는 ‘궁궁을을’이다. 문제는 그 뜻을 쉽게 짐작하기 어렵다는 점이다.‘궁을’이란 두 글자를 뜯어보면 평이하다.‘弓’은 활이요,‘乙’은 갑(甲)에 이어 이른바 두 번째 십간(十干)이다. 그런데 누구나 빤히 알고 있는 이 두 글자의 뜻을 아무리 조합시켜도 무슨 말인지 감감하다. 뜻이 분명하지 않은 이 용어는 정감록에서 중요한 구실을 담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학과 원불교에서도 중시되었다. 그 내력을 알아보자. ●‘정감록’에 보이는 ‘궁궁을을’ ‘감결’(鑑訣)에 이런 구절이 있다.“모름지기 인간 세상에서 몸을 피하는 데 산도 이로울 게 없고 물도 이로울 게 없다. 가장 좋은 것은 양궁(兩弓)이다.”는 것이다. 양궁은 궁을 두 번 쓴 글자다. 그런 점에서 ‘궁궁’이라고 읽히기도 한다. 아닌 게 아니라 ‘이선생가장결’(李先生家臧訣) 중에도 “이로움이 을을궁궁에 있다.”는 대목이 있다. 정감록의 다른 곳에서는 ‘궁궁을을’이라 적기도 하였다. 일제시대 한국의 민속을 연구한 일본인 무라야마 지준은 ‘궁궁을을’을 한 글자로 줄여 약(弱)이라고 보았다. 궁과 을 두 글자를 포개서 그렇게 만든 것이다.“이로움이 약함에 있다.”는 뜻이 되어 알쏭달쏭하긴 마찬가지다. 또는 한국 사람들은 일본과 같은 강대국에 약한 태도로 의존적일 때만 살아갈 수 있다고 비꼰 것일지도 모르겠다. ‘도선비결’(道詵秘訣)에도 ‘궁궁’이란 표현이 눈에 띈다.“병자(丙子)에는 북쪽 오랑캐가 나라에 가득 찰 것이다. 산도, 물도 이롭지 못하고 이로운 것은 오직 ‘궁궁’이다.” 이것은 아마도 병자호란 때의 사정을 반영한 것으로 짐작된다. 여기서 말하는 ‘궁궁’은 두 말할 나위 없이 피란처다. 요컨대 여러 예언서에서 자꾸 눈에 뛴는 ‘궁을’,‘을을궁궁’ 또는 ‘궁궁’은 난리를 피하는 최고의 장소임이 분명하다. 정감록엔 피란지로 손꼽히는 십승지가 있는데 왜 하필 ‘궁궁’이란 용어를 또 사용했는지 궁금한 생각이 든다. ●1748년 ‘정감록’ 사건에 언급된 ‘궁궁’ 실록에도 ‘궁궁’이란 표현이 나온다. 이것이 처음 언급된 것은 1748년(영조 24) 5월이었다. 청주의 몰락 양반 이지서 등이 괘서, 즉 불온한 내용이 적힌 벽보를 붙인 혐의로 체포되어 왕의 심문을 받는 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용어였다. 이지서는 6촌 형제가 반란에 가담해 처벌된 일이 있어 꼼짝없이 연좌제에 걸려들었다. 그는 관직에 등용될 희망을 완전히 잃어버린 사람이었다. 이 사건의 피의자인 박민추가 한 말 중에 ‘궁궁’이 언급되어 있다.“도선비기(道詵秘記)를 보면, 왜인(倭人) 같지만 왜인이 아닌 것이 남쪽에서 올라온다고 들었습니다. 이 때는 산도 아니고 물도 아닌 궁궁이 이롭다고 했지요.” 박민추 역시 우리가 앞에서 검토했듯이 ‘궁궁’을 피란처로 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곳이 구체적으로 어떤 장소인지 그도 잘 알지 못했다. 박민추가 읽은 18세기의 ‘도선비기’는 오늘날 남아 있는 ‘도선비기’와 비슷했다.“산도 아니고 물도 아니고 궁궁이 이롭다.”고 말했는데, 이 부분은 현재의 도선비기에도 똑같이 되어 있다. 다만 그 이야기가 전제하고 있는 시대상황은 완전히 다르다.18세기의 도선비결에는 “왜인 같지만 왜인이 아닌 것”이 쳐들어온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의 도선비기에 보면,‘병자년 북쪽 오랑캐’가 문제다. 요컨대 청나라가 침입해온 병자호란을 소재로 삼고 있다. 이런 차이는 필사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다. 혹은 아유가이나 호소이 같은 일제 어용학자들이 슬며시 단어 몇 개를 바꿔 쓴 데서 빚어진 차이일지도 모른다. 그들로선 정감록에서 일본이란 나라의 존재를 부정적으로 부각시킬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시 본론으로 되돌아간다.1748년 사건 당시 충청도 문의 지방의 관리였던 김재형은 이지서의 벽보 사건을 직접 취조했던 사람이다. 그는 벽보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벽보에는 왜인 같지만 왜인이 아닌 것이 남쪽에서 오는데 물도 이롭지 않고 산도 이롭지 않고 궁궁이 이롭다. 이 고을에 대인(大人)과 명장이 나온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곳에서 피란하지 않으면 반드시 큰 화를 당하게 될 것이라고도 하였습니다.” 김재형의 말을 가만히 들어보더라도 ‘궁궁’은 피란의 한 방법이었다. 문제는 어디로 피란해야 되는가로 압축된다. 벽보에서 말한 “왜인 같지만 왜인이 아닌 사람들”이란 누구일까. 이지서는 이렇게 설명했다.“어떤 사람들은 곧 왜인이 쳐들어온다고 한다. 하지만, 실은 왜인이 아니고 누군가가 거짓으로 왜인의 모양을 꾸며가지고 쳐들어온다. 이들은 무신년의 잔당(餘黨)들이다. 해도(海島)에 가 숨어 있던 사람들이다.” 사건 피의자 오명후는 그 정체를 울릉도에 숨어 있는 황진기(黃鎭紀) 일당이라고 말했다. 영조4년(1728) 무신년에 있었던 일부 소론과 남인들이 일으킨 반란에 가담한 장수가 황진기다. 요컨대 울릉도에서 황진기가 군사를 일으켜 쳐들어올 때 피란할 만한 곳이 궁궁이란 이야기다. 이지서의 일당인 오수만은 ‘궁궁’의 뜻을 좀더 명확히 정의했다.“궁궁은 활의 허리(弓腰)를 가리키는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구부러진 곳(劣處)에 숨으라는 뜻이지요.” 실록 편찬자는 이 대목에 주를 달아 놓았다.“궁요는 그 음이 열(劣) 자의 뜻을 해석한 것과 같다.” 정리하면,‘궁궁’은 궁요와 같고 그 뜻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 후미진 곳이란 것이다. 이를 테면, 정감록에 나오는 십승지 중에서도 꽤나 후미진 곳이 ‘궁궁’이란 말이다. 18세기 내내 ‘궁궁’에 대한 해석은 일치하지 않았다. 심지어 한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끼리도 해석이 엇갈리는 판이었다. 이지서 사건의 피의자 이영손은 ‘궁궁’을 머문다는 뜻을 가진 유(留) 자로 보았다. 다른 곳으로 피란가지 말고 집에 머무는 것이 최상의 피란법이요, 궁궁이란 견해였다. 사건의 주모자 이지서는 이 점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궁궁’은 광활하다는 것입니다” 라고 했다. 만일 광활한 지역이라면 태백산이나 소백산 기슭에 위치한 십승지와는 별 상관이 없을 것 같다. 혹은 십승지 중에서도 비교적 터가 넓은 지역을 가리켰을 수도 있겠다. 