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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기획] 장애인 실업 일반인 2배 IT분야 취업자는 단 17명

    [주말 기획] 장애인 실업 일반인 2배 IT분야 취업자는 단 17명

    ‘13%’. 장애인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젊은 층인 15~29세의 실업률이다. 같은 연령대 전체 인구의 실업률이 6.4%인 것과 비교하면 청년 장애인의 실업률은 두 배나 높다. ‘17명’. 지난해 4분기 정보통신과 관련한 직종에 취업한 장애인 숫자다. 이 기간 전체 장애인 취업자 중 0.25%에 불과한 규모다. 신형진(28·연세대 컴퓨터공학과졸)씨가 앞으로 전공을 살린다면 말 그대로 험난한 취업 환경을 극복한 또 하나의 ‘인간승리’나 다름없다. 4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장애인고용정보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장애인 구인·구직 취업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장애인 취업자 수는 6612명으로 나타나 전년 같은 기간(4424명) 대비 49.5%가 증가했다. 취업자는 늘었지만 직종별로는 주로 저임금 일자리에 장애인들이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인쇄·목재·가구·공예 및 생산 단순직 취업자가 1057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영·회계·사무 관련직이 746명, 경비·청소 관련직이 708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정보통신 관련직은 17명, 금융·보험 관련직은 5명에 불과했다. 학력별로는 고교졸업이 52.3%(3459명)로 가장 많았고 대학졸업은 16.5%(1090명)에 불과했다. 전체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열악한 장애인 고용실태가 여실히 드러났다. 서울신문이 처음으로 입수한 ‘2010년 장애인 경제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15세 이상 등록장애인은 237만명으로 이 중 경제활동인구는 91만 5217명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고용노동부와 장애인고용공단이 지난해 국내 최초로 실시한 것으로 2010년 5월 15일을 조사기준 시점으로 15세 이상 등록장애인의 경제활동현황을 분석한 것이다. ●40~49세 女장애인 실업률 18%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38.5%였고 고용률(생산가능인구 대비 취업자 비중)은 36%였다. 전체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이 61.9%, 고용률은 60%인 것과 비교하면 각각 약 20%포인트나 낮았다. 반면 장애인 실업자는 6만 59명, 실업률은 6.6%였다. 전체 인구의 실업률이 3.2%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연령대별로는 청년층의 실업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년층인 30~54세 장애인의 실업률은 7.2%, 고령층인 55세 이상은 5.1%였지만 15~29세 실업률은 13%로 월등히 높았다. 전체 인구의 청년층 실업률은 6.4% 수준이다. 가장 활발히 노동시장에 뛰어들어야 할 젊은이들이 장애라는 사회적 편견에 부딪히고 있다는 의미다. 전체 인구와 비교해 실업률 격차가 가장 큰 연령대는 고용시장의 중심축인 40대였다. 40~49세 장애인의 실업률은 8.9%로 전체 인구(2.2%)보다 4배 이상 높았다. 성별로는 여성 장애인의 고용 환경이 더욱 열악했다. 여성 장애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4.6%로 48.4%인 남성 장애인보다 크게 열악했다. 남성 장애인의 경제활동참가율 역시 전체 인구 여성(50.5%)과 비교하면 더 낮은 수준이다. 실업률은 남성이 6.1%, 여성 7.8%였다. 특히 40~49세 여성 장애인의 실업률은 18.1%로 나타나 성별·연령을 불문하고 가장 높았다. 같은 연령대 여성 인구의 실업률은 1.8%에 불과하다. ●장애인 고용 외면하는 수도권 대부분 장애인들이 소규모 사업장에서 근무한다는 일반적인 생각은 이번 조사에서도 통계로 확인됐다. 종사자 규모별로는 전체 취업자의 84.7%가 50인 미만 사업장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 중 1~4인 사업장 종사자의 비율이 53.2%로 절반을 넘었다. 취업자가 몸담고 있는 직장을 산업별로 보면, 농업·임업·어업 및 광업이 19%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14.6%), 도·소매업(11.5%) 등의 순이었다. 또 지역별로는 임금근로자의 경우 수도권 근무자가 46.4%, 광역시권 19.4%, 기타 중소도시가 34.3%였다. 전체 인구보다 수도권 근무자는 6.3%포인트 적었지만 중소도시 근무자는 오히려 7.4%포인트 높았다. 일자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수도권에서 장애인들이 직장을 얻지 못하고 외면받고 있는 셈이다. 장애인 임금근로자의 최근 3개월간의 월평균 임금은 134만 2000원으로 조사됐다. 정규직은 194만 7000원, 비정규직은 100만 4000원이었다. 사회보험가입 여부와 관련, 임금근로자 중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답변은 정규직이 9%, 비정규직이 50.3%,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답변은 정규직 2.7%, 비정규직 14.5%였다. 고용보험은 정규직은 22.4%가, 비정규직은 57.6%가 각각 ‘가입하지 않았다’고 답해 사회보험의 사각지대임이 드러났다. 또 장애인 중 구직을 단념한 것으로 조사된 사람은 6만 4895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비경제활동인구의 4.4% 수준이며 구직단념자를 실업자에 포함한 실업률은 12.7%에 이른다. 김동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사무총장은 “자영업 등에 종사하는 장애인이 적지 않지만 그동안 이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었다.”면서 “이번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향후 창업 융자금 지원 등에서 대상자 선정과 예산 배분이 실질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열린세상] 새 세상이 열리는 중동현장에서/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열린세상] 새 세상이 열리는 중동현장에서/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지난 두달 가까이 중동에서 현장연구를 하고 막 돌아왔다. 잘못된 정권을 뒤엎으려는 거센 분노와 새 세상을 만들려는 뜨거운 열기의 한가운데서 나도 새로운 공부를 하고 왔다. 9·11테러 이후 10년간 세상이 바뀌었듯이 중동의 아랍국가들도 엄청나게 변했음을 느꼈다.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이번 사태를 종파 간·부족 간 권력 갈등과 소외의 문제로 분석하려 하지만, 본질적으로 이번 아랍 민주화 시위는 50년 동안 억눌려 왔던 민주, 인권, 복지, 삶의 질을 향한 근원적 변화의 문제이다. 아랍세계이니 다른 세계와 다를 것이라는 전제가 잘못되었다. 다만 독립 이후 최초로 경험해 보는 민주화 실험의 서투른 시작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왜 튀니지에서 촉발된 정권 퇴진 시위가 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을 하야시키고, 42년 철권통치의 카다피까지 무너뜨리면서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는 이웃 왕정 산유국으로까지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고 있는가? 아랍은 80년 전만 해도 하나의 공동체였다. 아랍어를 사용하고, 이슬람교를 믿으며 아랍인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하면서 1300년 동안 하나라는 집단의식이 강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그런 아랍세계가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서구 열강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22개의 개별국가로 쪼개져 버린 것이다. 더러는 왕정을 유지하고 더러는 군사 쿠데타를 통해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거듭났다. 통치체제는 각각이지만 그들을 묶어 두는 아랍정신은 지금도 맥이 통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서로에게 영향을 받은 거대한 변화의 욕구가 이슬람식 민주주의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부르짖고 있다. 첫째, 극단적 이슬람 원리주의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았다. 그들의 생각 중심에는 이념이나 종교 대신 철저하게 삶이 들어와 있었다. 치솟는 물가와 대학을 나와도 직장을 구할 수 없는 청년실업 문제, 30~40년 한결같이 억눌러 온 권위주의 왕정과 군사독재정권을 향한 극에 달한 불만과 분노, 자유롭게 말하고 인간답게 살고 싶은 희구가 자욱이 깔려 있었다. 둘째, 그들은 새로운 삶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소셜네트워크의 힘이고 인구의 60~70%를 차지하는 20대 후반 이하 젊은 층의 요구였다. 그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세상과 실시간으로 호흡하면서 자신들의 처지를 처절하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유선전화 시대를 거치지 않는 파격적인 변화의 속도다. 록카페에서 몸을 흔들고 여성들의 히잡 색깔이 화려해졌다. 외국의 유명 브랜드 회사들이 연이어 명품 히잡을 출시하면서 이슬람 여성들의 패션도 첨단을 달리고 있었다. 셋째, 그들은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부르짖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1세대 지도자들은 비록 장기집권과 독재적 통치형태를 밟았어도 기본적으로 독립전쟁의 영웅으로서, 혁명 지도자로서, 국부로서 최소한의 국민 공감대와 신뢰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런 공헌도 못한 그의 자식들이 권력을 세습하고 호화로운 사치행각에 국가의 부를 탕진할 때 그들은 좌절하고 때로는 침묵으로 인내해야만 했다. 넷째는 미국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주문이다. 독재정권에 시달려온 아랍 민중들은 권력자들을 비호해온 미국에 대한 반감이 강하다. 동시에 미국 주도의 새로운 세계질서 구도에 편승하고자 하는 욕구가 또한 묘하게 존재한다. 따라서 미국이 종래처럼 이스라엘 안보와 석유 이익이란 두개의 축을 지키기 위해 독재정권과도 협력하고 지원해 주던 중동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랍 국민들은 미래의 세계질서는 미국-서구, 중국-동아시아 축과 함께 중동-이슬람 축이 굳건히 자리잡아 함께 공존하며 협력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것의 실현을 위해 노력한다. 이제는 우리도 중동-이슬람 세계를 무지와 편견 속에 주변부로 몰아내기보다는 주류세계의 파트너로 인식하고 중심부로 끌어들이는 작업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인구 15억에 57개국을 거느린 세계, 자원과 자본을 가진 거대한 시장을 버려두고 진정한 글로벌 경쟁을 논하는 것은 한참 잘못되었다는 생각이다.
  • 경기도내 결핵환자 3년새 524명 증가

    경기도내 결핵환자 3년새 524명 증가

    경기도 내 결핵 환자가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10~20대와 70대 이상 노년층 비중이 여전히 많다. 1일 경기도2청에 따르면 결핵환자는 2008년 5187명에서 지난해 5711명으로 증가했다. ●70세 이상 노인도 증가 추세 연령별로는 지난해 발생한 결핵 환자 5711명 가운데 70세 이상 노인이 1132명이나 됐다. 이어 20~29세 913명, 10~19세 425명으로 청년층 결핵환자가 1338명이나 됐다. 특히 20~29세 환자는 2008년 907명, 2009년 942명으로 증가했다가 2010년 소폭 줄어들었을 뿐 지속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 70대 이상 노인의 경우 2008년 786명에서 2009년 808명, 2010년 1132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이처럼 결핵환자가 증가하는 것은 청년층의 경우 PC방 이용이 잦은 연령층으로, 오염이 심한 밀폐된 공간에서 오래 지내는 데다, 특히 젊은 여성의 경우 심한 다이어트에 따른 체력 저하가 원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70세 이상은 가족과 떨어져 혼자 생활하는 홀몸 노인의 증가로, 건강관리에 소홀해 면역력이 떨어져 쉽게 감염되기 때문이다. 호흡기 질환인 결핵의 경우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긴 시간을 보내거나 체력과 면역력이 저하됐을 때 잘 전염된다. 하지만 결핵환자의 경우 치료기간이 6개월 이상으로 장기간인 데다 매일 20알이 넘는 약을 복용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치료를 중간에 포기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올부터 취약계층 결핵검진 확대 이에 따라 경기도2청은 올해부터 결핵 환자 접촉자와 취약계층에 대한 검진을 확대하는 등 결핵환자 조기발견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선진국의 경우처럼 민간의료기관에서 1대1 전담간호사를 확대 배치해 치료관리 체계를 촘촘하게 구축하고, 입원·치료비 지원 등으로 부담을 덜어 줄 계획이다. 경기도2청 보건위생담당관실 김인애 담당은 “결핵이 완치 가능한 전염병인 데도 불구하고, 치료 포기로 확산되고 있어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결핵협회 관계자는 “과거 결핵은 면역력이 갑자기 떨어지는 40대에서 크게 발병했지만 최근 추세가 바뀌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국 OECD 국가중 발병률 최고 결핵환자 증가세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2009년(2010년 자료는 집계 중)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인구 10만명당 발생률 90명, 사망률 8.3명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노령층에서 신고 환자율이 인구 10만명당 166.3명으로 가장 높고, 20대 신고 신환자율이 10만명당 81.6명으로 뒤를 잇는 후진국형을 벗어나지 못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사설] 정년연장·고용 유연성 함께 고민해야 한다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노사정위원회 산하 베이비붐세대 고용대책위원회가 기업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법제화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한다. 712만명에 이르는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의 퇴직(54세 전후)과 국민연금 지급 개시(60~65세) 시기의 불일치에 따라 삶의 질이 급격히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정년 연장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진전 속도와 빈약하기 짝이 없는 사회안전망 등을 감안하면 현재로서는 정년 연장이 가장 설득력 있는 고령자 보호대책임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 아래서는 정년 연장을 법제화하면 청년층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는 등 ‘풍선효과’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3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57.4%가 정년 연장에 반대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 근로자들의 정년 연장을 의무화하려면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성과·능력급제와 직무급으로 전환하고 경기 변동에 기업이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고용 유연성을 높여주어야 한다. 경영계는 정년 연장에 양보하고 노동계는 진입과 퇴출이 고착화된 노동시장의 빗장을 어느 정도 풀어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기업이나 노동계 중 어느 일방의 희생만 강요해서는 지난 8년처럼 논란은 원점만 맴돌게 된다. 올 들어 정치권에서 복지논쟁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재정으로 복지를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정년 연장을 통해 사회복지 비용을 줄이려는 프랑스·스페인 등 유럽의 정부와 이에 반발하는 노동계와의 갈등이 우리에게도 조만간 닥칠 수밖에 없다. 2018년부터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4%를 넘는 고령사회 진입이 예고되고 있음에도 내 몫 지키기만 고집해서는 더 큰 재앙을 초래한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사회는 저출산 문제와 함께 고령화 문제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최상의 복지는 일자리다. 그렇다면 정부가 먼저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 혁파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특히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 부문의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 언제까지 이익단체의 눈치만 봐서는 안 된다.
  • 근로자 정년 60세로 법제화한다

    근로자 정년 60세로 법제화한다

    일반 기업의 근로자 정년이 60세로 법제화된다. 현재 노사 자율로 시행 중인 평균 정년(57.16세)보다 3세가량 늦춰지는 것이다. 노동계·경영계·정부는 712만여명의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의 고용 연장을 논의하기 위해 경제사회발전을 위한 노사정위원회 산하에 베이비붐세대 고용대책위원회를 1년 동안 한시적으로 설치, 협의를 거친 결과 이같이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베이비붐세대 고용대책위의 활동 시한은 오는 23일까지며, 위원회는 시한 마감 전 합의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 관계자는 “위원회 차원에서는 정년연장 여부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으나,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퇴직을 고려할 때 정년 60세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큰 틀에서 공감한 상태”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위원회 내의 공익위원들은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안을 마련했다.”면서 “공익위원들이 마련한 초안은 위원회 의견으로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베이비붐 대책위는 위원장과 노동계 3명(한국노총), 경영계 3명(한국경영자총협회·중소기업중앙회·대한상공회의소), 정부 4명(고용노동부·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지식경제부), 공익위원 대표 5명 등 모두 16명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공무원들의 정년은 5급 이상 60세이며, 6급 이하의 경우 2011년 59세로 늘어나고 2012년에는 60세로 연장된다. 일반 기업의 근로자들의 평균 정년 연령은 57.16세이지만 실제로는 53세를 전후해 퇴직하고 있다. 위원회는 베이비붐 세대의 정년퇴직이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점을 감안해 2~3년 안에 법제화를 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법제화 이후 3~4년의 준비기간이 걸리고 2018년부터 우리나라가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14%)에 진입하기 때문에 실제 시행은 2017~2019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300인 이상 기업 중 정년이 60세인 곳이 20.2%에 불과해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면서 “정년 60세가 시행될 경우 공기업과 대기업의 경우 청년고용의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논란이 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노사정위 ‘정년 60세 의무화’] “베이비붐 세대 대책 지금도 늦어… 정년연장 서둘러야”

    [노사정위 ‘정년 60세 의무화’] “베이비붐 세대 대책 지금도 늦어… 정년연장 서둘러야”

    대통령 소속 노사정경제발전위원회(노사정위) 베이비붐세대 고용대책위원회(베이비붐 대책위)의 ‘2~3년 후 정년 60세 의무화’ 방안 마련은 정년연장 공론화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법제화 과정에서 많은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비붐 세대의 정년 연장은 당장 시행에 들어가도 늦은 감이 있다. 논의만 하다가는 자칫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거의 끝날 무렵에 시행에 들어갈 소지가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 후 경제 상황을 추산한 결과 평균 자산 9900만원에 연 평균 소득은 연금소득을 포함해 1000만원 미만에 불과했다.”면서 “논의가 아니라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1994년 정년 60세 의무화를 법제화했지만, 4년의 준비기간 후에야 시행할 수 있었다. 일본은 이미 1970년대부터 단계적인 노력을 통해 법제화 당시 84.1%의 기업이 정년 60세를 채택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상황은 일본보다 열악하다. 우리는 현재 300인 이상으로 단일정년제를 운영중인 1779개 기업 중 단 359개(20.2%)만이 60세 이상을 정년으로 정하고 있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300~499인 기업 57.3세, 500~999인 기업 57.1세, 1000인 이상 기업 56.8세로 규모가 클수록 정년이 낮다. 기업 스스로 정년 연장을 통해 고령자 고용을 늘리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 임금피크제의 경우도 시행 5년이 지났지만 아직 도입률은 11.2%에 불과하다. 1955~63년생인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기도 일본보다 길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14%)에 진입한 1994년 무렵 3년에 걸쳐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했지만 우리는 올해부터 10년간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해 2018년 고령사회에 진입한다.”면서 “결국 인구의 14.6%를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거의 끝나는 시점에서 정년 60세 의무화가 시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년 연장을 조기에 실시하지 못하는 까닭은 청년실업 때문이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정년 연장이 청년 실업과 크게 관계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공기업과 대기업의 경우는 정년 연장이 곧바로 청년고용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정년연장과 청년고용의 체감 상관관계가 높다는 얘기다. 그래서 일부 부처에서는 정년 연장보다는 재취업을 알선하고 취업능력을 길러주는 쪽으로 접근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정년 60세 연장안 합의의 조건으로 경영계가 내세우는 고용경직성 완화와 연공서열 봉급체계에 대한 노동계의 반발은 구체적인 논의과정에서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계 관계자는 “정년 60세 의무화는 능력이 없는 사람을 더 고용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능력 있는 이들에 대해 고용을 연장해 노사가 함께 상생하는 길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동계 관계자는 “베이비붐 세대는 외환 위기와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의 가장 큰 피해자였다.”면서 “이들은 소득의 양극화도 커 대책 없이 이들이 쏟아져 나올 경우 생계에 위협을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황비웅기자 kdlrudwn@seoul.co.kr
  • 첫째아 출산 연령 30세 넘었다

