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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트위터에 쫄지 말고 청춘과 공감하라/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트위터에 쫄지 말고 청춘과 공감하라/구본영 논설위원

    트위터(twitter)란 본래 새가 지저귄다는 뜻이다. 하지만 요즘 활황세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 공간에 한 번 들어가 보라. 새들의 정겨운 재잘거림은커녕 시퍼렇게 날 선 비판과 이죽거리는 언어들이 차고도 넘친다. 또 다른 SNS 페이스북이 친구끼리 조곤조곤 속닥거리는 방식이라면 트위터는 팔로어들에게 강한 주장을 지르는 게 대세다. 그래서 트위터는 소통의 통로로도, 정치적 선동의 도구로도 쓰일 수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2040’세대의 민심 이반에 놀란 탓일까. 여당인 한나라당이 SNS 대책을 마련하느라 부산하다. 나경원 후보가 범야권의 박원순 후보에게 참패한 직후 홍준표 대표는 “디지털 노마드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김어준식 어법처럼 ‘트위터에 쫄아서’ 그런 게 아니라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 굼뜬 정당이라는 지적에 대한 자성이라면 다행이겠다. 선거전에서 트위터의 동원력은 대단했다. 기껏해야 버스 한 대에 50∼60명을 유세장으로 실어나르던 아날로그 방식은 애당초 족탈불급(足脫不及)이었다. 트위터러들은 벌써 400여만명에 육박했다. 이들이 모두 반정부 성향이거나 트위터 단문을 읽은 유권자 모두가 박원순을 지지한 것은 아닐 게다. 하지만 트위터 이용자의 88%가 ‘2030’이고, 50대는 2%에 그친다는 최근 여론조사(미디어리서치) 결과를 보라. 여당은 진보 혹은 좌파 성향의 트위터러가 많다는 걸 걱정할 게 아니라 트위터 사용 인구의 다수인 젊은 세대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한나라당은 최근 당직자들에게 SNS 교육을 하고, 파워 트위터러들과의 토론회를 열고 있다. 그 자체를 나무랄 순 없지만, 정작 여당이 직시해야 할 대목은 따로 있다. 트위터는 약도, 독도 될 수 있는 한낱 도구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파워 트위터러라는 조국 교수조차 실족할 때도 있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전에서 “노친네들(친여 성향 부모)을 설득하기 힘들어 수안보 온천 예약해 드렸다.”는 한 트위터러의 멘션에 “진짜 효자!”라고 리트위트했다가 노인 폄하 논란이란 역풍을 불렀다. 하기야 선거전 막판 안철수 교수는 ‘로자 파크스’ 편지로 박 후보에게 결정적으로 힘을 실어 줬다. 트위터가 아닌, 지극히 아날로그적 방식으로 말이다. 나경원 후보는 ‘1억원 피부 클리닉’ 한 방으로 치명상을 입었다. 진위 확인이 안 된 보도가 트위터로 퍼날라지면서다. 반면 박 후보에겐 양손(養孫) 입양을 통한 현역병 기피나 ‘아름다운 가게’ 기부금 유용 의혹 등이 제기됐지만, 젊은 세대의 표심은 요지부동이었다. 여당은 트위터 탓으로 돌리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권은 고위직에 병역 회피나 위장전입 의혹 등을 꼬리표처럼 단 인사들을 줄줄이 내놓은 ‘원죄’ 때문임을 진작에 깨달았어야 했다. 2008년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의 SNS에 단단히 덴 공화당도 절치부심한 모양이다. 보수인 공화당이 트위터 메시지 건수나 팔로어 수에서 시나브로 민주당을 넘어섰다고 한다. 그러나 “소 왓”(So what?)이다. 여당은 SNS 강화로만 민심을 되돌릴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청년 실업과 보육 및 사교육비 문제, 그리고 전월세 가격 폭등으로 분노하는 ‘2040’의 마음부터 헤아려야 한다. 어차피 모든 이를 만족시키는 특효약은 없다. 김난도 교수의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많이 읽히는 건 등록금을 대줘서가 아니라 청춘의 아픔에 공감했기 때문일 듯싶다. 링컨이 그랬다. “일부의 사람을 잠시 속일 수 있을진 모르나,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순 없다.”고. 진보든 보수든 SNS를 통한 포퓰리즘 선전전으로 승리를 훔치려 하다 간 어느 순간 ‘훅 가고’ 말지도 모른다. 본질은 디지털 매체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속의 콘텐츠다. 특히 보수 한나라당이 살아남으려면 젊은 세대와 공감하는 정책과 자기 희생을 감내하는 진정성부터 보여 줘야 한다. kby7@seoul.co.kr
  • [사설] 2040 마음을 잡으려면 눈높이부터 맞춰라

    10·26 재·보궐선거에서 등을 돌린 20대와 30대, 40대의 마음을 잡기 위해 정부와 한나라당이 쇄신과 혁신, 변화를 연일 외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라디오 연설에서 “지난 몇년간 두 차례 글로벌 위기가 거듭되면서 젊은이들이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 대해서도 깊은 불안을 느끼는 게 현실”이라면서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정책의 이행사항 점검이나 정책의 중요도, 국정운영의 우선순위에 대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당내외의 쇄신·개혁 요구에 “빠른 시일 내에 천막당사 시절과 같은 파격적인 당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당 일각에서는 청와대의 대대적인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여권이 선거결과에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느끼고 2040세대의 표심에 담긴 불신과 미래에 대한 불안에 귀 기울이겠다고 나선 것은 다행이라고 본다. 내년 총선이나 대선이라는 정치 일정을 떠나서도 우리의 미래를 짊어져야 할 중추세대가 대한민국의 오늘에 절망하고 있다는 것은 불행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숱하게 외쳐온 세대 간 소통이 결국 말장난에 지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관료나 전문가집단들이 흔히 일컫듯이 20대 청년실업과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30대의 보육과 사교육비, 40대의 미래 불안이라는 식의 공식과 진부한 해법만으로는 이들의 마음을 열지 못한다. 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함께 고민하고 가슴 아파하는 ‘친구’의 심정이 되어야 한다. 가슴과 가슴이 맞부딪치면서 정서적으로 공감대의 폭을 넓혀야 한다.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희망’이라는 단어조차 사치라고 한다. 끝없는 경쟁으로 내몰리면서 절망의 생채기가 그만큼 깊어졌다는 뜻이다. 이들의 상처를 치유하려면 특권층과 가진 자들이 먼저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나눔과 배려를 통해 사람의 숨결이 느껴질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희망을 얘기할 수 있다. 이러한 마음가짐 없이 백날 간담회를 갖고 의견 청취를 해봐야 단절의 골을 메우지 못한다. 삶이 아무리 고달프고 힘들지라도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지리라는 기대를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참아낼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정치가 해야 할 몫이다. 그리고 그 정점에 대통령이 서 있어야 한다.
  • 박원순 새 서울시장에 바란다… 구청장 25인의 당부

    박원순 새 서울시장에 바란다… 구청장 25인의 당부

    범야권 단일후보로 당선된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에게 기초단체장들은 여야를 떠나 “시민들이 기대한 대로 민생(民生)을 부지런히 챙기는 한편, 세대와 계층에 치우침 없이 1000만 시민을 아우르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더욱 열악해지고 있는 재정 압박을 해소하는 데 힘써줄 것과 박 시장이 협치(거버넌스)를 유달리 강조했던 터여서 공약과 약속을 잘 지키라는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김영종 종로구청장 시민이 구민이고, 구민이 시민이다. 구와 시를 하나로 보고 같이 나아가면 좋겠다. ‘구가 알아서 해라.’는 식의 방관자적 입장이 아니라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구청의 입장을 배려하는 시정을 펼치길 희망한다. ●최창식 중구청장 강남 위주의 정책 때문에 강북지역은 처져 있다. 예산을 많이 배정해 균형발전의 토대를 닦아주면 한다. 중구는 거주인구보다 유동인구가 많은데 행정수요 산정에 반영해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지원해 주면 고맙겠다. ●성장현 용산구청장 시민 모두가 통합과 변화의 새 시대를 열었다. ‘시민의 꿈을 이루는 서울시’ ‘사람과 복지 중심의 시정’ 구현은 시민 모두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진정 시민을 위한 시민의 시장, 소통하는 시장이 되실 것이라 믿는다. ●고재득 성동구청장 위대한 시민의 부름을 받은 만큼 따뜻한 시정으로 시민을 끌어안았으면 한다. 임기 중반에 취임해 시정 연결이 어렵겠지만 순리로 시정을 펼친다면 성과가 있을 것이다. 촘촘하게 시민을 보듬는 시장이 되길 바란다. ●김기동 광진구청장 시장과 구청장의 역할 구분을 명확히 하면서도 끊임없는 소통으로 진정한 파트너십을 갖고 시정을 운영했으면 한다. 재정 운영에서도 시와 구 사업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우선순위를 정해 효율을 꾀하길 바란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 모두를 챙기고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시장이 되기를 바란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실적보다는 보이지 않아도 시민들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들을 꾸려 나가는 성공하는 시장이 되길 기원한다. ●문병권 중랑구청장 시민들이 서울에 사는 것을 행복하게 느끼도록 풍요로운 삶을 사는 서울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먼 미래를 보는 시정, 합리적인 시정을 기대한다. 시민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주리라 믿는다. ●김영배 성북구청장 시민이 참여하는 새 서울을 만들어 달라. ‘토건 서울’이 아닌 ‘사람 서울’을 갈망하는 젊은 유권자들의 표가 쏟아졌다고 본다. 사람에게 투자하는 ‘사람 서울’을 실현해주길 바란다. 귀가 큰 시장, 귀가 열린 시장이 되길 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 서민을 보듬는 사회를 염원하는 마음이 반영된 선거였다. 초심을 잃지 말고 시민에게 봉사하기 바란다. 재정 자립도가 열악한 자치구 실정을 살펴 지원하는 깊은 배려를 바란다. 건전재정과 봉사행정 두 토끼를 잡아달라는 얘기다. ●이동진 도봉구청장 재정자치 없는 지방자치는 허울에 불과하다. 세입은 그대로인데 정부와 서울시 정책에 따른 의무적 분담률은 늘고 있다. 내년도 예산편성 자체가 어려운 처지다. 교부금 상향조정 등 자치구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결단을 기대한다. ●김성환 노원구청장 1% 특권사회에서 다수 시민이 주인이 되는 선거였던 만큼 25개 자치구 어디에 살든 시민의 기본권이 잘 지켜지고 균형발전을 시켜주는 시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늘어나는 복지부담으로 자치구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도와줬으면 한다. ●김우영 은평구청장 지역 특색사업인 두꺼비하우징을 공약으로 받아준 만큼, 도시재생부문을 공급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해 주길 바란다. 희망제작소의 1000개 일자리 프로젝트를 시정에 접목시켜 줄 것도 기대하고 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도시와 마을에 대해 평소 갖고 있던 아이디어를 잘 살렸으면 좋겠다. 특히 자치구가 생각하는 보편적 복지에 동행해주길 원한다. 뉴타운 문제는 피할 수 없는 현안인 만큼 정체된 뉴타운 지역을 해제하는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박홍섭 마포구청장 이웃끼리 정(情)이 샘물처럼 솟아나는 사람 중심의 시정을 이끌어주었으면 한다. 사회 양극화와 청년실업문제 등을 해소할 수 있는 보편적 복지 시책을 펼쳐 시민 삶의 질을 높여주기 바란다. 구의 현안에 대해서 진정성 그득한 관심으로 지원해 주었으면 한다. ●추재엽 양천구청장 서울시장으로 당선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사람과 복지 중심으로 참된 정책을 펼쳐 1000만 시민이 모두 행복한 도시를 만들고, 서울 시민들의 삶을 바꾸는 첫 번째 시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노현송 강서구청장 선거 내내 범야권의 단합됐던 모습 속에서 앞으로 시정은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 의회와 원만한 해결점을 찾아갈 것으로 생각된다. 시민 눈높이에 맞춰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는 초심이 시정 곳곳에 스며들기를 희망한다. ●이성 구로구청장 시민들 힘으로 시장이 된 만큼 서민들의 어려움과 아픔을 헤아리는 시장, 보통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시장이 되길 바란다. 자치구와 서울시 간 상생협력도 활성화돼 서울시의 모든 공간이 시민들에게 행복한 곳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차성수 금천구청장 큰 짐을 짊어졌다. 그 짐을 시민과 나누며 함께 걸어갔으면 좋겠다. 그렇게 희망을 주는 시정을 펼쳐나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금천 가산디지털단지 교통문제 해소, 주거환경·의료서비스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주길 희망한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자치구 간 교육 불균형이 해소되도록 재정지원에 애쓰길 바란다. 특히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한 서민경제 활성화와 노숙자·쪽방촌 생활자 등 어려운 주민에 대한 자립기반 조성과, 녹지가 부족한 영등포에 공원 등 녹지공간 확충에 힘써 달라. ●문충실 동작구청장 기계적으로 직원들을 대하지 말고 인간다운 리더십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훈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사람 냄새가 나는 행정을 펼쳐주길 바란다. 특히 각 자치구의 형편에 맞도록 조정교부금을 균등하게 할애해 주는 것이 급선무다. ●유종필 관악구청장 선거 때 공약한 것처럼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시정을 펴주길 바란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자치구들을 살펴 불균형을 해소해 주길 원한다. 서민들이 많이 사는 곳에는 특별지원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균형을 이뤄야 한다. ●진익철 서초구청장 기후변화에 따른 하수시스템이 미비해 폭우 때마다 속수무책이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광화문광장 대심도 배수터널을 강남대로와 동작대로 밑에도 만들어 지대가 낮은 강남지역 시민들이 상습 침수의 악몽에서 벗어나도록 돕기를 희망한다. ●신연희 강남구청장 1000만 시민 모두의 칭송을 받는 걸출한 시장이 되길 기원한다. 강남구 현안인 5만여 가구의 노후아파트 재건축과 구룡마을, 재건마을 등 무허가촌 정비, 4만여평 한전부지 복합개발과 수서KTX역사 주변 개발문제에 관심을 가져 달라. ●박춘희 송파구청장 문정지구, 위례신도시 등 송파구 면적 3분의1에서 대규모 개발이 진행 중인데 조속히, 순조롭게 이뤄지도록 관심을 쏟아주길 바란다. 세계 26개국 77개 도시가 참가하는 ‘2011 리브컴어워즈 송파 국제대회’ 시상식(31일)에도 꼭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셨으면 좋겠다. ●이해식 강동구청장 서울시장을 뽑는다기보다 정치 흐름에 대한 메시지를 준 선거였다.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크게 뭉쳐 개혁해야 한다는 표심이 반영됐다고 믿는다. 시민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만큼 공약도 잘 지키고, 시민운동을 하던 마음으로 시정을 펼쳐주길 바란다. 정리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서울시장 보선 D-2] 羅, 시장·골목 누비고… 朴, SNS ‘넷심’ 잡고

    [서울시장 보선 D-2] 羅, 시장·골목 누비고… 朴, SNS ‘넷심’ 잡고

    ■ 나경원 “지지층 투표장 유인이 최선”… 나·박·홍 ‘삼각편대’ 가동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사흘 앞둔 23일 한나라당 나경원(얼굴) 후보는 서울 동북부 등 취약 지역에서 ‘골목 유세’에 집중했다. 나 후보 측은 유권자들이 두 진영으로 팽팽하게 갈려 결집된 만큼 골목 곳곳에서 유권자를 한 명이라도 더 만나는 게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범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광장에서 벌이는 대규모 유세를 ‘선동 정치’로 규정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날은 나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 홍준표 대표 등 ‘3각 편대’가 동시에 서울 공략에 나섰다. 나 후보는 특히 점심시간에 목동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재경 고흥향우회 체육대회에 참가했다. 일부 회원들이 “여기는 박원순이다. 호랑이 굴에 왜 왔느냐.”고 말했지만, 나 후보는 “저희 할아버지는 영암에 사셨고, 어머니는 여수에서 중학교까지 마쳤다. 호남하고 친한 데 잘 안 불러 줘서 그냥 왔다.”며 호남 민심에 호소했다. 오후 들어서는 중랑구 우림시장,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노원구 롯데백화점 등을 집중적으로 돌았다. 홍 대표는 나 후보의 광진구 및 노원구 유세에 합류해 힘을 보탰다. 지난 21일 ‘무한 공감유세’에 뛰어든 나 후보는 25일까지 서울 25개구 48개 당원협의회 전 지역을 돌며 빈틈없는 유세를 벌일 계획이다. 나 후보는 “저는 생활을 보려고 지역을 찾는데, 저쪽 후보는 매일 광화문에 나가더라.”면서 “이번 선거는 생활·정책 선거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 강도’도 갈수록 세진다. 이날로 일곱 번째 서울 지원에 나선 박 전 대표는 동대문 의료쇼핑몰 ‘두타’에서 왕십리 이마트까지 택시를 타고 가며 ‘민심’을 들었다. 택시기사 김모씨는 “정치권에 신뢰를 갖게 해 달라. 소득격차를 완화해 달라.”고 부탁했고, 박 전 대표는 “정치가 제 역할을 못해 죄송하다. 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박 전 대표는 지갑에서 5000원을 꺼내 택시비를 직접 냈다. 박 전 대표는 특히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25일 중구 프레스센터에 있는 나 후보 선거캠프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방문해 마지막 힘을 실어줄 계획이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선거운동 기간에 시민들로부터 요청받은 사안 중에서 서울시와 관련된 내용을 정리해 나 후보에게 전달할 예정”이라면서 “나 후보가 시장에 당선되면 시민들의 요청을 적극 검토 추진해 주기를 바라는 의미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박원순 “20~30대에 투표참여 독려”… 스타 멘토군단 총력전 선거를 사흘 앞둔 23일 박원순(얼굴) 범야권 후보는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10만명 이상의 트위터 팔로어를 거느린 스타군단을 내세워 막판 사이버 총력전에 들어갔다. 전파 속도가 빠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자신의 지지층인 젊은층의 표심을 결집시키고 투표장으로 오게 한다는 전략이다. 박 후보 캠프 측의 사이버 게릴라전에는 영화 ‘도가니’의 원작자 공지영 작가, 배우 김여진, 조국 서울대 교수 등 ‘파워 트위터’가 주축이 됐다. 97만명에 육박하는 팔로어를 보유한 이외수 작가를 비롯해 공 작가 20만명, 조 교수 14만명, 김씨는 13만명의 팔로어를 자랑한다. 박 후보도 15만명으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의 팔로어 수보다 3배나 많다. 박 후보의 멘토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20~30대의 젊은 세대에게 변화를 강조하며 정치에 무관심한 청년층에게 감성적인 접근법으로 투표 참여를 직·간접적으로 독려했다. 김씨는 트위터에 “섹시한 공약 등 말은 누구나 멋지게 할 수 있지만 제대로 지킬 것인가의 판단은 그 사람이 여태 살아온 삶과 실천으로 판단한다.”며 박 후보를 지지했다. 조 교수는 실시간 트위터로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유권자들을 ‘효자’ ‘개념’ 등의 용어를 써가며 칭찬했다. 임옥상 화백, 정지영 영화감독 등은 이날 일일 대변인을 자처했다. 박 후보는 선거 캠프 홈페이지를 통해 통합과 변화를 주제로 노래할 ‘희망합창단’을 모집하고, 트위터를 통해 모이는 시간과 장소를 일일이 공지하는 등 참여를 적극 유도했다. 핵심은 정권심판론이었다. 박 후보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는 중심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희망대합창에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범야권 진보진영 인사들과 시민 등 3000여명이 모였다. 인지도가 높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조승수 전 진보신당 대표 등 야당 대표들도 총출동해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열린 서울억새축제, 신정동·광화문 일대 등에서 거리인사와 유세전을 벌였다. 민주당 전통 지지층 결집에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도 나섰다. 이 여사는 지난 18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부재자 투표를 하면서 “박 후보 당선을 위해 민주당이 더 노력해야 한다. 박 후보가 꼭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이날 전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羅 “일자리부터”… 고용센터 등 찾아

