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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 낮춘 與 원톱 “사적 채용 발언 송구… 지지율 하락 내 탓”

    몸 낮춘 與 원톱 “사적 채용 발언 송구… 지지율 하락 내 탓”

    장제원 “진정성 있는 사과” 힘 실어홍준표 “제2 박근혜 사태되면 안돼”고민정 “尹, 사적채용 답하라” 비판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0일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을 해명하던 과정에서 나온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원톱 체제 일주일 만에 불거진 ‘권성동 리스크’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권 직무대행은 이날 페이스북에 “최근 대통령실 채용과 관련한 저의 발언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적 채용 논란에 대해 국민께 제대로 설명드리는 것이 우선이었음에도, 저의 표현으로 논란이 커진 것은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라고 밝혔다. 권 직무대행은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지인 아들 우모씨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9급 행정요원으로 채용된 과정을 해명하던 중 “7급에 넣어 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다”,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다”고 말하며 논란을 키웠다. 권 직무대행은 “특히 청년 여러분께 상처를 주었다면 사과드린다”며 “윤 대통령 선거를 도우면서, 캠프 곳곳에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하는 청년들을 많이 봤다. 주말은커녕 밤낮없이 쉬지도 못하며 후보의 일정과 메시지, 정책, 홍보 등 모든 분야에서 헌신했다”고 했다. 또한 “초심으로 경청하겠다”며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은 끊임없이 말씀드리겠다. 앞으로 국민의 우려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직무대행은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지지율이 당도 정부도 하락하고 있고 각종 논란으로 우려하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 제 부덕의 소치”라며 낮은 자세를 견지했다. 권 직무대행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던 같은 당 장제원 의원도 권 직무대행에게 힘을 실었다. 장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권성동) 대표가 사과했으니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사적 채용 논란에 대해서는 “1년간 아무 보수 없이 정권교체를 위해, 윤 대통령을 위해 열심히 뛰었던 분들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구·경북 예산정책협의회 후 기자들과 만나 “천신만고 끝에 정권교체를 했는데 지금 ‘제2의 박근혜 사태’를 만들면 되겠나”라며 “출범한 정부를 사욕으로 앙심으로 정치해서 박근혜 탄핵이 왔다. 그때 우리 진영이 분열이 안 됐으면 탄핵이 됐겠나. 그런 식으로 또 하려고 덤비는 건 맞지 않다”고 했다. 당내 권력 투쟁을 비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권 직무대행과 장 의원의 권력 암투설 질문에는 “윤석열 정부의 자충수가 될지(모르겠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연일 사적 채용 논란을 정조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던 고민정 의원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경질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고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며 대통령 집무실까지 옮긴 것 아니었느냐”며 “소통의 상징이라는 ‘도어스테핑’에서 왜 사적 채용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는 것이냐”고 했다.
  • 몸 낮춘 권성동…민주당은 ‘사적채용’ 연일 조준

    몸 낮춘 권성동…민주당은 ‘사적채용’ 연일 조준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0일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을 해명하던 과정에서 나온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원톱 체제 일주일 만에 불거진 ‘권성동 리스크’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사적 채용’ 논란을 비판하며 대통령실 앞 1인 시위를 이어 갔다.  권 직무대행은 이날 페이스북에 “최근 대통령실 채용과 관련한 저의 발언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적 채용’ 논란에 대해 국민께 제대로 설명드리는 것이 우선이었음에도, 저의 표현으로 논란이 커진 것은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라고 밝혔다. 권 직무대행은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지인 아들 우모씨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9급 행정요원으로 채용된 과정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7급에 넣어 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다”,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다”고 말하며 논란을 키웠다.  권 직무대행은 “특히 청년 여러분께 상처를 주었다면 사과드린다”며 “윤 대통령 선거를 도우면서, 캠프 곳곳에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하는 청년들을 많이 봤다. 주말은커녕 밤낮없이 쉬지도 못하며 후보의 일정과 메시지, 정책, 홍보 등 모든 분야에서 헌신했다”고 했다. 또한 “초심으로 경청하겠다”며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은 끊임없이 말씀드리겠다. 앞으로 국민의 우려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직무대행은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지지율이 당도 정부도 하락하고 있고 각종 논란으로 우려하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 제 부덕의 소치”라며 낮은 자세를 견지했다.  권 직무대행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던 같은 당 장제원 의원도 권 직무대행에게 힘을 실었다. 장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권성동) 대표가 사과했으니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사적 채용’ 논란에 대해서는 “1년간 아무 보수 없이 정권교체를 위해, 윤 대통령을 위해 열심히 뛰었던 분들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했다. 일각에서 나오는 조기 전당대회 주장에 대해서는 “지금 지도체제 문제로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딱 잘라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사적 채용’ 논란을 정조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던 고민정 의원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경질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고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며 대통령 집무실까지 옮긴 것 아니었느냐”며 “소통의 상징이라는 ‘도어스테핑’에서 왜 ‘사적 채용’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는 것이냐”고 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엽관제’까지 들먹이며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을 정당화하고 나섰다”며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에도 상피제가 있었다. 정실 인사는 권력의 사유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는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영·기민도 기자
  • 고민정 1인 시위에 박민영 “누가 보면 공채로 대변인 된 줄”

    고민정 1인 시위에 박민영 “누가 보면 공채로 대변인 된 줄”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사적 채용’ 논란 사과를 촉구하며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것 관련해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누가 보면 고민정 의원께서 공채로 청와대 대변인 되신 줄 알겠다”고 비꼬았다. 박 대변인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 의원의 1인 시위 관련 글을 공유하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의 숨결’ 타령하며 대통령과의 사적 친분이나 과시하시던 분이 사적 채용을 문제 삼는 건 대체 무슨 자기 부정 말이냐”며 “참 보기 딱하다”고 일침했다. 박 대변인의 이같은 글은 고 의원 역시 문재인 정부 때 공채를 통해 청와대 대변인이 된 것이 아닌 만큼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 논란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 의원은 전날 오전 8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대통령,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고 의원은 사과와 함께 인사 책임자인 대통령 비서실장, 인사·총무비서관의 경질도 요구했다. 고 의원은 “잇따른 사적 채용과 지인 찬스 논란 등으로 정부 인사 기준과 검증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데도 대통령실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면서 “대통령 순방에 민간인 수행 논란을 자초한 당사자인 인사비서관과 대통령 친인척과 지인 등 사적 채용을 허용한 총무비서관, 모든 논란의 최종 결재권자인 비서실장의 책임을 물어 경질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매일 오전 8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1인 시위’를 지속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윤 대통령의 친인척, 지인 등이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것 등을 두고 사적 채용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날 윤 대통령의 검찰 시절 측근 인사로 알려진 주기환 전 광주시장 후보의 아들 주모씨가 대통령실에 근무 중인 것으로 추가로 알려지면서 야권 등에서는 ‘사적 채용’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이 검찰 재직 당시 인연이 있는 주 전 후보의 아들 주씨는 대통령실에 6급 직원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 적극 반박…“정권교체에 공헌 인정”강승규 수석 “대통령실은 엽관제” 대통령실은 적극 반박에 나섰다. 강인선 대변인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에서 주모씨의 대통령실 근무에 대해 “주씨는 일정기획팀 일원으로 대선 당일까지 근무한 정권 교체에 공헌한 대선 캠프의 핵심 청년 인재”라고 설명했다. 또 “주씨는 8달 넘는 시기 동안 일정팀의 막내로 근무했고 살인적인 업무를 훌륭히 소화했다”며 “마땅히 노력과 능력을 인정받아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합류했고 대통령실에도 정식 채용됐다”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대선 기간 내내 묵묵히 일한 실무자들에게 정당한 기회를 주는 것이 공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대통령실 채용 과정에 대해 일방적이고 무차별적으로 의혹을 제기한다면 국민께서는 어쩌면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표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도 20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통령실은 공개 채용 제도가 아니고 비공개 채용 제도, 소위 말하는 ‘엽관제’다. 비공개 채용이 공적 절차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라고 사적 채용 논란 진화에 나섰다. ‘엽관제’란 19세기 유럽에서 정권을 잡은 개인이나 정당이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관직을 분배하던 정치적 관행이다.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이나 후보가 선거 운동원, 혹은 적극적인 활동으로 승리의 공신이 된 이들을 관직에 임명하는 것을 의미한다. 강 수석은 현재 논란이 불거진 이들이 “검증과 여러 가지 자질, 능력 등을 평가한 뒤에 채용됐다”며 “측근 지인 등을 비밀리에 채용한 것처럼 프레임을 씌워 보도하고 공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 [사설] 대통령실 인사도 공정과 상식의 틀에서 이뤄져야

    [사설] 대통령실 인사도 공정과 상식의 틀에서 이뤄져야

    대통령실 행정관과 직원 몇몇에 대한 채용 논란이 제기됐다. 엊그제는 사회수석비서실의 9급 별정직 직원 A씨가 윤석열 대통령 지인인 강원 강릉시 선거관리위원의 자제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취업청탁’ 의혹이 나왔다. A씨가 지난해 7월 윤 대통령에게 100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낸 사실 등이 이런 청탁 의혹을 키웠다. 이 밖에 윤 대통령의 또 다른 지인으로 강원 동해시에서 전기공사 업체를 운영하는 황모씨의 아들 B씨가 채용된 것과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직원, 윤 대통령 외가 6촌 친척,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 앞에서 시위하는 유튜버 안모씨의 누나(퇴직) 등이 채용된 것 등도 ‘사적 채용’ 논란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해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자신이 A씨를 추천한 사실을 밝히고 “제 지역구의 성실한 청년이었기에 대선 캠프 참여도, 대통령실 근무도 추천한 것”이라고 어제 반박했다. 능력을 기준으로 한 채용이지 사적 인연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논란이 된 직원들은) 모두 선거캠프에서부터 활동했고 각자의 자리에서 헌신해 대선 승리에 공헌했다”며 “각자의 능력과 역량에 맞춰 공정하게 채용됐다”고 했다. 대통령실 직원의 경우 과거 정권에서도 선거 캠프 요원들이 별정직 공무원 신분으로 다수 채용돼 온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들은 대통령의 임기에 맞추거나 임기 전에 별정직 공무원의 신분이 종료된다. 별정직의 경우 어떤 형태로든 채용 과정에서 인연이 작용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국민들도 이런 별정직 공무원의 특성을 모르지 않는다. 문제는 이 채용이 공적 인연이 아닌 사적 인연에 기반한 경우라 하겠다. 별정직이라 해도 채용 과정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정과 상식의 틀을 바탕으로 해야 하며, 대통령실이라는 중요한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데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고 하겠다. 대선 캠프에서 함께 일한 경험과 성실성만으로 채용의 필요·충분조건을 채웠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취임 두 달 만에 이런 채용 논란이 불거진다는 것은 공정의 가치를 앞세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될 뿐이다. 야당의 비판을 공세로만 치부할 게 아니라 대통령실 직원 채용 과정을 점검하고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 “멀쩡한 애들이 동성애자래?”… 1인 시위, 날것의 혐오와 맞닥뜨렸다