어쨌거나 이지서가 ‘궁궁’을 개활지로 보았다는 점은 다른 피의자들도 증언했다. 어떤 피의자는 ‘궁궁’이 활활(闊闊)을 가리킨다고도 했는데 그 역시 광활하단 뜻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이지서 사건의 피의자들은 ‘궁’의 음이 ‘활’인 점에 착안해 ‘궁궁’을 ‘활활’한 곳, 달리 말해 터가 널찍한 피란처로 생각했다. 그로부터 40년쯤 지난 1787년(정조 11)에 또 다른 ‘정감록’ 사건이 일어났다. 그 때는 ‘궁궁’에 대한 해석이 상당히 달라졌다. 사건 피의자 김서달의 진술이 주목된다.“근래에 떠도는 말을 들으니 청의(靑衣)가 남쪽에서부터 오는데 왜인 같지만 왜인은 아니라고 합니다. 이 때는 산도 이롭지 않고 물도 이롭지 않으며 궁궁(‘좌’(坐)의 고자(古字))이 이롭다고 하였습니다.” 전에도 ‘궁궁’을 ‘머물 유(留)’자로 보는 견해가 있기는 했다. 그런데 1787년 사건에서 김서달은 ‘궁궁’을 ‘앉을 좌(坐)’의 옛날 글씨체로 보았다. 피란하지 않는 게 상책이라고 본 점에서는 별로 새로울 것은 없다. 다만 서체에 대한 지식이 해석의 기준이 되었다는 점은 주목된다. 한마디로 말해,‘궁궁’이 피란처란 점에 대해서는 다들 의견이 일치했다. 그러나 어떤 피란처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골짜기일 수 도 있었고, 넓은 터, 또는 자기 집으로 규정되는 등 사람마다 견해가 달랐다. ●동학의 ‘궁궁’ 19세기 말 새로 등장한 동학은 ‘궁궁’이란 표현에 종교적 의미를 불어넣었다. 동학의 경전 ‘동경대전’의 ‘포덕문’에 보면 최고의 명약과 부적은 바로 태극이자 ‘궁궁’이라고 했다.‘궁궁’은 어느새 태극이 됐고 무병장수의 상징으로 변형되었다. 오랫동안 특정한 공간을 뜻했던 ‘궁궁’이 추상적인 명사로 둔갑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어떤 학자들은 동학의 ‘궁을’이 인간의 내면에 있는 신명을 뜻한다고 말한다. 그 말이 옳은지는 잘 모르겠으나, 동학에서는 ‘궁궁’을 영원한 생명, 완전무결을 상징하는 것으로 간주한 것은 틀림없다. 왜 동학을 창시한 최제우는 ‘정감록’에 나오는 ‘궁궁’이란 표현에 관심을 가졌을까? 그 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정감록에 의지하였고 참된 ‘궁궁’을 찾아 십승지를 비롯해 각처로 떠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최제우 자신도 한 때 그런 체험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정감록을 빗대어 이렇게 말한다.“이미 지나간 임진왜란 때는 이로움이 송송(松松)에 있었다. 평안도 가산과 정주에서 서쪽 도적이 일어났을 때는 이로움이 집집에 있었다. 여보소, 세상 사람들아, 이런 일을 본받아서 살길을 찾아보세.” 최제우는 정감록의 내용을 연상하면서 임진왜란 때는 이여송·이여백 형제가 도와 살아났고, 서북에서 홍경래 난이 일어났을 때는 도리어 집에 가만히 머물러 있는 것이 이로웠다고 회상했다. 최제우의 정감록 패러디는 계속된다.“우리도 이 세상에 이로움이 궁궁에 있다 하네. 매관매직을 일삼는 세력자도 마음 다해 궁궁을 찾고, 돈과 곡식을 쌓아두고 사는 부자 영감들도 마음 다해 궁궁이라. 떠돌아다니는 거지와 패가망신한 사람들도 마음 다해 궁궁이라. 풍수에 현혹된 사람들은 더러 궁궁촌 찾아서 혹은 깊은 산속에 들어가고, 혹은 천주교에 들어가 제 생각이 옳다하지만 그 말들도 따져보면 궁궁 뿐이네.” 최제우는 누구나 찾고 있는 것이 바로 ‘궁궁’이라 하였다. 심지어 천주교 신자들이 갈망하는 것도 ‘궁궁’, 즉 난리를 피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가 발견해낸 ‘궁궁’의 궁극적인 의미는 종교적인 수련이었다. “제 몸 닦고 집안 살피지 않고 명당 찾아 두루 강산을 돌아본단 말인가. 덕이 없는 세상 사람들, 가서 볼 것이 무엇인가? 가련한 세상 사람들, 이로움이 궁궁에 있다 하여 찾는다면 웃을 일 아닌가. 세상 잘못 만났다 한탄하지 말고 세상구경하세. 이로움이 송송에 있단 말 집집에 있단 말은 이제 알았지만, 이로움이 궁궁에 있다는 뜻을 어찌 알겠는가?” 이것은 ‘용담유사’에 실린 한 구절이다. 세상이 어지럽다 해서 원망하지도 말고 길지를 찾아 헛되이 여기저기 헤매지 말라 했다. 최제우가 찾아낸 답은 간단명료했다.“한울님을 모시면 조화가 이뤄진다. 부디 이런 진리를 항상 염두에 둔다면 세상만사를 다 알게 된다.” 이것이면 다 되었다. 한울님을 믿기만 하면 절로 후천개벽이 되는 것이었다. 이밖에 따로 ‘궁궁’이 있을 턱이 없었다. ●원불교의 ‘궁궁을을’ 20세기에 들어와서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정감록’에 매료되어 ‘궁궁’을 찾아 나섰다. 그들은 많은 길지를 놓고 ‘궁궁’이 어딘지를 점쳤다. 원불교를 창건한 박중빈 대종사는 그런 세태를 비판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최제우와 같은 입장이었다. 대종사는 ‘궁궁을을’의 종교적 의의를 새롭게 정리하려 했다. 그는 정감록을 신앙하는 민중을 원불교로 이끌기 위해 노력했다. 해방 전 그는 제자들을 불러 놓고 이렇게 말했다.“‘정감록’ 비결에 궁궁을을의 사이에 이로움이 있다고 하였다.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아느냐? 궁궁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일원(一圓)이다. 또 ‘정감록’에 도하지(道下地)란 말이 있다. 그것은 도하지(道下支), 즉 일원 대도(大道)에 의지해야 산다는 말이다. 요즘 사람들이 좌우간(左右間)이라 말하는 것은 네가 옳다, 내가 옳다 싸우다가 죽는다는 뜻이다. 너희들은 좌익이나 우익이나 어느 편도 들지 말라. 그 싸움에 끼어들면 죽기 쉽다. 양심만 지켜라. 양심, 그것이 곧 일원이다.” ‘궁궁을을’을 대종사는 어떤 구체적인 장소가 아니라 ‘일원’이란 종교적 개념으로 보았다. 달리 말해 ‘일원은’ 바로 양심이라고도 했다. 양심을 기르는 원불교의 가르침을 따라 살면 되지 따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가르침 때문이었겠지만 원불교 신자들은 ‘궁을가’(弓乙歌) 라는 일종의 예언적이고 종교적인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일설에 따르면, 이 노래를 지은 사람은 북창 정염(1506∼1549)이라고 하는데 믿을 만한 증거는 없다. 정염은 남사고와 더불어 조선중기를 대표하는 예언가였다.‘궁을가’엔 구한말의 중요 사건과 8·15해방까지 예언되어 있다. 