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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 파기환송 사건, 전원합의체서 첫 번복

    하급심 판결을 파기 환송한 사건의 재상고심을 맡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전 파기환송 판결 취지에 구애받지 않고판결을 번복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李康國 대법관)는 29일 “1,000여평의 토지가 하천부지로 수용돼 입은 피해를 보상하라”며조모씨가 중앙토지수용위원회를 상대로 낸 손실보상금 재결처분 취소 청구소송 재상고심에서 “파기환송 결정에 오류가 있다”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판결은 ‘전원합의체도 기존의 파기환송 판결 취지에준해 판결을 내려야 한다’는 기존 판례를 뒤집은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파기환송 판결의 법률상 판단을 변경할 필요가 있음에도 대법원 전원합의체까지 이를 번복할수 없다면 대법원 스스로 책무를 포기하는 것”이라면서 “법령해석 등 의견을 변경할 수 있는 전원합의체가 파기 환송 판결을 번복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짐으로써 사법적 혼란과 불안정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조씨는 지난 97년 11월 서울고법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으나 대법원은 다음해 3월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그러나 파기환송 사건을 심리한 서울고법은 “법령해석이나 기존 대법원 판결 등을 종합해 볼 때 원고의 주장이 정당하다”며 다시 원고 승소 판결을 했고,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를 그대로 수용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
  • 日기업,일제 징용 중국인에 8월 첫 배상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태평양전쟁때 일본 아키타(秋田)현 하나오카(花岡) 광산에 끌려와 혹독한 강제노역에 동원됐던 중국인 생존자와 유가족들에 대해 오는 8월부터 배상금 지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피해자 배상기금재단 관계자들이 27일 밝혔다. 하나오카 광산에 강제동원됐던 중국인 생존자와 유가족들은 당시 광산을 운영했던 건설회사인 가지마(鹿島)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지난해 11월 도쿄(東京)고등법원의 권고로 양측간 법정 화해가 성립돼 가지마측이 5억엔 규모의 배상기금을 설립키로 한 바 있다. 배상기금재단의 관리책임자인 다나카 히로시는 이날 베이징(北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배상 결정은 전시 강제노역에 동원된 근로자들에게 일본기업이 배상금을 지불하는 첫 사례로,전후문제 처리에 있어서 일대 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제가 일으킨 침략 전쟁에 군인,군속,위안부로강제 동원됐던 한국인 피해 당사자 및 유가족 40명이 일본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아시아 태평양 전쟁 한국인 희생자 보상 청구 소송’은 지난 26일 도쿄 지방 재판소에 의해 전면 기각됐었다. khkim@
  • 안기부예산 환수 첫 공판 심리 5분만에 종료

    강삼재(姜三載)한나라당 의원과 김기섭(金己燮)전 안기부 운영차장 등이 안기부 예산 940억여원을 총선자금으로 사용한 것과 관련,국가가 강 의원 등과 한나라당을 상대로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첫 공판이 23일 오전 10시 서울지법 565호 법정에서 민사합의27부(부장 黃盛載) 심리로 열렸다.그러나 이 사건 관련 형사재판이 진행중이어서 그 결과를 먼저 지켜보자는 원·피고측의 요청에 따라 공판은 5분 만에 끝났다. 조태성기자
  • 주택자금 금리 일방인상 ‘부당’

    서민들에게 주택자금을 대출해 주는 주택 할부금융사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하의 경제위기를 이유로 대출금리를일방 인상한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내려졌다. 대법원 제2부(주심 姜信旭 대법관)는 13일 “일방적인 금리 인상분을 돌려달라”며 박모씨 등 9명이 S주택할부금융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대출금리 인상은 정당하다”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판결은 현재 진행중인 100여건의 유사 소송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할부금융사들이 ‘금융사정 변경시금리를 변경할 수 있다’는 여신거래 기본약관 규정을 근거로 대출금리를 일방적으로 올린 점이 인정된다”면서 “하지만 약관 규제에 관한 법률상 할부금융사와 고객이 ‘거래기간 동안 일정 금리로 대출금 이자를 갚는다’고 맺은 개별 약정이 여신거래 기본약관 규정보다 우선한다”고 밝혔다. 이상록기자 myzodan@
  • 민주당 김중권 대표 취임뒤 첫 방문

