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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TA는 美기업 세계시장 장악 수단”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자유무역협정(FTA)은 미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려는 수단일 뿐이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의 백악관 앞에서 시작된 한국 농민·노동자 단체들의 한·미 FTA 반대 시위 현장에서 만난 미국인 글로리아 라 리바는 “FTA의 문제점들을 한국인들에게 정확하게 알리고 싶어 시위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반전(反戰) 및 반 인종주의 단체의 회원인 리바는 이번 시위에 참가하려고 샌프란시스코에서 날아왔다고 한다. 부모님이 멕시코 출신이라는 리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으로 멕시코 일부 기업은 큰 이익을 얻었지만 대다수 국민은 빈곤이 심화됐다.”면서 “한·미 FTA가 체결되면 한국 사회도 심각한 빈부의 격차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바는 또 “매년 농업 분야에 수백억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 정부가 한국의 농업 시장을 개방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특히 주식인 쌀 생산은 한국인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리바는 30여년 전 대학에 다닐 때 반전 시위에 참여하면서부터 사회운동에 발을 들여놓았다. 특히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을 계기로 한국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리바는 한국의 농업 운동과 경제적 정의 문제 등을 파악하기 위해 5년 전 방한하기도 했다. 또 이에 앞서 1989년에는 평양에서 열린 세계청년축전에 참석하기 위해 북한도 방문했다. 리바는 “평양을 방문한 뒤 북한이 원하는 것은 경제개발과 통일, 한반도 평화라는 것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시위가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전하자 리바는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정치·경제적 주권을 회복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FTA를 저지하고 주한미군도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dawn@seoul.co.kr
  • ‘중국판 개똥녀’

    “지성인이라는 대학생이 어떻게 버젓이 남편 있는 여자와 놀아날 수 있습니까. 이 분노와 절망을 누구에게 호소해야 할까요.” 지난 4월 중순 중국의 한 인터넷 전자게시판에 ‘얼어붙은 잎새’란 필명으로 한 남성이 글을 올렸다. 자신의 아내와 ‘푸른 수염’이란 닉네임을 쓰는 한 대학생의 혼외관계를 비난하는 글이었다. 곧바로 격한 반응들이 이어졌다. “확실하고 만족할 만한 참회를 하기 전까지 모든 회사와 사무실, 학교, 병원, 쇼핑몰에 ‘푸른 수염’이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자.”,“키보드와 마우스를 무기 삼아 간통자들의 목을 베자.”●“키보드와 마우스를 무기삼자” 인터넷 사용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중국이 나날이 확산되는 ‘사이버 집단폭력’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1일 뉴욕타임스가 소개한 중국 네티즌들의 ‘인터넷 사냥’은 강도와 집요함에 있어 한국 네티즌들을 넘어선다. 게시판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으며 유명인의 비밀스러운 사생활을 파헤치는가 하면 오래된 미제 범죄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민간수사팀을 꾸리기도 한다. 배우자들의 부정을 조사하는 사이버 모임도 있다. 이 같은 인터넷 사냥은 대부분 전자게시판 사이트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전자게시판은 인터넷 초창기에 활발하게 운영되다가 웹 브라우저가 보편화되면서 쇠퇴했지만 중국에서는 여전히 인터넷 문화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다.●부모 집까지 찾아가 피켓시위도 지난해 한국의 ‘개똥녀’ 소동을 연상시키는 ‘푸른 수염’ 사건 역시 중국에서 인기있는 사이트인 톈야(天涯·www15.tianya.cn)의 대화방을 통해 확산됐다. 당시 네티즌들은 ‘푸른 수염’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온라인 모임을 결성했다. 얼마 안가 ‘푸른 수염’의 개인정보가 낱낱이 공개됐다. 네티즌들은 당장 그를 제적시키라며 대학의 홈페이지로 몰려가 게시판을 ‘도배’했다. 부모들이 살고 있는 집까지 찾아가 피켓시위를 벌이는 네티즌도 있었다.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푸른 수염’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6분짜리 동영상을 제작, 게시판에 올렸다. 이 동영상에는 처음 문제를 제기한 ‘얼어붙은 잎새’도 출연해 자제를 호소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결국 ‘푸른 수염’은 학교를 자퇴한 뒤 모든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사건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달 톈야 게시판의 하루 조회수는 4000만건을 넘어섰다. 평소보다 10% 가까이 늘어난 수치였다.●“인터넷이 유일한 토론마당” 중국 내에도 ‘인터넷 마녀 사냥’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없지는 않다. 일부선 네티즌들의 행태가 ‘사이버 인민재판’에 가깝다며 1960년대 문화혁명 당시의 홍위병들과 비교했다. 중국정부도 최근 인터넷 카페 이용자들에게 실명등록을 의무화하는 등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지식인들은 온라인 규제를 강화하려는 정부 움직임이 가뜩이나 취약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상하이 통지대학의 저우다케 교수는 “인터넷은 중국에서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한 유일한 통로”라며 규제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중국청년대학 정치학과의 찬 지앙 교수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는 행동은 규제돼야 하지만 그것이 다수가 누리는 표현의 자유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사회의 타락을 막고 규범을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푸른 수염’을 비난하는 장문의 글을 게시판에 올렸던 한 네티즌은 “우리 사회가 그처럼 저열한 상태로 추락하는 것을 어떻게 두고볼 수가 있는가.”라며 자신의 행동을 적극 두둔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월드컵 앞둔 독일에서는 지금] ‘新나치 부활’ 노심초사

