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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iutiful Spain 비우티풀 스페인

    Biutiful Spain 비우티풀 스페인

    Biutiful Spain 비우티풀 스페인 <비우티풀Biutiful>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뷰티풀Beautiful을 스페인식으로 받아 적은 것이다. 다른 유럽과는 달리 독자적인 길을 걸으며 발달해 온 스페인 사람들의 직관성을 다시 만난 기분이었다. 역사를 관통하며 무엇이든 스페인식으로 소화해 버리는 그들의 당당함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아름다웠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800년 이슬람이 남긴 것 Sevilla 세비야 Cordoba코르도바 Granada그라나다 유럽에서 몇년을 살 수 있다면 그 선택은 당연히 스페인이다. 언젠가 긴 여행의 중반에서 스페인에 눌러 앉는 일을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을 정도다. 당시 스페인에서 머물렀던 시간은 한달 반 정도였지만 마드리드 이남의 도시들은 가보지도 못했었다. 어느 도시를 가도 그대로 머물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기회가 왔을 때, 선택은 당연히 스페인의 남쪽이었다. 세비야Sevilla, 코르도바Cordoba, 그라나다Granada. 이슬람 세력이 지배했던 800년 동안 가장 번성했던 도시들, 스페인 친구들도 꼭 가봐야 한다고 추천했던 그 도시들이었다. 눈을 부시게 하는 것이 태양인지 파란 하늘인지 알 수 없었다. 세비야의 강에 뜬 유람선도 오후의 난반사 때문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도시의 유람선이야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풍경이지만 세비야는 내륙으로 무려 87km나 들어와 있는 과달키비르강江의 상류 도시다. 그래도 배가 다닐 수 있을 만큼 강이 깊고 넓었기 때문에 도시는 중요한 무역항으로 부를 누릴 수 있었다. 강변 산책을 하다 보면 어디서나 눈에 띄는 황금탑Torre del Oro도 13세기에 이슬람교도들이 배를 검문하기 위해 세운 탑이다. 마젤란이 세계일주를 시작한 기점도 이곳이었고, 콜럼부스가 머물면서 항해를 준비했던 곳도 세비야였다. 그렇게 중요한 도시를 이슬람에게서 되찾은 스페인은 그 세를 과시하고 싶었다. 1248년 모든 부와 권력을 집중해서 지은 세비야 대성당은 지금도 세계에서 3번째로 크고, 고딕양식의 성당으로는 가장 크다. 성당에 안치된 크리스토퍼 콜럼부스의 무덤은 그 어떤 왕의 무덤보다 화려하다. 에스파냐의 옛 왕국인 레온, 카스티야, 나바라, 아라곤을 상징하는 조각상이 관의 네 모서리를 메고 있는 모습이다. 물려받은 재산으로 평생 아버지의 업적을 정리하고 연구했다는 아들 페르난도 콜럼부스의 무덤도 성당 안에 있다. 고딕양식,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을 헤아려가며 성당을 둘러보느라 지친 사람들은 오렌지 나무가 도열한 정원에 자리를 잡았다. 원래 모스크의 연못이 있던 곳이었다. 아직 여력이 남은 사람들은 마지막 힘을 다해 이슬람 사원의 탑을 개축한 히랄다 종탑Torre de la Giralda에 올라갔다. 땀 흘려 쟁취한 98m 높이에서 내려다본 도시의 전경은 그만큼 달콤했다. 세비야 대성당에 비하면 코르도바의 대성당Cordoba Mezquita은 모스크의 원형에 더 가깝다. 코르도바를 수도로 삼은 이슬람 제국은 6세기에 지어진 성 빈센트 바실리카를 허물고 그 자리에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모스크 ‘메스키다’를 세웠다. 4,000여 개의 기둥이 시야를 가리고 천장도 낮지만 사실은 세비야 대성당보다 면적이 넓다. 한번에 2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성당으로 용도가 바뀐 이후에도 큰 훼손 없이 사용되다가 카를로스 5세에 이르러 200개의 기둥을 뽑아내고 돔을 설치하는 대대적인 공사를 했다. 정교한 아랍 문양에 푹 빠져 있다가 뒤로 돌아서면 화려한 로마네스크, 고딕 양식이 펼쳐진다. 이슬람 세력의 마지막 거점은 그라나다였다. 알바이신의 언덕 위에 거대한 아랍인 주거지역이 먼저 형성되었고 1238년에 왕과 귀족들의 거주지로 아람브라Alhambra궁전이 만들어졌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기도 한 아람브라궁전은 아랍 건축의 걸작으로 평가되는데 이름만 듣고 우아한 하나의 건물을 기대했다가는 낭패를 맛보게 된다. 평균 관람 시간만 무려 3시간이 걸릴 정도로 넓은 요새이자 수천명의 귀족들이 살았던 주거지였다. 아람브라는 사실 건축학적인 가치보다는 치수의 지혜, 높은 지대까지 물을 끌어 사용했던 아랍인들의 발달된 관개 기술이 돋보이는 장소다. 지금도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궁전 곳곳의 분수와 샘, 연못은 이슬람세력이 마지막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아람브라를 찾는 관광객이 워낙 많다 보니 나스리드 궁전Nasrid Palaces은 재입장이 허용되지 않는다. 일행을 따라 종종걸음을 치다 보니 군주의 별장이자 정원인 헤네랄리페Generalife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지칠 때로 지친 상황이었다. 하지만 꽃향기가 전달되는 높이까지 계산해서 디자인했다는 그 정원에서 아름다운 알바이신을 바라보고 있자니, 언젠가 스페인에 살게 된다면 바로 저 마을을 선택하게 될 것만 같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아람브라 궁전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관개기술의 발달이다. 고지대에 세워진 요새임에도 항상 물이 풍부했다 2 <아람브라 궁전의 추억>을 연주하고 있던 코르도바의 거리 음악가 3 투우와 플라멩고로 유명한 세비야의 투우장 돈키호테로 살어리랏다 Toledo톨레도 Consuegra 꼰수에그라 성서 다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읽은 책은? 답은 우기기 나름이다. <이솝우화>, <그림 형제 동화집>이 단골로 언급되고 <안네의 일기>나 <영웅문>도 유력한 후보인데다가 지인 중 한 명은 쥘 베른의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스페인에 오니 그 ‘정답’은 미겔 데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1547~1616년가 지은 <돈키호테Don Quijote>로 모아지고 있었다(원제는 <재기 발랄한 향사鄕士 라만차의 돈키호테>다). 그러면 또 하나의 질문. <성서>와 <돈키호테>의 공통점은? 끝까지 읽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돈키호테>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캐릭터 소설의 효시로 꼽히는 <돈키호테>는 기사 소설을 탐독하던 ‘키호테’라는 사람이 급기야 자신을 기사라고 착각하며 볼품없는 말 로시난데, 시종 산초 판자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물론 이 모든 상황은 그의 착각 속에서 벌어지는 일. 마치 디즈니 애니메이션 <슈렉>처럼 반전의 캐릭터들이 주인공인 유쾌한 풍자소설이다. 하지만 이 스토리는 사실 52장의 전편 중에서 초반에 불과하고 속편까지 출판됐다. 저자 세르반테스의 삶은 키호테의 ‘착각일지라도 행복했던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 레판토 해전에 참가해 부상을 입은 그는 귀국길에 해적에게 잡혀 5년 동안 포로 생활을 하는 우여곡절 끝에 마드리드 근처의 고향으로 돌아왔다가 1605년 소설 <돈키호테>를 발표했다. 작품이 전 유럽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정작 그 자신은 인세 계약을 하지 않아 돈을 벌지 못했다. 후에 그는 74장 분량의 돈키호테 속편을 발표했으나 이듬해인 1616년에 기구한 생을 마쳤다. 그가 죽은 4월23일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인데 우연히도 대문호 셰익스피어도 같은 날 사망했다. 소설 <돈키호테>의 주 무대는 지금의 ‘카스티야라만차’ 지역이다. 도시를 이동하다 보니 우연히도 ‘루타 데 돈키호테’, 즉 ‘돈키호테의 길’이라는 테마여행코스를 지나가게 되었다. 푸른 기와를 이고 있는 하얀 회벽집들이 인상적인 작은 마을 푸에르토 라피세Puetro Lapice에는 돈키호테가 주인과 실랑이를 벌였던 여관 ‘벤타 델 키호테Venta del Quijote’가 있다. 벽에는 ‘돈키호테가 이곳에서 묵고 나서 투구와 갑옷 차림으로 만족스럽게 걸어 나왔다’라는 구절이 붙어 있었다. 돈키호테는 이곳에서 ‘두엘로스 이 케브란토스동물의 내장을 넣은 달걀부침’를 시켜 먹었다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라만차 와인을 즐긴다. 레스토랑에 들어가면 바닥을 깊게 판 넓은 저장고와 대형 와인통을 발견할 수 있다. 더 이상 묵어 가는 손님은 없지만 돈키호테에 대한 팬심으로 기념품을 구입하는 손님들로 마을 전체의 생업은 세르반테스에게 단단히 빚을 지고 있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돈키호테가 거인으로 착각해서 싸움을 벌였던 그 풍차들은 콘수에그라Consuegra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면 낡은 풍차일 뿐이지만 주변의 광활한 평원과 어우러져 스페인의 상징처럼 되어 버린 풍경이다. 실제로 돈키호테 소설의 배경이 된 풍차는 다른 곳에 있다고 했지만 풍차의 모양은 거기서 거기인 반면, 풍경은 콘수에그라가 최고인지라 어부지리를 얻고 있다. 훼손된 상태로 오래 방치된 듯한 이슬람의 콘수에그라 성은 한창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라 더 멋진 그림을 기대해도 좋다. 돈키호테가 로시난데를 타고 흙먼지를 날리며 달리던 그 ‘카스티야라만차’주의 주도는 톨레도다. 우리로 말하면 경주쯤 될까, 8~15세기까지 스페인의 수도였던 도시다. 현대식 건물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중세 시대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도시는 아랍 군주의 거주지였던 알카사르를 정점으로 고깔 모양으로 층층이 퍼져 있고, 타호 강Rio Tajo이 그 주변을 휘감아 돌면서 천연의 요새를 만들고 있었다. 도시로 들어가기 전 멈춰선 전망 포인트에서 한참이나 넋을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풍경에는 세상에서 아름다운 고딕성당이라고 불리는 톨레도 대성당도 포함되어 있었다. 스페인을 점령한 이슬람 세력은 종교를 강요하거나 문화를 파괴하지 않았기 때문에 톨레도는 ‘스페인의 예루살렘’이라고 불릴 만큼 이슬람, 기독교, 유대교 유적들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고 성당은 박물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귀중한 작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스 출신이지만 스페인에서 주로 활동했던 엘 그레코의 작품은 물론 고야의 그림도 전시되어 있으며 화려한 제단 장식이나 금과 은으로 만들어진 성체현시대는 이미 쩍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새로운 스페인 도시를 방문할 때마다 갱신되는 흥분이 모험에 나선 돈키호테의 마음이었을까. 끝없는 메세타이베리아 반도 중앙부의 대고원를 원 없이 달리고 싶은 충동이 더 깊어지기 전에 라만차를 떠나야 했다. 타호 강으로 둘러싸인 천연의 요새 도시 톨레도 ▶travie info 벤타 델 키호테 세르반테스가 이용했던 여관으로 소설 <돈키호테>의 무대가 됐다. 소품과 인테리어 등으로 당시 분위기를 재현했고, 직접 만드는 와인과 돈키호테 관련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다. 2층은 객실이었지만 지금은 투숙객을 받지 않는다. 