    “멀쩡한 애들이 동성애자래?”… 1인 시위, 날것의 혐오와 맞닥뜨렸다

    두렵지만 혐오를 직면해보고 싶었다. 서울신문 스콘랩은 우리 사회에 점점 교묘하고 광범위하게 퍼지는 혐오 정서를 심층 분석한 특별기획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 사회’ 시리즈를 다음 주부터 선보인다. 이에 앞서 혐오 피해자 옆에 서서 세상을 관찰해보는 작업이 필요했다. 마침 가장 첨예한 공간이 7월 펼쳐졌다. 23회째를 맞는 서울퀴어문화축제다. 사회적 거리두기 탓에 지난 2년간은 온라인으로만 진행됐다. 국내 성소수자가 시내에 모여 우리 곁에 자신들이 살고 있음을 증명하는 행사다. 동시에 ‘날것의 혐오’에 맞닥뜨리는 날이기도 하다. 이근아 기자가 6월 3일부터 7월 16일까지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사무국 활동가 등과 동행하며 44일간의 여정을 기록했다.6월 2일 - ‘찾아오는 길’ 없는 사무실  건물 1층에 걸린 흰색 안내도에는 ‘그 사무실’을 설명하는 글이 없었다. 홈페이지에도 ‘찾아오는 길’ 안내가 보이지 않았다. 초대 문자를 다시 확인한다. ‘마포구 OO로 OO빌딩 6층에 사무실이 있어요. 그리로 오세요.’ 안내도를 재차 올려 보니 6층에 무지개색이 작게 칠해져 있다. ‘맞구나.’ 곁에 있지만,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사람들. 7월 서울퀴어문화축제를 준비하는 조직위원회 사무국은 우리 사회의 퀴어(성소수자)의 위치를 보여주듯 자리잡고 있었다. 우리 정부는 성소수자가 몇 명이나 사는지 파악조차 못 한다. 다만 해외 조사 등을 참고하면 약 143만~233만명으로 추산된다. 대전(145만명) 또는 대구(237만명) 인구와 비슷하다.  “예전보다 노골적 혐오자는 조금 줄었어요. 면전에 욕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 말이죠. 차별하는 방법이 미묘해졌달까요. 기자님이 생각하는 것과는 현장이 다를 수도 있는데 괜찮겠어요?” 사무실에서 마주한 양선우(활동명 홀릭) 퀴어축제 조직위원장은 옅게 웃었다. ‘사무국 안팎을 드나들며 한 달여 간 활동을 관찰하고 싶다’는 쉽지 않은 제안을 하러 온 자리다. 혐오가 노골적이지 않다니 더 나았다. 우리가 겪고, 관찰하고자 한 건 ‘아닌 척 포장된’ 혐오였으므로. 같은 자리에 있던 강명진 상임이사가 취재를 허락하며 말했다. “인권을 마치 파이 뺏기 경쟁처럼 생각해요. 우리 인권이 보장되면 마치 자신들의 인권을 빼앗기는 것처럼 느끼나봐요.” 6월 3일 - 몸을 훑는 미묘한 혐오 시선  사무국에서 내게 처음 제안한 활동은 1인 시위였다. ‘미묘한 혐오의 시선’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시위는 ‘서울광장 사용 신고를 즉각 수리해달라’는 요구를 전달하고자 진행했다. 시는 사무국이 축제를 위해 광장 사용신청서를 낸 지 52일(6월 3일 기준)째 승인해주지 않고 있었다. 광장 사용은 원칙적으로 신고제다. 하지만, 유독 퀴어축제에는 이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점심 시간, 키 높이 만한 피켓을 들고 광장 분수대 앞에 섰다. ‘6월은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 서울시는 광장 사용신고를 즉각 수리하라.’라고 쓰여 있었다. 늦봄 볕을 쬐러 온 유동인구가 제법 많았다. 얼어붙은 마음 탓일까. 사람들은 눈빛만으로 많은 말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한 중년 여성은 피켓 문구를 본 뒤, 내 머리카락의 길이부터 다리까지 훑었다. 여자인지 남자인지 확인하는 듯했다. 미간을 잔뜩 구긴 이들도 있었다. 곁에 있어준 서포터인 나윤(활동명)이 아니었더라면 도망쳤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후 닷새간 1인 시위에 더 했다. 단지 내 마음 탓에 혐오의 시선을 느낀 게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미묘해진 혐오의 틈 사이로 노골적 차별을 드러낸 이들이 있었다. “멀쩡하게 생긴 애들이 무슨 동성애자래?”라며 삿대질하는 노년 남성, “나도 저 옆에 서서 ‘동성애 반대한다’라고 시위할까?“라며 키득대던 중년 여성들이 있었다. 동성결혼 등 성소수자의 법적 권리를 어디까지 보장할지를 두고는 찬반이 있을 수 있지만 동성애 자체는 반대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개인의 정체성을 반대한다는 건 없는 사람 취급한다는 뜻으로 논할 여지가 없다”면서  “다른 소수자보다 더 안보이는 존재라고 생각하니 함부로 정체성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6월 9일 - 퀴어축제, 왜 반대할까  퀴어축제에 반대하는 이들의 논리가 궁금했다. 주로 보수 기독교단체를 중심으로 ‘동성애 반대’ 조직이 꾸려져 있다. 이들은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근거로 퀴어축제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낸다. 전문가들에게 물어 ‘팩트체크’ 해봤다. 첫 번째는 동성애가 정신질환이라는 주장이다. 예컨대 윤석열정부 초대 종교다문화비서관이었다가 낙마한 김성회씨는 “동성애는 흡연자가 금연 치료받듯 치료받으면 바뀔 수 있다”고 했다. 동성애를 믿음으로 ‘극복’하고 목사가 됐다는 이도 있다. 김종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물었다. 단호했다. “동성애는 정신 질환이 아니에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질환 여부를 판단할 때 보는 정신질환 진단·통계편람(DSM)에서 동성애는 1970년대에 제외됐어요. 세계보건기구(WHO) 의견도 마찬가지고요. 개인 정체성인 성적 지향을 바꾼다는 건 합리적이지 못한데다 억지로 하려다 우울, 불안 등만 높일 수 있어요.”  두 번째는 동성애 탓에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에 걸리거나 퍼진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질병관리청 역학조사 결과 동성 간 성접촉에 의해 HIV에 감염됐다고 답한 비율은 꽤 높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HIV 감염 원인은 감염인과 성접촉 등을 통해 체액이 몸에 들어왔기 때문”이라면서 “이성이든, 동성이든 콘돔을 착용하고 관계하면 바이러스 확산에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동성 간 성접촉 때 안전한 방식으로 하면 HIV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운전자가 비운전자보다 사고 위험이 더 높다고 해서 운전하지 말라고 할 게 아니라 안전벨트를 매는 등 노력하라고 하는 편이 논리적이지 않을까.  올해 축제 반대 논리로는 원숭이두창이 더해졌다. 초기 환자 대부분이 남성 동성애자여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동성애자 집단에서 먼저 퍼져서 생긴 착각”이라고 말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원숭이두창은 사람끼리 밀접하게 피부 접촉하면 퍼질 수 있는 전염병이라 꼭 남성 간 성접촉만으로 퍼진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인류는 전염병이 퍼져 두려움이 커지면 희생양을 찾는다. 14세기 유럽의 흑사병 때도 그랬고,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도 그랬다. 감염자를 숨게 하는 혐오는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6월 15일 - “그들만의 축제” 정중한 혐오  서울시 열린광장시민위원회 회의가 예정된 이날 오전 8시 15분 서울시청 앞. 보슬비 소리 사이로 녹음된 갓난아이 울음소리가 들린다. “음란한 퀴어축제는 아이들 교육에 좋지 않습니다!” 확신에 찬 음성이 대형 앰프를 통해 퍼진다. ‘동성애퀴어축제반대 국민대회 준비위원회’가 연 집회다. 어린아이를 업고 나온 참가자도 보였다. 불과 스무 걸음쯤 떨어진 곳에는 퀴어축제 조직위가 집회를 열기 위해 모여 있었다.  서울시는 광장 사용신청을 받은 지 64일 만에 수리했다. 광장시민위의 권고를 따른 것이다. 6일간 신청했던 사용기간은 단 하루로 줄었다. 아쉬운 결정이었지만 시민위가 그나마 인권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를 기초로 불허하지는 않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회의록에 담긴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한 위원이 말했다. “저 사람들(성소수자)은 다른 세계(나라)에서 하니까 우리도 하겠다고 뛰쳐나온 건데 앞에 ‘서울’이라는 건 뺐으면 좋겠어요. 그냥 그들만의 문화축제…사실 저게 왜 문화인지도 잘 모르겠고요. 감정적으로, 눈으로 국민 대다수가 피해를 보니 강한 제재가 들어갔으면 좋겠어요.” 그는 발언을 쏟아낸 뒤 한마디 덧붙였다. “이 회의록도 공개되나요?”6월 27일 - 타인의 삶을 살듯 연기하다  숨어 살면 좋으련만 애꿎게 뛰쳐나와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들. 광장시민위원 일부가 드러낸 이런 시선을 성소수자는 일상에서 겪는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살듯 매일 연기하는 이들이 많다. 공무원 유슬기(가명·35)씨도 그렇다. 레즈비언인 그는 7년째 연인과 동거하고 있지만, 커밍아웃하지 않았다. 직장에는 친한 친구와 산다고 둘러댄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밝혔을 때 보수적 조직에서 어떻게 반응할지 가늠조차 안 되기에. 늘 가슴이 답답했지만, 타박 받는 쪽은 오히려 슬기씨다. “예전 직장에서는 ‘슬기씨는 우리한테 벽을 치는 것 같아. 사생활 얘기를 왜 안해?’라고 묻기도 했어요.”  365일 중 단 하루 솔직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날이 퀴어축제다. 입장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기에 용기 낼 수 있다. 맘껏 애인의 손을 잡고, 껴안아도 아무도 공격하지 않는 곳. 많은 성소수자가 광장에 모이는 이유다. 7월 9일 - 성소수자 부모로 산다는 것  평소 ‘내 아이가 성소수자일까’ 생각하는 부모는 많지 않다. 이 때문에 다른 성적지향을 가진 청소년이나 청년층이 벽장 문을 열고 나오는 일은 버겁다. ‘부모와 연이 끊길지 모른다’는 각오까지 해야 한다. 성소수자부모모임 운영위원인 지인(활동명)은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트랜스젠더) 중 80% 이상이 커밍아웃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퀴어축제를 일주일 앞두고 성소수자 당사자와 부모 약 50명이 서울에서 만났다. 매주 모여 각자의 어려움과 사연을 나누고, 위로한다. 이날 처음 참석한 엄마는 딸이 레즈비언이라고 커밍아웃했던 당시 기억이 또렷하다. 평소 엄마를 품어주던 어른스러운 아이는 여행길에서 성적 지향을 고백했다. 마음을 털어놓기까지 시도 때도 없이 고민했다. ‘한국사회에서는 말하지 않는 게 효도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뒤 더는 후회하고 싶지 않아 결심했다. 조부모 등은 여전히 모른다. 해외에서 자리 잡은 딸은 엄마가 늘 마음에 쓰인다. ‘나는 엄마에게 모든 걸 말했지만, 엄마는 이제 누구와 터놓고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을까.’ 게이 아들을 둔 엄마 비비안(활동명)이 위로했다. 그는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며 동성애 커플 등을 많이 봤지만 아들의 성적 지향은 커밍아웃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이제는 아들과 손잡고 해외 퀴어축제에 참여할 만큼 마음이 단단해졌다. “결국 시간이 해결해주는 것 같아요. 혐오 가득한 사회에서 우리는 스스로가 지켜야 하니까요.” 7월 11~15일 - 이번엔 어떤 ‘벽’을 만날까  축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조직위는 극도로 분주해졌다. 우선 서울시에서 광장을 사용하되 지키라고 한 조건이 애매했다. ‘신체과다노출을 제한할 것’. 어디까지가 과다한 노출일까. 조직위가 서울시에 직접 물었다. 그러나 명확한 기준을 내놓지 못했다. “상반신 탈의를 하면 안 된다는 뜻이냐”고 재차 물었지만, 딱 떨어지는 답을 하지 못했다. 서울시와의 회의에 참석한 현주(활동명) 퀴어퍼레이트 집행위원장은 답답해했다. “시는 ‘참여자에 과다노출을 금하라’고 공지해달라는데 기준도 없이 어떻게 공지하라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수만명이 오는 행사에서 2~3명의 복장을 문제삼아 행사 성격을 규정할까 걱정됩니다.” 서울시도 퀴어축제 초창기에 노출 문제가 있었을 뿐 2019년 행사 때는 전혀 없었다는 걸 안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과다 노출 여부를) 채증하겠다”고 인터뷰하며 예비 참여자들을 자극했다.  23번째 축제. 그동안 성소수자의 인권은 한걸음도 진전하지 못했고, 혐오는 공기 속에 스며들어 곳곳에 퍼졌다. 며칠 전 퇴근길 덕수궁 대한문 인근에서 봤던 현수막 문구가 떠올랐다. ‘퀴어축제? 일반 국민들은 반대한다 -정의로운 사람들-’ 이번엔 또 얼마나 공고한 혐오의 벽을 만날까. 기대와 걱정을 안고 그들은 광장으로 향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세명대 기획탐사 디플로마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 지인 아들·극우 유튜버 누나 채용…尹정부 ‘공정’ 기준은?

    지인 아들·극우 유튜버 누나 채용…尹정부 ‘공정’ 기준은?

