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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자촌 출신 17세 家長 → 위기의 한국호 경제 사령탑으로

    상고 졸업 전 취업해 야간대학 15분 계획표… 입법·행시 합격 백혈병 장남 묻은 다음날 출근 “일자리로 계층 사다리 재건” 소신 서울 청계천의 무허가 판잣집을 전전하던 소년 가장이 40여년이 흘러 한국경제를 이끄는 실무 사령탑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김동연(60) 아주대 총장이다.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성공 스토리를 쓴 김 후보자의 인생역정을 5가지의 키워드로 정리해 봤다. ●판자촌 소년가장 1968년 11세 소년 김동연은 아버지를 여의었다. 충북 음성에서 상경해 미곡 도매상을 운영하던 아버지는 33살의 젊은 나이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가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머니, 할머니, 동생 셋과 함께 청계천 7가 무허가 판자촌으로 쫓겨나듯 이사했다. 그마저도 2년 뒤 마을이 철거되면서 경기 광주, 성남으로 강제 이주했다. 조세희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무대가 된 곳이다. 김 후보자는 가난한 수재들이 많이 간 덕수상고에 진학했다. 졸업 전인 17세에 한국신탁은행에 입사했다. 성과가 좋은데도 선임들에게 밀리기 일쑤였다. 은행에도 학벌이 존재했다. 세상이 불공평하게 느껴졌다. 배움에 대한 갈증이 커졌다. 우연히 은행 기숙사에서 옆방 선배가 쓰레기통에 버린 고시 관련 잡지를 읽었다. 새로운 꿈이 생겼다.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야간대학(국제대)에서 공부하고 밤에는 고시 공부를 했다. 15분 단위로 짠 시간표대로 살았다. 1982년 행정고시와 입법고시에 동시 합격했다. 그러나 당장 가족의 생계가 급했던 그는 공무원 출근 전날까지 은행에 다녔다. ●계층이동 사다리 ‘개천에서 나온 용’에 비유되는 김 후보자는 그동안 계층 이동성을 강조해 왔다. 그는 사회적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끊기면서 계층이 굳어지는 것을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신분 상승의 주요 수단이었던 교육이 오히려 신분과 부를 대물림하고 공고화하는 것을 특히 우려해 왔다. 김 후보자는 “없는 사람, 덜 배운 사람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어 사회적 이동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청년들이 원하는 괜찮은 일자리가 많아지면 소득 불평등을 낮추고 사회적 이동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철학’과 맥이 닿는 부분이다. ●선공후사(先公後私) 2013년 10월 10일 국무조정실장(장관) 시절 그는 원자력 발전 비리 종합대책을 TV 생중계로 발표했다. 백혈병을 앓다 끝내 하늘나라로 간 큰아들을 땅에 묻은 다음날이었다. 부고도 내지 않았고 부의금도 받지 않았다. 2년이 넘게 이어진 아들의 투병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포퓰리즘 파이터 2012년 4월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기재부는 여야 복지 공약의 소요 재원을 분석해 발표했다. 정치권의 예측보다 2배 이상의 비용이 들어 현실성 없는 공약이라며 정면 비판을 가했다. 분석과 발표는 당시 재정과 예산을 총괄하는 기재부 2차관이었던 김 후보자가 주도했다. 이 일로 기재부는 ‘선거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기관 경고 조치를 받았다. 김 후보자는 “재벌가 손자에게까지 정부가 보육비를 대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끝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번에 그는 최초의 ‘예산통’ 경제수장이 되었다. ●걸리버 여행기·레미제라블 김 후보자는 책 읽기와 글쓰기에 능하다. 고전 완역본 거듭 읽기가 취미다.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와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을 특히 좋아한다. 부하 직원들이나 기자들에게 가장 많이 선물한 책이 걸리버 여행기다. 인간 본성과 정치,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비판을 통해 배울 것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충북 음성(60) ▲덕수상고, 국제대 법학과, 서울대 행정학 석사, 미국 미시건대 정책학 박사 ▲행정고시 26회 ▲경제기획원 예산실·경제기획국·대외경제조정실 ▲기획예산처 사회재정과장·재정정책기획관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국정과제비서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2차관 ▲국무조정실장 ▲아주대 총장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박근혜의 ‘거울방’ 때문에 문재인 청와대 입주 늦어졌다

    박근혜의 ‘거울방’ 때문에 문재인 청와대 입주 늦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에 짐을 푼 시점은 취임일로부터 사흘이나 흐른 지난 13일이다. 통상 새로 취임한 대통령은 취임일 바로 다음 날 청와대 관저에 들어간다.이렇게 문 대통령이 취임 바로 다음 날에 청와대 관저에 들어갈 수 없었던 이유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른바 ‘거울방’ 때문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실무진이 관저를 손보려고 들어갔는데 거울이 사방에 붙어있어서 깜짝 놀랐다”면서 “지금은 거울을 떼고 벽지로 마감했을 것”이라고 전했다고 국민일보가 16일 보도했다. 청와대 관저 내실의 거실을 사방으로 둘러 싼 거울(‘거울방’)은 지난 1월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가 ‘세월호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이 요가 수업을 들었다’는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이 거울방이 요가나 필라테스를 배우기 위한 작은 공간이라면 문 대통령의 입주에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박 전 대통령이 거실 전체를 거울로 채워놓은 탓에 문 대통령 입주를 위한 관저 정비에 시간이 걸린 것이다. 이로 인해 문 대통령은 전날인 15일이 돼서야 관저에서 첫 출근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여사 “바지 너무 짧아요” 文대통령 “이게 유행이래”

    김여사 “바지 너무 짧아요” 文대통령 “이게 유행이래”

    “가세요, 여보. 잘 다녀오세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사저에서 청와대 관저로 이사한 뒤 15일 청와대 여민1관 3층 집무실로 처음 출근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 시설 정비 때문에 취임 이후 사흘간 사저에서 출퇴근을 해왔다. 취임 직후 이틀간은 전직 대통령들처럼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업무를 봤으나, 참모들과 원활히 소통한다는 취지로 비서동인 여민관으로 집무실을 옮겼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45분 부인 김정숙 여사와 주영훈 경호실장, 송인배 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일정총괄팀장과 함께 관저의 인수문을 나섰다. 인수문 옆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가 임기 첫해 식목일인 2003년 4월 5일 식수한 소나무가 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출근길에도 다정했다. 핫핑크색 원피스 차림의 김 여사는 문 대통령의 팔짱을 끼고선 웃으며 배웅했다. 감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 차림을 한 문 대통령의 표정도 밝았다. 문 대통령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김 여사는 갑자기 문 대통령에게 달려가 옷매무시를 고치며 “바지가 짧다. 여보, 바지 조금 내려요. 다녀와요. 더 멋있네 당신. 최고네”라고 말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이게 유행이라고 일부러 (길게) 안 하더구먼. 놔둬요”라며 미소 지었다. 문 대통령은 주 실장, 송 팀장과 대화하며 여민1관 앞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을 마중 나온 임종석 비서실장은 “어서 오세요”라고 인사하며 악수를 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도 함께했다. 오전 9시 3분 문 대통령은 출근길을 취재하던 기자들을 향해 “수고 많으십니다”라고 인사하고서 건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무실로 향했다. 관저에서 집무실까진 9분이 걸렸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이낙연 총리’ 24~25일 청문회, 31일 표결

