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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단 뽑아야죠, +α이지만”…공공기관, 일자리 해결사로 뜬다

    “일단 뽑아야죠, +α이지만”…공공기관, 일자리 해결사로 뜬다

    경영평가 지표에 일자리 창출도 포함 대학생 취업선호도 1위에 공기업 뽑혀 “마구잡이 확충땐 유럽처럼 부채 커져”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니 일단 뽑아야죠. 나중에 경영평가에도 채용 실적이 중요한 지표가 된다고 하니. 하지만 계속해서 채용 인원을 늘리면 경쟁력 문제뿐만 아니라 10~15년 뒤에는 인사 적체 등 내부 문제도 발생할 수 있으니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죠.”(공기업 부장 K씨) 1년 전 대비 취업자 수 증가가 7월 5000명에 이어 8월 3000명에 그치는 등 ‘고용 참사’가 현실화되면서 공공기관이 일자리 문제에 ‘구원투수’로 등판하고 있다. 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8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공공기관 채용 인원을 2만 3000명으로 잡았다. 하지만 취업자 수 증가가 1월 33만 4000명에서 2월 10만 4000명으로 뚝 떨어지자, 지난 3월 청년 일자리 대책을 발표하며 공공기관 채용 인원을 5000명 늘어난 2만 8000명으로 다시 책정했다. 불과 3개월 만에 채용 인원을 21.7% 늘린 것이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당시 정부는 공공기관 채용 인원을 5000명 늘리는 것에 더해, 상황에 따라서 ‘플러스 알파’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반기 고용 상황이 안 좋아질 경우 올해 채용 인원이 2만 8000명을 넘길 수도 있다는 뜻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2만 8000명에서 더 늘리기가 힘들지만, 최대한 많이 뽑으라는 독려 메시지는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속된 말로 저 윗선에서 “뽑아야 하느니라”라는 메시지가 공공기관으로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고용문제 해결의 요술 방망이? 정부가 공공기관 채용을 늘리는 가장 큰 이유는 민간에 비해 채용 규모는 한정적이지만 고용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A공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사장 선임부터 경영 방향까지 모두 손에 쥐고 있으니 채용을 확대하라고 하면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낙하산을 타고 온 정치인 사장들은 정부 방침을 적극적으로 따르려고 하기 때문에 지침만 내려오면 목표치를 초과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기재부 관계자는 “예전에는 기재부가 통제를 많이 했는데, 올해부터는 재원이 여유 있는 기관에 대해선 주무부처랑 각 공기업이 알아서 정원 확대를 할 수 있게 했다”면서도 “정원이 늘어야 채용이 늘기 때문에 공공기관이 자체적으로 정원을 정할 수 있게 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럼 공공기관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인원을 늘릴까. 꼭 그렇지는 않다. 박정원 안동대 행정학과 교수는 “조직의 특성상 인력이 늘면, 이를 관리하기 위한 자리도 추가로 마련된다”면서 “즉 조직이 커지면 승진할 기회가 더 생기기 때문에 현재 있는 직원 입장에서도 손해 볼 것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특별한 일을 하지 않고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다.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사회적 가치항목 배점을 5점에서 최대 37점으로 늘리고, 여기에 일자리 창출을 평가 지표에 포함시켰다. 실제 지난해 A등급을 받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해 비정규직 1263명을 정규직 전환하고, 신입 직원도 523명 채용했다. B공기업 관계자는 “다른 경영평가 항목은 대부분 비용을 절감하거나 사업구조를 개선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채용을 늘리는 것은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은 사업”이라고 털어놨다. LH 관계자는 “2009년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합병되면서 수년간 인적 구조조정이 진행됐는데, 그로 인해 현장 인력이 부족해 최근 고용을 늘리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채용 인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 일자리가 청년층에게 인기가 높다는 점도 정부에 매력 포인트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 3294명을 대상으로 취업인식도 조사를 한 결과 공기업이 취업하고 싶은 곳 1위(25.0%)로 뽑혔고, 대기업이 18.7%로 2위를 차지했다. 결국 공공기관 일자리를 늘리게 되면, 청년층들에게 좋은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 청년층 지지세가 두터운 현 정부에 공공기관 채용 확대가 더욱 매력적인 이유다. ●진보도 보수도 공공기관 채용 활용 그렇다면 공공기관 채용 확대가 진보적이라고 평가되는 문재인 정부만의 특성일까. 2010년대 들어 청년 실업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공공기관 신규 채용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13년 1만 7277명이던 공공기관 신규 채용은 2014년 1만 7648명, 2015년 1만 9324명, 2016년 2만 1009명, 지난해 2만 2554명을 기록했다. 4년 새 공공기관 채용 인원이 30.5%가 늘어난 것이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 공공기관을 해결사로 쓴 것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올해 목표치가 예년보다 많이 늘었지만, 박근혜 정권 때도 마찬가지였다”면서 “정치적 성향의 차이라기보다 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데 공공기관이 가장 편리한 도구로 생각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공공기관의 정원 조절을 기재부가 해줘야 하는데, 지금은 경제부총리가 일자리를 만든다고 사방으로 뛰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마구잡이로 공공기관 일자리를 늘리면 유럽처럼 이후 갚아야 할 부채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더 벌어진 한·미 금리차, 외자유출 등 후폭풍 경계해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26일(현지시간)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려 연 2.00~2.25%로 인상했다. 1.5%를 유지 중인 한국과의 기준금리 차가 0.75%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2007년 7월 이후 최대 폭이다. 연준은 오는 12월을 포함해 내년까지 4차례 금리를 추가로 올리는 방안도 예고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에도 정부와 한국은행은 2006년에 벌어졌던 우리 금융시장에서의 대규모 자금이탈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한다. 지난 3월 한·미 금리가 역전된 이후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간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은 한국의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에서 자산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미 금리 격차가 0.25% 포인트 확대되면 추가로 15조원의 국내 유입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분석도 최근 내놨다. 한·미 금리가 크게 벌어진 만큼 상황만 놓고 보면 우리 역시 기준금리 인상 쪽에 무게가 실린다. 서울과 수도권 등지에서의 부동산 열풍을 잡기 위해서라도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한은 안팎에서 나온다. 이낙연 총리는 한은법상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보장돼 있음에도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문제는 부동산 과열을 제외하면 한은이 섣불리 금리 인상을 단행할 만한 환경이 아니라는 점이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 후반대에 머무는 데 이어 내년에는 중반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고용과 소비심리 등 주요 지표들도 일제히 뒷걸음질치고 있다. 무엇보다 가계부채가 1500조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금리마저 오르면 한계상황에 봉착한 자영업자나 서민 등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고사(枯死) 직전인 지방 부동산시장이 붕괴할 가능성도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어제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줄이는 것은 필요하지만, 미 금리인상 결과 등을 봐 가면서 고민할 것”이라고 언급한 건 이런 악재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분쟁 확대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의 외환위기 확산 등 대외 상황도 엄혹하다. 정부는 금리 인상 여부는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에 맡기고,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한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등 정책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 정책적 노력에는 혁신경제를 활성화하고 재정확대를 통해 청년 일자리를 확대하며 경기 하향의 속도를 늦추는 조치 등이 포함돼야 한다. 또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른 장·단기 영향을 냉철히 분석해 최선의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
  • [자치광장] 청년정부, 청년정책의 대전환/전효관 서울혁신기획관

    [자치광장] 청년정부, 청년정책의 대전환/전효관 서울혁신기획관

    지난 9월 11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청년자치정부’ 계획을 발표했다. 정책 기획과 예산 수립 권한을 청년 당사자에게 부여하겠다는 전례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환적인 청년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청년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진 청년정책네트워크를 실질화하고 청년과 서울시, 서울시의회의 거버넌스인 청년의회를 상설화한다. 논의된 결과를 집행하기 위해 시장 직속으로 ‘청년청’이라는 행정기구를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다.청년자치정부 설치는 청년을 사회적으로 ‘소비하는’ 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데 있다. 실업, 부채, 주거 등 청년의 어려운 상황은 부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자주 이야기돼 왔다. 그동안 문제를 제기하고 해법을 찾으려 애쓴 청년 단체들의 노력에 사회가 반응해 온 방식은 불쌍하니 도와주자라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 듯싶다. 정치는 청년 지지를 원하지만 기회는 주지 않으며, 정부는 청년 지원을 늘리긴 하지만 기존 방식만 답습하고 있다. 청년정부 설치는 이런 현실을 벗어나 권한 부여를 통해 청년들에게 사회적 활동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다. 지금까지 청년들에게 불평등과 부정의에 저항하고 변화를 주도하라고 훈계해 왔다. 우석훈씨는 ‘88만원 세대’에서 짱돌을 들어라고 했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왜 분노해야 하는가’에서 한국 사회 불평등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면서 청년들이 분노하고 저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정부는 청년에게 저항 대신 공식적으로 말할 수 있는 제도적 권한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청년정부는 서울시가 선도해 온 청년정책을 사회정책 일반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4년 전 도입된 청년의회에서 올해는 특히 소수자와 다양성 이슈가 많이 다루어졌다. 청년정부가 청년만의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우리 사회의 미래를 다룰 수 있다는 것을 실증한다. 일부에서 청년정부 계획에 대해 ‘책임성’ 문제를 거론한다. 권한을 주는 것은 찬성이나 책임질 수 있겠느냐는 질문일 것이다. 박 시장은 “청년정부가 결정하면 함께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의 나은 변화를 위해 서울시가 청년들과 전면적으로 협력하겠다는 강력한 결단이자 의지이다. 청년정부에 대한 사회적 지지와 협력을 기대한다.
  • 서대문, 젊은층 ‘지옥고’ 공유주택으로 풀다

