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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나는 누구인가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나는 누구인가

    전남 해남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 심복례(79)씨의 남편 김인태씨는 1980년 5월 20일 광주교도소 부근에서 사망했다(당시 47살). 큰아들의 밀린 하숙비 7만 5000원을 내기 위해 광주에 갔다가 계엄군의 진압봉에 맞아 죽은 것이다. 남편이 광주 다녀온다고 떠난 지 한참 지나서 광주시청에서 전화로 사망 소식이 왔다. 밭에 거름을 주러 갔는데 마을회관에서 스피커 방송이 나왔다. 얼른 마을회관으로 오라는 것이었다. ‘김인태 사망’이라는 소식이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다. 남편의 사망 소식을 듣고 심씨는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았다. 전화받은 다음날 애들 새벽밥을 해 먹이고 서둘러 광주로 향했다. 해남에서 똑딱선 배를 타고 목포로 간 다음 차편으로 광주시청에 갔다. 시청에서는 망월동으로 안내했다. 남편의 관에는 태극기가 덮여 있었다. 당시 심씨 나이는 40살. 아들 넷과 딸 둘을 남겨 두고 남편은 떠났다. 하늘이 무너졌다. 망월동에서 남편의 죽음을 애통해하고 있을 때 누군가 사진을 찍었던 모양이다. 극우 논객 지만원은 1980년 광주에서 찍힌 사진 속의 심씨를 지목해 ‘139번 광수’(5·18 당시 광주에 침투한 북한 특수군 부대원)로 이름 붙이고, 김정일 첫째 부인 홍일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육남매를 키우며 고단한 삶을 살던 양민에게 간첩 누명을 씌운 것이다. 2015년 10월 20일 심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사자 4명과 함께 지씨를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광주지검에 고소했다. 심씨는 2018년 10월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지씨의 여덟 번째 공판에 참석해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심씨는 재판 참석차 서울로 가기 전부터 분이 치민 나머지 입안이 헐 정도였다. 법정에서 심씨는 분노에 치를 떨며 “신분 확인을 하고 나를 간첩으로 만들어 놓은 거냐?”고 물었으나 지씨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못했다. 정치적 목적으로 무고한 시민을 간첩으로 몰아세우는 악랄한 세월이다. 내가 나 아닌 엉뚱한 인물로 규정당할 때의 당혹감을 무어라 표현할 수 있을까. 달리던 청년이 벽에 비친 그림자를 보고 흠칫 놀란다. 나는 누구인가? 우석대 역사교육과 초빙교수
  • [밀리터리 인사이드] 왜 청년들은 ‘군필’ 만화에 분노할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왜 청년들은 ‘군필’ 만화에 분노할까

    ‘군필 vs 미필’ 만화, 거센 비난 여론군필 우월성 강조…“현실과 괴리” 비판상해보험 가입 등 실질적 예우방안 필요지난 20일 ‘성년의 날’, 군 입대를 앞둔 청년과 예비역들이 크게 분노한 일이 있었습니다. 국방부 산하 국방홍보원은 이날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해 ‘군필vs미필’이라는 만화를 선보였는데요. 여론의 뭇매를 받고 모든 내용이 삭제됐습니다. 만화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군에 입대한 ‘군필’과 입대하지 않은 ‘미필’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여자친구에게 누가 더 큰 매력을 보여주는지 대결을 합니다. 국방부가 ‘진짜 어른이 무엇인지 보여주마’라며 준비한 것이니, 군필이 압도적으로 우월하다는 것을 강조했으리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만화로 미필뿐만 아니라 현직 군인, 예비역들조차 분노했습니다. 분노는 황당한 대사에서 비롯됐습니다.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장미를 사려던 미필은 ‘장미 가격이 장난 아니네. 이번 달에 피시방을 너무 갔나봐. 배달음식을 많이 시켜 먹었나’라고 걱정합니다. 반면 군필은 ‘병장 월급이 오른 덕에 PX(군 매점)에서 맛있는 것 사 먹어도 차곡차곡 모을 수 있다고. 장미 꽃다발쯤이야’라고 여유있는 표정을 짓습니다. 심지어 ‘향수도 골라볼까? 딱히 돈 쓸데도 없고’라며 웃습니다. ●병장 월급 40만원 불과한데…예비역들 “모욕감” 현재 병장 월급은 40만원 5700원입니다. 군에 입대하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면 이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법니다. 병사로 전역한 대다수 예비역들은 병역을 ‘의무’로 볼 뿐 ‘돈벌이’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세수비누, 치약 등의 일용품 구입비용까지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꺼내야 하는 병사들이 향수, 꽃다발을 살 여유가 있을까요. 청년들의 입장과 괴리가 커도 한참 큽니다. 군 복무를 마친 예비역 일부는 이 대사를 보고 ‘모욕감’까지 느꼈다고 합니다.바퀴벌레가 등장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미필은 ‘자기야 나도 바퀴벌레는 좀 그래’라며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지만, 군필은 ‘박력’이라는 단어와 함께 ‘꺼져버려! 감히 우리 자기를 괴롭혀?’라고 용감하게 나섭니다. 바퀴벌레는 군복무와 무관하게 누구나 잡을 수 있는 해충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오히려 신성한 군 복무를 희화화하거나 비하하는 것으로 여겨질 정도입니다. 정부와 정치권, 군이 청년들의 호응을 얻으려면 이런 ‘말잔치’넘어 실질적으로 군 복무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마침 이달 14일 박효선(군사학과 교수) 청주대 평생교육원장이 국회 입법조사처에 ‘국방개혁 2.0과 병무개선: 군 복무에 대한 합리적 보상’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놔 살펴봤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대군인 지원에 관한 법률’에는 ‘취업기관이 제대군인의 호봉이나 임금을 정할 때 군 복무기간을 근무경력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규정이 있지만, 실제 민간기업에서 이런 인사지침을 둔 곳은 지난해 기준으로 40%에 불과합니다. 군 복무 예우 측면에서 정부와 국회는 2016년 국가기관, 공기업 만이라도 의무복무 병사의 호봉이나 임금을 결정할 때 군 복무기간을 근무경력에 의무적으로 반영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현재도 아무런 진척이 없습니다. ●해외국가, 소득세 감면·상해보험 가입 등 지원 그럼 다른 징병제 국가의 정책을 보겠습니다. 이스라엘은 고졸 이하 학력의 신병이 입대할 때 고등학교 수준의 학력을 취득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장교는 복무기간 동안 희망자에 한해 고등교육 기관에서 공부할 수 있는 혜택을 줍니다. ‘탈피오트’로 불리는 엘리트 육성 프로그램은 매년 50명을 선발해 히브리대에서 3년간 위탁교육을 하고 수료하면 정보기관인 모사드, 군정보국 등에 배속시킵니다. 이곳에서 6년간 신무기 개발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또 유대인 귀화자가 군에 입대해 의무복무한 뒤 제대해 대학생이 되면 소득세 감면을 해주고 사회봉사 130시간을 조건으로 480만원 수준의 장학금도 줍니다. 제대 후 취업이 되지 않으면 최대 12개월간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제도도 있습니다. 6개월간 취업이 유지되면 장려금이 연간 320만원 나옵니다. 터키는 의무복무 대상자가 군 입대로 기존 직장에서 퇴직하면 노동법을 통해 해당 직장에서 퇴직금을 지급하게 합니다. 제대 후 기존 직장에 재취업할 의사가 있으면 우선적으로 채용해야 하고, 채용하지 못 할 사유가 있으면 3개월분 급여를 줍니다. 싱가포르는 군 복무 중엔 단체생명보험 가입 혜택이 있습니다. 징병으로 인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으면 국가에서 ‘가족 생계지원비’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군 복무기간 중 3개월간 해외 체류가 가능하고, 안경 구입비와 온라인 강좌 수강비를 지원합니다. 박 원장은 이런 외국의 지원제도를 바탕으로 “매년 25만명씩 배출되는 의무복무 제대군인 전체에 대한 지원정책을 추진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부사관 4400명을 포함해 6만 3000여명의 고졸 이하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지원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박 원장은 구체적인 방안으로 의무복무 병사의 상해보험 지원, 제대 전 1~2주의 사회 적응교육, 군복무 중 학점 인정제도 확대, 제대지원금 제공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또 현재 의무복무 기간 중 6개월만 국민연금 납입 기간으로 인정하는 ‘군복무 크레딧’을 전체 복무기간으로 확대하는 방안, 제대 후 군 복무 기간 만큼의 소득세 감면도 논의해야 한다고 봤습니다.이 가운데 세금 감면은 다소 과격한 방안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이미 9년 전인 2010년 고려대 연구팀이 여성가족부 의뢰로 마련한 ‘군복무 이행에 대한 합리적 보상제도 연구’에서도 제안된 제도입니다. 군복무 크레딧 확대 방안도 정부가 지난해 말 ‘국민연금 개혁안’ 논의 과정에 마련해 추진 의지를 보였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지자체가 직접 나선 사례도…병사에 단체보험 혜택 정부와 정치권에서 의무복무 병사 지원 논의가 진척되지 않자 답답한 나머지 직접 지방자치단체가 나선 사례도 있습니다. 경기도는 지난해 말 의무복무 병사가 단체보험(경기청년 상해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조례를 마련했습니다. 이 제도에 따르면 도내에 주민등록을 둔 현역병, 상근예비역, 의무경찰, 의무소방원 등은 상해·질병 사망 5000만원, 상해·질병 후유장애 5000만원, 뇌출혈·급성심근경색 300만원, 골절·화상 30만원 등의 보험혜택을 받습니다. 이것은 군에서 지급하는 치료비, 개인 보험료와는 별도로 운용하는 제도여서 청년들의 호응이 높습니다. 서울시의회도 지난달 같은 내용의 조례안을 마련해 제도 도입을 예고했습니다. ‘다시는 청년들의 노고를 희화화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성난 청년들의 마음을 달래려면 실질적인 변화를 유도해야 합니다.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제도 설계에 더 힘을 쏟길 바랍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영상] 영화 ‘김군’ 강상우 감독, 지만원 만나 경악한 이유

