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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괜찮은 일자리 찾아” 청년층 취업 미루고 “노후 자금 없어” 고령층 막노동 뛰어든다

    “괜찮은 일자리 찾아” 청년층 취업 미루고 “노후 자금 없어” 고령층 막노동 뛰어든다

    급여·처우 등 고용의 질이 갈수록 양극화하고 있는 가운데 ‘괜찮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취업을 미루는 젊은이들이 급증하면서 청년층 경제활동인구가 지난해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18일 통계청이 밝힌 ‘청년층’(15~29세)과 ‘고령층’(55~79세)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올 5월 청년 경제활동인구는 413만 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만명이 줄었다. 경제활동인구는 직장을 갖고 있는 ‘취업자’와 직장을 구하려는 ‘구직자’를 합한 것이다. 올 5월 기준으로 대졸자의 42.9%(123만 5000명)가 한 번이라도 휴학을 해 본 경험이 있었다. 지난해 5월보다 0.2% 포인트 늘어났고 5년 전인 2008년 5월(38.3%)과는 4.6% 포인트 차이다. 이 가운데 취업 준비를 하려고 휴학한 청년층은 1년 새 22.1%에서 23.2%로 1.1% 포인트 늘었다. 학비 마련을 하려고 휴학한 청년층도 11.1%에서 12.5%로 증가했다. 청년층의 괜찮은 일자리 선호 경향은 구직자들의 취업시험 준비 분야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일반직 공무원이 되려는 구직자 비중은 31.9%로 1년 전(28.7%)보다 3.2% 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민간 기업에 취업하려는 청년층 비중은 22.4%에서 21.6%로 감소했다. 괜찮은 일자리를 찾아 첫 직장을 그만둘 때까지 걸리는 기간도 지난해 5월 16개월에서 올해 5월 15개월로 단축됐다. 5년 전(20개월)과 비교하면 5개월이나 짧아졌다. 김준영 한국고용정보원 인력수급전망센터장은 “이처럼 청년층 고용률이 낮은 것은 실제 일자리가 부족하다기보다 근로조건이 열악해 발생하는 미스매치(원하는 근로조건과 실제 근로조건이 맞지 않음)의 문제”라면서 “청년들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 할 것이 아니라 경제민주화나 대기업·중소기업 상생협력을 통해 중소기업 근로조건이 향상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년층과 달리 고령층 경제활동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경제활동인구는 589만 7000명으로 지난해(559만 9000명)보다 5.3%, 2008년(457만 1000명)보다는 29.0% 증가했다. 하지만 고령층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생계난 때문에 은퇴 후에도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 5월 기준으로 일하려는 이유로 54.8%의 고령층이 ‘생활비에 보태려고’라고 답했다. 이 때문에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는 고령층도 증가했다. 고령층 취업자의 직업은 단순노무노동자(27.6%)가 가장 많았다. 아파트 경비원 같은 기능·기계조작 종사자가 20.3%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반면 관리자·전문가 비중은 이 기간 감소(8.7%→8.3%)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최광숙의 시시콜콜] 인턴하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최광숙의 시시콜콜] 인턴하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대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꼭 거쳐야 한다는 인턴. 친구 부탁으로 인턴 자리를 알아보면서 느낀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친구가 대학생인 아들의 올여름 방학 동안 일할 인턴 자리를 부탁한 것은 지난겨울부터다. 친구 왈, “돈을 안 받아도 좋으니 두 달 여름방학 동안 일을 시켜 경험을 쌓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공직에 있는 대학 동창에게 물어봤더니 “예산 부족으로 인턴 채용 계획이 없다”는 답변이다. “돈 안 줘도 된다”니까 “저임금으로 인턴들을 착취한다는 오해가 생기면서 무급으로는 아예 인턴을 쓸 수가 없다”고 했다. 공짜로 일을 시키라는데도 인턴 채용을 할 수 없다니 제도의 근본 취지에 대한 이해보다 규정에 매여 있는 공직사회의 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 부처 산하기관에서는 “하도 시끄러워 아예 인턴을 뽑지 않는다”고 했다. 괜찮은 정부 부처 산하기관이나 공공기관만 하더라도 인턴 자리를 구해 달라는 민원이 줄을 잇다 보니 말도 많고 탈도 많다는 얘기다. 인턴도 ‘백’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었음을 실감했다.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더니 “보수든 진보든 정치색이 있는 곳은 싫다”는 단서를 달았다. 나중에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아들이 취직하는데 특정 정치 성향의 꼬리표가 붙을까 걱정이란다. 벌써 그런 것까지 염두에 둘 정도로 엄마들은 멀리 내다보는 안목(?)이 있었다. 결국 친구 아들은 지금 한 연구원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친구 아들은 능력 있는 아버지에 헌신적인 어머니를 둔 덕에 지금 차근차근 주류 사회에 진입하는 코스를 밟고 있다. 그럼 다른 친구의 아들은 어떤가. 그 친구는 고아원에서 자랐다. 중학교를 마친 뒤 일하며 돈을 벌어야 했다. 다행히 직장에서 착하고 성실한 남자를 만나 결혼했다. 그의 아들도 대학생이다. 그러나 그 친구는 나에게 아들과 관련해 어떤 부탁도 하지 않는다. 친구 남편은 작은 가게를 하고, 친구도 식당 일을 하면서 살림에 보태고 있다. 먹고살기 빡빡해 아들의 인턴 자리까지 신경 쓸 겨를이 전혀 없는 부모들이다. 두 친구와 그 아들들의 엇갈리는 인생 궤적을 보면서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렵다는 말을 씁쓸하게 재확인하게 된다. 청년 실업난이 심각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률과 취업자 증가폭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상승했다지만 청년층 취업자는 오히려 12만명이나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러니 지금 대학생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취업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펙이 되는 인턴 자리에 목을 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인턴 채용에서부터 불공정한 게임이 진행된다면 이는 옳지 않다. 인턴 채용 모집 단계에서부터 서민 자제들을 위한 할당제를 두는 방안도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논설위원 bori@seoul.co.kr
  • ‘K-무브 스쿨’ 운영 기관 모집

    고용노동부는 1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청년 국외취업 교육 기관인 ‘K-무브 스쿨’ 운영 기관을 모집한다. K-무브 스쿨은 국외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6∼12개월의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으로, IT·디자인 분야나 동남아·중동 등 신흥시장 취업으로 이어지는 교육 등으로 구성된다. 고용부는 유·무료 직업소개관, 대학, 직업능력개발 훈련시설 등 교육기관 중 5개 안팎의 운영기관을 선정할 방침이다. 또 국외 취업 실적에 따라 1인당 최대 800만원을 해당 기관에 지원한다. K-무브 스쿨 운영을 희망하는 기관은 월드잡(www.worldjob. or.kr)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실패 딛고 일어설 때까지 정부가 지원”