    “각자의 능력과 역량에 맞춰 공정하게 채용됐다.” 윤석열 정부의 사적 채용 논란과 관련, 대통령실은 능력을 입증하고 공정하게 채용됐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 오랜 지인의 아들이 대통령실에 채용돼 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 앞에서 욕설·고성 시위를 벌여온 극우 유튜버 안정권씨의 누나 안모씨가 대통령실에 근무했던 사실이 알려진 지 이틀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이자 강릉의 한 통신설비업체 대표인 우모씨의 아들이 대통령실 사회수석실 행정요원으로 근무 중인 것과 관련,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가 추천했다”면서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더라. 넣어주라고 압력을 가했더니 자리 없다고 그러다가 나중에 넣었다. 대선 승리를 위해 노력한 청년이 정년 보장도 없는 별정직 9급 행정요원이 되었다”라며 지인 아들이 안쓰럽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았다. 대통령실 역시 “언론에서 ‘사적 채용 논란’이라고 보도된 인사들은 모두 선거 캠프에서부터 활동했고, 각자의 자리에서 헌신해 대선 승리에 공헌했다. 각자의 능력과 역량에 맞춰 공정하게 채용됐다”라고 설명했다. 여론은 차가웠다. 주요 포털사이트 댓글에는 “그 9급 공무원 되려고 사람들은 피땀 흘려 수년간 공부한다” “공정과 상식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는, 엄연한 특혜 채용이다. 더 좋은 자리 주지 못해 안타깝다는 말을 이렇게 대놓고 한다는 게 놀랍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부부가 대통령실을 사적 인연으로 가득 채워놓았다”라며 대통령실 인사 기준을 재정립하고 인사 추천·검증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할 것을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욕설·고성 시위 유튜버 누나 채용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 앞에서 욕설·고성 시위를 벌여온 유튜버 안정권씨의 누나 안모씨는 국민소통관실 행정요원으로 일했다. 지난해 11월 대선 레이스 당시 제안을 받고 캠프에 합류한 뒤 대통령실 직원으로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능력을 인정받아 임용된 것”이며 채용 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나아가 “누나와 동생을 엮어 채용을 문제 삼는 건 연좌제나 다름없고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도 설명했다. 안정권씨는 지난 5월부터 문 전 대통령의 양산 사저 앞에서 차량 확성기로 시위를 벌여온 인물이다. 안정권씨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특별 초청을 받았다. 일부 언론은 누나 안씨도 안정권 씨와 과거 합동 방송을 함께 진행하거나, 벨라도에서 일을 도왔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누나 안씨가) 이전에 어떤 일을 했는지는 저희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안정권씨가 캠프와 함께 일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확인드릴 만한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안정권씨는 “GZSS TV‘ 시절부터 주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비롯해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일본 위안부 피해자 등을 비하하고 관련 집회를 꾸준히 열어왔다. 누나 안씨 역시 2018년부터 동생과 해당 채널에 동반 출연해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2019년엔 안정권씨가 주도한 5·18 유공자 명단 공개 촉구 집회에 함께하는 영상을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누나 안씨는 2020년부터 자신의 별명을 딴 ‘또순이TV’를 별도 개설해 운영했다. 대선 기간이던 지난해 말까지 라이브 방송을 비롯해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를 비판하는 영상을 만들어 올렸다. 해당 채널의 구독자는 3600여명이고 영상 조회수는 200~5000회 정도 기록했다. 라이브방송이 주를 이루고 있어 대통령실에서 인정했을 만한 영상 편집 능력이 보이지는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사가 갑작스럽게 굉장히 많이 나왔고, 본인이 부담을 느껴서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안다”라며 ‘안씨 누나가 어떤 과정으로 대통령실에 채용됐고, 어떤 능력을 봤나’라는 질문에 “그 분(누나 안씨)은 (대통령) 전속 사진담당의 보조 업무를 하던 분”이라며 “채용 과정에 대해서는 확인해드릴 만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권성동 “대통령은 알지도 못하더라” 권성동 대행은 이에 대해 ‘인사 담당자가 잘 알지 못하고 안 씨 누나를 대통령실에 기용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안씨는 사표를 낸 사실이 보도된 새벽 개인채널에 업로드돼 있던 영상 30여개를 전부 삭제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실의 보수 유튜버 친족 채용은 5·18 폄훼의 연장선”이라며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김건희 여사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 직원부터 윤 대통령의 처가 6촌, 윤 대통령의 오랜 지인인 사업가 황모씨의 아들 등에 대한 채용 논란으로 몇 차례 홍역을 앓은 바 있다. 그때마다 대통령실은 ‘능력을 보고 채용했다“ ”채용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연좌제가 없기 때문에 누나는 동생은 별도로 직업을 가질 수 있다”면서도 “어쩐지 국민은 참 끼리끼리 해먹는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게 말이 되는 거냐. 그것 때문에 지금 윤석열 대통령님의 지지도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 “전장연 20년이 장애인들 일상 바꿔…인권 보편성 확장은 여전히 부족해”[박록삼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야기]

    “전장연 20년이 장애인들 일상 바꿔…인권 보편성 확장은 여전히 부족해”[박록삼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야기]

    얼마 전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장애인 단체의 출근길 지하철역 집회를 두고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라도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공언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치안정감으로 승진하고 서울청장까지 맡은 김 청장의 아연실색할 망언이었다. 공감능력이라고는 티끌만큼도 찾을 수 없었다. 지구 끝은커녕 집 밖에서 뜻대로 움직이기도 어려운 이들에게 또 한 번 깊은 좌절감을 안겼음은 물론이다. 분개의 마음을 갖기는 인권활동가 이구원(32)씨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 말을 듣고 기가 막혔다. 집회의 자유, 권리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다. 그냥 현 정권의 코드에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 같아 안쓰럽기도 했다”고 잘라 말했다. “잡아가려면 잡아가 보라지요. 2년 전 장애인단체 활동가 3명이 장애인 이동권 요구 시위에 대해 집시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았지만 그분들은 벌금을 내는 대신 구치소를 선택했어요. 하지만 구치소에 장애인을 수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설 자체가 없으니 바로 나오게 됐죠.” ●선천성 사지절단증 장애인 이씨는 충북 청주를 기반으로 하는 ‘인권연대 숨’의 활동가다. 지난 7일 이씨를 만났다. 통성명하며 인사를 나눈 뒤 건넨 명함은 그를 돕는 활동지원사가 대신 받았고 이씨의 명함 역시 활동지원사가 대신 전해줬다. 이씨는 태어날 때부터 팔다리가 없다. 선천성 사지절단증 장애인이다. 문서 작업을 해야 할 때는 특별히 제작된 막대기를 입에 물고 컴퓨터 키보드를 눌러야 한다. 1분에 120~130타를 치는 느린 속도다. 하지만 그는 장애인 인권운동에 머물지 않는다. 그의 활동 공간인 ‘인권연대 숨’은 장애인 인권단체가 아니라 인권교육, 역사 현장 평화기행 사업, 회원 소모임 등을 작지만 알차게 진행하는, ‘아주 보통의’ 인권단체다. 이씨는 지난해 2월부터 이 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2018년부터 장애인 자립생활센터에서 3년 가까이 장애인 동료 상담, 초·중등학생 상대 장애인 이해 교육 등의 일을 하다가 아예 인권활동가로 나선 셈이다. 장애인 인권뿐만이 아닌 보편적인 인간의 권리, 즉 인권운동을 하고 있다. 그는 “인권은 모든 인간이 가진 보편적인 권리이고 장애인, 비장애인을 분리하지는 않는다”면서 “개인의 특성 때문에 활동 공간이 달라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씨는 “인권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워 왔고, 내가 이미 인권을 침해받는 차별적 경험을 해왔음을 뒤늦게 자각한 것이 인권운동의 계기라면 계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예컨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같은 장애인 인권운동 단체가 아닌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것은 다른 의미가 있을 법했다. 그는 “전장연을 지지하고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 전장연 주최 집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전장연의 20년에 걸친 활동이 있어서 장애인들의 일상이 많이 바뀔 수 있음을 안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있고 그것은 인권의 보편성에 대한 확장”이라고 말했다. 거듭된 우문(愚問)에 돌아온 현답(賢答)이었다. 장애인은 장애인 단체에서 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인식 자체가 편견이자 차별적 시각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준다. 물론 자신의 구체적인 경험과 삶에 기반한 분야를 특화시킨 운동만큼 강력한 추동력을 가질 수는 없다. 장애인 인권에 대한 그의 각별한 관심은 당연한 것이다. “단체에서 독서모임, 글쓰기모임을 같이 하고 지역인권 이슈를 발굴하는 한편 인권강좌 중 장애인권 교육도 맡고 있습니다. ‘저상버스 타고 쏘댕기기’는 특히 중점을 두고 있는 활동이기도 합니다.” ●월 530시간 활동지원사 도움받아 이씨는 “저상버스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 실제로 이용하기에 불편함이 컸던 만큼 본격적인 인권운동을 하기 전까지는 저상버스를 확대하기보다는 장애인 콜택시 운영을 늘리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저상버스는 장애인만이 아닌 유아차를 미는 부모,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어린아이 등 비장애인을 포함한 모두의 이동권과 관련 있는 교통수단이라는 점을 깨닫게 됐다”며 인권의 보편성에 대한 시각이 넓어졌다고 덧붙였다. 저상버스의 여러 지역별 현황 등에 대해 설명하고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관련 제도의 미비점을 지적했다. 이씨는 “서울은 도입률이 50% 정도 되지만 전국적으로는 28% 정도에 불과하며 저상버스 이동 현황 등을 담은 저상버스 운영정보시스템 앱 개발·보급 등도 부족하다”면서 “대중교통 수단으로서 저상버스를 보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상버스를 중심으로 보편적 이동권을 높이고 장애인 콜택시로 보완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를 포함해 세 명의 활동가가 있는 ‘인권연대 숨’은 휴식의 권리,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월~목 주 4일제로 근무하고 있다. “쉬는 날에는 집에서 영화도 보고, 책도 보고, 친구들 만나 술 한잔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월 530시간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아 단체 활동 및 개인 생활을 한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개인의 무능함 정도를 정부로부터 검증받아서 부여받는 활동 지원 시간”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장애등급제는 폐지됐다고 하지만 활동지원 서비스를 받기 위해 사실상 심사를 받아야 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었다. 그의 삶은 어릴 때부터 TV 등 언론에 소개되며 화제가 되곤 했다. 자서전 ‘오체불만족’을 써서 화제를 모았던, 비슷한 장애를 딛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일본의 오토다케 히로타다(46)와 비교되기도 했다. ●‘저상버스 타고 쏘댕기기’가 바람 어릴 적부터 천주교 공동체에서 생활하며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선교사로 살던 그의 삶의 방향은 인권의 가치를 놓고 급전환했다. 하지만 그는 그 변화에 의미를 크게 부여하지는 않았다. 실제 그의 얘기를 들으면 인권활동가로 나서게 된 특별한 각성의 순간이 따로 필요하지는 않은 듯했다. 어찌 보면 삶의 매 순간이 특별했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태어난 직후부터 유소년 시절을 천주교 수도원에서 공동체 생활을 했고, 학교를 다니지 않고 검정고시를 치르고서 대학에 간 특별한 이력을 가졌다. 2014년 방한한 프란체스코 교황을 따로 만나 얘기 나누는 특별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이씨는 “대학에 가기 전까지는 어떤 것도 스스로 선택한 삶이 없이 엄격한 규칙 속에서 종교적 생활을 해야 했다”면서 “비록 원했던 역사학과가 아닌 신학과를 가야 했지만 대학에서 선후배들과 어울리며 비로소 자유로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부터 본격적인 자립 생활을 시작했고,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하며 자신만의 삶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하며 돈을 벌고, 인권운동단체에서 일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도 그 이후의 일들이다. 그는 “코로나19가 유행할 때 혹시라도 확진 판정을 받아 돌봄(활동지원 서비스)을 받지 못할까 봐 걱정이 많았는데 잘 넘겨서 다행”이라며 배시시 웃었다. 서른두 살 청년으로서 이씨는 별 바람이 없다지만 슬며시 풀어내는 꿈은 크다. ‘저상버스 타고 쏘댕기기’를 비롯해 인권운동 분야에서 자신의 책임성을 더욱 높이는 활동을 하고 싶다는 희망과 함께 “같이 노력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우리 사회에서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인권을 포함해서 계속 활동하겠지만 계획이나 목표를 정교하게 설정해서 사는 것은 제 스타일이 아닌 것 같아요. 얼핏 보면 낙천적인 것 같기도 하지만 내성적인 면도 많다 보니 현실에 안주하려고 할 때도 있어요. 아무튼 나이 먹어도 꼰대는 되지 말아야죠. 그러려면 계속 공부해야 하고요. 세상 떠나는 마지막 순간에 후회를 덜 남기는 삶을 살고 싶네요.” 
  • “내 예금 찾게 해달라” 허난성 시위 다음날 “15일부터 인출”

    “내 예금 찾게 해달라” 허난성 시위 다음날 “15일부터 인출”

