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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늘구멍 취업난에… 우울한 청년실업 2제] 갈 곳 없는 예비교사

    지리, 한문, 음악, 체육 등 비인기 과목 중등 예비 교사들도 청년 실업의 중심에 서 있다. 해당 전공 교원 자격증을 취득한 사범대 졸업자만 해마다 수백명씩 쏟아져 나오지만 임용시험 선발 인원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범대생들은 “이제 와서 교사의 꿈을 접고 다른 길을 선택할 수도 없지 않으냐.”며 울상을 짓고 있다. 26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치러진 2012학년도 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서 지리 교사 경쟁률은 61.5대1을 기록했다. 단 4명을 뽑는데 246명이 지원했다.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경쟁률도 최고 30대1에 달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리 등 비인기 과목의 경우 몇 년째 교사를 아예 뽑지 않는 지역도 많다. 부산·인천·대구 등 10개 광역시·도의 경우 최근 2년간 도덕·윤리 교사를 1명도 뽑지 않았다. 서울·경기·부산 등 12곳의 한문 교사 임용자 역시 2년 연속 ‘0명’이었다. 부산·대구에서도 2년 동안 새로 임용된 체육 교사가 전무했다. 사범대 졸업생들이 임용시험 한번 치러보지도 못하고 실직자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교원 자격증만 남발하는 중등교사 양성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원의 수요는 적은데 대학들이 무분별하게 대졸 인력을 생산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대학 구조조정을 통해 사범대의 교원 양성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급감하는 것도 비인기 교과 교사의 입지를 더욱 좁히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가운데 감사원은 지난해 5월 발표한 교원 양성 및 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보고서에서 “지나친 임용시험 경쟁으로 인한 인적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으로 연간 1조 2100억원의 사회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금으로서는 손에 잡히는 대책조차 없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사범대 등 양성기관 평가를 통해 정원을 점차 줄여 나가는 것이 임용 경쟁률을 낮추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명희진·이영준기자 mhj46@seoul.co.kr
  • “임시직은 미봉책일 뿐 평생의 터전 만들어야 한국의 실업난 극복될 것”

    “임시직은 미봉책일 뿐 평생의 터전 만들어야 한국의 실업난 극복될 것”

    “임시직은 그만 양산하고, ‘삶의 터전’이 되어줄 일자리를 청년들에게 만들어줘야 합니다.” 재정위기의 파고에도 유럽에서 가장 낮은 청년실업률을 지키고 있는 독일. 요하네스 레겐브레히트(53) 주한 독일 부대사에게 청년 일자리 해법을 물었다. 지난 20일 서울 동빙고동 독일대사관에서 만난 그는 2010년 8월 한국에 부임한 25년차 베테랑 외교관으로 독일 경제·정치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독일이 유럽에서 가장 낮은 청년실업률을 기록했다. 비결이 뭔가. -독일의 청년실업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4월 10.7%에서 2010년 10월 9.1%, 지난해 11월 8.1% 등 놀랍게도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아우스빌둥(이원 직업교육 시스템·Ausbildung) 때문이다. 2004년 독일의 교육기관과 기업들은 함께 직업교육에 관한 협의서를 채택했다. 산업분야별 협회와 연방정부가 맺은 계약으로, 직업학교에서 이론을 배우는 동시에 기업에서 기술을 실습하는 아우스빌둥을 통해 모든 청소년에게 기업현장에서 반드시 직업교육을 제공해야 된다는 내용이다. →직업교육은 어떻게 이뤄지나. -보통학교인 하우프트슐레, 실업학교인 레알슐레를 마친 5~10학년(대략 10~16살) 학생들은 3년간 직업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과 직접 연결되는 기술훈련은 회사나 공장에서 일주일에 3~4일, 2일은 이론만 가르치는 직업학교(베루프스슐레)에서 수학, 경영학 등 필요한 교육을 받는다. 직업별로 각각 회사, 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학습내용이 법적으로 세세하게 정해져 있다. 상공회의소가 기업과 직접 직업교육 내용을 조율하고 합의한다. →직업교육을 받으면서 학생들이 월급도 받는다는 게 흥미롭다. -기업에서 교육을 해주는 데 학생이 수업료를 냈으면 냈지 돈도 주느냐고 놀라겠지만 16살짜리 학생들도 재정적으로 독립할 수 있게 돈을 받으며 직업교육을 받는다. 2010년 헤어디자이너 교육을 받은 학생은 월 451유로(약 67만원), 운송·물류업에 종사하는 학생은 월 978유로(약 145만원)를 받았다. 평균 매월 688유로(약 102만원)를 받는다. 이 돈은 기업이 부담한다. →유럽 경제상황도 안 좋은데 왜 기업들이 돈을 써가면서 직업교육에 힘쓰나. -첫째, 독일에서는 기업이 필요한 인력은 직접 양성하는 게 오랜 전통이다. 인력 육성이 당연한 것으로 체화돼 있다. 둘째, 요즘 젊은이들은 대부분 화이트칼라 직업을 원하기 때문에 공장일 등 3D 업종에는 (정부나 기업의) 추가 지원이 없으면 뛰어들려 하지 않는다. 그러면 왜 단순인력을 쓰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요즘은 생산시설에도 높은 전문지식이 요구되기 때문에 이공계 분야의 능력 있는 젊은이들을 유치하려는 것이다. 직업교육을 받는 학생들 가운데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은 바로 생산라인에 투입해 능력을 제고한다. →직업교육 외에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다른 방안이 있다면. -독일에서는 2008~2009년 금융위기 당시 정규직 노동자들의 근무량과 근무시간을 줄이고 월급을 덜 받는 ‘단축근무’를 실시해 기존 근로자를 해고하지 않으면서 청년 실습생 규모도 유지할 수 있었다. 일종의 고통분담이었다. 기존 임금의 100%까지는 못 받더라도 70~80%까지는 받을 수 있도록 차액을 국가가 지원해 줬다. 독일이 위기 이후인 2010년부터 유로존 내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인 것도 이때 근로자들을 해고하지 않아 위기 이후 생산력을 100% 재가동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 진학률이 36%에 불과하다. 고급인력 부족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없나. -노동시장의 현실에 비춰봤을 때 오히려 요즘은 대학졸업자가 너무 많다. 기계공학, 화학 등 이공대생들은 졸업 뒤에도 노동시장에서 수요가 많기 때문에 구직이 쉽다. 하지만 대졸자들은 대부분 법학이나 의학 등 일부 분야에만 몰려 수요·공급 간에 불균형이 심하다. 노동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대학생들의 전공 선택이 문제다. →한국 청년들의 체감실업률도 22%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다. 조언을 준다면. -미봉책으로 임시직 만들기에 급급하다 보면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는 일자리, 기업 입장에서는 싼값에 돌리는 일자리 등 ‘회색 일자리’만 잔뜩 생겨날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건전한 국가경제를 일구려면 개인이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자기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인턴십만 양산 말고 인턴십이 정규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본원칙부터 세워야 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일자리 강국 서유럽의 해법

