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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또 한 해를 보내며/박홍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또 한 해를 보내며/박홍기 논설위원

    서울 한복판 광화문광장 앞에 섰다. 큰 칼 옆에 찬 늠름한 이순신 장군 동상이 서 있고, 성군 세종대왕이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앉아 있다. 그리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세월호 희생자들의 분향소와 유족들의 천막이 있다. 나눔과 온정을 가리키는 사랑의 온도탑 눈금도 올라가고 있다. 세종대왕 동상 너머에는 조선왕조의 경복궁이 건재하다. 광장의 안팎에는 크리스마스트리가 화려하게 빛나고 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들이 나온 가족들은 성탄절과 함께 연말을 한껏 즐기고 있다. 눈에 비치는 풍경은 작년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때문인지 교보빌딩 벽에 걸린 ‘두 번은 없다.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그러므로 너는 아름답다’라는 시구가 왠지 어색하다. 을미년도 저물어 6일밖에 남지 않았다. 끝자락이다. 광화문광장은 올 한 해 역사를 품었다. 호오(好惡), 경중을 떠나 많은 일을 겪었다. 일어났던 일들, 계속되는 일들, 크고 작은 하나하나가 사건이고 역사다. 소설가 최인훈의 표현을 빌리자면 “광장은 대중의 밀실”이다. 개방과 소통, 화합의 공간인 것이다. 반대로 가치와 노선이 갈등을 겪고 충돌하는 장소다. 그래서 광장은 조용하기보다는 시끌벅적하다. 간결하기보다는 어수선하다. 때로는 분노의 절규가, 때로는 기쁨의 함성이 뒤덮는다. 광화문광장도 그랬다. 메르스가 전국을 휩쓸 때 광장은 텅 비었다. 간혹 나온 시민들은 정부의 초동 대응에 항의하려는 듯 ‘불신의 마스크’를 쓰기도 했다. 재앙이었다. 광화문광장에는 감격의 함성이 있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빛(光)이 된(化) 곳에 시민들이 나와 경축했다. 대형 태극기가 만들어지고 파도 타기 이벤트가 펼쳐졌다. 멋진 공연도 진행됐다. 모두 어울려 축제를 즐겼다. 광복 70년, 한·일 수교 50년, 한·일 관계는 아직도 과거사에 막혀 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찬반 논쟁도 치열했다. 촛불이 켜졌다. 집필 거부도 잇따랐다. 정부는 계획대로 교과서 집필에 착수했다. 그런데 국정·검인정을 떠나 정작 가르치는 주체인 교사가 공론장에서 제외됐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뛰어넘지 못한다고 했다. 광화문광장은 한때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은 차벽을 쳤고, 민중총궐기 참가자들은 경찰 버스를 밧줄로 끌어내려 했다. 복면이 등장했다. 물대포가 발사되고 참가자가 쓰러졌다. 싸움판으로 바뀌었다. 광장은 찢기고 부서졌다. 날 선 주장만 난무했다. 귀를 기울이는 쪽이 없었다. 볼테르의 “부싯돌은 부딪쳐야 빛이 난다. 서로 다른 견해가 부딪칠 때 진리가 스스로 드러난다”는 말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광화문광장은 병신년 새해를 맞는다. 풀리지 않은, 풀었어야 할 일도 또 한 해를 넘는다. 지난 일들을 돌아보는 이유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도 햇수로 세야 할 지경이다. 미수습자 9명과 선체는 아직도 바닷속에 있다.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첫 청문회는 큰 성과 없이 끝났다. 기업의 탐욕이 부른 인재에서 비롯돼 행정의 무능이 부른 관재(官災)임에도 “잘못했다”는 공무원은 없었다. 이 때문에 진상 규명이 이뤄지거나 약속되지 않는 한 광장에서의 분향소 존치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광화문광장에 45.815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 설치를 둘러싼 국가보훈처와 서울시의 다툼도 끝나지 않았다. 보훈처는 국무총리실에 행정협의조정을 요청했다. 태극기의 상징성, 정체성은 크기와 규모가 아닌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며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높이에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광화문광장에는 정치가 있다. 제20대 4·13 총선이 치러진다. 국회의원 후보들은 광장에서 지지와 함께 선택을 호소할 것이다. 광장은 정치의 장이 된다. 청년실업률 9%, 가계빚 1200조원, 임금불평등, 양극화, 저출산·고령화 등 갖가지 민생 현안이 광장으로 쏟아져 나올 것이다. 세종대왕이 바른 정치로 여긴 백성을 편안케 하는 안민(安民)을 요구하는 것과 같다. 좋은 정치란 국민의 이해와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책임지는 정치라고 할 수 있다. 또 협상과 타협이 있는 감동의 정치다. 광장에는 벽이 없다. 누구든 접근할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통로인 까닭이다. 을미년 세밑에 혼돈이 아닌 질서가, 절규 아닌 함성이 있고, 소시민적 권리가 보장되는 활기찬 광장을 그려 본다. 광화문광장의 삶은 찾는 시민의 몫이다. hkpark@seoul.co.kr
  • “中企·스타트업 도와요” 경기도 주식회사 설립

    경기도는 24일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소상공인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경기도 주식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주식회사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정의 키워드로 제시한 경제 오픈플랫폼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남 지사는 지난달 월례조회에서 “청년실업, 저성장, 양극화, 저출산, 정치갈등 등 시대적 과제를 풀어가려면 오픈플랫폼이 필요하다”면서 “경제 분야 오픈플랫폼으로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도는 경제 오픈플랫폼 구축을 위한 사업의 하나로 오프라인 매장인 경기도 주식회사를 설립, 경쟁력 있는 도내 중소기업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경기도 주식회사는 도가 내년에 역점 추진할 25개 과제 중 하나로 선정됐으며, 기업지원과 주무관이 사업 총괄추진 전담관으로 뽑혀 회사설립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중소기업 간편 결제 수수료 지원, 유통 약자인 중소기업을 위한 공공물류센터와 유통센터 조성 등 경제분야 사업에서 경기도 주식회사가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도는 늦어도 내년 10월 전후로 도내에 경기도 주식회사 이름의 오프라인 매장을 개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소상공인 50∼100곳의 제품을 판매하고 홍보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스타트업이 한계비용 지출 없이 마음껏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경기도 주식회사가 그 역할을 충실히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朴대통령 “나눔 많아지길”… 저커버그의 ‘기부 공유’ 이메일 공개

