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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정한조의 짐작은 제대로 들어맞았다. 내성에 두고 온 상단들이 울진 포구로 회정하는 길인 너삼밭재에서 버려진 차인꾼의 시신을 거두었다. 십이령이라고 함은 쇠치재, 바릿재, 샛재, 너삼밭재, 너불한재, 작은한나무재, 넓재, 코치비재, 곧은재, 막고개재, 살피재, 모래재를 일컫는 것인데, 담꾼의 시신이 발견된 너삼밭재는 울진 포구 경내인 샛재와 저진터재 사이에 있었다. 그 고개가 넓재에 비하면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울진 포구 소금 상단이나 어물 상단들이 밥자리로 자주 이용하는 계곡이 자리잡고 있어 그들 사이에서는 밥자리로 불리는 곳이기도 하였다. 내왕 길손들이 손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곳에 보란 듯이 시신을 유기한 것은 소금 상단을 위협하려는 악행임을 삼척동자라도 알 만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런 참혹한 일을 대담하게 연달아 저지르는 까닭은 천봉삼을 구명한 사람들이 십이령을 넘나드는 소금 상단이었다는 것을 염탐한 결과이기도 했다. 화적들에게 대중없이 덧들이다가 칼 맞은 차인꾼은 평소에는 “그 사람 똥 안 싸면 부처”라는 별호를 들을 정도로 무골호인이었다. 언문도 모르는 판무식이었지만, 누가 시키지 않으면 이틀 사흘이 지나도 구린 입을 떼지 않을 정도로 과묵한 사람이기도 했다. 그러나 불의와 마주쳤을 때는 잠시도 참지 못하는 병통이 있어 애꿎은 목숨을 속절없이 날려버린 것이었다. 울진 포구 소금 상단과 생사고락을 같이한 내력은 오래전부터였으나 태생은 안동 부중 내성 쪽 사람이었다. 내성과 울진 포구의 경계에 있는 선달산과 옥석산 중로에 있는 박달령 아래 생달이라는 궁벽한 마을이었다. 알고 보니 아직 엄지머리 미장가여서 슬하에 거두는 식솔은 없었으나, 학같이 늙은 일흔 노모를 지성껏 봉양하는 효자였다. 정한조가 앞장서서 장례비를 갹출하여 보란 듯이 장례를 치르고, 생달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박달령의 노루막이에 양지볕을 골라 묻어 주었다. 부의전은 반수 30냥, 접장 15냥, 공원들은 5냥, 일반 부상들은 3냥씩 거두었으니, 아무런 불평이 없었다. 무덤에서는 박달령을 오가는 길손들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 바라다보였다. 행중에서 장례를 엄중하게 치르는 것에 불평도 없지 않았으나, 정한조의 생각은 달랐다. 명줄을 버린 차인꾼은 원상들과 달리 하잘것없는 삯전으로 연명하는 신세였지만, 소년 때부터 소금장수 상단과 비가 오나 눈이 내리나 고락을 같이한 세월이 10년이 넘었으므로 흉허물 없는 동배간이나 진배없었다. 뿐만 아니라, 소굴에 있는 놈들도 장례를 모양 있게 치르는지 섬거적에 둘둘 말아 시구문에다 버리는지 눈여겨보고 있을 것이었다. 차인꾼이 남기고 떠난 노모는 치매가 있어 아들이 저승길로 들었는지 출타 중인지 깨닫지 못했다. 가세조차 구차하여 삼순구식이 어려운 형편이라, 늙은이가 열명길에 오를 때까지 상단에서 생계를 돌보기로 하였다. 적당들이 여러 총중이 손쉽게 볼 수 있는 장소에 시신을 버려 위협으로 삼았다면, 장례를 떡 벌어지게 치른 것도 저들에게 위협일 수 있었다. 장례를 치른 뒤 정한조는 못다 한 얘기가 있어 천봉삼과 마주앉았다. “내성 임소의 반수님을 뵈러 갈 것입니다. 우리의 피가 뜨겁고 세력이 다부진들 부아통을 터뜨리고 대중없이 대처했다간 필경 작폐를 당하리다. 반수님을 뵙고 통문을 돌리는 것도 침착하게 잠행으로 조처하지 않으면 반드시 실패가 따를 것입니다. 통문을 돌리는 일은 적당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조심해야 하겠지요. 형세가 고약하게 되었소만 노형이 보건대, 도대체 저들의 수효가 얼마나 되었소?” “얼추 70, 80여명이 소굴을 수시로 드나들었습니다만 수효를 딱히 가늠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눈대중일 뿐이지요. 패거리 중에는 농투성이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만, 무뢰배, 타짜꾼이며 소매치기, 들치기, 날치기로 연명하던 놈들도 끼어 있고, 심지어 도부꾼 행세하던 놈들도 있어 모이면 적당이고 헤치면 양민이었지요. 함경도, 충청도, 경상도 할 것 없이 여러 고을에서 흘러든 유민들이 대부분입디다.” “와주 노릇 하는 수괴는 만나보았소?” “먼빛으로 몇 번 본 적이 있습니다.” “어떤 놈이었소, 용모단자(容貌單子)를 그릴 수 있겠소?” “평소 상복 차림에 방갓을 쓴 채로 몸을 숙이고 다니다 보니, 그의 얼굴을 아는 이가 별로 없습니다. 시생은 몇 번 면대한 일이 있어서 기억은 합니다만, 적실하진 않습니다.” “안다는 얘기요, 모른다는 얘기요? 면대를 했다면 얼추 외양은 꿰고 있을 것 아니오.” “마흔 중반으로 보였는데 험상궂게 생기지도 않았고, 허우대도 그다지 훤칠하지 않았지요. 글줄 깨나 읽었는지 식견이 제법입디다. 떨거지들이 나아가고 물러나는 계략을 모두 그놈이 통섭하는 눈치였습니다.” “방갓 쓰고 다니는 놈들이 어디 한 둘이어야 말이지.”
  • 與 황우여 2기 여성 인선 낙제점

    정권 재창출 이후 처음 단행된 새누리당의 신임 지도부 인선 내용을 분석한 결과 지역배분에는 일정 부분 공을 들인 흔적이 나타났지만 여성 인선은 ‘낙제점’을 면하기 어려웠다. 서울신문이 24일 선출직인 원내대표·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주요 원내·사무처 당직 등 황우여 대표 2기 26명의 인선에 대해 분석한 결과 지역별로는 대체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과 부산·경남(PK) 출신 의원이 각 6명, 대구·경북(TK) 5명, 호남·충청·강원 5명, 비례의원 4명으로 분류됐다. 최경환(경북 경산·청도) 원내대표, 홍문종(경기 의정부을) 사무총장, 윤상현(인천 남을) 원내수석부대표 등 핵심 당직을 수도권·TK 출신이 분점한 가운데 소외 지역인 호남·충청·강원도를 배려한 모양새다. 한기호(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유수택(광주시당위원장) 지명직 최고위원과 전희재(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 당협위원장) 제2사무부총장, 김진태(강원 춘천)·김태흠(충남 보령·서천) 원내부대표가 주인공이다. 그러나 여성은 뒷전이었다. 26명의 당직자 중 여성은 대변인으로 유임된 민현주 의원, 원내부대표단인 류지영·강은희·문정림 의원 등 4명뿐이다. 앞서 당은 원내 공보부대표를 남녀 1명씩 임명해 온 전례를 깨고 남성 2명(홍지만·김태흠 의원)을 발표했다가 하루 만에 강 의원을 추가하는 촌극을 빚었다. 충청권을 배려하기 위해 여성 몫이 희생됐다는 불만이 여성 의원들 사이에서 터져나왔다. 황 대표가 여성 의원을 배려하기 위해 제3사무부총장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을 때도 “능력 있는 여성 의원을 요직에 앉히면 되는데 굳이 없는 당직을 새로 만들어야 되느냐”는 반론이 제기됐다. 한 여성 초선 의원은 “여성 대통령을 배출하고 여성 인재 10만명 양성을 공약으로 내세운 정당 치고는 초라한 인선”이라고 비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성북구 ‘조상 땅 찾기’ 서비스

