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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선 93일 앞두고…한국당·새보수당, 통합대화 공식 착수

    총선 93일 앞두고…한국당·새보수당, 통합대화 공식 착수

    한국 “통합원칙 동의”…새보수 “한걸음 전진”두 달 만에 대화 물꼬 터…논의 급물살 탈 듯유승민 “한국당에 팔아먹으려고 창당한 것 아냐” ‘4·15 총선’을 93일 앞두고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통합 대화에 공식적으로 착수했다. 새보수당이 요구해 온 ‘보수재건 3원칙’에 대해 한국당이 간접적으로 수용하고 새보수당이 즉각 이를 인정하면서 양당 간 대화 테이블이 마련되게 됐다.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당과의 통합 대화 개시를 발표했다. 하 대표는 한국당 최고위원회가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의 6원칙’에 동의한 것은 새보수당이 그 동안 요구해 온 ‘보수재건 3원칙’을 수용한 것이고 평가했다. 그는 “보수재건과 혁신통합으로의 한걸음 전진”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최고위에서 “혁통위를 발족하면서 저희도 동의한 보수·중도 통합의 6대 기본원칙이 발표됐다. 이 원칙들에는 새보수당에서 요구한 내용도 반영돼 있다”고 밝혔다. 한국당의 통합 원칙과 새보수당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는 우회적 방식을 통해 새보수당의 요구에 화답한 것이다.새보수당이 요구해 온 3원칙은 ‘탄핵의 강을 건널 것, 개혁보수로 나아갈 것, 헌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지을 것’이다. 혁통위가 지난 9일 내놓은 6원칙은 ‘대통합의 원칙은 혁신·통합, 시대 가치인 자유·공정 추구, 모든 반문(반문재인)세력 대통합, 청년의 마음을 담을 통합, 탄핵 문제가 총선승리 장애물이 돼선 안 됨, 대통합 정신을 실천할 새 정당 결성’이다. 하 대표는 “앞으로 한국당이 흔들리지 않고 이 보수재건 3원칙이 포함된 6원칙을 지키는지 예의주시하면서 양당 간 대화를 시작하겠다”면서 “한국당 내 혁신통합 반대 세력을 의식하는 게 아닌지 예의주시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혁신통합의 대상은 한국당 뿐”이라고도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11월 6일 황 대표가 ‘보수통합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한 지 2개월여 만에 겨우 대화가 시작됐다. 총선을 불과 석 달 남겨둔 시점인 만큼 보수통합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갈 전망이다. 다만 한국당 내에는 일부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을 중심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는’ 통합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있어 향후 논의에서 불씨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로써는 탄핵을 인정하지 않는 우리공화당의 보수통합 가능성은 낮아지는 분위기다.일각에서는 창당한 지 열흘도 되지 않은 새보수당으로서는 통합논의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에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새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보수가 제대로 거듭나고 재건되는 모습을 저희 손으로 만들기 위해서 새보수당을 창당한 것이지 한국당에 팔아먹으려고, 한국당과 통합하기 위해 새보수당 만든 것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단독] 폐지 232㎏에 달랑 ‘만원’…‘삶의 무게’에 욱신거렸다

    [단독] 폐지 232㎏에 달랑 ‘만원’…‘삶의 무게’에 욱신거렸다

    “신문 11㎏에 660원, 폐지 80㎏에 3200원인데 4000원 쳐 드릴게요.” 오전 내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빌라촌을 돌며 모은 폐지의 가격을 듣고 절로 한숨이 나왔다. 혹시 ‘돈이 될까’ 싶어 주워 온 22㎏가량의 독서대, 베개 등 폐기물을 원래 주인이 버려 둔 자리에 되돌려 놓는 조건으로 받은 금액이다. 설렁탕 한 그릇에 7000원이 넘는 시대 4000원은 한 끼 식사조차 제대로 해결할 수 없는 돈이다. ●빈 손수레도 79㎏… 폐지 노인에겐 “유일한 밥벌이” 지난 9일 20대 후반의 서울신문 기자 2명은 영하 날씨에 잠실동과 삼전동 일대를 돌며 10시간에 걸쳐 232㎏의 폐지와 11kg의 신문지를 주웠다. 고물상과 빌라촌을 세 차례 오가며 각각 75㎏, 80㎏, 77㎏의 폐지를 날랐다. 그렇게 번 돈은 총 1만원 남짓. 그날 새벽 편의점에서 산 빨간 목장갑은 고된 노동 끝에 시꺼메졌고, 양발에는 물집이 잡혔다. 노동의 흔적은 다음날까지 온몸 구석구석에 고스란히 남아 근육통의 아픔을 남겼다. 20대 청년들에게도 버거운 이 노동은 대부분 노인의 몫이다. 손에 쥐는 돈은 얼마 되지 않지만 이마저도 하지 않으면 입에 풀칠하기 힘든 노인들이 주로 고단한 노동을 택한다. 거리에서 만난 노인들은 “폐지 줍기가 고되고 돈도 되지 않지만 그나마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밥벌이”라고 말한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따르면 폐지 수집 노인은 6만 8000명(2017년 기준)이다. 이 중 생계를 위해 폐지를 줍는 노인은 4만 6000명에 달한다. 오전 5시 30분 거리에서 만난 김민태(62·가명)씨도 폐지 줍는 일을 하며 생을 이어 간다. 페인트공으로 일하다가 은퇴한 김씨는 아내와 사별하고 아들과도 떨어져 혼자 고시원에서 산다고 했다. 그는 “일이 고되고 힘들어도 어쩌겠어. 기초생활수급비로는 나 한 몸 먹고살기도 턱없이 부족해. 그나마 걸리면 몰래 조금씩 하는 거지”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의 재산은 79㎏인 빈 리어카가 전부다. 일주일 내내 새벽부터 일한다는 그는 하루에 4000원 정도를 손에 쥔다고 했다. 김씨를 따라다니며 해 본 폐지 줍기는 지루한 단순 작업의 연속이다. 리어카를 끌고 골목골목을 다니며 폐지를 줍고 리어카에 올리는 일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영하 3도의 날씨. 세차게 부는 바람에 리어카 위에 쌓아 올린 폐지들은 연신 리어카 밖으로 날아갔다. 박스를 줍기 위해 허리를 굽혔다 펴기를 여러 번. 찬바람에도 이마에는 송골송골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래도 줍는 만큼 돈이 된다는 생각에 한시도 쉴 수 없었다.●빌라 1층·편의점 필수 코스… 일일이 박스 해체해야 그나마 빌라촌에서 쉽게 주울 수 있는 건 주로 인터넷 쇼핑몰에서 온 박스들이었다. 빌라 1층이나 편의점 주변 한쪽 구석엔 상자를 모아 놓은 곳이 있었다. 문제는 해체였다. 박스에 붙은 테이프를 일일이 떼고 최대한 평평하게 하는 작업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김씨도 옆에서 “비닐이나 테이프가 너무 많이 붙어 있는 박스는 적당히 포기하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 줬다. 멀쩡하고 깨끗한 박스를 만나는 일은 드물다. 쓰레기를 담고 있던 상자나 피자 박스, 음식 포장박스 등에는 어김없이 오물이나 남은 음식물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누군가 생각 없이 뱉은 가래침이나 정체 모를 구정물이 손에 묻을 때도 있었다. 오래돼 상태가 좋지 않은 박스도 많았다. 몇 장 접었는데도 금세 악취가 훅 올라왔다. 폐지가 높이 쌓일수록 리어카를 끄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졌다. 포장이 파인 길을 가거나 과속방지턱을 만날 때마다 리어카 위 폐지가 계속 쏟아졌다. 차도를 오가다 아찔한 순간도 여러 번 있었다. 박스를 줍고 허리를 펴니 코앞에서 택시가 쏜살같이 지나가 ‘악’ 소리가 절로 나왔다. 좁은 골목길에서도 차들은 야속하게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빨리 비키라’는 듯 노골적으로 경적을 울려 대는 차도 여러 대였다.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리어카와 빵빵거리는 차들 사이에서 당혹스러움과 곤욕스러움이 무수히 교차했다. 차에도, 행인에게도 연신 “죄송하다”며 굽신 댈 수밖에 없었다. 좁은 도로 옆 차 사이를 지나는 순간 손수레가 검은색 벤츠 옆을 스쳤다. 다행히 박스로 리어커를 덧댄 부분과 닿아 차에 흠집은 나지 않았지만 수입차 주인이 득달같이 내려 소리쳤다. “안 치긴 뭘 안 쳐요. 스치는 소리가 났는데….” 악다구니 치는 차 주인의 목소리 뒤로 김씨와 함께 연신 “미안하다”는 말이 오버랩됐다. 서너 달 일당을 날릴 아찔한 순간이었다.●무게가 돈… 폐지·신문지 ㎏당 가격 2년 전 비해 반토막 오후 1시. 오전 동안 열심히 모은 폐지와 신문지 값을 치를 시간이다. 폐지 80㎏에 신문지 11㎏. 새벽에 한 차례 모았던 폐지 75㎏에 비하면 나쁘지 않은 성과였지만 과욕으로 주워 온 폐기물이 문제가 됐다. 무게만 나가면 무조건 많이 버는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고물상 주인은 “종이나 철, 캔 아니면 돈 못 준다”며 어렵게 들고 온 베개와 나무판자를 골라 냈다. 고물상 주인은 “이렇게 폐기물까지 주워 오면 우리가 돈 주고 다시 버려야 한다. 여기 버리지 말고 원래 있던 자리에 갖다 두라”고 말했다. 그렇게 22㎏은 쓰레기라고 여겨 셈에서 제외했다. 무게를 다는 절차는 복싱선수가 마치 계체량을 재는 듯 엄격했다. 무게가 곧 돈이기 때문이다. 고물상에서는 폐지가 실린 전체 리어카 무게는 물론 빈 리어카와 폐지 무게도 각각 따로 잰다. 눈이나 비에 젖은 폐지는 아예 받지 않는 것도 업계의 원칙이다. 젖은 폐지는 무게가 더 나가는 고물상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탓이다. 돈 안 되는 폐기물 역시 꼼꼼히 골라 낸다. 이 때문에 실랑이도 여러 차례 이어졌다. 고물상에서 만난 한 할머니는 슬쩍 저울에 발을 올렸다. “할머니 장난해요. 내려오라고요”라는 고물상 주인의 매서운 한마디에 할머니는 멋쩍어했다. “그래 봐야 돈 1000원 더 주는 건데 저 친구는 매번 저렇게 매몰차게 말해.” 할머니가 고물상 눈치를 보며 속삭였다. 최근 폐지 가격이 역대급으로 떨어졌다. 기자 역시 오전 5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총 232㎏의 폐지를 모았지만 겨우 1만원을 벌었다. 김씨 역시 “예전에는 가격을 쳐줬는데 요즘은 많이 떨어져 벌이가 안 된다”며 한숨을 쉰다. 현재 폐지(골판지)는 ㎏당 40원, 신문지는 ㎏당 60원꼴이다. 2년 전(2017년 12월 수도권 기준으로 폐지는 143원, 신문지는 154원)에 비하면 3분의1도 안 되는 가격이다. 2018년부터 중국이 쓰레기 수입을 금지한 데다 제지 회사가 질 좋은 외국 폐지를 수입해 쓰다 보니 노인들이 줍는 폐지 가격은 완전히 폭락했다. 김영광 전국고물상연합회 사무총장은 “중국은 쓰레기 수입을 안 하고, 제지 회사는 수거 단계부터 상태가 좋은 외국 폐지를 주로 수입해 쓰다 보니 폐지로 생계를 이어 가는 어르신들의 삶만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날 물집·근육통에 약값 5000원, 병원은 엄두 안 나 하루 10시간의 ‘넝마주이’ 체험은 끝났지만 통증은 다음날까지 이어졌다. 양쪽 팔과 어깻죽지는 물론 박스를 쥐었던 손아귀가 오랫동안 저릿했다. 발가락 사이사이 잡힌 물집은 걷는 내내 기자를 괴롭혔다. 결국 약국에서 5000원짜리 연고를 사 들고 나와야 했다. 오후 내내 주운 77㎏의 폐지(3000원)로는 살 수도 없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폐지 수집 노인 92명 중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노인은 71.7%였는데, 진료가 필요하지만 병원조차 이용하지 못했다는 응답자는 이 중 29.1%나 됐다. 대부분(83.3%)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었다. “하루 종일 폐지를 주워도 3000원 하는 국수 한 그릇도 제대로 먹지 못해 자주 굶어….” 이수역 근처 고물상에서 폐지 가격을 두고 실랑이하던 80대 할머니의 얼굴이 생각난다. 글 사진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여자도 군대 가라”고 하면 남녀 차별 없어지나요

