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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더불어민주당 이훈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더불어민주당 이훈

    더불어민주당 이훈(서울 금천) 당선자는 김대중(DJ) 전 대통령 사람으로 분류된다.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였던 DJ의 공보비서로 정치권에 입문했고, 국민의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했다. DJ 서거 이후에는 문재인 후보 선거캠프 공보팀장을 지내 친노(친노무현)와도 가까운 인사로 꼽힌다. 이 당선자는 “김대중과 노무현이 함께하는 모델을 만들어 정권교체에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Q. 선거 승리 요인은. A. 새 사람. 새 사람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또 저의 경력을 보고 ‘일을 잘할 거 같다’는 평가가 지역에서 나왔다. 2030세대 청년들이 투표에 적극 나선 것도 큰 도움이 됐다. 경제는 어렵고 취직도 안 되니까 투표장으로 몰려나와 분노를 표출했다. Q. 국회의원을 하게 된 이유는. A. 답답해서. 19대 국회에 제 또래가 많았다. 새로운 정치가 무엇인지 대안을 못 내놓더라. 답답했다. ‘내가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보다 능력 있고 진정성 있는 친구들이 자신을 드러내는 데 실패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되든 안 되든 시도라도 한 번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Q. 정치의 원동력은. A. DJ 유언. 2009년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 행사에서 DJ를 만났다. 제 귀에 대고 ‘정권교체를 위해 꼭 힘써 달라’는 말을 했다. 또 ‘(가진 것) 없는 사람을 위해 힘은 썼지만 잘 안 됐다. (그들에게)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한다’는 당부를 하시더라. 기분이 묘했다. 그리고 두 달 뒤에 돌아가셨다. 그 말이 유언이 됐다. 꼭 지키고 싶다. Q. 정권교체는 어떻게. A. 김대중+노무현. 야권의 양대 축인 두 세력이 연대를 해야 한다. 총선 이후 ‘야권분열=필패’ 공식이 깨졌다는 말이 나온다. 3자 구도라도 이길 수 있다는 거다. 잘못된 평가다. 국민의 현명함으로 위기를 한 번 극복한 것일 뿐이다. 대선은 50대50의 싸움으로 총선과 다르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모두 ‘함께하라’는 국민의 요청에 응답해야 한다. 그게 정치다. Q. 최근 ‘4050’ 원내부대표단에 임명됐다. ‘50대 기수론’에 대한 생각은. A. 자연스러운 흐름. 50대가 사회에서 중견이 됐다. 전면에 나서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고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을 짊어질 만한 분이 있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50대가 역량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단순히 물리적인 나이가 기준이 될 수는 없다. Q. 김종인 대표가 ‘햇볕정책이 진일보해야 한다’고 했는데. A. 동의 못한다. 더민주의 역사를 공유하지 못해서 한 실수다. 남들이 볼 때는 별것 아닌 발언일 수 있다. 하지만 호남 사람들이 햇볕정책에 얼마나 의미부여를 하는지 몰라서 그렇다. 지난 2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걸러졌어야 할 발언이다. 다만 기업 구조조정, 국민연금의 청년 임대주택 투자 등 정책적인 부분은 주목하고 새겨들을 구석이 많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프로필 ▲1965년 전남 신안 출생 ▲서강대 사학과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문재인 대선 캠프 공보팀장 ▲더불어민주당 당무혁신 실장
  • [기고] 호림 윤장섭, 개성 5걸에 등극하다/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

    [기고] 호림 윤장섭, 개성 5걸에 등극하다/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

    개성상인으로 유화증권·성보화학 등을 창업하고 호림박물관을 설립한 호림 윤장섭이 94세로 영면에 들었다. 익히 아는 바와 같이 호림은 간송 전형필, 호암 이병철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3대 수장가로 알려져 있다. 호림이 문화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개성공립상업학교 재학 중 개성부립박물관장으로 있던 미술사학자 우현 고유섭의 특강을 들으면서였다. 이 자리에는 20대 초반의 젊은 청년이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미술사학자 혜곡 최순우다. 1916년생인 최순우는 호림의 고향 6년 선배다. 혜곡이 송도고등보통학교 졸업반이던 1934년 늦가을 어느 날 박물관사(舍)에서 고유섭은 혜곡에게 박물관 일을 배우도록 권했다. 그리고 며칠 후 혜곡은 그 뜻에 따르겠다고 우현에게 밝혔다. 한국 미술사를 잇는 두 거장의 인연이 시작된 그 무렵에 호림도 있었던 것이다. 혜곡의 스승이 우현인 것처럼 호림의 인생에 큰 반향을 준 이도 우현이었다. 따라서 그때 그곳은 호림까지 아우르는 우리 박물관사(史)의 한 장면이었다고 봄이 옳을 것 같다. 호림은 평생을 근검과 절제의 엄격한 삶을 살았다. 손쉽게 뽑아 쓰는 휴지 한 장도 온전하게 쓴 적이 없었으며, 점심 식사도 일정한 금액 이상의 것은 철저히 절제했다. 2011년 11월 어느 토요일 오후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전시를 관람하고 있던 필자에게 검소하다 못해 남루하기까지 한 복장에 낡은 등산 모자를 눌러쓴 노인 한 분이 눈에 들어왔다. 작품을 감상하는 모습이 한눈에도 범상치 않던 그분은 다름 아닌 호림 선생이었다. 우리 나이로 91세를 바라보던 가냘픈 체구의 호림 선생은 수행원도 없는 혼자였다. “김 선생 호두과자 하나 드세요.” 왼손에 들려 있던 작은 봉투에서 호두과자 한 알을 건네주시며, 지하철로 왔다고 하셨다. 개성상인 특유의 소탈함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호림은 평소 “회사를 광고할 돈이 있으면 문화재를 한 점이라도 더 수집하는 것이 낫다”고 할 정도로 문화재에 애정을 쏟았으며, 약탈 문화재 환수에도 관심이 컸다. 역시 고향 선배인 당시 황수영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일본에 있는 국보급 불교문화재를 찾아와야 한다고 하자 만사를 제쳐 두고 현지에 가서 거금을 들여 구입해 오기도 했다. 오늘날 호림박물관에 소장된 8점의 국보와 52점의 보물 등 1만 5000여점의 문화재는 호림의 이런 열정이 일궈 낸 대업이다. 호림은 2012년 명지대에서 국내 최초로 명예 미술사학 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필자는 축사를 통해 “선생님! 더 장수하시어 남은 생은 미술사학자로 살아 주십시오”라고 덕담을 드렸다. 호림은 고유섭 개성박물관장과의 인연을 거쳐 최순우, 황수영과 더불어 역시 개성 출신 선배인 진홍섭 전 연세대 석좌교수 등 이른바 개성 3걸과 교류하며 문화재에 대한 안목을 키워 나갔다. 호림의 별세는 이미 고인이 된 전형필, 이병철을 이은 제1대 소장가 시대와 고유섭, 최순우, 진홍섭, 황수영을 이은 개성 예맥이 역사의 한 페이지로 수록됨을 의미한다. 필자는 이를 고유섭과 윤장섭이 포함된 개성 5걸로 규정하고자 한다. 우리 박물관사에서 이들은 이미 매우 중요한 지점이 됐기 때문이다.
  • [특파원 칼럼] 우리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요?/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우리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요?/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1992년 중국과 수교하기 전까지 한국과 대만은 세상에 둘도 없는 ‘단짝’이었다. ‘반공’을 국시로 삼은 군사정권 아래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산업화에 나섰고, 값진 민주화도 이루었다. 그때 우리는 지금의 중국을 ‘중공’이라고 불렀고, 대만을 ‘자유중국’이라고 불렀다. 국호 앞에 ‘자유’까지 붙여 주며 극진하게 대접하던 한국은 1992년 8월 24일 중공과 수교하면서 자유중국을 대만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사전 양해나 한마디 설명도 없는 매몰찬 단교였다. 이후 한국은 오직 중국에 ‘올인’했다. 베이징에선 한국 식당들이 제 살 깎기 경쟁을 하고 있는데, 타이베이에는 변변한 한식당 하나 없을 정도다. 그사이 한국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는 25%에 이르렀고, 중국 투자액이 전체 해외 투자액의 40%를 차지하는 상황이 됐다. 공산당이라면 치를 떨던 보수 정객들이 한 달에 서너 번씩 중국 공산당 간부를 찾아와 기념 촬영을 하며 ‘친중파’임을 자랑하고 있다. 중국에 목매기는 대만도 마찬가지였다. 1971년 유엔이 타이베이 정부 대신 베이징의 공산당 정부를 유일한 중국으로 인정하면서 대만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에서 졸지에 국제 ‘미아’가 됐다. 대만은 생존을 위해 악착같이 중국 시장을 공략했다. 그 결과 대만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는 40%, 해외투자 중 중국 투자 비중은 70%에 이르렀다. 20여년을 잊고 지냈지만, 한국과 대만은 요즘 동병상련을 겪고 있다. 중국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과 올해 초 중국 증시 폭락과 환율 급변동의 충격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이 한국과 대만이었다. 중국의 경기 침체와 중국 기업의 성장으로 중국 시장에서 보따리를 싸는 기업도 대부분 한국과 대만 기업이다. 내부 사정도 비슷하다. 청년실업률이 10.9%에 이른 한국에서 ‘88만원 세대’가 불안에 떨고 있듯이 청년실업률 12%를 찍은 대만에서도 ‘22K 세대’로 불리는 청년들이 절망하고 있다. 22K는 대만 청년들의 초임 2만 2000대만달러를 나타내는데, 우리 돈으로 80만원 정도다. 대만 최초의 여성 총통인 차이잉원(蔡英文)이 20일 취임한 것을 계기로 한국에서는 “대만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온당한 지적이다. 차이잉원은 대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동남아 시장을 개척하는 ‘신남향 정책’을 발표했고, 자유무역협정(FTA) 및 국제 경제협력체 가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선포한 상태여서 한국과 경쟁하고 협력할 여지가 많아졌다. 노골적으로 패권을 추구하는 중국에 맞설 카드로 민진당 정권을 활용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나는 중국인이 아니라 대만인이다’라고 외치는 젊은 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당선된 차이잉원 총통은 대만 독립의 꿈을 버린 적이 없다. 국장급 이상 공무원의 교류조차 금지하고 있는 한국 정부가 당장 대만과 관계 개선에 나서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중국 눈치만 살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서로 머릿속에서 지워진 사이이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의 대만 수출액은 150억 달러나 된다. 독일과 영국에 수출하는 금액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 차이잉원 정권의 탄생을 계기로 대중국, 대대만 관계를 재정립하느냐 마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선택의 기준은 중국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라 양안(중국과 대만)을 모두 품을 수 있는 실력이 있느냐 없느냐일 것이다. window2@seoul.co.kr
  • “응급상황 속수무책… 그래도 혼자가 편해” “외톨이였던 원룸… 공동주택서 안정 찾아”

