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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귀해진 무화과

    탁월한 항암효과 때문에 웰빙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무화과가 제철을 맞았다. 전남 영암군 삼호면 ‘삼호무화과영농조합 법인’ 이진성(43) 대표는 23일 “이번 주부터 노지 무화과가 첫 출하된다.”며 “올초 냉해로 인해 생산량은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가격도 ㎏당 1만원 정도로 비싸다. 무화과는 연한 육질로 보관이 어려워 생산지에서 당일 소비되는 유통구조를 가졌다. 일부는 잼이나 식초 등으로 활용된다. 영암군의 무화과 재배면적은 220여㏊(하우스재배 10여㏊)이며 지난해 생산량은 2270t으로 전국의 80%를 차지한다. 이 지역 무화과의 당도는 14도 이상으로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것보다 월등히 높다. 주생산지인 삼호면 일대는 연평균 기온이 섭씨 13도 이상의 해양성 기후로 아열대 과일인 무화과 재배의 최적지로 꼽힌다. 영암군농업기술센터 김형곤(50) 경제작물 계장은 “무화과는 단백질 분해효소인 ‘피신’ 성분이 들어 있어 살충효과가 있다.”며 “실제 재배시 살충제를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Form나게 Beauty나게] 영국배우 세 남자의 가을 스타일 제안

    [Form나게 Beauty나게] 영국배우 세 남자의 가을 스타일 제안

    ‘알피’의 주드 로,‘어바웃 맨’의 휴 그랜트,‘트래인스포팅’의 이완 맥그리거. 그들의 공통점은 남자, 그리고 영국 배우이다. 또한 그들 영화 속에서 멋있게 혹은 자연스럽게, 그리고 반항적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패션’이라는 매개를 통해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그들이 보여준 멋스러움은 올 가을 남성들에게 ‘스타일 제안’으로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스타일컨설턴트 이혜숙(www.cyworld.com/colorist02) (1) 주드 로, 센스 있는 정장 라인 그는 영화 첫 장면에서 자신의 스타일에 대해 간단하고도 집약적으로 설명한다. 늘씬하게 빠진 그의 몸매에서 어느 틈 하나 찾기 힘들 정도다. 억울한 몸매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결코 어렵지 않은 코디를 주드 로는 제안한다. 바로 핑크 셔츠. 자칫 심심해 보일 수 있는 정장에 핑크 셔츠를 입고 얇은 타이를 매면 생기있는 스타일이 완성된다. 체격이 크다면 줄무늬, 혹은 입었을 때 부드럽게 떨어지는 느낌의 정장을 택하는 것이 좋다. 마른 체격은 줄무늬를 피하고 밝은 색상의 정장을 추천한다. 버튼의 수는 체격과는 큰 상관이 없다. 단지 유행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좋다. (2) 휴 그랜트, 편안한 캐주얼 스타일 영화 ‘똥개’에서 정우성이 그랬고, 드라마 ‘내 인생의 스페셜’ 속 김승우가 그랬듯이 ‘어바웃 어 보이’의 휴 그랜트는 편안하고 베이직하지만 충분히 스타일리시한 멋을 보여주었다. 기본형 라운드 네크라인의 티셔츠를 선택하더라도 자신의 몸매에 비해 크다거나 혹은 너무 꽉 낀다는 느낌보다는 자연스럽다는 느낌을 주는 것을 택한다. 꼬깃꼬깃하고 정돈되지 않은 듯한 자연스러움이 영화 속 휴 그랜트의 특징이다. 기본 일자 바지에, 재킷은 어깨선이 딱 맞는 정도의 약간 슬림한 스타일로 선택해 더욱 세련된 룩을 연출했다. 이 스타일은 체격이 넉넉하거나 마르거나 상관없이 잘 매치해 멋스럽게 연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쉽고 가볍게 코디할 수 있다. 단, 위에서 말한 포인트만 잘 지킨다면 말이다. (3) 이완 맥그리거, 진정한 스키니 룩 이번 봄부터 점점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스키니 룩. 이완 맥그리거는 이미 1997년 영화 ‘트레인스포팅’을 통해 진정한 스키니 룩을 선보였다. 짧게 밀어버린 머리부터 발끝까지 일목요연하게 갸름하다. 영화 속에서 그는 일명 힙스터(hipster·최신 유행을 좇는 사람)들에게 교본이 될 만하다. 그가 선택한 티셔츠는 배꼽이 보일 만큼 짧고, 바지는 길이가 발목 위로 올라올 정도. 여기에 발목까지 올라오는 스니커즈로 스키니 룩의 진수를 보여준다. 사실 스키니 진에 다른 신발보다 스니커즈가 제격임을 그는 우리에게 인지시켜 주는 듯,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스니커즈를 선보인다. 과감하게 스키니 룩을 연출하고 싶다면 영화 ‘트레인스포팅’을 보자.
  • [한준규 기자의 맛난 토크] 특급 주방장들의 특급 감자요리