주소 EI Molino, 4 Puetro Lapice(Autovia de Andalucia) 문의 926-57-6110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11시(바), 오후 1시∼오후 5시, 오후 8시∼밤 12시(레스토랑) 찾아가기 마드리드 남부 버스 정류장 Estacion de Autobus Sur 역(지하철 Mendez Alvaro 역)에서 Jaen 방면으로 가는 버스 이용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Puetro Lapice에서 하차. 버스 시간 문의 91-530-4800 1, 5 돈키호테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관 ‘벤다 델 키호테’의 오래된 나무 대문과 와인저장고가 있는 바bar 2 푸에르토 라피세 마을에서는 다양한 돈키호테 기념품을 구입 할 수 있다 3 톨레도 대성당의 성모상 4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소 모양의 대형 간판들을 종종 스쳐 지나간다 6 돈키호테가 괴물로 착각하고 결투를 벌였던 꼰수에그라의 풍차들 고야의 빛과 그림자 Madrid마드리드 Zaragoza 사라고사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서 허락된 시간은 단 한 시간. 마치 단거리 경주에 나서듯 신발끈을 동여매고 속사포로 설명을 난사하는 가이드 수피아씨를 따라다녀야 했다. 그곳의 수많은 보물 중에서 나를 사로잡은 그림은 고야Francisco Goya, 1746~1828년의 <개The dog>였다. 고야의 다른 그림과는 다른 화풍으로 의혹을 사기도 했던 이 그림에는 모래 언덕 위로 목만 빼꼼이 내놓은 휑한 눈의 개 한 마리가 등장한다. 마치 노년의 고야 그 자신처럼 말이다. 최후의 고전주의 작가이자 최초의 현대작가로 불리우는 그의 예술적 전이는 프랑스 군인들이 스페인 민군을 총살하는 장면을 담은 그림 <1808년 5월3일The Third of May 1808>에서 시작된다. 초상화를 잘 그려서 왕실 화가로 이름을 날린 고야는 이 작품을 계기로 민중 화가로 추앙받게 된다. 하지만 노년에 고야의 삶은 암울했다. 마흔 중반에 청각을 상실했으며 노후에 마드리드 근처의 집에서 은둔 생활을 했다. 고야가 자신의 집에 그린 벽화들은 마치 귀신을 본 듯 공포에 질린 표정의 검은 군상들로 채워져 있었다. ‘블랙 페인팅’이라고 불리는 그림들이다. 그중에서도 <자기 아들을 먹어 치우고 있는 새턴Saturn devouring his Child>은 끔찍한 장면에도 불구하고 후기 작품 중 가장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 고야의 고향이 바로 사라고사다. 사라고사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시내에 들어가자마자 돌풍이 불고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태풍이라도 왔나 싶을 만큼 퍼붓던 비는 10분 후 거짓말처럼 개이더니 하늘이 다시 밝아지기 시작했다. 마치 고야의 삶처럼 빛과 어둠이 드라마틱하게 변화하는 그런 날씨였다. 사라고사에 있는 고야의 생가, 사라고사 뮤지엄, 이베르카 카몬 아즈나르 뮤지엄Ibercaja Camon Aznar Museum에서 그의 그림을 볼 수 있다. 거대한 바로크 스타일의 필라르 대성당Basilica del Pilar에 있는 레지나 마티럼Regina Martyrum돔의 천장화 역시 고야의 작품이다. 이 성당에는 기도를 이루어 준다는 옥으로 된 성모상이 있는데, 그 앞에서 깊은 슬픔에 잠긴 한 노부부를 만났다. 그 처연한 표정은 사연 모르는 이방인들까지 숙연하게 만들 만큼 날카로운 슬픔을 담고 있었다. 그 감정이 지금 내 방에 걸려 있는 고야의 <개>를 볼 때마다 오버랩되곤 한다. 사라고사의 랜드마크이자 스페인의 가장 중요한 가톨릭 순례지 중 하나인 필라르 대성당. 고야가 그린 천장화를 볼 수 있다 가우디에게 영감을 준 산 Montserrat 몬세라트 Barcelona 바르셀로나 누군가 볼 때마다 시루떡이 연상된다고 했던 몬세라트Tot Montserrat는 톱니바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바위산이다. 4,000만년 전에 융기된 해발 1,200m 산의 모습은 한번 보면 잊기 힘들 정도로 독특하다. 바위투성이 산의 정상부에 베네딕트수도원이 만들어진 이유는 이곳이 유서깊은 기도장소였기 때문이다. 1,000년 전부터 시작된 순례의 행렬은 12세기에 만들어진 검은 성모상 ‘라 모레네타’가 발견되면서 더욱 길어져서 지금까지도 끊어질 줄 모른다. 두어 시간 거리인 바르셀로나에 살았던 건축가 가우디Antoni Gaudi Cornet, 1852~1926년도 틈만 나면 모세라트를 찾아왔던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을 때마다 몬세라트에 와서 영감을 얻었다는 그는 아예 바르셀로나의 중심에 몬세라트를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바로 바르셀로나의 명물 사그라다 파밀리아가족대성당 Basilica de la Sagrada Familia다. 스페인 교회 건축 사상 가장 큰 프로젝트 중 하나인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1882년 건축가 프란시스코 데 폴라 델 빌라르Francisco de Paula del Villar에 의해 시작되었다가 1년 반 후에 안토니 가우디의 손에 넘겨진다. 그후 43년 동안 가우디는 역사에 길이 남을 독창적인 성당을 완성하기 위해 일생을 쏟아 부었다. 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성당 내부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마치 거대한 나무들이 하늘로 뻗어 올라간 듯한 모습의 기하학적인 기둥들이다. 직선이 아니라 자연물의 형상, 그 곡선만을 사용한 가우디 원칙들이 반영된 결과다. 라 페드레라La Pedrera, 구엘 공원Pavellons Guell 등 바르셀로나 시내 곳곳에 남아 있는 가우디의 건축물에서 그 고집스러운 독창성을 확인할 수 있다. 가우디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기업체의 도움 없이 오로지 신자들의 헌금으로만 세우기 원했기에 재정 문제는 언제나 발목을 잡았다. 결국 그는 완공을 보지 못하고 사고로 죽고 말았지만 성당은 아직도 그의 청사진에 따라 무려 130년 동안 여전히 ‘공사 중’이다. 전체 공정 중 절반 정도가 완성되었을 뿐이라지만 몇년 전 방문했을 때와 비교하면 내부 공사가 상당히 진척되어 지난 2010년 7월에 현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모시고 축성식을 가졌다. 15년내에 완공하는 것이 바르셀로나 시의 계획이다. 1 가우디는 직선을 배제하고 자연물의 형상과 곡선만을 사용했다. 시민의 휴식처가 되고 있는 구엘 공원 2 몬세라트 산에서 내려온 기운이 한데 모여 정점을 이룬다는 성당 안뜰 3 가우디는 몬세라트의 기괴한 모습에서 착안해 사그리다 파밀리아를 디자인했다 취재협조 에미레이트항공 www.emirates.com 페가수스 코리아 02-733-3441 ▶travie info 1 아람브라 안에 있는 수도원을 개조한 호텔 ‘파라도르 데 그라나다’ 2 스페인식 애저 바비큐 요리 ‘코치닐요’ 몬세라트Tot Montserrat 몬세라트로 올라가는 꼬불꼬불 산악도로의 전면 도로는 10km, 후면도로는 13km다. 주말에는 주차장이 만원이 경우가 많으므로 산악열차와 케이블카를 타는 것이 훨씬 빠른 방법. 수도원에는 뮤지엄, 레스토랑과 기념품점 그리고 호텔까지 있다. 베네딕트 수도원은 에스꼴라니아라는 소년합창단Cor de I’Escolania으로도 유명한데 미사 시간을 맞춰서 가면 합창을 들을 수 있다. 문의 (0034)93-877-77-77 www.montserratvisita.com Travel to Spain 항공편 에미레이트항공을 이용하면 두바이를 경유해서 포르투갈의 리스본이나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지로 여행할 수 있다. 인천-두바이 구간을 운행하는 에어버스 A380 기종은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최첨단, 초대형 기종. 인천-두바이 구간은 9시간 30분, 두바이-마드리드 구간은 8시간, 두바이-바르셀로나 구간은 7시간 가량 걸린다. 문의 02-2022-8400 www.emirates.com 두바이 시티투어 두바이에서 스톱오버를 신청해서 두바이 시티 투어(42달러), 사막 투어(99달러) 등을 경험하는 것도 색다른 여행이 된다. 에미레이트항공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정보와 스톱오버 안내책자를 다운받을 수 있다. 투어 문의 아라비안 어드벤처 +971-4-303 4888 aadops@emirates.com 스페인 일주상품 에미레이트항공을 이용하는 ‘스페인·포르투갈+바르셀로나 일주 10일’ 여행패키지 상품이 10월부터 10개 여행사 연합으로 시판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출발하는 이 상품은 11월 말까지 239만원의 특가로 한진관광, 투어2000, 레드캡투어, 투어몰, 자유투어,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하나투어, 온라인투어, 롯데관광에서 예약할 수 있다. 야디네스 알베르토Jardines alberto 그라나다의 유서 깊은 카르멘(정원과 채소밭이 있는 별장식 하우스)을 개조한 레스토랑으로 야외 테이블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느긋하게 식사를 하기 좋은 곳이다. 커피 한잔과 함께 피오노노Pionono라는 그라나다의 전통 디저트도 별미다. 아람브라 궁전의 아름다운 정원 헤네랄리페 입구 쪽에 위치해 있다. 3가지 코스에 와인이 곁들여 나오는 세트메뉴는 30~45유로. 주소 Paseo de la Sabika nº 1, 18009 Granada 문의 (0034) 958-221-661 www.jardinesalberto.es 파라도르 데 그라나다Parador de Granada 그라나다의 아람브라 궁전 안에 있는 성프란치스코 수도원을 개조한 호텔로 스페인 국영 호텔 중 최고로 알려져 있다. 그라나다 수복 후 세워진 수도원 건물의 고풍스러운 멋과 특별한 위치 때문에 여행자들이 꿈꾸는 숙소지만 객실이 40여 개밖에 되지 않아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아람브라와 그라나다의 야경을 즐기기에 이보다 좋은 곳은 없다. 주소 Real de la Alhambra, s/n, 18009 Granada, Spain 문의 (0034) 958-22-1440 www.parador.es 팔라시오스Palacios 5kg 정도의 크기으로 자란 새끼 돼지로 만드는 애저 바비큐 요리 코치닐요Cochinillo를 먹을 수 있는 곳. 껍질은 바삭하고 속살은 부드럽다. 팔라시오스는 레스토랑뿐 아니라 호스텔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싱글 요금은 30~45유로, 더블룸은 50~80유로 사이다. 주정강화와인인 셰리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하고 남은 계란 노른자를 이용한 디저트인 플란Flan도 맛볼 수 있다. 주소 C/Navarro Ledesma, 4 45001 Toledo 문의 (0034) 925-28-0083 www.hostalpalacios.net 안달루 라 토레 데 오로Andalu la Torre de Oro 마드리드 마요르 광장에 있는 투우 테마의 바Bar. 가게 안에는 스타 투우사들의 사진과 희생된 소의 머리 박제 그리고 스페인 생햄인 하몬이 같이 걸려 있어서 묘한 느낌을 준다. 주소 Er 26 de la Plaza Mayor Calle del Arcode Triunfo, 28012 Madrid 영업시간 오전 10시∼새벽 2시 문의 (0034) 913-66-5016 La Torre del Oro 타블라오 엘 팔라시오 안달루스Tablao El Palacio Andaluz 세비야 최고의 플라멩고 디너쇼를 감상할 수 있는 곳. 공연은 하루 두 차례, 매일 저녁 7시와 7시30분에 시작되어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되며 와인이 곁들여진 코스 정찬이나 타파스를 선택할 수 있다. 오페라 카르멘의 일부 장면도 플라멩고로 선보인다. 문의 (0034) 954-534-720 www.elpalacioandaluz.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삼성·LG ‘CES혁신상’ 휩쓸어