    “응급상황 속수무책… 그래도 혼자가 편해” “외톨이였던 원룸… 공동주택서 안정 찾아”

    “회사 일에 시달리다 퇴근해 집에 오면 누워 있기 바쁘죠. 외로움이라는 건 사치라고나 할까.” 직장인 김모(30)씨는 2010년 취업을 하면서 서울 관악구 청룡동에 자리잡은 후 근처를 전전하며 원룸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주말이면 다른 사람과 말 한마디도 섞지 않을 때가 많다. 편의점 도시락 등 간편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필요한 물건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한다. “동네에서 얼굴을 아는 사람은 편의점 주인과 아르바이트 종업원, 세탁소 주인이 전부예요. 사실 알고 지내는 사람이 없어도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은 없죠.” 평일의 대부분은 직장에서 보낸다. 야근이 없는 날도 회사 근처에서 저녁을 해결한다. 당연히 옆집에 누가 사는지, 혹은 동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같은 건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언제까지 이 동네(신림동)에 살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쉬는 시간을 쪼개가면서까지 새로운 인연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봐요.” 물론 혼자 살면서 겪을 수 있는 응급상황이 걱정되기는 한다. “밤늦게 취객이 집 현관문을 마구 두드린 일이 있었는데, 112에 신고하고 경찰이 출동하길 기다리는 것 말곤 방법이 없었죠. 옆집에 강도가 들거나 이웃사람이 죽어도 아무도 모르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관악구에서 만난 젊은 1인 가구 사람들의 키워드는 ‘고립’ 또는 ‘외로움’이었다. 김씨처럼 혼자 지내는 데 익숙해지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공동체를 통해 고립에서 벗어나려는 유형도 있었다. 박향진(27·여)씨는 2008년 고향인 경남 남해에서 대학 진학을 위해 상경해 1년간 임대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25만원을 내면서 19.8㎡(6평)짜리 원룸에서 살았다. “외톨이처럼 지냈어요. 낮에는 학교 친구들이랑 잘 어울리다가도 막상 혼자 사는 집에 들어가면 무기력해지더라구요. 집에 돌아오면 바로 한 일이 싱크대 문짝 열어보고, 화장실 문 열어보는 거였어요. 누군가 몰래 들어왔을까봐서요.” 그는 이후 학교 기숙사로 거처를 옮겨 2013년까지 지냈다. “기숙사에서 살아보니 친구들이 얼마나 든든한 울타리인지 알게 됐죠. 졸업을 하더라도 혼자 살지 않기로 했어요.” 박씨는 2014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문을 연 청년주택협동조합형 공공주택 ‘이웃기웃’에 입주했다. 서울시가 매입한 원룸형 임대주택(가구당 규모 26~29㎡)으로 20·30대 입주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조합원들이 직접 주택을 운영·관리하는 식이었다. 임대보증금은 약 1900만원, 월세는 약 13만원이었고 31명의 입주자들은 매달 한 번씩 ‘반상회’를 열어 분리수거 방법, 층간 소음 문제, 주차장 활용 문제 등을 논의했다. 시간이 맞는 입주자들은 함께 모여 음식을 해 먹기도 한다. 박씨는 지난달 입주자들이 공유하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영화 모임을 제안할 정도로 공동체 생활에 적극적이 됐다. 주택 공동체 외에도 독서 모임, 다큐멘터리 영화 모임에 참석하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망을 유지하고 있다. “청년 세대 1인 가구는 주거가 불안해서 옮겨 다니는 일이 많아요. 취업 문제나 결혼 문제 등도 있죠. 집으로 돌아와도 나를 반겨주는 사람이 있고 동시대의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으로 큰 안정이 됩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하나의 중국’ 없었다… 양안 격랑 예고

    차이 “1992년 양안회담 사실 존중… 기존 대화 시스템은 계속 유지할 것 中 의존 탈피… FTA 등 적극 가입” 中 “독립 주장 땐 양안관계 재앙될 것” 대만 첫 여성 총통인 차이잉원(蔡英文)이 20일 취임했다. 차이 총통은 이날 취임사에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와 관련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합의한 이른바 ‘92공식’(九二共識)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1992년 양안이 회담을 통해 몇 가지 공통된 인식에 다다른 역사적 사실을 존중한다”고 천명했다. 중국이 집요하게 요구해 온 92공식을 신임 총통이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양안 관계는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92공식은 1992년 중국과 대만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해석하고 명칭도 각자 쓰기로 합의한 것을 말한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차이 총통의 취임사에 대해 “명확하게 92공식을 인정하지 않는 모호한 태도를 보였고, 양안 관계 개선의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하지 않은 미완성 답안”이라면서 “평화의 길을 갈지 대립의 길을 갈지 명확히 하라”고 압박했다. 이어 “대만이 독립을 주장하면 양안 관계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차이 총통이 “기존 대화 시스템을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해 양안 관계가 파탄에까지 이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0.75%에 불과한 대만이 당장 중국 시장을 버리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중국도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쓰며 ‘긴장 속 교류’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만사무판공실의 반응도 ‘강력한 반발’이라기보다는 ‘촉구’에 가까웠다. 차이 총통은 “1992년 중국과 대만을 대표하는 양안 기구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다양한 공감대를 갖고 합의를 이뤘다”면서 “이는 상호 이해와 구동존이(求同存異·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먼저 찾는 것)의 정신에 의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1992년 이후 상호 교류와 협상을 통해 거둔 성과를 소중히 여겨야 하며 양안의 평화 발전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 성향의 차이 총통은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했다. 우선 “청년 세대를 위한 나라를 만들겠다”면서 “분배의 정의를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경제 구조의 전환이 가장 큰 사명”이라면서 “중국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유무역협정과 경제협의체 가입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민당 계엄 시기의 민주화 탄압과 관련해 “‘진상과 화해위원회’를 구성해 과거의 잘못을 기록하겠다”고 덧붙였다. 차이 총통은 당나라 측천무후(則天武后) 이래 중화권 최초의 여성 지도자라는 기록도 남기게 됐다. 취임식은 1970~80년대 권위주의 시대의 저항 가요였던 ‘메이리다오’(美麗島)를 합창하는 것으로 끝났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부모 87% “20대자녀 용돈,취업준비 지원 비용으로 월 78만원 지출”

