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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년 공업도시 울산… 대기업 본사 아닌 공장 있는 곳에 세금 내야”[인구가 모든 것의 모든 것이다]

    “62년 공업도시 울산… 대기업 본사 아닌 공장 있는 곳에 세금 내야”[인구가 모든 것의 모든 것이다]

    ‘울산은 부자 동네 아니냐’는 질문과 이에 대한 답으로 인터뷰는 시작됐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공업도시’ 울산의 역사를 꺼내 들었다. 새삼스럽게 듣게 된 역사는 한국 사회의 압축판이었고, 여러 사회적 문제 역시 선행하는 중이었다. 다음은 지난 3일 서울신문 광화문 사옥에서 진행한 일문일답.-울산은 ‘부자 동네’라 인구 위기나 지방 소멸을 잘 모를 것 같다. “울산은 1962년 공업지구로 지정됐다. 1943년 이케다 스케타나라는 일본의 한 공학자가 울산을 공업지구로 지정해 놓은 게 그 시발이다.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고 온도 편차가 가장 적은 점 등을 천혜의 조건으로 본 때문이다. 1962년 국가 공업단지로 지정된 뒤 자동차, 조선, 화학 등 3대 산업 위주로 급속하게 발전했다. 일자리가 넘치니 ‘팔도 사나이가 모이는 곳’이었다. 5만 어촌마을에서 120만 거대도시가 됐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6만 달러를 넘어서 전국 1위의 부자 도시가 됐다. 외환위기도 몰랐을 정도였다. 그러나 도시계획 없이 무분별하게 공장, 숙소, 편의시설 등을 짓다 보니 모든 분야에서 인프라가 부족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여성을 위한 직업이 없는 게 울산의 문제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떠나고 있다. 남성들도 부인의 직장을 따라 수도권으로 올라가는 현실이다. 현재 91개월째 인구가 순감소하고 있다. 인구는 110만 6000명까지 떨어졌다. 전국 시도 가운데 인구 순유출이 제일 심각하다.” -무엇 때문이라고 보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울산에 세운 ‘울산공업센터 건립 기념탑’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비문을 썼는데, ‘울산 하늘에 검은 연기가 날리면 우리 민족은 차츰 가난에서 벗어난다’는 취지가 담겼다. 환경오염 이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게 울산이 대한민국의 심장, 엔진 역할을 해 왔다. 검은 연기든 뭐든 일자리만 있고 돈만 벌 수 있다면 괜찮았던 게 그 시절이다. 울산은 불이 꺼지지 않는 도시였다. 그런데 국제 정치와 경제 변동이 심해지면서 자동차, 조선, 화학, 비철금속 등 울산의 4대 주력 사업이 못 버티기 시작했다. 울산의 기업 중 90%가 수출 기업이니 타격이 클 수밖에. 여기에 소득주도성장, 52시간제 등 제도 등으로 기업활동을 위축시켜 버렸다.” -울산엔 대기업이 넘쳐나는데 인구가 감소하는 것은 특이한 현상이다. “사실 일자리는 넘쳐나는데 사람이 없다. 젊은 사람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아닌 것이 문제다. 데이터센터 이런 곳에 취업하길 바라지 생산 현장에는 안 가려고 한다. 울산은 ‘일자리 바다’인데 사람이 없다. 청년들이 다 수도권으로 가 버린다. 다른 지역에는 없는 굉장히 기이한 형태다.” -해결 방법이 있나. “결국 고급 일자리로 승부해야 한다. 울산의 현대자동차, 에쓰오일에 가면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는다. 평균이 이 정도니까, 울산은 시장보다도 월급 많은 사람 천지다. 일명 SKY(서울대·연세대·고려대) 출신들이 엄청 온다. 울산에는 세계적인 기업만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직원들 주소는 서울로 돼 있다. 울산에서 돈만 벌어 가는 거다. 울산 인구는 120만명인데 생활 인구가 70만명 정도다. 그러니까 울산 인구는 총 190만명으로 봐야 한다.” -강원도 같은 관광지도 아닌데 생활인구 규모가 크다. “일용직들도 마찬가지다. 울산 집값이 비싸니까 경북 경주, 부산의 외곽에서 거주한다. 울산에서 일하고 외지에서 자는 거다. 지방교부세를 나눌 때 정주 인구 기준으로 해서는 안 된다. 생활인구를 포함시켜야 한다. 월급을 받아 울산에서 쓰지 않고 다 밖으로 가져가 버린다. 한국은행 울산본부의 2009년 발표에 따르면 울산의 화폐 환수율은 26.5%로 전국 최저 수준이다. 지금도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울산에 있는 기업에 끊임없이 요구하는 두 가지가 울산 시민을 먼저 채용해 달라는 것과 직원들 주소를 울산으로 옮기게 해 달라는 점이다.” -울산에서 장치산업을 현대화하자는 목소리가 작지 않은 것으로 안다. “지방정부는 조세권이 없어서 반쪽짜리다. 그래서 지방정부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라고 부르지 않나. 조세권이 있다면 살림살이가 달라진다. 역할 범위가 늘어난다. 울산이라고 IT(정보기술), 바이오 등 신성장 고부가가치 산업을 하고 싶지 않겠나. 그러면 중앙정부에서는 ‘너희는 먹고살 만하지 않으냐’고 한다.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각 지역에 분배해야 한다는 개념에 갇혀 있다.” -지역 발전을 위해 중앙정부의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 “생산공장은 지방에 다 있는데 세금은 서울에 낸다. 공장만 지방에 있는 격인데 얼마나 불합리한가. 본사가 공장에 있는 지역에 내려가야 한다. 대통령께도 건의했다. 세법을 고쳐 본사를 서울에 남겨 두더라도 세금은 공장에 있는 지방에 주든지 해야 한다. 전기요금 문제와 연동된 해법이다.” -울산은 신산업을 유치해야 하나, 기존 산업을 강화해야 하나. “기존에 있는 4대 주력산업을 대전환해야 한다. 이미 기업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울산시는 방해만 하지 않으면 된다. 산업 대전환에 대한 생각을 기업들이 갖고 있고, 대응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는 이제 전기 산업이 돼 버렸다. 시에서는 각종 규제, 인허가권을 과감히 풀어 주면 된다. 울산이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됐다. 사실 이미 이차전지에 특화돼 있지만 특화단지로 지정돼야 세금이나 용적률 특례가 있어 유치했다. ‘만절필동’, 황허가 아무리 굽어 봐야 동쪽으로 가게 돼 있다. 결국 울산으로 기업이 다 올 것이다.” -지방자치단체가 대학을 살리려고 사활을 걸고 있는데. “울산은 사실 대학이 필요 없었다. 팔도에서 일꾼들이 알아서 찾아왔다. 대학은 신경도 안 썼고, 그래서 울산대 하나만 있었다. 요즘은 청년들이 수도권이나 다른 지역으로 진학하기 위해 연간 7000~8000명 빠져나간다. 전체 인구 유출 가운데 청년이 차지하는 비율이 40%가량이다. 나갔다가 안 들어온다. 인재 잃고, 사람 잃는 거다. 그래서 우리도 이제는 대학을 유치해야 한다고 하지만 지방에 대학이 쉽사리 오겠나. 현재는 울산대, 유니스트(UNIST),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 등 딱 다섯 개 있다. 그중 울산대가 ‘글로컬 대학’ 후보로 지정됐다. 이제는 반도체학과, 이차전지학과 등 기업 맞춤형으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방대는 살아남을 수가 없다. 인재를 공급하는 대학으로 만들려고 한다.” -외국인 노동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지역 인구의 10%만큼 외국인 노동자를 뽑을 권한을 지방정부에 달라고 요청했다. 울산이 120만명 인구면 12만명의 외국인을 뽑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농사든 공장이든 외국인이 없으면 못 한다. 유학을 오면 가족들에게 취업비자(E9)를 주는 거다. 현재 취업비자는 체류 기간 3년간 최대 3번 사업장을 옮길 수 있는데, 이걸 2번으로 제한해야 한다. 실컷 교육해 놨는데 이탈하는 경우가 많다.”
  • 3대 함께 합창 나서는 김대하 광복회 송파지회장 “젊은 세대들 민족의 소중함 깨닫길”

    3대 함께 합창 나서는 김대하 광복회 송파지회장 “젊은 세대들 민족의 소중함 깨닫길”