    삼성전자 제품 27개와 LG전자 제품 10개가 ‘국제가전제품전시회(CES) 2013’에서 혁신상을 무더기로 따냈다.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TV(6개), 홈시어터(2개), PC(2개), 모니터(3개), 스마트폰·태블릿PC(4개), 오븐(2개), 디지털카메라 등 23개 완제품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D램 등 부품 4개가 이 상을 받았다. 800만 화소의 해상도를 구현한 85인치 초고해상도(UHD) TV와 얼굴인식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TV용 카메라 등 2개 제품은 최고 혁신상에 선정됐다. 스마트폰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10.1’도 혁신상을 받았다. 부품 중에서는 차세대 고성능 코어 기반의 ‘엑시노스5’ 듀얼 AP가 고성능 저전력으로 혁신상을 받았다. 이 제품은 업계 최고 사양의 WQXGA(2560×1600) 디스플레이 지원이 가능해 최근 구글 ‘크롬북’과 ‘넥서스10’ 등의 중앙처리장치(CPU)로 탑재되기도 했다. LG전자는 TV(4개), 휴대전화(1개), 생활가전(1개) 등 10개가 혁신상을 받았다. 84인치 UHD TV는 비디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이 제품은 큰 화면과 풀고화질(HD) (1920×1080)보다 4배 높은 UHD(3840×2160) 해상도로 실물에 가까운 현장감을 제공한다. 휴대전화 부문에서 혁신상을 받은 ‘옵티머스G’는 커버 유리 완전 일체형 터치, 1300만 화소 카메라, 쿼드코어 프로세서 등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를 탑재했다. 이 밖에도 중견 종합가전회사인 모뉴엘과 자회사인 잘만테크도 7개 혁신상을 받았다. 국내 중견·중소기업으로서는 역대 최대 성적이다. 모뉴엘이 혁신상을 받은 제품은 터치 테이블PC, 청각 장애인을 위한 스마트케어 시스템, 식물용 스마트 커뮤니케이터, 스마트홈서버 공기청정기, 스마트가드 정수기 등 5개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용어 클릭]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혁신상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국제전자제품전시회’(CES)에 출품될 제품을 대상으로 미국가전협회(CEA)와 미국산업디자인협회(IDSA)가 기술과 디자인을 평가해 선정하는 상을 말한다. 새 제품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 양천구 교통교육 中·高까지 확대

    양천구는 어린이교통공원 개장 6주년을 맞아 중·고등학생들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한다고 31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교통공원의 주요 이용 대상자가 기존 유치원생과 어린이집,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초·중·고교생까지 확대된다. 목동남로 갈산근린공원 내에 있는 교통공원은 2244㎡ 규모로 신호등, 교통안전표지판, 횡단보도, 도로부속시설 등 교통시설과 전시실, 시청각실 등 교육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야외 특별수업이 가능한 분수광장 등이 있어 초·중·고 학생들의 단체 특별활동 수업이 가능하고, 시청각실에서는 이륜차 교통안전을 주제로 안전교육을 받을 수 있다. 교육은 교통안전 만화관람(20분)과 실내 견학장 교육(20분), 실외 교육장 현장학습(10분)으로 이뤄졌다. 2006년 개장한 교통공원은 그해 9월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현장체험학습기관으로 지정받았으며, 교통공원에서 받은 교육시간은 각급 초등학교 정규 수업시간으로 인정된다. 개장 이후 20만명에 육박하는 어린이들에게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했다. 교통교육견학 관람료는 무료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구는 지난 9월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2011년도 교통안전지수’에서 87.5점으로 서울 자치구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전귀권 구청장 권한대행은 “해마다 줄고는 있지만 2011년 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가 2.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2명보다 여전히 높다.”면서 “앞으로도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새로운 교통안전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선진교통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수화로 전하는 경복궁 역사

    수화로 전하는 경복궁 역사

    국립서울농학교 학생들이 26일 가을문화 체험 행사의 하나로 찾은 서울 경복궁에서 청각장애인 문화관광해설사로부터 수화로 설명을 듣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뇌가 당신의 운명을 좌우한다… 거짓말이다

