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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비부머’ 세대에 대한 헌사와 위안 ‘중년예찬’

    ‘베이비부머’ 세대에 대한 헌사와 위안 ‘중년예찬’

    30년간을 경제 관료로 재직한 이철환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이 ‘7080세대’에 바치는 헌사를 ‘중년예찬’(나무발전소)이란 이름으로 펴냈다. 인생의 여정을 시간대별로 구분해 볼 때 흔히들 유아·소년기, 청년기, 중·장년기, 노년기로 나누고 있다. 그리고 국어사전에서는 청춘을 20대 전후, 중년을 40대에서 50대 초반까지의 연령층에 속한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사람의 수명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이 연령대 기준이 상당부분 달라져야 한다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다르게 통용되고 있다. 그 옛날 중국 당나라의 시성 두보(杜甫)는 ‘곡강시(曲江詩)’에서 ‘인생 칠십 고래희 (人生 七十 古來稀)’라고 노래했다. 그의 말처럼 당시만 해도 사람이 70세까지 사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그러나 요즘은 평균수명이 이미 80세를 넘어섰고 날이 갈수록 사람의 수명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청춘과 중년의 생애주기대가 이전과는 꽤 달라진 것이다. 이제는 40대까지도 청춘의 시기라 할 수 있을 것이며, 중년이라는 소리를 들으려면 적어도 나이가 50대를 넘어 60대 중반까지에 이르는 연령계층이 되어야 가능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일컫는 ‘중년’도 그러하다. 6·25전쟁 전후 태어난 사람들과 베이비부머 세대, 소위 7080 세대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중년’인 것이다.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지금의 중년세대들이 지난날들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과거의 일들을 돌이켜보며 입가에 미소를 짓기도 하고 혹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할 것이다. 당시로서는 가슴 아픈 일이었을지라도 세월이 많이 지난 지금은 이를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와 너그러움이 생겼을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 중년들이 가족과 나라를 위해 바친 열정과 희생, 이런 것들을 한번 정리하고 기록해보고 싶었다. 지금의 중년들은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많은 공헌을 한 세대들이다. 그들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있어 매우 커다란 역할을 해왔다. 물론 좋지 않은 유산도 적지 않게 남겨놓았지만... 그래서 이 책에는 지금 중년들이 살아온 지난 행적들을 돌아보고 성찰함으로써, 우리의 후배 그리고 자식 세대들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는 데 참고로 삼았으면 하는 나의 소망도 담겨 있다. 또 다음으로는, 이제는 인생의 후반전을 살아가야 할 시점에 와있는 우리 중년세대들이 남은 생을 잘 마무리하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나눠보는 기회를 가져보고 싶었다. 물론 대부분의 중년들은 이미 나름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책에는 저자가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찍은 사진들이 수록돼 있다. 저자는 대학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했으며 재정경제부(지금의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하면서 ‘한강의 기적’의 한 주역이 됐다. 30년간의 공직 생활 후엔 한국거래소와 금융연구원에서 근무했다. 지금은 하나금융연구소에서 초빙연구위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단국대에서 후학을 지도하고 있다. 경제와 문화의 접목이란 이슈에도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과천청사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 ‘한국경제의 선택’, ‘재벌개혁의 드라마’, ‘아 대한민국 우리들의 참회록’, ‘숫자로 보는 한국의 자본시장’, ‘14일간의 금융여행’, ‘14일간의 글로벌 금융여행’, ‘14일간의 한국경제 여행’ 등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무직자/대학생 대출서비스, 정식등록업체 통해야 ‘안전’

    무직자/대학생 대출서비스, 정식등록업체 통해야 ‘안전’

    인플레이션과 청년실업, 전세대란 속에서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무직자, 대학생, 휴학생뿐만 아니라 정기적인 수입이 있는 직장인들도 경제적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다.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라는 말이 있지만 당사자들은 끝없는 터널 한가운데 있는 느낌이다. 직장인 최OO(39) 씨는 전세금 때문에 속만 타 들어가고 있다. 집주인으로부터 전세금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통보를 받았지만, 지금 당장에 올려줄 수 있는 여력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미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상태인데다 현재 월급으로는 아이들 교육비와 생활비하기도 빠듯하다. 가족의 미래를 위한 ‘저축’이라는 단어는 남의 나라 얘기가 된지 오래이다. 사람을 바꾸는 대출업체를 표방하는 ‘론마음’은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 처한 직장인뿐만 아니라 대학생, 무직자, 여성/주부 등도 대출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어려운 세상, 사람들의 든든한 파트너가 되어주겠다는 마음으로 대출업계에 뛰어들었다”며 “수년간의 무직자대출, 대학생대출, 프리랜서대출, 주부대출뿐 아니라 자동차대출까지 금융컨설팅 업무를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이용 가능한 대출 서비스로는 직장인대출, 무직자대출, 대학생 학자금 대출, 휴학생 대출과 졸업생 대학원생 대출, 취업자금 대출, 공익근무요원 대출, 프리랜서대출까지 다양하다. 최저 100만원에서부터 최고 2,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만기일시상환, 부분일시상환, 중도상환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수수료가 없어 안심하고 대출을 받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업체 측은 “이 같은 대출상품은 국내 현존하는 수많은 금융기관의 금융상품을 분석하고 기획하여 만든 노력의 산물”이라며 “사금융이나 대부업 회사가 아닌 저축은행 수탁법인으로 정식 등록되어있다는 점이 더욱더 신뢰할 수 있어 주목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영 대표는 “우리는 고객의 금융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설립된 정식 등록된 저축은행 수탁법인이다. 직장이나 일정한 소득이 없는 무직자들의 경우, 신용대출을 받는 것은 어렵다고들 판단한다. 때문에 비싼 이자의 사금융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도 있는데, 신용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저축은행 이나 제2금융권을 통해 무직자 대출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고객이 국내 현존하는 수많은 금융상품 중 가장 유리한 대출조건으로 대출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론마음’(http://loan-maum.com)에서는 저축은행과 정식수탁계약을 체결하여 취업자금대출, 여성무직자대출, 소액대출, 대학생대출, 무직자소액대출, 학자금대출, 무직자추가대출, 무직자인터넷대출, 저축은행무직자대출 등 다양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故 김찬국 교수 억울한 옥살이… 국가가 5억 배상”

    민주화운동가이자 진보 신학자로 군사정권 시절 억울한 옥살이를 한 고 김찬국 연세대 교수의 유가족이 국가로부터 억대 배상금을 받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9부(부장 오재성)는 긴급조치 1·4호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던 고인의 가족 8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는 5억 1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 교수와 같은 소수의 용기 있는 시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노력이 국가의 민주화에 큰 밑거름이 됐다”면서 “그럼에도 김 교수를 수감하고 그 가족을 지속적으로 감시해 일상생활을 어렵게 한 국가는 불법행위에 대해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1973년 연세대 신학대 학장으로 취임한 김 교수는 같은 해 12월 유신헌법 개헌 청원 서명운동의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학생들을 수차례 만나 “유신헌법은 계엄령을 선포해 국민의 기본권을 박탈한다”거나 “젊은 목사나 전도사 중에는 독재에 항거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학생 데모에 호응해 줄 것이다”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구속된 김 교수는 1974년 형 집행정지로 출소하기 전까지 286일 동안 수감 생활을 했다. 이후에도 정부의 압력으로 복직하지 못하다가 1984년에야 연세대 강단에 다시 설 수 있었다. 김 교수는 2009년 숨졌지만 가족들이 명예회복을 위해 2011년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서울고법은 2013년 김 교수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씨줄날줄] ‘장강후랑추전랑’의 선수들/문소영 논설위원

