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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역위주 낙점… 소폭 「물갈이」 예상

    ◎민자 「공천 교통정리」 어떻게 될까/거물급 지역구영입도 10명 안팎 추정/최대 격전지 서울선 3∼4명 바뀔듯 민자당이 26일부터 공천신청자들에 대한 본격심사에 착수키로 함에따라 과연 어떤 인사가 「낙점」을 받을지에 대해 당사주변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 공천 결과는 총선후 있게 될 차기대권구도의 향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당내 각계파는 초미의 관심을 쏟고있다. ○…민자당은 우선 26일부터 공천심사위를 본격가동,30일까지 심사작업을 매듭지을 예정이다. 곧이어 김영삼대표최고위원등 세최고위원간의 협의를 거쳐 31일 임시당무회의에서 심의,노태우대통령의 최종 재가를 받아 공천자를 확정·발표한다는 일정을 짜놓고 있다. 김윤환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공천심사위는 이자헌원내총무 나웅배정책위의장등 당3역과 최형우정무장관(부산)이춘구(충북)심명보(강원)김용환(충남)정순덕(경남)서정화(서울)이도선(전남북)의원등 지역을 대표한 각계파 중진 10여명선으로 압축돼 있는 상태. ○…민자당은 이번 공천기준을 당선가능성에 보다 중점을 둘 방침인데 13대때 참신성위주로 공천을 했다가 여소야대의 정국불안을 좌초한 뼈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 따라서 이번공천은 지역내 기반을 가진 현역위주로 이뤄질 수 밖에 없으며 현역 「물갈이」는 예상외로 적을 것이란게 중론. 여기에는 서울등 치열한 선거전을 펼쳐야할 지역에 중량급 인사를 포진시키려해도 이들이 대부분 고사하고 있는 「현실」도 크게 작용한듯. 때문에 선거철마다 관행처럼 반복해온 거물급의 지역구영입케이스도 예년보다 그 규모가 훨씬 줄어 10여명 안팎(비공개 공천신청자 제외)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 이와관련,이번에 비공개로 공천신청을 한 26명의 지역구조정여부도 상당한 관심거리.이들은 대부분 전의원이거나 기업체대표들로서 강재섭당기조실장(대구),황인성아시아나항공회장(전북 진안·무주·장수),김숙현전의원(인천북갑),고명승전보안사령관(전북 부안),이승무봉명그룹부회장(경북 점촌·문경),김용균체육청소년차관(경남 합천),윤석순전의원(부산 영도)등이 알려진 인물.특히 권익현전민정당대표도 비공개신청을 했다는 풍문이 나돌고 있어 주목. ○…이같은 당내기류에따라 서울의 경우 현역인 이종찬(종로)서정화(용산)박용만(성동병)김영구(동대문을)나웅배(영등포을)의원등이 확정적이며 원외의 이세기(성동갑)김정례(성북갑)박범진(양천갑)이원종(강서갑)씨등도 거의 내정상태. 다만 야권인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치적 비중이 떨어지는 인사들이 대부분 신청한 중구·성동을·동대문갑등은 의외의 인물이 낙점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 부산의 경우도 김대표의 후광을 업고 현역민주계의원들이 대부분 공천을 확정지은 상태. 최형우(동래을)박관용(동래갑)문정수(북갑)김진재(금정)김정수(부산진을)의원등은 내정을 받은 상태이며 신설구인 강서는 김대표와 고교동창인 송두호전국구의원이 가장 유력. 그러나 북을에 함께 신청한 신상우현의원과 장성만전국회부의장(민정계)의 대결,그리고 남갑의 허재홍의원과 유흥수전의원간의 치열한 공천경쟁은 그야말로 공천심사위의 내부조정이 꼭필요한 상황이나 YS계의 신·허의원이한발 앞서 있다는게 중론. 대구는 박준규(동을) 문희갑(서갑) 이정무(남) 박철언(수성갑) 김용태(북) 이치호(수성을) 최재욱(달서을)의원과 김복동(동갑)등이 확정적으로 야당후보만 신경쓰면 될듯. 다만 미공개신청한 강재섭기조실장이 중·서을·달서갑중에서 어느곳을 떠맡느냐에 따라 약간의 지역구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 대전은 동갑의 경우 남재두위원장과 이양희청와대비서관이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최근들어 지역내 기반이 탄탄한 남위원장쪽으로 다소 기운다는 분위기.동을의 윤성한의원과 중의 김홍만,대덕의 이린구의원등은 재공천이 확실하나 서·유성의 박충순의원과 이재환전의원은 각자 JP(김종필최고위원)몫과 인물본위를 내세우며 경합을 벌여 우열을 가리기가 힘든 상태. 광주와 인천은 현역지구당위원장이 거의 공천을 굳힌 상태. 경기와 강원도 마찬가지로 현역이 대부분 공천될 것으로 예상되나 몇몇지역에서는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 파주는 현최무용의원에서 우종림 경기재향군인회장으로 교체될 것이 확실시되며 송탄·평택은 김영광전의원,동두천·양주는 임사빈전경기지사,오산·화성은 권오석전국구의원,하남·광주는 정영훈씨가 공천을 받을 것으로 한 고위당직자가 귀띔. 또 신설구인 수원권선을은 남평우전의원,도내유일 야당당선지역인 성남중원·분당은 오세응전의원의 공천이 기정사실화. 그러나 역시 신설구인 과천·의왕의 경우 혼전양상속에 김만제전부총리로 굳혀지는 듯 했으나 최근에는 민주당후보(장기옥전문교차관)를 감안,지역내 기반이 탄탄한 박제상씨가 가장 앞선 상태. 이밖에 충북사고지구당인 청주을은 구천서청년분과위원장이 유력하며 충남 천안시의 이성근배재대총장과 공주시·공주의 정석모전국구의원이 현역인 정일영·윤재기의원을 각각 물리칠 것으로 관측. 또한 경북 경주시는 서수종전안기부장 비서실장이 현역인 김일윤의원을 물리치고 공천을 내락받은 상태이며 구미의 박세직전서울시장,상주의 이재훈씨,청송·영덕 김성태씨,경산·청도 이영창전치안본부장 등이 유력하다는 후문. 경남의 경우도 신설구인 창원갑은 김종하전의원이 이규효전건설장관을 한발 앞지르고 있다는 소문이며 김영일 청와대 사정수석(김해),박희도전육참총장(창녕),정필근씨 등은 공천이 확정적..
  • 14대 총선 누가 뛰나(임박한 열전… 그 표밭 현장점검:5)

    ◎전통적 여 텃밭… 무소속바람이 변수/강원/제주/춘천/한승수의원 독주에 손승덕 전의원 도전장/원주/민자 함종한의원·민주 박영록위원등 각축/강릉/전국구 심기섭의원·최돈웅씨등 공천 경합/강원/태백/유승규의원·김택기·김효영씨 3색전 예상/속초·고성/민자 최정식의원·정재철씨등 3명 혼전중/제주시/고세진의원에 무소속의 양승부씨 출사표/북제주/이기빈의원·3선의 양정규씨등 격돌태세/강원 제주 강원도는 2가지 지역적 특성을 갖고있다.그 첫째는 전통적으로 여당이 압도적 강세를 보여왔다는 것이고 둘째는 DJ(민주당의 김대중대표최고위원)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히 뿌리깊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특징은 강원도가 휴전선에 인접했다는 지역적 특성과 함께 이지역 실향민들이 「진보거부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역은 지난 85년 12대총선때까지 여당후보가 거의 전원 당선하는 뿌리깊은 친여성향을 보여왔다.그러나 지난 13대총선에서는 전체의석 14석중 민정당이 8석을 얻는데 그쳤고,통일민주당이 3석,공화당 1석,무소속이2석을 차지하는 이변을 낳았다. 제주도는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된 제주개발특별법과 기존의 무소속 후보 선호경향이 이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최대 변수다. ○강원 ▷춘천◁ 민자당의 한승수의원이 상공부장관등의 경력을 내세워 재선고지를 향해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에선 9,10대 공화당의원을 지낸 손승덕전의원이 백태렬구신민당위원장과 유남선구민주당위원장등과 함께 공천도전중. ▷원주◁ 민자당의 함종한의원이 조직기반을 꾸준히 다지고 있는 가운데 이 지역에서 민선 도지사와 4선의원을 지낸 박영록민주당최고위원이 권도중재를 다짐. 13대때 차점 낙선했던 원광호구민주당위원장과 김천희구신민당위원장도 민주당공천을 신청해 놓은 상태. ▷강릉◁ 최각규부총리가 지난해말 개각에서 유임됨에 따라 후임 지구당위원장 자리를 놓고 민자당과 경쟁이 치열.8대의원인 최돈웅경월주조사장이 재력과 강릉최씨종친회를 기반으로 공천을 노리고 있고 전국구 의원인 심기섭의원도 현지에 사무실을 내고 운동에 돌입. 또 13대때 민정당후보로 나섰던 이봉모전의원도 경쟁에 가세.민주당에선 함영회·김필기씨등이 공천경합중. ▷동해◁ 민자당의 홍희표의원이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김형배구민정당위원장이 공천도전중. 민주당에서는 지일웅구민주당위원장과 김숙원구신민당위원장이 공천경합중. ▷태백◁ 광산노조위원장 출신인 민자당의 유승령의원이 재선고지를 향해 뛰고 있는 가운데 민정계의 김택기동부그룹부사장과 공화계의 김효영당상임고문이 각각 도전장을 내 불꽃튀는 경합. 민주당에서는 인물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박종명씨가 나서고 있고 민중당의 배진위원장은 이 지역의 광원들을 파고 들며 맹렬한 표밭갈이. 이밖에 김상봉전국탄광협회이사장과 공군대령 출신의 강국희씨도 무소속으로 출전할 태세. ▷명주·양양◁ 민자당도지부위원장인 김문기의원이 3선고지를 향해 표밭을 다지고 있는 가운데 11대와 12대때 이 지역에서 금배지를 달았다가 13대때 교통장관으로 입각하면서 지역구를 넘겼던 이범준전의원과 염돈재주독일공사등이 도전. 민주당에선 지난 13대때 구공화당후보로 2등 낙석한 최욱철씨와 도의회의원인 정인수씨등이 출마준비. ▷삼척시·군◁ 민정·민주계간 공천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대표지역.민주계의 김일동의원에 민정계 김정남전의원과 김재철삼일학원이사장이 강력 도전하고 있으며 진경탁청년국장도 청년층을 기반으로 본격 운동에 돌입. 또 엄영달전의원의 친동생인 엄영석전외대교수도 「민주계의 대타」를 자임하고 공천경합중. 민주당에서는 13대때 평민당공천으로 출마했던 조복형씨와 박관희구신민당위원장이 공천경합.국회의원보좌관 출신의 정웅교씨는 무소속으로 출사표. ▷홍천◁ 민자당 이응선의원이 출마설이 나돌던 이상용건설차관의 유임으로 다소 여유가 생긴 상태. 민주당에선 이만연구신민당위원장과 장만준구민주당위원장이 경합을 벌이고 있으나 최근엔 민자당을 탈당한 조일현씨가 이에 가세° ▷춘성·양구·인제◁ 국회 문공위원장인 이민섭의원이 독주하고 있는 상태.11대의원인 홍종욱전의원은 여의치 않을경우 신당인 국민당으로 나설 태세. 민주당에선 권오정구신민당위원장과박영석구민주당위원장이 공천경합중이며 김원칠전교보이사는 무소속출마채비. ▷원주·횡성◁ 민주계의 박경수의원이 그동안의 농정관련의정활동을 토대로 재선을 노리고 있으나 민정계의 김영진전토개공사장이 사표를 내고 옛조직을 기반으로 권토중래를 다짐.또 13대때 2백여표 차이로 낙선한 김용대전의원도 거세게 도전. 민주당에선 정봉철구민주당위원장과 원창식구신민당위원장이 출사표. ▷영월·평창◁ 3선의 심명보의원이 부진한 광역선거 결과를 의식,지역관리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이며 원성희당민원부실장과 이득헌씨등이 공개도전.또 12대의원을 역임한 신민선씨는 무소속출마의사를 굳히고 있다는 후문이나 국민당으로의 출마가 유력시. 민주당에서는 김경래구민주당위원장이 재력과 교회조직을 기반으로 대규합에 나서고 있고 이상춘구신민당위원장도 공천신청. ▷정선◁ 민정계의 박우병의원이 광역의회선거에서의 저조한 성적때문에 고심하는 가운데 공화계의 김좌일지방자치국장이 거세게 도전. 또 13대때 민주당후보로 나섰다 낙선한 엄영달전의원도 무소속 출마 불사를 외치며 이에 가세. 민주당에서는 안영배구민주당위원장이 홀로 공천신청을 했고 정운환민중당위원장은 지난 광역의회 선거때 당선자 배출의 여세를 몰아 사북등 탄광지역을 집중공략중. ▷속초·고성◁ 민주계의 최정식의원이 11·12대때 이곳에서 당선되고 13대때 4천여표 차이로 낙선한 민정계의 정재철전정무장관과 치열한 공천 경합. 또 조영두국책연구위원과 고박정희대통령의 사위인 공화계의 한병기전의원도 이곳 공천을 겨냥. 정전의원은 그동안 구민정당조직을 고스란히 관리해왔다고 주장하면서 사조직관리차원에서 설립한 유암문화재단을 활용하며 철저히 권토중래중. 9·10대의원을 지낸 한전의원은 공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는 있으나 아직 확고한 출전의사는 유보.그러나 최의원과 정전의원의 싸움 가운데서 공천을 넘보고 있는 조씨는 속초상고동문회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 반면 야권에서는 민주당의 경우 김응삼씨와 김시환씨가 경합했으나 함종윤전의원이 영입 케이스로 사실상 확정.안기부 부이사관 출신인 김용현씨는 국민당으로 출마할 전망. ▷철원·화천◁ 출마가 유력시되던 이용만재무장관의 유임으로 김재순전국회의장에게 뚜렷한 당내 도전자가 없어진 상태. 야권에서는 12·13대때 출마한 민주당의 김철배구신민당위원장이 재도전을 선언했고 13대선거에서 4천여표 차이로 낙선한 구공화당의 이경희씨는 최근 국민당으로 이적했다는 설. ○제주 ▷제주시◁ 3개 선거구중 제주시는 민자당의 고세진의원이 고씨종친회 기반을 활용,수성에 나서고 있으나 현경대평통사무총장이 민자당 공천을 노리며 도전.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던 양승부변호사는 민주당의 영입이 확실시 되고 있는데 그는 양씨종친회와 제주일고 동문의 지원을 등에 업고 표밭갈이에 돌입. 이밖에 광역출마자 김성배씨,전신민당도지부장 김태화씨,무소속의 신두완씨 등도 활동중. ▷북제주◁ 민자당의 이기빈의원이 재선을 향해 뛰고 있으나 최근 선거법위반으로 피소돼 불안을 느끼고 있으며 여기에 3선경력의 양정규전의원이 「실지회복」을 선언하고 강력히 재도전. 민주당에서는 진문종씨와 이양화씨가 공천경합중. ▷서귀포·남제주◁ 민자당의 강보성의원이 농림수산부 장관경력과 도지부장 직함을 내세우며 수성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가운제 변정일헌법재판소사무처장이 도전할 태세. 또 월계수회원인 강지순씨도 월계수회 조직원들의 지원을 받아가며 공천경쟁에 뛰어들 전망. 민주당에서는 김홍수 구신민당위원장이 13대의 좌절을 딛고 활동중이며 고시오씨도 민주당공천을 신청.
  • 외언내언

