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청년 세대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언행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고용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오세훈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교육청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829
  • “지진이 ‘무사안일’ 日청년 바꿔놨다”

    도쿄 국제기독교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아키코 가라키는 최근 일주일 동안 학교에 가는 대신 지진 피해 지역으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주변에선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아키코는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다들 ‘진짜 가는 거야’라고 물어댔죠.”라고 말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젊은이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한다는 점이다. 11일 국제전략연구소(CSIS)의 일본 전문가인 마이크 그린에 따르면 일본 젊은이들은 뚜렷한 목표나 야욕이 없고 게으르며 ‘섬 안에 갇힌’ 세대다. 일례로 2009년 미국에 유학간 일본 학생은 2만 4842명으로 2000년 4만 6497명에서 절반으로 줄었다. 기업들은 국제 경쟁력을 원하지만 젊은이들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것이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메이와쿠(迷惑)는 피하려 하지만 동시에 남을 도울 줄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이 달라지고 있다. 도쿄에서는 대지진 복구를 위한 학생 자원봉사 단체 ‘유스 포 3·11(Youth for 3·11)’이 꾸려졌다. 이 단체를 통해 매주 수백명이 도호쿠 지방을 찾는다. 봉사 활동을 조직하고 있는 겐타로 와타리는 “미야기현 도메를 다녀온 학생들은 울음을 터뜨렸다.”면서 “자신들의 행동이 자랑스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지진은 그들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젊은이뿐 아니라 일본인 전체가 이번 위기를 통해 안일함에서 벗어나 다시 뛸 동력을 확보했다고 지적했다. 1955년 대지진이 도쿠가와 시대 종식과 일본 개방을 가져온 것처럼 이번 지진은 일본인이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변화가 장밋빛 일색은 아니다. 기업의 어려움으로 취업난은 더 심해졌다. 지난 1일 도요타 신입사원 입사식도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일본의 에너지 정책과 전지구적인 기후 변화 대응에도 빨간 불이 들어왔다. 일본은 내년에 끝나는 교토의정서 적용 대상에서 빼달라고 요청했다. 의정서 주최국인 일본이 예외를 인정 받으면 의정서의 근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등산복도 ‘TPO’에 맞게!

    등산복도 ‘TPO’에 맞게!

    옷을 입을 때 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을 고려해 갖춰 입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요즘 이 원칙은 이제 아웃도어 의류를 입을 때도 통한다. 아웃도어 열풍 초창기에 업계에서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약수 뜨러 동네 뒷산을 올라도 히말라야를 등반하는 것처럼 옷을 입고 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고기능성으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완전 무장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소비심리가 아웃도어 의류 전성기를 낳은 것이다. ●‘시티형 아웃도어 제품’ 속속 선보여 그러나 요즘 등산 이외 트레킹, 캠핑 등 다양한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장소와 상황에 따라 옷을 다르게 입을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등산복의 일상복 활용은 대세여서 아예 도심을 겨냥한 ‘시티형 아웃도어 제품’들이 속속 선보이는 추세다. 코오롱스포츠는 도시형 제품으로 트래블라인을 이번 시즌 처음 선보였다. 산보다는 도시나 근교에서 기능성 의류를 입고 싶어 하는 2030세대를 겨냥했다. 카탈로그를 보면 산을 타기보다 모델들은 자전거를 끌고 도시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많다. 전문가용 제품 또한 마니아들의 요구와 취향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 제품들이 속속 강화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코오롱스포츠는 전문가용 라인 익스트림에도 심혈을 쏟고 있다. ‘익스트림 라인’은 브랜드 정체성과 역사가 가장 잘 구현된 제품군으로 히말라야 등 고산 원정 등반을 위한 최고의 기능성을 추구하는 최전문형 제품이다. 전문가의 현장 테스트를 거쳐 히말라야 고산 원정 및 극지 탐험 등 극한의 자연환경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고 최적의 컨디션 유지와 활동성을 고려한 제품들로 구성됐다. ‘히말라야 재킷’(남성용 82만원·여성용 79만원)은 방수, 방풍, 투습 등 뛰어난 기능성을 갖췄다. 등판과 겨드랑이에는 스트레치 소재를 사용해 활동성을 더욱 강화했다. 넉넉한 주머니는 실용적이며, 어깨 부위의 마모 방지용 세라믹 프린트 패치를 적용했다. 소매에는 발광다이오드(LED) 시스템을 적용해 야간 산행 시에도 안전한 산행을 제안한다. ‘트레킹 라인’은 활동성과 기능성에 바탕을 둔 디자인에 더욱 멋스러운 디자인을 입어 기능성 의류지만 훨씬 대중성을 띤다. 색상은 물론 광택 소재 사용으로 더욱 화려하고 재미있다. 특히 형광색과 다양한 자연을 모티브로 한 그래픽을 통해 한층 화사한 스타일을 선보인다. 따라서 야외활동 시에는 물론 일반 캐주얼로도 빛을 발한다. 웨스트우드는 가벼운 등산길과 트레킹에도 두루 활용 가능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남성용 ‘퍼텍스쉴드 방수재킷’(23만 9000원)은 완벽한 투습·방수 기능을 갖추기 위해 원단에 내구발수기능(DWR) 가공 처리를 했다. 은은한 광택을 입어 더욱 화사해 보이고 어깨와 밑단을 웰딩필름으로 보강해 내구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여성용 ‘블랙프리미엄 재킷’(27만 5000원)은 블랙과 골드 색상에 포인트를 줘 더욱 고급스럽게 보여 일상복으로 활용해도 무방하다. 등산복이 산에서 도심으로 내려온 지 오래지만 이번 시즌처럼 본격적으로 캐주얼 의류를 경쟁상대로 삼은 적은 없었다. 업체마다 일상복 느낌이 훨씬 강조된 제품군들을 속속 내놓고 있는 가운데 라푸마의 ‘캔디라인’도 주목할 만하다. 아웃도어의 소비자들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중년에서 청년층으로 변화되는 경향에 맞춰 선보이는 라인이다. 10대를 겨냥한 ‘캔디라인’이 선보인 제품들은 아웃도어 제품으로 보기에는 낯선 것들이 많다. 하지만 기능성은 기본으로 갖추고 스타일까지 챙겼으니 젊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하다. 라푸마가 젊은 고객들을 위해 선보인 디자인들은 어깨 견장이 달린 사파리 스타일의 재킷이나 원피스, 크로스백 등은 산보다 도심에서 더욱 어울릴 만한 것들이다. 이 가운데 여성용 원피스 셔츠(12만원)는 원피스로 반팔 트렌치 재킷으로 이 중 스타일링이 가능한 제품이다. 습기는 흡수하고 빠르게 건조시키는 ‘흡습속건’의 기능성 소재를 사용해 캠핑과 같은 가벼운 야외활동에도 어울린다. 통풍기능을 갖춘 등판은 온도에 관계없이 쾌적함을 보장한다. 남성용 풀오버 바람막이(14만원) 또한 산과 도심 어느 곳에서든지 어울린다. 허리기장에 밸크로(찍찍이) 처리로 허리부분을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연출을 가능하게 했다. ●채도는 낮아지고 실루엣은 슬림하게 이주영 라푸마 디자인실장은 “최근 등산인구가 증가하면서 등산복의 스타일과 디자인이 보다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며 “특히 아웃도어의 캐주얼화가 심화되면서 일상복으로 입기 좋게 색깔의 채도는 낮아진 반면 실루엣은 더욱 슬림해진 캐주얼 제품의 비중이 높아진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8일 TV 하이라이트]

    ●독립영화관 춤추는 동물원(KBS1 밤 1시 10분) 뮤지션이 되기 위해 상경을 결심한 준수는 동물원의 친구 원숭이에게 이별노래를 부르다 우연히 실연당한 인디 뮤지션 희정을 만난다. 금세 둘은 음악이란 공통분모로 가까워지고 홍대 클럽에서 공연하는 희정의 기타 세션을 준수가 돕는다. 그렇게 그들은 가까워지면서 서로에게 점점 빠지게 된다. ●금요기획(KBS2 밤 11시 5분) 아찔한 높이의 킬힐을 신고 런웨이에서 넘어져 킬힐 바이러스의 원조가 된 나오미 캠벨, 과도한 하이힐 선호로 인해 현대 여성들에게 만연한 족부 질환에 이르기까지. 건강을 해쳐도 하이힐에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마력이 숨어 있다. 루이 14세의 ‘루이힐’에서 여성들을 사로잡은 ‘킬힐’에 이르는 하이힐 변천사를 들여다 본다. ●공감 특별한 세상(MBC 오후 6시 50분) MC 최윤영 아나운서와 함께 느끼고 만지고 먹는 오감만족 봄 여행을 떠나 본다. 대구 달성 숲 속에서 경험하는 타잔 체험, 몸에 안전장치를 단 채 공중을 나는 체험 등 이색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암벽을 타며 장애물을 넘다 보면 어느새 봄바람과 함께 스트레스는 저 멀리 사라진다. ●농비어천가(SBS 오후 6시 30분) 무릎을 심하게 다친 준일이 고향인 부산으로 간 사이, 어느덧 26일로 예정된 섬이 마을 체험행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경기 양평 청년들은 막바지 준비로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막내가 애착을 보이던 목공예 체험을 준비하는 마음이 남다른 세 형들. 산에 올라 목공예 재료로 쓸 나무를 베어 와서 손질을 하는데…. ●명의(EBS 밤 11시 10분) 따뜻한 봄바람과 봄꽃이 절정에 이를수록 괴로운 사람들이 있다. 흐르는 콧물과 숨쉬기 힘들 정도로 꽉 막힌 코.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축농증·천식 등의 동반 질환을 유발해 평온한 일상을 깨뜨리는 알레르기 비염. 사람들에게 활기찬 일상을 선물하는 이비인후과 전문의 조중생 교수를 만나 본다. ●콘서트 울림(OBS 밤 10시) 봄 개편 신설 프로그램 콘서트 ‘울림’이 시청자를 찾아간다. 가수 김현철의 진행으로 장르와 세대의 장벽을 허물고, 음악 본연의 울림을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100% 라이브로 전달한다. 그 첫 무대로는 24개국에 음반을 발표해 일본 주요 재즈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팝재즈 밴드 ‘윈터플레이’가 준비돼 있다.
  • [특파원 칼럼] 김정은 맞는 중국 최고지도부에/박홍환 베이징특파원

