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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강래의 도시 톡] 수도권 집값, ‘수요 분산’이 답이다

    [마강래의 도시 톡] 수도권 집값, ‘수요 분산’이 답이다

    서울 주택 가격이 잠시 주춤하고 있다. 그렇다고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오랜 기간 부동산 시장의 지표를 추적해 왔으나 지금처럼 우려스러운 전조가 한데 얽혀 나타난 적은 없었다. 모든 매크로 지표가 주택 가격 상승 압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3년간 서울의 입주 물량은 지난 10년 평균(연 4만 가구)의 절반에도 못 미칠 전망이다. 매년 서울에서 4만호 정도가 사라지는 점을 고려하면, 이제는 멸실된 빈자리조차 채우지 못해 주택 총수가 줄어드는 수준에 이르렀다. 여기에 건축비는 10년간 50% 이상 올랐고 시중 통화량은 2300조원에서 4500조원으로 두 배가 됐다. 공급 급감과 비용 상승, 유동성 증가가 맞물리며 서울 집값의 상승 압력은 커지고 있다. 공급 요구가 빗발치자 정부는 용산 정비창과 태릉 골프장 등의 도심 빈 땅을 통해 약 6만호의 추가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신규 택지인 서리풀 지구조차 공청회 무산 등 파행을 겪고 있고 도심 6만호 계획 역시 ‘지자체 패싱’ 논란과 주민 반발로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용산은 사전 조율 미비로, 과천은 베드타운화 우려로 난항을 겪는 중이다. 정부의 공급 계획에 차질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이렇게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공급이 무용하다고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정작 경계할 것은 대규모 공급이 인프라 확충과 맞물려 지역 가치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공급을 상회하는 ‘유발 수요’를 창출해 가격을 다시 밀어 올리는 역설적 기제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1만 가구가 공급된 2018년 송파 헬리오시티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전용 84㎡ 전세가가 6억원대까지 급락하며 주변 시세를 잠시 끌어내렸지만, 곧 “이 가격이면 송파에 살 수 있다”며 외곽 수요가 대거 몰려들었다. 결국 이는 전세가는 물론 매매가까지 다시 밀어 올리는 ‘공급의 역설’로 이어졌다. 정부는 다주택자 규제와 보유세 개편 등 수요 억제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 또한 한계가 명확하다. 인구가 계속 서울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청년 인구(19~34세)는 연평균 약 2만 9000명씩 순증한다. 정부의 6만호 계획은 이 수요의 단 2년치에 불과하다. 계획부터 입주까지 10년 가까이 걸리는 건설 주기를 고려하면, 완공 시점에는 이미 그 몇 배의 신규 수요가 쌓여 있게 된다. 기존 부동산 정책만으로는 수도권 집값 안정화에 역부족이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실질적인 마지막 카드는 ‘수요 분산’뿐이다. 궁극적으로는 지방의 거점에 서울 못지않은 고밀도 공간을 조성하고 양질의 일자리와 청년 중심의 정주 여건을 갖추어야 한다. 현재 추진 중인 ‘5극 3특’ 전략이 그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긴 호흡이 필요한 장기 과제다. 그렇다면 당장 단기적 수요 분산은 불가능한 것일까. 다행히 희망적인 통계가 포착된다. 청년층이 일자리와 기회를 찾아 수도권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사이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은 지방으로 향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른바 인구의 ‘맞교환’ 현상이다. 지난 5년간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옮긴 중장년 순이동 인구만 11만명 이상이다. 특히 55세부터 64세 구간의 이탈 흐름이 거세다. 현재 수도권에 거주하는 이 연령대 인구는 400만명에 육박한다. 이들 중 10~15%만 지방 이주를 선택해도 수도권 주택 시장에는 수십만 호에 달하는 신규 공급과 맞먹는 즉각적인 안정화 효과가 나타난다. 이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신도시 건설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인 ‘비용 제로’의 공급 대책인 셈이다. 물론 수도권 중장년층 모두가 떠날 필요는 없다. 다만 지방에서 인생 이모작을 실현하려는 이들의 자발적 선택이 성공적인 정착으로 이어지도록 국가가 그 길을 터 주어야 한다. 이들이 정든 터전을 떠나는 결심이 무색하지 않게 지방의 주택, 의료, 문화 등 정주 여건을 세심히 살피고 중장년의 숙련된 경험을 지역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적합한 일자리를 매칭하는 실질적인 지원책이 시급하다. 이처럼 중장년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 주는 수요 분산 전략이야말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단기적 핵심 카드가 될 것이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동작, 행안부 혁신평가 2년 연속 우수기관

    서울 동작구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2025년 지방정부 혁신평가’에서 2년 연속 우수기관에 선정됐다고 1일 밝혔다. 지방정부 혁신평가는 전국 243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혁신역량, 혁신성과, 자율 부문의 총 10개 세부 지표를 평가해 시상한다. 동작구는 혁신 활동 참여 및 혁신성과 확산 노력, 주민 소통·참여 강화 등 5개 분야에서 우수 등급을 받았다. 구는 혁신담당관을 구성해 운영하고, 1부서 1혁신과제 수립 등 혁신 참여 활동을 꾸준히 지속해 온 점이 혁신성과 확산 노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난해 청년만원주택 등 차별화된 정책으로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 지역청년 지원 분야에서 우수상을 받았고, 동작구형 효도패키지와 같은 특색 있는 사업들도 구만의 대표적 혁신 정책 사례로 꼽힌다. 주민으로 구성된 주민참여형 모델 ‘동작레디액션’ 팀을 꾸려 문화·복지 등 행정 전반에 주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점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박일하 구청장은 “2년 연속 우수 혁신기관 선정은 전 직원과 구민이 함께 이뤄낸 값진 성과”라며 “앞으로도 주민들이 일상에서 변화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소통 중심의 혁신 행정을 지속 추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 고립자에 카톡 안부를… AI 활용 빛나는 금천

    서울 금천구가 행정안전부 주관 ‘2025년 지방자치단체 혁신평가’에서 우수 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 지방자치단체 혁신평가는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혁신역량, 혁신성과, 국민 체감도 등 3개 분야 10개 지표를 종합 평가해 우수기관을 선정하는 공식 평가다. 금천구는 이번 평가에서 지표별로 ‘우수’ 5개, ‘보통’ 5개 등급을 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보통이었던 종합 평가 등급도 올해는 최고 등급인 우수로 상승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행정에 적극 도입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토지 경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내 집 경계 정보 확인 시스템’, 전국 최초 카카오톡 기반 안부 확인 ‘온기온톡’, 세무 정보를 24시간 확인할 수 있는 ‘AI 나래봇(세무안내 챗봇) 구축’ 등 주민 체감형 행정서비스 혁신 사례가 대표적이다. 구의 통합돌봄지원사업, 전국 최초 청년 치과의료비 지원, 취약계층 1인 가구를 위한 ‘대형 폐기물 내려드림 서비스’ 등 생활 밀착형 정책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유성훈 구청장은 “시대 흐름에 맞춰 행정 서비스를 개선하고, 현장 목소리를 신속히 반영한 노력이 이번 우수기관 선정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 투자 격차·AI 습격, 아이템 돋보여… 자극적인 제목 지양해야[독자권익위]

