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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안부 간부회의 화요일로 바꾼 까닭은

     ‘부처 간부회의는 월요일 아침 일찍 하는 회의?’  행정안전부에선 앞으로 이런 불문율이 깨지게 됐다. 12일 행안부에 따르면 통상 월요일 8시 30분부터 진행하던 간부회의를 이번 주부터 화요일로 하루 늦추기로 하고 이날 첫 회의를 진행했다. 시간도 국무회의 직후인 오전 11시로 조정됐다. 직원들이 회의 준비를 위해 일요일부터 출근하던 비효율을 덜기 위한 조치로 다른 부처로도 확산될지 주목된다.  행안부의 정례 회의는 1주일에 한번 꼴로 열린다. 가장 중요한 간부회의는 2주에 1번씩 매주 월요일 장관 이하 실·국장들이 참석한다. 매월 첫주 월요일엔 소속기관장까지 참석하는 확대간부회의가 기다리고 있다. 거의 매주 월요일마다 간부회의가 열리는 셈이다. 자연히 보고자료를 준비하는 직원들 입장에선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일요일 오후만 되면 직원들이 주요 과 사무실마다 삼삼오오 모여드는 탓에 ‘정부청사에는 월요일이 하루 일찍 찾아온다.’는 농담도 회자될 정도다.  한 실장급 공무원은 “한 주 시작을 업무보고로 여는 게 공직사회 정석이긴 하다.”면서 “그래도 굳이 월요일 회의 때문에 주말부터 직원들 진을 빼놓을 필요가 있느냐는 건의가 김남석 제1차관에게서 나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일정으로 따져봐도 국무회의 이후 간부회의는 의결 사항, 부처별 지시사항까지 종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직원들은 희색하며 반기고 있다. 회의 자료 취합을 맡는 정책기획관실의 한 서기관은 “‘일요일은 출근’이 거의 공식화되어 있었는데 시간외 근무수당이 조금 줄어도 주말엔 쉬는 게 업무효율에 더 득이 된다.”고 말했다. 다른 과장급 공무원도 “외국에선 화요일 회의가 보편적인 만큼 다른 부처에서 전향적으로 도입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행안부 간부회의 화요일로 바꾼 까닭은

     ‘부처 간부회의는 월요일 아침 일찍 하는 회의?’  행정안전부에선 앞으로 이런 불문율이 깨지게 됐다. 12일 행안부에 따르면 통상 월요일 8시 30분부터 진행하던 간부회의를 이번 주부터 화요일로 하루 늦추기로 하고 이날 첫 회의를 진행했다. 시간도 국무회의 직후인 오전 11시로 조정됐다. 직원들이 회의 준비를 위해 일요일부터 출근하던 비효율을 덜기 위한 조치로 다른 부처로도 확산될지 주목된다.  행안부의 정례 회의는 1주일에 한번 꼴로 열린다. 가장 중요한 간부회의는 2주에 1번씩 매주 월요일 장관 이하 실·국장들이 참석한다. 매월 첫주 월요일엔 소속기관장까지 참석하는 확대간부회의가 기다리고 있다. 거의 매주 월요일마다 간부회의가 열리는 셈이다. 자연히 보고자료를 준비하는 직원들 입장에선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일요일 오후만 되면 직원들이 주요 과 사무실마다 삼삼오오 모여드는 탓에 ‘정부청사에는 월요일이 하루 일찍 찾아온다.’는 농담도 회자될 정도다.  한 실장급 공무원은 “한 주 시작을 업무보고로 여는 게 공직사회 정석이긴 하다.”면서 “그래도 굳이 월요일 회의 때문에 주말부터 직원들 진을 빼놓을 필요가 있느냐는 건의가 김남석 제1차관에게서 나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일정으로 따져봐도 국무회의 이후 간부회의는 의결 사항, 부처별 지시사항까지 종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직원들은 희색하며 반기고 있다. 회의 자료 취합을 맡는 정책기획관실의 한 서기관은 “‘일요일은 출근’이 거의 공식화되어 있었는데 시간외 근무수당이 조금 줄어도 주말엔 쉬는 게 업무효율에 더 득이 된다.”고 말했다. 다른 과장급 공무원도 “외국에선 화요일 회의가 보편적인 만큼 다른 부처에서 전향적으로 도입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나와 통일] (23)윤미량 하나원장

    [나와 통일] (23)윤미량 하나원장

    나는 탈북자들과 얘기할 때 ‘우리’라는 표현을 쓴다. 2년 2개월 전 하나원장에 임명되었을 때는 ‘북한 이탈주민’이라는 큰 덩어리로 이들을 생각했었지만 이제는 개개인의 인생, 아픔이 보이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이 나의 이야기처럼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탈북자 정책을 세울 때보다 세부적으로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동안 많은 탈북자들을 만났지만 나의 가슴을 가장 아프게 했던 경우는 세살배기 정우(가명)였다. 정우는 엄마와 함께 탈북을 했지만 엄마는 북송을 당하고 혼자 한국으로 들어왔다. 정우는 친권을 포기할 엄마조차 없기 때문에 입양을 시킬 수도 없었다. 결국 하나원이 후견인이 되어 보육시설에서 자라고 있다. 명절이나 크리스마스에는 나와 직원들이 찾아가 돌보곤 한다. 최근 탈북자들의 경향을 보면 탈북한 지 1년 이내에 입국하는 비율이 2009~2010년 39~40%에서 올해 52%로 크게 늘었다. 가족 동반도 2009년 20%에서 지난해 34%, 올해 40%를 넘기 시작했다. 이는 탈북을 할 때부터 한국을 목적지로 하고 나오는 경우가 늘었다는 얘기다. 연간 입국자 수는 올해 처음으로 3000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목적지로 하는 탈북 크게 늘어 탈북자들이 언어 문제 다음으로 한국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직장문화다. 경쟁적으로 일하고 노동 강도가 센 것을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북한에서는 출근도장만 찍으면 공장이 잘 돌아가든 불량품이 나오든 자기 책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상사가 야근을 하면 같이 야근을 하거나, 무단으로 결근을 하면 안 된다든지 하는 직장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럴수록 그들에게 “노동 강도가 셀지는 몰라도 노력하는 만큼 보상이 돌아온다.”는 점을 강조한다. 얼마 전 세탁소를 하고 있는 한 탈북자가 하나원을 찾아와 교육생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 부부가 운영하던 세탁소에 불이 나 좌절했지만, 먼 곳에 조그만 세탁소를 다시 열어 두 배로 열심히 뛰었다고 한다. 그런 성실함을 알아준 주민들이 점점 그의 세탁소를 찾기 시작했고 지금은 집도 마련해 잘 살고 있다는 얘기였다. 하나원 교육생들에게도 성실한 자세를 특히 당부한다. 이제는 탈북자들에게 정책적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을 찾기보다는 탈북자들도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7일 착공한 제2하나원의 모토는 ‘꿈과 자유를 향하여’다. 탈북자들은 더 이상 먹고살기 어려워서가 아니라 희망을 찾아 남한으로 넘어오고 있다. 출신 성분 때문에 출세를 못하고, 노력해도 현실을 극복할 수 없는 한계가 있는 북한을 떠나 온 것이다. 그들은 꿈을 꿀 수 있는 자유가 있고, 노력한다면 그 꿈에 다가갈 수 있는 자유가 있는 사회를 찾아왔다고 한결같이 말한다. 이제 한국 내에 탈북자가 2만 1000명을 넘었다. 탈북자들에게만 남한사회를 이해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우리도 그들을 안아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들은 북한을 떠날 때부터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고 온 사람들이다. 일부 탈북자들이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더라도 80% 이상의 탈북자는 남한에 정착해 성실하게 살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국내 탈북자 2만 1000여명 넘어 통일부에서 근무한 지 올해로 24년이 됐다. 1987년 당시 이미 민주화와 경제성장은 일정 궤도에 올랐고 앞으로 남은 과제는 분단 극복이라는 생각으로 통일부를 첫 직장으로 선택했다. 24년간 여러 일을 겪으면서 꿈 꾸고 밥 먹듯이 통일문제와 살아왔다. 국민들이 통일을 남의 일로 생각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나 역시 통일이 됐을 때 남북한 주민의 통합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심리적 문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정치체제의 통일이 아니라 개개인이 이웃이 되는 과정, 사람들끼리 가까워지는 ‘사람의 통일’에서 나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면 좋겠다. 인류사의 모든 일이 그렇듯 통일은 예고하고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갑자기 찾아온 통일의 시기에 내가 고민해온 것들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언제든 준비된 사람이 되고 싶다. 정리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연세대 호킹’ 신형진씨 “스마트폰 연구…장애인들 소통 도울래요”