    羅 “일자리부터”… 고용센터 등 찾아

    한나라당 나경원(얼굴) 서울시장 후보는 12일 오전 젊음의 거리 대학로를 찾아 대학생들과 만남의 자리를 갖고 청년 표심 공략에 나섰다. 바른사회대학생연합·바른사회시민회의 주관으로 한 커피숍에서 1시간가량 진행된 간담회에서 나 후보는 주거비 마련에 허덕이는 대학생들을 위해 기숙사 공급 규제를 풀고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방에서 올라왔다는 한 학생이 “지방 학생들에겐 기본적 숙식문제 해결이 대학 등록금보다 더 어려운 문제다.”라고 지적하자 나 후보는 전적으로 동감했다. 그러면서 “대학 내 기숙사를 확충해야 하는데 기숙사 건설 때 건폐율, 용적률을 조정하고 제한된 규제를 풀어서 지방 학생들에게 보다 많이 기숙사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 후보는 “오늘날 여러분의 가장 큰 고민은 취업문제다.”라면서 “창업에 관심 많은 청년과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마련, 보다 적극 지원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답했다. 나 후보는 “군 복무 가산점을 도입하고 여성들에게도 출산 가산점을 줘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나 후보는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대 생활공해 제거대책을 제시하는 한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복지포퓰리즘 추방 운동본부’ 지지 선언대회에 참석하는 등 분주한 행보를 이어갔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박영선 10대 공약 발표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일 “‘복지’와 ‘사람’ 중심의 서울특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과 함께 10대 핵심공약을 발표했다. ‘젊은 서울’, ‘엄마 서울’, ‘감동 서울’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박 후보는 주요 공약으로 내년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실현, 1조원대 ‘서울젊은이펀드’ 조성, 공공임대주택 1만호 공급 등을 제시했다.  박 후보는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콘크리트 투자가 아닌 사람·아이·미래에 투자하는 ‘사람중심특별시’, 부정부패가 아니라 더 높은 도덕성과 책임성으로 시민에게 복무하는 ‘시민특별시’, 강남과 강북·정규직과 비정규직·부자와 서민의 차별이 없는 ‘통합특별시’, 보편적 복지시대의 전국적 모델로 우뚝 서는 ‘복지특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야당, 시민사회와 함께 서울시 ‘공동정부’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우선 1조원 규모의 서울젊은이펀드를 조성해 신(新)IT·벤처기업을 육성하겠다고 천명했다. 박 후보는 “한국의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를 만들자는 공약”이라면서 “서울시가 49%를 투자하고 젊고 창의력 있는 벤처기업가가 51%를 투자해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위원장으로 안철수 교수 같은 분을 모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내년부터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후보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말로만 했던 반값 등록금을 서울시에서 실행, 전국적으로 서울시립대가 견인차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청년실업, 일자리 문제 등으로 한나라당과 차별화해 대학생 등 젊은 표심을 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이어 용산참사 등 극심한 갈등을 빚었던 뉴타운 문제와 관련, 공공임대주택 1만호를 신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시민갈등조정위원회를 구성해 동네마다 진척 상황이 다른 뉴타운 문제를 시민들과 풀어가겠다.”며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단계적으로 늘리겠다는 구상도 소개했다.  초·중학교 전면 친환경 무상급식, 5세 이하 무상보육 시행, 방과후 학생들을 위한 사회적기업 ‘주식회사 엄마교실’ 설립 등 여성 표심 공략에도 나섰다. 박 후보는 “국·공립 보육시설을 확대하고 늦은 시간 보육이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면서 “‘주식회사 엄마보육사’를 도입해 ‘보육사 자격증’을 받은 엄마가 주변 아이들을 돌보는 제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와 산하기관의 비정규직 3801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한편 도심형 실버타운을 임대아파트 형식으로 지원해 1층에 응급시설을 배치하고 무료틀니사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장애인차별금지조례’를 제정하는 한편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들을 위해 외국계 대형마트 등의 영업시간과 할인 폭, 주차장 면적 등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시성 사업 등의 재검토와 세금감시단, 주민참여예산제도를 도입해 서울시 부채 증가를 막고 건전재정을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무상급식 주민투표 D-1… 서울시민 표심을 묻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밝힌 직후에도 여전히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초·중학교 자녀를 둔 시민들은 ‘단계적’ 또는 ‘전면적’ 급식에 대해 관심을 보이며 제각각의 의견을 나타냈지만 다른 연령층에서는 투표 자체에 관심이 많지 않았다. 다만 20대 청년층이나 노년층의 일부는 적극적인 참여와 보수적 성향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복지정책이 정치적 논쟁으로 비화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사람도 있고, 소득 연계 여부를 떠난 ‘불참운동’ 탓에 ‘공개투표’처럼 변질돼 투표 행위 자체를 꺼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 ●“시장직 건 정치 쟁점화 부당”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주부 이모(39·양천구 목동)씨는 22일 “솔직히 어느 정책이 옳은지 판단이 서지 않아 투표를 할지 결정을 못했다.”면서 “공청회와 설명회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었더라면 투표를 하지 않아도 될 사안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무상급식도 필요하지만 학교에서 부모들을 청소 도우미나 교통안내 도우미 등으로 동원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면서 “학부모들의 입장에서 우선순위를 보면 급식비 지원보다는 차라리 그 비용을 학교 도우미를 고용하는 데 사용해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줬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재정적자 축소 위해 선별 지원” 회사원 박모(51·중구 신당동)씨는 “지금 세계적으로 재정적자 줄이기를 하는데 우리가 그렇게 여유 있는 나라도 아니지 않느냐.”면서 “급식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무상급식 지원하면 될 것을 다 퍼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전면적인 무상급식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자영업자 김모(44·노원구 상계동)씨는 “주변에 물어보면 생각이 나눠지기는 하지만 공통적으로 정책 투표가 시장직을 거는 정치적 투표로 비화된 것에 대해서는 문제라고 이야기를 한다.”고 지적했다. “최종적으로는 전면적 무상 급식이 국가가 나가야할 방향인 만큼 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회사원 유모(33·동대문구 제기동)씨도 “전면적 무상급식에 찬성하고 있고, 투표는 안 할 것”이라면서 “이번 주민투표는 가서 찬반 표를 던질 대상 자체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육아·교육 측면에서도, 복지 차원에서도 학교 안에서 아이들을 유상, 무상으로 나눠 급식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 “짧은 생각이지만 우리 국력에 그 정도 재원은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 때문에 학생들 마음 다치게 할 필요가 없다. 시장직을 거는 건다는 것도 ‘쇼’에 불과하다고 본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20대 젊은 층은 대체로 투표 행위에 대해 찬성하면서 찬반을 떠나 비판적인 시각을 잃지 않았다. 대학생 전모(22·여·양천구 목동)씨는 “솔직히 주변에서는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 그렇게 많은 얘기를 하지는 않고 나 역시 큰 관심은 없지만 투표하러는 갈 생각”이라면서 “어느 쪽을 지지하느냐를 떠나서 그래도 투표권은 행사하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것은 부작용이 많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단계적 무상급식을 하는 쪽이 좋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시민들이 오세훈 시장을 무상급식 때문에 뽑아 준 것이 아닌데 시장직을 연계시킨 건 무책임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전면 시행땐 부작용 우려돼” 대학생 이모(24·중구 신당동)씨는 “주민투표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면서 “그건 하나의 정책인데 서로 잘 조율해서 결정해야 할 부분이지, 많은 예산을 들여서 주민투표까지 한다는 사실이 웃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주민투표가 정치적 논쟁으로 변질돼 투표를 하면 뭔가 정치적으로 한쪽 입장을 지지하는 모양이 돼 버려 거부감이 있다.”고 말했다. 두 명의 자녀가 이미 장성한 주부 김모(57·금천구 독산동)씨는 “전면적인 무상급식에 반대다. 잘사는 사람보다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해 줘야 한다.”면서 “그러나 사는 데 바빠 투표할 시간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요즘 어려운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정치인들은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자기들 생각만 한다.”고 꼬집었다. ●“공개투표화… 공무원은 부담” 이와 함께 자치구의 한 공무원은 “이번 투표가 공개투표나 다름없다 보니 공무원들에게는 무척이나 부담스럽다.”면서 “공무원도 개인 소신이 있는데, 이렇게 일이 진행돼 유감스럽다.”고 말을 아꼈다. 사립고등학교 교사 김모(55)씨는 “투표는 국민의 권리니까 꼭 참여해야 한다.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치지 않느냐. 교육자라면 투표해야 한다.”면서 “다른 교육활동 지원을 다 하면서 동시에 전면 무상급식하면 물론 좋다. 그러나 예산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상급식이 부자아이, 가난한 아이 가른다고 하는데 학교 현장에서는 누가 무상이고 유상인지 알 수가 없다.”면서 “다만 투표율을 높이는 건 좋지만 이런 일 있을 때마다 시장직을 걸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조현석·김지훈·강병철기자 hyun68@seoul.co.kr
  • ‘홍준표의 한나라’

    ‘홍준표의 한나라’

    한나라당의 새 대표로 4선의 홍준표(57·서울 동대문구을) 의원이 선출됐다. ‘탈계파’를 표방해온 홍 의원이 대표가 됨에 따라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로 양분됐던 집권 여당의 권력 지형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이 청와대와 정부를 주도하는 현상도 가속화될 전망이고,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여야의 표심 경쟁도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홍 신임 대표는 4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대의원과 당원, 청년 선거인단 투표(70%) 및 일반 여론조사(30%)를 합산한 결과 가장 많은 4만 1666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친박계 단일 후보인 유승민 후보는 3만 2157표를 얻어 2위에 오르는 파란을 연출했다. 3위는 여론조사에서 30.4%를 차지해 가장 앞섰지만 당원 투표에서 다소 밀린 나경원(2만 9722표) 후보에게 돌아갔다. 친이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원희룡(2만 9086표) 후보는 4위에 그쳤고, 소장파의 리더인 남경필(1만 4896표) 후보는 5위로 지도부 입성에 턱걸이했다. 6위와 7위를 차지한 박진·권영세 후보는 지도부 진입에 실패했다. 홍 대표가 큰 표 차로 선출된 것은 그의 대중성과 개혁 이미지가 당원 및 국민에게 강하게 어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도부 전체적으로는 고질적인 친이·친박 간 계파색이 옅어졌고 세대교체를 이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이날 선출된 대표와 최고위원은 50대가 2명, 40대가 3명이다. 5명의 평균 연령은 50.2세로, 직전 지도부보다 5세 이상 젊어졌다. 유승민 의원을 제외하면 4명이 수도권 출신이다. 홍 대표는 선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계파 타파를 당 개혁의 첫째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친박계는 유 후보를 2위로 끌어올리는 한편 1인 2표 중 두 번째 표를 홍 대표에게 던진 것으로 분석돼 명실상부한 최대 세력으로 부각됐다. 박근혜 전 대표로의 세력 쏠림 현상도 예상된다. 반면 원 후보를 지지한 친이계는 지난 5월 원내대표 경선에 이어 사실상 대패해 세력이 급속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 쇄신파는 황우여 원내대표 당선에 이어 남경필 후보를 최고위원회에 진입시켜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으나 확장성에는 한계를 드러냈다. 이창구·홍성규기자 window2@seoul.co.kr
  • 권역별 투표율 저조… 현장투표·여론조사가 운명 가른다

    권역별 투표율 저조… 현장투표·여론조사가 운명 가른다

    내년 4월 총선을 이끌 한나라당의 새 지도부가 4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선출된다.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의 영향력이 확장되고,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간 계파 대립이 옅어진 구도 속에서 치러지는 전당대회여서 ‘비주류·수도권·40대’ 등 과거와는 다른 성격의 당 대표가 탄생할지 주목된다. 3일 전국 투표소에서 치러진 당원 및 청년 선거인단의 권역별 선거는 당초 기대보다 투표율이 훨씬 저조했다. 따라서 4일 전당대회장에서 치러지는 대의원 8881명의 현장 투표가 당락을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1만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 권역 선거의 투표율이 지난 2003년 전대처럼 50%를 돌파했다면 후보 간 득표 차가 많이 벌어져 대의원 현장 투표의 영향력이 감소하겠지만, 전국 권역 선거의 투표율이 워낙 낮았기 때문에 대의원 현장 투표가 전국 투표 결과를 뒤엎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전대 선거인단 명부가 부실했고, 투표율마저 낮아 대의원 투표가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후보들은 4일 현장 유세가 대의원들의 마음을 돌려세울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연설 내용을 보다 강하게 교정하는 등 부산하게 움직였다. 한편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도 당원·대의원 유효투표의 30% 비중으로 반영된다. 때문에 오프라인 투표에서 박빙의 승부가 연출되면 여론조사가 당 대표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당 안팎에서는 계파별로 고른 지지를 받고 있는 홍준표 후보와 친이계가 적극 지지하고 있는 원희룡 후보가 대표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인지도가 높은 나경원 후보가 뒤를 바짝 쫓는 것으로 보고 있다. 친박계 단일 후보인 유승민 후보의 선전 여부와 친박계의 2순위표 향방, 세대 교체 열망, 노선 대결이 어떤 결과를 낳느냐도 관심사다. ●후보들 마지막 호소 후보들은 3일 여의도 당사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하며 표심을 자극했다. 원희룡 후보는 “40대 당 대표가 한나라당의 가장 강력한 승부수”라면서 “한나라당에 필요한 것은 전면적 변화와 기존의 친이·친박 구분을 뛰어넘는 화합”이라고 주장했다. 또 “내가 당 대표가 되면 누구보다 유승민 후보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며 친박에 ‘러브콜’을 보냈다. 이에 대해 유 후보는 “(원 후보의) 계파 화합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연대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이어 “민생·복지 분야에서 과감히 바꾸자고 정책 노선 경쟁을 제안했는데 선거 과정에서 어느 정도 받아들여졌다고 본다.”고 덧붙엿다. 나경원 후보는 “한나라당의 변화는 40대 여성 당 대표가 탄생되는 것으로 시작한다.”면서 “내가 당 대표가 되고 민주당이 구태스러운 당 대표를 내놓을 경우 한나라당이 내년 총·대선에서 민주당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후보는 “마지막까지 특정 계파에서 몸부림치고 있지만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다.”면서 “(다른) 여섯 후보를 지지하는 표의 두 번째 표는 전부 나에게 온다.”며 ‘대세론’을 폈다. 또 “계파 화합을 하려면 계파 없이 카리스마로 당을 화합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영세 후보는 “모든 후보가 화합을 말하지만, 계파 색깔이 강한 분들이 나와 화합을 외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계파가 존재하고 전 지도부에서 활동한 힘 있는 분들이 다시 출마하는 상황이라 첫 번째 표는 쉽지 않은 측면이 있기에 진정한 마음이 담긴 두 번째 표로 내가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경필 후보는 “국민이 바라는 민생정책의 내용을 갖고 논쟁을 촉발했고, 많은 국민이 이에 공감했다.”면서 “떠나버린 민심을 되돌릴 수 있는 서민정책을 끝까지 외치겠다.”고 밝혔다. 박진 후보는 “보수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지키고 무상복지 포퓰리즘 공세를 막아 내겠다.”며 노선을 차별화했다. ●야권에 어떤 영향 미칠까 민주당도 한나라당의 당권 경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이 친이·친박 간 파열음을 내지 않고 쇄신에 초점을 맞춘 점은 민주당에겐 강한 자극제로 작용했다. 민주당의 한 전략통은 “한나라당의 총선 위기감이 고스란히 반영된 당권 레이스였다. 이미 한나라당이 변화를 주도한 터라 향후 야권에 가해지는 압박이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원희룡·나경원 후보 등 40대가 대표에 오를 경우 민주당에서도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손학규 대 40대 대표’ 구도의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홍준표 후보도 여론을 주도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대야 투쟁력이 높아 야권에겐 쉽지 않은 상대다. 한나라당이 지도부 경선을 통해 차세대 리더군을 확보한 것은 야권 통합 측면에서도 시사점이 적지 않다. 박근혜 전 대표가 새 지도부의 쇄신 기조에 적절한 파트너십을 유지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자체가 야권에 새로운 리더십과 인물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이창구·구혜영기자 window2@seoul.co.kr
  • 당권주자 7인 ‘안티표 끌어안기’