    [영상] 영화 ‘김군’ 강상우 감독, 지만원 만나 경악한 이유

    “지만원이라는 앞잡이 뒤에 계엄군, 가해자들이 있었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봤을 때, 경악스러운 부분이 있었어요. 그들에 대해 제대로 된 처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5·18민주화운동을 ‘광주폭동’이라고 주장하는 지만원씨. 다큐멘터리 영화 ‘김군’을 연출한 강상우(36) 감독은 “지만원씨 사무실에서 1980년 5월 시민들을 학살했던 공수대원들을 봤다”며 “가해자들이 자신의 과거를 정당화하기 위해 5·18민주항쟁을 광주폭동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 이유를 차분한 어조로 설명했다. 지만원씨는 2002년 ‘5·18을 광주폭동’으로 지칭하며 신문광고를 냈다. ‘1980년 5·18 당시 시민군은 없었고, 600명의 북한군이 개입해 폭동을 일으켰다’는 내용이다. 이후 지씨는 2015년 6월 새로운 내용을 추가로 발표했다. 이때 그는 당시 한 장의 사진을 제시하며, 사진 속 시민군인 한 청년이 5·18항쟁을 배후에서 조종한 북한군 특수부대원 ‘제1광수’라고 지목했다.다큐멘터리 ‘김군’은 이 사진이 단초가 됐다. 감독은 사진 속 인물을 아는 주옥(60)씨를 만나게 됐고, 본격적으로 영화제작에 돌입했다. 주옥씨는 5·18 당시 시민군에게 주먹밥을 만들어 나눠준 인물이다. 2015년 5월, 5·18민주화운동 기록관 개관식에 갔다가 사진 속 청년의 얼굴과 마주한 주옥씨는 단박에 그가 같은 동네에 살던 20대 넝마주이 청년 ‘김군’임을 기억해냈다. 강 감독은 이후, 5·18 무장 시민군인 ‘김군’을 찾기 위해 4년여 동안 광주 시민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동료를 잃은 채 살아남았다는 이유로 죄책감을 갖고, 38년을 살아온 광주 시민들의 고백 안에서 새로운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 자체가 지만원씨의 주장에 대해 반박 근거가 됐다. 강 감독은 “지만원씨 이야기가 굉장히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사실이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다만, 그의 주장을 보여주는 것이 한국사회에 여전히 존재하는 레드콤플렉스(Red complex: 적색공포증.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심을 근거로 인권 탄압을 정당화하거나 용인하는 사회적 심리를 포함하는 극단적 반공주의)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지씨의 주장과 논리를 다루게 됐다”고 밝혔다.이어 그는 “김군 사진을 봤을 때, 어떻게 보면 굉장히 과격해 보인다. 또한 5·18을 모르는 세대가 보면, 북한 군인이라고 믿을 만큼 낯설고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다”며 그럼에도 그를 전면에 세운 것은 “김군으로 대표되는 무장 시민군들의 삶을 조명하는 게 제일 큰 목표이자, 인터뷰이 대부분이 당시 총을 들었던 시민군들”이었음을 알렸다. 무엇보다 강 감독은 이 작품이 결코 “한 보수논객과 힘겨루기를 하고자 함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오히려 지씨가 1980년 5월을 거짓으로 재단하려고 한 왜곡의 발자취를 통해 묻혀 있는 진실이 드러나는 역설을 보여주고자 한다”며 동시에 5·18 당시, 이름 없이 싸운 이들과 아직까지 시신 행방조차 알 수 없는 이들을 조명하기 위함이었음을 시사했다. 특히 감독이 직접 인터뷰이들의 오래된 상처를 끄집어낸다는 것이 가장 어려웠을 터. 이에 강 감독은 “인터뷰에 응하셨던 분들 모두 고통스러워 하시면서도 본인들이 증언해야만 왜곡된 주장에 반박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았다. 이름 없이 싸웠던 이들에 대해 많이 말씀하셨다”며 역사적 사건이 온전히 기록되고, 기억하고자 하는 생존자들의 바람을 작품에 녹여내고자 공을 들였음을 전했다.영화 제목 ‘김군’은 사진 속 인물의 이름인 동시에 당시 시민군들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강 감독은 “‘김군’은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성씨이기도 하다. 물론 주옥 선생님의 기억 속 구체적인 개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보편적이고, ‘어느 누구나’가 될 수 있는 이름이라고 생각한다”며 제목으로 정한 ‘김군’ 의미를 소개했다. 사실 서울 출신의 강 감독에게 5·18은 수많은 역사적 상흔 중 하나일 뿐이다. 그는 “5·18 관련 영화들을 봤을 때, 제가 이해할 수 없는 분노와 울분으로 들이대는 방식의 작업이 많아서 공감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시민을 지켜야 할 군인이 시민을 학살하는 장면을 목격한 후, 총을 들 수밖에 없었다는 시민군들의 고백을 들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고백했다. 강 감독은 영화 ‘김군’이 관객과 호흡할 수 있는 작품이자 함께 고민의 시간을 갖게 하는 작품이 되길 소망했다. 그는 “5·18에 대해 그릇된 믿음을 가진 분들이 보셨을 때, 그 믿음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다만, 저를 포함해 5·18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많은 분이 이 영화를 본 뒤,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김군’ 영화 개봉 소식을 전해 들은 지만원씨는 “황당한 소설”이라며 “영화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강 감독은 “유료 관객 한 명이 줄어서 아쉽다. (지씨가) 꼭 티켓을 사서 영화를 보시면 좋겠다”고 답했다. 영화 ‘김군’은 오는 23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영상 문성호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5·18, 그날의 진실을 파헤치다

    5·18, 그날의 진실을 파헤치다

    광수1호 지목된 시민군 정체 다큐 ‘김군’ 택시운전사·꽃잎 등 5·18 영화도 재상영 당시 고교생들 체험 ‘…우리들의 이야기’ 구속자 가족들의 외침 ‘녹두서점의 오월’ 기억 넘어 왜곡된 진실 바로잡기에 초점 “이거는 틀림없이 북한군이다(지만원씨).”, “딱 보는 순간, 김군인가 거기 아니요?”-영화 ‘김군’ “함께 갔던 30대 청년이 권총을 꺼내 내 옆구리를 찔렀다. 군 특수부대의 비밀 공작팀이었던 ‘편의대´ 대원이었다.”-‘5·18, 우리들의 이야기’5·18 광주민주화항쟁을 앞두고 문화계가 책, 영화 등 관련 작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5·18 항쟁의 상처를 그저 전달하는 데에서 한발 나아가 그동안 왜곡된 진실을 바로잡는 데 초점을 둔 게 눈에 띈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강상우 감독의 ‘김군’은 5·18 항쟁 당시 시민군의 정체를 추적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군사평론가 지만원씨가 당시 광주에 북한 특수군, 이른바 ‘광수’가 투입됐다고 주장한 것을 반박하는 데 중점을 맞췄다. 영화는 북한 특수군 ‘제1광수’로 지목된 시민군 사진 한 장을 단초로 이야기를 펼쳐낸다. 그를 ‘김군’이라 기억하는 시민들 증언으로 당시 북한군 개입설의 진실을 파헤친다. 영화 ‘김군’과 함께 ‘택시운전사´처럼 5·18 항쟁을 다룬 영화들도 다시 소환돼 전국 주요 도시에서 추모객들과 만난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광주독립영화관을 비롯해 서울 아리랑시네센터, 부산 인디플러스 영화의전당, 천안 인디플러스, 부천 판타스틱큐브의 5개 예술 영화관에서 모두 12편의 관련 영화를 상영한다. ‘5·18 힌츠페터 스토리’, ‘택시운전사’, ‘오월애’, ‘꽃잎’, ‘박하사탕’ 등 상업성과 예술성을 고루 갖춘 영화로 상영 목록을 구성했다.‘5·18, 우리들의 이야기’(심미안)는 1980년 당시 고교 3학년이었던 광주서석고 제5회 동창회 동기 61명의 체험을 엮은 책이다. 12명의 ‘5·18 체험단 기록위원회’가 2년 동안 동기를 찾아다니며 당시를 재구성했다. 전남도청 앞 금남로에서 공수부대 집단 발포로 총상을 입은 학생, 전남도청을 지키다 5월 27일 새벽 계엄군 진압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학생, 공수부대원에게 붙잡혀 전남대와 광주교도소에서 46일 동안 고초를 당한 학생 등 생생한 사례를 모았다. 그동안 문서로만 알려진 채 실체가 없었던 계엄군의 ‘편의대’ 활동을 처음 증명한 오일교씨 사례 등은 학술적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김준태 5·18 기념재단 이사장은 추천사를 통해 “그때 광주시내 고등학생들의 마음과 행동과 고통, 분노와 몸부림과 희망을 보여 주는 ‘생체험’이 오롯이 담겨 있어 감동을 준다”고 밝혔다. ‘녹두서점의 오월’(한겨레출판)은 5·18 항쟁 당시 녹두서점을 운영한 서점 가족의 눈으로 본 이야기다. 박정희 정권 시절 광주 유일의 인문사회과학 서점이었던 녹두서점은 5·18 항쟁 당시 대자보와 전단을 만들던 곳이었으며, 시민군의 식당, 회의실 역할도 했다. 녹두서점 가족 김상윤, 정현애, 김상집씨가 각각 감옥, 서점, 거리에서 겪은 일을 담았다. 특히 혐의를 벗은 정현애씨가 녹두서점으로 돌아와 구속자 가족들과 함께 석방운동을 진행하는데,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구속자 가족들의 노력을 상세히 그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골목식당’ 역대급 최악 위생상태로 충격 안긴 여수 꿈뜨락몰

