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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와 달 보러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가요!

    서울 서대문구는 정월 대보름 전날인 내달 7일 오후 7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시청각실과 야외 마당에서 ‘아빠와 함께 달 보기’ 행사를 연다고 20일 밝혔다. 천문 강좌, 천문 공작 체험, 부럼 깨기, 천체망원경으로 밤하늘 관측하기, 달·행성·별자리 스크린 여행, 천문 퀴즈왕 선발 OX 게임 등으로 진행된다. OX 게임 퀴즈왕에게는 박물관 1년 무료 관람권을 증정한다. 꼭 아빠와 함께하지 않더라도 가족 단위로 참여할 수 있다. 참가비는 2인 3만원이며, 여기에 1명이 늘 때마다 1만원씩 추가된다. 모집 인원은 모두 45명이며, 오는 29일 오전 10시부터 서대문자연사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 신청할 수 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영웅’ 베토벤, 영광으로 빚어내는 미완의 연주

    ‘영웅’ 베토벤, 영광으로 빚어내는 미완의 연주

    베토벤이 나폴레옹의 이름을 딴 교향곡 ‘보나파르트’(에로이카)를 지어 헌정하려다 나폴레옹이 스스로 황제의 지위에 오른 것에 실망해 교향곡 표제를 찢어버린 것은 유명한 일화다. 당시 표제는 파기됐지만 나폴레옹이 가진 ‘영웅’ 이미지는 오래도록 베토벤의 정신세계에 남아 있었다. 베토벤은 영웅들과 같은 반열에 있기를 원했다. 영웅에게 늘 따라다니는 것이 ‘영광’이었고, 이는 베토벤에게 가장 중요한 단어로 작용했다. 상투적인 단어지만, ‘영광’은 다른 모든 윤리적 개념을 합친 것보다 훨씬 더 베토벤의 감성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이를 다양한 음으로 구현해 새로운 음악을 창조했다. ‘베토벤’은 올해 탄생 250주년을 맞은 독일 출신의 작곡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삶과 음악을 조명한 평전이다. 일반적인 전기나 평전들과 달리 음악적 소통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는 ‘에로이카’를 둘러싼 광기, 청각 장애로 인한 삶의 위기, 불멸의 연인 등 베토벤과 관련해 회자되는 12개의 주제들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올더스 헉슬리, 장자크 루소 등 역사적 인물 36명과 함께 조명하고 있다. 셰익스피어와 루소, 바흐는 베토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괴테, 나폴레옹, 헤겔과 같은 동시대인들과는 또 어떤 관계를 맺고 있었을까. 저자는 이런 관계망을 탐색하면서 베토벤 음악에 큰 획을 그은 발상과 동기들을 찾아 나선다. 책의 부제는 ‘사유와 열정의 오선지에 우주를 그리다’이다. 베토벤의 음악을 우주에 견준 것이다. 이는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우주처럼 베토벤의 음악 역시 언제까지나 미완으로 남을 것이란 뜻이다. 콘서트홀을 나선 뒤, 음악을 다 듣고 난 뒤, 교감과 대화를 통해 새로 ‘완성되는 중’이며 그 결말 역시 늘 열려 있다는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들은 베토벤 음악이 낳은 또 다른 유산이다. 예컨대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불멸의 연인’, 장애를 극복한 천재 음악가 등 흔히 알려진 베토벤의 생애를 종전과 다소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저자는 독일의 저명한 음악학자다. 평생을 독일 음악사 연구에 매진하며 축적한 공력이 이토록 풍성하면서도 깊이 있는 베토벤 평전을 낳은 배경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감쪽같이 맞은 통신비 폭탄…장애인이라서 만만했나요?

    감쪽같이 맞은 통신비 폭탄…장애인이라서 만만했나요?

    기기 변경 유도해 매달 수십만원 빼내 “금융상품처럼 확인 절차 강화 필요”정신장애 3급(조현병)과 청각장애 판정을 받은 기초생활수급자 김정수(67·가명)씨의 동생이자 한정후견인인 미정(60·가명)씨는 얼마 전 오빠 명의로 휴대전화 번호 4개가 개통됐다는 걸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지난해 9월부터 오빠 통장에서 매달 할부금과 데이터 통신비 등으로 30만원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사정을 알고 보니 서울의 한 통신사 대리점이 김씨에게 “요금을 저렴하게 해 주겠다”고 꼬드겨 기기 변경을 권유하고, 이를 빌미로 4대의 휴대전화를 개통한 것이었다. 장애인의 한정후견인이 피해를 확인하고 계약 파기를 요구해도 대리점과 통신사는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 해당 대리점 관계자는 “김씨가 원해서 새로 개통해 준 것”이라면서 “전산상 기초생활수급자로만 등록됐고 한정치산자인지 본인이 말하지 않아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정규 변호사(원곡법률사무소)는 “장애인 본인이 피한정후견인 신분이라는 점을 정상적으로 밝힐 수 있다면 한정후견인제도가 왜 필요하겠냐”라면서 “한정후견인은 피한정후견인의 법률 행위를 취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장애인들의 통신사 관련 피해는 증가 추세지만 피해 복구는 쉽지 않다. 서울시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접수된 휴대전화 피해 관련 신고는 2018년 11건에서 2019년 23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지적장애 2급을 판정받은 피성년후견인 홍기훈(26·가명)씨도 입원 중 병원에서 만난 지인의 회유에 넘어가 2017년 1월 초에만 연이어 두 차례 휴대전화를 개통했다. 2년 동안 재판을 거친 뒤에야 지난해 5월 통신사를 상대로 계약무효 확인 판결을 받았다. 서울시 장애인권익옹호기관 관계자는 “장애인들의 선택권을 막지 않기 위해 통신사 가입에 제한을 두지 않는 조항을 통신사 대리점들이 악용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상품처럼 장애인들이 통신사에 가입할 때 확인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울시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소속 김동현 변호사는 “통신사가 가입자에 대해 세세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장애인 체크리스트’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김창옥, 소통 전문 강사지만 정작 아버지와는..‘어떤 사연?’