    “실패 딛고 일어설 때까지 정부가 지원”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부모님이 자식 생각하듯이 ‘한번 도와줬으니 됐다’가 아니라 일어설 때까지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정부가 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대통령 직속 3대 국정과제위원회의 하나인 청년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하면서 “청년들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학벌보다 창의성과 능력으로 평가받는 사회를 만들고, 청년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로 마음껏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창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발명왕 에디슨도 실패를 딛고 성공했듯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려 한다”며 “이런 창의성과 능동성에 청년 문제 해결의 열쇠가 있다”고 강조했다. 청년위는 ▲청년 일자리 창출 ▲청년 발전 정책 추진 ▲청년 소통 및 인재 양성 등 3대 추진 전략 가운데 청년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 숨어 있는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교육·노동·시장을 융합해 범부처적 관점에서 청년 고용 대책을 마련해 이를 관계 부처에 제안키로 했다. 청년위는 ‘청년’의 범위를 19~39세(약 1538만명)로 정의했다. 남민우 청년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뒤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년위의 제1목표는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며 “각 부처와 협력해 청년 취업과 창업이 늘어날 수 있도록 많은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걸림돌을 치워 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벤처 1세대 대표주자로 다산네트웍스 대표이사인 남 위원장은 미래창조과학부와 협의해 오는 11월까지 서울 세종로 KT 광화문빌딩 1층의 녹색성장 체험관을 ‘창조경제 청년마당’으로 개조하는 방안과 해외 창업 지원을 위한 ‘K-무브 취업 프로젝트’ 추진, ‘정부3.0’과 청년 일자리 창출 연계 구상 등 향후 활동 계획을 전했다. 위원회 내의 일자리 창출 분과위원장에 신용한 지엘인베스트먼트 대표, 청년 발전 분과위원장에 손수조 새누리당 중앙미래세대위원장, 소통·인재 분과위원장에 박칼린 한국예술원 뮤지컬학부 교수가 선임됐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씨줄날줄] 낀세대/오승호 논설위원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2005년 1월 24일 자에서 청소년기와 성인의 중간지대로 떠오른 새로운 유형의 세대를 ‘트윅스터’(Twixter)라고 부르며 이들의 삶을 조명했다. 미국의 18~29세 성인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이후 다른 매체들이 트윅스터를 집중 조명하는 촉매 역할을 했다. “당신은 어른인가”라는 물음에 10%는 “아직 어른이 아니다”, 29%는 “성인으로 접어드는 중”이라는 게 설문조사 내용이다. 미국에서는 이른바 ‘낀세대’를 트윅스터라고 부른다. 나이로는 성인인데도 직장을 갖지 않거나 회사에 다녀도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는 세대를 일컫는다. 당시 타임은 청소년기를 거치면 성인이 됐던 과거와 달리, 중간 단계의 시기가 존재하며 새로운 종류의 질서를 형성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트윅스터의 출현에 대해 미국의 사회학자들은 성인이 되기 싫어서가 아니라 그럴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청년고용시장이 붕괴되면서 대학을 졸업해도 20~30년 전 블루칼라 수준의 지위에 머물 수밖에 없는 현실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지난 5월 발표한 ‘2013년 세계 청년 고용 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층(15~29세)의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 비율은 19.2%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7번째로 높다. 지난 6월까지 20대 취업자는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청년 고용 한파가 여전하다. 니트족은 학교에 다니지도 않으면서 취업을 하거나 직업훈련을 받을 생각이 없는 이들을 말한다. 경기 회복을 앞당겨 ‘한국판 트윅스터’가 줄어들게 해야 한다. 부모와 자식을 함께 부양해야 하는 중년들을 ‘샌드위치 세대’라 한다. 1981년 미국 사회학자 도로시 밀러가 사용한 이후 서구사회에서 고령화 및 출산 인구 감소와 맞물리면서 30여년간 주목받았다. 우리나라의 샌드위치 세대는 전체 근로 연령 인구의 18%라고 한다. 기업에 근무하는 1955~1958년생을 중심으로 정년 연장과 관련한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고 한다. 60세 정년을 보장받는, 같은 또래인 공무원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정년 연장에서 파생되는 낀세대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노사 간 양보 없이 특정집단에게 혜택을 주고, 이와 관련한 이익이나 권리 분쟁이 이어질 경우 노사 모두 패자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기업이나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인구구조의 변화로 불가피해진 정년 연장이 사회 갈등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연착륙 방안을 찾아야 한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1대1 면접 현장채용! 단, 특성화고 학생만…

    성동구는 17일 오후 1시 구청 대강당에서 ‘특성화고 희망 취업 박람회’를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특성화고 명품인재 한마당’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특성화고 취업역량 강화 프로그램의 하나로 1대1 면접을 통한 현장채용 기회를 제공한다. 성동구와 인근 지역 15개 특성화고 학생 400여명이 참가한다. 또 서울시와 공동주최 형식으로 청년드림캠프에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들도 인재 찾기에 나선다. 청년드림캠프는 청년드림센터가 지난해부터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과 힘을 합쳐 공공도서관에 설치하고 있는 청년 취업·창업 허브다. 행사 1부에서는 학생들이 자기소개와 특정 주제에 대한 프레젠테이션 등을 선보이면 인사담당자들이 이를 평가하고 취업 준비 상태와 능력을 점검해 준다. 참여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자기 기업의 비전과 가치를 소개하고 기업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우수 기업 설명회’도 준비됐다. 발표 학생 가운데 우수자에게는 상장과 문화상품권을 준다. 2부는 특성화고 역량 강화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 400여명과 심사에 참여한 기업 인사 담당자 간의 1대1 현장 면접이 이뤄지는 박람회 형식으로 진행된다. 고재득 구청장은 “국내 기업들은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실무 능력을 갖춘 특성화고 학생들을 많이 필요로 하고 있다”면서 “철저한 준비와 자신감이 있으면 기회는 열려 있으니 학생들이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지역조합 불법 채용 체계 수술대에 올려야