    한나라당 7·4 전당대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1일 7명의 당권 주자들은 지지표 확장은 물론 안티표 끌어안기에도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원 원주시에서 열린 강원권 비전발표회에서 첫 연설에 나선 나경원 후보는 여성 대표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의식해 강원 출신의 신사임당을 거론하며 “위기에서는 여성이 강하다. 내년 총선·대선 승리라는 옥동자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후보는 “당 대표가 되면 (18대 총선 당시의) 공천 학살은 없다. 친이계를 화끈하게 끌어안겠다.”면서 사실상 친박계 단일 후보라는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쇄신파의 지원을 받는 남경필 후보는 “계파 좋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한 표씩 간다고 쳐요. 그러나 (나머지) 한 표가 있잖아요.”라면서 지지를 요청했다. 홍준표 후보는 “전당대회 기간 내내 ‘박근혜 마케팅’ 안 했다. 사내들이 표 받으려고 쩨쩨하게 어떻게 그짓을 하나.”라면서 “박 전 대표를 비판했지만, 대통령한테도 할 말 다 한다. 그러나 지금은 입장이 달라졌다.”면서 친박계 표심을 자극했다. 중립 성향의 박진 후보는 계파를 뛰어넘는 보수층 결집을, 범친박계인 권영세 후보는 박 전 대표와의 인연을 강조하며 친박계의 선택을 호소했다. 한편 이번 전대는 사실상 2일 오후부터 시작된다. 새 지도부는 대의원(8881명)과 당원(19만 4076명), 청년선거인단(9443명)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투표 70%와 일반 국민(3000명) 여론조사 30%를 합한 결과로 선출된다. 이 중 여론조사가 2일 오후 1시부터 이틀 간 실시된다. 3일에는 당원·청년선거인단 투표가, 전대 당일인 4일에는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대의원들의 현장 투표가 각각 이뤄진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8월 20~25일쯤 투표… ‘복지논쟁’ 뇌관 되나

    8월 20~25일쯤 투표… ‘복지논쟁’ 뇌관 되나

    소득과 무관한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주민투표 청구안이 16일 서울시에 제출돼 투표 성사 여부와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서울신문 6월 15일 자 14면>. 주민투표에 대한 유권자의 표심이 최근 정치권을 달구고 있는 ‘복지 논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서다. 투표가 실시될 경우 주민청구에 의해 이뤄지는 첫 사례로, 향후 지방자치제도의 새 모델이 될 전망이다. 시민단체 연합인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11시 20분 서울시 서소문청사를 방문해 청구서와 함께 80만 1263명의 서명부를 제출했다. 서명지는 1t 트럭 3대, 178상자 분량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도 서명했다고 운동본부는 덧붙였다. 김춘규 운동본부 총괄상임본부장은 기자회견에서 “80만여명이 서명에 동참함으로써 포퓰리즘을 앞세운 여야 정치인들보다 서울 시민이 더 현명하다는 점을 입증했다.”며 “투표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최근 주민투표 철회를 주장한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에 대해서는 “정치적 야망 때문에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하는 정치인에 대해 낙선 운동을 벌일 것”이라며 강하게 성토하기도 했다. ●운동본부 “철회요구 남경필의원 낙선운동” 운동본부에 포함된 미래청년포럼 소속 대학생 대표인 정시율(건국대 4년)씨는 “후세에 세금 폭탄을 안기고 국가재정을 파탄시키는 전면 무상급식을 저지하기 위해 시민 3분의1 이상이 투표에 참여하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서명부 검증 및 명부 열람 과정을 거쳐 유효 서명자가 41만 8005명(전체 유권자 836만명의 5%)을 넘을 경우 시장 명의로 주민투표를 발의할 계획이다. 행정 절차가 60~70일가량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주민투표는 8월 20~25일쯤 이뤄질 것으로 운동본부는 전망했다. 특히 운동본부는 서명부 제출에 앞서 자체적으로 확인 작업을 벌여 서명한 88만명 중 경기도 거주자와 주민등록번호 미기재자 등 8만명을 제외했기 때문에 청구 요건을 넘기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구안이 제출되자 서울시와 시의회 민주당은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주민투표 실시에 대해 날선 공방을 벌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민 급식인지 부자 급식인지를 시민 손으로 선택하고 더 나아가 무상복지 포퓰리즘 시리즈를 확산시킬지 말지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역사적 기로에 서게 됐다.”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에 맞서 시의회 민주당도 시의회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주민투표는 주민투표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예산 문제이자 재판 중인 사안”이라면서 “주민투표가 초래하는 막대한 행정력 낭비와 200억원에 가까운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이번 주민투표를 불법 투표로 규정하고 그 부당성을 집중적으로 시민들에게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반 득표땐 무상급식 조례안 폐기 이번 주민투표는 지방자치법과 서울시 주민투표 조례에 따라 실시되며, 반대안이 통과되려면 유권자의 3분의1 이상인 278만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 유효투표의 과반을 얻어야 한다. 투표자 수가 유권자의 3분의1을 넘지 못해 개표를 못하거나 개표함을 열어도 과반을 득표하지 못하면 현재 실시되고 있는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은 그대로 시행된다. 반면 과반을 기록하면 현행 무상급식 조례안은 폐기된다. 시청팀 hyun68@seoul.co.kr
  • “공채확대 방침은 내년 총선용 ‘票’퓰리즘”?

    “공채확대 방침은 내년 총선용 ‘票’퓰리즘”?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며 공무원 채용 규모를 줄여 온 정당이 정권 말에 와서 청년 실업 대책이라며 공채 인원을 늘리겠다는 것은 내년 총선과 대선 표를 의식한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7급 공무원을 준비하는 박모(28)씨는 최근 한나라당의 공채 인원 확대 방침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한나라당 정책위원회는 지난 13일 청년 일자리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공무원 채용 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험생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인터넷 카페 ‘공무원을 꿈꾸는 사람들’에도 “여당을 믿지 못하겠다.”는 글이 줄을 이었다. 한 네티즌은 “노무현 정부 때 수준까지는 아니겠지만 조금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채용 인원을 늘리려고 했으면 올해부터 했어야지, 결국 총선과 대선 때문에 표심을 잡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내년 선거 전까지는 보여 주기 식으로 채용 규모를 확대한 뒤 정권을 잡고 나면 다시 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공무원 준비생을 제외한 사람들은 공무원 축소를 지지하고 있다.”며 국민 반감에 밀려 채용 규모 확대 방안을 추진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행정안전부의 올해 국가직 5·7·9급 신규 채용 예정 인원은 2347명으로 2008년 4868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연도별 채용인원(공고 기준)은 2009년 3291명, 2010년 2527명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행안부는 “신규 채용 규모는 부처별 수요에 따라 결정된다.”면서도 채용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당 협의와 부처 수요조사 등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서필언 행안부 인사실장은 “신규 채용 규모는 매년 정년퇴직 등 퇴직자 규모와 정책 사업에 따른 인력 충원 수요 등에 따라 결정된다.”면서 “최근 3년간 채용규모 축소는 공무원 정년 연장에 따른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57세였던 일반직 6급 이하 공무원 정년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60세로 늘어나면서 퇴직자가 줄었기 때문에 신규 인력 수요도 줄어든 것이다. 12년까지는 59세로 정년이 연장됐다. 서 실장은 “정년 연장을 적용받은 공무원의 상당수가 올해부터 퇴직하게 되는 만큼 내년도 신규 채용 규모는 올해보다는 다소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이광재 강원지사 대법 판결전 본지 격정토로 “면직 슬픈게 아니라 현실이 눈물난다”

    이광재 강원지사 대법 판결전 본지 격정토로 “면직 슬픈게 아니라 현실이 눈물난다”