    중국 허난성 지방당국이 소형 마을은행들의 예금 인출 중단 때문에 예금주 1000여명이 지난 10일 정저우에서 보기 드문 집단 시위를 벌인 데 놀라 오는 15일부터 예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허난성 은행보험규제청과 허난성 금융감독청은 다음날 성명을 내 인민은행이 감독하는 지방조직에서 “선 지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당국은 15일 오전 9시부터 “묶음으로” 예금 인출이 가능하도록 준비할 예정이니 그때부터 지방조직과 접촉해달라고 당부했다. 예금 인출 중단 사태는 지난 4월부터 본격화했다. 문제가 된 은행은 위저우마을은행, 상차이후이민마을은행, 쩌청황화이마을은행, 카이펑신둥팡마을은행 네 곳이다. 피해 고객들은 인터넷을 통해 해당 은행에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조건으로 예금을 맡긴 이들로 중국 전역에 고루 퍼져 있다. 피해 예금주 수는 2000~3000명 선에 이른다. 피해자들은 피해 금액이 400억 위안(약 7조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날 인민은행 정저우 지행(支行, 지점) 건물 앞에 모여 예금 반환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사람들 숫자는 1000명정도였다. 그런데 흰색 옷을 입은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시위대 강제 해산을 시도하는 바람에 유혈 충돌이 빚어졌다. 트위터의 피해자 단체 계정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인민은행 정문 앞 계단에 집결해 ‘허난성 정부의 부패, 폭력에 반대한다’, ‘40만 예금주의 중국몽이 허난에서 무너졌다’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든 채 예금을 돌려주라고 목놓아 외쳤다. 공안들이 대거 현장에 배치됐지만 아랑곳하지 않은 흰색 옷의 청년들은 예금주들을 강제로 끌어내려고 해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고 몇몇이 피를 흘리는 등 유혈 사태로 번졌다. 흰옷을 입은 사람들은 공안과 함께 대오를 지어 현장에 도착했으며 이들이 시위대와 충돌하는 동안 공안은 멀리 떨어진 채 이를 지켜보는 모습이 현장 영상에 담겼다. 예금 인출 중단이 심각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한 중국 당국은 뒤늦게 수사에 착수해 지난달 용의자를 체포하고 일부 관련 자산을 동결했다고 발표했다. 고객들의 분노에 불을 지핀 것은 정저우 시 당국이 관내 시위를 막으려고 예금주들의 코로나19 건강 코드를 이동이 금지되는 적색으로 바꾸고 일부를 격리 시설에 가두는 불법 행위를 자행한 것으로 드러나면서였다. 그러자 중국 전역의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도 전날 잠시 이번 시위가 주목받았다가 ‘허난성 인민은행 수천명 예금주 포위당해’ 같은 검색 키워드가 삭제됐고 관련 게시물도 찾아볼 수 없었는데 시위 하루 만에 해결의 물꼬를 텄다.
  • “장애인 존중 전혀 없는 경찰이 안쓰러울 정도”...인권활동가의 한숨

    “장애인 존중 전혀 없는 경찰이 안쓰러울 정도”...인권활동가의 한숨

    얼마 전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장애인 단체의 출근길 지하철역 집회를 두고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라도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공언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치안정감으로 승진하고 서울청장까지 맡은 김 청장의 아연실색할 망언이었다. 공감능력이라고는 티끌만큼도 찾을 수 없었다. 지구 끝은커녕 집 밖에서 뜻대로 움직이기도 어려운 이들에게 또 한 번 깊은 좌절감을 안겼음은 물론이다. 분개의 마음을 갖기는 인권활동가 이구원(32)씨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 말을 듣고 기가 막혔다. 집회의 자유, 권리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다. 그냥 현 정권의 코드에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 같아 안쓰럽기도 했다”고 잘라 말했다. “잡아가려면 잡아가 보라지요. 2년 전 장애인단체 활동가 3명이 장애인 이동권 요구 시위에 대해 집시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았지만 그분들은 벌금을 내는 대신 구치소를 선택했어요. 하지만 구치소에 장애인을 수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설 자체가 없으니 바로 나오게 됐죠.” 이씨는 충북 청주를 기반으로 하는 ‘인권연대 숨’의 활동가다. 지난 7일 이씨를 만났다. 통성명하며 인사를 나눈 뒤 건넨 명함은 그를 돕는 활동지원사가 대신 받았고 이씨의 명함 역시 활동지원사가 대신 전해줬다. 이씨는 태어날 때부터 팔다리가 없다. 선천성 사지절단증 장애인이다. 문서 작업을 해야 할 때는 특별히 제작된 막대기를 입에 물고 컴퓨터 키보드를 눌러야 한다. 1분에 120~130타를 치는 느린 속도다. 하지만 그는 장애인 인권운동에 머물지 않는다. 그의 활동 공간인 ‘인권연대 숨’은 장애인 인권단체가 아니라 인권교육, 역사 현장 평화기행 사업, 회원 소모임 등을 작지만 알차게 진행하는, ‘아주 보통의’ 인권단체다.이씨는 지난해 2월부터 이 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2018년부터 장애인 자립생활센터에서 3년 가까이 장애인 동료 상담, 초·중등학생 상대 장애인 이해 교육 등의 일을 하다가 아예 인권활동가로 나선 셈이다. 장애인 인권뿐만이 아닌 보편적인 인간의 권리, 즉 인권운동을 하고 있다. 그는 “인권은 모든 인간이 가진 보편적인 권리이고 장애인, 비장애인을 분리하지는 않는다”면서 “개인의 특성 때문에 활동 공간이 달라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씨는 “인권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워 왔고, 내가 이미 인권을 침해받는 차별적 경험을 해왔음을 뒤늦게 자각한 것이 인권운동의 계기라면 계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예컨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같은 장애인 인권운동 단체가 아닌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것은 다른 의미가 있을 법했다. 그는 “전장연을 지지하고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 전장연 주최 집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전장연의 20년에 걸친 활동이 있어서 장애인들의 일상이 많이 바뀔 수 있음을 안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있고 그것은 인권의 보편성에 대한 확장”이라고 말했다. 거듭된 우문(愚問)에 돌아온 현답(賢答)이었다. 장애인은 장애인 단체에서 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인식 자체가 편견이자 차별적 시각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준다. 물론 자신의 구체적인 경험과 삶에 기반한 분야를 특화시킨 운동만큼 강력한 추동력을 가질 수는 없다. 장애인 인권에 대한 그의 각별한 관심은 당연한 것이다. “단체에서 독서모임, 글쓰기모임을 같이 하고 지역인권 이슈를 발굴하는 한편 인권강좌 중 장애인권 교육도 맡고 있습니다. ‘저상버스 타고 쏘댕기기’는 특히 중점을 두고 있는 활동이기도 합니다.” 이씨는 “저상버스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 실제로 이용하기에 불편함이 컸던 만큼 본격적인 인권운동을 하기 전까지는 저상버스를 확대하기보다는 장애인 콜택시 운영을 늘리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저상버스는 장애인만이 아닌 유아차를 미는 부모,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어린아이 등 비장애인을 포함한 모두의 이동권과 관련 있는 교통수단이라는 점을 깨닫게 됐다”며 인권의 보편성에 대한 시각이 넓어졌다고 덧붙였다. 저상버스의 여러 지역별 현황 등에 대해 설명하고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관련 제도의 미비점을 지적했다. 이씨는 “서울은 도입률이 50% 정도 되지만 전국적으로는 28% 정도에 불과하며 저상버스 이동 현황 등을 담은 저상버스 운영정보시스템 앱 개발·보급 등도 부족하다”면서 “대중교통 수단으로서 저상버스를 보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상버스를 중심으로 보편적 이동권을 높이고 장애인 콜택시로 보완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를 포함해 세 명의 활동가가 있는 ‘인권연대 숨’은 휴식의 권리,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월~목 주 4일제로 근무하고 있다. “쉬는 날에는 집에서 영화도 보고, 책도 보고, 친구들 만나 술 한잔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월 530시간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아 단체 활동 및 개인 생활을 한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개인의 무능함 정도를 정부로부터 검증받아서 부여받는 활동 지원 시간”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장애등급제는 폐지됐다고 하지만 활동지원 서비스를 받기 위해 사실상 심사를 받아야 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었다. 그의 삶은 어릴 때부터 TV 등 언론에 소개되며 화제가 되곤 했다. 자서전 ‘오체불만족’을 써서 화제를 모았던, 비슷한 장애를 딛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일본의 오토다케 히로타다(46)와 비교되기도 했다. 어릴 적부터 천주교 공동체에서 생활하며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선교사로 살던 그의 삶의 방향은 인권의 가치를 놓고 급전환했다. 하지만 그는 그 변화에 의미를 크게 부여하지는 않았다. 실제 그의 얘기를 들으면 인권활동가로 나서게 된 특별한 각성의 순간이 따로 필요하지는 않은 듯했다. 어찌 보면 삶의 매 순간이 특별했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태어난 직후부터 유소년 시절을 천주교 수도원에서 공동체 생활을 했고, 학교를 다니지 않고 검정고시를 치르고서 대학에 간 특별한 이력을 가졌다. 2014년 방한한 프란체스코 교황을 따로 만나 얘기 나누는 특별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이씨는 “대학에 가기 전까지는 어떤 것도 스스로 선택한 삶이 없이 엄격한 규칙 속에서 종교적 생활을 해야 했다”면서 “비록 원했던 역사학과가 아닌 신학과를 가야 했지만 대학에서 선후배들과 어울리며 비로소 자유로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부터 본격적인 자립 생활을 시작했고,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하며 자신만의 삶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하며 돈을 벌고, 인권운동단체에서 일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도 그 이후의 일들이다. 그는 “코로나19가 유행할 때 혹시라도 확진 판정을 받아 돌봄(활동지원 서비스)을 받지 못할까 봐 걱정이 많았는데 잘 넘겨서 다행”이라며 배시시 웃었다. 서른두 살 청년으로서 이씨는 별 바람이 없다지만 슬며시 풀어내는 꿈은 크다. ‘저상버스 타고 쏘댕기기’를 비롯해 인권운동 분야에서 자신의 책임성을 더욱 높이는 활동을 하고 싶다는 희망과 함께 “같이 노력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우리 사회에서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인권을 포함해서 계속 활동하겠지만 계획이나 목표를 정교하게 설정해서 사는 것은 제 스타일이 아닌 것 같아요. 얼핏 보면 낙천적인 것 같기도 하지만 내성적인 면도 많다 보니 현실에 안주하려고 할 때도 있어요. 아무튼 나이 먹어도 꼰대는 되지 말아야죠. 그러려면 계속 공부해야 하고요. 세상 떠나는 마지막 순간에 후회를 덜 남기는 삶을 살고 싶네요.”
  • 흑인 몸에 총탄 60발… 美경찰, 냉혹한 공권력

    흑인 몸에 총탄 60발… 美경찰, 냉혹한 공권력

    미국 경찰이 교통단속을 피해 달아나던 흑인 청년에게 60차례 이상의 총격을 가해 사망케 하면서 경찰의 ‘인종차별적 공권력 오남용’ 논란이 재점화됐다.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스티브 마일렛 경찰서장은 3일(현지시간) 현장 경찰들이 흑인 청년 제이랜드 워커(25)에게 총을 쏘는 장면이 담긴 ‘보디캠’을 공개하고 “워커의 시신에 60개 이상의 (총격) 상처가 있다”고 밝혔다. 워커는 지난달 27일 새벽에 차량을 세우라는 경찰의 지시에 불응한 채 도주했고, 추격 중 그의 차량에서 총성으로 들리는 소리가 나고 섬광도 보였다고 경찰 측은 설명했다. 또 차량를 세운 뒤 내려 도주하던 워커가 쫓아오던 경찰관들을 돌아보며 허리춤에 손을 대는 행동을 했고, 이에 위협을 느낀 경찰들이 테이저건으로 진압을 시도한 뒤 실패하자 발포했다고 전했다. 워커의 차에서 권총과 장전된 탄창도 발견됐다고도 했다. 반면 워커의 변호인은 “경찰관 8명이 워커에게 90차례 이상 총격을 가했고, 60발 이상이 명중했다”며 정작 워커는 뛰면서 도주하는 동안 총기를 들고 있지 않았고 경찰에게 위협적인 행동 역시 취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뉴욕타임스는 워커에게 교통위반 기록 한 번 외에 전과는 전혀 없었으며, 워커가 최근에 총을 샀기 때문에 우발적으로 발사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전했다. 이날 애크런에서 수백명의 시위대가 2020년 5월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인한 흑인시위에도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경찰 규탄시위를 벌였고, 경찰 펜스를 무너뜨리는 등 시위가 과격해지자 최루탄도 동원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 연세대 청소노동자 고소전에 “尹, 검사만 요직에… 여가부 폐지” 비판 등장한 이유