    만 21∼30세 청년을 자녀로 둔 부모들의 상당수가 자녀의 취업 준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평균 78만원 정도를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와 대통합위원회는 지난 4월 27∼28일 만 21∼30세 청년 503명과 이 연령대 청년을 자녀로 둔 부모 523명을 대상으로 각각 설문조사를 한 결과 부모 응답자 86.6%가 자녀의 취업 준비를 위해 경제·물질적 지원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19일 밝혔다.이들 응답자는 이를 위해 매월 평균 78만 2000원을 지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부 항목별로는 학원비가 29만 6000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로는 용돈 24만5000원, 주거지원 24만1000원 등이었다.전체 부모 응답자 가운데 37.1%는 자녀의 진로 및 취업 준비로 인해 경제적 부담을 느낀다고 밝혔다. 또 취업하지 않은 자녀가 있는 부모의 경우 절반 이상(55.9%)이 자녀의 취업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으며 가장 큰 고민 역시 자녀 취업(45.6%)인 것으로 조사됐다.반면 자녀가 취업한 부모의 경우 ‘은퇴준비(48.9%)’가 우선적 고민 대상이었다.전체 부모 응답자의 35%는 부모의 자녀 지원 범위를 결혼·자립시까지로 봤으며 청년 응답자의 경우 72%가 부모의 역할을 교육(대학교)까지라고 답했다.부모(90.7%)와 청년(89%) 대부분은 청년 실업문제가 10년 전에 비해 심각해졌다고 답했으며 해결책으로는 경제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을 꼽았다.청년위와 대통합위는 이날 서울 중구 중앙우체국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 세대 간 인식 차이와 부모세대의 역할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런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더 작고 싸고 자연 가까이… 10년 뒤 에코세대가 살 집

    “40~60㎡·친환경 대세 될 것” 10년 뒤 ‘에코세대’(베이비부머의 자녀 세대로 1979~1992년 출생)가 내 집을 마련할 때는 40~60㎡짜리 주택이 대세이고, 친환경주택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또 주거비를 줄일 수 있는 주택과 월세 시대가 확산되면서 수익형 주택을 찾는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래 주거 트렌드 조사는 주택산업연구원이 조사 전문기관인 갤럽에 의뢰, 1020명의 표본을 분석한 결과다. 주택산업연구원은 1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미래 주거 트렌드 변화’ 세미나를 열었다. 김지은 책임연구원은 7대 메가트렌드와 20개 세부 트렌드를 발표했다. 7대 트렌드는 주택 수요층이 에코세대로 바뀌면서 ‘2-다운그레이드’(규모 축소, 주거비 절감)과 ‘4-업그레이드’(기능, 주거환경, 주택기술, 임대용 주택)로 요약된다. 김 연구원은 베이비붐 세대에서 에코 세대로 수요 교체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주택 규모는 40~60㎡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또 주거비 절감 요구가 커지면서 가격 대비 성능을 따지고 에너지 자급 주택 등 친환경 에너지 주택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했다. 다양한 공간연출 수요도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능은 다양화되고 면적은 최소화한 1인 가구 주택과 공간 활용을 위한 가변형 구조와 첨단 기능성 가구를 사용해 나만의 주거공간을 찾는 수요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첨단기술이 강조되는 현실에서 자연에 대한 욕구는 더욱 증가해 공원과 녹지 등 쾌적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숲세권’ 도심주택과 단독주택 및 자연속 세컨드하우스 인기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첨단기술을 통한 주거 가치 향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맞춤형 스마트 서비스로의 진화, 주택과 관련 산업의 협업으로 주거가치 향상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월세 시장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임대수익형 주택도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미경 책임연구원은 ‘중장기 주거소비 선택 변화’ 주제 발표에서 생애주기 및 소득에 따라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청년·노년층 임차 가구의 월세 소비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주거비 부담이 늘어 주거불안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또 향후 주거소비 패턴은 고령화가 진행되더라도 자가 선호가 강하게 나타나겠지만 임차시장에서는 전세보다 월세 소비 선택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10년 뒤 40~60㎡짜리 친환경 주택이 대세

     10년 뒤 에코세대로 불리는 젊은층이 내집을 마련할 때는 40~60㎡짜리 주택이 대세이고, 친환경주택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또 주거비를 절감할 수 있는 주택과 월세시대가 확산되면서 수익형 주택을 찾는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래주거트렌드 조사는 주택산업연구원이 조사 전문기관인 갤럽에 의뢰, 1020명의 표본을 분석한 결과다.  주택산업연구원은 17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미래 주거트렌드 변화’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 김지은 책임연구원은 7대 메가트렌드와 20개 세부트렌드를 발표했다. 7대 트렌드는 주택 수요층이 에코세대로 바뀌면서 2-Downgrade(규모 축소, 주거비 절감)과 4-Upgrade(기능, 주거환경, 주택기술, 임대용 주택)로 요약된다.  김 책임연구원은 베이비붐세대에서 에코세대로 수요교체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주택 규모는 40~60㎡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도 점차 작은 규모의 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주거비 절감 요구가 커지면서 가격대비 성능을 따지고 에너지자급주택 등 친환경 에너지 주택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했다. 다양한 공간연출 수요도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능은 다양화되고 면적은 최소화시킨 1인 가구 주택과 공간 활용을 위한 가변형 구조와 첨단 기능성 가구를 사용해 나만의 주거공간을 찾는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다. 첨단기술이 강조되는 현실에서 자연에 대한 욕구는 더욱 증가해 공원과 녹지 등 쾌적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숲세권’ 도심주택과 단독주택 및 자연속 세컨하우스의 인기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첨단기술을 통한 주거가치 향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맞춤형 스마트 서비스로의 진화, 주택과 관련 산업의 협업(콜라보레이션)으로 주거가치 향상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월세시장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임대수익형 주택도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김 책임연구원은 예상했다.  김미경 책임연구원은 ‘중장기 주거소비 선택 변화’ 주제 발표를 통해 생애주기(연령) 및 소득에 따라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청년층과 노년층 임차가구의 월세 소비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주거비 부담이 증가해 주거불안문제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또 향후 주거소비 패턴은 고령화가 진행되더라도 자가 선호가 강하게 나타나겠지만 임차시장에서는 전세보다 월세소비 선택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20대 청년층 재무관리 취약… 주거안정 정책 배려 필요”

    “20대 청년층 재무관리 취약… 주거안정 정책 배려 필요”