    그동안 공공연하게 나돌던 농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 산하 지역(단위) 농·축·수협의 불·편법 채용 의혹이 일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지역조합의 전·현직 임원이 자녀를 특혜 채용하고, 지역 유력인사는 친·인척을 채용하도록 압력을 넣는 등의 사례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특히 어제 서울신문의 관련 탐사 보도 후 답안지 사전 유출설 등 제보도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는 지역조합의 특혜성 채용이 일과성이 아니고 전방위로 이뤄져 왔을 수도 있음을 방증한다. 지역조합의 특혜 채용 의혹은 지역사회에서 줄곧 제기돼 왔다. 독립 인사권과 예산권을 가진 지역조합장 선거 과정에서 도움을 준 이들에 대한 대가성 특혜 채용이 무차별적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과열 선거를 치르면서 이해관계가 난마처럼 얽혀 특혜성 채용이 관례처럼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수도권 한 수협의 경우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이 전·현직 임원의 자녀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역조합은 해당 지역의 농·축·수산인이 자본을 출자해 만든 법인이다. 지역농·축협의 경우 전국에 1163개가 있다. 주인인 이들이 이익배당 등 혜택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조합원 자녀에 대한 가산점(총점의 5%) 혜택은 일면 수긍도 된다. 하지만 그간의 채용 행태를 보면, 이들이 전체 조합원을 위한 공적인 조직이 맞나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공개채용 형식을 빌렸지만 면접 과정이 형식적인 곳이 많았고, 문제지가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곳도 있다. 수시로 뽑는 계약직의 경우 채용 1~2년 뒤 객관성 없이 정규직으로 전환한 곳도 부지기수라고 하니, 말문이 막힐 정도다. 우리는 이런 불·편법 채용 행태가 지역조합이 관리감독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데서 비롯됐다고 본다. 직원을 채용하든, 예산을 집행하든 조직은 공정하고 투명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히 요즘같이 청년층이 취업하기 힘든 시기에 공정한 취업기회를 보장해야 할 당위성은 더욱 커진다. 농협·수협중앙회는 지역조합의 특수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보완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지역조합도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을 고치는 자정노력을 해야 한다. 가산점을 조정하고 채용시험 관리를 시·도 지역본부에 위탁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일부 탈·편법 채용이 사실로 확인된 만큼 차제에 수사 당국은 제기된 다른 의혹들도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 새정부 들어 은행권 대학생 인턴제 유명무실

    새정부 들어 은행권 대학생 인턴제 유명무실

    이명박 정부가 적극적으로 장려했던 은행권의 ‘대학생 인턴제도’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학생 인턴제에 대한 정부의 강요와 압박이 사라지자 은행들이 슬그머니 채용 비중을 줄이고 있다. 정규직 전환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어서 인턴 참가 학생들이 해당 은행의 취업까지 이어진 사례는 극히 드물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대학생 3~4학년 150명을 대상으로 ‘KB 하계 인턴십’을 지난 1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지난 2월 ‘KB 동계 인턴십’에 참여한 150명을 포함하면 올해 총 인원은 300명. 2009년 850명, 2010년 3300명, 2011년 345명, 2012년 450명에 비하면 대폭 줄어든 수준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010년 당시엔 청년 실업이라는 사회적 이슈와 맞물리면서 채용 인원을 대폭 늘렸다”면서 “300명 정도가 적정 수준인 만큼 올해엔 그 수준에 맞춰 인원을 줄였다”고 밝혔다. 다른 은행도 사정은 비슷하다. 우리은행은 ‘청년인턴십’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2009년에 1350명, 2010년 1500명, 2011년 1500명을 뽑았다. 하지만 지난해엔 ‘대학생 신용회복 인턴체험 프로그램’이란 이름으로 500명을 선발한 게 전부다. 올해는 이보다 더 줄어든 약 200명을 뽑을 계획이다. 대학생 인턴제도를 폐지한 은행도 있다. 신한은행은 2009년에 대학생 인턴 500여명을 뽑았지만 그 이후로 이 제도를 폐지했다. 영업과 창구 업무가 많은 은행 사무의 특성상 대학생 인턴이 할 수 있는 일이 극히 제한된다는 이유에서다. 외환은행도 올해는 대학생 인턴을 뽑지 않기로 했다. 은행권의 대학생 인턴은 일정 급여를 받으며 실무를 익히고 정규직 입사에 도움을 주고자 시작됐다. 하지만 실제로 인턴에 참여해 정규직에 입사한 직원은 손으로 꼽힌다. 실제로 우리은행 인턴 참가자 중 2009년에 50명, 2010년 60명, 2011년 60명 정도가 정규직으로 입사했다. 약 4%만이 정규직에 입사한 셈이다. 씨티은행은 2011년에 대학생 인턴 97명을 선발했지만 정규직으로 입사한 참가자는 1명에 그쳤다. 이 제도를 통해 청년실업을 해결하겠다는 본래의 취지가 무색해진 것이다. 이처럼 정규직 전환 비율이 낮은 이유는 인턴제도 참가자 중 일정 비율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주는 조건이 없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우수 인턴 행원 5%에 한해 정규직 지원 시 서류전형과 필기시험을 면제해 주고 있는 게 전부다. 타 은행들은 정규직 지원 시 일정 정도의 혜택을 지원할 뿐 구체적인 기준은 알리지 않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학생 인턴프로그램은 대학생들이 은행 업무를 이해하고 직장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 “타 업권과 마찬가지로 정규직 전환을 전제로 한 인턴십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또 “돈을 다루다 보니 인턴에게 은행 업무를 가르치는 것도 한계가 있다”면서 “차라리 고졸을 뽑아 창구에서 가르쳐 은행원으로 키우는 게 인건비가 훨씬 적게 드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4년 내 사회적 일자리 49만개 만든다

    정부가 2017년까지 사회서비스 일자리 49만여개를 새로 만든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중소기업 정책자금과 세제 지원 등을 보육·요양 등 사회서비스업에도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 부총리는 “사회서비스 부문은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되고 있지만 민간시장이 충분히 활성화되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부터 사회서비스업에 창업기업 지원자금, 청년창업 전용자금 등 중소기업 정책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내년부터 중소기업투자세액공제, 창업중소기업세액감면,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등 각종 세제상 혜택도 준다. 정부는 사회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를 2017년까지 158만 1050개로 늘리기로 했다. 이는 2012년 말 108만 6991개에 비해 49만 4059개 많은 것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국정과제 청년취업·학폭제로 등 9개 성과미흡