    ‘골목식당’ 역대급 최악 위생상태로 충격 안긴 여수 꿈뜨락몰

    ‘골목식당’ 여수 꿈뜨락몰이 최악의 위생상태로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지난 8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열네 번째 골목 여수 꿈뜨락몰 편이 그려졌다. 백종원은 “제작진이 쉬는 날에 가게 사장님들을 불렀다. 텅텅 빈 청년몰에 제가 갑자기 내려가서 가게를 뒤져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백종원은 음식을 시식하기에 앞서 주방 점검부터 들어갔다. 그 중 가장 큰 충격을 준 두 가게는 다코야키집과 꼬치집이었다. 다코야키집의 경우, 플라스틱 반죽 통에 쇠 날로 된 믹서를 돌리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깨끗하지 않은 행주로 다코야키를 만드는 철판을 닦고, 더러워진 냉장고도 청소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본 백종원은 “사장님이 정말 무신경하다”고 말했다.이어 꼬치집에서는 꼬치를 굽는 부분이 제대로 청소되지 않은 모습은 물론, 곰팡이가 생긴 쓰레기가 주방에 방치돼 파리가 날아다니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에 백종원은 “이 집은 장사가 정말 안 되는 집일 것이다. 장사가 안 되는 집에 쓰레기가 이 정도라는 건 며칠째 묵은 쓰레기라는 것”이라며 “(이 집 사장님은) 정신상태가 썩었다. 시설물 관리도 개판이고, 촬영 온다고 (보이는 곳만 청소하며) 사람을 속이려고 들었다. 촬영팀을 속인다는 건 손님도 속이겠다는 것이다. 이런 집은 방송에 출연시키면 안 된다”고 분노했다. 백종원의 말에 꼬치집 사장은 “죄송하다”고 말했고, 백종원은 “왜 나한테 죄송하냐. 여태 이 꼬치를 사먹은 사람들에게 죄송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골목식당’ 백종원 “여긴 출연시키면 안 돼” 역대급 분노

    ‘골목식당’ 백종원 “여긴 출연시키면 안 돼” 역대급 분노

    ‘골목식당’ 백종원이 분노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8일 방송되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지역경제 살리기 프로젝트 세 번째 지역인 전남 여수 청년몰 ‘꿈뜨락몰’ 편이 공개된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14번째 골목은 여수 중앙시장에 위치한 청년몰 ‘꿈뜨락몰’로 오픈한 지 9개월째지만, 현재는 폐업하는 가게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백종원은 최근 진행된 첫 녹화에서 꿈뜨락몰을 살리기 위해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장님들 몰래 가게를 기습 방문했다. 백종원이 방문한 꿈뜨락몰의 첫 번째 가게는 다코야키집이다. 겉보기에는 깨끗했지만 구석구석 점검할수록 위생은 총체적 난국이었다. 지저분한 흔적들에 보다 못한 백종원은 냉장고 문을 열기조차 두려워했다. 이어 백종원은 버거집 주방 점검에 나섰다. 버거집 사장님은 평소 손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냉장고 안에 식재료를 가득 채워놓아 백종원은 물론 MC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특히, 사장님은 모든 재료의 원가에 집착하는 독특한 모습을 보였는데, 사장님이 원가를 외울 수밖에 없었던 눈물 어린 사연은 방송을 통해 공개된다. 마지막으로 백종원이 찾은 가게는 꼬치집이었다. 가게를 둘러보던 백종원은 촬영에 대비해 겉핥기식 청소를 한 것을 단숨에 눈치채고, 더 꼼꼼하게 주방을 살피기 시작했다. 급기야 쓰레기통을 뒤져보기까지 한 백종원은 꼬치집에 “여긴 출연시키면 안 돼!”라고 외쳤다. 역대급 분노를 표출한 백종원을 지켜보던 정인선은 놀란 나머지 “못 보겠다”라며 고개를 돌리기까지 했다. 첫 가게 점검부터 순탄치 않았던 여수 꿈뜨락몰 사장님들의 정체는 오늘 밤 11시 10분에 방송되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사설] 청년 정책, 총선용 아닌 국가 미래 전략이어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 마련에 나섰다. 어제 당정청 협의회에서 청년감수성, 소통, 참여를 키워드로 한 기구 신설과 청년기본법 제정 등의 계획을 내놨다. 민주당은 상설기구로 청년미래연석회의를 신설하고, 5월 임시국회에서 청년기본법 제정안 통과에 힘쓰기로 했다. 국무조정실에 청년정책추진단을 만들어 정부 부처별로 산재한 청년 정책을 총괄하고, 청와대에도 청년정책관실을 신설한다고 한다. ‘N포 세대’나 ‘헬조선’ 같은 말조차 이제 식상할 정도로 악화일로인 청년 문제의 심각성을 감안하면 정부와 여당의 이런 움직임은 만시지탄이다. 당면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전담 기구나 위원회를 만드는 게 능사는 아니지만, 일회성 정책의 한계에서 벗어나 종합적이고, 중장기적인 청년 정책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은 진전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진정성이다. 그동안 정부와 여당은 일자리, 주거, 결혼과 출산 등 모든 면에서 기성세대보다 열악한 현실에 처한 청년세대의 눈물을 닦아주기는커녕 “아세안으로 가라”거나 “반공 교육이 문제”라는 등 엉뚱한 소리만 해댔다. 그러다 20·30대 지지율이 떨어지자 화들짝 놀라 동분서주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번에도 청년세대가 왜 이토록 좌절하고 분노하는지 근본 원인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 없이 당장 눈앞에 던져진 단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급급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청년 표심을 얻기 위한 선거용이란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청년 문제 해결의 핵심은 10%대인 청년실업률을 개선할 청년 일자리 창출과 소득양극화 완화 등 경제적 측면도 있지만, 공정한 사회에 대한 청년의 열망과 이상에 부합할 수 있는가의 여부도 중요하다. 정권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공공기관의 낙하산 인사, 장관 등 고위 공직자들의 편법적인 부의 축적, 국민의 도덕성에 맞지 않는 인사의 임명 강행 등이 청년세대를 무기력하게 만든 요인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청년의 열정이 없으면 미래가 없다는 엄중한 인식 아래 국가 미래 전략으로 튼실한 청년 정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 [여기는 남미] 행패 일삼던 외국 노숙인, 여성 성폭행하고 귀 물어뜯어

    [여기는 남미] 행패 일삼던 외국 노숙인, 여성 성폭행하고 귀 물어뜯어

    "경찰이 주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적절히 대응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스페인 바르셀로나 경찰에 주민들의 이런 원성을 쏟아지고 있다. 평소 행패를 일삼으며 흉기로 주민들을 위협하던 외국인 노숙인이 급기야 끔찍한 성범죄를 저지르면서다. 알고 보니 용의자는 최근에만 3번이나 경찰에 연행됐지만 번번이 풀려나곤 했다.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전력도 확인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주말 발생했다. 모로코 출신으로 바르셀로나에서 노숙하던 용의자(32)는 혼자 길을 걷던 37살 여성을 성폭행했다. 성폭행 후 용의자는 여성을 잔인하게 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의 팔을 부러뜨리고, 한쪽 귀를 물어뜯었다. 만신창이가 된 피해 여성은 길을 청소하던 미화원들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여성의 진술로 범인의 인상착의를 확인한 경찰은 수사에 나서 24시간 만에 용의자를 검거했다. 용의자는 행패를 일삼던 노숙인이었다. 칼을 들고 주민들을 위협하고 몽둥이를 들고 길을 걷던 청년을 공격하기도 했다.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고, 한 건물 입구에 방화를 시도, 입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나기도 했다. 모두 최근에 벌어진 사건이다. 주민들은 그런 노숙인을 여러 번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의 대응엔 성의가 없었다. 3번 그를 연행했지만 몇 시간 뒤 번번이 풀어주곤 했다. 경찰에 연행된 후 정신과 검사를 받은 적도 있었다. 의사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지만 노숙인은 거부했다고 한다. 병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주민들은 경찰에 분노하고 있다. 경찰이 적절히 대응했다면 성폭행사건은 충분히 피할 수 있는 범죄였다는 것이다. 사건이 발생한 동네의 주민회장 이반은 "문제의 노숙인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그간 주민들이 여러 번 신고를 했다"며 "경찰이 주민들의 말을 경청했다면 이번 사건은 막을 수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사진=라발주민회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행패 일삼던 외국인 노숙인, 성폭행한 여성 귀까지 물어뜯어