    “여자도 군대 가라”고 하면 남녀 차별 없어지나요

    여성·장애인 차별… 20년 전 헌재서 위헌 여군 위한 시설 안 갖춰져 현실적 문제도징병제 문제점·존속 여부 논의 확대해야최근 새로운보수당(새보수당)이 창당 1호 법안으로 군필자가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때 가산점을 최대 1%까지 부여하는 내용의 ‘군 복무 가점법’(제대군인법·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이미 20년 전에 당시 군 가산점제가 위헌이라고 결정한 만큼 군 가산점제를 부활하려는 시도는 실효성도 없고 차별만 심화시킨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가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현역·상근예비역·사회복무요원을 마친 군필자가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때 필기시험 단계에서 과목별로 가점 1%(현역·상근예비역) 또는 0.5%(사회복무요원)를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면서 ‘여성 희망 복무제’를 도입하고 있다. 현행 병역법상 의무 복무 대상이 아닌 여성들도 가산점을 얻고 싶으면 결국 군 복무를 하라는 이야기다. 여성단체들이 “고용상 차별을 야기한다”는 비판을 제기하자 하 책임대표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채용 과정에서 누구보다 불이익과 차별을 받는 사람은 군 복무 청년들”이라며 “여성 희망 복무제는 여성의 현역병 입대를 금지하는 여성 차별을 철폐하는 법이다. 이로써 군 가산점 1%는 남녀 모두에게 제공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군 복무를 사회적으로 존중하는 방안이 차별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이현경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은 12일 “군 가산점 제도는 여성뿐만 아니라 장애 등을 이유로 군 복무를 할 수 없는 남성들을 차별하는 정책이다. 군 가산점 제도로 혜택을 보는 사람은 소수”라면서 “병사 월급을 인상하고 병영 내 복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보상을 해야지 단순히 기계적인 평등의 관점에서 ‘남자도 군대 가니까 여자도 군대 가’라는 주장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을 한국여성노동자회 활동가는 “채용 성차별이 만연한 현실에서 군 가산점제 부활은 채용 성차별을 합법화하겠다는 것”이라며 “군필 남성에 대한 보상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문제이지 채용에서 특혜를 주는 방식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헌재가 1999년 12월 만장일치로 군 가산점제 위헌 판결을 내린 주요 취지도 “여성과 제대군인이 아닌 남성을 지나치게 차별해 평등권을 위배한다”는 것이었다. 또 여성 군인을 위한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여성 군 복무가 확대되면 막대한 국방예산이 든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방예산을 무작정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은 재래식 병력보다 고도화된 군 장비·시스템 개편이 중요하다”며 “노동시장에서 성차별 구조가 여전하고 여성이 경제활동을 해도 가사노동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한데 군 복무 부담까지 지우는 것은 가혹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군 복무 보상 문제의 해법이 “나(남성)도 힘드니 너(여성)도 힘들라”는 식으로 흐르는 건 위험하다고 입을 모았다. 양이현경 사무처장은 “징병제의 문제점과 존속 여부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새보수당의 법안은 여성과의 전쟁만 부추기는 법안”이라면서 “20대 일부 남성만을 위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안양시, ‘인공지능 면접 체험’ 등 다양한 취업 정책 쏟아진다

    경기도 안양시에 다양한 취업 지원 정책이 쏟아진다. 시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면접체험부스를 비롯해 중소기업 인턴사원제, 청년직무박람회 등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시는 올해 목표로 잡은 일자리 2만 6000개 알선을 달성하기 위해 5대 신규사업을 벌인다.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기술을 접목한 상설면접 체험부스가 시청사 일자리센터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AI면접부스에서 기본적인 질문과 상황질문, 인성적성검사를 진행하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신의 직무 역량과 적합도를 분석한다. VR면접부스는 취업과 관련해 실제 기출문제를 활용한 가상면접을 체험하는 공간이다. 2월 중 첫선을 보이게 될 AI과 VR면접 체험부스는 시 일자리센터에 등록한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다. 직접 구직자를 찾아 적극적인 취업 알선도 진행한다. 찾아가는 일자리현장서비스인 일명 ‘바로잡고’((JobGo)를 30여 차례 운영할 예정이다. 시민축제장과 청년축제 현장, 지역 대학과 특성화고, 도서관, 군부대, 교도소,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찾아 구직자를 찾는다. 전통시장과 지하철역사, 지하상가 등 인파가 붐비는 지역도 포함한다. 시는 전문 직업상담사와 동행, 취업상담과 알선은 물론 구직선호도 심리검사를 진행하고 취업과 관련한 정책과 프로그램도 소개한다. 신 중년층 70명에게 재능기부와 사회공헌 활동을 지원한다. 활동비를 지급하고 사회적 기업이나 비영리단체를 연계해 파견할 계획이다. 미취업 청년을 중소기업체에 소개하는 인턴사원제도 운영한다. 청년 30명을 중소기업에 취업을 알선하고 참여 기업에 인터기간 2개월 동안 100만원의 고용 장려금을 지급한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청년에게 추가 지원으로 장기근속을 유도할 계획이다. 청년층 맞춤형 취업지원을 위한 청년직무박람회도 올해 새롭게 마련한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동료가 수은 넣은 샌드위치 먹고, 4년간 혼수상태 청년 끝내

    동료가 수은 넣은 샌드위치 먹고, 4년간 혼수상태 청년 끝내

    직장 동료가 몰래 수은 등을 넣은 샌드위치를 점심으로 먹은 뒤 4년 가까이 혼수 상태에 빠졌던 스물여섯 독일 청년이 끝내 세상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사생활 보호법에 따라 ‘클라우스 O’로만 알려진 가해자는 지난해 독일 법원에서 살인 기도죄로 유죄가 인정돼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런데 지난해 판결을 이끈 베이트 발터 주 검찰청 검사는 수도 베를린으로부터 서쪽으로 350㎞ 떨어진 빌레펠트 법원에서 열린 재판 도중 이 청년이 결국 숨을 거뒀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고 영국 BBC가 9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빌트의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발터 검사는 클라우스에게 같은 수법으로 목숨을 잃은 또다른 피해자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재심을 명령할 수 있다는 말도 함께 전했다. 가장 최근 클라우스 때문에 몸에 이상이 생긴 직장 동료는 모두 세 명이었다. 이 사건이 처음 세간의 주목을 받은 것은 2018년이었다. 클라우스가 일하던 북서부 슐로스 홀트-스투켄브로크 마을에 있는 금형 회사에서 일하던 한 근로자가 어느날 점심을 열어보니 하얀 가루가 뿌려져 있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근로자의 신고를 받은 회사는 몰래 감시 카메라를 설치했는데 클라우스가 동료가 싸온 도시락 뚜껑을 연 뒤 흰 가루를 뿌리고 다시 뚜껑을 덮는 모습이 포착됐다. 납 아세트산염과 수은이었다. 두 화학 성분은 아무런 맛이 느껴지지 않으며 체내에 흡수되면 콩팥과 같은 장기를 심각하게 훼손시킨다. 클라우스의 집을 압수수색했더니 수은과 납, 카드뮴 등이 줄줄이 나왔다. 지난해 3월 법원 재판부는 “공공에 위험한” 인물이라며 형량을 감경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당시 재판에 참여한 심리학자는 “다른 화학 성분이 토끼들에게 어떻게 다른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려는 연구자 같은” 심리였다고 진술했다. 그는 특별히 다른 직원들과 갈등을 일으키는 유형의 근로자도 아니었다. 매우 숙련돼 일솜씨가 없는 동료들에게 친절하게 요령을 알려주는 친절함도 있었지만 절대로 커피를 함께 마시며 개인적인 일을 얘기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워낙 일솜씨가 야무져 직장 생활에 문제가 없었다. 2000년 이후 이 회사에서 일하다 은퇴할 나이가 아닌데도 심장마비에 걸려 죽거나 암에 걸려 고통받은 사람들이 모두 21명이나 돼 충격을 더한다. 따라서 앞으로 더욱 많은 이들의 죽음이 클라우스의 화학 실험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확인될 수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젊은, 여자가, 혼자? … 그저 농촌으로 왔을 뿐입니다