    월드컵과 함께 독일에서 신(新)나치 망령이 부활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정부는 신나치를 비롯한 인종차별주의 집단이 피부색이 다른 사람을 공격해 다음달 9일 시작되는 월드컵 대회를 망칠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독일에서 극우파에 의한 폭력 사태는 24% 늘었다. 신나치 집단도 3800명에서 4100명으로 증가했다. 독일 정부는 한달간 진행되는 월드컵 기간에 외국 관광객은 안전할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하지만 신나치는 행동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혀 정부의 공언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22일 막데부르크에서는 한국인 남자 유학생(31)이 독일 청년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신나치는 다음달 21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리는 이란-앙골라 전을 앞두고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신나치의 시위를 지지하는 극우 정당인 국가민주당(NDP)은 올봄에 독일 국가대표 선수 사진과 함께 “흰색-유니폼만을 위한 색은 아니다!”라는 문구가 들어간 경기 대전표 책자를 발간해 논란을 일으켰다. 외국에서 태어나 독일 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모욕이라는 비난을 샀다. 독일 정부 대변인을 지낸 적이 있는 우베 카르스텐 하이예는 유색인종 출신 월드컵 팬에게 “베를린을 벗어난 마을과 옛 동독의 도심 지역은 피하라. 살아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독일 정부는 하이예에게 발언을 취소하라고 압력을 가했으나 며칠 뒤 터키 출신 의원이 동베를린에서 “더러운 외국인”이라는 욕설과 함께 공격당해 경고가 현실로 나타났다. 독일의 아프리칸 커뮤니티 그룹은 월드컵 때 외국인에게 안전하지 않은 곳을 표시한 ‘가지 말아야 할 지역’ 안내서를 만들었다. 아마데우 안토니오 재단의 아네타 카헤인은 “독일 시민들은 인종차별주의와 반유대주의에 맞서길 꺼린다. 금발에 파란 눈이 아니라면 옛 동독 지역의 작은 마을에서는 적대적인 눈길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열린세상] 신문은 국어 교과서다/박강문 대진대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학생들에게 기사 작성 연습을 시키면서 보면, 신문이 나쁜 교과서 노릇을 하고 있다. 기성 기자들이 잘못 쓰는 것을 학생들이 따라 쓴다. 그래서 기자들에게, 그리고 기자들이 쓰니까 맞겠거니 여기는 사람들에게 몇 가지 예를 일러 주고 싶다. 요즘 자주 나오는 ‘사법처리’가 맞게 쓰이는 말일까.“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의 사법처리 결과 발표가 임박한 26일 현대차그룹은 폭풍전야를 방불케 할….” “정몽구 회장 부자의 사법처리 여부가 검찰총장의 고심만 남겨놓았다.” ‘사법처리’는 사법부, 즉 법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이고, 판결로써 해야 할 일이다. 검찰이 해 버리고 나면 법원은 뭘 할까. 구속영장 신청할까 말까 한다는 이야기를 꼭 이렇게 어렵게 해야 하나. 관청이 쓰는 말을 그대로 기자가 받아써서 굳어 버린 말들로는 지난 시절의 것이지만 ‘원천봉쇄’가 있다. 독재 정권이 민주화 요구 시위를 막던 때 걸핏하면 경찰 수뇌가 ‘원천봉쇄하겠다’고 으름장 놓았다. 기자들 스스로 기사 쓸 때도 별 생각 없이 썼지만, 따져보면 우스운 일이었다. 시위의 원천이 바로 독재정치였으니까. 선거철이 다가오면 ‘던지는’ 사람들이 나온다.“오세훈 전 의원이 드디어 출사표를 던졌다.” “통영에도 민주노동당 후보가 시의회의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올해 갓 대학을 졸업한 20대 열혈청년이 출사표를 던졌다.”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5일 정동극장에서 서울시장을 향한 ‘보랏빛’ 출사표를 던졌다.” ‘출사표’는 옛날 제갈공명이 출정하면서 임금인 유현덕에게 올린 글이다. 군대 끌고 전장에 나가면서 임금께 아뢰는 글을 적어 신하가 던질 수 있나. 이제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니까 국민에게 아뢰는 것으로 치더라도, 던지지 말고 공손하게 올려야 할 것이다. 낡아빠진 이 말은 다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스포츠나 연예 기사에 흔하게 나오는 ‘유명세’는 ‘有名稅’다.‘유명하기 때문에 당하는 불편이나 손해’를 뜻하므로 ‘유명세를 치렀다’고 써야 하는데도 기자들은 ‘有名勢’로 잘못 알고 ‘유명세를 탔다’고 쓰기 일쑤다.“지난해 김 감독은 꼴찌 후보 한화를 포스트시즌까지 진출시키면서 유명세를 탔다.” “덕분에 그(김명곤씨)는 대통령과 총리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연봉을 받는 공무원으로 유명세를 탔다.” 다음은 제대로 쓴 기사다.“안해경의 미니홈피가 해킹을 당하면서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비롯한 개인정보가 노출됐고, 개인 사진 1800여장이 삭제됐다. 프리랜서 선언 후 드라마와 CF에서 승승장구하던 안혜경이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 ‘사사’(師事)라는 말도 자주 잘못 쓰인다. “유희경 전 이화여대 교수에게 복식이론을 사사했다.” “루슬란 나크미비다 코치에게 발차기를 집중적으로 사사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에게 지휘와 작곡을 사사했다.” 모두 틀렸다.‘스승으로 섬겼다’라는 뜻의 ‘사사했다’ 앞에는 목적어로서 사람이 와야 한다. 다음 것은 바로 썼다.“이씨는 이탈리아 요리학교를 졸업한 뒤 궁중요리 전문가 황혜성씨와 일본요리전문가인 구리하라 하루미 등을 사사했다.” 가끔 ’사사‘(師事)를 ’사숙‘(私淑)과 혼동하기도 한다.‘사숙’은 ‘직접 가르침을 받을 수 없는 어떤 분을 늘 마음속에 두고 그 분을 본 삼아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뜻한다. 쉬운 말인데도 틀리게 쓰는 것도 있다. 가령,“강원도내 택시요금이 10일부터 운송원가를 기준으로 평균 18.3% 인상된다.” 같은 예가 그렇다.‘10일부터’라면 이날부터 날마다 또는 분초마다 평균 18.3%씩 인상된다는 뜻이 되고 만다. 신문은 기자 지망생뿐만 아니라 신문을 읽는 온 국민의 국어 교과서다. 기자가 자신도 잘 모르는 말을 쓰지 말고 쉬운 말로 기사를 쓰면 독자가 읽기에 좋다. 물론 쉬운 말도 잘 살펴서 써야 한다. 박강문 대진대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 프랑스 새노동법 철회

    |파리 함혜리특파원|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10일 학생들과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산 고용평등법 중 최초고용계약(CPE) 조항을 폐기하고 청년들의 취업을 장려하는 조치들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엘리제궁은 성명에서 “대통령은 기회균등법 8조(CPE조항)가 청년들을 어려움에 처하게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청년층 취업장려책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결정은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지도부로부터 의견을 들은 뒤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의 제안을 기초로 나온 것이라고 성명은 덧붙였다. 지난달 말 시라크 대통령의 타협안 제시 뒤에도 학생들과 노동계의 시위가 잇따르자 사르코지 내무장관 등 UMP 소속 의원들은 이달 초부터 학생·노동계와 협상을 벌여 왔다. 대통령의 발표 직후 학생·노조 조직은 시위의 승리라며 만족을 나타냈다. 대학생연합의 브뤼노 쥘리아르 회장은 “젊은이들의 단결된 힘을 보인 ‘거리의 목소리’가 승리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lotus@seoul.co.kr
  • 佛 ‘노동시장 유연화’ 결국 좌초

