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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악 명인·흥행 연극·피아노 전설… 노원 문화회관 열돌 잔치 화려하네

    이달 열돌 생일을 맞은 노원문화회관이 주민들을 위해 풍성한 잔치를 마련해 눈길을 끈다. 노원구는 오는 20일 중계본동 노원문화회관에서 개관 10주년 기념 ‘학술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국악과 연극, 음악 등 다채로운 무대를 준비했다고 17일 밝혔다. 2004년 6월 서울의 자치구 단위로서는 처음으로 공연전문 예술극장 간판을 달고 문을 연 노원문화회관은 지난해까지 자체 기획공연 670여건을 선보여 지역 문화복지 향상에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관람객 39만여명이 찾는 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오는 20일 가야금 원로 명인 황병기(78)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과 국악 소녀 송소희(17) 등이 한 무대에 서는 ‘한서고금’(韓西古今) 음악회가 열린다. 다음달 5일 한국연극 불후의 작품이라 일컫는 연극 ‘강부자의 오구’가 무대를 꾸민다. 탤런트 강부자와 연희단 거리패 단원들이 6년 만에 뭉쳤다. 오는 9월 24일에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 지휘자 가운데 한 사람이자 ‘살아 있는 피아노의 전설’로 불리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아시케나지(77)가 ‘스위스 이탈리안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 공연에 나선다. 특히 융·복합 공연무대 시리즈는 공연장 단위로서는 최초로 시도되는 연작 프로그램이다. 최근 인문학 열풍을 타고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철학자 강신주(47)씨의 강의와 실내악 선율을 버무린 ‘강신주의 철학콘서트’가 6월, 9월, 12월 마련된다. 음악을 중심으로 무용과 건축, 미술, 연극 등이 각각 결합하는 ‘아르츠 콘서트’도 7월과 9월, 11월 잇달아 공연된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김행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 인터뷰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김행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 인터뷰

    “양성평등은 정답을 알지만 실천이 잘 안 되는 문제입니다. 실제로 바뀌려면 느껴야 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 콘텐츠와 전달 방식도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교육기관으로서 최상의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집중할 생각입니다.” 지난 13일 서울 은평구 진흥로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집무실에서 만난 김행 원장은 아이디어를 열정적으로 내뿜는다. “이제는 사이버 교육이나 집합 교육의 50분 강의만으로는 확산시키기가 어렵다. 모바일 교육 중심으로 바꿀 생각이다. 연극적 강의에서 영화적 강의로 변해야 한다. 길 필요도 없다. 원내 교수 10명만으로는 부족하다. 각계 교수를 적극 초빙해 1~10분짜리 등 다양한 형태의 동영상 강의를 만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 퍼져 나가도록 할 계획이다. 공무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도 찾도록 홈페이지를 SNS 허브 기지로 만들려고 한다.” ●모든 콘텐츠의 기본은 인권이 돼야 김 원장은 동영상 콘텐츠 아이템을 200개쯤 작성했다. 요즘 여성 할례나 ‘애비메탈’, 싸이의 ‘행오버’ 등 인기 동영상도 열심히 연구한다. 그러면서도 양성평등, 성폭력, 가정폭력, 성희롱, 성매매 등 모든 콘텐츠의 기본은 인권이 돼야 하고 그 위에 각론을 넣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청와대 대변인을 그만둔 지 2개월 만인 지난 2월 말 제6대 원장으로 취임한 이래 100여일 만에 많은 변화를 이뤄냈다. 변화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로고를 상징 마크로 바꿨고, 폭력예방교육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했다. 교수는 연구와 강의에 전념하도록 하고 중간관리자를 발탁했다. 성평등을 위해 취임 후 남성 위주로 채용했으나 아직 직원 91명(계약직 포함) 중 남자는 17명(19%)에 그친다. 교수 10명 전원이 여성이어서 초빙교수는 남성 위주로 유치하려 한다. 남녀가 조화를 이뤄 남성적 시각에서도 양성평등에 접근해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원장 비서도 남자 직원으로 교체했다. 사내 젠더대학을 설립해 직원들의 자기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구조적 문제로 저출산 고령화사회와 국민소득 2만 달러 장기 정체, 가족 가치 붕괴 등 세 가지를 꼽는다. ●남녀 불평등과 빈곤은 맞물려 돌아가 지난해 우리나라 출산율은 1.19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3년째 1.3명을 넘어서지 못하는 유일한 나라다. 우리나라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 2006년부터 2013년까지 53조원을 투입했으나 출산율은 여전히 세계 최저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가 저출산 고령화 대책 종합전략본부 위원장을 맡아 50년 뒤에도 인구 1억명 정도의 안정적인 인구구조를 유지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반면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2018년이면 14%를 넘어 고령사회로 진입한다. 이것이 첫 번째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김 원장은 강조했다. 우리도 대통령이 인구구조 개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7년째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일본은 5년 만에 극복했다. 남녀불평등과 빈곤은 맞물려 돌아간다. 고령화율은 급증하는데 경제활동 참가율은 정체 상태다. 더 높여야 한다. 남자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거의 완전고용 수준에 가까운 반면 여자는 50% 이하다. 국가 핵심 성장동력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은 잠재적 고급 인력인 여자들이다.” 출산율이 최저인 반면 청소년·노인의 자살률과 노인 빈곤율, 이혼율은 세계 상위권을 기록하는 등 가족 가치가 땅에 떨어진 문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김 원장은 말했다. 이게 모두 경제적 비용이란다. “세 가지 문제가 동떨어진 것 같지만 서로 밀접하게 연계된 문제다. 양성평등을 기반으로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가정, 직장, 사회구조로 빨리 바꾸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다. 결혼하고 출산하는 것이 손해라고 여자들이 생각하는 한 저출산·고령화 구조는 바뀌지 않는다. 10만~20만원 지원한다고 애를 더 낳겠나. 가정에서부터 민주화가 이뤄져야 한다.” ●양성평등은 남자에게도 수지맞는 장사 그는 ‘남녀 융합’의 경계선에서 창조경제가 꽃핀다며 열변을 토했다. “창조경제를 꽃피우려면 사회구조를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의 출발점은 양성평등이다. 여자가 노동시장에서 배제되고 열등한 위치에 놓이면 창조경제가 꽃필 수 없다. 벤처기업 몇 개 더 생긴다고 창조경제가 되겠는가. 정보기술(IT)과 농업이 융화하는데 왜 남녀가 융합을 못 하겠나. 얽힌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보니 양성평등으로 집결되고 가족에서 시작되더라. 정부 혼자 노력해서는 역부족이고, 가정에서도 부부가 평등해야 가능하다. 사후 치료보다 선제·예방적 조치가 필요하다. 그러면 사회·경제·정치구조가 바뀐다. 여성 인재가 꽃피어야 한다. 양성평등은 결과적으로 남자에게도 수지맞는 장사다. 여기 와서 보니 참 안타깝게 느껴진다.” 김 원장은 “양성평등 복지국가를 이룩하는 국가 개조에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고 창조경제가 아름다운 꽃을 피우도록 양성 융합에 기여하면 좋겠다. 이곳에 와서 사명감을 느끼게 됐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 사진 happyhome@seoul.co.kr
  • 맥도널드, 여배우 첫 토니상 그랜드슬램

    배우 오드라 맥도널드(왼쪽·44)가 연극·뮤지컬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에서 연극 ‘에머슨 식당의 레이디 데이’(Lady Day at Emerson’s Bar&Grill)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여배우 최초로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6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맥도널드는 개인 통산 6관왕과 함께 연극과 뮤지컬에서 주연상과 조연상을 모두 받는 기록을 남겼다.그는 1994년 뮤지컬 ‘회전목마’(Carousel)로 토니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토니상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연극 ‘마스터클래스’(Master Class)와 뮤지컬 ‘래그타임’(Ragtime), 연극 ‘태양 아래 건포도’(A Raisin in the Sun·영화 제목은 ‘월터의 선택’)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지난 2012년에는 뮤지컬 ‘포기와 베스’(Porgy and Bess)에서 처음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재즈가수 빌리 할러데이의 일생을 그린 이 작품에서 열연한 맥도널드는 토니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면서 그랜드 슬램에 성공할지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연극 ‘…레이디 데이’는 여우주연상과 함께 연극 부문 음악상(브라이언 로넌)을 받았다. 이날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은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이후 대통령이 된 린든 존슨의 이야기를 담은 ‘올 더 웨이’(All the Way·연극), 가난한 남성이 자신의 경쟁자들을 제거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린 ‘사랑과 살인에 관한 신사의 안내’(A Gentleman’s Guide to Love & Murder·뮤지컬)에 각각 돌아갔다. 연극 부문 연기상은 브라이언 크랜스턴(남우주연상·‘올 더 웨이’), 마크 라일런스(남우조연상·‘십이야’), 소피 오코네도(여우조연상·‘태양 아래 건포도’)가 각각 수상했다. 뮤지컬 부문 연기상 수상자로는 국내에도 잘 알려진 배우 닐 패트릭 해리스(오른쪽·남우주연상·‘헤드윅’)와 제시 뮬러(여우주연·‘뷰티풀’), 제임스 먼로 이글하트(남우조연·‘알라딘’), 레나 홀(여우조연상·‘헤드윅’)이 각각 선정됐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영상] ‘2014 미스 서울’ 무대 선 방탄소년단 “영광이다”