    민주당 김중권(金重權)대표가 9일 대표 취임 뒤 처음 대구를 찾았다. 김 대표는 이날 자기 지역구인 경북 봉화·울진 선거무효소송에 대한 대법원 확정판결이 예정된 탓인지 하루 종일 신중한 모습이었다.그는 재판결과를 예측한듯 대구·경북 언론사정치부장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대권 생각이 없다”며 극도로 몸을 낮췄다.소송이 기각된 뒤에도 “서운한 감정이나 기대는 애시당초 없었다”며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의 조심스런 태도와 달리 이날 오전 대구공항에는 500여명의 환영인파가 몰려 ‘김중권’을 연호하는 등 열기로 가득 찼다.김 대표는 즉석에서 마이크를 잡고 “나를 키워주고,있게 한 대구·경북에 진심으로 감사한다”면서 “내 고향과 지역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이어 대구시지부와 경북도지부를 방문,고위당직자회의를 주재하면서 “회의를 이곳에서 여는 것에 대한 비난의 소리도 들었으나 생생한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을 높이 평가해야지 깎아내리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야당의 비난을 반박했다. 그는 또 서문시장을 방문한 뒤 대구·경북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지역경제인 40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10일 오전 해인사 주지 세민(世敏)스님을 방문한 뒤 광주 남 및 전남 화순·보성지구당 개편대회에 참석한다. 이종락기자 jrlee@
  • [사설] 뒤늦은 민사재판 개선안

    1일 대법원이 제시한 ‘민사사건 관리모델’은 소송 당사자의 권리를 신속하게 구제하기 위한 획기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늦어도 너무 늦었지만 평가할 만하다고 본다.더욱이 민사소송의 효율적 관리가 국민생활과 국가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이른바 ‘집중심리제’의 도입을 통한 재판 능률화의 의미는 실로 크다 할 수 있다. 사실 우리의 민사재판 진행관행은 너무나 전근대적이었다. 재판을 질질 끄는 관행은 해방 이후 지금까지 요지부동이었다.우리의 모델국이었던 일본이나 독일은 시대변화에 맞게몇 차례나 바꿨는데도 우리는 줄기차게 기존의 ‘전통’을고집했다.첫 재판까지 1∼6개월이나 걸리고,재판기일에 나온소송 당사자는 몇 시간씩 기다리다 정작 법정에선 형식적으로 소장과 답변서만 내는게 고작이고,그나마 증인이 나오지않으면 허탕치고 돌아가는게 그동안의 모습이었다.이렇다 보니 합의심 1건당 평균 재판은 13차례나 되고 재판 소요기간도 17개월이나 됐다.3년이 지나도록 재판이 마무리되지 않는경우도 있다고 한다. 당사자 입장에선 기가 찰 노릇이다.오죽하면 “법원은 기다리라고 해서 사람 잡는다”는 유행어가법조 주변에 나돌았을까. 보수성이 강한 법조계의 입장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소송 당사자의 입장을 지나치게 도외시해왔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새 모델이 시행되면 빠르면 6주에서 늦어도 6개월 정도면재판이 끝난다고 한다.앞으로 가사·행정사건에까지 이 모델을 원용할 것이라고 하니,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갖는 것은당연하다. 그러나 대법원의 의지만으로 새로운 모델을 정착시킬 수는없을 것이다. 원 ·피고와 변호인이 새 모델의 취지를 잘 알고 재판부의재판 전 서면자료 요구에 적극 협조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재판부가 서류로 쟁점을 정리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있도록 하기 위해선 인터넷을 활용한 서류교환 등의 체계도갖추어야 한다. 신속한 재판진행을 위해서는 감정이나 사실조회를 맡고 있는 국가나 공공기관의 협조도 필수적이라 할것이다. 일선 재판부의 의식변화와 더불어 2회 재판에 따른 미비점을 보완하는 방안도당연히 강구돼야 한다.2회라는 제한에묶여 당사자들에게 충분한 변론이나 소명기회를 주지 못하거나,재판과정에서 나오지 않았던 새로운 증거가 발견됐는데도이를 반영하기 어려워진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모델이 시행되면 법관과 법원 직원의 업무도 훨씬 가중될 것으로보인다.인력충원도 당연히 뒤따라야 할 것이다.
  • 대우 첫공판…””김회장 분식지시””

    분식회계 및 불법대출 혐의로 기소된 대우전자 전 사장 전주범(全周範·49),양재열(梁在烈·59),재무담당이사 박창병(朴昌秉·57) 피고인과 대우전자 법인에 대한 첫 공판이 2일오전 서울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張海昌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이날 공판에서 양·박 피고인은 “김우중(金宇中) 전회장으로부터 ‘이익은 아니더라도 결손은 나지 않도록 하라’는지시를 받고 회계장부를 작성,40여억원의 이익이 남도록 처리했다”고 진술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정재헌 변호사 “인권·대국민서비스 강화 힘쓸것”