    60대 이상 고령가구 재무 양호… 취약가구 아파트보다 단독이 많아 가계의 부채, 자산, 연령, 연소득을 복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20대 청년층의 재무관리수준이 전 세대 중 가장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동산 시장을 비롯한 내수 회복 조짐에 적신호로 읽힌다. 주택산업연구원 김덕례 연구위원은 ‘가구 특성별 재무관리 수준과 내 집 마련 가능성’ 보고서에서 “20대 가구 중 재무관리수준에 문제가 있는 가구는 46.0%, 재무관리수준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가구가 26.1%에 달했다”면서 “미래 주거 소비계층인 20대에 대해 재무컨설팅 강화, 취약계층 대상 원리금 삭감 및 주거비 지원 고려, 대출금리 인하 등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대별로 재무관리수준 지표가 잘 나온 가구는 60대 이상 고령가구로 이 세대에서는 29.2%가 최고, 24.2%가 양호 수준의 재무관리수준을 기록했다. 김 연구위원은 2014년 가계금융복지조사의 부채·자산·연령·연소득을 원자료로 활용하고, 미국 조지아주립대 경영학과 교수인 토마스 J. 스탠리 교수가 소개한 ‘부자지수’ 개념에서 재무관리수준 지표를 도출했다고 15일 밝혔다. 개인별 순자산을 나이와 연소득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순자산(총자산-부채)×10/나이×연소득’의 계산식에 따라 재무관리지수를 구했다. 예컨대 대출 2억원을 끼고 산 집과 차를 포함해 전 재산이 5억원인 40세 남성의 연소득이 7000만원이라면, ‘3억원(5억원-2억원)×10/40×7000만원’의 계산식이 성립된다. 이 남성의 재무관리지수는 1.07이다. 지수에 따라 ▲0.5 이하는 지출이 많고 소득관리에 미흡한 ‘문제 있음’의 단계로 ▲0.5~1.0은 평균 수준의 지출·소득관리가 이뤄지는 ‘노력 필요’의 단계로 ▲1.0~2.0은 무난한 지출과 소득관리가 이뤄지는 ‘양호 수준’으로 ▲2.0 이상일 경우 지출이 적고 소득관리가 양호한 ‘최고 수준’으로 분류된다. 김 연구위원은 “재무구조지수는 현재 자신이 부자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게 아니라 현재 자산관리를 통해 미래 자산을 더 모을수 있는지 판단하는 지표”라면서 “순자산액이 많을수록, 순자산액과 연소득이 같다면 나이가 어릴수록, 나이와 소득수준에 맞는 순자산을 갖고 있을수록 미래 부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드러낸 지표”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 전체 가구 중 재무관리수준이 양호한 가구는 42.6%, 취약한 가구는 57.4%로 분류됐다. 전세 가구 중에는 35.8%가 재무관리수준이 양호·최고 수준 계층으로 분류됐다. 특히 전세 가구 중 11%는 최고 수준 재무구조지수를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들은 주택소비가 가능한 계층으로 분류됐다. 또 재무관리수준이 취약한 가구는 소득3분위에 가장 많이 분포했고, 전세(64.2%)보다 월세(94.6%) 방식으로, 아파트(51.8%)보다 단독(60.0%)과 연립(69.9%)에 많이 살고 있었다. 김 연구위원은 “부채가 있고 소득이 낮은 가구 중에서도 재무관리수준이 양호한 가구가 있고, 자가로 살거나 고소득인 경우에도 재무관리수준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다”면서 “가계부채 건전성 관리는 가구별 재무상태를 양적·질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복합지표를 개발해 생애주기 차원의 시스템을 구축해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열린세상] 신기술로 원자력은 살아남아야 한다/안남성 한양대 에너지학과 초빙교수

    [열린세상] 신기술로 원자력은 살아남아야 한다/안남성 한양대 에너지학과 초빙교수

    많은 에너지 전문가들은 파리협정이 원자력에 대한 국민의 수용성을 크게 증진시켜 앞으로 원자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외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수단이 제한된 입장에서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원자력 기술이 이미 수명을 다했다며 이제는 재생에너지와 디지털 기술 중심의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60년 전에 개발된 원자력이 지금까지 우리 경제와 에너지 공급에 크게 기여했지만 새로운 에너지 기술이 이제 시장에 들어올 수 있을 만큼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을 보면 원자력의 역할이 축소돼야 한다는 후자의 주장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기술의 발달을 보통 S곡선으로 설명하는데 원자력 기술은 성숙 단계에 도달한 지 30~40년이 지났고, 이제는 안전성 논란을 제거할 수 있을 만큼 더 안전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여지가 적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물론 원자력의 아킬레스건인 안전성과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해결하고자 액체 금속로와 같은 제4세대 원전 개발에 여러 국가가 노력하고 있지만 이러한 기술 역시 근본적으로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많은 미래학자는 앞으로 제4차 산업혁명 사회에 진입하게 되고 이럴 때 가장 큰 역할을 디지털 플랫폼 기술이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기반 사회에서의 에너지 및 수송 시스템과 같은 인프라는 현재 시스템의 연장이 아닌 새로운 S곡선에 기반을 둔 에너지 시스템 기반의 인프라로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원자력이 미래의 에너지로 살아남으려면 미래 사회와 DNA가 같은 에너지 기술로의 혹독한 변신을 요구받고 있다. 현재의 가압 경수로 기술에서 좀더 개선되는 기술로는 국민의 수용성을 확보하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는 미국이 스리마일섬(TMI) 원전 사고를 겪지 않았다면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던 미국이 혁신적인 원자력 기술을 개발해 지금 거의 100% 안전한 원자력을 운영하고 있을 것이라고 아쉬워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화제가 되고 있는 구글의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원전을 운영하면 원전 사고를 거의 제로화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논쟁은 피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어떻게 하면 원자력이 미래에 살아남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원자력 외에는 대안이 없기 때문에 현재의 기술로도 충분하다는 안이한 생각을 버리고 제4차 산업사회에 맞는 디지털 기술 기반의 새로운 원전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 기후변화 문제는 100년 이상이 소요되는 장기적인 프로젝트이며 이 시간은 새로운 원전 기술을 개발하는 데 충분하다. 인공지능이 운영하는 디지털 기반 소형 원전 기술이 개발된다면 환경단체와의 안전에 대한 불필요한 논쟁도 대폭 감소하고 국민의 수용성은 크게 증진될 것이다.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의 이익이 늘어 기술 개발의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가 원자력의 미래 지향적인 새로운 개념의 장기적인 기술보다는 현재 기술의 운영이나 보수 기술 개발과 같은 단기적인 기술 개발에만 투자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미래의 에너지 시스템은 미래 사회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소형이면서 친환경적인 디지털 기반 에너지 기술을 요구하고 있다. 원자력도 예외가 아니다.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이 운전원 없이 운전할 수 있는 소형 원전이 원자력의 미래라고 많은 전문가는 예측하고 있다. 이 기술을 우리가 주도하면서 구글과 같은 플랫폼 회사와 주요 원전 국가들이 공동으로 새로운 원자력 기술을 개발할 수 있으면 파리협약이 원자력의 게임체인저가 돼 기후변화 정책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한 새로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원자력 기술 개발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원자력 기반 기술과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다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원자력 산업계의 새로운 시도와 노력을 기대해 본다.
  • [글로벌 인사이트] 성난 민심 등에 업은 ‘비주류’… 그들을 키운 건 분노