    ‘청년 취업·창업 활성화 및 해외진출 지원’, ‘맞춤형 복지전달 체계 개편’, ‘학교폭력·학생위험 제로 환경’,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 ‘공공갈등 관리 시스템 강화’, ‘세종시 조기정착’ 등 9개 국정과제에 노란불이 켜졌다. 해당 국정과제의 성과가 미흡하거나 계획보다 예정대로 진전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 준 것이다. 국무조정실은 9일 박근혜 정부의 140개 국정과제 가운데 항공교통 안전과 원자력을 포함한 9개 과제에 ‘노란불’이 켜졌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이 140개 국정과제를 진행 상황에 따라 녹색(정상추진), 노란색(관심 필요), 빨간색(재검토 필요) 등 3가지 색깔로 표기하는 ‘신호등식’ 관리·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지난달부터 한 달 동안 시범운영한 결과다. 131개 과제는 정상 추진인 ‘녹색등’이 켜졌다. 원전 비리, 여객기 사고 등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했거나 고질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분야에 대해선 노란등을 켜 주관 부처뿐만 아니라 협업 부처의 협력 강화 등 더 많은 관심과 집중적인 관리 및 노력을 요구했다. 노란등은 진도부진, 성과미흡, 대형 사건·사고로 국민 체감도와 눈높이에서 볼 때 미흡한 경우 켜진다. 이병국 국무조정실 평가실장은 “신호등 제도는 문제 발생을 예견해 미리 대처하고, 국정과제의 성과를 이끌어 내기 위한 점검·관리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국무조정실은 개선 성과를 각 부처 평가에 반영할 계획으로 주관 부처뿐 아니라 협업 부처들의 역할도 주요한 평가 대상에 포함된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한국환경공단] 올해 10~12월 48명 채용… 청년인턴제도 운영

    [한국환경공단] 올해 10~12월 48명 채용… 청년인턴제도 운영

    한국환경공단의 인력 채용 방식은 다양하다. 올해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오는 10~12월 48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한다. 이는 직제 증원과 육아휴직자에 대한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인력 보강 차원이다. 신규 채용은 고졸자와 장애인도 비율을 할당해 별도 전형을 통해 선발한다. 특히 수도권 외 지역 거주자와 중소기업 경력자, 공공기관 인턴 경력자에게는 가점이 부여된다. 또 블라인드 면접을 통해 능력 검증을 하게 된다. 참고로 2010년에는 53명 선발에 2146명이 지원해 40.5대1의 경쟁률을 보였고, 2011년 72명 선발에 경쟁률 31대1, 2012년 140명 선발에 13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공단은 고용부진 타개와 예비 환경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청년인턴제’를 운영 중인데, 올 상반기에 인턴사원 84명을 선발했다. 인턴사원은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성을 키우게 된다. 또한 취업 활동 기간에 특별휴가 등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매월 근무 평가를 통해 성과 관리를 하고, 인턴사원이 정규직에 지원할 경우 가점도 부여한다. 공단의 직급체계는 사무직, 기술직, 운영직 3개 분야로 구분된다. 사무직과 기술직은 1~6급, 운영직은 6~8급으로 나뉘어 있다. 운영직 6급에서 사무직과 기술직 6급으로 전직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전직 시험제를 운영하고 있다. 신입사원의 연봉은 대졸 신입(일반직 6급) 기준 2700여만원(성과급 별도), 고졸 신입(운영직 8급)은 연봉 2500여만원(성과급 별도) 수준이다.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중기 청년인턴 60%, 18개월내 관둔다

    중기 청년인턴 60%, 18개월내 관둔다

    고용노동부가 시행 중인 중소기업청년 인턴제도가 청년 인턴의 중도 이탈률이 높아 실효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청년인턴제는 경력부족으로 취업에 애로를 겪고 있는 청년층의 경력능력을 배양하고 채용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2009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사업이다. 3일 국회예산정책처(예산처)가 발간한 ‘2012회계연도 결산 부처별 분석’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청년인턴제 취업자의 60% 이상이 1년 6개월 안에 일자리를 그만두고, 이 가운데 절반은 인턴 기간 수료 이전에 그만두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동부는 지난해 이 사업을 위해 1501억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노동부가 사업 시행 이후 성과를 파악한 결과에도 채용된 인턴 중 1년 6개월이 지난 시점까지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은 2009년 32.7%, 2010년 37.0% 등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 이탈 규모가 가장 크게 나타난 시점은 인턴수료 이전으로 이탈 비중은 2009년 31.1%, 2010년 30.7%, 2011년 31.1%로 나타났다. 2011년의 중도 이탈 사유를 살펴보면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개인사정’ 비중이 가장 높았고, 연수협약 미준수, 이직, 회사 휴·폐업 및 도산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중 연수협약 미준수 및 회사 휴·폐업 등으로 중도 이탈한 비중은 전체의 10.8%로 이는 위탁기관이 기업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예산처는 지적했다. 예산처는 이런 실적에 대해 “청년층은 중소기업에 취업하기를 꺼리기 때문에 이 사업에서 중도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인턴 취업자의 60% 이상이 1년 6개월 안에 일자리를 그만두고 이 중 절반은 인턴 기간 수료 이전에 그만둔다는 점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문제 해결 방안으로 “취업알선기관과 대학교, 경제단체 등 민간위탁기관은 알선뿐만 아니라 상담 역할을 강화해 취업의사 및 구인의사를 조율한 뒤 인턴직을 배치하고, 기업이 연수협약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전통·아이디어 결합한 ‘브라운칼라’ 청년들의 이색직업

    전통·아이디어 결합한 ‘브라운칼라’ 청년들의 이색직업

    청년들은 위태롭다. 좁디좁은 취업 시장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장으로 변했다. 지난 5월 청년층(15~29세)의 실업률(7.4%)은 전체 실업률(3.0%)의 두 배를 넘었다. 사상 최고의 실업률을 기록한 유로존에서 청년 실업률은 23.8%에 이른다. 어렵게 직장을 갖는다 해도 끝은 아니다. 진짜 원하는 일보다 당장 구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대가는 크다. 청년들은 꿈 대신 월급에 인생을 저당잡힌 듯한 불안과 무기력함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내야 한다. KBS 1TV ‘KBS 파노라마’는 4일과 11일 밤 10시 ‘김난도의 내:일’ 편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진행과 내레이션을 맡았다. 김 교수와 제작진은 10개월 동안 세계 10개국을 돌며 전통적 일자리를 벗어나 새롭게 조명받는 일자리의 움직임을 쫓는다. 이들은 먼저 전통적인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의 구분을 파괴한 브라운칼라를 찾는다. 브라운칼라란 블루칼라의 노동에 화이트칼라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결합한 계층을 뜻한다. 목수 일을 하는 박준호씨는 “목수라는 직업도 단순한 육체 노동이 아니라 창의적인 발상이 필요하다. 우리 세대에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의 구분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설명한다. 제작진은 인력거꾼과 베트남식 샌드위치를 만드는 셰프 등 이색 직업들을 소개한다. 제작진은 프리랜서와 지역에서의 일자리도 조명한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휴대용 기기를 활용해 유목민과 같이 이동하며 일하는 ‘노마드 워커’(Nomad Worker), 인터넷을 통해 자기 일을 찾아나서는 ‘이랜서’(E-landcer) 등 신(新)프리랜서를 찾아본다. 지역의 특색 있는 전통과 젊은층의 아이디어를 결합해 지역 경제를 발전시키고 있는 이탈리아의 모습을 살펴보고, 한국의 청년들이 몰리고 있는 제주도의 일자리들을 살펴본다. 다음 주 방송되는 2부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내 일 찾기 전략’을 제시한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연봉 2억 하인 이야기 들려줄까