    [영상] ‘2014 미스 서울’ 무대 선 방탄소년단 “영광이다”

    남성 7인조 그룹 방탄소년단이 지난 5일 서울 광진구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14 미스코리아 미스 서울 선발대회’에서 화려한 축하공연 무대를 선보였다. 이날 선발대회는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는 참가자들이 준비한 화려한 군무를 시작으로 방탄소년단과 K-Girls의 축하공연, 패션쇼, 특별상 시상식 등의 무대로 꾸며졌다. 2부에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수영복 심사와 드레스 퍼레이드, 전년도 수상자들의 고별 무대에 이어 진·선·미 발표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방탄소년단은 축하무대에서 첫 번째 미니앨범 ‘오! 알 유 레이트 투(O!RUL8,2?)’에 수록된 곡 ‘진격의 방탄’을 파워풀한 안무를 앞세워 화려한 무대를 선사했다. 방탄소년단의 리더 랩몬스터는 “‘2014 미스 서울 선발대회’에 초대받고 축하무대를 열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2014 미스 서울 선발대회’에서는 김서연(22·이화여대 경영학)양이 영광의 진(眞)을 차지했다. 선(善)은 이슬기(23·경희대 연극영화)양과 김남희(25·숙명여대 의류학)양이, 미(美)는 유지혜(21·숙명여대 영어영문학), 박소윤(25·동덕여대 방송연예), 황채원(21·한양대 연극영화)양 에게 돌아갔다. 이번 대회에서 입상한 진·선·미는 오는 7월 15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2014 미스 코리아 본선’에 서울대표로 출전하게 된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131년 전통 獨 상징을 만난다

    131년 전통 獨 상징을 만난다

    회전식 무대는 많다. 그런데 이건 횡(橫)이 아니라 종(縱)이다. 커다란 판 4개가 위아래로 움직인다. 높이 6.5m짜리 수레바퀴는 쉼 없이 돌아가며 삶의 공간이 됐다가, 위태롭게 떠받치는 바닥이 되더니 사람들을 무심히 떠밀어 버린다. 이 공간에 놓인 다양한 인물들의 단면은 현대인의 상실감과 불안, 동경이기도 하다. 4~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독일 극단 도이체스 테아터의 연극 ‘도둑들’은 여러모로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독일 연극을 대표하는 131년 전통의 제작극장’, ‘전통과 혁신의 조화’ 등 도이체스 테아터를 꾸미는 말도 화려하다. 이들의 첫 내한 작품인 ‘도둑들’은 현재 독일 연극계에서 각광받는 극작가인 데아 로어와 상상력 넘치는 무대를 구현하는 무대 디자이너이자 연출가 안드레아스 크리겐부르크가 협업했다. 2010년 첫선을 보인 그해 현대극의 진수를 보여주는 베를린 연극제에 초청됐고, 현지 연극평론지 테아터 호이테가 선정한 최고 무대디자인상, 뮐하임 연극제 관객상을 수상했다. 무대에 선 인물 12명은 사회 변방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아침에 눈을 뜨는 일이 없길 바라는 보험설계사, 자식들과 평범한 대화를 나누고픈 아버지, 네덜란드 지점을 운영하는 꿈을 꾸는 슈퍼마켓 직원, 누군가에게 감시당하는 불안감을 느끼는 부부, 43년째 호텔방에서 남편을 기다리는 노년의 여가수…. 이들은 자본의 양극화와 사회의 편견, 소통의 부재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그려낸다. 공연시간이 3시간을 훌쩍 넘기지만, 관객들에게 “우울함을 압도하는 희극성이 있고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풀어내면서 지루함을 털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3만~7만원. (02)2005-0114.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스스로 꿈 찾기- ‘예술꽃 학교’ 가다] ‘예술강사 만남의 날’ 기획자 인터뷰

    [스스로 꿈 찾기- ‘예술꽃 학교’ 가다] ‘예술강사 만남의 날’ 기획자 인터뷰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이었던 지난주 전국 곳곳에서 최근 몇 년 동안의 문화예술교육 성과를 공유하는 전시회, 공연, 강연회가 펼쳐졌다. 2010년 유네스코와 한국 정부가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를 개최한 뒤부터 매년 5월 넷째 주를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으로 기념하고 있다. 4회째인 올해에는 특히 문화예술교육을 주도해 온 ‘예술강사 만남의 날’이 지난 21일 옛 서울역에서 펼쳐졌고, 방한한 해외 인사들이 한국의 문화예술교육 성장세에 감탄을 표시하기도 했다. ‘예술강사 만남의 날’을 총괄 기획한 예술강사들과 이날 발표를 통해 “한국 정부의 지원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찬탄한 브래드 해스만 호주 퀸즐랜드대 교수와의 인터뷰를 싣는다. 아울러 지난 24일 초등학생 미술 지도에 나선 독일의 엘레나 엥커 리틀아트 대표의 수업 현장을 전한다. 연극 수업에서는 자유로운 분위기 못지않게 집중력이 요구된다. 몇 년 전 예술강사 장효진(46·여)씨가 맡은 6학년 수업에서는 교실에서 뛰쳐나가려는 한 학생이 반 전체의 집중력을 흩뜨려 놓곤 했다. 장씨는 궁여지책으로 발달장애를 지닌 이 학생에게 연극 연습 대신 캠코더 촬영을 부탁했다. 학생은 더 이상 뛰쳐나가지 않았지만 한 학기 동안 교실 천장이나 학생들의 다리만 찍힌 영상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장씨가 교단에 선 십여년 동안 개미의 움직임을 2시간 동안 찍는다든지, 해가 질 때까지 운동장에 날리는 모래를 촬영한 사람은 이 학생이 유일했다. 매일 아들과 함께 등교하던 어머니가 장씨에게 “학교를 졸업하면 도장 기술을 가르쳐 평생 그걸로 먹고살자고 할 참이었는데, 우리 아이가 이렇게 멋진 예술가였는 줄 모를 뻔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문화예술교육은 가끔 이처럼 학생들의 숨겨진 재능을 일깨운다든지, 누군가의 인생을 한번에 바꿔 버리는 파괴적인 순간을 선물한다. 하지만 이런 일은 그야말로 예외적인 사건일 뿐이다. 문화예술교육을 받을 때뿐 당장 일상에선 아무런 변화를 느끼지 못할 때가 더 많다. 학교에서 입시 반영률이 낮은 예체능 과목에 대부분 효용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결국 할애하는 교과 시간을 줄여 온 이유가 여기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문화예술강사들은 자신들의 역할이 이렇게 잘못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봉숭아 물을 들이듯 문화예술의 파급력을 학생들에게 스며들게 하는 데 있다고 입을 모았다. 국악을 전공한 박지영(36·여)씨는 “예술은 하나의 언어와 같고, 언어를 안다는 것은 새로운 세상을 보는 것과 같다”면서 “문화예술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결국 새로운 세상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박씨가 가르친 초등학교 4학년(11세) 학생들은 단체로 체험학습을 가는 버스 안에서 내내 민요 ‘군밤타령’을 불렀다. 박씨는 “민요를 모를 때는 그저 촌스럽다고 생각했겠지만 배우고 알게 되면 민요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역시 국악 전공인 최현주(39·여)씨는 “수업을 시작할 때 ‘오늘 너희는 음악실 문을 나가는 동시에 민요를 부를 거야’라고 주문처럼 말하곤 하는데, 정말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복도가 떠나가듯 민요를 함께 부를 때가 있다”며 웃었다. 수업 첫 시간 ‘TV에서 국악 프로그램을 본 경험이 있는지’ 물으면 한 명도 없지만, 수업이 계속될수록 국악을 시청하는 학생이 늘어나곤 한다. 마치 바둑광이 2시간 가까이 바둑판만 비추는 바둑 채널에서 눈을 못 떼듯이 말이다. 클수록 줄어드는 배짱을 키울 때에도 문화예술교육은 유용하다. 애니메이션 강사인 김현영(38·여)씨는 “어린 시절 다들 만화를 좋아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자신이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한다는 점을 깨닫고는 만화에 대한 관심을 줄여 버린다”며 “사실 못 그려도 만화를 탐닉하다 보면 자신만의 예술과 예술관을 만들 수 있을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세상 사람의 평가 기준이 아닌 자신만의 심미안을 갖는 게 중요하다”면서 “예술의 기술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예술을 통해 창의력을 발휘하고 공동 작업을 할 줄 아는 올바른 사회구성원을 길러 내는 데 문화예술교육의 목표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만의 심미안을 갖는 것은 자신과 다른 견해를 고깝게 받아들이지 않는 근거가 된다. 무용 강사인 권혜영(37·여)씨는 “어떤 사물을 몸으로 표현해 내는 활동을 반복하고 다른 학생의 표현을 감상하다 보면 학생들은 주변의 환경과 친구에게 관심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정규 교과의 예체능 시간에 자신을 자유롭게 발현시키고 친구의 반응을 관찰하는 수업이 이뤄지지 못한 이유로 권씨는 “예술강사가 하는 수업의 평가 방식이 ‘얼마나 잘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성장했느냐’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어쩌면 권씨가 설명한 ‘평가 방식의 문제’보다 더 활기찬 문화예술교육이 가능해진 건 미래에 공연자가 아니라 관객이 될 확률이 더 높은 평범한 학생들이 예술적인 심미안을 갖는 과정을 기다리고 축복해 주는 예술강사 특유의 끈질긴 인내심의 영향이 더 클 것 같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일곱빛깔 악역 단숨에 그린 얼굴