    성북구는 불의의 사고나 재산 관리 소홀로 토지 소유 현황을 알지 못하는 상속인에게 토지 소재를 알려 재산권 행사에 도움을 주는 ‘조상 땅 찾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21일 밝혔다. 토지 상속권자가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 신분증과 사망한 조상의 제적등본을 가지고 구청을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수수료는 없다. 자신의 토지소유 현황을 알고 싶은 경우 신분증만 제시하면 되고 위임장과 위임자의 자필서명이 있는 신분증 사본을 함께 내면 대리 신청도 가능하다. 성북구는 올 들어 213명에게 2184필지 190만㎡의 토지 소유 현황을 제공했다. 2010년 64명 456필지 123만㎡, 2011년 108명 788필지 140만㎡, 지난해 317명 1570필지 261만㎡로 급증하고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또…고리원전서 부품 납품비리 발견

    부품 납품비리로 문제가 됐던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취·배수구 바닥판 납품과정에도 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리원자력본부는 2009년 12월 고리 2발전소의 취·배수구 및 전해실을 덮는 1㎡ 크기의 특수 바닥판 1244장을 납품하는 수의계약을 A사와 체결했지만 462장이 설치되지 않은 사실을 자체 감사에서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전체 계약금액 5억여원 가운데 1억원 상당의 바닥판이 납품되지 않은 것이다. 고리원자력본부는 또 취수구 등에 깔린 바닥판 일부가 계약한 제품과 다르고, 전해실 등의 바닥판 일부는 설치되지 않아 정밀감사에 착수했다. 고리원자력본부는 바닥판 일부가 아예 납품되지 않았거나 납품 후 밀반출된 것으로 보고 당시 담당 직원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A사가 원전 부품 납품 비리사건으로 이미 구속 기소된 당시 고리원자력본부 간부에게 수천만원을 건넸다는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앞서 이 간부는 납품업체 관계자와 짜고 고리원전에 이미 납품됐던 터빈 밸브(수증기 유입 조절기)를 수리·성능검사 명목으로 빼돌린 뒤 재포장하거나 다시 납품해 거액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달 구속됐다. 부산지검 동부지청도 이 같은 비리 혐의를 포착, 본격 수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A사는 정부로부터 특수 바닥판에 대한 신제품 인증을 받아 2007년부터 고리원자력본부를 비롯해 전국 원전에 수의계약으로 납품하고 있다. 고리원전 관계자는 “몇 년 전에 발생한 비리 사건이지만 철저하게 조사해 관련자는 일벌백계하고 강력한 재발방지 시스템을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싸이월드 명성 되찾을까

    한때 일반명사로 쓰일 만큼 인기를 끌었던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과거의 영광을 찾기 위해 새달 대변신을 시도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는 현재 컴퓨터 화면 3분의2 정도 크기인 미니홈피를 새달부터 전체화면 크기로 확대할 계획이다. 작은 화면은 사용자들에게 아기자기한 느낌을 줬지만 화면이 작아 불편하다는 요청도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미니홈피에 저장된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도 제작한다. 사용자들은 이를 활용해 과거 미니홈피에 올렸던 사진들을 모두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SK컴즈 측은 이 서비스가 과거 미니홈피에 사진을 많이 저장해둔 사용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컴즈는 모바일에 기반한 새로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출시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니홈피는 과거 ‘국민 홈페이지’로 불렸으나 이후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새 서비스의 인기에 밀려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 포털 업계 관계자는 “SK컴즈가 카카오스토리나 NHN의 밴드 같은 개념의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실무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머지않아 구체적인 윤곽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새 원내대표 새누리 최경환·민주 전병헌

    새 원내대표 새누리 최경환·민주 전병헌

    여야의 새 원내 사령탑이 확정됐다. 새누리당은 ‘원조 친박(친박근혜)’ 최경환(왼쪽) 의원, 민주당은 ‘전략통’ 전병헌(오른쪽) 의원이 새 원내대표에 선출됐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경선에서 3선의 최경환(경북 경산·청도) 의원이 146표 가운데 77표를 얻어 69표를 얻은 이주영 의원을 제치고 당선됐다. 최 의원과 함께 출마한 김기현(3선·울산 남구을) 의원이 정책위원회 의장에 당선됐다. 최 원내대표는 당선 소감에서 “존재감 있는 집권 여당이 돼 달라는 당부를 많이 들었다”면서 “약속 사항을 지키고 집권 여당답게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새 원내대표에도 3선인 전병헌(서울 동작갑) 의원이 선출됐다.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 125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원내대표 경선에서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68표를 얻어 56표를 얻은 우윤근 의원을 12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1차 투표에서는 우 의원이 50표, 전 의원 47표, 김동철 의원이 27표를 얻었지만 재적 과반(64표) 득표자가 없어 전 의원과 우 의원을 상대로 결선 투표가 진행됐다. 전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에서 “의원들이 저를 선택해 준 것은 분명한 존재감, 선명한 민주당, 유능한 민주당으로 함께 나가자는 결의라고 생각한다”면서 “127명 의원들의 역량을 한데 모아 민주당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檢 특수부 첫 대형사건 전방위 수사, 횡령·비자금 의혹 등 캐내는 게 관건