    「예두아르트 암부로시에비치 셰바르드나제」.1928년 1월 25일생의 63세.스탈린의 고향이자 라틴성향이 강한 그루지야공화국출신.소도시 마마티에서 평범한 교사의 아들로 태어났다.역사를 전공했으며 20세에 공산당에 입당했다.50년대말 콤소몰(공산청년동맹)에서 활동하다 65년 그루지야공화국 내무장관이 되고 72년이후 13년간 그루지야공산당제1서기.◆진작부터 그는 개혁주의자였다.제1서기시절 이미 공장들의 독립의사결정과 가족단위농업장려등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실시,고르바초프를 앞질렀다.부정부패관리척결도 단호해 수백명을 투옥하고 총살형에 처한 경우도 있다.콤소몰시절 알게된 고르바초프는 그의 이런 개혁과 청결의지에 반했다고 한다.◆고르비 서기장취임 4개월만에 외교문외한의 그가 외무장관에 발탁된 동기다.이후 5년간 그는 백발의 우아하고 상냥한 용모에 솔직하고 파격적인 자세로 소련외교를 「악의 제국」에서 「바람직한 상대」이미지로 바꾸는데 성공,고르바초프의 기대에 1백20% 보답을 했다.◆「신사고외교의 대목수」니 「전천후 협상가」또는 「고르비 분신」등의 소리가 자자하던 그가 갑작스런 사임의 폭탄선언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것이 작년 11월20일의 일.「독재가 부활하고 있다」며 떠난 그의 사임이유는 아직도 미스터리의 신비에 싸여있는데 꼭 11개월만인 20일 갑자기 그는 다시 그자리로 돌아왔다.8월의 3일천하쿠데타 직후만해도 「고르비밑엔 다시 돌아가지 않겠다」던 그의 복귀이유 또한 이해하기 힘든 궁금지사.◆배고프고 긴 불안의 겨울을 맞고 있는 소련이다.경제는 파탄이고 연방은 소멸상태이며 공화국들만 남아있다.쿠데타우려도 다시 나오고.외무부가 축소약화된 연방「대외관계부」장관으로 돌아온 그는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생각일까.고르바초프와 셰바르드나제 그리고 옐친까지가 하나가 되면 희망이 없지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만….
  • UR 두렵지 않은 이호열씨 부부(이사람)

    ◎무공해농사·직판으로 온마을에 “활기”/쌀·채소 유기농법 개발… 14가구에 전수/“맛 좋다” 서울서 큰 인기… 소득 50% 껑충/“신용이 생명”… 철저한 품질관리로 「새 농민상」 받아/가을되면 소비자 초청,「메뚜기잡기대회」 여는 “억척”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상추와 쑥갓,버팀목을 타고 올라간 덩굴엔 싱싱한 오이들이 가지마다에 주렁주렁 열렸다. 밖은 영하의 쌀쌀한 날씨였지만 비닐하우스안은 섭씨 20도 내외로 약간 더운 느낌이 든다. 비닐하우스 밭에는 김장용 무·배추가 출하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충남 아산군 음봉면 산정리 이호열(35) 김복순씨(34) 부부가 「무공해 농산물」로 승부를 걸어 보겠다면서 땀흘려 농촌의 부를 일궈내고 있는 곳이다. 충남 온양에서 아산만으로 가는 국도를 달려 8㎞쯤 들어가다보면 공기와 물이 전혀 오염되지 않은 비교적 한적한 마을 산정리가 나온다. 이씨부부의 삶의 터전이다. 동네 어귀에 들어서면 이미 탈곡하고 난 볏짚들이 여기저기 쌓여있고 경운기가 다닐 정도의 농로주변으로는 온통 비닐하우스뿐이다. 이씨내외를 비롯한 이 마을 14농가가 이른바 「건강한 식품」을 이곳에서 생산해내고 있는 것이다. 무공해 식품은 대개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쓰지않고 퇴비만으로 생산하는 「유기농법」에 의한 농산물과 그 가공품을 말한다. 『무공해식품 하면 얼마전까지만 해도 도시 부유층의 사치품으로 여겨졌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2∼3년 사이에 도시인들 사이에서 식생활과 성인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염되지 않은 청정농수산물이 일반화된 것이지요』 선견지명이 있었다고나 할까. 온양고등학교를 나온 이씨는 군에서 제대한 지난 76년 고향마을에 눌러 앉기로 작정했다고 한다. 그는 산정리에 본관인 본관인 덕수 이씨의 종중땅이 있기도 했지만 농촌 청년들이 고향을 자꾸 떠나 날로 황폐화되고 있는 농촌을 자신은 도저히 떠날 수가 없었다고 했다. 처음엔 다른 농가와 마찬가지로 농약을 사용해서 벼농사를 지었다. 그러다가 80년초 일본에서 무공해 농산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기사를 농촌 잡지에서 읽고는 「바로 이것이구나」하고 자신도 모르게 두주먹을 불끈 쥐었다. 잡지에 난 기사대로 그가 살고 있는 산정리는 지역적으로나 주변환경 그리고 토양 등이 무공해 농산물을 재배하기에 최적지였다. 그래서 83년부터 벼농사를 유기질 비료와 농약을 안쓰는 방법으로 지었다. 좋은 벼품종을 선정하고 볏짚에 발효효소를 섞어 만든 발효퇴비만을 써서 벼농사를 지었다. 그해 처음으로 무공해 쌀을 수확했으나 당초 예상과는 달리 판로의 벽에 부닥치는 시련을 맞았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는 아직 공해·환경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기에는 이른 시기였는데도 이같은 사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저 젊음 하나만으로 덤벼들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가 지금까지 농사를 짓는 동안 가장 어려운 시기였고 농사에 회의까지 느껴 도시로 나가 다른 일을 해볼까하는 어리석은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이때 그는 남들처럼 도시로 나가 막노동이라도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런 유혹을 뿌리치게 한 것은 물론 그의 아내덕분이었다. 그의 아내는 자신이 서울 토박이지만 그곳 역시 농촌 이상의 어려움이 있다면서 그같은결심이 있으면 농촌에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그리고는 부인 김씨는 남편대신 서울 친정식구를 동원해 무공해 쌀의 판로개척에 나섰다. 『제 자신이 찌든 서울보다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농촌에서 살고파 이이를 따라 왔는데 도회지로 나가려는 남편을 말리지 않을 수 있겠어요. 누구보다도 농촌을 사랑하고 점차 농사짓는데 전문가가 되어가고 있는 남편을 농촌에 남도록 꼭 붙잡았죠』 이씨는 뿌린대로 걷을 수 있는 농사일이 더없이 보람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부인의 간곡한 만류와 격려에 다시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그는 아내와 같이 생산한 무공해 쌀을 싣고 서울로 올라와 주택가를 돌며 소비자에게 직거래를 시도했다. 그의 아내는 『남편이 그때 고지대주택가나 아파트에 쌀을 배달하다가 허리를 다쳐 지금도 통증을 느낀다』면서 안쓰러운 표정이다. 날이 갈수록 무공해 쌀을 찾는 이가 늘면서 이제는 주문량을 다 대지 못할 지경이 됐다고 한다. 이씨는 같은 마을 청년들에게도 무공해 벼농사법을 소개해 지난해에는 14농가에서 모두 5백가마의 무공해쌀을 생산,서울·부산 등 대도시 고객에게 판매했다. 이들 농가는 무공해라는 상품성을 지키기위해 제초제등을 단 한번이라도 사용했을 경우 공동판매대상에서 제외시키는등 품질관리에 철저를 기했다. 회원들은 지난해 무공해쌀 5백가마를 생산한 것 외에 청정채소 2천여만원어치를 생산,시중보다 30∼50% 높은 값에 모두 판매할 수 있었다. 그의 아이디어는 소비자들에 대한 관리방법에서도 번쩍인다. 회원들은 매년 가을이면 자신들의 무공해농산물을 사주는 소비자들을 이곳에 초청,농약을 주지 않은 논에서 메뚜기잡기 대회까지 펼치고 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지난달 3일 이 행사를 가져 소비자 1백50여명이 다녀갔다. 이씨 부부는 지난 83년 중매로 맺어졌다. 그때부터 이들 부부는 이곳에 삶의 터전을 내리고 있다. 1남3녀중 둘째딸인 부인 김씨는 서울여상을 나와 모전기회사 경리사원으로 근무했다. 농촌이 얼마나 살기 좋은지 아니면 농사짓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글자그대로 문외한이었다. 『남편의 순박하고 성실한 태도에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이끌렸어요』 부인은 남편을 바라보면서 그때 일이 수줍은 듯 입가에 미소를 띄운다. 재민(8·음봉국교 1년) 재휘군(6)을 낳아 키우면서 한번도 불평없이 힘든 농사일을 거들고 있는 아내를 바라보는 이씨는 무척 미안하다는 표정이다. 이씨는 『지난 80년 논·밭 4천평에서 시작한 무공해 농산물 재배로 올린 연간 소득은 4백만원에 불과했지만 이젠 3배정도 소득을 올리고 있다』면서 『내년에 4백평 규모의 비닐하우스를 더 지으면 그곳에 상추·쑥갓·오이·호박 등을 사철 재배해 적어도 3천만원의 소득은 거뜬히 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농한기도 없어요. 그러니 수입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모두들 농산물 시장개방으로 불안감에 빠져 있는 것 같지만 우리와 같이 무공해 농산물을 재배하는 방법으로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부인 김씨의 자신감 넘치는 설명이다. 이들 부부는 이달초 이같은 노력으로 농협이 뽑은 제11회 「이달의 새 농민」이 됐다.
  • “외국인은 싫다”… 독에 「신나치즘」 활개

