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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 일자리 초토화시킨 사람을 국회의원 뽑아준다고?”...前경제수석의 일침

    “청년 일자리 초토화시킨 사람을 국회의원 뽑아준다고?”...前경제수석의 일침

    “생업으로 돈을 벌어 세금을 내본 적이 없는 사람, 세상에 ‘공짜’가 있을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 이런저런 법으로 청년 일자리를 초토화시킨 사람,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 입법을 한 사람에겐 4월 총선에서 절대로 표를 주지 말아야 합니다.” 박병원(72) 안민정책포럼 이사장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지면서 ‘잃어버린 시대’를 우려하는 상황에 내몰린 가장 큰 이유로 ‘나쁜 정치’를 들었다. 진보·보수 정부에서 경제정책 수립의 중책을 담당했고 우리금융 회장, 은행연합회 회장, 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민간부문 수장으로도 오랜 관록을 지닌 그는 당대의 경제 지략가로 통한다. 서울신문은 한국경제의 심박동을 끌어올릴 방안이 무엇인지 모색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박 이사장과 편집국장 신년 대담을 가졌다.서울 종로구의 사무실 한 켠에 야생화 사진으로 만든 2024년 달력이 걸려 있었다. 지난 여름 보름 남짓 일정으로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핀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의 알프스로 트레킹을 다녀왔다는 그는 “백두대간에는 알프스처럼 케이블카, 등반열차를 설치할 수도 없고 (대피소가 아닌) 제대로 된 산장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국립공원이 불필요하게 많은 것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공원으로 지정해 달라고 국가에 요청한 결과입니다. 그래야 도로 등을 해결해 주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국립공원이 되면 규제에 묶여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지금은 지자체들이 국립공원 지정을 풀어달라고 해야 할 상황입니다.” ●규제 때문에 내수로 흐를 돈 놓쳐 -(김태균 편집국장)자연스럽게 규제 이야기로 시작하게 됐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규제 혁신이 핵심 국정과제로 강조되는 것은 그만큼 제대로 된 적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박 이사장)차량호출 서비스 ‘타다’를 금지하는 법이 왜 나왔나. 택시업계가 반대하니까 국회가 앞장서서 입법을 했다. 공인중개사 표를 얻으려고 국회의원들이 ‘직방(부동산 중개서비스)금지법’도 발의했다. 택시기사를 위하고 공인중개사를 위한다는 것인데, 정작 국민 전체를 위하는 의원은 없다. 문재인 정부 때 반도체산업육성특별법을 만들겠다고 하다가 질질 끌었는데 여당 의원 중 한 명이 ‘삼성전자에 이익이 될 테니 못 해주겠다’고 했다. 그런 논리면 우리는 구멍가게밖에 할 수 없다. 정권과 정치권이 경제 논리로 생각을 하지 않는다. 돈 버는 게 죄가 되는 나라에서 어떻게 경제가 잘 되겠는가. 지금도 국회는 끊임없이 규제법안을 만들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정치의 덫에 갇혀 있다.” -4월에 총선이 치러진다. 국민들의 선택이 중요할 것 같은데. “현역(의원) 출마자들이 재임 중 어떤 나쁜 법안을 만들었고, 어떤 낭비성 예산을 통과시키는 데 참여했는지 가려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광주와 대구를 잇는 ‘달빛철도’에 들어갈 돈이 6조~7조원이라고 한다. 예비타당성 면제 특별법을 만든 의원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 새만금과 무안·양양·울진·가덕도 공항에 헛된 돈을 쓰고, 저출산으로 소멸할 위기에 처한 나라를 만들어놓은 정치인의 잘못도 따져야 한다. 나랏돈을 잘 썼으면 인구 위기가 이 정도는 아니었다.” -국회도 문제지만 정부 정책이 국가경쟁력을 잠식했다는 비판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을 한답시고 교육, 의료, 교통, 통신비를 최대한 억눌러 소비 지출을 최소화함으로써 국민들이 돈을 쓸 여유를 만들어주겠다 했다. 서비스업을 일자리 원천으로 생각하지 않고, 싼값에만 공급하려고 했다. 애초 가능한 일인가.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공)교육을 만들어놓고 더 좋은 교육은 학원, 해외로 가라고 해놓은 격이니 교육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의료 산업도 마찬가지다. 있는 사람들은 병을 고치러 해외로 나간다. 말도 안 되는 규제 때문에 내수로 흐를 돈을 얼마나 놓치고 있는지 봐야 한다. 국민은 돈을 쓸 각오가 돼 있는데 국가는 그럴 생각이 없다. 정부마다 새로 출범하면 제일 먼저 하는 게 통신비 인하, 카드 수수료 삭감이다. 도무지 돈을 벌 수 있게 내버려두지를 않는다. 모두에게 고만고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건데 이게 과연 국민이 원하는 걸까. 이래 서야 우리 서비스 산업이 바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역대 정부가 예외 없이 서비스산업 발전 방안을 내놓았지만, 제자리걸음이다. “싼값에 고급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건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이다. 정치인들이 내세우는 거짓말이다. 국민 누구도 ‘남보다 더 나은 교육’, ‘남보다 더 나은 의료’ 서비스는 받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교육, 의료에서 유출되는 막대한 외화를 우리 대학, 우리 병원으로 돌릴 수 있다면 등록금과 보험 수가를 덜 올리고도 교육의 질을 높이고 병원 적자를 줄일 수 있다.”대한민국은 ‘정치의 덫’에 갇혔다‘타다·직방 금지법’ 기득권 표심용‘예타 면제법’도 수십조 예산 낭비위기 내몬 정치인 왜 책임 안 지나싼값에 고급 서비스? 미션 임파서블!누구도 만족 못 할 공교육·공공의료그러니 사교육이나 해외로 눈 돌려제조업처럼 외국시장과 경쟁해야인구감소 흐름 ‘뉴 노멀’ 되어선 안 돼태어난 아이도 대학 전액 지원 등파괴적 출산 대책 나랏돈 쏟아야청년고용 안정 위한 노동 개혁도●산업 개방 안 하면 목숨 걸고 안 뛰어 -어디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할까. “서비스업을 제조업처럼 하면 세계 최고로 만들 수 있다. 제조업은 걸음마 단계부터 수출을 했다. 그러다 1970년대 중반 시장을 개방했다. 그러자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졌다. 여태껏 시장을 개방해서 해당 분야의 산업이 몰락한 사례가 없다. 오히려 개방을 안 한 산업만 성장을 못 했다. 대표적인 게 의료, 교육, 통신, 교통 같은 서비스업이다. 개방을 안 하니까 목숨 걸고 뛰지 않는다. 전부 규제산업이기도 하다. 규제를 한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기존 시장 참여자들에게 지원과 보호를 해준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은 이런 함정에 빠져 있다.” -규제 혁파나 서비스 산업 경쟁력 제고를 외치고는 있는데도 현실에서는 경쟁력이 더 떨어지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비싼 땅값·노동시장 경직, 투자하겠나 “투자가 안 이뤄지면 우리 경제는 한 걸음도 못 나간다. 연구개발(R&D)이나 인적 자원 모두 투자가 필요하다. 투자는 기업에 의해 이뤄지고, 일자리는 기업에 의해 생긴다. 물론 투자는 이익 발생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우리의 치명적인 결함은 땅값은 너무 비싸고 노동시장은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는 점이다. 미국도 주는 세제 혜택을 안 주는 경우가 많다. 이래서야 어떤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 투자를 하겠는가. 가뜩이나 투자하기에 별 볼 일 없는 나라인데 정부의 투자 유치 노력은 더 미약해졌다. 투자가 늘어나야 좋은 일자리도 늘어나는데 그게 안 되니 ‘편의점 알바’ 자리밖에 안 생긴다. 2002년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각각 동북아와 중동의 금융허브를 만들겠다고 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의 성적표를 보면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정부부처의 뿌리 깊은 규제 신봉과 행정 일선의 낡은 관행도 문제 아닌가. “총리실 규제개혁 자문위원을 1년째 하고 있는데 답답한 게 많다. 일선 공무원들이 책임지기 싫으니까 안 움직이려고 한다. 국회까지 가지 않고 조례나 시행령만 고쳐도 되는 일들도 안하는 경우가 많다. 의대 정원 증원만 해도 국회에 안 가도 되는 사안이다. 의사협회는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증원에 반대하면서도 ‘의사 수가 늘어나면 국민 의료비용 증가가 우려된다’고 주장한다. 터무니없는 소리다. 그런데 문제는 이와 비슷한 논리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공무원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규제와 관련해 대한민국 경제의 ‘암적인 요소’가 토지 공급 부족이라는 말씀을 한 적이 있다. “서울의 경우 박원순 전 시장 때 재개발 재건축을 금지시킨 게 치명적이었다. 토지 공급 루트는 재개발·재건축 밖에 없는데 그때 완전히 끊겼다. 인재(人災)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가격 폭등도 토지 공급이 끊어진 데서 비롯됐다. 지금 풀고는 있지만 효과는 4~5년 후에 나타난다. 땅값이 비싸니 기업들이 투자를 하기 어렵다. LG필립스가 20년 전 파주 2000만평 부지에 공장을 짓겠다고 했을 때 수도권 인구 집중, 군사시설, 문화재 보호 등을 이유로 인허가를 도저히 내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안 해 주면 중국 간다고 하는데 어떡하나’라고 주변을 설득해 결단을 내렸다.” -농사를 안 지을 사람은 농지를 못 사게 해놓은 현행법도 손볼 때 된 것 아닌가. “한국 농지가 미국 농지보다 30배는 비싸다. 누가 농사 짓겠다고 그 큰돈을 내겠는가. 규제 풀어주면 난개발이 이뤄진다는 건 웃기는 소리다. 규제를 없앤다고 해서 설악산, 관악산 꼭대기에 공장을 짓겠나, 만경평야 한복판에 집을 짓겠나. 규제를 풀어도 투자와 개발은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지기 마련이다. 게다가 지금은 규제를 풀어주어도 정작 수요가 없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상황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인구 위기 때문에 ‘소멸’이 화두로 떠올랐다. “인구가 감소하는 경제를 운영하는 것은 인구가 증가하는 경제를 운영하는 것보다 100배 이상 힘들다. 일부에서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이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뉴’도 ‘노멀’도 아닌 극히 비정상적 상황이다. 인구가 감소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수요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인구대책이 경제정책의 제1조가 돼야 한다. 인구 감소는 무조건 반전시켜야 한다. 동원할 수 있는 자원, 낭비되는 재원을 탈탈 털어 출산 장려에 써야 한다. ” -정부는 2006년 이후 저출산 대책에 380조원을 썼다고 한다. 지방정부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런데도 출산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우선 380조원을 썼다는 얘기부터 짚어봐야 한다. 덩치 큰 청년임대주택 예산처럼 이것저것 가져다 억지로 짜맞춘 수치다. 가공의 숫자로 국민에게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인구 정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체 예산을 ‘하나의 주머니’에 담는 것이다. 부처별로 실시하고 있는 것들 다 집어치우고 한데로 끌어모아야 한다. 돈은 뭉쳐야 힘이 있다. 위원회 같은 형태가 아니라 보건복지부든 기획재정부든 어느 한 부처에서 확실하게 틀어쥐고 컨트롤타워를 맡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부터 출산하는 아이들은 물론 이미 태어난 아이들도 대학 학비를 다 지원한다는 식으로 해야 한다. 국가·지방재정 따질 것 없이 끌어모아 파괴적인 출산 장려책을 펴야 한다.” ●국가 발전 위해 엘리트 이민 허용해야 -저출산 대책이 효과를 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우선은 외국에서 우수한 노동력과 두뇌를 받아들이는 일이 중요할 텐데. “마지못해 ‘이민을 허용한다’는 식의 미지근한 자세로는 안 된다. 육체노동 수요 중심의 발상도 깨뜨려야 한다. 국가발전을 위해 고급인력을 스카우트해야 한다. 그걸 못 하면 수렁에서 빠져나갈 길은 없다.” -우리 청년들이 아이 낳을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출발점은 역시 양질의 일자리 확충이 아닐까. “노동개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미 취직한 사람한테 이로운 일은 그 어떤 것도 아직 취직하지 못한 사람에겐 불리한 일이 된다. 대표적인 게 정년 연장이다. 정년은 해고 제한의 반사적 거울이고, 호봉제의 폐해다. 해고가 자유롭거나 연봉제 같은 탄력적 임금체계가 확립되면 정년이 필요 없다. 정년은 회사가 계속 쓰고 싶지 않은 사람을 보호하는 제도다. 신입사원 3명분의 임금을 가져가는 사람들 때문에 청년들이 희생당하는 제도다.” -노동개혁의 핵심은 유연성 제고라지만, 해고를 쉽게 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은데. “당장은 불가능한 게 사실이다. 양대 노총 눈치를 보는 정치권 때문에 그들의 기득권을 완화하는 것은 어렵다. 대신에 ‘기득권은 건드리지 않을 테니 노동자들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융통성을 발휘해 달라’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테면 신입사원들에 대해서만큼은 연봉제와 성과급, 직무급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임금체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호봉제는 젊은 시절에는 저임금, 나이 들어서는 고임금을 받는 구조다. 평생직장이 사라져가는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제도다. 모든 노동자가 같은 것을 원하지 않는데, 왜 그들이 다른 조건으로 취업하는 것을 가로막나. 최저임금위원회의 노사 대표들도 다 교체해야 한다. 실제 최저임금, 또는 그 이하를 주고받는 사용자·노동자들이 대표로 나설 수 있어야 한다.” ■ 박병원 이사장은 박병원 안민정책포럼 이사장은 1975년 행정고시 17회로 입직한 뒤 재정경제원 예산총괄과장과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등 요직을 역임했다. 재경부 1차관을 끝으로 30여년 공직생활을 접은 뒤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맡기도 했지만 대통령실 경제수석(이명박 정부)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후 은행연합회 회장, 경영자총협회 회장을 지냈고 윤석열 정부에서 금융규제혁신회의 의장과 서비스산업 발전 태스크포스(TF)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2월 사단법인 한국비영리조직평가원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그는 “‘제2의 윤미향’을 막자는 취지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대기업의 후원금, 지원을 받는 법인, 비영리기관이 수만 곳인데 제대로 평가하는 기관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 규제 혁파 막는 건 ‘나쁜 정치’…대기업이 돈 벌면 죄 되는 나라, 이런 법 만든 이들 또 뽑겠나

