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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추어 극단 ‘실극’ 부조리극 ‘생일파티’ 무대에 매일 5시간 구슬땀 연습

    “당신이오,피티? 당신이오? 피티?”(메그) “잠깐,좀더 진지하게 분위기를 띄우세요.다시 한번 더….”(연출가) “당신이오,피티? 당신이오? 피티?”(메그) “됐어요.다음부터 분위기를 조금 더 띄우는데 신경을 써주세요.”(연출가) 지난 18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20∼22일 이곳에서 열리는 정기 공연을 앞두고 아마추어 연극인 10여명이 리허설에 몰두하고 있었다.극단 ‘실극’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30∼50대의 대학 교수·회사임원·벤처기업 경영인 등이다.퇴근 후 거의 매일 5시간씩 기획,캐스팅,연기 등 모든 것에서 손발을 맞추며 연습에 비지땀을 흘렸다. ‘실극’은 1986년 서울대 공대 연극반원들을 중심으로 만든 사회인극단으로 회원은 100여명.초대 회장을 지낸 이문로 박사,오세기 아주대 교수,이원복 덕성여대 교수,이수문 (주)하추 대표,양영일 (주)퍼시스 대표,신혜경 중앙일보 기자 등이 주요 회원.연극반의 명맥이 끊어져 회원은 94학번까지로 돼 있다. 이태식(50·한양대 토목공학과 교수) 회장은 “회원들이 연극에 입문한 이유는 자기가 경험하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의 삶을 체험해보기 위해서 였으나 요즘에는 서로간 끈끈한 정을 계속 잇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88년 ‘안내놔? 못내놔!’를 시작으로 2∼3년에 한번씩 연극을 무대에 올린다.6회를 맞이하는 이번 공연의 제목은 해럴드 핀터 원작의 ‘생일파티’.사회의 제도적 억압과 폭력을 고발하는 부조리극이다. “70년대 중반 드라마센터에서 이 연극을 보고 커다란 충격을 받았습니다.유신 시절인 당시 시대상황과 너무 흡사했기 때문이죠.” ‘생일파티’를 공연하기로 제안한 김인수(48·삼창텔레콤 이사·피티역)씨는 “시간이 많이 빼앗기는 취미 활동이지만 카타르시스와 성취감을 동시에 맛볼 수 있어 시간이 아깝지 않다.”고 말한다. 골드버그역을 맡은 이상헌(44·건국대 교수)씨는 “직장 생활과는 달리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연극의 매력”이라며 “작품이 선정된 지난해 12월 이후 강행군을 하는 바람에 살이 쏙 빠졌다.”고 너스레를 떤다. 매켄역을 맡은 이희철(32·(주)한샘 대리)씨는 “연습으로 바빠 지난 1월 아들이 태어날 때 자리를 지키지 못해 지금도 아내와 아들에게 미안하다.”고 털어놨다.스탠리역을 맡은 천호준(33·(주)갬소프트 이사)씨도 “연습하다 보니 여자 친구와 자주 만나지 못하는 게 조금 불만스럽다.”며 “1시간30분 양의 연극 대사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회사에서도 틈만 나면 쉬지 않고 대사를 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무대에 서겠다는 열정만큼은 전문 배우 못지않아 배역 경쟁은 치열하다.이번에도 출연자가 4명에 불과한데 무대에 서기를 원하는 회원이 10명을 넘어 심사를 위해 독회를 10회 이상 하는 등 엄격한 테스트를 통해 선발했다.한 회원은 “배역을 따기 위해 여자 친구를 통해 회장에게 읍소작전까지 벌였다.”고 귀띔한다. 이들의 활동 거점은 연습장이 있는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일대.연습 뒤풀이 장소는 근처 포장마차나 곱창집을 주로 이용한다.“연습 뒤풀이 때는 주로 연기에 대해 토론을 합니다.공대 출신들이어서 조명은 어때야 하고 음향은 어때야 하는지 등 연극에 대해 분석적으로접근하는 바람에 다소 딱딱한 편이죠.” 연극 기획을 맡은 박병회(41·(주)로템 기술연구소 차장)씨의 말이다. 하지만 여성회원이 거의 없어 여배우는 실험극단의 이연규(메그역)씨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연기과 전문사 과정의 김미경(룰루역)씨를 초빙했다. 김규환기자 khkim@ ***나도 한번 해볼까 - 6개월 정도면 기본연기 가능 일반인들이 취미활동으로 연극을 배우기는 쉽지 않다.연기 학원들이 대부분 TV 탤런트·영화배우 등을 양성하거나 연극영화과 진학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일반인들이 배울 수 있는 공간이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배울 수 있는 곳은 예술의전당과 김동수 플레이하우스,한국배우예술원 등이 대표적. 예술의전당 ‘생활 연극 아카데미’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오는 4월7일부터 6월28일까지 3개월 과정의 ‘교육연극-성인을 위한 연극놀이’ 강좌를 개설한다.정원 40명의 2개반을 운영하며,수강료는 30만원이다.(02)580-1624. 김동수 플레이하우스는 정규반 외에 주말반을 운영하고 있다.주말반은 토요일 오후 3∼9시이며,22일부터 첫 강좌를 시작한다.수강료는 첫달이 45만원,이후에는 35만원이다.(02)3675-4675. 한국배우예술원은 토요일과 일요일 주 2회 3개월 과정의 주말 성인반을 운영하고 있다.수강료는 1개월 18만원.(02)872-4674. 한국문예진흥원은 연극연기 과정은 아니지만,일반인들의 연극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높여주는 ‘수요일 연극이야기’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강좌는 오는 4월9일∼6월18일까지 열린다.정원은 80명,수강료는 무료다.(02)760-4582. 김동수 플레이하우스 김정수 실장은 “연극 연기 배우기는 개인적 소양과 어느 수준을 요구하는가에 따라 각각 다르다.”며 “3개월 정도 배우면 연극작품에 대한 감상법을 익히며,기본적인 연기를 하려면 6개월 정도는 배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목동점·미아점·무역센터점,LG백화점 구리점 등은 초등생 및 청소년 대상의 연극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그랜드백화점과 그랜드마트도 3개월 과정의 유아대상 뮤지컬 연극놀이반,초등생 뮤지컬 연극교실,청소년 연극 기초입문반 등을 개설하고 있다. 김규환기자
  • 21˙22일 파격 무언극 ‘창세기’ “”기괴한 무대 불쾌할지 모릅니다””

    낯선 세계로 들어가는 문 앞에서는 늘 설렘과 두려움,상반된 감정이 묘한 긴장관계를 이루게 마련이다.익숙한 것들을 여지없이 깨뜨리는 혁신성에 환호를 보내든,한번도 대한 적 없는 파괴적 경험에 불쾌감을 느끼든,그건 어디까지나 받아들이는 이의 몫이다. 21·22일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이탈리아 연출가 로메오 카스텔루치의 ‘창세기(GENESIS from the museum of sleep)’는 관객을 이같은 실험에 빠트리는 연극이다.주최측은 공연의 충격적인 이미지와 내용을 감안해 ‘일부 관객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다.’는 안내문을 공지했다. 대사없이 시각적 장치만으로 구성된 이 낯선 공연은,관객 입장에서 볼때 이제까지의 관극 체험에 대한 강력한 도전의 연속임이 분명하다. 우선 무대위의 배우들은 아름답지 않다.1막 ‘태초에,퀴리부인의 빛의 발견’에 등장하는 이브는 한쪽 가슴이 없고,아담은 연체동물처럼 사지를 자유자재로 비트는 기괴한 모습이다.3막 ‘카인과 아벨’의 카인은 한쪽 팔이 안으로 굽은,평범하지 않은 외양이다.개 두마리가 무대 위를 이리저리 돌아다니기도 한다. 정상인과 다른 모습의 일반인을 배우로 기용하고,로봇이나 동물을 무대 위의 중요 배역으로 활용하는 것은 카스텔루치가 오랜 기간 실험해온 독창적인 연극 기법의 하나.여기에 특정한 멜로디없이 소음처럼 귀를 자극하는 음악과 음향효과,강력한 조명 등을 보태 자신만의 독특한 무대언어를 창조해냈다.텍스트가 아닌 시각적 이미지에 천착하는 연출관은 대학에서 조형예술을 전공한 배경과 깊이 연관돼 있다. ‘창세기’는 성서의 첫장에서 출발해 19세기 퀴리부인의 실험실,20세기 아우슈비츠 수용소,그리고 다시 성서의 카인과 아벨을 보여줌으로써 창조 뒤에 드리워진 파괴와 죽음의 운명을 제시한다. 카스텔루치에게 아담과 이브가 탄생하는 창조의 순간은 성스러움이 아닌 혼돈이며,아우슈비츠는 그 극단적 결말을 은유하는 장치이다.한없이 고요하고 평화로운 무대 위에서 아이들이 서서히 죽어가는 장면은 유태인 학살을 그린 어떤 이미지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유럽의 아방가르드 연극을 주도하는 핵심 연출가인 그는“상징과 표현법의 의미에 연연하지 말고,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것”을 한국 관객에게 당부했다.2막 ‘아우슈비츠 수용소’에는 그의 자녀 5명이 출연한다. 1981년 부인,여동생과 함께 창단한 극단 ‘소시에타스 라파엘로 산지오’에서 연출,음향,무대디자인 등을 맡고 있으며,‘창세기’는 1999년 작품이다.아일랜드 더블린 국제연극제 최고 작품상,프랑스 파리비평가 대상 등을 수상했다.금 오후7시30분,토 오후4시.3만~ 6만원.(02)2005-0114 이순녀기자 coral@
  • [열린세상] ‘여성부’ 필요없는 사회로

