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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정 포커스] ‘꿀꿀이죽 급식’ 재발 막는다

    [의정 포커스] ‘꿀꿀이죽 급식’ 재발 막는다

    강북구 주민들이 보육조례 개정을 위한 주민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에서 주민 발의로 보육 조례를 개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 의회와 구청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보육조례 개정의 성과가 주목된다. ●‘개정 운동본부´ 구성 주민 서명 받아 K어린이집 학부모 대책위원회와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강북지부 등 강북구 주민들은 지난 15일 강북구보육조례개정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를 구성, 주민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이는 지난 6월 수유 2동 K어린이집에서 ‘꿀꿀이죽 사건’이 발생한 뒤 구 보육조례의 규정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제2의 꿀꿀이죽 사건을 막아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운동본부측은 지난 23일 수유4동 솔밭공원에서 주민들과 함께 강북구 보육조례개정 선포식을 갖고 주민 걷기대회를 열었다. 또 학부모와 어린이들에게 ‘보육조례 개정 풍선’을 나눠주고 서명을 받으면서 4·19 묘역까지 걷기대회를 벌였다. ●사립 어린이집도 지도·점검 정례화 운동본부가 보육 조례를 개정하기 위해서는 선거권을 가진 강북구 주민 6900명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본부측은 주민서명의 법정기한인 90일인 내년 1월 14일까지 1만명 서명을 목표로 수유역 등지에서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현재 보육 조례의 문제점으로는 강북구청의 사립 어린이집에 대한 정기적인 지도·점검 규정이 없다는 것이 꼽힌다. 현재 관내 22개의 구립 어린이집은 연간 1회 정기점검을 받도록 되어 있으나, 사립 어린이집 180개는 이같은 규정을 적용받지 않고 있다. ●학부모등 보육시설 운영 참여 추진 또 학부모나 보육종사자가 보육시설 운영이나 보육계획을 수립하는데 배제돼 있으며, 구 보육정책위원회 위원으로 명시된 14명 가운데 어린이집원장이 3명 참여하는 데에 비해 학부모는 1명에 그치고 있다. 운동본부측은 ‘안심보육·참여보육·공공보육·보육의 질 향상’을 내걸고 개정되는 보육 조례에 구체적인 사항을 명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모든 보육시설에 대한 연 2회 정기 지도, 점검실시로 안전한 보육시설을 실현하고 ▲보육정책위원회 공개모집을 통한 학부모·주민참여 보장 ▲20인 이상의 보육시설에 운영위원회 설치 의무화 ▲강북구에 보육정보센터를 설치해 보육시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라는 것 등이다. 강북구의회 관계자는 “강북구에서는 처음 있는 주민 발의 운동”이라면서 “세부적인 사항들은 서로 조율해 봐야겠지만 이번 운동이 지역 현안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조례개정·제도 개선을 이루는 주민 참여자치운동으로 지방 자치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바다의 시를 쓰는 문학소녀 - 5분 데이트 (24)

    바다의 시를 쓰는 문학소녀 - 5분 데이트 (24)

      고향은 서울이지만 군산여고를 졸업했다는「미스·신탁은행」홍정순양. 48년도생이다. 앳된 나이지만 그 나이에 어울리게 순진해 보인다. 『배를 타고 통학했어요. 중·고등학교를…』집이 장항이라 전라도, 충청도를 물 건너 15분간 배를 타고 다녔단다. 뱃길에 어렸던 숱한 얘기를 들려주기라도 할 것처럼 그렇게 눈을 멀리 뜬다. 전혀 화장기 없는 얼굴과 미장원을 다녀 본 일조차 없는 그대로 자라난 긴 머리채가 뱃길에서 시를 쓰던 문학소녀 적 그대로의 모습을 아직도 하고 있다. 특기나 취미가 모두 글짓기와 글읽기에 그치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소설을 쓰는 일. 딸 셋만 있는 집 맏딸이다. 키 163cm에 몸무게 45kg, 몸매가 휠 것처럼 가늘다. 고개가 갸우뚱하고 하얀 얼굴을 한 문학소녀와 결혼에 관해서 많이 얘기하고 싶었지만 심하게 수줍음을 탄다. 3, 4년쯤 뒤에 결혼을 하겠다는 것과 3년쯤 차이지는 믿음직한 남성이 마음에 들기만 하면 시집가겠다는 얘기를 겨우 전화를 통해서 들려준다. [ 선데이서울 69년 3/16 제2권 11호 통권 제25호 ]
  • 재선충병 강릉까지 북상

    재선충병 강릉까지 북상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병이 강원도 강릉까지 북상해 충격을 주고 있다. 정부가 확산 최후 저지선으로 삼았던 경북 봉화·영양 지역이 뚫리면서 경북 울진∼강원도∼금강산으로 이어지는 국내 우량 소나무 산지인 춘양목 벨트와 백두대간으로의 확산이 우려된다. 이에따라 소나무 보호에 비상이 걸렸다. 19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금산2리 산 61 강릉IC 인근 사유림에서 고사목 9그루를 발견, 이 중 3그루가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목으로 확인됐다. 산림청은 고사목이 지난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감염원인에 대한 역학조사에 나섰다. 또 피해목 발견지점으로부터 반경 20m 소나무는 모두 베어내 소각처분하고 강원지역에 대한 정밀예찰을 실시키로 했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감염목 역시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에 의한 자연 확산이 아닌 감염목 이동에 따른 인위적 감염으로 밝혀져 방제에 허점을 드러냈다. 지난해 포항에 머물렀던 재선충병의 최북단이 올들어 100㎞ 이상 북상하며 지난 6월 경북 안동에 이른 지 3달 만에 또다시 110㎞를 북상한 것이다. 경북 안동 발생지역이 이미 발생한 포항시 기계면과 연결된 국도 35호선 주변이고 강릉 역시 도로가라는 점에서 연계 도로에 대한 전면 조사가 필요했음에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재선충병 발생지역인 안동지역과 도로가 연결된 영주, 제천, 태백, 삼척, 동해 등이 요주의 지역으로 분류된다. 기존 발생지역의 확산 속도는 늦춰졌지만 신규 발생지역은 오히려 늘고 있고, 강릉 감염목도 전국 일제조사과정에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방제시스템의 재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달 인위적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소나무재선충방제특별법’이 시행됐지만 그 효과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강릉 이외에 강원도의 다른 지역에서는 재선충병 발생이 보고되지 않았다.”면서 “백두대간 및 춘양목 벨트와는 거리가 떨어져 있지만 적극적인 방제를 통해 확산을 저지시키겠다.”고 말했다. 10월 현재 소나무 재선충병 발생지역은 50개 시·군·구에 피해면적만 5110㏊에 달한다. 올 들어서만 경북 청도와 안동, 영천을 비롯해 울산과 대구, 경남 함양과 의령 등 12개 지역,70여㏊에서 추가로 발생했다.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재선충병이 첫 보고된 이후 사라진 소나무가 올해를 기점으로 100만 그루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책임운영기관 ‘廳’단위 확대

    책임운영기관 ‘廳’단위 확대

    앞으로 특허청 등 청(廳)단위 중앙행정기관도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될 수 있게 된다. 청 단위 책임운영기관장은 2년간의 임기가 보장되고,1차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서울신문 8월24일자 7면 참조). 정부는 17일 국무회의를 열고, 현재 중앙행정기관의 소속기관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는 책임운영기관제도를 청 단위의 중앙행정기관까지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하고 10월중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시행령 개정을 거쳐 내년 7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중앙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되면 기관장은 국무총리가 부여한 목표에 대해 이행할 사업계획을 제출하고 실제 이행여부를 평가받게 된다. 소속책임운영기관은 소속 장관이 목표부여를 하게 된다. 현재 소속책임운영기관장은 2∼5년의 계약직으로 선발하고 있으나 중앙책임운영기관장은 정무직으로 선발,2년의 임기가 보장된다. 아울러 신설될 고위공무원단(1∼3급) 소속 공무원을 제외하고 소속 공무원의 임용권을 가지며, 자율성과 책임감을 갖고 기관운영을 하게 된다. 현재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특허청이 책임운영기관 지정 신청을 냈고, 법 개정이 이뤄지면 사업적 업무가 많은 다른 외청의 신청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행자부는 조달청·통계청·기상청 등도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행자부 이창구 조직혁신단장은 “책임운영기관은 해당기관의 신청을 받아 지정여부를 결정하며, 법 개정이 이뤄지면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하려는 곳이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정부내에는 16개 부처 23곳이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운영되고 있으며, 내년부터 소속책임운영기관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우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국립현대미술관, 경찰병원 등 26곳이 책임운영기관으로 추가 지정된다. 반면 감사원에서 부적합한 것으로 결정한 국립수의과학검역원과 국립식물검역소, 수원·전주·대구국도유지건설사무소 등 5곳은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하지만 감사원에서 부적합하다고 결정했던 항공기상대와 충남통계사무소, 대산지방해양수산청 등 3곳은 존속하기로 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金검찰총장 사퇴 “수사지휘 수용