    “광복절은 무작정 경축만 하는 날이 아닙니다. 우리가 힘이 없어 국권을 빼앗겼다는 점을 먼저 떠올려야 합니다. 제 3대 가족이 참여하는 광복절 합창을 계기로 젊은 세대들이 민족과 국가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올해로 78주년을 맞는 이번 광복절에는 서울 송파구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1815명의 주민들이 15일 오전 잠실 석촌호수 서울놀이마당에서 한 목소리로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송파구민의 합창’에 참여했다. 이들은 ‘독립군 애국가’, ‘그리운 금강산’ 등 6곡의 노래를 함께 불렀다. 이날은 특별한 참가자들도 무대에 섰다. 본인과 부인, 두 아들 내외, 손녀 2명 등 8명이 선율을 더한 김대하(72) 광복회 송파구지회 전 회장 겸 현 고문 가족이 주인공이다. 김 고문은 합창 전날인 14일 송파구 가락동 자택에서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갈수록 조국 광복의 기쁨과 의의가 퇴색되는 것 같다. 그래서 아들들에게 ‘3대가 함께 합창에 나서면 어떻겠냐’고 권했더니 고맙게도 따라줘서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고문의 선친은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 김병현(1923~2008) 애국지사다. 김 지사는 교편을 잡고 있던 1944년 8월 동래중학조선청년독립당 사건으로 1년 가량 옥고를 치뤘다. 부산 지역의 항일 조직인 조선청년독립당 당원들이 체포된 해당 사건은 일제 말기 부산에서 항일 운동이 지속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김 고문은 “부친은 평생 교직에 계셨지만 고문후유증으로 척추 질환과 트라우마에 시달렸다”라고 떠올렸다. 김 고문은 자식들을 키우면서 민족과 조국의 소중함을 틈틈이 강조했다. 학부 시절 무대미술을 전공한 차남이 몇해 전 3·1절 광화문 행사에서 영상 제작을 도맡은 것도 그런 영향에서다. 김 고문은 음악에도 조예가 깊다. 그는 “이번에 부르는 ‘그리운 금강산’은 지난 2015년 광복70주년 경축음악회에서 소프라노 조수미씨의 독창에 화음을 넣었던 곡”이라고 소개했다. 광복절을 맞는 감회도 남다르다. 김 고문은 “광복절은 국경일이지만 만세삼창 하며 기뻐할 날은 아니다. 우리가 일제에 국권을 빼앗기지 않았더라면 광복절이 애시당초 없었을 것이라는 점을 반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권에서는 서로 ‘친일이네 친중이네 친미네’ 하고 다투지만 결국 중요한 건 우리의 자존감과 국격”이라면서 “이웃 나라로부터 받은 수치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역사 교육과 시민 활동이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이날 합창은 우리 민족이 자유와 민주, 인권과 번영을 누리는 나라로 하나가 되기를 바라는 구민들의 염원을 담았다. 구민 모두 자랑스럽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 광복절에 태극기 게양한 뉴욕시장 “국기 게양 자체가 세계에 메시지”

    광복절에 태극기 게양한 뉴욕시장 “국기 게양 자체가 세계에 메시지”

    미국 뉴욕시장이 세계 금융의 중심가인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를 상징하는 ‘돌진하는 황소’에서 한인 청소년들과 함께 태극기를 게양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14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한인 청년 단체 재미차세대협의회(AAYC)가 광복 78주년을 맞아 맨해튼 볼링그린파크에서 개최한 태극기 게양식에 참석했다. 애덤스 시장은 연설을 통해 뉴욕 내 한인들의 위치와 영향력 등을 언급하면서 “뉴욕은 미국의 서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애덤스 시장은 태극기 게양에 대해 “세계의 금융수도인 맨해튼,특히 볼링그린파크에 국기를 게양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전 세계인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돌진하는 황소상이 위치한 볼링그린파크는 1783년 조지 워싱턴 장군이 이끄는 미국 독립군이 뉴욕에서 영국의 군대를 몰아낸 뒤 별이 13개 그려진 최초의 미국 국기를 게양한 곳이다. 브라이언 전 AAYC 대표는 “한국이 78년 전 광복한 이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지만, 미국과의 동맹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태극기 게양을 추진한 취지를 설명하고 두 나라의 우의를 강조했다. AAYC는 지난 2021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황소상 앞에 태극기를 게양했다. AAYC는 미국 경제인뿐 아니라 전 세계의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월스트리트에서 광복절을 알리자는 취지로 태극기 게양을 추진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의환 뉴욕 총영사와 이창헌 뉴저지 한인회장도 참석했다. 지난 2017년 뉴저지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국계 학생에 대한 교사의 인종차별 행위에 대처하기 위해 결성된 AAYC는 2021년 뉴저지주(州)를 설득해 미국 50개 주 가운데 최초로 한복의 날을 선포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 [세종로의 아침] 김은경과 달리 답하자면/이경주 정치부 차장

    [세종로의 아침] 김은경과 달리 답하자면/이경주 정치부 차장

    파문이 큰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소위 ‘노인 폄하 발언’을 정리해 보자. 아이가 중학교 때 ‘왜 나이 든 사람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냐’고 물었단다. 또 ‘여명’(인생의 남은 기간)을 따져 비례적으로 투표를 하면 좋겠다고 했단다. 김 위원장은 여명투표제에 대해 민주주의 국가의 ‘1인 1표제’ 때문에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합리적이지 않냐고 했다. 모자간의 사적인 대화라면 문제없다. 중학생 아이는 거친 역사를 통해 가장 차별 없는 형태의 ‘1인 1표제’가 구축됐음을 잘 모를 수 있다. 엄마는 아이의 어떤 상상력에도 맞장구를 칠 수 있다. 하지만 엄마는 민주당의 혁신안을 이끄는 중책에 있고, 청년 정치행사에서 이 대화를 공개했다. 청년과 노인을 가르는 해당 발언은 휘발성이 상당했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은 사과하러 온 김 위원장 앞에서 소위 ‘사진 따귀’를 때렸다. ‘시부모를 18년간 모셨다’는 김 위원장의 해명에 그의 시누이가 “거짓말”이라고 반박하면서 사생활 논란도 불거졌다. 김 위원장이 노인 폄하 발언을 한 그날, 그의 결론은 ‘청년의 목소리가 선거와 정치에 잘 반영돼야 한다’였다. 하지만 세대 간 편 가르기 발언의 후폭풍에 결론은 길을 잃었다. 아이의 질문에 대한 엄마의 답변은 부족했던 듯하다. 청소년·청년의 강한 개혁 의지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지만 안정적으로 보이는 어른들의 선택은 실패를 줄이는 안전판이다. 노인을 퇴물 취급하는 초고속 정보통신 사회에서도 정치 영역은 원로의 지혜를 존중한다. ‘지도 없는 미래’를 위해 경험은 나은 선택을 위한 교본일 수 있다. 밀란 쿤데라는 소설 ‘농담’에서 ‘역사는 미숙한 이들에게 너무도 자주 놀이터가 되어 줬다’고 했다. 그는 ‘네로라는 풋내기, 나폴레옹이라는 애송이, 흥분하여 날뛰는 수많은 아이의 놀이터’가 된 역사는 끔찍했다고 썼다. 지금의 청소년·청년도 훗날 다음 세대를 위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때 지금의 기성세대보다 현명하고 책임 있는 어른이길 바란다. 또 청년정치를 위해서라면 ‘1인 1표제’에 어긋나는 여명투표제보다 유럽, 뉴질랜드 또 한국에서도 곧잘 논의됐던 ‘16세 이상 투표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물론 총선이나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자기편을 늘리려 선거 연령 하향을 화두로 던지는 식은 안 된다. 지난해 정당법 개정으로 정당 가입 가능 나이는 16세 이상으로 하향됐지만, 선거운동 연령 기준은 만 18세인 것도 논의가 필요하다. 청소년과 청년이 자신의 처지에 대해 가장 잘 알지만 그렇다고 가장 나은 미래 정책을 만든다는 보장은 없다. 정치적 압력 때문이든 자의든 과거에 기득권의 거수기로 평가받은 청년 정치인도 있던 것처럼 조직과 세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청년 정치인이 기성정치를 뚫고 제 뜻을 펼치기는 쉽지 않다. 외려 청년 정책에 눈감거나 유독 기성세대의 이익만 추구하는 유력 정치인들이 있다면 그들을 정치적으로 압박하고 청년 정책에 매진하도록 설득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 이런 것들을 넘어 지금의 청소년·청년은 기성세대처럼 편 가르기에 몰두하지 않았으면 한다. 편 가르기는 분열, 싸움, 복수의 점증적인 반복이기 쉽다. 그 속에서 목표는 사라지고 선의는 묻힌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 각국에서 정치의 양극화가 횡행하고, 자기편에만 천착하는 정치인들이 민생마저 정쟁의 도구로 쓰는 모습을 쉽게 본다. 표심으로 편 가르는 정치인을 하나둘씩 솎아 내는 것이 기성세대는 실패한 듯싶은, 더 나은 정치의 미래를 여는 일이라 믿는다.
  • 김혜영 서울시의원, 서울 관내 대학생들과 ‘청년 정책 소통 간담회’ 개최

    김혜영 서울시의원, 서울 관내 대학생들과 ‘청년 정책 소통 간담회’ 개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혜영 의원(국민의힘·광진구4)이 지난 3일 서울 관내 대학생들을 만나 간담회를 갖고 서로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재 서울시의회 대학생 인턴으로 활동 중인 서울 관내 대학생 10여명이 참석한 이번 간담회는 남다영 대학생 인턴(경희대 행정학과 4학년) 주도하에 평소 청년들이 생활하면서 느꼈던 애로사항 및 건의사항을 직접 청취하고 이를 서울시 정책에 반영하고 싶다는 김 의원의 의지를 반영하고자 마련됐으며, 시의회는 방학 기간마다 ‘서울시의회 대학생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이날 간담회는 학생들이 취업, 주거, 금융 등 분야별로 본인들의 고민거리를 털어놓으면 이에 대한 다른 학생들의 의견을 들은 후 다 같이 해결방안을 주제로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학생들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서울 청년문화패스 수혜 대상(현행 만19세) 확대 필요 ▲서울시 청년월세지원 사업 지원 대상 기준 완화 필요(임차보증금 5천만원 이하 및 월세 60만원 이하 거주자만 지원 가능) ▲서울시 청년금융지원 정책 홍보 강화 필요 ▲국가장학금 수혜 대상 선정 시 활용되는 소득분위 측정 기준 재검토 필요 등 서울시의 청년정책, 결혼, 주거, 금융 및 MZ세대 청년들의 관심사에 대해 김혜영 의원과 솔직담백한 대화를 나누며 소통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김 의원은 간담회를 마치며 “제 지역구인 광진구는 2021년 기준 2030세대 인구 비율이 서울 관내 자치구 중 2위(34.2%)를 차지할 정도로 청년세대의 비중이 매우 높은 지역”이라며 “광진구를 대표하는 선출직 공직자의 한명으로써 늘 청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길 원해왔다. 이번처럼 청년들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들의 고민을 청취할 기회는 흔하지 않은 일이기에 오늘 이 자리가 너무 소중하며 설레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간담회에서 개진된 내용을 토대로 저도 서울시의회 차원에서 청년들의 애로사항을 낮출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으로는 무엇이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해보겠다”라며 개최 소감을 밝혔다.
  • 하나금융, 금감원과 청년 디지털 인재 양성 나서