    일자리 강국 서유럽의 해법

    청년실업이 전 세계의 고민으로 떠오르면서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의 주요 일자리 강국들의 해법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실업률 50% 스페인 노동자 獨취직 추진 유럽에서는 일자리 양극화가 극명하다. 이달 유럽연합(EU)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해 11월 8.1%로 가장 낮은 청년 실업률을 기록했다. 오스트리아(8.3%), 네덜란드(8.6%)가 뒤를 이었다. 반면 스페인은 49.6%로, 청년층의 절반가량이 실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EU 27개국 평균(9.8%)의 5배에 이른다. 그리스도 46.6%로 꼴찌에서 두번째다. ‘두 개의 유럽’이라 불릴 만큼 사정이 악화되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국가 간 노동력 이동을 자유롭게 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예를 들면, 실업률이 50%에 육박하는 스페인 청년들이 기업의 3분의1이 숙련노동자 부족을 호소하는 독일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쉽도록 하는 것이다. 국경을 넘어선 직업훈련 제도 도입도 방안 중 하나로 검토되고 있다. 직업학교에서는 이론을 배우고, 회사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직종의 기술을 실습하는 독일의 ‘아우스빌둥’(이원 직업교육 시스템)을 본 뜬 것으로, 전문가들도 이들 국가의 안정적인 고용 창출은 성공적인 직업훈련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클라우스 짐머만 독일 본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독일의 낮은 실업률과 숙련 노동자들이 받는 탄탄한 임금 전망은 아우스빌둥이 장래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기술을 제공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獨 ‘아우스빌둥’ 345개 직종 체험 가능 독일이 아우스빌둥에 들이는 비용은 연간 108억 유로(약 15조 8000억원·2007년 기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0.4%에 해당한다. 아우스빌둥에서 다루는 직종은 지난해 기준으로 모두 345개. 이렇게 직업교육을 받은 학생수는 한 해 150만명(2010년 기준)에 이른다. 22세 이하 청년의 3분의2가 참여하는 셈이다. 통상 3년간 직업교육을 받고 나면 상공회의소에서 관리하는 졸업시험을 치르고 직종별로 발행하는 공인 증서 ‘게젤레’(전문가) 자격증을 받게 된다. 이후 공부를 계속하면 ‘마이스터’(장인) 증서를 받는데, 창업을 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는 것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청년들이 강제적으로 일하게 하는 ‘당근’을 쓴다. 1992년 도입된 청년보장법에 따라 6개월 이상 실직 상태에 있는 21세 이하 청년들은 정부가 보증하는 일자리를 최소 6개월 이상 제공받는다. 하지만 이 일자리를 한 번 거부하면 3개월간 실직급여 지급이 중단된다. 독일과 같은 견습제도를 운영 중인 오스트리아는 직업훈련의 사각지대에 있는 청년들도 배려한다. 2008년에는 정부가 3억 4000유로의 도제 지원금을 기업에 투입, 청년들의 직업훈련을 지원했다. 이서원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경기가 악화돼 기업들이 실습생 인원을 줄이면서 훈련을 받지 못하게 되거나 실습 과정에서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한 학생들을 구제해주는 장치”라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총선 예비후보 대해부] ‘강남=한나라’ 공식 깨질까… 부산 문성길 바람 불까

    [총선 예비후보 대해부] ‘강남=한나라’ 공식 깨질까… 부산 문성길 바람 불까

    4·11 총선은 향후 정국 흐름은 물론 대선 구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는 설 연휴를 기점으로 총력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영·호남을 중심으로 한 지역주의 정치 구도가 흔들리면서 서울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여야의 혼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과 부산의 현장과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의 전통 텃밭인 대구와 광주의 표심을 짚어본다. ■서울 강남을 정동영 유력시… 여권 대항마 고심 정세균 종로 베팅… 與 임태희·이동관 거명 4월 총선을 80여일 앞두고 야권의 불모지인 강남 지역과 정치 1번지 종로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강남 지역은 한나라당의 초강세 지역이지만 민주통합당의 중량감 있는 의원들이 ‘돌격 강남’을 외치며 속속 출마를 선언해 서울의 핵심 승부처로 떠올랐다. 총선 때마다 여야 간 혈투가 벌어지던 종로에는 민주당 정세균 전 최고위원이 승부수를 던지며 또 다른 격전을 예고했다. 한나라당은 정 전 최고위원에 맞설 대항마를 찾아야 할 입장이다. 정동영 전 최고위원의 출마가 유력시되는 강남을은 강남의 신흥 부촌인 주상복합아파트 타워팰리스와 ‘강남의 판자촌’ 구룡마을이 공존하는 양극화의 상징적 지역이다. 이곳에서 야권 인사가 당선된다면 ‘강남=부촌=한나라당’이라는 도식화된 공식이 깨진다. 공성진 전 한나라당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하며 무주공산이 된 이곳에는 민주당 원내대변인을 지낸 전현희 의원도 출사표를 던졌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야권에서 누가 나서더라도 이곳의 아성을 뚫지는 못할 것이라고 자신하는 분위기다. 강남을은 15대 국회의원 선거 때 당시 무소속이었던 홍사덕 의원이 당선된 것을 제외하면 16~18대 총선까지 내리 한나라당이 깃발을 꽂았다. 비례대표 현역의원인 나성린·원희목·이정선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나 당 지도부는 비례대표 의원들에게 ‘텃밭’ 공천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제3의 인물이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허준영(59) 전 한국철도공사 사장, 맹정주(64) 전 강남구청장 등도 지역연고를 내세워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종로는 이 지역 현역 의원인 박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이동관 전 청와대 언론특보의 출마 여부가 주목된다. 한때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종로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으나, 본인은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한나라당 쇄신파를 중심으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종로에 출마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권영진 의원은 17일 라디오 방송에서 박 위원장의 지역구 출마와 관련해 “서울 종로에 당의 깃발을 들고 출마하라.”고 주문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부산 “이번엔 생각 달라” “보수층 더 뭉칠것” “선거가 이 나라를 망칠낍니더. 서민들은 살기 힘들어 죽겠는데 맨날 정치권에서는 선거타령만 하고 있다 아입니꺼.”( 50대 자영업자). 팍팍한 살림살이와 정치권에 대한 불만 등이 얽히고설켜 총선을 향한 부산의 설 민심은 밑바닥 그 자체다. 20일 부산 동래구 사직시장에 장을 보러 나온 주부 이귀자(61)씨는 “자고 나면 물가가 올라 장보기가 겁난다.”며 “올 총선과 대선 때는 서민경제를 확실히 살릴 수 있는 후보를 찍겠다.”고 말했다. “여당 깃발만 꽂으면 개도 당선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던 부산이 이제 더 이상 한나라당 텃밭이 아니라는 느낌이 여기저기에서 감지되고 있다. 청년실업률이 전국 7대도시 중 최고를 기록하고 저축은행 사태, 동남권 신공항 무산에 이어 최근에는 돈 봉투사건 등의 악재가 터지면서 현 정권과 여당에 대한 실망감이 적지 않다. 상대적으로 야당 인사들의 바람몰이는 거세질 전망이다. 항간에는 4월 따듯한 봄날(총선)에 민주통합당 후보인 문재인, 문성근, 김정길, 최인호, 김영춘 등 5명을 반드시 당선시키자는 ‘문성길 호춘에’가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다. 중구 남포동 자갈치 시장에서 30여년간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윤재웅(56)씨는 “그동안 한나라당을 지지한 친구나 주변상인들이 이번에는 달리 생각해야겠다고 공공연히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구관이 명관”이라며 한나라당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택시기사인 이모(54)씨는 “두고 보이소. 부산사람들 맨날 선거 때만 되면 ‘여당이 해준 게 뭐 있노’ 하면서도 나중에는 결국 한나라당 후보를 찍는다 아입니꺼. 오히려 보수층이 위기감을 느껴 더 똘똘 뭉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시의회 모 시의원은 “한나라당 인기가 밑바닥이었으나 박근혜씨가 비대위원장을 맡고부터 조금씩 분위기가 되살아나고 있다.”면서 “야당에 2석을 내주면 본전이고 3석이면 지는 것인데 아마 그리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여당 우세를 점쳤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대구 “TK 표심 바뀌나” “일단 물갈이부터” 대구·경북(TK)민심의 한나라당 이탈이 심상치 않다. 신공항과 과학벨트 등 지역숙원사업 유치가 무산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한나라당을 대놓고 밀어준 대가가 빈손이냐.”며 민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신공항을 추진했던 시민단체는 총선에서 보자며 엄포를 놓았고, 과학벨트를 대전에 뺏긴 경북지사는 단식까지 했다. 이 때문에 1996년 15대 총선 결과가 재현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김영삼 대통령의 집권 4년차였던 당시 TK지역의 소외감은 절정으로 치달았고 총선 결과는 이를 그대로 반영했다. 대구 13개 의석 중 집권당인 신한국당이 건진 곳은 2곳에 불과했다. 자민련이 8곳, 무소속이 3곳에서 승리했다. 최근 한 여론조사도 한나라당의 인기가 바닥에 떨어져 있음을 보여준다. 대구시민 50% 이상이 한나라당 의원 모두가 교체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지역 의원들의 지지도도 대부분 10~2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북 의원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한나라당 지지도가 선거결과로 연결될 것이란 예상에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TK 표심이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는 심정으로 결국 한나라당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데다 야권이나 무소속 등 다른 후보들의 경쟁력도 그다지 높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김부겸 최고의원의 대구 수성갑 출마도 파괴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현재로서는 우세하다. 정광석(46·대구 수성구 시지동)씨는 “TK 표심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또 총선이 대선의 전초전이라 생각하면 더욱 한나라당을 외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공천개혁 등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면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망신을 당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홍정태(52·대구시 달서구 상인동)씨는 “현역의원 상당수를 물갈이하는 공천 개혁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나부터 한나라당을 찍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광주 “정권 꼭 바꿔야지” “젊은 후보 찍겠다” “지금대로라면 팍팍해서 못 살겄소. 이번엔 정권을 꼭 바꿔야지라.” 호남지역 주민들은 지난 4년간의 이명박 정부에 대해 “꽉 막히고 답답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주민들은 하나같이 남북관계 경직과 4대강 사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따른 국론분열과 국회 파행으로 빚어진 피로감을 호소했다.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은 민주당의 기반마저 흔들고 있다. 최근 유선호 의원의 지역구 불출마 선언 이후 호남 중진 의원들에 대한 물갈이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한 지방신문의 여론 조사 결과 광주·전남에선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이번 총선에서는 새 인물이 국회에 진출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광주의 8개 지역구 가운데 7곳이 현역 의원과 예비후보가 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서구 갑에서는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정용화 예비후보가 현역 의원과 박빙의 지지율을 보이는 등 민주당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시민 이모(42·회사원)씨는 “당만 보고 무조건 표를 찍던 시대는 끝났다.”며 “지역발전에 열정을 가진 젊은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 양동 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주변에 대형 슈퍼마켓이 들어서기 시작한 몇 년 전부터 수입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올 총선과 대선 때는 서민층의 어려움을 알아주는 후보에게 표를 찍겠다.”고 말했다. 호남 농민들은 “한·미 FTA 타결로 사실상 농사는 끝났다.”며 농업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도 요구하고 있다. 전농 광주·전남연맹 박형대 사무처장은 “시장에 맡기는 ‘개방 농업’은 한계에 이르렀다.”며 “쌀 등 기초농산물에 대한 국가수매제 도입에 찬성하는 정당을 지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총선에 지고서 대선에 승리할 수는 없다. 때문에 이번 총선 공천은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 불가피하다. 호남에서 민주통합당이 기득권을 버리고 범야권 통합 또는 연대에 힘써야 하는 이유이다. ”라고 지적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특파원 칼럼] 일본 젊은이들 왜 분노하지 않을까/이종락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 젊은이들 왜 분노하지 않을까/이종락 도쿄특파원

