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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판문점 정상회담, 미증유인가 재귀인가/조동준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부원장

    [시론] 판문점 정상회담, 미증유인가 재귀인가/조동준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부원장

    판문점 정상회담은 한반도는 물론 세계에 미증유(未曾有)라는 화두를 던졌다. 남북한 지도자가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나드는 모습은 70년 이상 막혔던 혈맥이 트이기 시작함을 예고했다. 도보다리 위에서 두 지도자가 앉아 있는 모습은 인자한 원로와 패기 있는 청년 간 진지한 대화처럼 보였다. 남북한 지도자, 영부인, 배석자들이 제주 소년 오연준군의 청아한 목소리에 집중하는 모습은 마치 가족 음악회와 같았다. 남북으로 갈라지는 길 위에서 두 지도자와 배우자가 상대방에게 전하는 말과 몸짓은 헤어짐을 아쉬워하면서 다음 만남을 기다리는 사람의 이별을 연상시켰다. 판문점 회담은 평양에서 진행되었던 두 차례 정상회담과 차원이 다르게 처음부터 끝까지 곳곳에 남북 화해의 상징을 포함했다. 일찍이 없었음을 의미하는 미증유가 판문점 정상회담에 어울리는 화두다. 판문점 정상회담은 원래 자리로 되돌아감을 뜻하는 재귀(再歸)라는 또 다른 화두를 던졌다. 남북한 지도자가 판문점에서 공동으로 발표한 선언문은 민족 자주의 원칙에 기반한 남북 관계 개선, 남북한 적대 행위의 중단과 향후 긴장 완화를 위한 협의, 6ㆍ25전쟁의 종전과 평화 체제의 구축을 위한 협력을 담고 있다. 판문점 공동선언에 담지 못한 중요한 합의와 양해가 있을 수 있어 현재 상태로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2007년 10ㆍ4공동성명에 비해 큰 진보를 찾기 어렵다. 민족의 이해와 해외 동포를 위한 남북한 협력이 빠지고 비핵화에 관한 원칙적 선언이 들어갔다는 점을 제외하면, 판문점 정상회담은 10ㆍ4공동선언과 유사하다. 북측에서 언급한 것처럼 “잃어버린 11년” 전으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예상되는 남남 갈등 또한 재귀를 연상시킨다. 판문점 선언을 둘러싼 정파적 해석이 너무 달라 동일한 정상회담을 보고 동일한 선언문을 읽었는지 의심할 정도다. 특히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문안에 대한 해석 차이는 한국 사회의 깊은 불신과 갈등선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 문안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를 주장한 국제사회의 입장을 일부 반영하지만 주한미군 철수와 미국의 핵우산을 제거한 상태를 의미하는 북한식 “조선반도의 비핵지대”를 절충한 듯 보이기 때문에 정파 간 해석 차이와 논란이 뒤따라 나왔다.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번영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시점에 남남 갈등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판문점 정상회담이 정파적인 해석을 초월하여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으로 가기 위한 첫걸음은 북한의 현실에 관한 냉철한 인식이다. 현재 북한은 국제사회의 일부로부터 사실상 핵무장국으로 이미 인정을 받고 있다. 북한의 핵을 무력으로 제거하려면 엄청난 희생이 전제되어야 한다. 북한의 경제가 세계 경제와 연결됐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제재가 북한 정권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 북한 내부에 잠재된 취약성이 언제든지 빠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북한의 군사적 능력과 경제적 취약성을 종합하면 북한의 핵무장이 기정사실화된 위협이며, 동시에 북한 내부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한다고 요약할 수 있다. 판문점 정상회담이 미증유와 재귀 중 어느 쪽에 귀결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진행형이다. 우리가 북한을 둘러싼 기회와 위기에 대한 냉철한 현실 진단을 공유하고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 번영을 위해 오래 참으며 함께 노력하면 판문점 정상회담이 미증유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오연준군이 전한 가사처럼 꿈에 보았던 길에서 설레임과 두려움으로 불안한 행복을 느낀다. 새로운 꿈들을 기대하며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한 걸음을 겨우 내디뎠다. 판문점 정상회담이 불미스러운 재귀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남북 지도자의 노력은 물론 한국 안의 소통과 협력이 필요하다.
  • 누구나 아는 이름, 아무도 모르는 그의 젊은 날…‘청년 마르크스’ 예고편

    누구나 아는 이름, 아무도 모르는 그의 젊은 날…‘청년 마르크스’ 예고편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카를 마르크스’의 젊은 날을 담은 영화 ‘청년 마르크스’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다. ‘청년 마르크스’는 카를 마르크스가 ‘공산당 선언’을 집필하기 전, 젊은 날 그의 사랑과 ‘프리드리히 엥겔스’와의 우정, 뜨거운 꿈과 이상을 그린 영화다. ‘자본론’의 저자이자 사상가로 딱딱하게만 느껴졌을 카를 마르크스의 젊은 날을 조명해, 그의 기존 이미지와는 색다른 모습을 선보이는 영화다. 공개된 예고편에는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만남부터 이들이 의기투합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당신은 우리 시대 최고의 유물론자예요”, “노동계에 대한 당신 지식은 타의 추종을 불허해요”라며 서로를 인정한 두 사람의 만남이 이후 변화를 궁금케 한다. 이렇게 “엥겔스 평생의 동반자이자 친구”가 된 카를 마르크스와 “마르크스가 인정한 유일한 친구”였던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함께 저서를 집필하는 모습은 열악했던 당시 공장의 환경 속 노동자들의 모습과 병치되며 새로운 세상을 열망한 그들의 꿈을 주목케 한다. 또한 “가장 가난한 노동계급과 부르주아 상류사회를 다 알다니…”라고 감탄하는 엥겔스에게 “솔직히 말해도 돼요? 한마디로… 어마어마해요”라고 답하는 마르크스의 모습은, 공장주의 아들이었던 엥겔스와 오만하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자신감 넘쳤던 마르크스의 캐릭터를 엿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마르크스 X 엥겔스, 둘의 만남이 세상을 바꾸다!”라는 카피는 새로운 세상을 향한 두 친구의 가슴 뜨거운 여정을 예고한다. 영화는 젊은 시절의 카를 마르크스를 다뤄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스페셜 갈라를 비롯해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입증했다. 5월 개봉. 15세 관람가. 118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청년 위한 세상 못 만든 빚 있는데… ‘빈민’ 표현 부끄러웠다”

    “청년 위한 세상 못 만든 빚 있는데… ‘빈민’ 표현 부끄러웠다”

    지난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가 서울시의 ‘청년임대주택’을 ‘빈민아파트’로 비유한 안내문을 단지 내에 붙인 사실이 서울신문 보도<[단독] ‘5평짜리 빈민’… 도 넘은 청년임대 혐오 안내문>로 알려지면서 큰 파장이 일었다. 청년들을 빈민으로 규정한 도 넘은 님비(NIMBY·내 지역에는 안 된다) 현상에 사람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분노를 터뜨렸다. 비판을 받자 아파트는 빈민이란 단어가 적힌 안내문과 현수막을 모두 철거했다.이 파장은 문제 아파트의 주민인 석락희(59)씨가 무심코 지나치지 않고 SNS를 통해 문제를 제기했기에 가능했다. 서울신문은 석씨를 직접 만나 ‘정의의 호루라기’를 거침없이 분 배경에 대해 듣고 싶었다. 그는 흔쾌히 수락했다. 석씨는 11일 서울시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베이비부머로서 앞만 보고 달려 왔고, 청년들을 위한 세상을 만들지 못했다는 부채감에 항상 시달렸다”면서 “퇴근길에 안내문 제목에 (청년임대주택을) 빈민아파트라고 표현한 것을 보고 청년들을 빈민으로 매도했다는 생각에 화가 났다. 집단이기주의가 지나쳤다”고 밝혔다. 그는 또 “청년들로 인해 지역이 우범지역화된다고 주장하는데 청년들을 한낱 술 먹고 사고 치는 사람으로 인식한 것은 잘못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안내문 위에 ‘공존하며 사는 것이 마땅하지, 부끄러운 줄 아세요’라고 항의하는 글을 직접 적어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사이다 발언’이라며 공감을 보냈다. 그는 “청년들에게 디딤돌이 되지는 못할지언정 희망은 꺾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에 바로 안내문 위에 내 생각을 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중에 아내한테 들으니 청년임대주택이 들어오는 것에 반대했던 한 주민이 내 글을 보고 ‘빈민이라는 표현을 못 봤는데 부끄럽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석씨는 이 사안을 복지, 노후와 관련된 사회적 문제로도 바라봤다. 그는 “집 한 채가 평생 일해서 모은 재산인 동시에 유일한 노후 수단이라 그걸 지켜 내려는 욕망은 있을 수 있다”면서 “복지 안전망이 사회적으로 잘 마련돼서 공존하고 협력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돼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기업에서 일할 때 노사 관계, 인사 문제를 다뤘던 그는 현재 협동조합 ‘문화공간 온’의 이사를 맡고 있다. 2016년 5월 만들어진 이 조합은 낮에는 카페, 밤에는 주점으로 변신하며 일종의 시민운동 사랑방 역할을 한다. 지난 겨울 촛불집회 때 시민들을 연결하는 만남의 장이 되기도 했다. 석씨는 서울시에서 ‘시민감사 옴부즈만’으로 4년간 활동했던 이력도 있다. 시민감사 옴부즈만은 시민들이 불합리한 행정기관의 처분으로 권리를 침해받으면 구제하는 역할을 주로 한다. 석씨는 “2012년 옴부즈만 일을 시작한 뒤 ‘시민감사 옴부즈만 활동은 독립적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면서 “토론회를 열고 의견수렴을 거쳐 2016년 새로운 옴부즈만 위원회가 출범하는 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2016년 이전에도 옴부즈만은 있었지만 시 감사관실 산하에 있어 단독으로 의사결정을 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석씨는 마라톤대회(42.195㎞) 100회 완주라는 자신의 이력을 설명하며 ‘공존’이라는 단어를 다시 꺼냈다. “우리는 선수가 아니니까 경쟁은 무의미하다. 자신의 모든 역량을 발휘해서 출발선에서 결승선까지 갈 뿐이다. 함께 물도 떠다 주고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게 서로 도우며 달린다. 나약한 인간으로서 그렇게 공존하고 돕는 게 진정한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숨막히는 현실, 오지 않는 희망… 그래도 나아가라는 거장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숨막히는 현실, 오지 않는 희망… 그래도 나아가라는 거장

