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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해자도 그럴 수 있다’…위력 성폭력 공감 넓힌 안희정 항소심 재판부

    ‘피해자도 그럴 수 있다’…위력 성폭력 공감 넓힌 안희정 항소심 재판부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당시 상황,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 등의 혐의를 유죄로 뒤집고 실형을 선고한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는 가해자가 지위와 권세를 이용한, 즉 위력에 의한 성폭력에 대해 1심에 비해 매우 넓게 해석했다. 1심에서도 현직 도지사이자 여권의 차기 유력 대권주자인 안 전 지사와 충남도청 소송 별정직 공무원으로 수행비서인 김씨의 관계 자체는 업무상 위력관계가 맞다고 인정됐다. 그러나 관건은 그러한 위력이 과연 김씨의 성적 자기결정권까지 침해를 했느냐였다. 안 전 지사 측 변호인단은 1심에서부터 피해자인 김지은씨의 행동들이 성폭력을 당한 일반적인 피해자의 모습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측면들이 있다며, 위력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김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러한 변호인들의 주장에 대해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편협한 관점“이라며 질책했다. 그러면서 성폭력 피해 전후의 김씨의 행동과 복잡한 심경 등에 대해 깊이 공감하는 취지로 판결을 이어갔다. 특히 ‘위력’ 관계에서 벌어진 성폭력 범죄의 특수성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비서 업무 성실히 수행…피해자도 가능한 모습“ 김씨가 비서로 일하게 된 지 한 달여 만에 첫 출장지인 러시아에서 성폭력 피해를 당한 뒤에도 다음날 안 전 지사가 좋아하는 메뉴인 순두부 식당을 알아본다거나 저녁에는 안 전 지사, 통역관 부부와 와인바에 갔고 안 전 지사가 이용하던 미용실에서 머리를 손질한 일 등에 대한 해석이 대표적이다. 1심에선 김씨의 이러한 행위들로 보아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되고 자유의사가 제압됐다고는 보기 어렵다며 전체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곧바로 현지에서 피해사실을 폭로하거나 수행 업무를 중단한 채 홀로 국내로 복귀하지 않은 한 당일 아침에 식당 메뉴를 알아볼 수도 있다”면서 “충남지사인 피고인의 수행비서로서 피해자가 업무를 성실히 수행했다고 해서 실제로 피해자의 모습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특히 당시 피해사실을 바로 알리지 않은 김씨의 행동에 대해 재판부는 김씨의 진술이 충분히 납득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러시아에서 밀폐된 객실에 단 둘이 있었던 점, 동행한 일행들은 피해자와 친밀하지 않았고 국내로 연락해 도움을 요청할 만한 상황도 아니었던 점, 안 전 지사에 대한 러시아 측의 예우와 안 전 지사의 국내에서의 지위 등에 따라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을 것 같았다”면서 또 안 전 지사의 행위를 강하게 거부할 경우 임명된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비서직에서 잘릴 수 있겠단 생각을 했다고 진술했다. ●”이모티콘, 애교 표현…젊은 사람들 흔히 쓰는 표현“ 또 성폭력 판결에서 흔히 ‘피해자답지 못하다’고 지적돼 온 성폭력 범행 이후 이모티콘이나 메신저 대화(특히 ‘^^ 또는 ㅋㅋ 등 웃음 표시’) 등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다르게 해석했다. 안 전 지사의 변호인들은 “김씨가 성폭력 피해를 당한 뒤에도 동료들에게 이모티콘과 애교 섞인 표현을 사용하며 친근감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건이 있기 전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텔레그램에서 사용한 표현과 말투, 이모티콘이나 변호인들이 ‘애교 섞인 표현’이라고 칭한 표현들은 젊은 사람들이 특별히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일상적이고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표현들”이라면서 “친근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게다가 김씨가 피해사실을 곧바로 폭로하지 않고 그대로 비서직을 수행하기로 한 이상 동료나 상관인 안 전 지사에게 평상시와 같은 대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피해자답지 못하다고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인의 지위나 권세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무형적 세력에 해당한다”면서 “피해자가 7개월이 지나서야 폭로하게 된 사정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고도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김씨의 진술은 대부분 사실이라고 받아들여진 반면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해 온 안 전 지사의 진술은 모두 신빙성이 배척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법원 “안희정, 위력으로 피해자 간음”...2심서 징역 3년 6개월

