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청년 세대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최저치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구조물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포인트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징계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829
  • 아들뻘 대학생과 사귄 불륜女, 양다리 걸쳤다가…

    아들뻘 대학생과 사귄 불륜女, 양다리 걸쳤다가…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66. 밀회 다섯 달, 연상의 변심에 어처구니없는 살인(선데이서울 1973년 4월 1일) 춤바람 난 한 대학생이 어머니 나이의 바람기 있는 여인과 놀아났다. 다섯 달이 채 못돼 그 여인은 다른 청년을 넘보았다. 화가 난 젊은이는 술을 마시고 주먹을 휘둘러 끝내 여인을 숨지게 하고 쇠고랑을 찼다. 참극의 주인공은 지난 22일 서울 중부경찰서에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된 D대학교 4학년 박모(27·종로구 이화동)군. 박군은 지난 20일 밤 9시 30분쯤 시내 을지로5가 Y카바레 앞길에서 그동안 정을 통해 온 지모 여인(43·성북구 돈암동)의 뺨을 때리고, 발길로 배를 차 장 파열로 병원에 옮기던 중 10분 만에 숨지게 한 것. 이들이 서로 알게 된 것은 불과 다섯 달 전인 지난해 9월, 바로 이 카바레에서 약속이나 한 것처럼 거의 매일 밤마다 이곳에서 만나 춤을 추곤 했다. 지 여인의 춤은 퍽 익숙했다. 춤으로는 오히려 박군이 리드를 당하는 입장이었다. 비록 춤은 시원치 않아도 박군은 고수머리에 야성적인 멋이 풍겼다. 둘은 만난 지 사흘 만에 불륜의 한 덩어리가 됐다. 지 여인은 과부를 자처했다. 그래서인지 둘은 그동안 10여 차례나 여관을 옮기며 정을 통해 오면서 어느 한쪽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았다는 것. 감쪽같은 밀회는 거듭됐다. 박군이 과부로 믿고 있는 지 여인은 박군 또래의 아들과 남편이 어엿이 살아 있는 유부녀. 외박을 하기 위해서 박군은 부모를, 지 여인은 남편을 속여야 했다. ●남편의 잦은 야근을 틈타 아들 또래 남자들에게 빠져 지 여인은 그러기 위해서 남편이 야근하는 날을 잡아 외박을 꾀했고 박군은 그럴 때마다 1박 2일 코스의 등산을 간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니까 늘 밀회의 날을 잡는 것은 지 여인 쪽이었다. 비교적 박군의 가정은 부유층. 아버지가 월수 20만원 정도의 금은방을 하고 있다. 그러기에 용돈이 궁해 온 일이 없다는 게 박군 자신의 이야기고, 둘의 밀회에 필요한 자금도 박군 쪽이 대부분 부담해 왔다는 것. 자신을 과부로 가장, 박군을 농락해 온 지 여인은 월수 3만~4만원짜리 양복집 직공인 남편의 수입에 군에 간 장남 유모(22)군과 네 아들이 매달려 구차한 살림을 꾸려가는 처지. 이렇게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2년 전부터 춤을 배워 남편 몰래 춤을 추러 다녔다. 더구나 카바레에 나타난 그녀의 차림새는 의심할 여지없는 귀부인형. 그녀와 춤을 추고 싶어 하는 사내들은 많았다. 참극이 벌어진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줄곧 다섯 달 동안을 박군만이 독차지해 온 지 여인에게 또 다른 사내가 생긴 것. 이날에는 서로 약속한 바 없이 카바레에 나타났다. 박군은 오후 8시쯤부터 춤을 추고 있었고 지 여인은 1시간쯤 뒤인 9시쯤 한 여자친구와 함께 나타났다. 지 여인은 반갑게 맞는 박군을 외면했다. 춤추기도 거절한 지 여인은 종업원에게 “C씨와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다녀가지 않았느냐”고 다른 사내를 찾고 있었다. ●넉넉한 부모, 무관심 속에 빗나간 교우관계가 불씨 박군은 그때 이미 8잔이나 퍼마신 위스키에 취해 있었다. 지 여인의 갑작스러운 변심은 박군의 울분과 술기를 자극했다. 박군은 싸늘하게 따돌리고 문 밖으로 빠져나가려는 지 여인의 뒤를 쫓았다.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서 애원을 하다못해 박군은 지 여인의 뺨을 때리고 “더러운 계집”이라며 발길로 두서너 차례 옆구리와 아랫배를 찼다. 앙탈까지 부리던 지 여인은 순간적으로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박군은 그런 지 여인을 그대로 버려두고 자리를 피했고 지 여인은 뒤쫓아온 종업원들 손에 병원으로 옮겨지는 도중 차 속에서 숨지고 말았다. 과학수사연구소와 해부 결과로는 늑골 2개 골절, 신장 파열 등으로 나타났다. 죽은 지 여인에 관한 경찰조사로는 지 여인은 상습적으로 30안팎의 사내들을 여러 명 사귀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 당일 만나기로 약속했다던 C씨도 32살의 청년. 지 여인의 남편 유모(44)씨는 1주일에 두 번쯤 잦은 야근을 했다. 그만큼 그의 직장은 고단한 곳이었고 아내를 지켜보는 눈이 흐려져 있었다. 박군은 D대학교 전기공학과에서 성적이 중간쯤에 속하는 공학도. 평소의 품행도 나쁘다는 평은 듣지 않았다. 2학년 때 군에 갔다가 제대, 복학했고 춤을 배운 것은 2년 전쯤. 용돈을 주는 데 인색하지 않은 부모 덕분에 친구들과 어울리면 춤과 술을 즐기는 빗나간 교우관계도 없지 않았다. 최근에 이르러 등산을 핑계로 한 그런 타락이 거듭돼도 부모들은 감쪽같이 속았었다. 경찰은 사건을 저지른 뒤 숨어버린 박군을 하루 만에 그의 친구 집에서 잡았다. 중부경찰서 형사계장 이동직씨는 “부인 쪽이 더욱 나빴다. 아들 또래 젊은이의 미래를 망쳐놓다니…”라고 말했다. 직업상 이런 사건들을 자주 처리해 오긴 하지만 이번 일만은 몹시 가슴 아파하는 표정이었다. 정리=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편집자註>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장마당 없인 못 살아”… 北주민 생존·신분상승 통로로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장마당 없인 못 살아”… 北주민 생존·신분상승 통로로