    ‘이낙연 총리’ 24~25일 청문회, 31일 표결

    여야가 15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오는 24~25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정세균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자유한국당 정우택·국민의당 주승용·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의장실에서 만나 청문회 일정을 결정했다. 인사청문회를 이틀간 실시한 후 26일 국회에서 인사청문회 결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한다. 보고서가 채택되면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총리 인준안을 표결한다. 쟁점이었던 인사청문위원회 위원장은 민주당이 맡는다. 민주당은 위원장에 3선 정성호 의원을 추천했다. 청문위원은 민주당과 한국당 각각 5명, 국민의당 2명, 바른정당 1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된다. 또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 본회의 의결 및 각종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6월 임시국회를 29일부터 다음달 27일까지 30일간 열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가 무난하게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 후보자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국무총리 제청이 필요한 각 부처 장관 등 국무위원 인선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 인사혁신처와 법제처는 국무총리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총리의 제청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지만, 집권 초기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야권은 청문회에서 ‘발목 잡기식’ 검증에 나서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정 원내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히 대북 안보관을 집중 검증해야겠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선전포고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의 인사검증 과정은 누구에게도 예외가 될 수 없고 새 정부의 첫 총리 후보인 만큼 도덕성과 자질에 대한 엄격한 검증은 필수”라고 말했다.한편, 이 국무총리 후보자는 국무위원 인선·제청 기준과 관련해 “전체 균형을 따지고 개별적으로 더 나은 분이 있는지 관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내가 법적인 총리가 아니기에 제청권을 가지고 있지 않으나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자와 정치적 협의를 하신다면 응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책임총리는 법적 개념도, 정치적으로 확립된 개념도 아니다”라며 “총리가 의전총리, 방탄총리가 아니라 강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10년 전을 닮았다…문재인 대통령 첫 청와대 출근길

    10년 전을 닮았다…문재인 대통령 첫 청와대 출근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관저에 입주한 뒤 첫 집무실로의 공식 출근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54분 푸른빛이 도는 감색 양복에 흰색 셔츠, 하늘색 넥타이 차림으로 관저 밖에 모습을 드러냈다. 영부인 김정숙 여사는 자주색 원피스를 입고 문 대통령 옆에 섰다.언론에 공개된 문 대통령 출근길 모습을 본 누리꾼들은 “우연일 것”이라면서도 10년 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사진을 떠올렸다. 지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가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출발하는 날 입었던 의상이 이날 문 대통령 내외의 의복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양복에 하늘색 넥타이를 착용한 사진 속 노 전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를 나오며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옆에는 자주색 옷을 입은 권 여사가 자리했다.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보이는 소탈한 행보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날 출근길에서도 대통령 내외가 선보인 ‘바지 대화’가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문 대통령을 배웅하던 김 여사는 뒷모습을 지켜보다가 달려가 “바지가 너무 짧아요. 바지 하나 사야겠어요. 다녀와요”라고 말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요즘엔 이게 유행이래”라고 웃으며 답했다. 누리꾼들은 “문 대통령의 소탈한 모습도 노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서연 기자 wk@seoul.co.kr
  • [포토영상] 김정숙 여사의 문재인 대통령 배웅법

    [포토영상] 김정숙 여사의 문재인 대통령 배웅법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관저로 거처를 옮기고서 여민관으로 첫 출근하는 길에 부인 김정숙 여사의 배웅 인사가 이목을 끌었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55분쯤 부인 김정숙 여사의 배웅을 받으며 관저를 나섰다. 문 대통령의 손짓에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팔짱을 끼고 나오는 김정숙 여사의 모습은 마치 소녀 같았다. 김 여사는 정문까지 나와서 “잘 다녀오세요”라고 출근길 배웅을 했다. 김 여사는 문 대통령의 뒷모습을 지켜보더니 “바지가 너무 짧다. 바지를 하나 사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요즘엔 이게 유행이래”라고 답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의 바지 길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바지 길이는

    “바지가 너무 짧다. 바지 하나 사야겠다”(김정숙 여사) “요즘 이게 유행이래”(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에서 첫 출근을 한 15일 오전 8시45분쯤. 김정숙 여사는 정문까지 나와 “잘 다녀오세요”라면서 출근길의 문 대통령을 배웅하며 뒷모습을 보다 5m가량 달려나가 이같이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요즘엔 이게 유행이래”라고 웃으면서 말하며 관저를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곤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를 맸다. 배웅에 나선 김 여사는 자주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김 여사는 문 대통령의 어깨를 잡아 매무새를 고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본관 집무실이 아닌 비서진이 근무하는 여민관에서 업무를 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李총리 후보자 첫 출근… 국무위원 제청 이번주 대통령과 협의

    李총리 후보자 첫 출근… 국무위원 제청 이번주 대통령과 협의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14일 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사무실에 첫 출근한 이 후보자는 국무위원 제청과 관련해 “헌법과 법률에 명시된 (총리로서의) 의무를 당연히 이행할 것”이라면서 “아마 이번 주 중에 (대통령과) 협의의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시키면 싫은 일, 놔두면 한다 ‘자율경영의 힘’

    시키면 싫은 일, 놔두면 한다 ‘자율경영의 힘’

