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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낙연? 황교안? 둘 다 꼴보기 싫어…이번엔 투표소 안 가요”

    “이낙연? 황교안? 둘 다 꼴보기 싫어…이번엔 투표소 안 가요”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빅매치 르포 “이낙연? 황교안? 둘 다 꼴 보기 싫어요. 이번엔 투표소 안 가려고.” 대한민국 ‘정치 1번지’ 서울 종로는 이번 4·15 총선에서도 이름값을 톡톡히 하게 됐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한 달여 동안 고심 끝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총리와의 빅매치가 성사된 탓이다. 종로 밖 정치 평론가들은 대선 전초전이 될 종로 선거를 예측하고 후폭풍을 가늠하느라 여념이 없지만, 막상 투표권을 쥐고 있는 유권자들은 싸늘했다. 정권도 심판해야 하고 야당도 심판해야 하는 복잡한 심사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종로에서 30여년을 살면서 선거 때마다 꼬박꼬박 투표하는 것으로서 종로 주민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진덕수(65)씨는 9일 민심을 들으러 온 서울신문 기자에게 “두 후보 다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다”면서 “좀더 두고 봐야겠지만, 이번 선거에선 유난히 마음을 정하기 힘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총선 때마다 여야 정치싸움의 격전지로 종로가 오르내리는 데 불만을 토해내는 목소리도 많았다. 종로 이화동 거주 5년차 직장인 진모(31)씨는 “종로의 주목도가 큰 것은 이해하지만, 지역 사회와 밀접한 인물이 출마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면서 “솔직히 본인들 정치 커리어를 위해 종로 유권자를 볼모로 잡는 것 아니냐”며 양측 후보를 모두 비판했다. 선거철마다 시끄럽기만 할 뿐 지역 주민들에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싸늘한 민심 속에선 승자를 예측하기 어려워보였다. 40년간 평창동에서 살았다는 김상학(67)씨는 “요즘 종로 가게들이 워낙 문을 많이 닫아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게 꼽힌다”면서 “아무래도 정권을 심판하고 경제를 살리겠다는 황 대표가 근소한 차이로 역전승을 이루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그러나 관철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59)씨는 “경제가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지금 한국이 보릿고개를 넘는 수준이 아니지 않느냐”면서 “문재인 정부가 남은 기간 동안 안정감 있게 개혁을 추진하려면 이낙연 전 총리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전 총리는 미래 비전과 지역 공약을 제시하며 정권 심판론의 예봉을 피하려 했다. 그는 이날 사직동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4·15 총선을 종로와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출발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용산-고양 삼송 구간 신분당선 연장 추진 등 첫 번째 지역 발전 공약을 내놓았다. 이 전 총리는 “청년이 돌아오는 종로로 바꾸려면 교육, 보육, 주거환경, 산업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면서 “광화문 광장 조성 문제는 교통문제 해결이 선결된 뒤에 공론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가 종로를 ‘정권심판 1번지’로 만들겠다고 한 것에 대해 이 전 총리는 “다른 후보들의 선거에 대해 논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추가 언급을 삼갔다. 지난 7일 황 대표가 출사표를 던졌을 때 이 전 총리는 “미래를 위한 선의의 경쟁을 기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뒤늦게 종로에 뛰어든 황 대표는 이날 첫 행보로 종각역 ‘젊음의 거리’를 찾았다. 높은 공실률로 붕괴된 종로 상권을 잘 드러내는 곳이다. 정권심판론을 펴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기도 했다. 한때 인파가 끊이지 않았던 젊음의 거리는 초입 양측 첫 건물부터 ‘임대’라고 큼지막히 쓰인 현수막이 나붙어 있었다. 그 뒤로도 텅 빈 가게가 즐비했다. 한 상인은 “1년 넘게 빈 상가도 꽤 많다”고 귀띔했다.황 대표는 상인들을 만나면서 “제가 알던 종로는 경제·정치 중심지였는데 지금은 옛날의 활력은 없어지고 참담한 상황”이라면서 “잘못된 정책으로 망가진 종로 경제 반드시 살려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황 대표가 젊은 시민들과 대화를 시도하자 이를 거부하며 줄행랑치는 모습도 보였다.무소속 이정현 의원의 거취도 변수다. 보수진영에서는 표 분산을 우려해 이 의원과 황 대표의 단일화를 바라는 분위기다. 이 의원은 “이번주 내로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종로는 15대 총선 이후 6번의 총선에서 보수 진영이 4번, 진보 진영이 2번 승리했다. 지난 20대 선거에서는 당시 민주당 정세균(52.6%) 후보가 새누리당 오세훈(39.7%) 후보를 크게 이겼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신분당선 연장’ 카드 꺼낸 이낙연 “청년 돌아오는 종로”

    ‘신분당선 연장’ 카드 꺼낸 이낙연 “청년 돌아오는 종로”

    “교통 원활한 종로로 개선하려 한다”황 대표 출마엔 “정책선거 하고 싶다”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종로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9일 용산~고양 삼송 구간 신분당선 연장 추진을 비롯해 첫 번째 지역 발전 공약을 내놓았다. 이 전 총리는 1시간 가량 하얀 마스크를 쓰고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뚜벅이 유세’를 했다. 시민들을 만나면 잠시 마스크를 벗고 목례를 했으며 악수는 하지 않았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사직동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4·15 총선을 종로와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출발로 삼고자 한다”면서 “다른 후보들과도 그것을 위한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청년이 돌아오는 종로로 바꿔가고 싶다. 그러기 위한 교육, 보육, 주거환경, 산업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교통이 원활한 종로로 개선하려 한다. 고양 삼송과 용산 구간 신분당선 연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광화문 광장 조성 문제는 교통문제 해결이 선결된 뒤에 공론화를 해 나가도록 임하겠다”며 “주차 공간 확보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역사문화도시로 종로를 발전시켜 가겠다”면서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재생 사업을 재추진하겠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해서는 “우리 의료의 수준과 정부의 관리 능력을 신뢰한다”면서 “이번 일도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안정돼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전 총리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종로를 ‘정권심판 1번지’로 만들겠다고 한 것에 대해선 “다른 후보들의 선거에 대해 논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고 입장을 발표했고, 그 연장선에서 종로의 미래에 대한 제 생각을 말한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이어 “경쟁이라는 말을 논의라는 말로 바꿨다. 그것까지 경쟁이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아서”라고 했다. 도 “같은 말을 계속하면 지루하다. 제대로 된 정책선거를 하고싶다”고 덧붙였다.종로 ‘빅매치’ 성사에 따른 수도권 선거 지원 문제에 대해선 “종로 선거가 커지면, 종로에서 선전하는 것이 다른 곳에 대한 지원도 될 수 있다”면서 “종로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보수통합 입장을 밝히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데 대해서는 “평론가들의 몫으로 남겨두겠다”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자신의 장점에 대해선 “일을 제대로 해 봤다. 과거 총리들과 다르게 문제의 본질에서 눈을 떼지 않고, 해결을 직접 모색하고 진두지휘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감염병, 재난재해를 많이 겪었지만 대체로 안정적으로 관리했다고 자부한다”고 평가했다. 이날 이 전 총리는 도시환경정비구역 사직2구역을 둘러보며 이 지역 재개발을 둘러싼 주민 의견을 들었다. 이 곳은 지난 해 4월 대법원이 서울시의 도시환경정비구역 직권해제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하면서 사업 재개가 가능해진 지역이다. 이 전 총리는 정영미 재개발조합장 등을 만나 “행정적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가야할 방향으로 갈 수 있는 방안을 짜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초 정부가) 지키려던 가치는 무엇이었는지,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이렇게 방치될 정도인지 가치의 비교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사직경로당을 방문해 “(신종코로나가) 단지 전파력이 강해서 그건 조심해야 하는데, 얼마 안 가서 안정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빨리 안정을 시켜 어르신들이 안심하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건물주도 집없으면 무주택…청약제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2·16 부동산대책’의 풍선효과로 청약경쟁률과 청약가점이 연일 고공행진이다. 강남 분양 아파트 청약가점은 만점(84점)에 육박하고 경쟁률만 수천대 일이다. 4월부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본격 시행으로 ‘반값 로또 분양’이 쏟아지면 청약광풍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이때문에 사실상 당첨이 희박한 2030 등 ‘청포자(청약포기자)’들은 “이번 기회에 청약제도 모순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핏대를 높인다. 백만장자도 ‘집’만 없다면 1순위가 되고, ‘나홀로 가구’ 시대에 부양가족 수에 가점을 주는 역차별에 대해 제고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을 통해 현 청약가점제도의 논란과 대안들을 9일 짚어봤다.  청약제도는 집이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주택이 우선 공급될 수 있도록 공정한 ‘배분’을 위해 도입됐다. 40년 동안 약 140번의 수정 및 개정을 거쳤는데 2007년부터는 청약 1순위 보유자 중에서도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기간 등에 따라 점수를 매겨 총점이 높은 순으로 혜택을 주는 ‘주택청약가점제’가 시행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청약가점제의 가장 큰 문제로 ‘진짜 무주택자’만을 걸러내지 못하는 점을 꼽는다. 예컨대 상가나 토지, 오피스텔 등을 수십채 보유한 부동산 백만장자나 땅부자, 건물주라도 ‘주택’만 없다면 1순위 청약을 쓸 수 있다. 반면 작은 집 하나를 공동명의로 형제들과 상속받았을 때 쉽게 팔지도 못하고 1주택자가 돼 청약자격을 얻지 못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청약가점제에 실수요자 기준을 추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20억원 전세 사는 사람은 돼도 2억원 집 가진 사람은 청약 자격이 없는게 현실”이라면서 “진짜 도와줘야 할 무주택자를 걸러내려면 현 소득과 주택을 제외한 상가, 토지 등 기타 부동산 자산까지 세분화해 자격을 촘촘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말 그 지역에 거주할 실수요자를 가려내기 위해 청약 지역의 거주기간이나 근무기간을 1순위 자격조건에 넣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자산이 아닌 소득으로 따지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자격을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도 상당수다. 부부합산 소득(맞벌이 3인가구 기준 월 648만원) 연간 7700만원을 넘는 신혼부부는 특별공급 신청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시장에선 “수도권에서 집을 사려면 오히려 이 소득기준보다 더 벌어야 한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기준이라고 일축한다. 경쟁률이 치열해 사실상 2자녀 이상만 당첨 가능한 시스템도 문제다. 최근 자녀 수가 줄어드는 신혼부부들 현실과 동떨어져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투기과열지구 분양가 9억원 이하의 85㎡ 이하 민영주택의 경우 20%를 신혼 특공으로 공급하는데 시장 수요에는 한참 못 미친다”고 말했다.  ‘나홀로 가구’ 역차별에 대해선 전문가 의견이 엇갈린다.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체 가구의 30%에 육박하는데 정부가 ‘저출산 해결’에 집착해 위장전입이 판치는데도 ‘부양가족 많은 집’에만 가점을 준다는 주장도 있다. 반면 신혼희망타운, 청년임대주택 등 주거정책의 대상은 청년과 신혼부부에 쏠린다는 반박도 있다. 이에대해 권대중 교수는 “정부가 2022년까지 청년임대주택 30만가구를 짓겠다고 했는데 오히려 10~20년 뒤 인구감소 시 공실 우려가 크다”면서 “청년임대 등을 원룸이 아니라 결혼해도 아이를 기르고 장기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투룸·쓰리룸 위주로 만들고 청년임대 공급을 줄인 돈으로 양육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약 1순위자만 1400만명이 넘어 청약통장만의 중요성이 퇴색된만큼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 도시형생활오피스, 타운하우스 등 청약통장 없이 분양받을 수 있는 아파트 대체 주거상품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유우성 변호인’ 김용민·‘조국백서’ 김남국 변호사 민주당 입당…“공소장 예외적 공개 법률로 명시해야”