    일곱빛깔 악역 단숨에 그린 얼굴

    22일 개봉한 김기덕 감독의 스무 번째 장편영화 ‘일대일’은 권력에 관한 영화다. 국가와 개인은 물론 개인 간의 잘못된 권력 관계로 일그러진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그렸다. ‘일대일’은 여고생 오민주가 잔혹하게 살해되면서 범죄를 저지른 7명의 용의자들과 그에게 복수하기 위한 7인의 테러 단체 ‘그림자’ 요원들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거칠고 직설적인 감독의 화법은 여전하지만 이번에는 연극적인 요소가 진해졌다. 특히 주인공 오현을 비롯해 1인 8역을 연기한 주인공 김영민(43)이 돋보인다. 그는 ‘그림자’ 요원 7인에게 상처를 주는 7명의 악인으로 변신해 말 그대로 팔색조 연기를 선보였다. 2001년 김 감독의 ‘수취인불명’으로 영화계에 데뷔한 그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2003) 이후 11년 만에 감독과 다시 의기투합했다. “감독한테서 오랜만에 작품을 같이 하자고 연락이 왔는데 한편으론 반가우면서도 내심 ‘이번 작품은 또 얼마나 셀까’ 걱정도 됐죠. 역시 예상대로였어요. 권력은 누구에게 쥐여져 어떻게 쓰여야 하는가에 대한 감독의 철학적 질문이 담긴 영화라고 생각했죠. 전복된 권력 구조 속에서 나 또는 우리는 누구인가, 영화가 던지는 이런 주제에 공감해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극 중 오현은 오민주 살해 사건의 첫 번째 용의자로 ‘그림자’에게 고문을 당한다. 왜 그런 일을 저질렀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답한다. 이후 그는 ‘그림자’의 수장(마동석)을 비롯한 7인의 정체를 파헤치게 된다. “오현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이죠. 세상에는 피권력자가 훨씬 더 많고, 오현은 무슨 일을 하든 반성 없이 시키는 대로 하게 되는 현대인을 상징한다고 생각해요. 가해자에서 피해자가 된 오현이 세상과 사람을 알게 되고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거죠.” 조직폭력배, 경찰, 국정원 등 다양한 권력의 이미지로 위장한 ‘그림자’ 7인은 용의자인 장성 등 정부와 군 고위관계자 등 진짜 권력자들을 차례로 잡아와 죄를 묻는다. ‘그림자’들은 저마다의 상처를 지니고 권력을 향한 분노를 지닌 평범한 사람들이다. 사장에게 인격 모독을 받는 자동차 정비사, 연애 폭력을 참고 사는 여자, 빚 독촉에 시달리는 실업자, 생활고에 찌든 영세 자영업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미국 명문대 졸업생 등은 우리 시대의 아픈 단면을 상징한다. 스크린 속에서 그는 여자를 때리는 동거남, 악덕 사채업자, 카페 종업원을 하대하는 손님, 직원에게 막말하는 사장 등으로 변신해 생활 곳곳에 도사린 권력자들의 다양한 얼굴을 대변한다. “촬영 이틀 전쯤 감독이 제게 그냥 7명을 다 맡아서 해보라고 하더라구요. 걱정도 됐지만 한편으로는 욕심도 생기더군요. 이런 역할은 앞으로도 없을 것 같았으니까요. 7명이 공통적으로 그림자들에게 고통을 주는 인물들인데, 모두 같은 악인이면서도 각각 다른 호흡으로 다르게 사람을 괴롭힌다는 점이 제 연기의 포인트였어요. ‘7인분’을 하루에 몰아서 촬영했어요(웃음). 대사를 외우기에도 바빴지만 각각 분장, 표정, 제스처를 다르게 하는 게 어려웠어요. 본능적으로 나온 에너지로 연기했던 것 같습니다.” “알아서 잘 하라”는 감독의 주문이 부담스러웠지만, 7명 모두가 그 자신 안에 들어 있다고 믿고 연기했다. 그는 “10여년 만에 만난 김 감독은 현장에서 카메라는 물론 미술, 소품까지 챙기는 등 에너지가 여전했다”며 웃었다. 그는 이번 작품을 “열린 영화”라는 말로 압축한다. 영화의 제목 자체를 상처받은 사람과 권력집단 또는 개인이 사회적 지위를 떠나 일대일로 만난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우리가 원하는 민주주의가 거기서부터 시작되는 거잖아요. 권력의 피해자들 역시 부당하게 내몰린 자신의 처지를 개인적 문제로 받아들인 채 동화되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영화입니다.” 연극, 영화, TV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를 종횡무진 섭렵하고 있는 그 역시 ‘열린 배우’를 꿈꾼다. “배우 고유의 색깔도 중요하죠. 하지만 작가나 감독과 충분한 소통을 하고 나면 어떤 캐릭터에도 스며들 수 있는 배우, 그래서 특정 색깔로만 설명될 수 없는 그런 연기자이고 싶습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거대한 우주에 ‘또 다른 나’가 있다면…

    거대한 우주에 ‘또 다른 나’가 있다면…

    남녀가 만나는 순간이 있다. 여자가 “팔꿈치 핥아 봤어요?”라는 황당한 질문을 던진다. 여자는 대화를 이어 가려고 말을 늘어놓지만 남자는 “사귀는 사람 있습니다”라고 응답하고는 끝. 암전. 불이 켜지고 또 묻는다. “팔꿈치 핥아 봤어요?” 중얼중얼 말하는 여인에게 남자가 말한다. “여친이랑 진짜 힘들게 헤어졌거든요. 뭐 그렇다고요”라고는 끝. 또 암전. 다시 불이 켜지면 여자는 또다시 묻는다. “팔꿈치 핥아 봤어요?” 영국 극작가 닉 페인(30)의 연극 ‘별무리’(Constellations·연출 류주연)의 형식은 매우 독특하다. 만남의 시작, 첫 데이트, 외도, 이별, 재회, 죽음 등 다양한 상황에 놓인 남녀의 대화가 여러 번 반복된다. 대사와 감정에서 조금씩 변주한 것은,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반응과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아홉 가지의 상황과 그 속에 각각 서너 가지 가능성, 해서 48개 장면이 90분 동안 쉼 없이 이어진다. 지구인 듯 우주인 듯, 커다란 돌덩이 같은 단순한 무대 위에서 끊임없이 또박또박 대사를 내뱉는 두 배우도 참 대단하다. “대본 복사가 잘못된 줄 알았다니까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주인영(36)은 대본을 받은 첫인상을 이렇게 말했다. “보통 드라마는 기승전결이 있잖아요. 이 작품은 그게 애매해요. 상황도 잘게 쪼개지니까, 어디서 힘을 줄지, 또 빼야 할지 도통 모르겠더라고요.” 그는 연습을 이어 가면서 “나름의 고리를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자연스럽게 흐름을 잡게 됐다”며 조리 있게 재잘거렸다. 조용히 주인영의 말을 듣던 최광일(44)은 “공연을 올리기 전에는 ‘과연 관객들이 우리를 이해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는데, 그 자잘한 시간 안에도 시작과 끝이 있고, 장면마다 공감을 끌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면서 조금씩 수월해졌다”고 돌이켰다. 최광일이 연기하는 롤란드는 양봉업자다. 주인영의 마리안은 천체물리학자이니 ‘벌무리’와 ‘별’의 만남이다. 큰 우주와 대비되는 작은 벌의 날갯짓이자, 벌과 같은 작은 만남은 수많은 별처럼 쏟아지고 그것들이 삶과 우주가 된다는 뜻도 있다. 그 연장선에서 꺼내 든 것은 우리 인생이 다중 우주 어딘가에서 또 진행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평행우주론’이다. “재미있는 이론이죠. 나와 비슷한 사람이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거잖아요. 근데 다른 우주에는 이런 나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거기에도 이 불행한 놈이 있다니….” 농담도 진지한 표정으로 하던 최광일은 ‘별무리’에 “지금 이곳에 사는 내게는, 이전의 삶을 묻게 하는 새로운 시작”이란 의미를 담았다. ‘에쿠우스’, ‘클로저’ 등 여러 작품에서 강렬한 인상을 준 그는 지난 1년간 무대를 떠나 있었던 터라 ‘시작’이라는 말이 더 묵직하게 들린다. ‘경숙이 경숙 아버지’, ‘야끼니꾸 드래곤’에서 개성 있는 연기로 호평받은 주인영도 출산과 육아로 2년 6개월 만에 무대에 돌아왔다. “육아와 일을 동시에 하면서 이 나라에는 정말 보육대책이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며 한숨을 내쉬더니 “그래도 행복하다”고 했다. “지금 이렇게 사랑하고 싸우고 소모하는 건 참 행복한 일이죠. 지치고 귀찮다고 그냥 넘어가는 게 아니라 에너지를 갖고 감정을 쓸 수 있다는 거요.” 두 배우의 열연으로 지금 이 우주의 삶을 이야기하는 ‘별무리’는 다음 달 1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2만 5000~4만원. (02)580-1300.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몸, 본능을 깨우다