    검찰이 지난해 6월 시민단체의 고발이 접수된 지 1년여 만에 4대강 사업 참여 건설사들의 입찰 담합 의혹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특별수사 사령탑이었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이후 검찰 특수부가 나선 첫 대형 사건이다. 검찰은 ▲담합 제재와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직무유기 의혹 ▲사업 과정에서의 비자금 조성 의혹 ▲공정위 내부 문건 유출 의혹 등도 수사하고 있고 공정위와 국세청도 각각 4대강 사업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검찰은 15일 공정위 조사 결과 담합 과징금이 부과된 현대·대우·GS·포스코·SK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과 시정명령을 받은 금호산업, 쌍용·한화·계룡건설, 한진중공업, 코오롱글로벌, 경남기업, 삼환기업 등 대형 건설업체 16곳과 설계업체 9곳 등 3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이 건설사들은 형법상 입찰방해 및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입찰방해는 징역 2년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고 건기법상 입찰 및 가격 결정을 방해한 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공정위는 지난해 6월 현대·대우·GS·포스코·SK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등 8개 건설사가 4대강 사업 1차 턴키 입찰에서 담합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1115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금호산업과 쌍용·한화·계룡건설, 한진중공업, 코오롱글로벌, 경남기업, 삼환기업 등 8곳은 시정명령만 내렸고 롯데·두산·동부건설은 경고 조치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 건설사는 2009년 4월 프레지던트호텔, 플라자호텔 등에서 만나 협의체를 만들고 담합에 합의했다. 현대, 대림, 대우, 삼성, GS, SK 등 상위 6개사가 운영위원회를 가동해 담합을 주도했다. 건설사들은 14개 공구 중 13개 공구 공사에서 담합했다. 업체들은 공사 예정가의 평균 92.94%로 낙찰받아 3조 643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들 건설사를 형사 고발하지 않아 ‘봐주기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는 과징금 건설사 8곳을 검찰에 고발했다. 김동수 전 공정위원장 등도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차 사업에서도 담합이 있었다며 지난 2월 17개 건설사를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1, 2차 입찰 담합 의혹은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에 배당됐으나 최근 특수1부로 재배당됐고 김 전 위원장 등에 대한 수사는 형사7부가 계속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가 ‘입찰 담합 조사 내부 자료가 유출됐다’며 내부 제보자 색출 수사를 의뢰한 사건과 이에 반발해 시민단체가 김 전 위원장을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도 형사7부의 몫이다. 중앙지검 특수3부는 김중겸 전 사장 등 현대건설 관계자 12명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파헤치고 있다. 현대건설이 하청 업체들에 공사 대금을 부풀려 지급한 뒤 이를 현금으로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한강6공구에서만 5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대우건설이 칠곡보 공사 과정에서 하도급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아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며 서종욱 사장 등 대우건설 관계자 6명을 고발한 사건은 중앙지검 형사8부에 계류돼 있다. 대구지검 특수부는 지난해 4대강 공사 과정에서 공사비를 부풀려 4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대우건설 임원과 협력업체 직원을 구속했고 대우건설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부산국토관리청 공무원 3명도 구속 기소했다. ‘4대강 사업’은 물을 가두는 시설인 보를 건설하는 1차 공사와 하천 환경을 정비하고 강바닥의 흙을 긁어내는 2차 공사로 나뉘어 진행됐다. 5년간 약 22조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다. 감사원은 지난 1월 “4대강의 16개 보 가운데 11개의 내구성이 부실하고 불합리한 수질 관리로 수질 악화가 우려된다”며 4대강 사업이 총체적으로 부실했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았다. 이는 2011년 1월 “사업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한 4대강 감사 결과를 뒤집은 것으로 감사원이 ‘살아 있는 정권’을 의식해 같은 사업을 두고 다른 결과를 내놓았다는 비판이 들끓기도 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곽개천의 점잖은 언사에 찌그러진 바라지 문을 열었던 궐자가 한순간 머뭇거리는가 하였더니, 내친김이란 듯 걸찍하게 내뱉었다. “이놈 봐라, 대살지게 생겼다 해서 제법 고시랑거리는군. 난장 박살을 내주기 전에 썩 비켜나라, 이놈.” “함자가 뉘신데 언사가 그토록 고약하시오?” “혓바닥을 뽑아버릴 놈들. 보면 몰라서 묻고 있느냐. 눈깔은 뒀다가 동냥을 보냈나, 꽁무니에 박고 지내나. 보아하니 비킬 데 없는 행상꾼들이 분명한데, 언죽번죽 제법 할퀴고 드는군. 정말 회술레를 돌려야 정신을 차리겠나?” “어디서 온 사람들인지는 모르겠으나 초저녁부터 주찬을 질탕하게 차리고 앉아 술판들 벌이고 있구려.” 점잖게 타이르는 말에 오히려 기분이 상한 궐자가 메줏덩이만 한 주먹을 뭉쳐 내려칠 시늉을 하며, “엇따. 이놈 봐라, 네놈들은 안 처먹어도 배부른 생불이더냐?” “내게 무슨 대단한 도량이나 있는 줄 아시오? 여차하면 발길질도 마다하지 않는 성미니 대중없는 헛소리 집어치우시오. 댁이나 나나 죽고 나면 모두가 여섯 자 아니겠소. 자칫 완력을 뽐내다 보면 평생 신세 망치는 일이 생길지 누가 알겠소.” “어허, 기침에 재채기가 겹친다더니. 말본새 한번 피마 씹구멍같이 잘도 실룩거리네. 결기를 자랑만 하지 말고 어디 한번 소매를 걷어붙이고 대들어 봐.” 어육지변을 만들겠다고 땅땅 벼르는 중에 곽개천은 냉큼 둘러댈 말구멍을 찾지 못하자, 얼굴이 원숭이 볼기짝이 되어 안절부절이었다. 그는 봉노에 둘러앉은 패거리들의 얼굴에서 문득 살기를 느꼈다. 분명 일손을 놓고 장삿길로 나선 도부꾼들이나, 장시를 배회하며 일손을 찾는 차인꾼들은 아니었다. 장시를 배회하는 무뢰배들이라 하더라도 감히 원상들을 상대하여 그런 막말을 할 수는 없었다. 완력 한 가지로 막 살아가는 부류거나 추쇄당하고 있는 살범이 아니라면, 지난날 포수 생활 할 적에 어디선가 한두 번 마주친 듯한 얼굴도 있었다. 더 이상 대거리를 주고받다간 난리 북새통을 겪을 것이었다. 그때, 윤기호가 곽개천의 괴춤을 잡아끌며 말했다. “걸레는 닦을수록 더러워지는 법, 더 이상 비위짱 사나운 꼴 보기 전에 그만 돌아섭시다. 내성 술청 거리에 색주가가 한두 군데입니까. 내가 업어다 난장 맞힌 꼴이 되었소.” 곽개천 일행이 그들을 상대하여 완력을 겨루기로 한다면 결코 불리할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임방을 코앞에 둔 내성에서 분란을 일으킨다면 까닭이야 어디에 있던, 풍속을 어지럽힌 죄로 징치를 당하게 될 것이었다. 속내를 좀더 알고 보면 그 왈짜들 역시 형세가 불리한 곽개천의 사정을 익히 꿰고 있었기에 시비를 걸어온 것인지도 몰랐다. 한때, 보부상의 우두머리에게 장시의 풍속 단속권을 부여한 적이 있었으나, 스스로 작폐를 저지르는 경우 구성원의 우두머리와 접장을 처벌했었다. 그러나 장시의 질서가 워낙 어지럽게 되자 단속권 자체가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무뢰배와 도부꾼들이 물밀듯이 장시로 몰려들어 풍속을 어지럽혀 놓았기 때문이었다. 괴춤을 뒤져보았자, 냄새나고 성가신 불알 두 쪽밖에 가진 것이 없는 왈짜들을 상대로 세력 다툼을 벌인다면 우세 당하는 쪽은 곽개천 일행일 수밖에 없었다. 머쓱해서 술청에서 물러서고 마는데, 잔뜩 기대했던 김청도가 일행의 뒤를 따르며 혼잣소리를 하였다. “검은 구름에 학 지나가듯 잠시 희다 말았군.” 일행의 떨떠름한 기색을 모를 리 없는 윤기호가 냉큼 발명하였다. “행중에 이런 수치가 없습니다.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허물하겠습니까. 공연히 본데없는 것들 상종했다가 살풍경한 꼴을 당했습니다. 모두 엄포에 불과하지만 제 불찰이 큽니다.” 배고령이 맞장구쳤다. “모두가 부질없는 짓입니다. 당초부터 떡전을 찾거나 도방에 둘러앉아 막걸리 추렴이나 할 생각을 가졌더라면 그 발칙한 놈들에게 우세는 당하지 않았을 테지요.” “우리 행중에게 색주가 출입은 분수에 넘치는 일이어서 그런 수치를 당한 게야. 그만 도방으로 들자구. 휘진 몸둥이들 이끌고 색주가 전전해 보았자 골병만 깊이 들 뿐이지.” 곽개천이 딱 부러지게 일갈하자 모두 입도 뻥긋하지 못하고 술청 거리를 벗어났다.
  • 靑, 또 대국민 사과… 이남기 사의