    투자 격차·AI 습격, 아이템 돋보여… 자극적인 제목 지양해야[독자권익위]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4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195차 회의를 열어 최근 한 달간의 서울신문 보도를 평가했다. 회의에는 지난달 위촉된 김춘식(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위원장을 비롯해 박경환(서울시 재무국장), 이명행(SK하이닉스 PR기획팀장·변호사), 이상은(고려대 미디어학과 석사과정·교사), 차윤주(연세드림세무회계 대표·세무사), 홍정석(법무법인 화우 GRC그룹장·파트너 변호사) 위원이 함께했다. 위원들은 최근 러닝 열풍에 발맞춰 검증된 정보를 전달한 ‘박성국의 러닝 보급소’와 자산규모별 투자 실적을 분석한 ‘2026 투자 격차 리포트’ 등 독자의 삶과 맞닿아 있는 일상 밀착형 기획들이 서울신문의 콘텐츠 경쟁력을 높였다고 호평했다. 특히 경제 섹션 ‘서울 이코노미’에 대해서는 실생활과 밀접한 주제를 발굴해 독자 접근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주요 사법 판결에 대한 심층 분석이 타사보다 부족했다는 지적과 함께, 자극적 단어 사용이나 인용부호에 기댄 제목 달기는 지양해야 한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인터뷰 기사에서는 수장의 발언을 단순 전달하는 데 그치지 말고 구체적인 배경 설명과 솔루션 제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 홍정석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독자 일상 맞닿은 소재 발굴 탁월 내란 사법 선고 분석 기사 늘려야 ‘2026 투자 격차 리포트’ 기획은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가상자산 같은 고위험 자산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는 청년 세대의 자산 구조를 잘 짚어냈다. 증시 호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 이면에 있는 문제를 잘 끄집어냈다. 또한 지방 소멸 이슈가 수도권 외곽까지 확산하고 있음을 강남 집값과 대비해 조명한 기사도 좋았다. 독자들은 나와 직접 연관된 내용이 담긴 기사를 유심히 보게 된다. 독자들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아이템을 지속 발굴한다면 서울신문의 지면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이다. 반면 2월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를 비롯해 12·3 비상계엄 관련 굵직한 사법적 선고가 이어졌지만, 다른 지면이나 방송 매체와 비교해 서울신문의 보도량이 다소 부족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판결 내용의 단순 나열이나 ‘사필귀정’ 식의 원론적인 사설에 그쳤다. 향후 이어질 2차 종합특검이나 주요 재판에 대해서는 더 심도 있는 법적 분석과 취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차윤주 연세드림세무회계 대표‘러닝 보급소’ 연재 기획 흥미로워 박상훈 칼럼 권력 비판 균형 역할 새로 시작한 ‘박성국의 러닝 보급소’ 연재는 현장 취재와 통계를 곁들여 흥미로우면서도 읽을 가치가 충분했다. 동계올림픽과 맞물려 엘리트 체육에 관한 관심이 커졌는데 생활체육과 국가 체육의 저변을 잘 담아냈다. 2월 2일자 1면 ‘정은경 “의료계 압력으로 정책 수정될 일 없어”’ 인터뷰 기사는 주목도 높은 정책을 수장의 입을 통해 깔끔하게 전달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여러 주제를 다루다 보니 내용이 다소 평이해진 점은 아쉽다. 5일자 10면 ‘지난 지선 서울 공천 심사 통과 30명, 금배지에 고액 후원’ 기사는 기자가 데이터를 확보해서 공을 들여 쓴 공익적 보도였다. 다만 후원금과 공천의 실질적 상관관계에 대한 논증이 보완되었다면 더 좋았겠다. 오피니언면의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칼럼은 자칫 정부 출범 초기 비판 기능이 약해질 수 있는 시기에 권력 구조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아내 지면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기사에서 부족한 비판을 칼럼이 뒷받침해주는 인상을 받았다. 이상은 고려대 미디어 석사과정‘AI 습격’ 기획 정보·공감 동시 충족국제 기사 맥락 파악 쉽게 제목을 ‘법전 대신 알고리즘’ 기획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젊은 법조인 등 세대별 이슈를 균형 있게 다루어 정보 제공과 공감을 동시에 충족했다. 이러한 방향의 기획이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길 바란다. 2월 2일자 B1면 ‘라테·바나나 우유도 ‘설탕부담금’ 낼까요’ 기사처럼 독자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말랑말랑한 주제가 경제 섹션 첫 면에 배치돼 눈길을 끌었다. 다만 제목의 직관성을 개선해야 한다. 4일자 12면 ‘직찍 구름 관중 “간바레” 함성… “다카이치라면 300석 가능”’ 기사처럼 전문 지식이 필요한 국제 기사에서 독자가 맥락을 바로 파악하기 어려운 제목들이 있었다. 2일자 1면 ‘李 “다주택자 마지막 기회” 집값 전쟁 선포’ 기사 제목처럼 ‘전쟁 선포’와 같은 자극적인 표현이 반복되는 것은 거부감을 줄 수 있다. 또한 20일자 재판 관련 기사 아래에 판사 관련 의혹 기사를 함께 배치한 것은 의도를 오해하게 할 소지가 있어 편집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박경환 서울시 재무국장책·문학면 ‘웹문학’으로 확장 기대정책 비판, 현장 공무원 의견 필요 주말판에서 문화면과 책·문학 지면을 분리해 문화 기사를 비중 있게 다루어 온 것은 서울신문의 큰 장점이다. 다만 신간 소개와 재조명할 책의 구분을 명확히 하고 웹문학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으면 한다. 시와 음악이 어우러진 공연 기사의 경우 기관 제공 사진보다 기자가 직접 현장의 생동감을 담은 사진을 싣는 것이 독자에게 더 효과적이다. 6일자 16면 ‘200여점 성미술의 존재… 믿음이 조용히 번져 갔다’ 기사를 보고 당장 전주로 가고 싶어졌다. 그 어떤 기사보다도 전주 지역을 잘 알리고 독자들에게 즐길 거리를 제공했을 것이다. 수의계약 문제를 다룬 1월 29일자 8면 ‘형제자매 회사는 규제 밖… 11대 서울시의회 들어 수의계약 급증’ 기사는 기자가 직접 원자료를 추려낸 노력이 돋보였다. 다만 문제에 대한 해답을 학계에서만 찾지 말고 현장 공무원들의 목소리를 더 직접적으로 담았다면 더 현실적인 솔루션이 됐을 것이다. 2월 2일자 12면 ‘필수 공익 지정 vs 준공영제 개편… 선거 쟁점 된 버스 파업 해법’ 기사는 시내버스 파업이란 첨예한 정책 이슈에 대해 정작 주무 부처가 답변을 피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집요하게 입장을 끌어내는 취재를 기대한다. 이명행 SK하이닉스 PR팀장‘보도 그 후’ 기사 이후 행보 담아내서동철 연재, 주제 서술 방식 훌륭 ‘AI의 습격-법전 대신 알고리즘’ 기획은 기사 내용도 탄탄했지만 19일자 12면 ‘사법부, AI 도입 속도… ‘재판지원 시스템’ 시범 오픈’ 기사를 통해 보도 이후 사법부가 어떤 행보를 보이는지 다뤄서 좋았다. ‘서울신문 보도 그 후’는 기사에서 있었던 지적과 제안이 실제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를 짚어주는 훌륭한 서비스다. 같은 날 10면 ‘“엉빠따 한 대에 2만원”… ‘맷값 장사’ 선 넘은 폭력 생중계’ 기사는 제목도 눈길을 끌었고, 통계를 인용해서 실시간 인터넷 방송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잘 드러냈다. ‘서동철의 이야기가 있는 옛성’ 연재처럼 지방 소멸과 같은 무거운 주제를 칼럼이나 역사성 있는 성(城) 기획물로 풀어내는 방식은 지역을 단순한 분석 대상이 아닌 ‘사람이 사는 공간’으로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다. 마라톤 시즌이 시작되는 시점을 맞아 ‘박성국의 러닝 보급소’ 역시 부정확한 정보와 경험담이 떠도는 상황에서 검증된 정보를 제공해 유용했다. 생성형 AI 시대에는 단순히 범용적 정보 제공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신문만이 할 수 있는 내러티브를 제공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김춘식 한국외대 교수제목엔 ‘따옴표’보다 요지 담아야인터뷰 속 주장, 설명도 풀어내야 1면에서 대통령의 발언을 따옴표로 인용해 제시하다 보니 정책의 본질보다 갈등적 국면이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 대통령 발언을 전하더라도 제목에는 핵심 요지를 뽑는 것이 바람직하다. 4일자 B3면 ‘“50~60% 상속세 부담”… 해외 이주 2배 늘었다’ 기사에선 최근 논란이 된 영국 이민 컨설팅사 헨리앤파트너스 보고서가 실렸다. 이 오보는 권위 있는 기관의 자료라도 엄격한 팩트체크가 왜 필요한지 보여준다. 그런데 10일자 27면 ‘상의 오류 따져야 하나, 정부 대응 과유불급 안 돼야’ 사설을 통해 정부 대응을 지적하는 사설을 낸 것은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 인터뷰 기사가 굉장히 좋았다. 특히 신문의 경쟁력이 약화하는 상황에서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게 있다. 다만 구체적인 정책 이야기가 나오면 거기에 대한 보강 설명이 필요하다. 가령 12일자 4면의 허철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을 인터뷰한 “지방선거 앞두고 딥페이크 기승 우려… ‘3중 감별’로 막겠다” 기사에서는 선관위가 3중 감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 인터뷰 기사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 절윤 요구는 묵살하고… 마이웨이 장동혁, 이 와중에 1호 인재 영입

    절윤 요구는 묵살하고… 마이웨이 장동혁, 이 와중에 1호 인재 영입

    張 “새 모습으로 국민께 나갈 것”4선 이상 중진 오늘 張 만날 예정한동훈·친한계 의원들 대구 방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1호 영입 인재’를 발표했다. 당 중진 의원과 소장파 등의 잇따른 ‘절윤(윤석열과의 절윤)’ 요구에는 침묵을 지킨 채 지방선거 준비 모드로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당내 반발이 이어지는 데다 친한(친한동훈)계에 대한 윤리위 제소 주장이 다시 나오는 등 뒤숭숭한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20년 차 공인회계사인 손정화 삼화회계법인 이사와 ‘원전 전문가’인 정진우 현대엔지니어링 에너지영업팀 책임매니저를 1호 영입 인재로 발표했다. 둘에게 빨간색 점퍼를 입혀준 장 대표는 “오늘 젊은 인재 두 분을 영입한 것은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께 다가가겠다는 국민의힘의 약속”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국민의힘 인재 영입에 지원한 이유로 ‘진보 정권 견제’를 꼽았다고 한다. 두 사람이 어디에 출마할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당 안팎에선 내홍에 대한 수습 요구가 그치지 않고 있다. 전날 모임을 가졌던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26일 오전 당 대표를 만날 예정이다. 14명의 중진 의원들은 모두 “이대로는 지방선거 어렵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 등이 요구하는 의원총회는 다음 달 3일 이후에나 개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를 방문해 2·28 민주운동기념회관에 들렀다. 친한계인 우재준 청년최고위원도 동행했다. 한 전 대표는 6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무소속 출마 여부를 묻자 “지금 어디에 나간다고 하면 막기 위해 (국민의힘에서) 다들 덤벼들 것 아니냐”라고 했다. 사흘간 대구 일정을 이어가는 한 전 대표는 27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다. 배현진·박정훈 등 친한계 의원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친장(친장동혁)계인 일부 원외당협위원장들은 친한계 의원들이 한 전 대표 대구 일정에 동행할 경우 중앙윤리위원회 제소를 검토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당헌상 계파 활동 금지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 ‘尹정부 조작기소 특위’ 띄운 정청래… 공취모는 “별도 운영”

    ‘尹정부 조작기소 특위’ 띄운 정청래… 공취모는 “별도 운영”

    鄭 “국정조사 추진·특검까지 갈 것”공식 기구 출범… 위원장엔 한병도 박수현 “공취모 분들도 참여할 것”김기표·민형배·부승찬 탈퇴 의사靑 홍보수석 “제도적 틀 내서 해결”李 “대통령은 모두의 편” 통합 강조 더불어민주당은 25일 윤석열 정부의 조작기소 사건 관련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특별위원회(특위)를 당 공식 기구로 출범시켰다. 친명(친이재명)계 모임이라는 해석이 나온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공취모) 활동을 당 차원에서 하자는 것이다. 이에 공취모가 “별개 운영” 입장을 밝히자 일부 의원들이 모임을 탈퇴하는 일도 벌어졌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는 윤석열 정권의 조작기소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특검까지 가겠다는 입장을 이미 정하고 있었다”며 특위 설치 소식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병도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임명했다고 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이 특위는 최근 구성된 자발적인 모임인 공취모의 취지까지 안을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공취모에 참여한 분들도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특위가 계파 갈등을 잠재우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선 “계파 갈등을 진화하려는 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특위는 이 대통령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 당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검찰수사 등을 조작기소 사례로 보고 진상규명과 국정조사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공취모는 환영의 뜻을 전하면서도 “자발적으로 구성된 의원모임으로서 당 추진위원회와는 별개의 조직으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공취모 회원이었던 김기표·민형배·부승찬 의원은 탈퇴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그렇게 되면 정말 계파 모임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고, 민 의원은 “해산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했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MBC라디오에서 “공소취소 문제는 단순히 대통령만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어찌 보면 사적인 그런 것보다는 제도적인 틀 안에서 해결해야 될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 민주당 상임고문단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고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라는 직분은 특정 한쪽 편을 드는 게 아니다”라며 “선거 때까지는 한쪽의 편으로서 이기긴 했지만, 다음 순간부터는 모두를 통합해 함께 가는 국정을 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상임고문들은 이 대통령에게 남북 관계나 청년고용, 저출생 문제 등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고 이 수석이 전했다.
  • 광주·전남 바꾸는 ‘Y4-노믹스’… 첨단 ‘4축 클러스터’ 시동