    젊은, 여자가, 혼자? … 그저 농촌으로 왔을 뿐입니다

    “남편은?”, “돈 많은 농부 소개시켜 줄까?”, “지금 몇 살이야?” 지난해 12월 중순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갤러리에서 ‘이런 내가 불편한가요?’라는 이름의 전시가 열렸다. 여성으로 ‘농촌에 살았던, 살고 있는, 살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나눈 농촌에 대한 이야기를 설치물과 영상으로 풀어냈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바닥에서 마주하게 되는 저 세 문장은 젊은 여성에 대한 농촌 사람들의 시선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실제로 귀농·귀촌한 1인 젊은 여성이 농촌에 가면 주민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젊은 여자 혼자 오직 농사를 지으러 농촌에 오지는 않았을 것이며, 농촌에 온 여성이라면 농부가 아닌 농부의 아내이거나 예비 신붓감일 것이라는 편견이다. 가부장적인 농촌 사회에서 여성은 여전히 주체가 아닌 부수적인 존재로 여겨진다. 이 전시는 20~30대 여성 다섯 명으로 구성된 ‘1인여성농촌생활집담회’(WWWs)가 기획했다. ‘Whenever Wherever Womans’의 약자인 WWWs는 농촌에서만 살아온 여성, 귀촌했다가 다시 도시로 떠난 여성, 언젠가 귀촌할 계획이 있는 여성이 모여 농촌 생활의 구조적인 문제와 그 속에서 여성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고충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임이다. 우연히 같은 농촌 지역에 살면서 인연을 맺게 된 이들은 2018년 여름 그저 농촌 생활의 불편함에 대해 떠들기 위해 모였다. 교통을 비롯해 집과 땅, 페미니즘, 직업, 동물 등을 키워드로 집담회를 진행한 WWWs는 최근 여성가족부 청년참여플랫폼 문화혁신사업의 지원을 받아 전시와 집담회 내용을 정리한 책자를 선보였다. 최근 WWWs 팀과 만나 ‘농촌에서 젊은 여자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팀원들의 요청에 따라 이들이 거주했던 지역과 실명은 공개하지 않는다. 지역과 실명을 특정할 경우 어디에서나 벌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일부 지역의 특수성으로, 농촌의 구조적인 문제가 아닌 개인의 문제로 한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에는 귀촌해서 농사를 짓다가 다시 도시로 떠났지만 농촌 거주를 꿈꾸는 이응, 도시에서 살고 있지만 언젠가 귀촌할 계획이 있는 파테껑, 농촌에서 태어나 다른 농촌으로 이주한 보리링이 참여했다. -농촌에서 살기를 꿈꿨을 때 어떤 점을 기대했나요. 이응 귀농·귀촌은 노년을 즐기기 위한 거라고만 여겼어요. 그러다 도시에서 옥상 텃밭을 가꾸고 대안적인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여러 모임에 다니면서 ‘아, 까짓것 노년으로 미룰 거 뭐 있어?’라는 생각이 커졌어요. 1부터 10까지 내 손에서 시작해 내 손으로 끝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확신이 들었고, 그게 농촌으로 가서 농사 짓는 삶을 꿈꾼 궁극적인 목표였죠. 파테껑 프랑스어로 ‘언제 떠나냐’는 의미의 제 닉네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지구에 이로울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까 최대한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했어요. 그렇게 살려면 도시보다는 시골이 더 가능성이 있어 보였죠. 시골에서는 자급자족할 수 있는 영역이 많으니까요. -직접 농촌에서 생활하니까 어떻던가요. 이응 자급자족, 느리게 사는 삶, 자연과 함께하는 농부의 모습에 대한 기대가 컸어요. 겉으로는 ‘나, 그렇게 환상만 보고 귀농한 거 아니거든?’이라고 날을 세웠지만요. 농촌은 집과 일, 많은 부분이 인맥에 의해 예측하지 못한 식으로 흘러갈 때가 많아요. 그 촘촘한 인맥망 안에서 휘둘리지 않기 위해 애쓰는 에너지가 정작 농사짓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보다 커요. 상상 이상으로요. 시골이라고 해서 단순하고 느린 삶을 자연스레 살게 되는 건 아니라는 게 기대와 가장 달랐던 점이죠. 보리링 전 원래 농촌 출신이고 농촌에서만 살아온 사람이라서 별다를 것은 없었어요. 그런데 저는 읍에 살다가 리 단위로 들어가 살았거든요. 읍과 리 사이에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읍보다 리가 상대적으로 더 시골이고 교통도 불편하고 사람들의 관계가 오밀조밀한 점이 신기하더라고요. 1인 여성에게 농촌 생활이 녹록지 않은 건 도시에 비해 여러 가지가 배제되기 때문이다. 일단 대중교통 수단이 많지 않아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렵다. 저녁에 무언가 먹고 싶을 때 도시에서는 집 앞 편의점을 가면 그만이지만 시골에서는 자가용이 없다면 밖으로 나가는 일이 꽤나 번거로워진다. ‘내가 원할 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다’는 건 그만큼 생활의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뜻이다. 환경이 열악한 탓에 일자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하다못해 농기구 역시 남성들의 신체에 맞게 제작돼 있어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도 많다. 까다로운 환경적·물리적 조건만큼 여성들을 곤란하게 하는 건 사람들의 시선이다.-농촌에 살면서 곤혹스럽거나 불편하다고 느낀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이응 귀농한 젊은 여성들이 많이 듣는 질문 몇 가지가 있어요. 첫마디는 “남편은 어디에?”죠. 제가 농사를 짓고 싶다 해도 저는 농부이기 이전에 ‘농사 짓기를 좋아하는 신붓감’ 정도로 비춰질 때가 많았어요. 1인 여성이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걸 상상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젊은 여성은 여전히 출산과 양육의 주체밖에 될 수 없는 거죠. 보리링 제가 제일 불편했던 지점은 도시보다 농촌이 더 1인 여성을 배제하고 판을 짜놓은 것 같은 분위기였다는 거예요. 저는 어디에 있든 저로서 존재하고 싶은데 농촌에서는 제가 아니라 ‘젊은 1인 여성’으로 구분되죠. 제가 저로서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어요. 그들이 원하는 이미지가 있고 그 이미지에서 벗어나면 한 소리를 듣죠. 예를 들어 짧은 머리를 하거나 짧은 옷을 입으면 ‘왜 저렇게 입고 다녀’라는 소리가 나오죠. 실제로 챙이 큰 모자를 썼을 때 ‘패션쇼를 하지 그래’라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어요. -농촌 어르신들이 젊은 여성들에게 기대하는 이미지는 어떤 건가요. 혹은 ‘여자라서’ 겪게 되는 일이 있나요. 이응 농촌은 성별 역할이 도시보다 더 뚜렷한 곳이라고 생각해요. 힘을 많이 써야 하거나 규모가 큰 일일수록 여성은 배제되고, 빠르게 손을 움직여야 하는 단순 작업이나 살림에만 여성을 찾는 경우가 많았죠. 농지 계약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여기 남자는 어디 갔냐”고 물을 만큼 여성이 혼자 농사지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다 보니 일하는 환경 자체도 남성에게 맞춰져 있어요. 그런데 무엇보다 불편한 건 그런 어려운 환경에서 잘해도 ‘여자치곤’ 잘하는 거고, 못하면 ‘역시 여자는 농사일 못한다’로 귀결되는 서사예요. 보리링 공간에는 성별이 없잖아요. 그런데 농촌의 공간들은 성별로 구분 지어진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부엌은 여자의 공간 혹은 자잘한 밭일은 여성의 일, 큰 기계를 다루는 밭일은 남자의 일 이런 식으로 역할이 구분 지어지는 것이 불편하죠. WWWs 팀원들은 공통적으로 농촌이 인맥으로 얼기설기 얽혀 있어 불편하다고 입을 모았다. ‘옆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다 안다’는 말은 집안 사정을 속속들이 잘 아는 친밀한 이웃 관계를 비유하기도 하지만 달리 말하면 사생활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농촌에서 인맥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보리링 농촌에서는 서로 모르는 관계망이 없어요. 서로 속속들이 다 알고 있죠. 그게 좋은 면도 있고 나쁜 면도 있겠지만 갑갑하게 느껴질 때도 있거든요. 하다못해 친한 사람이 없으면 좋은 집을 구하기도 어려워요. 좋은 농가 주택이나 농사짓기 좋은 땅들은 부동산에 (매물로) 나오지 않아요. (알음알음) 믿을 만한 사람에게 내 땅을, 내 집을 ‘맡기고’ 싶어 하기 때문이죠. 직업을 구할 때도 관계망에 들어가야만 좋은 정보를 구할 수 있고요. 파테껑 농사를 짓기 위해 귀촌한 제 친구가 농번기가 찾아와서 사람들이 도와 달라고 하면 도와주러 갈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고요. 어른들이 도와 달라고 하면 거절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가 다음에 땅을 빌리려면 누군가의 인맥과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오면 지쳐서 정작 자기 밭을 못 가꾸게 되는데 그러면 자기 밭의 주변 어른들이 찾아와서 ‘네 밭은 왜 이 모양이냐’고 (지적을) 한대요. 그 악순환의 고리가 개선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인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달리 말하면 사생활이 노출될 가능성도 많다는 뜻일 텐데요. 보리링 사생활은 거의 보장 안 되죠. 귀농인들이 겪는 고충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가 있어서 가본 적이 있거든요. 혼자 귀농을 한 젊은 여성 분이 그러더라고요. 마치 내 사생활이나 개인 정보가 마을의 전광판에 띄워져 있는 기분이 들었다고요. 그런 기분일 때가 좀 많죠. 속속들이 알고 있어서 무척 친밀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가 하면 내가 뭘 했는지, 어디가 아픈지 3초 만에 마을에 퍼지는 기분이 들 때도 있어요. WWWs는 농촌에서 겪은 고립, 답답함, 외로움에 대한 자신들의 이야기가 ‘농촌에서 살지 말라’는 목소리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 오히려 농촌에서 살 계획이 있는 사람들이 이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미리 알고 어떻게 이 어려움을 타개할 것인지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농촌에서 살기를 희망하는 여성에게 조언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이응 ‘그렇고 그런 서사에서 자유로워지라’고 말하고 싶어요. 제가 귀농해서 가장 힘들었던 건 농사일이 아니었어요. 그 좁고 좁은 인맥망 안에 어울리기 위해 어떻게든 저를 증명해 보이는 데 애를 쓰느라 진을 많이 뺐어요. 청년 농부는 무거운 것도 잘 들고, 거친 일도 잘하고, 어른들에게 싹싹하게 해야만 할 것 같았거든요. 어디서 어떤 직업을 가지고 살든 본인이 정의 내린 대로 살면 된다고 전하고 싶어요. -여성들이 농촌에서 온전하게 자립하기 위해 인식이나 제도적인 면에서 어떤 부분이 개선돼야 할까요. 보리링 농촌에 간다고 했을 때 무조건 그 사람이 농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왜냐면 농촌도 사람 사는 곳인데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잖아요. 이응 귀농·귀촌을 시도하는 여성들이 임시로 머물 수 있는 공간이나 여성들이 운용할 수 있는 자가 교통이 제도적으로 지원된다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지만 그런 제도를 마련하기에 앞서 젠더 감수성을 먼저 갖추는 게 우선이지 않을까 싶어요. 함께 농사짓는 또래 남성들도 젠더 이슈만 나오면 농촌과 농사일에서 여자가 배제될 때 그건 배제가 아니라 배려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때마다 속이 꽉 막혔거든요. 필요한 제도를 운운하기엔 농촌에서 여성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 시작 단계에 있다고 생각해요. 지역 어디에 여성 농부가 있는지, 그들은 무얼 하며 살고 있는지 그래서 ‘우리’는 누구인지 말하는 것이 먼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파테껑 제도적으로는 농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조사와 연구가 필요한 것 같아요. 누가 이주해 오고, 언제 이주해 나가는지, 이주하는 이유는 뭔지에 대해 조사를 해서 널리 알렸으면 좋겠어요. 또 개인적으로는 여성이 농촌에 있든 도시에 있든 어디에 있든 간에 본인 스스로를 의심하거나 자신을 가혹하게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단독] 소음·먼지로 힘든 산업단지, 녹색 실내 정원에서 쉬세요