    朴대통령 “나눔 많아지길”… 저커버그의 ‘기부 공유’ 이메일 공개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성탄절을 맞이하여 많은 분들에게 축복과 기쁨이 함께하고,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한 번 더 돌아보는 따뜻한 성탄절이 되기를 기원한다”며 “올 한 해 청년희망펀드를 비롯해서 나눔을 실천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얼마 전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대표와 나눔과 기부정신에 대해 메일을 주고받은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도 나눔과 기부를 실천하는 분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2013년 6월 방한 때 청와대로 박 대통령을 예방했고, 한 달 뒤 태극기가 새겨진 트레이닝복을 선물로 보내는 등 박 대통령과 개인적인으로 친분을 이어 왔다. 청와대가 공개한 메일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박 대통령에게 딸 출산과 자선재단 설립 소식을 전하면서 “다음 세대 아이들을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페이스북 주식의 99%를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밝힌 바 있다”며 “저희들은 교육·과학·의료와 전 세계 화합에 우선적으로 역점을 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님의 리더십과 우정을 높이 평가한다. 저의 이러한 기부 약속을 대통령님께 개인적으로 공유드리고 싶었다”며 “2016년 새해 희망과 발전이 충만하시길 기원드리며, 대통령님을 다시 만나게 될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에서 키우는 진돗개인 ‘희망이’로 ‘새롬이’가 낳은 강아지 다섯 마리를 옛 서울 삼성동 자택 이웃 등에게 분양한다고 밝혔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시론] 저출산 고령사회 정책, 우리 모두 실천에 나설 때/김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시론] 저출산 고령사회 정책, 우리 모두 실천에 나설 때/김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출산에 대한 인간의 결정은 종합예술처럼 다양한 요인을 반영해 이루어진다. 한 사회의 인구 역시 작게는 개인적 요인에 의해, 크게는 사회 환경에 영향을 받아 변화를 거듭하는 마치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변한다. 출산력과 사망력, 그리고 인구의 국제적 이동 양태에 따라 인구 구조와 분포가 달라지며, 인구는 사회문화 환경과 경제 여건을 반영해 변화무쌍하게 변한다. 우리나라가 직면해 있는 인구 현상의 특징은 매우 낮은 출산율과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인데, 특히 출산율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장기간 지속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자녀수인 합계출산율이 인구대체 수준인 2.1명 이하로 떨어진 1983년 이후 저출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 비율이 이미 13%를 넘어섰고, 현재의 초저출산 추세가 지속되면 국가의 존립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출산이 사회문화 환경과 경제 상황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합계출산율은 그 사회의 현실을 압축적으로 표현한다. 출산은 부부의 미래 계획뿐만 아니라 가사 분담과 가족의 부양 여건을 반영한다. 제도적 측면에서 보면 남녀의 경제활동 환경, 소득에 따른 가족 부양 능력, 사회의 양성평등 수준, 보육과 교육제도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정부의 각종 지원 정책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10년간 막대한 재원을 투입하는 노력을 경주했음에도 아직 출산율이 반등하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정부 정책이 출산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분야에 전달될 수 있는 종합적인 형태로 추진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향후 5년간 추진할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이 수립돼 내년부터 시행된다. 이 기본계획은 일자리 창출과 주택 제공을 통해 청년 세대의 가족 형성과 자녀 양육을 지원하는 것부터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정책을 담고 있다. 또한 인적자원 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여성의 경력 단절을 방지하고 중고령자의 경제활동을 활성화하는 정책과 사회통합적인 외국 인력의 활용 방안까지 망라하고 있다. 아울러 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노후소득과 건강 보장은 물론 고령자의 문화, 여가, 사회 참여를 확대하고 안전과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정책도 포함하고 있다. 이 종합적인 계획이 성공하려면 다양한 주체의 적극적 참여가 절실하다. 일·가정 양립을 위한 가정에서의 노력은 물론 정부, 기업, 언론과 시민사회단체의 노력이 결집돼야 한다. 정부는 지난 10년의 정책추진 경험을 토대로 전 부처의 역량을 총동원해 인구 위기를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 기본계획이 탄력을 받으려면 기업이 솔선수범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가족 친화적 직장환경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 언론과 시민사회단체 역시 사회 환경을 가족 친화적으로 변화시키는 각종 실천 활동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이번 기본계획에서는 종전과 달리 출산율 제고를 위해 처음으로 청년 일자리와 주택을 제공하는 구조적 대책이 제시됐다. 저출산 현상이 장기화되는 핵심 원인이 만혼이며, 만혼은 청년 일자리와 주거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분석 때문이다. 그간 고용, 주거 등 구조적 대책은 저출산 대책의 외연에서 다루어졌으나, 3차 기본계획에서는 저출산 대책의 핵심 의제가 됐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제3차 기본계획을 계기로 청년 일자리와 주택의 양뿐만 아니라 질까지 개선하는 세부 정책이 실시될 것을 기대해 본다. 이를 위해 경제정책, 산업구조정책, 노동정책 및 주택정책이 조화를 이루어 투입돼야 한다. 무엇보다도 노동개혁의 차질 없는 추진을 통한 청년 일자리 기회 창출이 전제가 돼야 할 것이다. 이제 처음으로 종합적 형태의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 수립됐다. 계획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우리 사회 전 구성원들의 실천을 통해 인구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여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든 국민이 행복해지고 사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 때다.
  • [사설] 심각한 수급 불균형, 대학 구조개혁 급하다

    15일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국무회의에 보고한 ‘2014~2024 대학 전공별 인력 수급 전망’은 수급 불균형과 학력 과잉이라는 한국 노동시장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 준다. 대졸자들이 노동시장 수요를 크게 초과하고 전공별 취업 양극화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을 담았다. 요즘 유행하는 ‘인구론’(인문계 졸업생의 90%가 논다) 현상이 계속된다는 의미다. 대학 구조개혁 등 정부의 인재육성 정책 수정이 시급해 보인다. 보고서는 우선 최악의 대졸 취업난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10년간 전체 대졸자 474만여명 중 79만여명이 일자리를 찾지 못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저출산에 따른 대졸자들의 감소를 고려했는데도 그렇다. 특히 4년제 대학의 인문·사회·사범계열의 인력 과잉이 심하다. 사회계열의 경우 필요 인력은 62만여명인데 84만여명이 쏟아져 나와 22만여명이 남아돈다. 사범계열도 교사 수요가 줄면서 12만여명이 초과 배출된다. 반면 4년제 대학 공학계열 구인 수요는 96만여명인데 졸업자는 75만여명에 불과하다. 21만여명이나 모자란다. 4년제 대학의 기계·금속(7만 8000명), 건축(3만 3000명) 분야에서 특히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취업하려는 대졸자들이 노동 수요를 초과하는 문제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최악의 취업난이 앞으로도 10년간이나 계속될 수 있다면 우리 청년들은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 대졸 인력 수급 불균형 문제는 결국 대학의 구조개혁과 청년들의 진로 교육 등으로 풀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학 구조개혁은 해묵은 과제이지만 소모적 논쟁만 거듭되고 있어 안타깝다. 현재 국회에는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 등이 제출한 ‘대학 평가 및 구조개혁에 관한 법률안’이 계류돼 있다. 교육부가 대학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정원 감축과 대학폐쇄, 법인 해산 등을 명령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하지만 야당과 교수·직원 단체들이 교육부의 권한 독점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다. 법안에 문제가 있다면 논의를 거쳐 수정하면 된다. 정치권에서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다뤄 주기를 바란다. 더불어 고등학교 때부터 학생들을 이공계 쪽으로 유도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지난 9월 교육부가 발표한 문·이과 통합 방안의 이른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 경제계 ‘저출산 극복’ 힘 합친다… 가족친화 기업 문화 확산

