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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어는 완벽한 ‘언어’… 외국어 익히듯 공부”

    “수어는 완벽한 ‘언어’… 외국어 익히듯 공부”

    “‘수어’(手語)를 배우면서 수어가 그 자체로 완벽한 하나의 언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야구 경기 때 감독과 선수가 주고받는 수준의 몸짓이 아니라 창조성이 있고 소멸하기도 하는 언어라는 것입니다.”지난 2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도서관에서 열린 ‘한국수어 문화학교’ 수료식에서 만난 이지은(34·어학강사)씨는 수어 예찬론을 폈다. 이씨는 “직업이 어학강사이다 보니 외국어처럼 하나의 언어를 배운다는 생각으로 수어 수업을 들었다”며 “제가 일본어를 전공으로 하고 있어서 추후에 기회가 된다면 일어 수어도 배워 일어를 공부하고 싶은 농인들에게 가르쳐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한국수어 문화학교는 서울특별시농아인협회 주관으로 국립국어원과 서울도서관이 지난 6월 21일부터 이날까지 총 10회로 진행한 시민대상 수어 교실이다. 손동작과 몸짓을 통해 의사소통을 하는 수어는 ‘수화’(手話)로 통칭해 쓰였다. 그러다 2014년 전후로 하나의 언어로서 인정받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한국어’, ‘영어’처럼 ‘어’(語)를 붙여 쓰자는 목소리가 나왔고, 지난해 2월 한국수화언어법 제정을 통해 수어가 대한민국 농인 공용어로서 법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수어는 거의 모든 의사소통이 가능한 하나의 언어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일반인들이 생소하게 느끼거나 일부는 거부감을 보이기도 한다”면서 “수어가 하나의 언어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더 많은 대중화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한국수어 문화학교도 그 같은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2017년 현재 국내에 등록된 청각장애인은 27만명이지만 수어 사용자는 3만~4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수어를 공식적으로 가르치는 기관이 부족하고 대부분의 교육기관이 음성언어를 통해 교육하는 것 외에 다른 교육 방식을 도입하는 데 소극적이기 때문이라는 게 국립국어원 측의 설명이다. 이날 한국수어 문화학교를 수료한 김강석(52·금융업)씨는 “이번에 처음 수어를 배우고 나서 은행 같은 금융기관에 수어가 가능한 창구가 왜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수어는 다양하게 일상생활에 접목해 사용할 수 있는 언어”라고 말했다. 국립국어원은 향후 한국수어 보급을 위해 맞춤형 한국수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한국수어 대중화를 위해 적극 나설 계획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SNS용 사진 찍으면 눈으로만 본 것보다 더 잘 기억”(연구)

    “SNS용 사진 찍으면 눈으로만 본 것보다 더 잘 기억”(연구)

    누군가를 만날 때 상대방에게 집중하지 않고 스마트폰 만지작거리며 이런 저런 사진을 찍는 데 몰두하다 핀잔 듣는 이들이 있다. 이제 이들에게도 변명거리가 생겼다. 요즘엔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경험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많이 찍는데 이런 사진 촬영이 시각적인 기억력을 높이고 심지어 올린 사진을 다시 안 보더라도 잘 기억한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6일(현지시간) 위와 같은 내용이 담긴 연구 논문을 소개했다. 미국 심리과학협회(APS)가 발행하는 ‘심리과학학술지’(Psychological Science) 최근호에 실린 이번 연구에서는 사진을 찍으면 그 순간 봤던 것을 더 잘 기억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연구자들은 참가자 294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박물관을 관람하게 했는데 이때 첫 번째 그룹은 사진을 10장까지 찍을 수 있게 하고 나머지 그룹은 단순히 눈으로만 관람하게 했다. 또한 이들 그룹은 모두 관람하는 동안 오디오 가이드를 들었다. 이후 연구진이 이들 참가자에게 객관식으로 퀴즈를 내자, 박물관 관람할 때 사진을 촬영했던 그룹은 눈으로만 관람한 이들보다 성적이 7% 정도 높게 나온 것이다. 심지어 이들 참가자는 자신들이 찍은 사진을 다시 보지 않더라도 사진을 찍지 않은 이들보다 본 것에 관한 기억력이 훨씬 뛰어났다. 이는 인스타그램 등에 자신의 경험을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소식이지만, 이런 사람들과 함께 있어야만 하는 이들에게는 나쁜 소식일 수 있다. 반면 이번 연구에서는 사진 촬영을 한 참가자들이 사진 촬영을 통해 시각적인 기억을 더 잘할 수 있게 됐지만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들었던 것을 기억하는 능력은 더 나빴다. 이는 사진 촬영에 집중하게 되면서 청각적인 기억력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런 결과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있으면 사물에 접근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뀐다는 것을 시사한다”면서 “심지어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고 있던 사람들은 조각품 같은 어떤 특정 물체를 찍지 않더라도 카메라를 들고 있지 않았던 이들보다 그 물체를 더 잘 기억했다”고 말했다. 사진=ⓒ lenets_tan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정담이 위로한 이효리 “듣지 않아도 느끼면 되니까”

    정담이 위로한 이효리 “듣지 않아도 느끼면 되니까”

    ‘효리네 민박’에 출연한 손님 정담이가 화제다. 지난 20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에서는 이효리가 민박집 손님 정담이와 함께 바다를 보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그려졌다. 정담이는 2년 전 수술을 받은 이후로 청각을 잃었다고 고백했다. 이효리는 정담이에게 “파도 소리 기억나?”라고 물었고, 정담이는 고개를 저었다. 이효리는 “나는 ‘파도’ 하면 ‘철썩철썩’ 이 단어가 머릿속에 있었는데, 오늘 너한테 설명하려고 자세히 들어보니까 ‘철썩철썩’은 아닌 것 같아. 파도마다 다르고, 날씨마다 달라”라며 파도 소리를 듣지 못하는 정담이에게 최대한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도 “(파도 소리를) 꼭 들어야만 하는 건 아니니까. 그냥 파도를 마음으로 느끼면 안 들려도 들리는 사람보다 더 많이 알 수 있을 것 같아”라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정담이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사진=JTBC ‘효리네 민박’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중증장애인 연말부터 주치의 관리 받으세요

    내년 시범사업… 건보적용 검토 장애인검진기관 지정 인센티브 중증장애인이라면 올 연말부터 주치의를 두고 꾸준히 건강상태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을 앞두고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마련해 18일부터 27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 법의 시행일은 오는 12월 30일이다. 1~3급 중증장애인은 거주 지역이나 자신이 이용하던 병원 의사를 주치의로 선택해 만성질환이나 자신의 장애와 관련된 건강상태를 지속적·포괄적으로 관리받을 수 있다. 일상적 질병 관리는 물론이고 전문 의료기관과 연계해 협동진료를 받을 수도 있다. 이 서비스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내년 시범사업을 거쳐 단계적으로 본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장애인은 77.2%가 고혈압이나 당뇨 등 1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으며 장애에 따른 욕창, 골절 등 2차 질환이 많다. 장애 편의시설 등을 갖춘 장애인검진기관 지정도 시행된다. 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장비가 없어 장애인들은 국가건강검진 수검률이 낮았다. 장애인의 의사소통과 이동을 지원하는 인력과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출입구, 내부 이동 경로, 접수대, 화장실 등에 편의시설을 갖추고 청각발달 장애인을 위한 서면 안내문, 시각 장애인을 위한 청각안내시스템 등을 운영해야만 지정될 수 있다. 지정 의료기관에는 장비구입비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임을기 장애인정책과 과장은 “시행령에는 의료인을 대상으로 장애인과 의사소통하는 방법이나 진료·상담·검사 시 유의사항, 관련 법령과 정책 등 장애인의 건강권에 대해 주기적으로 교육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김경자 서울시의원 ‘자녀를 위한 엄마의 마음가짐’ 공개강의

    김경자 서울시의원 ‘자녀를 위한 엄마의 마음가짐’ 공개강의

    서울시의회 김경자 의원(국민의당, 강서2)은 8월 16일 서울시 강서구 우장산동 내발산 초등학교 시청각실에서 「엄마가 변해야 내 자녀가 행복하다」라는 주제로 공개강의를 했다. 본 강의는 BTN에서 5월 말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1시 30분에 방영되고 있던 강의로 이번 강의는 18, 19, 20강을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개강의로 진행했다. 18강에서는 「자녀를 위한 엄마의 마음가짐」을 이야기 했는데, ‘자녀는 엄마가 믿어준 만큼 성장한다. 엄마가 행복해야 자녀가 행복하다. 인내하고 기다려주는 엄마가 되어야한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줄서는 성적은 헌신짝처럼 버려라.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가 수천억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대이다’ 라는 내용을 가지고 강의를 진행했다. 평소 「교육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라는 표어를 가지고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김의원은 19, 20 나머지 두 강의에서는 시청자들이 평소에 가지고 있던 자녀의 교육에 대한 고민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 자리에서 최선의 방법에 대해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강의에는 직장을 가진 딸이나 며느리를 대신해 손자 손녀를 보살피는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청각 역사…민주당 이용득 의원·배우 이서진 관계도 재조명

