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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이야기] (22) 한옥마을 북촌

    [서울이야기] (22) 한옥마을 북촌

    서울은 지금 문화도시를 꿈꾸고 있다. 문화가 돈이 되고, 문화가 힘이 되는 시대에 서울의 경쟁력을 ‘문화’로 키우겠다는 바람이다. 그런데, 문화도시란 어떤 도시를 말하는가. 문화도시란 우선 기본이 탄탄히 갖추어진 도시를 말한다. 무엇보다 생존 가능한 도시, 안전한 도시여야 한다. 재해로부터, 사고로부터, 그리고 범죄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지켜져야 한다. 문화도시란 지속가능한 도시여야 한다. 차보다는 사람을 중히 여기는, 걷고 싶은 도시여야 하고 약자들도 불편 없이 더불어 살 수 있는 도시여야 한다. 이처럼 시민의 편안한 삶을 담아주는 기초적 어메니티(amenity)를 갖추는 것이 문화도시의 첫 번째 요건이다. 또한 문화도시는 품격 있는 도시, 정체성이 있는 도시를 말한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도시도 제각기 개성이 있고, 품격이 다르다. 다른 도시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멋과 매력, 다시 말해 자기만의 정체성(identity)을 가진 도시여야 문화도시라 부를 수 있다. 서울은 아주 매력 있는 도시다. 내사산(內四山)과 외사산(外四山)의 높은 산들로 둘러싸여 있고, 구릉과 평지가 어울려 다채로운 경관을 연출한다. 또한 웅장한 규모의 한강과 지천들이 도시를 굽이쳐 흐르는 빼어난 자연을 가진 도시다. 여기에 더해 서울은 600년의 역사를 보유한 역사 도시다. 그래서 농익은 술이나 그윽하게 우러난 차와 같은 서울만의 정취와 냄새, 빛깔을 가지고 있다. 문화도시의 꿈은 그러나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기본을 갖추고 정체성을 지키려는 주민과 시민의 의지가 있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시정부의 정책과 실천이 요구된다. 지금 서울에는 문화도시를 꿈꾸는 다채로운 노력들이 펼쳐지고 있다. 그 중, 역사도시 서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역사문화공간을 지키고 가꾸려는 실험이 한창인 곳이 있다. 북촌이 바로 그 곳이다. ●도심속 900여채 옹기종기 지하철3호선 안국역 2번 출구로 나오면 그곳이 바로 북촌이다. 북쪽으로 길을 걸어 올라오면 헌법재판소와 재동초등학교를 지난다. 가회로를 따라 계속 걷다가 가회동 천주교회 바로 못 미쳐 돈미약국 골목으로 꺾어 들어오면 100채 이상의 한옥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가회동 31번지에 이른다. 회화나무집을 지나 31번지 골목길에 들어서면 마치 시간여행을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기와를 맞대고 늘어선 한옥들과 골목길이 고층빌딩과 광로(廣路)에 익숙해진 우리의 눈을 말갛게 씻어준다. 놀랍다. 현대화된 거대도시 서울의 한복판에 한옥마을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니. 그것도 사람들이 살고 있는 정겨운 동네가 아직 있다니…. 서울시민들 중에서도 아직 북촌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안다고 해도 직접 가서 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북촌은 아직도 숨겨진 동네다. 1000채 가까운 한옥이 남아 있는 북촌은 서울의 대표적 한옥마을이다. 물론 인사동을 비롯해 서울의 도심 일부지역에 한옥들이 군데군데 남아 있긴 하다. 그러나 주거기능을 유지한 채 군락을 이루며 한옥들이 집단적으로 남아 있는 곳은 북촌이 유일하다. 북촌의 한옥은 대규모 양반가를 제외하면 대부분 1930년대 이후에 집단적으로 조성되었다. 따라서 북촌의 한옥은 한 채 한 채가 문화재와 같은 가치를 지니지는 않았지만, 범상한 도시형 한옥들이 모여 이루는 골목길과 기와지붕들이 처마를 맞대며 펼치는 마을경관이 더욱 가치가 있다. 또한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근대화 이전의 옛 주거형태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라는 점에서도 북촌의 가치는 매우 크다. ●북촌의 새로운 실험, 북촌 가꾸기 북촌에서는 지금 새로운 실험이 한창 진행 중이다.‘북촌 가꾸기’로 불리는 이것은 주민들이 스스로 한옥과 마을을 지키고 가꾼다는 ‘마을 만들기’의 실험이면서,600년 역사도시 서울의 정취를 지닌 도심속 한옥마을을 가장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들고자 하는 서울시의 야심찬 역사보전 실험이기도 하다. 이 같은 새로운 실험이 시작되기까지 북촌은 그동안 적지 않은 몸살을 겪었다. 1960년대 이후 서울 도심부 여러 지역들이 재개발사업으로 크게 변모하는 와중에도 북촌은 한옥마을로서의 원래 모습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1970년대의 강남개발과 학교 이전은 북촌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학교가 옮겨간 자리에 대형건물들이 세워지면서 북촌의 한옥과 전통경관의 보전 필요성이 크게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1970년대 후반부터 고도지구, 미관지구 지정과 같은 한옥보존 정책과 규제가 본격화되었으나, 규제 일변도의 동결식 한옥보전방식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1990년대 이후에는 규제가 크게 완화되었다. 이로 인해 한옥을 철거하고 다가구주택을 건설하는 사례가 급증하였고, 한옥마을 북촌의 경관과 분위기 또한 크게 훼손되기에 이른다.1990년대 후반의 IMF사태도 북촌의 바람직한 미래상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1999년 9월에 북촌의 주민단체 대표들이 서울시장을 만났다. 과거에 한옥보전에 반대하기 위해 결성되었던 이들 단체 대표로부터 북촌 가꾸기를 요구받은 서울시는 새로운 정책 개발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의뢰하였고, 연구원은 주민과 전문가를 비롯해 서울시의 관련부서 공무원들과 함께 북촌 가꾸기 정책을 입안하여 서울시에 제안하였다. 새로운 정책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전과 같은 행정 주도의 경직된 규제 대신에 주민의 자율의사를 존중하는 ‘한옥등록제’를 도입하여 북촌 한옥을 보전하고 되살린다. 한옥등록제는 주민들이 한옥을 서울시에 등록하면 서울시가 한옥의 수선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를 말한다. 둘째, 서울시가 직접 일부 한옥을 매입하여 개·보수한 뒤 주민을 위한 문화공간, 소규모 박물관, 한옥 게스트하우스, 전통공방 등으로 활용한다. 셋째, 북촌을 살기 좋은 마을로 가꾸기 위한 ‘북촌 환경정비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에 옮긴다. 또한 북촌 곳곳에 산재해 있는 역사문화자원을 정비하고 활용한다. ● 북촌 가꾸기 4년의 성과 북촌 가꾸기는 2001년 상반기의 준비과정을 거쳐 2001년 7월부터 한옥 등록제의 시행을 계기로 본격화되었으니, 이제 만 4년이 경과한 셈이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새롭게 시작된 북촌 가꾸기는 이제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린 상태이고 시행초기이긴 하지만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한옥 등록제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북촌 한옥 924동의 3분의1 이상이 주민들의 자율의사에 따라 등록되었고, 이 가운데 200채 이상의 한옥이 개·보수를 완료하였다. 한옥 매입 및 활용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2000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시는 한옥 19채와 비한옥 6채 등 총 25채를 140억원을 들여 매입하였고, 이 가운데 12채의 한옥이 새롭게 고쳐져 북촌문화센터, 게스트하우스, 전통공방, 박물관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환경정비사업 또한 단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북촌에서도 한옥이 가장 온전하게 집중적으로 보존되어 있는 가회동 31번지와 가회동 11번지의 골목길 정비사업이 2003년에 완료되어 골목길에 어지럽게 세워져 있던 전신주들이 땅속으로 묻혔으며, 콘크리트 도로포장도 황토색을 띤 전통소재의 포장재로 바뀌었다. 골목길 정비사업은 현재 북촌길과 계동길, 화동길과 풍문여고길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북촌의 변화에 따라 많은 국내외 방문객들이 북촌을 찾고 있다. 우리의 옛 주거형태와 문화에 대한 체험을 갈망하는 많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북촌을 찾고 있고, 한국 특유의 문화와 정취를 찾는 외국인들이 북촌방문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국내외 언론들도 북촌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긍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국내 언론들은 주로 새롭게 고쳐진 한옥에서의 편리하고 정취 있는 삶을 소개하고 있고, 영국의 BBC-TV와 일본의 NHK-TV도 뉴스와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북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놀라운 변화를 흥미롭게 소개하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변화는 주민의 신뢰회복과 활발한 주민참여다. 북촌 가꾸기가 시작되기 전 북촌 주민들의 행정에 대한 불신은 아주 심각한 정도였다. 그러나 서울시의 시가 수준의 한옥 매입과 한옥등록제 시행을 통한 개·보수 비용지원이 약속대로 이루어지면서 주민들의 신뢰는 점차 회복되었다. 주민단체와 시민단체의 참여와 활동이 활발해진 것도 주목할 일이다. 주민단체인 한사모(한옥을 사랑하는 주민들의 모임)와 시민단체인 도시연대(걷고 싶은 도시 만들기 시민연대)가 함께 주최하는 북촌 문화의 날 행사가 해마다 열리고 있고, 북촌문화포럼을 비롯한 민간단체의 활동이 확산되고 있다. ●문화도시 서울 바람직한 미래모색 시행 4년째를 맞는 북촌 가꾸기는 서울의 바람직한 미래를 모색하는 중요한 실험이다. 역사 도시의 옛 모습을 간직한 동네를 지키고 살리는 역사보전의 실험이면서, 문화도시 서울의 성패를 가름하는 시금석이기도 하다. 주민이 스스로의 의지로 동네를 지키고 가꾸는 마을 만들기의 실험이기도 한 북촌 가꾸기에는 문화도시 서울의 꿈과 그 가능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북촌에서 벌어지는 실험의 성패는 아마도 두 손에 달려있는 것 같다. 주민의 손, 그리고 시민의 손에. 북촌에 살면서 동네를 지켜온 북촌사람들의 역할이야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겠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게 있다. 바로 시민의 몫이다. 서울의 옛 모습을 간직한 마지막 동네, 북촌은 비단 주민들만의 고향이 아니기에. 옛 동네의 추억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시민 모두의 것이기에…. 정석 서울시정개발 연구원 동북아도시연구센터장
  • 삼성 기아차 인수로비설 수사 착수

