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청년 분노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교원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전문화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엑스포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왕정훈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18
  • 투사가 된 어머니의 절규… 꿈쩍 않던 보수정당·재계 카르텔 깼다

    투사가 된 어머니의 절규… 꿈쩍 않던 보수정당·재계 카르텔 깼다

    “용균아, 엄마가 잘했다고 얘기해 줬으면 좋겠어. 엄마는 아직 너에게 미안하고 안쓰럽다.”‘안전한 세상’을 꿈꿨던 아들의 뜻을 대신 이루기로 작정한 어머니의 외침이 공고하기만 했던 보수정당과 재계의 카르텔을 깼다. 지난 11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24)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27일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기쁨과 안도, 슬픔이 뒤섞인 김씨의 눈물에 정치인들도 위로와 축하를 보냈다.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 관계자들도 얼싸안고 눈시울을 붉혔다. “자식이 처참하게 죽으면 누구라도 나처럼 했을 거다. 죄인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 같다. 우리 아들딸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하는 김씨의 표정은 모처럼 가벼워 보였다. 이날 밤 9시쯤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장면을 방청석에서 지켜본 김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본회의장을 향해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본회의가 끝난 뒤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면담했다. 이 대표는 김씨를 포옹하며 다독였고 김씨는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 그게 아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 회의가 열릴 때마다 국회를 찾아 하염없이 기다리고, 읍소하고, 분노했다. 지난 24일 10시간, 26일 10시간에 이어 이날도 합의 소식이 전해지기까지 약 6시간을 초조한 마음으로 대기했다. 김씨는 1분 1초가 마치 1년처럼 길게 느껴졌을 테지만 기다리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첫째 날 처리가 무산됐을 때 김씨는 실망했고, 둘째 날에는 엄습해 오는 좌절감에 지지 않으려 분노했다. 1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27일에도 법안 통과가 무산돼 해를 넘길 것이란 전망이 이어졌지만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의원들이 회의장에 도착해 대화를 나눌 때면 무슨 얘기를 하는지 귀를 기울였다. 김씨는 뒤돌아 눈을 감고 기도한 후 앞으로 돌아 두 손을 모으는 행동을 반복했다. 국회 2층 정의당 원내대표실 앞에서 이뤄진 서울신문과의 짧은 인터뷰에서 그는 “법안이 우리가 원했던 것 그대로 반영돼 통과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어제보다 차분하시다’는 질문에는 “조바심을 내니까 더 힘들어진다”면서 “법이 통과되고 안 되고는 내 재량이 아니다. 저 사람들(국회의원들)이 하는 거니까 일단 지켜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다음 반대하는 의원이 있으면 애원이든 부탁이든 해보자는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13일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현장을 직접 본 뒤 아들과 비슷한 처지의 비정규직 청년들은 살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며 산안법 개정 촉구에 나섰다. 아들의 동료들을 붙잡고 “너희는 살아야 한다”며 오열했고, 관련 집회가 열릴 때마다 나와 비정규직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김씨는 아들을 잃은 슬픔을 뒤로하고 투쟁의 전면에 나선 이유에 대해 “용균이의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산안법 통과는 김용균 노동자 유족들이 분노의 눈물로 하루가 멀다하고 국회를 찾은 결과”라면서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결정이며, 도급 금지 업무가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과제도 많이 남겼다”고 평가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씨줄날줄] 청년 실업 한·일 역전/이종락 논설위원

    [씨줄날줄] 청년 실업 한·일 역전/이종락 논설위원

    “지난 19일 일본 내각부의 조사 결과 2010년 봄에 대학이나 전문대를 졸업한 56만 9000명 가운데 졸업 후 취업을 하지 못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은 14만명이었다. 고교 출신자는 세 명 중에 두 명꼴인 68%가 조기 퇴직했거나 미취업 상태다. 청년실업률은 10% 안팎으로 전체 실업률의 두 배를 넘는 수준으로만 발표된다. 파트타임으로 생계를 꾸려 가는 소위 ‘프리터족’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고, 대학에선 3학년부터 ‘슈카쓰’(就活)로 불리는 취직 경쟁에 뛰어든다.”이 기사는 필자가 도쿄특파원으로 재직하면서 본지에 게재한 지난 2012년 3월 20일자다. 6년 9개월 전이지만 일본의 당시 상황은 오늘날의 우리와 너무 닮아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한국과 일본의 청년 실업 비교분석 및 시사점’에 따르면 일본의 청년실업률은 2000년 6.2%에서 지난해 4.1%로 하락했다. 반면 이 기간에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은 6.0%에서 9.5%로 상승했다.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이 2015년 일본에 역전한 뒤 최근 2배를 넘어선 것이다. 일본은 한 술 더떠 모자라는 청년 인력을 한국에서 데려가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 기업에 취업한 한국인 수(워킹홀리데이, 유학생 아르바이트 포함)는 2013년 3만 4100명에서 지난해 5만 5926명까지 증가했다. 왜 한국과 일본 청년들의 삶이 역전된 걸까. 그동안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 일본이 6년 9개월 전과 달리 청년 실업을 해결하고 오히려 노동력이 부족하게 된 것은 소위 ‘아베노믹스’로 인한 경기 회복세와 고령화라는 인구구조적 배경이 복합된 결과다. 반면 우리는 경제성장률 자체가 떨어지고 고령화 진전, 파트타임 근로자 비중 상승, 갑작스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낮은 임금근로자 비중 등으로 청년실업률을 끌어올렸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청년은 우리의 미래다. 청년이 사회에 발을 디디자마자 겪어야 할 좌절과 분노는 우리의 미래에도 엄청난 악영향을 끼친다. 우리와 과거사 문제로 다투고 있는 아베 신조 총리가 밉지만 경제를 부활시킨 아베노믹스는 진지하게 연구해야 한다. 우리는 아베노미스는 엔저 정책이 대부분이고, 기업 성장전략은 지지부진했다는 식으로 폄하한다. 2012년 12월 아베 취임 이후부터 이구동성으로 “아베노믹스는 망할 것”이라고 했지만 실상은 청년 실업까지 해결했다. 정부는 일본이 어떻게 청년 일자리 미스매치(부조화) 문제를 해결했는지 진지하게 연구해야 한다. 그 길만이 우리의 미래인 청년을 살릴 수 있다. jrlee@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軍 명태버거’ 정말 사라졌을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軍 명태버거’ 정말 사라졌을까

    새우살 기준함량 최소 40%인데일부 부대는 30%를 기준으로 2016년 7월 서울신문은 일선 군부대에서 익명의 제보를 받았습니다. 군 복무 경험이 있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군에 몸 담은 사람이 언론에 제보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지만 그는 큰 용기를 냈습니다. 그가 문제 삼은 것은 ‘새우버거 패티’였습니다. 속이 텅 비어 껍데기만 씹히는 부실한 새우패티를 접한 군 간부들은 “이런 패티를 지급하면서 병사들에게 희생을 감수하라고 교육할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습니다. 심지어 “과거 병사들이 선호하던 새우버거는 패티 두께가 매우 두꺼웠지만 이제는 병사들이 먹기 싫어하는 빵식이 됐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더 큰 문제는 새우의 함량이었습니다.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방위사업청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서 새우패티의 내용물을 확인하자 새우살이 20%, 냉동연육이 40%로 나왔습니다. 이 패티를 사용한 버거를 과연 새우버거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연육의 주 성분이 ‘명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버거는 ‘명태버거’라고 불러야 합니다. ●국방부 “새우 함량 40%로 높이겠다” 그 후 그래서 서울신문은 ‘군대리아 새우버거 알고보니 명태버거’라는 비판 보도를 냈습니다. 부모와 청년들은 크게 분노했습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국방부는 지난해 1월 “새우 함량을 40%로 2배로 높이고 ‘새우살이 보이고 씹힐 수 있도록’ 가공방법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로부터 2년이 흘렀습니다. 정말 모든 부대에서 명태버거가 퇴출됐을까요. 다시 국방전자조달시스템을 점검해봤습니다.지난해 1월 20일 기준으로 작성된 해군 2함대 사령부 산하 A부대의 ‘새우패티 사양서’입니다. 입찰자를 대상으로 새우패티의 규격을 설명했는데 새우의 함량은 ‘30% 이상’, 연육의 함량도 ‘30% 이상’이라고 표기했습니다. 국방부 기준보다 새우 함량은 10% 포인트 적고 연육 함량은 10% 포인트 많습니다. 내용대로라면 새우 30%, 연육 60%를 넣어도 문제가 없게 됩니다. 국방부 발표 시점은 1월 24일, 이 사양서는 4일 전에 마련된 것이어서 개선 대책이 반영되지 않았거나 단순 실수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이 부대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여러차례 이 사양서를 사용했는데, 올해 8월 20일에도 조달시스템 공고에 동일한 사양서가 올라왔습니다. ‘해군 근무자 중식’ 등의 용도로 활용한다는 내용이 표기돼 있습니다. 이번에는 방위사업청이 올해 직접 작성한 ‘제품요구서’를 확인해봤습니다. 분명히 ‘순살새우 40% 이상, 연육 20% 이상’이라고 표기돼 있습니다. 또 ‘순살새우는 새우살이 보이고 씹힐 수 있도록 분쇄시 제외한다’고 규정했습니다. 국방부의 발표와 똑같은 형식입니다. 그런데 해군 A부대의 사양서는 눈 씻고 찾아봐도 이런 내용이 없습니다.물론 순살새우만 패티 내용물로 가득채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비용도 문제이지만 배합이 제대로 되지 않는데다 식감이 좋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반드시 일정 비율의 연육을 섞어야 합니다. 비판 여론은 민간업체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과거 한 패스트푸드 업체는 “우리는 새우를 40% 이상 배합한다”고 해명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씹히는 새우를 활용한 ‘진짜 새우버거’도 속속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예산 부족 등으로 군 새우버거는 대형 패스트푸드업체 제조 수준으로 품질을 높이기 쉽지 않습니다. ●9년 동안 오른 병사 급식비 2362원 “먹으면 탈나는 불량식품도 아닌데 뭐가 문제냐”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연육 함량이 너무 많으면 새우버거를 바라는 군 장병을 기만하는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급식 품질은 국방의 의무를 진 병사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국회는 내년 병사 1인당 하루 기본급식비를 올해보다 157원 인상한 8012원으로 확정했습니다. 국방부는 8267원으로 예산안을 올렸는데 정치권의 관심 부족과 비용 증가 우려로 200원 넘게 삭감됐습니다. 기본급식비는 2010년 5650원, 2012년 6155원, 2016년 7334원, 지난해 7481원, 올해 7855원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내년까지 무려 9년 동안 인상된 금액이 2362원에 불과합니다. 내년에도 1끼당 병사 급식비가 2670원에 그칩니다. 참고로 결식아동 1끼 급식비는 지역별로 부산이 4500원, 서울 5000원, 경기 6000원입니다. 나라를 지키는 병사 급식비가 결식아동 급식비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왜 병사들의 불만이 많은지 돌아보고 좀 더 세심한 관심을 보여야 할 때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청년 일자리 도둑질’ 비난하던 김성태…딸 KT 특혜채용 의혹