    규제 혁파 막는 건 ‘나쁜 정치’…대기업이 돈 벌면 죄 되는 나라, 이런 법 만든 이들 또 뽑겠나

    “생업으로 돈을 벌어 세금을 내본 적이 없는 사람, 세상에 ‘공짜’가 있을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 이런저런 법으로 청년 일자리를 초토화시킨 사람,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 입법을 한 사람에겐 4월 총선에서 절대로 표를 주지 말아야 합니다.” 박병원(72) 안민정책포럼 이사장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지면서 ‘잃어버린 시대’를 우려하는 상황에 내몰린 가장 큰 이유로 ‘나쁜 정치’를 들었다. 진보·보수 정부에서 경제정책 수립의 중책을 담당했고 우리금융 회장, 은행연합회 회장, 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민간부문 수장으로도 오랜 관록을 지닌 그는 당대의 경제 지략가로 통한다. 서울신문은 한국경제의 심박동을 끌어올릴 방안이 무엇인지 모색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박 이사장과 편집국장 신년 대담을 가졌다.서울 종로구의 사무실 한 켠에 야생화 사진으로 만든 2024년 달력이 걸려 있었다. 지난 여름 보름 남짓 일정으로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핀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의 알프스로 트레킹을 다녀왔다는 그는 “백두대간에는 알프스처럼 케이블카, 등반열차를 설치할 수도 없고 (대피소가 아닌) 제대로 된 산장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국립공원이 불필요하게 많은 것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공원으로 지정해 달라고 국가에 요청한 결과입니다. 그래야 도로 등을 해결해 주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국립공원이 되면 규제에 묶여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지금은 지자체들이 국립공원 지정을 풀어달라고 해야 할 상황입니다.” ●규제 때문에 내수로 흐를 돈 놓쳐 -(김태균 편집국장)자연스럽게 규제 이야기로 시작하게 됐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규제 혁신이 핵심 국정과제로 강조되는 것은 그만큼 제대로 된 적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박 이사장)차량호출 서비스 ‘타다’를 금지하는 법이 왜 나왔나. 택시업계가 반대하니까 국회가 앞장서서 입법을 했다. 공인중개사 표를 얻으려고 국회의원들이 ‘직방(부동산 중개서비스)금지법’도 발의했다. 택시기사를 위하고 공인중개사를 위한다는 것인데, 정작 국민 전체를 위하는 의원은 없다. 문재인 정부 때 반도체산업육성특별법을 만들겠다고 하다가 질질 끌었는데 여당 의원 중 한 명이 ‘삼성전자에 이익이 될 테니 못 해주겠다’고 했다. 그런 논리면 우리는 구멍가게밖에 할 수 없다. 정권과 정치권이 경제 논리로 생각을 하지 않는다. 돈 버는 게 죄가 되는 나라에서 어떻게 경제가 잘 되겠는가. 지금도 국회는 끊임없이 규제법안을 만들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정치의 덫에 갇혀 있다.” -4월에 총선이 치러진다. 국민들의 선택이 중요할 것 같은데. “현역(의원) 출마자들이 재임 중 어떤 나쁜 법안을 만들었고, 어떤 낭비성 예산을 통과시키는 데 참여했는지 가려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광주와 대구를 잇는 ‘달빛철도’에 들어갈 돈이 6조~7조원이라고 한다. 예비타당성 면제 특별법을 만든 의원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 새만금과 무안·양양·울진·가덕도 공항에 헛된 돈을 쓰고, 저출산으로 소멸할 위기에 처한 나라를 만들어놓은 정치인의 잘못도 따져야 한다. 나랏돈을 잘 썼으면 인구 위기가 이 정도는 아니었다.” -국회도 문제지만 정부 정책이 국가경쟁력을 잠식했다는 비판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을 한답시고 교육, 의료, 교통, 통신비를 최대한 억눌러 소비 지출을 최소화함으로써 국민들이 돈을 쓸 여유를 만들어주겠다 했다. 서비스업을 일자리 원천으로 생각하지 않고, 싼값에만 공급하려고 했다. 애초 가능한 일인가.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공)교육을 만들어놓고 더 좋은 교육은 학원, 해외로 가라고 해놓은 격이니 교육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의료 산업도 마찬가지다. 있는 사람들은 병을 고치러 해외로 나간다. 말도 안 되는 규제 때문에 내수로 흐를 돈을 얼마나 놓치고 있는지 봐야 한다. 국민은 돈을 쓸 각오가 돼 있는데 국가는 그럴 생각이 없다. 정부마다 새로 출범하면 제일 먼저 하는 게 통신비 인하, 카드 수수료 삭감이다. 도무지 돈을 벌 수 있게 내버려두지를 않는다. 모두에게 고만고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건데 이게 과연 국민이 원하는 걸까. 이래 서야 우리 서비스 산업이 바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역대 정부가 예외 없이 서비스산업 발전 방안을 내놓았지만, 제자리걸음이다. “싼값에 고급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건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이다. 정치인들이 내세우는 거짓말이다. 국민 누구도 ‘남보다 더 나은 교육’, ‘남보다 더 나은 의료’ 서비스는 받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교육, 의료에서 유출되는 막대한 외화를 우리 대학, 우리 병원으로 돌릴 수 있다면 등록금과 보험 수가를 덜 올리고도 교육의 질을 높이고 병원 적자를 줄일 수 있다.”대한민국은 ‘정치의 덫’에 갇혔다‘타다·직방 금지법’ 기득권 표심용‘예타 면제법’도 수십조 예산 낭비위기 내몬 정치인 왜 책임 안 지나싼값에 고급 서비스? 미션 임파서블!누구도 만족 못 할 공교육·공공의료그러니 사교육이나 해외로 눈 돌려제조업처럼 외국시장과 경쟁해야인구감소 흐름 ‘뉴 노멀’ 되어선 안 돼태어난 아이도 대학 전액 지원 등파괴적 출산 대책 나랏돈 쏟아야청년고용 안정 위한 노동 개혁도●산업 개방 안 하면 목숨 걸고 안 뛰어 -어디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할까. “서비스업을 제조업처럼 하면 세계 최고로 만들 수 있다. 제조업은 걸음마 단계부터 수출을 했다. 그러다 1970년대 중반 시장을 개방했다. 그러자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졌다. 여태껏 시장을 개방해서 해당 분야의 산업이 몰락한 사례가 없다. 오히려 개방을 안 한 산업만 성장을 못 했다. 대표적인 게 의료, 교육, 통신, 교통 같은 서비스업이다. 개방을 안 하니까 목숨 걸고 뛰지 않는다. 전부 규제산업이기도 하다. 규제를 한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기존 시장 참여자들에게 지원과 보호를 해준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은 이런 함정에 빠져 있다.” -규제 혁파나 서비스 산업 경쟁력 제고를 외치고는 있는데도 현실에서는 경쟁력이 더 떨어지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비싼 땅값·노동시장 경직, 투자하겠나 “투자가 안 이뤄지면 우리 경제는 한 걸음도 못 나간다. 연구개발(R&D)이나 인적 자원 모두 투자가 필요하다. 투자는 기업에 의해 이뤄지고, 일자리는 기업에 의해 생긴다. 물론 투자는 이익 발생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우리의 치명적인 결함은 땅값은 너무 비싸고 노동시장은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는 점이다. 미국도 주는 세제 혜택을 안 주는 경우가 많다. 이래서야 어떤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 투자를 하겠는가. 가뜩이나 투자하기에 별 볼 일 없는 나라인데 정부의 투자 유치 노력은 더 미약해졌다. 투자가 늘어나야 좋은 일자리도 늘어나는데 그게 안 되니 ‘편의점 알바’ 자리밖에 안 생긴다. 2002년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각각 동북아와 중동의 금융허브를 만들겠다고 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의 성적표를 보면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정부부처의 뿌리 깊은 규제 신봉과 행정 일선의 낡은 관행도 문제 아닌가. “총리실 규제개혁 자문위원을 1년째 하고 있는데 답답한 게 많다. 일선 공무원들이 책임지기 싫으니까 안 움직이려고 한다. 국회까지 가지 않고 조례나 시행령만 고쳐도 되는 일들도 안하는 경우가 많다. 의대 정원 증원만 해도 국회에 안 가도 되는 사안이다. 의사협회는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증원에 반대하면서도 ‘의사 수가 늘어나면 국민 의료비용 증가가 우려된다’고 주장한다. 터무니없는 소리다. 그런데 문제는 이와 비슷한 논리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공무원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규제와 관련해 대한민국 경제의 ‘암적인 요소’가 토지 공급 부족이라는 말씀을 한 적이 있다. “서울의 경우 박원순 전 시장 때 재개발 재건축을 금지시킨 게 치명적이었다. 토지 공급 루트는 재개발·재건축 밖에 없는데 그때 완전히 끊겼다. 인재(人災)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가격 폭등도 토지 공급이 끊어진 데서 비롯됐다. 지금 풀고는 있지만 효과는 4~5년 후에 나타난다. 땅값이 비싸니 기업들이 투자를 하기 어렵다. LG필립스가 20년 전 파주 2000만평 부지에 공장을 짓겠다고 했을 때 수도권 인구 집중, 군사시설, 문화재 보호 등을 이유로 인허가를 도저히 내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안 해 주면 중국 간다고 하는데 어떡하나’라고 주변을 설득해 결단을 내렸다.” -농사를 안 지을 사람은 농지를 못 사게 해놓은 현행법도 손볼 때 된 것 아닌가. “한국 농지가 미국 농지보다 30배는 비싸다. 누가 농사 짓겠다고 그 큰돈을 내겠는가. 규제 풀어주면 난개발이 이뤄진다는 건 웃기는 소리다. 규제를 없앤다고 해서 설악산, 관악산 꼭대기에 공장을 짓겠나, 만경평야 한복판에 집을 짓겠나. 규제를 풀어도 투자와 개발은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지기 마련이다. 게다가 지금은 규제를 풀어주어도 정작 수요가 없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상황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인구 위기 때문에 ‘소멸’이 화두로 떠올랐다. “인구가 감소하는 경제를 운영하는 것은 인구가 증가하는 경제를 운영하는 것보다 100배 이상 힘들다. 일부에서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이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뉴’도 ‘노멀’도 아닌 극히 비정상적 상황이다. 인구가 감소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수요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인구대책이 경제정책의 제1조가 돼야 한다. 인구 감소는 무조건 반전시켜야 한다. 동원할 수 있는 자원, 낭비되는 재원을 탈탈 털어 출산 장려에 써야 한다. ” -정부는 2006년 이후 저출산 대책에 380조원을 썼다고 한다. 지방정부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런데도 출산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우선 380조원을 썼다는 얘기부터 짚어봐야 한다. 덩치 큰 청년임대주택 예산처럼 이것저것 가져다 억지로 짜맞춘 수치다. 가공의 숫자로 국민에게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인구 정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체 예산을 ‘하나의 주머니’에 담는 것이다. 부처별로 실시하고 있는 것들 다 집어치우고 한데로 끌어모아야 한다. 돈은 뭉쳐야 힘이 있다. 위원회 같은 형태가 아니라 보건복지부든 기획재정부든 어느 한 부처에서 확실하게 틀어쥐고 컨트롤타워를 맡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부터 출산하는 아이들은 물론 이미 태어난 아이들도 대학 학비를 다 지원한다는 식으로 해야 한다. 국가·지방재정 따질 것 없이 끌어모아 파괴적인 출산 장려책을 펴야 한다.” ●국가 발전 위해 엘리트 이민 허용해야 -저출산 대책이 효과를 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우선은 외국에서 우수한 노동력과 두뇌를 받아들이는 일이 중요할 텐데. “마지못해 ‘이민을 허용한다’는 식의 미지근한 자세로는 안 된다. 육체노동 수요 중심의 발상도 깨뜨려야 한다. 국가발전을 위해 고급인력을 스카우트해야 한다. 그걸 못 하면 수렁에서 빠져나갈 길은 없다.” -우리 청년들이 아이 낳을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출발점은 역시 양질의 일자리 확충이 아닐까. “노동개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미 취직한 사람한테 이로운 일은 그 어떤 것도 아직 취직하지 못한 사람에겐 불리한 일이 된다. 대표적인 게 정년 연장이다. 정년은 해고 제한의 반사적 거울이고, 호봉제의 폐해다. 해고가 자유롭거나 연봉제 같은 탄력적 임금체계가 확립되면 정년이 필요 없다. 정년은 회사가 계속 쓰고 싶지 않은 사람을 보호하는 제도다. 신입사원 3명분의 임금을 가져가는 사람들 때문에 청년들이 희생당하는 제도다.” -노동개혁의 핵심은 유연성 제고라지만, 해고를 쉽게 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은데. “당장은 불가능한 게 사실이다. 양대 노총 눈치를 보는 정치권 때문에 그들의 기득권을 완화하는 것은 어렵다. 대신에 ‘기득권은 건드리지 않을 테니 노동자들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융통성을 발휘해 달라’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테면 신입사원들에 대해서만큼은 연봉제와 성과급, 직무급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임금체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호봉제는 젊은 시절에는 저임금, 나이 들어서는 고임금을 받는 구조다. 평생직장이 사라져가는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제도다. 모든 노동자가 같은 것을 원하지 않는데, 왜 그들이 다른 조건으로 취업하는 것을 가로막나. 최저임금위원회의 노사 대표들도 다 교체해야 한다. 실제 최저임금, 또는 그 이하를 주고받는 사용자·노동자들이 대표로 나설 수 있어야 한다.” ■ 박병원 이사장은 박병원 안민정책포럼 이사장은 1975년 행정고시 17회로 입직한 뒤 재정경제원 예산총괄과장과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등 요직을 역임했다. 재경부 1차관을 끝으로 30여년 공직생활을 접은 뒤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맡기도 했지만 대통령실 경제수석(이명박 정부)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후 은행연합회 회장, 경영자총협회 회장을 지냈고 윤석열 정부에서 금융규제혁신회의 의장과 서비스산업 발전 태스크포스(TF)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2월 사단법인 한국비영리조직평가원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그는 “‘제2의 윤미향’을 막자는 취지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대기업의 후원금, 지원을 받는 법인, 비영리기관이 수만 곳인데 제대로 평가하는 기관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 [단독] “얼마 받고 키우냐” “무슨 덕 보자고 남의 애를” 가시가 박혀도…“아이 덕분에 다른 삶” “와줘서 고마워” 울타리가 되어 준 가족들[잠시만 부모가 되어주세요]