    첫째아 출산 연령 30세 넘었다

    사회 전반적으로 초혼이 늦어지면서 지난해 첫째아 출산연령이 처음으로 30세를 넘어섰다. 첫째아를 출산하는 산모의 평균연령은 최근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올라갔으며, 둘째아와 셋째아를 출산하는 연령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반면 출생아 수와 합계 출산율은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합계출산율 3년 만에 증가세 통계청은 23일 ‘2010년 출생·사망 잠정통계’를 발표해 산모의 첫째아 출산 시 평균연령이 30.09세로 처음으로 30세를 넘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29.85세)보다 0.24세 많아진 것이다. 첫째아를 출산하는 산모의 평균연령은 10년 전(2000년·평균 27.68세)에 비해 2.41세 높았다. 청년 실업 등 사회경제적 요인 때문에 결혼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체 평균 출산연령도 지난해 31.28세로 전년보다 0.31세 높아졌다. 10년 전인 2000년보다 2.26세 많아졌다. 둘째아와 셋째아 출산 연령도 각각 32세, 34.03세로 전년보다 0.2세, 0.13세 높아졌다. 반면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은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46만 9900명으로 전년(44만 4800명)보다 2만 5100명 증가했다. 또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22명으로 전년(1.15명)보다 0.07명 증가했다. 20대보다는 30대의 출산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대 후반(25~29세) 출산율(여성인구 1000명 당 출생아 수)은 79.8명으로 전년보다 0.6명 하락했으나 30대 초반(30~34세) 출산율은 112.7명으로 전년보다 11.9명이나 증가했다. 2006년 이후 20대 후반보다 30대 초반의 출산율이 높아졌으며, 두 연령층의 출산율 차이는 최근에 더 벌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대해 통계청 서운주 인구동향과장은 “1979년생으로 대변되는 베이비붐 2차 세대의 인구층이 두꺼운데, 그 연령대가 30대에 진입하면서 첫째아를 낳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셋째아 출산은 25년 만에 최고치 특히 전체 출생아 중 첫째아 비중은 감소하고 둘째아와 셋째아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다. 즉, 다자녀 가정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출산 순위별로 첫째아 비중은 50.3%로 전년보다 1.8%포인트 감소했지만, 둘째아는 39.0%로 전년보다 0.5%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2004년(39.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또 셋째아 이상은 10.7%로 전년보다 1.2%포인트 증가해 1985년(10.9%) 이후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고령자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사망자는 25만 5100명으로 전년(24만 6900명)보다 8200명(3.3%) 증가했다. 이런 증가폭은 1994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이집트軍 “총선 전 계엄 해제”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 퇴진 이후 국가운영을 맡고 있는 군 최고위원회가 30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비상계엄령을 선거 이전에 해제할 예정이라고 개헌위원회에 참여하는 무슬림형제단 관계자가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개헌위원회 첫 회의에 참석한 이 관계자는 “군 최고위가 총선과 대선을 치르기 전에 비상계엄령을 해제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선거는 반년 안에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상계엄령은 1981년 안와르 사다트 전 대통령이 암살된 직후 내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집트 현지의 민주화 열기는 노동권 보장 요구로 확산되고 있다. 카이로 공항 세관원과 관제사, 청소원 등 수백명은 이날 임금인상과 의료보험 보장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국영 방직공장 노동자 2000여명도 임금 현실화를 주장하며 파업에 들어갔고 인력부 공무원 2000여명도 부패척결과 임금인상 요구 시위를 벌였다. 한편 엘렌 러스트 미국 예일대 정치학과 교수는 16일자 로스앤젤레스타임스 기고를 통해 이집트를 비롯한 중동 민주화 열기의 공통요소로 극심한 빈곤과 부정부패, 빈부격차 등을 꼽았다. 그는 유엔개발계획(UNDP)의 자료를 인용해 빈곤선 이하 생활을 하는 인구 비율이 이집트와 알제리는 40%, 예멘은 60%, 시리아는 30%라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생활수준이 높아 변화 욕구가 덜했던 바레인,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 등에서도 불평등과 독재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동이 세계에서 가장 실업률이 높다는 점에서 사회불만이 높아진 청년층이 중요한 변수로 꼽혔다. 그는 이집트에서 군부가 강경 진압을 자제한 데는 권력층과 국민들이 모두 수니파 무슬림이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며 소수 종파·인종이 지배하는 바레인이나 시리아·요르단 등에서는 가혹한 탄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리비아 첫 시위… 바레인선 1만여명 운집

    인구 70만 소 국인 바레인의 수도 마나마의 진주광장이 중동 시위의 새 거점으로 떠올랐다. ‘제2의 타흐리르 광장’으로도 불린다. 리비아에서도 15일(현지시간) 첫 시위가 발생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어린이를 포함해 3명이 사망하는 등 시위의 불길이 확산되고 있다. 16일 대규모 시위 사흘째를 맞은 바레인에서는 전날 숨진 두 번째 희생자 파델 살만 마트룩(31)에 대한 장례식이 열렸다. 마트룩은 지난 14일 사망한 21세 청년 알리 므셰이마의 장례식에서 벌어진 시위대와 무장 경찰의 충돌 과정에서 총을 맞고 목숨을 잃었다. 이날 장례식은 평화적인 분위기에서 마무리됐지만 참석자들은 곧 시위대가 모여 있는 진주광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당초 일자리와 물가 안정을 원했던 시위대는 1971년부터 40년간 총리직을 고수하고 있는 하마드 빈 이사 알할리파 국왕의 삼촌 셰이크 할리파 빈 살만 알할리파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알할리파 국왕이 시위대 사망 사건 진상 조사와 개혁을 논의할 위원회 구성을 지시했지만 시위대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시위대의 텐트촌으로 변한 광장은 이날 오전에만 최소 1만명이 모이는 등 규모가 점점 늘어났다. 당황한 정부는 “바레인법은 평화적인 방법을 통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며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란의 경우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사망자가 2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정부는 오는 18일로 예정된 금요 예배 시위를 막기 위해 초강경 노선을 채택했다. 15일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시위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위 사흘째인 16일에는 지난 14일 총에 맞아 숨진 대학생 사나 잘레의 장례식이 열린 테헤란 미술대학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친정부 시위대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 원수가 42년째 집권 중인 리비아에서도 15일 밤 제2의 도시인 벵가지에서 첫 시위가 발생, 이튿날까지 이어지자 정부가 강경 대응에 나섰다. 한 인권변호사 체포에 항의하는 시위대 수백명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38명이 다쳐 입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17일 대규모 시위 움직임이 일자 정부는 인터넷을 차단했다. 국영 언론은 반정부 시위는 일체 보도하지 않은 채, 벵가지와 수도 트리폴리 등에서 카다피를 지지하는 집회 소식만 전했다. 시위 엿새째를 맞은 예멘의 아덴에서는 경찰의 총에 맞아 1명이 숨져, 처음으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예정돼 있었던 수도 사나에는 친정부 시위대가 동원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부패한 지방정부에 항의하는 시위가 사흘째 이어졌다. 전날 남아공에서는 남성 1명이 총격으로 숨졌고 어린이 2명이 경찰을 피해 달아나다 익사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중동서 이란 입김 커질 듯… 美 정책기조 수정 불가피”

    “중동서 이란 입김 커질 듯… 美 정책기조 수정 불가피”

    30년 철권통치를 끝낸 이집트인들의 혁명 열기가 뜨겁다. 호스니 무바라크가 물러난 이집트는 과연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 것인가. 튀니지에서 시작돼 이집트의 독재정권마저 무너뜨린 아랍 민주화의 물결은 이제 어디로 향할 것인가. 중동 전문가인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와 황병하 조선대 아랍어과 교수의 긴급 지상대담을 통해 코샤리 혁명 이후의 이집트와 중동의 앞날을 짚어 본다. ●무바라크 퇴진이 갖는 역사적 의미는 뭔가. 서정민 교수 가장 먼저 짚어 봐야 할 대목은 이집트인들이 5000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시민혁명을 성공시켰다는 점이다. 이집트가 아랍권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한다면 아랍 현대사를 다시 쓰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지난 10일 밤 무바라크가 퇴진을 거부하고 나서 하루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봐야 한다. 1952년 쿠데타로 왕정을 폐지하고 공화정을 채택했지만 그것이 민주화는 아니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정치와 경제에서 기득권을 누려온 군부가 얼마나 개혁조치를 취할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한마디로 이집트인들은 이제 민주화로 가는 첫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무바라크 퇴진 이후 군부가 실권을 장악했다. 황병하 교수 이집트 헌법은 대통령이 물러날 경우 국회의장이 권력을 승계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번 사태에서는 군 최고위원회가 권한을 이어받았다. 군부는 나세르 전 대통령이 주도한 쿠데타 당시부터 이집트 정치에서 핵심 역할을 해 왔다. 역대 대통령이 모두 군부 출신이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과 무함마드 탄타위 국방장관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군부는 지금 적지 않은 불안감을 느낄 것으로 생각된다. 상황이 원하는 대로 흘러온 게 아니기 때문이다. 1952년 나세르 혁명도 군부 고위장교들이 왕정을 지지하며 기득권에 안주할 때 자유장교단을 중심으로 한 하위직 청년 장교들이 나세르 혁명을 이끌었다. 이번 시위에 일부 청년 장교들이 가담했던 점을 감안하면 군부가 실권을 장악한 것은 군부 내부결속을 다지는 것과 함께 무바라크를 옹호하는 쿠데타와 그를 축출하려는 쿠데타 모두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였다는 의미를 동시에 갖는다. 또 다른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군부가 오랜 이집트 통치 경험을 바탕으로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측면도 존재한다. 무바라크가 아들 가말에게 권력을 세습시키려 했지만 술레이만 당시 정보국장과 탄타위 국방장관이 끝까지 반대하는 바람에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을 정도다. 군부는 앞으로도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킬 수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에 무바라크를 퇴진시키기로 한 것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이집트 정국을 전망한다면. 서 교수 한국이 1987년 경험했던 6월항쟁과 비슷한 경로로 갈 가능성이 높다. 현 정부가 국민들 요구를 수렴하는 선에서 양보하되 권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는 모델이 가장 유력할 것이다. 그게 사실 미국 등이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물론 자유로운 총선과 대선은 보장할 것이다. 다만 당초 계획대로 오는 9월에 대선을 치를 가능성은 많이 낮아졌다. 1년 이상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선거 일정에 따라 이집트 정세가 안정으로 갈지 혼란으로 갈지 판가름 날 것이다. 무바라크 측근들을 단죄해야 한다는 요구가 없는 건 아니지만 군부가 권력을 장악한 상황에서 쉽지는 않을 것이다. 향후 정국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집단은 무슬림형제단이다. 가장 큰 득표력을 갖고 있다. 이번 혁명은 민족적·세속적 성격이 강했고 무슬림형제단이 주도한 것도 아니지만 앞으로 의회에서 굉장히 약진할 것이다. 2005년 총선 때 무소속으로 출마했는데도 전체 의석의 20%를 차지한 경험이 있다. 향후 총선에선 최소한 3분의1의 의석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무슬림형제단은 군부와 대화 채널을 유지하면서 캐스팅보트 역할도 하게 될 것이다. 황 교수 무바라크가 퇴임한 건 상징적인 의미가 크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기존의 공동목표를 달성한 이상 이제부터는 각자 소속 정파와 조직 목표에 따라 다양한 요구가 터져나올 것이다. 현재 야권세력은 외형상으로는 크게 4·6청년운동, 변화를 위한 이집트운동(키파야), 무슬림형제단으로 나눌 수 있다. 4·6 청년운동과 키파야 등은 암르 마무드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을 지지한다. 변화를 위한 민족연합(NAC)은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과 파루크 아흐마드 술탄 대법원장을 지지한다. 무슬림형제단이 대선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한 것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하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대선 승리가 아니라 의회에서 의석을 최대한 확보해서 이집트 민주화와 선거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인 듯하다. 전체 인구의 40%가 하루 2달러가 안 되는 돈으로 생활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에서 경제문제는 가장 첨예한 쟁점이다. 무슬림형제단은 빈곤구제 등 사회활동에서 보여준 오랜 경험과 열정으로 서민들의 신뢰를 쌓아 왔다. 앞으로 만만치 않은 영향력을 보여줄 것이다. ●중동에 미칠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황 교수 튀니지에서 벌어진 민주화 열기가 이집트로 옮겨 왔지만 이집트와 튀니지를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다. 튀니지는 서구나 다름없는 국가지만 이집트는 관광산업을 빼고는 그동안 철저히 고립된 상황이었다. 그런 면에서 이집트는 말 그대로 혁명을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이집트 혁명이 곧바로 중동에 영향을 미치기는 쉽지 않다. 만약 이집트에서 이슬람 정당을 허용했다면 지금처럼 급격한 변화를 겪진 않았을 것이란 말도 있지만 요르단만 해도 이슬람 정당을 인정하고 정부에 참여시킴으로써 완충작용을 한다. 예멘이 불안하다고는 하지만 4개 유력부족 대표가 대통령과 협의하면서 운영하는 이 나라에서 이집트식 혁명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페르시아만 인근 산유국들도 막대한 자금력으로 정부에 대한 불만을 흡수할 충분한 여력이 있기 때문에 일부 개혁은 가능하겠지만 이집트식 혁명은 힘들다. 서 교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중동에서 이란의 영향력은 커질 것이고 이스라엘은 어느 정도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슬람에서 시아파와 수니파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은 종교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성격이 강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수니파의 대표주자였던 이집트가 격랑에 싸였다. 그동안 이란과 국교까지 단절했던 이집트에서 발생한 정치변화는 이란에 대한 단일전선을 흔들게 되고 이는 중동 전체 정치 역학에서 이란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 이스라엘의 입지가 줄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사실 그동안 이집트는 중동에서 가장 이스라엘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국가였다. ●이번 혁명이 ‘쇠퇴하는 미국 헤게모니’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다. 서 교수 미국은 중동에 대한 정책기조를 바꿔야 한다. 미국은 그동안 입만 열면 중동 민주화와 인권을 외쳤지만 사실 지역 안정을 가장 중시했다. 그러다 보니 이집트에서 발생한 혁명 국면에서 상황을 주도하지 못했다. 겉보기엔 공개적으로 언급했던 대통령 퇴진을 이끌어냈으니까 외교적 승리라고 할지 모르지만 무바라크가 사임을 거부했다가 번복하는 약 24시간 동안 미국이 별다른 역할을 못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은 그동안 중동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무력으로 후세인 정권을 교체하는 건 가능할지 몰라도 국내 정치에 미치는 힘은 제한적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무바라크가 그동안 적극적으로 미국과 보조를 맞춰온 대표적인 친미 인사라는 점도 미국엔 부담이다. 무바라크에 대한 역풍 때문에 이집트가 과거처럼 친미정책을 펼 여지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무바라크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황 교수 군부가 지켜주는 한 무바라크가 이집트를 떠날 가능성은 낮다. 무바라크가 머물고 있는 샤름 엘셰이크는 이집트 국내에서 무바라크에게 가장 안전한 곳이다. 독재자 단죄에 있어서는 수니파와 시아파의 전통적인 차이를 살펴봐야 한다. 시아파는 지도자가 잘못하면 법적인 책임을 포함해 끝까지 책임을 묻지만 수니파는 역사적으로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는다. 비록 각종 부정부패와 탄압에도 불구하고 일단 사임한 이상 무바라크 쪽에서 볼 때 수니파 정부가 무리한 요구까지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거기다 군부도 자존심이 있기 때문에 무바라크를 마냥 내칠 수 없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글로벌 시대] 얼굴 없는 테러/아르촘 산지예프 러시아 로시스카야 가제타 서울특파원