    지난 2월 초 업무관계로 중국 랴오닝(遼寧) 성 번시(本溪) 강철을 방문했다.열연(熱延)공장을 시찰하는데 안내하는 공장장은 가냘픈 몸매의 여성이었다.이름은 장샤오팡(張曉芳).만 42세.1982년에 안산강철학원을 졸업하고 그 해 번시 강철에 입사,금년 1월에 열연공장장으로 승진했다고 한다. 열연공장은 고온과 소음 등 작업조건이 열악하며,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여성근로자를 잘 근무시키지 않는다.포스코의 경우 열연공장의 선행공정인 고로(高爐)공장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부정탄다.’는 이유로 여성 방문객의 출입조차 꺼리던 ‘금녀의 성역’이었다.수 백명의 철강근로자를 지휘하는 열연공장장이 여성이라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는 제15대 전국 인민대표대회 대의원으로 선출되기도 했고,대학 1학년인 딸이 하나 있다고 했다.딸이 어렸을 때는 제철소 부설 수유실과 유치원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여성 공장장으로서의 어려움이 없는가.”하고 묻자 “그게 왜 문제가 되는가.”라고 되물었다. 중국에서 꽤 많이 알려진 여성 기업인이 한 사람 있다.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에 있는 국영 샤오야(小鴨) 그룹의 당서기인 리수민(李淑敏)이라는 55세의 여성이다.샤오야 그룹은 샤오야 전자를 주력으로 강관,도자기 등 17개 기업을 거느린 대규모 국영기업이다.이 회사는 80년대 초반에 샤오야 세탁기 회사로 창업되었으나 몇 년 지나지 않아 누적 적자로 파산위기에 몰렸다.수 천명의 실업자 발생을 우려하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기용된 카드가 당시 40세였던 리수민이었다. 그가 종업원들과 함께 불철주야 노력한 끝에 1993년 샤오야 세탁기는 5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고,지금은 17개 기업에 1만 3000여 직원을 거느린 대그룹으로 성장하였다. 그의 경영철학의 핵심은 ‘직공심 기업근(職工心 企業根·직원의 마음이 기업의 근본)’이다.직원들로부터 ‘書記大姐’(서기대저·서기 누님)로 불리는 그의 인본주의 경영이 성공의 열쇠였던 것이다.학력은 고등학교 졸업이 전부.한때 인민해방군으로 공병대에서 근무하기도 했던 여성이 아무도 예상하지못한 업적을 이룩했고,지금은 성공한 경영자의 표상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들 두 사람 말고도 지금 중국에서는 사회 각 분야,각 계층에서 수많은 여성들이 남성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여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끌어 가고 있다. 최근 노무현 정부의 첫 내각에 여성장관이 4명이나 등장한 것이나,40대의 여성 변호사가 법무장관으로 기용된 것을 두고 ‘너무 파격적’이라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의 이면에는 ‘여자가 어떻게….’라는 순수하지 못한 의식이 꿈틀대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국민의 정부 초기에 연극 공연장에서 격려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연극인 출신 여성장관을 중도하차시킨 일이나,지난해 최초의 여성총리 탄생이 무산된 일도 뿌리 깊은 남성우위 사상과 무관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그런 뜻에서 이번에 여성장관이 대거 기용된 것은 우리 사회에 도사리고 있는 금기의 하나를 깨뜨려 버린 일종의 사건이다. 학력이나 능력,체력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여성의 상당수가 결코 남성들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다방면에서 입증되고 있다.그럼에도 정·관계나 기업에서는 아직도 능력 있는 여성들이 ‘직장의 꽃’ 이상으로 대우받지 못하는 경향이 강하다. 인구의 절반인 풍부한 여성인력의 잠재력을 국가발전의 동력으로 흡수하려면 여성장관 몇 사람 기용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차제에 정부는 각 분야에서 능력 있는 여성들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내야 한다. 앞으로 여성총리나 여성대통령까지도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는,그래서 ‘여성부’라는 이상한 조직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사회가 됐을 때 우리는 진정한 선진국가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조 용 경
  • MBC드라마 ‘위풍당당‘로 2년만에 컴백한 배두나

    깡마른 팔다리,퉁방울 눈에 조그만 얼굴,말하는 순간순간 바뀌는 얼굴 표정.12일부터 방영된 MBC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연출 김진만,극본 배유미)로 2년여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배두나(24)는 만화 속 캐릭터처럼 깜찍했다. “음…,친구들도 그런 말들을 해요.영화 등에서 보여주는 이미지가 어딘가 비현실적이라고요.그것은 어떻게 보면 장점 아닐까요.연기생활 4년 만에 자기 색깔을 만들었다는 얘기잖아요.” 이번에 맡은 은희 역도 기획단계에서부터 배두나를 염두에 둔 만화 같은 캐릭터.첫 장면부터 컴퓨터 그래픽으로 바람에 콧물을 휘날리며 등장하는가 하면,달리는 버스를 따라잡고 공중제비를 하기도 한다.중졸의 미혼모 은희는 아기를 포대기에 업고 다니며 억척스럽게 일과 사랑을 모두 노린다. “영화 ‘굳세어라,금순아’와 좀 비슷하죠? 사실 이미지가 고정될까봐 출연을 망설이기도 했어요.” 그러나 배두나는 “은희가 금순이보다 훨씬 단순·무식·과격한 캐릭터”라면서 “감독님께 너무 망가뜨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을 정도”라고 귀띔한다. 재벌가 사생아인 은희는 경상도 시골 가정에서 자란다.언니 금희(김유미)는 출생을 숨겨 재벌가 손녀 자리를 가로채고,은희는 서울로 올라와 요구르트 아줌마,회사 경리 등으로 전전하며 사장 서인우(신성우)와 티격태격 사랑을 만들어간다. 배두나는 ‘공인 커플’인 배우 신하균과의 관계를 묻자 한참을 고민하다 말을 꺼낸다.“생각만큼 좋지는 않아요.‘배두나’하면 일단 ‘신하균’이 떠오르는 식으로 상대방의 이미지를 규정해 버리잖아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그래도 신하균은 연기에 관한 한 완벽주의자”라고 연인 자랑을 잊지 않는다. 올 상반기에 지하철 테러를 소재로 한 영화 ‘튜브’와 로맨스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를 통해 스크린에서도 배두나를 만날 수 있다.드라마가 끝나면 연출가 박근형이 준비하는 연극무대에도 도전한다. “어머니(연극배우 김화영)의 연기를 항상 동경해왔습니다.대사와 발성을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각오로 임하겠어요.” 배두나는 “서른 살까지는 지금의 색깔을 바꾸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미지를가꿔나갈 생각”이라면서 “그동안 쌓아온 매력을 총결산해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문학 책꽂이/겨울 민들레 외

    ●겨울 민들레(김문호 지음) 미국에서 ‘국제통증연구소’를 운영하며 의사로 활동중인 저자의 첫 장편 소설.54년 봄에서 겨울까지를 배경으로 네 젊은 남녀의 사랑을 그렸다.한국전쟁이 남긴 빈곤과 그로 인한 사회상의 타락에도 불구하고 굳건히 피어나는 순수한 사랑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한솜 상·하 각권 8000원. ●봄의 오르간(유모토 가즈미 지음,양억관 옮김) 일본 베스트셀러 ‘여름이 준 선물’의 작가가 내놓은 세번째 성장소설.중학교 입학을 앞둔 소녀가 할머니의 죽음 이후 괴물로 변하는 꿈에 시달린다.게다가 2차 성징이 나타나는 몸의 변화도 부담스럽다.이 몸과 마음의 괴로움을 이겨 나가는 과정을 그렸다.푸른숲 7500원. ●초록빛 청춘(김제철 지음) 88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작가가 펴낸 장편 소설.12세 초등학생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세계와 또래 아이들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담고 있다.담임 선생님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한 쪽지를 써놓고 가슴 두근거리는 장면 등은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한다.고요아침 8000원. ●피카소 돈년 두보(선욱현 지음) 95년 단막희곡 ‘중독자들’로 등단한 작가의 첫 희곡집.표제작 ‘피카소 돈년 두보’를 비롯하여 2000년부터 3년 동안 서울연극제 공식 참가작품이었던 ‘악몽’‘고추 말리기’‘장화홍련 실종사건’ 등 모두 6편의 작품을 실었다.모시는사람들 1만 2000원. ●솔베이지의 노래(이계진 지음) 30년 동안 아나운서 생활을 하고 있는 저자의 첫 장편소설.액자 형식을 통해 백혈병에 걸린 20대 초반의 여대생과,그를 위해 마라톤 풀 코스를 완주하는 40대 아나운서의 사랑을 이야기한다.지은이는 첫 소설에 대해 “순수함을 갈망하는 인간 내면의 원형질을 소설로 쓰고 싶었다.”고 말한다.생각의나무 9500원.
  • 보러갑시다

    ★미술 ■ 대한민국 수채화작가 협회전 9일까지 서울갤러리 1·2전시실.(02)2000-9737.박기태·전병하·박철교·이규화·신정무·윤길영 등 수채화협회 작가들의 그룹전. ■ 마인드 스페이스전 5월18일까지 호암갤러리.(02)771-2381.잃어버린 자아찾기에 초점을 맞춘 추상·설치작품. ■ 함섭 작품전 15일까지 박영덕화랑.(02)544-8481.닥섬유와 오방색이 어우러진 한지작품. ■ 중국현대목판화전 5월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02)2188-6000.20세기 중국 현대사의 굴곡을 극명하게 표현한 목판화 작품. ■ 서향화 개인전 25일까지 선화랑.(02)734-0458.두꺼운 마티에르의 서정적 추상풍경. ■ 밀레의 여정전 30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02)2124-8991.19세기 프랑스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의 작품전.대표작 ‘라 샤리테’ 등 150여점.반 고흐 등 밀레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작가들의 작품도 비교전시. ★연극 ■ 달의 저편 13·14일 오후 8시,15일 오후 4시 LG아트센터.(02)2005-0114.로베르 르파주 연출,이브 자크 출연.캐나다가 배출한 아방가르드 연극의 대가,상상력넘치는 1인극. ■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 7∼30일 화∼금 오후 7시30분,토·일 오후 4시30분·7시30분 아리랑소극장.(02)762-0010.위성신 작·연출.중년부부,오래된 연인,동성애커플 등 다양한 사랑에 관한 2인극 페스티벌. ■ 늘근도둑이야기 4월27일까지 화∼금 오후 7시30분,토·일 오후 4시30분·7시30분 동숭아트센터소극장.(02)762-0010.이상우 작·연출.두 늙은 도둑이 펼치는 정치,제도,이데올로기에 대한 신랄한 풍자.극단차이무. ■ 어느 노배우의 마지막 연기 12∼30일 화∼목 오후 7시30분,금·토 오후 4시30분·7시30분 학전블루.(02)762-4604.이근삼 작,고승길 연출.악극단출신 노배우의 고단한 삶을 통해 노년의 무력감과 좌절감을 형상화.극단세미. ■ 깡통시장블루스 7∼4월27일 화∼금 오후 7시30분,토 오후 4시·7시,일 오후3시·6시 인켈아트홀2관.(02)742-7753.에두와르도 데 필리포 원작,김노운 연출.전쟁 와중의 서민 생활을 철저한 자료수집과 고증으로 그려낸 리얼리즘 연극.극단애플시어터. ■ 지팡이를 잃어버린 채플린 3월30일까지 화∼금 오후 7시30분,토·일 오후 4시·7시 인켈아트홀.(02)765-1638.서현철 작·연출.어처구니없는 상황의 전개로 웃음과 감동을 주는 블랙코미디.극단작은신화. ■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 4월20일까지 화·목·금 오후 7시,수·토·일 오후 3시·7시 소극장산울림.(02)334-5915.로버트 제임스 월러 작,임영웅 연출.짧지만 격렬한 사랑을 담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무대화.손숙·한명구 출연.극단산울림. ■ 앞산아 당겨라 오금아 밀어라 4월6일까지 화∼금 오후 7시30분,토·공휴일 오후 4시30분·7시30분,일 오후 3시·6시 극장아룽구지.(02)745-3967.오태석 작·연출.제주도 4·3항쟁을 다뤘지만 배우들의 열연과 익살에 시종 웃음을 잃지 않게 하는 작품.극단목화. ★뮤지컬 ■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23일까지 화·수·목 오후 7시30분,금·토 오후 3시·7시30분,일 오후 2시·6시30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790-6295.이윤택 재구성·연출.임선규 원작을 이윤택 특유의 재치와 언변을 첨가해 새롭게 구성한 막간극 형식의 신파극. ■ 델라구아다 무기한화∼금 오후8시,토·일 오후 5시·8시 세종문화회관 델라구아다홀.(02)501-7888.아르헨티나에서 온 퍼포먼스 뮤지컬.공중비행과 춤,서커스 등이 어우러진 퓨전공연. ■ 야단법석 30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토 오후 4시·7시30분,일 오후 4시 연강홀.(02)929-2138.홍인호 작,서상규 연출.음악을 좋아하는 스님들의 좌충우돌 수행기를 소재로 한 타악뮤지컬. ■ 해상왕 장보고 16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토 오후 3시30분·7시,일 오후 3시30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762-6194.김지일 작,김진영 연출.통일신라시대 동아시아에 평화적인 무역항로를 개척한 장보고의 활약과 사랑.유럽서 호평 받은 창작뮤지컬.극단현대극장. ■ 55size 500cc 5cup 16일까지 화∼금 오후 7시30분,토 오후 4시30분·7시30분,일 오후 4시30분 창조콘서트홀.(02)923-2131.김영수 작·연출.단식원에서 벌어지는 살빼기 대작전.소극장 뮤지컬.극단신화. ★클래식 ■ 서울시교향악단 정기연주회 7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399-1630.지휘 곽승,오보에 니콜러스 대니얼,클라리넷 이임수. ■ 최경환 타악기 독주회 7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3487-0678.피아노 이지원. ■ 베이스 연광철 독창회 9일 오후4시 LG아트센터.(02)2005-0114.올리버 폴. ■ 김윤경 김형은 피아노와 첼로의 밤 9일 오후7시30분 금호아트홀.(02)3436-5929. ■ 시각장애자를 위한 봄맞이 음악회-오페라의 향연 8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733-0091.소프라노 이경애·박정원,테너 김영환,바리톤 김동규.장윤성 지휘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 서울소극장오페라축제 ‘사랑의 묘약’ 7일 오후7시30분,8일 오후 4시·7시30분,9일 오후4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741-7389.오페라무대 신(新). ■ 서울소극장오페라축제 ‘쟌니 스키키’‘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10∼16일 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7시30분,일 오후 4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741-7389. ■ 소프라노 유윤지 독창회 12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581-5404.피아노 양기훈,하프 서승혜. ★콘서트 ■ 이소라 콘서트 7∼23일 수∼금 오후 7시30분,토 오후 4시·7시30분,일 오후 6시 정동문화예술회관.(02)3141-9450. ■ 이정열 콘서트 12∼29일 수∼금 오후 7시30분,토 오후 3시30분,7시30분.일 오후 6시 대학로 하이텔 씨어터.(02)3671-2001. ■ 이병우 기타콘서트 7일 오후 8시,8일 오후 6시 LG아트센터.(02)2005-0114. ■ 앙코르 웨이브 7일 오후 7시30분,8·9일 오후 7시 대학로 폴리미디어씨어터.(02)3675-2754. ★무용 ■ 행초 7·8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02)780-6400.중국어권 최초의 현대무용단인 클라우드 게이트 댄스 시어터의 첫 내한공연. ■ 크누아 댄스컴퍼니 11·12일 오후 8시 문예진흥원 예술극장대극장.(02)520-8096.최근 미국 순회공연에서 호평을 받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학생들의 국내무대. ■ 한국안무가 페스티벌 7일 오후 7시30분,9일 오후 6시30분 문예진흥원 예술극장대극장.(02)325-5702.독일 무용가 크리스티나 치우프케 초청공연과,재능있는 한국 안무가들의 무대. ■ 댄스2000 페스티벌 23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일 오후 6시 씨어터제로.(02)338-9240.젊은 춤꾼 22인의 창작품 경연무대.일본 무용가 야마다 세스코 특별출연.
  • 참여정부 첫 내각/화제의 장관 4인