    [단독] “얼마 받고 키우냐” “무슨 덕 보자고 남의 애를” 가시가 박혀도…“아이 덕분에 다른 삶” “와줘서 고마워” 울타리가 되어 준 가족들[잠시만 부모가 되어주세요]

    어른의 잘못으로 홀로 남겨진 아이는 갈 곳이 없다. 의사 표현은 물론 아직 걸음도 떼지 못한 아이들은 그렇게 죄없이 세상의 냉대 속에 던져진다. 할아버지·할머니 등 친인척이 맡는 경우를 제외하면 이런 아이들을 품는 위탁가정은 2022년 기준 974가구, 이들에게 맡겨진 아이는 1126명이다. 서울신문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170명의 위탁부모들은 그런데도 하나같이 “아이 덕분에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고마운 건 오히려 우리”라고 했다.#소망이의 ‘꿈’ 끈에 묶여 있던 장애아 끈질긴 치료로 호전돼 “경찰관이 되고 싶대요” 2013년 생후 14개월의 소망(13·가명)군을 마주한 박정자(61)씨는 마음이 무거웠다. 둘째 딸을 입양한 뒤 느꼈던 행복과 보람만큼 위탁부모로서의 역할도 해 보려 했지만 막상 아이를 맡으려니 망설여졌다. 소망이는 당시 대한사회복지회 입양기관에 있던 14명의 아이 중 아무도 원하지 않아 돌봐 줄 가정을 찾고 있던 마지막 남은 장애아동이었다. 하루 종일 빨아 손가락이 벌겋게 짓무르고,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못했던 소망이는 안전상의 이유로 기둥에 묶여 있었다. 소망이는 태어나자마자 사회복지협회에 맡겨졌다. 지적 장애를 앓고 있던 소망이의 친모는 특별한 주거지 없이 지하철역과 공원 등 길에서 노숙 생활을 했다. 태어난 직후 돌봄을 받지 못한 소망이는 뇌전증을 얻게 됐다. 장애가 있다 보니 누구도 선뜻 맡으려 하지 않았고, 돌도 지나지 않은 갓난아이는 시설에만 있어야 했다. 박씨처럼 학대 아동이나 장애가 있는 아동을 돌보는 전문 위탁부모의 수는 아주 적다. 2022년 기준 전체 9330명의 위탁아동 가운데 전문 위탁부모에게 맡겨지는 아동은 2.5%인 237명에 그친다. 학대나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훨씬 많지만, 전문 위탁부모가 그 수치를 따라가지 못한다. “나이도 있으신데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시나요.” 소망이와 함께 처음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가 던진 말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박씨에게 상처로 남아 있다. 박씨는 “나이 많은 부모인 우리 집에 왔다는 이유만으로 아이가 그런 말을 듣는 게 화가 났다. 기어코 제대로 키워 보겠다고 마음을 먹게 됐다”고 했다. 소망이가 두 돌쯤 되자 박씨는 서울 강남과 경기 안산 등 전국의 유명한 소아청소년과를 다니면서 치료를 시작했다. 언어치료, 그림치료, 놀이치료 등 소망이에게 도움이 된다면 어디든 찾아갔다. 이런 노력에도 소망이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유치원에 다닐 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초등학교 입학 직전에는 발달 지연 판정을 받았다. 10년 넘게 이어진 가족들의 꾸준한 돌봄 덕분일까.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이 된 소망이는 글씨도 쓰고, 구구단도 외운다. 같은 나이대의 다른 아이들보다는 더디지만, 문제 행동은 대부분 사라졌다. 그리고 최근에는 박씨에게 “경찰관이 되고 싶다”며 꿈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박씨는 “다른 건 못 해 줘도, 돈은 부족해도 가족이 돼 줄 순 있다는 마음으로 소망이를 키웠다”며 “돌이켜 보면 오히려 치유받는 건 저와 가족들이었다. 이제 소망이가 잘 자라서 자신이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게 제 남은 꿈”이라고 말했다. #셋째의 ‘장애’ 생후 8개월 친모에 학대 신생아처럼 목 못 가눠 “우리도 평범한 가족이죠” 경남 지역에서 아이 둘을 키우고 있던 유제희(43)씨는 3년 전인 2021년 갑작스레 ‘위탁’을 맡아 세 아이의 엄마가 됐다. 당시 이 지역에는 학대 피해 아동을 맡을 수 있는 전문 위탁부모가 유씨를 포함해 2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유씨 품에 안긴 서희(4·가명)는 생후 8개월에 친모에게 학대당해 응급실로 실려 온 아이였다. 얼굴과 몸에 멍자국이 가득했던 서희는 뇌 일부가 손상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기도 했다. 서희의 친모는 “부부싸움 도중 화가 나 (서희를) 때렸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고 한다. 서희의 이야기를 들은 유씨는 외면할 수가 없었다. “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전화가 와서 맡아 줄 사람이 저밖에 없다고 하는데 어쩌겠어요. 9개월짜리 갓난아이가 그래도 누군가의 품에 있어야지.” 서희는 이제 40개월이 됐다. 친부모의 폭력에서 벗어났지만 상처는 남았다. 한창 어린이집을 다녀야 하는 나이지만, 서희는 여전히 목을 가누지 못한다. 눈도 보이지 않는다. 유씨는 “지금도 신생아 수준이다. 병원에서 처음 만났을 때는 콧줄로 분유를 먹고 있었다”며 “뇌가 손상돼 기능을 제대로 못 한다. 수술로도 고칠 수 없다고 하는데 속상하기만 하다”고 했다. 그래도 서희는 이제 젖병으로 분유를 먹는다. 대부분의 아이에게 당연한 이 일이 서희에게는 아직 쉽지 않다. 한 시간 내내 젖병을 물리고 있어도 서희가 먹는 분유는 10㎖ 남짓. 사레가 들려 토하면 그걸 닦고 다시 젖병을 물려야 그 정도를 먹는다. 인터뷰하는 3시간 동안 유씨의 한 손에는 서희의 머리가, 또 다른 손에는 젖병이 들려 있었다. 유씨는 장애가 있는 서희를 키우는 고단함보다 불신의 눈초리와 주변의 시선이 더 힘들다고 했다. 서희를 데려온 2021년부터 지금까지 6개월마다 서희에게 쓴 물품 등은 영수증을 따로 모아 주민센터에 제출한다.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서희를 키우지만 유씨는 장애인 주차구역에도 주차할 수 없다. 유씨 같은 위탁부모는 ‘부모’가 아닌 ‘동거인’으로 등록돼서다. 전문 위탁가정들이 일반·일시 위탁가정과 달리 월 100만원의 보호비를 지원받는다는 점이 오해와 불신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사실 가장 가슴 아픈 건 ‘얼마 받고 키우느냐’는 질문을 들을 때예요. 월 100만원이라는 돈을 받아서 서희를 키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사랑으로 하는 일이지 돈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요.”비혈연 위탁부모 170명이 참여한 실태조사에서는 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는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주위 사람들이 가정위탁 제도를 알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정확히 알고 있지 않다’, ‘제도 자체를 모른다’고 답한 위탁부모가 72.9%나 됐다. “평범한 가족”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유씨의 꿈은 여느 부모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유씨는 “서희가 건강하게만 자라줬으면 좋겠다. 크면서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해 그게 가장 걱정”이라며 “서희가 아장아장 걸어오는 꿈을 꿀 때마다 언젠가는 이뤄질 거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는다”고 했다. #50대 부모 돌 때 맡아 어느새 열여덟 일주일을 내리 울던 아이 “스스로 극복해줘 고맙죠” 위탁부모도 사람인 만큼 아이를 키우기까지 수백 번 고민한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위탁부모들은 “아이가 너무 사랑스럽고 예쁘지만 과연 내가 잘 키울 수 있을까 걱정됐다”, “막상 아이를 마주하니 겁이 났다”고 회상했다. 이들은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 느낀 감정으로 사랑스러움(60.0%), 반가움(47.1%), 설렘(42.9%)만큼이나 안쓰러움(60.6%), 걱정(50.0%), 안타까움(34.7%)을 많이 꼽았다. 아이 부모의 사정이 나아지고 아이가 안정을 찾을 동안만이라도 잠시 가족이 돼 주려고 시작한 위탁이 친부모의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 등의 이유로 길어지면서 아이들이 훌쩍 커버리는 경우도 있다. 지환(18·가명)군은 갓 돌이 됐을 때인 2007년 주재옥(69)씨의 집으로 왔다. 지환군은 친부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세상에 홀로 남겨졌다. 당시 지환군이 다니던 어린이집 교사였던 주씨의 아내는 혼자가 된 지환군을 외면할 수 없었다. 주씨는 “당시만 해도 정년을 8년 정도 앞두고 있었는데, 아내의 제안에도 처음엔 한 아이의 인생을 내가 책임질 수 있겠냐는 부정적 생각이 컸다”고 했다. 갓난아이를 키우기엔 나이가 많은 50대 부모였지만 주씨는 지환군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지환군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부터는 자신이 위탁부모라는 것을 밝히는 편지를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담임 선생님에게 보냈다. 주씨는 “친부모는 없지만 적어도 사랑받고 자랐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게끔 노력했다. 그래도 젊은 부모들보다는 부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입학 전 자신이 위탁아동이라는 걸 알게 된 지환군은 일주일을 내리 방 안에서 울기만 했다. 주씨가 지환군을 키우는 동안 가장 가슴 아팠던 때였다. “말주변이 없어 너는 가슴으로 낳은 내 아들이고, 누구보다 소중하고 사랑하는 존재라며 위로했어요. 한참을 울던 지환이가 다행히도 스스로 극복해 줘서 고마웠어요.”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지환군은 물리학과 진학을 목표로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주씨는 “성적이 우수해 장학금도 받고 있다”며 여느 부모와 다를 바 없이 아들 자랑에 진심이었다. 위탁부모들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스스로가 바뀐다고 한다. 위탁부모들은 아이와 함께 있을 때 주로 느끼는 감정으로 사랑스러움(75.3%), 행복(71.2%), 고마움(62.9%), 기쁨(58.8%)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아이의 상태가 나아져서’, ‘아이에게 내가 더 사랑받고 있어서’, ‘웃을 수 있는 날이 많아서’ 위탁부모들은 행복하다고 했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위탁부모들은 ▲아이가 처음 엄마, 아빠라고 불렀을 때 ▲사랑한다고 말할 때 ▲주변에서 잘 컸다고 칭찬할 때를 주로 꼽았다. #사랑을 배우다 중2 극심한 사춘기 겪어 과학고 졸업 ‘자립 준비’ “입양보다 더 가치 있죠” “과학고를 나온 우리 셋째아들 민우가 이제 ‘화이트 해커’가 되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송순향(64)씨도 삼수생인 막내아들 민우(21·가명)씨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송씨는 2003년 당시 생후 8개월이었던 민우씨를 처음 만났다. 가정위탁 제도가 도입된 첫해 만난 이들은 그렇게 21년을 함께했다. 민우씨는 이제 위탁아동이 아닌 어엿한 ‘자립준비청년’이 됐다. “무슨 덕을 보겠다고 남의 애를 키우냐.” “미친 짓이다. 당장 그만둬라.” 가정위탁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전무했던 그 시절 민우씨를 키운다고 하자 주변에서는 너도나도 송씨를 말렸다. 하지만 송씨의 결심은 꺾이지 않았다. 지금도 송씨는 민우씨가 가족 분위기를 더 화목하게 만든 ‘복덩이’라고 생각한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위탁부모들도 ‘이후의 삶의 변화’를 유독 강조했다. 위탁부모들은 “아이가 집으로 온 이후 기존의 자녀들을 포함한 가족들이 모두 성장했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이전보다 늘었다”, “웃음과 대화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아졌다”고 했다. 가정위탁은 위탁아동에게 ‘가족’의 의미를 알려주지만, 아이를 맡는 가정에도 마찬가지로 그 의미를 다시 일깨워 준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일이 늘 행복하고 기쁜 일로만 가득하지는 않다. 송씨는 가장 힘들었을 때로 민우씨가 사춘기를 맞아 정체성의 혼란을 겪던 중학교 2학년 시절을 꼽았다. 이전부터 자신이 위탁아동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민우씨는 당시 “쓰레기 같은 집에서 태어난 쓰레기 인생, 부모에게 버림받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러다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학교 옥상에 올라가기도 했다. 송씨는 “사실 그때는 죽도록 힘들었는데, 돌이켜 보면 이만큼 크려고 성장통을 아주 호되게 앓은 것만 같다”며 “민우가 이렇게 견뎌 준 것만 해도 고맙다”고 했다. 그 이후 민우씨는 송씨에게 종종 입양할 의향이 없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송씨는 그럴 때마다 항상 이렇게 대답했다. “엄마는 좋지만 민우는 친부모님이 있잖아. 그분들에게서 아들을 뺏고 싶지 않아. 어른이 돼서도 네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모여 사는 것뿐 아니라 법적으로도 가족이 되자.” 원가정 복귀가 가정위탁의 목적인 만큼 위기에 놓인 아이를 잘 보듬은 뒤 자립할 수 있게 만든다면, 그게 입양만큼이나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게 송씨의 생각이다. 가정위탁 제도가 도입된 첫해부터 지금까지 제도의 역사와 함께한 송씨는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위탁부모라는 게 사실 대단한 일도 아니고 특별할 것도 없어요. 다만 보호가 필요한 아이 중 더 많은 아이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컸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더 많은 사람이 이 제도를 알고 관심을 가져야 해요. 그게 우리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이유예요.”
  • 3756명, 사회가 품어야 할 아이들… ‘가정형 보호’가 절실하다[잠시만 부모가 되어주세요]