    [특파원 칼럼] 김정은 맞는 중국 최고지도부에/박홍환 베이징특파원

    요즘 베이징의 한국과 일본 기자들은 매주 화·목·토요일이면 서우두(首都)공항에 눈을 집중시킨다. 도착 게이트에 진을 친 기자들의 카메라는 평양발 고려항공 정기편에서 쏟아져 나오는 인물들을 담기에 바쁘다. “오늘은 또 누가 들어오려나….” 한동안 뜸했던 북한 노동당과 군부 인사들의 중국행이 빈번해졌다. 3월에만 인민무력부 안영기 외사국장, 노동당 국제부 대표단, 인민군 대표단,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리철 합영투자위원회 위원장 등이 베이징에 모습을 드러냈다. 생각은 온통 ‘그’에게 쏠려 있지만 아직은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다. 물론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확정된, 김 위원장의 3남 김정은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다. 그의 방중이 임박한 듯하다. 북한 당·정·군 인사들이 베이징을 들락거리는 것은 그 징후로 읽힌다. 이미 중국 최고지도부도 김정은을 맞을 ‘마음의 준비’는 끝낸 상태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김정은이 지난해 9월 노동당 대표자회의에서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올라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확정된 뒤 곧바로 저우융캉(周永康) 정치국 상무위원을 보내 축하하고, ‘새 지도부’를 공식초청했다. 후 주석은 지난 2월 방북한 멍젠주(孟建柱) 국무위원 겸 공안부장을 통해서도 재차 김정은을 초청했다. 세간에서는 김정은이 7일 열릴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 제1부위원장에 올라 15일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행사를 주관한 뒤 방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중국 최고지도부가 김정은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를 공식초청한 상태에서 시기는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핵심은 방중의 성격과 내용이다. 김 위원장은 김일성 주석의 후계자로 확정된 뒤 혈맹인 중국을 첫 순방 대상으로 삼았다. 1983년 9월의 일로 그의 나이 41세 때이다. 당시 중국에는 최고지도자 덩샤오핑과 후야오방(胡耀邦) 공산당 총서기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덩은 79세, 후는 68세였다. 덩과 후는 혈맹국 후계자인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 양국의 ‘관심사’를 논의하는 등 극진하게 대했다. ‘개혁·개방의 총설계사’인 덩샤오핑과 개혁파의 거두였던 후야오방이 그때 김 위원장에게 ‘중국의 길’을 설명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때 그들이 김 위원장에게 “개혁·개방만이 살 길”이라며 중국과의 동행을 적극 권고했다면 북한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 곧 방중할 28세의 김정은은 아버지뻘인 후 주석, 원자바오 총리 등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5세대 지도자로, 내년 말 이후 자신과 보조를 맞출 58세의 시진핑(習近平) 부주석과도 상견례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 주석이나 원 총리는 모두 후야오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 주석은 후야오방이 터를 닦은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에서 성장했고, 원 총리는 후야오방의 비서를 지냈다. 아들과 ‘제자’들이 30여년 만에 선대의 인연을 잇는 셈이다. 덩샤오핑이 시 부주석의 아버지인 시중쉰(習仲勛)을 적극 신임했던 것을 감안하면 김정은과 시 부주석의 인연도 만만치 않다. 30여년 만에 ‘리메이크’되는 ‘영화’를 기다리면서 원작과는 다른 에필로그를 기대하는 것은 배우들에게 너무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일까. 김정은 역시 방중하게 되면 아버지인 김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중국 최고지도부의 극진한 영접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최고지도부 9명을 모두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김정은이 자신을 위해 뻥 뚫린 창안제(長安街)를 달리며 희열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중국의 변화상에서 북한의 살 길을 찾아내야 한다. 김정은을 맞는 중국의 4세대, 5세대 지도부도 30여년 전 2세대 지도부가 시도하지 못했던 결단을 내려야 한다. 핵을 무기삼아 문을 굳게 닫아 걸고는 결코 오래 지탱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뼛속 깊이 깨우쳐 줘야 한다. 그것이 진정으로 혈맹을 위하는 길이다. stinger@seoul.co.kr
  • “몸 바쳐 독도 사랑한 아버지 피가 내몸에 흐른다”

    “몸 바쳐 독도 사랑한 아버지 피가 내몸에 흐른다”

    세월은 떠난 많은 사람을 지운다. 하지만 독도가 시름에 잠기는 이맘때라도 꼭 흐려진 기억에서 끄집어내야 할 사람이 있다. 이덕영. 울릉도 사람. 독도를 제몸처럼 사랑했던 사람. 그 사랑이 지나쳐 제명을 다 채우지 못한 사람. 푸른독도가꾸기 초대회장. 바위섬 독도에 푸른 나무로 옷을 입힌 사람이다. 1980년대, 뜯어말리는 경찰과 싸워가며 회원들과 함께 울릉도에서 흙을 퍼다 나르고, 그 위에 해송과 동백과 향나무와 야생화들을 가져다 심은, 미련하고 고집 센 사람. 그는 1998년 1월 23일 나이 마흔아홉에 죽었다. 타계도, 별세도 아니고, 죽었다. 일본 열도 남쪽 도고섬 앞바다에서. 시신은 뗏목 위에 묶어 놓은 한쪽 다리뿐. 나머지는 며칠 뒤에야 찾았다. 독립운동에 뒷돈을 댔던 선친 때문이었을까. 그래서 핏속에 반일(反日), 항일(抗日)의 유전자라도 담겼던 것일까. 이덕영은 어릴 적부터 머릿속에 ‘우리땅’이, 가슴 속엔 ‘반일’이 가득했다고 한다. 음악가 한돌이 ‘홀로 아리랑’을 지을 때 영감을 받았다던, 그의 울릉도 집에 켜켜이 쌓여 있던 역사책 2만권이 그 증좌의 일부다. 석포에 살면서도 일본식 지명이 싫어 홀로 정들포마을이라고 불렀다. 우리 들꽃에 빠져 전국 방방곡곡을 돌기도 했다. 1997년 겨울 어느 날. 대구로 나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아들 병호를 이덕영은 불쑥 찾아가 불러냈다. 그러곤 국밥 한 그릇을 사 주며 “아버지, 멀리 다녀와야 한다. 당분간 보기 힘들 거야.”라고 했다. 멀쩡한 농협을 다니다 때려치우고는 뭘 하는지 밖으로 돌며 걸핏하면 며칠씩 집을 비우고 가산도 거의 털어먹은 아버지를, 병호는 그날 마지막으로 봤다. 이덕영은 동료 3명과 함께 러시아로 떠났다. 그리고 12월 31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뗏목 ‘발해 1300호’에 올랐다. 발해 건국 1300주년을 맞아 옛 조상의 동해 개척사를 재연하겠다며 험한 바다에 몸을 맡겼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함흥, 강릉, 울릉도, 부산, 일본으로 바닷물길이 이어진다는 사실을 뗏목으로 입증하고, 이를 통해 발해의 문물이 한반도를 거쳐 일본으로 흘러간 역사를 증명해 보이겠다는 ‘거사(擧事)’였다. 동해와 독도의 주인이 정녕 누구인지, 일본은 똑똑히 지켜보라는 시위였다. 무모했다. 용기보다는 결기와 오기였다. 출항 15일째인 이듬해 1월 14일 이덕영의 동료 21세기 바다연구소 소장 장철수는 항해일지에 이렇게 적었다. ‘내가 왜 탐험을 하는지 모를 정도로 심신이 피곤하다. 어제 예기치 않은 해류에 밀려 자칫 울릉도와 독도마저 보지 못하는, 그래서 곧장 일본으로 빠지는 사태가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더했다. 그래서 행여 (일본) 경비정에 몰려 나가는 보기 싫은 장면이 연출되지 않을까 해서’ 닷새 뒤인 19일에는 또 이렇게 적었다. ‘폭풍우에 계속 동쪽으로 밀린다. 이 방향이면 오키섬으로 가지 않겠나 싶다. 일본으로 간다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1. 우리 어선을 나포하지 말라, 2. 바다는 넓다. 바다를 통해 더불어 사는 민족이 되길 바란다. 영원한 제국이란 없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다시 나흘 뒤인 23일. ‘바다가 거칠어진다. 교신이 빨리 되길 바란다. 우리 탐험대가 맞은 가장 위험한 상황이다. (중략) 나라에 짐이 된다는 게 부담스럽다. 더욱이 오늘 한·일 어업협정이 일방적으로 파기되었다는데, 그들의 속셈이 드러났다고 보여진다. 무엇보다 내가 의연해지고 싶다. 미래와 현재의 공존과 조화. 바다를 통한 인류의 평화 모색. 청년에게 꿈과 지혜를 주고 싶다. 탐험정신. 발해의 정신.’ 일지는 거기서 끝났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해를 따라 내려온 이들 4명은 부산을 거쳐 제주로 향하다 폭풍우가 집어삼킨 뗏목과 함께 일본 오키 제도의 도고섬 앞에서 스러졌다. 독도 지킴이의 소임도 그렇게 끝났다. 눈엣가시와도 같은 이들을 일본 당국이 적극적으로 구조하지 않았다는 논란, 심지어 일본 해경에 구조됐다가 다시 뗏목으로 내몰린 뒤 죽음을 맞았다는 의혹이 따랐다. 하지만 그러든 말든 세월은 흘렀고, 이들의 이름도 서서히 세상의 기억 속에서 지워져 갔다. 13년이 지났다. 이덕영의 아들 병호(30)씨를 지난 6일 울릉도에서 만났다. 아버지의 비보에 이어 6개월 뒤 벼랑에서 차가 구르는 사고로 어머니마저 잃은 고등학생 병호의 아픔을 그는 웃음기 머금은 얼굴로 가리고 있었다. “다 잊고 싶었죠. 애써 그렇게 했습니다. 그땐 너무 어려 아버지가 하시던 일을 제대로 알지도 못했고, 어머니마저 떠나 버린 현실에서 그냥 벗어나고만 싶었습니다.” 대학을 나와 직장을 잡은 한참 뒤까지 아버지가 누구였고, 무엇을 했는지 애써 되짚으려 하지 않았고, 자신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울릉도 선착장에 있었다. ‘안용복 재단’이라고 적힌 노란 점퍼를 수십명과 함께 입고 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독도로 향하는 길이었다. “지난 2월 초 경북도청의 담당 국장께서 찾아와 ‘제2, 제3의 이덕영을 만들어 보지 않겠느냐’고 하셔서 숙고 끝에 재단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용복 재단은 17세기 말 일본에 끌려가서는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땅임을 주장하며 거꾸로 일본 막부의 사과를 받아내고 돌아온 어부 안용복을 기리고 독도 수호 의지를 다지기 위해 지난 2008년 경상북도 주도로 만들어진 재단이다. 민간 차원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독도를 찾도록, 그래서 독도가 외롭지 않도록, 그래서 일본이 더는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지 못하도록 하는 일을 맡고 있다. 사회에 나와 무역회사를 다니고 운동처방사로도 일하던 이씨는 재단 측의 참여 제의를 접하고는 ‘아버지가 지니셨던 정신에 어쩔 수 없이 매력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했다. “좋아하던 일도 때려치우고 재단에 참여하게 된 걸 보면 아무래도 아버지의 피를 그대로 물려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를 이어 독도 지킴이로 나선 소감을 물었다. “학교 행사로 독도를 찾은 한 아이가 그러더군요. ‘갈매기똥밖에 없는 돌산인데, 왜 난리야. 그냥 일본에 줘 버리지….’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안 되겠구나, 큰일 났다 싶었죠. 후세뿐 아니라 우리 기성세대조차 국토의 소중함, 중요함을 잘 모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피는 못 속이는 걸까. 독도를 어떻게 해야겠느냐고 물으니 말이 빨라졌다. “관심이죠. 지속적인 관심 말입니다. 사람들이 가 봐야 합니다. 일본은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독도의 중요성, 필요성…. 심지어 지금 교과서에다가 자기들 영토라고까지 표기하며 아이들을 세뇌시키고 있습니다. 한데 우리나라는 독도에 대해 별다른 교육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관심만 갖는다고 독도 문제가 풀리겠느냐’고 물었다. 단호했다. “우리가 관심만 기울인다면 그것 말고 어떤 노력도 필요 없습니다. 우리 땅이라는 걸 우리가 알고 있는데, 우리가 나서지 않아도 제대로 알고만 있다면 이 상황은 변하지 않습니다. 뭐가 터졌을 때에만 피켓 들고 난리를 칠 게 아닙니다. 독도가 우리에게 필요하고 소중한 것이라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후대에 얘기해 줘야 합니다. 그럼 냄비처럼 쉽게 끓다가 별안간 잠잠해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일본의 중학교 교과서 검정 발표를 하루 앞둔 29일 다시 그에게 전화했다. 독도 안 갑니까. “며칠 뒤에 또 갑니다. 카메라 들고….” 그새 아버지에게 한발 더 다가서 있었다. 진경호·최여경기자 jade@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무산일기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무산일기