    ◎한국 유학생 피살 언저리/게르만 우월성·실업 불만이 작용/8∼9월동안만 「피습」 2백40여건 독일통일 1년만에 네오나치즘(신독일민족사회주의)증상이 되살아 나고있다.매일밤 네오나치즘 추종자들과 머리를 박박밀어 「스킨헤드」라 불리는 극우파청년들은 『우리는 외국인없는 독일을 만든다』는 구호를 외치며 무리를 지어 외국인에 대해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독일 곳곳에서 화염병이 난무하고 망명신청자수용소와 외국인노동자숙소가 불타고 있다. 네오나치즘증상인 외국인혐오증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의회선거에서 극우파가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 의회에 진출하고 여론조사에서는 구서독인의 38%,구동독인의 21%가 네오나치즘에 동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게르만족의 고질이 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 16일 발생한 베를린 한국인 유학생 이경림씨(32·여)피살사건은 아직 범인이 잡히지 않아 그 동기가 확실하지는 않지만 이런 분위기속에서 사건이 발생한만큼 재독교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있다. 신문들은 최근의 이같은 현상을 나치의 유태인학살의 전조가 된 30년대의 습격사건과 비슷하다하여 「1938년 신드롬」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독일 내무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8,9월 두달동안 외국인에 대한 습격사건은 모두 2백44건이 발생했으며 이중 외국인주택에 대한 방화·파괴사건은 구서독지역에서 48건,구동독지역에서 24건등 72건이 발생했다. 통일되기 전에도 외국인들에 대한 테러사건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통일후 그 빈도가 부쩍 늘어났고 수법도 포악해져 통일 1주년을 바로앞둔 시기에 베트남인과 루마니아인 노동자숙소를 쇠파이프와 화염병으로 습격하고 딴 도시로 쫓아버린 호이에스베다사건이후 지식인들과 양식있는 시민들이 반네오나치즘시위를 벌이며 언론들은 외국인혐오증을 경고하고 실태를 자세히 보도하고 있다. 독일에 외국인 혐오증이 만연하고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게르만민족의 순수성과 우수성을 앞세우는 튜토니즘이 깔려 있는데다 통일후 구서독시민들은 망명자에 대한 막대한 생활보호경비를 부담해야하는데 대한 반발심이 있고 구동독국민들은 그들보다 생활수준이 높은 외국인근로자들에 대한 시기심과 실업사태가 외국인 근로자들의 취업으로 장기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불안감때문이다. 유럽공동체(EC)지역이외에서 유럽으로 몰려드는 망명자들은 동구권몰락과 제3세계의 경제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크게 늘어나 EC의 최대현안이 되고있어 오는 12월 EC정상회담에서도 이에 대한 대책이 논의될 예정이다. EC는 정상회담에서 망명허용대상국을 축소하고 심사를 엄격히하는 동시에 망명신청이 거부된 사람들은 즉시 EC권이외 지역으로 추방하는 한편 역내의 국가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에 따라 쿼터를 할당해 특정국가로 난민들이 몰려 사회불안이 되는 문제를 사전에 예방할 계획이다. 독일의 경우 지난주 망명심사기간을 종전 9주에서 6주로 단축하고 심사에서 불합격한 사람들은 즉시 출국조치하는등 조건을 강화했다. 독일은 외국인 혐오증이 확대되자 정치적인 이유로 쫓기는 사람들에게는 누구에게나 망명을 허용하고 생활을 보호한다는 독일헌법 16조를 악용해 밀려드는 난민들을 규제하기 위해 법을 개정하는 문제를 검토했으나 사회당(SPD)이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해 일단 보류된 상태며 EC정상회담의 결과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프랑스의 경우도 현재 4백만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최근 급증하는 외국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파리근교에서만 지난 4년동안 북아프리카출신 흑인 20여명이 희생되었고 공항에서는 통과여객의 입국을 철저히 봉쇄하는 조치를 취했다. ◎해외여행자·유학생 안전수칙/허름한 복장은 금물… 여권·현금등 분산 휴대를 독일 베를린에서 유학중이던 한국여학생 이경림씨(32)가 현지에서 피살됨으로써 해외유학생을 비롯한 해외 체류교민과 국내의 가족들에게도 충격과 불안을 안겨주고 있다. 이제까지 서구국가는 상대적으로 폭력사태가 빈발하는 미국에 비해 안전하다고 여겨져 왔기 때문에 충격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외무부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이 독일의 국수주의 그룹 「네오 나치스」멤버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독일거주 유학생·교민들은 외출할때 가급적 허름한 복장을 피하고 정장차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다.네오 나치스그룹은 독일인의 실업이 외국인 때문이라고 보고 독일거주 외국인을 추방하기 위해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저녁에 인적이 드문 지역이나 우범지역에 가는 것을 피하고 부득이할 경우 다른 사람과 동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이밖에 외무부및 관광업계 관계자들이 지적하고 있는 일반적인 안전수칙은 다음과 같다. ▲여권·항공권및 현금 지갑등을 여러곳에 분산시켜 휴대할 것 ▲여러대의 빈 택시가 서있을 때는 맨앞의 택시를 타고 가능하면 앞좌석은 피할 것 ▲공항이나 길거리에서 낯선 사람이 길을 안내해 주겠다고 접근해 오면 단호히 거절할 것 ▲태국·필리핀등 동남아일부 지역에서는 택시를 타기전에 미리 요금을 합의해야 한다. ▲태국에서는 손으로 어린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이 금기이며 사원에서 불당안으로 들어갈때는 반드시 신발·모자를 벗고 경건히 참배해야 한다. ▲영국·호주·싱가포르·홍콩·일본등은 자동차가 좌측통행이므로 길을 건널때 좌우를 잘 살필 것 ▲외출시 현금이나 귀중품을 호텔내 귀중품 보관소(Safty Box)에 맡길것 ▲호텔 객실안에 있을 경우 반드시 문을 걸어잠그고 방문객이 있으면 신원을 확인한후 문을 열것 ▲여행 상대국의 고유 풍속및 습관등을 미리 파악할 것 ▲오페라극장이나 고급식당을 갈때 정장을 해야 하며 극장등에서 소리내어 껌을 씹거나 떠들면 퇴장당할 수가 있다는 것등에 주의해야 한다.
  • 농협이 지금 해야할 일(사설)

    지금 우리농업은 대변혁을 목전에 두고있다.밖으로는 우루과이라운드(UR)결과여하에 따라서는 벌거숭이로 개방앞에 서야하며 안으로는 커다란 구조조정을 겪지 않으면 안될 시점이다.이러한 전환기적 상황논리속에서 15일로 창립30주년을 맞는 농협은 청년기를 벗어나 완숙단계에 들어간 감회와 함께 오늘날 우리농업이 안고있는 고통의 해결과 위상의 재정립이라는 과제앞에 서있다. 농협은 지난30년동안 신용사업이나 경제사업등에서 외형적인 팽창을 거듭해오면서 농민의 권익증진에 앞장서왔다고 자부할지 모르겠다.그러나 그같은 견해의 반대편에서는 「농민을 위한 농협이 아니라 농민위에 있는 농협」,「정부의 시녀」라는 비판의 소리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농협의 창립30주년에 특별히 관심을 갖는 것은 우리농업은 앞서 지적한바와 같이 일대전환기에 놓여있고 과거의 비판이나 노고의 옳고 그름을 떠나 앞으로의 농협은 과거30년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지녀야 한다는 의미에서다.부족한 재원이나마 농촌의 사채를 줄여왔고 각종 농자재의 안정공급,영농활동의지원,벼·보리의 구매보관업무에 대한 그간의 노력을 간과하자는 것은 아니다. 30년이라는 적지않은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농업의 새로운 진로를 농협이 앞장서서 타개해줘야 한다는 짐을 하나 더 져야 한다는 것이다.농협은 본래 농민으로 구성된 인적결합체로서 조합원의 응집력을 바탕으로 지위향상을 꾀해나가는 경제단체다.따라서 조합원의 다양한 의견과 욕구가 반영되지 않으면 안된다. 농협중앙회의 회장이 정부에 의해서 임명되고 그같이 임명된 회장은 설혹 농민의 이해에 상충되더라도 정부의 정책목표달성에 충실해온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지난해부터는 농민들의 직선에 의해 단위조합장이나 중앙회장이 선출되는 관계로 농민의 의사수렴이 보다 충족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농업의 대변화를 앞두고 농협이 해야할 일이 너무나 많다.얼마전 농협은 1백개 숙원사업을 선정한 바 있다.그중에는 쌀시장의 개방반대,농촌부흥특별회계 신설 등 재정확립,각종 농업관련 세제감면추진 등도 포함돼 있다. 이같은 사업도 중요하다.그러나지금 농협이 시급히 해야할 일의 하나는 농업의 상대적 축소와 함께 초래될 농촌사회의 불안감을 바로 잡아줘야 하는 일이다.개방이다,구조조정이다,농지소유상한제 철폐다 해서 지금 농촌의 심리가 적지않게 흔들리고 있다고 한다. 이것을 안정시킨 연후에 새시대에 맞는 조직의 정비나 사업다각화도 필요하고 효과가 클 것이다. 그러면서 농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농산물 유통구조의 개선과 농촌의 문화사업에 농협운동의 초점이 모아져야 함은 물론이다.농민에게 제값을 받게 해주는 것이야말로 농민에게 농협의 존재의미를 알려주는 사업일 것이다.
  • 김영삼대표·김대중총재/대선거구제 반대

    김영삼 민자당대표와 김대중 신민당총재는 25일 국회의원 대선거구제 도입에 반대하며 현행 소선거구제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각기 밝혔다. 김 신민총재는 이날 대선거구제 반대입장과 함께 다음 총선결과 등과 관계없이 내각제개헌을 반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민자대표는 이날 당청년조직간부 해외시찰단과의 면담에서 『대선거구제는 집권당의 과반수 의석확보가 어려워 정국불안을 초래한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대표는 특히 『민자당 당론은 소선거구제이며 국민에게 혼선을 주는 대선거구제거론이 당내에서 더이상 안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민정계 일각에서 적극 제기되고 있는 대선거구제로의 전환주장에 쐐기를 박았다. 김 신민총재는 이날 낮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있을 선거에서의 성패에 관계없이 일관되게 내각제를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총재는 내각제반대이유로 ▲15년동안 국민들이 싸워서 쟁취한 「대통령을 내 손으로 뽑는」권리를 함부로 포기할 수 없으며▲군의 정치개입가능성이 사라지지않은 상황에서 군통솔권한이 대통령과 총리 양쪽으로 분할되는 내각제는 적절치 않고▲일본례처럼 내각제는 정경유착·금권정치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었다. 김총재는 국회의원 선거구제와 관련,『소선거구제는 양당제도확립,선거비용축소,신인등장이 쉬운점 이외에도 국회의원과 유권자가 서로 긴밀히 협조할 수 있는 제도』라면서 『우리는 소선거구제를 끝까지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 남아공/인종차별 퇴조에 명암 교차(세계의 사회면)

    ◎“참정권 얻어 집권 확실” 흑인들 부푼 꿈/“피의 보복 당한다” 아주계·혼혈들 불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이 역사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다.국제사회는 남아공의 민주화를 적극 환영하면서 경제제재조치를 해제하고 IOC(국제올림픽위원회)재가입을 허용했다. 남아공의 백인정부는 국내외 이미지 개선을 차기 정권창출로까지 연결시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흑인들은 참정권을 포함한 차별없는 흑인들 세상에서 살게 된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소수 아시아인과 혼혈인들에게는 이같은 희망찬 변화가 오히려 불안하기만 하다.흑인들이 득세할 경우 이제까지 누려왔던 쥐꼬리만한 상대적 특권마저 잃게될 뿐 아니라 피의 보복이 뒤따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남아공에서는 불과 얼마전 인종차별 관련법률들이 폐지될 때까지만 해도 모든 국민들이 백인·아시아인·혼혈인·흑인 등 서열순 4개 인종으로 구분돼 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각각 차별대우를 받아왔다.아시아인과 혼혈인도 아파르트헤이트의 피해자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8년 전부터 참정권을 부여받는 등 흑인들의 눈에는 소수 백인정권에 빌붙어 준특권을 누리는 존재로 비쳐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급변해 개헌을 거쳐 흑인에게까지 어떤 형태로든 참정권이 주어지면 최대 인종인 흑인들이 집권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현재 인종분포는 백인 5백만,아시아인 1백만,혼혈인 3백20만,흑인 2천7백만명으로 흑인이 60% 이상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인들은 흑인들로부터 특권층이라고 매도당하는데 대해,아시아인 가운데 사업이나 상업종사자는 20%에 불과하고 대다수인 80%가 노동자로서 자신들도 역시 핍박받는 계층이라고 주장하지만 억압에 찌든 흑인들의 메마른 감정에 먹혀들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아시아인들은 지난 49년 인도계 집단거주지역인 더반에서 인도계 무역상이 한 흑인청년에게 손찌검을 한 직후 흑인들의 반인도폭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져 2백여명의 인도인이 사망하고 무수한 주택이 파괴된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우간다 등 아프리카국들이 독립할 당시 아시아인들에게 가해졌던 흑인들의 혹독한 박해도 기억한다. 이같은 우려가 반영된 탓으로 혼혈인 집단거주지역인 케이프 페닌슐라에서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백인인 프레드릭 데 클레르크대통령은 흑인지도자 넬슨 만델라보다 20배이상 많은 80%의 지지를 얻었다. 상당수 혼혈인들은 흑인들이 나라를 망칠 것이기 때문에 차라리 백인이 지배하길 원한다고 말한다.클레르크대통령부인이 『혼혈인은 사람도 아니다』라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녔을 정도의 멸시를 감안한다면 놀라운 의식변화다. 백인들은 그동안 특권을 누리면서 축적한 부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떵떵거리며 살거나 정 못살겠으면 해외로 도피하면 되지만,벌어놓은 것도 별로 없어서 좋으나 싫으나 이땅에 발붙이고 살아야 하는 대부분의 아시아인과 혼혈인들로서는 흑인득세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남아공의 아시아인은 인도 등지에서 건너온 사탕수수농장 노동자의 후예들이 대부분이다.혼혈인은 아시아·아프리카 출신 여자노예와 백인주인 사이에서 태어난 불행한 씨앗들이다. 30년대유럽의 유태인들같이 남아공의 소수 아시아인과 혼혈인들이 한차례 수난을 겪을 날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 루마니아/독일계 주민 귀향러시(세계의 사회면)