    [단독] 소음·먼지로 힘든 산업단지, 녹색 실내 정원에서 쉬세요

    3~4명 휴식 가능한 박스형 16㎡ 공간 ㎡당 식물 60~70본… 생장 유지력 좋아스트레스 완화·일자리 창출 효과 기대근로환경 개선과 휴식공간 확대를 위해 전국 산업단지에 실내 정원인 ‘스마트가든볼’이 처음 도입된다. 9일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산업단지와 공공시설 등 336곳에 실내 유휴공간을 활용한 가든볼 설치를 위해 국비 50억 4000만원을 투입한다. 가든볼은 실내 정원의 공간 확보 문제와 꽃·화분 관리의 어려움 등을 개선한 일체형 정원이다. 가로·세로 각 4m에 높이 2.2m인 16㎡ 규모로 3~4명이 들어가 쉴 수 있는 박스 형태다. 온도와 습도, 조명 밝기 등을 자동 조절할 수 있는 모듈형으로 유지 관리가 편리하다. 테이블·소파뿐 아니라 산소발생기와 미세먼지센서 등도 설치할 수 있다.가든볼은 지난해 일자리위원회의 ‘산업단지 대개조 계획’(쾌적한 근로·정주환경의 청년 친화 산단)에도 반영됐다. 올해 시범사업은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가 50%씩 사업비를 부담하며, 지자체 신청을 받아 산단 기업 319곳과 공공시설 17곳을 선정했다. 산림청은 가든볼 설치에 필요한 가이드라인 마련과 함께 민간 기술 이전도 추진한다. 현장 설치는 하반기에 본격화할 전망이다. 관상용 적합성과 생장 유지력, 빛에 대한 민감도, 공기정화능력 등을 평가해 식재 식물도 선정했다. 식재 방식은 디자인을 다양화할 수 있는 ‘일자형’과 식물 교체 및 유지 관리가 수월한 ‘키트형’으로 1㎡ 기준 60~70본을 심을 수 있다. 2018년 12월 정원디자인학회와 서울시립대가 대학생과 근로자 50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한 결과 스트레스 완화 효과가 뛰어났다. 스트레스지수는 체험 전 32.58에서 체험 후 25.02로, 피곤·무력감은 11.2에서 8.5로, 긴장·불안감은 11.64에서 9.02로 각각 낮아졌다. 분노·적개심과 혼란·당황, 우울·낙담지수도 완화됐다. 정원에 머무는 최적의 시간은 13분으로 분석됐다. 산림청은 중장기적으로 일자리 창출을 기대한다. 시설 및 식물 유지·관리는 설치 기관·기업 부담 원칙이나 시범사업 기간은 정원 전문가와 시민정원사 등을 자원봉사 형태로 연계해 지원할 계획이다. 가든볼 설치 기업이 늘어나면 식물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식물 코디네이터’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육건수 산림청 도시숲경관과 사무관은 “시범사업을 거쳐 계속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으로 기업들의 관심과 참여가 관건”이라며 “소규모 기업이나 산단 내 기업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실외 가든볼을 검토하는 등 국민 체감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정원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설립취지 훼손 경사노위 참여 못 해… 사회적 대화기구 제안”

    “설립취지 훼손 경사노위 참여 못 해… 사회적 대화기구 제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995년 출범 이후 23년 만에 ‘제1노총’으로 거듭났다(2018년 정부자료 기준). 1946년 설립 이래 부동의 1위였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제치고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노동단체로 등극했다. 정부와 경영계는 민주노총이 명실상부한 제1노총이 된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문성현 위원장과 경사노위 참여 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손경식 회장은 지난 8일 한목소리로 경사노위에 민주노총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명환(55)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협의기구임에도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지금의 경사노위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경사노위에 불참하는 이유는. “지난해 2월 경사노위는 노동시간 단축을 무력화하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최장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결국 단위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려는 정부 정책을 관철시켰다는 점에서 경사노위는 협의기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또 경사노위가 사회적 약자인 여성·청년·비정규직 등 계층별 대표들이 배제된 운영위원회 중심으로 운영하겠다고 했다. 이 두 가지가 경사노위의 협의 정신을 크게 훼손했다고 본다.” -다음달 17일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물을 것인지. “안건을 대의원대회 때 상정하기는 어렵다. 지금의 경사노위에 민주노총이 참여하는 것을 놓고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논쟁이 많았다. 설립 취지 자체가 훼손됐고 사회적 약자를 배제한 경사노위에 참여할지를 놓고 에너지를 소모할 수는 없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사노위 틀이 아닐지라도 다양한 방면에서 정부와 교섭, 협의, 대화를 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김 위원장은 노사정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도 함께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기구를 제안했다. -경사노위 외 새로운 대화 모델이 있나. “노동시장의 양극화·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노사정만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노사정과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범국민토론회를 열거나 그것을 발전시킨 대화기구가 있다면 저희는 적극적인 참여를 모색할 것이다. 또 사업장별로 노사 간 교섭, 산업별로는 산별노조와 그 산업을 대표하는 사용자 단체 간 교섭이 이뤄진다. 새로운 대화기구뿐만 아니라 기존의 교섭 창구를 활용하는 것도 문제 해결 방법이다.”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노총과도 당연히 대화하겠다”고 밝혔는데. “우리도 마찬가지다. 공공부문에서 정부와 노정 협의를 하고 있는 민주노총 입장에서 행정부 전체를 총괄하는 국무총리를 못 만날 이유가 없다. 물론 대화할 때 어려움은 있을 것이다. 정 후보자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얘기한다면 그것은 잘못됐다고, 당당하게 말하면 된다. 정 후보자가 나중에 총리로 임명돼 민주노총과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면 참여하겠다.” 김 위원장은 2017년 12월 제9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당선됐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해에 위원장 임기를 시작했다. 임기(3년)는 올해까지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노동’을 한국 사회의 중요한 축으로 인정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저임금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가 잘한 정책과 잘못한 정책을 꼽는다면. “‘노동 존중 사회’를 표방하는 등 ‘노동’을 중요한 가치로 인정한 점은 긍정적이다. 이 정부 들어 2009년 정리해고된 쌍용자동차 노동자 중 일부가 약 10년 만인 2018년과 지난해 복직하고, 2006년 해고된 고속철도(KTX) 승무원들이 투쟁 12년 만인 2018년 복직한 일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하고도 저임금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는 개선되지 않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최저임금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8590원). 그리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2013년 10월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외노조 통보를 받고 지금도 법외노조 상태다. 이 정부가 집권 초에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취소하면 됐는데···.”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에 대한 평가는. “두 가지가 병행돼야 한다. 하나는 고용 안정, 또 하나는 처우 개선이다. 그런데 지금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공공기관의 직접고용이 아니라 공공기관이 자회사를 설립해 간접고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자회사의 직접고용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지표만 중시하는 성과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자회사로 가는 순간 노동자들 처우는 개선되지 않는다.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용균씨 사망 사고에서도 드러났지만 발전소에서 일하다가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은 협력업체(외주업체) 노동자들이었다.” -올해는 전태일 열사 50주기이면서 민주노총 출범 25주년이 되는 해다. “민주노총의 올해 캐치프레이즈는 ‘모든 노동자가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라)’다.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쳤듯이 노동권 보장을 위해 앞장서겠다. 그리고 비정규직 철폐, 노동시장에서의 차별 철폐, 불평등 해소를 위해 끊임없이 법·제도 개정과 인식 개선, 현장에서의 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 -오는 21일 한국노총 차기 위원장 선거가 예정돼 있다. “한국노총과의 규모 경쟁은 무의미하다. 단, 선의의 경쟁은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이 현재(2017년 기준) 10.7%인데, 20%대, 30%대가 되는 사회를 만들려면 양대 노총이 힘을 합해야 한다. 그리고 어떨 때는 한국노총과 긴장 관계에 있을 수도 있지만, 그동안 양대 노총이 한국 사회를 개혁하기 위한 과제들에 대해 한목소리를 낸 역사가 있다. 한국노총의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남은 개혁 과제를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화할 생각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김명환 위원장은 1991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기관차 검수원으로 입사한 이후 줄곧 노동운동을 해 왔다. 1994년 6월 23~29일 전국기관차협의회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가 2003년 신규채용 방식으로 9년 만에 복직했다. 2006년 전국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 2013년 철도노조 위원장을 차례로 지냈다. 위원장 시절 수서발 고속철도(KTX) 민영화에 반대하며 2013년 12월 9~31일 역대 최장기 철도파업을 이끌었다. 이 때문에 2014년 해고됐다. 기소까지 됐지만 2017년 2월 3일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2017년 12월 제9대 민주노총 위원장에 당선됐고, 코레일과 철도노조 합의로 지난해 5월 다시 복직했다.
  • [단독] 3주차 신입이 독가스 처리… 청년의 죽음 아무도 막지 못했다