    경제계 ‘저출산 극복’ 힘 합친다… 가족친화 기업 문화 확산

    경제계가 심각한 저출산으로 한국 경제가 침체되고 있는 상황을 막기 위해 힘을 합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한국무역협회(무협), 중소기업중앙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5단체는 1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저출산 극복을 위한 경제계 실천 선언식’을 열었다. 이날 선언식에는 박병원 경총 회장과 허창수 전경련 회장, 김인호 무협 회장,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 등 경제계 대표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이 참석했다. 경제계는 저출산 현상이 더이상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급한 국가 과제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선언식에서 “출산 친화적 환경을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의 주체인 기업의 협조와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경제계는 박 경총 회장이 낭독한 선언문을 통해 결혼과 출산율 제고를 위한 청년 일자리 확대와 장시간 근로 문화의 개선을 통한 가족친화적 기업문화를 확산하기로 다짐했다. 또 육아와 직장생활 병행을 위해 마련된 제도의 정착, 근로자 안심 보육을 위한 직장어린이집 확대, 남성 육아휴직 사용 촉진, 관련 모범 사례의 공유 및 확산을 위한 노력도 함께하기로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열린세상] 길이 없으면 내야 한다/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열린세상] 길이 없으면 내야 한다/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아쉽게도 올해 우리 경제에는 좋은 소식보다는 우울한 소식이 더 많았다. 경제성장이라는 수레를 끄는 두 바퀴인 ‘제조업’과 ‘수출’이 줄곧 삐걱댄 탓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국내 제조업 분야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가량 감소했다. 제조업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1년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수출액 역시 최근까지 11개월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걷는 중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말 12개월 연속 수출액 감소를 경험한 이래 최장 기간이다. 수출이 부진하니 산업생산도 감소세로 전환되고 설비투자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1년부터 이어온 연간 무역규모(수출액+수입액) 1조 달러 달성도 올해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을 가져오게 된 요인 중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쇼크, 중국의 경기 성장세 둔화 등 우리가 직접 통제하기 어려운 대외적인 요소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본질적 문제 해결에 집중해 위기를 기회로 삼는 것이 필요하다. 앞으로 닥쳐올 만성적인 저성장,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려면 평소 우리 경제의 구조적 한계를 진단해 보고 기초체력을 튼튼하게 길러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 주력 산업에서 기존의 성장 전략을 재정비하는 것 못지않게 한계기업의 구조조정도 서두르고, 중소·중견 기업 육성, 고부가가치 소재부품 개발, 유통채널 다변화 등을 추진해 산업계의 체질 개선을 이뤄내야 할 것이다. ‘투자→성장→일자리’의 선순환 고리가 끊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차세대 먹거리에 대한 연구개발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바이오 업계의 ‘수출 잭팟’을 터뜨렸다는 한미약품 사례를 보자. 한미약품은 현재 임상시험 중인 당뇨병 신약 기술을 프랑스계 다국적 제약사인 사노피에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계약금과 상용화에 따른 단계별 수입을 합치면 약 5조원. 기술 수출계약 한 건으로만 단숨에 연간 매출 1조원대 회사로 뛰어오른 것이다. 복제약 위주의 사업 모델을 신약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한미약품은 지난 10년간 8000억원에 이르는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 경영진의 우직한 뚝심과 목표를 향한 끈기가 아니었다면 연간 매출액의 15%가량을 과감하게 쏟아붓지도 못했을 것이고, 이번 기술 수출 역시 해내지 못했을 일이다. 경기 전망을 예측하는 선행지수는 아니지만 우리 경제가 역동적으로 꿈틀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수치도 있다. 바로 창업이 최근 8개월 연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월 한 달에만 새로 생긴 법인 수는 8856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 증가했다. 이 중 21%가 제조업 법인이다. 특히 30세 미만이 세운 신규 법인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8.6%나 늘어 청년 창업에 대한 관심을 보여 준다.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율도 높아지는 추세다. 1998년 설립 당시 16개 회원사로 출발했던 한국여성벤처협회는 올해 11월 기준으로 1008개의 회원사를 확보할 정도로 성장했다. 여성 기업인들의 활약이 점쳐지는 이유다. 전국 17곳에 설치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내년이면 가시적인 성과를 많이 낼 것이고 민간에서 만든 창업 액셀러레이터들도 활발하게 활동하기 때문에 앞으로 다양한 성공 사례가 확산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삼국지에는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라는 말이 나온다. 큰 산을 만나면 길을 내서 가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서 건넌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에 부딪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불굴의 의지로 꾸준히 앞으로 나아간다면 결국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메시지다. 벌써 2015년도 거의 저물어 간다. 체감 경기는 여전히 좋지 않고 내년에도 우리 앞에 놓인 상황은 녹록지 않겠지만,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보자. 기업가든, 학생이든 사회 구성원들 각자가 쭉 뻗은 신작로를 내겠다는 자세로 임하다 보면 긍정의 에너지가 공동체 전체로 전파될 것이고 희망은 어느새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 [사설] 보육대란 해결 없이 저출산 문제 풀겠나