    광주·전남 바꾸는 ‘Y4-노믹스’… 첨단 ‘4축 클러스터’ 시동

    광주·서부·동부·남부 4대 권역 재편132㎢ 규모 첨단산업 신도시 조성450조 투자 유치·80만명 유입 목표도지사 단장으로 특별 전담반 가동첨단산업 유치에 ‘전력 확보’ 필수 변전소 건설 등 국가계획에 반영 통계청이 발표한 수도권 인구 이동 자료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24년까지 20년 동안 광주·전남 청년 22만명이 수도권으로 떠났다.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앞둔 전남도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인공지능(AI)과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 전환과 광주·전남을 4개 권역으로 나눠 개발하는 ‘Y4-노믹스’ 비전을 제시했다. 도는 이를 통해 최대 450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Y4-노믹스 비전은 광주·전남을 기존 광주권, 서부권, 동부권 3축 권역에 새로 남부권을 추가한 4대 권역으로 재편해 각 권역에 세계적인 특화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청사진으로 한다. 4대 권역에 132㎢ 규모의 첨단산업 신도시 조성과 핵심 기업 이전을 실현해 450조원 투자 유치와 더불어 인구 80만명 유입 등 ‘400만 통합특별시’를 이룬다는 구상이다. 특히 도는 4대 권역 산업 대부흥 실현을 위해 도지사를 단장으로 ‘400만 특별시 기업유치 특별 전담반’ 가동에 나선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번 광주·전남 행정통합의 핵심은 바로 경제”라며 “산업을 일으켜 기업이 투자하고 일자리가 늘어나고 청년이 돌아오고 인구가 증가하는 ‘400만 통합특별시’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광주권 ‘AI·반도체·모빌리티·바이오’ 먼저 광주권에는 산업 용지 1653만㎡와 배후도시 1653만㎡ 등 총 3306만㎡부지에 AI·반도체·미래모빌리티·바이오 중심의 글로벌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국내 최초 자율주행 실증도시이며 AI 집적단지가 있는 광주권에는 727만㎡의 미래차 산업벨트 구축과 국가 신경망처리장치(NPU) 전용 컴퓨팅센터, AX(AI 전환) 실증밸리, AI 모빌리티 기반 실증형 신도시를 선보인다. 광주 민간·군 공항 이전 부지에는 반도체 클러스터 헤드인 ‘첨단 융복합산업 콤플렉스’와 컨벤션·호텔 관광시설을 갖춘 첨단 신도시를 만든다. 광주·장성 첨단 산단에는 첨단 패키징 클러스터를 조성해 앵커 기업과 지역 소부장 기업을 연계하는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 설계와 후공정을 아우르는 기술 생태계를 완성할 예정이다. 광주와 화순을 연계한 호남권 첨단 바이오헬스 복합단지는 시제품 제작, 임상시험, 인허가, 사업화를 종합 지원하는 초광역 의료산업 거점을 구축한다. ●서부권 ‘에너지·해양·첨단 반도체’ 서부권에는 산업 용지 1322만㎡와 배후도시 2446만㎡ 등 총 3768만㎡ 부지에 에너지·해양엔지니어링·첨단 반도체 중심의 동북아 에너지·해양 허브를 구축한다. 햇빛과 바람이 풍부한 서부권은 해상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값싼 전기를 공급하는 RE100 산단을 조성할 계획이다. 992만㎡ 규모의 솔라시도에 국가AI컴퓨팅센터와 글로벌 AI데이터센터는 물론 전력 다소비 기업인 오픈AI, 구글, 아마존 등 세계적 빅테크 기업과 고부가 반도체 팹도 유치한다. 국내 최고 해상풍력 앵커 기업 유치와 기자재 클러스터를 조성해 해상풍력 전주기 공급망을 완성한다. 무안국제공항 일대에는 글로벌 항공 특화 유지보수·수리·운영(MRO) 산업을 키우고 반도체 항공 물류의 관문으로 육성한다. ●동부권 ‘이차전지·반도체·로봇·항공우주’ 동부권에는 산업 용지 1752만㎡와 배후도시 1785만㎡ 등 총 3537만㎡ 부지에 이차전지·반도체·로봇·항공우주 중심의 스마트 혁신제조 수도를 조성한다. 특히 로봇의 두뇌인 반도체 팹과 피지컬 AI, 로봇생산 공장을 유치해 동부권을 세계 최고의 첨단 소재·부품 공급망이자 스마트 제조의 전진기지로 구축하는 구상이다. RE100 미래 첨단 국가산단 후보지도 애초 397만㎡에서 661만㎡ 규모로 늘려 ‘미래첨단산업 복합콤플렉스’를 조성하고 이차전지와 반도체 핵심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주력 산업인 석유화학산업은 반도체 특수원료(스페셜티 케미칼) 생산 등 고부가 산업으로, 철강산업은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해 저탄소 고부가가치 산업 구조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고흥에는 최첨단 발사장을 갖춘 제2우주센터 유치와 우주발사체 사이언스 콤플렉스를 구축하고 우주산업과 연계한 K우주·방산 클러스터를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남부권 ‘K푸드·그린바이오’ 남부권에는 산업 용지 992만㎡와 배후도시 1620만㎡ 등 총 2612만㎡ 부지에 K푸드·그린바이오 핵심 거점을 구축한다. 넓은 농경지와 청정해역이 있는 남부권은 농수산–가공–유통을 연결하는 융합 산업벨트를 구축하고 저온유통 체계와 스마트 물류, 수출 인프라를 확충해 글로벌 수출 허브를 조성한다. 대규모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기반 RE100 식품산업 모델을 조성해 친환경·저탄소 식품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농수산식품 수출 전문기업을 유치, 육성해 식품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만들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역 대표 농수산물인 김, 전복, 말차 등의 가공·유통 인프라를 확충하고 지역 특산품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식품산업과 전통 식품을 산업화하는 등 푸드테크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전력 요금 경쟁력 강화 전남도는 또 4개 권역 개발을 위해 산업 유치 경쟁력의 관건인 전력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 특히 재생에너지 공급능력이 첨단 기업 유치의 핵심 조건인 만큼 재생에너지 공급 시기와 입지, 물량, 방식 등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첨단 기업 입주에 필요한 변전소 등 전력 인프라를 국가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 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에 에너지 자립도시 조성과 분산에너지 활성화 전력망 구축 지원 특례, 재생에너지 계통포화 해소에 대한 국가 지원 특례 등을 반영할 예정이다.
  • “기후주간 성공 발판 삼아… 여수 ‘COP33’ 유치 역량 세계에 알릴 것”

    “기후주간 성공 발판 삼아… 여수 ‘COP33’ 유치 역량 세계에 알릴 것”

    4월 UNFCCC 주관 국제행사 개최각 정부 기후 의제 논의·협력 조율전남 탄소중립 정책 등 홍보 기회 “기후주간 성공 개최를 통해 전라남도와 여수의 아름다움과 기후 대응 비전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2028년 열리는 제33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33)의 남해안 남중권 유치 경쟁력을 강화하겠습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UNFCCC 기후주간 성공 개최를 통해 여수의 COP33 개최 역량을 세계에 알리고 여수를 기후 외교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기후주간 유치의 의미는. “UNFCCC가 공식 주관하는 기후주간이 오는 4월 20~25일 여수에서 열린다. 여수가 세계 기후 논의의 중심에 서게 되는 것이다. 기후주간은 COP에 앞서 열리는 공식 국제행사로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기업, 시민사회가 모여 주요 기후 의제를 논의하고 협력 방향을 조율하는 자리다. 회의 결과는 이후 열리는 COP 논의의 흐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또 기후주간을 통해 당사국 대표단과 국제기구 관계자 등 외빈 3000여명을 포함해 기관·단체, 기업, 도민, 관광객 등 약 1만 4000여명이 여수를 방문해 약 200억원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후주간의 프로그램과 행사는 어떤 것이 있는지. “‘대한민국 녹색 대전환’ 비전 선포를 시작으로 에너지 전환과 산업계 탈탄소 노력, 글로벌 기후 협력 방안 등이 UNFCCC 공식 회의를 통해 논의될 예정이다.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기업,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고위급 회의와 포럼, 의제별 세션 등도 진행된다. 또 대한민국 기후환경 에너지 대전과 이클레이 세계기후도시포럼, 청년 기후 행동 콘퍼런스 등 다양한 계층과 국제기구 등이 참여하는 지역 연계형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전남도와 여수시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자원순환 가게와 탄소중립 실천 캠페인, 전시, 문화 행사 등 다양한 준비를 통해 국제 행사를 지역 사회와 연결하고 시민들의 기후 대응 역량을 국제사회에 보여줄 계획이다.” -기후주간 성공 개최와 2028년 COP33 유치 전망은. “UNFCCC 기후주간은 단순한 국제행사 개최를 넘어 대한민국과 (7월 출범 예정인) 전남광주특별시의 탄소중립 정책과 실행 의지를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다. 여수를 비롯한 남해안 남중권은 국내 최대 석유화학 산업단지와 해양 환경 등 기후 위기 대응 선도 지역으로 탄소중립과 지속 가능한 발전 등 기후 대응 논의의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기후주간을 통해 여수가 COP33 유치 경쟁에서 비교 우위의 뛰어난 역량과 경쟁력을 갖춘 후보지라는 점을 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기후 논의의 장을 통해 전남도와 여수를 비롯한 남중권이 세계 기후 대응 논의의 중심이 되고 COP33 유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시민들과 함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 환갑 맞은 ‘창비’… 한결같이 새롭게 K담론의 뿌리 잇다

    환갑 맞은 ‘창비’… 한결같이 새롭게 K담론의 뿌리 잇다

    1만명 구독… 북클럽 40%가 청년층60호 기념호, 염상섭·나혜석 재조명“한국 인문정신 계승이 우리의 사명”백낙청 필두로 132쪽 책자로 출발군사정권·민주화 부침 속 날 세워“시대 적응과 극복 동시에 이룰 것”“‘한결같이 날로 새롭게’. 근원을 튼튼히 하는 가운데 혁신을 표출하는 정신으로 현대사회 위기에 처한 ‘인문 정신’을 회복시키겠습니다.”(이남주 창작과비평 편집주간) 한국문학 담론장을 주도하는 계간 ‘창작과비평’이 올해 창간 60주년을 맞았다. 소설·시·비평 등 문학 뿐 아니라 정론지를 겸한 ‘비판적 종합지’를 지향하는 창작과비평은 현재 출판사 창비의 모태가 됐다. 창비는 24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의 성과와 향후 계간지 및 출판사 운영 방향을 소개했다. 계간 창작과비평은 1966년 1월 발행된 132면의 작은 책자로 시작됐다. 초대 편집인이자 주간으로 활약했던 백낙청 서울대 영문과 명예교수는 2015년 퇴임해 현재는 명예 편집인으로 있다. 첫 발행 당시 잡지의 정가는 70원이었다. 군사정권의 탄압으로 1980년 폐간, 1985년 출판사 등록 취소 등 고초를 겪기도 했다. 민주화 바람에 힘입어 1988년 복간 이후 출판사 명의 회복을 거쳐 지금에 이른다. 2026년 봄호 기준 창작과비평의 종이 잡지 발행 부수는 9000부다. 정기구독자는 1만명(종이 구독자 7500명, 전자구독자 2500명)으로 추산된다. 정기구독자 중 10년 이상 장기독자가 629명이다. 계간지 정기구독을 포함하는 북클럽 ‘클럽창비’도 젊은 독자에게 호응을 얻어 전체 구독자 중 20~30대가 40%나 된다. “현실에 타협하거나 시대를 무작정 뛰어넘는 게 아니라, 시대에 적응하는 동시에 극복하고자 하는 이중적 과제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염종선 창비 대표이사) 창작과비평은 ‘K담론의 거점’을 자처하며 앞으로 한국의 사상적 뿌리를 밝히는 작업에 매진할 계획이다. 60주년 기념호로 꾸려지는 창작과비평 2026년 봄호에 한국 근대문학사의 거목 염상섭과 나혜석의 문명비평가 면모를 밝히는 평론을 게재한다. 2024년부터 추진했던 ‘한국사상선’(전 30권)이 올해 완간되는데, 이를 계기로 올가을 ‘K사상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문예지로서 문학의 첨단을 향한 감각도 놓지 않을 계획이다. ‘50인 신예시인선’을 통해 젊은 시인들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싣고, ‘중편소설 특집’도 마련한다. 주목받는 중진과 신예의 중편을 계절마다 선보인다. 전자책 등 디지털 콘텐츠 사업 확대 및 영상화, 공연화 등 2차 창작 사업을 통해서도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치·사회 비평도 겸하는 비판적 정론지의 정체성은 앞으로도 유지한다. 정론지로서 창작과비평의 성격은 정치·문학·예술 관련 서평을 게재하는 ‘뉴욕 리뷰 오브 북스’, 신좌파의 시각에서 세계정세와 문화를 분석하는 ‘뉴 레프트 리뷰’, 일본 전후세대 대표 교양 잡지인 ‘세카이’에 비견된다는 게 이들의 자부심이다. “우리가 강조하는 ‘K사상’의 전통은 항상 문학과 담론의 결합이었다. 넓게 보면 그것을 인문 정신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계승하는 것이 우리의 방향이고, 앞으로 더 힘 있게 나갈 것이다.”(황정아 창작과비평 편집부주간)
  • [열린세상] 마이클 페이와 해롤드 로저스의 운명