    ◎“독재 붕괴돼도 미래 암담”/작년 11만명 조국품으로 루마니아에 오랫동안 뿌리 내리고 살아오던 독일계 주민들이 고향을 떠나 독일로 대거 이주하고 있다. 「모국」을 떠나 「조국」으로 향하는 이들 독일인들은 차우셰스쿠정권이 몰락하고 나서도 미래에 대한 비전이 밝지 않은데 실망하고 보따리를 싸고 있는 것이다.지난해 한햇동안에만도 독일 정부는 루마니아로부터 11만1천1백50명의 독일인을 받아들였다.이 숫자는 89년보다 거의 4배나 늘어난 것이다. 루마니아 시비우시의 한 대학에서 신학을 강의하고 있는 베르트홀트 쾨버교수는 지난해부터 올 3월까지 루마니아 서부의 트랜스실베니아지역에서 대략 독일계 주민의 60%가 이주한것 같다고 추정했다. 독일어로 지벤부르크(Siebenburg)라 불리는 루마니아 서북부 지역에 주로 살고 있는 독일인들의 거주 역사는 12세기로 거슬러 올라 간다.12세기 현재의 루마니아 서북부지역을 통치하고 있던 헝가리왕 게자2세는 황무지로 방치돼 있는 왕국의 동부지역을 개발하고 외적의 침입에 방패막이로 삼기 위해 독일인들을 불러들였다.당시 땅에 굶주려 있던 라인강 서부의 독일인들이 여기에 대거 호응,트랜스실베니아주와 바나트주등지에 정착했다. 이들은 루마니아인이나 헝가리인등과 섞여 살지는 않았지만 3백여개의 마을에 자영농을 이루면서 지난 수 세기동안 평화롭게 살아왔다.지금도 이곳에 남아있는 농가와 교회등은 독일인 마을들이 과거 번영을 누리고 안정된 생활을 영위해 왔음을 쉽게 알수 있게 해준다. 이들 지벤부르거들에게 액운이 다가 온 것은 나치시절부터. 나치점령하에서 독일계 주민들은 선택에 의해서든 강요에 의해서든 나치군이나 친위대에 복무했다.전후 수십만명의 독일계 주민들이 소련의 노동수용소에 끌려가 7년동안 고생했고 45년에는 농지를 몰수당해 루마니아의 일반 농민과 똑같은 농민프롤레타리아가 돼버렸다. 이들은 루마니아의 독재정권이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생활이 나아지지 않음은 물론 과거의 몰수토지 반환의 전망도 불투명하자 동구개혁 이후 서방이주가 자유로운 점을 이용,8백년동안 내렸던 뿌리를 거두어 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33세로 트랜스실베니아지방의 모티스(독일어로는 모르테스도르프)읍의 사목일을 보며 인근 4개 마을을 돌고 있는 파울 자틀러목사는 모르테스도르프읍에서 독일어를 말하는 7백여 주민 가운데 1백24명만이 남았다면서 주민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온통 이주에 관한 것뿐이라고 전한다. 혁명후 절대 떠나지 않겠다고 말하던 미카엘 로트씨(62)내외도 교회가 다시 문을 열자마자 청년들의 습격을 받고 나서는 짐을 챙기고 있다. 독일계 이주민들의 독일내 생활은 괜찮은 편이다.독일정부의 보조금과 사회보장비등이 후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정해진 질서속에서 낳고 살고 죽는데 익숙해진 일부 주민은 「이웃이 누군지도 모르는 생활」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 개혁바람에 고심하는 중국공산당/창당 70돌… 오늘의 위상

    ◎경제비능률 심화·제도적 부패등 만연/체제고수 속 “정치개혁” 국민욕구 외면 7월1일로 창당 70주년을 맞은 중국공산당이 나라 안팎에서 불어오는 심한 역풍에 시달리고 있다. 밖에서는 소련·동구의 탈공산주의 바람이 5천만 당원들의 사기를 꺾고 있는 데다 안에서도 6·4 천안문사태의 망령 때문에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고희를 기념하는 학술대회나 각종 집회에서 예외없이 「당의 위대함」을 애써 강조하고 있으나 뜨거운 호응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차가운 시선을 보내거나 아니면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게 일반 주민들의 표정이다. 중국공산당이 오늘날 이처럼 사면초가에 빠진 것은 물론 마르크스·레닌주의 사상의 비현실성에서 찾을 수 있다. 볼셰비키혁명 이래 지금까지 세계 수십개국에서 실험해본 결과 이 사상은 인간의 자유를 억압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경제의 비능률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등소평을 정점으로 한 현 집권층이 경제에 관한 한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하면서도 정치개혁에는 극구 반대하고 있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등은 지난 79년부터 이른바 4개의 현대화(농업·공업·국방·과학기술)를 캐치플레이즈로 내세운 후 경제분야의 개혁·개방에 박차를 가해왔다. 그래서 지난 10년간 1인당 국민소득을 2배로 끌어올려 이제는 먹는 문제와 입는 문제는 거의 해결했다고 자랑하고 있다. 이붕 총리도 최근 중국은 최빈곤상태는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정치개혁이다. 정치에 관한 한 4개 항의 원칙(사회주의·프롤레타리아 독재·공산당지도·마르크스 레닌주의와 모택동 사상 견지)을 굳게 고수,전혀 양보의 기색이 없다. 동구에서처럼 다당제를 채택,서로 다른 이념을 가진 정당 중에서 주민들이 원하는 정당을 고를 수 있는 선택의 자유란 현재로선 상상할 수도 없다. 그보다는 강도가 훨씬 낮은 공산당내의 개혁을 촉구할 권한도 없다. 고위 당관료가 어떤 부정부패를 저지르든 이를 제지하고 규탄할 통로가 마련돼 있지 않다. 그래서 옳든 그르든 당의 지시에 순종할 수밖에 없다. 지난 89년의 6·4 천안문사태도 이같은 정치제도의개혁욕구 때문에 발생했었다. 당시 학생과 시민들은 좀더 많은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보다 성숙된 시장경제체제를 요구했던 것이다. 이 당시 좌절을 맛보았던 세력은 이제 지하에서 숨을 죽인 채 등소평 사후를 기다리고 있다. 또 다른 욕구분출을 기다리는 휴화산인 셈이다. 이같은 휴화산이 활화산으로 폭발하는 걸 막기 위해서는 정치분야의 개혁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동구와 같은 다당제까지는 못 가더라도 최소한 당관리의 부정부패나 과오 정도는 인민의 힘으로 시정해 나갈 수 있는 하의상달의 의사전달체계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개혁 역시 현정치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한도내에서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등의 사후 급진개혁파가 집권했을 경우 좀더 달라질 수는 있을 것이다. 1949년 공산당 집권 이후 통치형태는 누가 실권을 장악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져 왔다. 모택동을 비롯한 주은래 임표 등을 거쳐 양상곤 진운 이붕에 이르기까지 이념 중시의 정파가 집권했을 경우와 유소기 등소평 호요방 조자양등 실용주의자들이 집권했을 경우 통치양상은 크게 달랐다. 이념파 집권시대는 대약진운동(58∼60년)으로 수백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했고 문화대혁명(66∼70년) 때에는 실용주의파의 대거숙청은 물론 1천6백만명에 달하는 청년 학생과 지식인들을 시골로 내려보내(상산하향운동) 대학기능을 마비시키기도 했었다. 그러나 관용주의자들이 집권해서는 착실한 경제성장을 통해 인민의 생활을 안정시키고 보다 많은 자유를 허용해왔다. 그러나 실용주의자일지라도 자기들이 권좌에서 쫓겨날지도 모르는 동구와 같은 혁명적 사태는 원치 않고 있다. 동구화의 단계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의식이 좀더 깨우쳐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기 위해서는 좀더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중국 공산당은 1921년 7월 어느날 50여 명의 당원들이 모여 창당했으며 정확한 날짜를 몰라 7월1일을 창당일로 정해 기념해오고 있다.
  • “돈 주더라”… 가짜 양심선언 40대 철창행(광역표밭)

    ◎“지원없어 기초의원 낙선” 무더기 탈당/국회의원 흉기 위협,“무소속 지지” 요구/백중지역 방문했던 시장,구설수로 곤욕도 ○기초보다 청중 늘어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8일 동안 1백14개 선거구에서 2회씩 모두 2백28회의 유세공방전을 펼친 경기도내에는 모두 18만6천3백60여 명의 청중이 모두 1회 평균 8백17명을 집계돼 지난 3월 기초의회선거 때의 3백66명보다 크게 늘어 이번 선거의 열기를 가늠. 또 유세에 나선 3백80명의 후보자들은 모두 2천8백79건의 공약사항을 내걸어 후보 1명당 평균 7건 이상의 공약을 제시한 꼴. 공약내용은 공통적으로 ▲주민본위행정실현 ▲문화복지시설 확충 ▲환경오염방지 등이며 지역별로 도시는 ▲도로포장 및 교통난 해소 ▲주택난문제를,농촌은 ▲버스증차 ▲UR대책 ▲농업용수시설 확충 등을 제시. 그러나 일부후보는 ▲대단위 개발사업 ▲그린벨트해제 ▲경기남북도로 행정구역 분할 ▲절대농지 폐지 등 도의회차원에서는 처리할 수 없는 무리한 공약을 내세워 지방자치제의 참뜻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막판 인신공격 난무 ○…광역의회의원선거 투표일을 이틀 앞둔 제주지역은 선거와 관련한 폭력·비방·거짓양심선언 등이 난무하는 등 그야말로 혼탁양상의 극치. 18일 상오 2시30분쯤 제주시 이도1동 1256의7 「범민주단일후보 지지를 위한 자원봉사단 연락사무소」에 제주2허3341호 렌터카를 타고 온 20대 괴청년 6명이 난입,제주대 경영학과 4년 오용욱군(26) 등 3명을 무차별 구타한 뒤 달아났으며 이날 상오 7시쯤에는 제주시 7선거구 관내 유나이티드아파트 일대에 신민당 문태무 후보를 유부녀 강간범으로 비방선전하는 16절지 크기의 유인물 1천여 장이 뿌려져 경찰이 수사에 착수. 또 이날 새벽 0시50분쯤에는 남제주군 제1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입후보한 김동규 후보의 선거운동차량인 제주2다7522호 르망승용차가 괴청년 3명에 의해 파손됐으며 지난 16일 신민당 제주도지부 사무실에서 양심선언을 통해 제주시 제6선거구에 출마한 민자당 문홍익 후보와 무소속 고일문 후보의 금품살포 내용을 고발한 안창호씨(47·제주시 건입동 984의37)의 증언도 거짓으로 밝혀져 경찰은 18일 안씨를 허위사실유포 등 혐의로 구속. ◎흑색선전 중단 촉구 ○…광역의회의원선거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인천지역에서 상대방후보를 터무니없는 내용으로 모함하는 흑색선전과 인신공격 협박 불법유인물 등이 난무해 유권자들이 개탄. 민자당 인천시지부는 18일 성명을 통해 『야권후보들이 각종 불법유인물과 스티커 20여 종을 불법으로 발행,배포해 이번 선거를 불안과 공포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혐오감을 주는 이같은 불법선거행위를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 ○“조직에 타격 없다” ○…전 지구당 간부 17명 등 당원 2천4백여 명이 집단탈당,여당측에 합류함으로써 선거를 앞두고 큰 타격을 입게 된 민주당 해운대지구당(위원장 이기택)은 「이번에 탈당한 지구당 간부들 중 대부분이 해당 행위로 이미 당으로부터 제명당한 인물들이며 이들의 이탈로 인한 조직의 타격은 거의 없다」며 의미를 애써 축소. 그러나 집단탈당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H씨는 「이 총재의 지시로 지난 기초의회에 출마해 낙선의 고배를 마시게 되면서 이미 민심이 민주당과 이 총재로부터 떠났음을 절감했다」며 「그러나 이 총재가 선거운동과정에서 최소한의 지원만해 줬다면 탈당까지 결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자신이 내세원 명분보다는 이 총재에 대한 배신감이 탈당의 더 큰 원인으로 작용했음을 은연중에 토로. ○“주민들과 인사뿐” ○…이해봉 대구시장이 대구시내 합동연설회장 3개소를 찾아 갔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특정후보자를 지원하기 위한 행차가 아니냐』는 구설수에 올라 해명에 진땀. 이 시장은 일요일인 지난 16일 하오 3시부터 5시 사이 서구6선거구 합동연설회가 열린 평리국교를 비롯,동구4선거구 연설회장 등 3개 합동연설회장을 방문,주민들과 인사를 나눈 것. 이들 3개 선거구는 공교롭게도 각 정당이 백중지역으로 분석된 지역으로 일부시민들은 『시장의 방문이 특정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 이에 이 시장은 『유세장분위기를 살피기 위해잠시 들렀을 뿐』이라며 『시장이 나타난다고 특정후보에게 표를 줄 시민이 있겠느냐,불필요한 오해는 말아 달라』고 해명. ○취약지 집중단속 ○…전남도 선관위는 합동유세를 끝낸 후보들의 유권자들에 대한 향응·금품제공 행위 등 불법선거운동에 대비해 18일부터 취약지역에 대한 집중지도 단속중. 도선관위는 읍면동별 책임단속 요원 5백54명과 도직할조사반 10명을 비롯,목표·여수 등 권역별 직할조사반 27명,시군기동단속반 1백46명 등 모두 7백37명으로 구석된 단속반을 조직,호텔과 음식점·선거사무소·부녀회·노인회 등 각종 모임장소에서의 향응이나 금품제공 행위 등을 선거 직전까지 집중 단속할 계획. 한편 도선관위는 이번 광역의회선거기간중 불법선거운동으로 고발 2건,수사 기관이첩 1건,수사의뢰 6건,경고 16건 등 모두 25건을 단속,조치한 것으로 밝혀져 정부의 강력한 공명선거 의지와는 달리 이번 선거에서도 불·탈법 선거운동이 활개치고 있음을 반영. ○10여 분간 소란 피워 ○…목포경찰서는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를 공천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민당 박형오 의원(신안)을 흉기로 협박한 김학모씨(46·전남 신안군 비금면 덕산리)를 18일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협박) 혐의로 구속. 신안 제3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 모 후보(45)의 선거운동원인 김씨는 지난 11일 하오 8시30분쯤 비금면 덕산리 새마을 보신탕집에서 신민당 후보 및 선거운동원 7명과 함께 식사를 하던 박 의원에게 흉기를 들이대며 『왜 이 후보를 신민당 후보로 공천해주지 않고 선거운동도 해주지 않느냐. 죽여버리겠다』며 10여 분간 협박한 혐의. 이로써 광주·전남지역에선 이번 선거와 관련,민자당 낙선운동에 나섰던 대학생 4명을 포함 모두 6명이 구속. ○「특보」 전단에 빈축 ○…천안시 성정동 주공아파트 5·6단지 주변에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던 시내버스의 아파트 앞 운행이 모 당 후보의 노력으로 17일부터 이뤄졌다」는 내용의 전단이 뿌려져 빈축. 16절지 크기에 「특보」라는 제목의 전단 내용은 성정동에 있는 주공5단지와 6단지주민들의 숙원이었던 1백,1백4번 시내버스가 17일을 기해 운행을 하게 됐으며 이는 모 당 지역구에서 출마한 후보의 「헌신적인 노력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 그러나 노선변경 허가관청인 천안시는 「모 당 후보측근으로 보이는 사람이 노선변경 요구를 해와 불가하다는 얘기를 한 바 있다」며 「전단 내용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
  • 이질성 극복의 몸부림… 이기백특파원 현지보고/통일이후의 독일:5