    커티스 멜빈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한·미연구소 연구원은 지난 5월 20일 구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에서 ‘풀뿌리 시장경제’ 역할을 하는 장마당이 400개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멜빈 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확인할 수 있는 북한 내 장마당은 약 396개로 2010년의 200여개에서 배 가까이 늘어났다”면서 “북한 주민의 생계 수단으로 자리잡은 장마당이 규모나 거리, 정책에 상관없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활발한 경제활동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대북정보 매체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오사카 사무소 대표도 “현재 북한 경제는 장마당 없이 돌아가지 않는다”면서 “북한 내부가 정치적으로 긴장 국면을 띠고 있지만 장마당을 완전 통제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북한의 극심한 경제난으로 기존의 배급체계가 무너지면서 ‘시장’은 주민들의 생계 수단이 됐다. 북한 주민들의 다수는 사실상 비공식적 시장경제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다. 대표적인 유형이 시골과 도시를 왕래하는 일명 보따리 장사고 다음으로는 금이나 골동품, 화폐를 저렴할 때 대량 구매해 뒀다가 비쌀 때 파는 투기 형태의 장사다. 하지만 북한당국이 2010년 이후 사실상 묵인하고 있는 비공식 경제활동은 바로 장마당 장사다. 또한 비합법적인 거래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곳도 역시 장마당이다. ●여성 상인 90% 넘어… 주민 절반 이상 장사로 생계 특히 장마당은 1990년 중반 ‘고난의 행군’과 같은 극심한 경제난 이후 주민들의 생계 유지를 위한 중요 터전이 됐다는 평가다. 북한 당국이 체제 유지를 위한 통제와 억제정책을 폈음에도 장마당은 날로 비대해지고 확산되고 있다. 통제와 억제 속에서도 살아남는 법을 터득한 주민들은 위험보다는 이득이 더 큰 불법거래에 손을 뻗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장마당은 주민들의 생존은 물론 신분 상승의 통로로 이용된다. 기간 산업이 붕괴된 이후 중국과의 무역으로 큰 돈을 번 ‘신흥 부유층’뿐 아니라 장마당을 주 무대로 투기와 매점으로 자산을 형성한 ‘중산층’들도 등장했기 때문이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장마당 상인들 가운데 40~50대가 가장 많고, 지역 주민의 반 이상이 장마당 장사에 의지하며 생계를 꾸려 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장마당 상인의 90% 이상이 여성인 점에 미뤄 북한 여성들의 경제적 영향력이 향상되고 가계 수입에서 높아진 위상도 엿볼 수 있다. 가끔 기계 부속품이나 자전거 판매대에 남성들이 앉아 있는 것도 눈에 띄지만 그 비율은 5% 수준으로 전해진다. ●오전 9시~오후 6시 개장… 철·시기 따라 약간 차이 장마당에서 장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부족한 전력난을 고려해 보통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하지만 주민들이 국가적 생산활동에 동원되는 모내기철(3~4월)이나 김매기철(7월), 가을 걷이 기간(9~10월)에는 시장 개장시간이 2시간 이상 줄어든다. 도로 보수나 건설 등 국가에서 많은 일손을 필요로 하는 사업이 벌어져도 시장 개장시간이 줄어든다. 장마당에서 중고품 판매는 돈이 꽤 되는 장사다. 여기서 중고품이란 주로 중국에서 들여온 옷들이고, 한국 상품도 포함돼 있다. 이렇게 유통되는 상품들이 북한산 새 옷보다 질이 좋고 저렴해 주민들에게 선호되다 보니 수요가 높다. ●금·외화·휘발유·마약 밀거래… 인력시장도 형성 북한 장마당에서는 암거래가 비일비재하다. 암거래되는 물품들 가운데는 금, 은, 동과 같은 금속도 포함돼 있는 등 매우 다양하다. 특히 동(구리)과 같은 경우 중국에 비싼 가격으로 넘길 수 있기 때문에 밀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거래되는 품목에는 골동품, 디젤유, 휘발유와 같은 제품도 포함됐다. 또한 빠질 수 없는 밀거래 품목이 바로 한국 영화나 드라마, 음악이 들어 있는 ‘알판’(CD)이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담긴 USB가 판매되기도 한다. 이 외에 북한에서 ‘얼음’이라고 불리는 마약류 필로폰도 몰래 거래된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장마당을 통해 외화 거래도 이뤄지고 막노동, 가정부, 가정교사 등 인력 시장도 형성돼 있다. ●장마당 세대 부당 사회에 저항 않고 사상에도 무관심 북한체제가 제공했던 사회주의적 혜택을 받지 못하고 ‘지하경제’인 장마당을 경험하며 자란 장마당 세대는 북한 정권에 대한 애정과 미련이 없는 ‘전략적 세대’로 평가된다. 1980년대 이후 태어난 장마당 세대들은 부당한 사회구조에도 격렬히 저항하지는 않지만 지도자와 국가, 사상교육 등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10일 “장마당 세대는 부모 세대와 달리 국가와 당에 대한 부채 의식이 전혀 없다”면서 “국가의 보호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자라면서 생존과 시장화에 노출된 특별한 경험을 가진 계층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경제의 시장화로 내부 긴장감이 완화되고 있고, 장마당 세대에서 나타나는 탈정치화 경향이 김정은 정권에 대한 경계심을 완화시키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북한 내 장마당 세대의 역할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단속에 상인 저항 늘어… 보안원과 집단 난투극도 북한에서 시장경제가 확산되면서 장마당 상인들이 단속반에 저항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한 북한 내부 소식통은 지난 3일 RFA에 “도로상과 골목 장터 등에서 보안원과 군인들에게 항거하는 장사꾼들의 모습을 여러 차례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강원도 원산지방의 무허가 골목장터, 일명 ‘메뚜기장터’로 불리는 곳에서 물건을 팔고 있던 주민 10여명에게 보안원과 규찰대가 물건을 회수하려고 달려들자 집단적으로 행동해 이를 저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장마당에서 상인들과 보안원 간 집단 난투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장을 단속하는 보안원들이 장사 물품을 압수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장사꾼들이 집단으로 저항한 사건이다. 북한 당국은 무장한 군인들과 우리의 경찰에 해당하는 보안원들을 대거 급파하고 나서야 이 소요를 수습할 수 있었고 시장은 완전히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과거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집단 저항 사건은 국가권력의 부당한 재산권 침해에 대해 주민들이 본격적으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친 시발점으로도 볼 수 있다. 북한 주민들은 과거 배급제가 제대로 작동할 때는 당국의 보호 아래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 이에 순종하며 살아 왔다. 하지만 기본적인 사회보장 체계가 붕괴된 현재 자신의 힘으로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야 할 주민들 입장에서 필사적인 저항을 통해서라도 재산을 지키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당국 시장 봉쇄 고민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현실” 탈북청년들의 인권 단체인 ‘위드 유’(with-U)의 강원철 대표는 “북한 당국도 주민들이 장마당을 이용하고 재산을 지키기 위해 저항하는 것에 대해 사실상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면서 “북한 당국도 시장을 완전히 봉쇄하는 방법을 고민하겠지만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북한의 장마당은 역설적으로 ‘식물 경제’가 된 북한 체제 유지에도 필수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북한 당국으로서는 시장을 완전히 봉쇄하자니 다른 대안도 없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시장은 한순간에 북한 정권을 몰락시킬 수 있는 위험요소들을 내재하고 있다. 북한 정권 입장에서 장마당이 ‘필요악’이라는 뜻이다. 고질적인 경제난 해결을 위한 대책이 마련되지 못한다면 장마당을 통한 북한 사회의 시장화는 앞으로 점점 더 가속화될 것이고 북한체제의 고민도 더욱 깊어질 것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길섶에서] 낙관주의/구본영 논설고문

    우리 사회가 바야흐로 늙어 가고 있는 모양이다. 그제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현황과 전망’에서 읽히는 기류다. 15년 뒤에는 국민 4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이라니 초고령 사회가 성큼 다가오는 느낌이다. 하긴 서울교동초등학교의 올해 신입생은 겨우 21명이었단다. 저출산의 심각성을 알리는 징후다. 1894년 개교해 우리나라 초등학교 최고 역사를 자랑하는 학교의 명맥이 자칫 끊길 판이니 말이다. 이런 출산율 저하 추세는 과다한 사교육비 등 자녀 양육에 따른 부담감과 무관하지 않을 게다. 물론 그 근저에는 젊은이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배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젊은이는 희망에 살고, 노인은 추억에 산다”는 프랑스 격언이 있다. 꿈을 먹고 살아야 할 청년 세대가 지나친 비관주의에 젖어드는 건 자신들의 인생을 위해서도,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다. 독일의 어느 시인은 “요람과 무덤 사이에 고통이 있다”고 했지만, 영국 시인 브라우닝은 “가장 좋은 일은 미래에 있다”고 했다. 설령 삶이 고달프다 할지라도 우리네 청춘들은 비관보다는 낙관을 벗 삼는 게 좋을 듯싶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대구 ‘청년 버핏’ 명예로운 나눔

    대구 ‘청년 버핏’ 명예로운 나눔

    대학생이 아너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 회원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부터 고교생 100여명에게 장학금도 기부해 왔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9일 공동모금회 회의실에서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박철상(30)씨의 46번째 아너소사이어티 클럽 가입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박씨는 앞으로 5년간 3억 6000만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기부금은 꿈지기 장학기금(경북여고), 누리나래 장학기금(대구 서부고)을 통해 2019년 2학기까지 학교당 180명씩 모두 360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앞서 박씨는 지난해 조성한 두 학교의 장학기금을 통해 각 50명씩 총 100명의 학생에게 장학금 1억여원을 지원했다. 최근에는 대구시민센터, 위안부 할머니 지원사업, 대학교 장학금 등에 수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박씨는 대입 수능시험을 친 뒤 과외를 하며 모은 종잣돈으로 주식을 했다. 꾸준히 수익을 올려 20대 때 수백억원대의 자산가가 됐다. 박씨는 모교인 경북대와 사회단체, 학교에 수억원의 성금을 쾌척해 대구에서 ‘한국의 워런 버핏’이란 별명이 붙어 있다. 박씨가 처음 기부를 시작한 것은 6년 전 제대 후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부터다. 그동안 박씨가 기부한 금액은 7억~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모금회 약정액을 더하면 10억원을 웃도는 금액을 기부하게 된다. 공동모금회에 기부를 하게 된 것은 지난 6월 함인석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을 만나면서 결심하게 됐다. 함 회장이 박씨가 다니는 경북대 총장을 지낸 것이 인연이 되었다. 박씨는 “앞선 세대는 어린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와 환경을 마련해줘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며 “나눔은 마땅한 도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함인석 회장은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탄생하고 있다”며 “나눔 실천은 부의 정도, 나이와 상관이 없으니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은 전국적으로 840여명이 가입돼 있으며 대구에서는 2010년 12월 이수근 온누리대학약국대표가 제1호 회원으로 가입한 뒤 기업인, 의료인, 스포츠인 등 다양한 직종의 46명이 함께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유라시아를 봐야 내일이 보인다/김경운 정책뉴스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유라시아를 봐야 내일이 보인다/김경운 정책뉴스부 전문기자

    우리나라 벤처 신화의 1세대 기업인이자 석학인 이민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초빙교수가 강연 등에서 재미있는 말을 한 것으로 안다. 한국 교수들은 국제회의에 참석하면 외국인 교수들 앞에서 ‘3S’일 뿐이라고 비꼰 것이다. 3S란 사일런트(침묵), 스마일(미소), 슬리핑(잠)이란다. 즉 외국인들과 편하게 대화를 나누고 유연하게 어울리지 못한 채 한쪽 구석에서 입을 다물고 있거나 억지 미소나 짓다가 잠시 후 꾸벅꾸벅 졸기만 한다고 했다. 그는 네트워크가 지배하는 내일의 사회를 강조하면서 과거 세계 역사에서도 산업과 무역이 만나는 곳에서 문명이 발생했다고 설파한다. 지금 우리 현실은 답답한 상태지만 유라시아 루트 진출을 통해 조상들처럼 활발한 소통의 길을 열자고 주장했다. 세계사는 영토를 더 차지하는 경쟁에서 지식을 소유한 자에게 굴복하고 마는 체제로 이어지다가 이제는 누가 네트워크를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가에 따라 흥망과 성쇠가 갈리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서양이 르네상스를 거쳐 대항해 시대를 열고 뒤이은 산업혁명으로 앞서간 것은 당시의 동양보다 이성적 지식을 귀중하게 여긴 발전의 동력이었다. 우리는 삼면이 바다인 반도의 지형적 특징을 잘 이용해 예부터 중국 대륙은 물론 동남아, 중앙아시아 등과의 교역을 통해 주고받는 것의 중요함을 이미 잘 알고 있다고 믿는다. 복잡한 상거래에 필요한 복식부기 작성도 베네치아보다 고려가 200년쯤 앞섰다. 다만 조선은 관념적 명분을 앞세우고 실용을 뒤로 미루면서 한때는 화폐제마저 폐지했을 정도로, 빠르게 흘러가던 시대 발전에 뒤처졌던 측면이 있다. 지금도 고립을 자초하고 있는 북한의 모습이 그 ‘봉건 왕조’와 비슷한 듯하다. 말없이 졸고 있는 교수들도 조선 때 물려받은 습성을 아직도 버리지 못한 탓인가. 박근혜 정부가 출범 초기에 야심차게 추진하려던 유라시아 철도 연결 사업이 지지부진한 점이 아쉽다. 유라시아 루트는 역사 시대부터 17세기까지 끊임없이 인류 발전의 통로 역할을 했다. 이후 400년 정도만 끊어졌을 뿐이다. 이 길에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의 28개국에 얽혀 있는 철로만 지구 둘레를 7바퀴(28만㎞)나 돌 정도다. 이 긴 철로에서 유일하게 남한과 북한을 연결하는 구간만 끊겨 있다. OSJD 회원국 대다수는 한국이 이를 연결해 주길 원한다. 그러면 부산에서 영국 런던까지 논스톱으로 열차가 달릴 수 있다. 유라시아 루트의 기착점인 중앙아시아는 광물 자원의 보고(寶庫)다.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을 통해 일군 세계 5대 산업 제조국이라는 영예의 타이틀을 우리 뒤를 쫓는 국가에 넘겨줄 처지에 몰렸다. 이제는 자원 가공과 관광 유치 등 고부가가치 산업 구조로 변신을 꾀할 시점이다. 요즘 정치권은 민생 경제의 회복과 상관없는 정쟁으로 시끄럽다. 여야를 가릴 것 없이 나라에 큰일이 난 것처럼 다투는 모습이 국민의 눈에는 솔직히 내년 4·13 총선 공천권을 놓고 싸우는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국정 운영은 경제와 청년 일자리에 집중돼야 한다. 무엇보다 서민과 젊은이의 처지가 딱하기 때문이다. kkwoon@seoul.co.kr
  • “장기戰·사상戰으로”…오바마, IS 격퇴 전략 바꾼다