    [한준규 기자의 맛난 토크] 특급 주방장들의 특급 감자요리

    “못생긴 게 죄냐. 나도 다른 야채처럼 화려한 변신으로 커다란 접시의 중앙을 차지하고 싶어. 언제나 나를 볶거나 삶아 먹지만 말고 연구하면 안되냐. 영양 많고 값싸고 칼로리 낮은 훌륭한 나를 흔하다는 이유로 너무 홀대하면 안 되지. 내가 한을 품으면 7∼8월에 서리가 내려 금값이 되는 수가 있어.” 이같은 ‘감자의 외침’을 외면할 수 없어 서울시내 특급호텔 주방장의 힘을 빌렸다. 아이들이 좋아하고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감자요리를 추천한다. 항상 구석에 있던 감자를 주재료로 한 그 특별한 맛의 세계에 푹 빠져보자.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추천1 >> 감자해물냉채 감자를 이용한 이색 냉채요리. 더운 여름 입맛을 잃기 쉬운 우리들을 위해 특별히 이광진(46·은하수뷔페)주방장은 감자를 얇게 채를 썰어 담백한 면발의 느낌을 냈고 숙주나물을 얹어 아삭아삭 씹히는 맛을 더했다. 소스를 ‘잣’으로 만들어 고소하고 담백한 여름철 특별식으로 감자해물냉채를 권했다. 감자해물냉채의 재료는 감자 1개, 사과 1/2개, 오이 1/2개, 손질된 숙주(살짝 데친 것) 100g정도, 새우 8마리, 참소라 100g, 갑오징어 1/2마리, 잣즙 소스(다진 잣 2큰술, 육수3큰술, 소금약간, 참기름 약간). (1)큰 감자를 가늘게 채쳐 냉수에 약 30분 정도 담가 놓는다.(면처럼 길게 뽑는 기계가 없으면 얇게 썰면 된다.) (2)길게 뽑은 감자 채를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살짝 데쳐서 찬 얼음물에 행궈서 채반에 밭쳐 물기를 제거한다. (3)사과를 위와 같이 길게 채쳐서 준비한 (2)와 함께 잣즙 소스로 무친다.( 레몬즙과 설탕, 식초를 약간 더 첨가하면 맛이 더 상큼하다.) (4)고루 무친 (3)을 접시 가운데에 놓고 적당한 크기로 손질된 해물을 주변에 보기 좋게 담아 해물과 함께 곁들여 먹을 수 있게 한다.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철에 사과와 숙주나물과 함께 씹히는 감자채의 맛이 상큼하고 이색적이다. 추천2 >> 감자 런치세트 감자를 이용한 가벼운 런치 세트로 푸딩과 비슷한 감자 수플레를 박은애(37·더가든)씨가 추천한다. 수플레란 ‘부풀다’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원래는 프랑스 음식인데 감자를 주재료로 변신을 시도했다. 지난해 서울국제요리대회 감자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맛좋고 보기 좋은 요리이다. 감자수플레의 재료는 감자 100g, 버터 5g, 모차렐라 치즈 10g, 계란 흰자 한 개, 오렌지 주스 100㎖, 소금, 후추 약간. (1)감자를 삶아서 으깬 후 잘 식혀서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 (2)오렌지 주스를 중불에서 1/2정도로 조린다. (3)흰자를 거품 내어 준비한 (1)과 (2)의 재료와 섞어서 오븐 용기에 담는다. (4)오븐에서 중탕으로 160℃에서 12분간 가열한다. 감자 수플레는 오븐에서 꺼내 바로 먹어도, 좀 차갑게 식혀 먹어도 좋다. 부드러우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이며 오렌즈 주스의 시큼한 맛 또한 입에 침을 고이게 한다. 레서피에는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으깬 감자에 버섯 등 야채나 햄, 소시지 등을 넣으면 아이들의 간식으로 그만이다. 추천3 >> 포테이토 스테이크 부드러운 감자와 베이컨의 고소한 맛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지는 감자 스테이크를 조재원(38·카페스타시오) 주방장이 추천했다. 특별한 날 가족, 연인을 위해 준비한다면 즐거움이 배가될 것이다. 포테이토 스테이크의 재료는 감자 4개, 베이컨 4줄, 우유, 소금, 후추 등 약간. 소스는 케첩, 우스터, 설탕, 육수(물), 다진 마늘 약간 넣고 한소끔 끓이면 된다. (1)감자는 껍질을 벗겨 끓는 물에 넣고 푹 삶는다. (2)익은 감자는 꺼내어 뜨거울 때 으깬다.(감자를 으깰 때 생크림이나 버터를 좀 넣으면 아주 부드럽게 된다.) (3)으깬 감자에 우유, 소금, 마요네즈, 후춧가루를 넣고 되직하게 반죽한다. (4)베이컨은 다져 프라이팬에 기름없이 약불에 볶는다. (5)간을 한 감자는 한주먹 떼어 동그랗게 빚어 속에 볶은 베이컨을 넣고 타원형으로 빚는다.(만두와 비슷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면 된다.) (6)프라이팬에 버터를 조금 두르고 만든 감자를 앞뒤로 노릇하게 지진다. (7)접시에 구운 감자 스테이크에 야채와 소스로 장식한다. 보기보다 먹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맛. 부드러운 첫 맛, 고소한 두번째 맛, 아삭아삭한 세번째 맛의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감자를 으깰 때 넣는 생크림이나 우유 등으로 감자의 점도 조절이 키포인트. 너무 되지도 묽지도 않게 만들어야 제맛이 난다. 추천4 >> 뢰스티 감자요리 소개를 가장 반긴 사람이 스위스 출신의 찰스 무터(46) 총주방장이다. 산이 많은 스위스는 감자를 주로 한 요리를 자주 먹는 민족이라며 아침, 점심, 저녁에 먹는 전통 스위스 요리인 뢰스티를 추천했다. 쉽게 말하면 감자빈대떡이다. 하지만 스위스에선 우리나라처럼 감자를 강판에 곱게 갈지 않고 무채를 썰듯 작고 얇게 채를 쳐 그대로 팬에 굽고 위에 치즈나 계란, 베이컨, 소시지 등을 기호에 맞게 얹어 먹는다. 뢰스티의 재료는 감자 1㎏, 버터 3작은술, 양파 2개, 소금 약간. (1)감자를 삶아 하루 정도 식힌다. (2)충분히 식은 감자의 껍질을 벗긴 다음 무 채써는 강판에 갈고 양파를 얇게 썬다. (3)팬에 버터를 녹인 후 양파를 넣고 윤이 나고 투명해질 때까지 볶는다. (4)갈아놓은 감자와 소금을 넣어 젓는다. 약 3∼5분 동안 팬에서 저어가면서 볶는다. (5)납작한 케이크 모양이 되도록 눌어주고 바닥이 황금색으로 바삭바삭해질 때까지 중간 불에서 구워준다. (6)팬을 뒤집어서 접시에 뢰스티를 담아, 바삭바삭한 부분이 위로 오게 한다. 즉 팬 케이크처럼 팬에서 뢰스티를 공중에 던져 올리면서 뒤집어 가며 구우면 된다. 바삭하고 감자 고유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뢰스티는 담백한 맛을 원하는 사람에게 ‘강추’. 또한 계란이나 치즈 등 기호에 맞게 첨가를 해서 먹으면 한끼 식사로 충분하다. 스위스에는 감자를 삶아 냉장고에 보관하다 아침마다 강판에 굵게 갈아 이렇게 먹는다고 한다. 추천5 >> 포테이토 브르케스타 저녁에 가볍게 와인이나 맥주를 한잔하면 이상하게 배가 출출해진다. 치즈를 먹자니 뱃살이 걱정이다. 이럴 때 잘 어울리는 것이 브르케스타이다. 조일환(37·페닌슐라)주방장이 지난 4월에 열린 한국감자요리 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안겨준 요리로 가볍게 손으로 집어먹을 수 있는 포테이토 브르케스타를 소개한다. 재료는 4인분 기준이다. 감자 5개, 감자칩 24개, 시금치 50g, 버터 30g, 베이컨(잘게 썰어 볶은 것) 10g, 토마토 4∼5개, 블랙올리브 8개, 깐 새우 8개, 비트싹 20g, 느타리버섯 8∼10개, 고르곤졸라 치즈 80g, 칠리소스 50㎖, 발사믹식초 10㎖, 사워크림 30㎖, 소금 약간, 후추 약간 (1)감자를 끓는 물에 껍질을 벗기지 말고 그대로 삶아 익힌 다음 감자를 으깨 채로 내린다. (2)으깬 감자의 절반은 다진 베이컨, 소금, 후추, 버터로 맛을 내고 나머지 반은 시금치 간 것, 버터, 소금, 후추로 간을 하여 맛을 낸다. (3)느타리버섯은 올리브오일에 볶다가 소금, 후추, 발사믹식초로 맛을 내고 중하살은 칠리소스, 소금, 후추로 맛을 낸다. (4)감자칩 위에 절반은 베이컨으로 맛을 낸 으깬 감자를, 나머지 절반은 시금치 간 것으로 맛을 낸 으깬 감자를 얹어준다. (5) (4)위에 사워그림을 토핑하고 준비한 재료를 한가지씩 올려준다. (6)칠리소스는 따로 담아 담아낸다. 위의 재료 외에 취향에 따라 다른 토핑을 해도 좋다. 바삭바삭한 감자칩 위에 예쁘게 올린 으깬 감자의 부드러움과 칠리소스의 매콤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 땅속의 보물인 ‘감자’가 한창 제철을 맞았다. 중부 지방에서는 7월부터 햇감자가 생산되고 있으며 강원도 고랭지 감자는 8월 하순부터 본격적인 출하를 시작한다. 감자는 수분 함량이 높고 식이섬유질뿐 아니라 몸에 꼭 필요한 칼륨, 필수 무기질 및 비타민 B와 비타민 C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칼로리는 적게 섭취하면서도 동시에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천연 다이어트 식품으로 100g에는 80㎈의 적은 열량을 포함하고 있다.
  • [OUR STORY] CAR~섹시 레이싱 걸