    법원 “안희정, 위력으로 피해자 간음”...2심서 징역 3년 6개월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 선고로 그동안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온 안 전 지사는 법정구속됐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는 1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 및 강제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안 전 지사의 선고공판을 열고 안 전 지사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 29일부터 지난해 2월 25일까지 정무비서를 지낸 김지은씨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9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번 사건의 본질은 권력형 성범죄로, 지휘·감독하는 상급자가 지위와 권세를 이용해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이라면서 안 전 지사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안 전 지사의 공소사실 10개 중 9개를 인정했다. 먼저 안 전 지사의 첫 강제추행 범죄사실에 대해 김씨 진술의 신빙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상황, 당시 피해자 느낀 감정이 매우 구체적이고 직접 경험하지 않고 진술하기 어려운 세부적, 비정형적 부분도 상세히 설명했다”면서 “피고인의 행위는 성적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일반인 입장에서도 도덕적 비난을 넘어 추행이라 평가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김씨가 안 전 지사로부터 간음 피해를 입고도 도피 없이 비서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한 일에 대해 “피고인의 수행비서로서 업무를 성실히 수행했다고 해서 실제 피해자의 모습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면서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피고인 변호인들의 주장은 일반적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편협한 관점”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는 안 전 지사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했고, 피고인의 간음 행위 전에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명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본인의 의사보다 리더의 의지, 조직의 필요에 따라 거처가 정해졌다. 그런 사정을 종합하면 적어도 피해자와의 관계에 있어서 피고인의 지위와 권세는 무형적 세력이라 평가할 수 있다”면서 “권력적 상하관계에 있어 피고인이 피해자를 객실 안으로 들어오게 한 다음 저항하지 못하는 피해자를 간음한 것은 실제로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유형력 행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위력이 ‘행사’됐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김씨를 업무상 위력으로 추행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앞서 1심 재판부였던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는 안 전 지사에게 지난해 8월 14일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유력 정치인이고 차기 유력 대권주자이자 도지사였던 점을 감안하면 ‘위력이 존재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위력을 행사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즉 위력의 존재와 행사를 별개의 문제로 보고, 위력은 있었지만 위력은 행사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재판부는 또 김씨가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이후에도 안 전 지사와 함께 있었다는 점 등을 거론하며 피해자가 별다른 반문이나 저항이 없었고, 수행비서로서의 일을 열심히 하려고 한 것 뿐이라는 피해자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1심 재판부의 이 판결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 여성단체들은 행사되지 않고 존재만 하는 위력은 없고, 또 재판부가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만을 요구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을 따질 것이 아니라 가해자의 진술이 믿을 만한 것인지 물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안 전 지사는 지난해 3월 5일 김씨의 ‘미투’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다. 모두 다 제 잘못”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말을 바꿨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민주당, 불복 공세 접고 국정 운영 중심 잡아야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 대선 당시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 혐의로 그제 1심에서 2년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더불어민주당은 “사법 적폐 세력의 보복”이라고 판결 불복에 나서며 여론몰이에 나섰고, 자유한국당은 “대선의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대선 불복 프레임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국민도 인터넷상에서 양쪽으로 갈려 서로 공격하는 등 사태가 심상치 않다. 자칫 이번 판결이 정쟁으로 비화돼 나라가 갈등과 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이번 판결은 지난 대선에서 드루킹 일당이 댓글 조작 프로그램을 이용해 여론을 조작하는 과정에 김경수 지사가 연루됐는지에 대한 첫 사법적 판단이다. 재판부는 김 지사가 댓글 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을 보았고, 이후 드루킹 일당의 여론 조작 행위가 김 지사에게서 비롯됐다고 판단했다. 드루킹 일당의 주장에 더해 드루킹과 김 지사 사이에 오간 수많은 텔레그램 메시지가 증거로 제시됐다. 이런 법리적 측면을 무시한 채 민주당이 진영 논리나 정략적으로 접근해 판결을 폄훼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 특히 민주당이 이번 판결을 내린 성창호 판사에 대해 양승태 비서실 근무 전력을 내세워 사법농단 세력의 보복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법원의 독립을 위협하는 행위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양승태 적폐 사단이 벌이는 재판농단”이라고 원색적인 비난까지 했다. 하지만 비서실 근무가 이번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도 없이 부서 근무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친 비약과 억지가 아닐 수 없다. 외려 당 소속 광역단체장이 구속된 데 대해 겸허한 자세로 국민에게 사과하는 게 순서다. 그리고 판결이 부당하다면 향후 2심과 3심을 통해 법리적으로 치열하게 다투면 될 일이다. 민주당은 더이상 국론 분열을 부추기는 정치적 공세를 접고 여당으로서 국정 운영의 중심을 잡기 바란다. 한국당도 ‘물 들어왔을 때 노 젓는다’는 식으로 판을 키워선 안 된다. 이제 1심 판결이 나왔을 뿐이다. 지난 대선이 마치 엄청난 여론 조작 속에 치러졌고 당락에 영향을 미친 것처럼 과도한 공세를 퍼붓는 것은 책임 있는 제1야당이 취할 자세가 아니다. 섣부르게 문재인 대통령 특검 수사를 거론하고 김 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도 볼썽사납다. 한국당은 설 연휴 기간에 대국민 홍보와 투쟁을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자신들이 여당일 때 국가정보원과 보안사령부를 동원해 2012년 대선에서 여론 조작했던 사실을 국민이 똑똑히 기억하는 만큼 과잉 대응은 역효과를 낸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 “약자의 마지막 선택” 코미디 단식을 향해 외치다

    “약자의 마지막 선택” 코미디 단식을 향해 외치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을 반대하며 벌이는 ‘릴레이 단식’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의원 110명이 지난 24일부터 5시간 30분씩 연쇄 단식 중인데 절박감이 느껴지지 않아 “단식투쟁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진짜 단식이란 무엇일까. 거리에서 싸워 본 시민단체 활동가 등에게 그 의미를 물어봤다. ●“제 생명 깎아 먹으며 정당성 주장” “가진 것 없는 이들이 제 생명을 깎아 먹으며 정당성을 주장하는 고결한 행위죠.” 31일로 단식 열흘째를 맞은 김재근(33) 청년전태일 대표가 내린 단식투쟁의 정의다. 그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가 숨진 비정규직 김용균(24)씨 사건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주장하며 지난 22일부터 곡기를 끊었다. 생애 첫 단식 농성이다. 아들의 죽음 이후 투사가 된 김용균씨 어머니를 위해 뭐라도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다. 단단히 각오했지만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9일 만에 7㎏이 빠졌다고 했다. 김 대표는 “사람이 죽었는데도 무감각한 관료 사회가 안타까워 시작한 일”이라면서 “30대 초반인 나도 이튿날부터 어지럼증을 느꼈는데 중장년 시민대표들도 함께 단식하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말했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은 평생 10번 넘게 단식투쟁을 했다. 가장 최근에는 굴뚝 위에서 466일간 고공시위했던 섬유업체 파인텍 노동자들을 지지하며 단식하다 심장 이상 탓에 23일 만에 중단했다. 그는 “권력을 가진 이들은 단식할 이유가 없다. 단식은 약자들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법·제도에 호소해 보고 1인 시위, 집회, 오체투지(절하듯 몸을 땅에 엎드려 가며 행진하는 의사표현 방식) 등을 다 해봤는데도 안 받아들여지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단식이라는 얘기다. 13년째 해직자의 복직을 외치는 이인근 콜텍 지회장은 “사법부조차 우리를 외면했을 때 극한투쟁 말고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에 자신들의 문제를 알리기 위해 세 번이나 단식했다. 콜텍 사건은 박근혜 정권 당시 법원이 ‘재판 거래’ 목록에 올렸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단식 3일 넘어가면 약한 장기부터 고장 의학적으로 3일 이상 굶으면 기아 상태(음식물 섭취 부족에 따른 장애)로 본다. 첫 24시간 동안은 몸속 저장 에너지가 포도당으로 빠르게 전환해 몸을 유지한다. 그러나 24시간이 넘어서면 단기 저장 에너지가 고갈돼 체내의 근육 세포를 파괴하면서 에너지를 끌어 쓴다. 건강한 사람이 무리 없이 단식을 견뎌낼 수 있는 기간은 평균 3일이다. 3일차 이후에는 몸에 비상이 걸린다. 평소 약했던 장기부터 고장 난다. 소화기관이 약했던 사람은 물만 마셔도 체하거나 토한다. 혈압은 떨어지고 맥박은 빨라진다. 장이 협착되고 감염 질환에 취약해진다. 이보라 녹색병원 인권치유센터장은 “3일 이후부터는 여러 위험성이 커져 아주 건강한 사람도 30일이 넘어가면 정말 위험한 상태에 이른다”면서 “이 정도가 되면 의료진은 단식 중단을 적극 권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식 다경험자인 박 소장도 “곡기 끊을 결정을 할 땐 매번 두렵다”고 했다. 그는 “2009년 용산참사 해결을 위해 함께 단식하던 문규현 신부가 쓰러졌을 때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고 했다. 당시 문 신부는 단식 11일째에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가 겨우 회복했다. 박 소장은 “단식도 인플레 현상(흔해져 가치가 다소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실제 해결로 이어지지 못하는 일도 많아졌다”고 우려했다. ●“의학적으로 설명 불가능한 상태서 버티더라” 단식투쟁은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단식자는 최소한 밥을 안 먹은 기간만큼 몸을 회복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때는 미음 등 가벼운 식사만 가능하다. 파인텍·세월호 유가족 농성장 등에서 의료진으로 활동한 의사 최규진씨는 “처음에는 ‘단식이 정치적인 행위이니 최소한의 건강은 챙기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보니 단식자들은 자신의 안위를 돌볼 만큼 여유롭지 않았다”면서 “의학적으로 설명 불가능한 상태에서 정신력으로 버티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구조적 문제가 약자들을 이런 절박한 상황으로까지 내몰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동료 침묵·2차 가해 딛고 ‘연극계 첫 미투’ 그녀가 이겼다