    자유주식회사/브라이언 M 카니·아이작 게츠 지음/조성숙 옮김/자음과모음/420쪽/1만 6000원미국 포천지의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18년간 선정된 고어텍스 제조업체인 고어사. 이 회사 신입사원들은 첫 출근부터 당혹감을 느낀다. “제 일은 어디에 있습니까?”라는 질문의 답은 어김없이 “알아서 찾아내기 바랍니다”이다. 30여개 국가에서 1만여명의 직원이 일하는 고어사는 1958년 설립 후 단 한 해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이 회사는 전 세계 경영학자들의 연구 대상이 돼 왔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제시하는 목표는 단순하지만 확고하다. “재미있게 일하며 돈 벌자.” 관료주의를 없앤 이 회사에는 계급도 직함도 없고, 업무 지시도 없다. 소규모 팀으로 꾸려지고, 동료들이 선출한 리더만 있다. 자신의 업무는 스스로 찾아서 한다. 파격적인 자유가 허용되지만 동료들이 업무 평가를 하기 때문에 정확하고, 공헌도가 낮은 이들은 자연 도태된다.미국과 유럽에서 경제학, 심리학, 철학을 연구해 온 두 저자가 쓴 ‘자유주식회사’는 “직원들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선사하면 기업은 놀라울 만큼 성장할 것”이라는 주장을 증명하는 각종 사례와 실험으로 가득하다. 저자들은 4년에 걸쳐 제조업부터 금융업, 서비스업 등 업종과 규모가 제각각인 기업들의 자율 경영을 연구하고, 창업자와 최고경영자(CEO), 임직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업의 관료적 경영 문화에 반기를 든다. 통제와 관료주의는 전 세계 대다수 기업들이 활용하는 경영 표준이다. ‘테일러리즘’의 주인공인 미국 경영학자 프레드릭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의 유산이기도 하다. 우리가 현실에서 체험하는 기업 경영자는 당근(성과급)과 채찍(승진누락·해고)으로 직원들을 통제하고 싶어 한다. 회사 직원들은 다 큰 성인이지만 지시나 물질적 보상이 없으면 자발적으로 일하지 않는 아이 취급을 받는다. 저자들은 ‘하우’(How) 기업과 ‘와이’(Why) 기업으로 나눈다. 하우 기업은 위계적 명령과 통제를 중시하는 반면 와이 기업은 권한을 위임하고 자율적 문화와 협업에 가치를 둔다. 물론 세상에 널린 대부분이 하우 기업이고, 상당수는 승승장구해왔으며 혁신적 제품도 만들어 낸다. 거대한 덩어리만 보면 내부의 곪은 환부는 잘 안 보이는 법. 미국 기업들이 직원들의 스트레스성 결근과 의료비 지출에 쓰는 비용은 매년 1500억~3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미국 노동통계청은 직장 스트레스에 따른 직원 1인당 비용을 1만 달러로 집계했다. 이 모든 게 하우 기업들의 회계팀이 놓치고 있는 진짜 비용이다. 공기업인 영국우정공사는 전체 직원 17만명 중 하루에 1만명씩 결근하는 게 다반사였다. 저임금, 열악한 근무환경이 원인이었지만, 경영진은 반년간 결근이 없는 직원들에게 자동차와 여행권 등 경품 당첨의 기회를 주는 어처구니없는 포상 제도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갤럽의 2013년 조사에서 미 직장인 중 30%만이 ‘업무에 몰입한다’고 답했고, 52%는 ‘몰입하지 않는다’, 18%는 ‘적극적으로 업무에서 이탈한다’고 응답했다. 저자들은 8인 1조로 노를 젓는 데 앞자리 리더 둘은 열심히 젓고, 가운데 다섯 명은 노 젓는 시늉만 하며, 제일 끝자리 한 명은 열심히 노를 반대 방향으로 젓는 격이라고 비유한다. 물살은 요란한 데 배(기업)가 제자리에 있는 이유다. 책은 고어사뿐 아니라 할리데이비슨, 대형보험사 USAA, 관료주의를 폐기하고 최고의 정부 기관으로 탈바꿈한 벨기에 사회보장부 등 위대한 성과를 낳고 있는 기업들을 입체적으로 다룬다. 인간이 일할 때 자유와 존중이 필요한 이유를 역설한 책은 미국과 유럽 기업들에 ‘자유주식회사’의 영감과 통찰을 제공했다는 격찬을 받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이민호, 사회복무요원(공익)으로 첫 근무 ‘사뭇 진지한 표정’

    이민호, 사회복무요원(공익)으로 첫 근무 ‘사뭇 진지한 표정’

    배우 이민호(30)가 서울 강남구 수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사회복무요원 근무를 시작했다. 12일 이민호는 예정보다 한 시간 이른 오전 8시 45분쯤 강남구청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바지와 회색 재킷, 검은색 마스크를 끼고 나타난 이민호는 별도의 인사 없이 현장에 있는 팬들에게 손인사를 한 뒤 구청으로 들어갔다. 출근 신고를 한 그는 바로 강남구립 수서종합사회복지관으로 이동해 본격적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이민호는 ‘선복무 제도’에 따라 대체복무를 먼저 하고, 1년 내 훈련소에 입소해 기초군사훈련을 받게 된다. 병무청은 신체검사에서 4급 이하 판정을 받은 병역의무자의 나이가 만 30세를 넘긴 경우 선복무 통지를 하기도 한다. 이민호는 지난 2006년과 2011년 교통사고로 인해 허벅지와 발목을 심하게 다쳐 공익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여야 구분 없앤 간소한 취임식… 대통령이 인선 설명 ‘파격’

    여야 구분 없앤 간소한 취임식… 대통령이 인선 설명 ‘파격’