    ‘청년 일자리 도둑질’ 비난하던 김성태…딸 KT 특혜채용 의혹

    서울시 산하 공기업 서울교통공사의 친인척 채용비리를 강도높게 비판하며 국정조사를 요구했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딸이 KT에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의원은 기자들에게 “완벽한 허위사실”이라며 반박했다. 20일 한겨레는 김성태 의원의 딸(31)이 지난 2011년 KT스포츠단에 계약직으로 채용됐다가 정규직으로 신분이 전환됐고 올해 2월 퇴사하는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KT의 직원은 “(김 의원의 딸을) 위에서 무조건 입사시키란 지시를 받았다”고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정규직으로 신분이 바뀐 과정 역시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한겨레는 지적했다. 김 의원의 딸은 강원랜드 등 공기업 채용비리가 터져나오던 지난 2월 회사를 그만 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들 앞에서 한겨레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는 “상당한 내용이 허위사실이어서 정확한 자료를 내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취재를 위한 한겨레의 연락은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의원은 국회 국정감사 기간 서울교통공사의 친인척 채용비리가 강하게 비난하며 서울시청 점거시위까지 벌였다. 당시 원내대표였던 김 의원은 “청년 일자리를 도둑질하는 장본인이 박원순 서울시장”이라며 “민주당 정권이 친인척 채용비리에 앞장서는 작태에 국민과 함께 분노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공기업 채용비리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누가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갔는지, 누가 뒤에서 특혜를 누려 왔는지, 사회적 공정성을 저해해왔는지 반드시 그 실체를 가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김 의원의 요구가 관철됐고 국회는 채용비리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의 딸 채용의혹) 그것도 전부 다 국정조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태안화력 시민대책위 “정부대책 알맹이 하나도 없다”…직접고용 촉구

    태안화력 시민대책위 “정부대책 알맹이 하나도 없다”…직접고용 촉구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고 김용균(24)씨가 사망한 지 7일째 되는 날인 17일 정부가 합동대책을 발표했다. 태안화력발전소 운영사인 한국서부발전을 상대로 특별감독을 실시하고, 다른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해 긴급 안전전검을 실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또 위험설비를 점검할 때는 ‘2인 1조’ 근무를 지키도록 하고 비상 정지 스위치 작동 상태도 일제히 점검하기로 했다. 하지만 고 김용균씨의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위해 발족한 시민대책위원회는 정부의 대책에 “알맹이가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씨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는 “산업통상자원부 성윤모 장관과 고용노동부 이재갑 장관의 합동 발표는 문제의 본질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대책”이라면서 “국민들이 고인의 죽음에 분노한 것은 2016년 ‘구의역 참사’와 꼭 닮았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에서도 돈벌이를 위해 외주화를 진행하고 위험을 고스란히 비정규직이 감당하는 것에 대한 분노”라고 지적했다. 즉 이날 정부가 발표한 합동대책에는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산업재해 예방 책임과 의무를 원청업체가 하청업체에 떠넘기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 현상을 막기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는 방안이 빠졌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날 고용노동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합동대책에는 유해·위험 작업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지적하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관련해서는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통해서 (한국서부발전을 포함한) 국내 발전회사 5곳과 논의 중”이라면서 “특히 한국서부발전은 (정규직화 문제에 있어)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조해서 조속히 결론을 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만 답했다. 시민대책위는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은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하여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zero)’를 선언했다.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한 이유는 공공기관마저 효율성을 강조한 나머지 공공기관조차 비정규직이 넘쳐나고, 위험한 업무를 몽땅 외주화했던 것을 고쳐야 한다는 취지였다”면서 “문제의 본질은 분명하다. 위험의 외주화가 문제라면 ‘인소싱’이 출발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당장 직접 고용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대책위는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의 사과 △철저한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수립 및 배상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및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연내 국회 처리 △비정규직의 직접고용 정규직화 등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이날 기자회견에는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도 참석했다. 김미숙씨는 “아차 하면 생명을 앗아가는 곳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이 더이상 죽지 않길 바란다”면서 “(아들과) 같은 위험에 노출된 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죽음의 일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고 김용균씨는 태안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서부발전(원청)의 협력사(하청)인 한국발전기술 소속의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그는 입사한지 얼마 안 된 비숙련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석탄을 운반하는 컨베이어벨트에서 낙탄을 제거하는 위험한 일을 맡게 됐다. 하지만 그에겐 후레시조차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고, 사고 위험성이 높은 업무였던 만큼 ‘2인 1조’ 작업이 이뤄져야 했지만 원청의 방관 아래 혼자서 벨트를 점검하고 낙탄을 제거했다. 결국 고 김용균씨는 컨베이어벨트에서 이상 소음이 발생하자 귀를 가까이 대고 소리를 점검하던 중 고속 회전하는 롤러와 벨트에 머리가 빨려 들어가 사망했다. 사고가 발생한 벨트에는 사고 발생 시 벨트를 긴급 정지시키기 위한 안전제어장치, ‘풀코드 스위치’가 설치돼 있었지만 스위치와 연결된 와이어가 축 늘어져 있는 등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스러지는 비정규직] 탄가루 수첩·컵라면… “구의역 김군과 똑같다” 울분

    [스러지는 비정규직] 탄가루 수첩·컵라면… “구의역 김군과 똑같다” 울분

    “매번 죽어도 쉽게 망각하는 사회” 분통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24)씨의 생전 모습이 공개되면서 시민들의 추모 물결이 확산하고 있다. 시민들은 노동자를 사지로 몰아넣는 변하지 않는 현실에 울분을 쏟아내고 있다. ‘태안화력 시민대책위원회’는 16일 “각지에서 애도를 표할 수 있도록 분향소를 마련해달라는 요청이 빗발쳐 서울 등 주요 도시에 김씨의 조형물과 추모 공간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서울의 추모 공간은 오는 21일쯤 광화문광장 인근에 설치될 것으로 전해졌다.시민들은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숨진 구의역 김군 사고와 너무나 똑같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신모(29)씨는 “매번 누가 죽어야만 문제를 느끼고, 또다시 쉽게 망각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면서 “안전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으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일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모(44)씨도 “24살 청년이 컵라면 먹으면서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릴 동안 윗사람들은 혈세로 비싼 밥 먹고, 외유성 출장 가는 상황이 말이 돼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스러지는 비정규직] 목숨 담보로 일하는 하청 노동자의 절규… “더이상 죽이지 마라”

    [스러지는 비정규직] 목숨 담보로 일하는 하청 노동자의 절규… “더이상 죽이지 마라”