    몸, 본능을 깨우다

    본능을 뒤흔드는 현대무용의 언어, 경계를 넘나드는 현대발레의 미학을 보여 주는 ‘몸의 제전’이 막을 올린다. 23~31일 제33회 국제현대무용제(MODAFE:모다페)와 23~새달 15일 제4회 대한민국발레축제가 동시에 열린다. 올해 ‘본능을 깨우는 춤’을 주제로 내세운 모다페는 이를 관통하는 7개국 19개 단체의 작품 30여편을 선보인다. 김현남(한국현대무용협회 회장) 모다페 조직위원장은 “그간 영상, 회화, 연극 등 다른 장르와의 협업이 주류를 이뤘던 전 세계 무용계에서 다시 순수한 춤의 본질로 돌아가자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며 “몸 안에 들어 있는 본능을 일깨우는 ‘춤의 귀환’을 보여 줄 작품들로 꾸몄다”고 말했다. 특히 개·폐막작은 올해의 주제를 밀도 높게 압축한다. 개막작인 이스라엘 L-E-V 무용단의 ‘하우스’는 외설적이라 느껴질 만큼 거칠고 대담한 몸짓으로 관객을 홀린다. 나체에 가까운 살색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은 근육의 움직임 하나만으로 관객의 숨을 조이고 푼다. 폐막작 역시 이스라엘 작품으로, 키부츠현대무용단의 ‘이프 앳 올(If at all, 만에 하나라도)’이다. 기하학적으로 분절된 무대에서 토해 내는 무용수들의 격정이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 케이블TV 프로그램 ‘댄싱9’으로 주목받은 무용수 한선천의 첫 안무작 ‘터닝 포인트’, 영국의 촉망받는 안무가 프레디 오포쿠 아다이와 국내 안무가 김경신이 합작한 ‘언플러그드 보디즈’ 등도 무대에 오른다. 한국공연예술센터. 2만~7만원. (02)765-5352. 국내 발레의 창작, 레퍼토리 확대를 표방하는 대한민국발레축제에서는 올해 초 공모로 모던발레의 현주소를 보여 줄 13편의 작품을 골라냈다. 예술의전당을 중심으로 탄탄한 중견안무가의 작품은 CJ토월극장에서, 재기 넘치는 신진안무가의 작품은 자유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클래식 발레 죽이기’를 화두로 내건 ‘워크(Work) 2 S’는 동양인 최초로 파리오페라발레단 솔리스트로 활약한 김용걸이 안무를 맡은 작품으로 기존 발레의 문법을 탈피한다. 신무섭댄스시어터는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이원철과 현 수석무용수인 김지영을 내세워 파격적인 ‘카르멘’을 그려 낸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스웨덴왕립발레단 솔리스트 출신인 전은선은 ‘벽’을 통해 안무가로 데뷔한다. 1만~5만원. (02)580-1300.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무대위에 올린 ‘청소년들의 자화상’

    무대위에 올린 ‘청소년들의 자화상’

    햄스터 우리만 있을 뿐 무대 위에 햄스터는 없다. 한데 그것이 갈등의 기폭제가 된다. 연극 ‘햄스터 살인사건’(극작 허선혜·연출 최여림)은 유쾌한 듯하지만 가볍지 않고, 통쾌하지만 씁쓸하다. 죽었지만 죽지 않고, 눈앞에 있지만 보이지 않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이어지면서 시선과 사고를 흡인한다. 허름한 모텔 방에 햄스터 우리를 손에 든 남학생과 여학생이 있다. 보호와 강요의 틀 속에서 움직였을 이들이 온전히 자신의 의지로 떠올린 것은 안타깝게도 ‘멋진 죽음’이다. 그 와중에 배관공이 느닷없이 욕실을 고치러 모텔 방에 들어왔다. 배관공의 눈에 띈 것은 ‘모텔 방에 있는 청소년들’이 아니라 ‘나보다 어린 사람들’이다. 굼뜨게 수리하더니 침대에 벌렁 드러누운 채 담배 심부름을 시키면서 연장자의 위세를 부린다. 여학생의 신고로 방에 들어온 모텔 여주인도 다르지 않다. 교복 입은 학생들을 모텔 방에 들여보낸 ‘어른’이면서 “눈 똑바로 뜨고 대든다”며 어쭙잖은 행세를 한다. 어른과 다툼을 벌이다가 여학생이 창문으로 몸을 던지고, 엉겁결에 배관공이 우리를 도망친 햄스터를 밟아 죽이는 일이 벌어졌다. “고작 햄스터 한 마리 때문”에 ‘일개 고등학생일 뿐’인 남학생의 분노가 폭발하는가 싶더니, 경찰인 아버지에게 훔친 ‘총 한 자루’로 지배관계를 역전시킨다. 이후 시시각각 진실과 거짓, 현실과 가상이 뒤섞인다. 논리적으로 따지려 들면 서사의 연결고리가 헐겁다 못해 끊어졌다고 할 만한데도 이음매 없이 자연스럽고 매끈하게 극을 이끌어낸다. 서사의 끊어진 고리는 상상력으로 채우면 된다는 듯. 국립극단은 “기상천외한 유머, 발칙한 화법과 시선으로 청소년들이 맞닥뜨리게 되는 부조리함에 대한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다”고 설명했다. 오는 23일까지 서울 용산구 서계동 국립극장 소극장 판에서 공연하는 ‘햄스터 살인사건’은 국립극단이 준비한 ‘청소년극 릴-레이Ⅱ’의 첫 번째 작품이다. ‘청소년극 릴-레이’ 시리즈는 청소년극에 대한 인식과 인프라를 확장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 선보인 프로그램이다. 문제의식과 완성도를 모두 잡는 작품들을 엄선했다. ‘햄스터 살인사건’에 이어 30일부터 6월 7일까지 같은 공연장에서 ‘옆에 서다’(극작 박찬규, 연출 김수희)가 올라간다. 국립극단의 청소년극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인 ‘2013 예술가청소년창작벨트’의 선정작으로 지난해 낭독공연까지 실연했다. 청춘의 불안한 일상과 심리를 밀도 있게 그린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무대미술가 여신동이 쓰고 연출한 ‘비행소년 KW4839’(6월 13~21일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가 마지막을 장식한다. 청소년들과 현장 예술가들이 만나는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의 ‘청소년 예술가 탐색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무대화하는 실험적인 작품이다. 1만~2만원. 1688-5966.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여장 남자, 조성하

    여장 남자, 조성하

    중견 배우 조성하(왼쪽·48)가 연기 경력 20년 만에 꽃 가발을 쓴 여장 남자로 뮤지컬 주연에 도전한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발랄하고 요염한 헤롯왕을 연기한 조권(오른쪽·25·2AM)은 귀여운 사고뭉치로 두 번째 뮤지컬 무대에 선다. 뮤지컬 제작사 설앤컴퍼니는 오는 7월 한국 초연을 하는 뮤지컬 ‘프리실라’의 주역 11명을 14일 발표했다.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팀이 영상과 현장 오디션을 거쳐 직접 선정한 배우들이다. 왕년의 스타이자 우아한 매력을 가진 버나뎃 역에는 조성하와 고영빈, 김다현이 낙점됐다. 조성하는 1993년 극단 전설에 입단해 대학로 연극 무대에서 활동해 왔다. 뮤지컬 무대 경험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단역으로 출연한 것이 전부다. 경력에 쓰지 않았을 만큼 작은 역할이었다. 왕이나 대통령 같은 무게감 있는 연기를 해 온 그는 사실상 첫 뮤지컬에서 짙은 메이크업과 화려한 쇼걸 옷차림에 평소에도 원피스를 입는 여장 남자로 변신한다. 한번도 만나지 못한 아들을 만나러 프리실라 버스를 타고 사막을 가로지르는 틱은 마이클 리(가운데), 이지훈, 이주광이 연기한다. 틱, 버나뎃과 함께 여행하는 사고뭉치 아담 역에는 조권과 김호영, 유승엽이 캐스팅됐다. 뮤지컬 ‘프리실라’는 7월 2~6일 프리뷰 공연을 거쳐 8일 본 공연을 시작으로 관객과 만난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조은지 결혼, 조은지 알고보니 후궁에서 그녀? ‘개성 넘치는 청첩장’

    조은지 결혼, 조은지 알고보니 후궁에서 그녀? ‘개성 넘치는 청첩장’