    <원고지 89장 분량 인터뷰 전문 수록> 이광재 강원도지사는 대법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확정 판결로 지사직을 잃은 27일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판 절차와 결과에 실망스럽다.”면서 “지사직을 잃어서 슬픈 것이 아니라 현실이 가슴 아프고, 도민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판결 바로 전날인 26일 서울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 지사는 인터뷰에서 대법원 판결과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 정치 현안, 2012년 대통령 선거 등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이 지사는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자제해 왔으며, 지난해 6월 강원도지사에 당선된 뒤에도 도정과 관련한 인터뷰만 해 왔다. 정치 현안 전반에 대해 구체적으로 의견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인터뷰는 서교동에 자리잡은 강원도 서울사무소 5층 회의실에서 이도운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오전 11시부터 1시간 40분동안 이어졌다. ●대법 상고심 결과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나. -지금까지도 백척간두 위에서 한 걸음 더 내딛는 심정으로 살아왔다. 다 잘될 거라 본다. 불교 경전에 나오듯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더 잘 극복할 거라 생각한다. →‘정치적 탄압’이라고 말하고 싶나.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거나 상처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세상 살다 가면서 선한 생각만 가져도 세상을 구제하지 못하는데 남을 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됐을 때 수많은 제보가 쏟아져 들어왔다. 이런 저런 정보들이 많았지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갖지 못하게 된다. 정치인 이광재의 미래는 어떻게 되나. -항상 새로운 미래에 도전했고 시련도 많았지만 좋은 일도 많았다. 내 운명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웃는 그런 나를 보고 근거 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나중엔 내 말이 맞았다. →이번 판결을 맡은 박시환·신영철·안대희 대법관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나. -없다. →박시환 대법관을 만난 적이 있나. -없다. 기본적으로 의회·행정·사법 등 삼권이 분리돼 있고 내 처지로 볼 때 공정하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강원도지사 직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 사장이 당선될 것으로 보나. -내가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엄 사장한테 내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야 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언론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 -절반의 성공이 있었고, 절반의 실패가 있었다. →성공했다고 보는 것은 어떤 부분인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또 서민 대통령이었고, 권위주의를 타파했고, 지역균형발전도 이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와 싸울 수 있는 대통령’이었다는 점이다. 지지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대추리 문제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적체됐던 방폐장과 천성산 터널 문제도 해결했다. →실패한 절반은 무엇인가. -당시 우리가 갖고 있던 세력에 비해 너무 큰 어젠다를 가졌고, 그러다 보니 너무 큰 상처가 났다. 예를 들어 행정중심복합도시만 해도 세번의 선거 동안 내건 공약이었는데도 헌법재판소까지 갔다가 뒤집혀 다시 국회로 왔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실제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작다. 국가의 5% 정도밖에는 바꿀 수 없다고 본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 정치인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아… 그런 사람이 또 있을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고, 또 다른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이다. 제3의 무엇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정치인은 진화해야 한다고 본다. →참여정부의 정부 조직시스템을 현 정부가 많이 바꿨다. 무엇이 잘됐고, 무엇이 잘못됐나. -현 정권 들어 항상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위기관리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그러다 홍보수석, 인사수석, 위기관리 시스템도 다 복구했다. 기존 것을 인정하고 잘할 수 있는 것에 매달려서 임기를 마치는 게 올바른 태도라고 본다.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가장 큰 이유가 뭘까. -내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와 같은 게 아닐까 싶다. 인간의 얼굴을 한 대통령, 봉사하는 태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게 가장 좋았다. 보통 사람들의 정서를 잘 이해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자기 원고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그런 사람이었고,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투쟁’하는 정치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무엇이었다고 보나.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그런 말도 있지 않나. 언론과 부인과 성직자와는 싸우지 말라고…, 그러나 그걸 알면서도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어려워지니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다 돌아섰다. 그때 심정이 어땠나. -노 대통령은 스스로를 ‘경계인’이라 했다. 변호사로 기득권층에 진입했지만 사건을 맡기 어려워 직접 찾아가는 인권변호사가 됐고, 호남 가면 영남 사람, 영남 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항상 빈 들에 서 있는 노무현을 봤다. (믿었던 사람들이 돌아선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가 서거하고 나서 국민적인 열기가 있으니까 또다시… 정치가 좀 담백했으면 좋겠다. →참여정부에 많은 386세대들이 참여했다. 그 당시 386들은 국가를 경영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보나. -노 대통령 정부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폄하하기 위해 그런 말들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도 50대 중반이었고 386이라 해 봐야 전체 수석비서관 중에 나와 천호선 둘 정도였다. 1958년 개띠가 12명이나 됐다. 그렇게 따지면 김종필 총재도 30대에 정권의 2인자가 아니었나. 미국 대통령 나이가 평균 53.1세다. 미국 역사의 전환기 당시 대통령은 루스벨트, 케네디, 클린턴이 있었는데 모두 40대 초반이었다. 내적 역량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다. →386 정치인들에게 여전히 공통된 지향점이 남아 있나. -세대의 에너지라는 것이 있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주창한 40대 기수론이 먹혔던 이유가 뭔가. 그 세대들은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 8·15와 6·25를 겪었다. 그러니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겠나. 386세대도 마찬가지다. 데모를 하고 안 하고를 떠나 80년대에 광주가 얼마나 가슴 아팠나. 척박한 현실에서 몸으로 앞서 나가고 마음으로 동조한 세대가 386이다. 목숨을 걸고 한 시대를 타개하려 했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다. ●안희정, 유시민, 김두관, 문재인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 가운데 60%는 노 대통령이, 나머지 40%는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반반씩 갖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나. -과분한 말이다. 나는 오히려 빚을 많이 갚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지분이 어디 있겠나. →참여정부의 부채를 떠맡기 싫어서 지분을 안 가지려는 건 아닌가.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했기에 대통령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 386세대에 미안한 것은 나를 많이 사랑했던 분들에게 내가 모자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갚아야 한다. →이 지사와 안 지사, 김 지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문재인 전 비서실장 중에서 노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제일 좋아했던 사람은 누구였나. -문재인 실장이다. 그러니까 민정수석도 시키고, 비서실장도 시켰지.(웃음) →문 실장이 언젠가 정치를 할 거라고 보나. -(30초 넘게 고심을 하다가) 잘 모르겠지만, 문재인 실장이 손학규 대표와 대통령 후보 경선을 했으면 좋겠다. 물론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도 함께했으면 좋겠지.(웃음) →유시민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지분이 없나. -그렇지 않다. 노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던 분이다. 다만 지금은 민주당이 아니니까. →다섯분 가운데 정치 지도자로서의 재능이나 역량은 누가 가장 낫나고 보나. -여태까지는 노 대통령의 그늘 속에 있었고, 이제 처음으로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시험대 위에 오른 거다. 중요한 건 본인의 비전과 경영능력이다.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다. →안희정 지사와는 협력 관계인가, 경쟁 관계인가. -안 지사나 김 지사나 나나 실질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모든 걸 다 걸고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 아닌가. ●정치현안과 2012년 대선 →개헌 얘기가 계속 나온다.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개헌은 해야 하지만, 시점을 놓쳐 버렸다. 이미 권력 후반기가 아닌가. 어떤 개헌이 필요한 가는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 →개헌 이슈가 한동안 갈 것으로 보나. -한나라당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60년대생 정치인, 시·도 지사들과 여야를 떠나 대한민국의 문제에 천착하는 모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 내년은 세계사적으로, 특히 동북아 지역의 명운을 가르는 해다. 남북 정세 변화와 에너지·자원 문제를 둘러싼 극동의 관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향후 10~20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정치권 전체가 몰두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 개헌 문제로 지지고 볶아서야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웃돈다. 이 지사는 몇점을 주겠나. -이미 대통령인데, 지지율이 70%면 어떻고 30%면 어떤가. 남북 정상회담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또 서민경제가 어렵다. 이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까지 이 두 가지 문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 지사 본인에게는 몇점을 주고 싶나. -나는 지사 업무 수행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한 50점쯤 주겠다. 강원도에서 나의 지지율도 그 정도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아쉬운 것은 무엇인가. -포용과 통합이다. 국민통합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고 생존의 전략이다.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무엇일까. -일자리, 교육, 복지라고 본다. 또 동북아 평화와 물류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박근혜 대세론’이 강하다. 야당이 박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고 보나. -박 전 대표는 지난 2007년 경선 패배를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순간 이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 앞으로 대통령의 비즈니스 역할이 커져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도 했고, 도지사·장관도 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고 예측가능한 후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가, 문재인 실장도 경선에 나설지 모르겠지만, 멋진 승부를 벌이지 않을까 싶다. →박 전 대표는 무리 없이 한나라당 후보가 될 거라 보나. -한나라당에서는 박 전 대표가 되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예측가능한 정치를 해야 한다. →현재 박 전 대표와 1대1로 붙을 때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는 누구라고 보나. -그걸 말할 수 있나. 나도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지지율 23%포인트까지 뒤졌다가 13%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결국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애정을 가진 사람이 승리자가 된다고 본다. ●정치인 이광재 →이념적으로 진보인가, 보수인가. -나는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고 진화를 선택했다. 오류를 빨리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는 게 진정한 진화다. →정치권이 좌파와 우파로 나뉘었는데, 이데올로기가 없으면 정치 기반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경제만 봐도 신자유주의부터 소련체제, 복지국가 모델이 정부 발전을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어느 하나가 옳을 수 있나. 공존하려는 통합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정치에서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는 황당한 얘기다.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할 때 각 부처 최고의 엘리트들과 일한 경험이 있다. 공무원들은 유능하고, 문제 해결 능력이 있다. 그런데 처음에 무슨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시 한번 취지를 잘 설명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온다. →불교신자다. 본인의 종교가 정치 활동에 영향을 미치나.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종교 탄압이다. 인도와 무굴제국이 가장 왕성한 때는 종교를 모두 허용했을 때다. →참여정부 때 실세여서 강원도에 예산을 많이 주도록 했다는데, 사실인가. -그렇다. 많이 따려고 노력했다. 다만 나는 예산 딸 때 사무관, 과장부터 일일이 다 설득한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그때뿐이다. 정권이 바뀌면 가위표가 된다. 생명력과 일관성 있게 정책을 유지하려면 주무 사무관과 과장의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강원도분들이 보수적인데 왜 작년에 민주당 후보인 이 지사를 선택했다고 보나. -첫째, 강원도를 위해 일을 잘할 것 같다는 것. 둘째,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해봐서 국가도 좀 알고, 국회의원도 두번 해서 국회도 안다는 점. 셋째, 그래서 도지사 시켜 일하게 한 다음 강원도를 대표하는 인물로 키워야겠다는 거 아니겠나. →강원도지사 선거 때 공언한 대로 10년 후 대통령 선거에 나올 건가. -난 정말 강원도민에게 큰 신세를 졌다. 강원도지사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싶다.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성공해서 나중에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에 나와 멋있게 경쟁하고, 멋있게 후보 단일화하고, 그것도 멋진 일이다. 대담 이도운 정치부장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이광재 격정토로 인터뷰 전문 (200자 원고지 89장) 이광재 강원지사가 27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지사직을 잃었다. 2년만에 막을 내린 박연차 게이트의 종착역에서 끝내 내리지 못한 채 “선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도민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 인터뷰는 선고 전날 진행됐다. 이 지사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우여곡절 많았던 취임 이후의 소회와 정치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 2012년 대선 등 정치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과 대담 형식으로 서울 서교동 강원도민회관 4층 회의실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강원지사 강원지사가 중앙 정치권에서 크게 주목받는 자리가 아니다. 그런데 이 지사가 당선되고 나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가. -강원도는 대륙 국가로 가는 전진기지다. 올해 23개국을 다룬 ‘세계 흥망사’라는 책을 내려고 한다. 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결국 한반도 평화체제와 남북을 관통하는 철도 문제, 중국·러시아의 자원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때 신성장 동력이 나온다. 서울 중심의 서쪽으로 기울어진 배가 동쪽으로 균형을 잡는 극동아시아 시대가 온다. 지금은 강원도의 역사가 부상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국가 및 강원도의 발전 전략이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에서 흔한 말로 ‘호남은 푸대접, 강원도는 무대접’이라고 한다. 현 정권의 내각과 청와대 수석에 강원도 출신 없다. 도민들이 지역 차별을 느끼나.  -있는 것 같다. 참여정부만 해도 강원도 출신 장·차관들이 많았는데 현 정권에는 아무도 없어 안타까움이 많은 것 같다. 1년에 9000만여명이 강원도에 온다. 우리가 더 잘하면 그 분들이 강원도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대법원 상고심 27일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나.  -잘 될거라 본다. 기본적으로 불교 경전에 나오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더 잘 극복할 거라 생각한다. 증거가 없고 , 궁박한 처지에 있는 한 사람 말에 따라 유·무죄 결정이 났는데 이미 그중에서도 절반 정도가 무죄가 난 상황이다. 여당 의원들은 무죄가 났고, 나는 절반의 혐의에 대해 무죄가 났다. 더 결정적으로는 재판정에 박연차 씨가 나와 진술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재판장이 불러주지 않은 것도 문제다. 더군다나 한 차례가 아니고, 대여섯 차례에 걸쳐 돈을 10억원 넘게 거절한 건 내가 유일한 사람이다. 잘 될 거라 본다.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수용할 건가.  -백척간두 위에서 항상 진일보하는 인생을 살아왔고 잘 될 거라 본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털고 지사직에 전념할 건가, 아니면 ‘정치적 탄압’이라는 부분을 짚고 넘어갈 건가.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불리한 상황이 극복되기를 희망한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거나 상처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세상 살다가는 건데 내가 선한 생각만 갖고 살아도 세상을 구제 못하는데 남을 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됐을 때 수많은 제보가 쏟아졌다. 이런 저런 정보들이 많았지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유죄가 확정되면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갖지 못한다. 정치인 이광재의 미래는.  -정치인 이광재까지는 모르겠지만 잘 풀릴 거라 본다. 항상 새로운 미래에 도전했고 항상 시련도 많았지만 좋은 일도 많았다. 내 운명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웃는 그런 날 보고 근거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나중엔 내 말이 맞았다. (유죄 파기환송될 경우) 시한부 임기인데 도정의 안정성을 해치는 건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나는 기본적으로 무죄를 확신한다. 취임 이후 직무가 정지되는 어려운 와중에서도 짧은 기간 동안 빠른 속도로 도정이 안정됐고 변화됐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도정 업무는 훨씬 더 강화되고 추진 속도가 붙을 거라고 본다. 언론에서 박시환 대법관과 이 지사의 관계를 부각시키는데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나.  -모르겠다. 박시환·신영철·안대희 대법관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 박시환 대법관과 만난 적은.  -없다. 기본적으로 의회·행정·사법 등 삼권이 분리돼 있고 내 처지로 볼 때 공정하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열심히 지역을 돌고 있다는데 어떤가. 엄 사장이 당선가능성 있나.  -내가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엄 사장한테 내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야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언론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구제역 판결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영향을 주게 되나. 아니면 동계올림픽 유치가 판결에 영향을 줄까.  -그건 모르겠다. 오는 7월 6일에 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치돼야 한다. 연평도 사건도 그렇고 서민들의 생계도 어려워 국민들이 힘 빠져 있다. IMF 구제금융 당시 박세리 선수가 우승해 희망을 줬는데 이번에 평창이 희망을 줄 필요가 있다. 강원도는 이미 두 번이나 울었다. 이번에는 강원도 ‘감자바우’들이 하는 일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를 써야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지 않을까. 꼭 될 거라고 본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유치활동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줬나.  -IOC위원회에서 워낙 평이 좋으시고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IOC내 존경받는 분이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구제역 발생으로 고심이 많은데 강원도 민심은 어떤가.  -구제역 현장을 돌아보면서 느끼는 건 이제 우리나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야 할 단계에 왔다는 거다. 첫째, 앞으로 질병이 위기관리 시스템 차원에서 관리될 필요가 있다. 둘째, 아직 구제역 연구소조차 없다. 미국은 케네디대통령이 1961년에 만들었는데 우리는 백신조차 만들어내지 못하고 영국에 연락해서 공급받고 백신 자체도 모자란다. 구제역 연구소를 국가 차원에서 만들 필요가 있고 전반적인 정비를 해야 한다. 셋째, 가축을 키울 때 근본적인 전환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오스트리아에 가보니 동물을 일정 기간 이상 가둬서 키우지 않았다. 초지에서 방목하고, 불가피하게 가둬놓고 키우면 철저히 관리한다.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구제역을 막는 것과 시장을 활성화 시켜 농민에게 도움을 주는 건 다른 문제다. 강원도는 빨리 출하할 수 있도록 조치를 했다. 다들 재래시장에 못 나와 물건을 못 파니까 어렵다. 어차피 제수 상품을 사야 하니까 도청 공무원 월급의 일정액을 떼서 대대적인 상품권 구매운동을 벌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직 우리는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없다. 새끼가 젖을 물면 1분 이내에 쓰러지는데 오랫동안 버티다 쓰러지는 소를 보며 또 한번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했다. 이제는 한 단계 도약할 때가 왔다는 걸 절실하게 느낀 사건이었다. ●참여정부와 고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  -절반의 성공이 있었고, 절반의 실패가 있었다. 절반의 성공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서민 대통령이었고 권위주의 타파했고, 지역균형발전도 이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와 싸울 수 있는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문제에 대한 대응을 아주 높게 평가한다. 용산 미군기지를 이전시키면서 대추리 문제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적체됐던 방폐장 문제도 박수 받고 해결했다. 천성산 터널 문제도 해결됐다. 모든 것은 자기 지지자들과 했던 싸움이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지 않고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나. 진보라고 진보의 정책을 다 쓸 수 없고, 보수라고 보수의 정책을 다 쓸 수 없다. 대통령은 중간을 가게 돼 있다. 내가 청와대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방폐장 문제 다음 정권에 넘기자, 약체 정권인데 지지자들과 싸워서 별로 얻을 게 없다’라고 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이 ‘그럴 바에 왜 대통령을 하나. 내가 있을 때 어려운 문제를 하나씩 돌파해야 나라가 진전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것, 이것이 가장 의미있다고 본다. 절반의 실패는 무엇인가.  -우리가 갖고 있던 세력에 비해 너무 큰 어젠다를 가졌고, 또 너무 상처가 났다. 행정중심 복합도시만 해도 세번의 선거 동안 내건 공약이었는데도 헌법재판소까지 갔다가 뒤집혀 다시 이번 국회로 오게 됐다. 노 대통령은 정치가보다 사상가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 자신의 힘에 비해 너무 거대한 어젠다를 세웠다.하지만 행복도시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거대한 화두의 일부를 내보였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반반이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 정치인은.  -아, 그런 사람 또 있을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고, 또 다른 사람은 또다른 사람이다. 노 대통령을 좋아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적통이라기 보다 제 3의 무엇이 있지 않을까. 결국 진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참여정부가 만들었던 청와대와 정부 조직시스템을 현 정부가 많이 바꿨다. 잘했거나, 잘못했다고 생각한 부분은.  -참여정부가 했던 시스템을 현 정부가 다 반대하다가 다시 돌아갔다. 홍보수석 폐지했다가 다시 만들고, 인사수석·위기관리 시스템도 다 복구했다. 존재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 존재한다.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다. 노 대통령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공직자와 수많은 논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그렇기에 그런 시스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현 정권 들어 항상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위기관리 체제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그런 문제 볼 때마다 아쉬움이 있다.  나도 전임 도지사를 절대 비판하지 않고 다 안고 있다. 차차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하고 일은 혁신적으로 한다. 책을 쓰면서 23개국을 연구해 보니 몇 가지 공통점은 제조업이 강하고 기술이 강해야 나라가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학과 정보통신부가 없어지는 걸 보며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 결국 다시 되돌아가고 있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나라는 무한하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앨빈 토플러가 ‘미국 대통령 되면 미국을 얼마나 변화시킬까. 5% 정도다’라고 말했다. 실제 많은 걸 못 바꾼다. 오히려 기존 것을 인정하고 내가 아주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에 매달려서 임기를 마치는 게 올바른 태도다. 노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어떤 이유라고 보나.  -요즘 주말이면 봉하마을에 1만명이 온다고 한다. 놀랍다.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인간의 얼굴을 한 대통령,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 서민 대통령.