    靑, 또 대국민 사과… 이남기 사의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발생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여성 인턴 성추행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은 12일 대국민 사과를 하고 윤 전 대변인의 직속 상관인 이남기 홍보수석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1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유감 표명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여성에 대해 위로나 사과 메시지를 내놓고 국민에게 유감을 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실제 박 대통령이 어느 정도의 수위로 발언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윤 전 대변인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이 홍보수석이 귀국을 종용했다고 주장하고, 이 홍보수석은 이를 부인하면서 윤 전 대변인과 청와대가 진실 공방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곽상도 민정수석은 윤 전 대변인에 대한 귀국 종용이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밝혀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허 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이 홍보수석이 귀국 당일 저에게 소속 직원의 불미한 일로 모든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 문제에서 저를 포함해 그 누구도 책임질 일이 있다면 결코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 들어 청와대 차원에서 이뤄진 세 번째 ‘사과 회견’이다. 청와대의 이러한 입장 정리는 이번 사건이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을 넘어 청와대가 윤 전 대변인의 중도 귀국에 개입했다는 도피 방조 의혹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한편 곽 민정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홍보수석의 귀국 종용 여부에 대해 “귀국을 지시했다는 것은 (사실 여부를 떠나) 우리나라 법으로 기본적으로 아무런 범죄가 안 되며, 미국 법에 의해서도 그 자체로 문제가 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곽 민정수석은 윤 전 대변인의 미국 경찰 조사와 관련해 “(미국 사법 당국으로부터) 범죄인 인도 요청이 오면 적극적으로 응하겠다. 인도 요청서에 체포 요청도 같이 명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행 대변인은 “미국 측에 조속히 수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윤 전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오전 서울 종로구 하림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추행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이 홍보수석이 귀국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수석은 브리핑에서 “그런 (귀국을 종용한) 적이 없다”고 반박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중도귀국 논란과 관련, “미국 경찰에 소환돼 조사받는 수도 있고, 수사공조 체제가 돼 있으니 귀국해서 수사를 받을 수도 있다”는 방미팀의 설명을 듣고 자진 귀국했다는 청와대 측의 전날 설명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한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은) 기본적으로 외교적인 문제라기보다 미국 경찰 당국에서 수사를 진행 중인 문제”라며 한·미 간에 외교적 파장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부고]

    ●박태현(SM C&C 이사)씨 부친상 1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4일 오전 6시 (02)3010-2230 ●이상연(미래창조과학부 사무관)최재준(진양제약 대표이사)씨 장인상 1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4일 오전 7시 (02)3410-6920 ●이영덕(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씨 부친상 병국(삼성전자 인사팀 과장)씨 조부상 11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4일 오전 8시 (02)2227-7587 ●강종호(국민체육진흥공단 건설사업실장)경호(엠코코리아 차장)씨 부친상 지완(삼성생명 사원)청완(SBS 사회2부 기자)씨 조부상 11일 경북 청도전문장례식장, 발인 14일 오전 8시 (054)371-5544 ●권상(대한콘설탄트 부사장·전 LH 처장)씨 모친상 1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4일 오전 9시 (02)3410-6901 ●정경태(한솔섬유 수석부사장)씨 모친상 이신재(한솔섬유 회장)씨 장모상 1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4일 오전 7시 30분 (02)3010-2000 ●오도훈(관동대 의과대학 교수)재훈(주영학원 원장)씨 부친상 12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4일 오전 8시 20분 (02)2227-7563 ●이동휘(하비넷정보통신 대표)김재상(변호사)김병윤(교육인적자원개발원 대표이사)씨 장모상 12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4일 오전 8시 30분 (02)2227-7594 ●홍경택(치과 의사)씨 별세 전신주(안양대 교수)씨 남편상 홍수연(성신여대 교수)수진(덴마크국립교향악단 악장)수경(덴마크국립교향악단 수석)수은(대전시립교향악단 수석)씨 부친상 김요섭(한국스트라이커 상무·전 두산 상무)옌스 슈미트(CSC 북유럽영업본부장)옌스 엘베케어(덴마크왕립음악원 교수)김형기(평택대 교수)씨 장인상 1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4일 오전 8시 (02)3010-2265 ●오용철(한국산업기술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씨 별세 1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4일 오전 7시 (02)3410-3151 ●홍운기(신용보증기금 인천중앙지점장)씨 부친상 12일 전주 금성장례식장, 발인 14일 오전 8시 (063)276-4449 ●김진상(전 신보애드 대표이사·전 이화여대 동양미술학과 교수)씨 별세 융백(대우증권 싱가포르지사 이사)성백(케이에스인터내셔널 차장)씨 부친상 1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4일 오전 9시 (02)3410-6919 ●이인호(전 LG그룹 임원)씨 별세 한욱(한국IBM 실장)씨 부친상 신용두(강남아르누보호텔 전무)씨 장인상 12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14일 오전 8시 (031)787-1501
  • ‘성접대 의혹’ 윤씨 경찰 출두 “김학의도, 동영상도 모른다”

    ‘성접대 의혹’ 윤씨 경찰 출두 “김학의도, 동영상도 모른다”

    경찰이 고위층을 대상으로 성 접대 로비를 벌인 의혹을 받고 있는 건설업자 윤모(52)씨를 내사 착수 52일 만인 9일 소환 조사했다. 그러나 윤씨가 성 접대는 물론 동영상 촬영 사실을 부인하면서 사건의 실체가 쉽게 드러나지 않는 양상이다. 윤씨는 이날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출석해 밤늦게까지 조사를 받았다. 낮 12시 30분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성 접대를 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말하는 등 모르쇠로 일관했다. 성 접대 동영상 촬영에 대해서도 “모르는 사실”이라면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간단한 대답만 남긴 채 윤씨는 곧바로 경찰청 별관 7층 특수수사과로 올라가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윤씨를 상대로 유력 인사들에게 향응을 제공하고 대가로 건설공사 수주 등의 이권을 챙겼는지, 자신과 관련된 소송에서 편의를 제공받았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성 접대 동영상을 윤씨가 직접 촬영했는지, 이 동영상을 미끼로 유력 인사들을 협박했는지 등도 캐물었다. 그러나 윤씨는 “전·현직 공무원들과 친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성 접대를 포함해 향응, 금품을 제공하고 편의를 제공받거나 대가를 요구한 적은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영상 속 남성을 비롯해 전·현직 공무원들에게 알선수재 등의 혐의를 적용하려면 윤씨가 접대를 통해 대가를 얻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윤씨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수사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수사팀은 조만간 성 접대를 받았다고 거론되는 유력 인사와 성 접대에 동원됐다고 진술한 여성들을 불러 대질신문도 진행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소환 조사를 할 가능성이 높으며 조사 과정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반수님께서도 안녕하신지요?” “예. 별 탈 없이 지내고 있었지요.” “이번 파수에는 어떤 물화를 가져갈 요량입니까?” “궂은 날씨에 소금섬을 지고 오느라 행중 모두 뼛골이 어긋날 정도였소. 그래서 우리 행중은 보행객주에 등짐을 내리면 너 나 할 것 없이 정강이를 내놓고 쑥찜질하느라 분주하오. 젊을 땐 얼추 쑥으로 다스린다지만, 나잇살이나 들면 병증이 골수에 사무쳐 기동이 임의롭지 못할 것이오. 그래서 이번 파수에는 피륙을 흥정하든 담배나 곡물을 흥정하든 동무들에게 맡겨 두려 하오. 행중 식구들과 오랫동안 작반하면서 살펴보았소만, 그만하면 나름대로 안목을 가졌고 눈썰미도 출중해서 모두 제 그릇을 가진 터에, 도감이라 해서 감 놓아라 대추 놓아라, 사사건건 간섭이 낭자하면 여기저기서 불퉁가지들 내겠지요.” 정한조의 말에 둘러앉았던 동무들 중에 어떤 사람은 빙긋 웃고, 어떤 사람은 떨떠름해서 마뜩잖아하였다. “임방 하직하고 도가로 오는 중에 술청 거리 앞을 지나치게 되었는데, 어디서 논다니들이 떼로 몰려왔는지 예전과 달리 퍽이나 분주하더군.” 정한조가 술청 거리를 지나오면서 받은 뒤틀린 심사를 얼굴에 그대로 꿰고 윤기호를 쏘아보는데,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소반에 놓아 둔 막걸리 한 잔을 정한조에게 낼름 권하며 말했다. “잘 아시다시피 현동 저자나 내성장에는 경상우도 상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멀리 송도(松都)나 원산(元山)의 행상이나 심지어 호상(胡商) 들까지 출입을 합니다. 그중에서도 울진 포구 염전에서 온 소금장수 행수 상단의 주머니가 가장 두둑하다는 것을 뜨내기 논다니들이라 할지라도 모를 리 없지요. 떼배들이 숨차게 오르내리는 충청도 목계 갯벌 저자나 고령의 개포 뱃나들에는 삼폐 기생이며 들병이들 수십 명이 떼를 지어서 몰려와 주변에 원진을 치고 있답니다. 한수를 오르내리는 떼꾼들의 엽전 꿰미를 겨냥하는 것이지요. 그들에게 미치지는 못하겠지만, 안동부중을 통틀어 울진 포구에서 온 내성 장시 소금 상단만큼 주머니 사정이 두둑한 행중도 찾아보기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논다니들은 계집에 주린 상단이 들이닥치면 불난 집 개처럼 날뛰게 되지요.” “귀로 듣기는 좋을지 몰라도 실은 좋지 않은 소문이오. 소금 팔아 길미를 보기는 하지만, 모두 전대에 넣고 다니진 않소.” “모두가 집도 절도 없는 홀아비 신세들인데,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럴 리가 없다니 포주인이 우리 행중 모두 사타구니라도 뒤져 보았더란 말이오?” “아이구, 아닙니다. 시생이 자발없이 내뱉은 말일 뿐이지요.” “말이란 어 다르고 아 다르다 하지 않았소.” “우리는 전대를 차고 다니지도 않을뿐더러 계집에 주린 사람들도 아니오.” 그 순간, 둘러앉았던 행중의 시선들이 어찌 된 셈인지 일제히 길세만에게 쏠렸다. 눈치를 알아챈 그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열없어서 입도 뻥긋 못 하고 있던 그가 한참만에 모꺾어 앉으며 볼멘소리를 하였다. “이런 낭패가 있나. 왜 나를 쳐다들 봐. 내 턱에 개똥이라도 묻었나?”
  • 이주영 “계파초월 합리적 리더십 펼 것” 최경환 “의원·대통령·야당과 通할 것”

