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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儒林(63)-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조광조는 천천히 그 내용을 읽어 보았다. “나으리,나으리의 재능은 족히 한 시대를 경제(經濟)할 수 있을 것입니다.하오나 그것은 반드시 주상의 마음을 얻은 후에야만 가능할 것입니다.” 기록에 의하면 갖바치의 마지막 편지는 조광조의 운명을 암시하고 있다고 하였는데,그 내용은 다음과 같이 이어지고 있다. “나으리께오서는 반드시 주상의 마음을 얻어 하늘에서부터 새는 비를 우산으로 막아야만 태평천하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하오나 주상께오서는 지금 명성 때문에 나으리를 쓰시지만 실제로는 나으리를 잘 모르고 계실 것입니다.만일 나으리와 주상 사이에 소인이 끼어든다면 나으리께오서는 화를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갖바치의 문장은 정곡을 찌르고 있었다.조광조 역시 중종의 유약한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갖바치의 말대로 지금 주상은 필요성 때문에 자신을 쓰지만 언젠가는 변심하여 내칠지도 모른다. 소인(小人).이는 유교에서 군자(君子)와 대비되는 사람으로 ‘학문이 깊고,덕이 높고,행실이 바른 사람’을 군자라고 일컫고 있으며,이에 비하면 소인은 ‘학문이 얕고 이익을 좇아 함부로 날뛰는 소인배’를 뜻하는 것이다.논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공자의 가르침은 ‘군자의 학문’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사람들이 훌륭한 군자가 될 것을 열심히 설교하고 있으며,공자는 군자와 소인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군자는 의로움에 밝고 소인은 이로움에 밝다.(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군자는 편안함에서 교만하지 않고,소인은 교만하면서 편안하지 못하다.(君子泰而不驕 小人驕而不泰)” 조광조 역시 갖바치의 충고대로 평소 소인의 음모를 경계하고 있었다.그는 평소 중종에게 왕으로서 군자와 소인을 구별하는 안목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일임을 강조하면서 이 세상에 음과 양,낮과 밤이 있는 것처럼 조정에서는 군자와 소인이 섞여있을 수밖에 없어 이들을 구별하는 것은 오직 군주 자신의 판단력 밖에 없다고 역설하였던 것이다. “군자와 소인은 구별하기 매우 어려운 것입니다.대감이 논하고 재상이 개진하는 바에 따라 그 사람이 현명한지,안한지에 대해서는 알 수 있지만 그래도 군자와 소인을 구별하는 것은 어렵습니다.옛날에는 임금이 신하들 접하기를 마치 아비와 형이 자식과 동생을 대하는 것처럼 하여 생각하는 바를 모두 토로하게 하였기 때문에 임금은 그들이 행하는 것을 보고 그 말 하는 것을 들으며 그 사람의 깊이 숨어 있는 뜻을 알 수 있었습니다.…(중략)… 비록 현명하지 못한 사람일지라도 왕을 가까이 모실 때에는 착한 말 하는 척하며,언사를 꾸며서 아뢰므로 그 사람의 참모습을 알아내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그러므로 후세에 와서는 사람을 알아보기가 어렵게 되었으므로 임금 된 사람은 한층 더 깊이 유념해야 합니다.” 그때 조광조는 갖바치가 남기고간 문서의 내용을 다 읽어 보고 그것을 수표교 위에서 찢어버렸다.찢어진 종이 조각은 모래톱 위에서 빨래를 하고 있는 아낙네를 지나 청계천의 맑은 개울물을 따라 흘러가 버렸던 것이다. 그것이 벌써 1년여 전. 그 일년 동안 조광조는 얼마나 갖바치에 대해 수소문하였던가.머리를 깎고 스님이 되어 산속으로 들어갔다는 소문이 있었는가 하면 사물놀이패 각설이를 따라서 전국을 떠돈다는 뜬소문이 있었던 것이다.그런데. 조광조는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갖바치의 모습을 쳐다보며 생각하였다. 바로 그 갖바치가 1년 만에 제 발로 나타난 것이었다.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조광조가 죄인이 되어 유배 길에 올랐다는 소문을 듣고 한양에서부터 줄달음질쳐서 좇아온 것이었다. “이제 와서 생각하니 그대의 말이 정확하였네,그려.” 조광조는 탄식하여 웃으며 말하였다. “나와 주상 사이에 소인이 끼어든다면 화를 면할 수 없다던 그대의 참위가 오늘날 그대로 들어맞았네,그려.”˝
  • 마곡지구 30만평 IT단지로