    정재헌(鄭在憲·63·고시13회) 변호사가 26일 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경선에서 제41대 대한변호사협회장에 당선됐다. 정 변호사는 이날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대한변협 정기총회에서 서울지회 후보로 출마,144표 중 101표를 얻어 대구지회에서 출마한 여동영(呂東永·58·군법무관1회) 변호사를 여유있게 따돌렸다.다음은 정 회장과의 일문일답. ◆사상 첫 경선에서 당선된 소감은. 회원들의 과분한 평가 덕이라고 생각한다. 법조인의 위상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중점 추진사업은. 변호사 수는 늘어나는데 송무사건은 줄고, 법률시장 개방은눈앞에 와있다. 그럼에도 변호사를 보는 시각은 여전히 차갑다.변협의 위상 강화와 대국민서비스 강화에 역점을 두겠다. ◆후보 출마 당시 우리의 상황이 월남 패망 직전이라고 했는데. 월남 말기처럼 돼서는 안된다는 우려에서 한 말이다.지금과같은 국론분열 상황은 안된다는 뜻이다. 국가적 이익을 위해일사분란하게 나갈 필요가 있다. ◆변협의 위상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변협도 인권 수호에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자부한다.인권 부분에 특히 역량을 집중하겠다. ◆공익활동 의무제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있는데. 법이 규정하고 있는 이상 지켜야 한다. 다만 지방과 달리 서울은 변호사들이 몰려 있어 개선 필요성이 있다. ◆어떤 식으로 개선할 것인지. 익활동의 범위를 넓히는 것이 좋을 것같다.인터넷 무료상담을 공익활동에 포함시키는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하겠다. 신임 정 회장은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65년 마산지원 판사로 법조계에 발을 들여 놓았다.대법원 재판연구관,서울형사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82년 변호사로 개업, 97년서울지회 회장을 역임했다. 대한변협은 이날 정 회장이 추천한 노승행(魯勝行) 변호사 등 5명을 부회장으로,김정수(金正洙) 변호사 등 8명을 상임이사로 임명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안기부자금 오늘 첫 공판

    안기부 예산 구여권 불법지원 사건에 대한 첫 공판이 20일오전 10시30분 서울지법 311호 법정에서 서울지법 협사합의21부(부장 張海昌) 심리로 열린다. 그러나 한나라당 국회의원 강삼재(姜三載) 피고인과 안기부 전 차장 김기섭(金己燮) 피고인이 모두 기일변경 신청서를재판부에 제출,피고인의 신분을 확인하는 인정신문만 진행될 전망이다. 강 피고인은 변호인을 통해 기일변경 신청을 내면서 ‘개원중인 국회 일정’을,김 피고인은 ‘변론준비 미흡’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재판 당사자인 검찰측의 동의 없이기일을 연기할 수 없다”면서 “일단 공판을 연 뒤 기일 변경은 다음에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조태성기자 cho1904@
  • 강삼재 부총재 회견

    한나라당 강삼재(姜三載)부총재가 안기부자금의 돈세탁 대가로 2억원을 제공한 혐의와 관련,18일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관련 내용을 강력 부인했다.검찰 소환에 응하지않겠다는 방침도 거듭 확인했다. 강부총재는 이날 배포한 성명과 기자회견에서 “중학교 1년후배인 주영도(周英道) 전 경남종금 서울지점장이 사재를 털어 내 지역구 선거를 도운 사실을 알고,감사의 표시로 당이관리하던 경남종금 선거자금에서 선거비용을 보전해 줬다”고 주장했다. 강부총재는 “정확한 액수는 기억나지 않지만 1억∼2억원정도”라고 덧붙였다.강부총재는 “경남종금에 예치한 돈은다른 후보에게 지원했듯,내 선거자금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금을 세탁한 적이 없기 때문에 세탁의 대가로금품을 제공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강부총재는 “기록을 검토하기 위해 20일 예정된 첫 공판을 연기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으나, 연기되지 않더라도 재판에 출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찬구기자 ckpark@
  • [대한광장] 이혼절차 개선 시급하다

