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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시장 ‘시정 4개년 청사진’] 4개년 계획과 과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잘 어우러진 청사진이다.´ ‘너무 장밋빛 일색으로 실천이 의문스럽다.´서울 시정운영 4개년 계획에 대한 상반된 평가이다. 계획안은 청계천 복원이나 랜드마크 건설 등 하드웨어에 치중했던 민선3기와 비교하면 진일보했다고 할 수 있다. 대기질 개선이나 새로운 복지 프로그램 도입, 문화 콘텐츠 확충 등은 그 대표적인 예다. 문화콘텐츠 등 도시 경쟁력을 갖추지 않고, 외양만으로 서울을 세계 10위권 도시로 끌어올리고, 관광객을 지금의 2배로 늘릴 수 없다는 점에서 보면 이번 계획은 일단 방향을 잘 잡았다는 평가다. 문제는 이들 계획의 실천이다. 이번 계획에는 무려 471개에 달하는 단위사업들이 망라돼 있다. 이 가운데 계속사업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산술적으로 1년에 100여개를 마무리지어야 한다. 여기에는 비현실적이거나 일회성 이벤트 행사도 다수 포함돼 있다. 한강을 막아서 맨살을 드러나게 하고, 그 위를 남사당패가 지나게 하는 ‘현대판 모세의 기적’도 지나친 이벤트 위주 발상이라는 평가다. 자칫 이같은 사업들로 인해 견실한 다른 시책까지도 이벤트성 사업으로 평가절하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시 한 공무원은 “과도한 이벤트성 발상이 일부 끼어 있어 어렵게 짠 시정 로드맵까지도 그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산도 문제다. 시에서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27조 7739억원을 여기에 투자할 계획이다. 연평균 7조원 규모가 필요하다. 서민생활과 관련된 사업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뒤따르는 이유다. 한문철 예산담당관은 “재정규모 69조 5465억원 가운데 가용재원이 31조원에 달해 재원조달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이 가운데 20%는 서민생계와 관련된 것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원이 한정된 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아울러 단기목표에 연연하기보다는 오세훈 시장의 말처럼 “서울의 100년후 모습을 내다보고 초석을 다지는 자세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 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자연형 하천 정비사업 ‘대수술’ 시급

    자연형 하천 정비사업 ‘대수술’ 시급

    서울 청계천 복원사업 이후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저마다 하천정비사업에 매달리고 있는 가운데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해마다 수백억원씩의 국고가 투입되는 ‘자연형 하천 정비사업’에 대한 현장조사 결과,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쓰거나 정비사업이 부실하게 실시되고 있는 사례가 여럿 확인됐다. 정부가 예산 조기배정 등 사업집행 실적을 높이는 데 주력한 반면 사후관리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배일도(한나라당) 의원은 8일 “지난달 자연형 하천정비사업을 진행 중인 주요 지자체를 현장방문해 조사한 결과, 하천의 본래 자연성을 최대한 살려 생태적 건강성을 복원하려는 취지와는 딴판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례가 확인됐다.”면서 “자연형 하천정비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수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배 의원실은 대구·부산·원주·춘천·전주 등 5개 지자체를 현장점검했다. 이 가운데 낙동강·금호강이 합류하는 대구시 달성습지의 생태복원사업은 사업설계 부실 등으로 지난해 11월 예산 32억원을 투입한 채 중도 포기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습지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대형 인공습지를 조성했지만 “물이 순환되지 않아 고인 물이 썩으면서 식물들이 살 수 없는 지경이 됐다.”고 배 의원은 전했다. 생태복원사업에 수문(水門)전문가들은 배제된 채 식물학자들만 참여한 탓으로 분석됐다. 원주시의 경우 하천변에 시민들의 산책로만 조성한 채 그 아래에 하수처리장을 만드는 것으로 정비사업을 종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 의원실의 정귀성 비서관은 “자연형 하천정비사업으로 배정받은 국고를 다른 용도로 썼지만 감독당국인 환경부는 이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부산시 북구의 대천천 생태계복원 사업은 2003년부터 6억원을 들여 지난 7월 끝났으나 집중호우로 호안 자연석과 산책로 등이 유실돼 부실시공 시비를 불렀다. 부산시는 최근 소방방재청으로부터 지원받은 18억원의 수해복구비를 콘크리트 호안 철거 등 자연형 하천복원사업에 다시 투입할 계획이라고 배 의원은 전했다. 예산 95억원이 투입돼 내년 1월 완공 예정인 전주시 삼천 복원사업은 이와 반대로 습지생태계가 성공적으로 조성된 것으로 평가됐다. 배 의원은 “자연형 하천정비사업은 그 특성상 생태복원이 주안점이 돼야 하지만 현재의 사업은 단순 토목공사나 조경공사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사업의 적정성·효율성을 검토하는 사후 모니터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실효성 있는 사업시행을 위해 생태복원 전문업종을 법률에 명문화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형 하천정비사업은 하천내 콘크리트 구조물 철거, 어도 설치, 인공습지 조성 등을 위해 정부가 사업비의 50∼80%가량을 지자체에 지원하고 있는 사업이다.2003∼2005년 중에 연간 518억∼712억원의 예산이 배정됐으나 집행실적이 목표에 미치지 못하자 환경부는 올해부터 예산 조기배정 등을 통해 사업시행을 독려하고 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녹색공간] 청계천복원 1년/노수홍 연세대 교수·청계천살리기연구회장

    청계천 복원 1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있었다. 걷기대회, 각종 문화행사에 많은 시민들이 참가하였다. 지난 1년 동안 3200만 명이 청계천에 다녀갔다고 한다. 지난해 복원된 지 한 달 만에 300만 시민이 방문하였을 때 청계천 복원에 대한 시민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대하여 우리 모두가 놀랐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국적인 관심사가 되었던 청계천을 전 국민이 호기심으로 구경삼아 왔을 것이며 시간이 지나면 방문객이 줄어 들 것으로 예측하였다. 그러나 그런 예측은 완전히 어긋났다. 청계천이 사람들을 끊임없이 모이게 하는 흡인력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우선 서울시의 체계적이고 다양한 홍보효과의 결과라 할 수 있다. 특히 서울문화재단이 계획하고 선정한 크고 작은 거리 공연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시민들이 청계천에 오면 항상 무언가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중요한 청계천의 흡인력은 다시 흐르는 물이다. 또 물과 함께 하는 생태계의 복원이다. 도심에서 사는 시민들이 자연 상태의 흐르는 물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일 년에 몇 번이나 있을까? 특히 신발을 벗고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무리지어 떠다니는 피라미를 한가로이 즐길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여름 휴가철에 산과 계곡으로 흐르는 물을 찾아가는 도시인들이 주차장 같은 고속도로에서 고생을 한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다시 이런 고생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한 해가 지나면 같은 고생을 되풀이하면서 산과 계곡을 찾아 나선다. 도시인들이 살고 있는 회색 콘크리트 건물 속에서 벗어나서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몸부림이다. 주말마다 대도시 주변의 산과 골짜기마다 등산객들이 넘치는 것도 자연을 동경하는 우리의 본능을 충족시키려는 노력이라 할 수 있다. 복원된 청계천에선 도심의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잠깐 짬을 내어 자연의 소리를 가까이 들을 수 있다. 청계천의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들도 많아지고 있다. 밤늦게까지 젊은 연인들이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속삭이는 모습도 이미 익숙해진 풍경이다. 강남의 빌딩 숲속에서 데이트를 하는 연인들보다 자연과 동화되는 청계천의 연인들이 한결 정감이 더 간다. 지난 월드컵 축구 중계 때 광통교 상류에서 많은 가족들과 연인들이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우리 축구팀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았다. 서울 도심에 새로운 문화가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10월 2일 서울역사발물관에서 청계천복원 1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주제는 청계천 복원에 따른 도시재생과 미래비전이었다. 국내외 전문가들이 복원된 청계천이 국내외 도시재생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였고 많은 도시들이 청계천을 벤치마킹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청계천 복원의 산파역을 한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이 기조연설을 하였다. 청계천복원이 체념한 국민들을 일깨워 자연이 생명에게 절대적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었으며 복원된 청계천이 충분히 기폭제가 되었고 깃발이 되었다고 강조하였다. 영국 창의 클러스터의 사이먼 에번스 대표는 청계천복원이 부동산 가치, 교통개선, 공기의 질, 그리고 기타 환경적 혜택 등 하드웨어 측면에서 이익을 가져왔지만 소프트웨어적 성과가 더욱 중요하다고 하였다. 특히 청계천 주변의 옛 것과 새 것이 조화를 이루는 클러스터 발전을 통하여 서울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 것을 제안하였다. 필자는 연설을 마친 박경리 선생과 복원된 광통교 주변을 걸으며 무리지어 먹이를 찾는 피라미 떼를 보았다. 수초도 거의 없는 상류지점까지 피라미가 올라왔다는 사실에 놀라며 박경리 선생은 생명의 복원력은 우리의 상상력을 항상 뛰어 넘는다라고 말하였다. 아직 시멘트로 덮여 있는 청계천의 상류 지천인 중학천과 백운동천이 복원되어 피라미들이 상류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기를 바라며 청계천을 뒤로 하였다. 노수홍 연세대 교수·청계천살리기연구회장
  • [Zoom in 서울] 문화예술 창작 대폭 지원