    ◎구동독지역서 “외국인 배척” 확산/실업증가·개방후유증이 폭력화 유발/신나치주의자들,폭행치사·방화 예사 구동독지역에서의 외국인 배척분위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테러행위가 잇따라 외국인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주로 젊은층에 의해 집단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테러행위는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망명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폴란드 관광객들이 쇼핑을 한 물건을 약탈당하는가 하면 베트남인 노동자들이 아무 이유없이 몰매를 맞기도 한다. 지난 4월초 부활절 기간중에는 구 동독지역인 드레스덴시에서 욜그고만다이(28)라는 모잠비크 청년이 밤중에 전차를 타고 귀가하다 독일 젊은이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한 뒤 차밖으로 내동댕이쳐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며칠 뒤 치러진 이 아프리카 청년의 장례식마저 폭력을 휘둘렀던 독일 청년들에 의해 방해를 받기도 했다. 구 동독지역 국민들 사이에 팽배하고 있는 외국인배척 분위기는 날이 갈수록 심해져 젊은이들이 한낮에 거리를 지나던 외국인 망명자들을 집단구타하는가 하면 베트남인의 아파트에 불을 지르는 등 폭거를 서슴없이 일삼고 있다. 각종 집회의 시발점인 베를린 중심가 비텐베르크 광장 인근의 외국인 점포들은 집회가 있을 때마다 피습을 피하기 위해 셔터를 내리고 상인들은 몸을 숨기기 바쁘다. 폴란드인들이 독일로 들어오는 길목인 구동베를린 지역의 고속도로 진입로에서는 지난 4주 동안 39명의 폴란드인들이 테러로 부상했으며 이 와중에 공연차 베를린으로 오던 폴란드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독일과 폴란드는 지난달 8일부터 여행자유화 협정을 맺어 많은 풀란드인들이 주말이면 쇼핑을 위해 베를린으로 몰려 들고 있어 폴란드인들이 주로 테러를 당하고 있으나 경찰은 정치적인 테러가 아니라는 이유로 수사에 열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 「스킨헤드족」 또는 네오 나치주의자들이 핵심을 이루고 있는 이들 테러집단은 통일 후 동베를린·라이프치히·드레스덴 등지에서 집단생활을 하며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극우파들의 만행은 이미 70년대부터 구 서독 지역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구 동독계 네오나치주의자들의 경우 구 서독인들에 비해 비교적 「게르만의 순수성」을 지니고 있는 데다 사회주의 체제에서 억제돼 왔던 외국인 혐오감을 한꺼번에 행동으로 표출하고 있어 그 심각성이 지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드레스덴시 당국은 3천여 명의 시 거주 외국인들에게 야간외출을 삼가토록 당부하고 있으며 신문들은 『매일밤 외국인 사냥이 벌어지고 있다』고 그 실상을 보도하고 있다. 통일 전 동독지역에는 국민의 0.5%도 안 되는 12만명(서독지역 4백80만명)의 외국인이 있었으며 이들 중 절반인 5만9천여 명이 베트남인들이었다. 이들은 구 동독정부와 베트남정부간의 협정에 따라 구 동독으로 온 노동자들로 통일 후 절반 이상이 귀국,현재는 2만4천여 명만 남아 있다. 이들은 협정만료가 되는 93년이면 모두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밖에 모잠비크인 1만5천여 명 가운데 2천5백여 명,폴란드인 6천여 명 가운데 3천여 명이 남아 있으며 쿠바인 8천여 명은 통일과 함께 모두 귀국했다. 구 동독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비율이 구 서독지역(8%)에 비해 낮음에도 불구하고 구 동독지역 주민들의 외국인에 대한 배척 분위기가 높은 것은 이들이 지금껏 폐쇄된 사회에서 생활해와 국제적인 이해심이 부족한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구 동독의 사회당(SED)은 「국제적인 인민들간의 친선」,「사회주의국가 형제들간의 화해」 등 화려한 구호로 사회주의 형제들간의 단결을 위해 외쳐왔으나 국민들은 실제로 외부세계에 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어 외국인에 대한 이해심이 거의 없는 상태다. 더욱이 통일 이후 높아만 가는 실업률과 일상생활에서 부딪치게 되는 불확실성 등으로 구 동독인들의 외국인에 대한 거부감이 증폭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스킨헤드족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이들이 민족적 또는 사회주의 이념 때문에 외국인들을 배척하기보다는 통일 후에 갑작스런 개방된 사회에 노출되면서 극도의 패배감과 불안감에 휩싸여 외국인 기피증상에 빠져 있음을 느끼게 된다. 베를린시 국제친선협회 회원인 할트무트 라이초프씨는 『사회주의 체제에서는 원칙적으로 극우주의 집단이 생성될 소지가 없다. 외국인들에 대한 테러행위는 그들의 좌절감에서 나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뜻있는 독일인들은 『무엇보다 구 동독지역 국민들의 생활을 향상시켜 이들이 소외감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대 외국인 테러행위를 막는 최선의 방침』이라며 『통일 후 나타난 현상들은 구 동독인들에게 보라빛 앞날보다 좌절감만 느끼게 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 주일 한국영사관 비자업무 “제각각”/도쿄=강수웅(특파원코너)

    ◎7개 공관,구비서류·취급시간등 모두 달라/“교민보호도 소홀”… 교포 불만 높아/일인들,“절차 복잡” 서울관광 기피 일본인 관광객이 한국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비자(사증)를 받지 않으면 안 된다. 일본에서 한국입국 비자를 받을 수 있는 곳은 도쿄를 비롯,센다이(선태),니가타(신사),나고야(명고옥),오사카(대판),후쿠오카(복강),요코하마(횡빈)의 7개 총영사관이다. 이들 총영사관은 모두 대한민국의 재외공관인데도 신청절차와 취급시간 등이 각각 다르다. 통일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다. 도쿄 총영사관을 예로 들면,이곳에서는 신청서·주민표·재직증명서가 필요하다. 신청인이 무직일 경우에는 재직증명을 가진 사람의 보증서가 있어야 한다. 이처럼 구비서류에 신청서·주민표·재직증명서를 필요로 하는 곳은 도쿄 이외에 센다이 오사카 후쿠오카 요코하마의 4곳이다. 니가타에서는 신청서만 있으면 되나 소정양식의 관광객 명단제출을 요구한다. 나고야 총영사관은 신청서·주민표가 필요하며 재직증명은 없어도 된다. 신청과 비자 스탬프가 찍힌여권의 수령시간도 제각각이다. 센다이에서는 아침 10시부터 12시까지 신청할 수 있으며 이튿날 하오 3∼4시 사이에 수령할 수 있다. 나가타 나고야도 상오에 신청하면 이튿날 하오에 받는다. 오사카와 후쿠오카에서는 아침 9시30분부터 11시30분까지 신청할 수 있으나 수령시간은 다르다. 오사카의 수령시간은 하오 3∼4시,후쿠오카는 하오 2시부터 4시30분까지이다. 이 가운데 요코하마 총영사관은 비자 발급받기가 제일 까다로운 곳으로 일본의 여행사들 사이에 이름이 높다. 신청서·주민표·재직증명 등 구비서류는 반드시 타이프로 쳐야 한다. 재직증명서에는 성명·직위·생년월일·입사연월일·현주소·본적을 기재하지 않으면 안된다. 또 타현 사람들에 대한 취급도 다르다. 요코하마 오사카 나고야에서는 타현에 사는 일본인의 비자신청은 일체 허용치 않는다. 도쿄 니가타에서는 타현 사람이라도 무관하다. 이같은 제도가 실시된 것도 센다이 나고야는 5월1일부터,오사카는 4월10일,후쿠오카는 4월1일부터 시작됐다. 한국에 입국하려는 불순분자를 막기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규제는 필요할지 모른다. 그러나 주민표·재직증명서의 첨부가 귀찮아 아예 여러 관광 단체가 다른 곳으로 여행목적지를 바꾼다. 「관광한국」을 표방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심각히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재직증명서의 첨부는 더욱 곤란하다. 일본의 샐러리맨 중에는 1년에도 몇 차례씩 한국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개인적으로 틈을 내 여행을 하고 싶은데 비자신청을 위해 매년 회사에서 재직증명을 떼려면 눈치가 보여 불안하다는 것이다. 국내에서의 제도에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오는 7월1일부터 시행되는 부가가치세법 개정안은 외국인이 한국에서 지불하는 호텔요금·식대 등에 10%의 부가가치세를 내도록 돼있다. 그러나 해외여행사를 통해 송금하는 각종 요금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또 여행업은 오락유흥업으로 업종을 변경,2∼3개월에 한번씩의 세무감사가 가능토록 규정해놓고 있다. 이러한 각종 제도는 외국 관광객의 한국입국을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처사라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최근 교토(경도)의 한국·조선인 차별지역과 오사카의 재일한국인 실업인 허영중씨를 취재하면서 그곳에서 똑같은 말을 들었다. 첫째는 『우리가 한국이 아니라면 이런 부당한 처우를 받았겠는가』라는 울분의 항변이었고,둘째는 『우리의 재외공관은 무엇을 하는 곳이냐』라는 반문이었다. 재외공관은 교민보호를 통한 국익신장에 그 존재목적이 두어져야 한다. 최근 일본 매스컴의 표적이 되고 있는 이토망(이등만)사건에 관련된 오사카 국제페리의 사주 허영중 회장 문제에 관해 오사카 한국청년상공회(회장 이동식·35)는 모국의 관계 요로에 보낼 호소문을 준비하고 있다. 이 호소문은 『지금 한 재일한국인이 일본의 거대 금융자본과 국가공권력에 의하여 가혹한 탄압과 차별뿐만 아니라 멸시의 표적이 되고 있는 사실에 울분을 금할 수 없다』고 말하고 「민족차별의 전형적인 처사」라고 규정했다. 허씨에 대한 법률관계는 사법판단으로 가려져야 한다. 그러나 허씨 자신의 다음과 같은 말은 많은 것을 생각케 해주었다. 『나는 조국에 대한 애정을 갖고 사업을 일으켜왔다.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공격을 받고 있는 입장이다. 이런 때 우리 대사관이나 영사관에서 나를 불러 사정을 청취했더라면 나는 기쁘게 찾아가 설명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나를 부르지 않았다. 오히려 허영중은 부도를 냈으니까 돈이 한푼도 없다느니,그 많은 돈을 어디다 숨겼는지 궁금하다는 등 악의에 찬 발언만 공관관계자들이 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나의 지금 처지는 재일동포라면 그 누구라도 당할 수 있는 일이다. 매우 섭섭하다』 교토의 불량주택지구에서 차별에 한숨짓는 한인들도 이렇게 말했다. 『공관에서나 본국에서 누구도 찾아와 보지 않았다. 심하게 말해 우리가 조총련계열이었다면 이렇게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한국 정부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일본으로부터도 버림받고 있다. 민단조직은 또 무얼하는가. 때마다 선거다툼에 실정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이같은 모든 의견을 종합해볼 때 우리의 재외교민정책은 겉치레뿐이며 외국관광객 유치는 무정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 툭하면 화염병·최루탄에 교통체증/“이제 폭력시위는 끝내자”

