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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개최도시 기념사업 봇물

    ‘월드컵 4강신화’를 기리는 자치단체의 기념사업 아이디어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기념관은 물론 거스 히딩크 감독의 이름을 붙인 공원,선수들의 이름을 딴 도로와 체육관 건립 등이 추진되고 있다.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는 400평 규모로 월드컵기념관이 들어선다.이곳에는 월드컵 전시홍보관,영상관,기념품 판매장이 설치될 예정이다. 부산 경기장 주변 800여평에는 기념관 및 기념동산이 세워진다.선수유니폼,축구화,대표선수 발자국 탁본(foot printing),첫승을 거둔 폴란드전에서 골문을 가른 ‘축구공’ 등이 전시된다. ‘히딩크 동산’은 대구 효목동 2300여평에 조성되며,히딩크 동상과 네덜란드 풍차 등도 설치한다. 인천 문학경기장에는 ‘16강 기념관’이 건립되며,대전은 8강 진출을 기념하기 위해 경기장과 갑천대교 구간을 ‘월드컵 8강진출 기념가로’로 명명하기로 했다.또 광주 경기장 내에는 ‘4강 신화 기념관’이 들어서 태극전사들의 조형물 등을 전시할 예정이다. 수원은 새로 개설되는 망포동 시계∼삼성단지 입구까지 1569m구간을‘박지성 도로’로 이름 붙이고,충북은 ‘이운재 체육관’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단양에서는 ‘송종국로’를 개설하기로 했다. 제주 서귀포시는 예래동에 조성되고 있는 휴양형 주거단지를 이미 ‘히딩크 하우스’로 하기로 했으며,하멜이 머물렀던 전남 강진군은 하멜기념관과 하딩크기념사업을 연계 추진키로 했다.해남군은 땅끝 전망대에 히딩크 감독과 23명의 선수,코치진의 발자국 탁본을 부착한다. 강동형기자 yunbin@
  • 김선우 ML 첫 선발승

    김선우(보스턴 레드삭스)가 메이저리그에서 첫 선발승을 거뒀다. 김선우는 3일 미국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연속경기 2차전에 선발 등판,6이닝을 6안타 3실점으로 막아 팀의 6-4 승리를이끌었다.지난 시즌 빅리그 입성 이후 거둔 첫 선발승. 이로써 김선우는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와 조진호(6월 보스턴서 방출)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3번째로 빅리그서 선발승을 올린 선수가 됐다. 지난해 20경기에 출장해 2패만을 기록한 김선우는 올 시즌 14번째 등판만에 잡은 첫 선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승리를 따냈다.특히 지난달 5일 거둔 메이저리그 첫 승이 구원 등판해 한 타자만을 상대하고 거둔 행운의 승리여서 명실상부한 실력으로 이룬 승리는 이번이 데뷔 후 처음이다.시즌 2승,방어율6.84. 지난 98년 고려대 2년을 마친 뒤 계약금 150만달러를 받고 보스턴에 입단한 김선우는 마이너리그 싱글A부터 단계를 밟아 올라갔고 지난해부터 투수진에 구멍이 생기면 간간히 빅리그에서 등판 기회를 잡았다.이번 등판도 선발 롤랜도 아로호가 15일짜리 부상자명단에 오르면서 이루어진 것. 그러나 김선우는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삼진은 없었지만 볼넷도 1개밖에 내주지 않을 정도로 안정된 제구력을 자랑했다.김선우는 6회까지는 단 한차례도 2루를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1회를 삼자 범퇴로 처리한 김선우는 팀 타선이 1회말 3점을 얻어 한결 어깨가 가벼워졌다.김선우는 2·3·4회도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으며 쾌속항진을 계속했다.김선우의 호투에 힙입어 보스턴은 5회말 공격에서 3점을 추가,6-0으로 멀찌감치 달아났다.6회초 김선우는 처음으로 선두 타자를 안타로 내보냈지만 후속 타자 3명을 모두 외야플라이로 요리하며 완투승과 완봉승을 동시에 노렸다. 하지만 7회 첫 타자인 호세 크루즈에게 홈런을 맞고 첫 실점한 뒤 급격하게 흔들렸다.이어 버논 웰스와 조시 펠프스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무사 1,3루에 몰렸고 아쉽게 리치 가르시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박준석기자 pjs@
  • [씨줄날줄] 굿바이 히딩크

    한국 축구 4강의 거스 히딩크 감독이 고국으로 돌아 가기로 했다고 한다.대표팀을 맡아 지도하며 같이 살자는 만류를 뿌리치고 가는 그를 사람들은 국민적 영웅이라며 아쉬워한다.영웅이라면 이순신 장군을 떠올리며 자란 탓인지 영웅이라는 말이 조금은 목에 걸린다.하기야 세월가는 줄 모르고 열광했던 6월을 돌이켜 보면 영웅이라고 불러 주어도 괜찮을 성싶다.더구나 축구라는 코드를 통해 ‘한국형 컴퓨터’를 전혀 새로운 모델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그가 아닌가. 히딩크 감독은 한국 축구에서 고질인 연고주의를 추방했다고 한다.한국 축구를 꽁꽁 묶었던 학연,지연,혈연을 풀어 냈다는 것이다.선수 기용의 원칙을 연공 서열에서 능력 위주로 대체시켰다는 것이다.한국 팀의 강점과 약점을 찾아내 발전시키고 보완하는 한편 상대팀 전력을 분석해 대응 전략을 세워 경기를 가졌다고 한다.하나하나 들여다 보면 아무 것도 아니다.당연히 도입해서 적용해야 할 원칙들이다.문제는 아무 것도 아닌 원칙들이 본선 첫승에 목을 매던 한국 축구를 4강에 안착시켰다는 것이다. 히딩크에 대한 원성은 대단했다.한국 언론은 지난 3월만 하더라도 “히딩크 감독의 말 바꾸기는 그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한국 축구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언어의 마술사’가 아니라 ‘능력있는 축구 지도자’다.”라고 몰아 세웠다.지난해 8월 체코와 평가전에서 0대5로 패하자 세상은 사정없이 독기를 내뿜었다.일본 트루시에 감독 연봉을 들먹이며 만신창이로 만들었다.히딩크는 그러나 한국 축구의 길을 갔다.누구나 알지만 그러나 할 줄 모르는 것을,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목청만 높이는 극단주의자들에게 굴하지 않고 묵묵히 해냈다.히딩크 그는 영웅임에 틀림없다. 히딩크는 3일 서울의 모 대학에서 체육학 명예 박사학위를 받으며 “300여년전 한 네덜란드인처럼 나도 1년 반전에는 한국에서 난파당한 배와 같았다.”고 털어 놨다.1653년 효종 4년 제주도에 표류해 왔던 ‘하멜 표류기’의헨드리크 하멜(Hendrick Hamel)의 고난을 상기시켰다.대표팀 감독 1년6월을 한마디로 압축한 것이다.히딩크는 떠나고 싶었을 것이다.한국 축구의 요술을 목격하고도 연고주의와 극단주의의 고질적인 병폐에 허우적거리는 요즘을 보면서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누구도 자신있게 히딩크의 앞을 가로 막지 못했다.히딩크의 행운을 빌며 작별을 고해야 할 것 같다.굿바이 히딩크.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월드컵 다시보기] (5)기자 방담