    “장기戰·사상戰으로”…오바마, IS 격퇴 전략 바꾼다

    6일 오후 4시(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펜타곤(국방부) 브리핑실에 모습을 나타냈다.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 등을 대동한 오바마 대통령은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격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힘 줘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분간 기자회견에서 ‘IS와의 전쟁’을 재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국방부를 직접 방문, 군 수뇌부와 회의를 한 뒤 직접 브리핑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IS 격퇴에 대한 그의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는 평가다. 앞서 시리아인권관측소(SOHR) 등은 이날 IS가 시리아 북부 락까 인근 요충지인 아인이사 마을을 쿠르드족 민병대로부터 재점령했다고 밝혔다. 민병대는 지난달 23일 미군이 주도하는 반(反)IS 국제동맹군의 지원을 받아 이 마을을 점령했으나 2주 만에 IS에 다시 내준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같은 상황을 참작한 듯 “IS 격퇴전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 ‘장기적인 캠페인(작전)’”이라고 규정한 뒤 “IS에 대한 공격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이번 싸움이 빨리 끝나지 않겠지만 IS의 전략적 약점을 고려하면 IS는 결국 (국제동맹군의) 지속적인 경제적, 군사적 압력에 굴복할 것”이라며 “IS가 최근 이라크·시리아와의 전투에서 패배해 자신들이 점령했던 영토 일부를 잃은 것은 IS가 결국은 패배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앞으로 IS의 불법적 금융 활동에 철퇴를 가하는 동시에 시리아 온건 반군 등을 더 훈련하고 무장시킬 것”이라며 “특히 IS 지도부를 추적해 사살하고 자금 모금 및 선전 창구가 있는 시리아의 기간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만 “군사력을 많이 투입해도 (이라크와 시리아의) 근본 문제인 경제난과 종파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한 IS를 해체할 수 없다”며 정치적 해법 마련 필요성을 제기했다. 오바마 정부는 그동안 이라크 정부에 종파를 초월한 통합정부 구성을 촉구해 왔으며, 시리아 독재 정권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IS의 군사 조직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해악을 끼치는 사상까지도 해체하는 비군사 작전이 병행될 것이라는 계획도 소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IS 격퇴전은 단순한 군사적 노력만이 아니다”며 “이데올로기는 총으로 격퇴할 수 없고 더 나은 사상으로 격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IS의 인터넷 모병 작전을 차단하고, 지구촌 각 지역에서 무슬림 청년들에게 더 나은 경제적 기회를 제공해 급진적, 폭력적 행동을 부추기는 IS에 선동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군사 작전보다 규모가 더 큰, 이 같은 ‘마음과 정신의 전투’는 한 세대 동안 지속될 싸움”이라며 장기전을 거듭 시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이라크에 병력을 추가로 파견하거나 지상군을 투입할 계획은 현재 전혀 없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은 “오바마 정부의 IS 격퇴 전략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뉴스 분석] 22조 돈 풀기…문제는 속도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가뭄 등에 허덕이고 있는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총 22조원의 돈을 푼다. 이 가운데 약 10조원은 사실상 돈을 찍어 충당한다. 어떻게든 성장률이 2%대로 추락하지 않도록 떠받치겠다는 의도이지만 야당이 ‘졸속 돈 풀기’라며 제동을 걸고 있어 국회 통과 시점이 불투명하다. 돈 쓸 시간이 많지 않아 시간을 끌면 끌수록 부양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3일 국무회의에서 약 22조원의 경기 부양책을 의결했다. 우선 추가경정예산을 11조 8000억원 편성한다. 이 가운데 5조 6000억원은 세수 결손분을 메우는 데(세입추경) 쓰이고 메르스 피해 지원 등 지출 용도(세출 추경)로 6조 2000억원이 쓰인다. 메르스로 큰 타격을 입은 공연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티켓 1장을 사면 덤으로 1장을 더 얹어주는 ‘1+1’ 이벤트도 진행한다. 이 용도로만 300억원이 배정됐다. 추경 외에 정부 내 기금 변경(3조 1000억원)과 공공기관·민간 투자(2조 3000억원), 정부 출연과 출자를 통한 지원금(4조 5000억원)도 있다. 총 21조 7000억원이 경기 부양에 투입되는 셈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연 1.75%→1.5%)에 이어 ‘쌍끌이 부양’으로 경기 하강을 막겠다는 의지다. 정부는 이번 돈 풀기로 올해 성장률이 0.3% 포인트, 내년 성장률이 0.4% 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청년 일자리 6만 6000개를 포함해 총 12만 4000개의 일자리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효과를 둘러싼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당장 물리적인 시간이 빠듯하다. 2013년의 경우 올해보다 훨씬 빠른 4월에 추경(17조 3000억원)을 편성했음에도 미처 돈을 다 쓰지 못해 4조원 가까이 남았다. 야당은 6조원대의 자체 추경안을 내겠다며 벼르고 있다. 임지원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추경안이 언제 국회를 통과할지 불투명하고 설사 8월쯤 통과되더라도 돈 풀 시간이 넉 달밖에 남지 않아 (경기 부양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 2.8%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김원식 건국대 경영경제학부 교수는 “세입 추경 5조여원은 나라곳간 메우는 데 쓰이는 돈이어서 실제 경기 부양에 투입되는 실탄은 15조원 남짓인데 이 정도로 성장률을 0.3% 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추경 재원으로 9조 6000억원어치 국채를 발행하기로 한 점도 ‘미래 세대에 빚 떠넘기기’라는 점에서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서울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뉴스 분석] 포퓰리즘·청년실업·탈세가 부른 ‘국가부도’

    그리스가 끝내 채무 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의 부채 상환 최종 시한인 지난달 30일(현지시간)까지 12억 특별인출권(SDR·15억 유로·약 1조 8660억원)의 채무를 갚지 않아 “IMF 이사회에 그리스의 ‘체납’ 사실을 알렸다”고 게리 라이스 IMF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리스는 71년 IMF 역사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처음으로 채무를 갚지 못한 나라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프로그램은 이날 공식 종료됐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국민투표가 실시되는 오는 5일까지 그리스 은행들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의 비극은 앞 세대 정치인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에서 비롯됐지만 2001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 가입하면서 본격화됐다. 드라크마화를 쓰던 그리스가 유로화를 사용하면서 통화 가치가 껑충 뛰는 바람에 ‘돈벼락’을 맞았다. 유로존 편승 효과로 낮은 금리로 빚을 내 흔전만전 써버렸다.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려 연금제도는 재정을 갉아먹는 ‘하마’로 변했다. 직업인 중 25%가 공무원인 데다 15년만 일하면 퇴직 전 월급의 95%를 연금으로 줘 재정이 거덜났다. 연금개혁에 실기했다. 관광산업에 의존하다 보니 제조업과 수출 기업의 기반이 취약하고 자영업자가 많아 세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도 못했다. 탈세도 한몫했다. 2012년 그리스인의 평균 실질소득이 정부 집계 소득보다 92%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0년 남유럽 재정위기라는 태풍이 잇따라 그리스를 덮쳤다. 결국 국제채권단 ‘트로이카’(IMF, ECB, EU)에 애걸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흥진비래(興盡悲來). 달콤한 사탕 맛 뒤에는 뼈를 깎는 긴축을 요구하는 ‘저승사자’ 채권단이 따라붙었다. 남유럽 재정위기 이후 연금은 45%나 삭감됐다. 제조업이 취약해 청년 실업률은 50%를 넘어 똑똑한 젊은이들은 다른 나라로 떠나버렸다. 때문에 2012년 이후 이미 국내총생산(GDP)이 75%로 쪼그라들면서 화근을 집으로 불러들이게 됐다. 그리스 사태 해결 기대감에 외국인과 기관이 주식을 사들이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반등했다. 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14%(23.69 포인트)가 올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대한상의 “청년실업은 근시안적 대학 정원자율화정책 탓”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제도를 산업계 수요에 맞게 바꾸고 정년연장 조치의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9일 ‘청년실업 전망과 대책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청년실업 원인에 대해 “경제적 요인도 있지만 20년 전 대학 문턱을 낮췄던 근시안적 정원자율화정책이 대졸자 공급과잉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1990년까지만 해도 20만명(진학률 33.2%)이던 대학진학자 수는 1996년 정원자율화로 27만명(진학률 54.9%)으로 늘었고 지난해 36만명(진학률 70.9%)을 넘어섰다. 대한상의는 올해부터 2018년까지 사상 최고치의 대학진학률을 기록했던 2008~2011학번 세대들이 2016년 31만 9000명, 2017년 31만 7000명 등 매년 32만명씩 사회로 배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취업문은 향후 3년간 크게 좁아질 전망이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내년부터 정년연장조치가 시행되면서 올해 1만 6000명인 대기업 은퇴자는 2016년 4000명 수준으로 급감한다. 이에 따라 올해 청년실업률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9.5%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대한상의는 수급불균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청년실업률은 2016년 9.7%, 2017년 10.2%, 2018년 9.9% 등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상의는 청년실업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대학 진학 목적의 조기교육 대신 취업 등을 포함한 선진국형 조기진로지도, 임금피크제 조기 정착 등의 대책을 주문했다. 특히 정년연장에 따른 신규 채용 위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금피크제를 조기 정착시켜 좁아진 취업시장 문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추경 지금 편성해도 시간 없는데… 장밋빛 전망 악순환 끊어야