    새누리당 이주영(4선·경남 창원 마산합포), 최경환(3선·경북 경산·청도) 의원이 8일 차기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오는 15일까지 일주일 동안 경선 레이스를 펼치게 된다. 이 의원은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인 장윤석(3선·경북 영주) 의원과 기자회견을 갖고 “유연하고 개방적이고 상호적인 계파 초월의 리더십을 보여주겠다”면서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정책위의장을 두 번 역임한 이주영, 국회 예산결산특위 위원장인 장윤석은 대선 공약 실천의 핵심인 정책과 예산에서 전문성과 경험을 가진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도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러닝메이트인 김기현(3선·울산 남구을) 의원과 기자회견을 갖고 “의원들과 통하고, 대통령과 통하고, 야당과 통하는 ‘3통(通)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박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아는 사람이 같이 호흡을 맞춰서 집권 초반의 토대를 굳건히 다져야 한다”면서 “당내 계파와 지역을 아우르는 강력한 원내 지도부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최 의원은 모두 친박(친박근혜)계다. 다만 박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최 의원은 ‘원조 친박’, 지난 18대 국회에서 중립 성향이었다가 대선 때 대선기획단장 등을 지낸 이 의원은 ‘신(新)박’으로 각각 분류된다.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 154명의 투표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78명에 이르는 초선 의원들의 표심이 승패를 좌우할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그동안 한 묶음처럼 움직였던 친박계의 분화를 이끌어내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장마·태풍시즌 다가오는데…사방댐 준설 비상

    장마·태풍시즌 다가오는데…사방댐 준설 비상

    7일 오전 경북 군위군 부계면 동산리 팔공산 계곡의 한 사방댐. 흙과 바위, 나뭇가지로 가득 차 있었다. 특히 댐 가운데 쌓인 돌무더기는 만수위보다 높았다. 2003년 만든 뒤 10년밖에 안 됐지만 한눈에도 관리가 부실해 보였다. 더 이상 댐 기능을 할 수 없음을 직감케 했다.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국지성 집중호우와 태풍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상류에서 쏟아져 내린 흙과 바위, 물이 그대로 내려가 하류를 휩쓸 수밖에 없어 인명과 재산 피해가 우려됐다. 이 계곡의 다른 사방댐 10여곳도 비슷했다. 집중호우 발생 빈도는 1980년대 이후 증가세다. 연 5.3회에서 8.8회로 늘었다. 강수일은 120일에서 100일로 줄었지만 강수량은 1100㎜에서 1300㎜ 이상으로 늘어나 집중화 현상을 보인다. 장마철을 앞두고 있지만 전국의 사방댐이 방치돼 기능을 잃고 있다. 준설 등 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전국의 사방댐은 1986년 처음 조성된 이후 지금까지 모두 6745곳(시·도 5666곳, 지방산림청 1079곳)에 이른다. 시·도별로는 경북이 1337곳으로 가장 많다. 강원 1116곳, 경남 653곳, 전남 563곳, 전북 532곳, 충북 459곳 등이다. 사방댐을 관리하는 산림청과 시·도는 올해 447곳(시·도 365곳, 지방산림청 82곳)을 준설하기로 했다. 국비 등 31억원이 투입된다. 시·도별로는 3~60곳이다. 하지만 시·군·구와 주민들은 준설 물량이 턱없이 적다며 늘려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방댐이 제 기능을 못하면 자연재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63곳에 사방댐이 있는 군위군의 경우 30~40곳이 준설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경북도는 올해 1400만원을 들여 2곳만 준설할 계획이다. 지역에서 가장 많은 74곳의 사방댐이 있는 경주시도 3곳만 정비한다. 영주·영천·경산시와 청송·영덕·청도·예천·울진군에도 사방댐 30~60곳이 있지만 도의 준설 물량은 1곳씩이 전부다. 특히 이들 시·군의 상당수 사방댐은 포클레인 등 중장비가 들어가기 어려운 데다 준설 과정에서 나오는 토석류 등을 버릴 장소 확보가 어려워 아예 준설 대상에서 배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시·군들은 도의 사방댐 준설이 ‘수박 겉핥기’식에 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정이 이런데도 산림청 등은 기존 댐 관리보다는 신규 댐 조성에 치중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산림청 등은 올해 2397억원을 들여 사방댐 785곳을 조성키로 했다. 시·군 관계자들은 “산사태 예방 등을 위해 만들어진 사방댐이 장기간 방치되면서 오히려 위험 시설물로 전락했다”면서 “준설 등 시급한 관리 대책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산림청 관계자 등은 “준설이 능사가 아니다”라면서도 “시·군이 준설을 요청하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용어 클릭] ■사방댐 집중호우 또는 태풍 때 나무나 토석이 한꺼번에 하류로 쏟아지는 것을 막아주고 산사태와 물 흐름을 줄여 하류의 농경지나 가옥을 보호해 주는 기능을 가진 시설물로 주로 계곡에 만든다.
  •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후보 2인 인터뷰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후보 2인 인터뷰