    피해자 “같은 처지 피해자들 지지받아 연극인이자 여성인 나로 돌아갈 것” 지난해 2월 연극계 첫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에서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됐던 연극배우 이명행(43)씨에게 1심에서 징역 8개월이 선고됐다. 이 사건은 이후 연출가 이윤택, 시인 고은 등 문화예술계 성폭력 고발의 시발점이 됐다. 31일 연극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형사11단독 위수현 판사는 공연 스태프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8개월과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3년 취업제한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고 재범 우려가 크며, 유형력(직간접적인 힘의 행사)이 상당히 강했다”며 이씨를 법정 구속했다. 다만 “동종 범죄 전과가 없고 범행에 대해 자백한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미투 후 1년 만에 가해자 처벌을 이끌어낸 피해자 수민(가명)씨는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단지 피해자로 살아가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재판 과정을 버텨 왔다”며 “앞으로 연극 작업자이자 여성인 나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수민씨는 지난해 2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씨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고 이후 이씨를 고소했다. ‘이명행 사건’은 2018년 터져 나온 문화예술계 미투의 첫 신호탄이었다. 하지만 다른 사건보다 대중의 관심을 덜 받았다. 가해자가 대중에게 익히 알려진 인물이 아니라는 점이 컸다. 그럼에도 피해자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외로운 법정 싸움을 택했다. 그는 “미투 이후 자극적인 언론보도가 쏟아지고 수사기관의 조사 과정에서 2차 피해를 겪으면서 분노와 무기력을 느꼈다”며 “모든 것을 돌파하고 연극인으로 돌아갈 방법은 정의 실현뿐이었다”고 했다.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도 2차 피해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세상의 관심에서 벗어난 것보다 더 힘든 것은 동료나 지인들의 침묵과 방관이었다. 대신 같은 처지의 성폭력 피해자들이 지지를 보냈다. 수민씨는 “피해 생존자와 대화하고 지지하는 시간은 큰 위안이었다”며 “재판을 통해 모든 생존자들을 대변할 수 없어 아쉬운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전문가 조언을 구하고 법원에 탄원서를 내 준 연극인들도 큰 힘이 됐다. 연극계 성폭력 반대 운동 모임인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측은 “법원이 이씨의 범죄 행위를 대부분 인정하고 징역을 선고한 것은 의미 있는 결과”라며 “피해자들은 위와 같은 법원 판단에 용기와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수민씨와 연대해 온 공연기획자 오성화씨는 “연극계 성폭력이 만연한 원인은 성폭력 사건을 공론화하지 않고 덮어 왔기 때문”이라며 “피해를 호소할 때 그것을 해결할 시스템과 조력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與 ‘김경수 구속은 사법적폐’ 규정… “촛불 흔들면 또 탄핵당할 것”

    與 ‘김경수 구속은 사법적폐’ 규정… “촛불 흔들면 또 탄핵당할 것”

    홍영표 “양승태 사단에 맞서겠다” 포문당 중진 “사법부 고질적 정치 근절해야”‘재판 불복’ 정치적 부담에도 강경 모드매머드급 ‘대책위’ 유튜브서 1심 비판金 “진실 밝힐 것” 경남도민에 옥중편지더불어민주당은 31일 김경수 경남지사 판결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필두로 한 사법농단 세력의 보복성 재판으로 규정하며 초강경 입장을 표출했다. 민주당은 박주민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사법농단 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위원회’를 발족한 데 그치지 않고 전면적인 대국민 선전전에 돌입했다. 민주당이 이번 사안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확실히 드러났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2항을 꺼내 들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헌법 1조 2항에 의해 국민들이 만들어낸 정부”라며 “불순한 동기와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 정부를 흔들지 말기 바란다. 그런 시도는 국민에 의해 또다시 탄핵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칫하다가는 국민의 염원으로 만들어낸 탄핵과 대선 결과를 부정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 했다. 이번 사안을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탄핵, 그로 인한 조기 대선과 문재인 정부 출범 자체의 정당성을 흔드는 시도로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홍 원내대표는 또 “양승태 적폐사단이 벌이고 있는 재판농단을 빌미로 삼아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고 나아가 온 국민이 촛불로 이뤄낸 탄핵을 부정하고 대선 결과를 부정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하게 맞서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집권여당이 재판 불복, 사법부와의 전쟁을 벌이는 것으로 비쳐지는 데 대한 정치적 부담도 안고 가겠다는 각오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중진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사법부를 향해 감히 누가 제대로 지적을 할 수 있겠느냐”며 “대통령이나 정부는 사법부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하기 어렵고 비교적 자유로운 건 입법부, 국민정서에 맞는 목소리를 전할 수 있는 것은 정당뿐”이라고 했다. 또 “이번 판결로 사법농단의 실태가 단적으로 드러났음을 국민들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사법 독립 운운하는 사법부의 고질적인 정치행위를 이번에 반드시 끊어낼 것”이라고 했다. 대책위는 법제사법위원 전원, 사법개혁특별위원 전원, 이철희 원내수석부대표 대행, 강훈식 전략기획위원장, 권칠승 홍보소통위원장 등 당내 요직을 총투입해 매머드급으로 꾸렸다. 대책위의 활동은 1심 판결의 법리적 모순점을 찾아내고 이를 대국민에게 알리는 대국민보고회와 장외 선전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책위 소속의 박주민·이재정·홍익표 3인은 이날 오후 민주당 유튜브 라이브 ‘씀’에 출연해 조목조목 판결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앞서 박주민 의원 등 대책위는 공식 활동 첫 행보로 이날 오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찾아 김 지사를 접견했다. 김 지사는 “경남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7개월간 고민하며 여러 노력을 기울였고, 서부 경남 KTX나 조선업 부활, 제조업 혁신의 기틀을 만들어가는 상황에서 도정에 공백이 생기는 것 아닐까 도민들께 송구하고 죄송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도로 김 지사는 경남도민에게 보내는 옥중편지를 통해 “진실을 반드시 다시 밝히고 이른 시일 안에 다시 뵙겠다”며 “고향 가는 길 안전하게 다녀오시라”고 인사를 전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희생자가 된 가해자 ‘기억’들로 고발하다