    연봉 2억 하인 이야기 들려줄까

    “스티브 잡스의 천재성은 아이폰이 아닌 ‘앱스토어’에 있습니다. ‘플레이스토어’ 등이 뒤따르면서 앱 개발에 몰려든 사람만 600만명, 연 매출은 조 단위를 넘어섰고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됐습니다. 우리는 잡스에게 감사해야 합니다. 이런 (인문학적) 역량을 국내의 취업률 위주 대학평가가 반영할 수 있을까요. 청년 실업은 관료들이 지표만 놓고 탁상에서 논할 문제가 아닙니다.”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인 김난도(50)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3일 새 책 ‘김난도의 내:일’(오우아 펴냄)을 냈다.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판기념 간담회에서 김 교수는 획일적인 정부의 취업률 위주 대학평가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대학들이 낮은 취업률에 등 떠밀려 비인기 학과를 폐지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취업률을 높이고 싶다면 인간과 문화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근원적 배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 책은 “영혼을 팔아서라도 취업하고 싶다”던 청년 구직자와 이직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제시하는 해답이라고 할 수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가 인문학적 에세이라면 이번 책은 미래 직업시장을 예측한 실용서에 가깝다. 김 교수는 “2008년부터 매년 ‘트렌드 코리아’란 분석서를 출간해 왔다”면서 “지금까지 축적한 데이터에 유럽과 아시아를 돌며 ‘1000유로 세대’와 인터뷰하면서 취합한 이야기를 버무린 책”이라고 소개했다. 연봉 2억 5000만원의 하인을 양성하기 위한 영국의 집사학교,스타벅스를 꺾은 미국 포틀랜드의 커피 로스터스 유나이티드, 유학파 출신 전 증권맨이 창업한 한국의 아띠인력거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됐다. 김 교수는 “서태지와 H.O.T를 좋아했던 문화 세대인 지금의 30대가 60대가 되는 30년 뒤, 아니 이르면 15년 뒤면 대한민국의 직업 세계는 완전히 바뀌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사설] ‘조로형’ 한국경제 연착륙 방안 찾아야

    우리 경제의 조로화(早老化)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어 걱정이다. 경제가 일찍 늙어 간다는 것은 경제 체질이 그만큼 허약하다는 얘기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저성장 구조가 고착화돼 선진국 진입은 요원해진다. 국가 경쟁력이 떨어져 선진국에 비해서는 기술과 품질 경쟁에서, 신흥국에 비해서는 가격 경쟁에서 각각 뒤지는 넛크래커(nut-cracker)의 덫에 갇혀서는 안 된다. 경제 활력을 되찾기 위해 근원적인 고민을 할 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중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382만 6000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15.1%에 그쳤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3년 5월 31.5%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상 최저치다. 저출산 고령화와 청년실업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조업의 생산 주축 연령도 30대에서 40대로 높아졌다. 올해 제조업 근로자 평균 연령은 40.4세로 10년 전 일본(2002년 40.7세)에 육박했다. 취업 구조의 급속한 고령화는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낳는다. 노동생산성 저하는 경제성장률 하락의 주된 원인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경제 연령은 잠재성장률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런 만큼 일자리, 특히 청년 일자리 창출 위주의 성장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6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응답한 기업의 39.5%는 신규 채용 인원을 지난해에 비해 줄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경기 침체가 주 원인이긴 하지만, 기업들의 채용 방식 변화에 따른 영향도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기업들은 불규칙적으로 진행하는 ‘비정규 채용’이나 연중 상시채용시스템을 가동하기도 한다.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는 곳들도 있다. 채용 패턴 변화에 적극 대비할 필요가 있다. 청년실업의 가장 큰 원인으로 높은 대학진학률과 눈높이가 꼽힌다. 특성화고의 적극적인 육성과 함께 강소기업 확대 정책을 적극 추진해 고학력 인력을 흡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중심의 기업 생태계를 재편하는 것도 관건이라 할 수 있다. 경제민주화 관련법은 국정과제에 담겨 있는 내용 그대로 추진돼야 한다. 그럴 때 증시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새로운 블루칩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와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최선으로 꼽히는 정책 대안은 여성 인력 활용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 지원은 더욱 강화돼야 한다.
  • 청년 의무고용, 만 29세 → 34세로

    현행 청년고용촉진특별법상 만 29세까지인 청년의 나이가 만 34세로 상향 조정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 공공기관의 청년 미취업자 3% 이상 의무 고용 등의 내용을 담은 청년고용촉진특별법 개정안 국회 통과의 후속조치로 청년의 나이를 확대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이 개정안이 시행되면 전국 401개 공공기관은 내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정원의 3%는 만 34세 이하 청년으로 채용해야 한다. 고용부의 이번 시행령 개정은 관련 특별법 국회 통과에 대한 30대 미취업자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현행 ‘15세 이상 29세 이하’로 규정된 ‘청년’만을 대상으로 공공기관당 매년 3% 이상 의무고용토록 한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30대 공무원 준비생 8명이 직업의 자유 박탈과 평등권 위배 등으로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30대 미취업자들의 반발이 컸다. 고용부는 우선 ‘공공기관 3% 의무고용’ 대상 청년의 나이는 34세로 높이고,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전체에 적용되는 청년의 나이는 ‘100세 시대’에 맞게 향후 연구용역 및 사회적 공감대 형성 등을 통해 추가 검토할 계획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3부)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⑨ ‘뉴시니어’ 등장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3부)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⑨ ‘뉴시니어’ 등장