    [글로벌 인사이트] 성난 민심 등에 업은 ‘비주류’… 그들을 키운 건 분노

    # 1. 필리핀 대선을 목전에 둔 이달 초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선 ‘비주류’ 로드리고 두테르테(71) 후보에 관한 소식이 끊이지 않았다. 1989년 다바오시 교도소 폭동 당시 무참히 살해된 호주인 여성 선교사를 비하하는 그의 발언은 곳곳에서 공분을 샀다. “마약밀매자나 강도들은 필리핀을 떠나는 게 좋다. 내가 그들을 죽일 거니까” 등 충격적 발언이 잇따랐지만 그뿐이었다. 대선 직전 페이스북을 도배한 건 오히려 그를 지지하는 젊은 층의 환호였다. 두테르테가 시장으로 일하는 다바오시가 필리핀에서 범죄율이 가장 낮을뿐더러 세계 10위권에 들 만큼 안전한 도시라는 현지 언론의 찬사가 소셜미디어에 확산됐다. 필리핀은 연간 70만건 가까운 강력범죄 발생으로, 범죄 천국이란 오명을 쓰고 있다. 한 20대 필리핀 여성은 페이스북에 “젊은 층의 두테르테 지지율은 70%에 육박한다”고 주장했다. # 2.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를 예약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70)의 곁은 낯선 ‘주변인’ 일색이다. 연단에 오를 때마다 어김없이 좌우에는 슬로베니아 출신 모델인 아내 멜라니아와 딸 이반카가 자리한다. 보수단체 출신이란 것 외에 알려진 게 없는 코리 르완도스키는 실무를 총괄하는 실세다. 여기에 멘토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민주당과 공화당을 오가다 당적을 버린 무소속이다. 좌장격인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상원의원도 54명의 공화당 상원의원 가운데 비주류에 속한다. 당내 경선 경쟁자였다가 트럼프 지지로 돌아선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와 벤 카슨은 공화당의 대표적 아웃사이더다.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최근 지구촌을 뒤흔든 비주류의 부상은 ‘분노의 정치’나 ‘나쁜 남자 전성시대’로만 바라보기에는 그리 간단치 않은 양상을 띠고 있다. 트럼프는 애국주의를 설파하고, 공공연히 이슬람 문명과의 충돌을 부추긴다. 2001년 테러와의 전쟁을 빌미로 이라크를 침공했던 미국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조차 금기어로 삼던 ‘이슬람과의 전쟁’을 대놓고 강조하는 셈이다. 트럼프는 모든 무슬림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규정해 미국 입국을 금지하자고 주장했다. 이런 그에 대한 전국 지지율은 40%로, 라이벌 힐러리 클린턴에 불과 1% 포인트 뒤졌다고 로이터는 11일(현지시간) 전했다.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는 두테르테 역시 기성 정치에선 보기 어려운 극단적 발언들을 쏟아냈으나 지난 9일 치러진 대선에서 압승했다. 1946년 필리핀 독립 이후 70년간 이어온 유력 가문 중심의 정치를 단박에 뒤집어 버린 것이다. 이면에는 치안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읽어낸 혜안이 자리한다. 트럼프에게 공공의 적이 불법 이주민과 무슬림이라면 두테르테에겐 범죄자와 외국인이었다. 나치시대 히틀러의 유대인 탄압에서 엿보이듯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애국주의는 공공의 적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결집함과 동시에 비주류 정치인의 인기를 단박에 끌어올린 동력이 됐다. ●경기침체·신자유주의가 낳은 ‘트럼피즘’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현상을 ‘트럼피즘’(트럼프 동조현상)이라고 규정했다. 분노와 상실감이 배경이다. 이미 트럼피즘은 세계 곳곳에서 목도된다. 오스트리아에선 난민 유입을 거부하는 극우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45) 후보가 대선 결선에 진출하는 이변을 낳았다. 유럽 난민사태가 불쏘시개가 된 것은 당연하다. 브라질 역시 극우성향의 군 출신 자이르 보우소나르(61) 하원의원이 여성과 이민자, 동성애자를 겨냥한 막말에도 불구하고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페트로브라스 스캔들’로 상징되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분노 내지 실망감 탓이다. 이런 움직임에는 좌우가 없다. ‘분노하라’ 운동의 원조격인 스페인의 좌파 신생정당 포데모스는 지난해 말 총선에서 제2당으로 자리매김하며 30여년 만에 양당 체제를 무너뜨렸다. 50% 가까운 청년실업률이 분노의 자양분이었다. 사회주의자로 미 민주당 대선 경선주자인 버니 샌더스(74) 버몬트 상원의원의 돌풍도 따지고 보면 이 같은 분노에 기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1년 9월 뉴욕을 기점으로 80여 개국으로 번진 99% 시민의 1% 부자에 대항하는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는 시위가 시발점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리먼사태가 한창이던 2007년 12월부터 2009년 6월 미국에서 4000만명의 근로자가 해고됐다. 지금도 1400만명이 일자리를 찾거나 시간제 일자리에 매달리고 있다. 반면 25~54세 백인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999~2014년 미국의 자살률은 이전보다 무려 24% 증가했다. 특히 중년 백인의 사망률이 급증했다. 백인 인구 비중도 2000년 69.1%에 2014년 62.1%로 줄면서 미국이 백인의 나라가 안 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더욱 커졌다. 미 럿거스대는 설문을 통해 리먼사태 이후 미국인들이 ‘값싼 외국인 노동력’ ‘불법이민’ ‘월가 은행가들’을 분노의 대상으로 꼽았다고 적시했다. 이 같은 현실은 “일자리를 되찾아 주겠다”고 약속한 트럼프에게 상당한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WSJ는 분석했다. ●‘트럼피즘’ 원조는 르펜 전 佛 국민전선 당수 트럼피즘의 원조는 따로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외교문제 수석평론가인 기디언 래크먼은 최근 ‘트럼프는 어떻게 세상을 바꿨나’란 제목의 칼럼에서 이 문제를 되짚었다. 그는 2002년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 진출했다가 낙선한 장 마리 르펜 전 국민전선(FN) 당수를 트럼피즘의 원조로 꼽았다. 르펜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은 역사에서 사소한 일”이라고 말해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 래크먼은 르펜의 등장을 세계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은 전기로 평가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애국주의, 반이민, 반이슬람, 반유럽연합(EU) 정서가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현상도 마찬가지다. 그는 “진보적 미국인들은 아직도 트럼프 현상을 올 11월 대선 이후 깰 악몽 정도로 치부하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당선 여부를 떠나 차세대 애국주의자들이 트럼프가 닦아놓은 길의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워싱턴(정치)과 월스트리트(경제)뿐 아니라 주류 언론, 대학 등 모든 엘리트에 대한 가차 없는 공격을 퍼부은 트럼피즘이 조만간 유럽으로 건너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래크먼이 꼽은 트럼피즘의 위험요소는 전염성에 있다. ‘반세계화’ ‘애국주의’ ‘문명의 충돌’ ‘무자비한 공격’ ‘음모론 부상’ 등 트럼피즘의 특징은 미국의 세계 경찰로서의 역할과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위협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은 현재 2조 달러(약 2330조원)가 넘는 공공부채에 대해 연간 2000억 달러(약 233조원) 이상을 이자로만 내고 있다. 만성적 재정적자에 대한 답을 트럼피즘과 같이 외부에 찾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현상 美 대선 이후에도 가시지 않을 것” 트럼피즘이 대선 이후에도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란 또 다른 이유는 계층에 상관없이 미국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렸다는 해석 때문에 가능하다. ‘족집게 대선 예측가’인 네이트 실버는 자신이 운영하는 통계분석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를 통해 트럼프 지지층이 교육·경제 수준이 낮은 백인이라는 기성 언론의 보도를 뒤집었다. 공화당 경선 출구조사 결과, 트럼프 지지자들의 가계소득 연평균은 7만 2000달러(약 8388만원) 수준으로, 미국 전체 가계소득 평균인 5만 6000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흐름을 되돌릴 방법은 없을까. 지난 5일 치러진 영국 런던시장 선거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최초의 무슬림 시장으로 당선된 사디크 칸(45)은 분노의 정치와 일정 부분 교집합을 이뤘지만 이를 다시 뛰어넘는 융합의 정치를 제안했다. 가진 것 없는 ‘흙수저’ 출신 인권변호사인 그는 선거에서 민생고를 공략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월세에 런던에서 내쫓기는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지하철 등 교통요금을 4년간 동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런던시민들의 분노에 힘입어 재력가 출신의 ‘금수저’인 보수당의 골드 스미스 후보를 따돌렸다. ●칸 英 런던 시장 분노 거스른 융합주의 제안 하지만 칸은 분노의 정치에 머무르지 않았다. “다양한 계층·이념의 사람들을 큰 천막 안에 포용해야 한다”며 관용을 설파했다. 트럼프의 애국주의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앞서 2005년 7·7 런던테러 직후 하원의원 신분으로 연단에 올라 “희생자나 생존자, 인종, 종교에 상관없이 모두 하나의 런던시민이며 이를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연설로 테러의 아픔을 위로하던 때의 모습 그대로였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3전 4기’ 최룡해, 북·중 관계 복원 임무 맡을 듯

    ‘3전 4기’ 최룡해, 북·중 관계 복원 임무 맡을 듯

    정치국 위원 5명 늘어난 19명 김여정, 당 중앙위원에 첫 등장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이번 제7차 당대회에서 당내 최상위 의결기구인 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올라서면서 그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그의 상무위원 복귀는 2015년 2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최 비서는 그동안 실각, 혁명화 등 부침을 거듭해왔다. 국정원은 지난해 12월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최룡해가 백두산 청년 발전소 부실 공사의 책임을 지고 지방에서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최 비서는 지난 2004년 비리 혐의로 협동농장에서 혁명화교육을 받은 뒤 복귀했고, 그보다 앞선 1994년에도 역시 비리 혐의로 강등됐다 되살아난 경험이 있다. 그가 역경을 딛고 ‘3전 4기’에 성공한 것은 정치적 처세술도 빼어나지만 빨치산 2세대의 대표주자라는 신분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룡해의 아버지 최현(1982년 사망)은 동북항일연군에서 김일성 주석과 함께 빨치산 활동을 했고, 김정일 후계체제를 적극 지지한 북한의 원로다. 김정일 시대에 이어 김정은 집권하에서도 롤로코스터를 타온 최 비서가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 위기 속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중용된 것은 그에게 북·중 관계 복원의 특명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장은 10일 “김정은으로서는 장성택의 부재로 북·중 관계를 회복할 인물로는 최룡해 밖에 없다는 현실적 고민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 비서는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을 대신해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도 참석하는 등 대체 불가한 대중외교 라인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 4차 북한 핵실험 이후 악화된 북·중 관계를 복원하는 임무를 맡을 것으로 거론돼 왔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공개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공보를 보면 정치국 상무위원은 3명에서 5명으로, 상무위원을 포함한 정치국 위원은 14명에서 19명으로 각각 늘었다. 고령을 이유로 퇴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상무위원으로 유임됐다. 일선 후퇴가 점쳐졌던 박봉주 내각 총리는 오히려 정치국 위원에서 상무위원으로 승진했다. 원로 격인 김기남 당 선전선동부장도 정치국 위원직을 유지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특히 이번 당 중앙위원회 위원 명단에는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In&Out]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사·정이 해야 할 일/김용성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경제협력개발기구 선임 이코노미스