    ◆강금실 법무부장관 첫 여성 법무장관,첫 여성 법무법인 대표,서울지역 첫 여성 형사단독판사,첫 여성 민변 부회장,첫 부장검사급 법무장관.강금실 신임 법무장관에게 따라 다니는 수식어는 여성으로서 남성 중심의 제도권과 투쟁해 얻은 표창과도 같다.참여정부의 개혁을 상징하는 강 장관의 과거는 소수의 인권을 위한 삶이었다. ●93년 사법파동때 평판사회의 설립 지난 93년 ‘제3차 사법파동’때 ‘평판사 회의’ 설립을 주도,당시 김덕주 대법원장에게 ‘사법개혁 건의서’를 전달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군사정권의 서슬이 퍼렇던 5,6공화국 때는 형사단독 판사로 재직하며 집시법 위반으로 검거된 대학생들의 구속영장을 잇따라 기각하거나 무죄 석방하기도 했다. 96년 5월 서울고법판사를 끝으로 현직에서 물러난 강 장관은 개업하자마자 인권변호사의 길로 들어섰다. 99년 9월 민혁당 사건 변호인을 맡은 데 이어 11월에는 납북 귀환어부 함주명씨를 고문한 혐의로 이근안 전 경감에 대한 고발을 주도하는 등 열성적인 활동 덕분에 2000년 5월 여성으로선 최초로 민변 부회장에 선임됐다. 57년 제주에서 출생해 경기여고 문과를 수석졸업하고,서울대 법대에 진학한 강 장관은 대학시절 교내 탈춤반 활동을 하면서 사회현실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81년 사시23회에 합격했고 사법연수원 성적도 7등으로 뛰어났다. 강 장관은 대학을 졸업한 뒤 서울 광화문 민중문화사 서점 주인의 소개로 만난 서울대 철학과 출신 김태경씨와 4년 동안 열애한 끝에 결혼했다.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자주 투옥되던 김씨를 판사의 신분으로 뒷바라지한 일화는 유명하다. ●차세대 한국인 리더 18명에 선정 그러나 김씨가 부도를 내면서 3년전 헤어졌다.그는 2000년초 벤처기업 컨설팅 전문 로펌인 법무법인 지평을 설립해 불과 2년만에 변호사 60여명을 거느린 중견 로펌으로 키워내는 사업수완도 발휘했으며 지난해 8월에는 세계경제포럼이 선정한 ‘아시아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한국인 리더’ 18명에 선정되기도 했다. 대전고법 김영란 부장판사,민주당 조배숙 의원과 고등학교,대학교 동기동창이다.김 부장판사는 “강 장관은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도 항상 정의로운 길을 선택해왔다.”면서 “뛰어난 판단력과 탈권위주의적 인화력으로 직책을 잘 소화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kdaily.com ◆이창동 문화부장관 이창동 신임 문화관광부 장관은 말 그대로 문화예술인이다.이어령(문학비평가)·김한길(소설가) 전장관도 있지만 이들은 임용시 교수·정당인 이미지가 강해 문화현장과는 멀어보였다. 반면 이 장관은 소설가와 영화감독 등 땀냄새 나는 문화현장에서 주로 활동해 업무추진도 형식보다는 내용을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그를 증명하듯 취임 첫날부터 캐주얼풍 양복에 검정색 산타페를 직접 운전해 문화부에 도착,의례적인 취임식도 취소하는 등 잇단 파격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그의 삶의 여정을 찬찬히 뜯어보면 노무현 대통령과 닮은 점이 많다.찢어지게 가난한 집안,고비마다 발휘한 뚝심 그리고 잔수보다는 정공법으로 돌파해온 점 등은 그를 임용하는데 큰 요인이 됐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첫번째 도전-전업 작가로 81년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경북 영양고에서 교편을 잡던 그는 82년 결혼과 함께 서울로 왔다.그리고 8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문단의 문을 두드렸다.유행과는 담을 쌓고 우직스러운 소설을 쓰다 87년 전업작가로 나섰다.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자신의 꿈을 찾아 나선 것이다.이후 작품집 ‘소지’‘녹천엔 똥이 많다’를 내고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해 소설가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했다. ●두번째 도전-영화속으로 그러던 그가 93년 ‘그섬에 가고 싶다’의 각색과 조감독이란 타이틀로 영화판에 뛰어들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본인은 연극에 심취했었고 영화감독이 꿈이었다지만 40세라는 나이에 직업을 바꾼다는 것은 웬만한 열정이 아니면 힘든 결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인생 바꾸기’를 감행했고 탄탄한 극적 구성과 짜임새 있는 연출로 나름의 영화세계를 구축해 왔다.작품수는 ‘초록 물고기’(97)‘박하사탕’(99)‘오아시스’(2002) 등 3편에 불과하지만 그 작품성과 작가주의 정신은 비평계의 주목을 끌고도 남았다.“테크닉에 집착할 생각이 없다.”는 그의 정통파식노력은 청룡영화상과 대종상,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등 국내외에서 잇단 수상으로 보상받았다. ●세번째 도전-제도속으로? 그가 펼칠 문화정책의 구체적 청사진은 미지수다.하지만 취임 첫날 “경제·경쟁논리를 떠오르게 하는 문화산업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말은 시사적이다.시장주의를 경계하면서 그 토대가 되는 순수예술에도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이종수기자 vielee@kdaily.com ◆김화중 복지부장관 간호사 출신인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해 대통령선거 당시 노무현 후보의 보건의료 특보를 맡으면서 해박한 전문지식을 발휘했다.16대 국회에서 전국구로 등원한 간호계의 대부로 온화한 성격이지만 일단 결정된 일에 대해서는 상당한 추진력을 갖고 있다는 평이다. ●시민단체, 개혁성 미흡 지적 대선에서 권양숙(權良淑) 여사의 정무 특보를 맡기도 했다.하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시민단체들은 내정설이 나돌 때부터 전문성과 개혁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들어 “건강보험 재정통합 등 난마처럼 얽힌 현안을 풀어나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대해 왔다.임명된 27일에도 국민추천과 검증을 무시한 처사라며 반발수위를 수그러트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김 장관이 개혁적인 성향을 지닌데다 보건의료 전반에 대해서 폭넓은 지식을 지녔기 때문에 ‘적임자’라는 평가도 있다.노무현 대통령은 “당선 전부터 (복지부)장관에 임명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며 그의 능력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노 대통령은 김 장관이 권 여사의 추천으로 입각한 게 아니냐는 항간의 소문을 의식한듯 “(김장관 임명이)아내와는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남편은 고현석 전남 곡성군수 그의 입각은 ‘군수·장관 부부’가 처음으로 배출됐다는 점에서 화제다.남편은 고현석(高玄錫) 전남 곡성 군수.분야는 다르지만 남편은 지방자치단체에서,부인은 중앙 부처에서 각각 행정을 책임지는 수장(首長)이 된 것이다. 두 사람은 서울대 재학시절 처음 만났다.고 군수가 법대 학생으로 농촌봉사활동모임의 회장을 할 때 간호대에 다니던 김 장관이 모임에 합류하면서 연애감정이 싹트기 시작,결혼에 이르렀다.고 군수는 지난 95년 3월 명예 퇴직할 때까지 만 26년 동안 ‘농협 맨’으로 일해오다 98년 민선2기 군수에 당선됐다.고 군수가 관사에 혼자 살기 때문에 두 사람은 5년째 ‘주말부부’다. 고 군수는 종가집 맏며느리인 김 장관이 70년대 후반 미국 컬럼비아대학으로 아이들을 떼어놓고 혼자 유학을 떠난다고 할 때 “아내는 살림만 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친척들을 앞장서 설득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임명통보를 받자마자 휴대전화로 고 군수에게 가장 먼저 ‘기쁜’소식을 전했다.네딸 중 막내(이화여대 의예과 2년)가 김 장관의 뒤를 잇고 있다. 곡성 남기창 김성수기자 sskim@kdaily.com ◆진대제 정통부장관 반도체 신화의 주인공 진대제(陳大濟·사진)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이 정보통신부장관에 임명됐다. ●장관보다 삼성 사장이 좋다(?) 삼성은 진 장관의 ‘입각 가능성’이 점쳐지자 ‘득실’을 따지느라 분주했다.특히 진 장관이 삼성전자의 ‘차기 전문경영인’으로 이건희 회장의 총애를 받아와 그의 입각에 따른 인적 손실을 우려했던것으로 알려졌다.삼성 내부에서는 입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삼성은 진 장관의 입각에 따른 손해를 고민한 것으로 전해진다.사업상 정통부와 밀접한 관련을 맺을 수밖에 없는데,오히려 ‘역차별’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삼성맨이었던 남궁석(南宮晳)의원의 정통부장관 재직시 통신사업 진출과 관련,불이익을 당한 경험이 있다.그러나 삼성은 새 정부의 재벌개혁 추진 강도가 예상외로 강력하자 자사 출신 인사의 입각이 정책 방향 등을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쪽으로 내부 결론을 내렸다. ●금전적으로 손해 막심 진 장관은 입각으로 60억여원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손해를 감수해야 할 처지다.9일을 남겨두고 7만주에 대한 자격이 상실되기 때문.2000년과 2001년 각각 7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받았는데 이 중 2001년도분은 ‘2년근무’ 조건에 9일 모자라 권리를 행사할 수 없게 됐다.행사 가격이 19만 7100원이기 때문에 현재 시가(28만여원)만 계산해도 60억여원이나 된다. 2000년에 부여받은 스톡옵션(행사가 27만 2700원)은 향후 7년동안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기간내에 주가가 지금까지의 최고가(43만여원)까지 오른다면 112억원을 벌 수 있게 된다. 한편 진 장관이 삼성전자 사장때 받은 연봉은 30억여원인 것으로 알려져 장관 연봉이 96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수입이 30분의1로 삭감당하게 됐다.스톡옵션 포기분까지 합치면 100억원대에 이른다. ●수원시향 지휘봉 잡기도 미국 스탠퍼드대학 전자공학 박사 출신으로 휼렛패커드,IBM에서 반도체를 연구하다 85년 삼성전자에 전격 스카우트돼 ‘세계 최초’의 반도체를 잇따라 개발해낸 주역.별명은 ‘미스터 칩(반도체)’ ‘미스터 디지털’이다.화려한 이력의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제품설명회 때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등장,수원시향 지휘봉을 잡기도 하는 등 ‘이벤트’에도 강하다.부인 김혜경(金惠卿·50)씨와의 사이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정기홍 박홍환기자 hong@
  • 그리고 영화는 계속된다/국내외 화제영화 주제별 재평가