그 일절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갑신년에 큰 별이 태양을 돈다/ 태양과 태음이 자리를 못 잡아 외국 여러 나라가 시끄럽다 (중략) 매번 끝 구절에 이 여섯 자로 궁궁을을 성도로다./ (중략) 지성으로 늘 부르면 외국군대가 못 쳐들어온다.//(중략) 부모처자 다버리고 길지(吉地) 찾는 저 백성아/ 예로부터 피란해도 그 얼마나 살았더냐./ 인의예지(仁義禮智) 어진 마음 사람 다치게 않고 물건 부수지 않으면// 오복(五福)이 내 몸이라 길한 별 비춤이 따로 어디인가/ 살아날 방법 내게 있어 부모처자 안전히 보존한다.” 노랫말에 보면,“궁궁을을성도”라는 6자 주문을 자주 외워야 나라가 편안하다고 했다. 원불교 3대 교조 대산종사는 이 주문을 나무아미타불로 바꿔 불렀다. 또한 위 인용문에서는 갑신년에 외국 세력이 시끄럽게 군다고 했다. 갑신정변(1884, 고종21) 당시 청나라와 일본이 개입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인용문의 말미에선 길지를 찾아 떠나는 것이 아무 소용도 없다고 단언했다. 내 마음의 인의예지를 기르는 것이 그보다 낫다며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 마디로 ‘궁을’은 외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있다고 보았다. 대산종사는 ‘궁을’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한다.“두 손을 들어 둥글게 만들면 그것이 궁이다. 그 안에 ‘∽’을 하면 궁을이 되어 태극이 된다. 태극을 유교에서 무극이라고 하고 원불교에서는 일원이라고 하는데, 대종사님께서 이렇게 손을 들어 궁궁을을을 가르쳐주셨다. 우리 한국도 좋아진다. 태극기가 궁궁을을 아닌가? 또 이 한국에 일원 대도가 나왔으니 이 나라가 잘 될 것이다. 태극이 궁궁을을이다.” 궁궁을을은 태극이란다. 18세기만 해도 정감록의 ‘궁궁을을’은 무슨 뜻인지 잘 모를 한 개의 빈 사발이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민중들은 꿈으로 그 그릇을 여러 가지 생각으로 채우기에 바빴다. 이 그릇은 결국 동학과 원불교에 이르러 종교적인 가르침으로 바뀌었다. 빈 그릇이 많은 정감록은 여전히 민중의 희망이다. (푸른역사연구소 소장)
  • 고소득 양식·어선어업 병행 육성

    꽃게 등 어족자원 감소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해5도 어민들의 새 소득원을 찾는 어장 연구사업이 본격 착수된다. 서해수산연구소는 이달부터 내년 7월까지 인천시, 인하대와 공동으로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소연평도 등 서해5도 지역 연안어장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여 새로운 소득증대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서해수산연구소는 주로 어선어업 소득에만 의존하고 있는 이 지역에 꽃게, 해삼, 비단가리비, 황복 등 고소득 품종의 양식 어업을 어선어업과 병행해 육성하는 방안을 찾는데 주력한다. 이를 위해 서해5도의 기본 생물 서식 환경과 자원분포 실태 조사, 해역 특성에 적합한 양식 품종과 양식장 입지 조사, 수산자원 조성용 인공어초 개발, 해저 폐그물 분포도 조사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서해연구소는 이번 조사가 마무리되면 인천 영흥권역(영흥도, 덕적도, 자월도, 이작도 등), 인천 강화권역(영종도, 강화도 등)의 연안어장 실태조사를 지속적으로 벌여나갈 방침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길섶에서] 써래/심재억 문화부 차장

    쟁기질 일꾼 남용이가 아침부터 아버지의 타박을 듣습니다. 무논에 이빠진 써래를 그냥 밀어넣은 게 발단입니다. 써래라는 게 망치 자루만한 이빨을 성기게 박아 모내기할 무논을 빗질하듯 가는 농구였는데, 이 걸로 덩이진 흙을 으깨지 않으면 손끝이 쉬 헐어 모내기를 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허섭한 사람 같으니라고. 써래질 그렇게 건성으로 할라치면 이종도 몽땅 네 놈이 해.” 농 섞인 나무람이지만 남용이는 무안해 어쩔 줄 모릅니다. 그도 그럴 게 농사일이라는 게 몸보다 마음으로 하는 일이라는 걸 남용이가 모를 턱이 없거든요. 그 ‘마음’이라는 게 ‘정성’의 다른 말이니,‘나락이 주인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큰다.’라는 말 허언이 아닙니다. 서둘러 마른 가지를 추려 이빨을 박은 남용이가 써래질을 시작합니다. 바짓가랑이를 다 적시며 써래질하는 남용이 뒤를 따라가다 보면 어디선가 뜸부기 소리 꿈결처럼 퍼져 오고, 소 부리는 남용이의 걸쭉한 목청도 구성집니다. 반나절쯤 논배미 하나를 써래질하고 먹는 고봉 새참밥은 또 얼마나 맛납니까. 다 노동이 주는 여락이니, 일하지 않고 무위도식하는 사람이 이런 즐거움을 알 턱이 없지요.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싱가포르투자청 430억 탈세의혹”

    중앙정부에 이어 지방자치단체인 서울시도 외국자본의 지방세 회피의혹에 대해 강력한 대응책을 들고 나섰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 건물을 매입한 한 싱가포르계 투자회사의 자회사를 상대로 주식변동 내역을 조사할 방침이다. 건물을 매입한 실소유주는 싱가포르투자청(GIC)이라는 말도 나돈다. 이들은 현물이 아닌 주식 지분분할 방식으로 건물을 인수해 지방세인 취득·등록세를 내지 않은 점이 포착됐다. 국세가 아닌 지방세 포탈의혹에 대해 지방정부도 가만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서울시의 의지가 담겼다. 최근 국세청도 외국계 펀드에 만연한 각종 세금포탈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으며, 이번에 서울시 조사를 받게 된 스타타워의 전 건물주 론스타도 현재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주식인수 방식으로 건물을 매입하면 취득·등록세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51%의 과점주주가 있을 경우 취득세는 납부해야 한다. 스타타워 매입에 동원된 2개 회사는 각각 50.01%와 49.9%의 지분분할 방식을 택해 교묘하게 조세납부 법망을 피해갔다. 문제의 싱가포르 투자회사는 지난해 12월 미국계 펀드 회사인 론스타로부터 약 9500억원에 스타타워 빌딩을 사들였다. 이에 따라 이들이 내지 않은 지방세는 최대 430억원 정도 될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그러나 조세 전문가들은 주식인수·비과점주주 조건을 갖출 경우 과세 관청인 지자체에 매입자 신상명세서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과세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클릭이슈] 한전등 공공기관 이전 갈등