    서울의 마지막 미개발지인 강서구 마곡지구가 정보기술(IT) 등 첨단산업단지로 개발된다.외국인 집단 거주촌인 ‘잉글리시 타운’도 이곳에 들어설 예정이다.‘동북아 하루 생활권’을 구축하기 위해 김포공항에 단거리 국제노선이 추가로 추진된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으로 20년 앞을 내다보는 기본 골격을 담은 ‘2020 서울도시기본계획안’을 확정,건설교통부 등 관계부처에 승인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도시기본계획안은 건교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승인되면 시의 토지·환경·교통·문화 등 각종 정책을 포괄하는 잣대 역할을 하게 된다.이번 계획안은 동북아 중심 거점도시로 성장하려는 시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2006년 1월 개발제한이 풀리는 마곡지구에는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와 연계해 30만평 규모로 IT 등 첨단산업단지가 들어선다.시는 오는 2006년 1월까지 마곡지구의 세부적인 개발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토지 소유주들의 무분별한 난개발이 우려됨에 따라 시정개발연구원에 개발계획에 관한 용역을 맡긴 상태다. 이곳에 LA의 ‘코리아 타운’이나 서초동의 ‘프랑스인 마을’처럼 영어권 외국인들이 모여 사는 10만평 규모의 ‘잉글리시 타운’도 조성된다.외국인 마을은 모든 의사소통이 영어로 이뤄져 내국인들도 영어를 체험할 수 있다.또 동남권의 미개발지인 문정지구는 청계천 상가 이주단지를 포함해 유통·비즈니스단지가 들어선다. 김포∼하네다 노선을 운영 중인 김포공항은 동북아 물류·유통의 거점도시 전략에 따라 베이징 등 국제선을 추가한다.시는 비행시간 2시간 이내의 단거리 국제선 이용객에게 인천공항은 이동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고 판단해 베이징·상하이·홍콩 등 동북아 주요 도시들을 연결하는 국제노선을 신설하기로 하고 건교부와 협의 중이다.고속철도 개통으로 국내선 항공 수요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돼 공항운영을 위해서라도 김포공항의 국제선 유치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 지하철 12호선까지 완공돼도 노선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신림·난곡,미아·삼양,목동·신월,은평·신촌 지역 등 6곳에 경전철 등 신교통수단을 연결할 계획이다. 부도심으로 개발되는 용산 미군기지 일대는 고속철 중앙역사인 용산역을 중심으로 국제업무단지가 조성된다. 서울 특화산업도 육성한다.지하철 2호선을 따라 도심권·영등포권·서초권·성동권 등 산업단지를 잇는 ‘산업 그린라인’을 조성해 금융과 문화,멀티미디어,패션 등을 이들 지역에 집중 배치할 계획이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儒林(63)-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儒林(63)-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조광조는 천천히 그 내용을 읽어 보았다. “나으리,나으리의 재능은 족히 한 시대를 경제(經濟)할 수 있을 것입니다.하오나 그것은 반드시 주상의 마음을 얻은 후에야만 가능할 것입니다.” 기록에 의하면 갖바치의 마지막 편지는 조광조의 운명을 암시하고 있다고 하였는데,그 내용은 다음과 같이 이어지고 있다. “나으리께오서는 반드시 주상의 마음을 얻어 하늘에서부터 새는 비를 우산으로 막아야만 태평천하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하오나 주상께오서는 지금 명성 때문에 나으리를 쓰시지만 실제로는 나으리를 잘 모르고 계실 것입니다.만일 나으리와 주상 사이에 소인이 끼어든다면 나으리께오서는 화를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갖바치의 문장은 정곡을 찌르고 있었다.조광조 역시 중종의 유약한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갖바치의 말대로 지금 주상은 필요성 때문에 자신을 쓰지만 언젠가는 변심하여 내칠지도 모른다. 소인(小人).이는 유교에서 군자(君子)와 대비되는 사람으로 ‘학문이 깊고,덕이 높고,행실이 바른 사람’을 군자라고 일컫고 있으며,이에 비하면 소인은 ‘학문이 얕고 이익을 좇아 함부로 날뛰는 소인배’를 뜻하는 것이다.논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공자의 가르침은 ‘군자의 학문’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사람들이 훌륭한 군자가 될 것을 열심히 설교하고 있으며,공자는 군자와 소인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군자는 의로움에 밝고 소인은 이로움에 밝다.(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군자는 편안함에서 교만하지 않고,소인은 교만하면서 편안하지 못하다.(君子泰而不驕 小人驕而不泰)” 조광조 역시 갖바치의 충고대로 평소 소인의 음모를 경계하고 있었다.그는 평소 중종에게 왕으로서 군자와 소인을 구별하는 안목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일임을 강조하면서 이 세상에 음과 양,낮과 밤이 있는 것처럼 조정에서는 군자와 소인이 섞여있을 수밖에 없어 이들을 구별하는 것은 오직 군주 자신의 판단력 밖에 없다고 역설하였던 것이다. “군자와 소인은 구별하기 매우 어려운 것입니다.대감이 논하고 재상이 개진하는 바에 따라 그 사람이 현명한지,안한지에 대해서는 알 수 있지만 그래도 군자와 소인을 구별하는 것은 어렵습니다.옛날에는 임금이 신하들 접하기를 마치 아비와 형이 자식과 동생을 대하는 것처럼 하여 생각하는 바를 모두 토로하게 하였기 때문에 임금은 그들이 행하는 것을 보고 그 말 하는 것을 들으며 그 사람의 깊이 숨어 있는 뜻을 알 수 있었습니다.…(중략)… 비록 현명하지 못한 사람일지라도 왕을 가까이 모실 때에는 착한 말 하는 척하며,언사를 꾸며서 아뢰므로 그 사람의 참모습을 알아내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그러므로 후세에 와서는 사람을 알아보기가 어렵게 되었으므로 임금 된 사람은 한층 더 깊이 유념해야 합니다.” 그때 조광조는 갖바치가 남기고간 문서의 내용을 다 읽어 보고 그것을 수표교 위에서 찢어버렸다.찢어진 종이 조각은 모래톱 위에서 빨래를 하고 있는 아낙네를 지나 청계천의 맑은 개울물을 따라 흘러가 버렸던 것이다. 그것이 벌써 1년여 전. 그 일년 동안 조광조는 얼마나 갖바치에 대해 수소문하였던가.머리를 깎고 스님이 되어 산속으로 들어갔다는 소문이 있었는가 하면 사물놀이패 각설이를 따라서 전국을 떠돈다는 뜬소문이 있었던 것이다.그런데. 조광조는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갖바치의 모습을 쳐다보며 생각하였다. 바로 그 갖바치가 1년 만에 제 발로 나타난 것이었다.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조광조가 죄인이 되어 유배 길에 올랐다는 소문을 듣고 한양에서부터 줄달음질쳐서 좇아온 것이었다. “이제 와서 생각하니 그대의 말이 정확하였네,그려.” 조광조는 탄식하여 웃으며 말하였다. “나와 주상 사이에 소인이 끼어든다면 화를 면할 수 없다던 그대의 참위가 오늘날 그대로 들어맞았네,그려.”
  • 儒林(62)-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이러한 조광조의 속마음을 눈치 챈 갖바치는 웃으며 다음과 같이 말하곤 하였다. “나으리,옛말에 야서지혼(野鼠之婚)이라 하였습니다.이는 들쥐에게는 들쥐가 가장 어울리는 배필이라는 뜻으로 쇤네는 들쥐이나이다.하오니 들쥐를 집쥐로 만들려 하지 마옵소서.만약에 나으리께오서 쇤네를 집쥐로 만들려 하신다면 쇤네는 당장에라도 들판으로 도망쳐 나갈 것이나이다.” 그러나 조광조는 어떻게 해서든 관직에 등용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그런데 마침 좋은 기회가 찾아온 것이었다.그 무렵 조광조는 홍문관의 부제학이었는데,마침 홍문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도적(圖籍)들을 관리하는 전적(典籍)에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게 된 것이었다.비록 정6품의 초급관리였으나 갖바치를 전적에 임명할 수 있다면 그를 수하에 두고 있으면서 그가 가진 재능을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었다.뛸 듯이 기뻐한 조광조가 수표교로 찾아갔을 때는 그러나 피전은 굳게 문이 닫혀 있었다. 한참을 문을 두드리다가 그냥 발길을 돌리려던 조광조는 옆에 자리잡고 있던 싸전을 찾아가 주인에게 물어 말하였다. “옆집의 갖바치가 어디 몸이라도 아파서 문을 닫았소이까.” 싸전 주인은 흘깃 조광조를 쳐다보았다.그는 평소에 조광조가 피전에 자주 들르던 손님인줄은 알고 있었으나 조광조가 어떤 인물인줄은 몰랐으므로 퉁명스럽게 대답하였다. “몸이 아픈 것이 아니라 아예 문을 닫았소이다.” “문을 닫다니요.” “피장일을 그만두고 가게 문을 닫았다는 것이외다.” “하오면.” 조광조가 물었다. “어디로 간다하더이까.” “그것을 내가 어찌 알겠소이까.하루아침에 간다온다 말도 없이 사라져 버렸으니.벌써 가게 문을 닫은 지 달포가 넘었소이다.” 조광조는 심히 난처하였다.그렇지 않아도 들쥐는 때가 되면 들판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하였으므로 갖바치는 자신의 말대로 벌판으로 사라져 버린 것일까. 하는 수 없이 조광조가 그냥 발길을 돌리려는데 깜빡 잊고 있었다는 듯 싸전 주인이 조광조의 등 뒤에서 소리쳐 말하였다. “나으리께오서는 혹시 조 대감이 아니시나이까.” “그렇네.” 조광조가 대답하자 비로소 공손하게 허리를 굽혀 예를 표하면서 싸전 주인이 말하였다. “달포 전 가게 문을 닫기 전날 밤 갖바치가 쇤네에게 종이 한 장을 주면서 이렇게 말하였나이다.행여 조 대감이란 분이 가게에 들러 자신을 찾거들랑 전해 달라고 하면서 문서 한 장을 맡기고 떠났나이다.하오니 잠깐만 기다려 주시옵소서.” 조광조는 청계천이 흐르는 수표교 위에 서 있었다.맑은 물이 흐르는 다리 아래로는 아낙네들이 빨래를 하고 있었고,시전이 열리고 있었으므로 마침 시장거리에는 물건을 사러 온 성민들이 한가득 하였다.원래 마전들이 많아서 마전교라 불리던 수표교는 청계천으로 흐르는 개천의 수위를 측정하기 위해서 수표를 세운 데서 비롯된 이름이었는데,정월대보름날이면 백성들이 밤을 새워 즐겨하였던 답교놀이와 연날리기로 도성 안에서 가장 인파로 붐비던 번화한 곳이었던 것이다. 그때였다.싸전 주인이 종이 한 장을 들고 나타났다.남이 함부로 볼 수 없도록 밀봉되어 있는 문서였다.봉지를 뜯고 보니 안에서 한 장의 종이가 나왔다.종이 위에는 분명히 낯익은 갖바치의 글씨가 적혀 있었다.˝
  • 儒林(62)-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儒林(62)-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이러한 조광조의 속마음을 눈치 챈 갖바치는 웃으며 다음과 같이 말하곤 하였다. “나으리,옛말에 야서지혼(野鼠之婚)이라 하였습니다.이는 들쥐에게는 들쥐가 가장 어울리는 배필이라는 뜻으로 쇤네는 들쥐이나이다.하오니 들쥐를 집쥐로 만들려 하지 마옵소서.만약에 나으리께오서 쇤네를 집쥐로 만들려 하신다면 쇤네는 당장에라도 들판으로 도망쳐 나갈 것이나이다.” 그러나 조광조는 어떻게 해서든 관직에 등용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그런데 마침 좋은 기회가 찾아온 것이었다.그 무렵 조광조는 홍문관의 부제학이었는데,마침 홍문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도적(圖籍)들을 관리하는 전적(典籍)에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게 된 것이었다.비록 정6품의 초급관리였으나 갖바치를 전적에 임명할 수 있다면 그를 수하에 두고 있으면서 그가 가진 재능을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었다.뛸 듯이 기뻐한 조광조가 수표교로 찾아갔을 때는 그러나 피전은 굳게 문이 닫혀 있었다. 한참을 문을 두드리다가 그냥 발길을 돌리려던 조광조는 옆에 자리잡고 있던 싸전을 찾아가 주인에게 물어 말하였다. “옆집의 갖바치가 어디 몸이라도 아파서 문을 닫았소이까.” 싸전 주인은 흘깃 조광조를 쳐다보았다.그는 평소에 조광조가 피전에 자주 들르던 손님인줄은 알고 있었으나 조광조가 어떤 인물인줄은 몰랐으므로 퉁명스럽게 대답하였다. “몸이 아픈 것이 아니라 아예 문을 닫았소이다.” “문을 닫다니요.” “피장일을 그만두고 가게 문을 닫았다는 것이외다.” “하오면.” 조광조가 물었다. “어디로 간다하더이까.” “그것을 내가 어찌 알겠소이까.하루아침에 간다온다 말도 없이 사라져 버렸으니.벌써 가게 문을 닫은 지 달포가 넘었소이다.” 조광조는 심히 난처하였다.그렇지 않아도 들쥐는 때가 되면 들판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하였으므로 갖바치는 자신의 말대로 벌판으로 사라져 버린 것일까. 하는 수 없이 조광조가 그냥 발길을 돌리려는데 깜빡 잊고 있었다는 듯 싸전 주인이 조광조의 등 뒤에서 소리쳐 말하였다. “나으리께오서는 혹시 조 대감이 아니시나이까.” “그렇네.” 조광조가 대답하자 비로소 공손하게 허리를 굽혀 예를 표하면서 싸전 주인이 말하였다. “달포 전 가게 문을 닫기 전날 밤 갖바치가 쇤네에게 종이 한 장을 주면서 이렇게 말하였나이다.행여 조 대감이란 분이 가게에 들러 자신을 찾거들랑 전해 달라고 하면서 문서 한 장을 맡기고 떠났나이다.하오니 잠깐만 기다려 주시옵소서.” 조광조는 청계천이 흐르는 수표교 위에 서 있었다.맑은 물이 흐르는 다리 아래로는 아낙네들이 빨래를 하고 있었고,시전이 열리고 있었으므로 마침 시장거리에는 물건을 사러 온 성민들이 한가득 하였다.원래 마전들이 많아서 마전교라 불리던 수표교는 청계천으로 흐르는 개천의 수위를 측정하기 위해서 수표를 세운 데서 비롯된 이름이었는데,정월대보름날이면 백성들이 밤을 새워 즐겨하였던 답교놀이와 연날리기로 도성 안에서 가장 인파로 붐비던 번화한 곳이었던 것이다. 그때였다.싸전 주인이 종이 한 장을 들고 나타났다.남이 함부로 볼 수 없도록 밀봉되어 있는 문서였다.봉지를 뜯고 보니 안에서 한 장의 종이가 나왔다.종이 위에는 분명히 낯익은 갖바치의 글씨가 적혀 있었다.
  • 말말말˙˙˙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청계천 일대를 시인 공원으로 조성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만약 청와대가 이전할 경우 권력의 상징이었던 그곳의 뒷산에 시인공원을 건립하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신임 한국시인협회 김종해 회장,시인공원 조성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 [나의 창업노트](2)권구완 ‘챠밍덴트칼라’ 사장