    |파리 함혜리특파원|‘시대착오적’이란 비난도,‘반동적’이란 손가락질도 프랑스인들의 고집을 꺾진 못했다. 프랑스인들은 이번에도 ‘시장의 효율성’이 아닌 ‘사회의 보호’를 선택했다. 그러나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게 됐다.10일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최초고용계약(CPE) 도입 철회 선언으로 수주일째 이어진 프랑스의 시위정국은 결국 ‘거리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집권여당이 명운을 걸고 밀어붙인 정책이 무산된 만큼 정치·사회적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 대한 사회의 반격 CPE의 철회로 학생·노동계는 안정적 고용제도를 고수할 수 있게 됐지만 프랑스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하기 위한 우파 정부의 시도는 다시 한번 결정적 타격을 입게 됐다.CPE 도입에 앞장서온 도미니크 드빌팽 총리는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새 고용조치에 대한 대중의 이해가 부족한 것이 유감스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AFP 통신은 지난 수십년간 프랑스에서 발생한 최악의 사회·정치적 위기로 이번 사태를 규정했다.dpa 통신은 “노동계의 승리가 국가의 손실이 될 수 있다.”며 반(反)시장적 프랑스 노조가 정부정책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물론 프랑스가 시장주의라는 ‘대세’에 반기를 든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 프랑스 국민들은 국민투표에서 유럽헌법 초안을 부결시켰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지난해 유럽헌법 부결사태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본다. 이른바 ‘앵글로 색슨식’ 표준에 따른 시장 유연화보다는 국가 개입과 사회적 연대를 통해 실업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신념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빌팽 총리 정치생명에 타격 CPE 마련을 주도했던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는 내년 7월 대선에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의 후보로 나설 것이 유력시됐지만 이번 사태로 치명상을 입었다. 반면 경쟁자인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은 관망세를 유지하다 막판 협상파로 변신, 정치적 타격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르 파리지앵에 보도된 CSA의 조사에 따르면 여론의 85%가 이번 사태로 시라크 대통령과 빌팽 총리가 약화됐다고 여기고 있다. 반면 절반 이상이 사르코지 총재의 입지가 강화됐다고 답했다. 물론 최대 수혜자는 제1야당인 사회당이다. 사태 초기부터 학생들 입장에 동조하며 CPE 폐기를 압박해 왔다. 이들은 지난 1995년 전국적인 시위와 장기파업을 불렀던 알랭 쥐페 내각의 교육예산 삭감시도가 2년 뒤 총선에서 사회당의 승리로 이어졌던 상황이 재연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lotus@seoul.co.kr ■ 佛 최초고용계약(CPE) 관련 일지 ▲2006년 1월16일=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 청년실업 해소책인 최초고용계약(CPE) 포함된 새 고용법 계획 발표 ▲19일=10여개 청년·학생 대표 그룹 CPE 철회 요구 ▲2월10일=정부, 의회 토론 과정 축약이 가능한 헌법조항 동원해 하원에서 새 고용법 채택 강행 ▲3월1일=프랑스 상원 CPE 승인.13개 대학 휴업 돌입 ▲7일=학생들과 노조 40만∼100만명 프랑스 전역서 시위 ▲9일=의회, 새 고용법 최종 채택. ▲14일=사회당, 헌법위원회에 고용법 합헌 여부 제소 ▲18일=전국에서 CPE에 반대하는 150만명 시위 ▲28일=100만명 이상 전국에서 시위. 드빌팽 총리,“법 수정 용의 있으나 철회는 안 된다.”고 발표. ▲30일=헌법위원회 CPE 합헌 판정. 학생들 전국 주요 도시의 철도·도로 봉쇄 시위. ▲31일=시라크 대통령,“새 고용법을 법 절차대로 서명, 공포하겠다.” 선언 ▲4월10일=시라크 대통령,“새 고용법 중 최초공계약 조항 폐기하고 실업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조치들로 대체하겠다.”고 발표
  • [이슬람 문명과 도시] (7) 레바논 베이루트