    하나금융, 금감원과 청년 디지털 인재 양성 나서

    하나금융그룹이 미래 디지털 금융 혁신을 선도할 청년 인재 양성 프로젝트 ‘하나 디지털 파워 온 프로젝트’ 2기 선포식을 개최했다. 청년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끌어낼 ‘디지털 신기술 경진대회’도 열었다. 하나금융은 지난 10일 인천 청라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하나 디지털 파워 온 프로젝트 선포식을 개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청년 디지털 인재 육성이다. 금융감독원과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SK텔레콤이 후원했다. 최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금융을 비롯한 사회 전 분야에서 디지털 인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하나금융 등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디지털 인재 수요에 부응하는 동시에 청년 세대에게 새로운 도전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어진 경진대회에서 18개 팀으로 구성된 대학생 참가자들은 금융산업 현장에서 발생 가능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혁신적인 디지털 신기술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최종 성과 공유 결과 선정된 대상 팀(1개)은 금감원장상과 함께 10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상위 4개 팀은 글로벌 유수의 정보기술(IT) 기업 견학 기회를 갖는다. 또 수료자 전원은 하나금융그룹 입사지원 시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받는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이날 선포식에서 “프로젝트에 참여한 청년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하나금융그룹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금융권에 우수한 청년 디지털 인재를 지속적으로 공급해 주는 통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백종우의 마음 의학] 코로나 이후에 찾아온 쓰나미/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백종우의 마음 의학] 코로나 이후에 찾아온 쓰나미/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코로나가 지나가고 쓰나미가 왔다.” 올 4월 군 장성과 간부급 대상 자살예방 교육에서 인사 담당자가 이렇게 말했다.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자살을 시도하는 장병이 너무 늘어 간부급까지 열 일 제치고 대응해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했다. 그런데도 자살 시도를 막을 뾰족한 방법도, 별다른 지원도 없다고 했다. 군이 이 정도라면 전국 학교 현장은 어떤 상황일까. 우리나라에는 두 가지 정신건강 장벽이 있다. 청소년 자살 위험이 아무리 커도 부모가 개입에 반대하면 모든 게 멈춘다. 친권을 박탈해서라도 아이의 생명을 지켜야 하지만, 한국은 친권이 우선이어서 안타까운 죽음을 속절없이 지켜봐야 했다. 서구 다수 국가에선 교사에게 응급 입원 신청 권한을 준다.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해칠 우려가 있는 성인도 제대로 진단받는 게 힘들다. 중증정신질환이 발병해도 실제로 자·타해 시도를 하지 않으면 방금까지 칼을 들고 있었다고 보호자가 주장하더라도 병원에 데려갈 방법을 찾기 어렵다. 외국에선 자ㆍ타해 우려가 있는 정신질환자가 진단받도록 국가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미국·독일은 사법입원, 영국·호주는 정신건강심판원을 통해 외래치료를 의무화하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에만 비자의 입원을 결정한다. 이런 제도의 핵심은 인권과 치료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있다. ‘청문’을 통해 정신질환 당사자가 국가에 직접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국선변호인이나 절차보조인이 이를 돕는다. 우리나라의 전체 자살률은 2011년 이후 다소 감소하고 있지만, 청소년과 청년의 자살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청소년 자살률은 5년간 44% 늘었다. 우울증으로 치료받는 20대는 2012년 5만명대였지만 2021년 17만명 수준으로 폭증했다. 정신과 치료에 대한 편견이 줄어 병원 문턱을 넘는 환자가 늘었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실제 유병률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가 왔다. 오랜 사회적 거리두기로 젊은 세대에 피해가 집중됐다. 특히 청소년과 청년이 고립돼 우울과 불안이 급격히 상승했다. 우리는 코로나 3년간 세상에 대한 절망과 분노를 차곡차곡 쌓아 온 이들이 마치 폭발이라도 한 듯한 상황과 마주하고 있다. 자살과 폭력이 늘었다. 절망이 자신을 향하면 우울로, 남을 향하면 분노로 나타난다. 미국에선 지난해 민간을 중심으로 정신건강 위기 선언을 했고, 국회도 화답해 관련 법을 통과시키고 학교 정신건강 인력 증원을 위한 예산을 편성했다. 일본은 총리실 산하에 고독·고립사 대책실을 두고 올해부터 아동가족청도 발족했다. 지자체마다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위기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윤석열 대통령이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혁신적인 종합대책 수립을 주문했다고 한다. 더는 가족과 현장에만 짐을 지울 수 없다. 일선 현장을 지원하고 고립과 절망을 줄이는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자살을 줄이려면 사람에 대한 투자, 마음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각자도생이 아니라 더 살 만한 사회를 만드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 GH, 국내 최고층 13층 모듈러공법 주택 입주 시작

    GH, 국내 최고층 13층 모듈러공법 주택 입주 시작

    국내 최고층 13층 모듈러공법 주택이 완공돼 입주를 시작했다.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10일 모듈러공법으로 지어진 주택 중에는 국내 최고층인 13층으로 준공된 용인영덕 경기행복주택 입주식을 열었다. 국내 건축법에 따르면 13층 이상 모듈러 건물은 3시간 이상의 내화기준(화재 시 버틸 수 있는 시간)을 갖춰야 하는데 이 기준을 통과한 첫 번째 모듈러 주택이다. 청년 80세대, 고령자 22세대, 신혼부부 4세대 등 총 106세대가 입주할 예정으로 지난달 20일부터 현재까지 총 51세대가 이미 입주를 끝냈다. 이날 입주식에는 GH 김세용 사장과 입주민 20여 명이 참석했으며 모듈러 주택에 대한 궁금증과 추가적인 개선사항에 대해 김 사장이 직접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세용 사장은 “재활용이 가능한 철골 구조를 활용해 건설폐기물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이는 탄소 감축 효과로 이어져 환경에 매우 친화적이다”라며 “공장에서 제작해서 조립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공사 기간 단축 및 안전사고 방지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한 입주민이 모듈러 공법으로 만든 주택을 또 만들 계획인지 질문하자, 25층 모듈러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입주민이 자가 마련에 대한 어려움을 하소연하자 “차근차근 저축을 해서 내 집을 마련하려는 분들에게 가장 도움이 될만한 주택 모델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다”라고 답했다.
  • [세종로의 아침] 사람의 아이들/이두걸 편집국 전국부 차장