    [열린세상] 마이클 페이와 해롤드 로저스의 운명

    1994년 싱가포르에서 생긴 일이 떠오른다. 18세 미국인 마이클 페이가 도로 표지판 등을 훼손한 혐의로 태형 6대에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다. 태형은 형틀에 묶인 범죄자의 맨살 엉덩이를 등나무 회초리로 때려서 처벌하는 방식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 말썽 피우다 걸려 어른에게 효자손으로 맞던 수준이 아니다. 형 집행자가 1.2m 길이의 회초리를 휘둘러 전속력 풀 스윙으로 때리면 살이 터지고 기절도 한다. 최근에는 사람 대신 로봇이 때린다는 말도 있다. 처음에는 몇 대만 때리고 약을 발라 준 뒤 진정되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나머지를 나눠 때려서 공포감과 치욕감을 극대화해 범죄를 막는다. 지구 반대편 미국에서는 ‘반인권적이네 후진국형이네’ 하는 갑론을박이 언론으로 터져 나왔다.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나서 자비를 호소했지만 리콴유 당시 싱가포르 총리는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식으로 의연하게 대처했다. 싱가포르는 길가에 침을 뱉어도 처벌을 내리는 경제 선진국이자 자부심 강한 독립국가다. 결국 싱가포르 당국은 2대만 줄여 준 태형을 집행했고 미국 청년은 죗값을 치렀다. 2025년 말 국회에서 열린 ‘쿠팡 사태 연석 청문회’에서 위증했다는 혐의로 미국인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가 최근 두 차례 경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로저스는 청문회 직후 출국해서 경찰의 출석 요구에 두 번이나 불응하더니 신병 확보 가능성이 제기되자 다시 입국했다. 청문회에서 로저스는 국정원이 지시한 대로 고객 정보를 유출한 전직 직원의 노트북을 찾아 처리했고 그 결과 개인정보 유출은 3000여건만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이 주장에 관해 왜곡이 있다고 하고 있으며 경찰은 문제의 노트북에 대한 쿠팡의 셀프 포렌식과 관련해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지난주 민관 합동 조사단은 쿠팡의 셀프 포렌식 결과와 달리 개인정보 피해 계정이 16만개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청문회의 중요 진술이 허위인 줄 알면서도 고의로 한 진술이라는 점이 입증돼야 처벌된다. 미국에서는 한국 정부가 쿠팡을 표적 삼아 불공정하게 다루는 중이며 미국인 임원을 부당하게 처벌하는 중이라고 보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한국 기업이라고 하지만 미국에서는 미국의 혁신적 기업으로 홍보하고 백방으로 로비해 온 쿠팡의 전략이 먹히는 중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미투자특별법 처리가 우리 국회에서 지연되는 것을 보고 상호관세를 10%로 합의했던 것에서 후퇴해 25%로 올리겠다고 입장을 바꾼 상황이다. 압박은 전방위적이다. 미국 하원 짐 조던 법사위원장과 스콧 피츠제럴드 규제개혁·반독점 소위원장이 로저스를 미국으로 소환했다. 조던 위원장의 측근이었던 타일러 그림은 워싱턴의 로비 회사인 밀러 스트래티지스 소속으로 쿠팡의 로비스트가 되었다. 밀러 스트래티지스는 트럼프 2기에 가장 실적이 좋은 로비 회사 가운데 하나다. 곧 열릴 하원 법사위에서는 민주당, 공화당을 가리지 않은 채 한국 정부가 어떻게 쿠팡에 차별적인 조치를 강화하고 미국인을 처벌하느냐며 성토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위증죄 처벌 사례가 없지 않다. 2017년 1심 재판부는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위증한 정기양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에게 징역 1년, 이임순 순천향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온 국민을 대상으로 한 거짓말로 진실을 은폐하고 국정조사의 기능을 훼손시켰다”라고 꾸짖었다. 1999년 있었던 ‘옷로비 의혹’ 사건과 관련해 국회에서 위증한 죄로 2000년에도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의 부인 배정숙씨가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해롤드 로저스의 운명은 마이클 페이와 다를까, 아니면 같아질까.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접경지 기회발전특구 지침 마련해야”

    “접경지 기회발전특구 지침 마련해야”