    체육경기의 재미를 더 하는 것은 선배를 제치거나 예상을 깨는 새로운 선수의 출현이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어린 선수들이 유력한 금메달 후보를 뛰어넘으며 맹활약하고 있다. 개막한 지 며칠 만에 세대교체를 예감케 하는 선수들이 눈에 띈다. 대표적인 선수가 사격의 김청용이다. 왼손잡이인 김 선수는 지난 21일 남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에서 자신의 우상이자 베이징올림픽과 런던올림픽의 금메달리스트로 세계 사격 1인자인 진종오(35)를 꺾고 금메달을 땄다. 나이 겨우 17살로, 사격에 입문한 지 3년 만에 그는 아시안게임 사격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사격은 한 발 쏠 때마다 득점 결과가 바로 나오기 때문에 마음의 동요를 억누르고 진행해야 하는 만큼 경기운영 경험이 많은 노련한 선수가 유리하다. 그런 상식이 뒤집혔다. 수영 200m에서 3연패를 기대했던 박태환(25) 선수는 세계 신기록을 가진 중국 쑨양(23)과 우승을 다툴 줄 알았는데 예상치 못한 일본 하기노 고스케 선수의 등장으로 동메달을 따는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20살인 하기노에게 선배들이 밀려난 것이다. 펜싱 플뢰레에서 금메달을 딴 전희숙의 승리도 가슴이 찡하다. 올해로 30살인 전 선수는 1살 위인 선배 남현희에 밀려 오래도록 ‘만년 2인자’로 만족해야 했다. 배짱이 두둑하고 근성 강한 남 선수로 인해 전 선수는 늘 우승으로 가는 길이 막혔다. 그런데 여자 플뢰레 4강에서 아시아경기 3연패를 노리던 ‘엄마 검객’ 남 선수를 물리치고 결승에 올라 중국 선수를 15-6으로 이겨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마지막 아시아 경기라고 생각하고 목숨을 걸었다”고 했다. 펜싱 사브르에서 금메달을 딴 이라진(24)도 두 살 위인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지연(26)을 꺾었다. 축구에는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활동하는 패기만만한 16살 이승우도 있다.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십대회 U16대표로 출전했던 그는 결승에서 북한팀에 졌지만, MVP와 득점왕을 휩쓸었다. 독보적인 플레이에 실력만큼이나 자부심도 대단하다. 지난 14일 열린 일본과의 8강전을 앞두고 “일본 정도는 가볍게 이길 수 있다”는 발언으로 “건방지다”는 욕을 먹었지만, 초반에 끌려다니던 경기 흐름을 확 뒤집는 선취골과 후속 골을 넣어 2-0으로 이겼다.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推前浪·양쯔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냄)’이란 말이 있다. 반갑고 놀라운 선수교체, 세대교체가 체육계에만 있어선 안 된다. 학문이나 정치의 영역에서도 새로운 물결이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 건강한 사회라면 청년은 야망을 품고, 노년은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2015 예산안] 노동·복지에 115조 투입… 예산 비중 첫 30% 돌파

    [2015 예산안] 노동·복지에 115조 투입… 예산 비중 첫 30% 돌파

    내년 예산안이 올해 대비 5.7% 늘어난 376조원으로 편성됐다. 경기 부양을 위한 ‘슈퍼예산’답게 대부분 분야의 예산이 증액됐다. 특히 노동과 복지 예산은 전체의 3분의1에 육박하는 115조원 정도가 편성됐다.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안전예산 역시 18% 늘어난 14조 6000억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18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내년 예산안을 확정하고 오는 23일까지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정부는 376조원의 내년 예산을 경제 활성화와 안전, 서민생활 안정 등에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분야별로는 보건과 노동을 포함한 복지가 115조 5000억원으로 올해 대비 8.5% 늘어난다. 비중은 30.7%에 달한다. 복지 예산 비중이 30%를 넘는 것은 처음이다. 복지 중 일자리 예산은 7.6% 증가한 14조 3000억원이다. 안전예산도 14조 6000억원으로 올해 대비 17.9%나 증가했다. 분야별 증가율로는 가장 높다. 세월호 참사에 따라 안전 강화에 대한 여론의 요구가 높아진 것을 반영한 결과다. 창조경제 관련 예산도 8조 3000억원으로 17.1% 늘어난다. 한류 열풍이 기대되는 문화체육관광 예산 역시 10.4%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가장 눈에 띄는 예산 사업은 비정규직·실업자·저임금 근로자를 위한 생활안정 3종 지원 제도다. 비정규직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을 위해 중소·중견기업 사업주가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한 뒤, 정규직과의 임금 차별 해소를 위해 임금을 올리면 인상분의 50%(월 최대 60만원)를 1년간 주는 정규직 전환 지원금 제도를 시행한다. 실업급여 수급자에 대해서는 실업 기간에 국민연금 보험료의 75%를 지원하는 실업 크레디트 제도가 실시된다. 이어 내년 7월에 도입되는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에 가입하는 사업장의 저소득근로자를 대상으로 퇴직연금 사업주 부담금(10%)을 지원하고, 자산 운용수수료 50%를 보조해 준다. 저소득근로자는 30인 이하 사업장의 월소득 140만원 미만 근로자다. 예산안의 중점 투자 과제로는 ▲경제 살리기 ▲안전 만들기 ▲희망 나누기 등이 제시됐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 청년과 여성 등 취업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서비스 일자리가 기존 19만 9000개에서 20만 6000개로 확대된다. 중소기업 정책금융을 기존 92조원에서 97조원으로 늘리고, 고용 창출이 우수한 기업 500개를 선정해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판교 창조경제 밸리(한국형 실리콘 밸리) 등을 육성하고 5세대 이동통신 등 13대 성장동력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도 9975억원에서 1조 976억원으로 늘린다. 안전 만들기를 위해서는 총 5조원 규모의 안전투자 펀드를 활용해 대대적인 보수·보강을 추진한다. 특수소방차와 소방헬기 등 지방자치단체의 소방장비 구입에 1000억원, 경찰과 소방 등 8개 분야 재난통신체계 일원화에 500억원을 지원한다. 안전한 학교 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폐쇄회로(CC)TV를 기존 15만 7000대에서 17만대로 늘리고, 급식관리 지원 센터를 현재 188곳에서 208곳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병사 월급은 15% 오른다. 상병 기준으로 매달 13만 4600원에서 15만 4800원으로 늘어난다. 희망 나누기 과제 실현을 위해서는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을 기존 1조 2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늘린다. 이 재원으로 시장 상인들이 이자 부담을 20%대에서 7% 정도로 덜 수 있는 대환대출을 신설한다. 반값등록금 완성과 창업·직업교육 확충 등 생애 주기와 수혜 대상별 맞춤형 복지와 고용도 강화하고, 의료·주거 등 가계 생계비 부담도 완화할 방침이다. 방문규 기획재정부 2차관은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경기를 살리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라면서 “일시적으로 재정 적자를 확대하더라도 과감하고 선제적인 재정 운용을 선택했다”고 내년 예산안 편성 배경을 설명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열린세상] 고령사회 대비책/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고령사회 대비책/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우리나라의 고령화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빠른 편이다. 이는 고령자의 수명은 연장되고 저출산으로 인해 0~14세의 인구는 감소하면서 인구의 구성이 크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고령화율은 12.2%이며 곧 14%에 진입해 고령사회가 되기 직전이다. 2030년쯤에는 고령화율이 23%에 도달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쯤이면 인구의 50% 이상이 65세가 넘는 고령자로 구성되는 임계지방자치단체가 16개 정도 나타날 것으로 추계된다. 임계지방자치단체는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인구의 절반을 넘어 농사 등의 본업은 물론 농로의 유지·보수와 관혼상제 등의 사회적 공동생활이 어려워져 지방자치단체의 지위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지자체를 의미한다. 급격히 상승하는 우리나라의 고령화 비율은 사회 다방면에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에는 주로 농촌경제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고령화는 도시지역으로 점차 확산돼 도시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도시의 활력을 위축시킬 것이다. 이미 고령자의 우울, 자살, 고독, 가난, 보건 등의 이슈가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저출산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저출산은 육아와 사교육에 소요되는 막대한 경비가 주는 경제적 부담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는 학생들의 적성을 살리기보다는 학업만을 강조하는 획일적인 사회의 가치가 이면에 자리 잡고 있다. 소위 인기 있는 직업의 경계가 없어지고 다양한 직업의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에 국민 모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아울러 남과 비교하는 인생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과 창의를 토대로 여유로운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사회·문화적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세대 간의 역할을 적절히 배분해야 한다.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세대 간의 발전이 이어지는 지속 가능 발전의 틀을 확립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성세대가 과도하게 구축한 도로, 항만, 터널, 지하도로, 공항 등 하드웨어 중심의 양적성장은 후속 세대에게 유지와 관리 등에 따르는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안길 것이다. 1980년대 이후 일본사회가 겪고 있는 비행장, 도로 등의 과잉 인프라 문제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다. 따라서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유형문화재보다는 무형문화재를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일자리와 연금 등에 관한 세대 간 합의도 매우 중요하다. 일자리의 확보와 창출은 청년과 고령자의 수요에 부응해 양자 간 조화 속에서 슬기롭게 조정해야 한다. 지나치게 고령자의 정년을 연장할 경우 청년 일자리의 부족을 야기함은 물론 사회의 활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연금을 설계할 당시보다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후속세대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연금개혁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미시적인 관점에서는 부모와 자녀의 역할분담이 재조정돼야 한다. 우리나라 부모들이 지니고 있는 미덕 중의 하나는 자녀의 교육에 올인해 왔다는 점이다. 인구에 비해 대학교의 진학률이나 해외 유학의 비율은 매우 높은 편이다. 이러한 자녀들의 교육에 바치는 부모의 희생은 노후에 자녀들의 돌봄이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가능한 틀이다. 그러나 현대생활의 패턴을 보면 자녀들이 부모들의 노후를 돌보는 일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음을 가까이서 확인할 수 있다. 고령자를 위한 국가의 역할과 관련해 국민적 합의 또한 중요하다. 작금 우리 주변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은 국가의 책무를 지나치게 강조해 국가의 재정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 이슈로부터 국가가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모든 것을 국가가 책임을 질 수도 없다. 소위 고령자를 위한 ‘국가의 수비범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되 개인의 책임 또한 강조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므로 개인의 자유만큼 스스로를 책임지는 방향이 바람직하고 또 그럴 역량도 충분하다. 이를 실현하는 방안 중의 하나로 ‘노노케어’의 사회적 확산을 제안한다. 고령자 상호 간의 돌봄을 통해 보람찬 삶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취업 필수 스펙 오픽, 전략적인 인강 수강이 취업을 앞당긴다