    [Zoom in 서울] 문화예술 창작 대폭 지원

    서울시가 문화예술인의 창작활동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서울시는 권역별 문화예술 창작공간 조성과 장르별 창작활동 지원 확대, 예술·독립·디지털 영화 육성 등을 담은 ‘문화예술 창작활동 지원 방안’을 8일 발표했다. 서울의 문화경쟁력 강화와 문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다. ●남산 실내테니스장에 대형 공연 연습실 지원방안에 따르면 시는 내년 말까지 유휴 시유지 등을 활용해 도심·동남·동북·서남·서북권 등 5개 권역에 권역별로 1∼3곳씩 총 9곳의 문화예술 창작공간을 조성한다. 도심권에서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황제테니스’ 논란을 빚었던 중구 예장동 남산 실내테니스장(510평)이 리모델링을 거쳐 뮤지컬, 오페라, 무용 등 대형 무대공연 연습실로 바뀐다. 또 인근에 있는 도시철도 경영개발원(옛 안기부 청사·2150평)은 현재 사무실과 강의실을 최대한 활용, 국내외 예술인들이 상주하며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레지던스형 창작소’로 탈바꿈한다. 시는 이를 위해 5억∼10억원을 들여 이들 시설을 개보수할 예정이다. 시설 운영은 명칭 사용권 부여 등을 통해 민간기업 유치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등촌동 500여평에 ‘아트 뱅크´ 청계천과 주변 지역에는 내년까지 입정동 공구상가 지역 등 3곳에 ‘창작소’를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도심 4대축 교차지점에 있는 미사용 모텔들을 매입해 창작 스튜디오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동남권은 강남구 도곡동 옛 농업기술센터 건물(연면적 1085평)을 뮤지컬 등 공연 연습실로 쓸 방침이며, 동북권은 도봉구 도봉동 주택지 내 유휴지(1513평)에 무대 예술 분야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무대예술 아카데미’를 설립할 방침이다. 서남권은 강서구 등촌동 강서노인복지관 앞 게이트볼장(517평)에 시각 예술 분야의 작품을 보관·대여하는 ‘아트 뱅크’를, 서북권은 서대문구 연희동 옛 시사편찬위원회 건물(2112평)에 예술·독립영화 등 실험 예술 창작소를 각각 조성할 예정이다. ●예술·독립 영화 제작비 지원 시는 내년부터 서울시내 촬영분이 70% 이상인 장·단편 예술영화와 독립영화를 대상으로 제작비의 30%를 지원한다. 또 시내 예술영화 상영관 12곳을 중심으로 ‘서울예술영화축제’와 ‘서울디지털영화제’를 매년 8월과 5월 각각 개최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제적 수준의 공연 기획은 돼 있지만 제작비가 부족한 작품을 심사, 선정해 제작비, 마케팅비 등을 지원한다. 시는 ‘서울시 문화펀드’를 만들어 여기서 나온 투자금으로 지원금을 충당한다는 복안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Zoom in 서울] 문화예술 창작 대폭 지원

    [Zoom in 서울] 문화예술 창작 대폭 지원

    서울시가 문화예술인의 창작활동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서울시는 권역별 문화예술 창작공간 조성과 장르별 창작활동 지원 확대, 예술·독립·디지털 영화 육성 등을 담은 ‘문화예술 창작활동 지원 방안’을 8일 발표했다. 서울의 문화경쟁력 강화와 문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다. ●남산 실내테니스장에 대형 공연 연습실 지원방안에 따르면 시는 내년 말까지 유휴 시유지 등을 활용해 도심·동남·동북·서남·서북권 등 5개 권역에 권역별로 1∼3곳씩 총 9곳의 문화예술 창작공간을 조성한다. 도심권에서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황제테니스’ 논란을 빚었던 중구 예장동 남산 실내테니스장(510평)이 리모델링을 거쳐 뮤지컬, 오페라, 무용 등 대형 무대공연 연습실로 바뀐다. 또 인근에 있는 도시철도 경영개발원(옛 안기부 청사·2150평)은 현재 사무실과 강의실을 최대한 활용, 국내외 예술인들이 상주하며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레지던스형 창작소’로 탈바꿈한다. 시는 이를 위해 5억∼10억원을 들여 이들 시설을 개보수할 예정이다. 시설 운영은 명칭 사용권 부여 등을 통해 민간기업 유치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등촌동 500여평에 ‘아트 뱅크´ 청계천과 주변 지역에는 내년까지 입정동 공구상가 지역 등 3곳에 ‘창작소’를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도심 4대축 교차지점에 있는 미사용 모텔들을 매입해 창작 스튜디오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동남권은 강남구 도곡동 옛 농업기술센터 건물(연면적 1085평)을 뮤지컬 등 공연 연습실로 쓸 방침이며, 동북권은 도봉구 도봉동 주택지 내 유휴지(1513평)에 무대 예술 분야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무대예술 아카데미’를 설립할 방침이다. 서남권은 강서구 등촌동 강서노인복지관 앞 게이트볼장(517평)에 시각 예술 분야의 작품을 보관·대여하는 ‘아트 뱅크’를, 서북권은 서대문구 연희동 옛 시사편찬위원회 건물(2112평)에 예술·독립영화 등 실험 예술 창작소를 각각 조성할 예정이다. ●예술·독립 영화 제작비 30% 지원 시는 내년부터 서울시내 촬영분이 70% 이상인 장·단편 예술영화와 독립영화를 대상으로 제작비의 30%를 지원한다. 또 시내 예술영화 상영관 12곳을 중심으로 ‘서울예술영화축제’와 ‘서울디지털영화제’를 매년 8월과 5월 각각 개최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제적 수준의 공연 기획은 돼 있지만 제작비가 부족한 작품을 심사, 선정해 제작비, 마케팅비 등을 지원한다. 시는 ‘서울시 문화펀드’를 만들어 여기서 나온 투자금으로 지원금을 충당한다는 복안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도보로 즐기는 문화산책코스 3선

    도보로 즐기는 문화산책코스 3선

    ‘낯선 도시를 여행하듯 600년 고도 서울을 걸어보자.’ 유럽에 배낭 여행을 가면 ‘도보관광코스’가 그려진 지도를 꼭 쥐고 도심을 활보한다. 문화재 설명판을 꼼꼼히 읽고 카메라를 연신 눌러대며 낯선 도시를 탐험한다. 연휴를 맞아 유럽을 관광하듯 서울을 걸어보자. 자동차 속에서 보던 낯익은 풍경 같지만 걸어보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도보 관광코스를 소개한다. ●전통문화 중심지역-북촌·운현궁 코스 한옥이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가회동 31번지. 민화 250여점과 민속자료 750점이 소장되어 있는 가회박물관과 전통 공방들이 자리한 북촌은 한국 고유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코스다. 북촌문화센터에서는 전통주 빚기와 자수, 국악 등 다양한 문화강좌를 열어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추석 연휴기간에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한다. 찾아가는 길:지하철 3호선 안국역 ●근대문화 중심지역-덕수궁·정동 코스 돌담길을 이어가는 정동길은 낭만이 가득해 연인이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숨겨진 옛 덕수궁터는 가슴아픈 한국 근대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서울시립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도 있어 문화산책 코스로 제격이다. ▶찾아가는 길:지하철 1·2호선 시청역 ●역사·생태 복원지역-청계천 코스 조형물 스프링(Spring)과 분수와 폭포 등으로 꾸며진 청계광장과 95년 만에 복원된 조선시대 대표적 석교인 광통교, 숙종이 장희빈을 처음 만난 수표교, 패턴천변, 빨래터, 참여와 화합의 벽, 하늘물터, 버들습지 등 ‘청계천 8경’을 감상할 수 있다. 청계천문화관에는 청계천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찾아가는 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2호선 왕십리역 이밖에도 경복궁·인사동 코스, 종묘·창경궁 코스, 대학로, 남대문·명동 도보관광코스도 유명하다. 전문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도보관광을 하고 싶다면 관광 희망일 3일 전에 서울시 문화관광 홈페이지(www.visitseoul.net)를 방문, 예약하면 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사설] 푸른 한강 둔치 세계 명소로 만들자