    2002한·일월드컵은 브라질이 우승의 감격을 누린 가운데 막을 내렸다.당초첫 승과 16강 진출을 목표로 삼은 한국은 연일 파란과 돌풍을 일으키며 아시아 첫 4강 신화를 이루었다.31일 동안에 걸친 월드컵을 현장에서 취재한 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나눈 월드컵 뒷얘기를 들어본다. ■안하무인 伊 ‘매너 후진국' 눈총 그야말로 ‘월드컵 외교’란 말이 실감나는 한달이었습니다.10여명의 전·현직 각국 정상들과 200여명의 VIP가 한국을 찾았습니다.외교통상부 직원들은 자녀들까지 동원,의전에 신경쓰느라 진땀을 흘렸다는군요. ◆거스 히딩크 감독의 고향인 네덜란드와는 마치 형제국처럼 돈독한 관계가 됐습니다.반면 오판시비와 음모설을 주장한 이탈리아와 스페인·포르투갈 등지에서는 한때 반한 감정이 증폭되어 교민 보호 주의 지시가 내려지기도 했지요. ◆공연·전시·영화계는 월드컵의 최대 피해자라고 할 수 있어요.미술·음악·연극·퍼포먼스·무용 등 많은 문화행사가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며 열렸으나 성공한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2002 서울공연예술제’는 일부러 행사기간을 월드컵에 맞추어 6월초로 앞당겼지만,한국팀이 경기를 하는 날은 대학로가 인파로 가득차는 바람에 아예 공연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입장권을 반값에 팔아도 객석은 10%도 차지 않았답니다.이런 현상은 극장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TV화면에 이희호 여사가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 잡힌 뒤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대통령 부인이 ‘경기 관람 도중 깜빡 졸았다.’는 얘기가 퍼졌다면서요. ‘기도하는 모습’이 와전된 것이었다고 합니다.오히려 함께 경기를 본 이근영 금감위원장은 “이 여사가 경기 도중 간절히 기도를 올려 주위가 숙연해졌다.”며 어이없어 했습니다. ◆개막식에 초대된 한 부처 차관은 장관과 함께 줄을 서 들어가려다 “초대인 명부에 없다.”는 진행요원의 저지에 얼굴이 홍당무가 됐습니다.장관 전용 출입문이었다는 것이었지요.“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본지가 월드컵의 열기를 살리기 위하여 사용한 ‘대∼한매일’제호는 단연 압권이었습니다.금융감독원 로비에 근무하는수위는 출근하는 본지 기자를 보고는 갑자기 두 손을 번쩍 치켜들며 “대∼한매일”을 외쳤습니다.출근하던 금감원 직원들이 모두 웃어댔죠.‘대∼한매일’의 인기를 다시 한번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월드컵 4강 진출을 예언한 ‘족집게’점쟁이들이 뜬 반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울상을 지었습니다.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이 월드컵 기간 주가 상승을 예언했는데 상승은커녕 대폭락해 증시는 만신창이가 됐지요. ◆한 이동통신회사는 ‘응원 따라하기’CF로 전국민을 ‘붉은악마’로 만드는데 기여했습니다.자연스럽게 수천억원대의 광고효과도 얻었답니다.이 회사는 내심 놀라면서도 상업성 배제를 대박의 원인으로 분석하더군요.만약 ‘붉은악마’를 이용,노골적으로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 했다면 국민들의 호응은 없었을 것입니다. ◆홈쇼핑과 편의점 등은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린 반면 할인점과 호텔업계,인터넷 쇼핑몰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다만 월드컵 응원도구인 태극문양 상품과 ‘비더 레즈’티셔츠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그나마 매출이 소폭 하락에 그쳐 위안이 됐답니다. ◆제4회 광주비엔날레는 월드컵 탓에 뒷전으로 밀려 ‘개점 휴업’이 됐습니다.기대했던 외국인 관람객도 거의 없어 울상을 지었습니다. ◆히딩크 감독은 이색적인 ‘선물’도 많이 받았습니다.제주도는 서귀포시 예래동 휴양형 주거단지에 전원주택을 히딩크 감독에게 무상으로 주어 ‘히딩크 하우스’나 ‘히딩크 타운’으로 명명키로 했습니다.남제주군도 350년전 네덜란드인 하멜이 표류한 안덕면 용머리 하멜기념비 주변에 히딩크 감독의 골 세리머니 동작을 형상화한 동상이나 선수들과 함께 있는 히딩크 동판을 제작,고마움을 표할 예정입니다. 네덜란드인 하멜이 지은 ‘표류기’의 무대가 된 전남 강진군은 명예국민증에 히딩크의 본적지를 ‘강진’으로 해줄 것을 법무부에 건의했습니다. ■한국팀 투지·열정 외신 찬사 월드컵 기간 동안 세계적인 스타들이 보여준 행동은 가지각색이었지요. 한국과의 첫 경기를 앞두고 폴란드의 선수들과 기자들이 대판 싸움을 벌였습니다.평소에도 다혈질로 알려진 토마시하이토는 기자회견장에서 대표팀에 비판적인 기사를 썼다는 폴란드 기자와 20분이 넘게 설전을 벌였습니다. 보니에크 축구협회 부회장이 겨우 뜯어 말리긴 했지만 남의 나라에서 톡톡히 망신을 당한거죠.꼭 그 때문은 아니겠지만 폴란드는 결국 한국과 첫 경기에서 0대2로 완패를 했지요. ◆스페인은 월드컵 8강에 진출하자 체육부 차관을 한국에 급파하는 등 정부차원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하지만 총파업이 한창 진행되는 상황에서 파업의 기세를 꺾고자한 ‘정국타개용’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피할수 없었다고 합니다. ◆한국팀이 이탈리아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뒤 ‘심판 매수설’과 페루자구단의 안정환 파문 등이 일자 두 나라 국민사이에 감정적 대립까지 치달았습니다. 이탈리아팀의 오만함은 지나쳤지요.이탈리아는 한국과 16강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장 출입이 가능한 믹스트존 카드 40장과 경기장 입장이 가능한 별도의 특별카드를 요구하는 등 규정에도 없는 요구로 한국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을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조직위에서 거절하자 “일본은 요구를 들어줬다.일본을 배우라.”는 등 무례한 언사도 서슴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꾸 이탈리아만 거론하는 것 같지만 이탈리아 사람들이 얼마나 다혈질인지를 알 수 있는 좋은 예가 있습니다.이탈리아 선수들은 지난달 18일 16강전에서 한국팀에 패하자 다음날 새벽 숙소인 국민은행 천안연수원으로 돌아가 문짝을 부수었어요. 패배의 분을 삭이지 못한 듯 디리비오 선수의 방문이 파손된 것이지요.이탈리아 선수단은 연수원측에 손해배상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답니다. ◆한국팀은 외신기자들에게도 인기 절정이었습니다.한국이 뛰어난 성적을 거둔데다 선수들의 투지와 열정,기술이 대단히 매력적이라고 한 목소리로 칭찬하며 한국팀이 움직일 때마다 구름처럼 몰려 다녔어요. 처음 경주에 훈련 캠프를 차렸을 때만해도 국내 기자 20여명에 불과하던 취재진 규모가 스페인전이 끝난 다음날 미사리연습장에서 가진 회복훈련때는 100명을 훌쩍 넘겼지요.CNN,BBC,TF1 등 미국과 유럽의 주요 방송사가 총출동했습니다.한국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브라질 방송사까지 결승상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듯 기웃거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외신 기자들은 한국기자들에게 따뜻한 지지와 연대를 표시해 주더군요.한국과의 4강전을 앞두고 독일 새시쇄(Saeshishae)신문의 스벤 가이슬러 기자는 이탈리아가 8강전에서 탈락한 뒤 연신 심판 판정을 문제삼자 “이탈리아는 경기에 지면 항상 그런다.”면서 “신경쓰지 말라.”고 조언해줬습니다. ◆한국민들이 경기장 안팎에서 벌인 응원 열기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는 반응이 많았지요.특히 젊은층들은 삼삼오오 모인 자리마다 ‘다음 경기 카드섹션 문구는 무엇인지’를 놓고 내기를 벌이는 경우까지 많았다고 하더군요. ◆붉은악마는 여름철 패션 유행을 아예 ‘레드’로 바꿔버리는 놀라운 힘을 발휘했습니다.패션업계는 앞다투어 레드를 이용한 상품을 쏟아내고 있지요. ◆상암동 ‘평화의 공원’에서 펼쳐진 응원은 가족적인 분위기가 특징이었습니다.돗자리와 간식을 준비하는 등 가족 또는 친구,연인끼리 오붓한 시간을 즐기기 위해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요.시청처럼 전광판에 한발짝이라도 가까이 가려는 집착을 상암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한국경기때마다 붉은악마들이 내건 대형 카드 섹션은 경기직전까지 베일에 싸였다가 ‘깜짝 공개’하는 방식을 택해 궁금증을 극대화했습니다.외신 기자들도 찬사를 많이 보냈지요. 한 중국 여기자는 ‘AGAIN 1966’,‘Pride of Asia’등은 쉽게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거렸는데 독일과의 4강전때 한글로 쓰여진 ‘꿈★은 이루어진다’가 등장하자 “무슨 뜻이냐.”고 묻더군요.‘Dreams come true.’라고 말했더니 알듯말듯 묘한 표정을 짓던 게 기억나네요. ■일부 미디어 담당관 추태 눈살 경기장 기자석은 본부석 좌우에 마련됐는데 객관적인 자세를 지켜야하는 만큼 아무리 뜨거운 승부도 ‘냉정히’지켜보는 것이 보통입니다.하지만 14일 포르투갈전에서만은 기자들도 ‘한국민의 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박지성이 결승골을 넣은 뒤 ‘붉은 파도’가 경기장을 휘감자 기자들도 환호성을 지르며 동참해 경기장을 온통 ‘파도의 물결’에 휩싸이게만들었습니다.그동안에는 몰려왔던 파도가 기자석에 이르면 잠잠해지다가 다시 일반관람석으로 이어지면 출렁이기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었거든요. ◆각 팀의 미디어연락관 등 일부 자원봉사자들이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것은 ‘옥에 티’였습니다. 물론 대다수 자원봉사자들은 헌신적으로 열심히 일했습니다.하지만 일부는 엉뚱한데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여 민망스럽기까지 했습니다. ◆한국조직위원회가 각국에 파견한 미디어담당관의 일부가 보여준 안하무인격인 행동도 지적됐어요.이들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기자들에게 제공하는 인포뉴스에 각국 팀의 훈련 일정 및 기자회견 일자와 시간을 조정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팀의 미디어담당관은 선수들이 묵고 있는 호텔의 바에서 매일 새벽까지 술을 마시거나 애인을 호텔 숙소로 불러들이는 것이 기자들에게 목격돼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어요.또다른 미디어담당관은 일정을 문의하기 위해 전화한 기자에게 욕설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습니다. ◆지구촌을 한 달 동안 뜨겁게 달군 월드컵이 큰 탈없이 성공적으로 치러졌습니다.하지만 문제점 또는 보완,반성해야 할 대목도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9월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등 굵직한 대규모 국제행사를 잇따라 개최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 더욱 더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생각입니다.우선 교통 숙박 등 관람객들을 위한 기반시설에 문제가 많았다고 봅니다. 특히 각 지자체가 지정한 ‘월드인’은 가격은 턱없이 높은 반면 시설은 대부분 형편없이 뒤떨어져 국내외 이용객으로부터 큰 불만을 샀습니다. ◆한·일 조직위원회를 가장 속앓이시켰던 곳이 FIFA와 숙박 및 입장권 판매대행 계약을 맺은 바이롬(Byrome)사였습니다. 바이롬은 개막식을 4∼5일 앞두고도 입장권 10여만장을 조직위로 보내지 않아 관계자들을 애태웠음은 물론이고 입장권을 구입한 축구팬들을 불안하게 만들었어요. 덕분에 조직위와 축구협회 게시판은 입장권 구입과 관련된 불만이 폭주했습니다.FIFA의 입장 무표명에 따라 정확한 원인과 배경이 밝혀지지는 않고 있지만 기술적 역량도 없고 회사규모도 적은 바이롬의 경험 부족에 따른 업무혼선으로 정리됐습니다.조직위가 나중에는 입장권 파문과 관련된 정확한 원인과 배경 등을 조사해 FIFA 및 바이롬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입니다.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조직위가 보인 수동적이고 비주체적인 모습에 대해서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지요.쏟아지는 축구팬들의 불만과 비판을 모두 바이롬사에만 전가한 것도 좋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정리 박홍기 박록삼기자 hkpark@ ▲월드컵 취재팀 박해옥 곽영완 서동철 임창용 임병선 최병규 이기철 이동구 이종락 송한수 김성수 박준석 조현석 김재천 류길상 박록삼 안동환 ▲국제팀 황성기 도쿄특파원 김규환북경특파원 백문일 워싱턴특파원 유세진 김균미 박상숙 ▲사회교육팀 이창구 구혜영 이영표 윤창수 ▲전국팀 김영주(제주)최치봉(광주) 이천열(충남) 강원식(울산) ▲정치팀 김수정 ▲경제팀 주병철박정현 ▲산업팀 류찬희 강충식 김경두 ▲문화팀 김소연 이송하 ▲사진팀 이종원 김명국 손원천 이언탁 안주영 도준석
  • [CEO 칼럼] 월드컵이 준 선물