    ‘연세대 호킹’ 신형진씨 “스마트폰 연구…장애인들 소통 도울래요”

    “이제 시작이에요. 스마트폰 연구를 통해 장애인들이 세상과 더 쉽고 편리하게 소통하도록 힘을 보탤 겁니다.” 10일 오후 3시 서울 신촌동 연세대 공학원에서 뜻깊은 환영회가 열렸다. 주인공은 ‘연세대 호킹’으로 불리는 신형진(28)씨다. 지난 2월 입학 9년 만에 연세대를 졸업한 뒤 모교 부속 소프트웨어응용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신씨는 어린 시절부터 온몸의 근육이 발달하지 않는 척추성근위축증을 앓고 있다. ●모교 소프트웨어응용연구소 첫 출근 신씨의 연구실은 공학원 1층 175호. 이곳에는 신씨가 사용하기 좋도록 맞춤형 컴퓨터가 놓여 있다. 하지만 이 연구실은 많아야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이용할 예정이다. 주로 재택근무를 하며 연구 과제를 수행한다. 신씨는 “첫 출근을 축하한다.”는 기자의 말에 수줍어하면서도 밝게 웃었다. 신씨는 눈동자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안구마우스’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감사 인사와 함께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신씨는 앞으로 ‘스마트폰’ 연구에 매진할 생각이란다. 그는 “스마트폰이 일반인들의 정보 이용 생활 방식을 바꿨지만 정작 스마트폰이 필요한 장애인들은 소외돼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정보 격차를 줄이고, 장애인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신씨를 뒷바라지해 온 어머니 이원옥(65·여)씨의 감회도 남달랐다. 아들이 사회인으로 발을 내디딘 이날 이씨는 “형진이의 또 다른 시작”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이씨는 “형진이가 불편한 몸으로도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게 돼서 다행이다. 형진이가 취업할 수 있게 도와준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벤처기업 입사 제의 받기도 이씨는 신씨가 지난 2월 졸업할 무렵 이재용 공과대학 학장에게서 연구원 제의를 받았다고 전했다. 벤처기업에 들어오지 않겠느냐는 권유도 있었다고 했다. 이씨는 “이런 사실을 (언론에) 말하지 않았던 것은 형진이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라면서 “몸이 불편한 형진이가 할 수 있는 것은 공부밖에 없었다. 컴퓨터과학 전공을 살려 형진이가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뒷바라지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연세대 호킹’ 신형진씨 10일 첫 출근

    ‘연세대 호킹’ 신형진씨 10일 첫 출근

    전신마비 장애를 극복하고 입학 9년 만에 대학을 졸업한 ‘연세대 호킹’ 신형진(28)씨가 오는 10일 모교로 첫 출근해 연구원 생활을 시작한다. 6일 연세대에 따르면 올해 초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하고 이 대학 소프트웨어응용연구소에서 근무하기로 한 신씨는 10일 오후 2시쯤 첫 출근을 해 학교 측이 마련한 환영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한중 총장과 보직교수, 연구소 직원들, 가족과 선후배 등이 참석하는 환영회에서 신씨는 안구 마우스로 컴퓨터를 이용해 글을 쓰면서 미리 준비한 감사인사와 소감을 전한다. 앞으로 연구할 분야에 대해서도 행사 참석자들에게 소개한다. 1994년 연세대 부설로 설립된 소프트웨어연구소는 소프트웨어 응용과 정보통신 분야의 기반 기술을 연구하는 곳이다. 공대와 다른 학과가 협동 연구를 하고 정부나 기업이 의뢰한 과제를 맡아 연구를 수행한다. 신씨는 앞으로의 연구 주제를 스마트폰으로 정했다. 마침 신씨의 학부 지도교수였던 이경호 컴퓨터과학과 교수가 이 분야 전공자여서 이 교수가 계속 지도교수를 맡기로 했다. 13일부터 정식 근무를 시작하는 신씨는 학교 측의 배려로 다른 연구원처럼 매일 출근해 업무를 하지 않고, 한 주에 한두 차례만 연구소에 나와 회의 등에 참석한다. 맡은 연구 과제는 주로 재택근무로 수행할 예정이다. 연대는 신씨가 휠체어에 누워서 컴퓨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연구실용 휠체어와 책상에 이른바 ‘로봇 팔’(monitor arm)을 국립재활원의 도움을 받아 맞춤형으로 설치했다. 신씨 어머니 이원옥(65)씨는 “형진이가 졸업한 뒤 딱 다섯 달을 쉬었는데 ‘백수가 싫다’며 빨리 일하고 싶어 한다. 학부 때는 이 건물 저 건물 이동해야 했는데 이제 학교에서 마련해 준 연구실에서 지내면 훨씬 편할 것 같다.”며 고마워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이재오 “배신당한 건 한번으로 족하다” 지역구서 거취 고심

    이재오 “배신당한 건 한번으로 족하다” 지역구서 거취 고심

    이재오 특임장관이 9일 칩거에 들어갔다. 집무실에도 나오지 않았다. 평상시처럼 이른 아침 지하철을 타고 출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층 체력단련실에서 1시간 동안 운동만 하고는 다시 지역구로 발길을 돌렸다. 이번 주에는 약속된 일정만 소화하고 대부분 지역구에 머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희생양이 직업 아니다” 이 장관은 자신의 거취 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27 재·보선 참패와 지난 6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패배의 책임이 자신에게 집중되고 있는 데 따른 부담감이 꽤 크다는 게 측근의 전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유럽 3개국 순방에서 돌아오는 이달 중순쯤 거취 결정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 측근은 “임명권자의 선택에 달려 있긴 하지만 당사자로서 본인의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장관의 직업이 ‘희생양’은 아니지 않으냐.”고 푸념했다. 이 장관 역시 경선 이후 사석에서 “배신은 한번으로 족하다. 희생양도 한번이지, 희생양이 직업은 아니지 않으냐.”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선 전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누군가에게 배신을 당했을 때 ‘허 참 그게 아닌데’라고 웃어넘겨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면에 원내대표 경선 결선투표에서 중립진영인 황우여 후보 쪽으로 돌아선 이상득계에 대한 서운함이 묻어났다. 이 장관은 2008년 5월 18대 국회 첫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이상득 의원과 갈등을 빚다가 미국행을 택한 바 있다. 이 장관은 다만 특임장관직 사퇴를 현실 정치 복귀 코스로 설정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측근은 “이 장관의 고민은 국정운영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차원”이라면서 “물러나더라도 당지도부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측근 “여의도 돌아가지 않을 것” 한 친이계 의원도 “‘여의도 정치’에 매몰되어선 큰 그림을 그릴 수 없다.”면서 “국민의 뜻을 좇아 좋은 정책을 만들고 체감할 수 있게 하다 보면 자연히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특임장관직에서 사퇴하더라도 세를 결집해 당권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당분간 민심 현장에서 큰 정치를 향한 밑그림을 그릴 공산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똑똑하게 잠자는 법 알려드려요