    “보고 싶은 용균아, 우리 용균이 보고 싶어 어떻게 하나. 아들만 보고 살았는데 왜 우리한테 이런 일이 생겨야 하느냐….”지난 11일 충남 태안화력에서 설비 점검을 하다 숨진 김용균(24)씨 부모는 12일 태안군 원북면 한국서부발전 정문 앞에서 열린 김씨 사망사고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 및 유족 기자회견에서 “우리 아들이 반년 이상 여기저기 (취업하려고) 서류를 넣었다가 안 돼, 찾은 게 여기”라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수가 없다”고 목 놓아 울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김씨 부모는 “이런 일이 부모로서 어떻게 당할 일이냐”면서 “대통령이 고용률을 높이겠다고 말씀하지 않았느냐. 해명 좀 해보시라”고 했다. 이어 “솔직히 본사 사람들도 우리 아들처럼 똑같이 해주고 싶다”며 책임자 엄벌을 요구했다. 김씨의 한 동료 직원은 “(김씨 사망사고가 발생한) 석탄 운송 컨베이어 벨트는 길이가 수㎞에 이르고 속도가 빨라 위험했다”면서 “수년째 인력을 증원하든가 재배치해 달라고 회사에 요청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야간 컨베이어 근무 때면 신경이 곤두섰다”면서 “두 명이 함께 일했다면 벨트 옆 정지 버튼을 즉시 눌러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사고 발생 후 현장조사에 나선 고용노동부 보령지청은 ‘2인 1조’ 근무 규정을 지키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박용훈 근로감독관은 “하도급 회사들은 수익구조가 열악해 인력을 줄여 경비를 절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법규 위반 여부를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발전기술 측은 “회사 내부 지침에 현장 운전원은 1인 근무가 가능하게 돼 있다”고 해명했다. 김씨는 이날 밤 혼자 일하다 변을 당했다. 경북 구미 청년으로 이 하청업체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지 두 달여 만이다. 김씨는 지난 1일 근로조건 개선 노조 캠페인에 참가해 안전모와 방진마스크 차림으로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는 피켓을 들고 인증사진을 찍기도 했다.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김씨 빈소에는 직장 동료, 시민단체 관계자 등 조문객 발길이 이어졌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도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하지만 김씨 회사 임직원들은 직장 동료 등의 저지로 빈소에서 발길을 돌렸다.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소 임직원들도 조문을 못하고 쫓겨났다. 회사에서 보낸 장례용품 박스도 거부당했다. 네티즌들도 애도와 함께 분노를 쏟아냈다. ID ‘bum8’은 “너무 안타깝다. 하청업체들, 젊은 인력 제발 막 부려 먹지 마라. 진짜 원청부터, 아니 그 위부터 바뀌어야”라고 지적했다. ‘zzos’는 “가슴이 아프다. 대통령님, 희망고문 2년 이제는 실망과 분노로 바뀌려 한다”고 적었다. 한편 경찰은 이날 김씨의 시신을 부검했고, 한국발전기술 대표 등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특파원 칼럼] 아버지 부시의 마지막 메시지/한준규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아버지 부시의 마지막 메시지/한준규 워싱턴 특파원

    지난 5일 미국 워싱턴DC 국립성당에서 엄수된 ‘아버지 부시’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장례식장에는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로 많은 미국민이 모였다. 장례식장은 초청장을 받은 인사들만 입장이 가능했고, 수많은 일반인은 국립성당 주변에서 몇 시간을 기다리며 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사실 아버지 부시는 인기 있는 미 정치인이 아니었다. 1989년부터 1993년까지 41대 미 대통령을 지낸 그는 미·소 무기감축협정을 맺는 등 냉전시대 종식에 역할을 한 것 이외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 적자 등 경제 문제로 재선에도 실패했다. 미 역사학자들이 매년 매기는 대통령 순위에서 아버지 부시는 전체 44명 가운데 17위로, 중간 정도의 평가를 받는 전직 대통령 중 한 명이다. 하지만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미 사회는 폭발적인 추모 열기에 휩싸였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을 넘어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지적했다. 트럼프식 ‘분노’와 ‘분열’ 정치에 대한 반감이 ‘상생’과 ‘품격’의 아버지 부시에 대한 거대한 애도의 물결이 됐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미 사회는 분열과 혼란의 연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편 가르기를 통해 자신의 지지층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배려’라는 미국의 기존 가치관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트럼프식 분노는 이날 장례식장에서도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4명(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지미 카터, 그리고 아들 조지 W 부시)을 장례식장에서 만났다. 그는 자신의 전임자이며 바로 옆자리에 앉았던 오바마 전 대통령과만 악수했다. 지난 대선의 경쟁자였으며 줄곧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부부, 민주당 출신 카터 전 대통령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AP통신은 “백악관 경험을 공유한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들은 통상적으로 특별한 유대감을 형성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아버지 부시는 달랐다. 그는 백악관의 마지막 날 밤, 자신의 재선을 좌절시킨 클린턴 당선인에게 ‘당신의 성공이 미국의 성공’이라는 친필 편지를 집무실 책상에 남겼다. “당신을 굳건히 지지한다. 행운을 빌며”라고 편지를 마무리했다. 이 편지가 공화당과 민주당 출신으로 정치적 성향이 다른 두 대통령을 이어 줬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사람들은 우리의 우정을 신기하게 생각한다”면서 “서로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적이 아니고, 서로 다른 견해에 마음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뜨거운 추모 열기는 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찾아보기 어려워진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대한 ‘갈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아버지 부시는 1942년 봄 고교를 졸업한 직후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기 위해 미 해군에 입대했다. 예일대에 입학 허가를 받아 놓은 상태였다. 최고 명문대 입학을 눈앞에 두고 있는 청년이 참전을 결정한 것도 놀랍지만, 아들을 전쟁터로 흔쾌히 떠나보낸 아버지 부시의 부모도 대단하다. 2차 대전에 폭격기 조종사로 참전한 아버지 부시는 1944년 9월 일본 인근 바다로 추락했다. 4시간 동안 바다에 표류했고, 인근을 지나던 잠수함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그야말로 믿기지 않는 행운이 그를 살린 것이다. 아버지 부시는 조국에 대한 헌신과 희생을 보여 준 영웅이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한 정치인이었다. 마지막 가는 길에 ‘상생·품격의 정치’라는 메시지를 던진 아버지 부시. 그가 던진 메시지가 앞으로 미 정가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지켜볼 일이다. hihi@seoul.co.kr
  • ‘사의찬미’ 이종석, 안방극장 사로잡은 완벽 감정 연기 ‘먹먹한 감동’

    ‘사의찬미’ 이종석, 안방극장 사로잡은 완벽 감정 연기 ‘먹먹한 감동’

    ‘사의 찬미’ 이종석의 완벽한 감정 연기가 안방극장에 먹먹한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3일 방송된 SBS TV 시네마 ‘사의 찬미’에서는 유부남이라는 처지로 인해 심덕(신혜선 분)을 밀어내야 하는데다, 유일한 안식처였던 글과 아버지 사이에서 고뇌하는 우진(이종석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이종석은 문학가를 꿈꾸는 순수한 청년에서부터 현실과 타협한 뒤 사랑과 꿈을 외면하는 기업가가 되기까지. 5년이라는 빈 서사 속 우진이라는 인물의 캐릭터 변화를 촘촘히 메꿔내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심덕에 대한 사랑과 글과 조국을 애써 등진 채 무미건조하게 살아온 우진 심경은 신극을 무대에 올릴 때 강단으로 가득했던 이종석의 텅빈 눈빛만으로도 가늠하기에 충분했다. 이종석은 애절한 멜로 연기부터 폭발하는 감정신까지 극단적인 캐릭터 변화를 완벽한 감정의 완급조절로 그려냈다. 깊은 감정선의 멜로신을 흔들리는 눈빛과 삼켜내는 눈물, 손끝의 미세한 떨림까지 이종석만의 섬세한 연기력으로 소화해냈다. 심덕을 향한 사랑과 내면의 그리움을 외면해야 하는 현실의 복잡다단한 감정선은 이종석의 풍부한 감성 연기로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특히 아버지와의 대립신에서 그의 연기력은 극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이끌었다. 유교적 관념의 시대 속에서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꿈과 사랑을 접어야만 했던 우진이 자신의 속내를 처음 드러내는 장면에서 이종석은 그 특유의 터뜨리는 감정연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좀처럼 감정을 표출하지 않았던 우진이 끓어오르는 분노를 애써 짓누르며 아이처럼 서러운 감정을 터뜨리는 반전 면모는 이종석의 전매특허 눈물 연기로 보는 우진이라는 캐릭터에 설득력을 입혀냈다. 한편, 작가로서 김우진의 삶과 평생 단 하나의 연인이었던 윤심덕의 사랑의 결말이 그려질 SBS TV 시네마 ‘사의찬미’ 마지막 회는 4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사진=SBS ‘사의찬미’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왜 국민들은 대체복무 기간에 분노할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왜 국민들은 대체복무 기간에 분노할까