    TV드라마 ‘아줌마’의 바람이 거세다.전업주부로 맏며느리고 ‘월급없는 파출부’이자 ‘새경없는 몸종’이던 오삼숙이 크게 달라졌다. “솔직히 한국사회가 여태까지 나 사는 데 뭐 하나 보태준거 있어? 나같은 사람 속여먹고 주눅이나 들게 했지?”라며당당하게 치고나가는 순간,나부터 아찔했다.드디어 지난 1월9일 밤 오삼숙과 장진구의 이혼판결이 나는 그 순간,마치 축구 한ㆍ일전에서 홍명보의 역전 왼발슛이라도 성공한 양,아파트 단지 곳곳에서는 박수소리와 환호가 진동했다고 어느주간지는 과장보도까지 할 정도다. 현실에서는 이미 세 쌍중 한 쌍의 부부가 이혼하는데도 불구하고,마냥 거북한 이야기인 양 쉬쉬해 왔는데,오삼숙이 당당하게 포문을 열기 시작하자 새삼 가면쓰고 행복한 척하던아줌마들과,호박씨 까면서 출세에 목매달던 아저씨들이 반성을 시작하는 것 같다. 여기서 이혼이 바람직한 현상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은 보류하기로 하자.엄연히 중요한 사회현상의 하나로 자리잡았는데도 정면으로 직시하지 않는 사이에,헤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의연함과 품격을 유지하려는 사람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물론 지금 이순간 사회적 지위나 물질적 부에서 소외된사람에게는 더욱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남녀 양성 사이의 평등문제는 논외로 치더라도,서로 헤어지는 상대방의 앞길을 축복하며 이혼절차를 밟는 아름다운 부부조차도 현행 제도에서는 가는 발길 곳곳에서 모욕을 감수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현행 우리 민법에 따르면 이혼의 자유는 보장되며,따라서부부는 협의에 의하여 이혼할 수 있다.나는 변호사이지만 가급적 미래의 행복을 위하여 협의이혼을 권하고 있다. 물론 서로 헤어짐에 있어 해결해야 할 난제는 무척 많다.우선 자녀양육은 누가 할 것이며,재산분할 문제도 만만하지 아니하다.이혼이 정녕 이 시대의 뚜렷한 사회현상이라면 가사노동의 가치를 정당하게 인정한다든지,양육문제,미성년자의권리보장 등 좀 더 세분화된 조문을 미리 마련할 필요성이크다.이혼하는 부부마다 모두 그 문제를 법원으로 가져가는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아니하다. 나는 기쁘게 주는 1,000만원이 억지로뺏는 2,000천만원보다 더,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할 것이라고 권해 보지만,공허하다.좀 더 진지하게 제도적으로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협의이혼 절차 중에는 판사 면전에서의 확인절차가꼭 필요하다.물론 과거 일부 권위적 가장의 아내인장 도용사례 때문에 여성의 권리를 지키고자 출발한 제도지만,사회의성숙도에 비추어 이제는 너무 불친절한 제도로 남아 있다.우선 대부분의 판사는 과중한 재판업무에 시달리며,협의이혼의사확인 절차를 귀찮아 하는 것으로 느껴진다.신청을 접수하면 바로 처리하는 것도 아니어서,대기실 구석에서 기다리는 동안 당사자는 눈길 둘 곳을 몰라한다.이혼이 죄인가? 기왕에 정부는 공증제도를 도입한 만큼 당사자들의 인격이 보호될 수 있도록,친절한 공증으로 대신하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한다. 결혼 경험이 없는 혼전의 판사가 협의이혼의 의사확인 업무를 보는 것도 자연스럽지 아니하며,재판이혼의 경우는 더욱그러하다. 나는 부득이하게 재판이혼을 청구하는 경우라 하더라도,첫이혼청구서는 간략하게 적는 것을원칙으로 하고 있다.우리법률도 조정전치주의라고 하여,이혼소장은 바로 재판에 회부하지 아니하고,또 한번 서로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권한다.그런데 이혼소장에 사는 동안 있었던 온갖 부끄러운 일들을 미주알고주알 다 적어버린다면,그 소장을 읽는 순간 상대방 마음에는 복수의 분노심만 이글거리지 않을까. 기왕에 조정제도를 두었다면,부득이 판결로 가야하는 그 순간까지는 쌍방이 적어내는 서면은 조정위원만 읽게 하는 것도 좋은 방편이 될 것이다. 만남도 중요하지만 아름답게 헤어지는 것은 더 중요하다.외면만 하지 말고,사회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지혜를 모을 때인 것 같다. 박 은 수 변호사
  • 大法 “”총선 낙선운동 위법””

    지난해 16대 총선 당시 총선시민연대가 펼친 낙선운동이 선거법 위반이라는 대법원의 첫 확정판결이 내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대법원 제1부(주심 朴在允 대법관)는 26일 지난해 4·13총선 당시특정 후보의 낙선운동을 펼친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울산참여연대 대표 이수원씨(41)와 사무국장 김태근씨(34)에 대한 상고심에서 이들의상고를 기각,벌금 300만원씩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씨 등이 개인적 이해관계 때문에 낙선운동을 한 것은 아니지만 선거에 미친 영향과 현행 선거법이 낙선운동을금지하는 취지,시내 번화가에서의 집회 등 상황을 감안하면 위법성이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씨 등은 4·13총선 당시 울산총선시민연대 집행위원장 등 간부로활동하면서 현수막과 확성기를 동원,집회를 갖고 시민연대가 지목한후보에 대한 낙선운동을 펼친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참여연대 이태호(李太鎬·34) 시민감시국장은 “현행 선거법의한계를 외면한 채 내려진 대법원의 가혹한 판결에 유감”이라면서 “시민단체의 선거참여를제한한 현행 선거법의 위헌 여부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신청한 만큼 헌재의 결정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있다”고 말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군부 反에스트라다 합류…또 ‘피플파워’

