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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춘재 8차 재심 재판부 ‘사과’…윤씨 “30년전 판사들 나와야”

    이춘재 8차 재심 재판부 ‘사과’…윤씨 “30년전 판사들 나와야”

    “억울하게 잘못된 재판 받아 장기간 구금”변호인 “윤씨 무죄만큼 실체적 진실 중요”이춘재·당시 수사 관계자 등 증인으로 요청윤씨 “30년전 당시 판사들의 사과 나와야” “윤씨는 억울하게 잘못된 재판을 받아 장기간 구금됐습니다. 법원의 판사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죄송함을 느낍니다.” ‘진범 논란’을 빚은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담당 재판부가 재심 청구인인 윤모(53)씨에게 사과했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 김병찬)는 6일 윤씨의 재심 1차 공판 준비기일에서 “이미 검찰은 윤 씨가 무죄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기록을 제출하고 있고, 이에 관해 변호인이 별다른 이의 없이 동의한다면 무죄 선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렇게 말했다.윤씨의 공동변호인단인 박준영 변호사와 법무법인 다산은 윤씨의 무죄 선고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인 측은 “윤씨의 무죄를 입증할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해도 형사소송법에 따라 당시 (윤 씨를 유죄로 판단한) 증거로 제출된 문제점을 확인하는 절차는 반드시 필요하다. 아울러 당시 수사 관계자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의 불만이 있을 수 있는데, 그들의 반론권도 보장된 상태에서 실질 심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이날 송치한 이춘재 8차 사건과 관련한 서류 및 19권에 달하는 과거 수사기록을 증거로 제출해 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또 사건을 자백한 이춘재(57)와 당시 수사 관계자, 국과수 감정인 등을 증인으로 요청하고 국가기록원이 보관 중인 범인의 음모 2점에 대한 감정을 신청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윤씨의 재심 청구 이후 이춘재 8차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한 결과 윤씨의 무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냈다. 아울러 윤씨의 권리 구제를 위해 변호인 측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첫 공판준비기일이 끝난 뒤 윤씨는 재판부의 사과를 언급하면서 “30년 전 당시 판사들의 얼굴은 보지도 못했다. 그들의 사과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씨의 집에서 13세 딸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말한다. 이듬해 범인으로 검거된 윤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소해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고 혐의를 부인했으나, 2심과 3심은 모두 이를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씨는 이춘재의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지난달 14일 “이춘재가 사건의 진범이라는 자백을 했고, 여러 증거로 볼 때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면서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정권 핵심 인사·靑 ‘흠집’ 우려했나… 참여연대 “국회·법 무시” 비판

    정권 핵심 인사·靑 ‘흠집’ 우려했나… 참여연대 “국회·법 무시” 비판

    청와대, 비공개 결정 과정에서 협의 시사 ‘국정농단 사건’ 땐 공소장 토대 사과 요구 진중권 “文, 盧가 국민에게 준 권리 뺏어”국회의 공소장 제출 요구를 거부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피의자와 사건관계인들의 인권 보호 등을 앞세워 국회의원들의 공식적인 자료 제출 요구에 갑자기 응하지 않기로 한 결정이 매우 이례적인 데다 하필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의 선거개입 의혹이 불거진 사건이 첫 사례가 됐기 때문이다. 추 장관은 5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의원실에서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곧바로 언론에 공소장 전문이 공개되는 잘못된 관행이 있어 왔다”면서 “더이상 이런 잘못된 관행이 반복돼선 안 된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전날 송철호(71) 울산시장과 백원우(54)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피고인 13명에 대한 공소장 전문을 제출하지 않겠다고 국회에 밝혔다. 대신 A4용지 세 쪽 분량의 공소요지만 의원들에게 제출했다. 추 장관은 이날 일부 언론에 공소장 내용이 보도된 것을 두고도 “어떻게 유출됐는지는 앞으로 확인해 봐야 할 일”이라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공소장 전문 비공개 결정은 추 장관의 지시로 전격 이뤄졌다. 법무부는 “공소장 공개 여부는 법원의 고유권한”이라면서 “소관 부서는 공소장을 제출하지 않으면 장관의 정치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시했지만 추 장관은 이를 감내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공소장 비공개 결정 과정에서 청와대와의 협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법무부가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에 따라 결정했고 그 사안을 청와대가 정확히 알고 있다”며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추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2016년 11월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서원(64·개명 전 최순실)씨의 공소장에 공동정범으로 적시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추 장관이 공소장 비공개 결정을 한 데엔 조국(55·불구속 기소)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 등 청와대 관련 수사 과정에서 공소장 내용이 알려지며 정권 핵심 인사들과 청와대의 도덕성에 흠집이 났다는 점이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내고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중대 혐의로 기소된 사건인 데도 법무부가 내놓은 ‘개인의 명예나 사생활 보호’라는 비공개 사유는 궁색하기 그지없다”면서 “국회와 법률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중요 사건의 공소장을 국회에 제출하도록 한 국회 증언·감정법은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참여정부 사법개혁의 대표적 업적으로 꼽혀 왔던 조항”이라면서 “문재인 정권은 노무현 정권이 국민에게 준 권리를 다시 빼앗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자유한국당 주광덕·곽상도 의원은 대검찰청과 법원행정처에 각각 공소장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와 열람등사를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행정처는 “법원에서 국회에 공소장을 전달한 전례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재경직 7급·조경직 첫 공채… 5급 시험은 5개 지역 중 골라 보세요

    재경직 7급·조경직 첫 공채… 5급 시험은 5개 지역 중 골라 보세요

    인사혁신처가 주관하는 올해 국가공무원 공채시험이 4~6일 5급 공채와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본격 시행됐다. 공채시험은 이달 15~18일 9급 공채 원서 접수, 29일 5급·외교관 1차 시험, 내달 28일 9급 공채 필기시험 순으로 진행된다. 특히 올해부터는 시험장소 선택권이 확대되고 장애인 응시자를 위한 편의지원 제도가 보다 정교하게 운영된다. 구체적인 시험 일정과 달라지는 시험 제도를 들여다봤다.올해는 재경직 7급과 조경직을 처음으로 공채로 선발할 계획이다. 관련 분야의 젊은 인재를 공직에 적극 유치하기 위해서다. 선발 인원은 재경직 7급 10명, 시설조경직 5급 2명, 9급 7명 등 9명이다. 조경직은 그동안 경력채용으로만 뽑아왔다. 재경직도 공채는 5급만 뽑았는데, 이번에 7급도 뽑는다. 신인철 인사처 인재정책과장은 4일 “매년 부처 수요에 따라 공채 공고 인원을 정하는데,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공채나 경채를 통해 2020~2022년까지 매년 약 60명의 조경직 국가공무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렇게 해서 약 200여명의 조경직 전문 인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지역 밀착형 SOC 미관 조성에 조경직 관여 조경직 국가공무원이 더 많이 필요해진 것은 각 부처가 추진 중인 도시재생뉴딜, 어촌뉴딜 등 각종 지역밀착형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시행할 때 조경적 측면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밀착형 SOC란 도시재생, 스마트영농, 생활안전 인프라 등 지역과 밀착된 생활 SOC 관련 투자 분야를 선정하고 단기간 집중 투자해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조경 공무원 확대 방침을 밝히며 “(생활밀착형 SOC를 할 때) 조경적 측면을 함께 고려해 아름다운 국토 경관을 조성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미세먼지, 도시공원 일몰제 등 국가적 현안 대응에도 조경 전문성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도시공원 일몰제는 정부·지자체가 도시계획시설로 지정 후 20년이 넘도록 공원 조성을 하지 않으면 도시공원에서 해제하는 것이다. 조경 공무원은 도시숲, 수목원 정책과 조경식물 연구, 궁·능 문화재와 시설물 보존, 자연공원, 자연환경 보전, 조경정책과 조경산업 진흥, 공공건축, 정부청사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게 된다. 재경직 7급 공무원은 현재 5급 재경직이 가는 경제 관련 부처 등에서 일한다. 신 과장은 “시험과목 체계 등은 다른 직류들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5급 249명·7급 755명·외교관 후보 50명 선발 올해 5급(행정) 공채 선발예정 인원은 249명이다. 1차 시험은 이달 29일, 2차 시험은 6월 22~26일, 3차 시험은 9월 17~19일에 본다. 5급(기술) 공채 선발 인원은 71명이며, 1차 시험 이달 29일, 2차 시험 6월 30∼7월 4일, 3차 시험은 9월 17∼19일에 치러진다. 일반외교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에서는 46명을 선발한다. 1차 시험 이달 29일, 2차 시험 6월 22~26일, 3차 시험이 8월 29일에 예정돼 있다. 지역외교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은 4명만 선발한다. 역시 1차 시험은 이달 29일이며, 서류 전형은 3월 31~4월 9일, 면접시험은 1단계 7월 18일, 2단계 8월 29일로 나눠서 치러진다. 7급 공채는 755명을 뽑는다. 5급 공채와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원서 접수 기간은 모두 이달 4~6일이지만 7급 공채의 원서 접수는 7월 16~19일에 받는다. 필기시험은 8월 22일, 면접시험은 10월 21~24일로 예정돼 있다. 9급 공채는 4985명을 선발하며 원서 접수 기간은 이달 15~18일이다. 필기시험은 3월 28일, 면접시험은 5월 24∼30일까지 본다. 지난해 330명을 뽑는 5급 공채 시험에 1만 2133명이 몰려 36.8대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외교관 후보자 시험에는 40명을 선발하는데 1345명이 지원해 33.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부터는 5급 공채 지역모집 수험생의 시험장소 선택권이 확대된다.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중 자신이 희망하는 곳에서 시험을 볼 수 있다. 기존에는 모집지역별로 정한 일정 시험장소에서만 1차 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다. 가령 서울·인천·경기·강원 모집단위 수험생은 서울에서만, 부산·울산·경남 모집단위 수험생은 부산에서만, 대구·경북 모집단위는 대구에서만, 광주·전남, 전북·제주는 광주, 대전·세종·충남·충북은 대전에서만 시험을 볼 수 있었다. 인사처는 수험생 불편만 가중시키는 이런 제도를 개선해 1차 시험 응시장소로 원하는 곳을 선택해 서울 등 5개 지역 어느 곳에서나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 5급·7급 공채 영어능력검정시험에서 듣기평가가 면제되는 청각장애인의 범위가 확대된다. 지금까지는 두 귀의 청력 손실이 80데시벨(㏈) 이상(기존 청각장애 2·3급)인 사람이 대상이었으나, 앞으로는 두 귀의 청력 손실이 60데시벨(㏈) 이상이면서 말소리 분별력이 50% 이하인 사람도 면제된다. 2월 5급 공채, 8월 7급 공채 시험부터 바뀐 기준을 적용한다. 장애인 응시자를 위한 편의지원 제도도 더 정교하게 운영된다. 지난해 도입된 ‘장애인 등 편의지원 사전신청제’가 올해도 시행돼 필요하면 원서접수 기간 외에도 1월과 6월, 12월 등 3회에 걸쳐 사전 편의지원 신청을 할 수 있다. 이전에는 통상 사나흘에 불과한 원수 접수 기간에만 장애인 편의 지원 신청이 가능했고 장애를 입증할 진단서 등 증빙서류를 제출하는 기간도 열흘 정도로 짧아 수험생들의 불편이 컸다. 이에 정부는 연중 3회의 별도 신청 기간을 부여했으며, 한 번 신청해 검증받으면 2년간 유효를 인정하기로 했다. 다만 장애등급 변경 등 사유가 생기면 신규 검증을 받아야 한다. 편의 지원 대상은 장애인복지법에 의한 장애인과 국가유공자법의 상이등급 해당자 또는 일시적 신체장애 해당자(임신부 포함)이다.●장애인 시험장, 경사로 등 편의시설 우선시 장애인 편의지원 시험장을 선정할 때는 초·중등 교육정보 공시서비스인 ‘학교알리미’를 활용하여 장애인 경사로 등 편의시설을 갖춘 보다 적합한 시험장을 찾을 계획이다. 지체장애인에게는 확대문제지가 제공되고 보조공학기기 지참을 허용한다. 좌석 간격을 조정한 별도시험실도 배정하고 논문형 시험을 볼 때 사용할 답안 작성용 컴퓨터를 제공한다. 장애의 정도가 심한 상지 지체장애인은 시험시간을 선택형은 1.5배, 논문형은 1.2배 연장해준다. 선택형 시험에서는 답안지 대필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뇌병변 장애인에게도 지자체장애인에게 제공되는 편의 시설이 제공된다. 휠체어 사용자는 휠체어 전용 책상에서 시험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장애 정도가 심하지 않은 사람은 이런 공통 편의지원만 신청할 수 있으나, 장애의 정도가 심한 뇌병변 장애인은 시험시간 연장, 답안지 대필 등이 가능하다. 시각장애인에게도 확대문제지가 제공된고 논문형 시험에 쓸 답안작성용 컴퓨터를 제공한다. 시각장애도 마찬가지로 장애 정도에 따라 시험시간 연장, 음성지원 컴퓨터, 점자문제지 등의 추가 편의를 지원받을 수 있다. 청각 장애인에게는 수화통역사가 배치되며 응시 요령 등을 서면 자료로 제공한다. 임신부에게는 높낮이 조절책상을 제공하고 좌석 간격을 조정한 별도 시험실을 배정한다. 시험 중 화장실 사용도 허용한다. 편의 지원 사전 신청을 원하는 수험생은 안내된 기간에 사이버국가고시센터(www.gosi.kr)로 신청하면 된다. 사전 신청은 인사처가 주관하는 국가공무원 5급 공채와 외교관 후보자 1차 시험, 국가공무원 7·9급 공채 및 경채시험 등의 필기시험에 한해 가능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법무부 ‘靑 선거개입’ 공소장 공개 거부 파장…요지만 제공