    서울시가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2차 계획을 발표했다. 한강변을 덮고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일부 뜯어내 친환경적 둔치를 조성하고, 한강으로 연결되는 동네 하천을 청계천처럼 꾸민다는 것이다. 또 음침한 접근 통로를 정비하거나 보행자 전용 교량을 설치해 시민이 한강에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관광용 수륙양용 버스나 콜택시 구상도 포함돼 있다. 한강이 친환경적 공간으로 탈바꿈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고 관광명소가 되는 것은 바람직한 변화다.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설레는 유럽의 센·라인·다뉴브강 등과 견줘도 한강은 수려하고 넉넉한 기품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 한강 유람선을 타면 보이는 것은 콘크리트 구조물과 널빤지처럼 늘어선 아파트뿐이다. 역사를 자랑하면서도, 서울은 외국인이 두어번 보면 더 볼 게 없다고 한다. 정감 있게 다가오는 명소도 드물다. 한강의 자연을 복원하고 지천을 정비하면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강, 시민들의 휴식공간, 외국관광객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짚어야 할 점도 있다. 우선 재원 마련 문제다. 구체적인 재정 계획과 함께 시민의 동의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둘째, 수상 택시·버스는 과거에도 실패했다. 새롭게 도입한다고 해도 경제성과 타당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셋째, 서울시는 최근 한강변 한 아파트단지의 재건축을 고층으로 허가한 바 있는데, 한강을 다시 고층아파트로 둘러싸 시민의 한강 조망권을 차단하면 안 된다. 재개발아파트의 층고를 제한하지 않는다면 한강은 주변 아파트단지의 장식품이 돼 버릴 것이다. 이밖에도 고려해야 할 요소는 많다. 시민 여론을 더 수렴해 모처럼 세운 계획이 전시행정에 그치지 않길 바란다.
  • 서울광장·한강·남산골 도심 곳곳서 한가위 축제

    서울광장·한강·남산골 도심 곳곳서 한가위 축제

    ‘서울에서 한가위 즐기자.’ 한가위 축제가 추석 보름달만큼이나 서울 곳곳에서 서울시와 자치구 주최로 풍성하게 열린다. 명절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무료 민속공연과 전통 체험행사가 도심 곳곳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가족·친지들과 함께 추석연휴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흥겨운 도심속 전통·민속공연 추석인 6일 오후 2시 서울광장에서는 김덕수패 사물놀이와 국악 명인들의 공연, 영화 ‘왕의 남자’로 널리 알려진 줄타기의 명인 권원태의 줄타기 공연 등이 펼쳐진다.5∼7일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전통타악, 동춘서커스, 경기민요, 퓨전국악공연, 판소리 등 공연마당과 추석차례상 차리기, 전통주 빚기, 송편빚기 등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청계광장에서는 6일 오후 6시30분 마당놀이 창극 ‘뺑파전’ 공연을 비롯해 수표교 다리밟기, 부채춤 등 민속공연과 비석치기, 널뛰기, 돈치기 등 놀이체험이 준비돼 있다. 운현궁에서는 5∼7일 세시풍속놀이와 도자체험이,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6일 마당극 ‘똥벼락’, 마당창국 ‘심청이는 외로워’를 관람할 수 있다.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와 잠실지구에서는 6∼8일 제기차기, 팽이치기, 투호, 윷놀이, 굴렁쇠 등 5가지 민속놀이를 한자리에서 체험하는 행사가 열린다. 여의도 한강유람선에서는 한가위 민속퍼포먼스와 국악공연이, 잠실 한강유람선에서는 남미 전통악기인 팬플루트 연주가 울려퍼진다. ●자치구 행사 풍성 강동구는 4일 오후 3시 천호동공원에서 주민과 관내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참여하는 ‘강동 한가위 어울마당’을 개최한다. 타악그룹 ‘광명’의 오프닝 공연과 경기 민요, 외국인 노래자랑, 가족 송편빚기 행사 등도 열린다. 구로구는 3일 고척근린공원에서 10개국이 참가하는 ‘미니월드컵 축구대회’와 ‘외국인과 함께하는 구민노래자랑’을 준비했다. 강북구는 3일 오전 10시 우이동 솔밭공원에서 ‘제10회 삼각산축제’를 개최한다. 단군제례와 전통문화공연, 단군과 고조선 역사배우기, 한지그림, 도자기체험, 태권무, 서도민요, 경기민요, 줄타기 공연도 볼 수 있다. 강남구는 4일 오후 1시부터 수서청소년수련관에서 초등학생 4∼5학년생을 대상으로 ‘추석맞이 참그루 송편만들기·민속놀이’를 개최한다. 도봉구는 7일 오전 11시 시립창동운동장에서 ‘도봉가족 한가위 큰잔치’를 연다.‘왕의 남자’ 줄타기 공연과 떡메치기, 투호, 고누, 윷놀이 등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마련된다. ●볼거리·놀거리 풍성한 재래시장 쾌적한 쇼핑공간으로 탈바꿈한 동네 재래시장에서는 ‘한가위 큰 장터’가 열린다.10∼30% 할인된 가격에 제수용품과 선물을 구입할 수 있고, 시장별로 풍성한 행사가 준비돼 있다. 종로구 통인동 통인시장에서는 4일 오후 1시 송편빚기대회가 열리며, 종로구 예지동 광장시장에서도 4일까지 풍물패 공연과 막걸리마시기 대회, 떡메치기 체험, 투호던지기 등이 열린다. 중구 남창동 삼익패션타운과 성동구 성수동 뚝도시장, 중랑구 면목동 동원골목시장에서도 풍물놀이와 사은품 증정 행사가 펼쳐진다. 마포구 망원월드컵시장에서는 3일 떡메치기가 열리며, 양천구 신월1동 신영시장에서는 4일까지 품바 공연이,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에서는 5일까지 세일행사와 풍물패 공연이 준비돼 있다. 동대문 일대 두타와 밀리오레, 청대문 등 20여개 도매상가에서는 10∼50% 할인행사가 실시된다.3∼4일 청계천 버들다리에서는 록밴드 페스티벌과 베스트 드레스쇼, 퓨전국악, 비보이 댄스 등 이벤트가 펼쳐질 예정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태극 형상 나선형… 34%가 문화공간

    태극 형상 나선형… 34%가 문화공간

    서울시의 새 청사가 종전 21층에서 19층으로 낮아지고, 연면적도 5500평 가량 줄어든다. 형태는 갈라진 항아리 모양에서 태극을 형상화한 나선형으로 바뀌고, 옛 청사 가운데 태평홀은 헐린다. 서울시는 29일 이같은 내용의 새 청사 조정계획안을 마련, 다음달 20일 열리는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위원회에 제출키로 했다고 밝혔다.<서울신문 9월21일자 1면 보도> 허영 주택국장은 “지난 4월 턴키(설계·시공 일괄) 입찰로 선정했던 건립계획안에 대한 6월 사적분과위원회의 지적을 수용, 전면 재설계했다.”고 말했다. 새 계획안에 따르면 새 청사는 연면적이 2만 1645평으로 당초안(2만 7215평)보다 5500평가량 줄었다. 층수는 2개층이 낮아져 19층(지하 4층)으로 설계됐다. 또 다목적 강당과 관광정보센터, 기념품 판매점, 첨단 IT(정보기술) 전시관을 청사에 넣기로 하면서 문화산업공간 비율이 16.6%에서 34.1%로 늘었다. 형태면에서 새 계획안은 덕수궁쪽 저층 건물을 당초 9층에서 무교동 쪽으로 가면서 계단처럼 5∼8층으로 높아지도록 설계했다. 본관 옥상과 저층 건물 옥상에 조경시설을 설치하고, 본관 후정(700평)은 조경과 조각이 어우러진 시민 휴게공간으로 조성해 환경친화적인 시 청사가 되도록 했다. 서울신문 사옥 옆 건널목에서 후정까지 걸어서 갈수 있도록 필로티로 처리했다. 최상층에는 스카이라운지를 설치해 국내외 관광객과 시민들이 이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설계사측은 “덕수궁의 녹지가 시청을 지나 청계천까지 연결되는 도심 오픈 스페이스의 연결고리를 나타내고자 했다.”고 디자인을 설명했다. 시는 12월 말에 착공해 2009년 말 완공할 계획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청계천 복원 1주년 3000만명의 쉼터 278종 동식물 새터