    “논의하자.”(열린우리당)“절대 못한다.”(한나라당)공공기관 지방이전 문제를 둘러싼 여야간 줄다리기가 여전히 팽팽하다. 함께 논의하자는 여권의 요구에 야당인 한나라당은 “들러리를 설 필요가 없다.”며 완강하게 버티고 있다. 여당 일각에서는 ‘단독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자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여야의 고민과 셈법 여야 모두 ‘대의명분’은 거창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면피’ 의혹이 짙다. 여권은 이전 논의를 국회에서 심도있게 해보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확정 발표 뒤 예상되는 ‘물먹은 지역’으로부터의 거센 비난에 ‘여야 논의’ 과정을 거쳤다는 점을 들어 비난을 분산시키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정부와 여당은 25일 이전대상 180여개 기관을 확정하고 다음달 중순 배분을 마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일단 한나라당이 들어오지 않더라도 계획대로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단독추진’에 따른 부담이 늘 따라다닌다. 모든 책임을 혼자 뒤집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연기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제4정조 위원장인 정장선 의원은 “6월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나라당은 다소 느긋하다. 정부와 여당 주도로 진행되는 이전문제에 자칫 발을 담갔다간 ‘공범’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예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는 속셈이다. 그동안 정부가 지역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명분으로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고 있지만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임시방편에 불가하다는 판단의 연장선상에 있다. 한나라당은 지역 불균형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인사권 독립이라고 주장해왔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24일 “행정구역 개편과 맞물려 있으니 신중하게 해야 한다.”면서 “현재 공공기관 이전은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의 철학에서 나온 게 아니라 행정기관을 충청도에 몇 개 이전하고 미안하니까 다른 지역에 떡을 갈라놓듯이 나눠주는, 비충청권 입맛 맞추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음달 중순 예정된 공공기관 이전계획 발표와 관련해서도 “발표하지 말아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뜨거운 감자, 한전 여권의 또다른 고민은 ‘공룡 공기업’ 한국전력 이전 여부이다. 이전 기류가 다소 강한 듯하지만 최근 이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 여권 내에서 보류하자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전 이전을 둘러싼 지방자치단체들의 과열 유치경쟁을 의식한 결과다. 즉, 한전을 유치한 곳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 이는 4·30 재·보선 참패 이후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여당으로서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염려와 무관치 않다. 이를 감안한 듯 최근 여당 내에서는 보류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온다. 문희상 당의장은 지난 23일 “공공기관을 계량화해 본 결과 한전은 나머지 공공기관에 비해 이전효과가 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한전 이전방안을 일단 추진하겠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그대로 남겨놓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한전을 이전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더 큰 문제점을 불러올 수 있다. 지방으로 내려가는 다른 공공기관과의 형평성 시비가 예상된다. 특히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정책취지가 퇴색할 가능성이 높다. 정장선 의원은 “향후 한전의 이전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순탄치 않은 처리 여당 내에서는 한나라당의 입장이 변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일정대로 강행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열린우리당 건교위 소속 박상돈 의원은 “한나라당이 끝내 불참할 경우 다른 야당과 함께 일정대로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강행의지를 밝혔다. 일부에선 6월 임시국회에서 논의하자는 이야기도 있다. 즉, 해당상임위인 건교위에 안건으로 상정하면 한나라당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6월 국회 상임위 논의에도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내심 하루라도 빨리 여권이 단독으로 처리하는 ‘자살골’을 기록하기를 바라고 있는 듯하다. 건교위 한나라당 간사 김병호 의원은 “6월 국회 상임위에서 여당이 이 문제를 들고 나올 경우 별도로 내부 조율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광삼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씨줄날줄] 김옥균/이목희 논설위원