    희생자가 된 가해자 ‘기억’들로 고발하다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독일 태생의 유대인 철학사상가 한나 아렌트(1906~1975). 그는 단지 독일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유대인 홀로코스트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이른바 ‘집합적 유죄’에 단호히 반대했다. 대신 개개인의 죄의 유무는 속한 집단이 아니라 인간 개인이 저지른 일의 내용과 결과에 따라 판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식민주의 집단학살, 홀로코스트, 인종청소, 조직적 성폭력 같은 반인륜적 범죄의 단죄와 처벌은 가해자들에게만 해당될까. 그 후손인 전후 세대는 책임에서 자유로울까. 반인륜적 범죄와 관련해 가장 큰 모순은 가해자와 희생자의 뒤바뀜, 혹은 뒤섞임이다. 특히 가해자와 공범자가 피해자로 둔갑하기 일쑤다. 역사의 영역에서 그런 모순은 문서 기록을 근거로 산 자가 죽은 자를 심문하고 재단하는 실증주의 탓에 발생한다. 그 방법론에 대한 회의와 개선의 목소리가 부쩍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기억 연구’다. 과거에 벌어진 복잡한 양상을 추적하려면 기억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대안이다. 임지현 서강대 사학과 교수도 ‘기억 연구’ 쪽을 택하고 있다. 그 지론은 이렇다. ‘전후 세대들은 과거사에 대한 직접적 책임은 없다. 하지만 과거사를 끄집어내 성찰하고 또 그 성찰의 기억을 지키고 끊임없이 재고해야 할 책임은 전후 세대에게 있다.’과거사 단죄 차원에서 가장 두드러진 가해자, 희생자의 전복 사례는 오스트리아에서 찾을 수 있다. 오스트리아인들은 스스로를 히틀러의 첫 번째 희생자로 여긴다. 그러면서도 히틀러 군대에 복무한 자국 병사들은 의무를 다했다거나 심지어 영웅적이었다고 말한다. 반면 히틀러 군대에서 탈영한 병사들은 전우를 버린 배반자로 몰아 댄다. 하지만 각종 통계는 인구 비율상 오스트리아인들이 독일인들보다 더 적극적인 히틀러 협력자였음을 증거한다. 폴란드도 마찬가지다. 나치 점령기 폴란드에선 숨어 있는 유대인을 밀고하거나 사냥하듯 잡으러 다니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그런데도 폴란드인이 홀로코스트 공범자였다는 사실은 ‘희생자 민족’이라는 역사적 이미지에 철저히 가려진다. 저자가 특히 강조하는 점은 민족, 국가에 한정된 ‘민족주의 기억’을 탈영토화하고 유대해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개별적인 과거사 반성은 이제 기억의 공유와 연대 쪽으로 번지고 있다. 과거사의 단죄와 해결에서 실증적 사실보다 기억과 증언을 중시하게 된 첫 사례는 1961년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1906~1962) 재판이다. 유대인 학살을 지휘했던 아이히만 재판을 지켜본 연구자들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증언에 주목했고, 이를 계기로 홀로코스트 연구는 문서 자료에서 생존자 증언으로 중심이 서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기억 공유와 연대의 대표적 사례는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북쪽 작은 도시 글렌데일의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다. 가주한미포럼은 그해 7월 글렌데일 중앙도서관 앞에 동상을 세우고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반성을 촉구했다. 한국과는 전혀 상관없는 소도시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들어선 까닭은 무엇일까. 사정은 이렇다. 주민의 40%가 아르메니아계로 알려진 글렌데일에는 해외에서 가장 큰 아르메니아인 공동체가 있다. 그 아르메니아인은 19세기 후반, 20세기 초반 오스만제국으로부터 집단학살을 당한 ‘기억’이 있다. 저자는 이를 놓고 “아르메니아 집단학살의 기억이 글렌데일 아르메니아인들로 하여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에 예민하게 반응하도록 만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 사례에 얹은 저자의 질문이 의미심장하다. ‘베트남 전쟁에서 벌어진 한국군의 잔학 행위엔 책임이 없다면서 왜 1945년 이후 태어난 일본의 전후 세대에게는 그들이 태어나기도 전 끝난 일본 제국주의의 잔학한 통치에 대한 책임을 묻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할까. 저자 자신도 밝혔듯이 딱부러진 건 없다. 하지만 ‘곤혹스러운 과거 앞에 당당한 사람보다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이 많은 사회가 더 건강한게 아닌가’라는 답을 던진다. “기억은 산 자와 죽은 자의 대화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최민수, 보복운전 불구속 기소 ‘동상이몽2’ 첫방 앞두고 불상사

    최민수, 보복운전 불구속 기소 ‘동상이몽2’ 첫방 앞두고 불상사

    배우 최민수가 보복운전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31일 서울남부지검은 특수협박·특수재물손괴·모욕 등의 혐의로 최민수를 지난 29일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최민수는 지난해 9월 17일 오후 1시께 서울 여의도의 한 도로에서 앞서가던 차량을 앞지른 뒤 급정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 차량이 차선을 걸친 채로 주행하며 진로를 방해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피해 차량은 앞에서 급정거한 최민수의 차량을 피하지 못해 수백만 원 상당의 수리비가 발생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최민수는 사고 발생 후 차에서 내린 뒤 시비를 다투는 과정에서 여성 운전자인 피해자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민수 측 관계자는 “억울한 부분이 있으니 재판에서 시비를 가리겠다”면서 “경찰 조사에 협조는 다 했고 원만하게 해결하려고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최민수와 아내 강주은은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첫 촬영을 마치고 2월 4일 방송을 앞두고 있다. 제작진 측은 방송을 앞두고 불거진 불미스러운 사건에 “확인 후 입장을 밝히겠다.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단독]연극계 ‘1호 미투’ 가해 배우, 1심서 징역 8개월…“재범 우려 크다”

    [단독]연극계 ‘1호 미투’ 가해 배우, 1심서 징역 8개월…“재범 우려 크다”