    군 복무는 ‘고생’ ‘짐’일 뿐대체복무에 대한 불만으로흔한 할인 혜택조차 없어자긍심 높일 방안 찾아야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 기간 산정과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군 복무에 준하는 강도로 대체복무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부터 ‘현역보다 긴 기간을 근무하게 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주장이 맞섰습니다. 국방부는 국민 정서를 고려해 최근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대체복무 기간과 형태를 ‘36개월 교도소 합숙 근무’로 잠정 결정했습니다. 34~36개월을 복무하는 산업기능요원, 공중보건의사 등 다른 대체복무자와의 형평성을 맞춘 조치였습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우리가 짚어봐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왜 많은 분들이 대체복무 기간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을까요. 군 복무는 헌법에 명시된 국민, 특히 남성들이 자긍심을 가져야 할 신성한 의무이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생각하는 분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군 복무를 ‘고생’, ‘짐’ 정도로 여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고용한파…군 복무 ‘손해’ 인식 고용한파는 이런 인식을 굳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2005년 이후 13년 만에 최악의 실업률, 2009년 금융위기 최대폭, 최장기간 고용률 하락은 청년들이 군 복무를 ‘손해’라고 여기게 했습니다. 헌법 제39조 제2항은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해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했지만 많은 청년들은 군 복무 자체를 ‘불이익한 처우’로 보고 있습니다. 2016년 국방부가 육·해·공군 현역병사 20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내용이 있습니다. 현역병사가 가장 고민하는 문제(복수응답)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가장 많은 65.1%가 ‘진로(취·창업)’을 꼽았습니다. 계급이 높고 고학력자일수록 진로 고민이 많았습니다.그 다음은 제대 이후 사회적응에 대한 불안감’(50.4%), ‘군 복무로 인한 경력단절에 대한 부담감’(48.8%)이었습니다. 내용이 조금씩 다를 뿐 대부분 제대 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한 것입니다. 군 복무 관련 내용을 고민한다는 비율은 14.6%로 극소수였습니다. 수십년을 내다봐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 20대 초반에 사회와 단절돼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 주변에는 군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병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 입영제도 개선방안 마련 연구’에 따르면 입대 전 군에 대한 이미지로 ‘나빴다’고 응답한 비율이 46.6%나 됐습니다. 반면 긍정적인 응답을 한 비율은 12.6%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군 입대 전 이미지 “나빴다” 46.6% 군 복무를 마친 이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군무새’(군대와 앵무새를 합성한 신조어)라고 비하하거나 직장에서 “군대도 다녀온 사람이 왜 굼뜨게 행동하냐”는 비아냥을 받기 일쑤입니다. 군 복무는 오로지 의무나 고생스러운 것일 뿐 자긍심을 갖게 할 만한 요소가 보이질 않습니다.정부는 매년 10월 ‘제대군인 주간’을 마련하고 5년 이상 장기복무한 직업군인에게 롯데시네마, 롯데월드, 서울랜드 등에서 특별 할인 행사를 진행합니다. 하지만 의무복무한 병사들은 수능시험을 치룬 학생들도 받을 수 있는 그 흔한 할인혜택조차 못 받습니다. 극소수 사례를 제외하면 제대 병사를 위한 지원책은 ‘없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그나마 최근 정부는 군 복무 고충을 헤아려 육군 기준 복무 기간을 현행 21개월에서 2021년 말까지 18개월로 단축했습니다. 해군은 23개월에서 20개월, 공군은 24개월에서 22개월, 사회복무요원은 24개월에서 21개월로 각각 복무기간이 줄어듭니다. 병사 월급도 병장 기준으로 올해 40만원인 봉급을 2020년 54만원, 2022년 67만원으로 단계적으로 올릴 계획입니다. 그렇지만 40만원은 올해 월 최저임금 157만 3770원의 4분의1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병사들의 자긍심을 높이기에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런 군에 대한 불만은 양심적 병역 거부 대체복무 기간에 대한 불만으로 옮겨갔습니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4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2.8%가 병역 거부자의 무죄 판결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했습니다. 심지어 육군 복무 기간의 2배인 36개월에 대해 ‘부족하다’는 의견이 65.3%로 가장 많았고 ‘적당하다’는 의견은 34.7%에 그쳤습니다. ‘과하다’는 대답은 0%로 아예 없었습니다. ●군 복무자 수고로움 헤아려야 군 복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 현역 복무자의 취업기간은 면제자 등과 비교해 빠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16년 학술지 ‘국방정책연구’에 발표된 ‘대학생의 군복무가 구직기간과 임금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현역 복무자의 취업기간이 사회복무요원에 비해 1개월 빨랐고, 면제자보다는 5개월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그렇지만 1년이 넘는 복무기간과 비교해 줄어드는 취업기간은 너무 짧습니다. 이점이라고 하기엔 너무 미약한 수준으로, 연구진도 “군 복무 기간을 고려한다면 상대적으로 취업기간이 짧지는 않다. 현역 복무자의 사회적 지원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정부는 대체복무 기간 논쟁 이면에 깔려 있는 군 복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잘 살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군 복무자의 자긍심을 높일지, 국방의 의무를 지는 분들의 수고로움을 어떻게 더 깊이 헤아릴 수 있을지 고민할 때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국회, 음주운전 의원 감싸기로 국민 기만해선 안 된다

    면허정지 수준의 음주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지난달 31일 적발된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을 향해 국민 분노가 쏟아진다. 이 의원은 음주운전이 적발되기 불과 열흘 전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자는 일명 ‘윤창호법’을 발의한 당사자다. 그런데도 그 자신과 소속당은 물론 여야 막론한 국회 전체가 모른 척 눈을 감고 있다. 국회가 정말 이렇게 국민을 우습게 봐도 되는 것인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윤창호법’은 지난 9월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온 윤씨가 음주운전 사고를 당해 뇌사 상태에 빠지면서 긴급 발의됐다. 이 법안은 음주운전자를 살인죄로 처벌하는 등의 처벌 기준 강화가 골자다. 최근 국회는 당장이라도 법을 통과시킬 것처럼 야단이었는데, 이 의원 사고가 터지자 갑자기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것이다. 국회의 제 식구 감싸기가 얼마나 기가 막혔으면 그제 윤씨의 친구들이 직접 국회를 찾아 법안 통과를 호소했겠나. 민생을 고민해 입법하는 것이 국회의 본업이건만 오죽 변변찮았으면 20대 청년들이 나섰겠나 싶다. 여론에 등떠밀려 평화당은 이번 주 안에 이 의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한다. 가뜩이나 의석수가 적으니 제명만은 불가하다는 내부 의견도 벌써 들린다. 오는 15일 여는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도 이 의원의 징계 여부를 검토한다. 음주운전은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명백한 범죄 행위다. 팔이 안으로 굽는 눈속임 결론으로는 국민 공분만 살 뿐이다. 공천 심사에서 음주운전 전과가 있으면 불이익을 주도록 당헌·당규를 바꾸라는 여론이 빗발친다. 여야 모두 새겨듣기 바란다. 그제 여야정 협의체에서도 5당 대표들은 윤창호법 등 음주운전 처벌 강화 법안을 올해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장담했다. 절실한 민생 법안을 당리당략으로 또 표류시키지나 않는지 국민은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
  • 오늘(26일) ‘궁금한 이야기Y’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그날의 진실은...

    오늘(26일) ‘궁금한 이야기Y’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그날의 진실은...

    ‘궁금한 이야기Y’에서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의 진실을 추적한다. 26일 방송되는 SBS 교양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최근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에서 발생한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을 다룬다. 잔혹하게 끝이 난 마지막 출근 10월 14일 이른 아침, 사건을 접수받고 강서구의 한 PC방으로 출동한 119 대원은 매우 참혹한 현장을 마주했다고 한다. 출동했던 구급대원은 ‘궁금한 이야기Y’ 측에 “출혈량이 그렇게 많은 환자는 저희도 처음이었다”며 “옷도 당연히 다 젖어있었고, 피가 흐르고 흘러서 다리까지 내려가 있는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많은 피를 쏟으며 쓰러져 있던 남성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과다출혈로 숨지고 말았다. 숨진 피해자는 PC방 아르바이트생. 하필 그날이 마지막 출근이었다는 사연이 알려지며 주변을 더욱더 안타깝게 했다. 그리고 피해자 얼굴과 목 부위에서 무려 32번에 걸쳐 칼에 찔린 좌상이 확인돼 더 큰 충격을 안겼다. 많은 죽음을 접하는 법의학자까지도 “이해하기 힘든 참혹한 상흔”이라고 말했다. 남겨진 의혹과 국민의 분노 당시 사건 PC방 점주는 “손님들이랑 싸웠다고 들어본 적도 없고 (피해자가) 불친절하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도 없다”며 피해자의 일상 모습을 밝혔다. 그러나 PC방을 자주 드나드는 손님이던 피의자 김 씨는 “아르바이트생이던 피해자가 불친절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단지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칼을 휘두룬 사실도 납득할 수 없는 이유지만, 이 사건을 둘러싸고 이해되지 않는 건 이뿐만이 아니었다. 피해자 아버지는 “우리 애가 검도운동을 했고 헬스도 하고 검도 유단자”라며 “키가 190cm에 몸무게가 88kg고”라고 말했다. 모델의 꿈을 키워가던 21살, 꽃다운 나이의 청년이던 그의 마지막 모습도 못 본 채 보냈다는 가족들 역시 아들의 죽음에 강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 검도 유단자였고 평소 꾸준히 운동을 해왔던 아들이 왜 반격하거나 도망치지 못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해당 사건과 관련 한 언론 매체는 현장 CCTV를 공개했다. 이후 김 씨의 동생이 공범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며 이 사건을 둘러싼 국민의 분노는 더 커졌다. 이날 방송되는 ‘궁금한 이야기Y’는 당시 CCTV 영상을 분석, 그 날의 진실을 추적한다. 이날(26일) 밤 8시 55분 SB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진=SBS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서울광장] 검찰, 국민 감동시킬 용의는 없는가/김성곤 논설위원