    오전 8시 9분 임기 시작 10일 오전 8시 9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체 위원회의에서 김용덕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린 순간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시작됐다. ‘대통령 문재인’으로서의 숨가쁜 첫날의 시작이었다. 오전 8시 10분 합참의장 통화 “전군의 작전태세는 이상 없습니다.” 문 대통령은 임기 시작 직후 이순진 합참의장과 전화 통화를 하고 우리 군 대비태세를 보고받았다. 대통령 당선 뒤 첫 공식일정이었다. 문 대통령은 3분가량 통화하면서 “대통령으로서 우리 군의 역량을 믿는다”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합참의장을 비롯한 우리 장병들은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오전 10시 10분 현충원 참배 “금수저, 흙수저 구별하지 않는 나라.” “든든한 대한민국에서 마음 편히 노년을 맞게 해주세요.” 문 대통령의 첫 출근길에는 주민들의 소망이 담긴 팻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오전 9시 25분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에서 나오자 100여명의 주민은 박수와 환호로 맞이했다. 문 대통령은 빌라 입구부터 차량이 있는 곳까지 걸으며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100m가 넘게 이어진 환송 행렬이 문 대통령을 응원하며 ‘이웃 문재인’을 떠나보냈다. 문 대통령은 주민들을 향해 “우리가 함께 이뤄낸 것”이라고 말한 뒤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으로 향했다. 문 대통령은 오전 10시 10분쯤 현충원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기렸다.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에는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대통령! 2017. 5. 10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었다.오전 10시 25분 4당대표 면담 현충원을 빠져나온 문 대통령은 곧바로 서울 여의도로 향했다. 그런데 먼저 들른 곳은 취임 선서식이 열리는 국회가 아니라 대선에서 패배한 정당 당사였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당선되면 바로 그날 야당 당사를 방문하겠다. 앞으로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자고 손을 내밀겠다”고 약속하긴 했지만, 예상보다 파격적이고 적극적으로 통합의 손을 내민 셈이다. 문 대통령은 먼저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정우택 원내대표를 만나 국정운영의 협조를 구했다. 양측은 덕담을 나누면서도 뼈 있는 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정 대표는 “저는 문 후보의 안보관을 많이 비판한 사람인데 이제 대통령이 됐으니 불안한 안보관을 해소해 주고 한·미 관계, 대북 관계에 대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 안보 문제, 한·미 동맹 부분은 한국당에서 조금 협력해 준다면 잘 풀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면서 “안보에 관한 중요 사안들은 야당에도 늘 브리핑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선거 기간 자신을 향해 각종 비판 공세를 펼쳤던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도 만나 협조를 당부했다. 박 대표도 언제 날을 세웠냐는 듯 활짝 웃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한테 상처받은 국민에게 문 대통령이 경험, 경륜을 갖고 선거 과정에서 좋은 약속을 공약했다”며 덕담을 건넸다. 문 대통령은 이어 바른정당, 정의당 순으로 지도부와 면담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국회의장실을 찾아 정세균 의장을 비롯한 5부 요인과 첫 상견례를 했다. 이 자리에는 황교안 국무총리, 양승태 대법원장,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이 참석했다. 정 의장은 “아침에 대통령께서 ‘사이다’ 같은 행보를 해주셨다. 야당을 비롯한 다른 정당들을 순회하시면서 말씀도 하시고 그 행보 자체가 국민이 기대하는 협치”라고 치켜세웠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 상처가 깊은데 위로하고 치유하는, 요즘 말로 ‘힐링’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낮 12시 靑까지 카퍼레이드 낮 12시가 가까워 오자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는 많은 사람이 몰렸다. 여야 의원, 당직자, 정부 관계자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모여들어 박수를 치거나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을 공식 선포하는 취임식은 이날 이례적으로 유연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대통령 행사장에는 보통 통신장비 사용을 제한하지만 이날은 통제 범위가 평소보다 좁았다. 특히 당선과 동시에 임기를 시작함에 따라 행사도 선서 위주로 간소하게 치러졌다. 과거 대통령 취임식과 달리 보신각 타종행사나 군악·의장대 행진, 예포 발사 등은 없었다.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듯 격식을 차리지 않은 취임식이었다. 의원들의 자리가 지정돼 있지 않아 여야 의원들이 구분 없이 섞여 앉아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문 대통령은 감색 정장에 푸른색 넥타이 차림으로 연단에 나와 엄숙한 표정으로 오른손을 들어 취임 선서를 했다. 연설을 마친 문 대통령이 국회 본관을 나와 잔디밭으로 향하자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이들은 “와! 대통령이다”, “대통령 문재인”을 연호하면서 환호를 보냈다. 문 대통령도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차량에 탑승하기 직전에는 한 시민이 휴대전화를 내밀어 문 대통령과 ‘셀카’를 찍는 모습까지 연출됐다. 차량에 탑승한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청와대까지 ‘카퍼레이드’를 펼쳤다. 그는 선루프를 열고서 차량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삼거리까지 천천히 이동했다.오후 1시 청와대 입성 청와대 앞에는 주민 100여명이 문 대통령 내외를 기다리고 있었다. 청운효자동 주민 대표가 꽃다발을 주자 문 대통령은 껄껄 웃으며 “어찌 주민들이 이렇게 많이 오셨냐”고 했다. 김 여사는 “잘 부탁드립니다. 잘할게요.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세종대왕처럼 하세요” 등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오후 2시 45분 인선 발표 오후 1시쯤 관계자들의 환대를 받으며 청와대에 입성한 문 대통령은 황 총리와 오찬을 한 뒤 오후 2시 45분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국무총리를 비롯해 대통령 비서실장, 국가정보원장, 경호실장 등 새 정부의 첫 인선 내용을 직접 발표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대선투표 이모저모/전국종합 ] 동명이인에 생년월일까지 똑같네! 투표권 뺏길 뻔도