    김창옥, 소통 전문 강사지만 정작 아버지와는..‘어떤 사연?’

    스타강사 김창옥이 강연이 화제다. 10일 MBC ‘기분좋은 날’에서는 김창옥아카데미 김창옥 대표가 스튜디오에 출연해 강연을 했다. 앞서 김창옥 대표는 유튜브 채널 ‘김창옥TV’에 업로드한 영상에서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봐 눈길을 끈 바 있다. 그는 “언제나 후회없는 도전을 하고 싶다”면서 “그게 성공보다 내가 더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통 전문 강사 김창옥이 정작 아버지와는 소통하지 못하고 살았다고 고백한 바 있다. 김창옥은 과거 한 방송에서 MC 아나운서가 김창옥에게 “소통을 주제로 강연하게 된 이유가 뭔지?” 질문하자, “아버지가 청각장애가 있으셔서 아버지와 대화가 거의 없었다. 어머니가 아버지 때문에 많이 힘들게 사셨고, 난 불통의 환경에 오래 노출돼 있었다. 그래서 소통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는데 나중에 그 부분이 점점 채워지고 좋아지는 게 좋아서, 누군가도 나처럼 이렇게 좋아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소통 강연’을 시작하게 됐다”고 자신의 가족사를 담담하게 털어놨다. 이를 듣던 MC가 “아버지가 청각장애가 있으시면, 소통이 아예 안 됐겠다”고 하자, 김창옥은 “소통을 하려면 내가 손에 글씨를 써야 했는데, 많은 내용의 글씨를 쓰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어릴 땐 아버지가 무서웠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며 “지금은 아버지와 사이가 좋아져서, 어머니 몰래 용돈도 드리고 한다”고 ‘소통의 부재’ 속에서 ‘소통 전문 강사’로 거듭나게 된 사연을 공개했다. 한편 ‘지금까지 산 것처럼 앞으로도 살 건가요’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날 방송 강연은 안방 시청자들에게 쉽고 유익한 삶의 지표를 제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강동구, 11개 유형 장애인 인권 전수조사 실시

    강동구, 11개 유형 장애인 인권 전수조사 실시

    서울 강동구가 오는 5월까지 11개 유형 장애인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장애인 인권침해를 예방하고 맞춤형 복지정책을 수립하는데 필요한 자료를 구축하기 위해서다.강동구는 올해 관내 거주하는 만 18~65세 11개 유형(시각, 청각, 언어, 정신, 신장, 심장, 호흡기, 간, 안면, 장루·요류, 뇌전증) 중증장애인 115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구는 장애인 인권 증진을 위해 2017년부터 관내 거주 장애인들을 장애 유형별로 나눠 인권문제, 생활 실태, 복지서비스 욕구 등에 대해 조사해오고 있다. 2017년에는 재가 발달장애인 1050여명을 대상으로, 2018년에는 뇌병변·지체장애인 682명을 대상으로 각각 조사를 진행했다. 올해로 관내 거주 장애인 전체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된다. 동주민센터 복지담당 공무원이 장애인가구를 직접 방문하는 방식으로 실시된다. 조사를 통해 얻은 자료는 전산 관리되며, 향후 장애인 인권 향상 및 복지증진을 위해 활용될 예정이다. 또 조사 과정에서 학대가 의심되거나 소재가 불분명한 장애인이 발견되면 장애인인권센터, 경찰서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중증장애인에게도 긴급지원 등 필요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부서와 신속히 협의한다. 이정훈(사진) 강동구청장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장애유형별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발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과천시 추사박물관, 김정희의 예술혼과 선비의 삶 체험프로그램 운영

    과천시 추사박물관, 김정희의 예술혼과 선비의 삶 체험프로그램 운영

    경기도 과천시가 김정희의 예술혼과 조선시대 선비의 삶과 정신에 대해 이해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시는 다음달 14일까지 ‘추사박물관 체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9일 밝혔다. 겨울방학을 맞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과천시추사박물관이 준비한 행사는 4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한다. 조선시대 선비문화에 대해 알아보는 ‘추사의 벗 문방사우’는 붓글씨 쓰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과 함께 조선 대표적 문인 추사 김정희(1786년~1856년)의 삶과 예술, 대표작을 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문방사우는 서재에 꼭 있어야 할 네 벗, 붓과 종이, 먹, 벼루를 말한다. 김정희의 호는 추사를 비롯 보담재, 완당, 예당, 시암, 노과, 농장인, 천축고선생 등 3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사 작품 속에 있는 호를 익히는 ‘추사 인장의 비밀을 밝혀라’는 조선 문인의 문화를 이해하고 살펴보는 시간이다. 가족별 전시실 임무를 수행하고 부모님 인장 만들기, 학생 족자 만들기 등 체험활동을 진행한다. 추사 김정희는 조선시대 명필이자 최고의 화가다. ‘조선명필 추사를 만나다’는 김정희라는 위대한 인물에 대해 탐구해 보는 시간이다. 시청각 학습, 전시실 탐방, 만들기로 박물관 교육에 흥미를 갖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마지막 ‘과천문화재탐방’은 조선시대 왕이 쉬어가는 객사인 과천 ‘온온사’, 교육기관인 과천 ‘향교’ 등 문화재를 찾아 배워보는 역사문화교육이다. 특히 관악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으로 알려진 자하동 서쪽 암벽에 새겨진 4기의 글씨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관악산 북자하동에 살았던 시서화 3절로 유명한 자하 신위와 주암동에 과지초당을 지으면서 과천과 인연을 맺은 추사 김정희의 글씨가 암벽에 새겨져 있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정신세계와 풍류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학년별 수준에 맞춰 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문화계 신년회 첫 참석한 文 “블랙리스트 다신 없을 것”