    1884년 갑신정변을 주도한 김옥균은 우리 근세사의 최고 풍운아로 꼽힌다. 풍운아답게 죽는 과정도 파란만장했다. 명성황후(민비) 일족에게 그는 불구대천의 원수였다. 갑신정변이 3일천하로 끝나고 그가 일본으로 망명하자 수많은 자객을 보냈다. 명성황후의 집요함에 부담을 느낀 일본은 유배조치 등 김옥균을 박대했다. 고립무원에 빠진 그는 1894년 청나라와 담판을 위해 상하이로 건너갔다가 동화양행이란 여관에서 자객 홍종우에 의해 살해되었다. 청은 김옥균의 시신을 군함에 실어 조선으로 넘겼다. 세발의 총탄을 맞아 이미 흉해진 시신은 서울 합정동 강변에 위치한 양화진에서 능지처참형을 당했다.4마리의 소에 의해 사지를 절단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의 시신은 망나니에 의해 8토막으로 도륙되었다고 기록은 전한다. 잘린 머리는 말뚝에 꽂힌 삼각발에 끼워져 석달동안 전시되었다. 나머지 몸통은 전국 8도에 뿌려졌다고 하는데 까마귀밥이 되었는지, 일부가 묻혔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일본체류 당시에는 김옥균을 구박하던 일본 지도층은 그가 죽자 벌떼처럼 일어났다. 도쿄 아오야마 공원묘지의 외국인묘역과 진조지라는 절에 김옥균의 묘가 만들어졌다. 죽은 이의 머리카락과 의복 일부가 묻혔고, 아오야마 묘역에는 큰 묘비가 세워졌다. 갑신정변 직후 김옥균의 부인 유씨는 충청도로 끌려가 관비로 전락했다. 유씨가 사망하자 김옥균의 후손들이 아오야마묘의 흙과 부장품을 일부 옮겨와 1914년 충남 아산시에 합장묘를 만들었다. 김옥균은 문벌폐지, 인민평등을 내세웠다. 왕조질서에 변화를 줘서 근대국가로 가자는 선각자적 주장이었다. 소수 지식인의 거사는 때를 못 만나서 실패했다. 조선의 개화보다 한반도 침략이 우선이었던 일본의 선의를 믿은 점도 불찰이었다. 도쿄도가 아오야마 묘역의 김옥균묘를 무연고묘로 간주해 강제이장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도쿄주재 한국대사관은 묘지관리비 대납의사를 밝혔다. 일본인들이 김옥균 사망을 추모했던 것은 한반도 진출의 빌미로 삼겠다는 의도가 깔렸었다. 그런데 그의 묘가 지금까지 일본땅에 있을 이유가 없다. 특히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는 역사망언을 일삼는 인물이다. 이번 기회에 일본내 묘를 국내로 이장해 하나로 합치고 새롭게 단장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법무부 “평검사 반발 위법성 검토”

    법무부는 19일 서울중앙지검 평검사들이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의 형소법 개정 방향에 반발해 모임을 갖고 성명을 낸 것이 실정법 위반인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번 검토가 청와대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부 관계자는 “청와대 실무 관계자로부터 서울중앙지검 평검사들의 행동이 국가공무원법 및 검사징계법에 저촉되는지 검토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청와대 관계자가 평검사회의의 연혁과 법률적 근거가 불분명하다며 더 검토해달라는 요청도 했다.”고 말했다. 법무부와 달리 청와대는 법무부에 위법 여부를 검토하라고 요청한 바 없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대전청사에 콘도회원권 구입 열풍

    정부대전청사에 때아닌 콘도구입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정부혁신평가에서 우수한 실적으로 거액(?)의 포상금을 받은 기관들은 이미 콘도 회원권을 구입했거나, 구입할 계획이다. 직원들에 대한 복지후생 측면과 각종 행사 및 회의에 활용하겠다는 명목에서다. 총 3억 8000만원을 받은 조달청은 전액을 콘도 회원권 구입에 사용했다. 변변한 복지시설 하나 없는데다 직원들에게 개별 지급할 경우 의미가 없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조달청 관계자는 19일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편히 쉴 수 있게 하기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3억 1000만원을 받은 관세청은 이번주 심사위원회를 열어 사용처를 확정할 계획이다.50%는 콘도를 구입하고 나머지 50%는 우수 직원 및 우수 부서·기관 등에 지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7000만원을 받은 산림청도 5000만원을 콘도 구입비용으로 배정했다. 관계자는 “자체 자연휴양림이 있지만 직원들이 사용하기엔 눈치(?)가 보여 꺼리게 되는 점을 감안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2000만원은 본청 각과와 소속기관별로 배분했다. 병무청 역시 혁신 포상금 3000만원으로 콘도 회원권(3개)을 구입했다. 병무청은 콘도를 혁신 워크숍 등의 장소로 활용하고 연간 사용일수 제한에 따른 인센티브를 우수 직원들에게 우선 배정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한 관계자는 “좋은 환경에서의 휴식은 업무능률을 올리는데도 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특허청 5급공무원 특채 삼성전자 직원들 ‘우르르’