    조은지 결혼 소식이 화제다. 프레인 TPC 박정민 대표와 오는 24일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배우 조은지가 독특한 청첩장을 공개했다. 청첩장 첫 번째 면에는 짧은 웨딩드레스를 입고 운동화를 신고 있는 조은지의 모습과 엄숙한 표정의 박정민 대표의 모습이 담겨 있다. 또한 ‘결혼’이라고 써진 글씨가 팝아트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평소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조은지가 직접 고안한 청첩장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조은지와 박정민 프레인TPC 대표는 오는 24일 서울 광화문 나인트리 컨벤션홀에서 결혼식을 올리며 이날 결혼식 사회는 프레인TPC 소속 배우인 오정세와 류현경이 맡는다. 한편 조은지와 박정민 대표는 지난 2006년 배우와 매니저로 만나 2009년 하반기부터 연인으로 발전했으며 5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은지의 ‘예비 신랑’인 프레인TPC 박정민 대표는 부산예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으며 과거 연극배우로도 활동한 이력이 있다. 박 대표는 2000년대 초반부터 10년가량 매니저로 활동을 하다 지난 2011년 프레인TPC로 스카우트 됐고 본부장을 거쳐 현재는 대표직을 맡고 있다. 조은지는 2000년 영화 ‘눈물’로 데뷔했으며, ‘달콤 살벌한 연인’,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후궁’, 드라마 ‘개인의 취향’, 등 다수의 작품에서 개성 넘치는 감초 역할로 사랑을 받아왔다. 조은지 결혼, 조은지 청첩장을 접한 네티즌은 “조은지 결혼, 조은지 청첩장..조은지 좋아했던 배우인데 결혼하는 구나”, “조은지 결혼..개성 넘치는 진짜 배우”, “조은지 결혼..두 사람 어울린다”, “조은지 결혼..소속사 대표와 결혼하다니”, “조은지 청첩장..개성있는 아이디어”등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서울신문DB (조은지 결혼) 온라인뉴스부 seoulen@seoul.co.kr
  • ‘봄’ 예술축제가 활짝 피었습니다

    ‘봄’ 예술축제가 활짝 피었습니다

    봄에 만개한 것은 꽃뿐만이 아니다. 도시 곳곳에서 다양한 예술축제가 열려 봄나들이를 더욱 즐겁게 한다. ‘귀천’의 시인 천상병을 기리는 제11회 천상병예술제가 오는 25일부터 5월 4일까지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예술의전당 등지에서 열린다. 26일부터는 서울 강동구 상일동 강동아트센터에서 제3회 강동스프링댄스페스티벌이 23일동안 이어진다. 어린이날을 전후로 연휴가 생긴 5월 초에는 다양한 어린이축제도 준비돼 있다. ●25일부터 새달 4일까지 천상병 예술제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던 고(故) 천상병 시인의 발자취를 따라 아름다운 소풍을 떠난다. 축제 개막일인 25일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아마도이자람밴드가 공연한다. ‘나의 가난은’ ‘크레이지 배가본드’ ‘달빛’ 등 시인의 작품으로 만든 노래로 음반을 낸 아마도이자람밴드는 이날 음반 발매를 기념하는 첫 콘서트를 갖는다. 대극장에서는 26일 오후 5시에 이미숙무용단이 ‘귀천’ 공연을 올린다. 관람료는 개막공연이 2만원, ‘귀천’은 1000원부터 1만원까지 원하는 만큼 내는 희망티켓이다. 26일에는 21주기 천상묘제 ‘봄 소풍’을 간다. 시인과 아내 고 문순옥 여사의 유택으로 떠나는 문학 여행이자 낭송, 낭독, 연주가 있는 문화 여행이다. 시인 부부가 운영한 찻집 ‘귀천’이 자리한 서울 인사동에서 출발해 의정부시립공원묘지에 들렀다가 축제 현장인 의정부예술의전당으로 돌아온다. 올해는 문학다방 ‘천상음악살롱’을 새롭게 만들었다. 축제 기간 매일 오후 2~4시 의정부예술의전당 전시실에서 운영한다. 시인의 유품인 클래식 레코드를 소재로 문학과 음악을 나누는 시간이다. 원로 음악평론가 탁계석, 문화기획자 박이창식, 의정부문화발전소 황현호 소장이 함께한다. 이 밖에 ‘천상 책 놀이터’ ‘천상문학산책’ ‘천상병시낭송대회’ ‘천상백일장’ ‘모과나무심기’ ‘시화전 및 유품전’ 등으로 구성했다. (02)972-2824. ●강동스프링댄스페스티벌 62개 공연팀 참가 강동아트센터의 모든 공간과 주변에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펼쳐진다. 공연 13개, 무용경연대회 3개, 이벤트 등에 62개 공연팀이 참가한다. 강동아트센터의 자체 제작공연 ‘예술의 진화’(26~27일·대극장)가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이 작품이 관심을 끄는 것은 국립발레단의 ‘포이즌’, 국립무용단의 ‘단’ 등을 협업하며 무용계의 내로라하는 콤비로 꼽히는 안무가 안성수와 패션디자이너 정구호가 뭉쳤다는 점이다. 신석기부터 현재까지의 발전을 움직임과 빛, 색, 소리로 엮어 역동적이고 풍성한 구성과 무대를 표현한다. 발레리나 김주원과 박수인·장경민 등 안성수픽업그룹 멤버들이 무대에 오른다. 이창기 강동아트센터 관장은 “강동구가 보유한 문화적 자산인 ‘선사시대’를 모티브로 춤의 기원, 진화, 발달 과정을 그렸다”고 소개했다.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11분’을 몸짓으로 풀어낸 국립현대무용단의 ‘11분’이 5월 4~5일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작품에 녹아든 성과 사랑 이야기에 무용수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녹여 풀어냈다. 지난해 안애순 예술감독이 취임한 뒤 초연한 이 작품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같은 날 대극장에서는 김선희발레단의 ‘인어공주’를 공연한다. 경기도립무용단의 ‘태권무무 달하’(30일·대극장), 한국전통춤판(5월 2일·소극장), 발레영스타(5월 14일·소극장), 극장의 새로운 상주단체인 세컨드네이처 댄스컴퍼니의 ‘이방인’(5월 17~18일·소극장) 등 공연에 이어 박귀섭 작가의 무용사진전(25일~5월 18일·갤러리 그림), ‘예술이 흐르는 그린웨이’(5월 5일·야외 바람꽃마당), 게릴라공연과 번개댄스 등을 풍성하게 준비했다. 무용계의 스승과 제자가 한 무대를 만드는 ‘나우 & 퓨처’(대극장)도 놓치면 아쉬울 법하다. 17일에는 국수호, 김매자, 김말애, 채상묵, 배정혜, 이정윤, 김성의, 안정훈, 김현미 등 한국무용의 거목과 젊은 무용수가 한 무대에 오른다. 18일에는 김복희, 김순정, 이정희, 제임스전, 조윤라, 김주원, 이루다, 천성우 등 현대무용과 발레의 스승과 제자들이 함께하며 노련하면서도 열정적인 춤사위를 선사한다. (02)440-0528. ●어린이날 전후로 공연·전시·체험 행사 ‘풍성’ 어린이날인 5월 5일 경기 고양시 성사동 고양어울림누리에서는 ‘고양어린이세상’이 펼쳐진다. 지역 작가들이 참여한 전시·체험 프로그램을 주목할 만하다. 고양 600년의 옛이야기와 5000년 전의 볍씨인 고양가와지볍씨 이야기를 담은 전시 ‘가와지볍씨와 고양600년 이야기 활짝’과 ‘소원꽃씨 선물상자’, 고양의 대표 특산물인 웅어를 소재로 흙놀이와 공예를 결합한 ‘안녕? 웅어야!’를 마련했다. 온 가족이 함께 성라산을 오르내리며 숲속의 이야기를 듣고 놀이를 즐기는 ‘성라산 숲 넘나들이’도 있다. 유쾌하고 즐거운 ‘꽃메 서커스 마을’에서는 광대의 서커스, 공중 퍼포먼스, 풍선 마임, 줄타기·저글링을 배우는 서커스 교실 등이 열린다. 놀이형 전통체험 ‘놀자와 떠나는 아슬아슬 모험’, 과학체험 ‘창의력 케이넥스’, 재활용품을 활용한 ‘아트마켓 정크아트’, 단상 위에서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는 ‘어린이 자유발언대’ 등도 진행된다. (031)960-9717. 5월 2~11일에는 인천 십정동 부평아트센터에서 제1회 부평키즈페스티벌(부키프)이 개최된다. 2일 해누리극장에서 체코필하모닉소년소녀합창단과 부평구립소년소녀합창단이 꿈과 희망의 하모니를 선사하며 축제의 문을 연다. 3~11일 달누리극장에선 부평아트센터가 처음 제작한 ‘할락궁이의 모험’이 막을 올린다. 제주 신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에는 연극연출가 이병훈, 작가 오은희, 국악작곡가 신동일 등이 제작에 참여해 ‘어린이 명품 공연’을 내놓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공연 후에는 어린이 체험행사와 무료 원화전시를 할 예정이다. 세계적인 아동문학 작가인 에릭 칼의 이야기로 만든 캐나다 아동극단 머메이드 시어터의 ‘배고픈 애벌레’(5~11일·해누리극장)도 공연한다. ‘배고픈 애벌레’ ‘뒤죽박죽 카멜레온’ ‘요술쟁이 작은 구름’을 엮은 작품에는 영어 내레이션을 덧댔다. 아울러 야외마당에서는 무료 야외공연과 팝아트전도 다양하게 준비했다. (032)500-2000.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뮤지컬 ‘서편제’ 주인공 송화役 세번째 출연 차지연