    이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 이주영(4선, 경남 창원 마산합포), 최경환(3선, 경북 경산·청도) 의원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두 사람 모두 친박(친박근혜)계라는 한 울타리에 속해 있다. 그럼에도 당내, 당·청, 대야 관계 등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미묘한 입장 차가 드러난다. 박근혜정부 초기 국정 운영의 중심축이 될 집권 여당 원내 사령탑 후보들의 의중을 들여다봤다. ■최경환 의원 “대통령 설득엔 내가 최고 타자”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은 1일 차기 원내대표 선출과 맞물린 ‘박심’(朴心) 논란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을 설득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그나마 내가 가장 타율이 높은 4번 타자쯤 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동안 (박 대통령에게 얘기하기 어려운) 까다로운 문제는 다들 나에게 가지고 왔고 박 대통령을 설득해 많이 관철시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 의원은 “박 대통령도 ‘저 사람(최 의원)조차 이렇게 얘기한다면 내 판단에 문제가 있구나’ 하고 생각할 만큼 신뢰가 쌓여 있다”면서 “국정 운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게 목적인 만큼 대통령이 민심과 동떨어진 일을 하거나 잘못할 경우 쓴소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집권 초반에는 성과를 이끌어내야 하는 만큼 당청 간 신뢰 관계가 중요하다”면서 “당이나 의원 개인 입장만을 생각한 분풀이식 쓴소리가 아니라 당청 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생산적 쓴소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의원은 여당의 원내 사령탑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정책 역량’을 1순위로 꼽았다. 그는 “야당이 정치로 승부를 건다면 여당은 정책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면서 “집권 여당으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정책 정당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그동안 유명무실해진 ‘정책조정위원회’를 부활시키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협의체 성격의 정조위를 재가동해 정책 이슈를 걸러내고 정부와 긴밀하게 논의하는 구조를 만들어 낼 것”이라면서 “국회 상임위 간사들을 정조위원장으로 하고 정책 역량이 있는 초·재선 의원들을 대거 참여시키겠다”고 제시했다. 이어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실기(失期)하거나 당정 갈등이 불거지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는 정책을 정부가 아닌 당이 주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대야(對野) 관계에서도 ‘힘’을 강조했다. 그는 “끊임없는 소통과 설득은 이미 기본적인 전제”라면서 “결국 대야 협상이 잘 되려면 무게감 있는 사람이 협상 주체로 나서야 한다. 권한이 있는 사람이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진전도 있고 야당 입장에서도 신뢰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경제민주화와 정치쇄신, 개헌 등 굵직굵직한 원내 현안에 대해서도 “현 원내지도부와는 입장이 다르다”면서 “경제민주화는 해야 하고 무조건 포퓰리즘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교각살우’(矯角殺牛·소 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잡는다)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면서 “몸에 좋은 약이라도 한꺼번에 먹으면 부작용이 생기니 궁극적으로 몸에 좋게 하려면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취지는 살리되 속도와 수위는 조절해 나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이주영 의원 “소통하며 강단있는 대표 될 것”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은 1일 차기 원내대표 주자의 역할로 ‘소통’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그러나 마냥 ‘좋은 사람’이 되지는 않겠다며 “깡이 있다는 걸 한번 보여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소통의 달인이면서 강단 있는 원내대표가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초선 의원들이 나더러 사람이 좋아 보여서 강하게 뭘 할 수 있겠냐고 걱정하는데 나야말로 제대로 된 저격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선 때부터 각종 게이트에는 이주영이 반드시 있었을 만큼 강단 있는 4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재선 의원들과 대화할 때는 부드럽게 다 들어주지만 내가 목표를 설정하고 드라이브를 걸 때는 엄청난 에너지를 갖고 강력한 추진력을 보였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당·청 관계에서도 소통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이 의원은 “청와대에 있는 분들과 다 원만하게 대화하고 설득할 수 있는 인간적 관계가 형성돼 있다”면서 “대통령의 입장을 잘 이해할 수 있는 한편 당이 처한 사정도 설명하면서 필요한 재량권을 확보해 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정책위의장을 지내며 공약 전반을 다룬 데 이어 대선기획단장으로 활동하면서 외연을 넓혔고, 그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긴밀하고 원활한 소통이 가능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이 의원은 또 새 정부 출범 초기 정부조직개편안 처리나 인사 과정을 지적하며 “당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식물여당’이라는 비판까지 받았는데 이를 겸허히 받아들여 청와대에 쓴소리도 하고 민심을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기 위해 “당 지도부 구성이나 운영으로 긴장이 수반되는 건강한 당·청 관계를 설정할 것”이라는 점도 부각시켰다. 야당과의 관계를 놓고도 “대야 관계는 정치력이다. 야당 의원들과도 워낙 친분이 있고 신뢰를 쌓아서 야당에서도 내가 원내대표가 되는 게 좋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위의장을 두 번 역임했던 이 의원은 ‘정책주도권’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상임위 위주로 정책위를 꾸려 상임위 간사가 정책위의장과 바로 소통이 되고 간사를 중심으로 초·재선 의원들이 함께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당정 간 주요 쟁점들에 대해서도 반드시 사전에 협의가 이뤄져 당이 발표를 주도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불거진 ‘박심’(朴心) 논란에 대해선 “내가 확인한 결과 청와대에서도 공식적으로 박심은 없다고 했다”면서 “당내에서 ‘계파’가 없는 것이 바람직하며 여기에 얽매이는 것은 별로 좋지 못하다”고 경계했다. 경제민주화 추진 방향에 대해서는 “대선 공약으로 당초 제시한 ‘선’을 지켜주는 것이 맞다”면서도 “다만 경제에 급격한 충격을 주거나 기업운영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한다면 사정을 세세히 살펴서 단계적으로 적용한다든지 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팽창하는 평창의 위상

    강원 평창이 ‘2014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UNCBD COP12)’ 유치에 성공했다. 1일 강원도에 따르면 환경부 주최로 지난 30일 서울에서 열린 신청도시 프레젠테이션 및 평가회의에서 평창이 경남 창원, 제주 등과 각축전을 펼쳐 개최지로 결정됐다. 이로써 평창은 수천억원의 경제 유발 효과는 물론 국제회의도시, 대한민국 환경수도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내년 9월 29일부터 10월 17일까지 평창 알펜시아와 용평, 월정사, 인제 등에서 열리는 총회에는 세계 193개국에서 2만여명의 환경 분야 전문가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총회 개최로 숙박, 레저산업을 포함해 지역에 미치는 직·간접 생산유발 효과는 2673억원에 이르고 건설과 서비스업 등 정부지출 경제적 파급 효과도 1958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780여명의 고용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도는 환경올림픽을 내세운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 알펜시아와 용평 등 충분한 숙박시설, 인천국제공항 등에서의 접근성, 분단과 생물다양성이 공존하는 비무장지대(DMZ)와 백두대간 동해안 등 한반도 3대 생태축의 중심지라는 상징성을 내세워 높은 점수를 받았다.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정상회의에서 158개국 대표가 모여 채택한 생물다양성협약은 기후변화협약, 사막화방지협약과 함께 세계 3대 환경회의이다. 이번 총회는 행사비용만 240억원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강원도는 국비와 지방비, 후원금, 특별교부금 등으로 행사 비용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상표 도 경제부지사는 “총회 유치 성공으로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양양국제공항 활성화에도 힘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10년째 ‘재즈 아리랑’ 해외공연… 유럽 한류음악 원조 세계적 재즈가수 나윤선