    임청각 역사…민주당 이용득 의원·배우 이서진 관계도 재조명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경북 안동 임청각을 ‘대한민국 노블레스 오블리주(상류층의 도덕적 의무)를 상징하는 공간’이라 거듭 극찬하면서 임청각(보물 182호)의 역사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안동시 법흥동 법흥교 옆에 있는 임청각은 세종 때 좌의정을 역임한 이원(李原)의 여섯째 아들 영산현감 이중공과 형조좌랑을 역임한 이중공의 셋째 아들 이명이 1519년 건축한 조선 중기 별당형 정자다. 500년의 역사보다 더욱 주목받아야 할 것은 따로 있다. 이 곳은 대한민국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石洲) 이상룡(李相龍·1858∼1932) 선생의 생가이며 석주 선생을 비롯한 독립운동가 9명을 배출한 고성 이씨 가문의 종택이다. 이 중에는 석주 선생의 두 동생과 아들, 손자, 조카 등이 있다. 석주 선생은 경술국치 이듬해인 1911년 1월 식솔들을 이끌고 임청각을 떠나 기약 없는 만주 망명길에 올라 독립운동에 여생을 바쳤다. 국내에서 의병투쟁과 애국계몽운동을 해봤지만, 그 방식으로는 도저히 일제를 이기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학식이 풍부하고 재산이 많은 석주 선생이었지만 부귀영화를 걷어차고 국난 극복의 선봉에 섰다.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전답은 물론이고 99칸짜리 임청각까지 처분해 독립운동 자금으로 썼다. 일제는 독립운동 성지나 다름없는 임청각의 정기를 끊으려고 마당 한가운데로 중앙선 철길을 내고 행랑채와 부속건물 등 50여 칸을 뜯어내 오늘의 어색한 모습을 갖게 됐다. 선생이 서간도에서 독립단체 통합 노력에 주력하다가 1932년 유명을 달리하자 가문도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석주 선생의 손부 허은(1907∼1997)여사 슬하 7남매 중 장남은 일본강점기 경찰에 끌려가 고문 후유증으로 숨졌고 둘째, 셋째, 넷째는 실종되거나 사고로 숨지는 등 대를 잇는데도 상당한 고초를 겪어야 했다. 허은 여사는 훗날 회고록에서 “(나라에)억울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남 앞에 비굴함 없이 당당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을 보며 그래도 선대의 긍지가 그들 핏속에 자존심으로 살아 있구나 싶다”고 했다.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은 임청각의 소유주였던 독립지사 이상룡 선생의 후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의원은 경북 안동출신으로 한국상업은행 노조위원장과 전국금융산업노조 위원장, 한국노총 위원장을 역임한 노동운동가 출신 국회의원이다. 이용득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항일 독립운동의 산실과도 같은 공간인 임청각은 독립운동가이자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내신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이며, 저의 종갓집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매년 현충일이 있는 주 토요일에 온 가족이 현충원에 모여 (이상룡 선생에 대한) 추모와 헌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의) 방문을 도왔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난 방문에 이어 이번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임청각의 역사적 의미를 되짚어주신데 대해 석주 선생의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나라를 되찾지 못하면 가문도 의미가 없다’며 아흔아홉칸 가택을 팔고 만주로 떠나 독립운동에 헌신하신 조상님들의 정신을 본받아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임청각 등 전 재산을 처분한 이후 이상룡 선생 후손들은 극심한 가난에 시달렸다. 일제강점기 탄압은 물론 광복 이후엔 이승만 정권으로부터 빨갱이로 몰리기도 했다. 이로인해 후손들은 거리로 내몰리거나 고아원에 가는 등 뿔뿔히 흩어졌다. 임청각은 광복 뒤 가문의 노력으로 되찾았고 2002년 국가에 헌납했다. 이를 주도한 것이 서울은행장과 제일은행장 등을 지내고 2001년 타계한 원로 금융인이자 고성 이씨 탑동파 종손이었던 고(故) 이보형 선생이다. 이보형의 친손자가 바로 배우 이서진(탑동파 16대손)으로 알려졌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소뇌엔 ‘팩트 체크’ 기능…현실·환각 구분해 준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소뇌엔 ‘팩트 체크’ 기능…현실·환각 구분해 준다”

    ‘팩트 체크’ 안 되면 환각 증상 망상 심할수록 소뇌 활동 적어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로 근대 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르네 데카르트가 남긴 유명한 말입니다. 데카르트는 진리를 확실히 인식하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확실치 않은 모든 것을 의심하는 ‘방법적 회의론’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오감을 통해 받아들여지고 만들어진 감각적 지식은 모두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방법적 회의론자인 그가 풀지 못한 문제가 하나 있었다고 합니다. 바로 “우리의 감각을 항상 신뢰할 수 없다면 현실과 환각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 것일까”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1890년대 미국 예일대에서 재미있는 실험을 했습니다. 동물이 아닌 사람을 대상으로 조건반사 현상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는데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사진과 함께 특정한 소리를 반복적으로 들려줬습니다. 그다음에는 사진만 보여 준 뒤 어떤 소리를 들었는지 물었을 때 대부분의 사람이 처음 사진과 함께 보여 준 소리를 들었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사진을 보면서 반사적으로 머릿속으로 소리를 느끼는 조건반사 현상이자 일종의 청각적 환상을 경험한 것입니다. 예일대 의대 정신의학과, 이탈리아 고등국제연구대학(SISSA), 영국 막스 플랑크 런던대(UCL) 계산정신의학센터, 스위스 취리히대, 취리히 연방공과대 의생명공학 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사람의 소뇌가 현실과 환각을 구분해 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8월 12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소뇌는 자세와 균형 유지, 자발적 근육운동 조절뿐만 아니라 미래의 움직임을 계획하고 조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팩트 체크’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소뇌에서 팩트 체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환각이나 망상이라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정신적으로 건강한 일반인과 머릿속에서 다른 목소리를 듣는 중증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 심령술사를 대상으로 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했습니다. 그 결과 중증 조현병 환자와 심령술사들은 존재하지 않는 소리를 듣는 경우가 일반인들보다 5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뇌의 여러 영역이 비정상적인 활동을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특히 환각과 망상을 심하게 경험하는 사람일수록 소뇌의 활동이 적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우리의 뇌는 과거의 기대와 믿음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면서 현실 감각에 주목하는 팩트 체크 과정을 통해 망상에 빠지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런 팩트 체크 과정은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얼마 전 과학계는 차관급 인사 때문에 떠들썩했습니다. 그 때문에 한국 과학계의 깊은 트라우마로 남은 12년 전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일부 심리학자나 정신의학자들은 신념과 기대가 지나쳐 객관적 사실을 압도해 나타난 과도한 자기 확신에 자신마저도 속인 사건이 황우석 사태라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사회적으로도 팩트 체크가 실패할 경우 이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데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황우석 사건이나 지난해 드러난 국정 농단 사건을 통해 우리는 이미 배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dmondy@seoul.co.kr
  • 노원 ‘어린이 자원순환 체험학교’ 운영

    서울 노원구는 초등학생들에게 자원 재활용의 필요성을 일깨워주고자 ‘어린이 자원순환 체험학교’를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어린이 자원순환 체험학교는 오는 29일부터 10월까지 매주 화, 목요일 총 30회에 걸쳐 이뤄진다. 이번 체험학교에는 530명이 참가한다. 참가 학생들은 먼저 ‘노원자원회수시설’ 처리과정을 견학할 예정이다. 노원자원회수시설은 생활폐기물을 위생적으로 소각 처리하고 소각열을 회수해 자원화하고자 1997년 준공된 시설이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수거된 쓰레기가 반입돼 소각로로 이동해 처리되고, 여과장치에서 소각 중에 발생하는 다이옥신을 제거하는 등의 모습을 견학할 예정이다. 이어 노원에코센터에서는 태양열과, 지열 등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시설 운영 모습을 보며 화석연료의 단점과 신재생 에너지의 필요성을 배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시청각 영상교육과 쓰레기마을 구출작전 보드게임을 하면서 생활 속 자원순환 방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견학 내용에 대한 발표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초등학생 대상 자원순환 체험학교와 별도로 일반 주민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체험기회도 마련한다. 16일부터 22일까지 사전 신청을 받아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임정 초대 국무령’ 이상룡 본가… 일제가 50칸 뜯고 철길 만들어

