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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선 청춘들 … 날선 조국비하

    탈선 청춘들 … 날선 조국비하

    청춘들의 조난신호(SOS)일까, 극단적 사고의 방종일까, 아니면 ‘뭘 해도 안 된다’는 자기 비하일까. ‘헬조선’, ‘망한민국’, ‘지옥불반도’ 등 한국과 한민족을 혐오·비하하는 신조어가 2030세대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글마다 꼬리표처럼 붙기 시작한 ‘헬조선’은 ‘지옥(Hell) 같은 한국’이라는 의미다. 비슷한 의미로 ‘망한민국’(이미 망한 대한민국), ‘개한민국’(부정적 의미의 ‘개’와 ‘대한민국’의 합성어), ‘지옥불반도·불지옥반도’(지옥불 같은 한반도) 등의 표현도 쓰이고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한국인을 비하해 부르던 ‘조센징’도 부활했다. 서울신문이 29일 트위터 분석 사이트인 ‘톱시’(http://topsy.com)로 조사한 결과 지난 한 달 동안 ‘헬조선’이 등장한 트윗은 4700여건에 달했다. ‘망한민국’은 2533건, ‘지옥불반도’는 1681건, ‘개한민국’은 1288건이 노출됐다. ‘헬조선’이라는 사이트도 최근 개설됐다. 이 사이트에는 청년 세대가 처한 각박한 현실이 주로 언급돼 있다. 과중한 근로시간, 수능 일변도의 주입교육, 열악한 삶의 질 등 게시판마다 우울한 자기 처지와 국가와 사회를 향한 분노, 적개심을 드러낸 글이 적지 않다. 페이스북에 개설된 ‘망해 가는 대한민국’이라는 페이지는 팔로어가 2만 4000명이 넘는다. 이곳 역시 공공연히 한국을 부정하는 글들로 넘친다. 이렇게 극단적인 비하 표현들은 온라인뿐 아니라 일상 용어에도 자주 등장한다. 대기업 3년차 직장인 윤모(30)씨는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이런 표현들이 자주 오르내린다고 말한다. 윤씨는 “경직되고 옴짝달싹할 수 없는 직장 문화 등을 성토하다 보면 속이 터질 것 같다”며 “우리 또래끼리는 이 나라가 참 싫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전했다. 그의 목표는 자유로운 사내 문화를 가진 미국 현지 기업 취직이다. 윤씨는 여름휴가를 핑계로 간 실리콘밸리에서 현지 기업 취업 면접을 보기도 했다. ‘헬조선’과 ‘망한민국’으로 대변되는 우리 사회구조에 대한 적대감은 “한국인은 뭘 해도 안 된다”는 식의 국민성 비하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다. 특히 지난해 세월호 참사 등 각종 재난과 취업난 등 사회적 병폐와 불안, 피로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원 김모(29)씨는 “취업준비생 시절부터 30회 이상 낙방하며 깊은 좌절감을 맛봤다. 세월호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서 절감한 정부의 무능을 보면 차라리 외국이 더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탈조선’도 떠오르는 신조어다. ‘지옥 같은 한국을 떠나 새로운 이상향으로 가고 싶다’는 정서다. 전통적인 이민 선택지인 미국·캐나다뿐 아니라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복지국가 이민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나오고 있다. 2013년 미국에 어학연수를 간 조모(27·여)씨와 2011년 영국에 유학 간 정모(32)씨 모두 현지에 눌러앉았다. 두 사람 모두 “한국에서는 ‘지잡대’(지방대를 낮춰 부르는 말) 출신 서러움에 인턴 자리도 구하기 힘들었다”며 “한국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런 현상에 대해 ‘옳다’ ‘그르다’는 식의 규범적 접근을 하기보다는 갈수록 계층·세대별 불평등이 심해지는 현실에서 젊은 세대들이 보내는 일종의 조난신호라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젊은이들의 국가 비하적 표현 확산이 기득권을 쥔 기성세대에 대한 비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헬조선이 가리키는 대상은 국가 전반이 아니라 지금의 각박한 현실을 만든 기성세대”라고 밝혔다. ‘헬조선’ 현상이 사회를 변혁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 대신 혐오·비하에 머무는 현 2030세대의 한계를 보여 준다는 지적도 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수동적인 환경에서 자란 현재의 2030세대들은 이전의 386세대만큼 사회변혁의 움직임을 보여 주고 있지 못하다”며 “젊은 세대들이 좀 더 희망을 갖고 우리 사회에서 미래 비전을 발굴하는 노력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의 언어 표현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사회구조 속의 좌절감과 울분이 사적 폭력 양상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인사]

    ■기획재정부 ◇국장급 파견△2018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재정국장 지규택△국외직무훈련 윤정식 ■환경부 ◇국장급 승진△새만금지방환경청장 조병옥◇과장급 전보△지구환경담당관 김준기△환경기술경제과장 김정환△교통환경과장 홍동곤△국토환경정책과장 박연재△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감축목표팀장 서인원△낙동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이창규(이상 7월 30일자)△배출권거래제 소송대응TF팀장 이형섭(8월 3일자)△환경산업과장 안세창(8월 13일자) ■국민권익위원회 △복지노동민원과장 장태동△산업농림환경민원과장 박중근 ■국회사무처 ◇관리관 승진△기획조정실장 전상수◇이사관 승진 <전문위원>△안전행정위원회 송병철△특별위원회 채수근◇이사관 전보△정무위원회 전문위원 정창모△국회사무처 이창림◇부이사관 전보△의정연수원 교수 배영덕△국회사무처 박재유 정운경△국제국 의회외교정책심의관 최용훈<입법심의관>△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오창석△국회운영위원회 정순임△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송주아△국토교통위원회 임재봉 ■국회도서관 ◇승진 <이사관>△기획관리관 노우진△정보관리국장 우학명◇전보 <이사관>△국회도서관 임미경 홍정순<부이사관>△정보봉사국장 김정란△국회기록보존소장 박옥주◇파견복귀 <이사관>△국회도서관 최경일◇파견 <이사관>△국회사무처 홍정순 ■중소기업진흥공단 ◇실장△비서 박창기△감사 김선태△운영지원 조정권△고객행복 신동식△기획조정 김창철△미래전략 김성규△정보관리 박상기△수도권경영관리 박윤식△서부권경영관리 정태식◇처장△재도약성장 이은성△리스크관리 이용석△창업기술 김성환◇연수원장△중소기업 황영삼△부산·경남 김종오△글로벌리더십 김병호◇학교장△청년창업사관학교 최원우◇지부장△서울북부 배동식△인천서부 박종근△경기동부 김이원△강원영동 이명수△전북서부 최규흥△전남동부 이종철△경북동부 김종기△경북남부 홍병진△경남서부 박충환◇지역본부장△인천 정연모△충남 정상봉△충북 우영환△전북 전원찬△광주 이태연△전남 김형수△제주 진성한△대구 김대규△울산 김상만 ■브릿지경제 △독자서비스국장(이사) 유형진△편집국 사진부장(국장대우) 양윤모 ■데일리스포츠한국 ◇부국장대우△편집부장 신삼도△생활경제부장 이규복 ■시청자미디어재단 △경영기획실장 최수영△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장 배승수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장(국제농업기술대학원장 겸임) 정철영△약학대학장 이봉진△환경안전원장 박용호 ■인하대 △대외부총장 정인교△교무처장 김목순△대외협력처장 변병설
  • [새로운 50년을 열자] 친구 사귀고 정보 얻고… 양국 잇는 ‘민간 문화사절단’

    [새로운 50년을 열자] 친구 사귀고 정보 얻고… 양국 잇는 ‘민간 문화사절단’