    “자, 이제 가자.” “안 돼.” “왜?” “고도를 기다려야지.” “아, 그렇군.” 바짝 마른 나무 한 그루만 서 있는 빈 무대에 허름한 점퍼를 입은 두 사람이 앉아 구두를 벗으려 애쓴다. 에스트라공(고고)과 블라디미르(디디)는 고도가 올지 안 올지를 두고 대화한다. 도대체 고도는 누구인지, 왜 고도를 기다리는지는 설명하지 않고 싱거운 대화만 몇 번이고 반복한다. 주인과 노예가 잠시 등장하고, 소년이 등장하여 고도가 그날은 오지 않고 내일도 오지 않을 거라고 알린다. 고고와 디디는 왠지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린다. 두 사람은 무의미한 대화로 시간을 때운다. 1막에서는 고고가 가자고 하고, 2막에서는 디디가 가자고 한다. 쓸데없는 장난과 엉뚱한 대화를 듣는 관객이 왜 내가 여기 앉아 있어야 하나 고민할 때 막은 내린다.●파리로 온 작가·화가·철학자 1906년 4월 13일 아일랜드 더블린 근교에서 태어난 사뮈엘 베케트(1906~1989)는 부유한 개신교 집안에서 자랐다. 대학에서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를 전공하고, 졸업 후 파리 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에서 2년간 영어를 가르쳤다. 1937년 파리 몽파르나스 언덕에 정착한 베케트는 이듬해 장편소설 ‘머피’를 발표했다. 1938년 1월 6일, 친구들과 영화를 보고 나오던 베케트는 소위 ‘묻지마 폭력’을 당한다. 모르는 청년이 느닷없이 그에게 칼을 휘둘렀던 것이다. 법정에서 범인이 “왜 그랬는지 나도 모르겠다”고 하자 충격을 받은 베케트는 이해할 수 없는 부조리한 인생을 숙고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1941년 파리에서 그는 조국도 아닌 프랑스 레지스탕스 친구들을 돕는다. 더블린의 명문대학을 졸업한 부잣집 아들이 어떻게 이런 위험을 결심했는지 모르지만, 1942년 동지들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베케트는 시골 농장으로 피신하여 ‘와트’라는 소설을 썼다. 전쟁의 비극 속에서 그는 집중해서 작품을 썼다. 우주의 인연이란 기이한 바, 베케트가 태어나기 5년 전 한 인물이 옆 나라에서 태어났다. 1901년 10월 10일 스위스에서 탄생한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 스위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후기 인상파 화가였던 아버지 덕에 자코메티는 거대한 서가에서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자코메티는 10세 때부터 소묘와 그림을 그렸으며, 14세 때 동생 디에고를 모델로 처음 흉상을 만들었다. 18세 때 자코메티는 제네바 미술 공예학교에 들어갔다. 자코메티는 눈앞에서 몇 번의 죽음을 목격했다. 아이를 위해 제왕절개를 거부했던 여동생의 죽음을 보았다. 어제까지 함께 베네치아 여행을 즐겼던 병든 할아버지 이야기도 황당하다. 아침에 깬 자코메티는 죽어 있는 할아버지를 발견했다. 그때 자코메티는 깨닫는다. 죽음이란 늘 곁에 있다.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폭격으로 잘린 팔 등 그는 죽음을 목격하고 강제로 성찰해야 했다. 그의 예술은 죽음이라는 한계에서 탄생했다. 2차 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베케트처럼 자코메티도 파리에 있었다. 그 무렵에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도 파리에 있었다. 세 사람은 양차 대전을 모두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쟁의 비극으로 아수라장이었던 파리라는 공간을 작가 베케트, 화가 자코메티, 철학자 사르트르는 같은 시기에 체험했다. 세 거장은 죽음의 심연을 극복하는 실존주의 문학(베케트)-미술(자코메티)-철학(사르트르)의 연대를 보여줬다. 이후 1953년 1월 파리 몽파르나스 바빌론 소극장에서 초연한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대성공을 거두었다.●기다리는 사람과 걸어가는 사람의 만남 나무 한 그루만 서 있는 텅 빈 무대에서 ‘고도’를 기다리는 고고와 디디가 있다. 처음 이 연극을 보았을 때 홀쭉이와 빵빵이 같은 개그맨이 나와서 만담하는 줄 알았다. 노숙자 복장을 한 괴이쩍은 두 사람은 고도를 기다린다. 고도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고도가 온다는 확신도 없이, 두 사람은 그저 기다리지만 고도는 나타나지 않는다. 기다림 자체가 희망이다. 반세기를 기다렸건만, 고도는 오지 않고 다만 심부름꾼을 보낸다. 디디는 고도의 심부름꾼에게 “나를 만났다고 말해”라고 부탁한다. 두 사람은 견딜 수 없는 시간을 버티기 위해 구두끈을 풀었다 다시 감기를 반복한다. 두 인물이 대체 몇 번이나 구두끈을 풀고 다시 묶는지 세어보다가 포기할 정도다. 어찌보면 이 한심한 방법이 아우슈비츠의 죽음 앞에서도 희망을 꿈꾸었던 생명들이 견뎌내는 방식이었을 것이다. 아니 전쟁이 아니더라도 삶 자체가 얼마나 무의미한지. 베케트는 고도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영어 ‘신’(God)이 무의식에 있어서 절대자를 생각하고 썼을 수도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고 한다. 희망이란, 숨은 신의 다른 이름일 것이다.이 연극이 세계에 널리 알려진 배경에는 자코메티가 있다. 1961년 파리 오데옹 극장에서 ‘고도를 기다리며’를 공연하려 할 때 베케트는 자코메티에게 무대 디자인을 맡겼다. 두 거장은 밤새도록 나무 하나를 구부려도 보고, 꺾어도 보고, 부수고, 다시 세웠다. 목매달아 죽고 싶어도 매달리면 부러질 것 같은 연약한 나무를 구상했다. 나뭇잎이 한두 개 달린 앙상한 나무를 석고로 만들어 마치 뼈다귀 같은 느낌을 줬다. 자코메티와 베케트는 바로 이 지점에서 만났다. 석고로 만든 이 나무 하나로 자코메티는 열매 맺을 수 없는 죽은 나무의 비극을 미니멀리즘 무대 양식으로 표현했다.베케트가 무대 디자인을 자코메티에게 부탁한 까닭은 자코메티가 1년 전인 1960년에 발표한 ‘걸어가는 사람’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작품은 사진으로, 모작으로 하도 많이 봐 와서 별 감동이 없었다. 과연 저 삐쩍 마른 철사 같은 존재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었다. 파리 퐁피두센터 5층에서 저 삐쩍 마른 이상한 작품이 몇 점 있어 한참을 봤지만, 부끄럽게도 모자란 서생은 철사인간의 깊이를 공감할 수 없었다. 뭔 뜻인지 몰랐다. 이번에 예술의 전당 전시회에서 이 작품 하나만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든 묵상하는 방에서 나는 사십여분을 응시했다. 가까이에서 보니 운명을 쏘아보는 듯 눈알이 크고 둥글었다. 원효의 눈부처를 보듯, 저 둥근 눈에 내 눈을 겹쳐 놓으니 가슴이 떨렸다. 대지를 버티는 두툼한 발, 해골 같은 머리를 촬영하면서 저 철사 같은 인간을 내 삶에 전이시켜 보았다. 183㎝ 키의 철사인간을 자코메티는 비정상적으로 늘어뜨리고 불필요한 것은 다 덜어냈다. ‘덜어냈다’는 표현이 대단히 중요하다. 죽음을 곁에 둔 인간이 덕지덕지 무엇을 품고 걸을 필요는 없었다. 자코메티 이전의 화가들은 ‘본 것’을 만들려 했지만, 자코메티는 ‘생각’을 작품으로 표현하려 했다. 동양철학에 깊이 영향을 받은 자코메티는 쓸데없는 것을 다 덜어낸 인간의 모습을 만들었다. 그는 선배 화가 피카소를 향해 엄청난 말도 했다. “난 피카소가 예술가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냥 천재더라.” 자코메티의 말은 무서운 자세를 보여준다. 예술은 명성이나 기술이 아니라, 깊이 있는 사상에서 탄생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피카소는 기술로만 그리는 천재(기술자)일 뿐, 사상을 가진 예술가는 아니라는 비판이다. 나는 피카소와 차원이 다르다는 뜻이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끝이 어딘지 알 수 없지만, 나는 걷는다. 그렇다. 나는 걸어야만 한다”라는 자코메티의 생각은 사뮈엘 베케트의 정신과 만난다. “우리는 왜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는 걸까요?” “그건 말이야, 인간이 더이상 갈 곳이 없기 때문이지.”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기다리는 인간을 만든 베케트처럼, 자코메티는 걸어가는 인간을 말했다. “모든 것을 잃었을 때, 그 모든 걸 포기하는 대신에 계속 걸어 나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좀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의 순간을 경험한다. 비록 이것이 하나의 환상 같은 감정일지라도 무언가 새로운 것이 또다시 시작될 것이다.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계속해서 걸어나가야 한다.”●걸어가는 고도가 만든 실존주의 철학 희망이 없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죽음이 앞에 있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기다리는 주인공은 베케트 자신이었다. 동지들이 죽어가는 전쟁 속에서 레지스탕스로 숨어 지내면서 그는 끊임없이 글을 썼다. 고독을 벗하며 쓰고 또 쓰면서 사망 전까지 그는 매년 작품을 발표했다. 자코메티, 베케트, 사르트르는 인간의 비극적인 죽음에서 절망하지 않고, 걷는 인간, 기다리는 인간, 실존주의 철학을 만들어냈다. 그들에게 파리는 창조의 공간인 동시에 죽음을 체험하게 한 공간이었다. ‘고도를 기다리며’에 나오는 두 등장인물의 모습은 요즘도 파리에 많은 집시, 난민, 노숙자의 모습이다. 젊은 시절 나치를 피해 도망쳐야 했던 베케트와 자코메티가 한때 저런 처지가 아니었을까. 꼭 전쟁이 아니더라도, 인간의 삶 자체는 무의미요, 전쟁의 아수라와 유사하지 않은가. 세 사람은 뜬구름 잡는 희망을 말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살을 유도하는 염세주의를 자극하지도 않았다. 숨막히는 현실에서 오지 않는 희망을 기다리는 세 거장의 자세는 운명을 견디는 잔혹한 낙관주의라 할 수 있겠다. 이 땅에서는 식민지의 어둠 앞에서 쫄지 말고 “눈 감고 가라”고 했던 시인 윤동주, 독재 시대에 아마득한 혁명을 꿈꾸었던 시인 김수영, 제주도에서는 4·3의 비극에 숨죽이며 지금까지 많은 눈물을 삼켰던 이들의 태도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하니 저 철사인간이 바로 내 모습,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여 눈시울이 뜨끈해진다. 무의미한 세계에서 베케트는 금욕적인 수도승처럼 살았다. 사람을 만나지 않고 글쓰기와 연출에만 전념했던 그는 1969년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때도 시상식에 가지 않았다. 자코메티와 함께 잔혹한 낙관주의를 가르쳐 준 베케트는 1989년 12월 22일에 조용히 고도가 있는 곳을 찾아 까마득한 여행을 떠났다. 시인·숙명여대 교수
  • 토박이 장인과 청년의 만남…세운상가 창작인쇄 메카로

    토박이 장인과 청년의 만남…세운상가 창작인쇄 메카로

    27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세운상가 인쇄골목. 성인 4명이 겨우 지나갈 만한 폭의 좁은 길 양편에 걸린 낡은 간판과 얽히고설킨 전선들이 쇠락하는 인쇄골목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었다. 디지털미디어의 등장으로 세운상가 인쇄골목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지만, 여전히 3000여개 인쇄업체가 오밀조밀 밀집돼 있다.세운상가 인쇄골목은 한국 최초의 현대식 인쇄소인 박문국을 비롯해 조선 시대부터 시작된 인쇄산업의 역사가 이어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골목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지붕 없는 인쇄소’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서울시는 이날 토박이 인쇄 장인과 청년창작자의 감각적인 디자인 등을 결합하는 세운상가 재생(다시·세운 프로젝트) 2단계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쇠퇴하고 있는 세운상가 일대 인쇄골목을 ‘창작인쇄산업’의 거점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혁신을 시작하는 셈이다. 시는 7개로 이뤄진 세운상가군과 그 주변을 1, 2단계로 나눠 활성화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1단계 사업에서는 2016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세운상가, 청계상가, 대림상가를 정비해 제조업 창업기지로 만들었다. 2단계 사업은 올해 4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삼풍상가, 호텔PJ, 인현상가, 진양상가를 이어 창작인쇄산업 중심지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우선 시는 인쇄골목 재생을 위해 거점 역할을 할 ‘인쇄 스마트 앵커’를 건립한다. 이곳에는 1인 기업 입주공간, 샘플작업실, 교육시설 등이 들어선다. 이 밖에 인쇄 관련 스타트업 입주공간인 ‘창작큐브’와 일자리와 주거가 어우러진 청년 커뮤니티가 형성될 수 있도록 청년사회주택 400호도 공급한다.보행재생도 함께 이뤄진다. 산업재생을 통해 생겨난 활력을 보행로 주변으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세운상가부터 대림상가 구간을 공중보행교로 연결한 데 이어 2020년이면 삼풍상가를 지나 퇴계로와 맞닿은 진양상가까지 총 1㎞에 걸친 세운상가군 7개 건축물 전체가 보행길로 연결된다. 이렇게 되면 종묘에서 시작해 세운상가를 거쳐 남산까지 이어지는 남북 보행축이 완성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1년 철거 대신 재생이라는 큰 방향을 정한 이후 세운상가 입주상인, 임대인, 지역주민들과 함께 제조와 인쇄산업에 대한 혁신과 재생의 역사를 만들어 오고 있다”며 “2020년까지 세운상가를 제작·생산, 판매, 주거, 상업, 문화가 하나로 연결된 ‘메이커도시’(Maker City)로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사랑·일탈·욕망의 파노라마… 佛오페라 ‘마농’ 29년 만에 무대로