    조셉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이 19일 사실상 집권 포기를 발표,필리핀은 14년 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 축출 이후 두 번째로‘시민 혁명’의 위력을 발휘했다.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이날 중대발표에서 끝내 ‘즉각 사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5개월 안에 조기 대선을 실시하고 자신은 출마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각료들의 사퇴에 이어 군장성들과 경찰이 그에 대한지지를 철회한 데 따라 더 이상 머뭇거릴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보인다.그러나 야당과 종교계,재계 등이 즉각 사퇴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그가 권좌에 얼마나 더 눌러 앉아 있을 지는 미지수다.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결정적으로 궁지에 몰린 것은 지난 17일 필리핀 상원이 그의 비밀계좌에 대한 조사를 금지한 데 반발,탄핵재판 검사(하원의원) 11명이 집단 사임하면서 비롯됐다.특히 앙헬로 레예스군 참모총장과 오를란드 메르카도 국방장관이 이날 반(反) 에스트라다 투쟁에 합류한 것이 결정타였다.지난 86년 ‘시민혁명’이 성공할수 있었던 것도 4연임을 시도했던 마르코스에 맞서 엔릴레 국방장관과 피델 라모스 참모총장 서리가 반 마르코스 전선에 합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에스트라다 집권 초기의 지지층이었던 종교계와 재계도 이제는완전히 등을 돌려 에스트라다 정권이 조만간 무너질 것을 예고하고있다.하이메 신 추기경은 86년의 감동을 되살릴 수 있도록 인간띠 잇기 시위를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다.필리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경제인들로 구성된 마카티 비즈니스클럽도 지난해 10월 말부터 그의사임을 계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마지막 수단으로 조건부 사임발표라는 극약처방을 내놓았지만 국민들에게 먹혀들어갈 가능성은 희박하다.지난해중반 이후부터 계속되고 있는 페소화 가치의 하락으로 경제가 파탄국면에 몰리면서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경제파탄의 주범이라는 인식이광범위하게 퍼져있다.자신의 지지기반이었던 서민층의 이탈현상은 갈수록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이를 모면하기 위해 여러 차례 시간끌기를 시도했지만 번번히 실패로 끝났다.첫 번째는 탄핵재판이 진행되던 중“수뢰사실이 입증되면 사임하겠다”고 밝힌 것.그러나 국민들은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게릴라들에게 납치된 인질들을 구출하기 위해 지급된 몸값까지 가로챘다는 사실이 폭로되자 시위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집권 포기 발표 전에는 탄핵재판이 재개되길 바란다는 뜻을 비치기도 했다.반 에스트라다 전선의 핵인 야당이 이에 불구하고 투쟁의수위를 한층 더 높일 것으로 예상돼 5월 조기 대선은 훨씬 앞당겨 질가능성이 높다. ◆ 에스트라다 정치위기 일지. ■1998.6.30 에스트라다 대통령 취임. ■2000.3 종교계,에스트라다 정부기금 1,050만달러 전용 의혹 제기. 이후 잇단 비리 폭로. ■10.9 루이스 싱손 주지사,에스트라다에 불법 도박자금 800만달러등 1,060만달러 제공 폭로. ■10.10 종교·경제계 및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 등 정치권 인사에스트라다 사임 촉구.글로리아 아로요 부통령 사회복지장관 사임,야당연합 대표에 취임. ■10.18 야권,하원에 에스트라다 탄핵요구안 제출. ■12.7 상원 탄핵재판 착수. ■2001.1.7 탄핵재판 검사 11명,상원의 에스트라다 비밀계좌 조사 금지에 반발,집단 사임.시민 철야시위. ■1.19 군 참모총장,국방장관,재무장관 등 군·정계 관료,반(反)에스트라다 진영 합류.경찰도 반 에스트라다 선언. 강충식기자 chungsik@. *比 두번째 여성대통령 ‘공인'. 조셉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이 19일 자신은 출마하지 않고 조기대선을 실시키로 함에따라 야당인 글로리아 마카파갈-아로요(53·여) 부통령이 새 지도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통령이 임기 중 사임하면 부통령은 대통령 후보로 출마할 수 없다는 헌법 규정 때문에 그가 곧바로 대통령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그러나 야당의 선두주자인데다 국민의 지지도도 높아 부통령직 사임 후대통령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야당 라카스-NUCD의 지도자인 아로요 부통령은 지난해 에스트라다대통령이 부패 혐의로 탄핵재판에 회부되자 하이메 신 추기경,피델라모스 전 대통령 등 정계·종교계·재야 지도자들과 연계,에스트라다 대통령 퇴진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아로요는 국내외 언론들이 필리핀 역사상 두번째 여성대통령으로일찌감치 점찍었던 인물.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는 워싱턴 조지타운대 동기·동창이라는 인연을 갖고 있다. 고(故) 디오스다도 마카파갈 전 대통령(제 9대,1962∼65년)의 딸이라는 탄탄한 집안 배경에다,필리핀대학 경제학 박사 출신의 지성,여기에 미모도 돋보인다.98년 대통령 선거와 별도로 치러진 부통령 선거에서 에스트라다(39.8%)보다 높은 지지(47%)를 얻었다. 대학교수,칼럼니스트로 활동하던 중 80년대 후반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에게발탁돼 무역산업부 차관보로 정계에 입문, 92년 상원의원에 당선됐다.필리핀의 경제개방,외국인 투자유치,세계무역기구(WTO)가입 등에 앞장서 ‘경제 부통령’으로도 불린다.변호사 겸 사업가인 남편 호세아로요와의 사이에 2남1녀를 두고 있다. 육철수기자 ycs@
  • 비자금조성 법정관리인 법원, 첫 해임조치