    조혜정 지음 행복한 집 펴냄 수원대 연극영화학부 교수이자 영화평론가인 조혜정씨가 담담하면서도 날카로운 필력이 돋보이는 영화평론집 ‘그리고 영화는 계속된다’(행복한집 펴냄)를 냈다.국내외 영화 110여편의 칼럼을 묶은 것으로,1970년대에서부터 최근의 화제작까지 두루 훑었다. 시중 서가를 장식하는 엇비슷한 평론집 가운데서도 이 책이 눈길을 끄는 데는 이유가 있다. 영화감상문을 단순평면적으로 나열하지 않고,큰 주제를 잡아 그 아래 조목조목 논리를 대듯 작품들을 정리한 점이다. 맨 첫장에서는 ‘율리시즈의 시선’‘랜드 앤 프리덤’등 국내외 작품 19편을 모아 스크린에 투영된 역사의 무게를 가늠했고,2장에서는 사랑과 결혼에 대한 개인적 사유를 ‘사베지 나이트’‘화양연화’등의 화제작들을 통해 거침없이 드러냈다. 이밖에도 책은 ‘삶과 성장의 비밀’‘가족의 초상·여성의 삶’‘현실과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선’ 등의 세부주제 아래 다시 보고 싶은 영화들의 의미를 되짚는다. “현학을 과시해서도,대중의 취향에만 영합해서도안되는 작업”이라고 영화평론가의 역할을 규정하는 지은이는 현재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등급분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1만원. 황수정기자 sjh@
  • 문화광장

    ☆콘서트 ■ 이은미의 내추럴 20·21일 오후8시,22일 오후 4시·8시,23일 오후6시 대학로 폴리미디어씨어터(02)784-2602. ■ 전인권 록콘서트 행진 22일 오후7시 장충체육관(02)3272-2334. ■ god의 100일간 휴먼콘서트 3월30일까지 목·금 오후7시·토·일 오후5시 팝콘하우스(02)6005-6827. ☆연극 ■ 웁스! 3월2일까지 화∼목 오후7시,금∼일 오후 4시·7시 바탕골소극장(02)745-8888.닐 사이먼 작·남궁연 연출.급진적 웹진을 발행하는 청년과 애국심이 몸에 밴 처녀가 빚는 블랙코미디.전창걸,김시원 등 출연.극단 예군. ■ 집 20·21일 오후7시30분,22·23일 오후4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2274-3507.박근형 작·연출.13평짜리 반지하 집에 사는 별난 가족의 좌충우돌.국립극단. ■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 4월20일까지 화·목·금 오후7시,수·토·일 오후 3시·7시 소극장산울림(02)334-5915.로버트 제임스 월러 작,임영웅 연출.짧지만 격렬한 사랑을 담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무대화.손숙·한명구 출연.극단 산울림. ■ 스노우 쇼 20·21일 오후8시,22일 오후 3시·7시,23일 오후 2시·6시(월 쉼) LG아트센터(02)2005-0114.사랑·실연·고독에 관한 에피소드가 모인 환상적인 마임극.광대극의 계보를 잇는 러시아 슬라바 폴루닌 초청공연. ■ 미친 햄릿 3월9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30분·7시30분,일 오후 3시·6시(월 쉼) 열린극장(02)743-6474.김민호 작·연출.군사분계선에서 몽환적인 환상으로 교차하는 햄릿의 이야기.극단 청년. ■ 붓다를 훔친 도둑 3월2일까지 화·수 오후7시30분,목∼토 오후 4시30분·7시30분,일 오후4시30분 알과핵소극장(02)357-5355.원철스님 작,송미숙 연출.호시탐탐 훔칠 기회만 노리는 아이와 스님의 좌충우돌.중견배우 이호재 출연.극단 예삶. ■ 아트 20·21일 오후7시30분,22일 오후 4시·7시,23일 오후 3시·6시(월 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516-1501.야스미나 레자 작,이지나 연출.세 중년남자가 펼치는 우정·예술에 관한 대화.루트원. ■ 오프로드 3월2일까지 월∼수 오후7시30분,금∼일 오후 4시30분·7시30분 리듬공간소극장(02)744-8617.신근호 작,공재민연출.교통사고로 가족을 잃은 광섭과 시각장애가 찾아온 피아니스트 진석의 마지막 여행.극단 금병의숙. ■ 19 그리고 80 3월16일까지 화·목·금 오후7시30분,수·토 오후 3시·7시30분,일 오후3시 설치극장정미소(02)3673-2001.콜린 히긴스 작,장두이 연출.80세 할머니와 19세 청년의 사랑을 통해 본 삶의 아름다움.월간객석. ☆뮤지컬 ■ 해상왕 장보고 22일∼3월16일 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 3시30분·7시,일 오후3시30분(28일,3월1·2·3·10일 쉼)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762-6194.김지일 작,김진영 연출.통일신라시대 동아시아에 평화적인 무역항로를 개척한 장보고의 활약과 사랑.유럽서 호평 받은 창작뮤지컬.극단 현대극장. ■ 짱따 28일까지 월∼토 오후 4시30분·7시30분,일 오후4시30분(24일 낮공연 쉼)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소극장(02)760-4800.김혁수 작·연출.‘짱’이 되고 싶은 친구들과 ‘왕따’가 되고 싶지 않은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은 성장뮤지컬.극단 금병의숙. ■ 카르멘 20·21일 오후7시30분,22일 오후 4시·7시30분,23일 오후 3시·6시30분 문화일보홀(02)762-0810.고선웅 작,양정웅 연출.순진한 병사 돈 호세와 유혹의 화신 카르멘을 새롭게 해석한 창작뮤지컬.극단 갖가지. ■ 인당수 사랑가 20·21일 오후7시30분,22·23일 오후 4시30분·7시30분(월 쉼) 학전블루소극장(02)762-0810.박새봄 작,최성신 연출.춘향가와 심청가를 모티브로 재창조.인형극,창극,연극이 어우러진 창작뮤지컬.마고극장. ■ 삼신할머니와 일곱 아이들 3월2일까지 오후 2시·5시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02)730-3637.이강백 작,송용일 연출.딸부잣집에 막내가 생기고 삼신할머니는 또 여자아이임을 알려주는데….생명 존중을 다룬 가족뮤지컬.극단 십년후. ■ 풋루스 3월2일까지 화·목 오후7시30분,수·금·토·일 오후 4시·7시30분 연강홀(02)766-8551.딘 피치포드 작,이종훈 연출.춤을 사랑하는 한 고교생이 보수적인 시골마을에서 화합을 이끌어냄.브로드웨이 흥행작.뮤지컬컴퍼니 대중. ■ 55size 500cc 5cup 3월16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30분·7시30분,일 오후4시30분(월 쉼)창조콘서트홀(02)923-2131.김영수 작·연출.단식원에서 벌어지는 살빼기 대작전.소극장 뮤지컬.극단 신화. ☆미술 ■ 제1회아트서울전 27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02)514-9292.공모전 과정을 통해 선정된 작가들이 참여한 아트페어.도정숙·백원선·김숙자 등 출품. ■ 이진희 개인전 23일까지 서울갤러리 1전시실(02)2000-9737.풍경·인물·정물화를 중심으로 한 작가의 첫 개인전. ■ 운보 김기창전 28일까지 우림화랑(02)733-3738.‘청산목동’‘미인도’등 유작 29점. ■ 이설자 개인전 25일까지 인사갤러리(02)735-2655.한지 위에 그린 율동적 추상의 세계.‘자연·느낌’연작이 전통 수묵화의 기운을 느끼게 한다. ☆클래식 ■ 김이정 바이올린 독주회 20일 오후8시 금호아트홀(02)780-5054.피아노 최승혜. ■ 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21일 오후7시30분,22일 오후3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3452-1100.지휘 새뮤얼 월.협연 21일 노블레스 콰르텟,22일 피아니스트 헬렌 황. ■ 다니엘 리 첼로 리사이틀 20일 오후7시30분 대구시민회관(053)656-1934,21일 오후7시30분 대전대덕과학문화센터 1588-4446,22일 오후8시 금호아트홀(02)6303-1919,24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751-9606.피아노 로버트 코닉. ■ 공원영 피아노 독주회 22일 오후3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2265-9235. ■ 장훈순 귀국 오보에 독주회 23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2265-9235.바이올린 김재윤,비올라 이현정,첼로 정진,쳄발로·피아노 명지영. ■ 새 봄을 여는 슈만 23일 오후6시 경기도 남양주시 두물워크숍(031)592-3336.피아노 윤철희,바이올린 배상은,첼로 현혜진,비올라 최예선. ■ 홍민자 파이프오르간 독주회 24일 오후7시30분 명동성당(02)583-6295. ■ 메조소프라노 경미숙 독창회 25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소극장(02)586-0945.피아노 정미애. ☆어린이 ■ 어린왕자-지구여행기 21일∼3월2일 오전11시·오후 2시·5시 아리랑소극장(02)3673-2086.생 텍쥐페리 작,김명규 연출.어린이가 직접 연기하는 영어뮤지컬.극단 서울. ■ 하우스 오브 테일즈 28일까지 평일 오후 2시·4시,토·일 오후 1시·4시(월 쉼)코엑스 그랜드컨퍼런스룸(02)583-4564.짐 마틴·고재형 작,짐 마틴 연출.동화의 집에 사는 친구들의 갈등과 화해.미국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출연 배우 내한공연.영어 손인형 뮤지컬. ■ 큐빅스 3월16일까지 오후 3시·5시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02)3442-0747.오세형 작,김진만 연출.미래도시 버블타운에서 펼치는 주인공 하늘과 로봇 큐빅스의 모험담.애니메이션을 뮤지컬로.개그우먼 김지혜 출연.NG앙상블. ■ 내 친구 플라스틱 28일까지 평일 오후 2시·4시,토·일 오후 1시·3시(월 쉼)동영아트홀(02)382-5477.공동창작,임도완 연출.유리병이 병플루트로,계란판이 다양한 얼굴로….재활용품을 활용한 놀이 연극.극단 사다리. ■ 토토 3월2일까지 화∼일 오후 1시·4시(금 오후 4시·7시30분)동숭아트센터 동숭홀(02)766-3390.정태영 작·연출.쓰레기 별 화성을 구하러 떠나는 지구 소년 토토의 모험.뮤지컬.극단 동숭아트센터. ☆무용 ■ 아바타 처용 26·27일 오후7시30분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02)778-3435.손인영 NOW무용단 2003 시즌 정기공연.■ 봄날,우리 춤 속으로 3월4·5일 오후7시30분 호암아트홀(02)2263-4680.공연기획 MCT의 창립 8주년 기념 우리춤 스타 초대전. ■ 행초 3월 8·9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02)780-6400.중국어권 최초의 현대 무용단인 ‘클라우드 게이트 댄스시어터’의 첫 내한공연.
  • 연극 ‘늘근 도둑 이야기’로 복귀하는 명계남