    문화계 신년회 첫 참석한 文 “블랙리스트 다신 없을 것”

    문재인 대통령이 8일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를 언급하며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문화예술인 신년 인사회 및 음악회에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참석, 인사회 발언에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점심을 함께 했는데, 블랙리스트 사태 때문에 문화예술의 자유에 대해 고통을 준 점에 대해 정말 죄송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문화예술인들의 생활 안정·창작을 지원하고, 복지 수준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소리의 어우러짐, 희망의 울림’이라는 주제로 열린 음악회는 한류의 바탕이 된 문화예술인을 격려하고, 문화예술 진흥에 대한 정부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마련됐다. 예년 행사에는 김 여사가 참석했지만 문 대통령의 참석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며칠 전 아주 좋은 소식이 있었다”며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것을 언급한 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어서 한국 영화 100년의 저력을 보여 주는 쾌거였다”고 축하했다. 신년인사회에는 조정래 작가와 안숙선 명창,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청각장애 발레리나 고아라, 배우 유동근·정보석, 예능인 송은이, 가수 양희은·홍진영 등 문화예술인이 대거 참석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인간문명과 신호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인간문명과 신호

    인간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끊임없이 신호를 받는다. 인간이 받는 신호는 감각이라는 형태로 뇌에 전달된다. 뇌는 이 신호를 잡음과 구분하고 해석하는 역할을 한다. 영화 ‘매트릭스’를 전후해 뇌에 신호를 주어 감각의 착각을 일으키고, 가상의 세계를 인식하게 만드는 기술이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것이라는 사실은 상식이 됐다. 물리학을 배움으로써 부수적으로 얻은 이익 중에는 세상을 보다 근본적인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 탄생 직후 극초기 우주에는 입자와 전자기파만 존재했다. 여기서 입자란 원자를 구성하는 소립자들을 말하며, 전자기파는 파장에 따라 연속적으로 라디오파, 빛, X선 등의 이름이 붙는 그것이다. 중요한 것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주에 존재하는 것은 오직 입자와 전자기파뿐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무언가를 분류할 때 입자와 전자기파로 나누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인간의 감각도 이를 바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의 감각은 전자기파를 감지하는 시각과 입자를 감지하는 나머지 감각들로 나눌 수 있다. 생명체의 감각은 생명체가 주위 환경을 인식하고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환경을 찾는 데 도움이 되도록 진화했다. 인간의 감각 또한 마찬가지이며, 각 감각이 감지하는 대상의 특성은 그 감각의 기능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전자기파와 입자가 가진 각각의 특성을 통해 인간이 가진 감각의 특성을 설명할 수 있다는 뜻이다.먼저 시각을 보자. 시각은 전자기파 중 가시광선이라는 특정 영역대를 감지한다. 거의 모든 생명체는 전체 전자기파 중 상대적으로 매우 협소한 가시광선 영역만을 감지한다. 이는 가시광선 영역만이 물을 투과하기 때문이다. 시각은 물속에 살던 생명체의 조상으로부터 기원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가시광선은 직진성을 가지고 있어 원거리의 대상을 구별할 수 있으며, 인간은 시각을 통해 원거리의 먹이를 찾고 위험을 피할 수 있었다. 인간의 나머지 감각들은 입자의 특성을 감지하는 것이다. 청각은 입자, 곧 기체 분자의 집단적 움직임을 파동의 형태로 파악하며 후각과 미각은 입자들이 결합한 분자의 화학적 성질을, 촉각은 더 큰 대상의 물리적 특성을 감지한다. 청각이 감지하는 음파는 빛에 비해 전달 거리는 짧지만 장애물을 돌아가는 회절성에 의해 보이지 않는 근거리의 상대를 파악할 수 있으며, 특히 빛이 존재하지 않는 밤에도 유용해 포식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야간의 생존에 도움을 주었다. 후각과 미각은 대상을 직접 판별하는 것으로 화학반응에 기반하며 섭취 가능하거나 필요한 대상을 ‘선호’라는 방식으로 결정할 수 있게 만들었다. 쉽게 말해 좋은 냄새와 맛있는 대상은 생존에 유리한 성분과 높은 에너지를 의미하며, 악취는 위험을 의미한다. 정보 전달의 측면에서 감각을 바라볼 수도 있다. 청각의 대상인 음파의 경우, 성대라는 천연의 출력 도구가 인간에게 주어지면서 문명의 기반이 된 언어가 탄생했다. 반면 시각의 가시광선은 출력이 까다로웠지만 직진성과 함께 높은 공간해상도를 가졌고 문자와 종이, 인쇄술 그리고 모니터에 이르기까지 더 많은 정보가 더 많은 이들에게 전달되는 방향으로의 기술 발전이 이루어지면서 문명의 폭발적 발전을 이끌었다. 이 칼럼 또한 바로 그 방식으로 전달되고 있다.
  • 강남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개소

    서울 강남구가 수서동에 있는 강남세움장애인통합지원센터 4층에 ‘강남세움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를 연다고 5일 밝혔다. 강남구는 2014년에 전국 최초로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를 열었고, 이번에 두 번째로 센터를 열었다. 센터는 교실, 시청각실, 직업훈련실, 상담실, 심리안정실, 야외활동실, 소규모활동실로 구성됐다. 학령기를 마친 만 18세 이상 발달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다. 모집을 통해 선발된 36명에게는 일상생활·사회적응·직업지원·문화예술·여가활동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5년간 제공한다. 장정은 사회복지과장은 “강남구는 다양한 장애인복지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통합서비스 지원 공간을 확충하고 있다”면서 “복지시설 확충, 일자리 창출 등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정책으로 ‘포용 복지 도시 강남’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퓨마 세 마리, 사람 뼛조각 먹다가 사살…美 공원 일시 폐쇄