    법원이 지난해 말 제2차 법정관리인대회에서 “법정관리인의 부정을엄격하게 처벌하겠다”고 선언한 뒤 처음으로 법정관리인을 해임하고 고소하기로 했다. 서울지법 파산1부(부장 梁承泰)는 15일 I사의 법정관리인 L씨가 회사돈 2,000여만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적발해 해임하고,후임 법정관리인으로 하여금 L씨를 회사정리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지검 동부지청에 고소토록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L씨가 법정관리인으로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고 조성한비자금도 개인적으로 쓰지 않고 회사계좌에 넣어두는 등 정상을 참작할 점이 있지만 법정관리기업에 대한 엄격한 관리를 위해 처벌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지난해 2월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간 I사를 맡은 L씨는 하도급업체에 주는 비용을 과다 계상하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으나 개인적으로 유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성기자 cho1904@
  • 陳승현씨 첫 공판

    열린금고 불법대출과 리젠트증권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MCI코리아 대표 진승현(陳承鉉·27) 피고인에 대한 첫 공판이 11일서울지법 형사23부(부장 金大彙) 심리로 열렸다. 재판부는 충분한 변론 준비를 위해 검찰과 변호인 신문을 연기해달라는 변호인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피고인의 신분을 확인하는 인정신문만 진행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오보로 주가하락 피해

    서울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 金善中)는 10일 “로이터통신의 오보로 주가가 하락,피해를 봤다”며 대신증권주에 투자한 최모씨 등이 로이터코리아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9,2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는 언론사의 오보로 피해를 본 주식투자자들에 대해 언론사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측은 오보에 이어 곧 정정보도를 냈다고 하지만 주식시장의 특성상 그것만으로는 투자자들의 불신을 해소하기는 미흡했다고 보인다”면서 “피고측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오보를 내 대신증권의 주가가 10% 가까이 하락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최씨 등은 지난 99년 10월 로이터코리아사가 ‘대신증권사 경영진의 아들이 운영하는 S건설사가 법원에 화의를 신청했고 이 때문에대신증권사가 S건설사의 부채를 떠안으려 한다’는 보도를 낸 뒤 정정보도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해 손해를 보자 소송을 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로펌 첫 M&A

    법률시장 개방을 앞두고 법무법인의 합병 신호탄이 올랐다. 법무법인 ‘세종’(대표 吳成煥)과 ‘열린합동’(대표 李健雄)은 8일 오전 11시 서울 메리어트 호텔에서 김병국(金昌國) 대한변협회장등 5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합병조인식을 갖고 합병을 공식 선언했다. 합병한 새 법무법인은 18개팀에 100여명(외국인 20명 포함)의 변호사를 보유,국내 최대 법무법인인 ‘김&장’에 이어 두번째다. 두 법인은 합병 법인의 명칭을 ‘법무법인 세종’으로 하되 열린합동 소속 변호사들의 법조경력을 감안,이들을 ‘파트너’변호사로 임명하고 법인 대표도 두 법인의 대표를 공동대표로 선임키로 합의했다.서초동에 있는 열린합동의 사무소는 당분간 ‘세종 서초 문사무소’로 운영된다. 합동 법인은 법률자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세종과 소송·재판관련 업무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는 열린합동이 결합해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공염불 된 性군기문란 대책