    “로또에 당첨되면 성형수술이나 할랍니다.” 얼굴로 먹고 사는 배우가 이게 무슨 소린가.하지만 이내 고개가 끄덕여진다.한동안 배우가 아니라 정치 일선에 나서 세인의 입방아에 오르락내리락 했으니 부담스러울 만도 할터.“이제 내 갈 길을 가겠다.”며 첫 복귀작으로 연극 ‘늘근 도둑 이야기’를 택한 명계남(50)씨를 대학로의 한 연습실에서 만났다. “제발 제 인터뷰 기사를 정치면이 아니라 문화면에 써 주십시오.” 주문과는 달리,그가 최근 주목을 받는 건 단지 ‘명배우’라서가 아니다.‘노사모’의 핵심인물로 활동하면서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기 때문.그 뒷얘기가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하다.“연예인이 특정 후보를 지지했으니 세인들의 주목을 받는 건 당연하지요.하지만 선거운동에 참여한 공으로 당연히 한 자리 꿰찰 것이란 억측은 정말 싫습니다.” 연예인을 떠나 단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적 발언을 한 것뿐인데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항변.공직에 거론되고 있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한번도 제의받은 적 없다.”며 펄쩍 뛴다.“공인이란 사회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에요.저는 돈도 벌어야 하고 영화도 해야하고….청문회를 통과할 자신도 없어요.능력이 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죠.” 그러면서도 정치적 활동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란다.일반시민으로,또 ‘딴따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했다.“스크린쿼터 운동 때 4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영화인들을 도왔어요.그런데 외국인 노동자 돕기 바자 같은 데에 유명 배우가 나타나기나 합니까.한 두 시간 얼굴만 비쳐도 도움이 될 텐데….저는 그런 일들을 하고 싶어요.” 언론개혁·스크린쿼터 운동에도 계속 참여할 생각이다. 새 정부의 과제를 묻자 “이건 자신있다.”며 정치인 뺨치는 연설을 술술 풀어간다.“WTO의 통상압력에 맞서 문화적 자주권을 지켜야 합니다.영화가 산업기반을 조성하고 있는 이 때에 개방을 한다면 다 무너지죠.” 그는 사실 현재 연극인이라기보다는 영화인이다.이스트필름 대표로서 이창동 감독의 모든 영화를 제작했고,지금은 배우 방은진의 감독 데뷔작과 돈 되는 영화 2편을 준비하고 있다. 배우,광고 카피라이터,영화제작자,사회운동가….끊임없이 새 영역을 개척하는 도전정신은 어디서 나올까.“하고 싶은 것이 많아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보니 그렇게 됐다.”며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성공한 게 없다.”고 엄살을 떤다. 복귀작으로 연극 ‘늘근…’를 택한 이유는 “불러줘서”라고 했다.“대선 뒤 러브콜은 처음이에요.‘누구 지지자’라고 찍혀있는데,누가 저를 부릅니까.그냥 누워서 낄낄대며 쳐다보는 대상이 되기는 이제 글렀죠.” 이번 연극은 두 도둑이 엄청난 부와 권위를 자랑하는 ‘그 분’의 미술관을 터는 이야기.‘거기’로 흥행 열풍을 몰고 온 연출가 이상우의 작품이다.86년 초연작으로,명씨는 96년에 이어 두번째로 더 늙은 도둑역을 맡았다.“애드리브가 많아 매번 다른 공연이 될 겁니다.편하게 웃다가 가세요.” 연습에 들어가자 곧바로 엉거주춤한 자세로 두리번거리는가 싶더니,숨이 꼴딱 넘어가는 소리를 내고,손을 들었다놨다 하며 좋아하는 그에게서 대선 선거운동 때와 다름없는열정이 뿜어져 나왔다.새달 1일∼4월27일 동숭아트센터 소극장(02)762-0010. 글·사진 김소연기자 purple@
  • ‘클라우드 게이트 댄스시어터’ 첫 내한공연

    세계 현대 무용계에 돌풍을 일으키며 주목받는 ‘클라우드 게이트 댄스시어터’(예술감독 린 화이민)가 첫 내한공연을 새달 8·9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갖는다.‘클라우드 게이트 댄스시어터’는 아시아인으로서는 드물게 세계적 안무가로 인정받는 린 화이민이 1973년 만든 중국어권 최초의 현대무용단.동양의 신화·민속·미학을 세련된 몸짓으로 현대화·세계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설립자 겸 예술감독으로 타이완에서 경극을,뉴욕에서 현대 무용을,일본과 한국에서 고대 궁중춤을 공부했다.한 때 영문학을 공부한 그는 베스트셀러 소설을 두 권이나 낸 인기작가로도 유명하다.1983년 타이완의 국립 타이베이대학 예술부에 무용과를 설립해 학장으로 5년간 역임하기도 했다. 그의 춤에는,중국 춤은 물론 태극권과 쿵후와 같은 전통무예까지 동양의 다양한 움직임이 녹아 있다.전통 연극의 요소를 서양의 무용기법과 혼합시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린 것은 리옹 댄스페스티벌에서 ‘수월(水月)’이란 작품을 선보인 뒤부터.2000년 발레 인터내셔널 잡지에 머스 커닝햄,지리 킬리안,피나 바우쉬,윌리엄 포사이드 등 세계적 안무가들과 함께 ‘올해의 인물’에 뽑히기도 했다. ‘클라우드 게이트’는 중국 고대 의식용 춤인데,린 화이민이 1973년 중국어권 최초의 현대무용단 ‘Cloud Gate Dance Theatre of Taiwan’을 만들면서 이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무용단은 태극권·명상·경극·현대무용·발레 등으로 숙련된 20여명의 무용수로 구성됐다.동양적이면서도 무대 연출의 시각적 이미지가 강조된 ‘방랑자의 노래’(94),달과 물이라는 소재로 동양 철학을 표현한 ‘수월’(98)이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은 ‘아시아의 선두권 현대 무용단’‘세계에서 가장 세련되고 훌륭한 무용단 중 하나’라는 찬사를 받으며 유럽·아시아·호주·북미와 남미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본국인 타이완에서는 국립극장뿐 아니라 중소도시의 극장과 대학강당 등에서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야외공연에는 수만명의 관객이 찾는다. ***한자체 행서·초서 몸짓으로 표현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전형적인 한자의 서예체를 춤으로 풀어놓는 춤인 행초를 선보인다.한자체 행서(行書)와 초서(草書) 서법을 무용으로 표현했다.강한 에너지에서 나오는 섬세하고 느린 동작과,마치 공격하는 듯한 무술 동작들이 인상적이다. 정적이면서도 강렬한 한 편의 동양화 같은 ‘행초’는 유연한 움직임,세련된 무대미술,동양인의 호흡을 반영한 완급조절 등이 특징.린 화이민은 “서예가들이 글을 쓸 때 에너지를 집중하는 모습이 마치 춤을 추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에서 만들었다.”고 밝혔다. ‘행초’는 부드러운 흐름의 동작을 보여주는 1부와,공중제비,점프,가라테와 쿵후 동작 같은 자유로운 움직임이 두드러진 2부로 나뉜다.무용수들은 마치 하얀 한지 위에 검은 잉크로 글을 쓰는 것처럼 흰 무대에서 검은 의상을 입고 춤을 춘다.첼로 선율과 타악기의 어울림을 근간으로 하는 음악은 상하이 현대 작곡가 쿼 시아오송이 맡았다. 무용평론가 문애령씨는 “클라우드 게이트 댄스시어터는 단순히 동작이나 음악으로 중국적인 것을 강조하는 게 아니라,중국의 철학을 작품에 반영해 세계적인 보편성을 끌어낸 것 같다.”면서 “‘한국적인 현대무용’을 추구하는 국내 무용인들에게 좋은 방법론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했다.(02)780-6400. 주현진기자 jhj@
  • 뮤지컬 ‘헤상왕 장보고’ 버들役 강효성