    [In&Out]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사·정이 해야 할 일/김용성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경제협력개발기구 선임 이코노미스

    우리나라 청년들의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올 들어 2월과 3월 두 달 연속 15~29세 청년실업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3월 청년실업률은 11.8%로, 일할 의사와 능력을 갖춘 청년 100명 가운데 12명 정도가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얻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 청년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실업률은 그 이상일 것이다. 겨울은 벌써 물러갔지만 청년들의 마음을 움츠리게 하는 고용 한파는 계속되고 있다. 많은 기업에서 들려오는 인원 감축 계획과 앞으로 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소식에서 청년층의 일자리난이 과거 완료형이 아닌 현재 진행형임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있었다. 현 정부에서도 2013년 12월부터 ‘청년 맞춤형 일자리 대책’을 시작으로 최근 ‘청년·여성 취업대책’까지 여섯 차례 종합대책이 발표됐다. 이번에도 이름만 바꾼 ‘재탕·삼탕’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몇 가지 변화가 감지된다. 기업 지원을 통해 청년 취업을 돕는 과거 방식에서 탈피해 취업 혜택을 청년의 손에 직접 쥐여 주겠다는 ‘청년취업 내일공제’ 제도나 채용박람회 및 구직정보 연계 등 직접적인 일자리 창출이 아닌 고용지원 대책과 훈련을 일자리로 연결해 정책의 체감도를 높이려는 시도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번 대책이 많은 청년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지만,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면 또다시 공염불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앞선다. 그 이유는 ‘불행은 혼자 오지 않는다’는 속담과 ‘N포 세대’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청년층의 문제는 일자리뿐만 아니라 학업, 주거, 건강, 재정상태, 인간관계 등 매우 복합적이어서 만병통치약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행히 청년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데, 요약하면 교육과 노동시장의 간극 축소, 기업가 정신의 장려, 그리고 사회적 협력체계 강화다. 이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사회적 협력체계다. 그 이유는 이번 대책 중 어느 하나라도 정부의 뜻과 의지만으로 성과를 이뤄 낼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는 여러 정책이 뚜렷한 효과를 내도록 유도하기 위해 호응도를 평가에 반영하고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지원 확대와 관련 대책의 법제화를 제시했다. 하지만 과거 여러 사례에서 보듯 공공기관의 청년 고용을 의무화하고 경영평가에 반영한다고 했지만 상당수 기업에서 사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아울러 청년인턴사업의 기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지원을 확대했지만 마찬가지로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또 산학협력 촉진을 법제화하고 지원했지만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이번 대책도 정책 참여자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다면 정부가 아무리 높은 비전을 내놓고 평가에 반영한다고 기업에 엄포를 놓아도 청년 고용 확대라는 목표는 희망사항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협력체계는 청년 취업대책을 ‘그들의 것’이 아닌 ‘나의 것’으로 생각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이제 정부가 고심해 청년 취업대책을 내놓은 시점에 맞춰 노동계, 경영계, 교육계, 비정부 공공부문도 정부의 눈치를 보지 말고 각자 버전의 청년 취업대책을 작성해 보길 권한다. 그 내용은 이번 대책에 대한 비판과 우려라도 좋고, 새로운 대안 제시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정책이 금과옥조가 아닌 바에야 정부도 열린 마음으로 껄끄러운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언제든 바로잡을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이후에 정부를 포함한 사회적 협력에서 각 대책 가운데 실현 가능성이 높은 공통분모를 찾아내고 집행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면 될 것이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공청단에 칼 겨눈 시진핑… 리커창·후진타오 세력 ‘고사 작전’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공청단에 칼 겨눈 시진핑… 리커창·후진타오 세력 ‘고사 작전’

    중국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공산당이 공청단 출신 부패 간부들을 강력 비판한 데 이어 공청단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 작업에 착수하는 등 ‘공청단 고사(枯死)작전’에 들어간 듯한 형국이다. 중국 공산당은 공청단의 올해 예산을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삭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지난 3일 보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공청단이 발표한 예산자료에서 올해 일반 공공예산 재정지출금(정부 배정)은 3억 627만 위안(약 543억원)이다. 지난해(6억 2413만 위안)보다 50.9%나 감소했다. 일반 공공서비스 지출금도 전년보다 54.8% 급감한 2억 2790만위안이다. 일반 공공예산 재정지출금 등이 대폭 감소한 원인은 “(공청단의) 대학생 지원서비스 서부계획 프로젝트가 ‘부문예산항목’에서 ‘일반이전지출항목’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라고 공청단 측이 설명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번 ‘예산 삭감’ 보도는 공산당이 공청단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개혁에 나선 직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인민일보의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28일 “공청단 중앙서기처가 구체적인 조직 개혁안을 만들고 있다”며 공청단에 대대적인 수술이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됐다고 밝혔다.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앞서 공청단 중앙서기처를 현장 감찰한 뒤 공청단이 기관화·행정화·귀족화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비서실장을 지낸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을 포함해 완칭량(萬慶良) 전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 당서기 등 부패로 낙마한 공청단 출신 간부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이기적 행동에 대한 지도부의 분노가 커져 이들이 어려움에 부닥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공산당이 ‘공청단 옥죄기’에 들어간 배경에는 ‘권력투쟁’이 자리잡고 있다는 게 서방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도전하고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오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미국의 중국 전문가 장자둔(章家敦)은 리 총리와 시 주석 간의 갈등이 지난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드러난 이후 확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지도자가 지난 양회 기간 리 총리의 정부업무보고를 둘러싸고 갈등을 노출한 사실이 공개된 바 있다. 1922년 5월 출범한 공청단은 14~28세의 청년들이 가입하며, 청년 차원의 당조직을 건설하고 관리·교육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이런 만큼 공청단 경력은 공산당 입당에 유리할 뿐 아니라 당·정 관료로 입신하고 성장하는 지름길이다. 최고 수장은 친이즈(秦宜智) 중앙서기처 제1서기이다. 공청단파 출신인 후진타오 전 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의 최대 권력기반이다. 단원수는 지난해 말 현재 8746만 1000명이다. 공청단을 둘러싼 논란은 내년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이뤄질 최고 지도부(시 주석과 리 총리를 제외한 5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교체) 인선을 앞두고 정치파벌 간 다툼의 전초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뒷말이 무성하다. 현재 중국을 이끄는 5세대 지도부는 시 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태자당(太子黨·혁명원로 자제 그룹)과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권력기반인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를 중심으로 권력을 다진 정치인을 지칭)이 크게 우위를 점하는 형세다. 시 체제를 탄생시킨 제18차 당대회는 ‘공청단파의 몰락’, ‘후진타오의 패배, 장쩌민의 승리’ 등으로 요약되기도 해 2017년 당대회에서 공청단파가 절치부심 재도약할지 관심을 끈다. khkim@seoul.co.kr
  • [서울 핫 플레이스] 전통시장과 청년의 컬래버… 정릉천변 개울장 ‘인심’

    [서울 핫 플레이스] 전통시장과 청년의 컬래버… 정릉천변 개울장 ‘인심’