    김덕현 경기 연천군수가 인구 감소가 진행 중인 수도권 접경 지역도 기회발전특구 지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군수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 내 인구 감소 지역 및 접경 지역을 대상으로 한 기회발전특구 운영·신청 지침을 조속히 마련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2023년 7월 시행된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수도권 인구 감소지역도 특구 지정이 가능함에도 2년 넘게 세부 지침이 없어 신청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김 군수는 접경 지역이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각종 지역균형발전 정책에서 배제되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연천은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중첩 규제로 장기간 발전이 제한돼 온 대표적 접경지”라며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해 온 만큼 균형 성장 정책도 수도권 여부가 아니라 인구 감소와 지역 여건을 기준으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기업 이전과 신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감면, 규제 완화, 재정 지원, 정주 여건 개선 등을 묶어 지원하는 기회발전특구를 운영 중이다. 2023년 도입 이후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55개 특구가 지정됐고 약 33조원 규모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5일 고시된 5차 추가 지정에서는 부산·울산도 재지정됐다. 반면 연천·파주·강화·옹진 등 수도권 접경 지역은 ‘수도권보다 비수도권, 비수도권보다 인구 감소 지역 우대’ 원칙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김 군수는 “기회발전특구는 청년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 일자리를 찾게 하는 지방소멸 대응의 핵심 전략”이라며 “비수도권보다 인구 감소 지역을 우대한다는 국정 방침에 맞게 수도권 인구 감소 지역과 접경 지역에도 특구 지침을 적용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 르누아르가 남긴 행복의 문장들[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르누아르가 남긴 행복의 문장들[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19세기말 사실주의·자연주의 유행당대 작가들은 어두운 이면 폭로 르누아르 “세상은 이미 골치 아파 예술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 소신붓을 든 ‘행복의 호르몬’ 역할 자처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 1841~1919)는 행복을 그린 화가로 불린다. 실제로 그의 그림 앞에 서면 마음이 즐겁고 편안해진다. 이런 감정은 기분 때문만은 아니다. 영국의 신경생물학자 세미르 제키는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우리 뇌의 특정 영역으로 흐르는 혈류량이 최대 10%까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맛있는 음식을 볼 때처럼 뇌의 보상 회로가 활성화되면서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도파민이 분비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생긴다. 르누아르는 어떻게 관람자의 뇌를 사랑에 빠뜨리는 그림을 평생 그릴 수 있었을까. 대답은 르누아르가 남긴 편지와 그의 아들 장 르누아르의 회고록, 그의 화상이자 전기 작가였던 앙브루아즈 볼라르의 저서 ‘르누아르’에서 찾을 수 있다. 첫 번째 명언 “나에게 그림은 소중하고 즐겁고 예쁜 것이어야 한다.” 이 문장은 르누아르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르누아르가 활동하던 19세기 말은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예술사조가 유행하던 시대였다. 많은 예술가들이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폭로하는 것을 일종의 의무처럼 여겼다. 사회적 모순을 작품으로 고발해야 한다는 분위기 속에서도 르누아르는 다른 길을 걸었다. 그에게 그림은 삶의 고단함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쉼터여야 했다.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이미 세상에는 골치 아픈 일이 충분히 많은데 굳이 예술가까지 나서서 불쾌한 일들을 더 많이 만들어 낼 필요는 없다. 회화는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그의 생각은 그림의 장식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 배경과도 연결된다. “나는 벽을 즐겁게 해주는 그림을 선호한다”는 그의 말처럼 벽에 걸린 그림을 보고 잠시라도 기분이 좋아진다면 그것이 곧 예술의 역할이라고 믿었다. 이런 르누아르의 예술관은 대표작은 ‘뱃놀이 일행의 점심’에서 완벽하게 구현된다. 당시 프랑스 사회는 빈부 격차로 인한 불안과 긴장이 커지고 있었지만 화면 어디에서도 현실의 어두운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다. 그림 속 장면은 파리 시민들의 인기 나들이 장소였던 파리 근교 샤투에 위치한 메종 푸르네즈 식당의 발코니다. 르누아르는 14명의 젊은 남녀가 한낮의 햇살 아래 모여 음식과 와인, 이야기와 웃음을 나누는 화기애애한 순간을 포착했다. 화면 왼쪽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강아지를 어르고 있는 여성은 훗날 르누아르의 아내가 되는 알린 샤리고다. 의자를 돌려 앉아 편안한 자세로 대화하는 남성은 인상주의 화가 귀스타브 카이유보트다. 그 밖에도 여배우, 언론인, 상인 등 다양한 사회 계층과 직업군을 대변하는 젊은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르누아르는 이들이 점심을 먹으며 허물없이 교류하는 모습을 통해 자신이 꿈꾸던 삶의 기쁨과 조화로운 공동체를 화폭에 담아냈다. 차양 사이로 쏟아져 들어오는 한낮의 햇살, 식탁 위 술병과 유리잔에 반짝이는 투명한 빛, 와인과 대화로 달아오른 사람들의 발그레한 뺨까지 인상주의 특유의 밝은 색채와 자유로운 붓 터치를 사용해 화면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덕분에 관람자는 시원한 강바람이 부는 발코니에 함께 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듯한 기분 좋은 착각에 빠져들게 된다. 놀라운 점은 파리 시민들의 행복한 여가 생활을 담은 그림과는 달리 르누아르의 실제 삶은 오랫동안 가난으로 얼룩져 있었다는 사실이다. 르누아르는 가난한 재단사의 아들로 태어나 청년 시절에는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넣는 화공으로 일하며 지독한 궁핍을 견뎌야 했다. 그가 30대 중반이었을 때 인상주의 전시가 잇따라 실패하고 비평가들의 혹평이 쏟아지면서 경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그는 너무 배고픈 나머지 목탄화를 지울 때 쓰던 빵 부스러기(당시에는 지우개 대신 빵을 사용)를 먹었다는 일화까지 전해진다. 훗날 르누아르는 춥고 배고팠던 시절을 떠올리며 “한 자루의 말린 콩이면 한 달을 버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시카고 미술관의 연구에 따르면 르누아르는 새 캔버스를 살 돈이 없어 이미 그려진 그림 위에 다시 덧칠해 재사용하는 경우가 흔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는 인상주의 화가 바지유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우리는 매일 먹지는 못하지만 나는 여전히 즐겁네.” 이때나 그 이후에도 그는 단 한 번도 피로나 걱정, 우울과 같은 어두운 감정을 화면에 옮기지 않았다. 두 번째 명언 “신이 여성의 가슴을 창조하지 않으셨다면 내가 화가가 되었을지 모르겠다.” 다소 파격적으로 들리는 이 말은 르누아르의 작품 세계에서 행복만큼이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 주제가 여성이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그에게 여성은 아름다움과 창조의 근원이었다. 그는 여성의 몸이 지닌 부드러운 곡선과 빛을 머금거나 반사하는 투명한 피부에서 무한한 회화적 가능성을 발견했다. 특히 여체를 그릴 때 조각가가 점토를 빚듯 붓으로 살결을 어루만지는 듯한 촉각적 질감을 화면에 구현하고자 했다. 그는 화상 볼라르와의 대화에서 이렇게 말한다. “여성의 엉덩이를 그렸을 때 그것을 만지고 싶은 욕구가 생기면 비로소 완성된 것이다.” 더 나아가 “나는 내 붓으로 사랑을 나눈다”며 누드화 작업을 성적 행위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말은 육체적 쾌락보다는 생식과 풍요, 자연의 순환과 연결된 건강한 에너지를 의미한다. 그는 몽마르트르의 평범한 모델들을 신화 속 여신 비너스처럼 묘사했다. 일상의 누드 속에서 고전미의 원형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시대를 초월하는 아름다움을 구현하고자 했다. ‘금발의 목욕하는 여인’은 여성의 몸이 그의 창조적 에너지의 출발점이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앉아 있는 금발의 여인은 알린 샤리고다. 자연 속에 편안히 기대어 앉은 그녀의 풍만한 몸은 다산과 풍요, 영원한 여성성을 상징한다. 이 누드화의 두드러진 특징은 붓자국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마감된 살결의 질감이다. 살이 눌리고, 접히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미묘한 굴곡과 빛을 머금은 듯 투명한 피부의 맑은 기운이 화면에서 생생하게 전해진다. 그림 속 여성 누드는 더이상 수치심이나 관음의 대상이 아니다. 르누아르는 이 작품을 통해 여성의 벗은 몸이 가장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생명체라는 것을 보여 줬다. 세 번째 명언 “고통은 지나가도 아름다움은 남는다.” 이 말은 1917년 12월께 르누아르와 야수파의 거장 앙리 마티스의 대화에서 나왔다. 삶의 행복을 담은 르누아르의 그림들이 처절한 육체적 고통 끝에 얻어진 결실이라는 사실을 알려 주는 매우 중요한 증언이다. 젊은 시절 마티스는 노년의 르누아르를 당대 최고의 화가로 우러르며 그의 집을 정기적으로 찾아가 자신의 근작을 보여 주며 조언을 구하곤 했다. 르누아르는 마티스의 파격적인 화풍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뛰어난 색채 감각만큼은 누구보다 높이 평가하며 진심으로 격려했다고 전해진다. 그 무렵 마티스가 목격한 르누아르의 일상은 육체와의 전쟁터였다. 1890년대부터 시작된 류머티즘 관절염은 그의 관절을 서서히 파괴해 갔다. 특히 화가에게 생명과도 같은 손은 엄지가 손바닥 안쪽으로, 다른 손가락들은 손목 쪽으로 굽어 들어가 새의 발톱처럼 변형되었다. 마침내 걷는 것조차 불가능해져 결국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다. 손과 팔의 강직은 화가에게 치명적 위협이었지만 르누아르는 그런 상태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다. 굳어버린 손가락 사이로 붓을 억지로 끼워 묶고 붓질 한 번 할 때마다 신음이 새어 나오는 노화가의 모습을 마티스는 곁에서 지켜보았다. 결국 참다 못한 마티스가 이렇게 물었다. “왜 그렇게까지 고통을 겪으면서도 계속 그림을 그리십니까?” 그러자 르누아르는 붓질을 멈추지 않은 채 대답했다. “고통은 지나가지만, 아름다움은 남는다네.” 르누아르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매달렸던 유작 ‘음악회’는 고통을 이겨내고 인류에게 아름다움과 기쁨을 선물하고자 했던 그의 투쟁의 결과물이다. 이 작품에는 이국적인 의상을 입은 두 여인이 등장한다. 한 여인은 악기를 연주하고 다른 한 여인은 그녀에게 부드럽게 몸을 기대어 깊은 친밀감을 표시한다. 어릴 적 교회 성가대에서 활동했던 르누아르에게 음악은 조화와 평화를 의미한다. 그는 관절이 굳어가는 통증 속에서도 어릴 적 성가대에서 느꼈던 평온한 안식을 캔버스에 담았다. 그에게 그림은 고통을 잊게 해 주는 진통제이자 평생 갈망하던 조화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마지막 통로였다. 르누아르의 그림은 언뜻 보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그린 것 같은 가벼움과 자연스러움을 풍긴다. 그러나 작품 한 점을 완성하는 데 수십 년에 걸친 연습과 실패, 고통을 견뎌낸 인내가 농축되어 있다. 이를 가장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그의 고백이 있다. “이 드로잉을 완성하는 데 5분이 걸렸지만 여기에 도달하는 데 60년이 걸렸다.” 그의 걸작 ‘조르주 샤르팡티에 부인과 자녀들’을 감상하면 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목한 상류층 가족을 그린 초상화다. 검은 드레스를 입은 부인과 그 옆에 나란히 앉은 두 아이, 소파와 카펫, 개까지 한순간 포착된 장면을 스냅사진처럼 자연스럽게 캔버스에 옮겨 놓은 듯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물들의 시선과 자세가 만들어 내는 정교한 삼각 구도, 부인의 검은 드레스와 아이들의 흰 드레스가 이루는 선명한 색채 대비, 화면 전체에 흐르는 우아한 리듬까지 치밀하게 계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관람자가 느끼는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은 그가 창작에 바친 긴 세월과 치열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919년 12월 3일 행복과 아름다움에 평생을 바쳤던 르누아르가 숨을 거두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 중 하나는 이렇게 전해진다. “이제야 무언가를 좀 알 것 같다.” 그의 말은 이렇게도 들린다. “평생을 바쳐 행복과 아름다움을 그리기 위해 애써 왔지만 이제야 그림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
  • 서울 “신혼부부 내집마련 대출 금액 1억 줄어”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로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 가능 금액이 청년은 6000만원, 신혼부부는 1억원까지 줄었다는 서울시 분석이 나왔다. 시는 ‘2024 서울시 주거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부동산 대출 규제가 무주택 실수요 가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지난해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이전 대비 대출 가능 금액은 청년의 경우 평균 6000만원, 신혼부부는 1억원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규제 전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을 적용해 대출 가능 금액 최소치를 비교한 결과다. 시는 2024년 7월~12월 가구별 대표성을 지닌 1만 5000가구에 대한 조사 결과를 전체 가구에 대입했다. ‘내 집 마련 필요성이 있다’는 가구는 무주택 가구(216만 가구)의 76%인 165만 가구로 추산됐다. 청년 실수요 가구(89만)의 연평균 소득은 4062만원, 평균 자산은 1억 5000만원이었다. 신혼부부 실수요 가구(21만)는 연평균 소득 6493만원, 평균 자산 3억 3000만원으로 조사됐다. 규제 전후 대출 가능 금액 변화를 감안하면 내 집 마련을 위해 청년층은 자산의 40%, 신혼부부는 자산의 30%를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권역별로 8억 6000만원부터 20억 8000만원이었다. 시 관계자는 “실거주 목적의 청년, 신혼부부의 주택 구매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신용 보강 등 추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소규모 주택 정비사업을 촉진하기 위해 세입자 손실 보상에 따른 용적률 완화 인센티브 등 제도 개선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전했다.
  • “부동산 왜곡 주범은 ‘똘똘한 한 채’… 1주택 중심 세제 손봐야”[월요인터뷰]

    “부동산 왜곡 주범은 ‘똘똘한 한 채’… 1주택 중심 세제 손봐야”[월요인터뷰]