    똑똑하게 잠자는 법 알려드려요

    9일 밤 9시 50분 방영되는 EBS 다큐프라임의 주제는 ‘잠’이다. 시(時)테크라는 말이 나온 뒤 현대인은 되도록이면 잠을 줄이도록 요구받고 있다. ‘부지런한 새’ 운운하면서 말이다. 잠 좀 길게 자면 게으르고 늘어진 사람 취급 받는다. 특히 한국에서는 새벽같이 출근해서 밤늦게까지 일하는 것이 무슨 자랑이요, 미덕처럼 되어 버렸다. 한 사람의 삶에서 30%가 넘는 분량을 차지하는 잠을 이렇게 홀대해도 될까. 1부는 ‘잠의 경쟁력’이다. 잠은 기억을 저장하는 데 필수다. 새들에게 노래하는 법을 가르쳐준 뒤 잠을 재우면 노래 실력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자는 동안 뇌 속 뉴런들이 기억력을 강화해서다. 쿨쿨 자는 쥐를 계속 깨우면 처음엔 스트레스 때문에 살이 빠지지만, 결국엔 살이 마구마구 쪄 버린다. 잠 부족이 몸 속 호르몬 이상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부모들 입장에서야 자식이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게 흐뭇하겠지만, 실은 짧은 시간에 더 집중적으로 공부한 뒤 잠을 푹 자는 게 훨씬 현명한 선택이다. 잠이 부족하면 쥐 실험에서 보듯 비만으로 치닫는다. 혹시 밤늦게까지 학원으로 내돌린 아이들이 기름진 음식을 탐하진 않던가. 이렇다 보니 선진국일수록 질 좋은 잠에 대해 고민한다. 수면에 대해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푹 자두는 것이 기억력, 집중력, 문제해결 능력, 창의력 등 인지적 측면에서 크게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고혈압, 당뇨 등 성인 질환도 크게 개선시킨다고 지적한다. 잠 줄이다 수명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실험도 해 봤다. 초등학교 3학년생들을 대상으로 2박 3일간 수면캠프를 진행했다. 잠을 많이 잔 그룹과 적게 잔 그룹으로 나눠서 인지능력과 호르몬상의 변화를 확인해 본 것. 결과는 놀라웠다. 잠이 영향을 안 미친 분야가 없었다. 혈압, 체온 등 기본적인 신진대사에서부터 몸 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양과 비율까지, 순발력과 집중력 등 아이들의 인지적 능력 모든 부분에 영향을 끼쳤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잠을 푹 잘 수 있을까. 2부 ‘잠을 잃어버린 사람들’에서는 만성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 파헤친다. 3부 ‘인생의 첫 잠’은 잘 자기 위해 아기들의 잠을 탐구해 본다. 아기들은 잠을 잘 자지 못해 부모들을 언제나 부스스하게 만든다. 아기들이 잠드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다. 잠 자는 법을 차츰 배워 나가는 것이 바로 아기들의 잠이다. 이 과정에서 보듯 수면 전문가들은 성인이나 청소년들도 잠을 잘 수 있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대통령 “저축銀 비리, 분노 앞서 슬픔 느꼈다”

    이대통령 “저축銀 비리, 분노 앞서 슬픔 느꼈다”

    4일 아침 7시. 이명박(얼굴) 대통령은 청와대 집무실로 출근하자마자 수석비서관들을 소집, 금융감독원을 직접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저축은행 불법 대출 등과 관련한 금감원의 부실감독, 대주주의 도덕적 해이 문제 등에 대한 보고를 받고 고민을 해 오다 더 이상 이대로 둬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직원들이 퇴직 후 갈 자리를 관리하는 등 불법행위가 관습처럼 이뤄진다.”는 금감원 전 간부의 이메일 제보를 받고 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9시 52분쯤 점퍼 차림으로 금감원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무거운 표정으로 작심한 듯 마음에 품었던 말들을 쏟아냈다. 이 대통령은 “부산저축은행 등 대주주와 경영진이 용서받기 힘든 비리를 저지른 것을 보면서 저 자신도, 국민도 분노에 앞서서 슬픔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20년보다 훨씬 전부터 이런 관습은 눈에 보이지 않게 있었고 그것이 쌓여서 지금 이러한 문제로 발생한 것”이라면서 “여러분의 조직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것은 정부의 지적이 아니라 국민의 지적”이라고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또 “(금감원) 1500명 직원 모두의 연 평균임금을 따지면 9000만원은 될 것”이라면서 “그런 연봉을 받는 사람들이 경력을 이용해서 기능을 제대로 하면 얼마나 좋겠느냐. 그러나 불행히도 여러분이 그간의 경륜을, 경험을 악용해 대주주 비리에 합세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비리는 용서해서는 안 되고, 또 그런 일에 협조한 공직자도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서민들이 낸 세금까지도 몇몇 대주주와 힘을 가진 사람, 더 많이 가진 사람들에게 돌아간다면 그것은 공정한 사회라고 할 수 없다.”면서 “나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야겠다.”고 강조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이재오 “강남 출신 분당주민, 용인수지 가는 통에…”

    이재오 “강남 출신 분당주민, 용인수지 가는 통에…”

    28일 오전 5시 45분 서울 은평구 구산동 주택가. 골목 막다른 집의 남색 대문이 열리더니 서류가방을 손에 든 이재오 특임장관이 걸어 나왔다. 이 장관은 지난해 8월 취임한 이후 매일 같은 시간 집에서 나와 연신내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40여분 동안 동행한 이 장관의 출근길은 어느 때보다도 무거운 분위기였다. 얼굴에는 트레이드 마크인 ‘함박웃음’보다 쓴웃음이 더 자주 스쳐 갔고, 가라앉은 목소리에서는 전날 재·보궐선거에서의 뼈아픈 패배감이 묻어나는 듯했다. 이 장관은 이번 재·보선 내내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거 초반에는 ‘정운찬 분당을 출마설’의 배후로 지목됐다. 막판에는 친이계 모임을 주도해 선거전략을 논의하고, 경남 김해을 지역의 동향을 파악한 특임장관실 직원 수첩이 발견되면서 선거개입 논란에도 휘말렸다. 그런 이 장관에게 “선거 결과가 생각대로 나온 것이냐.”고 어렵게 첫 질문을 던졌다. 대답 대신 한숨만 내쉰 이 장관은 “참, 우리 기초단체장은 어떻게 됐느냐.”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전날 격전지 결과를 주시하느라 다른 지역은 신경 쓸 여유도 없었던 것처럼 보였다. 김해을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의 ‘나홀로 선거운동’을 언급하자 “나처럼 선거운동을 한 사람만 됐네.”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당색’을 뺀 덕분에 당선될 수 있었던 아이러니를 지적하자 이 장관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특임장관실 수첩과 관련해 김 후보의 당선으로 책임론을 빗겨간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나도 이야기가 나온 뒤 출장부를 가져오라고 해서 확인하고 알았는데, 시민사회팀장이 원래 현안이 있는 곳에 가서 민심을 듣고 오는 일을 하는 자리”라면서 “선거에 개입한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야당에는 충분히 호재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분당을에서의 패인은 젊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분당의 주민 구조가 옛날 같지가 않다. 전에는 강남에 살던 사람들이 많이 와서 살았는데 이제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용인 수지 쪽으로 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이렇듯 지역구 유권자 구조에 큰 변화가 생기면서 40대 이하 젊은 사람들이 68%를 차지하게 됐다. 그 사람들 절반만 투표한다고 해도 34%인데, 못 당한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지금 서울도 40대 이하 유권자가 많다.”는 설명에서는 내년 총선에 대한 위기감도 느껴졌다. 이에 한나라당의 ‘젊은층 공포증’을 꼬집자 “당연히 같이 안고 가고 싶지만 쉽지가 않다. 싫어하는 이유가 있으면 그 이유를 찾아서 없애면 되는데, 젊은 사람들이 한나라당은 그냥 싫다고 하니… 이유를 찾아봐야지.”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을 분당을 후보로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진 이 장관에게 강재섭 후보가 인물론에서 뒤진 것 아니냐고 ‘유도심문’을 던졌다. 수차례 질문에도 묵묵부답이던 그는 “분당을은 토박이 이런 것도 없으니까….”라고만 답했다.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언급하자 “지도부에서 적절히 알아서 대응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선거의 승자는 역시 손학규 대표인 것이냐.”는 질문에 이 장관은 “손 대표가 이제 완전히 민주당 사람이 된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로 인한 대권구도 변화에 대해서는 “대선이 아직 2년이나 남았고, 그 사이 또 정치지형이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면서 “이번 선거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출근길 내내 이 장관은 “한나라당이 잘해야 한다. 정말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든 지든 민심을 정말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도 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되뇌이듯 같은 말을 몇번씩 반복했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 우리가 깨지고, 내가 들어온 선거에서 우리가 확 뒤집지 않았느냐. 그런데 1년 만에 또 이렇게 뒤집히고…. 민심이 참….” 이 장관이 지하철을 기다리며 푸념하듯 내뱉은 ‘민심’의 무게는 어느 때보다도 무거워 보였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4·27 재보선 판세