    한달동안 온 국민의 마음을 끓어오르게 한 월드컵이 어제 막을 내렸다. 과연 16강에 오를 수 있을까 의심하던 우리들은 1차전 3경기를 보며 그들이 우리의 국가대표 선수들인지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 대표팀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고 4강 진출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냈다. 월드컵을 통해 우리 국민들은 많은 교훈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첫번째는 리더십의 중요성이다.이미 경영자들에게도 최고의 벤치마킹이 되고 있으며 신드롬이라 불릴 만큼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48년동안 1승도 못했던 한국축구가 4강에 진출하는 데 그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하지만 그의 리더십은 지금까지 우리가 몰랐던 게 아니다.기본에 충실하고 능력에 따라 인재를 선발해야 한다는 것은 리더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선수들을 비판하기보다 칭찬함으로써 팀워크를 다지는 일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누구나 알고 있는 것과 실천하는 것이 다르다는 사실이다.그는 선수 선발권을 비롯한전권을 위임받는 조건으로 감독에 부임함으로써 자신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았다.이를 바탕으로 어떤 여론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원칙에 따라 선수들을 훈련시켰다.그는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기본에 충실한 리더십의 실천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실천을 통해 보여줬다. 두번째 교훈은 열정의 힘이었다.대한민국 국민의 열정은 이미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충분히 알려졌다.상대팀은 우리와 상대하기 위해서 12번째 선수인 우리 응원단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했을 정도다.하지만 그들이 어려워했던 것은 관중의 응원소리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하나된 그 마음,열정이었을 것이다. 열정이 주는 에너지는 그 어떤 것보다 강하다.경영혁신 전략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구성원들의 열정공유 여부다.그리고 이들의 열정이 같은 방향인가도 중요한 요소다.만약 각자 다른 방향으로 자신의 열정을 분출한다면 그것은 힘이 아니라 장애물이 될 것이다. 얼마전 치러진 선거는 함께하는 열정이 가장 부족했던 사례다. 축구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뜨거운 열정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성숙한 질서의식이 보여준 감동을 들 수 있다.수백만 명이 거리에 나와 대표팀 선수들을 응원했지만 어떤 사고도 없었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자신들이 앉았던 자리를 스스로 치우고 패자가 되었을 때도승자를 축하하는 여유를 보여준 우리 국민들의 모습은 세계인들을 놀라게 했다.지난 몇년 동안 우리 축구대표팀의 실력뿐 아니라 우리의 의식이 얼마나 성숙했는지를 보여준 것이다. 한국 대표팀은 터키를 상대로 한 3,4위전에서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랑스런 모습을 세계에 보여줌으로써 성공적으로 월드컵을 마무리했다.이번 월드컵을 통해 얻은 자랑스러운 교훈들을 사회전반에 확산시켜 더욱 성장하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한다. 오해진 LG CNS 사장
  • 월드컵/후회없는 한판, 하나된 ‘6월 신화’는 찬란했다