    서대문, 젊은층 ‘지옥고’ 공유주택으로 풀다

    서울 서대문구가 꾸준히 추진해 온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이 ‘청년누리’로 결실을 봤다.서대문구는 청년들이 저렴한 임대료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공유주택인 청년누리 입주식을 19일 열었다. 월 임대료가 7만 8000원에서 18만 6000원으로 주변 시세의 절반에 불과한 쾌적한 환경에서 취업과 학업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일명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로 불리는 청년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치단체와 기업, 주택협동조합이 힘을 모은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청년누리는 지난해 2월 포스코 임직원들의 월급 1% 기부로 운영되는 ‘포스코1%나눔재단’이 청년을 위한 맞춤형 임대주택 공급 사업을 꾸준히 벌여 온 서대문구에 청년셰어하우스 건립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서대문구가 부지를 매입하고 재단이 건축을 담당하는 등 약 11억원씩 부담해 연면적 361.66㎡에 지상 5층 건물로 설립했다. 올해 1월 착공 후 지난달 공사를 마무리했고 서대문구가 기부채납을 받았다. 운영과 관리는 청년공동체주택 운영 경험이 풍부한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이 맡기로 했다. 1층은 공용주차장, 2층부터 5층까지가 주거공간으로 모두 18명이 거주할 수 있다. 서울시 거주 만 19세에서 35세 사이의 무주택 1인 미혼 가구 중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 졸업까지 한 학기가 남은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다. 임대 기간은 1년에서 2년이며 입주 자격을 충족하면 최장 39세까지 계속 거주할 수 있다. 문 구청장은 그동안 저소득층 대학생을 위한 임대주택인 꿈꾸는 다락방, 행복기숙사, 협동조합형 청년주택 이와일가, 업무공간과 주거공간을 동시에 제공하는 청년창업꿈터 1호점 등을 성사시켰다. 내년 초에는 신혼부부와 독립·민주유공자 등 모두 80가구가 살 수 있는 가칭 ‘청년미래 공동체주택’도 들어선다. 문 구청장은 “청년 주거 문제는 중앙정부에만 맡기기엔 너무 시급한 문제다. 지자체도 정책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나설 수 있다고 본다”면서 “구에서 예산을 들여 부지를 매입하고 민관 협력을 모색한다면 청년들에게 더 좋은 주거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예수금 309조원… 농민·농촌 살찌우는 상호금융 역할 다할 것”

    “예수금 309조원… 농민·농촌 살찌우는 상호금융 역할 다할 것”

    올 7월 말 기준 농협상호금융의 예수금은 309조원이다. 1년 전 292조원에 비해 17조원 늘었다. 예수금 규모는 제1금융권과 비교해도 가장 크다. 여기에 전국에 산재한 4696개 영업점은 농협상호금융이 국내 최대 금융네트워크를 갖췄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시중은행을 찾기 어려운 시골에서 농협상호금융은 농업인들이 믿고 기댈 수 있는 금융기관, 도시에 사는 서민들에게는 요긴한 재테크 창구가 되고 있다. 소성모 농협상호금융 대표는 지난달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농·축협 자금에 대한 안정적 수익을 바탕으로 농민과 농촌을 살찌우는 상호금융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취임 첫해인데 관심 분야는. -9개월 동안 상호금융이 농업과 농촌,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 적극 대응하고 미래의 사업 환경에서도 농·축협이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했다. 2016년 6월 출시된 ‘콕뱅크’ 애플리케이션을 지난 2월 업그레이드했다. 농산물 출하내역이나 시세처럼 영농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조합원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인 ‘콕팜’ 서비스를 추가했다. 오는 11월에는 콕팜 내에 농산물을 직거래하는 온라인 장터도 개설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농민들이 올린 농산물을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바로 살 수 있다. 농업인과 도시 고객의 연계를 강화하는 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주요 목표 중 하나다. 콕뱅크 가입자 227만명 중에서 50대가 52만명, 60대 이상이 33만명일 정도로 중장년층에서도 호응이 좋다. 전체 산업 비중에서 농업은 줄지 몰라도, 농업 자체의 총생산량은 줄지 않는다. 그것을 효율화, 스마트화시키는 게 상호금융의 역할이다. →상호금융 비과세 폐지 논란이 일고 있는데. -올해 주요 현안은 연말에 도래하는 비과세 예탁금 일몰시한을 연장시키는 것과 금리 인상에 따른 농·축협의 연체율 관리일 거다. 비과세 예탁금 제도가 준조합원인 ‘가짜’ 농어민과 고소득층의 절세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하는데 오해가 있다. 3000만원 이하의 예탁금에 붙는 이자에 대한 14% 세금을 면제해 주는데, 혜택을 받기 위해 농·축협에 만원 안팎의 출자금을 내고 준조합원이 된 사람이 대부분이다. 제도가 폐지된다면 준조합원 대부분이 비과세 혜택이 있는 새마을금고와 신협으로 이동할 거다. 그럼 정부가 기대하는 2869억원 세수 효과도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비과세 예탁금 제도는 상호자금의 유동성관리 측면에서 안전 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 농·축협에서 예금 인출이 이어지면 국가 경제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다. 농촌을 위한 하나의 상품으로 봐줬으면 한다. →농·축협의 연체율이 다른 은행에 비해 높은 편이다. -2017년 말 기준 연체율이 1.01%다. 시중은행보다는 높지만 상호금융업권에서는 가장 낮다. 농협상호금융은 시중은행과 경쟁하고 있지만 사실 2금융권으로 출발했다. 은행에 비해 부실 채권 비율이 높은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 물론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정책에 부응해 연체율 관리에 더 신경 쓰려 한다. →농민을 위한 금융상품은 어떤 것들이 있나. -올 4월 출시한 ‘청년농업희망통장’이 대표적이다. 40대 이하 창업농에게 최대 2% 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해 3000만원 한도에서 영농자금을 대출해 주고, 반대로 여유사업자금을 예치하면 1.5% 포인트 이자를 추가로 붙여 준다. 농업을 육성하기 위해 확실히 지원하자는 취지다. 이미 대출 실적이 314계좌, 72억원이다. 현재 농촌에 여성 농업인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점에 착안해 여성 농업인을 지원해 줄 수 있는 대출 상품도 고민하고 있다. →상호금융에 지역 상황에 밀착한 ‘관계형 금융’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어떤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자금을 빌려줘 돈을 벌게 하고 알아서 갚게 한다는 건데, 협동조합이 원래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어떻게 보면 방글라데시의 무함마드 유누스 박사가 창설한 그라민 뱅크보다도 앞선 형태다. 지금도 각 지역 조합장들이 농민들과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금융은 물론 생활지도를 위한 인프라도 제대로 갖춰져 있다. 단지 현재 상호금융은 지역은행 역할을 같이 하고 있을 뿐이다. 또 협동조합은 사회적기업이기 때문에 돈을 벌어도 이익을 모두 조합원과 직원, 지역사회에서 환원할 몫과 세금 등으로 나눈다. 따라서 협동조합 이익은 적정이윤 또는 필요이윤이다. 최대 이윤은 날 수가 없다. 지역사회를 위해서 합리적으로 이익을 나눈 게 상호금융의 기본 목적이고 거기에 충실하려고 한다. →상호금융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은. -소통이다. 소통에서 가장 좋은 것은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거다. 올해 현장에서 조합장들을 만난 횟수가 30번이 넘는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이다. 앞으로도 현장 애로사항을 잘 듣고 먼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대담 전경하 부장 lark3@seoul.co.kr 정리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In&Out] 미래의 희망, 금융교육에서 찾아야/박중민 금융투자교육원장