    뇌가 당신의 운명을 좌우한다… 거짓말이다

    자, 영어 공부를 몇 살부터 시켜야 원어민처럼, 아니 네이티브 스피커처럼, 아니 더 정확하게는 영국식·남미식·인도식에 물들지 않은 순도 100%의 정통 아메리칸 스타일의 영어를 우리 아이가 구사할 수 있을까. 핵심은 시기다. 아주 어릴 적 영어를 배우면 모국어처럼 자연스럽게 젖어들어 습득할 수 있는데, 나이 들어 영어를 배우면 제2외국어처럼 억지로 외우는 학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국어와 제2외국어가 갈리는 시점은 지금껏 알려지기로 대략 12살. 그러니까 12살 이전에는 아이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실은 부모, 학교, 학원 등의 부자연스러운 연출에 따라) 영어를 접하느냐가 문제라는 것이다. 그래서 조기교육에다 몰입교육 광풍이 한때 휘몰아쳤다. 이 주장의 뿌리는 어디일까. 추적해보니까 이렇다. 두개골을 열어 뇌를 확인해볼 수 없었던 시절엔 흥미로운 관찰 결과가 있었다. 여러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 가운데 실어증에 걸렸다 회복되는 사람들을 관찰해 보니 증세가 악화될 때는 특정 언어만 더 크게 저하되더니 회복될 때에도 각 언어별 회복속도가 달랐다는 것이다. 전기자극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결국 언어별로 담당하는 뇌의 부위가 다른 게 아니냐는 추론이 나왔다. 이후 fMRI(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기능성 자기공명장치) 기술이 발달하자 과학자들은 검증작업에 들어갔다. fMRI는 신경활동의 변화에 따라 해당 뇌 부위의 혈류량이 달라진다는 점에 착안해 혈류량별로 색을 달리해 뇌의 활성화 정도를 시각적으로 도드라지게 보여주는 기법이다. 흔히 뇌 촬영 영상이라며 대중매체들이 보여주는 게 이것이다. 이 fMRI 장비를 이용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결과는 1997년 발표된 미국 과학자들의 논문이다. 모국어에 비해 제2외국어는 더 많은 뇌의 활성화를 요구했다. 그러니까 의식적으로 더 많이 노력해야 겨우 익힐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후속 연구에서는 이 결과를 부정하는 경우도 많다. 실험조건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온다, 경우에 따라서는 제2외국어를 배우는 연령과 뇌부위가 무관하다는 정반대의 결론이 나오기도 한다는 정도의 반론은 기본이다. 가장 근본적인 비판은 뇌의 작동이라는 것 자체가 어떤 특정 부위에 1대1로 대응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광범위한 네크워킹 효과이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분명히 확인해볼 수 있다는 이유로 fMRI 자료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과학적 연구결과보다 한층 더 중요한 것은 fMRI 자료의 ‘산업적 활용 가능성’이다. 영어조기교육시장에 한 줄기 서광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 다음에 어떤 현상이 일어났을까. 앞선 1997년 논문은 제2외국어 습득시기를 11.2세로 잡았다. 그렇게 잡은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다. 과학적 실험이라면 아마 다들 동감할 것이다. 11.2세란, 다른 조건이 영향을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한 실험의 통제조건이다. 그런데 이것이 12살 넘어가면 제2외국어를 배우기 어렵다는 결론으로 둔갑해 버린 것이다. 더구나 fMRI 촬영영상은 기본적으로 혈류량의 차이, 그러니까 정도의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12살 이전에 배우는 언어와 12살 이후에 배우는 언어가 각기 다른 ‘폴더’에 저장되는 것으로 해석됐다. 혈류량은 더 이상 흐르는 것이 아니라 한 곳에 고여 있는 것으로 해석되어 버렸다. 여기에다 임신 16주부터 청각기관이 형성된다는 ‘사운드 코딩 이론’에 3세 이전에 모국어 습득이 끝난다는 ‘결정적 시기 가설’까지 합쳐지면서, 임신 때부터 시작해 12살까지 영어 폭탄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된 것이다. 뇌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뇌 결정론, 신경 결정론에서 벗어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뇌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뇌 가소성’이라는 특징이다. 그런데 이 특징이 오히려 “영어 능력 향상을 위해 뇌를 변화시켜야 하다는 식의 담론을 형성하는 데 기여”해버렸고, 결과적으로 “영어 실력은 영어 뇌라는 물리적 실체로부터 나온다는 담론이 확산”되면서 “뇌 결정론 또는 신경 결정론이 강화”되는, 의도와는 전혀 다른 희한한 결과를 낳게 됐다는 것이다. ‘뇌과학, 경계를 넘다’(신경인문학연구회 지음, 바다출판사 펴냄)에는 법학, 과학철학, 철학, 심리학 전공자들의 글 16편이 실려 있다. 그래서 이 책의 미덕은 두 가지다. 하나는 글 쓴 사람들의 전공에서 이미 드러나듯, 또 이들의 연구 모임 이름이 신경‘과학’연구회가 아니라 신경‘인문학’연구회라는 점에서 보듯 뇌과학을 과대포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휴머니즘 가치를 앞세운 최첨단 과학 서적에서 흔히 저지르는 장밋빛 미래에 대한 전망보다 엄밀한 균형감각을 택했다. 가령 기계가 뇌파를 읽어내 뇌만 살아 있는 사람의 지령을 받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는 BMI(Brain-Machine Interface·뇌기계접속장치) 기술, 인간 간의 블루투스(근거리 무선연결) 기능을 통해 뇌기능 장애 환자의 뇌파를 정상적인 뇌가 읽어서 전달해줄 수 있는 가능성 등에 대해 현재 기술 수준과 문제점, 한계를 명확히 짚고 있다. 다른 하나는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서술이다. 어려운 과학적 개념이나 실험원리에 대한 설명보다는 우리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궁금증에다 연결시켜놨다. 앞서 살펴본 영어 조기 교육 사례뿐 아니라 ▲머리가 크면 머리가 좋은가 ▲남자와 여자의 뇌구조도는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가 ▲수험생들이 집중력 향상을 위해 뇌에 강한 자극을 주는 음료를 마시는 것과 공부할 동안 몸의 컨디션을 좋게 하기 위해 비타민을 먹는 것은 같은 수준의 문제인가 다른 수준의 문제인가 등 흥미로운 논의들이 담겼다. 1만 98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언어치료사 위한 워크숍

    한국언어청각임상학회는 제15회 세계 말더듬의 날을 기념해 언어치료사들을 위한 워크숍을 27일 이화여대에서 연다. 올해의 주제는 ‘나의 목소리로 이야기하기’다. 11월에는 이화여대와 조선대, 대구 가톨릭대학, 부산 가톨릭대학, 우송대 등에서 유창성 장애인을 위한 지역 워크숍도 진행한다.
  • 노숙인의 ‘큰형님’ 박희돈 목사 긍정의 힘

    노숙인의 ‘큰형님’ 박희돈 목사 긍정의 힘

    거리의 노숙인들로부터 ‘큰형님’으로 불린다는 박희돈 목사. 그는 청각 3급 중도장애인으로 11년 동안 하루도 빠짐 없이 노숙자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해 왔다. 소위 잘나가던 목회자였지만 전 재산을 노숙인의 끼니 마련에 쏟아붓기 시작하면서 가족을 비롯한 주변인들이 떠나게 됐다. 그 때문에 스트레스로 중도장애를 얻게 됐다. 하지만 장애를 통해 오히려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며 노숙인들에게 더 큰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박희돈 목사. 23일 밤 12시 5분에 방송되는 EBS ‘희망풍경’에서는 장애를 뛰어넘어 긍정의 힘을 보여 주는 박 목사를 만나 본다. 넉넉한 풍채에 은발의 곱슬머리와 흰 턱수염을 기른 인심 좋은 이웃 아저씨 같은 박희돈 목사.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원자력병원 원목 실장이자 구립어린이집 원장이던 그는 한때 한 달 수입이 1000만원 정도가 됐다. 그러나 2001년 12월 영등포역에서 한 여자 노숙인을 만난 뒤 그의 삶의 방식이 달라졌다. 겨울밤의 추위에도 맨살이 드러나는 빨간 여름 원피스를 입은 그 여성은 택시를 기다리는 그를 지나 쓰레기통에 버려진 컵라면 국물을 마셨다. 남자 노숙인들의 집단 성폭행 위협에 시달리던 그녀를 보고 충격을 받은 박 목사는 노숙인들을 위해 봉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박 목사는 2002년 노숙인을 위해 ‘섬김과 나눔의 교회’(현 길벗교회)를 세우고 전 재산을 노숙인의 끼니 마련에 쏟아붓기 시작했다. 일을 그만두고 목회자로서 노숙인의 밥상 차리는 데만 전념했다. 하지만 아무도 공감하지 않는 나눔이었다. 1년간의 실랑이 끝에 그는 결국 이혼 서류를 받았다. 그의 이런 모습에 주변의 동료 목회자나 교수들은 ‘미친 놈’이라고 불렀다. 스트레스로 면역 기능이 떨어져 한쪽 귀의 청력과 일부 기억을 잃었다. 하지만 기적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어떤 일이 있어도 후원이 끊이지 않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월세는 못 내도 배식이 중단된 적은 없다. 그리고 노숙인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을 위해 밥을 짓고 봉사하기 시작했다. 그는 사회가 노숙인을 무턱대고 ‘잠재적 범죄 집단’으로 매도할 때 힘이 빠진다고 했다.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이들의 수고를 헛되게 하기 때문이다. 현재 밥사랑 열린공동체 대표를 맡고 있는 박 목사는 노숙인을 ‘내 가족을 포기할 만큼 소중한 대상’이라고 표현했다. 무엇을 위해 온갖 어려움을 참고 노숙인의 밥을 챙기는지 박 목사의 희망 이야기를 들어 본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아이 울음소리는 왜 무시할 수 없을까?