    청계천 복원 1주년 3000만명의 쉼터 278종 동식물 새터

    다음달 1일 복원 1주년을 맞는 청계천에 무려 3100만여명이 다녀가는 등 명실공히 서울의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설공단 청계천관리센터에 따르면 25일 현재 청계천을 찾은 사람은 모두 3141만명으로 장소별로는 청계광장∼세운교 일대에 가장 많은 1880여만명이 다녀갔다. 공식적인 요청에 의한 청계천 투어만도 223건,1만 3500명에 이른다. 청계천은 또 1년만에 140건의 드라마와 영화,CF 등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등 촬영명소로도 인정을 받았다. 민속행사와 거리공연 등 문화행사도 225차례나 열렸다. 1년 사이 청계천에 새로 둥지를 튼 어류, 조류, 식물 등도 278종이나 돼 생태하천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하천 수질 기준도 1급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생태계가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면서 새들이 주로 서식하는 하류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28차례,41일 동안 청계천의 출입이 통제됐지만 주변 주택이나 천변 시설의 피해는 거의 없었다. 한편 청계천 복원 1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가 마련됐다. 서울시는 29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휴일인 다음달 1일 밤까지 청계광장과 산책로, 교량 등에서 공연과 전시, 영화상영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2006년 청계천 축제’를 열 계획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은 30일부터 11월12일까지 청계천문화관 기획전시실에서 ‘823일의 여정과 미래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청계천 복원사업 착공에서 준공까지의 과정을 주제로 한 관련자료 70여점이 선보인다. 청계천 산책로에는 다음달 1일까지 ‘내가 꿈꾸는 서울 어린이 그림그리기대회’ 수상작 112점이 전시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한복 옷고름서 작품 영감 얻어”

    “한복의 옷고름에서 리본이 휘날리는 모습을 보고 작품 구상을 했습니다.” 청계천 상징조형물 ‘스프링(Spring)’을 창작한 미국의 세계적인 팝아트 작가 클래스 올덴버그(76)씨가 한국을 찾았다. 그는 28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작품을 창작할 때 도자기와 한복, 보름달 등 한국적 미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스프링은 하늘로 뾰족하게 솟은 삼각뿔 모양으로 붉은색과 푸른색, 노란색 알루미늄 리본이 휘날리는 구조다. 1996년 서울을 방문, 일주일간 여행했다는 올덴버그는 “붉은색, 푸른색이 한국의 전통색이라 파악해 선택했고, 도자기 빛깔인 아이보리 색으로 조형물 내부를 꾸몄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동 창작자인 부인 쿠젠 반 브르겐(63)이 한복의 아름다움에 감동을 받아 리본 모양을 디자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브르겐은 건강이 좋지 않아 함께 방한하지 못했다. 이들은 복원된 청계천을 직접 보지 못했지만,1996년 방한 때 받은 인상을 바탕으로 조형물을 디자인했다. 스프링의 나선형 모양에 대해 올덴버그는 “고층빌딩에 둘러싸인 도심이란 환경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곧게 뻗은 빌딩과 조화 속에서 대조를 이루도록 대각선으로 흘러내리는 다슬기 모양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물과 샘의 원천이라는 이미지도 담았다. 샘솟는 물을 표현하고자 작품 앞에 사각 연못을 만들고 물줄기가 힘차게 흘러나오도록 고안했다. 조명을 받으면 이 연못에 조형물 입구가 비치는데 보름달 모습이다. 또 청계천이 생태복원이라는 점을 고려, 작품에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강조했다고 올덴버그는 말했다. 스프링 제작비는 작가비 60만달러(5억 6700만원)를 포함해 340만달러(32억1300만원)이며 전액 KT가 기부했다. 청계광장에 설치된 작품은 29일 오후 7시 30분에 공개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Zoom in 서울] 내집앞이 미술관

    [Zoom in 서울] 내집앞이 미술관

    서울의 잿빛 도심이 화려한 색채 예술로 다시 태어난다. 하늘을 지붕삼은 거대 미술관으로의 변신인 셈이다. 서울시는 28일 도심 전체를 미술관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을 공개했다. 서울이 문화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예술성 높은 미술작품을 거리 곳곳에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바로 ‘도시갤러리 프로젝트’다. 시는 당장 40여곳의 장소를 물색해 거리벽화 20점과 조형물 20점을 설치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추가로 160점의 작품을 설치하는 등 연차적으로 확대해 2010년쯤에는 내 집 앞에서도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도시 곳곳에 미술작품을 설치한다. 도심을 예술가의 상상력이 넘치는 문화공간으로 새단장하겠다는 청사진이다. 현재 시내에 설치된 미술작품은 조형물, 기념비, 동상 등 모두 3500여점이 넘는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대형 건물 신축시 미술품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한 건축법에 따라 제작된 것으로 작품이라 할 만한 조형물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공공 미술품의 경우 예술성이 높지만 그 숫자가 400여점에 불과한 데다 대부분 공원에 집중돼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 거리벽화의 경우에도 예술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담벼락이나 공사현장에 그려놓은 벽화가 1000여개나 되지만 이 가운데 거리벽화라 칭할 만한 작품은 없다는 게 시측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값싼 유성페이트로 제작한 탓에 오히려 거리 미관을 해치는 흉물이 되고 있다.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는 수준높은 미술작품을 시민들의 생활공간으로 끌어내 생활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데 목적이 있다. 궁극적으로는 도시 공간에 예술적인 생명력을 불어 넣어 세계적인 예술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시는 이를 위해 10월 중 예술가를 중심으로 한 ‘서울시 공공미술위원회’를 구성하고, 공공미술품 설치 장소 및 작품 콘셉트를 결정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장소를 우선 선정해 작품을 설치하고, 기존에 설치된 작품도 예술성 논란이 있거나 미관을 해치는 경우 교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범적으로 거리벽화가 마련될 곳으로는 남대문시장, 청평화시장 등 재래시장과 고가차도 교각, 세종문화회관 신관 등이 물망에 올랐다. 마포구청 옹벽, 연대 앞 옹벽, 인사동 조형갤러리 건물 등 기존 벽화도 교체된다. 조형물 설치장소로는 선유도, 서울시 청사, 청계천 가로변, 인사동, 홍대앞, 지하철옆 입구 등이 논의되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Zoom in 서울] 광화문앞에 ‘세종광장’ 만든다

    [Zoom in 서울] 광화문앞에 ‘세종광장’ 만든다

    서울 세종로에 가로공원이 생긴다. 오는 2008년 8월이면 이른바 ‘세종광장’을 보게 된다. 서울시는 27일 광화문에서 세종로사거리에 이르는 세종로를 600년 고도의 숨결이 느껴지는 역사문화광장으로 조성하는 ‘세종광장(가칭) 조성사업 ’을 발표했다. 세종광장은 경복궁∼청계천∼서울광장∼숭례문광장을 도보로 연결하는 관광축을 잇게 된다. 이 계획에 따르면 길이 760m의 세종로 차선을 16차선에서 10차선으로 줄여 ‘차로 감소공간’(약 21m)을 활용, 광장을 만든다. 위치는 양측·중앙·편측배치의 3개안 가운데 여론수렴을 거쳐 연말쯤 확정한다. 시는 1968년 서울신문사 등이 건립, 현재 덕수궁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을 옮기는 방안도 추진한다. 시는 내년 1∼3월 현상공모와 4∼8월 기본·실시설계를 하고,9월 착공할 예정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청계천 하류도 자연+문화 관광명소 만든다