    기자의 사무실은 일본의 입법·사법·행정부가 몰려 있는 도쿄 시내 가스미가세키의 도쿄신문 5층에 있다. 이 신문사 직원들은 만 60세에 은퇴하지만 본인이 원하면 65세까지 일할 수 있다. 물론 급여는 절반으로 깎인다. 그렇다 하더라도 기자 출신 은퇴자들의 연봉이 보통 1500만엔(약 2억 2245만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으로 깎여도 61세부터 65세까지 매년 1억 1100만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 도쿄신문은 한국 언론사와 마찬가지로 매년 노사 간 단체협상을 갖는다. 지난해 노사 간 최대 쟁점은 퇴직 이후 생활자금 지급 문제였다. 노동후생성이 65세 고령 인구가 3000만명에 육박하자 후생연금(한국의 국민연금)의 지급 개시 연령을 68∼70세로 상향 조정하고 있는 것에 대한 대비책이다. 노조는 65세에 은퇴한 뒤 후생연금 지급이 실제로 이뤄지는 시기까지 회사에 생활자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회사가 단호히 거절해 노사 간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50줄만 넘으면 아무런 대책 없이 회사를 나가야 하는 우리로서는 입이 딱 벌어지는 얘기다.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부러운 대상이 노인들이다. 노인 세대는 고실업에 시달리고 있는 젊은 세대들에 비해 비교적 안정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자들은 후생연금을 비롯해 건강보험, 개호(노인요양서비스)보험, 고령자의료제도, 생활보호제도 등에 가입해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받는다. 연금가입자로서 회사를 은퇴한 사람은 아무런 일을 하지 않아도 매달 20만~25만엔(약 296만~370만원) 정도를 받는다. 이처럼 노인들의 삶이 보장된 반면 청년들은 실업률이 11.1%에 달할 정도로 냉혹한 ‘취업 빙하기’를 겪고 있다. 노동후생성과 문부과학성이 이달 초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오는 3월 4년제 대학 졸업 예정자 가운데 직장을 구했다고 답한 비율은 68.8%에 불과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3%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96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런데도 일본 젊은이들은 분노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청년실업과 비싼 대학 등록금 등으로 젊은이들이 분노를 폭발시키고 있지만 이들은 잠잠하다. 세계적 이슈가 됐던 ‘월가를 점령하라’는 시위도 도쿄에서는 시민단체 관계자들 위주로 100여명이 모였을 뿐이다. 이를 두고 일본에서는 분노할 줄 모르는 청년층을 개탄하는 의견도 나온다. 현실은 각박하지만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일본 정부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도 70%의 젊은이는 현재의 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해 과거 40년간의 조사에서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이런 현상을 두고 일본의 사회학자인 후루이치 노리토시는 최근 ‘절망의 나라에 행복한 젊은이’라는 책에서 일본 젊은이들의 사고를 잘 분석했다. 후루이치는 “요즘 청년들은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에 오히려 현재의 만족스러운 삶에 더 집착한다.”고 주장했다. 장래에 대한 불안감은 있어도 지금의 생활에는 불만이 없다는 얘기다. 세계 최고 전성기를 누렸던 일본에서 자랐기에 자기만족에 취해 온순하게 길들여진 탓이리라. 실제로 명문대 졸업생들은 청년 실업난에도 불구하고 취직할 때 아프리카 등 제3세계권 해외부문이 있는 기업은 꺼리는 경향이 적지 않다고 한다. 최근 일본 내 한국기업 지사에서도 일 잘하는 일본 여직원에게 해외발령을 내렸더니 3일 만에 사표를 냈다는, 우리로선 이해하기 어려운 일도 벌어졌다.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게임기와 학용품, 전자제품에 둘러싸여 자라난 이들은 굳이 일본을 떠나 도전을 할 필요가 없는 ‘갈라파고스’에 갇혀 살아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오늘의 불만을 분출하며 기성 세대를 심판하는 한국 청년들의 모습이 오히려 부럽다는 일본인들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운 요즘이다. jrlee@seoul.co.kr
  • “사회구조 때문에 가난하다” 국민 10명중 6명이 답했다