    몇 년 전 박정범의 단편영화 ‘125 전승철’을 보았다. 남한에 정착한 한 탈북자의 고된 삶을 다룬 영화였다. 방바닥에 가로누운 장롱 안으로 기어 들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우리가 살아 있는 건지, 죽어 있는 건지’ 묻고 있었다. 탈북 청년 전승철과 실제로 가깝게 지낸 박정범은 영화 끝에서 고인이 된 그에게 영화를 바친다고 써 놓았다. 그리고 한 인터뷰에서 ‘125 전승철’을 장편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했으며 호평을 들었다고 해도 과연 장편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나는 그의 꿈을 불가능한 것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그는 기어코 장편영화를 완성했고, 유수의 영화제들이 그의 데뷔작에 찬사를 보내는 중이다. 제목은 ‘무산일기’로 바뀌었으나 이번에도 죽은 친구에게 영화를 바쳤다. 전승철의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는 ‘125’로 시작한다. 탈북자에게 꼬리표처럼 붙은 숫자는 그의 생활을 제약하곤 한다. 온순한 성격에다 도무지 약삭빠르지 않은 탓에 승철은 변변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 아무리 “잘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해 봐도 그의 진심은 버림받는다. 거리에 벽보를 붙이며 근근이 살아가는 그에게 한 가지 낙이 있다면 교회에서 숙영을 보는 것이다. 승철은 숙영의 가족이 운영하는 노래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지만, 그의 속마음을 알 리 없는 그녀 때문에 답답하기만 하다. 한편 북에서 같이 건너온 친구 경철이 사기를 치는 바람에 함께 살던 승철이 엉뚱하게 휘말린다. 외로움의 궁지에 몰린 남자는 길에서 주운 강아지 ‘백구’에게 마음을 쏟는다. 오래전부터 카메라는 월경하는 자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영화가 특히 관심을 기울인 대상은 먹고살려고 국경을 건너는 하층민이었다. 동서를 막론하고 수많은 작가가 월경의 삶을 조망해 온 가운데, 근래 한국에서도 독립영화 진영을 중심으로 경계를 넘어온 사람들을 주제로 삼은 영화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조선족이나 외국인 노동자가 더는 낯설지 않은 요즘, 탈북자는 여전히 멍울이 맺힌 대상으로 남았다. 목숨을 걸고 월경한 그들을 볼 때마다 남한 사람들은 역사와 정치의 상처를 고스란히 되새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쟁 이후 세대가 탈북자를 정면으로 바라보기를 계속 시도하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데, 그중 ‘무산일기’와 차후 개봉할 ‘댄스타운’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두편이다. ‘무산일기’는 탈북자의 현실과 남한 사회의 배타성을 비판하고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영화가 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바는 ‘보호받지 못한 순수의 슬픔’이다. 백구가 담긴 박스에는 3만원이라는 가격이 매겨져 있다. 마찬가지로 승철과 주변의 인간들 모두 경제적인 가치로 평가된다. ‘무산일기’는 살아남으려고 아등바등 애써 봐야 결국 몇 푼의 돈으로 환산되는 인간을 애달프게 바라본다. 깡패가 난도질한 승철의 옷에선 깃털이 터져 나온다. 피가 흘러내릴 장면에서 대신 나부끼는 깃털은 백구의 하얀 털을 닮았다. 과거의 고통을 딛고 순백의 마음을 지키려던 남자는 내내 외면당하거나 얻어터지고, 얼얼한 엔딩에 이르러 어떤 순수는 세상과 작별을 고한다. 그 순간 영화는 ‘순수를 잃으면 당신은 이미 죽은 것’이라고 선언한다. ‘무산일기’는 뚝심 넘치고 사려 깊은 데뷔작이다. 다음 달 14일 개봉. 영화평론가
  • ‘뉴 시니어’ 등장… 새 소비주체 급부상

    ‘뉴 시니어’ 등장… 새 소비주체 급부상

    #1. 최근 국내 음악계에는 에릭 클랩턴, 이글스, 산타나 등 거장들의 내한 공연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 공연의 티켓 가격은 최고 30만원대로 일반 내한공연보다 2배 이상 비쌌다. 하지만 티켓 대부분이 매진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50대 이상 관객층이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음악계 관계자는 “기획 단계부터 50대 이상 뉴 시니어를 겨냥해 공연을 준비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이들은 구매력이 높은 데다 청년 시절에 대한 향수가 강해 뉴 시니어층을 빼놓고는 공연을 하기 어렵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설명했다. #2. 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 강좌에는 요즘 ‘할머니 학생’들이 부쩍 늘었다. 50대 이상 비중이 2006년 20.1%에서 지난해 30.5%까지 증가했다. ‘클래식 플러스’(세종문화회관 세종예술아카데미), ‘우리는 실버파워’(충무아트홀) 등 문화강좌 프로그램이 확산되는 것도 뉴 시니어층의 참여형 여가 활동이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한다. 우리 사회가 급속하게 고령화하면서 50대 베이비 붐 세대인 뉴 시니어 계층이 새로운 소비 주체로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여유 있는 자산을 토대로 적극적인 소비 활동을 하면서 국내 소비시장의 주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이 뉴 시니어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젊음과 향수, 자아 등 3가지 키워드를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 안신현 선임연구원은 24일 ‘뉴 시니어 세대의 3대 키워드’ 보고서에서 “50대 베이비붐 세대는 여유 있는 자산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소비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시니어 세대와 구별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총 인구 중 50대 인구 비중은 13.7%를 넘어섰고, 가구주 연령이 50대인 가구의 소비지출 비중은 국내 전체 소비의 22.5%에 이른다. 안 연구원은 “뉴 시니어는 은퇴 시기를 맞아 젊은 시절의 감성을 되찾고 싶은 향수를 느끼는 반면 은퇴 등 삶의 변화에 따른 불안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업이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키워드로 ▲젊음 ▲향수 ▲자아 등을 꼽았다. 먼저 뉴 시니어는 시니어 세대가 보편적으로 원하는 건강이라는 욕망을 넘어 신체적, 정신적인 젊음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노화를 막는 ‘안티에이징’과 젊어지려는 ‘다운에이징’ 제품 매출이 급증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 뉴 시니어는 유·청년 시절 문화와 가치, 감성에 대한 향수를 누리고 싶어하기 때문에 이를 자극하는 콘텐츠가 문화 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뉴 시니어는 성취감을 중요시하고 학습 의지가 높아 자기계발형 활동에 대한 관심도 많다. 안 연구원은 “틈새가 아닌 주력 시장으로의 뉴 시니어의 등장은 소비자 구조의 변화를 알리는 전조”라면서 “또 뉴 시니어들은 성취 의지와 자아실현 욕구가 높은 만큼, 이들의 지식과 지혜를 기업 경영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지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기업들은 뉴 시니어 시장 공략을 위해 헬스케어 산업에 우선 집중하고, 이들의 존경과 품위를 높여주는 제품을 내놓는 게 필요하다.”면서 “장기적으로는 효율성 대신 관계성을 중시하는 뉴 시니어 세대를 위한 새로운 유통 채널과 이들의 롤모델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소비 동기를 자극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김정은 새달 7일 국방위 부위원장에?