    안기부와 국정원 도청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13일 삼성그룹의 기아차 인수로비 의혹을 고발한 민주노총과 기아자동차 노조 관계자 등을 조만간 고발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민주노총 관계자 등을 불러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를 고발한 경위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발인 조사 여부 및 일정은 고발인 조사 후 결정하겠다.”고 말해 이 회장과 강씨의 소환도 배제하지 않았다. 또 지난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삼성그룹이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측에 대선자금을 전달한 장소가 서울 강남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부근인 것으로 드러났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세풍 사건’ 수사기록 등에 따르면 이회창 후보의 동생 회성씨는 97년 9∼11월 4차례에 걸쳐 60억원을 서울 압구정동 모 아파트 앞 주차장에서 전달받았다고 대검 중수부에서 진술했다. 세풍 수사때 삼성그룹의 자금 전달책으로 지목돼 조사를 받은 김인주 당시 삼성 재무팀장은 검찰에서 “97년 9월 초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앞 주차장에서 이회성씨를 만나 자기앞수표 1만장을 직접 건네준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당시 서울 강남구 수서동 모 아파트에 살고 있었고 홍석현 전 주미대사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서 살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열린 미림팀장 공운영(58)씨와 박인회(58)씨의 첫 공판에서 담당 재판부는 이학수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과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 임병출 전 안기부 직원을 증인으로 채택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그 아이는 남편의 아이냐

    그 아이는 남편의 아이냐

      『어린애의 아버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그의 어머니 뿐』이라고「괴테」는 영탄했다. 시성(詩聖)의 이 망언(?)이 진작 알려졌던들 그 주옥 같은 명편(名篇)들이 여성들에 의해 그렇게 잘 읽히지는 않았으리라.「패터니티·테스트」라는 이름의 친자(親子)감정이 요즘 법의학계의 큰「이슈」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은 여러모로 생각을 갖게 하는 일.「여성상위」「모성우위」의 천하에서 현대의「아담」들은 내심 그 아들이 자기의 발가락이라도 닮아주길 눈물겹게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작년 10월 말까지 서울가정법원에 접수된 이혼소송 건수는 모두 1,267건. 이중 60%가 남편 혹은 아내의 부정(不貞)을 이혼사유로 들고 있다. 여기 곁들이게 마련인 것이 친자확인 혹은 친자감정문제- 현대판「솔로몬」의 재판은 그렇게 해서 개정(開廷)된다. 혈액검사로 밝혀낸「남의 아이」의 실례(實例) <사건 1> 남편은 김석환(金錫煥)(가명·50) 아내는 이화자(李花子)(가명·47). 고급 공무원인 남편과「인텔리」인 아내가 50의 문턱에서「서로 갈라지길」선언했다. 최근에 와서 갑자기 가정에 등한해진 남편을 상대로 이여인이 이혼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남편 김씨는 아내가 부정을 저질렀다고 주장, 막내 아들인 영진(永珍)(4)군에 대한 친자확인 소송을 낸 것이다. 남편 김씨에 의하면 영진군은 분명 자기의 자식이 아니며 거기에서 받은 충격으로 그는 수년 동안 가정을 저버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 김씨와 이여인 그리고 영진군에 대한 혈액검사가 1차적으로 모 의학 권위기관에 의해 실시되었다. 남편은 B형, 아내는 AB형. 그러니까 이 부부 사이의 자식은 법의학상 A형이나 B형 혹은 AB형의 혈액형이어야 한다. 그런데 불행히도 영진군의 혈액형은 O형. 의학은「부권부정(父權否定)」을 선언했다. 친자감정도 안 한 채 처음 원고쪽인 이여인에게 승소판결을 내렸던 법원은 이와 같은 법의학의 확정 감정으로 당초의 판결을 번복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셈. 이 사건은 아직도 해결이 안 난 채 법원에 계류 중이다. <사건 2> 경기도 고양군 을(乙)면, 후미진 산골짜기에 외딴집 두 채가 있었다. 하나는 정삼길(가명·45), 이순자(가명·39)씨 부부의 집이며 다른 하나는 최오철(가명·39), 전양옥(가명·38)씨 부부의 집. 최씨의 부부가 아들 딸 여섯을 두고 있는데 비해 정씨의 부인 이씨는 마흔이 넘어서도 어린애를 낳지 못했다. 이여인에겐 어린애를 못 낳는다고 시댁으로부터 심한 눈총이 들어왔으며 마음에선 정씨에게 소실을 보라는 보이지 않는 압력이 들어오기까지 했다. 그러던 어느 때, 결혼생활 25년 동안 어린애를 갖지 못하던 이여인이 뜻밖의 임신을 했다. 남편은 물론 시댁과 마을에서도 이여인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분만한 씨는 분명히「불의의 씨」이며 그 씨의 주인은 옆집남자인 최오철씨일 거라는 것. 「부권확정」을 위한「패터니티·테스트」가 대한적십자사 혈액원에서 실시되었다. 남편이 A형, 산모가 A형, 옆집남자가 O형인데 어린애는 A형. 따라서 이 아이는 정씨의 것일 수도 있고 최씨의 것일 수도 있다는 판정이 나왔다. Rh-Hr형 검사가 2차적으로 실시되었다. 남편이 CC, 산모가 Cc, 옆집남자가 cc인데 아기는 cc. 즉 남편과 산모 사이에는 CC인자형이나 Cc인자형의 자녀만이 출산되며 옆집남자와의 사이에는 cc인자형이 출산될 수 있다. 옆집남자인 최씨와의 불의가 있었음이 인정되었다. 뒤늦게 알려진 얘기지만 남편 정씨는 남성 불임증 환자. 임신을 못해 쫓겨나게 된 이여인은 의식적으로 옆집남자인 최씨를 유혹, 그의 씨를 받아 여권(女權)(?)을 지키려 했던 것. 촌부(村婦)의 무지가 빚은 단막극이었다. 「아버지 아니다」는 알아도「당신의 아이다」는 못가려 법의학에서 응용되는 친자문제는 보통 다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A라는 사람이 a라는 어린이의 아버지가 될 수 있는가. 둘째, A’라는 부인이 a라는 어린이의 어머니가 될 수 있는가. 셋째, A라는 사람과 A’라는 부인이 a라는 어린이의 부모가 될 수 있는가. 친자감정은 우선 혈액형 검사부터 시작된다. 우리나라에서 지금 응용되고 있는 것은 ABO형, MN형, Rh-Hr형 검사이며 외국에선 PQ, Ee, Pp형 검사 등도 실시되고 있다. 혈액형 검사에서는「친권긍정」은 못하고「친권부정」만을 할 수 있다. A라는 아이가 A라는 사람의 아이가「아니라는」것은 증명해도「A의 아이다」는 것은 확정을 못한다. A형의 부(父)와 B형의 모(母) 사이에 난 아이가 B형이라 해서 그 아이가 반드시「A형인 부」의 자식일 순 없다. O형과 B형의 부에게서도 B형의 자식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법의학상 친권부정율은 다음과 같다.(적십자혈액원장 원종덕 박사의 말) ① ABO형으로 산출되는 부권부정율은 19.86%, MN형은 18.74%, Rh-Hr형은 31.93%로 총부정율은 51.36%이다. ② 절대적으로 모권이나 부권을 부정할 수 있는 총 부정율은 26.62%이다. 지문·미각·침 등에 유전학(遺傳學) 적용, 귀지의 습도(濕度)도 부전자전(父傳子傳) 즉 전체 친자감정 건수 중 약 반은「A가 a의 아버지가 아니다」라는 부권부정을 할 수 있으며 나머지 반의 해결을 위해 지문, 타액, PTC 등의 다른 검사가 실시된다. 혈액형 검사 이외의 친자감정 방법에 대해 과학수사 연구소 문국진(文國鎭) 법의학과장의 얘기를 들어보자. <지문 검사> 지문검사는 친자감정에 광범히 이용되고 있다. 생후 한 달 반이 지나면 사람에겐 지문이 생기는데 보통 두 살만 되면 지문검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지문이 뚜렷해진다. 지문에는 궁상(弓狀)문, 제상(蹄狀)문, 와상(渦狀)문 등 백여 가지가 있는데 그것이 유전된다는 원칙 아래 부모의 것과 자식의 것을 비교 대조하는 것이다. 지문 외에도 장(掌)문(손바닥), 족적(足跡)문, 구진(口唇)문 등이 친자감정에 이용된다. <PTC 미각검사> PTC(페닐디오카바마이드)란 약을 입에 넣었을 때 쓴맛을 느끼는 사람과 안 느끼는 사람이 있다. 느끼는 사람을 양성, 안 느끼는 사람을 미맹(味盲)이라 하는데 이것이「멘델」법칙에 의해 유전된다는 것이다. <타액 검사> 자기의 혈액형 물질을 침에 배설하는 사람과 배설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배설형을 S, 비배설형을 s로 할 때 그 자식의 형을 보는 것이다. <귀지 검사> 사람의 귀지에는 마른 것(乾)과 습한 것의 두「케이스」가 있다. 아버지의 귀지가 마른 것이면 아들도 같이 마르다는 것이다. <인류학적 생체검사> 첫째, 기형(畸形)여부를 본다. 언청이, 요도의 위치, 육손이 등의 기형은 일반적으로 자식에게 유전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둘째, 계획(計劃)검사를 한다. 예를 들면 신장과 양손 끝(指端間)의 거리의 비율은 항상 같다는 것 등 124개「포인트」를 계측한다. 모발과 눈동자의 빛깔 등도 유전요소가 된다. <산과(産科)적인 고찰> 임신기간과 성교날짜, 배란기에 성교를 했는지의 여부 등을 면밀히 검사하여 친자여부를 감정한다. 희극배우 채플린의 친자확인 소송(訴訟)은 의학계 결론과 달라 말썽 문국진 박사에 의하면 형사문제로까지 확대되는 친자확인 소송은 군인들 세계에서 많다. 전방 주둔부대의 군인이 그곳 다방, 술집 등에 근무하는 여성들과 일시적인 정교(情交)관계를 맺는 경우, 몇 년 후에 소위「당신의 아들」을 업고 나타난다는 것이다. 위자료, 양육비, 재산상속 등의 문제와 관련되는 친자확인 소송은 돈 많은「화이트·칼라」족에 많다는 것. 유명한 희극배우「채플린」은 몇 번의 정교를 맺은 어느 배우지망생으로부터 친자확인 소송을 제기받은 적이 있다. 「채플린」은 혈액형이 O형, 여자는 A형인데 아이는 B형. 의학계는 친권부정을 판정했다. 그러나 미국의 배심법정은 아이를「채플린」의 씨로 단정, 매주 75「달러」의 양육비와 변호사료 5천「달러」를 지불토록 한「난센스」판결을 내려 세상의 빈축을 산 적이 있다. 서울가정법원 사무국장 김동선(金東先)씨에 의하면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친자문제와 관련되는 대부분의 사건을「패터니티·테스트」없이 처리한다. 발가락조차 닮지 않은 자식을 할 수 없이 자기의 자식으로 믿고 살아야 하는,「억울한 부권」이 많다는 얘기가 아닐까. [ 선데이서울 69년 2/2 제2권 제5호 통권19호 ]
  • “오픈소스 SW도 보호받아야”