    3756명, 사회가 품어야 할 아이들… ‘가정형 보호’가 절실하다[잠시만 부모가 되어주세요]

    3756명. 유기, 학대, 미혼 부모, 부모의 빈곤 등으로 친부모가 돌볼 수 없어 사회의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의 숫자(2022년 기준)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9년까지 1만명을 넘어섰던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은 2010년부터 1만명 아래로 감소했지만, 4000~5000명대에서 더이상 줄어들지 않고 있다. 2019년은 4612명, 2020년 5053명, 2021년 4521명의 아이가 사회의 보호가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아이들을 품을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되는 가정위탁은 21년째 사회적 관심과 홍보 부족, 표류하는 정책 등으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외면받는 위탁가정 학대 사건 터져야 반짝 관심 21년째 표류… 위탁가정 줄어 아이들은 혼자서는 생존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친부모가 돌볼 수 없다면 사회가 품어야 한다. 아동복지법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아동보호시설 등을 통해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을 돌보고 있지만, 품을 수 있는 아이의 숫자가 한정적이다 보니 여전히 해외로 입양을 보내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최근에는 아동보호시설 등 시설형 보호보다 가정위탁 같은 가정형 보호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부의 국정과제에 보호아동의 가정형 거주 전환 로드맵이 포함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 로드맵은 보호 대상 아동이 인권을 존중받고 가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동보호체계를 재정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가정형 보호의 대표적인 제도인 가정위탁은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시설에 보내는 대신 가정에서 키운다. 친부모의 양육 능력이 회복되면 원래 가정으로 복귀한다는 점이 입양과 가장 큰 차이다. 친부모의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위탁아동이 만 18세가 돼 ‘자립준비청년’이 되면서 독립하게 된다. 위탁을 연장해 만 24세까지도 위탁가정에서 지낼 수 있다. 강현주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교수는 “가정 내 가족 관계를 통해 사랑과 애착 관계를 배우고 경험하는 것이 아동의 성장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아동학대 사건이나 영아 유기 사건 때마다 가정위탁은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로 언급되지만, 잠시 주목받다가 이내 관심이 사라진다. 지난해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고 유기되는 아이들이 8년간 2000명이 넘는다는 사실이 드러났을 때도, 2020년 태어난 지 16개월 된 아기가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가정위탁 제도는 대안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도입된 지 21년이 지난 지금도 제도의 존재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고 위탁가정의 숫자는 오히려 감소했다. 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2012년 1만 1030가구였던 전체 위탁가정(전문·일반·일시 모두 포함)은 2022년 7591가구로 줄었다. 출생 아동이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여전히 보호가 필요한 아동의 절반 정도만 가정형 보호를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보호가 필요한 아동 3756명 가운데 중장기 보호 조치가 취해진 아동은 1881명이었다. 이 가운데 가정형 보호 조치(가정위탁 802명, 입양 전 위탁 114명, 입양 52명)가 취해진 아동은 모두 968명으로 전체의 절반 수준(51.5%)에 그쳤다. #갈 곳 없는 위기아동들 지자체에만 맡겨 ‘나몰라라’ 비혈연 위탁부모 발굴 시급 가정위탁 관련 정책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담당하는 지방이양 사업이다. 각 지자체의 재정 여력이나 정책 관심도에 따라 위탁가정에 지급하는 양육보조금은 월 30만~50만원으로 최대 20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위탁부모는 물론 보호가 필요한 아동이 소수인 데다 마땅히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이들도 없다. 정부도 딱히 관심을 두지 않고 지자체에 맡겨 두다 보니 관련 정책이 표류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현선 세종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정위탁 가운데 조부모 등 친인척에게 맡겨지는 경우가 88% 정도이고 혈연관계가 아닌 위탁부모의 비중은 작다”며 “제도가 힘을 받기 위해선 비혈연 위탁부모들이 계속 발굴되고 양성돼야 하지만 지자체에만 제도 운용 전반을 맡겨 둘 뿐 정부가 활성화를 위해 나서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단독]“다른 건 못 해줘도 가족이 되어줄 순 있다는 마음으로”…위탁부모 170명의 이야기[잠시만 부모가 되어 주세요]

    [단독]“다른 건 못 해줘도 가족이 되어줄 순 있다는 마음으로”…위탁부모 170명의 이야기[잠시만 부모가 되어 주세요]