    김진애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예정대로 5월 9일 종료한다고 선언하며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온힘을 쏟고 있다. 연일 다주택자들을 향해 “버티는 것보다 파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다주택자에 대한 각종 혜택을 축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설 연휴에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이 문제를 두고 소셜미디어(SNS)로 설전을 벌이는 등 부동산 문제가 6월 지방선거 전 핵심 이슈로 떠오른 상황이다. 건축·도시 전문가로 국회의원을 지낸 김진애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은 지난 19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특유의 거침없는 화법으로 부동산 현안을 짚었다. 그는 이 대통령의 다주택자 규제 강화 기조는 ‘다주택자를 악마화’한 문재인 정부와는 다르다고 전제하며 임기 1년 차 여대야소 국면에서 이 대통령이 강력한 추진력으로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성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부동산 시장 왜곡의 주범이라며 1가구 1주택 보호에 치중한 세제 및 대출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초고가 ‘한 채’ 선호로 공급 병목 종부세 폐지하고 재산세로 통합과세 기준을 ‘총자산’으로 바꿔야‘도심 저층 주거지’ 해법으로 제시세운지구 고층 개발, 바보 같은 짓시장 혼자 도시공간 결정 말아야李정부 4년 동행할 서울시장 중요청년이 부담 가능한 주택이 핵심좋은 후보 안 나오면 출마할 수도-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강화 기조를 평가한다면. “부동산 정상화라고 본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는 윤석열 정권이 1년씩 유예했는데, 시장에 안 좋은 사인을 준다. ‘버티면 또 유예해주겠지’라고. 모든 걸 원칙적으로 한다는 입장은 너무나 반가운 사인이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부동산을 건드리면 안 된다는 말이 있고, 정당이나 청와대는 굉장히 조심스러워하는데 대통령이 ‘우리는 원칙대로 한다’는 사인을 준 것이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 보유 자체를 사회악이라 비난할 수는 없다’고도 했다. “굉장히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는 다주택자를 악마화하며 다주택자들에게 주택을 팔라고 했다. 한편에서는 다주택자가 민간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도록 유도했다. 그러다 보니 시장에선 ‘똘똘한 한 채’ 선호가 강화되는 동시에 임대사업자들이 주택을 몇백 채씩 사 모으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은 초고층 주상복합이나 아파트 단지에 대한 수요만 높이고 임대차 시장을 떠받치는 다세대 다가구 주택의 공급은 감소시키는 양극화를 유발했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어그러지는 게 굉장히 많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걷어낼 방법은. “1가구 1주택에 대한 과도한 보호는 재고해야 한다. 장기 보유하면 할수록 세금을 감면해주니 가격이 높은 주택을 살수록 유리하다. 그래서 똘똘한 한 채로 가는 거다. 특히 1가구 1주택 중심의 세제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 재산세 부과 기준을 주택 수가 아닌 전체 보유 자산으로 해야 한다. 지방에 다세대 주택 두 세 채 가져서 총 10억 가진 사람과 아파트 한 채로 30억 가진 사람 사이에 차이를 둬야 한다. 대신 재산세는 제대로 거둬야 한다. 악마화되고 효과도 없어진 종합부동산세를 없애고 재산세로 통합해야 한다. 대신 지방세인 재산세를 국가 차원에서 배분하기 위해 30% 정도는 국세로 쓸 수 있게 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때는 ‘정부가 시장을 이기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모든 정책은 타이밍이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여소야대라 하고 싶은 대로 못 했다. 3~4년차에 여대야소가 됐을 때 종부세 등을 강화했지만, 효과를 보기에 너무 짧았다. ‘정권이 바뀌면 정책도 바뀌지 않겠나’라는 시장의 인식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1년차고 여대야소다. 부동산 세제도, 대출도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 공급도 중요한데. “여태까지 공급이 잘 안된 이유는 똘똘한 한 채 때문이다. 초고가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아파트가 단지화되고, 단지가 커진다. 그러면 이해관계자 간 협상이 길어지고 공사비도 올라가니 지방정부가 지구를 지정하고 허가를 내주더라도 착공이 안 된다. 공급의 병목 현상이 생긴 이유다.” 국가건축정책위원회는 건축정책의 비전·목표를 제시하고 관계 부처의 건축정책을 심의·조정하는 대통령 소속 위원회다. 지난해 9월 취임한 김 위원장은 올해 위원회의 핵심 과제로 ‘공간 민주주의’와 ‘건축산업 대전환’을 제시했으며, 최근 청와대에 주택 공급 방안으로 ‘도심 블록형 주택’을 보고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도심 블록형 주택’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국건위가 제안한 건 도심 저층 주거지를 공급하는 방안이다. 공급 방안일 뿐만 아니라 건축 혁신, 임대 혁신 등이 망라됐다. 개발 단위를 중형으로 줄이고, 단지가 아니라 건축을 중심으로, 종합적 품질경영(TQM)이 가능한 방식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설계와 시공, 운영이 따로니 사후 관리가 안 된다. 먹튀하는 분양 사업밖에 없게 된다. TQM, 즉 기획부터 설계, 시공, 임대 분양 관리, 시설 운영까지 패키지로 할 수 있어야 한다.” -‘공간 민주주의’와 ‘건축산업 대전환’의 구체적 내용은 무엇인가. “공간 민주주의는 가치의 측면이고 건축산업의 대전환은 실용의 측면이다. 공간 민주주의는 민주주의 관점에서 일상적인 공간을 어떻게 배분해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다. 광화문 광장의 활용 방안을 서울시장 혼자 결정하지 말자는 것이다. 아울러 토목의 시대를 지나 건축의 시대를 맞아 건설 산업을 바꿔야 한다. 여전히 토목 시대에 만들어진 법, 규제들이 발목을 잡고 있다. 규제 리셋이 필요하다. 그중 하나가 주차장이다. 주차장이 건축을 옥죄고 있다. 공사비의 30%를 지하에 때려 박는다. 이를 저렴하게 할 방법이 로봇 주차, 인공지능(AI) 주차다. 이걸 해보려고 한다.”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었던 김 위원장은 최근 서울의 역사, 과제, 비전을 담은 ‘이토록 서울’을 출간했다. 김 위원장은 책에서 역대 서울시장들을 평가하며 차기 서울시장은 서울의 본질적 과제에 도전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지역 균형 발전과 서울의 성장은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하나. “서울은 이미 세계 유일무이의 매력적인 도시로 성장했다. 활용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서울에 투자를 해야하는데, 데이터센터 등은 지방으로 간다고 하지 않나. 그렇다면 서울에는 문화산업, K컬처 경제를 하는 게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서울에 K팝 공연 등을 위한 아레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저는 서울이 아니라 수도권에 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첼라 모델’이다. 북미 최대 음악 페스티벌인 코첼라는 로스앤젤레스(LA) 교외에서 개최되지만 관련 관광은 LA 중심으로 이뤄진다. 코첼라처럼 50만명 이상의 페스티벌을 개최하기엔 서울에 땅이 부족하다. 하지만 수도권에 개최한다고 하더라도 관광객들은 서울에 와서 머물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이 협업해야 한다.” -서울시의 종묘 앞 세운지구 개발에는 정부가 반대하고, 정부의 태릉CC 주택 공급에는 서울시가 ‘이중 잣대’라며 비판하고 있다. “세운지구 개발은 어리석다. 시간의 힘이 만든 공간을 건드리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대안도 있다. 왜 거기에 꼭 145m 건물이 올라가야 하나. 세운지구는 광장시장과 연결된 곳이라 (세운상가의) 전자상가와 바로 붙어서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허브가 될 수 있는 곳이다. 꼭 높을 필요는 없다. 반면 태릉CC는 문재인 정부 때도 1만호를 짓는다고 했다. 그때 영향평가를 했다. 이번에도 분명히 유산평가를 할 거다. 태릉은 유산평가를 받아서 하겠다는 건데 종묘 앞은 안 받겠다는 것 아닌가.” -차기 서울시장이 풀어야 할 본질적 과제는 무엇인가. “서울이 인구, 특히 젊은 인구를 잃고 있다는 것이다. 해결 방법은 두 가지다. 부담 가능한 주택을 어떻게 주느냐. 서울의 주택 공급률은 97%다. 100%가 안 되는 소수의 도시 중 하나다. 이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건 잘못이다. 젊은 생산 인구들이 싸게 살 수 있는 주택을 어떻게 많이 만들어 줄 수 있느냐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공공 임대가 늘지 않는데, 시장이 머리를 싸매고 국토부를 압박하면서 해야 한다. 또 하나는 일자리 배치 문제다. AI 시대에 일자리가 줄어드는 건 당연하다. 자기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사업을 해서 살아남고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청년들에게 투자해야 한다.” -선거에 출마할 의향이 있는지. “차기 서울시장은 너무 중요하다. 이재명 정부와 4년을 같이 갈 시장이다. 잘하면 신나게 갈 수 있다. 좋은 공약을 가진 후보가 있으면 밀어줄 수도 있다. 그런 후보가 안 나오면 내가 나갈 수도 있다. 아직은 그런 후보가 안 보여서 직접 출마하는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데 끝까지 기다려보겠다.” ■ 김진애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은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미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건축학 석사와 도시계획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9년 행정 신수도 기본계획, 1996년 부산 수영정보단지 마스터플랜, 2000년 인사동길 등 도시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참여정부에서 대통령 자문 건설기술·건축문화선진화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며 건축기본법 제정을 이끌었다. 18·21대 국회의원으로 국토교통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일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지난해 9월 국가건축정책위원장에 취임했다.
  • [서울광장] 국민의힘, ‘윤석열 블랙홀’ 벗어나려면

    [서울광장] 국민의힘, ‘윤석열 블랙홀’ 벗어나려면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퇴임 후 ‘박연차 게이트’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 그는 2009년 5월 23일 이런 유서를 남기고 마을 뒷산 부엉이바위에서 몸을 던졌다. ‘특권과 반칙 없는 나라’라는 정치 목적에 도달하는 데 실패했다는 좌절감, 무력감에다 노무현이 정의·진보 같은 이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 돼 버렸다며 스스로를 가혹하게 처벌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도 국회 탓, 국무위원 탓, 사령관 탓으로 일관하며 12·3 비상계엄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어제 법원에서 1심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국민 앞에 반성과 사과는 없었다. 국민의힘은 그런 대통령을 배출한 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김건희 비리 의혹’과 그를 감쌌던 윤 전 대통령, 이를 지적하며 갈등했던 한동훈 전 당대표 사이에서 계엄폭탄이 터지는 비극을 막지 못한 ‘내란 방조 정당’이라는 여권의 프레임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사실 한국의 보수정당은 정치의 주류에서 밀려난 지 10년이나 됐다. 2016년 총선 패배에 이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대선 참패,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 참패로 이어지는 보수의 겨울을 맞았다.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라는 ‘반짝 봄날’도 있었지만, 2024년 총선 참패와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탄핵파면으로 입법부, 행정부 권력을 상실한 데다 내란 우두머리 배출 정당이라는 낙인까지 찍힘으로써 건국과 산업화를 주도해 온 자유민주주의 헌법 수호세력이라는 자부심과 명분마저 흔들리는 처지가 됐다. 국민의힘과 보수가 ‘윤석열 블랙홀’에서 벗어나 다시 국민의 사랑과 선택을 받을 수 있기까지 얼마의 세월이 걸릴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비주류로 밀려난 10년 동안 이견을 배신으로 여기는 ‘배신자 색출병’이 체질화된 것도 당의 자생력과 복원력 발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유승민 원내대표의 다른 목소리에 대해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 달라며 ‘진박’, ‘찐박’만 찾다가 총선 참패와 탄핵을 맞았다. 취임사에서 ‘자유’를 35번 외친 윤 전 대통령은 이준석 당대표를 ‘내부 총질’ 혐의로 사실상 내쫓았고, 한동훈 당대표를 ‘배신자’로 몰아붙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당 게시판 사건의 책임을 물어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했던 한 전 대표를 제명했다. 윤 전 대통령을 대신해 한 전 대표를 응징한 셈이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해야 한다는 당 안팎의 요구에 “절연에 대한 입장은 우리 당에서 여러 차례 밝혔다”면서 “지금 절연보다 더 중요한 건 전환”이라고 했다. 장 대표의 ‘전환’이 다음달 1일부터 당명을 바꾸고 당을 지방선거 모드로 전환하는 식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이라면 국민에게 진정한 변화·혁신으로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의 한 이유로 든 부정선거론에 사로잡혀 당을 고립으로 몰아넣고 있는 ‘윤 어게인’ 세력과의 단절 여부도 헌법·사실·상식을 중시하는 국가중심세력으로의 복귀 가능성을 가르는 하나의 기준선이 될 것이다. 국민의힘 계열의 한국 보수정당은 잘못된 과거를 스스로 청산하고 위기를 극복한 역사를 갖고 있다. 김영삼 정부 때인 1995년에는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특별법 제정으로 신군부 세력을 단죄했다. 2004년 박근혜 대표 시절에는 천막당사라는 기득권 포기 실천으로 ‘차떼기당’의 오명을 씻고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2020년 총선 참패 후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 5·18 민주묘지 앞 무릎사과로 호남의 문을 두드렸고, 30대 0선 당대표를 내세워 청년들에게 다가서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장동혁 지도부가 무늬만의 변화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쇄신할 결심을 했는지는 6·3 지방선거의 공천혁명 여부로 드러날 것이다. 한 전 대표도 ‘윤석열의 황태자’로 법무부 장관, 비상대책위원장, 당대표를 지내면서 계엄이라는 윤 정부의 자멸을 막지 못한 책임과, 탄핵·대선 국면에서 리더십·팔로어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당원들의 비판 앞에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 박성원 논설위원
  • 송정역 광장 4배 확장… 새 옷 입고 돌아오는 ‘호남의 관문’

    송정역 광장 4배 확장… 새 옷 입고 돌아오는 ‘호남의 관문’