    중년에 제2의 직업을 찾아 창업에 연착륙한 이들의 공통점은 다시 실패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는 점이다. 보험회사 영업소장에서 차량 복원수리 1급 기술자로 변신한 권구완(權九完·39)씨도 예외가 아니다. ●창업비용, 임대료 포함 850만원 29일 서울 강동구 길동사거리 부근의 자동차 복원수리 전문점 ‘챠밍덴트칼라’.점포의 전면은 셀프 세차장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보면 300평쯤 되는 마당에 세차장,경정비점,복원수리(덴트컬러) 전문점이 입주해 있다.넓은 공간이 필요없는 복원수리 전문점은 10평 규모다.‘덴트컬러’는 자동차 범퍼 등이 가벼운 추돌사고로 찌그러지거나 외장에 흠집이 생겼을 때 이를 감쪽같이 복원한 뒤 부분 도색으로 상처를 감추는 기술이다. 지난해 3월 이곳에 복원수리점을 낸 권씨는 자신보다 나이가 더 들어보이는 견습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중형차 수리에 여념이 없다.갈색의 운전자 문짝이 못같은 물건으로 20㎝ 이상 그어졌다.사포를 몇차례 바꿔가며 흠집 부위를 기술적으로 간 뒤 흠집 부위를 다듬고 페인트를 뿌렸다.그는 페인트가 마른 후에 2차 작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점포를 차린 지 1년 밖에 안됐지만 복원수리 경력은 6년째.이 분야의 A급 기술자다.차량 한 대의 수리비는 10만∼40만원선이다.하루 평균 견적문의는 5건 정도.이 중 2∼3건의 수리를 예약받는다.작업은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정교함을 살리기 위해 하루 한 대만 한다.그러고도 한 달 수입은 300만∼700만원이 된다.네식구가 먹고 사는데 문제가 없을 정도다. 창업비용은 10평 점포의 임대료(보증금없이) 월 50만원에 광택기 등 기기와 공구 구입비 800만원이 들었다.고정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은 점포 월세 이외에 페인트 등 약품구입비 월 10만원 뿐이다. ●나만의 기술개발이 생명 권씨의 전직은 뜻밖에도 보험회사 영업소장.시골에서 어렵게 고등학교를 졸업한 권씨는 군 제대후 무작정 상경,중국집 배달원 등을 전전하다 보험회사에 들어갔다.매사 열심히 하는 성격 덕분에 입사 5년만에 영업점 책임을 맡았다.월급이 많을 때는 1000만원까지 벌었다.그러나 영업실적을 맞추느라 신용카드 빚이 7000만원으로 늘었고,외환위기 한파까지 겹쳐 실직하고 말았다.빚더미 속에 아무 기술도 없는 그로선 앞길이 막막했다.밑천이 별로 안들고 찾는 이가 끊이지 않는 일을 물색했는데 자동차 광택이었다. 99년 초 250만원을 주고 중고 소형 화물차를 구입했다.청계천 약재상에서 몇만원어치의 광택재료를 샀다.차량에 연락처를 크게 표시한 뒤 무작정 차를 몰고 나갔으나 며칠 동안 주문이 없었다.아는 사람들 승용차를 공짜로 열심히 닦아주었다.주문이 하나둘씩 들어오기 시작해 하루 평균 2∼3건은 됐다.주문받은 아파트 주차장에서 작업하다보면 이웃들이 덩달아 예약하는 바람에 한번 찾은 동네를 벗어나는데 보름씩 걸릴 때도 있었다. 욕심이 생겼다.광택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차량의 복원수리 기술을 배우기로 했다.그러나 문제는 이 기술을 가르쳐 주는 곳이 없었다.기존 복원수리 전문점을 찾아 눈치껏 남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살펴보았다.차량 페인트 업체들이 실시하는 부분도색 연수(1박2일)도 10여차례 다녀왔다.차량수리 교재를 구입해 눈이 아프도록 읽었다.그렇지만 국내 기술수준이 차량 정비공들의 경험적 손재주 정도에 불과해 핵심기술을 터득할 수 없었다.기술도 문제지만 흠집이 남지 않도록 하는 페인트의 배합비율도 알기 어려웠다. 권씨는 하는 수 없이 낮에는 이동광택 일을 하면서 밤이면 페인트를 칠하고 사포로 밀어댔다.기술이 조금 쌓이면서 광택을 의뢰받은 차량에 연습삼아 공짜작업을 해주기도 했다.결국 빚을 다 갚고 지난해에는 월세방에서 아파트로 옮겼다.지난해에는 점포도 열었다.최근 2000만원을 들여 국내에선 보기드문 조색기(調色機)를 구입했다.한 번의 부분도색에 필요한 페인트는 3숟가락 정도.하지만 이를 위해선 2ℓ짜리 한 통을 구입해야 했다.조색기에 페인트를 부어두면 수십종의 색을 만들수 있고 페인트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어려운 사람들을 울리는 상혼 권씨가 힘겹게 기술을 익히며 한푼 두푼 돈을 모으던 2000년 초 못으로 깊게 난 흠집을 완벽히 제거할 수 있는 신종 페인트가 개발됐다는 소문을 들었다.대전의 한 페인트 장사꾼을 찾아가 시연을 요구했다.흠집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너무 반가워 색깔에 따라 수십종의 페인트를 500만원어치나 샀다.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차량에 직접 실험해봤다.시연 때와 달리 흠집이 그대로 남았다.며칠이 지나서야 장사꾼이 보여준 것처럼 차량 색깔이 검은색이나 흰색은 잘 되는데 다른 색은 그렇지 못하다는 걸 알게 됐다. 권씨는 “복원수리를 배우고 싶은 분들이 주의할 점이 또 있다.”고 했다.차량의 흠집을 제거하는 데에는 권씨와 같은 복원수리 기술도 있지만 흠집부위 전면을 아예 따로 도색하는 판금도색 작업이라는 게 있다.복원수리는 판금도색에 비해 수리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지만 판금도색처럼 체계적인 개발이 안돼 기술자에 따라 효과가 천차만별이다.때문에 웬만한 경정비 업체들은 복원수리보다 벌이가 좋은 판금도색을 권유하곤 한다.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 복원수리 기술이 뒤처진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최근 복원수리 기술과 창업을 지원한다는 덴트컬러 전문점 프랜차이즈 모집이 성행하는 데,10명중 6명은 3개월 안에 창업비용 2000만원만 날리고 문을 닫는다.”면서 “일부 창업지원 업체들이 단순히 사포로 밀고 페인트만 덧칠하면 초보자도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유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창업 희망자에 무료로 기술 전수 요즘 권씨는 자신보다 더 큰 점포를 갖고 있는 경정비업소 사장 등 3명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권씨는 “어렵게 기술을 익혔지만 창업을 원하는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무료로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고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서울 주상복합 3000가구 올 공급