    ‘유우성 변호인’ 김용민·‘조국백서’ 김남국 변호사 민주당 입당…“공소장 예외적 공개 법률로 명시해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절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김용민 변호사와 조 전 장관의 임명과 사퇴 과정을 담은 ‘조국백서추진위원회’ 필자로 참여한 김남국 변호사가 7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김용민 변호사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5년 동안 변호사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 만나고 많은 얘기 들었다”면서 “법적 장치 통해 구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사연들은 법원이 아니라 정치의 영역에서 해결돼야 한다고 본다”면서 출마 선언을 했다. 김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017년 12월 출범한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조사위원으로 활동하며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주심 위원을 맡았다. 지난해 9월 발족한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서 민주당의 10호 영입인재인 이탄희 전 판사와 함께 법무·검찰 개혁 권고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인모임(민변) 출신인 김 변호사는 과거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씨 변호인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유씨의 불법대북송금 혐의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이끌어내며 검찰의 공소권 남용 의혹을 밝히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2017년 국정농단 사건 당시 최순실 씨의 측근이자 고발자이기도 한 고영태 씨 사건을 담당하며 고씨가 검찰로부터 부당 조사를 받았다고 폭로하는 등 검찰 권력을 견제하는 데 힘썼다. 그러나 2018년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사건에 있어 정 전 의원의 변호인단으로 참여한 이력은 논란이 된다. 당시 정 전 의원이 고소를 취하한 뒤 김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에 배운 점이 많다. 모든 분들께 사과드린다. 앞으로 더욱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겠다”는 글을 쓰기도 했다. 남양주 병 지역 출마 의사를 밝힌 김 변호사는 “아직 검찰개혁을 위한 후속 조치들이 남아 있다”면서 “무엇보다 검찰개혁 완성 통해 민주주의 발전 시키는 데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30대 청년 정치인으로 나선 김남국(38) 변호사는 2013년 민주당 국정원 진상조사특위에서 법률위원회 변호사단으로 활동했으며, 지난해 출범한 서울지방변호사회 공수처 및 수사권 조정 태스크포스(TF) 위원으로 활동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부터 사퇴에 이르기까지 검찰과 언론 모습을 기록하겠다며 출범한 ‘조국백서추진위원회’에 필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관심 있는 분야는 검찰개혁 뿐만이 아니라 청년 정치인으로서 먹고 사는 문제, 민생관련 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정치의 문턱을 낮추고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하는 정치를 위해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공소장 공개 논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김남국 변호사는 “국민의 기본권으로 알 권리,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피고인 무죄추정의 원칙이 헌법상 충돌한다. 두 기본건 모두가 중요해 어떤 사안을 일률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긴 어렵고 합리적인 선에서 제한해야 한다”면서 “다만 선거 앞둔 시점에서 민감한 공소장을 여과없이 공개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용민 변호사는 “피고인이 공소장을 받아보기 전 공개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다만 공소장을 예외적으로 공개하는 규정이 법률이 아니라 하위 규정으로 있는데, 이를 법률로 끌어올리는 것이 국회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없는 듯 무시됐던 이야기… 먹먹한 장애인의 性과 사랑

    없는 듯 무시됐던 이야기… 먹먹한 장애인의 性과 사랑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꺼내지 않았던 이야기들/천자오루 지음/강영희 옮김/사계절/324쪽/1만 7000원“성 자원봉사자의 손길에 나는 정말이지 시원해서 미쳐버릴 지경이었다.…적어도 나는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죽기 전까지 누군가와 섹스 한 번 해보지 못했다면 틀림없이 우울과 원망으로 점철된 인생이라 관에 들어가지 않으려 버텼을지도 모르겠다.” 스티븐이라는 중증장애인 청년이 대만의 장애인 성 자원봉사 단체인 ‘손천사’ 홈페이지에 ‘그렇게 시원해 본 적이 있었던가’라는 제목으로 올린 감상문의 일부다. 스티븐은 이 특별한 서비스의 첫 번째 대상자였고, 그 역시 이 서비스를 통해 생애 처음으로 황홀경을 경험한 뒤 이 같은 감상문을 남겼다.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사랑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없는 듯 무시되거나 특별한 미담으로만 소비되는 사랑이 있다. 바로 장애인의 성과 사랑 이야기다. ●‘대만판 도가니’ 학교 취재·인터뷰 담아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꺼내지 않았던 이야기들’은 ‘대만판 도가니’라 불리는 특수학교 성폭력 사건을 폭로한 언론인 출신 저자가 장애인과 가족, 장애인을 위한 성 서비스 제공자 등을 취재하고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장애인들이 가슴에 꼭꼭 묻어 뒀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에두르지 않고 핵심을 묻는 저자 앞에서 장애인들은 어둠 속에 방치했던 마음속의 말을 다 꺼내 놓았다. 세상은 이들을 ‘장애인’이라는 하나의 말로 분류하지만, 1만 장애인에겐 만 가지 빛깔의 사랑이 숨 쉬고 있었다. 장애인이 성과 사랑을 추구하는 데는 경제적 빈곤, 자신감 결여, 이동의 곤란 등 무수한 난관이 늘어서 있다. 위험이 따를 때도 있다. 욕망을 혼자 해결하다 손가락뼈가 부러진 장애인 이야기는 비장애인들 입장에서야 황당한 일이겠지만 장애인들에겐 슬픔이 북받칠 일이다. 책은 장애인의 성과 사랑에 관한 거의 모든 쟁점을 각각의 사례를 곁들여 소개하고 있다. 부모가 장애인 자녀의 성생활, 출산과 양육을 대신 결정해도 되는 걸까. 일본의 화이트 핸즈, 대만 손천사, 네덜란드 성 보조금 등 국가나 민간에서 중증 장애인에게 유·무료의 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복지일까, 또 다른 차별일까. ●“성은 살아가는 모든 인간의 생존 방식” 가장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쟁점은 이것 아닐까 싶다. 장애인은 부모가 될 자격이 없는가. ‘도라: 욕망에 눈뜨다’(2015)란 영화가 있다. 지체장애인인 열여덟살 도라는 우연히 부모님의 잠자리를 목격한 뒤 욕망에 눈을 뜬다. 처음 만난 남자와 한 잠자리에서 이어진 임신. 영화는 이 대목에서 답변하기 쉽지 않은 많은 물음을 던진다. 몸은 성숙한 여성이지만 지능은 어린아이와 다름없는 도라가 아이를 낳는다면 그 아이는 누가 돌볼까. 성이 출산과 양육의 책임으로 이어질 때 도라의 권리가 제한될 수 있을까. 낙태를 결정한 도라의 부모는 비난받아 마땅한가. 이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확고하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신체의 자유, 출산과 양육의 권리를 침해당해서는 안 된다. 더더욱 생식기를 적출하는 비인륜적인 일들이 자행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성은 양다리 사이의 문제만이 아니라 자아를 탐색하고 욕망과 어울려 살아가는 모든 인간의 생존 방식”이라며 “타인과 신체 접촉을 통해 더 깊고 장기적인 관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은 모든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라고 강조했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박지원 “황교안 한국당 대표 결국 종로 출마할 것”