    한·일 관계는 1965년 국교정상화 후 냉탕과 온탕을 끊임없이 오갔다.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독도 영유권 문제 등으로 시시때때로 마찰을 빚었고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 등 일본의 전향적 태도가 나올 때면 양국 관계에 순풍이 불기도 했다. 봉합되기 쉽지 않은 한·일 양국의 역사, 정치, 외교적 분쟁 사이에서도 두 나라를 잇는 역할을 해 온 것은 민간단체들이었다. ‘가교’라는 의미를 가진 한·일 문화교류회 ‘가케하시’ 역시 지난 18년간 명맥을 유지하면서 한·일 청년들을 이어 주는 문화적 다리 역할을 해 왔다. 1997년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 자리 잡은 가케하시는 초기에는 인근의 연세대, 홍익대, 서강대에 교환학생으로 온 일본인들이 찾던 공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언어 교류를 넘어 일본 관광객들이 찾아와 관광 정보를 얻고 한국 학생들이 일본 워킹홀리데이나 유학 상담까지 하는 등 한·일 양국의 정보 창구로 바뀌었다. 가케하시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다양한 주제로 운영된다. 월요일에는 다양한 국적의 여성들이 참여해 여성과 관련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글로벌 여자회’가 열리고 화요일과 수요일에는 각각 중국어 교류회, 일본어 교류회가 열린다. 목요일에는 한국어 교류회가 마련되고 금요일은 ‘문화 교류의 밤’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이벤트가 진행된다. 토요일에는 ‘모모타로’라는 한·일 교류회가 열리고 일요일에는 한·중·일 3국 교류회가 마련된다. 한·일 양국 교류를 표방하는 가케하시의 문은 이 때문에 365일 열려 있다. 고국에 가지 못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설이나 추석 등 명절에도 문을 닫지 않고 함께 명절 음식을 나눠 먹기도 한다. 크리스마스나 핼러윈데이에도 모여 파티를 연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가케하시가 18년 동안 이어져 올 수 있었던 비결은 누가 시키지도 요구하지도 않는 자발적인 ‘재능 기부’에 있다. 대구가톨릭대의 한 외국인 교수는 가케하시에서 한국인, 일본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러스트 만화 특강을 열고 유명 호텔 셰프 출신인 일본인 조리학과 교수는 가케하시를 찾는 사람들에게 일본 음식을 만들어 대접한다. 한국에 온 각국 학생들도 가케하시에서 프로그램을 맡아 ‘문화 리더’ 역할을 체험하고 있다. 그동안 가케하시에서 맺은 인연은 한·일 양국의 민간 외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정영 가케하시 매니저는 “한국인이 일본으로 여행갈 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연락을 주고받아 일본인 친구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일본인이 한국에 올 때 안내를 맡아 주는 등 자연스럽게 관계가 이어진다”며 “과거 가케하시 교류회에서 만난 한국인 여성과 일본인 남성이 결혼에 성공한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는 가케하시를 거쳐 간 일본 사람들이 만든 문화교류회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가케하시가 양국 청년들의 취업과도 연계될 정도다. 하 매니저는 “가케하시에서 공부했던 한 일본인 학생이 일본 리크루트 회사에 입사하면서 해당 회사와 가케하시를 연결해 줬다”며 “일본에 취업하기를 원하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가케하시에 대한 입소문이 커지면서 일본, 대만의 언론 매체도 이를 소개했다. 나이나 국적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방문하는 사람은 다양하다. 첫출발 때는 한국인과 일본인 두 나라에만 문호가 개방됐지만 지금은 대만, 중국, 홍콩, 프랑스 사람들도 가케하시를 찾는다. 연령도 20~70대로 폭넓다. 일본인 아베 마사코(70·여)는 일년에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가케하시를 일부러 찾아 젊은 한국인, 일본인 학생들과 대화를 즐긴다. 회사원 김형희(43·여)씨는 “대학 때 일본어를 전공하고 2년 동안 일본에서 산 적도 있었는데 졸업 뒤에는 일본어를 접할 기회가 없었다”며 “일본어를 더 잊어버리기 전에 일본어 공부도 하고 일본인 친구도 만나고 싶어 가케하시의 문을 두드렸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교환학생으로 온 일본인 사카자키 마나미(21·여)는 “다른 나라에 와서 친구도 없고 어려움도 많은데 가케하시에 오면 한국어도 늘지만 친구를 만나고 어려움이나 고민도 해결할 수 있어서 좋다”며 “지금 받고 있는 도움을 나중에 나도 누군가에게 베풀고 싶다”고 밝혔다. 김현수 가케하시 사장은 “가케하시는 민간에서 운영하다 보니 만년 적자에 허덕여 지난 18년 동안 운영 주체가 5차례나 바뀌었다”면서도 “한·일 관계의 정치적, 외교적 어려움이 많지만 민간 단체가 해결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이 일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케하시에서 봉사하는 사람들, 재능 기부하는 사람들 모두 마음이 움직여서 일을 하는 것”이라며 “가케하시에 모인 사람들이야말로 한·일 양국의 미래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며 지금의 작은 움직임이 나중에 한·일 관계의 훈풍이 되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인턴 채용 사업장 10곳 중 7곳 ‘열정페이’

    인턴 채용 사업장 10곳 중 7곳 ‘열정페이’

    인턴을 채용한 사업장 10곳 가운데 7곳은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지급하거나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는 등 꼼수를 부려 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인턴을 많이 고용한 사업장 151곳에 대한 수시근로감독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전체 사업장의 68.2%인 103곳에서 236건의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이번에 적발된 사업장에는 유명 패션브랜드나 대기업 계열사 등도 다수 포함됐다. 업체들은 교육·실습이 주된 목적인 인턴과 현장실습생에게 체계적인 교육은커녕 정규직 노동자가 하는 일과 비슷한 업무를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들은 노동력을 제공하고도 인턴, 실습생이라는 신분을 이유로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했다. 고용부의 감독 결과 업체들이 임금 미지급으로 챙긴 돈은 16억 3500만원, 피해 노동자는 2258명에 달했다. 법 위반 유형별로는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준 사업장이 45곳이었다. 또 일주일 동안 소정의 근로일수를 모두 채우면 지급하는 주휴수당과 일을 추가로 시켰을 때 지급해야 하는 연장 수당을 제대로 주지 않은 사업장도 50곳, 연차를 사용하지 않으면 지급되는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업장도 32곳이었다. 아울러 고용부는 서면근로계약서조차 쓰지 않은 사업장 19곳을 적발해 이들에게 3억 1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특히 호텔·리조트업계에서는 여름철 성수기 등의 필요 인력을 현장실습생으로 대거 채용해 빈번하게 연장·야간근로를 시키면서도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등 법 위반 사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부 감독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 계열 호텔인 A사는 여름철 성수기에는 전체 노동자의 70%가 인턴인 시기도 있었지만, 인턴 한 명에게 지급되는 월급은 30만원에 불과했다. 또 3개월 동안 일한 인턴에게 150만원(월 50만원)만 지급한 패션업체, 손님이 없는 시간은 근로시간에서 제외하고 돈을 지급한 미용실 체인점 등도 이번 근로감독에서 적발됐다. 고용부는 이번 근로감독 결과 등을 토대로 하반기 중으로 ‘인턴 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 인턴 활용과 관련한 법령이나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에 업체들의 악용 사례가 빈번하다고 판단, 인턴의 개념·법적 지위 등을 가이드라인에 담을 예정이다. 정지원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청년들에게 일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고 일자리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인턴제도를 악용하는 기업은 지속적으로 단속해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4대 개혁 안하면 그리스처럼 위기”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 개혁과 관련, “이 개혁을 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미래는 어렵고 미래 세대에 빚을 남기게 돼 그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 너무 힘들고 고통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면서 4대 부분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우리 정부도 편안하게 지나가는 길을 선택할 수 있겠지만 국민들이 저에게 준 권한으로 좀더 나은 미래를 남겨야 한다는 것이 저의 의지”라면서 “이 개혁은 생존을 위한 필수전략이며 경제의 재도약과 세대 간 상생을 위한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혁이 왜 필요한지 개혁의 결과 무엇이 좋아지는지를 잘 알려서 국민들께서 자발적으로 개혁에 동참하도록 해야 한다. 지금 그리스가 경제위기를 맞은 것도 미리 그런 것들을 준비하지 않고 개혁에 국민들의 동참을 못 끌어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특히 노동개혁과 관련, “생존을 위한 필수전략이며 경제 재도약과 세대 간 상생을 위한 시대적 과제이기도 하다”면서 비정규직 문제와 노동시장의 유연성 및 안정성 강화 등을 주문했다. 또한 “취업 애로를 겪는 청년층이 100만명을 넘고 있다. 내년부터 정년이 연장되면서 임금피크제 등이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면 청년층 고용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청년 일자리 문제는 청년 개인은 물론이고 가족과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이고, 경제의 지속가능 성장 여부도 청년 일자리 문제의 해결에 달려 있다.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제공하기 위해선 경제 활성화 노력과 함께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황교안 국무총리에게는 “비정상의 정상화와 부패척결 등의 방향과 추진을 어떻게 할지 오늘 국무회의에서 한번 밝혀 주셔서 국민과 함께 개혁을 이뤄 나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특별히 지시했다. 국무위원들에게는 “모든 개인적인 일정은 내려놓고 국가 경제와 개혁을 위해 매진해 주길 바란다. 이 일을 맡은 이상은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우선적으로 이 일이 잘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본분”이라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씨줄날줄] ‘달관 세대’의 슬픔/구본영 논설고문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이 역시 빈말은 아니었다. 대학생인 아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며칠째 시간제 아르바이트 자리를 못 찾고 끙끙거리는 걸 보고 갖게 된 소회다. 뉴스로만 듣던 청년 취업난의 절박성을 피부로 실감했다. 물론 청년층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고도 한다. 사무 자동화나 정보기술(IT) 산업의 발전으로 ‘고용 없는 성장’이란 패턴이 형성되면서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양상은 자못 심각하다. 최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장년층(30∼54세) 대비 4배 가까이 육박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특히 청년층 저임금자 비중도 이탈리아의 2.5배나 된다니, 삼포(연애·결혼·출산을 포기) 세대라는 대단히 자조적인 유행어가 괜히 나온 게 아닌 듯싶다. 하긴 우리보다 부국인 일본도 심각한 청년 취업난을 겪었다. 오죽하면 ‘사토리’(さとり) 세대, 즉 ‘달관 세대’란 신조어까지 등장했겠는가. 말이 좋아 ‘달관’이지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는 데 지친 20대가 아르바이트와 취미 생활에 몰두하며 자포자기한다는 뉘앙스라면 우리의 삼포 세대보다 더 불행한 세대다. 하지만 도쿄에서 교수로 일하다 올해 초 안식년을 맞아 귀국한 친구의 얘기는 달랐다. ‘달관 세대’는 이미 옛말이 됐다는 것이다. 최근 수년간 제조업이 살아나 청년 취업난도 해소되고 있다는 전언이었다. 일본에서는 사라지고 있는 달관 세대가 이제 우리 사회에 등장하고 있다면? 연예, 결혼, 육아, 출산, 인간관계, 주택 구입은 물론 희망과 꿈마저 포기한 ‘7포 세대’란 말까지 나오고 있는 데서 불길한 조짐은 엿보인다. 이는 개인 차원을 넘어 국가적으로도 불행한 사태일 게다. 혹여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는 광고 카피가 20대의 보편적 정서로 자리잡아서는 안 될 말이다. 쥐꼬리만 한 시급을 받으며 이른바 열정페이를 강요당하는 청년들이 꿈과 희망마저 잃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이 긴요한 이유다. 정부와 정치권을 포함한 우리 사회가 힘을 모아 달관 세대의 슬픔을 덜어 주는 방법을 찾으면 왜 못 찾겠는가. 이웃 일본은 법인세까지 깎아 주며 해외로 나간 중소기업들을 유턴시켜 청년층 일자리를 대폭 늘렸다고 한다. 흥청망청 외채를 쓰면서 미래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하다 국가 부도 위기를 맞은 그리스는 더없이 좋은 반면교사다. 자국산 올리브 열매를 가공한 외국산 제품을 수입해 먹던 그리스 청년들은 이제 일자리를 구하러 고국을 떠나야 할 판이란다. 그래서 우리 국회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새삼 궁금해진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비스산업진흥법 하나도 몇 년째 가부간에 결론조차 내리지 못하고 있다니 하는 얘기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韓-中의 오랜 우정, 한중 청년교류사업으로 더욱 돈독해지다!