    [세종로의 아침] 사람의 아이들/이두걸 편집국 전국부 차장

    여름 하면 떠오르는 곳은 경북 봉화다. 하루 두 대 있는 버스를 놓치면 두 시간가량 산 넘고 물 건너야 읍내로 나갈 수 있던 산골짜기 마을이었다. 새벽같이 일어나 하루 종일 밭고랑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저녁 때면 일일 과외선생 노릇에 회의까지 마치고 나면 또다시 자정을 훌쩍 넘기기 일쑤였다. 하지만 대학 시절 여름이면 농촌봉사활동으로 그곳을 찾았던 건 산골을 닮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갓 도축한 시뻘건 소고기 덩어리를 건네던 청년회장 형님의 손길이 눈에 밟혀서였으리라. 다만 모기는 추억 속에서 예외에 속한다. 초가집 숙소는 모기가 침입하고 서식하는 데 최적화된 공간이었다. 독한 모기향을 사방에 피워도 아침이면 옷을 입은 부분을 제외하고 온몸이 모기 물린 자국으로 뒤덮였다. 이번 잼버리에서 상경한 세계 각국 청소년들의 사진 중 가장 눈에 띈 건 바로 모기에 잔뜩 물린 종아리의 모습이었다. 찜통더위도 모자라 늪지 같은 야영장에서 밤마다 모기들에게 시달리느라 얼마나 괴로웠을까.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4만여명의 잼버리 대원들이 우여곡절 끝에 새만금 야영장에서 나와 서울과 수도권, 충청 등에서 머물고 있다. 벌써부터 전북도와 잼버리 조직위, 행정안전부, 여성가족부 등의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원래 잼버리 대회가 그런 것’이라고 사태를 축소하거나 ‘내가 아닌 다른 기관의 잘못’이라고 책임을 회피하기도 한다. 향후 감사원 감사와 총리실 조사, 그에 뒤따를 검찰 수사 등에서 논란은 더 격화될 것이다. 국회 국정조사도 거론된다. 하지만 ‘지옥 체험’을 겪은 아이들에 대한 공감은 찾기 어렵다. 내 자식뿐 아니라 남의 자식도 귀한 법인데. 피부색과 국적이 다르더라도 청소년들은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존재라는 명제가 이들에게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게 당혹스러울 지경이다. 미래세대를 중심에 두지 않는 행태는 중앙정부의 저출산 대책에서도 종종 엿보인다. 서울시는 지난달 내놓은 ‘신혼부부 지원 대책’에서 당초 자녀를 낳을 때마다 대출금을 탕감해 주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신혼부부가 주택담보대출로 최대 3억원의 집을 구매한 뒤 자녀를 출산할 때마다 1명 1000만원, 2명 2500만원, 3명 5000만원씩 부채를 탕감하는 내용이다. 젊은 세대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주된 요인이 주택 문제라는 점이 배경이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분석 결과 주택 지출 비중이 1% 늘면 여성 1인당 출생아 수는 약 0.014명 줄어든다. 하지만 해당 정책은 ‘더 고민이 필요하다’는 중앙정부의 반대에 밀려 도입이 무기한 연기됐다. 공론화 과정도 거치지 못했다. 독일이나 프랑스 등에서 시행 중인 아동수당의 18세 미만 확대 등도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정부가 저출산 대책으로 내놓은 결혼자금의 증여세 공제한도 확대 역시 아이들을 위한 정책과는 거리가 멀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결혼 적령기 자녀를 둔 5060세대 가구주 중 증여할 수 있는 금융자산을 2억원 이상 보유한 가구는 상위 13.2%에 그친다. 노후자금을 탈탈 턴다고 가정하더라도 감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상위 10%에 국한된다. 세금을 덜 내 더 많은 자산을 물려받을 수 있는 상위 10% 가정의 아이들과 세제 혜택에서 밀려난 90% 가정의 아이들 간의 빈부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정책은 ‘부자감세’라는 말로도 부족하다. 다수의 아이들이 아닌 소수의 아이들만을 위한 해악에 가깝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2006년 작 ‘칠드런 오브 맨’은 인류가 아이를 갖지 못하는 재앙의 시대를 상정한 SF 영화다. 감독은 영화 초반부 폭력과 불신이 난무하는 불임의 황량한 풍경을 보여 준다. 과연 우리는 어떠한가. ‘사람의 아이들’을 중시하지 않는 사회는 영속할 가치가 없는 ‘불임사회’에 불과하다.
  • 동네 활기 띄우는 MZ 통장들… “지방행정 모세혈관 역할 해요”[이웃이 버팀목이다]

    동네 활기 띄우는 MZ 통장들… “지방행정 모세혈관 역할 해요”[이웃이 버팀목이다]

    누구네 집 밥숟가락이 몇 개인지, 동네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활동적인 중년 여성. 통반장 하면 으레 떠오르는 이미지다. 이런 고정관념을 버려야 할 때가 왔다. 20~30대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들이 지방행정의 모세혈관 역할을 하는 통반장의 세계에 발을 들이고 있어서다. 자기주장 분명하고, 배려심 강하고, 손끝 야무진 청년 통반장들이 삭막하고 외로운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서울 2030 통장만 95명… 지원 늘어 “어머, 통장 일 하세요? 이렇게 젊은 분이 많은 줄 미처 몰랐어요.” 지난 4일 서울 중구 서울신문 회의실에 모인 청년 통장 네 사람은 서로를 보자마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내 연배가 비슷한 또래를 만난 반가움이 뒤따랐다. 같은 일을 하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보람을 느낀 경험을 공유할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현했다.●본업 병행·활동수당도 매력적 지난해 말 기준 서울시의 20~30대 통장은 모두 95명으로 집계된다. 20대가 4명, 30대가 91명이다. 전체 통장 1만 2426명의 0.76% 수준으로 적지만 통반장에 지원하는 청년이 점차 늘고 있다는 게 자치구와 동주민센터의 설명이다. 지역사회에 봉사할 수 있고 업무 시간이 자유로워 본업과 병행할 수 있으며 활동수당이 매달 나온다는 점에서 통반장 제도에 매력을 느끼는 젊은이가 적지 않다. 서울 성북구 길음2동의 5년 차 베테랑 통장 박범진(35)씨는 지역 문화예술에 관한 관심, 이웃과 활발히 소통하고 싶다는 바람이 통장이 된 계기였다고 말했다. “프리랜서라서 시간적 여유가 있고, 동네가 재개발 구역이라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다양하고 갈등하는 모습도 종종 보였는데 그런 분위기를 화합하는 방향으로 바꾸고 싶었어요.”올해 3월 송파구 방이2동 통장이 된 새내기인 서혜린(25)씨는 같은 동네에 사는 또래들과 즐겁게 지낼 수 없을까 고민한 끝에 통장이 되기로 결심했다. “부동산업을 하다 보니까 동네에 처음 이사 온 청년들을 많이 알게 됐어요. 지방에서 올라온 분들은 아는 사람도 없어 집 밖에 잘 나오지 않고 출퇴근하느라 바쁘잖아요. 동주민센터에 좋은 행사가 많은데 동네 친구들과 같이 참여하면 좋을 것 같더라고요.” 혜린씨는 통장이 되기 위해 ‘혹독한’ 면접도 치렀다. “면접위원이 다섯 분이었는데 제가 어리니까 통장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왔다고 생각하셨는지 ‘통장 관련 조례를 찾아본 적이 있느냐’고 물어보셨어요. 당황했지만 통장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차근차근 설명하니 고개를 끄덕이셨어요.”결혼하면서 노원구 월계동에 신혼집을 장만한 이하나(31)씨는 아이를 키우다가 지난해 통장에 지원하게 됐다. “이사 오기 전에는 전혀 와 보지 않았던 곳이라 모르는 것이 많았어요. 내가 사는 동네에 대해 더 알고 싶고 봉사도 하고 싶고 육아에 필요한 정보를 접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엘리베이터에 붙어 있는 통장 모집 공고문을 보고 지원했어요.”평소 혼자 있는 것을 좋아했다는 금천구 독산3동 3년 차 통장 김주용(32)씨는 통장을 맡으면서 견문이 넓어지고 새로운 세상에 눈을 떴다고 했다. “구에서 집행되는 복지예산이 적지 않은데 혜택을 모르는 분이 많아 그분들을 도와 드리고 싶어서 지원했어요. 통반장이 직접 찾아가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제도라고 해도 모르고 넘어가는 사람이 많거든요.” 젊은 통장을 처음 본 주민들은 십중팔구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하지만 자주 찾아와 살갑게 말을 걸고 동네 구석구석을 살피는 그들의 모습에 마음의 문을 열고 “젊은 친구가 애쓴다”며 기특해하는 어른이 많다. “아무래도 저는 남자니까 남의 집 문을 두드리기가 조심스러워요. 그래서 저만의 노하우가 생겼는데 낮이 아니라 밤에 방문하는 거예요. 오히려 낮에 가면 여자분들이 혼자 계시는 경우가 많아 불안해하거든요. 퇴근 시간에 가면 남편이나 아들이 집에 있으니 마음 편안해하시죠. 그리고 시간이 약이더라고요. 몇 년 지나니까 제가 누군지 다들 아세요. 어르신들은 만나면 ‘젊은 통장’ 하고 불러 세우기도 하시고요.”(범진씨) “구 소식지를 우편함에 꽂아 넣는 일을 하고 있는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훑어보는 분들이 있었어요. 통장이라고 하면 미심쩍어하면서도 호기심을 느끼는 것 같아요. 이제는 믿어 주고 응원해 주시죠.”(하나씨) “통장증이 나오기 전에는 주민들의 협조를 구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특히 젊을수록 의심을 많이 하세요. 좋은 정책이나 행사를 소개하면 왜 이런 걸 권하는지 되묻기도 하죠. 저는 이 동네에 오래 살아서 맛집이나 산책하기 좋은 곳을 잘 알거든요. 혼자 사는 20~30대 젊은 여성 주민들이 동네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맛집에 같이 가자고 하거나 제 사무실에 차 한잔하러 오시라고 친근하게 말을 건네려 노력해요. 하지만 가볍게 다가가야 해요. 강권하면 부담스러워하시니까….(혜린씨) 범진씨는 통장을 맡으면서 공동체의 힘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혼자 하면 힘든 일도 여럿이 하면 훨씬 쉬웠다. “구청장님이 청소를 워낙 좋아하세요. 통장들이 모여서 새벽에 30분~1시간 청소를 자주 하는데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하루를 생기 있게 시작하는 게 좋았어요. 어르신들을 모시고 복날 삼계탕 나누는 행사나 김장 행사를 하면 성취감과 보람이 크죠. 명절 때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찾아가 선물세트를 나눠 드리면 냉장고에서 곶감을 꺼내 주시기도 하고 앉아 있다가 가라고 하시기도 하고요. 동네가 긍정적으로 변해 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의미가 커요. 저희 동에는 유해업소가 많았는데 구청에서 지역 환경 개선을 위해 마켓이나 행사를 많이 열었어요. 정작 주민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잖아요. 제가 열심히 홍보하고 다녀서 행사가 잘 끝났을 때 기분 좋았어요.” “아프고 어렵게 사시는 분들을 도와 드릴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생계급여를 받는 분들은 다른 지원을 못 받는 걸로 아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제가 추가 혜택을 받는 방법을 알려 드려서 20만원을 더 받은 분이 계세요. 월세가 밀려서 걱정했는데 잘됐다며 고마워하시던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아요.”(주용씨) 젊은 통장의 눈에는 외로운 사람이 많이 보인다. 하루 종일 한마디도 하지 않는 주민들, 집 밖으로 나올 엄두를 못 내는 노약자들 말이다. “아파트에 살면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르잖아요. 인사도 안 하고요. 통장 일을 하면서 이웃들과 이야기를 자주 하게 됐어요. 말벗이 필요한 어르신도 많아요. 제가 집에 찾아가 밥은 드셨는지, 오늘 기분은 어떤지, 어찌 보면 별거 아닌 대화를 하는데 정말 좋아하시는 거예요. 가능한 한 많이 해 드리고 싶어요.”(하나씨) 모든 정보가 인터넷에 다 있는 시대, 온라인으로 어지간한 민원 업무는 다 처리할 수 있는 세상에 통반장 제도가 존속될 필요가 있을까. 청년 통장들은 입을 모아 “당연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없앨 게 아니라 오히려 활성화해 젊은 통반장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청이나 구청에서 준비한 정책이나 행사 중에 도움이 되는 게 참 많아요. 아무리 온라인으로 홍보하더라도 모르는 사람이 많잖아요. 사람이 직접 전달하면 의사소통이 빨라지고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요. 통반장 제도는 계속 유지되는 게 좋을 것 같아요.”(혜린씨) “맞아요. 취약계층은 사람이 직접 가지 않으면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워요. 물론 저희 통반장이 가더라도 100% 발굴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요. 젊은 사람들은 공고문이나 홍보물을 보기라도 하는데 독거노인이나 어렵게 사시는 분들은 그마저도 힘든 경우가 많아요. 복지안전망을 촘촘히 하기 위해서라도 통반장은 꼭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범진씨) “민원 넣어 본 적 있으세요? 담당자가 아니라고 네댓번씩 전화를 돌리는 경우가 허다해요. 전화통을 붙들고 있는 것보다 직접 찾아가 만나면 한 번에 해결되는 사례가 많아요. 행정과 사람을 연결하는 통장은 꼭 필요한 역할이에요.”(주용씨) 통장이 되면 매달 기본수당으로 30만원이 지급된다. 월 1회 회의에 참석하면 5만원의 수당을 추가로 주지만 단체 행사에 대비해 통장협의회에 회비 2만 5000원을 내야 한다. 그나마 20만원이었던 기본수당을 3년 전 인상한 것이다. 활동비와 지원을 늘려 주면 더 많은 사람이 통장 업무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청년 통장들은 말했다. 이들은 젊은 주민들이 지방행정에 참여할 기회의 문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옛날에 반상회가 있었잖아요. 그 개념을 조금 바꿔 정기적인 소모임을 주민 자치사업으로 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구에서 예산을 지원하거나 통장 활동비에 그런 비용을 포함해 주면 좋겠어요. 새로운 동네에 이주한 청년들의 안착을 지원하고, 주민들 간 소통의 장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범진씨)
  • 서울시 청년정책 웹드라마 크랭크인…‘서울에 삽니다’