    金검찰총장 사퇴 “수사지휘 수용

    김종빈 검찰총장이 14일 동국대 강정구 교수에 대한 천정배 법무장관의 불구속 수사 지휘 파문의 책임을 지고 천 장관에게 사표를 냈다. 김 총장은 사표제출 뒤 대검 강찬우 공보관을 통한 입장표명에서 천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것이라고 강력한 유감의 뜻을 밝혀 지휘권 발동을 둘러싼 검찰 안팎의 진통과 정치권의 공방이 확산될 전망이다. 또한 김 총장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헌정 사상 초유의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던 천 장관의 거취문제도 떠오르게 됐다. 법무부 고위 관계자는 “천 장관이 오늘 저녁 무렵 김 총장의 사직서를 받았고 청와대에 이 사실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강 공보관이 대신 읽은 발표문을 통해 “법무부장관의 지휘를 수용한다.”면서 “다만 법무부 장관의 이러한 조치가 정당한지는 국민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휘권 자체가 타당하지 않다고 해 따르지 않는다면 검찰총장 스스로 법을 어기게 되며 나아가 검찰은 통제되지 않는 권력기관이라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의 사표제출 소식이 알려진 직후 대검 간부와 수도권 지역 검사장들은 대검찰청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추후 대책을 논의했으며, 지방의 일선 검찰청도 심야 구수회의를 가졌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김 총장의 사표 수리 여부는 대통령이 천정배 법무장관과 상의해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16일 노대통령에게 김종빈 총장의 사표제출과 관련, 보고를 할 예정이라 사표수리 여부는 빨라야 16일 이후 결정될 전망이다. 사표수리 여부와 관계없이 김 총장의 사퇴 의지가 확고해 지난 4월 취임한 김 총장은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임기 도중 물러난 8번째 총장으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현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감 익는 청도 ‘감 좋다’

    감 익는 청도 ‘감 좋다’

    가을 청도는 풍요롭다. 국내 최대의 감 생산지답게 청도는 진홍빛 감에 폭 싸여 있다. 파란 하늘 아래에서 붉게 물들어가는 반시(盤枾)를 따는 농부의 모습은 가을의 넉넉함을 느끼게 한다. 조용한 산사를 울리는 운문사 비구니의 예불 소리는 아늑한 가을의 품속에 안긴 듯 마음이 편하다. 새벽을 여는 운문호의 물안개는 가을을 더욱 호사스럽게 한다.‘맑은 길이 있는 고장’이라는 뜻의 청도(淸道). 그 곳에 가면 높고 맑은 하늘과 깨끗한 공기, 여유로운 전원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파란 하늘에 홍시가 걸렸네 청도에는 감나무 천지다. 감나무 밭인지 마을인지 구분 하기 힘들 만큼 가는 곳마다 온통 감나무다. 추수가 한창인 논과 밭, 산등성이, 마을 담장은 물론 길가에 늘어선 가로수까지 감나무가 즐비하다. 때문에 청도의 가을 하늘은 붉은 감과 어우러져 유달리 높고 푸르다. 차를 달려 비슬산 자락에 있는 풍각면 상수월 마을에 들어서자 때묻지 않는 시골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호박 넝쿨이 휘감긴 돌담과 도리깨질을 하며 깨를 터는 농부, 하늘을 향해 갈고리가 달린 긴 장대를 휘두르며 감을 따는 농부의 모습에서 시골의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감이나 하나 맛보소.”감을 따던 마을 주민 정육지(71)씨가 갓 딴 홍시를 건넨다. 환갑도 채 안돼 보이는 그의 나이를 듣고 놀라자 “감을 많이 먹어서 그런가.”라며 농을 건넨다. 정씨는 “청도에는 흔한게 감나무여, 우리 동네 감은 씨가 없어서 먹기에도 좋아.”라며 자랑을 늘어 놓는다. 청도하면 으레 소싸움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감의 고장이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감이 연간 2만여t. 전국 생산량의 20%에 이를 정도로 국내 최대 생산지다. 주민의 70% 이상이 감농사에 의지해 살고 있다. 청도의 감은 반시(盤枾)라 부르는데 감이 납작한 모양이 쟁반을 닮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명종 때인 1545년 청도 이서면 출신의 박호 선생이 평해 군수로 있다가 귀향하면서 가져온 감나무가 반시의 효시라고 한다. 조선시대 궁중에 진상될 정도로 유명했다. 반시는 씨가 없다. 타 지역에서 새 종자를 들여와도 청도에만 오면 씨가 없어진다. 청도군에서 대학 연구소에 이 같은 미스터리를 밝히기 위해 연구 의뢰를 했지만 암나무가 대부분이라서 수정을 못하고 씨가 맺히지 않는다는 결과를 내놨을 뿐 정확한 이유는 밝혀내지 못했다고 한다. 반시는 공판장에서 10㎏(60∼80개)에 1만 5000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웰빙’으로 거듭난 감 흔한 게 감나무다 보니 감을 이용한 ‘웰빙’ 제품들이 많다. 눈길을 끄는 것은 감 와인. 세계 최초로 지난해 감와인 ‘감그린’을 개발했다. 청도와인(gamwine.com·054-372-8314)의 하상오(45)대표가 5년여 동안 연구를 거듭한 끝에 개발했다. 그는 “감은 화이트와인에 많은 ‘탄닌’ 성분이 많아 심장병과 노화방지에 좋은 고급 와인으로 청도 감은 씨가 없어 와인 생산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750㎖ 1병에 2만 2000원. 아이스 홍시와 감말랭이는 대표 먹거리. 반시는 수분과 당도가 높아 곶감을 만들기 쉽지 않아 그 대신 감을 네 조각으로 나눠 말린 감말랭이를 만들거나 통째로 얼린 아이스 홍시로 판매한다. 곶감에 비해 부드럽고 쫄깃한 감말랭이를 만드는 농가는 두산농원(054-372-2428) 등 10여곳이 있다. 감말랭이는 1㎏(250g짜리 4박스)에 1만 5000원. 전통 염색기법에 따라 감물 천연염색은 색다른 체험거리다. 감을 씻어 즙을 낸 뒤 염색과 건조를 4∼5회 반복해서 천연 원단을 만든 뒤 이를 이용해 개량한복과 침구류, 커튼, 가방, 차받침, 지갑 등을 만든다. 개량 한복 한벌을 만드는데 감즙 한말(20∼30㎏), 감 150∼160개 정도가 들어간다. 때문에 가격은 한벌에 30만∼50만원선으로 다소 비싼 편이다. 감물들이기 체험을 할 수 있는데 예던길따라(054-372-8314)에서는 손수건과 스카프 등 간단한 소품을 물들여 가져갈 수 있다. 체험료는 1인당 5000∼1만원. ●산사에 울리는 은은한 예불소리 병풍처럼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인 천년고찰 운문사(054-372-8800)는 호젓한 가을 분위기가 묻어난다. 울창한 솔숲길을 따라 들어가면 조용한 산사를 울리는 예불소리가 마음을 맑게 한다. 천년의 세월을 지킨 비구니 도량으로 다른 사찰에서는 느낄 수 없는 아늑함과 섬세함이 숨어 있다. 운문사는 신라 진흥왕때인 560년 창건된 사찰로 현재는 270여명이 불법을 닦는 비구니 승가대학 등 총 30여동의 전각을 갖춘 도량이다. 이름난 법승들이 이곳에서 수도했다. 1200년전 원광법사는 당나라에서 돌아와 세속오계를 이곳에서 전수했고, 삼국유사를 쓴 일연은 왕명에 따라 운문사에서 주지를 맡은 바 있다. 신라 때는 화랑들의 훈련장으로 쓰였다. 경내에는 화려한 당대 불교예술의 혼이 그대로 담겨 있다. 신라때 지어진 삼층석탑과 석등, 고려때 지어진 원응국사비, 조선초에 세워진 비로전 등 7점의 보물이 있다. 불가의 예법도 볼 수 있다. 오후 6시면 어김없이 저녁예불이 행해진다. 가죽짐승을 깨우는 북소리, 물고기를 위한 목어, 그리고 입구에 걸린 커다란 범종 소리와 함께 예불이 진행된다. 10년전 운문댐이 완공되면서 생긴 운문호는 청도의 아침을 연다. 새벽이면 몽환적인 물안개를 토해낸다. 구불구불한 호반길을 돌다 보면 호수의 다양한 표정을 볼 수 있다. 신라의 고도 경주와 청도를 잇는 운문댐 주변 도로는 운문사와 삼계리 계곡의 전경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이 밖에 소요당 박하담이 벼슬을 사양하고 이곳에서 후학을 양성했던 운강고택과 운곡 김몽로의 생가인 운곡정사, 전국 6개의 석빙고중 가장 오래된 숙종 때 세워진 석빙고 등은 역사 체험코스로 손색이 없다. ●시원한 청도 추어탕 청도역 주변의 추어탕 거리에서는 시원한 청도 추어탕을 맛볼 수 있다. 청도 추어탕은 남도 추어탕과는 달리 운문댐 아래 동창천에서 잡은 미꾸라지 외에 떡붕어와 쏘가리, 미꾸라지, 꺽지, 메기 등을 갈아서 맑은 국물을 낸 뒤 시래기를 듬뿍 넣어 끓인다. 자연산청도추어탕(054-371-5510)은 추어탕(4000원)과 올갱이로 끊인 고디탕(4500원)을 판매한다. 용암온천 인근의 음식점 하늘정원(054-373-3334)은 낭만적인 분위기에서 오리황토연잎구이와 오리바비큐보쌈 등을 맛볼 수 있다. 숙박은 이 지역에서 유일한 1급 호텔인 용암온천관광호텔(054-371-5500)이 좋다. 숙박료는 주중 6만 8000원, 주말 7만 8000원. 호텔에 있는 용암온천은 1000m의 암반에서 뿜어나오는 양질의 게르마늄 유황온천으로 각종 성인병에 좋다.6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요금 6500원. ●청도로 가는길 서울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 북대구IC에서 빠져 대구신천대로와 30번 지방도를 따라 내려가면 된다.5시간 정도 걸린다. 기차로는 서울에서 동대구역까지 KTX를 타고 내려가 청도행 무궁화로 갈아타면 2시간30분에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다.(barota.com·1544-7788) 청도군청 문화관광과(054-370-6373). 청도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열린세상] 지역문화 엿보기와 넋두리/이해준 공주대 사학과 교수