    어른의 잘못으로 홀로 남겨진 아이는 갈 곳이 없다. 의사 표현은 물론 아직 걸음도 떼지 못한 아이들은 그렇게 죄없이 세상의 냉대 속에 던져진다. 할아버지·할머니 등 친인척이 맡는 경우를 제외하면 이런 아이들을 품는 위탁가정은 2022년 기준 974가구, 이들에게 맡겨진 아이는 1126명이다. 서울신문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170명의 위탁부모들은 그런데도 하나같이 “아이 덕분에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고마운 건 오히려 우리”라고 했다. #소망이도 이제 ‘꿈’이 생겼습니다 2013년 생후 14개월의 소망(12·가명)군을 마주한 박정자(60)씨는 마음이 무거웠다. 둘째 딸을 입양한 뒤 느꼈던 행복과 보람만큼 위탁부모로서의 역할도 해 보려 했지만 막상 아이를 맡으려니 망설여졌다. 소망이는 당시 대한사회복지회 입양기관에 있던 14명의 아이 중 아무도 원하지 않아 돌봐 줄 가정을 찾고 있던 마지막 남은 장애아동이었다. 하루 종일 빨아 손가락이 벌겋게 짓무르고,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못했던 소망이는 안전상의 이유로 기둥에 묶여 있었다. 소망이는 태어나자마자 사회복지협회에 맡겨졌다. 지적 장애를 앓고 있던 소망이의 친모는 특별한 주거지 없이 지하철역과 공원 등 길에서 노숙 생활을 했다. 태어난 직후 돌봄을 받지 못한 소망이는 뇌전증을 얻게 됐다. 장애가 있다 보니 누구도 선뜻 맡으려 하지 않았고, 돌도 지나지 않은 갓난아이는 시설에만 있어야 했다. 박씨처럼 학대 아동이나 장애가 있는 아동을 돌보는 전문 위탁부모의 수는 아주 적다. 2022년 기준 전체 9330명의 위탁아동 가운데 전문 위탁부모에게 맡겨지는 아동은 2.5%인 237명에 그친다. 학대나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훨씬 많지만, 전문 위탁부모가 그 수치를 따라가지 못한다. “나이도 있으신데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시나요.” 소망이와 함께 처음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가 던진 말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박씨에게 상처로 남아 있다. 박씨는 “나이 많은 부모인 우리 집에 왔다는 이유만으로 아이가 그런 말을 듣는 게 화가 났다. 기어코 제대로 키워 보겠다고 마음을 먹게 됐다”고 했다. 소망이가 두 돌쯤 되자 박씨는 서울 강남과 경기 안산 등 전국의 유명한 소아청소년과를 다니면서 치료를 시작했다. 언어치료, 그림치료, 놀이치료 등 소망이에게 도움이 된다면 어디든 찾아갔다. 이런 노력에도 소망이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유치원에 다닐 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초등학교 입학 직전에는 발달 지연 판정을 받았다. 10년 넘게 이어진 가족들의 꾸준한 돌봄 덕분일까.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소망이는 글씨도 쓰고, 구구단도 외운다. 같은 나이대의 다른 아이들보다는 더디지만, 문제 행동은 대부분 사라졌다. 그리고 최근에는 박씨에게 “경찰관이 되고 싶다”며 꿈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박씨는 “다른 건 못 해 줘도, 돈은 부족해도 가족이 돼 줄 순 있다는 마음으로 소망이를 키웠다”며 “돌이켜 보면 오히려 치유받는 건 저와 가족들이었다. 이제 소망이가 잘 자라서 자신이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게 제 남은 꿈”이라고 말했다. #우리 셋째는 ‘장애’가 있습니다 경남 지역에서 아이 둘을 키우고 있던 유제희(42)씨는 2년 전인 2021년 갑작스레 ‘위탁’을 맡아 세 아이의 엄마가 됐다. 당시 이 지역에는 학대 피해 아동을 맡을 수 있는 전문 위탁부모가 유씨를 포함해 2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유씨 품에 안긴 서희(3·가명)는 생후 8개월에 친모에게 학대당해 응급실로 실려 온 아이였다. 얼굴과 몸에 멍자국이 가득했던 서희는 뇌 일부가 손상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기도 했다. 서희의 친모는 “부부싸움 도중 화가 나 (서희를) 때렸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고 한다. 서희의 이야기를 들은 유씨는 외면할 수가 없었다. “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전화가 와서 맡아 줄 사람이 저밖에 없다고 하는데 어쩌겠어요. 9개월짜리 갓난아이가 그래도 누군가의 품에 있어야지.” 서희는 이제 40개월이 됐다. 친부모의 폭력에서 벗어났지만 상처는 남았다. 한창 어린이집을 다녀야 하는 나이지만, 서희는 여전히 목을 가누지 못한다. 눈도 보이지 않는다. 유씨는 “지금도 신생아 수준이다. 병원에서 처음 만났을 때는 콧줄로 분유를 먹고 있었다”며 “뇌가 손상돼 기능을 제대로 못 한다. 수술로도 고칠 수 없다고 하는데 속상하기만 하다”고 했다. 그래도 서희는 이제 젖병으로 분유를 먹는다. 대부분의 아이에게 당연한 이 일이 서희에게는 아직 쉽지 않다. 한 시간 내내 젖병을 물리고 있어도 서희가 먹는 분유는 10㎖ 남짓. 사레가 들려 토하면 그걸 닦고 다시 젖병을 물려야 그 정도를 먹는다. 인터뷰하는 3시간 동안 유씨의 한 손에는 서희의 머리가, 또 다른 손에는 젖병이 들려 있었다. 유씨는 장애가 있는 서희를 키우는 고단함보다 불신의 눈초리와 주변의 시선이 더 힘들다고 했다. 서희를 데려온 2021년부터 지금까지 6개월마다 서희에게 쓴 물품 등은 영수증을 따로 모아 주민센터에 제출한다.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서희를 키우지만 유씨는 장애인 주차구역에도 주차할 수 없다. 유씨 같은 위탁부모는 ‘부모’가 아닌 ‘동거인’으로 등록돼서다. 전문 위탁가정들이 일반·일시 위탁가정과 달리 월 100만원의 보호비를 지원받는다는 점이 오해와 불신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사실 가장 가슴 아픈 건 ‘얼마 받고 키우느냐’는 질문을 들을 때예요. 월 100만원이라는 돈을 받아서 서희를 키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사랑으로 하는 일이지 돈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요.” #우리는 ‘평범한 가족’입니다 비혈연 위탁부모 170명이 참여한 실태조사에서는 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는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주위 사람들이 가정위탁 제도를 알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정확히 알고 있지 않다’, ‘제도 자체를 모른다’고 답한 위탁부모가 72.9%나 됐다. “평범한 가족”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유씨의 꿈은 여느 부모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유씨는 “서희가 건강하게만 자라줬으면 좋겠다. 크면서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해 그게 가장 걱정”이라며 “서희가 아장아장 걸어오는 꿈을 꿀 때마다 언젠가는 이뤄질 거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는다”고 했다. 위탁부모도 사람인 만큼 아이를 키우기까지 수백 번 고민한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위탁부모들은 “아이가 너무 사랑스럽고 예쁘지만 과연 내가 잘 키울 수 있을까 걱정됐다”, “막상 아이를 마주하니 겁이 났다”고 회상했다. 이들은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 느낀 감정으로 사랑스러움(60.0%), 반가움(47.1%), 설렘(42.9%)만큼이나 안쓰러움(60.6%), 걱정(50.0%), 안타까움(34.7%)을 많이 꼽았다. 아이 부모의 사정이 나아지고 아이가 안정을 찾을 동안만이라도 잠시 가족이 돼 주려고 시작한 위탁이 친부모의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 등의 이유로 길어지면서 아이들이 훌쩍 커버리는 경우도 있다. 지환(17·가명)군은 갓 돌이 됐을 때인 2007년 주재옥(68)씨의 집으로 왔다. 지환군은 친부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세상에 홀로 남겨졌다. 당시 지환군이 다니던 어린이집 교사였던 주씨의 아내는 혼자가 된 지환군을 외면할 수 없었다. 주씨는 “당시만 해도 정년을 8년 정도 앞두고 있었는데, 아내의 제안에도 처음엔 한 아이의 인생을 내가 책임질 수 있겠냐는 부정적 생각이 컸다”고 했다. 갓난아이를 키우기엔 나이가 많은 50대 부모였지만 주씨는 지환군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지환군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부터는 자신이 위탁부모라는 것을 밝히는 편지를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담임 선생님에게 보냈다. 주씨는 “친부모는 없지만 적어도 사랑받고 자랐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게끔 노력했다. 그래도 젊은 부모들보다는 부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입학 전 자신이 위탁아동이라는 걸 알게 된 지환군은 일주일을 내리 방 안에서 울기만 했다. 주씨가 지환군을 키우는 동안 가장 가슴 아팠던 때였다. “말주변이 없어 너는 가슴으로 낳은 내 아들이고, 누구보다 소중하고 사랑하는 존재라며 위로했어요. 한참을 울던 지환이가 다행히도 스스로 극복해 줘서 고마웠어요.”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지환군은 물리학과 진학을 목표로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주씨는 “성적이 우수해 장학금도 받고 있다”며 여느 부모와 다를 바 없이 아들 자랑에 진심이었다. 위탁부모들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스스로가 바뀐다고 한다. 위탁부모들은 아이와 함께 있을 때 주로 느끼는 감정으로 사랑스러움(75.3%), 행복(71.2%), 고마움(62.9%), 기쁨(58.8%)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아이의 상태가 나아져서’, ‘아이에게 내가 더 사랑받고 있어서’, ‘웃을 수 있는 날이 많아서’ 위탁부모들은 행복하다고 했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위탁부모들은 ▲아이가 처음 엄마, 아빠라고 불렀을 때 ▲사랑한다고 말할 때 ▲주변에서 잘 컸다고 칭찬할 때를 주로 꼽았다. #아이와 함께 가족을, 사랑을 배웁니다 “과학고를 나온 우리 셋째아들 민우가 이제 ‘화이트 해커’가 되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송순향(63)씨도 삼수생인 막내아들 민우(20·가명)씨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송씨는 2003년 당시 생후 8개월이었던 민우씨를 처음 만났다. 가정위탁 제도가 도입된 첫해 만난 이들은 그렇게 20년을 함께했다. 민우씨는 이제 위탁아동이 아닌 어엿한 ‘자립준비청년’이 됐다. “무슨 덕을 보겠다고 남의 애를 키우냐.” “미친 짓이다. 당장 그만둬라.” 가정위탁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전무했던 그 시절 민우씨를 키운다고 하자 주변에서는 너도나도 송씨를 말렸다. 하지만 송씨의 결심은 꺾이지 않았다. 지금도 송씨는 민우씨가 가족 분위기를 더 화목하게 만든 ‘복덩이’라고 생각한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위탁부모들도 ‘이후의 삶의 변화’를 유독 강조했다. 위탁부모들은 “아이가 집으로 온 이후 기존의 자녀들을 포함한 가족들이 모두 성장했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이전보다 늘었다”, “웃음과 대화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아졌다”고 했다. 가정위탁은 위탁아동에게 ‘가족’의 의미를 알려주지만, 아이를 맡는 가정에도 마찬가지로 그 의미를 다시 일깨워 준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일이 늘 행복하고 기쁜 일로만 가득하지는 않다. 송씨는 가장 힘들었을 때로 민우씨가 사춘기를 맞아 정체성의 혼란을 겪던 중학교 2학년 시절을 꼽았다. 이전부터 자신이 위탁아동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민우씨는 당시 “쓰레기 같은 집에서 태어난 쓰레기 인생, 부모에게 버림받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러다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학교 옥상에 올라가기도 했다. 송씨는 “사실 그때는 죽도록 힘들었는데, 돌이켜 보면 이만큼 크려고 성장통을 아주 호되게 앓은 것만 같다”며 “민우가 이렇게 견뎌 준 것만 해도 고맙다”고 했다. 그 이후 민우씨는 송씨에게 종종 입양할 의향이 없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송씨는 그럴 때마다 항상 이렇게 대답했다. “엄마는 좋지만 민우는 친부모님이 있잖아. 그분들에게서 아들을 뺏고 싶지 않아. 어른이 돼서도 네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모여 사는 것뿐 아니라 법적으로도 가족이 되자.” 원가정 복귀가 가정위탁의 목적인 만큼 위기에 놓인 아이를 잘 보듬은 뒤 자립할 수 있게 만든다면, 그게 입양만큼이나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게 송씨의 생각이다. 가정위탁 제도가 도입된 첫해부터 지금까지 제도의 역사와 함께한 송씨는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위탁부모라는 게 사실 대단한 일도 아니고 특별할 것도 없어요. 다만 보호가 필요한 아이 중 더 많은 아이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컸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더 많은 사람이 이 제도를 알고 관심을 가져야 해요. 그게 우리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이유예요.”
  • [인사]천안시

    ■천안시 ◇ 4급 전보 △ 동남구청장 송재열 △행정지원과 원종민(파견) ◇ 4급 승진 △맑은물사업본부장 채수봉 △도시건설사업본부장 이명열 △서북구청장 이종택 △행정지원과 정규운(교육) ◇ 5급 전보 △홍보담당관 김창수 △청년담당관 경영미 △정책기획과장 박은주 △예산법무과장 전경자 △일자리경제과장 송민철 △미래전략과장 윤중길 △행정지원과장 최훈규 △체육진흥과장 정해선 △문화예술과장 이미영 △교육청소년과장 김미영 △도서관정책과장 박성자(파견복귀) △사적관리소장 서정곤 △원성2동장 김성경(파견복귀) △쌍용3동장 정성길 △불당1동장 정근혁 △행정지원과 김옥이(교육) △행정지원과 박의용(파견) △동남구 주민복지과장 전경애 △대중교통과장 김태종 △환경정책과장 김수진 △동남구 환경위생과장 김은범 △도시재생과장 강문수 △하천과장 최재선 △동남구 건설과장 배명길(파견복귀) ◇ 5급 승진 △백석동장 정우영 △공원녹지과장 김주식 △동남구보건소장 윤광분 △동남구 건축과장 한재수 △ 성정1동장 김종범 △맑은물사업본부 관리과장 직무대리 이덕희 △청룡동장 ​​​​​직무대리 고혜경 △서북구 건설과장 직무대리 송정미 △쌍용1동장 직무대리 이정우 △서북구 산업교통과장 직무대리 노수만 △서북구보건소 감염병대응센터장 직무대리 정정희 △서북구 환경위생과장 직무대리 정진웅 △도시건설사업본부 시설공사과장 직무대리 윤웅진 △서북구 건축과장 직무대리 임병국 △행정지원과 윤주욱 △ 동남구 신안동 허윤갑(승진요원) △도시재생과 이종수(승진요원) △건축과 윤재필(승진요원).
  • “END에서 AND로”…고립·은둔 청년, 세상 밖으로 이끄는 용산

    “END에서 AND로”…고립·은둔 청년, 세상 밖으로 이끄는 용산

    서울 용산구가 고립·은둔 청년들이 세상으로 나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섰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사회 활동이 현저히 줄어 긴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받기 힘든 고립 청년은 54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들 중 사회활동을 하지 않고 제한된 공간에 스스로를 가둔 은둔 청년이 24만명에 달한다. 구는 연말을 맞아 지난 7일과 12일, 14일, 총 3회에 걸쳐 용산구평생학습관에서 지역 내 고립·은둔 경험한 청년 10여명을 대상으로 ‘위인전의 챕터 : 은둔과 고립’ 강좌를 진행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강좌는 지역 전문기관인 행복나눔재단과 연계해 신(新)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고립·은둔 청년들의 회복과 지역사회 복귀에 도움을 주고자 기획됐다. 특히 고립·은둔에서 회복된 청년들로 구성된 강사들이 실제 은둔 경험을 공유해 참여자들의 공감을 형성하며 바람직한 롤 모델을 제시했다. 1회차는 고립·은둔에 대한 기본 이해 후 은둔 고수의 사례 발표와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소감을 나눴다. 2회차에서는 은둔 고수의 멘토링과 함께 ‘나의 일대기’를 작성해 보며 자신의 고립·은둔 상태를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 3회차는 참여자 간 상호 인터뷰를 통해 자신만의 ‘위인전, 나의 일대기’ 작성을 마무리했다. 인생 흑역사인 ‘챕터1’ 은둔을 마무리(END)하고, 회복 이후 ‘챕터2’로 나아가는(AND) 자기 정리 워크숍을 진행했다. 한 참여자는 “혼자서는 절대 밖으로 나올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큰 용기를 내서 이번 강좌에 참여했다”며 “나와 같은 고민을 가졌던 사람들이 회복한 이야기를 들으며 꿈을 위해 다시 노력해 보려고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구는 지난 10월 고립·은둔 청년을 둔 부모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세대 간 의사소통에 도움을 주기 위해 ‘함께 나누며 함께 해결하는 부모 소통법’ 강좌도 총 6회차로 진행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스스로를 자신만의 공간에 가둔 고립·은둔 청년들이 세상으로 나올 수 있도록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번 강좌를 개설한 것”이라며 “힘들게 용기를 내준 우리 청년들이 당당한 지역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운전사 채용” 취업한 줄 알았는데 군입대…미얀마 ‘꼼수 징집’