    ‘시골 장터의 인심을 정릉 개울장에서 맛보세요.’ 정릉시장 앞을 흐르는 정릉천변에는 매월 둘째, 넷째 주 토요일마다 개울장이 들어선다. 상인이 판매 수수료를 따로 내지 않는 장터로 초등학생도 쓰던 장난감을 가져와서 판다. 2014년부터 열린 정릉개울장은 장이 설 때마다 5000여명 이상의 손님이 찾을 정도로 성북구의 명물이 됐다. 지난 3월 26일 올 들어 처음 열린 장터에는 250명의 판매자를 선발하는 긴 줄이 생길 정도였다. 전통시장 특유의 후한 인심에다 팔장, 손장, 배달장, 알림장, 수리장, 소쿠리장 등 다른 시장에는 없는 재치에 젊은이들도 즐겨 찾는 곳이 됐다. ‘팔장’은 유치원생도 인형을 파는 벼룩시장이며, ‘손장’은 직접 만든 수공예품을 파는 곳이다. ‘배달장’에서는 순댓국, 곱창, 칼국수 등 정릉시장의 먹을거리를 받아 정릉천을 즐기면서 맛볼 수 있다. 출출해도 자리를 비우기 어려운 상인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알림장’은 사회적기업, 복지관 등의 소식을 알리는 곳이며, 물건을 수리해서 쓰는 ‘수리장’, 도시농부가 수확물을 판매하거나 나누는 ‘소쿠리장’은 교육효과도 커서 부모가 아이와 함께 찾는다. 개울장을 만든 것은 국민대, 서경대, 한국예술종합대학의 학생들이었다. ‘시장 안의 또 다른 시장’을 만든 청년들의 아이디어는 시장구경 왔다 캠핑까지 즐기는 개울섬 캠핑장, 개울 도서관, 다리 밑에서 공연을 즐기는 미태극장으로 빛을 발했다. 한때 염색공장이 있었던 정릉시장의 과거를 재현한 천연염색터를 개울 앞에 되살려 역사성도 잊지 않았다. 국민대 재학생들은 시장의 먹을거리를 배달하는 ‘배시시’란 업체를 만들었다. 천천히 정성 들여 만든 커피, 새싹발아 통밀빵, 밀랍떡 등을 파는 슬로푸드 카페도 창업했다. 30분 만에 배울 수 있는 도깨비강좌로 기존 시장 상인들의 역량도 강화했다. 천연 양초와 방향제 만들기 등의 강좌로 상인이 강사가 될 수 있도록 도왔다. ‘상점약방’이란 사업은 시장 각 상점에 숨어 있던 이야기를 발굴해 스토리가 있는 점포를 만들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시장 상인과 신세대 장돌뱅이가 협업한 개울장은 청년 창업현장이자 전통시장의 미래”라고 설명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80대’ 김영남·박봉주 퇴진 가능성… ‘20대’ 김여정 승진 주목

    ‘80대’ 김영남·박봉주 퇴진 가능성… ‘20대’ 김여정 승진 주목

    김정은, 김일성·김정일 반열에 새로운 경제노선 내놓을 수도 당대회 직후 추가 핵실험 촉각 6일부터 사흘가량 진행될 제7차 노동당 대회의 주요 관전 포인트를 짚어 본다. ●우상화 5일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조선기록영화 ‘광명성 4호 성과적 발사’의 마지막 영상에는 김일성·김정일의 태양상과 유사한 형태의 김정은 태양상이 최초로 등장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당 대회 이후에는 제대로 된 김정은 태양상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 대회를 계기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우상화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4차 핵실험 이후 노동신문에 ‘김정은 조선’, ‘김정은 강성대국’과 같은 신조어 등 우상화 단어가 더욱 빈번하게 사용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세대교체 당 대회를 통한 김정은 시대의 선포는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동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봉주 내각총리, 김기남 당 선전선동부장 등 80대를 흘쩍 넘긴 노년층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이 자리를 새로운 인물들로 채울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김 제1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의 승진도 점쳐진다. 김 제1위원장의 연령대에 맞는 청년·중년층 중심의 세대교체가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핵·경제 병진노선 고수 북한이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잇달아 단행한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당 대회에서도 ‘핵·경제 병진노선’을 고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문화한 데 이어 노동당 규약에도 핵보유국을 명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당규약 개정을 통해 ‘유일영도체제 10대 원칙’과 ‘핵보유국’을 명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핵·경제 병진노선의 재확인 혹은 변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북한이 당 대회 직후 추가 핵실험을 단행할지도 주목된다. ●새 통일방안 김일성 주석은 1980년 열린 6차 당 대회 때 남북한 지역정부가 내정을 맡고 외교와 국방은 중앙정부가 맡는 ‘1민족 1국가 2제도 2정부’를 지향하는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을 제안했다. 김 제1위원장도 36년 만에 열리는 이번 당 대회에서 새로운 통일 방안을 제시하면서 평화 공세를 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로 체제 유지마저도 급급한 현 상황에서 북한이 주목할 만한 통일 방안을 내놓기는 어렵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경제노선 북한이 이번 당 대회에서 새로운 경제노선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제1위원장이 집권 이후 내놓은 대표적인 경제개혁 조치는 2012년 6월 발표된 ‘새로운 경제관리체계’(6·28방침)다. 공장·기업소·농장에 자율성 확대를 통한 인센티브 부여 등이 주요 내용으로, 1980년대 중국의 초기 개혁개방정책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상황에서 외자를 유치할 방법이 없고 그동안 만들어 놓은 경제특구도 활성화하기 어렵다는 데 북한의 고민이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김정은 개회사로 시작… 대규모 군중대회·축하공연”

    “김정은 개회사로 시작… 대규모 군중대회·축하공연”

    金, 사업총화 보고도 직접 할 듯 마지막날 상무위원 등 인사 관측 오늘 평양에 비 예보… 행사 변수 36년 만에 개최되는 북한의 최대 정치 행사인 제7차 노동당 대회는 6일부터 9일까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통일부에 따르면 당 대회는 6일 평양 소재 4·25 문화회관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첫날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 및 토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당 대회 이후의 성과를 설명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제시하는 당 중앙위 사업총화 보고는 김 제1위원장이 직접 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1980년 10월 같은 장소에서 열린 6차 당 대회 때에는 당시 김일성 주석이 1970년 5차 당 대회 이후 10년간의 성과와 향후 과제를 5~6시간 동안 3000여명의 당 대표자들에게 보고했다. 당 대회 2일 차인 7일에는 당 중앙검사위원회 사업총화 보고, 당규약 개정 토의, 결정서 채택이, 3일 차인 8일에는 당 중앙위원회 위원 및 후보위원, 당 중앙검사위원회 위원 선거와 폐회사가 각각 진행될 것으로 통일부는 예상했다. 군중대회나 부대행사 일정에 따라 대회 기간은 조정될 여지도 있다. 닷새간 진행된 6차 당 대회 때는 100만명이 참여하는 군중시위와 5만명이 참여하는 집단체조 행사가 열렸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당 대회 때도 군중대회나 공연 등과 같은 부대 행사를 준비하는 동향이 포착되고 있다”며 “군중대회 등이 열리는 날에는 당 대회 회의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부대 행사로는 모란봉악단·청봉악단 등 예술인들의 축하 공연과 밤에는 김일성 광장에서 청년들의 무도회와 횃불행진이 예상된다. 당 대회 마지막 날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거쳐 결정되는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 후보 위원, 중앙당 비서 등의 인사에선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30일 당 중앙위 정치국 결정에서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를 소집할 데 대하여’를 통해 올해 5월 초 당 대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김 제1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가 열리는 올해에 강성국가 건설의 최전성기를 열어 나가자”는 구호를 제시했다. 한편 이번 당 대회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개막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6일까지 평양시를 비롯한 서해안 일부 지역에 밤에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문화마당] 사랑의 선물/김재원 KBS 아나운서