    오픈소스를 사용한 소프트웨어 유출사건에 대해 1심 법원이 불법성을 인정,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피고인측은 항소할 예정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사건은 검찰이 인터넷 회선 서비스 업체인 엘림넷의 회선정보와 개발한 소프트웨어 소스를 경쟁사인 하이온넷에 공개하고 전직한 한모(36)씨 등 4명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한 데서 시작됐다. 오픈소스를 사용한 소프트웨어 유출의 첫 사건이다. 이에 세계적으로 카피레프트 운동을 펼치는 자유소프트웨어 재단은 공소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며, 두 차례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재단측은 의견서에서 “한씨가 유출했다고 하는 소프트웨어인 Etund 프로그램은 공개된 소프트웨어인 Vtund 프로그램을 기초로 이른바 ‘오픈소스 규칙’에 따라 만든 것”이라면서 “공개 소프트웨어의 소스를 원용한 것이기 때문에 새 소프트웨어가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오픈소스를 이용해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공개해야 하며, 엘림넷은 그동안 공개해야 할 소프트웨어를 영업비밀로 갖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현행법상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장성원 부장판사는 8일 피고인 3명에게 징역 8∼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이며 소스를 경쟁업체에 넘긴 한씨에게는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해 법정구속했다.장 판사는 판결문에서 “자유소프트웨어 재단의 오픈소스 라이선스 규칙은 법적 구속력을 갖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씨 등이 공개소스를 바탕으로 유출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해도, 엘림넷에 의해 중요한 기능이 개량 내지 향상된 측면이 있다.”면서 “엘림넷에서 비밀로 유지·관리되던 기술상 정보로 일반에게는 알려져 있지 않던 소프트웨어이므로 영업비밀로 보호받을 경제적 가치를 갖는다.”고 밝혔다.●카피레프트란 지적재산권을 뜻하는 카피라이트에 반대해 지적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모든 사람이 공유하자는 운동.1984년 미국에서 시작됐으며, 이 운동에 따른 대표적인 소프트웨어로 리눅스 프로그램이 있다.●오픈소스란 카피레프트 운동에 따라 무상으로 제공된 소스코드와 소프트웨어. 소프트웨어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소스코드를 인터넷 등에 무상으로 공개해 누구나 프로그램을 개량·재배포할 수 있도록 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이용훈 대법원장 후보자 첫 청문회