    세계 최저 수준인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것은 국가적 당면 과제다. 국가 현안 중에서도 한시가 바쁜 문제다. 그제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발표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위원장이 대통령인 까닭도 그래서다.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해 계획을 심의했다고 한다. 범정부 차원에서 아무리 긴장해도 모자라는 나라 명운이 걸린 일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출산율은 1.2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에도 크게 못 미친다. 이번 대책은 만혼과 비혼자에 초점이 맞춰졌다. 청년들의 현실적인 고충을 덜어 주어 결혼과 육아에 대한 사고를 적극적으로 돌려놓겠다는 의지다. 대책의 골자는 일자리 창출과 주거 지원이다. 임금피크제,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개혁으로 앞으로 5년간 37만개의 청년 일자리를 새로 만들겠다고 한다. 신혼부부 전용의 전·월세 임대주택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수도권 여러 곳에 아동양육시설이 잘 갖춰진 신혼부부 특화단지도 조성할 모양이다. 실효를 거둘 수 있는 대책이라면 정책 수요자들이 막연하게라도 기대를 품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도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정책을 위한 정책이라는 답답함을 불러일으키니 안타깝다. 청년 일자리 창출의 구체안을 내놓지 못한 것도 그렇거니와 전세대출 한도액을 늘려 임대주택을 보장해 준다고 걱정 없이 아이를 낳겠다는 생각이 들겠는가. 현장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리다. 당장 눈으로 피부로 확인할 수 있는 정책의 변화가 앞서야 한다.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문제부터 해결돼야 하는 까닭이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보육대란에 생몸살을 앓는 젊은 부부들의 고충을 시시각각 듣고 보는 게 현실이다. 대통령 공약 사안도 이 지경인데, 정확히 언제 어떻게 혜택을 받을지조차 막연한 주택 지원 정도로 젊은이들의 마음이 움직이기는 어렵다. 공염불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정부는 눈앞의 누리과정 전봇대부터 뽑으라. 국공립 유치원을 늘려 달라는 현장의 목소리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그런 실천이 선행돼야 국가가 진심으로 보육을 도와줄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 줄 수 있다. 그제 통계청이 내놓은 ‘2015 한국사회동향’에 정부와 정치권은 정신이 번쩍 들어야 한다. “결혼이 꼭 필요하지 않다”고 답한 20~30대가 두 명 중 한 명이다. 청년들의 마음을 움직일 진정성 있는 대책이 이어져야 한다. 가족친화적 기업문화, 남성 육아 참여 등 사회 전반의 인식변화도 보조를 맞춰야 함은 물론이다.
  • 이용득 “朴대통령, 써주는 글만 읽어대는 사람” 또 막말 논란

    이용득 “朴대통령, 써주는 글만 읽어대는 사람” 또 막말 논란

    막말 논란으로 공개 반성문까지 썼던 이용득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이 최고위원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전날 있었던 박 대통령의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발언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수위 높은 표현을 쏟아냈다. 이 최고위원은 “결혼 안 해보고, 출산 안 해보고, 애 안 키워보고, 이력서 한 번 안 써보고, 자기가 노동을 통해 번 돈으로 가정을 한 번 꾸려보지 못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제대로 교육받고 양육되고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일반 청년들이 돈을 벌어 결혼하고 출산하는 인간사회의 성장과정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어찌 된 건지 출산이나 제대로 알고 하시는 말씀인지, 누리과정 예산은 안 된다고 하면서 신혼부부에게는 10만 채 넘는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하고대체 앞뒤가 안 맞는 얘기를 하고, 또 출산시키기 위해 노동개혁을 하겠다고 하니 속된 표현으로 동물이 웃을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최고위원은 또 “아무리 결혼 안 해보고, 노동 안 해보고, 이력서 한번 안 써본 대통령이지만 밑에서 써주는 글만 읽어대는 사람이 아니라 가슴이 있는, 이해할 줄 아는 착한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회의에서 저출산의 원인으로 ‘만혼화’ 현상을 꼽으며 “만혼화 현상은 무엇보다도 젊은이들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방치하면 젊은이들의 가슴에 사랑이 없어지고 삶에 쫓겨가는 일상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 최고위원은 지난 7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봉주 전 의원의 사면을 요구한 유승희 최고위원을 향해 불만을 표시하며 고함과 욕설을 해 논란이 일자 셀프디스(자아비판) 캠페인에 참여, “나잇값 못하는 제가 부끄럽다”고 공개반성문을 썼다. 그러나 9월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겨냥해 “쇠파이프를 휘두를 대상”이라고 말해 청와대와 여당의 반발을 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저출산·고령화 대책] “일자리 해결 못 하면 젊은이들 가슴에 사랑 없어져”

    [저출산·고령화 대책] “일자리 해결 못 하면 젊은이들 가슴에 사랑 없어져”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제4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3차 회의에서 “만혼화 현상은 무엇보다 젊은이들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소득이 없고 고용이 불안하기 때문에 결혼을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나라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방치하면 젊은이들 가슴에 사랑이 없어지고 삶에 쫓겨 가는 일상이 반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지난 10년간 출산율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초혼 연령 상승에 따른 만혼화 현상을 꼽았으며 “주거 문제도 결혼을 망설이게 하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또 다른 근본 요인은 젊은 부부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어렵다는 점”이라며 “선진국 수준의 모성 보호와 육아휴직 제도를 만들고 다양한 일·가정 양립 제도를 도입했지만 아직 있는 제도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는 현실을 과감하게 바꿔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부디 국민 여러분이 청년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조금씩 양보해 아름다운 세대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저출산·고령화 대책] 하남 미사 등 5곳 행복주택 조성… 결혼 고민 청년 불안 털기