    인천지법, 징역 8개월 법정 구속작년 2월 문화예술계 미투 첫 신호탄피해자 “폭로 뒤 주변 침묵·방관 괴로워” “알려지지 않은 피해자들에게 힘 되길”지난해 2월 연극계 첫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에서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됐던 연극배우 이명행(43)에게 1심에서 징역 8개월이 선고됐다. 이씨에 대한 미투 사건은 이후 연출가 이윤택, 시인 고은 등 잇단 문화예술계 성폭력 고발의 시발점이 됐다. 인천지방법원 형사11단독 위수현 판사는 공연 스태프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8개월과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3년 취업제한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고, 여러 차례 범행으로 재범 우려가 크다”며 “유형력(직·간접적인 힘의 행사)이 상당히 강했다”고 이씨를 법정 구속했다. 미투 이후 1년 만에 가해자 처벌을 이끈 수민(가명)씨는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단지 피해자로 살아가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재판을 버텨왔다”며 “앞으로 연극 작업자이자 여성인 나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수민씨는 지난해 2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씨의 2년전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고 이후 이씨를 고소했다. ‘이명행 사건’은 2018년 터져나온 문화예술계 미투의 첫 신호탄이었지만 다른 성폭력 사건에 비해 대중의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이윤택 등 다른 가해자보다 이명행이 유명하지 않다는 이유가 컸다. 그러나 가해자가 유명하지 않다고 해서 피해자의 고통이 작은 건 아니었다. 연극계 관계자들은 “가해자가 유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드러나지 않는 성폭력 피해가 훨씬 많다”고 증언한다. 수민씨는 “가해자가 유명하지 않거나 피해자가 실명을 공개하지 않으면 관심과 지지가 떨어지는 게 현실”이라며 “내 사건에 대한 관심도 작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외로운 법정 싸움을 선택한 것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였다. 미투 후 확인되지 않은 언론보도와 수사 기관의 조사 과정에서 겪은 2차 피해는 분노와 무력감만 안겨줬다. 그러나 “모든 것을 돌파하고 연극인인 나로 돌아오는 방법은 정의 실현 뿐”이라는 생각으로 재판을 견뎠다.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도 “2차 피해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세상의 관심에서 벗어난 것보다 더 힘든 것은 동료나 지인들의 방관이었다. 미투 이후 응원 메시지를 받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침묵했다. 대신 같은 처지의 피해자들이 수민씨와 연대했다. 수민씨는 “피해 생존자와 대화하고 지지하는 시간은 큰 위안이었다”며 “재판을 통해 모든 생존자들을 대변할 수 없어 아쉬운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관련 기관 등 자문을 구할 방법을 함께 찾고, 법원에 탄원서를 내준 연극인들도 큰 힘이 되었다. 연극계 성폭력 반대 운동 모임인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은 “법원이 이씨의 범죄 행위를 대부분 인정하고 징역을 선고한 것은 의미있는 결과”라며 “피해자들은 위와 같은 법원 판단에 용기와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수민씨와 연대해 온 공연기획자 오성화씨는 “사건이 터져도 공론화하지 않고 덮어 온 관행이 연극계 성폭력을 만연하게 만든 원인”이라며 “피해를 호소할 때 그것을 해결할 시스템과 조력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수민씨의 바람은 평등한 작업자로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가 확산되는 것이다. 강압적 위계질서와 침묵을 미덕으로 여기는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남성과 여성 모두 폭력의 피해자가 될수 있어서다. 그는 “미투가 이런 폭력의 연쇄를 드러내고 끊어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사설] ‘김경수 댓글 조작 공모’ 인정한 1심 유죄판결

    ‘드루킹’ 김동원씨와 함께 댓글 조작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어제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이례적으로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은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당선 등을 위해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한 불법 여론 조작을 벌이고, 지방선거까지 댓글 작업을 통한 선거운동을 하는 보답으로 센다이 총영사 인사 추천을 제안했다고 판단했다. 민주당 등이 지난해 1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지 1년 만에,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수사에 착수한 지 7개월 만에 나온 사법부의 첫 판단이다. 재판부는 공모 관계 성립 여부에 대해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의 킹크랩 개발 및 운영뿐 아니라 킹크랩을 통한 댓글 조작을 지속적으로 승인·동의했다고 판시했다. 김 지사는 재판 직후 “재판장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특수관계인 것이 재판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고 주장했지만, 항소심에서 공모 관계 여부를 치열하게 다퉈야 한다. 이번 판결이 2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김 지사는 지사직을 잃게 된다. 정치권 공방은 거세다. 야당은 “질 나쁜 선거범죄에 대한 당연한 판결”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김 지사의 댓글 조작 개입에 관여했는지 여부에 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반면 여당은 “특검의 짜맞추기 기소에 이은 법원의 짜맞추기 판결에 유감을 표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성완종 사건’ 때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현직 지사 신분임을 고려해 불구속 재판을 받았다는 전례를 들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 현직 지사를 법정 구속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검 단계에서부터 김 지사와 드루킹 간의 공모 여부가 논란을 빚은 데다 김 지사 측이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는 만큼, 김 지사의 유죄 확정 여부는 최종심까지 재판을 차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김 지사 측의 주장대로 공모 관계가 없었더라도 프로그램을 활용한 조직적인 여론 조작이라는 반민주적 범죄가 저질러졌다는 것 자체를 여권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국가기관이 아닌 민간 조직이 움직였더라도 민주주의의 근본인 공론장과 선거제도를 교란한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다. 김 지사의 법정 구속으로 경남도정에 일정 정도의 차질도 불가피하다. 사법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남은 2심과 3심 재판을 서둘러 진행해야 한다. 정치권도 당리당략에만 빠져 여론 대립을 부추기거나 사법부에 압박을 주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
  • 임종헌 첫 재판 파행… 시간벌기 전략인가

    임종헌 첫 재판 파행… 시간벌기 전략인가

    사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임종헌(60·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이 시작부터 파행됐다. 변호인단이 전원 사임하고 임 전 차장도 불출석 사유서를 내면서 당분간 재판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워 보인다.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시간을 벌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윤종섭)는 30일 오후로 예정됐던 임 전 차장의 첫 공판기일을 잠정 연기했다. 2월 중 예정됐던 재판 일정도 모두 다시 정하기로 했다. 임 전 차장의 변호인 11명은 전날 사임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재판부가 공판준비 기일을 추가로 열지 않고 정식 재판에 들어간 것과 앞으로 주 4회 재판을 하겠다는 재판부의 계획에 항의하는 뜻으로 읽힌다. 임 전 차장의 재판은 지난해 12월 4차례 준비 기일을 가졌지만 검찰 수사기록의 열람 범위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단 간 신경전이 계속됐다. 변호인단은 “아직 8만쪽에 달하는 기록을 다 검토하지 못해 공소사실도 파악이 안 됐다”며 시간을 더 달라고 재판부에 거듭 요구했다. 그럼에도 재판부가 방대한 서류증거와 다수의 증인 등 심리할 내용이 많아 재판 일정을 빠듯하게 잡자 재판 절차를 보이콧하는 방식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차장의 전략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다만 임 전 차장이 재판을 끝까지 ‘보이콧’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정치 보복’이라며 재판을 전면 보이콧했지만, 임 전 차장은 이처럼 방어권을 아예 포기했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설명이다.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에게는 구속 기간(6개월)이 별로 의미가 없을 것이고 더이상 잃을 것도 없는 상황에서 시간을 벌며 충분히 방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을 지켜보면서 하려고 시간을 끌어 보려는 것 같다”고 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김경수 법정구속] 金 옭아맨 결정타는 ‘텔레그램’… 재판부 “킹크랩 시연받고 승인”

    [김경수 법정구속] 金 옭아맨 결정타는 ‘텔레그램’… 재판부 “킹크랩 시연받고 승인”