    서울시 청년정책 웹드라마 크랭크인…‘서울에 삽니다’

    서울시 청년정책이 웹드라마로 탄생한다. 시는 청년들이 실생활에서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와 청년정책 참여 후기를 활용한 웹드라마 ‘서울에 삽니다’를 제작한다고 9일 밝혔다. 웹드라마는 취업, 주거, 금융 등 서울에 사는 청년들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하거나 겪었을 고민을 정책과 접목한 스토리텔링 콘텐츠다. 정책 참여를 통한 긍정적인 효과를 드라마 스토리에 녹여 주인공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청년들이 주인공의 삶에 공감하면서 정책정보도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됐다. 서울에 사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만큼 드라마 제목도 ‘서울에 삽니다’로 정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번달 촬영에 들어가는 웹드라마는 청년의 날부터 시 청년정책 공식 유튜브 채널 ‘청년행복프로젝트’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시가 청년의 날을 기념해 서울광장에서 개최하는 ‘2023 서울청년주간-청년정책 박람회’에서는 웹드라마 시사회도 열릴 예정이다. 웹드라마 출연 배우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했다. 배우 오디션 참여자 모집 결과 1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주연에 배우 손상준(27)과 강주연(24)이 발탁됐다. 손씨는 2022년 청년수당 참여자이기도 하다. 김철희 시 미래청년기획단장은 “Z세대는 동기부여나 해결책이 필요할 때 ‘나도 따라할 수 있는 정도의 습관이나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또래를 롤모델로 삼는 또래 레퍼런스 특성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특성을 고려해 청년들이 자신과 비슷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보며 공감하고 정책정보도 얻을 수 있도록 이번 웹드라마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 ‘김은경표 혁신’이라는 부조리극

    시대 뒤처진 노인 보듬는 게 나라‘노인 1표 불합리’ 김은경 인식은‘더불어’, ‘민주’ 안중에 없다는 것시대 못 좇는 건 李대표와 민주당 가파른 4차 산업혁명기의 노인은 전장의 낙오병과 오버랩된다. 세상을 이끌기는커녕 세상 변화를 온전히 좇지도 못한다. 휴대전화 익히기도 벅찬데 챗GPT라니. 수십 성상을 헤쳐오며 옹이처럼 단단히 굳어버린 머리는 어떤가. 세상 얼마 산다고 이제 와 생각 고쳐 먹을 의사도, 그럴 능력도 없다. 그래서 별명도 얻었다. ‘틀딱’.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곳간을 앞장서서 축낼 뿐이니, 사회적으로 이만한 저생산 고비용 집단도 없다. 누군가는 그래도 우리가 누구냐, 경로효친의 동방예의지국 백성들 아니냐고 따져 물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딱하게도 한국인구학회 조사(2007년, 정재기 숭실대 교수팀)는 다른 얘기를 한다. 부모가 돈이 있어야 자식이 자주 찾고, 없으면 안 찾는 나라가 유일하게 우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4개 나라 등 27개국의 ‘부모 재산과 자녀 방문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보니 오직 한국만 부모 재산과 자녀 방문 횟수가 비례했다. 죽는 날까지 돈을 움켜쥐고 있어야 대접 받는다는 통설은 진실이다. 영국과 뉴질랜드 등 7개 나라에선 외려 부모가 돈이 없을 수록 자식이 자주 찾는다. 심지어 우리가 돈 밖에 모르는 나라로 여기는 미국도 그렇다. 경로효친의 나라는 우리의 오래된 착각이다. ‘노인도 1표’는 불합리하다는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김은경씨의 ‘철 없는 실언’은 그래서 더 아리다. 성난 노심(老心)에 등 떠밀려 대한노인회로 달려가 머리를 조아렸으나 날아가는 총선 표심을 붙잡으려 바등댄 퍼포먼스일 뿐임은 김씨 자신을 비롯해 우리 모두가 안다. 살아갈 날도 짧은 이들이, 게다가 지난 대선 때 3명 중 2명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찍은 60대 이상이 살 날 새털 같이 많은 청년들과 똑같이 1표를 갖고 자신들이 살지도 않을 세상을 만드는 게 온당한가. 모든 돼지가 평등해야 하는가. 그는 “정치 언어를 몰라서 오해를 샀다”고 했다. 말은 바로하자. ‘정치 언어’가 따로 있을 것도 아니거니와 사람의 값어치를 표로 계량하고 생산성을 기준으로 세대를 갈라치는 그의 비틀린 인간관이 무람없이 드러난 것일 뿐이다. 적에게 붙잡힌 라이언 일병 하나를 구하려고 전우 8명이 희생하는 것이 나라다. 변화에 둔감하고 함께 살 일도 없지만 수십 성상을 쌓은 경험에다 축복과 기원의 마음을 담은 귀한 1표를 노인 세대가 자식 세대의 미래에 바쳐 만드는 것이 나라다. 여명(餘命)으로 참정권의 크기를 가르자는 김은경식의 ‘합리’는 그가 속한 정당이 내세우는 가치와도 한참 거리가 멀다. ‘더불어’도 아니고, ‘민주’는 더욱 아니다. 국민을 정치의 목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집권의 수단으로 본다는 얘기다. 노인과 청년을 적으로 돌리는 일이고, 삽시간에 나라를 허무는 일이다. 놀라운 건 김씨가 아니라 이재명 대표다. 김씨를 혁신위원장에 앉힌 그는 사태가 벌어지고 무려 8일이 지나서야 고작 두 마디를 내놨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좀 신중하지 못한 발언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분들이 계신다.” 김씨의 뒤틀린 인식이 문제가 아니라 그의 철 없는 입이 문제라는 식이다. 그 말에 국민도, 당도 보이질 않는다. 누가 이 대표를 ‘사이다’라 했나. 김 빠진 사이다일 뿐이다. 김씨를 내세워 반이재명계를 내치는 차도살인(借刀殺人)을 꾀한다는 비판을 사기에 부족함이 없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코엔 감독의 영화를 우리는 기억한다. 세기적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시 ‘비잔티움으로의 항해’에 나오는 구절에서 제목을 따온 이 영화는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낙오자의 무력함을 전하는 것으로 새 세상을 개척할 미래 세대의 과제를 묻는다. 이재명 감독, 김은경 주연의 부조리극은 이 영화의 ‘밈’(모방 패러디)으로 손색이 없다. 시대를 못 좇는 건 노인이 아니라 이 대표와 김씨, 그리고 민주당이다.
  • [진경호 칼럼] ‘김은경표 혁신’이라는 부조리극/논설실장