    추경 지금 편성해도 시간 없는데… 장밋빛 전망 악순환 끊어야

    경기 부양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할 추가경정예산이 안갯속이다. 추경 규모가 어느 정도이고 어디에 써야 할지 정해지지 않았다. 다음달 10일쯤 당정 협의로 확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시급함을 요하는 추경의 성격상 정부가 제때 준비를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추경이 이달에 편성됐어도 절대적으로 쓸 시간이 부족해 ‘추경 약발’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4월에 편성된 2013년 추경(17조 3000억원)도 연말까지 다 쓰지 못하고 3조 9000억원가량을 ‘불용 예산’(예산으로 편성해 놓고 쓰지 않은 예산)으로 처리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추경 사용처와 관련해 “메르스·가뭄 대책과 새로운 정책 수요가 제기된 청년 고용, 수출 부진에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리스트를 내놓지 못했다. 추경 준비가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추경 편성 방침은 불과 얼마 전에 결정됐다”면서 “메르스 충격을 면밀히 검토해 다음달 초에는 국회에 제출할 생각인데 이런 속도는 역대 추경 가운데 가장 빠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추경 사용처가 메르스 대책뿐 아니라 청년 고용과 수출도 있는 데다 세수 펑크에 대비해 5조원 안팎의 세입 추경도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게다가 ‘거부권 정국’이 더 얼어붙을 경우 추경 편성안의 국회 통과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 정부는 ‘메르스 추경=민생’이라는 점을 들어 그럴 가능성은 일단 낮게 본다. 국회를 통과하면 추경 재원은 대부분 국채 발행으로 충당될 전망이다. 최 부총리는 “한국은행 잉여금을 일차적으로 활용하고 부족한 부분은 국채 발행으로 충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올해 나라살림(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50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1988년 관리재정수지가 작성된 이후 최대 적자폭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은 “메르스 사태에 따른 추경 편성의 불가피성을 인정한다”면서도 “추경 등의 재정 정책으로 늘린 부채는 결국 미래세대가 부담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해 박근혜 정부 3년 중 두 차례나 세입 추경을 편성한 것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경제 전망에 기초해 나라살림을 주먹구구식으로 짰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장밋빛 전망→경기 침체→세수 결손→추경 편성 혹은 재정확대→국가재정 악화’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전망한 올해 ‘경상성장률’(성장률 3.8%+물가상승률 2.0%)은 5.8%였지만 이날 수정 전망치는 3.8%(성장률 3.1%+물가상승률 0.7%)에 그쳤다. 경상성장률이 2.0% 포인트나 낮아졌다. 정부 안팎에서는 경상성장률이 1% 포인트 떨어지면 세수는 2조 5000억~3조원이 덜 걷힐 것으로 분석한다. 정부 전망대로라면 올해 세수가 5조~6조원가량 덜 들어오는 셈이다. 지난해는 장밋빛 경제 전망에 따른 세수 펑크라는 비판을 우려해 세입 추경 대신 불용 예산으로 막으려다가 ‘재정 절벽’에 직면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세수 부족에는 정부의 낙관 요인도 있다”면서 “이에 대한 부메랑 때문에 최경환 부총리가 메르스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추경 편성을 안 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세수 결손을 줄이려면 경제가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수 기준을 전년 예산 세수가 아닌 전년 실질 세수를 토대로 짜야 한다”면서 “지나치게 높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세입 규모를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탈북 청년 모임 ‘위드유’ 현대사 강좌

    탈북자 출신 청년들의 모임 ‘위드유’는 다음달 11일과 18일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광복 70주년 기념 통일세대를 위한 대한민국 현대사 강좌’를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하나금융그룹과 남북하나재단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강좌는 수도권 거주 탈북 청년들이 좌우 이념 갈등을 넘어 균형 있는 역사관을 배우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특히 이번 강좌는 탈북 청년들이 강사를 초청해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국 현대사에 남긴 발자취를 다룰 예정이다. 류석춘 연세대 교수가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신동식 한국해사기술 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각각 강의한다. 이 밖에 유재건 CGNTV 대표가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강의를 맡을 예정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임금피크제, 청년세대 취업에는 도움 될 수 있다

    정부가 그제 발표한 제1차 노동시장 개혁 추진 계획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노사정 대타협 결렬 이후 청년 실업 문제가 시급하기 때문에 더이상 노동 개혁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에서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당장 내년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정년 60세 의무화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청년 고용 문제가 최악으로 빠져들 것이란 인식을 하고 있다. 5대 분야 36개 과제로 구성된 이번 노동시장 개혁의 방향은 청장년 상생 고용, 원·하청 상생 협력,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상생 촉진 등이 핵심이다. 임금피크제의 경우 316개 전 공공기관에 확대 도입하고, 민간에서도 자동차·금융 등 6개 업종부터 도입을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세제 지원을 통해 하청 기업에 대한 원청 기업의 지원을 늘려 원·하청 협력을 꾀하고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확대하는 등의 비정규직 대책도 포함됐다. 정부는 노동시장 유연·안전성 제고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8∼9월 중 ‘2차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노동계는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반발하고 나섰다. 현실을 무시한 강제적인 임금피크제 도입은 결국 사측의 임금 삭감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란 주장이다. 정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근거로 ‘사회 통념에 비춰 합리성이 있으면 노조 동의 없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도 예외적으로 인정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내세우고 있지만 반론도 있다. 노조는 현행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 불리한 사안은 노사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고 야당은 ‘취업규칙 변경조건 완화’와 ‘일반 해고 가이드라인’에 대해 모법(母法)에 위배되는 행정입법의 전형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노조와 야당은 취업을 앞둔 젊은 세대가 아닌, 노조원들을 위한 입장이라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노동 개혁은 반드시 이뤄 내야 할 국가적 과제이지만 현실적으로 노사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노조가 노사 합의를 이유로 기득권만 지키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취업을 못 해 좌절하고 있는 청년 세대, 앞으로 취직을 해야 할 자녀 세대들을 생각해야 할 때도 됐다.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들이 임금피크제 도입을 통한 비용 절감분을 청년 고용으로 모두 전환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는 고용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것은 맞지 않는가.
  • “청년에게 계파색 씌우기 어른들이 할 일은 아니다”

    “청년에게 계파색 씌우기 어른들이 할 일은 아니다”

    이동학(33)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은 “청년에게까지 계파색을 씌우는 것은 어른들이 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면서 계파 프레임으로 ‘김상곤 혁신위’를 바라보는 시각에 우려를 나타냈다. 청년 몫으로 혁신위에 발탁된 그는 “혁신의 가장 중요한 초점은 청년세대가 많이 들어와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고도 했다. 혁신위 첫 회의가 열린 지난 12일 의원회관에서 가진 이 위원과의 일문일답. →혁신위를 외부 인사 6명, 내부 인사 4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가 이 위원이 참여하며 ‘5대5’가 됐다는 말도 있다. 김상곤 위원장과 통했던 것 가운데 하나가 당원시스템에 대한 문제 인식 같다. -당원이 24만여명이라고 하는데 전수조사를 할 수도 있다. 일일이 전화조사를 해서, 예컨대 실제 당원이 7000명밖에 안 된다고 해도 거기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당원들이 재미있게 당 생활을 하고 이슈에 대해 얘기하고, 정책으로도 반영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지금은 선거 때 동원되는 것뿐이다. 당원들에게 ‘해 달라, 와 달라, 봐 달라’밖에 없다. →계파 문제,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나. -외부에서 만들어진 측면이 있지만, 친노 패권도 존재하고, 비노(비노무현) 패권도 존재하는 것 같다. 2006년 대학생정책자문단을 처음 만들었는데 당시 대표와 일면식도 없는 저를 ‘정세균계’라고 했다. 그다음 해 대선에서는 “정동영계로 갈아탔냐”고 하고, 손학규 전 대표의 종로 선거를 도우니 “손학규계가 됐냐”고 했다. 이 당을 통해 나라를 바꾸고 싶은 본질을 보지 않고 계파를 통해 한자리 차지하려는 사람으로만 보려고 한다. 이번에는 “이동학은 친노”라고 한다. 어린 청년에게까지 계파색을 씌우는 것은 어르신들이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이런 것도 정면으로 설득해 나갈 것이다. →‘호남·486 물갈이론’이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누구를 지칭해서, “486을 쳐내야 한다”는 등의 혁신 작업이 진행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일단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에 따라 진행하면 된다. 문제는 원칙을 세워도 그 원칙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이다. 그게 혁신의 포인트다. 486이든 누구든, 원칙을 정하고 원칙에 맞지 않는 인물은 누구도 예외가 돼서는 안 된다. →4월 청년위원장 선거에서 486세대에 대해 얘기했다. 이들이 물갈이 대상이라고 생각하나. -‘486세대가 무능하다, 무엇을 했냐’는 비판 밑에 우리 세대가 그 얘기를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 있다. ‘우리도 무능하다. 그래서 우리도 실력을 쌓고 486과 경쟁해서 이기자’는 뜻이다. 우리 세대 스스로 대안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선배들에게 왜 기회를 주지 않느냐고만 한다. 우리 세대가 철저히 반성할 부분이다. →혁신위원 이름도 생소하고 “저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도 있다. -회의에서 위원들을 유심히 봤는데 계파색을 띠거나 그러한 마음으로 혁신위에 온 분은 없는 것 같다. 혁신위를 흔들면 다 흔들린다. 지금은 신뢰를 보낼 때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열린세상] 노인은 없고, 경제만 있다면…/허만형 중앙대 행정대학원장