    [서울광장] 검찰, 국민 감동시킬 용의는 없는가/김성곤 논설위원

    얼마 전 영국 재규어 랜드로버 코벤트리공장을 소개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그 공장은 직원 가운데 친인척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한 직원은 “작업 내용을 공유하고 기술을 전수해 스스로 공정을 개선하기도 하는 등 이점이 많다”고 자부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직장이나 밥상머리에서 일 처리는 물론 작업 안전과 관련된 노하우가 아버지에서 아들에게, 형에서 동생에게 자연스럽게 전해진다는 것이다. “아, 그래. 그런 이점도 있구나” 하고 공감했다.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비리 의혹’이 장성한 자식들의 일자리 문제로 가슴앓이를 하는 부모들의 마음을 뒤집어 놓았다. 서울교통공사가 지난 3월 1일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한 1285명 가운데 108명이 임직원의 친인척이라는 것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무기계약직을 정규직화할 것이라는 소문이 사내에 돌면서 임직원이나 노조 관계자들의 친인척이 무기계약직으로 들어왔다가 정규직이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1만 7000여명의 교통공사 직원 가운데 1912명이 사내에 친인척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러나 이 조사도 제대로 이뤄진 것이 아니어서 실제 친인척 직원의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게 맨 처음 문제를 제기한 자유한국당의 주장이다. 재규어 랜드로버의 얘기는 훈훈한데 서울교통공사의 얘기는 음습하고 반칙의 냄새가 나 안타깝다. 9월 기준 전국에 실업자가 113만명에 달하고, 청년실업률은 10%를 오르내린다. 몇 집 건너 청년 백수의 가정이다. 모임에 가면 관심사는 온통 자식들 취직이다. 우리는 ‘자식을 취직시킨다’는 표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자식의 취업은 스스로 하는 것이지만, 무의식으로는 부모가 시켜야 하는 책무처럼 인식된 탓이다. 그래서 서울교통공사에서 고용세습이 일어났다고 하니 자식 가진 부모들은 “내 자식 일자리를 도둑맞은 것”처럼 분노한다. 고용세습 문제는 서울교통공사에서 인천공항공사로, 지방으로 번져 가고 있다.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전 정권 때 강원랜드에서 취업비리로 부정 합격자 226명 전원이 직권면직된 게 엊그제다. 금융기관 고위 임원들이 줄줄이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고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등 4명이 기소된 것도 지난 6월의 일이다. 기업마다 취업에 드는 돈이 매겨져 있다는 소문도 나돈다. 민간 기업도 예외가 아니라고 한다. 블라인드 채용이니 뭐니 하지만, 편법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여러 루트들이 있는 셈이다. 이러니 얼굴 누렇게 뜬 채 밤잠 안 자고 공부를 해도 서울 신림동과 노량진 고시촌을 벗어나지 못하는 청춘들이 늘어 가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어제 국회에서는 고용세습 국정조사를 놓고 갑론을박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평화당 등 야 3당이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고, 정의당도 국정조사에 동의를 표했지만, 들여다보면 ‘3당3색’이다. 서울교통공사에다가 강원랜드 포함을 놓고도 다른 생각들이다.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 입장을 달리하는 것이다. 국정감사장이 눈에 그려진다. 증인을 불러 놓고 호통을 치는 국회의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것이다. 정치공세도 난무할 것이다. 물론 진상을 국민에게 리얼하게 보여 주는 국정조사의 순기능을 깎아내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답답하다. 여야가 합의하고, 증인 채택을 하고, 조사를 하기까지 부지하세월이다. 기획재정부가 모든 공기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하고, 서울교통공사는 감사원이 감사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수사 얘기는 아직 없다. 검찰에 인력이 없단다. 아직 고소고발도 없고, 인지 수사를 할 만큼 딱 떨어지지 않는단다. 맞는 말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적폐청산에 굵직굵직한 수사를 많이 담당해 검사 인력에 과부하가 걸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굳이 이를 서울중앙지검에 국한할 필요가 있을까. 강원랜드나 금융기관 채용비리도 마무리돼 간다고 한다. 엊그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도 `적폐청산 수사는 언제 마무리되는가’란 질문에 “어느 정도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과 그에 대한 법원의 대처 방식 때문에 상대적으로 검찰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지만, 검찰이나 법원이나 ‘오십보백보’다. 특별수사본부를 꾸려서라도 채용비리를 발본색원하는 데 검찰이 나서야 한다. 이번 기회에 채용비리를 파헤쳐 국민의 막힌 가슴을 ‘뻥’ 뚫어 주고, 검찰의 명예도 회복하고, 민생검찰로 거듭나는 것은 어떤가. sunggone@seoul.co.kr
  • “우울증은 칼을 쥐여 주지 않았다”… 심신미약 악용 ‘악마’에 공분

    “우울증은 칼을 쥐여 주지 않았다”… 심신미약 악용 ‘악마’에 공분

    피의자 ‘우울증 진단서’ 기름 부은 격 ‘나도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 더해져 사법 불신 커진 국민들 분노 솟구쳐 전문가 “분노 사회, 흉악범죄 일상화 일선 지구대 범죄자 정보 조회 시급” 정신질환자 매도·낙인도 위험 수위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29)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부풀어 올랐다.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원 글에는 동의 수가 무려 100만건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살인범을 향해 전례 없는 분노가 표출되는 데 대해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얽혀 있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가해자 측이 감형 사유가 되는 심신미약자임을 입증하려고 우울증 진단서를 경찰에 제출한 것이 대중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재판 거래 의혹’ 등 사법불신까지 더해지면서 국민적 공분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판사들이 심신미약자에 대해 집행유예를 비롯해 관대하게 형을 선고하다 보니 국민의 분노가 더욱 커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피해자가 잔혹하게 살해된 모습이 피해자를 처음 치료했던 의사 남궁인씨에 의해 공개된 것도 공분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담당의사가 느낀 대로 쓴 글의 파급 효과가 매우 큰 것 같다”면서 “사람들은 그 글을 읽고 가해자에게 고의성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가혹하게 공격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젊은 청년이 무방비 상태로 잔혹하게 당했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을 통해 참여의식이 높아진 점이 여론을 모으는 데 상호작용을 일으킨 것”이라면서 “의사가 환자정보를 공개하는 것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범죄에 대해서는 더 단호해야 한다는 국민의 메시지가 이를 용인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도 언제든지 저렇게 당할 수 있겠다’는 두려움도 분노가 치솟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강남역 살인사건, 강서구 PC방 사건에 시민들이 공감하는 이유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장소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라면서 “묻지마 범죄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이 반영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분노사회’로 접어든 현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극단적인 이기주의 팽배와 다른 사람들에게 여지를 인정해 주지 않는 사회분위기가 심화되면서 우발적인 흉악 범죄가 일상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우리 사회가 분노사회로 접어드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타인과 분쟁을 일으킬 수 있거나 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언행을 일차적으로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PC방 살인사건의 피의자는 지금 내 감정이 상한 것이 즉각 반영되지 않은 점에 화가 났다”면서 “자신을 무시한다고 모멸감을 느끼면서 폭력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경찰이 PC방으로 1차 출동했을 때 상해전과를 조회하지 않았다”면서 “일선 지구대에서 범죄자 정보를 조회할 수 있게 해 흉악 범죄를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울증이나 정신병력이 있는 사람을 모두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궁씨도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울증은 그에게 칼을 쥐여 주지 않았다”면서 “심신미약에 대한 논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울로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을 잠재적 살인마로 만드는 꼴이다. 그것(칼)은 그 개인의 손이 집어 든 것”이라고 썼다. 시민들의 분노가 피의자가 아닌 정신병과 힘겹게 싸우는 환자 일반으로 번질까 우려한 것이다. 그러나 남씨의 우려처럼 “정신병이면 사형이 답이다. 나와서 또 죽인다. 100%다”라는 식으로 정신질환자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분위기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우울증과 범죄의 연관성은 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이상민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절망감에 빠져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받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이계성 정신과 전문의도 “우울증 환자는 무기력하고 의욕도 없어서 30번씩 피해자를 찌르기가 어렵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협회의는 성명을 내고 “정신질환은 그 자체가 범죄의 원인이 아니며 범죄를 정당화하는 수단은 더더욱 아닐 것”이라면서 “우울증과 심신미약을 혼동해 마치 감형의 수단처럼 비추어지는 것은 정신질환을 앓는 많은 이들에 대한 또 하나의 낙인이 될 수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담당 의사가 쓴 분노의 글···“다시 불씨가 되기를···”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담당 의사가 쓴 분노의 글···“다시 불씨가 되기를···”