    ‘임정 초대 국무령’ 이상룡 본가… 일제가 50칸 뜯고 철길 만들어

    독립운동가 9명 낸 99칸 가옥 文 “노블레스 오블리주 상징” 李총리도 임청각 복원 지원 의사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경북 안동 임청각(臨淸閣·보물 182호)을 “대한민국 노블레스 오블리주(상류층의 도덕적 의무)를 상징하는 공간”이라고 극찬하면서 이 건축물이 주목받고 있다. 안동시 법흥동 법흥교 옆에 있는 임청각은 상하이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1858~1932) 선생의 본가로 99칸 규모다. 세종 때 좌의정을 역임한 이원(1368~1430)의 여섯째 아들 영산현감 이중공과 형조좌랑을 역임한 이중공의 셋째 아들 이명이 1519년에 지었다. 대청의 현판은 퇴계 이황의 친필로 알려졌다. 임청각은 석주 선생을 비롯한 독립운동가 9명을 배출한 고성 이씨 가문의 종택이다. 선생의 두 동생과 아들, 손자, 조카 등도 독립운동을 했다. 석주 선생은 경술국치 이듬해인 1911년 1월 식솔을 이끌고 만주 망명길에 올라 독립운동에 여생을 바쳤다. 학식이 풍부하고 재산이 많은 석주 선생이었지만 부귀영화를 뿌리치고 국난 극복의 선봉에 섰던 것이다. 선생은 이 과정에서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전답은 물론 임청각까지 처분해 독립운동 자금으로 썼다. 일제는 독립운동 성지나 다름없는 임청각의 정기를 끊기 위해 마당 복판으로 중앙선 철길을 내고 행랑채와 부속건물 등 50여칸을 뜯어냈다. 선생이 서간도에서 독립단체 통합에 주력하다가 1932년 유명을 달리하자 가문도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선생의 손부인 허은(1907~1997) 여사 슬하 7남매 중 장남은 일제강점기 경찰에 끌려가 고문 후유증으로 숨졌고 둘째, 셋째, 넷째는 실종되거나 사고로 숨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임청각을 방문, “안동이나 유교라고 하면 보수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안동 지역에서는 독립운동이 활발했다”며 “(이들은) 혁신 유림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 10일 임청각을 찾아 “대통령께 경북으로 휴가를 간다고 보고드렸더니 ‘안동으로 가 보라’고 말씀하셨다”며 “문 대통령이 의원 시절이던 지난해 임청각을 찾아 복원 등과 관련해 하신 약속을 잘 알고 있다”고 지원 의사를 내비쳤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文 극찬한 ‘대한민국 노블레스 오블리주 상징’ 안동 임청각은?

    文 극찬한 ‘대한민국 노블레스 오블리주 상징’ 안동 임청각은?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경북 안동 임청각을 ‘대한민국 노블레스 오블리주(상류층의 도덕적 의무)를 상징하는 공간’이라고 말하면서 임청각(臨淸閣·보물 182호)의 역사가 재조명 되고 있다.안동시 법흥동 법흥교 옆에 있는 임청각은 세종 때 좌의정을 역임한 이원(李原)의 여섯째 아들 영산현감 이중공과 형조좌랑을 역임한 이중공의 셋째 아들 이명이 1519년 건축한 조선 중기 별당형 정자다. 영남산 기슭 비탈진 경사면을 이용해 계단식으로 기단을 쌓고 99칸을 배치한 살림집으로 지었다. 대청에 걸려있는 현판은 퇴계 선생 친필로 알려졌다. 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임청각이지만 정작 주목받아야 할 이유는 따로 있다. 대한민국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石洲) 이상룡(李相龍·1858∼1932) 선생의 생가이며 석주 선생을 비롯한 독립운동가 9명을 배출한 고성 이씨 가문의 종택이다. 이 중에는 석주 선생의 두 동생과 아들, 손자, 조카 등이 있다. 경술국치 이듬해인 1911년 1월 식솔들을 이끌고 임청각을 떠나 기약 없는 만주 망명길에 오른 석주 선생은 독립운동에 여생을 바쳤다.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전답은 물론이고 99칸짜리 임청각까지 처분해 독립운동 자금으로 썼다. 일제는 독립운동 성지나 다름없는 임청각의 정기를 끊으려고 마당 한가운데로 중앙선 철길을 내고 행랑채와 부속건물 등 50여 칸을 뜯어내 오늘의 어색한 모습을 갖게 됐다. 선생이 서간도에서 독립단체 통합 노력에 주력하다가 1932년 유명을 달리하자 가문도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석주 선생의 손부 허은(1907∼1997)여사 슬하 7남매 중 장남은 일본강점기 경찰에 끌려가 고문 후유증으로 숨졌고 둘째, 셋째, 넷째는 실종되거나 사고로 숨지는 등 대를 잇는데도 상당한 고초를 겪어야 했다. 시인 이육사의 형제들은 어려서부터 종고모 집인 임청각에 드나들며 함께 지내기도 했다고 임청각 웹사이트는 소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임청각을 방문해 “안동이나 유교라고 하면 보수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안동지역에서는 독립운동이 활발했다”면서 “(이들은)혁신 유림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호남 출신인 이낙연 국무총리는 영남과 유교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영남 유림 뿌리를 찾아 경의를 표하기 위해 지난 10일 임청각을 찾아 “대통령께 경북으로 휴가를 간다고 보고드렸더니 ‘안동으로 가보라’고 말씀하셨다”며 “제 발로 왔지만, 대통령 분부를 받고 온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한편 2020년까지 도담∼영천 145.1㎞ 구간의 중앙선을 복선화하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현재 철로와 약 7m 거리에 있는 임청각은 철로에서 6㎞ 밖으로 이격된다. 중앙선 신선이 놓이게 되면 임청각을 관통하고 있는 철로는 더는 사용하지 않는 폐선이 된다. 이에 따라 폐선을 걷어내면 임청각을 온전히 복원하는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

    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한반도에서 또다시 전쟁은 안 된다”면서 “정부는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제72주년 경축식에 참석해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고 천명하며 이와 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어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북핵 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이 점에서 우리와 미국 정부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북한과 미국 간의 외교적 긴장이 한반도에서의 무력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이 나오는 가운데 군사행동의 최종 결정권이 한국에 있음을 분명히 함으로써 ‘전쟁 절대 불가’를 확실하게 못 박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금 당면한 가장 큰 도전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로, 정부는 현재의 안보 상황을 매우 엄중하고 인식하고 있다”며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안보위기를 타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의 안보를 동맹국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며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운전대론’(論)을 재차 거론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스스로 우리 운명을 결정할 수 있을 만큼 국력이 커졌다. 한반도의 평화도 분단극복도 우리가 우리 힘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시대적 소명은 두말할 것 없이 평화로, 한반도 평화가 없으면 동북아에 평화가 없고, 동북아 평화가 없으면 세계의 평화가 깨진다”며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전 세계와 함께 한반도와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의 대장정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평화적 해결 원칙이 흔들리지 않게 외교적 노력을 한층 강화할 것이며, 국방력이 뒷받침되는 굳건한 평화를 위해 우리 군을 더 강하고 믿음직스럽게 혁신해 강한 방위력을 구축하겠다”며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도록 군사적 대화의 문도 열어놓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제재와 대화는 선후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북핵 문제의 역사는 제재와 대화가 함께 갈 때 문제 해결의 단초가 열렸음을 보여줬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시험을 유예하거나 핵실험 중단을 천명했던 시기는 예외 없이 남북관계가 좋은 시기였다는 것을 기억해야 하며, 그럴 때 북미·북일 간 대화도 촉진됐고 동북아 다자외교도 활발했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은 핵 동결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적어도 북한이 추가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해야 대화의 여건이 갖춰질 수 있다”며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의 목적도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한 것이지 군사적 긴장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당국에 촉구한다”며 “국제적인 협력·상생 없이 경제발전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대로 가면 북한에는 국제적 고립과 어두운 미래가 있을 뿐이다. 수많은 주민의 생존과 한반도 전체를 어려움에 빠뜨리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역시 원하지 않더라도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더욱 높여나가지 않을 수 없다. 즉각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 핵 없이도 북한의 안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가 돕고 만들어 가겠으며, 미국과 주변 국가들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원하지 않으며, 흡수통일을 추진하지도 않을 것이고 인위적 통일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통일은 민족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이 합의하는 ‘평화적·민주적’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기존 남북합의 상호이행을 약속하면 우리는 정부가 바뀌어도 대북정책이 달라지지 않게 국회의결을 거쳐 그 합의를 제도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베를린 선언을 통해 밝힌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거론하며 “남북 간 경제협력과 동북아 경제협력은 남북공동의 번영을 가져오고 군사적 대립을 완화할 것”이라며 “경제협력 과정에서 북한은 핵무기를 갖지 않아도 자신들의 안보가 보장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쉬운 일부터 시작할 것을 다시 한 번 북한에 제안한다”며 “이산가족 문제와 같은 인도적 협력을 하루빨리 재개해야 하며,평창 동계올림픽도 남북이 평화의 길로 한 걸음 나아갈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일관계도 이제 양자 관계를 넘어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하는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며 “과거사와 역사문제가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지속해서 발목 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한일관계의 미래를 중시한다고 해서 역사문제를 덮고 넘어갈 수는 없다”며 “역사문제를 제대로 매듭지을 때 양국 신뢰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등 한일 간 역사문제 해결에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국민적 합의에 기초한 피해자 명예회복과 보상, 진실규명과 재발방지 약속이라는 국제사회의 원칙이 있다”며 “우리 정부는 이 원칙을 반드시 지키겠으며,일본 지도자들의 용기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 공적을 후손들이 기억하기 위해 임시정부기념관을 건립하겠다”며 “임청각처럼 독립운동을 기억할 수 있는 유적지를 모두 찾아내고, 잊힌 독립운동가를 끝까지 발굴하고 해외 독립운동 유적지를 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앞으로 남북관계가 풀리면 남북이 공동으로 강제동원 피해 실태조사를 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높이든 촛불은 독립운동 정신의 계승”이라고도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항일독립운동의 모든 빛나는 장면들이 지난 겨울 전국 방방곡곡에서, 우리 동포들이 있는 세계 곳곳에서 촛불로 살아났다”고 했다. 또 “위대한 독립운동의 정신은 민주화와 경제 발전으로 되살아나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며 “그 과정에서 희생하고 땀 흘린 모든 분들, 그 한 분 한 분 모두가 오늘 이 나라를 세운 공헌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저마다의 항일로 암흑의 시대를 이겨낸 모든 분들께, 또 촛불로 새 시대를 열어주신 국민들께, 다시금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문›문재인 대통령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사