    [In&Out] 미래의 희망, 금융교육에서 찾아야/박중민 금융투자교육원장

    “투자에 무관심했던 자녀들이 내게 비트코인에 대해 물어본다. 가상화폐를 통해 아이들이 신기술과 금융에 열정이 생겼다. 우리는 사려 깊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이들의 열정에 반응해야 한다.”지난 2월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크리스토퍼 장칼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의장의 연설이 적잖은 반향을 일으켰다.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당국의 감독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린 청문회에서 규제 당국의 수장이 한 말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파격적이다. 그의 발언에서 우리는 크게 두 가지를 유추할 수 있다. 신기술에 접근하는 미국 규제 당국의 태도와 자식 세대에게 금융 지식을 조금 더 알려 주고픈 아버지의 마음이다. 이는 금융교육이 강화되는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금융교육을 학교 경제교육의 핵심으로 삼았다. 20년 가까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으로 재임한 앨런 그린스펀은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 원인 중 하나로 ‘금융문맹’이 많은 현실을 꼽았다.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말도 여기서 나왔다. 이후 미국은 대통령 직속 금융교육자문위원회를 설치해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 과정에는 소득, 금전 관리, 지출 외에 신용과 저축, 금융투자를 포함시켰다. 선진국은 금융위기를 통해 금융과 일찍 친해져야 평생 자산을 지혜롭게 관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00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금융교육 가이드라인’을 통해 금융교육이 평생에 걸쳐 이뤄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영국도 2014년부터 중고생(만 11~16세)의 금융교육을 의무화했다. 우리 현실은 어떠한가. 최근 금융감독원 조사에서 20대의 86.4%는 평생 금융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금융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가 부족하니 대출의 무서움이나 투자의 기본 원칙에 무지하다. 한국 시장이 유독 ‘묻지마 투자’에 취약한 것도 부실한 교육 기반에 기인한다. 하지만 ‘인생은 한 방’이라고 믿으며 투자와 노름을 구별하지 못하는 자세로는 평생 궁핍함을 벗어날 수 없다. 신학용 전 의원이 2014년 발의한 ‘금융 및 기초생활소양 교육지원 법안’은 기본 교과과정에 금융교육을 반영하는 것이 골자지만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더 늦기 전에 돈의 흐름을 스스로 깨우칠 수 있는 교육을 제도화해야 한다. 국제적 정합성 제고의 문제만이 아니다. 청년실업, 저출산, 가계부채 증가, 노인 빈곤 등 미래를 암울하게 하는 지표들은 하나의 담론으로 귀결된다. “내 자산을 어떻게 축적하고 관리해야 하는가”의 문제다. 우리는 젊은이들의 신기술과 금융에 대한 열정에 사려 깊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반응하고 있는가. 자식 세대가 투자와 자산 관리에 관심을 갖도록 고민하고 있는가. 다음 세대를 위한 일은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닌 낚시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미래 희망을 위한 첫걸음이 금융교육에 있다.
  • ‘투기 악용’ 다주택자 정조준… 임대주택 활성화 정책 수정 불가피

    ‘투기 악용’ 다주택자 정조준… 임대주택 활성화 정책 수정 불가피

    김현미 “정책 설계 의도와 현상 달라” 서울 등 과열지역 신규 임대등록 ‘타깃’ 이번 달부터 ‘임대차 정보시스템’ 가동 임대 등록땐 집값의 80%까지 대출 양도세 중과 배제 등 각종 세제 혜택 “임대등록, 투기 꽃길 깔아줘” 비판도정부가 임대주택 등록 시 제공되는 세제 및 대출 혜택을 투자 기회로 활용하는 다주택자를 정조준한다. 집값 안정화를 위해서다. 또 이번 달부터 본격 가동되는 ‘주택임대차 정보시스템’을 통해 파악한 다주택자의 주택 보유 및 전월세 수입 현황 등을 세금 추징 근거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과도한 세제혜택 있는지 살펴볼 것”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세종시 인근에서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를 열고 “처음 임대등록 활성화 정책을 설계했을 때의 의도와는 다른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며 세제 혜택 축소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 온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정책 방향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앞서 정부는 남의 집에 세 들어 사는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다주택자의 임대사업자 등록을 독려했다. 등록 임대주택은 임대 의무기간(단기 4년, 장기 8년) 동안 임대료 인상이 연 5% 이내로 제한돼 사실상 전월세상한제가 도입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정부는 임대등록 활성화를 위해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장기보유특별공제, 재산세·취득세 감면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했다.임대사업자 입장에서는 소득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것을 감수해야 하지만 합법적으로 세금을 줄일 수 있다. 또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을 살 때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40% 제한으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쉽지 않지만, 임대사업자로 등록만 하면 시중은행에서도 집값의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최근 부동산 카페 등을 중심으로 ‘임대사업자 등록을 통해 대출도 쉽게 받고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소개되기도 했다. 또 준공공임대 등록 시 최대 8년간 해당 주택을 팔 수 없도록 묶이면서 매물이 잠겨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대 이준구 명예교수는 “임대주택 등록제는 부동산 투기에 꽃길을 깔아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에 국토부는 등록 임대주택의 양도세나 종부세 합산 배제, 취득세 감면 등의 세제 혜택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기존에 갖고 있는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는 경우가 아닌 서울 등 과열 지역에서 새로 집을 사면서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는 다주택자를 타깃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투자 목적으로 신규 주택을 취득하면서 임대주택 등록을 통해 대출 규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지 관계부처와 검토 중”이라며 “과도한 세제 혜택이 있는 것이 아닌지도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초 국토부는 ‘제2차 장기 주거종합계획(2013~2022)’을 통해 2020년부터 시장 상황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임대주택 등록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번 조치를 계기로 시행이 불투명해졌다.이와 함께 그동안 국토부와 행정안전부, 국세청 등 부처별로 따로 관리됐던 주택 임대시장 관련 정보가 이번 달 ‘주택임대차 정보시스템’으로 통합된다. 이렇게 되면 임대주택으로 등록하지 않더라도 다주택자가 주택을 몇 채 보유했는지, 전월세 수익은 얼마인지 등을 샅샅이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김 장관은 “이제는 누가 몇 채의 집을 갖고 있으면서 전세나 월세를 주는지 다 알 수 있게 됐다”며 “등록된 임대 사업자가 제대로 임대를 주고 있는지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임대소득(추정) 자료를 국세청에 제공해 임대소득세 신고 검증 절차에 활용토록 할 방침이다. 다주택자는 그동안 숨겨졌던 임대소득이 상세히 드러나 과거에 내지 않았던 세금을 추징당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세무조사를 받게 될 수도 있다. ●청년 우대 청약통장 ‘무주택 가구주’ 완화 아울러 김 장관은 청년 우대 청약통장의 ‘무주택 가구주’ 요건을 완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통장은 만 29세 이하, 연 소득 3000만원 이하 청년에게 연 3.3% 금리, 비과세 혜택 등을 제공하지만 ‘무주택 가구주’ 요건 탓에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은 가입이 어려웠다. 김 장관은 “본인이 당장 무주택 가구주가 아니어도 2년이나 3년 후에 가구주가 되겠다는 등의 약정을 하면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사설] 공공기관 혁신, 유능한 기관장 발탁에서 시작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강원도 원주 혁신도시에서 열린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공공기관의 ‘공공성 회복’을 강조하면서 강도 높은 혁신을 주문했다. 일부 공공기관이 특권과 반칙의 온상이 됐다면서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들이 불투명한 인사와 채용비리를 남발하고 방만경영을 일삼아 왔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질책은 당연하다고 본다. 공공기관들의 일탈 사례는 차고 넘친다. 강원랜드는 수년 동안 수백 명을 부정채용해 일자리에 목마른 청년들의 분노를 샀다. 에너지 공기업들은 정치 논리에 휘둘려 무차별적인 해외 투자에 나섰다가 수십조원의 혈세를 날리고 부채에 허덕이고 있다. 적자를 보면서도 임직원들은 억대 성과급 잔치를 벌인 공기업들도 있었다. 공공성을 살려 국민의 권익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자신들의 잇속만 챙긴 것이다. 공공기관 혁신은 역대 정부마다 목소리를 높였던 단골 메뉴다. 공공기관의 효율성·생산성을 위해 지난 정부가 추진하던 성과연봉제 대신 이번 정부는 호봉제 폐지를 밝히고 있다. 관건은 실천이다. 그리고 진정한 혁신은 투명한 방식으로 유능한 기관장과 임원을 발탁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본다. 그래야 문 대통령이 어제 힘주어 주문한 일자리 창출과 혁신의 마중물 역할도 제대로 해낼 수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마침 워크숍에서 공공기관장 등의 선임방식을 현행 공모제에서 추천제로 바꾸겠다고 했다. ‘무늬만 공모제’란 비판을 받아 온 현실을 고려했겠으나 추천제는 더 정치바람을 탈 수 있다. 따라서 꼭 적임자를 발탁하겠다는 대통령 등의 의지가 더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도 전문성과 상관없는 사람들이 공공기관 임원 자리를 꿰찼다. 직무능력을 도외시한 채 대선 논공행상식으로 자리를 나눠 주는 적폐를 뿌리뽑지 않는 한 공공기관 혁신은 요원하다.
  • [서울광장] 경제정책, 읍참마속의 결단 필요하다/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경제정책, 읍참마속의 결단 필요하다/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문재인 대통령은 지방선거 압승 직후 ‘등골이 서늘하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민심의 파도, 그것은 한순간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반대로 뒤엎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직시한 것이다.이제 그 민심의 향배는 서서히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으로 향하고 있다. 집권 이후 최고 80%대를 오르내렸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50%대로 주저앉았다.한반도 평화정착의 기틀을 마련하고 군과 사법 개혁 등 과감한 적폐청산으로 국민적 찬사를 받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경제문제가 블랙홀처럼 모든 국정 사안을 빨아들이는 형국이다. 국민들의 관심사가 먹고사는 문제로 귀결되고 있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먹는 것(食)이 하늘(天)’이라는 명제가 바로 민심의 요체다. 민심의 흐름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올해 역대 최대로 오른(16.4%) 최저임금이 도화선이 됐다는 시각이 많다. 내년에도 두 자릿수(10.1%) 인상이 결정됐다. 지난 2분기(4~6월) 하위 40% 가계 소득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감소한 것도 한몫 거들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일용직과 임시직 등 하위 계층의 노동자들이 대거 고용시장에서 퇴출됐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연일 거리에서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나서는 와중에 영세 자영업자들이 몰락하고 있다는 기사들이 쏟아지는 형국이다.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빈부격차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내걸고 집권한 문재인 정부로서 참으로 아픈 대목이다. 문제는 최저임금 문제를 소득주도성장 무용론으로 확산시키려는 정치권 일각의 움직임이다. 한가지 쟁점을 다른 영역으로 확대하는 이른바 ‘전략적 주도’ 전략이다. 과거 보수세력들이 노무현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사용한 수법이었다. 최근 보수언론과 보수야당을 중심으로 경제위기·망국론 프레임이 확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역대 정권을 괴롭혔던 가계부채나 소득분배, 부동산 문제 등에 속 시원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현 정부의 책임도 적지 않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소득주도성장의 탄생은 한국 경제의 모순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지난 10년간 재벌·대기업 위주의 성장은 우리나라를 미국 다음으로 빈부격차가 심각한 나라로 만들었다. 노인 빈곤율 1위가 말해주듯 저소득층은 절망의 상황에 봉착했다. 저소득층의 소득을 높여 소비와 내수를 진작해서 궁극적으로 고용과 투자를 늘리겠다는 것이 소득주도성장의 핵심 내용이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당위성과 큰 방향에 대해서 반대보다 찬성이 많은 이유다. 정부로선 미·중 무역전쟁이나 고령화, 청년층 인구 감소 등 구조적 문제, 조선업 등 제조업 붕괴 등 할 말이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설명을 귀담아들으려는 국민들이 점차 줄고 있다는 데 사안의 심각성이 있다. 경제위기 프레임이 작동하는 한 그 어떤 해명도 먹히지 않는다. 되레 정부의 무책임성만 부각시키고 역효과를 낳는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수요자인 국민들과 시장이 냉담한 반응을 한다면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최저임금 정책은 이제 출구전략을 찾아야 할 시기에 와 있다. 정책이 효과를 보기 위해 일정한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하루벌이로 먹고살아야 하는 많은 국민들에게 할 소리는 아니다. 정교한 보완책을 준비해야 하지만 이 기간이라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움직이는 시장의 원리에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의 상승폭과 속도를 조절한다고 해서 소득주도성장이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우리의 정책이 맞다’는 자세는 불통의 정신과 정권의 경직성만 부각하는 꼴이 된다. 무엇보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결단이 필요하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제갈량의 의지를 배워야 할 것이다. 빌 클린턴(재임기간 1993~2000년)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를 보자. 재임 초기 건강보험 개혁 등에 실패하면서 1994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크나큰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정책 실패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심기일전해 1990년대 최장기 경제 호황을 이끈 주인공으로 역사에 자리매김했다. 모든 것을 한꺼번에 속결하려는 조급증과 경직성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 “최고의 정치는 흐르는 물과 같아야 한다”(上善若水)는 대목을 되새길 때다. oilman@seoul.co.kr
  • 불안하고 늦춰지고 쥐꼬리… 이런 연금을 30년 내라고?