    법원 “1년 6개월 간 매일 수백건 전송 댓글 작업 상황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6·13 댓글’ 총영사직 제안 혐의도 인정 드루킹 일당 진술 신빙성 의심 정황 인정하면서도 각종 물증으로 유죄 판단지난해 10월 29일 첫 공판을 시작으로 9차례 재판에서 김경수 경남지사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법원은 30일 김 지사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형을 선고했다. 김 지사가 단순히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사실을 인지한 것을 넘어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신의 선거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할 목적으로 댓글 조작을 공모하고 실행했다는 판단에서다. 재판부는 김 지사가 댓글 조작을 위한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의 시연을 직접 본 뒤부터 킹크랩 개발 및 댓글 조작 작업이 이뤄졌다며 드루킹 일당의 여론 조작 목적과 출발이 모두 김 지사에게서 비롯됐다고 판단했다. 핵심 쟁점이었던 킹크랩 시연을 김 지사가 봤다고 인정하면서 나머지 드루킹 일당의 활동들도 모두 사실이었다고 인정된 것이다. 재판 과정에서 특검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드루킹 일당이 주축인 경제적공진화모임의 사무실인 경기 파주 느릅나무출판사(일명 ‘산채’)를 직접 방문해 킹크랩 초기 버전의 시연을 보고 프로그램 개발을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지사는 “방문했지만 킹크랩은 본 적도 없고 자발적인 ‘선플 운동’으로 일일이 손으로 댓글을 다는 줄 알았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킹크랩을 시연한 후 개발 승인 내지는 동의를 받고 착수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킹크랩 개발과 운영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데 드루킹 일당이 뚜렷한 목적 없이, 자발적으로 킹크랩을 이용한 댓글 조작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댓글 조작으로) 직접 이익을 얻게 되는 측은 피고인을 포함해 민주당과 소속 정치인”이라고 지목했다. 김 지사 측은 드루킹 일당의 주장이 수시로 바뀌고 서로 말을 맞춘 정황이 있다며 “거짓 증언”이라고 강조했지만 재판부는 “일부 허위의 가능성이 있지만, 객관적 사실관계에 부합하는 진술들마저 배척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가 결정적인 물증으로 삼은 것은 텔레그램·시그널 대화 내용과 전산 로그기록 등이다. 재판부는 드루킹이 김 지사의 산채 방문 이후부터 텔레그램 ‘온라인 정보보고’를 통해 댓글 작업 기사와 기사의 인터넷 주소(URL) 목록 등을 보낸 점, 김 지사가 ‘고맙습니다’ 등으로 답한 점, 김 지사 측 한모 보좌관이 드루킹에게 특정 기사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한 점 등에 주목했다. 김 지사가 직접 관여하며 대응방안까지 제시한 것이란 취지에서다. 재판부는 “드루킹이 피고인에게 2016년 10월부터 2018년 3월까지 1년 6개월간 텔레그램 비밀방에서 전송한 댓글작업 기사수는 8만건”이라면서 “피고인이 매일 확인했거나 적어도 하루에 어느 정도 댓글 작업이 이뤄지는지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재판 과정에서 특검은 김 지사를 통해 드루킹 측 댓글 조작이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보고됐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에 대한 판단은 내놓지 않았다. 재판부는 드루킹과 김 지사가 서로의 이해를 충족시킨 ‘정치적 공생관계’라는 취지로 정의했다. 드루킹은 자신이 추구하는 재벌 해체 등의 경제민주화 정책들을 실현하기 위해 민주당이 선거에서 이기도록 댓글 조작을 했고, 김 지사로선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피고인은 사후에 조작이 불가능한 객관적 물증과 관련자 진술에도 불구하고 범행을 모두 부인하며 드루킹은 단순 지지세력에 불과하다고 일관했다”며 증거인멸의 염려로 실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덧붙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김경수 1심 실형…허익범 특검 “남은 절차에 최선 다하겠다”

    김경수 1심 실형…허익범 특검 “남은 절차에 최선 다하겠다”

    ‘드루킹 불법 댓글 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1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허익범 특별검사는 “국민이 부여한 진상규명이라는 업무를 공적으로 인정받은 것이 큰 의미”라면서 “앞으로 남은 절차에 소홀함이 없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30일 밝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는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에 가담한 혐의 등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댓글 조작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지난해 2월 대선 승리 등을 위해 댓글 조작 프로그램을 이용해 불법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특검팀은 또 김 지사가 2017년 6월 ‘드루킹’ 김동원씨와 지난해 지방선거까지 댓글 조작을 계속하기로 하고, 같은 해 연말에는 김씨 측근을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에 앉히겠다고 제안했다고 보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이날 실형 선고로 김 지사는 법정구속됐다. 허 특검이 지난해 8월 김 지사와 ‘드루킹’ 김씨가 함께 제19대 대선 등을 겨냥해 댓글 조작을 벌였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한 지 5개월 만이다. 문재인 정부 첫 특별검사인 허 특검은 지난해 6월 27일부터 60일 동안 수사를 진행해 김 지사와 김씨 등 피의자 12명을 재판에 넘겼다. 당초 특검 수사 대상과 무관한 것으로 알려진 송인배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포착해 검찰에 이첩하기도 했다. 그런데 수사 초기 드루킹 일당에 대한 계좌추적 도중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게 2016년 총선 전 수천만원이 전달된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망을 좁혀가다가 노 의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도 빚어졌다. 노 의원의 사망은 특검 수사에 대한 비판 여론을 자극했다. 허 특검팀은 역대 12번의 특검 중 처음으로 스스로 수사 기간을 더 연장하지 않고 수사를 종료했다. 허 특검은 수사 결과 발표 전날인 지난해 8월 26일 노 의원의 묘소를 찾아 그를 추모하기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법농단’ 임종헌, 재판 진행에 불만…변호인단 사임에 첫재판 파행

    ‘사법농단’ 임종헌, 재판 진행에 불만…변호인단 사임에 첫재판 파행

    재판부, 변호인단 사임 고수시 국선변호사 지정…3월쯤 재판 재개‘사법 행정권 남용’에 대한 첫재판이 재판진행 절차 문제로 재판 일정이 변경됐다. 판사 출신인 임종헌(60·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변호인들이 방어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일괄 사임계를 낸데다 임 전 차장 역시 불출석 의사를 밝힌데 따른 것이다. 3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윤종섭)는 이날 오후 2시 진행할 예정이던 임 전 차장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1차 공판기일을 변경하고, 추후 다시 지정하기로 했다. 임 전 차장의 변호인단이 전날 재판부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전원 사임한 데다 임 전 차장 역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예정된 재판이 취소됐다. 임 전 차장 측 변호인단 수사기록 열람 복사 허용 범위가 제한됐고, 기록 검토가 늦어져 일부 혐의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지 못하는 등 충분한 방어권 행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추가기소 부분에 대해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로 인해 수사기록 복사도 못했다면서 정식 재판이 열리더라도 사실상 변호인 의견진술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반발했다. 향후 주 4회 재판하겠다는 계획에도 불만을 제기했다. 임 전 차장의 구속기한은 5월 14일까지다. 임 전 차장 역시 전날 서울구치소를 통해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임 전 차장의 사건은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하는 ‘필요적(필수적) 변론 사건’이라 변호인 없이는 재판할 수 없다. 형소법에 따라 피고인이 구속됐거나 사형, 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된 때에는 변호인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임 전 차장의 기존 변호인단이 사임 의사를 철회하지 않으면 재판부로선 국선 변호인 지정 절차를 밟아야 한다. 국선 변호인 선정 과정에 시일이 걸리고, 기록 검토 시간을 고려하면 정식 재판은 3월 중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차장은 징용소송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소송을 둘러싼 ‘재판거래 의혹 등 30여개의 범죄사실로 지난해 11월 구속기소 됐다. 이달엔 전·현직 국회의원들에게서 ‘재판 민원’을 받고 판사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했다는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됐다. 재판부는 두 사건을 모아서 동시에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사법농단’ 지시 거부한 이탄희 판사 사직