    서울 강서구 PC방에서 아르바이트생 피살 사건에 대해 국민적 공분이 폭발하는 가운데 당시 담당 의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분노의 글을 올리며 상황을 전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강서구 피시방 살인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는 19일 오후 6시 30분 현재 51만 7000여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청와대 답변 기준(30일 기간에 20만명 이상 동의)을 가뿐히 넘겼다. 이와 관련해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이날 오후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서경찰서를 방문해 수사 진행 상황과 관련한 브리핑을 받고 유족을 만나기도 했다. 이 청장은 “PC방 살인사건과 관련한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엄정한 수사를 지시하기 위해 왔다”며 “마침 유족들이 조사받기 위해 와 계셔서, 고인의 명복 빌고 유족들께 심심한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터넷이나 언론에서 제기되는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해서도 유족의 아픈 마음을 헤아려서 철저하고 엄정하게, 한 치의 의혹도 없이 수사할 것을 당부했다”며 “유관단체와 협조해서 유족들에 대한 경제적·심리적 지원도 철저히 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를 받고 있는 권익현 서울남부지검장도 이날 ‘가해자 동생 책임론’과 관련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받고 “철저히 지휘해 진상파악에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금 의원이 “경찰이 규정과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도 살펴봐달라”고 재차 당부하자, 권 지검장은 “네”라고 답했다. 다음은 그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전문이다. 1. 나는 강서구 PC방 피해자의 담당의였다. 처음엔 사건에 대해 함구할 생각이었다. 당연히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서였고, 알리기에는 공공의 이익이 없다고 생각했다. 또한 사망 이후의 일은 내가 할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 아침 이후로 혼자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으며 지냈다. 하지만 사건이 보도되기 시작하고 많은 사실이 공개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고인이 어디에서 몇 시에 인체 어느 부위를 누구에게 얼마나 찔렸으며, 어느 병원으로 이송되어 몇 시에 죽었는지 알고 있다. 심지어 나조차도 당시 확인하지 못했던 CCTV나 사건 현장 사진까지 보도됐다. 그러기에 이제 나는 입을 연다. 지금부터 내가 덧붙이는 사실은, 그가 이송된 것으로 알려진 병원의 그 시각 담당의가 나였다는 사실과, 그 뒤에 남겨진 나의 주관적인 생각뿐이다.2. 그는 일요일 아침에 들어왔다. 팔과 머리를 다친 20대 남자가 온다는 연락을 먼저 받았다. 아직 죽지는 않았다는데, 구급대원의 목소리가 너무 당황스러워서 무슨 일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곧 그가 들어왔다. 그는 침대가 모자랄 정도로 키가 크고 체격이 좋았다. 검은 티셔츠와 청바지에 더 이상 묻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피투성이였다. 그를 본 모든 의료진은 전부 뛰어나갔다. 상처를 파악하기 위해 옷을 탈의하고 붕대를 풀었다. 그의 얼굴이 드러났다. 잘생기고 훤칠한 얼굴이었지만 찰나의 인상이었다. 파악해야 할 것은 그게 아니었다. 상처가 너무 많았다. 게다가 복부와 흉부에는 한 개도 없었고, 모든 상처는 목과 얼굴, 칼을 막기 위했던 손에 있었다. 하나하나가 형태를 파괴할 정도로 깊었다. 피범벅을 닦아내자 얼굴에만 칼자국이 삼 십 개 정도 보였다. 대부분 정면이 아닌 측면이나 후방에 있었다. 개수를 전부 세는 것은 의미가 없었고, 나중에 모두 서른 두 개였다고 들었다. 따라온 경찰이 범죄에 사용된 칼의 길이를 손으로 가늠해서 알려줬다. 그 길이를 보고 나는 생각했다. 보통 사람이 사람을 찔러도 칼을 사람의 몸으로 전부 넣지 않는다. 인간이 인간에게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가해자는 이 칼을 정말 끝까지 넣을 각오로 찔렀다. 모든 상처는 칼이 뼈에 닿고서야 멈췄다. 두피에 있는 상처는 두개골에 닿고 금방 멈췄으나 얼굴과 목 쪽의 상처는 푹 들어갔다. 귀는 얇으니 구멍이 뚫렸다. 양쪽 귀가 다 길게 뚫려 허공이 보였다. 목덜미에 있던 상처가 살이 많아 가장 깊었다. 너무 깊어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복기했을 때 이것이 치명상이 아니었을까 추정했다. 얼굴 뼈에 닿고 멈춘 상처 중에는 평행으로 이어진 것들이 있었는데, 가해자가 빠른 시간에 칼을 뽑아 다시 찌른 흔적이었다. 손에 있던 상처 중 하나는 손가락을 끊었고, 또 하나는 두 번째 손가락과 세 번째 손가락 사이로 들어갔다. 피해자의 친구가 손이 벌어져 모아지지 않았다고 후술한 기록을 보았다. 그것이 맞다. 다시 말하지만, 하나하나가 형태를 파괴할 정도로 깊었다.미친 새끼라고 생각했다. 어떤 일인지는 모르지만, 어쨌건 미친 새끼라고 생각했다. 피를 막으면서 솔직히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극렬한 원한으로 인한 것이다. 가해자가 미친 새끼인 것은 당연하지만, 그럼에도 평생을 둔 뿌리 깊은 원한 없이 이런 짓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스무 살 청년이 도대체 누구에게 이런 원한을 진단 말인가. 그런 생각은 여기까지였다. 같이 온 경찰이 말다툼이 있어서 손님이 아르바이트생을 찌른 것이라고 알려 줬다. 둘은 이전에는 서로 알지 못했을 것이다. 진짜 미친, 경악스럽고 혼란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순간 세상이 두려웠다. 모든 의료진이 그 사실을 듣자마자 욕설을 뱉었다. 환자는 처음부터 의식이 없었다. 손과 발을 무의식적으로 움직일 수만 있었다. 칼은 두개골을 뚫지 못했고, 흉부와 복부의 주요 장기 손상은 없었다. 얼굴과 목과 손은 주요 장기는 아니다. 막아야 하는 것은 출혈뿐이라고, 그래서 살 수도 있겠다고, 처음에 생각했다. 하지만 온 병원의 수액과 혈장 용액을 쏟아붓고, 혈액을 준비하던 내원 이십여 분 만에 심박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첫 번째 심정지였다. 잠깐의 심폐소생술 후 환자는 돌아왔고,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의료진이 상처를 거칠고 급하게 막았다. 심장이 느려지면 피가 멎었다가 다시 심장이 뛰면 모든 상처에서 다시 피가 솟구치고 부었다. 상처가 너무 많아 어떤 주요 혈관이 어떻게 상했는지 파악할 수도 없었다. 주요 동맥을 다치지는 않은 것 같았지만, 그 때문에 혈관을 색전할 수도 없었고, 그전에 집중치료실을 떠날 수도 없었다. 상태가 급박해 시행할 수 있는 영상검사도 없었다. 어딘가 보이지 않는 두경부의 깊은 곳에서도 피가 쏟아지는 듯 했다. 그의 혈액은 처음부터 수액과 섞여 물처럼 묽었다. 이후 그의 심장은 한 번도 제대로 돌아오지 않았고, 피를 부으면 상처에서 피가 솟았다가 심장이 멈추면 멎기를 반복했다. 심폐소생술이 이어졌다. 짧은 시간에 심각한 범발성 혈관 내 응고증이 찾아왔다. 그는 그 짧은 시간에 피를 사십 개나 맞았다. 사방이 피바다였다. 그는 결국 그 자리를 한 번도 떠나지 못했고,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죽었다. 참담한 죽음이었다. 얼굴과 손의 출혈만으로 젊은 사람이 죽었다. 그러려면 정말 많은, 의도적이고 악독한 자상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많은 자상을 어떻게 낸단 말인가. 그럼에도 의사로서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복잡한 심경의 나날들을 보내고 있을 때, 보도된 현장 사진을 보았다. 나는 그것을 보고 알았다. 그가 내 앞에 왔을 때 그는 이미 그 자리에서 온몸의 피를 다 쏟아내고 왔던 것이다. 그것을 머릿속으로 예측하는 것과 현장에 흩뿌려진 피를 눈으로 보는 것은 달랐다. 한 사람이 쏟았다기에는 불가능해 보이는 피였다. 그는 여기서 죽었지만 실제로는 현장에서 거의 죽은 사람이었다. 악독하게 찌르는 칼을 받아내고 저 정도의 피를 순식간에 흘린 사람을 살리는 것은, 역시 불가능한 일이었구나. 나는 의학적인 면에 있어서 죽음을 다소간 납득했지만, 그럼에도 나는 무기력했다. 그 젊은이에게, 가해하는 사회에게, 무작위로 사람을 찌르는 번뜩이는 칼에, 그리고 있을 수 있었던 만약에, 모든 것에 나는 무력했다.3. 나는 끓어오르는 분노와 죄책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중에 우리끼리 언론에 보도된 CCTV를 보았다. 가끔 정말로 잔인한 장면보다, 아무것도 아닌 화면이 더 잔인해 보일 때가 있다. CCTV에서는 어떤 상처도 입지 않은 그가 당일 내가 보았던 옷을 입고 멀쩡히 걷고,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에게 손가락질하던 누군가가 그를 덮치는 장면에서 영상이 끝나는데... 나는 그 이후를 직접 목격했다. 하지만 내가 직접 보지 못했던 그전의 장면이 왜 그렇게 소스라치게 놀랄 정도로 잔인해 보였는지. 그래서 그 걸음걸이가 왜 우리 모두를 놀라고 두렵게 했던지. 그는 상처 하나 없었는데. 그는 그전까지 멀쩡한 사람이었는데. 다만 내가 본 그 옷을 입은 사람이 그 화면에서 멀쩡하게 걸어 다니고 있는 영상일 뿐이었는데. 그가 지나치게, 비현실적으로 살아 있는 사람 같아 보였기 때문일까. 그것마저 사람을 공포심에 들게 하는 것일까. 나는 이후 사람들 앞에서 강연을 하다가도 그 생각이 나면 한동안 말을 멈췄고, 학회장에서도 문득 이를 악물었으며, 사람들과의 식사에서도 잠깐씩 뇌압이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그가 나를 떠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 피가 내 몸에서 씻겨 나가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사람들이 공분하고 있었다. 사건을 직접 목격한 나는 그 분노가, 이해할 수 있었으면서도 참담했다. 상처의 이미지와 실재했던 상처의 간극. 그에 지쳐 나는 두려운 마음으로 살고 있었다.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었다. 죄스러운 느낌, 참담한 느낌, 악한 본성에 대항할 수 없는 무기력, 그의 목덜미에 들어갔던 비현실적인 자상과 벌어져 닫히지 않는 손가락. 모든 죽음이 그렇지만, 어떤 죽음은 유독 더 깊고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기는 것이었다.4. 그가 우울증에 걸렸던 것은 그의 책임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우울증은 그에게 칼을 쥐여주지 않았다. 되려 심신 미약에 대한 논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울로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들을 잠재적 살인마로 만드는 꼴이다. 오히려 나는, 일요일 아침 안면 없던 PC방 아르바이트 생의 얼굴을 서른 두 번 찌를 수 있던 사람의 정신과적 병력이 전혀 없다고 한다면 더 놀랄 것이다. 그것은 분노스러울 정도로 별개의 일이다. 다시 말하지만, 우울증은 그에게 칼을 쥐어주지 않았다. 그것은 그 개인의 손이 집어 든 것이다. 오히려 이 사건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심신미약자의 처벌 강화를 촉구하는 것이라는 게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나는 사건과 사실 관계, 처벌과 공권력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른다. 그리고 이 청원과 여론과 이어지는 논란에 대해서, 직접 현장에 있던 사람으로서, 솔직한 마음으로 회의감이 든다. 그 끔찍한 몰골에 도저히 나를 대입하지 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살인죄의 처벌이 더욱 엄격해지고 공권력이 극도로 강해진다고 해도, 이런 상식 밖의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세상이 올까? 그것들이 일요일 아침에 쓰레기를 버리고 돌아오는 사람을 삽시간에 서른 두 번 찌르는 사람을 막을 수 있을까? 그 사람이 처벌을 두려워하고 인간의 도리를 생각해서 이런 범죄를 벌인 것일까? 모두 그렇지 않다. 이렇게 인간을 거리낌 없이 난도질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 사회란 근본적으로 불가능해 보였다. 그래서 고인은 평범한 나와 같아 보였다. 환자를 진료하고 돌아가는 퇴근길에 불쑥 나타나는 칼을 든 사람을, 그리고 불가항력적으로 목덜미와 안면을 내어주는... 그것은 밥을 내던 식당 주인일 수도 있고... 고객을 응대하던 은행 직원일 수도 있고... 그렇게 직업상으로 누군가를 만나고 집에 돌아가던 여러분일 수도 있었다. 어떤 이가 지닌 인간의 본성은 최악이다. 그것들이 전부 우리가 조종할 수 없는 타인의 인격이라는 한도 내에서 우리는 영원히 안전할 수 없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 그것은 다시 어딘가에 있는 누구일 수 있다.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할지라도 이 사실을 바꾸는 것은 절망적으로 불가능하다.5. 나는 고인의 생전 모습을 언급해서 고인과 유족에게 누가 되려는 마음은 전혀 없다. 나는 나름대로 참담했지만, 잠깐 만난 환자와 생전에 그를 알던 사람들의 슬픔을 비견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의 슬픔을 생각하면 나는 당장이라도 주저앉아 통곡하고 싶다. 다만 나는 억측으로 돌아다니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언급함으로써 이 사건의 엄중한 처벌과 진상 조사가 이루어지고, 사회적으로 재발을 방지되기를 누구보다도 강력히 바란다. 그래서 이 언급이 다시금 그 불씨나 도화선이 되기를 바란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보고도 믿기 힘들었던 비인간적인 범죄 그 자체이다. 인간이 인간에게 이런 짓을 진짜 범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 글에서 무기력함이 느껴진다면 그것은 어쩔 수 없다. 우리 모두는 이 사건에 대한 무기력함의 지분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서울광장] 우리를 자꾸 갈라놓는 ‘철밥통 만세’/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우리를 자꾸 갈라놓는 ‘철밥통 만세’/황수정 논설위원