    [김문이 만난사람] 뮤지컬 ‘서편제’ 주인공 송화役 세번째 출연 차지연

    ‘혼자라 슬퍼하진 않아/돌아가신 엄마 말하길/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그 말 무슨 뜻인지 몰라도/기분이 좋아지는 주문 같아/너도 해봐 눈을 감고 중얼거려/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눈을 감고 바람을 느껴봐/엄마가 쓰다듬던 손길이야~.’ ‘서편제’하면 항상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바로 ‘송화’다. 득음을 위해 약을 먹여 눈을 멀게 한 자신의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먼 길을 돌고 돌아 다시 만난 의붓동생 ‘동호’와 장단을 맞추는 대목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1993년에 만들어진 이 영화에는 당시 220만 관객이 몰려들어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청준과 임권택이라는 두 거장이 만들어낸 힘은 감동으로 빛났다. 그렇게 탄생된 송화는 여전히 ‘소리’와 ‘한’이라는 두 단어를 짊어진 채 현재진행형으로 걸어가고 있다. 뮤지컬 무대에서 다시 등장해 관객들에게 한 많은 소리로 질펀하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는 ‘살다 보면 살아진다’는 인생 이야기를 숨 막히도록 아름답고 애절한 음악에 담아내고 있다. ●열정과 카리스마 있는 연기로 많은 팬 확보 특유의 가창력으로 인기를 끄는 뮤지컬 배우 차지연(32)씨가 그 역할을 해내고 있다. 뮤지컬 ‘서편제’는 2010년 초연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과 다시 만났다. 이때 차씨는 송화 역으로 발탁돼 관심을 모았다. 현재 공연 중인 유니버설아트센터(5월11일까지)에서는 세 번째 송화로 출연, 또 한번 열연하고 있는 것. ‘득음’이라는 자신의 목표를 위해 살아가면서 동호에 대한 애정을 평생 간직한 채 살아간다. 이런 송화의 모습으로 탄탄한 연기와 드라마틱한 목소리로 관객들의 마음을 다시 한번 몰입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는 뮤지컬 ‘서편제’ 등으로 2010년 제16회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신인상, 2011년 제5회 더 뮤지컬 어워즈 여우주연상, 2012년 제1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어워드 연기예술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차씨의 가창력과 연기력이 국내 창작 뮤지컬의 흥행을 위해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재목임을 거듭 확인했던 것. 그도 그럴 것이 2006년 ‘라이온 킹’으로 뮤지컬에 뛰어들어 ‘선덕여왕’ ‘몬테크리스토 백작’ ‘아이다’ ‘카르멘’ 등 지금까지 10여편의 굵직한 뮤지컬에 출연해오면서 진정한 사랑을 노래하고, 혼을 불어넣는 열정과 카리스마 있는 연기로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판소리 고법 가르친 외조부… 외삼촌은 인간문화재 지난 9일 서울 광진구 능동에 있는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그를 만났다. 그의 프로필에는 키가 172㎝이라고 돼 있다. 이날은 긴 머리에 검정색 옷을 입어서인지 더 커 보였다. 무대 위에서 압도하는 모습이 얼핏 그려진다. 그런데 조금 지쳐 보인다. 무대에서 많은 관객들과 만난다는 것이 녹록지 않을 터. 그것도 하루 이틀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겠다. 하지만 곧 웃는다. 무대 위에 서면 얼마든지 다시 살아난다는 표정이니 크게 걱정하지 말라는 뜻이다. 아무렴 그렇겠지. “이번 무대는 ‘서편제’로 세 번째입니다. 처음에 무대에 섰을 땐 관객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어요. 시작할 때 30명쯤 왔어요. 아마 창작 초연이었고 적극적인 홍보가 안 된 사정도 있었겠지요. 그런데 횟수를 거듭할수록 많은 관객들이 찾아왔습니다. 나중에는 소문이 나서 전석이 매진됐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지요. 또 첫 무대에서 판소리 등을 부른 경험 없이 송화 역을 맡았을 때보다 지금은 한결 편안해지고 안정됐습니다.” 송화가 부르는 심청가 등 판소리는 어떻게 익혔을까. 역시 뭔가 타고난 유전자가 있었다. 그의 외할아버지가 판소리 고법(鼓法)을 가르쳤던 고 송원 박오용이다. 또 외삼촌 박근영 선생은 현재 판소리 고법 인간문화재로 활동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로 차씨는 어린 시절부터 북 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웠고 외할아버지와 함께 공연을 다니기도 했다. 주위로부터 실력도 만만치 않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런 추억이 있어서 그런지 ‘서편제’에서 동호와 함께 소리를 하는 장면을 좋아한다. 동호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송화의 울적한 마음이 느껴지는 것도 당시의 생각이 저절로 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편제’를 다른 뮤지컬과 달리 각별하게 여기는 까닭이기도 하다. 원래 뮤지컬이야 음악과 드라마에 당연히 춤이 따르는 법. 하지만 ‘서편제’에는 특유의 소리와 한, 그리고 어느 대목에서는 자신이 살아온 시간들이 투영될 때도 있다. “이 작품은 저에게 어떤 운명 같은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눈먼 송화가 다른 반주 없이 오직 북장단 하나에 심청가를 부르잖아요. 뮤지컬에서 제가 어린 시절 북을 배웠던 그 북을 만나게 될 줄 몰랐거든요. 송화는 사람이 아니라 소리 자체인 것 같아요.” ●“어린시절 배웠던 북을 서편제서 만났네요” 어떻게 해서 뮤지컬과 인연을 맺었을까. 대전에서 태어나 자란 차씨는 어릴 때 유익종이나 최백호의 노래를 좋아했다. 그러면서 장차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다. 대학에서는 연극과를 전공했다. 그러나 특별하게 하는 일이 없어 한동안 방황했다. 그러다가 뮤지컬 무대를 노크했다. 처음 만난 것이 ‘라이온 킹’이었다. 시원시원하고 애절한 목소리가 금방 눈에 띄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썩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한동안 그만둘까 생각을 했으나 주위 형편이 쉽게 허락하지 않아 다시 시작했다. 이후 ‘마리아 마리아’ ‘드림걸즈’ ‘선덕여왕’ ‘아이다’ 등으로 이어졌다. ‘서편제’와는 아버지 역할을 맡은 서범석씨의 추천으로 인연이 됐다. 처음에는 소리를 해본 적이 없어 약간 망설였다. 때마침 오디션 지정곡이 평소 좋아했던 노래 ‘애인 있어요’였다. 이 노래는 뮤지컬 ‘서편제’ 음악을 만든 윤일상씨의 곡이었다. 지정곡이 끝난 후 ‘심청가’를 불렀다. 먼저 송화역에 캐스팅된 이자람씨가 선창을 하면 따라 부르는 식이었다. 기대 이상으로 애절하고 한 맺힌 목소리로 불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을 담당한 윤씨 등 제작진은 그 자리에서 마음에 쏙 들어 했다. 윤씨가 ‘서편제’의 테마곡 ‘살다 보면’이 차씨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 작품은 팝, 록, 판소리 등 다양한 음악 장르의 조화를 통해 풍요로운 음악을 선보이지만 테마곡 ‘살다 보면’은 발라드 선율에 한과 체념 섞인 가사를 얹어 놓았지요. 시대를 넘어선 우리네 정서를 다루고 있어 젊은 관객들에게도 아주 좋아요.” 그동안 차씨가 맡은 캐릭터들은 대부분 홀로 운명에 맞서 싸우는 비극의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그런 환경에서 자신과 닮은 삶을 생각하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면 이렇다. ‘드림걸즈’에서의 ‘엘피’는 자격지심이나 피해의식, 열등감이 많은 점이 그러했다. ‘아이다’와 ‘카르멘’은 사랑 앞에서 목숨까지 버릴 각오가 돼 있는 점이 또 그랬다. 원래 그는 솔직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이라고 말한다. 주위 사람들에게는 걱정을 끼칠까 봐 힘든 점을 잘 내색하지 않는다. 노래를 잘한다는 얘기도 썩 반가워하지 않는다. 그에게 ‘뮤지컬계의 디바’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고 하자 “부담스럽다”며 웃는다. ●“무대는 배신 안해… 눈 감을때까지 못 떠나” “뮤지컬을 하면서 중요하게 느낀 것이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사람과 사람이 함께하는 일이라는 사실입니다. 사람을 얻는다는 것이지요. 그런 부분들이 참 소중하고 고맙다는 것입니다. 어떤 책임과 무거운 짐도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품을 함께하는 이들이 저를 사랑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무대에서 저를 믿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만큼 행복한 게 없어요. 그 힘으로 요즘 재미나게 연기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무대 위에서 살아갈 것인지 물었다. “뮤지컬 무대는 절대 배신할 수 없는 곳이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아니 눈을 감을 때까지 떠날 수 없는 곳입니다. 무대에 서면서 어른이 돼가고, 그렇게 삶을 사랑하며 살아갈 생각입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뮤지컬계 디바 차지연은 1982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 외조부한테 북 치는 법을 배워 외조부와 함께 공연을 다녔다. 홍익대 사범대 부속여고를 졸업한 뒤 서울예대에서 연극을 공부했다. 2006년 ‘라이온 킹’으로 데뷔했다. 이후 주요 출연작으로는 ‘마리아 마리아’(2007년) ‘씨왓아이워너씨’(2008년) ‘드림걸즈’(2009년) ‘몬테크리스토 백작’(2010) ‘선덕여왕’(2010년) ‘몬테크리스토’(2011) ‘아이다’(2012년) ‘서편제’(2010·2012·2014) ‘잃어버린 얼굴 1895’(2013년) ‘카르멘’(2013년) ‘모차르트’(2014년) 등이 있다. 주요 수상으로는 제16회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신인상(2010년), 제5회 더 뮤지컬 어워즈 여우주연상(2011년), 제1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어워드 연기예술부문 여우주연상(2012년) 등이다.
  • 이성민 “연기파라고요? 맘에 안들면 벽 긁는 반성파”