    [진경호 칼럼] ‘김은경표 혁신’이라는 부조리극/논설실장

    가파른 4차 산업혁명기의 노인은 전장의 낙오병과 오버랩된다. 세상을 이끌기는커녕 세상 변화를 온전히 좇지도 못한다. 휴대전화 익히기도 벅찬데 챗GPT라니. 수십 성상을 헤쳐 오며 옹이처럼 단단히 굳어 버린 머리는 어떤가. 세상 얼마 산다고 이제 와 생각 고쳐 먹을 의사도, 그럴 능력도 없다. 그래서 별명도 얻었다. ‘틀딱.’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곳간을 앞장서서 축낼 뿐이니, 사회적으로 이만한 저생산 고비용 집단도 없다. 누군가는 그래도 우리가 누구냐, 경로효친의 동방예의지국 백성들 아니냐고 따져 물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딱하게도 한국인구학회 조사(2007년, 정재기 숭실대 교수팀)는 다른 얘기를 한다. 부모가 돈이 있어야 자식이 자주 찾고, 없으면 안 찾는 나라가 유일하게 우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4개 나라 등 27개국의 ‘부모 재산과 자녀 방문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보니 오직 한국만 부모 재산과 자녀 방문 횟수가 비례했다. 죽는 날까지 돈을 움켜쥐고 있어야 대접받는다는 통설은 진실이다. 영국과 뉴질랜드 등 7개 나라에선 외려 부모가 돈이 없을수록 자식이 자주 찾는다. 심지어 우리가 돈밖에 모르는 나라로 여기는 미국도 그렇다. 경로효친의 나라는 우리의 오래된 착각이다. ‘노인도 1표’는 불합리하다는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김은경씨의 ‘철없는 실언’은 그래서 더 아리다. 성난 노심(老心)에 등 떠밀려 대한노인회로 달려가 머리를 조아렸으나 날아가는 총선 표심을 붙잡으려 바둥댄 퍼포먼스일 뿐임은 김씨 자신을 비롯해 우리 모두가 안다. 살아갈 날도 짧은 이들이, 게다가 지난 대선 때 3명 중 2명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찍은 60대 이상이 살 날 새털같이 많은 청년들과 똑같이 1표를 갖고 자신들이 살지도 않을 세상을 만드는 게 온당한가. 모든 돼지가 평등해야 하는가. 그는 “정치 언어를 몰라서 오해를 샀다”고 했다. 말은 바로하자. ‘정치 언어’가 따로 있을 것도 아니거니와 사람의 값어치를 표로 계량하고 생산성을 기준으로 세대를 갈라치는 그의 비틀린 인간관이 무람없이 드러난 것일 뿐이다. 적에게 붙잡힌 라이언 일병 하나를 구하려고 전우 8명이 희생하는 것이 나라다. 변화에 둔감하고 함께 살 일도 없지만 수십 성상을 쌓은 경험에다 축복과 기원의 마음을 담은 귀한 1표를 노인 세대가 자식 세대의 미래에 바쳐 만드는 것이 나라다. 여명(餘命)으로 참정권의 크기를 가르자는 김은경식의 ‘합리’는 그가 속한 정당이 내세우는 가치와도 한참 거리가 멀다. ‘더불어’도 아니고, ‘민주’는 더욱 아니다. 국민을 정치의 목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집권의 수단으로 본다는 얘기다. 노인과 청년을 적으로 돌리는 일이고, 삽시간에 나라를 허무는 일이다. 놀라운 건 김씨가 아니라 이재명 대표다. 김씨를 혁신위원장에 앉힌 그는 사태가 벌어지고 무려 8일이 지나서야 고작 두 마디를 내놨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좀 신중하지 못한 발언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분들이 계신다.” 김씨의 뒤틀린 인식이 문제가 아니라 그의 철없는 입이 문제라는 식이다. 그 말에 국민도, 당도 보이질 않는다. 누가 이 대표를 ‘사이다’라 했나. 김 빠진 사이다일 뿐이다. 김씨를 내세워 반이재명계를 내치는 차도살인(借刀殺人)을 꾀한다는 비판을 사기에 부족함이 없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코엔 감독의 영화를 우리는 기억한다. 세기적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시 ‘비잔티움으로의 항해’에 나오는 구절에서 제목을 따온 이 영화는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낙오자의 무력함을 전하는 것으로 새 세상을 개척할 미래세대의 과제를 묻는다. 이재명 감독, 김은경 주연의 부조리극은 이 영화의 ‘밈’(모방 패러디)으로 손색이 없다. 시대를 못 좇는 건 노인이 아니라 이 대표와 김씨, 그리고 민주당이다.
  • “한 집이라도 더” 통반장이 뛴다… 폭염 대응부터 위기가구 발굴까지[이웃이 버팀목이다]

    “한 집이라도 더” 통반장이 뛴다… 폭염 대응부터 위기가구 발굴까지[이웃이 버팀목이다]

    “어르신, 날씨가 많이 더운데 건강 괜찮으세요? 생수나 선풍기는 안 필요하신가요?” 땡볕이 내리쬔 지난 4일 서울 성북구 보문동 주택가 골목길. 이애숙(71)씨와 김정순(70)씨가 집집마다 초인종을 눌렀다. 두 사람은 각각 보문동 15통·9통 통장이다. 누구보다 동네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만큼 폭염에 취약한 홀몸노인, 저소득 가구 등을 파악하고 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비오듯 흐르는 날씨였지만 이들은 “한 집이라도 더 살펴보자”며 바쁘게 움직였다. 통반장이라고 하면 민방위 소집통지서를 전달하는 등 단순히 자치단체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동네 이웃의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통반장은 행정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폭염 속 취약계층 지원 연계는 물론 독거노인, 고립은둔청년, 쓰레기집(저장강박증 가구) 등을 방문해 복지서비스를 연계한다. 위기가구 발굴은 우리 사회가 당면한 최우선 과제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과 지난해 ‘수원 세 모녀 사건’ 등 잇단 비극도 소외된 이웃을 제대로 보듬지 못하는 행정의 공백에서 비롯됐다. 통반장은 행정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주민과 행정을 잇는 ‘우리동네 지킴이’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25개 자치구의 통장은 1만 2409명, 반장은 5만 3854명이다. 청년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통반장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2021년 말 기준 서울의 통장 가운데 20대는 7명, 30대는 117명으로 집계됐다. 통반장들은 세대·지역별로 동네에 필요한 복지·치안·안전·교육 등 다양한 행정 수요를 관(官)에 전달한다. 아무리 인공지능(AI)과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발전했다고 해도 이웃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많다. 역할에 비해 통반장의 처우는 열악하다. 통장은 조례에 따라 매월 30만원 안팎의 수당을 받는다. 통장을 보조하며 지역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반장은 수당조차 없다.
  • [김균미 칼럼] ‘신림동 사건’이 불러낸 악몽/논설고문

    [김균미 칼럼] ‘신림동 사건’이 불러낸 악몽/논설고문

    지난 5일 오후 대형마트에 갔다가 어디선가 들려온 고함에 순간 긴장했다. 사람들도 목소리를 낮추고 주위를 살폈다. 잇따른 ‘묻지 마 칼부림’ 사건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를 고조시켰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 13일 만인 지난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묻지 마 흉기 난동 사건’이 일어났다. 피해자가 14명이나 됐다. ‘서현역 사건’ 발생 전 7건이었던 인터넷 살인 예고 글이 이틀 만에 최소 42건으로 급증했다. 경찰은 6일까지 살인 예고 글을 올린 46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살인 예고 글이 빠르게 느는 것을 보며 ‘신림동 사건’ 직후 본질과 동떨어진 젠더 갈등으로 불똥이 튀어 우려했던 생각이 난다. 피해자가 모두 남성인 것을 두고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해자를 ‘조선 제일검’으로 칭하는 부적절한 글 등이 올라왔다. 그러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성을 죽이겠다는 글들이 게시됐고, 경찰은 이 중 ‘신림역에서 여성 20명을 죽이겠다’는 글과 흉기 구매 내역을 올린 20대 남성을 체포, 협박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서현역 사건’ 이후에도 여성을 겨냥한 살인 예고 글은 계속 올라오고 있다. ‘신림동 사건’의 전개 과정은 우리 사회 젠더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 준다. 최근 1~2년 새 젠더 갈등이 첨예하게 표출되지 않았다고 완화된 것은 아니다. 표면 아래에서 쌓여 가다가 ‘신림동 사건’에서 보듯 언제든 터져 나올 수 있다. 지난달 25일 모바일 게임 개발에 참여한 여성 일러스트레이터가 입사 전 소셜미디어(SNS)에 불법 촬영 규탄시위를 지지하는 글 등을 올렸다는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남성 이용자들 사이에 여성 캐릭터가 노출이 적은 전신 수영복을 입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일러스트레이터가 페미니스트 여성일 것’이라는 얘기가 오갔고, 이들은 개발에 참여한 여성 작가의 SNS 과거 글을 문제 삼았다고 한다. 지난달 19일 개봉한 영화 ‘바비’에 대한 평도 성별로 갈린다. 인형 바비를 주인공으로 가부장제와 성평등에 대한 메시지를 풀어 내 미국과 중국에서 흥행에 성공했지만 한국에서는 지난 4일 현재 누적 관객 49만명에 그쳤다. 네이버·다음 영화 사이트에는 평점 1점과 “바비를 재미있게 봤다는 여자는 거르면 됨” 등의 댓글이 올라 있다. 영화 ‘84년생 김지영’에 대한 반응을 연상시킨다. 2030세대의 젠더 갈등이 심각한 것은 수년 전부터 여론조사에서 확인됐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2월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20대는 일반 국민(68%)보다 높은 10명 중 8명(78%)이 젠더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국민통합위원회가 지난 4월 ‘청년젠더공감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며 발표한 청년 대상 젠더 여론조사에서 남녀 모두 젠더 갈등의 핵심 문제로 ‘온라인 공간 혐오 표현’과 ‘성평등 수준 인식 차이’를 꼽았다. 원인으로 ‘비생산적인 온라인 소통’과 ‘정치권의 성별 갈라치기’, ‘언론의 선정적 보도’를 들었다. 하지만 성평등 수준에 대한 인식 차이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는지는 남녀 격차가 컸다. 개선 과제도 남성은 병역제도(39.9%)를, 여성은 성범죄 근절 및 안전 보장(34.0%)을 각각 1순위로 꼽았다. ‘젠더특위’가 언제쯤 정책을 제안할지는 알 수 없다. 더욱이 곧 선거 국면이다. 정치권은 내년 총선에서도 20대 표심을 잡기 위해 젠더 갈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젠더 갈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와 정치권은 남녀가 공감하는 도 넘은 온라인 공간에서의 혐오와 차별 표현부터 해결해 불신을 불식시켜야 한다. 성평등 수준과 성평등 정책에 대한 인식 차이가 심각한 만큼 정부는 객관적 정보로 현재의 성평등 수준을 정확히 알려 격차를 좁힐 책임이 있다.
  • [데스크 시각]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이 드러낸 우리의 민낯/전경하 수석부장