    “사회구조 때문에 가난하다” 국민 10명중 6명이 답했다

    국민 10명 중 6명은 자신의 가난이 ‘사회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일수록 사회구조를 가난의 원인으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고용불안과 비정규직 등 현실을 반영한 인식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소는 12일 최근 발간한 ‘공정사회를 위한 친서민정책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공정성에 관해 국민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 사회의 가난에 대한 원인으로 응답자의 58.2%가 사회구조를 꼽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7월 전국 16개 시·도의 20세 이상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가난이 ‘노력 부족’이나 ‘태만’, ‘재능 부족’, ‘불운’ 등 개인적인 원인 탓이라는 응답자는 41.8%였다. 연령별로는 20∼40대의 경우 가난의 원인을 사회구조로 보는 응답비율(20대 64.8%, 30대 70.2%, 40대 67.2%)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노년층에서는 이 비율(50대 48.7%, 60대 이상 39.3%)이 급격히 낮아졌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세대별 경험이 다른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50~60대는 고도성장기에 경제활동을 했기 때문에 개인의 노력에 따라 빈곤 탈출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고 또 이를 경험한 세대”라면서 “이에 비해 20~40대는 이런 경험이 없는 것은 물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상시로 고용불안에 노출되고, 정규직 일자리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아무리 노력해도 빈곤 탈출이 어렵다는 사실을 경험한 세대”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어 “빈곤의 원인을 개인이 아닌 사회구조에서 찾는 국민이 많아졌다는 것은 비정규직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김완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실업 문제나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사회적인 투자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소득세 비중을 높이는 등의 방법으로 복지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효섭·김동현기자 newworld@seoul.co.kr
  • [12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겨울철 찬바람을 이겨낼 보양식 하면 곰탕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곰탕은 펄펄 끓는 가마솥 안에 양지와 사태, 머리 등을 오랜 시간 푹 고아 만든다. 깍두기나 김치와 어우러질 경우 최상의 맛을 연출하는 우리 고유의 음식이다. 곰탕 하면 생각나는 고장은 바로 전남 나주. 언제부터 나주에서 곰탕이 유명해지기 시작했을까. ●TV소설 복희누나(KBS2 오전 9시) 도둑이 서운의 아들이었음이 밝혀진다. 그 사실에 착잡한 봉제 공장 식구들. 한편 금주의 과거에 관해 내심 걱정이던 송병만은 마침 마땅한 선 자리가 나타나자 서두른다. 은주는 왠지 모를 불안감으로 민수와의 결혼 문제에 집착을 하고, 은주의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덤덤하기만한 민수 때문에 더욱 애가 탄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MBC 밤 7시 45분) 구청에서 여는 가족 대항 배드민턴 대회의 우승 상품이 가족 스키 여행권이란 걸 안 내상네 가족. 대회 출전 조건은 남녀혼합복식 한 팀으로, 종석과 수정이 대표로 함께 나가기로 한다. 그런데 가족들이 지석이 배드민턴을 매우 잘 친다며 종석을 빼고, 지석을 내보내려 하자 운동선수 출신 종석의 자존심에 금이 간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SBS 밤 8시 50분) 깊은 산속에 누군가 살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한걸음에 달려간 제작팀. 한참을 헤맨 끝에 천막이 쳐진 동굴을 발견한다. 그러나 사람이 사는 흔적만 가득할 뿐, 사람은 없다. 얼마 후 바깥에서 인기척이 들린다. 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비상한 차림을 한 사나이였는데…. ●극한직업(EBS 밤 10시 40분) 2000여년 동안 고기잡이를 이어온 중국의 차간호 어부들. 살을 에는 혹한의 추위에서도 고기잡이는 계속된다. 잡힌 고기는 일반 물고기보다 비싸게 팔려 나간다. 먼저 정부에서 관리하는 공판장으로 보내진 뒤, 전국 각지로 팔려 나간다. 고된 노동의 땀방울조차 얼어붙게 하는 극한의 어로작업 현장을 함께한다. ●민주통합당 대표 후보 정책토론회(OBS 오후 1시 10분) 초대 당대표를 선출하기 위해 경선 일정을 이어가는 민주통합당의 대표후보들.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책토론회를 벌인다. 토론회는 당권 주자 9명이 모두 참여한다. 그리고 비정규직과 청년실업 문제, 조세정의와 재벌개혁, 시민정치의 활성화와 민주통합당의 쇄신방안을 놓고 토론을 벌인다.
  • “與 소외계층 대변 국민대표 영입을”

    아르바이트에 내몰리는 20대 대학생,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30대 중반 실업자, 육아 문제로 경력 단절의 경험을 지닌 여성 등 소외계층의 대표들이 10일 여의도 한나라당사에 모였다. 이들의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소외계층을 대변할 수 있는 국민의 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인재영입위원회는 이날 ‘(한나라당이 경청해야 할) 소외된 대한민국 국민의 목소리’라는 주제로 제2차 워크숍을 열어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자리를 가졌다. 성과 연령, 직업별로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이들을 대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직접 당사자들의 얘기를 들어보자는 취지다. 조동성 인재영입위원회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올해는 공천 방식을 기존대로 75% 진행하고 20~30대, 여성, 소외계층 등을 대변하는 사람들에 25%를 반영하고, 다음 선거 때는 25% 비율을 50%로 높이는 등 단계적인 방식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첫 번째 발표자로는 인천 인재재능대학 1학년에 재학 중인 최영(20·여)씨가 나섰다. 최씨는 대학생들이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현실을 비판한 뒤 “젊은층과 서민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헤아려 줄 수 있도록 소통에 능한 분을 국민의 대변자로 모셔야 한다.”면서 “각계각층을 대변할 수 있는 농민 협의체나 한부모가정 협의체 등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또 현재 정치권의 공천과 관련해 “현재 당 내에서 이뤄지는 공천제도는 지역 주민의 의사를 반영하지 못한다.”면서 “공천권을 지역 주민에게 양도하고, 국회의원의 4년 임기 동안 공약 이행사항에 대한 점검과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신과 경험을 공유한 사람을 공천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았다. 두 번째로 발표한 청년실업자인 김광섭(35·청년백수연대 회원)씨는 “청년 실업을 경험한 사람들의 대표를 뽑는다는 것이 굉장히 어렵겠지만, 같은 경험을 공유한 분들을 모아 기관을 만들어서 대표를 뽑으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이어 발표한 이은경(47·여·A출판사 대표)씨는 육아 문제로 경력이 단절된 뒤 재취업에 계속 실패했던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은 뒤 “비례대표를 선출할 때 경력 단절 경험이 있는 여성을 따로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CEO 칼럼] 420년 전 壬亂 새기고 국운 융성을 바란다/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CEO 칼럼] 420년 전 壬亂 새기고 국운 융성을 바란다/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임진년 새해를 맞으니 420년 전 임진왜란이 떠오른다. 일본의 침략 앞에서도 당파적 이해로 국론이 분열되어 그 결과, 온 백성이 7년 이상 고통받았던 아픈 역사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경제위기, 재정위기의 파고 앞에서도 정치권은 정파적 이해에만 몰두하고 있다.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이 제대로 되지 못하니, 수많은 국민은 하루하루를 버티기가 힘든 지경이다. 세계 193개국 중 우리나라가 갈등이 많기로 4위라고 한다. 이념 갈등, 지역 갈등, 노사 갈등에 이어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보듯 세대 간 갈등까지 극명하게 표출됐다. 공산주의의 종주국이던 구소련이 무너지고, 중국도 흑묘백묘론의 실용과 수정사회주의로 정책을 바꾼 지 오래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친북, 종북, 반북으로 남남 갈등에 시달리며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 내부에도 변화를 꺼리면서 진보를 막으려는 세력이 있는 것은 아닐까? 간디는 “맹목적 이기주의는 나라를 망친다.”고 말했다. 6개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해 놓고도 부처 간 이기주의로 자유교역을 활성화할 규제 완화는 미흡한 현실이다. 산업별 이기주의, 극단적 노조투쟁, 노동유연성 부족, 외자 먹튀 비난 등으로 인해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는 성과도 거의 없다. 성장이냐 분배냐, 복지포퓰리즘 등을 두고 입씨름을 벌이는 사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2001년 세계 11위에서 지난해 15위로 하강했다. 무역규모 세계 9위의 국가인데도 참여정부가 추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해 수년이 지나 재협상한 결과 대미 자동차 수출 시 관세 축소 연기 등 더 불리한 합의를 하게 됐다. 사정이 이런데도 반대에만 집착하는 세력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쩌면 대외개방에 대한 일종의 피해망상을 갖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 인턴 모집에도 박사, 유학생들이 몰려들고 원서를 50차례 넘게 써도 취업을 못해 좌절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신도 부러워하는 일부 공기업과 귀족 노조들은 6000만원 이상의 연봉을 챙기면서도 의무와 책임은 소홀히 하며 여전히 자신들의 권익 확대에 더 아우성이다. 늘어나는 공기업 부채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에 툭하면 파업하겠다니, 그 부채는 어떻게 줄이며 어느 세대가 갚아야 하는지 도대체 답이 나오질 않는다. 왜 청년실업은 줄지 않는지, 왜 기업투자는 늘지 않는지 그저 문제만 지적하고 대안은 제시하지 못하면서 남 탓이라는 손가락질만 있는 작금의 현실을 누군가 고쳐야 하지 않겠는가? 건설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최저가입찰제는 건설현장에 가면 더 많은 문제가 보인다. 건설업체 난립과 과당 경쟁으로 100여개 중 30여개 업체가 법정관리 상태인데 최저가입찰제를 하니 예정가의 70% 이하 저가낙찰업체가 더 많다. 이들은 노무비를 아끼려고 값싼 외국인근로자와 불법 체류자를 고용, 확대된 공공건설사업비 중 노무비의 상당 부분이 해외로 유출되고 청년실업은 줄어들지 않는다. 더구나 설계 변경 등을 통한 총사업비 증가는 70% 이상 낙찰업체보다 무려 3.6배나 많고, 부실시공에 안전소홀까지 겹쳐 더 많은 사고에 노출돼 있다. 문제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 탁상공론, 기초원리만의 담론은 정책실패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금년은 총선, 대선의 해다. 중요한 선택의 시기다. 한·유럽연합(EU), 한·미 FTA로 우리나라는 세계 3위의 경제 영토를 가지게 됐다. 그러나 정치·경제·사회 분야에 산적한 문제와 갈등에 발목이 잡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면 국민도 길을 잃고 헤맬 것이 뻔하다. 더 많은 일자리 창출로 젊은이들이 기회를 잡고 국민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하는 정당과 지도자들을 뽑아야 한다. 그것이 국운 융성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 만화·국악 전공 1만명 ‘교단’ 선다