    [열린세상] 노인은 없고, 경제만 있다면…/허만형 중앙대 행정대학원장

    노인 연령을 70세로 상향 조정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정책 당국자의 제안이 아니라 정책대상 인구를 이끄는 대표적 노인단체의 제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책대상 집단은 대체로 요구하는 데 급급하고 양보하는 데는 인색한 것이 보통인데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의미여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우리 사회의 어른 모습을 보는 듯하여 짠한 느낌마저 든다. 청년단체에서도 환영한다고 밝혀 일자리를 두고 가끔씩 벌어지는 세대 간 갈등을 넘어 세대 간 화합의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노인 연령을 70세로 상향 조정하면 변해야 할 노인정책이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걱정이다. 빈곤층과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제공되는 특성을 가진 기초연금의 수령 시기가 현재 65세에서 70세로 조정될 수 있다. 지하철이나 박물관 등 공공시설 무료이용도 70세 이상의 노인에게만 적용하도록 하자는 요구가 잇따를 수 있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다양한 공적연금의 지급 시기도 70세로 하자는 의견이 나올 수도 있다. 노인 연령의 상향 조정으로 변해야 할 모든 정책은 하나같이 노인의 양보와 희생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난제가 아닐 수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50%에 이른다. 노인 연령 70세 상향 조정으로 노인복지 프로그램이 축소되거나 노인의 희생이 뒤따른다면 적지 않은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인단체도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이고, 그중에서 반대하는 노인단체도 있어 이들의 요구 사항을 어떻게 수렴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인 연령 조정이 필요한 이유는 평균수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100세 시대가 목전에 다가와 있기 때문이다. 노인 연령 70세 상향 조정의 안착을 위한다면 적어도 다음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65세에서 70세 사이의 인구계층이 일할 수 있는 노동시장이 갖추어져야 한다. 현재 이 연령층을 위한 노동시장은 대부분이 경비나 주유 업무와 같은 단순노무직이다. 정규직이라기보다는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 임금피크제도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 정년연장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 시장이 갖추어지면 노인 연령의 상향 조정을 통하여 노인복지와 경제의 선순환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노인의 희생으로 경제를 살리려 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둘째, 노인 연령 70세는 정년 연령 70세와 맞물려야 한다. 현행 우리 사회의 정년 연령은 직종마다 다르다. 교수는 65세, 교사는 62세, 공무원은 60세가 정년이다. 이상의 직종은 65세에 가깝기라도 하지만 민간기업의 정년 연령은 60세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해 놓은 정년 연령은 60세라고 하더라도 실질 정년 연령은 길어야 50대 중반이다. 노인 연령이 70세가 되면 50대 중반부터 70세에 이르기까지 긴 세월을 연금도 없고, 일자리도 없는 고단하고 처절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정년 연령을 70세로 연장하지 않고 노인 연령만 70세로 상향 조정한다면 노인이 겪어야 할 희생이 너무나 크다. 셋째, 노인 연령 70세로 상향 조정 전에 종합적인 노인빈곤 해결 방안이 수립되어야 한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도 높지만, 정년 전 중산층이 정년 후에 빈곤층으로 하향 이동하는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 보험연구원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은퇴 후 6년 내에 빈곤층으로 이동하는 중산층의 비율은 무려 52.9%에 이른다는 결과가 나왔다. 중산층 절반 이상이 은퇴 후 10년도 되지 않아 빈곤층이 된다는 의미이다. 이 하향 이동의 고리를 끊을 방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노인 연령 70세는 노인 빈곤을 더욱더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의 노인정책은 가장 중요한 사회정책 중 하나이다. 사회정책에는 사람의 향기가 진하게 배어 있어야만 성공이 가능하다. 노인의 희생을 바탕으로 경제를 살린다는 노인정책은 설득력을 잃는다. 노인정책의 중심에는 노인이 있어야 한다. 대표적 노인단체의 제안이라고 하더라도 그 제안에 노인은 없고, 경제만 있다면 그것은 노인정책이 아니다. 경제정책일 뿐이다.
  • “임금피크제 도입하면 31만 청년일자리 창출”

    “임금피크제 도입하면 31만 청년일자리 창출”

    300명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정년 60세’가 의무화되는 가운데 정년 연장과 더불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 기업이 약 26조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동계는 ‘현행 58세 정년도 못 채우는 근로자가 다수인 상황에서 임금피크제는 임금만 삭감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며 도입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4일 ‘임금피크제의 비용절감 규모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기업이 정년 연장에 따라 2016년부터 2020년까지 107조원의 추가 인건비를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현재 55세 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인 297만원을 기준으로 매년 10%씩 월급을 낮추면 같은 기간 25조 910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한 연도별 절감액은 2016년 9500억원, 2017년 2조 6900억원, 2018년 4조 9300억원, 2019년 7조 3800억원, 2020년 9조 96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어 한경연은 “절감액을 청년 고용에 사용하면 5년간 모두 31만 3000개의 정규직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면서 “일자리를 두고 나타나는 세대 간 갈등과 청년고용절벽 현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우광호 한경연 선임연구원은 “현재 정년 60세 연장은 법으로 보장됐지만 임금체계 개편은 권고 사항처럼 제시해 노사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정년 연장의 필요성은 공감하나 기업의 지불능력을 고려하지 않는 무조건적인 정년 연장은 정치적 포퓰리즘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또 “현행법상 노조 동의 없이는 임금피크제가 어렵지만 개인 동의가 있거나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면 시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률은 ‘임금체계 개편’ 여부에 대해서 ‘노사가 합의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수준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에 경영계는 ‘정년 연장에 따른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임금피크제 도입 없이 정년 연장을 시행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하는 반면 노동계는 ‘정년 연장은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 라며 임금삭감 없는 정년 연장을 원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통계청의 ‘2014년 경제활동인구조사부가조사’를 인용해 내년에 56세가 되는 1960년생 근로자부터 차례로 정년 연장 대상자를 산출한 뒤 이들 근로자의 평균 임금을 반영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노인 기준 나이 상향’ 공론화 물꼬 튼 대한노인회 이심 회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노인 기준 나이 상향’ 공론화 물꼬 튼 대한노인회 이심 회장