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1988년 5공 비리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그 때 노 대통령은 어쨌든 법 테두리 안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법을 배워야 한다, 리걸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면서 아침 7시에 불러 헌법 공부를 시켰다. 집이 인천이라 국회 근처에 방을 잡고 밤새며 일을 했다. 청문회에서 대단한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노 대통령의 연설이나 글은 굉장히 쉽다. 어디서 이렇게 보통 사람이 살아가는 언어를 배웠냐고 물었다. 노 대통령은 ‘변호사들이 판·검사를 접대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그걸 하지 말자고 했다. 그 뒤 사건이 안 들어와서 직접 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상담을 하다 보니 ‘인생이 말야, 남녀가 모든 걸 버리며 사랑하다가도 막상 헤어지고 나면 1만원짜리 하나 갖고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 듣고 확 와닿는 느낌이 있었다. 처음 대정부 질의 원고가 굉장히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자기 원고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들으면서 이 사람은 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이면 대통령을 만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 갖고 있다가 1992년 김대중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하면서 호남 사람들 이 의원회관실로 울며 전화하더니 애를 더 낳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영남 사람이지만 이렇게 나라가 분열되면 안 된다’고 했다.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걸 말씀드렸고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가자고 하니 나가도 되겠냐고 되물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을 치르면서 최고위원 선거 준비했고 대선 나간다고 계획 세웠다. 1993년 12월 결혼하고 신혼여행 가서 완전히 생각을 굳혔다. 갔다 와서 안희정 씨를 만나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총선에서 낙선한 처지라 현역 국회의원 대상으로 계보 만들기가 어려우니 지방자치 실무연구소를 만들고 싱크탱크를 만들자고 했다.  노 대통령에게 가장 감동을 받은 건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인이고 권력을 행사하기 보다는 봉사하는 태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게 가장 좋았다. 노 대통령은 계속 투쟁하는 정치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아마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이런 농담이 있다. 언론과 부인과 성직자와는 싸우지 말라는. 양면성이 있다. 분노는 사랑에서 나온다. 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에 노동자와 서민을 변호하는 활동을 많이 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이 노동자와 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냐고 비판을 많이 받았다. 그랬더니 노 대통령이 ‘나도 대한민국 사법고시에서 50명 뽑을 때 된 사람이다. 판사도 됐고 기득권 세력이다. 그러나 국회라는 게 뭐냐, 나같은 사람이 나서서 노동자들의 편을 들어줘야 균형을 잡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뭐 쉬운 길을 가냐. 나는 뭐 좋냐. 내가 무슨 바보냐’고 했다. 항상 유대인에 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처음에 공산주의자 나치가 공산주의자 선언할 때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기에 가만 있었다, 그러나 나치가 나를 체포하러 왔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는 말을 강연에서 많이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정세분석 하지 말라고 했다. 참모들은 참아야 기회가 온다고 조언하는데 ‘내가 왜 도구가 되겠다는 생각은 안 하냐’고 따졌다. 이러면 참모들은 힘들다. 1995년 부산시장 선거, 15대 총선 종로에서 떨어지고 정말 막막했다. 두 번 떨어지고 나서 내가 노 대통령에게 종로로 가자고 말했다. 여론조사를 해보니 이명박·이종찬 후보에게 다 지는 걸로 나왔다. 그러나 이기고 지는 게 전부는 아니지 않나, 대한민국 정치 1번지에서 의미있는 전사를 해도 정치인은 살 수 있는 거 아니냐고 그랬다. 천신만고 끝에 현역이 됐다. 그 뒤에 부산에 가겠다는 거다. 왜 거기로 가느냐고 했다. 그랬더니 ‘사람은 무엇이 되는 걸 생각하는데 도구가 된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나는 사람을 사랑한 한 남자를 사랑했고 그 분이 계속 어려우니까 떠날 수가 없었다. 사람이 좋을 때 떠나지, 어려울 때 못 떠난다. 계속 같이 있다 보니 내가 세속적인 출세를 한 거다. 내가 큰 역량이 있어서가 아니다. 인터뷰하러 오면서 택시 기사가 하는 말이 ‘노 대통령이 어려워지니 사람들이 다 돌아서더라.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 때 심정이 어땠나.  -노 대통령은 스스로 ‘경계인’이라고 했다. 변호사로서 대한민국 기득권에 진입했지만 인권변호사가 됐고, 경상도 사람으로 민주당에 소속돼 호남 가면 영남 사람, 영남 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이런 얘기할 때 가슴 아팠다. 항상 빈 들에 서 있는 노무현을 봤다. 제일 중요한 게 의리라고 생각한다. (믿었던 사람들이 돌아서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그렇게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 서거하고 나서 국민적인 열기가 있으니까. 좀 정치가 담백했으면 좋겠다. ●386과 486 참여정부에 많은 386세대들이 정권에 참여했다. 국가를 장악할 준비가 돼 있었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 정부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폄하하기 위해 그런 말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도 50대 중반이었고 386이라 해봐야 전체 비서관 중에 나와 천호선 비서관 둘 빼면 58년 개띠가 12명이나 됐다. 이 사람들이 주력 부대였다. 수석이 대체로 50대 중반, 노 대통령과 같거나 조금 많거나 적었다.  또 김종필 총재가 30대에 공화당 의장하지 않았나. 미국 대통령 나이가 평균 53.1세다. 미국 역사에서 큰 전환점이 세 번 오는데 공황기, 동서 냉전기, 신자유주의 물결이 들어서기 직전이다. 한번은 루즈벨트, 한번은 케네디, 한번은 클린턴이 있었는데 모두 40대 초반의 대통령이다.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얼마만큼의 준비가 돼 있느냐, 내적 역량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  정리하자면 너무 과하게 폄하하려 하는 의도 속에서 본질에 맞지 않는 비난이 있었고, 나이만으로 모든 걸 얘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사회 변화 속도가 빨라 신구 조화가 필요하다. 당시 나쁜 배합 아니었다. 386 정치인들은 현재 공통된 지향점이 있나.  -세대 에너지가 있다고 본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주창한 40대 기수론이 먹혔던 것은 그 당시 세대들은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 8·15와 6·25 전쟁을 치렀다. 석회석과 다이아몬드는 성분이 똑같다. 그런데 어떤 압축과 고열과정 겪느냐에 따라 석회석이 되기도 하고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한다. 6·25 전쟁과 8·15 해방을 겪으면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겠나. 그 에너지가 있었기에 40대 기수론이 가능했고 살아가는 힘이 있었기에 전쟁의 잿더미에서 살아보자는 열망이 가능했다. 박정희라는 지도자도 있었지만 그 때문에 경제 발전도 가능했다.  데모를 하고 안하고를 떠나 80년대 광주가 얼마나 가슴 아팠나. 데모를 하든 안 하든 척박한 현실에 몸으로 앞서 나간 사람, 마음으로 동조한 세대가 386이다. 수백만이다. 학생운동 한 사람은 극히 소수다. 386으로 폄하될 일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한 시대를 타개해 나가려 했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중에 학생 운동 한 사람들은 소수였다. 당시 70만명씩 대학갈 때다. 80년대 학번부터 87년까지 보면 490만명의 대졸자를 갖고 있다. 취직을 많이 못해서 문화운동을 이끈 사람들도 이 주류들이다. 강한 386에너지가 있다. 운동만 한 386이 아니고, 80년대라는 군사독재 시절을 살아간 강력한 에너지가 존재한다. 이제 486이라고 하는데 용어는 어떤가. 386 상징성 때문에 쓰는 게 낫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본다. 세대 에너지를 좀더 얘기하자면 68년도에 유럽의 학생운동을 이끈 6·8세대들이 다 유럽의 대통령이 됐다. 그만큼 세대 에너지가 강하다고 본다. 존중될 필요가 있다. 다만 나처럼 못난 사람이 정치하게 되면서 정치권에 대해 조금 안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는데 부채 의식을 느낀다. 그러나 386 세대는 충분히 의미있는 세대다. 40대가 우리 경제의 주류 아닌가. 회사의 과장, 부장으로 일하면서 사회와 경제를 끌고 가는 강력한 세대다. 내가 그 세대가 갖고 있는 에너지 만큼 못한 게 미안하다. 올해 70세 넘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영화제위원장을 강원도 문화예술제전 이사장으로 모셨다. 김 위원장은 1년 반을 해외에 있었다. 20대 청년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세대간 벽을 두기보다 신구 조화를 강력히 꾀해야 할 때다. 중국이란 나라의 역동적 힘은 젊은 사람을 키워주고 권력자들은 전 정권 권력자들과 협력하고 타협하는 데서 나온다. 난 이것이 오늘날 중국의 강력한 동력이라 본다. ●친노세력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 60%은 노 대통령에게, 나머지 40%는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반반 가지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나.  -과분하다. 내가 노 대통령과 가장 오래 있었고, 노 대통령의 가족과 영원히 함께 해야 하는 게 내 숙제다. 참여정부에 빚을 많이 지고 있다. 빚을 많이 갚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지분이 어디 있겠나. 부채를 떠맡기 싫어서 지분을 안 가지려는 건 아닌가.  -사람이 사는데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했기에 대통령을 만들어겠다고 생각했고 또 그건 변함없다. 386세대에 미안한 것은 나를 많이 사랑했던 분들에게 내가 모자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갚아야 한다. 이 지사, 안희정 지사, 김두관 지사, 유시민 전 장관, 문재인 비서실장 중에서노 대통령은 누구를 인간적으로 제일 좋아했나.  -문재인 실장이다. 그러니까 민정수석도 시키고, 비서실장도 시키지(웃음) 문 실장은 언젠가 정치를 할 거라고 보나.  -(한참을 생각하다)잘 모르겠지만 손학규 대표와 문재인 변호사가 잘 경선했으면 좋겠다.(웃음)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도 함께 경선했으면 좋겠다. 김두관 지사 말을 들어보면 유시민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지분 없나.  -그렇지는 않다. 노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다. 특별한 애정 가졌던 분이다. 지금 민주당은 아니니까. 지사 제외하고 나머지 분 중 정치적인 지도자로서 재능이나 역량은 누가 낫나.  -여태까지는 노 대통령의 그늘 속에 있었고 이제 처음으로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시험대 위에 오른 거다. 중요한 건 본인의 비전과 경영능력에서 시작되는 거다.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본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 5명 가운데 누가 대표 주자로 출마하면 좋을까. 문재인 실장인가.  -손 대표, 문 실장, 정동영 최고위원도 하겠지. 안희정 지사와는 경쟁 관계인가.  -둘다 의미있는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일자리, 교육, 복지 세 가지 영역에 지사직을 걸었다. 안 지사나 김 지사나 나나 실질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정치가는 희망을 파는 상인인데 국민들은 너무 위대하고 똑똑하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모든 걸 다 걸고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 아닌가. 그래야 정치를 얘기할 수 있다. 난 분명히 그렇게 할 거다. ●정치 현안 개헌 얘기가 계속 나온다. 이 지사의 생각은.  -도 지사가 그런 얘기도 해야 하나(웃음). 개헌은 해야 하지만 노 대통령이 개헌하자고 했을 때 해야 했는데 그게 아쉽다. 노 대통령이 하자고 했던 시기에 했으면 전체 대통령의 임기나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을텐데 시점을 놓쳐버렸다. 이미 권력 후반기다. 국회의원 임기도 얼마 안 남았다. 어떤 개헌 방향이 필요한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시기를 놓쳐버렸다. 그런데도 여당에서 개헌을 계속 추진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다. 개헌 이슈가 한동안 갈 것 같나.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전 보면서 거대한 힘이 밀려오는 느낌을 받았다. 한나라당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60년대생 시도 지사들과 여야를 떠나 진짜 대한민국 문제에 천착하는 모임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내년은 세계사적으로 명운을 가르는 해다. 북한은 권력 교체기고 우리는 대통령 선거다. 중국 지도자가 바뀐다. 러시아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 있다. 아시아 전반에도 남북 문제를 둘러싼 큰 틀의 변화가 오는 시기다. 남북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대한민국 명운을 끌고 갈 거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장길도 계획이라는게, 나진선봉으로 바다로 나오는 것이다. 내년 10월되면 푸틴 대통령이 만든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가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다. 얼마 전에는 몽골의 석탄을 한·중·러가 철도를 놔주는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몽골 자원이 동해안으로 나오게 된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캄차카 반도 위로 북극 항로가 100~120일 열린다. 남북 정세 변화와 에너지 자원 문제를 둘러싼 극동의 관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한국 10~20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정치권 전체가 천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력 투구하고 여야를 떠나 내년 10월 APEC 의제는 단연코 남북의 정세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관리할 거냐, 북한을 경유하는 철도는 어떻게 될 거냐, 몽골·북한의 엄청난 광물 자원 어떻게 가져갈 거냐, 북한 물류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 낼 거냐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극동아시아의 변화에 여야를 떠나 모든 정파가 외교에 진력해야 한다. 130년 전 구한말 상황이 온 것이다. 강원도가 여기에 한 축이 있다. 지사직을 걸었다.  무상복지 논란을 얘기를 많이 하는데 복지 하면 무상이다. 그런데 성장 없는 복지가 어디 있고, 복지를 생각하지 않는 성장이 어디 있나. 지금처럼 주택 문제, 사교육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020년 저출산 고령화 상황에서 성장률이 떨어지는 건 불 보듯 뻔하다. 그 동안 성장동력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서민들을 어떻게 할 건가를 놓고 머리 맞댈 일이지 지금 개헌으로 지지고 볶아서야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50%를 웃돈다. 100점 만점에 몇점 정도 주겠나.  -글쎄. 난 통일보단 평화를 원한다.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서민경제 부분에 집중해줬으면 한다. 지금 서민들이 살기 너무 어렵다. 고용없는 성장과 거대한 눈부신 지표는 존재하는데 서민 삶은 거기에 없다. 임기 마지막에 두 가지를 집중해야 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70%면 어떻고 30%면 어떤가. 어차피 대통령인데. 물론 국민 원성 사면 안 되지만 너무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가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를 역사와 승부하면서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게 중요하다.. 평화보다 통일 원하는 거 맞나.  -그럼, 당장의 통일보다는 평화가 중요하다. 자신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지지율 조사하면 어느 정도.  -한 50% 나올 거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잘못하는 것 하나를 꼽는다면.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이야기에 로마의 번성 요인에 관한 글이 있는데 하나는 포용이다. 로마가 일어났던 건 이민족에 대한 포용, 로마인이 아닌데도 시민권을 주고 외부 사람도 황제가 될 수 있게 했다. 두번째 통합이다. 국민통합이란 건 정치적인 수사가 아니고 생존의 전략이다. 그래야 이 나라가 잘 되고 서민경제가 잘 된다. 내년 10월 APEC 정상회담을 반드시 국가의 전 역량을 모아야 한다. 틀의 변화는 임기 후반기에 있다. ●민주당 전적으로 공감한다. 민주당의 3대 무상 정책에 찬성하나.  -일자리, 교육 문제를 통해 건강한 중산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게 국가 전체적으로 복지다. 이를 어떻게 끌고 갈 거냐의 문제와 또 하나는 진짜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주는가의 문제를 같이 생각해야 한다.  강원도는 이렇게 정했다.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투자, 들어오는 기업에 특혜를 확실히 주겠다는 게 내 주장이다. 상장 회사 3개를 유치했다. 일자리 만드는 부분을 해 나가는 거다. 교육 분야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영어와 중국어를, 강릉 영동지역은 영어와 러시아를 시범학교를 정해 집중할 생각이다. 연세대학교 초·중·고를 원주에 만든다든지 해서 교육 부분을 굉장히 강화하려 한다. 복지 예산은 늘었는데 많은 걸 못한다. 시범사업을 해보는 거다. 시범사업을 해서 내 가설이 맞으면 확대하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 2018년 돼야 연금시대 열린다. 2018년에 연금 받을 정도로 연세드신 분은 노후 준비가 안돼 있다. 경로당에 집중하자. 복지의 인프라라고 생각하면 경로당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소 한마리에 200만원, 키우면 한 달에 1만 5000원을 준다. 100마리를 키우면 150만원인데 이걸 경로당 짓는데 쓰자. 소가 새끼 낳으면 소 한마리 800만~1000만원 하는데 그 돈으로 경로당을 도와줄 수 있다. 3년 지나면 소를 팔고 송아지 한 마리가 생긴다. 증식의 모델을 만드는 거다. 농촌형 복지다. 이걸 시범사업으로 해서 사회적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부모가 있으면 세액공제를 받는다. 그러지 말고 효도통장을 만들어 부모님에게 일정액을 자식 월급에서 10만원 떼 주자.  노인들 쓰레기 줍는거 말고 유럽처럼 꽃을 가꾸게 하고, 도시형 같은 경우 할아버지들이 도시의 쓰레기, 명함 등을 수거해오면 계산해서 주고 경로당 운영비를 주고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논쟁할 때 서로 존중할 필요있다. 인간이 제도로 만들어낸 게 투표(정치)와 화폐(경제)다. 성장과 불평등은 쌍둥이 자식이다. 경제에서 성장은 미덕이다. 그러나 결과는 불평등이 존재한다. 그걸 해소하려는 게 평등이고, 그게 정치다. 인간이 완전하지 않기에 서로 닮으려고 한다. 이기적, 이타적 유전자가 큰 논란을 일으키는데 성장과 복지라는게 그런 측면이 있다. 지혜를 모아야 한다. 철학적인 답변이다. 손학규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리더십에 만족하나.  -내가 그것까지 얘기할 건 아닌 것 같은데.(웃음) 가급적 일에 몰두하는 편이고 강원도 일에 성과를 내는 게 도리인 것 같다. 여의도와 정치판을 기웃거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정보도 없다. ●2012년 대선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도정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일자리, 교육, 복지라고 본다.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동북아의 평화 정세와 물류 문제에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극동아시아가 천연가스 50%를 갖고 있다. 북한도 그렇다. 철길, 뱃길로 어떻게 연결해서 해나갈 건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 신성장 동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대선 후보 선호도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세론이 강한데 야당이 박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고 보나.  -박 전 대표는 좋은 분이다. 지난 번 경선에서 졌을 때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할 때 이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 국민 마음 속에 섰다. 앞으로 점점 더 비즈니스 대통령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 국민들은 예측가능한 미래와 예측가능한 대통령을 원하고 세계 속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대통령을 원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손학규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도 했고 도지사도 했고, 장관도 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고 예측가능한 미래의 좋은 후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문재인 실장도 경선에 나설지 안 나설지 모르겠지만) 두 분의 멋진 승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박 전 대표는 무리없이한나라당 후보가 될 거라 보나.  -박 전 대표가 되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박 전 대표와 일 대 일로 붙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는.  -그걸 말할 수 있나. 하지만 이런 것 같다. 내가 지지도 마이너스 23%였다가 플러스 13%로 이겼다. 박연차 게이트로 찜찜한 게 있으면 국회의원 안 나갔다. 내가 감옥갔을 때 강원도민들이 사랑으로 모든 걸 거는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은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애정을 갖고 있는사람이 승리자가 된다고 본다. 거기서 에너지가 나온다. 선거를 예단할 수 없다. 내가 이길 거라고 누가 봤겠나. 노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들이 다음 대선에서 공통된 표심을 가질 수 있을까.  -분명한 건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누가 됐든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사람은 이젠 예측가능한 미래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 이광재 이념적으로 진보인가, 보수인가.  -나는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고 진화를 선택했다. 난 항상 오류가 있다. 오류를 빨리 극복할 수있는 시스템을 갖는 게 진정한 진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정치판이 온통 좌파 우파니 하는데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으면 정치 기반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경제 발전만 봐도 갈라놓고 싸우는 게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1950년대 소위 소련 체제가 경제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뤘다. 미국이 과학자 양성을 위해 수월성 학교교육으로 완전히 바꿨다. 70년대 들어 유럽형 복지모델이 얼마나 강력한 성장모델 됐나. 제 3세계 아시아의 용들은 독재국가라는 비판받으면서도 얼마나 성장했나. 미국 경제도 신자유주의가 얼마나 융성했나. 그러나 이제는 서서히 어려움을 겪지 않나. 경제 발전만 봐도 이렇듯 신자유주의부터 소련체제, 복지국가 모델이 경제발전을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이것이 옳다고 하나. 역사가 말하지만 진보 보수 관점이 중요한 게 아니고 공존하려는 통합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 경제사 이론을 보더라도 국가의 시장 개입이 진보였는데 한때는 개입하지 않는 게 진보였다가 지금은 또 개입하려고 하지 않나. 위대한 사상가들은 모르겠지만 정치로 얘기하면 진보 보수, 좌파 우파는 황당한 얘기다. 개인적으로 아주 공감한다. 언론관은 노 대통령과 같나.  -극도로 언론 노출을 피해왔다. 내가 노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이었는데 모시는 사람은 자기 일이 없는 거다. 노 대통령 모실 때 문고리 잡고 인의 장막을 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을 소개했지만 내 스스로 인터뷰한 적이 없었다. 청와대에서도 근무했는데 공무원과 사이는 어땠나.  -잘 지내는 편이다. 국정상황실장 할 때 부처 고시 성적 최고였던 분들과 일했다. 공무원들은 유능하고 문제해결 능력이 있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처음에 무슨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시 한 번 취지를 잘 설명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온다. 유능하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일은 혁신적으로 하는데 사람을 너무 자주 바꾸는 건 옳지 않다. 에너지를 어떻게 끌어 올리느냐가 중요하다. 아침 운동을 과장이랑 걷고, 국장이랑 밥을 먹고, 한 사람씩 알아가고 있다. 조직은 마음으로 일하는 거지 명령으로 일하는 게 아니다. 공무원들에게 나한테 충성하지 말고 강원도민에게 충성하라고 한다. 종교가 불교다. 정치에 영향을 미치나.  -잘 모르겠다.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종교 탄압이다. 인도와 무굴제국이 가장 왕성한 때는 다른 종교를 모두 허용했을 때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유가 있다. 프란체스카 수도사가 한 말이 너무 와닿는다. 5세기 때 쓴 책인가. ‘수도원의 역사’란 책에서 넌 왜 풀이나 바위와 나무에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왜 인간만 영혼이 있다고 보냐. 나무에도 산에도 생명이 있다는 말이 있다. 칭기스칸 아들은 신이 10가지 손가락을 준 이유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다른 종교를 핍박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했다. 참여정부 실세라 강원도 예산이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동의하나.  -그렇다. 많이 따려고 노력했다. 국회 와서 처음한 게 내가 담당하는 산하기관을 전부 돈 것이다. 예산 딸 때 사무관, 과장부터 일일이 다 설득한다. 그래서 예산을 따는 거다. 물론 힘이 든다. 담당 사무관이 제일 중요하다. 수백대 일의 경쟁력을 뚫은 공직자를 설득해야 생명력을 갖고 일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정권이 바뀌면 가위표가 된다. 생명력 있게 일관성 갖고 정책을 유지하려면 주무 사무관과 과장의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강원도가 보수적인데 왜 이 지사를 유권자들이 선택했다고 보나.  -강원도를 위해 일을 잘할 것 같다는 것과 또 하나는 청와대의 국정상황실장을 해봐서 국가도 좀 알고 국회의원도 두번 해서 국회도 알고 그래서 도지사 시켜 강원도를 위해 일 시킨 다음에 강원도를 대표하는 인물을 키워야겠다는 거 아니겠나. 내가 선거 때 마지막 연설에서 ‘청와대 국정경험, 국회의원 경험 살려서 10년이 지나면 대통령에 나가겠다’고 한 연설이 시청률 20%까지 올라갔다. 10분짜리 연설인데 나도 놀랐다. 인구는 적은데 적이 없는 데가 강원도다. 이광재를 키워 대통령까지 가보자는 열망이 컸던 거 같다. 10년 후 대통령 나올 건가.  -도 지사를 잘해야 한다. 난 정말 강원도민에게 큰 신세를 졌다. 강원도지사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싶다. 그것 외에는 뭐. 대통령을 옆에서 많이 봤고 그 자리가 얼마나 외로운 자리인지 안다. 자리를 탐할 일은 아니다. 지금은 강원도 일에 욕심을 내겠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도지사 선거 때 이광재 지사가 정말 연설을 잘하더라고 하더라. 얼마 전에도 차기 대선에서 이광재는 왜 안 되고 김두관은 왜 안되겠느냐고 하더라. 10년 약속이 5년으로 당겨질 수도 있나.  -나는 산에서 잘 잔다. 산에서 자면 바람소리가 들린다. 바람도 다 자기 가는 길이 있다. 큰 배가 가는 바다에도 길이 있다. 넓은 창공 같지만 두루미도 가는 길이 있다. 너무 삶에 애달복달 말고 주어진 일에 하루하루 살면서 그 길을 가는 거다. 내가 너무 노 대통령과 어렸을 적부터 큰 일을 하다보니 세상 사는 게 담담해졌다고나 할까. 만약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노 대통령 같은 사람 될까.  -왜 그러나. 강원도를 위해 일해야 한다.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성공해서 나중에 대통령 선거 나와서 멋있게 경쟁하고, 멋있게 후보 단일화하고, 그것도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지사 일을 잘해야 한다.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이광재 격정토로 인터뷰