    연세대 청소노동자 고소전에 “尹, 검사만 요직에… 여가부 폐지” 비판 등장한 이유

    연세대 재학생 3명이 임금인상·인력충원 등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교내서 집회 중인 청소·경비 노동자들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 이를 비판한 나윤경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의 수업계획서가 화제다. 2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연대생 3명의 청소노동자 고소 사태를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나 교수의 수업계획서가 활발히 공유되며 공감을 얻고 있다. 나 교수가 지난달 27일 연세대 학사관리 홈페이지에 등록한 2022학년도 2학기 ‘사회문제와 공정’ 수업계획서는 지난달 30일 연세대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통해 공유되며 온라인상에 빠르게 퍼졌다. 나 교수는 해당 수업이 ‘온라인 플랫폼 에브리타임 분석’으로 운영된다고 밝히면서 수업계획서의 ‘수업목표 및 개요’란에 무려 1200자가 넘는 분량의 설명을 통해 에브리타임을 혐오의 장이 아닌 민주적 담론의 장으로 변화시킬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청소노동자 사태뿐 아니라 윤석열 정부의 ‘능력주의 인사’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여성가족부 폐지’ 주장 등도 비판했다. 나 교수는 수업계획서에서 “20대 대선 과정에서 드러난 2030세대 일부 남성들의 ‘공정 감각’은 ‘노력과 성과에 따른 차등 분배’라는 기득권의 정치적 레토릭인 능력주의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며 “한국의 현 대통령은 늘 공정과 상식에 기반해 능력 위주로 인재를 발탁한다고 하면서 검사들만을 요직에 배치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회와 자원에 있어 역사적으로 가장 많은 ‘상대적 박탈’을 경험하는 한국의 2030이 왜 역사적으로 가장 많은 특권을 향유하는 현재의 기득권을 옹호하는지는 가장 절실한 사회적 연구 주제”라고 밝혔다. 나 교수는 “이들의 지지를 업고 부상한 30대 정치인은 ‘청년 정치’가 줄 법한 창조적 신선함 대신 ‘모든 할당제 폐지’, ‘여가부 폐지’를 주장하는가 하면 20년간 이동권을 주장해온 장애인 단체의 최근 출근길 지하철 투쟁에 대해 “수백만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라며, 그렇지 않아도 기득권 보호를 위해 한창 채비 중인 서울의 경찰 공권력 개입을 강하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나 교수는 그러면서 “누군가의 생존을 위한 기본권이나 절박함이 ‘나’의 불편함과 불쾌함을 초래할 때,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축적된 부당함에 대해 제도가 개입해 ‘내’ 눈앞의 이익에 영향을 주려 할 때, 이들의 공정 감각은 사회나 정부 혹은 기득권이 아니라 그간의 불공정을 감내해 온 사람들을 향해 불공정이라고 외친다”고 설명했다. 나 교수는 청소노동자 사태와 관련, “연세대 청소노동자들이 속한 민노총에 대해 수업권 방해를 이유로 연세대 몇몇 학생들이 소송을 준비하는 것 또한 같은 사안으로 보인다”며 “연세대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 의무는 학교에 있지 청소 노동자들에게 있지 않음에도, 학교가 아니라 지금까지 불공정한 처우를 감내해온 노동자들을 향해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그들의 ‘공정감각’이 무엇을 위한 어떤 감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연세대 재학생 3명이 청소노동자를 상대로 벌인 소송전이 나 교수가 비판하는 윤석열 정부의 검찰 위주 인사, 여가부 폐지 주장, 장애인 이동권 시위 비난 등과 같은 인식에서 비롯한 사태임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나 교수는 또한 “뿐만 아니라 그 눈앞의 이익을 ‘빼앗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향해서 어떠한 거름도 없이 에브리타임에 쏟아내는 혐오와 폄하, 멸시의 언어들은 과연 이곳이 지성을 논할 수 있는 대학이 맞는가 하는 회의감을 갖게 한다”며 “현재 대학의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은 대학 내 혐오 발화의 온상이자 일부의, 그렇지만 매우 강력하게 나쁜 영향력을 행사하며 대표를 자처하는 청년들의 공간”이라고 꼬집었다.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재학생 3명을 옹호하고 청소노동자들을 비판하는 학생들의 여론이 높았던 점을 비판한 것이다. 나 교수는 끝으로 “대학이 이 공간(에브리타임)을 방치하고서는 지성의 전당이라 자부할 수 없다. 연세대가 섬김의 리더십을 실천하는 고등교육기관이라 할 수 없다”며 “이러한 맥락에서 본 수업을 통해 에브리타임이라는 학생들의 일상적 공간을 민주적 담론의 장으로 변화시킬 수는 없을지 모색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연세대 재학생 이동수(23)씨 등 3명은 최근 김현옥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연세대 분회장과 박승길 부분회장을 상대로 수업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서부지법에 냈다. “노조의 교내 시위로 1~2개월간 학습권을 침해받았고,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약 638만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달 청소노동자들이 미신고 집회를 열었다며 업무방해와 집시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 독일인도 분노…주옥순, 소녀상 앞 “위안부는 사기”[포착]

    독일인도 분노…주옥순, 소녀상 앞 “위안부는 사기”[포착]

    아베 총리에게 사죄한다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가 극우성향 보수단체 관계자들과 독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위안부 피해자를 폄하하는 발언의 시위를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독일 시민단체는 독일어와 한국어로 “집에 가”, “더 배워”라는 구호를 외치며 맞시위로 항의했다.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 2020년 9월 25일 미테구 비르켄가에 설치돼 2년째 대표적인 집회, 시위 장소로 자리매김했다.미테구의회는 2020년 12월 2일 영구설치 결의안을, 지난해 3월 18일 영구설치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때까지 지금 자리에 설치허가를 계속 연장하라고 미테구청에 청원하는 결의안을, 지난 21일에는 영구존치 결의안을 의결한 바 있다.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와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장,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요시다 켄지 씨 등 4명은 26일(현지시간) 베를린 소녀상 앞에서 “위안부는 전시성폭력 피해자가 아니다”라며 소녀상의 철거를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1월 위안부 사기 청산 연대를 결성했고, 이는 일본 산케이신문에 실렸다. 신문은 이들을 소녀상 철거를 추진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나타난 “뜻밖의 원군”이라고 표현했다. 주옥순씨는 SNS에 시위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Stop Comfort Women Fraud! 위안부 사기 이제 그만!’, ‘위안부는 전시 성폭력 피해자가 아니다’라는 내용이 적힌 글귀를 들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베를린 시의회 등에 성명서와 의견서를 제출하고, 소녀상 설치를 주도한 재독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 대표들과의 면담과 현지 기자회견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독일 시민단체 “집에 가” 맞시위 한국 보수단체가 소녀상 철거를 촉구하는 모습에 독일 주민은 연합뉴스에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니 믿을 수가 없다”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코를 둘라씨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긴 침묵을 깨고 어렵게 공개증언을 했는데 모든 것을 거짓이라고 하고, 이렇게 공개적으로 기억을 지우려고 하다니 그 자체로 스캔들”이라고 분노했다. 코를 둘라 씨가 소속된 독일 여성단체 쿠라지 여성연합을 비롯해 시민단체 극우에 반대하는 할머니들, 독일 금속노조 국제위원회,독일 집권 사회민주당(SPD) 미테구 청년위원회, 베를린 일본 여성연합, 베를린에 소녀상을 건립한 코리아협의회 소속 100여명은 이날 소녀상 맞은편에서 보수단체의 시위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베를린 일본인 여성연합 소속 노리씨는 이들의 시위에 대해 “너무 끔찍하고 치욕적”이라며 “위안부 피해에 대해서는 수천개의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평화의 소녀상 주변 꽃집 주인은 “영어도 아니고, 한국어로 계속 이야기를 해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다. 아무 의미가 없는 시위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日 산케이신문 “기시다의 원군” 일본 정부는 베를린 소녀상의 철거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4월 28일 일본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소녀상이 계속 설치돼 있는 것은 유감이다. 일본의 입장과는 전혀 다르다”며 철거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주옥순씨는 2019년 주한 일본대사관 소녀상 앞에서 집회를 열고 “아베 수상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 “일본에 머리 숙이고 사과해야 한다”는 등 친일 발언을 쏟아내 논란에 휩싸였다.
  • 홍콩반환 25주년 앞두고 ‘불법무기 유통’…홍콩서 용의자 3명 체포

    홍콩반환 25주년 앞두고 ‘불법무기 유통’…홍콩서 용의자 3명 체포

    7월 1일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소셜미디어(SNS)상에서 무기를 불법으로 유통하고 경찰을 살해하도록 선동한 용의자 남성 3명이 경찰에 잡혔다. 이 중 한 명은 14세 소년이었다. 홍콩 경찰은 지난 25일 온라인에서 무기를 불법으로 판매한 혐의를 받은 14세 소년의 거주지를 기습, 내부에 있던 대량의 흉기들을 확인하고 압수 조치했다고 현지 매체 더 스탠다드가 26일 보도했다.  경찰은 온라인 메시지 앱과 SNS 등을 통해 불법 무기 거래를 시도한 이들의 행각을 추적 조사해왔으며, 14세 소년의 집에서 다수의 소형 무기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다만 경찰은 소년이 무기 거래에 직접 관여한 증거가 없다는 점에서 보석으로 풀어줬으나, 소년에게 범행을 지시한 22세 남성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14세 소년의 배후로 온라인 무기 판매를 교사한 20대 청년들 중 한 명은 직접 무기를 제조한 기술자로 알려졌다. 이들은 도주 중 천수이 지역에서 현장에 급파된 경찰에 의해 체포됐으며, 은신처에서 총기 19정을 확인해 압수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용의자들이 다수의 총기를 집안에 숨겨두고 온라인상에서 유통시키려 한 혐의 외에도 특정 경찰관을 겨냥해 살해를 모의한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집중 수사 중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홍콩 경찰은 온라인 무기 거래는 상대적으로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점과 낮은 진입 장벽, 광범위한 분포도 등에서 홍콩 무기상들의 노골적인 유통 채널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기상들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SNS에 무기 사진을 게재하고, 무기를 거래한 직후에는 해당 SNS를 폐쇄한 뒤 다른 계정을 열어 거래를 재개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담당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며, 추가 관련자에 대한 대대적인 체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사건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했다. 다만, 이번 사건과 관련해 홍콩 경찰은 이들이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 행사를 겨냥해 범행을 모의했다는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이달 중순에는 홍콩 남성 3명이 중국으로부터의 완전한 독립을 주장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당시 각종 흉기로 무장한 채 홍콩 중심가에 나타났고, 이들을 진압하기 위해 출동한 경찰관들을 향해 흉기를 꺼내 든 채 살해 위협을 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문제의 무장 시위자들을 진압해 소지했던 흉기를 압수 조치했으나 추가 혐의가 입증되지 않아 지난 24일 보석으로 풀어줬다고 밝혔다.
  • 대만 입법위원, 펠로시 미 하원의장에 대만 방문 요청

    대만 입법위원, 펠로시 미 하원의장에 대만 방문 요청

    유명 록가수 출신인 린창쭤(프레디 림) 입법위원(국회의원)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났다고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린 위원은 2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제8회 세계국회의원 시짱(티베트)대회 개막식에서 펠로시 의장을 만났다. 그는 펠로시 의장에게 대만 방문을 재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린 위원은 대만의 유명 블랙메탈 밴드 ‘소닉’의 메인 보컬을 맡아 활동하다가 중국 종속화에 반대하는 청년들의 ‘해바라기 운동’ 시위로 태동한 정당 ‘시대역량’에 힘을 보태 정치인의 길로 들어섰다. 앞서 펠로시 의장은 지난 4월 미국의 대만관계법 제정(4월 10일) 43주년을 맞아 하원의원 방문단을 이끌고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아시아 방문 계획을 연기했다. 이날 펠로시 의장은 개막식 축하에서 “중국은 대외적으로 시짱이 줄곧 중국의 일부분이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중국이 시짱인의 역사와 생활방식 등을 지우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는 인권을 침해하는 범죄행위”라고 강조했다.
  • “윤미향은 ‘돈미향’” 전여옥에 윤, 9950만원 손배액 내렸다 [이슈픽]

    “윤미향은 ‘돈미향’” 전여옥에 윤, 9950만원 손배액 내렸다 [이슈픽]