    행패 일삼던 외국인 노숙인, 성폭행한 여성 귀까지 물어뜯어

    "경찰이 주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적절히 대응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스페인 바르셀로나 경찰에 주민들의 이런 원성을 쏟아지고 있다. 평소 행패를 일삼으며 흉기로 주민들을 위협하던 외국인 노숙인이 급기야 끔찍한 성범죄를 저지르면서다. 알고 보니 용의자는 최근에만 3번이나 경찰에 연행됐지만 번번이 풀려나곤 했다.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전력도 확인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주말 발생했다. 모로코 출신으로 바르셀로나에서 노숙하던 용의자(32)는 혼자 길을 걷던 37살 여성을 성폭행했다. 성폭행 후 용의자는 여성을 잔인하게 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의 팔을 부러뜨리고, 한쪽 귀를 물어뜯었다. 만신창이가 된 피해 여성은 길을 청소하던 미화원들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여성의 진술로 범인의 인상착의를 확인한 경찰은 수사에 나서 24시간 만에 용의자를 검거했다. 용의자는 행패를 일삼던 노숙인이었다. 칼을 들고 주민들을 위협하고 몽둥이를 들고 길을 걷던 청년을 공격하기도 했다.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고, 한 건물 입구에 방화를 시도, 입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나기도 했다. 모두 최근에 벌어진 사건이다. 주민들은 그런 노숙인을 여러 번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의 대응엔 성의가 없었다. 3번 그를 연행했지만 몇 시간 뒤 번번이 풀어주곤 했다. 경찰에 연행된 후 정신과 검사를 받은 적도 있었다. 의사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지만 노숙인은 거부했다고 한다. 병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주민들은 경찰에 분노하고 있다. 경찰이 적절히 대응했다면 성폭행사건은 충분히 피할 수 있는 범죄였다는 것이다. 사건이 발생한 동네의 주민회장 이반은 "문제의 노숙인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그간 주민들이 여러 번 신고를 했다"며 "경찰이 주민들의 말을 경청했다면 이번 사건은 막을 수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사진=라발주민회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약물로 성을 지배하려는 ‘성폭력 범죄’ 엄하게 처벌해야”

    “약물로 성을 지배하려는 ‘성폭력 범죄’ 엄하게 처벌해야”

    최근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 사건은 마약 등 약물을 이용해 여성을 성범죄의 대상으로 삼는 한국 사회의 추악한 면모를 드러내 충격을 줬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지도층 자녀와 연예인 등 특권층의 마약 사건이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엄벌을 촉구하는 국민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52)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약물로 성을 지배하려는 성폭력 범죄를 엄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은 마약 등 약물을 이용한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인 이른바 ‘버닝썬법’을 대표 발의했다.-버닝썬 사건 이후 법안을 발의하셨는데. “신문사 기자 시절 연예인 마약 사건을 많이 취재했었다. 실제로 마약사범을 만나서 인터뷰를 많이 해 봤기 때문에 국회의원 중에서 마약 사건을 제일 잘 알 거다. 우리나라가 마약 청정국이라고 했지만 실제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인터넷을 통해 판매가 되기 때문에 당국도 마약사범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못 내고 있다. 흔히 말하는 ‘물뽕’(GHB)이나 다른 마약류를 통해서 여성들을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하는 것은 약물로 성을 지배하겠다는 남성들의 남성 우월주의 속에서 나왔던 악질적인 범죄다. 이에 마약이나 기타 약물을 통해 여성을 성폭행했을 경우 특수강간으로 분류해 최소 5년에서 무기징역까지 강도 높은 처벌을 하고 성추행으로 끝났을 때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마약 사건은 여야의 쟁점 사항은 아닐 거라고 본다. 지금 마약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많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법안은 무난하게 통과될 거라고 본다. 다만 보수적인 법조인 출신들로 구성된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형량이 너무 강하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일부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그 취지에 대해선 공감해 줄 거라고 본다.” -버닝썬 사건의 핵심 쟁점은 무엇인가. “버닝썬 사건은 마약이 우리 사회 속에 깊게 파고들어 왔다는 점에 대한 경각심을 준 사건이다. 예전에는 마약이 조직폭력배나 유흥업계 종사자들이 주로 했던 것으로 인식됐는데 지금은 젊은 청년부터 일반 주부들까지 확산됐다. 특히 버닝썬 사건은 사회지도층 자녀나 연예인이 관련됐음에도 그 연결고리로 인해서 면죄부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다. 마약에 대한 심각성을 국민이 인식하고 힘 있는 권력층의 자녀는 쾌락주의에 빠지면서도 단속 대상에서는 제외됐던 점 등이 국민의 분노 이유라고 본다. 경찰과의 유착 관계도 일부 드러났지만 아직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핵심 쟁점이다.” -마약 청정국이던 우리나라가 왜 이 사태까지 이르렀을까. “최근에는 유학생들이 마약에 접근하기 쉬운 미국이나 유럽의 일부 합법화된 국가에서 마약을 접촉하고 있다. 마약에 대한 범죄 인식을 안 갖고 중독된 상태에서 국내에서도 인터넷으로 주문해 외국에서 소포 형식으로 마약을 쉽게 받아들이고 있다. 국내에서 젊은층들이 경찰의 단속을 피해 마약을 은밀하게 거래하면서 뿌리 깊게 확산되고 있다. 경찰이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심각성을 갖고 단속해야 하는데 큰 이슈가 생기지 않으면 발 빠르게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 버닝썬 사건 이후 짧은 기간 마약사범 몇백명을 벌써 검거했다고 한다. 앞으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단속하려면 사이버수사대를 확충해야 한다. 근본적인 근절을 위해서는 제조부터 판매, 공여, 마약 투약자까지 4단계를 철저하게 살펴봐야 한다.”-유명인의 마약 사건으로 청소년에 대한 악영향도 우려되는데. “최근 방송인 로버트 할리 사건을 보면서 국민들이 많은 충격을 받은 것 같다. 이 사건은 마약이라는 것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깊이 파고들었는지를 보여 주는 사례다. 마약에 대해서 버닝썬법 말고도 여러 가지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청소년에게 마약을 판매한다든지 판매책과 투약자, 제조자를 다 구분해서 형량을 조정하는 법도 살펴보고 있다. 그런데 이미 마약에 대한 법률은 살인죄 다음으로 처벌을 강하게 하고 있다. 다만 현실로 재판이 이뤄졌을 때 사법부가 정상참작을 통해 원래 취지보다 굉장히 형량을 낮춰 주는 경향을 발견하게 됐다. 마약에 대한 양형 기준을 강화하고 보건복지부나 경찰청에서도 이를 정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마약의 폐해에 대한 공익광고도 늘려서 한 번 마약을 하면 인생이 끝장난다는 걸 캠페인을 통해서도 널리 알려야 한다.” -사회 저명인사의 일탈과 경찰의 봐주기 논란도 계속되는데. “최근 황하나씨 사건이 언론에 보도됐지만 ‘우리 아빠는 경찰청장과 친구’라고 얘길했다고 한다. 일반 마약사범에 대한 법을 개정해 처벌을 강화하고 단속을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질적으로 경찰과의 유착 관계나 연루 관계를 철저히 조사해서 처벌해야 한다. 황씨가 지목했던 그 경찰이 누군지 감찰을 통해서든 수사를 통해서든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나도 그 사건을 끝까지 추적해 보겠다.” -김학의 사건의 원본 동영상 존재를 처음 언급했는데. “내가 김학의 사건의 원본과 가까운 동영상의 존재를 최초로 알렸다. 국회 행정안전위 전체회의에서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바로 식별이 가능한 원본에 가까운 CD가 존재하는지 확인을 요청했고 민 청장이 이를 확인해 주면서 그 존재가 최초로 확인됐다. 김학의 사건은 김학의가 검찰 출신이고 법무부 차관 출신이기 때문에 몇 년 동안 은폐됐던 사건이 지금 다시 재조명을 받게 된 거다. 원본 CD의 존재나 피해 여성이나 윤중천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이 사건의 본질은 당시 사건을 은폐했던 세력이 누구인가다. 지금 수사단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당시 1차, 2차 김학의 사건을 담당했던 검찰의 수사라인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한다. 버닝썬 사건과 김학의 사건을 보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이 왜 필요한지를 다시 한번 느꼈다. 경찰이 연루된 버닝썬 사건은 검찰이 수사해야 하고 검찰이 연루된 김학의 사건은 경찰이 수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재는 경찰이 연루된 사건을 경찰이 하고 검찰이 연루된 사건을 검찰이 하고 있어 이 사건의 진실을 제대로 밝힐 수 있을지 국민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과 검찰이 다시 태어나야 한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김영호 의원은 베이징대학 졸업한 기자 출신 초선으로 ‘윤창호법’ 대표 발의 김영호 의원은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마포고, 중국 베이징대 국제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중국학 석사를 취득했다. 국민일보사 기획조정실과 스포츠투데이 기자로 근무했다.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과 제2사무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2016년 20대 총선 때 서울 서대문을에서 당선되면서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당내 경선에서 이강래 후보를, 본선에서는 새누리당 정두언 후보를 꺾으며 기염을 토했다.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으로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윤창호법’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그의 아버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인 고 김상현 민주당 상임고문이다. 김 고문은 ‘마당발’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친화력에 정평이 났지만, 김 의원은 호불호가 분명하고 소신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편이다. 김 의원은 “아버지는 포용과 통합의 정치로 한국 정치사에 족적을 남기셨다”고 말한다.
  • [홍석경의 문화읽기] 버닝썬과 불법 동영상이 흐리지 못하는 케이팝의 미래