    [글로벌 시대] 얼굴 없는 테러/아르촘 산지예프 러시아 로시스카야 가제타 서울특파원

    지난달 24일 모스크바 ‘도모데도보 공항’에서 참사가 발생했다. 테러범이 공항 입국장 군중 사이에서 자폭해 35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중상을 입었다. 이 테러행위는 곧 러시아뿐 아니라 전세계 여론을 들끓게 했으며, 테러범들이 잠자고 있는 것이 아니며 그들의 새로운 공격 위험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 모스크바 지하철 테러에 대한 기억이 아직 지워지지 않은 시점에 또 한번의 테러가 발생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도 테러리스트들 측으로부터 그 어떤 협박이나 그 어떤 요구도 없었다. 그저 얼굴 없는 자살 테러범이 무고한 시민들의 생명을 앗아갔을 뿐이다. 도대체 그 테러범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근시안적인 시각의 일부 전문가들은 북카프카스에 혐의를 두고 있다. 그곳에서는 독립전쟁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곳에만 혐의를 둘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하다. 카프카스의 상황이 아직은 안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실제로 최근 몇년간 그곳 상황이 대폭 개선되었고 주민들도 평화로운 삶을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그런데 그 지역에서의 긍정적인 변화를 전혀 달갑지 않게 여기는 세력이 있다. 그들은 인종이나 민족과 무관하게 불안을 확산시키고 민족 간의 분쟁을 야기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국제 테러리스트들이다. 그들이 러시아에서 카프카스 민족과 다른 지역 민족들을 이간시키려 테러를 자행하는 것이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러시아에서 거주하고 있는 그러한 민족의 숫자는 180여 민족이 넘는다고 한다. 그들은 과거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이미 민족적인 뿌리를 상실한 민족들이다. 그들 가운데는 러시아, 중동, 유럽 등의 출신들도 있다. 유일하게 그들을 연합시키는 것은 그들에게 부과된 허구적인 의무를 수행한다는 것뿐이다. 실상 그들은 대중을 위협하기 위해 ‘자살폭탄’을 이용하는 교활한 전략가들의 손아귀에 놀아나는 꼭두각시이자 단순한 도구일 뿐이다. 뉴스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테러리스트들은 현재 자살 테러범을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러시아에서뿐 아니라 중동에서도 그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 수사기관의 정보에 따르면 ‘도모데도보 테러’를 획책한 그룹의 일원이 현재 파키스탄의 반군기지 한 곳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그곳인가? 그것은 테러리스트들을 양성하는 곳이 카프카스가 아닌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접경 산악지역의 반군기지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반군기지에서는 러시아나 아랍, 아시아 출신만 교육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 유럽인들도 교육받고 있다. 독일 내 이슬람 단체들, 특히 아헨의 이슬람 단체가 독일 청년들을 지하드에 끌어들였다는 것은 아주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러시아에서도 작년에 로스토프의 17세 대학생 표트르 주벤코는 인구세티야에서 온 한 대학생에게 포섭되어 자살 테러범이 되기 위해 카프카스로 가려다 체포되었다. 그들은 전술을 바꾸는 데서 더 나아가 목표도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테러의 대상이 주로 러시아 국민에 국한됐었다. 그에 반해 ‘도모데도보 공항’ 자살 테러범의 목표는 가능한 한 많은 외국인을 살상하는 것이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는 국제선 입국장에서 폭탄을 터뜨렸다. 124명의 부상자가 지금까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그 가운데 18명이 외국인이다. 이번 테러가 외국인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보면 국제테러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한 나라의 일이 아니다. 전 국제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할 중요한 과제임이 분명하다. 테러가 발생한 시간도 그냥 정한 것이 아니었다.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다보스 국제경제포럼 기조연설을 며칠 앞두고 있는 시점으로 정했다. 따라서 모든 면에서 볼 때, 그런 테러행위를 통해 국제 비즈니스 공동체가 러시아 경제를 멀리하도록 하는 것이 테러리스트들이 의도했던 바라고 생각된다.
  • [월드이슈] 엘바라데이 귀국 이틀만에 가택연금… 무바라크 ‘초강수’

    [월드이슈] 엘바라데이 귀국 이틀만에 가택연금… 무바라크 ‘초강수’

    ‘분노의 금요일’을 맞은 이집트가 혼돈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었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난 군중 수만명이 28일 한꺼번에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무 바라크 집권 30여년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로, 이집트 전역 28개 지역에서 시위가 벌어졌다고 AP, AF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집트는 하루종일 암흑에 잠겼다. 이날 0시를 넘어서자 시위대의 결집을 차단하기 위한 정부의 꼼수로 인터넷과 휴대전화 서비스가 차단됐다. 정오 예배가 끝난 뒤 시위가 개시되자 경찰의 최루탄 세례로 도시 곳곳이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 카이로 도심 모한디신 지구에만 2만명의 시위대가 몰렸고, 알렉산드리아, 수에즈, 델타 등 지방도시에서도 시위 인파는 점점 불어났다. 이날 예고대로 카이로 도심 기자 모스크 앞 광장에 모습을 드러낸 무바라크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경찰의 물대포 세례를 맞고 모스크 안에 갇혔다 가까스로 빠져나왔으나 가택 연금에 처해졌다. 경찰은 시위대에 고무탄으로 경고사격을 날린 뒤 최루탄을 쏘며 강경 진압에 나섰다. 시민들도 카이로 경찰서 2곳에 불을 지르고 경찰과 경찰차량에 돌을 던지는 등 격렬하게 맞섰다. 가장 시위가 과격했던 곳은 운하도시인 수에즈로 시위대가 경찰서에 보관된 무기를 탈취하고 경찰차량 20여대에 불을 질렀다. 이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 1명이 숨졌다. 2005년 무바라크에게 도전장을 던진 야당 대선후보인 아이만 누르(알가드당 대표)도 부상을 입었다. 이로써 이번 반정부시위로 시민 6명, 경찰 2명 등 총 8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을 입었다. 시위대는 카이로 시내 무바라크 대통령궁 인근과 집권당 사무실로 몰려가는 등 권력의 중심부를 향해 거침없이 진격하면서 무바라크 대통령을 위협했다. 한편 반정부 시위 나흘간 무라바크 대통령의 행방이 묘연해 국외 탈출설도 퍼졌지만 이집트 현지 언론은 이날 무바라크 대통령은 수에즈 시장과 통화하는 등 시위 상황을 살폈다고 전했다. 시위 전날인 27일에는 시나이 지역의 모하메드 아테프(17)가 총에 맞는 동영상이 로이터통신을 통해 보도되고 유튜브 등 동영상 공유 사이트 등을 통해 퍼지면서 국민들의 분노를 더욱 자극했다. 2009년 이란 대선 부정 선거 논란 당시에는 총격으로 숨진 여대생 네다 솔탄의 동영상이 시위를 확대시킨 바 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2005년 개혁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지도부 탄압을 통해 잠재우는 등 집권 30년 동안 수많은 고비를 넘겨 왔다. 그러나 인구의 40%가량이 빈곤 상태에 있을 정도로 분배 정책에 실패하면서 무바라크 대통령의 30년 통치가 위기를 맞고 있다. 이번 반정부 시위는 ‘4·6 청년운동’이 전면에 서고 최대 야권세력이자 강경 이슬람단체인 ‘무슬림형제단’과 ‘개혁을 위한 국민연합’(NAC) 등이 뒤따르는 형국으로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시위에 앞서 ‘무슬림형제단’의 핵심 인물 등 주요 정치인 20명을 잡아들였다. 아랍권 독재 국가 가운데 국민 저항에 대한 내성이 가장 강하다는 평가를 받은 이집트에서의 시민혁명 성공 여부는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 이상의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美·日청년 구직난 ‘출구’가 없다

    美·日청년 구직난 ‘출구’가 없다

    게니치 호리에(36)는 일본에서 친환경 자동차 시스템과 디자인 분야에서 한때 촉망받는 엔지니어였다. 하지만 그는 2년 전 일을 그만두고 중국어를 공부하러 타이완으로 이주했다. 대다수의 일본 젊은이처럼 ‘비정규직’이었기 때문이다. 정부 부채로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된 일본과 비슷한 위험에 놓인 미국의 젊은이들이 장기 침체와 비정규직의 악순환 속에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5~24세의 일본 젊은이 가운데 45%가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13년 전인 1988년보다 17.2%포인트 늘었다. 규모로는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젊은이의 숫자가 일자리를 가진 기성세대의 2배나 됐다. 이를 가리켜 뉴욕타임스(NYT)는 젊은 세대 대다수가 비정규직으로 전락하면서 소니와 도요타, 혼다 같은 글로벌 기업을 만들어낸 일본이 지난 수십년간 청년 기업가는 물론, 시장 판도를 바꾼 애플과 구글 같은 기업을 길러내는 데 실패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런 현상이 일본의 경제성장 부진과 연금 부담 증가, 정부 부채 급증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생산성과 기업가 정신 향상이 절실한 일본이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는 비판도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일본 대학생이 졸업 전에 일자리를 구한 비율은 56.7%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일본 언론의 지면은 일본 대학생이 고용시장에서 ‘제2의 빙하기’를 맞고 있다는 보도로 빼곡하다. 일본의 젊은 층은 “일본 회사들이 기성 세대를 보호하느라 젊은 세대를 낭비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세대 불균형의 진실’의 작가 시게유키 조(36)는 “우리가 벽에 머리를 계속 부딪히고 있는 것처럼, 모든 길이 막혀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미국 젊은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가 미국 내 4년제 대학생 2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례 대학 신입생 조사보고서’ 결과, 정신적 건강상태가 ‘평균 이하’라고 답한 비중이 늘어난 반면, ‘평균 이상’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52%로 설문을 시작한 1985년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이토록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은 무엇보다 경제난으로 구직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급속한 고령화로 청년들의 부담은 더 무거워지게 됐다. 2055년이면 일본 인구의 40%가 65세 이상에 이를 전망이다. 이날 일본 신용등급 강등을 가리켜 ‘종말의 시작?’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낸 미 경제전문지 포천은 현재 일본의 노인 인구가 전체의 23%에 달하며, 이는 미국의 2배, 전 세계 다른 국가의 3배 수준으로 일본에 재난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포천은 “리먼 브라더스가 망하기엔 너무 컸다면, 일본은 구하기엔 너무 클 것”이라는 글로벌 투자전략가 아론 코스텔로의 말을 인용, 암울한 전망을 더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이광재 강원지사 대법 판결전 본지 격정토로 “면직 슬픈게 아니라 현실이 눈물난다”

    이광재 강원지사 대법 판결전 본지 격정토로 “면직 슬픈게 아니라 현실이 눈물난다”