    만화·국악 전공 1만명 ‘교단’ 선다

    만화·국악 등 예술계 전공자들이 교단에 설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별도의 국가공인자격증을 신설, 일선 학교에 교원 외 정원으로 배치하는 방식이다. 채용 규모는 1만명가량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장기적으로 2급 정교사자격증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5일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만화·영화·전통예술 등 예술 관련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삼은 문화부 장관 명의의 국가공인자격증인 ‘문화예술교육사 자격제’가 내년 1월 도입된다. 문화예술교육사는 예술 전공자들이 대학 재학 때 소정의 교직과정을 밟거나 학점을 취득하면 받을 수 있다. 졸업생의 경우, 모교에서 학점만 추가로 이수하면 자격을 딸 수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의 양산 문제와 함께 기존 교원과의 형평성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순태 문화부 문화예술국장은 “교원이 되고 싶어도 별다른 방법이 없는 예술계 졸업생들을 위한 대책”이라면서 “예술계 청년실업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격증을 딴 사람들 가운데 4000~5000명은 일선 학교에 배치하기로 했다. 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국·공립 문화예술 교육 관련 기관, 아동 및 노인복지시설 등에도 1명 이상씩 의무적으로 채용토록 할 방침이다. 박범훈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은 “교사로 취업할 수 있도록 2급 정교사 자격증을 주는 장치 마련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영화를 전공하는 한 학생은 “전문성 보장이라는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환영했다. 반면 한 사범대 재학생은 “교직 학점을 따고, 치열한 임용시험을 거쳐야 하는 현실과 비교하면 지나친 혜택”이라고 지적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세대갈등 넘어 소통으로] 110만 청년실업자의 항변

    지난해 8월 서울에 있는 S대 법학과를 졸업한 서모(28)씨는 1년 넘게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 대기업 법무팀 입사를 목표로 독서실에 다니면서 인터넷 강의를 듣는다. 한 달 식비와 교통비, 수강비 등을 합쳐 65만원을 쓰는데 대부분 부모님이 주는 용돈에 의존한다. 식당 아르바이트도 나가지만 손에 쥐는 돈은 고작 15만원에 불과하다. 서씨는 “나이는 먹어 가는데 취업문이 쉽게 열리지 않아 초조하다.”면서 “나름대로 시간 낭비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치기 어렵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청년 실업자들의 고통이 나날이 깊어 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 실업률이 6.8%로 1년 전보다 0.4% 포인트 올랐다. 청년실업자 수는 27만 9000명이었다. 그러나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연말 보고서를 통해 취업준비자와 실업자, 구직단념자, 취업무관심자 등을 포함한 ‘사실상의 청년 실업자’가 110만 1000명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통계청의 공식 집계보다 4배가량 많은 것이다. 서울 시내 10여개 대학과 노량진 고시촌, 정독도서관 등에서 취업 준비를 하는 청년들을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인터뷰에 응한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려는 정부의 노력이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청년 세대를 나약하다고 치부하는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도 털어놓았다. 서울시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김모(24)씨는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을 나오고 평균 학점은 B 이상이며 토익점수도 925점이다. 남들보다 모자라는 스펙(학점, 외국어 성적, 자격증 등 구직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조건)이 아닌데도 걸맞은 일자리가 부족하다. 정부와 사회가 청년 일자리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 것이다.”라고 말했다. K대 체육학과를 졸업하고 국제스포츠단체 취업을 희망하는 이모(29)씨는 “40~50대들은 경제부흥기에 취직해 쉽게 사회에 진출해서인지 지금 청년 백수들이 고생하는 것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중장년층은 어려운 시대를 지나와 생활력이 강하지만 지금 20대들은 편하게만 살아서 나약하다고 보는 시선이 불만스럽다.”고 말했다. S대 4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24)씨도 “은행 창구 텔러가 되려고 해도 금융자격증 여러 개가 필요하다. 기업과 사회가 20대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부모 세대는 청춘의 고통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사회 구조적인 잘못도 개인이 떠맡아야 할 부분으로 돌리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청년 실업자들의 분노가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씨는 “기존 정치권은 일자리 창출 등 청년 관심사와는 동떨어진 주제로 치고받고 싸운다.”면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나 박원순 서울시장은 우리를 지지해주고 적어도 공감해줄 것이란 기대감이 있어 호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포스코건설 올 신규·경력직 창사 최대규모 651명 채용

    포스코건설은 올해 1994년 회사 창립 이래 가장 많은 651명의 신입·경력 직원을 채용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전체 직원 3827명의 17%로 지난해 채용 규모에서 53% 늘어난 숫자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16일 수주한 5조원 규모의 브라질 일관제철소 건설공사 등 동남아시아와 중남미에서 진행 중인 각종 대규모 사업에 필요한 인력을 조달하기 위해 많은 인재를 뽑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입사원 421명 중 44%를 지방대 졸업생으로 선발해 학력 차별 철폐에도 신경을 썼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정동화 포스코건설 사장은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도 회사가 성장을 거듭함에 따라 채용을 늘렸다.”며 “앞으로도 기업 차원에서 청년실업 문제 해소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與, 취업활동수당 月30만~50만원 지급 추진