    [OUR STORY] CAR~섹시 레이싱 걸

    요즘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인기 키워드 중 하나. 바로 ‘레이싱걸’이다. 무한질주의 자동차 경주장, 신차 발표 등 각종 모터쇼에서도 ‘존재의 이유’를 한껏 뽐내며 없어서는 안될 ‘자동차의 꽃’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오랫동안 붙잡는다. 소위 ‘쭉쭉빵빵’한 몸매와 아찔한 옷차림, 상큼한 미소로 네티즌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이들은 디지털 카메라와 인터넷 시대를 맞아 새로운 엔터테이너로 당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울러 누구나 ‘찍’으면 그림이 되는 레이싱걸 사진이 인터넷에 오르내리며 많은 팬들까지 확보하고 있는 것. 특히 방송과 연예계에 진출하는 ‘스타’들도 많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바일 화보에도 단골처럼 등장할 만큼 우리곁에 친숙해지고 있다. 이쯤되면 ‘그녀들의 세상 속’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자동차 경기가 열린 지난 일요일에 밀착취재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여자의 변신은 무죄 지난 20일 아침 8시, 자동차 경주가 열리는 서울 ‘용인 스피드웨이’. 경기에 나갈 차들이 스폰서 스티커를 붙이고 경기 등록을 하러 왔다갔다 분주하다. 이때였다. 주차장 쪽에서 눈에 ‘확’띄는 여인들이 아스팔트 위를 사뿐사뿐 걸어온다. 화장도 없는 얼굴에 수수한 청바지, 티셔츠를 걸치고 있어도 ‘레이싱걸’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스피드웨이에 도착해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여자 화장실’. 볼일이 급해서일까? 아니다. 화장을 하고 옷을 갈아입는 메이크업실이 바로 ‘화장실’이다.‘백조’같이 곱고 섹시한 미녀들의 메이크업 장소가 화장실이란 점이 다소 의외였다. ‘조잘조잘 재잘재잘’ 무슨 할 이야기들이 그렇게 많은지 1시간여 수다떨며 준비를 마친 미녀들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우∼와’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쌩얼’의 수수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화려한 화장과 짧디짧은 치마, 예쁜 귀고리 등으로 단장한 모습이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같다. # 자동차 레이싱의 꽃 오전 10시. 경기가 시작되자 미녀들도 자동차가 뿜어내는 굉음에 흥분을 하기 시작한다. 바로 팬들을 위한 서비스인 ‘포토타임’에 나섰다. 아주 짧은 상의에 초미니스커트를 입은, 아니 살짝 걸쳤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미녀들의 모습을 찍기 위한 카메라 셔터소리가 요란해진다. 어디 숨어 있다가 나타났는지 자동차 경주 관람은 뒷전이고 그들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팬들이 구름처럼 모여든다. “주미씨 여기 좀 봐주세요.”라고 하자 벽계수까지 녹였다는 황진이의 미소(?)를 살짝 지어 보인다. 의자에 앉아 고개를 돌리며 깜찍한 표정을 짓자 어김없이 모든 카메라가 그녀를 향한다.170㎝가 넘는 키에 뒷굽 9㎝짜리 하이힐을 신은 미녀들이 동시에 일어섰다. 쭉 빠진 다리, 잘록한 허리, 풍만한 가슴 선이 그대로 드러나는 옷을 걸친 그녀들의 몸짓에 따라 카메라들이 이리저리 춤을 춘다. 그야말로 자동차 경주의 꽃이었다. # 우린 백조예요 174㎝의 키에 32-23-35의 아름다운 몸매를 자랑하지만 애환도 적지 않다.“비록 저희들이 화려하고 멋있어 보이지만 너무 힘들어요.”라고 말하는 정주미(25·이하 한국타이어 소속)씨. 한여름의 폭염에다 아스팔트의 지열까지 더하면 숨쉬기조차 힘든 상황임에도 계속 밝은 웃음을 지어야 한다. 차가운 날씨 때에도 마찬가지. 이은미(21)씨는 “감기 때문에 콧물이 나고 머리가 아파서 약을 먹고 나섰는데 팬들은 모르잖아요. 아무 일 없듯 미소짓고 그들과 대화를 하느라고 힘든 때가 많아요.”라고 토로한다. 또 김하나(25)씨도 “저흰 비록 연예인은 아니지만 조금만 자기관리를 소홀히 하면 금방 티가 나요.”라고 하면서 건강 관리에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금방 지장을 초래한다고 고백했다. 극성팬들 때문에 속상한 경우도 더러 있다. 모기에 물려 보기 싫거나, 허리나 배가 살짝 접힌 곳을 사진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려 난감하게 만든다. 하지만 하나씨는 “그래도 저희를 사랑해 주는 팬들이 있어서 행복해요. 초콜릿이나 영양제뿐 아니라 자신이 직접 만든 십자수 쿠션 등을 선물하며 ‘힘내세요’라는 한마디에 보람을 느끼지요.”라며 활짝 웃는다. 이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포토타임, 팬서비스, 미팅, 다양한 이벤트 진행과 우산을 쓰고 레이서들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는 일 등을 했다. 마지막으로 시상식이 진행되면 우승자들이 돋보일 수 있도록 옆에서 사진을 찍어주고 나면 하루일과가 끝난다. 과거에는 사회적인 시선에 다소 부담을 느꼈지만 요즘은 아니란다.“레이싱걸이란 직업을 전혀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럽게 생각해요.”라는 의미있는 얘기를 던지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 이색 레이싱걸 현재 활동중인 전문적인 레이싱걸은 40여명. 하지만 최근들어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일 만큼 지원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주부 레이싱걸을 비롯해 패션사업가, 연예인 등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하고 있다. ■ 왕언니 강민정 레이싱걸의 ‘왕언니’ 강민정(30·R스타즈소속)씨는 요즘 무척이나 바쁜 사람이다.2001년 모터쇼를 통해 레이싱걸이 된 그녀는 2004년 6월에 결혼한 아줌마로 일과 가정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쿠즈플러스에서 열린 ‘페라리 599 GTB 피오라노’ 발표회에서 만난 그녀의 모습에선 전혀 ‘아줌마티’가 드러나지 않았다.175㎝의 늘씬한 키에 빨간색의 섹시한 의상이 인상적이었다.. “솔직히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지요. 결혼해서 지난해까지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았어요. 물론 집안일은 별로 한 것도 없지만 항상 시부모님을 볼 때 마음에 걸렸어요.” 강씨는 당시 광고기획사에 다니던 남자 친구(지금의 남편)가 권유해 레이싱걸 생활을 시작한 케이스. “결혼할 때 어른들에게 허락받기가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저의 직업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보여드렸지요. 남편의 지원사격도 있었지만요.” 지금은 오히려 시부모님이 며느리 사진을 걸어놓을 정도로 열성팬이 됐다. 전시장이나 경기장에서 보여준 고운 자태와는 달리 집에서는 팔 걷어붙이고 빨래·청소하는 억척 아줌마로 변신한다. ■ 사장님 정란선 이렇게 앳되고 예쁜 사장님이 또 있을까. 키 169㎝ 몸무게 49㎏, 까만 피부에 뚜렷한 이목구비.TV에서 보았나 하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하 맞다. 정란선(27)씨다. 한때 그녀의 몸짓 하나하나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게 했던 레이싱걸이다. 서울 강남의 조그만 사무실에서 만났다. 정씨는 지난해 5월 레이싱걸을 그만두고 인터넷 패션몰 (RSlook.com)을 열었다. 요즘 주문 들어오는 물건을 포장·배송하는 일로 무척이나 바쁘단다. “제가 원래 옷에 대한 관심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쇼핑몰을 하나 열었는데 팬들이 알고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지금 너무 행복해요.” 패션 디자이너를 하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옷을 고르고 입는 안목이 남다르다. 파는 옷은 ‘빈티지’풍이 주류를 이룬다.‘로맨틱 카고바지’는 하루에 50여장씩 팔려 나갈 정도로 인기를 끈다. 자신이 직접 모델도 하고 사진도 찍어 운영비를 최대한 아껴 약간의 흑자를 보고 있단다. 또한 얼마전에는 오픈 마켓인 엠플(www.mple.com)에 입점했다. “레이싱걸을 할 때도 최고가 되려고 무척 노력했듯이 새로운 분야에서도 열심히 해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습니다.” 레이싱걸 1호 사장답게 반드시 정란선의 독자 브랜드를 갖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 A급 1년 전속금 300만~500만원 레이싱걸 전문 에이전시인 GL P&P의 이혜진(29)실장은 레이싱걸 입문과정에 대해 “보통 전문 에이전시에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보내는 고전적인 방법으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정된 지망생은 심층 면접을 통해 자질이 있는지를 꼼꼼히 평가받는다. 주로 가을에 새로운 레이싱걸을 뽑아 이듬해 봄부터 활동을 시작한다. 다음은 그가 말하는 레이싱걸이 갖추어야 할 세가지 조건. 첫째 몸매. 기본적으로 키가 170㎝가 넘어야 하며 일반 모델과는 달리 몸매에 볼륨이 있어야 한다. 둘째 소위 ‘사진빨’을 잘 받아야 한다. 레이싱걸의 주된 일이 사진에 찍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셋째 ‘말’을 잘해야 한다. 팬들과 지근거리에서 접하는 직업이라 조리있는 표현이 요구된다. 하지만 이런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었다고 해도 레이싱걸로 데뷔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 모터스포츠인 자동차 경주시장은 규모가 너무 작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체나 레이싱팀에 전속계약을 맺어 활동하고 있는 레이싱걸은 고작 40여명일 정도로 수요 또한 적다. 그래서 대부분 모터쇼 등의 행사에 도우미로 활동한다. 자동차 부품업체나 레이싱팀에 속해 있는 A급 레이싱걸이 받는 1년 전속계약금은 300만∼500만원. 이외에 한번 경기 때마다 20만∼40만원 내외의 수당을 받는다. 레이싱걸을 선호하는 이유는 얼굴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 각종 모터쇼나 전시회에 설 때 ‘몸값’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레이싱걸은 부업이고 내레이터 모델이 주업인 경우가 많다.
  • 불법 개·변조로 심의따로 유통따로

    불법 개·변조로 심의따로 유통따로

    성인 오락게임 ‘바다이야기’가 전국에 도박열풍을 몰고 오게 된 데는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의 심의과정의 허점과 문화관광부가 2002년 도입한 경품용 상품권제도가 큰 원인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바다이야기’는 2004년 18세 이용가 등급을 받아 첫 버전이 출시됐을 때만 해도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그후 ‘바다이야기’로 거액을 잃었다는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경찰이 영등위에 사행성 여부를 문의하면서 주목의 대상이 됐다. 영등위는 2005년 5월 ‘바다이야기’ 2.0판에 대한 사행성 여부 조사를 위해 90일 등급분류 보류 조치를 취했다. 문제는 영등위가 조사를 벌였지만 기준과 어긋나는 부분을 찾지 못한 채 보류 기간이 지난 뒤 결국 등급분류를 내줬다는 점이다. 당시 아케이드게임 소위원회 의장이었던 박찬 영등위 부위원장은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는 ‘예시’(그림 등을 통해 대박을 예고해 계속 게임을 하도록 하는 것)나 ‘연타’(연속해서 당첨금이 나오는 것)를 막기 위해 보다 강화된 설명문안을 적시토록 한 뒤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절차상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영등위는 현재 유통되고 있는 ‘바다이야기’ 등급 분류를 할 때 게임물의 사행성 여부를 판가름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채 제조사인 에이원비즈가 제출한 게임기와 내용설명서만 보고 심의를 통과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수박 겉핥기식’ 심사가 이뤄져 전국의 도박장화를 막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면치 못하게 된 것이다. ‘바다이야기’가 전국 성인오락 시장을 석권한 데는 경품용 상품권이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지난 2004년 12월 개정된 문화부의 경품고시는 1회 게임 때 100원을 넣고 얻을 수 있는 최고당첨액 및 경품누적한도액을 2만원 이하(200배)로 규정했다. 그러나 게임업체들은 이 고시를 무시하고 한 번에 최고 2만 5000배의 ‘잭팟’을 터뜨릴 수 있도록 조작된 프로그램을 넣어 이용자들을 유혹했다. 또 2만원 이상의 점수가 터졌을 때 5000원짜리 상품권 4장을 지급하고 남는 점수는 삭제시켜야 하는데도, 남는 점수를 누적시켜 상금을 계속 주는 방식을 활용했다. 게임장에서 사용되는 경품용 상품권의 규모는 23조 5200여억원(올해 5월말 기준). 이처럼 경품용 상품권 발행이 급증한 것은 그것이 가맹점에서 활용되지 않고 환전소에서 ‘교환상환’으로 현금화되기 때문이다. 문화부는 2002년 음성적인 상품권 사용을 양성화한다는 명분으로 경품용 상품권 인증제를 도입했지만, 수십종의 상품권이 난무하고 위조 상품권까지 나돌자 지난해 7월 인증제를 폐지하고 지정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들에 대한 문화부의 선정 심사가 졸속으로 이뤄져 자격요건에 미달하는 업체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상품권을 발행해 폐해를 낳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이 드러나자 정부는 내년 4월부터 경품용 상품권을 폐지키로 했다. 그러나 상품권 폐지 방침이 발표된 뒤에도 ‘딱지상품권’이 유통되는 등 불법양상이 드러나 사행성 근절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문화부는 20일 “경품용 상품권 발행과 관련해 정치권이 제기한 리베이트 의혹 등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며 “상품권 폐지와 관련해 업계가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을 낼 경우 적절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케이드게임 관련업체들은 “경품용 상품권이 폐지되면 아케이드게임산업은 5조원이 넘는 피해를 입게 된다.”며 “업계의 의견을 무시한 경품고시와 등급분류기준의 일부 항목이 문제”라고 맞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영화·음반·비디오·게임·공연 등에 대해 적절한 연령별 등급을 부여, 영상물의 공공성과 윤리성을 확보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1966년 한국예술문화윤리위원회로 출발,1999년 현재의 영상물등급위원회로 탈바꿈했다. 오는 10월 발효될 게임진흥법에 따라 게임물등급위원회로 새 출발할 예정이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지코프라임은 어떤회사

    노무현 대통령의 조카 노지원(48)씨가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지코프라임은 지난해 ‘바다이야기’라는 게임기를 대히트시키며 국내 아케이드게임시장을 사실상 장악했다. 성인 게임시장에 명함을 내민 지 1년여 만인 지난해 매출액 1215억원, 영업이익 218억원, 순이익 160억원이라는 신화를 만들어냈다. 이는 대당 700만원짜리 바다이야기 게임기를 지난 2004년 12월 첫 출시 이래 지금까지 무려 4만 6000대나 공급하면서 가능했다. 전체 성인오락실의 85%를 싹쓸이했다. 지코프라임은 올해 국내 게임시장 1위 확보와 마카오 등 해외에 진출하겠다는 경영목표를 세웠다. 이를 가속화하기 위해 코스닥 등록기업인 우전시스텍을 지난 5월 인수했다.
  • 울산 대우버스 첫 생산… 한해 年 5000대 계획

    대우버스는 14일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길천리 버스생산공장 대우버스글로벌㈜이 완공돼 지난달 시범가동에 이어 이날 첫 완성 버스를 생산했다고 밝혔다. 대우버스글로벌은 생산속도를 점차 높여 내년부터 정상가동체제를 갖추고 연간 5000여대의 일반대형버스를 생산할 계획이다. 올 연말까지 680대를 생산(전량 주문)해 이 가운데 60%를 아랍에미리트·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에 스쿨버스용 등으로 수출하고 나머지는 국내에 공급한다.대우버스는 부산 공장이 좁아 울산시 길천리 3만 5000여평의 부지에 1371억여원을 들여 2005년 12월 일반대형버스 생산공장건설에 착공했었다. 고속버스는 당분간 부산공장에서만 생산한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여성인재풀 한계?