    올해 서울에서는 실수요자와 중장기 투자자들이 노릴 만한 주상복합 아파트 3000여가구가 공급된다.이 아파트들은 분양권 전매가 안될 뿐 아니라 청약통장이 있어야 청약을 할 수 있다.그런 만큼 투기성 자금이 몰릴 가능성은 적다.대신 입지여건이 뛰어나 장기보유시 시세차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롯데건설의 서울 중구 황학동 롯데캐슬,영등포구 여의도동 한성아파트를 재건축하는 LG건설의 LG자이,종로구 사직동 풍림아파트,중구 충무로 포스코건설 주상복합 등이 포함돼 있다. ●황학동 롯데캐슬 청계천변 삼일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아파트.총 1852가구로 조합원분을 뺀 467가구를 5,6월 분양한다.청계천변에 맞닿아 있어 복원사업이 완료되면 주거환경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도심과 가까운 것이 무엇보다 강점이다.숭신초,광희초,숭인여중,성동기계공고 등이 있다. ●여의도 LG자이 47∼79평형 아파트 930가구 가운데 조합원 물량을 뺀 600가구를 일반분양한다.17∼27평형 오피스텔 350실이 지어진다.당초 상반기에 분양할 계획이었으나 분양 시기가 오는 10월로 늦춰졌다. ●사직동 풍림아파트 종로구 사직동 54 일대에 들어서는 아파트로 24∼61평형 아파트 744가구,23평형 오피스텔 286실이다.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5호선 광화문역이 걸어서 7분 걸린다.매동초,배화여중·고,대신중·고교 등 교육시설이 인근에 있다. ●충무로 포스코건설 더 포스코건설이 중구 충무로 4가에 짓는 주상복합아파트로 14∼42평형 아파트 343가구로 구성돼 있다.오는 6월 분양 예정이나 시기가 다소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청계천에 2급수 공급한다