    취업 필수 스펙 오픽, 전략적인 인강 수강이 취업을 앞당긴다

    요즘 대기업 입사 지원을 준비하는 구직자들 사이에서는 매일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취업 필수 8대 스펙’이라 불리는 ‘학벌, 학점, 어학성적, 자격증, 어학연수, 수상경력, 봉사활동, 인턴경력’을 쌓기 위한 ‘스펙전쟁’이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 ‘8대 스펙’이 필수 경쟁력으로 인식되면서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 이를 갖추지 못하면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는 불안감이 고착화되어 당분간 스펙 쌓기 열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 ‘2012년에 청년 노동조합 ‘청년 유니온’이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재학 기간 동안 학원수강료, 영어 시험, 어학 연수비로 지출하는 교육비가 평균 1467만원으로 조사되어 취업 준비생의 금전적 부담 또한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 되었다. 취업 준비 비용 중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항목은 어학실력 향상을 위한 교육비이다. 학벌이나 학점은 이미 정해져 바꾸기 어렵지만 어학실력은 노력에 의해 향상이 가능하고, 전공에 구애 받지 않으면서, 입사 지원 시 가산점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A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최근 지원자들이 서류 상의 어학 성적은 좋지만 실제 영어로 인터뷰를 진행해보면 실망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에서 영어 성적을 보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실무에서 영어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면접장에서 가시적인 영어 실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한다면 인사담당자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기업의 요구를 반영하듯 최근에는 문법 위주의 실력을 테스트 하고, 비즈니스 영어에 국한된 토익보다는, 공인 영어 시험 성적이면서 영어 면접에 도움이 되는 ‘오픽(OPIc)’이나 ‘토익스피킹(TOEIC speaking)’ 같은 영어 말하기 시험이 각광받고 있다. 실제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영어 말하기 성적을 필수 지원 자격으로 지정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취업 준비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영어 말하기 인강 전문 사이트인 용감한스피킹(www.bravespk.com) 대표강사 윤석환씨는 “일선에서 학생들과 기업 인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토익 스피킹’과 ‘오픽’ 강의를 모두 진행해 본 입장에서,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에 부합하는 시험은 ‘오픽’임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픽’ 시험은 정확한 출제 원리를 알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고 응시생별로 각기 다른 문제가 출제되어 출제 패턴도 예상이 불가능해 수험생들은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오픽’ 시험에 대한 정확한 통찰력과 경험이 풍부한 강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확실히 수험 기간을 단축하고 영어 말하기 실력 향상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라며 오픽 시험 준비 팁을 전했다. 또한 “말하기 시험은 무조건 학원에서 선생님과 대화하며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많은데 실전연습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나 절대적인 공부법은 아닙니다. 오히려 반복적으로 강의 내용을 반복해서 볼 수 있고 다양한 시청각 학습 자료를 제공해줄 수 있는 인강이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에 커리큘럼이나 선생님의 전문성, 시스템적인 측면이 보장된다면 인강을 통해서도 반드시 영어 말하기 성적이 올라갑니다”라며 인강의 효과를 강조했다. 윤석환 강사는 수험생 2,000여명의 시험 후기 분석을 통해서 오픽 출제 원리를 알아내는 데 성공하여 최초로 오픽 유형서를 발간한 신뢰도 높은 오픽 1세대 영어 강사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인강 퍼블리싱 전문 기업 용감한컴퍼니는 영어 말하기 학습자에게 최적화, 체계화된 예습복습 시스템을 구현한 데 이어 스타강사 윤석환씨를 대표 강사로 영입하여 ‘용감한스피킹’ 사이트를 새롭게 론칭하여 취업 준비생들에게 가장 빠르고 정확한 오픽 학습 컨텐츠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용감한스피킹(www.bravespk.com)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용감한스피킹 대표강사 윤석환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스코틀랜드 ‘英 분리’ 세대차 심각… 독립해도 걱정

    스코틀랜드 ‘英 분리’ 세대차 심각… 독립해도 걱정

    오는 18일 영국에서 분리독립 여부를 결정하는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스코틀랜드가 심각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찬반 여론이 워낙 팽팽한 데다 세대별 시각차도 뚜렷해 독립이 되든 안 되든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전망이다. 가디언이 ICM리서치에 의뢰해 13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자신의 의견을 확실하게 정한 유권자 가운데 분리독립 반대가 51%로 찬성(49%)을 근소하게 앞섰다. 주민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만 16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세대별로 분리독립에 대한 찬반이 크게 엇갈렸다. 25~34세 유권자들은 57%가 찬성을 표시해 43%에 불과한 반대 의견을 압도했다. 반면 65세 이상에서는 독립에 찬성하는 유권자는 39%에 불과했고, 반대 의견은 61%에 이르렀다. AFP 통신은 노년층은 독립이 실현되면 연금과 무상의료서비스 등 현재 영국이 제공하는 복지가 축소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청년층은 독립을 하면 잉글랜드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취업 등에서 차별을 받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취직 상태별로도 입장이 엇갈렸다. 무직자들은 76%가 독립에 찬성했고, 연금을 받고 있는 은퇴자들은 62%가 반대했다. 무직자들은 새로운 독립정부가 들어서면 정부기관 등에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생길 것으로 기대했다. 성별로 비교해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독립을 더 반대했다. 여성 유권자 55%가 독립에 반대했고, 남성 유권자 52%는 독립에 찬성했다. 한편 각각의 여론조사마다 찬반 우세가 서로 달라 투표 결과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14일 ICM이 텔레그래프의 의뢰를 받아 발표한 결과는 54%가 독립에 찬성해 반대를 8% 포인트 앞섰다. 서베이션의 조사도 같은 결과를 냈다. 하지만 오피니엄의 조사에서는 반대가 53%로 우세했다. 패널베이스 조사에서도 반대가 51%로 앞섰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버스 경로석 양보 안 하는 청년 집단폭행한 노인들

    버스 경로석 양보 안 하는 청년 집단폭행한 노인들

    지난 4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지나던 한 만원 버스 안에서 노인들이 경로석에 앉아있던 청년을 구타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영국 BBC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폭행은 경로석에 앉아 있던 청년이 노인의 자리 양보 요구를 거부하자 노인들이 분노하면서 일어났다. 당시 상황을 찍은 영상을 보면, 승객들로 가득한 버스 안에서 한 노인이 청년에게 “왜 자리를 양보하지 않느냐?”며 따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청년은 자리 양보를 완강하게 거부하며 자리를 지킨다. 그러자 노인은 청년에게 손찌검을 하며 따지고 든다. 청년이 이에 반발하자 주변 노인들까지 합세하더니 청년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나무란다. 심지어 노인들은 이 청년을 밀치고 수차례 때리기도 한다. 이 영상이 온라인상에 올라오자 중국 포털 사이트 ‘왕이(網易, NetEase)’와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웨이보(微博, Weibo)에서는 논란이 일었다. “경로석은 노인들을 위한 것이니 양보해야 한다”는 의견과 “다른 사람을 때릴 정도로 힘이 있는 사람들이 경로석은 왜 필요하지?”라는 누리꾼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린 것이다. 한편, 이 사건에 대해 영국 BBC뉴스는 “중국이 1979년부터 추진해 온 ‘한 자녀 정책’으로 인해 청년층은 줄고 있는 반면 노인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 가운데 중국 내 세대간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사진·영상=Dane Bartholomew/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120년 동학정신, 세계화·대중화로 通한다