    이광재 격정토로 인터뷰

    이광재 강원지사가 27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지사직을 잃었다. 2년만에 막을 내린 박연차 게이트의 종착역에서 끝내 내리지 못한 채 “선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도민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 인터뷰는 선고 전날 진행됐다. 이 지사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우여곡절 많았던 취임 이후의 소회와 정치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 2012년 대선 등 정치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과 대담 형식으로 서울 서교동 강원도민회관 4층 회의실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강원지사 강원지사가 중앙 정치권에서 크게 주목받는 자리가 아니다. 그런데 이 지사가 당선되고 나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가.  -강원도는 대륙 국가로 가는 전진기지다. 올해 23개국을 다룬 ‘세계 흥망사’라는 책을 내려고 한다. 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결국 한반도 평화체제와 남북을 관통하는 철도 문제, 중국·러시아의 자원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때 신성장 동력이 나온다. 서울 중심의 서쪽으로 기울어진 배가 동쪽으로 균형을 잡는 극동아시아 시대가 온다. 지금은 강원도의 역사가 부상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국가 및 강원도의 발전 전략이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에서 흔한 말로 ‘호남은 푸대접, 강원도는 무대접’이라고 한다. 현 정권의 내각과 청와대 수석에 강원도 출신 없다. 도민들이 지역 차별을 느끼나.  -있는 것 같다. 참여정부만 해도 강원도 출신 장·차관들이 많았는데 현 정권에는 아무도 없어 안타까움이 많은 것 같다. 1년에 9000만여명이 강원도에 온다. 우리가 더 잘하면 그 분들이 강원도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대법원 상고심 27일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나.  -잘 될거라 본다. 기본적으로 불교 경전에 나오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더 잘 극복할 거라 생각한다. 증거가 없고 , 궁박한 처지에 있는 한 사람 말에 따라 유·무죄 결정이 났는데 이미 그중에서도 절반 정도가 무죄가 난 상황이다. 여당 의원들은 무죄가 났고, 나는 절반의 혐의에 대해 무죄가 났다. 더 결정적으로는 재판정에 박연차 씨가 나와 진술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재판장이 불러주지 않은 것도 문제다. 더군다나 한 차례가 아니고, 대여섯 차례에 걸쳐 돈을 10억원 넘게 거절한 건 내가 유일한 사람이다. 잘 될 거라 본다.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수용할 건가.  -백척간두 위에서 항상 진일보하는 인생을 살아왔고 잘 될 거라 본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털고 지사직에 전념할 건가, 아니면 ‘정치적 탄압’이라는 부분을 짚고 넘어갈 건가.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불리한 상황이 극복되기를 희망한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거나 상처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세상 살다가는 건데 내가 선한 생각만 갖고 살아도 세상을 구제 못하는데 남을 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됐을 때 수많은 제보가 쏟아졌다. 이런 저런 정보들이 많았지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유죄가 확정되면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갖지 못한다. 정치인 이광재의 미래는.  -정치인 이광재까지는 모르겠지만 잘 풀릴 거라 본다. 항상 새로운 미래에 도전했고 항상 시련도 많았지만 좋은 일도 많았다. 내 운명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웃는 그런 날 보고 근거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나중엔 내 말이 맞았다. (유죄 파기환송될 경우) 시한부 임기인데 도정의 안정성을 해치는 건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나는 기본적으로 무죄를 확신한다. 취임 이후 직무가 정지되는 어려운 와중에서도 짧은 기간 동안 빠른 속도로 도정이 안정됐고 변화됐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도정 업무는 훨씬 더 강화되고 추진 속도가 붙을 거라고 본다. 언론에서 박시환 대법관과 이 지사의 관계를 부각시키는데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나.  -모르겠다. 박시환·신영철·안대희 대법관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 박시환 대법관과 만난 적은.  -없다. 기본적으로 의회·행정·사법 등 삼권이 분리돼 있고 내 처지로 볼 때 공정하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열심히 지역을 돌고 있다는데 어떤가. 엄 사장이 당선가능성 있나.  -내가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엄 사장한테 내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야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언론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구제역 판결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영향을 주게 되나. 아니면 동계올림픽 유치가 판결에 영향을 줄까.  -그건 모르겠다. 오는 7월 6일에 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치돼야 한다. 연평도 사건도 그렇고 서민들의 생계도 어려워 국민들이 힘 빠져 있다. IMF 구제금융 당시 박세리 선수가 우승해 희망을 줬는데 이번에 평창이 희망을 줄 필요가 있다. 강원도는 이미 두 번이나 울었다. 이번에는 강원도 ‘감자바우’들이 하는 일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를 써야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지 않을까. 꼭 될 거라고 본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유치활동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줬나.  -IOC위원회에서 워낙 평이 좋으시고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IOC내 존경받는 분이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구제역 발생으로 고심이 많은데 강원도 민심은 어떤가.  -구제역 현장을 돌아보면서 느끼는 건 이제 우리나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야 할 단계에 왔다는 거다. 첫째, 앞으로 질병이 위기관리 시스템 차원에서 관리될 필요가 있다. 둘째, 아직 구제역 연구소조차 없다. 미국은 케네디대통령이 1961년에 만들었는데 우리는 백신조차 만들어내지 못하고 영국에 연락해서 공급받고 백신 자체도 모자란다. 구제역 연구소를 국가 차원에서 만들 필요가 있고 전반적인 정비를 해야 한다. 셋째, 가축을 키울 때 근본적인 전환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오스트리아에 가보니 동물을 일정 기간 이상 가둬서 키우지 않았다. 초지에서 방목하고, 불가피하게 가둬놓고 키우면 철저히 관리한다.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구제역을 막는 것과 시장을 활성화 시켜 농민에게 도움을 주는 건 다른 문제다. 강원도는 빨리 출하할 수 있도록 조치를 했다. 다들 재래시장에 못 나와 물건을 못 파니까 어렵다. 어차피 제수 상품을 사야 하니까 도청 공무원 월급의 일정액을 떼서 대대적인 상품권 구매운동을 벌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직 우리는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없다. 새끼가 젖을 물면 1분 이내에 쓰러지는데 오랫동안 버티다 쓰러지는 소를 보며 또 한번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했다. 이제는 한 단계 도약할 때가 왔다는 걸 절실하게 느낀 사건이었다. ●참여정부와 고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  -절반의 성공이 있었고, 절반의 실패가 있었다. 절반의 성공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서민 대통령이었고 권위주의 타파했고, 지역균형발전도 이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와 싸울 수 있는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문제에 대한 대응을 아주 높게 평가한다. 용산 미군기지를 이전시키면서 대추리 문제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적체됐던 방폐장 문제도 박수 받고 해결했다. 천성산 터널 문제도 해결됐다. 모든 것은 자기 지지자들과 했던 싸움이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지 않고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나. 진보라고 진보의 정책을 다 쓸 수 없고, 보수라고 보수의 정책을 다 쓸 수 없다. 대통령은 중간을 가게 돼 있다. 내가 청와대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방폐장 문제 다음 정권에 넘기자, 약체 정권인데 지지자들과 싸워서 별로 얻을 게 없다’라고 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이 ‘그럴 바에 왜 대통령을 하나. 내가 있을 때 어려운 문제를 하나씩 돌파해야 나라가 진전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것, 이것이 가장 의미있다고 본다. 절반의 실패는 무엇인가.  -우리가 갖고 있던 세력에 비해 너무 큰 어젠다를 가졌고, 또 너무 상처가 났다. 행정중심 복합도시만 해도 세번의 선거 동안 내건 공약이었는데도 헌법재판소까지 갔다가 뒤집혀 다시 이번 국회로 오게 됐다. 노 대통령은 정치가보다 사상가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 자신의 힘에 비해 너무 거대한 어젠다를 세웠다.하지만 행복도시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거대한 화두의 일부를 내보였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반반이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 정치인은.  -아, 그런 사람 또 있을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고, 또 다른 사람은 또다른 사람이다. 노 대통령을 좋아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적통이라기 보다 제 3의 무엇이 있지 않을까. 결국 진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참여정부가 만들었던 청와대와 정부 조직시스템을 현 정부가 많이 바꿨다. 잘했거나, 잘못했다고 생각한 부분은.  -참여정부가 했던 시스템을 현 정부가 다 반대하다가 다시 돌아갔다. 홍보수석 폐지했다가 다시 만들고, 인사수석·위기관리 시스템도 다 복구했다. 존재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 존재한다.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다. 노 대통령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공직자와 수많은 논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그렇기에 그런 시스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현 정권 들어 항상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위기관리 체제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그런 문제 볼 때마다 아쉬움이 있다.  나도 전임 도지사를 절대 비판하지 않고 다 안고 있다. 차차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하고 일은 혁신적으로 한다. 책을 쓰면서 23개국을 연구해 보니 몇 가지 공통점은 제조업이 강하고 기술이 강해야 나라가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학과 정보통신부가 없어지는 걸 보며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 결국 다시 되돌아가고 있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나라는 무한하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앨빈 토플러가 ‘미국 대통령 되면 미국을 얼마나 변화시킬까. 5% 정도다’라고 말했다. 실제 많은 걸 못 바꾼다. 오히려 기존 것을 인정하고 내가 아주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에 매달려서 임기를 마치는 게 올바른 태도다. 노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어떤 이유라고 보나.  -요즘 주말이면 봉하마을에 1만명이 온다고 한다. 놀랍다.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인간의 얼굴을 한 대통령,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 서민 대통령.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1988년 5공 비리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그 때 노 대통령은 어쨌든 법 테두리 안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법을 배워야 한다, 리걸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면서 아침 7시에 불러 헌법 공부를 시켰다. 집이 인천이라 국회 근처에 방을 잡고 밤새며 일을 했다. 청문회에서 대단한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노 대통령의 연설이나 글은 굉장히 쉽다. 어디서 이렇게 보통 사람이 살아가는 언어를 배웠냐고 물었다. 노 대통령은 ‘변호사들이 판·검사를 접대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그걸 하지 말자고 했다. 그 뒤 사건이 안 들어와서 직접 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상담을 하다 보니 ‘인생이 말야, 남녀가 모든 걸 버리며 사랑하다가도 막상 헤어지고 나면 1만원짜리 하나 갖고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 듣고 확 와닿는 느낌이 있었다. 처음 대정부 질의 원고가 굉장히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자기 원고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들으면서 이 사람은 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이면 대통령을 만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 갖고 있다가 1992년 김대중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하면서 호남 사람들 이 의원회관실로 울며 전화하더니 애를 더 낳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영남 사람이지만 이렇게 나라가 분열되면 안 된다’고 했다.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걸 말씀드렸고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가자고 하니 나가도 되겠냐고 되물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을 치르면서 최고위원 선거 준비했고 대선 나간다고 계획 세웠다. 1993년 12월 결혼하고 신혼여행 가서 완전히 생각을 굳혔다. 갔다 와서 안희정 씨를 만나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총선에서 낙선한 처지라 현역 국회의원 대상으로 계보 만들기가 어려우니 지방자치 실무연구소를 만들고 싱크탱크를 만들자고 했다.  노 대통령에게 가장 감동을 받은 건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인이고 권력을 행사하기 보다는 봉사하는 태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게 가장 좋았다. 노 대통령은 계속 투쟁하는 정치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아마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이런 농담이 있다. 언론과 부인과 성직자와는 싸우지 말라는. 양면성이 있다. 분노는 사랑에서 나온다. 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에 노동자와 서민을 변호하는 활동을 많이 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이 노동자와 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냐고 비판을 많이 받았다. 그랬더니 노 대통령이 ‘나도 대한민국 사법고시에서 50명 뽑을 때 된 사람이다. 판사도 됐고 기득권 세력이다. 그러나 국회라는 게 뭐냐, 나같은 사람이 나서서 노동자들의 편을 들어줘야 균형을 잡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뭐 쉬운 길을 가냐. 나는 뭐 좋냐. 내가 무슨 바보냐’고 했다. 항상 유대인에 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처음에 공산주의자 나치가 공산주의자 선언할 때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기에 가만 있었다, 그러나 나치가 나를 체포하러 왔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는 말을 강연에서 많이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정세분석 하지 말라고 했다. 참모들은 참아야 기회가 온다고 조언하는데 ‘내가 왜 도구가 되겠다는 생각은 안 하냐’고 따졌다. 이러면 참모들은 힘들다. 1995년 부산시장 선거, 15대 총선 종로에서 떨어지고 정말 막막했다. 두 번 떨어지고 나서 내가 노 대통령에게 종로로 가자고 말했다. 여론조사를 해보니 이명박·이종찬 후보에게 다 지는 걸로 나왔다. 그러나 이기고 지는 게 전부는 아니지 않나, 대한민국 정치 1번지에서 의미있는 전사를 해도 정치인은 살 수 있는 거 아니냐고 그랬다. 천신만고 끝에 현역이 됐다. 그 뒤에 부산에 가겠다는 거다. 왜 거기로 가느냐고 했다. 그랬더니 ‘사람은 무엇이 되는 걸 생각하는데 도구가 된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나는 사람을 사랑한 한 남자를 사랑했고 그 분이 계속 어려우니까 떠날 수가 없었다. 사람이 좋을 때 떠나지, 어려울 때 못 떠난다. 계속 같이 있다 보니 내가 세속적인 출세를 한 거다. 내가 큰 역량이 있어서가 아니다. 인터뷰하러 오면서 택시 기사가 하는 말이 ‘노 대통령이 어려워지니 사람들이 다 돌아서더라.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 때 심정이 어땠나.  -노 대통령은 스스로 ‘경계인’이라고 했다. 변호사로서 대한민국 기득권에 진입했지만 인권변호사가 됐고, 경상도 사람으로 민주당에 소속돼 호남 가면 영남 사람, 영남 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이런 얘기할 때 가슴 아팠다. 항상 빈 들에 서 있는 노무현을 봤다. 제일 중요한 게 의리라고 생각한다. (믿었던 사람들이 돌아서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그렇게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 서거하고 나서 국민적인 열기가 있으니까. 좀 정치가 담백했으면 좋겠다. ●386과 486 참여정부에 많은 386세대들이 정권에 참여했다. 국가를 장악할 준비가 돼 있었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 정부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폄하하기 위해 그런 말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도 50대 중반이었고 386이라 해봐야 전체 비서관 중에 나와 천호선 비서관 둘 빼면 58년 개띠가 12명이나 됐다. 이 사람들이 주력 부대였다. 수석이 대체로 50대 중반, 노 대통령과 같거나 조금 많거나 적었다.  또 김종필 총재가 30대에 공화당 의장하지 않았나. 미국 대통령 나이가 평균 53.1세다. 미국 역사에서 큰 전환점이 세 번 오는데 공황기, 동서 냉전기, 신자유주의 물결이 들어서기 직전이다. 한번은 루즈벨트, 한번은 케네디, 한번은 클린턴이 있었는데 모두 40대 초반의 대통령이다.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얼마만큼의 준비가 돼 있느냐, 내적 역량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  정리하자면 너무 과하게 폄하하려 하는 의도 속에서 본질에 맞지 않는 비난이 있었고, 나이만으로 모든 걸 얘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사회 변화 속도가 빨라 신구 조화가 필요하다. 당시 나쁜 배합 아니었다. 386 정치인들은 현재 공통된 지향점이 있나.  -세대 에너지가 있다고 본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주창한 40대 기수론이 먹혔던 것은 그 당시 세대들은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 8·15와 6·25 전쟁을 치렀다. 석회석과 다이아몬드는 성분이 똑같다. 그런데 어떤 압축과 고열과정 겪느냐에 따라 석회석이 되기도 하고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한다. 6·25 전쟁과 8·15 해방을 겪으면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겠나. 그 에너지가 있었기에 40대 기수론이 가능했고 살아가는 힘이 있었기에 전쟁의 잿더미에서 살아보자는 열망이 가능했다. 박정희라는 지도자도 있었지만 그 때문에 경제 발전도 가능했다.  데모를 하고 안하고를 떠나 80년대 광주가 얼마나 가슴 아팠나. 데모를 하든 안 하든 척박한 현실에 몸으로 앞서 나간 사람, 마음으로 동조한 세대가 386이다. 수백만이다. 학생운동 한 사람은 극히 소수다. 386으로 폄하될 일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한 시대를 타개해 나가려 했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중에 학생 운동 한 사람들은 소수였다. 당시 70만명씩 대학갈 때다. 80년대 학번부터 87년까지 보면 490만명의 대졸자를 갖고 있다. 취직을 많이 못해서 문화운동을 이끈 사람들도 이 주류들이다. 강한 386에너지가 있다. 운동만 한 386이 아니고, 80년대라는 군사독재 시절을 살아간 강력한 에너지가 존재한다. 이제 486이라고 하는데 용어는 어떤가. 386 상징성 때문에 쓰는 게 낫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본다. 세대 에너지를 좀더 얘기하자면 68년도에 유럽의 학생운동을 이끈 6·8세대들이 다 유럽의 대통령이 됐다. 그만큼 세대 에너지가 강하다고 본다. 존중될 필요가 있다. 다만 나처럼 못난 사람이 정치하게 되면서 정치권에 대해 조금 안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는데 부채 의식을 느낀다. 그러나 386 세대는 충분히 의미있는 세대다. 40대가 우리 경제의 주류 아닌가. 회사의 과장, 부장으로 일하면서 사회와 경제를 끌고 가는 강력한 세대다. 내가 그 세대가 갖고 있는 에너지 만큼 못한 게 미안하다. 올해 70세 넘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영화제위원장을 강원도 문화예술제전 이사장으로 모셨다. 김 위원장은 1년 반을 해외에 있었다. 20대 청년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세대간 벽을 두기보다 신구 조화를 강력히 꾀해야 할 때다. 중국이란 나라의 역동적 힘은 젊은 사람을 키워주고 권력자들은 전 정권 권력자들과 협력하고 타협하는 데서 나온다. 난 이것이 오늘날 중국의 강력한 동력이라 본다. ●친노세력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 60%은 노 대통령에게, 나머지 40%는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반반 가지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나.  -과분하다. 내가 노 대통령과 가장 오래 있었고, 노 대통령의 가족과 영원히 함께 해야 하는 게 내 숙제다. 참여정부에 빚을 많이 지고 있다. 빚을 많이 갚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지분이 어디 있겠나. 부채를 떠맡기 싫어서 지분을 안 가지려는 건 아닌가.  -사람이 사는데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했기에 대통령을 만들어겠다고 생각했고 또 그건 변함없다. 386세대에 미안한 것은 나를 많이 사랑했던 분들에게 내가 모자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갚아야 한다. 이 지사, 안희정 지사, 김두관 지사, 유시민 전 장관, 문재인 비서실장 중에서노 대통령은 누구를 인간적으로 제일 좋아했나.  -문재인 실장이다. 그러니까 민정수석도 시키고, 비서실장도 시키지(웃음) 문 실장은 언젠가 정치를 할 거라고 보나.  -(한참을 생각하다)잘 모르겠지만 손학규 대표와 문재인 변호사가 잘 경선했으면 좋겠다.(웃음)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도 함께 경선했으면 좋겠다. 김두관 지사 말을 들어보면 유시민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지분 없나.  -그렇지는 않다. 노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다. 특별한 애정 가졌던 분이다. 지금 민주당은 아니니까. 지사 제외하고 나머지 분 중 정치적인 지도자로서 재능이나 역량은 누가 낫나.  -여태까지는 노 대통령의 그늘 속에 있었고 이제 처음으로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시험대 위에 오른 거다. 중요한 건 본인의 비전과 경영능력에서 시작되는 거다.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본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 5명 가운데 누가 대표 주자로 출마하면 좋을까. 문재인 실장인가.  -손 대표, 문 실장, 정동영 최고위원도 하겠지. 안희정 지사와는 경쟁 관계인가.  -둘다 의미있는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일자리, 교육, 복지 세 가지 영역에 지사직을 걸었다. 안 지사나 김 지사나 나나 실질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정치가는 희망을 파는 상인인데 국민들은 너무 위대하고 똑똑하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모든 걸 다 걸고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 아닌가. 그래야 정치를 얘기할 수 있다. 난 분명히 그렇게 할 거다. ●정치 현안 개헌 얘기가 계속 나온다. 이 지사의 생각은.  -도 지사가 그런 얘기도 해야 하나(웃음). 개헌은 해야 하지만 노 대통령이 개헌하자고 했을 때 해야 했는데 그게 아쉽다. 노 대통령이 하자고 했던 시기에 했으면 전체 대통령의 임기나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을텐데 시점을 놓쳐버렸다. 이미 권력 후반기다. 국회의원 임기도 얼마 안 남았다. 어떤 개헌 방향이 필요한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시기를 놓쳐버렸다. 그런데도 여당에서 개헌을 계속 추진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다. 개헌 이슈가 한동안 갈 것 같나.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전 보면서 거대한 힘이 밀려오는 느낌을 받았다. 한나라당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60년대생 시도 지사들과 여야를 떠나 진짜 대한민국 문제에 천착하는 모임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내년은 세계사적으로 명운을 가르는 해다. 북한은 권력 교체기고 우리는 대통령 선거다. 중국 지도자가 바뀐다. 러시아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 있다. 아시아 전반에도 남북 문제를 둘러싼 큰 틀의 변화가 오는 시기다. 남북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대한민국 명운을 끌고 갈 거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장길도 계획이라는게, 나진선봉으로 바다로 나오는 것이다. 내년 10월되면 푸틴 대통령이 만든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가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다. 얼마 전에는 몽골의 석탄을 한·중·러가 철도를 놔주는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몽골 자원이 동해안으로 나오게 된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캄차카 반도 위로 북극 항로가 100~120일 열린다. 남북 정세 변화와 에너지 자원 문제를 둘러싼 극동의 관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한국 10~20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정치권 전체가 천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력 투구하고 여야를 떠나 내년 10월 APEC 의제는 단연코 남북의 정세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관리할 거냐, 북한을 경유하는 철도는 어떻게 될 거냐, 몽골·북한의 엄청난 광물 자원 어떻게 가져갈 거냐, 북한 물류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 낼 거냐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극동아시아의 변화에 여야를 떠나 모든 정파가 외교에 진력해야 한다. 130년 전 구한말 상황이 온 것이다. 강원도가 여기에 한 축이 있다. 지사직을 걸었다.  무상복지 논란을 얘기를 많이 하는데 복지 하면 무상이다. 그런데 성장 없는 복지가 어디 있고, 복지를 생각하지 않는 성장이 어디 있나. 지금처럼 주택 문제, 사교육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020년 저출산 고령화 상황에서 성장률이 떨어지는 건 불 보듯 뻔하다. 그 동안 성장동력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서민들을 어떻게 할 건가를 놓고 머리 맞댈 일이지 지금 개헌으로 지지고 볶아서야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50%를 웃돈다. 100점 만점에 몇점 정도 주겠나.  -글쎄. 난 통일보단 평화를 원한다.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서민경제 부분에 집중해줬으면 한다. 지금 서민들이 살기 너무 어렵다. 고용없는 성장과 거대한 눈부신 지표는 존재하는데 서민 삶은 거기에 없다. 임기 마지막에 두 가지를 집중해야 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70%면 어떻고 30%면 어떤가. 어차피 대통령인데. 물론 국민 원성 사면 안 되지만 너무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가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를 역사와 승부하면서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게 중요하다.. 평화보다 통일 원하는 거 맞나.  -그럼, 당장의 통일보다는 평화가 중요하다. 자신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지지율 조사하면 어느 정도.  -한 50% 나올 거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잘못하는 것 하나를 꼽는다면.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이야기에 로마의 번성 요인에 관한 글이 있는데 하나는 포용이다. 로마가 일어났던 건 이민족에 대한 포용, 로마인이 아닌데도 시민권을 주고 외부 사람도 황제가 될 수 있게 했다. 두번째 통합이다. 국민통합이란 건 정치적인 수사가 아니고 생존의 전략이다. 그래야 이 나라가 잘 되고 서민경제가 잘 된다. 내년 10월 APEC 정상회담을 반드시 국가의 전 역량을 모아야 한다. 틀의 변화는 임기 후반기에 있다. ●민주당 전적으로 공감한다. 민주당의 3대 무상 정책에 찬성하나.  -일자리, 교육 문제를 통해 건강한 중산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게 국가 전체적으로 복지다. 이를 어떻게 끌고 갈 거냐의 문제와 또 하나는 진짜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주는가의 문제를 같이 생각해야 한다.  강원도는 이렇게 정했다.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투자, 들어오는 기업에 특혜를 확실히 주겠다는 게 내 주장이다. 상장 회사 3개를 유치했다. 일자리 만드는 부분을 해 나가는 거다. 교육 분야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영어와 중국어를, 강릉 영동지역은 영어와 러시아를 시범학교를 정해 집중할 생각이다. 연세대학교 초·중·고를 원주에 만든다든지 해서 교육 부분을 굉장히 강화하려 한다. 복지 예산은 늘었는데 많은 걸 못한다. 시범사업을 해보는 거다. 시범사업을 해서 내 가설이 맞으면 확대하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 2018년 돼야 연금시대 열린다. 2018년에 연금 받을 정도로 연세드신 분은 노후 준비가 안돼 있다. 경로당에 집중하자. 복지의 인프라라고 생각하면 경로당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소 한마리에 200만원, 키우면 한 달에 1만 5000원을 준다. 100마리를 키우면 150만원인데 이걸 경로당 짓는데 쓰자. 소가 새끼 낳으면 소 한마리 800만~1000만원 하는데 그 돈으로 경로당을 도와줄 수 있다. 3년 지나면 소를 팔고 송아지 한 마리가 생긴다. 증식의 모델을 만드는 거다. 농촌형 복지다. 이걸 시범사업으로 해서 사회적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부모가 있으면 세액공제를 받는다. 그러지 말고 효도통장을 만들어 부모님에게 일정액을 자식 월급에서 10만원 떼 주자.  노인들 쓰레기 줍는거 말고 유럽처럼 꽃을 가꾸게 하고, 도시형 같은 경우 할아버지들이 도시의 쓰레기, 명함 등을 수거해오면 계산해서 주고 경로당 운영비를 주고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논쟁할 때 서로 존중할 필요있다. 인간이 제도로 만들어낸 게 투표(정치)와 화폐(경제)다. 성장과 불평등은 쌍둥이 자식이다. 경제에서 성장은 미덕이다. 그러나 결과는 불평등이 존재한다. 그걸 해소하려는 게 평등이고, 그게 정치다. 인간이 완전하지 않기에 서로 닮으려고 한다. 이기적, 이타적 유전자가 큰 논란을 일으키는데 성장과 복지라는게 그런 측면이 있다. 지혜를 모아야 한다. 철학적인 답변이다. 손학규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리더십에 만족하나.  -내가 그것까지 얘기할 건 아닌 것 같은데.(웃음) 가급적 일에 몰두하는 편이고 강원도 일에 성과를 내는 게 도리인 것 같다. 여의도와 정치판을 기웃거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정보도 없다. ●2012년 대선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도정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일자리, 교육, 복지라고 본다.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동북아의 평화 정세와 물류 문제에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극동아시아가 천연가스 50%를 갖고 있다. 북한도 그렇다. 철길, 뱃길로 어떻게 연결해서 해나갈 건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 신성장 동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대선 후보 선호도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세론이 강한데 야당이 박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고 보나.  -박 전 대표는 좋은 분이다. 지난 번 경선에서 졌을 때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할 때 이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 국민 마음 속에 섰다. 앞으로 점점 더 비즈니스 대통령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 국민들은 예측가능한 미래와 예측가능한 대통령을 원하고 세계 속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대통령을 원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손학규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도 했고 도지사도 했고, 장관도 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고 예측가능한 미래의 좋은 후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문재인 실장도 경선에 나설지 안 나설지 모르겠지만) 두 분의 멋진 승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박 전 대표는 무리없이한나라당 후보가 될 거라 보나.  -박 전 대표가 되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박 전 대표와 일 대 일로 붙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는.  -그걸 말할 수 있나. 하지만 이런 것 같다. 내가 지지도 마이너스 23%였다가 플러스 13%로 이겼다. 박연차 게이트로 찜찜한 게 있으면 국회의원 안 나갔다. 내가 감옥갔을 때 강원도민들이 사랑으로 모든 걸 거는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은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애정을 갖고 있는사람이 승리자가 된다고 본다. 거기서 에너지가 나온다. 선거를 예단할 수 없다. 내가 이길 거라고 누가 봤겠나. 노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들이 다음 대선에서 공통된 표심을 가질 수 있을까.  -분명한 건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누가 됐든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사람은 이젠 예측가능한 미래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 이광재 이념적으로 진보인가, 보수인가.  -나는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고 진화를 선택했다. 난 항상 오류가 있다. 오류를 빨리 극복할 수있는 시스템을 갖는 게 진정한 진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정치판이 온통 좌파 우파니 하는데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으면 정치 기반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경제 발전만 봐도 갈라놓고 싸우는 게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1950년대 소위 소련 체제가 경제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뤘다. 미국이 과학자 양성을 위해 수월성 학교교육으로 완전히 바꿨다. 70년대 들어 유럽형 복지모델이 얼마나 강력한 성장모델 됐나. 제 3세계 아시아의 용들은 독재국가라는 비판받으면서도 얼마나 성장했나. 미국 경제도 신자유주의가 얼마나 융성했나. 그러나 이제는 서서히 어려움을 겪지 않나. 경제 발전만 봐도 이렇듯 신자유주의부터 소련체제, 복지국가 모델이 경제발전을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이것이 옳다고 하나. 역사가 말하지만 진보 보수 관점이 중요한 게 아니고 공존하려는 통합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 경제사 이론을 보더라도 국가의 시장 개입이 진보였는데 한때는 개입하지 않는 게 진보였다가 지금은 또 개입하려고 하지 않나. 위대한 사상가들은 모르겠지만 정치로 얘기하면 진보 보수, 좌파 우파는 황당한 얘기다. 개인적으로 아주 공감한다. 언론관은 노 대통령과 같나.  -극도로 언론 노출을 피해왔다. 내가 노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이었는데 모시는 사람은 자기 일이 없는 거다. 노 대통령 모실 때 문고리 잡고 인의 장막을 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을 소개했지만 내 스스로 인터뷰한 적이 없었다. 청와대에서도 근무했는데 공무원과 사이는 어땠나.  -잘 지내는 편이다. 국정상황실장 할 때 부처 고시 성적 최고였던 분들과 일했다. 공무원들은 유능하고 문제해결 능력이 있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처음에 무슨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시 한 번 취지를 잘 설명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온다. 유능하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일은 혁신적으로 하는데 사람을 너무 자주 바꾸는 건 옳지 않다. 에너지를 어떻게 끌어 올리느냐가 중요하다. 아침 운동을 과장이랑 걷고, 국장이랑 밥을 먹고, 한 사람씩 알아가고 있다. 조직은 마음으로 일하는 거지 명령으로 일하는 게 아니다. 공무원들에게 나한테 충성하지 말고 강원도민에게 충성하라고 한다. 종교가 불교다. 정치에 영향을 미치나.  -잘 모르겠다.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종교 탄압이다. 인도와 무굴제국이 가장 왕성한 때는 다른 종교를 모두 허용했을 때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유가 있다. 프란체스카 수도사가 한 말이 너무 와닿는다. 5세기 때 쓴 책인가. ‘수도원의 역사’란 책에서 넌 왜 풀이나 바위와 나무에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왜 인간만 영혼이 있다고 보냐. 나무에도 산에도 생명이 있다는 말이 있다. 칭기스칸 아들은 신이 10가지 손가락을 준 이유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다른 종교를 핍박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했다. 참여정부 실세라 강원도 예산이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동의하나.  -그렇다. 많이 따려고 노력했다. 국회 와서 처음한 게 내가 담당하는 산하기관을 전부 돈 것이다. 예산 딸 때 사무관, 과장부터 일일이 다 설득한다. 그래서 예산을 따는 거다. 물론 힘이 든다. 담당 사무관이 제일 중요하다. 수백대 일의 경쟁력을 뚫은 공직자를 설득해야 생명력을 갖고 일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정권이 바뀌면 가위표가 된다. 생명력 있게 일관성 갖고 정책을 유지하려면 주무 사무관과 과장의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강원도가 보수적인데 왜 이 지사를 유권자들이 선택했다고 보나.  -강원도를 위해 일을 잘할 것 같다는 것과 또 하나는 청와대의 국정상황실장을 해봐서 국가도 좀 알고 국회의원도 두번 해서 국회도 알고 그래서 도지사 시켜 강원도를 위해 일 시킨 다음에 강원도를 대표하는 인물을 키워야겠다는 거 아니겠나. 내가 선거 때 마지막 연설에서 ‘청와대 국정경험, 국회의원 경험 살려서 10년이 지나면 대통령에 나가겠다’고 한 연설이 시청률 20%까지 올라갔다. 10분짜리 연설인데 나도 놀랐다. 인구는 적은데 적이 없는 데가 강원도다. 이광재를 키워 대통령까지 가보자는 열망이 컸던 거 같다. 10년 후 대통령 나올 건가.  -도 지사를 잘해야 한다. 난 정말 강원도민에게 큰 신세를 졌다. 강원도지사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싶다. 그것 외에는 뭐. 대통령을 옆에서 많이 봤고 그 자리가 얼마나 외로운 자리인지 안다. 자리를 탐할 일은 아니다. 지금은 강원도 일에 욕심을 내겠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도지사 선거 때 이광재 지사가 정말 연설을 잘하더라고 하더라. 얼마 전에도 차기 대선에서 이광재는 왜 안 되고 김두관은 왜 안되겠느냐고 하더라. 10년 약속이 5년으로 당겨질 수도 있나.  -나는 산에서 잘 잔다. 산에서 자면 바람소리가 들린다. 바람도 다 자기 가는 길이 있다. 큰 배가 가는 바다에도 길이 있다. 넓은 창공 같지만 두루미도 가는 길이 있다. 너무 삶에 애달복달 말고 주어진 일에 하루하루 살면서 그 길을 가는 거다. 내가 너무 노 대통령과 어렸을 적부터 큰 일을 하다보니 세상 사는 게 담담해졌다고나 할까. 만약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노 대통령 같은 사람 될까.  -왜 그러나. 강원도를 위해 일해야 한다.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성공해서 나중에 대통령 선거 나와서 멋있게 경쟁하고, 멋있게 후보 단일화하고, 그것도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지사 일을 잘해야 한다.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7·28 민심 르포] ④강원 태백·영월·정선·평창