    헬리콥터 바람에 긴 머리를 휘날리며 사랑의 노래를 흐느끼던 ‘블루 사이공’의 베트남 여인 후엔을 기억하는가.그녀가 이번엔 ‘해상왕 장보고’에서 장보고의 연인 버들로 다시 태어난다.국내 창작 뮤지컬계의 든든한 버팀목 강효성(41)이 바로 그 주인공. 그녀를 마주한 순간 나이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곱게 늘어뜨린 긴 머리,단아한 아름다움이 풍기는 조그만 얼굴,군살 하나 없는 가늘고 곧은 몸.하지만 곧 입을 떼자 말 한마디 한마디에 연기경력 20여년의 연륜이 묻어났다.“예전엔 별 생각없이 좋은 작품이라면 흔쾌히 출연했어요.하지만 창작뮤지컬들이 자꾸 밀리는 것을 보면서 걱정이 되기 시작했죠.관객들이 우리 작품을 애정을 갖고 봐줘야,창작물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국내 뮤지컬계의 현실에 대한 걱정까지 떠안게 될 만큼 그녀는 오랜 세월 뮤지컬 배우로 한 우물만 팠다.노래를 공부하러 유학을 준비하던 중 비자가 늦게 나와 1981년 우연히 서울시립가무단(현 서울시뮤지컬단)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 계기.3년 만에 ‘성춘향’의 주연을 따면서 유명해졌다. 그 이후 1년에 3편 이상씩 쉼없이 무대에 올라 이제는 베테랑급.기억에 남는 작품을 묻자 “‘해상왕 장보고’라고 해야 되겠죠?”라며 웃는다.하지만 ‘성춘향’은 첫 주연이어서,‘지붕위의 바이올린’은 가장 많은 앙코르공연을 올려서,‘블루 사이공’은 서울연극제 연기상을 안겨줘서,‘해상왕…’는 프랑스 파리 공연 때 다섯 차례나 커튼콜을 받아서,‘봄날은 간다’는 첫 악극 출연이어서 모두 특별하단다. 이번에 맡은 버들 역은 장보고만을 기다리는 전통적인 순종파 여인.“버들은 기다리고 지킬 줄 아는 인물이에요.요즘 같으면 말도 안되겠지만….전 그 귀한 인생을 다 바친 마음이 어땠을까를 늘 생각해요.오히려 더 큰 것을 얻지 않았을까요?” 베트남 스파이였던 ‘블루…’의 후엔처럼 강한 이미지는 없지만,비련의 여인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하다.실제 성격은 어떨까.“전 한 번도 제 인생을 살아본 적이 없어요.어떤 배역을 맡으면 실제 생활에서도 그 사람처럼 살려고 노력하죠.섹시한 역할이면 머리를 보글보글 볶고,비련의 주인공이면 긴 머리로 다녀요.” 그녀는 ‘블루…’의 후엔 역을 위해 7년간 머리를 자르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장보고 역의 상대배우는 서울예술단 수석배우 박철호와 뮤지컬대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김민수.박철호는 대극장형이고,김민수는 섬세한 배우라고 조심스럽게 평했다.“두 분의 연기 스타일이 달라서 다른 호흡을 맞춰야 하는 게 재미있어요.무대에서 새로운 것도 많이 배우고요.” 20여년을 무대에서 살았는데 더 배울 것이 남아있느냐고 묻자 “죽을 때까지 그러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한다.남의 인생을 표현하는 연기란 무한대일 수밖에 없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95년 초연 이래 8년간 20개국에서 공연한 ‘해상왕…’.지난해 파리 공연부터 합류한 그녀는 여러 나라의 춤,무술 등 볼거리가 많은 동시에 교훈적인 뮤지컬이라고 소개했다.“역사에 이름을 남기기란 참 어려운 일이죠.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어요.장보고의 삶을 보면서 그런 진취적인 정신을 배우고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진솔한 웃음이나,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눈물이 있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고 정의하는 그녀는,앞으로 좋은 작품이라면 연극무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특별한 이미지보다는 사람 사는 모습이 진솔하게 묻어나오는,웃음과 감동을 주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그래서 요즘은 정말 하고 싶은 배역이 생겼다.“영화 ‘제8요일’을 보면서 다운증후군 환자가 더 순수한 것에 놀랐어요.세상의 눈으로는 비정상인이지만 때 묻지 않고 양심이 살아있는 그런 배역에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팔만대장경’‘블루…’‘해상왕…’까지 창작뮤지컬에 꾸준히 몸을 던져온 그녀.누구보다 창작물이 발전하기를 바라는 소망이 이번 작품에서는 어떻게 피어날까.3년만에 국내 무대에 선보이는 ‘해상왕…’는 22일∼3월16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오른다.2만∼7만원.(02)762-6194. 김소연기자 purple@
  • 방민호 첫 산문집 ‘명주-차마 말할수 없어,사라져간 모든 것들의 이름’ 버거웠던 80년대의 참회록

    시대의 질곡을 힘겹게 건너뛴 그들,이른바 ‘386세대’에게서는 아픈 시대가 남긴 ‘우울’과 ‘절망’,그리고 가까스로 거머쥔 ‘엷은 희망’이 질서없이 버무려진 혼재의 냄새가 난다.‘386세대’를 다른 세대와 구분하는 것은 그들만의 독특한 체취가 있어서다.바로 알리바이의 논리성에 대한 집착과 그 집착이 일군 아련한 추억의 향기다. 65년생 방민호(사진).문학평론가이자 대학교수인 그가 겪어낸 80년대는 결코 그만의 세월이 아니다.어쩌면 그 시대를 같이 아파했던 모든 ‘동지’ 혹은 ‘벗’들의 추억이자 깨달음인지도 모른다.그들 모두가 버겁게 그 시절을 넘어서 왔다. 방민호의 첫번째 산문집 ‘명주-차마 말할 수 없어,사라져간 모든 것들의 이름’(생각의 나무 펴냄)은 바로 그 ‘시절’과 ‘시대’에 관한 회상 혹은 연대기이다.한 세대가 한 ‘시절’ 혹은 ‘시대’에 대해 갖는 눈물겨운 회상이자 뉘우침이다.그래선지 그의 책에서는 통상 산문집이 갖는 가벼움 대신 묵직함이 느껴진다. 그의 평론작업에는 항상 ‘리얼리즘’이 동행했다.대학시절 그의 연극 경력이 준 흔적일 수도 있고,암울했던 시절 민정당 연수원 옥상을 점거해 ‘독재 타도’를 외쳤던 ‘유약한 강골’ 방민호의 감춰진 신념일 수도 있다.“오늘은 오로지 무대에 서 있는 나의 배역만을 생각하자.생각조차 잊고 배역 그 자체가 되자.”는 그에게 리얼리즘은 혈관을 흐르는 피같은 것이기도 한 것이다. 이런 그를 처음 만난 사람들은 두 세번쯤 놀라야 한다.속물적 시각으로는 먼저 교수라는 이의 동안(童顔)에 놀라고,다음에는 집착에 놀라며,한번 더 놀란다면 필경 문학에 대한 그의 진지함 때문일 것이다. 책은 모두 3부로 꾸며졌다.1부에는 성장기 등 그의 삶을 담았다.말인 즉 성장기라고 하지만 태반은 시절과 세상의 얘기들이다.2·3부에는 테러리즘과 한·일관계 등 현실과 문명,그리고 지금의 문단을 보는 그의 날카로운 비판이 낭중지추(囊中之錐)처럼 서슬을 드러내고 있다.그는 책에서 이렇게 고백한다.“내 살에 박인 문학자의 위선이 나를 괴롭히는 밤이다.” 사족.제목의 ‘명주’는 명주천을 말한다.그는 어렸을 때 다락방의 함 속에 들어 있던 연둣빛 명주를 추억하며 이렇게 상징성을 부여했다.“그것은 아름답고 소중하고 아련한 것,그러나 시간을 거꾸로 되돌려 다가갈 수 없는 그리운 모든 것”이라고. 심재억기자
  • “로또 개그맨 맞습니다 맞고요~”노통장연기 개그맨 김상태

    “로또 개그맨요?맞습니다.저 로또 개그맨 맞고요….” 지난달 19일부터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봉숭아학당 2003’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를 흉내내는 ‘노 통장’으로 출연한 뒤 스타덤에 오른 개그맨 김상태(30).오는 25일 대통령 취임식에도 초대되고,정규 뉴스시간에서도 다뤄질 만큼 최고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선배들이 절더러 로또 개그맨이래요.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더라면 2개월 동안 그를 연구했던 노력은 물거품이 됐을 테니까요.하지만 어차피 저는 무명이었고,확률은 50대50이었으니 그냥 준비해 본거죠.노 당선자는 저에게 ‘물건될 사람을 잘 찍었다!’고 칭찬하시더라고요.하하” 실제로 그의 선택은 탁월했다. 지난달 12일을 끝으로 심현섭 등 개콘을 이끌어가던 스타밸리 소속 개그맨들이 프로그램을 집단이탈하는 사태 속에서도 이 기획사 출신으로는 그만이 유일하게 남을 것을 고집했다. “저는 무명이잖아요.인지도가 있는 사람들은 어디가서든 일할 수 있지만 저는 여길 떠나면 갈 곳이 없어요.선배들도 이런 제 사정을 아시고 남으라고 먼저 말씀해주셨고요.” 아이디어 회의 때 그동안 갈고 닦은 노 당선자 흉내를 내본 것이 눈에 띄어 바로 봉숭아학당에 투입됐다.개콘은 집단 이탈사태를 겪은 뒤 오히려 시청률이 34.4%(26일·조사기관 TNS)까지 올라 99년 10월 첫 방송 이래 최고의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그는 여태껏 운이 좋았던 적이 거의 없었다.초등학교 시절부터 개그맨이 되고 싶었던 그는 중앙대 연극학과 92학번으로 입학했다.다섯차례 낙방끝에 김영철,김대희 등과 함께 99년 KBS 공채 14기로 입사한 뒤 개콘에서 온갖 단역으로 꾸준히 출연했지만 그를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2회 때부터 개콘의 바람잡이(녹화에 들어가기 전 방청객을 웃겨주는 사람)역할을 자처해오고 있다. 집안생활도 그다지 넉넉한 편은 아니었다.대학 입학 이후 학교행사 등을 찾아다니며 이벤트MC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며 학비를 댔다.그때의 경력이 자신의 밑천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성대모사가 끝나면 뭘로 먹고 살거냐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들도 있어요.하지만 저는개그맨이고 성대모사가 장기는 아닙니다.성대모사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겁니다.” 그의 꿈은 현장MC다.개콘처럼 대중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좋다고 말한다. “요며칠 선망의 대상이었던 카메라가 저를 따라다녀주니까 너무 신났고 인기도 실감했어요.하지만 일희일비하지 않을 겁니다.초심 그대로를 잊지 않고 언제나 성실하고 노력하는 개그맨으로 남을 겁니다.” 주현진기자 사진 한준규기자 hihi@
  •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주역 민영기·조정은