    박지원 “황교안 한국당 대표 결국 종로 출마할 것”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이 5일 서울신문 유튜브 ‘박지원의 점치는 정치’(박점치)에서 이정현 무소속 의원의 서울 종로 출마 선언에 대해 “수도권 출마 결심을 듣고 종로를 추천한 적이 있다”고 깜짝 공개했다. 박 의원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결국 종로 출마를 선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호남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스스로 (무게감을) 하향조정 하는 것”이라고 박한 평가를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선 “정치권이 정쟁을 자제하고, 국민들의 두려움 제거에 협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임 전 실장에게 호남권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하면서 그의 호남 출마 가능성이 부상했지만, 박 의원은 임 전 실장이 과거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성동구 주변에서 출마하는게 좋다고 봤다. 박 의원은 “전남 의원 다르고, 서울 의원 다른게 아니지만 임 전 의원이 서울 지역구를 벗어나 고향으로 내려간다면 (정치적) 미래가 갇힐 것”이라면서 “축소지향·하향조정 정치 행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좋은 사람들에게 경험과 경륜과 패기를 살릴 기회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종로 출마를 선언한 이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 옆자리에 앉는다”면서 “이 의원이 호남을 떠나 수도권 출마를 선언했을 때 ‘기왕이면 종로 한 번 나가라’고 했던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제 조언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우왕좌왕, 즉 ‘우황좌황’ 하는 사이 이 의원이 종로에 출사표를 던졌다”면서 “황 대표는 그럼에도 결국 종로에 출마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노정열 진행자가 황 대표의 종로 불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두자 박 의원은 “(황 대표가) 이게 두렵다면, 대통령에 도전하면 안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지난 3일 집권 1000일을 맞이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난달 마지막주 여론조사에서 이른바 ‘이여자’(20대 여자) 지지율 하락 현상이 나타난데 대해 박 의원은 “20대 청년들에게 기회가 없고, 꿈이 없는 현상은 문 대통령 뿐 아니라 정치권 전체가 고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문 대통령 집권 전반기 ‘이영자’(20대·영남·자영업자) 계층의 지지율 빠짐 현상을 포착해 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박 의원은 정치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철저한 대책을 세우고, 국민은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전날 싱하이밍 신임 주한중국대사가 한국의 중국 후베이성 중국인 입국 금지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한데 대해 박 의원은 “대사도 하실 말씀을 한 것이고, 우리 정부 역시 방역주권을 위해 할 일을 잘하고 있다”고 총평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청년·신혼부부에게 부동산은 ‘불가능’이다

    청년·신혼부부에게 부동산은 ‘불가능’이다

    [2020 부동산 대해부 계급이 된 집] (5)청년·신혼부부에게 ‘집’이란 “전·월세 가격 합리적 수준으로 조절하는 정책 있어야”“몰아주기 식 시혜성 주거정책보단 집값 안정이 필요”“서울에 아파트를 사는 건 평생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서울 성북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대학원생 백지원(25·여)씨는 ‘불가능’이라는 단어를 유독 자주 사용했다. 서울살이 7년간 4번의 이사를 한 백씨는 지난해 중랑구 신내동 SH 행복주택에 입주했다. 백씨는 “당분간 이삿짐을 싸지 않아도 되는 게 가장 좋다”면서도 “부동산을 지나다 수억원의 아파트를 보면서 ‘저걸 과연 내가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서울신문은 지난달 7일부터 4회에 걸쳐 연재한 ‘2020 부동산 대해부-계급이 된 집’을 통해 한국 부동산의 현실을 들여다봤다. 전용 3.3㎡당 1억원을 호가하는 서울 강남의 초고가 아파트를 굳이 예로 들지 않더라도 사회에 첫발을 내딛거나 가정을 새로 꾸리는 20~30대에게 부동산은 가장 큰 골칫거리다. 월급을 모아서 내 집을 살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하는 청년은 비단 백씨뿐만이 아니다. 전용 3.3㎡당 수천만원에 달하는 아파트 가격에 주택 구매를 포기하기도 한다. 서울시의 도움을 받아 청년 역세권 임대주택 예정자, 신혼부부 정책 혜택자 등 청년과 신혼부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결혼한 김모(33)씨는 신혼집으로 경기 고양시에 있는 전세 3억 5000만원짜리 아파트를 구했다. 고양시와 서울 출퇴근을 2년째 하는 김씨의 꿈은 서울에 집을 사는 것이다. 김씨는 “금융권에서 허락하는 최대한의 빚을 지더라도 서울에 아파트를 사려고 한다”며 “서울에 집을 사면 언젠가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씨 부부는 한 달 소득 800만원 가운데 70% 이상을 전세자금 대출을 갚는 데 쓴다. 빚을 다 갚고 나면 그 금액만큼을 저축할 예정이다. 최대한 빨리 서울의 아파트를 사기 위해서다. 김씨는 “저 같은 실 수요자에 한해서만이라도 대출 규제를 풀어줬으면 좋겠다”며 “지금 있는 정책이 그대로 간다면 평생 서울에 집을 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임모(28·여)씨도 서울에 있는 아파트를 사는 게 꿈이다. 하지만 임씨가 바라는 정책은 김씨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임씨는 “분양가 상한제, 분양원가 공개 등 투기를 억제하는 정책이 꾸준히 이어지면 언젠가는 저에게도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불가능에 가깝지만 설사 당첨이 되더라도 분양가가 너무 높아 감당할 수 없다”고 했다.주택 구매를 아예 포기하거나 서울이 아닌 수도권 외곽지역에 자리를 잡겠다고 마음먹은 경우도 꽤 많았다. 대학생 최모(23·여)씨는 “졸업하고 취업하게 되면 서울의 비싼 원룸에서 벗어나 경기도로 갈 예정”이라며 “출퇴근이 힘들겠지만,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높은 가격에도 굳이 서울에서 살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5만원을 내고 허락받은 공간은 16.5㎡ 남짓이다. 직장인 김모(29)씨도 대학생인 최씨와 비슷한 규모의 공간에서 생활한다. 김씨는 “행복주택처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는 임대주택이 아니면 서울에서 집을 살 수는 없다”며 “아예 집을 사야 한다는 생각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주택 구매를 포기하더라도 경제적인 부담은 여전하다. 높은 임대료는 공공임대주택 확대나 전·월세 상한제 도입이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이유기도 하다. 김씨는 “20대 직장인의 평균 월급으로도 전세나 월세를 살면서 조금의 저축은 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30·여)씨도 “사람마다 소득이 다르기 때문에 모두가 똑같은 집에 살 순 없다는 것을 안다”며 “취업을 해서 돈을 벌면 그 돈으로 최소한의 공간을 누릴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다만 신혼희망타운, 청년임대주택 등 주거정책의 대상이 청년과 신혼부부에 쏠리는 현상에 대해선 불편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대학생 김모(25)씨는 “당첨된 사람들은 좋을지 모르겠지만, 혜택을 받지 못하는 대다수는 오히려 박탈감을 느낀다”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40대 이상이나 노인들은 더 소외돼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황모(34·여)씨도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 중심으로 주거 정책이 맞춰져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미친 집값을 조정해야 한다”며 “시혜성 정책을 남발하면서 근본 문제는 가리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행복주택에 사는 정모(33)씨는 “이전과 비교하면 삶의 질이 굉장히 높아졌다”며 “자격요건은 꼼꼼히 검증하되 공급을 지금보다는 더 늘려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청년이 살고 나라가 살려면 대학 살려야… 정치, 교육에 눈떠라