    4·27 재보선 판세

    4·27 재·보선을 열흘 앞둔 17일 여야는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 유세전에 집중하면서 민심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나라당은 지역일꾼론으로, 야권은 정권심판론으로 승부수를 띄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안상수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선거는 지역과 서민경제를 살리는 선거”라면서 “몇몇 정치인의 대권 야망을 채우기 위해 악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춘석 민주당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4월 국회 회기 중에 의원 53명을 총동원했다.”면서 “이번 재·보선은 서민 경제를 죽인 이명박 정권 심판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여야의 판세분석 결과 강원도는 한나라당이, 경남 김해을은 야권 단일후보가 각각 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성남 분당을은 ‘초접전’이다. 전남 순천은 김선동 민주노동당 후보와 민주당 출신 무소속 후보 6명의 난립 속에 대혼전 양상이다. ●강원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가 최문순 민주당 후보를 10% 포인트 정도 앞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나라당 측은 “당 자체 여론조사 결과 엄 후보가 최 후보를 10% 포인트 이상 꾸준히 앞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측은 “초반 지지도 격차가 25% 포인트 정도나 됐지만 이제 7~9% 포인트로 좁혀졌다.”고 말했다. 선거는 이광재 대리전으로 치닫고 있다. 엄 후보 측은 “최문순은 이광재 그림자냐.”라며 이광재 동정론을 차단했다. 이 전 지사는 18일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 정권의 ‘이광재 죽이기’를 부각할 예정이다. ●경남 김해을 야권 단일주자인 이봉수 참여당 후보가 김태호 한나라당 후보를 10% 포인트 이내에서 우세를 보이는 데 여야의 이견이 없다. 이 후보 측 천호선 대변인은 “여론조사상 앞서고 있지만 재·보선 현실을 감안하면 박빙이라고 봐야 한다. 젊은 층의 출근 전 투표율이 당락을 가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나라당 측은 “김 후보가 열세지만 선거 경험이 많고 중량감 있는 인물이라 곧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성남 분당을 여야 모두 판세를 쉽게 가늠하지 못하는 살얼음판 승부가 전개된다. 한나라당 측은 “오차 범위에서 약간 앞선다.”며 당세를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 측은 “탄탄한 부잣집에 살림 차리기가 쉽겠는가. 손학규라는 인물로 추격 중”이라고 말했다. 적극 투표층에서 10% 포인트 정도 뒤졌지만 현재 5% 포인트 안팎으로 따라잡았다고 분석했다. 구혜영·허백윤기자 koohy@seoul.co.kr
  • “결혼이민자 목소리 전달하는 입 될 것”

    “결혼이민자 목소리 전달하는 입 될 것”

    중앙행정기관에 채용된 국내 첫 결혼이민자. 몽골 출신의 결혼이민자 정수림(자담바 르크하마수렌·36)씨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여성가족부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서를 냈을 때는 그저 소박한 바람뿐이었어요. 제2의 고향인 한국 땅에서 중앙행정기관에 몸담고 싶은 작은 희망을 몸짓으로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채용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다문화 정책 총괄부서인 여성가족부는 지난달 결혼이주 여성을 대상으로 다문화가족 지원 업무 보조원 1명을 공모했다. 당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2년 이상 한국 거주자, 한국어 능력시험 4급 이상 등의 모집요건을 갖춘 결혼이민 여성 12명이 응시했다. 서류전형과 면접 경쟁을 뚫고 중앙부처에 상근하는 첫 주인공이 된 정씨는 “위기 가정으로 내몰린 다문화가족을 돌봐주고 싶었는데, 그 목표에 한발 더 가까이 가게 돼 기쁘고 설렌다.”고 밝혔다. 몽골 출신인 그가 한국인과 결혼해 귀화한 것은 2000년. 대학(울란바토르 칸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낯선 한국 땅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한국어를 원활히 구사해야 뭐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독학으로 한국어능력시험(TOPIK)에 매달렸다. 결국 2008년에는 6급 자격증까지 따냈다. 다문화가족 관련 업무를 시작한 것은 2009년 3월 남양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 일을 맡으면서였다. 정씨는 “특히 지방 거주 결혼 이민자들이 정책지원 혜택 등 여러 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 늘 안타까웠다.”면서 “더도 덜도 말고 한국 사람처럼 대접받고 사는 게 꿈인 결혼 이민자들의 편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며 웃었다. 18일부터 여가부 다문화가족과에 정식 출근하는 그는 다문화가족 정보제공 사업과 관련한 번역, 외국인 커뮤니티 의견 수렴과 동향 파악 등의 업무를 맡는다. 당장은 정식 공무원이 아닌 기간제 근로자 신분이다. 그러나 여가부는 올 연말까지 업무능력을 평가해 공무원 신분 전환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업무유공 특진 ‘가뭄에 콩나듯’… 대기발령은 퇴출 신호탄?

    [테마로 본 공직사회] 업무유공 특진 ‘가뭄에 콩나듯’… 대기발령은 퇴출 신호탄?

    공직사회가 부단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무사안일, 복지부동 등 낡은 관행도 여전하다. 이 때문인지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 평가는 후하지 않다. 이에 서울신문은 공직사회 경쟁력 제고 및 공직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직무를 중심으로 한 ‘테마로 본 공직사회’ 기획 시리즈를 매주 1회씩 게재한다. 첫 회는 특별승진과 대기발령이다. 2회는 유연근무제다. 특별승진은 국가공무원법 40조 4항, 지방공무원법 39조 3항 등에 따라 업무유공, 제안 채택, 명예퇴직, 사망 추서, 봉사상 수상을 인정받았을 때 할 수 있다. 제안 채택·수상은 가시적 성과물을 인정받은 경우다. 명예퇴직과 사망 추서는 퇴직 또는 사망 이후 승진하는 셈이므로 현직 공무원이 누릴 수 있는 수혜가 아니다. 진정한 의미의 특별승진은 ‘직무수행 능력이 탁월해 행정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자’에게 주는 ‘업무 유공’에 국한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업무유공 특별승진은 “살아서는 받을 수 없는 승진”이라는 푸념이 공무원들 사이에 적지않다. ●살아서 받을 수 없는 승진? 지난 5년간(2005~2009년) 국가공무원 승진통계에 따르면 특별승진자는 모두 5354명으로 총 승진자 8만 764명의 6.6%다. 이 가운데 업무유공 특별승진자는 1602명으로 전체의 2%에 불과하다. 특히 기능직 공무원이 특별승진을 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2009년 기준 전체 특별승진자 1076명 중 기능직은 123명이나 이 역시 전원 명예퇴직하면서 얻은 승진이다. 지방공무원도 마찬가지다. 행안부에 따르면 2009년 특별승진한 지자체 공무원 1092명 중 명예퇴직이 1061명(97.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망추서 20명(1.8%), 업무유공 10명(0.9%)이 뒤를 이었다. ●특별승진 활성화… 실효성 의문 이런 이유로 특별승진 활성화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나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는 올해부터 특별승진을 매년 1회 이상 정기실시하고 연간 승진예정 인원의 30% 이내를 특별승진시키는 방안을 내놨다. ‘총리실도 개인별 5년간 업무 실적을 측정해 직급별 승진인원의 20% 범위 내에서 특별승진을 활성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들도 비슷한 방침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그럴 듯한 유인책으로 보이지만 행정 공무원은 팀단위로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업무 성과를 재기 어려워 실제 승진비율은 지금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기발령 ‘징계성’은 미미 대기발령은 ‘징계 또는 문책성’과 인사운용상 불가피한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그 숫자가 많지 않다. 주로 징계위원회 의결에 앞서 현 보직에 놔두는 게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의 인사조치이다. 주로 고위직 인사에서 엿볼 수 있다. 올초 건설현장식당(함바집) 비리 사건 연루 의혹을 받은 김병철 당시 울산경찰청장은 검찰 출두에 앞서 경찰청 경무과로 대기 발령났다.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을 비방하는 동영상을 개인 블로그에 올린 시민을 내사해 물의를 빚은 총리실의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도 대기발령받았다. 업무능력을 이유로 한 대기발령 조치도 있다. 고용부는 지난해 중앙부처로는 처음으로 무능·태만 공무원 40여명을 무더기 대기발령 낸 바 있다. 지역발전 업무를 담당하던 행안부 박모 사무관은 유관기관 비상임감사직을 겸직하면서 재단 법인카드를 사적 용도로 사용하다 지난해 감사원에 적발됐다. 박씨는 행안부가 비위사실 확인 조사에 들어가면서 3개월 넘게 무보직 대기발령 상태에 있었다. 비위의혹이 제기된 당사자를 현직에 그대로 둘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수순이었다. 결국 박씨는 중앙징계위원회에서 이런 사실이 확인된 직후인 지난 1월 파면조치됐다. 대기발령이 공직에서 영영 ‘아웃’되는 통로가 된 셈이다. 지자체의 경우, 서울시가 2008~2009년, 2년에 걸쳐 모두 14명을 퇴출시킨 바 있다. 징계성 대기발령자들은 직위해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국가공무원법 73조에는 임용권자가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하거나 성적이 극히 나쁜 자, 파면·해임·강등 또는 정직에 해당하는 징계 의결이 요구 중인 자, 형사사건 기소자에 대해 직위해제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인사 수요·공급 불일치 대기도 다수 그러나 일반적인 대기발령은 인사 수요·공급의 불일치에 따른 경우다. 2008년 9월 서울시로 파견 명령을 받았던 행안부 조모 과장은 1년 3개월 만인 지난해 1월 복귀했지만 과장 결원 직위가 없는 바람에 3개월 가량 ‘대기자 신세’로 지내야 했다. 결국 지식경제부의 한 기획단 과장으로 다시 한번 ‘바깥 바람’을 쐰 뒤 지난달 행안부로 돌아왔다. 공무원 임용령 제43조에는 무보직 발령이 가능한 경우로 휴직자의 복직, 파견자 복귀, 파면·해임·면직자 복귀 때 해당 직급에 결원이 없거나 1년 이상 장기국외훈련을 위해 2개월 이내에서 준비기간이 필요할 때 등을 들고 있다. 대기발령자는 출근의무도 없고 보수도 깎인다. 정상 근무에서 배제되기 때문이다. 급여와 기본수당은 챙기지만 시간외 수당, 교통보조비, 정액급식비 같은 실비변상적 성격의 수당은 받을 수 없다. 4급 이상은 관리업무수당과 직책금을 추가로 받지 못한다. 이런 무보직자들은 발령이 예정된 부서에서 미리 일손을 돕거나 개별 프로젝트를 맡아 보고서 작성을 하는 등 정식발령 때까지 소일거리로 시간을 때운다. 이재연·박성국기자 oscal@seoul.co.kr
  • 푸드나눔카페 2호 태릉점 가보니