    120년 동학정신, 세계화·대중화로 通한다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린다. 동학농민혁명 제120주년기념대회 추진위원회(추진위)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에서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대회 출범식을 갖고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킬 것을 선언했다. 추진위는 천도교중앙총부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전국동학농민혁명유족회 등 3개 단체로 구성된 협의체. 이들은 지난 5월 서울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양해각서( MOU)를 체결, ‘사람, 다시 하늘이 되다’라는 주제의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할 것을 결의했다. 추진위는 우선 다음달 1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시청 대강당에서 120주년 기념식을 열어 시대 과제 해결을 지향하는 동학정신과 실천 과제들을 선정 발표키로 했다. 이에 앞서 10일 오후 5시부터 분당 새마을운동연수원에서 전국 각지의 동학농민군 후손과 천도교 교인, 지역별 동학농민운동가, 시민 등 500명이 모여 전야제를 치른다. 11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역사, 평화, 미래’를 주제로 한 동학농민혁명문화축제를 진행한다. 이 자리는 일반 시민과 청년 학생들이 그동안 동학의 가치를 발굴 선양하는 데 힘써 온 세대들과 소통하면서 동학의 미래상을 만들어가는 축제 한마당으로 펼쳐진다. 이와 관련해 동학농민혁명을 세계화하기 위해 국제학술대회와 남북 공동행사도 준비한다. 우선 다음달 28, 29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에는 한·중·일 3국을 비롯해 구미 각국의 동학 연구자들이 모여 동학농민혁명의 미래화를 위한 주제들을 놓고 발표와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천도교 주관으로 북한에서 개최를 추진 중인 남북공동행사도 주목받는 행사. 남북 천도교는 지난 7월 개성에서 만나 오는 17∼20일 평양과 해주에서 학술세미나를 열고 동학혁명 전적지를 함께 순례하기로 협의했지만 지난 6일 북한 조선천도교중앙위원회와 천도교청우당 측이 “공동행사는 어렵다”며 오는 10월 3일 자체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통보해왔다. 이에 따라 천도교는 조속한 시일 내에 개성에서 실무자 회의를 열자고 제의했으나 아직 답신이 없는 상태다. 북한에서는 조선천도교중앙위원회와 천도교청우당이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이념적 계승을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여왔다. 천도교는 지난해부터 올해 120주년을 계기로 남북의 동학 후손들과 학자, 관련 단체 활동가들의 만남과 연대 교류를 본격적으로 벌이기 위해 준비해 왔다. 천도교는 특히 120주년 행사를 1회성의 기념행사가 아닌 지속 사업으로 연결시켜 나갈 계획이다. 오는 11월까지 일반 시민과 역사관련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국내외 동학관련 유적지를 방문하는 ‘동학기행’을 진행하는 한편 ‘동학시민강좌’를 서울·부산·대전·대구·남해에서 차례로 열기로 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가장 빨리 늙고 교육비에 찌들고… 우울한 한국

    가장 빨리 늙고 교육비에 찌들고… 우울한 한국

    ■65세 이상 고령인구 증가 속도 OECD 중 최고 출산율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르게 늙어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산업연구원이 OECD 34개 회원국의 인구구조를 비교,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한국의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중은 12.2%로 30위에 머물렀지만 증가 속도는 1위를 기록했다. 각국의 고령인구 비중을 1970년을 1로 설정하고 2013년까지 몇 배로 증가했는지 비교했을 때 한국이 4.0배로 가장 높았다. OECD 평균 1.6배와 비교해 봤을 때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다. 일본이 3.6배로 2위를 차지했고 핀란드(2.1배), 포르투갈·이탈리아(2.0배), 체코·캐나다·스페인(1.9배)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의 중위연령(전체 인구를 나이순으로 볼 때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연령)은 2010년 37.9세로 1970년 19.0세보다 18.9세 늘어나 고령인구 비중 상위 10개국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다음은 일본으로 같은 기간 28.9세에서 44.7세로 15.8세 증가했다. 한국의 유소년 인구 비중(2013년 기준 0~14세)은 14.7%로 26위를 차지했다. 이는 1위인 멕시코(28.4%)의 절반 수준이자 OECD 평균 17.4%를 밑도는 것이다. 한국의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은 73.1%로 OECD 평균 66.6%를 웃돌며 1위에 올랐다. 이 결과는 1950년 한국전쟁과 1970년 베트남 전쟁 이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생산가능인구에 여전히 편입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학부모 부담 공교육비 비율 OECD 평균의 3배 우리나라는 고등학교 이상 교육을 받는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부담하는 공교육비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OECD는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4년 OECD 교육지표’를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OECD가 2012년 기준 세계 주요 44개국(회원국 34개국 포함)의 다양한 교육지표(재정통계는 2011년 기준)를 크게 4개 항목으로 나눠 비교 분석해 나왔다. 이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담 공교육비 비율은 4.9%로 OECD 평균(5.3%)보다 0.4% 포인트 낮고, 민간 부담 공교육비 비율은 2.8%로 OECD 평균(0.9%)의 3배가 넘었다. 민간 부담 공교육비 비율은 2001년부터 14년 연속 1위다. 공교육비 총액 중 정부 부담 비율은 62.8%로 OECD 평균 83.9%에 한참 못 미쳤다. 반면 유치원, 초·중·고교, 대학교 교육비의 민간 부담 비율은 37.2%로 OECD 평균의 2배를 상회했다. 공교육비의 민간 부담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교육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부족하고, 가계 부담이 크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인 사교육비까지 포함시키면 다른 나라와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높은 교육열을 반영하듯 25∼34세 청년층의 고등학교 이수율(98%)과 전문대학 이상 고등교육 이수율(66%)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특히 고교 이수율은 2001년부터 줄곧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연령대의 OECD 평균 고교 이수율은 82%, 고등교육 이수율은 39%에 그쳤다. 남녀 고용률 격차도 다른 나라보다 심각하다. 우리나라 남성의 학력별 고용률은 고졸 84%, 전문대졸 91%, 대학교·대학원졸 90%였다. OECD 평균은 각각 80%, 86%, 89%였다. 특히 여성은 고졸 57%, 전문대졸 60%, 대학교·대학원졸이 62%에 그쳐 OECD 평균(각각 65%, 76%, 80%)과 비교하면 아직까지 고용 현장에서 남녀차별이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 줬다. 교육부 관계자는 “공교육비의 정부부담 비율은 OECD가 2005년 대비 0.4% 포인트 감소했지만, 한국은 3.9% 포인트 증가했다”면서 “2011년 시행된 유아 무상보육(5세 누리과정)과 국가장학금이 반영돼 공교육비 민간 부담률이 크게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세계의 창] “경제성숙기 되면 출현… 한국에도 곧 나타날 것”

    [세계의 창] “경제성숙기 되면 출현… 한국에도 곧 나타날 것”

    2001년 일본의 대형 광고회사인 하쿠호도에 입사한 이후 13년 동안 일본을 비롯해 한국·중국·동남아 등 아시아를 포괄해 20대 연구를 해 온 하라다 요헤이(37) 하쿠호도 청년연구소 소장은 “사토리세대의 출현은 전 세계적 현상”이라면서 “사토리세대 이후 트렌드는 ‘여성화된 남성’”이라고 말했다. →‘마일드 양키’의 출현은 언제부터인가. -최근 10년간 여러 지역에 인터뷰와 조사를 다니면서 ‘마일드 양키’가 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책을 쓰고 싶은 테마였지만 시간이 없어 5년 전부터 묵혀 뒀다. 즉 ‘마일드 양키’의 출현은 10년간 점진적으로 일어난 것이었다. →‘마일드 양키’가 출현한 사회적 배경은. -일본 경제가 최근 20년 동안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경제성장기에는 ‘내가 열심히 하면 월급도 오르고 부모 세대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상승 욕구를 갖는다. 그런데 경제성숙기에는 ‘열심히 해봤자 메리트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흐름 속에서 ‘마일드 양키’가 탄생한 것이다. 이런 현상은 전 세계적이다. ‘초식남’(초식동물처럼 온화한 남성)은 일본에서 2009년 유행했는데 중국 상하이에서 2013년 유행했다. 상하이에서는 6~7년 전만 하더라도 “나의 목표는 사장”이라는 젊은이들이 많았는데, 2~3년 전부터 “월급은 오르지 않아도 되니 지금 일하는 레스토랑에서 계속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드디어 중국에도 이런 현상이 생겼구나 하고 놀랐다. 일본에서 20년 걸려서 나타난 현상이 중국에선 수년 만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가족과 고향을 중시하는 ‘마일드 양키’는 보수적 성향을 띠고 있는 것 같다. -‘마일드 양키’는 정치적으로 무관심하다. 스마트폰 사용도 어려워하고 인터넷에서 즐겨 자료를 찾지 않는다. 20대는 대개 정치 사상이 없다. 요즘 헤이트 스피치(증오 발언)가 늘었다고 해도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마일드 양키’의 생활이 보수적인 것과 보수 정치층을 지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마일드 양키’ 이후 일본 젊은이들의 새로운 트렌드는. -여성스러운 남성이다. 경제 성숙기에 중성적인 사람들이 느는 것은 어느 나라에나 있다. 전형적인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한 사회적인 압박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매년 발표되는 신조어·유행어 대상에서 이 같은 세태를 반영하는 말이 많이 나온다. 초식남, 벤토남(회사에 자신이 손수 만든 도시락을 싸가는 남성), 히가사단시(햇빛에 탈까 봐 양산을 쓰고 다니는 남성), 레깅스단시(레깅스를 신고 다니는 남성), 오토멘(소녀 같은 남성)이 그렇다. 이런 트렌드는 한국을 비롯해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곧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글 사진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세계의 창] 적게 벌지만 소비욕 강한 新청년층… 미래의 소비 주역 부상