    법무부 ‘靑 선거개입’ 공소장 공개 거부 파장…요지만 제공

    “진행 중인 재판에 관련된 정보전문 제출할 경우 인권침해 우려”법무부, 한국당 의원들 제출 요구 거부공보규정 시행 두 달 만에 첫 사례검찰이 직접 국회에 공소장 제출할수도 법무부가 하명수사·선거개입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청와대 및 경찰 관계자들의 공소장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해 파장이 일고 있다. 법무부는 4일 “진행 중인 재판에 관련된 정보로서 전문을 제출할 경우 형사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사건 관계인의 사생활과 명예 등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면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공소장 제출 요구를 거부했다. 법무부는 임종석(54)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아직 재판에 넘겨지지 않은 피의자들에 대한 피의사실 공표 가능성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공소사실 요지를 담은 자료를 공소장 전문 대신 국회에 제출했다. 이 요지는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이 기소 당시 언론에 밝힌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은 공소제기 후 공개 범위와 관련해 ‘피고인, 죄명, 공소사실 요지, 공소제기 일시, 공소제기 방식(구속기소, 불구속기소, 약식명령 청구), 수사경위, 수사상황 등을 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는 “앞으로 다른 사건에 대해서도 동일한 기준에 따라 공소장 원문 대신 공소사실 요지 등에 관한 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 피고인과 사건 관계인의 인권과 절차적 권리가 보다 충실히 보호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피고인의 공소사실을 담은 공소장 전문은 보통 법무부에 대한 국회의 자료제출 요구 절차를 거쳐 공개돼 왔다. 국회법은 자료 제출을 요구받은 정부와 행정기관이 10일 이내에 보고 또는 서류 등을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지난달 29일 백원우(54)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황운하(58)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송철호(71) 울산시장 등 13명을 기소했다. 공소장은 이튿날 대검찰청을 거쳐 법무부에 제출했다. 법무부는 엿새 동안 공소장을 국회에 내지 않고 있다가 이날 비공개 방침을 밝혔다. 앞서 검찰이 후속 수사에 보안 유지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공소장 제출을 거부한 사례는 있다. 그러나 국회에 공소장을 전달하는 통로였던 법무부에서 비공개 결정을 내린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법무부는 지난해 12월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이 시행된 이후 2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이 규정을 들어 공소장을 비공개하기로 했다. 추미애 장관 취임 이후에도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인턴확인서 허위발급 사건,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감찰무마 의혹 사건 등 공소장이 국회를 거쳐 공개됐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공소장에 청와대 관계자들의 선거개입 정황이 자세히 담긴 탓에 법무부가 공개를 거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공소장 분량은 60쪽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소장이 공개될 여지는 아직 남아있다. 검찰이 국회에 공소장을 직접 제출하는 방식이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여기는 남미] 페루서 세모녀 벼락맞고 사망…1월부터 사망자 속출

    [여기는 남미] 페루서 세모녀 벼락맞고 사망…1월부터 사망자 속출

    마추픽추로 유명한 페루에서 벼락을 맞고 목숨을 잃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 현지 기상청은 천둥번개가 칠 때 대응요령을 발표하며 벼락주의보를 발동했다. 2일(이하 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페루 남부 티티카카 호수 인근 푸노의 농촌지역에선 세 모녀가 벼락을 맞고 목숨을 잃었다. 사망한 여자는 21살, 두 딸은 각각 4살과 3살로 세 사람은 갑자기 비가 내리자 가축을 대피시키려 들에 나갔다 사고를 당했다. 빗줄기가 점점 강해지자 여자는 두 딸을 데리고 나무 밑에 친 천막으로 대피했다. 비를 피하기 위해서였지만 이게 결정적인 실수였다. 벼락이 나무를 때리면서 세 사람은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참혹한 현장을 처음으로 발견한 건 아내와 딸들이 귀가하지 않자 찾아 나선 남편이었다. 현지 언론은 "남편이 벼락을 맞고 사망한 부인과 두 딸의 시신을 천막 안에서 발견하고 당국에 신고했다"고 보도했다. 출동한 소방대는 시신을 수습하고 사망 원인을 벼락사고로 공식 발표했다. 최근 천둥번개를 동반한 악천후가 반복되면서 페루에선 벼락을 맞고 목숨을 잃는 사람이 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페루에선 주민 13명이 벼락을 맞고 사망했다. 1월 마지막 주말에 2명, 2월 첫 주말에 모녀 3명 등 최근엔 주말마다 사망자가 보고되고 있다. 벼락을 맞고 목숨을 잃는 사람이 꼬리를 물자 기상청은 벼락이 칠 때 행동요령을 발표하고 주의보를 발동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벼락이 칠 때 문이나 창문을 열어놓는 건 위험하다. 반드시 문과 창문을 닫아야 한다. 실외에서 벼락을 만났다면 나무 아래로 피하는 건 금물이다. 이번에 사망한 세 모녀처럼 벼락이 나무에 떨어지면서 다치거나 사망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핸드폰도 위험할 수 있다. 기상청은 "천둥번개가 강하게 칠 때는 가급적 핸드폰의 전원을 끄는 게 좋다"며 컴퓨터나 TV 등도 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자동차를 타고 갈 때 천둥번개가 친다면 실내에 머무는 게 안전하다. 대신 이때 메탈로 된 부분은 절대 터치하지 않아야 한다. 기상청장 다리오 나바로는 "특히 벼락이 잦은 쿠스코에선 이런 요령을 숙지하고 있는 게 곧 생명을 유지하는 길"이라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해마다 9월 초 지방정부 의제 토론…총선 이후 중앙정치권과 공유 기대”

    “해마다 9월 초 지방정부 의제 토론…총선 이후 중앙정치권과 공유 기대”

    자치분권박람회 제주서 매년 개최 정치인·시민들 정책 논의 마당 되길 지방이양일괄법 국회 본회의 통과는 중앙의 권한·책무 지방 이양에 첫발“스웨덴 알메달렌 주간처럼 휴양지 일상 속에서도 자치분권을 토론할 수 있길 고대합니다.”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는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을 의장으로 하는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의 올해 첫 정기 총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20여명의 지자체장들이 참석했다. 협의회는 자치분권 대학, 미래자치분권연구소, 자치분권 박람회 등 3개의 굵직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 연구소와 박람회는 지난해 처음 생긴 사업이다. 특히 이날 총회에서는 지난해 제주도에서 열렸던 자치분권 박람회를 어떤 식으로 운영할지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다. ●‘자치분권 개헌’ 모든 노력 아끼지 않을 것 문 구청장은 “스웨덴 고틀란드의 작은 마을인 알메달렌에는 매년 여름 휴가철 정치인, 언론인, 종교계, 시민단체, 일반 시민 등이 자유롭게 찾아와 정책을 소개하고 정치를 배운다”며 “자치분권박람회가 제2의 알메달렌 주간이 될 수 있도록 매년 9월 첫째 주 제주에서 3일간 열리는 것을 정례화하고 그 안에서 밀도 있게 지 방정부의 의제를 논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총선에서 지방정부 출신들이 국회에 진출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지방정부의 의제를 중앙정치권과 공유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협의회는 올해 자치분권을 위한 실질적 정책 의제를 개발, 제시하는 등 외연과 내실을 동시에 다지며 자치분권 실현에 힘쓰기로 했다. 총회 후 열린 결의대회에서는 진정한 자치분권 실현을 촉구하고 다짐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문 구청장은 “지난달 9일 지방이양일괄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국가에 집중된 권한과 책무를 지방으로 이양하기 위한 첫 단계로, 자치분권의 핵심인 지방자치권과 주민자치권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면서도 “업무의 지방 이양이 실질적인 주민 체감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재정적 지원이 동반돼야 하며 그것이 진정한 자치분권을 실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구청장은 “진정한 자치분권은 헌법 개정을 통해서만 가능한 만큼 이를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래자치분권硏 그린뉴딜 실천 방안 논의 한편 총회 후에는 미래자치분권연구소 주관으로 특집 좌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그린뉴딜’(Green New Deal)의 실천방안을 토론했다. 그린뉴딜이란 기후위기 대응과 녹색에너지 전환을 위한 환경정책을 경제발전과 결합한 것을 의미한다. 문 구청장은 “국가적 차원의 노력과 함께 각 지방정부의 지역밀착형 환경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씨름의 희열=눈의 희열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

    씨름의 희열=눈의 희열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

    ‘씨름의 희열’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1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태백에서 금강까지 - 씨름의 희열’(이하 ‘씨름의 희열’) 9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3.2%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 회에 비해 약 1.2% 가량 오른 수치로, 자체 최고 시청률도 새롭게 갈아치웠다. ‘씨름의 희열’ 9회에서는 경량급 기술 씨름의 최강자를 가리는 ‘태극장사 씨름대회’ 3라운드 조별리그전 D조 마지막 경기와 4라운드 8강 진출자 결정전 첫 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특히 공개 녹화로 진행된 4라운드는 6000여명의 직관이벤트 신청자 중 당첨된 600명의 씨름팬들이 함께했다. 거제, 제주에 미국 뉴욕까지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몰려든 다양한 연령층의 팬들이 발산하는 열기로 본 경기 전부터 분위기가 후끈했고,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제1경기에 출전한 윤필재와 허선행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를 연출하며 관중은 물론, TV로 지켜보던 시청자들의 심장도 함께 뛰게 만들었다. 이날 최고의 1분은 윤필재와 허선행의 맞대결 세 번째 판에서 나왔다. 서로 한 판씩 나눠가지며 1:1로 맞선 두 선수는 파이널 라운드 진출을 위해 비디오판독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벌였고, 분당 최고 시청률은 이 장면에서 4.1%까지 치솟았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선수들의 짜릿한 명승부가 이어지며, 후반부로 갈수록 뜨거운 화제성을 보이고 있는 ‘씨름의 희열’의 매서운 뒷심에 귀추가 주목된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부산 첫 자가격리. 중국 창저우 다녀온 남성 유사 증세