     갓난아이들의 울음소리는 유독 잘 들린다. 시끄러운 비행기나 기차가 지나가는 상황에서도 그렇다. 울음소리를 듣기 좋다고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이의 부모조차도 그렇다. 영국의 연구진이 아이 울음소리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냈다.  케이트 영 옥스퍼드대 교수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신경과학학회에서 “사람의 뇌는 아이의 울음소리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밝혔다. 영 교수는 28명의 실험자에게 아이 울음소리, 어른의 우는 소리, 고양이나 개의 짜증스러운 울음 등 다양한 소리를 들려주면서 이들의 뇌를 특수검사기로 살펴봤다. 그 결과 사람의 뇌는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은 후 0.1초 만에 반응을 보여 다른 소리에 비해 월등히 반응이 빨랐다. 이런 반응은 아이의 유무, 성별, 나이, 횟수에 상관없이 동일했다. 반면 어른 우는 소리나 동물 소리는 반응 시간이 제각각이었고 반복된 자극에 무감각해지도 했다.  영 교수는 “0.1초의 반응은 일반적으로 청각을 통해 들어온 자극이 뇌에 영향을 미쳐 활성화되는 속도보다 빠른 것”이라면서 “반응이 말하기 및 감정을 관장하는 중측두피질과 보상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안와전두피질 등 두 개 영역에서 동시에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형태의 뇌 반응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은 인체의 근본적인 설계에 아이의 울음소리에 반응하는 작용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아이의 울음소리가 ‘투쟁도주반응’과 유사한 효과를 내는 것으로 추정했다. 투쟁도주반응은 맹수의 습격 같은 위험한 상황이 닥치면 살아남기 위해 싸울 것인지 도망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방어 반응이다. 투쟁이나 도주의 선택은 논리·이성적 판단보다 앞서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 교수는 “아이의 울음소리를 위기상황에서 들리는 소리로 바꾼 결과 동일한 뇌 반응이 나타났다.”면서 “생존의 위협을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아이의 울음소리도 무시하기 힘들 정도로 잘 들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줄기세포가 너희를 불멸케 하리라 ‘과학괴담’

    줄기세포가 너희를 불멸케 하리라 ‘과학괴담’

    한 번은 비극, 한 번은 희극이라더니 희극도 또 한 번 반복되면 웃기기는커녕 짜증스럽다. 한국에서 황우석 사태가 벌어지더니 일본에서도 줄기세포 사기극이 벌어졌다. 장밋빛 미래를 그려 보이는, 그래서 거액의 연구지원금을 받아 내는 도전적 과학 분야는 많다. 그런데 줄기세포 분야에서만 왜 그런 사기극이 벌어지고, 어렵다는 이유로 과학 기사를 내팽개치던 언론들조차 왜 줄기세포 얘기는 그토록 줄기차게 다룰까. 아마도 질병과 죽음의 고통에서 해방시켜 주겠다는 약속, 그리고 비정상적 인간을 정상적 인간으로 탈바꿈시켜 주겠다는 약속 때문일 게다. 그 배후에는 아마도 남의 고통을 이해하고 함께 울어 줄 수 있다는 고결한 휴머니즘도 있을 게다. 그런데 장애와 질병, 노화와 죽음 같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사태를 ‘비정상’으로 규정한 뒤 과학의 힘으로 정상화시키겠다는 플랜, 그러니까 일종의 ‘불사판매주식회사’를 만들겠다는 이 계획이 진정한 휴머니즘인가. 그래서 ‘불멸화위원회’(존 그레이 지음, 김승진 옮김, 이후 펴냄) 서문에 나오는 이 구절을 읽으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랜 통념에 따르면 과학은 미신을 거부하는 데서 시작됐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 과학적 탐구는 합리론에 대한 거부에서 시작됐다. 고대와 중세의 사상가들은 ‘기본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관찰과 실험을 우선시하고 거기서 나온 결과는 설사 그것이 이상하게 보일지라도 받아들이면서 근대 과학이 시작됐다.” TV 프로그램에 빗대자면 근대란 ‘스펀지’ 같은 것이다. “와~아~ 진짜?”라는 되물음에 “TV에서 실험하는 걸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니깐.”이라고 대꾸하도록 하는 이 프로그램은 시각을 최우선에 놓는 경험론적 근대 과학의 세계관을 드러낸다. 그럴 법하면서도 아닐 것도 같은 얘기들을 다루는 ‘신비한 TV 서프라이즈’가 “옛날 옛적에 누가 누가 그랬다던데.”라는 식으로 속닥이는 청각적 기법을 쓴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더 확실히 대비될 것이다. 아마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입장에서 ‘스펀지’는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주는 우수한 프로그램이고,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는 괴담이나 퍼뜨리는 해괴망측한 프로그램이겠지만, 두 프로그램 사이에 본질적 차이는 없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정상적 삶의 영원불멸성을 떠들어 대는 휴머니즘 과학이란 실은 괴담이라는 뜻이다. 이런 비유 섞인 잡설을 길게 늘어놓는 이유는 저자의 서술이 혼란스럽게 비춰질 수 있어서다. 어렵다기보다는 우리에게 익숙한 맥락이 아니라서다. 1장은 빅토리아시대 영국의 ‘심령연구회’ 얘기를 다룬다. 이들은 죽은 이가 내세에서 현세로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믿었고, 이 교차통신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한다. 웅대한 계획도 세운다. 내세에 간 이가 보다 완벽한 인간형에 대한 정보를 현세로 보내 주면 현세에서 보다 완벽한 아이를 낳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게 뭔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그런데 이 연구회의 중심 멤버들을 보면 더 기가 막힌다. 당대의 내로라하는 정치인, 지식인, 문학가들과 그의 부인, 친척들이 망라돼 있다. 그들의 사연은 직접 확인해 보길. 정신분석학을 만든 프로이트와 융의 일화도 등장한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나 버지니아 울프 같은 인물에 관심 있었다면 그들이 속한 ‘블룸스베리 그룹’을 기억할 것이다. 정신병, 동성애, 신비주의로 얼룩진 이 그룹에 대한 평가는 대개 ‘세기말적 퇴폐’ 정도다. 위대한 사람들이 꼭 완벽하지만은 않다는 뉘앙스로 곁가지처럼 다루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저자의 서술은 이 블룸스베리 그룹의 뿌리를 정면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2장은 훨씬 쉽다. 러시아혁명 초기 건신(建神)주의자들 얘기인데, 이 역시 과학적 사회주의임을 강조하는 소련의 공식 역사에서는 지워진 부분이다. 그러나 반공 교육을 충실하게 받은 우리에겐 비교적 익숙한 레닌과 스탈린의 잔혹한 행위들이 상세히 나와 있다. 그 배경에 공식 역사에서는 지워진 건신주의가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가 1·2장에 영국과 러시아 사례를 써 둔 것은 귀족적 우파, 혁명적 좌파 모두 “인간을 변형시켜 사실상 새로운 종을 창조”해 이들에게 영원불멸함을 선사하려는 휴머니즘 과학에서 어느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밝혀 두기 위함이다. “과학은 여전히 마술의 통로다. 지식을 통해 더 강력해진 인간의 의지로는 못할 일이 없다는 믿음의 통로인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과학과 마술을 혼동하는 것은 고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언제나 허망하다. 우연과 필멸은 인간을 배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종교처럼 과학도 초월하려는 노력”일 뿐이고 그 노력은 이 세계가 이해 불가의 영역에 있다는 것을 받아들임으로써 끝난다. 저자가 보기에 “신앙이 그랬듯이 이성도 결국 복종할 것이요, 과학의 최종 종착지는 불합리를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1·2장을 통해 좌우익의 미래 기획을 일별한 저자가 결론을 제시하는 3장의 제목은 ‘달콤한 필멸’이다. “불멸을 추구하는 자들은 혼돈에서 탈출할 길을 찾으려 한다. 하지만 그들 자체가 혼돈의 일부다. 불멸은 빈 스크린에 흐릿한 영혼이 투사된 것일 뿐이다. 그것보다는 낙엽이 떨어지는 쪽에 더 많은 행복이 있다.” 불멸의 욕망을 위해 주문생산된 복제인간 얘기를 다룬 영화 ‘아일랜드’ 마지막에는 이완 맥그리거와 스칼렛 요한슨의 섹스신이 나온다. 잘생기고 예쁜 남녀배우 한 번 벗겨 주는 관객 서비스용이 아니다. 침과 정액 같은 분비물이 오가는 직접적인 사랑 행위를 위생적인 이유로 금지하는 것이 소위 말하는 과학적 세계라면, 찰나의 쾌락이라도 온전히 누리는 것, 그러니까 필멸을 달콤하게 받아들이는 게 인간이다. 마침내 갖가지 생명들이 저물어 가기 시작하는 요즘 산책길에 한 번 참고해볼 법하다. 1만 65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문화마당] 변사, 그 시청각적 체험/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변사, 그 시청각적 체험/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세계영화사에서 발성영화가 시작된 시점은 1927년이다. ‘재즈 싱어’(The Jazz Singer)라는 영화를 시발로 삼고 있다. 그 이전은 음악은 있으나 배우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없는 무성영화 시기였다. 무성영화는 배우 목소리의 부재를 자막으로 해결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나 일본 등지에서는 좀 더 독특한 방식으로 무성영화에 접근했는데, 바로 변사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변사는 영화해설자이자 목소리 연기자이다. 그래서 변사의 존재는 무성영화를 보는 것뿐만 아니라 ‘듣는 것’으로 만들어준다. 시각적 연행양식인 셈이다. 예전 우리 영화의 마지막 변사 신출 선생이 해설하는 ‘검사와 여선생’을 본 적이 있다. 또한 그의 변사로서의 삶에 대하여 구술 채록하는 일에 참여한 바 있는데, 독특한 억양과 톤으로 내레이터로서뿐만 아니라 남녀의 목소리를 아우르며 영화 속 인물의 대사를 전달하는 품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변사 공연이 지난주까지 서울역에서 열렸다. 문화역 서울 284(구 서울역사)에서 9월 26일부터 10월 13일까지 ‘청춘의 십자로’(안종화 감독)라는 무성영화가 상영됐다. 이 영화는 우리 극영화 중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서 1934년작이다. 1935년 ‘춘향전’(이명우 감독)이 우리 발성영화의 시작을 알렸으니 무성영화시기 막바지에 제작된 영화인 셈이다. 2008년 복원된 ‘청춘의 십자로’는 현존 최고(最古)의 무성영화라는 역사성과 보존 필요성이 인정되어 문화재(제488호)로 지정되었으며, 부산 등 몇몇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영상자료원은 2008년 ‘청춘의 십자로’ 복원기념 상영에서 이 영화가 무성영화인 점을 감안해 변사 공연을 기획하였는데, 이때 총연출은 ‘가족의 탄생’과 ‘만추’를 감독한 김태용이, 변사는 연기자 조희봉이 맡아 공연하였다. 일단 김태용과 조희봉의 조합은 예상치 않은 지점에서 변사 공연이 수반된 무성영화 관람이라는 진기하고 재미있는 체험을 선사한다. 변사 공연 상황은 신문이나 기록물 등 문헌자료에 나타난 바와 같이 재현되어 한국영화사를 연구하는 필자에게도 유용하였고, 입담 좋은 조희봉의 해설은 변사가 왜 무성영화시대의 ‘스타’였는지 가늠케 할 만한 팁이 되었다. 기실 무성영화는 원대본이 있다 해도 변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변사는 관람현장의 분위기에 따라 말을 첨삭하거나 스토리에 무리를 주지 않는 이상 표현에 변화를 주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했다. 이는 변사가 구술(口述)문화, 즉 이야기하기나 이야기 전달하기의 연장선상 혹은 영화적 변형으로 여겨지는 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로써 변사는 격정적인 어조로 객석을 들썩이게도 하고, 구슬픈 탄식으로 눈물짓게도 하며 때로 재담과 능청으로 박장대소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조희봉은 그와 같은 변사 역할을 십분 해냈고, 김태용은 변사 대본부터 연주와 노래까지를 영화의 이미지와 결합하는 데 재능을 보였다. 영화는 약혼녀를 마을 유지에게 빼앗긴 남자(이원용)가 상경하여 경성역에서 짐꾼으로 일하며 겪게 되는 사건이 주요 내용을 이룬다. 남자는 새로운 사랑을 하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연인(김연실)과, 자신을 찾아 경성으로 온 여동생(신일선)이 마을 유지와 그 패거리에게 유린당할 위기에 처하자 패거리를 응징하고 연인과 여동생을 구한다는 이야기이다. 영화는 제목의 분위기대로 신파적이고 꽤 비극적 코드를 가지고 있으나, 이번에 변사 공연과 함께 상영된 ‘청춘의 십자로’에서는 영화의 비극적 정조가 약화된 대신 당시 생활상과 인물의 면모를 드러내는 데 있어서는 코믹함이 추가되었다. 코믹함의 동력은 상당 부분 변사의 입담과 풍자에서 나왔다. 소리가 넘쳐나는 시대, 영화적 테크놀로지가 하루가 다르게 일취월장하는 시대에 무성 흑백영화를 본다는 것, 더구나 고답적인 변사 공연을 함께 본다는 것은 흥미롭고 유쾌한 경험이다. 그것은 또한 옛 우리 영화문화를 재구성하여 새롭게 체험하는 것이기도 하다.
  • 수술 마취제·인공심장·안경… 인류 살린 1000년의 발견들