    韓-中의 오랜 우정, 한중 청년교류사업으로 더욱 돈독해지다!

    세계적 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한국의 국제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한중관계의 미래는 청년교류에 달린 만큼 국가적으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사실. 청년육성 및 교류에 힘을 쏟는 만큼 한중관계를 발전시키고 보다 넓은 차원에서의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국제교류재단(KF, 이사장 유현석)이 한중 청년교류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청년 100여명(농아인 20명 별도)을 중국에 파견한다고 밝혔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오는 8월 20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KF의 한국 청년대표단 중국 파견사업은 한중문화청소년협회 ‘미래숲’의 주관으로 오는 10월 25일부터 11월 1일까지 7박 8일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만 24세에서 만 35세의 청년을 선발해 파견하는 가운데 청년들은 양국의 우호를 확립하고 증진시키는 민간 외교 다리 역할을 하게 된다. 이들은 중국 북경을 비롯한 주요 지방 도시를 방문해 한중 청년간의 교류활동과 산업탐방, 문화체험 등을 할 예정이다. 내달 20일까지 진행되는 참가자 모집에는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민간 외교관 활동에 매력을 느끼는 청년, 새로운 곳에서 견문을 넓히고 세계무대에서 꿈을 펼치고 싶은 대한민국 국적의 청년, 중국관련 전공 대학(원)생, 중국 관련 직장인, 문화예술종사자, 청년 스타트업 기업가, 국제교류에 관심있는 청년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접수는 미래숲 홈페이지(www.futureforest.org)에서 가능하다. 서류합격자는 9월 8일에 발표하고, 면접은 9월 12일에 진행되며 최종합격자는 9월 18일에 확인할 수 있다. 유현석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은 “2013년 한중 정상의 회담이 있었을 당시 한국과 중국은 ‘오랜 친구’라는 말이 오갈 정도로 양국의 우정이 그 어느 때보다도 돈독하게 맺어지고 있다”고 “이번 한국 청년대표단 중국 파견사업을 통해 한중 청년들의 우정이 순풍에 돛을 달고 세계로 뻗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국제교류재단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국제적 우호친선을 증진시키기 위해 1991년에 설립된 기관으로 해외유력인사, 차세대지도자교류, 청년교류, 글로벌인턴십 등의 인사교류를 비롯해 해외 한국학 진흥과 한국어 보급, 공공외교활동, 문화예술교류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중문화청소년협회 ‘미래숲’은 2002년 설립 이래 사막화방지 환경협력과 한중 청년인재 교류에 앞장서 온 글로벌 NGO다. 지난 2006년부터 중국 공청단(중화전국청년엽합회)과 협정을 맺고 내몽고 쿠부치사막에 녹색장성(Great Green Wall)을 조성하고 있다. 또한 매년 봄 국내외 대학생 100여명으로 구성된 그린코어(Green Corps)가 직접 사막에 나무를 심고, 가을에는 중국 대학생 100명을 방한 초청하는 등 한중교류를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성혐오 판치는 사회 대안 모색] “인권 부재가 부른 문제…청년 질타 아닌 기성세대 반성이 먼저”