    이용훈 대법원장 후보자 첫 청문회

    국회는 8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법원장 인사청문회를 열어 이용훈 후보자의 직무수행 능력과 자질을 검증했다. 열린우리당은 이 후보자의 사법개혁 의지를 검증하는 데 질의시간을 할애했고, 한나라당은 ‘코드인사’를 거론하며 추궁했지만, 그는 정공법으로 도리어 청문위원의 허를 찌르기도 했다. ●여야 의원의 매서운 추궁 한나라당은 이 후보자가 지난해 탄핵심판 때 노무현 대통령의 대리인으로 활약했던 점을 부각시켰다. 주성영 의원은 “행정부 수장인 노 대통령의 변호인인 후보자는 사법부 수장으로서 견제능력이 없다.”고 꼬집었고, 주호영 의원은 “벌써부터 새 대법원장이 ‘코드인사’를 할 가능성이 많다는 풍문이 들리는데 후보자도 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코드인사를 할 것이냐.”고 따졌다. 열린우리당은 ‘코드인사론’을 희석시키려는 듯 후보자의 사법개혁 의지에 초점을 맞췄다. 정성호 의원은 “대법원장의 인사독점은 사법개혁의 가장 큰 장벽의 하나인데 법관 인사제도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문병호 의원은 “사법부의 자정노력을 평가하고 향후 대책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박상돈 의원은 “(5년 전)대법관을 그만둘 때 11억 3500만원이었던 재산이 현재는 35억 7000만원”이라며 재산 형성과정을 추궁하기도 했다.“유신 정권하에서 법관으로 임명받은 게 부끄럽지 않았나.”라는 질문도 나왔다. ●창과 방패의 한판승부 거친 질문이 쏟아지자 이 후보자는 독특한 화법으로 응수에 나섰다. 그는 특히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의 ‘독설’과 맞붙어 녹록지 않은 입심을 과시했다. 주 의원이 “최근 5년 동안 정치자금 2900만원을 기부한 대상을 밝히라.”고 추궁하자 “친구에게 준 것이고, 몇푼 준 게 아니다.”며 목청을 높인 것이다. 이 후보자는 “1년에 정치자금 600만원이라면 엄청난 액수”라는 주 의원의 지적에 “(내가) 변호사해서 돈 많이 벌지 않았나.”라며 미소까지 지었다. 법조계의 병폐로 꼽히는 ‘전관예우’에 대해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판·검사 킬러’인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과 한나라당 이명규 의원 등이 “(법관)퇴임 후 수임료 기준으로 60억원을 벌어들였고, 수임 사건의 70%가 대법원 사건인데 전형적인 전관예우의 사례가 아니냐.”고 캐묻자, 그는 “5년 동안 변호사를 했는데 오히려 ‘전관박대’를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일이 잘 안 되더라.”고 맞불을 놓았다.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서도 “집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죠.”라고 반문한 뒤 “평당 2000만원에 분양받았는데 값이 떨어진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답했다. 한나라당 김정권 의원이 “아들이 강북에 아파트를 갖고 있는데 왜 강남에 또 전세를 얻었냐.”고 묻자,“맞다. 애들을 한 번도 강남에서 교육시키지 못해 손자들은 강남에서 키우려고 그랬다.”고 ‘화끈하게’ 답했다. 정계·법조계의 현안인 ‘X파일 테이프’ 공개 여부는 “대법원에 사건이 올라오면 판결을 통해 견해를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외압을 포함한 사법부의 과거사 처리는 취임 이후 적절한 생각을 해보겠다.”고 밝혔다. 사법개혁과 관련해 “법관이 모든 사회 문제에 달통할 수 없으니 일반 전문가가 재판에 관여해 전문지식을 공급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재야 법조인이나 대학교수 등이 법원행정처에 들어오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전광삼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백수보험’ 집단소송 첫 승소

    고금리 저축성 보험상품인 ‘백수보험’가입자들이 보험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청구 집단소송에서 1심 법원이 가입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백수보험 공동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31부(부장 이홍철)는 8일 인모씨 등 백수보험 가입자 84명이 삼성생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보험사는 한사람당 50만∼400만원씩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확정배당금은 피고가 제시한 계산식에 따르는 것이 원칙이나 보험사는 계약 당시 고객에게 정기예금·적금 금리가 변동하면 확정배당금이 변동될 수 있음을 알렸을 뿐 계산식을 공개하지는 않았다.”면서 “보험사는 금리가 변동됐더라도 최소한의 확정배당금은 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보험 판매 뒤 2년여 만에 금리가 내려가 확정배당금을 받을 수 없게 된 상황을 계약자에게 알렸다면 대부분이 해지했을 것”이라면서 “상장차익의 일부를 보험 가입자에게 배당해야 한다고 공언하는 한편으로 가입자를 홀대하는 보험사의 태도는 잘못됐다.”고 덧붙였다. 백수보험은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까지 월 3만∼9만원씩 3∼10년간 보험료를 내면 정년후 해마다 최고 1000만원의 확정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한 상품이다.삼성생명, 교보생명 등 6개 주요 보험회사가 판매했다. 이 보험사들은 계약 당시 확정배당금 지급 조건으로 당시 보험사 예정이율인 12%와 은행 정기예금 금리 25%의 차이인 13% 정도를 내세웠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학교소식]

    ●민사고 7일까지 입학원서 접수 민족사관고등학교(교장 이돈희)는 오는 7일까지 입학 원서를 접수한다. 지원자는 5일까지 민사고 홈페이지(www.minjok.hs.kr)에서 원서를 받아 작성한 뒤 기타 서류를 갖춰 7일 오후 5시까지 본교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접수하거나 혹은 입학관리실에 우편으로 보내면 된다. 모집정원은 일반계열과 국제계열 각각 60∼90명으로 두 계열을 모두 합해 150명을 넘지 않는다. 전형은 서류전형과 영재판별검사, 심층면접으로 이뤄진다. 주소는 강원도 횡성군 안흥면 소사리 1334번지 225-823 입학관리실. ●고양외고 10일·새달8일 입학설명회 고양외고(교장 강성화)는 10일과 다음달 8일 오후 3시 학교 강당에서 입학설명회를 갖는다. 이날 학교장이 나와 오전 7시에 등교한 뒤 수업을 마치고 담임선생님과 함께 자율학습을 한 뒤 11시에 하교하는 ‘세븐일레븐’ 교육 등 학교 교육의 특성을 소개한다. 김대진 교무부장이 글로벌리더 전형과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전공어 우수자 전형, 복수외국어 구사자 전형 등 다양한 입학전형을 설명한다.2002년에 개교한 이 학교는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90여명이 명문대에 진학했다. ●군포 흥진초교 전학년 대상 바둑 수업 정규수업시간에 바둑을 가르치는 학교가 처음 생겼다. 경기도 군포시 흥진초등학교(교장 우근섭)는 6일부터 전 학년 1350명을 대상으로 한 달에 2시간씩 바둑을 가르친다. 이 학교는 지난해 9월 바둑 교과 특성화학교로 지정, 영재반을 운영해 왔는데 올해부터 바둑에 재능있는 학생을 조기 발굴하고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전교생으로 확대한다. 학생 가운데 재능있는 사람은 영재반에서 배우게 된다. 대한 초등학교 바둑연맹에서 나온 전성대 강사 등 4명이 가르친다. ●첫 졸업생 전원 KAIST 등 진학 한국과학영재학교(교장 문정오)는 지난달 29일 첫 졸업생 14명을 배출했다. 입학 2년 6개월 만에 졸업한 14명은 영재교육과정을 5학기 만에 조기수료한 학생들이다. 이들은 졸업학점 170학점을 취득했고 영어능력시험을 통과했으며 국내외 각종 올림피아드, 수학 경시대회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다. 졸업자 가운데 11명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으로, 나머지는 각각 미국 컬럼비아대와 매사추세츠대(MIT), 포항공대로 진학한다. 해외 유학생의 경우 삼성에서 4년간 한 해 5만 달러의 장학금(MIT)을 받거나 대학측이 주는 장학금과 연구비 기숙사비(컬럼비아대)를 받는다. ●학부모 보람교사제 인기 김포 풍무초등학교(교장 백학춘)에서 지난 4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학부모 보람교사’ 제도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학부모 보람교사’는 다양한 경험과 자격증을 가진 학부모가 매주 매주 2∼3일 학교에 나와 힙합ㆍ풍선 아트ㆍ천연 염색ㆍ수목화 등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이다. 학부모 보람교사는 모두 37명이다. 이들은 270만원을 들여 컴퓨터 등을 설치해 만든 학부모상주지도실에서 평소 수업준비와 공부를 한다. 학부모 보람교사 수업시간엔 담임선생님은 보조교사가 돼 도움을 준다. 학생들은 학부모가 선생님이 돼서 가르쳐 주는 게 자랑스럽고 다양한 교육을 받아서 즐겁다는 반응이다. ●어린이보호구역 정비 경기도 용인시는 다음달 용인, 용마, 토월, 정평, 대치 등 5개 초등학교 주변 지역에서 어린이보호구역을 정비한다. 용인시는 이들 초등학교 주변에 교통량이 많고 학생들이 길을 멋대로 건너고 있어 6억여원을 들여 정비키로 했다. 이 구역 안에 도로 컬러 미끄럼 방지시설을 갖추고 안전 가드레일을 설치한다. 또 어린이보호구역 표지판을 만들고 안전지대에 페인트칠을 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30억∼40여억원을 들여 20개교에서 어린이보호구역을 정비할 계획이다.
  • 김형경 소설 ‘외출’ 계기 논란