    사랑·일탈·욕망의 파노라마… 佛오페라 ‘마농’ 29년 만에 무대로

    아름답지만 가진 것 없던 평민 소녀 마농의 짧고 강렬한 삶을 그린 프랑스 오페라 ‘마농’이 29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18세기 프랑스 상류 사회를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사랑과 일탈, 욕망이 버무려진 이야기인 만큼 화려한 의상과 관능적 음악이 돋보이는 작품이다.●마스네 관능적 선율… 현대적 인물로 재해석 국립오페라단은 올해 첫 작품으로 다음달 5~8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프랑스 대표 작곡가 쥘 마스네의 ‘마농’을 선보인다고 26일 밝혔다. 오페라코미크(프랑스의 희극적 오페라) 장르인 ‘마농’은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오페라이지만, 전체 5막으로 규모가 방대하고 프랑스 특유의 예술적 뉘앙스를 표현하기가 쉽지 않아 그간 만나기 어려웠다. 국내에서 전막이 오르는 것은 1989년 김자경오페라단 공연 이후 처음이다. 프랑스 소설가 아베 프레보의 ‘기사 데그리외와 마농 레스코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오페라는 귀족 청년 데그리외와 마농의 우연한 만남과 격정적인 사랑, 그리고 욕망으로 인한 비극적 결말을 담고 있다. 또한 마스네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관능적인 선율이 사치와 향락, 화려한 삶을 동경하면서도 동시에 진실한 사랑을 갈구하는 마농의 심리적 갈등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는 평을 받는다. 지휘를 맡은 미국 샌안토니오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인 세바스티안 랑 레싱은 “때로는 겉으로 하는 말과 그 속에 내포된 의미가 다를 수가 있는데 마스네의 음악은 그런 감정들을 잘 표현해낸다”고 설명했다. 한국 공연에선 마농이라는 여성을 피해자로 묘사하지 않고, 자신의 매력을 스스로 알고 이를 이용해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한 적극적이고 강인한 인물로 묘사하는 데 집중한다. 마농 역에는 루마니아 출신의 신예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와 우리나라 소프라노 손지혜가 공동 캐스팅됐다. 데그리외 역은 스페인 출신의 테너 이즈마엘 요르디와 유럽 무대에서 각광받고 있는 테너 국윤종이 맡는다. 연출을 맡은 뱅상 부사르는 “마농과 데그리외 두 사람이 구세대에서 벗어나려는 욕망을 가진 인물들인 것처럼 오페라 역시 박물관에 전시된 것이 아니라 오늘날 살아 있는 것으로 만들고 싶다”면서 “판에 박힌 연기가 아니라 지금 술집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젊은이들처럼 자연스럽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표현하려 한다”고 말했다. ●윤호근 신임단장 “한국 오페라 개발에도 중점” 한편 지난달 국립오페라단의 새 예술감독으로 임명된 윤호근 단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관객들이 좋아할 수 있는 대중성 있는 작품들과 초연작들을 균형감 있게 선보이며 대중들과 소통하고 국내 음악가, 민간 오페라단과도 교류를 넓히겠다”면서 “특히 한국 문화의 정체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한국 오페라를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중도 사퇴한 김학민 단장의 후임으로 온 윤 단장은 동양인 최초로 베를린 슈타츠오퍼(국립오페라극장) 부지휘자를 거쳤다. 1만~15만원. 1588-2514.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이호영의 그림산책7]이중섭- 흰 소, 그리고 그리움

    [이호영의 그림산책7]이중섭- 흰 소, 그리고 그리움

    회색의 땅. 바람이 지난 듯 가로지르는 붓질이 거칠다. 흰 소. 대지를 떠받치는 앞 다리. 한 걸음 내 딛는 뒷다리 하나, 그리고 지탱하려는 다리 하나. 세워진 꼬리에는 두려움이 보이지 않는다. 싸울 준비가 완료된 흰 소. 부풀어진 근육과 거친 숨소리가 들리는 듯 확장된 콧구멍. 긴장감이 넘치는 공간과 시간. 출발선에 선 그가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시선을 맞추는 것은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의 눈망울이다. 투우. 싸움에 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주인과 눈 맞춤을 하듯 응시하고 있는 흰 소. 그 순간의 시선 속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긴 듯하다. 잿빛의 대지. 땅은 온통 회색의 풍경 속. 우뚝 선 흰 소는 그의 전면을 향해 출발 직전에 있다. 그 소가 우리에게 무언의 말을 건다. 그 말들이 촘촘히 가슴에 닿는다.1954년. 전쟁이 막 끝난 땅. 전쟁 중에 떠나보내야만 했던 가족들. 그리고 떠나와야 했던 삶의 터전. 지난 시간 이 땅에서 있었던 전쟁은 그의 삶을 온통 뒤죽박죽으로 만들었다. 전선 위의 까마귀(그림 달과 까마귀)가 부러울 만큼 돌아갈 곳 없는 외로운 마음들이 밤하늘에 걸려 있다. 그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일은 그림을 그리는 일이었다. 1916년 평안남도 평원에서 대지주의 3남으로 태어난 이중섭은 유복한 유년기과 청년기를 보냈다. 서울에서 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오산학교에 진학한 이중섭의 성격은 내성적인 성격이었다고 한다. 본격적인 미술공부는 일본 유학을 통해서 시작된다. 1935년 제국미술학교에 입학하지만 분카가쿠엔(文化學院) 미술과로 옮기게 된다. 분카가쿠엔이 당시에는 앞선 미술의 경향들, 전위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분위기가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가 학교를 옮기는 것에 영향을 주었다. 여기에서 이중섭은 야수파적인 경향의 그림을 그렸다. 야마모토 마사코(山本方子). 한국명 이남덕. 이중섭의 영원한 사랑을 만난 것도 이 곳에서이다.1943년 귀국한 후 원산에 머물던 이중섭은 이듬해에 마사코-이남덕과 결혼했다. 1946년 첫 아이의 탄생. 그러나 짧은 만남과 긴 이별을 한다. 질병으로 인한 사망. 이후 큰아들 태현(1947)과 작은 아들 태성(1949)이 태어났다. 원산사범학교 교원으로 있다가 1950년 전쟁을 맞는다. 부산으로, 제주도로 피난한 이중섭과 그의 가족. 그림 속의 가족은 행복했다(그림 은지화). 그러나 현실은 생활고로 인한 고통 속이었다. 그로 인하여 1952년 부인 이남덕은 두 아들을 데리고 현해탄을 건넌다. 재회는 1953년 도쿄. 도교에서의 짧은 만남 이후 영원한 이별.지인의 도움으로 통영에서의 체류한 1954년. 이 기간 그의 대표작 다수가 제작되었다. [소]의 연작 또한 그러하다. 흰 소. 잿빛의 어둠을 뚫고 일어서 우뚝 서 있는. 현실의 참혹함을 마주하고 뚫고 나아가려는 의지. 소는 그러므로 현실의 무게를 뚫고 일어서고 싶은 그의 희망을 담고 있다. 그 희망은 삶의 의지이다. 이중섭의 말년은 극한의 가난과 외로움, 고통으로 점철된다. 열심히 준비했던 전시회는 큰 성과가 없었으며, 현실의 살아내야 하는 삶은 무기력해져 갔다. 현실의 고통과 가족을 향한 그리움을 술로 달랬다. 그런 그의 몸은 나날이 피폐해 갔다. 정처 없이 통영, 진주, 대구, 서울로 떠돌던 이중섭. 간장염. 1956년 9월 이 병명으로 적십자 병원에서 생을 마감한다. 그의 나이 40세. ‘은지화’는 이중섭의 그리움과 사랑, 꿈, 행복, 염원을 담고 그려졌다. 가난 또한 스며있다. 담뱃갑 안을 감싸고 있었던 속지. 은박의 종이. 그 은지를 펼치고, 송곳이나, 연필, 나뭇가지로 꾹꾹 눌러 그렸던 보고 싶은 가족들. 그림 그리는 그가 나오고 뒤엉켜 노는 아이들이 나오며 생선으로 만든 음식을 받쳐 든 아내도 나온다. 화면은 무중력의 상태로 구성되어 꿈결 속이다. 하단에 등장하는 게는 이 그림이 어디인지를 지시한다. 서귀포. 그들이 한없이 행복했던 바닷가. 비록 가난했지만 같이 있어 행복했던. 그리고 같이 있고 싶은 마음. 그의 마음이 은지에 눌린 선의 깊이만큼 아리게 전해진다. 이중섭. 그의 비극적 삶과 사랑, 그리고 예술. 알려진 만큼이나 힘든 삶을 살다간 화가 이중섭. 그는 갔지만 그가 그린 흰 소와 은지 속에 아이들은 세상 사람들 가슴 속에 살아 있다. 그가 그날, 담뱃갑 속 은지를 펼쳐 그림을 그렸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신고리원전 건설에 일자리를 만들어 봅시다”

    기업과 공공기관이 울산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울산시는 27일 시청에서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현장 일자리 연계 양해각서’(MOU) 체결했다. 양해각서에는 울산시, 동구,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울산지청, 신고리 5·6호기 시행사인 한국수력원자력 새울본부와 건설사인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한화건설 등 7개 기업과 공공기관이 서명했다. 이들 기업과 기관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조선업종 실·퇴직자 등 지역 우수인력의 구직 알선 및 채용,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 공동 추진, 1사 1청년 더 채용하기 운동 참여, 공동발전을 위한 상호협력 등을 약속했다. 김기현 시장은 “신고리원전 건설 공사에서 조선업 퇴직자 등 울산 시민의 채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고용률 상승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울산시는 지난 1월 11일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현장 대회의실에서 시공업체인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한화건설 및 협력업체 관계자들과 조선업종 퇴직자 및 시민 채용 확대방안을 위한 간담회를 연 바 있다.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공사는 8조 60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오는 2023년 2월 준공을 목표로 현재 31%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해 에쓰오일의 석유화학복합시설 공사현장 취업 연계사업을 통해 약 9000명의 조선업 퇴직자 고용을 지원한 바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딸에 ‘몹쓸짓’ 하려던 청년, 두들겨 팬 아빠 체포