    지역문화가 새로운 화두로 등장한 지 이미 오래이고. 지난 몇해전에는 지방문화의 해까지 있었지만 아직도 본질적인 이야기들은 그대로 남아 있다. 지역문화 전문꾼들의 대표적인 넋두리 몇개를 소개해 본다. 이야기 하나. 정부의 참여·분권·자율 정책이 문화면에도 적용되고 있지만, 지역에서 문화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제대로 된 지역문화정책이 없다고 합니다. 참여정부조차도 어떤 정책을 시·도로 내려 보내 빨리 시안을 짜내라고 하며, 대개는 이들에 대한 답들을 행정 쪽이나 지역개발하는 사람이 만들어 올리고 있습니다. 흔히 ‘문화공보부’ 시절에는 공보가 우선이었고,‘문화체육부’ 시절에는 체육이, 그리고 ‘문화관광부’에서는 관광산업 우선이어서 문화는 뒷전이라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문화재청도 문화재의 관리와 보수와 보전에만 몰두하고, 최근에는 문화관광부도 예술계 중심이어서 전통문화나 정신문화는 다시 소외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야기 둘. 지금까지 20∼30년동안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고생한 사람들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말 좋은 사람들이 앞에 나서고 있어요. 전통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공자가 죽어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던 사람들이 자기가 어떤 기득권을 확보한 다음에는 말을 바꾸어 ‘지금 생각해 보니 참 좋은 것 같다.’고 그래요. 지역문화가 선거밭에서 표 얻기나, 돈 벌 궁리에 관련된 것이라면 문제이듯 이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앞서면 큰일입니다. 이야기 셋. 지역문화에 대한 지원은 균형이라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경쟁을 붙여놓고 더 돈 벌 수 있는 것, 남들이 좋아하는 것, 이런 식으로 지원이 됩니다. 그러나 단절된 지역문화가 다시 원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정책이지, 지금처럼 상품성이 있는 것만 계속 지원한다든가 그것을 브로커처럼 이용해 이권을 챙기는 집단이 많게 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지요. 개발과 이벤트도 당연히 필요하지만 정말 지역문화의 특성을 조사 정리해서 무엇인가 자부심을 불러일으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채 이루어지는 그런 것들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야기 넷. 어느 한학자께서 요즘 교육은 원론보다는 주로 요령을 가르치는 것이 참으로 문제라고 지적하시더군요. 그 분이 배울 때는 원론을 배웠지 요령은 별도로 가르치지 않았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원론을 잘 알고 있으면 임기응변으로 대처할 수 있는 지혜와 요령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창의력인데 지금은 요령만 가르쳐 주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입니다. 지역의 문화정서나 정신이 바탕이 되면 방식은 어떤 것이든 큰 문제가 아니지요. 그리고 결국 중요한 것은 마인드와 자율의 문제라고 봅니다. 선도적이랄지 시의적절한 방향성을 가질 수 있는 지역문화를 누가 만들 것이냐. 결국은 지역 사람들이 하는 것인데 발전방향에 대한 중지를 모을 논의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이야기 다섯. 지역문화 활성화에 있어서 문제는 활용이나 교육, 또는 전달방식이 너무 구태의연합니다. 그런 분야에는 젊은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화는 살아 숨쉬어야 합니다. 그런데 문화원이라든가 향토사연구자, 전통분야 종사자들이 선택하는 방식은 퇴행적이고 과거지향적인 인상이 강합니다. 문화란 현대로 내려오면서 변형되면서 전달되는 것이고, 전달 자체가 문화입니다. 그래서 그 문화를 느끼고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인데, 남 앞에 보이기 위해 지금은 하고 있지만 뒤돌아 서서 그 자체를 부정하는 그런 모습은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활용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화라는 것이 현실 속에 살아 있어야 합니다. 방향이나 주객이 전도돼 엉뚱한 쪽으로 가서는 곤란하겠지만, 활용이나 교육에도 좀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문화가 전승되고 다양해질 것입니다. 이해준 공주대 사학과 교수
  • [부고]

    ●학술원 회원 윤명로 교수 학술원 회원이자 철학자인 윤명로 전 서울대 교수가 지병으로 6일 별세했다.83세. 고인은 경성제국대와 서울대를 거쳐 서울대 인문과학연구소장, 대우재단 이사 등을 지냈다. 고인은 현상학을 본격적으로 한국에 도입했고 말년에는 현상학과 불교의 유식론간 접합을 시도했다. 유족은 형진·정진·혜경씨 등 2남1녀. 빈소 서울대병원, 발인 9일 오전 7시.(02)2072-2011. ●박홍식(전 특허청장)씨 모친상 성우(CSFB은행 서울지점장)성진(현대자동차 차장)씨 조모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 (02)3410-6918 ●유제현(건국대 명예교수)씨 별세 성주(하나투어)씨 부친상 7일 건국대병원, 발인 9일 오전 7시30분 (02)2030-7902 ●정규원(한국전력공사 과장)씨 부친상 김형식(환진상사 대표)이충근(서부발전 부장)씨 빙부상 7일 경희의료원, 발인 9일 오전 9시30분 (02)958-9545 ●정기철(전 철도청 서울사무소장)씨 별세 대현(자영업)희은(보육교사)씨 부친상 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 (02)3010-2240 ●최호석(자영업)호선(연세대 출판사무부장)호웅(산업은행 여신감리실 부장)호경(경인양행 과장)씨 부친상 박상길(자영업)씨 빙부상 7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10일 오전 9시 (02)392-3499 ●권용문(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경리부장)용규(외교부 인도네시아 대사관 참사관)씨 모친상 김영휴(자영업)이재승(〃)김헌인(예비군 중대장)씨 빙모상 6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8일 오전 9시 (02)929-0099 ●방해진(한국외환은행 반포뉴코아지점장)씨 부친상 6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8일 오전 8시 (02)921-7699 ●강호영(와이비엠에듀케이션 이사)미숙(울산무룡초등학교 교사)인영(충남 공주 유구도서관장)선영(서울시교육청 강동도서관 자료봉사과)씨 부친상 오세탁(사업)씨 빙부상 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8일 오전 8시 (02)3010-2236 ●임명룡(대호특수건설 회장)운식(한국CGF 이사)충식(중소기업청 감사담당관)씨 모친상 박대웅(사업)이옥섭(동양상사 대표)강상길(두산비닐상사 대표)박종찬(서울 개웅중 교사)씨 빙모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8일 오전 9시 (02)3410-6902 ●황순겸(대양씨푸드 대표)순설(삼성화재 신채널사업부장)순우(바인건축 대표·인천대 교수)씨 모친상 7일 인천 길병원, 발인 10일 오전 8시30분 (032)462-9261 ●김종련(금강철강 부사장)씨 모친상 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8일 오전 9시 (02)3010-2268 ●황의신(전 남원 금지동초등학교 교장)씨 별세 우연(에너지관리공단 감사)씨 부친상 이길식(바다약국 대표)이용진(전 김제고 교사)이종석(전 진양제약 강남소장)김영상(두산전자BG 구미공장장)씨 빙부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 (02)3410-6919 ●손동식(전 대구지하철공사 사장)씨 별세 상열(회사원)씨 부친상 박준석(JS리테일 대리)씨 빙부상 7일 영남대병원, 발인 9일 오전 7시 (053)620-4232 ●권동휘(한국은행 조사역)은정(SK텔레콤 과장)지현(한국씨티은행)씨 부친상 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 (02)3010-2267 ●남방희(전 한려개발 회장)씨 별세 상신(트라이어드 대표)씨 부친상 장세주(동국제강그룹 회장)박노기(청도이화섬유 대표)씨 빙부상 7일 서울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2)2072-2091∼3
  • “2009년 IOC총회 유치를” 부산 범시민추진위 구성