    720시간을 숨가쁘게 질주해온 ‘폭주기관차’가 마침내 종착역에 다다랐다.더 이상 나아갈 곳은 없었다.이제는 멈춰서야 할 때라는 것을 ‘태극전사’들도 이미 깨달은 듯했다. 2002 한·일월드컵의 국내 마지막 경기.후회없는 명승부였다.승패는 처음부터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대구 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도 4강 신화에 이미 만족한다는 표정이었다.경기 전 장내 아나운서가 터키 선수들을 호명할 때 떠나갈 듯한 박수가 터져나오면서부터 이런 분위기는 감지됐다. 전·후반 90분이 모두 지나고 종료 휘슬이 울렸다.선수들의 눈가는 촉촉히 젖어 있었다.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그간의 희열과 좌절이 한꺼번에 몰려왔다.꿈같이 멀게만 느껴졌던 월드컵 첫승,그리고 16강,8강.마침내 기적 같은 4강까지.결승 문턱에서 맛본 독일전에서의 뼈아픈 좌절도…. 이날도 마지막에 뒤집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아쉬움은 없었다.한국인의 저력을 이미 세계에 충분히 보여줬다는 자부심이 남아 있었다. 경기가 끝난 뒤 터키선수와 태극전사들은 굳게 손을맞잡았다.그라운드에 지쳐 쓰러진 한국 선수들의 손을 잡고 일으켜주는 터키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양팀 선수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그라운드를 질주하며 관중들에게 답례를 했다.양손에는 태극기와 터키국기가 나란히 들려 있었다.한국과 터키는 피로 맺어진 형제국가임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뒷짐을 진 채 경기 내내 애써 초연함을 지켰던 히딩크 감독도 이제는 축제를 끝내야 할 시간임을 알았다.‘히딩크 히딩크 히딩크’.스탠드의 열광적인 함성이 달구벌의 밤하늘을 다시 갈랐다. 한국 선수들과 모든 스태프들은 미들서클에 원을 그리고 모여 섰다.그리고는 관중들을 향해 모두 큰절을 올렸다.한국축구의 4강신화는 4700만 국민 모두의 공로라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듯…. 선수들은 이어 히딩크에게 달려가서 팔다리를 부여잡고 헹가래를 쳤다.다소 멋쩍은 표정이었지만 히딩크는 이내 양손을 들고 고개를 숙이며 스탠드를 향해 마지막 인사를 했다.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벗는 홍명보도 후배들의 헹가래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경기는한국팀이 아깝게 졌지만 이미 그라운드에 패자는 없었다.선수들도,관중들도,국민들도 모두 승자였다.경기가 끝난 뒤에도 그치지 않는 관중들의 함성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었다. 대구 김성수기자
  • 월드컵/ 태극전사 한마디 “16강 진출때 가장 기뻤다”

    세계 4강의 위업을 달성한 한국 선수들은 “아쉽지만 최선을 다해서 후회는 없다.”면서 “이번 월드컵이 한국축구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황선홍- 이제부터 또 시작이다.대표선수를 그만둔다는 게 섭섭하고 각오도 돼 있다.다행인 것은 물러나는 마지막 모습이 좋아 슬프지만은 않다.16강 진출 순간이 가장 기뻤고 이번 월드컵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다.히딩크 감독은 우리를 한단계 끌어올린 분이다.그런 것들이 잊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이제 소속팀인 가시와 레이솔 우승에 전념하겠다.후회는 없다. -김태영- 후반 들어가기 전에 강력히 압박하라는 지시를 받았다.제일 먼저하고 싶은 것은 조용한 곳에서 쉬고 싶다.부산 첫승,인천 16강 진출,대전 8강 진출,광주 4강전 모두 기억에 남는다.국민들에게 좋은 인식을 심어줘 영광이다. -이영표- 앞으로 기회는 또 있으니까 이번 계기를 통해서 한국축구가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관문이 됐으면 좋겠다.나도 함께 진출하고 싶다.경기에 져서 아쉬움은 많지만 얻은 것이 많아 만족스럽다.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이다.축구는 투자한 만큼 거둔다.오늘 수비실수가 있었지만 계속 공격했고 할수있는 건 다했다.쉬면서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이천수- 유럽진출 작업은 다 이뤄졌다.조만간 좋은 소식 전할 수 있을 것이다.1부리그로 가게 될것이다. -홍명보- 영광스럽게 월드컵이 끝났고 대표 선수를 계속한다는 생각은 없다.우리가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국민의 성원 덕분이다.국민의 큰 힘을 얻어 4강까지 갔다.앞으로 한국축구는 계속돼야 한다.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도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일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 대구 안동환기자 sunstory@
  • 월드컵/브라질-독일,유럽이냐 남미냐 자존심 한판

    남미의 브라질이냐,유럽의 독일이냐.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우승컵이 당초 예상대로 남미와 유럽의 대결로 압축됐다.‘삼바축구’브라질과 ‘전차군단’독일이 30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대륙의 자존심을 걸고 한판 대결을 펼친다. 이번 결승전은 그동안 세계 축구를 양분해 온 남미와 유럽 모두 매우 중요하다.양 대륙은 지난 98프랑스대회까지 치른 16번의 월드컵에서 사이좋게 8차례씩 우승컵을 나눠 가졌다.또 1958년 스웨덴대회(브라질 우승)를 제외하곤 개최 대륙에서 매번 우승컵의 주인공이 탄생했다. 따라서 ‘제3의 장소’인 아시아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 우승컵을 차지하는 대륙이 진정한 챔피언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 두 나라 모두 대륙을 대표하는 정상급 축구로 세계 축구계를 호령해 왔다.브라질은 첫 월드컵인 30년 우루과이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빠지지 않고 본선에 오르면서 통산 4차례나 우승컵을 안았다.독일도 역대 성적에선 브라질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30년과 50년 대회에 불참한 것을 제외하곤 모두 본선에 진출했고 3차례 정상에올랐다. 양 팀은 본선 무대 단골 손님이었지만 월드컵 맞대결은 단 한차례뿐이었다.독일이 통일되기 전인 74년 서독대회에서 브라질이 동독을 2라운드에서 1-0으로 눌렀다.그러나 독일축구의 ‘적자’가 서독이란 점을 감안하면 이 기록은 큰 의미가 없다.월드컵 이외의 맞대결에선 브라질이 3승1무1패(1992년 이후)로 앞서있다.가장 최근의 맞대결(99년)에서도 브라질이 4-0으로 대승을 거뒀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의 근소한 우세를 점치고 있다.브라질은 물 오른 골감각을 자랑하고 있는 호나우두와 히바우두가 건재하고 여기에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퇴장 당해 준결승전에 나오지 못한 호나우디뉴까지 가세,최강의 공격진을 구축할 전망이다. 반면 독일은 ‘헤딩머신’미로슬라프 클로제가 건재하고 수비에선 철벽방어를 자랑하는 노장 골키퍼 올리버 칸이 버티고 있지만 한국과의 준결승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미하엘 발라크가 경고누적으로 출장하지 못하는 것이 부담스럽다. 박준석기자
  • [업그레이드 한국축구] (1)아시아의 첫 4강 의미