    한명숙 총리 취임 이후 두 차례 단행된 개각 인사에서 여성 인사의 고위직 진출이 잇따라 ‘불발’로 끝나자 여성계에서는 실망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7·3 개각과 후속 조치로 단행된 지난 8일 차관급 인사를 통틀어 차관급 이상에 진출한 여성은 김홍남 국립박물관장 1명에 불과한 성적표를 냈기 때문이다. 특히 취임 일성으로 여성을 챙기겠다던 한 총리가 이번 인사가 끝난 뒤 ‘여성 인재풀의 한계’를 들고 나오자 여성계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헌정 사상 첫 여성 총리라는 기대속에 적극적인 보호자 역할을 자임하던 여성계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아쉬움을 표시하며 조금씩 돌아서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권미혁 여성민우회 공동대표는 “여성을 등용하기 어려운 인사 시스템에서는 사람이 없다고 할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여성 인재를 발굴해 내각에 진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여성계의 기류를 의식한 듯 김석환 총리 공보수석은 차관급 인사 직후 “총리가 여성 기용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여성 인적 자원이 풍부하지 못해 여성이 많이 진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책전문성, 일관성, 내부 발탁 우선 등을 고려하면 차관급 자리에 앉힐 만한 여성 인사가 별로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김홍남 국립민속박물관장의 국립중앙박물관장 발탁을 한 총리의 추천이 반영된 대표적 케이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여성계는 “쓰려고 해도 사람이 없다.”던 기존의 인식을 한 총리가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걱정하고 있다. 여성계는 특히 “김 중앙박물관장은 2003년에도 관장 후보에 복수 추천됐고, 이번에는 처음부터 발탁이 유력했던 인물”이라면서 “총리가 엉뚱한 생색을 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김성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10) ‘국내 유일 ㄱ자형 예배당’ 김제 금산교회

    [김성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10) ‘국내 유일 ㄱ자형 예배당’ 김제 금산교회

    전북 전주와 김제를 잇는 노령산맥 중봉(中峰) 모악산 국립공원의 금산사 입구 마을에 있는 금산교회(전북 김제시 금산면 금산리 290-1, 담임 이인수 목사). 금산사 반대방향 왼쪽 작은 샛길로 들어서 300m쯤 지점 오른쪽에 한옥 ㄱ자와 현대식 건물이 나란히 서있다. 한국 기독교계에서 ‘작고도 큰 교회’로 통하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이 땅 초기 기독교의 ㄱ자 공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개신교 순례성지다. 호남 지역 기독교 건물론 처음으로 문화재에 등록된 건물.‘남녀칠세 부동석’의 유교식 전통을 살려내면서 외래종교의 토착화를 이루기 위한 선교사들의 고민과 아름다운 신앙미덕이 함께 서린 흔치 않은 유산이다. 잘 알려졌듯 모악산 일대는 예로부터 내세지향의 미륵신앙이 결집된 곳.600년(백제 법왕2년) 미륵불교의 총본산이랄 수 있는 금산사가 들어섰고 구한말 ‘후천개벽’을 내건 강일순이 증산교를 시작해 지금도 40여개의 증산교 분파가 자리잡고 있는, 일종의 신흥종교 단지다. 한때 100개가 넘는 다양한 교단이 몰려들었고 지금도 이 지역 인구의 70% 이상이 불교나 증산교를 비롯한 민족종교와 신흥종교를 신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산리는 모악산 아래 새터, 용화, 팟정이(두정리)등 세 개의 작은 마을로 구성됐는데 그 첫동네가 팟정이인 만큼 팟정이는 바로 금산리의 다른 이름으로도 통했다. 이 팟정리 마을에 금산교회가 들어선 것은 미국 남장로회 개척 선교단원으로 내한한 선교사 테이트(L.B. Tate·한국명 최의덕) 목사에 의해서다. 최의덕 목사는 한국에서 선교활동을 펴다 안식년을 맞아 미국에 귀국한 아펜젤러 목사의 강연에 감화를 받아 한국으로 건너온 인물. 호남 지역 선교 책임을 맡아 전주며 정읍을 말로 오가던중 1905년 팟정이에서 마방을 운영하던 이 지역 부호 조덕삼(1870∼1910)을 만나 전교해 결국 교회를 세우게 된 것이다. 조덕삼은 유교 집안에서 자라났으면서도 진보적인 성향을 갖고 있었던 인물이었던 것 같다. 최의덕 목사에게 접근해 결국 하나님에 귀의했으며 선뜻 자신의 사랑채를 교회 건물로 제공했다. 바로 이곳에서 금산교회가 시작된 것이다.3년 후인 1908년 4월 신도가 30여명으로 늘자 마을 사람들과 함께 27평짜리 ㄱ자 기와집인 교회당을 짓게 되었다. 이 땅에 기독교가 전래된 초기에 이같은 ㄱ자 예배당은 적지않이 세워졌지만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면서 모두 사라졌고, 온전하게 남은 것은 금산교회가 유일하다. 교회의 전체적인 골격은 모악산 너머 배재(梨峴)에 있던 전주 이씨의 재실(齋室)을 옮겼다고 한다. 양반 집에서 조상 제사를 지내던 재실을 뜯어다 ‘하느님의 성전’을 지은 것이다. 그야말로 “그리스도의 재림때 영원한 하늘의 장막에 들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머물던 거룩한 공간으로 삼았던 것”(이덕주 목사)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이 ㄱ자 예배당은 전형적인 중부지방 단층 고패집 형태를 띠고 있다. 다만 남북향 다섯칸 집의 북쪽 모서리 동쪽에 두 칸을 이어붙였다. 홑처마의 지붕은 처음엔 초가로 올렸으나 1920년대 함석지붕으로 바꿨다가 광복 후 지금의 시멘트 기와로 올렸다. 남쪽과 동쪽의 출입문은 여닫이 격자무늬 종이문. 통마루 바닥에 올라서면 천장이 그대로 드러나고 칸막이 없는 시원한 통간 건물에 가슴이 확 트인다. 조금씩 휜 소나무를 다듬어 대들보와 종보로 썼는데 천장을 받치는 큰 기둥 없이도 아주 안정되게 느껴진다. ●ㄱ자형 건물은 ‘남녀 7세 부동석´ 유교전통 반영 건물을 ㄱ자형으로 지은 것은 역시 ‘남녀 7세 부동석’이라는 당시의 유교 전통을 반영한 것. 그 때문인지 내부는 특이한 모양을 하고 있다. 남북방향의 강당 끝 모서리에 강대상이 있고 그 강대상에서 예배를 인도하는 목사만 남녀석을 번갈아 볼 수 있었다. 강단의 좌측에는 여신도들이, 정면에는 남자들이 앉도록 구분해 남자석과 여신도 좌석 사이에 흰 포장을 쳤던 것이다. 강단 오른쪽 바깥 귀퉁이에 지금도 서있는 기둥은 바로 이 포장을 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출입문도 남쪽과 동쪽에 각각 따로 내어 남녀 신자들의 출입을 구별했다. 주일대사를 지낸 조세형 장로는 이 교회를 세운 조덕삼의 친 손자. 조 장로는 “어릴 적 부모님과 함께 교회에 갈 때마다 교회 입구에 이르면 어머니 손을 놓고 아버지와 함께 남자석에 들어가 앉던 기억이 남아 있다.”고 회상했다. 포장(차단막)은 1940년대에 가서야 걷혔다고 한다. 남자석 천장의 상량문(한문 성경 고린도후서 5장 1∼6절)과 여자석 천장의 상량문(순한글 고린도전서 3장 16∼17절)도 각각 다르게 썼다. 당시 최의덕 목사를 비롯한 교회 건축자들이 ‘남녀7세 부동석’의 습속을 외면했다면 금산교회는 핍박받아 지금까지 지속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최의덕 목사가 이곳에 정착할 무렵 전주 등 인근 지역 유생들은 돌팔매를 하며 교회 건립을 방해했다고 한다. ●목사 드나드는 쪽문, 예수탄생 성당과 닮아 강단 뒤쪽으로 목사들만 드나들 수 있는 작은 쪽문을 낸 것도 독특하다. 문을 통과하기 위해 몸을 숙여야 하는 구조인데 목회자들은 이 문을 드나들면서 ‘겸손’을 되뇌고 실천하지 않았을까? 베들레헴의 예수탄생 성당에서 문을 넘기 위해 제아무리 높은 신분이라도 말을 내려 허리를 깊게 숙여야 통과할 수 있도록 한 것과 닮아있다. 북서쪽 모서리에 있는 5평 규모의 강단은 2단 구조이지만 결과적으로 3층 구조. 한국 전통의 제단을 연상케 하지만 ‘뜰, 성소, 지성소’로 이루어지는 성막의 3중 구조를 상징하고 있는 셈이다. 6·25전쟁 기간엔 인민위원회 사무실로 쓰였으며 얼마전까지도 교회당 창틀에 ‘인민군 만세’‘공화국 쟁취’같은 연필 글씨들이 그대로 남아있었다고 한다. 이 지역 좌익 활동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1988년 ㄱ자 예배당 바로 옆 789평 부지에 벽돌 예배당을 새로 지어 현재 40명 정도가 주일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1986년 첫 시무지로 금산교회를 택해 부임한 뒤 담임을 맡아온 이인수 목사는 “금산교회의 교회당은 일제가 교회당을 폐쇄했을 때도,6·25전쟁통에 마을이 온통 불바다가 됐을 때도 전혀 훼손되지 않은 채 원형을 유지했으며 숱한 철거논란에도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 기적같이 여겨진다.”고 말했다. kimus@seoul.co.kr ■ ‘작고도 큰 교회’에 얽힌 이야기 금산교회가 초기 ‘ㄱ자’형태를 고스란히 간직한 귀중한 신앙유산을 넘어 ‘작고도 큰 교회’로 통하는 것은 이 교회를 세운 조덕삼과, 한국 개신교사상 유례없이 장로회 총회장을 세 번(1924,1947,1948년)이나 역임한 이자익 목사에 얽힌 이야기 때문이다. 이자익 목사는 장로교법과 회의록을 줄줄 외울 정도로 암기력이 뛰어나 장로교 ‘법통’으로 칭송받는 전설적인 인물. 그는 다름아닌 조덕삼의 집에서 머슴으로 일하던 마부였다. 소학교도 변변히 다니지 못한 학력이지만 마부로 일하면서 틈틈이 독학했으며, 최의덕 목사를 통해 주인인 조덕삼과 비슷한 시기 나란히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이자익은 원래 1882년 경남 남해의 가난한 농가 출신.9살에 아버지,12살에 어머니를 여의고 친척집을 떠돌다가 17살에 행상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전주에서 행상에 실패한 뒤 김제 금산의 대지주인 조덕삼의 집에 들어가 머슴살이를 시작했던 것이다. 두 사람은 1905년 10월 나란히 세례를 받아 성찬예식을 가졌는데 이 의식은 금산교회가 공식으로 출발하는 시초로 인정되고 있다. 놀랄 만한 것은 머슴이었던 이자익이 주인인 조덕삼에 앞서 장로가 되었다는 사실. 금산교회는 1908년 교인이 100명 정도로 불어나자 교인들의 투표를 통해 장로를 선출하게 되었는데 조덕삼이 떨어지고 대신 머슴인 이자익이 선출되었던 것. 반상을 엄하게 따지던 당시로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금산교회 당회록에 따르면 조덕삼은 이자익이 장로로 선출되자 신도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이 결정은 하나님이 내리신 결정입니다. 나는 이 결정에 순종하고 이자익 장로를 받들어서 열심히 교회를 섬기겠습니다.” 집에선 주인과 마부였지만 교회에서는 장로와 평신도의 입장에 섰던 두 사람이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조덕삼은 선배 장로인 이자익 장로를 1910년부터 5년간 평양신학교에 유학시켜 금산교회의 담임을 맡겼다. 물론 그때까지 이자익 목사의 모든 뒷바라지를 했던 것은 조덕삼이었다.1908년 사재를 털어 교회를 건축한 조덕삼은 유광학교를 설립, 지역 청소년 교육사업에 나서기도 했는데 이 유광학교는 당시 한글을 비롯해 한국역사며 성경을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다. 금산교회는 처음부터 상반(常班)이 함께 어울리는 민중교회로 출발했던 셈이다. 이후 금산교회는 조덕삼의 뒤를 이어 그의 아들 조영호 장로에 의해 지탱돼 왔으며 조부와 선친의 뒤를 이어, 주일대사를 지낸 조세형씨가 장로로 피택됨으로써 한집안에서 드물게 세명의 장로를 탄생시켰다.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MLB] 최희섭 ML 퇴출 위기