    김형경 소설 ‘외출’ 계기 논란

    활자미디어와 영상미디어, 즉 문학과 영화의 상호교류는 어디까지 진화할 것인가. 영상의 시대에 영화가 문학에서 상상력의 원천을 얻고, 소설이 영화적 기법을 차용하는 건 더이상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두 장르의 관계는 심각한 불균형을 보여왔다. 영화가 적극적으로 문학을 끌어들인 반면 문학은 영화적 특성의 일부분을 소극적으로 활용하거나 아예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해온 게 사실. ‘문학의 위기’가 심화되면서 이런 흐름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물꼬를 튼 곳은 우리 문단을 대표하는 출판사중 하나인 문학과지성사(문지)다. 지난 30년간 순수문학을 고수해온 문지가 최근 ‘색다른 실험’(혹자에겐 ‘무모한 모험’)을 시도했다. 중견 작가 김형경의 소설 ‘외출’이다. 새달 8일 개봉하는 허진호 감독, 배용준·손예진 주연의 영화와 같은 제목, 같은 줄거리다. 영화를 원작으로 한 소설의 출간은 낯설지 않다. 오히려 트렌드라고 할 만큼 이제 일반화됐다. 이명세 감독의 영화 ‘형사’는 개봉전 책이 먼저 나왔고,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도 소설로 각색됐다. 이밖에 ‘남극일기’‘꽃피는 봄이 오면’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대다수 ‘영상소설’들은 영화감독이나 시나리오작가들이 영화에서 표현하지 못한 부분들을 채우는 보조 매체나 영화홍보의 수단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았고, 문단은 이를 ‘문학’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설 ‘외출’은 영화 시나리오를 뼈대로 한 소설이 종속예술이 아닌 본격문학으로 재창작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험하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지의 김수영 주간은 “동일한 서사구조를 갖되 서로 다른 개성을 충분히 살려 문학과 영화가 만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물론 한국문학의 해외진출 돌파구로서의 역할도 염두에 뒀다.‘욘사마’ 배용준의 인기에 힘입어 일본 와니북스출판사와 초판 10만부 계약을 맺었다. 중국어, 영어로도 곧 번역출간된다. 국내에서도 초판 1만부에 이어 재판을 찍을 예정. 하지만 문지의 이런 실험에 대해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한류 열풍에 편승해 문학의 위기를 너무 손쉽게 돌파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출판사 내부에서도 ‘서사의 독창성’을 두고 책 출간을 결정하기까지 진통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방현석 중앙대 교수는 “영화와 문학의 상호협력과 모방은 어쩔 수 없는 추세이다. 문제는 진지한 미학적 성찰과 모색의 결과인지 얄팍한 상업적·대중적 관심에 편승한 것인지의 여부”라고 말했다. ‘영화의 소설화’와 더불어 시나리오를 문학 장르로 편입하려는 시도도 눈에 띈다. 계간지 ‘21세기문학’은 지난 여름호에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를 수록한 데 이어 가을호에 김기덕 감독의 ‘빈집’시나리오를 게재했다. 해외에선 우디 앨런의 작품 등이 본격문학으로 대접받고 있지만 우리 문단에서는 도외시해 왔다.‘21세기문학’의 홍영철 발행인은 “독자가 없는 문학은 죽은 문학이다. 문학의 영역을 확대하는 측면에서 좋은 시나리오를 선별해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영상이 소설을 압도하는 시대, 문학과 영상이 행복하게 공존하는 길은 무엇일까. 앞의 두가지 시도가 문학의 새로운 출발점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지, 아니면 문학 스스로 상업화의 진흙탕에 발을 내딛는 자멸 행위로 판명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사상 첫 항공기 가압류

    외국 항공사 소속 대형 여객기가 이륙 직전 활주로에서 가압류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서울지방항공청에 따르면 최근 국내사업 철수를 결정한 태국 푸껫항공 소유 보잉 747-300 여객기가 지난 19일 법원 결정에 의해 가압류됐다. 이 여객기는 당초 지난 10일 오전 11시 태국 방콕으로 출발하려 했으나 정유·지상조업·기내식·착륙료 등 2억 3760여만원을 푸껫항공으로부터 받지 못한 국내 관련업체들이 “돈을 갚으라.”고 요구, 국내에 발이 묶였다. 푸껫항공은 인천공항공사에 채무이행 각서를 쓰고 다른 업체에도 밀린 조업료, 정유료, 기내식 대금 등을 갚은 뒤 서울지방항공청의 운항허가를 받아 19일 오후 7시10분 본국으로 출발하려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푸껫항공의 국내 총판매대리점(GSA)을 맡았던 T사가 ‘총판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약하고 철수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인천지법에 낸 항공기 가압류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법원의 항공기 가압류 결정이 19일 오후 6시쯤 나면서 항공기 출발 직전 법원 집행관이 공항에 도착, 간발의 차로 항공기 가압류가 집행됐다. T사측은 “총판계약 보증금 10억원과 최근 항공기 지연 도착으로 공항에서 승객들이 소동을 벌일 때 사태 무마를 위해 대신 지급했던 손해배상금 2억원 등 12억 2000여만원을 갚으라.”고 요구했다. 법원은 ‘푸껫항공은 항공기를 인천공항에 정류하고 계약 예치금과 손해배상액을 공탁한 뒤 가압류 집행정지나 취소를 신청하라.’며 T사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 결정에 따라 항공기는 당분간 인천공항 원격주기장에 계속 발이 묶일 전망이며 항공기는 푸껫항공 재산이어서 자칫 국제문제로 비화될 우려도 있다.T사의 소송대리인 안중민 변호사는 “일방적인 계약해지의 부당함 등 채권자 주장의 타당성이 인정돼 가압류가 결정됐다.”면서 “채무가 해결되지 않으면 T사로부터 항공티켓을 받아 재판매했던 10여개 여행사도 연쇄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법원, 난민인정 첫 판결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신동승)는 방글라데시 소수민족인 줌마족 교밍이 법무부를 상대로 낸 난민인정 불허결정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법무부가 내린 난민인정불허 처분을 법원이 뒤집은 것은 처음이다. 재판부는 “원고가 방글라데시 정부의 박해를 피해 대한민국에 입국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줌마족 자치투쟁을 벌여 조국으로 강제소환되면 정치적 탄압을 당할 가능성이 엿보인다.”면서 “한국에 머물면서 난민이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1995년 11월 우리나라에 밀입국해 방글라데시 정부의 박해 사실을 알리던 교밍은 줌마족 동료 12명과 함께 난민인정 신청을 내 혼자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총기난사 김일병 17일 첫공판

    경기도 연천군 최전방 GP(경계초소)에서 총기를 난사, 동료 부대원 8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22) 일병에 대한 첫 공판이 17일 개최된다. 육군은 이 사건 첫 공판이 17일 오후 2시 경기도 용인 제3야전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에는 GP 소대원들의 근무일지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명령위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부소초장 최모(24) 하사가 재판을 받는다. 보통군사법원측은 최 하사가 총기와 수류탄으로 부대원의 목숨을 앗아간 김 일병과 같은 곳에 수감된 데 부담을 느끼고 사건 이후 심리적 안정을 취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보석을 허가했다. 육군 관계자는 “가해자인 김 일병과 피해자인 최 하사의 처지를 고려해 이날 재판을 분리해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김우중씨 첫 공판때 쓰러져

    9일 열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대한 첫 공판에서 김 전 회장이 마비 증세를 일으키며 쓰러졌다.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황현주)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1시간30분가량 검찰 신문에 답하던 김 전 회장은 건강상 문제를 들어 휴정을 요청한 뒤 피고인 대기실로 가자마자 쓰러졌다. 몸의 오른쪽에 마비증세를 보인 김 전 회장은 산소마스크를 쓰고 30분 동안 안정을 취한 뒤 5시까지 이어진 재판에 임했다. 백기승 전 대우그룹 홍보담당 이사는 “구치소에 수감됐을 때도 김 전 회장이 가벼운 마비증세를 보이곤 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이 불편함을 호소함에 따라 변호인측은 다음 기일인 오는 23일에 변호인 반대신문을 하기로 했다. 이날 검찰은 외환위기 당시 21조원대의 분식회계를 지시하고, 분식된 재무제표를 근거로 10조원의 사기대출을 받았으며,200억달러의 외화를 국외로 빼돌린 김 전 회장의 혐의에 대해 신문했다. 김 전 회장은 대우그룹의 해외금융조직인 BFC를 통한 외화유출 혐의에 대한 검찰의 질문에 이견을 밝히던 중 몸이 불편하다며 재판부에 휴정을 요청했다. 검찰 신문에서 김 전 회장은 대체로 혐의를 시인하며 “책임지겠다.”고 했지만 “분식회계 규모나 수치에 대해 실무자의 안을 결정하는 수준이었지 구체적으로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기고] 소크라테스의 조언/권문용 서울 강남구청장