    믿거나 말거나. 얼마 전 들었던 황당한 ‘공무원 괴담’이다.십자포화를 받으면서도 청와대와 정부가 공무원을 계속 늘리는 이유가 있다, 공무원 수가 급증하면 공무원 연금은 혈세 도둑으로 더 가열하게 매를 맞는다, 공무원 연금을 반 토막 내라는 분노가 폭발하면 성난 여론을 업고 정부는 공무원 연금을 국민 연금과 통합한다,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삼류도 안 되는 이 시나리오는 멀쩡한 청년 공무원들 입에서 나왔다. 얼마 전까지 ‘공시족’이었던 30대 청년들이다. 일자리 창출이 절박하기로서니 정부가 이렇게 맹공을 당하면서까지 공무원 증원 페달을 밟을 리 있겠나. 의문과 불만과 불안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50년 집권론’이 기름을 붓고 있었다. 이 대표의 장담대로 정권이 지속하면 공무원 연금은 개혁 수준으로 손질될 거라고. 괴담의 결론은 “진보(정권)는 머리가 좋다”였다. 이념에 매달려 정책 오류를 수정할 줄 모른다고 정부는 공격을 당한다. 진보의 일자리 정책이 요령부득이라고 한쪽에서는 대놓고 공박하는데. 어느 쪽 말이 맞나. 우리의 진보는 머리가 좋은 건가 나쁜 건가. 이 문제는 각자 속으로 답하기로 하자. 공무원 증원 정책이 자고 나면 이어진다. 뭘 해도 결론은 공무원. ‘기승전 공무원´이라는 말이 공식이 됐다. 공기업과 공공기관을 동원해 단기 일자리 3만여개를 급조한다는 뒤숭숭한 뒷말이 또 들렸다. 소문처럼 설마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들 멱살을 잡아 비틀었겠느냐마는 그 비슷한 그림이 어쩐지 자꾸 눈에 밟힌다. 때마침 정부는 전체 공공기관에서 연내 5000명쯤의 체험형(?) 청년 인턴을 추가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문제는 숫자가 아니다. 두어 달에서 길어도 1년짜리 임시직이나 인턴, 아르바이트 등 초단기 일자리를 만들려는 의도가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 백번 접어줘도 악화 일로의 고용지표를 반짝 개선하려는 미봉책으로 보인다. 5000명이든 3만명이든 안 그래도 꿈에 그리는 ‘신의 직장’에 발가락만 담갔다 나와야 하는 ‘헐값 청춘’들을 어떡할 건가. 고약하게 잔인한 발상이다. 늘어난다는 일자리는 공무원뿐인데, 대체 그 많은 일자리 세금 어디다 썼느냐고 행방을 묻고들 있다. “다스는 누구 것?”을 대체하는 시중 유행어가 “54조원(일자리 예산)은 어디로?”다. 청와대 말마따나 일자리가 시급한 국민에게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해 주는 것은 정부의 의무다. 하지만 모든 정책적 상상력이 공무원에게만 쏠린 이 상황은 얘기가 다르다. 이건 의무가 아니라 권한 남용이다. 아들딸 일자리가 벼랑 끝에 달린 국민을 겉 다르고 속 다른 사람 만들고 있다. “넘쳐나는 공무원, 뭣 하러 자꾸 뽑느냐”고 목청 높이고 들어와서는 밥상에 앉아 딴소리들이다. “정신없이 많이 뽑을 때 무조건 (공무원 시험에) 붙어라” 이 문장은 취업 앞둔 청년이 있는 집에서는 거의 ‘구호’다. 밥상머리 구호는 사실상 현실을 정확히 짚은 족집게 논평이다. 세금으로 메울 공무원 연금이 올해 2조원, 가만히 놔둬도 2050년에는 10조원. 무더기 공무원 채용이 전설로 남을 날이 머지않았을 수 있다. 정책 상상력의 빈곤이 반복 노출되면서 본의 아니게 유탄을 맞는 쪽은 공무원이다. 깨지지 않아 ‘철밥통’이었는데, 이 수상한 시절에 뭘 해도 먼저 융숭한 대접을 받으니 ‘만능밥통’이라는 뒷말을 듣는다. 올해 초부터만 대충 따져 보자. 초과근무 40% 줄이고 동계휴가제 도입, 8세 이하 자녀를 두면 10시 출근제(교육부), 육아휴직 대신에 시간선택제로 근무하면 둘째 자녀부터는 3년까지 경력 100% 인정, 만 5세 이하 자녀를 두면 하루 최대 2시간 단축 근무 등. 좋지도 않은 내 기억력으로 나열한 게 이 정도다. ‘공무원 몰빵’ 정책이 나올 때마다 “국민 염장 지르지 말라”는 성토가 쏟아진다. 민간 박탈감이 얼마일지, 그야말로 상상력 좀 발휘해 주면 안 되나 싶다. ‘공무원’이라는 단어가 부지불식간 사회를 갈라 놓고 있다. 모든 사적인 것들은 공적인 것에 의존한다. 굳이 세계적 학자를 거명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공기처럼 받아들이는 진실이다. 공적 자원이 사적 삶을 힘껏 뒷받침해 줘야 한다는 의지는 진보의 도덕적 비전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니까 하는 말이다. 가장 대표적인 공적 자원, 공무원을 이제 그만 구설에 올리자. 정책적으로 아니 정치공학적으로. 선망과 혐오를 널뛰는 이율배반적인 감정 소모에 우리는 정말 지치고 있다. sjh@seoul.co.kr
  • 김병준 “구의역 청년 목숨값으로 고용세습 잔치판···정부, 노조와 결탁”

    김병준 “구의역 청년 목숨값으로 고용세습 잔치판···정부, 노조와 결탁”