    손배액 2억 5000만원→9950만원으로 윤 “공소장에 없는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전 “룸 술집 182만원 외상값 보도 믿었을뿐”“부정하게 돈 쓴 데 대한 정치적 의견 쓴 것”윤미향 “공적 업무, 복리후생비로 공금처리”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출신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자신을 ‘돈미향’이라고 지칭한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을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소송이 본격화됐다. 윤 의원은 이번 소송에서 손해배상액을 당초 2억 5000만원에서 995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윤미향·딸, 전여옥 상대 손배소 제기전 “국민 대표 자격 없다는 걸 지적” 서울중앙지법 민사50단독 재판부는 15일 윤 의원과 딸 김모씨가 전 전 의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첫 변론을 진행했다. 전 전 의원은 지난해 10월 자신의 블로그에 “윤미향은 ‘돈미향’”, “할머니들 등친 돈으로 빨대를 꽂아 별의별 짓을 다 했다” “딸 통장에 직접 쏜 182만원은 룸 술집 외상값을 갚은 것이란다. 천벌 받을 짓만 한다” 등의 내용을 올렸다. 윤 의원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를 지냈다. 이에 대해 윤 의원과 딸 김씨는 전 전 의원이 공소장에도 없는 허위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총 2억 5000만원을 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조정 신청서를 냈다. 다만 윤 의원 측은 이번 소송에서 배상액을 9950만원으로 하향했다.이날 재판에서 윤 의원 측은 전 전 의원이 블로그에 허위 사실을 게시해 윤 의원과 딸 김씨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공적 업무로 복리후생비를 써왔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나 전 전 의원 측은 “돈이 부정하게 사용됐다는 평가이자 정치적 의견을 쓴 것”이라면서 “당시 여러 언론과 유튜브에서 182만원을 룸 술집 외상값으로 썼다는 내용이 나와서 이를 믿었다”고 반박했다. 전 전 의원 측은 또 “윤 의원이 국민의 대표로 자격이 없다는 것을 정치 평론가로서 지적한 것”이라면서 “공익성에 의해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아 손해배상의 책임이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은 다음달 20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한편 윤 의원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기억연대 전신) 보조금·후원금 유용 의혹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2020년 9월 윤 의원에게 사기·업무상 횡령 등 6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고, 현재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국민의힘, ‘제명 촉구 결의안’ 제출“후원금으로 마사지 윤미향 제명”갈비·과태료 등 후원금 217번 사용 전주혜 “위안부 피해자 지원 기여 인정 받아비례대표 추천됐는데 후원금 횡령 부적절”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해 10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후원금을 마사지숍, 요가 강사비, 속도 위반 과태료 등 사적 용도로 200차례 이상 썼다는 의혹이 제기된 윤 의원의 제명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윤 의원은 과거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지낼 당시 후원금 일부를 고깃집이나 과자 가게, 마사지숍에서 쓰고 자신의 교통 과태료와 소득세로 납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윤 의원은 “행사 경비를 비롯한 공적 업무 또는 복리후생비용으로 공금을 회계 처리한 것”이라고 반박했었다. 당시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논평에서 “윤 의원은 위안부 피해자 지원 활동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비례대표로 추천됐지만, 할머니들의 후원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만큼 국회의원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속히 의원직에서 내려와 위안부 할머니들의 후원금을 제 주머니 쌈짓돈처럼 쓴 데 대한 법원의 준엄한 심판부터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국회 있다는 것만으로도 할머니 모독”“尹 있어야 할 곳은 국회 아닌 구치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전주혜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공소장에 따르면 윤 의원은 2011년 1월부터 2020년 3월까지 모금액과 쉼터 운영자금 등 총 1억 37만원을 217차례에 걸쳐 횡령했다. 공소장 범죄일람표에는 횡령 의혹의 구체적인 사용처인 갈비·돼지고기·삼계탕 등 고깃집, 발 마사지 숍, 면세점, 과자점 등이 표기됐다. 2015년 3월 1일에는 ‘○○갈비’에서 26만원을, 7월 27일에는 ‘○○과자점’에서 2만 6900원을, 8월 12일에는 ‘○○삼계탕’에서 5만 2000원을 각각 체크카드로 사용했다. 같은 해 7월에는 ‘○○풋샵’이라는 곳에서 9만원을 결제했다. 요가 강사비를 지불하거나 속도위반 등 과태료와 세금을 납부해 사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보이는 내역도 함께 공개됐다. 2018년에는 개인 계좌로 25만원을 송금하며 ‘윤미향 대표 종합소득세 납부’라고 기재했다.윤 의원의 딸 계좌로 법인 돈을 이체한 사례도 여러 건 발견됐다. 윤 의원은 이에 대해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을 상대로 한 2억 5000만원의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민사조정 신청서에서 “(돈을 송금했다는) A씨도 딸의 입학축하금으로 자신의 돈을 송금한 것으로 사인간 거래에 불과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윤 의원이) 국회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이제 그만 석고대죄하시고 자진 사퇴하라”고 했다. 하태경 의원도 “윤미향이 있어야 할 곳은 국회가 아니라 구치소”라면서 “민주당도 할머니들 편인지 윤미향 편인지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정의당 “尹, ‘억울하다’ 변명 거두라”“소득세 납부, 요가 강사비 납득 어려워” 정의당도 윤 의원의 후원금 사적 사용에 대해 “잘못된 습관과 공사 구분의 모호함으로 정의연 후원자들에게 큰 상처를 입혔다”며 국회 차원의 징계를 요구했었다. 정의당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윤 의원은 ‘한 점 부끄럼이 없다’, ‘억울하다’는 변명은 거두고 사실 그대로 명확히 해명하라”며 국회 윤리위원회의 징계 절차를 촉구했다. 정의당은 특히 “(언론 보도)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음식점, 교통 과태료, 소득세 납부 등 다양한 곳에서 후원금이 사용된 정황을 발견할 수 있다”면서 “종합소득세 납부를 후원금으로 하거나 요가 강사비나 발 마사지숍 지출 내역이 확인된 점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시민들의 상식적인 수준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SNS를 통해 “시민단체의 공금이 대표자의 종합소득세 납부에 쓰여야 할 합당한 이유가 존재할 수 없다”며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반면 지난해 9월 17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윤 의원의 공판에서 옛 정대협 회계 업무 담당자는 “선지출 후 지출결의서를 작성하면 보전해 줬다”며 윤 의원이 영수증 없이 돈을 보내 달라고 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증언했다.檢 “尹, 치매 앓는 길할머니 상금7920만원 정의연 기부는 준사기” 2020년 9월 윤 의원은 사기·준사기·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윤 의원이 치매를 앓고 있는 길원옥 할머니의 심신장애를 이용해 할머니의 여성인권상 등 상금 중 7920만원을 정의연에 기부하게 한 것은 준사기라고 봤다. 서울서부지검은 윤 의원을 정대협 기부금 중 1억 35만원을 횡령하고, 치매를 앓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심신장애를 이용해 그들의 돈을 기부·증여하게 하는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윤 의원에게 적용한 혐의는 총 6개다. 부정한 방법으로 국고와 지방 보조금을 교부받아 편취한 혐의, 무등록 기부금품 모집 혐의, 개인계좌로 모금한 기부금과 단체 자금을 유용한 혐의, 치매 상태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돈을 기부하게 한 행위, 위안부 할머니 쉼터로 사용할 주택을 비싸게 사들여 정대협에 손해를 끼친 혐의, 위안부 할머니 쉼터를 미신고 숙박업에 이용한 혐의 등이다. 윤 의원이 정대협 보조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검찰이 확인한 금액은 총 1억 35만원이다. 검찰에 따르면 윤 의원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조의금, 해외여행 경비 등을 5개의 개인 계좌로 모금해 이중 5755만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 정대협 경상비 등 법인 계좌에서 2098만원, 마포쉼터 운영 비용에서 2182만원도 윤 의원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위안부 10억엔 합의’ 몰랐다던 윤미향발표 전날 미리 들었던 문건 공개 돼 한편 정의기억연대 상임대표를 지낸 윤 의원은 2015년 12·28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직전 외교부로부터 주요 합의 내용을 전달받았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문건이 공개됐다. 일본 정부의 10억엔(약 99억 6000만원) 출연 등 합의 내용을 사전에 제대로 듣지 못했다던 윤 의원의 주장과 달라 논란이 일었다.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은 지난달 26일 외교부가 2015년 작성한 ‘동북아국장·윤미향 대표 면담 결과’ 문건 4건을 공개했다. 문건에 따르면 윤 의원은 위안부 합의 전날인 12월 27일 이 국장과 서울 시내 식당에서 2시간 30분 동안 ‘오프더레코드’(대외비)를 전제로 합의 주요 내용을 전달받았다. 당시 만남을 기록한 12월 28일자 문건은 ‘합의 내용에 대한 반응’과 ‘정대협 입장 발표 문제’를 중심으로 정리됐다. 여기에는 “이 국장이 발표까지 각별한 대외보안을 전제로 금번 합의 내용에 ▲일본 정부 책임 통감 ▲아베 총리 직접 사죄·반성 표명 ▲10억엔 수준 일본 정부 예산 출연 내용이 포함된다고 밝혔다”고 기재됐다. 또 이 국장이 나눔의집을 비롯한 지방 소재 피해자 지원단체와 사전에 어느 수준까지 합의 내용을 공유하는 것이 좋을지 윤 의원에게 문의했다는 내용과 “발표가 나면 윤 대표가 대국적 견지에서 평가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대해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평화의소녀상 맞은 편에서 열린 제1546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정부가 피해자 지원단체에게 어이없는 프레임을 씌워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한일 합의의 과오를 적반하장으로 덮어씌우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 길벗체 간판·6년째 무지개 깃발 걸려도… 아직 어색한 ‘프라이드 먼스’

    길벗체 간판·6년째 무지개 깃발 걸려도… 아직 어색한 ‘프라이드 먼스’

    지난 7일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 위치한 주한 미국대사관 건물 외벽에 무지개 깃발이 걸렸다. 성소수자 인권의 달인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를 맞아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방한 중 트랜스젠더 방송인 하리수씨 등과 함께 게양했다. 2017년부터 매년 6월이면 내걸린 깃발이지만, 시민들은 매번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대사관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류모(34)씨는 “국가를 상징하는 건물에 자랑스럽게 성소수자 지지를 의미하는 ‘무지개 깃발’을 내건 모습이 보기 좋고 부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프라이드 먼스는 1969년 6월 미국 뉴욕의 스톤월 주점에서 성소수자들이 경찰 단속과 체포에 맞서 ‘스톤월 항쟁’을 벌인 것을 기념해 만들어졌다. 매년 6월 미국 뉴욕·샌프란시스코, 캐나다 토론토, 브라질 상파울루 같은 전 세계 대도시에서는 퀴어 축제가 열린다. 기업에서는 기존 제품에 무지개를 덧입힌 ‘프라이드 에디션’을 속속 내놓는다. 한국에서는 ‘프라이드 먼스’의 기운은 느끼기 어렵다. 이맘때 서울 등 지역 곳곳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리지만 보수 기독교계, ‘반동성애’ 단체, 지방자치단체의 반대에 봉착한다. 그러나 제도는 지연될지언정 최초로 성소수자 지지를 나타내는 길벗체를 간판으로 한 교회가 등장하는 등 시민사회는 조금씩 변화 중이다.●한국 ‘프라이드 먼스’의 현주소 한국 대표 퀴어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서울광장 사용을 놓고 매년 서울시와 줄다리기를 한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퀴어퍼레이드를 비롯한 오프라인 행사를 열고자 오는 7월 12∼17일 서울광장을 사용하겠다는 신청서를 지난 4월 13일 서울시에 제출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를 곧바로 수리하지 않고 6월 15일에 열리는 열린광장운영시민위에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 양선우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광장 사용 허가를 받기 위해 시민위에까지 안건으로 올라가는 행사는 퀴어축제밖에 없었다”며 “지난 5년 동안 여러 번 심의한 행사에 대해 매번 허가를 받는 구조를 만든 것 자체가 차별적”이라고 말했다. 조직위는 지난 13일부터 시민위가 열리는 15일까지 서울광장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연다. 2019년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들에게 축복 기도를 했다는 이유로 교단에서 정직 2년 처분을 받은 이동환 목사의 재판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목사의 항소심은 지난 13일 1년 7개월 만에 열렸다. 재판에 앞서 이 목사를 지지하는 청년들은 서울 광화문 감리회본부 앞에서 무지개 깃발을 흔들며 기도회를 열었다. 이 목사는 재판 후 “재판으로 상처받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교회가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은 양측 의견을 확인한 뒤 오는 27일로 다음 기일을 고지했다. 일부 보수 기독교계의 ‘반동성애’ 주장에도 불구하고 교회 안에서는 이미 변화가 진행 중이다. 광주에서는 국내 최초로 ‘길벗체 간판’을 내건 교회가 등장했다. 길벗체는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고안한 미국의 인권운동가 길버트 베이커를 기리며 만들어진 한글 최초의 완성형 색상 서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측 소속인 광주 옥합교회는 지난 5월 교회 간판을 교체하며 길벗체 글꼴을 활용했다. 엄기봉 옥합교회 목사는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성도들에게 말씀드렸고, 충분히 공감하셨다”며 “성적소수자를 포함해 한국에서 차별받고,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는 모든 소수자들과 연대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성평등 단협안’ 만드는 노조 늘어 성소수자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려는 노력은 노동조합에서 더욱 활발하다. 지난해 12월 성소수자 권리보장을 담은 금속노조 모범단협안은 대내외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 단협안을 그대로 채택한 사업장은 아직 없다. 그러나 노사 단협이 필수적인 신규 사업장의 경우는 관련 내용을 포함해 사측과 교섭을 진행 중이다.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지부마다 다소 편차는 있다”면서도 “실제로 성소수자 동거인과의 사실혼 관계를 어떻게 증빙하는지를 물어 오는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 등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조합원 수 100만 여명의 민주노총과 진보 교원단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성평등 단협안을 준비하고 있다. 성소수자 인권 신장 노력의 최전선이었던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은 상반기 국회 일정이 종료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차제연)는 미류·이종걸 활동가가 건강 문제로 각각 46일, 39일 만에 단식농성을 중단하면서 국회 앞에 차렸던 농성장을 철거했다. 현재 국회의 하반기 원 구성 등 입법 조건을 지켜보고 있다. 몽 차제연 위원장은 “성소수자들이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프라이드 먼스’ 같은 기회가 많아져야 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차별금지법이 없는 상황에서는 성소수자들이 일상적으로 스스로를 긍정하고 드러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적·물적 토대부터 갖춰야 한다”고 꼬집었다.
  • “시진핑은 독재자” NBA스타, 티베트 독립 지지하며 中 저격