    불안하고 늦춰지고 쥐꼬리… 이런 연금을 30년 내라고?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가 지난 17일 제안한 국민연금 개혁안에 국민들의 원성이 빗발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민연금 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지난 일주일 새 800건이나 올라왔다. 제도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공감하면서도 미래 세대의 부담이 커지고 보험료도 계속 인상해야 한다는 점에서 분노가 들끓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분노는 단순히 보험료 인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국민들의 분노는 “내가 보험료로 낸 돈을 앞으로 못 받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서 시작됐다. 국민연금법 제3조는 ‘국가의 책무’에 대해 ‘연금급여가 안정적·지속적으로 지급되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규정했을 뿐 지급 보장을 약속하지 않았다. 그런데 제도발전위원회는 이번 개혁안에서 “현재처럼 (지급 보장을) 명문화 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고 바람직하다”고 못박았다. “국가가 지급 보장을 하기 때문에 굳이 명문화할 필요가 없다”는 것과 “현세대가 미래 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 주요 이유였다. 위원회는 “국민 반발이 너무 거세면 ‘추상적 보장 책임’을 명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지만 사실상 지급 보장 논의는 동력을 잃게 됐다. 위원회를 전면에 내세운 정부의 속내는 더 복잡하다. 미래 세대를 거론했지만 내부적으로는 국민연금법에 지급 보장을 규정하는 순간 국가 잠재부채(충당부채)가 급증해 대외신인도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더 앞선다. 그렇지만 국민연금을 다른 특수직역연금과 비교하면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 2200만명이 가입한 국민연금과 달리 공무원연금(109만명)과 군인연금(18만명), 사학연금(28만명)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급 보장을 명문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급 보장 조항을 근거로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에는 지난해 각각 2조 3000억원, 1조 4000억원의 혈세가 투입됐다. 공무원연금은 2015년 개혁으로 그나마 지급률을 1.9%에서 2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1.7%로 낮추고 보험료율은 7.0%에서 5년간 9.0%로 높이기로 하는 등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을 했다. 그러나 군인연금은 지급률 1.9%, 보험료율 7.0%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개혁 무풍지대’다. 이 연금들에는 앞으로도 천문학적인 예산이 더 투입돼야 한다. 반면 특수직연금을 떠받치기 위해 세금을 내는 국민들은 법적인 보장이 없다. 이런 차이 때문에 이번 개혁안이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정부는 “국민연금은 반드시 국가가 지급한다”고 강조하지만 ‘차별’이라고 여기는 민심을 돌려세우기가 쉽지 않다. 정용건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집행위원장은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국가 지급 보장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독일 등은 적립금을 쌓아두지 않고 그해 보험료를 걷어 가입자에게 주는 ‘부과방식’을 채택했다. 그래서 지급 보장 명문화가 필요없다. 그렇지만 우리가 부과방식으로 갑자기 전환하면 보험료 부담이 급격히 커진다. 현재 9.0%(직장가입자 4.5%)인 보험료율이 3배 이상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래서 위원회는 당분간 현재의 ‘부분 적립방식’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개선안을 냈다. 2088년까지 국민연금 기금 ‘적립배율’(국민연금 지출 대비 적립금 규모)을 1배로 유지하는 방안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별 제도 차이를 감안하지 않고 단순히 “다른 나라도 지급 보장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대는 것은 논리가 빈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수의 국민들은 공무원연금과 달리 ‘쥐꼬리 연금’, ‘용돈 연금’이라는 비아냥을 받는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연금 수령액이 월평균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 문제를 거론한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올해 45.0%이지만 실질 소득대체율은 지난해 기준 24.0%에 그쳤다. 월평균 연금액으로 환산하면 52만원에 불과하다. 이것도 이론적인 분석일 뿐 지난해 국민들의 연금 실수령액은 월평균 37만원에 그쳤다. 공무원연금 수령액은 242만원이다. 물론 ‘퇴직금’ 명목으로 국민연금보다 훨씬 많은 보험료를 내는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직접 비교해 비판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합당하지 않다. 소득 상승으로 국민연금 수령액도 앞으로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다른 노후보장 체계의 한 축인 ‘퇴직연금제도’가 부실하다는 점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2005년 정부가 도입한 퇴직연금은 올해 3월 기준 재정 169조원, 가입자는 540만명에 이를 정도로 몸집을 크게 불렸다. 그러나 지난해 퇴직자의 97.8%가 일시금으로 수령해 실상은 ‘천덕꾸러기’다. 지난해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은 1.9%에 그쳐 621조원 규모인 국민연금 수익률(7.3%)의 4분의1에 불과했다. ‘연금’이라는 용어를 붙이는 게 무색할 정도다. 상황이 이런데도 운용 활성화 책임이 있는 정부는 근본적인 수익률 개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제도발전위원회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퇴직연금을 서로 연계해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할 수 있게 범부처 논의기구인 ‘노후소득보장위원회’(가칭)를 꾸릴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을 뿐 구체적 퇴직연금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런 가운데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가입자는 퇴직금 명목으로 받는 연금에 예산 지원 혜택까지 받고 있어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일부 전문가들은 모든 공적연금을 통합해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일본은 2015년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했다. 윤홍식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는 “장기적으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하겠지만 특수직역연금까지 모두 흡수해 단일연금 체계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혁안에 결국 연금수급 개시 연령의 연장 방안이 포함된 것도 국민 불만을 키운다. 문재인 대통령이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거듭 “연금 지급 시기 연장을 고려한 적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위원회는 ‘67세’로 지급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공식 거론했다. 현재 45%인 소득대체율을 2028년까지 40%로 낮추는 현행 규정을 유지(2안)하되 2028년까지 10년간 보험료율을 현행 9.0%에서 13.5%로 올린 다음 더이상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마련된 대책이다. 이렇게 하면 재정 안정을 위해 2033년 65세인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2043년까지 5년마다 1세씩 67세로 연장해야 한다는 것이 위원회의 설명이다. 그래도 재정이 안정되지 않으면 추가 보험료율 인상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한편으로 규정대로 소득대체율을 더 낮추지 않고 45%를 유지(1안)하면 내년에 당장 보험료율을 11.0%로 올려야 하고 기금 적립배율 1배가 흔들리는 2034년에는 12.3%로 인상해야 한다. 이후에도 5년마다 한 번씩 보험료율 인상 논의가 불가피해진다. 1안은 보험료를 점차 더 내지만 ‘더 받는’ 방안이다. 하지만 많은 가입자들은 ‘보험료를 낸 것보다 적게 받는다’고 오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설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조금만 마찰이 생기면 늘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다 보니 문제가 오히려 커졌다”며 “국민들이 연금제도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을 조금이라도 더 적극적으로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후 보장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도록 새로운 정책 지향점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개혁안에도 기초연금 연계 감액제도 폐지(노인), 출산 크레디트(여성)·군복무 크레디트(청년) 확대 등 보완책이 담겼지만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노후의 소득 보장이라는 목표 아래 부담은 낮추고 소득은 늘리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원점 상태에서 총점검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부채로 북촌 한옥마을 사생활 지켜라” 학점 부담 벗으니 아이디어가 터졌다