    [단독] 3주차 신입이 독가스 처리… 청년의 죽음 아무도 막지 못했다

    유대인 학살 때 썼던 맹독성 물질 시안화수소 노출 5분 만에 사망 마스크 착용 등 보호장비 없이 작업 비치된 마스크도 기준미달 있으나 마나 유해·위험직업 취업제한 등 관리 절실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가 사상 처음으로 800명대로 낮아졌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청년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2018년 인천 남동공단의 도금업체에서 맹독성 물질인 시안화수소에 노출돼 사망한 23세 청년의 사고도 스스로 막을 수 없는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9일 강성규·함승헌·최원준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팀이 한국산업보건학회지에 보고한 ‘도금 사업장 근로자에게 발생한 시안화수소 급성중독과 작업환경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A(23)씨는 2018년 5월 28일 의식을 잃고 병원 응급실로 실려 왔다. 그는 3주 전 전자부품 도금업체에 취업했고 완제품 건조와 포장 작업을 했다. A씨는 그날 대체인력으로 처음 도금 공정에 투입됐다. 그는 도금 공정에 대해 잘 몰랐지만 공장장의 지시를 받고 도금 작업에 필요한 시안화합물 용해액을 준비했다.응급실로 실려 온 A씨는 간수치가 급상승하고 신장이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된 상태였다. 의료진이 급히 기도삽관과 응급투석을 하는 한편 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한 결과 심한 ‘뇌부종’이 관찰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혈액검사 결과 혈액 1ℓ당 이온화된 ‘시안화수소’가 14.6㎎이나 검출됐다. 검출된 시안 이온의 양은 기준치인 0.1㎎/ℓ의 ‘146배’에 달했다. 시안화수소는 시안화나트륨(청산소다), 시안화칼륨(청산가리) 등을 통해 생성되는 맹독성 물질로 제2차 세계대전 때 유대인 학살에 사용했던 독가스다. 조사 결과 A씨는 사고 당일 공장장의 지시로 주말 동안 45ℓ 용량의 수조 2개에 담겨 있던 시안화나트륨, 시안화칼륨 용해액을 바가지로 퍼 사업장 바닥에 버린 뒤 수돗물을 새로 받았다. 이후 ‘약품창고’에서 시안화나트륨을 옮겨 와 다시 2개의 수조에 넣었다. 당시 농도가 급격히 높아진 시안화수소에 중독됐을 가능성이 있었다. 시안화수소 중독 위험성은 사고 뒤에도 상존했다. 실제로 사고 뒤 다른 근로자가 작업량을 최소화하고 배기장치를 가동한 실험에서도 시안화수소가 기준치의 20%까지 검출됐다. 시안화나트륨과 시안화칼륨은 약품창고라고 불리는 3.3㎡(1평) 공간에 보관돼 있었다. 이곳에는 환기장치조차도 없었다. 연구팀은 “환기시설이 없기 때문에 약품창고에서의 노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피해자의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는 ‘마스크’였다. A씨에게 마스크를 쓰라는 지시는 없었고 그는 고무장갑, 장화, 앞치마만 착용하고 작업을 했다. 심지어 비치된 마스크도 ‘저농도 유기화합물’ 용도의 마스크여서 시안화수소를 여과할 수 있는 기능이 없었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A씨는 총 30분간 작업했고, 시안화수소 노출 5분 만에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연구팀은 “일산화탄소, 황화수소와 같이 밀폐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물질은 실시간으로 농도를 측정하는 직독식 측정기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며 “시안화수소와 같은 급성독성물질도 실시간 측정 정책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국내 습식 표면 가공업체는 3000개가 넘고 그중 절반이 전기도금업체다. 이들 업체 중 50인 미만 사업장이 98.2%고, 50.0%는 10인 미만 영세 사업장이다. 연구팀은 “도금 공정은 고용노동부령 ‘유해·위험 작업의 취업 제한에 관한 규칙’ 제3조에서 정하고 있는 자격·면허 필요 작업에 포함돼 있지 않다”며 “그러나 도금사업장에서 독성이 높은 화학물질을 다량 사용하고 있는 만큼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여야 ‘젊은 인재’로 이슈 선점… “전문·대표성은 부족”

    여야 ‘젊은 인재’로 이슈 선점… “전문·대표성은 부족”

    민주 영입 6명 중 4명이 20대~40대 초반 ‘6호’ 인물도 40대 워킹맘 홍정민 변호사 젊은 남성 인재 ‘청년’ 빼면 사회 경력 미약 한국당도 북한 인권·미투 관련 상징성 치중 전문가 “근본적으로 인적 구조 안 바꾸고 이벤트성 영입은 정치 후진성 보여주는 것”총선을 90여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경쟁적으로 인재를 영입해 이슈 선점을 다투고 있다. 민주당은 장애·청년·안보·경제 카드를 차례대로 꺼냈고, 한국당은 북한 인권 및 성폭력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과 관련해 상징성 있는 인물들을 내세웠다. 그러나 정당들의 인재 영입이 상징성에만 치우쳤지 제대로 된 전문성이나 대표성을 지니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선 양당은 청년층을 의식한 듯 20대에서 40대 초반의 젊은 인물들을 앞세운 것이 눈에 띈다. 민주당은 9일 현재까지 발표한 6명 가운데 4명이 20대에서 40대 초반이며, 한국당이 발표한 2명도 각각 20대와 30대다. 민주당이 이날 발표한 여섯 번째 총선 영입 인물 역시 40대 초반의 워킹맘 홍정민(42) ‘로스토리’ 대표다. 홍 대표는 2008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2011년 서울대에서 응용계량경제학 및 금융경제학 분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법률 전문가이자 경제 전문가다. 2014년부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일하다가 2018년 법률서비스 관련 스타트업 로스토리를 설립했다.민주당 여성 인재의 경우 비례대표에 ‘여성’ 할당이 있는 만큼 ‘여성·장애·청년’(최혜영 교수), ‘여성·청년·4차산업 인재’(홍정민 대표) 등 ‘멀티 카드’로 내세울 만한 인물을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젊은 남성 인재의 경우 ‘청년’이라는 점 말고는 이렇다 할 전문성을 보여 주지 못해 한계로 지적된다. 민주당이 2호로 발표한 원종건(27)씨의 경우 사회 초년생으로 내세울 만한 경력이 사실상 전무하며, 시각장애인 어머니와 어려운 가정 형편을 극복하고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했다는 감동 스토리를 빼면 어린 나이가 유일한 경쟁력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발표한 인재 6명 가운데 여성이 2명밖에 없다는 점도 한계다. 상대 당의 약점을 파고들어 전략적으로 내세운 인물들도 눈에 띈다. 민주당은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의 김병주(58) 전 육군대장을 영입해 보수 진영으로부터 비판을 받는 ‘안보’ 이슈를 선점하는 한편 지난해 10월 한국당이 영입하려다 공관병 갑질 문제가 불거지면서 철회한 박찬주 전 육군대장과의 대비 효과를 극대화했다. 반면 한국당은 지난 8일 여성 인권 분야의 상징적 인물인 테니스 선수 출신의 김은희(29) 코치를 영입했다. 김 코치는 체육계 성폭력 사건을 처음 고발한 인물이기도 하다. 여성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 온 한국당은 김 코치를 통해 여성 인권에 관심을 보여 주는 동시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이라는 아픈 기억이 있는 민주당이 쉽사리 들고 나올 수 없는 이슈를 전략적으로 택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처럼 총선에 대비한 전략적 인재 영입에 대한 쓴소리도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근본적으로 인적 구조를 바꿀 생각은 하지 않고 총선 때마다 갑자기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들을 발굴하는 식의 이벤트성 영입은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안보’ 선점한 민주당, ‘미투’ 내세운 한국당…여야 뒤바뀐 인재영입 전략

    ‘안보’ 선점한 민주당, ‘미투’ 내세운 한국당…여야 뒤바뀐 인재영입 전략

    총선을 90여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경쟁적으로 인재를 영입해 이슈 선점을 다투고 있다. 민주당은 장애·청년·안보·경제 카드를 차례대로 꺼냈고, 한국당은 북한 인권 및 성폭력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과 관련해 상징성 있는 인물들을 내세웠다. 그러나 정당들의 인재 영입이 상징성에만 치우쳤지 제대로 된 전문성이나 대표성을 지니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우선 양당은 청년층을 의식한 듯 20대에서 40대 초반의 젊은 인물들을 앞세운 것이 눈에 띈다. 민주당은 9일 현재까지 발표한 6명 가운데 4명이 20대에서 40대 초반이며, 한국당이 발표한 2명도 각각 20대와 30대다. 민주당이 이날 발표한 여섯 번째 총선 영입 인물 역시 40대 초반의 워킹맘 홍정민(42) ‘로스토리’ 대표다. 홍 대표는 2008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2011년 서울대에서 응용계량경제학 및 금융경제학 분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법률 전문가이자 경제 전문가다. 2014년부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일하다가 2018년 법률서비스 관련 스타트업 로스토리를 설립했다. 민주당 여성 인재의 경우 비례대표에 ‘여성’ 할당이 있는 만큼 ‘여성·장애·청년’(최혜영 교수), ‘여성·청년·4차산업 인재’(홍정민 대표) 등 ‘멀티 카드’로 내세울 만한 인물을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젊은 남성 인재의 경우 ‘청년’이라는 점 말고는 이렇다 할 전문성을 보여 주지 못해 한계로 지적된다. 민주당이 2호로 발표한 원종건(27)씨의 경우 사회 초년생으로 내세울 만한 경력이 사실상 전무하며, 시각장애인 어머니와 어려운 가정 형편을 극복하고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했다는 감동 스토리를 빼면 어린 나이가 유일한 경쟁력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발표한 인재 6명 가운데 여성이 2명밖에 없다는 점도 한계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민주당 김성환 당 대표 비서실장은 “저희도 그게 고충이다. 대체로 특정 분야 전문가가 되려면 연배가 50∼60대가 되는데, 사회의 또 다른 요구는 청년들이 정치에 진입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청년이 전문성이 뛰어나기에는 세대적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상대 당의 약점을 파고들어 전략적으로 내세운 인물들도 눈에 띈다. 한국당은 지난 8일 여성 인권 분야의 상징적 인물인 테니스 선수 출신의 김은희(29) 코치를 영입했다. 김 코치는 체육계 성폭력 사건을 처음 고발한 인물이기도 하다. 여성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 온 한국당이었기에 김 코치 영입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삼고초려를 통해 김 코치를 영입한 한국당은 여성 인권에 대한 관심을 보여 주는 동시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으로 아픈 기억이 있는 민주당이 쉽사리 들고 나올 수 없는 이슈를 전략적으로 택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한국당의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은 “김 코치가 가진 용기와 희망을 더 확산시키기 위해 우리 당이 힘이 돼 주고 함께 하겠다고 설득했다”면서 “3번 만났을 때 비로소 주위 분들과 상의해 한국당이 여성 인권과 스포츠 발전에 함께한다면 동참하겠다고 해서 모시게 됐다”고 영입 과정을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의 김병주(58) 전 육군대장을 영입해 보수 진영으로부터 비판을 받는 ‘안보’ 이슈를 선점하는 한편 지난해 10월 한국당이 영입하려다 공관병 갑질 문제가 불거지면서 철회한 박찬주 육군대장과의 대비 효과를 극대화했다. 한국당이 영입한 탈북자 출신의 중증장애인 북한인권운동가 지성호(39) ‘나우’ 대표와 민주당이 영입한 검사장 출신의 소병철(62) 순천대 석좌교수는 각각 북한 인권과 사법 개혁이라는 각 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들이다. 그러나 이처럼 총선에 대비한 전략적 인재 영입에 대한 쓴소리도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정치도 나름의 기술과 훈련이 필요한데 총선용 인재 영입이 너무 상징적인 면에만 치우쳐 있다”면서 “매번 새로운 인력들을 충원하겠다고 하면서 근본적으로 인적 구조를 바꿀 생각은 하지 않고 총선 때마다 갑자기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들을 발굴하는 식의 이벤트성 영입은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정의당 “만 18세 미만 미성년자 정당 가입 금지 부당”…헌법소원 청구