    청년이 살고 나라가 살려면 대학 살려야… 정치, 교육에 눈떠라

    두 개의 금언이 있다. “청년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모두 동의하는 말이다. “교육이 살아야 미래가 있다.” 이 말을 부정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청년이 살아야 나라가 살고 교육이 살아야 미래가 있다”는 말이 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기본이 되는 말이다. 그런데 이 기본에 탈이 났다. 고령화에 저출산이 사회적 문제인데 젊은이들 사이에서 4B운동이 확산되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가슴이 철렁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비연애, 비성관계, 비결혼, 비출산을 4B라고 한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하는 마당에 4B운동이라니 대책이 없다. 청년들에게 희망이 없다면 나라에도 희망이 없는 것 아닌가? 서울과 수도권에는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밀집해 살고 아파트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금값이다. 정상적인 직장생활로 아파트를 장만하는 것은 이미 불가능한 꿈이다. 반대로 나머지 모든 지역은 소멸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소멸위험지수를 보면 서울과 수도권 일부 도시를 제외한 전국의 모든 지역이 소멸 지역이니 국가균형발전은 애저녁에 물 건너갔다. 대한민국은 재벌공화국이고 자영업자가 다수다. 중소기업은 재벌과의 관계에서 쪼그라들었다. 재벌은 배가 터지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은 배를 곯는 양극화가 한강의 기적으로 일군 한국자본주의의 실상이다.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은 공무원이 되거나 대기업에 취직하기를 바라지만, 낙타 앞의 바늘구멍이어서 양질의 일자리는 신기루에 가깝다. 여기까지가 현실이다. 이 암울한 현실을 바꾸려면 정치와 교육이 살아 있어야 하는데 교육은 현실보다 비극적이고 정치는 교육에 관심이 없다. 교육의 의미도 모르고 교육의 역할도 모르니 낫 놓고 기역자를 모르는 것과 똑같다.교육은 청년을 인재로 양성하는 과정이다. 청년들은 교육을 통해서 사회적 역할을 부여받는다. 교육은 또한 청년을 사회로 연결하는 사다리 역할을 한다. 교육은 모든 사회적 관계가 고착되지 않도록 만들어 주는 계층이동의 통로다. 바람이 대기를 섞어 주고 해류가 바닷물을 섞어 주는 것처럼 교육은 사람과 사회를 섞어 주어야 한다. 이 사다리가 튼튼해야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데, 사다리 역할을 할 교육의 계층이동 기능은 정지됐고 그 정점에 있는 대학은 위기에 직면했다. 대학의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이미 언론에 보도된 사실인데 대입 수험생은 2018년에 60만명 이하로 줄었고 올해 49만명에서 4년 후에는 37만명으로 12만명이 감소한다. 전체 수험생의 25%가 줄어드는 셈이다. 전국에 330개의 4년제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이 있는데, 줄어드는 숫자로 보자면 입학 정원 1500명 규모의 대학 90개가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이 상황을 방치하면 혼란이 온다. 서울 일부를 제외한 전국의 모든 대학이 신입생을 채우지 못하고, 특히 지방 사립대와 전문대가 폐교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학생이 줄고 재정이 악화되면 교직원 급여가 체불되고, 교육환경이 부실해지고, 재정 투자가 감소하면서 교육은 총체적 부실에 빠진다. 교육 현장은 갈등과 분규의 아수라장이 된다. 선명하게 보이는 교육의 미래다. 어떤 선택이 가능할까? 입학 정원을 줄이든 대학을 줄이든 방법을 강구해야 할 상황에서 교육부가 손을 놓아 버렸다. 정원 감축의 책임을 대학의 자율 감축으로 떠넘겨 버린 것인데, 두 가지 판단착오가 있다. 첫째, 학생의 감소는 재정의 감소를 의미하는데, 국가 지원금도 없고 재단 전입금도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감축은 대학을 파국으로 몰아넣는다. 둘째, 학령인구의 감소는 벚꽃 피는 순서대로 지방대학의 소멸로 이어지고 지방대학의 소멸은 지역 소멸을 더욱 재촉한다. 지방대학과 지역의 동반 몰락을 예고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입학 정원을 줄여야 한다면 서울과 지방을 구별하지 않고 균등하게 줄이면 된다. 자생력이 없는 일부 대학은 문을 닫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입학 정원이 줄면 대학 재정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므로 정부가 재정결손을 보전해 주어야 한다. 차제에 국공립대학과 대학원이 활성화된 사립대학은 연구 중심 대학으로 전환하고 학부 정원을 대폭 감축해야 한다. 학령인구만 문제가 아니다. 사학 비리는 가장 오래된 고질적인 문제다. 대학의 86.5%가 사립이고 사학의 투명성이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사학 비리 척결 없이는 교육개혁이 가능하지 않다. ‘유치원 3법’은 국회에서 통과됐는데 사립학교법은 왜 개정되지 않을까? 사립학교법 개정이 어려우면 시행령 개정으로, 시행령 개정이 어려우면 재정지원 방식으로, 그것도 어려우면 정부의 지도감독권으로 대학의 정상화를 다각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데 그런 노력이 아쉽다. 교육부 예산도 개선이 필요하다. 국가장학금의 규모가 4조원을 넘어섰는데 여전히 정부와 학생 간의 직거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학이 국가장학금을 직접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학과 전문대학의 혁신지원사업과 BK사업 등 지원 사업의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하는데 비리가 있는 대학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고 대학 운영 상황에 따라 차등 지원하면 대학의 정상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정부 정책의 혁신은 집권세력, 정부, 공무원, 국민이 함께 풀어 가야 성공한다. 공무원은 당연히 혁신의 주체가 돼야 한다. 그러나 관료집단은 기득권에 매몰되거나 보신주의적 태도에 젖어 혁신에 저항할 가능성이 크므로 관료주의는 철저히 배척해야 한다. 교육 영역에서도 그간 관료적 기득권주의가 적잖이 확인됐다. 과거 사분위를 통해 비리 재단이 속속 복귀할 때 교육부는 수수방관했고 일부 관료들은 교육 마피아가 돼 비리 재단과 결탁했다. 상지대는 매우 상징적인 사례인데 분규 내내 교육부는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고, 결국 교육부를 대신해서 대법원이 문제를 해결했다. 그런데 대법원의 판결로 정상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교육부는 정상화를 촉진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정부의 교체가 관료집단의 개혁으로 확장되지 못하고 기득권적 관료주의가 작동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거의 모든 청년이 대학교육을 받는다. 긴 교육의 마지막 단계인 대학은 청년이 사회와 연결되는 통로이자 청년의 미래를 구축하는 디딤돌이다. 그런데 그 대학이 천박한 경쟁주의에 매몰되고, 서열주의로 고착되고, 사학 비리에 찌들고, 재정 부족으로 허덕인다면 어떻게 제 역할을 수행하겠는가? 형식적인 취업률 향상에 연연해 취업에 유리한 순응적인 기능인만 양산한다면 나라의 미래가 있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현실을 비판하면서 고난을 무릅쓰고 진리와 정의, 협동과 창조의 가치를 함양하라고 가르칠 수 있겠는가? 청년들에게는 눈앞의 현실 못지않게 미래와 희망이 중요하다. 특히 삶의 전 과정을 지배하는 출산, 육아, 교육, 주거에서 희망이 필요하다. 청년들을 가슴 뛰게 하는 것은 미래를 향해 열린 길이므로 사회가 그 길을 만들어 주고 교육이 그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 교육이 기득권을 옹호하고 재생산하는 방식이라면 희망은 없다. 아이를 낳고 기르고 교육하는 모든 과정이 오로지 개인의 몫이라면 누구도 결혼하지 않고 출산하지 않을 것이다. 청년이 살고 나라가 살기 위해서는 대학이 살아야 하고 대학이 대학다워야 한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비리는 교육과 양립할 수 없는 것이기에 사학 비리든 교육 비리든 일체의 비리와 부조리를 교육 현장에서 제거해야 한다. 그런 연후에 대학 서열화를 해소하고 대학을 개방해 대학 간 연결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러한 조건에서 국가가 대학에 재정을 지원하면 된다. 대학이 살아야 미래가 열린다. 먼저 대학을 살리는 일을 시작하자. 상지대 총장
  • “집값 폭등은 잘못된 정책 탓…시행 전에 효과 정확히 알려야”

    “집값 폭등은 잘못된 정책 탓…시행 전에 효과 정확히 알려야”

    서울 강남의 초고가 아파트는 전용 3.3㎡당 1억원을 넘었고, 노동을 통한 소득으로는 서울에 있는 아파트를 살 수 없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비타당성조사 사업은 ‘강남 불패 신화’를 도왔으며 사는 동네와 주거 형태, 아파트 브랜드, 평수로 계급이 나뉘는 사회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7일부터 4회에 걸쳐 연재한 ‘2020 부동산 대해부-계급이 된 집’을 통해 살펴본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마지막회에서는 부동산 정책의 문제점을 토대로 부동산 빈부 격차를 해결할 대안과 정책 방향을 모색했다. 좌담회에는 대표적 시장주의자인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부동산 개혁을 주장하는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이 참석했다.심 교수는 대출 규제, 양도세·보유세 강화 등이 집값 상승을 불러왔다고 진단했지만, 김 국장은 2014년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이후 임대사업자 규제 완화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봤다. 내용엔 차이가 있지만 정부 정책의 실패라는 점에서 궤를 같이한다. 대안으로 심 교수는 가격이 오르면 공급이 느는 시스템 복원을 제시했고, 김 국장은 분양가 상한제 확대 등을 제안했다. 다만 부동산 계급 해소와 관련해 임대료 등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주택바우처’(주거급여)와 ‘소셜믹스’(주거단지 내 분양·임대 함께 조성)를 현재보다 확대하는 것에 동의했다.-최근 5년간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다. ‘어디에 사느냐’가 사회적 계급으로 규정되는 현상이 더 짙어졌는데 대안은 없나. 심 교수 소셜믹스를 확대해 양극화되는 계층을 껴안아야 한다. 방법적으로는 전체 주택에서 임대 비율을 20%로 하면 지을 수 있는 가구 수를 100채에서 110채로 늘려 주는 인센티브 방식으로 가야 한다. 공급이 늘어나면 다양한 계층이 입주할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김 국장 소셜믹스 확대에 동의한다. 하지만 집이 자산 증식의 수단이 되지 않도록 집값을 안정시킨 후에 차근차근 풀 수 있는 문제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소셜믹스가 집값을 떨어트리는 요인 중 하나로 인식될 뿐이다. 그래서 주거 안정을 위해 토지는 임대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의 주택 공급도 필요하다. 건축비만 소비자가 부담할 수 있는 아파트가 나와야 신혼부부나 청년도 집을 마련할 수 있다. 현재 11만원 수준인 주거급여도 20만원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 심 교수 주택바우처 확대에는 찬성한다. 공공주택을 늘리는 것보다 바우처가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다수다. 공공임대주택보다 바우처 지급으로 정책 방향을 돌린 국가도 많다. 또 부동산 계급 해소를 위해 주거 안정이 필요하다는 데도 동의한다. 다만 주거 안정을 위해선 ‘로또’ 방식(당첨이 어려운 청약을 넣는 것)으로 계속 갈 수는 없다. 실수요자에게는 주거 이동의 사다리를 제공해야 한다. 누가 봐도 공감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 현재의 대출 규제를 풀어 줄 필요가 있다. 공급을 늘려야 가격을 잡고 집값이 안정될 수 있다. ●“실험 같은 정책 반복·정부가 갭투자 조장해” -문재인 정부 들어 32개월 동안 부동산 대책을 18차례 발표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심 교수 2017년 ‘8·2 대책’ 이전 1년 동안 서울 집값이 4% 올랐는데, 대책 이후 1년간 14% 올랐다. 명백한 정책 실패다. 가격을 때려잡으면 된다는 식의 단순한 생각이 만든 결과다. 부동산 정책을 실험처럼 한다. 최근에는 거래 허가제처럼 정책 효과와 과거의 사례를 살펴보지 않고 툭툭 꺼내고 있다. 특히 임대 물건의 80%를 보유한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임대 공급이 있어야 서민들도 살 수 있다. 다주택자를 옥죄면 기분은 좋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좋을 게 하나도 없다. 김 국장 이제까지 나온 부동산 대책은 미봉책과 투기 조장책을 섞은 것이다. 청와대나 정부가 부동산에 대한 철학이 없다. 시장에 대한 인식이 잘못돼 있고, 더 문제는 그 인식이 잘못됐다는 것도 모른다는 점이다. 경실련 조사 결과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발표 이후 집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 결국 정부가 갭투자를 조장한 것이다. ●“12·16 대책 효과 있지만 부작용도 발생” -그나마 효과가 있었다고 보는 대책은 뭔가. 심 교수 지난해 ‘12·16 대책’이 효과는 있었다.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 강화도 그렇지만 특히 시세 15억원 초과 주택의 대출 금지는 정말 상상도 못 한 대책이다. 다만 이런 방향의 대책은 부동산 시장을 훨씬 더 교란시킬 수 있다. 김 국장 12·16 대책을 포함해 대출 규제가 그나마 효과가 있었다. 투기 자금이 차단되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특정 세력이나 특정 지역이 문제라고 여기고 정책을 만들면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원인과 진단은 다르지만, 정부 정책이 실패했다는 시각은 같다. 그렇다면 서울 집값이 오른 것도 정책 영향이 크다고 보나. 심 교수 그렇다. 양도세와 보유세 강화 등으로 시장 매물이 줄었고, 여기에 재개발·재건축이 막히면서 공급이 부족해져 가격이 크게 올랐다. 가격이 오르면 공급을 늘려야 하는데, 정책 방향이 거꾸로 가면서 중장기적으로 주택시장 안정이 더 어려워졌다. 지금 서울 집값은 ‘오버슈팅’(일시적 폭등) 상태다. 일부 조정이 있을 순 있겠지만 거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김 국장 2014년 말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면서 2015년부터 강남 아파트가 평당 4000만원대까지 올라갔다. 이번 정부가 도시재생 뉴딜, 다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3기 신도시 등의 정책을 편 것도 집값이 오르게 된 이유다. 지금 서울 집값은 거품이고, 최소한 문재인 정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본다. 한국감정원이 최근 발표한 소득 대비 아파트 가격(PIR)을 봐도 서울 집값이 절대적으로 높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9억원이 넘는다. 청년이나 신혼부부들은 집을 살 수 없는 상황이다.●“분양가 상한제 앞당겨야 vs 공급 더 늘려야” -어떤 부동산 대책이 필요한가. 김 국장 분양가 상한제가 4월까지 유예됐는데, 빨리 내놔야 한다. 터무니없이 비싼 주택이 나오는 게 사회적 갈등이나 경제적인 면에서 봤을 때 살기 좋은 환경은 아니다. 분양가 상한제가 아니고 자율에 맡기려면 모든 아파트를 후분양해야 한다. 하지만 불가능하지 않겠느냐. 분양가 상한제와 함께 임대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혜택도 줄이고, 공시지가 현실화로 공정한 과세 기준을 세워야 한다. 3기 신도시는 재검토해야 한다. 신도시를 통한 주거 안정은 허상이다. 2기 신도시 실패에서 보지 않았나. 심 교수 집값이 오르면 공급이 느는 시스템을 복원해야 한다. 분양가 상한제를 비롯해 가격 상한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라는 건 경제학 교과서에도 나온다. 공급 확대를 막는 규제도 바꿔야 한다. 3기 신도시는 강남 부동산 가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공급 확대를 위한 그린벨트 해제나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는 대안이 될 수 있나. 심 교수 공급 확대를 위해선 재개발·재건축이 가장 좋다. 특히 강남 아파트는 건축 시기가 비슷한데, 재건축할 시기 조절을 통해 신규 주택 공급량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가격 급등을 막을 수 있다. 재건축 대상 주택에는 소셜믹스를 추진할 수도 있다. 그린벨트 해제는 선택의 문제다. 환경을 선택하느냐 아니면 집값 안정을 추구할 수 있는 주택 정책으로 가느냐다. 다만 그린벨트 해제 이후 주택 공급이 현재 공공주택법처럼 토지를 강제 수용하는 방식이어선 안 된다. 김 국장 강남에서는 이미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하다. 하지만 재개발로 발생하는 이익은 사유화되고 있다. 서울은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필요할 정도로 노후화된 주거지가 드물다. 기존 주택을 잘 관리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면서 무분별한 재건축·재개발은 줄여야 한다. 아울러 그린벨트는 수도권의 허파다. 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은 상황에서 신규 공급 확대를 위해 그린벨트를 푸는 것은 고민을 해 봐야 한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심 교수 제발 검증된 정책을 했으면 한다. 아니면 말고 식의 정책은 더는 안 된다. 화풀이하는 듯한 정책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김 국장 비슷한 의견이다. 정책 효과를 정확히 검증해 정책 시행 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한국당 종로 출구전략은 ‘다윗 전략’?