    “부채로 북촌 한옥마을 사생활 지켜라” 학점 부담 벗으니 아이디어가 터졌다

    “무작정 관광객 통행을 막기보다는 한옥의 창문을 부채로 가리고 사진 촬영을 하게 하면 좋지 않을까요?”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6층 강의실에는 북촌 한옥마을을 옮겨 놓은 듯한 모형이 등장했다. 서울과학기술대와 성균관대, 한성대 학생 6명으로 꾸려진 ‘가디언즈오브북촌’ 팀이 “관광객의 무분별한 사진 찍기에 몸살 앓는 북촌 한옥마을 문제를 해결할 비법을 보여 주겠다”며 가져온 모형이었다. 이들의 아이디어는 2가지다. 우선 한옥 대문에 적외선 센서를 붙여 관광객이 근접하면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카메라 아이콘과 ‘X’ 표시를 공중에 쏴 사진 촬영이 안 된다는 점을 인식시킨다. 또 한옥 거주민들이 주로 창문 등 사생활 노출 위험이 있는 부분의 촬영을 꺼린다는 점에 착안해 한옥 창문 사진을 새겨 넣은 부채를 관광객에게 판매하고 부채로 창문을 가린 채 촬영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발표를 맡은 공성호(성균관대 화학공학 3)씨는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주로 관광객 통금시간을 정하거나 출입을 막는 방식 등을 생각했는데 관광객과 거주민 모두 선호하지 않았다”면서 “공존 해법을 찾아 본 것”이라고 말했다.이 학생들은 성균관대·서울과기대·한성대가 공동 주최한 ‘융합기초프로젝트’ 참가자다. 대학 3곳의 재학생 69명이 꾸린 13개 팀은 5주간 구도심인 종로가 맞닥뜨리고 있는 지역 난제를 발굴해 이를 해결할 시제품을 만들었고, 이날 선보였다. 성균관대가 학생 중심의 인문·공학·예술 융합 교육 과정인 ‘C-스쿨’의 핵심 프로젝트로 2014년 처음 시작했는데 올해부터 인근의 서울과기대와 한성대까지 함께하기로 했다. 종로 지역 지하철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곧 진입할 열차의 객차별 혼잡도를 표시해 탑승객의 분산을 유도하는 ‘지하철 신호등’이나 사직동에 많은 노후 주택의 지붕 기울기와 진동을 센서로 감지해 붕괴 위험 정도를 LED로 표시해 주는 아이디어 등 참신한 발상이 많았다. 이 중 가디언즈오브북촌 팀이 대상을 받는 등 8개 팀이 수상했다. 프로젝트를 총괄한 배상훈 성균관대 대학교육혁신센터장(교육학과 교수)은 “강의실에서 교과서만 파지 말고 사회에서 겪을 법한 경험을 미리 해 보도록 하자는 취지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기업에 취업하면 학교나 전공, 성별, 나이 등 다양한 배경의 동료와 일해야 하는데 정작 대학에서는 그럴 기회가 적다는 것이다. 69명의 학생들은 여름방학을 온전히 프로젝트에 쏟아부었지만 학점은 1점도 이수받지 못한다. 배 교수는 “학점이 걸리지 않아야 상상력 가득한 작품이 나오는 역설이 있다”고 말했다. 학점이 걸리면 학생들은 출제자 의도를 파악해 ‘실패하지 않을 법한 뻔한 답’만 써낸다는 것이다. 예컨대 지난해에는 산불 끄는 기계 아이디어를 내놓은 팀이 우승했는데 산꼭대기에 열감지 폴대를 세워 360도 회전하며 감시하고, 산불이 나면 로켓을 쏴 순간 진공상태를 만들어 진화한다는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당장 상용화 가능성을 떠나 상상력을 높게 평가받은 덕택에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아이디어를 낸 학생을 인턴으로 채용하고 싶다”고 제안할 정도였다고 한다.20대 초반 청년들은 특정 주제에 호기심만 느끼면 며칠 밤을 꼬박 새워 가며 해결책을 찾았다. 멘토로 참여한 교수들은 “대학의 역할은 단순히 성적이 우수한 아이들을 뽑고 마는 게 아니라 교육을 통해 동기부여해 주는 것임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일자리 풍년’ 일본, 입사 한달만에 구직 10년 전의 32배