    “운전사 채용” 취업한 줄 알았는데 군입대…미얀마 ‘꼼수 징집’

    미얀마 군사정권이 허위 채용 공고로 청년들을 군으로 징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저항 세력과의 교전이 장기화하면서 병력이 부족해지자 정부가 꼼수를 쓴 것이다. 24일 현지 독립 매체 미얀마나우에 따르면 군정은 18~25세 남성을 대상으로 군 입대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용 공고를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구직자들을 모았다. 채용 공고는 운전사나 기계공 등을 뽑는다며 급여와 교육, 숙박 제공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 면접을 거쳐 지원자들이 교육 일정에 들어가면 그때서야 군대에 강제로 동원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고 미얀마나우는 경험자 증언을 바탕으로 보도했다. 채용 과정에서 군 관련 정보가 전혀 제공되지 않았고, 합격자들은 최전선 부대 등으로 보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허위 채용 공고에 속았다는 한 20세 남성은 “그들은 교육 결과에 따라 급여가 결정된다며 교육에 참여하게 했는데, 그 교육이 군사훈련일 줄은 몰랐다”면서 “나를 포함해 약 50명이 면접장에서 훈련장으로 끌려갔다”고 말했다. 그는 “휴대전화 등을 압수당했고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면서 “만약 부대를 떠나면 가족들이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협박했다”라고 주장했다. 강제 징집된 신병들은 약 6개월간의 군사기본훈련 뒤 미얀마 전역의 교전 지역에 투입됐다. 2021년 2월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 군부는 최근 저항 세력의 공세에 고전하고 있다. 아라칸군(AA), 타앙민족해방군(TNLA),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으로 구성된 ‘형제 동맹’은 지난 10월 27일 북동부 샨주에서 미얀마군을 상대로 합동 공격을 시작했다. 다른 지역 소수민족 무장단체들과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산하 시민방위군(PDF)이 가세하면서 전선이 확대됐다. 저항 세력은 중국과의 국경무역 거점을 대부분 장악하고 미얀마군 기지를 다수 점령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반군의 거센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미얀마군은 징집 규모를 늘리고 있다. 군정은 부족한 병력을 확충하기 위해 탈영병이 복귀하면 처벌받지 않고 복무를 재개할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군인의 가족들까지 군사훈련을 받도록 하고, 공무원과 퇴역 군인들로 구성된 부대를 조직할 계획도 밝혔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이후 미얀마에서 난민이 약 50만명 발생했다. 또 반군을 상대로 한 미얀마군 공습 등으로 민간인이 250여명 사망했다.
  • 한국 드라마 봤다고 총살… 北, 8월 이후 6000명 이상 사상 검열

    한국 드라마 봤다고 총살… 北, 8월 이후 6000명 이상 사상 검열

    북한이 지난 8월 국경 봉쇄를 푼 이후 귀국한 해외 파견 노동자와 유학생, 재외공관원 등 6000명 이상을 상대로 엄격한 사상 조사와 검열을 벌였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3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8월 26일 코로나19로 폐쇄해온 국경을 개방한 이후 10월까지 사상 조사를 받은 귀국자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돌아온 유학생과 노동자들, 아프리카 등 재외공관에 근무하던 외교관 일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우선 격리돼 ‘해외생활평정서’에 맞춰 생활 실태, 적국에 대한 협력 여부 등을 조사받았다. 이 과정에서 혐의가 없는 것으로 판정받지 못하면 가족과 만날 수 없고 일상생활 복귀도 허용되지 않았다. 사소한 문제라도 발각되면 국가보위성에 이관됐다. 특히 한 무역회사 직원은 사용하던 전자기기에서 한국 영상을 시청한 사실이 드러나 총살됐으며 이 직원의 상사들도 관리 책임으로 장기 징역형에 처해졌다고 한다. 요미우리신문은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이 이런 내용을 알려줬다면서도 다만 소식통이 어떻게 정보를 입수했는지 등은 설명하진 않았다. 북한은 2020년 12월 한국 드라마, 음악 등 한류의 시청·유포를 금지하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한 바 있다. 북한 당국이 한류 등 모든 외부문화, 종교, 자본주의적 생활방식 등 북한 당국의 규범에 맞지 않고 김정은의 권력 유지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뿌리뽑기 위해 제정한 법으로 ‘청년교양보장법’과 더불어 북한 사회를 강력하게 통제하는 제도로 작용하고 있다.
  • [이순녀의 이사람] “정신건강, 선입견·편견부터 깨야… 사법입원제 진지한 논의 필요”/논설위원

    [이순녀의 이사람] “정신건강, 선입견·편견부터 깨야… 사법입원제 진지한 논의 필요”/논설위원

    호주선 초등생부터 정신건강 교육관계 맺기·학폭 대처법 등 가르쳐인식 개선에 대중매체 역할 중요극단적 사례 다루면 선입견 강화중증정신질환 조기 치료 땐 호전사전에 위험한 상황 발생 막아야 우울증에 섣부른 충고는 ‘역효과’곁에 있어 주고 이야기 들어 줘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아동·청소년 행복지수 꼴찌, 우울증 환자 100만명….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대한민국에 드리워진 이 짙은 그늘을 걷어내기 위해 정부가 정신건강정책 혁신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일 ‘정신건강정책 비전선포대회’에서 정신건강 문제를 국정 어젠다로 삼아 예방, 치료, 회복 등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신건강을 개인의 문제로 놔두지 않고 국가가 적극 나서서 해결하겠다고 하는 건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얘기입니다.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정책이니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곽영숙(69)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의 말이다. 그는 “정부의 이런 노력들이 우선은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아정신과 전문의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40여년간 정신건강의학 분야에 매진해 오다 지난 1월부터 보건복지부 소속 공공 정신건강 중추 기관을 이끌고 있는 곽 센터장을 만나 정신건강의 중요성과 예방책 등에 대해 들었다.-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은 늘었지만 정신질환자와 정신병원을 대하는 부정적 인식은 여전히 강하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선입견과 편견을 깨려면 ‘멘털 헬스 리터러시’(mental health literacy), 즉 정신건강 문해력을 키우는 교육이 중요하다. 정신건강을 이해하고 자신의 정신건강을 인식하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을 선진국은 대부분 하고 있다. 호주에선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정규교육 과정에 정신건강 항목을 포함시킨다. 의사 소통, 관계 맺기, 학교폭력 대처법 등을 가르친다. 조현병 같은 중증정신질환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이해시키는 교육도 필요하다. 지식이 없으면 막연한 불안감이 생기고 혐오와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 -정신질환자를 평범한 이웃의 모습으로 그린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호평을 받고 있다. 대중매체의 역할도 중요한 것 같다. “미디어에서 정신질환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사회적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정신질환자의 범죄 같은 극단적인 사례를 다룬 드라마를 보면 부정적인 선입견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반면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우리들의 블루스’는 각각 조현병과 우울증을 앓는 전문직 남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내 가족, 친구 누구든 정신건강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줬다. 이런 기회가 많을 수록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것이다.” -중증정신질환자의 이상동기 범죄가 사회불안 요인인 것도 사실이다. 사법입원제 등이 대책으로 논의되고 있는데. “중증정신질환자가 치료를 제대로 안 받으면 자해·타해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사례는 극히 일부다.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치료를 제때 하는 것이 중요한데 코로나19 시기에 집단 감염 문제로 정신병동이 문을 닫으면서 허점이 있었다. 정신질환자를 입원시키려면 2명 이상의 보호 의무자 신청과 서로 다른 병원에 소속된 2명 이상 전문의의 일치된 소견 등 절차가 까다롭다. 입원 치료를 빨리 받으면 상태가 호전될 수 있는 환자에 대해선 법의 개입을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우울증 유병률과 자살률은 왜 이렇게 높은가. “원인을 한 가지로 얘기할 순 없다. 다양한 요소가 작용한 결과라고 본다. 끊임없는 경쟁과 차별, 상대적 박탈감, 좋은 일보다 안 좋은 일에 신경을 쓰는 부정 편향성 등으로 인해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취업 좌절을 경험한 청년들이 겪는 우울증도 심각하다. 우울증으로 깊은 실의에 빠져 더이상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될 때 자살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우울증을 조기에 치료해야 자살을 막을 수 있다. 자살을 예방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우선은 심리적으로 고립되거나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항상 타인과의 교류를 유지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회복력이다. 바닥까지 추락했다가 다시 튀어오르는 번지점프처럼 감정이 바닥을 쳐도 다시 기운을 낼 수 있는 마음근육을 키워야 한다. 건강한 사람도 위기나 고난, 스트레스를 경험하면 얼마든지 정신질환을 앓을 수 있다. 심리방역을 가르치는 정신건강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주변에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대해야 할까. “곁에 같이 있어 주고,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조심해야 할 것은 섣부른 충고다. ‘마음을 굳게 먹어라’ 같은 조언은 말하는 사람 입장에선 격려와 응원이지만 듣는 사람에겐 의지가 약하다는 뜻으로 잘못 전달될 수 있다. 힘들다는 사실에 공감해 주는 것이 먼저다. 상태가 오래 지속되거나 악화하면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국립정신건강센터의 역할은. “1962년 정신의학 진료와 연구, 교육을 관장하는 국가기관으로 처음 문을 연 국립정신병원이 모태다. 1982년 국립서울정신병원, 2002년 국립서울병원으로 명칭을 바꿨다가 2016년 국립정신건강센터로 거듭났다. 의료부에서 24시간 정신응급진료실과 재활 클리닉 운영 등 치료와 재활을 담당하고 정신건강사업부에서 국민 정신건강 증진과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정신건강연구소는 정신건강 실태조사와 정책 연구 개발을 한다. 사회적 재난과 사고 경험자를 위한 국가트라우마센터도 운영한다. 정신건강과 연관된 모든 사업을 하고 있다.” -국가트라우마센터에선 어떤 일을 하나. “집단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의 심리적 회복을 돕는 기구다. 2013년 재난 현장을 방문해 위기 대응 활동을 펼쳤던 심리위기지원단 역할을 확대해 2018년 4월 개소했다. 찾아가는 재난심리지원 서비스인 ‘마음 안심버스’ 등으로 초기에 심리적 충격을 완화하고 재난 이후 일상생활 복귀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을 위한 치료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서도 유가족과 관계자 약 7000명이 상담을 받았다. 응급구조대원과 의료진 등 재난대응인력이 경험하는 직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매년 4월 트라우마 치유주간을 열어 일반인 대상 트라우마 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등 국민 인식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센터장 재임 동안 이루고 싶은 일은.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듯 마음이나 정신이 아프면 망설이지 않고 방문할 수 있는 친근한 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센터에서 치료와 재활을 받고 완치된 환자와 가족 5명이 우리 상담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치료에 그치지 않고 일상 회복으로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많아지도록 힘쓰겠다. ” ■곽영숙 센터장은 서울대 의대 전공의, 소아정신과 전임의를 거쳐 국립정신건강센터 전신인 국립서울병원에서 13년간 소아정신과장으로 일했다. 재직 당시 소아자폐증진료소를 열어 자폐증과 발달장애 아동 등 소아청소년 환자를 위한 다각적이고 체계적인 치료의 길을 열었다. 제주대 의대 개교 직후 교수로 임용돼 20년간 근무하면서 제주지역 정신건강센터, 학교정신건강 사업 등에 참여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 아동정신치료의학회 회장, 한국학교정신건강의학회 회장을 지냈다.
  • 청년층 2년마다 정신건강 검진… 감정노동자 트라우마센터 확대