    ‹전문›문재인 대통령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해외에 계신 동포 여러분, 촛불혁명으로 국민주권의 시대가 열리고첫 번째 맞는 광복절입니다.오늘, 그 의미가 유달리 깊게 다가옵니다. 국민주권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가 처음 사용한 말이 아닙니다.백 년 전인 1917년 7월, 독립운동가 14인이 상해에서 발표한‘대동단결 선언’은 국민주권을 독립운동의 이념으로 천명했습니다.경술국치는 국권을 상실한 날이 아니라오히려 국민주권이 발생한 날이라고 선언하며,국민주권에 입각한 임시정부 수립을 제창했습니다.마침내 1919년 3월, 이념과 계급과 지역을 초월한전 민족적 항일독립운동을 거쳐,이 선언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국민주권은 임시정부 수립을 통한 대한민국 건국의 이념이 되었고,오늘 우리는 그 정신을 계승하고 있습니다.그렇게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세우려는 선대들의 염원은백 년의 시간을 이어왔고,드디어 촛불을 든 국민들의 실천이 되었습니다. 광복은 주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이름 석 자까지 모든 것을 빼앗기고도자유와 독립의 열망을 지켜낸 삼천만이 되찾은 것입니다.민족의 자주독립에 생을 바친 선열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독립운동을 위해 떠나는 자식의 옷을 기운 어머니도,일제의 눈을 피해 야학에서 모국어를 가르친 선생님도,우리의 전통을 지켜내고 쌈짓돈을 보탠 분들도,모두가 광복을 만든 주인공입니다. 광복은 항일의병에서 광복군까지애국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이 흘린 피의 대가였습니다.직업도, 성별도, 나이의 구분도 없었습니다.의열단원이며 몽골의 전염병을 근절시킨 의사 이태준 선생,간도참변 취재 중 실종된 동아일보 기자 장덕준 선생,무장독립단체 서로군정서에서 활약한 독립군의 어머니 남자현 여사, 과학으로 민족의 힘을 키우고자 했던 과학자 김용관 선생,독립군 결사대 단원이었던 영화감독 나운규 선생,우리에게는 너무도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있었습니다. 독립운동의 무대도 한반도만이 아니었습니다.1919년 3월 1일 연해주와 만주, 미주와 아시아 곳곳에서도한 목소리로 대한독립의 함성이 울려 퍼졌습니다. 항일독립운동의 이 모든 빛나는 장면들이지난 겨울 전국 방방곡곡에서,그리고 우리 동포들이 있는 세계 곳곳에서, 촛불로 살아났습니다.우리 국민이 높이든 촛불은 독립운동 정신의 계승입니다. 위대한 독립운동의 정신은민주화와 경제 발전으로 되살아나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그 과정에서 희생하고 땀 흘린 모든 분들,그 한 분 한 분 모두가 오늘 이 나라를 세운 공헌자입니다. 오늘 저는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그리고 저마다의 항일로 암흑의 시대를 이겨낸 모든 분들께,또 촛불로 새 시대를 열어주신 국민들께,다시금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저는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이 날이민족과 나라 앞에 닥친 어려움과 위기에 맞서는용기와 지혜를 되새기는 날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존경하는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경북 안동에 임청각이라는 유서 깊은 집이 있습니다.임청각은 일제강점기 전 가산을 처분하고 만주로 망명하여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무장 독립운동의 토대를 만든석주 이상룡 선생의 본가입니다.무려 아홉 분의 독립투사를 배출한 독립운동의 산실이고,대한민국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상징하는 공간입니다.그에 대한 보복으로 일제는 그 집을 관통하도록 철도를 놓았습니다.아흔 아홉 칸 대저택이었던 임청각은지금도 반 토막이 난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이상룡 선생의 손자, 손녀는해방 후 대한민국에서 고아원 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임청각의 모습이 바로 우리가 되돌아봐야 할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일제와 친일의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고,민족정기를 바로 세우지 못했습니다. 역사를 잃으면 뿌리를 잃는 것입니다.독립운동가들을 더 이상 잊혀진 영웅으로 남겨두지 말아야 합니다.명예뿐인 보훈에 머물지도 말아야 합니다.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사라져야 합니다.친일 부역자와 독립운동가의 처지가해방 후에도 달라지지 않더라는 경험이불의와의 타협을 정당화하는 왜곡된 가치관을 만들었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을 모시는 국가의 자세를완전히 새롭게 하겠습니다.최고의 존경과 예의로 보답하겠습니다.독립운동가의 3대까지 예우하고자녀와 손자녀 전원의 생활안정을 지원해서국가에 헌신하면 3대까지 대접받는다는 인식을 심겠습니다. 독립운동의 공적을 후손들이 기억하기 위해임시정부기념관을 건립하겠습니다.임청각처럼 독립운동을 기억할 수 있는 유적지는모두 찾아내겠습니다.잊혀진 독립운동가를 끝까지 발굴하고,해외의 독립운동 유적지를 보전하겠습니다. 이번 기회에 정부는대한민국 보훈의 기틀을 완전히 새롭게 세우고자 합니다.대한민국은 나라의 이름을 지키고, 나라를 되찾고,나라의 부름에 기꺼이 응답한 분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서 있습니다.그 희생과 헌신에 제대로 보답하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젊음을 나라에 바치고 이제 고령이 되신독립유공자와 참전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겠습니다.살아계시는 동안 독립유공자와 참전유공자의 치료를국가가 책임지겠습니다. 참전명예수당도 인상하겠습니다. 유공자 어르신 마지막 한 분까지대한민국의 품이 따뜻하고 영광스러웠다고 느끼시게 하겠습니다.순직 군인과 경찰, 소방공무원 유가족에 대한 지원도확대할 것입니다.그것이 우리 모두의 자긍심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보훈으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분명히 확립하겠습니다.애국의 출발점이 보훈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지난 역사에서 국가가 국민을 지켜주지 못해국민들이 감수해야 했던 고통과도 마주해야 합니다. 광복 70년이 지나도록일제강점기 강제동원 고통이 지속되고 있습니다.그동안 강제동원의 실상이 부분적으로 밝혀졌지만아직 그 피해의 규모가 다 드러나지 않았습니다.밝혀진 사실들은 그것대로 풀어나가고,미흡한 부분은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마저 해결해야 합니다.앞으로 남북관계가 풀리면남북이 공동으로 강제동원 피해 실태조사를 하는 것도 검토할 것입니다. 해방 후에도 돌아오지 못한 동포들이 많습니다.재일동포의 경우 국적을 불문하고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고향 방문을 정상화할 것입니다.지금도 시베리아와 사할린 등 곳곳에강제이주와 동원이 남긴 상처가 남아 있습니다.그 분들과도 동포의 정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해외 동포 여러분, 오늘 광복절을 맞아한반도를 둘러싸고 계속되는 군사적 긴장의 고조가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분단은 냉전의 틈바구니 속에서우리 힘으로 우리 운명을 결정할 수 없었던식민지시대가 남긴 불행한 유산입니다.그러나 이제 우리는 스스로 우리 운명을 결정할 수 있을 만큼국력이 커졌습니다.한반도의 평화도, 분단 극복도,우리가 우리 힘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오늘날 한반도의 시대적 소명은 두말 할 것 없이 평화입니다.한반도 평화 정착을 통한 분단 극복이야말로광복을 진정으로 완성하는 길입니다. 평화는 또한 당면한 우리의 생존 전략입니다.안보도, 경제도, 성장도, 번영도평화 없이는 미래를 담보하지 못합니다.평화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한반도에 평화가 없으면 동북아에 평화가 없고,동북아에 평화가 없으면 세계의 평화가 깨집니다.지금 세계는 두려움 속에서 그 분명한 진실을 목도하고 있습니다.이제 우리가 가야할 길은 명확합니다.전 세계와 함께한반도와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의 대장정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지금 당면한 가장 큰 도전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입니다.정부는 현재의 안보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안보위기를 타개할 것입니다.그러나 우리의 안보를 동맹국에게만 의존할 수는 없습니다.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정부의 원칙은 확고합니다.대한민국의 국익이 최우선이고 정의입니다.한반도에서 또 다시 전쟁은 안 됩니다.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습니다.정부는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입니다.어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북핵문제는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이 점에서 우리와 미국 정부의 입장이 다르지 않습니다.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평화적 해결 원칙이 흔들리지 않도록외교적 노력을 한층 강화할 것입니다.국방력이 뒷받침되는 굳건한 평화를 위해우리 군을 더 강하게, 더 믿음직스럽게 혁신하여강한 방위력을 구축할 것입니다.한편으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도록군사적 대화의 문도 열어놓을 것입니다. 북한에 대한 제재와 대화는 선후의 문제가 아닙니다.북핵문제의 역사는 제재와 대화가 함께 갈 때문제해결의 단초가 열렸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시험을 유예하거나 핵실험 중단을 천명했던 시기는예외 없이 남북관계가 좋은 시기였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그럴 때 북미, 북일 간 대화도 촉진되었고,동북아 다자외교도 활발했습니다.제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한반도 문제의 주인은 우리라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북핵문제 해결은 핵 동결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적어도 북한이 추가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해야대화의 여건이 갖춰질 수 있습니다.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의 목적도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지군사적 긴장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이 점에서도 우리와 미국 정부의 입장이 다르지 않습니다. 북한 당국에 촉구합니다.국제적인 협력과 상생 없이 경제발전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합니다.이대로 간다면 북한에게는 국제적 고립과 어두운 미래가 있을 뿐입니다.수많은 주민들의 생존과 한반도 전체를 어려움에 빠뜨리게 됩니다.우리 역시 원하지 않더라도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더욱 높여나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즉각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핵 없이도 북한의 안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합니다.우리가 돕고 만들어 가겠습니다.미국과 주변 국가들도 도울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천명합니다.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원하지 않습니다.흡수통일을 추진하지도 않을 것이고인위적 통일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입니다.통일은 민족공동체의 모든 구성원들이 합의하는‘평화적, 민주적’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북한이 기존의 남북합의의 상호이행을 약속한다면,우리는 정부가 바뀌어도 대북정책이 달라지지 않도록,국회의 의결을 거쳐 그 합의를 제도화할 것입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밝힌 바 있습니다.남북간의 경제협력과 동북아 경제협력은남북공동의 번영을 가져오고, 군사적 대립을 완화시킬 것입니다.경제협력의 과정에서 북한은핵무기를 갖지 않아도 자신들의 안보가 보장된다는 사실을자연스럽게 깨닫게 될 것입니다. 쉬운 일부터 시작할 것을 다시 한 번 북한에 제안합니다.이산가족 문제와 같은 인도적 협력을 하루빨리 재개해야 합니다.이 분들의 한을 풀어드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이산가족 상봉과 고향 방문, 성묘에 대한 조속한 호응을 촉구합니다. 다가오는 평창 동계올림픽도남북이 평화의 길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어야 합니다.남북대화의 기회로 삼고, 한반도 평화의 기틀을 마련해야 합니다.동북아 지역에서 연이어 개최되는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2020년의 도쿄 하계올림픽,2022년의 베이징 동계올림픽은한반도와 함께 동북아의 평화와 경제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절호의 기회입니다.저는 동북아의 모든 지도자들에게이 기회를 살려나가기 위해 머리를 맞댈 것을 제안합니다.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은 역내 안보와 경제협력을 제도화하면서공동의 책임을 나누는 노력을 함께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국민 여러분께서도 뜻을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해마다 광복절이 되면 우리는한일관계를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한일관계도 이제 양자관계를 넘어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함께 협력하는 관계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과거사와 역사문제가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지속적으로 발목 잡는 것은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정부는 새로운 한일관계의 발전을 위해셔틀외교를 포함한 다양한 교류를 확대해 갈 것입니다.당면한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을 위해서도양국 간의 협력을 강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그러나 우리가 한일관계의 미래를 중시한다고 해서역사문제를 덮고 넘어갈 수는 없습니다.오히려 역사문제를 제대로 매듭지을 때양국 간의 신뢰가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그동안 일본의 많은 정치인과 지식인들이양국 간의 과거와 일본의 책임을 직시하려는 노력을 해왔습니다.그 노력들이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기여해 왔습니다.이러한 역사인식이 일본의 국내 정치 상황에 따라바뀌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한일관계의 걸림돌은 과거사 그 자체가 아니라역사문제를 대하는 일본정부의 인식의 부침에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등 한일 간의 역사문제 해결에는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국민적 합의에 기한피해자의 명예회복과 보상, 진실규명과 재발방지 약속이라는국제사회의 원칙이 있습니다.우리 정부는 이 원칙을 반드시 지킬 것입니다.일본 지도자들의 용기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해외 동포 여러분, 2년 후 2019년은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내년 8.15는 정부 수립 70주년이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은,외세에 의해 분단된 민족이 하나가 되는 길로 나아가는 것입니다.우리에게 진정한 보훈은,선열들이 건국의 이념으로 삼은 국민주권을 실현하여국민이 주인인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준비합시다.그 과정에서, 치유와 화해, 통합을 향해지난 한 세기의 역사를 결산하는 일도 가능할 것입니다. 국민주권의 거대한 흐름 앞에서 보수, 진보의 구분이 무의미했듯이우리 근현대사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세력으로 나누는 것도이제 뛰어넘어야 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역사의 유산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모든 역사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며,이 점에서 개인의 삶 속으로 들어온 시대를산업화와 민주화로 나누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의미 없는 일입니다.대한민국 19대 대통령 문재인 역시김대중, 노무현만이 아니라 이승만, 박정희로 이어지는대한민국 모든 대통령의 역사 속에 있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의 치유와 화해, 통합을 바라는 마음으로지난 현충일 추념사에서 애국의 가치를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이제 지난 백년의 역사를 결산하고, 새로운 백년을 위해공동체의 가치를 다시 정립하는 일을 시작해야 합니다.정부의 새로운 정책기조도 여기에 맞춰져 있습니다.보수나 진보 또는 정파의 시각을 넘어서새로운 100년의 준비에 다함께 동참해 주실 것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우리 다함께 선언합시다.우리 앞에 수많은 도전이 밀려오고 있지만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헤쳐 나가는 일은우리 대한민국 국민이 세계에서 최고라고 당당히 외칩시다.담대하게, 자신 있게 새로운 도전을 맞이합시다.언제나 그랬듯이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하나가 되어 이겨 나갑시다.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완성합시다.다시 한 번 우리의 저력을 확인합시다.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독립유공자들께깊은 존경의 마음을 드립니다.오래오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7시간 응급실 대기…진료 못 받은 청각장애인