    2029년까지 인근 폐유흥가 정비주차장·공원 등 조성해 시민 품에공연·전시 등 문화 거점 공간 운영2028년 송정역 역사 2배 증축 앞둬광장 4배 확장, 국가 사업으로 건의녹지 확충·환승 기능 개선 등 요청 광주송정역 일대가 명실상부한 ‘호남의 대표 관문’으로 거듭난다. 비좁은 역사 광장을 4배가량 확장하고 인근 폐 유흥가를 정비해 공원과 주차장으로 새롭게 조성하는 ‘대전환 사업’을 통해서다. 광주 광산구는 광주송정역 일대 정비사업을 통해 도시 공간의 변화를 촉진하고 이를 시민의 품으로 돌려줌으로써 지역 발전 및 지역경제 활성화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20년 숙원 ‘송정리 1003번지’의 변신 18일 광주 광산구에 따르면 ‘호남의 관문’이라는 이미지를 저해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광주송정역 인근 ‘폐 유흥가 밀집 지역’이 조만간 공원과 주차장 등 시민 휴게공간으로 거듭난다. 올해 들어 광산구는 지난 20여년간 방치된 광주송정역 맞은편 폐유흥가 일대, ‘일명 송정리 1003번지’를 시민 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한 공공 주도 정비 사업에 착수했다. 단순히 낡은 건물을 철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특색 있는 공간 활용 전략을 바탕으로 광주송정역 일대를 외지인들이 광주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대표 명소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달부터 2029년 12월까지 광주송정역 건너편 유흥시설 밀집 지역에 장기간 방치된 노후 건축물 등을 정비·철거해 시민이 필요로 하는 주차장과 쌈지 쉼터를 조성하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다. 구는 총사업비 66억원을 들여 단계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1단계로 방치된 시설과 노후 건축물을 철거해 도시 경관을 개선하고 안전 취약 요소를 제거해 시민이 마음 편히 다닐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구축한다. 2단계에서는 총면적 900㎡ 규모의 35면 주차장과 총면적 585㎡의 쌈지 쉼터를 조성, 지역민들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특히 주차장과 쌈지 쉼터를 중심으로 특색 있는 활용 방안을 마련, ‘공간의 변화’가 광주송정역 주변 지역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주간 운영하는 주차장의 경우 저녁 시간과 주말에는 청년·지역 상인이 참여해 포장마차와 장터 등을 여는 ‘열린 경제 공간’으로 활용한다. 또 쌈지 쉼터는 거리 공연, 전시 등 문화와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문화 거점 공간’으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사업 대상지인 광주송정역 건너편 유흥시설 밀집 지역은 오래전부터 안전·미관상 문제가 제기돼 왔다. 도시의 첫인상을 저해하고 이미지를 악화시키는 부정적 요인으로 지목되어 온 것이다. 이에 따라 도시재생사업 등 환경 개선 시도가 몇 차례 있었지만 상가 소유주 참여 등 실행 동력이 확보되지 않으면서 장기간 슬럼화된 상태로 방치됐다. 최근엔 구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일부 토지가 ‘KTX 투자선도지구 개발 사업’ 대상지로 포함되기도 했으나 대다수 유흥업소 상가는 여전히 제외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구가 추진하는 ‘폐 유흥가 정비 사업’은 오랫동안 풀리지 않던 문제를 공공 주도로 해결할 수 있는 선제적 대응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광주송정역 맞은편 유흥시설 밀집 지역은 1950년대 형성됐다. 집결형 유흥가로 고착됐다가 2004년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과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 그리고 2005년 화재 사고로 급격히 쇠퇴했다. ●송정역 확장해 교통 혼잡 문제 해소 구는 또 광주송정역을 ‘호남 대표 관문’이라는 위상에 걸맞은 거점 역으로 만들기 위한 ‘광장 확장 및 기능 개선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2028년으로 예정된 역사 증축에 맞춰 광주송정역을 ‘사람이 모이고, 머무는 거점’으로 조성하는데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고 주변의 교통혼잡 문제도 해소하기 위해서다. 구는 이를 위해 이용인구에 비해 턱없이 비좁은 역 광장의 현 상황과 함께 다른 지역의 유사 사례를 비교·분석한 ‘광주송정역 광장 확장 건의서’를 지난달 말 국토교통부와 국회에 전달하는 등 ‘국가 사업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확산에 나섰다. 구는 건의서에서 광주송정역 광장 확장(현재 면적 3600㎡→1만 3120㎡), 보행·녹지 공간 확충, 버스와 택시 승하차·환승 기능 대폭 개선 등을 국가사업으로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필요한 사업비는 1055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국토 서남권 핵심 철도 거점으로 꼽히는 광주송정역은 하루 평균 이용객이 2024년 기준 2만 7000명을 넘어섰으며 2030년이면 3만 7000명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가철도공단은 이런 판단에 따라 2028년까지 송정역사 면적을 두 배로 확장하는 증축 공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막상 광장은 손을 대지 않고 현재 수준으로 놔두기로 하면서 비좁은 광장 면적과 역 주변의 낙후한 주거환경, 그리고 만성적인 교통체증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동대구역과 비교하면 광주송정역의 역사 면적은 5분의 1, 광장 면적은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또 버스와 택시 승하차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환승 구역에 택시 승차장이 16면뿐이고 버스 승차장 2면이 대로변에 있어 상습적인 교통혼잡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박병규 구청장은 “이용객 증가에 대비한 역사 증축은 환영할 일이지만 비좁은 광장을 그대로 둔다면 ‘반쪽 증축’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광주송정역이 호남 대표 관문으로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 “교육·교통·일자리 대개혁… 떠나지 않아도 되는 도봉 만들 것”[2026 새해 포부-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교육·교통·일자리 대개혁… 떠나지 않아도 되는 도봉 만들 것”[2026 새해 포부-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현 민선 8기 핵심사업 만족도 96%GTX-C 개통 땐 창동~삼성 10분대우이방학 경전철 연장도 실행 단계89곳 정비… 2034년까지 1만호 공급기존 고교→중학교 변경 논의 탄력한옥마을·스포츠파크 조성 힘쓸 것 “도봉은 지금 교육·교통·문화·일자리·주거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과도기다. 머물고 싶은 도시, 떠나지 않아도 되는 도시의 기반을 만들겠다.” 오언석(55) 서울 도봉구청장은 지난 2일 구청장 집무실에서 진행한 서울신문 신년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젊은 세대가 일하고 즐기며 살 수 있는 생활권을 촘촘하게 채워나갈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재건축·재개발이 본격화하면 당분간 인구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주거 구조를 다시 짜고 교통·문화 인프라가 맞물리는 시점을 지나면 도봉의 체질이 바뀔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창동민자역사와 서울아레나, GTX-C와 우이방학역 신설 등 굵직한 사업을 축으로 문화·체육 인재 육성과 관광 거점 구상까지 더해 ‘사람이 머무는 도봉’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다음은 오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지난 4년의 가장 의미 있는 성과를 꼽는다면. “행정 성과를 숫자로만 말하긴 어렵지만, 객관적 지표로 확인할 수 있는 도봉의 변화는 분명하다. ‘2024 도봉구 정책 설문조사’에서 민선 8기(2022년~) 핵심사업에 대한 만족도는 96%, ‘2025 도봉구 행정수요조사’에서 구정 운영 전반에 대한 만족도는 94.5%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의 ‘2025년 지역안전지수’에서는 화재·범죄·생활안전·자살 등 4개 분야 등급이 상승했다. 특히 ‘2024 통계청(현 국가데이터처) 지역사회조사’에서는 주거환경과 안전, 교육, 복지서비스 등 14개 항목에서 서울 25개 자치구 중 1위를 기록했다. 구민 참여와 기관 협조로 이룬 결과다. 지표는 결과이자 출발점이다. 올해는 그 성과가 복지·교통·주거·문화 전반에서 겹쳐 작동하도록 속도를 내겠다.” -창동 민자역사와 서울아레나 조성을 기점으로 도봉은 어떻게 달라질까. “창동은 도봉의 변화를 이끄는 중심축이다. 12년 만에 공사를 재개한 민자역사는 이미 공정률 93%를 넘겨 준공을 앞뒀다. 서울아레나도 2027년 개관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두 사업이 완성되면 도봉은 단순 주거지가 아니라 공연·관광·소비가 이뤄지는 동북권 복합거점으로 재편된다. 금리 인상과 기관 협의 등 쉽지 않은 과정도 있었지만, 운수 수입 배분 문제와 같은 현안을 조정하며 사업 정상화를 끌어냈다. 현재는 교통·주차·상권·숙박 대책을 포함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개관 이후 변화까지 미리 준비하고 있다. 시설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머무는 구조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창동 일대 발전을 뒷받침할 GTX-C 개통과 우이방학역 신설 등 교통 인프라 확장 구상을 들려달라. “교통은 도시의 체질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GTX-C 개통은 ‘도봉의 시간’을 단축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창동~삼성역이 10여 분대로 연결되면 ‘멀다’는 인식이 바뀌고, 주거·상권·기업 입지에도 연쇄 변화가 일어난다. 특히 도봉구간 지하화를 확정해 소음과 단절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소한 점이 의미있다. 우이방학 경전철 연장 역시 숙원을 실행 단계로 끌어올렸다. 1·4·6·7호선과 환승 체계를 강화해 생활권 접근성을 높이겠다. 나아가 SRT 창동 연장, 경원선 지하화까지 광역교통 축을 촘촘히 연결할 계획이다. 전체적으로 역 주변의 보행 환경, 환승 체계, 버스 노선과의 연결, 주거지와 상권을 잇는 동선까지 정비해 생활교통 전반을 개선하겠다.” -주거 노후화 정도도 높은데, 도시 재정비 방향은. “주거 여건 개선은 구민 삶의 안전과 직결된 가장 큰 과제다. 오래된 주거지는 집만 낡은 것이 아니라 주차·도로·안전 등 생활 기반까지 함께 노후화돼 왔다. 그래서 정비사업을 단순한 개발이 아니라 주거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과정으로 보고, 전담 부서인 재건축재개발과를 신설해 행정 지원 체계를 갖췄다. 도봉은 공시지가가 저렴하다는 특성으로 정비가 탄력을 받을 여지가 있다. 다만 그만큼 공공이 균형을 잡아야 한다. 900여 명이 참여한 주민설명회를 통해 규제 완화 내용과 추진 절차를 공유했고, 고도지구·용적률 완화 이후 정비사업은 40여 곳에서 89곳으로 늘었다. 2034년까지 1만 호 공급을 목표로 속도를 내되, 주거와 학교·공원·보행 환경이 함께 개선되는 ‘머무는 도시’의 기반을 만들겠다.” -‘사람이 머무는 도봉’을 만들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재건축이 본격화하면 이주로 당분간 인구가 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나면 사람이 몰린다’고 말한 것이다. 하지만 향후 10년 정도 지나면 인구가 대폭 늘어날 거라고 예상한다. 중요한 건 재건축을 아파트 사업으로만 보지 않고, 교육·교통·문화·일자리·자연환경을 한꺼번에 재배치하는 도시계획으로 끌고 가는 일이다. 특히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건 교육 문제다. 초등학교는 가까운데 중학교가 멀어 이사한다는 이야기가 반복된다. 이런 생활권 공백을 줄이기 위해 기존 고등학교를 중학교로 변경하는 방안 등 시설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부·국회와 논의해 왔다. 또 재건축으로 늘어나는 인구를 감당할 생활 SOC(사회간접자본)를 미리 깔아야 한다. 결국 ‘떠나지 않아도 되는 도시’를 만드는 게 목표다.” -가수·운동선수·문화예술인 지원과 관광 거점 조성 구상은. “문화·체육 지원은 일회성이 아니라 도시의 체질을 바꾸는 기반이다. 2023년부터 지역문화예술인 52팀 149명을 선발해 공연 기회를 넓혔고, 음악창작지원 플랫폼인 OPCD(오픈창동)과 이음스튜디오를 중심으로 청년 음악인 창작 생태계를 키워왔다. 도봉구 브레이킹팀에서 국가대표를 배출하고 전국체전 메달을 따면서 도시 이미지를 바꿨다. 이 흐름을 관광과 연결하려 한다. 도봉산의 자연과 창동권 문화 인프라를 잇고, 확보한 화학부대 부지(옛 육군 화생방 훈련장)를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약 3만5000㎡ 규모의 부지에 한옥마을을 만들어 전통 체험과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가까운 곳에 축구·풋살·테니스장을 갖춘 도봉 스포츠파크를 조성해 생활체육과 여가 기능을 강화하겠다. 문화·자연·체험이 연결된 동선을 마련하겠다.” -어떤 구청장으로 구민들에게 기억되고 싶은가. “제가 가장 의미 있게 해낸 일은 구청장과 주민의 거리를 ‘가족’처럼 좁힌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를 부르는 ‘오서방’이란 호칭은 단순한 별명이 아니라, 누구나 편하게 다가와 부를 수 있는 존재가 됐다는 의미다. 누구보다 주민과 가깝고, 즐겁게 구정을 운영했다. 앞으로도 형 같고, 오빠 같고, 아들·손자·삼촌 같은 사람으로 남겠다.”
  • [열린세상] 하고 싶은 것보다 ‘할 수 있는’ 정책을