    與, 취업활동수당 月30만~50만원 지급 추진

    한나라당은 청·장년층 실업자 25만여명의 구직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일정 기간 매월 30만∼50만원의 ‘취업활동수당’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장기간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실업자,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상태에서 직장을 잃은 비정규직 근로자·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취업 활동을 위한 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이들의 생활고를 일정 부분 해소하고 취업도 적극 돕겠다는 것이다. 25일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일단 29세 이하 청년층 9만여명에게 약 30만원, 49세 이상 장년층 16만여명에게 약 5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들에게 4개월간 취업활동수당을 지급할 경우 연간 4000억원 정도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당은 추산하고 있다. 특히 취업활동수당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수차례 도입 필요성을 강조해 온 ‘박근혜 복지예산’ 가운데 하나로, 비대위원장에 취임한 직후 당 정책위 등 실무진에 실행 계획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은 정교한 선정 기준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거쳐 내년 총선 공약으로 내놓자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박 위원장은 일자리와 실업 문제를 선거에 활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며 당장 내년 예산에 반영해 신년 초부터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새 예산 항목을 신설하려면 정부 측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만큼 새해 예산안에 어느 정도 반영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재정 여력을 감안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당정은 26일로 예정했던 고위 당정청 회의를 늦추고 보다 면밀한 재정 대책을 세운 뒤 이번 주 국회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 심사 과정에서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당은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ICL) 금리 인하 ▲저소득층 사회보험료 지원 확대 ▲근로장려세제(EITC) 강화 ▲국공립-사립 보육시설 격차 해소 등 이른바 ‘박근혜 복지예산’을 중점 과제 대상에 올려놨다. 특히 ICL의 경우 약 4000억원을 들여 현재 연 4.9%인 금리를 1% 포인트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가 ‘반값 등록금’ 예산으로 편성한 1조 5000억원 이외에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추가로 올린 4000억원을 ICL 금리 인하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이들 복지예산에 대해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취업활동수당의 경우 취지와 의도는 좋지만 청년 실업 문제를 해소할 근본 처방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재선의원은 “취업활동수당이나 근로장려세제 등은 소득세 파악과 함께 종합적인 대책의 하나로 제시돼야 실효성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자칫 도입 취지와 달리 예산 낭비만 초래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특성화고-전문대-中企 ‘맞춤형 기술인력’ 양성

    특성화고-전문대-中企 ‘맞춤형 기술인력’ 양성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다른 한편에선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를 호소한다. 대학 졸업자는 중소기업을 기피하고, 특성화고마저 대학 진학에 몰입하고 있다. 고졸, 중소기업 근무자를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으로 보는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사회적 왜곡이 개선되기는 힘들다. 그동안 수많은 직업교육이 시행됐지만 정규교육과정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더욱이 단기간에 추진되면서 유야무야돼 시행착오만 되풀이했다. 기술과 학력을 겸비한 중소기업 맞춤형 기술인력 양성 프로젝트가 닻을 올렸다. 내년이면 대학 진학자가 배출되는 등 반환점을 돌게 된다. 정책이 성공하려면 지속성이 필요하다. 기업도 책임감을 갖고 나서야 한다. 직업교육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한 산·학·관의 ‘동행’이 요구된다. 중소기업청이 2009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기술사관 육성 프로그램’은 수요자(중소기업)의 요구를 적극 반영한 정책이다. 특성화고 졸업자는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이론적 지식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주어진 일, 단순한 기계는 잘 다루지만 고장 원인을 찾거나 업무 개선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현행 교육체계에는 이 같은 부족함을 보완하거나 충족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결국 개인의 역량, 노력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기술사관은 ‘이론과 기술’을 겸비한 기술인력 양성을 목표로 한다. 특성화고와 전문대를 연계한 5년제 기술심화형 체계를 통해 진학에 대한 욕구와 체계적인 교육이 가능토록 설계됐다.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육정책과 중기청의 산업정책을 융합해 새로운 교육형태를 창출했다. 협약기업이 교육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졸업 후 채용까지 이어감으로써 실효성을 높였다. 기술사관 육성 프로그램은 지역 특성화고와 전문대를 연계한 15개 사업단이 운영 중이다. 사업단에는 15개 전문대와 33개 특성화고(2011년 5개 전문대·11개 특성화고 추가)에 학생 1391명이 재학 중이다. 1개 전문대에 인접한 1~4개 특성화고를 매치했다. 정부는 기술사관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2015년까지 3800명의 기술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기술사관의 교육과정은 일반 특성화고와 차이가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직무분석과 기업들의 요구를 반영해 특화된 커리큘럼과 교재를 제작했다. 고교과정은 정규 교육외에 방과후 학습과 실습 등 기초와 기능 중심으로 500시간을 소화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기술이론과 심화과정을 교육한다. 기업은 현장 체험과 실습, 연수 등을 주관해 미래 필요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할 수 있다. 필요시 산학겸임교사로 직접 참여해 실무 기술능력을 전수하고 수행평가에도 참여한다. 대학은 취업이 보장된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는 효과가 기대되고, 학생들은 향후 근무하게 될 기업에서 미리 실습을 받으며 적응력을 높일 수 있다. 기술사관이 대학에 진학하면 정부가 등록금의 30~40%를 지원한다. 중기청은 사관들의 개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학과 협약기업이 일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내년 제주관광대학(메카트로닉스학과)에 진학하는 한림공고 기계과 학생(33명)들은 자신감이 넘친다. 한림공고는 2009년 기계과 입학생을 대상으로 학부모 회의에 제도를 설명한 뒤 희망자를 선발해 1개 반을 기술사관으로 전환, 운영했다. 3년이 지난 현재 기술사관이 취득한 자격증이 평균 4개에 달하고, 영어와 수학 등 성적도 학교 내에서 가장 우수하다. 제주도라는 지역적 한계에도 협약기업 10개가 참여하고 있다. 기술사관에 대한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다른 과에서도 전환요청이 많다. 제주사업단의 현창해 제주관광대학 메카트로닉스학과 교수는 “공부도 못하고 자신감도 부족한 학생은 사회적 약자면서도 탈출구가 없었다.”면서 “3년간 교육을 통해 명품 학생을 키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중기청은 현행 5년 과정을 4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기술사관과 교사들이 과다한 교육시간에 고충을 토로하고 기업들도 조기 투입을 요구한다. 이에 따라 방과후 학습을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시키고, 고교에서 미리 학점을 이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법령 개정 등을 거쳐 내년에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현장에서는 첫 졸업생이 배출되는 2014년 취업률을 주목하고 있다. 사업단이 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등 유인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경제위기에도 끄떡 않는 ‘65세 봉급자’

    경제위기에도 끄떡 않는 ‘65세 봉급자’