    한국당 종로 출구전략은 ‘다윗 전략’?

    19대 때 문재인 vs 손수조 재연 노려 “비례” “지역구” 黃 거취 의견 분분자유한국당이 황교안 대표의 4·15 총선 종로 출마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종로를 피할 경우 자칫 당은 물론 차기 대선을 노리는 황 대표가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당 일각에서는 황 대표 대신 정치 신인을 종로에 내보내는 ‘다윗 전략’까지 거론되고 있다. 황 대표는 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종로 출마설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질문에 “(관련해서 곧) 말씀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황 대표는 최근 지역구 출마에 대해 전략적으로 잘 검토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이 문제를 수요일(5일)에 얘기할 것”이라고 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내세운 더불어민주당은 황 대표와의 진검승부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한국당은 처지가 다르다. 황 대표는 이 전 총리와 달리 당 대표로서 총선 전체를 진두지휘해야 하는데, 모든 관심이 쏠리는 종로에 출마할 경우 다른 지역 선거에는 신경을 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황 대표가 선거에서 이기든 지든 전체 총선 전략에서는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이로 인해 당에서는 황 대표 대신 정치 신인을 전략적으로 투입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은 지난 19대 총선 당시 부산 사상 선거에 정치 신인 손수조(2위) 후보를 출격시켜 ‘골리앗’인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 문재인(1위) 후보와 맞붙게 했다. 박완수 사무총장은 “(정치 신인 투입도) 검토되는 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주호영 의원은 “지역구에 거물이 나오면 버금가는 거물을 세워서 선거를 치르는 방법이 있고, 아예 다른 차원의 청년이나 신인을 내 비대칭 전력으로 응수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종로 출마 논쟁이 길어지면서 당내 잡음도 커지고 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은 ‘종로 빅매치’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 계속해서 황 대표를 도발하고 있는데 우리가 굳이 여기에 응할 필요가 없다”며 “상당수 당원들은 황 대표가 험지에 출마해 정치 생명을 걸기보단 비교적 당선이 수월한 지역에 나가 다른 지역구 선거에 힘을 보태길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한 초선의원은 “황 대표가 종로에 출마하지 않을 거라면 차라리 비례대표를 택해서 전국 선거에 힘을 쏟아야 한다. 가장 보기 안 좋은 게 험지를 피해 다른 지역구에 나가는 것”이라며 “단 비례대표를 받으려면 황 대표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 건너가야 하는데 이것도 모양새가 이상하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여기는 남미] 경제 무너진 베네수엘라, 3년 연속 살인률 세계 1위

    [여기는 남미] 경제 무너진 베네수엘라, 3년 연속 살인률 세계 1위

    경제가 붕괴되면서 치안에 큰 구멍이 생긴 베네수엘라가 3연 연속 살인률 세계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범죄조사단체 인사이트 크라임의 보고서를 인용한 중남미 언론에 따르면 2019년 베네수엘라의 살인률은 인구 10만 명당 60.3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베네수엘라에선 살인사건 1만6506건이 발생했다. 살인률은 2018년 81.4명에서 60명대로 크게 줄었지만 자메이카(47명), 3위 온두라스(41명) 등과 비교하면 격차는 여전히 압도적으로 높았다. 살인이 성행하는 데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베네수엘라의 범죄학전문가인 변호사 루이스 이스키엘은 "범죄조직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총기에 대한 통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스키엘은 "경제위기가 장기화하면서 범죄자가 급증했고, 점점 강력범죄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생계형 단순 절도에서 강도, 살인으로 범죄가 갈수록 포악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직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경제위기로 생계를 걱정하게 된 사람들이 범죄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베네수엘라에선 범죄조직이 급증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비정부기구(NGO) 사회안전파수대에 따르면 2019년 현재 베네수엘라에는 최소한 1만8000개 이상의 범죄조직이 존재한다. 조직원이 최소한 60명 이상인 카르텔급 범죄조직 25개가 베네수엘라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스키엘은 "범죄조직이 장악한 '영토'를 지키기 위해 장총은 물론 수류탄으로까지 무장하고 있다"며 "강력히 무장한 범죄조직이 늘어나고 있는 건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가는 치안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오히려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 치안질서를 확립하지 못하고 있다는 원론적 얘기가 아니라 직접적인 책임을 지적하는 말이다. 베네수엘라이 비정부기구(NGO) 사회안전파수대에 따르면 지난해 베네수엘라에서 살인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1만6000여 명 가운데 1/3은 공권력의 공격을 받고 사망한 경우였다. 관계자는 "지난해 공권력에 의해 살해된 사람의 대부분은 저소득층 30세 이하의 청년들이었다"며 "반정부시위에 대한 강제해산과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우생순’ 임오경, 민주 입당 “사람 냄새 나는 文 존경했다”

    ‘우생순’ 임오경, 민주 입당 “사람 냄새 나는 文 존경했다”