    청계천 하류도 자연+문화 관광명소 만든다

    서울 청계천 하류에 조각공원과 관광음식타워, 숲길, 분수대 등이 들어서 상류 못잖은 관광명소로 탈바꿈한다. 고산자교 하류와 중랑천 및 한강이 만나는 지점에는 프로그램 분수와 고사분수가 각각 조성된다. 27일 서울시와 성동구는 청계천 고산자교∼한강과 중랑천 합류지점까지의 특성화 개발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이 계획은 서울시와 성동구(구청장 이호조)의 협의를 거쳐 빠르면 내년초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이 방안에 따르면 고산자교 밑에 시각적으로 다양한 색상과 모양이 연출되는 프로그램 분수가 건립되고 인근에는 자연석으로 된 물놀이장을 만든다. 살곶이 다리가 자리잡고 있는 한양대 주변 자동차전용극장 부지(2270평)에는 조각공원이 조성된다.15개의 작품과 생태연못, 바닥분수대 등이 들어선다. 살곶이체육공원∼응봉교간 보도에는 느티나무·메타세쿼이아 등 큰나무길이 조성되고, 성동교에는 발광다이어드(LED)를 이용한 경관조명을 설치한다. 뚝섬앞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에는 10∼30m 높이로 물을 쏘아 올리는 고사분수를 조성해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청계천을 관광명소화하기 위해 마장동 제설발진기지(제설차 집합소) 515평과 주차장 942평에는 지하 2층, 지상 5층짜리 관광식당타워와 이벤트 공연장이 조성된다. 성동구는 단일시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4000여상가)인 축산물 시장과 청계천을 연계한 관광객 유치를 기대하고 있다. 고산자교∼중랑천 합류부 제방우측(마장동쪽)에는 식생매트를 깔아 수생식물을 심고, 반대편에는 수목·꽃종류를 심어 볼거리를 제공키로 했다. 또 보행자도로와 자전거도로를 완전히 분리해 보행도로에는 자연석이나 점토벽돌을 깔고, 좌우측에는 억새나 갈대 등을 심을 계획이다. 중랑천 합수부 등 철새보호구역에는 3개의 인공식물섬과 전망데크를 만들기로 했다. 성동구 관계자는 “청계천 상류에 비해 하류는 자연미가 뛰어나다.”면서 “이같은 장점을 훼손하지 않고 최대한 특색있게 개발해 관광명소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목조각 5000여점 모아 ‘목인박물관’ 설립 김의광 관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목조각 5000여점 모아 ‘목인박물관’ 설립 김의광 관장

    죽은 이가 마지막으로 가마를 타고 간다. 에구메라, 여러 목인(木人)들이 외로울까봐 함께 벗을 하잔다.‘따라와∼’ 창을 들고 호랑이를 탄 남자, 해태 위에 걸터앉은 선비, 물구나무 선 광대, 학을 타고 천도복숭아와 술병을 든 신선, 머리에 뿔이 두개가 나 있는 도깨비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호들갑이다. 기왕지사, 가는 길에 노래나 몇술 뿌려보자. 자, 이승과 이별하는 최후의 마당이 아닌가.‘이제 가면 언제 오나/허어야 허어야/간다 간다 나는 간다/북망 고개로 나는 간다/서른 서이 상두꾼아/발맞추어 나아가세’ 처량하면서도 차원 높은 해탈의 노래다. 목인(木人), 풀어보면 나뭇조각 인간을 뜻한다. 비록 말이 없지만 웃음과 울음이 있다. 풍자의 여유가 진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이 주술 및 벽사, 그리고 각종 의례에 사용했다. 죽은 이를 저승길로 무사히 안내하고 극락세계로 모시는 역할도 했다. 무덤의 부장용으로 쓰였던 목용(木俑), 마을의 수호신, 일상 생활에서 각종 민예품으로 사용됐던 흔적들이 뜸뜸이 전해내려온다. 아울러 이들은 기록에 남아 있지 않은 당시의 생활 풍습과 토속신앙, 복식문화 등을 알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자료가치로 평가된다. ●목인은 민화와 함께 민중공예문화 대표 특히 상여장식에 표현된 다양한 목인들은 민화와 함께 우리 민중의 공예문화를 대표한다. 하지만 상여소리를 하는 선소리꾼과 상여꾼들이 점차 사라지는 현실에서 그 맥이 끊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잠깐, 여기에서 주목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국내 유일의 ‘목인박물관’을 설립한 김의광(57) 관장이다. 강산이 세번 바뀌는 지난 30년 세월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3000여점의 목인과 목조각을 옹골지게 ‘목인석심(木人石心)´으로 수집했다. 조선시대 후기의 상여문화를 알 수 있는 목인을 비롯, 신당(神堂), 절에 있던 목조각 등 귀중한 작품들을 많이 모았고 올 3월에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박물관을 열었다. 그랬더니 오늘날 민속학자, 역사학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쓰레기통 언저리에 버려졌거나, 그랬음직한 목인들이 일약 스타가 된 셈이다. 그동안 말없이 방치됐던 목인들이 김 관장의 노력에 의해 당시의 생활풍습과 의식문화 등을 알려주는 데 중요한 역할로 떠올랐다. 이쯤되면 김 관장을 가리켜 별난 사람이라기보다는 단절되가는 전통문화의 맥을 잇는 훌륭한 인물이라고 해야 되지 않을까. 지난 19일 목인박물관에서 김 관장을 만났다.2층 사무실의 문을 열고 들어섰더니 역시나 애지중지 목인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최근에 열린 ‘목인, 세속에서 얻은 성스러움’의 특별전에 대한 마무리 손질작업이기도 했다. 김 관장은 먼저 안에 전시된 여러 목인들을 설명해준다. 전시실에는 300여점의 목인과 상여 앞에 매달렸던 꽃나무 조각 200여점이 벽면에 가득 전시돼 있었다. 지난 세월만큼이나 군데군데 칠이 벗겨져 있었으나 당시의 생활상을 연상하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연꽃, 학, 닭, 기러기, 사당패, 가슴을 드러낸 기생, 봉황탄 어린이 등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조상들의 숨결이 새록새록 느껴진다. 그는 “삶을 마감하고 가는 길은 우울하고 어두웠을텐데 이렇게 화려하고 아름답게 꾸며준 조상들의 마음이 정말 아름답지 않으냐.”고 하면서 죽음에 대한 긍정적 사고를 새삼 느끼게 한다고 설명했다. 쭉 둘러보노라니 영화 ‘왕의 남자’로 유명한 줄타기 하는 목인, 우리나라에서 하나밖에 없는 붉은 치우천왕, 첩과 가까이 있는 남편에게 눈을 흘기는 본처 목인, 아들을 손꼽아 바라는 부부 목인…. ●인도·태국 등 동남아 목조각도 2000여점 모아 그는 “이 박물관 집은 단기 4288년, 흔히 쌍팔년 4월에 지어졌다. 여기 목인들이 있기엔 잘 어울리는 공간.”이라면서 이들을 불러모으느라 애를 많이 썼다며 웃는다. 특히 이 박물관 1층 지하에는 요즘 보기 힘든 방공호까지 그대로 보존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1970년대초였어요. 외국인 친구네 집에 갔는데 우리나라 전통 민속품이 진열돼 있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지요. 그때부터 취미로 목조각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당시 ㈜태평양에 입사, 근무했던 시절이어서 퇴근 후나 주말 등을 이용해 골동품 가게를 뒤졌다. 주로 인사동이나 청계천 일대였다. 갈 때마다 맘에 드는 목인을 보고 가격이 비싸 만지작거렸던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주변 사람들의 비아냥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특히 기독교인이 상여장식을 모은다고 하자 ‘귀신이 붙었다.’라는 얘기도 자주 들었다. 그럴수록 목인은 그에게 아름다운 예술품으로 다가왔다. 이름없는 장인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예술혼, 보면 볼수록 감동으로 느껴졌다. 그렇게 하나 둘 수집한 것이 3000여점. 최근 2∼3년 사이에는 행동반경을 넓혀 인도, 태국 등의 동남아 목조각 2000여점을 모았다. 당연히 현지에서 발품을 팔았다. “목인 중에서도 상여 목조각에는 그 사회의 시대상이 그대로 담겨 있어 많은 흥미를 불러일으킵니다. 상여 목인은 주로 조선 후기에 왕성하게 만들어졌지요. 그땐 관을 지키는 사람이 장군이었다가 일제 시대에 와서는 순사로 변합니다.” 김 관장은 “사실 상여문화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풍습이다.”면서 죽은 자가 현세에 누리는 마지막 호사였고 평민에게는 평소 고관대작이나 탈 수 있는 가마를 죽을 때 타보는 영광(?)도 있었다고 했다. ●올겨울 ‘목인도록´ 제작… 특별전 계획 김 관장은 또 “누군가 그런 것(목인을)들을 모으지 않았다면 쓰레기통 비슷한 곳에 뿔뿔이 흩어져 있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지금와서 생각해봐도 목인들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바로 ‘함께 살아온 우리 시대의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런 명분으로 박물관을 열었더니 민속학자 등 주변으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았다고 했다. 이들에 대한 보답으로 올 겨울에는 ‘목인도록’도 제작하고 특별전을 열 예정이다. 내년 3월 개관 1주년 때에는 그동안 모아온 동남아의 목인들도 전시해볼 계획이다. “우리 박물관은 목인들과의 대화의 장소입니다. 음악과 역사가 공존합니다. 옛날의 목인을 보며 차도 마시는 문화공간이지요.” 젊었을 때는 돈이 없어 못했지만 60을 바라보는 지금 나이에 박물관이라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 너무 뿌듯하다고 의미부여를 했다. 김 관장은 서울 출신. 연세대 정외과를 나와 75년 설록차를 생산하는 태평양에 입사했다. 이후 태평양 계열사인 장원산업 회장으로 있던 2004년 목인들의 반란(?)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지금의 박물관을 설립했다. 그가 박물관과 인연이 된 것은 부친의 영향도 없지 않았다. 자유당 시절 상공·교통·내무장관을 지낸 부친(김일환)이 이화여대 이사로 있었던 1999년에 김활란 탄생 100주년을 맞아 ‘십장생도 병풍’을 기증했다. 조선시대 궁중미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이 병풍은 1972년 프란체스카 여사로부터 선물받아 30년 가까이 소중하게 보관해왔던 것이다. 김 관장은 이때 ‘적재적소’라는 말을 생각해냈다. 즉 물건이나 사람이나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진리를 깨달았다. 그래서 수집했던 목인들을 모아 박물관 설립을 생각하게 됐다. “공예품이 청자라면 목인은 백자입니다. 또 청자가 귀족의 애장품이라면 목인은 민초의 삶, 애환과 고통 그 자체이지요. 사람에게도 적재적소가 있듯이 목인들도 제자리가 있는 것이지요.”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9년 서울 출생 ▲68년 대광고 졸업 ▲72년 연세대 정외과 졸업 ▲74년 동대학 석사 ▲75년 ㈜태평양 입사 ▲83년 태평양 장업㈜ 전무 ▲92년 태평양 돌핀스야구단 대표이사. 대통령 표창(전통차 계승발전) ▲2002년 장원산업㈜ 회장 ▲06년 3월 목인박물관 관장, 옛돌조각 사랑모임 회장, 사단법인 한국민속박물관회 이사, 서울시박물관협회 이사
  • 한나라 빅3 ‘가을 대장정’