    [여성혐오 판치는 사회 대안 모색] “인권 부재가 부른 문제…청년 질타 아닌 기성세대 반성이 먼저”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뭘까요. 아마도 각자 잘사는 것 아닌가요. 내가 잘살려고 하는데 걸리적거리는 게 있으면 짜증 나고, 분노를 표시하고 각자 개인으로 파편화되고 분열됐죠. 마을이나 이웃 공동체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데 대한 기쁨도 잃었어요. 여성 혐오라는 키워드에서 여성을 빼더라도 곳곳에서 벌어지는 혐오 행위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배우 권해효(50)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 서두에서 “꼰대 같은 소리로 이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아 우리 사회가 무섭다”며 이렇게 운을 뗐다 그는 직업이 배우인 ‘시민 활동가’로 통한다. 199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이주 노동자 인권 운동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활동, 호주제 철폐 운동, 재일본 조선학교 후원, 반값 등록금 1인 시위를 하는 등 대표적인 사회 참여 연예인이다. 2012년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 특별상’을 받았다. 두 자녀의 아빠로, 한국여성단체연합 홍보대사로 양성평등 운동도 벌이고 있다. 그는 지난 18일 서울 성미산 인근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기성세대가 반성해야 된다”고 말했다. “강남의 한 고급 아파트에서 우유·신문 배달부들은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게 했어요. 자신의 자녀와 임대아파트에 사는 아이들과 같은 학교에 보낼 수 없다고 학교 배정을 철회해 달라는 학부모들의 시위도 있었죠. 한 초등학교 입학식에서는 임대아파트 아이들만 따로 줄을 세웠어요. 우리 지역에 들어오는 기피 시설을 반대하는 님비현상도 넘치죠. 우리 아이들에게 타인에 대한 혐오를 보여 준 사람들이 다름 아닌 기성세대인 것 같아요.” 권씨는 “여성 혐오도 우리 사회 안에 있는 수많은 혐오 행위의 단면 아니냐”며 “청년들을 비난하기 전에 ‘위너’(승자)와 ‘루저’만 존재하는 사회로 만든 기성세대로서 미안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여성 혐오는 ‘인권 문제’라고 단언했다. 권씨는 “ ‘김치녀’, ‘삼일한’, ‘보슬아치’ 등 여성 혐오적 표현들을 보면 사람이 사람을 상품이나 물건으로 대상화하지 않는 이상 결코 쓸 수 없는 말”이라며 “여성을 성적 상품화해 온 사회 흐름과도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서 혐오적 표현을 쓰는 사람들에 대해 누구도 제어하거나 나무라지 않는 상황이 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 주지 않고, 그들이 (사회로부터) 존중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데서 박탈감과 분노가 작용하는 것 같다”며 “그래서 인권 감수성이 없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권씨는 “초·중·고교에서 인권이나 양성평등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은 데 따른 기회비용이 갈수록 커지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 케이블 방송이 최근 방송한 힙합 가사가 여성 혐오 논란에 불을 지폈다. -힙합 문화와 한국 사회의 혐오 코드를 연결하는 건 반대한다. 랩이 담고 있는 사회적 함의에 대한 이해나 맥락과 상관없이 무조건 비판하는 것도 건강하지 못하다. 공연장이 아니라 TV를 통해 불특정 다수의 대중에게 전달된 건 해당 뮤지션보다는 그것을 걸러내지 않고 방송한 제작진에게 책임을 묻는 게 합당하다. →‘김치녀’, ‘보슬아치’, ‘아몰랑’ 등 여성 혐오를 내포한 표현들은 어떻게 보나. -표현 자체는 문제가 있다. 우리 헌법에 규정된 양성평등에 대한 최소한의 감수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결코 쓸 수 없는 말이다. 재미있으니 쓴다는 말도 옳지 않다. 개똥녀라는 표현도 알고 보면 언론이 확대 재생산한 측면이 크다. 그런 말이 유행한다고 그 말이 그 시점에서 뉴스로서 가치가 있는 것이었을까. →2008년 2월 국회 앞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반대 1인 시위도 했는데. -여성부가 출범하게 된 데는 우리 정부 정책과 제도 안에서 여성 차별적인 부분을 시정하고 여성 정책을 새롭게 만들어 보자는 취지가 컸다. 지금도 정부 정책을 입안할 때 양성평등적 관점이 반영되는 게 중요하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성평등지수에서 한국은 142개국 중 117위였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 사회가 진보해 왔다고 하지만 그 기간 자본 앞에서 가장 많이 노출됐던 게 ‘여성’과 ‘여성의 성’이 아니었나 싶다. 우리나라처럼 다양한 방식의 매매춘이 일어나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1993년 ‘서울대 우 조교 성추행 사건’ 등은 여성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가져왔지만 사회 저변에서 여성은 상품화·대상화됐다. 여성 혐오가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라 우리 몸에 밴 여성을 돈 주고 살 수 있는 물건처럼 취급하는 상품화가 심화된 것 아닌가. →여성 혐오와 인권 문제를 같은 선상에서 봐야 한다고 했는데. -임대아파트 학생들과 같은 학교를 보낼 수 없다고 농성하는 엄마들의 모습과 혐오 시설이 우리 동네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하는 ‘님비현상’ 등을 보면 인터넷에서 마치 배설하듯이 여성에 대해 혐오감을 드러내는 것과 본질적으로 무슨 차이가 있나 싶다. 한국처럼 급격히 공동체 문화가 깨진 곳이 있는가. 어느 순간 우리 사회에서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이 귀찮은 일이 됐다. 서로가 서로에게 귀찮은 존재가 된 거 같다. 우리 사회가 함께 사는 법이 아닌 배제하고 혐오하는 법을 가르쳐 온 것 아닌가. →특히 청년 세대가 인터넷 등에서 여성 혐오를 드러내는 배경은. -학교부터 이상해지고 있다. 일부 예체능 학과가 아니라 대학이라는 공간 전체에서 일상생활과 카톡 등을 통해 벌어지는 ‘군대놀이’(다·나·까 말투, 복장단속, 90도 인사)가 우려스럽다. 초·중·고에서 대학까지 학교 안의 폭력 등을 보면 젊은 세대들이 존중받아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남을 존중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여성 혐오 표현은 범죄이고, 기본적인 인권 문제다. 사회적 가치가 전도된 게 아닐까. →어떻게 풀어 가야 할까. -학교 내 양성평등 교육은 성교육 수준에 멈춰 있다.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 시민으로서의 행위 등 초·중·고 교과과정에서 ‘시민교육’과 ‘인권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2012년 출범한 서울시 성평등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서울시 사업과 정책들을 보면 대부분의 사업이 어릴 때 학교에서 제대로 교육했으면 필요 없는 캠페인들이다. 여성 혐오라는 인권 문제도 어린 시절 제대로 교육했다면, 타인에 대한 혐오가 범죄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관악구 매니페스토 2관왕

    관악구 매니페스토 2관왕

    관악구가 16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서 주최한 ‘2015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수상했다. 구는 7월 15일과 16일 양일간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 개최된 ‘2015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동네 청년 글로벌 사업가 되다, 애플·삼성과 경쟁하는 스타 탄생’과 ‘지식도시락 배달 사업, 지식과 정보의 번개배달’이라는 사례를 발표해 각각 일자리공약과 공약이행 분야에서 최우수상과 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유종필 구청장은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정책, 지식도시락 배달사업은 주민들의 삶의 질과 행복도를 높여 주기 위한 것”이라며 “특히, 주민과의 약속인 공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준 직원들의 열정에 고맙다”고 말했다. 2007년 시작된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는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매니페스토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는 청렴, 일자리, 사회적경제, 도시재생, 주민소통, 공약이행 등 6개 분야로 나뉘어 130곳의 기초자치단체에서 280개 사례가 접수됐다. 1차 서류 심사 후 2차 본선에서는 분야별, 그룹별로 나뉘어 16일 현장에서 발표를 갖고 각 기초자치단체 간 열띤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특히 이날 전국에서 유일하게 매니페스토팀이 있는 관악구는 매니페스토 로고가 인쇄된 단체복을 입고 경진대회에 참가해 눈에 띄었다. 구는 민·관협치의 대표도시답게 관내 사회적기업가들이 직접 ‘일자리 공약’ 분야 발표에 나서 심사위원과 참여자 평가단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 ‘최우수상’을 받게 됐다. ‘아시아 디자인 어워드’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분야 우수상을 수상한 사회적기업 별 대표 이상현 대표는 청년백수를 표현하는 허름한 추리닝을 입었고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한 언어교육 등을 펼치고 있는 아시안 허브 최진희 대표는 캄보디아 전통 의상을 입고 나와 청중의 흥미를 끌어냈다. 구는 더불어 일하는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회적기업 육성과 꿈과 재능이 있지만 창업의 기회를 얻지 못한 젊은이들을 위한 청년일자리사업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1년부터 창업을 꿈꾸는 창업팀을 선발해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사회적기업 보육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4월에는 구청 지하 1층에 청년기업가를 위한 ‘용꿈꾸는 일자리카페’를 조성해 청년들의 다양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창업과 취업활동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공약이행 분야 우수상을 받은 ‘지식도시락 배달 서비스’ 등은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다양한 도서관 정책으로 구는 ‘달동네’라는 그동안의 이미지를 벗고 ‘도서관의 도시’, ‘지식복지 도시’라는 브랜드를 얻었다. 특히, 지역의 모든 도서관을 통합전산망으로 연결해 장서 보유량이 많지 않은 작은도서관의 한계를 극복하고, 주민이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지식도시락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주민들의 반응도 좋아 2011년 4만 권이던 지식도시락 배달서비스를 2012년 11만 권, 2013년 17만 권 등 이용 횟수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관악산 높이의 9배가 넘는 27만여 권이 대출되기도 했다. 현재 작은도서관, 지하철역 유비쿼터스 도서관을 포함해 40곳에서 책을 받아 볼 수 있다. 이용 가능한 책도 59만여 권에 이른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도서를 신청하면 1~2일 내로 원하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볼 수 있다. 구는 2010년 ‘매니페스토 지방선거부문 약속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2011년에는 ‘미래를 열어가는 희망의 도서관 만들기’로 우수상,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교육의 기회균등을 실현하는 관악구 175교육지원센터’, ‘헛 공약(空約)에서 매니페스토로!’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어 6년 연속 수상이 더 높게 평가된다. 유 구청장은 “외부기관으로부터 경쟁력 있는 자치단체로 평가받아 기쁘다”며 “민선 5, 6기 지난 5년 간 주민들과의 약속을 최우선으로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앞으로도 계획부터 약속이행 여부까지 주민들에게 평가받아 신뢰받는 구정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노예 된 느낌” “국민투표 왜 했나”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들이 13일 아침까지 밤샘 회의를 하는 동안 그리스 국민 역시 잠들지 못했다. 결국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고강도 긴축에 동의했단 결과가 나오자, 일주일 전 61%의 지지로 채권단의 긴축안에 ‘반대’를 외쳤던 시민들은 분노를 표출했다. 주말 동안 아테네 도심 노천카페는 만석이고 고급 차가 즐비했지만, 햇볕을 쬐는 사람들은 실상 실업률 26%의 현실과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고 있었다. 11살 아이를 둔 마릴레나 무자키(35)는 “슈퍼마켓에 가면 식료품은 물론 우유도 떨어졌다”면서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 채 살 수 없다”고 호소했다. 청년들의 불안은 더 컸다. 아테네의 한 실업자 바실리스 시카(20)는 “마치 노예가 된 느낌”이라고 했고, 언어장애 치료사 마리오스 로지스(23)는 “왜 국민투표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긴축안에 반대하는 여론이 국민투표로 확인됐지만, 부채 탕감은 없고 재정 긴축은 강화되자 청년들의 착잡함은 더했다. 하얗게 센 머리에 얼굴 주름이 깊은 한 연금 생활자는 “모든 게 걱정스러워 잠을 들 수 없다”고 AFP에 말했다. 그는 “2주째 계속된 자본 통제로 자동입출금기(ATM) 앞에 줄서는 게 일상이 된 상태”라며 “하루빨리 필요한 만큼 돈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 섞인 말을 했다.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기를 바랐던 이들은 그렉시트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 속에서 체념을 보였다. 공무원인 스텔라 길바니는 “이렇게 될 걸로 믿고 있었다”면서 “좋든 싫든 이 방법밖에 다른 길이 없다”고 말했다. 그리스 민심은 양분되기 시작했다. 집권 시리자의 니코스 필리스 의회 대변인은 “유로존 지도자들이 그리스를 물고문하고 있다”면서 “독일은 지난 100년간 유럽을 세 차례나 찢어 놓았다”는 비난 성명을 냈다. 반면 보수 성향의 그리스 일간지인 타 네아는 “채권단과의 합의에 성공했지만, 연정의 신뢰 확보에는 실패했다”며 치프라스 총리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열린세상] 아이들에게 빅데이터를 만들어 주자/이호열 고려대 언론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아이들에게 빅데이터를 만들어 주자/이호열 고려대 언론대학원 교수