    “고단한 국민 손 잡아 주는 정치인 되겠다”더불어민주당은 30일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주인공의 실제 모델인 임오경 전 서울시청 여자 핸드볼팀 감독을 15번째 인재로 영입했다. 임 전 감독은 민주당을 선택한 이유로 “사람 냄새 나는 문재인 대통령을 존경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총선 영입자 중 문화체육계 인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임 전 감독은 한국 여자핸드볼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 1995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낼 때 주역으로 활동했다. 이후 결혼과 출산 후 7년 만에 국가대표에 복귀했고, 2003년 세계선수권 대회 3위를 차지하며 아테네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투혼을 발휘한 끝에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때의 감동이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소개됐다. 임 전 감독은 1995년 일본 여자 핸드볼 리그 소속 히로시마 메이플레즈에서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일본 여자 실업팀 가운데서도 꼴찌나 다름없었던 히로시마를 10여년간 8차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강팀으로 성장시켰다. 이후 2008년 창단한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 사령탑을 맡기로 하면서 한국 구기종목 최초 여성 지도자가 됐다. 임 전 감독은 “제가 어디에 있든 그 팀을 최고로 만들었고, 최초의 길도 두려워하지 않고 나섰다”며 “코트에서 쓰러진 동료를 일으켰듯, 고단한 국민들 손을 잡아 주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특히 “요즘 제 딸 또래 청년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선수 시절 아이 맡길 데가 없어서 훈련장에 데리고 다녔던 워킹맘으로서 아이 키우느라 경력이 단절된 엄마들 고충도 남의 일 같지 않다”고 말하며 울음을 참는 듯 입술을 꽉 깨물기도 했다. 그러면서 “스포츠인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다”며 “국가대표에서 이제 국민의 마음을 대신하는 국민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임 전 감독은 민주당을 선택한 이유로 “사람 냄새 나는 문재인 대통령을 존경했다”며 “문재인 정권에서 필요한 정책들에 스포츠계에서 제 힘이 필요하다면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체육계의 폭행·성폭행 문제에 대해서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로 법적 제도, 선수들 훈련방식에 대한 투명한 보장,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의무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며 “힘이 닿는 데까지 절대적으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성엽 대안신당 의원의 지역구이자 자신의 고향인 전북 정읍 출마 여부에 대해선 “제 고향이고 제가 존경하는 오빠이기 때문에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앞서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으로 거론된 것에 대해선 “최윤희 선배님이 임명됐는데 저보다 훨씬 더 잘 해내실 것”이라며 “선배님이 우선이 돼야 한다는 기본적 마인드가 있어서 지금까지 먼저 양보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이해찬 대표는 “임오경님을 삼고초려 한 것은 스타 플레이어로서의 명성도 명성이지만 지도자로서 발휘해온 능력”이라며 “혼자 앞에 나가는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라 동료를 배려하고 함께 뛰는 팀워크를 만드는데 큰 역량을 발휘해오셨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 역시 함께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동료와 당원, 국민이 더불어 일해야만 좋은 성과를 낼 수가 있다”며 “그런 점에서 임오경 님이 한국 정치에서도 최고의 성과 내리라고 믿는다”고 격려했다. 이날 체육계 동료인 박찬숙 한국여자농구연맹 본부장, 여홍철 경희대 스포츠지도학과 교수,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였던 오영란 인천시체육회 선수가 참석해 임 전 감독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힘겨운 청장년 위해 복지도 1인가구 시대

    힘겨운 청장년 위해 복지도 1인가구 시대

    양천 50대 남성 위한 ‘나비남 영화제’ 영등포 고시원男 봉사 모임 등 운영 관악은 청년 전월세 중개료 낮추고 서대문 대학생 이사 무료 지원 눈길독거노인을 중심으로 하는 지자체의 1인 가구 복지정책이 불안한 미래에 몸도 마음도 아픈 20·30 청년층과 일자리 대책에서 소외된 이 시대 인구 주류인 40·50 장년층으로 옮겨가고 있다. 29일 서울 지자체에 따르면 청년층과 장년층 1인 가구 복지 정책이 복지의 주요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다. 홀로 사는 50대 남성을 위한 양천구의 일명 ‘나비(非)남(男) 프로젝트’가 해를 거듭할 수록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50대 남성 1인 가구를 위한 정책으로 성장하는 게 대표적이다. 나비남은 ‘나는 혼자가 아니다’의 줄임말이다. 사업실패, 실직, 이혼, 가정파탄 등을 겪으며 고독사 위기로 내몰리는 50대 남성들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나왔는데 처음에는 멘토를 통한 일대일 상담으로 시작해 지금은 ‘나비남 영화제’ 등 약 50개 프로그램으로 확대됐다. 2017년 시작 이래 총 1100여 명이 참여했으며, 지금은 지역 내 병원, 종교재단, 사회복지단체 등 35개 기관으로 이뤄진 협의체가 함께 도움을 줄 만큼 지원 체제를 확보하고 있다. 관계자는 “나비남 영화제는 50대 남성들이 직접 시나리오 작성, 촬영, 편집 등을 통해 영화제에 참여하고 성취감을 얻어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어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영등포구는 중장년 1인 가구의 사회 복귀 프로그램인 ‘고시원 남자들이 봉사하는 밥상’인 일명 ‘고봉밥’을 운영하고 있다. 고시원에 고립된 중년 남성들이 밖으로 나와 음식을 나누고 교류하며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일종의 자조 모임 성격이다. 도봉구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청장년층 1인 가구를 위해 ‘치유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 내 텃밭 가꾸기, 농장체험, 김장 담그기 등을 통해 고립, 자살 등 최근 대두된 1인 가구의 사회 문제를 예방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30 청년층을 위해서는 각종 생활 서비스 지원 복지가 눈길을 끈다. 전국에서 1인 가구가 가장 많은 곳이자, 청년 인구가 가장 많은 관악구는 혼자 사는 만 19~29세 청년이 7500만원 미만의 전월세를 계약할 경우 중개보수료의 0.1%를 감면해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가중되는 주거비 부담을 얼어주기 위한 조치로 나왔다는 설명이다. 9개 대학이 몰려 있는 서대문구는 대학생 이사 무료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동대문구는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는 젊은이들을 뜻하는 1인 ‘욜로족’을 겨냥해 나만의 디퓨저 만들기, 반려견과 함께하는 미술체험 등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탈산업사회에 접어들면서 1인 가구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가족 관계망에만 의지할 수 없는 만큼 정부는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1인 가구에 맞는 정책을 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민주당 “청년·신혼 맞춤 도시주택 10만호 공급”…한국당 “주담대 기준 완화·분양가 상한제 폐지”

    민주당 “청년·신혼 맞춤 도시주택 10만호 공급”…한국당 “주담대 기준 완화·분양가 상한제 폐지”

    민평당 “20평 아파트 100만호 공급” 정의당 “세입자 9년 안심 거주 보장”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 3호 공약으로 ‘청년·신혼 맞춤형 도시주택 10만호 공급’을 발표하면서 부동산이 공약 대결의 최전선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정부의 규제 중심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공약을 내세운 반면 민주당은 청년과 신혼부부를 타깃으로 해 정치적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민주당은 29일 국회에서 청년 계층의 주거 부담 완화와 저출산 문제 해소를 위한 청년·신혼 맞춤형 도시 ‘주(住)토피아’ 정책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우선 수도권 3기 신도시의 교통 중심지(지하철·GTX 역세권 등)에 청년 벤처타운·신혼부부 특화타운이 연계된 ‘청년·신혼 맞춤형 도시’를 조성해 청년·신혼 주택 5만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광역 및 지역거점 구도심에는 혁신지구 도시재생 사업과 첨단복합 창업 단지 조성 사업을 연계한 청년·신혼 맞춤형 도시를 조성하고 택지 개발도 추진해 청년·신혼주택 4만호를 공급할 방침이다. 서울 용산 등 코레일 부지와 국공유지 등의 행복주택과 신혼 희망타운이 연계된 청년·신혼주택 1만호 신규 공급 방안까지 포함하면 총 10만호 공약이 완성된다. 청년·신혼부부 전용 수익공유형 모기지 공급을 통해 주거 마련을 위한 금융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마련했다. ▲대출금리를 낮추고(1.5→1.3%) ▲대출한도를 확대하며(2억→3억원) ▲상환 기간을 연장(20→30년)해 청년·신혼부부의 금융 부담을 덜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년층 표심을 잡기 위해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에만 집중하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정책은 스펙트럼이 다양해야 한다”면서 “공공임대를 확대하고 민간 임대시장에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정책으로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한국당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실패로 규정하며 현 정부 정책과 정반대의 공약만 내놓고 있다. 부동산 공약으로 정부·여당 심판론 프레임을 짜겠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지난 16일 2호로 발표한 부동산 공약에서 재건축·재개발 규제 및 주택담보대출 기준을 완화하고,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는 내용을 제시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은 보수정권보다 강압적 규제를 시행한 문재인 정부하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현 정부 정책을 180도 뒤집는다고 집값이 안정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비판도 많다. 군소 정당들도 주요 공약으로 부동산을 앞세워 당의 색깔을 드러냈다. 민주평화당은 지난 20일 총선 1호 공약으로 ‘20평 아파트 100만 가구, 1억원 공급’을 발표했다. 정의당도 지난 15일 총선 2호 공약으로 ‘무주택 세입자 주거권 보장’에 집중한 정책을 내세웠다. 전월세 물가연동 상한제 및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을 통한 세입자 9년 안심 거주 보장 등이 주요 공약이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총선 공약 대결 최전선된 부동산…민주당 주거공약 발표