    45년을 외교관의 아내로, 두 자녀의 어머니로 살아온 이오영(69·경기 수원시)씨. 지난해 1월부터 모델 활동을 시작하면서 인생이 확 달라졌다. 매주 수요일 오후 2시면 떨리는 마음으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뉴시니어 라이프’ 모델 연습실로 향한다. 자신이 짠 대본에 맞춰 워킹 연습을 하고 후배 시니어(senior·연장자) 모델들에게 노하우도 알려 준다. “새로운 환경에서 일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사귀는 게 좋아요. 자신만만해질 수 있고 자식, 손주들도 아주 좋아하네요.” 이씨의 좌우명은 ‘남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자’이다. “있는 듯 없는 듯한 사람이 아니라 눈에 띄는 사람이 돼서 사람들이 나를 찾아와서 의논하고 싶게끔 만들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수동적인 노인의 모습에서 벗어나 이씨처럼 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가꾸면서 살아가는 50~60대를 ‘뉴시니어’ 혹은 ‘액티브 시니어’라고 부른다. 굳이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신개념 연장자’, ‘적극적인 연장자’쯤 되지 않을까 싶다. 안신현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뉴시니어의 특징을 ▲젊고 ▲향수에 이끌리고 ▲자아실현 욕구가 강한 것으로 요약했다. 안 연구원은 “전통적인 어르신들은 은퇴 후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이미지인 데 비해 뉴시니어는 과거의 감성과 가치를 향유하면서도 젊어지려고 노력하고, 창의적이며 사회활동도 열심히 하는 특징을 갖는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다른 세대와의 공감능력’이 뉴시니어의 특징에 추가됐다. 63세의 가수 조용필이 지난 4월 19집 음반 ‘헬로’(hello)를 내면서 ‘조용필 신드롬’이 일었다. 발매 두 달 만에 음반 판매량이 22만장을 넘어서 국내 음반 차트에서 연간 음반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샤이니·소녀시대를 넘어선 기록이다. 올 5월 시작된 전국 콘서트 티켓은 가는 곳마다 매진 기록을 세우고 있다. 김윤수 유니버셜뮤직 과장은 “몇 년 전 쎄시봉 열풍이 1970~80년대 향수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지금 조용필 신드롬은 젊은 세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또 다른 현상”이라면서 “콘서트에 오는 관객의 80% 이상이 20~40대라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31일~6월 2일 서울에서 열린 조용필 콘서트의 연령대별 예매 상황을 보면 50대 이상(13.6%)보다도 40대(29.0%), 30대(27.6%), 20대(25.5%)가 훨씬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런 특성의 배경에는 시대상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이 청년기였던 1960~70년대는 해외 대중문화가 유입됐고, 유현목 감독의 영화 ‘오발탄’이나 ‘신중현과 엽전들’ 같은 대중문화가 융성했다. 또 1970~2000년은 연평균 국민총생산(GDP) 성장률이 19.6%에 달했던 고도 성장기였다. 안 연구원은 “10~20대 때 다양한 문화를 접했고, 이후 경제적으로 급격한 성장을 경험하고 견인한 세대는 지금의 50~60대가 유일하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세대는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 이 세대가 문화적 향수를 누릴 수 있는 건 그간 자기 문제를 주변 도움 없이 스스로 해결해 왔고 가시적 성과를 낸 경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든든한 재력도 과거와 달라진 특징이다. 지난해 말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5분위(소득 상위 20%) 중 60대 이상 가구주 가구의 평균 소득이 1억 359만원으로 5분위 중 가장 높았다. 50대가 1억 358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 때문에 올 초 통계청은 은퇴한 부유층 대상 사업을 ‘블루슈머’로 선정하기도 했다. 여기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곳이 유통업계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들어 구매액 상위 20% 이상 고객 중 60대 이상만을 별도로 관리한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여기에 해당하는 고객 수는 2008년 5만 6000명에서 지난해 10만 2000명으로 거의 2배가 됐다. 1인당 연간 구매액도 750만원 정도로 4년 사이 20% 정도 늘었다. 온라인 쇼핑에서도 시니어들이 주 타깃층으로 자리 잡았다. 소셜커머스에 따르면 지난해 50대 이상 고객의 1인당 구입 단가는 12만 7432만원으로 20대(8만 3193원), 30대(11만 2644원)를 웃돌았다. 이 때문에 50대 이상 고객을 위한 전용 인터넷 쇼핑몰도 나왔다. GS샵의 ‘오아후’(오십대부터 시작하는 아름답고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쇼핑몰)가 대표적이다. 기존보다 홈페이지 글자 크기를 키우고 상품 사진도 2배 확대했다.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시니어의 비중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의 경우 2001년에는 50대 이상 수강자의 비중이 전체의 0.5%(668명)에 불과했지만 2006년 2.4%(3212명)에 이어 지난해에는 18.9%(5710명)로 커졌다. 이에 따라 2001년 14개에 불과했던 강좌 수도 지난해 251개로 크게 늘었다. 류미란 신세계백화점 문화팀 과장은 “요즘 시니어들은 자기 계발을 중시하고 새로운 만남에 대한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회 진출도 활발해졌다. 50대 취업자 수는 2000년 289만 9000명에서 2007년 409만 3000명, 지난해 535만 3000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2007년부터는 20대 취업자 수(399만 2000명)를 추월했다. 60대 이상 취업자 수도 2000년 196만 3000명에서 지난해 310만 8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를 반영해 올 4월에는 노년 세대 노동조합인 ‘노년 유니온’이 출범하기도 했다. 노년층의 정치세력화도 눈에 띈다. 지난해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을 당선시킨 주역도 50~60대였다. 당시 50~60대 투표율은 20~30대에 비해 11% 포인트 이상 높았다. 안 연구원은 “일하고 싶어 하는 노인들은 늘고 있지만 그들이 일할 만한 곳은 아직 많지 않다”면서 “사회 일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 등의 적극적인 노인 역할 발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커버스토리] ‘열정 노동’ 강요하는 사회