    [데스크 시각]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이 드러낸 우리의 민낯/전경하 수석부장

    전북 새만금 간척지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 줬다. 첫째, 토론이나 소통보다는 위계질서에 민감한 문화에서 다른 기관과의 협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국가적 행사가 있다면 역량이 있는 전담자에게 맡겨야 한다. 세계잼버리 파행 이후 한덕수 총리가 중앙정부가 책임진다고 나서면서 문제점이 해결됐다. 애시당초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조직을 만든 것은 아닌가 짚어 봐야 한다. 잼버리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5명이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김윤덕(전북 전주갑) 의원이 출범 당시인 2020년부터 공동위원장이었고 올 2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등이 합류해 5명이 됐다. 집행위원장은 김관영 전북도지사다.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국은 공무원과 민간이 섞여서 130여명 수준이다. 처음에는 단계적으로 늘려 세계잼버리 기간 중 사무국 정원을 250명으로 하려 했으나 이뤄지지 못했다. 민간 전문가 확충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지리적 거리, 1년이라는 짧은 복무 기간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둘째, 정권 교체는 우리만의 일일 뿐 외국에서 온 손님과는 상관없다. 정권이 어떻게 바뀌어도 대한민국 정부는 그대로다. 어느 정권이 유치했건, 어느 정권에서 행사를 하건 우리 얼굴에 스스로 먹칠하는 일만은 자제하려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세계잼버리가 새만금에서 열리기로 확정된 시기는 2017년 8월이다. 전북도는 2018년 말부터 정부에 새만금국제공항의 예비타당성 면제를 요구했고, 2019년 1월 예타 면제가 확정됐다. 당시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부지가 모두 국유지라 보상 등을 둘러싼 어려움이 없는 만큼 4년 안에 마무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세계잼버리가 열리기 전에 가동시키겠다던 공항은 오는 27일 시공업체 선정이 이뤄진다. 세계잼버리가 끝난 이후다. 세계잼버리와 새만금공항 예타를 맞바꿔 먹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새만금 부지 매립도 지난해 12월에서야 끝났다. 전북연구원은 세계잼버리 유치 직후 2020년까지 매립이 끝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셋째, 정부보다는 민간의 대응력이 훨씬 뛰어나다. 신성장동력, 국가경쟁력 확보 등의 관점에서 민간에 힘을 실어 줘야 한다. 세계잼버리의 파행이 전해진 뒤 삼성은 소아청소년과 의사를 포함한 병원 인력을 파견하고, 조계종은 전국의 사찰 시설을 야영이나 숙박용으로 개방하기로 했다. 생수, 쿨스카프 등의 지원은 기본이다. 재계는 이번 세계잼버리 파행이 세계엑스포 부산 유치는 물론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전 세계의 호응을 받고 있는 K팝, K푸드 등 이른바 ‘K컬처’를 이뤄낸 힘은 민간이었다. 그 호응을 이끌어 낸 주력 또한 스카우트 연령대인 젊은이들이다. 민간이, 청년들이 일궈낸 성과를 정부가, 중장년 세대가 말아먹고 있다는 젊은층의 비아냥을 흘려들어선 안 된다. 세대 간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 엎질러진 물이지만 닦아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세계잼버리 야영장에 남아 있는 스카우트 대원들의 평안이다. 세계잼버리 파행이 부끄러운 모든 국민들은 새만금을 벗어나 전국을 누빌 세계잼버리 참가자들에게 호의와 성의가 담긴 응대를 할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큰 실수를 했지만 바로 정신 차리고 고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줘야 한다. 그다음 철저한 조사와 기록이다. 조직 구성, 예산 집행, 사업 과정 등에서의 문제점을 파악해 기록해야 한다. 정직한 기록이 정부와 정치권이 민간과 청년들에게 해야 할 최소한의 사죄다. 새만금국제공항의 타당성도 다시 따져야 한다. 유치 목적인 세계잼버리가 이미 끝났고, 근처에 전남 무안국제공항이 있다. 정부와 정치권의 일처리 방식도 따져 보자.
  • 다섯 집 중 네 집, 자녀 결혼 때 1.5억 증여해 줄 여력 된다

    정부가 2023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내놓은 결혼자금 증여세 공제 정책의 혜택을 받는 가구가 미혼 자녀가 있는 가구의 5분의4에 달한다는 통계 결과가 나왔다. 6일 통계청의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결혼 적령기로 간주되는 25세 이상 40세 미만의 미혼 자녀가 있는 가구의 지난해 평균 자산은 7억 6151만원으로 조사됐다. 이 중 부동산 등 당장 증여하기 어려운 실물 자산이 평균 5억 9554만원으로 총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비교적 환급이 쉬운 예금 등 금융자산은 1억 6597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구들의 평균 부채는 1억 911만원으로,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한 가구당 평균 6억 5240만원이었다. 이번 세법개정안에서 공제가 되는 증여액 한도인 1억 5000만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가구는 전체 가구 중 83.2%에 달했다.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이 1억 5000만원 이상인 가구 역시 78.2%였다. 이론상 결혼 적령기의 미혼 자녀가 있는 다섯 가구 중 네 가구는 증여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산 수준이라는 뜻이다. 현행 증여세 공제 한도인 5000만원보다 순자산이 많은 가구는 전체 가구의 89.8%로, 세법개정안이 시행되면 자녀가 결혼할 경우 추가로 증여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산 범위 내에 있는 가구가 현재보다 약 10% 늘어난다. 금융자산만 살펴봤을 때 1억 5000만원 이상을 보유한 가구는 전체의 30.8%로, 현행 5000만원보다 금융자산이 많은 가구가 68.9%인 점과 비교하면 기존의 두 배 이상의 가구가 새로운 세법개정안의 혜택 범위에 있다. 다만 언제든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개념의 ‘가처분소득’(경상소득-비소비지출)이 1억 5000만원 이상인 가구는 전체의 6.5%에 불과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세법개정안에서 자녀가 혼인신고를 한 시점 전후로 각 2년 이내에 부모나 조부모 등 직계존속으로부터 재산을 증여받는 경우 최대 1억 5000만원까지 증여세 공제가 가능하도록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양가를 합산하면 3억원으로, 기성세대에서 청년세대로의 자산 이동을 활발히 하고 소비를 촉진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일각에서는 1억 5000만원을 자녀에게 증여해 줄 수 있는 부유한 가구에만 감세 혜택을 주는 제도로 부의 대물림을 강화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 여수 에그갤러리 ‘박성희 청년작가’ 초대전···우리의 진짜 모습은?

    여수 에그갤러리 ‘박성희 청년작가’ 초대전···우리의 진짜 모습은?