    온 나라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비상이 걸리기 전까지만 해도 찬반 논쟁이 뜨거웠던 이슈가 몇 가지 있다.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 여부, 공무원 연금법 개정, 여기에다 바로 몇 살부터 노인인가 하는 문제다. 법적으로 각종 복지지원을 받는 경로우대의 기준은 현재 만 65세다. 하지만 의학기술의 발달과 기대수명의 연장으로 65세는 더이상 노인 축에도 끼지 못한다. 현재 노인의 70%가 매달 최대 20만원의 기초연금을 받고 있고, 전철과 지하철을 무임승차하며 고궁 박물관, 공원 등 공공시설을 무료로 이용하거나 이용요금을 할인받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부담이 늘어나고 있지만 노인들 눈치 살피느라 누구 하나 노인 기준 나이를 올리자는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던 차에 대한노인회가 지난달 말 노인 기준나이 조정을 공론화하자며 먼저 물꼬를 터주었다. 2011년 노인들의 지하철 무임승차 문제가 불거졌을 때 노인 기준 나이를 올리는데 반대했던 대한노인회의 입장 변화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결단을 내린 이심(76) 대한노인회 회장을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집무실에서 만났다.→메르스 사태로 노인 기준 나이 상향 조정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대한노인회도 화두만 던져 놓고 뒷선으로 물러난 건 아닌지요. -노인들 눈치 보느라 문제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아무도 먼저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으니 우리가 길을 터주는 것이 맞다는 생각에서 결정했다. 우리는 길만 터주고 구체적인 정책 내용은 정부와 전문가들이 시간을 갖고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해야 한다. 당사자인 노인이 정책 대안을 내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그렇다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건 아니다. →무슨 말씀이신지요. -노인 기준 나이 조정 문제를 포함해 노인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보자며 국회의장이 초청을 했다. 15일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야 원내대표 등과 만나 대한노인회의 입장을 설명할 계획이다. 18일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소속돼 있는 포럼이 주최하는 조찬세미나에 참석한다. 언제든 기회가 있다면 우리의 입장을 알릴 것이다. →지난달(7일) 열린 이사회에서 노인 기준 나이 공론화 제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들었습니다. 제안을 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회원들이나 이사 등 내부에서 반대는 없었습니까. -없었다. 이사회에 안건을 제출하기 전 상당 기간 지방을 돌면서 회원들 의견을 수렴했고, 바뀐 상황을 충분히 설명했다. 앞서 2011년 일부에서 노인 기준 연령을 현재의 65세에서 70세 또는 75세로 올리자고 주장해 공론화된 적이 있다. 당시 65~70세 노인이 170만명이다. ‘당장 노인에 대한 복지혜택을 줄인다고 하면 세상이 뒤집히니 20~30년을 내다보고 장기적으로 올려야 한다’는 취지의 반대 기고문을 썼다. 그 후로 5년이 지났다. 현재 노인 인구는 650만명이다. 이대로 가면 3년 후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곧 노인 1000만명 시대가 온다. 서울의 경우 지난 4월 말 기준 노인 인구가 15세 미만 유소년 인구를 처음 넘어섰다. 현재는 노인을 부양대상으로만 보고 예산을 지원하는데 그 돈을 다 어디서 충당하겠나. 100세 시대에 맞는 복지정책의 틀을 짤 때다. 2013년 기초연금법이 국회에서 통과될 때도 노인 전체가 아니라 소득 하위 70%로 제한하고 소득별로 액수를 차등화하자고 먼저 제안한 것도 대한노인회다. 연장선상에서 이해하면 된다. →4년마다 1세씩 늘려 20년에 걸쳐 70세로 조정하거나 2년에 1세씩 늘리는 방안 등을 제시하셨는데. -논의된 여러 방안들 가운데 몇 가지이다. 분명한 것은 지금 시행하고 있는 복지를 빼앗자는 얘기가 아니다. 기득권은 인정해줘야 한다. 우리는 공론화 길을 터줬으니 정책 당국이 제대로 된 정책을 세우고 노인들은 교육을 통해 의식을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부양받는 노인에서 책임지는 노인으로. →대한노인회와 정부 사이에 사전 교감이 있지 않았느냐는 시각도 있다. -그렇게 얘기하는 걸 들었는데 사실이 아니다. 결정은 지난 달 7일 이사회에서 내렸고, 8일 어버이날 문형표 복지부장관이 인사차 찾아왔길래 이사회 결정을 알려줬다. →노인의 나이 기준이 올라가면 일을 더 오래 해야 하는데, 일자리를 놓고 청년층과 경쟁을 하는 것 아니냐, 심하게 말하면 청년들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 노인이 젊은이 일자리를 뺏는 게 아니다. 노인과 젊은이를 위한 일자리는 다르다. 노인은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일을 하거나 오랜 경험을 토대로 도와주는 일들을 주로 한다. 최소한의 경비만 받고 자원봉사를 하는 경우도 많다. 추가 교육을 받고, 별도의 자격증을 취득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택배기사가 왔다가 집이 비어 있고 경비실이 따로 없으면 돌아갔다 다시 오는 경우가 많다. 물류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동네 경로당에 택배를 맡겨 놓고 노인들이 배달해주면 서로에게 이득이다. 그런대 이런 동네 택배일을 젊은이들이 하겠나. 또 매년 노인 3만명이 제주도 감귤 따는 일을 한다. 젊은이들이 없기 때문이다. 유기농을 하게 되면 노인 일자리도 많이 늘어날 것이다. 지금은 노인회에서 취업만 알선해주고 있지만 앞으로는 협동조합을 만들어 직접 일자리를 만들어 보려 한다. →노인들 일자리가 늘어났지만 좋은 일자리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좋은 일자리를 구하려면 재교육을 받아야 하고, 결국 청년층과 충돌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생각해 보자. 노인의 70%에게 매달 최고 20만원씩 기초연금을 준다. 노인들에게 20만원은 적은 돈이 아니다. 20만원을 받으면 노인들 행복지수가 높아질 줄 알았는데 자체 조사 결과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어서 놀랐다. 혼자 괜찮아졌다고 행복해지는 게 아니다. 내 아들이 취직을 못하고, 손자가 학교를 제대로 못 다니는데 할아버지 할머니가 어떻게 행복할 수 있겠나. 노인 일자리가 생기면 사고(四苦)가 해결된다고 한다. 생활고, 병고, 자존고, 고독 등 네 가지다. 이 네 가지 고통만 해결해도 엄청난 행복을 주는 거다. 할아버지가 아들, 손자의 일자리를 빼앗는게 아니라 분담하는 거다. →젊은이들과 직접 만나 세대 간 벽을 더 낮출 의향은 없으신지요. -그렇지 않아도 강서구에서 젊은이들과 토크쇼를 하자고 제안해 검토 중이다. 노인회 차원에서 젊은이들이 할아버지 세대의 이야기를 듣고 자서전을 써주는 프로그램을 비롯해 젊은이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여럿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기회를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다. →앞서 노인들 의식을 바꾸는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하셨는데. -그렇다. 대한노인회가 할 수 있는 것은 노인들 의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충북 충주에 교육원을 지을 예정이다. 약 2만 5000평의 국유지에 1000억원을 들여 짓는다. 정부에 기부채납하는 형식이 될 것이다. 2017년부터 매년 3만명씩 교육을 실시한다. 먼저 노인 인문학 교육을 할 생각이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노인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줄 것이다. 둘째 일하는, 책임지는 노인이 되도록 교육할 생각이다. 경로당 책임자들이 먼저 교육을 받고, 이들이 돌아가 회원들에게 자연스럽게 전파할 것으로 기대한다. →대한노인회의 근간이 전국에 있는 6만 4000개의 경로당이다. 경로당하면 노인들이 모여 소일하는 곳으로 생각하는데 어떤가. -노인사회가 굉장히 많이 변했다. 예전에는 힘없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오는 곳이 경로당이었다면 지금은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돌봐주러 가는 곳이다. 자원봉사를 하러 오는 분들이 많다. 동네 청소도 하고, 아이들도 돌봐주고, 책도 읽어준다. 함께 고구마도 심고 생산적으로 활동하는 곳이 많다. 경험을 나누면 한 가정을 살릴 수 있다. →노인들의 지하철 무임승차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지하철 무임승차는 복지정책 중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잘 된 정책이라고 본다. 지하철은 한마디로 효자다.무료가 아니라고 생각해봐라. 노인이 꼼짝 안 하고 하루종일 집에만 있다고 가정해봐라. 가정이 무너진다. 고부 간 갈등은 물론, 조손 갈등도 커진다. 노인 무임승차 때문에 지하철공사 적자가 누적된다고들 하는데, 지하철공사에서 노인들을 위해 전용칸을 운행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배차를 늘리는 것도 아니다. 그냥 다니는 지하철을 이용할 뿐이다. 그리고 노인들은 러시아워를 피해 이용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공사나 지자체 적자가 누적되면 적자를 줄이기 위해 오히려 자구 노력을 강도 높게 실시하는 것이 답이다. →지난해 4년 임기의 대한노인회 회장에 재선됐는데 임기 중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노인 기준 나이 공론화 물꼬도 텄고, 교육원을 짓고 있다. 노인복지청을 만드는 것이다. 노인복지청은 노인 복지를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현재 10여개 부처에 흩어져 있는 노인 관련 예산을 한곳에 모아 효율적으로 집행하자는 것이다. 132만명이 서명한 청원서를 지난해 국회에 제출했고 현재 행안위에 올라가 있는 것으로 안다. 국회의원 180명, 지방자치단체장 230명도 서명했다. 한 가지 더한다면 노노() 케어사업 확대다. 연금을 받지 않는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노인이 연금을 받는 노인을 돌보는 것이다. 지난해 10개 지회에서 시범 실시했는데 자살은 25.9%, 실종은 30%가 각각 줄었다. 성과가 좋아 올해는 작년보다 예산이 29억원 늘어나 133억원이 책정됐다. 10만원 지원받아 10시간 봉사를 한다. 앞집에 허리가 아파 연탄을 갈지 못해 추위에 떨고 밥도 못해 먹는 노인이 살고 있었다. 이웃에 사는 할아버지가 그걸 알고 연탄불을 갈아주는 봉사를 해 추위와 식사를 해결했다. 연탄불 하나로 할아버지·할머니가 행복해진 경우다. 어떤 분은 10만원 받고 자기 돈 50만원을 썼지만 행복하다는 수기를 남기기도 했다. →일부에서 노인이라는 호칭을 시니어 시티즌 등 다른 것으로 바꿔보자는 의견도 있다. -일본에서는 노인이라는 용어 대신 다른 것을 사용한다고 들었다. 노인이라는 용어가 어때서 그러나. 노인이라는 말이 부정적으로 보이는 건 초등학교 때부터 꼬부랑 할머니·할아버지, 불쌍한 사람으로 각인돼 있어서 그렇다. 노인의 가치를 빛나게 하는 게 바로 대한노인회가 할 일이다. 어떤 용어로 바꿔도 노인은 노인이다. 불쌍해 보여도, 훌륭해 보여도 노인은 노인이다. 인식의 문제다. 노인이 어떤 일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김균미 기자 kmkim@seoul.co.kr >> 이심 회장은 ▲1939년 경북 상주 출생 ▲건국대 법학과, 연세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가정책과정 수료 ▲에스콰이어 상무이사 ▲주택문화사 대표이사, 월간 전원속의 내집 발행인 ▲한국잡지협회 회장,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위원, 한국광고단체연합회 이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원 ▲제15~16대 대한노인회 회장(2014.2~ ) >> 대한노인회는 대한노인회는 1969년 경로당 회원을 주축으로 창립됐다. 현재 전국 16개 시·도 연합회와 1개 직할지회, 그리고 244개 시·군·구 지회를 비롯해 6만 4000여개의 경로당, 6개 해외지회를 두고 있다. 회원이 300여만명에 이른다.
  • 정규직·비정규직 격차 해소 기업 세제혜택 추진