    한나라당의 대권 주자인 ‘빅3’가 추석을 앞두고 공격적인 행보로 ‘키워드’ 공략에 나섰다.해외 정치무대와 국내 강연장, 추수기 논밭에서 각각 비전을 내보이며 내년 대선을 향한 장정에 힘을 싣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지난 23일 벨기에로 출국했다.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를 거쳐 독일을 방문하기 위해서다. 측근들은 “대표직 때부터 초청을 받았는데 피습 등 다른 일이 겹쳐 이번에야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정치권에서는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확고한 국가 안보관을 갖고 있는 그가 EU와 NATO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전시 작전통제권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고, 무엇보다 28일 독일의 첫 여성총리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면담하는 까닭이다.‘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박 전 대표가 정치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그는 이번 순방길의 테마를 ‘경제’와 ‘통일’로 정했다. 출국 전에 미니홈피에 남긴 글을 통해서 “경제와 통일에 관한 많은 전문가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의견을 나누겠다.”면서 “(독일 방문은)통일 과정의 교훈과 통일 후 후유증 극복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여기에다 29일에는 1960년대 독일에 파견됐던 광부·간호사 출신 등 교포와 만나는 자리가 예정돼 있어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도 자연스럽게 부각될 전망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호남권을 누비며 ‘강연 정치’를 통해 밑바닥 민심을 훑고 있다.‘청계천’ 강점을 강조하며 ‘내륙 운하’를 구체적인 비전으로 내세워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심산이다. 주말인 23일에는 ‘뉴라이트 전국연합 신노동연합’ 출범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신노동연합의 권용묵 상임대표가 이 전 시장이 현대엔진공업 회장으로 재직할 때 당시 노조위원장으로 ‘묘한 인연(?)’도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시장은 축사에서 이를 가리켜 “당시에는 입장과 처지가 달랐고 세상을 보는 눈도 달랐다.”면서 “전정한 노동자의 삶의 권익이란 어디에서 오는 것이며, 그것은 바로 일자리의 창출에 있다는 권 대표의 말씀에서 한 줄기 대한민국의 희망을 본다.”고 한껏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각종 강연과 축사를 통해 정치 비전을 밝힌 뒤 새달 2일에는 5박6일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다.‘에너지 외교’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CEO형 지도자로서 이미지를 강조한다는 복안이다. ‘일꾼’을 자처하며 87일째 민심 대장정을 이어가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휴일인 24일 같은 당의 권철현·박계동·안경률 의원 등과 함께 전북 남원 인원면 계암마을에서 하루종일 벼를 벴다.측근들은 이날 한나라당 의원이 7명이나 자발적으로 동참한 데다 지난번에 남경필 의원 등이 찾아온 것까지 포함하면 의원 30여명이 찾아왔다며 고무된 분위기다.“당내 입지가 탄탄해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여기에다 대장정이 계속되면서 평소 2∼3%대에 그쳤던 지지율이 ‘마의 5%’대로 치솟는 등 ‘일꾼론’이 먹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손 전 지산는 100일 대장정을 마친 뒤에는 ‘새 정치 선언’을 계획하고 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길섶에서] 서울의 진화/함혜리 국제부 부장급기자

    파리 특파원 생활을 마치고 최근 귀국했다. 정확하게 3년 3개월 3일 만에 다시 찾은 서울은 정말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외견상 가장 놀라운 변화는 복원된 청계천이었다. 이미 1년이 다 되어 가는 마당에 웬 뜬금없는 소리를 하느냐는 사람도 있겠지만 정말 믿기 어려운 광경이었다. 청계천변을 따라 걸어보니 바람도 시원했고, 물소리도 듣기 좋았다. 그 좋다는 파리의 센 강도 이런 정취를 풍기지는 못한다. 청계천을 보면 서울이 단순하게 발전한 것이 아니라 진화(進化)했다는 생각이 든다. 진화한 것은 또 있다. 휴대전화와 초고속 인터넷, 위성 DMB 등 IT분야도 프랑스에서는 보지도 못하던 것들이 수두룩했다. 은행에 가도, 버스나 택시를 타도 모든 사람들이 참 친절했다. 먹을거리도 무척 다양해졌고 찜질방에 가봐도 새로운 것 천지였다. 아무리 봐도 참 살기 좋은 나라인데 왜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복 지수는 그토록 낮은 것일까?정작 진화해야 할 부분은 오히려 퇴화를 거듭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함혜리 국제부 부장급기자 lotus@seoul.co.kr
  • “충주 길섶 사과 익으니 빨간 사랑향기 풍겨요”

    “충주 길섶 사과 익으니 빨간 사랑향기 풍겨요”