    2009년 열리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 및 올림픽 총회 유치를 위한 ‘부산유치범시민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부산시는 2009년도 제 121차 IOC 총회 및 제 13차 올림픽 총회 유치를 추진한다는 목표 아래 7일 오후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부산시, 시의회, 교육청, 경제계, 학계, 언론계 등 각계각층 인사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 유치 범시민추진위 구성과 관련한 회의를 가졌다. 부산 유치 범시민추진위원회는 내년 2월 확정 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며, 위원장은 조길우 부산시의회의장이 맡도록 했다. 유치위원회 산하에는 부산시·시의회·체육계·학계·경제계·명예영사 등 18명으로 부산유치 실행위원회를 구성, 유치 추진위원회 실행기능을 수행해 나갈 계획이다. 시는 이에 앞서 지난달 13일 KOC 총회에서 국내 유치 후보도시로 선정된 후 지난 3일 IOC 본부를 방문, 공식유치신청 제안서를 제출했다. 개최도시 선정은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IOC집행위원회가 세계 12개 유치 신청 도시 중 4∼5개의 후보도시를 선정하게 된다. IOC는 내년 2월8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서 이들 중 한 곳을 최종 개최도시로 결정하게 된다. 현재 신청도시는 부산을 비롯해 프라하(체코), 로잔(스위스), 카이로(이집트), 바르샤바(폴란드), 멕시코시티(멕시코), 마드리드(스페인), 코펜하겐(덴마크), 리가(라트비아), 아테네(그리스), 싱가포르(싱가포르), 타이베이(타이완) 등 12개 도시이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5000명 선착순입장 ‘예견된 인재’

    경북 상주시 상주시민운동장에서 3일 오후 일어난 압사사고는 행사주최측의 준비소홀과 군중심리가 겹쳐 일어난 대형 인재(人災)로 밝혀지고 있다. ●사고 경위 목격자 강미경(21·여)씨는 이날 “앞줄에 노인들이 서 있었고 뒤에서 미니까 앞에 서 있던 노인이 넘어지고 연쇄적으로 넘어져 깔리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오후 5시30분쯤 리허설 마지막 가수인 현철이 봉선화연정을 부르던 중 갑자기 문이 열린 것이다. 노점상 이모씨는 “주최측이 관람객들을 한 줄로 세워야 하는데 줄을 제대로 세우지 않았다.”면서 “사고가 날 것 같아 주최측에 이야기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주최측이 먼저 들어가는 사람이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해서 사람들이 줄을 안 서고 확 몰려들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노점상 김모(60)씨는 “출입문 앞쪽이 완만하게 경사져 있어서 뒤에서 미니까 쭉 밀려들어가면서 밟히는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현장 주변 사고당시 운동장에는 가요콘서트를 보기 위해 1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있었으며 사고가 난 출입구인 직3문 앞에서 5000여명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민운동장에는 모두 4개의 출입구가 있으며 당시 직3문만 열어 시민들을 입장케 했다고 목격자들은 설명했다. 이날 사고로 공연은 취소되고, 현장에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듯이 학생들의 운동화와 모자, 음료수 등이 어지럽게 널려져 있었다. 한편 사망자 가운데 황인규(12·초등 5)군과 황인목(14·중 1)군은 사촌형제 간이고 특히 인규군은 장손인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숨진 인규군은 아버지(48·자영업)의 사업이 어려워지자 4년 전부터 작은아버지 집에서 사촌인 인목군과 함께 생활하면서 친형제처럼 친하게 지내왔으며 이날도 누나와 함께 콘서트를 보러왔다 사고를 당했다. ●경찰 수사 경찰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주최측 관계자를 불러 안전조치 미흡 등 과실 여부에 대해 집중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점 또 인재였다.3만여명의 시민들이 몰려든 행사장에 안전요원은 고작 100여명뿐이었다. 상주시와 MBC 등 주최측은 경찰에게 경비요청도 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안전요원만으로도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만만해했다는 것이 경찰측의 말이다. 그러나 주최측의 안전요원은 엄청나게 몰려든 인파에 속수무책이었다. 안전요원들끼리도 호흡이 맞지 않아 4개 출입문 중 사고가 난 직3문 1개만 먼저 여는 실수를 범했다. 직3문 앞에는 5000여명이 기다리고 있었으나 섣불리 문을 열다 대형 참사가 일어나게 한 것이다. 목격자 주재열(46)씨는 “3시부터 운동장 주변에는 인산인해였다. 그러나 누구하나 통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윤악(69·여)씨는 “문이 열려 들어갔으나 뒤에서 사람들이 밀어 넘어졌다.”며 “다리가 사람들에 깔렸는데 사람들이 내쪽으로 계속 넘어져 다리를 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 MBC 홈페이지에는 “평소 녹화상황을 이뤄볼 때 압사는 충분히 예견됐다.”면서 이번 사고는 인재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상주시민이라고 밝힌 한모씨는 “주최측이 예약제나 지정좌석제로 관객을 받지 않고 선착순으로 대기시켰다가 한꺼번에 입장시키는 바람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좌석이 지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들이 몰릴 것을 예상했다면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철저히 통제를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책 상주시는 본청에 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대책본부를 설치, 사고수습에 나섰다. 경북도도 김용대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사고대책반을 편성, 상주시와 함께 사고수습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MBC는 최문순 사장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사상자에 대한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하고 사태수습에도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상주 한찬규 김상화 유지혜기자 shkim@seoul.co.kr
  • 대구동을 ‘노·박 대리전’ 가나