    복원공사와 함께 내년 시민 품으로 되돌아오는 청계천에 피라미,개구리밥이 살 수 있는 맑은 물이 흐를 것으로 보인다.청계천 물 공급원인 상류 중랑하수처리장에 고도처리 시설이 들어서 2급수로 향상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내년 9월부터 청계천에 유지용수를 공급할 성동구 송정동 73번지 중랑하수처리장(하루 용량 171만t)에 하루 46만t 규모의 고도처리(3차 처리) 시설을 우선 도입하는 공사를 23일 시작했다.청계천에 한강 물을 끌어올리는 계획과는 별도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하수유입에서 방류까지 전 과정이 자동으로 조절되고 2차 처리까지 거의 제거되지 않는 질소·인 같은 성분을 걸러낼 수 있다.질소·인 성분이 남으면 민물 특유의 비린내가 풍긴다. 여기에다 고도처리 용수 하루 46만t 가운데 청계천 유지용수 12만t에 대해서는 오존살균 처리 및 여과처리해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기준치 3ppm 이하인 2급수 이상 수질로 만든 뒤 흘려보낼 계획이다. 송한수기자˝
  • 촛불집회 ‘386의 힘’ “화염병 없는 6·10항쟁 같다”

    “촛불은 우리가 피워올린 시대정신이다.” 지난 20일 밤 서울의 도심 거리는 ‘386’들의 ‘해방구’였다.광화문 인근과 청진·서린동을 거쳐 인사동에 이르는 주점 골목은 이날 저녁 탄핵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386’들로 밤늦도록 문전성시를 이뤘다.1980년대 학사주점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 테이블 곳곳에서 즉석 정치토론이 벌어졌고,누군가 부르기 시작한 80년대 민중가요가 자연스러운 합창으로 이어졌다. 대부분 가족단위로 나온 대학 동기·동문의 술자리였지만 연령과 직업은 이들의 학창시절 경험만큼이나 다양했다.80년 ‘서울역 회군’의 아픔을 간직한 40대 CEO가 있는가 하면,87년 이한열 장례식의 100만 인파를 기억하는 30대 후반의 대학강사,91년 ‘5월시위’ 당시 청계천 골목을 누비던 30대 초반 회사원도 있었다. 신문로의 B호프에서 만난 회사원 김성환(37)씨는 “우리가 모인 것은 87년 성취한 민주화의 후퇴를 막기 위해서”라면서 “시청앞에 앉아 ‘민주수호’란 구호를 외치다보니 17년전 6월의 함성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고 말했다.동행한 전대협 간부 출신 김남수(37·대학강사)씨는 “짧은 시간에 수십만명이 동시에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은 시민들 사이에 ‘이건 아니다.’라는 보편적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면서 “87년 이후 민주화 과정을 거치며 합의된 ‘시대정신’의 힘”이라고 해석했다. 자정을 넘긴 시간 무교동의 포장마차에서 만난 송정환(36·회사원)씨 일행은 대학 학생회 활동을 같이한 사이였다.송씨는 “과거 우리에게 광화문은 닫힌 공간이자,싸워서 쟁취해야 할 공간이었다.”면서 “화염병과 돌멩이 하나 없이 이곳을 ‘점령’한 시민의 힘에 경탄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청진동 O호프에서 열린 연세대 학보사 동인들의 집회 뒤풀이에서는 청와대와 정당에 들어간 동료세대에 대한 ‘쓴소리’가 쏟아졌다.이원식(38·회사원)씨는 “2002년 대선은 부패와 권위주의 청산을 바라는 시대정신의 승리였다.”면서 “자칭 ‘386 참모’라는 사람이 돈을 받거나 이권에 개입한다는 것은 87년 정신에 대한 배신”이라고 성토했다.오철우(38·사업)씨는 “정치권에 몸담은 386을 다 같은 386으로 봐서는 안 된다.”며 ‘옥석’의 구분을 강조하기도 했다.이들의 만남은 다음 주말에도 이어질 전망이다.촛불시위를 주도하는 탄핵무효 부패정치 청산을 위한 범국민행동이 오는 27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행사를 갖기로 했기 때문이다.출판인 정우진(33)씨는 “옛 동료들을 거리로 다시 불러준 야당에 고마움마저 느낀다.”고 말했다. 이세영 유지혜기자 sylee@˝
  • [녹색공간] 청계천 재개발인가 복원인가/윤순진 서울시립대 행정학 교수

    두 해 전 여름,서울시 청계천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복개판 아래로 내려가 청계천의 존재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청계천을 본 적이 없기에 옛모습을 떠올리는 건 고사하고 청계고가를 인 채 아스팔트 아래 갇혀 있는 청계천이 도무지 상상되지 않았기에.복개판 아래 청계천은 한줌 햇살도 쬐지 못한 채 견디기 힘든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청계천 복원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이명박 현 서울시장 취임 얼마 후 드디어 청계천을 덮었던 복개판이 열렸다.오랜 기간 이름으로만 존재했던 청계천이 바깥 세상과의 강요된 단절을 접고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곁에 돌아오려 한다. 주변 노점상이나 영세 세입자들의 생계 문제를 제대로 챙기지 않은 채 서둘러 고가를 걷어내는 모습이 마땅치 않았지만 고가가 걷힌 자리로 햇살이 비치고 시야가 탁 트이면서 걷어내길 잘했다는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많은 시민들이 이런 느낌을 공유했기에 청계천 복원사업이 2003년 서울시 행정에서 가장 잘된 일로 선정되었으리라.자연을 억압하고 정복하던 시대,‘더 크게 더 빠르게’란 구호 아래 자연과 소통을 차단해 버린 시대에서 자연과 공존하고 상생하는 시대로 가는 전환의 역사가 이제 시작되려는가? 20세기 개발시대를 주도했던 이명박 시장이 청계천을 제대로 복원할까 내심 기대와 불안이 교차했다.요즘 일이 되어가는 모양을 보자니 떨쳐지지 않던 불안감이 공연한 게 아니었음을 새삼 느낀다.애초 서울시는 청계천 복원사업의 의의가 문화유적 복원을 통해 서울의 역사성을 되살리며 친환경성을 회복하는 데 있다고 밝혔던 터다.도심의 끊어진 녹지 축이 이어지고 600년 역사의 전통과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지는 생태문화도시로 가는 기점이 되리라 기대했다.그런데 청계천 ‘복원’ 사업이란 이름과 달리 무엇을 어떻게 복원하는지 내용이 없다.물이 흐르고 조경을 잘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하천 조성공사나 개발사업이라면 몰라도.청계천은 당연히 자연하천으로 되살아나 서울 시민의 쉼터가 되어야 한다.나아가 양재천이나 중랑천 같은 다른 하천들과는 다르게 역사적인 유산을 간직하고 있기에 청계천은 생태와 역사,문화를 아울러 고려해서 되살려야 한다.시민위원회 내 역사문화분과위의 문화재 복원에 대한 거듭된 제안과 요청을 진지하게 고려해야만 한다. 시민환경연구소가 전문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75%가 문화재 복원에 따른 공사 지연을 기꺼이 감내하겠다고 한다.공사 지연의 불편을 감수하면서 생태와 역사,문화의 조화로운 복원을 지지하는 많은 시민들이 있는데 서울시는 도대체 무엇을 망설이는가? 또 시민위원회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면 시의 정책은 그만큼 정당성을 가지게 되고 책임도 나누어질 수 있게 되는데 말이다.그러니 일각에서 임기 내 공사완료라는 실적 쌓기에 숨은 의도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게 아닌가! 서울시는 강·남북의 균형발전을 위해 청계천‘개발’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특히나 강북은 강남의 발전방식을 따라서는 안된다.차별성도 없이 똑같은 모양새라면 굳이 강북을 선호할 이유가 무언가? 강북은 강북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충분히 살려야 한다.그것이야말로 서울시가 얻고자 하는 경쟁력이 될 수 있다.서울시가 원하는 것처럼 청계천이 국내외 관광객이 즐겨 찾는 휴식처이자 명소가 되려면 더군다나 그렇다.강북이 지닌 가장 한국적인 자산을 복원하고 가꾸는 게 슬기로운 선택일 것이다.지금이라도 민의를 반영해서 ‘복원’의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 윤순진 서울시립대 행정학 교수˝
  • 광교등 6곳 공사 재개될듯