    지난해 여름 20편 가까운 뮤지컬이 쏟아졌지만 흥행작은 거의 없었다.그 가운데,초연인 데다 내세울 만한 스타 하나 없는 서울예술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평균 객석점유율 97%를 기록했고,앙코르 공연시 또 보고 싶은 가장 재미있는 작품으로 뽑혔다.아울러 무명에 가까운 로미오 역의 민영기(30)와 줄리엣 역 조정은(24)이 뮤지컬계의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오는 7일 막이 오를 앙코르공연을 앞두고 연습중인 둘을 예술의전당 연습실에서 만났다.2001년 서울예술단 입단 동기인 둘은 어떻게 함께 주인공으로 발탁됐을까.“배역 오디션 때 오빠가 옆에 있기에 듀엣 좀 해 달라고 부탁했죠.”(조정은) 우연히 같이 부른 노래는 운명처럼 앙상블이 잘 맞았고,그들은 함께 첫 주연으로 캐스팅됐다.한양대 성악과를 졸업한 민영기는 오페라로 첫발을 내디뎠지만,관객과 호흡하고 싶어 뮤지컬로 돌렸다.“99년 뮤지컬 ‘하이라이트’에서 코러스를 도와줬는데,‘로미오…’연출을 맡은 유희성 선생님이 그때 서울예술단 입단을 권유했죠.” 조정은은 계원예고 시절 뮤지컬배우 남경읍을 은사로 만나 뮤지컬에 눈을 떴다. 동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조정은은 처음에는 조연조차 따내기 힘들었다.“2001년 ‘태풍’때 마지막에 딱 한번 나오는 코러스를 했습니다.앙코르송을 부르는 주인공 선배를 보면서 뒤에서 정말 부러웠죠.” 그로부터 1년도 안 돼 ‘로미오…’와 ‘태풍’의 주연을 잇달아 맡은 그녀는 “운이 좋았다.”며 수줍게 말했다.“예전에는 제가 부족한 걸 알면서도 화도 나고 서러웠어요.이제는 소원을 풀어서 기뻐요.” 둘은 얼마 전 모 비행장에서 차은택 감독의 연출로 국내 뮤지컬 사상 첫 뮤직비디오를 찍었다.“정은씨는 잠옷만 입고 허허벌판에서 덜덜 떨었죠.저도 1∼2초짜리 신을 찍느라 2㎞ 이상 뛰었어요.” 고생이 심해 TV드라마나 영화배우 등은 정말 할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민영기는 뮤지컬 배우가 천직이라며 아이마냥 웃었다. 민영기는 노래를,조정은은 연기를 도와주며 척척 호흡을 맞춰간다는 둘에게 상대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앳되고 어린 배우인 줄만 알았는데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어요.”(민영기)“성악전공자는 느낌이 부족한 이가 많은데,오빠는 노래와 연기에 느낌이 살아 있어요.”(조정은) 누가 연인 역 아니랄까봐 칭찬이 넘친다. 민영기는 배우로서 후회 없는 경지에 도달한 뒤 음악감독에 도전하고 싶다고,조정은은 발레리나 강수진,‘미스 사이공’의 레아 살롱가처럼 격정조차 아름답게 보이는 배우가 되기를 각각 소망했다. “초연 때 ‘노래 잘하는 로미오’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제는 수식어 없는 로미오가 되고 싶어요.”(민영기) “연약하기만 한 줄리엣이 아니라 강하고 비장한 모습을 보여드릴 게요.”(조정은) 영원히 기억될 뮤지컬계의 간판배우로 비상하려는 이들의 날갯짓이 이제 막 시작됐다.7∼16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02)523-0986. 김소연기자 purple@
  • 3년만에 드라마 ‘노란손수건’출연 추상미

    서른,배우 추상미에게 잔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그녀는 “밤에 혼자 집에 있다가 문득 서른살이라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한다.“무르익었달까요.현재의 내 모든 것이 그야말로 연기에 딱 맞게 최적화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바로 이때 뭔가를 남겨야만 한다는 절박감이 들었습니다.” 추상미는 KBS1 드라마 ‘노란 손수건’(극본 박정란,연출 김종창)으로 3년만에 안방극장을 다시 찾는 기분을 이렇게 표현했다. 첫방송 새달 3일 극단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일은 물론 힘들 것이다.그러나 추상미에게는 일견 평범해 보이는 연기 쪽이 훨씬 어렵게 느껴진다.특색 없어 보이는 소소한 눈빛,몸짓,표정을 하다보면 본래의 모습이 무심결에 드러날 수 있다.때문에 추상미는 연기를 ‘일종의 자기최면’이라고 정의한다. “내 안의 일부분을 극대화해서 표면에 끄집어내는 겁니다.어떤 배역,어떤 성격이라도 내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거든요.” 과연.골목길에 남자를 세워 두고 비를 맞게 만드는 ‘평범한’ 주부(홍상수 감독의 영화 ‘생활의 발견’)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알 듯도 싶다. 추상미는 부하직원 상민(김호진)을 얻기 위해 10년을 사귄 여인(이태란)을 밀어내는 젊은 여사장 민주 역을 맡는다.“소신있고 책임감 강하고… 멋진 여성이죠.주체적이고 당찬 것은 저와 닮았습니다.” 그러나 연애 스타일은 정반대.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한마디도 못하고 얼굴만 빨개진단다. 민주가 악녀 아니냐는 질문에 추상미는 약간 상처입은 것 같았다.“물론 미움 받는 역은 맞아요.그렇지만 단순한 악녀는 아니에요.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미 애인이 있었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게 됐을 뿐입니다.되돌리기에 너무 늦었다면 100명에 30명 정도는 이해해 줄 수 있다고 봐요.” 그의 2003년은 조금 바쁠 것 같다.지난 20일부터 부산에서 영화 ‘파괴’(감독 전수일)의 촬영에 들어갔고,3월에는 토니상과 퓰리처상을 휩쓴 연극 ‘프루프(Proof)’에도 출연한다.“1년에 한 작품 이상은 안하는 것이 원칙이었죠.그렇지만 지금은 양과 질 모두를 잡을 수 있을 것 같거든요.연기하고 싶은 욕구가 마구 샘솟는데 어떻게 막겠어요? 연기자로서 이정표를 세우는 해로 만들겁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386 문화전사들 대학로서 뭉쳤다/연출가 김정환씨등 뮤지컬 ‘대륙의‘ 제작

    386세대 문화전사들이 대학로에서 뭉쳤다.고구려를 소재로 한 가극단 금강의 뮤지컬 ‘대륙의 여인 守天’을 위해서다. 스태프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화려’하다.연출자 김정환은 노태우 정권시절 학생운동에 연루돼 보안사령부에 의해 산채로 야산에 묻힐 뻔했던 세칭 ‘보안사 생매장 사건’의 주인공.그 뒤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등 재야단체의 문화공연을 10년 이상 연출해 왔다. 음악은 ‘전대협진군가’를 만든 대표적인 민중가요 작곡자이자 ‘Fucking USA’로 유명한 윤민석이 맡았고,가수 안치환이 극중 노래인 ‘시인의 노래’를 작곡했다.대본은 ‘겨울경춘선’의 시인 신동호가,영상은 ‘오 어머니 당신의 아들은’‘질주’의 이상인(용인대 교수)감독이 호흡을 맞췄다. 현실에 밀착해 목소리를 내온 이들이 왜 뜬금없이 고구려를 소재로 한 뮤지컬에 눈을 돌렸을까.김정환 연출가는 “이제는 예술작품 자체의 울림을 전달하면서 일반 관객과 호흡하고 싶다.”면서 “남과 북으로 나뉘어 살고 있는 우리 민족에게 대륙의 광활함을 알리고,남북이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민족의 신화를 복원하는 것이 작품의 의도”라고 밝혔다.다른 스태프들은 그의 첫 대학로 데뷔를 돕기 위해 모였다. ‘대륙의…’은 고구려시대에는 남편과 아내로,고려시대에는 아버지와 딸로,일제시대에는 어머니와 아들로,동몽골 초원에서 1500년을 산 장하독과 수천의 이야기.광개토대왕의 영토확장으로 다싱안링(대흥안령)에 정착한 둘은 꿋꿋이 그 땅을 지키며 고구려인의 정신을 잇는다. ‘수천’은 중원 고구려비에서 발견된 글자로,고구려가 하늘의 자손이며 다른 어떤 세력과도 균등하다는 대륙정신을 담고 있다.‘장하독’은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발견된 호위무사의 별칭으로,‘땅을 경계하는 자’란 뜻. 음악은 서정적인 아리아와 ‘레미제라블’의 혁명가 풍 노래가 어우러진다.출연진은 대부분 전문 연극·뮤지컬 배우들.음악극 ‘구로동연가’의 주연을 맡았던 김영,뮤지컬 ‘블루 사이공’과 TV 드라마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에 출연했던 김수진 등이 캐스팅됐다.23∼26일 평일 오후 7시30분,토 오후 4시·7시,일 오후 3시·6시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 1588-7890. 김소연기자 purple@
  • LG아트센터 비언어 신체극 두편 초대,‘신곡’ ‘스노우쇼’

    슬픔 분노 사랑 죽음…. 그 안에 숨어있는 수만가지 표정을 오로지 몸짓만으로 표현하는 광대들. 광대극의 전통을 이으며 실험적이고 환상적인 무대로 전유럽을 열광시킨 러시아의 비언어 신체극 두 편이 잇따라 LG아트센터를 찾는다. 러시아 아방가르드 연극의 선두주자 안톤 아다진스키가 이끄는 데레보의 ‘신곡'과, 세기의 광대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 전자가 그로테스크하게 죽음을 형상화했다면, 후자는 눈이 부실 만큼 아름답게 원색의 꿈을 펼쳐보이고 있다. 빨간 코에 진한 화장을 한 채 커다랗게 부풀린 샛노란 옷 속에서 엉거주춤 걷는 광대.그가 바로 막스 밀러,찰리 채플린,마르셀 마루소의 뒤를 잇는 21세기의 광대 슬라바 폴루닌이다.그의 대표작의 주요 장면을 모아 만든 ‘스노우쇼’는 93년 ‘옐로’란 이름으로 초연된 작품으로 국내 무대는 2001년에 이어 두번째. 작품은 일정한 줄거리가 없다.마치 그림동화책의 장면 장면들이 튀어나온 듯한 환상적인 세계가 에피소드로 연결된다.힘겹게 끌고 나온 침대는 어느새 보트로 변해 항해하고,무대는 한순간 까만 밤하늘이 되어 달님이 은빛가루를 뿌리며,광대의 빗자루에 걸린 거미줄은 서서히 관객석을 뒤덮는다. 하지만 가슴 벅차는 환희와 웃음만 전달하는 공연은 아니다.그 웃음에는 슬픔이 아스라이 새겨져 있다.공연의 절정은 무대에서 관객석으로 몰아치는 눈보라.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며 흘리는 폴루닌의 눈물이 눈송이로 변하고 어느덧 거대한 폭설이 되어 소복이 쌓인다.슬픔마저 익살로 표현해야 했던 광대의 눈물이 세상에 희망으로 내리는 순간을 표현한 것.폴루닌은 79년 극단 리체데이를 창단,연극적 구성과 마임을 가미한 새로운 장르의 광대극을 개척했다.당시 러시아는 개방의 물결과 함께 실험적인 극단의 설립이 봇물을 이루던 때.하지만 리얼리즘 연극의 전통이 강하던 러시아에서 이들은 환영받지 못했다. 폴루닌을 주목한 건 유럽쪽.88년 영국 런던에서 첫 공연을 가진 뒤 90년대 후반까지 바르셀로나 골든노즈상,에든버러 페스티벌 비평가상,로렌스 올리비에상 등을 휩쓸었다.현재도 영국에서 활동하며,러시아의 국제행사 때마다 단골손님으로 불려간다.2001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 연극 올림피아드’에서 ‘거리축제’의 총예술감독을 맡았다.새달 12∼23일 평일 오후8시,토 오후 3시·7시,일 오후 2시·6시(월 쉼).2만∼6만원. 폴루닌이 전세계적으로 이미 유명세를 확보했다면,‘신곡’의 안톤 아다진스키는 최근에야 주목받기 시작한 신예.폴루닌의 제자로,리체데이에서 활동하기도 한 그는 곧 연극적 취향이 다름을 깨닫고 88년 자신의 극단 데레보를 만들어 독립했다. 새달 5∼9일 무대에 오를 ‘신곡’은 지난해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소개된 신작.당시 프린지 퍼스트상,헤럴드 에인절상,토털 시어터 상을 휩쓸었다.중앙의 회전식 원형무대가 큰 특징으로,LG아트센터 역시 객석의 390석만 남기고 원형무대를 설치했다.원형무대는 시작과 끝,안과 밖의 경계가 없는 세계를 상징한다. 줄거리도,특정 등장인물도 없다.배우들은 날고 춤추고 뛰고 비틀며 사랑·고통·희망·공포 같은 개념을 다양한 육체언어로 보여줄 뿐.하지만 그 어떤 언어보다 때로는 강렬하고 그로테스크하게,때로는 섬세하고 부드럽게 영적인 감성을 자극한다.산양의 뿔과 턱수염을 가진 나체의 남자가 남근에 큰 종을 단 채 나오고,무대 위로 불길이 타오르며,악마가 익살을 떨며 대장간에서 뭔가를 만들기도 한다.‘스노우쇼’가 모든 연령층이 좋아할 만한 동화 같은 연극이라면,‘신곡’은 보다 지적인 성인 관객을 위한 작품. 연극평론가 이진아씨는 “기괴함,가면,악마성,죽음과 생성 등 르네상스적인 모티브로 추상적 개념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것이 ‘신곡’의 특징”이라면서 “최근 2∼3년간 에든버러 페스티벌의 스타로 떠오른 데레보는 이제 막 정상급으로 올라섰다.”고 평가했다.아울러 “폴루닌,데레보 모두 러시아보다는 유럽에서 각광을 받고 러시아로 역수입된 경우”라고 덧붙였다.5∼7일 오후 8시,8·9일 오후 4시.4만 5000원.(02)2005-0114. 김소연기자 purple@
  • 겨울 백두산 천지속은?첫 수중촬영… 설날 TV방영