    [홍석경의 문화읽기] 버닝썬과 불법 동영상이 흐리지 못하는 케이팝의 미래

    버닝썬과 연예인들의 폭력적 성행위 및 불법 동영상 공유 사건이 벌어지자 뉴스 생산자들은 서둘러 유권 해석자들을 찾아 이번 사건으로 케이팝이 큰 타격을 입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번역하자면 해외의 케이팝 팬들이 구매를 줄여서 매출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질문이다. 국내 팬들이 케이팝 스타들의 불법행위에 분노하는 반면 해외 팬들은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자국의 대중문화 스타들이 추문에 얽히는 것을 자주 보아 온 경험 때문일까. 부와 명성을 얻으면서 팬들과 먼 삶으로 옮아가는 서구 대중문화 스타들과 비교할 때 케이팝 스타들은 팬들과 친밀감을 유지하고, 비록 인위적일지라도 기획된 ‘건전함’을 유지해 왔다. 최근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은 건전함의 인위성을 드러냈다. 그런데 이번 일이 정녕 놀라운가. 강남 유흥가에서 벌어지는 이런 일들이 몇몇 질 나쁜 연예인의 문제이고 케이팝의 잘못이란 말인가. 한국 사회의 잘못된 성문화와 학교와 가정에서 떼어낸 어린 연습생을 제대로 교육하지 못한 기획사의 어른들, 그들을 활용해 손쉽게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만들어 온 방송 제작자들의 책임은 없고? 텔레비전은 소수 연예인을 반복 출연시키며 손쉬운 명성을 만들어 줬을 뿐 아니라 남성 출연자 과잉으로 조성된 기이한 남자들만의 세계에서 ‘야동보기’ 문화를 우스갯거리로 만들어 왔다. 아이돌을 등장시키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억지 노출과 스킨십, 애교를 강요하는 것을 보고 놀란 기억이 생생하다. 연예인의 인격이 존중되지 않고 몸을 도구화하는 이런 문화 속에서 어떤 제재도 없이 청소년기, 그 청년기를 다 보내면 저런 인간들이 될 위험이 크지 않겠는가. 과연 연예인들만일까. 정도는 다를지 모르지만, 이미 도촬이 일상화된 한국 사회, 여자 화장실은 모든 구석과 빈틈이 휴지로 막힌 기이한 풍경을 이루고, 남자들이 불법으로 촬영한 누군가의 아내, 딸, 누이의 몸을 시선으로 유린하는 행위가 널리 퍼져 있다. 이번 사건을 그저 “재수 없게” 걸린 것이라는 댓글이 달리고 있으며, 문제의 동영상은 유출돼 또다시 남자들 단톡방에서 ‘얼른 보고 지워’야 할 은밀한 돌려 보기 대상이 됐다. 지인 네트워크 속에서 벌어지는 이런 돌려보기 행위에 몇 명이나 용기 내어 브레이크를 걸었을까. 국내 뉴스가 버닝썬으로 불타고 있는 순간에도 케이팝의 해외 뉴스는 끊임없이 희소식을 전하고 있다. 일본에서 트와이스는 최초로 여성 그룹 일본 돔 투어를 완성했다. 블랙핑크, 레드 벨벳 등 여성 걸그룹의 북미 진출도 순조롭다. 케이팝의 대조적인 두 길을 만들어 가는 SM과 빅히트도 약진하고 있다. SM은 이미 홀로그램이나 3D 프린팅 등을 활용해 왔고,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타들의 아바타 개발 등 기술집약적인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새로운 개념의 아이돌 그룹인 NCT를 여러 동남아시아 팀으로 재생산하는 등 케이팝을 문화기술과 시스템으로 접근한다. BTS를 탄생시킨 빅히트는 2018년에 전 세계 아레나 투어를 마치자마자 새로운 앨범 사이클을 기획, 5월부터 BTS 전 세계 스타디움 공연 투어를 시작할 예정이다. 빅히트의 전략은 관계 맺기, 즉 팬덤과의 다양한 인터페이스 상호작용을 기획하는 것이다. 이미 BTS의 뮤직비디오는 새로운 팬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거대한 텍스트로 완성됐다. 이에 더해 빅히트는 최근에 아미피디어(Armypedia)라는 전 세계 BTS 팬들이 참여하는 BTS 아카이브 만들기 게임을 성사시켰다. 방탄의 강력한 팬덤인 아미(Army)와 위키피디어의 약자로 이름 지은 이 기획은 전 세계 7개 도시와 온라인을 연결하는 일종의 거대한 증강현실 게임과도 같은 프로젝트다. 팬들에게 감사하기 위해 제작사가 투자한 전 세계를 무대로 한 놀이인 동시에 그 결과를 BTS에 대한 공동의 기억으로 저장한다는, 지금 세계에서 오직 BTS와 빅히트만이 성공할 수 있는 야심찬 기획이었다. 위에 물었던 기자의 질문에 단호히 답한다. 불법 동영상은 케이팝의 미래를 흐리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기형적인 성문화는 한국과 케이팝을 분리하면서 한국의 이미지를 흐려 갈 것이다.
  • [서울광장] ‘내 것’이 정답인 대통령의 권력강박증/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내 것’이 정답인 대통령의 권력강박증/황수정 논설위원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2월 막바지 대선 유세장으로 서울 노량진 학원가를 찾았다. 청년 고시생들이 대선 후보인 문 대통령에게 “사법시험을 존치해 줄 수는 없겠냐”고 물었다. 폐지될 운명인 사법시험의 막차라도 타야 했던 청년들은 절박했다. 문 대통령도 한 표가 절실했다. 하지만 답변은 앞뒤 보탤 것 없이 한 줄. “로스쿨을 만들었던 참여정부 사람으로서 정책을 뒤집을 수 없다”였다. 내가 만든 작품이므로 (하자가 생겨도) 손댈 수 없다는 단선의 논리. 눈물 잘 흘리는 ‘마음 약한 사람, 문재인’이 그 순간은 머리카락도 보이지 않았다. 외곬 신념으로 ‘오기 국정’을 밀어붙일 줄 그때는 미처 몰랐다. 내가 만든 정책이므로, 내 사람이니까, 내가 공약했기에. 이 세 가지 때문에 집권 3년을 맞는 문 대통령이 싸움판 한복판에 서 있다. 싸움 상대가 국민 깊숙이 확대되고 있다는 대목에서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41%로 떨어졌다. 반등하더라도 더 나쁜 성적표를 언제든 받을 수 있다는 경고등은 켜졌다. 대통령 발뒤꿈치가 달걀 같아 보이는 골수팬들을 빼면 어떤 상황인지 계산이 나온다. ‘합리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줄 수 있는 중도 보수, 심지어 중도 진보층마저 대통령의 독선과 청와대의 헛발질을 심각한 표정으로 읽고 있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이 근 2년 집권하면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한 장관급은 11명이다. 불통으로 숨막혔던 박근혜 정권의 4년 9개월 동안 임명을 강행했던 사례와 이미 맞먹는다. 여우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난 기록이다. 의혹 종합세트로 보이는 인물들에게 장관 임명장을 속전속결로 안긴 대통령은 그들을 거느리고 청와대 레드카펫을 걸었다. 장관들의 야릇한 미소에 나만 불편했을까. 실금 하나로 둑은 무너진다. 무너진 거의 모든 일들이 돌아보면 그렇다. 지금 대통령과 청와대의 문제는 불통과 오만이 전부가 아니다. 화가 난 국민을 상대로 번번이 어깃장 심술까지 부린다. 진보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눈에도 그래 보인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재개발 투기 논란 다음날 부리나케 물러났다. 그런데도 그의 건물주 등극 스토리는 뒤끝 작렬이다. 화근의 몫은 대통령한테도 크다. “이 나이(만 55세)에 전세 살기 싫었다”던 대변인은 먹고사는 일 자체가 숙제인 서민들에게는 ‘로망’의 결집체다.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의 기득권자다. 그 자신은 조물주의 상투도 쥐고 흔들 수 있다는 수십 억원의 건물주. 그의 부인은 멀쩡한 대한민국 청년들이 “이번 생은 망했고, 다음 생에는 꼭 해보겠다”고 목을 빼는 공무원. 명예퇴직의 여유까지 누리며 공직에서도 두둑하기로 소문난 교직 연금의 수혜자. 국민 분노의 화살에서 몸을 숨기겠다는 사람한테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더운 밥상을 차려 보란 듯 겸상을 해 줬다. “어디서 살 거냐”고 걱정도 해 줬다. 4·3 재보궐 선거가 눈앞인 시점에 대통령의 일방적인 내 사람 챙기기에 사람들은 기가 질렸다. 대통령의 이런 태도에 기대서인지 청와대 참모들은 어떤 잘못에도 국민 눈치를 보지 않는다. 인사검증에 처절하게 실패했어도 책임질 사람이 없는 건 당연하다. 개각 과정에서 들춰진 대통령 측근들의 ‘부동산 내로남불’은 불씨가 교육 문제로 옮겨 붙었다. 무너진 공교육을 살리겠다고 대통령은 자사고·외고 폐지를 공약했다. 그 공약을 진보 교육감들이 나서 지금 한창 무리하게 밀어붙이니 사람들은 울고 싶던 차에 뺨을 맞았다. 교육적폐라서 없애겠다면서 청와대 수석에서 장관, 진보 교육감 누구 할 것 없이 아들딸들을 최선을 다해 외고, 자사고에 보냈다. 공직자들 자녀의 고교 진학 표가 SNS를 떠돈다. 남의 자식들로 왜 교육실험을 하나, 해외유학도 아니고 서민한테는 자사고도 사치냐. 성토는 험악하다. 입바른 소리 하자. 우리가 문 대통령에게 기대했던 것은 날카로운 정치 감각은 아니었다. 국민 눈높이를 맞추는 공감 능력을 믿었다. 지난 1일 시민사회단체 대통령 간담회에서 한 청년이 정부의 청년정책을 꼬집으며 울었다. 난처해진 청와대는 그 순간부터 기자들을 내보냈다. 세월호, 가습기 살균제, 제주 강정마을, 4·3사건. 내 나쁜 기억력으로도 청와대와 정부가 사과한 것은 과거 정권의 잘못들뿐이다. 이런 셈법을 다 알아볼 만큼 여론은 영리하다. 청와대는 무오류 청정 공간이 아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국민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때를 더 놓치면 둑이 터진다. 이미 실금 단계는 지났다. sjh@seoul.co.kr
  • 유아인, 제주 4.3 사건 추념식 참석 “몰랐다는 사실이 부끄러워”