    청계천 복원사업과 관련,문화재가 발굴돼 복원공사가 잠정 중단됐던 광교 등 6곳에 대한 공사가 곧 재개될 전망이다. 서울시 한문철 복원관리담당관은 19일 “청계천문화재 보존 전문가 자문위원회가 공사가 중단된 6곳의 문화재 복원 방안에 잠정 합의했다.”면서 “이에 따라 시는 발굴 유구에 대한 복원을 전제로 공사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문위원회는 오간수문 터의 경우 ‘제자리 복원’은 동대문운동장과 동대문을 연결하는 흥인로 일대에 교통대란이 우려되기 때문에 발굴 유구를 박물관 또는 청계천문화관 등으로 이전·보관토록 결정했다. 청계 6가에 위치한 오간수문은 북악·인왕·목멱·매봉산 등에서 모인 물이 청계천을 통해 배수되는 수문으로,최근 발굴조사에서 다리받침대와 홍예(무지개 모양) 기초부,다섯 칸 수문터 등이 발굴됐다. 자문위원회는 수해방지공사가 시급한 광교와 수표교에 대해서도 임시 가시설 설치를 위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발굴 유물을 해체·이전할 수 있도록 했다. 구체적인 복원 방안은 다음 회의에서 논의키로 했다.모전교 주변 발굴 석축은 청계천 하폭을 넓혀 복원할 예정이다.효경교·하랑교는 바닥석 등 발굴 유구만 재현할 계획이다. 장세훈기자˝
  • 서울시 실·국장인사 패턴변화

    서울시의 인사패턴이 바뀌고 있다.‘CEO시장’인 이명박 시장 체제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인사의 균형추는 행정·재무국 등 ‘지원부서’에서 청계천복원·한강·상수도·교통 등을 맡은 ‘사업부서’ 쪽으로 급격히 옮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단행된 실·국장 인사는 이 시장의 이같은 인사시스템이 본격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그동안 실세 부서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행정국과 재무국의 영화(榮華)는 내리막길로 들어섰다. 이를 반영하듯 잘나가는 2급(이사관) 고참이 주로 맡았던 행정국장과 재무국장이 3급(부이사관) 자리로 ‘강등’됐다. 행정국장에 강북구 부구청장 출신인 신연희(여·3급)씨가 전보발령됐다.대과가 없을 경우 1급(관리관) 승진 자리인 재무국장은 정순구 산업지원과장이 3급으로 승진하면서 맡게 됐다. 이 시장은 간부회의 등에서 “판단력이 필요한 부서이긴 하지만 주로 서류를 들고 왔다갔다하는 국장을 추진력과 경륜있는 고참들이 맡기엔 적절치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특히 “앞으로 행정국장에 임명되면 얼굴을 찡그리게 될 것”이라고 말해 이 자리가 국장급 ‘서열 1위’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반면 교통·청계천·상수도 등 사업형 부서는 날개를 달았다.국장급 가운데 최고참이자 추진력을 인정받은 김흥권(행시 19회) 행정국장이 1급으로 승진,상수도본부장을 맡았다.시의 중추인 1∼2급 승진자의 상당수도 이런 부서에서 배출될 것으로 보인다. 최용규기자 ykchoi@˝
  • 청계천물 성북·정릉천에 흐르게

    청계천 복원사업과 맞물려 지천인 성북천과 정릉천의 기능을 되살리려면 청계천 수계에서 물을 끌어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 성북구(구청장 서찬교)는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친 결과,경제성과 용수 확보 등을 위해서는 청계천의 수계와 성북·정릉천을 잇는 도수관을 설치해야 한다며 서울시에 이같은 안을 건의했다고 15일 밝혔다. 성북구 관계자는 “건천인 성북천과 정릉천에 수심 0.2m의 물이 흐르게 하려면 하루 최소 7만 3500㎥가 필요하다.”면서 “한강에서 끌어오는 청계천 용수를 성북·정릉천과 연결해 펌프로 상류에 물을 끌어올린 뒤 흘려보낸다면 두 지천도 함께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북·정릉천 인근에는 하천을 채울 마땅한 수원(水源)이 없고,지하철역에서 나오는 물은 양이 적어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저수지를 새로 만드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장소와 수원확보에 부딪혀 실현이 불가능한 형편이다. 지하수를 이용할 경우,엄청난 양의 물을 끌어들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구는 성북·정릉천의 용수를 확보하는 방안으로 한강 물을 끌어 들이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판단,도수관을 설치한다는 구상이다.전문가들은 한강을 잇는 도수관을 따로 설치하는 것보다 청계천 유지용수 건설에 성북·정릉천을 포함시키면 최소 수십억원의 예산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서울시가 추진 중인 1100㎜ 도수관을 1350㎜로 늘리면 공사비가 22억원 정도 증가한다.그러나 성북·정릉천을 위해 별도로 한강까지 도수관을 새로 매설하면 청계천 분기점까지 900㎜관을 묻는데만 최소 48억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성북구는 2002년 5월부터 성북·정릉천 복원화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성북천은 지하철4호선 한성대 입구역∼대광고교에 이르는 3.7㎞ 구간으로 총 사업비를 863억원으로 책정했다.현재 성북천은 복개된 일부 구간에 노후상가와 아파트,주차장,자재창고 등이 들어서 철거를 위한 보상을 실시 중이다.올해 말까지 보상을 마치면 곧바로 설계용역을 발주,2007년까지 성북천을 살아있는 하천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정릉천에도 31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월곡전화국∼용두동에 이르는 4㎞의 구간을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 시킨다는 구상이다.정릉천 일부 구간에는 정릉시장이 들어서 있어 내년까지 보상을 마무리 하고 2006년부터는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정릉천 복원사업은 2008년 마무리 된다. 폭 8∼10m인 성북천과 정릉천이 복원공사를 통해 되살아나면 청계천과 함께 시민들의 또 다른 산책로와 쉼터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이유종기자 bell@˝
  • [데스크시각] 서울의 변신에 대한 ‘쓴소리’/임태순 전국부장