    “시진핑은 독재자” NBA스타, 티베트 독립 지지하며 中 저격

    “시진핑은 독재자”를 외치며 중국 인권 문제에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던 미국 농구선수 에네스 칸터 프리덤이 이번에는 티베트 공동체를 방문해 티베트의 독립을 지지했다.  미국 매체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6일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이자 올해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된 에네스 칸터 프리덤(30세)가 캐나다 소재의 티베트 문화센터를 찾아 운집해있던 티베트 이민자들로부터 환대를 받았다고 7일 보도했다.  터키 태생인 에네스 칸터는 지난해 11월 미국 시민권자가 되면서 에네스 칸터 프리덤으로 개명했다. 이후 그는 중국 신장위구르 인권 탄압을 비판하고 홍콩과 대만의 정치적인 자유를 공개 지지해왔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자신의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에 ‘독재자 시진핑과 중국이여, 티베트는 티베트의 것’이라고 했다. 또, 베이징 올림픽을 앞뒀던 지난 2월에는 ‘중국은 잔인한 독재정권이다. 그들은 올림픽 가치를 대변할 수 없다’, ‘신장위구르 수용소와 티베트, 홍콩, 대만을 방문하려는데 시진핑이 승인하면 알려달라’는 등의 공개 행보를 이어가면서 인권 문제에 앞장선 대표적인 스포츠 스타로 주목받았다. 그는 이날 캐나다 소재의 티베트 문화센터에서 다수의 티베트 이민자들을 만났고, 현장에 있었던 티베트인들은 그에게 존경과 축복을 상징하는 백색의 얇은 비단 천인 ‘하다’(哈达)를 목에 걸어주며 환영했다.  푼촉 칼상 티베트 문화센터장은 에네스 칸터와 만난 자리에서 “지난 4일은 중국의 톈안문 민주화 운동에 대한 유혈 진압이 33주기였다”면서 “한 세대의 중국인들을 뒤흔들었고, 63년 전 티베트의 비폭력 시위대가 잔혹하게 진압됐던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아무리 오랜 세월이 걸리더라도 칸터와 같은 용감한 지지자들이 있다는 것에 큰 용기를 얻는다”고 했다.  그는 또 “지난 63년 동안 티베트 인들의 고통은 결코 줄어들지 않았고, 오히려 더 큰 박해를 받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에 의해 박해받는 수많은 사람들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주는 칸터의 용기에 감사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에네스 칸터는 “실제로 피를 흘리며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많은 이들의 용기와 비교해 (내가)한 일은 아주 보잘 것 없는 행동일 뿐”이라면서 “모두가 알다시피 중국은 티베트인들을 박해하고, 티베트의 문화와 언어를 말살하려 하고 있다. 티베트를 지지하기 위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하며, 정의가 악을 이길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이날 에네스 칸터가 문화 센터를 방문하면서 현장에서 수십 명의 10~20대 티베트 청년들이 밀집했다. 칸터는 행사 종료 직후 현장에 있었던 청소년들에게 시범 농구를 선보였고, 그가 던진 농구공이 골대를 통과할 때마다 큰 환호를 보냈다.  티베트 청소년협회 토론토 지부 써니 손암 회장은 “중국 정부가 수많은 유명인들을 돈으로 매수해 자유와 정의를 위협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칸터와 같이 그 어떤 두려움에도 맞서 자유를 지지해주는 인사들이 있기에 수 많은 티베트인들이 용기를 가질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에네스 칸터 프리덤은 최근 NBA 소속팀에서 방출돼 졸지에 거취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몰려 있다. 보스턴 셀틱스에서 뛰다 지난 2월 휴스턴 로케츠로 트레이드됐지만, 그가 NBA에서 중국 인권 문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직후 방출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방출 소식이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직후에도 그는 “가끔은 다음 월급보다 내 신념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 순간이 있다”고 SNS를 통해 심경을 밝힌 바 있다.
  • 방송서 ‘아이스크림’ 팔던 中남성…초콜릿 꽂았다가 “탱크 연상” 검열 당해

    방송서 ‘아이스크림’ 팔던 中남성…초콜릿 꽂았다가 “탱크 연상” 검열 당해

    1억 600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중국의 유명 인플루언서가 아이스크림 홍보 방송 도중 뜻하지 않게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떠올리게 해 화제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톈안먼 민주화 시위 기념일인 6월 4일을 몇 시간 앞둔 3일 오후 9시 중국 유명 인플루언서 리자치(李佳琦)는 영국 유니레버의 아이스크림 브랜드 ‘비네타’의 홍보 방송을 하고 있었다. 방송에서 리자치와 여성 진행자는 아이스크림을 쌓고 옆면에 둥근 쿠키를 붙였다. 그리고 맨 위에 초콜릿 스틱을 꽂았다. 아이스크림의 모습은 마치 탱크를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얼마 후 갑자기 라이브 방송이 끊겼다. 이를 두고 WSJ은 톈안먼 기념일을 앞두고 중국 인터넷 검열 당국이 ‘탱크’ 관련 이미지를 모두 검열했는데, 이 아이스크림 모양이 ‘탱크’를 연상시켰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해석했다. 톈안먼 시위는 중국 정부가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 100만명을 무력으로 진압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이때 탱크 부대를 가로막은 한 시민의 모습은 ‘탱크맨’으로 불리며 민주화의 상징이 됐다. 중국에서는 이를 언급하는 것이 금기이다. 실제로 중국 소셜미디어들은 지난 4일 톈안먼 민주화시위 33주년을 맞아 일제히 검열을 강화했다. 샤오훙수, 비리비리, 타오바오 등에서는 아바타, 닉네임 등을 바꾸는 것이 금지됐고, 웨이보에서는 ‘6월 4일’과 ‘이것은 나의 의무’(it‘s my duty)라는 문구 사용이 금지됐다. ’이것은 나의 의무‘는 1989년 당시 서방 기자가 촬영한 영상에서 한 중국인 청년이 ’왜 톈안먼으로 가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것은 나의 의무‘라고 답한 데서 유래한 것으로 톈안먼 시위를 상징하는 구호다 리자치와 그의 팀은 방송 중단 후 “기술적인 결함”으로 라이브 방송이 중단됐다고 해명했지만 이틀 후 예정된 방송도 결방됐다. 리자치의 마케팅 대행사는 이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았다.
  • “모든 것 잃은 30년 전 양심선언… 다시 돌아가면 더 준비하고 했을 것” [박록삼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야기]

    “모든 것 잃은 30년 전 양심선언… 다시 돌아가면 더 준비하고 했을 것” [박록삼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야기]

    군대 안에서 벌어져 온 여당 기표 강요, 공개 투표 등은 그 시절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반발이라도 했다가는 혹시 빨갱이라는 딱지가 붙을까 염려하며 부당한 지시인 줄 알면서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상관에게 찍히지나 않을까 두려워 침묵했고, 나 하나 나선다고 바뀔 것 같지도 않아서 눈을 감았다. 1992년 총선을 앞두고 이뤄진 군 부재자 투표 역시 노골적인 부정투표였다. 스물넷 청년 장교는 눈을 감지도, 침묵하지도 않았다. 이를 세상에 알렸다. 무슨 일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지 짐작하지도 못했다. 그저 평범한 상식에 따라 행동했다. 군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며, 선거는 공정하게 치러져야 하고,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아주 평범한 상식에 대한 믿음이었다. 30년이 흐르는 동안 세상이 바뀐 만큼 ‘이지문 중위’의 삶도 함께 바뀌었다. 이제는 50대 중년이 된 이지문(54) 한국청렴운동본부 이사장은 1992년 3월 22일 일요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여당표 80% 이상 나오게 하라’, ‘선관위 없는 공개 투표’, ‘투표 내용 검열’ 등 군대 안에서 벌어진 대대적인 부정투표를 폭로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절차적 민주주의는 이뤘지만 여전히 야만의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던 때였다. 이문옥 감사관, 윤석양 보안사 이병, 한준수 연기군수 등과 함께 공익제보를 상징하는 ‘내부고발 1세대’ 인물이다. 우리 사회의 소금과도 같은 역할이었지만 돌아온 대가는 처절했다. 그는 헌병대 영창을 갔고, 전역 뒤 예정된 ‘삼성맨’으로 돌아갈 길도 끊겼으며, 이등병 계급장만 단 채 빈 들판으로 내던져졌다. 지난 26일 이 이사장을 만났다. 그리고 “30년 전으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냐”고 묻자 “최근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라며 웃는다. 이는 그가 양심선언 직후 군으로부터 받았던 같은 맥락의 질문이기도 했다. “당시 사단 징계위에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다시 똑같이 행동하겠냐’고 묻더라고요. 저는 ‘이런 선택을 하지 않도록 군이 더 공정하게 해 달라’고 대답했죠. 그랬더니 ‘반성이 전혀 없군’이라며 이등병으로 파면시켰죠.” 상식과 양심을 믿는 청년 장교에게는 우문(愚問)이었다. 30년 뒤 다시 반복된 질문 역시 우문이었다. 돌아온 답이 더욱 지혜로워졌을 뿐이다. “사실은 스스로 끊임없이 물었던 질문이기도 하죠. 다시 해야죠. 대신 철저하게 준비하고 계획을 세워서 했을 것 같네요. 그래도 만약 당시 너무 철저하게 준비했으면 순수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하하.”그는 그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다시 부대로 들어가 군복무를 계속 하려 했다. 군 부재자 투표의 문제점 등을 꼼꼼히 기록한 일기장도 놓고 나왔다. 철저히 준비되지 않았음을 보여 주고, 그저 상식에 따른 순수한 의도뿐이었음을 보여 준 단적인 사례이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87학번이다. 최루탄과 돌멩이가 난무하던 시절 대학을 다니면서도 데모 한 번 하지 않은 이였다. 내내 학생운동을 하기도 쉽지 않지만, 시위 현장에 한 번도 나서지 않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시절이었다. 그는 “남과 세상을 위해 희생하며 사는 사람이 아님을 대학에 들어갈 때부터 스스로 알았기에 데모와는 거리를 뒀다”면서 “다만 남들과 다르게 편히 학군단 생활하고 졸업 뒤에는 삼성에 입사하고 하면서 선후배 친구들에게 부채의식과 부끄러움은 조금씩 쌓여 갔다”고 말했다. 엄청난 곡절을 거치며 이 이사장의 정치사회적 삶은 1992년 3월 새로 시작된 셈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여러 우연이 겹치고 쌓여서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운명이 된 셈이었죠. 만약 당시 근무하던 부대(9사단3789부대)가 경기도 파주가 아닌 서울과 멀리 떨어진 강원도 같은 곳에 있었다면, 또 위수지역을 통과할 때 헌병이 제대로 검문을 했더라면, 또 기자회견 전날 밤 당직사관이 아니었더라면 등등 여러 조건들이 맞아떨어지지 않았다면 그 양심선언은 없었을지도 모르죠.” 이후 세상은 조금씩 바뀌어 갔다. 1992년 5월 이등병으로 파면됐지만 3년 가까운 법정 다툼 끝에 다시 중위 계급장을 되찾을 수 있었다. 공직선거법이 개정됐고, 부패방지법 및 공익신고자보호법 등이 제정됐다. 민주주의는 조금씩 무르익어 갔고 반부패는 시대의 화두가 됐다. 그동안 그는 공익제보자를 돕고 반부패의 가치를 역설하면서 지냈다. 그렇다고 1992년 경험과 활동에 머무르지만은 않았다. 1995년 부활한 지방자치제에서 최연소 서울시의원으로 당선돼 활동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현실 정치에 발을 담가 보기도 했고 고스란히 그 한계와 모순을 몸으로 체감하기도 했다”면서 “우리의 정치가 평범한 시민의 참여 없는 상층부 중심의 정치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깨닫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의 박사 학위 논문 주제는 ‘추첨 민주주의’다. 흔히 말하는 ‘제비뽑기’로 국회와 지방의회를 구성하자는 주장이다. 이 이사장은 “선거가 가장 민주주의적이라는 것은 환상에 가깝다”면서 “보통 시민들의 지적 수준과 경험이 정치인보다 못하지 않은 만큼 계층, 연령, 지역, 성별로 안배해서 시민의 삶과 연관된 과제를 다루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직업 정치인이 시민의 대변자를 자처하지만 실상은 소속 정당의 그늘 아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깨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굳이 민주주의의 원형이었던 고대 그리스 아테네가 관직 대부분을 추첨제로 선발했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한 제도다. 이 이사장은 “추첨민주주의를 통해 대의민주주의 한계를 보완하고 주민의 직접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첨 민주주의 방법으로 지방자치 차원에서 ‘시민의회’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계층과 성별, 연령 등을 감안해서 추첨식으로 시민의원을 선출하고 다양한 정보와 판단 근거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숙의민주주의 요소를 도입하고 실질적인 결정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시민의회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시민의회’라는 개념이 그다지 익숙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마치 30년 전 양심선언을 앞두고 ‘청년 이지문’이 기대와 걱정으로 들떠서 지었을 법한 표정으로 열변을 내뿜었다. 그는 “읍·면·동 민회, 기초시민의회, 광역시민의회, 국가시민의회 등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기존의 의회가 있는 곳은 양원제 형태로 운영하는 실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쉽게 말하면 시민의회가 하원 기능을, 기존 의회가 상원 기능을 하게 하는 방식이다. 그는 이런 ‘시민의회’는 시민사회단체 활동 차원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국회와 정부가 결단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등에서 이미 시민의회를 1년 동안 성공적으로 운영한 사례가 있습니다. 평범한 시민들도 특정한 과제와 주제에 대해 정보접근권을 갖고 고민하면 오히려 기존 정치인보다 더 나은 판단 능력을 가질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실제로 대의민주주의는 이미 현실 곳곳에서 그 한계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대체할 수 있는 제도와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을 따름이다. 지난 30일 오후 다시 만나 옛 부대를 함께 찾은 그는 먼발치에서 부대를 바라보며 “이등병으로 떠나야만 했던 저 안에 다시 들어가 찬찬히 한번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은데 언제나 가능할지 모르겠다”면서 멋쩍게 웃었다. 그는 또한 “이와 함께 처음 입사했지만 다시 돌아가지 못한 삼성으로 잠시나마 돌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도 전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여러 비판이 있긴 하지만 삼성 역시 준법감시위원회를 꾸리며 기업의 윤리경영, 준법경영에 대한 의지를 천명한 만큼 반부패와 민주주의의 상징인 ‘청년 이지문’과 제법 잘 어울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양심선언 이후 공익제보의 활성화를 통해 부정부패 없는 세상을 꿈꿨다면, 이제 그 후반부는 정치학자이자 시민사회운동가로서 ‘추첨민주주의’를 통해 대의제 민주주의의 한계를 보완하며 민주주의의 질적 심화를 꿈꾸고 있다. 그의 바람이 실현되는 것이 좀더 투명한 세상, 민주주의가 깊어 가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일 테니 30년 전보다 더 크게 응원할 수밖에 없다.
  • 30년 전 양심선언 이지문, “삼성 돌아가고 싶다” [박록삼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야기]