    푸드나눔카페 2호 태릉점 가보니

    5일 오전 7시 커피향이 짙은 지하철 6호선 태릉입구역 푸드나눔카페에 기타를 둘러멘 풋풋한 대학생들이 몰려들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카페가 봄맞이 사랑나눔 이벤트를 펼친다고 해서 서울여대 클래식기타 동아리 ‘예현’ 회원들이 음악회를 열기로 한 것이다. 푸드나눔카페는 기존 푸드마켓과 카페를 결합한 것으로, 차상위계층과 SOS위기가정에 식품 및 생활용품을 지원하고 일반 시민에겐 싼 값으로 커피를 판매해 기부하는 사랑나눔 쉼터다. 박다영 학생은 “나눔 공연이 처음이어서 아침 6시부터 부산 떨며 1시간 넘게 지하철을 타고 달려왔다.”며 “한두명이라도 우리의 음악을 듣고 상쾌한 출근길이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이라며 웃었다. 오전 8시 러시아워가 가까워지자 회원들은 기타 조율을 마치고 음향 등을 조절한 뒤 공연을 시작했다. 음악회 첫곡은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OST ‘언제나 몇번이라도(Always With Me)’. 잔잔한 기타 선율이 붐비는 지하철역에 울려 퍼졌다. 은행원 이은정(32)씨는 “한끼 식사 값에 버금가는 커피보다 단돈 천원으로 즐길 수 있는 이곳 커피가 맛있어 매일 출근길에 사 간다.”면서 “선물로 머그컵도 받고 좋은 연주까지 듣게 돼 기분이 짱”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산 커피가 어렵게 지내는 이웃들에게 기부로 연결되는 줄은 까맣게 몰랐다.”고 흐뭇해했다. 1000원짜리 커피를 사면 500원은 커피 재료값으로, 나머지 500원은 기부돼 차상위계층에 지원하는 생필품 구입비로 쓰인다. 카페 안에는 식용유, 김, 라면, 통조림, 미역, 쌀 등 식료품들이 진열돼 있다. 가격은 100~200원. 심지어 5개들이 라면도 200원이다. 각 자치구마다 있는 푸드마켓이 기초생활수급자 회원들 노력으로 한달에 한번 원하는 것을 공짜로 구입하는 곳이라면, 이곳은 수급자 명단에서 빠진 차상위계층과 위기가정이 200원 미만으로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는 가게이다. 심상오 복지협력팀장은 “모든 복지정책이 수급자 위주로 돌아가다 보니 틈새계층에 돌아가는 혜택은 상대적으로 적다.”며 “이들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공짜 대신 동전 몇푼으로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정지현 동아리 회장은 연주가 끝난 뒤 “출근하던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잠깐 연주를 감상하고 가는 모습을 보았다.”며 “나눔 공연이어서인지 연주하는 저도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홍성훈 푸드카페 관리운영과장은 “6일엔 노원구 기타공연 봉사단 ‘마들소리샘’ 이 펼치는 점심공연을 마련한다.”면서 “앞으로도 인근 대학교 동아리들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문화나눔의 장소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릉점은 도봉, 노원, 중랑구 등 3개구 차상위계층들이 이용할 수 있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정몽구회장 10년만에 ‘계동 귀환’

    정몽구회장 10년만에 ‘계동 귀환’

    현대그룹 분화 이후 10년 만에 현대가(家)의 장자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서울 계동 사옥에 귀환한다. 31일 현대차그룹 및 현대건설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 되찾기에 성공한 정몽구 회장은 4월 첫 날 계동으로 출근, 현대건설 직원조회를 주재하는 등 계동에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다. 1999년 시작된 ‘왕자의 난’으로 현대그룹이 갈라지면서 현대기아차가 2001년 4월 양재동으로 사옥을 옮긴 지 10년 만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계동 현대사옥 본관 12층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사용하던 집무실에 정몽구 회장의 총괄 집무실을 마련했다. 이 사무실은 정 명예회장 타계 이후 10년 동안 비어 있었다. 정 회장은 당분간 양재동 현대차 사옥과 계동을 오가며 그룹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1일 아침 7시 20분 계동 현대사옥에 도착, 집무실에서 업무보고를 받은 뒤 8시부터 본관 지하 2층 강당에서 부장급 이상 직원들이 참석한 조례에서 인사말을 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그동안 경영 위기를 극복한 현대건설 임직원들을 격려한 뒤 향후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이어 1층과 3층 등 사무실을 돌며 근무 중인 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저녁에는 서울시내 모 호텔에서 현대차그룹 부사장급 이상, 현대건설 상무보 대우급 이상 간부들의 부부동반 상견례 모임을 갖는다. 한편 현대건설은 이날 계동 현대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잇따라 열어 김창희 부회장과 김중겸 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김 부회장은 총괄 경영을, 김 사장은 국내외 영업 등의 실무 경영을 맡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작업을 지휘한 김 부회장은 제주 출신으로 제주대 경영학과를 나와 1982년 현대차에 입사, 20여년 간 자동차 영업을 담당한 영업 전문가다. 이어 2005년부터 현대엠코 대표를 맡아 당진 현대제철 건설 등 중요 사업을 잘 마무리하고 회사 매출액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리는 등 탁월한 경영 능력을 발휘했으며, 해비치컨트리클럽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2009년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발전소를 수주하고 매출 10조원을 달성하는 등 지난 2년간의 경영성과를 인정받아 최고경영진으로 남게 됐다. 주총에서는 또 이정대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승재 전 중부지방국세청장·박상옥 전 서울북부지검장·신현윤 연세대 교수·서치호 건국대 교수 등 4명이 사외이사로 각각 선임됐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차 한잔 하실까요] 진익철 서초구청장