    서울신문사와 시청 사이에는 조그만 길이 있다.폭 10m 안팎이지만 노상주차장을 끼고 있는 일방통행로인데다 이용차량도 적어 한적하다.사람과 차량이 서로 편한 대로 지나가는 공존,공생의 길이었다.그러나 최근 이 길이 부산해졌다.시청앞 잔디광장 조성으로 교통체계가 바뀌어 차량 전용의 3차선 일방도로로 변했기 때문이다.승용차들이 소음과 함께 매연을 내뿜는 것은 물론 쌩쌩 달리기까지 해 새삼 옛길이 좋았다는 것을 느낀다.그러나 시청앞에 잔디광장이 들어선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불편을 참는다. 이명박 시장이 취임한 이후 서울에는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그는 건설회사 사장 출신답게 토목공사로 서울의 변신을 주도하고 있다. 서울시내를 관통하는 청계고가가 없어지면 교통은 엉망진창이 되지 않을까,해체하면 먼지는 얼마나 날릴까 하며 걱정했지만 어느 순간 청계고가가 없어지고,지금은 청계천을 복개한 도로도 걷어내고 있다.어느날 중앙극장 앞을 지나면서 거리가 박하사탕처럼 환해지고 시원해졌음을 느꼈다.우중충한 삼일고가가 철거됐기 때문이었다. 70년대 ‘개발 드라이브’시대의 산물로 도시미관을 해쳐왔던 고가도로와 육교도 속속 해체되고 있다.원남,미아 고가도로가 헐렸고 이달중 서울역앞 고가도로도 철거된다.횡단보도 대신 건설됐던 지하도와 육교도 속속 모습을 감추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이명박 시장의 ‘서울 개조’는 기본 컨셉트를 잘 잡은 것 같다.색안경을 끼고보면 대권을 의식한 전시행정적 요소가 짙어보이지만 차보다는 사람이 중심이 되고,자연과 환경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그러나 서울의 복원방식은 여전히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아 안타깝다.개발시대의 조급증이 다시 번진 듯 동시 다발적 공사로 서울시내 여기저기가 파헤쳐져 있다.조금 있으면 세종로 중앙분리대도 없어진다고 한다.시민들은 “공사로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안내문을 보면서 무한한 인내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에는 청계천 복원공사에 제동이 걸렸다.문화재청이 오간수문,수표교 등 청계천 6개 발굴지역에 공사중단명령을 내린 것이다.서울시가 내년 9월로 예정된 청계천 복원 공기에 쫓겨 문화재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문화재발굴과 공사를 병행하다 모전교 호안석축에 손상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얼마전 만난 언론계 선배는 청계천 복원공사 현장 주변을 지나면서 “참 우리는 무식했어.수표교 등 저런 것을 두고 마구 뒤덮어버렸으니.”라면서 자책을 했다.그러면서 그는 이탈리아 로마는 지하에 매장돼 있는 엄청난 유물 때문에 지하철 노선 신설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소설가 박경리선생은 산과 강을 훼손하며 개발하는 것을 두고 “우리 조상들은 자연(원금)은 그대로 두고 이자로 살아왔는데 요즘은 원금을 까먹으며 살고 있다.”면서 “우리는 후손들에게 뭘 물려주나.”라고 했다. 서울은 정도(定都) 600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그러나 역사의 흔적은 빈약하기 그지없다.행여 복원이란 미명 아래 그나마 얼마남아 있지 않은 원금마저 날려버리는 것이 아닐까 두렵다.그리고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의 경제력이라면 보존과 복원도 이제 ‘빨리 빨리’에서 벗어나 품위있고 품격있게 할 때도 된 것 같다. 임태순 전국부장˝
  • 하이서울 축제 5월 첫머리 팡파르

    올해 ‘하이서울 페스티벌’에는 2002년 월드컵 때의 ‘붉은 물결’을 상징한 RED(Refreshing,Exciting,Dynamic=새롭게,재밌게,신나게) 정신을 담았다.한국을 대표하는 도시인 만큼 한 도시로서의 이미지를 뛰어넘어 시민은 물론 국내 다른 지역민과 세계인이 모이는 자리가 되도록 했다. 월드컵 때 응원거리를 이뤘던 시청앞 광장을 주무대로 한다.경복궁·창덕궁 등 5개 고궁과 월드컵공원,대학로 등에서 열린다.지난해에는 이틀간 열렸지만 올 행사기간은 9일간(5월 1∼9일)이다.규모도 대폭 확대된다. 하이라이트는 8일(토) 오후 5시부터 9일(일) 오전 8시까지 시청앞 광장을 중심으로 4대문 안에서 한류 스타들과 함께 밤을 지새우며 축제의 밤을 즐기는 ‘한류 백야축제’.축제에서는 식전행사로 2002 월드컵의 거리응원 함성이 재연된다.오프닝 행사로 시청 건물을 활용한 ‘빛의 축제’(PiGi쇼),레이저 퍼포먼스,모터 패러글라이딩을 통한 공중쇼 등이 펼쳐진다. 이어 인디밴드,록 공연,서울의 소리 난타 2004,불꽃쇼가 새벽 2시까지 화려하게 진행된다.동대문,명동,종로,대학로,신촌·홍대 등 상권별로 다양한 공연이 동시에 열린다. 9일 오후 3시에는 동대문운동장∼종로∼광화문∼시청광장을 잇는 3.8㎞ 구간을 ‘차없는 거리’로 정해 1만여명이 참가하는 전통행렬과 국내외 군악대,해외 민속공연팀,국내 기업들이 참여하는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축제기간 내내 지역별로 열리는 ‘서울 원조 음식마당’에서는 성동구 왕십리 곱창,중구 신당동 떡볶이와 장충동 족발,마포 갈비,무교동 낙지,오장동 냉면 등을 소개해 서울 특유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자리가 이어진다.시민화합 줄다리기,알뜰장터,건강나누기 여성 마라톤,청계천 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송한수기자 onekor@˝
  • 청계천 문화재출토지역 복원공사 잠정중단키로

    청계천 복원 공사 구간 가운데 광통교와 오간수문 등 문화재가 출토된 지역에서 공사가 잠정적으로 중단된다. 서울시는 8일 “문화재청이 ‘청계천 유적·유물의 발굴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지역은 복원 방안이 검토될 때까지 복원공사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다.”면서 “이같은 문화재청의 입장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시는 이와 함께 ‘청계천복원자문위원회를 조속히 꾸리라.’는 문화재청의 요구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시는 그동안 청계천 복원지역에서 발굴되는 문화재 훼손을 우려한 시민단체 등의 공사중단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복원공사를 진행해 왔다. 장세훈기자 shjang@
  • 재해위험시설물 일제 정비

    청계천 변에 있는 삼일시민아파트를 비롯해 전국의 재해위험시설물 944곳이 오는 2008년까지 일제히 정비된다. 행정자치부는 8일 지방자치단체별로 관리하고 있는 7만 4246곳의 재난관리 대상시설 가운데 가장 위험한 단계로 분류된 D,E급의 재난위험시설 944곳을 올해부터 2008년까지 정비한다고 밝혔다.투입되는 예산은 모두 1조 5260억원이다. 교량·터널·육교·축대 등 공공시설 308곳,공동주택·판매시설·일반건물 등 민간시설 636곳이다. 행자부는 일단 올해 재난위험 대상시설의 55%인 515곳에 4560억원을 투입해 이 가운데 138곳을 철거할 계획이다.239곳은 재가설 또는 재건축을 추진하고,138곳은 보수·보강을 할 예정이다. 교량 등 공공시설에는 지방양여금 등 1887억원이 투입되고,연립주택 등 민간시설에는 민간자본 등 2673억원이 투입돼 철거와 함께 재개발·재건축 등이 추진된다.특히 올해 철거 등 정비가 추진되는 곳에는 청계천 주변의 삼일시민아파트와 종로구 청운동의 청운시민아파트 등 공동주택도 다수 포함돼 있다. 관계자는 “정비작업이 추진되기 전까지 각급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을 관리책임자로 정해 매월 1회 이상 정기안전점검을 하는 한편 수시점검결과 위험요인이 높아지면 사용금지 등 안전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행자부는 이에 앞서 지난해 508곳에 4970억원을 투입해 247곳은 철거 또는 재가설했다.94곳은 보수보강했으며,167곳은 연내 정비를 마칠 예정이다. 조덕현기자 hyoun@˝
  • [녹색공간] 도시 숲 조성도 좋지만/오정수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부장