    정규직·비정규직 격차 해소 기업 세제혜택 추진

    정부가 다음주 노동시장 개혁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이달 중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노동조합의 동의 없이도 임금피크제 도입이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년연장 시행이 7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며 “세대 간 상생을 위해 임금피크제를 우선적으로 실시해 청년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임금피크제 도입 취지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미 많은 기업들이 노사 간 협의를 통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며 “지난해까지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사업장과 미도입 사업장을 비교했을 때, 도입 사업장의 30대 이하 청년 고용이 16% 정도 많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금피크제와 임금체계 변경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은 노사 간 협의가 기본”이라면서 “가이드라인은 협의가 되지 않을 경우 ‘사회통념상 합리성에 충족되면 불이익이 아니다’는 판결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양대 노총의 반대로 무산된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 공청회와 관련해서는 “정부의 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이달 말 양대 노총 파업 계획이 있다”며 “지난 노사정 대타협 과정이나 현재 메르스 사태 등을 감안했을 때 대규모 집회 등 국민에게 실망을 주는 행동은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외에도 임금상위 10% 근로자 임금인상 자제, 대·중소기업 공정경쟁, 정규직·비정규직 간 격차해소 가이드라인 등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다음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임단협 교섭과정에서 격차 해소 등을 확산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세제혜택은 물론 제도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기획재정부와 고용부는 청년 해외취업자를 1만명 규모로 대폭 늘리고, 국내에서 딴 자격증이 외국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해외취업 활성화에 나선다. 기재부는 다음달 중 해외취업 지원 프로그램인 케이무브(K-Move) 개편 방안을 골자로 한 청년 해외취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우선 15개 중점 국가를 선정해 취업 유망 직종과 부족한 인력 수요, 취업 필요 요건 등을 조사해 공개하기로 했다. 또 단기 연수나 봉사 위주의 해외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장기 프로그램으로 개편하고, 실제 해외취업이 가능한 분야의 지원을 늘릴 방침이다. 세종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국내여행 | [Village in Seoul 연희동] 누군가와의 교집합 연희의 세계

    국내여행 | [Village in Seoul 연희동] 누군가와의 교집합 연희의 세계

    지금 막 떴다. 하지만 연희동을 ‘맛집’으로만 이해하려는 시도는 섣부르다. 골목골목 세계를 품고 있는 이곳은 대궐 같은 집들만큼이나 속이 깊다. 온 세계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 연희동. 중국도 북유럽도 이탈리아도 심지어 아프리카도 거리 곳곳에 싹을 틔우고 있다. 덕분에 연희동 골목은 특색있는 숍과 여행자들이 내뿜는 활기로 가득 찬다 고요와 소란의 경계에 서다 연희동 흠모에 빠진 것은 몇 해 전이었다. 연남동에서 우연히 시작한 산책이 길어지면서 바로 옆 동네인 연희동으로 자연스럽게 흘러 들었다. 붉은 등을 내건 중국집이 한 집 걸러 한 집이고, 수입제품이 빼곡한 ‘사러가 쇼핑센터’의 이미지가 각인됐다. 골목길로 들어서면 느껴지는 고요함은 연희동에서만 느낄 수 있는 우아한 여백이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고래등 같은 넓고 큰 주택들이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니 분명 잘 사는 사람들이 모인 것은 맞을 테다. 동네 토박이의 추억을 들추자면, 한때 최고 주가를 올렸던 서태지도 연희동에 살았단다. 지금은 두 명의 옛 대통령이 모여 사는 동네이기도 하다. 한 가닥씩 하는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된 건 오래 전부터다. 연희동과 맞붙어 있는 연세대학교 터가 조선 초 정종이 왕위를 물려 주고 기거하던 연희궁터였던 것. 조선 후기 숙종의 총애를 받았던 장희빈의 친정도 지금의 연희동에 있었으니 연희동이 가진 깊이는 오랫동안 쌓인 것이 분명하다. 다양한 국가의 문화가 혼재하게 된 것은 한성화교가 들어선 영향이다. 1969년 명동에 있던 한성화교가 연희동으로 이전하면서 중국인들이 모였고, 자연스럽게 중국음식점들이 발달했다는 것이 정론이다. 외국인 학교, 주변 대학교의 영향으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도 모이게 됐단다. 그 덕분일까. 연희동은 구석구석 정겹기도, 이국적이기도 하다. 맞닿은 신촌이나 홍대의 북적북적한 소란이 이곳에서는 타국의 일처럼 느껴진다. 골목에 들어서면 새소리가, 봄 여름이면 꽃향기가 자욱해 한가로운 시골에 들어선 양 마음이 포근해진다. 이런 매력을 일찌감치 알아본 이들은 연희동 곳곳에 카페를 차리고 공방을 만들고 갤러리를 만들었다. 그러니 언제부턴가 주말이면 휴대폰으로 지도를 보며 맛집을 찾는 사람들, 카메라를 메고 구경을 나온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 오르는 것은 기본이다. 조용했던 연희동은 주말이면 활기로 가득 찬다. 주민으로 1년, 그 사이에도 연희동은 수없이 바뀌었다. 카페들이 속속 들어서고, 주택가 한가운데에도 영업장이 새단장을 마쳤다. 목 좋은 사거리 골목의 터줏대감이었던 식당도 어느날 리모델링에 돌입했다. 그만큼 연희동을 찾는 사람이 많다는 증거다. 그러나 방문객의 발걸음이 마냥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밀려드는 차들은 주민의 주차자리를 탐하기도 했고 체증도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도 한적함을 빼앗긴 서운함이 크다. ‘조용했던 연희동이 그리워요’란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대기업도 차츰 연희를 탐낸다. 연희동을 터전 삼아 살았고 결국 이곳에 터를 잡은 젊은 청년 사장은 “대기업이 잠식하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란다. 연희동이 뻔한 카페거리, 먹자골목으로 전락하게 될까? 답은 변화의 바람 속에 있다. ●연희동 중국집의 진가 고추기름이 말갛게 뜬 진한 짬뽕국물, 촉촉한 육수에 달짝지근하게 볶은 청경채, 속을 푸짐하게 채운 군만두. 배달음식으로만 오해했던 중국 음식이 연희동에서는 그 진가를 발휘한다. 연희동은 연남동과 함께 2000년대 초 서울의 차이나타운으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을 정도로 화교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그 말인즉슨 화교가 직접 만드는 진짜 중국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것. 본래 주 고객이 화교였으니 음식 맛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적인 중국 음식점과는 다르다. 음식점들이 모인 연희맛로를 따라 60년 역사를 이어받은 ‘이화원’, 이연복 셰프의 이름만으로 모든 논란을 잠재우는 ‘목란’, 음식은 물론 식기와 인테리어에서도 중국을 느낄 수 있다는 ‘진보’ 등이 유명하다. 중국어와 한국어가 뒤섞이는 이곳에서 우리 삶에 녹아든 화교의 삶을 가늠할 수 있다. 목란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5길 21 02-732-0054 이화원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13 02-334-1888 진보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9 02-338-2897 ●차민경 기자의 연희동 그곳? 시간도 지갑도 넉넉하게 연희동은 여유를 가지고 찾을 때 여행이 즐거워진다. 시간의 여유와, 지갑의 여유 모두. 연희동의 음식 가격은 생각보다 비쌀 수도 있다. 동네의 특성상 자연스레 조성된 가격이다. 대신 많은 숍에서 발렛을 지원하고 있고, 연희동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새롭고 신선한 메뉴들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사러가 쇼핑센터 양 옆으로 조성된 ‘연희맛로’만 보고 가는 실수를 범하지 말자. 구석구석 골목길에 들어선 카페와 숍들이 진짜 보석이다. 한입 가득 프랑스식 갈레트를 알리스 앤 수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북유럽 스타일링을 위해 ‘알리스 앤 수’를 빼놓을 수가 없다. 카페와 편집숍을 겸하고 있는 알리스 앤 수는 덴마크와 스웨덴 등 북유럽 소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연희동에서 1년여간 편집숍을 운영하다 지난해 9월 확장 이전했다. 편집숍은 주로 아이들을 위한 소품들을 취급하지만 점점 대상을 넓혀 취급 물품을 늘리고 있다. 카페도 남다르다. 한 끼 식사로 충분한 크레페는 물론, 사장님이 일본에서 직접 배워 온 프랑스식 갈레트를 맛볼 수 있다고. 주변 영업장들과 함께 ‘헬로스프링 프리마켓’도 열고 있다. 대학로 프리마켓인 마르쉐를 본따 연희동 스타일의 프리마켓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갤러리와 꽃집, 카페 등 주변 영업장들과 함께 2달에 한 번씩 프리마켓을 열 계획이라고.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17-18 070-7631-3889 www.aliceandsue.com 이 공간의 변신은 어디까지? 부어크 꼼꼼히 손길 닿은 흔적이 가득한 이곳은 김채정 푸드스타일리스트의 스튜디오이자 카페다. 작은 공간이지만 빈티지한 오브제들이 가득 차 있어 엽서 속 그림이 튀어나온 것처럼 환상적이다. ‘부어크’의 변신은 무궁무진하다. 보통은 각종 매거진에 실리는 음식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로 활용되지만 쿠킹 클래스를 열거나 특별한 모임을 위해 대관을 하기도 한다. 지금은 독립 레스토랑 오픈을 준비 중인 전일찬 셰프의 팝업레스토랑으로 운영되고 있다. 평일에는 전일찬 셰프가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경험한 다양한 음식들을 내놓는 ‘경험 다이닝’으로 사용되고, 주말에는 보다 힘을 준 이탈리아 코스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팝업 레스토랑은 4월까지 예정돼 있지만 5월까지 연장될 수도 있다고. 연장이 되지 않아도 부어크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1길 51 02-6397-3700 www.homebuuk.com 타이완보다 더 타이완 같은 미란 수제고로케 & 대만식 수제제과 타이완이 뿌리인 사장님은 한국에서 태어났다. 과거 13년 동안 타이완에서 생활했지만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미란’에서는 타이완 생활에서 배우게 된 크로켓, 펑리수를 판다. 빵을 두 번 숙성시키고 저온에서 오랫동안 튀겨 만든 크로켓은 미란의 대표 메뉴다. 바삭하게 씹히지만 촉촉하게 감기는 식감은 일품. 사장님은 그날그날 날씨에 따라 숙성 과정을 달리해 비가 와도 눈이 와도 항상 바삭하고 촉촉한 크로켓을 만든다. 카레 감자 크로켓과 크림치즈 크로켓이 베스트셀러다. 타이완 현지에서 맛본 펑리수 그대로인 미란 펑리수는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많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26 02-336-5859 매주 둘째 주 월요일 휴무 크로켓 1,800~2,000원, 펑리수 2,000원 신인 작가들의 현주소 페인터스 머그 한국 작가들의 지금을 확인할 수 있는 곳, ‘페인터스 머그’다. 밀린 원고를 쓰려고 찾았다가 그림만 감상하고 온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본질은 카페지만 이름처럼 그림을 그리는 아마추어 작가들의 작품 전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어서다. 찾아가지 않으면 접하기 힘든 작품들을 편안하게 커피 한잔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매력 포인트다. 내부 벽을 빼곡히 채운 작품들은 매번 바뀐다. 한 달에 한 번씩 작품들을 교체하기 때문이다. 카페 방문자들은 직접 마음에 드는 작품에 투표도 할 수 있다. 투표수가 많은 작품은 인기에 힘입어 전시가 한 달 더 연장된다고. 카페 입구에 있는 VIP 전시벽을 보면 사람들의 기호도 가늠할 수 있겠다. 물론 작품 구입도 가능하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5길 27 02-3144-4807 paintersmug.alldaycafe.kr 아메리카노 4,000원, 라떼 5,500원 작가들의 비빌 언덕 연희문학창작촌 연희동이 품은 또 하나, 문학. 안산도시자연공원의 아랫자락에 터를 잡은 연희문학창작촌은 서울시가 최초로 만든 문학인 전용 집필실이다. 지난 2009년 11월에 ‘끌림’, ‘홀림’, ‘울림’, ‘들림’이라는 이름을 붙인 네 개의 동이 문을 열었다. 이곳에 머무는 작가들은 자신만의 집필실을 배정받고 문학활동에 전념한다. 지난해에만 80여 명의 작가들이 이곳을 거쳐갔다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과 교류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시 창작, 소설 창작 등을 배울 수 있는 문예창작교실인 연희문학학교가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열리고 비정기적으로 ‘연희목요낭독극장’도 열린다. 가을이 되면 각종 전시와 공연, 낭독회 등을 아우르는 가을문학축제도 열릴 예정이다. 서울 서대문구 증가로 2길 6-7 02-324-4600 아프리카로 안테나를 세우다 쏘울오브아프리카 주택가 깊은 곳, 마을버스 4번이 설 때마다 사람을 쏟아내는 작은 사거리에 ‘쏘울오브아프리카’가 있다. 조용한 분위기에 어쩐지 들어가기 망설여진다고 해도 거침없이 들어가시라. 이곳은 서울에서 아프리카 작가들의 그림을 구경할 수 있는 유일한 갤러리다. 아프리카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이곳은 2014년 말, 문을 열었다. 유럽의 컬렉터들이 싼 값에 아프리카 작품을 사와 비싼 값에 되파는 부당한 과정에 불편함을 느꼈단다. 정당한 비용으로 판매해 작가들의 작품활동을 돕겠다는 취지다. 마우루스 말리키타, 팅가팅가 예술인협동조합 등 전시된 작품들은 아프리카가 가진 색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최근에는 사회 활동도 벌이고 있다. 환경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텀블러를 제작하는 ‘브링 유어 컵Bring Your Cup’과 공동 프로모션을 벌여 아프리카 작가의 그림이 들어간 텀블러를 제작했다. 또 4월부터는 지역 아동센터와 교육 사업도 시작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1라길 37-7 02-6032-1125 blog.naver.com/soulofafrica 글·사진 차민경 기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사설] 임금피크제 노사합의 노력 선행돼야