    30년 전 양심선언 이지문, “삼성 돌아가고 싶다” [박록삼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야기]

    군대 안에서 벌어져 온 여당 기표 강요, 공개 투표 등은 그 시절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반발이라도 했다가는 혹시 빨갱이라는 딱지가 붙을까 염려하며 부당한 지시인 줄 알면서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상관에게 찍히지나 않을까 두려워 침묵했고, 나 하나 나선다고 바뀔 것 같지도 않아서 눈을 감았다. 1992년 총선을 앞두고 이뤄진 군 부재자 투표 역시 노골적인 부정투표였다. 스물넷 청년 장교는 눈을 감지도, 침묵하지도 않았다. 이를 세상에 알렸다. 무슨 일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지 짐작하지도 못했다. 그저 평범한 상식에 따라 행동했다. 군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며, 선거는 공정하게 치러져야 하고,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아주 평범한 상식에 대한 믿음이었다. 30년이 흐르는 동안 세상이 바뀐 만큼 ‘이지문 중위’의 삶도 함께 바뀌었다. 이제는 50대 중년이 된 이지문(54) 한국청렴운동본부 이사장은 1992년 3월 22일 일요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여당표 80% 이상 나오게 하라’, ‘선관위 없는 공개 투표’, ‘투표 내용 검열’ 등 군대 안에서 벌어진 대대적인 부정투표를 폭로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절차적 민주주의는 이뤘지만 여전히 야만의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던 때였다. 이문옥 감사관, 윤석양 보안사 이병, 한준수 연기군수 등과 함께 공익제보를 상징하는 ‘내부고발 1세대’ 인물이다. 우리 사회의 소금과도 같은 역할이었지만 돌아온 대가는 처절했다. 그는 헌병대 영창을 갔고, 전역 뒤 예정된 ‘삼성맨’으로 돌아갈 길도 끊겼으며, 이등병 계급장만 단 채 빈 들판으로 내던져졌다. 지난 26일 이 이사장을 만났다. 그리고 “30년 전으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냐”고 묻자 “최근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라며 웃는다. 이는 그가 양심선언 직후 군으로부터 받았던 같은 맥락의 질문이기도 했다. “당시 사단 징계위에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다시 똑같이 행동하겠냐’고 묻더라고요. 저는 ‘이런 선택을 하지 않도록 군이 더 공정하게 해 달라’고 대답했죠. 그랬더니 ‘반성이 전혀 없군’이라며 이등병으로 파면시켰죠.” 상식과 양심을 믿는 청년 장교에게는 우문(愚問)이었다. 30년 뒤 다시 반복된 질문 역시 우문이었다. 돌아온 답이 더욱 지혜로워졌을 뿐이다. “사실은 스스로 끊임없이 물었던 질문이기도 하죠. 다시 해야죠. 대신 철저하게 준비하고 계획을 세워서 했을 것 같네요. 그래도 만약 당시 너무 철저하게 준비했으면 순수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하하.”그는 그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다시 부대로 들어가 군복무를 계속 하려 했다. 군 부재자 투표의 문제점 등을 꼼꼼히 기록한 일기장도 놓고 나왔다. 철저히 준비되지 않았음을 보여 주고, 그저 상식에 따른 순수한 의도뿐이었음을 보여 준 단적인 사례이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87학번이다. 최루탄과 돌멩이가 난무하던 시절 대학을 다니면서도 데모 한 번 하지 않은 이였다. 내내 학생운동을 하기도 쉽지 않지만, 시위 현장에 한 번도 나서지 않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시절이었다. 그는 “남과 세상을 위해 희생하며 사는 사람이 아님을 대학에 들어갈 때부터 스스로 알았기에 데모와는 거리를 뒀다”면서 “다만 남들과 다르게 편히 학군단 생활하고 졸업 뒤에는 삼성에 입사하고 하면서 선후배 친구들에게 부채의식과 부끄러움은 조금씩 쌓여 갔다”고 말했다. 엄청난 곡절을 거치며 이 이사장의 정치사회적 삶은 1992년 3월 새로 시작된 셈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여러 우연이 겹치고 쌓여서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운명이 된 셈이었죠. 만약 당시 근무하던 부대(9사단3789부대)가 경기도 파주가 아닌 서울과 멀리 떨어진 강원도 같은 곳에 있었다면, 또 위수지역을 통과할 때 헌병이 제대로 검문을 했더라면, 또 기자회견 전날 밤 당직사관이 아니었더라면 등등 여러 조건들이 맞아떨어지지 않았다면 그 양심선언은 없었을지도 모르죠.” 이후 세상은 조금씩 바뀌어 갔다. 1992년 5월 이등병으로 파면됐지만 3년 가까운 법정 다툼 끝에 다시 중위 계급장을 되찾을 수 있었다. 공직선거법이 개정됐고, 부패방지법 및 공익신고자보호법 등이 제정됐다. 민주주의는 조금씩 무르익어 갔고 반부패는 시대의 화두가 됐다. 그동안 그는 공익제보자를 돕고 반부패의 가치를 역설하면서 지냈다. 그렇다고 1992년 경험과 활동에 머무르지만은 않았다. 1995년 부활한 지방자치제에서 최연소 서울시의원으로 당선돼 활동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현실 정치에 발을 담가 보기도 했고 고스란히 그 한계와 모순을 몸으로 체감하기도 했다”면서 “우리의 정치가 평범한 시민의 참여 없는 상층부 중심의 정치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깨닫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의 박사 학위 논문 주제는 ‘추첨 민주주의’다. 흔히 말하는 ‘제비뽑기’로 국회와 지방의회를 구성하자는 주장이다. 이 이사장은 “선거가 가장 민주주의적이라는 것은 환상에 가깝다”면서 “보통 시민들의 지적 수준과 경험이 정치인보다 못하지 않은 만큼 계층, 연령, 지역, 성별로 안배해서 시민의 삶과 연관된 과제를 다루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직업 정치인이 시민의 대변자를 자처하지만 실상은 소속 정당의 그늘 아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깨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굳이 민주주의의 원형이었던 고대 그리스 아테네가 관직 대부분을 추첨제로 선발했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한 제도다. 이 이사장은 “추첨민주주의를 통해 대의민주주의 한계를 보완하고 주민의 직접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첨 민주주의 방법으로 지방자치 차원에서 ‘시민의회’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계층과 성별, 연령 등을 감안해서 추첨식으로 시민의원을 선출하고 다양한 정보와 판단 근거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숙의민주주의 요소를 도입하고 실질적인 결정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시민의회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시민의회’라는 개념이 그다지 익숙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마치 30년 전 양심선언을 앞두고 ‘청년 이지문’이 기대와 걱정으로 들떠서 지었을 법한 표정으로 열변을 내뿜었다. 그는 “읍·면·동 민회, 기초시민의회, 광역시민의회, 국가시민의회 등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기존의 의회가 있는 곳은 양원제 형태로 운영하는 실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쉽게 말하면 시민의회가 하원 기능을, 기존 의회가 상원 기능을 하게 하는 방식이다. 그는 이런 ‘시민의회’는 시민사회단체 활동 차원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국회와 정부가 결단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등에서 이미 시민의회를 1년 동안 성공적으로 운영한 사례가 있습니다. 평범한 시민들도 특정한 과제와 주제에 대해 정보접근권을 갖고 고민하면 오히려 기존 정치인보다 더 나은 판단 능력을 가질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실제로 대의민주주의는 이미 현실 곳곳에서 그 한계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대체할 수 있는 제도와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을 따름이다.지난 30일 오후 다시 만나 옛 부대를 함께 찾은 그는 먼발치에서 부대를 바라보며 “이등병으로 떠나야만 했던 저 안에 다시 들어가 찬찬히 한번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은데 언제나 가능할지 모르겠다”면서 멋쩍게 웃었다. 그는 또한 “이와 함께 처음 입사했지만 다시 돌아가지 못한 삼성으로 잠시나마 돌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도 전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여러 비판이 있긴 하지만 삼성 역시 준법감시위원회를 꾸리며 기업의 윤리경영, 준법경영에 대한 의지를 천명한 만큼 반부패와 민주주의의 상징인 ‘청년 이지문’과 제법 잘 어울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양심선언 이후 공익제보의 활성화를 통해 부정부패 없는 세상을 꿈꿨다면, 이제 그 후반부는 정치학자이자 시민사회운동가로서 ‘추첨민주주의’를 통해 대의제 민주주의의 한계를 보완하며 민주주의의 질적 심화를 꿈꾸고 있다. 그의 바람이 실현되는 것이 좀더 투명한 세상, 민주주의가 깊어 가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일 테니 30년 전보다 더 크게 응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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