    유아인, 제주 4.3 사건 추념식 참석 “몰랐다는 사실이 부끄러워”

    배우 유아인이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했다. 3일 유아인은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1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전국을 대표하는 각 세대 시민 6명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유아인은 ‘71년의 다짐’이라는 주제로 제주 4·3사건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유아인은 추념식에서 “도올 선생님과 함께했던 방송에서 고백했었다. 부끄럽게도 저도 4·3을 잘 몰랐다. 어떻게 불러야 했는지도 몰랐고, 왜 우리가 몰라야 했는지도 몰랐다. 몰랐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4·3을 접하고 조금씩 알게 되며 우리가 절대 잊으면 안 되는,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소환하고 현재로 만들어야 하는 역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제주 4.3사건을 배경으로 한 ‘순이 삼촌’의 한 구절을 낭독했다. 유아인은 “각 도에서 제주를 생각하며 이 자리에 함께해준 분들도 그랬을 것 같다. 나도 처음엔 많이 놀랐고 분노했고 그리고 슬펐다. 어떻게 그런 일을 자행한 이들은 어떻게 멀쩡하게 살아갔는지 상상할 수 없더라”면서 “제주만의 일,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가 기억하고 느껴야 하는 역사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아인은 “더 알고 싶고 공부하고 싶고, 다시는 그런 역사가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다짐하는 이들 중 청년 세대가 적지 않다. 제가 4.3을 몰라 부끄러웠고 우리의 일로 느끼고 싶었던 것처럼. 그래서 희망은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유아인은 마지막으로 “4.3을 몰라 부끄럽고 더 알고 싶고 우리의 일로 느끼고 싶었던 것처럼 희망은 있는 것 같다. 70주년을 넘어 71주년이, 그리고 앞으로 남은 날들이 그러면 좋겠다. 젊은 세대가 알아가고 3세대 유족이 1세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4.3의 정신을 기억하는 내일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유아인의 추념식 참석은 KBS1 시사교양 프로그램 ‘도올아인 오방간다“에 함께 출연하고 있는 도올 김용옥의 권유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4.3 사건 추념일은 1948년 4월 3일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한 남로당 제주도당의 무장봉기와 미 군정의 강압이 계기가 되어 제주도에서 일어난 민중항쟁의 법정기념일이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유아인, 제주 4·3 추념식 참석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역사”

    유아인, 제주 4·3 추념식 참석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역사”

    배우 유아인이 3일 제주도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1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다짐을 낭독했다. 유아인은 KBS 2TV ‘도올아인 오방간다’에 함께 출연 중인 도올 김용옥으로부터 추념식 참석을 제안받고 전국 대표 6명의 자격으로 젊은 세대의 결의와 다짐을 낭독했다. 유아인은 “부끄럽게도 4.3을 잘 몰랐다. 어떻게 불러야 할지도 몰랐고, 또 왜 우리가 몰라야 했는지도 잘 몰랐다. 그걸 몰랐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라고 운을 뗐다. 유아인은 “4.3을 접하고 조금씩 알게 되면서 우리가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소환하고 현재로 만들어야 하는 역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라며 “처음에는 많이 놀랐고 분노했고 슬펐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자행한 일들은 어떻게 멀쩡히 살아갈 수 있었는지 상상할 수 없었다. 제주라는 섬이, 그 상상조차 되지 않는 상처를 어떻게 품어왔는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고 기억해야 하는 역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조심스럽지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미안하다, 죄송하다, 더 알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는 된 것 같다. 4.3을 더 알고 싶고, 공부하고 싶고,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다짐하는 이들 중 청년세대가 적지 않다. 그래서 희망은 있는 것 같다”라며 “70주년을 넘어 71주년이, 앞으로 남은 날들이 그랬으면 좋겠다. 4.3의 정신을 기억하는 내일이 되기를 희망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부의 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제주 4·3사건은 1947년 3·1절 기념식 발포사건 때부터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통행금지령이 해제될 때까지 7년 7개월간 군경의 진압 등 소요사태 와중에 양민들이 희생된 사건이다. 적게는 1만4천, 많게는 3만명이 희생당한 것으로 잠정 보고됐다. 좁은 섬에서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했고 그 후유증을 극복하고 진상규명을 하는 데 오랜 세월이 걸리고 있다. 이날 추념식은 제주4·3생존 희생자와 유족 등 주요 인사 1204명을 포함해 1만여명이 자리했다. 국방부는 이날 71년 만에 처음으로 “제주4·3특별법의 정신을 존중하며 진압 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이 희생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윤도한 수석 ‘3500만원 포르셰 해명’ 논란

    윤도한 수석 ‘3500만원 포르셰 해명’ 논란

    尹 추가자료 검토 안 했거나 금액 축소 청년층 “국민정서를 이해 못하나” 분노 여권 관계자 “국민 눈높이서 판단을”문재인 대통령이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했지만, 청와대의 부실 검증과 ‘3500만원 포르셰’ 해명을 둘러싼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조 후보자가 지난달 27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 추가 자료 제출을 통해 차량 구매가격을 4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000만원이라고 밝혔는데도 청와대가 지난 1일 3500만원이라고 축소 해명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신문이 2일 확인한 조 후보자의 제출 자료에 따르면 문제가 된 차남의 2012년식 포르셰 카이맨 R 중고 차량의 구매가격은 미국 돈 4만 달러다. 하지만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전날 기자들에게 “포르셰의 가격이 3500만원이 채 안 된다. 청문회 이전에 저희 검증 과정에서 확인된 내용이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이날은 ‘3500만원의 기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며 “검증할 때 파악을 했던 부분”이라고 답을 흐렸다. 윤 수석이 5000만원을 3500만원이라고 언급한 것은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금액을 축소해 해명했거나 청문회 이후 조 후보자가 추가 제출한 자료를 검토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지난달 31일 청와대가 조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면서 밝힌 “국회 인사청문회는 검증의 완결”이라는 입장과도 배치된다. 야당은 ‘미국에서 벤츠, 포르셰 3500만원짜리 타는 게 큰 문제인가’라는 취지의 윤 수석 발언도 강하게 비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윤 수석은 ‘도대체 뭐가 문제냐’식으로 불평했다”며 “국민 눈높이하고 다른 문 정권의 눈높이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수석의 발언에 청년층의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자신을 육군 병장이라고 밝힌 한 청년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들이 포르셰, 허탈합니다. 국민의 정서가 그렇게도 이해가 안 되는 것입니까”라는 글을 올리고 청와대의 초심 회복을 청원했다. 한 여권 관계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수석, 이런 식으로 안 된다. 일반 국민 감정과 눈높이에서 판단하세요. 정말 우리 잘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유학 가서 3500만원밖에 안 되는 포르셰 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면, 오늘도 일자리가 없어서 절망하는 청년들이 문제라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장승조, 2년 만에 화려한 무대 복귀 “‘킹아더’ 그 자체”

    장승조, 2년 만에 화려한 무대 복귀 “‘킹아더’ 그 자체”