    퓨마 세 마리, 사람 뼛조각 먹다가 사살…美 공원 일시 폐쇄

    퓨마 세 마리가 사람의 것으로 확인된 뼛조각을 먹다가 발각돼 결국 사살됐다. CNN,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의 2일 보도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코로나도 국립공원 측은 공원 내 점검 중 등산객의 출입이 빈번한 하이킹 코스에 퓨마 세 마리가 사람의 뼛조각을 먹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국립공원 측에 따르면, 이들 퓨마 세 마리는 관리인들이 가까이 다가가 쫓아내기 위해 위협할 때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들 퓨마가 먼저 사람을 공격한 뒤 유골을 훼손한 것인지, 아니면 이미 사망한 시신을 먹잇감으로 인식한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당초 코로나도 국립공원 관리소 측은 해당 퓨마 세 마리를 잡기 위해 하루 동안 공원을 폐쇄했고, 결국 이들 세 마리를 모두 사살했다. 이후 의료진이 다가가 퓨마들이 훼손한 뼛조각을 수거했으며, 현재 신원과 사망원인 등을 밝히기 위한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퓨마는 사람의 시신이나 유해는 건드리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이번에 사살된 퓨마 세 마리의 행동은 매우 비정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도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면서 “사살된 퓨마 세 마리가 유골의 주인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그러나 사람들이 출입이 빈번한 코스에서 매우 근접한 지점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향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사살 이유를 밝혔다. 공원 측은 해당 트래킹 코스는 더 이상 퓨마 등의 위협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충분히 확인한 뒤 약 보름 후에 다시 개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퓨마는 주로 야행성으로 시각, 청각, 후각에 의존해서 행동한다. 어미를 떠난 새끼 수컷들은 다 자랄 때까지 무리를 지어 다니기도 한다. 뒷다리가 길어서 산악지대를 매우 잘 이동할 수 있다. 주로 사슴과 토끼 등을 사냥해 잡아먹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송파책박물관에서 노래책과 함께하는 겨울방학

    송파책박물관에서 노래책과 함께하는 겨울방학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송파책박물관(사진)에서 겨울방학을 맞아 대중음악과 역사가 어우러진 특별강연이 열린다.송파구는 오는 8일 오전 10시 30분 ‘노래책으로 보는 대중음악사 100년’을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지난달 10일부터 오는 3월 31일까지 진행되고 있는 기획특별전시 ‘노래책, 시대를 노래하다’가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전시와 연계된 강연 프로그램으로 볼거리를 더한다는 설명이다. 장유정 단국대 교수가 강사로 나서 노래책에 얽힌 다양한 사연과 대중가요사의 흐름을 알기 쉽게 풀어낼 예정이다. 대중문화평론가로 활동하며 ‘한국 대중음악사 개론’, ‘근대 대중가요의 지속과 변모’ 등의 저서를 내기도 한 장 교수는 이번 기획특별전시의 노래책 선정과 자문 역할을 담당했다. 이와 함께 송파구는 이달 한달 동안 모두 16회에 걸쳐 송파책박물관의 겨울방학 교육프로그램으로 ‘흥얼흥얼, 노래책 이야기’도 운영한다. 우리 가족 노래 사연 쓰기, 카세트 플레이어 만들기 등의 체험활동과 시청각학습이 어우러진 프로그램이다. 참여 대상은 초등학생 및 동반 가족이다. 회차별 30명씩 선착순 모집한다. 특강과 겨울방학 프로그램은 모두 송파책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사전 신청을 통해 참가가 가능하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송파책박물관은 지난해 4월 개관한 이후 약 19만명이 다녀갈 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을 위한 책문화 선도시설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2020 신춘문예 시 당선작] 그림자 숲과 검은호수