    지난 54년 스위스대회 때 월드컵 무대에 첫 모습을 드러낸 이후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변방’으로만 치부돼온 한국 축구는 2002한·일월드컵에서 세계의 강호들을 연파하며 당당히 4강에 올라 ‘중심’으로 진입하는 전기를 마련했다.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며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한국 축구의 성과와 위상,과제 등을 다섯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 ■‘한국형 압박' 세계 중심으로 아시아 국가의 4강 진출은 월드컵 72년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한국의 선전은 한국 축구의 위상뿐 아니라 세계 축구계에서 아시아의 위상을 한단계 끌어 올린 셈이 된다.피터 벨라판 아시아축구연맹(AFC) 사무총장도 최근 한국의 4강 진출을 강조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에 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 출전권을 5장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아시아 출전권은 98년 프랑스대회때 3.5장이었고 이번 대회때는 개최국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고 2.5장이었다. 그동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축구는 유럽세와 남미세에 눌려 한쪽 구석에 밀려나 있었다. 그러나 이런 푸대접은 아시아국가가 자초한 것이다.월드컵을 비롯한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아시아는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늘 주변에서 맴돌았다. 한국 축구도 예외는 아니다.54년 스위스대회 때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헝가리에 0-9,터키에 0-7의 대패를 당하면서 눈물을 삼켰다.이후 한국은 아시아의 강호로 자리매김했지만 여전히 세계의 벽을 넘지 못한 ‘우물안 개구리’였다. 특히 월드컵과는 지독히 인연이 없었다.스위스대회 이후 32년만인 지난 86년 멕시코대회에서 다시 본선무대에 나섰으나 역시 1라운드에서 좌절한 것을 포함해 지난대회까지 4회 연속 본선에 올랐지만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아시아 축구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때문에 한국의 이번 월드컵 4강 진출은 기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역대 기록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운도 따랐지만 이번 대회 한국의 선전은 우연만은 아니다.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을 1년6개월 앞두고 세계적인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을 영입하면서 승부수를 던졌다.더이상 아시아에 머물 수 없다는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히딩크 감독은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앞세워 새로운 유형의 ‘한국형 압박축구’를 만들어 냈고 월드컵을 통해 이를 성공시켰다. 그러나 한번의 4강 진출로 한국 축구가 완성된 것은 아니다.한국축구가 세계 축구의 중심에서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제부터가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한 전문가의 말대로 월드컵 4강이 신화나 기적이 아니라 목표달성 정도로 느껴져야만 진정으로 세계 축구의 중심부에 섰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은 지난 83년 첫번째 도약의 기회를 놓친 적이 있다.당시 한국축구는 세계청소년대회에서 4강이라는 ‘기적’을 이뤘지만 이후 현실적인 지원과 노력이 뒤따르지 않아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반면 포르투갈은 성공적인 도약을 한 대표적인 국가다.유럽축구의 구석에 밀려 있던 포르투갈은 89,91년 청소년축구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뒤 ‘중심’진입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였다.그 결과는 10년 뒤에 나타났다.2000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포르투갈은 예상을 뒤엎고 4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고 이후 유럽 축구의 새 강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한국이 이번 월드컵을 통해 아시아를 넘어 세계 축구의 높은 벽을 허문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여기서 안주한다면 또 다시 ‘변방’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차분하게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박준석기자 pjs@
  • 월드컵/ 히딩크가 남긴 명언들

    “나는 영웅주의를 싫어한다.” 거스 히딩크(56) 한국 대표팀 감독은 “내 임무는 경험과 지식을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것뿐”이라며 이렇게 일갈했다.지난 6월4일 폴란드를 꺾고 국민의 숙원인 16강을 이룬 뒤 기쁘기보다는 엄숙한 표정으로. 감독으로는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2회 연속 본선 4강에 올라 세계의 주목을 받는 히딩크.1년 6개월이라는 긴 터널을 빠져나온 승부사가 그동안 설파한 교훈들을 되짚어본다. -지금 당장 나무 위로 올라가라고 한다면 올라갈 수 있겠나. 2000년 11월 대표팀의새 사령탑 물색차 네덜란드를 찾은 대한축구협회 가삼현(44) 국제부장에게 히딩크는 이렇게 다그쳤다.한국팀이 지금까지 해온 축구를 잊고 새로운 마음 가짐으로 지도를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는지를 알아보려는 의도였다.히딩크는 “물론 우리는 올라간다.”는 대답을 듣고서야 ‘OK’ 사인을 내놓았다. -본선에서 1승도 못 올린 한국 축구의 습관을 바꿔 놓겠다. 지난해 1월 첫 훈련을 지켜보고 이렇게 장담한 뒤 한국축구의 틀을 바꿔놓을 프로그램 만드는 데골몰했다. -강국들과 격차를 좁히려면 맞대결을 피해서는 안된다.당장은 비난을 사더라도 가시밭길을 걷겠다. 강팀과의 평가전에서 잇따라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둔 뒤끝인 지난해 12월 한국내의 비난여론을 겨낭한 듯 ‘긴 안목’을 촉구하며 이렇듯 점잖게 타일렀다. -자신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뛰는 한국 제자들이 사랑스럽다. 지난 5월 잉글랜드·프랑스 등 유럽 강호들과의 잇따른 평가전을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네덜란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선수들을 칭찬한 뒤 “(그렇기에)내가 선택한 험한 길이 옳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지난 14일 포르투갈전 승리로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속내를 이렇게 드러냈다. 18일 이탈리아를 꺾은 뒤에도 히딩크는 “역사를 다시 한번 써보자.”며 선수들에게 끊임없는 도전정신을 주문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월드컵/ ‘태극 투혼’ 다시 한번, 3·4위전은 한국의 결승

    졌지만 후회없는 한 판이었다.이젠 오는 29일 3,4위전에서 마지막 젖먹던 힘까지 짜내 유종의 미를 거두는 일만이 남았다. 3위냐,4위냐의 의미는 크지 않을 수도 있다.그러나 월드컵 첫 승에 목말라하던 초심으로 돌아간다면 우리에게 3,4위전 또한 실로 엄청난 빅매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체력이 바닥난 데다 결승 진출 좌절에 따라 집중력 또한 흐트러지기 쉬워 26일 열리는 터키와 브라질전 패자와 맞붙는 3,4위전은 자칫 ‘김 빠진’경기가 될까 우려된다.따라서 한국 대표팀은 3,4위전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진정한 결승’으로 여기고 경기에 나서야 하고,국민들도 결승전을 본다는 자세로 뜨거운 성원을 보내야 할 것이다. 3,4위전 승패의 관건은 체력 회복과 집중력 유지가 될 전망이다. 두 팀 모두 ‘죽기살기’로 준결승전을 치르면서 체력이 바닥난 상태다.다행히 한국 팀은 상대보다 하루 더 쉬고 경기에 나설 수 있다.단 몇시간의 휴식이 아쉬운 형편에 24시간은 선수들에게 실로 ‘보약’과도 같다. 따라서 한국 팀은 체력의 이점을 최대한 이용한 스피디한 플레이로 상대 선수들을 몰아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브라질과 터키중 어느 팀이 상대로 나서더라도 두 팀은 모두 2∼3명의 스타플레이어를 중심으로 한 게임을 펼친다. 이 때문에 이들에게 가는 패스를 미리 차단하고 역습으로 수비진을 끌고 다니며 체력을 소진시킨다면 후반엔 충분히 득점 찬스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관건은 한국 특유의 투지와 집중력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겨봐야 3위’란 마음가짐에 안주하는 순간 한국 특유의 체력과 투지,스피드는 뚝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한국이 유럽의 강호들을 잇달아 꺾은 것은 실점한 후에도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강한 집중력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우승후보로 꼽히던 강호들은 조별리그와 16강전,8강전을 치르며 대부분 나가떨어졌다.그들을 차례로 꺾고 4강에 오른 뒤 29일 3,4위전을 치르는 팀이 바로 한국이다. 3,4위전은 강호의 반열에 오른 한국 축구의 위상을 세계에 각인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만의하나 한국이 마지막 게임에서 김 빠진 플레이를 보인다면 지난 한달간 일궈낸 ‘기적’이 퇴색될 수도 있다. 한국에 3,4위전은 곧 결승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
  • 한국 FIFA랭킹 20위권 될듯