    부산시는 중국 창저우를 다녀온 한 남성은 발열과 호흡기 증상을 보여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자가격리’ 조치했다고 31일 밝혔다.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에서 신종코로나 의심 증상으로 보건당국이 능동감시하는 사람은 모두 19명으로 전날 능동감시자 13명에 비해 6명 늘어났다. 능동감시에서 해제된 사람은 없고 6명이 능동감시 대상으로 추가됐다. 이 중 한 명은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자가격리 조치됐다. 해당 남성은 중국 창저우에 갔다가 지난 23일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신종코로나 의심증세가 나타나 29일 스스로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자가격리 대상이 되면 14일간 집 밖으로 외출하지 못하며 보건소 직원이 하루 2번 발열과 호흡기 증상 여부 등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한다. 이날까지 부산에서는 모두 17명이 1차 검사인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의 판 코로나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모두 격리 해제됐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중국 우한시를 방문했다가 이달 13일 이후 귀국해 전수조사하던 51명 중 5명은 능동감시 기간이 지나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남은 전수조사 대상 46명과 중국 우한을 다녀온 부산 거주 외국인 5명 등 51명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능동감시 하기로 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욕망·탐욕이라는 바이러스…우린 이미 지독히 감염됐다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욕망·탐욕이라는 바이러스…우린 이미 지독히 감염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발생지인 중국 우한은 이미 도시 시스템이 마비됐다.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 확진자가 나온다. 국내에서도 네 번째 확진자가 나오면서 정부는 대응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 조정했다. 홍콩의 한 매체는 4월 말이나 5월 초 바이러스가 대규모로 창궐해 수십만명이 감염될 수도 있다는 전염병 전문가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전 세계인의 공포심은 더 커진다. 199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조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는 도시 전체에 ‘실명’이 전염되며 벌어지는 인간성 몰락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린다.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다 실명한 남자, 그를 진찰하다 더불어 눈이 멀어 버린 안과 의사 등 실명은 빠르게 전염되고, 급기야 정부 당국은 과거 정신병원으로 쓰던 건물에 눈먼 사람들을 강제 수용한다. 수용소는 곧바로 아비규환이 된다. 모두가 눈이 멀었지만 그곳에서도 권력은 작동하고 한사코 나쁜 방향으로만 치닫는다. 처음에는 먹을 것을 독차지하더니 곧이어 폭력과 강간 등 수위가 높아진다. 도시 모든 사람이 실명했지만 오직 한 사람, 안과 의사의 부인만은 멀쩡했다. 남편이 첫 실명 환자를 진료하고 눈이 먼 뒤 여자는 수용소로 가야 하는 남편을 지키기 위해 눈이 먼 듯 사람들을 속였다. 여자는 그곳에서 인간의 온갖 추잡함을 목도하고, 아주 가끔 서로 돕고 지켜 주려 하는 온정적인 사람들에 안도한다. 급기야 수용소에 큰불이 나고, 여자는 온정적인 사람들과 함께 탈출을 감행한다. 그러나 도시는 지옥으로 변한 지 오래다. 매캐한 연기 속에서 각종 오물이 밟히고, 곳곳에 썩은 시체가 널브러져 있다. 굶주린 개들은 썩은 시체 사이를 오가며 배를 채운다. 눈이 먼 사람들은 볼 수 없는 그 참상을 오로지 여자만 본다. 온전히 자신만 의지하는 사람들을 차마 버릴 수 없어 그들을 인도해 탈출하지만 여자는 실명하지 못하는 자신을 저주하기에 이른다. 소설은 인간성을 상실한 비정한 현대인들의 모습, 아울러 제어할 수 없는 욕망에 빠진 인간의 적나라한 자화상을 여지없이 보여 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어쩌면 인간성을 상실한 인간의 탐욕이 만든 결과물일지 모른다. 중국인의 탐욕스러운 식욕 때문이라고만 욕할 수도 없다. 몸에 좋다면 무엇이든 잡아먹는 우리의 적나라한 모습 아니겠는가.
  • 신종코로나 6번 환자, 3번 환자와 식사하며 감염돼

    신종코로나 6번 환자, 3번 환자와 식사하며 감염돼

    질병관리본부는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추가 확진자 2명 중 여섯 번째 환자(56·남)는 세 번째 환자(54·남)와 22일 서울 강남에서 식사를 했다고 밝혔다. 2차 감염자는 22일 서울 강남구 소재 식당 한일관에서 세 번째 확진자와 식사를 한 일상 접촉자였다. 질병관리본부는 “해당 식당은 소독을 모두 마쳤다”며 “다른 환자들 동선은 추가 역학조사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여섯 번째 환자는 국내 첫 ‘2차 감염’ 사례로 이 환자는 이날 바이러스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고 서울대병원에 격리 조치됐다. 여섯 번째 환자는 역학조사에서 우한시를 포함한 중국 지역을 다녀오지 않았다. 대신 세 번째 환자(54·남)와 접촉해 ‘능동감시’ 대상에 올랐던 만큼, 식당에서 밥을 먹는 일상접촉을 통해 비말(침방울)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밀접접촉자까지 합치면 세 번째 환자와 접촉한 사람은 모두 95명이다. 세 번째 환자는 지난 20일 귀국 당시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아 게이트 검역대를 그대로 통과해 논란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는 당국이 검역을 강화하기 전으로, 발열이나 호흡기증상 등이 없어 감시 대상자에서 빠졌던 것이다. 이 환자는 증상이 발현된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의료기관인 ‘글로비 성형외과’와 역삼동 소재 ‘호텔뉴브’ 그리고 ‘GS 한강잠원 1호점’, 강남 일대 음식점인 ‘본죽’과 ‘한일관’ 등을 들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글로비 성형외과’는 지인 진료에 동행한 것으로 병원내 접촉자만 58명(밀접접촉 1명, 일상접촉 57명)에 이른다. 세 번째 환자는 25일부터 모친 자택에서 외출하지 않고 기침과 가래가 발생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에 신고했다. 이후 보건소 구급차를 통해 고양시 명지병원으로 이송, 격리돼 현재 치료 중이다. 한편 이 날 또 다른 추가 확진자인 다섯 번째 환자는 32세 한국인 남성으로 업무차 중국 우한시를 방문한 뒤 24일 귀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에 따르면 이 환자는 평소 천식으로 간헐적인 기침을 했고, 발열은 없어 ‘능동감시자’로 분류돼 당국의 관리를 받아왔다. 이후 바이러스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고 현재 서울의료원에 격리조치된 상태다. 현재 즉각대응팀이 출동해 이들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당국은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추가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집계된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240명이다. 이 중 199명이 음성 판정을 받고 격리에서 해제 됐다. 나머지 41명는 검사를 진행 중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늘어난 살집만큼 기뻐” 맛있는 녀석들, 5주년 비결은

    “늘어난 살집만큼 기뻐” 맛있는 녀석들, 5주년 비결은

    ‘맛있는 녀석들’ 4인방 일명 ‘뚱4’가 5주년 소감을 전했다.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5주년 기자간담회에는 ‘뚱4’ 유민상, 김준현, 김민경, 문세윤이 참석했다. 이날 유민상은 “5주년이다. 앞으로 우리 프로그램이 더 길게 오래 가길 바라고 있다. 그렇게 믿고 있다. 중간 정도 지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준현은 “5년이라는 시간 동안 프로그램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데 정말 감사드린다”면서 “매주 목요일에 녹화하는데 전날부터 설렌다. 아침부터 콧노래가 나올 정도다. 정말 음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5년이라는 시간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김민경은 “너무 뜻깊다. 끝이 아니니 더욱 발전하는 모습, 다시금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문세윤은 “작게 시작했는데 늘어나는 살집처럼 프로그램도 커져 기쁘다”고 너스레를 떨며 “우린 다 코미디언 아닌가. 코미디언 넷이 먹방을 하기 때문에 코미디 요소가 있어서 사랑받지 않았나 싶다. 그런 특집들이 나올 수 있게 멤버들끼리 회의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유민상 김준현 문세윤은 가족 같은 사람들”이라는 김민경은 “유민상은 약간 제일 큰 아빠 같은 느낌이다. 고민 있거나 하면 항상 들어준다. 준현 선배는 오빠 같은 느낌이다. 내 길을 만들어주는 느낌이다. 문세윤씨는 남편 같은 느낌이다. 뭔가 항상 버팀목이 돼주고 챙겨주는 느낌이 있다. 굉장히 가족들을 사랑한다”고 애정을 보였다. 김준현은 “맛집은 계속 생겨나더라. 우리는 계속 찾아갈 거다. 또 먹었던 음식이라고 해도 다른 느낌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맛있는 녀석들’은 2015년 1월 30일 두 편의 파일럿으로 시작했다. 두 달 후인 3월 13일 코미디 TV에서 첫 정규 편성됐다. 먹방과 쿡방의 홍수 속 독보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2018 케이블 방송 대상’ 예능 부문 대상 수상은 물론 ‘2019년 2월 한국인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선정, ‘2019 한국 음식 관광홍보대사’ 위촉, 국내 예능 단독 프로그램으로는 처음으로 넷플릭스에 진출하며 ‘맛있는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매주 금요일 오후 8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 시대 문학이 필요한 이유 알아서 기지 않는 장르니까”

    “이 시대 문학이 필요한 이유 알아서 기지 않는 장르니까”

    양경언(35). 2011년 ‘현대문학’에 평론을 발표하며 비평활동을 시작한 이래 이 젊은 평론가의 이름은 문학이 목소리를 내는 곳이면 어김없이 있었다. 2014년 9월 20일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광화문광장에서 시작된 ‘304낭독회’에도, 2016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공론화 된 ‘문단 내 성폭력’ 운동 때에도 예외없이 등장했다. 그가 첫 평론집 ‘안녕을 묻는 방식’(창비)을 냈다. 2010년대 초반 대학가를 중심으로 퍼져 나갔던 ‘안녕 대자보’ 현상과 젊은 시인들의 시에서 드러나는 특징을 연결해서 살핀 자신의 평론 ‘작은 것들의 정치성’에서 가져온 표현이다. 삶에서든 문학에서든 안부를 묻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평론가를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 까페창비에서 만났다. ●“비평이야말로 기억 투쟁의 장” ‘안녕을 묻는 방식’은 2010년대의 한국 시를 필두로 이 시기 사회를 뒤흔든 여러 사건들 속에서 문학의 역할을 되짚는 책이다. 그는 2010년대를 일컬어 “2009년 용산 참사, 이명박 정권 초기 등을 거치며 시의 미학에 대한 고려가 정치성 역시 끌어올릴 수 있는지를 고민하던 시기였다”고 말했다. 2000년대 중반의 ‘미래파 논쟁’이 전에 없던 화법과 형식에 대한 고민이었다면, 이러한 고민들의 현실 속 역할을 숙고하던 시절이라는 거다. ‘안녕 대자보’가 기존 정치의 바깥에서 정치의 범위를 확장하듯, 이 시기의 시도 ‘누군가를 대리하려는 욕망 없이 ‘너’를 요청하는 발화를 이어간다는 것’, ‘고독과 다정함이 혼종적으로 묻어나는 희한한 분위기’(21쪽, ‘작은 것들의 정치성’)를 자아낸다는 것이 양 평론가의 분석이다. 2010년대는 세월호, 촛불 혁명, 문단 내 성폭력, 페미니즘 등의 이슈를 거치며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질문받던 시대다. 바로 그 지점에서 비평이 중요하다고 양 평론가는 말한다. 비평이야말로 기억 투쟁의 장이기 때문이다. ●문학으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참사 앞에서 문학은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무기력하다고 의미화할 것이냐, 말의 무력과 언어의 한계를 절감하고 그 한계를 통해서 어떤 식으로 역할을 할지 분투하는 과정으로 의미화할 것이냐는 다른 입장이에요.” 그래서 그는 작가와 시민들이 한 달에 한 번씩 세월호 희생자를 추념하는 한 줄 문장을 읽는 ‘304낭독회’의 일꾼으로 활동하고, ‘문단 내 성폭력’ 운동 때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이것이 그가 말하는 ‘알아서 기지 않는 문학’이기 때문이다. “문학 작품을 읽었을 때 새삼 그냥 지나쳤던 것도 고양되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돼요. 지난해 독자들의 관심을 받았던 황정은·박상영·장류진 작가의 소설이 그런 것처럼 모르고 있던 걸 가르쳐준다기보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걸 다시 일깨우는 것이 요즘의 문학이고요. 그렇게 작품을 읽고 고양된 순간을 그냥 넘기는 게 아니라 의견을 표출하고 힘을 실으면서 세상에 영향을 끼치는 게 2010년대의 모습이에요.” 일상의 언어를 쓰지만 행간은 더욱 깊어진 요즘의 시. 마지막으로 아직도 ‘시가 어렵다’는 사람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했더니 “지금 시대가 요청하는 확실하게 정리되는 것, 단정적으로 해석하는 것과 비켜가는 자리에 시가 있다”는 말을 꺼냈다. “시를 읽는 건 사회에서 사람들이 관성화된 움직임으로는 감각할 수 없는 부분들을 느끼는 과정이거든요. 대놓고 사람들이 난감하기를 바라는 것이고요. ‘시가 어렵다’고 얘기하는 건 시를 잘 겪고 있는 것이지 않을까요.”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여자축구, 유럽파 총출동… 사상 첫 올림픽 ‘새 역사’ 쓴다