    ‘10·26 재선거’가 서서히 여의도를 옥죄고 있다. 오는 11일 끝날 국정감사에서 재선거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지는 분위기다. 필승의 각오 못지않게 여야 4당의 전략적 고민과 딜레마도 만만치 않다.●열린우리당, 무공천…“글쎄요” 민주노동당 조승수 전 의원의 지역구인 울산북구는 열린우리당의 고전이 예상되는 곳이다. 때문에 지도부는 민노당과 교감 속에 아예 공천을 포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연정 논란으로 서먹해진 양당 사이에 훈풍을 불어넣어 다양한 정치 효과를 얻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깔렸다. 하지만 ‘무공천’시나리오의 최대 걸림돌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수성(守城)’에 나선 민노당쪽이다. 한 고위 당직자는 1일 민노당의 핵심 인사를 만나 ‘무공천’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민노당쪽은 “(소연정 등의)오해를 받기 싫다.”며 부정적인 뜻을 피력했다. 열린우리당 핵심 관계자는 2일 “무공천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당 차원에서 검토했지만 민노당이 소연정 오해를 받을까봐 싫다고 하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울산시당쪽이 “해볼 만하다.”며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당 지도부의 전략적인 선택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이에 따라 일단 4,5일 후보를 공모키로 했다. 울산과학대 교수 출신인 이수동 울산시당 정책실장과 박재택 전 울산시 행정부시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한나라당, 노-박 대리전(?) 한나라당에서는 박근혜 대표의 측근인 유승민 대표비서실장을 대구동을에 출마시키느냐가 고민거리다.4일 경기 광주지역과 함께 후보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지만 사정이 복잡하다. 유 실장이 출마하면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인사로, 열린우리당 후보 공천이 유력시되는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맞붙게 된다. 이 경우 ‘노무현-박근혜 대리전’ 양상을 띤다. 당 지도부는 ‘유 실장카드’를 유력하게 검토해 왔다. 하지만 유 실장은 공천 신청도 하지 않았다. 후보로 추대하는 모양새를 원한 듯했다. 이 때문에 유 실장을 전략 공천하면 공천을 신청한 15명이 “우리는 들러니냐.”며 반발할 게 걱정된다. 공천심사위는 지난달 30일 조기현 전 대구 행정부시장, 주진우 전 의원, 김종대 계명대 초빙교수 등 3명으로 후보군을 압축했다. 이강철 전 수석과 ‘가상 대결’ 여론조사를 통해 3일까지 최종 후보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이 확실한 우세를 보이지 못하면 유 실장을 ‘낙점’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더라도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이겨도 본전’인 대구동을을 지켜내야 하는 것은 박 대표의 부담이다. 후보가 유 실장이라면 그 부담은 가중된다.●민주당, 제3당의 힘(?) 민주당으로서는 단독 3당으로 격상한 이후 첫번째 검증 무대다. 당내에서는 상승세를 몰아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4곳 가운데 후보가 확정된 경기 광주와 부천 원미갑에 힘을 싣고 있다. 유종필 대변인은 당 조직위원장 출신인 이상윤 후보와 변호사인 부천원미갑의 조용익 후보가 둘다 ‘지역밀착형 인사’로 “(판세가)비교적 괜찮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얼마나 여론의 주목을 받고 선전할 수 있을지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호남향우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자평하면서도 여당과 제1야당의 프리미엄이 아무래도 껄끄러운 이유다.●민노당, 포스트 조는 부인(?) 민노당은 조 전 의원의 ‘낙마’ 이후 지역 여론이 ‘민노당 살리기’쪽으로 결집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관건은 누가 후보로 나서느냐에 달렸다. 당초 정창윤 울산시당 위원장과 정갑득 전 현대차 노조위원장간 2파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조 전 의원의 부인인 박이현숙 울산시당 여성위원장이 부상하면서 경선 구도가 복잡해졌다. 박 위원장은 ‘평등세상을 여는 울산여성들’대표를 맡아 지역내 진보 여성운동을 이끄는 등 ‘만만찮은’ 경력을 갖고 있다. 당내에서는 박 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하면 똑같이 당내 기반을 가진 정 위원장과 후보 조정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 당 관계자는 “노조출신과 당내 인사가 맞대결을 형성하는 것이 전통적인 경선 구도”라면서 “박 위원장의 결심에 따라 변수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박찬구 이종수기자 ckpark@seoul.co.kr
  • 하나금융지주 설립 예비인가

    금융감독위원회는 30일 ㈜하나금융지주의 설립에 대한 예비인가를 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지주가 설립되면 하나은행, 대한투자증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하나아이앤에스 등 4개 자회사와 하나증권, 하나생명, 하나캐피탈, 대한투신운용, 청도국제은행, 하나펀딩 등 6개 손자회자를 거느리게 된다. 하나금융지주 4개 자회사는 다음달 1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지주회사에 주식이전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재산세 내리고 싶어도…”

    재산세 납세거부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서울과 수도권 자치단체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탄력세율을 추가로 내리면 지자체 세수가 줄어들고, 적당히 내리면 대형 주택 보유자만 혜택을 보게 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하지만 고지서를 받은 주민들은 지난해보다 크게 오른 재산세 부담 때문에 탄력세율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구청도 할 말 있다 서울 강남구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탄력세율을 적용할 수 없는 이유를 적극 해명했다. 탄력세율을 적용, 오른 세금의 50% 한도내에서 세금을 깎아주려 해도 정작 혜택은 대형주택 보유자만 보기 때문이다.실제로 시뮬레이션 결과 탄력세율 적용,30%를 인하할 경우 45평형이하의 중형 및 소형 아파트 보유자가 혜택을 보지 못하는 대신 도곡동 타워팰리스나 아크로비스타, 삼성동 아이파크 등의 대형아파트 보유자들만 혜택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은 세금이 오히려 내리고, 아파트 등만 세금이 오른 상태에서 자칫 탄력세율을 적용하면,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줬다는 비난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재산세 상한제 적용돼 실효 없어 게다가 실효성도 없다. 정부는 재산세 산정시기를 지난해 6월에서 올해부터 5월로 앞당기면서 2년치 세금이 한꺼번에 나와 조세저항이 우려되자 ‘재산세 상한제’를 도입, 재산세가 얼마나 오르더라도 전년대비 50% 이상을 받을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탄력세율을 적용, 세금을 깎아줘봐야 재산세 상한제에 따른 세금인하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없다. 강남·송파·동작구 등 10개 구청은 이런 이유로 탄력세율을 적용하지 않았다.●세수도 많이 줄었다 세수감소도 지자체의 고민 가운데 하나다. 송파구의 경우 아파트 세금은 크게 올랐지만 업무용 빌딩 등의 세금은 크게 내려서 세수감소가 예상된다. 이 때문에 마냥 주택분 세금을 깎아줄 수도 없다.실례로 일반 업무용 빌딩의 재산세가 지난해 176억원에서 69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올해 세수도 지난해(824억원)에 10억원 못 미칠 전망이다. 관계자는 “업무용 재산세가 줄어든 상태에서 세금을 무조건 깎아주기도 어렵고, 또 깎아주더라도 정작 중소형 주택은 혜택을 보지 못한다.”면서 “진퇴양난”이라고 말했다. 강북지역의 구청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주택의 재산세가 내려 탄력세율을 적용하기 어려운데다, 세수가 부족해 세금을 내리주기 어려운 실정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국세청도 서비스 잠정중단

    국세청은 소득증명을 비롯해 인터넷으로 발급해주는 각종 증명의 위·변조가 가능하다는 지적에 따라 28일 인터넷을 통한 발급을 잠정 중단했다. 문제점을 보완하는 대로 인터넷 민원서류 발급 서비스를 재개할 방침이다.곽태헌기자 tiger@seoul.co.kr
  • 경북지역 골프장 신설 붐

    지자체의 세수확보 경쟁과 맞물려 경북도 내에서 골프장 신설 붐이 일고 있다. 28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 날 현재 도내에서 골프장 38곳이 건설 또는 추진 중이다. 영천시의 경우 최근 우암개발㈜이 오는 2007년까지 고경면 해선·동도리 일원 130여만㎡에 27홀 규모의 ‘영천밸리CC’(가칭)를 짓기로 하고, 실시계획인가와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다. 총 길이 1만 800야드,18홀 기준 7200야드로 국제 규모 골프대회 유치가 가능하다. 총 공사비는 1000억원에 달한다. 청도군에서도 ㈜태왕의 ‘청도 아너스 골프장’ 조성 사업이 승인돼 이달 중 착공 예정이다. 오는 2007년 6월 말까지 이서면 각계·칠엽·대전리 일원 142만 7000㎡의 부지에 사업비 850억원을 들여 27홀 규모의 골프장을 조성하게 된다. 이에 앞서 ㈜인터불고 경산컨트리클럽도 지난 22일 경산시 평산·점촌동 일대에 추진 중인 인터불고 경산CC 예정부지에서 기공식을 갖고 본격 공사에 들어갔다.㈜인터불고 경산컨트클럽은 2007년 말까지 이 일대 부지 147만여㎡에 외자 750억원을 포함, 총 사업비 1500억원을 들여 27홀 회원제 골프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처럼 시·군 지역에서 골프장 신설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은 해당 지자체들이 지방세수 확대와 고용창출 등을 위해 골프장 유치에 적극 나선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정부가 지난해 9월 해외 골프여행으로 인한 서비스수지 적자를 줄이겠다며 골프장 건설 규제를 완화한 것도 골프장 신설 붐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 특허청 ‘폐쇄행정’ 돌변