    ‘일자리 풍년’ 일본, 입사 한달만에 구직 10년 전의 32배

    일본 가나가와현에 사는 A씨(22)는 올 4월 취업 시즌에 엔지니어 파견 회사에 들어갔지만, 5월에 퇴사하고 전직(轉職) 정보 사이트에 등록했다. 기술직으로 채용됐는데도 컴퓨터를 만질 일은 없고 물건 운송하는 일 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과거의 일본 청년이라면 회사에 그대로 남아 기회를 봤겠지만 A씨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그는 “첫 회사에서 계속 일을 하면 내가 바라는 부서에 갈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걸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웠다”고 말했다.일자리가 풍족해지고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입사하자마자 다른 회사로 직장을 옮기려는 일본의 젊은이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현재 직장이 있는 상태에서 다른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인터넷 정보 사이트에는 회원 등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전직 중개 사이트 ‘DODA’의 경우 입사 직후인 올 4월에 신규 등록한 신입사원 수가 2007년의 약 32배에 이른다. DODA 측은 “구체적인 회원 수는 공개할 수 없지만, 입사한 지 1개월이 안된 상태에서 새 직장을 구하는 사람이 10년 남짓 사이에 30배 이상으로 불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지 못한 데 따른 불만 때문에 초기 전직을 희망하는 경우가 가장 많지만 정년까지 하나의 회사에 몸바친다는 의식이 희박해진 것도 이유가 된다. 또 일손부족으로 인재를 찾는 기업이 과거보다 크게 늘어났다는 점도 신입사원들의 “좀더 나은 직장으로!”의 이직 붐을 부채질하고 있다. 젊은층 재취업을 중개하는 인력회사 ‘우즈우즈’의 경우 4월부터 5월 중순까지 전직 희망 신청을 낸 신입사원이 2016년에는 151명이었으나 2017년 271명, 올해 371명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 4~5월 중순 등록자 가운데 21.6%가 올 봄에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이었다. 지난해에는 그 비중이 9.8% 밖에 되지 않았다. 스스로 직장을 선택할 때 기업에 대한 탐구가 허술했다고 후회하며 전직을 시도하는 신입사원도 많다. 올 봄 대학에서 영문학과를 졸업한 B(22)씨는 자신의 남다른 영어 실력을 살리기 위해 ‘영어를 쓰는 업무’를 제1조건으로 삼고 도쿄의 한 의류회사 해외매입 부서에 입사했다. 그러나 e메일을 통해 간단한 수준의 영문 문서만을 다룰뿐 특기인 영어회화를 할 일은 없었다. 결국 그는 회사를 다니면서 전직을 추진해 지난 6월 정보기술(IT) 업체에 새 둥지를 텄다. DODA 관계자는 “신입사원 전직 희망의 주된 이유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자기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회사에 들어왔다는 생각”이라면서도 “그러나 최근에는 정년까지 같은 회사에서 일한다는 인식이 희박해진 점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그는 “연공서열과 종신고용을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가 줄어들면서 계속 인내하며 회사에 다녔을 때의 장점이 없다고 생각하는 추세”라고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기재부 “면세점 특허 갱신·신규발급 요건 완화 추진”

    기획재정부가 올해 추진할 세법 개정 과제 가운데 하나로 면세점(보세판매장) 특허 갱신 및 신규 특허 요건 완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기재부는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가 비교적 엄격하게 규정된 특허 갱신이나 신규발급 기준을 완화해 면세점 운영 및 진입에 관한 장벽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기업은 면세점 특허 기간(5년)을 갱신할 수 없고 중소·중견기업은 1차례만 갱신할 수 있게 돼 있다. 신규 특허는 대기업의 경우 전국 시내 면세점에서 외국인 매출액과 외국인 이용자가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지방자치단체별로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보다 30만명 이상 증가하는 등 면세점 본연의 수요 증가가 확실히 기대되는 상황이어야 발급한다. 중소·중견기업 신규 특허는 지역 활성화 등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 허용한다. 기재부는 내년에 근로 장려금(EITC)과 자녀장려금(CTC)의 지급 대상과 지급액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근로 장려금은 작년에 166만 가구에 1조 2000억원 규모로 지급됐는데 내년에는 334만 가구에 3조 8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종합부동산세를 개편해 주택·임대소득 과세 적정화도 추진한다. 아울러 해외 부동산과 해외 직접투자 신고 제도를 내실화해 역외 탈세를 더 꼼꼼히 방지할 계획이다. 일자리 창출이나 혁신성장과 관련된 분야에는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고용인원이 늘어나면 세제 혜택이 커지도록 지역 특구 감면제도를 개편하고 고용증대 세제는 청년 위주로 확대하며 공제 기간도 늘린다. 이밖에 신성장 기술 연구·개발(R&D) 및 사업화에 세제지원을 확대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기재위에 출석해 “우리 경제가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2.9% 성장해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한 것으로 보이며 가계부채, 부동산,구조조정 등 리스크 요인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이 느끼는 체감 경기와 지표 간에 괴리가 있고 미·중 통상마찰 심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대내적으로는 투자부진과 함께 소득분배와 고용 측면에서 어려움이 지속하고 있다”며 3% 성장경로가 회복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대만 말려죽이려는 중국… 美·中 사이에 뛰어들어 활로 찾는 대만

    대만 말려죽이려는 중국… 美·中 사이에 뛰어들어 활로 찾는 대만

    “중국은 ‘당근과 채찍’ 전략을 구사하면서 대만해협의 현상 유지를 깨뜨리려 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군사·외교적 수단으로 대만을 흡수통일하려고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에 굴하지 않을 것입니다.” (천밍퉁(陳明通) 대만대륙위원회 주임) “우리(미국)는 대만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요한 파트너로서 공헌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대만 해협은 국제 수역이며 미국 항공모함은 대만해협을 통과할 권리가 있습니다.” (랜달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해리티지 재단이 워싱턴 DC에서 주최한 ‘양안(兩岸) 관계 세미나’에서 천민퉁 대만대륙위원회 주임이 대만을 강하게 압박하는 중국을 규탄하자, 랜달 슈라이버 미 국방부 차관보가 대만을 지키기 위해 자국 항모를 중국의 앞바다인 대만해협에 전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날 오전부터 오는 23일까지 동중국해에서 대만을 위협한 대대적인 포격 훈련에 돌입했다.슈라이버 차관보는 이에 대해 대만 수호 의지를 과시하는 한편 중국 포위 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만을 끌여들이겠다는 의중도 내비쳤다. 중국이 장차 통일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대만을 사실상 미국의 동맹으로 편입시키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中 대만 고사 작전 가속…미국에 적극 밀착함으로써 살길 찾는 대만 대만 독립을 주장해온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정부가 2016년 5월 집권한 뒤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부하면서 중국과 대만의 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정부는 무력 사용을 불사하겠다고 경고하며 국제 무대에서 대만을 고사(枯死)시키기 위해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차이 총통은 활로를 찾기 위해 어느때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밀착하고 있으며, 중국과 무역 및 남중국해 패권을 놓고 다투는 미국은 ‘대만 카드’를 사용할 뜻을 노골화하고 있다. 이는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양자 대결에 약소국인 대만이 본격적 행위자로 뛰어들게 됐음을 의미한다. 중국은 군사적으로 2016년 4차례, 지난해에는 19차례 대만을 향한 무력시위를 벌였다. 올해 들어선 지금까지 11차례에 이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차이 총통은 대만에 우호적인 트럼프 행정부에 더욱 밀착하는 친미 행보로 대응했다. 대만 정부 일각에서는 대만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가운데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암초 ‘이투 아바’(타이핑다오)의 일부를 미국에 임대해 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군사적 측면에서 대만은 핵보유국인 중국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올해 중국 국방비는 1조 1100억 위안(189조원) 수준으로 미국(778조원)에 이어 세계 2위로 평가된다. 올해 대만 국방예산은 3278억 대만 달러(약 12조원) 수준이다. 실제 대만은 미국의 군사력 분석기관인 글로벌 파이어파워(GFP)가 평가한 군사력 순위에서도 2016년 19위에서 5계단이 하락한 24위에 머물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변국들이 급속도로 군비와 군사력을 확충하는 상황에서 대만 군사력만이 퇴보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군사적으로 대만의 대미 의존도는 견고해지고 있다. 중국은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차이 총통 취임 이후 대만과 외교 관계를 맺은 국가들을 대상으로 경제적 보상을 동원하며 단교 압박을 가해 국제적 고립에 대한 대만의 위기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2년 사이 아프리카 서부의 소국인 상투메 프린시페를 시작으로 파나마, 도미니카 공화국, 부르키나파소가 대만과 외교 관계를 끊고 중국과 손을 잡아 대만과 수교한 국가는 바티칸을 포함한 18개국밖에 남지 않았다. 중국으로의 우수 인력 유출도 대만으로서는 큰 고민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월 ‘양안 경제문화교류 확대 정책’을 발표하면서 중국내 대만 기업에게 세금 감면 혜택을 주고, 회계사 등 전문직종 자격증 시험을 대만인에게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만 우수 인력을 중국으로 대거 흡수하고 대만 유력 기업을 중국 본토에 유치해 대만 경제를 공동화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대만 구직사이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18~24세 청년층 69%가 중국 본토 취업을 희망한다고 답변했다. 대만 입장에서는 외교·경제적 위기가 심화되면서 유일한 활로를 트럼프 행정부에게서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대만 카드’ 노골적 사용하겠다는 트럼프 트럼프 행정부도 중국에 대해 대만 카드를 활용할 뜻을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미국과 대만 공직자들의 상호 방문을 공식화한 ‘대만 여행법’에 서명했다. 이 법안은 미 행정부 고위 관리가 합법적으로 대만을 방문할 수 있으며 대만 정부의 고위 관리들을 공식적으로 미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골자다. 사실상 그동안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자제해온 미국과 대만 정부 간의 공식 회담도 가능하도록 한 조치다. 대만을 완전히 중국 영토로 만들겠다는 중국 공산당의 계획과도 배치된다. 미국 상원이 지난달 18일 통과시킨 ‘2019 국방수권법’(NDAA)에는 미군이 대만군의 정례 군사훈련인 한광(漢光) 훈련 등에 참가하고 대만도 미군의 군사훈련에 참여하는 내용이 담겼다. 차이 총통은 다음달에는 미국 공항을 경유해 남미의 수교국인 파라과이를 방문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파라과이는 남미에서 대만과 수교 관계에 있는 유일한 국가이며 차이 총통은 텍사스주 휴스턴이나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공항을 경유해 마리오 압도 베니테즈 파라과이 신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1979년 미국과 수교한 이후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 총통이 미국 영토를 방문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차이 총통이 미국내 어느 공항을 이용하더라도 미·중 관계는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LH, 29조 부채 감축… 2022년까지 75만호 공급