    ◎“점포철시등 생업에 큰 지장/정부도 신뢰회복 앞장서야”/각계의 바람과 당부 명지대 강경대군 치사사건으로 조성되기 시작한 시국긴장상황을 지켜본 많은 국민들 사이에서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의 대규모 군중시위를 고비로 더 이상 폭력시위가 재연돼서는 안 된다는 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국민들은 이번 일련의 사태에서 분출된 갖가지 불만과 문제점들을 정부가 폭넓게 수용,국정을 과감하게 쇄신해야 하며 시위를 주도해온 재야운동권도 폭력시위를 포기하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주의·주장을 펴야 국민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와 관련,일요일인 19일 하오 3시 서울 종로3가 파고다공원에서는 기독교교회 청년협의회가 주최한 「나라안정을 위한 기도회 및 폭력추방 평화행진」이란 행사가 열렸다. 이날 기도회를 마친 뒤 서울역까지 인도를 따라 평화적 행진을 벌인 3백여 명의 참석자들은 『강경대군 치사사건과 잇따른 분신을 도화선으로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수십년 동안 누적돼온 비민주적이고 비인간적인 폭력문화가 정당시되는 사회풍토의 결과』라고 지적하고 『나라의 안정을 위해 고귀한 생명을 경시하는 사회풍토와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은 모든 폭력을 추방하는데 앞장설 것』을 결의했다. 폭력시위에 대해 은행원 박정홍씨(27·경기도 광명시 철산2동 주공아파트)는 『학생들과 재야단체 회원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외쳐대는 것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집회와 시위의 방법에 문제가 있다』면서 『화염병·돌 등을 동반한 과격한 시위는 많은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침은 물론 공권력의 강경한 대응을 불가피하게 만들기 때문에 법절차에 따른 평화적인 시위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운 변호사는 『강군의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 학생들의 대정부 투쟁도 이해가 가지만 방법의 정당성을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진정한 민주주의의 발전과 국민복지를 위해서 폭력시위와 같은 학생운동의 방향도 개편돼야 하고 정부도 국민이 납득할 만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파구 문정동 훼밀리아파트에 사는 가정주부 황명숙씨(39)는 『연일 계속된 시위로 민심이 불안해지고 있다』면서 『학생들은 과격한 시위를 자제하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제기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황씨는 또 『정치인들도 물가불안과 빈부격차 때문에 국민의 불만이 크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개각을 하는 등 빠른 시일내에 변화를 보여줘 민심을 수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인택시운전기사 조성기씨(45)는 『이번 사태는 정부가 국민의 의사를 따르기보다는 모든 문제를 힘으로 밀어 붙이려해 빚어진 것』이라면서 『개인적으로 최루탄과 화염병도 좋아하지 않고 시위가 일어나면 택시영업에 지장이 많지만 이는 다른 문제로 생각한다』 말했다.
  • 시국불안 틈타 강도 활개/의상실·여관등 3곳,3인조에 털려

    강경대군 치사사건 이후의 시국불안을 틈타 서울시내 여관,의상실에 동일범으로 추정되는 20대 3인조 강도사건이 일어나는 등 한 동안 잠잠했던 강력사건이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14일 상오 1시50분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126의 11 패션잔치 의상실에 20대 강도 3명이 침입,의상실안에 있던 윤모씨(32·여) 등 종업원 2명을 흉기로 위협,현금과 수표 등 1백2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범인들은 이어 이곳에서 8백여m 떨어진 인터뷰의상실에 다시 나타나 주인 황 모양(27)과 종업원 손님 등 6명을 흉기로 위협,이들의 주머니를 뒤져 현금과 팔찌 등 4백여 만원어치의 금품을 턴 뒤 밖에 대기시켜둔 흰색 엑셀승용차를 타고 약수동 방면으로 달아났다. 경찰은 범인들이 타고 달아난 엑셀승용차가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청풍호텔 앞길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밝혀내고 차량 전문털이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날 상오 4시10분쯤 서울 강동구 성내 3동 416의 20 백운장여관(주인 이상신·42)에 20대 청년 3명이 손님을 가장해 침입,주인이씨와 투숙객 정모씨(36·상업·경남 창원시 중동)를 흉기로 찌른 뒤 현금 다이아 목걸이 등 1백25만원어치의 금품을 털어 달아났다. 범인들은 『방을 달라』며 308호실로 들어가 주인 이씨의 얼굴을 흉기로 찌르고 이불천을 찢어 묶은 뒤 다시 카운터로 내려가 부인 정덕분씨(45)를 위협해 현금 20만원과 10만원권 자기앞수표 2장을 빼앗았다. 범인들은 이어 일당 가운데 1명이 정씨를 지키는 사이 카운터에 있던 열쇠를 빼앗아 113호실에 침입,잠을 자고 있던 투숙객 정씨 부부를 깨워 다이아 목걸이와 현금 5만원 등 85만원어치의 금품이 든 핸드백을 빼앗아 달아났다는 것이다. 이날 상오 2시10분쯤 충남 청양군 청양읍 읍내리 4구 중앙치과의원 간호원 숙소에 20대 청년 1명이 흉기를 들고 침입,잠자고 있던 최병순씨(23·여) 등 간호사 3명을 주먹으로 때리고 현금 9만1천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 “7개월만에 해방” 쿠웨이트를 가다

    ◎“쿠웨이트 만세”… 경적… 축배… 환호/시민들,소제 탱크 올라 북치며 춤춰/눈물 흘리며 다국군에 “고맙다” 연발/건물마다 탄흔… 유전 연기로 하늘은 “칠흑” 이라크군 점령아래 7개월간 망국민의 설움을 삼켜야 했던 쿠웨이트 국민들은 수도 쿠웨이트시가 해방되자 27일 모두 국기를 들고 길거리로 뛰쳐나와 얼싸안고 춤추며 해방의 기쁨을 마음껏 누렸다. 사우디아라비아 국경검문소로부터 북쪽으로 1백20㎞ 떨어진 쿠웨이트시로 직결된 알 파하힐 고속도로는 국가와 자비르국왕 사진을 단 차량들로 메워졌으며 시민들의 환호와 축포로 도로전체가 축제의 한마당을 이뤘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길거리로 나와 국기를 흔들었고 레지스탕스 대원들은 M16 소총과 기관단총으로 하늘을 향해 실탄이 떨어질 때까지 축포를 쏘아대 사실상 전쟁이 이미 끝났음을 대변했다. 지난해 8월2일 이라크군에게 점령당한 뒤 제대로 숨한번 쉬지 못하고 공포와 불안감속에서 해방의 그날만을 기다렸던 시민들은 해방을 확인하려는듯 승용차에 가족들을 태운채 도로를 누비고 다녔으며 차창밖으로 몸을 꺼내놓고 큰소리로 「알 쿠와이트 후르리윤」(쿠웨이트 해방)을 외쳐댔다. 여인들은 감격을 참지 못해 얼굴을 가린 차도르마저 벗어내리고 손가락 두개로 승리의 V자를 그려보였으며 군복차림의 청년 10여명은 소형 트럭위에서 북을 치며 춤을 추기도 했다. 파트만이란 한 소녀(11)는 『고맙습니다. 알라가 당신도 축하해 줄 것입니다』라며 다국적군 군복을 입은 기자에게 말했고 40대 초반의 한 남자는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리며 『후세인은 물러갔다』고 소리쳤다. 펑크차림을 한 10대 소녀들은 흥에 겨워 펄쩍펄쩍 뛰었으며 아랍 고유의상을 입은 한 할아버지는 오른손으로 경례를 하고 왼손은 하늘을 향해 뻗은채 화단위에 서서 탱크를 탄 군인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많은 시민들이 비디오카메라를 들고나와 감격적인 해방의 순간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으며 20대의 한 청년은 샴페인대신 음료수캔을 따 차위에 뿌려 축하했고 이라크군이 버리고간 소련제 T72탱크의 구부러진 포신위에 올라가 국기를 흔드는 사람도 있었다. 7개월간 쿠웨이트 외곽에 피신했었다는 하마드 알타시티씨(28)는 『이라크군이 점령기간중 3천여명을 죽이고 부녀자 7백여명을 끌고갔다』며 『후세인은 나쁜×』이라고 분개했다. 열광하는 시민들을 뒤로 하고 쿠웨이트시로 접어들자 일부 건물에 탄흔이 보이긴 했지만 도시는 거의 온전한 상태로 보존돼 있어 치열한 시가지전투는 없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시내거리는 해방을 기리려는 각종 차량들이 경적음을 울리며 돌아다녔으나 사람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어 한산했으며 적막하기조차 했다. 쿠웨이트시에서 지하생활을 해왔다는 자예드 살만씨(52)는 『이라크군 점령기간중 시내에 남아있던 사람은 손으로 헤아릴수 있을 정도』라며 『식량은 물론 전기와 수도까지 끊어졌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사람이 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쿠웨이트시는 해가 지고 어둠이 몰려오자 「칠흙같은 암흑의 도시」로 변해 정적이 흘렀으나 되돌아오는 도로연변에는 아직도 많은 시민들이 감격을 억누르지 못하고 해방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다. 쿠웨이트로 가는 사우디아라비아 국경검문소에는 이틀전과는 달리 미군 및 사우디경비병 10여명이 나와 철저한 검문검색을 실시,무단입국자를 저지하고 있었으며 해방된 쿠웨이트를 취재하기 위해 몰려든 외신기자의 차량행렬이 2백여m나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한국군 의료지원단의 도움을 받아 군복으로 갈아입고 국경검문소를 넘어 쿠웨이트시로 통하는 고속도로를 타고 2㎞ 가량 달리자 쿠웨이트에서 사우디쪽으로 통하는 3차선 고속도로가 마구 파헤쳐져 있었다. 이라크군이 다국적군에게 밀려 퇴각하면서 다국적군의 진격을 늦추기 위해 일부러 불도저 등으로 파헤쳐 놓았던 것으로 그 길이는 무려 40여㎞에 달했다. 도로와 주변 사막지대에는 포신이 엿가락처럼 휘어진 이라크의 소련제탱크 T72와 포탄에 맞아 검게 불탄 장갑차가 수없이 어지럽게 방치돼 있었으며 전신주는 중간부분이 부러져 있어 마치 전쟁영화의 한장면을 보는 듯했다. 사막땅에 묻어놓은 송유관에서는 검은 원유가 줄줄 새어나와 모래웅덩이로 흘러들어가고 있었고 비릿한 원유 냄새는 코를 찔렀으며 녹슨 송유관이수도 헤아릴수 없을 만큼 사막위에 흩뿌려져 있었다. 푸른 하늘은 파괴된 유전 여기저기에서 불기둥과 함께 뿜어나오는 검은 연기로 시커멓게 뒤덮여 있었으며 그 사이를 프로펠러 4개가 달린 CH60 수송헬기 2대가 뚫고 전방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도로 곳곳에는 바퀴가 없는 트랙터,전복된 승용차,대전차 로켓포에 맞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진 탱크와 장갑차 등이 널려있었고 각종 탄피와 포탄이 나뒹굴고 있었다. 탱크 등을 수송하던 대형트레일러는 폭탄에 그대로 맞아 산산조각이 나 있었고 송전탑도 포탄에 대파된채 주저앉아 있었다.
  • 김영삼 민자대표 국회연설 요지