    수술 마취제·인공심장·안경… 인류 살린 1000년의 발견들

    과학기술은 지식이 켜켜이 쌓여 가는 학문이다. 먼저 연구를 시작한 과학자들이 남겨 놓은 유산은 후세들의 연구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때로는 반박하고 뛰어넘어야 할 대상이 된다. 물론 그 와중에 얻어진 결과물들은 인류가 발전하는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때로는 시대를 뛰어넘는 발명이나 발견이 등장한다. 이 같은 성과는 소위 ‘이정표’(Milestone)라고 불리며 과학기술은 물론 삶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생리·의학 분야에서 직접적으로 의학기술이 돼 인류에 큰 영향을 미친 이정표들을 시대순으로 선정, 소개했다. 첫 이정표는 13세기 중반에 시작하지만 현대로 올수록 급격히 이정표가 많아진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혜택이지만, 이 같은 이정표들이 없었다면 오늘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현미경·수술용 확대경의 원조 ‘돋보기’ 역사에 정확하게 기록된 생리의학사의 첫 이정표는 1250년에 세워졌다. 영국의 수도사였던 로저 베이컨은 ‘돋보기’(루페)를 발명했다. 이전에도 수정을 이용해 사물을 크게 볼 수 있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베이컨은 목적이 분명하게 무언가를 확대해 볼 수 있는 ‘볼록렌즈’를 의도적으로 만들어냈다. 현미경, 수술용 확대경 등의 원조다. 신학자이자 철학자, 의사이기도 했던 베이컨은 근대 자연과학의 탐구방법을 정립해 ‘경이의 박사’라고 불렸다. ●벤저민 프랭클린, 동생 위해 카테터 발명 다음 이정표는 무려 500년이 지난 1752년에 등장했다. 우선 밀라노 공작은 피렌체의 장인에게 ‘안경알 세 다스’를 주문하는 편지를 보낸다. 오목렌즈를 기반으로 한 안경의 발명과 기원에 대한 수많은 얘기 중 문서가 남아 있는 최초의 사례다. 같은 해 미국의 정치가 벤저민 프랭클린은 ‘카테터’로 불리는 구부러지는 관을 만들어냈다. 요로결석으로 고생하는 동생 존을 위해 프랭클린은 금속 조각들을 연결해 요도를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카테터는 현재 인체 내의 모든 관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나무막대에서 영감 얻은 청진기의 탄생 1815년 12월 31일 프랑스 내과의사 르네 라에네크는 트럼펫 모양의 나무와 튜브가 달린 진찰기기를 만들어 아주 뚱뚱한 여성의 심장소리를 듣는 데 활용했다. 라에네크는 루브르궁에서 아이들이 긴 나무막대를 서로의 귀에 대고 떠드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이 기계를 만들었다. 의사의 필수품인 청진기의 탄생이었다. ●외과 수술의 고통을 줄여준 ‘에테르’ 인체에 칼을 대는 외과 수술의 고통을 덜기 위한 방법은 1841년 12월에 등장했다. 알코올, 아편, 마리화나, 최면 등 이전에 사용된 어떤 방법도 완벽하지 않았다. 미 조지아주의 의사인 크로퍼드 윌리엄슨 롱은 일종의 환각물질인 아산화질소를 즐기던 친구들의 자극을 더욱 높여줄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롱은 황산 에테르를 마신 사람들이 심하게 멍이 들어도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롱은 환자의 목에서 낭포성 종양을 제거하면서 처음으로 현대식 수술용 마취제를 사용했다. ●엑스레이, 보이지 않는 곳을 찍다 1874년에는 영국의 리처드 카톤이 검류계를 이용해 동물의 뇌파를 측정했다. 뇌전도(EEG)는 이후 사람에게 적용되면서 수면이나 정신질환을 근본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1895년에는 빌헬름 뢴트겐이 우연찮게 엑스레이를 발견했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이 발견은 보이지 않는 곳을 찍는 사진기술의 발명에 불과하다.”고 조롱했다. 엑스레이가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에 대해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노벨상’ 에인트호번 심전도 측정기 개발 1924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네덜란드의 빌럼 에인트호번은 1903년 심장의 전기 흐름을 살피는 ‘심전도 측정기’를 개발했다. 첫 심전도 측정기는 300㎏에 이르는 거대한 기계로, 5명의 사람이 달라붙어야 조작이 가능했다. 1910년에는 스웨덴에서 복강경이 등장했고, 1935년에는 포르투갈에서 뇌엽절단 기술이 개발됐다. 복강경의 등장으로 더 좁게 절제하면서도 더 쉽게 수술을 할 수 있게 됐고, 뇌엽절단 기술은 ‘신의 영역’으로 분류되던 정신세계에 외과적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죽은 사람 살려낸 전기충격기에 ‘충격’ 이후 생리의학의 발전속도는 급속히 빨라진다. 1936년에는 심장박동기가, 그 다음 해에는 전기자극요법이 개발됐다. 1943년에 투석, 1944년에 일회용 도뇨관이 등장했고 1947년에는 죽은 사람을 살려내는 전기충격기(제세동기)가 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1950년에는 영국의 해럴드 리들리가 사람의 눈 속에 들어가는 콘택트렌즈를 만들어 ‘안과 혁명’을 이끌었다. ●인류 최초 ‘기계 심장’을 단 사나이 1952년 자동차회사 GM의 연구원이었던 41살의 헨리 오피텍은 인류 최초로 기계심장을 달았다. 오피텍은 1981년까지 살았다. 같은 해 자기공명영상(MRI)에 대한 원리도 발견됐다. MRI를 개발한 펠릭스 블로허와 에드워드 퍼셀은 이 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실제 MRI 기계는 1978년에 만들어졌다). 1953년에는 심장을 거치지 않고 혈액을 순환할 수 있는 바이패스 기술이 개발돼 멈춰 있는 심장을 수술할 수 있게 됐고, 프랑스에서는 인공 달팽이관이 청각장애인들에게 새로운 소리를 선물했다. ●하운스필드, CT 설계로 노벨상 받다 1958년에는 태아 초음파를 통해 임신 초기진단이 가능해졌다. 1963년에는 3살 아이를 대상으로 최초의 ‘간 이식’이 시행됐고 1967년에는 53세 남성이 최초의 심장 이식 수술을 받고 18일을 더 살았다. 1971년 영국의 고드프리 하운스필드는 컴퓨터단층촬영기(CT)를 설계해 197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1973년에는 인슐린 펌프가 개발돼 당뇨환자들을 주사의 고통에서 해방시켰다. ●협업으로 만든 인공혈액·게놈 프로젝트 1980년대 후반부터는 보다 크고 획기적인 이정표들이 세워졌다. 더 이상 생리의학은 과학자 개인의 영역이 아닌, 집단협업으로 이뤄졌다. 인공혈액이 1989년에 만들어졌고, 1992년에는 DNA 정보읽기가 가능해졌다. 단순히 질병치료뿐 아니라 범죄자를 잡거나 친자확인을 할 때도 핵심적인 기술이다. 사람의 유전자 지도 전체를 그리는 휴먼게놈 프로젝트(2000년), 인공관절(2004), 인공간장(2006년) 등도 엄청난 자금과 인력이 투입된 작업이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쥐도 사람처럼 ‘사랑의 세레나데’ 부른다” 연구결과