    [저출산·고령화 대책] 하남 미사 등 5곳 행복주택 조성… 결혼 고민 청년 불안 털기

    정부가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의 패러다임을 기존의 기혼가구 보육 부담 경감에서 만혼·비혼 문제 해결로 전환한 것은 청년들이 고용·주거 불안 때문에 결혼을 주저하거나 포기해 출산율이 급감하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지난해 기준 25~29세 남성의 혼인율은 42.7%, 30~34세 혼인율은 61.0%로 최근 5년을 통틀어 가장 낮다. 합계출산율은 1.21명으로, 초저출산 현상이 2001년 이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초저출산 현상은 인구학적으로 합계출산율 1.3명 미만을 의미한다. 이대로 가면 2031년부터 인구가 본격적으로 감소해 ‘노동력 부족 국가’로 전환하게 된다. 이미 주요 산업 부문 종사자 평균연령이 2009년 38.5세에서 2014년 40.4세로 증가하는 등 노동력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갈수록 두꺼워지는데 부양할 생산 가능 인구가 부족한 기형적 구조다. 경제시스템분석학회는 현 출산 수준을 유지하면 노동력 감소, 노동생산성 저하, 투자 위축으로 2051~2060년 기간에 잠재성장률이 0.99%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10일 발표한 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은 청년 고용·주거 문제 해결에서 저출산의 해법을 찾았다. 실제 아이가 있는 신혼부부가 살 수 있도록 면적이 넓은 투룸형 주택 공급 물량을 기존 3만 5000가구에서 5만 3000가구로 확대한다. 투룸형 행복주택은 앞서 공급한 신혼부부용 원룸형 행복주택의 실패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았다. 수도권 교통 요충지에 있는 1000가구 이상 단지를 투룸형 행복주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행복주택 신혼부부 특화단지’로 조성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특화단지 대상은 하남 미사(1500가구), 서울 오류(890가구), 성남 고등(1000가구), 부산 정관(1000가구), 과천 지식(1300가구) 등 5개 지구다. 일정 기간 임대 후 일반분양으로 전환하는 5년·10년짜리 임대주택의 신혼부부 할당은 기존 10%에서 15%로 늘린다. 또 신혼부부 전세임대주택은 내년부터 연 4000가구를 공급한다. 이런 식으로 향후 5년간 13만 5000가구를 신혼부부에게 공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남녀고용평등법을 개정해 2017년부터 사흘간의 무급 ‘난임휴가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인공수정·체외시술 등 난임 치료를 받는 동안 부여하는 특별 휴가다.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이 학업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 ‘육아휴학제도’도 도입한다. 임신·출산을 한 학생은 대학 학칙에 따라 2년 이상 휴학할 수 있다. 임신·출산 의료비도 대폭 낮춘다. 비급여 비용의 35.1%를 차지하는 초음파 검사(횟수 제한)와 분만 전후 일정 기간 동안 1인실 등 상급병실 이용 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연분만뿐만 아니라 제왕절개 시 무통주사 등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한다. 이런 식으로 현재 20~30% 수준인 임신부 본인 부담금을 2017년까지 5%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행복출산 패키지’라고 이름 붙였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청소년 한부모’가 주거와 양육, 학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청소년 한부모 전용시설을 설립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이들에 대한 아동양육비 지원은 현재 월 15만원에서 2019년 월 25만원으로 단계적으로 올린다. 육아휴직을 처음 허용한 중소기업은 일반적인 육아휴직 지원금(20만원)의 2배인 40만원을 받는다. 남성이나 비정규직에 육아휴직을 허용하면 30만원을 받는다. 현재 원생 수 기준 전체 어린이집의 28%에 불과한 국공립·공공형·직장 어린이집 비중은 2025년까지 45% 수준으로 확대한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2017년까지 150곳, 공공형 어린이집은 2300곳, 직장 어린이집은 2020년까지 매년 75곳씩 확충하기로 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고용불안 해소 마지막 골든타임” “사회적 합의 없이 통과 없다”

    “고용불안 해소 마지막 골든타임” “사회적 합의 없이 통과 없다”

    노동 개혁 법안 처리 문제를 놓고 정치권과 재계, 노동계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법안을 연내에 통과시키지 못하면 내년 4월 총선 등 정치 일정상 자동 폐기될 우려를 제기하지만 법안 심의를 위한 상임위원회조차 열지 못해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반면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사회적 합의 없는 노동법 통과는 없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의 핵심 대책 첫머리에 ‘노동 개혁’을 거론할 만큼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고 재계도 법안 통과를 바라고 있지만 여의도 국회는 요지부동이다. 여기에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체포로 정부와 노동계의 관계도 얼어붙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고용 절벽에 내몰린 청년들의 고용 창출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1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년 60세 의무화가 내년부터 시행됨에 따라 향후 30만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노동시장에 잔류하게 된다. 반면 청년 실업자 수는 올해 7월 기준으로 32만명에 이르며, 그 수는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을 모두 합하면 11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노사정은 노동 개혁 법안 연내 처리를 목표로 지난 9월 15일 대타협을 이뤘지만 여야 충돌로 조금의 진전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여당과 정부는 비정규직법안을 제외하고 다른 법안만 통과시킬 경우 정규직 보호만 강화돼 노동시장 격차가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올해를 청년 고용 절벽, 비정규직 고용 불안, 장시간 근로 문제를 개선할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또 법안 통과로 ▲15만명 이상의 청년 일자리 창출 ▲70만여명의 비정규직 근로자 고용 안정 ▲연간 125만명의 실업급여 147만원 추가 수혜 ▲5년간 26만명의 출퇴근 재해 보상 등이 가능해진다고 전망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노사 합의에만 얽매여 입법을 미룰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노동 개혁 5대 법안 통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더 나은 일자리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각종 여론조사를 근거로 노동 개혁 법안 통과를 바라는 국민이 절반을 넘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19세 이상 성인 남녀 565명을 대상으로 전날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1.1%는 노동 개혁 법안을 1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는 데 찬성한다고 밝혔다. 반대한다는 의견은 24.8%, 모른다는 응답은 24.1%로 나타났다. 재계도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해 노동 개혁 법안이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철행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복지팀장은 “우리나라 경제 규모는 10위인데 노동시장 경쟁력은 거의 바닥”이라면서 “특히 근로기준법이 0순위”라고 꼬집었다. 이 팀장은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대법원에 5건이 계류돼 있다”며 “지금까지의 판결 내용이 대법원에서 확정된다면 그 비용이 엄청나 대한민국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연구실장은 “내년 인력 운영이나 생산계획 등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법안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기업의 생산계획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노동 개혁 법안만 바라보고 어려운 경기에도 채용을 늘렸는데 인력 운영이 고민된다”며 “(정부 정책이) 기업 부담을 덜어 주지 않고 의무만 늘어나는 식으로 정책이 흘러가는 것 같아 아쉽다”고 밝혔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대통령 관심 법안’을 합의 없이 그대로 통과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임시국회 의사일정 협의를 거부하고 있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과 국민을 겁박하기 전에 포기할 건 깨끗이 포기해야 한다”면서 “사회적 합의 없는 노동법 통과는 없다. 국민이 반대하는 법안 통과도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노·정 관계도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노총은 7년 만에 현직 위원장이 구속될 상황에 처하면서 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오는 16일 총파업과 19일 민중총궐기 대회를 통해 대정부 투쟁을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세종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서울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20일 남은 노동개혁법… 접점 못 찾는 勞政