    일본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고령자의 연금문제가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노령화와 저출산으로 연금을 타는 인구수는 많아지는 반면 이들을 먹여 살릴 젊은 세대들은 점차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인 세대는 청년실업에 시달리고 있는 젊은 세대들에 비해서는 비교적 안정된 미래의 삶을 보장받고 있는 편이다. 고령자들은 연금을 비롯해 건강보험, 개호(노인요양서비스)보험, 고령자의료제도, 생활보호제도 등으로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받는다. 사회보장제도가 고령자에 편중되어 있는 셈이다. 반면 10%에 달하는 청년 실업률은 좀처럼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등 젊은이들의 냉혹한 ‘취업 빙하기’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일본에서 만 65세 이상 인구는 지난해보다 24만명이 늘어난 2980만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총인구 1억 2788만명 중 고령화 비율이 23.3%로 지난해보다 0.2% 포인트 증가했다. 고령자 수와 고령화율 모두 집계를 시작한 1950년 이후 사상 최고치였다. 일본의 고령자 인구는 ‘단카이 세대’로 불리는 일본의 베이비부머(1947~1949년) 세대가 65세 이상이 되는 2015년쯤에는 30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2025년이 되면 세 사람 중 한 사람이 고령자가 된다. ●올해 고령자수 3000만명 육박 고령자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연금이나 의료비를 젊은 세대에게 의존해야 하는 구조가 됐다. 현행 연금 추이라면 현재 60세 이상은 일생 동안 자신이 부담하는 금액보다 6500만엔(약 9억 6000만원)이나 많은 연금과 의료비를 받는다. 반면 현재 10세 이하의 사람들은 고령 인구를 지원하기 위해 일생동안 5200만엔(약 7억 6800만원)을 부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젊은이는 가난하고 노인만 부자인 일본이라는 한탄이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고령자는 연령이 많아질수록 비취업자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기는 하지만 상당수가 60세가 넘어서도 여전히 자영업자 또는 근로자로 일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오랫동안 기업의 정년연령이 55세로 정해져 있었으나 1970년대부터 1980년대 초까지 점차 높아졌다. 1985년에 ‘고연령자고용안정법’의 개정으로 60세 이하의 정년이 금지됐다. 2006년에는 65세까지 계속고용을 기업의 의무사항으로 규정했다. 기업은 이를 위해 ▲정년연장 ▲계속고용제도 도입 ▲정년제도 폐지 중 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런 조치로 인해 정년도달예정자 가운데 정년퇴직자의 비율은 법 시행 직전인 2005년의 51.6%에서 2006년 이후에는 20%대로 감소했다. 계속고용예정자는 70% 이상의 높은 수준으로 대폭 증가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버블붕괴 때와 같은 급격한 고령자실업률 증가는 나타나지 않았다. ●고령 취업자 수 > 청년 취업자 수 결국 고령자 고용연장 조치 이후 2008년부터 60~64세 취업자수가 20~24세 취업자수를 추월했고, 2010년 고령자 취업자수는 564만명으로 청년 취업자수(420만명)를 크게 능가했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청년 신규인력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얼어붙으면서 젊은이들의 ‘취업 빙하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청년 실업난은 좀처럼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기업들이 신규 인력 채용을 줄이면서 청년층은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를 할 수밖에 없는 냉혹한 현실에 처해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알바’·파트타임 생활 15~34세 178만명

    ‘알바’·파트타임 생활 15~34세 178만명

    일본의 청년실업 문제는 독특한 취업구조가 주원인이지만 정부의 한 발 늦은 청년실업 대책 등으로 좀처럼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전체 실업률은 최근 몇 년 동안 5%를 유지하고 있다.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15∼24세가 9.8%, 25∼34세가 7.3%로 전체 실업률보다 높다. 지난 2003년부터 15∼34세의 통계로 잡히는 실업자 수는 64만명이다. 프리터(자유와 아르바이터를 합성한 일본의 신조어로 15∼34세의 남녀 중 아르바이트나 파트타임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들)는 지난 2003년 217만명으로 최고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178만명으로 조사됐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기업이 청년들을 채용해 교육,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국가는 개입을 최소화했다. 특히 대학생들은 졸업하자마자 바로 취직해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기업마다 고용규모를 줄이다 보니 청년 실업이 늘고 있다. 젊은층의 비정규직 유입도 빨라지고 있다.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9년 25∼34세의 비정규직 일자리는 전체의 16%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25.7%로 늘어났다. 또 전체 노동자의 25%가 연소득 200만엔(약 2930만원) 이하다. 일본에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갈 수 있는 기본적인 연소득인 350만∼400만엔에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 차원의 직업교육 부재도 청년실업의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일본 정부는 청년실업대책으로 ▲대학이나 고교 재학 중 직업교육과 실습(체험고용) ▲신규졸업자 및 기존졸업자 취업지원 ▲프리터의 정규직화 촉진 ▲무직자의 직업적 자립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구직자와 사업주에 대한 장려금 등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하여 운영하고 있지만 경제불황으로 인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우치노 와타루 일본생산성본부 노사관계실 실장은 “34세가 넘으면 안정된 일자리를 갖고 가정을 이뤄야 하는데 현재 젊은이들이 비정규직 등에서 일하는 비중이 높아 저출산 등의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jrlee@seoul.co.kr
  • [중앙부처 국정현안 중간점검] (15) 지식경제부

    지식경제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권 말기에 정부와 기업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경부의 대표적인 정책인 알뜰주유소, 동반성장 정책 등이 재계의 반발에 부딪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30년 만에 한해 두 차례 전기료를 올리는 극약처방으로 전력수급 안정화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올겨울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근본적인 전력수급 대책 없어 올겨울 정전대란을 막기 위해 정부가 발표한 전력수급 대책은 그야말로 낙제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 대책은 소비를 줄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민과 기업들에 전기가 모자라니까 아껴 쓰라는 것이다. 또 올해만 두 차례 전기료 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도 그만큼 올겨울 전력수급이 쉽지 않음을 방증한다. 정부는 지난 5일 겨울철 오후 5~7시 모든 서비스업소의 옥외 네온사인 조명 사용 제한, 에너지·전력 다소비 건물의 실내 평균온도 20도 이하 제한, 전력피크 타임 때 의무적으로 전력소비 10% 감축 등을 골자로 한 겨울철 에너지 사용 제한 조치를 내놨다. 하지만 쥐어짜기식 절약으로 위기를 넘기기보다 정확한 전력수급계획에 따라 국민이 안심하고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멈춰버린 알뜰주유소 최중경 전 장관이 밀어붙였던 알뜰주유소도 정유업계의 반발로 멈춰 섰다. 알뜰주유소란 석유공사와 농협이 정유사에서 공동구매로 기름을 저렴하게 사들인 뒤 일반 주유소보다 ℓ당 50~100원 싸게 파는 주유소를 말한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그정도 가격으로 기름을 공급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석유공사 등이 지난달 15일 실시한 1차 입찰이 유찰된 데 이어 지난 8일 재공고 입찰에도 낙찰자가 나오지 않았다. 또 홍석우 장관은 일본 등 해외에서 휘발유를 들여와 싼 값에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환경문제 등으로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정부가 연내에 선보이겠다던 알뜰주유소는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관측이다. ● 세계 8번째 무역액 1조달러 달성 동반성장위원회가 3차 중소기업적합업종을 발표하면서 마무리 국면에 들어갔다.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홍 장관이 취임하면서 동반위와의 관계가 좋아졌다. 홍 장관과 정운찬 위원장은 두 차례에 걸쳐 면담하면서 동반성장에 대한 필요성을 공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익공유제 등에서 동반위는 기업과 정치권에 굴복하고 3차 선정에서도 민감했던 데스크톱 PC 등은 적합품목에서 빠졌다. 하지만 성과도 있었다. 어찌 보면 생소했던 ‘동반성장’ ‘상생경영’이 사회에 화두로 떠올랐으며 대기업들도 협력 중소기업들과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로 변했다. 또 동반성장 주간 등을 선포하면서 대기업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이끌어 냈다. 세계에서 8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다. 물론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그간 우리나라의 저력이 모여서 이뤄낸 결과물이지만 지난 12일 무역의 날 기념식을 열면서 우리는 새로운 무역강국임을 전 세계에 알렸다. 또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 지원을 통한 청년실업 해소와 이제 첫삽을 뜬 QWL(Quality of Working Life) 밸리 사업도 산업단지 현대화를 위해 계속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다. 지난달 17일 ‘무역 1조 달러 시대 행정, 무역 2조 달러 시대를 위한 정책’이란 기치를 내세우며 순항을 시작한 홍석우 호(號)가 산적한 현안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지켜볼 일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회색 도시, 色을 입다