    LH, 29조 부채 감축… 2022년까지 75만호 공급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적극적인 체질 개선과 경영 혁신을 통해 일류 공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7일 LH에 따르면 최근 4년 동안 29조여원의 금융부채를 감축했다. 탄탄한 재무 여건을 바탕으로 정부의 ‘주거복지로드맵’에 따라 2022년까지 계획된 100만호 중 75만호 공급을 담당할 계획이다. 일자리 창출 성과도 눈에 띈다. 지난해 공공기관 중 최대 규모인 1263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데 이어 올해는 추가로 파견·용역근로자 1680명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희망상가’ 등을 통해 청년층 창업도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노력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포항 지진 이후 피해 주민을 위해 임대주택을 활용한 주거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임대주택 입주민들의 자립을 위한 협동조합 육성, 공동 육아, 노인 돌봄 등 임대주택 100만호를 활용한 다양한 주거복지 생활플랫폼도 구축했다. 협력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2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하고 ‘공사비 제값 주기’ 운동도 펼치고 있다. 또 한국형 스마트시티와 판교 제2테크노밸리 조성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미래 사업의 초석을 다지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LH는 이러한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기관평가는 ‘A’ 등급, 기관장 평가는 ‘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박상우 사장은 “노조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승적으로 합의하고, 임직원들은 극심한 경영 환경 변화에 슬기롭게 협력해 만들어 낸 결실”이라면서 “자율과 소통을 중심으로 한 지속적인 경영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철도 자산 활용해 일자리 2만8000개 만든다

    한국철도시설공단(철도공단)은 15일 철도 건설과 시설관리 외에 철도 자산을 활용해 2022년까지 일자리 2만 8000개, 연간 3300억원의 수익을 창출한다는 자산운영전략을 내놨다. 이 전략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철도 유휴 부지를 비롯해 대도시 등에 산재한 자산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우선 철도 유휴부지 활용 사업을 현재 16개에서 45개로 늘린다. 또 폐선 부지 활용과 관련해 사회적기업과 소상공인단체가 우선 사용하는 임대 프로모션 등으로 6000개의 일자리를 만든다. 수도권을 포함한 도심지 철도시설 중 2020년까지 복합역사 개발을 비롯한 자산개발 사업을 현재 27개에서 50개로 확대한다. 또 역사 등 하부 공간 31곳을 발굴해 청년 푸드트럭과 창업 공간 등으로 조성한다. 이러한 자산개발을 통해 일자리 2만 2000개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철도자산의 개발·활용에 따른 매출이 연간 1200억원에서 2022년 33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난다. 자산운용 수입은 고속철도 건설부채 상환과 사회적 일자리 창출 재원 등으로 쓰인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안희정 재판 ‘2차 피해 vs 방어권’ 논란

    “김씨, 새벽에 부부 침실 들어와” 안 전지사 측근들 증언 파장 커 김씨 측 “악의적 이미지 만들어” 재판부도 “자극적인 보도 우려” 안희정(54)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혐의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치열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피해자 김지은씨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증인으로 출석한 안 전 지사 측근이 안 전 지사에게 유리한 발언을 내놓는 것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 차원으로 봐야하는지 ‘2차 가해’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다. 지난 13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제5회 공판기일에 피고인 측 증인으로 나온 안 전 지사의 아내 민주원(54)씨는 “김씨가 새벽 부부 침실로 들어와 침대 발치에서 3~4분간 내려다봤다”면서 “남편이 ‘지은아, 왜 그래’라고 말하자 김씨는 ‘아, 어’ 딱 두 마디를 하고는 후다닥 쿵쾅거리며 도망갔다”고 증언했다. 같은 날 안 전 지사의 대선 경선캠프 청년팀에서 일한 성모씨는 피고인 측 증인으로 나와 김씨가 지난해 7월 러시아와 9월 스위스에서 보내온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안 전 지사의 무죄를 주장했다. 메시지는 ‘ㅋㅋㅋ’ 등 김씨의 기분이 좋았음을 암시하는 내용이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안 전 지사는 이 두 차례 출장에서 김씨를 성폭행했다. 지난 11일 4회 공판에서도 김씨의 후임 수행비서였던 어모씨는 “안 전 지사의 농담에 김씨가 ‘지사님이 뭘 알아요’라며 대거리를 하는 모습에 모두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김씨는 안 전 지사를 격의 없이 대했다”고 증언했다. 이처럼 김씨가 피해자일 수 없는 이유를 증명하겠다는 안 전 지사 측 변론 방향에 따른 진술들은 고스란히 공개되어 언론 보도를 타는 반면, 앞서 안 전 지사와의 관계가 강압적이었다고 주장하는 김씨와 검찰 쪽 증인 신문은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되는 등 비대칭적인 상황이 2차 가해 논란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김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 측 증언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2차 피해가 심각하다. 김씨는 자책감과 불안감 등으로 불면증을 겪으며 입원치료 중”이라면서 “피해자에 대한 악의적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있으니 소송지휘권을 엄중히 행사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씨를 돕고 있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도 안 전 지사 측 증인들이 김씨를 거짓말하는 사람으로 몰아가면서 이미지를 왜곡해 2차 피해를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도 증인 진술 한마디 한마디가 자극적으로 보도되고 있는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위은진 변호사는 “재판은 국가 안보에 치명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공개가 원칙”이라면서 “재판 공개 여부 문제라기보단 민감한 재판을 실시간 중계하듯 보도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위’의 이수원 변호사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민감한 사안에 대한 증인 신문은 가급적 비공개로 진행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사설] 다시 2%대 성장, 하반기 ‘슈퍼’ 추경을 편성해야