    20일 남은 노동개혁법… 접점 못 찾는 勞政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0일 경찰에 자진 출두해 체포됐다. 지난달 ‘1차 민중총궐기 대회’ 참가 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로 피신한 지 25일 만이다. 민주노총은 오는 16일 ‘노동 개악 저지’를 위한 총파업을 예고했다. 국회를 상대로 노동 개혁 5대 법안에 대한 연내 일괄 처리를 요구하는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집권 4년차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여야 정치권은 입법권과 여야 합의, 국민 기대를 저버리는 ‘3포 국회’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정부는 경제 재도약과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노동 개혁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면서 정년 연장과 임금체계 개편,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을 거듭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개문발차’ 식으로 정기국회 종료 이튿날인 이날부터 12월 임시국회를 단독 소집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과 의사일정과 처리 안건 등에 대해 아무런 합의도 하지 못한 상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야당이 (민주노총과) 연대해 노동 개혁을 반대하는 것은 우리 경제를 망치겠다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국회는 청와대 말씀을 열심히 받아쓰는 자만 생존하는 국무회의나 청와대 비서관회의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대국민담화를 통해 “임시국회에서 노동 개혁 관련 법안, 기업활력제고특별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등 남은 숙제들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2월 임시국회가 노동 개혁 등 쟁점 법안 처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 의장이 이날 쟁점 법안에 대해 “직권상정은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만큼 여야 합의 처리 외에는 묘수가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생활체육지도자 ‘거북이 승급’

    생활체육지도자 ‘거북이 승급’

    서울특별시의회 이성희 의원(새누리, 강북2)은 지난 11월 23일 관광체육국 행정사무감사에서 생활체육지도자의 처우개선과 관련하여 생활권 보장이 될 수 있도록 시정하여 줄 것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지난 10월 28일 서울시의회 2층 대회의실에서 자치구 생활체육지도자 50명을 대상으로 처우개선을 위한 간담회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2%가 미혼 △근무경력은 3년 미만 24%, 3-10년 미만 62%, 10년 이상 14% △1년 임기제에 따른 고용불안 △관리자의 언어폭력 64%, 성차별 28%, 성희롱 18% △근무평가제 불합리성 △신입 지도자 급여(월179만원)와 10년 이상의 경력지도자 급여가 10만원(장기근속수당) 차이로 유사 △주말행사가 잦고 업무량이 과다 등으로 생활체육지도자의 사기가 현저히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부위원장인 이 의원은 생활체육지도자의 구체적인 처우개선 방안으로 △1년 임기제를 2년 임기제로 전환 △장기근속수당 현재 3년차 3만원, 5년차 5만원, 7년차 7만원, 10년차 10만원을 1년차 단위로 5만원씩 개선 △초과근무수당 신설 △운동복 등 후생비 신설 △언어폭력·성희롱 예방교육 △5년이상 근무자 구별 순환근무 검토 등 관광체육국장에게 정책을 제안했다. 이 의원은 “생활체육지도자의 설문내용에 62%가 미혼으로서 장기근무해도 임금이 오르지 않기에 결혼할 여건이 안 되고 결혼이 없으면 출산도 없다 출산이 없으면 국가의 장래도 없다”고 언급하며 “유능하고 젊은 생활체육지도자를 생활체육 저변확대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채용하였으면 근무경력에 따라 임금이 오르는 최소한의 고용안정은 책임을 져야하고, 생활체육지도자로서 위상이 있어야 사명감이 생기고 시민에게 국민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생활체육지도자 배치사업은 2001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지침으로 국민생활체육회와 시·도생활체육회에서 국비와 시·도비 각각 50%씩 지원으로 늘어나는 생활체육 수요에 부응하고 시민들의 체육활동 참여를 유도하여 지역생활체육 활성화와 청년체육인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채용되어 현재 2,480명이 전국 시·구 단위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서울시 각 자치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생활체육지도자는 현재 319명(일반지도자 164명, 어르신전담 155명)으로 1일 3회 이상 2개소 이상 공공체육시설, 복지관, 경로당, 어린이집 등을 현장 방문하여 지도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늙어가는 노동인구 50세이상 1000만

    늙어가는 노동인구 50세이상 1000만

    일하고 있거나 일자리를 구하는 50세 이상의 경제활동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취업자만 놓고 보면 50대 이상의 장년·노년층이 30대 이하 청년층을 사상 처음 앞질렀다. 한국 경제의 ‘허리’인 40대를 사이에 두고 노동 인구의 무게중심이 30대 이하에서 50대 이상으로 옮겨 가는 셈이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한 단면이다. 1일 통계청의 고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3분기 경제활동인구(15세 이상 기준) 2716만 6000명 가운데 50세 이상은 1011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975만 3000명)보다 35만 7000명(3.7%) 늘어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은 것이다. 39세 이하 경제활동인구는 1021만 7000명으로 지난해 3분기(1023만 4000명)에 비해 1만 7000명(0.2%) 감소했다. 경제활동인구는 현재 취업 여부에 따라 취업자와 실업자로 구분된다 50대 이상이 전체 경제활동인구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2005년 4분의1(26.3%) 안팎이었지만 올해는 10명 중 4명(37.2%) 수준으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30대 이하 점유율은 46.5%에서 37.6%로 9% 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고용시장의 연령별 점유율이 급변한 것은 인구 구조의 변화 때문이다. 저출산으로 청년층은 줄고 고령화로 노년층 인구는 늘어난 탓이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가 모두 50대에 진입한 영향도 컸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자식을 대학까지 뒷바라지하다가 노후 준비를 못한 베이비붐 세대가 일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라면서 “경기가 좋지 않아 청년 취업이 안 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현재의 핫, 미래의 핫/안혜련 참문화사회연구소장