    ‘사법농단’ 지시 거부한 이탄희 판사 사직

    임종헌 변호인단 전원 사임… 재판 차질윗선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해 사법농단 의혹이 세상에 드러나는 데 단초를 제공한 이탄희(41·사법연수원 34기) 수원지법 안양지원 판사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판사는 29일 법원 내부통신망에 글을 올려 “1월 초에 이미 사직서를 제출하고도 말씀을 드릴 수 없어 마음(을) 앓았다”고 밝혔다. “소명의식을 가진 판사가 되고 싶었다”는 그는 “지난 시절 행정처를 중심으로 벌어진 반헌법적 행위들은 건전한 법관사회의 가치와 양식에 대한 배신이었다”고 돌이켰다. 또 “진실을 밝히는 과정이 끝없는 노력과 희생을 요한다는 것을 그때는 다 알지 못했다”면서 “한때는 ‘법원 자체조사가 좀 제대로 됐더라면…’ 하는 생각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이 판사는 끝으로 동료 법관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시작만 혼자였을 뿐 많은 판사님들 덕분에 외롭지 않았다. 과정을 만든 한 분 한 분 모두 존경한다. 미래의 모든 판사들이 독립기관으로서의 실질을 찾아가길 기원한다”고 썼다. 이 판사는 2017년 2월 법원행정처 발령 뒤 국제인권법연구회의 학술대회를 견제하라는 지시를 거부했다. 이는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이 세상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11일 만에 이 판사가 안양지원으로 복귀하자 부당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진상조사위가 구성됐다. ‘판사 블랙리스트’ 등 의혹이 추가로 발견됐다. 한편 이날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변호인단 11명 전원이 정식 재판을 하루 앞두고 모두 사임했다. 임 전 차장 본인도 같은 날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30일 첫 공판은 파행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임은 재판부가 빠듯하게 재판을 진행하려는 것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사법농단’ 임종헌 변호인단 전원 사임…재판 차질 불가피

    ‘사법농단’ 임종헌 변호인단 전원 사임…재판 차질 불가피

    재판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변호인단이 오는 30일로 예정된 정식 재판을 앞두고 모두 사임했다. 임 전 차장의 변호인단은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윤종섭)에 전원 사임서를 제출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변호인단은 현 상태의 재판 진행으로는 피고인의 방어권과 변호인의 변론권 보장이 어렵다고 판단해 사임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지난 23일 4차 공판준비기일에 앞서 일부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지 못했다며 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잡아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임 전 차장의 공소사실이 방대해 심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변호인단이 의견을 밝힌 공소사실부터 먼저 정식 심리를 시작하겠다며 변호인단의 요청을 거부했다. 검찰 역시 하루빨리 본 기일을 진행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재판부는 또 신속한 심리를 위해 재판을 주 4회로 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임 전 차장의 구속기한이 오는 5월 14일에 만료되는 만큼 재판부로서는 재판 진행 속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변호인단은 무리한 진행이라면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단의 사임서 제출로 오는 30일로 예정된 임 전 차장의 첫 공판은 연기되거나 열리더라도 곧바로 파행할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차장의 사건은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하는 ‘필요적(필수적) 변론 사건’이라 변호인 없이는 재판할 수 없다. 형소법에 따라 피고인이 구속됐거나 사형, 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된 때에는 변호인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단도 재판부에 전원 사임서를 제출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 임 전 차장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도 국선 변호인을 지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차장을 차례로 지낸 임 전 차장은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위안부 피해자 손해배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등의 소송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됐다. 이달엔 전·현직 국회의원들에게서 ‘재판 민원’을 받고 판사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했다는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은수미 성남시장 공소사실 부인 …정치자금법 위반 첫 공판

    은수미 성남시장 공소사실 부인 …정치자금법 위반 첫 공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은수미 성남시장이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은 시장에 대한 1차 공판이 29일 오전 11시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7형사부(부장판사 선의종) 심리로 열렸다. 이날은 심리에 들어가기에 앞서 주요 쟁점과 입증계획 등을 정리하는 자리라서 은 시장이 출석하지는 않았다. 은 시장은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1년여간 자신의 정치 활동을 위해 성남지역 사업체로부터 95차례에 걸쳐 운전기사와 차량 편의를 받아 교통비 상당의 정치자금을 불법 수수한 혐의로 지난달 11일 불구속기소 재판에 넘겨졌다. 은 시장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변호인은 “정치자금을 준 당사자가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체 대표인지, 운전기사인지 불분명하고 교통비의 구체적인 액수도 명시되지 않았다. 공소장의 상당 부분이 범죄사실과 관련 없는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체 대표와 은 시장의 관계를 적고 있는 만큼 이 부분도 삭제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검찰은 다음 공판준비기일에 이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2차 공판은 3월 1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설 앞둔 쌍용차 복직자 첫 월급, 경찰이 손해배상 가압류”

    “설 앞둔 쌍용차 복직자 첫 월급, 경찰이 손해배상 가압류”

    10년 만에 공장으로 돌아간 쌍용자동차 복직 노동자들이 첫 급여의 일부를 가압류당했다며 경찰을 규탄했다. 시민단체 ‘손잡고’는 “사회적 대화의 결과로 10년 만에 공장으로 돌아간 쌍용자동차 노동자 일부가 설을 앞두고 받은 첫 급여 명세서에서 ‘법정 채무금’ 명목으로 압류 공제된 항목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손잡고’는 “이번 가압류 집행은 경찰이 제기한 국가손배가압류 때문”이라면서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는데 경찰은 가압류를 풀어주기는커녕 10년 만에 공장으로 돌아간 노동자의 첫 임금을 가압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해배상 재판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압류를 진행한 것이 노동자들의 생존을 어떤 식으로 위협하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잡고’는 “복직자에 대한 가압류 집행은 경찰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철회했더라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라면서 “가압류부터 풀기만 했어도 집행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2009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하면서 대량해고를 단행했고, 노조는 이에 맞서 10년 동안 투쟁을 이어왔다. 결국 지난해 사측과 노조가 해고 노동자의 복직을 합의했다. ‘손잡고’ 관계자는 “현재 가압류당한 복직자가 몇명인지와 구체적인 금액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즉시 가압류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은 가압류를 풀겠다는 입장을 국가소송 총괄기관인 법무부에 이미 전달한 상태”라며 “이와 관련된 설명은 이제 법무부에서 듣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손잡고는 30일 경찰청 앞에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자 손배가압류와 관련해 경찰청을 규탄할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판사 추천 법원장’ 절반만 임명… 미완의 사법 개혁