    [7·28 민심 르포] ④강원 태백·영월·정선·평창

    “도민이 뽑은 도지사에게 일할 기회는 줘야지.” vs “지방선거 끝난 지가 언젠데 아직도 ‘이광재’ 타령이냐.” 7·28 보궐선거가 열리는 강원 태백·영월·정선·평창 표심의 최대 이슈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나, 폐광살리기보다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광재 지사의 직무정지 문제였다. 한국청년회의소(JC) 중앙회장 출신인 한나라당 염동열 후보와 태백 광부 출신 배우인 민주당 최종원 후보가 지역일꾼을 자임하며 1대1 맞대결 구도를 이뤘지만, 이곳에서 재선 의원을 지내고 도지사에 당선된 ‘이광재의 그림자’를 걷어내기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표심도 이 지사의 직무정지 문제를 놓고 둘로 나눠졌다. 이 지사의 직무정지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지지성향도 갈렸다. 평창군 방림면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애란(여·43)씨는 “이 지사가 국회의원을 지내며 강원도 거의 모든 마을에 복지회관을 지어줬을 만큼 열심히 했기 때문에 같은 당 소속인 최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월군 문곡리에 사는 최구성(70)씨는 “아무래도 이 지사의 직무정지 문제가 이번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어찌됐건 도민이 뽑은 지사인데 일은 하게끔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평창읍에 사는 이모(53)씨는 “이 지사의 범죄 혐의 때문에 재선거를 치르게 될 판인데 무작정 동정만 할 순 없다.”고 말했다. 영월군에 사는 주부 박모(여·48)씨는 “이 지사의 사퇴로 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는데 도지사 선거까지 다시 해야 된다면 그 선거비용이 얼마냐.”면서 “이번에는 한나라당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면적의 7.5배나 되는 광활한 선거구답게 시·군별 지지도도 갈렸다. ‘이왕이면 동향 출신을 뽑겠다.’는 소지역주의가 발동하고 있었다. 평창 방림면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김모(51)씨는 “아무래도 이 지역(평창) 출신인 염 후보가 당선되면 고향 발전을 위해 좀 더 노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평창읍에 사는 자영업자 최모(50)씨는 “당선되면 등돌리는게 정치인이지만 그래도 고향 등지기는 쉽지 않을 것 아니겠느냐.”며 염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드러냈다. 반면 태백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정모(여·47)씨는 “태백은 폐광에 따른 경기 침체가 가장 큰 문제인데, 이 곳 출신인 최 후보가 그런 현안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태백에서 자영업을 하는 남모(33)씨도 “최 후보가 경기 활성화 방안으로 ‘문화콘텐츠 사업’을 내놓았는데 아무래도 이 곳 사정을 알고 문화 방면에 특화돼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몇해 전까지 강원도는 대표적인 한나라당 텃밭으로 분류됐다. 북한과 접한 지리적 특성상 안보를 강조하는 한나라당의 정치색과 맞닿아 있었다. 하지만 정치 성향이 바뀌었다. 이 지사의 지방선거 승리가 이를 방증한다. 유권자들은 ‘정치 색깔’ 보다 ‘인물 됨됨이’를 최우선 선택 기준으로 꼽았다. 평창·영월·정선·태백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선택 6·2-승패요인 분석] 20·30대 부동층이 판세 갈랐다