    최희섭(27·보스턴 레드삭스)이 사실상 방출돼 미국 프로야구 선수생활에 위기를 맞았다. 보스턴은 1루수 최희섭을 사실상 방출하는 의미의 ‘지명할당’ 조치를 취했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최희섭은 10일간 데려갈 다른 구단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거나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다. 최희섭은 보스턴 산하 트리플A 포터킷 레드삭스 소속으로 지난달 2일 스크랜턴(필라델피아 산하)전에서 2루타를 치고 슬라이딩을 하다 무릎을 다쳐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최희섭은 올시즌을 시작하면서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가 5월 초 포터킷으로 복귀한 뒤 66경기에서 타율 .207(227타수 47안타)에 8홈런 27타점으로 부진했다. 한편 추신수(24·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메이저리그 첫 ‘멀티히트(1경기 2개 이상 안타)’를 터뜨렸다.추신수는 이날 보스턴과의 원정경기에 우익수 겸 6번 타자로 선발 출장,5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시애틀 소속으로 지난해 4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던 추신수는 18경기 만에 첫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기쁨을 누렸다.올시즌 메이저리그 타율도 .125에서 .190(21타수 4안타)으로 올라갔다. 추신수는 팀이 2-0으로 앞선 1회 2사1루에서 2루 내야안타로 출루했지만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 못했다.5회 2사1루에서는 가운데 낮은 초구에 과감히 방망이를 휘둘러 깨끗한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클리블랜드는 장단 13안타로 6-3으로 이겼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승엽, 40세에 행크 아론 넘는다

    ‘행크 아론을 넘는다.’ 개인통산 400홈런을 달성한 이승엽이 메이저리그 홈런왕 행크 아론의 755개 홈런을 정조준했다. 많은 변수가 있겠지만 향후 10년을 더 뛴다는 가정하에 지금까지의 페이스를 감안하면 766개의 홈런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물론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에선 한국과의 실력차를 들어 인정하지 않겠지만 세계 홈런왕인 일본의 오 사다하루가 갖고 있는 868개의 홈런엔 역부족인 게 사실이다. 일단 행크 아론의 기록을 1차 목표로 잡았다. 행크 아론, 오 사다하루, 이승엽 이들 3명은 많이 닮았다. 어린 나이에 프로무대에 뛰어든 것과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오랜 기간 홈런타자로 군림해온 것도 닮은 꼴이다.1934년생인 아론은 20세인 1954년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데뷔 첫해 13홈런에 그쳤지만 이후 페이스를 올리며 1957년엔 44홈런으로 슬러거로 자리매김했다.1940년생인 오 사다하루는 19세 때 프로에 입문했다. 첫 해 7개의 홈런에 그쳤지만 프로 4년차엔 38개의 홈런포로 자리를 잡았다.1964년엔 아직까지 일본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이기록으로 남아 있는 55개를 터뜨렸다. 고졸인 이승엽도 19세에 프로에 발을 내디뎠다.1995년 5월2일 해태(현 KIA)전에서 프로 첫 홈런을 시작으로 1999년 5월5일 현대전에서 100호,2001년 6월21일 한화전에서 200호,2003년 6월22일 SK전에서 300호 홈런을 터뜨렸다. 이승엽의 홈런수는 향후 진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본에 머문다면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지만 메이저리그로 나선다면 홈런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자랑인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는 일본프로야구 10년 동안 332개의 홈런을 날려 한 해 평균 33.2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미국진출 이후 지난해까지 한 해 평균 23개의 홈런을 때렸다.10개나 적은 수치. 때문에 이승엽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 된다면 마쓰이와 비슷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승엽의 페이스가 절정에 오른 것이 고무적이다. 국내에서 9시즌 동안 한 해 평균 36개의 홈런을 친 이승엽은 일본 진출 이후 3년 동안 평균 31개로 떨어졌다. 물론 이 수치는 올시즌 홈런수를 50개로 추산했을 경우. 그러나 일본 진출 첫 해 14개, 이듬해 30개, 그리고 올시즌엔 벌써 33개의 홈런을 날렸다. 홈런 페이스가 예사롭지 않음은 분명하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공직초대석]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성부근 소장