    한국은행이 어제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2.9%로 제시했다. 지난 4월 전망보다 0.1% 포인트 내려잡았다. 최근의 극심한 고용 부진을 반영해 취업자 증가 폭도 10만명대(18만명)로 수정했다. 2%대 성장률은 우리에게 낯선 수치가 아니다. 유럽발 재정위기가 불어닥친 2012년 2.3%를 기록한 이후 2%대 성장률에 머문 햇수가 더 많았다. ‘뉴노멀’의 시작이라고도 했다. 그래서 지난해 3.1% 성장률은 이례적으로 양호하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은 이번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을 우울하게 본다. 고용과 수출, 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가 모두 빨간불이기 때문이다. 2월부터 6월까지 취업자 증가폭은 5개월 연속 10만명대다. 이 같은 고용 부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구조조정 여파로 제조업이 고용 여력을 잃은 데다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신규 취업자가 급감하는 탓이다. 월 단위 취업자 증가폭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미·중 무역갈등 심화라는 암초를 만난 수출도 최근 주춤했다. 7월 하루 평균 수출액은 18억 6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8% 이상 감소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3분기 경기전망지수(BSI) 역시 2분기 97에서 10포인트 하락한 87이었다. 지난해 14.6%였던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1.2%로 고꾸라질 전망이다. 고용 부진과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은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 정부가 어제 ‘경기 회복세’라는 기존의 장밋빛 진단을 거둬들인 건 그나마 다행스럽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현안 간담회에서 최근 고용 부진이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더불어 투자 위축, 도소매 업황 부진 등 경기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고 밝혔다. “미·중 통상 갈등이 심화하면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 경제에 심각한 하방 리스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는 뒤늦은 감이 크다. 정부는 경기침체 우려를 솔직히 인정한 만큼 우리 경제가 다시 활력을 되찾을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기에 혁신성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면 기득권의 저항을 뚫고 불필요한 규제를 푸는 게 필수적이다. 여당도 규제개혁을 ‘남 일’ 보듯 해서는 곤란하다. 당정은 “규제개혁 과제 건의를 38번이나 했지만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일침을 새겨들어야 한다. 다른 나라에 비해 여유가 있는 재정을 경기 회복에 동원하는 게 필요하다. 올 1~5월 세수가 예상보다 약 17조원이 더 걷혔다. 상반기에 청년 일자리용으로 3조원 규모의 ‘미니’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통과시켰지만, 하반기에도 10조원대의 ‘슈퍼’ 추경 편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예산 당국은 내년에 ‘건전재정’ 대신 두 자릿수 증가율의 대규모 예산을 짜는 게 바람직하다.
  • [사설] 은행들의 전방위 금리 조작, 금융당국은 뭐하나

    청년실업률이 지난 5월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1인 가구는 지난해 소득보다 지출이 더 많았다. 서민들이 혁신성장을 위한 금융, 소비자를 배려하는 금융을 기대하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은행권의 대출 가산금리체계 점검 결과와 이에 대한 금융 당국의 인식을 보면 혁신성장과 금융소비자 보호는커녕 은행들의 이해관계만 중시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5월에 9개 은행을 대상으로 대출금리 산정 체계를 검사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가산금리 적용을 합리적 근거 없이 제멋대로 한 대출이 수천 건에 달했다. 소득 누락이나 축소 입력으로 가산금리가 높게 매겨진 사례가 제일 많았다. 부채비율이 250%를 넘으면 0.25% 포인트, 350%를 넘으면 0.50% 포인트를 가산금리로 부과하면서 고객의 연소득이 있는데도 없다고 하거나 제출 자료에 나타난 소득보다 작게 입력해 부당하게 높은 이자를 챙겼다. 담보를 제공했는데도 없다고 전산 입력해 가산금리를 높게 책정하고, 시스템으로 산출된 대출금리를 무시한 채 최고금리를 매기기도 했다. 가산금리는 리스크 프리미엄, 유동성 프리미엄, 신용 프리미엄, 자본비용, 업무원가, 법적 비용, 목표이익률(마진) 등 시장 상황이나 차주 신용도 변화 등에 따라 주기적으로 재산정하는 등 합리적으로 운용돼야 한다. 하지만 은행들은 제멋대로 가산금리를 매기면서 대출 소비자들의 부담을 늘린 것이다. 금융 당국은 은행 자체 조사를 거쳐 부당하게 더 받은 이자를 환급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당연한 조치다. 환급이 실제로 됐는지 파악하고 금리산정 체계의 합리성과 투명성 제고 방안도 더 강구해야 한다. 금융회사가 담보 위주의 1차적 영업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갖춰 금리 상승으로 부담이 커진 중소기업이나 가계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해야 한다. 금리 조작 사태에 대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인식도 안이하기 이를 데 없다. 최 위원장은 금감원에서 우선 판단할 일이란 전제를 달면서도 대출 창구에서 개별적으로 이뤄진 일로 금융기관 제재는 어렵다는 인식을 보였다. 원론적 발언일 수 있으나 소비자 보호보다 금융기관의 이해를 더 중시하는 듯하다. 금융위 수장의 이런 발언은 금융 소비자를 위해 은행 감독을 강화해야 할 금감원 입장에선 일종의 면죄부나 가이드라인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지금 서민들은 돈 한 푼이 아쉬운 형편이다. 대출조건을 은행별로 따져 가며 이자 부담을 줄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금융 당국은 고의든 실수든 문제가 드러난 은행들을 일벌백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모든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금리운용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금리산정 체계의 투명성을 높여 금융 소비자들을 금리 조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 [6·13 지방선거 D-8] 朴 ‘유엔 평화사무국’ 유치 등 시장 권한 벗어나… 劉 ‘경인철 지하화’ 재원조달 방안 미흡

    [6·13 지방선거 D-8] 朴 ‘유엔 평화사무국’ 유치 등 시장 권한 벗어나… 劉 ‘경인철 지하화’ 재원조달 방안 미흡

    朴, 제 2경인선 신설 선언적 성격 劉, 일자리 50만개 수치 비현실적 김응호 ‘시민정부’는 개혁성 한계서울신문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4일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자유한국당 유정복, 정의당 김응호 인천시장 후보의 3대 핵심 공약을 분석한 결과 구체적인 실현 방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후보들은 인천 균형발전과 교통 문제 등에 대한 대책을 약속했지만 구체적 계획이 미흡하단 평가를 받았다. 박 후보의 공약은 대체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많았다. 박 후보는 서해평화협력청을 만들고 유엔 평화사무국을 송도에 유치하는 ‘서해평화협력시대, 동북아경제중심도시 도약’을 핵심 1공약으로 내세웠다. 평가단은 공약이 실현 가능성은 있지만 정치적 변수로 좌지우지될 수 있고 일부분 시장의 권한을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핵심 공약은 원도심전담 부시장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인천 재창조 프로젝트를 통한 인천 균형발전 시대 개막’이었다. 평가단은 가치 창출이 아닌 쏟아붓기식 재정 지출을 근거로 한 사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재정 확보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없다고 비판했다. 세 번째 핵심 공약은 구로~청학역~인천역으로 이어지는 제2경인선 신설을 담은 ‘인천순환 교통망 확충과 인천~서울 10분대 시대 개막’이었다. 평가단은 인천 시민의 욕구를 반영한 공약이지만 예비타당성 조사 등 이해관계 조정 논의가 없어 선언적 성격에 그칠 수 있다고 바라봤다. 한국당 유 후보의 공약은 대체로 로드맵과 재원 조달 방안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 후보는 핵심 1공약으로 경인전철 지하화와 대규모 원도심 부흥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경인전철을 지하로! 원도심 천지개벽!’을 내세웠다. 평가단은 유 후보의 공약이 도시재생 사업과 맥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구체적인 재원 방안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핵심 공약은 정부지원금 확대 등을 담은 ‘부채 제로 도시! 복지 제일 도시!’였다. 평가단은 유 후보의 지난 4년간의 임기에 비춰 앞으로 4년 내에 실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상환액을 제시했다고 평가했지만 복지 정책은 구체적 로드맵과 재원 조달 방법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카드수수료 0.5% 포인트 인하와 기업유치를 통한 일자리 50만개 창출은 유 후보의 세 번째 핵심 공약이었다. 평가단은 유 후보가 약속한 일자리 50만개가 현실 가능한 수치인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이 밖에도 평가단이 재정 및 행정, 지역 경제 일자리, 사회 복지, 도시·주택, 인천 현안 등 5대 분야에 대해 세 후보가 발표한 공약의 개혁성과 적실성을 따져 본 결과 모두 실현 가능성과 구체적 로드맵 제시에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인천의 쟁점 현안인 수도권매립지공사(SL) 인천 이관에 대해 박 후보는 수도권 쓰레기 문제는 국가적인 관할 사항이며 시민과 충분한 협의 없이 진행된 만큼 반대한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책임감 있는 환경관리를 위해 관할권을 인천시로 이관하여 반입통제권을 갖고 대체매립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가단은 이를 위해선 이관 반대 세력과의 갈등 관리 해법이 필요하다고 봤다. 정의당 김 후보는 인천 시민이 시정에 직접 참여하는 ‘인천 시민의 정부 구성’을 첫 번째 핵심 공약으로 뽑았다. 또 ‘청년이 풍요로운 도시, 청년이 미래를 이끌어가는 도시 인천’과 ‘원도심과 신도심의 균형발전이 보장되는 도시’를 두 번째와 세 번째 핵심 공약으로 선정했다. 평가단은 김 후보가 청년 정책에 구체적인 로드맵과 예산 계획을 세웠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시민 정부 구성은 개혁성에 한계를 노출했다고 평가했다. 바른미래당 문병호 후보는 자료 제출 기한인 지난달 28일까지 응하지 않아 평가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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