    갈피를 잡지 못하던 부동층이 막판에 움직였다. 특히 트위터, 메신저 등 이른바 ‘소셜 네트워킹’에 익숙한 20·30대가 선거를 하루이틀 앞두고 투표 기권에서 참여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판세가 요동쳤다. 이 같은 부동층의 움직임은 서울신문이 부동층을 상대로 한 현장 면접조사<서울신문 6월2일자 6면>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현장조사에서 확인된 부동층의 표심은 대세를 타던 ‘여당 견제심리’였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30대 투표율은 2004년 총선 43.3~59.8%, 2006년 지방선거 29.6~45.6%, 2007년 대선 42.9~58.5%, 2008년 18대 총선 24.2~39.4%를 기록, 2007년을 제외하면 계속 추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4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는 20~30대 투표율이 18.0~32.3%에 그쳤다. 50대 이상 투표율이 매년 50%를 넘어선 점을 감안하면 청년층은 투표 무관심층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예년과 달리 20~30대 투표율이 급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6·2지방선거 투표율은 오전 7시 3.3%로 2006년 지방선거 투표율(3.6%)보다 낮았지만 오후 들어 수직상승 곡선을 그렸다. 오후 6시 잠정 집계된 최종 투표율은 54.5%를 기록, 4년 전 지방선거보다 3%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오전에 투표하는 40대 이상 중·노년층과 달리 20~30대 청년층이 대체로 오후부터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청년층의 투표참가율이 급상승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선거 전날인 1일 현장면접조사 결과, 당초 기권하거나 투표장에 나갈지 말지를 결정하지 못한 젊은층의 90% 이상이 투표참여 쪽으로 급선회했다. 이들을 움직인 것은 인터넷이었고,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되는 여당에 대한 견제 심리가 도드라졌다. 또한 자신들의 이해 관계에 충실한 후보를 고르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는 결과적으로 크게는 20% 이상 벌어졌던 여야의 격차를 좁히거나 뒤엎는 모습으로 현실화됐다. 선거전 예상했던 대로 인터넷과 ‘트위터’의 화력은 여실히 증명됐다. 오후 5시30분 투표마감 시간을 불과 30분 남긴 시점에도 많은 이용자가 잇따라 ‘투표로 권리를 행사하자.’는 글을 남기는 등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가 공론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오후가 되면서 트위터 등을 통해 독려 메시지가 빠르게 퍼지면서 젊은 세대들이 투표장으로 많이 향했다.”고 설명했다. 청년실업 등 사회·경제적인 어려움을 타파하기 위해 젊은층이 투표장으로 대거 나갔다는 분석도 나왔다. 송세련 경희대 법과대학 교수는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경우 중장년층보다 젊은층이 상대적으로 영향을 훨씬 더 많이 받는다.”면서 “직업을 찾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 이번 선거를 계기로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무엇인가 바꿔보겠다는 생각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용 윤샘이나기자 junghy77@seoul.co.kr
  • [지방선거 D-1] “韓후보 억지주장” vs “吳후보 흥청망청”

    [지방선거 D-1] “韓후보 억지주장” vs “吳후보 흥청망청”

    ‘국정안정론’ vs ‘독주견제론’ 6·2지방선거까지 단 이틀만을 남겨둔 31일 최대 승부처인 서울의 표심(票心)에는 정치권의 여야 이분화 구도가 그대로 배어나는 것 같았다. 특히 서울 안에서도 지역과 세대에 따라 선호도 편차가 두드러진 듯했다. 강남에 거주하는 50대 이상 고연령층은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 강북에 사는 20·30대층은 민주당 한명숙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역력했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영택(61)씨는 “요 며칠새 선거를 화두에 올리는 손님이 늘었다.”면서 “대체로 강남 쪽에서 타는 장년층은 오 후보, 강북 쪽에서 타는 청년층은 한 후보에 대해 많이 얘기한다.”고 말했다. “천안함사태, 선택에 큰 영향” 천안함 사태가 몰고 온 북풍, 민·군 합동조사단의 ‘북한 어뢰 공격’ 결론 등은 50대 이상 고연령층을 중심으로 한 보수표 결집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신세계백화점 앞 쉼터에서 만난 김수철(70)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라도 ‘1번’이 당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 후보를 선택한 이유를 재차 묻자 “천안함 사태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방배동에서 건물임대업을 하는 지모(71)씨는 “국가발전을 위한 가장 기본은 확고한 안보 태세”라면서 “명백한 증거물이 북한을 범인으로 가리키는데도 이를 믿지 못하겠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억지”라며 오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수색동에 산다는 택시기사 정순억(65)씨도 “군대 있을 때부터 쭉 한나라당 쪽을 찍었다.”면서 “민주당이 여당 발목만 잡고 제대로 하는 게 없는데 이번 천안함 사태도 조작이라고 하는 등 북한 편을 드는 게 너무 한심하다.”고 말했다. 오 후보가 지난 4년간 펼친 한강 르네상스 등도 강남권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으며 재선 고지 점령을 밝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포동에 사는 이모(60·여)씨는 “저녁 때면 집 근처 한강변을 산책하는데 오 시장이 너무 잘 가꾸어 놓아 크게 만족하고 있다.”면서 “오 후보가 온화해 보이는 게 부드러운 정치를 할 것 같아 이번 선거에서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부와 서울시의 개발 사업으로 상권 등에 악영향을 받은 쪽에서의 반감도 일부 감지됐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이진우(31)·안준석씨(30)씨는 “서울시가 버스전용차로를 신설하며 건널목을 그려 놓는 바람에 지하상가를 지나가는 유동인구가 확 줄어 영업실적이 떨어졌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일원동에 사는 주부 박모(38)씨는 “임대주택도 많은데 집 근처에 보금자리 주택까지 짓는다고 해서 이 동네에선 오 후보를 뽑지 말자는 분위기”라며 집값 하락에 따른 불평을 늘어놓았다. ●“선거때 되니 갑자기 북풍 압박” 20·30대 청년층과 강남에 비해 상대적 소외감이 짙은 강북 시민들은 한 후보나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에 대한 지지세가 강했다. 상왕십리에 사는 주부 김모(41)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4대강 사업, 부자감세 등을 강행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한나라당을 지지해선 안 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면서 “한 후보가 이 정권에 비해 훨씬 도덕적이라고 생각되고 특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보여준 진심 섞인 행동이 믿음을 줬다.”고 말했다. 노원구에 사는 여대생 서지희씨는 “한 후보를 찍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선거기간 동안 한 후보가 자기가 가진 것을 충분히 다 보여 주지 못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용산구에 사는 택시기사 안중수(61)씨는 “4년 전에는 오 후보를 뽑았는데 이번에는 한 후보를 뽑으려고 한다.”면서 “ 오 시장은 자기 돈 아니라고 너무 흥청망청 썼다. 한강르네상스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국민 소득이 2만달러도 안 됐는데 지금이 한강 가서 오페라나 보고 있을 때냐.”고 말했다. 그는 또 “여당이 처음에는 천안함 침몰과 북한이 연관되지 않았다고 계속 강조하더니 갑자기 선거 때 되니까 북한이 했다고 하면서 천안함 사태를 선거에 이용해 먹으려한다.”면서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나이 많은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보수를 지지하다 보니 오 후보가 아슬아슬하게 될 가능성이 높지만 숨은 젊은 표가 투표장에 몰리면 승부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둘다 싫어 진보신당 찍을 것” 한나라당·민주당으로 나뉜 이분화 구도에 대한 반감이 진보신당 노 회찬 후보에 대한 지지로 나타나기도 했다. 구의동에 사는 회사원 이모(42)씨는 “오 후보는 겉으로 보면 잘하는 것 같지만 이벤트성 정책이 너무 많다. 실제로 어려운 서민·결식아동 지원, 저출산 문제 해결, 보육시설 확충에 대한 정책이 없는 것 같다.”면서 “한 후보 역시 급하게 출마하면서 제대로 된 정책도 마련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두 사람 다 싫어서 노 후보를 찍으려고 한다. 너무 소외돼 있는 진보신당을 유지해 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홍성규 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6·2 지방선거 격전지 르포] (2) 경남

    [6·2 지방선거 격전지 르포] (2) 경남

    “미워도 다시 한번.” vs “못 믿겠다 갈아 보자.” 한나라당의 텃밭, 경남의 표심(票心)은 요동치고 있었다. 우선 이명박 대통령의 복심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자 무소속 김두관 후보 간의 대결이어서 그랬다. 전·현 정권의 행정안전부 장관이었다는 점도 아이로니컬했다. 표심의 밑바닥에는 대구·경북(TK)과 비교해 소외되고 있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자리잡고 있었다. ‘여당의 중심 축’이라는 의식도 상당히 약화돼 있었다. 무소속 김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이유들이다. 그러나 20일 천안함 침몰 조사결과 발표 이후 표심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가늠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40년 외지인엔 표 못줘” 이런 흐름은 20·30대 청년층에서 비롯된 듯 보였다. ‘한나라당 독식’에 대한 피로감이 무소속 지지로 이어진 것이다. 김해에서 만난 회사원 민윤기(33)씨는 “젊은 사람들은 김두관 후보를 공개 지지하고 있다. 50대 이상의 중·장년 및 노년층도 예전같이 한나라당 후보를 공개적으로는 밀지 않는다.”면서 “지역감정으로 막판에 뒤집어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 상남동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구상현(32)씨도 “또래끼리는 한나라당 장기 집권으로 생긴 지역 문제를 많이 얘기한다.”고 귀띔해 줬다. 그는 “젊은 사람들은 인물을 보고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50대 후반의 개인택시기사 김수정씨는 애써 귀동냥한 말임을 강조하며 “손님들은 김 후보를 많이 선호하는 분위기”라면서 “한나라당 찍어 봤자 중앙에 가선 ‘찍’ 소리도 못하더라, 낙하산 후보 찍어 봤자 지역에 필요할 땐 ‘딴나라’더라는 불만들이 많다.”고 말했다. 지역 내에선 이 후보를 두고 “40년 외지에 나가 있던 사람이 우예 문딩이(경남 남자)가?”라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우리 사람’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황금낙하산’ 등이란 비판도 나온다. 김두관 캠프 임근재 공보실장은 “정국 운영의 축이 수도권이 되면서 정권의 주인이라는 경남의 자부심이 상처받기 시작했다.”면서 “옛날엔 ‘우리가 남이가.’ 했는데 요즘엔 ‘우리가 니네 시다바리(뒤치다꺼리를 해 주는 사람)가.’라곤 한다.”고 전했다. ●“가짜 무소속 안 믿어” 적극 투표층인 40대 이상 연령층에선 한나라당에 대한 무한 신뢰가 여전했다. “당을 보고 찍겠다.”는 말은 곧 이달곤 후보에 대한 지지를 뜻한다. 창원 중앙동에 사는 주부 김모(47)씨는 “참신하고 깨끗한 사람을 뽑아야지. 김 후보는 전과도 있다던데….”라면서 “대통령이 5년 동안 일을 잘하려면 우리가 제대로 한나라당을 밀어줘야지, 2~3년 밀다가 그만두면 되겠나.”라고 말했다. 마산 동서동에 사는 제모(63)씨도 “김두관은 옛날에는 민주당, 열린우리당으로 2번이나 나온 가짜 무소속”이라면서 “찍을 데는 한나라당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십년간 고향에 있었지만, 한나라당에 반기를 든 김 후보는 야인(野人) 취급을 받고 있었다. 고연령층에선 무소속 돌풍이 ‘어린애들의 치기’에 불과하다는 분위기다. 창원 상남동에서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강민경(48)씨는 “아무래도 한나라당이 낫지.”라고 말했다. 마산 석전동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허정석(54)씨도 “누굴 뽑든 마찬가지 아니냐.”며 즉답을 피하다가도 끈질긴 질문에 “그래도 한나라당을 찍게 되겠지.”라고 답했다. 이달곤 캠프의 이점호 공보특보는 “언론사들이 내놓는 여론조사 결과라고 해봤자 표본이 500명, 많아 봐야 800명에 불과하다.”면서 “이러쿵저러쿵해도 결국은 한나라당이 내놓은 이 후보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무소속 돌풍의 원인도 ‘한나라당 내분’에 따른 일시적인 반등으로 치부했다. “현직 김해시장이 공천에서 떨어지고, 진주·양산시장 후보 공천이 번복되면서 생긴 당내 분란이 상대적으로 김 후보 쪽에 유리한 것으로 비쳐졌을 뿐”이라면서 “필요할 땐 모두 돌아올 표들이고 부동층 대다수도 한나라당 표여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여유 있는 추격을 자신했다. 김해·창원·마산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지방선거 D-14]단체장선거는 ‘텃밭 싸움’ 교육감 선거는 ‘색깔 싸움’

    [지방선거 D-14]단체장선거는 ‘텃밭 싸움’ 교육감 선거는 ‘색깔 싸움’

    6·2 지방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지방선거는 국민의 일상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장이다. 그러나 특정지역이 특정 당의 후보만 지지하는 지역주의는 풀뿌리 지방선거에서조차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단체장선거…정책경쟁 사라진 ‘텃밭’ 특정 정당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텃밭’ 지역에서 정책 경쟁이 실종됐다. 강세를 보이는 지역패권정당 소속 후보자는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안일한 인식 때문에 공약 준비에 소홀하고, 약세를 면치 못하는 다른 정당 소속 후보자들은 ‘해봤자 안 된다’는 패배의식에 젖어 경쟁에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탓이다. 하지만 이런 후진적 정치풍토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이달 초부터 16개 광역단체장 후보자 58명에게 지방자치에 대한 철학, 우선순위별 10대 공약의 내용 및 재원조달방법 등 구체적인 계획서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가운데 15명은 선거를 불과 보름 남긴 18일에도 답변을 보내오지 않았다. 15명 중 5명은 다른 정당의 지지 기반인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이른바 ‘약체 후보’들이었다. 영남권에 출마한 민주당 소속의 한 광역단체장 후보는 “준비할 여력이 없다.”고 답해 왔다. 후보의 홈페이지와 언론보도 등을 살펴봐도 무상급식 시행과 청년실업 해소 등의 대략적인 내용만 나올 뿐 언제까지, 어떻게 이런 약속들을 지킬 것인지에 대한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호남지역 광역단체장에 출마한 한나라당 소속 후보도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았다.충청권에 출마한 한나라당 소속 후보 역시 “아직 준비중”이라는 답만 하고 있다고 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전했다. 반면 강세지역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특정 정당 소속 후보자들의 10대 공약은 대규모 행사 유치, 시설 신축, 기업투자 유치 등 성장 위주의 근시안적 개발 방안이 대다수였다. 텃밭에서는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선거운동도 횡행하기 일쑤다. ‘핫바지’, ‘푸대접’ 등의 용어가 선거전 전면에 등장한다. 스스로 자기 지역을 비하함으로써 유권자들의 감정을 자극, 표심을 얻자는 전략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교육감선거…정당色 칠하기 vs 지우기 지자체장 후보와 특정 교육감 후보 간 물밑 합종연횡이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정당 지지도에 의존하려는 교육감 후보들이 정당 행사 등에 얼굴을 내미는 일이 흔해졌다. 역으로 특정 정당의 ‘내락’을 받지 못한 후보들은 입장을 바꿔 정당색이 강한 후보들을 비난하며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김영숙 서울시교육감 후보 캠프는 지난 11일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전화를 받고 이날 오후 예정된 서울 송현동 덕성여중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김 후보는 당초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자신이 교장을 맡았던 덕성여중을 찾을 계획이었던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이와 관련, 선관위 관계자는 “지자체장 후보와 교육감 후보가 정책적으로 지지선언을 하거나 함께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런 유권해석도 은근슬쩍 정당과의 관련성을 드러내려는 후보들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실제로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나선 보수측 권영준·김성동·김영숙·남승희·이상진·이원희 후보 등은 모두 한나라당의 상징인 파란색 홍보물을 사용했다. 이에 비해 노무현정부 시절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이었던 곽노현 후보의 상징색은 노란색이다. 박명기 후보는 민주당 고유 색인 초록색 홍보물을 쓴다. 교육감 후보들끼리의 이념적 단일화에 실패한 뒤에는 ‘색깔 지우기’로 차별화에 나선 후보도 생겼다.김성동 후보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원희 후보를 겨냥, “정치권과 야합하려는 행태를 보면 교육감을 맡기에 부족하다.”고 공세를 폈다. 시민들은 “교육감 선거의 정치적 중립성을 교육감 후보들이 훼손하고 있다.”며 못마땅해하고 있다. 홍희경 최재헌 임주형기자 saloo@seoul.co.kr
  • ‘軍복무 단축’ 연말정국 새 쟁점으로

    ‘軍복무 단축’ 연말정국 새 쟁점으로

    국방부가 참여정부 시절 6개월을 줄이기로 확정했던 군 복무기간을 2~3개월만 단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군 복무기간 단축이 연말 정국에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서울신문 11월24일자 1면> 장수만 국방부 차관은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역 입영 수요와 사회복무 지원이 증가하는 점 등을 감안해 군 복무기간 재조정을 검토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쪽 국방위 간사를 맡고 있는 안규백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도 선거공약으로 군복무 기간을 18개월로 하겠다고 했는데 이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냐.”고 묻자, 장 차관은 “현재의 군복무 단축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하면 군 자원 보충이 어렵다는 생각에서 수요 판단을 재조정하게 됐다.”고 답했다. 장 차관은 “2020년까지는 병역자원이 3만명 정도 남고, 이를 기점으로 2021년부터 병역자원이 부족해진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은 대체로 ‘6개월 단축’은 병력 유지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국방부 의견에 공감하면서도, 표심(票心)을 의식한 듯 “민감한 사안이라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방위원장인 김학송 의원과 국방위 간사인 유승민 의원은 6개월로 예정된 단축기간을 2~3개월로 줄이는 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민주당은 이미 확정된 안을 이제 와서 바꿀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당 관계자는 이날 “병역자원 수급 문제까지 모두 감안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시행이 결정된 정책인 데다, 유급지원병 도입 등 그에 따른 후속대책도 마련된 상황에서 국방부가 새삼스럽게 병력 부족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 계획은 청년 인력의 경제활동 기간을 늘리자는 큰 틀에서 추진된 것으로 정권이 교체됐다고 입맛에 따라 바꿀 수 있는 성격의 정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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