    2400년 전의 지성 소크라테스가 이 나라에 나타나 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악법도 법이라고 말한 적 없소. 감옥에서 제자가 내게 탈출하라고 권했지만 악법에 대항하기 위해 죽음을 택한 것이오. 그런데 이 나라에서는 내가 악법도 법이라고 했다고 한다오. 악법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고 가르치시오.” 필자는 “악법의 예를 하나 들어 주십시오.”라고 물었다. 그는 이렇게 답변했다. “지난 6월말 정치개혁특위에서 세비 인상하듯이 쉬쉬하면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공선법(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이오.” “왜 그렇습니까?” 그는 아테네식 삼단논법으로 이렇게 말했다.“정당 공천은 지방자치를 파괴한다.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고로 234명의 지방정부 장과 2920명의 지방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을 한다면 민주주의 꽃을 꺾는 일이다.” 왜 그런가를 곰곰이 따져봤다. 첫째, 정치개혁이라는 미명하에 공천헌금이라는 악취나는 정치부패의 고리를 없애기는커녕 지방의원까지 공천을 확대하여 정치부패를 창궐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방의원에게 공천권을 행사하게 되었으니 국가에서 봉급 주는 읍·면·동 조직책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지난번 선거때 경산·청도·영천·청송·동대문 등에서 생긴 공천부패 때문에 전 국민이 개탄해왔다. 그런데 정개위는 이렇게 주장한다. “헌법재판소에서 지방의원이 자기가 무슨 당 소속이라는 것을 표시할 수 있도록 판결하였기 때문에 이 법을 제정했다.”라고. 이것은 가당치도 않은 말이다. 이 판결은 자기가 무슨무슨 당의 당원이라는 것을 표시할 수 있다는 것이지, 국회의원이 지방의원을 공천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이를 사자성어로 풀이하면 견강부회(牽强附會)가 된다. 둘째, 우리 정치개혁 제1의 과제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지역구도의 타파다. 그런데 정개위는 그나마 중앙정치에 한정돼 있던 지역구도를 모든 지방의원까지 당이 공천하게 함으로써 철저하게 지방정치까지 확산시키는 쾌거(?)를 달성했다. 셋째, 이번 입법은 단 한번의 공청회도 없었다. 소위원회는 비공개회의로 진행시켰으며 속기록도 공개되지 않았다. 이 중요한 법안이 놀랍게도 단 한마디 토론도 없이 정개위를 통과하는 참담한 광경을 필자는 목격했다. 넷째, 일본의 경우는 지방정부 장과 의원의 99%가 정당공천을 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도 81%가 정당에서 공천을 하고 있지 않다. 이것이 세계적 기준이다. 이런 네가지 이유 때문에 공천제도는 반드시 다시 고쳐져야 한다. 만약 정당이 국회의원 개인이익만 도모하여 각당이 담합하는 경우에는 아무도 제재할 수 없는 절대 권력이 된다. 액턴 경(卿)은 이렇게 말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시민이 직접 나서야 한다. 그래서 이번 법 개정에 앞장선 의원들의 선거구에서 정책토론회를 갖고 그 분들의 의견을 듣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당당히 참석해 함께 토론해야 한다. 둘째, 시민 서명운동을 펼치자. 이를 바탕으로 이 법의 본회의 심의과정에서 이 법개정을 반대한 여·야 71명의 용기있는 의원들의 도움을 받아 9월 정기국회에서 시민의 이름으로 입법청원을 내야 한다. 셋째, 영국이나 미국 같이 스미스법, 패터슨법 등 법안실명제를 실시, 책임정치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우리 시민이 나선다면 소크라테스는 미소 지으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 나라는 역시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있는 자격을 충분히 가진 나라이고, 머잖아 아시아의 중심국가가 될 것이다.” 권문용 서울 강남구청장
  • 김우중수사 사실상 종료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2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몸 상태가 나빠져 당분간 소환조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검찰은 김 전 회장이 외부병원에 입원하면 방문조사까지 하겠다며 수사의지를 밝혔으나 사실상 수사가 종결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의 몸 상태로는 강도 높은 조사가 힘든 데다 오는 9일로 예정된 첫 공판 이후 재판이 본격화되면 시간도 부족하기 때문이다.검찰 관계자는 “변호인을 통해 김 전 회장의 입장을 서면으로 받거나 관련자 진술, 방증만으로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은 김 전 회장 본인에 대한 조사 대신 출국배경이나 대우의 해외금융조직인 영국금융센터(BFC) 자금의 용처 등에 대해서는 보강수사를 계속하기로 했다.검찰은 김 전 회장에 대해 이미 기소된 혐의 외에 BFC 자금 횡령, 송영길 열린우리당 의원 등에 대한 뇌물 및 정치자금 제공 혐의 등으로 추가기소할 예정이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性역’ 허문 딸들의 반란] 출가외인 옛말…기혼여성 지위 인정

    여성도 종중회원으로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은 전통적인 종중과 가족의 관념을 바꾼 획기적인 판례다. 종중에 관한 첫 판례가 형성된 지 47년 만에 판례가 변경된 것은 호주제 폐지와 마찬가지로 가족·친족 관계에서 여성의 지위를 남성과 대등하게 인정한다는 뜻이다. 특히 출가외인으로 불리던 기혼 여성들의 지위를 확립해 주었다는 의미를 갖는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 앞서 2년간에 걸쳐 학계와 시민사회의 의견을 모으고 사법사상 처음으로 대법원 공개변론을 실시하기도 했다. 유림과 여성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법원은 의식조사를 하기도 했는데 결과는 종중회원을 성년 남성으로 한정하는 데 일반인의 69.7%, 대한변협과 법대 교수의 64%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대법원은 남성만을 종중 구성원으로 하는 종래의 관행은 가부장적, 대가족 중심의 가족제도와 농경중심 사회에 토대를 두고 있으며, 근대 이후 여성의 사회활동 참여가 증대된 사회환경과는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은 “남아선호 사상과 가계계승 관념이 쇠퇴하면서 딸만을 자녀로 둔 가족의 비율이 증가하고, 딸을 아들과 함께 족보에 올리는 것이 일반화되는 상황에서 종원인 여성이 종중의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종중도 출현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또 1980년 개정된 헌법에서 혼인과 가족생활은 양성평등을 기초로 성립되어야 한다는 규정이 신설되는 등 일련의 민법과 가족법 개정안에 맞추기 위해서는 여성의 종중원 지위를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종중을 공동선조의 분묘수호와 종원간의 친목을 위해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되는 종족단체로 본 대법원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종중의 구성원이 될 수 없다는 관습은 출생에서 비롯되는 성별 특징을 이유로 여성의 권리를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것으로 더 이상 효력을 가질 수 없다.”고 판시했다. 별개의견을 제시한 대법관 6명은 종중이 우리 전통의 산물이라는 점을 들며 전통문화와 현대 법질서의 조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종래 관습법에 따라 원고들의 청구를 배척한 것은 잘못이지만, 종중재산 분배에 관한 분쟁이 이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재판일지 ●1958년:대법원 “종중 구성원은 성인남자” 판례 성립 ●2000년 4월:용인이씨 사맹공파 후손 여성, 종중회원 확인소송 제기 ●2001년 3월:수원지법 1심, 원고패소 판결 ●2001년 12월:서울고법 2심 항소기각 ●2003년 12월:대법원 사상 첫 공개변론 ●2005년 7월21일:대법원 “여성도 종중 구성원” 판례 변경
  • [세금 퍼주는 민자도로사업] 민자유치 1호 이화령터널 ‘애물단지’로