    특허청이 삼성전자보다 낫다? 지난 4월 특허청이 실시한 126명의 5급 공무원 특채에 삼성전자의 박사급 직원 20여명이 옮겨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19일 “삼성전자측에서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이동하자 옮기려는 사람들을 상대로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입학 지원 등의 조건을 내걸고 나섰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특허청 관계자는 “대기업 출신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해당 기업을 고려, 몇 명이 왔는지 밝히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변리사 4년차인 김모씨는 “삼성전자연구소에서 특허청으로 박사 출신이 이동하는 것은 그동안에도 종종 있어왔다.”면서 “삼성전자의 과중된 업무, 특허청에 근무했을 경우 변리사 시험 일부 면제 등의 혜택이 있는 것이 큰 이유”라고 밝혔다. 특허청에 5년 이상 근무할 경우 변리사 1차 시험은 면제되고 2차 시험은 4과목 중 2과목이 면제된다. 삼성전자에서 특허청으로 옮길 경우 연봉은 절반 이하로 깎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의 주거환경, 가족과의 시간 확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공부할 수 있는 시간 등이 전직 이유로 꼽히고 있다. 특허관련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 특허청 근무 경력은 앞으로 더욱 선호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현 250명 수준인 특허 전담인력을 오는 2010년까지 450명으로 늘리기로 하고 현재 특허 전문인력 채용을 진행중이다.LG전자는 특허 전담 인력을 작년 25명에서 올해 40명,2008년 70명 이상 늘릴 계획이다. 특허청도 인력충원을 거쳐 특허심사 대기기간을 현 22개월에서 2006년말 10개월로 줄일 계획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부고]

    ●방창환(전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사무총장)씨 별세 1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2)3010-2265 ●김재순(전 대한제분 감사)씨 별세 광준(사업)정숙(경상대병원 간호과장)씨 부친상 17일 경기 화정 명지병원, 발인 19일 오전 9시 (031)810-5472 ●홍순일·순천(자영업)씨 부친상 오관록(한국세정신문 취재부장)정성헌(기아자동차)서승표(LG화재보험)씨 빙부상 17일 서울 중앙대병원, 발인 19일 오전 3시 (02)860-3580 ●김재휘(삼성전자 상무)재기(청도삼홍정밀 총경리)재길(데코엔지니어링 대표)숙임(대왕중 교사)씨 모친상 조성혁(글로얀 전무)씨 빙모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2)3410-6918 ●오민호(KTV 영상취재팀 카메라기자)수호(대통령 경호실)씨 부친상 16일 경희의료원, 발인 18일 오후 3시 (02)958-9546 ●신현주(전 말라위교민회 회장)씨 상배 수미(HSBC은행 이사)종철(TENC 대표)승식(〃 차장)씨 모친상 이원우(한국씨티은행 과장)씨 빙모상 1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2)3410-6915 ●동승일(오피스아이티 대표)씨 모친상 이건영(파워드론판매서비스 대표)씨 빙모상 17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19일 오전 7시 (02)392-1899 ●문진석(전 국제상사 대표)씨 별세 형식(미국USC 부교수)형준(삼성전자 반도체총괄과장)형승(솔트건축 팀장)형필(미시간대 박사)씨 부친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9일 오전 10시 (02)3410-6917 ●임태두(조선티엠에스 전무이사)씨 빙모상 지영(산이좋아출판사 기획실장)세영(휴먼드림)씨 외조모상 17일 강북삼성병원, 발인 19일 오전 10시 (02)2001-1095 ●서태봉(사업)수봉(한국토지공사 사업개발이사)씨 부친상 공수생(전 동남은행 이사)김명진(삼영화학상사 대표)심상균(에스피시스템 대표)씨 빙부상 17일 서울의료원, 발인 19일 오전 6시 (02)3430-0397 ●윤련(금환상사 대표)탁(경일상운 기관장)씨 모친상 우문종(전 한국은행 조사역 부장)이영식(전 포스코건설 이사보)씨 빙모상 16일 경희의료원, 발인 18일 낮 12시30분 (02)969-6099 ●박용규(전 면목고 교감)씨 부친상 1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30분 (02)3010-2236 ●김승천(남양금속 대표이사)씨 상배 17일 오후 6시 삼성서울병원, 발인 19일 오전 9시 (02)3410-6911
  • 예산처·조달청 ‘추진’…노동·복지부등 ‘검토’

    지난 3월 행정자치부가 ‘팀제’를 전면 도입한 이후 각 부처와 자치단체들도 도입 여부를 놓고 부산한 움직임이다. 하지만 전 부처에 확산하겠다는 행자부의 방침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 행자부의 성공여부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도입 여부를 저울질하거나, 부분 도입을 추진하는 수준이다. 16일 행정자치부와 각 기관에 따르면 현재 기획예산처와 조달청이 팀제 도입을 위해 직제 개정을 행자부에 요청해 놓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2개본부만 팀제로 전환하려고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조달청은 본부 전체를 팀제로 바꾸는 것을 추진 중이다. 소방방재청도 6월 중 팀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농림부와 노동부·보건복지부 등도 도입해 보고 싶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고, 재정경제부도 부분적으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나머지 부처는 아직 행자부의 성공 여부를 살피고 있는 수준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아직 도입된 곳이 없지만 행자부가 쏟는 애정은 각별하다. 중앙부처는 정부평가 등을 통해 어느 정도 파급 움직임이 있지만, 지방자치단체는 그에 비하면 아직 더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행자부는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을 최대한 활용해 팀제를 전파하려는 분위기다. 우선 ‘혁신선도지자체’를 지정·운영해 팀제 도입을 확산할 방침이다. 자치단체 가운데 팀제 등 정부혁신모델을 시범 실시하는 기관을 선정, 정부 지원을 늘린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난 13일 대전에서 열린 ‘자치단체 부단체장 토론회’처럼 각종 토론회나 워크숍 등을 꾸준히 열어 팀제 도입 필요성을 확산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실속 만점 인천 논곡中 ‘방과후 학교’