    7시간 응급실 대기…진료 못 받은 청각장애인

    병원 응급실을 찾았지만 차례를 기다리다 지친 나머지 결국 발걸음을 돌린 청각장애인의 사연이 언론에 보도됐다. 병원은 청각장애인을 애타게(?) 찾았다고 해명했지만 설명을 들어보면 기가 막힌다. 스페인 안달루시아에서 벌어진 일이다. 청각장애인 후안은 최근 안달루시아의 한 공립병원을 찾았다. 당뇨 합병증으로 수술을 받은 발에 엄청난 통증을 느껴서다. 후안이 응급실을 찾은 시간은 오전 11시. 대기하라는 말을 들은 그는 대기실에서 차례를 기다렸지만 아무도 순서가 됐다고 알려주는 사람은 없었다. 오후 5시30분까지 기다렸지만 의사를 만나지 못한 그는 결국 대기실을 빠져나와 귀가했다. 후안은 장애인 복지운동을 하는 한 비정부기구(NGO)를 찾아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고발했다. 이 단체가 확인을 요구하니 병원은 “부당한 대우는 절대 없었다”고 펄쩍 뛰었다. 순서가 됐을 때 여러 번 방송을 했지만 후안이 나타나지 않아 차례를 놓쳤다는 게 병원 측의 해명이었다. 후안은 설명을 듣곤 더욱 기가막혔다. 그는 “처음 병원을 찾았을 때 청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렸다”며 “청각장애인의 이름을 방송으로 불러봤자 들을 수 있겠는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후안은 ‘청각장애인의 이름을 스피커로 불렀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패널을 들고 동영상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그는 “안달루시아 공립병원의 예산이 계속 증액되고 있지만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고발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누구보다 장애인을 배려해야 할 병원이 이런 짓을 했다니 믿기지 않는다”, “솔직하게 사과하지 않고 말도 안 되는 해명을 내놓은 게 더 나쁘다”는 등 공분을 드러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잡히지 않는 공간, 끌어당기는 공감… 가상이 깨우는 현실