    딸에 ‘몹쓸짓’ 하려던 청년, 두들겨 팬 아빠 체포

    어린 딸에게 몹쓸 짓을 하려던 청년을 통쾌하게 응징한 아르헨티나 아버지가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표창장을 줘도 모자랄 판에 아버지를 처벌한다는 게 말이 되냐"는 여론이 비등하면서 경찰은 난감해하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남자에겐 11살 된 딸이 있다. 딸은 최근 아버지에게 모바일메신저로 만난 친구라면서 대화내용을 보여줬다. 핸드폰을 본 아버지는 깜짝 놀랐다. 대화창엔 민망한 내용과 사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딸의 '친구'라는 상대는 29살 청년이었다. 청년은 노골적인 성적 대화를 이어가면서 자신의 은밀한 부위를 찍은 사진을 딸에게 여러 장 보냈다. 청년은 딸에게도 민망한 사진을 요구했다. 순간 화가 치민 아버지는 청년을 혼내주기로 작정하고 딸 대신 대화에 나섰다. 관계를 가질 수도 있다면서 청년에게 만남을 제안한 것. 아버지가 놓은 덫에 청년은 보기좋게 걸려들었다. 경험이 없어 겁이 난다는 '딸'에게 청년은 "내가 너의 스승이 되어줄 수 있다. 모든 걸 가르쳐주겠다"고 했다. 드디어 다가온 D데이. 청년은 '딸'에게 "부모님들에겐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하고 나오라"고 했다. 딸의 역할을 하던 아버지는 "걱정말라. 대신 바로 알아볼 수 있게 선명한 얼굴사진을 보내달라"고 했다. 두 사람이 만나기로 한 곳은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중심가. 잠복하고 있던 아버지는 문제의 청년이 나타나자 바로 달려들어 주먹을 날렸다. 청년이 저항하면서 두 사람은 곧바로 뒤엉켜 몸싸움을 벌였다. 이 장면을 목격한 누군가 신고를 하면서 경찰이 출동한 건 약 10분 뒤였다. 두 사람을 연행한 경찰은 전후 사정을 듣고는 일단 귀가시켰지만 아버지는 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 경찰은 "청년은 온라인 성추행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지만 아버지 역시 폭행치상 혐의를 피할 수 없게 됐다"며 "법이 공정하게 두 사람을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버지를 응원하는 동정 여론이 만만치 않다. 누리꾼들은 "어차피 제대로 처벌도 받지 않을 청년을 응징한 것은 잘한 일"이라면서 "아버지를 조사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아버지도 후회하는 기색이 없다. 그는 "정말이지 청년을 죽도록 때려주고 싶었다"면서 "못된 짓을 하는 사람들에겐 매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고 말했다. 사진=아르헨티나 경찰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자치단체장 25시] “지식문화복지도시 안착 큰 성과… 이젠 ‘가족친화 관악’ 온 힘”

    [자치단체장 25시] “지식문화복지도시 안착 큰 성과… 이젠 ‘가족친화 관악’ 온 힘”

    유종필 서울 관악구청장은 지난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있었던 신년 인사회 이야기를 꺼냈다. 유 구청장은 그 자리에서 큰절을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일찌감치 3선 도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구청장으로 주민에게 하는 마지막 신년 인사였다. 유 구청장은 취임 이래 ‘달동네’라는 이미지가 있던 관악구를 인문학의 도시, 도서관의 도시로 바꿔 놨다. 도서관, 평생학습, 인문학 사업을 통한 지식문화복지도시 건설을 일관되게 추진했다. 지역 내 5개였던 도서관을 43개로 늘리고 통합전산시스템으로 이들 도서관을 연결한 ‘지식도시락’ 배달체제를 구축했다. ‘가장 좋은 도서관은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이란 신념에 따라 주민들이 집 가까운 ‘작은 도서관’에서 원하는 책을 자유로이 받아 볼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관악구가 지난해 1년 동안 배달한 책은 관악산 15배 높이에 해당하는 45만권이다. 유 구청장은 이러한 비전이 성공적으로 구현된 것을 전부 주민의 공으로 돌린다. 다음은 유 구청장과의 일문일답.▶신년사를 하며 큰절을 한 게 화제가 됐다. -불출마 선언을 했기 때문에 이번이 마지막 신년사였다. 그동안 주민들이 저를 두 번이나 구청장으로 만들어 주시고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오늘 이 자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하면서 진 빚은 평생을 두고도 못 갚는다. 어느 자리에서 무엇을 하든 은혜를 갚겠다는 마음으로 큰절을 했다. 신년사에 앞서 마음을 다잡고 단상에 올라갔는데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찡했다. 지식문화복지 사업은 보이지 않는 것의 가치를 중시하는 사람 중심 관악구의 핵심적 비전이다. 이러한 비전이 성공적으로 구현된 것은 주민의 적극적 참여와 성원 덕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1987’과 더불어 신림동의 ‘박종철 거리’도 인기다. -박종철 거리는 영화가 흥행하기 전인, 1년여 전부터 준비한 것이다. 동판을 먼저 만들었는데 제막식에 박 열사의 누나와 형도 오셨다. 앞으로 그 거리 내에 있는 작은 공원에 박종철 기념관을 만들 것이다. 3층 규모로 예상하고 있고 건물 한 면 전체를 모자이크 벽화로 한다는 구상이다. 다음해 5월 완공 예정인데, 민주주의를 위한 산교육장으로 활용될 것이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31년 전 이야기지만, 제게는 진짜 생생하고 엊그제 이야기 같다. 1988년 12월 한겨레신문에서 기자로 근무할 때 박종훈(박종철의 대학 선배)과 박종철 가족들의 만남을 성사시키고 이들이 나누는 대화를 기사로 썼다. 박종훈은 박종철이 죽음으로 지켜냈던 인물이다. 박종철 가족들 입장에서는 그가 아들 죽음의 단초가 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아들처럼 따뜻하게 맞아 줬다. 시대의 아픔이라고 생각한다. ▶새해 각오는 무엇인가. -무슨 일이든 끝이 중요하니까 마무리를 잘하려고 한다. 8년 동안 하고자 했던 것은 다 했다.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모두 11번 수상했다. 민선 5, 6기 내내 한 번도 매니페스토 수상을 놓친 적이 없다. 주민과 소통하고 공감하기 위한 실천 노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결과가 성과를 객관적으로 뒷받침한다. 또 기존에 시작한 사업들은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올해부터 쓰레기 수거를 기존 일주일 세 번에서 ‘매일 수거제’로 전환했다. 이를 위해 종량제쓰레기 수거 청소대행업체 인력과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환경미화원을 확충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취임 7주년을 맞이해 ‘Family First 관악’을 선포, 가정과 가족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고 가족친화도시를 만들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다. 그중 가족문화복지센터 건립은 ‘Family First 관악’ 실현을 위한 핵심사업 중 하나로, 총 23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20년 4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향후 센터는 출산과 육아, 일과 가정의 양립, 아동놀이, 가족행복 프로그램 등 주민들에게 ‘원스톱 가족 종합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 8년째 수상 이외에도 서울시 행정우수사례 최우수상 등 지난해 구정 평가가 좋았는데. -2012년 처음 시행된 서울시 행정우수사례 발표회에서 관악구는 지금까지 최우수상을 5차례나 받았다. 특히 시민이 현장에서 직접 ‘최고 정책’을 뽑는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는 상이다. 그만큼 관악구의 정책이 시민과 소통하고 공감한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전국 최초로 지하방·옥탑방 전수조사를 비롯해 2012년 10분거리 작은도서관, 175교육지원프로그램, 2015년 청년사회적기업 육성정책, 2016년 자원봉사 활성화 사업 등이 상을 받은 정책이다. ▶민선 6기 4년을 돌이켜 볼 때 가장 큰 성과는. -주민들이 지식문화복지도시인 관악구에 사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된 점이다. 이미 상당수 국민들이 물질적인 굶주림은 해소가 된 상태다. 음식물을 제때 섭취하지 않으면 육체의 성장을 가로막는 것처럼 제때 지식정보가 섭취되지 않으면 정신의 결핍을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의 중요성에 대해 주민들이 인식하게 됐다는 게 큰 의의가 있다. 관악구의 도서관 사업을 배우기 위해 전국에서 찾아오고 인터뷰나 강연 요청이 쇄도한다. 도서관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데 이바지했다는 자부심이 있다. ▶민선 6기 가장 아쉬운 점과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서울대와 함께 ‘관악 벤처 타운’을 조성하려고 했었는데, 아무래도 다음 사람이 해야 할 거 같다. 서울대에서 키운 창업·벤처와 구청이 키운 사회적 기업이 협업한다면 큰 시너지를 낼 것이다. 다음 사람에게 그 씨앗을 넘겨야 할 거 같다.▶지방분권 논의가 활발한데 지방자치 발전에 대한 제언이 있다면. -지방분권 개헌에는 반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미 대세로 자리잡았다. 다만 논의가 서울시, 광역시 단위의 지방분권에 편중된 것 같다. 서울시도 자치구에 더 많은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악구에 필요한 일을 서울시가 알기 힘들다. 심지어 관악과 인근 동작구, 금천구의 사정이 판이하다. 관악 내에서도 서울대입구역과 신림역, 난곡의 관심사가 다르다. 그건 서울시가 알 수 없는 부분이다 보니 서울시의 예산을 받아다 쓰다 보면 행정력 낭비가 심할 수밖에 없다. 서울시장과 서울시 부시장, 국장, 과장, 팀장에게 각각 정책을 이해시키고 설득해서 예산을 가져와야 하는데, 어렵지 않은 일도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관악구의 ‘도시농업공원’ 같은 경우도 서울시에 설명하고 브리핑도 했다. 서울시 간부들을 설득하고 서울시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그래서 2016년 예산에 도시농업 공원 사업이 들어갔다. 하지만 마지막 의결하기 전에 의회에서 예산 넣고 빼고 하다가 해당 사업이 빠져버렸다. 시급한 사업이 아니라고 판단했던 거 같다. 이미 완성됐어야 하는 사업이었지만, 지난해 겨우 예산이 잡혀서 올해 완공될 예정이다. ▶구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행사에서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고, ‘붐바스틱’ 댄스를 췄다. 주민 아이디어에 따라 축제 때마다 소크라테스, 찰리 채플린, 세종대왕 등의 분장을 했다. 주민과 함께 어울리고 주민을 즐겁게 해주는 구청장이 되고 싶었다. 백 마디 말보다 한번 보이는 게 좋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앞으로 어느 자리에서 무슨 일을 하든 주민이 제게 베푼 은혜를 갚아 나가겠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유종필 구청장은 누구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한국일보에 입사했다. 1988년 창간한 한겨레신문에 이직했다. 1995년 서울시의회 의원에 당선되면서 지방자치에 참여했으며 같은 해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의 요청으로 부대변인으로도 활동했다. 2001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공보특보로 활동했다. 이후 민주당에 남아 대변인을 맡았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국회도서관 관장을 역임했으며 2010년부터 관악구청장으로 일하고 있다. ■관악구는 어떤 곳 자연ㆍ역사ㆍ교육 어우러진 수도권 남서부 교통 요충지 관악구는 수많은 서울 시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처 관악산, 강감찬의 얼이 서린 유서 깊은 낙성대, 대한민국 지성의 요람인 서울대 등 자연과 역사, 교육이 어우러진 지식복지 도시이다. 또한 지하철 2호선, 남부순환로, 강남순환고속도로 등 경기도와 서울시의 중심부를 잇는 수도권 남서부 교통의 요충지이다. 관악구는 서울 서남권 중심으로 우뚝 서는 편리한 도시기반 위에 자연과 공존하는 명품 친환경 도시, 365일 따뜻함이 넘쳐나는 희망의 복지도시, 주민과 소통하는 민관협치도시로 변화와 혁신을 거듭해 나가고 있다.
  • ‘컨디션 CEO’가 알려주는 스마트한 직장 생존법