    대구과학대 연극영상과 자연 다큐멘터리 제작팀(감독 오한택 교수)이 백두산 천지를 국내 최초로 겨울철에 수중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9일 대구과학대에 따르면 교수와 학생들로 구성된 제작팀이 계미년 새해 아침인 지난 1일 겨울철 천지 촬영에 나서 6분간 천지 안의 모습을 담았다.제작팀은 천지 안의 수초를 비롯,기포(물방울)가 뜨거운 물과 함께 바위틈 사이로 솟아나는 모습 등 화산이 살아움직이는 듯한 생생한 장면을 담아 생물·지질학 등 관련 분야 연구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촬영된 겨울 천지 안 모습은 지난해 8월 국내 방송 사상 처음으로 촬영된 백두산 고산토끼(일명 우는 토끼)의 서식 모습 등과 함께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오는 설날(2월1일)을 전후해 지상파 방송을 통해 전국에 방송될 예정이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 연극판서 잔뼈... 영화판서 비상한 2人

    요즘 충무로와 대학로에서 열심히 입에 오르내리는 이름이 둘 있다.박해일과 성지루.한번 들으면 기억할 만한 독특한 본명을 가진 두 사람에게는 이래저래 한데 엮일 대목이 있다.데뷔 1년만에 주인공을 꿰차고 단숨에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오른 박해일.연기 이력 15년만에 비로소 최고의 조연으로 각광받는 성지루.둘 모두 ‘친정’인 대학로 연극무대에서 역량을 인정받은 연기파.폭설에 수은주가 영하 10도 언저리로 곤두박질친 지난 3일,한국영화계의 주연과 조연으로 쾌속질주중인 그들을 만났다. ★박 해 일 데뷔 1년만에 ‘국화꽃 향기' 주역 서울 지하철 성수역의 플랫폼.가만 서 있어도 턱이 덜덜 떨릴 판인데 펑펑 눈까지 쏟아진다.멈춰선 지하철 출입문 앞에서 누군가를 애타게 찾는 장면을 찍고 또 찍는 배우.눈썰미 뛰어난 영화팬이 아니라면 아직은 낯설 이름,박해일(25)이다. 새달 말에 개봉할 예정인 멜로영화 ‘국화꽃 향기’(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감독 이정욱)의 주인공을 맡아,상대역인 장진영과 눈물겨운 사랑이야기를 엮는 중이다. 그는요즘 충무로 제작자들 사이에서 ‘한국 영화계의 차세대 주자’로 첫손에 꼽힌다.지난해 11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질투는 나의 힘’(4월 개봉예정)을 선보인 뒤 한꺼번에 쏟아지는 기대의 눈빛에 몸둘 바를 몰라 하는 터.인터뷰 요청이 밀려들 수밖에 없지만 그는 번번이 잘라왔다. “별로 할 말이 없는데… 관객들은 아직 제가 누군지도 잘 모르잖아요.영화 몇 편쯤 개봉시키고 나면 그때 평가를 받는 게 순서일 듯해서요.” 데뷔작은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영화계에 발을 들인 지 이제 만 1년을 채운 셈이다.데뷔작에서 그는 밴드 리더를 꿈꾸는 주인공 성우의 고교시절을 연기했다.그리고는 곧바로 로맨스 드라마 ‘질투는 나의 힘’의 주인공을 꿰찼다.요즘 한창 찍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형사드라마 ‘살인의 추억’에서는 인기배우 송강호와 치열한 심리전을 벌이는 살인 용의자.야무진 조연이다. 시행착오 없는 비상(飛翔).제대로 연기수업을 받거나 절절히 연기자를 꿈꿔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그러고 보면 연기력은 타고났다.대학생 시절넉넉지 않은 가정형편 때문에 아르바이트 삼아 연극무대를 기웃거리다 연이 닿았다.2000년 그에게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안겨준 연극 ‘청춘예찬’(극단 동숭무대)으로 뜻하지 않은 생의 반전을 맞았다. “임순례·봉준호·박찬옥 감독이 모두 그때 그 연극을 보러 왔어요.다들 그 자리에서 초면인 제게 영화출연을 제의했고요.엄청난 행운아인 셈이죠.그래서 이런 인터뷰 자리가 더 부담스럽습니다.” 말수가 적다.프로 뺨치는 기타 연주실력으로 대학생 밴드를 만들어 리드보컬도 함께 맡았다는 ‘끼’가 대체 어디에 숨어 있나 싶다.조심스레 새해 소망을 밝힌다.“관객들이 ‘배우 박해일’을 평가할 수 있는 마당을 착실히 넓혀갔으면 합니다.주인공을 맡은 첫 작품 ‘국화꽃 향기’에 나름대로 거는 기대가 큽니다.첫사랑인 여자와 뜨겁게 사랑해 결혼하지만 운명 앞에서 끝내 헤어지고마는 눈물나는 멜로예요.” 미소년 같은 천진함 뒤로 냉소가 얼핏얼핏 드러나는 묘한 이미지.자신은 스스로의 매력을 어떻게 꼬집어낼까.“저만이 가진 무언가를 아직 찾지 못하고 있어요.그걸 열심히 찾아내는 게 올해 숙제입니다.” 황수정기자 sjh@kdaily.com ★성 지 루 약속은 꼭 지키겠다며,‘선생 김봉두’의 촬영지인 강원도 영월에서 운전대를 잡고 오전 10시쯤에 출발한 그는 함박눈을 헤치며 오후 6시가 돼서야 나타났다.많이 지친 듯했지만,인터뷰에 들어가자 이내 삶의 여독을 풀어내며 기자의 마음을 울리는 그는 천상 연기자였다. 영화배우 성지루(35).1987년 연기를 시작해 극단 목화에서 활동하다 2년여 전 영화로 발을 돌렸다.‘신라의 달밤’의 포장마차 주인,‘공공의 적’의 마약상,‘라이터를 켜라’의 천안 건달,‘가문의 영광’의 조폭가문 둘째아들,‘휘파람 공주’의 북한요원,‘H’의 형사까지.‘한국영화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성지루가 나온 영화와 아닌 영화’라는 우스갯소리가 영화계에 떠돌 정도로 이제 그는 주연급 조연으로 자리를 굳혔다. 그래도 그는 여전히 연극을 하고 싶단다.“엘리베이터 없는 아파트에서 전세로 살았는데 가족중 한 명이 계단에서 굴렀죠.영화로 옮긴 데는 경제적인 이유를부인할 수 없죠.” 그의 삶은 정말 고달팠다.공무원인 아버지는 그의 배우 활동을 반대해 한번도 집에 손을 벌린 적이 없다.집 없이 지내느라 극장에서 자기도 했고 안해 본 아르바이트가 없을 정도다. 요즘 연극을 하지 않는 이유는 밑바닥부터 시작한 경험 때문.“촬영 스케줄에 밀려 연습에 빠지는 선배들 모습이 안 좋아 보였어요.후배들이 몇달씩 연습을 하는 도중에 나타나 무임승차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새 집을 장만하느라 진 빚을 다 갚으면 다시 연극무대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돈 욕심이 없다.개런티가 많다 싶으면 스스로 낮추고 스태프들에게 더 많이 주라고 요구한다.“연극할 때 망치질부터 힘든 일은 다 제가 하는데 주연배우라고 많은 돈을 가져가면 기운이 빠졌죠.” 그래서 요즘도 현장에서 스태프와 엑스트라를 가장 먼저 챙긴다. 요즘 촬영하는 영화는 ‘선생 김봉두’와 ‘바람난 가족’.‘…김봉두’에서는 돈만 밝히는 차승원에게 ‘안티’를 거는 소박한 마을청년이다.‘바람난…’에서는 임상수 감독이 등장인물 자체를 그를위해 만들어 이름도 ‘지루’다.술만 먹으면 ‘또라이’가 되는 소시민으로,시나리오를 읽고 한없이 슬펐단다. 지루한 일상의 피곤이 배어 있는,평범한 옆집 아저씨 같은 인상만으로 그가 이처럼 ‘뜨게’ 된 건 순전히 연기력 덕분이다.“제주도 사투리만 빼고는 다 할 수 있어요.사투리 쓰는 분들을 찾아다니며 녹음을 해서 항상 듣고 다녔죠.” 위험한 연기도 마다하지 않아 몸은 상처투성이다.“‘눈물’ 촬영 때 창문을 깨다 손을 다쳐 피가 뿜어져 나오는데도 컷을 부를 때까지 계속 연기했죠.나중에 14 바늘을 꿰맸습니다.” 15년간 자나깨나 연기생각만 했다는 그는 똑부러지는 연기관을 피력했다.“영화는 주인공을 돋보이게 해줘야 합니다.저는 한번도 제 연기를 보여주려고 나선 적이 없어요.앞 뒤 신의 연결에서 상황에 맞는 역을 충실히 할 뿐입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 말만은 꼭 써 달라고 부탁했다.“촬영하느라 한달씩 집을 비우곤 하는데 정말 아내에게 미안합니다.사랑한다는 말도 쑥스러워서 못했는데…” 이제는 따뜻한 연기를 하고 싶다는그는,진정 가슴이 따뜻한 남자였다. 김소연기자 pur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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