    <원고지 89장 분량 인터뷰 전문 수록> 이광재 강원도지사는 대법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확정 판결로 지사직을 잃은 27일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판 절차와 결과에 실망스럽다.”면서 “지사직을 잃어서 슬픈 것이 아니라 현실이 가슴 아프고, 도민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판결 바로 전날인 26일 서울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 지사는 인터뷰에서 대법원 판결과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 정치 현안, 2012년 대통령 선거 등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이 지사는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자제해 왔으며, 지난해 6월 강원도지사에 당선된 뒤에도 도정과 관련한 인터뷰만 해 왔다. 정치 현안 전반에 대해 구체적으로 의견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인터뷰는 서교동에 자리잡은 강원도 서울사무소 5층 회의실에서 이도운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오전 11시부터 1시간 40분동안 이어졌다. ●대법 상고심 결과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나. -지금까지도 백척간두 위에서 한 걸음 더 내딛는 심정으로 살아왔다. 다 잘될 거라 본다. 불교 경전에 나오듯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더 잘 극복할 거라 생각한다. →‘정치적 탄압’이라고 말하고 싶나.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거나 상처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세상 살다 가면서 선한 생각만 가져도 세상을 구제하지 못하는데 남을 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됐을 때 수많은 제보가 쏟아져 들어왔다. 이런 저런 정보들이 많았지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갖지 못하게 된다. 정치인 이광재의 미래는 어떻게 되나. -항상 새로운 미래에 도전했고 시련도 많았지만 좋은 일도 많았다. 내 운명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웃는 그런 나를 보고 근거 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나중엔 내 말이 맞았다. →이번 판결을 맡은 박시환·신영철·안대희 대법관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나. -없다. →박시환 대법관을 만난 적이 있나. -없다. 기본적으로 의회·행정·사법 등 삼권이 분리돼 있고 내 처지로 볼 때 공정하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강원도지사 직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 사장이 당선될 것으로 보나. -내가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엄 사장한테 내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야 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언론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 -절반의 성공이 있었고, 절반의 실패가 있었다. →성공했다고 보는 것은 어떤 부분인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또 서민 대통령이었고, 권위주의를 타파했고, 지역균형발전도 이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와 싸울 수 있는 대통령’이었다는 점이다. 지지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대추리 문제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적체됐던 방폐장과 천성산 터널 문제도 해결했다. →실패한 절반은 무엇인가. -당시 우리가 갖고 있던 세력에 비해 너무 큰 어젠다를 가졌고, 그러다 보니 너무 큰 상처가 났다. 예를 들어 행정중심복합도시만 해도 세번의 선거 동안 내건 공약이었는데도 헌법재판소까지 갔다가 뒤집혀 다시 국회로 왔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실제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작다. 국가의 5% 정도밖에는 바꿀 수 없다고 본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 정치인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아… 그런 사람이 또 있을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고, 또 다른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이다. 제3의 무엇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정치인은 진화해야 한다고 본다. →참여정부의 정부 조직시스템을 현 정부가 많이 바꿨다. 무엇이 잘됐고, 무엇이 잘못됐나. -현 정권 들어 항상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위기관리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그러다 홍보수석, 인사수석, 위기관리 시스템도 다 복구했다. 기존 것을 인정하고 잘할 수 있는 것에 매달려서 임기를 마치는 게 올바른 태도라고 본다.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가장 큰 이유가 뭘까. -내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와 같은 게 아닐까 싶다. 인간의 얼굴을 한 대통령, 봉사하는 태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게 가장 좋았다. 보통 사람들의 정서를 잘 이해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자기 원고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그런 사람이었고,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투쟁’하는 정치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무엇이었다고 보나.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그런 말도 있지 않나. 언론과 부인과 성직자와는 싸우지 말라고…, 그러나 그걸 알면서도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어려워지니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다 돌아섰다. 그때 심정이 어땠나. -노 대통령은 스스로를 ‘경계인’이라 했다. 변호사로 기득권층에 진입했지만 사건을 맡기 어려워 직접 찾아가는 인권변호사가 됐고, 호남 가면 영남 사람, 영남 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항상 빈 들에 서 있는 노무현을 봤다. (믿었던 사람들이 돌아선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가 서거하고 나서 국민적인 열기가 있으니까 또다시… 정치가 좀 담백했으면 좋겠다. →참여정부에 많은 386세대들이 참여했다. 그 당시 386들은 국가를 경영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보나. -노 대통령 정부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폄하하기 위해 그런 말들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도 50대 중반이었고 386이라 해 봐야 전체 수석비서관 중에 나와 천호선 둘 정도였다. 1958년 개띠가 12명이나 됐다. 그렇게 따지면 김종필 총재도 30대에 정권의 2인자가 아니었나. 미국 대통령 나이가 평균 53.1세다. 미국 역사의 전환기 당시 대통령은 루스벨트, 케네디, 클린턴이 있었는데 모두 40대 초반이었다. 내적 역량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다. →386 정치인들에게 여전히 공통된 지향점이 남아 있나. -세대의 에너지라는 것이 있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주창한 40대 기수론이 먹혔던 이유가 뭔가. 그 세대들은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 8·15와 6·25를 겪었다. 그러니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겠나. 386세대도 마찬가지다. 데모를 하고 안 하고를 떠나 80년대에 광주가 얼마나 가슴 아팠나. 척박한 현실에서 몸으로 앞서 나가고 마음으로 동조한 세대가 386이다. 목숨을 걸고 한 시대를 타개하려 했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다. ●안희정, 유시민, 김두관, 문재인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 가운데 60%는 노 대통령이, 나머지 40%는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반반씩 갖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나. -과분한 말이다. 나는 오히려 빚을 많이 갚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지분이 어디 있겠나. →참여정부의 부채를 떠맡기 싫어서 지분을 안 가지려는 건 아닌가.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했기에 대통령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 386세대에 미안한 것은 나를 많이 사랑했던 분들에게 내가 모자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갚아야 한다. →이 지사와 안 지사, 김 지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문재인 전 비서실장 중에서 노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제일 좋아했던 사람은 누구였나. -문재인 실장이다. 그러니까 민정수석도 시키고, 비서실장도 시켰지.(웃음) →문 실장이 언젠가 정치를 할 거라고 보나. -(30초 넘게 고심을 하다가) 잘 모르겠지만, 문재인 실장이 손학규 대표와 대통령 후보 경선을 했으면 좋겠다. 물론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도 함께했으면 좋겠지.(웃음) →유시민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지분이 없나. -그렇지 않다. 노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던 분이다. 다만 지금은 민주당이 아니니까. →다섯분 가운데 정치 지도자로서의 재능이나 역량은 누가 가장 낫나고 보나. -여태까지는 노 대통령의 그늘 속에 있었고, 이제 처음으로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시험대 위에 오른 거다. 중요한 건 본인의 비전과 경영능력이다.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다. →안희정 지사와는 협력 관계인가, 경쟁 관계인가. -안 지사나 김 지사나 나나 실질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모든 걸 다 걸고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 아닌가. ●정치현안과 2012년 대선 →개헌 얘기가 계속 나온다.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개헌은 해야 하지만, 시점을 놓쳐 버렸다. 이미 권력 후반기가 아닌가. 어떤 개헌이 필요한 가는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 →개헌 이슈가 한동안 갈 것으로 보나. -한나라당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60년대생 정치인, 시·도 지사들과 여야를 떠나 대한민국의 문제에 천착하는 모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 내년은 세계사적으로, 특히 동북아 지역의 명운을 가르는 해다. 남북 정세 변화와 에너지·자원 문제를 둘러싼 극동의 관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향후 10~20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정치권 전체가 몰두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 개헌 문제로 지지고 볶아서야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웃돈다. 이 지사는 몇점을 주겠나. -이미 대통령인데, 지지율이 70%면 어떻고 30%면 어떤가. 남북 정상회담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또 서민경제가 어렵다. 이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까지 이 두 가지 문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 지사 본인에게는 몇점을 주고 싶나. -나는 지사 업무 수행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한 50점쯤 주겠다. 강원도에서 나의 지지율도 그 정도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아쉬운 것은 무엇인가. -포용과 통합이다. 국민통합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고 생존의 전략이다.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무엇일까. -일자리, 교육, 복지라고 본다. 또 동북아 평화와 물류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박근혜 대세론’이 강하다. 야당이 박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고 보나. -박 전 대표는 지난 2007년 경선 패배를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순간 이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 앞으로 대통령의 비즈니스 역할이 커져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도 했고, 도지사·장관도 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고 예측가능한 후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가, 문재인 실장도 경선에 나설지 모르겠지만, 멋진 승부를 벌이지 않을까 싶다. →박 전 대표는 무리 없이 한나라당 후보가 될 거라 보나. -한나라당에서는 박 전 대표가 되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예측가능한 정치를 해야 한다. →현재 박 전 대표와 1대1로 붙을 때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는 누구라고 보나. -그걸 말할 수 있나. 나도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지지율 23%포인트까지 뒤졌다가 13%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결국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애정을 가진 사람이 승리자가 된다고 본다. ●정치인 이광재 →이념적으로 진보인가, 보수인가. -나는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고 진화를 선택했다. 오류를 빨리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는 게 진정한 진화다. →정치권이 좌파와 우파로 나뉘었는데, 이데올로기가 없으면 정치 기반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경제만 봐도 신자유주의부터 소련체제, 복지국가 모델이 정부 발전을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어느 하나가 옳을 수 있나. 공존하려는 통합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정치에서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는 황당한 얘기다.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할 때 각 부처 최고의 엘리트들과 일한 경험이 있다. 공무원들은 유능하고, 문제 해결 능력이 있다. 그런데 처음에 무슨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시 한번 취지를 잘 설명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온다. →불교신자다. 본인의 종교가 정치 활동에 영향을 미치나.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종교 탄압이다. 인도와 무굴제국이 가장 왕성한 때는 종교를 모두 허용했을 때다. →참여정부 때 실세여서 강원도에 예산을 많이 주도록 했다는데, 사실인가. -그렇다. 많이 따려고 노력했다. 다만 나는 예산 딸 때 사무관, 과장부터 일일이 다 설득한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그때뿐이다. 정권이 바뀌면 가위표가 된다. 생명력과 일관성 있게 정책을 유지하려면 주무 사무관과 과장의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강원도분들이 보수적인데 왜 작년에 민주당 후보인 이 지사를 선택했다고 보나. -첫째, 강원도를 위해 일을 잘할 것 같다는 것. 둘째,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해봐서 국가도 좀 알고, 국회의원도 두번 해서 국회도 안다는 점. 셋째, 그래서 도지사 시켜 일하게 한 다음 강원도를 대표하는 인물로 키워야겠다는 거 아니겠나. →강원도지사 선거 때 공언한 대로 10년 후 대통령 선거에 나올 건가. -난 정말 강원도민에게 큰 신세를 졌다. 강원도지사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싶다.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성공해서 나중에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에 나와 멋있게 경쟁하고, 멋있게 후보 단일화하고, 그것도 멋진 일이다. 대담 이도운 정치부장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이광재 격정토로 인터뷰 전문 (200자 원고지 89장) 이광재 강원지사가 27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지사직을 잃었다. 2년만에 막을 내린 박연차 게이트의 종착역에서 끝내 내리지 못한 채 “선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도민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 인터뷰는 선고 전날 진행됐다. 이 지사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우여곡절 많았던 취임 이후의 소회와 정치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 2012년 대선 등 정치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과 대담 형식으로 서울 서교동 강원도민회관 4층 회의실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강원지사 강원지사가 중앙 정치권에서 크게 주목받는 자리가 아니다. 그런데 이 지사가 당선되고 나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가. -강원도는 대륙 국가로 가는 전진기지다. 올해 23개국을 다룬 ‘세계 흥망사’라는 책을 내려고 한다. 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결국 한반도 평화체제와 남북을 관통하는 철도 문제, 중국·러시아의 자원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때 신성장 동력이 나온다. 서울 중심의 서쪽으로 기울어진 배가 동쪽으로 균형을 잡는 극동아시아 시대가 온다. 지금은 강원도의 역사가 부상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국가 및 강원도의 발전 전략이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에서 흔한 말로 ‘호남은 푸대접, 강원도는 무대접’이라고 한다. 현 정권의 내각과 청와대 수석에 강원도 출신 없다. 도민들이 지역 차별을 느끼나.  -있는 것 같다. 참여정부만 해도 강원도 출신 장·차관들이 많았는데 현 정권에는 아무도 없어 안타까움이 많은 것 같다. 1년에 9000만여명이 강원도에 온다. 우리가 더 잘하면 그 분들이 강원도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대법원 상고심 27일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나.  -잘 될거라 본다. 기본적으로 불교 경전에 나오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더 잘 극복할 거라 생각한다. 증거가 없고 , 궁박한 처지에 있는 한 사람 말에 따라 유·무죄 결정이 났는데 이미 그중에서도 절반 정도가 무죄가 난 상황이다. 여당 의원들은 무죄가 났고, 나는 절반의 혐의에 대해 무죄가 났다. 더 결정적으로는 재판정에 박연차 씨가 나와 진술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재판장이 불러주지 않은 것도 문제다. 더군다나 한 차례가 아니고, 대여섯 차례에 걸쳐 돈을 10억원 넘게 거절한 건 내가 유일한 사람이다. 잘 될 거라 본다.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수용할 건가.  -백척간두 위에서 항상 진일보하는 인생을 살아왔고 잘 될 거라 본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털고 지사직에 전념할 건가, 아니면 ‘정치적 탄압’이라는 부분을 짚고 넘어갈 건가.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불리한 상황이 극복되기를 희망한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거나 상처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세상 살다가는 건데 내가 선한 생각만 갖고 살아도 세상을 구제 못하는데 남을 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됐을 때 수많은 제보가 쏟아졌다. 이런 저런 정보들이 많았지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유죄가 확정되면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갖지 못한다. 정치인 이광재의 미래는.  -정치인 이광재까지는 모르겠지만 잘 풀릴 거라 본다. 항상 새로운 미래에 도전했고 항상 시련도 많았지만 좋은 일도 많았다. 내 운명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웃는 그런 날 보고 근거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나중엔 내 말이 맞았다. (유죄 파기환송될 경우) 시한부 임기인데 도정의 안정성을 해치는 건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나는 기본적으로 무죄를 확신한다. 취임 이후 직무가 정지되는 어려운 와중에서도 짧은 기간 동안 빠른 속도로 도정이 안정됐고 변화됐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도정 업무는 훨씬 더 강화되고 추진 속도가 붙을 거라고 본다. 언론에서 박시환 대법관과 이 지사의 관계를 부각시키는데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나.  -모르겠다. 박시환·신영철·안대희 대법관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 박시환 대법관과 만난 적은.  -없다. 기본적으로 의회·행정·사법 등 삼권이 분리돼 있고 내 처지로 볼 때 공정하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열심히 지역을 돌고 있다는데 어떤가. 엄 사장이 당선가능성 있나.  -내가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엄 사장한테 내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야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언론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구제역 판결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영향을 주게 되나. 아니면 동계올림픽 유치가 판결에 영향을 줄까.  -그건 모르겠다. 오는 7월 6일에 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치돼야 한다. 연평도 사건도 그렇고 서민들의 생계도 어려워 국민들이 힘 빠져 있다. IMF 구제금융 당시 박세리 선수가 우승해 희망을 줬는데 이번에 평창이 희망을 줄 필요가 있다. 강원도는 이미 두 번이나 울었다. 이번에는 강원도 ‘감자바우’들이 하는 일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를 써야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지 않을까. 꼭 될 거라고 본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유치활동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줬나.  -IOC위원회에서 워낙 평이 좋으시고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IOC내 존경받는 분이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구제역 발생으로 고심이 많은데 강원도 민심은 어떤가.  -구제역 현장을 돌아보면서 느끼는 건 이제 우리나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야 할 단계에 왔다는 거다. 첫째, 앞으로 질병이 위기관리 시스템 차원에서 관리될 필요가 있다. 둘째, 아직 구제역 연구소조차 없다. 미국은 케네디대통령이 1961년에 만들었는데 우리는 백신조차 만들어내지 못하고 영국에 연락해서 공급받고 백신 자체도 모자란다. 구제역 연구소를 국가 차원에서 만들 필요가 있고 전반적인 정비를 해야 한다. 셋째, 가축을 키울 때 근본적인 전환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오스트리아에 가보니 동물을 일정 기간 이상 가둬서 키우지 않았다. 초지에서 방목하고, 불가피하게 가둬놓고 키우면 철저히 관리한다.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구제역을 막는 것과 시장을 활성화 시켜 농민에게 도움을 주는 건 다른 문제다. 강원도는 빨리 출하할 수 있도록 조치를 했다. 다들 재래시장에 못 나와 물건을 못 파니까 어렵다. 어차피 제수 상품을 사야 하니까 도청 공무원 월급의 일정액을 떼서 대대적인 상품권 구매운동을 벌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직 우리는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없다. 새끼가 젖을 물면 1분 이내에 쓰러지는데 오랫동안 버티다 쓰러지는 소를 보며 또 한번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했다. 이제는 한 단계 도약할 때가 왔다는 걸 절실하게 느낀 사건이었다. ●참여정부와 고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  -절반의 성공이 있었고, 절반의 실패가 있었다. 절반의 성공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서민 대통령이었고 권위주의 타파했고, 지역균형발전도 이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와 싸울 수 있는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문제에 대한 대응을 아주 높게 평가한다. 용산 미군기지를 이전시키면서 대추리 문제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적체됐던 방폐장 문제도 박수 받고 해결했다. 천성산 터널 문제도 해결됐다. 모든 것은 자기 지지자들과 했던 싸움이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지 않고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나. 진보라고 진보의 정책을 다 쓸 수 없고, 보수라고 보수의 정책을 다 쓸 수 없다. 대통령은 중간을 가게 돼 있다. 내가 청와대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방폐장 문제 다음 정권에 넘기자, 약체 정권인데 지지자들과 싸워서 별로 얻을 게 없다’라고 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이 ‘그럴 바에 왜 대통령을 하나. 내가 있을 때 어려운 문제를 하나씩 돌파해야 나라가 진전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것, 이것이 가장 의미있다고 본다. 절반의 실패는 무엇인가.  -우리가 갖고 있던 세력에 비해 너무 큰 어젠다를 가졌고, 또 너무 상처가 났다. 행정중심 복합도시만 해도 세번의 선거 동안 내건 공약이었는데도 헌법재판소까지 갔다가 뒤집혀 다시 이번 국회로 오게 됐다. 노 대통령은 정치가보다 사상가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 자신의 힘에 비해 너무 거대한 어젠다를 세웠다.하지만 행복도시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거대한 화두의 일부를 내보였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반반이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 정치인은.  -아, 그런 사람 또 있을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고, 또 다른 사람은 또다른 사람이다. 노 대통령을 좋아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적통이라기 보다 제 3의 무엇이 있지 않을까. 결국 진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참여정부가 만들었던 청와대와 정부 조직시스템을 현 정부가 많이 바꿨다. 잘했거나, 잘못했다고 생각한 부분은.  -참여정부가 했던 시스템을 현 정부가 다 반대하다가 다시 돌아갔다. 홍보수석 폐지했다가 다시 만들고, 인사수석·위기관리 시스템도 다 복구했다. 존재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 존재한다.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다. 노 대통령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공직자와 수많은 논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그렇기에 그런 시스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현 정권 들어 항상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위기관리 체제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그런 문제 볼 때마다 아쉬움이 있다.  나도 전임 도지사를 절대 비판하지 않고 다 안고 있다. 차차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하고 일은 혁신적으로 한다. 책을 쓰면서 23개국을 연구해 보니 몇 가지 공통점은 제조업이 강하고 기술이 강해야 나라가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학과 정보통신부가 없어지는 걸 보며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 결국 다시 되돌아가고 있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나라는 무한하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앨빈 토플러가 ‘미국 대통령 되면 미국을 얼마나 변화시킬까. 5% 정도다’라고 말했다. 실제 많은 걸 못 바꾼다. 오히려 기존 것을 인정하고 내가 아주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에 매달려서 임기를 마치는 게 올바른 태도다. 노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어떤 이유라고 보나.  -요즘 주말이면 봉하마을에 1만명이 온다고 한다. 놀랍다.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인간의 얼굴을 한 대통령,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 서민 대통령.