    ◎반국가단체는 지휘·통솔체제 갖춘 경우만 제재/경찰 인력·장비 보강,올엔 범죄없는 사회 기틀 마련 91년은 21세기를 준비하는 중요한 해다. 그러나 정치권에 쏠리는 국민의 시선이 어느때보다도 따가운 것을 느끼고 있다. 국민의 모범이 되어야할 국회의원들이 공인으로서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있는것에 대해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국민으로부터 도덕적 불신을 받는한 우리가 이룩하는 그 어떤 정치문화도 역사적인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당은 국회의원의 행동준칙이 될 의원윤리강령을 제정하고 이의 실천을 뒷받침할 국회윤리위원회를 설치토록 하겠다. 이러한 우리의 자정노력이 성과를 거둘때 땅에 떨어진 신뢰는 회복될 것이다. 걸프전쟁은 장기전으로 갈 조짐마저 보이고 있어 원유공급의 70% 이상을 이 지역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불안과 우려를 갖지않을 수 없다. 우리는 걸프전쟁이 조속히 종결되기를 기대하며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유엔 결의를 지지하고 세계평화 유지를 위한 책무를 이행해나갈 방침이다. 자동차운행 10부제가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우리국민의 위기 대처능력에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필요하다면 앞으로도 계속 이를 실시토록 하겠다. 이번 지방의회선거를 공명선거의 원년으로 삼아 깨끗한 선거풍토와 정치문화를 조성하는 계기로 삼아야한다. 후보자공천도 당내 민주주의의 기틀을 마련해 나가기 위해 민주적 절차에 따를 것이며 청년층과 여성,그리고 행정경력이 풍부한 인재를 지방의회에 많이 진출시킬 것이다. 우리당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국가보안법·국가안전기획부법 등 개혁입법을 국민적 요구와 시대의 추세에 맞게 전향적으로 개정할 것이다. 국가보안법은 그 해석과 적용에 있어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이 부당하게 제한되는 일이 없도록 반국가단체의 범위를 축소해 지휘통솔체제를 갖춘 단체만을 규제대상으로 하겠다. 국가안전기획부법의 경우에도 안기부가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정치적 중립을 법정화하고 안기부의 모든 직원은 정치활동을 할 수 없도록 하며 인신구속 등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에는 적법한 절차를 준수토록 하는 한편 안기부의 지부는 서울특별시·직할시·도에만 두도록 제한할 것이다. 또한 그동안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정보조정협의회를 폐지,안기부에 대한 국회의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국회에 정보위원회를 설치,예산·결산·기타 안기부의 안건을 심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 금년 경제운용의 최대과제는 흔들리는 물가안정 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노사관계가 안정돼야 한다. 제조업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창업활성화와 경영안정이 필수요건인 바 이를 위한 시책마련에 우리당은 경제정책의 역점을 둘 것이다. 정부의 농어촌 발전기금과는 별도로 연간 5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농어촌 구조조정에 필요한 추가적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민생치안을 확고히 하기 위해 금년에는 경찰조직을 개편하고 인력과 장비를 보강하는데 더욱 힘써 올해에는 반드시 범죄없는 사회의 기틀을 마련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4월로 예정된 평양에서의 IPU총회도 남북대화의 진전을위한 소중한 기회로 활용되도록 하겠다. 과거에도 초당외교를 통해 통일여건의 성숙을 위해 노력하였듯이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어느 곳이라도 찾아갈 용의가 있다. 우리당은 통일이 단순한 선언이나 성급한 기대만으로 실현되는 것이 아님을 인식하면서 실현가능한 것부터 하나하나 착실히 추진해 나갈 것이다.
  • “죽음의 스커드”… 이스라엘 보복은 “시간문제”

    ◎주택가에 직격탄… 피범벅 아비규환/대피소 몰려 TV보며 초조감 달래/유혈의 현장… 격분한 텔아비브 【텔아비브=김주혁특파원】 22일 하오8시30분쯤(한국시간 23일 상오3시30분) 이스라엘 전역에 걸쳐 날카로운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려퍼졌다. 행인들은 저마다 휴대하고 다니던 방독면을 재빨리 착용하고 인근 건물을 향해 마구 뛰어 거리는 삽시간에 쥐죽은듯 조용해졌고 건물내에 있던 사람들은 방독면을 쓰고 대피소로 이동하느라 부산했다. 프레스센터가 설치돼 있는 텔아비브의 힐튼호텔 투숙객들도 6층에 마련된 대피소로 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잠시후 『쾅』하는 폭발음이 멀리서 들려왔다. 이라크가 발사한 스커드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이스라엘군이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응사하는 소리 같았다. 창밖을 내다보니 하늘에서 춤을 추던 하얀 물체가 미사일을 쫓아가 명중시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와 거의 동시에 『펑』하는 한발의 폭음이 들렸다. 텔아비브에 미사일이 떨어졌구나 하는 느낌이 순간적으로 들었다. 화학탄이 터질 경우 화학가스가 낮에 깔리기 때문에 지하가 더 위험하다는 판단 아래 호텔고층의 객실을 밀폐해 만든 대피소에는 이미 투숙객들이 빽빽이 둘러앉아 TV와 라디오를 지켜보며 초조한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텔아비브를 제외한 전지역에 대해서는 9시쯤 공습경보가 해제됐으나 텔아비브에는 30분이 더 지난 후에야 해제됐다. 23일 상오1시30분쯤부터 프레스센터에서 군대변인이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의 미사일 공격으로 인해 「3명 위독,22명 중상,62명 경상」이라는 중간피해상황 발표가 있은 뒤부터 외신기자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같은시간 예루살렘의 호텔에서는 가족단위로 텔아비브에서 피신온 이스라엘인들이 대피하느라 북새통을 이루었다. 방독면을 착용해 답답해 하며 계속 울음을 터뜨리는 갓난아기를 가슴에 안은 젊은 이스라엘인 부부가 엘리베이터 안에 사람들이 가득차 있는데도 다급한 나머지 다음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마음의 여유를 갖기 못한 채 기를 쓰고 올라타려고 하는 모습은 생존을 위한 인간의 처절한 집념,바로 그것이었다. 결국 엘리베이터 안에 있던 청년 2명이 밖으로 나와 자리를 양보한 뒤에야 이 부부를 태운 엘리베이터가 움직일 수 있었다. 대피소에서 호텔내 수영장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허겁지겁 올라온 사람을 비롯,각양각색이었고 공포에 질린 어린이들의 울음소리와 노인들의 흐느낌,기침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후세인은 미친놈』 『더이상 참을 수 없어』하는 분노의 소리도 튀어 나왔다. 미사일이 떨어진 텔아비브시내 라사드간 지역의 주택가는 문자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20여채의 완파된 주택의 잔해가 흉측한 몰골을 드러냈고 반경 3백m의 인근주택의 유리창과 창살 등도 대부분 박살났다. 구급차의 사이렌소리가 요란한 가운데 신음하는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후송하는 군요원들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수백명의 외신기자들도 피해현장 취재에 열을 올렸다. 피해자를 포함한 이스라엘인들의 분위기로 봐서는 이스라엘의 보복공격이 멀지 않은 것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언제까지나 이같이 불안한 생활을 해야 하는 이스라엘인들의 슬픈 운명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신미년 설계

    ◎“올핸 만주벌 누비며 「북방 경협의 폭」 넓힐터”/“전환기 기업 국제정세 변화 읽어야 할 일 많아 1백살까진 경영일선에”/소 원자재 확보는 국내산업 발전에 큰 힘/자본주의 경영비법 북한에도 알려줘야/노사협조로 생산성 오르고 모든 근로자의 수입도 늘었으면…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몸과 마음은 언제나 20대 청년이다. 새해를 맞아 76세가 됐어도 그의 활력과 의욕은 어느 자리에서나 젊은이들을 주눅들게 만든다. 재작년부터 북한과 소련을 왕래하며 금강산 개발,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면담 등 굵직한 뉴스의 주인공이 됐던 그는 올해 중국쪽으로도 발길을 넓혀 볼 생각이다. 북한과의 경제교류에 앞장서고 있는 정회장은 이들과의 경제협력이 결국은 북한의 개방을 촉진,남·북한간의 관계개선으로 이어져 한반도의 정세를 안정시키고 궁극적으로는 통일의 길도 빨라진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다. 북방국가들과 그가 갖는 접촉은 이미 기업가로서의 차원을 훨씬 뛰어넘은 것이라는게 재계의 평가이다. 그만큼 국제정세에 대한 안목이나 분석도 예사롭지 않다. 그는 3년이내에 북한과 사람 및 물자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정회장은 지난해의 경제성장은 그 내용이 바람직하지 않았다며 새해에는 모든 경제주체들이 사치와 낭비를 몰아내야 건실한 성장을 이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정회장 같은 분이 더이상 받을 복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저 개인으로는 바랄게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복을 많이 받아 복된 사회에서 살고 싶습니다. 어렵고 가난한 사람들이 더 많은 복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풍요로운 나라,서로 사랑하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게 내 소망입니다.』 -우리 경제가 잘 되라고 덕담하나 해 주시지요. 『나야 뭐 멋있는 그런 덕담은 할 줄 알아야죠. 올해에는 우리경제에 어려운 점도 적지 않지만,도움이 되는 호재도 많다고 봅니다. 지난해 한국과 소련이 외교관계를 맺었고 노태우대통령이 방소해서 고르바초프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지 않았습니까. 노대통령은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2시간이 넘는 대담에서 북한이 절대로 무력행사를 못하도록 하겠다는 보장을 받았으리라고 봅니다. 이로써 우리의 안보는 이제 절대 안심해도 좋을 것입니다. 경제와 안보가 불가분의 관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경제에 엄청난 호재입니다. 또 시베리아로부터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여건도 조성됐습니다. 게다가 중국에 우리나라 무역대표부가 설치됨으로써 이 거대한 시장에 대한 전망도 아주 밝습니다. 물론 페르시아만사태 등 악재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 미국의 경기가 심각한 불경기에 빠져 하반기에나 소생하리라는 전망도 악재라 하겠죠. 악재에 미리미리 대비하면서 호재를 잘 활용하면 지난해보다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소 정국 불안이 난관 -시베리아의 매력은 어떤 것이며 또 계획대로 개발이 되면 우리 경제에 어떤 도움이 될까요. 『무엇보다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 물가안정에 도움이 됩니다. 우리나라는 목재를 연간 10억달러,석탄을 1억5천만달러어치나 수입하는데 모두 바다를 건너 들여옵니다. 수송기간이 짧게는 왕복 20일에서 길게는 60일입니다. 그런데 정작 석탄이나 목재 값에서 차지하는 운임비중이 원거리의 경우 석탄은 약 3분의 1,목재는 5분의 1이나 됩니다. 왕복 3∼4일밖에 안걸리는 소련에서 들여오는 것과 비교할 때 운임과 시간의 차이가 얼마나 큽니까. 목재의 경우 운임비중이 2∼3%로 떨어집니다. 게다가 이 기간중의 금리부담을 생각해보세요. 내가 자원,자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에는 어려움도 적지 않을 터인데요. 제일 큰 난관은 무엇입니까. 『첫째로는 소련의 정국이 안정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연방정부와 지방정부간의 권리·의무가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와의 협력사업이 성사되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두번째의 어려움은 루블화가 국제적 교환가치를 지니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소련 붐을 일으킨 주역은 정부라기보다는 오히려 정회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내가 아니고 민간기업이라고 해야지요. 지난 연말 노태우대통령이 소련을 서둘러 방문하지 않았다면 방소시기가 1년은 늦어졌을 것입니다. 소련정부는 자기네 경제문제를우선 한국과 의논해서 해결하고,안될 때는 태평양국가 중에서는 일본·미국의 순서로 의논해 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금년 4월에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면 어떤 형태로든 일본과 소련간의 투자협정 문제가 해결될 것입니다. 일본의 자본과 기술이 덤벼들면 우리에게 좋은 프로젝트가 돌아오겠습니까. 그에 앞서 소련에 한국정부는 믿을 수 있으며,또 한국과 손잡는게 이익이 된다는 인식을 이미 심어주었다는게 잘된 일이지요』 -새해에는 중국에 자주 가시겠다면서요. 『중국은 지난해 아시안게임때 처음 가봤습니다. 새해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에 한차례씩 네번은 가볼 생각입니다.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우리와 중국은 모든 면에서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중국과 경제협력을 하게되면 틀림없이 자기들이 한국과 교류하는 것처럼 북한에 대해서도 한국을 이해시키고,또 자기들과 똑같이 한국을 대하라고 종용할 것입니다. 우리와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되는 만큼 남·북한은 가까워지게 돼있습니다』 -기업인의 입장에서 중국과 소련의매력은 어떻게 다르다고 보십니까. 『소련은 자원에,중국은 시장에 각각 매력이 있다고 해야지요. 중국의 경우 자유시장 경제체제가 소련보다 훨씬 빨리 정착될 것입니다. 농업국가인 중국이 캐나다에서 연간 2천만달러어치의 곡물을 수입하다가 집단농장을 해체하니까 주곡은 자급하게 됐고 잡곡은 해외에 내다팔게 됐어요. 이러니 절대로 공산주의로 되돌아갈 수가 없지요. 지난해 만난 중국지도자들도 한결같이 자유경제로 식량을 자급하게 됐는데 왜 다시 집단농장을 하느냐고 반문하는데 나는 그 말을 믿습니다』 -양국의 경제력 차이는 어떤가요. 『통계상으로는 소련이 나은 것으로 나와 있지만 실상은 중국과 똑같다고 봅니다. 소련국민들의 생활상이 중국보다 낫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정치적으로는 소련이 우리와의 수교라든가 노대통령의 방소 등의 문제를 북한과 전혀 의논을 안하는데 비해 중국은 우리와의 관계개선을 일일이 북한에 얘기해 주고 양해를 구하는게 다르지요.중국은 북한에도,남한에도 잘 해줘서 한반도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갖겠다는 생각입니다. 소련 역시 한반도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생각은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주변 여건과 환경을 예의 주시하며 이해당사국들과 긴밀하고 원활한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도 많은 일을 하셨는데 여러 곳에서 앞으로 25년간은 더 활동을 하겠다고 호언하시던데…. 하시고 싶은 일이 그렇게 많습니까. 『내가 지난해 75세였으니까 25년이 되는 1백살까지 일선에서 지금과 똑같이 일하겠다는 뜻입니다.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건강관리도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골프를 치든 등산을 하든 젊은 사람 못지 않거든요. 노쇠현상은 자기가 하는 일에 흥미가 없을 때 오는 것입니다. 나는 지금 하는 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피로를 모릅니다. 항상 활기찬 기분으로 일할 수 있는 것은 무슨 일이든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기분이 언짢은 일은 빨리 잊어버리지요』 -정회장 같으신 분도 뜻대로 안됐다거나 잘 안된 일이 있습니까. ○대북한 경협도 추진 『많지요. 내가 좀 둔해서 정권이 바뀌면 잃어버리는 것이 많아요. 다른 사람들은 오히려 남의 것을 차지하는데 우리는 제 것도 잃어버립니다. 5공때 지금의 한국중공업을 현대가 빼앗기고 우리 정인영회장은 형무소에 들어가지 않았습니까. 그때 빼앗긴 현대양행은 지금까지 청산을 못받고 소송을 하는 중입니다. 그러니까 정부는 현대가 좀 컸다고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며 섭섭해 하고 있어요』 -재작년 북한을 다녀오시고 작년에는 못 가셨지요. 『지금도 오라고는 합니다. 그러나 금년에는 가봐도 될 일이 없기 때문에 가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내년에는 갈 생각입니다. 북한은 동구권의 붕괴,노태우대통령의 방소와 모스크바선언 채택 등 국제정치의 엄청난 변화에 맞서 자신들의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느라 정신이 없을 것입니다. 오는 연말이면 중국이 권하는 대로 개방을 선택,남한과의 교류에 나서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금강산 개발에 관한 구체적인 안이 있습니까. 『북한에 갔을 때 의논한 것이 있습니다. 외금강,해금강,내 고향 통천에 있는 삼일포를 각각 어떻게 개발한다는 얘기를 다 했지요. 외금강·옥류동·팔담을 거쳐 비로봉에 이르는 코스에 자연경관을 그대로 살리면서 호텔과 위락시설·케이블카 등을 어떻게 설치하고,관광객이 돈을 많이 쓰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들을 다 했습니다. 당시 북한과 약속한 5개의 사업은 모두 그 쪽이 제안한 것인데 내년이면 모두 실행에 옮겨질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해 우리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실제 통계로 나타난 성장률은 괜찮은 편입니다. 물론 물가나 국제수지 등은 성적이 나쁘게 나오긴 했습니다만. 『수치로 9%성장을 한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내수에 의한 것입니다. 우리에게 실절적으로 도움이 되는 성장은 수출에 의한 성장입니다. 무역수지 적자는 60억달러에 달했는데 이런 식으로 간다면 우리 경제는 끝장이 납니다. 지난해 주택공급이 확대된 것. 빼고는 내수가 늘어난 것은 바람직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올해에는 국제수지를 최소한 균형으로는 맞춰야 합니다. 그러려면 개인은 사치와 낭비를 없애야 하고,기업은 내수보다는 수출위주의 투자를 해야 하며,정부도 재정에 의한 투자를 줄여야 합니다. 경부고속전철이나 영종도비행장 건설처럼 아직 착공하지 않은 사업은 5∼6년 뒤로 미뤄야 합니다. 한꺼번에 벌여놓으면 물자도,사람도 다 모자랍니다. 그래가지고는 우리경제가 건실하게 성장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불과 10년 남짓하면 대망의 2천년이 되는데 그때의 우리나라는 어떤 나라가 될까요. 『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아시아의 중추적인 국가가 될 것입니다. 근검·절약하고 알뜰한 것이 우리 사회의 정신이고 문화입니다. 이를 발전시켜 나가면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비록 경제나 기술은 일본이 우리보다 더 앞설지 모르지만 정신문화에서는 우리를 쫓아올 수가 없습니다. ○“부의 고른분배 중요” 그러나 정신문화적으로 볼때 우리나라는 언제나 일본을 앞섰습니다.아직도 이 분야에서는 그들이 우리를 쫓아오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중추국이 될 수 있습니다. 2천년대 한국의 위상은 타고르의 시처럼 세계에 찬란하게 빛나는 그런 나라가 될 것입니다』 -6공화국 이후 과도기를 겪으며 재계에 대한 국민의 비판적 시각이 높아진 것같습니다. 재계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재계에 대한 존경은 고사하고 오히려 지탄의 소리가 높다는 얘기인데 이는 보는 사람 나름입니다. 요즘처럼 혼란한 시기에 사업가 집이 그래도 돌팔매질은 안당했어요. 기업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은 식자층일수록 더합니다. 이는 청부락도를 보람으로 여기는 유교의 선비정신 때문입니다. 돈은 죄악인데 왜 돈이 많으냐,그러니 재벌은 죄벌이다,이러는 것이죠. 그러나 기업이 커지는 것을 시비해서는 안됩니다. 나는 기업은 계속 커져야 하되 개인의 부가 보다 골고루 나눠져 불균형이 시정돼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려면 언론이나 식자층에서 기업주들에게 회사의 주식을 모든 국민들에게 팔아 회사를 키워나가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그러면 기업의 경영권이 자연히 기업주로부터 멀어지게 되고 기업주의 자식도 경영권을 물려받을 수가 없습니다. 결국 대기업의 주식을 많은 국민들이 골고루 나눠갖게 되면 그때 바로 국민의 기업,국가의 기업,공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많은 대기업그룹의 경영체제가 2세체제로 바뀌었는데요. 그들이 잘 한다고 보시는지요. 『창업주보다는 경영을 더 잘 합니다. 창업주들은 다 각자가 자기 뚝심으로 해왔습니다. 그러나 2세들은 대부분 외국에서 경영학을 배워 합리적으로 경영하는 식견을 지녔기 때문에 창업주보다는 2세시대의 기업이 휠씬 더 융성할 것으로 봅니다』 -3년내에 통일이 된다는 말씀을 자주 하시는데요. 『요즘 세계의 흐름이 그렇게 돌아가지 않습니까. 이런 기회를 포착하지 못한다면 기회는 그대로 흘러가버리고 맙니다. 소련을 방문하고 돌아온 노대통령이 평양가는 길이 열렸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북한이 문을 꼭꼭 닫아 걸고 있지만 멀지않아 문을 열게될 것입니다. 결국 양쪽 국민들이 서로 왕래하고 경제교류를 하는 국민적 통일은 3년안에 이루어진다고 봅니다. 빠르면 후년,늦어도 그 다음 해까지는 우리가 북한에 상당한 투자를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물론 정치적 통일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요』 -근로자에게희망을 주는 말씀을 한마디 해주시지요. 『노사가 잘 협조를 해서 많은 능률을 올리고 모든 근로자들의 수입이 더 많이 늘어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금년 연말에는 모든 근로자들이 보너스를 듬뿍 받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특별인터뷰=양해영경제부장)
  • 자신감을 잃어가는 사회/김대환 이대교수·사회학(서울시론)