    다음 달 7일 열리는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이 당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혹은 제1부위원장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로써 김정은 후계 체제 구축 3단계 가운데 2단계가 완성된다는 분석이다. 과연 김정은은 지난 6개월간 추가로 권력을 승계할 만큼 충분히 입지를 쌓은 것일까.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김정은은 공안기구를 장악하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름의 지지 기반을 확대해 왔다.”면서 “당 우위의 노동당 규약 개정은 후계 작업이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군부나 평양시민들의 특이 동향이 포착되지 않고 있으며, 최근 방북한 멍젠주 중국 공안부장으로부터 북한의 권력 승계에 대한 지지 발언도 받아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당 조직 비서로 인사권에 개입해 왔고 김정일에게 올라가는 보고를 검열하는 통제 체계도 구축했다.”면서 “리영호와 김정각이 군부 핵심 측근으로 남아 김정은 보위에 나서고 있어 누구도 도전하기 어려운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6개월 동안 김정은의 뚜렷한 업적이 없는 것은 큰 맹점이다. 김진하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정일의 공식 행사에 수행을 하거나 코멘트를 하는 정도”라면서 “딱 떨어지는 성과도 인민들에게 보여준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군부 장악력도 아직 부족하다. 김정은에게 대장 칭호를 주기는 했지만 아직 혁명 1.5세대 등 구세대가 군을 장악하고 있고, 김정은이 자기 사람을 만들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한 대북 소식통은 “당·정·군에 40대 전후의 테크노크라트를 수혈하는 등 엘리트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상명하복이 확실한 북한 정권에서 정책 결정까지 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김정은의 입지가 아직 부족한 또 다른 이유는 아버지 김정일이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김정일·김정은 공동 정권으로 보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 “김정일은 권력에 대한 집착이 큰 권력광”이라면서 “김정일의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돼 유고 상황에 이르지 않는 한 권력 분점을 쉽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볼 때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이 당 국방위 부위원장 직함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이조원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군의 쿠데타인데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다.”면서 “서른살의 젊은 청년에게 대장 계급장을 준 것도 무리였는데 6개월 만에 국방위 부위원장 자리까지 주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후계 구도 안착의 핵심은 김정은 본인의 성과에 달려 있다. 사상 강국(김일성), 군사 강국(김정일)에 이어 김정은은 경제 강국을 만들어야 한다.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연구교수는 “장마당 등 통제 불능의 경제 문제가 본격화되면 후계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얼마나 보여줄 것인지가 후계 체제 확립의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힙합 래퍼로 변신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힙합 래퍼로 변신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책 속에 파묻혀 지낸 40여년, 경제학과 법학 박사학위 타이틀에 무어 아쉬운 게 있을까. 더욱이 이순(耳順)이 멀지 않은 연배에, 자유시장 이념의 선봉장이 되겠다고 작정한 김정호(55) 자유기업원 원장이 힙합 래퍼로 변신했다. 7년째 이 ‘액션 & 싱크 탱크’를 꾸려 오고 있는 그가 마이크를 잡고 리듬에 몸을 맡긴 이유가 궁금했다. 김 원장은 3일과 10일 두 차례 인터뷰에서 “딱딱한 메시지를 전하는 데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라며 “미래 동력인 젊은이들이 사상적으로 방황하고 목표를 상실한 것 같아 이들에게 올바른 시각을 심어줄 수단을 찾은 결과가 힙합”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변신 자체도 놀라움이지만 지난 1월 프로젝트그룹 ‘김 박사와 시인들’이 출시한 앨범에 담긴 3곡의 가사는 의미심장하다. 트로트계 ‘이 박사’가 힙합계의 ‘김 박사’로 현신했다고나 할까.‘개미보다 베짱이가 많아’란 노래에는 ‘일자리를 달라고만 하니…공짜는 없어…독립문이 왜 서대문에 있는 줄 알아?…김정일은 벌써 북한 팔아먹어’ 등 신랄한 어조로 가득하다. 3분 50초 뮤직비디오에는 강의 도중 어정쩡하게 서 있다가 이내 힙합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고 손동작을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차 안에선 리듬에 맞춰 손가락으로 ‘탭’(tab) 하고 어깨를 들썩인다. 김 원장은 “주요선진20개국(G20)에 안주하지 않고 G5로 진입하기 위해 젊은이들이 단순한 저항을 뛰어넘어 긍정적인 변화의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 연세대, 중앙대, 숭실대에서 랩을 곁들여 2~3시간 강연했고 인터넷TV를 통해 ‘프리스타일 코리아’ 강연을 계속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자유기업원부터 소개해 달라. -액션 & 싱크 탱크다. 보통 싱크 탱크라고 하는데 우리는 생각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행동까지 담보하는 싱크 탱크라 보면 되겠다. →표방하는 바는. -한민족은 굉장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런데 본격 발휘된 것은 대한민국에 들어와서였다. 보통 반만년 역사라고 하는데 대한민국 이전에는 그다지 잠재력이 발휘되지 못했다. 이걸 이어나가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최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우리도 고래가 되자, 될 수 있다는 메시지 말이다. →그런데 왜 하필 랩인가. -강연으로 전달하려니까 몇 사람 안 되고 강연 끝나면 다 잊어먹고 그렇더라. 국민들의 마음에 직접 다가가 행동을 이끌어 내려면 감성에 호소해야 하는데 그 방법은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노래가 좋겠다, 해보자 했는데 노래를 잘 못하니까 노래 못하는 사람이 잘할 수 있는 노래가 랩이었다. 리듬감만 있고 조금 용감하면 되겠다 싶었다. 나처럼 나이 많은 사람이 랩을 한다면 관심을 많이 가질 것 같더라. 그런데 때마침 하드코어 랩으로 유명한 힙합 그룹 ‘거리의 시인들’ 리더 노현태씨가 도와주겠다고 나서 프로젝트 그룹까지 만들게 됐다. →그래도 뭔가 특별한 계기가 있었을 텐데. -2009년 5월 대학을 졸업한 딸이 ‘꿈꾸는 다락방’이란 책을 건네며 아빠가 꿈을 잃은 것 같다고 말해 충격을 받았다. 돌아보니 자유기업원에 다니는 직장인으로 그저 목표 없이 떠돌았다는 성찰을 하게 됐다. 그래서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나고자 했고 사회운동가로서 좌표를 다시 설정하게 됐다. 그 연장이 힙합인 것이다. →랩을 배우면서 재미있는 일 많았겠다. -힙합은 생각보다 빨리 배울 수 있어서 나도 놀랐고 젊은 친구들도 놀랐다. 지난 1월에 뮤직비디오를 18시간 걸려 촬영하는데 굉장히 추웠다. 바지를 갈아입을 일이 있었는데 젊은 친구들은 바지를 올리니까 바로 맨 다리가 드러나더라. 그런데 난 내복을 껴입고 있었다. 무지 창피했다. →주위의 반응은. -‘하던 일이나 잘하지.’ 하는 분들이 많다. 직원들도 ‘왜 저러나?’ 한다. →잘한 일이라고 보나. -아주 잘한 선택이라고 본다. 힙합을 하면서 젊어졌다. 몸뿐만 아니라 정신도. →앨범 수록곡을 소개해 달라. -‘개미보다 베짱이가 많아’는 젊은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내용이다. 대한민국이 얼마든지 세계 최고의 나라가 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려면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챔피언 한국’은 대한민국이 우리의 국호이고 1948년에 건국돼 63년 동안 이만한 성과를 거뒀으며 이 대척점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었다. →‘똥파리들’이란 곡에 거친 표현도 보이더라. -젊은이들에게 정신 차리라고 꾸짖고 싶었다. 악플만 달고 있지 말고 국가와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하는 것이다. 스펙만 쌓지 말고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기업가 정신을 가져 달라고 주문했다. 사실 욕설에 가까운 내용도 있는데 원래 힙합이 욕설에서 시작한 것이다. 전혀 거리가 먼 사람이 그런 노래에 참여하는 게 부담스럽고 불편하기도 하지만 래퍼가 되려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3곡 모두 지상파 3사에서 계층 간 갈등 조장, 특정 정당 및 국가 언급 등을 이유로 방송 불가 판정을 받았다.) →젊은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반항과 저항은 청년들의 특권이다. 생물학적 특권이기도 하고 도덕적으로 봐도 그렇다. 그런데 저항을 통해 무엇을 지향하느냐가 문제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미국의 반대편, 우리의 반대편을 지향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점이다. 그래서 북한과 비슷해지는 것을 진보라고 오해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걸 오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이나 중국 체제와 비슷하게 가는 것을 진보라고 착각하는 이들이 있다면 위험하다. 지금 중동의 민주화 운동이 한창인데 이것이 이슬람 독재나 중국처럼 공산당 일당독재 비슷한 무엇을 꿈꾸고 있다면 진보가 아니다. →진보에 냉소하는 건가. -진정한 진보라면 김정일 정권을 제거하고 북한 인민에게 자유를 주는 진보를 꿈꿔야 한다. 우리 사회도 완벽한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가야 한다고 꿈꾸는 것이 진정한 진보다. 내가 돈을 벌어서 남을 돕고 기업을 만들어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진보다. 그런데 남의 호주머니 털어 그걸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는 것을 진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것은 도둑질이다. 내가 변해서 세상을 구하는 것이 진정한 진보이며 모든 사람이 그렇게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영국의 1940년대와 비슷한 구석이 적지 않다. 지식 지형이 완전히 왼쪽으로 기울고 있다. 예전에 남로당 지원을 받던 좌파가 아니라 자생적 사회주의자들이 생겨나고 그 여파로 ‘강남 좌파’란 말이 등장할 정도다. 이들이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달라고 국가에 생떼를 쓰게 만들고 이도저도 안 통하면 짱돌을 들라고 가르친다. 어쩌자는 것인가. 심지어 기업도 우파 싱크탱크를 외면하고 좌파에 돈을 갖다 받치고 있다. 이런 사상 지평을 바꾸고 싶다. →트위터에 ‘우파 문선대’란 비아냥도 있더라. -그런 지위를 내게 부여해 준다면 영광이다. →앞으로 활동 계획은. -랩을 2~3분 들려주고 젊은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2~3시간짜리 강연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2017년까지 이런 활동을 계속할 것이며 언제든 어디든 달려갈 것이다. →왜 2017년인가. -차차기 대선이 실시되는데 그때까지 진정한 자유시장경제, 보수 이념을 표방하는 정권과 정부가 출범할 수 없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까지 진정한 보수로 보지 않는다는 얘기인가. -이 정부가 한번도 진정한 보수임을 표방하지 않았다. 늘 중도 보수라고 물을 타왔다. 그런데 사람들은 착각을 하고 잘못된 비판을 가하곤 한다. →젊은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은. -먼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나도 2009년 5월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사람 만나기 두려워하고 게으름 피우다 밤늦게 잠들곤 했던 내가 이만큼 달라질 정도로 인간의 잠재력은 놀랍다. 여러분의 잠재력을 지금 살리고 있나? 아니면 ‘잠 재’우고 있나? 그건 여러분 태도에 달려 있다. ‘해방전후사의 재인식’ 강의를 묶은 ‘대한민국 이야기’(이영훈 지음)와 우리 사회의 집단주의 문화를 파헤친 ‘개인이라 불리는 기적’(박성현 지음)을 권한다. 임병선·강경윤기자 bsnim@seoul.co.kr ●김정호 원장 ▲1956년 서울 출생 ▲197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1988년 미국 일리노이대학 경제학 박사 취득 ▲2003년 숭실대 법학 박사 취득 ▲2009년 12월 인터넷방송국 ‘프리넷 뉴스’ 개국 ▲2004년~ 자유기업원 원장
  • 상업영화 닌자활극 들고 온 ‘하드보일드 장인’ 최양일 감독