    19대 대선 투표가 있던 9일 전국에서는 투표권 행사와 관련해 웃지못할 이색적인 일들이 일어났다. 우선 경기 남양주시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쯤 남양주시 와부읍제4투표소(강산마을코오롱아파트 관리사무소 노인정)를 찾은 A(58·여)씨는 사전투표를 했다고 파악됐나. 그러나 A씨는 투표한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선거인명부에는 A씨가 지난 4일 양천구 신월5동 사전투표소에서 이미 투표를 한 것으로 돼 있었다. 결국, A씨는 투표하지 못하고 출근했지만, 신월5동에서 사전투표를 한 사람은 A씨와 동명이인인 B씨로 뒤늦게 밝혀졌다. A씨와 B씨는 이름과 생년월일까지 같았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사무원의 실수로 동명이인인데 체크가 잘못됐다”며 “해당 유권자는 현재 출근한 상태여서 퇴근하고서 투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반면 충북 제천에서는 동명이인이 투표하는 일이 벌어졌다. 제천시 중앙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해야 할 A씨는 투표소를 착각해 이날 오전 제1투표소를 찾아가 투표했다. 제1투표소 선거인명부에는 A씨와 동명이인인 B씨 이름이 있었고, 투표 사무원은 A씨가 B씨인 줄 알고 투표를 하도록 안내했다. 나중에 투표소를 찾은 B씨는 누군가 자기 대신 서명을 하고 투표한 사실을 확인하고 “투표를 한 적이 없다”고 항의했지만, 투표 사무원은 “신분증을 확인해 오류가 있을 리 없다”고 맞섰다. 동명이인을 뒤늦게 확인한 선관위는 A씨가 원래 투표소인 제2투표소에서 다시 투표하지 못하도록 조치하고 B씨에게는 정상적으로 투표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울산에서는 이날 110세 할머니가 부축을 받으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전 9시 30분 울산 중구 병영1동 제1 투표소에는 백발의 김소윤 할머니가 투표했다. 1907년생인 김 할머니는 올해 110세로 울산에서 최고령 유권자다. 가슴에 카네이션을 단 김 할머니는 통장과 다른 주민의 부축을 받으며 신분을 확인하고 용지를 받은 후 혼자 기표소에 들어가 투표했다. 투표함에 용지를 넣을 때도 도움을 받았다. 김 할머니는 투표 후 “내가 뽑은 사람이 당선됐으면 좋겠다”며 “새 대통령은 백성 모두를 품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승합차를 지원했다.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도 이날 오전 9시쯤 궂은 날씨에도 퇴촌면사무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90) 할머니는 “일본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대통령을 뽑기 위해 희망을 갖고 투표했다”며 “그동안 (진정한) 사죄를 못 받아서 애를 썼는데 이번에 당선되는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공식사죄와 법적 배상을 반드시 받아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나눔의 집 측은 전했다. 2000년 국적을 회복한 이 할머니는 이번이 네 번째 대통령 선거다. 국토 최남단 섬인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유권자들의 투표권 행사가 이날 기상악화로 바닷길이 막혀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 내려진 풍랑주의보 탓에 제주도 본섬의 모슬포항과 마라도를 연결하는 소형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다. 마라도 주민들은 오전 10시 30분 출발 첫 여객선 편 등으로 약 10㎞ 떨어진 모슬포항으로 나와 대정여고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할 예정이었으나, 마라도 인근 해상에 2m 가까이 되는 높은 파도와 초속 10m가 넘는 강한 바람이 불어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졸지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강원도 강릉·삼척 산불 피해지역 주민들도 투표권을 행사했다. 강릉시 성산면 제1투표소에는 산불로 집을 잃은 관음2리 김순태(81)· 강순옥(79) 부부가 찾아 눈길을 끌었다. 투표 종사원들은 몸에 불편한데도 투표소를 찾은 강 씨를 끌어안고 격려했다. 김씨는 “산불에 집을 잃고 선거할 엄두를 못 냈지만 그래도 투표는 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심장 수술로 몸이 불편한 아내 강씨도 “산불 피해주민에게도 정부가 잘 지원해 줘 주민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집에 붙은 불을 끄다 손목을 다친 김진걸(63) 씨도 깁스한 불편을 몸에도 투표소를 찾았다. 이날 강릉시선거관리위원회는 성산면 일대 산불피해 지역 주민이 투표에 불편함이 없도록 마을을 순회하는 버스를 운행하기도 했다. 경북 포항시 남구 송도동 제2투표소에서는 소란을 피우고 투표용지를 찢으며 소란을 피운 A모(49)씨가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A씨는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포항 송도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사무원에게 시비를 걸며 투표용지를 찢어 바닥에 버리고 욕설을 하는 등 약 10분간 투표진행을 방해했다. 그는 기표소 3곳 가운데 1곳이 더 넓은 이유를 묻고는 투표사무원이 “장애인용인데 거기서 투표해도 된다”고 말하자 “내가 장애인이냐”며 난동을 부렸다. 그는 술에 취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부산진구 전포2동 제5투표소에서 한 선거인이 다른 선거인에게 투표 방법을 설명하다 대신 기표하는 일이 발생했다. 부산진구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9일 오전 7시 10분쯤 70대 A씨가 투표소 앞에서 머뭇거리던 70대 B(여) 씨에게 투표방법을 설명하다 기표소까지 동행해 A씨가 기표했다. B씨는 A씨가 본인을 대신해 기표한 것에 항의했고 현장 선거관리원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투표방법을 설명하다가 나도 모르게 기표했다”고 진술했다. 선관위는 해당 투표용지를 훼손 처리하고 B씨가 직접 다시 투표하게 했다. 관위는 A씨를 공직선거법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강릉· 삼척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수원·광주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씨줄날줄] 취업용 정장/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취업용 정장/황성기 논설위원

    얼마 전 서울신문사의 신입사원들이 회사 각 부서를 돌며 인사를 다닌다고 논설위원실까지 왔다. 놀란 것이 남녀 불문하고 검은색 혹은 짙은 청색 정장을 입고 있는 모습이었다. 어디선가 본 낯익은 풍경이었는데, 기억을 해내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도쿄에서 봤던 것이다. 일본은 회계연도 시작이 4월이라 신입사원 입사도 이때 몰려 있다. 퇴근 시간에 삼삼오오 검은색 정장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무리들이 있다면 그들은 거의 100% 신입사원들이다. 이들이 입는 검은색 정장을 ‘리쿠르트 슈트’라 부른다.한국에서도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리쿠르트 슈트와 관련한 언급이 보이기 시작한다. 경향신문 9월 14일자 기사. ‘고용시장 활기에 마케팅 강화, 면접생 필수품 매출 20~30% 신장’이란 제목에 “의류 업체들은 리쿠르트 슈트(Recruit Suit)란 이름으로 예비 취업생 전용 정장을 앞다퉈 쏟아 내놓고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는 내용이다. 일본에서 취업용 정장을 뜻하는 리쿠르트 슈트란 말이 등장한 것은 1970년대 중반이다. 이전까지 취업 활동을 하는 대학생들은 학생복을 입고 기업을 돌아다녔다. 1976년 대학 소비생활협동조합이 대형 백화점과 함께 취업 활동용 정장을 특설 판매했다. 반응이 좋자 이듬해 다른 백화점들도 뒤질세라 리쿠르트 슈트를 판매했다고 한다. 특설 판매에 참가한 직원이 지어낸 말이 바로 일본식 영어 조어인 리쿠트트 슈트였다. 리쿠르트 슈트를 고르는 요령이 있다. 첫째 무늬가 없고 검정이나 짙은 청색, 회색으로 청결감을 줄 것, 둘째 기발하다는 인상을 주지 않을 것, 셋째 학생용으로 제작된 싸구려일 것이다. 면접관이나 혹은 입사가 결정된 회사의 상사에게 다른 면접자나 신입사원보다 튀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고 그다음으로는 선배들 뺨치는 비싸고 좋은 옷을 입어서도 안 된다는 점이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우리말처럼 일본에도 ‘삐져나온 말뚝이 맞는다’는 속담이 있다. 인사부에 문의하니 옷차림에 관한 특별한 규정은 없다고 한다. 한 신입사원은 “튀지 않으려고 그랬는데 대부분 비슷한 생각일 것”이란다. 취업의 벽을 뚫고 회사에 첫출근했더니 눈치를 받거나 한마디라도 들으면 곤란하기는 하겠다 싶다. 신문사의 신입 기자 교육은 곧 평상복으로 취재 현장에 나가기 때문에 취업용 정장을 입는 것도 며칠뿐이었을 것이다. 넘치고도 터져 날 개성을 감춰 두는 게 낫다는 생각을 왜 20대가 하는 것인지 50대로선 이해하기 쉽지 않다. 황성기 논설위원
  • 택시 함소원, 中 재벌과 첫만남부터 결별까지 “평범한 사람이 좋아”

    택시 함소원, 中 재벌과 첫만남부터 결별까지 “평범한 사람이 좋아”