    실속 만점 인천 논곡中 ‘방과후 학교’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한 달 평균 사교육비는 23만 2000원으로 나타났다. 사교육 부담은 날로 커지지만 사교육을 쉽게 포기하기도 어렵다. 이같은 실정에 인천의 한 중학교가 참신한 아이디어로 학부모의 부담을 덜고 있다. 지역적으로 교육여건이 어려운 점을 감안,‘학습 동아리’를 만들어 인근 대학 사범대 재학생들까지 참여시키고 있다. 새로운 시도로 학생은 물론 학부모까지 만족시키는 이 학교를 찾았다. 지난 10일 오후 인천 남동구 논현동 논곡중학교 방과후 교실. 하루 수업을 마치고 남아 있던 학생들이 인하대 대학생 명예교사 이미애(22·수학교육과 2학년)씨를 반갑게 맞았다.3학년 지영(15·가명)이는 이씨의 손을 잡고 “선생님께 배운 게 시험에 도움이 많이 됐어요.”라며 웃어보였다. 또다른 3학년 방과후 교실. 쉬는 시간, 친구들이 교실을 빠져나가자 은영(가명·15)이는 대학생 명예교사 김경한(28·여·영어교육과 4학년)씨와 마주앉아 평소 마음에 담아두었던 고민을 털어놓았다. 은영이는 사춘기 소녀답게 외모가 불만이다.“친구 보라는 피부가 참 고와요. 같이 다니면 친구들이 보라만 쳐다 봐요. 너무 샘 나요…. 난 도대체 이게 뭐야….” 한번 터져 나오기 시작한 고민은 공부 걱정으로 이어진다.“그렇다고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지현이는 매일 1등 해요. 친구들이 난 알아주지도 않아요….” “나도 한 친구를 부러워한 적이 있지. 그 친구는 돈도 많이 벌고 사회적 지위도 높을 뿐 아니라 이쁘기도 하지. 그 친구를 볼 때마다 무척 부러웠지만 난 요즘 내 모습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해. 이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있단다. 난 가르치는 일이 내게 가장 잘 맞아.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가장 멋있지. 은영이도 분명히 잘 할 거야. 자신감을 가져.”김씨도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은영이를 달래주었다. ●언니·오빠 같아 선생님보다 상담하기 더 편해 옆 반에서는 방과후 수학 수업이 한창이었다. 이미애씨는 슬기(14)의 연습장에 수학 공식과 풀이 과정을 써가며 자세히 설명해줬다. 슬기는 “문제 푸는 시간이 많이 걸려 시험 때마다 시간을 너무 잡아 먹는다.”며 하소연했다. 이씨는 “변수가 많으면 이 변수로 치환하면 되잖아. 다른 아이들도 치환을 어려워 하더라. 이렇게 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지?”라며 슬기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이씨와 김씨는 인하대 사범대에 재학중인 학생으로 지난달부터 이 곳에 와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참여하는 ‘예비 교사’는 모두 30명. 방과 후 과목별로 모르는 것을 가르쳐 주기도 하고, 선생님께 털어놓기 어려운 고민 상담도 해준다. 명예교사들은 선생님이라기보다 언니·오빠·형·누나에 가깝다. 그만큼 편하다. 특히 주변에 변변한 학원 하나 없어 멀리까지 다녀야 하는 학생들로서는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2학년 현철(14)이는 “특목고에 가고 싶은데 학원을 많이 다니는 다른 지역의 학생에 비해 실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걱정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누나와 형들에게 쉽게 배울 수 있어 좋다.”고 했다.2학년 혜진(14)이도 “학원이 많은 연수동이나 만수동까지 가려면 버스도 갈아타야 하고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이제는 방과후 학교에서 바로 배울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배우다 보니 좋은 점은 또 있다. 모르는 것을 눈치보지 않고 바로 물어볼 수 있다는 점이다.3학년 수정(15)이는 “학원에서는 질문할 때 눈치가 보여 모르는 것이 있어도 그냥 넘어가는 일이 많았지만 여기는 친구들과 함께 있어 편하게 질문할 수 있다.”고 했다. 광섭이는 “학원에서는 선생님이 진도를 빨리 나가는 데만 급급하고 학생이 많아 일일이 신경도 써주지 못한다.”면서 “반면 방과후 학교는 선생님 한 명당 배정된 학생이 8명에 불과해 세세하게 신경을 써 준다.”고 말했다. ●학교안에서 공부해 안전하고 귀가걱정도 덜어 학생들은 대학생 선생님을 ‘인생의 조언자’라고 표현하기도 했다.3학년 신영(가명·15)이는 “고민이 있을 때 친구 다음으로 찾는 사람이 대학생 선생님”이라면서 “엄마·아빠나 선생님에게는 말하기 힘들지만 대학생 선생님은 언니나 오빠처럼 편해서 속상한 일이 있으면 자주 전화한다.”고 말했다.2학년 동완(14)이는 “선행학습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선생님이 선행학습을 무리하게 하다가 오히려 손해를 봤던 경험을 얘기해줘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다며 반기고 있다. 장용만(48)씨는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 둘을 합치면 학원비만 최소 40만원에 이른다.”면서 “비용도 적게 들고 학교 안에서 공부하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다.”며 좋아했다. 김문기(44)씨는 “예전 같으면 학원이 멀어 딸의 귀가시간이 밤 11시를 넘겼는데 이젠 안심이 된다.”고 했다. 