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1988년 5공 비리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그 때 노 대통령은 어쨌든 법 테두리 안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법을 배워야 한다, 리걸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면서 아침 7시에 불러 헌법 공부를 시켰다. 집이 인천이라 국회 근처에 방을 잡고 밤새며 일을 했다. 청문회에서 대단한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노 대통령의 연설이나 글은 굉장히 쉽다. 어디서 이렇게 보통 사람이 살아가는 언어를 배웠냐고 물었다. 노 대통령은 ‘변호사들이 판·검사를 접대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그걸 하지 말자고 했다. 그 뒤 사건이 안 들어와서 직접 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상담을 하다 보니 ‘인생이 말야, 남녀가 모든 걸 버리며 사랑하다가도 막상 헤어지고 나면 1만원짜리 하나 갖고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 듣고 확 와닿는 느낌이 있었다. 처음 대정부 질의 원고가 굉장히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자기 원고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들으면서 이 사람은 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이면 대통령을 만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 갖고 있다가 1992년 김대중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하면서 호남 사람들 이 의원회관실로 울며 전화하더니 애를 더 낳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영남 사람이지만 이렇게 나라가 분열되면 안 된다’고 했다.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걸 말씀드렸고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가자고 하니 나가도 되겠냐고 되물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을 치르면서 최고위원 선거 준비했고 대선 나간다고 계획 세웠다. 1993년 12월 결혼하고 신혼여행 가서 완전히 생각을 굳혔다. 갔다 와서 안희정 씨를 만나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총선에서 낙선한 처지라 현역 국회의원 대상으로 계보 만들기가 어려우니 지방자치 실무연구소를 만들고 싱크탱크를 만들자고 했다.  노 대통령에게 가장 감동을 받은 건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인이고 권력을 행사하기 보다는 봉사하는 태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게 가장 좋았다. 노 대통령은 계속 투쟁하는 정치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아마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이런 농담이 있다. 언론과 부인과 성직자와는 싸우지 말라는. 양면성이 있다. 분노는 사랑에서 나온다. 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에 노동자와 서민을 변호하는 활동을 많이 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이 노동자와 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냐고 비판을 많이 받았다. 그랬더니 노 대통령이 ‘나도 대한민국 사법고시에서 50명 뽑을 때 된 사람이다. 판사도 됐고 기득권 세력이다. 그러나 국회라는 게 뭐냐, 나같은 사람이 나서서 노동자들의 편을 들어줘야 균형을 잡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뭐 쉬운 길을 가냐. 나는 뭐 좋냐. 내가 무슨 바보냐’고 했다. 항상 유대인에 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처음에 공산주의자 나치가 공산주의자 선언할 때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기에 가만 있었다, 그러나 나치가 나를 체포하러 왔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는 말을 강연에서 많이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정세분석 하지 말라고 했다. 참모들은 참아야 기회가 온다고 조언하는데 ‘내가 왜 도구가 되겠다는 생각은 안 하냐’고 따졌다. 이러면 참모들은 힘들다. 1995년 부산시장 선거, 15대 총선 종로에서 떨어지고 정말 막막했다. 두 번 떨어지고 나서 내가 노 대통령에게 종로로 가자고 말했다. 여론조사를 해보니 이명박·이종찬 후보에게 다 지는 걸로 나왔다. 그러나 이기고 지는 게 전부는 아니지 않나, 대한민국 정치 1번지에서 의미있는 전사를 해도 정치인은 살 수 있는 거 아니냐고 그랬다. 천신만고 끝에 현역이 됐다. 그 뒤에 부산에 가겠다는 거다. 왜 거기로 가느냐고 했다. 그랬더니 ‘사람은 무엇이 되는 걸 생각하는데 도구가 된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나는 사람을 사랑한 한 남자를 사랑했고 그 분이 계속 어려우니까 떠날 수가 없었다. 사람이 좋을 때 떠나지, 어려울 때 못 떠난다. 계속 같이 있다 보니 내가 세속적인 출세를 한 거다. 내가 큰 역량이 있어서가 아니다. 인터뷰하러 오면서 택시 기사가 하는 말이 ‘노 대통령이 어려워지니 사람들이 다 돌아서더라.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 때 심정이 어땠나.  -노 대통령은 스스로 ‘경계인’이라고 했다. 변호사로서 대한민국 기득권에 진입했지만 인권변호사가 됐고, 경상도 사람으로 민주당에 소속돼 호남 가면 영남 사람, 영남 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이런 얘기할 때 가슴 아팠다. 항상 빈 들에 서 있는 노무현을 봤다. 제일 중요한 게 의리라고 생각한다. (믿었던 사람들이 돌아서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그렇게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 서거하고 나서 국민적인 열기가 있으니까. 좀 정치가 담백했으면 좋겠다. ●386과 486 참여정부에 많은 386세대들이 정권에 참여했다. 국가를 장악할 준비가 돼 있었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 정부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폄하하기 위해 그런 말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도 50대 중반이었고 386이라 해봐야 전체 비서관 중에 나와 천호선 비서관 둘 빼면 58년 개띠가 12명이나 됐다. 이 사람들이 주력 부대였다. 수석이 대체로 50대 중반, 노 대통령과 같거나 조금 많거나 적었다.  또 김종필 총재가 30대에 공화당 의장하지 않았나. 미국 대통령 나이가 평균 53.1세다. 미국 역사에서 큰 전환점이 세 번 오는데 공황기, 동서 냉전기, 신자유주의 물결이 들어서기 직전이다. 한번은 루즈벨트, 한번은 케네디, 한번은 클린턴이 있었는데 모두 40대 초반의 대통령이다.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얼마만큼의 준비가 돼 있느냐, 내적 역량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  정리하자면 너무 과하게 폄하하려 하는 의도 속에서 본질에 맞지 않는 비난이 있었고, 나이만으로 모든 걸 얘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사회 변화 속도가 빨라 신구 조화가 필요하다. 당시 나쁜 배합 아니었다. 386 정치인들은 현재 공통된 지향점이 있나.  -세대 에너지가 있다고 본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주창한 40대 기수론이 먹혔던 것은 그 당시 세대들은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 8·15와 6·25 전쟁을 치렀다. 석회석과 다이아몬드는 성분이 똑같다. 그런데 어떤 압축과 고열과정 겪느냐에 따라 석회석이 되기도 하고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한다. 6·25 전쟁과 8·15 해방을 겪으면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겠나. 그 에너지가 있었기에 40대 기수론이 가능했고 살아가는 힘이 있었기에 전쟁의 잿더미에서 살아보자는 열망이 가능했다. 박정희라는 지도자도 있었지만 그 때문에 경제 발전도 가능했다.  데모를 하고 안하고를 떠나 80년대 광주가 얼마나 가슴 아팠나. 데모를 하든 안 하든 척박한 현실에 몸으로 앞서 나간 사람, 마음으로 동조한 세대가 386이다. 수백만이다. 학생운동 한 사람은 극히 소수다. 386으로 폄하될 일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한 시대를 타개해 나가려 했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중에 학생 운동 한 사람들은 소수였다. 당시 70만명씩 대학갈 때다. 80년대 학번부터 87년까지 보면 490만명의 대졸자를 갖고 있다. 취직을 많이 못해서 문화운동을 이끈 사람들도 이 주류들이다. 강한 386에너지가 있다. 운동만 한 386이 아니고, 80년대라는 군사독재 시절을 살아간 강력한 에너지가 존재한다. 이제 486이라고 하는데 용어는 어떤가. 386 상징성 때문에 쓰는 게 낫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본다. 세대 에너지를 좀더 얘기하자면 68년도에 유럽의 학생운동을 이끈 6·8세대들이 다 유럽의 대통령이 됐다. 그만큼 세대 에너지가 강하다고 본다. 존중될 필요가 있다. 다만 나처럼 못난 사람이 정치하게 되면서 정치권에 대해 조금 안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는데 부채 의식을 느낀다. 그러나 386 세대는 충분히 의미있는 세대다. 40대가 우리 경제의 주류 아닌가. 회사의 과장, 부장으로 일하면서 사회와 경제를 끌고 가는 강력한 세대다. 내가 그 세대가 갖고 있는 에너지 만큼 못한 게 미안하다. 올해 70세 넘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영화제위원장을 강원도 문화예술제전 이사장으로 모셨다. 김 위원장은 1년 반을 해외에 있었다. 20대 청년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세대간 벽을 두기보다 신구 조화를 강력히 꾀해야 할 때다. 중국이란 나라의 역동적 힘은 젊은 사람을 키워주고 권력자들은 전 정권 권력자들과 협력하고 타협하는 데서 나온다. 난 이것이 오늘날 중국의 강력한 동력이라 본다. ●친노세력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 60%은 노 대통령에게, 나머지 40%는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반반 가지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나.  -과분하다. 내가 노 대통령과 가장 오래 있었고, 노 대통령의 가족과 영원히 함께 해야 하는 게 내 숙제다. 참여정부에 빚을 많이 지고 있다. 빚을 많이 갚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지분이 어디 있겠나. 부채를 떠맡기 싫어서 지분을 안 가지려는 건 아닌가.  -사람이 사는데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했기에 대통령을 만들어겠다고 생각했고 또 그건 변함없다. 386세대에 미안한 것은 나를 많이 사랑했던 분들에게 내가 모자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갚아야 한다. 이 지사, 안희정 지사, 김두관 지사, 유시민 전 장관, 문재인 비서실장 중에서노 대통령은 누구를 인간적으로 제일 좋아했나.  -문재인 실장이다. 그러니까 민정수석도 시키고, 비서실장도 시키지(웃음) 문 실장은 언젠가 정치를 할 거라고 보나.  -(한참을 생각하다)잘 모르겠지만 손학규 대표와 문재인 변호사가 잘 경선했으면 좋겠다.(웃음)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도 함께 경선했으면 좋겠다. 김두관 지사 말을 들어보면 유시민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지분 없나.  -그렇지는 않다. 노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다. 특별한 애정 가졌던 분이다. 지금 민주당은 아니니까. 지사 제외하고 나머지 분 중 정치적인 지도자로서 재능이나 역량은 누가 낫나.  -여태까지는 노 대통령의 그늘 속에 있었고 이제 처음으로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시험대 위에 오른 거다. 중요한 건 본인의 비전과 경영능력에서 시작되는 거다.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본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 5명 가운데 누가 대표 주자로 출마하면 좋을까. 문재인 실장인가.  -손 대표, 문 실장, 정동영 최고위원도 하겠지. 안희정 지사와는 경쟁 관계인가.  -둘다 의미있는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일자리, 교육, 복지 세 가지 영역에 지사직을 걸었다. 안 지사나 김 지사나 나나 실질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정치가는 희망을 파는 상인인데 국민들은 너무 위대하고 똑똑하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모든 걸 다 걸고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 아닌가. 그래야 정치를 얘기할 수 있다. 난 분명히 그렇게 할 거다. ●정치 현안 개헌 얘기가 계속 나온다. 이 지사의 생각은.  -도 지사가 그런 얘기도 해야 하나(웃음). 개헌은 해야 하지만 노 대통령이 개헌하자고 했을 때 해야 했는데 그게 아쉽다. 노 대통령이 하자고 했던 시기에 했으면 전체 대통령의 임기나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을텐데 시점을 놓쳐버렸다. 이미 권력 후반기다. 국회의원 임기도 얼마 안 남았다. 어떤 개헌 방향이 필요한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시기를 놓쳐버렸다. 그런데도 여당에서 개헌을 계속 추진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다. 개헌 이슈가 한동안 갈 것 같나.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전 보면서 거대한 힘이 밀려오는 느낌을 받았다. 한나라당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60년대생 시도 지사들과 여야를 떠나 진짜 대한민국 문제에 천착하는 모임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내년은 세계사적으로 명운을 가르는 해다. 북한은 권력 교체기고 우리는 대통령 선거다. 중국 지도자가 바뀐다. 러시아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 있다. 아시아 전반에도 남북 문제를 둘러싼 큰 틀의 변화가 오는 시기다. 남북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대한민국 명운을 끌고 갈 거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장길도 계획이라는게, 나진선봉으로 바다로 나오는 것이다. 내년 10월되면 푸틴 대통령이 만든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가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다. 얼마 전에는 몽골의 석탄을 한·중·러가 철도를 놔주는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몽골 자원이 동해안으로 나오게 된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캄차카 반도 위로 북극 항로가 100~120일 열린다. 남북 정세 변화와 에너지 자원 문제를 둘러싼 극동의 관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한국 10~20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정치권 전체가 천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력 투구하고 여야를 떠나 내년 10월 APEC 의제는 단연코 남북의 정세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관리할 거냐, 북한을 경유하는 철도는 어떻게 될 거냐, 몽골·북한의 엄청난 광물 자원 어떻게 가져갈 거냐, 북한 물류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 낼 거냐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극동아시아의 변화에 여야를 떠나 모든 정파가 외교에 진력해야 한다. 130년 전 구한말 상황이 온 것이다. 강원도가 여기에 한 축이 있다. 지사직을 걸었다.  무상복지 논란을 얘기를 많이 하는데 복지 하면 무상이다. 그런데 성장 없는 복지가 어디 있고, 복지를 생각하지 않는 성장이 어디 있나. 지금처럼 주택 문제, 사교육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020년 저출산 고령화 상황에서 성장률이 떨어지는 건 불 보듯 뻔하다. 그 동안 성장동력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서민들을 어떻게 할 건가를 놓고 머리 맞댈 일이지 지금 개헌으로 지지고 볶아서야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50%를 웃돈다. 100점 만점에 몇점 정도 주겠나.  -글쎄. 난 통일보단 평화를 원한다.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서민경제 부분에 집중해줬으면 한다. 지금 서민들이 살기 너무 어렵다. 고용없는 성장과 거대한 눈부신 지표는 존재하는데 서민 삶은 거기에 없다. 임기 마지막에 두 가지를 집중해야 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70%면 어떻고 30%면 어떤가. 어차피 대통령인데. 물론 국민 원성 사면 안 되지만 너무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가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를 역사와 승부하면서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게 중요하다.. 평화보다 통일 원하는 거 맞나.  -그럼, 당장의 통일보다는 평화가 중요하다. 자신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지지율 조사하면 어느 정도.  -한 50% 나올 거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잘못하는 것 하나를 꼽는다면.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이야기에 로마의 번성 요인에 관한 글이 있는데 하나는 포용이다. 로마가 일어났던 건 이민족에 대한 포용, 로마인이 아닌데도 시민권을 주고 외부 사람도 황제가 될 수 있게 했다. 두번째 통합이다. 국민통합이란 건 정치적인 수사가 아니고 생존의 전략이다. 그래야 이 나라가 잘 되고 서민경제가 잘 된다. 내년 10월 APEC 정상회담을 반드시 국가의 전 역량을 모아야 한다. 틀의 변화는 임기 후반기에 있다. ●민주당 전적으로 공감한다. 민주당의 3대 무상 정책에 찬성하나.  -일자리, 교육 문제를 통해 건강한 중산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게 국가 전체적으로 복지다. 이를 어떻게 끌고 갈 거냐의 문제와 또 하나는 진짜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주는가의 문제를 같이 생각해야 한다.  강원도는 이렇게 정했다.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투자, 들어오는 기업에 특혜를 확실히 주겠다는 게 내 주장이다. 상장 회사 3개를 유치했다. 일자리 만드는 부분을 해 나가는 거다. 교육 분야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영어와 중국어를, 강릉 영동지역은 영어와 러시아를 시범학교를 정해 집중할 생각이다. 연세대학교 초·중·고를 원주에 만든다든지 해서 교육 부분을 굉장히 강화하려 한다. 복지 예산은 늘었는데 많은 걸 못한다. 시범사업을 해보는 거다. 시범사업을 해서 내 가설이 맞으면 확대하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 2018년 돼야 연금시대 열린다. 2018년에 연금 받을 정도로 연세드신 분은 노후 준비가 안돼 있다. 경로당에 집중하자. 복지의 인프라라고 생각하면 경로당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소 한마리에 200만원, 키우면 한 달에 1만 5000원을 준다. 100마리를 키우면 150만원인데 이걸 경로당 짓는데 쓰자. 소가 새끼 낳으면 소 한마리 800만~1000만원 하는데 그 돈으로 경로당을 도와줄 수 있다. 3년 지나면 소를 팔고 송아지 한 마리가 생긴다. 증식의 모델을 만드는 거다. 농촌형 복지다. 이걸 시범사업으로 해서 사회적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부모가 있으면 세액공제를 받는다. 그러지 말고 효도통장을 만들어 부모님에게 일정액을 자식 월급에서 10만원 떼 주자.  노인들 쓰레기 줍는거 말고 유럽처럼 꽃을 가꾸게 하고, 도시형 같은 경우 할아버지들이 도시의 쓰레기, 명함 등을 수거해오면 계산해서 주고 경로당 운영비를 주고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논쟁할 때 서로 존중할 필요있다. 인간이 제도로 만들어낸 게 투표(정치)와 화폐(경제)다. 성장과 불평등은 쌍둥이 자식이다. 경제에서 성장은 미덕이다. 그러나 결과는 불평등이 존재한다. 그걸 해소하려는 게 평등이고, 그게 정치다. 인간이 완전하지 않기에 서로 닮으려고 한다. 이기적, 이타적 유전자가 큰 논란을 일으키는데 성장과 복지라는게 그런 측면이 있다. 지혜를 모아야 한다. 철학적인 답변이다. 손학규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리더십에 만족하나.  -내가 그것까지 얘기할 건 아닌 것 같은데.(웃음) 가급적 일에 몰두하는 편이고 강원도 일에 성과를 내는 게 도리인 것 같다. 여의도와 정치판을 기웃거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정보도 없다. ●2012년 대선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도정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일자리, 교육, 복지라고 본다.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동북아의 평화 정세와 물류 문제에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극동아시아가 천연가스 50%를 갖고 있다. 북한도 그렇다. 철길, 뱃길로 어떻게 연결해서 해나갈 건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 신성장 동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대선 후보 선호도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세론이 강한데 야당이 박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고 보나.  -박 전 대표는 좋은 분이다. 지난 번 경선에서 졌을 때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할 때 이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 국민 마음 속에 섰다. 앞으로 점점 더 비즈니스 대통령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 국민들은 예측가능한 미래와 예측가능한 대통령을 원하고 세계 속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대통령을 원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손학규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도 했고 도지사도 했고, 장관도 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고 예측가능한 미래의 좋은 후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문재인 실장도 경선에 나설지 안 나설지 모르겠지만) 두 분의 멋진 승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박 전 대표는 무리없이한나라당 후보가 될 거라 보나.  -박 전 대표가 되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박 전 대표와 일 대 일로 붙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는.  -그걸 말할 수 있나. 하지만 이런 것 같다. 내가 지지도 마이너스 23%였다가 플러스 13%로 이겼다. 박연차 게이트로 찜찜한 게 있으면 국회의원 안 나갔다. 내가 감옥갔을 때 강원도민들이 사랑으로 모든 걸 거는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은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애정을 갖고 있는사람이 승리자가 된다고 본다. 거기서 에너지가 나온다. 선거를 예단할 수 없다. 내가 이길 거라고 누가 봤겠나. 노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들이 다음 대선에서 공통된 표심을 가질 수 있을까.  -분명한 건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누가 됐든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사람은 이젠 예측가능한 미래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 이광재 이념적으로 진보인가, 보수인가.  -나는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고 진화를 선택했다. 난 항상 오류가 있다. 오류를 빨리 극복할 수있는 시스템을 갖는 게 진정한 진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정치판이 온통 좌파 우파니 하는데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으면 정치 기반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경제 발전만 봐도 갈라놓고 싸우는 게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1950년대 소위 소련 체제가 경제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뤘다. 미국이 과학자 양성을 위해 수월성 학교교육으로 완전히 바꿨다. 70년대 들어 유럽형 복지모델이 얼마나 강력한 성장모델 됐나. 제 3세계 아시아의 용들은 독재국가라는 비판받으면서도 얼마나 성장했나. 미국 경제도 신자유주의가 얼마나 융성했나. 그러나 이제는 서서히 어려움을 겪지 않나. 경제 발전만 봐도 이렇듯 신자유주의부터 소련체제, 복지국가 모델이 경제발전을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이것이 옳다고 하나. 역사가 말하지만 진보 보수 관점이 중요한 게 아니고 공존하려는 통합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 경제사 이론을 보더라도 국가의 시장 개입이 진보였는데 한때는 개입하지 않는 게 진보였다가 지금은 또 개입하려고 하지 않나. 위대한 사상가들은 모르겠지만 정치로 얘기하면 진보 보수, 좌파 우파는 황당한 얘기다. 개인적으로 아주 공감한다. 언론관은 노 대통령과 같나.  -극도로 언론 노출을 피해왔다. 내가 노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이었는데 모시는 사람은 자기 일이 없는 거다. 노 대통령 모실 때 문고리 잡고 인의 장막을 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을 소개했지만 내 스스로 인터뷰한 적이 없었다. 청와대에서도 근무했는데 공무원과 사이는 어땠나.  -잘 지내는 편이다. 국정상황실장 할 때 부처 고시 성적 최고였던 분들과 일했다. 공무원들은 유능하고 문제해결 능력이 있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처음에 무슨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시 한 번 취지를 잘 설명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온다. 유능하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일은 혁신적으로 하는데 사람을 너무 자주 바꾸는 건 옳지 않다. 에너지를 어떻게 끌어 올리느냐가 중요하다. 아침 운동을 과장이랑 걷고, 국장이랑 밥을 먹고, 한 사람씩 알아가고 있다. 조직은 마음으로 일하는 거지 명령으로 일하는 게 아니다. 공무원들에게 나한테 충성하지 말고 강원도민에게 충성하라고 한다. 종교가 불교다. 정치에 영향을 미치나.  -잘 모르겠다.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종교 탄압이다. 인도와 무굴제국이 가장 왕성한 때는 다른 종교를 모두 허용했을 때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유가 있다. 프란체스카 수도사가 한 말이 너무 와닿는다. 5세기 때 쓴 책인가. ‘수도원의 역사’란 책에서 넌 왜 풀이나 바위와 나무에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왜 인간만 영혼이 있다고 보냐. 나무에도 산에도 생명이 있다는 말이 있다. 칭기스칸 아들은 신이 10가지 손가락을 준 이유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다른 종교를 핍박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했다. 참여정부 실세라 강원도 예산이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동의하나.  -그렇다. 많이 따려고 노력했다. 국회 와서 처음한 게 내가 담당하는 산하기관을 전부 돈 것이다. 예산 딸 때 사무관, 과장부터 일일이 다 설득한다. 그래서 예산을 따는 거다. 물론 힘이 든다. 담당 사무관이 제일 중요하다. 수백대 일의 경쟁력을 뚫은 공직자를 설득해야 생명력을 갖고 일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정권이 바뀌면 가위표가 된다. 생명력 있게 일관성 갖고 정책을 유지하려면 주무 사무관과 과장의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강원도가 보수적인데 왜 이 지사를 유권자들이 선택했다고 보나.  -강원도를 위해 일을 잘할 것 같다는 것과 또 하나는 청와대의 국정상황실장을 해봐서 국가도 좀 알고 국회의원도 두번 해서 국회도 알고 그래서 도지사 시켜 강원도를 위해 일 시킨 다음에 강원도를 대표하는 인물을 키워야겠다는 거 아니겠나. 내가 선거 때 마지막 연설에서 ‘청와대 국정경험, 국회의원 경험 살려서 10년이 지나면 대통령에 나가겠다’고 한 연설이 시청률 20%까지 올라갔다. 10분짜리 연설인데 나도 놀랐다. 인구는 적은데 적이 없는 데가 강원도다. 이광재를 키워 대통령까지 가보자는 열망이 컸던 거 같다. 10년 후 대통령 나올 건가.  -도 지사를 잘해야 한다. 난 정말 강원도민에게 큰 신세를 졌다. 강원도지사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싶다. 그것 외에는 뭐. 대통령을 옆에서 많이 봤고 그 자리가 얼마나 외로운 자리인지 안다. 자리를 탐할 일은 아니다. 지금은 강원도 일에 욕심을 내겠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도지사 선거 때 이광재 지사가 정말 연설을 잘하더라고 하더라. 얼마 전에도 차기 대선에서 이광재는 왜 안 되고 김두관은 왜 안되겠느냐고 하더라. 10년 약속이 5년으로 당겨질 수도 있나.  -나는 산에서 잘 잔다. 산에서 자면 바람소리가 들린다. 바람도 다 자기 가는 길이 있다. 큰 배가 가는 바다에도 길이 있다. 넓은 창공 같지만 두루미도 가는 길이 있다. 너무 삶에 애달복달 말고 주어진 일에 하루하루 살면서 그 길을 가는 거다. 내가 너무 노 대통령과 어렸을 적부터 큰 일을 하다보니 세상 사는 게 담담해졌다고나 할까. 만약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노 대통령 같은 사람 될까.  -왜 그러나. 강원도를 위해 일해야 한다.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성공해서 나중에 대통령 선거 나와서 멋있게 경쟁하고, 멋있게 후보 단일화하고, 그것도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지사 일을 잘해야 한다.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이광재 격정토로 인터뷰