    ‘컨디션 CEO’가 알려주는 스마트한 직장 생존법

    2018년도 벌써 한 달이 지나 2월에 접어들며 상반기 공채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청년 취업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공채에 역시 상당한 인원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 어느 때보다 좁아진 취업문을 통과해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시작한 직장생활은 정글에 뛰어드는 것처럼 험난하기만 하다. 취업에 대한 간절함만큼이나 난생 처음 겪을 회사생활에 불안감도 큰 신입사원들을 위해 직장인들과 함께한 25년 노하우를 바탕으로 ‘컨디션 CEO’가 사회에서 야무지게 살아남을 수 있는 처세술을 공개한다. 첫 인상은 사회 생활의 첫 걸음이다. 좋은 첫 인상은 개인에 대한 호감도를 높여줘 긍정적인 이미지 형성과 업무에 대한 신뢰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첫 만남에서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첫인상은 첫 만남 몇 분으로 결정이 되는데, 따라서 먼저 건네는 인사와 미소는 직장 상사 및 동료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한 필수요소 이다. 출근해서 처음 인사할 때는 상체를 30도 숙여 인사하고, 이후로는 15도 정도의 가벼운 목례가 좋다. 입 꼬리를 살짝 올려 눈웃음과 함께 짓는 미소를 띠면 금상첨화다. 처음에 입사했을 때 신입사원에게 주어지는 업무량은 그리 많지 않다. 어느 정도 업무에 적응하고 숙달되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주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초기에 주어진 일만 한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수동적인 사람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크다. 적극적인 자세로 다른 할 일은 없는지, 선배나 상사에게 도울 일은 없는지 물어보는 태도를 갖는 것이 좋다. 또한 모르는 게 있다면 자주 질문하는 것이 좋다. 일을 하다 보면 학창시절에 배웠던 이론과는 많은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은 선배나 상사에게 정중히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되도록 빨리 상사나 선배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빠르게 업무를 터득하는 한 방법이다. 이는 대처방안과 함께 해결능력도 배울 수 있다. 요즘은 사회 분위기에 따라 직장 내 회식 문화도 많이 변화해 불필요한 회식 참여 강요나 술을 강권하는 문화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회식에 참여한다면 꼭 지켜야 할 예절과 센스를 발휘한다면 보다 주목 받는 신입 사원이 될 수 있다. 술 예절은 개인의 사적인 대인관계를 짐작할 수 있는 요소다. 잔을 주고 받을 때에는 두 손으로술잔과 술병을 잡고, 대화 시에는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듣고, 적절한 리액션을 보이는 것이 좋다. 특히, 입사 후 첫 회식자리가 잡혔다면 건배사 제안을 요청 받을 수 있으니, 때와 상황에 맞는 건배사를 미리 준비하면 상사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 또한 회식 전후에 숙취에 고생할 상사를 쓰린 속을 위해 숙취해소음료, 우유, 달걀 등을 준비해 보는 것도 좋다. 최근 CJ헬스케어에서 출시한 ‘컨디션 CEO’는 숙취해소 관련 특허를 받은 월계수 잎, 자리, 선인장 열매(백년초) 복합추출물을 새롭게 첨가해 기존 컨디션 대비 현저히 강화된 알코올 분해 능력을 선보이며 술자리가 잦은 직장인들의 숙취해소음료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CEO라는 직책이 들어간 제품명으로 직장인들 사이에서 술자리 후 센스있는 선물로 활용도가 높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사설] 민주노총, 일자리 창출부터 정부와 협력하라

    문재인 정부의 첫 노사정 대표자회의에서 사회적 대화를 복원하는 게 급선무라는 데 뜻을 같이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동시에 사회적 대화에 참석하는 것은 2009년 11월 이후 8년 2개월 만으로 모처럼 ‘완전체’의 모습을 갖췄다. ‘몽니’ 부리듯 한다는 소리를 들었던 민주노총이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의미 있는 진전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 노사정위원회의 주선으로 이뤄진 첫 만남에서 일부 의제를 설정하는 성과도 있었지만 노사 양측은 각양각색의 입장 차를 드러냈다. 최저임금제 보완이나 근로시간 단축 문제 등에 대한 노사정 대타협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재삼 확인해 준 셈이다. 모두발언에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포스코 질식 사고를 의식해 ‘산업재해 예방’의 시급성을 주장했고,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3권 보장 등 논의’를 요구했다. 문성현 위원장과 박병원 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일단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노사정이 저마다 입장이 다를 수는 있다. 그래도 일 처리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다. 예컨대 민주노총이 주장하는 노동3권 보장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지만 촌각을 다퉈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서 경제·사회적 불안을 잠재우는 것이 화급하다는 것을 민주노총도 모를 리 없다. 민주노총은 자신들의 주장대로 문재인 정권 탄생에 일익을 담당했다면 자기주장만 펼 게 아니라 현 정부를 위해 책임을 다하는 게 도리다. 그간 노사정 대표자회의가 헛돈 것도 온전히 민주노총이 대표자회의에 불참한 탓 아닌가. 민주노총은 우선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바란다. 일자리 창출은 소득주도 성장뿐 아니라 저출산·고령화 문제의 해결 방안이다. 일자리 해결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노동 현안 해결보다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는 것부터 인정해야 한다. 청년실업률은 9.9%로 최고치를 기록 중이고, 체감 청년실업률은 22%를 웃돈다. 문 대통령은 어제 충북 진천 한화 큐셀 사업장을 찾아 일자리 창출 노력을 독려했다. 문 대통령이 중국 충칭 현대차 공장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특정 대기업의 국내 일자리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그만큼 위기감이 도를 넘어섰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정부는 얼마 전 일자리 대처가 미흡하다는 문 대통령의 질책을 받은 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에 또다시 범정부 청년 일자리 태스크포스(TF)를 만든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청년 일자리가 거저 나오리라고 믿는 국민은 없다. 결국 일자리 문제는 정부와 기업의 의지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노조가 나서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 최저임금 보완과 근로기준법 개정은 최저임금위원회와 국회에서 다뤄야 하는 문제지만, 이 또한 민주노총이 자기 목소리만 낸 채 협조하지 않으면 백년하청일 수밖에 없다.
  • [Life&상생경영] 밀어주고 끌어주고… ‘우리는 수평적 동반자’

    [Life&상생경영] 밀어주고 끌어주고… ‘우리는 수평적 동반자’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매출 53조 1500억원, 영업이익 24조 3000억원 등 역대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협력사와 경영성과를 공유하기로 하고 반도체 임직원과 회사가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약 150억원의 상생 협력금을 조성했다. 또한 지금껏 가장 많은 규모인 약 500억원의 인센티브를 협력사에 지급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상반기 총 138개 협력사에 201억 700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한 바 있다. 이로써 반도체 부문 협력사와의 경영성과 공유 규모는 총 650억원에 이른다.삼성전자는 전 협력사들이 함께 공생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과 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협력사 발전이 곧 삼성전자 경쟁력 향상’이란 철학으로 상호 성장할 수 있는 상생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펼치는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을 보면 크게 ▲협력사 자금지원 프로그램 ▲인적역량 개발 지원 프로그램 ▲경쟁력 제고 지원 프로그램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자금 운용 돕는 ‘협력사 자금지원 프로그램’ 먼저 ‘협력사 자금지원 프로그램’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자금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는 것이다. 2005년부터 거래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2011년부터는 대금 지급 횟수를 월 2회에서 4회로 변경하는 등 대금지급 조건을 개선했다. 설·추석 등의 명절 때는 구매 대금을 조기에 지급해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 운용에 도움을 주고 있다. 자금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첫째 ‘상생펀드’를 운영한다. 2010년부터 기업은행, 산업은행, 우리은행과 함께 1조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자금이 필요한 협력사에 기술개발, 설비투자, 운전자금 등을 업체별 최대 90억원까지 저리로 대출해 주고 있다. 둘째 ‘물대지원펀드’를 조성·운영한다. 물대지원펀드는 자금이 필요한 1차 협력사가 은행에 대출 신청을 하면 2차 협력사 간 월평균 거래금액 내에서 현금 조기 지급에 따른 필요 금액을 1년간 무이자로 대출해 주는 제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부터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물품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30일 이내 지급하도록 하는 ‘물품 대금 지급 프로세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과 총 5000억원 규모의 물대지원펀드를 조성했다. 셋째 ‘상생보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상생보증 프로그램은 신용보증기금 또는 기술보증기금이 보증서를 발급하면 은행의 별도 심사나 담보 없이 금리 우대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삼성전자는 이 제도를 통해 2016년 15개사에 총 112억원을 지원했다. 해외 진출 또는 수출용 자재 납품 중소기업이 수출용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수출입은행 연계 자금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해 2016년 동안 42개사가 2243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넷째 ‘민관 공동투자 기술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소기업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민관 공동투자 기술개발사업에 2013년 11월부터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중소기업청은 각 100억원씩 총 200억원의 개발 기금을 공동으로 조성해 중소기업 연구·개발 과제의 개발비를 지원하고 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15개사에 105억원의 개발 자금을 지원했다. 다섯째 ‘상생결제시스템’을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1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2차 협력사까지 대금이 원활히 지급될 수 있도록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 중인 상생결제시스템을 2015년 도입했다. 상생결제시스템은 삼성전자가 1차 협력사에, 그리고 1차 협력사는 2차 협력사에 ‘상생결제 연계 시스템’을 활용해 대금을 지급하면 2차 협력사는 삼성전자의 신용도를 적용받아 저리로 조기에 납품대금을 현금화하는 프로그램이다.●역량 키우는 ‘인적역량 개발 지원 프로그램’ 삼성전자 협력사 지원의 두 번째인 ‘인적역량 개발 지원 프로그램’은 사원 교육, 인재 채용 등 인적 부분을 지원하는 것이다. 두 부문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첫째 ‘협력사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기도 수원에 있는 삼성전자 상생협력아카데미의 협력사 전용 교육시설을 활용해 ▲신입사원 입문 및 간부·임원 승격 과정과 같은 계층별 교육 ▲개발·제조·품질·구매 등 수준별 전문직무교육 ▲글로벌 및 리더십 교육 등 다양한 과정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759개의 1·2차 협력사 임직원 총 1만 3089명이 교육과정에 참여했다. 둘째 ‘삼성 협력사 인재 채용 지원’을 한다. 삼성 협력사 채용한마당 청년일자리센터는 청년 구직자 취업과 협력사 우수인력 채용을 지원하고 있다. 2012년부터 매년 ‘삼성 협력사 채용한마당’을 열어 우수 인재를 원하는 협력사와 일자리를 희망하는 구직자 간 만남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중소기업 우수인력 확보와 청년 실업난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2015년에는 기존 전자, 중공업, 건설 업종 중심에서 제일모직, 호텔신라 등 서비스 업종 계열사까지 확대해 총 12개 계열사, 197개 1·2차 협력사에 우수 인재 채용의 기회를 줬다. 또한 협력사 신규 채용 인력에는 삼성 신입사원 교육에 준한 신입 입문 교육과정을 무상으로 지원해 협력사 신입 인력이 조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경쟁력 높이는 ‘경쟁력 제고 지원 프로그램’ 삼성전자 협력사 지원의 세 번째인 ‘경쟁력 제고 지원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첫째로 ‘협력사 혁신활동 컨설팅’을 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경영관리, 제조, 개발, 품질 등 해당 전문분야에서 20년 이상의 노하우를 가진 삼성전자 임원과 부장급 100여명으로 상생컨설팅팀을 구성해 협력사 현장의 맞춤형 혁신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2013년 협력사 제조현장 개선활동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마케팅, 개발, 제조, 품질, 구매 등 8대 분야로 확대해 총 146개의 1·2차 협력사에 컨설팅을 지원했다. 2016년에는 협력사 혁신활동 지원 범위를 넓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 국내 협력사의 지원도 강화했다. 둘째 ‘산업혁신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소기업의 생산성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2013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산업혁신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총 500억원을 출연해 2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미거래 중소기업의 생산성 혁신을 위한 컨설팅과 설비 구입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의 상생컨설턴트 외에도 외부 컨설턴트를 현장에 파견해 경영 관리, 제조현장 개선, 생산기술 등 협력사 경영활동의 전반적인 혁신을 돕고 있다. 셋째 ‘성과공유제’를 시행한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와 공동으로 개선활동을 수행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는 성과공유제를 시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협력사는 원가절감, 품질·생산성 향상, 신기술 개발 등의 공동 목표를 수립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기술, 자금, 인력 등을 지원하며 개발 성공 시에는 현금 보상, 물량 확대, 특허공유 등의 형태로 그 성과를 협력사와 공유하고 있다. 넷째 ‘특허 공유제’를 운영한다. 삼성전자는 2015년에 보유 특허 총 2만 7000여건을 개방하고, 중소기업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대구·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홈페이지에 개방 특허를 게시했다. 특허 활용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은 삼성전자의 특허 전문가와 계약 조건 등 협의를 거쳐 특허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대구·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사내 특허 전문가를 파견해 중소기업이 필요한 기술 분야에 대한 특허 매칭, 특허 출원 지원, 활용 방법 등에 대한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다섯째 ‘스마트공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와 미거래 중소기업의 제조현장을 ICT와의 융합을 통해 스마트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와 함께 중소·중견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제조 자동화, 공정 시뮬레이션, 초정밀 금형, 공장운영 시스템 등 4대 분야에 대한 스마트공장 프로그램을 확산하고 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마약 혐의 남경필 장남에 징역 5년 구형…부친 매일 면회