    [세계의 창] 적게 벌지만 소비욕 강한 新청년층… 미래의 소비 주역 부상

    언제부터인가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국경을 뛰어넘어 비슷한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했다는 ‘삼포세대’(한국)와 물질적 풍요와 출세를 욕망하지 않는다는 ‘사토리세대’(일본)가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사토리세대 가운데서도 ‘마일드 양키’에 주목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마일드 양키’는 내면은 ‘양키’(한국의 ‘날라리’와 비슷한 뜻) 같지만 겉모습은 착실해 보이는 사람을 일컫는다. 신분 상승 욕구가 거의 없고 도쿄에서 출세하기보다는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가족·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특징이 있다. 이 ‘마일드 양키’가 향후 일본 경제의 소비 주역이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대두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토리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돈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본 총무성이 일하는 젊은 1인 세대의 평균 소비성향(처분 가능한 소득 중에서 얼마만큼을 소비지출 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1969년 남성은 92.3%, 여성은 90.3%였던 소비성향이 2009년에는 각각 84.1%, 79.9%로 떨어졌다. 요즘의 일본 젊은이들이 이렇게 된 배경은 일본 경제가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970~1980년대 경제성장기 때는 가난한 젊은이들이 “좋은 회사에 들어가서 출세하고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생각을 당연하게 갖고 있었지만 일본 경제가 정점을 찍고 난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출생한 지금의 젊은이들은 예전 세대에 비해 기본적으로 생활이 윤택해졌다. 때문에 “열심히 일해 봤자 내 시간만 빼앗긴다”, “지금 이대로 살 수만 있다면 만족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소득의 많고 적음과는 상관없이 소비욕이 적어진 젊은 세대에게 물건을 팔기 위해 일본 기업들은 엄청난 연구와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기업들이 새로운 소비 주도층으로 주목하는 것이 젊은 ‘마일드 양키’다. 일본의 대형 광고회사 하쿠호도의 싱크탱크 ‘청년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청년 연구자 하라다 요헤이가 지난 1월 ‘양키 경제 소비의 주역·신 보수층의 정체’라는 책을 펴내면서 생겨난 개념이다. ‘마일드 양키’는 ▲주로 저학력·저소득 ▲자신이 나고 자란 지역에 대한 애착이 많으며 주로 도쿄 외곽이나 지방 소도시에 거주 ▲상승 욕구가 거의 없고 가족이나 친구를 중시하는 보수적 생활 패턴 ▲장거리 여행을 싫어하고 미니밴으로 집 근처를 여행하거나 동네 쇼핑몰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등의 특징을 갖고 있다. 하라다 소장은 일본 20대의 15~30%가량이 ‘마일드 양키’의 성향을 띠고 있다고 책을 통해 주장한다. 그렇다면 이 ‘마일드 양키’가 소비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라다 소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은 요즘의 20대보다 상대적으로 낡은 가치관을 갖고 있어 ‘여자에게 한턱 내고 싶다’, ‘후배에게 얻어먹지 않는다’는 식의 사고를 한다. 저소득이긴 하지만 저금하지 않고 가진 돈을 다 쓴다. 지금 젊은이들 가운데서는 소비욕이 큰 거다. 다른 세대와 비교하면 인구가 적지만 다른 세대 역시 돈을 잘 쓰지 않으니 전체적으로 보면 유력한 소비자층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일본 기업들도 소비자로서의 ‘마일드 양키’의 잠재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혼다는 2013년 발매한 경차 모델에 화려함을 추구하는 ‘마일드 양키’를 의식해 차 앞부분에 도금 부품을 달았는데, 일반형의 판매량을 웃돌고 있다고 NHK가 보도한 바 있다. 고향을 사랑하는 특징을 노려 도쿄도 서부에 있는 하치오지에서는 자신의 거주지 근처에서 캠핑을 즐기는 ‘마일드 양키’를 겨냥한 아웃도어 용품을 전략적으로 판매하기도 했다고 NHK는 덧붙였다. 하라다 소장은 “앞으로도 젊은 세대들의 소비욕은 다시 살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버블세대(현재 40대 중반~50대)가 청소년 시절부터 경제가 급성장해 윤택하게 보낸 세대라면, 단카이 주니어(30대 중반~40대 초반)는 ‘로스제네’(잃어버린 세대)라고 불리며 어렸을 때는 윤택했지만 취업 시기에 경제가 어려워진 불쌍한 세대다. 그 아래로 태어난 것이 출생 이후 계속 경제가 좋지 않았던 ‘사토리세대’다. 사토리세대는 전후 최초로 ‘소비의 계단’에서 내려온 세대다. 그전까지는 젊은이들의 소비욕이 왕성했다. 돈이 생기면 차를 사고 집을 샀다. 그런데 사토리세대는 처음으로 ‘차도 살 필요 없고, 술도 무리해서 마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세대다.” 이런 현상은 일본뿐 아니라 한국을 비롯해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는 다른 나라에서도 나타날 것이라고 하라다 소장은 분석한다. 그는 “지금 일본에서 출현하고 있는 ‘마일드 양키’는 사실 1980년대 후반 미국에서도 나타났던 트렌드”라면서 “일본뿐 아니라 경제 성숙기에 접어든 나라라면 어디에서든 나타난다. 최근에는 한국이나 타이완도 이런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中 예향 항저우 ‘K아트’에 빠지다

    中 예향 항저우 ‘K아트’에 빠지다

    “굉장해요. 전통에 치우친 중국 현대미술과 달리 전통과 현대를 자유롭게 넘나듭니다.”(쉬 원원 중국 상하이데일리 기자) 지난달 29일 중국 고도(古都)이자 저장성 성도인 항저우(杭州). 시내 중심가에 자리한, 저장성 최초의 공인 사립미술관인 ‘싼상(三尙)당대미술관’은 100여명의 현지 미술 관계자와 취재진으로 왁자지껄했다. 입구에 들어서니 돌과 철판으로 이뤄진 이우환(78)의 대표작인 ‘관계항’이 보였다. 반대편으로 발길을 돌리니 백남준의 초기 텔레비전 설치작품 5점과 러시아 소설가 톨스토이를 형상화한 로봇 1점이 자리했다.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서 선보였던 이용백(48)의 ‘브로큰 미러’(Broken Mirror)도 눈길을 끌었다. 어두운 복도에 들어서자 총소리와 함께 굉음을 내며 유리가 산산조각 나는 착시 현상이 일었다. 미술관 구석구석에는 김아타(58), 유근택(49), 이세현(47), 홍경택(46) 등의 중견 작가와 오윤석(42), 권순관(41), 김기라(40), 박지혜(33), 장종완(31) 등 청년 작가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작가 12명의 대표 작품 30여점이 배치됐다. 동서양 회화와 사진, 영상, 설치 등 매체를 가리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지난달 29일 개막해 오는 28일까지 한 달간 이어지는 전시는 서울의 학고재갤러리와 싼상당대미술관이 주관한 ‘한국현대미술-우리가 경탄하는 순간들’전이다.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로서 ‘중국통’으로 불리는 윤재갑 상하이 하오아트뮤지엄 관장이 기획했다. 윤 관장은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함과 깊이를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설치미술가인 진양핑 중국미술학원 교수는 “중국 본토에서 열리는, 유례없는 대규모의 한국 현대미술전”이라고 평했다. 중국 미술 전문 월간지 ‘예술당대’의 쉬커 부주간은 “베이징이나 상하이에서 단편적으로 접한 작품들과 달리 다채로운 한국 미술의 색채를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왕둥린 중국미술학원 서예과 원장과 관화이빈 설치미술과 교수는 “중국의 작가, 기획자, 컬렉터 등 우리 미술계에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이우환, 이용백, 김아타 등을 제외한 작가들은 직접 현장을 찾아 작품 설명에 나섰다.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국내 작가 중 최고가 기록을 세운 홍경택은 불꽃놀이처럼 화려하게 치솟는 연필을 그린 회화작품을, 실천주의 작가 김기라는 냉면을 소재로 남북 간 ‘이념의 벽’을 허물려는 노력을 담은 영상작품을 각각 내놓았다. “서울 곳곳에 함흥냉면이란 빨간 깃발이 펄럭이지만 누구도 이념 문제를 제기하진 않는다”는 김 작가의 설명에 중국 취재진은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유근택은 전통 수묵화의 질감을 살리면서도 현대사회의 문제를 예리하게 담은 ‘어떤 만찬’이란 회화를 내놓았다. 그는 “누군가 질펀하게 먹어치운 식탁 위에 남겨진 포도주와 과일 등이 ‘6자 회담’ 등 내가 살고 있는 곳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말해 큰 호응을 얻었다. 영국 런던대 골드스미스칼리지 출신의 박지혜 작가는 인간의 불완전성을 다룬 3분 49초짜리 프로젝트 영상작품을, 권순관은 성형수술 전후의 모습을 모두 담은 초라한 여성의 육체를 사진작품으로 선보였다. 참여 작가 중 막내인 장종완은 종(種)에 관계없이 동물들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 등을 그린 ‘새드 로맨스’(Sad Romance)를 벽에 걸었다. 그런데 이 같은 전시가 왜 항저우에서 열렸을까. 천쯔징 싼상당대미술관장은 “현재 항저우 저장미술관에서는 한국의 ‘국전’과 비슷한 5년 주기의 ‘전국미전’이 열리고 있어 중국 미술계의 관심이 온통 항저우에 쏠려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항저우는 남송시대 수도로 ‘남송화’ 등 중국 전통미술이 스민 고도이면서 ‘중국 현대미술의 발원지’로 불린다. 베이징의 중앙미술학원과 함께 중국 양대 미술교육기관인 중국미술학원이 자리 잡고 있다. 1985년 중국 현대미술운동인 ‘85미술신조류’가 태동한 곳이며 황융핑, 차이궈창 등 중국 현대미술의 주요 작가를 배출하기도 했다. 우찬규 학고재갤러리 대표는 “중국 작가들의 급성장에 비해 한국 작가들의 입지는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중국은 한국 작가와 미술계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곳으로 향후 그룹전은 물론 좋은 작가의 개인전을 열어 미술사적으로 의미 있는 작품들을 선보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항저우(중국)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교육으로 짚어 보는 군대내 폭력 사건/ 신호현(배화여중 교사∙시인)