    정의당 “만 18세 미만 미성년자 정당 가입 금지 부당”…헌법소원 청구

    국회의원 선거권이 없는 만 18세 미만 미성년자들의 정당 가입을 제한한 정당법에 대해 정의당이 위헌이라고 문제를 제기하며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제출했다. 정의당은 청구서에서 “정당법 제22조 제1항 본문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구한다”고 밝혔다. 제22조 제1항 본문은 ‘국회의원 선거권이 있는 자는 공무원 그 밖에 그 신분을 이유로 정당가입이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다른 법령의 규정에 불구하고 누구든지 정당의 발기인 및 당원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선거권이 없는 만 18세 미만 미성년자는 정당에 가입하지 못 한다. 이에 정의당은 “문민정부의 수립, 평화적 정권교체 등으로 국가와 사회의 민주화가 진행되고 국민의 정치적 의식수준이 현저하게 성장한 상황에서,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라고 하여 정당에 가입하고 활동하는데 필요한 정치적 판단능력이 부족하다고 할 수 없다”며 “이들에 대한 당원모집을 제한하는 것은 정당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정당이 민주사회에 기여할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헌법소원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당은 청소년의 참여를 확대하고 대한민국 정치의 세대교체를 앞당기는 청년정치의 메카가 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헌법소원심판청구 이유를 두고선 “지난 연말 선거제도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며 헌정사상 처음으로 만 18세 국민도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참정권의 문을 열었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정당법은 선거권이 없는 국민의 정당 가입을 불허하고 있어 청소년들의 정치활동을 근본적으로 제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특히 유럽 국가의 사례를 들면서 미성년자 정당 가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심 대표는 “스웨덴·독일·프랑스·영국 등 민주주의와 복지가 잘 실현된 유럽 선진국들의 경우 정당가입 연령을 국가가 금지하지 않고 정당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해 청소년의 정당 활동을 적극 보장하고 있다”며 “핀란드의 경우는 만 13세부터 18세까지 청소년의회를 법적기구로 두고 있다. 독일의 고등학교는 직접 자신이 원하는 정당의 강령을 만드는 교육과정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어릴 적부터 정치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을 인턴 과정으로 권유하고 있는 나라가 많다. 한국만 못할 이유가 없다”며 “그런 측면에서 청소년들이 10대부터 정당 활동을 통해 민주주의를 학습하고, 정치적 권리를 가지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심 대표는 “이제 입시에만 몰두하는 교육을 넘어 청소년들이 좋은 시민이 되기 위해 참정권과 노동기본권 등을 함께 배우고 익히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며 “정의당은 청소년을 입시경쟁의 장으로만 내몰고 지시와 관리의 대상으로 보는 꼰대정치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단독] 23세 청년의 죽음…스스로 막을 수 없었다

    [단독] 23세 청년의 죽음…스스로 막을 수 없었다

    배기시설 없는 3.3㎡ 방에서 약품 반출입사 3주차 20대 청년에 맹독물질 맡겨공장 비치된 마스크조차 여과기능 없어전기도금업체 절반 10인 미만 영세기업독성물질 실시간 측정 등 관리강화 필요2018년 5월 28일 인천 남동공단의 도금업체에서 일하던 23세 청년 A씨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병원 응급실로 실려왔다. 그는 3주 전 전자부품 도금업체에 취업했고 완제품 건조와 포장 작업을 했다. A씨가 병원으로 실려온 그날은 그가 처음으로 도금공정에 투입된 날이었다. 마침 도금 작업 근로자가 자리를 비워 대체인력으로 투입됐다. 그는 도금공정에 대해 잘 몰랐지만, 공장장의 지시를 받고 도금작업에 필요한 시안화합물 용해액을 준비했다. 응급실로 실려온 A씨는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기도 삽관을 시행했지만, 간수치가 급상승하고 신장이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된 상태였다. 의료진이 급히 응급투석을 하는 한편 뇌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한 결과 심한 ‘뇌부종’이 관찰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한 혈액검사 결과 혈액 1ℓ당 이온화된 ‘시안화수소’가 14.6㎎이나 검출됐다. ●배치 첫날…독성물질, 기준치 146배 검출 시안화수소는 시안화나트륨(청산소다), 시안화칼륨(청사가리) 등 시안화합물을 통해 생성되는 맹독성 물질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유대인 학살에 사용했던 독가스가 바로 시안화수소다. A씨의 혈액에서 검출된 시안 이온의 양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인 0.1㎎/ℓ의 ‘146배’였다. 그는 최종적으로 ‘뇌기능 부전’ 진단을 받았고 요양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2018년 A씨 죽음을 조명한 언론보도가 이어졌고, 현장조사가 이뤄졌다. 최근 전문가 분석 결과가 학계에 보고됐는데, 그의 죽음은 스스로 막을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강성규·함승헌·최원준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팀과 길병원 응급의학과 연구팀이 한국산업보건학회지에 보고한 ‘도금 사업장 근로자에게 발생한 시안화수소 급성중독과 작업환경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A씨의 죽음은 각종 부조리가 복합된 결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A씨는 사고 당일 공장장의 지시로 주말 동안 45ℓ 용량의 수조 2개에 담겨 있던 시안화나트륨, 시안화칼륨 용해액을 물 퍼내듯 바가지로 퍼 사업장 바닥에 버린 뒤 수돗물을 새로 받았다. 이후 약품 창고에서 시안화나트륨을 옮겨 와 다시 2개의 수조에 넣었다. 당시 농도가 급격히 높아진 시안화수소에 중독됐을 가능성이 있었다.시안화수소 중독 위험성은 사고 뒤에도 상존했다. 실제로 사고 뒤 다른 근로자가 작업량을 최소화하고 배기장치를 가동한 실험에서도 시안화수소가 기준치의 20%까지 검출됐다. 시안화나트륨과 시안화칼륨은 ‘약품창고’라고 불리는 3.3㎡(1평) 공간에 보관돼 있었다. 이곳에는 환기장치가 없었다. 연구팀은 “환기 시설이 없기 때문에 약품창고에서의 노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있었지만…시안화수소 여과기능 없어 더 큰 문제는 피해자의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는 ‘마스크’였다. A씨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지시는 없었고 그는 고무장갑, 장화, 앞치마만 착용하고 작업을 했다. 심지어 비치돼 있는 마스크마저 ‘저농도 유기화합물’ 용도의 마스크여서 시안화수소를 여과할 수 있는 기능이 없었다.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A씨는 총 30분간 작업했고, 시안화수소 노출 5분 만에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판단됐다. 규정 미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시안화수소는 ‘최고노출기준’이 설정돼 있다. 고용노동부 고시의 ‘화학물질 및 물리적 인자의 노출 기준’에 따르면 최고노출기준은 ‘근로자가 1일 작업시간 동안 잠시라도 노출돼서는 안 되는 기준’으로 규정됐다. 그러나 ‘작업환경측정 및 지정측정기관 평가 등에 관한 고시’에서는 ‘노출 기준 고시에 최고노출기준이 설정돼 있는 대상 물질을 측정하는 경우에는 최고 노출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 동안 측정해야 한다’고 돼 있다. 연구팀은 “이 규정에서 ‘최소한의 시간’이라는 표현이 매우 모호하다”며 “그래서 현장에서는 보통 최고노출기준이 설정돼 있는 물질은 15분 동안 측정하는데, 대상물질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사고로 피해자가 5분 만에 쓰러졌고, 15분에 맞춰 측정하면 농도가 낮게 측정돼 위험성이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고노출기준, 단시간 노출에 대한 다양한 측정 방법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급성독성물질, 실시간 농도 측정 필요” 아울러 “일산화탄소, 황화수소와 같이 밀폐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물질은 실시간으로 농도를 측정하는 직독식 측정기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며 “시안화수소와 같은 급성독성물질도 실시간 측정 정책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국내 습식 표면 가공업체는 3000개가 넘고 그 중 절반이 전기도금업체다. 이들 업체 중 50인 미만 사업장이 98.2%이고, 50.0%는 10인 미만 영세 사업장이다. 연구팀은 “도금 공정은 고용노동부령 ‘유해·위험작업의 취업 제한에 관한 규칙’ 제3조에서 정하고 있는 자격·면허 필요 작업에 포함돼 있지 않다”며 “그러나 도금사업장에서 독성이 높은 화학물질을 다량 사용하고 있어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여기는 남미]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불가’한 만취 운전자 적발

    [여기는 남미]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불가’한 만취 운전자 적발

    음주측정기가 '측정불가' 결과를 낼 정도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아르헨티나 남자가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마저 황당한 사건이라고 혀를 내두른 이 사건은 아르헨티나 남부 추붓주의 라고푸엘로에서 벌어졌다. 7일(이하 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4일 오후 16번 주도에서 음주운전단속을 실시했다. 문제의 남자는 추붓주에서 리오네그로주로 넘어가는 방향으로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단속에 걸렸다. 한눈에 봐도 남자는 만취한 상태였다. 아르헨티나는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가 적발되면 경중에 따라 자동차와 면허증이 압수된다. 물론 혈중알코올농도가 허용치를 넘었을 때의 얘기다. 경찰은 남자에게 음주측정기를 들이밀었다. 남자는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측정에 응했지만 예상하지 못한 상황은 이때 벌어졌다. 혈중알코올농도가 디지털숫자로 표시되어야 할 곳에 엉뚱하게도 위쪽을 향한 화살표 표시가 뜬 것. 경찰은 다시 측정을 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기기가 혈중알코올농도를 표시할 수 없을 정도로 남자가 너무 술을 많이 마신 탓이었다. 아르헨티나 현행 규정에 허용하는 혈중알코올농도는 0.5g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금까지 추붓주 음주운전단속에서 세워진 최고기록은 2.90g이다. 관계자는 "혈중알코올농도가 3이면 인사불성, 코마(의식불명)가 된다"면서 "기기가 혈중알코올농도를 표시할 수 없을 정도로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 적발된 경우는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남자의 운전면허증과 자동차를 현장에서 압수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음주운전단속은 주로 주말에 실시된다. 클럽 등에서 밤을 새운 청년들이 음주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엔 마약운전에 대한 단속도 강화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마약을 투약한 후 운전대를 잡는 사람이 음주운전자보다 많아지는 등 마약이 술만큼이나 교통안전에 심각한 위협거리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호르나다추붓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체육계 미투1호·목발 탈북자…재시동 건 한국당 인재 영입

    체육계 미투1호·목발 탈북자…재시동 건 한국당 인재 영입

    자유한국당이 8일 ‘체육계 미투 1호’ 테니스 선수 출신 김은희(29) 코치, 탈북자 출신 중증장애인 북한인권운동가 지성호(39) 나우(NAUH) 대표를 청년 인재로 영입했다. 지난해 10월 공관병 갑질 논란의 박찬주 전 육군 대장 영입 불발 이후 두 달 만이다. 김 코치는 초등학교 선수 시절 성폭력 가해자를 성인이 돼 대회장에서 마주친 후 고소해 징역 10년형의 처벌을 끌어냈다. 지도자의 위력이 절대적인 체육계에서 나온 첫 미투로, 김 코치 이후 체육계의 용기 있는 미투가 이어졌다. 김 코치는 처음에는 한국당의 입당 제안을 받고 “나는 한국당과 맞지 않는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김 코치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영입 행사에서도 “한국당이라 하면 인상부터 쓰던 제가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고, 주변에서 만류도 많았다”며 순탄치 않았던 입당 과정을 설명했다. 김 코치는 “한국당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그 과정에서 인권 문제 해결에 대한 당의 의지를 확인했고 약속을 받았다”고 입당 결심 배경을 밝혔다. 김 코치를 발탁하고 삼고초려를 한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코치와 연락부터가 쉽지 않았다”며 “김 코치가 마음을 편하게 가질 수 있도록 부인과 함께 찾아가고, 또 찾아가 설득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이 변화하려고 하니 와 달라, 당신이 들어와서 당을 바꾸는 주역이 돼 달라고 설득했다”고 했다. 함께 입당한 지 대표는 중증장애를 가진 탈북자 청년이다. 14살 때 화물열차에 실린 석탄을 훔치려다 열차에 치여 왼팔과 왼다리를 잃었다. 이후 배고픔에 쓰레기를 주워 먹으며 떠도는 ‘꽃제비’ 생활을 했다. 20대 초반 목발을 짚은 채 두만강을 헤엄쳐 건너 탈북에 성공했다. 지 대표는 미국을 오가며 북한 인권의 참상을 고발하는 활동을 했고,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에도 초대받았다. 당시 지 대표가 목발을 머리 위로 들어 보이며 기립 박수를 받는 장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소홀한 북한 인권 문제를 지 대표와 함께 풀어 나간다는 정책 전략도 세웠다. 한국당은 매주 2번씩 새로운 영입 인재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염 위원장은 “‘웰빙당’, ‘꼰대당’을 과감하게 벗어날 획기적인 체질 개선의 몸부림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민주 논란됐던 모병제 총선 공약서 제외