    상업영화 닌자활극 들고 온 ‘하드보일드 장인’ 최양일 감독

    ‘하드보일드’(hard-boiled)는 장르가 아닌 스타일이다. 인물·사건을 군더더기 없이 비정하고 냉정하게 묘사한 소설·영화를 이른다. 그에겐 줄곧 ‘하드보일드의 장인’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악마 같은 사내로 변해 가는 재일교포 김준평의 삶을 그린 기타노 다케시 주연의 ‘피와 뼈’(2004)를 떠올린다면 와 닿을 터.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1993), ‘개 달리다’(1998) 등 ‘자이니치’(재일한국인)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유명한 최양일(62) 감독이 한국을 찾았다. 17일 개봉한 블록버스터 닌자 활극 ‘카무이외전’을 들고서다. 1960년대 일본 전공투(전학공투회의의 줄임말. 1968~1969년 각 대학에 결성된 학생운동 조직) 세대에겐 바이블 같은 고전이라는 시라토 산페이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카무이외전’은 17세기 에도시대가 배경이다. 천민으로 태어난 카무이는 살기 위해 닌자가 됐지만 의미 없는 살육에 질려 도망친다. 조선 시대 ‘추노’처럼, 에도시대에는 ‘추닌’(도망친 닌자들을 쫓는 닌자)이 있었다. 뫼비우스의 띠에서 벗어나려는 카무이의 사투는 컴퓨터그래픽(CG)을 비롯한 특수효과를 차용하는 등 상업영화의 외피를 쓰고 있다. 그렇다면 주변부 인생들의 비루한 삶에 천착해 온 최 감독은 ‘전향’한 것일까. 속내를 들어봤다. ●“카무이전은 전공투 세대의 바이블” →사전 정보가 없다면 최 감독의 영화인 줄 모를 것 같다. -지금까지의 작품하고는 다른 면이 있다. 내 영화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고 느꼈다면 기쁜 일인 것 같기도 하다. 그만큼 내 영화의 폭이 넓어진 게 아닐까. →원작은 산페이의 닌자만화다. 만화에서 소재를 많이 찾는 편인가. -만화의 세계관에 강하게 공감할 때가 있는데 대개 컬트적인 작품들이다. ‘국민 만화’나 ‘통과의례적인 만화’와는 거리를 두게 된다. ‘허리케인 조’(지바 데스야 원작으로 1960년대 일본 대학생에게 큰 영향을 준 만화)가 영화로 만들어지고 흥행에도 성공했지만 나는 관심이 없다기보다 싫어했다. →그렇다면 ‘카무이외전’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나. -17세기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단순히 권력과 민중의 계급 투쟁뿐 아니라 민중 내부의 분열과 그 안의 복잡한 인간관계, 사랑과 증오를 디테일하게 그려냈다. 연재 당시 사상적으로 오른쪽(보수)이든, 왼쪽(진보)이든 관계없이 큰 영향을 받았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사회와 개인을 고민했던 1960~1970년대의 청년에게 바이블 같은 작품이다. 다만 ‘카무이전’은 상업성을 얻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강조한 스핀오프 작품인 ‘카무이외전’을 선택하게 됐다. →‘카무이’란 캐릭터도 독특한데. -카무이란 말 자체가 일본어가 아니라 아이누족의 말이다. 배경은 오카야마 지방인데 왜 카무이가 훗카이도 원주민의 이름을 가졌는지 미스터리다. 카무이는 오카야마의 천민 부락에서 자란다. 원작에서는 홋카이도 원주민들을 에도막부가 침략하면서 처절한 싸움이 벌어진다. 카무이가 거기에 참여하면서 출생의 비밀이 밝혀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작가의 의도적 절필로 중단됐다. 그런 수수께끼들이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든다. →CG 장면이 독특하다. 카무이가 절벽을 뛰어올라가는 장면은 일부러 어설프게 보이려고 한 것인가. -의도적이다(손바닥을 치면서 웃었다). 스스로 통제가 안 될 때가 있다. 발작적으로 희화화하거나 만화적으로 그리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아무리 절정의 무공을 지닌 닌자라도 그러진 못할 거란 걸 알면서도 ‘뿅!뿅! 날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웃음). →해피엔딩은 아니다. 따뜻한 결말은 싫은가. -즐겨 보는 영화는 해피엔딩이 많다. 그런데 찍다 보면 비극적 종말을 맞는 경우가 많다. 내 영화 속 주인공들은 주류가 아닌 경계선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인물들이다. 자칫하면 어느 한쪽으로 떨어지는 인물들을 그리기 좋아하기 때문에 행복하지 못한 결과를 맞이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메인 스트림에 관심 없다… 밑바닥 얘기에 끌린다” →그동안 자이니치의 삶을 많이 다뤘다. 더는 관심이 없나. -내가 자이니치로 태어나고 자란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재일한국인을 그리는 게 영화감독 최양일의 본질은 아니다. 내 관심은 한·일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아시아의 근대화 과정에서 소외된 사람들, 근대화를 겪으면서 어쩔 수 없이 개인에게 남게 된 전근대성 등에 관심이 있다. 세상의 중심에 있는 인물은 관심 없다. 주변에 사는 사람들에게 끌린다. 나조차도 어디에 서 있는지는 모르겠다. 핀볼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행선지가 불분명한 존재로 앞으로도 남고 싶다. →당신은 ‘경계인’이다(그는 1994년 북한 국적을 버리고 한국 국적을 취득했지만 일본영화감독협회장이다). 다른 자이니치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최근 마에하라 세이지 외상이 자이니치에게 정치헌금을 받은 것이 문제가 돼 사퇴한 사건은 한국에서 파장이 있었는데. -마에하라 외상 문제에 대해 한국에서는 헌금자가 한국 핏줄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고깃집을 하는 (자이니치)아줌마와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고 해도 법을 어긴 것은 사실이다. 현지 언론이 코멘트를 요청하기에 “법률 위반은 맞다. 하지만 일본이 시민참가형 민주국가를 지향한다면 납세를 하고 3~4대를 거주한 재일한국인의 지위와 지방참정권 문제를 어떻게 할지 본격적인 논의를 할 좋은 계기”라고 말했다. 결국 자이니치의 지위에 대해 법을 개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지 않는다면 달라질 건 없다. 현장에서 치열하고 무섭기로(?) 소문난 그이기에 인터뷰 전 살짝 긴장했다. 하지만 무서운 게 아니라 너무 진지하기 때문이란 걸 알아차리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뉘앙스까지 꼼꼼히 헤아려 대답했지만, 가끔 농담도 툭 던졌다. 최 감독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日 70여년째 국제사회 지원… 88개국 앞다퉈 “日 돕겠다”