    뮤지컬 ‘킹아더’로 2년 만에 무대에 복귀한 배우 장승조가 기립박수를 이끌어내며 첫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장승조는 지난 16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킹아더’ 첫 무대에서 최고의 열연으로 객석을 압도했다. 순수하고 평범했던 청년 아더가 백성을 위한 진정한 왕이 되어가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내며 몰입감을 선사한 장승조는 비주얼부터 연기력까지 ‘킹아더‘ 그 자체였다. 뮤지컬 ‘킹아더’는 자신의 진짜 신분을 모른 채 살아가던 ‘아더’가 우연한 기회로 바위에 박힌 엑스칼리버를 뽑고 왕으로 즉위한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으로 장승조는 주인공 ‘아더’로 분해 사랑, 분노, 고뇌 등 복잡한 감정선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킹아더’의 서사를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앙상블과 함께 화려하게 등장, 극의 포문을 연 장승조는 풍부한 감정연기와 탁월한 가창력으로 고음부터 저음까지 다양한 음역대를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또한 칼을 뽑은 뒤 점차 일취월장해가는 ‘아더’의 액션과 다양한 의상 변화로 볼거리를 더했고, 극 중간중간 마법사 ‘멀린’과의 능청스러운 연기 호흡으로 유쾌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처럼 장승조는 빠른 전개 속에서도 ‘아더’에 완벽히 녹아든 모습으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과 긴장감을 선사하며 극의 흐름을 주도했다. 특유의 디테일하고 깊이 있는 연기로 ‘구텐버그’, ‘블랙메리포핀스’, ‘늑대의 유혹’ 등 국내 초연작마다 흥행을 이끌어온 장승조는 뮤지컬 ‘킹아더’ 역시 강렬한 카리스마와 탁월한 표현력으로 그의 존재감을 명확히 확인케 했다. 장승조가 만들어 낸 ‘킹아더’에 푹 빠진 관객들은 환호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장승조는 이날 관객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하며, “드디어 ‘킹아더’ 첫공을 마쳤다. 6월 2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한다. ‘킹아더’ 많이 사랑해주시고, 저 장승조도 많이 응원 부탁드린다. 극장에서 뵙겠다”고 첫 공연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장승조의 무대 복귀작으로 주목 받고 있는 뮤지컬 ‘킹아더’는 오는 6월 2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전두환과 승리/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전두환과 승리/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과 아이돌그릅 빅뱅 멤버인 승리가 항간에 뜨겁게 회자된다. 전두환씨는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공판에 출두한 뒤 연일 입초시에 오르고 있다. 승리는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 사건의 중심 인물로, 관련 일탈이 끝 모를 지경으로 확산되고 있다. 두 사람은 모두 자연인이 아닌, 공인(公人)이다. 세인들의 입에 그 이름이 쉼 없이 오르내림도 예사롭지 않은 공인의 신분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따져 보면 두 사람의 요란한 회자는 ‘유명 공인’ 말고도 이중구조의 부조리 때문이다. 일반 상식에서 동떨어진 그들만의 생각과 행동 말이다. 지난 11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39년 만에 광주 법정에 선 전두환씨를 보자. 전씨의 혐의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증언한 조비오 신부에 대한 명예훼손이다. 전씨 회고록에서 조비오 신부는 ‘가면 쓴 사탄’,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로 묘사된다.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려는 광주 시민들과 관련한 자신은 ‘씻김굿의 제물’로 쓰고 있다. 혹시나 하는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전씨 측이 사죄나 유감 표현은커녕 헬기 사격 일체를 부인한 것이다. 발포 명령 인정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전씨가 던진 외마디는 “이거 왜 이래”였다. 광주민주화운동은 헌법적·법적 판단이 명쾌하게 정리된 한국의 아픔이다. 대부분의 국민들도 그에 동의한다. 그러니 ‘이거 왜 이래’는 전씨가 얼마나 심각하게 세상과 동떨어진 이중구조의 벽 속에 갇혔는지를 보여 주는 단초다. 의도된 회피이겠지만 말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흔히 쓰는 말을 빌리자면 안드로메다다. 또 버닝썬의 승리는 어떤가. 직원의 손님 폭행 논란으로 시작된 버닝썬 사태는 이제 연예인 성범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버닝썬 실소유주에 마약 유통, 성범죄, 경찰 유착 의혹을 받는 승리가 연예계 은퇴라는 모면 수를 택했지만 사태는 그야말로 복마전이다. 그 버닝썬 사태 역시 매일매일을 열심히 건전하게 사는 일반인과는 몹시 다른 이중구조의 세상에서 놀아난 사람들에 시선이 쏠린다. 얼마나 많은 공인들이 그들만의 잔치(?)를 즐겼을지의 분노 어린 의심이다. 한국은 국민소득 3만 달러를 자랑스럽게 입에 올린다. 우리 사회는 그 자랑스러운 3만 달러 시대에 발을 제대로 맞춰 사는 것일까. 그 거창한 3만 달러는 현실과 거죽의 괴리 앞에서 여지없이 무색해지곤 한다. 양극화 말고도 우리 앞에 드리워진 삶은 팍팍하기만 하다. 위기의 청년실업이며 자영업자·비정규직의 생존 위협, 급속한 초고령화 진입…. 그 와중에 ‘그들만의 리그’, ‘그들만의 잔치’로 불리는 일탈과 누림이 활개치고 있는 것이다. 남의 눈과 공중의 상식은 아랑곳없이 내 생각대로, 그렇게 나만 잘살아 보자는 식의 이중구조. 그 틈새에 끼어든 뻔뻔한 이기주의 탓에 우리는 수없이 많은 손실과 반목을 치러 왔지 않은가. 대중의 기대를 짓밟고 국민에게 던진 ‘이거 왜 이래’ 응수는 그래서 더 큰 원성과 분노를 낳고 있다. 승리 역시 기대와 꿈을 분노로 바꿔 놓은 ‘위험한 공인’이다. 살얼음 같은 세상 속, 그들만의 위험한 리그를 이제 끝내자. ‘위험한 공인들’ 말이다. kimus@seoul.co.kr
  • 광주 초등학생들까지 “전두환 물러가라”…29만원 ‘패러디 화폐’ 든 네팔 청년 눈길

    광주 초등학생들까지 “전두환 물러가라”…29만원 ‘패러디 화폐’ 든 네팔 청년 눈길

    5·18 민주화운동 이후 39년 만에 11일 광주 법정에 선 전두환(88) 전 대통령은 뜻밖에 건강한 모습이었다. 그는 경찰 경호 속에 예정 시간보다 1시간쯤 이른 낮 12시 35분쯤 광주지법에 도착했다. 기자들의 질문엔 특별한 대응을 보이지 않고 부인 이순자(80)씨와 경찰의 부축을 받으며 승용차에서 내린 즉시 청사로 들어갔다. 법원청사 주변엔 5월 단체 관계자, 시민 등 100여명이 이른 아침부터 “학살자 전두환을 처벌하라”, “전두환이 민주화 아버지면 이완용은 근대화 아버지다”라는 등의 구호를 적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전씨 차량이 3㎞쯤 떨어진 동광주톨게이트에 도착했다는 소식엔 술렁이기 시작했다. 전씨 차량이 진입하는 법원 후문 진입로에서는 5·18 민주화운동 때 총에 맞아 숨진 희생자들의 사진 패널을 세우고 길바닥에 전씨의 사진을 붙이는 등 항의를 나타냈다. 전씨가 승용차에서 내리자마자 5·18부상자회 김행엽(58)씨는 법원 담장을 뛰어넘어 접근하려다 경찰의 제지에 막혔다. 이어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무릎을 꿇고 사과해야 한다”며 “전씨를 직접 눈앞에서 바라보니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1980년 5월 27일 금남로 전남도청에서 최후까지 항전했던 ‘시민군’ 윤성용(60)씨는 “광주를 이용해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을 반드시 역사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전두환은 5·18의 진실을 밝혀라’고 적힌 피켓을 든 조선대생 김비호(22·정치외교학과)씨는 “5·18을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학과행사 때 관련 발표회 등을 통해 상황을 알게 됐다”며 “5·18 학살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전씨 사진과 ‘(전 재산으로 강변한) 29만원’을 표기한 1만원짜리 ‘패러디 화폐’를 든 네팔 출신 20대 청년은 “지난해 5월 5·18기념재단 주관 국제인턴으로 근무하면서 5·18의 진상을 알고 세계에 알려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법정과 길을 사이에 둔 D초등학교 학생들도 점심시간에 창문을 열고 “전두환은 물러가라”고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법원 주변에 13개 중대 1200여명을 배치, 돌발 상황에 대비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계엄군 들어오기 전, 헬기가 전일빌딩 향해 사정없이 쏴 부렀어”

    “계엄군 들어오기 전, 헬기가 전일빌딩 향해 사정없이 쏴 부렀어”