    [커버스토리] ‘열정 노동’ 강요하는 사회

    “이웃 할머니댁 화장실 전기가 안 들어온다는 말을 듣고 철물점에서 이것저것 사다가 전등을 새로 달아 드렸습니다(전력회사 지원자).” “친구들과 함께 군고구마 장사를 해서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왔습니다(유통회사 지원자).” 토익점수·학점 등 스펙 쌓기에 골몰하던 구직자들이 열정을 증명할 경험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른바 ‘열정 스펙’ 쌓기 열풍이다. 시작은 기업들이 채용 원칙으로 ‘스펙보다 열정’을 제시하면서부터다. 이용우 전국경제인연합회 사회본부장은 29일 “기업 채용문화가 천편일률적인 스펙보다 열정과 잠재력을 보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기업 인사팀은 “우리는 취업을 위해 또는 남들이 하니까 해보는 경험이 아니라 자신만의 계획·주관·목적성이 있는 최선의 노력을 보여 주는 열정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열정 스펙’ 열풍에 기업이 주관하는 국토순례 프로그램의 평균 경쟁률은 114대1이나 된다. 대기업이 주관하는 해외봉사단 면접을 위해 교내 봉사동아리에서 ‘봉사 스펙’을 쌓기도 한다. 월급 90만원에 주 40시간 꼬박 잡일을 하는 청년인턴제는 ‘저임금 인력착취’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구직의 필수 코스가 됐다. 대신 과거 청춘이 순수한 열정을 분출시키던 방법인 나 홀로 국토 무전여행, 순수 봉사활동, 농촌 봉사활동 등은 사라져 가고 있다.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활동이란 인식 때문이다. 구직자에게 열정적인 발표법을 가르치는 박상현 드림스피치아카데미 원장은 “우리 사회가 청년의 열정을 원하지 않은 적이 없지만, 최근 기업이 요구하는 열정은 ‘절제된 열정’이란 점에서 특별하다”고 진단했다. 결국 촛불 집회 등 사회참여형 열정은 배제되는 반면, 기업 업무에 적극 대처하고 비판보다는 긍정적인 해결책을 먼저 찾는 인재가 각광을 받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커버스토리-열정 노동 강요하는 사회] 남보다 3배 더 일하고 월급은 3분의1

    [커버스토리-열정 노동 강요하는 사회] 남보다 3배 더 일하고 월급은 3분의1

    지난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단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신모(25·여)씨는 고민 끝에 올해 지원을 포기했다. 지난번 경험에서 학교나 종교단체 등을 통한 해외봉사 경력이 없으면 서류 통과도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다. 신씨는 28일 “다들 소규모 해외봉사단에 참여한 뒤 그 경력을 디딤돌 삼아 더 큰 기관이 주관하는 해외봉사를 하더라”고 말했다. 해외봉사단 지원 수요가 늘다 보니 봉사활동에도 주관 기관에 따라 ‘급’이 생긴 셈이다. 지난해 현대차·LG·포스코·G마켓 등 기업 주관 해외봉사단의 평균 모집 경쟁률은 50대1을 넘었다. 해외봉사단이 인기인 이유는 자기소개서에 쓰는 ‘한 줄’로 기업이 원하는 열정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4년제 대학 졸업 후 구직 중인 김모(28)씨는 “아무리 좋은 스토리를 준비해도 첫 질문에서 면접관 마음을 얻지 못하면 면접 내내 질문을 못 받는다”면서 “해외봉사단 경험은 서류 전형 통과에도 유리하고, 면접에서 인상적인 첫 대답을 할 때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봉사단 경험이 ‘선택’이라면 요즘 청년인턴제는 ‘필수’ 덕목으로 여겨진다. 이미 인턴 경험이 있지만 올해 또 인턴을 지원한 강인(27)씨는 “요즘은 다들 인턴 경력이 있어서 인턴을 하지 않았다면 그 직종에 대한 열정이나 준비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1990년대 세계화 구호와 함께 영어 학습 바람이 불면서 기업이 토익 점수를 요구하고, 곧이어 구직자 영어 점수 인플레이션 현상이 생겼던 것처럼 인턴 역시 구직의 필수 코스가 된 셈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5월 10만 2200여명 수준이던 청년층 인턴 경험자는 2010년 22만 7400명, 2011년 162만 7000명으로 급증했다. 정부와 기업은 인턴 직원에게 ‘열정’을 기대하지만, 청년들의 열정은 사실 억지 춘향인 측면이 있다. 인턴제가 본격 활성화되던 2011년 인크루트가 20대 구직자 65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1.6%가 인턴제의 단점으로 ‘저임금 노동착취’를 꼽았다. 이어 25.5%가 ‘정규직이 되지 못했을 때 받는 물리적·심리적 피해가 매우 크다’고 답했다. 지역 언론사에서 3개월간 인턴을 한 김모(29)씨는 이 단점들을 모두 경험했다. 김씨는 인턴 기간을 “잃어버린 3개월”이라고 불렀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채용될 것”이란 회사 측의 설명을 들으며 100만원 남짓 월급에 쉬는 날 하루 없이 일했고 근무 성적도 좋았지만 최종 탈락했다. 탈락 이유가 지방대 출신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김씨는 “지방대가 ‘큰 변수’라고 미리 말해 줬다면 도를 넘는 부당한 근무 지시는 거부하고 당당하게 경험 삼아 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씁쓸해했다. 인턴 경험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0개월 정도 이어진다. 편법이지만 2년 가까이 인턴으로 고용되는 경우도 있다. 구직자들은 인턴 경험을 살려 정규직으로 입사하기를 꿈꾼다.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일자리를 갖게 될 경우 중산층 이상 생활이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턴 경험 기간 자체가 이들이 공포스러워하는 ‘임금을 턱없이 적게 받지만 열정으로 버티는 기간’이 되고 있고, 인턴 이후 정규직 처우가 크게 개선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연예기획자를 꿈꾸며 지난해 인턴으로 연예기획사에서 일하던 이모(27·여)씨가 결국 꿈을 포기한 이유는 자신의 사수였던 정규직 대리의 월급이 자신과 몇십만원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씨가 “생활이 나아질 것이란 희망도 없고, 1년 내내 주말 없이 일하니 건강이 나빠졌다”며 사표를 내자 회사 측은 “열정을 높이 샀는데 안타깝다”고 대꾸했다. 회사 선배들이 “이번 생은 아닌가 보다”라며 스스로를 ‘열정 노동자’로 칭하는 것을 귓등으로 들었던 이씨이지만, 사표를 만류하는 단어로 ‘열정’이란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 김정근씨 등이 쓴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라는 책에서 유래한 ‘열정 노동자’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열정을 보답으로 생각하며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를 이르는 말이다. 게임 업계 역시 일꾼들의 열정을 볼모로 열악한 근무 환경이 유지되는 일터로 분류된다. 게임 회사에서 캐릭터 디자인과 3D 화면 구축 업무를 담당하는 4년차 디자이너 윤모(32)씨는 “내 캐릭터에 대한 애착과 디자인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이 업계에 아직도 남아 있으려는 이유”라고 말한다. 거꾸로 말해 근무환경과 직원에 대한 복지는 이 일을 그만두고 싶은 이유 중 하나다. 게임 출시 반년 전부터는 매일같이 야근과 특근, 주말 근무가 이어지지만 초과수당은 먼 나라 얘기다. 윤씨는 “이런 열악한 환경을 뻔히 아는 상사들은 오히려 ‘다 알고도 들어온 것 아니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면접 때는 붙여만 주면 회사에 뼈를 묻겠다고 하더니’로 시작되는 상사들의 우스갯소리는 열정을 저당 잡힌 윤씨의 뒤통수를 때린다. 이씨와 윤씨는 “아직 결혼도 안 했고 그렇게 사는 게 힘들지는 않았다”면서도 “그래도 남들보다 3배는 더 일하면서 3분의1의 보상도 받지 못하는 것은 극복하기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처럼 제대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열정은 잘못이라는 ‘각성’이 일어나기까지 20년 가까이 걸렸다. 1995년부터 실용음악과, 방송연예과, 사진학과 등 문화 서비스 관련 이색 학과가 우후죽순 신설될 당시만 해도 1990년대 ‘신(新)인류’가 ‘신(新)직업인’으로 진화할 것이란 기대가 넘쳤다. 2001년 굶주려 사망한 최고은 감독도 당시 새로 생긴 학과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다. 최 감독의 죽음 뒤 강우석 영화감독은 “영화계가 다 수용하지 못할 만큼 너무 많은 인력이 공급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탄했다. “영화 쥐라기공원 한 편으로 버는 달러가 승용차 150만대 수출액과 맞먹는다”는 분석에 모두 스필버그를 꿈꾸었을 뿐 ‘돈벌이’란 현실 문제를 논하면 열정이 모자란 것처럼 취급한 관행이 문제라는 것이다. 비단 영화계뿐이 아니다. 수도권 4년제 사진학과 졸업생(29)은 “졸업 직후 60% 정도는 사진과 관계없는 일을 한다. 쇼핑몰을 운영하거나 PC방을 차리기도 하고, 시민단체로 가기도 한다. 사진으로는 먹고살기 어려우니 교수님들도 다양한 직업을 생각해 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고등학생이 꿈을 좇아 사진학과를 선택한 것 자체가 열정을 증명한 일 아니냐”면서 “하지만 입학할 때 예술사진을 찍고 싶어 하던 열정가들은 작가로 성공한 선배를 봐도 생활이 어렵고 사람 자체도 어두우니 점점 회의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꿈에 대한 열정 자체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던 학과생들의 자부심은 취업 준비와 함께 사라지기 일쑤다. 기업은 공식적으로 “스펙보다 열정”이라고 하지만, 토익과 경영학 전공 이수 과목이 없는 이들은 초라한 ‘스펙’ 때문에 열정을 보여 줄 면접 기회조차 갖기 어렵다. 이 때문에 예술대 취업률은 50%대인 일반 대학 취업률 평균의 반 토막 수준이다. 최근에는 폐과되는 영화학과도 생겨 영화 관련 학과 수는 2010년 100곳에서 2011년 99곳, 2012년 96곳으로 줄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가 열정을 찬미하며 개인에게 한시도 쉬지 않는 폭주기관차 인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는데 이것이 가능한가”라면서 “사회가 적절한 보상 없이 개인에게 열정을 강요하는 건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다. 폭주기관차는 언젠가 열을 받아 폭발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열정 노동처럼 한 사람에게 과도한 노동을 요구하는 건 개인의 노동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나누는 요즘 시대 상황과도 맞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놓은 창조경제도 창의성을 통해 사회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뜻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가방 끈 긴 청년 62만명… “눈높아 구직 포기”