    [공직초대석]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성부근 소장

    국립자연휴양림이 변신하고 있다. 공익적 성격을 유지하면서도 수익성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시설을 확충하는가 하면, 휴양문화 개발에도 관심을 쏟는다. 전국 30개 휴양림시설을 특성화해 고객 유치에도 한몫하고, 경쟁시스템도 도입했다. 변화의 중심에 성부근(51)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장이 있다. 그는 지난 1월1일 휴양림관리소가 기업형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하면서 특채됐다. 일본 도쿄농업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조경 전문가이다. 한국토지공사와 한국조경수협회, 민간 건설회사 등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황폐화된 북한의 녹화사업을 염두에 둔 ‘식물의 내한성 연구’가 전공이나 외국에서 보고 느낀 선진 기술과 앞선 제도를 한국에 적용해보고 싶어 공직을 선택했다고 한다. 성 소장은 “우리 휴양림은 일본 등과 비교해도 시설이나 수준이 매우 높다.”면서 “그러나 공무원이 운영하다 보니 경직돼 있는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비용개념 없이 투자가 이뤄지고, 예산을 따서 집행하는 데 관심을 쏟다 보니 효율적 운영이나 수익모델을 창출하려는 고민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그는 부임과 동시에 직무성과제를 도입하는 등 분위기 전환에 주력했다. 휴양림별로 이용자와 수익금, 문화행사와 관리비용 등을 철저히 따져 성과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손님을 기다리지 말고, 현실에 안주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인 셈이다. 외형적으로 휴양림은 정부의 성공적인 대(對)국민 서비스 사업이다. 지난해 이용객이 120만명으로 전국 30개 휴양림의 객실가동률은 연평균 40%에 이른다. 유명 휴양지의 호텔이나 콘도에 버금간다.7∼8월 성수기에는 80%에 육박한다. 유명산 반달곰방은 경쟁률이 325대 1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휴양림은 매우 어려운 사업이다. 단독건물이 주축이 되어 신축 비용이 많이들고, 이용할 수 있는 방도 많지 않다. 운영 프로그램이 부족해 휴양보다는 주변 관광을 위한 숙박시설에 그치고 있다. 성 소장은 남녀노소가 한데 모일 수 있는 건전한 여가공간을 지향한다. 건물을 신축할 때는 장애인이나 노인도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설계할 계획이다.‘치유의 숲’이라는 개념도 도입했다. 자연에서 병을 치료하고 마음을 다스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전국의 자연휴양림 모두가 기본적으로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고 있다. 통합예약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침구류 관리를 민간에 넘겨 깨끗함을 유지하도록 하며, 오지 휴양림에는 간이 식품점을 설치하는 등 그동안 고객들이 줄기차게 요구했던 사항들도 과감하게 수용할 계획이다. 다만 대부분 사업이 적극적인 예산 투자를 필요로 하는 만큼 연차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성 소장은 “현재의 휴양림은 손님을 유치하기 위한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휴양림은 수요조사를 거쳐 특화된 시설을 설치하는 등 고객만족도를 높이려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월드 리포트] 파리의 새로운 상징 ‘케 브랑리 박물관’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 앞은 입장을 기다리는 관광객들로 일년 내내 북적인다. 에펠탑 지척에 한달 전부터 또다른 줄이 생겼다. 지난달 23일 문을 연 케 브랑리 박물관(Le Musee du Quai Branly)에 들어가려는 이들이다.24일 박물관 관계자에 따르면 한 달새 벌써 15만 1000명이 다녀갔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임기 7년의 대통령에 첫 당선된 1995년 취임 일성으로 건설 계획을 발표한 지 11년, 착공 5년만에 완공된 케 브랑리 박물관은 문화대국 프랑스의 저력과 전통을 유감없이 발휘한 사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예전 트로카데로에 있던 인류 박물관과 포르트도레에 있던 아프리카·오세아니아 문명사 박물관을 합친 이 박물관은 그동안 대중으로부터 소외됐던 비유럽 문명을 재조명한다는 의미가 크다. 총 30만점에 이르는 소장품 가운데 세계적 문화유산 3500여점이 영구 전시돼 관람객들은 복도 하나만 건너면 아마존에서 파푸아뉴기니, 마다가스카르까지 다양한 문명을 접할 수 있다.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한 이 건물은 길이 220m, 높이 10m의 유리 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본관, 테라스, 행정동, 미디어테크 등 총 4개의 건물로 구성돼 있다. 박물관 본관은 기둥과 가교, 원색으로 채색된 거대한 큐브를 끼고 있으며 다양한 식물종으로 구성된 1.8㏊의 정원 한가운데 들어서 있다.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재인식의 장’을 표방한 이 박물관은 미래적인 디자인의 독특한 외관 못지않게 전시 컨셉트도 21세기 박물관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각종 기획전시회와 이에 어우러지는 문화예술 행사들이 계획돼 있으며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전세계 박물관 연구소,15개의 대학과 협약이 체결돼 연구와 교육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이 박물관에 대해 일부 비평가들은 비유럽권의 토착 예술만을 따로 모아 전시하는 것은 서구와 비서구를 분리하는 정신구조를 심화시켜 특정 문명에 대한 평가절하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특히 많은 소장품이 과거 식민지에서 수집된 것들이어서 제국주의 색채가 강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 박물관의 개관을 계기로 파리가 ‘다양한 세계문화가 만나는 교차점’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인류학자들과 민속학자들은 물론 문화적 호기심이 강한 프랑스인과 수많은 관광객이 앞으로 이 박물관을 찾을 것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박물관 하나가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계산이 불가능하다. 프랑스 제5공화국 역대 대통령들은 재임 중 위대한 문화유산을 후대에 남기는 전통을 갖고 있다. 조르주 퐁피두의 퐁피두센터,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의 오르셰 미술관, 프랑수아 미테랑의 그랑 루브르에 이어 시라크 대통령은 재임 중 케 브랑리 박물관을 완성함으로써 그 전통을 이었다. 끊이지 않는 악재로 시라크 대통령은 우울한 통치 말년을 보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시라크 대통령은 케 브랑리 박물관과 더불어 문화 정책 성적표에서만은 역대 대통령에 견주어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후손들은 자질구레한 정치적 실책을 기억할 리 없지만 케 브랑리 박물관은 그의 이름과 함께 영원히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함혜리 파리 특파원 lotus@seoul.co.kr
  • [토요영화]

    ●화성인 마틴(MBC무비스 오전 9시)1960년대 TV시리즈를 영화로 옮겼다. 한없이 가벼워 유치하게 보이는 부분이 많지만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짐 캐리와 함께 ‘덤 앤 더머’(1994)에 나왔던 제프 다니엘스를 주인공으로,‘백 투 더 퓨처’ 시리즈에서 브라운 박사로 나왔던 크리스토퍼 로이드가 괴팍한 화성인 이미지를 제대로 표현해낸다. 대릴 한나와 엘리자베스 헐리 등 미녀 연기자들도 나오는 등 화려한 캐스팅이 눈을 즐겁게 한다. 1980년대 인기 TV시리즈 ‘맥가이버’와 1990년대 ‘시카고 호프’의 일부 에피소드를 연출하기도 했던 도널드 패트리 감독의 작품이다. 이후 ‘10일 안에 남자 친구에게 차이는 법’(2003) 등 코미디 영화에 주력하고 있으나,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지는 않다. 방송 리포터 팀 오하라(제프 다니엘스)는 퇴근길에 비행물체가 요란한 굉음을 울리며 불시착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부리나케 달려가지만 어떤 잔해도 없다. 달랑 우주선 모형이 있을 뿐이었다. 우주선 모형을 들고 집으로 돌아온 팀. 그런데, 사실 이 모형은 화성에서 날아온 진짜 우주선으로 정체를 들키지 않으려는 화성인이 빔을 이용해 축소해놓은 것이었다. 화성인은 투명인간으로 변해 팀의 차를 타고 함께 가고, 집에 온 뒤 화성인을 발견한 팀은 이를 기사거리로 만들기 위해 애쓰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팀은 우주선 고치는 걸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화성인과 함께 살게 되고, 지구인 모습으로 변신한 화성인은 이웃들에게 삼촌 마틴(크리스토퍼 로이드)으로 소개되는데….1999년작.93분. ●미스테리 트레인(EBS 오후 11시)미국 독립영화의 대부 짐 자무시 감독 작품이다. 흑백을 좋아하던 짐 자무시의 첫 컬러 영화이기도 하다. ‘천국보다 낯선’(1984),‘다운 바이 로’(1986)와 함께 미국 대중문화에 대해 탐구를 한 3부작으로 평가된다. 세 가지 이야기가 옴니버스 식으로 묶이며 하나로 연결되는 형식. 엘비스 프레슬리를 찾아 미국 멤피스로 온 일본 10대 커플 준(나가세 마사토시)과 미쓰코(구도 유키)의 이야기, 비행기 운항 사정으로 멤피스에 발이 묶인 이탈리아 여성 루이사(니콜레타 브라치)의 이야기, 술김에 범죄를 저지른 백인 남자와 흑인 남자의 이야기가 같은 모텔, 같은 시간대에 벌어진다. 아무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이들은 한 기차에서 만나게 된다.1989년작.113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판권 헐값에 판 ‘시월애’ ‘편지’등 리메이크작 국내 상륙 한국영화 부메랑 맞나

    판권 헐값에 판 ‘시월애’ ‘편지’등 리메이크작 국내 상륙 한국영화 부메랑 맞나

    할리우드 스타 샌드라 블록과 키아누 리브스의 애잔한 시선이 잔상으로 남을 ‘그림’. 극장가에서 조만간 만날 할리우드 멜로 ‘레이크 하우스’의 포스터이다. 남녀주인공 아래 물 위의 집 풍경에서 눈밝은 관객은 금세 알아챌 것이다. 이 영화가 전지현·이정재가 주연했던 ‘시월애’(2000년)의 할리우드 리메이크판이란 사실을. 한국영화 최초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 ‘레이크 하우스’가 새달 31일 국내 개봉한다. 리메이크 판권이 팔린 게 2002년이었으니 4년 만에 ‘메이드 인 할리우드’로 되돌아온 것이다. 다음달 엇비슷한 시기에 태국산 리메이크 영화도 개봉한다. 박신양·최진실 주연의 화제작 ‘편지’(1997년)가 태국 여류감독 버전으로 국내에 간판을 건다. 소재가 바닥난 할리우드가 아시아 시장으로 이야깃감 사냥에 나섰던 게 4,5년 전. 일본원작 ‘링’‘쉘 위 댄스’ 등에 이어 할리우드식으로 리모델링된 우리 영화를 감상하는 맛은 어떨까. ‘레이크 하우스’의 국내 직배사인 워너브라더스코리아측은 “‘시월애 리메이크작’이란 문구를 포스터 부제로 쓸 것”이라며 “‘시월애’가 20대 초반 관객을 타깃 삼았다면, 주인공이 바뀐 이 영화는 30대 초반까지 관객폭을 넓히는 쪽으로 마케팅 전략을 짰다.”고 밝혔다. 할리우드 스타를 내세운 리메이크판이 정작 국내 관객의 지갑을 얼마나 열게 할지 첫 시험대가 되는 셈. 지난 6월 미국에서 개봉된 영화는 이미 현지에서만 4700만달러를 챙겼다. 유럽과 아시아 전역으로 무차별 배급 중이니, 고작 50만달러에 원전 판권을 사들인 워너브라더스로서는 어마어마하게 수지맞는 장사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할리우드에 리메이크 판권을 판 첫 국산영화는 2001년 ‘조폭 마누라’. 이후 할리우드는 끊임없이 한국영화의 소재에 군침을 흘려왔다.‘엽기적인 그녀’‘달마야 놀자’‘가문의 영광’‘광복절 특사’‘선생 김봉두’ 등이 그들.‘엽기적인 그녀’는 ‘My Sassy Girl’이란 제목으로 올 가을부터 촬영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금 충무로에선 리메이크작의 귀환을 보는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한 제작자는 “한때는 할리우드에 우리 이야기가 팔렸다는 사실이 대단한 뉴스였다.”면서도 “스크린쿼터 축소로 할리우드의 공습에 한국영화가 무방비 노출된 판에 알토란 같은 우리 콘텐츠가 헐값에 넘어가는 사실이 유쾌할 수는 없다.”라고 꼬집었다. 물론 다른 시각도 많다. 작품 자체를 많이 파는 것이 최선이지만, 세계 배급망이 없는 우리 현실에선 리메이크 판권 판매가 콘텐츠 진출의 우회통로일 수 있다는 주장들이다.CJ엔터테인먼트 해외영업팀의 김성은 과장은 “리메이크작이 흥행하면 원전에 대한 관심이 뒤따를 뿐만 아니라 원전의 감독과 배우가 세계무대에 진출하는 지름길로 활용되곤 한다.”고 말했다.‘올드보이’를 사간 유니버설이 박찬욱 감독을 할리우드판 연출자로 고려했던 사례가 그렇다는 것. 하지만 할리우드 촉수에 걸린 국산 먹잇감이 소리소문없이 꾸준히 팔려나갈 거란 전망에는 시각들이 일치한다. 싫건좋건 그것이 현실이라면 국내 영화시장의 저작권 개념부터 제대로 정착시키는 게 선결과제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법정으로 옮겨간 ‘엽기적인 그녀’의 저작권 시비와 관련, 한 해외판매 관계자는 “원작자와 제작사간의 때늦은 권리싸움은 리메이크 판권을 계약한 드림웍스쪽에서 보면 웃지못할 풍경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LA 에인절스 입단 정영일