    ‘충주에는 가로수에도 사과가 주렁주렁…, 그 사과는 누가 먹을까.’ 요즘 충북 충주시로 진입하는 길에는 사과나무 가로수가 늘어서 농익은 사과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채 빨간 자태를 선보이고 있다. 시는 최근 이곳에서 70여상자의 사과를 수확했다. 시는 이를 충북사과원협에서 세척과정을 거쳐 저온 저장창고에 보관했다가 오는 27일 승덕재활원, 나눔의 집, 성심맹아원 등 27개 사회복지시설에 기증할 예정이다. 사과에 스테이지를 붙인 뒤 익어가면서 새겨지도록 한 ‘충주사랑’ ‘평화’ 등의 문자를 통해 이웃사랑의 마음도 전달한다. 이번에 수확한 사과는 조생종인 홍로이다. 홍옥과 후지사과는 아직 따지 않았다. 시는 해마다 3종의 가로수에서 20㎏짜리 400여상자의 사과를 수확, 복지시설에 무료로 보내고 있다. 충주의 사과나무길은 그야말로 명소이다. 서울에서 들어오는 달천로터리에서 건국대와 충주역 쪽에 총 2.9㎞(양쪽 5.8㎞)길이로 1000여그루가 심어져 있다. 충주시 이상덕 농정기획계장은 19일 “면적으로 따지면 8000평에 이르는 것으로 도로변에 심어져 먼지는 과수원 사과보다 더 많이 묻었지만 오염이 되지 않아 세척을 하면 먹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고 맛도 기가 막히다.”고 자랑했다. 시는 지난 1997년 ‘충주사과’를 널리 알리기 위해 처음 사과나무를 가로수로 심었다.2000년부터는 5곳에 원두막을 세워 ‘사과도둑’을 막고 있다.8월 중순부터 10월 말까지 15명의 순찰원이 24시간 3교대로 지키기도 한다. 처음에는 시민들이 나무에 가족이름을 달고 한 그루씩 관리케 했으나 ‘소유욕’이 강해 남아나는 사과가 없자 장애우들에게 맡겼다. 사과나무 지킴이 송기성(56)씨는 “장애인이라 아파트 경비직도 얻기 어려운데 이런 자리를 줘 고맙다.”며 “사과나무도 지키고 시민들과 얘기하면서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을에는 한 임산부가 “너무 먹고 싶다.”고 해 시장실에 연락, 맘껏 따먹게 한 일도 있다. 사과서리를 하다 들킨 학생들에게는 사과 한 상자를 따줬던 일도 있다. 송씨는 “사과를 몰래 따 배낭에 숨기거나 차를 대놓고 따서 달아나는 일도 가끔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당 3만 5000원을 받고 충주시 홍보와 길 안내, 청소도 겸하고 있다. 탐스러운 사과는 홍보대사 역도 톡톡히 해낸다. 차를 타고 지나던 외지인이 잠깐 내려 사진을 찍거나 “이거, 진짜야 가짜야.”고 하면서 만지고 가는 등 홍보효과를 거두고 있다. 한창희 충주시장은 홍보효과가 크자 지난해 4월 서울 청계천 하류 고산자교 길에 ‘충주 사과나무길’을 만들기도 했다. 가로에 설치돼 있는 원두막도 아침 저녁으로 운동이나 산책을 나온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인기다. 시는 이달 말 열리는 충주무술대회에 참가하는 외국인들에게 사과나무 가로수에서 홍옥을 따게 하는 체험행사도 열 참이다. 정작 사과나무 관리는 쉽지 않다. 동절기에는 전지와 퇴비 주기를 하고 꽃과 과일 솎아주기, 농약주기, 봉지 씌우기 등 일손이 많이 가는 편이다. 관리비만도 연간 5000만원 이상이 들어간다. 최재응 사과연구계장은 “처음에 사과나무 가로수를 반대하던 지역 교수들도 지금은 ‘잘했다.’고 대부분 좋아하지만 관리가 쉽지 않아 사과나무길을 더 이상 확대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발언대] 태평로와 을지로에 소나무 가로수를/정동일 서울 중구청장

    서울의 중심인 남산에 아름다운 소나무 숲을 조성하고 태평로와 을지로, 청계천로를 따라서 소나무 거리를 조성하자.“아니, 도심 한복판에 무슨 소나무 거리? 소나무 숲?”이냐고 의아해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많고 많은 가로수 가운데 왜 하필 소나무인가라고. 그러나 빼곡한 빌딩 숲과 수많은 인파 사이로 사시사철 푸른 자태를 뽐내고 서 있는 소나무 띠를 상상해 보자. 생각만 해도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가. 도심 한복판에서 아름드리 소나무가 뿜어내는 솔향기의 청신한 맛을 만끽하게 하고, 또 일상의 지친 심신도 정한케 해주니 말이다. 요즘은 일부러 도시를 벗어나 숲을 찾아 나서지 않고서는 소나무를 쉽게 접할 수 없지만, 사실 어릴 적 시골에서 자란 사람치고 소나무 그늘 밑에서 한여름 더위를 식히곤 하던 추억이 없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어디 이뿐인가. 우리 아버지 세대는 구황이 들 때 소나무의 속껍질인 송기를 벗겨 떡도 만들고 죽도 쑤어 먹었다. 송편을 만들 때 솔잎이 필수적이듯 소나무는 대들보가 되기도 하고, 갓난아이가 태어나면 솔가지를 매단 금줄을 쳐서 나쁜 기운을 막았다. 그리고 죽음에 이르러서는 소나무관에 묻혀 자연으로 돌아갔다. 이처럼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소나무에 신세를 짐으로써 우리 민족은 늘 소나무와 함께 살아왔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온갖 풍상을 이겨내며 언제나 변함없이 꿋꿋하게 서 있는 소나무의 기상(절개와 의지)을 견주어 한민족의 상징으로 표현하고 있지 않은가. 이런 민족의 역사 속에 함께하며 애환이 서려 있고, 우리에게 친숙한 소나무가 언제부터인가 우리 곁에서 멀어졌으니 민족의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소나무 숲을 조성해야 한다. 특히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으로 이어지는 애국가를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서울 중심부 중구에 소나무 가로수와 숲을 조성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다. 우리나라 삼림 면적의 40%를 차지하는 소나무에 대해 우리가 언뜻 알고 있는, 공해에 약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소나무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랄 만큼 환경에 대한 적응능력이 뛰어나다. 흙 한 줌 없는 바위 틈에서도 푸르고 울창하게 자라는 것을 보더라도 그 강인한 생명력을 알 수 있다. 이는 좋은 토양뿐 아니라 다른 나무들이 자랄 수 없는 곳에서도 뿌리를 내릴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다는 방증이다. ‘솔이 번성해야 나라가 잘된다.’는 혹자의 말을 기억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100년전 한반도의 70% 이상이 아름드리 소나무로 채워졌던 때처럼 이젠 민족 정기를 지켜온 소나무를 심는 운동에 적극 나서 건강한 서울, 건강한 나라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라고 본다. 이에 필자는 중구의 구목(區木)이요, 잎이 많고 단면적도 넓어서 수증기를 수분으로 만들어 뿜어내는 증산량이 활엽수보다도 더 큰 소나무를 서울 도심에 가로수로 심고, 숲을 조성해 민족의 정기를 되살려 서울시민들에게 소나무의 기상을 불어넣어 서울을 활력이 넘치는 도시로 변모시켜 나가고자 한다. 정동일 서울 중구청장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생태농법에 ‘문화농법’까지 곁들여 포도밭 가꾸는 시인 류기봉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생태농법에 ‘문화농법’까지 곁들여 포도밭 가꾸는 시인 류기봉씨