    [김문이 만난사람] 10년째 ‘재즈 아리랑’ 해외공연… 유럽 한류음악 원조 세계적 재즈가수 나윤선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영혼을 울린다. 들어도 들어도 벅찬 감동으로 다가온다. 우리 식이 아닌 ‘재즈’로 풀어내기에 더욱 그렇다. 잠시 ‘재즈’를 얘기해 본다. 아프리카 음악과 미국 흑인, 그리고 백인 유럽인들이 합쳐져 만들어졌다. 즉흥 연주와 창조성, 활력이 독특하다. 미국에서 탄생했지만 유럽 등 세계적인 현대 음악의 한 장르로 발전했다. 이러한 재즈의 세계 무대를 한국인이 섭렵하다시피 활동하고 있다. 서양의 재즈뿐만 아니라 우리의 전통 민요인 ‘아리랑’까지 재즈로 편곡해 불러 인기를 모은다. K팝 스타들보다 일찍 유럽에 진출했으니 한류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44살의 나윤선씨가 주인공이다. 그가 잠시 한국에 왔다. 아리랑 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재 등록 기념 콘서트, 유네스코 지정 세계 재즈의 날 기념 공연, 8집 앨범 ‘렌토’(Lento) 발매 기념 등등을 위해서다. 아울러 4월 한국 공연을 시작으로 다음 달부터 미국 등 세계 17개국 52개 도시 순회 공연이 예정돼 있다. 그는 1년에 평균 100여 차례 이상 해외 공연을 갖는다. 동양 출신으로는 보기 드물게 오라는 곳이 많으며 이미 세계적인 재즈 가수의 반열에 올라 있음을 입증한다. 지난달 26일 저녁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있는 호원아트홀 인근 카페에서 만났다. 임시로 노래 연습하는 곳 근처이다. 먼저 8집 앨범 타이틀곡 ‘렌토’에 대한 얘기부터 나왔다. ‘렌토’는 음악적으로 느리게 연주하라는 ‘빠르기 표’라고 설명한다. 7집 앨범을 낸 지 2년 반 만에 새 앨범을 냈으며 우리의 아리랑도 삽입곡으로 있단다. 지난 3월 한국과 프랑스에서 동시에 발매됐고 이어 4월 22일에는 유럽 전역에서 발매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6월에는 미국에서도 발매되며 이를 위한 여러 도시의 순회 공연이 예정돼 있다. 그는 7집 앨범을 냈을 때 280여회 초청 순회 공연을 가질 만큼 많은 팬들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됐다. 재즈 앨범으로는 보기 드물게 10만장 이상 팔렸다. 나머지 1~6집도 10만장 가까이 팔렸다. 유럽 재즈음반 시장에서는 경이로운 기록이다. 팬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서 8집 앨범 또한 그만큼 기대가 되지 않겠느냐며 웃는다. 이미 프랑스와 독일, 스위스, 벨기에, 노르웨이 재즈차트 1위에 올랐으며 프랑스 아마존닷컴 음반 순위는 현재 1·2·3위가 모두 나윤선의 앨범이다. 8집 앨범은 거의 연습 없이 이틀 만에 녹음을 마쳤을 만큼 특유의 순발력으로 이루어졌다. 같이 녹음에 참여한 연주자 울프 바케니우스(기타), 라르스 다니엘손(베이스·첼로), 뱅상 페이라니(아코디언) 등과도 5년 넘게 손발을 맞춘지라 연습 없이 녹음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한다. 그저 평상시 라이브 공연을 하던 대로 했단다. ‘아리랑’은 7집부터 들어가 있다. 어떻게 해서 ‘아리랑’을 재즈 무대에서 부르게 됐을까. 10년 전 같이 연주하던 스웨덴 출신의 울프 바케니우스가 ‘한국의 아리랑이 감동적이지 않으냐’며 먼저 제안을 한 것이 계기가 됐다. 스웨덴 출신 연주자가 직접 아리랑을 편곡한 것이 오히려 특이하지 않으냐고 반문한다. 그렇게 무대 중간중간에 아리랑을 불렀더니 다들 울었다. ‘참으로 한이 많다’ ‘너무 아름답다’라는 평을 들었다. “제가 아리랑을 안 하더라도 자기네(연주자들)끼리 아리랑을 연주합니다. 왜냐 하면 유럽 현지 팬들이 아리랑을 불러 달라고 요청도 하고 듣는 것을 아주 좋아해요. 감성이 와닿는다는 것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런 반응을 보고 눈물이 찡하지요. 제가 한국에 있었으면 아리랑의 소중함을 몰랐을 텐데 이제 외국 아티스트들도 서로 좋아 부를 정도가 됐습니다. 7집에는 ‘강원도 아리랑’이 들어가 있고 8집에는 우리가 흔히 부르는 일반 ‘아리랑’이 삽입됐어요. 울프 바케니우스 등의 연주자들은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등 한국에 몇 차례 와서 공연도 했고 한국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는 아리랑의 매력으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꼽았다. 단순하고 반복적이면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멜로디가 장점이라는 것. 재즈 아티스트들이 연주를 할 때 기본 재료가 되는 ‘재즈 스탠더드’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10년째 해외 공연에서 아리랑을 전파하고 있다. 그가 세계적인 재즈 보컬리스트가 된 것은 우연으로 시작됐다. 건국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카피라이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란 생각에 8개월 만에 그만뒀다. 마침 1994년 ‘지하철 1호선’ 뮤지컬 배우를 구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오디션을 봤다. 그가 노래했던 경력은 대학 때 프랑스문화원 주최 ‘샹송대회’에서 수상을 한 경험이 전부였다. 기분 좋게 합격했다. 그런데 노래는 좀 됐지만 연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이 됐다. 친구한테 ‘프랑스나 가서 노래 공부할까’라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친구는 ‘응, 거기 가면 샹송도 있고 유럽 최초의 재즈학교도 있어’라고 말했다. 당시만 해도 나윤선은 재즈가 뭔지 몰랐다. 친구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 나서 1995년 무작정 프랑스행 비행기에 올랐다. 또한 프랑스의 재즈학교 등 네 군데 음악학교에 동시 진학했다. 왜냐 하면 클래식과 성악, 컨서버토리 등 무대 위에서 할 수 있는 수업을 다 배워야 했기 때문이다. 틈틈이 개인교습까지 받으면서 서서히 재즈로 방향을 굳혔다. 그렇게 3년만 공부하려고 했으나 학교(CIM)에서 장학금을 주고 나중에는 교수 제의까지 받았다. 학교 측에서 ‘아시아에서 온 당신이 아무것도 모르는 재즈를 어떻게 공부했는지 학생들에게 가르쳐 달라’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재즈 명문 CIM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했고 그동안 품어온 음악적 이상을 현실로 이루게 된다. 피아노 트리오 편성에 비브라폰과 나윤선의 보컬이 더해진 ‘나윤선 퀸텟’이 결성되면서 프랑스 무대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아울러 각종 페스티벌과 레코딩에 참여하면서 많은 매체로부터 극찬을 받기 시작했다. 2001년 나윤선과 퀸텟 멤버들은 첫 데뷔작 ‘러플레’(Reflet)를 발표했고, 국내외 재즈 팬들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재즈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도 신들린 듯한 나윤선의 음성이 통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그를 찾는 공연장이 늘어나면서 어느덧 2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다. 2009년 프랑스 슈발리에 훈장을 받았고, 2010년 7집 ‘세임 걸’로 독일 에코 재즈 어워즈 해외 부문 ‘올해의 여가수’로 선정됐다. 유럽에서 ‘소녀시대’ 등 K팝 스타 이상으로 유명한 한국인이 됐음은 물론이다. 이런 그에게 재즈란 무엇인지 물었다. “한국인인 저도 할 수 있는 음악입니다. 국적과 종교, 인종을 떠나 전 세계인 누구나 다 할 수 있습니다. 남녀노소 세대 간 구분 없이 무대에 같이 설 수 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어느 나라에 가도 그쪽에 있는 뮤지션과 함께 언제든 무대에 오를 수 있지요. 또 한 가지. 재즈를 하노라면 늙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동안이잖아요(웃음). 살아서 움직이는 음악이죠.” 유네스코에서 재즈페스티벌을 주관하는 것도 바로 틀에 얽매이지 않는 소통과 교류의 음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외국의 재즈 뮤지션들은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했더니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에 오고 싶어 한다. 한국에 오면 불고기도 먹고 한국의 재즈팬들과 함께 만나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고 말했다. 한국에 재즈팬들이 많다는 것을 유럽 재즈 뮤지션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 재즈페스티벌이 1년에 200회 정도 열릴 만큼 인기가 대단하다. 그는 지난해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무려 160여 차례 공연을 가졌다. 올해만 해도 벌써 100여회가 넘는다. 주로 프랑스에서 지내고 한국에 들어오는 시간은 1년 중 넉 달이 채 안 된다. 남편인 인재진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예술감독도 거의 못 본다고 한다. 가끔 외국 일정이 맞으면 그때 반갑게 만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게 바빠서일까. 아이는 아직 갖지 못했다. 이런 궁금증에 “무대에 서는 것이 행복하다”며 웃어넘긴다. 그의 아버지 나영수씨는 한양대 명예교수로 음악감독과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어머니 김미정씨는 뮤지컬배우 출신이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언제 고국팬들과 다시 만나느냐고 했더니 “연말쯤이 될 것 같다. 고국 무대는 항상 떨린다. 가족이랑 친구들이 다들 보러 오기 때문”이라며 수줍게 웃는다. 꿈이 무엇이냐고 하자 “음악은 내 정신이기 때문에 계속 음악을 공부하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선임기자 km@seoul.co.kr ■나윤선은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건국대 불문학과를 졸업했다. 일반 회사 카피라이터로 일하던 중 1994년 ‘지하철 1호선’ 뮤지컬 배우 오디션에 합격했다. 이듬해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재즈 명문학교 CIM에서 공부를 했다. 졸업 후 2000~2001년 이 학교 교수로 몸담았고 줄곧 퀸텟(5인조 밴드 구성)으로 프랑스의 현지 매체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2001년 첫 정규 앨범 ‘러플레’(Reflet)에서 최근 8집 ‘렌토’(Lento)까지 음반을 발표, 왕성한 활동을 해 오고 있다. 2005년에는 일렉트로닉 재즈밴드와 파격적인 음반을 발표했고, 2007년에는 팝 음반을 내기도 했다. 7집 앨범 ‘세임 걸’(Same Girl)로 유럽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프랑스 재즈 차트 1위, 80주간 스테디셀러, 프랑스 골든디스크 수상, 10만 장 이상 판매 실적을 올렸다. 2009년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슈발리에를 받았고, 2011년 프랑스 재즈 어워드에서 최고의 아티스트로 선정됐다. 독일 레코드산업협회가 주는 ‘에코 재즈 2011’ 시상식에서 해외 아티스트 부문 ‘올해의 여가수’에도 뽑혔다. 지금도 유럽 주요 대형 음반매장의 재즈 코너에는 대부분 나윤선의 대형 브로마이드가 걸려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화관광부, 2005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음반상(2009년) 등을 수상했다.
  • 뱃삯 70%