    잡히지 않는 공간, 끌어당기는 공감… 가상이 깨우는 현실

    갤러리의 흰 벽에 검은색 라인테이프로 육면체들이 그려져 있다. 비어 있는 공간에 스마트폰을 들이대자 화면에 직육면체들이 나타나 움직인다. 무중력의 공간에서처럼 이리저리 떠다니던 직육면체들은 벽에 부딪히다 한데 모아지더니 폭발하듯이 퍼져 다시 움직인다. 스마트폰 속 가상의 공간에서 육면체들이 뭉쳤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면서 마치 실제 같은 상황을 연출한다. 현실세계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 주는 기술인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이 작품은 미디어 작가 이배경(48)의 ‘제로 그래비티 스페이스’이다.●벽에 스마트폰 대면 육면체들이 나타나 움직여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공간&시간, 상념’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개인전에서 작가는 다양한 디지털 신기술을 이용해 제작한 ‘무중력 공간’ 시리즈를 선보인다. 구글이 ‘탱고프로젝트’로 개발한 AR 기술 외에 3D 애니메이션(컴퓨터를 이용해 제작한 3차원 공간의 동영상), 무빙사운드 등 예술의 영역에서 아직은 낯선 신기술을 적용한 작품으로 우리의 감각을 가상공간으로 확산시켜 준다. 갤러리 윈도 공간에는 50인치 모니터에 3D 애니메이션을 이용한 영상작품 ‘큐브 인 큐브-제로 그래비티 스페이스’를 설치했다. 갤러리 지하 1층의 거대한 벽면에 매핑된 영상 작업 ‘공간-제로 그래비티 스페이스’는 우리의 시각적 한계를 확산시켜 준다. 기둥과 천장, 흰 벽으로 이뤄진 전시 공간의 건축적 구조를 본떠 컴퓨터 그래픽으로 400배 넓은 가상의 공간을 만들고 육면체들이 어떤 힘에 의해 계속 부유하며 움직이고 서로 부딪히는 장면을 만들었다. 영상과 함께 프로그래밍으로 만든 바람 소리를 설치함으로써 시각적 경험과 청각적 효과로 가상의 공간을 마치 실제처럼 느끼게 만들었다.●채팅 같은 무의식적 가상공간과 현실 사이 물음 영상과 설치, 인터랙티브 작업 등 미디어 작업을 10여년간 했지만 AR 작업은 처음이라는 작가는 “익숙하지 않은 디지털미디어 기술이 주는 재미도 큰데 그것을 예술의 영역에 도입했을 때는 위험 부담이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감상자들이 너무 재미에만 매몰되지 않도록 재미의 요소를 30% 정도로 한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물리적 공간에 익숙해 있지만 채팅룸이나 단톡방처럼 별로 인식하지 않고 고민 없이 받아들이는 가상공간이 이미 많이 있다”면서 “제 작업은 이에 대한 판단이나 의견을 묻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 기술이 구현한 가상의 현실 속에서 시간과 공간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볼 것을 제안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앙대 예술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작가는 비디오라는 매체에 매력을 느끼면서 미디어아트로 방향을 틀었다. 독일 브라운슈바이크대학에서 영화와 뉴미디어를 전공하고 쾰른 미디어예술대학 대학원과정을 졸업했다. 전시는 오는 20일까지.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잡히지 않는 공간, 끌어당기는 공감… 가상이 깨우는 현실

    갤러리의 흰 벽에 검은색 라인테이프로 육면체들이 그려져 있다. 비어 있는 공간에 스마트폰을 들이대자 화면에 직육면체들이 나타나 움직인다. 무중력의 공간에서처럼 이리저리 떠다니던 직육면체들은 벽에 부딪히다 한데 모아지더니 폭발하듯이 퍼져 다시 움직인다. 스마트폰 속 가상의 공간에서 육면체들이 뭉쳤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면서 마치 실제 같은 상황을 연출한다. 현실세계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 주는 기술인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이 작품은 미디어 작가 이배경(48)의 ‘제로 그래비티 스페이스’이다.●벽에 그린 육면체, 스마트폰 대면 실제처럼 움직여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공간&시간, 상념’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개인전에서 작가는 다양한 디지털 신기술을 이용해 제작한 ‘무중력 공간’ 시리즈를 선보인다. 구글이 ‘탱고프로젝트’로 개발한 AR 기술 외에 3D 애니메이션(컴퓨터를 이용해 제작한 3차원 공간의 동영상), 무빙사운드 등 예술의 영역에서 아직은 낯선 신기술을 적용한 작품으로 우리의 감각을 가상공간으로 확산시켜 준다. 갤러리 윈도 공간에는 50인치 모니터에 3D 애니메이션을 이용한 영상작품 ‘큐브 인 큐브-제로 그래비티 스페이스’를 설치했다. 갤러리 지하 1층의 거대한 벽면에 매핑된 영상 작업 ‘공간-제로 그래비티 스페이스’는 우리의 시각적 한계를 확산시켜 준다. 기둥과 천장, 흰 벽으로 이뤄진 전시 공간의 건축적 구조를 본떠 컴퓨터 그래픽으로 400배 넓은 가상의 공간을 만들고 육면체들이 어떤 힘에 의해 계속 부유하며 움직이고 서로 부딪히는 장면을 만들었다. 영상과 함께 프로그래밍으로 만든 바람 소리를 설치함으로써 시각적 경험과 청각적 효과로 가상의 공간을 마치 실제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채팅 같은 무의식적 가상공간과 현실 사이 물음영상과 설치, 인터랙티브 작업 등 미디어 작업을 10여년간 했지만 AR 작업은 처음이라는 작가는 “익숙하지 않은 디지털미디어 기술이 주는 재미도 큰데 그것을 예술의 영역에 도입했을 때는 위험 부담이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감상자들이 너무 재미에만 매몰되지 않도록 재미의 요소를 30% 정도로 한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물리적 공간에 익숙해 있지만 채팅룸이나 단톡방처럼 별로 인식하지 않고 고민 없이 받아들이는 가상공간이 이미 많이 있다”면서 “제 작업은 이에 대한 판단이나 의견을 묻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 기술이 구현한 가상의 현실 속에서 시간과 공간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볼 것을 제안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중앙대 예술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작가는 비디오라는 매체에 매력을 느끼면서 미디어아트로 방향을 틀었다. 독일 브라운슈바이크대학에서 영화와 뉴미디어를 전공하고 쾰른 미디어예술대학 대학원과정을 졸업했다. 전시는 오는 20일까지.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이배경 작가가 증강현실 기술이 접목된 작품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왼쪽).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 지하 1층 벽면에 매핑된 영상작품은 3D 애니메이션과 무빙사운드를 이용해 무한하게 넓은 가상의 공간이 마치 실제처럼 느껴지게 한다(오른쪽).
  • 접촉, 사랑의 혁명