    [이슬람 문명과 도시] (7) 레바논 베이루트

    내전의 총상으로 곰보가 되었거나 불구가 되었던 건물들이 이젠 꽤나 많이 단장되고 치워졌다. 막상 복구는 해놨지만 입주가 이루어지지 않아 불과 4∼5년 전만 해도 유령마을 같았던 시내 중심가도 이젠 저녁 마실 나온 시민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내전이 일어나기 전 베이루트를 자주 찾았던 어느 사진작가는 “최신 유행으로 치장한 베이루트의 멋진 청년들 틈에서 주눅이 들 수밖에 없었다.”고 했는데, 가끔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아름다운 청년들을 보면 지금도 온전히 들어맞는 말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랍 남성들 사이에 회자되는 말 가운데 ‘연애는 베이루트 여인과’라는 게 있는 터이고 아랍세계 연예계를 주름잡는 미남미녀들의 태반이 레바논 출신이니 말이다. 내전 끝나고 지금까지 16년이 지나며 베이루트 시민들의 마음도 도시의 겉모습이 단장되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많이 치유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깊은 상처는 아직도 고통스럽게 남아 이들을 괴롭히고 있다. # 수년전 유령같던 도심 시민들 북적 베이루트 중심가 사하트 슈하다(순교자광장) 한쪽, 지중해를 바라보며 우뚝 서있는 인터콘티넨탈 페니시아 호텔 앞 바닷가 길을 지나는 것이 이제 나에겐 고통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사랑하는 아내와 딸아이 그리고 내가 이 길을 거닐며 남긴 추억이 참 많았다. 마땅히 찾아갈 만한 공원이 없는 베이루트에서 바닷가 길(코르니시)은 모든 시민들이 찾아드는 휴식의 공간이다. 산보하는 사람들, 조깅하는 사람들,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요리조리 사람들 사이를 빠져 지나는 젊은이들, 정겨운 연인들…. 그들 사이에서 우리 가족은 참으로 편안하고 즐거운 기억을 이곳에 남길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곳에선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두 모습을 볼 수밖에 없다. 폭탄테러로 온통 망가져버린 빌딩들이 바로 앞에 보이는데 그 아래 요트장에선 흥겨운 음악이 흐르고 많은 사람들이 지중해의 풍성한 햇볕을 즐기고 있다. 고작 1년 전 저 건물들 사이에서 엄청난 폭발과 함께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와 수행원들 그리고 길을 가던 시민들이 죽어가지 않았던가. 그 충격은 얼마나 컸던가. 하루를 빼놓지 않고 벌어진 규탄시위, 그때 얼마나 많은 눈물이 흘러내렸나. 그뿐인가 하리리 총리 암살 이후 이어진 폭탄테러가 몇 번이고 그때마다 거리로 뛰쳐나온 사람들의 수가 얼마인가. 그런데 다른 곳도 아닌 그 기억이 너무나 선명한 이곳에서 희희낙락 음악과 햇볕을 즐기고 있는 저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그렇게 쉽게 잊을 수 있는 건가. 그러나 이들의 마음 속에 숨어있는 불안감은 쉽게 드러나고야 만다. 어느 점성술사의 말 한마디에 레바논이 들썩였던 거다. 이 점성술사가 한 말은 ‘크리스마스날 300명을 겨냥한 테러가 있을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었고, 이 말이 순식간에 온 나라에 퍼지자 점성술사 스스로가 놀라 일간신문에 ‘그런 뜻이 아니었음’을 밝혀야 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스라엘에 다녀온 한 한국인 친구가 전해준 말을 떠올리게 하는 일들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이 친구가 겪은 일은 이런 거다.“예루살렘에 있는 찻집에 들어가서 주스 한 잔 마신 다음 빨대를 갖고 놀고 있었지요. 빨대 끝을 잡고 둥글게 공기가 빠져나가지 않게 감은 다음에 손가락으로 탁 튕겨 ‘딱’ 소리가 나게 하는 거요. 그런데 주변 이스라엘 사람들이 얼마나 놀라던지…. 여기가 어떤 곳인데 그런 장난을 하느냐는 타박을 받았답니다.” # 하리리 총리 암살이후 테러공포 몸살 어느 날 저녁 베이루트 시민들이 많이 모인 상품전시장을 둘러보고 나왔을 때다. 갑자기 무언가 터지는 커다란 소리가 전시장 입구 쪽에서 들려왔고 곧 주변의 시민들이 혼비백산해서는 마구 뛰어 달아나는 거였다. 한순간 입구 쪽을 바라봤지만 어떤 연기나 먼지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고 잠시 뒤 그저 트럭의 타이어가 터진 소리였다는 것이 알려졌다. 그제서야 사람들의 얼굴엔 약간 민망해하는 듯한 웃음이 떠올랐는데 이 모습을 바라보며 참으로 마음이 쓰라릴 수밖에 없었다. 16∼17년에 걸친 내전을 가까스로 끝낸 지 이제 겨우 16년, 아직도 피냄새 나는 테러가 일어나고 있다는 게 그저 가슴 아플 뿐인데 베이루트 시민들은 그동안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아 와서 그런가 어디에서 폭탄이 터지고 폭격이 일어나도 바로 다음날이면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일상을 살아간다. 하지만 친절하면서도 정도가 지나치지 않은 베이루트 시민을 만나는 것은 무척이나 편안한 일이다. 아랍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비싸다는 베이루트지만 평범한 우리나라 사람이 살아가기에 이보다 더 알맞은 생활환경은 아랍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다. 가끔 시리아의 다마스쿠스라도 다녀올라치면 베이루트의 비할 데 없이 자유로운 공기를 새삼 느끼곤 한다. 다마스쿠스가 답답하다기보다는 베이루트가 너무나 우리 삶의 모습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아내가 민소매티셔츠를 즐겨 입고 다니기 시작한 것은 베이루트에서 첫 여름을 보낼 때였고 나는 서울에서 늘 그러했듯 샌들에 반바지차림을 줄곧 고수했다. 아무런 부담없이 공공연하게 대통령이니 총리의 욕을 해대는 것을 보면 아랍세계에서 언론의 자유도가 가장 높다는 말이 분명한 사실이지 싶다. 다마스쿠스의 개가 마음껏 짖고 싶어 레바논으로 넘어왔다는 우스개까지 있으니 말이다. # 기독교인들 영화 ‘그리스도…´ 에 열광 근래 영화 두편을 통해 베이루트 시민의 마음을 살짝 들여다 볼 수 있었다. 하나는 ‘그리스도의 수난(The Passion of Christ)’이고 또 하나는 지난 크리스마스 즈음 베이루트 극장가에 개봉된 ‘메리 크리스마스(Joyeux Noel)’이다. 이슬람과 기독교의 다양한 종교종파가 공존하는 베이루트는 한때 다원주의의 성공모델이었고 한순간 그 균형이 깨지며 모자이크사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했다는 데서 알 수 있듯 베이루트 시민의 많은 부분을 기독교인이 차지하고 있다.‘그리스도의 수난’은 워낙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라 꼭 보고자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좌석을 예매하지 않으면 며칠을 기다려야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언제든 자리가 남아돌던 베이루트에서 영화표를 예매하다니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자신들의 정체성을 기독교에서 찾고 있는 기독교인들이 얼마나 이 영화를 기다려왔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메리 크리스마스’는 베이루트 시민들 마음 속 깊은 곳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내전의 상처를 감싸주기에 너무나 적절한 영화였던 것 같다. 영화가 끝나자 터져 나온 벅찬 감동의 박수가 그것을 증명한다. 배경은 세계 제1차대전이 발발한 해인 1914년의 크리스마스 즈음으로 실제 일어난 일을 소재로 한 영화다. 참혹한 살육전을 펼치며 대치하던 프랑스군, 독일군, 스코틀랜드군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찬송가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함께 연주하게 되는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나름의 휴전을 선언하고 적이 아닌 친구의 정을 쌓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들이 애초에 적이 아닌 친구였지만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 적이 되어 만나게 되었음을 베이루트 시민들은 온몸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화해하고 상생하는 다원의 문화를 희구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베이루트에는 폭탄이 터지고 있고 사람이 죽어간다. 그럴 때마다 분기에 찬 사람들이 모여 구호를 외친다.“빗담 비루흐 아프디카 야 루브난(레바논아, 너를 위해 피와 영혼으로 나를 희생하리).” 이제는 더 이상 이런 구호를 듣고 싶지 않다. 안정국 명지대 교수 (이슬람문화연구소)
  • [월드 리포트] 외국 기업들 “굿바이 프랑스”

    프랑스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은 직원 한명 해고하기가 이혼하는 것보다 힘들다고 푸념한다. 그런가 하면 실직상태인 젊은이들은 일자리 잡기가 결혼하기보다도 힘들다고 불평한다. 프랑스에서 논란이 불거진 최초고용계약(CPE)은 한번 채용하면 해고하기가 어려운 경직된 노동시장을 완화시키려는 뜻에서 나왔다. 고용주의 신규채용을 장려해 청년 실업자들에게 좀더 많은 취업의 기회를 갖도록 해 주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법적 장치다. 그러나 이처럼 좋아보이는 의도와는 달리 노동계와 학생들은 새 조치가 고용 불안정을 심화시키고, 근로자의 권리를 약화시킬 것이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CPE 반대시위와 파업이 한달 넘게 지속되면서 프랑스의 대외 이미지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해 말 교외지역에 살던 일자리가 없던 이민 2세들의 소요사태로 프랑스가 전세계 언론에 오르내린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프랑스는 또다시 외국 언론의 주목을 끌고 있다. 돌과 최루탄이 오가는 대규모 시위, 시위의 혼란을 틈타 기승을 부리는 폭력 청소년들의 파괴행위, 시민의 발을 묶는 공공부문 파업 등은 프랑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는 뉴스들이다. CPE를 둘러싼 정부와 학생·노동계의 갈등은 프랑스와 프랑스인에 대해 “혼란스럽고 위험한 나라”“개혁이 불가능한 나라”“일하기 싫어하고, 권리만 주장하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물론 언론에 비치는 혼란과 소요는 부분적인 현상이다. 한쪽에서는 시위를 하지만 프랑스의 일상은 평온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가 지속될수록 다른 나라 사람들은 프랑스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다. 베레모를 쓰고, 손에는 바게트 빵을 든 낭만적인 프랑스 남자의 고전적인 이미지는 이제 두건을 쓰고 손에 야구 방망이를 든 모습으로 바뀔 지경에 이르렀다. 감미로운 샹송 대신 관광객들은 시위대의 함성과 최루탄 터지는 소리를 상상한다. 이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는 해외투자자들의 투자기피를 불러올 게 분명해 보인다. 기업가연합회(MEDEF)의 로랑스 파리조 회장은 “이번 사태는 프랑스 경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프랑스의 이미지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CPE의 가장 큰 피해자는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26세 미만의 젊은이들로 한정되는 게 아니라 전체 프랑스 사람들인 것 같다. 함혜리 파리 특파원 lotus@seoul.co.kr
  • 佛 노동법 합헌결정 파장 1일 시라크 입에 달렸다