    8일 밝혀진 육군 모부대 사단장의 6개월에 걸친 여군 장교 성추행사건은 지난해 6월 부부동반 회식자리에서 부하장교의 부인을 돌아가면서 추행한 모 동원사단장 사건의 재판이었다.군부대 특유의 폐쇄성과계급이 주는 권위의식이 빚어낸 결과였다. 육군 고등검찰부에 따르면 김모 사단장은 99년 12월28일 부대식당에서 가진 연말 회식자리에서 당시 A소위로부터 술잔을 받는 과정에서엉덩이와 허벅지를 만지는 등 첫 추행 이후 A중위가 다른 부대로 전출가기 직전인 2000년 6월 초까지 9∼10차례 추행했다. 추행은 식당,공관 거실은 물론 사단장 집무실에서도 이뤄졌다.첫 추행이 있었던 날 공관으로 A중위를 따로 부른 사단장은 거실 옆 또 다른 ‘작은 거실’로 A중위를 불러들여 몸을 안고 입을 맞췄다는 것이다. 군검찰에 따르면 A중위는 사단장이 추행하자 두 주먹을 이마에 대얼굴접촉을 막았다.추행사실은 직속상관인 참모와 몇몇 가까운 장교,남자친구에게 털어놓았다.참모 등을 제쳐두고 실무 여성장교를 사단장 공관이나 집무실로 따로 호출하는 행위가계속됐지만 A중위가 사단장을 고소하기 전까지 ‘비밀’은 유지됐다.기무부대도 눈치를 채지 못했다.A중위로서는 다른 부대로 옮겨가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다. A중위는 지난해 7월 다른 부대로 옮긴 뒤 6개월이 흐른 12월29일 군단 검찰에 사단장을 성폭행범으로 고소했다. 특전사·육군본부 요직을 거친 사단장은 평소 모범적인 군인으로 알려졌다.서울에 사는 부인은 주말에만 내려왔다.사단장은 검찰에서 “A중위를 만난 사실은 인정하지만 추행사실은 없으며 격려차원에서 어깨를 토닥이거나 등을 두드려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육군은 지난해 7월 사단장 부부회식사건의 재발방지차원에서 엄중처벌을 내용으로 하는 ‘성적 군기문란 사고방지 방침’을 만들어 전부대에 돌렸으나 공염불로 끝나고 말았다. 노주석기자
  • [오늘의 눈] 나사풀린 법원·검찰

    “아무래도 뭔가 씐 모양입니다.이렇게 하고서야 어찌 법치국가라고할 수 있겠습니까” 최근 잇따라 벌어진 법원과 검찰의 ‘이해못할 실수’를 지켜본 어느 법조인의 탄식이다.피의자 신병처리와 피고인 소환 등을 놓고 빚어진 연이은 해프닝과 이에 대한 법원 및 검찰의 반응은 우리 법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 짝이 없다. 11일 오후 ‘총풍사건’ 선고공판이 열린 서울지법 417호 형사법정. 재판부는 오정은(吳靜恩)·장석중(張錫重)·한성기(韓成基) 등 이른바 ‘총풍 3인방’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보석취소 결정을 내렸다.하지만 법정에는 피고인들에 대한 재구금을 집행할 교도관도,이를 지휘할 검사도 없었다.선고를 끝낸 재판부가 자리를 뜨자마자 법정에서는일대 소동이 벌어졌다. 당연히 구금돼야 할 피고인들은 법원 직원들의 제지를 뿌리치고 변호사와 함께 유유히 법정을 빠져나갔고,뒤늦게이 사실을 안 검찰은 수사관을 급파해 이들의 검거에 나섰다. 법 집행의 중대한 허점을 드러낸 이 사건에 대해 법원과 검찰은 서로 ‘네 탓이오’만 외쳤다.법원은 “피고인의 신병관리는 검찰의 몫인 만큼 검찰이 피고인들을 법정에 데려나오고 또 데려가야 한다”고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법원이 검찰에 미리 귀띔도 하지 않고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고 맞섰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열릴 예정이었던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 첫 공판도 법원과 구치소측의 책임 떠넘기기로 무산됐다.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피고인들에 대한 소환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원측은 “구속 피고인 전원에 대해 팩스로 소환장을 보냈다”고 주장했지만,구치소측은 “피고인들 가운데 1명의 소환장만 받았다”고반박했다. 지난달 24일에도 검찰과 법원 당직자들의 잇따른 실수로 영장청구도안된 피의자들의 영장이 발부돼 구속됐다가 뒤늦게 풀려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법치국가에서 법은 사회를 규범하는 최소한의 약속이자 사회질서를유지하는 기본이다.따라서 법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엄정하게 집행돼야 한다. 따라서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엎질러진 물’에 대한 책임공방이아니다.법원과 검찰이 서로 앞다퉈 흐트러진 법망을 곧추세우고 재발을 막기 위해 고민하는 모습을 바라는 것이다. 이상록 사회팀 기자 myzodan@
  • 權영해씨 은폐혐의 ‘무죄’ 판결