    교육으로 짚어 보는 군대내 폭력 사건/ 신호현(배화여중 교사∙시인)

    교육으로 짚어 보는 군대내 폭력 사건/ 신호현(배화여중 교사∙시인) ‘임 병장 총기난사 사건’, ‘윤 일병 폭행치사 사건’, ‘관심병사 2명 동반 자살 사건’ 등 군대 내 폭력 사망 사건이 연속 일어나 온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제 막 군 입대를 앞둔 젊은이들이나 그 부모들에게 군대는 나라를 지키기 위한 국방의 의무가 아니라 폭력과 죽음의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학교에서 20여년 교육하다 보니 교육의 차원에서 보면, 이런 군대 내 폭력으로 인한 사망 사건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니 안타깝고 참담하다. 물론 군대 내 폭력 사망 사건이 최근에 비롯된 것이 아니라 예전에도 있었지만 요즘 들어서 빈번히 일어나는 그 원인은 무엇일까. 그 원인을 분석하기 이전에 요즘 젊은 세대들의 특성을 먼저 살펴야 한다. 예전 교육이 ‘여럿이 함께’를 강조하는 교육이었다면, 요즘은 서양 교육의 영향을 받아 ‘개성적으로 혼자’를 강조하는 교육이 일반화되고 있다. 학생이 ‘이해되고 설득’되지 않으면 안 하는 것을 강제로 시킬 수는 없다. 가정에서 아버지가 늦잠 자는 자녀를, 학교에서 선생님이 숙제 안하고 교칙을 어기는 학생을, 군대에서 지휘관이나 선임병이 단체생활에 규율을 강제할 수는 없다. 이미 가정에서 아버지의 강제하는 교육에, 학교에서 선생님이 강제하는 교육에 순응하지 않는 것이 현실인데 군대내에서는 여전히 강제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좀더 세부적으로 살펴보자면, 첫째는 가정교육은 많이 인격 존중의 교육으로 변했다. 예전에는 자식이 많았고 형제들간에 방을 같이 쓰면서 먹을 것을 나눠 먹으면서 단체 생활의 윤리를 터득했다. 아버지는 권위가 있었고 아버지를 중심으로, 아버지가 없는 집은 큰형님을 중심으로 잘못에 대해 꾸중을 듣거나 종아리를 맞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자녀들은 서로 배려하고 협동하면서 살았다. 그런데 요즘 가정에서는 아버지의 권위가 실추되고 형제가 없다보니 잘못에 대해 꾸중을 하는 사람도 없고 오히려 어머니의 감싸주는 교육으로 배려와 협동의 필요성을 깨닫지 못하면서 자란다. 둘째는 학교교육이 많이 인격 존중의 교육으로 변했다. 최근 학교교육은 밖에서 잘 알 수 없겠지만 매우 급격히 바뀌었다. 최근 진보교육감들이 대거 당선하면서 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고 각급 학교에 지시하여 교사들의 학생 체벌을 전면 금지시켰다. 학생들은 더욱 자유분방해졌고 학교에서 숙제를 내줘도 안 하면 어찌할 수 없다. 이를 보다 참지못한 교사들이 학생들을 플라스틱 빗자루로 때리다가 동영상이 유출되어 국민들의 공분을 산 적이 있다. 그 이후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한 교사들의 폭력사건이 점차 사라지고 학생들간에 폭력 사건은 더욱 심해졌다. 그렇지만 각종 폭력 예방 대책으로 학교폭력이 완화되어가는 실정이다. 셋째는 그럼에도 군대내 폭력 근절 대책은 변하지 않고 적극적이지 못하다. 물론 예전에도 군대내 폭력은 가해 병사들을 처벌하고 그 지휘관에는 파면조치를 하기까지 했다. 그러다보니 폭력 사건이 일어나면 감추거나 축소하기에 급급했다. 폭력 예방교육을 시키지만 형식적이어서 실제 군대내 폭력을 줄이는 효과를 얻지 못했다. 예전에는 지휘관이나 선임병의 폭력적 부당한 지시에도 ‘이것이 군대생활이구나. 그래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는 생각을 가지고 참고 견뎌냈지만 지금 젊은이들은 ‘이해와 설득’되지 않는 부당함에는 절대 복종하지 않는다. 이해되지 않는 복종은 비굴함으로 배우기 때문이다. 군대내 폭력문제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학교내 폭력문제 해결방안을 검토해 보아야 한다. 현재 학교내에서 교사들은 절대로 체벌을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숙제를 안 하면 최하 점수를 주고 생활규정을 어겼을 경우 벌점을 주는 정도이며, 수시로 학생과 학부모 상담을 통해 학교폭력을 줄여나가고 있다. 학생의 잘못이 있어도 당장에 버릇을 고쳐주겠다는 생각보다는 좀더 한 걸음 뒤로 물러서 여유있게 대처하여 강제적 폭력을 피하고 있다. 교사의 강제적 통제가 없어지자 수업 진행이 어렵기도 하고 생활지도가 잘 안 되는 경향이 있다. 학생들간에는 학교 폭력이 더욱 늘어나 초등학교에는 학교보안관, 중•고등학교에는 지킴이가 있고, 학교 담당 경찰관이 배치되어 1달에 1시간 이상 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도록 되어 있다. 학교내 폭력 사건에 대해 수시로 보고해야 하고 경미한 사건에도 경찰이 직접 개입하고 보고 체제가 미흡시에는 담임교사와 생활지도부장이 지적을 받는다. 나름 학교폭력 근절 대책에 부심하지만 그럼에도 더러 뚫려있는 구멍으로 사고가 일어난다. 학교에서 폭력 근절에 대한 노력에 비해 군대내에 폭력 근절 대책에 큰 변화가 없어 미비해 보인다. 학교에서 뚫린 구멍으로 지도되지 못한 젊은이들이 군입대하거나 한 번도 체벌을 경험하지 못한 학생들이 체벌을 당한다면 군대내 폭력은 더 큰 사건을 유발한다. 왜냐하면 병사들은 학생들과는 달리 총과 수류탄이란 무기가 손에 들려 있기 때문이다. 집단 따돌림을 당하면 그 원한이 어느 특정 병사에게만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부대내 모두에게 향한다. 그러니 집단따돌림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어도 총을 맞아 죽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집단 따돌림이나 폭력은 그 집단 전체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히 돌봐야 한다. 가정교육의 변화로 학생들의 자유분방한 행동이 학교폭력으로 이어지고, 학교폭력에서 세심한 지도를 받지 못하고 처벌 위주의 지도를 받았다면 이들은 2~3년 후 군대내 폭력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학교내 집단 따돌림과 자살 사건으로 학교내 폭력 근절 대책을 위해 인력을 배치하고, 각종 교육 및 보고 체제를 갖추고, 작은 폭력 사건에 대해서도 그 학교에 소속한 선생님과 학부모들이 적극 대처하였듯이 이제는 군대내로 시선을 집약할 때이다. 변화된 젊은이들의 사고에 효과적인 대책을 빨리 강구하지 않으면 더 가슴 아픈 일들을 예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폭력사건을 많이 적발하여 근절시키는 지휘관에게 상을 주는 것도 좋고, 폭력 사건이 일어난 부대의 지휘관에게는 제제 조치를 단호히 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하지만 군대내에도 지휘관에게만 책임지울 것이 아니라 학교처럼 지킴이가 투입되어야 하고 상담사가 배치되어야 한다. 담당 헌병제가 배치되고 지휘관은 당분간 매일 보고 체계를 갖춰야 한다. 군대내 집단따돌림과 폭력을 예방한다고 병사들에게 휴대폰을 사용하게 한다는 논리는 폭력보다 더 큰 문제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것이다. 앞으로 점차 전문 직업 군인을 늘리고 사병을 줄여나가는 정책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사병의 경우 군생활 동안 대학 학비를 벌 수 있도록 해서 사명 의식이 투철한 청년으로 선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군대내 군기 확립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져 선임병과 후임병간에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도록 해야 한다. 유사시 전쟁이 일어나면 내 목숨을 살려줄 수 있는 사람이 지휘관보다 항상 곁에 있는 선임병 또는 후임병이 아닌가. ======================================== ※‘자정고 발언대’는 필자들이 보내 온 내용을 그대로 전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따라서 글의 내용은 서울신문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글의 내용에 대한 권한 및 책임은 서울신문이 아닌, 필자 개인에게 있습니다. 필자의 직업, 학력 등은 서울신문에서 별도의 검증을 거치지 않고 보내온 그대로 싣습니다.
  • 부엌 내주고 밥 情 퍼주다