    ‘생물학적 세대’가 아닌 ‘사회적·역사적 세대’의 기준으로 볼 때 필자는 세대 문제 연구학자인 만하임이 분류한 ‘베이비붐 세대’가 끝나는 무렵에 태어났다. 필자의 동년배가 초등학교 다닐 시절에는 학생들은 많은데 교실은 부족하니 오전반과 오후반이 따로 있었다. 즉 초등학교 때 2부제 수업이 진행된 것이다. 필자 세대는 역사적으로 근대화와 유신 시대를 경험하면서 과밀과 경쟁이라는 학교 공간에서 숨을 죽이며 대학 입시를 준비했다. 대학생활을 민주화운동이라는 사회적 공간에서 함께 호흡하며 보내게 됐고, 대학 졸업 후 선배 세대가 일구어 낸 고도의 경제성장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볼 때 요즘과 같이 극심한 취업난을 겪지 않고서도 사회에 진출할 수 있었다. 1960년대 이후 한 해 출생아 수의 추이를 보면 1970년 100만명, 1980년 86만명, 1990년 65만명, 2000년 63만 4000명으로 계속 감소 추세를 보였다. 2014년에는 43만 5300명으로 더 떨어졌다. 출생아 수가 감소한 이후의 세대로서 1980년대와 1990년대에 태어나 현재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 세대들은 과밀과 경쟁으로 특징지어졌던 베이비붐 세대보다 경쟁이 줄어들어 취업하기가 더 쉬울 것이라는 단순 계산과 달리 사정은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어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 취업난은 경제성장률 저하, 대기업 일변도의 직장 선호 경향, 3D 업종 기피현상 등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과학 발전과 정보기술(IT) 고도화에 따라 기계와 컴퓨터가 인력을 상당 부분 대체하고 있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투자기관에서 진행하는 대량의 주식거래와 외환거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거래의 일정 부분이 지수와 알고리즘으로 프로그램화된 컴퓨터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요즘 대학 캠퍼스는 취업하는 데 유리하다고 하여 기업체 인턴 기회를 얻는 것부터 경쟁이 치열하다. 괜찮은 인턴 기회를 얻기 위해 다른 인턴 과정을 미리 거쳐야 한다는 의미에서 ‘인턴우스의 띠’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는 취업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뫼비우스의 띠’에서 따왔다고 한다. 나아가 지금의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성장해 취업을 하게 될 때 세상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 것인가. 취업하기가 더욱 힘든 세상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예측이 설득력을 갖게 될 것이다. 이 학생들의 미래를 걱정해야 하고 책임을 부담해야 하는 세대는 이 학생들의 학부모인 3040세대일 것이다. 자녀를 둔 3040세대는 잘 생각해 보시라. 아이들이 학업 과정을 마치고 어렵게 원하는 직장에 취업이 된다고 하더라도 고도의 기술 진보와 초고령화 시대가 융합된 새로운 시대가 가져다줄 다른 변수들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미래학자들에 따르면 이 학생들의 미래 시대는 인생 3모작을 살게 될 학부모 세대와 달리 인생 4모작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한다. 현재의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120세까지 생존할 수 있다고 본다면 90세 이후에도 한 세대인 30년을 더 살게 되는 인생 4모작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의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에게 미래를 대비하도록 교육시키기 위해서는 기성세대가 생각해 왔고 경험해 왔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즉 토머스 새뮤얼 쿤이 ‘과학혁명의 구조’라는 저서에서 밝힌 것처럼 패러다임 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이 학생들은 취업을 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새로운 직업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 변화에서는 객관적이고 공신력이 있는 자신의 이력 관리가 평생 동안 필요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의 시대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빅데이터’가 생활 전반에 확산될 것이다. 신입생 선발은 물론 기업체에서 인재를 선발할 때와 새로운 직장으로 전직할 때도 자신의 이력 관리를 체계적으로 모아 놓은 개인별 ‘빅데이터’를 준비해 왔느냐의 여부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자기 이력 관리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독서 기록, 교과별 학업성취 기록, 체험학습 기록 등을 잘 챙겨 놓아야 한다.
  • 아들뻘 대학생과 사귄 불륜女, 양다리 걸쳤다가…

    아들뻘 대학생과 사귄 불륜女, 양다리 걸쳤다가…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66. 밀회 다섯 달, 연상의 변심에 어처구니없는 살인(선데이서울 1973년 4월 1일) 춤바람 난 한 대학생이 어머니 나이의 바람기 있는 여인과 놀아났다. 다섯 달이 채 못돼 그 여인은 다른 청년을 넘보았다. 화가 난 젊은이는 술을 마시고 주먹을 휘둘러 끝내 여인을 숨지게 하고 쇠고랑을 찼다. 참극의 주인공은 지난 22일 서울 중부경찰서에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된 D대학교 4학년 박모(27·종로구 이화동)군. 박군은 지난 20일 밤 9시 30분쯤 시내 을지로5가 Y카바레 앞길에서 그동안 정을 통해 온 지모 여인(43·성북구 돈암동)의 뺨을 때리고, 발길로 배를 차 장 파열로 병원에 옮기던 중 10분 만에 숨지게 한 것. 이들이 서로 알게 된 것은 불과 다섯 달 전인 지난해 9월, 바로 이 카바레에서 약속이나 한 것처럼 거의 매일 밤마다 이곳에서 만나 춤을 추곤 했다. 지 여인의 춤은 퍽 익숙했다. 춤으로는 오히려 박군이 리드를 당하는 입장이었다. 비록 춤은 시원치 않아도 박군은 고수머리에 야성적인 멋이 풍겼다. 둘은 만난 지 사흘 만에 불륜의 한 덩어리가 됐다. 지 여인은 과부를 자처했다. 그래서인지 둘은 그동안 10여 차례나 여관을 옮기며 정을 통해 오면서 어느 한쪽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았다는 것. 감쪽같은 밀회는 거듭됐다. 박군이 과부로 믿고 있는 지 여인은 박군 또래의 아들과 남편이 어엿이 살아 있는 유부녀. 외박을 하기 위해서 박군은 부모를, 지 여인은 남편을 속여야 했다. ●남편의 잦은 야근을 틈타 아들 또래 남자들에게 빠져 지 여인은 그러기 위해서 남편이 야근하는 날을 잡아 외박을 꾀했고 박군은 그럴 때마다 1박 2일 코스의 등산을 간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니까 늘 밀회의 날을 잡는 것은 지 여인 쪽이었다. 비교적 박군의 가정은 부유층. 아버지가 월수 20만원 정도의 금은방을 하고 있다. 그러기에 용돈이 궁해 온 일이 없다는 게 박군 자신의 이야기고, 둘의 밀회에 필요한 자금도 박군 쪽이 대부분 부담해 왔다는 것. 자신을 과부로 가장, 박군을 농락해 온 지 여인은 월수 3만~4만원짜리 양복집 직공인 남편의 수입에 군에 간 장남 유모(22)군과 네 아들이 매달려 구차한 살림을 꾸려가는 처지. 이렇게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2년 전부터 춤을 배워 남편 몰래 춤을 추러 다녔다. 더구나 카바레에 나타난 그녀의 차림새는 의심할 여지없는 귀부인형. 그녀와 춤을 추고 싶어 하는 사내들은 많았다. 참극이 벌어진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줄곧 다섯 달 동안을 박군만이 독차지해 온 지 여인에게 또 다른 사내가 생긴 것. 이날에는 서로 약속한 바 없이 카바레에 나타났다. 박군은 오후 8시쯤부터 춤을 추고 있었고 지 여인은 1시간쯤 뒤인 9시쯤 한 여자친구와 함께 나타났다. 지 여인은 반갑게 맞는 박군을 외면했다. 춤추기도 거절한 지 여인은 종업원에게 “C씨와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다녀가지 않았느냐”고 다른 사내를 찾고 있었다. ●넉넉한 부모, 무관심 속에 빗나간 교우관계가 불씨 박군은 그때 이미 8잔이나 퍼마신 위스키에 취해 있었다. 지 여인의 갑작스러운 변심은 박군의 울분과 술기를 자극했다. 박군은 싸늘하게 따돌리고 문 밖으로 빠져나가려는 지 여인의 뒤를 쫓았다.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서 애원을 하다못해 박군은 지 여인의 뺨을 때리고 “더러운 계집”이라며 발길로 두서너 차례 옆구리와 아랫배를 찼다. 앙탈까지 부리던 지 여인은 순간적으로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박군은 그런 지 여인을 그대로 버려두고 자리를 피했고 지 여인은 뒤쫓아온 종업원들 손에 병원으로 옮겨지는 도중 차 속에서 숨지고 말았다. 과학수사연구소와 해부 결과로는 늑골 2개 골절, 신장 파열 등으로 나타났다. 죽은 지 여인에 관한 경찰조사로는 지 여인은 상습적으로 30안팎의 사내들을 여러 명 사귀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 당일 만나기로 약속했다던 C씨도 32살의 청년. 지 여인의 남편 유모(44)씨는 1주일에 두 번쯤 잦은 야근을 했다. 그만큼 그의 직장은 고단한 곳이었고 아내를 지켜보는 눈이 흐려져 있었다. 박군은 D대학교 전기공학과에서 성적이 중간쯤에 속하는 공학도. 평소의 품행도 나쁘다는 평은 듣지 않았다. 2학년 때 군에 갔다가 제대, 복학했고 춤을 배운 것은 2년 전쯤. 용돈을 주는 데 인색하지 않은 부모 덕분에 친구들과 어울리면 춤과 술을 즐기는 빗나간 교우관계도 없지 않았다. 최근에 이르러 등산을 핑계로 한 그런 타락이 거듭돼도 부모들은 감쪽같이 속았었다. 경찰은 사건을 저지른 뒤 숨어버린 박군을 하루 만에 그의 친구 집에서 잡았다. 중부경찰서 형사계장 이동직씨는 “부인 쪽이 더욱 나빴다. 아들 또래 젊은이의 미래를 망쳐놓다니…”라고 말했다. 직업상 이런 사건들을 자주 처리해 오긴 하지만 이번 일만은 몹시 가슴 아파하는 표정이었다. 정리=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편집자註>
  • [씨줄날줄] 출구 안 보이는 그리스 사태/구본영 논설고문