    ①한발 앞선 ‘공공외교’ 비록 지난해 중국에 추월당해 ‘넘버3’로 내려앉았지만 일본은 여전히 초경제대국이다. 초유의 국가적 재난을 당했지만, 경제력만으로 따지면 어느 나라보다 강한 복원력을 지닌 나라인 것이다. 그럼에도 전 세계 88개 국가가 일본을 돕겠다며 앞을 다투고 있다. 적어도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86개국은 일본보다 경제력이 뒤진다. 그중에는 아프가니스탄처럼 오랜 전쟁을 겪고 있는 나라들도 적지 않다. 이들이 지원 대열에 줄을 선 것은 바로 일본이 지닌 국제적 위상, 그리고 소프트파워의 힘이다. 일본이 수십년 동안 펼쳐온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가 이번 지진·쓰나미 위기 속에 도움의 손길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로 일본 ‘공공외교’의 힘이다. 그동안 센카쿠 열도를 놓고 일본과 영유권 갈등을 빚어온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선 “쓰촨 대지진 때 보여준 그들의 행동이 고마워 일본을 미워하지 않는다.”며 신속히 일본을 지원하라고 촉구하는 글이 인터넷에 올랐다. 중국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일본은 중국과 긴장 관계 속에서도 쓰촨 대지진 구호뿐 아니라 1979년부터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중국에 도움을 줬다. 1979년부터 2009년까지 유상자금협력이 3조 3160억엔, 무상자금협력 1544억엔, 기술협력이 1704억엔 등에 이른다. 지난해만 해도 인재육성 장학계획이란 이름으로 4억 9200만엔을 지원했다. 기존 외교가 전문외교관 대 전문외교관 중심이라면 공공외교는 장기적인 국가이익을 목표로, 정부를 포함한 상대국 대중을 대상으로 한다. 수행 주체도 외교관이 아니라 정부, 개인, 비정부기구 등을 포괄한다. 공공외교에는 국제사회 대중의 요구를 이해하고, 자국의 관점을 제시하고, 자국과 국민에 대한 오해를 교정하고, 국제사회의 공통된 대의에 참여하고, 리더십을 키우는 일과 같은 광범위한 영역이 포함돼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출범에 즈음해 미국의 ‘소프트파워위원회’가 제시한 5대 전략목표 가운데 세 번째가 바로 공공외교였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소프트파워위원회에 따르면 공공외교의 목적은 “한 나라의 ‘정부’가 아닌 ‘국민’과 소통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공공외교는 아시아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다양한 노하우를 자랑한다. 일본의 공공외교는 1934년 국제교류진흥회를 세우고 해외 문화단체와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일본을 소개하는 등의 활동을 시작한 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40년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체코 프라하에 일본 정보문화원을 개설한 것도 특기할 만하다. 일본의 공공외교는 1970년대에 골격이 형성됐다. 개발도상국의 문화와 교육 활동을 지원하는 정부 원조가 본격화된 것도 이때부터다. 1978년 아세안(ASEAN) 문화기금을 설립하고 대규모 지원을 시작했고, 1980년에는 아세안 국가의 차세대 젊은이들을 후원하는 청년장학금제도도 마련했다. 1980년대부터는 일본국제교류기금을 중심으로 일본어 보급 사업도 본격화했다. 1990년대부터는 NHK 월드 등을 통한 미디어 공공외교로 확장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②‘메이와쿠’는 없다 사재기·새치기·울부짖는 사람 거의 없어 지진이나 태풍, 화재 등 국가 재난이 발생하면 흔히 범죄와 약탈, 무질서와 폭동이 횡행한다. 사재기도 판을 친다. 하지만 도호쿠 대지진이 일어난 지난 11일 이후 일본에서는 이런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다. 길게 늘어선 줄에서 차례를 기다리다 자신에게 순서가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새치기를 하거나 다른 이를 밀치는 사람도 없다. 실제로 지진 이후 신오쿠보에서 목격된 장면은 일본인의 질서의식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코리아타운 내 슈퍼마켓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24·여)은 “11일 지진이 발생했을 때 많은 사람이 놀라서 모두 밖으로 몰려 나가는데, 계산대에 있던 일본 사람들은 끝까지 기다리다 계산을 마치는 모습이 특이했다.”면서 “우리 같으면 계산이고 뭐고 일단 바구니 던지고 뛰쳐나갈 텐데 참 대단했다.”고 말했다. 사재기가 없는 것도 ‘이방인’의 눈에는 특이했다. 대지진 첫날에는 주택가나 사무실 주변 슈퍼마켓 등에서 라면과 빵 등 비상 생필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간혹 눈에 띄었지만, 4일째인 14일에는 그런 모습이 거의 자취를 감췄다. 주택가 슈퍼마켓에는 다시 라면과 빵, 음료수가 쌓이고 있다. 일본 사람들의 질서의식은 어릴 때부터 몸에 밴 ‘메이와쿠(迷惑) 회피 정신’에서 나오는 것이다. 메이와쿠는 ‘남에게 끼치는 폐’를 뜻한다. 일본의 가정과 학교에서는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고 수시로 교육한다. 이런 뜻인 ‘메이와쿠 가케루나’를 아예 가훈으로 삼는 집도 적지 않다. 또 일본 학교에는 ‘인내하는 힘’(耐える力)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붙어 있는 곳이 많다. 단체생활을 위해 개인은 참고 순응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일본인들은 꾸준하고 일관된 재해 대처 교육을 유치원 때부터 받는다. 책상 옆에는 늘 재해에 대비한 방재 두건이 걸려 있다. 이러한 철저한 재해 예방 교육은 메이와쿠 정신과 함께 대형 재해에 침착하게 대응하게 하는 비결이 된다. 재해를 당한 일본인들이 크게 흐느끼거나 울부짖는 일도 거의 없다. “내가 그런 행동을 하면 나보다 더 큰 피해를 당한 이들에게 폐가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전력이 제한 송전에 나선 14일 예상치보다 전력 수요가 많지 않아 오전 6시 20분부터 오전 10시까지 송전을 제한하려던 제1그룹에 대해 송전 제한 계획을 취소한 것에서도 다른 사람을 위해 내가 전기를 아껴 쓰겠다는 일본인의 고통분담 정신을 확인할 수 있다. 대지진과 쓰나미, 원전의 방사능 유출로 인해 일본이 초토화되고 있지만 일본인들이 무서울 정도로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려 정신의 발로인 셈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③세계 최고 지진경보 체제 세계 1000개 관측소 연계 “전국민에 지진 1분 전 경보” 지난 11일 일본을 강타한 지진은 인간의 힘으로 막기엔 너무나 무시무시한 재앙이었다. 그럼에도 일본이 입은 피해는 재앙의 크기에 비해서는 약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철저한 사전 대비를 제도화한 시스템의 힘으로 열악한 자연환경을 극복한 셈이다. 차분한 준비와 침착한 대처에 세계 외신들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AP통신은 “일본이 세계 최고 수준의 대비를 한 덕분에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와 지난해 아이티 지진 때보다 피해가 훨씬 적었다.”고 보도했다. 규모 7.0이었던 아이티 대지진 사망자는 30만명이 넘었고 인도네시아 쓰나미 사망자는 약 23만명이었다. 일본의 지진 경보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 지진은 이마저도 뛰어넘을 정도로 강력했다는 점에서 불가항력이었던 점도 있었다. 일본 기상청이 동북부 해안에 쓰나미 경보를 내린 것은 11일 오후 2시 49분. 높이 10m의 쓰나미가 해안을 덮친 건 오후 3시 정각 무렵이었다. 해안가 주민들은 대피할 겨를도 없었다. 그러나 기상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재난상황을 감안했을 때 이번 지진경보가 늦었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외신에서도 일본의 사전 경보 시스템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AFP통신은 “일본 국민 수천만명이 지진경보 시스템을 통해 진동이 발생하기 약 1분 전에 지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서 “이는 전 세계 1000여곳의 지진관측소와 연계된 일본의 정교한 재해경보 시스템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철저한 준비 덕분에 최악의 사태를 면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보도했다. 다만 일본 정부가 지진이 잦았던 도쿄 남서부를 중심으로 지진 대비책을 준비하고 별다른 지진이 없었던 도호쿠 지역에 대한 대비는 상대적으로 등한시했다는 지적은 뼈아픈 대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평소 쓰나미에 대한 경계심과 대피 훈련 덕분에 피해자를 줄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늙어가는 대한민국 시대변화 탓만 할 것인가

    대한민국이 늙어가고 있다는 건 이미 뉴스가 아니다. 전국 수십개 군이 65세 노인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들어섰고, 아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는 무출산 동네가 허다하다. 2018년 고령사회, 2026년 초고령사회 진입 등의 도식적 전망이 무색할 지경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보이고 있는 한국 사회의 화두는 단연 저출산·고령화다. 통계청이 그제 내놓은 ‘2010년 한국 사회지표’는 그 냉엄한 현실을 다시금 확인해 준다. 발표에 따르면 2050년에는 10명 가운데 4명이 고령자로, 생산가능인구(15∼64세) 1.4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건강보험 기준 전체 의료비 중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 공적 연금의 가입자 대비 수혜자 비율 또한 꾸준히 늘어 20년 전에 비해 10배 이상 급증했다.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연금 수급자 비율은 계속 높아질 것이다. 하나같이 국가에 엄청난 재정 부담을 안기는 일들이다. 하지만 고령화의 그늘을 외면해선 안 된다. 요즘 폐품을 주워 생계를 이어가는 극빈 노인층이 늘고 있다고 한다. 지금과 같은 사회구조가 지속될 경우 그 부담은 고스란히 다음 세대로 넘어간다. 세대 간의 갈등이 불가피하다. 많은 이들이 고령화 해법의 하나로 노인 일자리 창출을 꼽는다. 청년실업률이 8%를 웃도는 상황에서 노인 취업이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정부가 올해 민간협력을 통해 자립형 노인 일자리 4000개를 만들기로 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취업역량을 갖춘 베이비붐 세대가 고등실업자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복지사각지대에서 신음하는 노인의 삶은 무상복지 논쟁을 한층 공허하게 만든다. 고령화 문제는 단순한 노인복지 차원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제일의적인 국가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 공무원·공기업직원 10명중 4명 지난 3년간 근로의욕 ‘뚝’

    공무원·공기업직원 10명중 4명 지난 3년간 근로의욕 ‘뚝’

    지난 3년간 공무원 및 공기업 직원 10명 중 4명 꼴로 근로의욕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젊은 공무원일수록 ‘생활유지’를 위해, 장년층일수록 ‘자아실현’을 위해 일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고용노동연수원이 지난해 10월부터 45일간 공무원 및 공기업 직원 1526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38.6%(589명)가 지난 3년간 ‘근로의욕이 줄었다’고 답했다. 38.7%(590명)는 ‘변화가 없다’고 대답했고, ‘근로의욕이 높아졌다’는 22.7%(347명)에 불과했다. 근로의욕이 떨어진 이유는 ‘승진누락 및 보상체계 미흡 등으로 인한 불만’이 36.7%로 가장 높았다. ‘일(직무) 자체에 대한 불만’이 36.2%였고, ‘좋지 않은 인간관계’(7.9%), ‘부동산 등 쉽게 돈버는 사람이 많아서’(5.6%), ‘고용불안’(2.2%) 등 순이었다. 특히 일 자체에 대한 불만은 막 취업한 20대가 58.5%로 가장 높았고, 승진누락 및 보상체계 불만은 중간 간부급인 40대가 40.2%로 가장 컸다. 근로의욕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는 ‘능력과 적성에 맞는 인력 배치’가 29.1%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이외 관리자의 합리적 경영(18.9%), 적정한 임금수준(15.1%), 일과 가정의 균형(12.8%), 승진 등 공정한 인사체계(10.6%), 상하간의 의사소통(9.9%) 등이 있었다. 공공업무를 하는 목적에 대해서는 41.2%가 ‘생활유지’라고 답했다. ‘자아실현’이 20%, ‘당연히 일해야’ 16.1%, ‘능력 개발’은 11.4%의 응답률을 보였다. ‘국가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서’라고 답한 이는 9.6%, ‘출세나 명예를 위해 일한다는 이는 1.7%에 불과했다. 세대별로 20대와 30대는 ‘생활유지’를 위해서 일하는 경우가 절반을 넘었다. 반면 50대와 60대는 ‘생활유지’라고 답한 이들은 20%대에 불과했고 ‘자아실현’을 위해 일하는 경우가 각각 27.1%와 30%로 청년층보다 월등히 높았다. 정부 관계자는 “공무원 및 공기업 직원 상당수가 단지 생활을 위해 직장을 다니는 점을 볼 때 주인의식을 가지고 직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능력과 적성을 고려한 인사가 해결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中 양회를 보면 차기 지도부 보인다

    中 양회를 보면 차기 지도부 보인다

    중국이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인대와 정협)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양회를 이용한 5세대 지도부 후보군의 홍보전 또한 무르익고 있다. 중국은 내년 가을 18기 당대표대회를 통해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9명 가운데 시진핑 부주석과 리커창 부총리를 제외하고,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등 7명이 퇴진한다. 그 자리를 놓고 10여명의 공산당 고위간부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양회 초반부터 보시라이(薄熙來·62) 충칭시 서기와 왕양(汪洋·56) 광둥성 서기, 장춘셴(張春賢·58) 신장위구르자치구 서기, 위정성(兪正聲·66) 상하이시 서기 등의 얼굴이 잇따라 언론을 통해 등장하고 있다. ‘태자당’(당·정·군 혁명원로들의 자녀집단)으로,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이 유력한 보 서기는 7일 기자들과 만나 충칭에서 벌이고 있는 ‘홍색(공산당) 문화’ 실험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불만스럽겠지만 충칭인들은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공산당 계보를 잇는 자신의 정통성을 과시했다. 후 주석의 강력한 신임을 얻고 있는 ‘퇀파이’(團派·공산주의청년단 출신)의 선두주자인 왕 서기는 대중스타인 자오번산(趙本山)의 유행어를 인용해 가며 친근한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초 지도자 코스인 변경 근무 기회를 얻게 된 장 서기는 지난 2일 중국판 트위터인 마이크로블로그를 개설, 네티즌과의 소통기회를 넓히고 있다. 시 부주석 후임으로 상하이시를 맡고 있는 위 서기도 “인터넷에 오르는 문제들은 대부분 정확하다.”며 ‘넷심’ 장악을 통해 지난해 대화재로 실추된 이미지를 되돌리려 애쓰고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열린세상] 일자리 찾아 넓고 평평해진 세계로 가자/임상규 순천대 총장·전 농림부 장관