    부엌 내주고 밥 情 퍼주다

    “음식하면서 친해질 수 있어서 너무 좋네요. 호호호.” 지난 22일 성동구 행당동의 한 건물 지하에 위치한 주민들의 공유공간 ‘하늘나무 사랑방’엔 도마 소리가 경쾌하게 울렸다. 약선식생활연구센터 고은정 소장의 건강음식 강좌에 이은 요리실습 시간이었다. 주부 10여명이 참가했다. 김정숙(53·왕십리2동)씨는 “엄마들끼리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라 맘 편하게 올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 주민들의 자체 커뮤니티인 하늘나무 사랑방에 자리한 30㎡ 넓이의 ‘공유 부엌’은 주민들끼리 함께 모여 음식을 만들고 소통하는 공간이다. 집 안에서 가장 개인적인 공간인 부엌을 주민들끼리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만든 것이다. 최근 성동구는 주민회와 함께 이곳을 더 많은 주민과 공유하고자 ‘동네부엌 밥심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서울시 공유 촉진 사업 공모에 선정됐으며, 강연과 요리실습 등으로 이뤄진 ‘삶과 먹을거리’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소셜 다이닝’ 프로그램을 통해 관심사별, 모임별, 세대별 공동 식사 모임도 주관한다. 성동구민들이 이 같은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기로 기획한 건 5년여 전이다. 50~100여명이 협동조합·생협 등 자생적인 비영리단체들을 꾸렸고, 이 단체들을 한데 모아 성동주민회라는 법인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2010년에는 주민들을 위한 공동의 공간을 만들자는 목표를 세우고 1년여 동안 공동 출자금을 모았다. 그 결과 1억여원을 모금해 공유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사랑방 기획에 참여한 성동마을넷 손병호 사무국장은 “음식도 같이 만들어 나누고 모임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바람을 실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1년 4월 문을 연 뒤 이 공간은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꾸준히 하고 있다. 쉼터 또는 문화공간 몫도 톡톡히 한다. 특히 공유 부엌을 활용한 모임들이 많다. 주부 10여명으로 이뤄진 ‘다함께 찬찬찬’이라는 이름을 내건 반찬 봉사 동아리는 매주 화요일 20인분을 만들어 지역 취약계층인 노인들과 저소득 가정 어린이들에게 정성껏 배달해 준다. 지역 청년 커뮤니티인 ‘이끌림’이라는 단체도 공유 부엌을 이용해 노인들을 위한 반찬 봉사 활동을 한다. 사랑방을 관리하는 황미영 간사는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등을 더 적극적으로 기획해 마을 주민들이 이 공간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며 야무진 각오를 밝혔다. 글 사진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김종면 칼럼] 이 땅의 젊은이를 춤추게 하려면

    [김종면 칼럼] 이 땅의 젊은이를 춤추게 하려면

    “젊은이여 깨어 있으라, 잠들어 있는 사람은 춤출 수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한 6000여명의 젊은이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교황의 청년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4박5일간 방한 행사에서 ‘청년’이란 단어를 45번이나 사용했다고 한다. 교황의 ‘행복 10계명’ 중에는 ‘젊은 세대에게 가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줄 혁신적인 방법을 찾자’는 것도 있다. 교황은 젊은이들에게 “결코 꿈을 뺏기지 말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지만 우리에게 과연 꿈꿀 공간은 있는가. 깨어 있다 한들 어디서 춤을 출 것인가. 절망은 희망의 다른 이름이라지만 우리 주위에는 절망보다 못한 가짜 희망 속에 살아가는 이들이 너무 많다. 철학자 헤겔은 이렇게 썼다. “여기가 로도스 섬이다. 여기에서 춤추어라. 여기 장미꽃이 피어 있다. 여기에서 춤추어라.” 금쪽 같은 말이다. 정치인 천정배와 시민운동가 차병직이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춤추어라’라는 대담집에서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환상의 나라, 허구의 나라, 불가능의 나라에 닿기 위해 헛되이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지 말라”는 것, 요컨대 우리가 발 딛고 선 바로 여기 현실의 땅에서 비록 만족스럽지는 못하더라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제 밭이랑만 곧게 갈며 정직하게 살기에는 세상이 너무 그악하다. 반칙과 변칙이 판친다. 지금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이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300명이 넘는 생목숨이 수장된 세월호 참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엽기적이기까지 한 폭력 병영문화는 젊은이들을 끝없는 환멸의 구렁텅이로 내몰고 있다. 어린 학생들조차 대한민국이 미쳐가고 있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도무지 전망이 서지 않는다. 도처에 드리운 짙은 먹구름을 거두어 내지 않는 한 누구도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할 수 없다. 감히 여기서 춤추라고 말할 수 없다. 절망의 문화를 넘어 믿음의 사회를 만들어 줘야 할 책무가 어른들에게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 이렇다 할 ‘어른’이 없으니…. 그래서 그렇게 너나없이 타는 목마름으로 ‘비바 파파’(교황 만세)를 외쳤나 보다. 교황의 방문은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병통을 다시 한번 아프게 확인시켜 줬다. 지금의 난국은 교황이 강론에서 밝힌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에 무방비로 자신을 내맡긴 채 오로지 나만을 위한 삶을 살아온 업보다. 잃어버린 원칙과 상식을 되찾고 정의의 힘을 복원해야 한다. 그것이 국가혁신의 출발점이다. 문제는 다시 ‘세월호’다. 여야가 그제 사실상 유가족에게 특검추천권을 부여하는 세월호특별법에 재합의했지만 유족들은 난색을 표한다. 그 정도로 성역없는 진상 규명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특검후보 논의 과정에서도 유족의 입장을 반영할 여지는 많다. 유족의 아픔을 십분 이해하지만 ‘세월호 이후’로 나아가야 한다는 국민정서를 마냥 외면할 수만은 없다. 자칫하면 게도 구럭도 다 잃는 난감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결단이 필요하다. 교황은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세월호 유족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 없었다”고 토로했다. “슬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것이 성직자의 첫 번째 임무”라고도 했다. 정치인들에게도 그대로 해당되는 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제대로 단식을 하면 벌써 실려 가야 되는 것 아니냐”는 식의 막말을 해대는 게 우리 정치의 현주소다. 그러니 세월호 문제에 대한 정치권의 해결 의지 자체를 의심하는 것 아닌가. 세월호 이후의 대한민국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어야 한다는 게 모든 국민의 바람이다. 깨어 있는 젊은이들이 여기 대한민국에서 마음껏 춤출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감능력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정신적 불구자’들부터 정치권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가장 낮은 곳에서 약한 자들의 손을 꼭 잡아줘야 한다. 그래야 우리 모두 이 징글징글한 ‘세월호 슬픔’의 강을 건널 수 있다.
  • “공적 영역 붕괴로 수많은 희생 망각 않고 다음세대에 전해야”

    “공적 영역 붕괴로 수많은 희생 망각 않고 다음세대에 전해야”