인천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확산되는 예비교사 활용 최근 ‘예비교사’인 사범대와 교대 재학생들을 학교 수업에 활용하는 방과후 프로그램이 확산되고 있다. 학생들은 형이나 누나들에게 물어보는 것처럼 편하게 배울 수 있고, 대학생들은 교단 경험을 미리 쌓는 기회가 된다는 장점 때문이다. 인천 논곡중학교 외에 서울시교육청과 서울 신현고등학교에서도 ‘예비교사’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신현고는 한국외국어대 교육대학원과 연계, 방과후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사교육 기회가 적은 이 학교 저소득층 학생 21명이 대학원생 7명으로부터 지난 3월 중순부터 매주 4차례 방과후에 90분씩 영어를 배운다. 서울시교육청도 주요 대학 사범대와 교대 재학생들을 학업능력이 떨어지는 초·중학생의 보조교사로 활용하고 있다. 건국대와 고려대, 서울대, 서울교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6개 대학은 지난달 초부터 학력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보충수업을 한다. 대학생들은 하루에 2시간씩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가운데 초등학교 3학년 진단평가에서 ‘기초학습 미달’ 판정을 받은 학생이 대상이다. 중학교도 서울대를 비롯한 5개 대학 사범대 2학년생들이 보조교사로 참여해 국어와 수학, 영어 등 세 과목을 가르친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프로그램 어떻게 운영되나 논곡중 ‘방과후 학교’는 현재 30개 학습 동아리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26개로 시작했지만 반응이 좋아 4개가 더 늘었다. 동아리 하나는 모두 8명으로 구성되며, 협동과 경쟁의 관계로 운영된다. 미국 케이건 박사의 협동학습이론을 적용한 것이다. 동아리는 4명씩 두 개의 팀으로 나눠진다. 한 팀의 팀원은 각자 ‘이끔이와 칭찬이, 나눔이, 기록이’라는 이름이 붙은 역할을 맡는다. 칭찬이는 인성이 좋은 학생이 맡아 팀원을 칭찬하는 역할이다. 나눔이는 프린트물을 나눠주고, 기록이는 수업 내용과 숙제를 기록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끔이는 총무 역할이다. 각자의 역할은 팀원간 의논을 거쳐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이들 4명은 각자 한 동아리 내 다른 팀에서 같은 역할을 맡은 친구들과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 한 동아리 안에서 두 개 팀이 경쟁하고 같은 팀원끼리는 협동하는 셈이다. 하지만 한 동아리 안의 두 팀도 결국 협동해야 한다. 다른 동아리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측은 각 학년당 가장 우수한 동아리를 학기마다 선정, 도서상품권을 준다. 우수 동아리는 동아리의 평균 점수가 얼마나 올랐는지와 출석점수로 결정된다. 방과후 학교에서 대학생이 가르치는 과목은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 4과목. 학기초 학부모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했다. 교재는 EBS 방송교재다. 수업은 학생들이 EBS 교재를 미리 시청한 뒤 모르는 문제를 대학생 교사에게 물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학생 교사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학생이 질문지를 만들어 해당 과목 교사에게 전달해 해결한다. 대학생 교사는 인하대 사범대학장과 지도교수가 지원자 가운데 면접을 통해 뽑고 1년 동안 한 동아리를 맡는다. 수업 시간은 매주 두 시간씩. 수강료는 학생 1인당 한 달에 3만원이다. 인천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이민웅 논곡중 교장 “학생과 학부모 모두 만족하고 있어 조만간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인천 논곡중학교 이민웅(62) 교장은 “학생들이 정규수업을 마친 뒤에도 학교에 남아 즐겁게 공부할 수 있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가 ‘예비교사’들이 참여하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이 지역 특성 때문이었다.“평소 학생들이 사는 남동공단 지역은 다른 곳에 비해 교육여건이 열악합니다. 학부모들도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자녀 교육에 신경을 써줄 형편이 못되지요.” 그는 “기존의 방과후 수업은 사실상 정규수업의 연장으로 학생들이 식상해하고 선생님들은 업무와 행정에 쫓겨 방과후 수업까지 신경쓰는데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그러다 대학생들이 참여하면서 이같은 문제들은 자연스럽게 해소됐다.”고 말했다. 이 교장이 이 프로그램을 실시하게 된 것은 지난해 말 당시 연구부장이었던 안용균(41) 교사의 제안 때문이었다. 한 반당 8명씩 학습 동아리를 만들어 사범대 대학생들이 방과후에 그 동아리를 맡아서 공부를 가르치게 하자는 것이었다. 이 교장은 인하대 홍득표 사범대학장을 찾아가 방과후 학교의 취지를 설명하고 “학부모들은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고, 예비교사인 대학생들은 미리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다.”며 참여를 부탁했다. 홍 학장도 “참신한 아이디어”라며 흔쾌히 받아들였다. 현재 이 학교의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은 지난 3월 교육인적자원부의 정책연구학교로 선정돼 올 한해 200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이 교장은 “방학에는 같은 방식으로 중학교 예비반을 만들어 인근 지역 초등학생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인천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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