    2일부터 인천 옹진군 서해 5도를 방문하는 모든 관광객들은 개인·단체 구분 없이 운임의 70%를 할인받게 된다. 남북 긴장 상황이 길어지면서 관광객이 급감해 주민들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선사도 운항 중단까지 고려하는 등 피해가 속출한 데 따른 조치다. 인천시는 당초 10인 이상 단체 관광객에게만 75% 할인 혜택을 주려고 했다. 하지만 인원 수 조작 등 편법이 우려된다는 옹진군의 요청을 받아들여 ‘전 국민 70% 운임 할인’ 정책을 시행하게 됐다. 옹진군은 지난 3월부터 운임 50% 할인을 적용해 왔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이렇게 파격적인 방안을 마련했다. 외국인들도 같은 할인 혜택을 받는다. 이에 따라 관광객들은 왕복 요금의 30%가량만 부담하면 된다. 백령도는 4만 5000원(정상 요금 12만 3500원), 연평도 2만 9500원(9만 5100원), 대청도 3만 8400원(11만 7300원) 등이다. 이 방안은 다음 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군은 관련 예산 20억원(시비 10억원, 군비 10억원) 중 예산이 남으면 9월부터 다시 운임 50% 할인정책을 펼 방침이다. 그동안 시와 군은 운임 할인율과 지원대상 등을 놓고 이견을 보여 왔다. 시는 지난달 말 옹진군과 선사들의 의견을 최종 수렴한 뒤 옹진군의 할인율(70%)과 모든 관광객 적용 방침을 수용했다. 군 관계자는 “운임 할인에 관한 문의가 밀려들고 있다”며 “해운조합 측에도 표 예매와 발권 등 시스템 정비를 서둘러 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문학 새 책]

    ●김사미와 효심:고려 최고의 민초의 난(김원 글, 아라 펴냄) 100여년간 존속한 고려시대 무신정권은 집권 초기 큰 혼란을 겪었다. 문신 중심의 귀족정치를 종식시켰지만 과중한 수탈과 고된 생활에 지친 농민과 천민을 자극해 전국적으로 큰 민란을 일으켰다. 그 규모와 양상이 가장 크고 격렬했던 것은 1193년 경상도에서 일어난 김사미와 효심의 민란이었다. 김사미는 운문(청도), 효심은 초전(울산)에 각각 근거지를 두고 신라 부흥을 표방해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울산지역 향토학자인 김원(60)은 이 같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소설을 집필했다. 13년간 한반도 동남부 전역을 답사하고 관련 서적 150여권을 탐독했다. 6년간 집필과정을 거쳐 고려 500년 역사상 가장 참혹하게 진압된 민란을 서술했다. 격동기 민초들의 애환과 삶도 질박하게 그려냈다. 작가는 현재 울산향토사 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키스를 원하지 않는 입술(김용택 글, 창비 펴냄) ‘섬진강 시인’으로 불리는 시인이 사라지는 것들과 곁에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들을 애틋한 그리움으로 노래했다. 시인은 우수 어린 목소리로 물질적 욕망에 포섭돼 삶의 진정한 가치와 참된 행복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시대를 통렬하게 일갈한다. 섬진강을 소재로 한 연작시 4편도 추가됐다. 가난과 소외의 아픈 과거를 현재적 의미에서 반추하거나, 아름다운 섬진강을 앞에 두고 역설적으로 느끼는 생의 고독과 심적 갈등을 노래했다.
  • ‘검사의 형’ 영장 또 반려… 檢·警 갈등 재점화

    육류 수입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조사받던 중 해외로 도피했던 전 용산세무서장 윤모(57)씨의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경찰이 최근 윤씨를 태국에서 송환해 와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범죄 혐의 입증이 부족하다”며 보강수사를 지휘한 것이 발단이 됐다. 경찰은 일단 윤씨의 재도주를 막기 위해 출국금지 조치를 하고 새 증거를 찾기로 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8일 세무조사를 무마해 주는 대가로 6000여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윤씨에 대해 신청했던 구속영장을 검찰에서 반려했다고 밝혔다. 또 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육류 수입업자 김모(56)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구속영장을 반려한 서울중앙지검 측은 “윤씨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사람의 진술이 바뀌는 등 범죄 사실 소명이 부족해 보강 수사를 지휘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씨가 현직 검사의 친형인 까닭에 검찰이 미온적 태도를 보인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지난해 뇌물검사 파동 등을 겪은 이후 검사와 관련된 사건은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부인했다. 경찰은 일단 윤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했고 수사자료를 검토해 새 증거를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씨가 김씨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만큼 윤씨가 수수한 금품 등의 대가성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수사한 자료를 충분히 분석할 예정”이라면서 “보강 수사 방향이 정해지면 숨어 있는 제보자나 참고인 등을 찾고 이들을 상대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윤씨 등의 재소환이나 관련 자료 압수수색 여부 등도 자료 검토가 끝난 뒤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좌세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사무처장은 “해외로 도피했다가 체포된 경우 다시 도망갈 우려가 있어 검찰이 구속영장을 받아들여 주지 않는 일은 드물다”면서 “경찰에서 보강수사 뒤 영장을 재신청하면 의혹의 여지 없이 영장 청구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구속영장 반려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검찰이 이 사건과 관련한 영장을 줄줄이 기각·반려하자 불만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한 경찰 관계자는 “제보자와 돈 전달자 등을 통해 얻은 정보를 조합해 범죄 혐의를 상당히 입증했다고 믿었기에 영장을 신청했다”면서 “수사를 통해 범죄 혐의의 퍼즐 조각 중 80~90%는 맞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해 윤씨와 김씨가 경기도의 한 골프장에서 검찰 간부와 함께 골프를 쳤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해당 골프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6차례 신청했으나 줄줄이 기각된 바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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