    “우리는 늘 죽음을 맞이하면서도 죽음을 잊는 게 중요하다고 여겨 왔습니다. 한국이나 일본은 전진하는 것만이 살아있음의 징표라고 생각해 왔죠. 하지만 이제는 멈춰 서서 (세월호 참사와 동일본 대지진으로 희생된 이들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돌이켜볼 시간입니다. 죽은 이가 남긴 것을 다음 세대에 전해주는 게 살아남은 자들이 앞으로 생을 살아가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재일교포 2세로 일본에서 비판적 지식인, 스타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강상중(64) 세이가쿠인대 총장이 처음 소설에 도전한 이유다. 그간 다수의 학술·인문서로 주목받아 온 그가 2010년 아들의 죽음에 이어 이듬해 동일본 대지진에서 마주한 수많은 죽음을 성찰한 소설 ‘마음’(사계절)을 펴냈다. 그는 “(아들의 죽음으로 인한 상처는) 전혀 치유되지 않았다. 아들의 죽음을 다뤘기 때문에 소설이란 장르를 택하지 않으면 도저히 쓸 수가 없었다”고 소설가로 변신해야 했던 또 다른 이유를 설명했다. 주인공 ‘나오히로’는 아들의 이름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30만부가 팔릴 정도로 화제를 모은 소설은 동일본 대지진 당시 시신 인양 자원봉사자로 나선 한 청년과 선생이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나누는 삶과 죽음, 구원과 치유, 절망과 희망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다. 실제 시신 인양 자원봉사자로 나섰던 그의 학교 졸업생을 모델로 했다. 강 교수는 소설이 한창 번역 중이던 지난 4월 세월호 참사를 보며 동일본 대지진과 ‘닮은꼴’임을 목도했다. 두 사건 모두 공적 영역이 붕괴됐음을 보여 주는 사례였던 것이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우리는 일본의 국가, 공적 영역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저 역시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300여명의 학생들이 산 채로 물에 빠져 방치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걸 바라본 한국인들도 국가, 공적 영역의 붕괴를 실감했을 테지요. 이제 인간은 개인이 스스로의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됐습니다.” 처음 소설을 썼을 때만 해도 그는 대지진 이후 일본 사회가 달라질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1923년 간토 대지진 이후 한국인을 학살하고 군국주의의 길로 내달린 당시의 일본처럼 현재의 일본 역시 극우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아베 정권은 도쿄올림픽 유치를 추진하며 비극을 지워내고 있다.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망각하는 사회’다. “가장 두려운 것은 3년 뒤 이 비극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사회가 되는 것입니다. 지금의 일본 아베 정권처럼 동일본 대지진을 망각하고 올림픽을 향해 나가가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여기서 그가 기대하는 것은 문학의 힘이다. 강 교수는 몇 년 뒤 한국에서도 세월호 사건에서 출발한 문학 작품이 나올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세월호 사건은 1997년 외환위기 사태와 달리 경제적, 물질적 위기가 아니기 때문에 극복이 더 힘들 겁니다. 정치가나 경제인들의 말이 모두 공허하게 들릴 테죠. 눈에 보이지 않는 걸 눈에 보이게 하고 의미를 갖게 하는 것은 결국 문학의 힘입니다. 세월호 사건 이후 여러 문학 활동들이 한국사회를 변화시킬 거라 기대합니다. 죽어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그걸 받아들이는 상속 체계가 이 사회에 존재해야 하니까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빗속 시민들 “힘든 때 선물처럼 내리셨다”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빗속 시민들 “힘든 때 선물처럼 내리셨다”

    18일 오전 서울 중구 가톨릭회관 앞마당. 인근 명동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초대받지 못한 시민 1000여명은 쏟아지는 빗줄기에도 흩어질 줄 몰랐다. 오전 9시 45분 미사가 시작될 무렵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가 점점 굵어졌지만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가톨릭회관 앞마당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보며 감동적인 순간을 함께했다. 1950년대 이승만 정권 반대 투쟁을 시작으로 1970~80년대 민주화운동의 성지이자 인권 보호를 위한 마지막 보루, 가난하고 억눌린 이들을 위한 성소로 자리매김한 명동성당은 종교적으로는 서울 대교구 주교좌로 한국 천주교회의 심장이다. 방한 내내 낮은 곳으로 임해 국민에게 큰 감동을 안겼던 교황이 평화와 화해 메시지를 전달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장소인 셈이다. 명동성당 바깥에는 미사에 초대받지 못한 시민들이 아침 일찍부터 모여들었다. 교황의 마지막 공식 일정인 만큼 먼발치에서라도 보기 위한 염원을 저마다 가슴에 안고 찾아온 사람들이다. 오전 11시 45분쯤 미사를 마친 교황이 검은색 쏘울 승용차에 올라타 명동성당 앞 도로를 지나자 여기저기에서 “비바! 프란치스코” 외침이 터져 나왔다. 저마다 휴대전화를 꺼내 교황의 모습을 담기에 바빴다. 밖에서 미사를 함께 한 심종숙(47·여)씨는 “로마에서도 보기 어려운 교황의 모습을 먼발치에서나마 볼 수 있었던 것은 신도들에게는 큰 선물”이라며 “아침부터 비를 많이 맞았지만 너무 즐거웠다”고 말했다. 오전 8시부터 교황을 기다렸다는 오연숙(58·여)씨는 “빈부 문제나 청년 실업, 세대 갈등 등 한국이 어려움을 겪는 시점에 방한한 교황이 정신적 지도자로서 큰 감동을 주셨다. 마지막 모습까지 지켜보려고 왔다”고 말했다. 회사에 휴가를 내고 자원봉사를 한 신자 장지을(30)씨는 “교황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 보람됐다”고 밝혔다. 교황이 명동성당을 떠난 뒤에도 기념사진을 찍는 이들로 붐볐다. 부인과 함께 이곳을 찾은 김성원(49)씨는 “민주화 성지인 명동성당을 교황님이 찾은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방한 중 찾은 곳 하나하나에 모두 깊은 뜻이 담겨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미사 직후 오직예수선교단 등 10여명이 ‘로마 교황은 적그리스도’ ‘마리아 성령의 승천이 가까웠다’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 등을 들고 교황을 비방하다가 주변 시민들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시민 참여로 광복 69주년 플래시몹 행사 빛났다

    시민 참여로 광복 69주년 플래시몹 행사 빛났다

    딱딱하기만 했던 광복절 기념행사가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기획 및 행사 참여에 의해 세대 간의 이해와 다양한 문화 간의 화합의 장으로 변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5일 광복절 정오부터 약 30분간 종각에서 진행된 연례적인 서울시의 광복절 보신각 타종 행사는 공식 행사가 끝나자마자 10여명의 시민들이 기획하고 100여명의 출연진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플래시몹이 펼쳐졌다. 타종 행사가 끝난 직후 모여든 많은 시민들의 마음을 찌르는 해금의 연주와 함께 국악소녀 송소희양의 아리랑이 울려 퍼지면서 시작된 이 플래시몹은 전 SBS 드라마국장 김수룡 감독과 두앤컴퍼니 심두환 감독의 연출로 사물놀이한울림의 흥겨운 공연과 청년문화의 상징인 세계적인 비보잉 출연진이 포함된 한국힙합문화협회 회원들과 4인조 걸그룹 블랙썬의 댄스로 이어졌다. 뒤이어 서경대 방미영 교수가 이끄는 청년문화콘텐츠기획단(청문단) 대학생들 100여명이 조은학 감독의 안무에 의해 플래시몹을 펼쳤다. 이번 행사의 음악감독으로는 이해관 감독이 참여했고, 홍보대행사 피알코리아가 힘을 보탰다. 시민들의 흥겨운 반응 속에 이 플래시몹 시민 공연은 국민배우 최불암씨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릴레이 메시지 낭독으로 이어졌다. “아들아 딸아, 이 땅에 세워진 우리 반만년 역사는 오늘을 살아가는 그대들을 위함입니다”로 시작한 최불암의 낭독은 곧 기미 독립 선언문의 첫 소절을 인용함으로써 이 행사가 “독립과 광복의 의미에 대한 세대간 전승”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어 박원순 시장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신채호 선생의 경구를 되새겼다. 세대 간 마음을 하나로 해서 대한독립만세 삼창을 한 후 행사는 절정을 향해 치달았다. 한국힙합문화협회의 별달걸이 공연에 이어 모든 출연자들, 독립투사 후손 대표, 위안부 할머니 대표, 여자빙속 올림픽 2연패에 빛나는 이상화 선수, 시의회 의장, 종로구청장 등 관계자들과 현장에 있던 모든 시민들까지 함께 어우러져 흥겨운 축제마당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코리아티앤티 정성윤 대표는 “시민기획과 대중문화예술인, 민과 관이 이처럼 큰 뜻을 공유하며 하나가 될 수 있다면 길이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신명나는 행사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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