    ‘택시’에 출연한 함소원이 중국인 전 남자친구를 언급했다. 3일 방송된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는 중국을 무대로 활동했던 배우 함소원이 출연했다. 그의 한국 방송 출연은 9년 만이다. 이날 함소원은 중국 대부호인 전 남자친구에 대해 “그분과 3년을 사귀었다. 정말로 좋아했다”고 풍문이 아니라 사실임을 인정했다. 함소원은 “파티에서 처음 만났는데 그렇게 부자일지는 몰랐다”며 “당시에 쫓아다니는 남자들이 많았는데 휴대전화를 바꿔주겠다고 가져가더니 새 폰을 줬다. 번호가 아무것도 없더라”고 첫 만남을 전했다.이어 “첫 데이트 당시 차 3대를 끌고 왔다. 본인이 운전하는 차 한 대, 기사가 운전해온 차 두 대 총 3대를 가져와 어느 차를 타고 싶냐고 물어보더라”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또 “절에 가기 위해 개인 전용기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간 적도 있다”며 스케일이 다른 데이트를 밝혔다. 함소원은 “아침에 출근 전 내 냉장고를 확인하고 필요하다 싶은 것들을 점심에 채워놓는다. 그렇게 3년을 하더라. 아빠 같았다”고 자상한 면모를 전했다.결별 이유를 묻자 함소원은 “사소한 다툼이 결별의 원인이 됐다. 외출시 꼭 기사를 데리고 가라고 하더라. 기사를 통해서 제가 뭘 했는지 다 알고 있다보니 점점 대화가 없어지고 연애가 재미 없어졌다”며 “이 친구와 계속 사귀다가 내 인생을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함소원은 “평범한 사람이 제일 좋은 것 같다. 특별한 사람은 정말 다르다. 난 원래 소박한 여자다. 명품을 좋아하지도 않고, 내 삶 자체가 평범한 것에 행복함을 느낀다”며 “평범하게 직장 다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월급이 많지 않아도 된다”고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함소원은 1997년 미스코리아 태평양 입상 후 연예계에 진출했다. 이후 영화 ’색즉시공‘을 통해 큰 인기를 누리다 중국으로 무대를 옮겨 활동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울포토] 박근혜 전 대통령 첫 재판일…출근하는 김수남 검찰총장

    [서울포토] 박근혜 전 대통령 첫 재판일…출근하는 김수남 검찰총장

    김수남 검찰총장이 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번째 공판준비기일을 기점으로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공모해 삼성 등 대기업에서 592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 등 18개 범죄사실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이 시작됐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黃 대행 체제 내일 마지막 국무회의

    黃 대행 체제 내일 마지막 국무회의

    4일 간담회… 거취 대선 후 결정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현 정부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한다고 총리실이 30일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3월 11일 첫 국무회의를 개최한 지 4년 2개월 만이다. 박근혜 정부로 시작해 황 권한대행 체제로 이어진 현 정권이 2일 국무회의로 사실상 막을 내리는 것이다. 국정 최고 심의·의결기구인 국무회의는 보통 매주 화요일 오전에 열리며,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한 번씩 돌아가며 회의를 이끈다. 2일 열릴 회의를 포함해 현 정부는 모두 235차례 국무회의를 개최했다. 이 가운데 대통령이 72회, 국무총리가 126회 주재했다. 경제부총리도 13회 국무회의를 주재했고, 지난해 12월 9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안이 가결된 뒤로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24회 회의를 열었다. 정례적인 국무회의는 2일로 끝나지만 외교·안보 사항 등 시급한 현안이 발생할 경우 황 권한대행이 임시 국무회의를 이끌 수도 있다. 황 권한대행은 오는 4일 서울청사에서 마지막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를 갖고, 같은 날 낮 12시에는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대선 이후 황 권한대행의 거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총리실 관계자는 전했다. 차기 대통령이 선거 직후 곧바로 내각을 구성해 국정 운영을 해야 하는데 황 권한대행이 물러날 경우 후임 국무총리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때까지 국정 공백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황 권한대행의 거취는 오는 9일 선출될 차기 대통령과의 협의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청와대도 2일 한광옥 비서실장 주재로 차담회(茶談會·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비공식 모임) 형식의 마지막 수석비서관 회의를 연다. 수석비서관 등 청와대 참모들은 9일 대선에 맞춰 황 권한대행에게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직원 가운데 전문임기제공무원인 ‘어공’(어쩌다 공무원)들은 선거 전날인 8일까지만 출근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의 도발 위협이 상존하는 만큼 외교·안보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계속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車에서 주문” 편의점도 ‘드라이브 스루’

    “車에서 주문” 편의점도 ‘드라이브 스루’

    패스트푸드·카페 이어 등장… 수도권 외곽·지방 중심 쑥쑥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사는 직장인 전호진(32)씨는 아침 출근길에 집 근처 스타벅스 ‘드라이브 스루’(DT) 매장에서 커피를 사 가지고 온다. 자동차를 탄 채 입구로 따라 들어가 왼쪽에 설치된 키오스크(무인 종합정보안내시스템)의 터치 스크린을 눌러 커피를 주문하면 된다. 이어 화면에 스타벅스 직원의 영상이 나타나 주문 금액을 결제해주고 창구로 이동하면 완성된 음료를 건네준다. 대기 줄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10분 남짓한 시간이 걸린다. 전씨는 “따로 주차하지 않고도 커피를 살 수 있다는 게 편리해 DT점이 있으면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유통업계에서 DT 출점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패스트푸드, 카페에 이어 편의점 DT 매장까지 등장했다. 편의점 GS25는 지난 22일 경남 창원시에 있는 GS25 창원불모산점을 DT 점포로 문 열었다. 하루 평균 유동 차량이 3만대에 달하는 창원터널 초입에 있어 운전자 고객의 수요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고객이 차량유도선을 따라 전용 카운터 앞으로 이동해 벨을 누르고 물건을 요청하면 직원이 물건을 바로 전달하고 계산까지 끝낼 수 있다. 빠른 순환을 위해 판매 상품을 카페25, 얼음컵 음료, 생수, 담배 등으로 한정했다.편의점 DT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8월엔 편의점 CU가 서울 흑석동 SK주유소 안에 편의점업계 최초로 DT 매장을 열고 삼각김밥 등 편의점 인기 품목을 팔았다. 하지만 당시엔 사람들이 편의점 DT 매장을 낯설어하면서 1년 5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이미 외식업계에서 DT 매장은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에 DT 매장을 처음 들여온 맥도날드는 1992년 부산 해운대점에서 출발해 현재는 전체 매장 440곳 중 절반이 넘는(54.5%) 240곳이 DT 매장이다. 2012년 경주 보문로에 첫 DT 매장을 연 스타벅스는 지난달엔 DT 매장 100호점(경북 포항장성DT점)을 열었다. 지금은 전체 1030곳 매장 중 DT 매장이 106곳이나 된다. 패스트푸드점 롯데리아는 1997년 명일DT점을 시작으로 현재 약 60곳 정도를 DT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카페 엔제리너스커피도 2012년 광주광천DT점을 시작으로 9곳의 DT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DT 매장은 특히 수도권 외곽지역과 지방 상권을 중심으로 크게 늘고 있다. 외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 등 주요 도시 중심가는 높은 임대료로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데다 이미 상권이 포화상태인 만큼 DT 형태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단독] 남편 출산휴가 확대 “환영”… 월10만원 아동수당엔 찬반 갈려