    |파리 함혜리특파원|학생들과 노동계의 대규모 시위와 파업을 촉발시킨 프랑스의 새 고용 관계법(기회균등에 관한 법)이 30일(현지시간) 헌법위원회에서 합헌판결을 받았다. 학생들과 노동계, 야권은 ‘시위를 부추기는 결정’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31일 저녁(현지시간)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통해 입장을 발표, 새 법의 핵심인 최초고용계약(CPE)을 둘러싼 정부와 학생·노동계의 대립이 중대 고비를 맞게 됐다. 헌법위는 야당인 사회당이 낸 위헌 소송과 관련,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헌법위는 “청년고용 증진을 위한 특별 조치는 헌법에 허용되는 것”이라며 “CPE는 헌법에 명문화된 노동권을 실행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합헌 판결로 시라크 대통령은 9일 이내에 새 법에 서명하고 공포할 수 있지만 그대로 공포할지, 다른 유화책을 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여권 소식통들은 대통령이 새 법에 서명하고 공포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1968년 5월 대학생 시위 사태 때의 해결책과 비슷한 고위급 협상 제의로 유화책을 시도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라크 대통령이 직권으로 법안을 의회로 돌려 보내 재심의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합의를 모색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이럴 경우 CPE를 주도한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의 퇴진 가능성이 커진다. 드 빌팽 총리는 ‘재심의하면 사임하겠다.’는 뜻을 시라크 대통령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학생 조직인 UNEF의 브뤼노 쥘리아르 회장은 “시라크 대통령이 CPE가 포함된 기회균등법을 공포하면 시위대를 멸시하는 조치이자 무책임한 태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lotus@seoul.co.kr
  • 80대 美교포 ‘올해의 여성영웅’

    80대 재미동포 할머니가 미국 공영방송 ‘KCET’(대표 알 제레미)가 제정한 ‘올해의 여성 히어로’에 뽑혔다. 주인공은 미국 버스승객조합의 한인 커뮤니티 홍보담당자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김희복(84) 할머니. 그는 2000년 버스승객조합 회원으로 가입, 매일 동포들이 이용하는 버스를 타고 다니며 승객권리를 설명한 전단지를 돌리거나 대중교통국(MTA)을 상대로 버스 증편과 서비스개선을 요구하는 시위와 소송 등을 벌인 점이 인정돼 영웅으로 선정됐다. 김 할머니는 지난 23일 로스앤젤레스 KCET 본관에서 열린 시상식 직후 “오늘이 내 인생에서 최고로 기쁘고 행복한 날”이라며 “이 상을 모든 버스승객노조 회원들에게 바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버스는 자동차가 없는 노인들에게 발이자 지팡이이지만 이들을 위한 서비스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한인들이 매 5분마다 버스를 탈 수 있도록 버스 증차를 위해 계속 뛰겠다.”고 덧붙였다.알 제레미 대표는 “고령에도 200명이 넘는 조합원을 가입시키고 버스승객의 권리를 위해 뛰어다닌 이 시대의 진짜 여성 활동가”라고 그를 평가했다. 미국에 먼저 이민한 두 아들의 초청으로 1988년 도미한 김 할머니가 운동가로 변신한 것은 버스 안에서 동포 청년으로부터 받은 영어 팸플릿 때문. 김 할머니는 팸플릿에 적힌 내용이 ‘승객권리’라는 것을 알고 모임에 참석하면서 회원으로 가입하게 됐다.결국 그가 가입한 후 영어와 스페인어로만 번역돼 있던 승객권리는 한국어로도 번역돼 팸플릿으로 제작됐다.연합뉴스
  • 파리 ‘대혼란’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 정부의 새 노동법의 최초고용계약(CPE)에 반발하는 시위가 폭력과 차량 방화로 얼룩지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에서 북아프리카 출신 무슬림들이 “일자리가 없다.”면서 벌였던 소요사태가 재현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23일(현지시간) CPE에 항의하는 3만여명의 학생과 노조원들이 프랑스 전역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420여명이 체포됐다. 시위대와 경찰 양측의 인명 피해도 속출했다. 파리 중심부의 앵발리드 인근에서는 300여명이 경찰과 충돌했으며 이 과정에서 외교부 인근 건물 출입문과 차량 10여대가 불탔다. 차량 방화는 나폴레옹 무덤이 있는 앵발리드에서 불과 200여m 떨어진 곳에서 시작됐다. 시위대는 진화에 나선 소방대원들을 향해 돌과 각목, 유리병들을 던지며 저항했다. 20여명의 극우파 스킨헤드는 “백인들을 보호하자.”“프랑스는 우리의 땅”이라고 외치며 시위대에 뒤섞인 흑인들과 북아프리카인들을 공격, 혼란은 극에 달했다. 파리뿐만 아니라 마르세유와 리옹, 렌, 투르, 오를레앙, 그르노블 등 전국적으로 시위가 이어졌다. 학생 22만명이 시위에 가담했고 일부 지역의 10대들은 마구잡이로 폭력을 행사했다. 파리 교외에서 온 청년 바티스트는 “경찰은 적이다. 폭력은 우리의 뜻을 전하는 유일한 수단이다.”고 외쳤다. 그는 “CPE가 뭔지도 모른다. 경찰을 공격하는 것이 나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한 여학생은 “폭력을 휘두르는 젊은이들은 시위와 무관하다.”면서 “폭력에는 반대하지만 계속되는 시위가 효과를 발휘하지 않는다면 우리(학생들)도 그들(폭력배)과 같은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는 오는 28일 전국 파업을 앞두고 노조측에 대화를 제의했다.24일 협상이 시작될 예정이다. 빌팽 총리는 학생 대표들에게도 회담을 제안했다. lotus@seoul.co.kr
  • 佛총리 “CPE 수정 용의”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 정부의 최초고용계약(CPE) 법안에 반대하는 학생과 노동계의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21일(현지시간)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가 법안의 일부 조항을 완화할 뜻이 있음을 내비쳐 주목된다. 빌팽 총리는 이날 청년 실업자들과 만나 “정부 법안은 뼈대를 제공할 뿐, 세부 내용은 사회적 합의가 있다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생과 노동계는 이날도 파리 등 주요 도시에서 시위를 계속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반면 팡테온 밖에서는 시위와 학교 폐쇄에 반대하는 우익 학생 300여명이 모여 “이만하면 충분하다.”며 시위 중단을 요구했다. 남동부의 한 법원은 그르노블 관내 3개 대학을 점거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하루 벌금 50유로씩을 부과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lotus@seoul.co.kr
  • “28일 전국파업” 佛 개혁 진통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 정부의 청년실업 해소정책을 놓고 정부와 학생·노동계가 한치의 양보 없는 정면 대결을 펼치고 있다. 정부가 20일(현지시간) 논란 대상인 최초고용계약(CPE) 시행 의지를 재확인하자 학생과 노동계는 오는 28일 전국에서 파업과 시위를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28일 파업에는 공공부문 근로자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무기한 진행되는 ‘총파업’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는 28일 파업을 ‘시위·파업·업무 중지의 날’로 부르며 사실상 ‘총파업’은 마지막 수단으로 남겨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18일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 과정에서 한 노조원이 크게 다쳐 의식불명인 것으로 알려져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이날 압둘라 요르단 국왕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 자리에서,CPE 고수 입장을 밝히는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빌팽 총리도 여당인 대중운동연합(UMP)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민주적으로 표결된 공화국 법률들은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면서 “노동시장 자유화와 기회 균등을 위해 CPE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학생 및 노동계 단체는 자신들이 정한 최후통첩 시한이 왔는데도 CPE 철회 조짐이 없자 이날 회의를 열어 28일 파업과 가두 시위를 결정했다.21일엔 학생 시위,23일엔 대규모 가두 시위가 예정돼 있다. 시위의 여파로 현재 16개 대학이 휴업 중이다. 다른 수십개 대학과 고교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일간 리베라시옹에 보도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5%가 CPE 철회를,38%가 수정을 원했다. 한편 빌팽 총리를 만난 재계 지도자들은 이날 빌팽 총리가 CPE 시행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보완을 위한 대화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lotus@seoul.co.kr
  • 수십만 청년 또 거리로 ‘발등의 佛’