    숫쥐가 암컷을 유혹할 때, 마치 사람처럼 노래를 배운 뒤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른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라이브사이언스 등 과학전문매체의 10일자 보도에 따르면, 서로 다른 타입의 숫쥐 두 마리를 암쥐 한 마리와 한 공간에 두면 암컷에게 매력을 발산하기 위한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쥐는 노래를 부르기 전 사람처럼 노래를 배우는 능력이 있으며, 사람 또는 고운 소리로 우는 새 등에게서 소리를 배울 수 있는 뇌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이전 연구에서는 숫쥐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복잡한 노래를 부를 줄 알며, 이는 쥐 세계에서의 구애활동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이러한 쥣과의 세레나데는 초음파로 이뤄져 있다. 인간 청각영역에 속해있지는 않지만, 만약 들을 수 있다면 구슬픈 피리소리와 비슷할 것으로 추측한다. 다만 쥐가 음색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 하다고 여겨져 왔지만, 쥐는 소리를 듣고 이를 따라 부를 줄 아는 일종의 ‘발성 학습’(Vocal Learning)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배우자에게 매력을 발산하기 위해 노래를 부르는 동물은 사람이나 앵무새, 돌고래, 고래 등 매우 한정돼 있다. 연구를 이끈 미국 듀크대학교의 에리치 자르비스 박사는 “쥐가 새나 사람과 같은 소리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아직 찾지 못했지만,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능력을 가진 것은 확실하다.”면서 “ 쥐가 노래를 배울 수 있는 뇌 순환계와 행동 속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 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 에 실렸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손톱으로 칠판 긁는 소리가 불쾌한 이유

    대부분 칠판을 손톱으로 긁는 소리를 불쾌하게 여길 것이며 심지어 어떤 이는 몸에 소름이 돋는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영국의 과학자들은 이 같은 불쾌한 소리에 인간이 약한 이유를 발견해 주목을 받고 있다. 9일(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뉴캐슬대학의 연구진이 13명의 실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75가지 이상의 다양한 소리를 들려주고 그들의 뇌 움직임을 분석했다. 그 결과, 불안이나 공포심 등을 느낄 때 활동한다고 알려진 편도체가 크게 반응한 소리에는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 그 공통점은 모두 귀에 잘 들리는 고음이었으며, 주파수는 인간의 비명이나 아기 울음소리와 비슷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연구를 이끈 수크빈데르 쿠마르 박사는 “사람이 이 같은 소리를 불편하게 느끼는 이유는 편도체에서 청각 피질로 SOS와 같은 위험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추측된다.”면서 “이는 우리 인간이 원시시대부터 본능을 따라 행동했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 소리를 다섯 번째로 불쾌하다고 꼽았다. 1, 2위는 유리병을 각각 칼과 포크로 긁는 소리였고, 3위는 칠판을 분필로 긁는 소리였다. 4위는 학생들이 사용하는 자로 유리병을 긁는 소리로 나타났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데스크 시각] 11번째 특검에 거는 기대/김성수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11번째 특검에 거는 기대/김성수 정치부 차장

    “특검이 규명한 것은 삼청각 꼬리곰탕 가격이 3만 2000원(부가가치세 10% 별도)이라는 것이다.”(2008년 BBK특검), “앙드레 김의 본명이 ‘김봉남’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게 유일한 성과다.”(1999년 옷로비 특검) 특별검사(특검) 제도가 이름만 ‘특별’할 뿐 유명무실하다는 비아냥이 나올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우스갯소리다. 특검이 끝날 때마다 “이럴 바에야 구태여 특검이 필요했느냐.”는 비판이 끊이질 않는다. 기왕의 검찰수사에 못 미치는 결과물을 내놓는 일이 잦아서다. 수십억원씩 세금을 낭비하고 시간을 버리면서 굳이 특검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특검무용론’도 사그라지지 않는다. 그래도 이번에 또 특검이 시작될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과 가족, 청와대 참모 등에 관한 특검이다. 이 대통령이 퇴임 후 돌아가려고 했던 내곡동 사저 터 매입 의혹에 관한 건이다. 이른바 ‘내곡동 특검’이다. 당선자 신분이던 2008년 2월 BBK 특검에 이어 이 대통령으로서는 두번째 겪게 되는 특검이다. 임기를 불과 4개월여 남긴 이 대통령은 임기의 처음과 끝을 특검에서 시작해 특검으로 끝맺는 기묘한 운명을 맞게 됐다. ‘내곡동 특검’은 1999년 조폐공사 파업유도·옷로비 특검을 처음 한 이후 11번째 특검이다. 지난 14년간 1년에 거의 한번 꼴로 특검을 한 셈이다. 잊혀질 만하면 특검을 반복했지만 이용호게이트 특검(2001년), 대북송금 특검(2003년) 정도를 빼면 특검이 기억에 날 만한 성과를 거둔 적은 없다. 자체 수사인력이 없어 검찰, 경찰의 손을 빌릴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닌 데다 시간상의 제약으로 진실 규명에 어려움을 겪어서다. 이 같은 ‘경험칙’으로 국민들의 특검에 대한 기대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이번 ‘내곡동 특검’도 현직 대통령에 관한 일이지만, 검찰이 파헤치지 못한 새로운 게 나올 것이라는 큰 기대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대선을 불과 70여일 앞둔 상황이라 국민들의 관심권에서도 후순위로 밀려 있다.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 3명의 대선주자가 펼치는 박빙의 레이스에 이미 국민의 이목이 쏠려 있다. 야권 후보단일화 등 앞으로 정치권에서 쏟아질 흥미진진한 뉴스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의도와는 무관하게 내곡동 특검은 대선정국에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 수사 발표도 미묘한 시점에 이뤄진다. 5일쯤 특별검사가 임명되면 10일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내곡동 특검’은 최장 45일간 활동을 한다. 11월 말쯤 특검결과가 나온다. 선거를 20일도 채 안 남긴 시점이다. 정치권에서는 수사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것으로 본다. 물론 특검을 하는 것 자체가 여권에는 드러난 ‘악재’다.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를 비롯한 청와대 참모들이 특검에 이리저리 불려다니는 모습이 언론에 비치는 것만으로도 반여(反與) 정서는 확산된다. 하지만 위헌 논란이 불거진 특검법안을 이 대통령이 받아들였고, 민주당이 추천한 진보성향의 특검이 성역 없는 수사를 벌였는데도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놓지 못한다면 오히려 야권을 향한 역풍이 불 수도 있다. 정치적으로 독립해야 할 특검은 그간 역설적으로 정치적으로 이용돼 온 사례가 잦았다. 하지만 이번 내곡동 특검은 사건의 본질만 놓고 보면 ‘정치특검’의 성격은 짙지 않다. 시형씨가 사저 터를 경호처와 함께 사면서 실제보다 싸게 샀고 대신 경호처가 더 비싸게 사면서 결과적으로 국고를 낭비했는지(배임), 매입한 땅이 시형씨 명의로 돼 있어 부동산실명제법을 어겼는지 등의 의혹을 가리면 된다. 여야가 특검 추천을 놓고 격하게 맞서고 있지만 어떤 성향의 특검이 오든 정치적 판단으로 좌고우면할 일이 아니다. 팩트(fact)만 샅샅이 뒤지면 될 일이다. 11번째 특별검사는 시형씨에 대한 단 한번의 서면조사에 그치며 ‘봐주기 수사’ 논란에 휩싸였던 검찰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특검의 존재 이유를 입증하는 길이다.
  • 환자 팔에서 귀 만들어 이식수술 성공

    환자 팔에서 귀 만들어 이식수술 성공

    지난 2010년 미국 메릴랜드주에 사는 셰리 월터(42)는 피부암으로 왼쪽 귀 부분을 자르는 아픔을 겪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보기 흉한 외모는 물론 한쪽 귀에 청력을 잃은 그녀는 낙담해 있다가 존스 홉킨스 대학병원 측의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그녀의 갈비뼈에서 연골 조직을 떼내 팔에 이식한 후 성장시켜 새 귀를 만들어보자는 것. 반신반의한 그녀는 병원 측의 제안에 따랐고 그로부터 20개월 후 새 귀를 얻는 기쁨을 얻었다. 이 시술은 인체 조직을 자신의 몸에서 재생하는 것으로 만들어진 귀를 다시 내부 조직과 연결해 모양 뿐 아니라 청각도 회복시키는 고난도 방식이다. 이번 수술을 집도한 존스 홉킨스 외과의 패트릭 번은 “이번 시술은 미국 의학 역사상 가장 어려운 것으로 기록됐다.” 면서 “일반적으로 귀 재생은 환자의 귀나 목 부분의 피부를 떼서 이루어지지만 월터는 피부암이 광범위하게 퍼져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작은 수술 2건을 더 진행해야 하며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적어도 10년은 새 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환자는 보청기의 도움으로 들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적적으로 다시 귀를 갖게 된 월터는 “처음 이같은 시술을 들었을 때 정말 황당했지만 한번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면서 “내 팔에서 귀가 자라는 것을 보고 정말 공상과학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사진=존스 홉킨스 대학병원 인터넷뉴스팀 
  • [2일 TV 하이라이트]