    총선 공약 대결 최전선된 부동산…민주당 주거공약 발표

    민주당 청년신혼 맞춤형 도시주택 10만호 공급 공약한국당은 규제완화 정부여당심판 강조평화당, 정의당도 색깔있는 부동산 공약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 3호 공약으로 ‘청년·신혼 맞춤형 도시주택 10만호 공급’을 발표하면서 부동산이 공약 대결의 최전선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정부의 규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공약을 내세운 반면 민주당은 청년과 신혼부부를 타켓팅한 정책으로 정치적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29일 국회에서 청년 계층의 주거부담 완화와 저출산 문제를 해소를 위한 청년·신혼 맞춤형 도시 ‘주(住)토피아’ 정책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앞서 종합적인 부동산 공약을 발표한 한국당과 달리 청년·신혼부부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주거공약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려고 시도했다. 민주당은 우선 수도권 3기 신도시 교통 중심지(지하철·GTX 역세권 등)에 청년 벤처타운·신혼부부 특화타운이 연계된 ‘청년·신혼 맞춤형 도시’를 조성해 청년·신혼 주택 5만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광역 및 지역거점 구도심에는 혁신지구 도시재생 사업과 첨단복합 창업 단지 조성사업을 연계한 청년·신혼 맞춤형 도시를 조성하고 택지개발도 추진해 청년·신혼주택 4만호를 공급할 방침이다. 서울 용산 등 코레일 부지와 국공유지 등에 행복주택과 신혼 희망타운이 연계된 청년·신혼주택 1만호 신규 공급 방안까지 포함하면 총 10만호 공약이 완성된다. 청년·신혼부부 전용 수익공유형 모기지 공급을 통해 주거 마련을 위한 금융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마련했다. ▲대출금리를 낮추고(1.5%→1.3%) ▲대출한도를 확대하며(2억원→3억원) ▲상환기간을 연장(20년→30년)해 청년·신혼부부의 금융 부담을 덜겠다는 것이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청년 신혼부부들이 도저히 집을 살 수 없는 상태로 집값이 오르다 보니까 청년 신혼부부에 맞춘 정책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공임대를 확대하고 민간 임대시장에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정책으로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이에 반해 한국당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실패로 규정하며 정부·여당 심판론을 펼치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16일 2호로 발표한 부동산공약에서 재건축·재개발 규제 및 주택담보대출 기준을 완화하고,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는 내용을 제시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은 보수정권보다 폭압적 규제를 시행한 문재인 정부 하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민주당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수도권에서 부동산 영향이 클 것”이라며 우려하기도 했다. 군소정당들도 주요 공약으로 부동산을 앞세워 당의 색깔을 드러냈다. 민주평화당은 지난 20일 총선 1호 공약으로 ‘20평 아파트 100만가구, 1억원 공급’을 발표했다.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의 주거 정책으로 10년 동안 100만가구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정의당도 지난 15일 총선 2호 공약으로 ‘무주택 세입자 주거권 보장’에 집중한 정책을 내세웠다. 전·월세 물가연동 상한제 및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을 통한 세입자 9년 안심 거주 보장 등이 주요 공약이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민주당, 오늘 ‘총선 3호 공약’으로 주거 정책 발표

    민주당, 오늘 ‘총선 3호 공약’으로 주거 정책 발표

    더불어민주당이 29일 국회에서 이해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총선 3호 공약 발표식을 연다. 민주당의 총선 3호 공약은 주거와 관련된 정책이다. 특히 청년 주거형태를 다양한 방면으로 지원하기 위한 일종의 ‘패키지’ 공약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지난 27일 “앞으로 생활 밀착형 공약을 계속 이어 나갈 것”이라며 “29일에는 우리 사회의 핵심 문제 가운데 하나인 주거 문제 대한 정책 대안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앞서 발표한 ‘공공와이파이 확대’, 벤처 유니콘 기업(시가총액 1조원 이상) 육성 등 1·2호 공약에 이어 민생·경제 공약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다. 1호 공약은 예산 약 5780억원을 투입해 2022년까지 무료 와이파이 5만 3000대를 설치하는 게 골자이며, 2호 공약은 2022년까지 유니콘 기업(시가총액 1조원 이상)을 30개 육성하고 벤처투자액 연간 5조원을 달성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추락하는 韓잠재성장률… OECD 올 2.5%로 추산

    추락하는 韓잠재성장률… OECD 올 2.5%로 추산

    생산인구 감소 등 ‘저성장 늪’ 본격화될 듯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2% 초중반대로 떨어졌다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산했다.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생산성이 둔화되면서 저성장 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8일 OECD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5%로 지난해보다 0.2% 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추산됐다. 내년은 올해보다 0.1% 포인트 하락한 2.4%로 예측됐다. 잠재성장률은 노동력과 생산설비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경기를 과열시키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장률을 말한다.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쓰인다. 한국 잠재성장률은 1997년 7.1%였으나 이듬해 외환위기를 겪으며 5.6%로 대폭 하락했다. 2009년(3.8%)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3%대로 떨어졌고, 2018년(2.9%)엔 2%대로 주저앉았다. 잠재성장률이 3%대에서 2%대로 낮아지는 데 9년(2009∼2018)이 걸렸지만, 2%대에서 1%대로 떨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이보다 짧을 가능성이 크다. 2%대에 진입한 지 불과 2년 만에 2% 중반대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OECD 회원국 중 한국보다 잠재성장률이 빨리 떨어진 나라는 터키(4.4%→4.0%), 아일랜드(4.0%→3.4%), 아이슬란드(2.9%→2.5%) 세 곳뿐이다. 청년 인구가 줄고 생산성 증가율마저 낮아지면서 앞으로 우리 경제가 2%대 성장도 버거운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걱정이 많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인구구조를 변화시키지 않는 한 잠재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리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정부가 재정으로 보완해야 한다”며 “재정을 풀더라도 저출산 문제 해결과 기술 혁신 등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잠재성장률을 되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스토리만 좇다가 부실검증…人災가 된 원종건 인재 영입

    스토리만 좇다가 부실검증…人災가 된 원종건 인재 영입

    원 “홀로 진실 밝히고 명예 회복하겠다” 인터넷선 영입 발표 때부터 의혹 떠돌아 당황한 민주 “철저하게 검증” 뒷북 대책 14번째 인사엔 스타트업 창업가 조동인더불어민주당의 4·15 총선 2호 영입 인재인 원종건(27)씨가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논란’으로 28일 영입 인재 자격 반납과 함께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미투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에 원씨가 입장을 정리하고 민주당도 이를 받아들이며 빠르게 사태 수습에 나선 모양새다. 하지만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후보에 대한 기초적인 검증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데다 후보가 가진 이미지와 배경만을 앞세우면서 인재 영입을 ‘이벤트성’으로 취급했다는 점에서 당이 무책임하다는 거센 비판이 나오고 있다. 원씨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오늘 민주당 21대 총선 영입 인재 자격을 스스로 당에 반납하겠다”며 “한때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저와 관련한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다. 논란이 된 것만으로도 당에 누를 끼쳤다. 그 자체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원 “허물 많았지만 분별없이 살지 않아” 원씨의 옛 여자친구 A씨는 전날 인터넷 사이트에 원씨로부터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증거 사진와 함께 올렸다. 이에 대해 원씨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허물도 많고 실수도 있었던 청춘이지만 분별없이 살지는 않았다.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때 사랑했던 여성”이라며 “주장의 진실 여부와는 별개로 함께했던 과거에 대해 이제라도 함께 고통받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말했다. 원씨는 “명예로운 감투는 내려놓고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겠다”며 “홀로 진실을 밝히고 명예를 회복하겠다”고도 했다. 영입 한 달 만에 악재가 된 원씨를 놓고 민주당 내부는 크게 당황스러워했다. 원씨는 지난해 12월 29일 민주당이 취약한 20대 남성 지지율을 겨냥해 의욕적으로 영입한 인재다. 그는 2005년 MBC 프로그램 ‘느낌표’에 시·청각장애인 어머니와 함께 출연해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져 많은 시청자를 울렸던 인물이다. 이해찬 대표는 원씨 영입을 소개하며 “지난번 영입 인사인 최혜영 교수는 ‘희망’이었고 원종건님에게는 ‘미래’라는 말을 꼭 전해드리고 싶다”며 극찬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영입 인재의 ‘스토리’에만 신경 쓰며 홍보하기에만 바빴고 기초적인 검증은 등한시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원씨는 영입 발표 때부터 비슷한 의혹이 인터넷상에 제기됐지만 민주당에서는 단순 소문으로 취급해 일을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은 원씨 논란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민주당, 원씨 사실관계 확인 조사 착수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은 “원씨의 경우 사적인 영역이라 저희가 검증하는 데 한계가 좀 있었던 것 같다. (원씨와) 구두로 확인했고 본인이 문제없다고 했다”며 “사적인 영역을 어디까지 검증할 수 있을지 검토해 보완할 점을 보완하겠다”고 부실 검증을 인정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앞으로 인재 영입, 공천 후보자, 출마 대상자 등에 유사 사례가 있는지 조사해 만약 있으면 당은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인재 영입 과정에서 보다 철저한 관련 내용을 검증할 예정”이라고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원씨 처벌을 요구하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야당은 원씨 논란에 대해 한목소리로 민주당을 비판하며 후폭풍이 거센 상태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원씨에 대해 “인재(人材)인 줄 알았는데, 사람으로 인한 재앙인 인재(人災)”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14번째 영입 인사로 스타트업 청년 창업가인 조동인(31) 미텔슈탄트 대표를 영입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스토리’ 좇다가 부실검증… 민주당, 人災 된 인재 영입

    ‘스토리’ 좇다가 부실검증… 민주당, 人災 된 인재 영입

     더불어민주당의 4·15 총선 2호 영입 인재인 원종건(27)씨가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논란’으로 28일 영입 인재 자격 반납과 함께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미투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에 원씨가 입장을 정리하고 민주당도 이를 받아들이며 빠르게 사태 수습에 나선 모양새다. 하지만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후보에 대한 기초적인 검증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데다 후보가 가진 이미지와 배경만을 앞세우면서 인재 영입을 ‘이벤트성’으로 취급했다는 점에서 당이 무책임하다는 거센 비판이 나오고 있다.  원씨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오늘 민주당 21대 총선 영입 인재 자격을 스스로 당에 반납하겠다”며 “한때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저와 관련한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다. 논란이 된 것만으로도 당에 누를 끼쳤다. 그 자체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원씨의 옛 여자친구 A씨는 전날 인터넷 사이트에 원씨로부터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증거 사진와 함께 올렸다. 이에 대해 원씨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허물도 많고 실수도 있었던 청춘이지만 분별없이 살지는 않았다.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때 사랑했던 여성”이라며 “주장의 진실 여부와는 별개로 함께했던 과거에 대해 이제라도 함께 고통받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말했다. 원씨는 “명예로운 감투는 내려놓고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겠다”며 “홀로 진실을 밝히고 명예를 회복하겠다”고도 했다.  영입 한 달 만에 악재가 된 원씨를 놓고 민주당 내부는 크게 당황스러워했다. 원씨는 지난해 12월 29일 민주당이 취약한 20대 남성 지지율을 겨냥해 의욕적으로 영입한 인재다. 그는 2005년 MBC 프로그램 ‘느낌표’에 시·청각장애인 어머니와 함께 출연해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져 많은 시청자를 울렸던 인물이다. 이해찬 대표는 원씨 영입을 소개하며 “지난번 영입 인사인 최혜영 교수는 ‘희망’이었고 원종건님에게는 ‘미래’라는 말을 꼭 전해드리고 싶다”며 극찬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영입 인재의 ‘스토리’에만 신경 쓰며 홍보하기에만 바빴고 기초적인 검증은 등한시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원씨는 영입 발표 때부터 비슷한 의혹이 인터넷상에 제기됐지만 민주당에서는 단순 소문으로 취급해 일을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은 원씨 논란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은 “원씨의 경우 사적인 영역이라 저희가 검증하는 데 한계가 좀 있었던 것 같다. (원씨와) 구두로 확인했고 본인이 문제없다고 했다”며 “사적인 영역을 어디까지 검증할 수 있을지 검토해 보완할 점을 보완하겠다”고 부실 검증을 인정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앞으로 인재 영입, 공천 후보자, 출마 대상자 등에 유사 사례가 있는지 조사해 만약 있으면 당은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인재 영입 과정에서 보다 철저한 관련 내용을 검증할 예정”이라고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원씨 처벌을 요구하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야당은 원씨 논란에 대해 한목소리로 민주당을 비판하며 후폭풍이 거센 상태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원씨에 대해 “인재(人材)인 줄 알았는데, 사람으로 인한 재앙인 인재(人災)”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14번째 영입 인사로 스타트업 청년 창업가인 조동인(31) 미텔슈탄트 대표를 영입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부동산·수돗물 등 신년기획 인상적… 갈등 중계식 정치기사 아쉬워