    요즈음 서울에선 청계천 복원공사가 한창이다.고소공포증을 느낄 만큼 아슬아슬하던 청계고가도로를 모두 철거했고 청계천을 덮고 있던 콘크리트 구조물들이 하나둘씩 헐리고 있다.대부분의 서울 시민들은 청계천 복원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인공 구조물이 헐리면 맑은 물이 흐르는 개울과 주위를 장식하는 나무들이 이룬 숲이 쾌적한 도시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도시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생활하는 장소이기에 편리함을 우선시하는 인공적인 공간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자연의 향수를 그리워하는 도시민들이 인공적인 공간에서 살아가면서 그나마 위안을 갖는 것이 가로수와 도시 숲이 아닌가 생각한다.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주변에도 숲이 있다.그러나 사람들은 자연의 상징인 나무를 도시 한가운데에 심어 놓고,그들에게 자연스럽게 살아갈 기회를 주기보다는 도시의 환경과 시스템에 적응하기를 강요하며 너무나 많은 것을 바라고 있다.산소를 만들어 내고,먼지를 삼키고,또 들판에서처럼 잘 자라되 간판을 가리지는 않으면서 도시를 아름답게까지 해 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더구나 이 모든 기능을 한꺼번에 갖춘 도시 숲을 빠른 시간 내에 갖기를 원하므로 결국에는 많은 돈을 들여 마치 그림엽서와 같은 가짜 자연을 가질 수밖에 없다. 나무와 숲은 공산품처럼 규격화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을 바로 만들어 낼 수도 없고,감나무가 가을에 홍시를 떨어뜨리듯 자연의 섭리대로 살아가는 그들이기에 도시민들이 무엇을 요구하든 제 갈 길을 간다.특히 도시 속의 숲과 나무들은 사람과 자동차의 방해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 치열한 생존 게임을 하고 있다.따라서 도시민들은 보다 자연친화적인 삶을 위해 숲과 나무가 가고자 하는 길을 이해하고 바른 길을 찾아주어야 한다.즉 도시 숲은 자연의 숲과는 다르다는 것,그리고 자연은 공짜로 가까이 할 수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최근 도시 숲을 가지고자 하는 도시민들의 폭발적인 열망에 힘입어 산림청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후원하에 많은 도시 숲들이 조성되고 있다.그런데 최근에 만들어진 도시 숲들은 제 갈 길을 가고 있는 숲이라기보다는 도시민들만을 위한 공산품의 모습에 가깝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혹시 우리가 제대로 된 자연의 숲을 모르기에 도시에 어울리는 ‘그림엽서 같은 숲’에 연연해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사람에게만 익숙한 도시의 생활 스타일까지 모든 짐을 나무와 숲에 지우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도시 안에 자연을 제공하고자 했던 노력들은 우리보다 먼저 다른 나라에서 있었다.영국의 ‘내셔널트러스트 운동’,프랑스의 가로수,독일과 네덜란드의 도시 숲 조성,그리고 이들의 영향을 받은 미국의 녹도(綠道)와 녹지축(綠地軸) 등이 있다.이러한 방법들은 도시에 푸르름을 더 많이 제공하고 자연친화적인 삶을 영위케 한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일부의 경우 인공조형물처럼 지나치게 틀에 박힌 아름다움만을 추구해 잔디를 깎고 나무를 다듬기에 너무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다.이러한 노력들은 그림엽서 같은 풍경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잃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새로운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원래의 모습과 상관없는 모습을 그대로 가져오다 보니,나무와 숲들이 제 갈 길을 갈 수가 없게 된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는가.다른 나라에서 이미 수없이 겪은 잘못을 지금 우리가 따르려는 것은 아닌지 반문해 보고 싶다. 오정수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부장˝
  • [씨줄날줄] 청계천 복원 논쟁/신연숙 논설위원

    서울 양재천과 중랑천 등을 지나다 보면 자연 이용의 패러다임 변화를 실감케 된다.마치 아무렇게나 내버려 둔 듯 거칠게 자라고 있는 갈대와 잡초들,그 사이를 맑게 흐르는 하천물,조깅을 즐기는 시민들이 한데 어울려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보기 좋다.예전 같으면 오염으로 악취가 코를 찌르거나 콘크리트판에 덮여 햇빛도 제대로 못 보고 있었을 도심 하천들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하천 복원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서울 청계천이다.종로구 무교동에서 성동구 신답철교까지 약 6㎞ 구간의 도심 하천을 서울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대역사가 2005년 말 완공을 목표로 펼쳐지고 있다. 그런데 이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서울시장이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는 사태가 지난주 말 발생했다.이유는 무교동 네거리 옛 모전교 주변에서 발견된 호안석축을 무리한 공사 강행으로 훼손했다는 것이다.청계천 문화재의 훼손은 서울시가 공식으로 구성한 청계천 복원관련 시민 자문단체인 ‘청계천 복원사업 시민위원회’와 서울시의 갈등이 첨예화됐을 때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시민위원회는 청계천 복원이 600년 서울역사의 일부나마 재현할 수 있는 ‘역사문화’ 복원이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반면 서울시는 업무·휴식·문화·생태 등 복합공간 조성에 초점을 두어 왔다.공사에 있어서도 시민위측은 철저한 문화재 조사와 보존 병행을 요구한 반면 서울시측은 장마철 침수 대비 등을 이유로 일정을 강행하는 태도를 보여 왔다.시민위측은 급기야 실시설계안 심의 작업을 거부하고 법정 투쟁에 들어간 시민단체들과 보조를 함께하고 있어 청계천 복원 사업은 시민 없는 사업이 될 형편이다. 청계천 복원이 교통·업무 등 기본적인 도시 기능을 무시한 채 이뤄질 수는 없을 터이다.그러나 치수 등 공학적인 난점에 대해 해결책까지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시장 임기내 완공’을 위한 무리한 공사 강행이라는 시민단체들의 지적이 괜한 소리로 들리지 않는다.청계천 복원의 초기 제안자로 알려진 박경리 선생은 ‘차라리 그냥 두어 훗날 슬기로운 인물’을 기다릴 걸 그랬다며 발등을 찧고 싶은 심정이라고 자책했다.청계천 복원은 하버드대학생들까지 연구대상으로 삼을 정도로 국제적 관심사가 돼 있다고 한다.부끄럽지 않은 작품이 되도록 차근 차근 지혜를 모아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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