    민주 논란됐던 모병제 총선 공약서 제외

    설 전 1차 ‘청년 주거·일자리’ 등 발표더불어민주당 정책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도입을 주장해 논란이 됐던 모병제가 21대 총선 공약에서는 최종적으로 제외됐다. 8일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모병제는 시간을 가지고 길게 봐야 하는 게 맞다”면서 “이번 총선 공약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모병제 공약을 뺀 것은 ‘시기상조’라는 당내 반발이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군 문제라는 예민한 사안을 건드려 20대 남성들의 주목을 받기는 했지만 모병제를 단기간에 도입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민주당 관계자는 “모병제는 민주연구원에서 처음 의제로 내놓은 것이었는데 실제 정책으로 연결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며 정책적 한계를 언급했다. 실제로 모병제 도입을 두고 민주당 내에서도 공개적인 반대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소신발언’으로 유명한 김해영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섣부른 모병제 전환은 안보 불안을 야기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11월 19일에 진행된 ‘2019 국민과의 대화-국민이 묻는다’에서 “모병제는 중장기적으로 설계해 나가야 한다”면서 사실상 반대 뜻을 드러냈다. 공약 준비를 마친 민주당은 설 연휴 전에 공약 발표를 시작할 예정이다. 특히 1차 공약으로 ‘청년 주거와 일자리’, ‘혁신성장을 위한 신산업 육성과 세제 혜택’ 등 민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내용을 묶어 설날 밥상에 올릴 계획이다. 설 이후부터는 민주당 정책 페스티벌에서 공개됐던 정책 등을 경제·주거·문화 등 분야별로 묶어 발표할 방침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2020 청년정치]세상에서 가장 바쁜 백수…“험지에서 성공하겠다”

    [2020 청년정치]세상에서 가장 바쁜 백수…“험지에서 성공하겠다”

    “감나무 밑에 누워 연시가 입 안에 떨어지기를 바라는 것으로 청년의 정체성이 형성되면 안 됩니다.”더불어민주당 대전동구 장철민(38) 예비후보는 지난 6일 대전 곳곳을 돌아다니며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험지에 가서 부딪치는 청년들이 100명만 되도 정말 정치가 바뀔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실패하면 그것대로 정치인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하나의 참고 사례가 된다는 것이다. 그도 지난해 6월 험지로 분류된 대전 동구 출마를 마음먹고 표밭을 일구고 있다. 장 예비후보는 민주당 홍영표 의원의 7급 비서로 시작해 7년 만에 2급 정책조정실장까지 올라간 정치 엘리트이기도 하다. 그는 “어려운 삶을 살지 않았더라도 문제를 잘 발견하고 어떻게 해결할지를 찾는 것이 훈련된 정치인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선거를 하다 현실적으로 부딪치는 부분은 어떤 것이었나. “솔직히 저는 일반적인 청년정치인과 같지 않다. 선거경험이 많으니까 어떤 일들을 해야 하고 진짜 중요한 일들이 뭔지 웬만한 사람보다는 잘 안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은 현역 의원들에게 있는 훈련된 9명의 보좌진이 없다는 것이다. 혼자서 5~6명이 할 일을 하고 있지만, 대세를 가를만한 어려움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6살 된 딸 아이를 보지 못하는 게 더 힘들다.” -청년정치인으로서 어려움은 없었나. “기회비용이 크다. 저 같은 경우는 청와대로 들어오라는 제안을 거절하고 험지에 출마했다. 경력의 공백을 기회비용으로 갖고 선거에 도전하는 것이고 다른 청년들도 그러다 보니 선뜻 정치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세상에서 가장 바쁜 백수 같은 거니까.” -‘스펙’이 짱짱하다. 서울대를 나왔고, 집도 있고, 당내에서도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저는 운이 되게 좋았다. 7급 비서로 들어갔는데. 금방 승진도 하고 또래에 비하면 큰 역할도 많이 하면서 경험도 쌓았다. 대부분의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20대들과 동일한 삶을 살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런 환경에 있는 2030 세대들과 공감할 수 있을까. “부족함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모든 정치인이 마찬가지다. 흔히 약자의 편에서 일한다고 하지만 진짜 약자는 한 명도 없다. 훈련된 정치인은 내가 그 삶을 살지 않더라도 어려운 부분을 잘 발견하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찾는 사람이다. 어떤 면에서는 그 삶을 살아가는 사람보다 더 잘 보고 좋은 대안을 만들 수 있다.” -보좌관을 하면서 청년을 위한 법안에 힘을 보탰던 적이 있나. “2014년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홍영표 의원의 비서관을 할 때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협상안을 썼던 기억이 난다. 주 52시간을 포함해 노동관련 현안 패키지 딜을 하자고 했다. 여야와 경제계 노동계 들어왔었는데 그때 통과가 안 됐다. 2018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와서 통과됐는데 내용은 당시와 거의 비슷하다.”-청년 정치를 말하는데, 청년이 국회에 들어가면 달라지는 게 있나. “솔직히 생물학적인 나이보다 얼마나 정치를 젊게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가만히 앉아서 판사처럼 판단하지 않고, 새로운 문제의식을 계속 이야기하고 제안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행정부 조직의 공무원들은 기존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날 수가 없다. 다른 이야기를 국회에서 해주고 정치적 책임도 져줘야 한다. 새로운 움직임이 없다 보니까 전체적으로 국회가 노쇠해지고 있다.” -새로운 것 시도하다 시끄럽기만 해지는 것 아니냐. “물론 좌충우돌이 있을 수도 있고 잡음이 날 수도 있다. 저는 잡음이 나면 날수록 좋다고 본다. 새로운 문제의식과 관점이 정책과 담론으로 국회에 들어오면 모든 정치과정이 풍성해질 수 있다. 젊은 사람 한두 명의 힘은 미진할 수 있겠지만, 그게 새로운 역할로 기능 할 수 있다면 충분히 좋은 일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유권자들이 젊은 정치인에게 기대 하는 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바른말 하는 사람이 많이 없어졌다는 말을 정말 많이 하신다. 흔히 소장파들의 역할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아닌 것은 확실하게 잘못 했다고 말하는 정치인을 원하는 사람이 많다. 원팀을 너무 강조하다 보면 바른말도 못 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청년정치의 내용은 뭔가 돼야 하나. “나이가 젊다는 이유로 우리 몫을 주장하는 방식으로 세대를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고 이상한 일이다. 청년정치가 가지는 장점과 철학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선거를 삼아야 한다고 본다. 저는 젊은 사람들이 오히려 더 멀리 볼 거라고 유권자를 설득한다. 지금 국회에 계신 분들은 아무리 길어도 3~5년을 내다보지만 우리 청년들은 20년 후 대한민국, 지역, 인구구조 등 장기의 시각과 관점을 가지고 정치를 할 수 있다. 15~20년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게 젊은 정치인들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국회는 장기기획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관심도 없다. -그런 청년 정치인들이 어떻게 많아질 수 있나. “‘민주주의 기본은 납득’이라고 생각한다. ‘386세대’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그들이 국회에 진입할 때는 정당성을 인정받았다. 지금 청년들이 생물학적 나이로만 정당성을 주장할 수는 없다. 어찌 됐든 정당성을 얻으려는 시도와 노력을 여러 사람이 같이 해줘야 한다. 험지에 가서 부딪치는 청년들이 100명만 되면 정말 바뀔 것 같다. 이런 노력이 모여나가면 그 세대가 가지는 철학 같은 게 드러나지 않을까. 감나무 밑에 누워서 연시가 입 안에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청년의 정체성이 되면 안 된다.”-당이 청년정치인을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하나. “청년은 자기 확신이 있어야 도전할 수 있다. 예측가능성이 있어야 확신할 수 있다. 하던 일을 그만두고 도전했는데 갑자기 전략공천 등으로 상황이 이상해지면 좌절하게 되고, 정치를 할 수 없게 된다. 그런 종류의 예측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당이 할 일이다. ‘내가 이런 일을 하면 정치인 될 수 있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길을 만드는 게 선배들의 몫이다. 대전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2020 청년정치] 뮤지컬에서 정치인으로…“중년 주류 정치권, 차별 없었나요”

    [2020 청년정치] 뮤지컬에서 정치인으로…“중년 주류 정치권, 차별 없었나요”