    가방 끈 긴 청년 62만명… “눈높아 구직 포기”

    일을 하지 않는 전문대 졸업 이상의 ‘고학력 백수’가 올 들어 역대 최대로 늘었다. 특히 ‘가방끈 긴’ 청년층이 마음에 드는 일자리가 없어 아예 구직활동을 포기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이들을 노동시장으로 편입시키는 대책이 시급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6일 발표한 ‘고학력자의 사회적 낭비가 심각하다’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고학력 비(非)경제활동인구는 309만 2000명에 달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구직단념자, 취업 무관심자, 취업준비자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전체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대졸 이상이 18.4%를 차지해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연령별로 보면 전체 고학력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30~40대가 56.7%를 차지했다. 30대 고학력 비경제활동인구 중 86.9%, 40대 가운데는 85.2%가 여성으로, 여성의 경력단절이 매우 심각한 수준임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보고서는 “이들 여성의 36%와 48%가 일을 그만두는 이유로 육아와 가사를 꼽았다”며 “여성의 경력단절과 고용평등 문제 해결이 중대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고학력 20대 청년 무직자는 62만 9000명으로 집계됐다. 고학력 비경제활동인구 중 30대(35.7%)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비중(20.4%)을 차지했다. 이들 중 남자가 30.3%, 여자가 69.7%로 나타나 여성의 사회진출 문턱이 여전히 높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구직을 아예 포기하는 청년층이 늘고 있어 사회적 낭비가 심각해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학력자의 생산가능인구는 2007년부터 2013년 1분기까지 연 평균 3.9% 늘었으나 구직단념자는 이보다 3배 많은 연 평균 11.5%가 늘어났다. 특히 졸업 후 일자리를 갖지 않는 전체 고학력 구직단념자 중 20대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34%나 됐다. 20대 남성의 90.6%와 여성의 87%가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에 맞는 일거리가 없다”는 이유를 댔다. ‘눈높이’를 낮추지 못한 고학력 청년층이 사회진출을 미뤄 취업준비생의 고령화 현상도 진행되고 있다. 30대를 훌쩍 넘기고도 여전히 취업을 준비하는 고학력자는 전체 고학력 취업준비자의 22.9%를 차지했다. 또한 고학력 20대 취업준비자는 27만 9000명으로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특히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청년층 취업준비자 수도 역대 가장 많은 18만 8000명이나 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광석 선임연구원은 “각 세대·계층별 고학력 비경제활동인구를 고용시장에 편입시키는 ‘경제활동인구화 정책’이 필요하다”며 “20~40대 구직자들에게 전공 및 경력에 적합한 일자리를 공급해 미스매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한 ▲20대의 사회진입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한 ‘학업·고용 연결성’ 증대 ▲30∼40대 여성을 위한 육아시설 확충과 출산휴가제 정립,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 등을 제안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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