    [차 한잔 하실까요] 진익철 서초구청장

    진익철(60) 서초구청장은 “우리 구내식당은 주민들에게도 자랑거리”라고 말을 건넸다. 손님을 모실 때도 고급 음식점보다 구내식당을 선호한단다. 그를 30일 서초구청 구내식당에서 만났다. 편한 장소여서 인터뷰는 무겁지 않았다. 구수한 사투리가 섞인 진 구청장과의 대화를 ‘키워드’로 엮어 본다. ●구내식당 자연히 구내식당 이야기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직원들이랑도 식당에서 자주 식사를 하시나 보죠?”라고 묻자 “그럼요. 직원들과 돌아가며 식사하면서 표정을 살피는 거죠. 물론 구를 대표하는 자리지만 내부 고객의 마음부터 느끼는 게 구정의 첫 단추라고 생각해요.”라고 진지한 답변이 이어진다. 그렇다면 진 구청장에게 이런 식사 자리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얼마 전에는 강남대로 노점상을 단속하는 직원들과 식사를 하며 애로사항을 들었어요. 구내식당은 저와 직원들 간의 소통의 장입니다.”라고 말한다. 이내 호기심이 생긴다. 과연 직원들이 애로사항을 순순히 털어놓을까. 구청장 눈치를 보는 것은 아닐까. 우문현답이 되돌아왔다. “맞아요. 처음에는 얘기 잘 안 해요. 그래서 예전엔 폭탄주를 이용하기도 했죠. 하하…. 그런데 그건 취중 발언이니까 지양해야죠. 그래서 계속 들으려고 추궁해요. 그러면 정말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말들이 쏟아지죠.” ●로맨스 진 구청장의 과거사(?)를 캐물었다. 스스로 ‘울산 촌놈’이라고 말하는 진 구청장은 27세 때 대학에 입학한 늦깎이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온 뒤 과수원 농사를 짓기도 했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했다. 대학 3학년 시절인 1979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줄곧 서울시에서 공직의 길을 걸었다. “대학 때 학생들이 ‘영감이 학교에 들어왔다’고 장난도 많이 쳤죠. 마음고생도 했고요. 하지만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잖아요. 고생을 해 보니 남 힘든 거 알겠더라고요.” 맞선을 본 지 한달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고 웃는 진 구청장. 30차례 이상 선을 봤지만 아내(김경희씨)를 보는 순간 ‘아, 내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아버지께 며느릿감을 빨리 소개시켜 드리려는 마음에 부산에서 만난 지금의 아내를 데리고 울산까지 택시를 타고 갔죠. 당시 수습공무원 월급이 16만원이었는데, 택시비가 5만원이나 나왔어요. 아직도 아내랑 그 얘기를 하면 배꼽을 잡아요.” ●귀양살이 그가 ‘안정된’ 공무원 생활을 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진 구청장의 이력서는 본인 말대로 ‘정신이 없다’. 30여년 공무원 인생, 맡았던 보직도 수십여개에 이른다. 여기에 2차례 해외 파견, 대통령 비서실 등 근무 반경도 넓다. “베이징에 4년, 뉴욕에 1년 6개월 파견됐죠. 사실 인사에서 밀려나 일종의 ‘귀양살이’를 한 것인데, 그때 배운 게 너무 많았어요. 다문화 사업을 기획할 때, 당시 익힌 감각이 약이 됐죠. 역시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든 배울 수 있는 것 같아요.” 진 구청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보직으로 2001년 맡았던 서울시 ‘공보관’을 꼽는다. 대(對)언론 홍보 업무를 맡으며 시정의 큰 그림을 한눈에 볼 수 있었던 까닭이다. “민감한 현안이 생기면 공보관은 시의 모든 부처와 긴밀히 협동을 해야 합니다. 해결책을 논의하고 언론, 더 나아가 시민들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하는 자리가 공보관이거든요. 이미 모든 현장에 다 다녀온 셈이 되니 이만한 보직이 없었죠.” ●소통 최근 ‘소통’은 우리 사회에 유행처럼 돌고 있는 말. 조직의 수장 가운데 소통을 말하지 않는 이가 과연 있을까. 하지만 진 구청장의 소통 어젠다는 더 구체적이다. 일단 결재 시간을 대폭 줄였다. “관료제이다 보니 어떤 사안을 보고하는 데 시간이 너무 걸려요. 주무관은 팀장한테, 팀장은 과장한테, 과장은 국장한테, 국장은 부구청장한테, 부구청장은 청장한테…. 어떨 땐 결재가 15일 뒤에 올라와요. 이러면 주민들이랑 소통이 가능하겠어요? 그래서 중요 현안이 있으면 이들이 모두 모여 의사 결정을 해요. 그렇게 처리한 현안이 지금까지 200건이 넘습니다.” 구청장을 하면서 가장 감동을 받았을 때도 주민과 소통을 할 때라고 했다. 진 구청장은 출근을 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구청 홈페이지의 ‘구청장에게 바란다’를 확인하는 것이다. 매일 20~30개의 지적사항이 올라오는데 곧바로 해결하도록 지시한다. 이따금 해당 주민에게 불만사항이 잘 해소됐는지 전화를 건다. “구민들은 이런 세세한 모습에 고마워해요. 그런 모습을 보면 저도 감동을 받고요.” 다시 구내식당 이야기로 인터뷰를 매듭지었다. “아, 구내식당에서는 남은 반찬을 포장해서 값싸게 팔아요. 맞벌이 부부의 가사 부담도 덜고, 친환경 식재료로 만들어 건강도 챙기고, 잔반도 처리하고, 구 예산에 기여도 하는 일석사조(一石四鳥)입니다. 이 기자도 반찬 좀 사서 구 예산에 기여하시죠. 하하….”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회사 첫 출근한 날 ‘로또 당첨’ 행운男

    회사 첫 출근한 날 ‘로또 당첨’ 행운男

    미국의 50대 가장이 직장을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다가 어렵사리 취직에 성공했다. 더욱 놀라운 건 첫 출근한 날 이 남성은 복권에 당첨되는 뜻밖의 행운을 얻었다. 미국 메릴랜드 주에 사는 마이크 하긴스(53)는 올해 초 다니던 건설사가 어려워지면서 직장을 잃었다. 다시 직장을 구하려고 뛰어다녔으나 번번이 미끄러졌고, 좀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좌절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구직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히긴스는 작은 건설사에서 현장매니저로 일을 해보지 않겠냐는 연락을 받았다. 새 회사에 첫 출근한 지난 22일(현지시간) 기쁜 마음으로 일을 마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부인에게 전화를 했다가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됐다. 이달 초 샀던 복권이 5만 달러(5500만원)에 당첨됐다는 것. 막막한 현실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매주 편의점에서 샀던 복권 중 하나가 3등에 당첨된 사실을 안 히긴스는 기쁨에 눈물이 터졌다. 그는 “아내가 ‘당신이 3등이야.’라고 소리를 질렀을 때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몇 번이나 확인한 끝에 진짜 복권에 당첨된 사실을 알고 기뻐서 눈물이 흘렀다. 당시를 떠올리면 아직도 기쁨에 온몸이 떨린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복권에 당첨되면 다니던 회사부터 때려치운다.”고 대답하지만 어렵사리 소중한 직장을 얻은 히긴스에게는 배부른 소리일 뿐 직장을 그만둘 생각이 전혀 없다. 복권당첨은 기쁘지만 당첨보다 더욱 기쁜 건 다시 일을 하게 된 것이기 때문. 히긴스는 “당첨금으로 팍팍한 형편 탓에 미뤘던 집을 수리하고 빚도 청산할 것”이라고 말한 뒤 “내년이 결혼 25주년이기 때문에 아내와 특별한 여행을 가겠다.”고 계획을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http://twitter.com/newsluv)
  • 수도권 시민들 자발적 절전… 낮시간 ‘계획 정전’ 보류