    여자축구, 유럽파 총출동… 사상 첫 올림픽 ‘새 역사’ 쓴다

    한 수 아래인 미얀마·베트남과 격돌 이기면 호주·中과 도쿄행 티켓 다퉈 유럽파 지소연·조소현·이금민 합류 강호 일본과 북한 빠져 가능성 높아한국 여자축구가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본선에 진출할 수 있을까.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지역 본선 진출팀 확정 경기들이 다음달로 임박한 가운데 한국 여자축구의 이번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 가능성이 역대 어느 때보다 높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잉글랜드 출신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다음달 초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도쿄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경기를 치른다. 3일 미얀마, 9일 베트남과 격돌한다. A조 1위는 B조 2위와, A조 2위는 B조 1위와 3월 6일과 11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플레이오프를 벌여 도쿄행 티켓 2장의 주인을 가린다. 한국은 최근 2개 대회 연속 포함, 모두 세 차례 여자월드컵 본선에 나섰지만 올림픽 본선은 한 번도 밟아보지 못했다. 한국은 대륙별 지역 예선이 도입된 2004년 아테네 대회부터 본선 진출을 노크하고 있지만 번번이 쓴잔을 들이켰다. 한 수 위로 평가되는 호주(국제축구연맹 랭킹 7위), 일본(10위), 북한(11위), 중국(15위)이 티켓 2장(월드컵은 5장)을 놓고 각축을 벌이는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다섯 번째 도전에서는 가능성이 다소 높아졌다. 우선 개최국 일본이 티켓 경쟁에서 빠졌다. 여자축구 강호인 북한이 최종 예선 A조 경기에 불참하는 돌발 변수도 곁들여졌다. 이에 따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위 한국이 베트남(32위), 미얀마(44위)를 제치고 무난히 조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B조 경기에서는 호주와 중국이 태국(38위)과 대만(40위)을 제치고 1, 2위를 나눠 가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남자축구와 달리 여자축구 올림픽 최종예선과 본선은 FIFA가 의무 차출 대회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지소연(첼시), 조소현(웨스트햄), 이금민(맨체스터 시티), 장슬기(마드리드 CFF) 등 유럽파가 총출동해 전력을 업그레이드했다. 지난 9일 국내파 위주로 26명이 소집돼 제주에서 담금질을 해 왔으며, 20일 유럽파 4명을 포함한 최종 엔트리 20명이 확정됐다. 2008년 베이징 대회 때부터 예선에 계속 나서고 있는 지소연은 최근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남자 대표팀은 늘 올림픽에 진출하지만 여자는 그러지 못해 마음이 좀 그랬다. 이번만큼 좋은 기회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꼭 본선에 가고 싶다”고 했다. 홍지민 기자 icaus@seoul.co.kr
  • 바늘 구멍 넓어진 올림픽 본선…한국 여자축구도 도쿄 가즈아

    바늘 구멍 넓어진 올림픽 본선…한국 여자축구도 도쿄 가즈아

    새달 초 제주서 최종예선 A조 경기+3월 플레이오프지소연 등 유럽파 총출동···사상 첫 올림픽 본선 노려일본 개최국, 북한 불참으로 이전보다 가능성 높아져 한국 남자축구의 올림픽 본선 9회 연속 진출의 여세를 몰아 한국 여자축구가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린다. 올림픽 여자축구는 남자축구와 달리 나이 제한이 없다. 제2의 여자월드컵과 마찬가지다. 한국 여자축구의 본선 진출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무르익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잉글랜드 출신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새달 초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도쿄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경기를 치른다. 3일 미얀마와, 9일 베트남과 격돌한다. A조 1, 2위는 B조 1, 2위와 3월 6일과 11일 ‘크로스 토너먼트+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플레이오프를 벌여 도쿄행 티켓 2장의 주인을 가린다.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본선에는 모두 12개 팀이 나가는데 유럽 3장, 북중미 2장, 아프리카와 남미가 각각 1.5장, 오세아니아 1장의 티켓이 배분됐다. 개최국 일본은 자동 출전이다. 한국은 최근 2개 대회 연속 포함 모두 세 차례 여자 월드컵 본선에 나선 바 있지만 올림픽 본선 무대는 한 번도 밟아보지 못했다. 여자축구는 1996년 애틀랜타 대회부터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시드니까지 첫 두 대회는 전년도 여자월드컵 상위권 팀과 개최국이 경쟁을 펼쳤다. 한국은 대륙별 지역 예선이 도입된 2004년 아테네 대회부터 본선 진출을 노크하고 있지만 번번이 쓴잔을 들이켰다. 한 수 위로 평가되는 호주(FIFA 랭킹 7위), 일본(10위), 북한(11위), 중국(15위)이 티켓 2장(월드컵은 5장)을 놓고 각축을 벌이는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다섯 번째 도전에서는 가능성이 다소 높아졌다. 개최국 일본이 티켓 경쟁에서 빠졌다. 또 북한이 최종 예선 A조 경기에 불참하는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FIFA랭킹 20위 한국이 베트남(32위), 미얀마(44위)를 제치고 무난히 조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전적에서도 각각 10전 전승, 5전 전승으로 앞서 있다.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B조 경기에서는 호주와 중국이 태국(38위)과 대만(40위)을 제치고 1, 2위를 나눠가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한국으로서는 플레이오프에서 호주보다는 중국과 만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중국의 경우 역대 전적에서 4승 6무 27패로 절대적으로 열세이지만 지난달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에서 순수 국내파 멤버로 무승부를 거두며 4연패 사슬을 끊고 자신감을 찾은 바 있다. 호주와의 역대 전적은 2승 2무 13패다. 남자축구와 달리 여자축구 올림픽 최종예선과 본선은 FIFA가 의무 차출 대회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지소연(첼시), 조소현(웨스트햄), 이금민(맨체스터 시티), 장슬기(마드리드 CFF) 등 유럽파가 총출동해 전력을 업그레이드 했다. 지난해 아시아 19세 이하 여자 챔피언십에서 맹활약했던 강지우(고려대)와 추효주(울산과학대)도 발탁되는 등 신구 조화도 꾀했다. 대표팀은 지난 9일 소집돼 제주에서 담금질을 하고 있다. WK리그와 일본리그에서 뛰는 26명으로 출발해 20일 유럽파 4명을 포함한 최종 20명 명단을 확정하고 조직력을 가다듬고 있다. 2008년 베이징 대회 때부터 예선에 계속 나서고 있는 지소연은 대표팀 합류 뒤 “남자 대표팀은 늘 올림픽에 진출하지만 여자는 그러지 못해 마음이 좀 그랬다”면서 “이번만큼 좋은 기회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꼭 살려 본선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us@seoul.co.kr
  • ‘신종코로나’ 4번 환자 172명 접촉…버스이용·병원방문

    ‘신종코로나’ 4번 환자 172명 접촉…버스이용·병원방문

    의료기관 첫 방문 때 관리대상서 빠져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국내 4번째 환자는 귀국 후 공항버스와 택시를 이용해 경기도 평택으로 이동하고 평택의 병원을 방문해 항공기 탑승자 등 172명과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전날 발생한 4번째 확진환자(55·한국인)의 접촉자와 이동 경로를 파악해 공개했다. 이 환자의 접촉자는 172명이며 밀접접촉자는 95명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 환자는 20일 우한발 직항편(KE882)을 이용해 오후 4시 25분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오후 5시 30분쯤 공항버스(8834번)로 평택 송탄터미널로 이동했고, 이후에는 택시로 자택에 갔다. 21일에는 평택 소재 의료기관(365 연합의원)에 방문한 뒤 자동차를 이용해 귀가했다. 의료기관은 당시 전산시스템(DUR)을 통해 우한 방문력을 확인했다. 하지만 환자에게 우한 방문 여부를 물은 뒤 정확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보건당국에 진술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의료기관에서는 ‘우한 방문을 했느냐’고 물었고, 환자가 ‘중국을 다녀왔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의료기관에서) 적극적으로 물어보고 의미를 파악해야 했는데 당시 환자가 기침 없이 콧물이나 몸살 기운이라고 해서 그렇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무기록을 확인한 결과 당시 환자는 발열은 없었고 콧물과 몸살 기운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환자는 22~24일에는 평택 자택에만 머물렀다. 다음날인 25일에는 발열과 근육통으로 앞서 방문한 의료기관을 다시 방문했으며 우한 방문력을 밝히고 진료를 받았다. 이날부터는 보건소에 신고돼 능동감시(환자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는 상태) 대상이 됐다. 26일에는 근육통이 악화해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폐렴을 진단받았고, 보건소 구급차를 이용해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뒤 다음날인 2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현재까지 파악된 4번째 환자 접촉자는 총 172명이고, 밀접접촉자는 95명이다. 밀접접촉자는 대부분 항공기 탑승자, 공항버스 탑승객, 의료기관에서 함께 진료받은 사람 등이다. 접촉자 가운데 가족 1명이 유증상자로 분류됐지만 검사결과 음성으로 확인됐다. 환자는 입국 당시 증상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지만, 항공기 노출도 접촉 범위에 포함됐다. 환자는 입국할 때 열이 없었고, 보건당국에 제출하는 건강상태질문서에도 증상이 없다고 체크했다. 정 본부장은 “환자는 입국 다음 날부터 증상이 있다고 했지만, 역학조사관이 조사를 해보니 발병 시기를 특정하기 어려워 항공기에서 노출이 있을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며 “항공기 탑승자 34명, 공항버스 탑승객 34명이 접촉자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국내 확진환자는 4명이다. 확진환자를 제외한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112명으로 이 가운데 15명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나머지 97명은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확인돼 격리에서 해제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우린 집을 짓지만 그는 빚었다