    [지금 대전청사에선…] 특허청 ‘폐쇄행정’ 돌변

    ●작심한 이 사장의 기념사 이철 철도공사 사장의 ‘106주년 철도의 날’ 기념사를 두고 설왕설래. 이 사장은 지난 23일 추병직 건설교통부장관 등이 참석한 기념식에서 “10조에 달하는 막대한 부채가 한국철도의 꿈을 원천적으로 가로막고 있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 논란을 빚고 있는 KTX의 정차역 조정 등 열차 운행원칙과 관련해서도 “모든 열차의 정차역은 수요가 있는 곳에 위치해 공익적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 의무”라고 역설.“공사가 부담하기 어려운 서비스는 정부와 해당 지자체가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지원해야 한다.”면서 “나아가 수익증대는 공익과도 부합된다.”고 강조. 임직원들은 “생일날 손님까지 초대해놓고 강성 발언을 해 당황했다.”고 전언. 반면 “방치하고 있는 문제해결을 위해 공식석상에서 작심하고 공론화시킨 점은 후련하다.”며 이 사장을 추켜세우기도. ●“우리만 아는 겨!” 고위 간부의 허위학력 파문으로 곤혹(?)을 치른 특허청이 지나친 몸사리기로 구설수. 특허청은 일련의 사건이 내부고발에 의한 것으로 알려지자, 브리핑 실적과 간부 프로필 등 공개된 정보 제공까지 제약하는 등 폐쇄 행정으로 돌변. 특히 심판원장 인사를 앞두고 ‘복도통신’이 활발한데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등 언로 접근을 막는 데 주력. 한 관계자는 “공격적이고 개혁적인 자세가 요구되는 마당에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속좁은 행태”라고 지적. ●국감 일정에 희비 ‘교차’ 정부대전청사 각 기관들이 이번 주에 국정감사를 받는 가운데 일정에 따라 희비가 교차. 예년과 달리 이슈가 적고 수감기관이 특정일에 집중되면서 전반적으로 수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나 첫 스타트를 끊는 산림청과 각종 현안이 제기된 철도공사는 상대적으로 부담. 산자위인 중기청과 특허청도 29일과 30일 국감이 예정돼 있어 틈새시간 활용(?)을 놓고 분주한 모습. 반면 재경위 소속인 통계청과 관세청은 29일 오전, 오후로 나뉘어져 있는 데다 다음날 조달청이 예정돼 있어 국감시간이 촉박해서 상대적으로 부담을 덜었다는 분위기.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사설] 차세대 전투기 무용지물 안 돼야

    오는 11월 전력배치를 앞둔 차세대 전투기 F-15K가 핵심 기능인 공대지(空對地) 미사일에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투기가 제기능을 하려면 7∼8개의 주파수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공중에서 지상의 목표물을 공격하는 공대지 미사일의 경우, 고정 주파수를 확보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공군측은 대안이 있어 훈련이나 유사시에 별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5조 4000억원이나 투입된 새 전투기들이 이런 결정적인 흠을 가졌다면 큰일이다. 공군과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F-15K의 공대지 미사일에 필요한 주파수 대역은 이동통신 PCS·IMT2000과 중복돼 혼선이 우려된다고 한다. 주파수를 함께 쓰면 전파간섭으로 인해 미사일 오폭(誤爆)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민간이 선점한 이 주파수 대역은 세계적으로 사용 중이어서 변경할 수 없으며, 공대지 미사일용 고정 주파수의 확보도 전파자원의 제한 때문에 어려운 모양이다. 번거롭기는 하나, 주한 미군과의 공용 주파수를 활용하면 전시에도 문제가 없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더라도 공군과 관계부처는 다른 대안을 찾아내서 국민의 불안을 불식시켜야 할 것이다. 사정이 이렇게 된 것은 1990년대 초부터 추진된 차세대 전투기 사업이 예산과 정치적 이유 등으로 10년 이상 지연된 탓이다. 기종결정과 사업승인이 안 난 상태에서 미군이나 제작사인 보잉사로부터 주파수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주파수 신청도 늦어져 빚어진 일이다. 마침 공군 측이 미해군 및 보잉사와 주파수 교체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교환 중이라니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한다. 정통부 등 관련부처도 적극 협조하길 바란다. 새 전투기가 무용지물이란 소리를 들어서야 되겠는가.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37) ‘고구려비기’ 에서 만난 ‘정감록’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37) ‘고구려비기’ 에서 만난 ‘정감록’