    중국, 이집트, 이탈리아와 같은 관광대국의 공통점은 뭘까. 선조들이 남긴 문화 유산의 혜택을 후손들이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많은 백성들의 고혈을 짜낸 산물인 만리장성이나 피라미드가 후대를 먹여 살리고 있다니 기막힌 역설이다. 그런 점에서 서구 문명의 요람이었던 그리스도 마찬가지다. 국가 부도 상태에 빠진 그리스의 운명이 예측을 불허한다. 급진좌파 시리자 정권이 채권단을 상대로 곡예 외교를 펼치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강력한 긴축을 요구하는 채권단 개혁안을 국민투표에 부쳐 부결시겼다. 하지만 그의 기대대로 총부채 3230억 유로 중 30%를 삭감하는 헤어컷(채무 탕감)이 이뤄질지는 극히 불투명하다. 미국이 일부 탕감을 중재하려는 기미가 있긴 하다. 그리스가 유로존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이탈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포석이다. 그러나 최대 채권국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 정부 부채를 직접 깎아 주는 건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요즘 그리스 국민들의 생활고는 말이 아니다. 수입에 의존하는 일부 기초 의약품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현금 가치가 떨어지면서 환금성 높은, 샤넬과 같은 외제 명품 가방을 구매하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긴 터널의 끝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3차 구제금융 대가로 채권단에 ‘향후 2년간 재정흑자 120억 유로(약 15조원) 추가 확보안’ 등 경제 개혁안을 제출했다고 한다. 하지만 채권단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건 논외로 치자. 목표 달성 전망이 불확실한 게 더 큰 문제다. 달콤한 복지에 맛들인 국민들이 지출 삭감을 반기지 않는 데다 외화를 벌어들일 산업 인프라도 부실한 탓이다. 그리스는 관광업과 해운업 등 광의의 서비스업이 주력 산업이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보몰의 병폐’에 빠지기 쉬운 구조다. 경제가 성숙할수록 산업 구조가 서비스업 위주로 옮겨 가게 되지만, 서비스업의 생산성이 제조업보다 낮아 파생되는 후유증을 겪는다는 얘기다. 더욱이 그리스 경제는 고용창출 효과가 큰 제조업이 아예 공동화돼 디폴트 수렁에서 출구를 찾기도 어려운 형국이다. 사실 그리스가 그간 외채의 일부라도 미래 먹거리 산업에 투자했더라면 오늘의 곤경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몇 년 전 사회당의 테오도로스 팡갈로스 전 부총리는 아테네의 한 광장에서 “2000년대 들어 끌어들인 외채는 다 어디 갔느냐”는 청년들의 물음에 “우리가 함께 먹어 치우지 않았나”라고 답했단다.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치를 편 그리스 정치권이 국가부도 사태를 빚은 주범이라면 여기에 중독된 국민이 공범이라는 탄식처럼 들린다. 하긴 남 말 할 때가 아닌 듯싶다. 공공·노동·교육·금융 등 미래를 위한 구조개혁이 정치권 등 각 부문에서 저항에 부딪혀 표류하는 것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길섶에서] 낙관주의/구본영 논설고문

    우리 사회가 바야흐로 늙어 가고 있는 모양이다. 그제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현황과 전망’에서 읽히는 기류다. 15년 뒤에는 국민 4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이라니 초고령 사회가 성큼 다가오는 느낌이다. 하긴 서울교동초등학교의 올해 신입생은 겨우 21명이었단다. 저출산의 심각성을 알리는 징후다. 1894년 개교해 우리나라 초등학교 최고 역사를 자랑하는 학교의 명맥이 자칫 끊길 판이니 말이다. 이런 출산율 저하 추세는 과다한 사교육비 등 자녀 양육에 따른 부담감과 무관하지 않을 게다. 물론 그 근저에는 젊은이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배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젊은이는 희망에 살고, 노인은 추억에 산다”는 프랑스 격언이 있다. 꿈을 먹고 살아야 할 청년 세대가 지나친 비관주의에 젖어드는 건 자신들의 인생을 위해서도,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다. 독일의 어느 시인은 “요람과 무덤 사이에 고통이 있다”고 했지만, 영국 시인 브라우닝은 “가장 좋은 일은 미래에 있다”고 했다. 설령 삶이 고달프다 할지라도 우리네 청춘들은 비관보다는 낙관을 벗 삼는 게 좋을 듯싶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韓·中 20대 “성공? 부모 재력이 중요”

    韓·中 20대 “성공? 부모 재력이 중요”

    꿈이 ‘재벌 2세’라는 청년에게 가장 큰 애로가 뭐냐고 물었더니 “아버지가 노력을 안 한다”고 답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런데 농담만은 아님을 보여 주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인생에서 성공하려면 뭐가 중요하냐고 한국과 중국의 젊은이들에게 물었더니 상당수가 “부모의 재력”을 비중 있게 꼽았다. 삶에 대한 도전 의식과 낙천성은 중국 20대가 한국 20대보다 높았다. LG경제연구원은 8일 전 세계 50여개국에서 시행된 글로벌사회종합조사(GSS)의 원자료 가운데 중국 베이징·상하이와 서울의 20대 청년 답변 자료를 뽑아 비교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생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개인의 노력(한국 98%, 중국 97%)과 야망(한국 98%, 중국 97%)이 양국 공통으로 꼽혔다. 부모의 재력도 중요한 요소로 든 점이 눈에 띈다. 전 세계 27개국 가운데 부모 재력을 꼽은 중국 응답자 비율이 86%로 가장 높고 한국이 81%로 세 번째였다. 미래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한국의 20대가 또래 중국 청년들보다 낮게 나타났다. ‘미래는 희망적이다’라는 질문에 중국은 85%, 한국은 81%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평범한 삶보다 도전과 기회로 가득한 삶이 바람직하다’는 질문에 대한 긍정적인 응답은 중국이 60%, 한국이 51%였다. ‘불신’은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 더 팽배했다. ‘다른 사람을 신뢰할 수 있다’는 문항에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이 중국 78%, 한국 38%로 2배 이상 차이 났다. 불평등과 집단 갈등도 한국 젊은이들이 더 심각하게 느끼고 있었다. ‘사회 지도층이 되기 위해 부패할 수밖에 없다’는 질문에 한국 20대는 57%, 중국은 32%가 동의했다. ‘대학 진학 기회가 사회적 배경에 관계 없이 공평하게 주어진다’는 질문에는 한국의 경우 48%만 그렇다고 답했다. 중국은 75%였다. LG경제연구원은 중국에 비해 경제 성장 추세가 둔화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미래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더 낮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뉴스 분석] “더 잃을 게 없다”… 그리스의 도박