    우린 집을 짓지만 그는 빚었다

    김중업과 필자는 스승과 제자 사이이다. 그러므로 나의 시각이 개인적 견해일 수 있다는 점을 양해해 주기 바라며 직간접으로 경험한 건축에 관한 기억들을 불러와 소개하고자 한다.1980년대 초반 서울 우이동 평범한 흰색 타일건물 3층 조그만 설계사무실로 첫 출근하던 기억이 새롭다. 나의 건축 인생이 시작된 곳이다.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의 제자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공부했고 그때의 경험이 건축 인생에 큰 밑바탕이 됐다. 근무할 당시 한남동 이강홍 주택과 육군박물관 설계가 완료돼 공사감리가 진행 중이었고, 을지로2가 재개발 공모전을 진행했다. 철야 근무 등 요즈음 젊은 건축가들은 상상할 수 없는 강도 높은 훈련이었지만 첫 사무실, 어떤 선생님을 만나는가가 건축가 인생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됐다.●민족문화의 자존심을 표출하다 한국현대건축에서 건축가 김중업(1922~1988)에 대한 평가와 위상은 확고하다. 우리가 시대정신을 말한다면 김중업을 빼놓을 수 없다. 시대정신이 일상적 사고와 통념화된 감각에 저항적 감성을 불러들여 그 시대의 낯섦을 만드는 것이라면 그는 정점에 있었다. 대표작 프랑스 대사관과 제주대학 본관은 시대 상황에서 보면 문화 충격을 준 하나의 사건이었다. 특히 프랑스 대사관(1961)에서 외국공관으로서 그 나라 정서보다 이 땅의 장소성과 건축문화의 정체성을 표현했다. 프랑스 정부는 자국 건축문화 코드를 기대했을 수 있지만 김중업은 지극히 한국적 정서와 형태, 공간을 표현했다. 이는 민족 자긍심의 발로이고 한국건축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표출한 것이다. 비록 6·25 전쟁의 상흔이 치유되지 않았고, 물질적으로 빈곤하지만 한국건축의 정신이 살아 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당시 건축의 문화적 인식이 부족함에도 건축은 예술이고 중요한 문화예술 행위임을 실천했다. 그는 길 없는 길을 가는 고독한 구도자였고, 그의 건축들은 시대와 맞서 이루어 놓은 위대한 금자탑이었다. 그는 시대의 큰 건축가였다. 외부 조건에 굴하지 않고 민족문화 자존심을 표출한 자, 그들을 나는 건축가라 부른다. 현재는 불행하게도 그 흔적들이 거의 사라지고 없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2017년 철거 위기의 프랑스 대사관을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건축가협회, 언론이 함께 지켜낸 것이 뿌듯하다. ●선의 중첩, 스케치가 건네는 말 스케치란 의미 있는 선을 찾아가는 작업 과정으로 부정, 수정, 보완, 중첩의 과정을 거쳐 최종 의미 있는 선을 찾는 여정이다. 김중업 스케치는 특히 그러하다. 젊은 시절에는 비교적 단순한 선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연륜이 쌓이면서 많은 선들의 중첩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볼 수 있다. 마음의 선이고, 욕망의 선이며, 때로는 고통의 선이었을 스케치는 작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그는 건축을 짓는다고 하지 않고 ‘빚는다’, ‘다듬는다’는 표현을 즐겨 사용했다. 프랑스 대사관 지붕의 형태, 제주대학 본관 램프 형태들이 그렇다. 그것은 빚지 않으면 만들어지지 않는 형태이다. 그의 스케치 선들이 그러하다. 조소성이 강한 것은 스승인 르코르뷔지에의 영향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다시 스승의 중요성을 느낀다. 나는 개인적으로 잔레의 영향이 느껴지는 김중업 건축이 훨씬 좋고 감동적이다. 언어는 그 사람의 사고를 드러내는 중요한 수단이며, 표현 도구이다. 김중업 건축언어는 건축가와 건축의 본질에 관한 독백과 같다. “건축이란 그리 흔한 존재가 아닙니다. 헤아릴 수 없이 구축한 무질서 속에서도 고고히 자신을 지키고 있는 귀한 존재만을 건축이라고 부릅니다. 그러기에 건축이란 만의 하나 정도의 확률밖엔 없고 이를 갈아 맞추는 건축가란 시간과 공간 속에서 자신을 송두리째 불사르는 이들입니다.” 내가 근무할 당시 발간한 건축 작품집 ‘김중업, 건축가의 빛과 그림자’(1984)에서 그가 한 말이다. 그의 시적 건축언어 중 “건축에서 어두멘가 울고 싶은 구석이 있어야 하잖는가?”를 보면 지금도 가슴이 저며 온다. 그의 건축은 말이 필요 없다. 왜냐하면 그의 건축 진실은 언어 너머에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는 가끔 말했다. “건축가는 시대의 나침반이고 지진계여야 한다”고. 획일적 사고를 강요받던 경직된 사회에서 그의 영혼이 겉도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작업을 위해 시대의 시녀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고독한 외톨이로 겉돌았던 모습이 오히려 건축가 김중업답다. 그리 길지 않은 건축적 경험을 뒤로하고 길을 나설 즈음 김중업은 나를 격려해 주었다. 시작부터 일어난 의문은 ‘인간은 왜 사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와 같은 건축의 존재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었다. 그 의문들은 자연, 인간, 건축의 관계성에 관한 것으로 이어졌다. 그 의문에 일부 힌트를 준 사람은 하이데거다. 하이데거는 “인간은 거주함으로써 존재한다”며 인간 실존의 조건으로 거주함(dwelling)을 언급했다. 덧붙여 “인간은 단순히 거주함으로써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게 환경을 경험할 때 거주하게 된다”고 했다.●해체주의서 찾은 건축의 철학적 질문 건축가는 거주를 위한 단순한 환경을 만드는 자가 아니라 인간의 실존을 위한 의미 있는 환경(공간)을 만드는 자라는 것이다. 그러면 의미 있는 환경, 공간은 어떻게 만들 것인가? 그 해답을 얻는 과정에서 나의 건축적 사유는 세 차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해체주의 건축과 은둔의 미학’, ‘존재에서 관계로’, 관계를 넘어 윤리의 건축을 표방하는 ‘염치의 미학’이다. 20대 후반은 내게 기존 건축 방식에 대한 의문과 함께 새로운 건축 방법론에 목말라하던 시기였다. 그 시점에 후기모더니즘 철학이론으로 해체주의는 건축 영역에서 기존의 질서와 역사, 방식을 부정하고 다양성, 다면성, 다원성, 다층성, 다각성 등 사물을 이루는 인식의 도구를 총동원하는 키워드였다. 핵심은 기존 건축 접근 방식의 거부였고 부정이었다. 얼마나 매력적인 건축 방법론인가. 해체주의의 첫 시도는 국제건축공모전 참가였다. 요코하마 복합빌딩(1989)은 그때 참가작이었다. 많은 교수들의 지지로 작업을 했으며 추후 완성돼 졸업논문작품이 됐다. 주요 관점은 요코하마시 중심 전통상가인 바샤미치의 건축을 통해 도시 문제와 도심 공동화 문제의 해법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1991년 한국 최초 해체주의 건축으로 기록되는 국제 갤러리를 소격동에 완성했다.●은둔의 미학으로 완성한 염치의 건축 건축가는 자신의 건축적 이념과 현실 충돌에서 새로운 길을 선택하는 상황을 맞기도 한다. 현대인의 삶이란 긴장의 연속으로 피로감이 깊다. 그렇다고 나몰라라 하고 혼자서 훌쩍 떠나버릴 수도 없다. 살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안 살 수도 없다. 이런 물음에 답하려 노력한 건축이 ‘은둔의 집’이다. 이 시대 도시에서 호젓한 삶을 실현해 정신적으로 은거를 실현하는 꿈을 꿀 수는 없는가? 은둔이란 외연의 확장만이 진리가 돼 가는 세상에서 조용히 내면의 소리에 침잠하고자 하는 성찰의 삶을 권유하는 건축적 제안이다. 은둔에는 자연 속에 파묻혀 외부와 단절하는 방법과 도시에 머물면서 은둔하는 시은(市隱)도 있다. 건축에서 은둔은 자신에게 묻고 답하는 되물음과 같은 것이다. 수도원 ‘묵당’은 그러한 장소가 되기를 바라는 집이다. 존재의 의미를 자연과의 관계성에서 찾으려 “침묵하라. 침묵하는 자만이 말의 뿌리를 건드린다”는 릴케의 말에서 영감을 받아 ‘침묵의 집’을 태기산 중턱에 계획했다. 원심력의 삶보다는 구심력을 갖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삶을 지향하라는 권유이다. “욕망의 사다리를 내려와 침잠하라. 그리고, 침묵하라.” 시인 보들레르와 릴케를 좋아하는 스승 김중업의 영향이 없었다고 할 수 없다.건축의 출발은 인간과 자연의 올바른 이해이고, 목적은 인간의 삶을 더욱 의미 있게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건축은 존재 주체인 인간과 배경인 자연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상호관계성과 상호작용성에 관한 올바른 인식이 출발점이어야 한다. 또한 상생을 위한 상호존중과 상호보완의 관계를 인식해 공존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염치의 건축미학은 인간, 자연, 건축의 상호관계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토대로 하는 건축가의 윤리적 자세이며 건축 행위에 있어 스스로 일깨우고자 하는 성찰적 자세이다. 또한 실천적 미학이다. 실제 건축에서는 내부와 외부, 있음과 없음, 채움과 비움, 보는 것과 보이는 것,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 만질 수 있는 것과 만질 수 없는 것이 교차한다. ‘학의재’에서는 원래의 자연 모습이 건축의 일부분이 되도록 하면서 자연, 인간, 건축이 가시적·비가시적인 형태로 상호 순환하는 개념을 표현했다. 김천역사문화박물관에서는 황악산 아래 천년 고찰 직지사와 인접한 부지의 지형과 지세의 흐름을 존중하고 순환성을 강조했다. 또 다른 사유를 향해 갈 시점이 머지않았음을 느낀다. 건축가 배병길
  • ‘정태욱 결승골’ 한국, AFC U-23 챔피언십 첫 우승