    ◎기백·실천력 있는 젊은이 기르자 우리가 몸담고 살고 있는 사회도 분명 하나의 생명체이다. 그러기에 사회도 나름으로 숨쉬고 맥박치며 또한 생각까지 하게 된다. 그러기에 사회는 때에 따라 의기충천하면서 고동치기도 하고 생기소침하여 침체쇄약하기도 한다. 사람이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정신적으로건전해야 하는 것처럼 사회 또한 건강하고 건전해야 한다. 사회의 생기와 맥박은 곧 역사의 흥망성쇠와 직결된다. ‘요즈음 우리사회는 어떻다고 진단해야 할까. 갖가지 염려스러운 징후들이 많지만,그중에서도 크게 우려됨은 정치·경제·사회,그리고 문화 등에서 그 기백을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 그것이다. 사실 2년전 우리사회는 「하면된다」는 식의 거의 만용에 가까운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러던 우리사회가 지금은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 6·29 민주화의 선언과 올림픽 이후 우리의 놀랍던 기개도 간데온데 없고 뭣인가 이룩해 보려는 의지도 박약해지고 있다. 왜 그렇게 되고 말았을까를 우리 모두 곰곰 생각해 봄직하다. 사회의 핵심은 인간이다. 사회란 결코 넓게 닦은 포장도로나 하늘에 치솟는 고층빌딩의 숲으로 대변되는 것은 아니며 넓디넓은 대로를 메우는 차량의 물결도 아니다. 물론 수출고나 국민평균소득,전자기기의 보유,그리고 문맹률 등이 그것들을 가름하는 지표가 될 순 있지만 그러나 그것들이 절대적인 잣대가 되지는 못할 것이다. 더욱이 그것들이 인간의 인간다움을 축적하는 삶의 질을 저울질 하는데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오래전의 이야기지만 언론계의 「선비」격이었던 고 선우휘선생이 어느 세미나석상에서 한 말이있다. 「청년문화와 자녀교육」에 관한 발표자와 질의자의 열띤 토론이 오가고 있었다. 흔히 있는 것처럼 외국의 생경한 이론들도 우리의 실정과는 아랑곳 없이 아무런 취사선택없이 마구 늘어놓고 주고받는 이야기의 판이었다. 세미나 석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처럼 그날도 으레 따라붙는 이야기는 자유니 평등이니 인권이니 하는 말이 현란할 정도로 마구 쏟아져 나왔다. 그러던차 선우선생의 말문을 열게하기 위한 사회자의 짖궂은 촉구에 마지못해 하는 이야기의 내용은 대충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여러분 모두들 해박한 지식과 좋은 말씀은 다 했습니다. 그런데 자녀의 인격도 좋고 민주화도 좋고 개성의 존중도 다 훌륭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자유방임과 과잉보호로만 자녀를 길러야만 하는 것입니까? 우리의 현실은 어렵고도 각박합니다. 우리는 지금 다른 나라들이 경험치 못한 남북분단의 현실속에 있고 경제적으로는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살아 남기 위하여 기술도 축적하고 해외시장도 개발하고 더 열심히 노동해야 합니다. 냉엄한 생활여건과 국제경쟁의 틀속에서 우리도 살아남기 위해선 강한 인간을 길러내야 합니다. 뭣이든 오냐 오냐 하면서 애들 하자는 대로 시키고 내버려두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때로는 야단도 치고 잘못하면 매질도 해야 할 것 아닙니까. 저는 내자식이 밖에서 까닭없이 얻어맞고 비굴하게 울고 들어 올라치면 야단도 치고 때론 쥐어박기도 합니다. 그래야만 이 험한 세상을 참고 견디면서 살아 남을 수 있는 강한 애로 자랄 것 아닙니까? 아이들은 강하게 길러야 합니다』 대충 위와 같은 내용의이야기였다. 다소는 윤색이 됐지만 큰 줄거리에 있어서는 대동소이하다. 요즈음 젊은이들을 보면 용맹도 없고 기백도 부족한 듯하다. 끈기도 없고 부지런함도 없다. 왜 그럴까? 우리의 학교교육뿐 아니라 가정교육·사회교육이 한결 잘 못 되어 있는 듯하다. 물론 이 이야기에 대해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있었다. 왜냐하면 그의 말이 앞서 말한 사람들의 말에 찬물을 끼얹는 말투고 함축된 의미였기 때문이다. 특히 자기자신은 하나도 「민주화」가 돼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언필칭 민주화를 구두선처럼 하는 사람에게는 가시돋친 말이 된듯도 했다. 과연 귀여운 자녀들을 어떻게 길러야 하는지는 각자가 알아서 해야 할 일이지만 지나치게 익애만은 능사로 하는 부모들이 우리주변에는 적지 않은 것 같다. 잘먹이고 잘입히고 과잉보호나 방임만을 일삼는 부모들이 허다하다.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세상을 바르게 보고,선악을 판단하고,아름답게 그리고 성스럽게 살아 갈 수 있는 삶의 지혜와 능력을 길러주는 일이다. 몸과 마음이 튼튼한 것으로 자라날 수있는 생활환경과 부모의 인격적인 사랑이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다. 인격적인 사랑이 필요한 아이에게 물질적인 것으로만 충당하고 보상시키려드니 아이들의 마음은 공허해 질 수 밖에 없다. 때는 바야흐로 입시 시즌이다. 미국의 직장에서는 개인적인 이력서에 한번도 실패하지 않는 사람은 잘 쓰지 않는다고 한다. 천신만고라 할까,와신상담이라 할까,한번쯤은 어려운 지경에서 자기 힘으로 벗어나고 이겨난 좀더 적극적이고 자신있고 실천력있는 젊은이가 우리에겐 필요하다. 그같은 젊은이들이 갖는 정신적인 건전과 육체적인 건강,그것이 밑받침 될 때 우리사회는 생명을 약동시키게 될 것이다. 행동은 뒤따르지 않으면서 말만 번지르르 늘어놓는 젊은이도 많다. 그런가 하면 다수의 힘만 믿고 헛가락만 부리는 젊은이도 없지 않다. 얼핏 보기에는 그들이 매우 강한듯도 싶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를데없는 나약한 사람이기 일쑤이다. 얼핏 보기에는 범죄와 비행으로 얼룩진 사회를 보고 이대로 세상 끝장나는 것이 아니냐고 한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그러나그보다는,올림픽 이후 젊은이들의 기백이 위축되고 사회전체의 분위기가 퇴영과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어가는 이 현실이 어찌보면 더 안타깝고 불안한 징조인듯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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