    한국이 독일에 아깝게 져 2002 한·일 월드컵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세계를 놀라게 한 4강 신화에 힘입어 세계 랭킹이 20위권으로 수직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15일 집계한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평점 603점으로 40위.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유럽의 강호와 우승후보들을 잇따라 침몰시켜 지난 98년 12월 한때 기록한 17위를 뛰어넘어 역대 최고 순위로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FIFA 랭킹 산정에는 승패는 물론 대회 비중,상대팀 수준,홈·원정 여부,골득실까지 감안된다. 월드컵 본선 경기는 곱하기 2.0으로 가중치가 가장 높다.그 다음은 대륙별 선수권대회로 1.75,월드컵 예선은 1.5,친선경기는 1.0이다. 따라서 준결승까지 4승1무1패의 전적을 거둔 한국은 단순 승패만으로도 상당한 폭의 순위 상승이 확실시된다. 더욱이 ‘유럽킬러’라는 명성을 획득하며 랭킹 5위 포르투갈,6위 이탈리아,8위 스페인을 연파한 만큼 중위권 팀으로는 유례없는 랭킹 도약이 이뤄질 전망이다.무엇보다 아시아 첫 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프리미엄은 랭킹 상승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 한국이 오는 29일 대구에서 벌어질 3·4위전에서 이겨 3위를 차지한다면 98년 프랑스월드컵 첫 출전에 3위에 오른 크로아티아와 마찬가지로 20계단 이상의 순위 상승이 예상된다. 이종락기자 jrlee@
  • 월드컵/ 한국축구 22일간의 드라마

    조별 예선 첫 경기.본선 첫 승을 노리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부담이 됐다.그러나 초반부터 스피드와 조직력을 앞세워 폴란드를 압박했다.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을 꽉 메운 붉은악마의 함성이 점점 커지면서 양상은 한국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전반 26분 드디어 백전노장 황선홍이 왼발 논스톱 슛으로 폴란드 골문을 열었다.첫 승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후반 8분 유상철이 승리를 확정짓는 쐐기골을 터뜨렸다.2-0 승리. 한반도는 붉은 물결로 출렁거렸다.그토록 갈망했던 월드컵 본선 첫 승을 이룩한 것이다. 최강으로 꼽혔던 포르투갈이 미국에 덜미를 잡히면서 D조는 혼전 양상을 띠었다.본선 첫승의 기쁨도 잠시,상황은 좋지 않게 돌아갔다.16강을 위해서는 미국을 꼭잡아야만 한다는 부담감이 컸을까,전반 24분 클린트 매시스에게 선취골을 내주면서 한국은 다급해졌다.이을용이 페널티킥을 실축하면서 더욱 불안감이 가중됐다. 그러나 후반 33분 안정환이 헤딩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이후 한국은 여러 차례 득점기회를 맞았지만 골로연결하지 못한 채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해 손에 쥐었던 승리를 놓쳤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앞선 두 경기에서 1승1무를 기록했지만 16강 진출은 자신할 수 없는 상황,1승1패의 포르투갈도 쉽게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었다. 같은 시간 열린 경기에서 폴란드가 전반 초반부터 미국을 앞서고 있어 한국으로서는 한 골차 이상으로만 지지 않으면 16강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힘을 얻은 태극전사들은 거칠게 상대를 몰아붙였고 당황한 포르투갈은 거친 플레이로 일관,급기야 2명의 선수가 퇴장당했다.후반 25분 박지성이 16강 진출을 결정짓는 왼발 슛으로 포르투갈의 골문을 갈랐다.1-0 승리.꿈에도 그리던 16강에 오른 순간이었다.‘대∼한민국’이 온 나라에 울려 퍼졌다. 상대는 월드컵 3차례 우승의 ‘아주리군단’.본선 첫 승과 16강 진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이룬 한국으로서는 부담이 없었다.그러나 태극전사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전반 18분 선취골을 내주는 순간 꿈이 무산되는 듯했다.그러나 신은 한국을 버리지 않았다.후반 종료 2분을 남겨두고 극적인 설기현의 동점골이 터졌다.상황은 돌변했다. 연장으로 접어들면서 태극전사들은 기진맥진한 상대를 거칠게 몰았다.연장 후반 종료 3분을 남겨놓고 안정환이 그림 같은 역전 헤딩슛으로 아주리군단을 거꾸러뜨렸다. 2-1 승리.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8강이었다. 상대는 ‘무적함대’스페인이었다.객관적 전력상 스페인을 앞설 수 없었다. 간신히 전반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한국은 후반 들어 서서히 스페인을 압박하기 시작했다.그러나 골은 터지지 않았고 연장전에서도 승부는 갈리지 않았다.승부차기에서 황선홍 박지성 설기현 안정환이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그리고 골키퍼 이운재가 큰일을 했다.스페인의 네번째 키커 호아킨의 킥을 막아내면서 승리의 여신은 한국에 미소를 보냈다.4-3으로 앞선 상황.한국의 마지막 키커 홍명보에게 모든 것이 달려 있었다.홍명보의 발을 떠난 볼은 정확하게 골네트를 흔들었다.4강이었다.모두들 ‘기적’이라고 말했다. 태극전사뿐 아니라 전국민이 ‘집단 최면’에 걸린 것 같았다.결승전이 열리는 일본 요코하마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졌다.상대는 ‘전차군단’독일. 한때 ‘녹슨 전차’라고 불렸지만 그래도 높이를 앞세운 고공 공습은 가공할만한 위력을 지녔다.태극전사의 체력도 바닥난 상태였다.예상을 깨고 선전을 펼쳤지만 후반 30분 미하엘 발라크에게 결승골을 내줬고 그것으로 승부는 끝났다. 하지만 이날의 패배는 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축구의 새로운 미래를 상징한다.오는 29일 대구에서 열리는 3·4위전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박준석기자 pjs@
  • 월드컵/꿈은 계속된다/한국, 전차군단 獨에 아쉬운 패배