    [단독] 남편 출산휴가 확대 “환영”… 월10만원 아동수당엔 찬반 갈려

    “백화점 명품 매장 같네요. 화려하고 좋아 보이는 물건들이지만 정작 내 것은 하나도 없잖아요.”여섯 살 딸과 네 살 아들을 키우는 워킹맘 박모(38)씨는 19대 대선 후보들의 보육 공약을 쭉 보고서 이렇게 말했다. 5명의 주요 후보 모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에 보육 정책을 집어넣었다. 서울신문은 이 내용을 모아 10여명의 워킹맘·워킹대디에게 평가를 요청했다. 일하는 부모들은 도입이 시급하고 잘 만든 공약도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의심되는 ‘그림의 떡’이 많다며 냉소적인 반응이었다. 5대 후보는 나란히 육아휴직 급여를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는 최대 1년의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 매달 월급(통상임금)의 40%를 고용보험을 통해 육아휴직 급여로 받는다. 각 후보는 100만원인 육아휴직 급여 상한액이 너무 적다는 데 동의한다. 그래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200만원으로 두 배를 올리자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15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공약했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휴직한 첫 석 달은 특별히 급여를 더 주자고 했다. 유 후보는 휴직급여를 월급의 60%까지 끌어올린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6개월간 육아휴직을 썼던 중소기업 워킹대디 강모(35)씨는 “육아휴직도 쉽게 쓸 수 없는 마당에 휴직 급여 인상은 무용지물”이라고 잘라 말했다. 눈치 안 보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들만 혜택을 누릴 거라는 게 강씨의 생각이다. 그는 “비유하자면 기업들이 일괄적으로 월급을 왕창 올리기로 했는데 나는 백수인 상황과 마찬가지”라면서 “취직이 돼야 임금 인상이 의미가 있듯이 일단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쓰게 해 줘야 휴직 급여 인상도 반가울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유 후보의 ‘육아휴직 3년 의무화’ 공약도 비판을 받았다.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처럼 민간 기업도 육아휴직을 최장 3년 사용하도록 보장한다는 내용이다. 둘째를 임신한 지 5개월째인 고모(35)씨는 “중소기업 사장들은 ‘대체인력 구하는 게 얼마나 힘든 줄 아느냐’며 육아휴직을 못 쓰게 한다”면서 “출산휴가 3개월 쓰는 것도 죄인처럼 ‘선처’를 구해야 하는 형편인데 육아휴직 3년제가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육아휴직을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3회에 나눠 쓰도록 한 유 후보의 공약은 워킹맘의 호응을 받았다. 네 살 된 딸을 키우는 중소기업 워킹맘 허모(33)씨는 “돌봄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초등학교 1학년, 고등학교 3학년 때에도 아이 옆에서 챙겨 줄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고 말했다. 여성 복지가 그나마 잘 갖춰진 공기업도 남성 육아휴직에는 여전히 인색하다. 국책은행 10년차 직원인 김모(37)씨는 둘째 딸이 태어난 지난해 6개월간 휴직할 생각이었지만 결국 포기했다. “정 쓰고 싶다면 무급 휴직은 가능하고, 대신 돌아오면 최소 6개월에서 1년은 승진에서 누락될 수 있으니 각오하라”는 인사부 직원의 공공연한 압박 때문이었다. 출산 직후의 아내와 아기를 돌보려고 남성이 쓰는 ‘배우자 출산휴가’를 지금의 5일에서 짧게는 14일(문 후보), 길게는 30일(안 후보, 심 후보)로 늘리는 공약은 워킹대디의 지지를 받았다. 아들 둘을 키우는 외벌이 회사원 김모(36)씨는 “‘네가 애 낳았냐’며 핀잔하는 상사 눈치를 보며 2~3일 겨우 쉬었다”며 “남성 공동 출산휴가 기간을 법으로 늘려 준다면 당당하게 휴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현실성 없는 공약들도 꼬집었다. 그는 “안 후보의 ‘병설유치원 6000개 학급 추가 설치’는 임기 내에 실현이 불가능하다”면서 “안 후보의 교육개혁안을 보면 첫해 초등학교 입학 정원이 두 배로 늘어 교실과 선생님이 부족할 텐데 병설유치원까지 늘린다는 건 모순”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의 ‘맞벌이 부부 출퇴근 시간선택제’는 새로운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씨는 “외벌이는 가뜩이나 소득이 적은데 맞벌이만 시간을 선택해 출퇴근하도록 한다면 좀 서운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워킹맘 허씨도 “유연근무제와 칼퇴근은 시급하지만 맞벌이 부모만 혜택을 누린다면 미혼이나 자녀가 없는 사람들이 불만을 느낄 수밖에 없어 나 자신도 미안해지고 회사도 부담을 느낄 것”이라면서 “애 키우는 엄마, 아빠를 별나게 취급하거나 불편한 상황에 놓이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1년 육아 휴직을 쓰고 오는 8월 다니던 공기업에 복직하는 워킹맘 이모(37)씨는 문 후보의 ‘10 to 4 더불어돌봄제’가 가장 끌린다고 했다. 그는 “아침에 15개월 된 아이를 재촉해 급하게 어린이집에 보낸 뒤 출근하고 야근도 잦은데 늦게까지 아이를 어린이집에 둘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과 창업을 돕는 지원센터 개설(문 후보, 홍 후보) 공약은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이씨는 “정부는 무슨 정책을 하려면 물리적인 공간부터 확보해 생색내고 싶어 한다”고 꼬집었다. 아동수당, 출산수당 등 재원이 필요한 선심성 공약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5명의 후보 모두 지급 대상과 금액에는 차이가 있지만 월 10만~15만원의 아동수당을 공약했다. 이에 대해 육아휴직 4년차 공무원 양모(35)씨는 “10만원이면 피아노, 태권도 학원 한 군데도 못 보내는 돈”이라면서 “이런 예산 낭비는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허씨는 “재정 부담은 되지만 국가가 아이들을 책임지고 키운다는 의미에서 취지 자체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단독] 이참에 전업주부 할까?… ‘男육·휴 1호’ 퇴직하면 2호는 영원히 못 나와!