    ‘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비난해 11일 광주의 법정에 선 피고인 전두환은 “헬기 기총소사(항공기가 근거리에서 지상 표적이나 선박을 사격하는 것)는 얼토당토않은 얘기”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피로 물든 1980년의 광주를 지켰던 시민들은 “내가 헬기 사격의 목격자”라며 반박한다. 이들은 ‘전두환’이라는 이름 앞에 치를 떨면서도 폭력적 대응보다는 “진정 어린 사과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광주시민들의 목격담을 통해 그날의 진실과 이후 시민들이 감내해 온 울분에 대해 들어 봤다.“헬기 밑에서 불이 번쩍 나면서 전일빌딩을 향해 사정없이 쏴 부렀습니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상황실장이었던 박남선(65)씨는 지난 10일 광주 금남로의 전일빌딩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빌딩에는 헬기 기총소사의 증거가 남아 있다. 박씨는 “그해 5월 27일 도청 정문 앞에서 시민군 병력배치를 하고 있었는데 총소리가 났다”며 “새벽 3시쯤 계엄군이 밀고 들어오기 전에 빌딩 옥상의 기관총을 향해 헬기에서 사격한 것을 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날 함께 만난 최운용(75·당시 민주헌정동지회 광주전남조직책임원)씨도 헬기 기총소사 목격자다. 5월 21일 오후 1시쯤 공수부대와 경찰들이 도청 방향에서 금남로의 시민들을 향해 총을 쐈다. 시민들은 물러섰고, 최씨는 관광호텔 쪽에서 쓰러진 청년을 인도 쪽으로 끌어낸 후 다시 이동했다. 10분 정도 더 걸어가 도착한 곳이 불로교였다. 최씨는 “오후 2시 30분쯤 불로교를 건너기 전 머리 위쪽으로 헬리콥터가 날아왔다”며 “헬리콥터가 불로교 위에서 총을 도청 방향으로 쏘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최씨의 목격은 고 조비오 신부의 증언과도 대체로 일치한다. 조 신부는 1995년 광주 5·18 특검에 출석해 21일 오후 1시 30분에서 3시 사이에 헬기가 도청에서 광주공원 방향으로 가면서 불로교 인근에서 사격하고 백운동 방향으로 날아갔다고 증언했었다. 당시 선교를 위해 광주에 머물렀던 아놀드 피터슨 목사도 특검에서 호남 신학대와 기독교병원 인근에서 오후 3시 15분부터 5시 사이에 기총소사를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전두환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헬기를 이용한 기총소사까지 감행했다는 등 차마 말로 하기 어려울 정도로 끔찍한 이야기들이 더해져 전해지고 있다”며 “조비오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일 뿐”이라고 했다. 피터슨 목사에 대해서는 “목사가 아니라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 비난했다. 박씨는 “조비오 신부님뿐만 아니라 저와 최운용 선생님도 직접 목격을 했다”며 “우리들의 존재와 증언이 증거다”고 반박했다. 2018년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는 육군이 1980년 5월 21일과 5월 27일 광주시민들에게 헬기 사격을 했으며, 공군이 무장 전투기를 대기시켰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전일빌딩 10층 외벽 등에서 발견된 탄흔을 호버링(hovering·항공기 등이 일정 고도를 유지한 채 움직이지 않는 상태)하던 헬기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감정했다. 최씨는 “2016년 전일빌딩을 주차장으로 만든다고 했을 때 정말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면서 핏발을 세우고 싸웠다”며 “그때 건물을 보존하지 못했으면 헬기 기총소사의 증거가 사라질 뻔했다”고 말했다. ●전두환 초도순시 막아선 최운용 어머니 5·18 희생자들이 잠든 광주 북구 ‘5·18 구묘역’ 추모객들은 입구 땅속에 묻힌 비석을 발로 밟고 참배를 시작한다. 비석에는 ‘전두환’, ‘이순자’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다. 전씨 부부가 1982년 3월 10일 전남 담양군 고서면 성산마을에서 숙박한 것을 기록한 민박기념비다. 이 비석을 구묘역에 가져다 둔 사람이 최씨와 광주전남 민주동우회 회원들이었다. 최씨는 “1989년 초 기념비석의 존재를 알고 ‘살인마가 어떻게 전남에서 자고 기념비까지 만들 수가 있느냐’고 분노했다”며 “오월 영령을 달래기 위해 거사를 해야겠다고 의견이 모였다”고 했다. 동우회원 30여명은 1989년 1월 13일 망치를 들고 전남 담양 성산마을에 갔다. 그런데 비석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정보가 샌 것이다. 이들은 비석을 세웠던 돌 공장을 찾아가 “어떻게 했느냐”며 주인을 다그쳤다. 주인은 “오늘 새벽 이장한테 장비를 가져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비석을 파서 논두렁에 두고 지푸라기로 덮어 놨다”고 고백했다. 최씨는 “비석을 망치로 다 두들겨 깬 후 일부를 5·18 묘 인근에 묻었다”며 “당시 처벌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전씨는 1981년 대통령 신분으로 광주에 초도순시(지역을 돌며 상황을 살피는 것)를 왔다고 한다. 전씨가 당당하게 광주에 입성한 것을 막아선 것은 박씨의 어머니다. 어머니가 플래카드를 들고 전씨 행렬에 뛰어들었다. 당시 박씨가 사형선고를 받았기에 어머니는 두려울 게 없었다. 박씨는 “그날 어머니는 아스팔트에서 경찰들에게 엄청나게 두들겨 맞고, 영장도 없이 5일간 구치소에 갇혀 있었다”고 말했다. ●“삼촌이 저를 통해 싸우신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0일 광주 북구 용봉동 성당에서 저녁 미사를 마친 후 집무실에서 만난 조영대 주임 신부는 “(삼촌인) 조비오 신부님은 살아생전에 전두환과 5·18을 왜곡하려는 세력들과 쉼 없이 싸웠다”면서 “돌아가셔서도 5·18의 진상 규명을 위해서 싸우고 계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비오 신부가 전씨 회고록을 통해 명예훼손을 당하지 않았다면 재판정에 세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조비오 신부는 5·18 당시 시민수습대책위원 16명과 함께 신군부의 도청 진압작전을 막기 위해 행진에 나섰다가 내란음모 핵심 동조자로 몰려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4개월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조영대 신부 역시 5·18 당시 고교 1학년생으로 학살을 목격했다. 그는 삼촌을 대신해 전씨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인물이다. 조영대 신부는 성직자인 삼촌을 비방한 전씨를 향해 “조비오 신부님은 2008년 교황께서 고위 성직자 품위인 몬시뇰 명의를 수여한 분”이라면서 “광주 교구에서 사제가 몬시뇰에 임명된 것은 47년 만이었을 정도로 교구의 대표 성직자셨다”고 말했다. 조비오 신부는 5월만 되면 미사 중에 전두환과 군부세력들이 광주에 저질렀던 만행을 언급했다. 조영대 신부는 “조비오 신부님은 회개할 줄 모르는 전두환에게 분노하시고 마음 아파하시고 속상해하셨다”며 “한숨을 푹 내쉬며 진상 규명이 잘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고 전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전씨를 사면할 때는 “광주에 저질렀던 죄악이 얼마나 큰데 뉘우침도 없고 진상 규명도 안 된 상태에서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며 분개했다고 한다. 아직도 광주시민들은 전두환씨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조영대 신부는 “(전씨를 단죄하라는 주장이) 단순히 보복이나 분노의 차원은 아니다”라면서 “민주화를 위한 밑거름인 광주정신을 되살려 가는 차원에서 진상 규명을 위한 노력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광주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열혈사제’ 김원해부터 음문석까지..화제의 신스틸러들

    ‘열혈사제’ 김원해부터 음문석까지..화제의 신스틸러들

    ‘열혈사제’ 김원해부터 음문석까지 신스틸러들이 화제다.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가 다혈질 사제 김해일(김남길 분)과 바보 형사 구대영(김성균 분)의 공조인지 방해인지 모를 수사를 본격 시작하며 쫄깃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지난 주 방송에서는 최고 시청률 22.6%, 전국 시청률 17.2%(닐슨 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파죽지세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주, 조연할 것 없이 자기 몫을 톡톡히 해내는 배우들이 있다. 김남길, 김성균, 이하늬는 진지와 코믹을 절묘하게 오가며 극을 쥐락펴락하고 있고, 여기에 신스틸러들까지 가세,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열혈사제’에 맛깔스런 양념을 더하고 있다. 김원해, 백지원, 음문석, 고규필, 안창환 등이 바로 그 신스틸러들이다. ▶ 강렬한 스모키 화장, ‘고자예프’ 김원해 김원해는 극중 갱스터 ‘블라디미르 고자예프’로 분해 미친 존재감을 발산 중이다. 고자예프는 구담구 내 ‘러시아 구역’에 있는 마피아의 일원으로, 돈을 받으면 어떤 일이든 수행한다. 악당 황철범(고준 분)으로부터 돈을 받고 김해일의 수사를 방해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설프다. 특히 강렬한 스모키 화장과 러시아식 발음의 독특한 한국어는 마성의 웃음을 안겨준다. ▶ 김남길 때문에 억장 무너지는, ‘걱정쟁이 수녀님’ 백지원 비글처럼 뛰어다니는 김해일을 보며 “수도자 생활에 위기가 온다”고 중얼거리는 수녀님. 바로 구담 성당 김인경 수녀 역의 백지원이다. 김해일이 분노를 조절하지 못할 때마다 잔소리를 하며 걱정이란 걱정은 다 하는 수녀님. 이렇게 침착하던 수녀님이 악당들의 악행에 화를 참지 못하고 어설프게 분노하는 모습은 최고의 반전이다. ▶ 단발머리 깡패, ‘롱드래곤’ 음문석 찰랑거리는 단발머리를 휘날리며 깐족의 진수를 보여주는 악당 장룡(음문석 분)도 빼놓을 수 없다. 극중 장룡은 구담구민들을 괴롭히는 데 앞장 서는 깡패로, 허세를 부리다가 김해일에게 일격을 당하는 등 감초 악역으로 극의 재미를 끌어올린다. 특히 Mnet ‘댄싱9’ 출신인 음문석은 춤추는듯한 카포에라 액션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미 열혈 시청자들 사이에서 ‘롱드래곤’, ‘단발머리 깡패’라는 별명을 얻은 매력 넘치는 악당이다. ▶ ‘모카빵 신자’ 고규필& ‘순박한 태국청년’ 안창환 착하고 성실한 구담구 소시민들, 오요한(고규필 분)과 쏭삭(안창환 분)도 시선 강탈 신스틸러들이다. 미사 시간에 모카빵을 먹다가 김해일에게 쫓겨난 편의점 알바생 오요한은 많이 먹으면 청력이 강해지는 특이 체질의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태국 청년 쏭삭은 장룡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꿋꿋이 버티며 열심히 살아가는 인물. 가끔 하는 말실수들이 시청자를 웃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절친 두 사람의 유쾌한 케미와 훈훈한 존재감이 ‘열혈사제’만의 독특한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처럼 다채로운 캐릭터들과 이를 개성 있게 살려내는 배우들의 열연이 ‘열혈사제’를 구멍 없이 채우고 있다. 이 매력적인 신스틸러들이 앞으로 또 어떤 활약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들지, ‘열혈사제’에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SBS ‘열혈사제’는 매주 금, 토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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