    정말 잘 싸웠다.하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판이었다.바닥난 체력을 추스른 한국 축구가 ‘전차군단’독일을 맞아 온몸을 던지는 투혼을 불살랐지만 끝내 눈물을 뿌렸다. 세계축구를 주름잡아온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연파하며 결승행을 눈앞에 두고 있던 한국은 25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독일과의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준결승전에서 후반 30분 미하엘 발라크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빼앗겨 0-1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 54년 스위스대회에 참가한 이후 48년만의 첫 승에 이어 16강·8강·4강 신화를 이룩한 한국은 내친 김에 결승에 진출하려던 꿈을 아쉽게 접어야만 했다. 한국은 오는 29일 오후 8시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터키의 준결승전 패자와 3·4위전을 갖는다. 브라질과 터키는 26일 오후 8시30분 사이타마월드컵경기장에서 결승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독일은 오는 30일 오후 8시 일본 요코하마종합경기장에서 열리는 결승에 진출해 지난 90년 이후 12년만에,7번째 정상 도전에 나선다. 독일은 이번에 우승컵을 안을 경우브라질이 갖고 있는 통산 최다우승(4회)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 2000여 관중과 서울 250만명 등 전국 397곳 650만명의 길거리 응원을 등에 업으며 한국 선수들은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체력적인 부담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16강전과 준준결승을 연거푸 연장 승부로 치르고 스페인전 뒤 불과 이틀의 휴식시간을 가진 한국 대표팀에 정상적인 체력을 기대하는 것이 애당초 무리였다. 한국은 전반 8분과 17분 이천수와 박지성 등이 좋은 찬스를 얻었지만 독일 골키퍼 올리버 칸의 선방으로 허공에 날렸다. 한국의 골키퍼 이운재 역시 여러 차례 독일의 좋은 기회를 선방해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후반 30분 오른쪽을 파고든 올리버 노이빌레의 센터링이 수비수 뒤로 어물어물 흐르는 틈을 타 달려오던 발라크에게 오른발 슛을 허용,이운재가 한번 쳐냈으나 다시 발라크의 왼발에 걸려 그만 골네트에 빨려들고 말았다. 후반 26분 하프라인 근처에서 공을 잡은 이천수가 드리블해 수비보다 수적 우위와 좋은 위치를 점한 공격수가 여럿 있었으나 이천수가 돌파를 고집하는 바람에 프리킥을 얻는 데 그쳐 황금같은 기회를 허공에 날려 아쉬움을 남겼다. 동구의 강호 폴란드를 완파하며 출발선을 박차고 나선 뒤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을 뿜어내며 4강까지 질주해 온 ‘폭주기관차’ 한국의 엔진이 종착역 요코하마를 눈앞에 두고 박동을 멈추고 만 것이다. 송한수 김재천기자 onekor@
  • 北, 월드컵 韓·伊戰 녹화방영

    북한이 이례적으로 한국 축구팀의 이탈리아전을 녹화 중계했다.북한의 조선중앙TV는 23일 오후 10시부터 1시간 동안 지난 18일 대전에서 열린 한국-이탈리아 16강전 주요 장면을 편집,방영했다(사진). 북한이 월드컵 기간중 한국전을 방송한 것은 처음이다. 조선중앙TV는 “54년 (월드컵에) 첫 출전한 남조선 대표팀이 86년부터 5회 연속출전,14전을 치르면서 1승도 건지지 못했으나,이번 승리로 국민들의 사기가 높아졌다.”고 전했다.이어 “남조선 팀이 이 경기를 이기고 3단계(8강전)에 올랐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한국 선전소식 보도와 관련,전문가들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면서 “월드컵을 계속 방영해온 북한이 한국팀의 경기를 중계하지 않다가는 3·4위전과 결승전 하이라이트를 중계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방송은 빨간 색깔로 온통 치장한 ‘붉은악마' 관중들이 외쳐댄 ‘대∼한민국'이라는 응원소리는 경기방송 내내 한번도 내보내지 않았으나,관중석 하단에 걸린 태극기는 그대로 방송했다.해설가로 나선 리동규 체육과학연구소 부소장은 오심여부 시비를 불러 일으킨 이탈리아 토티의 퇴장에 대해 “심판이 정확히 처리했다.”고 풀이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사설]가자, 독일 넘어 요코하마로

    이기면,우리가 월드컵 결승에 나가는 대독일 준결승전이 오늘 서울 상암경기장에서 열린다.4700만 국민은 가슴이 떨린다.그러나 저도 모르게 ‘이번에도 해내고 말거야!’하면서 두 주먹이 불끈 쥐어진다.두 손을 모으고 월드컵 첫승을,16강 진출을,8강 진출을,그리고 4강 진출을 기원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 결승 진출을 다투는 자리에 우뚝 서 있다.네 번째 우승을 노리는 ‘전차군단’의 입장을 기다리면서 태극전사들은 승리의 여신을 찾아 두리번거리거나 하지 않는다.그러기엔 우리의 전사들은 지난 22일간 승리의 기와 맥에 너무나 통해 있다. 유럽의 강호 독일은 우리 팀보다 객관적 랭킹이 앞서나 우리는 이번 월드컵에서 무서운 ‘유럽 킬러’로 부상했다.폴란드,포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이 우리 앞에 무릎을 꿇었다.태극전사들은 오늘 대독일전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의의 ‘유럽 킬러’가 되어야 한다.우리에게 진 포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이 심판 판정을 문제삼아 성스러운 우리의 승리를 훼손하려 하기 때문이다.대독일 준결승전을 보고이들은 할 말을 잃을 것이다. 독일을 물리치면,우리는 아시아 최초로,아니 월드컵 우승을 독식해온 유럽과 남미가 아닌 첫 나라로 월드컵 결승전에 나간다.우리 선수들은 그간 5차례의 경기를 통해 독일을 이겨낼 수 있는 기량을 충분히 보여줬다.문제는 체력회복이다.74시간밖에 쉬지 못하고 체격이 월등한 상대와 맞서야 한다.그러나 체력을 우리의 특장으로 삼은 히딩크 감독의 선견지명과 태극전사들의 초인적인 투혼은 초과학적인 회복력을 보이며 경기장에 설 것이다. 서울 상암경기장은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에게 월드컵 결승 티켓을 선사할 수도 있는 꿈의 그라운드가 되었다.26일전 이곳에서 월드컵 개막식을 치를 때 우리 중 그 누구도 꿈조차 꾸지 않았다.그러나 인간보다 항상 빠른 신은 6년전 우리가 월드컵을 유치하고 이곳에 개막식 경기장을 지을 때 이를 예비했을 것이다.이는 지난 20여일간의 질풍과 같고,노도와 같은 우리의 승운을 보면 확실해진다.분명 신은 우리보다 빠르다.보라 태극전사들이여,벌써 상암경기장을 벗어나 우리에게 손짓하며 현해탄으로 가고 있지 않는가.가자 우리의 전사들이여,요코하마로!
  • 월드컵/독일전 필승 이유 있다?

    한국 대표팀이 25일 독일과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한번 크게 웃었다. 한국 선수들은 이탈리아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잇따라 연장전까지 가는 사투를 벌인 터라 체력은 완전히 소진된 상태. 그러나 역대 월드컵 및 이번 대회의 각종 기록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면 한국이 독일에 이길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는 것. 기록을 토대로 ‘한국이 독일에 승리할 수밖에 없는 6가지 이유’를 살펴본다. ◇화요불패=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화요일에 가진 경기는 모두 이겼다.사상 첫승을 이룬 폴란드전이 지난 4일 화요일에 치러진 것을 비롯해 이탈리아와의 16강전도 18일 화요일에 열렸다. 역시 화요일인 25일에 열릴 독일과의 경기도 ‘화요불패’가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야간불패= 한국팀은 야간경기에 특히 강했다.폴란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전 등 이긴 경기는 모두 야간에 치러졌다.반면 무승부를 기록한 지난 10일 미국과의 경기와 연장전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까지 간 22일 스페인과의 8강전은 모두 낮에 열렸다. 독일전이 밤 8시30분에킥오프되는 것은 필승을 예고한다. ◇3실점 불패= 한국이 역대 월드컵에서 3실점한 팀에 반드시 이겼다.86년 멕시코 대회에서 2-3으로 패한 이탈리아에는 16강전에서 설욕했다. 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1-3으로 분루를 삼켰던 스페인에는 8강전에서 빚을 갚았다.독일에는 94년 미국 대회에서 2-3으로 패했던 만큼 이번에도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개최국 차기 개최국에 불패= 72년 월드컵사에서 개최국은 다음 개최국에 진적이 없다.90년 대회에서 이탈리아는 다음 개최국 미국을 1-0으로,66년 대회에서 잉글랜드는 멕시코를 2-0으로 각각 눌렀다.50년 대회에서도 브라질은 스위스와 2-2 무승부를 기록했다.독일은 2006년 월드컵 대회를 유치했다. ◇DJ불패= 네티즌 사이에는 김대중 대통령(DJ)이 경기장에 나와야 한국팀이 이긴다는 믿음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김 대통령이 관람치 않은 이탈리아와의 16강전조차도 경기가 열린 대전(DaeJeon)의 이니셜이 DJ신화를 이어갔다는 것이다.김 대통령은 25일 직접 관전한다. ◇유럽불패=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유럽킬러’라는 명성을 얻었다.폴란드를 시작으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국들을 초토화시켰다.당연히 독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축구팬들은 한결같이 장담한다. 이종락기자 jrlee@
  • [대한광장] 4강신화와 축구산업