    지난해 12월2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 12부는 두산산업개발의 자회사인 새재개발이 이화령터널 민자사업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낸 758억여원의 보상금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704억여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실패한 민자사업에 대한 첫 국가 배상판결이었다. 이같이 전국 국도 가운데 민자유치 1호 사업인 경북 문경시 ‘이화령터널’이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경북 문경시 문경읍 각서리∼충북 괴산군 연풍면 주진리간 1.6㎞를 잇는 이화령터널은 지난 1998년 11월 개통됐다. 하루 통행량은 9000∼1만대. 두 차례에 걸친 수요예측 교통량보다 턱없이 적었다.1994년 조사한 수요 예측은 3만 3000여대, 개통 5개월 전인 1998년 6월에 한 차례 더 실시했을 때는 1만 9566대가 각각 나왔다. 당연히 새재개발은 한달 평균 5억∼6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모 회사인 두산개발측으로부터 3개월에 한번씩 14억여원씩 지원을 받아야 운영이 되었다. 이에 따라 두산개발측은 부산지방국토청과 체결한 ‘장사가 안 될 경우 국가가 시설을 매수하거나 재정지원을 한다.’는 협약을 내세워 재정지원을 요구했다. 그러나 부산지방국토청은 반드시 보상해 줘야 한다는 강제규정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해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2004년 12월15일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이 터널과 100여m 옆으로 나란히 뚫려 허우적거리던 이화령터널의 소생 가능성을 거의 없게 만들었다. 고속도로가 뚫리자 통행량은 급감했다. 이화령터널을 지나는 차량은 하루 3000여대로 이전의 3분의1에도 못미쳤다. 이화령터널 통행료 징수에 대해 개통 직후부터 거센 반발을 하고 있는 경북 북부지역 주민들은 법원의 판결이 난 만큼 통행료를 조기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지방국토청 관계자는 “이화령터널 민자유치사업의 타당성 기초가 된 교통량 수요예측이 잘못되는 바람에 대형 국책사업이 실패로 돌아갔다.”며 “재판이 패소로 확정되면 국가가 인수해 무료통행 쪽으로 운영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문경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20) 부산대학교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20) 부산대학교

    부산대 법대가 한국형 로스쿨 모델을 자처하고 나섰다. 그만큼 로스쿨 유치를 앞둔 학교측의 고민도 깊다. 문제는 ‘내실화’다. 로스쿨의 성패가 형식이 아닌 내용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300여명의 법조인을 배출한 학교로서 규모면에서나 교육수준에서 최고를 자신하지만, 이쯤해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학교측의 판단이다. 또 로스쿨 도입을 계기로 서울행을 고집하는 지역 인재들의 발목을 단단히 붙잡아두겠다는 복안이다. 때문에 부산대 법대는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성화 전략에서도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지방대로서 최고가 아닌 국내 명문 법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자산관리公 등 이전 앞둬 특화 유리 부산대 법대의 전략은 전문화와 특성화의 분리에 있다. 각 법 영역을 고루 전문화시키면서 그 중 한 가지 영역을 집중 특화시키겠다는 것이다. 학교측은 로스쿨을 유치하게 되면, 우선 법 영역을 세무·지적재산·금융증권·보험·국제통상·의료·환경·IT 등 8개 분야로 세분화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그리고 이들 영역별로 전문법연구센터를 활성화해 전문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영역별 전문화를 통해 학생들이 최소 한 개 영역에서 전문성을 갖도록 커리큘럼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법대측은 “영역을 세분화해 전문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부산대 로스쿨 학생이라면 졸업하기 전에 한 개 부분에서 심화된 법률지식을 갖도록 학점이수제 등을 활용해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성화는 8개 전문영역 중 택일해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증권 분야가 우선적으로 고려되고 있다. 부산에 한국자산관리공사, 증권예탁결제원, 한국주택금융공사, 대한주택보증㈜ 등 금융기관이 대거 이전될 계획이어서 금융증권 분야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증권 분야만큼은 전문화와 더불어 부산대 법대를 대표할 수 있을 정도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같이 교육프로그램의 차별화를 시도하는 부산대 법대는 교수충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형사법, 지적법, 행정법, 국제법 전공의 경력교수 4명을 충원한 데 이어 최근 6명의 실무교수진을 추가로 영입했다. 실무경력도 경력이지만, 교육효과를 높이기 위해 박사학위가 있는 법조인을 우선적으로 선발했다. 앞으로도 전문화를 위해 최소한 40명의 교수진을 확보한다는 것이 학교측의 계획이다. 교수진이 부족하면 영역별 전문화가 구호에 그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원어 강의도 크게 늘릴 계획이다. 법대측은 영미법, 중국법, 일본법만큼은 원어로 강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원어로 강의가 가능한 교수진 확보에도 발벗고 나섰다. ●금융증권분야 전공 학생 특별선발 계획 부산대 법대는 교수진뿐만 아니라 학생선발에 있어서도 신중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특성화를 꾀하는 만큼 학생들도 준비된 학생을 뽑겠다는 것이다. 법대측은 금융증권분야를 특화하게 되면, 학생도 일정 부분 금융증권분야의 전공생을 특별선발할 계획이다. 학부에서 관련 분야를 전공한 학생을 뽑아 전문성을 살릴 수 있도록 육성하겠다는 얘기다. ●시설은 해외로스쿨 벤치마킹 물적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도 국립대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산대 법대는 이미 전용 법학관을 확보하고 있지만,1500평 규모의 제2법학관 추가 건립을 서두르고 있다. 새 법학관에는 로스쿨을 위해 필요한 법학도서관, 모의법정, 판례정보검색실 등이 들어서게 된다. 법대측은 “해외 로스쿨을 참관하면서 로스쿨에 적합한 교육시설을 많이 참고했다.”면서 “인적·물적 인프라 모두 맞춤형으로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법조계의 부산법대인 부산대 법대 출신 법조인은 320여명에 이른다. 지방대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며, 전국적으로 따져 봐도 6∼7위권의 성적이다.1948년 신설된 법대의 오랜 전통을 바탕으로 매년 30명 안팎의 사법시험 합격자를 배출하고 있다. ●51년 첫 사시합격자… 총 320여명 배출 첫 테이프는 허형구 전 법무부 장관이 끊었다.48학번인 허 전 장관은 1951년 고등고시 사법과 2회에 합격해 서울지검부장, 서울지검차장검사, 청주지검장 등을 지냈다. 이후 검찰총장을 거쳐 법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자민련 부총재를 지낸 정상천변호사도 부산대 출신이다.50학번으로 고시 사법과 6회와 행정과 양과에 합격했다. 내무부 차관, 서울시장을 지냈으며 이후 변호사로 활동하다 정치에 입문한 케이스.14·15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지난 1999년 해양수산부 장관에 임명됐다. 이영모 전 헌법재판관은 56학번이다. 고시 사법과 13회에 합격해 평생을 판사로 지냈다. 마산지법원장, 서울형사지법원장, 서울고법원장을 거쳐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헌법재판관 등을 지냈다. 안석태(59학번) 전 부산고법원장은 고시 사법과 16회다. 청주지법원장, 인천지법원장, 부산지법원장 등을 지내고 부산고법원장을 끝으로 재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밖에 재야법조인으로는 김석주(51학번) 전 대구고법원장, 윤영오(53학번) 전 대구고법원장 등이 있다. 현직 법조인으로는 박흥대(73학번)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맏형뻘이다. 사시 21회로 울산지원 부장판사, 부산지법 부장판사, 창원지법 진주지원장 등을 거쳤다. 그 뒤를 이어 최인석(71학번) 창원지법 부장판사, 최형천(77학번) 부산지법 부장판사, 조한욱(76학번) 서울지검 부장검사, 김종로 (80학번) 부산지검 부장검사 등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김혁규 의원 등 각계 고위직에도 포진 배금자(78학번) 변호사도 이 대학 출신이다. 사시 27회에 합격했으며 뉴욕주 변호사 자격도 취득했다. 주한미군 범죄사건, 정신대 문제, 서울대 우 조교 성희롱사건 등을 전담했으며 국내 첫 담배소송으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다. 정·관계 인사의 면면도 화려하다. 강덕기 전 서울시장(직대), 김영환 전 부산시장, 조병규 전 경남도지사,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 등이 부산대 법대 출신이다. 또 조영동 전 국정홍보처장, 안영수 전 노동부차관, 권욱 소방방재처장 등 고위급 인사가 각계에 포진돼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임재호학장 인터뷰부산대 법대는 특히 로스쿨 유치를 앞두고 특성화와 실무교육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임재호 법대학장은 “정부에서 로스쿨별 특성화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특성화 개념을 어떻게 잡느냐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학장은 “특성화도 중요하지만 자칫하면 특성화에만 매몰돼 기초 법률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기본적인 법학교육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특성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나온 전략이 전문화와 특성화의 분리다. 법영역을 골고루 전문화하되 그 중 특정 분야에 대해서는 보다 심층적인 연구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운영하겠다는 취지다. 때문에 전문법연구센터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최근 강조되고 있는 실무교육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다. 특히 실무교수진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관건이다. 임 학장은 “해외 로스쿨을 참관하면서 실무교수와 학생간 갈등이 종종 발생한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실무경험은 많지만 교육 노하우가 없는 교수진에 대해 학생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그는 “최근 실무교수진을 보강하면서 실무경험과 함께 학교에 대한 관심도를 중요시해 평가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면서 “평소 연구와 교육활동에 관심을 가져온 실무가들이 학교에도 빨리 적응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임 학장은 또 “법조인들에게 당장 일반교수 수준의 강의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시스템적으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부산대 법대에서는 실무과목 하나에 이론담당교수와 실무담당교수를 동시에 배치해 돌아가면서 강의하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론적 배경을 기초해 실무로 정리할 수 있게끔 유도한다는 것이다. 임 학장은 “로스쿨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특성화와 실무교육의 특성을 잘 살려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교육프로그램의 질이 로스쿨 성공정착 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국제플러스] 후세인 기소 수일내 재판 시작

    |바그다드 연합|이라크 특별재판소는 17일 대통령 재임기간에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첫 기소했다. 라이드 주히 특별재판소장은 후세인 전 대통령이 지난 1982년 바그다드 북부 두자일 마을에서 시아파 이슬람인들을 살해한 혐의로 다른 3명의 피고인과 함께 기소됐다고 밝혔다.그는 후세인을 비롯한 이들 피고인에 대한 재판 절차가 “수일 내에”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MS 끼워팔기’ 공정위 전원회의 심의 앞두고 ‘이견 팽팽’