    [열린세상] 하고 싶은 것보다 ‘할 수 있는’ 정책을

    2018년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을 맡았던 당시의 일이다. 새 보직을 맡고 보니 의료전달체계 마련을 위해 의료계·병원계·전문가들이 1년 반가량 협의체를 꾸려 논의를 이어 갔고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었다. 의료전달체계란 아픈 정도에 따라 환자가 적절한 의료기관에서 알맞은 진료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감기 등 가벼운 질환은 동네 의원에서, 맹장·치질 등은 병원에서, 암·심뇌혈관 질환이나 고난도 수술이 필요한 중증 질환은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받도록 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전국이 대중소 진료권으로 나뉘어 있어 동네 의원과 지역 병원을 거쳐야만 대형 병원을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98년 규제 개혁으로 이 제도가 폐지된 뒤 지금은 돈만 내면 어디든 갈 수 있게 됐고 그 결과 소위 ‘대형 병원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체는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협의안을 마련하고 마지막 회의를 열었는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의원은 입원보다 외래에 집중하고 상급종합병원은 외래를 줄이는 대신 중증 수술에 전념하기로 했지만, 개원가는 의원급 7만 5000개 병상을 줄이는 데 난색을 보였다. 이것이 걸림돌이 돼 합의문을 만들지 못했고 2년간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다. 나중에 돌아보니 100점짜리 정책을 만들려다 95점까지 완성하고도 남은 5점을 채우지 못해 결국 0점이 되고 만 셈이었다. 합의가 안 된 부분은 그대로 두고라도 시행했더라면 95점은 달성했을 텐데 하는 후회가 남았다. 모든 정책이 그렇다. 70점짜리 정책이라면 30점이 부족하더라도 일단 시행하는 게 맞다. 겉보기에는 미흡하거나 미봉책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만큼 반대가 덜해 오히려 생명력이 있다. 정책이 실행되면 70점이 기본이 되고 이후 70점짜리 정책을 더하면 140점이 된다. 하지만 대부분이 ‘하고 싶은’ 정책, 즉 100점짜리 정책을 추진하고 싶어 한다. 이런 시도는 상대방의 반발이 커 실패로 돌아가 0점 정책이 되기 쉽다. 보건의료처럼 이미 생태계가 형성된 분야일수록 더욱 그렇다. 결국 정책은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 2025년 3차 연금개혁은 ‘할 수 있는 것을 한’ 대표적 사례다. 100점짜리 연금개혁을 하려면 보험료율을 9%에서 18%까지 한번에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을 40%로 고정해야 했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국민이 받는 연금은 그대로인데 보험료를 단번에 두 배로 올리는 일이 과연 가능하겠는가. 그래서 3차 개혁은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해마다 0.5% 포인트씩 8년에 걸쳐 올리고,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3%로 높이기로 했다. 저소득층 보험료 지원, 출산·군복무 크레디트 보완, 지급 보장도 담았다. 미완의 개혁이지만 점수를 매기면 70점짜리다. 이제 70점에서 다시 시작하면 된다. 청년층 의견을 반영해 국민·기초·퇴직·개인연금 간 구조 개혁을 추진하는 게 다음 과제다.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사회와 약사회의 극한 대립과 수가 인상으로 2001년 건강보험 재정이 고갈됐을 때 고(故) 김원길 장관은 ‘5·31 재정안정대책’을 시행해 건보 재정을 안정시켰다. 당시 수행 비서였던 필자가 “왜 의약계 모두가 불만을 가질 재정 대책을 만드셨습니까”라고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재정을 안정시키려면 누군가는 부담을 져야 합니다. 의료계와 약업계, 정부가 함께 나눠야 하지요. 그리고 그 부담은 불만은 있되 뛰쳐나오지 않을 만큼 고르게 배분해야 합니다.” 이런 경험은 지금도 유효하다. ‘하고 싶은 정책을 하려는 건 아닌지’ 한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다소 부족해 보이더라도, 마음에 차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정책’을 선택했으면 한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말했듯 정치에서 가장 쉬운 일은 선명하고 강하게 말하는 것이고, 가장 어려운 일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이기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장
  • [세종로의 아침] 변곡점 맞은 한국경제, ‘신뢰 위기’ 극복하길

    [세종로의 아침] 변곡점 맞은 한국경제, ‘신뢰 위기’ 극복하길

    “신뢰가 높아지면 속도는 빨라지고 비용은 내려간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R 코비의 아들인 스티븐 M R 코비는 저서 ‘신뢰의 속도’에서 신뢰가 실증 불가능한 관념이라는 통념에 일침을 가한다. 그는 신뢰 수준이 경제적 성과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주장한다. 앞선 인용문을 뒤집어 해석하면 신뢰가 깨질 때는 거래 속도가 느려지고 비용도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를 보면 알 수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장부거래 자체엔 잘못이 없다고는 하나, 실제로 보유한 비트코인이 4만개인데 ‘유령 코인’을 포함한 62만개를 지급했다는 사실만으로 거래에 대한 신뢰는 산산조각이 났다. 가상자산 장부거래에 대한 신뢰 회복에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는 알 수 없다. 반면 국회에서 논의 중인 가상자산 2단계 입법안에선 관련 규제가 촘촘히 논의될 것이고 거래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번 깨진 신뢰를 되돌리려면 어마어마한 비용이 수반되는 것이다. 한국 경제는 ‘신뢰의 위기’를 맞고 있다. 대표적인 현상이 바로 ‘뉴노멀’로 불리는 고환율의 위기다. 원화 가치의 하락은 곧 원화에 대한 신뢰가 낮다는 것이고, 한국 경제에 리스크(위험)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는 의미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지난해 11월 1457.77원에서 12월 1467.40원으로 10원 가까이 뛰었고, 2월 현재도 1400원대 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고환율은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고물가로 이어진다. 외식비 상승으로 회사의 구내식당에 늘어선 줄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신뢰의 위기를 맞은 고환율 시대에 국내 주식시장이 ‘불장’이라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환율이 상승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떠나면서 주가가 내려가야 하지만, 코스피지수는 5000선을 넘어 6000으로 향하고 있다. 문제는 주식시장이 불장일지라도 신뢰 문제를 덮어 주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최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자신의 SNS에 최근 청년 투자자들과의 만남에 대한 글을 올렸다. 김 실장은 “‘국장 탈출은 지능순’ 이 표현은 단순한 유행어나 과장된 자조로 치부하기 어려웠다”면서 “상당수 청년 투자자들에게 한국 시장은 이미 ‘공정하지 않은 운동장’, ‘신뢰하기 어려운 구조’로 인식되고 있었다”고 우려했다. 김 실장이 접한 청년들의 속마음은 ‘아픈 손가락’ 정도로 치부하고 넘어가기 어렵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취업시장에서 인공지능(AI)의 직격탄까지 맞고 있는 청년들의 분노와 좌절 밑바탕에 사회와 제도에 대한 불신이 자리잡고 있어서다. 부동산 시장에 고인 돈을 주식시장과 같은 생산적 금융으로 흘러 들어가게 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머니무브’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온전히 회복했다고 볼 수 있을까. 정부는 국내 주식시장 복귀계좌(RIA)를 신설해 유턴하는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들에게 세제 혜택을 주겠다는 당근책을 쓰고 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서학개미들은 요지부동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주식 순매수 규모는 50억 달러(7조 2000억원)에 달한다. 게다가 부동산과의 전쟁을 벌이는 이 대통령의 의중과는 달리 주식시장으로의 머니무브 전략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지난해 수도권의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 이하로 제한한 6·27 대책 이후 7월부터 연말까지 6개월 동안 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 2조원어치를 팔아 강남 3구의 고가 주택을 매입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은 현재진행형이다. 코스피 6000시대를 향해 “가즈아~!”를 외치는 동안 오히려 국내 주식시장에서 소외된 개미들이 수두룩하다. 이 대통령이 연일 SNS 정치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옥죄고 있지만 그게 유일한 방책일까. 윽박지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부동산 정책,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현실을 바로잡는 것이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 황비웅 디지털금융부 기자(차장급)
  • 신한금융, 보호아동·자립준비청년 지원 봉사활동

    신한금융, 보호아동·자립준비청년 지원 봉사활동

    신한금융지주가 설 명절을 앞두고 아동양육시설 보호아동과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11일 서울 은평구 서울시립 꿈나무마을에서 임직원 사회공헌 캠페인 ‘솔선수범 릴레이’의 여섯 번째 사업으로 봉사활동을 실시했다고 12일 밝혔다. 솔선수범 릴레이는 임직원들이 아이디어 제안부터 기부금 모금, 봉사까지 참여하는 사회공헌 프로젝트다. 이번 활동은 시설 아동들과 온정을 나누는 동시에, 이들 중 자립을 앞두거나 자립 이후 단계에 있는 자립준비청년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봉사에는 그룹 경영진과 임직원 3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아이들이 희망한 맞춤형 설 선물 140개를 전달했다. 윷놀이·제기차기 등 민속놀이 체험과 설음식 만들기도 함께했다. 특히 신한금융이 후원하는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 선수도 동참했다. 신한금융 임직원들은 이번 활동을 위해 자발적으로 약 8000만원을 모금했으며, 여기에 그룹 기부금을 더해 총 1억원의 재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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