    |파리 함혜리특파원|정부의 청년 실업 대책에 반발하는 프랑스 대학생들의 시위가 닥치는 대로 차량과 오토바이에 불을 지르는 과격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 때문에 전국 84개 대학중 21개 대학이 폐쇄됐고 16일과 17일 사이 체포된 사람만 파리의 187명 등 전국적으로 300명에 이르렀다. 파리의 110개 고등학교 가운데 32개 학교가 수업 등에 차질을 빚었으며 이중 5개교가 폐쇄됐다고 대학생 조직 전국학생연합(UNEF)이 전했다.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대화 당부에 따라 도미니크 드빌팽 총리는 이날 대학 총장들을 만나 해결책을 모색하는 등 본격적인 수습 노력에 착수했다. 이날 전국에서 200여건의 크고 작은 가두 시위가 이어진 가운데 내무부는 24만 7000명이 동원된 것으로 집계한 반면 학생 조직들은 전국적으로 50만∼60만명이 동원됐다고 주장했다. 파리에서는 고등학생들과 대학생 수만명이 모여 정부 정책을 비웃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북을 치며 논란 대상인 최초고용계약(CPE)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파리 교외의 랭시에서는 경찰과 학생들의 충돌로 경찰관 2명과 학생 1명이 다쳤고 지방의 보르도, 마르세유, 그르노블, 렌 등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진압경찰도 35명이 다쳤다. CPE는 사주가 고용 뒤 최초 2년간은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게 허용함으로써 노동시장 유연성을 통한 고용 창출을 도모한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과 노동계가 고용 불안정과 근로자 권리침해를 이유로 강력 반발하고 있다. 르 파리지앵의 설문에 따르면 여론의 68%가 CPE 철회를 바라며 63%는 이번 시위를 지지, 여론도 드빌팽 총리의 정책에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위와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드빌팽 총리는 ‘CPE 철회 불가’란 입장을 견지하면서 부분적인 수정 방안들을 시사하고 있지만 노동계와 학생들은 즉각적인 CPE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lotus@seoul.co.kr
  • [클릭 이슈] 드빌팽 위기?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 정부가 내놓은 새 청년실업 해소 정책에 반대하는 학생들과 노동계의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2007년 대권의 꿈을 키워가는 도미니크 드빌팽 총리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드빌팽 총리는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하고 청년실업을 해소하려고 새 노동 법안(기회균등법안)을 의욕적으로 내놓으나 노동계와 학생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좌파 정치권이 노동계와 학생들에 가세해 과거 우파 정치인들의 야망이 학생 시위로 좌초했던 역사가 재연될 가능성까지 높아지고 있다. ●최초 고용계약(CPE)이란? 상·하원을 이미 통과한 기회균등법안의 핵심은 고용주가 26세 미만 사원을 채용한 경우 최초 2년간은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해고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한번 채용하면 해고가 어려운 경직된 노동시장을 ‘자유로운 고용의 장’으로 바꿔 신규채용을 독려하고, 청년 실업자들이 좀더 많은 취업 기회를 갖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그러나 노동계와 학생들은 이 제도가 결국은 고용 불안정을 부추기고, 근로자의 권리를 약화시킬 것이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노동계와 고등학생, 대학생들은 지난달에 이어 지난주에도 전국에서 수십만명을 동원한 반 CPE 시위를 벌였다.1968년 학생 봉기의 중심지였던 소르본대에서는 농성이 이어졌다. 소르본대 농성은 11일 새벽 경찰의 강제 진압으로 끝나긴 했지만 학생들과 노동계는 CPE를 철회하지 않으면 저항을 지속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드빌팽 총리가 텔레비전에 출연해 CPE 강행 방침을 밝힌 이튿날인 13일 오후에는 유서 깊은 엘리트 교육기관인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 고등학생과 대학생 수백명이 교내로 진입을 시도하다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현재 전국의 40개에 가까운 대학이 부분 또는 완전 휴업 상태다. 학생 조직인 UNEF의 브뤼노 쥘리아르 대표는 “우리는 거리에서 말하겠다. 물 한 컵으로 숲에 난 불을 끌 수는 없다.”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제1서기는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직접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했다. 시라크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고 CPE법에 서명하지 말아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드빌팽 총리의 정치적 위기 로이터 통신은 과거 프랑스 학생 시위가 몇몇 보수주의 정치가들의 야망을 무력화시킨 경우를 예로 들면서 드빌팽 총리가 같은 운명을 맞을 위험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최근의 사태는 여당내 라이벌인 니콜라 사르코지 장관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과거 샤를 드골 대통령의 몰락을 예고했던 1968년 학생 봉기의 중심지였던 소르본대에서 점거 시위가 있었던 게 주목되는 대목이다. 드빌팽 총리는 CPE를 강행해 고질적인 청년 실업을 해소,2007년 대선 가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 한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현재 프랑스 전체 실업률은 9.7%이지만 젊은 층 실업률은 25%에 육박한다. 특히 소외계층 젊은이 실업은 40%나 돼 지난해 소요사태의 근본적 원인으로 지적됐다. 학생들과의 힘겨루기가 계속되면서 드빌팽 총리에 대한 지지도는 49%에서 7%포인트 떨어졌다. lotus@seoul.co.kr
  • [월드 리포트] ‘톨레랑스 정신’ 메말라가는 佛