    도호쿠 지역 대지진의 피해를 당한 지 나흘째를 맞은 14일 일본은 시민들의 질서정연한 모습이 지속되면서도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 일대에 부분 단전을 실시한다는 ‘계획 정전’ 발표가 번복되는 등 다소 혼란을 겪었다. ●전력량 많은 병원 등 비상조치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 1호기의 폭발로 전력량이 부족해 14일부터 수도권 지역을 5개 그룹으로 나눠 지역별로 3~6시간씩 단전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날 아침 출근길에 전철이 파행 운행되는 등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도쿄전력은 당초 이날 오전 6시 20분에 시작할 예정이었던 제1 그룹 지역의 정전을 취소했다. 오전 9시 20분부터 제2그룹 지역도 보류한 데 이어 낮 12시 20분부터 3그룹 지역도 단전 실시를 미뤘다. 하지만 오후 5시로 예정된 5그룹의 계획정전은 실시됐다. 이에 대해 도쿄전력은 “전력난을 겪고 있다는 정부의 발표로 시민들이 전기 사용을 자제해 전력 수요 전망이 예상을 밑돌아 이날 오전에는 부분 단전을 보류했지만 수요량이 느는 저녁 시간에는 계획 정전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운영되는 철도 회사들은 이날 부분 단전 발표에 맞춰 전철의 운행 대수를 큰 폭으로 줄여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전력량이 많은 슈퍼나 편의점, 병원 등에서도 비상조치를 취하느라 이날 하루 종일 분주히 움직였다. 실제로 부분 단전이 실시되면 도로의 교통신호기가 멈추거나 선로의 건널목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피해 등이 우려되고 있다. ●센다이 상점·주유소 1㎞ 장사진 지진 발생 후 첫 월요일을 맞은 센다이는 겉으로는 평온했지만 패닉 속에서 하루를 보냈다. 밤새 여진이 반복되면서 뜬 눈으로 밤을 지냈다. 피해가 없는 센다이 시내를 중심으로 일부 회사원들은 출근했고, 일부 상점과 음식점은 지진 직후 3일 동안 닫았던 문을 임시로 열었다. 시민들은 문을 연 편의점과 상점 앞에 1㎞에 걸쳐 줄어 지어 늘어섰다. 센다이의 최대 백화점인 다이에이 앞은 몇 블록이나 긴 행렬이 이어졌다. 나흘째 교통편이 재개되지 않으면서 센다이 시내 식료품과 휘발유 등도 점차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센다이 시내 주유소는 이날부터 입구에 ‘판매금지’라는 입간판을 세우고 경찰차·소방차·앰뷸런스 등 인명구조를 위한 긴급 차량에만 휘발유를 공급했다. 문을 연 주유소마다 자동차 행렬이 이어졌다. 택시 운전기사인 아카마 이사무는 “하루 휘발유를 20ℓ씩밖에 주지 않는다. 다행히 아침 일찍부터 기다린 덕에 휘발유를 넣었지만 영업을 못하는 차도 수두룩하다.”고 전했다. 어쩔 수 없이 차편을 포기한 일부 시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센다이를 빠져나갈 수 있는 버스편과 도로 안내가 붙어 있는 현청 1층 게시판 앞으로 몰려들었다. 침착했던 센다이 시민들도 오전 11시 후쿠시마 원전 3호기가 폭발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자전거를 타고 나온 시민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길거리에 설치된 텔레비전을 통해 뉴스 속보를 주시했다. 오후 2시쯤 센다이 시내 중심가에 구급차 4대가 한꺼번에 요란한 사이렌 소리를 울리면서 지나가자 시민들의 표정은 더욱 굳어졌다. 센다이 총영사관 근처에 있던 교민 민주혜(33·여)씨는 “여진이 계속되면서 어디 큰 불이라도 난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센다이 윤설영 윤샘이나기자 snow0@seoul.co.kr
  • [사람&이슈] 개교 이래 첫 ‘男교사 제로’ 서울 강남 개일초교 가봤더니…

    [사람&이슈] 개교 이래 첫 ‘男교사 제로’ 서울 강남 개일초교 가봤더니…

    서울 개포동의 개일초등학교는 남자 교사가 단 한명도 없다. 지난해 있던 2명의 남자 교사는 5년 만기를 채우고 올해 다른 지역으로 떠났다. 남교사 ‘제로’(0) 사태는 1987년 개교 이래 처음이다. 지난 2일 오후 찾아간 개일초교에는 운동장에서 노는 학생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단축수업 영향도 있었다. 하지만 학교 운영에 당장 비상이 걸렸다. 학교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아람단 운영은 올해부터 취소될 위기에 있다. 1박 이상 떠나는 여행에 여교사들이 참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학교 체육 동아리나 양재천을 걷는 외부 활동도 올해부터 대폭 줄일 예정이다. 지난해는 2명의 남자 교사가 각각 5, 6학년 부장과 체육부장, 과학부장, 환경부장직을 도맡다시피했다. 머리 굵은 고학년들의 생활지도 역시 고민거리다. 김선희 교무기획부장은 “요즘 초등학생은 인터넷을 통해 성적인 면에서도 대단히 개방적인 데다 행동도 거칠어 여교사가 제지하기 어렵다.”면서 “그래서 일부러 초임 여교사는 고학년을 피해 배치해 왔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남성스러움과 여자다워짐을 배울 나이지만 해마다 남교사가 줄어들다 보니 남학생의 성격이 중성화되고 있다. 심금순 교감은 “교사들 얘기를 들어보면 남자애들이 바닥에 앉아 공기놀이를 하거나, 수업 시간이나 학급 활동에서도 여자애들의 눈치를 보면서 위축되는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개일초등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시교육청의 ‘2010년 서울교육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 초등학교 남녀 교사 비율은 88.9%대11.11%로 10명 중 9명은 여자교사인 셈이다. 특히 강남 지역의 여초(女超)현상은 더욱 심해 남녀 교사 성비가 92.9%대7.1%에 이른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걸까. 김기운 교장은 남교사 품귀 현상의 문제를 “강남의 치솟는 집값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교원 배치 기준이 지역 거주자 우선인 데다, 강남의 아파트나 주택 전셋값이 너무 비싸 여기에 살 수 있는 남교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여교사들은 강남 지역에 많이 살고 있고, 문화 시설과 학교 환경 때문에 일부러 이 지역을 선호하고 있어 필요한 정원보다 많은 편이다. 이 때문에 강남교육지원청은 자체 규칙을 통해 남자 신규 교사를 발령할 때 남교사가 없는 학교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신규 발령 교사마저 없어 기대조차 할 수 없었다. 김 교장은 궁여지책으로 질병 휴가를 떠난 여교사의 빈자리에 급하게 남자 기간제 교사를 충원해 지난 2일부터 출근하게 했다. 당분간 3~4학년의 체육 수업이라도 전담시키겠다는 의도에서다. 하지만 기간제 교사도 휴직 교사가 복귀하는 6개월 뒤에는 그만둬야 한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강남 학교엔 남교사 반에 일부러 들어가길 원하는 학생과 학부모도 많다. 이 때문에 학교는 애초에 민원이나 불만 소지를 없애기 위해 신학기마다 바구니에 학생과 반을 표시, ‘제비뽑기’로 담임을 고르게 한다. 이 학교에 5학년 아들과, 6학년 딸이 다니고 있는 이선민씨는 남교사 반에 들어가는 것을 ‘6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행운’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지난해 딸아이가 5년 만에 처음으로 남 선생님 반에 들어 무척 좋아했다.”면서 “반면 운동을 좋아하는 남동생은 초등학교 내내 남자 교사를 맞을 기회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6학년 박소연(13) 학생은 “남자 선생님은 무한도전에 나오는 대사도 따라하고 수업 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게 해줘서 좋았는데 앞으로는 더 뵐 수 없다고 하니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또 주먹다짐이 잦은 남학생의 경우 남교사가 더 쉽게 갈등을 푼다든가, 여교사보다 이성으로 아이를 다뤄 학부모들은 학년 중에 한번은 남교사 반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일부 여교사 중에는 “우리도 남교사 역할을 해낼 수 있다.”며 반박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심 교감은 “세밀한 생활지도나 아이들을 감성적으로 다룰 수 있는 장점도 많지만 임신이나 결혼, 육아 등으로 어쩔 수 없이 환경이 따라주지 못해 학교 차원에서 운동회나 외부 특별활동을 강하게 추진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교원 여초 현상에 대한 해법으로, 강남 지역 학교장들은 타지역(구)의 교원을 초빙할 수 있는 교사 초빙권 제한을 풀어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서울 지역 25개구 가운데 강남과 강동 지역만 유일하게 지역 거주자에 한해 전입을 할 수 있어, 구(區) 간 교원 전입이 자유롭지 않다. 김 교장은 “예전에는 강남 학군에 대한 교사들의 선호도가 컸지만, 지금은 교육열도 높고 지역 학부모들의 학교에 대한 요구 사항이 많아져 오히려 부담스러워한다.”면서 “강남 학교에 한해 초빙 전입만이라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남교사 부족에 따른 심각성은 공감하지만, 이미 강남 지역 안에도 여교사 정원이 넘고 있어 특정 학교 및 교사에게만 문을 열 경우 다른 지역에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당장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글 사진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주말 영화]