    ‘정감록’의 일부인 ‘감결’에는 역대 왕조의 수명을 논한 대목이 있다.“곤륜산의 내맥(來脈)이 백두산에 이르고, 그 원기가 평양에 이르렀다. 그러나 평양은 이미 천년의 운수가 지나 그것이 송악으로 옮겨졌다. 송악은 오백 년 도읍할 땅이나, 요승(妖僧)과 궁녀가 난을 꾸미는 바람에 지기(地氣)가 쇠하고 천운이 막혀 운은 다시 한양으로 옮길 것이다.” 우리나라의 도읍은 평양 천년, 개성(송악) 오백년을 거쳐 한양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정감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아는 구절이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의아스러운 점이 있다. 한양은 조선의 수도, 개성은 고려 때 도읍지였다. 고려 이전의 도읍이라면 당연히 신라 천년의 수도 경주가 논의돼야 한다. 그러나 ‘감결’엔 경주가 빠져 있다. 그 대신 평양이 맨 먼저 언급돼 있다. 그것도 세계의 지붕으로 알려진 곤륜산의 정기가 백두산을 거쳐 평양에 이르러 지기가 더욱 왕성해진 형상이라 했다. ●술사들에겐 고구려가 중요했다 범상히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조선 후기 전국에 ‘감결’따위의 ‘정감록’을 유행시킨 술사들은 왜 평양을 중시했는가? 술사들의 역사인식이 관계되는 부분이다. 나는 위에 인용한 몇 줄의 간단한 이야기를 가지고 조선 후기 술사들의 정신적 계보를 추적해보려 한다. 그들에겐 고구려가 신라보다 중요했다. 그들은 한나라 이후 역대 중국 왕조와 자웅을 겨루던 고구려의 기상을 그리워했다. 술사들은 당나라라고 하는 외세를 불러들여 갖은 술수와 모략으로 고구려를 거꾸러뜨린 신라가 도무지 비위에 맞지 않았다.‘정감록’을 퍼뜨린 술사들이 대체로 함경도, 평안도 및 황해도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들이 고구려에 대해 유별난 애착을 가졌던 이유를 이해 못할 것은 없다. 더욱이 평양은 고조선의 수도이기도 했다. 단군이 유사 이래 처음으로 나라의 터를 잡았다는 곳, 동방에 중국의 유교문명을 도입했다는 기자가 뒤를 이었다는 곳도 역시 평양이었다. 조선 후기에는 기자가 평양에서 실시했다고 하는 정전제(井田制·토지를 아홉으로 쪼개 가운데 한 개는 공공의 목적을 위해 공동경작하고 나머지는 농부들이 공평하게 나눠 경작한다는 제도)의 유적이 발견되었단 말도 있었다. 술사들은 그런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에겐 같은 고대국가라 해도 한강 이남에 세워진 삼한 같은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거기서 갈라져 나온 백제와 신라와 가야의 역사도 상관없었다. 훗날 삼국을 통일한 것은 고구려가 아니라 신라였지만 신라는 그들에게 무의미한 나라였다. 술사들이 보기에 신라란 국가는 그저 고구려와 고려의 역사를 이어주는 단순한 이음매에 불과했다. 역사상 존재 의미가 있는 나라는 고조선, 고구려, 고려 및 조선이었다. 엄밀한 의미에선 조선도 불필요한 나라였다. 조선은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붙일 때만 논의 대상에 가까스로 포함되었다. ●미래는 다시 개성의 시대 ‘감결’은 조선이 망하고 들어설 미래의 왕조도 차례로 언급하였다.“금강산으로 옮겨진 내맥(來脈)의 운이 태백산·소백산에 이르러 산천의 기운이 뭉쳐져 계룡산으로 들어가니, 정씨가 팔백년 도읍할 땅이로다. 그 후 원맥(元脈)이 가야산으로 들어가니, 조씨가 천년 도읍할 땅이로다. 전주는 범씨가 육백년 도읍할 땅이요, 송악으로 말하면 왕씨가 다시 일어나는 땅인데, 나머지는 자세하지 않아 무엇이라 말할 수 없다.” ‘정감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대강 다 아는 이야기다. 일단 왕기가 한양으로 옮은 다음 꽤 오랫동안 남부지방이 한국역사의 주무대가 된다는 예언이다. 충청도(계룡산), 경상도(가야산) 그리고 전라도(전주)가 한 번씩 돌아가며 권력을 쥐게 돼 있다고 했다. 집권기간은 경상도가 천 년으로 최장기간이고, 다음은 충청도(800년), 전라도(600년) 순이라 했다. 집권기간에 차이는 있으나 하삼도(下三道)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집권자가 배출된다는 말이 흥미롭다. 광복 후 역대 정권의 위세를 내 나름으로 어림짐작해 보면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 순이 들어맞는 것 같다. 아닌 게 아니라 경상도에 비해 전라도 출신들의 정치적 비중은 잘해야 6할이 될까 말까 하다. 이런 해석을 근거로 ‘정감록’ 예언이 적중했다고 환호성을 지를 사람도 있겠지만, 한낱 우연이라고 생각해도 그만이다. ‘정감록’에 담긴 놀라운 이야기는 미래에 관한 예언이다.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이 또다시 역사의 중심지로 떠오른다고 했다. 지금 한창 개발 중인 개성공단이며 개성관광을 지렛대 삼아 한반도의 통일이 이뤄지고, 통일한국의 수도는 서울과 평양의 중간 지점인 개성으로 낙착된다는 예언인가? 알 수 없는 일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고조선과 고구려의 전통을 계승한 나라가 사실상 한국사의 정통을 잇는다고 조선 후기의 술사들이 믿었다는 점이다. 서북 출신이었던 그들은 궁극적으로 고구려의 부활을 바랐다. ●고구려의 수명은 구백년이라는 예언 위에서 보았듯,‘정감록’은 어느 왕조의 수명은 몇 백 년이라는 식으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리 역사상 이런 방식의 예언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중국 당나라의 역사를 기록한 ‘신당서(新唐書)’를 보았더니 고구려에 그런 예언이 존재했다 한다. 그렇다면 ‘정감록’은 고구려의 예언서를 본떠 왕조의 수명을 몇 백 년이라고 논했다는 이야긴가? 고구려가 망하던 해, 고구려 보장왕 27년(688)으로 이야기는 거슬러 올라간다. 그 때 당나라 군대는 한창 고구려와 전쟁 중이었다. 당나라의 고종 황제는 시어사(侍御史)인 가언충(賈言忠)을 전쟁터에 보내 전황을 점검하게 했다. 가언충은 이 전쟁이 당나라에 매우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고구려비기(高句麗秘記)’란 예언서를 인용해 당 고종을 안심시켰다. 예언서에 따르면, 고구려는 건국된 지 “구백 년이 못 되어 80대장이 있어 멸망하게 된다.”고 했다(‘중국정사조선전’,‘신당서’). 가언충이 인용한 예언의 내용이 무슨 뜻인가? 다행히도 ‘삼국사기’에는 이 무렵의 사정이 좀더 상세하게 서술돼 있다. 그 해 2월 당나라 장수 이적(李勣)이 이끄는 군대가 고구려의 부여성(農安 근처)을 함락시켰고, 전세는 고구려에 무척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한다. 가언충은 자국의 승리를 확신한 나머지 당 고종 앞에서 문제의 예언을 이렇게 풀이했다고 전한다. “고구려는 한나라 때 건국됐으므로, 이제 약 구백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당나라의 원정군 사령관인 이적 장군의 나이가 바로 80입니다. 지금 고구려는 흉년이 연달아 드는 바람에 백성들이 서로 물건을 약탈해 팔아먹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진으로 땅이 갈라지고, 이리와 여우가 도성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두더지가 성문에 구멍을 뚫고 있습니다. 고구려의 인심은 무척 사납습니다.”(‘삼국사기’, 권 22) ●‘고구려비기’는 시어사 가언충이 조작했을 것 ‘신당서’와 ‘삼국사기’를 종합해 보면,7세기 후반에 고구려의 멸망을 예언한 ‘고구려비기’란 예언서가 유행했다. 그것이 언제 누구에 의해 저술됐는지는 어디에도 밝혀져 있지 않아 안타깝다. 그러나 이 예언서의 저작에 관해 검토할 만한 단서가 없지 않다. 우선 고구려의 종말을 논의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고구려의 지배세력이 조작에 직접 개입했다고 간주하기 어렵다. 예언서의 내용이 당나라에 유리하다는 점은 또 하나의 단서가 된다. 게다가 이 예언서는 최초로 중국의 역사서에 언급되었다. 더욱이 왕조의 종말에 관한 예언 방식도 자세히 따져보면 한국적이지 않았다. 예컨대 백제의 멸망에 관한 6세기 후반의 예언기록과는 전혀 딴판이다. 이런 여러 가지 사항을 종합해 볼 때,‘고구려비기’는 당나라가 조작했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그들은 적국인 고구려 백성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려고 예언서를 날조해 고구려에 널리 퍼뜨렸다고 짐작된다. 알다시피 당나라를 비롯한 중국의 역대 왕조에 고구려는 힘겨운 상대였다. 무엇인가 특별한 조치가 없이는 설사 백만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간다 해도 승산이 없어 보이는 그야말로 막강한 적수였다. 이런 관계로 당나라의 입장에선 요샛말로 대민(對民) 심리전술까지 동원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고구려비기’가 등장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이 비기에 관해 당 고종에게 자세히 보고한 시어사 가언충은 ‘고구려비기’의 조작에 가장 깊숙이 간여했다는 가정도 성립한다. 본래 시어사란 벼슬은 글을 다루는 데 능숙한 문인에게 주어졌다. 당 고종이 승부를 점치기 어려운 격렬한 싸움터에 문사인 가언충을 파견한 것은, 한낱 그날그날의 전과를 보고하란 뜻은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그는 워낙 심리전에 능통한 전문가였기 때문에 피어린 전쟁터에서 당나라 군사들의 사기를 최대한 북돋우고, 고구려의 민심이 이반될 계기를 마련하란 특명을 받은 것이 아닐까? ‘고구려비기’를 해석할 때 가언충이 장차 고구려를 멸망시킬 ‘80대장’을 당나라 군대의 수뇌인 이적으로 해석한 것이 눈길을 끈다. 하필 이적이 고령이란 점에 주목한 것이 보통 일은 아니다. 보통은 그와 같이 늙은 장수는 원거리 출정에 동원되지 않는다. 하지만 당나라는 상례를 뒤엎고 수많은 젊은 장수를 물리치고 자력으로 움직이기도 힘들었을 노인을 머나먼 전쟁터로 보냈다. 적임자를 찾기가 그만큼 어려웠다는 이야기다. 어쨌거나 80노인이 이끄는 당나라 군대는 사기가 저하될 염려가 컸다. 당 고종은 이점을 가장 염려했고, 그래서 평소 머리 좋기로 소문난 가언충을 전쟁터로 함께 보낸 것이 아닐까? 가언충은 당나라 군대의 약점을 강점으로 둔갑시켜야 될 사명을 띠었을 것이다. 그는 고심 끝에 기상천외한 방법을 발견해냈다. 이적과 같은 고령의 대장이 앞장선다면 9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고구려도 이젠 끝장나고 만다는 예언을 조작해 널리 퍼뜨리는 것이었다. 이로써 당나라 군사들의 사기를 높이고, 고구려의 민심에 어느 정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었다. 668년 고구려는 거듭된 내우외환으로 지쳐 있었다. 이를 틈타 당나라는 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자신만만해진 가언충은 서둘러 조정에 복귀한다. 그는 전황을 궁금해하는 고종에게 의기양양해하며 자신과 당나라 군대의 눈부신 전과를 알린다. 이것은 물론 논리적인 추측에 토대를 둔 일개 시나리오다. 비록 이런 짐작이 사실과 다르다 해도 ‘고구려비기’는 당나라 측이 날조했을 가능성이 무척 높다. 역사적 사실은 그렇건만, 후대 조선의 술사들은 ‘고구려비기’에 나타난 예언방식을 그대로 답습했다. 고구려를 우리 역사의 중심축으로 생각한 그들은 고구려에 관한 것이면 무조건 따랐다. 엄밀한 의미로, 평양 천년, 송악 오백년 하는 식의 ‘정감록’ 예언은 술사들의 착시가 빚어낸 현상이었다. ●그럼 전형적인 한국 고대의 예언방식은? 한국 고대에는 왕조의 멸망을 예언할 때 ‘고구려비기’와는 전혀 다른 방식을 취했다. 일례로, 신라의 명유(名儒) 최치원은 고려 태조가 건국할 무렵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 한다.“계림은 누런 이파리요, 곡령은 푸른 소나무입니다(鷄林黃葉 鵠嶺靑松).” 계림은 신라의 수도 경주, 곡령은 고려왕조의 발상지 개성을 가리킨다. 두말 할 나위 없이 신라는 시든 이파리와 같아 멸망을 눈앞에 두고 있으나, 고려는 푸른 소나무라 장래가 무궁하다는 예언이었다. 이 편지를 받은 왕건이 기뻐한 것은 물론이다. 뒷날 왕건의 손자로 왕위에 오른 고려 현종은 최치원이 예언을 통해 태조의 사업을 은밀하게 도왔다며 칭송했다. 왕은 그에게 내사령(內史令)이란 높은 벼슬을 추증하고 문창후란 시호도 내려주었다.(‘삼국사기’ 권 46) 최치원은 중국 당나라에 유학해 과거에 급제했고, 관직에 나아가 출세가도를 달렸다. 보기 드문 수재였다. 그런 최치원이었지만 고국에 돌아와서는 골품제(骨品制·신라의 엄격한 신분제도)에 희생돼 뜻을 제대로 펴지 못했다. 불우한 재사는 끝내 가야산으로 숨어 들어가 고목나무에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전설이 있다. 최치원은 과연 고려의 융성을 예언하는 편지를 왕건에게 보냈을까? 문자 그대로 믿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그런 편지를 썼다면 그는 신라를 등진 셈이다. 신라를 대표하는 지성인 최치원에게 그런 일이 가능했을지 모르겠다. 또 한 가지, 그가 만일 신생국가인 고려를 추종할 뜻이 있었다면 왜 가야산에 머물렀을까 하는 점도 의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최치원이 위에 적은 것과 같은 예언이 깃든 편지를 왕건에게 보낸 까닭에 신라 국왕의 미움을 샀다고 한다. 결국 신라왕실의 박해를 피해 최치원은 가족과 함께 가야산 해인사로 숨어 지내다 거기서 불우한 일생을 마쳤다는 것이다. 최치원의 해인사 은거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유를 예언에서 찾으려는 것은 상당히 무리한 일이다. 그렇게 숨어 죽기까지 할 바에야 왕건을 쫓아가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그런데 지금 여기서 중요한 것은 최치원이 문제의 예언시를 썼느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다. 누런 잎과 푸른 소나무를 대조해 신라와 고려왕조의 엇갈린 미래 운명을 점쳤다는 역사적 사실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예언방식은 “고구려 구백년”이라고 하는 ‘고구려비기’식과는 전적으로 달랐다. ●백제의 멸망을 알리는 예언도 비유법 알고 보면 백제가 멸망할 때도 비슷한 방식의 예언이 있었다. 백제 의자왕 20년(660) 6월의 일이었다. 귀신 하나가 궁중에 들어와서 “백제가 망한다. 백제가 망한다.”며 큰 소리로 외치더니 땅속 깊이 들어가 버렸다. 왕은 몹시 놀라 그 자리를 파헤치라고 명령하였다. 삼척가량 땅을 팠을 때 거북이 한 마리가 나왔다. 그 거북이 등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 있었다.“백제는 둥근달(月輪)과 같고 신라는 초승달과 같다.” 왕은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어 무자(巫者)에게 물었다. 그의 설명은 이랬다.“둥근달과 같다는 것은 찼다는 것입니다. 무엇이든 차면 기우는 법입니다. 그런데 초승달과 같다는 것은 아직 차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차지 않았으니 앞으로 점점 찰 것입니다.” 의자왕은 화가 치밀어 무자를 죽이고 말았다.(‘삼국사기’, 권 28) 귀신이 나왔다든가, 거북의 등에 예언이 적혀 있었다는 말은 사실로 간주하기 어렵다. 누군가 조작한 이야기로 짐작된다. 비록 그렇긴 하지만 백제를 둥근달에 비유하고 신라를 초승달로 보아 양국의 운명을 대비시킨 점은 앞에서 살핀 신라와 고려의 비유와 동일하다. 대상이 되는 나라, 비교를 위한 사물이 다를 뿐 예언의 방식은 완전히 일치한다. 한국 고대에 존재한 국운에 관한 예언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고구려비기’라든가 후대의 ‘정감록’과는 사뭇 다른 방식이다. 한마디로,‘고구려비기’는 서로 대비되는 사물을 비교함으로써 국운을 예언하는 한국 고대의 오랜 전통과 결별을 선언한 셈이었다.‘정감록’은 여러 가지 점에서 고대의 예언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지만,‘고구려비기’에서 비롯된 예언의 새 전통에 맞닿아 있기도 하다. 비록 그것이 술사들의 일시적인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해도 역시 큰 의미가 있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부동산 등기 신청도 내년부터 인터넷으로