    [월드 리포트] ‘톨레랑스 정신’ 메말라가는 佛

    프랑스 사회는 유대인 청년의 처참한 죽음으로 큰 충격에 빠져 있다. 올해 23세인 일란 알리미는 파리 11구에 있는 볼테르가의 한 휴대전화 영업소에서 판매원으로 일하는 평범한 젊은이였다. 영업소를 찾았던 젊은 여성을 만나러 1월20일 저녁 파리 남쪽 교외에 갔던 그는 약 3주가 지난 뒤 파리 남쪽 철로변에서 목숨만 겨우 붙은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그의 상태는 말할 수 없이 처참했다. 입에는 자갈이 물려져 있고, 손이 뒤로 묶여진 채 발견된 그의 벗겨진 몸은 온통 피멍으로 얼룩져 있었다. 칼 자국과 휘발성 액체로 불에 덴 자국 등 엄청난 고문을 당한 흔적이 곳곳에 있었다.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고통을 겪은 뒤 버려진 알리미는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다. 경찰과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알리미에게 가해진 고문은 한 인간이 할 수 있는 범주를 벗어난 것이며 여럿이 그룹으로 행동했을 때만 가능한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처음에는 단순한 납치·강도사건으로 여겨졌던 이 사건은 검거된 용의자가 경찰 조사에서 “알리미가 유대인이어서 집에 돈이 많을 것으로 보고 납치했다.”고 진술하면서 종교·인종적 동기가 범행에 개입된 것이 드러났다. 유대인 지도자들은 범죄조직이 정치적 동기를 지니지는 않았을지라도 유대인에 대한 증오와 편견이 폭력행위를 유발했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반(反) 유대주의적인 인종차별 범죄로 규정했다. 프랑스 사회는 범행의 ‘야만성’에 놀랐고, 반 유대주의와 인종차별주의가 파리 교외의 슬럼가 범죄조직에까지 스며들었다는데도 큰 우려와 경계를 표했다. 특히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한 사람을 납치해 고문하고, 목숨까지 잃게 만들었다는 데에 경악했다. 사람들은 이같은 범죄가 계몽주의가 태동한 지성과 예술의 나라,‘톨레랑스(tolerance·관용)’의 나라에서 발생한 것을 믿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프랑스의 필립 사시에는 ‘왜 톨레랑스인가’라는 책에서 “톨레랑스란 내가 동의하지 않는 것을 용인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서로 다른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톨레랑스이며 이는 프랑스인의 깊은 사상적 기저(基底)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톨레랑스가 언제부터인가 프랑스인들에게 가장 ‘부족한 품성’으로 인식되고 있다.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이 예전같지 않듯이 프랑스의 영광도 과거사가 돼 버렸고, 프랑스인의 생활은 각박해졌다. 늘어나는 이민자들과 함께 범죄발생률이 높아진 것 등이 자연스럽게 프랑스인들을 배타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에두아르 발라뒤르 전 총리는 수만명이 거리에서 반유대주의·인종차별주의 규탄시위를 벌인 지난 26일 방송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다문화·다민족 사회일수록 톨레랑스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인들이 ‘톨레랑스’ 정신을 되찾으려는 노력을 조금이라도 기울이게 된다면 알리미의 죽음은 헛되지 않을 것이다. lotus@seoul.co.kr
  • 佛 시위 3만여명 참가

    |파리 함혜리특파원|유대 혐오주의에 희생된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 유대인 청년 일란 알리미(23)를 기리는 시위가 26일(현지시간) 수만명이 모인 가운데 파리와 지방 도시들에서 열렸다. 파리의 가두 시위에는 일반 시민과 여야 정치인, 인권단체 등에서 3만 3000여명이 참여했다. 시위대는 시내 동쪽의 레퓌블리크 광장과 나시옹 광장 사이를 행진하며 인종차별주의와 반(反)유대주의를 규탄했다. 필립 뒤스트 블라지 외교장관은 “프랑스인 각자는 종교와 피부색이 어떻든 존엄하게 살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오늘 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과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제1서기, 리오넬 조스팽 전 총리도 시위에 동참했다. 이날 리옹과 보르도, 마르세유를 포함한 일부 지방 도시들에서도 유사한 가두 행진이 있었다. 한편 코트디부아르에서 검거된 주요 용의자 유세프 포파나가 곧 프랑스로 송환될 예정이다. 포파나가 주도하는 범죄 조직이 과거 ‘국경없는 의사회’의 창시자인 로니 브로망 등 몇몇 유력 인사들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대계 인사인 브로망은 LCI TV와의 회견에서 “2004년 협박 편지를 받은 뒤 집 마당에 화염병이 날아들었고 문에 총알이 발사됐었다.”고 말했다.lotus@seoul.co.kr
  • ‘성난 유대인’ 26일 대규모 시위

    |파리 함혜리특파원|지난해 무슬림 청소년들이 주도한 대규모 소요·방화 사태로 홍역을 치른 프랑스에서 이번에는 유대 청년 일란 할리미의 피살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유대인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휴대전화 영업사원이던 할리미(23)는 지난달 21일 한 여성의 꾐에 빠져 이 여성을 만나러 갔다가 실종됐다. 지난 13일 파리 남쪽 교외의 철로변에서 참혹하게 고문당한 채 발견됐다.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진 그는 발견 당시 옷이 벗겨진 채 손이 결박돼 있었다. 몸 여기저기에 불에 덴 자국들이 있는 끔찍한 상태였다. 처음에는 범인들이 할리미 가족에 몸값 45만유로(약 5억 4000만원)를 요구했던 점에 미뤄 단순 납치·강도 사건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인종·종교적 동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담당 수사판사는 20일 용의자 7명을 구속하면서 납치, 인종·종교적 동기로 인한 살인 등의 혐의를 제기했다. 용의자 중 한 명은 “유대인들은 돈을 많이 가졌기 때문에 할리미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대인들은 이 사건을 반(反)유대 행위로 규정하고, 당국에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오는 26일쯤 파리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lotus@seoul.co.kr
  • 모노극 ‘콘트라베이스’로 무대복귀 명·계·남