    경기도 남양주시 장현리에서 17년째 포도농사를 짓는 ‘농부시인’ 류기봉씨. 고 김춘수 시인의 애제자이다. 스승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년 9월이면 ‘포도밭 작은 예술제’를 연다. 올해는 포도수확도 좋아 행복한 9월이라며 활짝 웃는다. 오른쪽에 ‘김춘수 나무’ 앞에 생전의 친필시 ‘디딤돌’이 내걸려 있다. 오로지 정직을 흙에 묻어두고 산다. 농부는 아침일찍 포도나무에게 라디오의 시사대담 프로를 들려준다. 밤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할테니까. 해가 떠오르면 클래식 음악을 틀어준다. 모차르트 교향곡 41번 C장조를 더욱 좋아한다. 거친 포도는 곧 부드러워지고 달콤해진다. 그래서 포도는 바람이 난다. 낮에는 민들레와, 달뜬 밤에는 달맞이꽃과 뜨겁게 포옹한다. 지난 주말이었다. 경기도 남양주군 진접읍 장현리, 한 농부시인이 17년째 가꾸는 포도밭에는 ‘아주 특별함’이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숙성된 포도냄새가 확 풍겨오더니 시큼한 여운이 어금니를 간지럽힌다. 포도밭을 지키는 하얀 진돗개가 그걸 아는지 고개를 갸우뚱하며 꼬리를 흔들어 반긴다. 포도밭 한가운데서 천진한 아이들 소리가 들려온다. 그 곳으로 귀를 기울이며 다가갔다. 서울에서 왔다는 두 가족의 식구들이 신기한 듯 포도밭을 맨발로 걸어다니고 있었다. 또 아이들은 직접 포도를 따며 마냥 즐거워한다. 농부시인은 손님들에게 이렇게 설명한다. “여기는 자연농법만을 사용합니다. 빗물막이용 비닐하우스가 없고 농약을 전혀 쓰지 않지요. 자연상태에서 햇볕을 받고 자라야 단맛과 신맛이 잘 어우러집니다. 발효된 각종 풀과 한약재료를 지렁이한데 주면 지렁이가 배설하고, 포도나무는 그걸 먹고 이렇게 탐스런 열매를 만들어내지요. 또 자기 몸에서 나온 포도즙, 포도순도 먹이고 있습니다.” 이때 누군가가 이 광경을 무비카메라에 열심히 담고 있었다. 관심있게 쳐다보자 “저희는 대학생입니다. 단편영화를 찍고 있거든요.”라고 소개한다. 주제를 물었더니 ‘시가 있는 포도밭’이란다. 맞다. 포도밭, 농부, 시인, 달빛, 술, 시와 그림들만 하더라도 훌륭한 ‘단편영화’는 되겠지. 여기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로 가득채워진다. 우선 포도나무마다 시인들의 이름표가 붙어 있다. 그 옆에는 친필시가 내걸려 있어 발길을 붙잡는다. 포도밭 중앙에 2년 전 작고한 김춘수 선생의 시가 문득 눈에 들어온다.‘天使는 프라하로 가서 시인과 함께 즐거운 식사를 하고/반 고흐는 面刀날로 제 한쪽 귀를 베고 있었다./누가 가만 가만히 디딤돌을 하나하나 밟고 간다.’(디딤돌) 조정권 시인의 ‘포도와 당나귀와’도 걸려 있다.‘당나귀는 여름내내 언덕을 오르내리며 고된 물통을 져다 날랐습니다./포도밭의 포도알들이 알알이 익어가고 그 중에서 제일 크고 잘 익은 송이들은 그분의 몫이지요….’. 서정춘 시인은 ‘그가 포도를 따먹고 있다. 그녀의 젖꼭지를 똑, 따먹은 시늉으로….’라는 시구절이 눈길을 끈다. 이밖에도 노향림 문태준 이문재 정진규 박완서 등 내로라하는 문인들의 체취가 포도나무에 걸려 있어 말 그대로 ‘포도밭 시화전’이었다. 이뿐이랴. 포도밭에서는 매년 9월 첫째주 토요일 ‘포도밭 작은 예술제’를 개최해왔다.9년전 김춘수 시인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올해에는 지난 2일 이수익 고두현 이덕규 시인 등 20명의 문인과 독자 150여명이 참석, 성황을 이루었다. 시 낭송도 하고 라이브 공연 등 작은 음악회도 열렸다. 끝무렵에는 포도를 발로 밟아 포도주를 만드는데 이때 빚은 포도주는 다음해 예술제 행사때 쓰인다. 포도밭 주인 류기봉(42)씨. 농부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93년 김춘수 선생의 추천으로 현대시학에 등단했다. 까닭에 생전의 김춘수 선생을 각별히 모셔 문단의 훈훈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동안 ‘장현리 포도밭’‘포도눈물’‘자주 내리는 비는 소녀 이빨처럼 희다’ 등의 시집을 연달아 발간,‘포도시인’이란 별칭도 생겼다. 최근에는 산문집 ‘포도밭 편지’를 펴내 ‘글수확’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또 ‘사단법인 흙살리기참여연대’에서 제정한 ‘2006년 흙사랑생명사랑 상’을 수상했다. 이날 오후 손님들이 돌아간 후 류 시인과 마주앉았다.9월은 1년 농사의 결실을 맺기도 하겠지만 아무래도 스승 김춘수 시인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한 계절이다. 그래서 스승 얘기를 먼저 꺼냈다. 류 시인은 생전에 스승의 집을 일주일에 두번씩 꼬박꼬박 찾아 안부를 묻곤 했다.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매달 한번씩 누워 계신 스승의 묘지(경기도 광주)를 찾아 “스승님, 저 류군 왔습니다.”라고 큰 절을 올린 뒤 주위의 잡풀을 뽑고 돌아온다. 또 가끔 가평, 양평, 광주 등 함께 나들이했던 음식점에 가서 혼자 식사를 하며 생전에 스승과 나눴던 대화를 떠올리곤 한다. 프랑스의 한 시골마을 포도밭에 다녀온 얘기며, 돌아가시던 해에 “올해 포도 예술제 행사는 내가 직접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어 흥을 돋우겠어.”라고 했던 모습 등등을 생생하게 떠올린다. “다행히 선생님과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눴을 때 녹음을 많이 해두었습니다. 그때도 줄줄이 받아적기만 하면 전부 주옥같은 시가 됐지요. 또 ‘류군 이거 가지고 가’하면서 대학때 깨알같이 적어두었던 메모노트 등 여러 흔적들을 제게 남겨주시고 떠나셨습니다.” 그래서 류 시인의 꿈은 ‘김춘수 문학관’ 설립이다. 이곳에 스승이 남겨준 문학적 유품을 전시할 생각이다. 포도농사를 열심히 짓는 것도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올해 포도농사는 어떻게 됐을까.“포도밭은 3000평되지만 출하용으로는 1000평정도밖에 안된다.”면서 나머지 2000평은 포도밭 분위기를 내는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과 달리 햇볕을 잘 받아서인지 수확량이 약간 늘어 매출액을 5000만원정도로 추산하고 있다.“유기농으로 재배한 지 10년된 나무들 중에서는 약 80%,5년된 나무에서는 50%가량이 튼실한 열매를 만들어내고 있지요. 보통 유기농으로 자리잡히려면 토양 자체가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보통 7∼8년은 걸립니다.” 그가 유기농법으로 바꾼 것은 1994년 어느날이었다. 밭에 제초제를 뿌리는데 풀들이 살려달라는 아우성같은 소리를 들었던 것. 그날로 생각을 바꿔 충북 괴산의 한국자연농업학교에 들어가 유기농법을 배웠다. 하지만 갑작스런 변화로 오히려 나무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열매들이 볼품없어지고 또 껍질이 두꺼워진다는 사실을 체험했다. 유기농법을 사용한 첫 해 수확량은 고작 200만원정도. 나무 10그루 중 겨우 1그루만이 열매를 맺었다. “유기농법으로 바꾼 후 포도농사가 자꾸 실패하자 김춘수 선생님이 하루는 이런 제안을 하셨지요.‘포도밭에다 그림도 걸어 놓고, 음악회도 열고, 시낭송도 하고, 문화상품도 곁들이면 어떻겠는가. 마침 자네도 시를 쓰면서 포도농사를 짓고 있으니 좋은 조건 아닌가.’라고 말입니다.” 스승의 권유대로 지난 98년 처음으로 ‘시인 류기봉 포도밭 시 그림전’을 열었다. 이는 유기농법에 이어 최초의 ‘문화농법’을 접목한 셈이다. 이후 해마다 20여명의 시인과 소설가들이 햇포도가 출하되는 9월초에 만나 작은 행사를 꾸준히 열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도 소문이 나 올 9월에는 매주 200여명씩 찾고 있다. 원래 류 시인은 신학대학에 입학했지만 평소 시인이 되고픈 열망을 버리지 못해 수업만 끝나면 청계천 헌 책방을 자주 찾았다. 결국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시를 쓰는 ‘농부시인의 길’을 걸었다. “시 공부를 해서 시인 자격증(등단)을 땄지만 시는 돈이 안된다. 그렇다고 17년 농사했는데도 역시 돈이 안된다.”고 씁쓰레하게 웃는 농부시인. 하지만 “포도밭에 귀 기울자, 내 삶과 시가 꽃을 피웠다. 포도나무는 그렇게 내 삶의 뿌리이자 시감(詩感)의 원천이 아닌가.”라고 하며 구멍뚫린 밀집모자를 푹 눌러쓰고 다시 포도밭으로 향했다. km@seoul.co.kr 사진 김현호 제공 ■ 그가 걸어온 길 ▲1965년 경기 가평 출생 ▲83년 광동실업고 졸업 ▲85년 군입대 ▲90년 한국성서대학 외국어학과 졸업 ▲93년 고 김춘수 선생의 추천으로 ‘현대시학’에 등단 ▲98년∼현재 ‘포도밭 작은 예술제’개최 ●주요 작품 장현리 포도밭(2000년, 문학세계사), 자주 내리는 비는 소녀 이빨처럼 희다(04년, 글나무), 포도눈물(05년, 호미), 포도밭편지(06년, 예담) 등 ●수상경력 2006년 흙사랑생명사랑상 수상(사단법인 흙살리기참여연대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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