    접촉, 사랑의 혁명

    터칭/애슐리 몬터규 지음/최로미 옮김/글항아리/620쪽/2만8000원흔히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고 한다. 수도사와 출가승들의 뼈를 깎는 고행을 통한 깨달음과 해탈도 같은 맥락에서 정신의 우위를 지향한다. 실제로 인류의 사상사, 특히 서구 사상사에선 정신에 대한 육체의 하위개념이 오래도록 지배적이었고 그 근본적인 경향은 큰 변함이 없다. 영국 출신의 미국 인류학자 애슐리 몬터규(1905~1999)가 반세기 전인 1971년 펴낸 이 책은 그런 정신 우위의 인식을 깨면서 육체에 관한 선지적 일깨움을 전해 도드라진다. ‘정신은 육체를 통해 형성된다’는 일관된 주장이 새삼스럽다.육체적 고통의 경험은 육체뿐 아니라 결국 정신적 가학을 낳는다는 사실은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된다. 아동학대 가해자의 대부분이 어린 시절 부모 등으로부터 학대받은 경험을 갖고 있다는 사회과학적 발견은 대표적인 예다. 저자가 끈질기게 주장하는 핵심은 바로 ‘사랑을 받아본 사람이 사랑을 할 줄도 안다’는 것이다. 사랑을 만지고, 쓰다듬고, 껴안는 체감을 수반한 ‘행동하는 애정’으로 본다. 그러면서 동·서양, 대륙권과 해양권, 문명권과 비문명권, 여성과 남성, 계층 간 스킨십 문화를 비교해 사회적으로 학습되는 촉각 경험에 따라 인간이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무려 620쪽에 걸쳐 펼쳐보인다. 64만개의 감각수용기가 포진한 매체인 사람의 피부는 체내 보호나 체온 조절, 호흡 보조 같은 역할을 하는 물리적 기관이다. 하지만 피부에 대한 저자의 시선은 단순히 생체적 기능에 머물지 않은 채 사랑을 존속시키는 ‘정신의 기관’으로 치닫는다. “촉각에서 인간애가 싹튼다”는 저자는 미각, 후각, 촉각 같은 ‘근접 감각’을 이탈해 시각, 청각 같은 ‘원격감각’에 길들여지는 세계를 우려한다. ‘사람이 마땅히 익혀야 하는 친절’이라는 인간애야말로 온기를 직접 주고받는 접촉의 순간에 생긴다고 보기 때문이다.무엇보다 저자는 영·유아기 촉각 경험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특히 어머니와 어린아이의 피부 접촉을 중시한다. 모유 수유는 단순히 갓난아기의 몸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일 이상이라는 것이다. 이때 일어나는 신체 접촉을 통해 아기와 어머니가 누리는 혜택은 막대하다고 한다. 아이가 엄마의 젖을 빠는 과정을 통해 구강과 인두 구조 훈련을 자연히 경험하게 된다. 호흡의 물꼬를 트는 데 주효한 역할을 하며 발화(發話)의 테크닉을 익히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그래서 신생아는 가능한 한 언제든 엄마 품에 놓아 줘야 마땅하다고 역설한다. “유모차 대신 아기는 중국의 포대기나 에스키모의 파카와 동등한 무언가에 싸여 엄마나 아빠 가슴에 안기거나 등에 업혀 다녀야 한다”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피부 자극의 영향과 효과는 성장의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출생 직후 시각과 청력을 모두 상실하고도 피부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익힌 헬렌 켈러의 사례가 눈에 띈다. 노인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노인의 욕구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도 등한시되고 있는 게 바로 촉각 자극 욕구라고 한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나이 든 사람들이 애무와 포옹, 손을 다독이거나 꼭 잡아 주는 행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만 봐도 이러한 경험이 이들의 행복에 얼마나 결정적인지를 이해할 수 있다.” 접촉 결핍을 모든 인간 관계에서 생기는 문제의 큰 원인으로 지목하는 등 요즘 상식으론 선뜻 이해하기 힘든 주장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이를테면 접촉 결핍이 동성애 문제의 원인일 수도 있다는 주장은 대표적인 예이다. 동성애가 정신질환이 아니라는 사실은 1974년 이래 미국 정신의학회의 공식입장이다. 그런 흠결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사례나 과학적 성과에 기대어 요즘 디지털 시대에 던진 촉각의 가치와 중요성은 신선하다. 책 서문에 붙인 미국 시인 니키 지오바니의 일갈이 저자의 주장을 함축하는 듯하다. “접촉은 과거에도 그랬거니와 현재에도 그렇듯, 미래에도 단연 진정한 혁명으로 자리매김될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이낙연 총리 휴가 첫날 하는 일은...건강검진

    이낙연 총리 휴가 첫날 하는 일은...건강검진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에서 복귀한 직후 이낙연 국무총리가 휴가를 떠난다. 이 총리의 여름 휴가지는 ‘영남 3대 양반촌’으로 꼽히는 안동 하회마을·칠곡 매원마을·경주 양동마을로 결정됐다. 이 총리는 업무일정 탓에 9∼11일 사흘간 여름 휴가를 보내는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이 총리는 평소 아랫사람은 휴가를 잘 보내주지만, 본인은 거의 휴가를 가지 않고 일에 몰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이 총리는 ‘눈치 보지 않고 휴가 가는 분위기를 만들라’는 문재인 정부 방침에 따라 올해 여름휴가를 떠나기로 했다. 이 총리는 휴가 첫날인 8월9일에는 건강검진을 받는다. 10일에는 경북 안동 하회마을과 임청각, 도산서원을 방문한다. 이 총리가 안동에서 여름 휴가를 보낸다고 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임청각 방문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1519년에 지어진 임청각은 안동에 살았던 고성 이씨 종택으로, 상해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1858~1932) 선생을 비롯해 독립운동 유공자 9명이 태어난 조선 중기의 고택이다.이 총리는 휴가 셋째 날인 8월11일에는 경북 칠곡 매원전통마을, 경주 양동마을과 ‘최부자댁’을 방문한다. 매원마을은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과 함께 조선시대 ‘영남 3대 양반촌’으로 꼽혔던 곳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5년 새 5배 ‘폭풍 성장’…35살 이모티콘의 인생

    5년 새 5배 ‘폭풍 성장’…35살 이모티콘의 인생

    1982년 미국 카네기멜런대의 전산학자 스콧 팔먼이 감정을 나타내는 기호로 ‘:-)’를 사용하며 시작된 ‘이모지’(emoji·그림문자)가 35주년을 맞았다.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1990년대 말부터 계산해도 약 20년의 시간이 지났다. 2011년 11월 첫선을 보인 카카오톡의 ‘이모티콘’ 발송량은 2012년 월평균 4억건에서 지난해에는 5배인 20억건으로 급증했다. 같은 해 ‘스티커’를 만든 네이버 라인의 지난해 매출액도 2년 전보다 41.6% 증가했다. 모바일 대화방에 머물렀던 이모티콘은 캐릭터 상품화 과정을 거쳐 이제는 ‘누구나 창작하고 판매하고 구매해 사용하는’ 생태계를 조성하게 됐다. 5년여 만에 지속 가능한 경제를 만들어 낸 셈이다.“눈 밑에 눈물 3방울이 맺혀 있고요. ‘울고 싶지 않아’라는 의미로 차례로 눈물이 한 방울씩 사라지는 이모티콘 어떨까요. 잘 팔릴까요?” 지난 26일 경기도 판교 카카오 사무실에서 만난 이모티콘 사업 담당자 김지현(31·여) 아이템기획마케팅셀장에게 기자가 직접 이모티콘 제작 아이디어를 제시해 봤다. 김 셀장은 지난 4월 문을 연 ‘카카오 이모티콘 스튜디오’(emoticonstudio.kakao.com)의 심사위원. 누구나 이모티콘을 만들어 제안할 수 있고, 심사를 통과하면 판매도 가능하다. “이모티콘 24개를 한 세트로 제안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대화 중 어떤 맥락에서 쓸지, 어떤 말을 대신할지가 분명해야 해요. 사용자가 구매했는데 정작 쓸 일이 적다면 실망이 클 테니까요.” 김 셀장은 디자인보다는 메시지가 중요하다는 말로 직접적 평가를 피했다. 그리고 ‘대충 하는 답장’이라는 인기 이모티콘을 보여 줬다. 선으로 그린 몸체에 눈, 코, 입만 약간씩 변형시켰는데 ‘왜’, ‘그냥’, ‘귀찮아’ 등의 문구가 각각 담겨 있다. ‘반드시 온 마음을 다해 열성적으로 대답해야 하느냐’는 식으로, 다소 과장되게 움직였던 초창기의 인기 이모티콘에 대한 반항기도 느껴졌다. “전혀 기대를 안 했던 곳에서 히트작이 나오기도 합니다. 강아지와 고양이의 미묘한 동작과 표정을 그린 ‘밍밍이들’은 언뜻 보면 메시지가 없는데 사용자들이 그 모호함을 제각각의 메시지로 이용하면서 인기를 끌었죠.” 이모티콘 스튜디오에 이모티콘을 제안하면 2주간의 심사를 거치게 된다. 이후 승인을 받으면 3개월가량 상품화 과정을 거친다. 전문가들과 함께 디자인, 메시지 명료화 작업 등을 마치면 출시일을 결정한다. 계절적인 시의성이나 특정 기념일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바로 출시되는데 현재는 매일 3개 정도를 새로 공개하고 있다. 웹툰 작가, 유명 화가, 레터링 작가 등도 참여하지만 유명하다는 것이 꼭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김 셀장은 전했다. “모든 작품이 같은 조건으로 전시됩니다. 1주일가량 신제품 코너에서 선을 보입니다. 출시 후 누적 매출이 10억원 이상인 분이 20여명 있는데 유명 작가도 있지만 반짝 스타도 있죠.” 일본NHN이 만든 라인도 ‘크리에이터스 마켓’(creator.line.me)을 통해 누구나 자신이 만든 스티커를 등록할 수 있다. 라인 관계자는 “등록된 크리에이터가 72만명이고 상위 10명의 평균 판매액은 5억엔(약 50억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해외보다 늦은 출발이지만 국내 이모티콘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출시 5년 만인 지난해 11월 말 총 1400만명이 이모티콘을 구입했다. 산술적으로 국민 3.6명당 1명꼴이다. 인형, 머그컵, 휴대전화 케이스 등 카카오 프렌즈와 라인 프렌즈의 캐릭터 상품을 파는 오프라인 상점이 곳곳에 들어섰고, 이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애니메이션도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메신저뿐 아니라 인터넷 카페에서 댓글을 달거나 블로그에 음악 감상평을 쓸 때도 이모티콘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 이모티콘이 크게 유행하는 이유에 대한 분석은 각양각색이다. 한 이모티콘 제작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에게 센스나 안목을 보여 주는 걸 좋아하는데 이모티콘이 그 수단이 된 것 같다”며 “실제 ‘썸남·썸녀’ 사이에서, 단체방에서 센스 있게 보이고 싶을 때 이모티콘을 특히 많이 쓴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한 직원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서적 교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성향이 있는데 노년층이 자연 풍경, 과일, 꽃 사진 등을 공유하는 것처럼 모바일 세대는 이모티콘으로 감정을 나누는 것 같다”고 밝혔다. 임명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서양인은 언어와 문자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경향이 있어 의사소통의 보조수단으로서 감성 콘텐츠(이모티콘)의 이용이 저조한 편”이라며 “반면 동양인은 일상에서 자신의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해 디지털 세상에서 억제된 감정을 다양하게 표출하는 성향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10대 사이에서 이모티콘이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맞지만, 구매는 40대 이상이 더 많이 한다. 40대 이상의 구매 비율은 28.4%로 10대(8.3%)의 3배가 넘는다. 아무래도 구매력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20대와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7.8%, 25.4%다. 성별로는 여성의 구매 비율(60%)이 남성(40%)보다 높다. 10대가 이른바 ‘짤방’형 이모티콘을 좋아한다면 40대 이상에서는 이모티콘을 받으면 소리가 나는 사운드콘, 사투리 이모티콘, 아주머니 이모티콘, 아이 이모티콘 등이 인기다. ‘꽃피는 톡이 오면’의 경우 꽃다발로 장식한 쪽지에 ‘사랑해요’, ‘꽃보다 당신’, ‘그 은혜 늘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등의 글귀가 들어 있다.세계적으로 이모티콘에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행복한 얼굴로 전체의 44.8%를 차지한다. 이어 슬픈 얼굴(14.33%)과 하트(12.5%) 순이다. 1~3위를 합하면 전체의 71.6%에 이른다. 그다음은 손짓, 사랑, 휴일, 꽃, 시계 등이다. 우리나라 자체적으로 소재별 빈도를 분석한 데이터는 없으나 업계는 통상 ‘기쁨·슬픔·사랑·분노·인사’를 ‘5대 필수 메시지’로 여긴다. 이모티콘은 청각장애인, 실어증 환자 등과 소통하는 도구로도 활용된다. 사회적기업 열린책장은 수어(手語) 이모티콘을 꾸준히 제작 중인데 이 이모티콘을 구입할 때마다 카카오가 1000원씩 적립해 농아인을 위한 수화 영상 도서 제작에 쓴다. 삼성전자 이탈리아 법인이 지난 4월 말 선보인 애플리케이션 ‘위모지’는 전 세계 2000만명에 이르는 실어증 환자들의 의사소통을 돕기 위한 도구다. 실어증 환자는 뇌졸중이나 뇌종양으로 뇌가 손상돼 읽기나 쓰기를 정상적으로 할 수 없다. 위모지는 이모티콘만 클릭해서 문장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시계와 미안한 얼굴, 빌듯이 손을 모은 두 손을 나열하면 ‘늦어서 미안해’가 된다. 국내에서는 중증장애인이 이모티콘을 이용해 대화를 하거나 말을 배우는 의사소통 보조기기가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현재까지 10여종이 상용화됐는데 장애 정도나 연령에 따라 상황이 전부 다르기 때문에 특수 맞춤형 태블릿 기기를 쓰는 경우가 많다. 장애인의 특수성을 담아내야 하기 때문에 연구 기간이 길고 시장성도 낮지만 정부의 지원으로 계속 발전하고 있다. 김태성 한국정보화진흥원 수석연구원은 “이모티콘 등 상징체계를 이용한 의사소통 보조기기의 활성화를 위해 기술개발비는 1억원까지, 제품 구입비는 물건 가격의 80%까지 제공하고 있다”며 “기기가 발달하면서 최근에는 특수학교의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청와대, ‘캐비닛 문건’ 이관 완료…“17박스 1290건 추가로 넘겨”