    모든 것은 덤불 속에 감춰져 있지 거기까지 가는 길이 어둡고 어렵고 어리고 나뭇가지에 헝클어진 머리칼에는 마른 잎들이 견디기 힘든 날들이 따라붙었지 매달리고 매만지고 메말라 찬 공기는 조금씩 뒤섞였어 침상에서 내려 딛은 발은 문 앞까지 낡은 마루가 삐걱이는 소리를 누르고 길고 고른 숨소리들 사이로 천천히 밀어내는 호숫가의 배 젖은 흙 다섯 발가락들 사이로 닿는 촉각 촉각 누르는 건반과 긴바늘 입술 위의 손가락 우거진 뿔이 덤불 속에 갇혀 머리를 숙이고 있지 포기하지 못한 자랑들이 엉켜 있는 낮은 덤불에 얼굴을 묻고 몸을 떨지 다물지 못하는 입으로 숨을 뱉으며 뒷걸음질 끝에 꿇은 무릎과 마른 잎 위의 몸뚱이 내가 들어 올리고 싶은 뿔은 덤불 속에 잠겨 있어 달리는 덤불을 보여 줄게 춤추는 작은 숲을 바닥을 움켜쥔 모든 뿌리와 함께 흰옷은 흙투성이 물은 차고 어두워 소스라치는 살갗 걸어들어오는 고요와 잠긴 청각이 듣는 물소리 물속을 만지면 물이 몸을 바꾸고 뒤집는 모양은 얼굴과 얼굴이 흐르고 잠기는 기억 길게 줄어드는 음이 끊기지 않는 몸에 선을 긋고 지나가지 손도 발도 없이 물의 틈을 찾아 결대로 몸을 틀며 가라앉는 숨 접촉경계혼란 피아노의 가장 낮은 건반을 무한히 두드리는 바닥 놓지 마 놓지 마 춤을 추는 팔과 파란 뒤집힌 호수 바닥 위에 검은 숲 그림자 속 덤불과 부러진 나뭇가지 사이로 고개를 젓는 우거진 뿔과 큰 눈망울 진저리치며 흩날리는 입과 잎과 입김 호수 위엔 잔물결조차 일지 않는 검은 물 그리고 어두운 그림자 숲엔 부러진 뿔과 나뭇가지 몸뚱이 위로 끝없이 떨어지는 마른 잎사귀
  • [문화마당] 더 걷고, 덜 일하고, 더 잘 먹고, 술은 줄이고/이진상 피아니스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문화마당] 더 걷고, 덜 일하고, 더 잘 먹고, 술은 줄이고/이진상 피아니스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2020년은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 되는 해다. 전 세계적으로 그를 다시금 기리고 그의 음악이 더 자주 연주될 것이다. 필자는 그의 삶의 터전이었던 독일 본과 오스트리아 빈에서 수년간 살아볼 행운이 있었고 음악가로서 그 점을 언제나 감사히 여기고 있다. 신년을 맞이해 인간 베토벤을 조금 더 가까이 알고자 하면 역시 그의 건강 문제를 짚어 보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청력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Ich bin beynahe immer krank”(나는 거의 항상 아프다)라고 할 정도로 그는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었다. 그 귓병증세가 심각해질수록 글로써 다른 사람과 대화할 수밖에 없어 편지와 메모가 상대적으로 많이 남아 있다. 250년 뒤 우리는 그의 당시 건강상의 고통을 그가 남긴 글을 통해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청력 이상과 더불어 그에 못지않게 그를 괴롭게 한 또 다른 고질병은 설사, 경련을 동반한 복통 증세였다. 실제로 그는 심각한 복통이 청력이 떨어지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 복통 증세는 현대의학용어로 ‘과민성대장증후군’이라 일컫는 병이다. 현대인의 대표적 질병이다. 생명에 직접적으로 지장이 없는데, 삶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리는 불편한 병으로 베토벤으로부터 뱃속의 악마라 불릴 만하다. 그가 남긴 편지글에도 모든 치료와 시도는 언제나 실패였다. 슈미트 박사는 베토벤에게 병세가 호전되길 바라면 걷고, 덜 일하고, 더 자고, 잘 먹고, 술을 줄이라고 권고한다. 명의다운 처방이다. 이보다 더 좋은 처방이 어디 있는가. 베토벤은 하일리겐슈타트 유서에 그의 이름을 언급할 정도로 슈미트 박사를 고맙게 여기고, 자신이 죽으면 자신의 병을 분석해서 세상에 알려 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베토벤의 알코올중독은 부모에게 그대로 물려받은 유전에 가까운 것이었고, 그의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결국 간염, 황달, 간경화에 이르는 간질환을 초래했다. 직접적인 사인으로 새롭게 밝혀지고, 청각 이상의 이유로 주로 추측되는 납중독 증상도 간질환 치료 중에 급격히 심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젊은 시절부터 생을 마감하는 시기까지 언제나 따라다녀 조울증 증세와 류머티즘과 통풍, 폐렴을 동반했다. 콜레라, 페스트, 천연두, 결핵, 매독 등 그 시대의 많은 인물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병들은 현재 사라졌거나, 완치 가능한 병이 된 경우가 많다. 그러나 베토벤의 지병들은 신기하게도 250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들의 병치레와 전혀 다르지 않다. 그래서 인간 베토벤의 고통이 더 각별하고 인간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를 괴롭혔고 우리를 여전히 괴롭히는 병마들은 언젠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겠지만 그의 음악은 영원하겠지. 귀가 멀어버려서 신과 대화할 수밖에 없었던 작곡자 베토벤의 숭고함은 2500년이 지나도 시들지 않고 꽃피우겠지. 끔찍한 고통과 불행을 겪은 비운의 천재, 그 천재성을 초월할 만큼 인간적인 면모와 불굴의 삶의 의지가 강했던, 그가 바로 베토벤이다. 그런데 과연 고통과 불행은 예술적 가치를 얻는 데 도움을 줄까? 고통과 불행을 경험함으로써 더 숭고한 삶에 가까워질 수 있을까? 사실 필자는 그렇게 믿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믿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에게, 그 어떤 타인에게도 그것을 소원 빌어줄 수는 없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더라도 젊어지고 싶어서겠지, 병들고 심약해지기 위해서 영혼을 팔 자가 누구던가. 베토벤은 자신의 병을 한탄하는 글귀 사이사이에 나지막히 긍정적인 주문을 외운다. ‘아버 프로지트’(Aber Prosit). 특히 건강을 빌어주는 빈의 건배사다. 더 걷고, 덜 일하고, 더 자고, 잘 먹고, 술 줄이고. 다짐과 새해 인사를 전한다. Prosit! Neujahr(노이야)!
  • 인스타용 전시? 몰입형 아트!

    인스타용 전시? 몰입형 아트!