    이광재 격정토로 인터뷰

    이광재 강원지사가 27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지사직을 잃었다. 2년만에 막을 내린 박연차 게이트의 종착역에서 끝내 내리지 못한 채 “선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도민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 인터뷰는 선고 전날 진행됐다. 이 지사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우여곡절 많았던 취임 이후의 소회와 정치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 2012년 대선 등 정치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과 대담 형식으로 서울 서교동 강원도민회관 4층 회의실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강원지사 강원지사가 중앙 정치권에서 크게 주목받는 자리가 아니다. 그런데 이 지사가 당선되고 나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가.  -강원도는 대륙 국가로 가는 전진기지다. 올해 23개국을 다룬 ‘세계 흥망사’라는 책을 내려고 한다. 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결국 한반도 평화체제와 남북을 관통하는 철도 문제, 중국·러시아의 자원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때 신성장 동력이 나온다. 서울 중심의 서쪽으로 기울어진 배가 동쪽으로 균형을 잡는 극동아시아 시대가 온다. 지금은 강원도의 역사가 부상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국가 및 강원도의 발전 전략이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에서 흔한 말로 ‘호남은 푸대접, 강원도는 무대접’이라고 한다. 현 정권의 내각과 청와대 수석에 강원도 출신 없다. 도민들이 지역 차별을 느끼나.  -있는 것 같다. 참여정부만 해도 강원도 출신 장·차관들이 많았는데 현 정권에는 아무도 없어 안타까움이 많은 것 같다. 1년에 9000만여명이 강원도에 온다. 우리가 더 잘하면 그 분들이 강원도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대법원 상고심 27일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나.  -잘 될거라 본다. 기본적으로 불교 경전에 나오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더 잘 극복할 거라 생각한다. 증거가 없고 , 궁박한 처지에 있는 한 사람 말에 따라 유·무죄 결정이 났는데 이미 그중에서도 절반 정도가 무죄가 난 상황이다. 여당 의원들은 무죄가 났고, 나는 절반의 혐의에 대해 무죄가 났다. 더 결정적으로는 재판정에 박연차 씨가 나와 진술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재판장이 불러주지 않은 것도 문제다. 더군다나 한 차례가 아니고, 대여섯 차례에 걸쳐 돈을 10억원 넘게 거절한 건 내가 유일한 사람이다. 잘 될 거라 본다.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수용할 건가.  -백척간두 위에서 항상 진일보하는 인생을 살아왔고 잘 될 거라 본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털고 지사직에 전념할 건가, 아니면 ‘정치적 탄압’이라는 부분을 짚고 넘어갈 건가.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불리한 상황이 극복되기를 희망한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거나 상처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세상 살다가는 건데 내가 선한 생각만 갖고 살아도 세상을 구제 못하는데 남을 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됐을 때 수많은 제보가 쏟아졌다. 이런 저런 정보들이 많았지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유죄가 확정되면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갖지 못한다. 정치인 이광재의 미래는.  -정치인 이광재까지는 모르겠지만 잘 풀릴 거라 본다. 항상 새로운 미래에 도전했고 항상 시련도 많았지만 좋은 일도 많았다. 내 운명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웃는 그런 날 보고 근거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나중엔 내 말이 맞았다. (유죄 파기환송될 경우) 시한부 임기인데 도정의 안정성을 해치는 건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나는 기본적으로 무죄를 확신한다. 취임 이후 직무가 정지되는 어려운 와중에서도 짧은 기간 동안 빠른 속도로 도정이 안정됐고 변화됐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도정 업무는 훨씬 더 강화되고 추진 속도가 붙을 거라고 본다. 언론에서 박시환 대법관과 이 지사의 관계를 부각시키는데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나.  -모르겠다. 박시환·신영철·안대희 대법관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 박시환 대법관과 만난 적은.  -없다. 기본적으로 의회·행정·사법 등 삼권이 분리돼 있고 내 처지로 볼 때 공정하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열심히 지역을 돌고 있다는데 어떤가. 엄 사장이 당선가능성 있나.  -내가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엄 사장한테 내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야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언론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구제역 판결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영향을 주게 되나. 아니면 동계올림픽 유치가 판결에 영향을 줄까.  -그건 모르겠다. 오는 7월 6일에 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치돼야 한다. 연평도 사건도 그렇고 서민들의 생계도 어려워 국민들이 힘 빠져 있다. IMF 구제금융 당시 박세리 선수가 우승해 희망을 줬는데 이번에 평창이 희망을 줄 필요가 있다. 강원도는 이미 두 번이나 울었다. 이번에는 강원도 ‘감자바우’들이 하는 일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를 써야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지 않을까. 꼭 될 거라고 본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유치활동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줬나.  -IOC위원회에서 워낙 평이 좋으시고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IOC내 존경받는 분이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구제역 발생으로 고심이 많은데 강원도 민심은 어떤가.  -구제역 현장을 돌아보면서 느끼는 건 이제 우리나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야 할 단계에 왔다는 거다. 첫째, 앞으로 질병이 위기관리 시스템 차원에서 관리될 필요가 있다. 둘째, 아직 구제역 연구소조차 없다. 미국은 케네디대통령이 1961년에 만들었는데 우리는 백신조차 만들어내지 못하고 영국에 연락해서 공급받고 백신 자체도 모자란다. 구제역 연구소를 국가 차원에서 만들 필요가 있고 전반적인 정비를 해야 한다. 셋째, 가축을 키울 때 근본적인 전환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오스트리아에 가보니 동물을 일정 기간 이상 가둬서 키우지 않았다. 초지에서 방목하고, 불가피하게 가둬놓고 키우면 철저히 관리한다.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구제역을 막는 것과 시장을 활성화 시켜 농민에게 도움을 주는 건 다른 문제다. 강원도는 빨리 출하할 수 있도록 조치를 했다. 다들 재래시장에 못 나와 물건을 못 파니까 어렵다. 어차피 제수 상품을 사야 하니까 도청 공무원 월급의 일정액을 떼서 대대적인 상품권 구매운동을 벌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직 우리는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없다. 새끼가 젖을 물면 1분 이내에 쓰러지는데 오랫동안 버티다 쓰러지는 소를 보며 또 한번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했다. 이제는 한 단계 도약할 때가 왔다는 걸 절실하게 느낀 사건이었다. ●참여정부와 고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  -절반의 성공이 있었고, 절반의 실패가 있었다. 절반의 성공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서민 대통령이었고 권위주의 타파했고, 지역균형발전도 이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와 싸울 수 있는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문제에 대한 대응을 아주 높게 평가한다. 용산 미군기지를 이전시키면서 대추리 문제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적체됐던 방폐장 문제도 박수 받고 해결했다. 천성산 터널 문제도 해결됐다. 모든 것은 자기 지지자들과 했던 싸움이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지 않고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나. 진보라고 진보의 정책을 다 쓸 수 없고, 보수라고 보수의 정책을 다 쓸 수 없다. 대통령은 중간을 가게 돼 있다. 내가 청와대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방폐장 문제 다음 정권에 넘기자, 약체 정권인데 지지자들과 싸워서 별로 얻을 게 없다’라고 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이 ‘그럴 바에 왜 대통령을 하나. 내가 있을 때 어려운 문제를 하나씩 돌파해야 나라가 진전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것, 이것이 가장 의미있다고 본다. 절반의 실패는 무엇인가.  -우리가 갖고 있던 세력에 비해 너무 큰 어젠다를 가졌고, 또 너무 상처가 났다. 행정중심 복합도시만 해도 세번의 선거 동안 내건 공약이었는데도 헌법재판소까지 갔다가 뒤집혀 다시 이번 국회로 오게 됐다. 노 대통령은 정치가보다 사상가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 자신의 힘에 비해 너무 거대한 어젠다를 세웠다.하지만 행복도시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거대한 화두의 일부를 내보였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반반이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 정치인은.  -아, 그런 사람 또 있을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고, 또 다른 사람은 또다른 사람이다. 노 대통령을 좋아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적통이라기 보다 제 3의 무엇이 있지 않을까. 결국 진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참여정부가 만들었던 청와대와 정부 조직시스템을 현 정부가 많이 바꿨다. 잘했거나, 잘못했다고 생각한 부분은.  -참여정부가 했던 시스템을 현 정부가 다 반대하다가 다시 돌아갔다. 홍보수석 폐지했다가 다시 만들고, 인사수석·위기관리 시스템도 다 복구했다. 존재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 존재한다.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다. 노 대통령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공직자와 수많은 논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그렇기에 그런 시스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현 정권 들어 항상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위기관리 체제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그런 문제 볼 때마다 아쉬움이 있다.  나도 전임 도지사를 절대 비판하지 않고 다 안고 있다. 차차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하고 일은 혁신적으로 한다. 책을 쓰면서 23개국을 연구해 보니 몇 가지 공통점은 제조업이 강하고 기술이 강해야 나라가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학과 정보통신부가 없어지는 걸 보며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 결국 다시 되돌아가고 있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나라는 무한하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앨빈 토플러가 ‘미국 대통령 되면 미국을 얼마나 변화시킬까. 5% 정도다’라고 말했다. 실제 많은 걸 못 바꾼다. 오히려 기존 것을 인정하고 내가 아주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에 매달려서 임기를 마치는 게 올바른 태도다. 노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어떤 이유라고 보나.  -요즘 주말이면 봉하마을에 1만명이 온다고 한다. 놀랍다.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인간의 얼굴을 한 대통령,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 서민 대통령.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1988년 5공 비리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그 때 노 대통령은 어쨌든 법 테두리 안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법을 배워야 한다, 리걸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면서 아침 7시에 불러 헌법 공부를 시켰다. 집이 인천이라 국회 근처에 방을 잡고 밤새며 일을 했다. 청문회에서 대단한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노 대통령의 연설이나 글은 굉장히 쉽다. 어디서 이렇게 보통 사람이 살아가는 언어를 배웠냐고 물었다. 노 대통령은 ‘변호사들이 판·검사를 접대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그걸 하지 말자고 했다. 그 뒤 사건이 안 들어와서 직접 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상담을 하다 보니 ‘인생이 말야, 남녀가 모든 걸 버리며 사랑하다가도 막상 헤어지고 나면 1만원짜리 하나 갖고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 듣고 확 와닿는 느낌이 있었다. 처음 대정부 질의 원고가 굉장히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자기 원고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들으면서 이 사람은 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이면 대통령을 만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 갖고 있다가 1992년 김대중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하면서 호남 사람들 이 의원회관실로 울며 전화하더니 애를 더 낳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영남 사람이지만 이렇게 나라가 분열되면 안 된다’고 했다.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걸 말씀드렸고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가자고 하니 나가도 되겠냐고 되물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을 치르면서 최고위원 선거 준비했고 대선 나간다고 계획 세웠다. 1993년 12월 결혼하고 신혼여행 가서 완전히 생각을 굳혔다. 갔다 와서 안희정 씨를 만나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총선에서 낙선한 처지라 현역 국회의원 대상으로 계보 만들기가 어려우니 지방자치 실무연구소를 만들고 싱크탱크를 만들자고 했다.  노 대통령에게 가장 감동을 받은 건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인이고 권력을 행사하기 보다는 봉사하는 태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게 가장 좋았다. 노 대통령은 계속 투쟁하는 정치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아마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이런 농담이 있다. 언론과 부인과 성직자와는 싸우지 말라는. 양면성이 있다. 분노는 사랑에서 나온다. 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에 노동자와 서민을 변호하는 활동을 많이 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이 노동자와 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냐고 비판을 많이 받았다. 그랬더니 노 대통령이 ‘나도 대한민국 사법고시에서 50명 뽑을 때 된 사람이다. 판사도 됐고 기득권 세력이다. 그러나 국회라는 게 뭐냐, 나같은 사람이 나서서 노동자들의 편을 들어줘야 균형을 잡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뭐 쉬운 길을 가냐. 나는 뭐 좋냐. 내가 무슨 바보냐’고 했다. 항상 유대인에 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처음에 공산주의자 나치가 공산주의자 선언할 때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기에 가만 있었다, 그러나 나치가 나를 체포하러 왔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는 말을 강연에서 많이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정세분석 하지 말라고 했다. 참모들은 참아야 기회가 온다고 조언하는데 ‘내가 왜 도구가 되겠다는 생각은 안 하냐’고 따졌다. 이러면 참모들은 힘들다. 1995년 부산시장 선거, 15대 총선 종로에서 떨어지고 정말 막막했다. 두 번 떨어지고 나서 내가 노 대통령에게 종로로 가자고 말했다. 여론조사를 해보니 이명박·이종찬 후보에게 다 지는 걸로 나왔다. 그러나 이기고 지는 게 전부는 아니지 않나, 대한민국 정치 1번지에서 의미있는 전사를 해도 정치인은 살 수 있는 거 아니냐고 그랬다. 천신만고 끝에 현역이 됐다. 그 뒤에 부산에 가겠다는 거다. 왜 거기로 가느냐고 했다. 그랬더니 ‘사람은 무엇이 되는 걸 생각하는데 도구가 된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나는 사람을 사랑한 한 남자를 사랑했고 그 분이 계속 어려우니까 떠날 수가 없었다. 사람이 좋을 때 떠나지, 어려울 때 못 떠난다. 계속 같이 있다 보니 내가 세속적인 출세를 한 거다. 내가 큰 역량이 있어서가 아니다. 인터뷰하러 오면서 택시 기사가 하는 말이 ‘노 대통령이 어려워지니 사람들이 다 돌아서더라.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 때 심정이 어땠나.  -노 대통령은 스스로 ‘경계인’이라고 했다. 변호사로서 대한민국 기득권에 진입했지만 인권변호사가 됐고, 경상도 사람으로 민주당에 소속돼 호남 가면 영남 사람, 영남 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이런 얘기할 때 가슴 아팠다. 항상 빈 들에 서 있는 노무현을 봤다. 제일 중요한 게 의리라고 생각한다. (믿었던 사람들이 돌아서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그렇게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 서거하고 나서 국민적인 열기가 있으니까. 좀 정치가 담백했으면 좋겠다. ●386과 486 참여정부에 많은 386세대들이 정권에 참여했다. 국가를 장악할 준비가 돼 있었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 정부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폄하하기 위해 그런 말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도 50대 중반이었고 386이라 해봐야 전체 비서관 중에 나와 천호선 비서관 둘 빼면 58년 개띠가 12명이나 됐다. 이 사람들이 주력 부대였다. 수석이 대체로 50대 중반, 노 대통령과 같거나 조금 많거나 적었다.  또 김종필 총재가 30대에 공화당 의장하지 않았나. 미국 대통령 나이가 평균 53.1세다. 미국 역사에서 큰 전환점이 세 번 오는데 공황기, 동서 냉전기, 신자유주의 물결이 들어서기 직전이다. 한번은 루즈벨트, 한번은 케네디, 한번은 클린턴이 있었는데 모두 40대 초반의 대통령이다.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얼마만큼의 준비가 돼 있느냐, 내적 역량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  정리하자면 너무 과하게 폄하하려 하는 의도 속에서 본질에 맞지 않는 비난이 있었고, 나이만으로 모든 걸 얘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사회 변화 속도가 빨라 신구 조화가 필요하다. 당시 나쁜 배합 아니었다. 386 정치인들은 현재 공통된 지향점이 있나.  -세대 에너지가 있다고 본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주창한 40대 기수론이 먹혔던 것은 그 당시 세대들은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 8·15와 6·25 전쟁을 치렀다. 석회석과 다이아몬드는 성분이 똑같다. 그런데 어떤 압축과 고열과정 겪느냐에 따라 석회석이 되기도 하고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한다. 6·25 전쟁과 8·15 해방을 겪으면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겠나. 그 에너지가 있었기에 40대 기수론이 가능했고 살아가는 힘이 있었기에 전쟁의 잿더미에서 살아보자는 열망이 가능했다. 박정희라는 지도자도 있었지만 그 때문에 경제 발전도 가능했다.  데모를 하고 안하고를 떠나 80년대 광주가 얼마나 가슴 아팠나. 데모를 하든 안 하든 척박한 현실에 몸으로 앞서 나간 사람, 마음으로 동조한 세대가 386이다. 수백만이다. 학생운동 한 사람은 극히 소수다. 386으로 폄하될 일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한 시대를 타개해 나가려 했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중에 학생 운동 한 사람들은 소수였다. 