    법원이 98년 11월 첫공판 이후 2년 넘게 끌어오던 이른바 ‘총풍사건’의 실체를 인정하면서 관련 피고인들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朴龍奎)는 11일 지난 97년 대선을 앞두고 북한측과 접촉해 휴전선 무력시위를 요청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년에 자격정지 10년이 구형된 전 청와대 행정관 오정은(吳靜恩) 피고인에게 국가공무원법 위반 및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죄를 적용,징역 5년에 자격정지 3년을 선고하고 보석을 취소했다.또 각각 징역8년에 자격정지 8년이 구형된 한성기(韓成基)·장석중(張錫重) 피고인에게도 국보법상 회합·통신죄를 적용해 징역 3년에 자격정지 2년을 선고하고 보석을 취소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총풍 관련 첩보를 보고받고도 즉시 수사지시를 내리지 않은 혐의(국보법상 특수직무유기)로 기소된 당시 안기부장 권영해(權寧海) 피고인에게는 “사건을 적극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모든 증거를 종합해 볼 때 피고인들이 북한측 인사를 접촉해 무력시위를 요청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피고인들이 안기부에서 고문당했는지와 한나라당 지도부와의 연계여부는증거가 불충분해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은 북한세력을 끌어들여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한 것으로 결과적으로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범행을 모의·실행한사실만으로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핵심인 선거제도에 대한 중대한침해이며 국가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면서 “피고인들이 범행을 극구 부인하고 있는 만큼 엄벌함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구충서(具忠書) 변호사 등 피고인측 변호인들은 “증언만이 유일한 증거인사건에서 안기부의 가혹행위 부분에 대한 판단은 유보된 채 나온 판결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곧바로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오 피고인 등은 97년 대선 당시 서로 공모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중국 베이징 캠핀스키호텔에서 북한 아태평화위 박충 참사를 만나 “휴전선에서 무력시위를 해달라”고 요청한 혐의로 98년 10월 구속기소됐다. 한편 오씨 등 보석이 취소돼 법정구속됐어야 할 피고인 3명은 검찰과 법원의 혼선으로 재판 직후 법원 직원들을 밀치고 법정을 빠져나갔다.오·한 피고인은 검찰 수사관에게 다시 체포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지만 장 피고인은 도피했다.그러나 장씨는 12일 오전 11시까지서울지검에 자진 출두하겠다고 이날 검찰에 알려왔다.장씨는 “그동안 추진해온 극동 러시아 개발 사업과 관련해 중요한 업무를 처리한뒤 나가겠다”면서 “검사의 집행 지휘가 없어 변호사를 따라 나갔던것일 뿐 도주 의사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상록 조태성기자 myzodan@. *총풍 사건 법정구속 실패 전말. 11일 열린 ‘총풍사건’ 선고 공판에서 보석취소로 즉시 구금됐어야할 피고인 3명이 법원과 검찰측의 실수로 법원 건물을 빠져나가 법집행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사건 전말 재판장이 보석 취소 결정을 내리자 법원 직원들은 피고인들에게 “잠시 기다리다가 검찰의 지휘를 받으라”며 붙잡았다.그러나 피고인들과 변호인단은 “검사의 집행 지휘가 없다”며 격렬하게 몸싸움을 한 뒤법원을 빠져나가 피고측 변호인인 구충서(具忠書)변호사의 사무실로 갔다. ◆법집행 허점 노출 형사소송법에는 보석취소가 결정될 때 검사가 판사로부터 결정문을 받아 피고인을 재구금할 수 있고 긴급할 때는 재판장이 재구금을 지휘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따라서 검사와 교도관이대기하고 있었다면 바로 법정구속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 재판은특별기일에 단독으로 열린 불구속 재판이어서 교도관이 없었고 검사마저 출석하지 않아 ‘공백’이 생긴 것이다. ◆책임 공방 구 변호사는 “재판장이 명확한 집행명령을 내리지 않아나중에 검사지휘가 있을 것으로 알았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검찰은 “의무는 아니지만 보통 선고가 내리면 법원이 알려줘 대비를 했다”면서 법원의 행동을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나 법원은 “재판중인 피고인의 신병은 검찰이 관리하는 것”이라면서 “미리 알려줬어야 한다는데 판결 전에 주문을 누설하란 말이냐”라며 책임을 검찰에게 넘겼다. 장택동 조태성기자 tae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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