    ‘MS 끼워팔기’ 공정위 전원회의 심의 앞두고 ‘이견 팽팽’

    불공정거래행위인가, 정보기술(IT)의 발달에 따른 결과인가.5년여를 끌어온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의가 이번주 시작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정위는 13일 재판부에 해당되는 전원회의를 열고 MS의 메신저와 미디어플레이어 끼워팔기에 대한 심의를 시작한다. 이번 사안은 디지털 제품의 융화·복합화가 추세인 IT산업을 공정거래법으로 제재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첫 사례로, 향후 IT분야의 분쟁에서 공정위의 판단 잣대가 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MS 입장에서는 불공정거래행위로 결론이 날 경우 거액의 민사소송에 휘말리게 되는 데다 다른 나라에서도 똑같은 소송에 휩싸일 수 있어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중대 사안이다. ●국제적 관심 집중 지난 2001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은 국내 컴퓨터 운영체제의 시장점유율 1위인 MS가 윈도에 메신저를 끼워파는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며 제소했다. 인터넷 상에서 실시간으로 메시지와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메신저는 MS의 윈도메신저와 MSN메신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다음메신저, 네이트의 네이트온 등이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에 이어 미국의 리얼네트워크도 2004년 MS 본사와 한국 지사가 미디어플레이어(동영상이나 음악을 재생하는 프로그램)를 부당하게 끼워팔아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제소했다. 리얼네트워크는 지난 1995년 세계 최초로 인터넷 동영상 재생프로그램인 리얼플레이어를 내놓았으나 지금은 MS에 밀려 세계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시장점유율이 99년까지 90%를 넘었으나 이후 급락, 지금은 시장에서 거의 사라졌다. MS가 미국의 간판 대기업이라는 점, 리얼네트워크가 유럽, 한국에 이어 다른 나라에서도 MS를 제소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세계 IT업계는 공정위의 이번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다음커뮤니케이션은 2004년 MS를 상대로 100억원대의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메신저 끼워팔기가 위법으로 판명되면 다른 메신저 프로그램 제작업체들도 똑같은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끼워팔기냐 기술발달이냐 MS측 논리는 여러 프로그램이 하나의 운영체제(OS)로 통합되는 것이 소프트웨어 업계의 흐름이라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 기술 발달로 카메라 기능까지 추가되면 카메라 제조업체가 휴대전화 제조업체를 제소할 수 있는지, 같은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이치다. 또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제소한 메신저는 윈도메신저이며 현재 시장에서 인기를 얻는 메신저는 내려받기를 해야 하는 MSN메신저라고 강조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이 높아 메신저를 내려받는 데 별 무리가 없다는 점도 MS측 논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다음측은 MSN메신저와 윈도메신저는 핵심 기능을 공유하고 있어 같은 소프트웨어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판단은 다르다. 미국은 2001년 11월 MS의 익스플로러 끼워팔기에 대해 바탕화면에 익스플로러 설치 금지,MS 운영체제 정보 공유, 경쟁사가 호환 가능한 소프트웨에 개발 지원 등의 명령을 내려 MS측 입장을 대거 반영했다. 반면 EU는 지난해 3월 리얼네트워크의 제소에 대해 MS에 4억 9700만유로(623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미디어플레이어를 제거한 운영체제 출시를 명령했다. ●가을쯤 결론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보통 전원회의가 열리면 당일에 결론이 나거나 연기되더라도 두 차례 정도 심판하는 것이 관례인데 MS건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심의속개 형식으로 심의가 여러 차례 열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MS에 대한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만 1500페이지나 된다. 전원회의에는 MS 본사측 변호인 7∼8명도 참여한다. 이들은 미국과 EU에서 ‘독점적 지위남용’에 대한 대형 소송을 해본 베테랑들이다. 공정위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위법성 판단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시장에서는 무혐의 처분이 내려질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MS의 끼워팔기가 위법이라는 판단이 내려질 경우 부과될 과징금 자체는 한국에서의 MS의 매출액과 매출액의 최고 5%에 해당하는 과징금 등을 고려하면 큰 의미는 없다. 문제는 시정명령이다. 가령 ▲윈도에 메신저와 미디어플레이어를 분리해서 팔도록 하는 조치 ▲메신저와 미디어플레이어가 갖춰진 윈도와 그렇지 않은 윈도를 출시해 소비자들이 선택하게 하는 방법 ▲해당 프로그램은 그대로 두되, 윈도 초기화면에 아이콘이 뜨지 않도록 하고 경쟁업체들과 윈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라는 조치 등이 내려질 경우 MS는 물론,IT업계에 미칠 파장은 커질 전망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디자인·제품 정말 베꼈나

    제과업계 1·2위인 롯데제과와 오리온이 또다시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양사는 법적 다툼을 대외에 공개하지 않기로 하는 이른바 ‘신사 협정’까지 맺고 있을 정도로 잦은 마찰을 빚고 있다. 1일 서울서부지법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지난 5월 오리온이 출시한 쿠키인 ‘마로니에’의 포장 디자인이 자사 제품 ‘마가렛트’와 비슷해 소비자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며 더이상 이 디자인으로 제품을 내놓지 못하게 해달라고 법원에 ‘부정경쟁행위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롯데제과측은 “롯데의 ‘마가렛트’ 포장 디자인이 유명해 오리온이 이를 그대로 모방한 유사 제품을 내놓아 혼동의 여지가 있다.”면서 “내용물의 생김새까지 비슷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리온측은 “롯데의 주장과 달리 제품 디자인 전면의 색상과 삽입된 그림에서 명백한 차이가 있다.”면서 “제품 모든 면에 ‘오리온’ 등 상표가 명확히 표기돼 있어 혼동의 여지가 없다.”고 반박했다. 롯데와 오리온의 법정 분쟁 연혁을 보면 롯데의 일방적인 승리가 대부분이다. 첫 분쟁은 1991년 ‘후라보노 껌’에서 시작됐다. 먼저 출시한 오리온이 롯데가 자사 상표를 모방했다며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후라보노’가 껌 원료를 표기하는 보통명사라며 롯데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어진 ‘초코파이’ 분쟁도 같은 논리로 롯데가 이겼다.1997년 오리온이 롯데제과의 상표등록을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당시 대법원 재판부는 “초코파이는 상표 보다 초콜릿을 바른 과자류를 지칭하는 것”이라며 롯데 편을 들어주었다.1974년 오리온이 ‘초코파이’를 냈고 5년 후 롯데제과가 첫 글자만 바꾼 ‘롯데 쵸코파이’를 내놓은 바 있다. 가장 최근 결론난 분쟁은 ‘자이리톨껌’이다. 롯데제과는 지난 2001년 오리온이 자사 자이리톨껌이 더 안전하다는 취지의 광고를 낸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해당 광고를 금지해 달라고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나아가 롯데제과는 2003년 자사의 ‘자이리톨껌’과 오리온의 ‘자이리톨껌’의 봉지형 용기 디자인이 소비자에게 혼동을 준다며 오리온이 해당용기의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한편 오리온은 롯데가 자사 제품 ‘포카칩’과 이름이 비슷한 ‘포칸’을 판매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법원에 상표 이용금지 신청을 냈고, 현재 사건은 심리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음료 업계에서 비슷한 내용, 포장, 이름 등의 제품이 나오는 것은 다반사다.”면서 “그러나 아무리 잘 따라 만들어도 아류 제품은 장수 제품을 따라잡지 못한다.”고 말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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