당시 70만명씩 대학갈 때다. 80년대 학번부터 87년까지 보면 490만명의 대졸자를 갖고 있다. 취직을 많이 못해서 문화운동을 이끈 사람들도 이 주류들이다. 강한 386에너지가 있다. 운동만 한 386이 아니고, 80년대라는 군사독재 시절을 살아간 강력한 에너지가 존재한다. 이제 486이라고 하는데 용어는 어떤가. 386 상징성 때문에 쓰는 게 낫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본다. 세대 에너지를 좀더 얘기하자면 68년도에 유럽의 학생운동을 이끈 6·8세대들이 다 유럽의 대통령이 됐다. 그만큼 세대 에너지가 강하다고 본다. 존중될 필요가 있다. 다만 나처럼 못난 사람이 정치하게 되면서 정치권에 대해 조금 안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는데 부채 의식을 느낀다. 그러나 386 세대는 충분히 의미있는 세대다. 40대가 우리 경제의 주류 아닌가. 회사의 과장, 부장으로 일하면서 사회와 경제를 끌고 가는 강력한 세대다. 내가 그 세대가 갖고 있는 에너지 만큼 못한 게 미안하다. 올해 70세 넘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영화제위원장을 강원도 문화예술제전 이사장으로 모셨다. 김 위원장은 1년 반을 해외에 있었다. 20대 청년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세대간 벽을 두기보다 신구 조화를 강력히 꾀해야 할 때다. 중국이란 나라의 역동적 힘은 젊은 사람을 키워주고 권력자들은 전 정권 권력자들과 협력하고 타협하는 데서 나온다. 난 이것이 오늘날 중국의 강력한 동력이라 본다. ●친노세력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 60%은 노 대통령에게, 나머지 40%는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반반 가지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나.  -과분하다. 내가 노 대통령과 가장 오래 있었고, 노 대통령의 가족과 영원히 함께 해야 하는 게 내 숙제다. 참여정부에 빚을 많이 지고 있다. 빚을 많이 갚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지분이 어디 있겠나. 부채를 떠맡기 싫어서 지분을 안 가지려는 건 아닌가.  -사람이 사는데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했기에 대통령을 만들어겠다고 생각했고 또 그건 변함없다. 386세대에 미안한 것은 나를 많이 사랑했던 분들에게 내가 모자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갚아야 한다. 이 지사, 안희정 지사, 김두관 지사, 유시민 전 장관, 문재인 비서실장 중에서노 대통령은 누구를 인간적으로 제일 좋아했나.  -문재인 실장이다. 그러니까 민정수석도 시키고, 비서실장도 시키지(웃음) 문 실장은 언젠가 정치를 할 거라고 보나.  -(한참을 생각하다)잘 모르겠지만 손학규 대표와 문재인 변호사가 잘 경선했으면 좋겠다.(웃음)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도 함께 경선했으면 좋겠다. 김두관 지사 말을 들어보면 유시민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지분 없나.  -그렇지는 않다. 노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다. 특별한 애정 가졌던 분이다. 지금 민주당은 아니니까. 지사 제외하고 나머지 분 중 정치적인 지도자로서 재능이나 역량은 누가 낫나.  -여태까지는 노 대통령의 그늘 속에 있었고 이제 처음으로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시험대 위에 오른 거다. 중요한 건 본인의 비전과 경영능력에서 시작되는 거다.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본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 5명 가운데 누가 대표 주자로 출마하면 좋을까. 문재인 실장인가.  -손 대표, 문 실장, 정동영 최고위원도 하겠지. 안희정 지사와는 경쟁 관계인가.  -둘다 의미있는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일자리, 교육, 복지 세 가지 영역에 지사직을 걸었다. 안 지사나 김 지사나 나나 실질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정치가는 희망을 파는 상인인데 국민들은 너무 위대하고 똑똑하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모든 걸 다 걸고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 아닌가. 그래야 정치를 얘기할 수 있다. 난 분명히 그렇게 할 거다. ●정치 현안 개헌 얘기가 계속 나온다. 이 지사의 생각은.  -도 지사가 그런 얘기도 해야 하나(웃음). 개헌은 해야 하지만 노 대통령이 개헌하자고 했을 때 해야 했는데 그게 아쉽다. 노 대통령이 하자고 했던 시기에 했으면 전체 대통령의 임기나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을텐데 시점을 놓쳐버렸다. 이미 권력 후반기다. 국회의원 임기도 얼마 안 남았다. 어떤 개헌 방향이 필요한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시기를 놓쳐버렸다. 그런데도 여당에서 개헌을 계속 추진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다. 개헌 이슈가 한동안 갈 것 같나.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전 보면서 거대한 힘이 밀려오는 느낌을 받았다. 한나라당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60년대생 시도 지사들과 여야를 떠나 진짜 대한민국 문제에 천착하는 모임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내년은 세계사적으로 명운을 가르는 해다. 북한은 권력 교체기고 우리는 대통령 선거다. 중국 지도자가 바뀐다. 러시아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 있다. 아시아 전반에도 남북 문제를 둘러싼 큰 틀의 변화가 오는 시기다. 남북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대한민국 명운을 끌고 갈 거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장길도 계획이라는게, 나진선봉으로 바다로 나오는 것이다. 내년 10월되면 푸틴 대통령이 만든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가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다. 얼마 전에는 몽골의 석탄을 한·중·러가 철도를 놔주는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몽골 자원이 동해안으로 나오게 된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캄차카 반도 위로 북극 항로가 100~120일 열린다. 남북 정세 변화와 에너지 자원 문제를 둘러싼 극동의 관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한국 10~20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정치권 전체가 천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력 투구하고 여야를 떠나 내년 10월 APEC 의제는 단연코 남북의 정세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관리할 거냐, 북한을 경유하는 철도는 어떻게 될 거냐, 몽골·북한의 엄청난 광물 자원 어떻게 가져갈 거냐, 북한 물류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 낼 거냐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극동아시아의 변화에 여야를 떠나 모든 정파가 외교에 진력해야 한다. 130년 전 구한말 상황이 온 것이다. 강원도가 여기에 한 축이 있다. 지사직을 걸었다.  무상복지 논란을 얘기를 많이 하는데 복지 하면 무상이다. 그런데 성장 없는 복지가 어디 있고, 복지를 생각하지 않는 성장이 어디 있나. 지금처럼 주택 문제, 사교육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020년 저출산 고령화 상황에서 성장률이 떨어지는 건 불 보듯 뻔하다. 그 동안 성장동력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서민들을 어떻게 할 건가를 놓고 머리 맞댈 일이지 지금 개헌으로 지지고 볶아서야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50%를 웃돈다. 100점 만점에 몇점 정도 주겠나.  -글쎄. 난 통일보단 평화를 원한다.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서민경제 부분에 집중해줬으면 한다. 지금 서민들이 살기 너무 어렵다. 고용없는 성장과 거대한 눈부신 지표는 존재하는데 서민 삶은 거기에 없다. 임기 마지막에 두 가지를 집중해야 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70%면 어떻고 30%면 어떤가. 어차피 대통령인데. 물론 국민 원성 사면 안 되지만 너무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가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를 역사와 승부하면서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게 중요하다.. 평화보다 통일 원하는 거 맞나.  -그럼, 당장의 통일보다는 평화가 중요하다. 자신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지지율 조사하면 어느 정도.  -한 50% 나올 거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잘못하는 것 하나를 꼽는다면.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이야기에 로마의 번성 요인에 관한 글이 있는데 하나는 포용이다. 로마가 일어났던 건 이민족에 대한 포용, 로마인이 아닌데도 시민권을 주고 외부 사람도 황제가 될 수 있게 했다. 두번째 통합이다. 국민통합이란 건 정치적인 수사가 아니고 생존의 전략이다. 그래야 이 나라가 잘 되고 서민경제가 잘 된다. 내년 10월 APEC 정상회담을 반드시 국가의 전 역량을 모아야 한다. 틀의 변화는 임기 후반기에 있다. ●민주당 전적으로 공감한다. 민주당의 3대 무상 정책에 찬성하나.  -일자리, 교육 문제를 통해 건강한 중산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게 국가 전체적으로 복지다. 이를 어떻게 끌고 갈 거냐의 문제와 또 하나는 진짜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주는가의 문제를 같이 생각해야 한다.  강원도는 이렇게 정했다.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투자, 들어오는 기업에 특혜를 확실히 주겠다는 게 내 주장이다. 상장 회사 3개를 유치했다. 일자리 만드는 부분을 해 나가는 거다. 교육 분야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영어와 중국어를, 강릉 영동지역은 영어와 러시아를 시범학교를 정해 집중할 생각이다. 연세대학교 초·중·고를 원주에 만든다든지 해서 교육 부분을 굉장히 강화하려 한다. 복지 예산은 늘었는데 많은 걸 못한다. 시범사업을 해보는 거다. 시범사업을 해서 내 가설이 맞으면 확대하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 2018년 돼야 연금시대 열린다. 2018년에 연금 받을 정도로 연세드신 분은 노후 준비가 안돼 있다. 경로당에 집중하자. 복지의 인프라라고 생각하면 경로당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소 한마리에 200만원, 키우면 한 달에 1만 5000원을 준다. 100마리를 키우면 150만원인데 이걸 경로당 짓는데 쓰자. 소가 새끼 낳으면 소 한마리 800만~1000만원 하는데 그 돈으로 경로당을 도와줄 수 있다. 3년 지나면 소를 팔고 송아지 한 마리가 생긴다. 증식의 모델을 만드는 거다. 농촌형 복지다. 이걸 시범사업으로 해서 사회적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부모가 있으면 세액공제를 받는다. 그러지 말고 효도통장을 만들어 부모님에게 일정액을 자식 월급에서 10만원 떼 주자.  노인들 쓰레기 줍는거 말고 유럽처럼 꽃을 가꾸게 하고, 도시형 같은 경우 할아버지들이 도시의 쓰레기, 명함 등을 수거해오면 계산해서 주고 경로당 운영비를 주고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논쟁할 때 서로 존중할 필요있다. 인간이 제도로 만들어낸 게 투표(정치)와 화폐(경제)다. 성장과 불평등은 쌍둥이 자식이다. 경제에서 성장은 미덕이다. 그러나 결과는 불평등이 존재한다. 그걸 해소하려는 게 평등이고, 그게 정치다. 인간이 완전하지 않기에 서로 닮으려고 한다. 이기적, 이타적 유전자가 큰 논란을 일으키는데 성장과 복지라는게 그런 측면이 있다. 지혜를 모아야 한다. 철학적인 답변이다. 손학규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리더십에 만족하나.  -내가 그것까지 얘기할 건 아닌 것 같은데.(웃음) 가급적 일에 몰두하는 편이고 강원도 일에 성과를 내는 게 도리인 것 같다. 여의도와 정치판을 기웃거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정보도 없다. ●2012년 대선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도정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일자리, 교육, 복지라고 본다.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동북아의 평화 정세와 물류 문제에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극동아시아가 천연가스 50%를 갖고 있다. 북한도 그렇다. 철길, 뱃길로 어떻게 연결해서 해나갈 건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 신성장 동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대선 후보 선호도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세론이 강한데 야당이 박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고 보나.  -박 전 대표는 좋은 분이다. 지난 번 경선에서 졌을 때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할 때 이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 국민 마음 속에 섰다. 앞으로 점점 더 비즈니스 대통령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 국민들은 예측가능한 미래와 예측가능한 대통령을 원하고 세계 속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대통령을 원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손학규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도 했고 도지사도 했고, 장관도 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고 예측가능한 미래의 좋은 후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문재인 실장도 경선에 나설지 안 나설지 모르겠지만) 두 분의 멋진 승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박 전 대표는 무리없이한나라당 후보가 될 거라 보나.  -박 전 대표가 되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박 전 대표와 일 대 일로 붙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는.  -그걸 말할 수 있나. 하지만 이런 것 같다. 내가 지지도 마이너스 23%였다가 플러스 13%로 이겼다. 박연차 게이트로 찜찜한 게 있으면 국회의원 안 나갔다. 내가 감옥갔을 때 강원도민들이 사랑으로 모든 걸 거는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은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애정을 갖고 있는사람이 승리자가 된다고 본다. 거기서 에너지가 나온다. 선거를 예단할 수 없다. 내가 이길 거라고 누가 봤겠나. 노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들이 다음 대선에서 공통된 표심을 가질 수 있을까.  -분명한 건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누가 됐든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사람은 이젠 예측가능한 미래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 이광재 이념적으로 진보인가, 보수인가.  -나는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고 진화를 선택했다. 난 항상 오류가 있다. 오류를 빨리 극복할 수있는 시스템을 갖는 게 진정한 진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정치판이 온통 좌파 우파니 하는데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으면 정치 기반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경제 발전만 봐도 갈라놓고 싸우는 게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1950년대 소위 소련 체제가 경제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뤘다. 미국이 과학자 양성을 위해 수월성 학교교육으로 완전히 바꿨다. 70년대 들어 유럽형 복지모델이 얼마나 강력한 성장모델 됐나. 제 3세계 아시아의 용들은 독재국가라는 비판받으면서도 얼마나 성장했나. 미국 경제도 신자유주의가 얼마나 융성했나. 그러나 이제는 서서히 어려움을 겪지 않나. 경제 발전만 봐도 이렇듯 신자유주의부터 소련체제, 복지국가 모델이 경제발전을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이것이 옳다고 하나. 역사가 말하지만 진보 보수 관점이 중요한 게 아니고 공존하려는 통합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 경제사 이론을 보더라도 국가의 시장 개입이 진보였는데 한때는 개입하지 않는 게 진보였다가 지금은 또 개입하려고 하지 않나. 위대한 사상가들은 모르겠지만 정치로 얘기하면 진보 보수, 좌파 우파는 황당한 얘기다. 개인적으로 아주 공감한다. 언론관은 노 대통령과 같나.  -극도로 언론 노출을 피해왔다. 내가 노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이었는데 모시는 사람은 자기 일이 없는 거다. 노 대통령 모실 때 문고리 잡고 인의 장막을 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을 소개했지만 내 스스로 인터뷰한 적이 없었다. 청와대에서도 근무했는데 공무원과 사이는 어땠나.  -잘 지내는 편이다. 국정상황실장 할 때 부처 고시 성적 최고였던 분들과 일했다. 공무원들은 유능하고 문제해결 능력이 있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처음에 무슨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시 한 번 취지를 잘 설명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온다. 유능하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일은 혁신적으로 하는데 사람을 너무 자주 바꾸는 건 옳지 않다. 에너지를 어떻게 끌어 올리느냐가 중요하다. 아침 운동을 과장이랑 걷고, 국장이랑 밥을 먹고, 한 사람씩 알아가고 있다. 조직은 마음으로 일하는 거지 명령으로 일하는 게 아니다. 공무원들에게 나한테 충성하지 말고 강원도민에게 충성하라고 한다. 종교가 불교다. 정치에 영향을 미치나.  -잘 모르겠다.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종교 탄압이다. 인도와 무굴제국이 가장 왕성한 때는 다른 종교를 모두 허용했을 때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유가 있다. 프란체스카 수도사가 한 말이 너무 와닿는다. 5세기 때 쓴 책인가. ‘수도원의 역사’란 책에서 넌 왜 풀이나 바위와 나무에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왜 인간만 영혼이 있다고 보냐. 나무에도 산에도 생명이 있다는 말이 있다. 칭기스칸 아들은 신이 10가지 손가락을 준 이유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다른 종교를 핍박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했다. 참여정부 실세라 강원도 예산이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동의하나.  -그렇다. 많이 따려고 노력했다. 국회 와서 처음한 게 내가 담당하는 산하기관을 전부 돈 것이다. 예산 딸 때 사무관, 과장부터 일일이 다 설득한다. 그래서 예산을 따는 거다. 물론 힘이 든다. 담당 사무관이 제일 중요하다. 수백대 일의 경쟁력을 뚫은 공직자를 설득해야 생명력을 갖고 일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정권이 바뀌면 가위표가 된다. 생명력 있게 일관성 갖고 정책을 유지하려면 주무 사무관과 과장의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강원도가 보수적인데 왜 이 지사를 유권자들이 선택했다고 보나.  -강원도를 위해 일을 잘할 것 같다는 것과 또 하나는 청와대의 국정상황실장을 해봐서 국가도 좀 알고 국회의원도 두번 해서 국회도 알고 그래서 도지사 시켜 강원도를 위해 일 시킨 다음에 강원도를 대표하는 인물을 키워야겠다는 거 아니겠나. 내가 선거 때 마지막 연설에서 ‘청와대 국정경험, 국회의원 경험 살려서 10년이 지나면 대통령에 나가겠다’고 한 연설이 시청률 20%까지 올라갔다. 10분짜리 연설인데 나도 놀랐다. 인구는 적은데 적이 없는 데가 강원도다. 이광재를 키워 대통령까지 가보자는 열망이 컸던 거 같다. 10년 후 대통령 나올 건가.  -도 지사를 잘해야 한다. 난 정말 강원도민에게 큰 신세를 졌다. 강원도지사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싶다. 그것 외에는 뭐. 대통령을 옆에서 많이 봤고 그 자리가 얼마나 외로운 자리인지 안다. 자리를 탐할 일은 아니다. 지금은 강원도 일에 욕심을 내겠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도지사 선거 때 이광재 지사가 정말 연설을 잘하더라고 하더라. 얼마 전에도 차기 대선에서 이광재는 왜 안 되고 김두관은 왜 안되겠느냐고 하더라. 10년 약속이 5년으로 당겨질 수도 있나.  -나는 산에서 잘 잔다. 산에서 자면 바람소리가 들린다. 바람도 다 자기 가는 길이 있다. 큰 배가 가는 바다에도 길이 있다. 넓은 창공 같지만 두루미도 가는 길이 있다. 너무 삶에 애달복달 말고 주어진 일에 하루하루 살면서 그 길을 가는 거다. 내가 너무 노 대통령과 어렸을 적부터 큰 일을 하다보니 세상 사는 게 담담해졌다고나 할까. 만약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노 대통령 같은 사람 될까.  -왜 그러나. 강원도를 위해 일해야 한다.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성공해서 나중에 대통령 선거 나와서 멋있게 경쟁하고, 멋있게 후보 단일화하고, 그것도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지사 일을 잘해야 한다.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튀니지 ‘재스민 혁명’ SNS의 힘