    2010년 4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청했던 그리스가 5년 2개월 만에 채권단이 제시한 긴축안에 반기를 들었다. 5일(현지시간) 추가 긴축안 수용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에서 그리스 유권자의 61.33%가 ‘반대’를 택했다. 투표 결과는 국가 부도(디폴트)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그렉시트)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는 1997년 12월 IMF 구제금융을 받은 뒤 고강도 구조조정 끝에 3년 8개월 만에 상환한 한국과는 상반되는 행보다. 그리스를 둘러싼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튿날인 6일 그리스의 협상 총책임자인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이 전격 사퇴했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재협상 기간에 한해 최소 7~10일간 그리스에 긴급유동성지원(ELA)을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7일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선 그리스가 새로운 개혁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국민투표에서 그리스인들은 왜 ‘빅 노’라고 했을까. ●“폭주 열차라면 뛰어내리자” 외신들은 압도적 반대 표심의 원인을 ‘비루한 현실’에서 찾았다. 2010년부터 두 차례 긴축안을 수용했지만 경제는 더 처참하게 위축됐다. CNN은 6년 동안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이 25% 줄고, 실업률은 10%대에서 25% 안팎 수준으로 폭증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청년 실업률은 50%였다. “그렉시트는 경제적 재앙이 될 것”이라던 ECB의 경고에 아테네 신타그마에 모인 청년들은 “더이상 잃을 게 없다”고 맞받아쳤다. 채권단이 그렉시트 이후 미지의 불황상을 제시했다면, 그리스인은 추가 긴축을 했을 때 청년 실업이 2명에 1명꼴에서 3명에 2명꼴로 늘 수 있다는 디스토피아적 미래상을 구체적으로 그려 냈다. ●“상대에게도 명분이 없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긴축재정·작은 정부를 주창한 우파 경제학자들이 위축된 반면 폴 크루그먼, 조지프 스티글리츠 등 진보적인 노벨상 수상 학자들은 “긴축 대신 부채 탕감이 필요하다”며 그리스에 힘을 실어 줬다. 반면 싱크탱크 그룹을 확보하지 못한 채권단 진영의 스텝은 꼬였다. ECB가 지난달 10일 “긴축재정이 장기적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지만, IMF는 지난 2일 그리스 부채 삭감 필요성을 시사하는 엇박자 보고서를 내놨다. ●“맞고 살지언정 전남편과는 못 산다” 정치적 성향이 반대 표심을 규합했다는 분석도 있다. 투표에서 ‘찬성’이 우세하면 지난 1월 교체된 시리자 정권이 물러나고 이른바 협상파 정권이 들어선다. 협상파는 2차대전 당시 나치에 부역한 오점과 재정 위기를 야기한 세력이라는 정치적 한계를 갖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새로운 50년을 열자] 교역 390배 증가… 정경분리로 日 활용 ‘잃어버린 20년’ 넘어야

    [새로운 50년을 열자] 교역 390배 증가… 정경분리로 日 활용 ‘잃어버린 20년’ 넘어야

    한·일 수교 50주년인 요즘 이젠 추격을 멈추고 일본을 넘어서야 할 때라는 지적이 많다. 일본을 따라가다가 주요 세계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관계에까지 이르렀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인구구조나 경제발전 단계상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크다. 이젠 반면교사와 정경분리를 통해 일본을 적극 활용해 동아시아 경제통합과 우리 경제의 추가 발전을 이뤄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끼리밥솥, 소니 워크맨. 1970∼80년대 일본에 여행을 가면 반드시 사 와야 할 물건 목록이었다. 이젠 잊혀진 이름이 됐다. 국내에 여행 온 중국인 관광객(유커)은 쿠쿠밥솥을 사 가고, 음악이나 어학공부는 워크맨 대신 갤럭시로 듣는다. 일본을 따라가던 우리가 거둔 성과다. 1965년 한·일 수교 이후 양국 간 무역은 연평균 13.6% 성장했다. 1965년 2억 2000만 달러였던 무역 규모는 지난해 859억 5200만 달러로 390배가 됐다. 수교 당시 일본은 우리나라의 2위 수출국이자 수입국이었다. 현재 수입은 여전히 2위국이지만 수출은 3위로 한 단계 내려왔다. 미국과 함께 무역의 중요한 파트너인 것이다. 그만큼 우리 경제에서 일본은 중요하다. 일본과의 무역 확대는 우리에게 대일 무역적자라는 딜레마를 안겼다. 소재부품 수입이 많아서 수출을 많이 하면 할수록 대일 무역적자가 커지는 구조였다. 세계 수출시장에서 점유율 1위인 품목이 일본은 186개이지만 우리가 65개에 그친 것도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한다. 지난 50년간 누적된 대일 무역적자는 5164억 달러(약 581조원)다. 50년 동안 한 번도 대일 무역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그나마 최근 들어 무역적자가 다소 누그러지고 있다. 우리가 일본을 따라잡은 것 같지만 기초 실력 측면에서는 한참 뒤인 것이다. 국내총생산(GDP)은 일본이 4조 9196억 달러(2013년 기준)로 우리나라의 4배에 가깝다. 일본의 외환보유액 또한 1조 2605억 달러(2014년 기준)로 우리나라의 3.5배다. 양국 간 무역은 2011년을 정점으로 줄어들고 있다. 2011년 1080억 달러였던 무역 규모가 2013년 946억 9000만 달러, 2014년 859억 5000만 달러로 빠르게 줄고 있다. 여기에 최근의 혐한(嫌韓) 분위기까지 겹쳐 올 1~4월 무역규모가 250억 9000만 달러에 그치고 있다. 현재 수준의 속도가 유지된다면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무역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다. 무역협회가 지난 4월 일본 바이어 26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한·일 관계 악화로 한국과의 거래가 감소했다는 응답이 46.7%, 한·일관계가 개선된다면 한국과의 거래를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64%였다. 정경(政經) 분리가 필요한 대목이다. 양국 간 관계에 못지않게 한국과 일본은 동아시아의 맹주다. 언론에 종종 보도되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에서 추가되는 세 나라는 우리와 일본, 그리고 중국이다. 또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의 외환위기 이후 동아시아의 금융안정을 위해 구성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의 주요 활동국가이다. 두 나라가 지역 공동체 관련 국제기구에서 활동하는 것은 서로의 국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CMI의 큰 틀에서 2001년부터 유지되던 한·일 통화스와프(맞교환)는 지난 2월 종료됐다. 통화스와프는 작동된 적은 없지만 위기 상황 발생 시 교환하기로 한 돈의 액수 자체로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 양국 관계 악화에 따른 정치적 요인으로 종료됐다는 것이 보편적 시각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은 체결됐지만 한·일 FTA는 2004년 11월 6차 협상을 끝으로 10년간 협상조차 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농산물이 우위인 우리나라와 제조업체가 우위인 일본의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FTA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협상도 진행했으나 여전히 지지부진이다. 아세안과 싱가포르와는 FTA가 발효 중이지만 가장 가까운 나라인 일본과는 전혀 진척이 안 된 ‘볼썽사나운’ 상태인 것이다. 문제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다. TPP 참여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TPP의 개방 수준은 양국간 FTA보다는 차원이 높은 수준이 될 거라는 예상이다. 김양희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는 “TPP 협상이 시작되면 양국 간의 특징이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위한 요소 등을 담아낼 여지가 사라진다”며 “한·일 FTA 협상을 통해 어느 정도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국민의 일본에 대한 정서는 나쁘지만 두 나라는 많이 닮았다. 두 나라는 세계사에서 보기 드물게 고도 성장을 했고 그 결과 소득불균형이 심하다. 노인층의 빈곤율이 높고 고용 불안과 청년 실업이 늘어나고 있다. 일본도 우리보다는 덜하지만 ‘프리터’(자유와 아르바이트의 합성어) 등 비정규직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산업구조의 공동화 현상도 비슷하다. 우리는 2000년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 넘어선 고령화사회에 들어섰다. 1970년 이미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14% 이상)도 넘어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에 2006년 진입했다. 다만 우리는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시간이 일본보다 훨씬 짧을 전망이다. 일본은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 각각 24년과 12년이 걸렸다. 한국은 18년과 8년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출을 중시하던 정책으로 발달한 제조업은 국내 임금의 상승을 견디다 못해 해외 공장 건설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일본은 그나마 1억 2천만명이라는 내수 시장이 있다. 우리 인구 5000만명은 내수 시장만 바라보기에는 규모가 어중간하다는 분석이다. 두 나라가 직면하는 공통점 문제에서 일본은 우리보다는 조금 사정이 낫거나 경험해봤기 때문에 우리가 배울 점이 있다. 김 교수는 “정치와 경제를 분리한 투 트랙 전략으로 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뉴스 분석] 22조 돈 풀기…문제는 속도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가뭄 등에 허덕이고 있는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총 22조원의 돈을 푼다. 이 가운데 약 10조원은 사실상 돈을 찍어 충당한다. 어떻게든 성장률이 2%대로 추락하지 않도록 떠받치겠다는 의도이지만 야당이 ‘졸속 돈 풀기’라며 제동을 걸고 있어 국회 통과 시점이 불투명하다. 돈 쓸 시간이 많지 않아 시간을 끌면 끌수록 부양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3일 국무회의에서 약 22조원의 경기 부양책을 의결했다. 우선 추가경정예산을 11조 8000억원 편성한다. 이 가운데 5조 6000억원은 세수 결손분을 메우는 데(세입추경) 쓰이고 메르스 피해 지원 등 지출 용도(세출 추경)로 6조 2000억원이 쓰인다. 메르스로 큰 타격을 입은 공연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티켓 1장을 사면 덤으로 1장을 더 얹어주는 ‘1+1’ 이벤트도 진행한다. 이 용도로만 300억원이 배정됐다. 추경 외에 정부 내 기금 변경(3조 1000억원)과 공공기관·민간 투자(2조 3000억원), 정부 출연과 출자를 통한 지원금(4조 5000억원)도 있다. 총 21조 7000억원이 경기 부양에 투입되는 셈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연 1.75%→1.5%)에 이어 ‘쌍끌이 부양’으로 경기 하강을 막겠다는 의지다. 정부는 이번 돈 풀기로 올해 성장률이 0.3% 포인트, 내년 성장률이 0.4% 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청년 일자리 6만 6000개를 포함해 총 12만 4000개의 일자리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효과를 둘러싼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당장 물리적인 시간이 빠듯하다. 2013년의 경우 올해보다 훨씬 빠른 4월에 추경(17조 3000억원)을 편성했음에도 미처 돈을 다 쓰지 못해 4조원 가까이 남았다. 야당은 6조원대의 자체 추경안을 내겠다며 벼르고 있다. 임지원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추경안이 언제 국회를 통과할지 불투명하고 설사 8월쯤 통과되더라도 돈 풀 시간이 넉 달밖에 남지 않아 (경기 부양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 2.8%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김원식 건국대 경영경제학부 교수는 “세입 추경 5조여원은 나라곳간 메우는 데 쓰이는 돈이어서 실제 경기 부양에 투입되는 실탄은 15조원 남짓인데 이 정도로 성장률을 0.3% 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추경 재원으로 9조 6000억원어치 국채를 발행하기로 한 점도 ‘미래 세대에 빚 떠넘기기’라는 점에서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서울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열린세상] 대학, 고령화에 대비한 인재 양성해야/이용걸 세명대총장·전 기획재정부 차관