    ‘정태욱 결승골’ 한국, AFC U-23 챔피언십 첫 우승

    한국 축구가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첫 우승을 달성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축구 대표팀은 26일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회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8분 터진 정태욱(대구)의 헤딩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결승 진출로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본선 진출권을 확보해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한 김학범호는 2014년 1월 시작해 4회째를 맞는 이 대회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는 겹경사를 맞았다. 특히 김학범호는 AFC U-23 챔피언십 역대 대회 처음으로 전승(6승) 우승의 쾌거까지 일궈냈다. 김학범호는 조별리그 3경기(중국 1-0승·이란 2-1승·우즈베키스탄 2-1승)를 시작으로 요르단과 8강전(2-1승), 호주와 4강전(2-0승)에 이어 사우디와 결승전(1-0승)까지 내리 6연승의 ‘퍼펙트 우승’을 기록했다. 한국은 1회 대회 4위, 2회 대회 준우승, 3회 대회 4위에 그치다가 4회 대회를 맞아 우승하며 ‘3전 4기’에 성공했다. ‘도쿄행 티켓’과 ‘우승 트로피’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김학범호는 28일 새벽 방콕을 떠나 귀국길에 오른다. 결승전을 앞두고 “끝까지 두드리면 열릴 것”이라던 김학범 감독의 말이 현실이 됐다. 김 감독은 사우디와 결승전에선 4강전과 비교해 3명만 바꿨지만 왼쪽 풀백 자원인 김진야(서울)를 오른쪽 날개 공격수로 가동하는 ‘변칙 작전’을 내세웠다. 오세훈(상주)을 원톱으로 좌우 날개에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김진야를 배치하는 4-2-3-1 전술을 가동한 한국은 공격형 미드필더에 김진규(부산), 수비형 미드필더에 김동현(성남)-원두재(울산)를 투입했다. 좌우 풀백은 강윤성(제주)과 이유현(전남)이, 중앙 수비는 정태욱과 이상민(울산)이 나섰다. 골키퍼는 송범근(전북)이 6경기 연속 출전했다.사우디아라비아의 예상을 깨고 변칙 작전에 나섰지만 김학범호는 전반에 상대의 조직적인 패스와 강한 전방 압박에 막혀 이렇다 할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한국은 전반에 결정적인 골 기회를 날린 정우영 대신 이동준(부산)을 투입했고, 후반 8분에는 김진규 대신 이동경(울산)을 내보내 전술의 변화를 줬다. 발이 빠른 이동준이 공격의 활기를 불어 넣은 한국은 후반 12분 이동경의 침투패스를 받은 이동준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슛을 때린 게 골키퍼 선방에 막혀 골 기회를 놓쳤다. 좀처럼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한국은 후반 26분 이유현을 빼고 김대원(대구)을 왼쪽 날개로 투입하면서 김진야를 오른쪽 풀백으로 내려 공격진을 강화했지만 여전히 득점에 다가서지 못했다. 한국은 오히려 후반 42분 사우디의 압둘라흐만 가립의 기습적인 중거리포에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전후반 90분 동안 득점 없이 끝난 경기는 결국 연장 승부로 들어갔다. 연장 전반도 성과 없이 흘려보낸 한국과 사우디는 연장 후반 시작과 함께 김대원이 반칙을 얻어내는 과정에서 감정이 충돌하면서 잠시 험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한국은 연장 후반 5분 프리킥 상황에서 김대원이 내준 패스를 이동경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왼발 슛을 한 게 골키퍼 손끝에 걸렸다. 열리지 않을 것 같았던 사우디의 골문은 마침내 연장 후반 8분 활짝 개방됐다. 기분 좋은 결승골의 주인공은 수비수 정태욱이었다. 한국은 연장 후반 8분 페널티지역 왼쪽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을 이동경이 골대 쪽으로 투입했고, 정태욱이 골지역 정면에서 번쩍 솟아올라 헤딩으로 사우디의 골그물을 흔들었다. 사우디의 철벽 수비를 허무는 한방이었다. 마침내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태극전사들은 모두 그라운드에서 서로를 껴안으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고, 꿈에 그리던 우승 트로피를 방콕의 하늘 높이 들어올렸다. 김학범호의 중원을 든든히 지킨 원두재가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원두재는 중국과 조별리그 1차전 결장 이후 나머지 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또 골키퍼 송범근은 6경기에 모두 풀타임 출전하며 3실점으로 막는 철벽 방어로 김학범호의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그리스 첫 여성대통령 나왔다… 60대 고위 법관 출신

    그리스 첫 여성대통령 나왔다… 60대 고위 법관 출신

    인권·환경법 전문… 국민 신망 두터워 ‘내각 유리천장’ 타파… 55% “긍정적” “경제 위기·기후 변화·이민 역점” 포부여성 정치인이 드문 그리스에서 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CNN 등은 그리스 의회가 22일(현지시간) 재적 의원 294명 가운데 찬성 261표·반대 33표로 에카테리니 사켈라로풀루(63) 최고행정법원장 겸 국가협의회 의장을 차기 대통령으로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선출에 따라 사켈라로풀루 의장은 오는 3월 13일부터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임기는 5년이며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정통 법관 출신인 사켈라로풀루 의장은 인권과 환경법 등의 전문가로 국민적인 존경을 받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내각 자문기구인 국가협의회 첫 여성 의장이기도 하다. 그는 의회 승인 투표 직후 취재진에 경제위기와 기후변화, 이민 문제 등을 3대 정책과제로 꼽고, 국제적 협력을 위해 일하겠다고 밝혔다. 그리스 정치권은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나온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같은 날 여론조사에서 이번 선출에 긍정적이라는 답변이 55%를 넘는 등 국민여론도 호의적이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오늘은 그리스 공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날”이라며 “미래를 위한 새로운 창이 열렸다. 그리스는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는 새로운 10년으로 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트위터에 “그리스가 새로운 평등의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역시 EU 최초의 여성 집행위원장이기도 하다. 신임 여성 대통령 선출에 대해 이 같은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그리스가 유럽에서도 양성평등 기반이 성숙하지 않은 나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유럽양성평등연구소가 2017년 발표한 성평등지수에서 그리스는 유럽 평균보다도 낮았고, 같은 해 EU 공식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그리스의 남녀 임금 격차는 12%가 넘기도 했다. 현 내각 18개 장관 가운데 여성은 1명에 불과할 정도로 여성이 고위직에 진출하는 경우도 드물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총독인가 동반자인가’… 주한 미국대사 70년사