    [스포츠 라운지] LA 에인절스 입단 정영일

    지난 1994년 박찬호(33·샌디에이고)가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에 전격 입단한 이후 고교 야구선수들에겐 메이저리그가 ‘꿈의 무대’로 여겨져 왔다. 이후 봉중근(LG)이 애틀랜타, 백차승과 추신수가 시애틀 산하 마이너리그에 입단하는 등 고졸 유망주들의 미국행이 러시를 이뤘다. 하지만 대부분 빅리그의 높은 벽에 막히면서 2001년 이후 미국행은 끊겼다. ●눈물 젖은 빵을 먹을지라도 이런 분위기에서 ‘초고교급 투수’ 정영일(18·광주 진흥고)이 지난 9일 계약금 100만달러(9억 5000만원)에 LA 에인절스에 입단하자 관계자들은 갸우뚱했다. 그정도 액수면 국내 프로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뒤 국제대회를 통해 병역문제를 해결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것. 그러나 정영일은 “두렵지만 자신있다. 마이너리그에서 착실히 경험을 쌓아 2∼3년 안에 메이저리그에 올라가겠다.”며 미국행 선택에 추호의 후회도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덤비면 안 될 것이 있겠느냐.”며 야무지게 되물었다.“마운드에 올라 떨거나 두려워한 적이 없다.”며 “미국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그저 즐긴다는 기분으로 야구할 작정”이라며 여유까지 보였다. 정영일은 이미 고교야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준비된 스타. 지난 4월 대통령배 대회에서 경기고를 상대로 13과 3분2이닝 동안 삼진 23개를 솎아내 한기준(1928년·휘문고보)과 이진우(1975년·철도고)가 갖고 있던 종전 최다 탈삼진 기록(22개)을 갈아치웠다.5월 청룡기 대회에서는 장충고와 결승전에서 15이닝 동안 무려 222개의 공을 뿌리는 등 대회 9일간 741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한기주를 보러 온 스카우트에게 발탁 정영일의 에인절스 입단은 운명적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봄 클레이 대니얼 에인절스 국제담당 스카우트가 한기주(KIA)를 보러 광주에 왔다가 정영일을 발견했다. 그는 최고 151㎞에 이르는 묵직한 직구와 변화구를 9이닝동안 소화할 수 있는 정영일의 능력에 반해 비밀리에 구단의 결재라인을 밟았다. 정영일의 메이저리그 목표는 매년 10승 이상을 올려 10년 후에는 특급투수 반열에 오르는 것. 그러나 앞서 정영일에게는 태극마크를 달고 싶은 소망이 더 간절했다. 때문에 최근 발표된 청소년세계선수권 출전명단에 이름이 빠진 것에 진한 아쉬움을 표시했다. 정영일은 오는 9월부터 한 달여간 에이절스 교육리그에 참가해 본격 미국 무대 적응 훈련에 들어간다. 이 때 한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5번으로 에인절스에 지명된 포수 최현(18)과도 상봉한다. 사상 첫 한국인 배터리를 이뤄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할 예정. 그는 또 미국 문화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요즘 영어 공부에 푹 빠져 지낸다. 마운드에서 타자와 정면승부를 즐기는 정영일은 “불투명한 미래가 오히려 기대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광주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생년월일 1988년 10월16일 ●출생지 전남 광주 ●학력 광주 화정초교-충장중-진흥고 ●체격 188㎝,98㎏ ●취미 농구 ●경력 2006년 7월 LA 에인절스 입단
  • [김석의 Let’s Wine] (2) 프랑스 와인의 명성은 등급제서 출발

    [김석의 Let’s Wine] (2) 프랑스 와인의 명성은 등급제서 출발

    와인 산지를 말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가 프랑스이다. 실로 프랑스는 ‘와인의 나라’로 알려져 있고, 와인 생산국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의 와인을 소비하며 또한 수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칠레와 아르헨티나 등 신대륙 와인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는 어느 나라에서도 우위를 내어준 적이 없다. 따라서 와인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프랑스는 그 첫 번째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와인 공부는 추리소설 프랑스 와인은 우리가 받아들이기에 다소 어렵게 느껴진다. 모든 용어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프랑스어인데다 와인병의 라벨을 이해하기 어렵고, 발음도 복잡하다. 예를 들어 ‘즈브리 샹베르탕’,‘샤토네프 뒤 파프’라는 단어를 받아들이고 뜻을 알기 전까지는 이를 머릿속에 기억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또 와인 생산지의 체계가 복잡하고 와인의 등급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게다가 포도의 품종까지 익히려면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몇 가지 주요한 상식만 알면 프랑스 와인은 초반부터 범인이 밝혀진 추리소설처럼 쉽고 편하게 알아 갈 수 있다.‘티끌’과 같은 작은 정보를 차곡차곡 모으다 보면 언젠가 ‘태산’이 되지 않을까? ●프랑스, 와인의 역사 프랑스는 한마디로 ‘와인의 역사’이다. 세계인이 가장 많이 즐기고 있을 만큼 와인 맛의 기준이 되며, 포도 품종과 와인 스타일을 제시해 왔다. 레드와인을 비롯해 화이트, 로제, 디저트, 스파클링 등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국가가 프랑스이다. 여러 종류의 와인 양조 기법을 개발하고 발전시켜 체계를 다진 곳도 바로 프랑스다. 또 세계 와인의 생산 품질 규제와 법규의 모델이 됐다. 물론 세계적으로 프랑스 와인을 표준으로 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을 만큼 ‘와인은 프랑스이자 프랑스는 와인´이다. ●프랑스 와인 명성은 국가가 관리하면서 프랑스 와인을 공고히 한 데에는 국가 조직인 ‘이나오(INAO·국립원산지명칭관리소)’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컸다.1935년에 설립된 INAO는 프랑스 와인 산지들에 대한 분류를 체계화했고, 지역별 등급 체계도 마련했다. 이것이 프랑스가 세계 최고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 근간이 됐다.INAO의 큰 업적은 흔히 ‘원산지통제명칭(AOC)’이라는 제도를 마련한 것이다.AOC란 와인의 지역별 등급 체계로 국가가 보증하는 제도이다. 엄격한 통제하에 와인 생산 지역에 대해 지리적 명칭과 경계를 규정하고 포도의 품종, 재배 방법은 물론 양조 기법까지도 꼼꼼하게 체계적으로 규정한 제도이다. 소비자가 와인의 AOC만 보고도 그 와인에 대한 품질을 믿고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원산지통제’라고 하니 어렵게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이런 기준은 지금에 와서 농산물이면 거의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다. 이것은 국가에서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상표만 보고도 믿고 구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프랑스에서 INAO는 와인에 대해 이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AOC는 세계가 벤치마킹 프랑스의 AOC는 워낙 성공적인 제도이기 때문에 주변 국가들도 서둘러 이 법을 흉내낸 제도를 시행했다. 이탈리아는 DOC, 스페인은 DO, 독일은 QMP, 미국은 AVA 등의 원산지 통제명칭을 갖고 있다. 이들의 체계가 프랑스의 AOC와 거의 흡사하기 때문에 AOC에 대해서만 알아두면 다른 국가들의 와인 등급체계는 쉽게 이해될 수 있다. 또 포도 품종에 있어서도 프랑스는 세계적인 기준을 제시해왔다. 프랑스 레드와인의 대표적인 품종으로는 ‘까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피노누아’‘쉬라’가, 화이트 와인으로는 ‘샤르도네’‘소비뇽 블랑’이 있다. 이 여섯 가지의 품종은 와인 생산지라면 세계 어느 곳에서도 거의 예외 없이 재배되고 있다. 칠레·아르헨티나·미국 등의 신대륙은 물론 토착 품종에 대한 애착이 무척 강한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도 프랑스에서 포도나무 묘목을 수입해서 심고 있는 농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즉, 프랑스 와인이 ‘와인의 중심’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프랑스, 최적의 와인 조건 프랑스에서 세계 최고의 와인이 나오고 있는 이유는 뭘까? 바로 토질과 기후 등의 자연 환경이 와인에 있어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보통 한 병에 200만원을 넘나드는 ‘로마네 콩티’의 경우, 자연의 기적이 만들어낸 가장 위대한 와인이라고 일컬어지듯이 와인은 만드는 사람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토질, 일조량, 기후 등의 자연환경이 더욱 중요하다. 이를 전문용어로 ‘테루아(Terroir·와인용 포도가 자라는 자연환경)’라고 부른다. 봄에는 서리가 내리지 않아야 하고, 여름에는 일사량이 많고 고온 건조하며, 일교차가 커야 하고 밤에는 언덕 사이로 바람이 많이 불어 포도 알이 건실하게 자라서 좋은 와인이 생산된다. 와인이 ‘신의 선물’이라 불리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와 같은 조건이 맞아떨어져야만 좋은 와인이 생산되는데 프랑스는 기후와 토질 등의 자연 조건과 알맞은 품종의 선택, 국가 제도의 뒷받침, 그리고 최고의 와인을 만들고자 하는 농부의 노력이 맞물려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최고의 와인을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팀워크 배우며 온몸으로 희망의 덩크슛