    여수 도성마을의 ‘에그갤러리’가 청년 작가를 지원하고 육성하는 기획전을 마련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에그갤러리는 지난 5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순천 출신 박성희(27) 작가를 초대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 자신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페르소나’전을 개최한다. 중학교 때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미술을 전공한 박 작가는 자신이 사용했던 마스크를 모아 회화 일기를 쓴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입장권은 무료다. 이번 전시 작품은 K팝 스타 BTS와 블랙핑크를 거울에 그려 작가 자신의 파편화된 모습을 표현하는 것은 물론 일상의 삶 속에서 사회적 통제에 대한 저항, 위기와 불안, 공포, 폭력성, 애도와 위로 등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박 작가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밝고 경쾌하게 감각적인 색채로 풀어내 미술계 안팎에서 독창적이고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작가의 작업은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오래전부터 시작된 수집에서 시작하고 있다. 전시작에 사용된 마스크와 호일이 대표적이다. 그녀는 자신이 평소 쓰던 마스크와 사용하다 버려지는 물감 찌꺼기를 호일에 모아 작품의 재료로 활용했다. 마스크 입체 회화와 설치 작품 등은 마스크 쓰기를 강요하는 사회적 억압과 명령, 통제의 이면을 회화적으로 풀어냈다. 이어 마스크에 가린 인간의 폭력성을 K팝 월드스타 블랙핑크 제니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박 작가는 “내가 사용한 마스크를 모았고, 매일매일 살아가는 일상을 마스크 위에 기록하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오래전부터 마음의 가면인 마스크를 써온 것이 아닐까? 사회생활을 잘 하기 위해, 나를 연기하기 위해 혹은 감추기 위해 사용한 건 아닌지에 대한 의문에서 작업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개막일 오프닝을 통해 춤을 통한 퍼포먼스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녀는 춤은 상황에 따라 가면으로 자신의 모습에 변화를 주고, 그 변화는 춤의 형태로 다양하게 표출된다고 설명했다. 작가에게 춤은 진짜 자신의 모습에 대한 회의와 성찰의 도구인 셈이다.박성태 에그갤러리 관장은 “예술세계를 경험하고 체험하는 데 있어 심해지는 세대간 격차를 해소하고자 청년작가 기획전을 준비했다”며 “박성희 작가는 자기 자신과 일상의 삶에서 마스크를 매개로 다양한 메세지를 담아내고, 이를 밝고 경쾌하게 풀어내 소통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연 아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박성희작가 페르소나 작품에 대한 평론을 통해 자기 발견과 성찰의 매혹적인 여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모든 가면 뒤에는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와 꿈, 열망의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며 “험하고 위태로운 나날들이지만 이럴 때 일수록 예술에게는 인간성을 조명하고, 상처를 치유하며, 우리를 더 가깝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것을 기억 시켜주고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순응과 기대의 베일을 벗고 우리가 진정 누구인지 사유케 하는 박성희 작가의 개인전을 찾는 모든 관람객들이 자신의 지난 여정과 각자의 고유한 페르소나를 포용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 [김동률의 아포리즘] 가장 위대한 세대를 욕보이지 말라/서강대 교수(매체경영)

    [김동률의 아포리즘] 가장 위대한 세대를 욕보이지 말라/서강대 교수(매체경영)

    얼마 전 김진주 선생이 연구실에 다녀갔다. 보통 사람은 김진주라는 사람을 모른다. 그러나 그녀가 박노해의 아내라고 하면 ‘아~’ 하고 탄식을 하게 된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다. 육십대 중반을 넘어섰지만 언제 봐도 곱고 단아한 미소가 인상적이다. 나이는 나보다 많이 위지만 나는 그녀와 친구처럼 지낸다. 그녀는 유복한 집에서 곱게 자라 이화여대 약대를 졸업했다. 대학병원 약사로 일하던 어느 날 스스로 운동권 아지트를 찾았다. 거기서 야간 상고를 나온 두 살 아래 청년 박노해를 만난다. 결혼을 하고 구로공단 봉제공장 시다로 일하며 사노맹의 핵심으로 활약하다 공안당국에 잡혀 꽃다운 청춘 오년을 감옥에서 보낸다. 드라마틱한 그녀의 삶 속에 엔지니어 아버지는 조연쯤 된다. 5·16으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소장의 파격적인 배려로 아버지는 최초로 국산 라디오 1호(금성 A501)를 개발해 대박을 터뜨린다. 그녀와 그녀 아버지의 삶 속에는 이 땅의 모든 영광과 질곡이 함께하고 있다. 아버지가 산업화 시대의 상징쯤 된다면 그녀는 민주화 시대의 심벌쯤 된다. 구로공단 가죽공장에서 미싱 시다로 일했다. 본드 작업은 힘들었고 숨쉬기조차 고통스러웠다. 손마디가 부르트고 쩍쩍 갈라졌다고 회고했다. ‘빨간꽃 노란꽃 꽃밭 가득 피어도, 하얀 나비 꽃 나비 담장 위에 날아도’ 컴컴한 공장에서 소금땀 비지땀 흘리며 밤새 미싱을 돌려야 했다. 실컷 잠자고 배불리 밥 한번 먹어 보는 게 그 시절 그녀의 소원이었다.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아버지의 기대. 아버지는 은퇴하면 고향에 가서 딸이 경영하는 약국을 도와주는 게 꿈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혁명가의 아내로 거친 삶을 살았다. 옥탑방을 전전했고 가정은 아예 없었다. 박노해는 늘 수배 중이었고. 그런 와중에 터진 사노맹 사건으로 붙잡혀 오년을 살았다. 모진 고문 속에서 나온 말실수 때문에 도피 중이던 남편 박노해와 백태웅까지 잡혔다. 죄책감에 죽으려고 한 장기 단식 때문에 몸이 많이 망가졌다. 이제 김진주 선생은 서서히 할머니의 모습이다. 평범한 삶이다. 남녘 거제도 작은 요양병원에서 이틀 일하고 나머지는 조그만 사찰에서 밥 짓고 찬거리를 준비하며 지낸다. 절집 말로 공양주 보살쯤 된다. 그래도 늘 바쁘다. 하루 종일 쓸고 닦고 일한다. 그러다 틈틈이 대체의학 공부를 한다. 산과 들에 널린 초목이 다 약초다. 약초 공부가 재미있다고 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열심히 읽었고 여고 시절 각종 문학상을 휩쓸었던 그녀다. 여행을 몹시 좋아했고 낯선 곳에 가면 시장에 가는 것이 취미인 그녀의 신산한 삶은 우리 시대의 아픔이자 민주화 시대의 상처쯤 된다. 사설이 길었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에게 묻는다. 김진주 선생은 미래가 짧은 분이다. 그녀는 청년들과 1표를 똑같이 가지면 안 되는 걸까. 김은경의 발언은 노인 유권자들이 후손들을 위한 긴 안목 없이 투표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정말 그럴까. 그들은 산업화를 이루며 오늘날 일류국가 대한민국의 기틀을 마련한 가장 위대한 세대다. 나는 그분들에게 형언할 수 없는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 자신들은 많이 배우지 못했으나 먹지도 입지도 않으면서 자식들을 가르쳤다. 세월이 흘러 이제 힘도 없고 건강도 잃었다. 그런 그들에게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투표권을 제한한다면 여태 살아온 삶은 무의미하다는 뜻이 아닌가. 권력을 쥐고 돈까지 갖고 싶었던 한껏 더러워진 지금의 권력층 운동권과 달리 김진주 선생의 경우 생의 모든 것을 민주화에 바쳤다. 그런 그녀의 미래도 짧다. 친명계 양이원영 의원의 역겨운 말처럼 “미래에 살아 있지 않을 사람들”인 그녀의 권리도 제한돼야 하는 걸까. 김은경은 더이상 가장 위대한 우리 부모님 세대를 욕보이지 말라.
  • 20대 학습·업무능력 뚝… 코로나 비대면 부작용 겪는 美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보편화된 비대면 원격 교육의 부작용이 미국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다. 비대면 수업 때문에 20대 청년의 학습과 업무능력이 떨어지자 기업은 신입사원 재교육에 수백만 달러의 비용을 들이고 있다. 부모와 자녀에 대한 돌봄 부담이 가중된 40~50대 X세대는 주말이면 교회로 향하던 발길을 끊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계산대에서 거스름돈을 계산하는 법, 직장에서 사람들과 협력하는 기술, 엔지니어들의 공학 기초 역량 등 청년들의 노동생산성이 전반적으로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문 서비스직의 일자리가 채워지지 않고 새로운 상품의 시장 출시가 지연된다고 분석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 5분기 동안 노동생산성이 1948년 이후 가장 긴 기간 동안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 적합한 노동자를 찾는 데 더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입하고 있고, 채용하더라도 새로운 직원의 업무 능력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또 신입사원에게 엘리베이터에서 대화하는 법부터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기술까지 재교육을 위해 수백만 달러를 추가 지출하고 있다. 2020년 이후 엔지니어, 군인, 간호사가 응시하는 국가 공인 전문 자격증의 합격률과 점수는 모두 떨어졌다. 미국에서 전문 엔지니어로 취업하기 위한 공학 기초 시험 응시자 약 4만명의 평균 점수는 코로나19 기간 약 10% 하락했다. 미국 공학 및 측량 시험위원회(NCEES) 대표인 데이비드 콕스는 “점수 하락은 현업에 종사하는 엔지니어의 수가 줄어들고 역량도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구조 엔지니어들은 교량과 도로 건설에 트러스를 사용하는 것에 관한 질문에 답하지 못했는데, 이는 공공 안전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기간 많은 학교의 졸업 요건이 완화됐음에도 고등학교 졸업률은 오히려 떨어졌다. 대학 입학시험 점수는 3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 중 하나인 ACT의 대표 재닛 고드윈은 “고등학교 졸업생 상당수가 대학과 직장에 필요한 기본적인 학업 능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2020년 원격수업으로 전환된 뒤 미국의 초중등 학생들의 학업 능력은 평균 약 4개월 정도 뒤처졌다. 일부 학교의 경우 2021년까지 학업 부진 상태가 유지됐다. 전국 학업성취도평가에서 4학년과 8학년 학생들의 점수는 3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교회에 출석하는 4050의 숫자도 급격히 줄었다. 최근 애리조나 크리스천 대학교의 문화연구센터에서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예배에 참석한 39~57세 인구의 비율은 2020년 41%에서 2023년 28%로 감소했다. 팬데믹 기간 많은 사람이 정기적으로 예배에 참석하던 습관을 버렸고 엔데믹 이후에도 교회로 돌아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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