    이성민 “연기파라고요? 맘에 안들면 벽 긁는 반성파”

    하나밖에 없는 여중생 딸 수진을 잃고 고통 속에 살아가던 상현(정재영)은 어느 날 범인의 정보가 담긴 문자 메시지를 받는다. 그는 찾아간 곳에서 18세 소년들에게 성폭행을 당하며 죽어 가는 딸의 동영상을 지켜보는 소년 철용을 발견한다. 순간 이성을 잃어 우발적으로 철용을 죽이고 만 상현은 공범을 찾아 나선다. 수진의 살인 사건을 담당하던 형사 억관(이성민)은 피해자에서 살인자가 된 상현을 뒤쫓는다. 10일 개봉하는 ‘방황하는 칼날’은 사회적인 통념에 대해 답이 아닌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딸을 죽인 소년을 살해한 아버지의 ‘개인적 복수’는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일까.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미성년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법은 옳은 것일까. 그런 사회적 화두들이 끊임없이 관객을 따라다닌다. 이런 질문을 관객과 함께 풀어 가는 인물이 억관이다. 배우 이성민(46)은 “아버지 상현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법을 따라야 하는 딜레마를 표현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저도 중학생 딸을 둔 아버지로서 누군가 범인을 알려 준다면 경찰에 신고하기보다 상현처럼 일단 움직였겠죠. 아빠로서 법만 믿고 가만히 기다릴 수는 없었을 거예요.” ‘용의자 X’, ‘백야행’ 등을 쓴 일본의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영화는 스릴러보다는 사회 고발성 영화에 가깝다. 이성민도 초고에 나온 거칠고 폭력적인 형사에서 감정을 억누르고 고뇌가 담긴 캐릭터로 방향을 바꿨다. “극 중 상현에게는 목표가 정확하지만 억관은 애매하고 복잡한 측면이 크죠. 그도 딜레마에 빠진 인물이니까요. 의상에서도 방황하는 내면을 부각시키려 노력했어요. 제목처럼 혼란스러운 정의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가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것은 2년 전 MBC 드라마 ‘골든 타임’에서 인간적이면서도 신념이 강한 외과의사 역을 맡으면서였다. 하지만 알고 보면 스무살 때부터 연극판에서 잔뼈가 굵은 연기파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읽고 재수생 시절 덜컥 극단에 들어간 그는 ‘신세계’를 경험했다. 군 제대 뒤에도 연극을 반대하는 부모님과 ‘원수’가 되면서까지 극단 활동을 이어 갔다. “주변에선 낯가림이 심하고 숫기 없는 제가 어떻게 배우가 됐는지 의아해해요. 물론 사람들과 부대끼는 게 힘들어 고향으로 돌아간 적도 있고 가장이 된 이후 경제적 책임감에 잠을 못 이룬 적도 있죠.” 서른다섯살 때 대학로의 극단 차이무에 진출한 이후 드라마와 영화로 영역을 착착 넓혔다. 연극 외의 작품은 처음엔 아르바이트 삼아 손댔다. 간간이 자존심 때문에 출연을 거절하기도 했고, 그런 와중에 만난 작품이 ‘골든 타임’이었다. 그는 “대표작이 생기면서 더 이상 월세 걱정을 안 해도 되는 건 감사할 일이었다”며 웃는다. 그는 인터뷰 도중 ‘숙제’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자신의 연기가 맘에 들지 않으면 벽을 긁으며 반성한다는 그에게 평생 숙제는 “완벽한 연기를 하는 것”이다. 도전할 기회는 많다. 최근 드라마 ‘미스코리아’, 영화 ‘관능의 법칙’ 등에 출연했던 그는 하반기에도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 ‘빅매치’ 등을 찍는다. “아직도 제가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일이 힘들어요. 민망해서 손발이 오그라들어요.(웃음)”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든 스크린에 인간미를 투영시킬 수 있는 배우로 살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사진 안주영 기자 jya@ seoul.co.kr
  • 환희와 불안의 몸짓, 황홀경에 빠지다

    환희와 불안의 몸짓, 황홀경에 빠지다

    무용과 연극의 경계를 넘나들며 현대무용의 문법을 바꾼 무용계의 혁명가, 피나 바우슈(1940~2009). 2009년 6월 암 선고를 받은 지 닷새 만에 세상을 떠난 그의 작품이 국내 무용 팬들을 찾는다. 오는 28~31일 LG아트센터에 오를 ‘풀 문’(Full Moon)이다. 바우슈가 죽기 3년 전 완성한 ‘풀 문’은 한국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그의 일곱 번째 작품이다. 공연마다 대부분 매진을 기록하는 그의 이전 작품들처럼 자연을 무대로 옮겨와 파격미와 황홀경을 안기는 장면들로 채워져 있다. 암흑처럼 검은 배경의 무대 한가운데 거대한 바위 하나가 우뚝 솟아 있다. 파도가 치듯 물줄기가 바위를 줄기차게 때린다. 무대 바닥은 금세 발목까지 차오르는 물바다를 이룬다. 무용수들은 폭우처럼 쏟아지는 물을 온몸으로 맞는가 하면, 발로 첨벙대며 물을 솟구치게 한다. 물웅덩이에 주저없이 몸을 던지며 격정적인 춤사위를 풀어낸다. “피나 바우슈는 인간의 갈등과 감정, 삶을 반영하는 무용의 상상력을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났다”는 한 안무가의 말처럼 2시간 30여분의 작품 속에는 삶의 환희와 불안, 두려움 등 다양한 감정들이 강렬한 몸짓으로 변주돼 있다. 이는 1973년부터 독일 부퍼탈탄츠테아터를 이끌며 연극의 영역이라 여겨져온 일상과 공포, 고통, 행복 등 인간의 내면과 인간 군상이 빚어내는 관계들을 날것 그대로 벗겨낸 바우슈 춤의 대표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 작품을 두고 “생명과 성의 상징이기도 한 물은 바우슈에게는 매혹적인 예술적 소재였다”며 “물은 움직임의 전개를 좌우하면서 위험하고 어둡지만 동시에 눈부시게 아름다운 요소로 거듭난다”고 평했다. 4만~12만원. (02)2000-0114.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뮤지컬 풀하우스 양요섭 주인공 ‘비 역할’ 캐스팅 ‘관심 집중’

    뮤지컬 풀하우스 양요섭 주인공 ‘비 역할’ 캐스팅 ‘관심 집중’

    국내 만화 인기차트 1위를 석권하고, 드라마 성공으로 다시 한번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풀 하우스’(원수연 원작)가 드디어 오는 4월 ‘뮤지컬’로 재 탄생하여 관객들과 마주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탄탄한 대본과 음악, 그리고 내로라하는 배우들까지 총 출동하여 벌써부터 ‘웰메이드 뮤지컬’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풀 하우스’는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흥행 만화작가 ‘원수연’의 대표작으로 1993년 첫 출간 당시부터 세련된 그림과 여자들의 로망을 만족시켜준 스토리로 끊임없는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2004년 KBS에서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비와 송혜교를 주연으로 한 드라마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얻으며 무려 시청률 40%라는 대 히트를 치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진출하여 큰 성공을 거두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뮤지컬 ‘싱글즈’ ‘카페인’ ‘스트릿 라이프’ 및 연극 ‘광해, 왕이 된 남자’ 등 다수의 작품에서 각본, 가사, 연출을 맡아 재능을 인정받고 국내 최고의 뮤지컬 연출가로 각광받고 있는 성재준 연출을 비롯 드라마 ‘쩐의 전쟁’ ‘조강지처 클럽’ ‘타짜’ 등의 주제곡을 히트시키고 바비 킴, 조관우 등 유명 가수들의 프로듀서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최고의 히트 작곡가 하광석이 음악을 맡아 만화 원작과 드라마 성공을 뛰어넘는 ‘웰메이드 뮤지컬’을 만들기 위해 실력과 열정을 가진 스텝들과 함께 창작 작업을 시작했고, 특히 대중적이며 감미로운 뮤지컬 넘버를 위해서 무려 1년이란 시간을 투자했다. 그 후 2010년 출품한 ‘제 4회 대구 국제 뮤지컬 페스티벌’에서 단연 가장 높은 점수로 당당히 최우수 창작 뮤지컬로 선정되어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그로부터 4년 동안 주요 스텝이 그대로 뭉쳐 초연의 미흡한 점을 보완하며 국내뿐만 아니라 전 아시아권을 공략할 ‘대한민국 대표 뮤지컬’로 거듭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극 중 하는 영화마다 대박을 터트리는 청춘스타로 아시아 영화계에서 주목 받고 있지만 자신의 감정 표현이 서투른 배우 ‘이영재’역에는 뮤지컬 ‘그날들’ ‘리걸리 블론드’,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영화 ‘완벽한 파트너’ 등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뮤지컬의 다양한 주역을 소화해온 치밀한 배우 김산호와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오로라 공주’에서 안정적인 연기와 젠틀한 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은 배우 서하준, 뮤지컬 ‘광화문연가’ ‘요셉 어메이징’을 통해 뮤지컬 배우로의 면모를 인정받고 ‘제 7회 골든티켓어워즈’에서 뮤지컬 기대주상을 수상한 실력파 아이돌 양요섭, 신인답지 않은 카리스마와 감미로운 목소리, 강렬한 눈빛으로 많은 누나들의 마음을 녹인 완소남 레오(빅스)가 캐스팅 되어 4인 4색의 매력 넘치는 이영재를 표현할 예정이다. 최고의 제작진과 더불어 실력을 겸비한 배우들이 뮤지컬 <풀 하우스>를 더욱더 빛내기 위해 합류하였다. 참여를 결정한 배우들은 한 목소리로 이미 수 차례 검증을 통해 인정받은 작품성과 완성도 높은 대본, 감미로운 음악이 출연을 결정한 결정적 이유로 손꼽아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품기만 했던 배우·감독의 꿈… 이젠 레디 고!