    팀워크 배우며 온몸으로 희망의 덩크슛

    “공을 들고 걸어다니면 되니, 안 되니?”“아, 안 돼요. 삑∼(휘슬이)우, 울려요.” 지난 15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 국민대 체육관에서 열린 서울시 정신지체인 농구대회.6명의 중·고등학생들이 뒤엉켜 럭비와 같은 3대3 농구경기를 펼치고 있다. 드리블하지 않고 공들고 뛰어 다니거나 한번 슈팅하려고 세 번씩이나 점프를 하는 반칙은 다반사. 수비수가 압박하면 무서운 듯 코트 밖으로 도망치기도 하고 같은 편에게 패스랍시고 걸어가서 공을 안겨주기도 한다. ●한 골 터지면 요란한 세리머니 한 골이 터지면 마치 축구에서 골이 난 것처럼 관중석으로 뛰어가 주먹을 하늘로 치켜들고 환호성을 지르는 요란스러운 골 세리머니를 펼친다. 이들은 2∼3급 정신지체 장애인 중·고등학생 13명으로 이뤄진 ‘독수리 농구단’이다. 프로농구 전자랜드의 최희암 감독이 구단주, 대한농구협회 전수길 공보이사가 단장, 농구국가대표팀 이민현 코치가 감독을 맡아 지난 3월 창단했다. 상기된 얼굴로 첫 공식 경기에 나선 이들은 어설픈 경기에도 관중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으며 희망의 도전장을 던졌다. 실력은 아직 비장애 초등학생 수준도 못된다.1주일에 한 차례씩 모여 두 시간씩 땀을 흘리지만 감독진이 소리 높여 지시한 사항을 돌아서면 바로 잊어버리기 때문에 발전 속도가 느리다. 정신지체에 더해 관절이 잘 안 펴지는 등 몸조차 성치 않아 운동에는 남들보다 두 배의 체력이 소비된다. 집중이 안되는 산만함 때문에 팀원 모두의 주목을 받으며 일괄적인 지시를 내리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전 단장은 경기 내내 13명 선수들에게 일일이 뛰어다니며 지적 사항을 말해주고 등을 두드려 줬다. ●스페셜올림픽 국가대표가 꿈 9개팀이 참가한 이날, 독수리 농구단은 두 팀으로 나뉘어 특별 경기를 펼쳤다. 다른 8개팀과 함께 토너먼트에서 맞붙기에는 실력이 많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전·후반 10분씩 벌어진 경기에선 수도 없이 규칙위반 휘슬이 울린 가운데 10대2로 겨우 여섯 골 밖에 터지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많은 박수갈채가 이들에게 쏟아졌다. 독수리 농구단 강병진(13)군의 어머니 정희선(42)씨는 “팀워크를 배우며 사회 생활을 익히라는 뜻에서 농구를 하게 했다. 이날 경기 때문에 설는지 아이가 며칠동안 밤잠을 설쳤는데 많은 박수를 받아 기분이 정말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독수리 농구단의 목표는 정신지체 장애인들의 올림픽인 스페셜올림픽 농구국가대표팀 선수를 배출하는 것. 전 단장은 “몇 명은 스페셜올림픽 대표팀이 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운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잘 조련하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글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안보리 對北결의문 채택] 北 ‘미사일 추가발사·핵실험’ 강행?

    [안보리 對北결의문 채택] 北 ‘미사일 추가발사·핵실험’ 강행?

    유엔의 대북 결의문 채택으로 북한이 미사일 추가 발사나 핵실험이란 ‘초강수’로 맞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엔의 결의문 채택에 대한 북한의 첫 반응은 미사일 추가 발사 강행이다. 박길연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북한군이 앞으로도 자위를 위한 억지력 강화노력으로 미사일 발사 훈련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압박을 강화할 경우 ‘다른 형태의 더 강력한 행동’을 보여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호주 왕립 멜버른 공과대학의 피터 헤이즈 교수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핵실험 강행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쇼’는 핵실험이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엔 결의문은 북한이 또 다른 도발행위를 강행할 경우 ‘추가 조치’를 논의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 추가발사나 핵실험이란 벼랑끝 전술로 맞설 경우, 한반도는 파국상황까지 내몰릴 전망이다. 미사일 추가발사의 경우에는 대북제재의 수위가 높아지겠지만, 핵실험을 할 경우에는 예측불허의 국면이 조성될 것같다. 미사일 발사 이후 긴장국면이 조성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두문불출하고 있는 김 위원장이 재외공관장 회의를 소집한 점도 주목된다. 이렇게 될 경우에 파국상황을 막을 수 있는 ‘브레이크’가 없다는 점에서 우려감은 깊어진다. 중국은 안보리 표결을 미뤄가면서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을 평양으로 보내 설득했지만 북한 설득에 실패했다. 더구나 김정일 위원장은 북·중 우호조약 체결 45주년 대표단도 만나주지 않는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 이는 중국의 북한 지렛대 역할에도 한계를 분명히 보여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혈맹’인 중국과 러시아가 결의안에 찬성한 점도 북한에는 상당한 충격이 됐을 법하다. 중·러가 북한을 지지하고 미·일이 압박하는 동북아의 기존 역학구도에 변화조짐으로 해석된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결의안 찬성을 계기로 북-중, 북-러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미사일을 추가발사하지 않으리라는 관측도 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북한이 바로 추가 미사일을 쏜다면 스스로 이용 가능한 카드를 소진시키는 셈“이라며 ”북한은 외부의 압력이 구체화될 때 발사의 명분을 쌓은 뒤 강력한 억지력을 보여준다는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결심 임박한 이재오 암자行

    결심 임박한 이재오 암자行

    “혼자 조용히 생각하고 싶다.” 당 대표 선출과정에서 불거진 ‘색깔론’‘대권 주자 대리전 논란’ 등에 반발,6일째 칩거 중인 이 최고위원이 16일 기거하던 전남 순천 선암사를 떠나 인근 암자로 들어갔다. 측근 진수희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최고위원이 ‘사람들도 너무 많이 찾아오고 전화도 많이 와서 혼란스럽다.’며 오전 10시 선암사 인근 암자로 옮겼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의 최종 결정이 임박했음을 보여준다. 이 최고위원은 전날 측근 40여명과 함께 지리산 등반 도중 최고위원직 사퇴까지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대권을 창출하려면 우파 대연합이 필요한 데 내가 수구보수 지도부에 있으면 우파대연합을 이룰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지난 11일 전당대회에서 구성한 새 지도부를 ‘수구보수’로 규정한 뒤 자신은 참여할 수 없다고 선을 분명히 그은 셈이다. 대의원들이 뽑아준 최고위원직을 사퇴할 수도 있음을 내비친 언급으로 풀이된다. ●사퇴 땐 거센 후폭풍 불보듯 하지만 그가 최고위원직을 사퇴한다면 당 내홍은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먼저 전당대회 결과에 대한 ‘불복’이라는 미증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새 지도부는 첫 걸음부터 불협화음에 시달리게 된다. 아울러 모처럼 고공비행하고 있는 당의 높은 지지도도 추락할 공산이 크다. 특히 전국적인 수해를 입은 시기에 한나라당이 내분으로 허덕거리는 모습을 보일 경우 민심 이반이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이 최고위원도 그 책임의 일단을 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사퇴 의사를 접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정훈 의원도 이와 관련, 보도자료를 내고 “열린우리당이 역동성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려고 하는데 한나라당은 ‘친박 반박’ 논쟁을 벌이면서 서로 물어뜯고 있다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한 자리에 모여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면서 사과할 부분과 양해할 부분이 있으면 사과하고 양해하면서 앙금을 털자.”고 촉구했다. 나아가 대권 주자들의 경쟁이 조기 과열될 가능성도 높다. 이미 전대 기간에 ‘박근혜-이명박 대리전’ 논란으로 두 진영의 신경전은 가열됐다. 전대 이후 남경필·심재철 의원 등 이 최고위원측 인사들은 강재섭 대표측에 ‘색깔론 공세’ 관련 공식 사과를 촉구했고, 이에 강 대표측이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균열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이 최고위원의 사퇴는 ‘기름’을 붓는 격이라는 것이다. 한 당직자도 “전대 기간에는 두 대권 주자가 뒤에서 움직이는 국면이었지만 이 최고위원이 사퇴한다면 노골적인 세 대결이 예상된다.”며 “그 결과가 당에 드리울 그림자는 뻔하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측근들 “극한 처방보단 ‘참여 속 당 변화 노력할것” 그러나 이 최고위원 측근 인사들은 이 최고위원이 사퇴라는 ‘극한 처방’보다는 ‘참여 속 당 변화 모색’으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내다본다. 진수희 의원에 따르면 대부분의 측근 인사들이 “당무에 복귀해 당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전대에서 보여준 국민의 지지와 대의원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간곡히 권했다고 한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이같은 취지로 이 최고위원에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에서 이 최고위원의 ‘보이콧’을 ‘이재오식 뒤풀이’라고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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