    정부가 임금피크제 추진을 위해 마련한 공청회가 어제 노동계의 극렬한 반대 시위로 무산됐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조합원 300여명이 공청회장인 서울 여의도 CCMM 빌딩 입구를 막아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입장조차 못했다. 노조가 공청회 자체를 막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을 둘러싼 노동계와 정부의 대립 양상은 갈수록 격화될 것으로 보여 이래저래 걱정부터 앞선다. 정부는 노조의 동의가 없어도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취업 규칙을 변경할 방침이다. 지난 7일 내년부터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실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13일에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이 청년 고용을 늘리면 보조금을 주는 ‘세대 간 상생고용 지원제도’도 마련했다. 내년부터 직원 300명 이상인 사업장의 경우 정년 60세가 의무화되면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야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임금피크제를 통해 아낀 비용으로 신규 청년 고용을 늘리는 게 청년들에게는 가뭄 속의 단비 같을 것이다. 최근 최경환 부총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임금피크제 실시의 불가피함을 역설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반면 노동계는 현행 55~58세 정년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노동자는 임금 삭감의 고통만 겪게 된다는 이유를 내세워 강력 반발하고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해서는 취업 규칙 변경이 선행돼야 한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에게 불리한 사안이기 때문에 현행법상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반면 정부는 입법 취지와 대법원 판례를 분석한 결과 노조가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동의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노조 동의 없이 사측이 변경한 임금피크제 취업 규칙은 합리성이 인정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노동계와 정부의 논리 모두 나름의 타당성이 있지만 임금피크제는 기본적으로 개별 사업장별 상황에 맞게 노사합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순리에 맞다. 정부가 일률적으로 강제하는 방식으로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 임금피크제를 통해 기업이 고용 여력이 커지면 청년 고용의 여지가 생긴다는 정부의 논리도 설득력이 있지만 그 영향과 파장이 매우 크다는 점을 감안해 충분한 협의를 통해 추진돼야 한다. 노조 역시 기득권을 앞세워 무조건 반대만 하지 말고 청년실업의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일정 수준 양보해 합리적인 절충선을 찾아야 한다.
  • [열린세상] 패자도 행복한 직접민주제/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패자도 행복한 직접민주제/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튀니스는 황색 경보였다. 가까운 사람들은 모두 여행을 만류했다. 비장한 각오로 비행기에 오른 나의 염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튀니스에서 열린 직접민주주의 세계대회에는 39개국에서 온 200여명이 참여했다. 치안이 걱정되지 않았느냐는 나의 촌스런 질문에 참가자들은 바르도박물관 같은 사고는 파리에서도, 런던에서도 그리고 어디에서도 날 수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망설이면서도 참여하게 된 것은 지금까지 치러 온 세계 직접민주주의 대회, ‘근대 직접민주제 글로벌 포럼’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를 민주화하려는 서구 486(?)세대의 운동을 지켜보고 또 연대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정치적 의사 결정 체제에 대해 다양한 실험을 거쳐 온 그들은 선출직 엘리트는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권력을 일반 시민과 나누기 싫어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선출직 정치 엘리트가 일반 시민보다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이 직접 발의하고 투표로 사안을 결정하면 ‘패자’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모두가 ‘행복한 패자’가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말타에서는 최근 봄철 사냥을 금지하는 시민 발의를 투표에 부쳤다. 아슬아슬하게 부결됐지만 참여한 시민들은 만족감을 표시한다. 발의 전에 비해 봄철 사냥의 문제점을 충분히 알렸기 때문이다. 또다시 발의하면 된다. 스위스 직접민주제를 이용해 스위스 군대 폐지를 발의했던 부르노 카우프만도 자신의 발의 안이 부결됐지만 행복한 패배라고 생각한다. 전에는 감히 입에도 올리지 못하는 의제를 공론화한 것으로 만족한다. 시민 발의와 시민 투표가 민주 시민 교육의 학습효과를 내기 때문에 행복한 패자가 되는 것이다. 직접민주제의 흐름은 정당정치가 공고하게 발전한 스웨덴에서도 일고 있다. 스웨덴 북부의 작은 도시에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마을에 큰 다리 공사를 하는 결정을 내렸다. 다리가 마을의 생태 환경을 파괴한다고 생각한 한 주부가 다리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 발의를 했고 시민 투표로 다리 건설에 대한 반대 의사가 표출됐다. 시민들의 직접적인 의사 표출에 기존 정당은 크게 놀랐다고 한다. 함부르크에서 온 그레고르는 시민들이 던진 질문을 국회의원들에게 던지고 그 답변을 공개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모니터링보다 한발 앞서 시민 발의 전 단계의 참여 마당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아랍의 봄’을 유일하게 유지하고 있는 튀니지에서는 시민혁명 이후 국민 대화를 통해 작성한 헌법 초안에서 ‘참여’를 명문화했다. 이제는 명문화된 참여를 실제화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당장 다가온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참여를 통한 분권이라는 의제를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다. 또한 청년과 여성의 정치 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21세기 벽두에 세계 사회포럼과 경제포럼이 나란히 출발했다. 경제와 사회가 자전거의 두 바퀴라면 정치는 핸들에 해당한다. 세계 민주주의 포럼은 왜 없을지 생각하던 차에 세계 직접민주주의 포럼을 구상하는 그룹과 만나게 됐다. 처음에는 스위스의 아라우에서 자그맣게 시작했다. 그 바통을 서울, 샌프란시스코, 몬테비데오 그리고 이번에는 튀니스에서 받았다. 이번 회의에 아시아에서는 인도에서 한 명, 한국에서 한 명만 참여했다. 튀니지 카르타고대학의 젊은이들은 내가 한국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사진도 찍고 한국의 시민운동과 민주주의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다. 한류 드라마의 열풍이 한국의 민주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튀니지 정부의 요청으로 한국의 국민 신문고 제도를 튀니지에 구축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튀니지 코이카 담당자는 회의를 통해 제도 인프라와 시민 참여가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한국의 해외개발 협력 사업이 수요자의 요구 중심으로 틀을 잡고 있고 그 수요에 민주주의 제도 기반 구축 등에 대한 요청이 더 많아질 조짐이다. 민주화하려는 노력은 지속적이다. 그것은 소통과 공유를 통해 발전한다. 우리의 시민운동 경험과 참여민주제의 경험을 나눠 주고 우리도 행복한 패자가 되는 서구 직접민주제 교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