    [열린세상] 대학, 고령화에 대비한 인재 양성해야/이용걸 세명대총장·전 기획재정부 차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국정 연설에서 미국의 발전을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의 교육을 참고해야 할 모범 사례로 소개했다. 여러 장소에서 한국의 교육 경쟁력이 높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발전에는 교육을 통한 우수한 인적 자원이 기반이 됐다는 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뚜렷한 물적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의 경우 우수한 인적 자원 확보에 국가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라는 엄청난 태풍 속에서 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국의 출산율은 1.2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지금은 근로자 5.6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지만 2030년에는 1.4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출산율 제고, 여성 및 고령자의 노동시장 참여율 확대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와 꼭 병행해야 할 정책이 국민 각자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교육정책 강화다. 근로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가장 효율적 방법은 교육이다. 초중등학교는 저출산으로 인한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라는 태풍 속에서 거의 빠져나오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교사 1인당 학생수가 선진국 수준으로 낮아지고, 내국세의 일정 비율이 지원되는 교육 재정이 매년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교육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반면 대학은 몇 년 후 저출산의 쓰나미가 덮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의 대학 교육을 논의할 때 많이 언급되는 부분이 대학 진학률이 OECD 평균보다 훨씬 높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과잉 투자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꼭 필요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대학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러한 시각을 바탕으로 정부는 대학 진학률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대학 교육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에게까지 대학 교육을 시킬 필요는 없지만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적극 대응하려면 오히려 대학 교육 기회를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우리 경제가 경공업에서 벗어나 중화학공업으로 또 전자산업으로 발전하게 된 것도 대학 교육을 받은 우수한 인력자원이 풍부했기 때문이 아닌가 반문해 본다. 특히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결혼하기도 어려운 우리 사회 분위기와 대학 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각종 경험과 학문을 탐구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을 고려해 볼 때 교육 기회를 축소하기보다는 대학 교육의 질을 대폭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앞으로 5년 내에 대학은 양적 측면에서 엄청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어떻게 대학의 초과 정원을 축소할 것인가. 대학 교육은 자기 책임하에 이루어지므로 시장원리에 따라 학생의 선택에 의해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으나 이는 대학 및 인재의 수도권 집중 현상을 가속화할 뿐 아니라 지역 발전의 토대가 되는 지방 대학을 고사시킬 우려가 크다. 지방 대학은 지역이 필요로 하는 인재의 공급, 지역 문화, 지식공동체의 중심 역할에 더해 청년을 지역사회에 유지시켜 주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사실 수도권 인구 분산, 지역균형 발전을 촉진하는 데 대학의 지방 분산, 특히 명문 대학의 지방 이전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지난 60년간 우리 사회가 급속히 발전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측면이 간과되고 대학 설립이 수도권에 집중됨에 따라 불균형 성장이 가속화됐다. 이제 대학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시점에 이러한 우(愚)를 다시 범하지 않기 위해 수도권 대학은 우수 인재 및 연구능력 향상에, 지방 대학은 지역이 필요로 하는 인력 양성 및 지역 문화 육성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추진돼야 한다. 대학의 교육 내용도 인생 100세 시대에 맞게 개선돼야 한다.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문 교육과 다양한 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인성,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 돼야 한다. 인생 이모작, 삼모작에 필요한 지식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도 대학에 주어진 새로운 역할이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위기에 빠진 우리의 미래는 우수한 인력 양성으로 돌파가 가능하다. 초중등 교육뿐 아니라 마무리 교육인 대학 교육에 대한 재정지원과 사회적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연극으로 풀어내는 한·일 관계

    연극으로 풀어내는 한·일 관계

    올 하반기, 한국과 일본의 연극인들이 손잡고 연극 무대 위에서 한·일 관계를 이야기한다. 민족 감정을 뜨겁게 부추기지도, 애써 화합으로 매듭짓지도 않는다. 재기발랄한 연극적 실험을 통해 양국 젊은이들은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에 대한 고민을 풀어낸다. 그 연결고리는 극단 12언어연극스튜디오를 이끄는 성기웅(41) 연출가 겸 극작가다. 그는 섬세하고 개성 있는 연출 세계를 펼쳐감과 동시에, 일본 동시대 연극인들과의 협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첫 번째 실험은 일본의 대표 극작가 겸 연출가 히라타 오리자(53)의 ‘모험왕’(7월 10~14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 111)에서 시작한다. 그의 초기 대표작인 ‘모험왕’은 1980년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방황하던 일본 여행자들의 이야기다. 거품경제 호황을 뒤로하고 이리저리 떠도는 이들은 어디로도 떠나지 못하고 동서양의 경계인 터키 이스탄불에서 길을 잃는다. 이어 ‘모험왕’의 후속편인 ‘신 모험왕’(7월 16~26일)에서 시계를 2002년으로 돌려 한국과 일본 청년의 소통과 단절을 그린다. 히라타 오리자와 성기웅이 함께 대본을 쓰고 연출한 ‘신 모험왕’의 배경은 한·일월드컵이 한창이던 때 터키의 게스트하우스다.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한국과 일본 여행자들은 서로의 차이와 공통점을 발견하며 특별한 순간을 보낸다. 성기웅 연출은 2009년부터 공동 작업을 이어 온 일본 연출가 다다 준노스케(39)와도 또 한번 호흡을 맞춘다. 10월 24일~11월 8일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무대에 오르는 ‘태풍기담’은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두 연출가의 치열한 고민이 담겼다.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100년 전의 동아시아로 끌어와, 나라를 잃은 조선의 왕족과 일본 귀족의 갈등과 반목, 새로운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국어와 일본어가 공존하는 ‘2중 언어’ 연극으로, 과거와 현재를 파격적으로 넘나드는 연극적 실험도 주목할 만하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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