    [열린세상] 일자리 찾아 넓고 평평해진 세계로 가자/임상규 순천대 총장·전 농림부 장관

    최근 취업난에 직면한 많은 청년들이 해외로 눈을 돌려 도전 기회를 찾는다는 소식을 자주 듣는다. 과거와 달리 청년들이 진출하는 국가가 다양하고 직종도 미용, 조리 등의 서비스직뿐 아니라 의료, 기계, 전자, 건설, 토목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취업 구직 신청자가 2만명을 넘었고 우리 근로자에 대한 해외 구인신청도 5000명을 넘었다. 그 결과 취업한 사람이 2700여명으로 5년 전에 비해 70% 가까이 늘어났다고 한다. 우리가 대규모로 인력을 외국에 진출시킨 것은 1960년대 서독에 광부와 간호사를 보낸 게 처음이다. 또한 베트남전 참전과 베트남으로의 인력 진출, 70년대 대규모 중동 건설인력 진출 등으로 우리 인력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외화 획득, 기술 습득 등을 통해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그 이후로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규모 해외 진출 사례가 거의 없다. 오히려 90년대 중반부터 이른바 3D업종이라 불리는 일부 제조업과 서비스산업 등에서 인력 부족을 겪게 되자 값싼 외국 인력이 대거 들어와 지금은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 인력이 100만명을 넘는다고 한다. 대우그룹 설립자 김우중 회장이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책을 펴낸 것은 1989년의 일이다. 세계를 무대로 왕성한 비즈니스를 펼쳤던 경험을 바탕으로 젊은이들에게 좁은 국내에만 머물지 말고 드넓은 세계로 나가 인생을 개척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세계는 넓고 도전할 수 있는 일이 많을 뿐만 아니라 급속한 세계화의 결과로 토머스 프리드먼의 베스트셀러 제목처럼 세계가 과거에 비해 매우 평평해졌다. 이제 누구든지 경쟁력 있는 사람은 해외 취업 등에 도전할 길이 열렸고 성공할 기회가 많아졌다. 요새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재학 중에 어학연수, 인턴, 배낭여행 등 많은 해외경험을 쌓고 있다. 그러나 이 단계를 넘어 더 적극적으로 도전해 취업·사업 등의 기회를 찾는 청년은 기대만큼 많지 않은 듯하다. 1970~80년대 고도 성장기에 우리나라에 많은 비즈니스 기회가 있었듯이 평평해진 세계 곳곳에, 특히 경제성장을 시작하는 개발도상국에 많은 기회가 생기고 있다. 기성세대가 할 일은 청년들이 최대한 많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게 격려, 지원하는 것이다. 해외에 나가 성공한 사례를 많이 소개해 주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안내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얼마 전 보도된 바 있는, 취업전망이 불투명한 지방 대학을 중퇴하고 베트남에 유학 가서 현지 언어와 문화를 익혀 현지 진출 우리 기업에 취업하여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청년의 사례는 아주 인상적이었다. 해외 활동에 익숙하지 않은 청년들에게 해외 도전정신을 키워주는 것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책무이다. 해외공관과 코트라 지사는 상품수출 못지않게 인력의 해외진출이 중요함을 인식하고 우리 청년들이 진출하여 일할 수 있는 분야를 적극 개척해야 한다. 언론과 관계 당국, 대학은 이러한 정보를 청년들에게 적극 제공할 필요가 있다. 지식·정보·문화의 시대에는 상품보다 사람에게 체화된 무형의 자산이 중요하고 부가가치도 더 높다. 국제기구에서도 취업기회를 찾아야 한다. 우리의 국가위상에 맞게 국제기구에서의 취업 쿼터가 늘고 있으므로 계속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 세계 각국 인재들과의 경쟁에 뒤지지 않는 어학실력과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야 한다. 한국인은 다이내믹하고 성실하며 비상한 재주를 갖고 있어 조금만 준비한다면 세계 어디서도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언어나 음식, 매너, 세계 문화에 대한 관심과 국제화 마인드 부족 등 보완할 측면이 있다.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도 개최했지만 우리는 다른 나라의 역사나 문화, 종교 등에 관심이 적다. 각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고 조기 퇴직한 장년층도 외국에 나가 제2의 커리어를 찾도록 장려해야 한다. 한국의 기업과 정부기관 등에서 일한 경험과 노하우는 경제 성장을 시작하는 개발도상국 입장에선 매우 귀중한 자산이다. 각 분야에서 이러한 인재를 요구하고 있으므로 정부에서 이런 분야의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게 좋을 것이다.
  • [주말 기획] 장애인 실업 일반인 2배 IT분야 취업자는 단 17명