    회색 도시, 色을 입다

    서울 중랑구 망우본동 버스정류장을 지나다 보면 야외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느낌이 든다고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포레스트 검프’(톰 행크스 분)의 대사가 담장벽화에 고스란히 담겼기 때문이다. ‘신발을 보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대요. 어디를 가는지 어디에 갔었는지요.’라는 글귀가 행인의 발길을 붙잡는다. ●미술 전공 강천식씨 등 친근한 영화 주제로 그려 미술을 전공한 강천식(41)·박종호(35)·김현승(32)씨가 마을담장 벽화 만들기 일환으로 그린 작품이다. 이들은 지난 3~6월 망우본동 버스정류장(24.8m), 지하철 7호선 사가정역(13m), 중화1동 연립주택(50m) 등 5곳의 낡은 담장에 영화 이야기를 주제로 벽화를 그렸다. 길이는 1.7㎞에 이른다. “집 앞 골목에 학생들이 다니면서 낙서를 너무 많이 해 지저분했어요. 민원을 넣어 페인트칠도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그런데 담장벽화를 그렸더니 낙서하는 일이 사라졌어요.” 권영순(33·중화동)씨는 흐뭇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그곳엔 애니메이션 ‘치킨 런’의 주인공들이 위트 넘치게 덧칠됐다. 칙칙하고 차갑기만 한 회색빛 도시가 이야기 담긴 미술관으로 변신한 셈이다. ●공공디자인 우수상·온라인 심사 최우수상 수상 담장벽화사업은 청년실업자의 일자리(일당 9만원)를 창출하고 도시미관을 아름답게 바꾸는 일석이조 효과를 본다. 박종호씨는 “평소 화실에서 작업을 같이 하는 동료들과 보름 간격으로 벽화에 매달렸다.”며 “길 지나던 주민들이 응원해줘 힘든 줄 몰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슈퍼맨, 아이스에이지, 트루먼쇼 등 사람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그려주니까 쉽게 이해하고 애착을 갖는 것 같다.”며 주민들에게 화답했다. 비 오는 날만 빼고 땡볕에 페인트 냄새, 아크릴 물감과 씨름한 노고도 달콤한 열매를 맺었다. 구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한 대한민국공공디자인대상에서 실현부문 우수상, 대국민 온라인투표 심사에서 최우수상을 꿰찼다. 문병권 구청장은 “앞으로도 지역특성에 맞는 공공디자인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아름다운 마을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열린세상] 또 다른 사회투자, 기부/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또 다른 사회투자, 기부/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한해를 마감하는 마지막 달의 첫날을 맞이했다. 길고 추운 겨울의 시작이기도 하다. 해마다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모금과 기부가 이어져 온 달이기도 하다. 사실 기부가 연말에만 집중되는 그런 문화는 차츰 사라지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지난 9월 교통사고로 사망한 중국음식점 배달원 김우수씨. 고시원 쪽방살이를 하면서 매달 불우한 어린이에 대한 후원을 끊지 않았던 그의 미담은 사회 전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기부가 일부 부유층에서 사회에 대한 의무로 행해지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도 실천해야 할 덕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얼마 전 통계청에서 처음으로 우리의 나눔문화를 조사, 발표한 바 있다. 13세 이상 3만 8000명을 조사한 결과 최근 1년 동안 기부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36.4%였다. 물품보다 현금(34.8%)을 주로 기부하였다. 현금 기부자의 평균 기부 횟수는 6.1회, 1인당 평균 기부금액은 16만 7000원이었다. 기부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기부를 하지 않은 이유로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62.6%였으나 현금 기부의 비중과 평균 횟수가 2009년에 비해 증가하였다는 것으로 보아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기부문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민간부문에서 기부는 크게 개인 기부와 기업 기부로 구분될 수 있다. 개인의 기부는 기부자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의해 이루어지는 반면, 기업의 기부는 기부를 결정하는 경영자와 주주 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의사 결정이 영향을 받게 되는 차이점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기업 기부가 민간 기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2000년대 와서는 개인 기부와 기업 기부의 비중이 거의 비슷해졌고, 이제는 개인 기부의 비중이 기업 기부의 비중을 초과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2008년도 기준 우리나라의 기부총액은 8조 9100억원이며, 이 중 개인이 5조 5300억원으로 62.1%, 법인이 3조 3800억원으로 37.9%를 차지하고 있다. 2009년도에는 기부총액이 9조 6000억원 정도로 증가하였다. 기부총액이 이 정도이면 기부금액이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나 될까? 국가별 GDP 대비 기부총액 비율을 보면 한국의 경우 약 0.85%다. 가장 많은 비율을 보이는 미국은 2.2%다. 정부의 사회복지지출이 GDP 대비 8.3% 정도인 것을 감안한다면, 개인 기부이건 기업 기부이건 민간 부문의 기부는 정부를 대신하여 복지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얼마 전 여당이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추진한 기업과 정부의 매칭 펀드 조성이라든가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민·관 ‘모태펀드’는 그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과 같은 공공부문이 한 축을 이루고 민간 부문의 기업과 투자자가 다른 한 축을 이루어 기부 형태의 투자가 수익을 창출, 점차 지원대상을 확장시켜 나가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기부는 민간 기부의 취약성인 지속성과 안정성을 보완해 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부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기부 형태가 개발될 필요가 있다. 공익신탁제란 것이 있다. 일정금액(50%)을 기부하는 조건으로 재산을 신탁하는 제도로, 자손에게는 연금형식으로 일정액을 제공한다. 또한 기부자조언기금은 기부금을 출연하는 기부자나 재단, 또는 출연자가 추천한 자문가를 통해 기부금 사용에 대해 참여 권한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는 부유층의 기부를 촉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설립이 용이한 기부수단이라 할 수 있다. 내년부터 이러한 기부연금제의 도입과 공익신탁법의 제정을 추진한다고 하니 참 반갑다. 기부금을 모금하는 기관의 투명성 제고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이다. 모금기관의 정보 공개와 기관 평가를 통해 기관 간의 경쟁력을 높이고 차등화된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올 겨울엔 유례 없는 혹독한 추위가 찾아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보다 진화된 ‘나눔’을 통해 마음의 온기로 세밑을 견뎌낼 수 있길 소망해 본다.
  • 취업난에… 2030세대 ‘평생학습’ 급증

    성인 10명 가운데 4명은 대학·대학원이나 학원·평생교육기관 등에서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취업난과 고용불안을 반영하듯 젊은 층이 직업 관련 교육을 받는 시간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2일 한국교육개발원에 의뢰해 전국의 만 25~64세 성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평생학습 실태를 조사한 결과 참여율은 32.4%로 지난해보다 1.9% 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인 40.2%(2007년 기준)에는 못 미쳤다. 평생학습에는 경제 불황이 영향을 미쳤다. 학력과 무관한 자기계발·자격증 등을 따는 비형식 교육 참여율은 16.0%로 지난해보다 0.9% 포인트가 증가했다. 스포츠 강좌가 36.1%, 직무능력향상이 20.1%, 외국어 자격증이 13.4%다. 비형식 교육 참여시간도 122시간으로 지난해보다 43시간이나 늘어 OECD 평균 58.4시간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특히 극심한 청년실업 탓인 듯 25~34세의 비형식 교육 참여율이 23.6%로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상대적으로 취업이 어려운 여성 참여율이 16.9%로 남성 15.1%보다 높아 눈에 띄었다. 취업을 못한 대졸자들은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향도 뚜렷했다. 취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가 모두 대학에 다니는 비율이 각각 36.4%, 46.8%로 다른 학교급에 비해 높았지만, 실업자는 대학원에 다니는 비율이 40.2%나 됐다. 등록금은 여전히 비쌌다. 졸업장·학위를 받는 형식교육 1인당 평균 연간교육비는 501만원이었지만 대학과 대학원 재학생이 많은 25~34세의 1인당 연간교육비는 566만원으로 전 계층 가운데 최고였다. 지난해에 비해 84만원이 증가한 금액이다. 학력별로도 대졸 이상 학력자의 연간교육비는 554만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214만원 많아졌다. 교육개발원 측은 “교육비에는 등록금뿐 아니라 교재비·실험비 등도 모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평생교육 유형별로는 형식교육 참여율이 4.2%, 비형식교육 참여율이 30.1%였다. 평생교육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로 78.9%(복수응답)가 ‘시간 부족’(가족 부양 책임 때문), 42.8%가 ‘가까운 거리에 교육기관이 없어서’, 26.3%가 ‘근무시간과 겹쳐서’를 꼽았다. 평생교육기관은 3591개로 지난해보다 378개(11.7%), 프로그램은 18만 2844개로 2만 2955개(14.1%)가 증가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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