    청년층 2년마다 정신건강 검진… 감정노동자 트라우마센터 확대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발표한 범정부 차원의 ‘전 국민 정신건강 혁신 방안’은 인구정책처럼 정신건강정책도 국가적 어젠다로 추진하겠다는 일종의 위기 대응 선언이다.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022년 기준 25.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38개국 중 1위이고, 삶의 만족도는 34위, 주관적 건강 상태는 최하위다. 우울·불안장애 등 정신질환으로 진료받은 국민(치매 포함)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68만명에서 2021년 411만명으로 급증했고, 2018년 9만 9796명이었던 20대 우울증 환자는 2022년 19만 4322명으로 배 이상 늘었다. 국민의 정신건강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미국도 1960년대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지역사회정신건강법을 승인하면서 정신건강 정책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확대하는 중대 전환점을 마련했다”며 “정신건강 혁신 방안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국민 100만명 전문 심리상담 지원 대책은 영국 사례를 참고했다. 영국은 ‘근거기반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IAPT)를 시행해 우울증·불안장애 환자의 50% 완쾌시켰다. 정부는 정신건강 전문요원 등을 활용해 내년에 바우처 형태로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2025년 이후 ‘대상자 발굴-마음건강상태 평가-사후관리 연계’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서비스 대상자는 기본적으로 자살시도자, 자살유가족,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지원을 요청한 중·고위험군이지만 2026년부터는 일반 국민(2026~27년 총 36만명)이 포함돼 대국민 서비스로 거듭난다. 정부 관계자는 “이용자 수가 목표치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면 선정 기준을 정하고, (소득수준에 따른) 이용자 차등 일부 본인부담 방안 등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 24% 목표 2021년 기준 12.1%에 불과한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을 2030년까지 24%로 끌어올린다. 일본은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이 20.0%, 미국은 43.1%다. 10년에서 2년 주기로 단축한 정신건강검진에서 심리 상담이 필요하다고 진단된 수검자에게는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정신건강의학과를 연결해 준다. 카카오톡, 네이버에 정신건강 자가진단 사이트를 연계해 모바일로 정신건강을 자가검진할 수 있도록 하고 검진 결과에 따라 대응법과 상담·치료받을 수 있는 기관도 안내한다. 중대산업재해를 경험한 노동자, 콜센터 직원 등 감정 노동자를 위한 직업 트라우마센터도 현재 14곳에서 내년에 23곳으로 확대한다. 아울러 전국 74개 고용센터를 통해 실직·구직자를 대상으로 진로, 취업 불안 등 스트레스 극복 심리상담을 제공한다. 대학 내 상담센터와 청년마음건강센터도 활성화하고 초·중·고교생 상담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확충한다. 교육부는 특히 교원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내년부터 전체 교원을 대상으로 심리검사와 상담·치료를 2년마다 하기로 했다. 2014년부터 올해 8월까지 극단적 선택을 한 교원은 모두 144명으로, 최근 몇 년 새 급증했다. 국민 1600만명을 대상으로 자살예방 의무교육도 시행한다. ●정신질환자 ‘특화형 매입주택’ 공모 조현병 등 중증정신질환자 지원은 ‘빨리 치료받게 하고, 퇴원 후 지역사회에 복귀’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18년 국민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정신장애인 지역사회 거주 치료 실태조사’에서 중증정신질환자 375명 중 24.1%가 퇴원하지 않는 이유로 ‘퇴원 후 살 곳이 없어서’를 꼽았다. 정부는 자기 관리가 가능한 정신질환자를 위해 ‘특화형 매입주택’을 공모하고 있다. 지역 정신재활시설에 입소해 사회 복귀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시군구당 정신재활시설 최소 설치 기준도 마련한다. 다만 의무 사항이 아닌 권고여서 강제성은 낮다. 현재는 지방자치단체가 정신재활시설을 적어도 몇 개 이상 운영해야 한다는 규정조차 없어 전국 기초지자체 226곳 중 시설 미설치 지역이 105곳(46%)에 이른다. ●정신장애인 고용률 10.9→30% 추진 정신장애인에 특화한 장애인 일자리도 개발해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10.9%인 정신장애인 고용률을 2030년까지 30%로 올릴 계획이다. 하지만 등록된 정신장애인 규모는 10만여명으로, 전체 중증정신질환자 65만명의 6분의1 수준에 그치는 탓에 대상을 더 확대하거나 정신장애인 등록이 수월하도록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험 환자가 치료를 중단하지 않도록 시·군·구청장이 외래치료 지원을 결정하는 ‘외래치료지원제’를 활성화하고, 특히 자신이나 타인에게 해를 끼쳤던 퇴원 환자는 본인이 동의하지 않아도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정보를 연계해 외래 치료를 이어 가도록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백종우 경희대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중증정신질환자의 고용·주거 복지지원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지자체 지원이 중요한데, 지자체 거버넌스에 대한 언급이 상대적으로 없다”며 “정부 혁신방안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지역사회 인프라를 중점 강화해야 한다. 서울·경기 등을 제외하고는 지자체에 정신건강 담당 부서조차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 尹 “정신건강, 국정 어젠다로” 직속위 둔다

    尹 “정신건강, 국정 어젠다로” 직속위 둔다

    정부가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 정책 혁신위원회를 만들어 전 국민의 정신건강을 관리한다. 2027년까지 국민 100만명에게 상담 기회를 제공하고 만 20세부터 10년마다 이뤄지는 국가 정신건강 검진을 이르면 내년부터 20~34세 청년부터 먼저 2년 주기로 단축한다. 이를 통해 10년 내 10만명당 자살률을 현재(25.2명)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뜨린다는 계획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0.6명) 수준이 목표다.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정신건강정책 비전 선포식’에서 “정신건강 문제를 더이상 개인의 문제로 두지 않고 주요 국정 어젠다로 삼아 적극 해결하겠다”면서 “임기 내 정신건강 정책의 틀을 완성하고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설치해 새로운 정책을 발굴·기획하며 인프라와 재정 투자를 총괄하는 거버넌스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정신건강 관리는 ‘예방부터 회복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체계로 바뀐다. 국가정신건강 검진 항목에 우울증 외에 조현병·조울증도 포함해 조기 발견·치료가 가능하도록 개선한다. 정신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연령대인 청년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심리상담은 자살시도자와 자살유가족 등 중·고위험군 8만명이 우선 대상이다. 1인당 60분씩 평균 8회다. 2026년부터는 일반 국민을 포함해 26만명, 2027년에는 전 국민의 1%에 해당하는 50만명을 지원한다. 또 초중고 학생, 콜센터 직원·민원담당자, 구직·창업자, 직장인, 교원, 군·경찰·소방 등 특수직군의 마음건강도 맞춤형으로 지원해 상담 장벽을 낮춘다. 정신응급 현장에 24시간 상시 출동할 수 있도록 17개 시도에 ‘정신건강 전문요원·경찰관 합동대응센터’를 설치한다. 정신질환자를 위한 보험상품도 개발한다. 중증정신질환자가 퇴원 후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고용·주거 지원도 강화한다. 법원이 중증정신질환자의 강제 입원 여부를 결정하는 ‘사법입원제’는 인권침해 소지가 있어 사회적 논의를 거쳐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 전 국민 2년마다 정신건강 검진… 보편적 서비스로 전환

    전 국민 2년마다 정신건강 검진… 보편적 서비스로 전환

    정부가 정신건강 정책 대상을 중증정신질환자 중심에서 전 국민으로 확대한다. 누구나 힘들 때 상담받을 수 있도록 상담서비스 접근성을 대폭 강화하고, 주기적으로 마음 건강을 관리할 수 있게 10년에 한 번 받는 정신건강 검진 주기를 2년으로 단축한다. 중증정신질환 치료에만 집중했던 것을 전 국민의 마음을 챙기는 보편적 서비스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다. 29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다음달 5일 마음건강정책 비전 선포식을 열고 전 국민 정신건강 혁신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가 정신건강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것은 처음이다. 정신질환은 초기 치료가 중요한 만큼 스스로 검진해 조기에 발견, 치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한다. 9개 문항의 자기 기입식 설문조사로 우울증만 선별하는 현행 정신건강 검진 방식을 바꿔 조현병이나 조울증 등도 발견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검사 결과 ‘빨간불’이 켜졌다면 무료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우울 위험군 국민 8만명을 대상으로 전문 심리 상담서비스를 연간 8회 이상 제공한다. 이미 내년도 예산으로 539억원을 책정했다. 조현병 등 중증정신질환자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지난 8월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예방·조기 발견-치료 내실화-일상 복귀·퇴원 후 체계적 지원 등 전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만들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퇴원한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고용 지원도 강화한다. 코로나19 이후 고립감이 더 심해진 청소년, 청년이 학교나 청년마음건강센터 등에서 심리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생애주기별 지원도 강화한다.
  • [사설] 아시아 첫 다문화국가 한국의 과제

    [사설] 아시아 첫 다문화국가 한국의 과제

    정부의 외국 인력 도입 확대 정책에 따라 내년에 비전문 외국 인력 16만 5000명이 국내로 들어온다. 이들이 들어오면 우리나라는 아시아권 최초로 다인종·다문화 국가가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전체 인구의 5% 이상이 외국인이면 다인종·다문화 국가로 분류한다. 단일민족과 문화를 자랑하던 우리나라의 인적 구성과 문화 지형이 바뀌는 것으로 이에 걸맞은 각종 제도 개선은 물론 국민 인식 변화도 준비할 때다. 정부는 그제 음식점업, 임업, 광업 등 인력난이 심한 3개 업종을 고용허가제(E-9) 외국인 근로자 허용 업종으로 추가하는 2024년 외국인 근로자 도입 방침을 발표했다. 고용허가제는 내국인을 구하지 못한 중소기업 등이 정부로부터 고용허가를 받아 합법적으로 비전문 외국 인력을 고용하는 제도다. 내년에 외국 인력 16만 5000명이 모두 들어오면 우리나라는 다인종ㆍ다문화 국가가 된다. 2004년 8월 외국인 근로자 고용법 제정으로 92명의 필리핀 근로자가 국내에 처음으로 들어온 이래 20년 만의 일이다. 지난 10월 말 현재 국내 거주 외국인(249만 6092명)은 전체 인구(5135만 4226명)의 4.86%다. 43만여명의 불법체류자를 포함하면 외국인 비중은 이미 5%를 넘어선 상황이다. 일본의 외국인 비중은 2.38%다. 저출생·고령화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늘어나면 내외국인 간 갈등은 불가피해질 것이다. 다인종·다문화 시대에 걸맞은 사회 시스템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외국인이 늘어날수록 피부색이나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내외국인 간 갈등이나 차별 시비가 일면서 사회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이민청 설립을 서둘러 이런 갈등 관리에 나서야 한다. 성실한 외국인 근로자로서 사업주가 계속 고용하고 싶어도 현행법상 4년 10개월 체류 이후에는 무조건 본국으로 일시 귀국했다가 복귀해야 하는 외국인고용법 개정도 필요하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우리 청년들을 수용할 노동시장 개선도 중요하다. 외국 인력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내국 인력에 대한 고용정책 보완이 없다면 사회갈등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국민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단일민족 논리에 매몰돼 외국인을 백안시하는 태도로는 글로벌 사회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피부, 언어, 종교, 관습이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다양성을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지방소멸 해법은 ‘외국인 이민’… 강원, 다인종 사회 선도모델 돼야”

    “지방소멸 해법은 ‘외국인 이민’… 강원, 다인종 사회 선도모델 돼야”