    찰칵찰칵. 전시장 이곳저곳에서 스마트폰 카메라 촬영음이 끊이지 않는다.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전시 관람 인증사진 올리기가 유행하면서 이제 웬만한 전시장에선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는 한 사진 촬영을 허용하는 게 대세. 하지만 이 전시는 한발 더 나아간다. 관람객이 전시를 오롯이 즐기려면 작품 안에 들어가 직접 체험하고, 그 결과물을 인증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이 필수다. ‘몰입형 아트’를 표방한 대전시립미술관의 특별전 ‘어떻게 볼 것인가’(Ways of Seeing)는 관조 위주의 전통적인 감상 틀에서 벗어나 관람객을 작품의 일부로 참여시킴으로써 시각만이 아니라 청각, 촉각 등 오감으로 전시를 보는 낯선 경험을 선사한다. 국제 시각예술계의 새로운 화두인 디지털 매핑과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8개국 작가의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전시장에서 처음 만나는 작품은 캐나다 작가 루이필리프 롱도의 ‘경계’(Liminal). 넓은 공간 한가운데 훌라후프 같은 원형 구조물이 놓여 있다. 그냥 눈으로 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몸을 움직여 원을 통과해야 벽면 스크린에 관람객의 모습이 투사된다. 원형 구조물 안에 설치한 카메라가 관람객의 동선을 실시간 포착해 우스꽝스럽게 변형시킨 이미지들이다. 관람객의 창의적인 움직임에 따라 한 폭의 추상화 같은 멋진 작품이 나오기도 한다. 관람객이 전시를 완성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터키 출신 미디어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의 ‘무한의 방’(infinity room)은 가로, 세로, 높이가 4m인 정사각형 방 안에서 프로젝션 매핑과 거울을 이용해 무한대로 뻗어져 나가는 마법의 공간을 선보인다. 레픽 아나돌은 지난 21일부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매일 밤 열리는 초대형 빛 퍼포먼스 ‘서울 해몽’의 작가이기도 하다. 아일랜드 작가 로라 버클리가 만화경을 본떠 만든 ‘신기루’(Fata Morgana)는 관람객이 작품 안에 들어가 움직이면 작가가 구성한 비디오 무빙이미지와 포개져 현란한 시각적 환영을 만들어낸다. 음악과 시각적 이미지를 연동시키는 작업을 하는 ‘노스 비주얼스’의 작품에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의 인공지능 피아니스트 시스템을 접목한 ‘딥 스페이스 뮤직’과 소리를 평면 드로잉으로 재해석한 미국 작가 크리스틴 선 킴의 ‘0을 보다’(See Zero)도 인상적이다.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은 “영국의 저명한 미술평론가 존 버거가 1972년에 출간한 저서 ‘다른 방식으로 보기’를 통해 미술에 대한 인식을 전복적으로 바꾸었듯 디지털 기술과 시각예술의 결합이 급속도로 진화하는 지금은 몰입형 아트 같은 전시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1월 27일까지. 대전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아이 잘 키우고 싶은 부모들 똘똘 뭉친 강북… 창의력의 꽃 피다

    아이 잘 키우고 싶은 부모들 똘똘 뭉친 강북… 창의력의 꽃 피다

    “김치를 잘 먹지 않았지만 직접 만들어 보니 맛있어 보여요.”(서울 강북구 번동중학교 학생들) 지난 17일 강북구 번동에 있는 번동중학교에서 위생모와 위생 장갑을 낀 학생들의 손이 분주히 움직였다. ‘학부모 창의한마당’ 행사로 열린 ‘김장 담그기 전통체험’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학생들은 작업에 흠뻑 빠져 친구들과 얘기하는 일도 잊은 듯했다. 새벽부터 김장 담그기 체험 행사를 준비했다는 김은주 창의한마당 사업팀장은 “요즘 김치를 아이들이 잘 안 먹는데 학생들이 이렇게 김장을 직접 만들고 체험하면 친근감 있게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박겸수 강북구청장도 김장 양념을 직접 김치에 바르며 “학생들이 직접 담근 김치를 집에서 먹으면서 자랑을 한다고 하기도 하는데 굉장히 유익한 체험활동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강북구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사업인 학부모 창의한마당은 박 구청장의 공약인 활기찬 교육도시 조성의 하나로 추진돼 왔다. 지역 내 초·중·고교와 특수학교 등 15곳이 참여한다. 학생들의 창의력 증진을 목표로 하는 이 사업은 강북구, 성북강북교육지원청, 학부모회의 협업으로 운영된다. 연초 수요조사를 거쳐 학사일정 반영 여부나 프로그램을 구성해 기본 틀을 갖춘다.창의한마당의 특색 있는 프로그램은 학부모가 손수 기획한 것들이다. 이날 열린 ‘김장 담그기 전통체험’이 대표적이다. 2015년부터 꾸준히 이어져 온 학부모회는 아이들을 키우는 데 관심이 남다른 학부모들이 앞장서 실행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절차를 진행한다. 구 관계자는 “학부모회 구성원 모두 스스럼없는 사이여서 자연스럽게 교육에 대한 공감대도 단단해졌다고 한다”고 귀띔했다.장애인식 체험을 비롯해 지구 살리기 프로젝트, 밖에서 몸으로 놀기, 전통체험과 같은 프로그램에는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부모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이들은 점자를 읽어 보고 암흑 속 에어바운스를 통과하는 미션을 수행하며 시각장애의 어려움을 경험한다. 수어 인사말이나 동요를 배우는 프로그램을 통해선 청각장애인의 생활상도 느껴 본다. 또 텀블러, 장바구니, 손수건을 제작하며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지혜를 터득한다. 강북구에서 교육방식을 바꿔 보자는 움직임이 시작된 건 2014년부터다. 마을학교 선생님, 시민단체, 학부모커뮤니티가 구와 손을 잡고 아이들의 바람직한 성장환경 조성을 위해 힘써 왔다. 마침내 2015년 ‘서울형혁신교육지구’로 선정되면서 구는 ‘아이들은 누구나 꽃이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세부 사업들을 마련해 왔다. ‘마을에서 배우고 체험하며 즐길 수 있는 교육’이 핵심 목표다.강북구 혁신교육지구 자문기구인 운영협의회는 박 구청장, 교육장, 구의회 의장, 민간대표가 공동협의회장직을 맡고 있다. 학생, 교사, 지역주민, 교육청·구청 관계자 등 21명이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외 실무를 위한 실행추진단과 사무국이 있으며 학생분과, 교원분과, 학부모분과, 지역교육분과를 포함한 4개 과 10개 팀이 실제사업을 설계·시행한다. 박 구청장은 “구의 혁신교육은 지역공동체를 주축으로 한다. 아이들과 선생님, 학부모, 민관협의체가 의견을 교환하며 지역이 협력하는 교육 패러다임을 구축해 왔다”면서 “비전과 방향성 등 사업의 큰 그림이 지역사회의 합의를 기반으로 그려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분야별 사업은 마을과 함께하는 교육과정, 배움과 쉼을 위한 마을활동, 어린이·청소년 자치활동을 포함한 주도적 역량 강화 방안이 주를 이룬다. 특히 장애 학생 사회통합 사업을 통해선 몸이 불편한 아이들이 교외학습을 할 때 인력과 차량을 지원한다. 마을 교사가 거동이 어려운 학생의 문화체험을 돕고 장애·비장애 학생들이 함께할 수 있는 체육수업을 진행한다. 구의 혁신교육에는 학교 안팎 위기청소년 지도나 틈새 돌봄과 같은 안전한 성장환경 조성 분야도 있다. 위기 청소년의 우울·불안 등 정서행동에 따라 상담사가 배정돼 소통한다. 아이들의 고민거리를 보다 가까이 들여다봄으로써 사례별로 보다 적합한 뒷받침을 해 주자는 취지다. 구 관계자는 “학교 안 위기 청소년을 우선 지원해 잠재적인 학교밖 위기 청소년을 줄이자는 뜻도 있다”고 전했다. 진로직업 선택을 위한 청소년의 견문을 넓혀 주고자 디딤돌 학교도 꾸준히 열리고 있다. 희망 학생 모집, 직업체험 작업장 발굴 등의 과정이 사업의 단초다. 디딤돌 학교에는 마을코디네이터가 투입돼 학생들과 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한다. 1년 단위로 운영되는 강북구 혁신교육지구는 해마다 사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연합페스티벌을 정점으로 마무리된다. 난타, 뮤지컬, 합창, 댄스, 치어리딩 등 참여 학생들이 1년 동안 마을 교사로부터 배운 솜씨를 뽐내는 자리다. 축제에서는 혁신교육과 관련한 다양한 부스가 마련된다. 박 구청장은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통해 아이들 성장환경에 신선한 변화를 꾀할 수 있었다”면서 “이는 그간 열악한 재정 등 다소 격차가 있었던 강북구의 교육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장애 어머니와 기초생활비로 생계…민주 인재영입 2호는 ‘이남자’ 선택