    마약 혐의 남경필 장남에 징역 5년 구형…부친 매일 면회

    남 지사 측 “다신 마약 손 대지 않게 하겠다. 집행유예 선고해달라” 호소 마약을 국내에 몰래 들여와 상습 투약한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장남에 징역 5년이 구형됐다.검찰은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 심리로 열린 남씨의 결심 공판에서 “밀수 범행까지 포함된 중한 사안”이라며 “남씨에 징역 5년을 선고하고 106만 3000원을 추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남씨와 함께 기소된 이모(여)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남씨의 변호인은 최종 변론에서 “피고인의 부친은 부모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통감하고 거의 매일같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구치소에 면회를 가고 있다”면서 “만일 피고인에게 사회에 돌아갈 기회를 주면 바로 병원에 데려가 약물치료를 받게 하고 다시는 마약에 손대지 않게 돌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이제 27세에 불과한 미성숙한 젊은 청년”이라며 “유명 정치인의 아들이라는 점을 의식하지 마시고 사회 인생을 갓 출발하는 피고인에게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집행유예를 선고해달라”고 호소했다. 남씨는 최후 진술에서 “제 죄로 인해 누군가가 사람들에게 고개 숙여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게 견디기 어려웠다”면서 “삶의 궤도를 수정하고 가족들에게 돌아갈 기회를 달라”고 선처를 요청했다. 남씨는 지난해 7∼9월 중국 베이징과 서울 강남구 자택 등에서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하거나 대마를 흡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 지난해 9월 휴가차 들른 중국에서 현지인에게 필로폰 4g을 구매하고, 이를 속옷 안에 숨겨 인천공항을 통해 밀반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후 그는 즉석만남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필로폰을 함께 투약할 여성을 물색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남씨는 재판 도중 과거 태국과 서울 이태원 등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을 술에 타 마신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선고는 다음 달 9일 오전 10시에 예정돼 있다. 그는 2014년에도 군 복무 시절 후임병들을 폭행·추행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군사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로봇이 아니야’ 유승호♥채수빈, 극적 재회? ‘달달 양봉 눈빛’ 포착

    ‘로봇이 아니야’ 유승호♥채수빈, 극적 재회? ‘달달 양봉 눈빛’ 포착

    MBC 수목드라마 ‘로봇이 아니야’(극본 김소로·이석준, 연출 정대윤·박승우, 제작 메이퀸픽쳐스)에서 달달한 딥러닝 로맨스의 진수를 보여주며 연애 세포를 일깨웠던 유승호와 채수빈이 식당에서의 극적인 조우를 맞게 될 것을 예고해 폭발적인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극 중 두 사람은 각각 모든 것을 다 가진 완벽남이지만 ‘인간 알러지’라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진 김민규와 고장난 휴머노이드 로봇 아지3를 대신해 로봇 행세를 하고 있는 열혈 청년 사업가 조지아로 분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지난 방송에서 서로의 애틋한 진심을 알리지 못한 채 멀어져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던 유승호와 채수빈이 이번에 공개된 스틸에서는 식탁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어 눈길을 끈다. 스틸 속 유승호와 채수빈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서로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유승호는 채수빈이 움직이는 동선에 맞춰 고개를 돌리며 한시도 그녀에게 눈길을 떼지 못하는가 하면 달달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양봉 눈빛을 발산하는 등 애틋함을 엿보이며 여심을 뒤흔든다. 아지3와 똑같이 생겼지만 로봇이 아닌 채수빈의 모습에 다소 놀란 유승호의 표정은 보는 이들의 궁금증을 최고조에 이르게 만들며 오늘 밤 방송될 21회와 22회에서 두 사람이 갖게 될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여기에 유승호 못지 않게 당황한 듯 보이는 채수빈의 표정까지 더해져 이들의 재회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진다. 특히 채수빈은 아지3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긴 생머리와 핑크색 원피스가 아닌 똑 단발 머리로 유승호와 마주하고 있어 과연 두 사람은 어떤 관계로 만나게 된 것인지 또 이들 사이에 어떤 말들이 오가고 있는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한다. 지난 주 방송에서 유승호와 채수빈은 서로가 없는 생활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으로 안방극장에 안타까움을 선사했던 두 사람이 오늘 방송될 ‘로봇이 아니야’에서 또 어떤 행보를 보이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처럼 꿀케미를 바탕으로 달달함과 짠함을 오가는 단짠 로맨스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유승호와 채수빈이 앞으로 보여줄 딥러닝 로맨스와 드라마의 폭풍 전개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인간 알러지’로 연애를 해 본 적 없는 남자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로봇 행세를 하는 여자가 만나 펼치는 로맨틱코미디 ‘로봇이 아니야’는 오늘 밤 10시 21회, 22회가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전문] 2018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신년사