    ‘총독인가 동반자인가’… 주한 미국대사 70년사

    해리스 대사, 호르무즈파병 압박 등으로 ‘총독’ 비난받아역대 23명 대사 중 유일 직업군인 출신, 국민에게 낯설어결례 논란 전임 대사도 자유롭지 않아…현대사에 영향력미국대사 과거 막후 외교관이었지만 지금은 공공 외교관변화된 역할 조정 과정서 시행착오 겪으며 논란 불거져 ●한국민에게 낯선 미국대사, 해리스 “해리스 대사는 한국 총독처럼 행세하지 않느냐. 자기가 무슨 총독인 줄 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7일 공개된 재단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해리스 대사가 지난 7일 KBS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그곳에(호르무즈해협)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며 정부에 파병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총독 행세’라고 비판한 것이다.해리스 대사가 16일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같은 날 신년기자회견에서 남북 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하면서 당정청은 일제히 반발했다. 다음 날 “의견 표명은 좋지만 우리가 대사가 한 말대로 따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내정간섭 같은 발언은 동맹 관계에도 도움이 안 된다”(민주당 설훈 최고위원),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통일부 이상민 대변인),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부분은 대단히 부적절하다”(청와대 관계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호르무즈해협 파병과 남북 협력 사업뿐만 아니라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과 관련 미국 정부의 입장을 직설적으로 표명하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해 11월 당시 국회 정보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을 관저로 불러 방위비분담금을 50억 달러 내라는 요구만 20번 정도 반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교적 결례라는 비난을 받았다. 해리스 대사는 같은 달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데 대해 “한국이 한일 과거사 문제를 안보 영역으로 확대한 데 대해 실망했다”며 종료 결정을 번복할 것을 압박했다.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우선 대사의 개인적 성향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해리스 대사는 첫 직업군인 출신 주한 미국대사다. 1949년 부임한 1대 존 무초 대사부터 해리스 대사까지 23명 대사 중 6명을 제외하면 모두 직업 외교관 출신이다. 비외교관 출신 6명 중 해리스 대사를 제외하고는 외교를 전공한 교수이거나 한국과 인연이 깊은 목사, 외교에 익숙한 중앙정보부(CIA) 출신 요원, 국회와 국방부에서 외교를 담당한 정치인이었다. 군인 출신으로 외교적 수사보다 직설 화법에 익숙한 해리스 대사가 한국민에겐 ‘낯선 대사’라는 것이다.외교 소식통은 “한국어에 능숙한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와 한국민과 스킨십을 즐겼던 마크 리퍼트 대사에 익숙했던 한국민에게 4성 장군으로 태평양사령관을 역임한 해리스 대사의 야전군 사령관 스타일이 낯설어 보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주한 미국대사의 행보와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승만 정권 당시 윌리엄 레이시 대사는 한미 관계 현안에 대해 이승만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불만을 표출하는 등 거만한 태도를 보여 이 대통령의 반감을 샀다. 박정희 정권에 베트남 파병을 압박했던 윈스럽 브라운 대사는 카운터파트인 이동원 외무부 장관을 ‘패싱’하고 정일권 국무총리, 박정희 대통령과 직접 담판을 짓는 오만함을 보이기도 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는 진보적인 노무현 정부와 보수적인 조지 W 부시 정부가 마찰을 빚던 당시 노무현 정부의 남북 화해협력 정책과 어긋나는 발언을 해 정부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의 총독’이라는 논란은 한국 현대사에서 미국 정부와 그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한 미국대사가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불거졌다는 해석이다. 미국대사는 한국 현대사의 분기점마다 주·조연으로 등장하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데 영향을 미쳤다. 미국대사는 한국 현대사와 한국 정치에서 한복판에 서 있을 수밖에 없는 존재다. ●국가원수급 대우 받은 초대 미국대사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첫 주한 미국대사는 존 무초 대사다. 무초 대사는 1948년 8월 13일 주한 최고대표로 임명돼 사흘 후 부임했다. 미국은 이듬해 1월 1일 한국을 정부로 승인하고 4월 7일 무초 최고대표를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했다.1년 전 남북에 각각 단독정부가 수립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지원이 절실했던 이승만 대통령은 무초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을 ‘장엄하게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1949년 4월 20일 무초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에는 이 대통령과 이시영 부통령, 이범석 국무총리, 신익희 국회의장, 김병로 대법원장 등 삼부 요인이 모두 참석했고, 무초 대사는 중앙청에 육해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며 입장했다. 국가원수급 대우를 받은 무초 대사는 1950년 이 대통령과 6·25 전쟁 첫 2년을 함께 겪었다. 무초 대사는 전쟁 발발 직전인 6월 초 미국 의회에 북한의 침공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전쟁 당일인 25일 워싱턴 국무부에 “북한군의 전면 공격이 시작됐다”고 보고했고 이 대통령의 관저인 경무대로 들어갔다. 무초 대사는 피난가겠다는 이 대통령을 말렸지만, 이 대통령은 무초 대사에게 알리지 않고 27일 서울을 떠나 수원으로 갔다. 무초 대사는 이 대통령의 행동에 분노했지만 이후 한국 정부를 따라 수원·대전·대구·부산으로 피난가던 도중 이 대통령을 자신의 차에 태워 피신시키기도 했다. ●이승만 하야 작전의 선봉장? 이 대통령은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독립운동을 한 친미주의자였지만, 집권기에는 미국과 갈등을 빚었다. 이 대통령은 6·25 전쟁 기간 휴전 반대, 반공포로 석방 등으로 휴전을 원하던 미국과 틀어지기 시작했다. 전쟁 후에 미국은 냉전 전략의 일환으로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라고 요구했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뿌리쳤고, 미국의 우려에도 독재의 길을 걸어가면서 양측의 갈등은 악화됐다. 미국 정부는 이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각에서는 미국대사들이 야당 인사들과 접촉하며 최전선에서 하야 계획을 수행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당연히 미국대사와의 관계도 좋지 않았다. 1955년 5월 취임한 3대 윌리엄 레이시 대사는 재한 미국인 상사에 세금을 물리는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 정부와 충돌하자 이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불만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반감을 느껴 이례적으로 미국 정부에 대사 교체를 요청했고, 취임 다섯 달 만에 레이시 대사는 사임했다. 후임인 4대 월터 다울링 대사는 진보당 사건, 보안법 파동 등 이승만 정권의 정치 탄압을 두고 이 대통령과 부딪쳤다. 다울링 대사는 이승만 정권이 1958년 야당 진보당의 조봉암 당수 등을 간첩 혐의로 체포해 사형을 구형하자 정권 2인자인 이기붕 국회의장을 두 차례 만나 조봉암을 구명하려 했으나 조봉암은 1년 후 사형당한다. 1958년 12월에는 이승만 정권이 야당과 언론을 탄압하기 위한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일방 통과시키자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다울링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며 항의의 뜻을 표했다.1959년 12월 부임한 5대 월터 매카너기 대사는 이승만 정권의 종말에 일조했다. 매카너기 대사는 1960년 4·19 혁명 당일 “시위자들과 당국이 폭력을 자제하고 법과 질서를 되찾아 정당한 불만이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시위대에 우호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19일과 21일 경무대에 이 대통령을 찾아가 미국 정부의 우려를 전달했다. 26일 서울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리자 매카너기 대사는 “전국적으로 퍼진 정당한 국민의 불만 표시에 한국 정부는 즉각적인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미봉책을 취할 시기가 아니다”며 이 대통령의 하야 요구를 시사하는 성명을 냈다. 직후 경무대로 가 이 대통령으로부터 하야 의사를 전달 받았다. 경무대 앞에 있던 시위대는 매카너기 대사의 차가 경무대에서 나오자 그가 이 대통령의 하야를 이끌어냈다고 생각하며 ‘매카너기 만세’, ‘미국 만세’를 외쳤다고 한다. ●박정희 인정하되 미국 요구 관철시킨 대사들 박정희·전두환 독재 정권 하에서 미국대사들은 미국의 국익을 위해 반공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이들을 돕기도 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미국의 가치에 반하는 이들을 견제하기도 했으며, 국익과 가치의 딜레마에서 이들의 독재를 방관하기도 했다. 1961년 5·16 쿠데타가 발발하고 한 달여 후 취임한 6대 새뮤얼 버거 대사는 박정희의 쿠데타 세력을 사실상 인정하되 미국의 정책을 따르도록 설득하는 전략을 취했다. 쿠데타 발발 당일 마셜 그린 주한 미국대사대리와 카터 매그루더 주한미군사령관이 쿠데타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을 뒤집은 것이다. 버거 대사는 박정희에게 민정 이양을 위한 선거를 실시하고 한일 국교정상화를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박정희는 전역하고 1963년 10월 대선에서 승리했으며, 2년 후 한일 국교정상화를 위한 한일기본조약 등을 체결했다.7대 윈스럽 브라운 대사는 박정희 정권에 미국이 수행하던 베트남전 참전을 압박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4년 미국이 베트남전에 본격 개입하자 그 해 9월 베트남에 의무 요원과 태권도 교관을 파견했는데, 브라운 대사는 12월 박정희 대통령에게 증파를 요청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5년 10월부터 전투부대를 파병하기 시작했고, 브라운 대사는 이듬해 3월 한국의 추가 파병에 대한 미국의 보상을 담은 ‘브라운 각서’를 전달했다. 브라운 각서와 월남 특수로 한국은 경제·군사적 성장을 이루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지만, 국군 장병의 피를 돈을 받고 팔았다는 비난도 제기됐다. ●유신 정권과 대립했던 대사들 1970년대 미국에 닉슨·포드·카터 정부가 차례로 들어서고, 박정희 정권이 1972년 유신헌법 개정으로 독재의 길을 걸으며 양국은 충돌하기 시작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69년 냉전 완화(데탕트)를 이유로 아시아에서의 개입을 줄이고 아시아 국가들의 자력 방위를 요구하는 ‘닉슨 독트린’을 발표했다. 닉슨 독트린에 따라 8대 윌리엄 포터 대사는 1970년 박 대통령에게 주한미군을 6만 명에서 4만 명으로 감축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박 대통령이 감축에 불만을 갖고 미국의 주한미군 주둔비용 지원 요구를 거부하자 포터 대사는 “(박 대통령은) 엉클 샘(미국)의 큰 젖통에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으려 한다”며 독설을 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동맹국이 미국을 벗겨 먹는다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주한미군 감축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 셈이다.1971년 10월 취임한 9대 필립 하비브 대사는 ‘미국 당대의 가장 걸출한 전문 외교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내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을 구명한 인물로 유명하다. 하비브 대사는 1973년 8월 박정희 정권이 야권 정치인 김대중을 납치하자 조용하지만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했다. 하비브 대사는 박 대통령에게 “김대중 납치 사실을 알고 있으며 김대중이 죽는다면 미국과 한국의 관계는 끝장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CIA) 서울지부장이자 후일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하는 도널드 그레그가 회고했다. 김대중은 납치 닷새 후 서울 자택에서 풀려났다. 후임 10대 리처드 스나이더 대사는 박정희 정권이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 사실을 알아채고 박정희 정권에 경고해 핵무기 개발 계획을 무마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독재 정권의 견제자인가 방관자인가 11대 윌리엄 글라이스틴 대사는 1978년 7월 취임, 이듬해 10·26 사태와 12·12 쿠데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등 한국사의 주요 변곡점을 겪은 인물이다. 1977년 출범한 카터 정부는 도덕주의 외교 노선을 앞세우며 박정희 정권의 독재 정치를 비판하고 주한미군 철군을 추진함에 따라 한미 관계가 악화됐다. 이 과정에서 글라이스틴 대사는 카터 대통령을 설득해 주한미군 철군 계획을 철회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정희 정권이 1979년 10월 국회에서 여당 공화당과 유신정우회를 동원해 야당 신민당의 김영삼 총재를 의원직에서 제명하자 카터 정부는 항의의 뜻으로 글라이스틴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도 했다.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1979년 12·12 쿠데타를 일으키고 이듬해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탄압할 당시 글라이스틴 대사와 미국 정부는 이를 묵인하거나 최소 방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전두환과 그의 참모들을 만나 광주에서의 군사 작전을 항의하기도 했으나,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이 전남도청 진압작전을 수행하기 하루 전 글라이스틴 대사는 ‘(신군부에) 군사작전을 포기하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백악관에 보고한 것으로 기밀해제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신군부의 진압작전을 묵인했다고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1999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신군부의 행동에 미국이 공모자는 아니었으나 무력했던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12대 리처드 워커 대사는 1981년 8월부터 1989년 1월까지 약 7년 5개월간 재임해 현재까지 최장수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1대 무초 대사부터 11대 글라이스틴 대사까지 모두 직업 외교관이었으나, 워커 대사는 학자로서 첫 비외교관 출신 주한 미국대사이기도 하다. 워커 대사는 1980년 7월 내란음모죄로 사형 선고를 받은 김대중을 석방시키는 데 역할을 했지만, 김대중 석방 대가로 전두환 대통령의 조기 방미를 성사시켜 12·12 쿠데타와 광주 학살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에 정통성을 부여하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민주화 이행기의 CIA 출신 대사들 13대 제임스 릴리 대사와 14대 도널드 그레그 대사는 CIA 요원 출신으로, 1987년 6·10 항쟁과 대통령 직선제 개헌, 1993년 문민정부 출범까지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목격했으며 민주화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의 광주 학살 개입, 방조 의혹으로 반미 정서가 고조됐던 1980년대 말 부임했던 릴리 대사와 그레그 대사는 한국민의 거센 반감에 직면해야 했다. 릴리 대사는 반미 시위대로부터 수차례 인형 화형식을 당했으며, 그레그 대사는 시위대의 관저 침입을 겪기도 했다. 특히 릴리 대사의 후임으로 연이어 CIA 출신인 그레그 대사가 미국대사로 임명되자 야당과 언론은 ‘미국이 한국을 외교 대상이 아닌 정보·공작 대상으로 본다’며 반발하기도 했다.하지만 1987년 6·10 항쟁 당시 전두환 정권이 명동성당에 강제 진입해 학생들을 연행하려 하자 릴리 대사는 13일 최광수 외무부 장관을 만나 “전 세계가 떠들썩해질 것”이라며 진입을 저지했다. 그는 전두환 정권이 계엄령을 검토하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시위를 평화롭게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의 친서를 요청해 받았다. 릴리 대사는 전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으나 청와대는 18일 거절 의사를 밝혔다. 릴리 대사는 결국 다음 날 전 대통령을 찾아가 친서를 전달하고 “무력을 절대 사용하지 마라”고 경고했으며 전두환 정권은 계엄령 선포 계획을 백지화했다. 그레그 대사는 취임 약 4개월 후인 1990년 1월 광주를 찾아 미국의 광주 학살 개입 책임을 묻는광주민주화운동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레이건 대통령이 전 대통령을 취임 후 첫 외국 정상으로 초청한 것은 김대중을 사형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기 때문”이라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레그 대사는 노태우 정권의 남북화해정책과 북방정책을 지지했으며 미군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철수를 추진하며 1992년 남북 한반도비핵화선언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레그 대사는 1992년 남북화해를 위해 한미연합훈련인 팀스피리트 훈련을 취소하도록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한미 정부는 그레그 대사와 상의 없이 훈련을 재개하면서 북한은 준선시상태를 선언했고 핵확산방지조약(NPT)에서 탈퇴했다. 그레그 대사는 2015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내가 대사로 봉직하던 기간 중에 미국이 결정한 유일한 최악의 실수”라고 했다. ●북핵 전문 외교관 전성시대 1993년 북한의 NPT 탈퇴로 1차 북핵 위기가 촉발되자 미국의 대한국 외교는 물론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도 북핵 문제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1993년 11월 취임한 15대 제임스 레이니 대사는 목사 출신으로 직업 외교관은 아니었으나, 1947~1950년 서울에서 정보장교로 근무했고 1959~1964년 연세대에서 신학을 가르친 ‘지한파’였다. 레이니 대사는 1994년 북한이 영변의 핵연료봉 추출을 강행하고 미국은 영변 핵시설 정밀 타격을 시행하려 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오르자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나 대북 특사로 방북해 중재할 것을 요청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그 해 6월 김일성 주석을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냈으나, 7월 김 주석이 사망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은 무산됐다. 하지만 북미는 9월 제네바합의를 타결하며 1차 북핵 위기를 종식시켰다.레이니 대사의 후임인 16대 스티븐 보즈워스 대사, 17대 토머스 허버드 대사, 18대 크리스토퍼 힐 대사는 모두 북핵 전문 외교관이다. 보즈워스 대사는 1995~1997년 제네바합의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북한에 경수로를 건설하는 역할을 맡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주한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다. 보즈워스 대사는 2001년 주한 미국대사에서 퇴임한 이후에도 2009~2011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대북특별대표를 맡아 북미 협상을 총괄했다. 그는 미국 대북 협상파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허버드 대사 역시 1994년 북미 제네바협상에 실무급으로 참여한 대북 협상 전문가다. 2001년 9월 취임한 허버드 대사는 이듬해 2차 북핵 위기를 맞게 된다. 아울러 2002년 6월 주한미군 장갑차의 여중생 압사 사건, 이듬해 정부의 이라크 파병 결정, 2004년 주한미군 기지 평택 이전 반대 시위 등으로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한미 동맹의 균열 우려가 심화되자 이를 해결하는 데 임기를 보냈다.후임인 힐 대사는 2004년 9월 취임해 이듬해 2월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로 지명됐으며, 두 달 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에 취임하면서 대사직을 내려놓았다. 힐 대사는 인터넷을 통해 한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반미 감정을 누그러트리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힐 대사는 2005년 9월 6자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의 이정표로 평가받는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냈다. ●‘리코드 브레이커’ 대사들의 명과 암 19대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부터 23대 해리 해리스 대사까지 다섯 명의 대사는 주한 미국대사 역사의 ‘신기록 보유자’들이다. 버시바우 대사는 직전에 주러시아 미국대사를 역임하고 주한 미국대사 중 역대 최고위급 인사로 부임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는 최초의 여성이자 최초의 한국어 구사 대사, 성 김 대사는 최초의 한국계 대사였으며 마크 리퍼트 대사는 현재까지 최연소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해리스 대사도 최초의 직업군인 출신 대사 기록을 세웠다. 2005년 10월 취임한 버시바우 대사는 역대 주한 미국대사 중 최고위급 인사로 부임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버시바우 대사는 부임 초기 북한의 인권과 위조지폐 문제를 거론하고 김정일 정권을 ‘범죄 정권’이라고 칭하며 대북 강경 기조를 보였고 당시 노무현 정부는 버시바우 대사에게 북한 비난을 자제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버시바우 대사는 2008년 5월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에 반대하는 촛불 시위가 한창이던 때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실망스럽다”고 해 외교적 결례 논란을 빚었다. 버시바우 대사는 손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주장한 데 대해 “과학적 근거도 없이 불안을 야기한 것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했으며, 민주당 측은 이를 공개하며 반발했다. 다만 버시바우 대사는 힐 대사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을 통해 한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을 상대로 한 공공 외교를 이어나갔다. 스티븐스 대사는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 국민과 접촉면을 늘리면서 공공 외교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대사로 평가받는다. 스티븐스 대사는 미국 평화봉사단에 들어가 한국 복무를 자원, 1975~1977년 충남 예산군 예산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심은경’이라는 한국 이름을 지었다. 그는 1978년 국무부에 입부한 후 1983~1989년 한국에 다시 와 서울 대사관과 부산 영사관에서 근무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2008년 10월 취임하자마자 33년 전 봉사한 예산중학교를 방문, “예산은 내가 외교관으로 필요한 자질을 배웠던 곳”이라며 한국 국민의 마음을 샀으며, 블로그도 개설해 글을 연재하며 ‘파워 블로거’로서의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후임 성 김 대사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6자회담 특별대표를 역임하다 그 해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했다. 김 대사는 2017년 주필리핀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으나 이듬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에서 최선희 당시 외무성 부상과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실무협상을 했다. ●‘같이 갑시다’ 한미 동맹 캐치프레이즈 만든 리퍼트 리퍼트 대사는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보좌관을 지내다 2008년 오바마 정부 인수팀에 합류했다. 정부 출범 후 국방장관 수석보좌관,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국방장관 비서실장을 역임하고 2014년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했다. 이전 직업 외교관 출신 대사들이 ‘늘공’(늘 공무원)이었다면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 참모로서 관직을 맡은 ‘어공’(어쩌다 공무원)인 셈이었다.리퍼트 대사는 2015년 3월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김기종 씨에 의해 습격을 당했을 때 의연하게 대처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미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나아가 한미 동맹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습격 소식이 전해지자 리퍼트 대사의 수술은 물론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의 여론이 높아졌다. 리퍼트 대사는 사건 당일 수술을 마치고 트위터에 “한미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복귀합시다. 같이 갑시다!”라고 올리며 우려의 여론을 신속히 잠재울 수 있었다. 이후 ‘같이 갑시다’(Go together)는 한미 동맹의 캐치프레이즈가 돼 한미 동맹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인사말이나 건배사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구가 됐다. 리퍼트 대사는 대사 부임 전 한국과 인연이 별로 없었지만, 부임 후 빠르게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익히며 한국민과의 거리를 좁혀나갔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 부임 후 갖게 된 첫째 아들에게 ‘세준’이라는 한국식 이름을 미들 네임으로 줬고, 딸에게도 ‘세희’라는 미들 네임을 붙였다. 야구팀 두산 베어스의 팬으로 유명한 리퍼트 대사는 대사 재임 기간은 물론 퇴임 후에도 야구장을 찾아 두산을 응원하면서 ‘야구 외교’를 선보이고 있다. ●막후 외교서 공공 외교로 대사의 역할 변화했지만 해리스 대사는 2018년 2월 주호주 미국대사로 지명됐다가 세 달 후 주한 미국대사로 재지명된 뒤 7월 취임했다. 전임 리퍼트 대사가 퇴임하고 1년 6개월여 만에 공석을 메운 터라 기대도 높았던 반면, 그가 대북·대중 강경파라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교차했다. 하지만 해리스 대사는 2018년 6월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제 협상에 진지한지 가늠하는 차원에서 주요 (한미연합)훈련을 일시 중단할 필요가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대북 협상 기조에 보조를 맞췄다. 해리스 대사가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우려를 표하고 문 대통령의 남북 협력 사업 추진에 한미 협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개인의 신념이라기보다 트럼프 정부의 기조를 대변한 것이다. 해리스 대사뿐만 아니라 전임 대사들도 한국 정부와 이견이 있는 이슈에서 항상 미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버시바우 대사도 재임 기간 당시 조지 W 부시 정부의 기조대로 ‘남북 경제협력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해 해리스 대사처럼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을 받았다. 스티븐스 대사도 2010년 한미의 핵심 현안이자 2000년대 한국 내 반미 정서의 주요인이었던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한국의)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기를 바라지만 이 사안의 민감성을 잘 알고 있다”며 비록 정제된 톤이었지만 미국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그럼에도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트럼프 정부가 방위비분담협상 등 한미 관계의 현안에 대해 한국 정부를 전례 없이 강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공교롭게 한일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는 중에 해리스 대사가 부임하고, 그의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계속해서 밀어붙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가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해리스 대사에게는 ‘고압적인 미국 외교관’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졌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한미 관계가 과도기를 겪는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 모두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을 변화한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같은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하는 냉전 구도가 해체되고 한국의 국력이 급성장하면서 한미 관계가 상호 호혜적 관계로 재조정되는 가운데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도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닌 대국민 공공 외교를 통해 한미 관계를 증진시키는 것으로 변화할 필요가 생겼다. 하지만 과거 미국대사의 한 마디에 한국 정부의 기조가 흔들렸던 경험을 겪었던 한국민은 미국대사의 발언을 정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간주하며 의심의 눈초리로 볼 수밖에 없다. 미국대사들도 한국과 미국이 불평등한 관계에 있었던 역사와 한국민의 의심을 고려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발언함으로써 오해를 자초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1990년대 초반까지 주한 미국대사는 주한미군사령관과 함께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었지만, 냉전 이후 한국의 국력이 강화되면서 미국대사는 한미 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역할로 변화했다”고 했다. 이어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대사 개인의 성향에 기인한 것도 있겠지만, 한미 정부가 변화된 양자 관계 속에서 이견을 조율하고 자신의 입장을 정제된 톤으로 발표하는 데 서툰 모습을 보이는 탓도 있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합당? 영입?…‘정치권 청년’ 어디까지 왔나요