    ●떠날 때는 말 없이(EBS 일요일 밤 11시) 1955년 서울. 빈민촌에서 친구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선물을 나눠주던 미영(엄앵란·왼쪽)은 작은 사고로 가난한 청년 명수(신성일)와 실랑이를 벌이게 된다. 그 후 우연히 다시 미영과 마주치게 된 명수는 그녀가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사장 딸이었음을 알고 사표를 제출한다. 그러나 며칠 후, 가면무도회에서의 재회를 계기로 다시 회사에 출근하게 된 명수는 미영과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게 되고, 옥신각신하는 과정 속에서 두 사람은 서서히 서로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한편 미영의 부모는 그녀를 은행장의 아들 준호(윤일봉)와 결혼시킬 계획이지만 현재의 어머니가 생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미영은 집을 뛰쳐나와 명수를 찾아간다. 그리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두 사람은 곧 행복한 둘만의 생활을 꾸려나간다. 경제적인 궁핍에서 비롯된 갈등의 시간들이 지나간 뒤, 미영은 집안에서 재봉일을 하고, 명수는 직장에 다니며 고등고시를 준비하는 등 평온한 생활을 이어가다 첫딸 영옥을 얻는다. ●명화극장 굿 바이(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도쿄의 한 오케스트라에서 프로 첼리스트로 일하던 고바야시 다이고. 어느날, 갑자기 악단이 해체되어 꿈을 포기한 채 아내인 미카와 함께 고향인 야마가타현의 시골 마을로 이사간다. 취직자리를 찾고 있던 다이고는 신문에서 ‘여행 준비 도우미’라는 구인 광고를 보게 된다. 여행사인줄 알고 찾아간 사무실에서 뜻밖의 파격적인 조건으로 채용된다. 하지만 NK 에이전트라는 이 회사는 알고 보니 납관 전문 사무실. 난처해진 다이고는 일을 그만두려 했지만 사장인 사사키의 권유로 일을 시작하게 된다. 다이고는 시간이 갈수록 납관사 일에 충실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의 새 직업에 대한 소문이 동네에 퍼지자 아내인 미카는 더러운 일이라며 그만 두라고 말하는데…. ●일요시네마 향수(OBS 일요일 밤 11시 20분) 18세기 프랑스, 악취나는 생선 시장에서 태어나자마자 고아가 된 천재적인 후각의 소유자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벤 위쇼). 난생 처음 파리를 방문한 그곳에서 그르누이는 살면서 경험하지 못했던 ‘여인’의 매혹적인 향기에 끌린다. 그 향기를 소유하고 싶은 강렬한 욕망에 사로잡힌 그는 한물간 향수제조사 주세페 발디니(더스틴 호프만)를 만나 향수 제조 방법을 배워나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여인의 ‘향기’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더욱 간절해진 그르누이는 마침내 파리를 떠나 ‘향수의 낙원’이라고 불리는 그라스(프랑스 남동부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향수를 만드는 기술을 배우기 시작한다. 한편 그라스에서는 의문의 살인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한다.
  • [뛰는 부동산 나는 물가] 71세에 첫 내 집… ‘보금자리’ 없었더라면…

    [뛰는 부동산 나는 물가] 71세에 첫 내 집… ‘보금자리’ 없었더라면…

    20여년 농사를 지었지만 다섯 식구 입에 풀칠을 할 수 없어 전남 신안에서 무작정 상경했다. 공사장 경비원에서부터 보따리 장사까지 안 해 본 것이 없이 다해 봤지만 그래도 사는 것은 항상 고달팠다. 손에 쥔 돈이 없으니 250만원짜리 단칸방에서 시작했다. 그래도 언젠가는 내 집을 장만해 식구들이 오순도순 모여 살 수 있으리란 꿈은 놓지 않았다. 지하방에서 7년여 만에 방 두개짜리 단독주택으로 이사 온 날, 어두컴컴한 지하에서 벗어났다며 좋아하던 애들의 표정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그때는 내 집이 바로 손에 잡히는 듯했다. 하지만 경비원의 월급으로 애들 키우면서 집 장만 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나마 장사에 실패하면서 금세 손에 쥘 것 같았던 내 집 마련의 꿈은 남의 얘기가 돼 버렸다. 김이곤(71·서울 중랑구 중화동)씨는 서울 강남 세곡지구(강남지구) 보금자리주택 생애최초 특별분양에서 전용면적 84㎡ 아파트에 당첨됐다. 당첨자 중에서는 최고령자다. 18일 서울 사당3동 대림플라자 경비실에서 만난 그는 아직도 상기된 표정이었다. 그는 아침 출근 전 집에서 당첨 사실을 알았다. “내 나이 일흔한 살에 서울에 내 집이 생겼다니 믿어지지 않았지요. 집사람과 몸이 불편한 딸아이가 제일 좋아했지. 난 가슴이 터지는 줄 알았고….” 깊게 팬 주름과 거친 손에는 힘들었던 그의 삶이 배어 있었다. 하지만 “나만 어려웠나. 그 시대에는 모두가 어려웠지.”라고 손사래를 쳤다. “71년이 꼬박 걸렸네. 내 이름으로 된 집문서를 갖는 데 말이야. 이젠 여한이 없어.” 전남 신안군 도초면에서 태어난 김씨는 23살 때 결혼을 하고 고향에서 농사를 짓다가 생활고 끝에 1983년 아들 형제, 태어나면서 몸이 불편한 딸 등 다섯 식구를 이끌고 서울로 올라왔다. 첫 둥지는 서울 공릉동 250만원짜리 지하 단칸방에 틀었다. “고향 선배가 경비원 자리가 있다고 해서 자식들하고 무작정 상경을 했지.”라며 그는 당시를 회상했다. “한 3년 동안은 밤에 아무리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했어. 자는 애들을 밟지 않고는 나갈 수 없었거든. 그때 꼭 내 집을 마련하겠다고 결심했지.” 김씨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이후 기억도 다하지 못할 만큼 수십 차례 전셋집을 옮겨 다니면서도 내 집 마련의 꿈을 위해 1988년 청약저축에 가입했다. 하지만 벌이가 시원치 않아 불입액을 못 넣을 때도 많았고, 기껏해야 2만원만 넣을 때도 있었다. 23년여 동안 모았지만 총액 1100만원에 불과한 것도 그 때문이다. 1993년에는 장사도 시작했다. 시장 도매상에서 신발, 가방, 옷 등 물건을 사다가 길거리에서 파는 보따리장수를 했다. “한 3년 동안 장사하면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돈은 돈대로 까먹었지. 빌린 장사 밑천 갚느라고 아주 힘들었어….” 김씨의 실패담이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다시 공사현장을 찾았고 착실하게 저축을 했다고 한다. 환갑인 2005년부터는 다시 경비원으로 일하며 꿈을 키웠다. 그는 결혼한 큰아들 빼고 네 식구가 중화동 전셋집에서 살고 있다. 현재 살고 있는 다세대주택 전세금은 4000만원. “입주금은 마련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그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라면서 “예·적금과 대출을 받으면 분양대금 3억 2000만원은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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