    ‘판사 추천 법원장’ 절반만 임명… 미완의 사법 개혁

    김명수 대법원장이 28일 법원장과 고등법원 부장판사 등 고위법관 인사를 단행했다. 그러나 사법개혁 방안 중 하나로 추진됐던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위한 첫 시도가 미완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김 대법원장은 이날 신임 서울고등법원장에 김창보(60·사법연수원 14기) 법원행정처 차장과 새로 문을 여는 수원고등법원장에 김주현(58·1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각각 임명하는 내용을 포함한 고위법관 인선안을 발표했다. 김 차장은 중앙선거관리위원으로도 내정됐다. 취임 후 두 번째로 단행하는 고위법관 인사로, 이번에는 특히 법원장 추천제를 시범 실시하기로 한 의정부지법과 대구지법의 법원장 인선이 주목됐다. 법원장 추천제는 기수와 서열에 따라 일방적으로 법원장을 임명하지 않고 일선 법관들의 의사를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지난해 12월 법관 운영위원회를 거쳐 의정부지법과 대구지법에서 소속 법관들이 각각 후보를 추천했다.그러나 의정부지법에서 신진화(58·29기) 부장판사를 단독 후보로 추천하면서 김 대법원장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법원장급으로 주로 17~18기가 거론된 것에 비춰 29기인 신 부장판사를 임명하는 것은 지나친 파격이라며 법원 안팎에서도 갑론을박이 있었다. 결국 김 대법원장은 이날 장준현(55·22기) 서울동부지법 수석부장판사를 의정부지법원장으로 임명했다. 김 대법원장은 법원 내부망을 통해 “신 부장판사도 손색이 없어 법원장 보임을 진지하게 고민했으나 (규모가 큰) 의정부지법의 사무행정 사무에 비춰 법원장으로서의 막중한 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재직 기간과 재판, 사법행정 경험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파격적인 개혁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지법원장은 소속 법관들이 추천한 3명 중 한 명인 손봉기(54·22기) 대구지법 부장판사가 낙점됐다. 법관 인사 이원화의 경우 이번 인사를 통해 현실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종택(54·22기) 수원가정법원장, 이윤직(56·20기) 대구가정법원장, 이일주(59·21기) 부산가정법원장 등 지법 부장판사급을 법원장으로 보임해 서열 구조를 일부 깼다. 반면 ‘법관의 꽃’으로 불린 고법 부장을 새로 보임하지는 않았다. 지법 부장판사급이 법원장이 된 것은 1974년 제주지법 이후 45년 만이다. 김 대법원장은 또 김문석(60·13기)·조영철(60·15기)·이강원(59·15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각각 사법연수원장과 대구고법원장, 부산고법원장으로 임명했다. 법원행정처 차장은 김인겸(56·18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맡게 됐다. 김 부장판사는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을 심리했다. 서울회생법원장에는 초대 이경춘 법원장이 사표를 낸 뒤 정형식(58·17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자리를 옮기게 됐다. 정 부장판사는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을 맡았다. 한편 지난해 사법농단 관련 수사에서 잇단 압수수색 영장 기각으로 비판을 받았던 이언학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사법농단 수사 과정을 비판했던 최인석 울산지방법원장을 포함해 20명의 법관들이 사직서를 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김형준의 정치 비평]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려면

    [김형준의 정치 비평]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려면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으로 탄생됐다는 자부심이 무척 강하다. 촛불 정신에 따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적폐청산을 국정 운영의 최고 핵심 과제로 삼았다. 이에 따라 국정 농단과 권력 남용, 부패 혐의로 두 전직 대통령이 구속됐다. 사법 농단과 재판 거래 의혹이 불거진 전직 대법원장도 수감됐다. 그런데 문재인 촛불 정부도 역대 정부의 악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첫째, 핵심 국정 어젠다의 급격한 변화다. 박근혜 정부는 집권 초기 ‘창조경제’, 집권 2년차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집권 3년차엔 ‘경제 활성화’를 내세우면서 ‘경제 4대 개혁’(공공, 교육, 금융, 노동)을 추진했다. 그러나 국정 어젠다가 자주 바뀌면서 정책 집중도가 떨어지고 결국 모두 실패했다. 현 정부도 집권 초기에 제기한 소득주도성장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자 최근 ‘혁신적 포용국가’라는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했다. 문제는 ‘창조경제’와 마찬가지로 ‘혁신적 포용국가’가 무엇을 의미하며 어떻게 그 성과를 측정할 수 있을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따라서 실체 없는 정치적 수사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이것은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무너뜨리면서 국민의 불신을 촉발시킬 수 있다. 둘째, 청와대 중심의 정치다. 모든 대통령들은 선거에서 국무총리와 장관들의 자율적인 업무 추진과 책임 및 성과를 약속한다. 하지만 막상 집권하면 청와대가 무소불위의 힘을 갖고 모든 것을 처리하는 만기친람(萬機親覽)에 빠진다. 문 대통령은 현 정부를 ‘민주당 정부’라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 중심의 국정 운영으로 정부와 집권당이 압도당하는 ‘청와대 정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모든 권력이 청와대에 집중되면 그 반작용으로 도를 넘는 청와대 기강 해이가 발생하게 된다. 셋째, 수직적 당청 관계다. 집권당은 청와대 눈치만 보면서 스스로 ‘청와대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하고 있다.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 지시와 통제에 순응한다.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회 출석은 전례가 없다고 버티던 여당은 “출석하라”는 대통령 말 한마디에 맹종했다. 청와대가 집권당을 통해 국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결과적으로 야당은 무기력한 여당을 제치고 늘 청와대만을 상대로 정치를 하려는 구태가 발생한다. 넷째, 인사 실패다. 국회 인사 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없는 장관 임명,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현직 언론인의 청와대 비서 임명, 총선 출마용 청와대 비서진 교체 등 과거 정부의 인사 적폐들이 현 정부에서도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능력과 적재적소를 인사의 대원칙으로 삼겠다. 저에 대한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훌륭한 인재를 삼고초려해서 일을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현 정부는 ‘캠코더(문재인 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라는 비판에서 자유스럽지 못하다. 이를 근절하지 못하면 기회는 평등하지 않고 과정은 공정하지 않으며 결과는 정의롭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생기게 된다. 다섯째, 협치 절벽이다. 문 대통령 대선 캠프 특보 출신인 조해주 중앙선관위원 임명에 반발하는 자유한국당이 국회 일정을 거부하고 릴레이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정부 여당이 야당을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인정하지 않고 적폐청산의 대상으로 인식하면 협치는 연목구어(緣木求魚)다. 원래 협치는 힘없는 야당이 아니라 권력을 갖고 있는 대통령이 주도해야 한다. 대통령이 군림하고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야당과 뜨겁게 대화하고 소통해야 협치가 시작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문재인 정부가 과거 적폐 정부와 무엇이 다르냐”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최근 문 대통령 대선 1호 공약인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또한 “경기 부양을 위해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는 하지 않겠다”는 공약도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카드를 꺼내 들어 이를 뒤집었다. 대통령 공약의 파기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이자 포퓰리즘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나라를 나라답게 만든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국정 어젠다 성과 도출, 내각 중심 정치, 수평적 당청 관계 구축, 탕평인사, 협치 강화를 통해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결별해야 한다. 더불어 국정 위기를 몰고 올 ‘집권 3년차 증후군’에서 벗어나려면 무엇보다 대통령부터 새로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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