    품기만 했던 배우·감독의 꿈… 이젠 레디 고!

    ■10대에서 50대까지… 금천구민들로 꾸린 마을극단 새달 공연 “20대 초반에 가졌던 연극배우의 꿈을 이룰 수 있어 너무 행복해요. 일주일 내내 연극 연습이 있는 날만 기다리고 있지요.”(이현숙·금천구 시흥동 ) 마을 주민들이 연극배우로 변신해 무대에 선다. ‘마을극단’이 다음 달 1~2일 ‘바쁘다 바뻐’(이길재 작)를 무대에 올리는 것. 금천 마을예술창작소 ‘어울샘’이 순수 마을 주민으로 꾸린 극단이다. 어울샘에서 하루 2회, 모두 네 차례 상연한다. ‘바쁘다 바뻐’는 30년 가까이 국내 연극 무대에서 꾸준히 상연되고 있는 작품이다. 너나없이 어렵게 실던 1970년대 시흥2동을 배경으로 각박한 현실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가족들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중학생 이상 관람가로 무료 공연이다. 하지만 전화 예약(809-7860)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 모처럼 만난 문화 향유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지난해 10월 주민 참여·주도 문화 예술 활동을 돕기 위해 어울샘에서 마을 극단을 모집했을 때 74명이 오디션에 지원할 정도로 뜨거운 경쟁을 보였다. 10대부터 5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최종 선발된 주민 14명은 곧바로 기초 연기 학습을 거쳐 지난 1월부터 ‘바쁘다 바뻐’ 공연 연습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직장인이 많아 퇴근 뒤 틈틈이 연습을 하며 호흡을 맞추는 어려움도 견뎌야만 했다. 특히 최근 한 달 동안에는 거의 매일 모여 새벽까지 실력을 가다듬느라 몹시 바빴다고 한다. 연극 경험이 없는 주민들을 위해 감초 연기로 영화, 드라마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는 연극배우 장원영씨가 연기 지도와 이번 연극의 연출을 맡았다. 장씨는 시흥동 주민이다. 동아리로 운영되는 마을극단은 곧 2기 단원을 모집해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며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촬영부터 편집까지 스스로… 청소년 영화아카데미 참가자 모집 관악구 청소년들이 ‘영화 제작자’로 나선다. 구는 청소년들의 꿈과 창의력을 키워 주는 ‘영화 아카데미’를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 올해 세 번째인 영화 아카데미는 관악구 175교육지원센터에서 제공하는 인기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구는 2012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175지원센터를 만들었다. 주5일 수업제 전면 실시와 더불어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175일을 알차게 보내는 것을 돕기 위해서였다. 첫해 영화 아카데미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도스토옙스키 작 ‘죄와 벌’ 등 고전 문학에 대해 공부해 각색한 뒤 연기, 촬영, 편집 작업 등을 직접 해내며 단편 영화 2편을 제작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에는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 방식으로 초단편 7편을 만들어 내는 결실을 맺었다. 올해 아카데미는 오는 4월부터 5개월 과정으로 매주 토요일 관악구 평생학습관에서 진행된다. 시나리오 각색, 연기, 촬영, 편집 등 이론보다 실습에 초점을 두고 운영될 예정이다. 문학 작품 읽기와 영화에 대한 지도를 전문가들에게 맡겨 내실을 기한다. 프리 프로덕션에서 포스트 프로덕션까지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하는 점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별도 상영회도 마련한다. 2012년에는 평생학습축제 전야제에서 상영했다. 지난해에는 연극 프로그램 팀과 함께 발표회 자리를 만들었다. 신청은 다음 달 22일까지 구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추첨으로 30명을 선발한다. 참가비는 4만원이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는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구 관계자는 “영화 쪽으로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많이 지원하는 편”이라며 “입시 위주의 교육에 지친 청소년들이 자기만의 꿈을 키워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남산희곡페스티벌 28일까지

    서울시창작공간 남산예술센터는 25~28일 ‘남산희곡페스티벌, 세 번째’를 연다. 국내 희곡 창작과 담론의 중심지로 창작 희곡의 인적 자원을 넓히고 희곡 발전을 모색한다는 취지로 만든 자리다. 올해 발표작 3편을 하루씩 낭독공연한다. 첫 문을 여는 ‘뺑뺑뺑’(김은성 작, 부새롬 연출)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들며 우리 역사의 의미 있는 순간을 하나의 고리로 잇고 한국의 현실을 진단하는 서사물이다. 26일에 올리는 ‘사이렌’(희곡창작집단 ‘독’ 작, 민복기 연출)은 하우스 푸어, 빚쟁이, 몰락한 중산층 등이 모여 사는 주상복합 건물을 배경으로 여덟 가지 이야기를 옴니버스로 펼친다. 27일 공연하는 ‘장롱 속에 괴물이 산다’(원소영 작, 최진아 연출)는 남산예술센터의 상시 투고 프로그램인 ‘초고를 부탁해’를 통해 선정된 대학생 작가의 작품이다. 오는 29일 포럼에서는 연극평론가 조만수(사회)와 소설가이자 희곡작가 정영문·천정완·최치언이 참석해 ‘희곡이라는 문학’을 논한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무대 사각지대 거의 없고 마이크 없는 육성공연 가능

    무대 사각지대 거의 없고 마이크 없는 육성공연 가능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이 개관 40년 만에 최근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다시 문을 열었다. 첫 무대를 장식한 작품은 국립창극단의 ‘숙영낭자전’(작가 김정숙, 연출 권호성)이다. 지난 23일 끝난 ‘숙영낭자전’에서 달오름극장 변화를 제대로 구현했다. 무대 면적이 2배 이상(216㎡→450㎡) 늘어난 덕에 깊은 산속과 노비 1000명을 부리는 부잣집의 장대한 사랑채를 실감나게 표현했다. 이전에는 객석 경사도가 10도 미만이라 무대가 가려지기 일쑤였지만, 30도로 높이면서 무대 사각지대가 거의 없다. 사석은 2층 객석 중 맨 앞줄과 발코니석 정도. 맨 앞줄은 안전바가 있어 무대 앞부분이 안 보인다. 장애인석은 1층 맨 위에 배치했지만, 공연장 앞뒤 거리가 짧아 공연 감상에 지장이 없다. 배튼(조명이나 무대장치를 거는 금속봉)도 21식에서 41식으로, 2배 늘렸다. ‘숙영낭자전’에서는 다양한 위치에 막을 설치했다. 시시때때로 막을 내려 아름다운 수묵화 영상을 보여주면서 효과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배튼에 다채로운 조명을 걸어 생동감도 더했다. 여러 색조명으로 옥연동의 신비감을 드러내고, 여러 각도의 빨간 조명으로 숙영이 죽어 피가 퍼지는 장면을 절묘하게 표현했다. 너무 많은 색상을 쓰는 바람에 나이트클럽 같은 느낌이 잠시 스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음향 잔향(소리가 그친 후에도 남아 있는 소리)이 0.9초에서 1.2초로 늘어나 배우들의 소리가 부드럽고 시원하게 전달된다. 연극이나 창극을 할 때 마이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육성 공연이 가능해졌다. 노약자 및 장애인을 위해 승강기(15인승)도 새로 설치했다. 아쉬움이라면 달오름극장의 로비 높이가 낮아 답답함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객석 경사도를 높이다 보니 객석 1층 입구가 2m 정도 높아져 2층이 됐다. 자연히 1층 매표소 천장이 낮아져 키 큰 관객은 위태로워 보인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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