    [전문] 2018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신년사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남북 관계와 관련해 “여건이 갖춰지고 전망이 선다면 언제든지 정상회담에 응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다면 정상회담을 비롯한 어떤 만남도 열어두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다만 “회담을 위한 회담이 목표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 개선과 함께 북핵 문제 해결도 이뤄내야 한다”며 “북핵 문제가 해결돼야 남북 관계가 개선될 수 있고 남북 관계가 개선돼야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대화만이 해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북한이 다시 도발하고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면 국제 사회는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다음은 신년기자회견 신년사 전문. “내 삶이 나아지는 나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일 년, 저는 평범함이 가장 위대하다는 것을 하루하루 느꼈습니다. 촛불광장에서 저는 군중이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의 평범한 국민을 보았습니다. 어머니에서 아들로, 아버지에서 딸로 이어지는 역사가 그 어떤 거대한 역사의 흐름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겨울 내내 촛불을 든 후 다시 일상을 충실히 살아가는 평범한 가족들을 보면서 저는 우리의 미래를 낙관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민주주의의 역사를 다시 쓸 수 있었던 것은 그렇게 평범한 사람, 평범한 가족의 용기있는 삶이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것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오늘 희망을 다시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민들께서는 자신의 소중한 일상을 국가에 내어주었습니다. 나라를 바로 세울 힘을 주었습니다. 이제 국가는 국민들에게 응답해야 합니다. 더 정의롭고, 더 평화롭고, 더 안전하고, 더 행복한 삶을 약속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나라다운 나라입니다. 2018년 새해, 정부와 저의 목표는 국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고,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국민의 뜻과 요구를 나침반으로 삼겠습니다. 국민들께서 삶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제가 대통령이 되어 가장 먼저 한 일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한 것입니다. ‘사람중심 경제’라는 국정철학을 실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일자리는 우리 경제의 근간이자 개개인의 삶의 기반입니다. ‘사람중심 경제’의 핵심에 일자리가 있습니다. 정부는 좋은 일자리 확대를 위해 지난해 추경으로 마중물을 붓고, 정부 지원체계를 전면 개편했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시작되었고, 8년만의 대타협으로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16.4%로 결정했습니다. 일자리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기업들도 늘어났습니다. 노사 간에도 일자리의 상생을 위한 뜻깊은 노력들이 시작되었습니다. 정부는 올해 이러한 변화들을 확산시켜 나가겠습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은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의미있는 결정입니다. 저임금 노동자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가계소득을 높여 소득주도성장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상생과 공존을 위하여,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여주는 지원대책도 차질없이 실행할 것입니다. 취업시장에 진입하는 20대 후반 청년 인구는 작년부터 2021년까지 39만 명 증가했다가, 2022년부터는 정반대로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청년 일자리는 이러한 인구구조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3~4년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저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국가적인 과제로 삼아, 앞으로도 직접 챙기겠습니다. 일자리 격차를 해소하고,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임금격차 해소,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나누기 같은 근본적 일자리 개혁을 달성해야 합니다. 특히 노동시간 단축은 우리의 삶을 삶답게 만들기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모든 경제주체의 참여와 협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사회적 대화와 대타협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겠습니다. 노사를 가리지 않고,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의지를 갖고 만나겠습니다. 노사정 대화를 복원하겠습니다. 국회도 노동시간 단축입법 등으로 일자리 개혁을 이끌어 주시기 바랍니다. 혁신성장과 공정경제를 위한 정부의 노력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혁신성장은 우리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뿐만 아니라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연말까지 자율주행차 실험도시(화성 K-city)가 구축됩니다. 2000개의 스마트공장도 새로 보급됩니다. 스마트 시티의 새로운 모델도 몇군데 조성할 계획입니다. 국민들께서 4차산업혁명과 혁신성장의 성과를 직접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공정경제는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 더불어 잘사는 나라로 가기 위한 기반입니다. 채용비리, 우월한 지위를 악용한 갑질 문화 등 생활 속 적폐를 반드시 근절하겠습니다. 모든 국민이 공정한 기회와 경쟁을 보장받고, 억울하지 않도록 해나갈 것입니다. 재벌 개혁은 경제의 투명성은 물론, 경제성과를 중소기업과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합니다. 엄정한 법 집행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없애겠습니다. 총수 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확장을 억제하겠습니다.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의결권을 확대하고,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겠습니다. 기업활동을 억압하거나 위축시키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재벌대기업의 세계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금융도 국민과 산업발전을 지원하는 금융으로 혁신해야 합니다. 금융권의 갑질, 부당대출 등 금융적폐를 없애고, 다양한 금융사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진입규제도 개선하겠습니다. 불완전 금융판매 등 소비자 피해를 막고, 서민, 중소상인을 위한 금융기능을 대폭 강화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해 여러 차례 안타까운 재해와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모든 게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인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새해에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국민안전을 정부의 핵심국정목표로 삼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겠습니다. 특히 대규모 재난과 사고에 대해서는 일회성 대책이 아니라 상시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겠습니다. 2022년까지 자살예방, 교통안전, 산업안전 등 ‘3대 분야 사망 절반 줄이기’를 목표로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집중 추진하겠습니다. 감염병, 식품, 화학제품 등의 안전문제도 정기적으로 이행상황을 점검해 국민께 보고하겠습니다. 아동학대, 청소년 폭력, 젠더폭력을 추방해야 합니다. 범정부적인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세월호 아이들과 맺은 약속, 안전한 대한민국을 꼭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한해 많은 국민을 만났습니다. 일상을 포기하고 치매 가족을 보살피는 분, 창업 실패로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처한 청년, 방과 후 혼자 있는 아이를 걱정하는 직장 맘, 한 분 한 분이 소중한 우리 국민입니다. 올해 우리는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맞이할 것입니다. 3만이라는 수치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국민소득 3만불에 걸맞는 삶의 질을 우리 국민이 실제로 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제 나라와 정부가 국민의 울타리가 되고 우산이 되겠습니다. 정부의 정책과 예산으로 더 꼼꼼하게 국민의 삶을 챙기겠습니다. 이달부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치매국가책임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의료, 주거, 교육과 보육에 대한 국가 책임과 공공성을 강화해 기본생활비 부담을 줄이겠습니다. 더 이상 과로사회가 계속되어서는 안됩니다. 장시간 노동과 과로가 일상인 채로 삶이 행복할 수 없습니다. 노동시간 단축과 정시퇴근을 정부의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겠습니다. 2월부터는 대부업까지 포함하여 법정 최고금리가 24%로 인하됩니다. 상환능력이 없는 장기소액연체자의 채무를 줄여드립니다. 7월에는 신용카드 수수료가 추가 인하됩니다. 서민과 소상공인에게 힘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작년에 정부가 8600억원을 출연한 모태펀드가 시중에 지원됩니다. 3월에는 이에 이어 10조원 조성을 목표로 하는 혁신모험펀드가 출범합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펀드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기술개발, 판로개척도 도울 것입니다. 3월에 정책금융기관의 연대보증제도가 전면 폐지됩니다. 재창업지원 프로그램 전용펀드도 본격적으로 지원을 시작합니다. 두려움 없이 창업에 도전하고, 실패를 겪어도 다시 도전 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갈 것입니다. 7월에는 노동자와 기업이 여행경비를 적립하면 정부가 추가비용을 지원하는 노동자 휴가지원제도가 새로 시행됩니다. 저소득층에게 지원되는 문화이용권이 1인당 6만원에서 7만원으로 늘어나고, 도서구입, 공연관람 등 문화지출에 대한 소득공제도 새로 시행됩니다. 국민들께서 좀 더 문화를 향유하고, 휴식이 있는 삶을 즐길 수 있게 되기 바랍니다. 9월부터 어르신들 기초연금이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인상됩니다. 어르신들의 건강도 돌보겠습니다. 지난해, 중증 치매환자 의료비와 틀니 치료비의 본인 부담비율을 대폭 낮추었습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임플란트 치료비의 본인 부담률이 50%에서 30%로 인하됩니다. 육아의 부담을 국가가 함께 지겠습니다. 9월부터 만 5세까지 아동수당 10만원이 새로 지급됩니다. 믿고 맡길 수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이 올해 450곳 더 생깁니다. 정부가 지원하는 보육료 단가가 9.6% 인상되어, 보육서비스의 질이 좋아질 것입니다. 온종일 돌봄서비스를 시군구로 확대하는 시범사업이 상반기에 시작됩니다. 직장 맘의 걱정을 덜어드리겠습니다. 여성이 결혼, 출산, 육아를 하면서도 자신의 삶과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겠습니다.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도 혁신하겠습니다. 혁신의 방향은 다시 국민입니다. 정부 운영을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바꾸겠습니다. 국민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할 일을 하는 정부가 되겠습니다. 공직사회의 낡은 관행을 혁신해서 신뢰받는 정부로 거듭나겠습니다. 2월말까지 ‘정부혁신 종합 추진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해 우리 국민들이 들었던 민주주의의 촛불이 국민들의 삶으로, 우리 사회 곳곳으로 퍼져가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 취임 후 첫 현장방문지였던 인천공항공사에서 기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노사가 합의했습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다루는 업무,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정규직으로 고용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촛불이 바랐던 상식이고 정의입니다. 10월 22일, 대한민국은 새로운 숙의민주주의 장을 열었습니다. 오랜 갈등사안이었던 신고리 5·6호기 문제를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성숙하게 해결했습니다. 대화하고 타협하며, 결과를 존중하는 성숙한 민주사회가 촛불이 염원했던 대한민국입니다.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 촛불을 더 크고 넓게 밝히고 있습니다. 이제 촛불정신을 국민의 삶으로 확장하고 제도화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헌법은 국민의 삶을 담는 그릇입니다. 국가의 책임과 역할, 국민의 권리에 대한 우리 국민의 생각과 역량이 30년 전과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30년이 지난 옛 헌법으로는 국민의 뜻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국민의 뜻이 국가운영에 정확하게 반영되도록 국민주권을 강화해야 합니다. 국민의 기본권을 확대하고, 지방분권과 자치를 강화해야 합니다.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는 국민과의 약속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모든 정당과 후보들이 약속했습니다.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고 별도로 국민투표를 하려면 적어도 국민의 세금 1200억원을 더 써야 합니다. 개헌은 논의부터 국민의 희망이 되어야지 정략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산적한 국정과제의 추진을 어렵게 만드는 블랙홀이 되어서도 안됩니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려면 남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국회가 책임 있게 나서주시기를 거듭 요청합니다. 개헌에 대한 합의를 이뤄주시기를 촉구합니다. 정부도 준비하겠습니다. 저는 줄곧, 개헌은 내용과 과정 모두 국민의 참여와 의사가 반영되는 국민개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저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회의 합의를 기다리는 한편, 필요하다면 정부도 국민의 의견을 수렴한 국민개헌안을 준비하고 국회와 협의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한반도의 평화정착으로 국민의 삶이 평화롭고 안정되어야 합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은 두 번 다시 있어선 안됩니다. 우리의 외교와 국방의 궁극의 목표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재발을 막는 것입니다. 저는 당장의 통일을 원하지 않습니다. 제 임기 중에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평화를 공고하게 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나라를 바로 세운 우리 국민이 외교안보의 디딤돌이자 이정표입니다. 한반도에서 평화를 이끌어 낼 힘의 원천입니다. 지난해 저는 그 힘에 의지해, 주변 4대국과 국제사회에 한반도 평화 원칙을 일관되게 주장할 수 있었습니다. 당당한 중견국으로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을 천명할 수 있었습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대화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과 고위급 회담이 열렸습니다. 꽉 막혀있던 남북 대화가 복원되었습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합의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대화와 평창올림픽을 통한 평화분위기 조성을 지지했습니다. 한미연합훈련의 연기도 합의했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는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내야 합니다. 평화올림픽이 되도록 끝까지 노력해야 합니다. 나아가 북핵문제도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전기로 삼아야 합니다. 올해가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원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동맹국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관련 국가들을 비롯해 국제사회와 더욱 긴밀히 협력할 것입니다. 평창에서 평화의 물줄기가 흐르게 된다면 이를 공고한 제도로 정착시켜 나가겠습니다. 북핵문제 해결과 평화정착을 위해 더 많은 대화와 협력을 이끌어내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한반도 비핵화는 평화를 향한 과정이자 목표입니다. 남북이 공동으로 선언한 한반도 비핵화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우리의 기본 입장입니다. 한반도에 평화의 촛불을 켜겠습니다. 국민 개개인의 삶 속에 깊이 파고든 불안과 불신을 걷어내겠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국민과 함께 전쟁 걱정 없는, 평화롭고 안전한 일상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청와대로 모셨습니다. 80여 년 전 꽃다운 소녀 한 명도 지켜주지 못했던 국가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다시 깊은 상처를 안겼습니다. 국가의 존재 이유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한일 양국 간에 공식적인 합의를 한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일본과의 관계를 잘 풀어가야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잘못된 매듭은 풀어야 합니다. 진실을 외면한 자리에서 길을 낼 수는 없습니다. 진실과 정의라는 원칙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은 다시는 그런 참혹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인류사회에 교훈을 남기고 함께 노력해 나가는 것입니다. 대통령으로서 저에게 부여된 역사적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해 드리겠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해 나가겠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듣고 또 듣겠습니다. 할머니들이 남은 여생을 마음 편히 보내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는 또한 일본과 마음이 통하는 진정한 친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과 일본은 문화적.역사적으로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양국이 함께 노력하여 공동 번영과 발전을 이루어 나가야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천명해 왔던 것처럼 역사문제와 양국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분리하여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한일관계가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 북핵문제는 물론 다양하고 실질적인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내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입니다. 국민주권을 되찾기 위해 임시정부를 수립한 그 때부터 국민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촛불을 들어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키기까지 대한민국은 국민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갈 길도 국민의 길이 되어야 합니다.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만드는 것이 올해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할 일입니다. 새로운 백년을 다짐하며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입니다. 평범한 삶이 민주주의를 키우고, 평범한 삶이 더 좋아지는 한 해를 만들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구청 인턴으로 변신한 외국인 유학생

    구청 인턴으로 변신한 외국인 유학생

    서울 강동구가 다음달 2일까지 서울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구청 관계자는 “다양한 국가 출신의 유학생들이 강동 구정을 경험하면서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9일 전했다. 이번 인턴십은 지난해 제1기에 이어 두 번째로, 지역 청년기업 ‘강동이으미’가 기획·홍보·모집 등 인턴 채용을 총괄했다. 이번에 선정된 글로벌 인턴 8명은 한국어 능력, 업무 분야별 심사(채용) 기준, 경력(전공) 등을 기준으로 한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심사를 거쳤다. 경쟁률은 15대1에 달했다. 이들의 국적은 중국, 헝가리,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케냐, 투르크메니스탄 등 다양하다. 이들은 약 4주간 구청과 강동구 도시관리공단에서 근무하게 되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외국문화·언어교육 프로그램과 해외 선진행정사례 조사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암사도서관에서 방문객들을 위해 영어 이야기 수업을 하는 식이다. 또한 이들은 관내 주요 시설을 탐방하고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며 강동 구정에 대해 알아 간다. 강동 청년들과의 만남을 통해 국제적으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시간도 갖게 될 예정이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지난 1기 글로벌 인턴들은 강동선사문화축제, 톡마이웨이 등 관내 주요 행사에 참여하며 구와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선발된 2기 글로벌 인턴들 역시 우리 구정에 참여하며 많은 것을 경험하길 바라고 우리 구의 발전을 위해 많은 의견을 제시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뮤지컬 드라마 ‘조선미인별전’에 환호하는 이유? ‘새로운 장르의 탄생’

    뮤지컬 드라마 ‘조선미인별전’에 환호하는 이유? ‘새로운 장르의 탄생’

    뮤지컬 드라마 ‘조선미인별전’이 화려한 막을 올렸다.6일 오후 9시 20분 KBS1 신년특집 드라마 ‘조선미인별전’이 방송됐다. ‘조선미인별전’은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한 창극을 현대적 감각과 화려한 영상으로 만든 뮤지컬 드라마로, 조선시대 최초로 열린 미인선발대회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총 2부작으로 편성됐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뮤지컬 사극’인 이 드라마는 방송 직후 시청자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조선미인별전’의 관전 포인트 세 가지를 꼽아봤다. # 아이돌 여원 X 소리꾼 김나니(aka.조선남녀 썸열지사) 아이돌과 소리꾼의 이색 만남은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화제를 모았다. 펜타곤 멤버인 여원은 무대 위의 카리스마를 잠시 내려놓고 여장까지 불사하는 특급 열연을 통해 춤덕후 선비 규헌으로 다시 태어났다. 여원의 상대역을 맡은 국악계의 아이돌 김나니는 흥과 한을 오가는 구성진 목소리와 고풍스러운 춤사위로 극의 완성도를 높여냈다. 성별과 신분을 뛰어넘어 오로지 춤에 대한 열정으로 여장을 하면서까지 미인대회에 참가한 열혈춤덕후 선비 규헌과 남사당패 무희 소혜로 분한 두 사람의 꿈과 열정의 댄싱 러브스토리는 아슬아슬한 밀당 로맨스와 비밀스러운 여장남자 소재까지 더해져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 밖에도 스텔라의 전 멤버인 김가영과 국악계 얼짱 최한이, 임수현 등 판소리와 한국전통무용 실력자들로 엄선된 미인후보들이 대거 합세해, 일사분란한 군무와 합창으로 극을 빈틈없이 채워낸다. # 과거를 통해 현재를 꼬집는 신랄한 풍자극의 통쾌한 카타르시스! 장르 자체는 낯설지만 아슬아슬한 밀당 로맨스와 통쾌한 권선징악 스토리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해마지 않는 매력포인트를 2부작 안에 고루 갖췄다. 특히 기존의 전통 판소리가 가진 희극적인 특징에 현대적인 언어유희를 접목시켜 풍자와 해학을 더욱 강화했다. 극중 권력형 비선실세 김대감 마님 역의 서이숙과 미인후보들에게 추파를 던지는 방탕선비 김생으로 깜짝 변신한 국악 아이돌 김준수, 안하무인 금수저 단이 역의 배윤경까지 두 사람의 앞길을 가로막는 얄미운 악역들의 실감나는 연기는 당시 지배층의 꼼수를 신랄하게 비꼬며 풍자의 맛을 배가시킨다. 조선미인선발대회를 둘러싼 권력자와 가진 자들의 욕심과 꼼수는 오늘날에도 청춘들의 꿈을 짓밟는 적폐들을 향한 날카로운 풍자이자 꿈을 향해 도전하는 청년들을 위한 응원가로써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전망이다. # 퓨전국악+전통무용=모던창극! 전에 없던 색다른 드라마 기대UP 무엇보다 기대되는 대목은 뮤지컬 사극이라는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장르의 탄생이다. 특히 국악과 전통무용이 어떻게 현대적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 춤에 빠진 주인공과 미인후보들이 합숙하면서 자연스레 담기는 화려한 한복과 어우러진 각종 궁중무에서 교방무까지 현대적으로 업그레이드 된 퓨전 국악과 전통춤의 신명나는 참신한 조합은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다양한 계층, 특히 젊은 층이 쉽고 재밌게 우리 것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리산, 부여 성흥산성, 고창읍성, 남원 광한루 등 절경을 배경으로 우리 삶 속에 감춰진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한 편의 뮤직비디오처럼 유려한 영상미로 담아낸 이 드라마는 우리 문화의 매력을 진하게 담은 종합선물세트가 될 전망이다. 연출을 맡은 김대현 PD는 “‘조선미인별전’은 로맨틱 코미디의 상큼한 매력과 신랄한 풍자극의 통쾌함까지 시청자들이 다양하게 즐기실 수 있는 드라마”라며 “국악의 매력을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만들었다. 첫 방송에 많은 기대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신년특집 뮤지컬 드라마 ’조선미인별전‘은 새해 첫 주말인 6~7일 오후 9시 20분에 KBS1에서 방송된다. 사진=KBS1 연예팀 seoulen@seoul.co.kr
  • 5시4분? 6시4분?… 모호한 ‘모래시계’ 숨은 의미 찾기