    모노극 ‘콘트라베이스’로 무대복귀 명·계·남

    이미지가 생명인 배우에게 정치 참여는 치명적인 굴레일까. 정치적 견해가 배우로서의 경력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여전히 편견의 골이 깊다. 그래서 먼저 밝혀둬야겠다. 이 인터뷰의 주인공은 수년간 ‘노사모’‘국민참여연대’의 시위현장에서 문성근과 더불어 목이 터져라 연설하던 ‘정치인 명계남’이 아니라 오랜만에 대학로 무대로 돌아온 ‘배우 명계남’임을. 2003년 ‘늘근 도둑이야기’ 이후 3년 만에 무대에 서는 그가 택한 작품은 모노극 ‘콘트라베이스’다. 독일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동명소설을 극화한 것으로 오케스트라의 이름없는 콘트라베이스 주자가 주인공이다. 1970·80년대 연극배우 겸 제작자로 활동하다 빚에 몰리자 순전히 돈을 벌기 위해 광고계로 전업했던 그가 대학로 무대로 복귀하면서 올렸던 작품이다. 그때가 1995년이니 어느새 10년이 흘렀다. ●“세상을 움직이는 건 이름없는 서민들” “책을 읽고 너무 좋아서 내가 연극으로 올리자고 제안했어요. 콘트라베이스 주자는 오케스트라에서 주목은 받지는 못하지만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죠. 신문 1면에 나오고, 방송뉴스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이끌어가는 것 같지만 사실 세상을 움직이는 건 이름없는 서민들 아닙니까.”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는 공감대는 컸고, 연극을 못 잊어 무대로 돌아온 그의 열연은 빛났다. 덕분에 그는 ‘명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었고,‘콘트라베이스’는 그의 대표작이 됐다. 게다가 뜻밖의 인연도 맺어줬다. 당시 매일 공연을 보러 오던 청년이 있었다. 공연 마지막날 청년은 그에게 쥐스킨트의 소설을 내밀었고, 그는 ‘가슴이 시키는 대로 살라.’는 가훈을 적어줬다. 그로부터 수년 후, 그에게 시나리오 한편이 배달됐다. 광고를 찍던 청년은 ‘가슴이 시키는 대로’영화를 공부하러 유학을 떠났고, 자신을 감동시켰던 배우를 모델로 시나리오를 썼다. 그 청년이 개봉을 앞둔 영화 ‘손님은 왕이다’의 오기현 감독이다. 명계남은 이 작품으로 생애 첫 주연배우의 타이틀을 달게 됐다. ●“더 늦기 전에 연극 한번 더 해보자 용기” “삼류 단역배우 역인데 스포트라이트를 못 받는 인생이라는 점에서 영화와 연극이 많이 닮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배우로 활동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더 늦기 전에 연극을 한번 더 해보자 용기를 낸 거죠.” 중간 휴식 없이 2시간20분을 홀로 이끌어가야 하는 힘든 무대다. 그는 “관객이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도록 밀도있는 공연을 펼치는 게 중요하다.”면서 “다행히 체력은 아직 쓸 만하다.”며 웃었다. 2월7일∼3월5일 대학로 우리극장. (02)762-0010.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과격시위·과잉진압 악순환 왜

    농민 전용철·홍덕표씨의 사망 사건을 계기로 과잉 진압과 폭력 시위를 중지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사망한 농민들이 참가했던 시위를 진압한 경찰이 먼저 비난을 받는다. 바로 서울경찰청 제1기동대 소속 1001∼1003중대다. 이 기동대가 출동하는 현장에는 항상 많은 부상자가 발생, 과잉진압 시비가 일었다. 하지만 시위대에도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경찰은 죽창과 벽돌, 쇠파이프가 등장하는 폭력적인 시위문화가 과격진압을 부르는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방패 갈기, 내리찍기 등 ‘실전 요령’ 가르쳐” 1기동대 대원들 사이에서는 과잉진압 요령이 자연스럽게 전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1기동대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전역한 A씨는 “공식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선배가 후배에게 진압 요령을 일러준다.”고 말했다. 그는 “방패를 시멘트에 갈아 날카롭게 만드는 방법부터 시위대를 흥분시켜 먼저 달려들게 하는 방법, 방패를 세로로 세워 찍는 방법, 복부나 목을 가격해 쓰러뜨리는 방법, 쓰러뜨린 뒤 가슴을 내리찍어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방법 등 구체적인 실전요령을 알려준다.”고 했다. 또 “과잉진압 논란이 일어서 방패에 안전고무를 씌우라고 했을 때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만, 별다른 징계나 주의를 받지는 않았다.”면서 “언론사의 사진이나 경찰 내부의 채증에 잡히지만 않으면 무시해도 된다는 식이었다.”고 덧붙였다. 1기동대는 서울경찰청 산하이지만 과격시위가 있는 곳이면 전국 어디든 파견된다.▲부안 핵폐기장 유치 반대시위 ▲청주 하이닉스 노사 분규 ▲울산 플랜트 노사 분규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집회 ▲인천 맥아더 동상 철거집회 등에서 맨 앞에 서 있었던 게 이들이다.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 등은 1기동대의 과잉진압으로 장애인이 된 사람들도 있다고 주장해 왔다. ●“건장한 청년 엄선… 폭력진압 자부심 심어” 1962년 서울경찰국 기동중대로 창설된 1기동대는 수도의 치안을 맡아왔으며,91년 서울경찰청 기동단에 예속된 뒤 96년부터 진압부대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13개 중대 가운데 1∼3중대가 최정예로 꼽힌다.1중대는 ‘선봉중대’,2중대는 ‘최강사복중대’,3중대는 ‘특공중대’로 불린다.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은 올 국정감사에서 “평균신장이 1중대 182㎝,2중대 181㎝,3중대 182㎝로 우리나라 고등학교 3학년생의 평균 신장인 172.8㎝와 10㎝ 가량 차이 날 만큼 신체조건이 좋은 사람만 엄선하고 있다.”면서 “최강, 선봉 등의 단어로 오도된 자부심을 심어주고 폭력적 진압이 자랑스러운 전통인 양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위대가 더 폭력적…생명의 위협 느끼기도” 하지만 경찰 역시 집회·시위 현장에서 폭력에 노출돼 있기는 마찬가지다. 올 9월 맥아더 동상 시위에서는 전경 1명이 대나무창에 눈을 찔려 실명 위기에 처했고, 지난 농민시위에서도 3중대 대원 1명이 집회 참가자가 휘두른 쇠파이프에 방석모의 안구보호용 아크릴이 깨지면서 오른쪽 각막이 손상됐다. 올 들어 집회·시위 현장에서 부상당한 경찰관과 전·의경은 모두 803명으로 해마다 부상자가 늘고 있다. 연도별 부상자 수는 ▲2001년 304명 ▲2002년 287명 ▲2003년 749명 ▲2004년 621명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적으로도 열세인데다가 뾰족하게 날을 세운 쇠파이프나 죽창으로 방석모를 찌를 때면 생명의 위협마저 느낀다. 스스로 방어하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방패를 휘두르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일선 경찰서 경비과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경찰은 시위대뿐 아니라 다른 시민들의 안전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과잉진압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화적인 시위문화 정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서울경찰청 제1기동대 구호 ▲1001 선봉중대 우리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가장 중요한 곳에서, 가장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 ▲1002 최강사복중대 제일 격렬하며 난폭한 상황의 중심엔 언제나 우리가 있다. 그 극한 상황 속에서 엄청난 기동력으로 극렬 시위대를 검거하는 우리야말로 최강이다. ▲1003 특공중대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하리, 병처럼 깨질진 몰라도 캔처럼 찌그러지진 않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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