    부동산·수돗물 등 신년기획 인상적… 갈등 중계식 정치기사 아쉬워

    서울신문은 ‘수돗물 대해부’, ‘부동산 대해부-계급이 된 집’, ‘2020 청년정치 원년으로’ 등 2020년 1월 한 달 동안 선보인 기획 시리즈와 정치·경제 등 주요 현안을 다룬 보도 내용을 주제로 2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신문 본사 9층 회의실에서 제125차 독자권익위원회를 열었다. 김만흠(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위원장을 비롯해 홍영만(차의과학대 경영대학원장), 심훈(한림대 언론학과 교수), 유승혁(경희대 언론정보학과 3학년), 김숙현(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연구실장) 독자권익위원이 참석했다. 신년 기획으로 준비한 생활 밀착형·심층 분석 기획이 좋은 평가를 받은 반면, 갈등 중계식의 정치 기사와 친절하지 않은 용어 설명은 아쉽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래는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심훈 제가 지난달 위원회에서는 1면 톱기사와 사진 배치의 조화에 있어 긍정적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는데, 1월엔 1면 톱기사와 다른 내용의 사진이 맞물려 나온 경우가 많았다. 내부 사정이 있었겠지만 아직 일관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또 제가 줄기차게 주장했던 경제면에서 모델들을 활용한 사진이 사실상 사라진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중산층과 저소득층, 여성과 노인, 다문화 가정에 대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전히 정치인과 셀러브리티(유명인), 40~50대 남성 중심 주인공들이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체육 기사는 생활체육 기사의 필요성을 종종 얘기했는데 여전히 프로축구, 프로농구, 골프 등 프로 스포츠 중심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몇몇 언론사는 출입처 관행에 관한 실험을 하고 있는데, 인력 문제가 있겠지만 변화를 원한다면 체육부 정도는 출입처에 대한 실험을 생각해 봤으면 한다. 1월 16일부터 시작한 ‘2020 수돗물 대해부’는 취재와 전수조사, 전문가 4명의 대담회 내용까지 모두 좋았다. 서울신문의 탐사보도는 기획도 좋지만, 때로는 적재적소의 전문가를 찾아 그들에게 토론의 장을 마련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유승혁 총선이 다가오면서 배치한 정치 기사와 칼럼이 전반적으로 아쉬웠다. 각 정당이 내놓은 총선 1호 공약들을 분석한 16일자 ‘국민에게 1도 감동 못 주는 1호 공약들’ 기사는 정당들이 국민을 마치 바보인 양 보고 있는 현실을 잘 분석했지만, 그 이후부터는 날카롭거나 깊이 있는 분석 기사가 보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심판’, 자유한국당은 ‘문 정부 심판’처럼 예전과 마찬가지로 대립 구도로 보도하고 있다. 팩트 체크팀을 따로 둬 각 정당의 공약 실현 가능성을 분석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기사가 필요해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22일자 2면에 ‘중국이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내용과 함께 ‘아시아 우한 폐렴 비상’이라는 카테고리로 크게 보도했고, 그다음 날에는 ‘한 달 안 돼 발병 커지고 있다’며 공포 프레임을 잡았던데 기사 내용은 별 차이가 없었다. 독자들이 정말 궁금해하는 건 ‘우리 정부는 뭐 하고 있나’, ‘중국인 막는다고 전염 막을 수 있나’, ‘우리는 뭘 해야 하나’ 이런 것이다. 폐렴 확산과 공포 기사만 나오고 있어 아쉽다. 21일자 ‘“트랜스젠더라도 괜찮아”…여군들이 마음 더 열었다’ 기사는 트랜스젠더 군인 논란과 관련해 여론을 못 읽은 기사라고 생각한다. 여론은 “트랜스젠더라서 안 된다”가 아니라 “복무와 전역 절차가 공정한가”가 논란이었다. 여군이 마음을 열고, 인정받음으로 복무할 수 있다, 없다의 문제가 아닌데 이런 기사는 감정에 호소한 글이었다. 김숙현 국제 지면의 국제 이슈와 글로벌 인사이트 등을 보면 전반적으로 전문 지식이 돋보이는 기사가 많았다. 한국 언론들의 국제사회 기사는 단순한 지식 전달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서울신문의 기사는 분석력이 뛰어나고 유익했다. 다만 기사 중간중간에 기자 개인적 감정과 성향이 들어 있는 경우가 보이는 점은 아쉬웠다. 6일자 ‘트럼프 美우선주의 올인… 자유무역·안보동맹·세계화 흔들다’는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펼친 정책이 잘 나와 있는 좋은 기사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기사에 트럼프 지지율 추이를 그래픽으로 넣었는데 2017년 1월 45%에서 등락을 보이며 2019년 12월 다시 45%로 나온다.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어서 이런 것(트럼프의 정책)이 올해 미국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기사에는 설명이 없어 지지율 추이 그래프를 넣은 이유도 모르겠다. 22일자 33면 오피니언의 ‘소련 자료로 본 북한 국경경비대 창설 과정’ 칼럼 역시 전문 지식이 돋보인 좋은 글이었다. 홍영만 1월 중 경제 지면을 쭉 봤는데 크게 3가지, 각 그룹 인사 시즌 기사·부동산 가격과 임대소득자 등록 이슈·취업자 관련 통계 이슈 등이 있었다. 삼성 등 그룹사의 새 경영 방침 기사는 매년 있었고, 기사도 그런대로 괜찮았다. 그러나 부동산 임대소득자 등록 이슈와 관련해선 독자에게 알려 주는 정보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우리나라 임대소득자가 월세 소득자도 있고 생각보다 많은데 이 부분을 자세히 다루지 않은 점이 아쉽다. 또 취업자 수와 관련된 기사들이 있었다. 정부 발표, 한국은행 발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가 있었는데 독자들에게 이런 팩트만 전달했을 때 얼마나 소화하고, 우리 경제가 어떻게 가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기관별로 발표하는 관점도 제각각이다. 이런 것들은 서울신문에서 전체적인 트렌드나 의미 등을 독자가 알기 쉽게 풀어 쓰면 좋은데 숫자 나열식 보도에 그쳐 아쉬웠다. 삼성 금융 계열사 수장 교체 이슈를 22일자 경제면 톱기사로 올렸다. 기사와 함께 ‘삼성전자 임원·발탁 승진자 규모 추이’라는 그래픽을 그렸는데 ‘발탁 승진자’가 무엇인지 정의가 없더라. 각 계열사 부장급 중 찾아낸 임원 승진자인지, 외부 영입한 임원인지 아무리 찾아봐도 설명이 없다. 독자들은 관심 있는 기사를 읽으면 기사가 완벽하길 바란다. 기사를 보다가 사전 등을 찾게 되면 읽기 싫어지게 된다. 용어 설명의 친절함이 필요해 보인다. 21일자 오피니언 지면의 ‘정권마다 바뀌는 정부조직 개편 멈춰야’라는 명승환 인하대 교수의 글은 30년 넘게 공직 생활을 한 제 생각과 똑같았다. 이런 필진 발굴은 좋다. 외부 필진의 좋은 의견이 있으면 이를 다시 심층 취재로 키우는 방향도 고민하면 좋겠다. 김만흠 1월 정치 기사 중심으로 얘기하겠다. 그간 독자권익위의 지적이 지면에 반영되고 있다고 지난달 권익위에서 칭찬했었다. 기존 정치 기사가 각 정당 양비론 소개에 그쳤다면 이제는 서울신문의 시각이 반영되고 있다고 본다. 사실 예전에는 전날 인터넷 기사 이상의 내용이 담긴 지면 기사를 찾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시사 프로그램 작가나 피디들이 방송 소재로 삼을 만한 기사가 꽤 나오고 있다. 앞서 얘기가 나왔지만 수돗물 기획과 부동산 기획 등 2020년 특집 기획 시리즈도 다 좋았다. 특히 ‘2020년 청년정치 원년으로’ 기획은 최근 논쟁이 되고 있는 인재 영입과 정치발전 분석이 바람직했다. 다만 조금 더 강하게 썼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정치 영역은 전문적 능력과 정무적 능력 등이 필요한데, 지금 우리 정치권을 비유하자면 동네에서 착한 일했다고 축구 국가대표를 시키는 식의 인재 영입을 하고 있다. 이런 행태는 조금 더 강하게 지적해도 좋을 것 같다. 정리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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