    [문화마당] 사랑의 선물/김재원 KBS 아나운서

    지난해 어린이날도 나는 생방송을 했다. 늘 걸어서 출근하는 터라 그날도 여의도 공원을 걸어 회사로 향했다. 여느 날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공원 곳곳에서 꽃잎처럼 흩날렸다. 어린이날을 맞아 나온 가족들이었다. 아이들과 어울린 젊은 부모들을 보자 문득 슬퍼졌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단란한 가족의 모습은 이제 내 인생에서는 다시 오지 않을 장면이기 때문이다. 40년 전 부모님과 함께 갔던 창경원 나들이도, 10년 전 아들아이와 함께했던 대공원 나들이도 꿈같이 흘러갔다. 내게 타임머신이 있다면 아들에게 못다 준 사랑을 퍼부어 줄 텐데. 하긴 내게 타임머신이 있다 해도 딱히 과거 세대에 큰 유익을 줄 수는 없다. 조선시대에 간다 한들 내가 그들에게 무슨 도움을 주겠는가. 믿기지 않는 미래 이야기만 들려줄 뿐 나는 그들에게 내가 나오는 텔레비전도 만들어 줄 수 없고, 호환마마 약도 지어 줄 수 없으며, 세탁기도 가스레인지도 심지어 볼펜조차 만들어 줄 수 없다. 이렇게 기술이라고는 하나 없는 문과 출신들은 현재에서 버텨야 한다. 하지만 타임머신이 있다면 1923년으로 돌아가 보고 싶기는 하다. 1923년 5월 1일 당시 24살이던 방정환 청년이 어린이날을 만들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 아버지도 아니고, 선생님도 아니던 그가 그 시절에 아이들을 생각했다. 심지어 어린이라는 단어를 생각했으며, 아이들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그들이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여자도 대접 못 받고, 계급마저 남아 있던 그 시절에 어린이라니, 우리나라는 아동인권만큼은 일찌감치 새싹을 틔워 냈다. 어린이 잡지를 만들고, 세계명작동화를 번역해 출판했으며, 색동회를 만들었다. ‘사랑의 선물’은 바로 방정환 선생이 처음으로 펴낸 어린이 동화책 제목이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아이들에게 그보다 큰 사랑의 선물이 어디 있으랴. 그는 서른한 살의 나이로 아이들을 이 땅에 남겨 둔 채 떠났다. 수많은 가난하고 무시당하는 아이들이 눈에 밟혀 어떻게 눈을 감았을까. 아마도 그는 천국에서도 어린 나이에 질병과 폭력으로 세상을 떠나오는 아이들을 돌보고 있지 않을까. 요즘 시대의 아동폭력을 개탄하며 그로 인해 희생된 어린이들을 눈물로 돌보고 있을 것이다. 청년 방정환이 그 시절 아이들은 상상도 못 했던 사랑의 선물을 주었다면, 우리가 이 시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의 선물은 무엇일까. 워낙 풍족해진 세대라 이제 어린이날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어른도 있다. 아이들의 마음은 진짜 풍요로울까. 넉넉한 가정에서는 학원으로 몰고, 가난한 가정에서는 차별을 방치하고, 비정상적인 가정에서는 폭력에 희생당하고 있다. 아이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한 청년이 부르짖던 93년 전의 외침은 어디로 간 걸까. 남의 아이는 고사하고 내 아이라도 사랑해 보자. 밥상머리에 앉혀 놓고 이제라도 대화를 가르치며, 학원에서 늦게 오는 아이들 데려다 놓고 넋두리를 들어 주자. 그리고 그 아이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며 꼭 껴안아 주자. 의외로 부모에게 아니 아빠에게 안겨 본 경험이 없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꽤 많단다. 그 아이들은 아무 조건 없이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가슴으로 느껴야 할 귀한 존재들이다.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그 누구의 사랑을 쉽게 받아들일까. 이번 어린이날은 돈 안 드는 사랑의 선물을 마음껏 안겨 주자. 나도 다 큰 아들 한번 안아 보련다.
  • 강동의 특별한 두 도전

    강동의 특별한 두 도전

    아동·청년 전담팀 신설… 일관성 있고 집중적 정책 추진 강동구가 미래 세대의 꿈을 키우고, 지키기 위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강동구는 어르신청소년과와 사회적경제과에 각각 ‘아동정책팀’ 및 ‘청년정책팀’을 신설한다고 4일 밝혔다. 아동·청소년 정책을 일관성 있게 집중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다. 아동팀의 중점 업무는 ‘아동 친화도시’ 조성이다. 구는 내년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목표로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아동친화도시 조성 및 아동영향평가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아동친화도시 추진위원회도 활발히 운영 중이다. 아동팀에선 아동친화도시를 위해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아동양육시설 운영을 전담한다. 특히 저소득층 아동을 돕기 위한 결연 및 급식사업 등에 지원을 다할 예정이다. 청년팀에선 청년 정책 수립과 청년 고용 촉진을 역점 추진한다. 구는 최근 ‘청년 르네상스 강동 프랜차이즈’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청년들을 구의 ‘프랜차이즈 본부요원’으로 채용해 지역 영세 식당의 현황을 분석하고, 브랜드와 사업 아이템을 개발하도록 하는 것이다. 청년과 영세상인 모두를 위한 사업이다. 변종 카페골목에는 ‘엔젤공방’을 만들어 창의적이고 의욕적인 청년 사업가를 유치하고 있다. 이해식 구청장은 “아동과 청년을 위한 정책의 중요성을 바탕으로 관련 업무의 체계적 추진을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면서 “추상적인 구호에만 그치지 않도록 아동과 청년들에게 꼭 필요한 정책을 수립, 추진해 공감대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6000억 지원해 대학 공학계열 키운다

    6000억 지원해 대학 공학계열 키운다

    21개大 전체 11% 정원 이동 순천향대만 인문 126명 늘려 입학생 충분한 ‘SKY’는 불참 입시전형도 급변… 혼란 불가피 교육부가 ‘프라임 사업’을 통해 대학에 3년간 6000억원이라는 거액을 지원키로 한 것은 현재의 대학 학과 및 정원 구조로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배출하기 어렵고, 이것이 청년 실업 심화를 부채질한다는 판단에서다. 대학 사회에 아무리 구조조정을 독려해도 교수 사회의 반발, 학생들의 혼란 등을 이유로 미적거리자 결국 큰돈을 쏟아부어 이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장 오는 9월부터 2017학년도 입시를 앞둔 수험생들을 상대로 계열별 정원을 조정해 학교 현장에 상당한 혼란을 초래하게 됐다는 지적이 불가피하게 됐다. 75개 프라임 사업 신청 대학 중 ‘입학정원의 10% 또는 200명 이상’을 이동하는 ‘대형 유형’(연 150억원 지원) 9개 대학, ‘입학정원의 5% 또는 100명 이상’을 이동하는 ‘소형 유형’(연 50억원 지원) 12개 대학이 3일 선정됐다. 21개 대학은 올해 입시부터 학과를 구조조정해 모두 5351명에 이르는 정원을 이동하게 된다. 이는 해당 대학 전체 입학 정원인 4만 8805명의 약 11%에 해당한다. 대학의 정원을 줄이는 구조조정과 달리 대학 전체 정원은 그대로 두되 계열별로 정원을 조정했다. ‘산업 연계’를 주목적으로 하는 것인 만큼 공학 계열 정원이 대폭 늘었다. 기존 학과를 합치거나 신규 학과를 만드는 식으로 21개 대학에서 정원이 4429명 증가한다. 대형 유형에 선정된 9개 대학 중 인문사회 계열 정원을 늘리는 곳은 한국문화콘텐츠학과 등에 126명을 늘리겠다는 순천향대가 유일했다. 정부가 계열별로 적정 구조조정 인원 등에 관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지 않고 대학들에서 계획을 받아 정원 조정을 진행하는 방식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향후 산업계의 변화 등을 예측조차 하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으로 정원 조정을 한다는 것이다. 백성기 프라임평가위원장 겸 사업관리위원장은 “앞으로 사회가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융합학문과 새로운 과학 분야가 많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해 만에 수천명의 정원 구조가 뒤바뀌다 보니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도 불가피하다. 대규모 학과 조정으로 21개 대학은 지난해 4월 말 확정했던 입시전형을 이달 안에 급하게 바꿔야 한다. 특히 인문사회 계열이 대폭 줄어들면서 문과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예산이 이미 편성된 상황인 데다가 사업 일정도 늦어지면서 다소 서두르게 된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프라임 사업에 서울 주요 대학인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은 아예 신청을 하지 않은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서울의 한 대학 기획처장은 “이른바 ‘스카이’(SKY) 대학은 지금의 정원을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입학생이 충분한 상황”이라며 “이런 식이면 프라임 사업으로 대학별 불균형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종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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