    합당? 영입?…‘정치권 청년’ 어디까지 왔나요

    청년의 정치 참여가 4·15 총선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민주당과 정의당 등 진보진영의 ‘청년 정치인 육성’ 경쟁에 불이 붙었다. 각 당은 청년 정치 결사체와의 합당·연대, 당내 청년당의 개설, 젊고 참신한 정치신인 영입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젊은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 애쓰고 있다. 총선이 3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정치권은 실제로 얼마만큼의 자리를 청년과 함께하고 있을까.●“통합합시다” 정의당 청년 정치세력에 제안 ‘청년’에 가장 강하게 신호를 보내고 있는 곳은 정의당이다. 정의당은 설 이후 청년정당인 우리미래를 비롯한 청년정치결사체에 합당하는 방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정의당은 오는 28일 범진보세력 및 시민사회세력과 선거 연대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태스크포스(TF)에서 첫 회의를 열어 우리미래 등 청년 정치 단체와 연대하는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정의당은 청년정당과의 통합으로 당내 청년의 목소리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의당 김종민 부대표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정의당은 우리미래 등 청년 정당에게 통합 등 청년정치 세대교체를 주도하자는 정치적 연합을 공식적으로 제안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과거부터 총선에 앞서 통합을 통해 세력을 확장하는 방식을 택해 왔다. 20대 총선을 5개월여 앞둔 2015년 11월 정의당은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 진보결집 더하기와 4자 통합을 이루면서 정치적 외형확대를 이룬 바 있다. 21대 총선에 앞서서도 정의당은 청년세력과의 통합으로 당내에서 청년의 위상을 하나의 주요한 세력으로 만들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10% 할당? 20%할당? 각 당 청년할당 범위는 정당들은 당직과 선출직 공무원 후보자 비율 등을 청년에게 할당하는 ‘청년할당제’ 도입하고 있다. 특정한 기준을 설정해 선거 때마다 청년정치신인을 배출하고자 하는 목적에서다. 민주당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후보자를 추천할 때 청년을 10% 이상 추천하도록 당규에 명시하고 있다. 광역의회의원 후보자는 20% 이상, 기초의회의원 후보자는 30% 이상 추천해야 한다. 기초의회에서부터 청년 정치인이 성장해 국회로 들어오기 바라는 마음에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청년 정치인이 기초의회에서부터 성장하면 상당히 탄탄한 실력을 가지게 된다”며 “오랜 시간 총선에 도전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성장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선거에서 청년 후보자가 경선에 임할 때 나이에 따라 차등해 추가점을 주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청년후보자의 경우 29세 이하는 25%, 만 30세 이상부터 35세 이하는 20%, 만 26세 이상부터 만 42세까지는 15%, 만 43세 이상부터 만 45세 이하는 10% 가산한다. 또한 대의원에는 청년 당원이 30% 이상 포함되고, 중앙당과 시도당 주요 당직을 비롯한 각급 위원회를 구성할 때 청년 당원이 10% 이상 되도록 강제하고 있다. 정의당은 이번 총선 비례대표 명부 당선권에 만 35살 이하 청년 5명을 할당하기로 했다. 비례대표 1번을 포함해 당선권 경쟁명부의 20%(5명)를 청년에게 할당하는 게 핵심이다. 또한 지역구 출마자에게 400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35세 이하 청년과 여성·장애인 후보에게는 추가 지원을 하기로 했다.●21대 새로 들어올 청년 정치인들 청년이 화두로 등장하면서 정치권에서도 청년 정치인 영입을 서두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인재영입 2호로 영입한 원종건(27)씨가 가장 화제다. 원씨는 지난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지역구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청년이라서 안 된다, 가진 것이 없어서 안 된다. 이 두 가지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원씨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5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각막 기증으로 눈을 뜬 어머니와 함께 소개돼 전국의 시청자를 눈물바다로 만든 사연의 주인공이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영입 발표 후 정말 많은 기자분들을 만났다. 그런데 만나는 분들마다 공통적으로 물어 오는 질문이 꼭 있다”며 “첫째는 ‘20대인데 왜 정치를 하려는� ?굡箚� 밝혔다. 이어 “저는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반드시 성공해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래야 제 뒤를 잇는 20대 청년 정치인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며 “20대는 정치할 수 없다는 생각이야말로 고정관념이다. 제가 보란 듯이 청년의 패기로 뚫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민주당은 81년생 최기일 전 방위사업청 육군 소령, 청년소방관 오영환씨 등을 청년 정치인으로 영입했다. 정의당은 영입 청년인사와 당내 청년인사가 고르게 출마한다. 외부 영입 인재로는 장혜영 감독이 대표적이다. 장 감독은 1987년생으로 지난 2011년 연세대를 중퇴하며 ‘공개 이별 선언문’이라는 대자보를 붙여 김예슬·유윤종씨에 이어 ‘명문대’ 자퇴를 선택한 3번째 대학생으로 주목받았다. 장 감독은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젠더 문제에 힘써온 조혜민 여성본부장이 출마할 예정이다. ●청년을 ‘독립시키자’…청년당만드는 정당들 궁극적으로 당내에서 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각당은 청년당을 만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9일 전국청년당 전진대회를 열었다.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는 최근 청년당 창당했다. 지난 11일 충북청년당을 시작으로 12일 강원 청년당, 15일 대구 청년당, 18일 광주 청년당을 창당했다. 그리고 지난 19일 전국청년당 전진대회를 통해 기존 청년위원회 구조에서 벗어나 청년당원의 권리와 권한이 실질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첫 시작으로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당으로 개편을 시작했다. 특히 이번 전진대회에서는 전국청년당 내 청소년분과가 발족하고 청소년이 직접 분과위원 당직을 임명받아 활동을 시작했다. 정의당은 한발 더 나아가 35세 이하 모든 당원을 청년당의 구성원으로 포함하는 방안을 제4차 전국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 정의당은 청년정의당을 청년 자체적인 정치활동과 독립된 예산, 정책수립을 통해 ‘자치기구’로 만들 계획이다. 이에 따라 만 35세 이하 모든 당원과 예비당원을 청년정의당의 회원으로 하고, 정의당 전체 당원 당비에 600원씩 할당해 청년정의당 기금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정의당은 내년 사안기까지 청년 정의당 창당을 마친다는 생각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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