    [주말 기획] 장애인 실업 일반인 2배 IT분야 취업자는 단 17명

    ‘13%’. 장애인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젊은 층인 15~29세의 실업률이다. 같은 연령대 전체 인구의 실업률이 6.4%인 것과 비교하면 청년 장애인의 실업률은 두 배나 높다. ‘17명’. 지난해 4분기 정보통신과 관련한 직종에 취업한 장애인 숫자다. 이 기간 전체 장애인 취업자 중 0.25%에 불과한 규모다. 신형진(28·연세대 컴퓨터공학과졸)씨가 앞으로 전공을 살린다면 말 그대로 험난한 취업 환경을 극복한 또 하나의 ‘인간승리’나 다름없다. 4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장애인고용정보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장애인 구인·구직 취업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장애인 취업자 수는 6612명으로 나타나 전년 같은 기간(4424명) 대비 49.5%가 증가했다. 취업자는 늘었지만 직종별로는 주로 저임금 일자리에 장애인들이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인쇄·목재·가구·공예 및 생산 단순직 취업자가 1057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영·회계·사무 관련직이 746명, 경비·청소 관련직이 708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정보통신 관련직은 17명, 금융·보험 관련직은 5명에 불과했다. 학력별로는 고교졸업이 52.3%(3459명)로 가장 많았고 대학졸업은 16.5%(1090명)에 불과했다. 전체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열악한 장애인 고용실태가 여실히 드러났다. 서울신문이 처음으로 입수한 ‘2010년 장애인 경제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15세 이상 등록장애인은 237만명으로 이 중 경제활동인구는 91만 5217명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고용노동부와 장애인고용공단이 지난해 국내 최초로 실시한 것으로 2010년 5월 15일을 조사기준 시점으로 15세 이상 등록장애인의 경제활동현황을 분석한 것이다. ●40~49세 女장애인 실업률 18%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38.5%였고 고용률(생산가능인구 대비 취업자 비중)은 36%였다. 전체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이 61.9%, 고용률은 60%인 것과 비교하면 각각 약 20%포인트나 낮았다. 반면 장애인 실업자는 6만 59명, 실업률은 6.6%였다. 전체 인구의 실업률이 3.2%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연령대별로는 청년층의 실업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년층인 30~54세 장애인의 실업률은 7.2%, 고령층인 55세 이상은 5.1%였지만 15~29세 실업률은 13%로 월등히 높았다. 전체 인구의 청년층 실업률은 6.4% 수준이다. 가장 활발히 노동시장에 뛰어들어야 할 젊은이들이 장애라는 사회적 편견에 부딪히고 있다는 의미다. 전체 인구와 비교해 실업률 격차가 가장 큰 연령대는 고용시장의 중심축인 40대였다. 40~49세 장애인의 실업률은 8.9%로 전체 인구(2.2%)보다 4배 이상 높았다. 성별로는 여성 장애인의 고용 환경이 더욱 열악했다. 여성 장애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4.6%로 48.4%인 남성 장애인보다 크게 열악했다. 남성 장애인의 경제활동참가율 역시 전체 인구 여성(50.5%)과 비교하면 더 낮은 수준이다. 실업률은 남성이 6.1%, 여성 7.8%였다. 특히 40~49세 여성 장애인의 실업률은 18.1%로 나타나 성별·연령을 불문하고 가장 높았다. 같은 연령대 여성 인구의 실업률은 1.8%에 불과하다. ●장애인 고용 외면하는 수도권 대부분 장애인들이 소규모 사업장에서 근무한다는 일반적인 생각은 이번 조사에서도 통계로 확인됐다. 종사자 규모별로는 전체 취업자의 84.7%가 50인 미만 사업장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 중 1~4인 사업장 종사자의 비율이 53.2%로 절반을 넘었다. 취업자가 몸담고 있는 직장을 산업별로 보면, 농업·임업·어업 및 광업이 19%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14.6%), 도·소매업(11.5%) 등의 순이었다. 또 지역별로는 임금근로자의 경우 수도권 근무자가 46.4%, 광역시권 19.4%, 기타 중소도시가 34.3%였다. 전체 인구보다 수도권 근무자는 6.3%포인트 적었지만 중소도시 근무자는 오히려 7.4%포인트 높았다. 일자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수도권에서 장애인들이 직장을 얻지 못하고 외면받고 있는 셈이다. 장애인 임금근로자의 최근 3개월간의 월평균 임금은 134만 2000원으로 조사됐다. 정규직은 194만 7000원, 비정규직은 100만 4000원이었다. 사회보험가입 여부와 관련, 임금근로자 중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답변은 정규직이 9%, 비정규직이 50.3%,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답변은 정규직 2.7%, 비정규직 14.5%였다. 고용보험은 정규직은 22.4%가, 비정규직은 57.6%가 각각 ‘가입하지 않았다’고 답해 사회보험의 사각지대임이 드러났다. 또 장애인 중 구직을 단념한 것으로 조사된 사람은 6만 4895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비경제활동인구의 4.4% 수준이며 구직단념자를 실업자에 포함한 실업률은 12.7%에 이른다. 김동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사무총장은 “자영업 등에 종사하는 장애인이 적지 않지만 그동안 이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었다.”면서 “이번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향후 창업 융자금 지원 등에서 대상자 선정과 예산 배분이 실질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열린세상] 새 세상이 열리는 중동현장에서/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열린세상] 새 세상이 열리는 중동현장에서/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지난 두달 가까이 중동에서 현장연구를 하고 막 돌아왔다. 잘못된 정권을 뒤엎으려는 거센 분노와 새 세상을 만들려는 뜨거운 열기의 한가운데서 나도 새로운 공부를 하고 왔다. 9·11테러 이후 10년간 세상이 바뀌었듯이 중동의 아랍국가들도 엄청나게 변했음을 느꼈다.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이번 사태를 종파 간·부족 간 권력 갈등과 소외의 문제로 분석하려 하지만, 본질적으로 이번 아랍 민주화 시위는 50년 동안 억눌려 왔던 민주, 인권, 복지, 삶의 질을 향한 근원적 변화의 문제이다. 아랍세계이니 다른 세계와 다를 것이라는 전제가 잘못되었다. 다만 독립 이후 최초로 경험해 보는 민주화 실험의 서투른 시작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왜 튀니지에서 촉발된 정권 퇴진 시위가 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을 하야시키고, 42년 철권통치의 카다피까지 무너뜨리면서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는 이웃 왕정 산유국으로까지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고 있는가? 아랍은 80년 전만 해도 하나의 공동체였다. 아랍어를 사용하고, 이슬람교를 믿으며 아랍인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하면서 1300년 동안 하나라는 집단의식이 강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그런 아랍세계가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서구 열강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22개의 개별국가로 쪼개져 버린 것이다. 더러는 왕정을 유지하고 더러는 군사 쿠데타를 통해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거듭났다. 통치체제는 각각이지만 그들을 묶어 두는 아랍정신은 지금도 맥이 통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서로에게 영향을 받은 거대한 변화의 욕구가 이슬람식 민주주의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부르짖고 있다. 첫째, 극단적 이슬람 원리주의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았다. 그들의 생각 중심에는 이념이나 종교 대신 철저하게 삶이 들어와 있었다. 치솟는 물가와 대학을 나와도 직장을 구할 수 없는 청년실업 문제, 30~40년 한결같이 억눌러 온 권위주의 왕정과 군사독재정권을 향한 극에 달한 불만과 분노, 자유롭게 말하고 인간답게 살고 싶은 희구가 자욱이 깔려 있었다. 둘째, 그들은 새로운 삶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소셜네트워크의 힘이고 인구의 60~70%를 차지하는 20대 후반 이하 젊은 층의 요구였다. 그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세상과 실시간으로 호흡하면서 자신들의 처지를 처절하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유선전화 시대를 거치지 않는 파격적인 변화의 속도다. 록카페에서 몸을 흔들고 여성들의 히잡 색깔이 화려해졌다. 외국의 유명 브랜드 회사들이 연이어 명품 히잡을 출시하면서 이슬람 여성들의 패션도 첨단을 달리고 있었다. 셋째, 그들은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부르짖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1세대 지도자들은 비록 장기집권과 독재적 통치형태를 밟았어도 기본적으로 독립전쟁의 영웅으로서, 혁명 지도자로서, 국부로서 최소한의 국민 공감대와 신뢰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런 공헌도 못한 그의 자식들이 권력을 세습하고 호화로운 사치행각에 국가의 부를 탕진할 때 그들은 좌절하고 때로는 침묵으로 인내해야만 했다. 넷째는 미국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주문이다. 독재정권에 시달려온 아랍 민중들은 권력자들을 비호해온 미국에 대한 반감이 강하다. 동시에 미국 주도의 새로운 세계질서 구도에 편승하고자 하는 욕구가 또한 묘하게 존재한다. 따라서 미국이 종래처럼 이스라엘 안보와 석유 이익이란 두개의 축을 지키기 위해 독재정권과도 협력하고 지원해 주던 중동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랍 국민들은 미래의 세계질서는 미국-서구, 중국-동아시아 축과 함께 중동-이슬람 축이 굳건히 자리잡아 함께 공존하며 협력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것의 실현을 위해 노력한다. 이제는 우리도 중동-이슬람 세계를 무지와 편견 속에 주변부로 몰아내기보다는 주류세계의 파트너로 인식하고 중심부로 끌어들이는 작업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인구 15억에 57개국을 거느린 세계, 자원과 자본을 가진 거대한 시장을 버려두고 진정한 글로벌 경쟁을 논하는 것은 한참 잘못되었다는 생각이다.
  • [사설] 정년연장·고용 유연성 함께 고민해야 한다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노사정위원회 산하 베이비붐세대 고용대책위원회가 기업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법제화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한다. 712만명에 이르는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의 퇴직(54세 전후)과 국민연금 지급 개시(60~65세) 시기의 불일치에 따라 삶의 질이 급격히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정년 연장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진전 속도와 빈약하기 짝이 없는 사회안전망 등을 감안하면 현재로서는 정년 연장이 가장 설득력 있는 고령자 보호대책임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 아래서는 정년 연장을 법제화하면 청년층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는 등 ‘풍선효과’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3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57.4%가 정년 연장에 반대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 근로자들의 정년 연장을 의무화하려면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성과·능력급제와 직무급으로 전환하고 경기 변동에 기업이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고용 유연성을 높여주어야 한다. 경영계는 정년 연장에 양보하고 노동계는 진입과 퇴출이 고착화된 노동시장의 빗장을 어느 정도 풀어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기업이나 노동계 중 어느 일방의 희생만 강요해서는 지난 8년처럼 논란은 원점만 맴돌게 된다. 올 들어 정치권에서 복지논쟁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재정으로 복지를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정년 연장을 통해 사회복지 비용을 줄이려는 프랑스·스페인 등 유럽의 정부와 이에 반발하는 노동계와의 갈등이 우리에게도 조만간 닥칠 수밖에 없다. 2018년부터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4%를 넘는 고령사회 진입이 예고되고 있음에도 내 몫 지키기만 고집해서는 더 큰 재앙을 초래한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사회는 저출산 문제와 함께 고령화 문제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최상의 복지는 일자리다. 그렇다면 정부가 먼저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 혁파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특히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 부문의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 언제까지 이익단체의 눈치만 봐서는 안 된다.
  • [1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공연이 있을 때면 팬 사인회를 방불케 하는 어머니 팬만 3000여명. 손자 같고 아들 같은 신유의 감미로운 발라드 트로트는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게다가 인기 트로트 가수 장윤정, 김용임 등 초대 손님 섭외도 끊이질 않고 있다. 30년 경력의 트로트 가수 신웅과 신세대 트로트 가수로 떠오른 신유의 따뜻한 노래 이야기가 시작된다. ●희망릴레이(KBS2 오전 9시) 최근 서울 대학로에서는 배우와 스태프 전원이 재능 기부로 참여하는 특별한 공연이 열리고 있다. 공연에서 나오는 수익은 모두 재한몽골학교의 건축기금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이벤트 형식으로 처음 기획된 것은 재한몽골학교 학생들을 초대하는 무료 공연이다. 평소 문화 체험이 부족했던 아이들에게 이번 공연은 어떤 의미가 될까. ●MBC 프라임(MBC 밤 12시 30분) 당신은 어떤 노후를 꿈꾸는가. 대부분의 사람이 바라는 노후는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추하지 않게, 행복하고 건강한 노후를 보내고 싶다.’일 것이다. 대한민국의 노인 지원 프로그램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우리나라 노인 장기요양보험의 현주소를 짚어 보고, 선진국과 비교하여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발전 방향을 모색해 본다. ●파라다이스 목장(SBS 밤 8시 50분) 윤호와 동주가 승마대회에 관한 회의를 하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이 비서가 헐떡이며 뛰어 들어와 승마장 아르바이트하는 다지가 사고를 당했다고 말한다. 이에 놀란 동주는 나가려는 윤호를 못 가게 하고 본인이 가겠다고 나선다. 동주는 사색이 되어 병원 안내데스크로 뛰어가고, 진영은 그런 동주의 모습을 본다.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중국 지린성의 쑹위안시에 위치한 차간호는 몽골어로 ‘백색의 신성한 호수’라는 뜻이다. 호수는 중국 북부 최대의 담수호로 이곳 어민들 삶의 터전이다. 연간 어획량이 5000t 이상인 차간호는 1000년간 내려오는 겨울 고기잡이로 유명하다. 차간호가 주는 풍요로움 속에 소박하면서도 넉넉한 삶을 영위해 가는 이들을 만나본다. ●멜로다큐 가족(OBS 밤 11시 5분) 구조조정과 명예퇴직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하는 우리 가장들과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또 다른 역할을 강요받는 우리의 엄마들, 불투명한 미래를 패기와 열정으로 이겨내는 청년들. 그리고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이웃들의 담백한 이야기로 시청자를 찾아간다. 리얼 다큐의 특징을 최대한 살렸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근로자 정년 60세로 법제화한다

    근로자 정년 60세로 법제화한다

    일반 기업의 근로자 정년이 60세로 법제화된다. 현재 노사 자율로 시행 중인 평균 정년(57.16세)보다 3세가량 늦춰지는 것이다. 노동계·경영계·정부는 712만여명의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의 고용 연장을 논의하기 위해 경제사회발전을 위한 노사정위원회 산하에 베이비붐세대 고용대책위원회를 1년 동안 한시적으로 설치, 협의를 거친 결과 이같이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베이비붐세대 고용대책위의 활동 시한은 오는 23일까지며, 위원회는 시한 마감 전 합의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 관계자는 “위원회 차원에서는 정년연장 여부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으나,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퇴직을 고려할 때 정년 60세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큰 틀에서 공감한 상태”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위원회 내의 공익위원들은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안을 마련했다.”면서 “공익위원들이 마련한 초안은 위원회 의견으로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베이비붐 대책위는 위원장과 노동계 3명(한국노총), 경영계 3명(한국경영자총협회·중소기업중앙회·대한상공회의소), 정부 4명(고용노동부·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지식경제부), 공익위원 대표 5명 등 모두 16명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공무원들의 정년은 5급 이상 60세이며, 6급 이하의 경우 2011년 59세로 늘어나고 2012년에는 60세로 연장된다. 일반 기업의 근로자들의 평균 정년 연령은 57.16세이지만 실제로는 53세를 전후해 퇴직하고 있다. 위원회는 베이비붐 세대의 정년퇴직이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점을 감안해 2~3년 안에 법제화를 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법제화 이후 3~4년의 준비기간이 걸리고 2018년부터 우리나라가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14%)에 진입하기 때문에 실제 시행은 2017~2019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300인 이상 기업 중 정년이 60세인 곳이 20.2%에 불과해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면서 “정년 60세가 시행될 경우 공기업과 대기업의 경우 청년고용의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논란이 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