    [옴부즈맨 칼럼] 현재의 핫, 미래의 핫/안혜련 참문화사회연구소장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평양 방문이 처음 알려진 것은 11월 16일 연합뉴스의 기사를 통해서였다. 역대 유엔 사무총장으로는 세 번째지만 그가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면담이 예상되며, 따라서 북한 핵 문제와 남북한 통일 문제 물꼬를 틀 수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아직 방문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나 조만간 성사될 가능성은 커 보인다. 반 총장의 방북 여부가 핫이슈가 되는 이유는 그가 2017년 대통령 선거의 유력한 후보이고, 그의 북한 방문이 한반도 문제에 어떤 식으로든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프랑스 파리 테러,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라는 팽팽한 긴장 속에서도 그가 정치권의 이슈 메이커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울신문은 16일 이 기사를 속보로 온라인 뉴스에 올렸고, 이후 여러 차례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하지만 주로 반 총장이 평양에 ‘간다, 안 간다’는 일정 자체에 대한 확인이었고, 서울신문 자체의 뉴스 분석과 평가는 연합뉴스 최초 보도 3일 후(19일 2면), 5일 후(21일 23면)에야 나왔다. 독자가 알고 싶은 것은 왜 그의 방북이 중요하고 그가 논의하게 될 의제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될 것인지인데, 정작 원하는 기사는 시기도 늦었거니와 충분치도 않았던 것 같다. 이번 반 총장 방북이 갖는 뉴스 가치를 서울신문이 과연 적시에 제대로 평가했나 하는 의문이 든다. 한편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의 문제를 인식하고 부각시키는 것도 언론의 중요 역할 중 하나일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나라 경제를 심각한 위기로 인식하고 있는데 그 중요 지표로 삼는 것이 10월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기업경영 분석’이다. 지난해 제조업 매출액 1.6% 감소는 한은이 기업경영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1년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마이너스 성장의 원인은 조선, 석유화학, 전자 등 주요 수출산업의 부진이다.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악화돼 국내 기업 3곳 중 1곳은 이자도 못 갚는 실정이라고 한다. 반면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단기 부동자금은 900조원을 넘고, 가계부채는 1200조원, 가구당 평균 부채는 6000만원에 이르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복지 관련 비용 증가도 중요한 문제다. 청년 세대의 저출산이 잘못된 선택일지, 합리적 선택이 될지에 대해 보다 심층적 분석도 요구된다 하겠다. 서울신문은 ‘위기의 제조업, 재도약은 가능한가?’(11월 16일 31면), ‘빚만 늘어나는 한국’(11월 23일 16면) 등을 통해 이러한 사안들에 대한 관심을 표명해 왔다. 그렇다면 미래 성장산업 엔진 발굴, 가계부채 발생 원인 분석을 통한 통합적 관리, 청년층에 대한 집중적인 관심과 배려라는 보다 구체적인 대응책들이 떠오른다. 이러한 것이 미래의 핫이슈들이다. 오늘의 문제는 필연적으로 내일의 문제가 된다. 수많은 정보들이 실시간 업데이트되는 오늘날 현재의 핫이슈를 의미 있게 만들어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은 미래의 핫이슈를 선점하는 길이기도 하다. 독자가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도 읽고 싶은 기사, 서울신문이 아니면 찾을 수 없는 기사의 품질을 확보하는 것, 이 콘텐츠의 힘에 서울신문의 미래가 달려 있을 것이다.
  • 한국, 가족정책 지출 비중 OECD 최저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경제 규모 대비 가족정책 관련 예산을 가장 적게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낸 ‘한국과 일본의 저출산 현황과 대응 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가족정책 관련 지출 비중이 0.57%로 조사됐다. OECD 평균인 2.18%의 4분의1 수준이고,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가족정책 지출 예산이 GDP의 1%에 미치지 못하는 국가로는 한국 외에도 일본이 있었다. 반면 3.5% 이상을 가족정책에 지출하는 국가는 영국, 룩셈부르크, 덴마크 등이었다. 가족정책 관련 지출에는 가족 수당, 산전·후 휴가, 영유아 보육 등이 포함됐다. 보고서가 인용한 OECD 통계는 2009~2011년 기준으로 계산한 자료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족정책 관련 지출이 많은 국가가 합계 출산율(가임 여성 1명당 평균 출생아 수)도 높았다. 특히 한국은 일본보다 만혼 및 결혼 이후 출산 지연 현상이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성호 부연구위원은 “출산율을 높이려면 출산장려금 같은 일회성 지원에 머물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경제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만혼 및 결혼 후 출산 지연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년층을 위한 정책을 우선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도 일본처럼 저출산 대응 정책을 전담하는 장관을 두거나 컨트롤타워를 마련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구조적 저성장 불황에 빠진 한국경제 규제 개혁·노동 공급 확대로 극복해야”

    “구조적 저성장 불황에 빠진 한국경제 규제 개혁·노동 공급 확대로 극복해야”

    “한국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저성장의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집단 간 이익·손해 프레임에서 벗어나 규제 개혁과 노동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이 10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나온 주장이다. ‘우리 경제의 진단과 구조개혁’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 경제가 직면한 불황은 경기 순환이 아닌 구조적 저성장에 따른 불황”이라면서 “경기 순환적 불황이라면 2~3년에 끝나야 하는데 이명박 정부 5년간 평균 성장률은 3%에 그쳤고, 박근혜 정부도 3%를 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경제의 성장을 떨어뜨리는 구조적 요인으로는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인구구조 변화가 지목됐다. 이재준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지금의 출산 장려책으로는 고령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면서 “이보다는 여성과 청년층, 노령층의 노동 공급 확대가 정답”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정책 설계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도 도마에 올랐다. 김진국(한국규제학회 회장) 배재대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규제 개혁이 어려운 까닭은 정권마다 바뀌는 추진 체계, 규제 개혁의 노하우 상실, 정치권의 편향된 단견 때문”이라면서 “규제 비용 총량제와 네거티브 규제 등을 특징으로 하는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현종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박근혜 정부의 규제 개혁 노력에도 불구하고 등록 규제 수에 큰 변화가 없다”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하는 ‘제조업규제 지수’(PMR)를 봐도 한국의 PMR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주된 원인으로는 규제 신설과 강화 경향이 높은 ‘의원 입법 발의’를 꼽았다. 김 연구위원은 “사전 규제심사를 받는 정부 발의 법률과 달리 의원 입법은 규제 영향 평가를 받지 않고 규제 일몰제도 피할 수 있다”면서 “의원 입법 절차에 ‘규제 영향 분석서’를 첨부하도록 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정병석 경제산책] 직무 분류와 고령자 고용 확대