     국회의원 피선거권(만 25세 이상)을 갓 받은 지역구 출마자가 있다. 정의당 소속으로 서울 중랑 갑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진 김지수(26) 정의당 중랑갑 지역위원장이 주인공이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 김 위원장의 꿈은 ‘뮤지컬’이었다. 무대에 서겠다는 꿈을 바꾼 건 학업과 택배기사 업무를 병행할 때였다. 김씨는 “정치의 영역에서 노동자와 청년은 배제돼 있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조금 더 관심을 가지면 세상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아래는 일문일답 -출마 이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뮤지컬을 전공해 대학에 다니다 2014년 자퇴했다. 예술가가 아니라 직접 변화를 만드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마음먹어서다. 이후 사회에 나와 생계를 위해 다양한 아르바이트와 일용직, 계약직 노동을 경험했다. 이후 택배기사로 일할 때 정의당에 입당했다. 노동자와 청년이라는 존재가 정치의 영역에서 배제됐다고 생각했다.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면 세상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치를 처음 접한 건 어떤 경로였나  “정의당의 청년 정치인 양성 프로그램인 ‘진보정치 4.0 아카데미’에 참여했다. 이것을 계기로 정의당 정책위 당직자, 청년 부대변인, 기자단 등의 활동을 시작했다. 이 경험들이 스스로 지역 정치에 참여해야만 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해줬다.”  -21대 총선 출마를 결정한지 얼마나 됐나  “지난 11월 총선 출마를 결정했다. 준비는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중랑구에서는 오랫동안 정의당의 활동이 없었고 지난 7월 당직선거를 통해 활동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 그동안 거대양당이 외면했던 중랑구 내의 진보적 의제를 찾고 적극적으로 대변해야 할 필요를 절실히 느꼈다.”  -시민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당선될 수 있다. 달라진 분위기 느끼나?  “아직 선거운동 초반이지만 기존 양당 정치에 대한 대안세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정의당의 예비후보에게 시민들께서 거는 기대심리를 체감하고 있다.”  -총선 준비하면서 금전적인 부분은 어떻게 충당하나.  “중앙당의 지원금과 후원금이 주된 재원이다. 20대에 옥탑방 세입자고 번듯한 자산 하나 없는 나로서는 별다른 방법이 없어 재정적인 부담을 느낀다.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지인과 친구들이 십시일반으로 후원을 해주고 있다.”  -아무래도 지역구보다는 비례대표에 후보가 많이 몰리고, 특히 청년 후보들이 비례에 많이 몰리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비례대표제 자체가 지역구 소선거제를 통해서는 의회 진입 기회를 좀처럼 갖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제도이지 않나. 때문에 청년이 비례에 도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역 활동을 새로 시작하는 것은 쉽지 않다. 중년 남성들이 주류인 지역 정치권의 분위기 속에서 청(소)년,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등이 차별 없이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는 상황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청년 후보가 지역구에서 경쟁력 있겠나  “청년들은 지역 정체성이 그리 강하지 않은 경향이 있다. 대체로 주거 불안을 겪고 일과 학업 시간을 다른 지역에서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누적된 지역 정치활동을 통해 표를 얻는 통상적인 방식을 지금의 청년들에게도 똑같이 기대하거나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구 선거활동을 하면서 선거법에서 ‘이건 고쳤으면 좋겠다’ 싶은 것이 있다면  “선거권과 피선거권 연령이 만 18세보다 더 낮아졌으면 한다. 다양한 세대가 동료 시민으로서 주체적으로 선거에 참여하기를 바란다. 입시공부가 아니라 정치를 통해 삶을 바꿀 기회가 청소년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치가 조금 더 일상적인 것이 되기를 바란다.  기탁금 제도 또한 고쳤으면 좋겠다. 정치 신인이 문턱에서부터 좌절할 만큼 이렇게 비싼 기탁금을 내야 하는 곳은 한국과 일본뿐인 것으로 알고 있다.”  -청년으로서 기성 정치권에 비해 ‘이런 것은 내가 자신 있다’ 싶은 게 있다면  “기존의 정치는 중년·남성·엘리트 중심의 시선으로 내린 판단으로 많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정치란 삶을 변화시키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다. 나의 주변엔 살지도 않을 집을 더 사고 싶은 사람이 아닌 월세를 감당하기도 빠듯한 친구들이 있다. 이제는 그런 사람들의 정치가 필요하다. 아니, 절실하다. 20대, 택배 노동자, 옥탑방 세입자의 시선으로 더 다양한 사람들의 삶에 공감하는 태도 하나만큼은 자신 있다.”  -청년 정치인이 청년을 대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뭐라고 답할 수 있나  “청년은 단일한 모습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청년정치인은 청년만을 대변하지도 ‘청년의제’라고 불리는 사안만을 대변하지도 않는다. 중년 엘리트 남성 정치인도 그들의 시선으로 정치를 풀어나가지 않는가. 다만 이들이 국회에 지나치게 많아, 다양한 사람들과 사안을 제대로 대표하고 있지 못하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지역구 정치인은 청년 뿐 아니라 시민 전체를 대변할 수도 있어야 할 것이다. 접점을 어떻게 찾고 있나?  “지역구든 비례든 모든 정치인이 그러하다. 그러나 ‘전체’를 대변한다는 말에는 모순이 숨어있다. 누가 보아도 문제인 것을 고쳐나가는 것도 과제이지만 서로 충돌하는 입장, 권리, 견해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 갈등을 어떤 입장과 사회비전을 토대로 풀어갈 것인지가 정치의 역할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여성의제, 주거문제, 민생문제 등의 모든 정치 의제를 아울러 더욱 다양한 사람들의 관점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용기·인권·젊음, 김은희·지성호 영입에 한숨 돌린 한국당

    용기·인권·젊음, 김은희·지성호 영입에 한숨 돌린 한국당

    체육계 미투 1호 김은희 코치“주변 만류…인권 의지 확인 후 결심”중증 장애·청년·탈북 인권활동가 지성호박찬주 논란 뒤 절치부심 인재영입자유한국당이 8일 ‘체육계 미투 1호’ 테니스 선수 출신 김은희(29) 코치, 중증 장애인으로 목발을 짚고 두만강을 건넌 탈북자 출신 북한인권운동가 지성호(39) 나우(NAUH) 대표를 청년 인재로 영입했다. 지난해 10월 공관병 갑질 박찬주 전 육군대장의 영입 불발 이후 두 달 만의 인재 영입이다. 김 코치는 초등학교 선수 시절 성폭력 가해자를 성인이 돼 대회장에서 마주친 후 고소해 징역 10년형의 처벌을 끌어냈다. 지도자의 위력이 절대적인 체육계에서 나온 첫 미투로, 김 코치 이후 체육계의 용기 있는 미투가 이어졌다. 김 코치는 처음에는 한국당의 입당 제안을 받고 “나는 한국당과 맞지 않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김 코치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재영입 행사에서도 “한국당이라 하면 인상부터 쓰던 제가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고, 주변에서 만류도 많았다”며 순탄치 않았던 입당 과정을 설명했다. 김 코치는 “피해자 인권을 되찾고자 피해 사실을 신고할 때 더 큰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현실이 힘들고 무기력하게 했다”며 “한국당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그 과정에서 인권 문제 해결에 대한 당의 의지를 확인했고, 약속을 받았다”고 입당 결심 배경을 밝혔다. 김 코치를 발탁하고 삼고초려를 한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은 서울신문 통화에서 “김 코치와 연락부터가 쉽지 않았다”며 “김 코치가 마음을 편하게 가질 있도록 부인과 함께 찾아가고, 또 찾아가 설득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당이 변화하려고 하니 와 달라, 당신이 들어와서 당을 바꾸는 주역이 돼 달라고 설득했다”고 했다.김 코치와 함께 입당한 지 대표는 중증 장애를 가진 탈북자 청년이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소홀한 북한 인권 문제를 지 대표와 함께 풀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지 대표는 14살 때 북한에서 화물열차에 실린 석탄을 훔치려다 열차에 치여 왼팔과 왼다리를 잃었다. 이후 배고픔에 쓰레기를 주워 먹으며 떠도는 ‘꽃제비’ 생활을 했다. 20대 초반 목발을 짚은 채 두만강을 헤엄쳐 탈북에 성공했다. 지 대표는 미국을 오가며 북한 인권의 참상을 고발하는 활동을 했고,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에도 초대받았다. 당시 지 대표가 목발을 머리 위로 들어 보이며 기립박수를 받는 장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지 대표는 이날 “자유를 찾고서 나 스스로 약속했다”며 “탈북자인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기, 중증 장애인인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기, 기초수급자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에서 납세 의무를 다하며 살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한국당이 박 전 대장 영입 논란 이후 절치부심으로 마련한 인재영입에 한국당 의원들은 일단 한숨을 돌렸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민주당이 내놓은 영입 인사들보다 훨씬 낫다는 평”이라며 “이제야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당의 한 당직자는 “민주당은 절대 영입 못 하는 탈북자, 미투 피해자를 모셔온 것”이라며 “북한인권은 민주당이 외면하는 이슈가 아니냐”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도 영입행사에서 “오늘 영입한 두 분의 공통점은 용기와 인권”이라며 “남들이 소홀히 생각할 수 있는 두 화두에 대해 두 분의 용기를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매주 2번씩 새로운 영입 인재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염 위원장은 “확정된 인원이 20명 정도 된다”고 말했다. 염 위원장은 특히 “‘웰빙당’, ‘꼰대당’을 과감하게 벗어날 획기적인 체질 개선의 몸부림이 진행되고 있고, 이를 통해 새 에너지를 창출해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김경수 경남지사 ‘수도권에 맞서는 동남권 메가시티 추진’

    김경수 경남지사 ‘수도권에 맞서는 동남권 메가시티 추진’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8일 “올해 도정은 청년특별도와 교육인재특별도, 동남권 메가시티 플랫폼을 만드는데 집중해 도민이 체감하는 행복한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김 지사는 이날 도청 도정회의실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도정운영방향을 밝혔다. 그는 “올해 도정은 청년특별도, 교육인재특별도, 동남권 메가시티 플랫폼 구축 등을 3대 핵심과제로 삼고 혁신과 성장, 체감하는 변화를 2대 정책방향으로 정해 도정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청년과 함께 청년이 직접 만드는 청년정책을 추진해 청년이 돌아오고 찾아오는 청년특별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남형 아이돌봄 모델 개발, 혁신도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 확대 등을 추진해 우수한 인재를 지역공동체가 함께 길러내는 교육(인재)특별도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특히 “초광역 협력을 강화해 동남권을 또 하나의 수도권인 메가시티 플랫폼으로 만드는 과제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울산과 협력해 대형항만, 공항, 철도 등 인프라를 바탕으로 동북아 물류플랫폼과 동남권 수소경제권을 구축하고, 동남권 에너지 및 부품소재 클러스터 조성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동남권 광역관광벨트를 조성하고, 광역 도로망 및 철도망을 건설해 경제생활권을 동남권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서부경남KTX 건설사업과 창원 스마트산단 조성, 진해신항 건설 등 3대 국책사업은 추진 속도를 높여 완료 시기를 앞당기고 경제·사회·도정 3대 혁신도 중단 없이 추진한다”고 강조해다. 김 지사는 질의답변을 통해 도정방향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그는 “동남권 메가시티 플랫폼 구축을 위해 부산·울산시와 관련 사업에 대한 협의를 하고 있으며 올해 초광역 협력사업 기획예산이 국비로 책정됐고 중앙부처와도 논의를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김 지사는 남부내륙고속철도 역사 유치 경쟁과 관련해 “역사 유치는 지방정부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지만 국토부 등에서 노선과 정거장 등을 정하기 위해 진행하는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채무 불이행’ 사태가 발생한 마산 로봇랜드 문제에 대해 “현재 상황에서는 2단계 사업이 쉽지 않은 것으로 판단돼 근본적인 해법을 주문해 놓았으며 곧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진주권역 공공병원 설립문제와 관련해 “공론화위원회에서 권고안을 만들면 그 권고안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공론화위원회가 현재 경남도청 서부청사로 쓰고 있는 옛 진주의료원 자리에 공공병원을 설립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권고하면 도는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해법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피해 최소화를 위해 최대한 지원하는 것이 행정이 할 일이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오는 21일 예정인 ‘드루킹 댓글조작’ 혐의 2심 선고 공판과 관련해 “사법적 판단은 최선의 노력을 다한 뒤 기다릴 수밖에 없다”면서 “제가 노력이 부족해서 결과가 안 좋게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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