    우리나라가 당초 기대를 넘어 월드컵 4강에 올랐다. 우리 선수들이 월드컵 첫승의 기쁨을 안겨줄 때부터 16강 진출의 가능성은 매우 희망적이었다.그러나 선전을 거듭하면서 아름다운 승부사의 모습을 보여준 우리 태극전사들은 월드컵 공동개최국으로서 누릴 수 있는 여러 이점과 행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는 점을 전 세계에 증명했다.월드컵 4강이 사실상 유럽과 남미의 전유물이 된 세계축구의 현 주소에서,축구의 변방 한국이 세계축구의 중심에 우뚝 설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한 일이었는지 모른다.그러나 세계는 기적을 만들어낸 우리 축구팀에 아낌없는 박수와 격려를 보내고 있다. 경제학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그동안 축구는 단지 하나의 볼거리에 불과했다.하지만 이제 축구가 국민적 관심사가 된 마당에 필자는 우리 축구팀이 이렇게 놀라운 성과를 이룬 원인을 비전문가 관점에서 짚어보고자 한다. 축구는 11명의 선수가 팀을 구성해 감독의 지휘 아래 여러가지 전략을 구사하면서 선수 개인의 실력과 전체 팀의 조직및 전략을 결합시킨 종합스포츠라 할 수 있다.세계적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많을수록 고도의 전술과 전략이 발휘될 가능성이 높겠지만,11명의 선수가 시종일관 그라운드를 누벼야 하는 축구 경기에서 축구팀의 실력은 11명 선수들 기량의 단순 합(合)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시너지효과가 있다. 불과 1년6개월 전 히딩크에게 우리 축구팀의 사령탑을 맡겼을 때,우리 국민이 기대했던 것은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를 만들어내라는 것이 아니었다.우리 축구팀이 그동안 조직력과 전략의 측면에서 십분 발휘하지 못하고 있던 후진축구의 한계를 극복해내라는 것이었다. 축구의 기술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에도 세계적 수준의 기량을 갖춘 우수한 선수들이 많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축구가 번번이 세계무대에서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결국 팀 전체의 결집된 힘이 부족했다고밖에 설명이 안될 것이다.과학적인 체력훈련과 잘 짜여진 전술프로그램에 따라 시뮬레이션을 반복해 실제 선수들이 경기장에 섰을 때 연습된 기량이 제대로재현될 수 있도록 하는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역할이 현대 선진축구에서는 그만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아무런 연고 없이 우리 축구팀을 맡은 히딩크 감독은 철저하게 계산된 팀 플레이를 염두에 두고 과거의 명성에 연연하지 않고 국가대표팀을 선발했고,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팀 전체의 기량을 높였던 것이다.또한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라는 국가적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의 헌신적인 기여와 국민적 성원은 열악한 축구 인프라를 다소나마 개선시킬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우리 축구팀이 유럽 전지훈련과 세계 축구 강호들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얻은 자신감은 ‘하면 된다’는 정신력으로 고양될 수 있었다. 월드컵 4강의 영예를 지키려면 무엇보다도 ‘축구산업’이 발전해야 한다. 축구 선진국들은 발전된 축구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축구산업은 소위 볼거리를 제공하는 오락산업인데,볼거리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면 충분한 관객을 확보할 수 없다.관객이 없는 축구경기는 이윤을 내지 못하고 그 결과 좋은 선수들을 유치하지 못하기 때문에 경쟁력있는 산업으로 발전하지 못한다.유럽축구가 강한 것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축구산업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월드컵을 통해 우리나라 축구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충분히 지켜볼 수 있었지만,국내 무대에서 화려한 경기를 기대할 수 없을 때 관객들은 경기장을 찾지 않을 것이다.월드컵 4강의 영예를 지키려면 축구산업이 발전하든지,아니면 우리 대표선수들이 축구 선진국에서 세계적 선수들과 기량을 겨루는 방법밖에 없다.경쟁도 없고,관객도 없는 후진적 축구산업의 풍토에서 월드컵 4강은 그저 기적일 뿐이다. 왕윤종 대외경제정책硏 선임연구위원
  • 박찬호 3승,피츠버그전 6이닝 2실점

    박찬호(29·텍사스 레인저스)가 모처럼의 호투로 시즌 3승을 올렸다. 박찬호는 24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인터리그 원정경기에 선발등판,6이닝 동안 2실점으로 틀어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3일 캔자스시티전에서 2승을 거둔 이후 3차례의 등판에서 1패만을 기록했던 박찬호는 21일만에 시즌 3승째를 올렸고 방어율도 9.40에서 8.52로 떨어뜨렸다.삼진은 4개를 솎아냈고 4안타 3볼넷을 허용했고 팀은 10-4로 승리했다. 특히 이날 LA다저스 시절 맏형처럼 보살펴주며 피칭 조언을 해줬던 오렐 허샤이저가 새 투수코치로 부임한 직후 올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에 3실점이내 호투)를 기록해 의미가 컸다.초반은 불안했다.박찬호는 2-0으로 앞선 1회말 가벼운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를 좌익수플라이로 잡았지만 이후 볼넷과 2루타를 맞아 1사 2,3루의 위기에 몰렸다.이어 아라미스 라미레스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내준 박찬호는 계속된 1사 1,3루에서 후속타자 2명을 삼진과 투수땅볼로 처리,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취재석에서] 한국은 마음으로 웃는 나라

    “코레아 라흐트 폰 헤르츠(Korea lacht von Herz.한국은 마음으로부터 웃는다.)” 지난 23일 오후 서귀포 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국제적인 행사가 있을 때면 언제나 그렇듯 내외신을 막론하고 기자도 중요한 취재 대상이 된다.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누던 중 독일방송사 ZDF의 한 기자가 시선을 잡아 끌었다. “일본에 있다가 한국에 오니 너무 달라요.일본인들은 항상 웃는 얼굴이지만 속은 모르겠어요.하지만 한국인들은 무표정한 얼굴과는 달리 진심으로 우리를 반겨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일본인이 얼굴로 웃는다면 한국인은 마음으로 웃는다고나 할까요.” 폴란드에 첫 승을 올렸을 때도,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진출했을 때도,승부차기에서 홍명보의 골이 스페인의 골 네트를 갈랐을 때도 느끼지 못한 조용한 흥분이 가슴 깊숙이 밀려들었다.외국인에게 한결 친절해졌다고 생각은 했지만 막연한 추측이었다.그러나 실제로 외국기자로부터 진심어린 감사의 말을 듣자 느낌은 완전히 새로웠다.그는 “누구든지 한국인을 만나보면 얼마나 따뜻한 사람들인지 알 수 있을것”이라면서 “어디를 가나 말이 통하지 않아도 어떻게 해서든 도와주려는 정성을 읽을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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