    청와대, ‘캐비닛 문건’ 이관 완료…“17박스 1290건 추가로 넘겨”

    청와대가 28일 국가안보실 등 청와대 안 캐비닛에서 발견된 전 정부의 청와대 문건에 대한 대통령기록관 이관 절차를 완료했다고 밝혔다.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국정기록비서관실은 지난 17∼18일 안보실 등에서 발견된 전임 정부 미이관 대통령기록물에 대한 대통령기록관 이관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관한 기록물은 안보실 등에서 발견된 각종 문서와 시청각 기록물 등 약 260철 1290건으로 17박스 분량에 이른다. 박 대변인은 기록물 중에는 DVD·CD·인화사진·근거리 통신용 무선전화기 등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 자료들이 발견된 곳은 안보실(873건)·통상비서관실(297건)·여민2관 회의실(38건)·총무비서관실(18건)·해외언론비서관실(11건)·사회혁신수석실(7건)·의전비서관실(7건)·사회정책비서관실(6건)·사회수석실(5건)이다. 또 인사비서관실(5건)·통일정책비서관실(4건)·일자리기획비서관실(3건)·정무비서관실(3건)·법무비서관실(2건)·여성가족비서관실(2건)·대변인실(2건)·교육문화비서관실(1건)·농어업비서관실(1건)·중소기업비서관실(1건)·기후환경비서관실(1건)·홍보기획비서관실(1건) 등에서도 문건이 발견됐다. 앞서 청와대는 민정수석실에서 발견된 문건 300여종과 국정상황실에서 발견된 문건 504건 등은 지난 14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했다. 박 대변인은 “국정기록비서관실은 그동안 대통령기록관 직원을 파견받아 캐비닛 발견 문건 이관을 위한 분류 및 목록 작성 작업을 해 왔으나 분류 작업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오늘 모든 원본 자료를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한 후 분류 및 목록 작성 작업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세부목록 작성과 공개구분 정보가 분류되면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비공개 정보를 제외한 공개 가능한 기록물들은 정보공개 청구 등을 통해 국민이 열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록 - 현대미술 ‘파격적 만남’

    록 - 현대미술 ‘파격적 만남’

    “록 뮤직과 현대미술이 만났다.”도심을 벗어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신나는 록음악으로 한여름 밤을 달구던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이 올해엔 현대미술과 만나 한층 더 뜨거워진다.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 동안 경기 이천시 지산리조트에서 열리는 지산밸리록 뮤직앤아츠 페스티벌은 그동안 경험할 수 없었던 음악과 예술의 파격적인 만남을 시도한다. CJ E&M 아트크리에이션국과 아트디렉터 호경윤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올해 ‘밸리록’은 권오상, 권용주, 노상호, 윤사비, 신도시, 홍승혜 등 한국 동시대 미술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작가들을 초청해 특별한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참여작가들은 ‘밸리록’의 주제인 ‘하이드앤시크’(HIDE & SEEK)를 각자의 관점에서 해석한 새로운 유형의 작품을 제작했다. 사진과 조각이라는 장르를 혼합한 독특한 작업을 구현하는 권오상은 이번 밸리록에 참여하는 가수의 이미지로 입체 구조물을 만들었다. 2차원 사진을 3차원 조형물로 만든 ‘뉴스트럭처’ 시리즈의 연장선이다. 홍승혜는 밸리록과 승리의 V자를 형상화한 ‘빅토리아’를 선보인다. 미지의 세계에 신호를 보내는 듯한 작품은 작가의 첫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예술) 작품이다. 권용주는 건축적 구조에서 물이 쏟아지는 대표작 ‘폭포’를 이번에는 야외에서 실현한다. 8m 높이로 솟아오른 거대한 구조물에서 모터 펌프를 통해 세차게 쏟아지는 물줄기가 한여름의 더위를 말끔하게 씻어버린다. 미술가 겸 디자이너 이병주는 을지로에 문을 연 신개념의 클럽 ‘신도시’를 밸리록으로 옮겨 와 ‘히든 바’를 운영한다. 미술, 출판, 디자인, 음악, 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윤사비는 지산리조트의 환경적 특성을 활용한 ‘프리즘’을 전시한다. 스키슬로프 잔디밭 위에 비스듬히 세워진 원형 구조물은 관객이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라운지가 되는 동시에 작은 무대에 서 보는 경험을 제공한다. 노상호는 ‘데일리 픽션’이라는 드로잉 연작을 통해 미지의 세계를 창조한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뉴스 등 인터넷에 떠도는 이미지를 캡처하고 이를 프린트해 먹지에 대고 그리는 그는 이번에는 밸리록 곳곳에 숨겨진 장면들로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노상호 작가와 ‘밸리록’의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로 투썸플레이스의 모바일앱 기프트 카드와 밸리록 티머니 카드도 출시될 예정이다. 각 카드에는 노 작가 특유의 터치로 재탄생한 밸리록의 풍경 그림이 담기게 된다. 주최 측은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밤과 낮, 뜨거움과 차가움, 자연과 인공, 청각과 시각, 음악과 미술 등 상호 대조되는 개념과 감각, 아이디어가 충돌하는 이색적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자세한 정보와 일정은 공식 홈페이지(www.valleyrockfestival.com) 및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valleyrockfestival)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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