    [단독] 이참에 전업주부 할까?… ‘男육·휴 1호’ 퇴직하면 2호는 영원히 못 나와!

    재취업한 아내 대신 휴직… 회사선 “한창 일할 연차에? 미쳤냐”… 하루 종일 집안일·육아에 3㎏ 빠져 김정훈씨는 우리 나이로 서른일곱 살이다. 대법원 통계를 보니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 태어난 남자아이의 가장 흔한 이름이 ‘정훈’이었다. 정훈씨는 5년 전인 2012년 5월 결혼했다. 32살이었다. 직원 50여명 규모의 정보기술(IT) 서비스 회사에서 만난 아내 차지영씨는 29살이었다. 누가 ‘대한민국 평균’ 아니랄까 봐 그해 결혼한 남녀 평균 나이(32.1세)와 꼭 같았다. 2013년 8월 딸 서연양이 태어났다.정훈씨는 오전 6시 30분 출근하는 아내에게 사과와 시리얼을 챙겨 주고 서연양 옆에 누워 잠시 눈을 붙였다. 오전 9시 30분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집에 돌아온 정훈씨는 엊저녁 남긴 김치찌개를 데워 아침을 때웠다. 왼손에는 지난밤 아내가 권한 책 ‘82년생 김지영’을 펼쳐 들었다. 지난해 10월 나온 책인데 뒤늦게 한국 소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정훈씨는 소설 주인공이 낯설지 않았다. 아내와 같은 이름이라서만은 아니었다.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원치 않는 경력단절,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독박 육아’ 스트레스에 내몰린 김지영은 곧 정훈씨의 모습이기도 했다. 5개월 전이었다. 정훈씨는 회사 인사팀에 육아휴직 신청서를 냈다. 잘 알고 지낸 팀장은 “미쳤냐. 이직하려고 그러느냐. 한창 일할 7년차 ‘허리’가 빠져나가면 대체 인력을 어디서 구하느냐”고 말렸다. 사장은 “회사 창립 20년 만에 1호 남자 육아휴직자가 나오게 생겼다”며 혀를 끌끌 찼다. 아내와 상의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지영씨는 서연양을 품은 지 4개월 만에 회사를 관둬야 했다. 법적으로 보장된 출산휴가, 육아휴직을 못 쓰니 권고사직으로 처리해 실업급여는 받을 수 있게 해 주겠다는 게 사측의 마지막 배려였다. 프로그래머로서 이 바닥에서 인정받아 온 아내의 능력이 아까웠다. 육아와 살림을 도맡던 지영씨는 열심히 원서를 넣은 끝에 서연양의 돌잔치를 한 다음날 재취업에 성공했다. 종전 직장보다 대우가 좋았고 프로젝트 성과에 따라 보너스도 받을 수 있었다. 문제는 육아였다. 양가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처지였고, 부부 모두가 밥 먹듯 야근을 해야 했다. 그나마 좀 늦게까지 아이를 봐 주는 국공립 어린이집 대기 순위는 100번 밖이었다. 베이비시터를 알아봤지만 한 사람의 월급을 고스란히 인건비로 줘야 할 판이었다. 정훈씨가 결정을 내렸다. “지영아, 내가 서연이 볼게. 너가 일해라.” 각오했지만 독박 육아는 상상 이상으로 힘들었다. 정훈씨는 휴직 첫 두 달 동안 3㎏이 빠졌다. 그래도 평일에는 깨어 있는 얼굴조차 보기 힘들던 딸과 하루 종일 붙어 있으니 정서적 유대감이 깊어졌다. 아내는 처음엔 자신이 할 일을 미룬 듯이 미안해하고 어색해하더니 지금은 직장 일에 만족하고 있다. 야근을 마치고 들어온 지영씨 앞에 정훈씨는 시간 맞춰 주문한 치킨과 맥주를 내놓았다. “지영아, 나 이참에 아예 회사 그만두고 전업주부나 할까? 공무원시험 준비하면서 말야.” 그러자 지영씨가 말렸다. “‘남자 육·휴 1호’가 퇴직하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2호는 영원히 못 나와. 후배들 생각해서라도 그런 마음은 접어.”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2016 사회지표, 2015 신혼부부 통계, 노동패널연구 등 각종 통계를 근거로 육아기 남성근로자의 평균적인 삶을 재구성한 기사로 조남주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의 서술 방식을 차용했음을 밝힙니다.)
  • 서울 하루 출퇴근 1시간 20분…수도권 인구수는 사상 첫 순유출

    서울 하루 출퇴근 1시간 20분…수도권 인구수는 사상 첫 순유출

    서울 사람들이 출근길에서 보내는 시간이 평균 40분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퇴근 왕복에 1시간 20분 가까이 쏟는 셈이다. 세종시에는 수도권보다 인근 충청권에서 유입된 인구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통계청이 19일 내놓은 ‘2015 인구주택총조사(인구이동, 통근·통학, 활동제약)’에 따르면 2015년 11월 1일 현재 우리나라의 통근·통학 인구는 2010년보다 85만 9000명이 늘어난 2935만 8000명으로 집계됐다. 12세 이상 인구의 66.7%다. ●서울 57만 1000명 빠져나가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 인구수가 처음으로 감소했지만 통근 시간은 늘어났다. 2010년에는 수도권으로 20만명이 순유입됐지만 2015년에는 16만 3000명이 순유출됐다. 순유출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은 57만 1000명이 빠져나간 서울이었다. 이재원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서울의 높은 전셋값 등 주거비가 탈서울의 원인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편도 기준으로 통근·통학의 전국 평균 소요시간은 30.9분으로 5년 전(29.2분)에 비해 1.7분 증가했다. 출근·등교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리는 지역은 서울로 39.3분이었다. 5년 전보다 2.8분이 길어졌다. 가장 짧은 지역은 19.2분으로 조사된 전남이었다. 교통 수단별로는 도보 14.4분, 승용차 29.1분, 시내버스 35.9분, 전철·지하철이 53.9분이었다. 승용차 이용 인구가 37.4%(1098만 2000명)로 가장 많았다. 5년 전에 비해 전철·지하철만 0.8분이 줄었고 나머지 교통수단은 모두 늘어났다. ●세종시 유입인구 충청 > 수도권 세종시의 경우 5년 전 거주지 기준으로 전입한 인구는 10만 7000명이었고 전출 인구를 뺀 순유입 인구는 9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대전·충청권에서의 유입이 4만 5000명으로 수도권에서 유입된 인구(3만 7000명)보다 많았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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