    장애 어머니와 기초생활비로 생계…민주 인재영입 2호는 ‘이남자’ 선택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3명 정리 중 더불어민주당이 14년 전 시·청각장애인 어머니와 방송에 출연해 국민들을 울렸던 ‘이남자’(20대 남자) 원종건(26)씨를 두 번째 영입 인사로 발표했다. 화려한 ‘스펙’의 명망가 대신 경제·사회적 어려움을 딛고 살아가는 평범한 인물을 통해 취약층인 20대에게 다가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원씨는 29일 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저는 27살 대한민국의 보통 청년”이라며 “흔히 말하는 꼰대 정치를 바꿔 보고 싶다. 이 땅의 청년들이 ‘때문에’라는 말 대신 ‘덕분에’라는 말을 하게 할 수 있는 정치를 꿈꾼다”고 밝혔다. 이어 “20대라는 한 세대에 정치가 관심을 가져 주기를 부탁하고 그런 마음으로 뛰어들었다”고 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언론에서 말하는 이른바 ‘이남자’”라며 “젊은 사람들을 대변할 20~30대 정치인이 별로 없었는데 과감한 도전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씨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5년 MBC 프로그램 ‘느낌표’의 ‘눈을 떠요’ 코너에 시·청각장애인 어머니와 함께 출연했다. 심장질환을 안고 태어난 여동생이 스웨덴으로 입양되고 아버지는 간경화로 세상을 떠난 뒤 어머니와 기초생활수급비로 살아가던 안타까운 사연이 화제가 됐다. 이후 어머니가 각막 기증을 받아 개안 수술을 한 뒤에는 각계 후원을 사양하고 폐지 수집으로 모은 돈을 복지시설에 기부했으며, 청각장애인과 수어통역사 연결 앱 등을 개발했다. 현재 이베이코리아 기업홍보팀 소셜임팩트 담당으로 근무하며 장애인 인권과 처우 개선, 소외계층 지원 등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15년 삼성행복대상 청소년상, 2016년 대한민국 인재상과 서울시 청년상을 수상했다. 앞서 여성 척수장애인 최혜영(40) 강동대 교수를 영입했던 민주당은 31일 세 번째 영입 인사를 발표한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27일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첫 회의에서 “당대표를 맡으며 전략지구를 최소화하겠다고 공약했다”면서 “당규에는 20%까지 할 수 있는데 그렇게까지 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역 의원 평가도 마무리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하위 20%) 23명 명단도 정리 중”이라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전국 울린 ‘이남자’ 선택

    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전국 울린 ‘이남자’ 선택

    시각장애인 어머니 사연 알려지며 심금 울려봉사활동 통해 ‘대한민국 인재상’ 등 수상“공감의 정치 통해 진정한 세대교체 하겠다” 더불어민주당이 ‘영입인재 2호’로 14년 전 시각장애인 어머니와의 이야기로 방송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원종건(26)씨를 영입했다. 지난 26일 발레리나를 꿈꾸던 여성 척수장애인 최혜영 강동대 교수를 ‘인재영입 1호’로 선정한 뒤 이번에는 ‘이남자’(20대 남자)를 선택한 것이다. 원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인 2005년 MBC 방송 프로그램 ‘느낌표’의 ‘눈을 떠요’ 코너에 시각장애인 어머니와 함께 출연했다. 당시 심장 질환을 안고 태어난 여동생이 스웨덴으로 입양되고 아버지는 간경화로 세상을 떠난 뒤 시·청각 장애인인 어머니와 기초생활수급비로 살아가던 원씨의 사연은 큰 화제가 됐다. 그는 방송을 통해 어머니가 각막 기증을 받아 개안 수술을 한 뒤 각계 후원 의사를 사양하고 폐지 수집으로 복지시설 기부, 청각장애인과 수어통역사 연결 앱 개발 등 봉사활동과 선행을 펼치며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원씨는 2015년 삼성행복대상 청소년상을, 2016년에는 대한민국 인재상과 서울시 청년상을 각각 수상했다. 경희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한 원씨는 현재 이베이코리아 기업홍보팀 소셜임팩트 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 장애인 인권과 처우 개선, 소외계층 지원 강화 등을 주제로 강연도 하고 있다.원씨는 기자회견에서 “저와 어머니는 사회로부터 받은 사랑을 나누기 위해 나름 노력하며 살았다”며 “장애를 가진 한 가난한 여성이 어린아이를 홀로 키우며 살아가기 쉽지 않았지만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살 수 있다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저와 어머니, 그리고 우리가 아는 많은 분은 아직도 굶지 않고, 쫓겨나지 않고 사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며 “어머니께 그런 분들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했더니 어머니는 ‘세상이 널 키웠다. 이제 네가 세상에 효도해라’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원씨는 또 “제가 감히 이 땅의 청년을 대표하지는 못한다. 다만 공감하고 함께할 뿐”이라며 “청년과 함께 아파하는 공감의 정치를 통해, 나이로 따지는 세대교체가 아니라 세심한 관심과 사랑으로 바꾸는 진정한 세대교체를 이루고 싶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효성, ‘미소원정대’ 베트남서 1만 5000명 진료