    “韓인구만으론 저출산 극복 못해女직장인 출산 부담 줄이기 위해사회적 분위기·정책 뒷받침 필요” 우리나라의 압축·고도 성장이 오늘날 초저출산과 지방 소멸이란 인구 위기를 초래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강원도가 직면한 인구위기 해법으로는 종합병원 확충, 조속한 ‘다인종 사회’로의 전환 등이 제시됐다. 은기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15일 강원특별자치도청에서 열린 ‘2023 저출산고령사회 서울신문 강원 인구포럼’ 기조강연에서 “과거의 성공이 오늘날 문제의 원천이 됐다”고 언급했다. 은 교수는 “계층 이동에 대한 열망으로 교육열이 폭발했고, 국민은 잠 안 자고 일하고 공부하면서 근대화와 산업 발전의 선도자가 됐지만 그런 성장의 열매가 초저출산을 낳았다”고 말했다. 이어 “삶의 안정을 주는 명문대학과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모두 서울로 몰려들면서 수도권 집중화가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사회적·물질적 성공에 대한 청년층의 강한 열망이 결혼·출산·육아를 인생의 후순위로 밀어냈다는 것이다. 은 교수는 인구 위기의 근본적 대응은 여성의 지위와 위상의 변화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여성의 교육 수준은 높지만 노동 참여율은 여전히 매우 낮은 편”이라면서 “출산·육아를 하는 여성을 고용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고용주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남성이 부양하는 가족 모형으론 가족생활이 유지될 수 없다. 부부가 함께 일하고 부부가 함께 무급노동을 공유해야 하는 시대”라면서 “여성이 결혼·출산을 하고 육아휴직을 쓴 뒤 다시 일터로 복귀해 일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고 정부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사회 제도와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은 교수는 고령 인구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은퇴 이후에도 연금에 의존하지 않고 여전히 일하면서 독립적인 생활을 꾸려 나가는 것을 정상으로 여기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은 교수는 지방 소멸을 막는 해법으로 ‘외국인 이민’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인만으로는 현재 인구 위기 상황을 극복하긴 어렵다. 새로운 대안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냉정한 판단을 내릴 시점”이라면서 “이주자와 한국인이 섞여 사는 새로운 강원 사회를 계획해야 한다. 강원도가 다인종 사회로 나아가는 한국 사회의 선도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정밀한 계획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은 교수는 김진태 강원지사에게 “지역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상급종합병원 육성이 도정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 [열린세상] 아동시설만 붐비는 이상한 나라/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열린세상] 아동시설만 붐비는 이상한 나라/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작년 대한민국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당 0.78명)은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낮은 수치라 나라 안팎에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이 0.7명이고 연말 출생아 수가 줄어드는 것을 참작하면 2023년 합계출산율이 0.6명대까지 떨어질 우려도 있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거리에서도 놀이터에서도 아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 가운데 유난히 아이들이 붐비는 곳이 있다. 예전에는 고아원이라고 불리던 아동양육시설이다. 전국 240개 정도의 아동양육시설에 만명이 넘는 아이들이 산다. 그룹홈(공동생활가정)은 600개가 넘는다. 삼천명 정도의 아이들이 그 안에서 살아간다. 가정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급격히 줄어드는 가운데 왜 시설은 아이들로 미어터지는 걸까. 이는 아동 관련 법 그리고 정책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먼저 아동학대에 대한 분리 위주의 대응 정책이 시설 아동을 증가시켰다. ‘응급조치’(아동학대처벌법)로 아동 분리가 가능함에도 서울 양천 입양 아동 학대 사망사건이 터지자 별도로 ‘즉각 분리’(아동복지법) 제도를 만들었다. 그나마 응급조치는 법원을 통한 사법적 통제가 가능하지만, 즉각 분리는 출동 공무원의 재량에 따라 아동이 가정에서 분리돼 시설로 기약 없이 옮겨진다. 피해 아동을 낯선 시설에 집어넣는 이 과정에서 아동의 의사가 뭉개지거나 원가정과의 최소한의 소통 창구가 막혀도 아동은 이를 다투기 어렵다. 시설에 들어간 아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가 되고, 시설은 아동 숫자대로 나라로부터 보조금을 받는다. 시설에서 오래 버틴 아동만 퇴소 때 자립지원을 받을 수 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가정에 불리하게 설계된 가정복귀 프로그램으로 인해 사회적 지원이 부족한 가정의 아이들은 성인이 될 때까지 시설에서 나오기 어려운 구조다. 2021년 3월 말부터 시행된 즉각분리제도로 작년 한 해 동안 아동이 가정에서 분리된 건수는 1153건이다. 그중 무려 991건의 아동들이 시설에 입소했다. 전체의 85.9%다. 그 전해인 2021년보다 20% 가까이 증가한 비율이다. 친족 보호 요건이 엄격해지면서 가정에서 분리된 아이들이 시설로 직행하는 것이다. 여기에 한 달 전 국회를 통과해 내년 7월부터 시행되는 보호출산제로 시설에서 자라나는 아동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아기를 직접 기를 마음이 없는 사람은 이 익명출산제도를 이용해 전국 어느 병원에서나 생부모의 이름을 비밀로 하고 출산할 수 있다. 아동은 생부모의 동의 없이 부모 정보에 접근할 수 없으며, 국가는 병원에 유기된 아동을 거둬들여 시설에 보낸다. 심지어 아기를 낳아 기르다가도 생후 한 달 이내에 합법적으로 양육을 포기할 수도 있다. 보호출산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돌아갈 원가정 자체가 국가에 의해 지워지기 때문에 입양과 같은 행운이 없다면 성인이 될 때까지 시설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시설에서 퇴소하는 성인기 이행 청년을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이라 한다. 해마다 2000명가량 사회로 쏟아져 나오는 이들에게 세상은 어떤 곳일까. 외롭게 살아남아야 하는 낯선 곳은 아닐까. 실제 한 해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자립준비청년이 여러 명이고, 생사조차 모르는 연락두절 상태의 청년은 20%가 넘는다. 자립준비청년 중 절반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유엔의 아동 대안양육 지침은 시설양육 목표가 일시적인 양육 제공인 점을 명확히 하고 있으며, 작년 5월 정부는 ‘보호아동 탈시설 로드맵 마련 및 가정형 보호 확대’를 국정 과제로 제시했다. 그런데도 초저출생 시대에 시설은 날로 번창하고 있다. 사람은 어른이 된 뒤에도 엄마와 같은 누군가가 필요하다. 취약한 아동의 뿌리를 자르고 시설로 수용하는 이 나라는 앞으로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까.
  • “대통령 가까운 분들 결단 내려 달라 전화”… 인요한 불출마 직접 촉구에 與 의총 술렁

    “대통령 가까운 분들 결단 내려 달라 전화”… 인요한 불출마 직접 촉구에 與 의총 술렁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으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희생’ 대상자를 압축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당사자들에게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직접 촉구했다. 인 위원장은 6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어제도 결단을 내려 달라고 여러 명에게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또 “다 알지 않냐, 지도부가 누군지,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이 누군지. 결단을 내려 달라는 말”이라고 했다. 진행자가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권성동 의원, 장제원 의원, 현 지도부인 김기현 대표가 떠오른다고 묻자, 인 위원장은 “그중에 한두 명만 결단을 내리면 따라오게 돼 있다”고 사실상 공개 압박에 나섰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도 술렁였다. 김 대표는 인 위원장의 전화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고, 실세 사무총장을 지낸 후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복귀한 윤핵관 이철규 의원은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다. 권 의원과 장 의원 등은 이날 의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인 위원장은 비례대표 나이를 낮추는 청년층 인재 영입 구상도 새롭게 내놨다. 인 위원장은 “비례대표 나이를 좀더 내리자. 의무화하자”며 “토론하진 않았지만 30~40대로 내려가야 한다”고 했다. 또 “젊은 사람들이 굉장히 불만이 많은데, 불만이 많으면 불만을 풀기 위해 젊은 사람이 무대에서 뛰게 해서 그 사람이 해법을 제시하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취임 후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 이명박 전 대통령 예방, 이태원 참사 추모집회 참석, 광주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유승민 전 의원과의 회동 등 경청 행보를 이어 가는 인 위원장은 8일 홍준표 대구시장도 만날 예정이다. 같은 날 김대중(DJ)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에도 참석한다. 인 위원장의 경청 요청에 유일하게 응하지 않고 홀대한 이준석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혁신의 대상이 서울에 있다는 당연한 말을 인정하지 못하고 아무리 다른 이야기를 해 봐야 승리는 요원하고 시간만 흘러갈 뿐”이라며 “환자를 외면하고 엉뚱한 사람에게 약을 먹일 생각 그만하십시오”라고 썼다.
  • 직접 전화 든 인요한 “한두 명만 결단하면 따라온다”…이준석은 “환자 외면”

    직접 전화 든 인요한 “한두 명만 결단하면 따라온다”…이준석은 “환자 외면”

    총선 승리 위한 ‘희생 혁신’ 돌입‘지도부·중진·친윤’ 대상자 압축인요한 “여러 명에게 전화했다”“대통령과 가까운 사람 다 안다” ‘지도부·중진·친윤’으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희생’ 대상자를 압축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당사자들에게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직접 촉구했다. 인 위원장은 6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어제도 결단을 내려 달라고 여러 명에게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또 “다 알지 않냐, 지도부가 누군지,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이 누군지. 결단을 내려 달라는 말”이라고 했다. 진행자가 원조 윤핵관인 권성동 의원, 장제원 의원, 현 지도부인 김기현 대표가 떠오른다고 묻자, 인 위원장은 “그중에 한두 명만 결단을 내리면 따라오게 돼 있다”고 사실상 공개 압박에 나섰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도 술렁였다. 김 대표는 인 위원장의 전화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고, 실세 사무총장을 지낸 후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복귀한 윤핵관 이철규 의원은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다. 권 의원과 장 의원 등은 이날 의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인 위원장은 비례대표 나이를 낮추는 청년층 인재 영입 구상도 새롭게 내놨다. 인 위원장은 “비례대표 나이를 좀더 내리자. 의무화하자”며 “토론하진 않았지만 30~40대로 내려가야 한다”고 했다. 또 “젊은 사람들이 굉장히 불만이 많은데, 불만이 많으면 불만을 풀기 위해 젊은 사람이 무대에서 뛰게 해서 그 사람이 해법을 제시하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취임 후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 이명박 전 대통령 예방, 이태원 참사 추모집회 참석, 광주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유승민 전 의원과의 회동 등 경청 행보를 이어 가는 인 위원장은 8일 홍준표 대구시장도 만날 예정이다. 같은 날 김대중(DJ)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에도 참석한다. 인 위원장의 경청 요청에 유일하게 응하지 않고 홀대한 이준석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환자를 외면하고 엉뚱한 사람에게 약을 먹일 생각 그만하십시오”라며 “억지 봉합 쇼한다고 18개월간의 실정이 가려지느냐”고 썼다.
  • “경제성장률 3% 확실히 추진…R&D·지역화폐 예산 늘려야”

    “경제성장률 3% 확실히 추진…R&D·지역화폐 예산 늘려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경제성장률 3% 달성을 확실히 추진하겠다”며 연구개발(R&D)과 신성장 동력 발굴, 소비 진작 등을 위한 확장 재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세운 건전 재정 기조로는 저성장 국면을 극복할 수 없다고 맞불을 놓은 것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 정당의 의제인 ‘성장’까지 선점하면서 예산 정국에서 주도권을 잡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성장률 전망이 2% 초반대로 예상되는 가운데 3% 성장률 회복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를 회복시킬 ‘쌍끌이 엔진’이 필요하다”며 “한 축은 R&D·신성장 동력 발굴·미래형 사회간접자본 시설 투자, 다른 한 축은 총수요 부족을 개선하기 위한 소비 진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당무에 복귀한 뒤 첫 기자회견에서 민생뿐 아니라 성장을 화두로 내세워 윤 대통령의 민생 타운홀 미팅 등에 맞대응한 셈이다. 이 대표는 “정부는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R&D 예산을 일률적으로 삭감했다”며 “각종 연구의 매몰 비용을 생각하면 삭감은 절약이 아니라 낭비로 치명적 패착”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전액 삭감한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놓고도 “소득 지원과 경제 지원 활성화 효과가 증명된 지역화폐로 내수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소비 촉진 대책으로 1년 한시의 임시소비세액공제 신설도 제의했다. 아울러 청년들의 교통비 부담을 줄이고자 월 3만원만 내면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청년 3만원 패스’를 제안했다. 민주당은 ‘청년 3만원 패스’가 이용객을 늘려 총수입을 늘리는 효과가 있고 현재도 지자체가 대중교통 손실 보조금을 지원하기 때문에 추가 예산 없이 도입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 밖에 기업을 살리기 위한 모태펀드 확대, 재생에너지 산업 활성화, 금리 인하, 월세 세액공제 확대 등도 내세웠다. 이 대표는 “(정부) 특활비같이 낭비성이거나 불요불급한 예산은 철저하게 삭감할 것”이라고 했다. 재정 확대 때 물가 상승의 우려가 있다는 시각에는 “물가가 올라도 경제성장률이 더 오르면 실질 소득이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회는 예산 삭감만 할 수 있고 증액하려면 정부 동의가 필요해 야당으로선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이원석, “전세 사기 법정최고형…감정평가사 등 공범도 적극 수사”

    이원석, “전세 사기 법정최고형…감정평가사 등 공범도 적극 수사”

    이원석 검찰총장이 2일 전세 사기 범죄자에 대해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는 등 엄단하고, 컨설팅업자와 감정평가사 등 다양한 유형의 공범에 대해서도 적극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와 국토교통부 등이 전날 전세 사기 근절과 피해 구제 등을 위한 범정부 단속을 기한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검찰도 호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장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전세 사기 엄정 대응 일선 기관장 회의’를 열고 “청년·서민들이 땀 흘려 모은 전 재산인 전세금을 빼앗는 전세 사기는 삶의 기반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악질적인 중대범죄”라며 “가담자 전원에게 법정최고형의 처벌이 되도록 해 유사 범죄가 발붙일 수 없도록 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 총장이 직접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서울 중앙·수원·인천·대전·부산지검 등 주요 전세 사기 사건 수사와 공판이 집중된 7개 검찰청의 기관장이 모두 참석했다.대검은 앞서 대규모 전세 사기와 같이 다수를 대상으로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경우 전체 피해액을 합산해 가중 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을 입법 요청했다. 개정안이 처리되기 전이라도 사기죄로 처단할 수 있는 법정최고형과 가중 구형을 통해 엄중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공인중개사와 보조원, 컨설팅업자, 감정평가사, 임대법인과 주택 소유 명의대여자 등의 공범도 적극 수사해 일망타진하고 배후 세력까지 엄단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검찰청의 11개 범죄수익환수팀을 비롯한 전국 60개 검찰청의 범죄수익환수 전담검사 82명 등이 숨긴 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몰수·추징보전 하는 등 환수 조치하고 부패재산몰수법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돌려주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관계기관과 협력해 전세 사기 범죄에 무기한 엄정 대응하고 피해자가 신속하게 피해에서 회복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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