    ●2012 글로벌 다큐멘터리 슈퍼 피쉬 4편(KBS1 밤 11시 30분)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힌 성 금요일. 이날은 1년 중 스페인 전역에서 대구 소비가 가장 많은 날이다. 수도사는 물론 일반인들 역시 속죄와 참회의 뜻으로 고기 대신 생선을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2000년 유럽의 역사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긴 그리스도와 물고기. 그 흥미로운 이야기 속으로 빠져 본다. ●오감만족 세상은 맛있다(KBS2 밤 8시 20분) 터키는 아시아와 유럽의 사이에 있어 ‘동서양을 연결하는 다리’라고 불리운다. 또한 음식의 천국 터키에서는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대표적인 음식 ‘케밥’이 있다. 케밥은 ‘구이’라는 뜻으로 물이 풍부하지 않은 유목생활에서 비롯된 음식이다. 프로그램에서는 탤런트 김민희가 그 다양한 케밥의 맛을 찾아 나섰다. ●7 광구(MBC 밤 11시 15분) 제주도 남단에 한일공동개발구역인 7광구의 망망대해에 떠있는 석유 시추선 이클립스 호. 시추 작업은 번번이 실패로 끝나고, 결국 본부로부터 철수 명령을 받는다. 철수를 위해 본부에서 베테랑 캡틴 정만이 투입되고, 이곳에 석유가 있다고 확신하는 해저 장비 매니저 해준은 일방적인 명령에 강하게 반발한다. ●글러브(SBS 낮 12시 30분) 김상남은 대한민국 프로야구 최고의 간판투수였다. 하지만 음주폭행에 야구배트까지 휘둘러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고, 잠깐 이미지 관리나 하라는 매니저의 손에 이끌려 청각장애 야구부 충주성심학교 임시 코치직을 맡게 된다. 한편 말 못해 팀 플레이도 안 되는 이 야구부의 목표는 전국대회 첫 출전이었는데…. ●EBS 다큐 프라임(EBS 밤 9시 50분)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주제로 금융자본주의의 부산물인 불평등, 양극화 그리고 금융위기로 불거진 금융권의 탐욕을 해소할 답을 찾아본다. 현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고, 우리나라는 불 꺼진 터널에 갇힌 상황으로 묘사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터널에서 나오는 방법들은 무엇일까. ●가족(OBS 밤 11시 5분) 전북 남원에는 백발이 성성한 모녀 양판순씨와 박순덕씨가 살고 있다. 5살 차이 밖에 나지 않는 이들의 인연은 71년 전에 시작되었다. 박순덕 할머니의 친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아버지께서 양판순 할머니를 데려온 것이다. 그 당시 양판순 할머니가 열아홉, 박순덕 할머니가 열넷이었다. 남들은 자매로 오해들 하지만 모녀 사이의 정이 느껴지는데….
  • 기타와 색채의 어울림…그남자, 그여자의 하모니

    기타와 색채의 어울림…그남자, 그여자의 하모니

    ‘더 스토리 오브 프레이야 밸리’ 展 열려… 음악 사운드에 색채의 옷을 입혀 눈에 보이는 소리를 전시한다? 즉, 청각의 시각화라는 독특한 시도로 기대를 모으는 ‘더 스토리 오브 프레이야 밸리(The Story of Freyja Valley)’ 기획전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삼청동 카페 길로 유명한 서울 종로구 팔판동 ‘룩 앤 이트 갤러리 카페’(Look & Eat Gallery Café)에서 개최되는 이번 미술전시회는 화가 아내인 박캔디 씨와 음악가 남편인 홍정현 씨, 두 부부의 아름다운 하모니가 만들어낸 작품들로 채워진다. 특히 이번 전시회가 시작되는 21일에는 오프닝 행사가 진행되며, 특별히 아나운서 이숙영 씨의 축사 및 뮤지션들의 공연과 축하파티 등이 예정돼 있다.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Juan뮤직 음향연구소 소장으로 오랜 시간 음악가로 활동해 온 홍정현 씨가 직접 깎고 다듬어 제작한 순수 수제기타에,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프레이야 아뜰리에를 운영하며 작품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박캔디 씨의 그림이 더해져, 볼 수 없는 소리를 눈으로 보고 느끼게 해줄 이번 전시회는 ‘아름다움, 사랑, 풍요, 전투’를 상징하는 여신 ‘프레이야’의 이야기를 담는다. 홍정현 씨가 악기의 공명원리를 이용해 놀라운 소리를 만들어 냈다면, 박캔디 씨는 그 공명이 들려주는 소리를 통해 그녀의 작품 세계를 그려낸다. 박캔디 씨의 ‘기타 그리기’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작가노트는 이번 작품들이 어떻게 탄생하게 됐으며, 또 그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자 하는지 서언(序言)을 전하고 있다. 그 다음 이야기는 모두 앞으로 전시될 작품들에 고스란히 녹아있을 것이라고. 국내 대표적인 락밴드 디아블로의 기타리스트 락(최창록), 김수한 씨는 “지금은 미술 작품으로 그 가치를 높이 평가받고 있지만, 기타라는 악기로서의 성능도 매우 뛰어나다.”면서도 “다양한 장르에서 범용적으로 쓰이기에 좋을 듯 하다. 이 핸드메이드 기타의 매력인 빈티지한 사운드에서 퀸의 ‘브라이언 메이’를 연상케 하는 그런 느낌의 기타다.”라고 직접 연주 소감을 전했다. 또한 류영열 음악감독(GS홈쇼핑)은 “공명구조의 독창성만으로 이처럼 놀라운 소리를 만들어낸 홍정현 씨에게 찬사를 보내며, 미술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음악인의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이처럼 다양하고 아름다운 색채로 표현된 기타는 그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의 감성과 듣는 사람의 감동까지 보다 예술적인 모드로 이끌어주는 힘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이야 밸리 전(展)은 이들 ‘부부의 하모니’ 그리고 ‘빛(색채)과 소리의 조화’를 통해 탄생했다. 이 위대하고 아름다운 어울림이 ‘분열과 단절, 양극화’로 대변되는 현대 대한민국 사회에 커다란 울림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인터넷뉴스팀
  • 줄기세포로 청각장애 치료길 열린다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해 잃어버린 청각 기능을 되찾을 수 있는 실험이 사상 처음으로 성공했다. 영국 셰필드대학 연구진은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뇌의 신경계로 소리 정보를 전달하는 나선신경절 신경세포(SGN)로 분화시켜, 이 신경세포가 파괴돼 청각을 잃은 게르빌루스쥐(모래쥐)의 내이(內耳)에 이식해 청각을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BBC 등 영국 언론들이 과학전문지 네이처를 인용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실험의 성공으로 SGN 손상으로 청력을 잃게 되는 ‘청각신경병증’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청각신경병증은 청각상실 원인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신경세포가 이식된 18마리의 게르빌루스쥐들은 10주 만에 청각의 평균 45%를 회복했다. 이 같은 수준의 청각으로 들을 수 있는 소리는 약 50데시벨(dB)로, 조용한 방에서 오가는 얘기를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청력이다. 연구진을 이끈 마르첼로 리볼타 박사는 “이번 실험에서 나타난 청력 회복이 영구적일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은 아직 남아 있다.”면서도 “이번 연구 결과가 매우 중요한 일보를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다산콜센터 “4400만 콜 받았습니다”

    다산콜센터 “4400만 콜 받았습니다”

    ‘5년간 총 상담건수 4413만 9729건, 하루 평균 3만 5100통, 벤치마킹 방문 787개 기관 4875명’ 지난 2007년 서울시가 처음 시민들에게 선보인 120다산콜센터의 성적표다. 콜센터는 지난 5년간 각종 서비스를 확대하며 서울시민의 생활 길잡이 역할을 충실히 해 왔다. 시는 13일 콜센터 출범 5주년을 맞아 ‘숫자로 본 120다산콜센터 5년 성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07년 9월 기준 일평균 4422건이었던 다산콜센터 상담건수는 지난달 하루 평균 3만 5100건으로 8배가량 성장했다. 시민들이 큰 불편을 느끼는 ‘담당자 전화 돌리기’ 없이 한번에 상담원이 직접 상담을 끝낸 비율도 5년 전 75.8%에서 지난달 87.5%로 늘었다. 그 결과 만족도 역시 콜센터 출범 전 41.6점이던 것이 지난달에는 만점에 가까운 95.7점으로 치솟았다. 콜센터는 생활 환경의 변화에 따라 기존 전화만 받던 방식에서 벗어나 각종 부가 서비스를 도입했다. 2008년부터는 365일 24시간 상담제를 도입해 언제라도 시민들이 안내를 받을 수 있게 했고, 청각장애인 문자 및 수화 상담도 도입했다. 다음해부터는 휴대전화 문자 상담과 시·구 통합상담을 실시하면서 상담건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담, 포털 사이트 연계 상담까지 도입했다. 콜센터 상담 내용은 대중교통 안내, 택시불편 신고 등 교통분야가 전체의 45.6%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상하수도 문의 9.4%, 시정일반 문의 4.9% 등으로 시민 생활과 밀접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안준호 시민소통기획관은 “앞으로도 120다산콜센터를 통해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시민 만족도를 높여 가겠다.”고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故 윤보선 대통령 기록물 대통령기록관 위탁 관리

    故 윤보선 대통령 기록물 대통령기록관 위탁 관리

    고 윤보선 전 대통령의 기록물과 유품이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으로 옮겨져 관리된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은 13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윤 전 대통령 사저에서 장남 윤상구씨 등 유족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통령 기록물과 유품 약 1만 3462건에 대한 위탁관리협약을 체결한다. 위탁되는 기록물은 문서 950건, 간행물 10건, 책자 316건, 시청각 자료 1만 323건, 박물 1863점 등 1만 3462건이다. 이들 기록물은 그동안 사저에 보존돼 있었으나 보존 환경이 열악해 영구 보존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었다. 윤 전 대통령 기록물은 대통령 재직 시 기록뿐 아니라 퇴임 후의 활동까지 생생히 담고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대통령 재임 시 기록물로는 백낙준 참의원 의장 명의의 1960년 8월 12일자 제4대 대통령 당선 통지문 원본, 대통령 취임 선서문, 대통령 공보실에서 나온 대통령 재임기 활동 사진 등이다. 퇴임 후 기록물은 1970~80년대 민주화운동 관련 각종 성명서와 서신 등이 포함돼 있다. 또 생전에 착용했던 모자와 안경, 서랍 등 관련 유품은 대통령의 일상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이번 협약을 통해 관련 기록물이 첨단 시설을 갖춘 경기 성남시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돼 안전하게 후대에 전승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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