    [정병석 경제산책] 직무 분류와 고령자 고용 확대

    청년 실업이 최대 현안이 된 와중에 정부는 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시안을 마련했다. 2017년부터 시작되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생산력 저하에 대비해 고령자들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자원봉사, 사회활동 지원, 고령자 교육기반 확충 등의 대책을 담고 있다. 그런데 청년 취업과 고령자 고용의 조화를 통해 사회통합을 도모하면서 고용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핀란드는 1998년 고령자 고용 5개년 계획을 시작하면서 ‘경험이 국가의 자산이다’라는 슬로건 아래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여 고령자 활용에 성공했다. 핵심은 청년 취업을 위해 고령자가 조기 퇴직하기보다 경험 많은 고령자가 더 오래 직장에 머물게 하고 결과적으로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자는 것이었으며, 이를 위해 고령자 친화적으로 작업환경 개선, 교육훈련 확대, 사회보장과 고용 관련 법제도를 개편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고령자 취업이 크게 늘어났을 뿐 아니라 청년 등 다른 연령대의 취업도 증가했다. 얼마 전 DMZ 지뢰 폭발 사건으로 온 국민이 분노하던 때에 어떤 노인이 청년 대신 노인들을 군대에 보내자는 기발한 제안을 인터넷에 올렸다. 노인이 노인이라 불리기 싫어할 만큼 건강한데 창칼로 싸우는 시대도 아니고 첨단 무기로 전쟁하는 지금 군대는 노인이라 하여 적응하지 못할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노인들은 잠이 없어 경계근무 서는 데 적합하고, 많은 인생 경험을 하여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는 요령도 풍부하다. 노인들에게 군대는 3시 식사를 제때에 제공하고 의식주를 해결해 주며 적절한 용돈도 주는 좋은 직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군대의 모든 직무에 젊은 청년만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여성도 모두 군대에 가는데 나이가 들었다고 군대에서 적응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군대의 일을 잘 분석해 보면 강한 체력과 순발력을 요구해 젊고 민첩한 청년들이 해야 할 일이 있고. 단순 경계나 취사, 물자관리, 서무, 간병, 기타 지원 업무같이 기본 체력을 가진 노인들이 해낼 수 있는 일도 많다. 이 제안에서 얻을 핵심 아이디어는 군대 직무를 분류해 청년이 할 일과 노인이 할 만한 일을 가려 군대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1991년에 고령자고용촉진법이 제정됐다. 핵심은 고령자 적합 직종을 지정해 이 직종에는 고령자를 우선 채용하도록 국가에서 적극 권장하자는 것이었다. 이 법을 제정한 때는 1990년대 초반 서비스업이 급팽창하며 제조업의 인력이 부족해진 시기였다. 특히 중소 제조업체가 인력을 충원하지 못해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었다. 고령자, 주부 등 동원 가능한 인력을 배치 활용하기 위해 노동 강도가 낮은 직종을 가려내 이 직종에는 고령자를 우선 배치하고 청년들을 보다 생산적인 직종으로 돌리자는 의도였다. 당시 고령자 적합 직종으로 매표·검표원, 주차관리원, 수위·경비원, 검침원, 주유원, 환경미화원 등이 지정됐다. 지금은 급속한 고령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및 청년 실업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직종 분리를 통한 인력의 효율적 배치 방안을 논의할 때다.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직무 분류를 통해 청년들이 맡아야 할 일은 청년에게, 고령자가 맡아도 될 만한 일은 고령자에게 배분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정부는 능력 중심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도입하고 모든 직무에 소요되는 지식, 기술, 소양 수준 등을 평가해 8개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NCS 기준을 더 확대해 고령자가 맡을 직무도 구분해 낼 필요가 있겠다. 핀란드처럼 인력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해야 기업의 경쟁력도 향상되고 청년 고용 기회도 확대될 것이다. 고령자들을 지식, 기술, 소양에 따라 등급을 부여하고 그 수준에 맞도록 적합한 직무에 배치한다면 생산가능인구 감소 문제에도 대응하고 고령자 경험을 국가의 자산으로 활용하는 생산적인 고령자 고용 대책이 될 것이다. 고령화 기본계획을 노동개혁과 연계해 직종 분리와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
  • [열린세상] 일자리 세대전쟁의 해법, 창조적 전문가 육성/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

    [열린세상] 일자리 세대전쟁의 해법, 창조적 전문가 육성/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등을 계기로 이제 우리 사회도 일자리 세대 전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아니 가속도가 붙고 있다. 우리는 이전과 달리 높은 성장을 기록하지 못하고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면서 더이상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목하 유례없는 불황 속에 청년실업률은 고공행진 중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도 증가하고 있다. 의술의 발달로 수명이 길어져 고령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수명이 늘어난 노년층은 은퇴 후 20~30년을 소득 공백기로 살아갈 수 없을 뿐 아니라 이제 세간의 버젓한 대학을 나와도 취직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가 되고 있는 판국이다. 설상가상으로 국경을 가로질러 노동력의 이동이 자유로운 글로벌 경제가 도래함에 따라 하얼빈, 지린 등지의 재중 동포는 물론이고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의 사람들까지 ‘코리안 드림’을 찾아 보다 얄팍해진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다. 현실 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 세대 간 전쟁 해소를 위한 일자리 창출의 절박함과 사뭇 대조적으로 일자리 감소 요인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해 컴퓨터, 로봇 등이 사람을 대체하고 있으며, 증가한 생산성은 노동 수요를 감소시키고 있다. 기계와 높아진 생산성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는 것이다. 미래도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고용 전망의 대가 영국 옥스퍼드대학 마이클 오즈번 교수는 20년 내에 현재 일자리의 47%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회계사와 요리사가 사라질 확률은 95% 정도이며, 아나운서, 버스나 택시기사, 중고품 소매상 등도 사라진다고 한다. 자동화된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체하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현재도 미래에도 우리에게 절체절명의 과제는 일자리 창출이 아닐 수 없다. 세대 간 일자리 전쟁 해소는 물론이고 저출산과 복지문제 해결도, 고령사회의 대비도 결국 일자리가 키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물론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업 등의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는 일정한 범역의 사람에게 국한돼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보다 장기적이고 파급력이 큰 해결책은 창조계층, 특히 ‘창조적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들은 자칫 국가 전체적으로 볼 때 제로섬일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뛰어넘어 국경을 초월해 팔리는 상품을 통해 현재뿐 아니라 미래의 일자리까지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는 특히 미국이나 이스라엘 등이 독보적이다. 미국의 재무장관을 지낸 버클리대학의 로버트 라이히 교수에 다르면 미국은 일생을 창조적 전문가로 살고 있는 사람이 무려 15~20%가 되며, 결국 이들이 미국의 파급력 있는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고 있다고 한다. 이스라엘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참 부럽다. 창조적 전문가는 일자리가 ‘포화’됨에 따라 새로운 일자리 영역을 개척할 수 있는 통찰력과 감수성을 지닌 사람들이다. 기존 산업사회의 일자리가 포화 상태가 되자 이를 돌파하기 위해 박물관, 미술관 등의 ‘문화’나 ‘예술’을 통해 일자리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있는 창조경제의 전문가가 여기에 해당된다. 또 ‘디자인’이나 ‘감성’을 정보기술 산업에 끌어들여 현대문명의 일자리 창출의 한계를 헤쳐 나가고 있는 전문가들도 여기에 속한다. 또 이들은 일자리 창출의 원천이 되는 창조적 기업이나 산업, 일자리가 많은 창조적 지역이나 국가도 만들고 있다. 창조적 전문가의 육성은 단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의 접근이 중요하다. 이들은 직장이나 사회에서도 키워질 수 있지만 무엇보다 초중고나 대학을 포함해 긴 학교 과정에서 길러져야 한다. 산업문명이 그러했듯이 모든 문명은 시간이 지나면 일자리 포화 상태가 되는 ‘기존사회’가 되고, 이 문제의 해결은 결국 통찰력을 가진 창조적 인재의 손에 달렸다. 우리도 이제 보다 큰 안목에서 일자리 창출의 문명사적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인재를 길러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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