    서울교통공사의 ‘세습 채용’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구의역 사망 청년의 안타까운 목숨값으로 노조원들이 고용세습 잔치판을 벌인 것에 대해 분노한다”고 말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 참석해 “서울교통공사 일자리 탈취 문제는 정말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결국 노조와의 연합정부가 아닌가 많은 분들이 의심을 가졌고 그 과정에서 많은 걱정을 했다”며 “저만해도 이 정부가 노조에 의해 거의 포획되다시피 한 정부인데 이 정부가 과연 노조의 반대에도 산업구조조정을 할 수 있을까 많은 걱정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구조조정이나 의미있는 산업정책을 내놓지 못해 경제가 파탄으로 갈 가능성이 크고, 그러면 성장 동력을 다 잃을 것이란 걱정을 했는데 노조와의 유착문제가 지금 전면에 나타났다”며 “폭력을 행사하고 용납할 수 없는 비리를 저지른 부분에 대해 지방정부는 방조·묵인하고 중앙정부는 오히려 정책적 환경을 조정했다”고 지적했다.그는 또 “이렇게 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특권층 노조와 결탁해 권력형 비리를 저지른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다”고 질책했다. 특히 “구의역 사건 원인도 같은팀 직원이 노조 집회 참석을 위해 근무지를 이탈했기 때문이라는 게 재판과정에서 드러났다”며 “식당과 이발소 직원까지 정규직으로 옷을 바꿔입고 그 과정에서 친인척을 끼워넣는 파렴치한 행동을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문제는 서울교통공사에만 일어난 일이 아닐 것”이라며 “틀림없이 공공기관 곳곳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 문제에 대해 정부가 스스로 고백하고 잘못된 것은 스스로 파악해 시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교통공사 직원 1만 7084명 가운데 11.2%인 1912명이 친인척 관계로 나타났다. 또 이들 1912명 가운데 108명은 무기계약직으로 입사한뒤 지난 3월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나머지 1804명은 공채로 입사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비리유치원 지역부터 국공립시설 확대해야”

    “비리유치원 지역부터 국공립시설 확대해야”

    “비리 내용만 공개하고 유치원 이름을 모르면 엄마·아빠들은 더 불안할 수 밖에 없어요.”시민단체인 ‘정치하는엄마들’의 장하나(41) 공동대표는 16일 서울신문과 전화 인터뷰에서 엄마와 아빠의 마음을 이렇게 전했다. 영·유아 부모가 주축이 된 이 단체는 1년 전부터 사립유치원 감사 결과 실명 공개를 요구하며 인천교육청 등을 상대로 행정소송까지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시·도 교육청을 압박한 끝에 비리 유치원 실명을 공개했지만, 단초는 엄마들이 만든 것이다. 19대 국회에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청년 비례대표를 지낸 그는 4살배기 딸을 키우는 엄마다. 장 대표에게 학부모들이 느끼는 불안과 필요한 대책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는 왜 요구하게 됐나. -지난해 2월 국무조정실에서 사립유치원 54곳을 특정감사했는데 비리가 너무 심각했다.(※유치원 설립자가 공금을 남편과의 캐나다 여행비(880만원)로 쓰거나 친인척이 운영하는 업체에 도시락 납품·공사 등을 맡겨 부당거래하는 등 행위 적발) 그런데 유치원 실명을 알 수 없으니 엄마·아빠 입장에선 “이름을 모르면 내일도 보내게 될텐데…”라며 걱정하게 된다. 명단 공개가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정보공개청구와 행정소송까지 했고 여기까지 왔다.  →시·도교육청 대부분이 정보공개청구에 응하지 않았는데.  -비공개 교육청들은 공공기관 정보공개법 9조3항(정보공개로 국민 생명·신체 및 재산 보호에 현저한 지장 우려되면 비공개)을 근거로 들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법무부에 ‘공개해도 된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더라. 그래놓고는 7월 5일 경기·광주·대구 교육청 직원 등이 모여 (자료를 안 주려는 목적으로) 비공개회의까지 했다. 이후 국회의원이 제출 요구하니 줬다. 너무 기만적이다. 사립유치원이 비판받고 있지만, 교육당국 책임도 크다.  →학부모들이 명단공개 뒤 혼란스러워하는데.  -아이의 유치원이 심각한 비리에 연루됐음을 확인했다면 다른 유치원에 보내야 한다. 그런데 보낼 곳이 없다. 이 문제가 제일 급하다. 그래서 교육당국에서는 사소한 실수가 아닌 심각한 비리를 저지른 유치원, 예컨대 교비로 성인용품을 산 유치원 등에는 자격있는 원장을 긴급파견해서 갈등을 정리될 때까지라도 운영을 맡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또 비리 유치원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당장 국공립시설을 늘려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국공립 유치원 취원율을 40%(현재 25%)로 늘리겠다고 했지만 사립 유치원 측이 가진 정치적 영향력 탓에 쉽지 않았다. 학부모 분노가 커진 상황인 만큼 이런 지역을 중심으로 유치원을 늘려야 한다. (초등학교와 함께 운영하는) 병설이 힘들다면 단설이라도 지어라. →앞으로 유치원 문제 관련해 어떤 활동 주력할 계획인가.  -문제된 유치원이 완전 폐원되지 않고 원장이 다른 지역 등에서 유치원을 문여는 문제가 크다. 원장 자격 기준을 강화하는 법제도 개선이 있어야 한다. 또, 국가관리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 도입과 국공립 확대 등도 부모들이 감시해야할 대상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게이 같아 보인다’는 이유로 무차별 살해 당한 10대

    ‘게이 같아 보인다’는 이유로 무차별 살해 당한 10대

    이라크에서 10대 소년이 ‘동성애자 같아 보인다’는 이유로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0일(이하 현지시간) 쿠르드계 이라크 매체 쿠르디스탄 24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야르무크 지구에 사는 하무디 알 무타이리(15)가 귀가 길에 충격적인 동성애 혐오 공격을 당해 숨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무타이리는 이전에 이라크의 전통적인 남성상에 반대되는 사진들을 소셜미디어에 게재했다. 이모티콘을 활용한 귀여운 사진이나 아름다운 외모를 자랑하는 사진들은 이라크의 ‘성 규범’에 도전했다는 이유로 일부 보수층의 미움을 샀다. 그리고 실제로 무타이리를 따라온 몇몇 청년들이 그의 복부를 향해 여러 차례 흉기를 휘둘렀다. 이들은 무타이리가 괴로워하며 죽어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잔혹함을 보였다. 영상에서 가해 청년들은 피를 심하게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있는 무타이리를 향해 “누가 너의 남자친구냐?”는 등의 질문을 하며 비꼬았다. 무타이리는 자신을 게이라 단정지은 가해자들에게 “병원에 데려가 달라”며 “엄마가 필요하다”고 애원하다 결국 숨을 거뒀다. 이라크 정부는 잔인한 살인 사건과 온라인으로 공유된 끔찍한 피해 영상에 대해 아직까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반면 일부 언론 매체들은 무타이리 살인 사건의 진범이 모하메드 알 모테리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성소수자의 인권을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은 어린 소년에게 가해진 무자비한 공격에 대해서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들은 “이라크의 전통 남성상에 반한다는 이유로 어린 소년를 게이로 의심하고 잔인한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국제 사회와 성 소수자 집단이 나서서 강경한 태도를 취해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지난 3개월 간 이라크에서는 진보적인 성향의 여성 유명인사 4명이 잇따라 불가사의한 죽음을 당해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임에도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라크 진보주의자들은 “전통적 성 규범에서 벗어난 이들을 노린 표적 살인“이라며 ”여성의 사회활동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사진=페이스북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친구 인생이 박살났습니다”…음주차량에 치여 사경 헤매는 22살 청년

    “친구 인생이 박살났습니다”…음주차량에 치여 사경 헤매는 22살 청년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친구 인생이 박살났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위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제 친구들은 만취해 운전대를 잡은 인간 하나 때문에 한 명은 죽음의 문 앞에, 한 명은 끔찍한 고통 속에 있다”면서 “여러분들께서 힘을 보태 주셔서 더 이상은 이렇게 억울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청원인이 말한 사고는 지난달 25일 부산에서 발생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그날 새벽 2시 25분쯤 해운대구 중동 미포오거리 교차로에서 박모(26)씨가 운전한 BMW 승용차가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인도에 서 있던 윤창호(22·카투사)·배모(22)씨를 덮쳤다. 이 사고로 윤씨는 인도에서 15m가량 날아 주유소 담을 넘어 콘크리트 바닥에 머리부터 추락했고, 배씨도 같은 장소에서 담벼락 아래로 떨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당시 운전자 박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34%였다. 블랙박스 영상에는 사고 현장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지난 3일 JTBC ‘뉴스룸’에서는 윤씨 가족들의 인터뷰 내용이 보도됐다. 윤씨는 현재 일주일 넘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윤씨 어머니는 병실에 있는 아들의 손을 잡으며 “빨리 일어나야지. 엄마가 매일 기도하고 있어”라고 말을 건넸다. 하지만 의료진은 앞으로 길어야 보름이라는 판정을 내렸다고 한다. 가족들은 힘든 결정을 내렸다. 윤씨 아버지는 “새로운 생명을 주고 가는 게 제 아들 몫이고, 더 이상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운전자 박씨는 사고 때 무릎과 다리를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사고 당일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주점에서 지인들과 보드카 2병과 위스키 등을 나눠 마시고 차를 몰았다. 박씨는 지금도 당시 사고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친구들에 따르면 윤씨는 법학전문대학원을 진학해 검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청원인은 “제 친구 윤씨는 평소 우리나라 법의 형량이 너무 약한 탓에 많은 범법행위가 발생한다면서 검사가 되어 모순을 바로 잡으려 했다”고 밝혔다. 청원인을 포함한 윤씨 친구들은 “가해자 측과 동승자 모두 아직 사과조차 하러 오지 않고 그 어떤 연락도 취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한 가정을 무너뜨리고도 반성의 기미조차 없는 반인륜적인 가해자 태도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분노했다. 경찰은 박씨를 상대로 두 차례 조사를 벌였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