    효성, ‘미소원정대’ 베트남서 1만 5000명 진료

    효성은 ‘나눔으로 함께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국내외 취약계층 지원’, ‘호국보훈’, ‘문화예술 후원’ 등을 주제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해 왔다. 효성은 국내 취약계층에 정기적으로 생필품을 후원하는 등 안정적 생계를 지원하고 있다. 2006년부터 매년 2차례 마포구 인근 취약계층에 ‘사랑의 쌀’을 전달했다. 최근까지 전달한 쌀은 1만 5000포대를 넘는다. 또 2011년부터 9년째 베트남에 의료봉사단 ‘미소원정대’를 파견했다. 현재까지 베트남 현지 의료시설 부족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역주민 1만 5000여명이 진료를 받았다. 효성은 호국보훈활동의 일환으로 육군본부에서 제작하는 창작뮤지컬 ‘귀환’에 1억원을 지원했다. 장병들이 일과 후 독서를 할 수 있게 육군 1군단 광개토부대에 ‘사랑의 독서카페’를 기증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창덕궁 대조전·희정당의 내부 보존관리와 전통방식 공간재현을 후원하는 등 문화재 보존 사업에도 열심이다. 이외에도 시각 및 청각 장애인용 영화인 ‘배리어프리 영화’ 제작을 지원하는 등 사회적 약자들의 문화 생활 지원을 통해 더불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KT, 청각장애 아동 재활 돕는 ‘KT꿈품교실’

    KT, 청각장애 아동 재활 돕는 ‘KT꿈품교실’

    KT가 청각장애 아이들에게 소리를 찾아 주는 사회공헌활동을 17년째 이어 가고 있다. KT는 최근 제주대학병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제주 KT소리찾기 업무 협약식’을 진행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에 개소한 ‘제주 KT꿈품교실’은 2010년 연세의료원 꿈품교실, 2018년 캄보디아 프리엉동 국립병원 꿈품교실에 이은 세 번째 꿈품교실이다. 제주 KT꿈품교실이 열린 덕에 청각장애 아동들은 멀리 이동하지 않고도 언어치료, 음악·미술 등의 재활 프로그램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제주는 인구 10만명당 평균 난청인 수가 1248명에 달한다. 전국 평균이 466명인 것에 견줘 난청 인구 비율이 높다. 더군다나 제주에는 청각 재활 프로그램이 부족한 편인데 인공와우 수술을 한 제주 청각 장애 아동들은 수술 이후에도 서울까지 왕래하는 불편함을 덜었다. ‘KT 소리찾기 사업’은 2003년부터 이어진 KT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이다. 소리를 통해 세상을 이어 주는 통신회사가 청각 장애 아이들에게 소리를 찾아 주겠다는 사명감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KT는 설명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인권위 “뇌병변장애인 인감증명 발급 거부는 차별”

    인권위 “뇌병변장애인 인감증명 발급 거부는 차별”

    뇌병변 장애인이 말이나 글씨로 의사표현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인감증명서를 발급하지 않은 것은 차별이라면서 국가인권위원회가 현행 규정 개정을 행정안전부에 권고했다. 24일 인권위에 따르면 뇌병변 장애인인 진정인은 인감증명서 발급을 신청하기 위해 지난 6월 활동지원사와 함께 주민센터를 방문했다. 그러나 주민센터 직원은 인감증명을 받기 위해서는 말로 의사표현을 해야 한다면서 발급을 거부했다. 활동지원사는 진정인이 비록 말을 할 수 없지만 손짓으로 의사표현을 할 수 있고 ‘예’, ‘아니오’로 짧게 대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담당 직원은 말을 해야만 인감증명서 발급이 가능하다며 결국 발급을 거부했다. 담당 직원은 인권위 조사에서 “뇌병변장애인을 접한 경험이 거의 없어서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난감했다”면서 “‘사무편람’(서명확인 및 인감증명 사무편람)에 따라 법원 판결로 성년후견인이 인감증명서 발급을 신청하도록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현행 ‘사무편람’은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신청인에게 인감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다며 그 기준을 구술 또는 필기로 인감증명서를 발급해 줄 것을 말하거나 쓸 수 있는 신청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럴 수 없는 사람은 성년후견제도를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인권위는 “정상적인 사고의 판단 기준을 구술과 필기로 한정할 경우 이름과 주소지, 주민등록번호는 알고 있는데 글로 적거나 말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청각장애인, 언어장애인 등은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사람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구술 또는 필기는 의사표현 수단 중 하나이고 구술과 필기를 못한다고 해서 정상적인 사고가 어렵다고 간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사무편람 소관 정부부처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뇌병변장애 등 장애 유형과 특성에 대한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장애인에 대하여 인감증명 발급을 거부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무편람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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