    이르면 내년 초부터 자택이나 사무실에서 인터넷으로 부동산 등기를 신청할 수 있게 된다. 법무부는 21일 부동산등기업무 전산화에 따라 인터넷에 의한 부동산등기 신청을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부동산등기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국무회의와 국회의 의결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초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민원인이 등기소를 방문하지 않고도 집이나 사무실에서 인터넷으로 부동산 등기를 신청할 수 있다.법무부는 인터넷 신청이 가능한 등기 업무의 범위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등기가 시행되면 주민등록등본, 인감증명서, 토지대장 등 등기 때 필요한 각종 첨부서류도 제출할 필요가 없어진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지금 평창에선] “동계올림픽 유치 두번실패는 없다”

    [지금 평창에선] “동계올림픽 유치 두번실패는 없다”

    “평창의 함성이 전 세계에 울리는 그날까지….” 오는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전이 본격 시작됐다. 강원도 평창 등 경쟁도시 7곳이 지난 7월29일까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유치신청서를 제출한 뒤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신청도시들은 평창을 비롯해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알마타(카자흐스탄), 소치(러시아), 보르조미(그루지야), 소피아(불가리아), 하카(스페인) 등 유럽과 아시아권에서 겨울 스포츠의 본고장을 자처하는 곳들이다. 오는 27일 스위스 로잔에서 IOC측이 이들 신청도시를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면서 유치전은 더 가열될 전망이다. 유치전은 공식 후보도시 선정(2006년6월),IOC 현지실사(2007년2∼4월)에 이어 과테말라에서 개최도시 선정(2007년7월)까지 이어지게 된다. 강원도 평창은 지난 2010 유치전에서 캐나다 밴쿠버에 아쉽게 패한 뒤 동계스포츠 인프라 구축 등 새로운 전략을 짜고 실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우선 동계스포츠를 즐길 수 없는 나라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특별 프로젝트인 ‘드림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2년 동안 27개국에서 217명의 선수를 초청, 올림픽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들에게는 스키·스노보드·쇼트트랙경기 등을 2주일동안 훈련시키고 우리나라 전통문화 체험과 청소년 교류까지 시키고 있어 국제적으로 좋은 프로젝트로 손꼽히고 있다. 강원도가 자체적으로 컬링, 쇼트트랙, 스키 등 동계실업팀을 창단한 데 이어 ‘동계스포츠 꿈나무 육성 프로그램’과 각종 국제 동계대회 개최를 통해 저변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동계 스포츠종목을 중심으로 꿈나무 학교 23곳을 선정,250명의 선수들에게 10억원이상의 특별지원을 해오고 있다. 어린이·중등부 아이스하키 3개 클럽을 창단시켜 지원해오고 있는 것도 꿈나무 선수들의 꿈을 키워주고 있다. 스노보드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스노보드 세계선수권대회, 바이애슬론 세계선수권대회 등 15개 각종 국제 동계대회를 유치해 평창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평창을 U-시티(유비쿼터스 도시)로 조성하기 위한 통신망과 교통망 구축을 위한 인프라구축도 차근차근 준비되고 있다. 개최도시 평창에는 무선과 광통신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지리정보시스템(GIS), 광대역통신망이 구축된다. 강원도에서 2008년까지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휴양시설인 ‘알펜시아’가 이같은 유비쿼터스 개념으로 건설된다. 교통망도 원주∼강릉간 120㎞에 이르는 철길과 서울∼원주간 56.08㎞의 제2영동고속도로 등 광역교통망을 새로 건설한다. 또한 횡성∼간평간 국도 6호선과 진부∼중봉간 국도 59호선 등 보조간선망이 국비지원을 받아 확충될 예정이다. 이같은 교통망이 확충되면 주 경기지역인 용평을 중심으로 휘닉스파크, 성우, 중봉 등 설상경기장과 빙상경기가 치러질 강릉·원주를 잇는 1시간대의 동계 스포츠벨트가 조성되는 셈이다. 이번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전은 실사 때부터는 인프라구축 추진과정이 고스란히 체크되기 때문에 국가 지원이 얼마나 잘 이뤄지는가 하는 점이 대회 유치에 영향을 크게 미칠 전망이다. 최근에는 해외 순방을 다녀온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국제사회에 평창을 알리고 나서 강원도민들과 추진위 관계자들도 상당한 힘을 얻고 있다. 북한측 최고위 올림픽 관계자도 김진선 강원도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남북한 공동개최는 어렵지만 성화봉송과 단일팀을 만들어 강원도 유치에 힘이 되겠다.”고 말해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평창으로 결정되면 한반도 평화정착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2010년 대회 유치때 평창의 전략이 노출됐기 때문에 경쟁국들의 심한 견제도 예상되고 있다. 국제스포츠위원회 문부춘 사무총장은 “2010년 대회 유치과정에서 전략 노출도 있었지만 평창의 경쟁력은 이미 충분히 확보됐다.”면서 “준비된 평창의 모습과 IOC에 제시했던 각종 인프라 약속의 이행이 관건인 만큼 성공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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