    튀니지 ‘재스민 혁명’ SNS의 힘

    지난해 12월 17일. 튀니지 중부에 있는 인구 4만명의 소도시 ‘시디 부 지드’가 지구촌에 조용히, 그러나 빠른 속도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노점상을 하던 26세 청년 모하메드 부아지지의 분신 소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타고 퍼져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로부터 한달이 채 안 된 지난 14일(현지시간). 끝날 것 같지 않았던 튀니지의 23년 독재 체제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인구의 18%가 페이스북 가입자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부아지지는 독재정부가 망쳐 놓은 경제난 탓에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과일 노점상으로 겨우 생계를 꾸렸다. 노점 단속에 나선 경찰이 그의 뺨을 때리고 과일 수레를 부순 뒤 외상으로 구입한 과일 200달러어치를 압수했다. 시청을 찾아가 사정했지만 소용없었다. 자기만 바라보는 가족과 아직 갚지 못한 빚, 암울한 내일…. 부아지지에게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주정부 청사 앞에서 머리에 기름을 붓고 불을 댕겼다. 그의 희생은 그러나 헛되지 않았다. 살인적 실업률에 신음하던 튀니지 국민들은 부아지지의 분신 소식에 들고 일어났다. 튀니지의 공식 실업률은 14%. 하지만 이 숫자를 믿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튀니지 경제는 바닥을 헤매고 있다. 특히 15~29세 청년 실업률은 30%에 이른다. ●위키리크스도 혁명 성공 한몫 혁명 성공의 또 다른 열쇠는 내부고발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제공했다. 대통령 일가의 과도한 재산 축적과 부패상을 적나라하게 담은 외교 문서들이 튀니지 민주화 운동가들이 만든 ‘튀니리크스’(Tunileaks)를 통해 확산되면서 혁명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더욱 북돋았다. 시위가 열흘 넘게 계속되자 독재자 제인 엘아비디네 벤 알리 대통령은 뒤늦게 병원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사경을 헤매던 부아지지는 지난 4일 끝내 세상을 떠났다. 성난 민심은 더욱 달아올랐고 더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섰다.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항의 시위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매개로 한 정권 퇴진 운동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1987년 무혈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로 인권 탄압과 부정부패 등 독재의 전형을 보여 온 벤 알리는 결국 사우디아라비아로 달아났고, 철옹정권은 무너졌다. 전 세계 언론은 튀니지의 민중 봉기를 ‘SNS가 꽃피운 재스민 혁명’이라 불렀다. 튀니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스민처럼 평범한 민초들이 SNS를 통해 하나로 뭉쳐 거둔 승리라고 평가했다. 튀니지는 인구의 60%가 25세가 채 안 되는 ‘젊은 국가’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 가입자가 18%에 이를 만큼 SNS 이용률이 높다. 튀니지 독재를 무너뜨린 SNS는 이제 이웃 중동과 아프리카, 남미의 독재국들을 겨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 비율이 높고 경제 사정이 열악한 예멘(70%), 알제리(75%)가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취업자 32만명 늘었지만…

    취업자 32만명 늘었지만…

    지난해 수출·내수 등 경기 개선에 힘입어 취업자가 6년 만에 가장 많이 늘었지만 청년 실업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12일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주재로 1차 고용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올해 중앙정부 차원에서 55만여개 일자리를 직접 만들기로 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는 2382만 9000명으로 지난해보다 32만 3000명 늘어났다. 이 같은 증가폭은 2004년 41만 8000명 이래 가장 큰 폭이다. 지난해 정부의 일자리 창출 목표인 ‘25만명+α’를 웃돈 수준이다. 공공근로 등 공공부문 일자리는 줄어들었지만 제조업과 민간서비스 분야에서 일자리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고용률은 58.7%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올랐다. 경기 개선으로 구직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실업률도 0.1%포인트 올라간 3.7%를 기록했다. 청년(15~29세) 실업률은 0.1%포인트 하락했으나 여전히 8.0%로 전체 실업률의 2배 이상이다. 청년 고용률도 40.3%로 0.2%포인트 하락하는 등 전반적으로 청년층 고용여건 개선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취업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연령대는 50대로 전년보다 29만 4000명이 늘어났다. 전체 취업자 증가폭의 91%를 차지한다. 청년층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 준비를 하거나 구직을 단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취업 의사나 능력은 있으나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사람 중 지난 1년간 구직 경험이 있는 구직 단념자가 전년보다 5만 8000명(36.0%)이 늘어난 22만명이다. 학원 등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자도 62만 5000명에 달한다. 올해 정부가 고용 정책 예산에 투입하는 예산은 8조 8000억원이다. 이 중 2조 5000억원이 행정 인턴, 공공 근로 등 직접 일자리 55만 5000개를 만드는 데 쓰인다. 정부는 이 중 39만개(70%)가 취업 취약계층에 제공되도록 지자체에 사업별 취약계층 고용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 설정하도록 지시했다. 전경하·황비웅기자 lark3@seoul.co.kr
  • 은퇴 이후… 슬기롭게 늙는 경제해법

    은퇴 이후… 슬기롭게 늙는 경제해법

    생명 연장은 인류의 오랜 꿈이었다. 생활환경이 개선되고 보건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꿈은 현실로 무르익어 가고 있다. 사랑하는 부모, 형제, 친구들과 오랫동안 함께 지낼 수 있게 된 것은 개인 입장으로는 축복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전 사회적으로는, 안타깝게도 재앙에 가까운 일이다. 준비가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고령화 사회다. 출산율은 떨어지며 노동 인구는 줄고, 퇴직 연금 수령 인구는 늘어난다. 보험사들이 노후 대비 재테크 상품을 개발, 판매하는 데 열을 올리고, ‘노후 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논리를 설파하는 것도 고령화 사회에 대한 개인의 불안 심리를 노리는 것이다. 이렇듯 고령화 사회 문제의 핵심은 ‘돈’이다. ‘고령화 시대의 경제학’(조지 매그너스 지음, 홍지수 옮김, 부키 펴냄)은 고령화가 초래하는 세계 거시경제의 변화를 다루고 있다. 선진국에서 나타나는 고령화, 개발도상국에서 나타나는 고령화, 그리고 고령화를 둘러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경제적 역학 관계 등을 잔잔하면서도 낱낱이 파헤친다. 궁극적으로는 국가 단위 경제별로 고령화 흐름을 슬기롭게 타고 넘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게 도와준다. 2007년 미국의 신용경색을 예견한 몇 안 되는 경제학자이면서 USB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에서 경제 고문 등을 맡은 저자는 경제 현장과 학계를 오가며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답게 실증 사례를 들며 실사구시적으로 논지를 펼친다. 2050년이 되면 60세 이상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20억명에 이른다. 세계 인구의 22%다. 또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65세 이상 인구가 4세 이하 인구를 능가한다. 이러한 연령구조 변화는 노인 인구를 부양할 젊은 층이 부족함을 의미하며 사회적, 경제적, 재정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끼침을 의미한다. 이와 더불어 생산 가능 인구(15~64세)가 줄어드는 데 따른 생산성의 감소를 의미하기도 한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다. 정부, 국회 등에서도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기에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여러 아이디어들을 쏟아내고 있다. 서구 선진사회에서는 정년을 연장하고 연금 수령 개시 연령을 함께 높이는 등 고령 인구가 더욱 오래 경제활동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또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고, 이민을 장려하는 방식으로 잠재적 노동력과 기술인력 부족을 상쇄하려 한다. 그런데 잠깐. 생산 가능 인구가 15~64세라고? 한국 사회를 돌아보자. 20대 청년들은 ‘88만원 세대’로서 취업난에 시달리거나 저임금 노동시장으로 내몰리고 있고, 30~40대들은 고용 불안정을 겪으며 정리해고 위험에 놓여 있다. 연장은커녕 55세 안팎의 정년도 위협받고 있다. 생산 가능 인구로서 엄연히 존재하는 노동력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일시적 출산지원금을 주며 아이를 많이 낳도록 권장해 미래의 노동인구를 늘리는 방식으로 생산성이 보장될 수 있는지 회의적이다. 게다가 기업 단위 수익 창출을 최고 목적으로 삼는 고용주들은 저임금의 젊은 사람들을 채용하고자 한다. 정부가 법과 제도로 강제하기에 한계가 있다. 정부, 기업,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또한 단순한 사회복지 시스템뿐 아니라 교육, 의료, 노동, 환경 등 전체적인 사회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 변화가 필요하다. 일본은 고령 인구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매우 높다. 일본의 노동자는 평균 64세에 퇴직한다. 이는 법적 정년보다 5년 늦고, 은퇴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보다 2년 늦다. 일본은 최근 2025년까지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고령자를 사회적 부담으로 여기는 대신 ‘여전히 건강한 노동력’으로 남을 수 있도록 접근하는 것이다. 물론 ‘정년 연장은 매우 위험한 대처법’이라는 주장도 존재하지만 벤치마킹할 대목은 분명히 있어 보인다. 아쉬운 점은 저자 스스로 반론을 제시한 뒤 간단히 일축해 버리는 대목이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인구 증가 추세가 진작 안정되거나 줄었어야 한다며 인구 감소 추세를 환영하는 이들이 많다. 이들은 지나치게 많은 인구를 부양하려면 경제 성장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고 이러한 과도한 경제 활동이 천연 자원을 고갈시켜 지구 생태계를 파괴시킨다고 본다. (그러나) 저출산은 중요한 문제이며 무성장의 덫에 빠지게 되면 위험하다.” 자본주의를 굳이 부정하지 않고서도 인간의 욕망을 줄이고 연대의 가치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고령화 문제를 풀어 나갈 수 있음은 애써 상정하지 않았다. 경제학자의 관심 영역 바깥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1만 8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싸게, 더 싸게”…G2 新저가 소비 트렌드

    ■中, 호황에도…‘할인쿠폰’ 중독 가파른 경제 성장의 단맛을 보며 자란 중국의 젊은이들이 공짜 마케팅에 푹 빠져들고 있다. ‘쿠폰 세대’로 불리는 청년층 인구(18~35세)는 3억 5000만명이나 되는데 향후 중국의 소비를 이끌 핵심 계층이라 이들의 구매 문화를 눈여겨봐 둘 만하다고 3일 미 시사주간 타임이 전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기술자인 딩찬(32·여)은 스스로 ‘할인 중독’에 걸렸다고 말한다. 그의 지갑에는 30개가 넘는 할인카드와 10여개의 할인쿠폰이 빼곡히 차 있다. 또 온라인 동아리에 가입해 할인 정보를 모은다. 한푼이라도 아끼려고 회원들끼리 물건도 공동 구매한다. 새로 문을 연 음식점의 무료 시식회도 빼놓을 수 없는 행사다. 글로벌기업과 국내기업들도 새로운 소비자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인다. 맥도널드와 나이키 등 대기업들은 한결같이 할인카드를 내놓았고 중국에서 한해 발행되는 레스토랑 할인쿠폰은 17만장에 이른다. ‘짠돌이 소비’ 패턴은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일반적 문화가 됐다. 돈이 없어서 염가 마케팅에 열광하는 것이 아니다. 계획경제를 경험한 아버지 세대와 달리 시장경제 체제에 익숙한 젊은 층은 요령 있는 소비자가 되려는 욕구가 강하다. 중국 안에 자본주의 정서가 넓게 퍼졌다는 의미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美, 불황 탓에… 1弗숍에 열광 수년간 이어진 불황으로 미국에서 ‘지갑 열기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1달러 스토어(상점)’가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대량 구매’와 ‘명품 소비’로 명성이 높았던 미국은 이제 옛말인 셈이다. 미 시사주간 타임은 3일 모든 물건을 1달러 이하에 파는 염가 상점이 미국 소비 문화의 새 표준이 돼가고 있다고 전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인기몰이를 시작한 1달러 스토어 업계는 지난해 사상 최대 수익을 올리며 소매업계의 새 강자로 떠올랐다. 반면 잘 나가던 박리다매형 유통매장은 소비자들의 새 구매 습관 앞에서 맥을 못 췄다. 달러트리 등 미국의 유명 달러 스토어들이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할 때 월마트는 6분기 동안 적자를 이어갔다. 또 아베크롬비 앤드 피치 등 중·고가 의류 브랜드도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보다 25% 줄어드는 등 주춤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사는 주부 브리짓 브랑켈은 “지역 실업률이 10%를 넘나들어 가족의 향후 재정 상태가 불투명한 탓에 염가 체인점을 자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타임은 미국 경제가 회생한다면 월마트 등도 골목형 상점을 준비하고 있어 염가 상점들이 도전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5% 성장 위해 노동생산성 향상 중요”

    “5% 성장 위해 노동생산성 향상 중요”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정부부처 새해 업무보고를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부터 29일까지 1주일에 2∼3일에 걸쳐 20개 정부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청취했고, 이날은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해 전 부처 장·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종합 보고를 받았다. 업무보고에서는 2011년 국정 목표가 제시됐고, 이와 관련된 장·차관 종합토론도 이뤄졌다. 이동우 정책기획관은 새해 국정목표로서 ▲5% 성장과 3% 물가 ▲포퓰리즘 방지와 공정사회 구현 ▲청년실업과 고령화 대비 ▲일과 여가 조화 ▲선진국과 후진국의 가교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와 투기자본 규제 등을 제시했다. 향후 10년 동안의 장기과제로는 남북 문제 해결과 중국 등 관련국 관계 정립, 고령화·다문화 등 인구구조 변화대책, 스마트시대 직접민주주의 요구 증대와 정치환경 다변화 등을 꼽았다. ●“소수 정책 선택과 집중 필요” 중앙대 장훈 교수는 ‘2011 성공적 국정운영을 위한 제언’을 통해 집권 4년차로 접어든 만큼 소수의 정책 목표를 정해 이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공정사회 정착을 강조했다. 이어서 ‘5% 경제성장과 3% 물가안정’을 주제로 장·차관들이 토론을 벌였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서울대가 등록금 동결을 선언했는데, 다른 대학 총장들과도 협력해 대학등록금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가계 부채를 관리해야 5%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서 내수 관리를 강조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내수에 있어 외국인 투자가 10년 만에 최고치”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수출에 대해 언급했다.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은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면서 “직업능력향상을 통해 노동생산성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은 “경제는 심리적 요인이 크기 때문에 긍정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했고,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농수산물 물가 관리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병일 FTA교수연구회 회장이 ‘FTA와 국가발전’이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하고, 토론이 계속됐다. 이 토론에서는 개방의 효과를 소비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신흥국 시장 선점을 위한 한국형 FTA모델 개발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정치적 비용을 감소시키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경제=심리… 긍정마인드 중요” 마지막으로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의 발제로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주제로 한 토론이 진행됐다. 민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제조업은 노동생산성이 높지만, 서비스업은 노동생산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이라는 데 문제의식을 같이했다. 이와 관련해 의료서비스 산업 부문, 문화여가서비스 산업 부문, 고등교육시장 개방 부문 등에 대해 세부적인 논의가 있었다. 특히 해외 환자 유치와 우리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 등에 대한 내용들이 언급됐다. 하지만 의료법인 민영화와 관련된 내용은 논의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에 앞서 참석자들에게 “어제 우연히 자료를 보다가 세계 정상들이 지금 이 시간에 뭘 하는지 알아보니 여러 나라 정상들은 휴가를 갔더라.”면서 “그런데 나만 업무보고를 받는다고 새벽부터 밤 10시까지 연말을 보내고 있어서 참 불공정한 사회”라고 농담을 던졌다.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위기를 잘 극복해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대통령은 “5~10년 뒤에는 세계 정상들과 똑같이 한국 대통령도 휴가를 가고, 장관들도 그렇게 휴가를 즐기는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지금 우리가 좀 희생하면 그런 세월이 온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희생이 필요하다.”면서 “이것을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간전문가 토론 많아 생생”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 내내 토론을 경청하면서, 각 토론 마무리에 간단하게 마무리 발언만 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 대통령은 토론이 모두 끝난 뒤 장·차관들을 둘러보면서 “후련하시죠? 나는 힘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업무보고에 참석한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관계부처가 한꺼번에 업무보고를 했는데, 그러다 보니 여러 부처를 하루에 해도 주제를 보다 포괄적으로 하고 시간상 요약이 가능했는데 이번에는 세 부처씩 하다 보니까 훨씬 더 일정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 “여담을 하자면, 보고하는 관계자들은 화장실도 가고, 물 마실 틈도 있었지만 대통령께서는 세 부처 보고를 받는 내내 집중해서 듣느라 매우 힘드셨을 것”이라면서 “그래서 마지막에 ‘나도 힘들었습니다’라는 대통령의 말이 매우 솔직하게 들렸다.”고 전했다. 2011년 업무보고와 관련해서는 “올해 업무보고는 지난해보다 훨씬 심도 깊었고, 부처별로 초빙한 민간 전문가도 다양화됐다. 실제로 시간 배분도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것보다 민간 전문가에게 듣는 토론 시간이 훨씬 길었다.”면서 “그래서 더욱 생생하게 현장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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