    5시4분? 6시4분?… 모호한 ‘모래시계’ 숨은 의미 찾기

    창작 뮤지컬 ‘모래시계’(내년 2월 11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의 포스터 속 커다란 시계는 어딘가 모르게 알쏭달쏭하다. 시침과 분침이 이룬 각도가 어딘지 이상하기 때문이다. 5시 4분이라고 하기에는 시침이 6에 가깝고, 6시 4분이라고 하기엔 시침이 5에 가깝다. 실제로는 성립될 수 없는 ‘만들어진 시간’이다. 더군다나 한쪽엔 금이 가고 위아래 테두리 일부가 조각난 듯한 모랫빛의 이 시계는 바람이 불거나 작은 충격만 가해도 곧 부서질 것처럼 위태위태해 보인다. 도대체 이 시계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까.뮤지컬 ‘모래시계’는 1995년 ‘귀가 시계’라고 불릴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동명의 드라마를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고 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가 각각 감독과 각본을 맡았고 최민수, 고현정, 박상원 등 굵직한 배우들이 출연해 당시 최고 시청률 64.5%를 기록했다. 유신 반대 운동, 5·18 광주민주화운동, 부마민주항쟁 등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안타까운 운명에 얽힌 세 남녀의 우정과 사랑을 그렸다. 24부작 드라마를 150분에 압축적으로 담아낸 뮤지컬은 육군사관생도를 지망했지만 조직 폭력배가 된 태수, 카지노 대부의 외동딸 혜린, 고향 친구인 태수에게 사형을 구형하게 되는 우석의 만남과 이별, 갈등을 드러내는 데 주목한다. 혼란한 시대의 한복판에서 사회 부조리가 청년들을 어떻게 좌절시키는지, 그리고 이들이 이에 어떻게 맞서는지에 대한 내용을 부각하는 만큼 메인 포스터에도 그 의미가 고스란히 담겼다. 우선 ‘모래시계’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실제 모래시계 이미지 대신 로마 숫자가 표기된 커다란 원형 시계를 전면에 내세웠다. 제작사인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이지혜 홍보마케팅팀 실장은 “당초 티저 포스터에서는 모래가 흩날리는 느낌만 담았으나 대극장 뮤지컬이 보여줄 수 있는 웅장함과 내용의 진중함을 표현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아 포스터 디자인사가 제안한 다양한 시계 종류 중 현재 이미지를 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작품 포스터를 디자인한 프로파간다 박동우 실장은 “모래시계는 사우나 이미지가 먼저 연상되는 탓에 고민 끝에 원형 시계를 택했다”며 “시침과 분침은 시각적으로 가장 눈길이 가는 각도로 배치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시계가 가리키는 모호한 시간에 대해 이 실장은 “2막에서 혜린이 부르는 ‘모래시계’라는 노래에 ‘당신들이 만든 파도의 공포를/당신들이 만든 시간의 규칙 버리고/모두 다 던져 깨어버리고/나만의 새로운 시간/내가 만든 나의 시간으로 흘러갈거야’라는 가사처럼 등장 인물들이 본인이 처한 운명에 대항하고 저항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이외에도 최대한 시계 이미지가 시대적인 배경을 담아낼 수 있도록 다양한 시각적인 효과를 더했다. 박 실장은 “어두운 시대를 보낸 청년들의 아픔과 절망을 표현하기 위해 시계 곳곳에 총알 자국을 내고 깨진 느낌을 표현했다”면서 “실감 나는 이미지를 제작하기 위해 실제로 지름 60~70㎝의 모형을 만들고 그 위에 입자가 고운 소품용 금빛 가루를 뿌린 뒤 컴퓨터로 이미지를 합성하는 과정을 거쳐 시계가 공중으로 흩날리는 효과를 살렸다”고 설명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청춘·문화 그리고 새로움… 다시, 신촌의 살롱 꿈꾸다

    청춘·문화 그리고 새로움… 다시, 신촌의 살롱 꿈꾸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정문에서 신촌역 방향으로 굴다리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돌면 좁은 골목길이 나온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이내 의아한 간판 하나가 사람들을 반긴다. 신촌극장. ‘이런 데 극장이 있다고?’ 의문을 품은 채 건물의 계단을 올라 4층 옥탑에 다다라 검정색 미닫이문을 열면 66㎡(약 20평)가 채 안 되는 아담한 공간이 나온다.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없는 블랙박스 형태의 이 극장은 지난 6월 문을 열었다.극단 아어의 공동 대표인 전진모 연출가와 신촌과 상암동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원부연 대표가 공동 대표를 맡았고, 영화제작자 김성우 다이스필름 대표, 앱 개발 회사에 재직 중인 김선민씨가 운영진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연세대 연극 동아리 ‘토굴’ 선후배 사이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원 대표를 제외한 신촌극장 운영진 3명을 최근 신촌에서 만났다. 극장의 시작은 아주 우연한 계기에서 비롯됐다. 전 연출가는 “지난해 잠시 연출 일을 쉬면서 원 대표가 운영하는 술집에서 일을 돕고 있었는데 이때 젊은 희곡 작가 7명의 작품을 낭독하는 ‘희곡 좋아해?’라는 공연을 기획했었다”면서 “그대로 끝나는 것이 아쉬워서 제대로 된 공연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동아리 선배들과 ‘이렇게 된 거 아예 극장 하나 만들까’라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간 농담처럼 해 왔던 말이지만 사실은 이들 가슴 속에 뭉근하게 자리 잡고 있었던 불씨가 타오르는 순간이었다.마치 언젠가는 벌어질 일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지난해 11월 이야기가 오고 간 지 한 달 만인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온라인 펀딩 플랫폼인 텀블벅에서 후원을 받았다. 4000여만원의 후원금에 지인들과 대학 선후배들의 십시일반 지원을 바탕으로 올 5월 공사를 마친 극장은 6월 문을 열었다. 이후 작가와 아티스트들을 섭외하는 기간을 거쳐 지난 9월부터 정식으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황정은의 소설집 ‘아무도 아닌’에 실린 단편 2편을 각색해 무대화한 이연주 연극연출가의 ‘아무도 아닌’을 시작으로 사운드디자이너 목소와 공연예술 관련 독립출판사 ‘1도씨’를 운영하는 허영균의 정원에 대한 연구 과정을 소개하는 전시 ‘정원연구:응시’, 안무가 최은진의 ‘신체하는 안무 솔로’ 등 연극, 전시, 무용, 시각 미술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가들의 실험적인 공연 6편을 선보였다.생각보다 바쁘게 달려온 ‘신참내기 극장’의 초기 정착기를 듣고 있자니 왜 하필이면 공연 예술의 중심지인 대학로가 아닌 신촌에다 극장을 지어야만 했는지 궁금했다. “나이가 좀 든 사람들에게 신촌은 대학가, 문화, 청춘, 소극장 이런 의미들로 연결돼요. 가수 신촌블루스나 김광석 이런 사람들이 신촌에서 늘 공연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근데 지금은 종로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유흥가가 돼버렸죠. ‘뉴 빌리지’라는 ‘신촌’(新村)의 뜻이 무색하게 어느 순간부터 전혀 새로움과는 상관없는 곳이 돼버린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신촌극장이라는 무척 작고 별것 아닌 공간이 신촌을 다시, 새롭게 만드는 출발점 같은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김성우) 공연 형식에 따라 25명에서 최대 40여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정말 작은 ‘소’극장이지만 극장으로서 갖춰야 할 것은 살뜰히 갖췄다. 층고가 높은 특성을 이용해 음향과 조명을 조절할 수 있는 시설은 복층 별도 공간에 마련했다. 후원자들의 이름을 뒤쪽에 새긴 접이식 의자는 공연 특성에 따라 그때그때 알맞게 배치한다. 신촌극장이 자랑하는 작은 야외 테라스에 서면 탁 트인 신촌 전경도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극장 바로 앞 기찻길에서 들려오는 소음은 때때로 공연의 음향 효과로도 사용된다. 극장이 태생적으로 지닐 수밖에 없었던 특별한 정체성 덕분에 흥미로운 순간도 자주 마주하게 된다고. “얼마 전에 천둥번개가 엄청 많이 치던 날이 있었어요. 그 시간에 극장에서 공연이 진행 중이었죠. 지하 극장이라면 몰랐을 텐데 옥탑에서 공연하니까 천둥번개 소리도 그럴싸한 배경음이 되더라고요.(웃음)”(전진모) “어떤 아티스트는 기찻길에 서 있는 누군가에게 손을 흔드는 퍼포먼스를 공연의 한 장면으로 새로 만들어 넣더라고요. 극장 주변의 지형지물을 공연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아티스트와 관객 모두에게 신선하게 다가가는 것 같아요.”(김선민) 오랫동안 품어왔던 극장에 대한 열망이 신촌을 움직이는 작은 파동이 되길 바란다는 이들. 이들이 바라는 신촌극장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1980년대까지만 해도 신촌에 소극장이 8개나 있었다고 해요. 그만큼 신촌은 청년들의 문화를 대표하던 곳이었죠. 젊은 사람들이 스스로 신나서 하는 게 예술이잖아요. 젊은 사람들이 이 극장에 들러 재미있게 한바탕 놀다 가면 그보다 좋은 건 없겠죠. 매번 마지막 공연이 끝나면 ‘칵테일파티’라는 이름으로 관객과 아티스트들이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그런 의미예요. 사람들끼리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살롱으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어요.”(김선민) “최근 ‘극장이라는 공간은 무엇일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어요.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어떤 경험을 함께 공유하는 것 그 자체의 의미가 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촌극장은 규모는 작지만 깊이 있는 즐거운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이길 바라요. 예술가와 관객, 예술가와 예술가가 서로 건강한 자극을 주고받을 수 있는 곳이요.”(전진모) 글 사진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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